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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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3평화로운 세상올바른 믿음의 교회 고난함께는 분단의 벽을 허물고 하나님의 형상인 인권을 회복하려는 신앙인의 바람을 담았습니다. 2013년 3 / 4월 소식지 ⓒ 신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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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4월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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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호

평화로운 세상•올바른 믿음의 교회

고난함께는 분단의 벽을 허물고하나님의 형상인 인권을 회복하려는

신앙인의 바람을 담았습니다.

2013년 3 / 4월 소식지

ⓒ 신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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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C O N T E N T S

3 사무실에서 ‘고난함께’, 살아있네! / 진광수

4 고난함께 들여다보기 평화스레캠프에다녀와서 / 조민섭, 한아름

평화목회세미나_평화로운세상을일구는교회 / 홍순오

12 시대의 고난 거침없는 화순씨 세상과 춤추다 / 이관택

14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 남자 한석 / 황인근

17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더이상 죽이지 마라 / 이동환

20 세상사는 이야기 내가 서있는 자리에서 / 정예은

22 정명성 詩場 유배지에서 물을 긷다 / 정명성

25 갈대 / 정명성

26 고난 우체통

28 알림터

30 사무실을떠나며 지난 1년 참 감사했습니다 / 홍순오

31 영수기

32 제4회 감리교평화학교

민들레처럼

-박노해-

가진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우리는보호막 하나 없어도 좋습니다밟히는 것 깨지는 것도 피하지 않습니다마땅히 피어나야 할 곳에 거침없이 피어나온몸으로 부딪치며 봄을 부르는현장의 민들레,그 치열함으로 살아야겠습니다자신에게 단 한번 주어진 시절자신이 아니면 꽃피울 수 없는 거칠은 그 자리에정직하게 피어나 성심성의껏 피어나기꺼이 밟히고 으깨지고 또 일어서며피를 말리고 살을 말려 봄을 진군하다가마침내 바람찬 허공중에 수천수백의 꽃씨로장렬하게 산화하는 아 민들레 민들레 .....그 민들레의 투혼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진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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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3•4월호 3

‘고난함께’, 살아있네!

사무실에서

4월입니다. 부활절 지난 산천에 봄기운이 찬란합니다. 사무실은 연말연시 분주한 상태로

여전히 ‘쭉’입니다. 특별히 작년에 이어 올해도 평화교회세우기 연구모임이 고난주간 묵상집

을 발간해 시대의 고난을 기도로 따라가는 좋은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인사 많

이 받았습니다,^^ 폭력과 차별이 여전한 세상에서 목회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제안한 평

화목회세미나도 참석자는 물론 언론 보도를 통해 많은 이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

제는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에서 벗어나야할 때입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이미 교회에 대한 신뢰 상실과 양적 성장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평화목회세미나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앞으로 평화목회세미나는 더욱 다양한 논

의와 구체적 대안을 통해 한국교회 거듭남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또한 이를 위해

평화교회세우기 연구모임을 평화교회연구소로 전환할 계획도 품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내

일을 고민하는 모든 이의 동참을 기대합니다.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예배공동체 ‘고함’을 시작합니다. 예배공간은 사무실이 자리 잡

은 기사연빌딩 지하 이제홀입니다. 무엇보다 ‘고함’은 고난공동체 식구들에게 영적 에너지를

공급하게 될 것입니다. ‘고난함께’가 지난 시기 활동에서 배운 가장 값진 교훈은 ‘어떤 저항운

동도 열정적이면서 잘 규율된 영적 핵심 없이 지속해나갈 수 없다’는 대니얼 배리건 신부의

고백입니다. 기도하고 예배하지 않고는 이 야만의 세계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갈 수 있

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패배하고 때로 주저앉아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힘이 그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고함’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모여 평화로운 세상 올바른 믿음의

교회를 일궈가기를 소원합니다.

새 정권이 들어섰지만 거리의 외침은 여전히 목이 멥니다. 아니 오히려 전보다 더 고통스

럽습니다. 도대체 소통할 줄 모르는 시대착오적 지도력을 지켜봐야 하는 건 곤혹스럽기만 합

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란 일방통행일 수 없습니다. 누구보다 그걸 더 잘 알고 있어야할 사람

이 몽니를 부리고 있으니 더욱 걱정스럽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두 가지 이유로 환호한다. 하나는 그것이 다양성을 허락하기 때문이

고, 다른 하나는 비판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그 두 가지면 충분하다. 세 가지도 필요 없다”

(E.M, 포스터)

진광수 목사|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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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함께 들여다보기

샬롬 안녕하세요. 생명나무교회를 섬기고 있는 23살 조민섭 청년입니다. 부족한 제 자

신이지만 이렇게 청년캠프에서 느꼈던 은혜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사실 ‘고난함께’ 와 인연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6년,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고난함께 청소년캠프를 다녀온 후 부터입니다.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러 고난함께 청소년

캠프에서 교사로 학생들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고난함께와 보냈던 저의 중·고등부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너무나 행복했었고 현재 교사로 섬기고 있는 지금 너무나 행복합니

다.

그리고 얼마 전 중학교시절 청소년캠프에서 만난 친구 성림이에게 소중한 인연인 고난

함께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청년캠프가 열리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소식

을 듣고 고난함께 홈페이지를 들어가 참가신청을 하고 캠프날을 기다리는 동안 하루하루

가 기다려졌고 기대감으로 충만해져 있었습니다. 비록 이번 청년캠프를 신청하고 저희 교

회 중고등부 겨울수련회와 날짜가 비슷하게 겹쳐서 고민하기도 했지만 감사하게도 하나님

께서 일정을 주관하여 주셔서 중고등부 겨울수련회를 다녀온 후 다음날 청년캠프를 갈수

있게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고난함께 청년캠프가 시작된 첫날 저는 집에서 목사님과 함께 청년캠프 장소인 용인 심

소재로 출발하였습니다. 캠프 장소에 도착한 후 주변 경치를 살펴보았는데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하나님께서 이곳을 축복하여 주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숙

소에 짐을 풀고 나니 서서히 캠프에 참석하는 청년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열린 예배에서 진광수 목사님은 “Broken Heart”, 깨진 심장에 대하여 설교 해주셨습니

조민섭 | 생명나무교회

평화스레

캠프에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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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3•4월호 5

다. 그러면서 비록 깨진 심장이지만 그 속에서도 예수님께서 항상 나와 함께 해주시며 내

옆에서 나를 지켜주신다는 사실과 깨지고 부서진 심장이지만 온전히 내 마음을 내려놓고

주님께서 세워주시는 열린 마음을 갖게 해주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설교를 듣고

닫혀있던 제 마음은 다시 열리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처음 만난 청년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인사하며 마음을 열게 되었습니다.

예배 뒤 함께 비폭력·평화를 강연하시는 강사님과 함께 몸을 부딪치며 즐거운 레크리

에이션 프로그램을 가졌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캠프처럼 똑같은 레크리에이션이라고 느꼈

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제 자신이 갖고 있었던 편견들을 조금씩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많은 청년들과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들을 나누면서

조금씩 캠프에 참석한 청년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첫날 일정을 마칠 때 쯤 마지막으로 조를 나누어 오늘 캠프에서 느낀 점과 서로에게 칭

찬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각자 주어진 장소로 들어가 모임을 진행하는데 너무나 행

복하고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불을 끄고 촛불 하나만 키고 분위기를 잡고 칭찬릴레이가 시

작되었습니다. 저도 상대방을 기분 좋게 칭찬하고 상대방 또한 저에게 기분 좋게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첫날 모든 프로그램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 때에 행복한 미소를 짓고

행복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날 아침시간에는 성서강해로 제가 모르고 있었던 성경에 대한 배경지식과 새로운

지식들을 알게 되었고 오후시간에는 우리나라 철거

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강사님을 통해 조금이라도 들

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고난함께 청년캠프를 통하여서 대한민국 청

년으로써 잊고 있었던 문제들과 또 그것들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던 거 같아 좋았습니다. 2013년 고

난함께 평화스레 청년캠프 모든 것이 은혜임을 고백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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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함께 들여다보기

지난해 5월, 친구 초대로 광주평화순례에 동참하게 되었다. 자유와 정의를 힘으로부터

지켜내었던 이야기를 들었고, 당시 쓰러져간 영혼을 위로하러 망월동묘역도 방문하였다.

그곳에서 자기 목숨까지 바치며 자유를 외친 이들의 가슴과 내 가슴 안에 무슨 차이가 있

는지 반성할 수 있었고, 한국 민주화의 밑거름으로 자식을 땅속에 묻은 부모들의 아픔에

나도 아팠다. 그때 처음으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과 관계를 맺게 되었다. 이후

나는 곧 대학을 졸업했고 단기선교와 유럽순회를 6개월 만에 마치고 돌아와 있을 즈음, 페

이스북에서 청년캠프 공지를 보았고 지난 추억의 두근거림을 가지고 참가하기로 마음먹었

다. 어떤 모임을 준비했을지 무척이나 궁금하였다.

“평화롭고 자연스럽게 살자”는 의미의 평화스레 캠프는 다양한 곳에서 모인 젊은이들의

찬양으로 예배의 문을 열었다. 장소는 ‘심소재’라는 화랑이었는데 사방으로 멋진 작품들이

우리를 둘러싸 아주 분위기 있었다. 진광수 목사님께서 ‘브로큰 하트’(broken heart)의 심

정으로 엠마오를 향해 가는 제자들이 예수님을 알아차렸을 때 비로소 환희와 기쁨의 심정

으로 변하였던 것처럼, 우리가 서로 알지 못하는 부대끼는 관계를 지나 이 캠프를 통해 마

음을 열고 기쁨을 담아내자는 말씀으로 우리의 마음을 풍성케 하셨다.

첫날은 우선 참가자와 스태프 모두 30여명이 둘러 앉아 비폭력평화운동가 두 분의 지도

를 받아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하였다. 동물에 빗대어 자기소개하기

와 논란되는 사회이슈에 대한 의견 나누기뿐만 아니라 닿을 듯 말 듯 한, 명확하면서도 조

심스럽게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는 여러 가지 공동체 프로그램 시간이었다. 나는 나와 다

른 관점과 생각을 가진 저들을 보면서 되래 나를 알게 되었고, 나를 앎을 통해 저들을 이해

한아름 | 협성대학교 일반대학원 재학

브로큰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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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3•4월호 7

하고 받아들이는 공간을 넓혀갈 수 있었다. 총 6시간의 다양한 워크숍 동안에 그저 웃음이

나고 기쁨이 넉넉했다. 웃음은 ‘우주의 숨’이고 기쁨은 ‘기를 뿜어내는 것’이라고 배운 적이

있다. 어느새 눈에 보이지 않는 부드럽고 강력하고 선한 숨과 기가 그 공간을 가득 메운 것

이다. 어떤 참가자가 “이것은 무슨 의도가 있는 건가?”할 정도로 의도는 드러나지 않은 듯

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우리는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공간 안에 있었는데, 이제껏 살아온 대

로 자극적이고 특별한 것들을 기대해왔던 태도로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면 약간 어색함을

느낄 법도 했다.

여느 캠프와 다름없이 피곤한 사람은 잠자리에 들었고 여전히 팔팔한 젊은이들은 옆방

방해하는 줄 모르고 둘러앉아 소리치며 게임에 심취했다. 다음날 아침, 난생 처음으로 캠프

에서 아메리칸 스타일의 아침식사를 했고 곧이어 정애성 목사님과 함께 성경연구를 통해

사회구조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성경해석을 소개받았다. 오후에는 앞마당으로 나가 다방

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도둑잡기 등 소싯적 놀이로 동심을 일깨웠다. 언제 마지막으

로 이토록 숨이 넘어갈 지경으로 뛰어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어

린 시절을 상기시키는 것만 같았다. 이어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이원호 사무총장님과 둘

러앉아 또 다른 사회구조적 악을 다루며 함께 고민할 수 있었다.

한편으론 허전하기도 했던 1박2일이었다. 이전까지 경험한 ‘교회 수련회’에서는 어쩐 일

인지, 늘 하나같이 목이 쉰 강사님들의 성령 받고 은사 받으라는 강력한 외침이 있었다. 소

리친다고 성령을 받는 것도 아니고 ‘받아라’ 하여 충

만해지는 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그런 걸 기대한

모양이다. 그런 점에서는 허전했지만, 부드럽고 안정

되고 따뜻하고 인격적인 방법으로 젊은이들과 교제

하는 가운데 성령의 임재를 느낄 수 있었고, 그 순간

만큼은 우리가 하나 된 그리스도의 몸임을 고백하리

만치 한 공동체로 존재하기에 빠진 것 하나 없는 완

전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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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평화가 담론이 된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비폭력대화, 갈등 전환 모델

등 평화와 관련한 워크숍 등이 최근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가 하면, 많은 사람이 마음

의 분노를 다루는 법에 대해 공부하고 참선 등을 통해 분노를 다스리는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역설적게도 평화라는 담론이 대두되는 오늘날 세상은 평화가 실종된 세상입

니다. 평화가 실종된 시대, 평화에 갈급한 세상 속에서 유독 침묵을 지키고 있는 교회

는 과연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화목제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교회는 왜 평화에 대해 침묵하고 있을까요? 이런

고민을 가지고 평화목회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올해로 처음 시작한 평화목회세미나는 ‘신자유주의 시대와 교회’(김민웅 교수 성공

회대), 설교와 평화감수성(김기석 목사, 청파교회), ‘새로운 성서읽기-비블리오 드라

홍순오 | 간사

평화로운 세상을 일구는 교회

고난함께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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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3•4월호 9

마’(손성현 교수, 감신대), ‘평화교회 세우기-지역과 소통하는 교회’(박정훈 목사, 고촌

교회 ), ‘교회력으로 만나는 평화’(송병구 목사, 색동교회)라는 다섯 가지 강의와 워크

숍으로 진행되었습니다. 30여명의 목회자와 신학생이 참여한 세미나 모든 순서는 하

나같이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첫 번째 강의, ‘신자유주의 시대와 교회’는 신자유주의라는 시대에 대한 이해를 통

해 우리가 딛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성공회대 김민웅 교수는 ‘동화

독법’이라는 방식으로 양치기 소년과 늑대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양치기 소년에게 속

은 마을 사람들이 피해를 보았다는 기존의 이해를 벗어던지고 양을 피해자로 보게 되

면, 경보장치(양치기 소년)가 고장 났음에도 그것을 방치한 마을 사람들(보호자)은 가

해자가 됩니다. 그리고 고장난 경보장치(양치기 소년)와 그것을 방치한 마을 사람들

(늑대를 쫓는 역할)에 의해 양들이 희생당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과연 오늘

날 양치기 소년과 양, 마을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만약에 신자유주의가 늑대이고, 교

회가 양치기 소년이나 마을 사람들의 역할이라면 교회는 누구를 지켜야 할까요? 교회

가 침묵함으로 인해 희생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러한 물음으로 시작된 강의를 통

해 김민웅 교수는 설교자란 시대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전할 수 있어야 하며, 교회가

사회문제에 대해 무관심해서는 안 됨을 강조했습니다.

두번째 강의는 설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설교자가 어떤 말을

준비해야 할지 첫 번째 강의가 사회적인 이야기로 접근했다면 두 번째 강의 '설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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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감수성'에서는 철저히 설교자의 기본자세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는 설교자는 상투적인 해석에 저항해야 하며, 성서를 우리 삶 속에서 재맥락화할

수 있어야할 뿐 아니라 언어적인 능력을 키워 온전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했습

니다. 수천 년 역사가 압축되어 주름 잡힌 성서라는 텍스트는 그것을 끈질기게 붙들고

씨름할 때에야 그 속에 담긴 숨겨진 이야기들을 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상투적인 해석으로부터 벗어나기, 성서의 재맥락화는 성서에 대한 치

열한 고민과 함께 시대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국에서 준비한 맛있는 도시락으로 저녁을 먹고, 세 번째 강의 ‘새로운 성서읽

기-비블리오 드라마’ 워크숍이 시작되었습니다. 강의를 맡은 손성현 교수는 워크숍

시작에 앞서 나뭇가지와 사과, 보자기 등 몇 가지 소품을 주섬주섬 늘어놓기 시작했습

니다. 시작부터 궁금증을 유발하는 워크숍이었습니다. 시간 제약으로 깊이 있게 다루

지는 못했지만 제가 느낀 비블리오 드라마는, 성서에 대해 누군가 해석해주는 것이 아

니라 참가자 각자가 삶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방식이었습니다. 보자기 속에 감추어

졌던 나무 밑둥과 나뭇가지, 사과 등이 서로 만나 하나의 나무 형상을 이룬 것처럼,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 데 모여 한편의 설교를 이루었습니다. 아무런 강요

나 주장 없이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서도 각자 마음에 한 가지씩 남기고 돌아

가는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화요일 오전에 진행된 네 번째 강의는 교회력과 평화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교회

력과 평화는 어떻게 관련지어질 수 있을까요? 색동교회 송병구 목사는 교회력이 교회

가 “하나님의 날들(년, 월, 주, 일)을 지킴으로써 하나님과 보조를 맞추게 된다”는 더글

라스 밀즈의 표현을 인용하며 교회력을 통해 평화목회를 디자인할 수 있음을 강조했

습니다. "기억은 우리를 내일로 인도해주고, 미래로 들어가게 한다"는 말처럼 교회력

은 '반복-순환-발전'의 과정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삶 속으로 우리를 초대한다는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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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3•4월호 11

움도 있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교회력의 흐름을 따라가니 교회의 전통이 정말 소중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심식사 후에 진행된 마지막 강의는 지역사회와 교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전 강의들이 큰 담론을 주로 다루었다면 마지막 강의는 실제적으로 교회가 지역사회

에서 어떻게 평화를 이루어갈까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고촌교회 박정훈 목사는 고촌

교회가 어떻게 지역사회와 만나왔는지, 김포 아이들에게 꿈을 가지게 해준 오케스트

라 이야기와 지역과 소통하는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전해주었습니다. 김포라는

작은 마을의 한 교회에서 시작한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부산과 베이징을 거쳐 뉴욕의

카네기홀까지 가게 된 이야기를 듣는 여정은 참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을

행사를 위해 흔쾌히 교회 공간을 개방하는 교인들의 모습까지도 오늘날 세상을 향해

열린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참 좋은 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강의가 끝나고 마지막 닫는 예배에서는 세미나에 참석한 모두가 세상에서 평

화를 이루어가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한 사람씩 십자가를 품고, 모두가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십자가 품기 의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십자가를 끌어안은 팔

과, 기도를 하기 위해 뻗은 손들에 평화를 향한 열망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

다.

오늘날 우리에게 평화라는 단어는 참 친숙하게 느껴지지만 설명을 하라거나, 어떻

게 하면 평화를 이룰지에 대해 묻는다면 아마도 대부분 사람들은 잠시 고민에 빠질 것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미나에 참석하며 그리스도인들은 평화를 이루기 위해 끊임

없이 고민하고 실

천해야 한다는 생

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땅에 평화를 이루

기 위해 하나님

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를 화목

제로 자기 목숨을

내어주신 예수 그

리스도 때문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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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43호

시대의 고난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춥고 시리던 세상에 따뜻함을 당겨올 반가운 봄비임에

도 불구하고 걱정이 앞선다. 오늘은 조화순 목사님의 팔순잔치가 있는 날. 특히나

야외에서 저녁식사가 진행될 예정이기에 더욱 더 노심초사하며 마음이 쓰였다.

몇 주 전 부터 나는 송윤혁 감독(다큐인)과 함께 조화순 목사님의 팔순기념 영

상을 맡게 되었는데 영상을 만들며 하얗게 지센 밤들이 쌓여갈 때 마다 이전엔

미처 알지 못했던 조목사님의 새로운 이야기들을 새록새록 마주하게 되었다. 처

음엔 그저 의미 있는 행사에 동참한다는 단순한 취지였지만 목사님의 인생을 알

면 알수록 나의 인생을 반추해보게 된다. 마침 이번 주 목사 안수를 받게 되는 내

게는 잔치일꾼으로 일 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정말 뜻밖의 선물이었다. 예수를

쫓아 사는 목사로서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감히 흉

내라도 낼 수 있을까?’ 고개를 절래 절래 내저어 보지만 가슴 한 켠의 뜨거움이

느껴진다. 이번 팔순 잔치가 나에게는(아마도 그 자리에 함께한 모든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이정표를 발견케 한 시간이었다. 그러하기에 모든 꽃망울들이 애타게

기다려 온 봄비일지라도 반갑지 않을 수밖에.

‘조. 화. 순’

너무나 익숙하고 유명한 그 이름. 조목사님은 동일방직 여성노조를 비롯한 수

많은 노동현장에서 불꽃같은 삶을 살아오셨으며, 여성운동과 교회운동에도 앞장

섰던 감리교의 큰 나무와 같은 분이시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삶의 열정과 끊임

없이 고난받는 가난한 이들을 향한 실천적인 발걸음은 그 동안 기독교인들뿐만

아니라 암울한 시대를 살아온 동시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아직도 소녀와 같은 맑은 미소와 옆에 있기만 해도 단박에 느껴지는 비타민

같은 기운을 간직하고 있는 이 분이 향년 팔십세라는 것이 믿어지는가? 포토존에

이관택 목사 | 사무국장

거침없는 화순씨 세상과 춤추다

Page 13: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2013년3•4월호 13

서 아름다운 한복을 차려입고 축하하러 온 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계신 조목사

님을 보면 흡사 팔순잔치가 아니라 젊은이들의 축제마당이 연상될 정도였다.

아마도 이 맑고 기품 있는 분위기는 새우젓에 물 말아 먹으며 온갖 차별을 감

내해야 했던 가난한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 굶고 함께 울었던 삶이 빚어낸 향기가

아닐까. 박정희 유신체제에 온몸으로 맞서다가 감옥에 드나드는 것이 일상이었던

여인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아닐까.

목사님의 삶이 여실히 보여주듯 잔치가 시작되자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속속

들이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한 없이 해맑은 어린 아이들부터 머리에 안개꽃이

만개한 어르신들까지, 종교계 노동계 여성계 인사들은 물론이고 익숙하게 얼굴이

알려진 정치인들까지 자리했다.

온 인생을 통해 예수와 춤추었듯 조목사님께서는 잔치자리에 참여한 모든 이

들에게도 춤을 청하신다. 삶으로 말을 걸어주며 우리의 닫힌 마음을 열게 하시고

서로의 삶을 엮어 진정한 화음을 이끌어 내신다.

과거 조목사님은 선동가란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이 말에는 일면 부정

적이며 비아냥 어린 평가가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사님은 '선동가'란 말

이 듣기 좋으셨다고 한다. 바로 예수님이 선동가이셨기 때문이다. 오늘 잔치에서

도 목사님께선 자신의 삶을 담은 영상으로, 지인들과 나눈 몇 마디의 대화로, 잔

치 자리에 참여한 이들을 향한 짧은 인사로 사람들을 선동하셨다. 지극히 소박하

고 편안한 말투이지만 예수처럼 살자는 그 말이 우리들의 가슴을 뛰게 하니 말이

다.

팔순이 된 지금까지도 거리에서 투쟁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재능교육 해고노

동자들이 있는 곳에 가기를 주저하지 않으시는 분, 아직도 절망하는 이들의 손을

잡고 춤을 추며 정의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으시는 거침없는 화순씨!

조화순 목사님의 생신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뿐만

아니라 죽음도 멈추게 할 수 없었던 '예수님의 춤'과 같이 더욱 신명나고 향기로운

춤을 오래토록 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목사님 강건하세요^^

우리도 거침없는 목사님의 춤을 따라 추겠습니다.

Page 14: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143호14

포토에세이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는 요샛말로 ‘시크’하다(그 말이 정체불명의 말인지 알지만). 그와 만나면

서로에게 건내주고 받는 격식어린 말이 없다. 문장은 여러 줄이상 사용하지 않

는다. 문자는 단답형이고 장황한 설명이나 수식어는 없다.

어찌보면 차갑고 무심하게 보이는, 그의 직업은 음향 엔지니어다. 그의 귀

는 예민하다. 그의 감성이 그렇다는 말이다. 그래서 짧은 단답형의 질문과 답

에는 날카롭고 여린 감성이 녹아있다. 90년 후반을 지내던 어느 날 그는 이십

대의 절반이상을 바쳤던 신학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음향’을 공부하러 대학에 들어갔다. 늦깍이 신입생이 되어 그 분야에 매진하더

니 그는 지금 아주 실력 좋은 음향엔지니어로 자기 삶을 살아가고 있다.

만난지 20년이 다 되었지만 여전히 그의 매력은 다할 줄을 모른다. 근 몇

달 만에 연락을 해도 한결같이 나를 맞이해준다. 아주 가깝게 일을 하고 자주

일을 해도 그와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는다. 멋진 듯 무심한 듯 그래서 그는 ‘시

크’한 남자다.

본 회 사무국장으로 일하던 시절, 그에게 종이 한 장을 건냈다. 뻔하지 뭐!

약정 후원서 였다. 흘깃 보더니 하는 말, “뭘 써, 알아서 가져가셔.” 문장으로

보면 차가운 말 같지만 그의 여린 감성은 ‘당연히 내 마음을 드린다.’라고 말하

고 있었다. 그 남자를 오래 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의 이런 모습에 당황하기도

황인근 목사 | 문수산성교회

그 남자 한석

Page 15: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2013년3•4월호 15

하고 눈살을 찌푸리기

도 한다. 그의 말에서 어

떤 접대성 멘트를 기대

하는 이들일수록 그 실망

은 클 수밖에.

한참 회사일로 바쁘던

시절, 우린 옛 학교 동아

리 동문들과 공연을 준비하

고 있었다. 마음은 원이었으

나 모두 분주하던 때였다. 사실, 그가 가장 분주했을 것이다. 그는 회사에서 많

은 일들을 맡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공연 내내 말없이 소리없이 가장 열심 이었

던 사람이 그 다. 그는 한 번도 그 이유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는 이유를 말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삶의 여러 굴곡들에 대해서 변명을 늘어놓

지 않는다. 이유대신 열정을 내어 놓았고 시간을 내어 놓았다. 나는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고 있다. 노래에 대한 사랑, 역사에 대한 책임이다. 그는 대학시절

민중복음노래 동아리에서 맑은 목소리로 운동을 했다. 앞에 나가 짱돌을 드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가사 하나, 음절 한절 한절에 신념을 다했다. 그는 노

래를 부르고 싶어한다. 아니 노래를 사랑한다. 역사앞에서 그는 자신의 역할을

가늠하고 있다.

Page 16: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16 •143호

얼마전 조화순 목사님 팔순잔치에 그를 불

렀다. 잔치의 음향을 맡아달라고 했다. 그는

알만한 이들은 아는 음향회사의 기술부 부장

이다. 숱한 공연과 음향관련 일을 하고 있다.

어찌보면 실례가 아닌가 싶었지만, 자리가 자

리인 만큼 최고의 손길을 부르고 싶었다. 별

질문도 없이 부부가 함께 왔다. 좁은 음향실에

자리를 잡고는 네 시간 넘게 든든히 일을 맡아

주었다. 그리고 정말, 인사도 없이 돌아갔다.

헐~ 이 인간!

고맙다고 전화를 하자, 그런다. ‘나중에 봐’

끝. 그가 말하는 나중은 어떤 의미인가? 자신

을 필요로 하는 시간, 자신이 가야할 곳에서

보자는 말로 들린다. 허례도 격식도 없이 그는

본질을 말하고 일한다. 포장지에 더 많은 것들

을 들이고 삶을 허비하는 시대, 우리들의 관계

마저 본질보다 ‘사교의 가면’에 잠식된 이 때

에, 그 남자, 한석. 그는 고난함께 ‘식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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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3•4월호 17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더 이상 죽이지 마라 - 쌍용자동차 김정우 지부장 -

이동환 전도사 | 평화교회세우기 연구모임

註 : 77일간의 투쟁, 24명의 스러져간 생명, 대한

문 농성촌과 평택 철탑 농성. 우리가 기억하고 있

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이다. 그

리고 그 가슴 아픈 이야기는 지금도 진행중이다.

대한문 농성장에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

김정우 지부장을 만났다. 다만 인터뷰가 3월 4일

진행된 까닭에 이후 상황 변화는 담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는데요, 약속했던 것과는 다르게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입니다. 대화 조짐은 있나요?

대선 기간에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환경노동위원회 김성태 간사, 김무성 의원 등

여러 사람이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이름을 걸고 대선 후 첫 번째 국회에서 쌍

용자동차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후보가 당선이 되고 나서

는 나 몰라라 외면해버렸습니다. ‘정치권의 행태가 이런 거구나’ 겪게 되는 시간이었고, 저

들이 사기꾼이고 위선자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2월 27일은 송전탑농성 100일이 되는 날이었고, 3월 3일에는 농성촌에 불이 나서 까딱

했으면 두 동지를 화마에 잃을 뻔했지요. 송전탑에서 피가 마르고 살점이 찢어지는 생활

을 하며 살려달라는 외침을 외면하는 국가에 대해 원망의 목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습니

다. 더구나 3월 8일에는 불이 난 천막에 대해 행정대집행을 하겠다고 하는데, 정말 분노

가 치밀고 개탄스럽습니다.

(※ 서울 중구청은 3월 8일 새벽 6시30분, 용역 200여명을 동원해 대한문 쌍차 농성

장에 대해 행정대집행을 시도했으나 쌍차 노동자들과 연대한 시민들의 완강한 저항에

저지당했다)

Page 18: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143호18

3월부터 무급휴직자 포함 489명

이 복직했습니다. 이것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데요. 지부장님은 이 사

안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지난한 싸움 속에서 만들어낸 하

나의 성과물이라고 봅니다. 이

사안에 대해서 저희는 환영한다고 기자

회견을 통해서 발표를 했습니다. 약속

이 즉시 이행되었어야 하는데, 사측은

2년 7개월이나 늦추었습니다. 안타깝

게도 무려 24명의 동료와 가족이 목숨

을 잃고나서야… 그 약속이 바로 이행

되었더라면, 아까운 목숨들이 죽지 않

았을 것이고 아이들이 고아가 되지 않

았을 것입니다. 아무튼 무급휴직자들이

들어간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그렇게 되었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환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휴직자를 복직시키고 해고자를 방치함으로 싸움을 분열시키려는 사측

의 의도가 있기에 큰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회사가 왜 전원복직이라는 카드를 내

밀었을까’에 대한 저희 입장은 분명합니다. 국정조사의 기운을 빼기 위한 수단으로 회사

가 복직카드를 들이민 것이지요. 앞으로 나머지 해고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가

되는 것이겠지요.

철탑위에 올라가 있는 세 동지의 건강이 걱정됩니다.

문기주 동지는 지금 어깨가 아파 팔 쪽을 움직일 수가 없고, 한상균 동지는 동상에

걸려 발이 썩어가고 있고, 복기성 동지는 허리가 매우 안 좋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어느 해보다 추웠던 겨울인데 몸이 온전할 리가 없겠지요. 여러모로 마음이 많이 아프고,

그 동지들의 건강 때문에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투쟁해 오셨습니다. 정말 단단하게 투쟁하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떤

마음으로 투쟁하셨나요?

죽기 살기 정신으로 하는 것이지요. 24명이 죽었는데 무엇을 두려워할 것이고 무

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더 이상의 죽음은 없어야겠다’는 것을 기본으로 가지고,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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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3•4월호 19

리 싸움이 희망을 주지 못한다고 한다면 동료나 가족들의 죽음의 시간이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정말 죽기 살기로 합니다.

그리고 쌍용자동차의 구조조정 정리해고는 불법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습니까? 회계조작을 해서 정리해고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제도 같은 구조적

문제를 깨기 위해서라도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약 430억 9천만 원이 가압

류도 걸려있고 100여명의 동지가 징역을 살았고 전과자가 되었습니다. 이루 헤아릴 수 없

는 벌금폭탄, 전과자로서의 낙인, 정말 힘든 상황이지만 그러나 희망을 찾기 위한 몸부림

으로 투쟁을 해나갑니다.

앞으로 투쟁 계획은 어떻게 되시는지요?

먼저 대한문을 사수해야겠죠. 대한문은 단순히 쌍용자동차 농성장이 아니라는 생

각을 합니다. 많은 시민이 마음을 치유하러 오기도 하고, 마음을 치유해주러 오기

도 합니다. 아픔과 고통을 나누려하는 사람들이 오는 상징성이 있는 그런 공간이지요. 그

리고 무엇보다 노사간 교섭이 열려서 더욱 진전된 안을 가지고 교섭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측은 아직까지 금속노조를 노동조합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

에 그에 따른 어려움이 많이 있습니다. 좀 더 치밀한 계획을 세워서 박근혜 정부와 싸우는

전략적, 전술적 구도를 가져와야 하고 거기에 총력 매진할 것입니다.

Page 20: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143호20

지난 2월 고난함께에서 진행하는 청년평화캠프에 참여했다. 사실 어떤 캠

프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언니의 권유(혹은 협박?)로 가게 되었는데, 나에

게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교회라는 장소에서뿐 아니

라 매일 몸담고 있는 삶의 터전에서 올바른 기독청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

엇을 의미할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내가 있는 자리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현재 간호대학에 다니고 있다.

처음 입학했을 때 시간표를 보고 놀랐다. 여유로운 대학생활을 꿈꾸었는데,

시간표는 고등학교의 연속이었다. 엄청난 공부의 양과 경쟁 속에서 그나마 마

음이 쉴 수 있는 곳은 내가 들어간 동아리였다. 그 동아리는 학교 유일의 기독

교 동아리였는데, 그냥 종교동아리가 아니라 서울에 있는 의료계열 대학생들

이 모여 의료봉사&선교를 하는 동아리였다. 신앙과 의료봉사. 일석이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에는 동아리에서 하는 여름진료봉사도 따라갔다. 졸업하

고 임상에 있는 의,약,간호사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함께 의료혜택을 잘 받지

못하는 지역으로 가서 봉사하는 것이었다. 진료도 열심히 했지만 생각해보니

진료보다는 전도에 더 초점이 맞춰졌던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다. 나는 방문간

호를 했었는데 나름 보람되는 경험이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가고 어느새 2학년이 되었는데, 사실 요즈음 너무나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학교는 2주는 학교수업, 2주는 실습인 체계이다. 개강

후 꽉 찬 수업일정을 소화하고 나니 임상실습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학생들은 병원으로 나가는데 나는 소위 ‘꿀 실습’이라고 유명한 보건소로 첫

실습을 나갔다. 보건소에서는 여러 파트를 돌며 실습을 했는데 내가 갔던 곳은

치매지원센터, 영유아모성실, 대사증후군실, 보건교육실이었다.

치매지원센터에서는 치매예방인식 개선 사업을 하고, 해당 구에 거주하는

정예은 | 파릇파릇한 기독청년

내가 서있는 자리에서

포토에세이세상사는 이야기

Page 21: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2013년3•4월호 21

노인들을 대상으로 치매 조기검진을 한다. 또한 치매 노인들을 등록, 관리해서

여러 가지 인지재활활동 등을 한다.

대사증후군실에서는 먼저 대상자가 오면 간호사가 기초 설문을 한다. 그리

고 대사증후군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들을 한다. 이렇게 기본적인 검사들이 끝

나면 의사 상담을 한다. 의사는 대상자에게 대사증후군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대사증후군 판정을 한다. 다음으로 운동사와 영양사에게 운동상담과 영양상담

을 받는다. 나는 대상자들의 상담을 들으면서 운동과 영양에 대한 여러 가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곳은 영유아모성실이다. 이곳에서는 예방접종과 임산

부를 위한 여러 가지 관리를 해주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실습한 덕분에 영유아

들의 필수예방접종 시기를 학습할 수 있게 되었다. 예방접종을 하러 아기들이

정말 많이 왔는데, BCG나 B형간염 2차는 출생 후 한 달 이내에 접종해야 되

기 때문에 신생아들도 왔었다. 몇 개월 지난 아기들만 봤지 신생아는 처음 봤

기 때문에 정말 신기했다.

나는 보건소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다. 그냥 예방접종해주는 곳인 줄

만 알았는데 생각보다 주민들에게 유용한 사업을 정말 많이 하고 있었다. 실습

을 마치고 후기를 쓰고 많은 양의 지침서를 채웠다. 다시 학교로 돌아오니 매

일매일 과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 과제들이 다 끝나면 또 바로 실습이다. 정

말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가는 것 같다.

학교에서 강의만 듣다가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고 실습을 하고 나니 내가 하

는 일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짜릿하

기까지 하다. 일의 특성상 직접적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다보니 어

쩌면 하루하루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훈련일거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서 있는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겠지. 그렇게 하루

하루 훈련받은 후, 진짜 간호사가 되어서는 내가 가진 간호라는 기술로 우리의

도움과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한 곳에 가서 모든 것을 전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

져본다.

Page 22: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내가 사는 곳에서 오 리쯤

떨어진 곳에, 소설가 김유정(1908-1937년) 생가가

자리한 실레 마을이 있습니다. 떡시루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금병

산 자락 아래에 한눈에 보이는 작은 마을입니다. 춘천시에서 이 마을에 공을 들인

지 꽤나 된 것 같습니다. 국내 최초로 작가 개인 기념관인 김유정 문학관을 짓고, 기

차역 이름을 ‘김유정역’으로 바꾸고, 금병산 등산로를 조성하고, 고풍(古風)의 근사

한 역사(驛舍)를 만들고, 강촌을 오가는 레일바이크를 설치하고, 옛 실레마을 복원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덕분에 마을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행사도 벌어지고,

음식점들도 제법 들어섰습니다.

내가 춘천 변방에 흘러와 산 지 어느덧 십 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처음 몇 년 동

안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실레마을을 다녀오던 날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그러다

가 언젠가부터 발길을 끊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 마을을 왕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

면서부터였을 것입니다.

글쓰기란 일종의 유폐(幽閉)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강요해서가 아니라, 자

신이 선택한 영어(囹圄)의 삶입니다. 유폐이니 자유를 제한받는 것은 맞으나, 스스

로의 결정이니 자유를 빼앗긴 것은 아닙니다. 자유를 빼앗기지 않았으니 언제라도

수감의 삶을 벗어던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감옥(監獄)에서 나오는 순간 글쓰기

도 끝이 나는 것 아닐까요?

김유정의 소설 쓰기는, 자신을 실레마을에 유폐시킴으로써 가능했다고 생각합

니다. [봄 봄], [따라지], [산골 나그네] 등의 단편 소설

들은, 그의 문학적

정명성 목사 | 팔미교회

정명성 詩場

유배지에서 물을 긷다

•143호22

Page 23: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재능이 만들어낸 작품일 뿐만 아니라, 영어의 시간이 선사한 선물이기도 합니다. 한

때, 나는 실레마을을 부지런히 드나들면서 그런 영감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이 작은

마을이 명소로 알려지면서 유배지로서의 모습을 탈피한 요즘, 문학적 영감의 산실

(産室)로서의 느낌은 더 이상 만나기 어려워졌습니다.

나의 시 쓰기는, 이십 대 후반에 동해안 바닷가 마을에서 목회를 하면서 시작되

었습니다. 대학원 논문 작업을 위해 마련했던 컴퓨터로 첫 주보를 만들면서, 앞장에

‘바다’라는 제목으로 시를 한 편 썼지요. 뒤로는 산에 막히고 앞으로는 바다 밖에 보

이지 않는 조그만 마을에 오년 남짓 갇혀 살았던 덕에, 글을 쓰는 습관이 붙었습니

다. 천성이 사교적이지 못했던 나에게 그 오년은 일종의 유배와 같았다고 생각됩니

다.

어쩌면, 목회와 문학은 상극입니다. 특히 쉼 없이 설교를 해야 하는 한국 목회의

현실이 문학적 글쓰기에 치명적입니다. 초기에 문학적 글쓰기를 병행하던 목회자들

은 대부분 자신의 문장이 점점 생명력을 잃어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어쩔 수 없

는 일입니다. 잔뜩 힘을 준 말(설교)에 익숙해질수록, 글의 감수성은 고갈될 수밖에

없습니다.

말과 글은 모두 언어를 사용하지만, 매우 다른 성격을 지닙니다. 말의 일차적 청

중은 ‘남’인데 반해, 글의 일차적 독자는 ‘나’입니다. 그래서 말(설교)은 외향적이며

이성적이며 주장하는 반면에, 글(문학)은 내향적이고 서정적이며 성찰하는 특성을

지닙니다. 설교를 ‘태우는 불’이라고 한다면, 문학은 ‘적시는 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

다. 설교자에게 문학적 글쓰기가 어려운 것은, 불과 물을 한 그릇에 담을 수 없는 이

유와 같습니다.

그러나 목회자가 설교가가 아니라 영성가로 산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영성가

로 산다는 것은 침묵(말이 아니라)을 기본으로 삼아, 내면을 성찰하며, 마음을 따라

가는 삶입니다. 그래서 글쓰기는 본질적으로 영성적입니다. 영성적 삶은 글쓰기를

촉진시키고, 글쓰기는 영성적 삶을 풍부하게 합니다.

꼭 수도원적 영성이 아니더라도, 모든 영적 삶에서 ‘고독’이나 ‘침

묵’(기도)은 필수입니다.

2013년3•4월호 23

Page 24: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143호24

그것을 달리 말한다면 자기를 유폐시키

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유배의 공간과

시간은 영성이 깨어나는 자궁이기도 할뿐더러, 글쓰

기가 이루어지는 토양입니다.

내가 사는 곳이 어떤 특별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느냐고, 묻

는 이들이 종종 있습니다. 글쎄요, 남다른 아름다움이라고 말할 것이 떠

오르지 않네요. 기대를 가지고 이 동네에 왔다가는 실망하게 될 겁니다. 그저

평범한 시골에, 고속도로니 전철 같은 것들이 저만치들 지나가면서 황폐하다는 인

상을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도원 운동의 창시자인 안토니는, 처음에 마을에서 떨어진 묘지에서 수도생활

을 시작했고, 버려진 요새로 옮겨갔으며, 마지막으로 사막에 기거했다고 합니다. 아

무리 생각해도 아름다움이나 성스러움과는 상관이 없는 곳들입니다.

우리 마을을 돌아가는 샛강이 하나 있습니다. 예전엔 동네 아이들이 물놀이도 하

고 어른들이 고기를 잡던 개천이었다는데, 지금은 거들떠보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

샛강 제방을 따라 십리 쯤 걸어갔다 오는 것을 일과로 삼은 지 수 년 되었습니다. 한

시간 가량 걸으면서 아무도 마주치지 않습니다. 볼 것 없는 이 개천에 내가 매일 나

오는 것은, 여기서 서성거리는 동안은 나 혼자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여

기가 지금 나의 유배지인 셈입니다. 글쓰기를 위한 것이든 영성을 위한 것이든, 나

는 이 유배지에서 물을 긷고 있습니다.

Page 25: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침묵도 말입니다. 모든 소리를 존재하게 하는 소리가 침묵이며, 언어로 담아낼 수 없는 것을 표현

하는 말이 침묵입니다. 소리란 소리는 모두 침묵에서 나오고, 반드시 침묵으로 돌아갑니다. 그래

서 침묵은 신(神)의 언어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침묵으로 말씀하십니다. 하여, 침묵은 응답 없

음이 아니라, 분명한 응답입니다.

갈 대바람에게 말을 맡기고

강가에서

겨우내 하얗게

마르고 또 말랐어

말이 빠져나가

비어버린 줄기 속으로

뼈 시린 삭풍이 관통해 가고

정월 달빛이 서늘하게 들어차고

우수의 빗물도 스며들어왔어

마침내 삼월

바람은 전령처럼 달려와

물 불어난 강둑

양지 바른 기슭을 쓰다듬으며

새봄의 언어를 가르치기 시작하지만

나는 끝까지

말을 되찾지 않겠어

아가들의 옹알이마냥 새싹들 돋고

소녀들의 수다처럼 개나리 만발해

눈부신 합창으로 뒤덮일

강가에서

나의 마지막 말까지 비워내고

침묵으로 노래하겠어

그것으로 만족하겠어

2013년3•4월호 25

정명성 詩場

Page 26: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143호26

포토에세이

안녕하세요?2월 마지막 날에 보내주신 편지 잘 받아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새 학기에 활발한 연대

와 활동을 준비하시는 모습이, 보기에 힘과 활기가 느껴집니다.

어떤 사람들은 보수 정권이 연장되고 종북 사냥이 공공연히 자행되는 현실에 두려움

마저 든다고 합니다.

그러나 부당하게 핍박받는 사람들이 다수인 현실과 끊임없이 지속되는 저항의 물길이

있는 한, 진보는 보수를 끝내 이길 수밖에 없습니다.

투쟁에도 승리의 기억이 중요합니다. 무리하게 높은 목표만 생각하거나 사회에 대한

불만과 울분만 가지고는 일이 잘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고 모

두가 피부로 결과를 느낄 수 있는 목표를 정하고 싸워서 승리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

면, 참여한 사람들은 강한 신심과 의지를 갖게 됩니다.

감옥에 있다고 하여 기대하고 재판장 원망만 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보안법이 국민을 짓누르고 있는 한, 우리는 자유롭게 살 수 없습니다. 국가보안법

이 살아 있는 한 종북 사냥은 계속될 것이고, 유리하게 전개되던 국면도, 저들의 구도

에 말려 들어가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이성을 상실한 국가보안법의 마지막 칼춤의 증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해방

이후 자행되어온 국가보안법 망나니의 칼춤에 목숨을 잃으신 분들도 많고 수십 년씩

고난우체통

Page 27: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2013년3•4월호 27

감옥에서 청춘을 모두 바치신 분들도 많습니다. 제가 겪고 있는 정도는 피해 축에도

끼지 못합니다. 국가보안법이 사멸하는 것을 근 시일 내에 우리 모두 목격할 수 있다

는 생각을 하니, 저도 피해자보다는 증인에 가깝습니다.

올봄과 여름은 격벽의 시기가 될 수 있습니다. 투쟁의 승리의 경험을 얻는 기간이기도

할 것입니다.

저의 재판 결과에 대해 권력의 시녀 역할이나 하는 사법부에 대한 분노는 있었지만,

낙담이나 실망하지는 않습니다. 부정의에 대한 분노와 새 사회에 대한 열망을 공유하

는 상호님과 같은 벗들이 계시기에 우리는 항상 웃고 살아갑니다. “하시는 일에 신심

과 기쁨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2013. 3. 16

이재성 드림

‘고난받는이들과 함께하는 예배공동체 고함’

Page 28: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알림터

<운영위원회>

3월 11일, 창천교회 글로리아채플에서 운영위

원회로 모여 상반기 우리 단체 사업을 함께 의

논하는 한편 신임 사무국장을 인준했습니다.

운영위원회 후에는 문선경 이사님을 통해 푸짐

한 저녁식사를 대접받았습니다.

<고난주간 묵상집 발간>

평화교회세우기 연구모임에서 2013년 고난주간

묵상집 『아직 여기 사람이 있다』를 발간했습니

다. 금년 묵상집에는 노동자들의 고난과 강원도

골프장 문제 및 용산참사 피해자를 위한 기도와

묵상을 담았습니다.

<첫 번째 평화목회세미나>

2월 18~19일, 아현교회에서 우리 단체와 감리

교 교육국 공동주관으로 평화목회세미나가 진

행되었습니다. 세미나에서는 이 시대 목회자들

이 함께 고민해야 할 평화담론을 나누고 차별과

폭력을 넘어선 평화목회의 가능성을 타진했습

니다.

<필리핀 평화기행>

우리 단체가 2003년 베트남, 2011년 일본에 이

어 필리핀으로 평화기행을 떠납니다. 4월 22일

~26일(4박5일). 이번 평화기행은 첫째, 필리핀

NCC와 협력사업 협의. 둘째, 필리핀내 분쟁지

역을 둘러보며 그리스도의 평화가 어떻게 이 지

역을 치유할 수 있는지 모색. 셋째, 장차 우리

단체가 계획하고 있는 평화선교사 파송을 위한

사전 답사라는 목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평화기

행에는 모두 12명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재능기도회>

3월 14일, 혜화동 재능본사 앞에서 우리 단체

•143호28

Page 29: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주관으로 재능교육 해고노동자를 위한 기도회

를 진행했습니다. 기도회는 이동환 전도사의 사

회와 황인근 목사의 설교로 진행되었습니다. 재

능교육 연대기도회는 4월 11일로 100번째를 맞

이합니다.

<부활절 연합예배>

3월 31일, 덕수궁 대한문 쌍용자동차 분향소

앞에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부활절 연

합예배가 열렸습니다. 금년 연합예배 헌금은

쌍용자동차, 콜트콜텍, 유성기업, 재능교육,

골든브릿지 해고노동자들에게 전달되었습니

다.

<DMZ 평화기행>

5월 27일, 남북의 첨예한 긴장으로 더욱 평

화가 간절한 지금 DMZ을 방문해 분단의 현

장을 직접 살펴보며 남북의 하나됨을 향해

간절하게 기도하는 시간입니다. DMZ 기행

에는 모두 41명이 신청했습니다.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예배공동체 ˘고함˙>

4월 15일, ‘고함’이 첫 번째 예배로 모입니다. 앞

으로 ‘고함’을 통해 우리 모두가 영적 에너지를

새롭게 충전받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동정>

* 4월 2일 / 조화순 목사님 팔순잔치(한국교회

백주년기념관 소강당)

* 목사 안수 축하 / 전남병 목사, 김동관 목사,

이관택 목사

* 지난 일년간 우리 단체 간사로 수고했던 홍

순오 전도사가 사임하고, 4월 8일부터 이관

택 목사가 새로 사무국장으로 부임했습니다.

* 우리 단체가 함께했던 통일광장 소속 안희숙

선생님이 4월 7일 돌아가셨습니다.

2013년3•4월호 29

Page 30: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지난 1년 참 감사했습니다

•143호30

홍순오 간사입니다. 소식지를 받아보시는 지금쯤이면 제가 있던 자리에 이관택 사무국장이

앉아 있겠지만, 글을 쓰는 지금 저는 고난함께의 사무실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제 이번 주가 지

나면 저는 ‘고난함께’ 간사 자리를 떠나 일꾼으로 돌아갑니다. 지난 1년 동안 제게는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교회, 새로운 가정, ‘고난함께’ 간사일 등 한번에 참 많은 변화가 있었지요. 그

리고 이제 저는 ‘고난함께’ 사무실에서 하던 일들을 내려놓습니다. 지난 1년, ‘고난함께’를 통해 제

게는 참 많은 변화와 도전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대학시절 운동권도 아니었던 제가 거리기도회에

가서 외치는 기도와 특송을 하고, 어쩌다보니 쌍용차 해고노동자들과 연락처를 주고받은 사이까

지 되었습니다. 현장을 자주 찾아가지는 못했지만 그분들에게서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회에서는 2,30명 규모의 수련회 준비하는 것에도 쩔쩔맸는데 100

여명 규모의 평화캠프 총진행을 맡는 경험도 했습니다. 너무도 훌륭한 스텝들 덕분에 2012년 평

화캠프는 너무도 소중한, 새로운 리더십에 대해 도전받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일꾼

들에게 미처 다 하지 못한 감사의 표현을 지면을 빌어서나마 전하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지난 1년을 돌아보건대 ‘고난함께’에서의 일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기억은 없습

니다. ‘고난함께’는 참 따뜻한 곳입니다. 고난의 현장을 찾아가는 일은, 그 상황을 생각하면 침울

하고 무겁지만 적어도 연대의 힘은 우리를 따뜻하게 합니다. 그런 연대가 있는 ‘고난함께’에는 가

슴 따뜻한 일꾼들이 있고, 어려움 가운데서도 우리보다 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과 만남이

있습니다. 우리가 연대의 현장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단지 그들을 도와야 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곳에서 우리가 온전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람으로 살 수 있게 해주

는 곳, 그런 도전을 주는 곳이 저에게는 ‘고난함께’입니다.

‘고난함께’를 통해서 ‘독서함께’라는 독서모임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소중한 동생들

을 ‘독서함께’를 통해 만났습니다. 아직 학생이거나 미취업자여서 매주 한번 모여서 식사 한번 하

는 것도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언제나 기다려지고 기분 좋은 모임입니다. 저는 ‘고난함께’가 앞으

로도 이런 모임을 꾸준히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감사해야 할 이름들이 참 많습니다. 제게 ‘고난함께’와 만날 첫 계기를 준 권순욱, 평화캠프로

초대해주시고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도록 추천해주신 황인근 목사님, 1년 365일 열정으로 언제나

‘전화다오’ 문자와 오후 2시의 여유를 가르쳐주신 진광수 목사님, 10개월간 저와 함께 하며 게으

른 선배의 빈틈을 메우며 꼼꼼함의 진수를 보여준 박수인,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정유은 간사와

이관택 사무국장. 특별히 이관택 목사에게는 저와 ‘고난함께’의 첫 다리 역할을 해주었음에 고맙

게 생각합니다. 이 시대 고난의 현장을 알리고 찾아가 연대하고 시대의 아픔을 함께 할 사람을 찾

는 ‘고난함께’에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홍순오 | 간사

사무실을 떠나며

Page 31: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일에 정성껏 쓰겠습니다”

평화운동은

갈등과 다툼의 현장에그리스도의 화해와

평화를 심는 일입니다.

평화기행, 평화캠프평화교회 세우기

반전평화활동

통일운동은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고하나님의 일꾼이되는 일입니다.

출소장기수 생활지원 및 효도나들이북한 고아원 및 재일민족학교 돕기

통일운동연대 및 지원

인권운동은

고난받는 이들의 얼굴에서하나님의 얼굴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고난받는 이들을 위한 기도회영치금 및 양심수 자녀 장학금 보내기

교도소 방문 및 석방지원에큐메니칼 활동가 지원

개인후원 1구좌 10,000원

단체후원 1구좌 10,000원

소식지광고협찬 100,000원

보내실 곳/고난함께

우체국 013920-01-004461

▷▶ 2월 영수기

개인후원금

김선아 김세나 박두완 박세훈 박지연 박홍주

서신천 송윤혁 심자득 안복규 오현일 윤건호

이신선 이영호 이원증 이원호 이진용 이효성

정사무엘 정완영 (5,000)

강광수 강득환 강민정 강철민 강희석 국윤경

김동관 김동욱 김동휘 김민영 김성복 김신아

김영광 김영미 김용대 김용진 김준규 김진해

김창환 김치국 노덕호 도태화 민진영 박난수

박 단 박 민 박성중 박승일 박종현 박진선

박현진 방현섭 배윤숙 배진교 변영권 부영희

서정훈 손인선 양금성 유명선 유용찬 윤경희

윤여군 윤종구 이규성 이동환 이민효 이상숙

이선진 이승현 이원국 이종명 이준협 이진영

이해남 이 헌 이 혁 이희준 임성호 장연승

장은숙 전성득 정단비 정명성 정 영 정은영

정은희 정재영 정해선 정현식 조선혜 조영준

조화순 지동흠 진맑음 채가람 최덕희/장동수

하성웅 한광수 한 석 한성훈 한진희 홍영의

홍은숙 홍지향 황기수 (10,000)

정애성 (15,000)

강 현 김기정 김용강 무 명 박은경 백승철

손호문 신혜빈/신아인 유경동 윤문자 이상민

장성배 장세현 전남병 하애정 한인철 홍미자

(20,000)

이정재 (30,000)

정유은 (50,000)

홍순오 (60,000)

신화철 (70,000)

이해석 (100,000)

진광수 (200,000)

단체후원금

겨자씨교회(이승주) (20,000)

광서교회(김병훈) 마달교회(박진수)

시내교회(신민종) 양도제일교회(곽노윤)

포천교회(엄상현) 홍천소망교회(전재범)

(50,000)

강경대흥교회(이진희) 기쁜교회(손웅석)

반월중앙교회(박종배) 색동교회(송병구)

청파교회(김기석) (100,000)

문수산성교회(황인근) (200,000)

이사회비

송병구(색동교회) (50,000)

정학진(일동교회) (70,000)

김광후(마전교회) 박정훈(고촌교회)

신경하 원종휘(만석교회) 이광섭(전농교회)

이광호(도봉교회) 최범선(산곡교회) (100,000)

정연수(효성중앙교회) 정진권(삼양교회)

한석문(해운대교회) (200,000)

청년캠프후원

김동관/임하나 (50,000)

▷▶ 3월 영수기

개인후원금

김선아 박두완 박세훈 박지연 박홍주 서신천

심자득 안복규 오현일 윤건호 이신선 이영호

이원증 이원호 이진용 이효성 정사무엘 정완영

최승화 (5,000)

강광수 강민정 강철민 김동관 김동욱 김민영

김성복 김신아 김영곤 김영광 김영미 김영현

김용대 김용진 김준규 김진해 김창환 김치국

김혜경 노덕호 도태화 무 명 민진영 박난수

박 단 박병록 박성중 박승일 박종현 박준영

박진선 박현진 방현섭 배윤숙 배진교 변영권

부영희 서정훈 성 모 손인선 송윤혁 양금성

윤경희 윤여군 윤종구 이규성 이동환 이민효

이상숙 이선진 이승현 이원국 이종명 이준협

이진영 이해남 이 헌 이 혁 이희준 임성호

장남수 장연승 장은숙 전성득 정단비 정명성

정 영 정은영 정은희 정재영 정해선 정현식

조선혜 조영준 조화순 지동흠 진맑음 채가람

최덕희/장동수 하성웅 한광수 한 석 한성훈

한진희 홍은숙 홍지향 황기수 (10,000)

강 현 강희석 김기정 김용강 김재천 무 명

박은경 백승철 손호문 신혜빈/신아인 유경동

윤문자 이상민 장성배 장세현 전남병 조아진

채미혜 최진수 한인철 홍미자 홍성헌 (20,000)

신성호 이관택 이정재 (30,000)

강득환 정유은 (50,000)

김신애 홍순오(60,000)

신화철 (70,000)

이찬규 이해석 (100,000)

진광수 (200,000)

단체후원금겨자씨교회(이승주) (20,000)

시내교회(신민종) 포천교회(엄상현)

홍천소망교회(전재범) (50,000)

기쁜교회(손웅석) 문수산성교회(황인근)

반월중앙교회(박종배) 색동교회(송병구)

청파교회(김기석) (100,000)

이사회비송병구(색동교회) (50,000)

이 헌(생명나무교회) (90,000)

김광후(마전교회) 박정훈(고촌교회)

신경하 원종휘(만석교회) 이광섭(전농교회)

정진권(삼양교회) 최범선(산곡교회)

한석문(해운대교회) (100,000)

고난주간절기나눔한강감리교회(김순영) (100,000)

고난주간묵상집성실교회 (10,000)

윤인중 좋은만남교회 (25,000)

평화기행후원배화여대교목실 해운대교회(한석문) (100,000)

감리교선교국 부광교회(김상현)

신경하 원주제일교회(최헌영) (500,000)

2013년3•4월호 31

Page 32: 고난함께 소식지 143호

편집_ 김신애, 홍순오, 이관택, 정유은 / 발행일_ 2013년 4월 15일 / 발행처_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

주소_ (120-650) 충정로우체국 사서함 52호 / 전화_ (02) 393-4662 / 364-6076(fax) / E-mail_ [email protected]/ 홈페이지_ http://gonan.or.kr

이사장 신경하 감독(전감독회장)

고 문 박이섭 목사(원로), 김진춘 목사(원로), 윤문자 목사(원로)

이 사 권혁률 권사(CBS) 김광년 목사(봉천교회) 김광식 집사(기독교서회 미디어사업부) 김광후 목사(마전교회) 문선경 권사(창천교회)

박신진 목사(삼척제일교회) 박정훈 목사(고촌교회) 백용현 목사(대동교회) 송병구 목사(색동교회) 우경아 목사(커클랜드 제일교회) 유요열 목사(새홍성교회)

유은진 권사(독일 복흠교회) 원종휘 목사(만석교회) 이광섭 목사(전농교회) 이광호 목사(도봉교회) 이상경 목사(재일대한기독교회 소속)

이헌 목사(생명나무교회) 임정덕 목사(동산교회) 조이제 목사(샘솟는교회) 전병식 목사(배화여대) 정연수 목사(효성중앙교회) 정진권 목사(삼양교회)

정학진 목사(일동교회) 최범선 목사(산곡교회) 최병천 장로(밀알기획) 한석문 목사(해운대교회) 허태수 목사(성암교회)

제4회 감리교평화학교

◆ 제33주기 5.18 희생자를 위한 추모예배

•일시: 2013년 5월 13일(월) 오후 6:30

•장소: 감신대 종합관 앞 광장

◆ 광주평화순례

•일시: 2013년 5월 16일(목)~17일(금) (1박2일)

•장소: 광주(518 역사 현장)

•출발: 오전 8시 30분 감신대 정문

•참가비: 2만원

◆ 5월 13일(월)~18일(토)은 ‘5·18 희생자를 위한 추모기간’입니다.

•추모기간 중 감신대에서 분향소와 사진전이 진행됩니다.

•주최: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감리교청년회전국연합회 고난받는

이들과함께하는모임 도시빈민선교회 독서함께 반디 탈한얼패

* 감리교평화학교는 2010년부터 시작되었으며 감리교 사회선교단체와

신학생들이 연합으로 진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