[ 100tong ] 2015년12월 / 정의 / 제5권4호(03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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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WINTER 정의 100주년기념교회 20대 청년들의 통하는 이야기 34 100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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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TONG : 100주년기념교회 20대 청년부 계간지 034 / 2015년12월 / 정의 / 제5권4호(03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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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2015 WINTER

정의

100주년기념교회

20대 청년들의

통하는 이야기

34

100TONG

통권 제5권 4호(34회)

발행일 2015년 12월 25일

발행처 20대 청년부

우)04084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진길 46

기획 20대 청년부 홍보팀

구성·교정 박재훈, 배온유

디자인 박소민, 박혜리, 전은주

관리 노은지, 정올린

웹버전 www.issuu.com/100TONG

페이스북 www.facebook.com/100TONG

이메일 [email protected]

비정규 팀원 모집

홍보팀 정식 팀원이 아니더라도 100TONG의 컨텐츠를

함께 만들 수 있습니다. 평소 글 쓰는 것을 즐기거나

관심 있는 분, 일러스트·사진·만화·컬쳐 리뷰 등의

출판물 컨텐츠에 관심 또는 달란트가 있는 분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부담 없이 연락 주세요.

02

목차

100TONG의 시선 •••••••••••••••••••••••••••••

#4. 정의 — 박재훈 기자 · 이선민C 기자

FOCUS ON : 목회자칼럼 ••••••••••••••••••••••••••

정의 — 김우진 목사

FOCUS ON : 01 ••••••••••••••••••••••••••••••

정의는 사랑의 실천이다 — 박종진B 형제(2205구역)

100TONG의 서재 •••••••••••••••••••••••••••••

#4. 저것도 옳은데, 어떻게 이것이 옳을 수 있나? — 박재훈 기자

FOCUS ON : 02 ••••••••••••••••••••••••••••••

정의에 대해 생각하는 한가지 방법론 : 문답법 — 박진우B 형제(2110구역)

김예슬의 라이프 레시피 •••••••••••••••••••••••••••

#5.1. 음식에 거는 마법의 주문

2. 아이싱 쿠키 레시피 — 김예슬D 자매(2306구역)

100TONG의 소명 •••••••••••••••••••••••••••••

#4. NGO 근무자 : 김성호B 구역장(2102구역) — 전은주 기자

교구 소식 •••••••••••••••••••••••••••••••••

봉사팀 소개 ••••••••••••••••••••••••••••••••

이제 PC와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100TONG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www.issuu.com/100TONG에 접속하시면 이번 호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발간된 과월호도 모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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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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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6

35

41

50

03

04

<100TONG> 연재 시리즈!

100주년기념교회 20대 청년들의 통하는 이야기

<100TONG>의 '연재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100TONG의 시선

열 마디 말보다 한순간의 장면이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줄 때가 있습니다. 발간 호별

주제를 한 번 더 고민해볼 수 있는 사진을

소개합니다.

— Photographer 이선민 형제

100TONG의 서재

세상에 책은 참 많은데 시간은 부족하고 어

떤 것을 읽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간략한

서평과 함께 그리스도인들이 읽으면 좋은

책들을 추천해 드립니다.

— Reviewer 박재훈 형제, 배온유 자매,

이유겸 형제, 정효섭 형제

05

김예슬의 라이프 레시피

요리에도 신앙과 인생을 담을 수 있다? 요리 전문가가 전

해드리는 맛있는 묵상, 라이프 레시피!

— Chef 김예슬 자매

100TONG의 소명

20~30대 다양한 직업인을 인터뷰하는 코너! 20대 청년들

의 가장 큰 관심사인 진로와 비전을 함께 고민하고자 준비

했습니다. 직업인이자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선배들의

삶을 생생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 Reporter 배온유 자매, 전은주 자매

06

2011년에 번역·출간된 미국 하버드대 마이클 센델 교수의 저서 <Justice>는 대한민국

전역에 '정의Justice' 열풍을 일으키며 전 국민을 향해 무거운 화두를 던졌다. SNS와 신문 사설

은 물론 TV 프로그램에 이르는 온갖 미디어가 정의Justice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했고, '정의

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일반인과 지식인 할 것 없이 모두 한마디씩 거드는 시류가 한동안

이어졌다. 온 민족이 그저 '먹고 사는 것'에만 매달려온 반세기를 지나, 바야흐로 우리에게도

'옳음'에 대한 질문과 합의와 반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결집된 결과였다.

하지만 그렇게 거대한 고민의 바람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정

의Justice에 대한 정의Definition에 합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옳고 그름보다 개개인의 좋고 싫

음과 권력의 세고 약함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세상의 부조리함을 알리는 인터넷 뉴스

에는 네티즌들의 뿌리 깊은 불신·불만과 탄식들이 담긴 댓글이 넘쳐나고 있지만, 생활전선에

뛰어든 사회인들은 현실 앞에서 그저 침묵할 뿐이다. 생물학적으로는 동일인임에도, 사회학

적으로는 '네티즌'과 '사회인'이라는 분리된 존재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기이한 세상인 셈

이다.

정의Justice에 대한 갈망이 한 사회의 트렌드가 될 만큼 강렬했던 '고민의 결집'에도 불

구하고, 왜 우리는 '정의Justice'에 대한 합의와 실천에 이를 수 없었던 것일까? '진리'를 삶의

근간이자 목표로 두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크리스천들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대목이다. 진

리의 존재를 부정하는 정의Justice는 가능한가? 세상이 말하는 정의Justice와 우리의 진리(기

독교의 정의Justice)는 어떻게 다른가? 세상이 말하는 정의Justice 조차 제대로 서지 않은 세태

속에서 크리스천의 고민과 행동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 우리 함께 고민하고 대화해보자.

(글 박재훈 기자 · 사진 이선민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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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TONG의 시선

08

정의

글 김우진 목사

09

‘정의’를 언급하는 것이 무겁고 부끄러운 시대가 되었다. 애꿎은 색깔론이 여전히 맹위

를 떨치고, 진리와 정의를 외쳐야 할 사회의 두 기둥인 교회는 자신들의 욕망을 일구는 사당

으로, 진리의 전당으로 치열한 연구와 몸부림쳐야 할 대학은 취업사관학교로 변했다. 정의는

자취를 감추고 파편화된 동물적 욕구만 넘실거리는 시대이다. 정의가 이루어지는 사회와 시

대를 일군다는 것은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이 좋을지 모른다.

글을 부탁받고 들춘 책이, 예전에 흥미 있게 읽었던 마이클 센델의 Justice였다. 책에

밑줄 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의에는 어쩔 수 없이 판단이 끼어든다. 정의는 올바른 분배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바른 가

치 측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당최 올바른 가치판단의 기준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쯤에서 성경을 들여다보자. 성경은 ‘정의(正義)’의 뿌리를 ‘의(義)’라고 말한다. 의는

하나님의 속성이다. 히브리어로 ‘의’를 나타내는 단어가 여럿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미

쉬파트(Mishpat)’와 ‘체다카(Tsedaqah)’이다. 전자는 재판의 태도와 옳음, 공평한 것을 의미

하며, 후자는 의로움과 경건, 덕을 의미한다. 즉, 의는 재판장의 역할로 굽어지지 않지만, 덕

을 지녀 날카롭지 않은 따뜻한 의로움을 의미한다. 신약시대에는 ‘의’에 대한 정의가 몸을 입

고 오신 하나님이신 예수님을 통해 더욱 구체화되었다. 헬라어 ‘디카이오쉬네(Dikaiosyne)’

는 하나님의 뜻과 합의되는 사람(히 5:13; 7:2)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정리하면,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이 성경이 말하는 정의의 근본이다. 성경에서 정의의 개념은 성

경번역을 통해 구체화되었다. 공의회의 공인을 받은 번역본은 하나님 섭리의 작용이다. 베들

레헴 수도원의 히에라시무스(일명: 제롬)는 영어 ‘Righteousness’로 번역되던 ‘의’를, 라틴어

‘주스티시아(Justicia)’ 영어의 ‘Justice’로 번역했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4대 덕목 중, ‘ 정

의’를 포함했는데 당시 유럽에서 통용되던 인간 됨됨이의 요소였다. 성경은 라틴어 번역을 통

해 인간의 덕목으로 정의를 내세우게 된 것이다. 다른 말로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가 올바른

인간의 출발점임을 천명한 것이다.

“Lady Godiva”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11세기 영국 북부의 상업도시 코번트리 지

역의 영주, 레오프릭(Leofric)은 왕실에 충정을 표현하기 위해, 백성에게 과도한 세금을 부과

FOCUS ON : 목회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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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신실한 그리스도인이던 그의 아내, 고다이바(Godiva)는 백성의 상황에 가슴 아파하며

세금을 감면하라고 충언한다. 술에 취한 남편은 당신이 만약 벌거벗고 마을을 한 바퀴 돈다면

청을 듣겠다는 부당한 제안을 한다. 지금도 알몸은 수치의 표현인데, 중세사회에 여성에게 오

죽했으랴. 그녀는 머뭇거린다. 그렇지만 그리스도인이었던 그녀는 정의를 세우기 위해 나선

다. 그녀의 진심이 모두에게 통했을까. 모든 마을주민들은 고다이바의 나신을 보지 않기로 결

정하고 집 문을 닫고 그녀의 행진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영주는 아내와 백성들이 빚어

낸 상황에 감명을 받고 세금을 감면한다. 코번트리 광장에는 고다이바의 뜻을 기리는 말을 탄

나신의 동상이 있다. 농노들을 사랑했던 한 귀부인, 그리고 부인의 마음을 존중하고 아껴주었

던 사람들, 동화와 같은 이야기가 가능했던 것은 고다비아 부인이 하나님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고, 마을 주민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마음이 있었기에 그 도시에 바른 정의는 세우질 수

있었다.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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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관계에 뿌리내린다. 다른 말로 사랑이라는 토양이 필요하다. 다원화·개인화된

현대사회의 특성은 정의의 토양을 거두어갔다. 정의를 논하나 정의롭지 않은 시대가 범람하

는 것은 너와 내가 무관하기에, 더 나아가 개인과 사회와 시대를 연결하는 구체적인 관계, 사

랑의 고리가 없기 때문이다. 사랑 없는 정의는 불가능하다. 센델이 말한 정의의 기준은 곧 측

량할 수 없는 사랑이다.

성부 하나님께서 의의 조건을 갖추지 못한 인생들을 위해 자기 아들을 내어주며 사랑

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주셨다. 하나님의 측량할 수 없는 은혜요 지혜이다. 청년들이

여. 그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는 세상을 향해 분노하고만 있지 마시라. 하나님이

가장 많이 분노하고 계신다. 그런데도 그분이 참고 있는 까닭은 정의의 토양이 그분의 한없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선, 그대와 바른 관계를 맺길 원하신다. 영국 코번트리의 고

다이바 부인처럼 세상의 불의를 향한 사랑의 투사로 정의의 도구로 그대를 사용하길 원하신

다. 2016년 새해는 수많은 이 시대의 고다이바 부인들이 꾸려갈 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꿈꿔본다.

로마서 12:1, 2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

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너희는 이 세

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

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FOCUS ON : 목회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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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사랑의 실천이다

글 박종진B 형제(2205구역)

13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처음 받았을 때, 너무 어려운 주제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애초에 모두가 공유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지 않은가? ‘정의’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 지켜

야 할 올바른 도리’이다. 그렇다면 올바르다는 것의 기준은 무엇인가? 공리주의가 말하는 최

대다수의 최대행복? 대다수의 자유와 평등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법? 사회규범? 도덕? 종

교? 안타깝게도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오랜 시간 고민하고 고안해낸 기준과 법칙들

이 충분히 존재함에도 세상은 정의롭지 못하다. 세상에는 60억 개의 다른 생각과 기준이 있

고 사람들은 이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이다.

최근 발생한 IS의 연쇄적 테러 사건들을 들여다보자. 정말 많은 기준과 이해관계가 있

어 보인다.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과 사후세계의 영광을 위해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IS, 사

회적 안정과 정의를 논하며 이들에게 보복하는 강대국들. 단순하게 보자면 영웅과 악당이 명

확하게 나뉘는 듯하지만, 조금 깊이 들여다보면 사회적 억압, 차별, 빈곤, 종교 분쟁, 군사력

시험무대, 국제 외교권 장악, 국가 자원 및 영토 확보 등 여러 가지 배경이 존재함을 알 수 있

다. 개인 및 집단의 배경과 입장, 그리고 속 이야기를 모두 알게 되어도 우리는 정의를 쉽게

판단할 수 있을까?

무겁고 어려운 주제에서 나와서 상대적으로 가볍고 재미있는 세금제도를 몇 가지 소개

해볼까 한다. 17세기 말 영국, 국왕 윌리엄 3세는 창문이 많으면 부유하다는 논리로 창문 20

개 이상인 집에 10실링(현재 기준 약 10만원)의 창문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창문이 없는

기형적인 집들이 많이 지어졌다고 한다. 18세기 초 러시아, 표트르 대제는 서유럽 문물을 받

아들이며 국민들에게 긴 수염을 깎도록 지시했고, 귀족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수염을 기르면

연간 약 100루블(현재 기준 약 400만원)의 수염세를 부과했다. 이 외에도 멋쟁이가 되려면

세금을 내야 하는 모자세, 축산국의 온난화 방지를 위한 방귀세, 스키 천국의 골절 환자 의료

비 지원을 위한 석고세, 비만율 감소를 위해 설탕, 소금, 지방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에 부과한

비만세, 이혼율 억제를 위한 이혼세 등 세상에는 다양한 세금제도가 존재해왔다. 세금은 국민

의 생활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면밀하게 검토하고 시행되어야 하는 예민한 제도다.

그런데, 한때 국가에서 법제화된 세금제도의 기준과 논리를 명확히 알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

까?

FOCUS ON : 01

14

진리는 언제나 단순하다. 위에 소개한 2가지 주제가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건 개

인에게 피부로 와 닿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개인의 생각과 의지가 반영되지 않는 일

이다. 그래서 조금 쉽고 단순하게 접근해보기로 했다. 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에 올바름에 대

해 같은 가치를 배웠다. 남의 것을 탐내거나 빼앗지 말기, 거짓말하지 말기, 속이지 말기, 상

처 주지 말기, 미워하지 말기, 용서하기 등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올바른 사람의 행

동이라고 배웠다. 아주 단순하다. 받고 싶은 행동은 하고 받기 싫은 행동은 안 하면 되는 것이

다. 하지만 성인이 된 우리는,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과연 올바른 행동을 지키며 살

고 있는가? 우리는 정의로운가?

기독교의 본질은 사랑이다. 성경은 끊임없이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친다. 하나님께서는

변하지 않는 아가페적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지만, 우리는 온갖 상황과 변명을 만들어 조

건부 사랑만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 사랑은 오래 참는 것이라고 한다. 판단은 하나님께

맡기고,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 주변에 관심을 갖고 베푸는 것. 그 작은 행동들이 모여

정의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매일 작은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정의롭지 못한 세상에서 모범이

되어 ‘도대체 이런 사람이 믿는 하나님은 어떤 분일까?’ 라는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이제 행동하자.

정의는 사랑의 실천이다

15

#4.

저것도 옳은데,

어떻게 이것이 옳을 수 있나?

글 박재훈 기자

16

인간 폐지

C.S.루이스. 이종태 역. 홍성사. 2006.

저것도 옳은데, 어떻게 이것이 옳을 수 있나?

17

한번은 혀 부위마다 다른 맛을 느낀다는 이론인 혀 맛지도 이론이 허구라는 글을 읽고

한참을 허탈해했던 기억이 있다. 학교 선생님이 가르쳐준 것이면 무엇이든 변하지 않는 진리

인 줄로만 알았던 나의 순수함(?)이 처절하게 부서진 날이었고, 철학 따위의 불완전하고 주관

적인 학문보다 훨씬 더 신뢰할만한 것이라고 여겼던 과학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날이었다. 오

늘날 우리는 무엇을 배웠고, 또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중세시대 유럽인들은 성경을 공식적인 교육과정으로 익혔다. 그것이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기초적인 객관이었던 셈이다. 이에 반해 오늘날의 우리는 ‘상대주의’를 객관의 지표로

배우며 가르치고 있다. 초등학생 시절, 어쩌면 그 이전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나도

옳고, 너도 옳다.”라는 이 간결하고 당연해 보이는 명제는 생각보다 우리의 삶 속 깊은 곳까지

침투해 있어서, 마치 상대주의에 대해 반기를 들면 시대착오적이고 반인륜적인 반란군이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 정도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람들과 함께 ‘상대주의의 옳고 그름’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은 고사하고, 곰곰이 자문(自問)하며 고민해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

이다.

하지만 상대주의의 옳고 그름을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는 것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개개인의 물리적인 경험과 역사를 모아 그것을 관통하는 삶의 의미를 구조

화(도출)해내는 것은 결국 ‘가치관’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고, ‘절대적인 기준의 존재

여부’는 사랑·성공 따위의 구체적인 가치들을 내포하는 가치관들보다 선행하는 가장 기본적

인 프레임이기 때문이다.

기독인이라고 해서 비기독인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돌아보라. 토론을 하거나 대화를

하다가 잘 모르는 내용이나 싸움을 피하고 싶은 순간에 닿을 때면 ‘그래 그 부분은 서로 옳은

것으로 인정하자’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 않았던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가치관의 기

초를 다시 다지는 마음으로 함께 이 책을 읽어보자.

100TONG의 서재

18

19

ⓒ 이

선민Justice

20

정의에 대해 생각하는

한가지 방법론 : 문답법

글 박진우B 형제(2110구역)

21

오늘날, 이 시대 이 사회만큼 '정의'라는 단어가 절실하게 호출되는 곳이 또 있을까? 사

회의 불의와 부패를 비난하는 여론이 팽배하고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도하는 언론들의 기사

가 넘쳐나지만, 막상 일상으로 돌아와 살다 보면 그러한 현실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거나 심

지어 그런 불의가 존재하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게 되니,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고민을 하다 보면 문득, '과연 정의에 대한 갈증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가, 아니면 허상에 불

과한가'하는 질문이 떠오른다. 아니, 질문을 다시 해야겠다. '과연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크리

스천들은 정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한국 사회에 '정의'에 관한 관심을 뜨겁게 불러일으

켰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자 우리 사회는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심드렁해졌다. 무엇보다

도, 그리 길지 않았던 ‘정의 열풍’을 지켜보며 나는 ‘한국 사회 내 정의 담론 형성과 발달 과정

에 개신교가 어떠한 역할을 했는가’ 자조적인 자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제시대 독립운

동과 독재 정권 하에서의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며 세상을 향해 나아갈 길을 제시했던 '한국

개신교'는 이제 한국 사회에 대한 어떠한 선도적인 해법도 제공하지 못한 채, 세상과 시대에

한참이나 뒤처져서는 '세상 사람들의 강요'에 억지로 끌려다니는 모양새가 돼버렸다. 얼마 전

발표된 불교사회연구소의 '종교별 사회 신뢰도 조사'에서 개신교(약 10%)에 대한 신뢰도가

여타의 종교(천주교 약 40%, 불교 약 30%)의 신뢰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

을 보여주었다는 점은 추락한 개신교의 위상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결과이다.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터질 때마다 다수를 대표하는 일부의 개신교도들은 일반 여론보

다도 뒤떨어지는 인식 수준을 보여주면서 가는 곳마다 그 후진성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여

전히 존재하는 이 사회의 아픈 상처는 외면한 채로 고고하고 오만하게 날로날로 높고 단단한

우리만의 종교 제국을 건설하고 그 안에서 안주하길 기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때이다.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잘난 신자에게 신은 복을 준다는 논리'

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정당화하는 '행복의 신정론'을 이야기한 바 있다. 세상은 이제 개신교

를 바라보지 않는다. 아니, 그 눈빛의 색깔이 선망에서 경멸로 바뀌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서 우리는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FOCUS ON : 02

22

한 명의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는 이렇게 믿는다. 우리가 믿는 복음은 한 개인이 가진 내

면의 틀을 깨고 부수어 새롭게 창조하면서 날로 성장시킨다. 동시에 그 영향력은 한 개인에게

만 머물지 않고, 밖으로 드러나고 전달되는데 타인과의 관계 속으로, 나아가 사회와 세계로까

지 퍼져 나가서, 하나님께서 이 땅 위에 당신의 뜻을 이루시는 사역의 원동력이 된다! 그러므

로 우리 주님의 제자들(작은 예수들)은 '나 혹은 우리만의 서클' 안에 복음을 가둬두고 신줏단

지 모시듯 할 수 없다. 복음의 방향은 안으로만 깊어지는 것이 아니라, 차고 흘러넘쳐서 온 땅

과 바다, 우주로 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가 세속과 단절한 채 미지의 장소에서 은둔하

며 살 것이 아니라면,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사랑하신 이 세상을 온전히 품어 안기를 소망

한다면! 이제 세상에 대한 피해의식을 거두고, 증오나 무관심의 눈꺼풀을 벗겨내고, 다시 불

의가 판치고 정의가 긴급하게 호출되는 '바로 지금, 바로 여기'에서 중심을 잡고 '정의'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철학, 정치학, 사회학에서는 이미 '정의'에 관한 여러 가지 이론들과 그와 관련된 담론

들이 존재한다. 이 자리에서는 여러 이론들에 대한 개념 정리도, 나아가 어떤 '정의'가 더 옳

다는 주장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정의에 관한 이론에 대한 박식보다, 정의에 관한 내

입장을 표명하는 것보다, '정의'라는 산을 오르기 전에 어떤 마음가짐과 방법적인 준비를 할

수 있는지 제안하여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생각을 조금 바꾸고, 마음가짐이나 태도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결국에는 인생을 바꿀 아주 사소한 질문을 던지게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 '정의'라는 산의 초입에서 참고할 수 있는 '하나'의 안내

도를 제시하고자 한다.

여기서 선택한 전략은 '질문'이다. “좋은 책은 독자의 기존 생각을 강화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깨뜨려서 다시금 성찰하도록 하는 책이다”라는 말을 나의 스승님께 들은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나는 독자에게 의외성과 파격, 혼란을 선사할 수 있는 '좋은' 질문을 던

져보고 싶다. 그리하여 그 질문에 하나씩 대답해 나갔을 때, 어느새 능숙하게 '정의 산'을 등반

할 준비를 갖춘 전문 그리스도인이 되어 있길 간절히 소망한다.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정의에 대해 생각하는 한가지 방법론 : 문답법

23

FOCUS ON : 02

" 당신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1 어떤 세계관 속에서2

어떤 정의를3 어떻게 말할 것인가?4 "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당신은 내면적으로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가? 당신은 어떤 성향의 사람인가? 당신은

타인에 대해서, 사회 문제에 대해서, 선과 악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하는 사람인가? 사람은 누구

나 각자의 유일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

의 정체성이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를 잘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정의'에 대한

입장이나 생각을 가지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필요

한 작업은 내 자신의 내면에 대한 탐구이다. 나

는 누구인가? 나아가 내가 그리스도의 길을 뒤

따르는 제자라면, 나의 정체성은 어떤 것이 '되

어야' 하는가?(추천 도서: 존스토트, '온전한 그

리스도인', IVP)

01.

24

정의에 대해 생각하는 한가지 방법론 : 문답법

어떤 세계관 속에서?

나는 내 자신의 내면에 대한 탐구와 더불

어 그리스도인으로서 '기독교 세계관'을 세상을

보는 나의 렌즈로 적용하려는 노력을 그동안 해

왔다. 내면에 대한 파악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세상과 사회를 바라보는 하나님의 시각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게 된다. 역사 속

에서 활동하시는 성령님의 사역을 중심으로 세

상을 바라볼 수 있는 깊고 넓은 시각이 현대의

그리스도인에게 절실하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

기 위해서는 '행위자'와 '사회 구조'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기독교 세

계관'이라는 안경은 현대 문명이 당면한 자리를

확인하게 해주고, 그 속에 위치한 '내 자신'의 존

재를 객관화하여 볼 수 있게 해준다.(추천도서:

마이클 고힌, '세계관은 이야기다', IVP)

02.

어떤 정의를?

앞서 우리가 정체성과 세계관에 대한 토

대를 잘 다졌다면, 이 질문은 이렇게 교정될 수

있다.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그런 하나님

이 원하시는 정의는 무엇인가?' 오늘날 정치, 사

회, 경제학 분야의 많은 그리스도인 학자들이 자

신의 학문 영역에서 기독교적 가치관이 드러나

는 값진 학문적 성과를 도출해 내고 있다. 그러

03.

25

FOCUS ON : 02

어떻게 말할 것인가?

이 질문은 이렇게 변용이 가능하다. '우리

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전 단계를 차

근차근 잘 고민해보았다면 답은 이미 당신의 마

음속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더이상 '정의'는

딴 나라에 존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뛰어들어

가 그동안 두껍게 깔려있던 '무관심의 장막'을

걷어내고 사유하고, 성찰하며, 참여하고, 행동해

야 한다는 것! 우리는 '기독교적 정의'를 지키면

서 공멸이 아닌 공존을 모색해야 하는 책임을 하

늘 아버지로부터 부여받은 사람들임을 잊어서

는 안 될 것이다.(추천 도서: 미로슬라브 볼프,

'광장에 선 기독교', IVP)

04.

나 '정의 산'을 오르기 위해 방향을 정하는 단

계에서는 '각론'보다는 '개론'을 확실히 하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특정 관심 영역의 뛰어난 크리스천 학자들의

심도 있는 논의에 이르는 것이 현명할 것이

다.(추천 도서: 팀 켈러, '팀 켈러의 정의란 무

엇인가', 두란노 /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정

의와 평화가 입맞출 때까지', IVP)

박진우([email protected])

사회학을 공부하는 그리스도인,

요즘의 화두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학문하기'이다.

Part 01.

음식에 거는 마법의 주문

Part 02.

아이싱 쿠키 레시피

26

27

음식 만드는 사람에게는 비밀스러운 능력이 있다. 나는 이 능력을 생각할 때마다 자연

스레 마법사(혹은 마녀)를 떠올리곤 한다. 마법사가 물약을 만드는 방법은 보통 이렇다. 펄펄

끓는 가마솥에 고양이 털 세 가닥, 새끼도롱뇽의 엄지발톱 등을 차례로 넣는다. 그리고 반드

시 복잡한 주문을 외우는데, 영험한 마법사가 강력한 주문을 외웠을수록 물약의 효과가 커진

다. 반대로 주문을 틀리면 전혀 다른 물약이 되거나 그저 도롱뇽 발톱이 둥둥 떠다니는 초록

빛 액체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약효는 대체로 고양이 털이 아니라 마법사의 주문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왕 진지하게 접근한 김에 ‘도대체 어떻게?’라는 질문도 던져보자. ‘주문(呪文)’은 초자

연적인 힘에 기대는 주술이기 이전에 간절함을 담은 글귀이고 반복해 되뇌는 말[言]이다. 그

런데 말과 생각과 간절한 마음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어서,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동안

서서히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변화시킨다. 그리고 결국에는 눈에 보이는 세상과 우리 자신에게

까지 영향을 미친다. 긍정적인 말과 에너지를 받은 물의 결정체가 부정적인 말에 노출된 경우

보다 월등히 아름답게 형성되었다는 실험 결과도 있지 않은가.

음식을 만들면서도 주문을 걸 수 있다. 아니, 요리하는 이는 누구나 자신만의 주문을 외

는 마법사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된장국에 말 못 할 고민을 한 방울 떨어뜨려 먹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사람, 그가 마법사가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또 전기밥솥으로

서툴게 만들어낸 친구의 모카빵에 온정의 향이 듬뿍 배어 있지 않았더라면, 내가 그 빵 맛을

재현하기 위해 주문에 걸린 듯 빵을 굽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친구가 마법을 부린 게 아니라

면 어떻게 이를 설명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집밥을 먹을 땐 가족이 맛있게 먹고 건강해지

음식에 거는 마법의 주문

글 · 사진 김예슬D 자매(2306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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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를 바라는, 만든 이의 마음까지 함께 먹는 것이기에 더 건강한 맛이 난다. 연인이 손수 싸온

도시락은 한 숟갈 한 숟갈이 행복 그 자체(라고 한)다.

가끔은 좀 더 복잡한 메시지를 담아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 엄마는 사생대회 때

마다 김밥이나 유부초밥 대신 모든 친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만드는 케첩볶음밥—달걀

말이를 도시락으로 싸주셨다. 김밥보다 옆구리가 잘 터져서 서너 번 시도 끝에야 겨우 마는

데 성공하기도 했던 그 볶음밥—달걀말이에 담긴 메시지는 이랬다. “모두가 같은 길을 가면

재미가 없다. 네가 평범하기보단 특별했으면 좋겠구나.”(흠흠, 지금은 김밥을 싸주지 않았던

걸 엄마가 후회하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리도 줄기차게 케첩볶음밥—달걀말이 같은

길만 골라 걸을 줄은 모르셨을 테니 말이다.)

음식에 담긴 특별한 주문과 관련된 이야기를 책에서 발견하면 두고두고 곱씹어 읽는

편이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살만 루슈디의 소설 <한밤의 아이들>에 나온다. “아미나

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주는 음식에 담긴 감정들이 차츰 몸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접

시마다 음식을 만든 사람의 성격이 듬뿍 들었기 때문인데 원장수녀님은 비타협적인 태도가

담긴 카레와 미트볼 등을 나눠주었다. 아미나는 고집스러움이 깃든 생선 살란도 먹고 의지력

이 깃든 비리아니도 먹었다. 그리고 비록 메리의 피클이 부분적으로나마 중화해주었지만—

그 속에도 메리의 마음속에 도사린 죄의식과 발각에 대한 두려움이 섞인 탓에 맛은 좋았어도

그것을 먹고 나면 정체불명의 불안을 느끼고 비난의 손가락질을 받는 꿈을 꾸게 만드는 효력

이 있었다.” 음식과 감정의 연결고리를 이보다 재미있게 표현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탈리아 음식문화 백과사전이라 부를 만한 엘레나 코스튜코비치의 <왜 이탈리아 사

람들은 음식 이야기를 좋아할까?>에는 데릴로의 <언더월드>에서 인용한 글이 실려 있다.

“로즈메리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소스를 통해 말하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들

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완벽하게 이해했다. 그들은 늦은 시간에 귀가하지 말라고, 그리고

이것은 중요한 일이니 새겨들으라고 말하려 했다. 이는 가족에 대한 의무를 환기시키는 특별

한 경고였다. (…) 예를 들어 저녁에는 가족의 모든 구성원이 참석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에

게 가족은 하나의 예술작품이며, 저녁식사로 차려진 식탁은 그 예술이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

음식에 거는 마법의 주문

29

(이기 때문)이었다.” 멋있지 않은가. 가족이라는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소스라

니 말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는 주로 어떤 주문(기도)이 담겨 있을지 생각해볼 일이다. 밀려드는

손님에 ‘빨리빨리’를 되뇌며 만들었을 음식만 떠오르지는 않는지….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급하게 돌아가는 현상은 ‘빨리빨리’ 주문이 담긴 음식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한 때부터 본격화

되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바쁘기 때문에 밥 먹는 시간도 줄이는 게 아니라 식문화에까지

침투된 조급함이 삶을 더욱 바쁘게 만든 것일 수 있다. 개인적 소망으로는 집에서든 밖에서든

음식을 만드는 분들이 음식에 마음까지 담아 전달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이를 끝까지

지켜나가면 좋겠다. 그리고 집밥과 거리가 먼 사람들도 가끔은 자기 자신이나 소중한 누군가

를 위해 ‘사랑해’ ‘항상 건강해’ 기도하는 마음을 담아 만든 건강한 요리로 마음을 풍요롭게 했

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올 크리스마스엔 ‘축복과 감사’를 담아 구운 크리스마스 쿠키를 선

물해보는 건 어떨까.

김예슬의 라이프 레시피

아이싱

쿠키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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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버터 120g, 설탕 70g, 달걀 1개, 박력분 250g, 아몬드가루 50g, 베이킹파우더 1/2ts, 소금 1/4ts,

바닐라익스트랙 1/2ts, 달걀흰자 35g(1개), 슈가파우더 180g, 레몬즙 약간, 식용색소 약간

분량 약 12개

준비사항 ① 버터, 달걀은 필요한 만큼 미리 계량해 1시간 정도 실온에 두기

② 박력분, 아몬드가루, 베이킹파우더, 소금은 미리 두 번 정도 체쳐 두기

③ 슈가파우더도 따로 체쳐 두기

<쿠키 반죽> 실온에 둔 버터를 거품기

나 핸드믹서를 이용해 부드럽게 풀어준 후

설탕을 넣고, 설탕이 약간 녹을 때까지 충분

히 섞어요.

알끈을 제거한 달걀과 바닐라익스트랙

을 넣고 잘 섞어요.

체에 친 가루류(박력분, 아몬드가루,

베이킹파우더, 소금)를 고무주걱을 이용해

가볍게 섞어요.

김예슬의 라이프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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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을 한 덩어리로 뭉쳐서 지퍼백에

넣거나 랩으로 감싼 후 1시간 정도 냉장보관

해요.

오븐을 180˚C로 예열해요. 휴지한 반

죽을 꺼내서 덧밀가루를 솔솔 뿌린 작업대

위에 올려놓고, 밀대로 5mm 두께로 균일하

게 밀어요. 원하는 모양의 쿠키커터로 반죽

을 꾸욱 찍어내요.

유산지나 테프론시트를 깐 팬 위에 쿠

키 반죽을 올리고 예열한 오븐에서 12분가량

구워요.

쿠키 밑면과 가장자리가 노릇노릇해지

면 바로 꺼내요. 완성된 쿠키는 식힘망 위에

서 충분히 식혀요.

아이싱 쿠키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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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싱> 달걀흰자를 거품기나 핸드

믹서를 이용해 충분히 풀어주고 나서 체에

친 슈가파우더를 넣고 섞어요.

레몬즙을 넣어 반죽의 농도를 조절해

주세요(거품기로 그었을 때 자국이 약간 유

지되는 정도가 좋아요). 반죽을 약간만 남기

고 짤주머니에 담아요(A). 약간 남긴 반죽에

는 식용색소를 넣고 색을 내준 후 다른 짤주

머니에 담아요(B).

짤주머니 A의 끄트머리를 2mm쯤 자

른 후 쿠키 바탕선을 그리고 안쪽까지 흰색

으로 채워요. 바탕색 아이싱이 굳기를 기다

렸다가 짤주머니 B의 끝을 1mm 정도 자른

후 그림을 그려 쿠키를 꾸며요.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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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슬의 라이프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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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NGO 근무자

김성호

인터뷰 · 정리 전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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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분을 만나니 이 겨울 추위도 다 날아갈 것 같은데

요! 벌써부터 기대되는 NGO의 직업세계를 안내해줄 형제님! 누구신가요?

안녕하세요. 2012 구역에서 구역장으로 섬기고 있는 김성호입

니다. 나이는 많아요.(하하)

오, 회사에서는 NGO로. 교회에서는 구역장으로! 가는 곳마다 소금 같은 삶을 살고 계

시네요. 일하고 계신 NGO가 어떤 곳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현재 월드비전이라는 NGO 단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꽤 오

랫동안 국제사업분야에서 일하다가 올해 4월부터는 전략기획실이라

는 부서에서 국제사업과 북한사업 전략지원 업무, 그리고 기타 전사

01.

02.

NGO 근무자 :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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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TONG의 소명

차원의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현장에는 아

프가니스탄과 요즘 쌤 오취리 덕분에 더 알려진 가나라는 아프리카

나라에서 파견근무를 한 적이 있고, 그 외에는 주로 현장 출장과 사무

실 업무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NGO 단체에서의 하루는

여느 직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9시까지 출근해서 열심히

업무하고, 회의도 많고, 12시부터 1시까지 점심 먹고, 6시에 칼퇴근하

고 싶지만, 조금 더 남아 있는 경우도 있고, 간혹 야근도 한답니다. 쓰

다 보니 좀 건조하네요. ^^

잘은 모르지만 잠깐 듣기만 해도 굉장히 글로벌하고, 굉장히 전문적인 느낌이 팍팍 느

껴지는걸요! +_+ NGO는 크리스천이라면 많이들 꿈꾸는 분야인데, 실질적으로 도전하는 사

람은 흔하지 않은데요. 어떤 과정을 거쳐 NGO에서 일하기로 마음먹게 되셨나요?

대학생 때 다니던 교회에서 태국, 인도 등으로 단기선교를 몇

차례 다녀온 적이 있었어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나라 사람들, 어린

이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전통적인 선교사의 역할은 그에 대한

부르심을 받은 분들이 할 수 있겠구나 나는 이렇게 생긴 관심을 어떻

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시작되었어요. 그 와중에 우연히

월드비전을 알게 되어 아동 후원을 시작하였고, 대학원에서 공부하

는 동안 6개월 동안 캄보디아의 하루 전기 4시간 들어오는 시골 마을

에서 인턴십을 경험했어요. 그 당시 20대 중후반이었는데, 오랜 기억

에 남는 시간들이었어요.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할 곳을 찾던 중 월드

비전 해외사업팀에서 인턴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러다가 아프가

니스탄 파견(Program Officer Trainee) 직무를 때마침 뽑고 있는 와

중이어서 지원했는데, 감사하게 뽑혀서 그 파견을 시작으로 지금까

지 일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점들이 어떻게 선으로 이어지는지를 알

게 되는 또 하나의 경험이었지요.

03.

38

오… 역시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던가요. 지금도 지금이지만 예전

부터 꾸준히 소금 같은 삶을 살아오셨네요.(저는 소금은 아닌데 왜 그렇게 짜기만 한지… 쿨

럭,) NGO에서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보람찬 일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드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떨 때 보람을 느끼시나요? 그리고 또 힘드신 경우는 어떤 때인지도 들려주세

요.

보람은 일의 결과가 어떤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는가를 맛볼

때이고, 힘들 땐 사무실에서 루틴 한 업무를 진행하면서 나 자신이 가

지고 있었던 일에 대한 의미부여가 낮아질 때. 더 없이 보람을 느낄

때는 현장에 있는 아이들과 지역주민들을 만나서 소통하고 그분들의

모습에서 좋은 변화가 보일 때, 그리고 이런 활동들을 후원하고 있는

후원자들의 감동적인 사연들을 들을 때인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상상’에 그치는 삶을 실제로 구현하며 사시는 분 같아 너무 멋지고, 좋

은 귀감이 되는 것 같아요! 이번 호 100TONG의 주제가 ‘정의’인데요. 왠지 NGO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정의’와 많이 맞닿는 점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의" 하면 떠오르는 말씀이 있는데요, "인애와 진리가 같

이 만나고 의와 화평이 서로 입맞추었으며 Love and faithfulness

meet together; righteousness and peace kiss each other"(시편

85편 10절)입니다. 사랑과 정의가 어느 한쪽이 희생되지 않으면서

함께 이루어지기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직장동료나 가족들같

이 일상적으로 매일 경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나, 가난한 사람

들의 고통, 불합리한 사회구조 앞에서 갈등이 생길 때 시편 말씀을 생

각하며 고민하고, 행동하려고 해요. 항상 그렇지만 쉽지 않은 것 같아

요.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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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근무자 : 김성호

39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이시니 그렇게 고민하는 삶 자체로 예쁘게 보아주시지 않을까 하

는 생각이 드네요! NGO에서 일하는 것을 상상해보면 일반적인 회사생활과는 많이 다를 것

같다는 환상이 생기는데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글쎄요. 일 년에 4~5번 해외출장 가는 것? 몇 주 정도 앞둔 방

북 출장? 이런 것 빼고는 사무실 데스크에서 일하는 다른 일반직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이쪽 분야에 대한 피상적인 환상은 금물

입니다. 그러면 금방 실망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일이건 그 안에

서 크리스천으로서 의미를 찾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평화의 관계

를 유지하고, 결국 가장 값진 변화는 인간의 몫이 아닌 하나님의 몫이

라는 걸 기억하면서 체력과 마음의 근력을 유지하며 하루하루를 살

아가는 것? NGO 분야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생각은 아니

겠지만, 적어도 저한테는 지금은 그런 것 같아요.

경험에서 우러나온 현실적인 말씀 감사합니다. NGO를 꿈꾸며 준비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말씀이 아닌가 싶네요! 혹시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비전을 갖고 계시다면 들려

주세요!

꼭 "이루고" 싶은 비전이 있지는 않아요. 하루하루 일 년 일 년

맡겨진 의미 있는 일에 열심히 임하는 것. 어차피 예수님이 다시 오시

기 전까지 이 세상의 빈곤 문제, 정의와 평화의 문제가 완벽히 해결될

수는 없으니까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또

그분께서 때에 따라 또 다른 점과 연결 시켜주시고, 그때는 또 그 선

위에서 열심히 하면 되는 것 같아요. 하나님이 주신 시간과 공간에서

의미 있는 순간을 살아가는 게 굳이 비전이라면 비전일까? 요즘은 그

간 열심히 추구해왔던 "의미"와 이제부터는 "재미"의 교차점을 찾으

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

06.

07.

100TONG의 소명

40

우문현답이네요! 오늘 이렇게 귀한 경험 전해주시고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

막으로, NGO를 준비하는 학생과 취업준비생 여러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

면요?

사람마다 생각하고 준비하는 바가 다르니 한마디로 정리해서

말씀드리긴 힘들 것 같네요. 다만 NGO나 특히 국제구호개발 분야에

서 일하는 데 관심이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100TONG 편집진을 통

해 저에게 연락하시고 저의 사무실에 방문하시면, 제가 할 수 있는 범

위 안에서 상담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연락해주세요! 100주년기

념교회 20대 청년부 여러분 모두 화이팅입니다!

08.

상담을 원하시는 분은 100TONG 편집진에게로 연락해주시면 연결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페이스북 www.facebook.com/100TONG 이메일 [email protected]

NGO 근무자 : 김성호

41

N E W S

교 구 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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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교구

김종필 목사

헤어짐이 아쉽고 마음 아픈 건, 분명 사랑했기 때문일 것입니

다. 2015년 한 해, 어쩌다 인연이 되고 섭리가 되어 구역장으로 섬겨

준 두 분이 그만둡니다. 2110구역 손민석 구역장님은 3년 차 섬겨주

셨고, 2104구역 정수연 구역장님은 올해 처음 구역장을 맡아주셨지

요. 두 분의 애씀과 기도의 씨앗이 구역원들의 영혼의 뜰 어딘가에 심

겨졌으리라 굳게 믿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가 물주고 가꾸면 반드시

열매를 맺게 되겠지요!

12개 구역의 권찰들도 올해 수고가 많았습니다. 대표 권찰 영

아, 그리고 (김)은혜, 빛나, 대옹, 재은, 진아, 진영, 한나, 가현, (조)은

혜, 병규, 지나, 진우, 임주, (이)은혜, 윤아. 진영이와 윤아는 한 해 더

섬겨주기로 했고, 다른 권찰들은 모두 구역원의 자리로 되돌아갑니

다. 멀리 떠나는 건 아니지만 이제 정기적으로 같이 만날 수 없어서인

지 아쉽고 마음 아립니다. 고맙고 참 수고가 많았습니다. 그대들과 신

앙의 길 위를 걷는 벗일 수 있어서 참 행복했습니다.

빈자리는 또 다른 귀한 분들이 채워주십니다. 오래전 고난주간

성극 때 예수님 역할을 맡아주신 조양연 집사님이 구역장을 맡게 되

었습니다. 열 명의 새로운 권찰들도 합류합니다. 기대와 기쁨이 교차

하는 듯합니다. 인연이 섭리가 되고 간증이 될 날이 오길 기도하겠습

니다.

지난 2년간 21교구와 함께 했습니다. 또 20대 청년들과 함께

참 많은 일들을 동역했습니다. 헤어짐은 아쉽지만 주님의 인도하심

을 알기에 더욱 감사가 넘칩니다. 저도 이제 이 지면을 통해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엔 장년 7교구를 섬기게 되었고, 저의 빈자리

는 더 젊고 더 유능한 박창용 목사님이 채워주십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서로가 연결되고 소통하여, 하나님 나라의 지평이 여러

분들을 통해 넓어지길 기도하고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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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교구

신임 교역자 소개

박창용 목사

2016년 21교구 담당하게 된 목사 박창용입니다. 말(Langua

ge)과 대화(Conversation)를 좋아하는 18년 지기인 아내 윤미경 집

사, 심지가 곧은 삶을 살아가기 소망하며 이름을 지은 첫째 딸 11살

한결(Hadassah), 모세처럼 Power in Control한 삶을 살아가기 바

라며 이름을 지은 둘째 아들 9살 온유(Matthew), 그리고 성령의 바

람에 따라 '한들한들' 살아가기 바라며 이름을 지은 막내딸 5살 한들

(Phoebe). 이들과 더불어 11년째 남편으로 아빠로 즐겁고 맑게 살아

가고 있습니다.

말씀과 사람. 둘을 잇는 일이 목회라 믿습니다. 모쪼록, 21교구

식구들과 함께 말씀(Logos)으로 사람다워(New Creature)지는 한

해 되길 소망합니다.

박창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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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년이 지나고 2016년 구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난다는 것이 어떠신가요?

많은 만남 가운데 익숙한 사람들을 잊기 쉽습니다.

거래하는 업체 전화번호를 기억하다 보면 가족과 친척들, 어릴 적 친

구 전화번호는 끝자리만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너무 많은 정보들이 뉴스와 SNS를 통해 전해집니다.

1년 전 기록한 글을 보면

제 생각을 적었던 것임에도 새롭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많은 만남과 정보는 어제를 잊게 하고

다양한 기준들(시대와 지역과 상황과 입장들)이

삶에 선 긋고 조금이라도 넘어서면 이별이니 지우라 합니다.

졸업은 과연 하나님이 만드신 것인지, 우리가 만든 것인지 그리고 세

대구분은 하나님이 만드신 것인지, 사회가 만든 것인지 궁금합니다.

모든 것이 악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역이 변하고, 학교를 졸업하며,

세대가 넘어가면 이별의 아픔과 새로움을 향한 두려움이

복부 아래에서 시작되는 것 마냥 씁쓸합니다.

하지만

영원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별이란 없습니다.

2016년이 한 달 남았다는 것은 2015년이란 나이테 한 줄 더해져

삶의 지경이 넓어진다는 축복의 증거입니다.

많은 이별은 참 이별이 아닙니다.

고등부에서 올라왔다고 수능을 앞둔 후배들을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

치는 것은 잔인한 일입니다.

22교구

이광희 목사

45

30대교구로 이동했다고 20대를 어린애 취급해서도 안 됩니다.

결혼해서 2030기혼청년교구로 온 것이 자랑거리는 아닙니다.

상황이 맞는 구역을 편성한 것이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배려임을 잊지

말고 이를 서로를 나누는 잣대로 삼으면 안 됩니다.

12월, 정리의 31일입니다.

30대교구와 2030기혼청년교구로 이동할 명단을 정리했습니다.

저 또한 다른 교구에서 2016년도를 맞이할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교구소식을 받을 즈음이면, 이미 제 연락을 받고 알고 계시겠지요.

22교구 담당교역자로 상처를 준 적도 있고, 상처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기도로 짐을 함께 짊어진 적도 있지만, 도리어 청년들과 구역장님에게

걱정과 일을 더한 것 같다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참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22교구를 생각하면 항상 행복할 것 같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12월 동안 지금까지 동행한 이들을 찾아 고맙다고 말하

고 새롭게 함께할 이들을 향해 반갑다고 웃으면 좋겠습니다.

새로 오시게 될 목사님은 참 따듯한 분이십니다.

그 마음으로 돌봐주실 것을 생각하니 든든합니다.

저도 벗 된 모두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2016년도를 기대하며, 남은 12월을 보냅시다.

— 이광희 드림

46

반갑습니다. 2016년도부터 22교구를 담당하게 된 정재규입

니다. 20대 청년들과 함께 보낼 시간을 생각하니 벌써 설렙니다. 저

는 저와 많이 닮은(?) 사랑하는 아내와 요즘 태권도에 푹 빠져 있는

7살 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20대 청년들을 생각하며 잠시 저의 20대를 돌아보니 가장 먼

저 떠오르는 단어가 '치열함'이었습니다. 세계관을 정립하기 위한 치

열한 고뇌가 있었고, 꿈을 만들어가기 위한 치열함이 있었습니다. 신

앙과 삶의 괴리감을 좁히기 위한 치열한 고민이 있었고, 신앙의 공동

체를 열망하는 치열한 대화가 있었습니다. 지금의 20대 청년들은 어

떤 치열함 속에 살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동시에 저의 지나온

삶이 청년들과의 소통의 장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도 생깁니다. 개인

적으로 '공감'이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청년들과 깊이 공감하는 한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22교구

신임 교역자 소개

정재규 목사

47

고등학생 때 성가대를 시작했다. 소프라노와 알토와 테너와 베

이스의 순서로 계단식 의자에 앉았던 성가대에서 나는 맨 뒷줄에 앉

아 예배했다. 그곳에서 바라봤던 풍경들은 아직도 생생하다. 목사님

의 뒷모습과 설교노트에 빨간색 주제글씨 아래에 적혔던 설교들. 3열

종대로 늘어선 회중석에서는 가운뎃줄 앞에서 네 번째 자리가 무척

마음에 들었기에, 언젠가 내가 가정을 이루게 되면 네 번째 줄에 가족

들과 앉아 예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설교 전에 성가곡을

부를 때면 느껴지던 희열이 있다. 그것을 무어라 단언할 수 없지만,

가사 하나하나가 스펀지에 물 스미듯 내 몸과 영혼에 스밀 때 나타나

는 현상 같이 느껴졌다. 노래를 연습하는 일은 고된 과정이었지만, 정

돈된 노래의 일부가 될 때 나는 희열이었다. 성탄절과 부활절은 늘 칸

타타 연습을 통해 왔고, 칸타타의 쉽고도 명쾌한 멜로디를 나는 아직

도 흥얼거릴 수 있다. 심지어 가사들도 부력을 참지 못하는 공처럼 수

면 위로 떠오른다. “내 영혼이 내 주 하나님을 기뻐하라”, “여호와는

나의 소망이요,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라”. 지휘자였던 경호형이 주로

사용하던 말들도 오롯이 남아있다. “음정이 높아요. 10원어치만 내려

주세요”. 10원어치, 50원어치, 음정이 선명한 숫자 안에 제 자리를 찾

게 하는 형의 지휘는 친절하지만 힘이 있었다. 어머님과 같은 집사님

과 아버지와 같은 집사님들의 목소리에서 고전적인 바이브레이션을

흉내 내기도 하고, 형과 누나들의 넉넉한 마음 씀씀이 속에서 ‘나’라

는 나무는 한없이 자유로웠다. 시간 앞에 사라지는 생은 얼마나 허망

한 것이던가. 하지만, 어떤 시간은 깊숙한 곳에 이르러 사라지지 않음

을 그때 알았다.

마이로드 성가대와 참으로 오랜 시간 기도했다. 나의 기도는

어리숙한 말들의 잔치였기에, 이미, 아마도, 모두 사라질 것을 믿는

다. 다만 우리의 간절한 기도와 노래와 시간이 자아낸 그리스도의 향

기와 흔적은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을 것을 믿는다.

23교구

장재령 목사

48

1. 지난 11월 7일, 제1회 전어축제(전 어디로 가나요?)가 있었습니

다. 비가 오는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150명이 넘는 분들이 참석여, 출

연자들의 노래와 이야기를 통해 그리스도 청년의 길을 찾는 시간이

었습니다. 2016년 청년들을 위한 다채로운 문화의 장이 많아질 것입

니다!

2. 24교구 이웃사촌들이 가을소풍을 다녀왔습니다. 가을의 끝자

락, 함께했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지,덕,체를 찾아가는 소풍"

지. 지혜의 숲에서 지성을 쌓아가는 노력

덕. 각자의 음식과 쓰레기를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

체. 체육과 레크리에이션으로 건강하고 밝은 신체적 에너지.

+ 공동체 영성, BBQ

24교구

김우진 목사

49

3. 송년모임, 한 해 동안 수고하신 구역장님 권찰님들과 각각 송

년모임을 따스하게 가졌습니다. 그리고 12월 26일, 성탄의 기쁨을 나

누며 교구송년의 밤을 함께하며, 20대 청년부의 깊이 있는 성극(‘우

리집에 왜 왔니?’)을 함께 관람할 예정입니다. 24교구와 함께하는 연

말, 주님이 우리 안에, 우리가 그분 안에 있음을 재차 확인하는 시간

으로 가득하네요. 사랑합니다! 2016년에는 서로 더욱 사랑하길 소망

합니다.

50

봉사팀 소개

예배와 삶이 풍요로워지는 섬김의 자리에 함께해요!

안내팀

봉사 장소

모임 시간

봉사 시간

문의

새가족팀

봉사 장소

봉사 시간

문의

관리팀

봉사 장소

봉사 시간

문의

성극팀

봉사 장소

봉사 시간

문의

4부 예배의 인원 계수와 자리 안내를 담당하는 팀입니다.

홍보관 지하 3층

주일 오후 3시 20분 — 3시 40분

주일 오후 3시 45분 — 6시

한태정 010.7194.0986

4부 예배 시 홍보관 지하 2층에서 예배를 준비하고, 예배 후

새가족분들을 도와드리는 팀입니다.

홍보관 지하 2층

주일 오후 3시 30분 — 6시

김예슬D 010.7579.1548

4부 예배 후 성전을 정화하는 팀입니다.

본당

주일 오후 5시 30분 — 6시 20분

우지수 010.4722.8941

크리스마스, 부활절 등 주요 명절마다 성극을 선보이는 팀입니다.

제4별관 2층

주일 오전 10시 — 오후 1시

최정원 010.9946.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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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팀

봉사 장소

봉사 시간

문의

온더힐 찬양팀

봉사 장소

모임 시간

봉사 시간

문의

친교팀

봉사 장소

봉사 시간

문의

마이로드 성가대

봉사 장소

모임 시간

봉사 시간

문의

중보기도팀

문의

계간지로 배포되는 20대 청년 소식지 100TONG을 기획, 제작하는

팀입니다.

교회 근처 카페

주일 오후 1시 — 4시

배온유 010.3588.3760

4부 예배 시작 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찬양하는 팀입니다.

홍보관 지하 3층, 제4별관 201호

토요일 오후 6시 — 9시, 주일 오후 3시 30분 — 4부 예배 전

4부 예배

김아영C 010.9245.4756

4부 예배 후 친교실에서 다과와 음료 준비로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보람을 느끼는 팀입니다.

친교실

주일 오후 5시 30분 — 6시

정서희 010.3425.1815

4부 예배 시 한마음 한목소리의 성가로 섬기는 팀입니다.

선교기념관 지하 1층

주일 오후 3시 — 예배 전, 예배 후 — 7시

4부 예배

고효정 010.7360.8757

청년공동체를 위해 기도하는 모임입니다.

김우진 목사 010.2048.9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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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겨울호 : 정의

www.facebook.com/100T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