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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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겨울호 Vol. 123 아동권리실현을위해일하는세이브더칠드런의계간간행물입니다 기획특집 작은 목소리? 세상을 변화시키는 목소리! 말하고 참여하기 시작한 아이들 쌓아온 변화, 다가온 미래 네팔 작은 마을에 울려 퍼진 ‘하이파이브!’ “너는 꽃이야”하며 내미는 어른이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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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the Children Quaterly Report #123_December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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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07Save the Children

2012 겨울호 Vol.123

아동권리 실현을 위해 일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의 계간 간행물입니다

기획특집 작은 목소리?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 목소리! 말하고 참여하기 시작한 아이들쌓아온 변화, 다가온 미래네팔 작은 마을에 울려 퍼진 ‘하이파이브!’“너는 꽃이야”하며 손 내미는 어른이 되어주세요

Page 2: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ISSN | 2092-5824 발행일 | 2012년 12월 15일발행처 | 세이브더칠드런발행인 | 김노보 기획·편집 | 세이브더칠드런 홍보팀주소 | 서울시 마포구 토정로 174 전화 | 02-6900-4400 팩스 | 02-6900-4499홈페이지 | www.sc.or.kr 디자인 | 디자인스튜디오 203 02-323-2569 인쇄 | 팩컴코리아

18

16

06

04 Photo Essay

06 인포그래픽으로 말해요 쌓아온 변화, 다가온 미래

08 기획특집 작은 목소리?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 목소리! 말하고 참여하기 시작한 아이들 Part 1 아동의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아동 Part 2 포기하지 않으면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16 주목, 이 캠페인 네팔 작은 마을에 울려 퍼진 ‘하이파이브!’

18 Zoom in People “너는 꽃이야” 하며 손 내미는 어른이 되어주세요 재능기부로 가정위탁 주제 동화 쓴 황선미 작가 인터뷰

22 나누는 사람들 함께 사는 세상의 온기로 추위를 녹이는 사람들

포스트비쥬얼 광고인들, 김복현 명동역장, 세이브더칠드런 보성

26 내 생각은 이래요 서로 다른 건 자연스러운데, 왜 차별하는 건가요?

28 영화로 보는 아동권리 다시 쓰는 ‘엄마 찾아 삼만 리’ 영화 <르 아브르>

30 세이브더칠드런 뉴스

34 세계의 현장에서

2012 겨울호 Vol.123Contents

표지사진 세이브더칠드런의 대선 캠페인 ‘아동을 위한 한 표’에 참여한 위지오(11) 어린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아동의 목소리를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한 이번 캠페인에서 위지오 양은 ‘아동이 살고 싶은 대한민국’을 스스로의 목소리로 이야기하였습니다.

© 심현목 / Save the Children

Vision우리는 모든 아동이 생존, 보호, 발달 및 참여의 권리를 온전히 누리는 세상을 꿈꿉니다.

Mission우리는 세상이 아동을 대하는 방식에 획기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아동의 삶에 즉각적이고도 지속되는 변화를 이루어내고자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 법인서울특별시 마포구 토정로 174(창전동 169-2) 우)121-881T 02-6900-4400 F 02-6900-4499경기지부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경인로 203 서정빌딩 502호 우)422-822T 032-655-1391 F 032-655-1394인천지부

인천광역시 남구 경원대로 899 우)402-061T 032-434-1391 F 032-439-1391대전지부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76번안길 23 몽마르뜨빌딩 2층 우)305-335T 042-826-0161~2 F 042-826-0163전북지부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건산로 139 우)561-831T 063-254-1177 F 063-254-3636대구지부

대구광역시 동구 아양로 291 우)701-866T 053-625-1600 F 053-625-0102울산지부

울산광역시 중구 성안3길 21 우)681-300T 052-245-1391 F 052-245-1390부산지부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영로 685 영동빌딩 9층 우)613-812T 051-758-7731~2 F 051-752-8810수서종합사회복지관

서울특별시 강남구 광평로56길 11 우)135-885T 02-459-5504 F 02-451-9421백양종합사회복지관

부산광역시 사상구 모라로 192번길 20-33 우)617-083T 051-305-4286 F 051-305-3048인천아동복지종합센터

인천광역시 남동구 용천로 208 인천사회복지회관 201호 우)405-233T 032-421-6100 F 032-421-6110망원청소년독서실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로 25길 164 우)121-825T 02-332-2541 F 02-338-4476염리청소년독서실

서울특별시 마포구 숭문8길 29 우)121-871T 02-701-9240 F 02-719-6810홍은청소년공부방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은중앙로5길 15 우)120-842T 02-391-4031 F 02-391-4029부산백양지역아동센터

부산광역시 사상구 모라로 192번길 20-33 우)617-083T 070-4270-2425 F 051-305-3048전북새움지역아동센터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1가 727-59 우)561-831T 063-241-1171 F 063-254-3636

대구입석지역아동센터

대구광역시 동구 아양로 291 우)701-866T 053-982-1601 F 053-625-0102서울마포아동보호전문기관

서울특별시 마포구 신수로 46 401호 우)121-881T 02-422-1391 F 02-3143-1392경기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경인로 203 서전빌딩 502호 우)422-822T 032-662-2580 F 032-612-6337안산시아동보호전문기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광덕4로 112 슈마프라자 203호 우)425-807T 031-402-0442 F 031-402-0140인천아동보호전문기관

인천광역시 남구 경원대로 899 우)402-061T 032-434-1391 F 032-439-1391울산아동보호전문기관

울산광역시 중구 성안3길 21 우)681-300T 052-245-1391 F 052-245-1390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서울특별시 마포구 토정로 174 2층 우)121-881T 02-796-1406 F 02-790-2966부산가정위탁지원센터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영로 685 영동빌딩 9층 우)613-812T 051-758-8801~2 F 051-752-8810노을어린이집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로42길 12 월드컵아파트 805동 1층 우)121-902T 02-305-9880 F 02-305-9901서대문구청직장어린이집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로 224 우)120-826T 02-323-3360 F 02-322-3360수서민들레어린이집

서울특별시 강남구 광평로56길 11 우)135-885T 02-3412-7979 F 02-3412-7977양천신나는어린이집

서울특별시 양천구 목동남로 94 우)158-077T 02-2642-6963 F 02-2645-4248은화어린이집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은중앙로7길 63-8 우)120-102T 02-391-3248 F 02-379-9052한별어린이집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남51길 23 우)135-878T 02-569-8711 F 02-445-8711백양민들레어린이집

부산광역시 사상구 모라로 192번길 20-33 우)617-083T 051-305-3223 F 051-302-5020마포신나는그룹홈  T 02-336-5242부천신나는그룹홈  T 032-613-1391안산신나는그룹홈  T 070-8182-1392부산신나는그룹홈

인천광역시아동쉼터 울산신나는아동쉼터  T 052-244-5405

세이브더칠드런 지부 및 국내 사업장

08

me2day.net/sckorea

happylog.naver.com/sc.do

@ stckorea

www.facebook.com/savethechildrenkorea

Page 3: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04 2012 Winter

Photo Essay |

05Save the Children

함께 걸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올 한 해에도 변함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걸어주신 여러분이 있었기에 세이브더칠드런은 국내외 아동을 위한 길을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2012년 한 해 세이브더칠드런은 참혹한 유혈사태를 겪고 있는 시리아,

반복되는 식량위기로 고통 받고 있는 동서아프리카 등 전 세계 재난지역에서

위험에 처한 아동의 삶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다양한 긴급구호 활동을

벌였습니다. 전 세계 30개국에서 ‘지구촌 5세 미만 영유아 살리기’를 위해 진행

중인 에브리원 캠페인은 올해 Hi5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시민들을 만나 폐렴의

날 플래시몹 행사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쳤습니다.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국제 어린이마라톤 대회에서는 모두 2,400여

명의 아동과 가족이 참여해 지구 반대편 아동들을 향해 달려주었습니다.

국내에서는 빈곤아동의 통합적인 발달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체인지

더 퓨처’ 사업이 3년째를 맞이하여 그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아동이 지역사회

안에서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한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국내

최초 온라인 돌잔치인 ‘나눔첫돌잔치’를 시도하고, 사회 각층의 유명인사들과

함께 ‘아프리카 염소 보내기를 위한 희망 릴레이’ 캠페인을 진행하며

기부문화와 후원방법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기도 했습니다.

아동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세이브더칠드런의 이러한 노력을

현실로 만들어주신 후원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다가오는 2013년에도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 한 명 한

명이 온전히 권리를 누리는 세상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아동을 돕고 미래를

변화시키는 최전선에서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변함없이

힘을 보태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 대표이사 김노보

<<<<<< 10월 홍대앞 더 갤러리에서 기부 전시회 ‘빨간염소 히어로 100色 전’이 열렸습니다. 홍보대사 타블로·강혜정 부부, 배우 송선미 씨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 각계인사 100여 명이 염소 작품을 기증했으며 작품 경매로 모인 수익금으로는 식량위기를 겪는 서아프리카에 염소 422마리를 보낼 예정입니다.

ⓒ 정익환·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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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익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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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인포그래픽으로 말해요 |

폐렴과 설사 등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원인으로 사망하는 5세 미만 영유아를 살리기 위한 Hi5 캠페인에 2만 8,760명이 서명 등의 방법으로 지지를 보내주었습니다.

지역사회 아동을 위한 ‘체인지 더 퓨처’ 프로그램에 1,627명의 아동이 참여하여 영양 간식과 영양제, 독서교육, 신체활동, 가정 개별상담 등 몸과 마음 모두를 돌보는 통합 지원을 받았습니다.

쌓아온 변화,다가온 미래자연재해와 식량위기, 참혹한 분쟁, 범죄의 표적이 되는 나홀로 아동, 그리고 여전히 제도의 바깥에 서 있는 난민 아동 등. 2012년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아이들에게 쉽지 않은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에서도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과 부모,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 아동이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년간 세이브더칠드런이 만들어온 기록, 차곡차곡 쌓아온 변화의 순간들을 숫자로 뒤돌아보았습니다.

전 세계 5세 미만 영유아 사망자 수가 2010년 760만 명에서 2011년 690만 명으로 70만 명 감소했습니다. 1,200만 명이 사망했던 1990년에 비하면 놀랄 만큼 큰 진전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하루에 1만 9,000명, 5초에 1명이 사망하고 있어 모든 아동과 어머니가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한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6,900,000 28,760

On-L

ine

시리아 내전에서는 아동에게 고문을 가하고 인간 방패로 내모는 등의 끔찍한 범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시리아의 아동인권 유린에 항의하여 전 세계 6만 705명이 참여한 서명을 유엔에 전달했습니다.

60,705가수 겸 배우 박유천 씨가 ‘훈남 강사’로 동참한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캠페인의 ‘온라인 뜨개질 교습소’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8만 1,448회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2012년 12월 3일 현재)

81,448

2012년 한 해 동안 서울과 경기, 대구, 전북 지역에서 1만 8,965명의 아동과 부모, 교사, 아동복지시설 종사자가 아동권리교육에 참여했습니다.

18,965

지구촌 5세 미만 영유아 살리기를 위한 국제 어린이마라톤 대회에 아동과 그 가족 2,474명이 참가했습니다. 참가비 전액은 보건요원 양성 비용으로 니제르에 전달되었습니다.

2,47467

1,262

1,627

2012년 한 해 동안 325명의 자원봉사자가 해외결연 서신번역, 발송 봉사활동에 동참해주었습니다. 후원자와 결연아동의 마음을 이어주는, 누구보다 따뜻한 손길의 주인공들입니다.

325

6만 6,157명의 후원자가 페이스북과 트위터, 미투데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세이브더칠드런을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2012년 12월 3일 현재)

66,157 123

숫자로 보는 2012년 세이브더칠드런

2012년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긴급구호를 통해 가뭄과 태풍, 홍수, 식량위기 등 자연재해와 내전으로 삶의 터전과 일상을 잃은 36만 2,650명을 지원했습니다.

362,650

2012년 네팔 바그룽 지역 아이들 506명이 직접 사진을 찍고 전시하는 ‘히말라야 사진관’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신의 사진을 지역사회에 선보였습니다.

506

다문화 아이들을 위해 한국과 중국, 베트남, 몽골 4개 나라의 전래동화를 각 나라의 말로 담은 동화책 96종을 펴냈습니다.

96

10월 ‘빨간염소 히어로 100色 전’에 홍보대사인 타블로·강혜정 부부, 배우 송선미 씨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 각계 인사가 157개의 작품을 기부했습니다. 이들 작품의 경매 수익금은 총 422마리의 염소로 아프리카 니제르에 전달될 예정입니다

422

2011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캠페인 시즌5를 통해 9만 4,298명의 참여자가 22만 2,631개의 모자를 보내주셨습니다. 이 모자는 아기의 체온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신생아에게 전달되었습니다.

222,631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건강하게 자랄 권리를 위협받고 있는 국내 이주 아동 67명에게 의료비를 지원했습니다.

아동방임 방지 캠페인인 ‘나홀로아동 없는 세상만들기’에 1,262명이 서명으로 참여했습니다.

saveSyria’s

children

인포그래픽

천병민

| 203 인포그래픽연구소

자녀의 첫돌을 앞둔 123명의 부모님이 첫돌 축하금을 국내외 아이들을 위해 사용하는 온라인 기부 캠페인 ‘나눔첫돌잔치’에 보내주었습니다.

07Save the Children06 2012 Winter

국내지원 해외지원

방글라데시, 잠비아, 타지키스탄

한국, 중국, 베트남, 몽골

네팔

니제르

니제르

시리아, 말

리, 니

제르, 북

한,

타지키스탄, 필

리핀

Page 5: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09Save the Children08 2012 Winter

기획특집 |

작은 목소리?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 목소리! 말하고 참여하기 시작한 아이들

‘거리 아동’의 삶이 어떤지 직접 들려주는 니제르 소년 압둘,

아동노동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네팔 소녀 산기타, 그런가 하면

대통령선거에서도 아동을 생각하며 투표해달라고 말하는 한국의

지오, 아동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거리에 나선 청소년들… 이번

기획특집에서는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일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참여하기 시작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아이들이 자기 의견을 말하려 하면 어른들이 대뜸 ‘쪼그만 게 뭘

안다고’ 하며 무시하거나 ‘버릇없다’고 혼내는 풍경, 많이 보지

않으셨나요? 지난해 세이브더칠드런이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제출할 아동보고서를 작성할 때 인터뷰에 응한 아이들이 가장

침해를 많이 받는 권리로 꼽은 것도 ‘의견을 존중받을

권리’였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이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의견을

표현할 권리를 보장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렇게 아동이

밝힌 견해에는 정당한 비중이 부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니제르에서, 네팔에서, 한국에서, 우리가 일하는 모든

곳에서 아동이 의견을 말하고 참여할 권리를 지원하고, 그러한

기회를 위한 자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아동이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받고 자신의 의견만큼 타인의

의견도 존중하고 경청하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콩고민주공화국 남키부주 비자나초등학교의 아동클럽 활동 모습. 자치모임인 아동클럽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춤과 노래를 통해 또래 친구들에게 아동의 권리를 알리고 있습니다.

© Imogen Prickett / Save the Children

Page 6: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10 2012 Winter 11Save the Children

각이 달라질 수도 있을 테니까요.”

이전에 압둘은 일거리를 찾아 이 거리 저 거리를 떠돌던 ‘거

리의 아이’였습니다. 그러나 ‘돈이나 벌어오라’며 부모가 반강

제로 취직시킨 카센터에서도, 오토바이 수리점에서도 마구 폭

력을 행사하는 무서운 어른들 때문에 오래 머물 수 없었습니

다. 그렇게 거리를 방황하던 압둘의 삶이 달라진 것은 아동보

호소의 교사 오마르를 만난 뒤부터입니다.

오마르를 따라 아동보호소에 다니게 된 압둘은 이발 등 직

업교육을 받고 악기 연주나 축구를 하며 또래 친구들과 어울

리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자치모임인 아동클럽과 연극에도

사람들의 박수와 카메라 세례가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호응해줘서 정말 힘이 나고 좋았어요. 연극 후 변

화요? 저랑 친구들이 겪은 일을 제가 직접 말했다는 것 자체

가 제가 느끼는 가장 큰 변화예요. 제 이야기로 사람들의 생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중남부에 자리한 니제르. 이곳의 수도

니아메에 살고 있는 13살 소년 압둘은 얼마 전 있었던 마을축

제를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축제에서 자신의 이야기

와 꼭 닮은 ‘거리 아동’의 삶을 연기한 압둘에게 생애 처음으로

직접 말하기 시작한 아이들

아동의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아동거리의 구석진 곳에서, 노동현장의 그늘에서 조용히 숨죽이고 있던 아이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때로는 연극이나 시 낭송으로, 때로는 그림을 그리거나 포럼을 조직해 스스로의 권리를 소리 높여 이야기하는 아이들을 소개합니다.

1

2

1 니제르 니아메에 있는 아동보호소의 문화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압둘. 2 세이브더칠드런이 니아메에서 개최한 축제에 참여한 아동과 주민들. 거리 아동에 대한 인식증진을 위해 마련된 이 축제에서는 연극, 춤, 시 낭송 등을 통해 아동 스스로 자신들의 권리와 거리에서의 삶의 위험성을 알렸습니다.

3 축제에서 시를 낭송하고 있는 하산.

3

기획특집 |

네팔 수도 카트만두 인근에서 세이브더칠드런과 협력해 벽돌공장 내 아동클럽을 운영하는 프로그램 매니저 지얌은 “아동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통해 어른들이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면서 아동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우선 아동클럽을 소개해주세요.아동클럽은 아동 스스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이곳의 아이들은 대부분 벽돌공장에서 일하기 때문에 보호 이슈가 굉장히 중요해요. 이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장주나 브로커의 학대, 폭력 등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고민하는 과정에서 아동클럽이 만들어졌죠.

아동클럽을 통해 어떠한 활동을 해왔나요?두 가지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하나는 학대나 폭력 등의 상황에서 아동 스스로 ‘권리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에요. 또 다른 하나는 그림 경연대회, 길거리 연극 등을 통해 아동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말하고 알리도록 하는 활동이죠.

그러한 활동을 통해 실제로 변화가 있었나요?이곳의 부모님들은 대부분 자녀를 공장에서 일하도록 내버려두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많아졌어요. 아동클럽을 통해서 우리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 거죠. 정말 좋은 변화이고 좋은 출발이에요.

아동의 목소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실제로 아이들이 그들의 문제를 제일 잘 알아요. 스스로 이야기함으로써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인지 강조하고 드러낼 수 있어요. 그리고 부모나 공장주, 정책 입안자가 아동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도록 할 수도 있죠.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머뭇거릴 때 가장 먼저 연극

을 하겠다고 자원한 사람도 압둘이었습니다.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연극을 하고 싶다고 손을 들었어요.” 자랑스

럽게 말하는 압둘은 앞으로도 계속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같은 보호소의 하산(17·여)은 축제에서 시 낭

송을 통해 거리의 아이들의 삶을 전했습니다. 부모의 이혼

후 할머니 집에서 생활하던 하산. 간호사가 꿈이지만 집

안 형편 탓에 3년밖에 학교를 다니지 못해 꿈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백하는 하산은 늘 사람들 앞에 나

“아동의 목소리가 변화의 원동력이에요”세이브더칠드런 협력기관 프로그램 매니저 지얌 시레스타

Page 7: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12 2012 Winter 13Save the Children

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아동클럽활동을 하며

아동의 이슈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자신의 삶이 변

했듯 벽돌공장에서 일하는 친구들의 삶 역시 바뀔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산기타가 아동클럽 친구들, 네팔의 유명 코미디

언과 함께 벽돌공장 내 아동노동 문제를 알리려고 촬영한 영

상이 6월 세계아동노동반대의 날을 맞아 전국 방송에 소개되

는 성과를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또 길거리 드라마와 그림경연

대회 등을 통해 공장의 해로운 연기 등 아동들이 얼마나 위험

한 상황에 노출돼 있는지 어른들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최근 아동참여포럼의 회장을 맡은 산기타는 아동의 권리란

“학교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산기타

는 오늘도 벽돌공장에서 일하는 모든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

가는 그날을 위해 자신의 목표를 힘주어 이야기합니다.

“많이 배워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저와 같은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글 박영의(홍보팀) |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가을바람이 쌀쌀하던 10월 초. 서울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

군 동상 앞에 5명의 고교생들이 쭈뼛쭈뼛 피켓을 들고 나타났

습니다. 그들은 곧 ‘신상털기, 하지도 당하지도 말자’는 피켓을

들고 한 명씩 돌아가며 1인 시위를 시작합니다.

특정인의 정보를 검색해 이를 인터넷에 무차별 공개하는 소

위 ‘신상털기’를 하지 말자는 캠페인을 이날 4시간 동안 진행한

이들은 세이브더칠드런 산하 청소년독서실, 공부방이 모여 결

성한 중고생 모임인 ‘틴 세이버Teen Saver’ 멤버들입니다. 30여 명

이 모인 청소년 기자단이지만, 여느 기자단과 달리 권리교육까

지 받은 ‘권리 기자단’이므로 기사만 쓰는 게 아니라 아동권리

의 실현을 가로막는 문제의 개선을 위한 활동을 기획해 직접

해보는 활동가형 기자단인 셈이죠.

이날 1인 시위에 참여한 원예나 양은 “하필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날이라 날짜 잘못 잡았다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덕에

사람들이 1인 시위를 많이 봐줘서 뿌듯했다”고 합니다. 춥고

피곤하고 익숙치 않아 당황하기도 했지만 시민들의 호의적 반

응에 기뻤다고 하네요.

그런가 하면 아동성폭력 사건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졌던

서길 두려워했지만 이번 축제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당당하

게 말하는 소녀로 변해 있었습니다. 하산이 용기를 낸 건 다른

아이들도 자신처럼 보호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 덕분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제 생각을 이야기한 건 이번이 처

음이에요. 하지만 다른 친구들도 저처럼 보호받으

려면 우리가 직접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많

이 떨렸지만 해보고 나니 이제 사람들 앞에서

우리 이야기를 할 수 있고, 해도 된다

는 걸 알았어요.”

니아메에서는 압둘이나 하산 같은

‘거리의 아이들’과 쉽게 마주칠 수 있

습니다. 되풀이되는 식량위기가 불

러온 농촌경제의 붕괴와 급속한

도시화는 빈곤과 가정해체 등의

부작용을 낳았고, 이러한 변화는

학업중단 등으로 아동의 삶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니아메 곳곳의 보호소에서 거리의 아이

들을 위한 교육과 의료활동, 직업교육, 문화활동, 아동클럽활

동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11월부터는

연극과 시, 음악 등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교육받을 권리와 거

리에서의 삶의 위험성, 조혼의 문제점 등을 지역주민들에게

이야기하는 활동을 시작해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간 거

리의 아이들의 삶에 무관심하던 성인들이 이들의 이야기에 귀

를 기울이는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이번 활동에 함께한 세이브더칠드런 니제르 사업장의 직원

문카일라 씨는 변화의 원동력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같은

이야기라도 누가 대신 하는 것보다 아동 스스로 말했을 때 파

급력이 훨씬 더 커요. 아마 아동 스스로가 그들이 처한 문제

를 제일 잘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아동의 목소리가 일으키는 변화

네팔의 산기타(여·15) 역시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인공

중 한 명입니다. 13년 전 가족이 카트만두로 이사한 뒤 산기타

의 하루는 매일 새벽 1시 벽돌공장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으로 산기타는 공장을 그만두고 학업

1 다른 친구들의 권리를 위해 시 낭송에 참여했다고 말하는 하산. 2 네팔 벽돌공장에서 아동노동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벌이고 있는 산기타. 3 산기타는 아동클럽 친구들, 유명 코미디언과 함께 아동노동 문제를 알리는 영상을 촬영하였습니다.

“우리 힘으로 바꾸어 나가요.” 10월 세이브더칠드런 산하 망원청소년독서실의 틴 세이버들이 아동 성폭력범 가중 처벌을 지지하는 서명운동을 펼쳤습니다.

기획특집 |

참여를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

포기하지 않으면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공부와 경쟁이 지상명령이 되어버린 듯한 국내에서도 사회적 이슈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참여함으로써 체험의 폭을 넓혀가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틴 세이버’들의 활동을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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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14 2012 Winter 15Save the Children

지도교사로 학생들과 함께했던 홍은청소년공부방의 양은영

씨는 1년간의 ‘틴 세이버’ 활동을 지켜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학교수업 때문에 틴 세이버 활동을 위해 시간을 빼기가 쉽

지 않았고 학생들이 처음엔 기사작성과 옹호활동 기획을 어려

워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

더라고요. 의견을 내는 게 자연스러워지고 그런 의견들이 모

이면서 모임이 생동감을 띠게 됐죠. 학교에선 성적, 점수에 매

달리는데 틴 세이버 활동에서는 어떤 이슈든 직접 참여해보

는 것에 의의를 뒀고, 열심히 하면 그만큼 더 적극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으므로 아이들이 즐거워했어요. 이렇게 스스로 활

동을 만들어나가고 새로운 경험의 폭을 넓히는 게 참여의 의

의가 아닌가 생각해요.”

틴 세이버 이지수 양은 이 활동을 통해 스스로의 권리를 깨

달았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훈련을

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이전에는 어른들께 ‘우리를 압박만 하느냐’는 식으로 무조

건 반기를 들었다면 지금은 권리교육과 활동의 경험을 토대로

논리적이고 객관성 있게 의견을 전달하는 법을 배웠어요. 전

청소년이지만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면 어른들도 나름대로

의 충분한 입장이 있으니까요. 내년에 수험생이 되어도 주변

에 계속 우리의 권리를 알리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 청소년이

올바로 알면 반드시 변화하거든요.”

글 김지연(홍보팀) |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뤄질지 여부는 우리가 포기했느냐 포기하지 않

았느냐의 차이로 결정될 것이다.”

틴 세이버들의 참여활동은 서명과 시위에 국

한되지 않았습니다. 한 팀은 경찰의 강력사건 늑장대응

원인을 묻는 편지를 경찰청장에게 보냈는데 답이 없

자 경찰청 홈페이지에 올려 비서실에서 답을 받아내

기도 했습니다. 이 활동에 참여한 김솔민 양은 “비

서실의 답이 개인적 질문에 답변하지 않는다고 전제

한 뒤 경찰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다소 형식적인 답

장이었지만 반응을 얻어내 뿌듯했다”고 합니다. 문제

를 끈질기게 제기하면 답을 얻을 수 있고, 어리다고 무

시당하지 않는다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1년간 이같은

활동을 통해 틴 세이버들이 작성한 기사만 80건 가량이

모였고, 12월 30일 이중 일부를 나누는 발표회를 엽니다.

망원청소년독서실의 틴 세이버들은 “행동하지 않

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10월

불꽃축제가 벌어지는 여의도에 가서 아동 성폭

력범 가중처벌을 지지하는 서명운동을 펼쳤

습니다. 5시간 동안 1,260여 명의 서명을 받

았고, 각자 개인적으로 진행한 운동까지 합해

현재 약 1,500명의 서명을 모아 활용방안을 논

의중입니다. 서명운동을 하면서 느낀 게 많았

던지 틴 세이버들은 이렇게 기사를 썼습니다.

“반가운 얼굴로 서명을 해주는 사람도 있

지만 귀찮아하거나 노골적으로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서명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

었다.…(중략)… 중요한 것은 모든 이의 권리

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이

1 ‘신상털기, 하지도 당하지도 말자’며 인터넷 상에서 무차별한 정보 공개에 대해 1인 시위를 하는 틴 세이버.

2 지난 2월 제1회 틴 세이버 발표회 ‘F5=새로고침’을 통해 자신이 작성한 기사와 사진을 전시한 원예나 학생.

3 틴 세이버 이지수 학생이 거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습니다.

“아동의 목소리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어요”‘아동을 위한 한 표’ 주인공 위지오 양 인터뷰

“저는 투표를 할 수 없지만 여러분이 저희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되어주실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어린이들의 미래를 위한 한 표, 꼭 기억해주실 거죠?” 세이브더칠드런은 대통령선거를 한 달 앞둔 11월 19일부터 ‘아동을 위한 한 표’ 홈페이지를 만들어 아동·청소년이 오래 행복하게 살아갈 세상을 염두에 두고 투표를 해달라는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이 캠페인에서 ‘아동을 위한 한 표’를 호소한 동영상의 주인공은 서울 원명초등학교 4학년 위지오 양입니다.

“전 평소에 어린이 문제에 정말 관심이 많았어요.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광고에 제 작은 힘이라도 보태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지오 양은 이미 1학년 때부터 NGO 단체에 직접 기부를 했고, 소아암에 걸려서 머리카락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가발을 만들어주는 캠페인에 참여하여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이번에 ‘아동을 위한 한 표’ 동영상 제작에 참여하게 된 것도 지오 양이 서울시 어린이·청소년 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아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던 중 ‘서울시장과 함께하는 청책워크숍’에서 발표를 맡은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박원순 시장도 참석한 워크숍에서 지오 양은 초등학생 대표로 나와 “성적순, 키순 등으로 남과 비교하여 저희를 평가하지 마시고 순서대로 줄 세우지 말아주세요”라고 당차게 이야기해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아동권리는 제대로 존중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지오 양은 단번에 “아니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수행평가나 시험을 보면 선생님께서는 각자 점수를 말하도록 하고 기록을 하세요. 근데 성적이 좋지 않아서 점수를 공개하기 싫은 아이는 모기 목소리로 대답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속상했어요. 그것도 인권침해거든요.“ 지오 양은 자기 점수를 말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앞으로 귓속말로

하자고 건의했고 선생님은 수락해 주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을 꿈꾸는 당찬 ‘인권활동가’인 지오 양은 어른들과 대통령에게 꼭 하고 싶은 부탁이 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을 모두가 존중 받는 화목한 나라로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고, 어른들이 제발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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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9: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16 2012 Winter

주목, 이 캠페인 |

17Save the Children

세이브더칠드런의 지구촌 5세 미만 영유아 살리기를 위한 Hi5캠페인이 네팔 오지마을을 찾았습니다. 흥겨운 노랫가락과 눈길을 사로잡는 연극, 그리고 마을의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소망이 함께했던 그날의 현장 속으로 안내합니다.

네팔 Hi5캠페인 콘서트 현장에 가다

네팔 작은 마을에 울려 퍼진 ‘하이 파이브!’

나마스떼!네팔어로 안녕이라는 뜻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들에 둘러싸인 땅, 여기는 네팔입니

다.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져 살고 있고, 만년

설이 덮인 산을 찾는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

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

가 세계 최빈국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

지 않습니다. 이 극심한 가난은 아동의 삶에

가장 가혹한 영향을 미칩니다. 네팔에서는 매

년 3만 7,000명, 하루에만 101명이 넘는 영유

아가 5살 생일을 맞기도 전에 목숨을 잃습니

다. 그것도 제때 치료를 받거나, 영양가 있는

식사, 위생적인 환경이 보장된다면 쉽게 예방

이나 치료할 수 있는 폐렴이나 설사, 영양실조

등이 사망의 주요 원인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모든 아이들이 이처럼 터무니없는 이유로

사망하는 일 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30개국에서 ‘5세 미만 영유

아 살리기’ Hi5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 네팔에서는 지

난해부터 현지의 유명 밴드 쿠툼바와 함께 전국 구석구석을 돌며 Hi5

메시지를 나누는 콘서트가 열려 열띤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 콘서트

는 소외된 지역을 찾아 마을 주민들에게 아이들을 건강하게 낳고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하고 함께 이야기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올해 콘서트의 시작을 알린 곳은 네팔 남동부의 자낙푸르 지역. 인도

와 국경을 맞댄 이곳은 네팔 사람들도 일생에 한 번은 꼭 와보고 싶어

하는 아름다운 힌두교 사원, 인도와 네팔의 특성이 어우러진 독특한

문화로 유명합니다. 반면 병원에서 출산하는 비율이 10명 중 1명도 안

될 만큼 보건의식과 환경이 열악하기로 손꼽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탕탕탕탕.’ 사원 마당을 가득 울리는 공연 준비 소리에 조용하던 마

을이 금세 들썩이기 시작합니다. 또래 친구의 손을 잡고 모인 어린이

들, 가장 좋은 옷을 빼입은 채 아기를 업거나 안고 공연장을 찾은 아주

머니들, 소문을 듣고 찾아온 동네 청년과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공

연장이 북적댑니다. 이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가장 먼저 사로잡은 것

은 50명에 이르는 세이브더칠드런의 현지 자원봉사자들입니다. 공연장

한편에 마련된 부스에서 주민들에게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올바른

보건·영양 상식을 전달하는 임무를 띤 이들은 주민들에게 둘러싸여

이미 이날 공연의 주인공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어스름이 지기 시작하자 본격적인 공연의 시작을 알린 것은 평범한

네팔 가정의 모습을 담은, 그래서 더욱 특별했던 연극이었습니다. 주인

공은 젊은 임산부입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무거운 몸으로 집안일

을 하느라 금세 쓰러질 듯한 주인공의 모습에 관객석에서는 ‘아!…’ 하

는 탄식이 터져나왔습니다. 진통을 시작한 임산부를 태운 채 멀리 떨

어진 병원을 향해 허겁지겁 차를 모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에서는 웃음

과 박수가 터져 나왔고, 폐렴을 심하게 앓는 아기를 의사 대신 무당에

게 데려가는 상황에 이르자 모두들 사뭇 심각한 표정이 되어 지켜보았

습니다. 연극은 결국 아기가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고 건강해지는 해피

엔딩으로 주민들의 큰 박수 속에 막을 내렸습니다. 반응이 좋았던 이

유는 아마도 연극에 녹아 든 많은 이야기들이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맞

닿아 있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진 밴드 쿠툼바의 공연. 네팔 전통악기의 흥겹고도 감미

로운 선율에 공연장을 가득 메운 3,000여 주민의 환호성은 밤늦게까지

이어졌습니다. 달아오르는 열기에 주변 건물 옥상에 발 디딜 틈 없이

C a m p a i g n

들어찬 사람들이 행여 떨어지지나 않을까 조

마조마한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자낙푸르에서 막을 내린 콘서트는

네팔 동부의 다란 지역에서도 성공적으로 열

려 Hi5캠페인 메시지를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공연 실황은 네팔 전

역에 방송되고 다큐멘터리로도 만들어져 네

팔 정부와 주민들에게 영유아 사망의 문제점

을 고민하고 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계기

가 될 것입니다.

네팔 오지를 돌며 펼쳐진 이번 공연은 문화

생활이라고는 전무했던 이들 마을에 전해진

작은 선물이자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태어

나고 자라기를 비는 온 마을 사람들의 염원이

함께 모인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공연을 끝

내고 돌아오는 길, 이날 활동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준 네팔 현지 직원의 이야기가 오랫동

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캠페인을 알리기 위해 준비한 자료가 순식

간에 동날 정도로 마을 주민들이 기대 이상의

관심을 가져줬어요. 이 콘서트 한 번으로 큰

변화가 만들어지지는 않겠지요. 그러나 이러

한 활동들이 조금씩 모인다면 전 세계 모든 아

이들이 건강하게 태어나 자라게 하겠다는 우

리의 거대한 목표도 언젠가는 이루어지지 않

을까요?”

글 박영의(홍보팀) |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네팔 다란지역 Hi5캠페인 콘서트에 참여한 현지직원과 자원봉사자들. 다 함께 하이파이브를 외치고 있습니다.

Page 10: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18 2012 Winter

Zoom In People |

19Save the Children

조심스럽기도 했고요. 대신 가정위탁센터의 상담원과 함께 위

탁가정을 방문해서 아이를 관찰하거나 들려오는 이야기들을

귀담아 들었지요. 위탁가정을 초대하는 행사에 가서 먼발치에

서 보기도 했고 센터에서 위탁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

어요.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과 수업을 정기적으로 듣기도 하

고요. 글에 나타나지 않아도 많은 자료 조사와 공부가 필요했

어요. 어쩌면 작품 속 인물의 처지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도 공

감할 수 있게 이끄는 것이 작가의 사회적 역할인 것 같아요.

그럼 《열한 살의 가방》 속 등장인물의 롤 모델이 특정 인물은 아닌 거군요?

네. 어느 특정 아이의 이야기를 가져다 쓰면 상처를 줄 수도

있으니까요. 글을 쓰는 내내 알면 알수록 복잡한 그들의 사정

을 동화의 소재로 삼는 것이 누를 끼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도 많았어요. 게다가 이 동화는 사람들에게 가정위탁제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쓴 글이니 특정 사례가 아니라 좀 더 객관

적인 이야기가 필요하기도 했어요. 그러니 이 책을 르포가 아

니라 창작물로 봐주세요. 가정위탁제도의 필요성이나 위탁아

동이 겪는 어려움을 담긴 했지만 동화는 문학이지 실제 이야

기를 담아내는 그릇은 아니거든요. 주인공 믿음이 역시 철저

히 만들어진 인물이에요. 상처가 많은 인물이지만 그래도 나

름 중도적으로 그린 것이에요. 위탁가정 아이들 중에는 더 심

각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도 많거든요. 믿음이는 그런 아이

들이 가진 문제를 조금씩 떼어와 만들었지요. 이 동화가 믿음

이의 상처가 치유될 것을 암시하면서 끝나는 것도 그런 이유

예요. 믿음이의 상처를 가슴에 지닌 아이들에게 대리만족을

주고 싶었거든요.

2013년이면 가정위탁이 시작된 지 10년이 되지만 아직도 ‘가

정위탁’ 하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돌봐줄 어

른이 없는 아이가 갈 곳으로 위탁가정보다 보육원을 먼저 떠

올리기도 하고요. 가정위탁은 부모의 학대, 질병, 사망 등으로

친가정에서 자랄 수 없는 아이를 다른 가정이 맡아 키움으로

써 아이가 시설 대신 가정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보건복지부의 위탁으로

가정위탁정책 수립과 홍보, 교육 등을 맡은 중앙가정위탁지원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열한 살의 가방》에서 멀게만 느껴

지던 가정위탁을 바로 우리의 이야기로 들려준 황선미 작가를

만나보았습니다.

가정위탁이 아직도 국내에선 낯선 제도인데요, 작가님은 어

떠셨나요?

정확히는 알지 못했지만 다른 나라 문학작품이나 작가의 이야

기를 통해 가정위탁제도를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요. 《내 이름

은 삐삐 롱스타킹》을 쓴 스웨덴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싱글맘인데 아이를 다른 가정에 위탁한 적이 있다고 들었거든

요. 또 독일 동화 《일요일의 아이》에서도 가정위탁제도를 볼

수 있고요. 그렇지만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처음 연락이

왔을 때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도 몰랐을 만큼 저도 가정위탁

제도에 익숙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도 작품 속에서 믿음이의 행동이나 심리가 매우 섬세하게 드러납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위탁아동이

나 가족을 실제 만나보셨나요?

직접 만나본 적은 없어요. 위탁가정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묻는 것은 매우 예민한 일이거든

요. 혹여 이 책을 통해 특정한 아이의 상황이 알려질까 매우

재능기부로 가정위탁 주제 동화 쓴 황선미 작가 인터뷰

“너는 꽃이야” 하며 손 내미는 어른이 되어주세요

“믿음이의 상처를 가슴에 지닌 아이들에게 대리만족을 주고 싶었어요.”

I n t e r v i e w베스트셀러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유명한 동화작가 황선미 씨가 위탁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를 주인공으로 삼은 동화 《열한 살의 가방》을 최근 펴냈습니다. 《열한 살의 가방》은 부모와 함께 살 수 없게 된 아이 믿음이가 위탁가정에서 겪는 일들과 성장통을 다룬 가슴 뭉클한 이야기입니다. 황선미 작가는 동화를 통해 가정위탁제도를 알리자고 제안한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의 요청에 선뜻 재능과 시간을 내주었습니다.

Page 11: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20 2012 Winter

Zoom In People |

21Save the Children

《열한 살의 가방》은 어떤 책?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다음 작품은 어떤 이야기인가

요?

다음 책은 아동인권에 관한 책이에요. 축구공을 만들지만 정

작 자신은 그 공을 차볼 수 없는 파키스탄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아동 노동착취에 대해 이야기할 계획이에요. 다국적 기

업을 따라 옮겨 다니는 어마어마한 부의 뒤편에 가려진 아이

들의 현실이지요. 앞으로의 계획이요? 아마 치매가 오기 전까

지 글을 쓰고 있지 않을까요?(웃음)

글 고우현(홍보팀) | 사진 김흥구

《열한 살의 가방》도 그렇고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보면, 동화

이지만 단순한 권선징악의 틀을 벗어나 있습니다. 각각의 사

연을 품은 인물들이 설득력 있게 행동하는 모습이 우리가 사

는 현실과 굉장히 닮았어요.

동화는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라기보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하

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수

식도 필요하지 않지요. 제대로 된 동화라면 100년이 지나도 전

혀 지겹지 않고, 아이뿐 아니라 누가 읽어도 지루하지 않을 거

예요. 동화는 어렵지 않은 언어를 써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

록 했을 뿐이지 결국은 사람 이야기거든요. 《열한 살의 가방》도

겉으로는 믿음이의 이야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완벽하

지 않은 어른들의 이야기이기도 해요. 아이가 실수를 통해 배

우고 자라듯이 어른도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으면서 성장하니

까요.

말씀하신 대로 《열한 살의 가방》에서 믿음이와 잘 지내보려

고 애쓰던 ‘디자인 아줌마’뿐 아니라 《나쁜 어린이표》에 나오

는 선생님도 그렇고, 작가님의 작품에서는 아이뿐 아니라 어

른이 성장하는 모습도 함께 보입니다. 성숙한 어른이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나이가 많다고 어른이 아니라 어른다워야 진짜 어른이라고 생

각해요. 어른이 아이와 다른 점은 경험이 많다는 것이고, 어

떤 상황에서 떠올릴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다는 것이에요. 이

는 곧 다른 사람의 처지나 행동을 쉽사리 단언하지 않고 이해

하고 공감하려는 자세이기도 하지요. ‘이런 아이는 나쁜 아이’

라고 단정하기 이전에 그 이면의 이야기를 짚어볼 줄 알고, 자

신이 했던 실수와 어려움을 떠올려보며 그 아이를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어른인 거죠.

《열한 살의 가방》 서문에 아이에게 ‘너는 꽃이야'라고 손을 내

밀어주는 어른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쓰셨던데요. 아이를 꽃

으로 비유하신 까닭은 무엇인가요?

꽃은 아름다움의 총칭이면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도

품고 있어요. 아이도 마찬가지예요. 그 자체로 소중하면서 건

강하게 잘 자라야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온전히 펼칠 수 있는

존재이지요.

도서명 열한 살의 가방

출판사 조선북스

글 황선미

그림 김중석

가격 11,000원

이제 막 11살이 된 믿음이는 위탁가정에서 '디자인 아줌마'와 함께 산다. 바쁜 와중에도 꼭 먼저 들어와 자신을 맞아주는 디자인 아줌마가 믿음이는 내심 고맙다. 하지만 믿음이는 늘 불안하다. 도우미 아줌마가 믿음이의 오래된 담요와 곰 인형을 내다버릴 틈을 호시탐탐 노리고 디자인 아줌마의 눈에 띄지 않게 믿음이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학교에 가나 집에 오나 믿음이의 머릿속에는 친엄마의 유일한 흔적인 낡은 담요와 곰 인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게다가 위탁아동 행사에서 마주쳐버린 같은 반 소망이와는 서로 모른 척하고 있지만 계속 신경이 쓰인다. 그러던 어느 날 디자인 아줌마가 도쿄로 출장을 떠나면서 믿음이는 도우미 아줌마와 2박3일을 보내야 하는데…

아이의 시선에서 그려지는 치밀한 심리묘사와 살아 숨쉬는 듯한 인물, 열한 살을 지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통과했을 기억과 잇닿은 성장통으로 채워진 동화.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와 함께 위탁아동의 성장을 그린 동화 《열한 살의 가방》을 펴낸 작가 황선미.

Page 12: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22 2012 Winter

나누는 사람들 |

23Save the Children

포스트비쥬얼의 광고인들.

지난 가을 서울 홍대앞 ‘더 갤러리’에서는 세

이브더칠드런의 ‘아프리카 염소 보내기 희

망릴레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빨간염소 히

어로 100色 전’이 열렸습니다. 알록달록 예

쁜 옷을 입은 염소 그림과 피규어가 전시됐

고, 판매 수익금은 니제르에 염소를 보내는

일에 쓰였습니다.

기발한 염소 그림과 피규어로 전시회를

후끈 달구는 데 큰 역할을 한 이들은 포스트

비쥬얼의 젊은 광고인입니다. 포스트비쥬

얼은 나이키, 인텔, LG전자 등의 광고를 제

작하고 칸국제광고제와 뉴욕광고제에서 수

상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은 디지털 광고회

사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페이스북에 오

픈한 이색 기부 페이지 ‘빨간염소 히어로 소

셜 빌리지’도 이들의 작품이랍니다.

빨간염소 전시회에 재능기부로 출품할

작품을 만들면서 포스트비쥬얼은 선의의 경

쟁으로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광고계에서

검증된 실력파들이지만 막상 염소를 그리

려니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제가 그린 그림을 누군가 사서 벽에 걸어

놓는 모습을 상상했어요. 세이브더칠드런

이 빨간염소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

를 전달해야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그림과 함

께 메시지를 작성하는 데 더욱 공을 들였어

요.”(이승현·소셜 커뮤니케이터)

“염소 전시회를 할 무렵이 하필 일이 몰려

바쁜 시기였어요. 휴일에도 밤늦게까지 일

을 하고 귀가하던 중에 염소 그림을 그리기

로 한 약속이 갑자기 생각났어요. 그래서 물

감을 사러 돌아다녔는데 가게가 전부 문을

닫은 거예요. 할 수 없이 검정 수성펜 하나

를 구입해서 캔버스에 단색으로 아이를 그

려 넣기 시작했어요.”(류원기·컨셉터)

물감을 구하지 못한 ‘덕택’에 류원기 씨의

캔버스에는 아이들로 가득 찬 아프리카 마

을이 흑백 톤으로 실감나게 묘사되어 전시

회장을 빛냈답니다.

그런가 하면 자리를 함께한 직원들이 ‘포

스트비쥬얼의 염소홍보대사’로 소개한 디자

이너 서미나 씨는 “처음부터 작정하고 튀어

보려고” 고심했다고 합니다.

“캔버스를 받자마자 용산전자상가로 갔지

요. 다들 그림을 그릴 거라고 예상했거든요.

대신 저는 LED 전구를 이용해 ‘아프리카 아

이들의 미래가 빛나라’는 뜻으로 염소에 전

구를 달았어요.”

그는 페이스북의 ‘빨간염소 소셜 빌리지’

함께 풍요로워지는 길

길게 보면 우리의 작은 노력이 모여 세상이 변화한다고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너무 멀다 싶을 땐 옆을 바라보세요. 당장 세상이 달라지진 않아도 남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노력은 스스로를 기쁘게 하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해주고, 다른 사람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 하기도 합니다. 그런 작은 기쁨과 각성은 세상의 변화에 못지않게 소중하지요. 나눔을 통해 그런 경험을 한 사람들을 만나보았습니다.

를 직접 디자인하기도 했는데 반짝거리는

그의 염소를 보며 과연 남다른 감각에 고개

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젊고 통통 튀는 신세대 광고인들에게 나

눔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빨간염소 소셜

빌리지’ 카피 문구를 완성한 소셜라이터 임

지영 씨는 “염소 전시회를 위해서 제가 가진

재능으로 그림을 그리고 누군가에게 눈에

보이는 실질적인 결과물로 도움을 줄 수 있

어서 무엇보다 맘에 들었어요.”라고 말했습

니다.

전예솔 대리도 “나눔은 서로가 동등한 위

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학시절에 공부방 자원봉사활동을 했는데

단 한 번도 ‘봉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누군가 나로 인해 행복해지면 나도 좋으니

까 하는 것이거든요.”

함께 사는 세상의 온기로 추위를 녹이는 사람들P e o p l e

“빨간염소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를 제대로 그려야 의미가 있을 것 같았어요”

포스트비쥬얼 광고인들

세이브더칠드런이 페이스북에 선보인 이색 기부 페이지 ‘빨간염소 히어로 소셜 빌리지’.

누군가 나로 인해 웃는다면, 그것이 나의 기쁨

Page 13: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24 2012 Winter

나누는 사람들 |

25Save the Children

에 대해 다시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시각장애인 승객들

을 안내할 때에도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는

법을 알게 되었고,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입장

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선적으로 생

각해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역장님은 “사람

들이 보통 자신이 남을

위해 나눈다는 사실에만

만족하기 마련인데 그

보다도 상대방을 배려하

며 나누는 일이 중요하다”

는 깨달음을 전

해주었습니다.

서울 보성여고에는 2년째 신생아를 살리기

위한 모자를 뜨는 기부동아리인 ‘세이브더

칠드런 보성’이 있습니다. 1학년에서 3학년

까지 38명의 학생이 지구촌 5세 미만의 아

이들을 살리기 위한 세이브더칠드런의 캠페

인을 알리고 후원하는 ‘기빙클럽’이지요.

이 모임은 처음에 가정 과목을 맡은 이현

숙 교사의 제안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모자뜨기가 제가 맡은 과목과 연관이 있

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함께 사

는 세상이 좋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어

요. 학생들이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나중에

자라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사람으로 성

장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동아리를 제안했

지요.”

선생님이 물꼬를 트자 학생들이 다양한

계기로 참여했습니다. 3학년 유희은 양은

“기빙클럽 활동이 진로탐색과 나눔실천을 동

시에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 같아서” 참여

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3월 입학하자마자

활동을 시작한 1학년 이정은 양은 “고등학

교에 와서 어떤 동아리에 가입할지 고민했

는데, 모자를 떠서 한 생명을 살리는 것이 보

람된 일이라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되었다

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꾸준히 뜨개질을 연습한 끝에 학생들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8월 두 차례 교내에서

특별활동 발표회도 열었습니다. 미리 완성

한 아기 모자를 전시하고 세이브더칠드런의

캠페인을 소개하는 동영상도 상영했습니다.

또 미니 털모자 액세서리를 만들고 직접 쿠

키를 만들어 판매하면서 기금을 모금했는데

반응이 좋아 몇 시간 만에 동이 났다고 하네

요. 발표회를 위해 쿠키를 직접 구운 3학년

이예지 양은 이번 일이 자신에게 ‘큰 발견’이

었다고 말합니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고 쿠키 굽는 일은

제가 잘하는 일이에요. 이번에 동아리 발표

회의 쿠키 판매를 통해 이 일로 내가 가진 것

을 나누고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겠단 생

각이 들었어요. 자신감도 생겨 그 이후 주말

마다 복지시설에 가서 음식을 같이 하고 나

누는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어요. 대학생

이 되면 직접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을 해볼

계획이에요.”

학생들은 지난해와 올해 동아리 발표회

를 통해 각각 33만원, 65만원을 모아 세이브

더칠드런에 전해주었습니다.

“경쟁하고 성적만 중요시되는 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아이들도 기빙클럽

활동을 통해 리더십과 재능을 발휘하는 모

습을 보니 정말 뿌듯해요. 학생들이 모자 키

트 속에 이웃을 돕는 후원금이 들어 있고, 모

자를 뜨는 작은 일을 통해서도 나눔을 실천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이현숙 선생님의 작은 바람입니다.

글·사진 김지연(홍보팀)

“학생들에게 함께 사는 세상이 좋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세이브더칠드런 보성 보성여고 기부동아리

나눔을 통해 재능을 찾고 발휘하기

하루 평균 8만 명의 승객과 1만 5,000여 명

의 외국인 관광객이 드나드는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관광명소가 된 이곳에서 세

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10월부터 1년 넘게

계속 거리홍보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로고만 보고도 반가워하며

모자뜨기 키트를 구입하는 방법이나 캠페

인 참여방법을 물어보는 외국 관광객들도

종종 있습니다.

지난 2년간 명동역에서 근무해 온 김복

현 역장은 지하철 승강장과 개찰구 사이에

마련된 세이브더칠드런 캠페인 부스를 지

날 때마다 반가운 얼굴로 직원들을 격려하

고 안부인사를 건네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워낙 장소 사용을 신청하는 단체가 많아

저로서는 구분도 잘 되지 않을 때가 많아요.

좁고 붐비는 역 안에 잘 어울리는 캠페인은

뭘까 생각하다가 세이브더칠드런에 허가를

내주기로 했지요. 세이브더칠드런이 우리

“상대방을 배려하며 나누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명동역을 이용하는 고객이기도 하고요.”

김복현 역장은 1985년 서울 시청역을 시

작으로 30년간 지하철공사에서 근무해 왔

습니다. 3년마다 역을 순환하며 여러 역에

서 일했지만 명동역만큼 고객 민원이 다양

하고 문의가 많은 곳도 드물다고 합니다.

하지만 역장님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과를 쪼개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입니다.

역무원들의 1년 봉사의무 시간인 32시간

을 초과해 올해에는 70시간 넘게 봉사활동

을 한데다 지하철 노숙자를 위한 쉼터의 배

식 담당, 장애인단체 활동 지원 등에도 앞장

서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부천의 한 휠체어

장애인 탁구대회에서 다른 역무원들과 함

께 봉사하면서 나눔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

라졌다고 합니다.

“처음엔 방법을 몰라서 하루 종일 뛰어다

니면서 열심히 공을 줍고 그분들 손에 공을

직접 놓아 드리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

다. 하지만 그분들이 과도한 친절에 오히려

불편해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눔의 ‘방법’

김복현 명동역장

내가 아니라 상대방을 중심에 둔 배려가 필요

동아리활동 시간에 선생님의 지도로 모자를 뜨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 보성’ 학생들.

(위) 김복현 역장은 하루 두 번씩 역내를 점검할 때마다 캠페인 부스의 직원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아래) 모자뜨기 키트와 함께 포즈를 취한 김복현 역장.

Page 14: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26 2012 Winter

내 생각은 이래요 |

27Save the Children

4

“나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왕따입니다.”

정재훈(10·장지초등학교) 군은 차별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초코송이 머리다’, ‘못생겼다’고 놀림 받을 때면 마음이

아파 울고 싶었답니다. 책상에 엎드려 ‘나를 왜 따돌리나’ 생각했다고요.

그러나 아동권리 교육이 있던 날, 혼자 그네를 타던 재훈이에게 친구들

이 다가섭니다. “미안했어. 우리랑 같이 놀자.” 흔쾌히 사과를 받아들인

재훈이는 다시 따돌림 당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권리교

육을 받고 느낀 점이 많았나 봐요.”

아동권리 교육을 통해 만나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차별하면 안 된

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신 또한 누군가를 놀리고

소외시키면서 상대방의 권리를 해친 적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했

습니다. 찾아가는 아동권리 놀이학교에 참여한 아이들은 조별 놀이와

퀴즈, 발표를 통해 친구들과 차별에 대한 경험과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또 자신이 가진 권리 뒤에는 다른 사람의 권리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

다는 사실도 배웠습니다. 놀이학교 수업을 통해 차별에 대한 자신의 생

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아이들은 말합니다. 나는, 아니 우리는 외

모가 어떻든, 어느 나라 사람이든, 무엇을 잘하고 못하든 차별 받지 않

을 권리가 있는 소중한 존재라고요. 글·사진 고우현(홍보팀)

40분씩 5번, 200분. 서울시와 세이브더칠드런이 ‘찾아가는 아동권리 놀이학교’를 통해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입니다. 변화를 만들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놀이학교에 참여한 아이들에게 차별에 대한 생각을 물었더니, 아이들이 완성한 글과 그림에는 솔직한 반성과 다짐,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는 배려가 진하게 배어 있었습니다.

차별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았어요

서로 다른 건 자연스러운데, 왜 차별하는 건가요? C h i l d r e n ' s V o i c e

유아 그림 부분 초등 그림 부분

시상내역 소속 나이 이름 시상내역 소속 나이 이름

대상 (서울시장상)

수서민들레어린이집 7 정지원대상 (서울시장상)

서울후암초등학교 10 김수빈

최우수 샛별어린이집 7 노주아 최우수 서울장지초등학교 10 정재훈

최우수 수서민들레어린이집 7 손연하 최우수 서울독산초등학교 10 조보라

우수 수서민들레어린이집 7 천세아 우수 알로이시오초등학교 10 고은애

우수 한별어린이집 7 박예주 우수 서울후암초등학교 10 윤지훈

우수 샛별어린이집 7 표주원 우수 서울아현초등학교 10 이영서

1 유아 그림 부분 대상 정지원. 2 유아 그림 부분 최우수상 노주아. 3 유아 그림 부분 최우수상 손연하. 4 초등 그림 부분 대상 김수빈. 5 초등 그림 부분 최우수상 조보라. 6 초등 그림 부분 우수상 윤지훈.

1

2

5

6

3

초등 글짓기 수상작 발췌문우수 | 내가 축구를 하다 실수할 때면 축구부 언니들은 심한 말을 쏟아내곤 했다. 정말 상처받고 속상했다. 그런데 점점 나도 언니들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동생들에게 상처 주고 만만한 상대를 약 올리고. 언니들에게 서운해하기보다 내가 먼저 동생들에게 듣기 좋은 말, 보호해주는 말을 해주면 우리 학교 분위기가 좋아지지 않을까? 민에스더(알로이시오초등학교,12)

우수 | 저는 “너 진짜 뚱뚱하다”, “너랑 안 놀래”라는 말을 자주 들어요. 그럴 때면 제가 한없이 작아지는 것 같고 ‘나는 왜 이런 놀림을 받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섭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어요. 그러나 이제는 나의 권리를 찾기 위해 자신있게 내 생각, 내 의견을 표현하고 있어요. 자신의 권리를 찾는 것은 저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전 세계 모든 아이들이 차별 받지 않아야 해요. 오예진(후암초등학교,12)

우수 | 세계 여러 나라에는 자신의 권리를 보호 받지 못하고 견디기 어려운 환경에서 차별받고 있는 아동이 많은 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옳은 일은 옳다고 말하고, 틀린 일은 틀리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어 자신의 권리도 지키고, 차별 받고 있는 아동들의 권리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재균(장지초등학교,10)

초등 글짓기 수상작 발췌문대상 | 난 피부가 다른 친구들보다 까맣다. 그래서 깜둥이, 아프리카라는 놀림을 받을 때가 많다. 다른 친구들이 나를 그렇게 놀릴 때의 심정을 잘 알면서도 나는 내가 놀림 받은 것만 생각하고 피부색이 다른 사람을 보면 “다른 나라에는 오지 말아야지”라고 같이 놀리고는 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나 자신이 좀 부끄럽다. 최영은(알로이시오초등학교, 12)

최우수 | 나는 항상 손가락이 짧다는 이유로 피아노 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친구들에게 가르쳐 달라고 해도 “너는 손가락이 짧은데 칠 수 있겠어?”라고 비웃었다. 나는 엄마 수녀님을 쫓아다니면서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졸랐다. 드디어 피아노 학원 첫날, 선생님은 날 보며 “손가락이 짧긴 하지만 열심히 하면 다른 친구들보다 잘할 수 있을 거야”라며 격려해주셔서 힘이 났다. 지금은 내가 피아노를 치면 잘 친다며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생겼다. 이가현(알로이시오초등학교, 12)

소중한 존재라고요

찾아가는 아동권리 놀이학교에 참여한 서울아현초등학교 학생들이 조별놀이를 통해 아동권리를 익히고 있습니다.

Page 15: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28 2012 Winter

영화로 보는 아동권리 |

29Save the Children

소년이 엄마를 만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러니까 〈르 아브르〉는 19세기 말 이탈리아에서 남미까지 엄

마를 찾아 나섰던 마르코의 고단한 여정을 그린 〈엄마 찾아

삼만 리〉의 21세기 버전입니다. 마르코가 엄마를 만나기까지

여러 고마운 사람들을 만났듯, 이드리사도 마르셀과 그 이웃

들의 도움을 받아야 엄마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드리사 사건이 점점 심각한 사회 이슈가 되어버려 소년을

돕는 것 자체가 위험하기 짝이 없지만, 그 위험을 무릅쓰고

누군가는 먹을 것을 챙겨주고, 누군가는 마르셀이 이드리사의

내력을 찾아 먼 길을 헤집고 다니는 동안 이드리사와 병원에

누워 있는 아를레티를 보살피고, 누군가는 경찰을 따돌려주

고, 누군가는 이드리사를 영국으로 몰래 보낼 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자선연주회 무대에 섭니다. 그리고 심지어 모네 경감

조차 한 소년이 엄마를 만나는 길을 막으려는 경찰로서의 자

신과 싸워야 합니다. 그러니까 이드리사가 엄마를 만나기 위

해서 필요한 것은 사회 전체의 노력인 셈이죠.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은 이 노력으로 사회가 변화하는

것을 기다릴 수 없다면 아예 모두가 공모자가 되자고 말하는

듯합니다. 노인들만 가득한 유럽에 젊은 동양인, 아프리카 소

년을 받아들이도록 하고,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면

도저히 생각하지도 못했던 기적이 이루어진다면서요. 이 기적

이 이루어지는 순간 마른 나뭇가지에 얼마나 환하게 꽃이 피

게 될지를 보게 될 것이라는 듯이요.

일할 사람이 필요해 이주노동자를 불러들이는 나라가 있

고, 일자리를 찾아 다른 나라로 떠나는 사람들이 지구촌 곳

곳에 가득한 시대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과 생이별한 아이

가 부모와 함께 살려는 가장 기본적인 소망조차 이렇게 사회

전체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기적처럼 이루어

져야 가능합니다.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먹고 살 수 있는 세

상을 만든다는 것, 우리가 직접 이루어야 할 기적과도 같은 일

입니다. 글 이안(영화평론가)

프랑스 노르망디의 항구도시 르 아브르. 항구에 가득 쌓인 컨

테이너 사이를 순찰하던 경비원이 아기 울음소리를 듣고 한

컨테이너 앞에 멈춰 섭니다. 컨테이너 안에 물건 대신 사람이?

경찰과 기자들이 몰려와 지켜보는 가운데 컨테이너가 열리

고 아니나 다를까, 컨테이너 안에는 밀입국을 시도하는 사람

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숨어 있습니다. 그 안에 있던 소년이 경

찰들이 총을 겨누고 있는 밖으로 나섭니다. 잠시 멈칫하던 소

년이 냅다 컨테이너 사이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한 경찰이 방

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누군가 막아섭니다. “미쳤어? 아직 애

잖아!”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영화 〈르 아브르〉는 이렇게 시

작합니다. 달아난 소년은 아프리카 가봉에서 건너온 이드리

사, 그를 쏘려던 총을 막았지만 대신 이드리사를 찾아내야 하

는 임무를 지게 된 모네 경감. 그리고 이 수색작전이 쉽게 성

공하지 못하도록 이드리사와 모네 경감 사이에 구두닦이 할아

버지 마르셀이 끼어들어 영화가 전개됩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고 구두닦이 형편이 변변할 리 없으니,

마르셀 할아버지의 처지도 보잘것이 없습니다. 남의 가게 앞

에 자리 잡았다가 걸핏하면 쫓겨나고 비라도 내리면 공치기 일

쑤입니다. 그래도 늘 천사처럼 자신을 지켜주는 아내 아를레

티, 밀린 외상값에 툴툴거리면서도 속 깊게 챙겨주는 이웃들

이 있기에 마르셀은 행복합니다.

마르셀이 경찰의 추적을 피하는 이드리사를 만나 작은 도

움을 베풀고, 이드리사가 신세를 갚으러 마르셀을 찾아오고,

그 모습을 훔쳐본 이웃의 누군가가 경찰에 신고를 하고, 그래

서 모네 경감이 따라 붙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조마조마한 판

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마르셀의 아내 아를레티가 병

으로 쓰러집니다. 의사가 회복할 가망이 없다고 하자 아를레

티는 남편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합니다. 자기가 없으면 마르셀

이 삶의 희망을 잃을 정도로 서로에 대한 사랑이 깊은 까닭입

니다.

아를레티가 홀로 투병하는 것은 꿈에도 모른 채 마르셀은

이드리사를 돕느라 바쁩니다. 이드리사는 아프리카 가봉에서

아버지와 살다가 아버지가 죽자 런던에 돈 벌러 떠난 엄마를

찾아 나선 길이었고, 함께 왔던 할아버지는 항구에서 잡혀 수

용소에 갇혀 있습니다. 가봉으로 돌아가면 고아 신세, 런던으

로 가려 해도 불법체류자 신세인 이드리사를 합법적 방법으

로는 도저히 도울 길이 없습니다.

1 엄마를 찾아 국경을 넘은 이드리사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함께 사는 기본적인 소망조차 이루기 힘든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 <르 아브르>.

2 바다 건너편에 있을 엄마를 그리워하는 이드리사.

3 국경을 넘기 위해 컨테이너 안에 몸을 숨기고 있는 이드리사의 모습.

일자리를 찾아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지구촌에 가득합니다. 그러나 돈 되는 사람이 아니면 국경은 쉽게 열리지 않고, 아이에게서 가족을 떼어놓기도 하는 현실을 다룬 영화 〈르 아브르〉.

아이가 가족과 함께 사는 것도 기적이 되어버린 시대

L e H a v r e

다시 쓰는 ‘엄마 찾아 삼만 리’

1 23

Page 16: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30 2012 Winter

세이브더칠드런 뉴스 |

31Save the Children

Save the ChildrenNEWS보건의료아동권리옹호

폐렴의 날, 시민들과 함께 외친 ‘Hi5’

11월 12일 ‘폐렴의 날’을 앞둔 주말, 아동권리 실현을 위한 대학생 자원활동가 모임인 ‘영 세이버’가 시민들에게 폐렴의 위험성을 알리

고, 쉽게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원인으로 사

망하는 전 세계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

하기 위한 플래시몹을 서울 명동, 인사동, 홍

대앞 등에서 진행했습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아동친화기업선정 업무협약

10월 19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아동친화

기업 선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이 협약은 ‘아동권리와 경영원칙’의 국내 실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연구

와 조사는 한겨레경제연구소가 맡아 진행합

니다. 결과는 2013년 5월 발표될 예정입니다.

대선 캠페인 ‘아동을 위한 한 표’

11월 19일부터 ‘아동을 위한 한 표’ 홈페이지

를 개설하고 12월 19일 대통령선거에서 유권

자들이 아동을 생각하며 투표해달라고 요청

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이 캠페인을 통해 대선주자들에게 아동이 안전한 환경에

서 마음껏 뛰어놀고, 차별받지 말아야 하며, 사는 지역에 따라 혜택에 차이가 나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요구를 전달했습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나홀로아동 없는 세상 만들기’

11월 24일 전북지부의 협조 아래 ‘영 세이버’

가 전주 한옥마을에서 ‘나홀로아동 없는 세상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한옥마을을 찾은 시민들에게 아동방임의 위험성을 알리

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와 지역사회의 행

동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1

타지키스탄 고려인 학교 완공

2011년 11월 건축 지원을 시작한 타지키스탄 고

려인 학교가 지난해 10월 완공되었습니다. 쿠르

간투브 지역 쿠릉곤테파시에 설립된 이 학교는 소수민족 학생 약 300명이 이용할 예정입니다. 3

라오스 남투암 보건소 개소

11월 22일 라오스 남박 지역 남투암 마을의 보건

소를 개소했습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태

양산업의 지원으로 문을 연 이 보건소는 총 16개 마을 주민 1만 9,353명에게 기초 모자보건 서비

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4

필리핀 홍수 및 태풍피해 긴급구호 지원

8월 3개의 태풍과 연이은 집중호우로 420만 명이 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긴급구호자금으로 약

2,700만원을 지원하였으며 조기복구를 위해 한

국국제협력단의 인도적 지원금을 포함한 약 2억

3,000만원을 추가로 지원했습니다.

북한 볼라벤 피해 긴급구호 지원

8월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48명이 사망하고 2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북한에 가재도구와 복구 키트, 위생 키트 등을 신속히 지원했습니다. 또한 긴급구호 초기대응 비용으로 약 4,600만원

을 추가지원했습니다.

빈곤아동 성장발달을 위한 통합지원사업 ‘Change The Future’

경기와 대구, 대전, 전북, 부산의 지역아동센터

35곳에 영양간식과 영양제, 체육활동, 아동권리

교육, 인성·정서 교육, 체험학습, 독서활동 등을 지원했습니다. 9월 27일에는 이 사업의 성과와 나홀로아동 보호제도에 대한 포럼을 개최하고

11월 2일에는 한국사회복지학회 추계학술대회

에서 관련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2

지원 시기 아동수(명) 지원금액(원)

9월 825 70,467,000

10월 825 70,573,000

11월 812 69,711,500

합계 2,462 210,751,500

2 4

3

1 5

6

알리안츠생명

Change The Future 후원

알리안츠생명은 전북지역 6개 지역아동센터

162명의 아동에게 영양 건강급식 지원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Change The Future 사업에

2,900만원을 후원했습니다.

신한생명

Change The Future 후원

신한생명은 2013년 대전, 부산 지역의 Change

The Future 사업을 위해 5,300만원을 후원했습

니다. 이 후원금은 해당 지역 12개 지역아동센터

의 취사시설을 개보수하고 아동친화적인 환경

을 조성하는 데 쓰입니다.

이니스프리

Change the Future 후원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이니스프리는 12월 5일 그

린크리스마스 캠페인을 시작하여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에게 목욕용품을 전달하고 Change the

Future 사업에 3,600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해리슨앤컴퍼니 한생명 살리기 기금 전달식

2012년 한 해 동안 워너브러더스 DVD와 블루레

이 제품이 판매될 때마다 100원씩 적립해온 해리

슨앤컴퍼니에서 12월 1,500만원을 기금으로 전

달해주었습니다.

SGI 네팔 교육사업 후원 및 사업장 방문

SGI는 네팔 서부 룸비니 구역 카필바스투 지역의

5개 유치원을 지원한 데 이어 2013년에도 7,000만 원을 후원하여 다왈라기리 구역 바그룽 지역

의 유치원 5개를 신축하고 교육 기자재와 놀이터 등을 지원합니다. 강병돈 SGI 부이사장이 11월

20~23일 유치원 개소식에 참여했습니다.

㈜태양세안 사업장 방문

태양세안은 라오스 기초보건지원사업의 일환으

로 루앙프라방 지역 모자보건센터 건축사업을 지원해 왔으며 2013년까지 보건의료인력 양성과 보건의료체계 구축, 환경개선 등을 지원할 예정

입니다.

국제개발협력사업

후원기업 및 단체

아동보호

니제르 염소지원 사업 착수

2010~11년 니제르 진더 지방 마가리아 지역에

서 시행한 염소배분 사업의 성과를 모니터링하

고 최빈곤 732가구에 염소를 추가로 배분하고 있습니다. 5

‘아프리카 희망학교’

라이베리아와 코트디부아르 학교 개보수 시작

9월 ‘아프리카 분쟁 재난 영향지역 여아교육 사

업: 라이베리아, 코트디부아르 희망학교’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해당 지역의 학교

를 개보수하고 남녀가 분리된 화장실을 설치하

는 등 아동의 의견을 반영한 안전한 학교를 건립

할 예정입니다.

에티오피아 모자보건 2차 연도 사업 시작

9월 에티오피아 SNNPR주에서 국제빈곤퇴치기

여금으로 진행하는 모자보건 2차 연도 사업을 시

작했습니다. 마을을 다니며 기초보건 서비스와 응급처치를 제공할 보건인력 34명을 양성했으

며 구급차를 비롯한 의료 기자재 등도 제공할 예

정입니다.

국내아동 결연후원금 지원

만18세 미만의 저소득 빈곤가정 아동이 건강하

게 성장할 수 있도록 생활비, 교육비, 장학금 등

의 결연후원금을 지원했습니다.

의료비지원사업

국내 저소득 가정 아동과 건강보험을 이용할 수 없는 미등록 이주아동에게 검사와 외래, 입원 및 수술 치료에 필요한 의료비를 지원했

습니다.

우즈베키스탄 현지수술 실시

7월 중국 하얼빈아동병원에서 한국 의료진

과 현지 의료진이 아동 2명에게 무료수술

을 실시했습니다. 이 사업은 선천성 심장병 아동의 건강증진과 현지 의료진의 소아심

장 의료기술 향상을 목표로 지난 3년간 진

행해 왔으며, 사업이 마무리된 현재에는 현

지 의료진이 자력으로 수술이 가능한 상태

입니다. 6

구미 불산노출 피해지역 학습지원 프로그램

10월 구미 불산노출 피해지역을 방문, 현장

조사를 실시했으며 적절한 학습과 놀이공

간이 부족한 이 지역 아동을 위해 학습 및 여

가지원 프로그램을 네 차례 실시했습니다.

지원 시기 아동수(명) 지원금액(원)

9월 65 100,257,070

10월 72 144,954,480

11월 81 154,781,120

합계 218 399,992,670

Page 17: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32 2012 Winter

세이브더칠드런 뉴스 |

33Save the Children

Save the ChildrenNEWS

3 4

5

지부 및 사업장 소식교육

7

경기지부

10월 20일 부천지역에 신규 하나키즈오브아시

아 토요베트남학교를 개소했습니다. 서울과 인

천, 안산에 이어 문을 연 부천 토요베트남학교에

서는 다문화가정 아동이 엄마나라 말과 문화를 배우게 됩니다.

대구지부

11월 30일 대구지부 교육장에서 ‘Change The

Future’ 3차 연도 우수사례관리 발표회를 열었

습니다. 이번 발표회를 통해 지역사회에 지역아

동센터의 우수한 사례관리 활동을 널리 알릴 수 있었습니다.

대전지부

11월 16일 협력 기관과 사회복지 관계자 100여 명

이 참여한 가운데 ‘Change The Future’ 사업 결

과보고회 및 사업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3

부산지부

11월 6일 차일드클럽 BCRC 봉사단 아동 38명이 부산진구노인의료센터를 방문하여 공연과 손수 만든 음식을 선보이고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전북지부

10월 12~14일 전주한옥마을 향교에서 염소브

로치 만들기 체험, 미니모자 뜨기, 담요잇기 등의 활동을 펼쳤습니다. 4

수서종합사회복지관

9월 5일 광진청소년수련관에서 지역중심 아동

보호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성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인천아동복지종합센터

아동권리주간을 기념하여 인천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포스터와 표어, 만화 공모전을 실시하

고, 수상작을 인천어린이과학관과 인천동부초

등학교에 전시했습니다. 5

백양종합사회복지관

11월 지역 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로특강 ‘꿈 빚

기: 알쏭달쏭한 내 꿈에 형태 만들기’를 세 차례 실시했습니다.

망원청소년독서실

10월 6일 틴 세이버 기자단은 한강시민공원에서 아동 성폭력범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옹호활동을 펼쳤습니다. 또한 제5회 청소년 알 페스티벌에서 ‘지구마을 친구들의 잃어버린 권리 찾기’ 체험활

동을 펼쳤습니다.

염리청소년독서실 청소년동아리 작은울림합창단이 9월 15일 ‘마포

FM 마을합창대회’와 10월 6일 ‘제5회 청소년 알

페스티벌’에 참가했습니다.

홍은청소년공부방

11월 29일 공부방 이용 아동 10명이 경제와 화폐, 금융, 보험의 기초원리를 이해하고, 자신의 미래 경제를 설계해보는 금융보험 교육에 참여했습

니다.

새움지역아동센터

10월 27일 전주시 지역아동센터연합회의 ‘한마

음 독서대회’에 참석하여 박서현 양을 비롯한 여

러 아동이 대상과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대구입석지역아동센터

아동의 의견을 모아 진행하는 ‘입석특강’으로 영

양 햄버거와 라볶이 만들기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서울마포아동보호전문기관

11월 19일 아동학대예방의 날을 맞아 그룹홈 이

용 아동들이 기타연주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경기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

11월 16일 경기도북부청사에서 아동학대예방의 날을 기념하여 경기권역 타 7개 아동보호전문기

관과 함께 아동학대예방사업 성과 및 자녀양육

실태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안산시아동보호전문기관

11월 15일 안산고려대학교병원에서 세계아동학

대예방의 날을 맞아 ‘노란리본캠페인’을 실시했

습니다. 600여 명의 시민이 아동학대예방 서명에 동참하여 아동학대 신고전화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울산아동보호전문기관

아동학대예방주간을 맞아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아동권리 OX퀴즈, 아동권리가 존중되고 학대 없

는 세상을 위한 1분 스피치 등 거리 캠페인을 실

시했습니다.

백양민들레어린이집

11월 10일 ‘과학체험전 및 특별활동 개방수업’을 진행하여 자녀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를 증진할 수 있었습니다.

노을어린이집

11월 9일 만5세 아동들이 남이섬으로 졸업여행

을 다녀왔습니다.

인천광역시아동보호전문기관

11월 21~23일 아동학대예방주간을 맞이하여 아동학대예방을 상징하는 노란리본달기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11월 18일 홍보대사 이상봉 디자이너와 위탁가

정이 ‘가족사랑 티셔츠’를 함께 만들었습니다. 홈

플러스의 후원과 이상봉 씨의 재능기부로 진행

되었으며, 이상봉 씨가 기부한 한글 티셔츠는 경

매를 통해 가정위탁사업 지원에 쓰입니다.

안산신나는그룹홈

우정사업본부 쉼터지원사업의 하나로 제과제빵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아동들이 케이크와 쿠키

를 만드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한별어린이집

10월 13일 부모와 함께하는 미술활동체험에서 소조와 물감을 이용한 집 꾸미기, 자동차길 만들

기 등의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은화어린이집

11월 21일 학부모와 아동들이 텃밭에서 직접 키

운 배추를 수확하여 김장을 담갔습니다. 6

서대문구청직장어린이집

11월 8일 나래반 만5세 아동들이 직접 의견을 내

어 소풍 장소를 정하고 여의도공원으로 졸업기

념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7

양천신나는어린이집

10월 6일 ‘우리나라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학

부모참여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체육과 영어, 국

악, 담임교사와 함께 하는 탈 만들기 활동이 이루

어졌습니다.

부산가정위탁지원센터

11월 12~13일 일반위탁가정이 참여하는 한가

족캠프를 실시하여 가족간의 단합을 모색하고 위탁부모간 친목을 쌓았습니다.

2

2013년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사업 설명회

동화를 이용하여 다문화가정 아동에게 이중 언어를 가르치고 가족간 상호 소통 증진을 꾀하는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사업의 2013년 설명회를 11월 22일 개최했습니다. 1, 2

탈북아동의 두 번째 아동권리교육

북한이탈주민 자녀를 위한 방과후 기숙학교

인 삼흥학교에서 비차별을 주제로 한 두 번째 아동권리교육 “우리는 다양한 이웃, 함께 살

아요”를 진행했습니다.

아동권리 글짓기·그림그리기 대회 아동권리주간을 맞아 아동권리교육을 받은 서울시 거주 아동 523명이 참여한 가운데 “나는 차별 받지 않을 권리가 있어요”라는 주

제로 글짓기와 그림그리기 대회를 개최했습

니다. 대회 결과 3명에게 서울시장상, 15명에

게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상을 수여했습니다.

1

6

Page 18: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3호

34 2012 Winter

세계의 현장에서 |

아쌀라무 알라이쿰!안녕하세요 ‘고대 실크로드

의 중심지’에서 한국의 여러분께 인사를 전

합니다. 저는 세이브더칠드런 우즈베키스탄

사무소에서 일하는 롤라 압둘살리아모바입

니다. 재난경감Disaster Risk Reduction 프로젝트의

매니저를 맡고 있지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인 타슈켄트에 와보

셨던 분들이라면 지진 기념비를 보았겠지

요. 그 기념비가 상징하듯 우즈베키스탄은

지진대에 위치한 나라입니다. 산악지형과

강이 많아 급작스러운 산사태와 홍수도 잦

아요. 예전에는 그나마 재난 발생 시기를 어

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는데 요즘엔 기후변

화 등의 영향으로 재난재해를 예측하는 게

무척이나 어려워졌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여전히 대가족이 많고

대체로 한 집에 3~5명의 자녀가 있습니다.

취약계층이 이러한 대가족일 경우 예기치

못한 재난이 발생하면 스스로를 보호할 역

량을 갖추지 못한 채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

되지요.

제가 하는 재난경감 프로젝트는 바로 이

러한 이유에서 필요합니다. 취약계층을 재

난의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미리 대비하

고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이지요.

재난에 미리 대비한다는 개념은 우즈베

키스탄 사람들에게 다소 낯섭니다. 재난이

라고 하면 대부분 일본의 지진처럼 큰 규모

의 재난만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작은 규모의 재난, 특히 오지마을에

서 발생하는 작은 재난이 끼치는 위험은 결

코 작지 않습니다. 특히 가축이나 재산을 잃

는 것보다 치명적인 것은 작은 재난으로도

가장 취약한 아동의 삶이 위기에 처할 수 있

다는 거지요.

그래서 우리는 재난재해 발생 전후와 재

해가 발생하는 동안 어떻게 가정에서 아동

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지를 교육

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

내는 학교에서도 재난이 발생했을 때 안전

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대비를 철저히 하고

교사들을 훈련하려고 합니다.

사람이 지진, 홍수와 같은 재난을 막을 수

는 없습니다. 자연을 거스를 수는 없지요. 하

지만 어떻게 재난에 대처할지를 배울 수는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대체로 스스로의

삶을 관리하는 일에 무심합니다. 큰 이슈에

는 관심을 기울여도 개개인이 자기 삶에 일

어나는 일, 작은 규모의 위험 등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

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이 재난에

대비하는 역량을 키우고, 보다 더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의 경험을 주변에 전달하여 자

기 삶을 관리하려는 노력을 퍼뜨리려고 합

니다. 그렇게 자신과 가족의 삶을 돌보고 지

키려는 노력을 통해서만 아동의 안전한 삶

도 보장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하겠지만요.

글 롤라 압둘살리아모바(Lola Abdusalyamova,

세이브더칠드런 우즈베키스탄 사무소)

재난에 대비하여 스스로의 삶을 돌보도록 돕고 있어요O p i n i o n

안녕하세요! 롤라 압둘살리아모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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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Save the Children

2012 겨울호 Vol.123

아동권리 실현을 위해 일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의 계간 간행물입니다

기획특집 작은 목소리?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 목소리! 말하고 참여하기 시작한 아이들쌓아온 변화, 다가온 미래네팔 작은 마을에 울려 퍼진 ‘하이파이브!’“너는 꽃이야”하며 손 내미는 어른이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