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아웃 도전

1346025 이정원

<로그아웃 계약서>

기간: 이틀 48시간 (기상 한 순간부터 다음 날 취침할 때 까지)

주제: 스마트폰에서 로그아웃 하기(전화,문자기능만 활성화)

대상 선정 이유: 평소에 페이스북도 많이 안하고 TV도 많이 안보고 게임도 안하는 나에게

그나마 가장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것은 스마트폰에 있는 카카오톡과 인터넷이다. 하루

한시도 빼놓지 않고 카카오톡을 주고 받고, 시시때때로 인터넷에 들어가 기사나 인기검색어

를 볼 뿐만 아니라 수업 중에도 혹시 모르는 사항이 있으면 교수님께 직접 여쭤보기 전에

인터넷에서 검색부터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활이 너무나도 익숙해져버린 지금, 전화 기능

을 제외한 스마트폰사용을 일절 금지하면 하룻동안 이지만 내 생활에 많은 불편함과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이 주제를 선택했다.

상태 기록 주기: 첫째날에는 2시간마다 한번씩. 두번째날에는 4시간 마다 한번씩.

<상태기록> 3월27일(수)~3월28일(목)

6:00 기상(로그아웃 시작) -스마트폰 알람 기능을 이용할 수 없어 아날로그시계 알람

을 듣고 일어남.

8:00 학교 등교 -본능적으로 스마트폰 충전기를 챙김.

-지하철도착시간 정보를 알려주는 앱 사용 못해서 평소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섬.

-지하철에서 주로 facebook, 네이트판, 인터넷뉴스 를 즐겨

보았는데 이용을 못하니까 심심. 무료함을 달래기위해 독서

함.

-시간을 못보니까 불편했음.

10:00 채플 -시간표앱에 적어놓은 채플좌석이 기억이 안나서 교목실에

가서 체크를 하고 자리에 앉음

12:00 점심 -친구들과 맛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감. 평소에 길 찾을 때

주로 사용하는 네이버지도앱의 부재로 주변 사람들에게 물

어보면서 감.

2:00 과제중 -핸드폰에 있는 핫스팟으로 인터넷 와이파이를 켜야 하는데,

핸드폰을 이용하지 못해 과제도 제때 하지 못함.

-스마트폰 로그아웃 8시간 경과,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기

분이 듦. 문자도 전화도 한 통 없음. 평소에는 이 시간에 핸

드폰 배터리가 다 나갔는데 여전히 87%.

4:00 수업 -핸드폰을 아예 책가방속에 넣어두었더니 수업집중력이 높

아짐.

6:00 집 -교환학생 서류 작성- 관련 내용이 모두 홈페이지에 있어서

서류작성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음. 국제교류처 전화번호도

핸드폰 연락처에 있어서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었음

8:00 집 컴퓨터로 인터넷접

속

-약 14시간동안 네트워트를 끊었더니 엄청난 정보가 쏟아

짐. 평소에는 심심하면 자동적으로 인터넷앱에 들어가서 관

심이 없었던 정보까지 수용. 정보량이 많아지니까 내가 보

고 싶은 정보들을 취사선택하게 됨.

-웹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거나 비밀번호를 찾을 때 인증

과정이 있음. 평소에는 핸드폰으로 인증을 했지만 오늘은

이메일 인증을 처음으로 해봄.

10:00 유혹에 빠져들다 평소면 카카오톡이 가장 활발할 시간. 내가 중요한 정보를

못듣는게 아닐까하고 불안해짐. 몇번 유혹에 넘어갈 뻔 하

다가 참고, 심심함을 이기지 못해 일찍 취침. (평소에는

youtube와 카카오톡으로 새벽 1시나 되어야 취침함)

6:00 기상 전날과 동일

10:00 –계약 파기- -스마트폰 내 문서뷰어를 사용함.

-카카오톡으로 팀플회의가 진행되어 계약파기.

로그아웃 완료

‘가까이 있을 때보다 멀리 떨어져있을 때 그 사물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고 그 소중

함을 느끼게 된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의 의미를 이번 과제를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하룻동안 스마트폰으로부터 로그아웃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느낀 바

가 있었다.

첫 번째, 우리가 어플리케이션에 매우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어플리케이션이

우리의 일상생활을 편하게 해주는 것을 넘어서서 지배를 하고 있었다. 내가 주로 유용하게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은 지하철/버스 시간, 지도, 알람, 음악, 시간표, 인터넷, SNS, 그리고

이화여대 사이버캠퍼스 어플리케이션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앱들을 사용하기 이전에는 일상

생활에 큰 불편함은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사용하고 나서는 더 편리해진 생활에 익숙해져

서 그런지 사용을 금지하는 순간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조차 어려워졌다. 특히나 알람, 지도

앱 등은 없을 경우 정상적인 생활 패턴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또한 학교 어플리

케이션도 생겨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강의를 따라갈 수 없게 된다. 또한 나는 버스

나 지하철로 이동할 때나 심심할 때 핸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페이스북과 인터넷을 했는

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니 일상생활이 무료해졌다. 그리고 지도 앱이 생기면서 초면인 사람

들과의 간단한 커뮤니케이션 조차도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어플리

케이션을 사용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고 무료해질 만큼 스마트폰은 우리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두 번째는 카카오톡의 영향력이다. 내가 계약을 파기하게 된 것은 카카오톡으로 진

행되는 팀플회의 때문이었다. 팀플회의를 할 수 있는 방법은 offline으로 만나거나, online에

서는 nate on, msn messenger, google docs등 여러가지가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동성이 없다.

노트북이나 컴퓨터가 있어야 하며 제한된 장소에서 이루어진다. 이와 달리 카카오톡은 걸어

가면서도 언제 어디에서나 할 수 있는 이동성이 있어 팀원들끼리도 카카오톡을 통한 회의를

더 선호한다.

더하여, 카카오톡에 의해 핸드폰 내 문자메세지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의 알림메세지나 스팸메세지를 제외하고는 모

두 카카오톡으로 연락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번에 로그아웃을 하

며 특이한 경험을 했다. 평소에 카카오톡을 활성화했을 때는 1분마

다, 심지어는 1초마다 카카오톡이 왔는데, 카카오톡을 비활성화 해

놓은 중에는 문자메세지도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카카오톡도 거

의 오지 않았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평소에 카카오톡으로 하는

대부분의 대화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단지 무료함을 달래는 수다

거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말로도 떠들수 있

는 수다를 굳이 문자메세지로까지 보낼 필요성은 못 느꼈다고 한다. 이번 체험기간 중에 모

든 대화를 문자메세지로 주고 받았는데(오른쪽그림) 확실히 카카오톡을 사용할 때보다 많은

불편함이 있었다. 따라서, 문자메세지와 카카오톡의 차이점을 다음 표에서와 같이 정리해보

았다.

문자메세지 차이점 카카오톡

느림 메시지 전송속도 빠름

확인 불가능 읽음 확인 유무 확인 가능

문자길이 제한

(70자 이상부터 mms)

문자길이 문자길이제한 x

키보드로 이모티콘 만

들어서 사용. 충분한

표현 불리

표현정도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이용한 다양한 감정표

현 가능

2명(1:1) 대화인원 3명이상(1:多)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모바일 메신저 시장이 번창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유통되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문자메세지보다 모바일 메신저를 더 활발히 이용한다. 대표적

으로는 중국의 위챗(we chat)과 왓츠앱, 일본의 라인이 있다.

세 번째, 하루에 보급되는 정보량이 매우 많다는 것을 느꼈다. ‘정보의 홍수’라는 말

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평소에는 수시로 뉴스와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물정을 접하

는데 매번 들어갈 때마다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 되곤했다. 심심할 때마다 인터넷에 접속

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정보를 보고 난 후에는 그 주변 정보들을 어쩔 수 없이 접하게 된

다. 반면, 이번 체험 때 14시간만에 인터넷을 접속했을 때 페이지를 5번이상 넘겨야 할 정

도로 많은 양의 정보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하지만 오히려 다량의 정보가 한꺼번에 쏟아지

다보니 내가 원하고 보고싶은 정보만 취사선택해서 수용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정

보의 홍수 속에 수시로 빠져있는 것이 더 정보를 선택함에 있어서 수동적인 태도를 만드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스마트폰 관련 질병과 중독이 이슈가 되고 있고, 그에

대한 해결법으로는 대부분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유한다. 이에는 일부 동의하지만

스마트폰은 일절 사용 금지시키기에는 이미 우리사회가 너무 ‘스마트화’되었다. 다시 말해서,

이미 핸드폰을 매개수단으로 쓰고 엄청난 영향력을 받는 현 사회에서 스마트폰은 우리의 삶

을 영위하는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된 것이다. 시대의 흐름의 따라 이전시대를 장악

했던 시장이 퇴보하듯이, 이번 체험을 통해 스마트사회에서도 정보화시대의 상징이었던 몇

개의 시장들이 퇴보의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됐다. MP3산업이 그 중 하나이다. 다운받은 곡

들만 들을 수 있었던 MP3와는 달리, 요즘은 스마트폰에 melon, bugs 등 음악사이트 앱을 다

운받아 본인이 듣고 싶은 노래를 마음껏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때문인지 요즘에는 MP3를

따로 들고다니는 사람들을 거의 보지 못했다. 한 때 엄청난 수익을 올렸던 MP3시장도 이제

는 스마트폰의 위력에 밀려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 같다. 미래에 스마트폰이 더욱

발전되면 노트북 시장에도 타격이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노트북의 모든 기능이 스마트폰에

도 내장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이동성까지 있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노트북도 얼마 가지 않아

매출이 낮아질 것 같다.

이번 체험에서 좋았던 점과 좋지 않았던 점을 생각해보았다. 우선 좋은 점으로는 첫

번째, 현재 스마트폰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느껴볼 수 있었다. 항상 스마트폰을 가까

이 두고 있어서 그 영향력을 망각했었는데, 이번 체험을 통해 스마트폰에 지배되는 우리의

삶을 성찰해 볼 수 있었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고 미래에 어떻게 변화

할 지 예상해볼 수 있었다. 두 번째는 하룻동안이나마 삶에 여유를 느껴 보았다. 평소에는

넘쳐대는 카카오톡으로 인해 걸으면서도 답장을 하고 수업시간외에는 핸드폰을 손에 쥐고

놓지 않았다. 스마트폰과 떨어져있다보니 스마트폰할 시간에 책을 읽게 되었고, 걸어다니면

서 봄빛이 내리쬐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이것은 개인적인 느낌이었는데 한손은 스마

트폰의 차지여서 손이 항상 부족했는데 스마트폰을 아예 가방에 넣어놓으니까 손이 가벼워

진 느낌이 들었다. 또한 평소때보다 눈이 훨씬 덜 피로했고 나 자신이 정보의 수용에 있어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입장이 되었다.

반면, 좋지 않았던 점은 무엇보다도, 하룻동안이었지만 일상생활이 힘들었다는 점이다. 학교

수업자체가 사이버캠퍼스, 즉 인터넷으로 진행이 될 뿐만 아니라 wifi에 연결하는 무선인터

넷을 켜기 위해 휴대폰 hotspot을 켜야하는데, 핸드폰을 사용하지 못하니까 이 점이 불편했

다. 또한 알람을 사용할 수 없어 기상하는 것 조차도 힘이 들었다. 이처럼 불편한 점은 매

우 많았지만, 교육공학자로써 technology의 영향,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있는

방식에 대해 고찰 할 수 있었던 유익한 체험과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