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떼 2013년 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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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4 한국스포츠심리연구원 뉴스레터 2013 Korean Sport Psychology Research Center 1 아레떼는 그리스어로 탁월성(excellence)라는 뜻인데 종종 덕(virtue)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함께 배우고 익히는 스포츠멘탈코칭의 마지막 목표가 혹시 탁월성을 통해 덕에 이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편집장의 스포츠멘탈 에세이 여름방학입니다. 방학. 배우기를 잠시 내려놓는다는 의 미인데 요즘 방학은 오히려 배움의 끈을 다잡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우선 저희 연구원에서 진행했던 스포츠멘탈코치 양성사 업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아시다시 피 작년 체육인재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서강대학교에서 스포츠멘탈코치 양성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올해 2차년도 사업을 준비하면서 한국스포츠심리학회에서 이 사업을 진 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왔습니다. 개인 연구원 의 사업으로 진행하기보다 학회차원에서 보다 공신력을 갖 춘 양성교육을 하려는 취지입니다. 몇 차례 논의 끝에 연 구원의 스포츠멘탈코치의 기본적인 골격을 유지하고 스포 츠심리상담사와의 차별성을 갖춘다는 조건으로 올해부터 한국스포츠심리학회에서 양성교육을 담당하기로 하였습니 다. 6월 말부터 1차 멘탈코치 양성교육이 한국체육대학교 에서 시작되어 현재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방학이 시작되던 지난 6월말 제3회 국제긍정심리학 회(World Congress on Positive Psychology)에 참석차 로스엔젤리스를 다녀왔습니다. 90년대 말 마틴 셀리그만이 미심리학회장에 취임하면서 긍정심리학이라는 화두를 던진 지 십여년 만에 이번 학회를 주최한 IPPA (International Positive Psychology Association)는 심리학의 주류학회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고무적인 것은 지난 번 학회 때 보 다 스포츠와 운동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점입니다. 불과 이년 전에 필라델피아에서 있었던 제2회 국제학회에서는 긍정심리학과 스포츠심리학의 행복한 동거를 제안한 제 발 표가 거의 유일했는데 이번에는 스포츠와 운동과 관련된 세션이 따로 생겼더군요. 이번에 알게 된 일이지만 미국 응용스포츠심리학회(AASP)에도 긍정심리학과 관련한 소그 룹이 결성되어 활동을 하 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스포츠와 운동과 관련된 긍정 적인 정서, 희망, 그리고 열 정과 사랑과 같은 주제로 더 많은 연구가 번성(Flourish) 하기를 기대합니다. 첫 날 직젠트미할리의 소개를 받고 기조 발표한 셀리그만의 강연에서 보스 톤 지역의 심장병발병분포도와 부정적인 트윗의 지역 분포 도 상관관계가 .67이었다는 보고는 매우 흥미로왔습니다. 무 려 8천 5백만 트윗을 데이타로 활용해서 분석을 했다고 설명 하 면 서 , '질문지의 시대는 가고 빅 데이타의 시대가 도래했 다'라고 선포하더군요. 다시 생각해보니 참 무시무시한 발 언입니다. 이번 아레떼에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계 속 연재하고 있는 스포츠멘탈 팁과 그동안 있었던 연구소 안 밖의 소식과 더불어 매회 쫀득쫀득한 내용과 재미로 독자층을 키워가고 있는 최옥숙의 멘탈코치 탐방 코너도 기대해 볼 만 합니다. 국가대표 양궁팀의 전담멘탈코치로 활동했던 전주대학교 홍성택 교수의 인터뷰와 역시 양궁 국가대표 코치를 역임한 서오석 코치의 번외인터뷰까지 풍성한 읽을거리가 있습니다. 끝으로 우리 연구원이 늘 주장하는 '배워서 남주자'라 는 모토를 실현하고자 스포츠심리 오딧세이 세번째 여정 이 8월에 시작됩니다. 이제까지 있었던 두 번의 오딧세 이에서는 주로 북미의 스포츠심리학 클래식 논문과 현장 논문을 살펴보았다면 이번에는 2013년 한국이라는 지형 을 감싸고 있는 스포츠심리학의 주위를 둘러 볼 요량입 니다. 이번에는 많은 대학원생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인 원을 30명으로 늘렸습니다. 관심 있는 스포츠심리학도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오랜 장마로 날씨가 눅눅합니다. 날씨는 눅눅해도 마음 만은 뽀송~한 여름이 되시길! 발행인 : 정청희 | 편집장 : 정용철 | 스태프 : 유경호, 이철웅, 최옥숙 | 전화 : 010-9946-1642 | http://www.kspr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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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떼 20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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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4 한국스포츠심리연구원 뉴스레터 2013

Korean Sport Psychology Research Center 1

아레떼는 그리스어로 탁월성(excellence)라는 뜻인데 종종 덕(virtue)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함께 배우고 익히는 스포츠멘탈코칭의 마지막 목표가 혹시 탁월성을 통해 덕에 이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편집장의

스포츠멘탈 에세이

여름방학입니다. 방학. 배우기를 잠시 내려놓는다는 의미인데 요즘 방학은 오히려 배움의 끈을 다잡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우선 저희 연구원에서 진행했던 스포츠멘탈코치 양성사업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작년 체육인재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서강대학교에서 스포츠멘탈코치 양성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올해 2차년도 사업을 준비하면서 한국스포츠심리학회에서 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왔습니다. 개인 연구원의 사업으로 진행하기보다 학회차원에서 보다 공신력을 갖춘 양성교육을 하려는 취지입니다. 몇 차례 논의 끝에 연구원의 스포츠멘탈코치의 기본적인 골격을 유지하고 스포츠심리상담사와의 차별성을 갖춘다는 조건으로 올해부터 한국스포츠심리학회에서 양성교육을 담당하기로 하였습니다. 6월 말부터 1차 멘탈코치 양성교육이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시작되어 현재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방학이 시작되던 지난 6월말 제3회 국제긍정심리학회(World Congress on Positive Psychology)에 참석차 로스엔젤리스를 다녀왔습니다. 90년대 말 마틴 셀리그만이 미심리학회장에 취임하면서 긍정심리학이라는 화두를 던진 지 십여년 만에 이번 학회를 주최한 IPPA (International Positive Psychology Association)는 심리학의 주류학회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고무적인 것은 지난 번 학회 때 보다 스포츠와 운동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점입니다. 불과 이년 전에 필라델피아에서 있었던 제2회 국제학회에서는 긍정심리학과 스포츠심리학의 행복한 동거를 제안한 제 발표가 거의 유일했는데 이번에는 스포츠와 운동과 관련된 세션이 따로 생겼더군요. 이번에 알게 된 일이지만 미국 응용스포츠심리학회(AASP)에도 긍정심리학과 관련한 소그

룹이 결성되어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스포츠와 운동과 관련된 긍정적인 정서, 희망, 그리고 열정과 사랑과 같은 주제로 더 많은 연구가 번성(Flourish)하기를 기대합니다. 첫 날 직젠트미할리의 소개를 받고 기조 발표한 셀리그만의 강연에서 보스

톤 지역의 심장병발병분포도와 부정적인 트윗의 지역 분포도 상관관계가 .67이었다는 보고는 매우 흥미로왔습니다. 무려 8천 5백만 트윗을 데이타로 활용해서 분석을 했다고 설명하면서, '질문지의 시대는 가고 빅 데이타의 시대가 도래했다'라고 선포하더군요. 다시 생각해보니 참 무시무시한 발언입니다. 이번 아레떼에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계속 연재하고 있는 스포츠멘탈 팁과 그동안 있었던 연구소 안 밖의 소식과 더불어 매회 쫀득쫀득한 내용과 재미로 독자층을 키워가고 있는 최옥숙의 멘탈코치 탐방 코너도 기대해 볼 만 합니다. 국가대표 양궁팀의 전담멘탈코치로 활동했던 전주대학교 홍성택 교수의 인터뷰와 역시 양궁국가대표 코치를 역임한 서오석 코치의 번외인터뷰까지 풍성한 읽을거리가 있습니다. 끝으로 우리 연구원이 늘 주장하는 '배워서 남주자'라는 모토를 실현하고자 스포츠심리 오딧세이 세번째 여정이 8월에 시작됩니다. 이제까지 있었던 두 번의 오딧세이에서는 주로 북미의 스포츠심리학 클래식 논문과 현장논문을 살펴보았다면 이번에는 2013년 한국이라는 지형을 감싸고 있는 스포츠심리학의 주위를 둘러 볼 요량입니다. 이번에는 많은 대학원생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인원을 30명으로 늘렸습니다. 관심 있는 스포츠심리학도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오랜 장마로 날씨가 눅눅합니다. 날씨는 눅눅해도 마음만은 뽀송~한 여름이 되시길!

발행인 : 정청희 | 편집장 : 정용철 | 스태프 : 유경호, 이철웅, 최옥숙 | 전화 : 010-9946-1642 | http://www.kspr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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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Sport Psychology Research Center 2

이달의 스포츠멘탈 팁

팀응집력Team Cohesion

당신은 한 팀의 코치로서 팀이 공동으로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 선수 개개인의 능력보다 선수들을 효율적으로 상호작용하게 하는 것이 목표달성에 보다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1996년 아틀란타와 1994년 나가노 올림픽 경기에 참가했던 65명의 코치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팀응집력이 올림픽에서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Gould, Greenleaf, Guinan, & Chung, 2002). 또한, 미국 프로농구에서 기적의 사나이라 불리는 감독 Pat Riley는 팀의 응집력은 팀 내 개개인의 능력을 합쳐놓은 것보다 더욱 강한 힘을 창출해낸다고 말했다. 팀은 개인이 아닌 다수의 선수가 모인 집

단이다. 한 집단 안에서 팀응집력은 팀 내 개개인이 상호작용 하게 하고 공동의 목표를 추구 또는 달성하게 한다. 또한 팀수행을 향상시키고 선수들이 자신의 팀에 대한 심리적 만족감을 느끼게 하여 선수의 내적동기를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스포츠 경험에 대한 내적 동기는 팀 내에서의 자신의 중요성과 집단의 소속감을 충족시킴으로써 선수들을 더욱 성숙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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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스포츠심리학회 연차학술대회 열려

한국 스포츠심리학의 미래 그리고 방향

‘엘리트스포츠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한국스포츠심리학의 역할’을 주제로 하 는 2013 스포츠심리학회 연차학술대회가 2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감했다. 지난 14일 안성 레이크힐cc에서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스포츠심 리학회가 주관 및 주최하며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했다. 특히 금번에 연차 학 술대회 중 최다인원이 참석하여 스포츠심리학에 대한 그 뜨거운 열기를 입증했다. 학술대회는 첫날 주제발표와 구두발표 그리고 심포지엄이 진행되었고 둘째 날에 포스터발표로 나눠 진행되었다. 이 중 ‘주제발표 1’에서 인하대학교의 김병준 교수 는 ‘IZOF논리에 근거한 새로운 수행 프로파일링 기법’을 주제로 한 발표로 큰 관 심을 끌었다. 김선진 회장은 “이번 연차학술대회는 앞으로 우리스포츠심리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내용들을 담았다”며 의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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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Sport Psychology Research Center 3

제 13회 ISSP 국제 스포츠심리학 세미나

스포츠와 삶의 연결 어떻게?

제13회 국제스포츠심리학술대회(The ISSP 13th World Congress of Sport Psychology)가 오는 7월 21일부터 25일까지 북경체육대학(Beijing Sport University)에서 개최된다. 국제스포츠심리학회와 북경체육대학에서 주최하는 이 대회에는 국내∙외 전문가 및 학생들이 참석하여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스포츠심리학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토론의 장이 열린다. 한국스포츠심리연구원에서는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 ‘대한민국의 스포츠멘탈코칭’개요와 함께 양궁, 태권도, 골프에서의 스포츠멘탈코칭 사례연구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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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심리 전공세미나 오딧세이 시즌 3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스포츠심리학 하기

한국스포츠심리연구원에서 진행하는 스포츠심리 전공세미나 스포츠오딧세이 시즌 3가 오는 8월 2일부터 30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3시, 서강대학교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 2012년 7월에 시즌1으로 처음 시작한 스포츠오딧세이는 시즌1과 2에서 주로 북미권의 주요 스포츠심리연구를 탐색했다면 이번에는 대한민국의 스포츠심리학의 연구동향 및 지형을 탐색한다. 특히 이번 스포츠오딧세이 시즌 3에서는 현재 스포츠심리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명사들을 초청해 더욱 풍성한 모임이 될 예정이다. 대상은 스포츠심리학 전공 대학원생 30명 선 착순 모집이며 신청은 7월 15일부터 20일(5일), 한국스포츠심 리연구원 이메일을 통해서만 받는다. (❈아레떼 광고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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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Sport Psychology Research Center 4

최옥숙의 멘토탐방기

이달의 스포츠멘탈코치

꽃미남 브레인 홍성택 교수를 만나다

1993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 학사 1995 서울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석사2005 서울대학교 대학원 체육학 박사2005~2009 서울대학교 스포츠과학 연구소 선임 연구원2004, 2009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 심리트레이너 2010~현재 한국스포츠심리학회 이사 및 스포츠심리상담사 자격위원 2011~현재 전주대학교 생활체육과 학과장 2011~현재 전라북도 체육회 월드스타육성 관리위원 (심리상담) 2011~현재 코오롱 스포츠단 전담 멘탈코치

이번 인터뷰를 위해 5개월을 기다렸다. 홍성택 교수님의 빡빡한 일정을 맞추기 정말 어려웠는데 결국 교수님이 단 하루 쉬시는 일요일 오전, 직접 찾아 뵌 전주에서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장장 3시간 동안 이어진 인터뷰였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흥미진진한 시간이었다. 이것이 진정 인터뷰어만이 느낄 수 있는 희열이 아닌가 싶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분들을 보면서 든 생각은 그 분들의 현재 결과적인 모습이 아닌 그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한 과정을 닮고 싶다는 것이었다. 다음은 홍성택 교수님과의 일문일답.

✔ 선수 중심의 멘탈 트레이닝최옥숙(이하:최) : 안녕하세요? 교수님 주말 아침 일찍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교수님이 워낙 유명하셔서 다들 잘 알고 있겠지만 다시 한 번 교수님께 직접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현재 근황과 연구하고 계시는 분야나 관심 있는 분야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홍성택(이하:홍) : 안녕하세요. 저는 전주대학교 생활체육학과에 재직 중인 홍성택 교수입니다. 홍성택 이라고 하면 잘 모르시는 분들이 아직까지 많이 있어요. 왜냐하면 제가 이름을 바꾼 지 4~5년이 되었고, 그 전에는 우리나라 대표 샘플 이름인 홍길동이었거든요(웃음). 현재 교수 4년차고요, 교수가 되기 전에 스포츠현장에서 멘탈코칭 혹은 스포츠심리상담직으로 일을 했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이 분야가 전문 직종으로 인정받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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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생활을 하기에는 많은 어려운 점이 있었기 때문에, 교수라는 직업을 택하면서 제 관심분야의 연구들을 보다 더 확대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제 관심 분야는 양궁종목입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시점으로 2번의 아시안 게임과 세계선수권 대회, 그리고 최근에 있었던 올림픽 대회 때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을 직, 간접적 지원해왔습니다. 12년째 양궁종목 현장에서 스포츠심리지원을 하고 있고, 마라톤, 육상, 체조, 배드민턴, 골프, 싸이클 등의 종목에서도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제가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야구입니다. 야구는 아주 복잡 미묘하며, 작전 전략, 개인적 실력, 지도자의 성향 및 판단 등에 따라 성과가 직결되고, 투수, 타자, 포수, 내야수 등 포지션에 따라 심리적 전략과 심리적 상태에 많은 영향을 받는 종목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더욱 더 야구 쪽에 관심을 갖고 연구할 계획이고, 조심스럽게 프로야구 팀에서도 제의가 들어오고 있는 중 입니다.

최 : 성함을 변경하셨는데 그럼 기존에 나온 연구들 중에 홍길동으로 되어 있는 연구들도 교수님 연구이신 건가요? 홍 : 네. 그렇죠. 그 전에 썼던 연구들에는 홍길동으로 되어있죠. 제 연구의 80% 이상이 양궁과 관련된 연구들이고, 아마도 제가 우리나라에서는 양궁과 심리 쪽 관련 연구가 가장 많지 않을까라고 생각됩니다. 그 만큼 저의 스포츠심리학 연구의 출발은 양궁종목이었고, 수많은 양궁현장에서 보고 느꼈기 때문에 이것이 바탕이 되어 지속적으로 연구를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최 : 제가 교수님 뵙기 전에 포털 사이트에 교수님을 검색을 해봤더니 양궁과 관련된 자료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그만큼 양궁 분야에서는 유명하신 것 같은데요. 사실 교수님께서는 양궁을 하신 적이 없다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양궁 분야에 전문가가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홍 : 네. 그 질문이 제가 제일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입니다. 제가 2000년부터 시간강사 생활을 처음 시작했고. 첫 학기 때 4군데 대학에 강의를 나갔는데 공교롭게도 3곳의 대학에 양궁부가 있었어요. 그 대학에서 스포츠심리학을 강의하다 보니까 저에게 스포츠심리학 관련 질문을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 양궁선수들이었지요. 이야기를 나누다가 직접 양궁장을 방문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스포츠상황에서 선수와 지도자들의 심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그리고 제가 7년 가까이 강의했던 어느 한 대학에서 중점적으로 양궁에 대한 현장연구를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선수 및 지도자와 함께 양궁 시합장을 방문하여 도움을 주기 시작하였죠. 그게 저에 있어서 매우 의미 있는 출발점이었죠. 시합장에서 가서 보고 느끼면서 더욱 더 양궁과 스포츠심리학과의 현장 연구를 깊이 있게 하고 싶어서 제 박사논문의 주제로 연결시켰어요. 때 마침 2003년 9월에 정청희 지도교수님께서 대한양궁협회와 프로젝트를 맺으시면서 2004년 아테네올림픽 국가대표 양궁선수단 스포츠심리지원을 하게 되었죠. 제 박사학위논문의 주제로 양궁 심리기술훈련을 진행시키면서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국가대표 양궁팀에 적용하여 성과를 냈던 것들이 현재 저를 만들었던 계기가 되지 않았는가 생각됩니다.

최 : 최근 야구에 관심을 갖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조금 더 관련되어 여쭤 볼게요.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선수 개인적으로 심리훈련을 하는 선수들도 많아지고, 또 구단에서는 전담 스포츠멘탈코치를 채용하는 곳도 생겼잖아요. 야구팀의 인원이 많은데 과연 전담 멘탈코치 1명으로 가능한가라는 의문점이 드는데 어떤 형식으로 구성되어야 할까요? 홍 : 한 명 정도가 가능한가?(웃음) 절대적으로 부족하죠. 야구라는 스포츠 구성의 특성 상 포지션에 따라 심리적 상태, 심리적 전략 및 훈련 프로그램 등이 상당히 다르고 다양합니다. 따라서 포지션에 따라 전담 지도자가 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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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야구선수의 포지션 및 특성별, 훈련 목적별, 시합 상황별 등에 따른 전문 스포츠멘탈코치가 세부적으로 구성 및 활동되어야 야구팀 전체의 경기수행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그러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야구 종목에 대한 세밀하고 전문화된 부분을 그 어느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겠죠.

최 : 외국에서는 이미 프로야구팀에 많은 구단들이 멘탈코치 팀을 구성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럼 향후 우리나라도 외국과 같은 시스템으로 변화 될 수 있을까요? 홍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히 아직까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합니다. 외국과 우리나라의 프로야구 출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예견하긴 어렵죠. 야구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종목이 유사하다고 봅니다. 단지 전담 멘탈코치의 운영은 아직까지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비전담 또는 기간제 형태의 지원은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 같은 경우 코오롱그룹에 소속되어 있는 스포츠단의 전담 스포츠심리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제가 받고 있는 자문비 또는 훈련비는 코오롱 본사에서 직접 지급받고 있습니다. 활동유형은 전담이지만, 실제 기업에 소속된 정규직은 아닙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스포츠팀에서 멘탈코치나 스포츠심리상담사가 실제적 전담형태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멘탈코칭 비용을 그 팀의 연간 훈련비 내에서 자체 지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경제적 부담 때문에 장기 계약이 보장된 전담 멘탈코칭을 채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 프로스포츠구단, 경제력이 바탕이 된 스포츠종목협회 및 기관 등에서 고용하는 형태여야만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직업으로서 창출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최 : 반면에 현재 스포츠 현장에서 멘탈코치를 하고 계신 분들 중 전문가로써 인정을 받고 계신 분들이 대부분 교수님들이시잖아요. 그 분들은 직업이 있기 때문에 전담보다는 비전담 형식으로 멘탈코치를 하고 계시는데 혹시 그런 부분이 오히려 전담직을 만들지 않게 되는 이유가 되지는 않을까요? 홍 : 지금 현재 보여 지는 모습에서는 그렇게 생각 될 수 있죠. 이 분야에서 전문가라고 인정받고 있는 대부분들이 교수라는 직업을 갖고 활동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우선은 현실적인 문제로써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스포츠계의 제한적인 재정지원형태로 인해 비정규직화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또한 스포츠 특성상 승패에 따라 언제든지 모든 것들이 일시에 바뀔 수 있는 거죠. 솔직히 우리 입장은 우리의 전문성이 인정받을 정도로 안정화, 체계화되었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스포츠 현장에서는 감독들도 승패에 따라 언제든지 교체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스텝진의 역할을 하는 멘탈코치 역시 어쩔 수 없는 종속적 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역할을 개인이 아닌 학회차원에서 해결해주어야 하는 거죠. 연수를 통해 수많은 예비 멘탈코치들을 배출하고 있는데 배출 후에는 현장 실습을 통해 현장 능력을 강화시켜주는 게 학회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이고, 두 번째로는 학회와 공신력있는 스포츠 기관 및 단체들과의 산학협약을 통해 다양한 스포츠분야들로 능력 있는 멘탈코치들을 보내줄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그렇게 된다면 기존의 전문가들이 미처 가지 못한 영역까지도 확장시킬 수 있는데 이러한 연결 고리가 아직까지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명성이 높고 인증이 된 (교수)분들을 찾게 되는 거죠. 그렇다 보니 새롭게 멘탈코칭을 공부하게 된 분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거나 비전담직으로 전략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게 되는 것이죠. 서두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2000년부터 양궁종목을 중심으로 스포츠심리지원을 해왔는데 처음으로 정당한 대가를 받고 심리기술훈련을 시켰던 시기는 2006년쯤 이였던 것 같아요. 그 다음 공식적으로 계약을 맺고 비용을 받으며 시작한 것이 2007년이었는데 그렇게 본다면 제가 양궁분야에 있으면서 거의 6년 동안은 봉사를 한 거나 마찬가지죠(웃음). 솔직히 그 당시에도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활동에 합당한 비용을 지불할 수 없는 구조와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어떤 분야보다도 스포츠멘탈코칭 분야가 인턴 기간이 훨씬 더 길 수 있고 보수도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한국 스포츠팀의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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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자기 자신과의 싸움과 유혹에서 잘 버텨야 한다는 사실을 예비 멘탈코치들이 꼭 알고 있어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스포츠현장에서 학문적 인정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는 지도자, 선수들로부터 멘탈코치가 자신들을 위해 진정으로 헌신과 봉사를 하고 있다는 상호 공감대가 형성된 후에 반드시 인정받게 된다는 점입니다.

최 : 다른 관점으로 볼 때 봉사형식의 멘탈코칭을 하게 되면 무료라는 부분으로 인해 오히려 전문성을 조금 더 쉽게 생각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교수님 생각은 어떠세요? 홍 : 우리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선수들이나 지도자들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오히려 더 솔직하고 깊이 있게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우리나라 스포츠 조직의 구조상 선수인성교육 및 상담이나 심리기술훈련비 지원이 어렵고, 심리기술훈련 비용들을 산정하는 정확한 기준이나 항목이 없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합당한 명목으로 지출하는 것을 꺼려하는 부분이 있죠. 물론 보수에 대한 부분이 중요하기 때문에 보수를 받을 수 있는 구조를 가진 곳(기업체, 협회 등)에서는 당당하게 받아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이것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문성에 대한 사회적 봉사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코오롱 스포츠단에 전담으로 가게 된 것도 소속팀 양궁감독님이 그동안의 고생한 부분을 인정해 주셨기 때문에 전담직으로 갈 수 있는 여건과 구조를 잘 만들어 주셨죠(웃음).

최 : 스포츠심리전공을 선택하시고 이 분야에서 계시면서 어려우신 점은 어떤 게 있으신가요? 홍 : 어렵다기 보다는 가장 경계하는 것이 바로 저 자신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즉, 제가 너무 내 아집에 빠지지 않을까,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빠질까봐 이 일을 하면 할수록 조심스러워 지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스포츠상황에서 발생하는 선수의 심리적인 부분은 서로 비슷한 것 같지만, 그 원인에 대한 실체를 파고 들어가면 백이면 백 다 달라요. 결국 하면 할수록 스포츠심리상담의 한계를 깊이 느끼게 되죠. 선수개인과 상담을 더 깊게 들어가서 하다보면 그 현상의 원인이 선수 단 한명에 의해 발생되는 것이 아니란 거죠. 즉, 그 주변에 있는 감독, 지도자, 부모, 환경 등에 의해 다양하게 영향을 직, 간접적으로 받게 된다는 것을 깨달게 되죠. 그랬을 경우 내가 알고 있는 스포츠심리분야의 지식만을 가지고 해결한다는 것은 솔직히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 지식과 경험만 믿고 아집에 빠질까봐 일반심리도 공부를 하고 학위를 받게 되었어요.

최 : 어느 정도 위치에서 새로운 공부를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 같은데요. 정말 이 일에 대해 열정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교수님의  멘탈코칭 철학은 무엇인가요? 홍 : 가장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제 스스로가 이 일을 하면서 두려움이 있기에 제 철학을 늘 유지하려고 하는데 가장 쉽고도 가장 어려운 것으로 ‘내가 선수가 되자’입니다. 선수 중심에서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고 이것이 또 심리훈련, 멘탈코칭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제 입장에서만 바라본다면 선수들의 표면적 문제의 해결은 진짜 쉽죠. 특히 저희 스포츠심리학영역에서는 행동주의적 접근, 요즘은 인지, 행동, 정서 치료적 접근으로 중심으로 심리훈련 프로그램을 작성하여 현장에 많이 적용하고 있죠. 스포츠상황에서 보여 지는 부분만을 보고 그 자체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접근 방식과 치료 과정에 따라 그대로 끌고만 가면 되는 거죠. 그렇지만 지속적인 효과 측면에서 본다면 선수의 핵심적, 심층적 문제 해결차원에서는 그 효과를 단정하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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렵죠. 선수 각자는 자신의 심리적 구조와 내용 형성될 수 있는 자신만의 세계가 있어요. 그런 선수들마다의 각자 세계에 함께 공감하며 빠져 들어야 하는데 솔직히 너무 어렵죠. 이렇게만 된다면 선수가 원하는 최상의 상태와 수행력까지 함께 올라올 수 있게 되는 거죠.

최 : 지난 주 연차학술대회를 다녀와서 궁금한 점이 생겼는데요. 현장에서 심리훈련을 적용하고 계신 분들께서 질문을 하실 때 ‘저는 멘탈코치를 하고 있습니다.’ 또는 ‘심리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등 두 가지로 나뉘어서 이야기를 하는데 과연 현장에 계신 분들은 멘탈코치와 심리 상담을 용어 뿐 만 아니라 심리기술방법까지 정확하게 구분을 하고 사용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교수님께서는 멘탈코치와 심리 상담이 어떤 부분이 다르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홍 : 저는 어떤 용어를 쓰고 있는 것 같나요?(웃음) 저 역시 어떤 용어를 쓰면 좋을까라는 자문을 하게 되는데... 잘 아시다시피, 10년 전에 스포츠심리상담사 자격제도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창기 구성원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스포츠심리상담(사)라는 용어가 적합하죠. 최근 실제 현장 적용의 내용적인 부분을 봤을 때는 멘탈코칭에 대한 부분이 강조되고 있기에 서서히 용어가 구분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솔직히 의식적으로 용어를 구분하는 그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이 멘탈코칭, 스포츠심리상담, 스포츠심리훈련 등을 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다른 분들이 생각할 때 뭐 이름가지고 여기, 저기서 다르게 이야기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형식(용어)은 다르지만 하고 있는 내용은 유사하다고 생각하고, 혹은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츠현장 중심에서 트레이너(멘탈코치) 역할차원에서 보면 멘탈코칭을 사용하시는 분이 계시고, 스포츠현장뿐만 아니라 특정한 장소와 기관에서 일대일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을 스포츠심리상담이라고 보는데 그건 사실 어찌 보면 형식적인 구분이라고 봅니다. 스포츠심리상담 안에의 기법, 접근법을 보면 멘탈코칭에서 사용되는 방법들을 대부분 쓰고 있고, 멘탈코칭을 하기 위한 과정적인 차원에서 스포츠심리상담은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같이 연계해서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두 가지 중 어느 한 가지가 맞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보다 조심스럽게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실이 약간은 이원론적으로 가는 부분이 있는데 학회에서 연수를 하면서 어느 쪽에 좀 더 집중화 시킬 것이냐는 것이 문제인거죠. 그것은 현재 스포츠심리상담사 연수과정이 양성 목적 및 역할에 따라 1,2,3급으로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각각의 급수에 따른 특성화와 전문화를 바탕으로 연수 컨텐츠를 어떻게 비율적으로 나누어 실시하는가에 따라 자연스럽게 스포츠심리상담과 멘탈코칭의 역할 구분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 : 교수님께서 영향을 받은 심리분야나 심리학자가 있으신가요?

홍 : 제가 공부를 할 때 외국원서로 공부를 많이 했죠. 솔직히 외국의 심리학자의 영향을 받았다기 보다는 원서의 영향을 받았죠(웃음). 사실 중요하게 영향을 받은 분은 스포츠현장에 갈 수 있도록 지도해주신 정청희 교수님이시죠. 2000년 초 스포츠심리훈련 초창기 때에는 대학원생 입장에서 스포츠현장에 가는 그 자체가 두려웠었죠. 현장에 가서 할 수 있는 확고한 무기 즉, 체계화되고 검증된 심리기술훈련 프로그램이 없었으니까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자체적으로 연구 및 검증하는데 2~3년이 걸렸죠. 어느 정도 서울대학교 스포츠심리연구센터 나름대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을 때 양궁, 골프 종목 현장으로 나갈 수 있었죠. 이러한 시도와 노력이 오늘날 한국 스포츠심리훈련의 토대와 위상 정립이 되었다고 자부합니다. 정청희 교수님은 한국식 토착 스포츠심리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셨습니다. 그 이전에는 대부분 외국에서 실시해온 기법과 프로그램을 따라 적용했는데, 그 당시 교수님과 함께 한국 내 스포츠현장에서 많은 적용과 수정 검토를 통해 체계화된 것들이 오늘날의 심리기술훈련 과정과 내용들이죠. 그래서 아시아권에서는 우리나라가 최고라 생각하고 미국과 견주어 봤을 때도 결코 뒤지지 않다고 생각해요. 또한 스포츠현장에 나갔을 때 저희를 많이 깨우치게 했던 현장의 지도자 역시 저희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셨습니다. 그 당시 현장의 지도자들에게 많은 비난과 질타를 받았고, 보이지 않는 영역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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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이 있었던 시절이었죠(웃음). ‘너희가 뭔데, 우리 종목을 어떻게 알아?’, ‘우리가 지금까지 잘 해오고 있는데’ 라는 생각으로 오해 아닌 오해도 많았고, 심지어 시합장에서 쫓겨나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참고 견디면서 진심과 정성을 다해 다가갔으며, 운이 좋게도 양궁이나 골프종목에서 좋은 성과가 나왔기 때문에 현장 지도자들도 서서히 마음이 열게 된 거죠.

최 : 교수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지금까지 하신 멘탈코칭 사례 수가 정말 많으시겠어요. 어느 정도나 되시나요?홍 : (웃음)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어요. 사람들이 처음에는 애인과 데이트할 때 뭐했는지 다 기억하다가 시간이 지나 너무 많이 만나게 되면 잘 모르잖아요. 저도 그런 것 같아요. 멘탈코칭 사례 횟수에 대한 기억은 이미 다 잊혀 진 것 같아요. 최 : 그래도 사람들이 첫사랑을 잊지 못하듯이 교수님께서도 잊지 못하는 사례가 있으시지 않을까요? 국가대표팀도 맡으셨는데 그 때 기분도 조금 남달랐을 것 같은데요?

홍 : 그럼 있죠.(웃음) 제가 잊지 못하는 첫사랑은 2000년도에 강의를 나가면서 만났던 양궁 선수들이죠. 그 선수들은 대학 졸업 후에 3명이나 실업팀으로 가게 되었어요. 그 대학이 전문대학인데 4년제 대학 양궁출신 선수도 하기 어려운 졸업 후 실업팀 진출을 그 선수들 모두 했거든요. 그 당시 저도 아무 것도 모른 상태에서 오로지 ‘맨땅 헤딩’하며 정말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나요. 지금은 모두 은퇴하고 지도자 길을 걷고 있지만, 양궁현장에서 다시 제 강의와 조언을 받는 두 번째 운명의 제자들이 되었어요. 두 번째 사랑은 양궁 국가대표팀입니다. 사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는 간접적으로 스포츠심리지원을 했어요. 2006~2008년까지도 간접적인 형태로 심리지원을 했고 그 후 인정을 받게 되면서 2009년에는 대한체육회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전담 ‘심리트레이너’라는 직책으로 선수촌에 입촌하여 심리기술훈련을 하게 되었어요. 그 때 2009년 울산 세계 양궁선수권 대회가 있었는데 금 4개 싹쓸이는 물론 세계 신기록 3개, 세계 타이기록 1개 등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최고의 성적을 냈던 해였죠.

최 : 말씀하신 것처럼 많은 선수들과 지도자를 만나셨을 텐데 현장에서 만나는 선수들과 지도자의 관계에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홍 : 모든 스포츠 선수 및 지도자들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전문가이기 때문에 심리상담과 멘탈코칭의 역할을 하는데 있어 보이지 않는 갈등들이 존재하죠. 그래서 활동하는 기간 중에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죠. 과연 우리의 역할이 뭘까? 어느 깊이까지 가야하는가? 에 대한 회의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그러한 힘든 과정과 고뇌들이 저에게는 오히려 배움과 통찰의 계기가 되었죠. 가장 중요하게 느낀 것은 역시 선수를 위한 모든 부분에 있어서 소속 지도자와 긴밀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력적 관계가 되어야 한는 것이죠. 즉, 공생의 관계죠. 이러한 관계를 바탕으로 선수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실효적 평가들이 이루어져야 하고, 지속적인 스포츠수행력 향상을 위해 심리훈련의 접근 방식과 내용이 합의일치가 되어야 합니다.

최 : 현재 코오롱스포츠단 전담멘탈코치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주요 업무는 어떠한 것들이 있으신가요?

홍 : 코오롱스포츠단 안에는 마라톤팀, 골프팀, 스포츠 클라이밍팀, 작년에 창단한 양궁팀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경기도 안산과 이천에 있는 연습장과 숙소 그리고 시합장에 방문합니다. 스포츠단에 소속되어 있는 각 종목에 필요한 심리지원을 구분하여 상담과 멘탈코칭을 하고 있는데, 솔직히 양궁팀을 좀 더 집중적으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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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전용 심리훈련 프로그램 >

있죠(웃음). 매년 초에 스포츠단 통합 워크숍이 있는데 그때 1년 동안의 스포츠심리훈련 운영 계획 및 적용 프로그램, 중점 사항, 세부 내용, 보고 및 결과 평가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게 되죠. 스포츠단 임직원의 승인을 통해 그 후, 직접적으로 해당 종목에 심리지원을 하게 되죠. 제가 하는 스포츠심리지원의 업무는 크게 두 개 시스템으로 이루어집니다. 즉, 팀 심리훈련과 개인별 심리상담 및 심리기술훈련으로 실시되는데, 개인 심리기술훈련은 자기관리, 심상, 각성조절 훈련, 집중훈련 등이 중점을 두고 이루어지고, 현재는 연습상황에서도 실제 시합상황처럼 연습을 할 수 있는 실전용 심리기술훈련 프로그램과 장비를 개발해서 적용하고 있죠.

최 : 심리훈련을 받아들이는 선수들의 태도나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홍 : 코오롱 소속 선수들은 정규 훈련시간 안에 모든 스포츠심리상담과 심리기술훈련이 포함이 되어있기 때문에 기술훈련, 체력 훈련처럼 당연히 하는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그렇지 않으면 호랑이 같은 감독님께 혼나거든요(웃음). 지난 달 지도자께서 저 몰래 선수들에게 심리훈련을 평가하라고 하셨데요. 다행스럽게도 5점 만점에 평균 4,3점이 나왔으니까 아직까지는 제가 하는 심리훈련이 긍정적인 것으로 생각해요.

최 : 연습상황에서 실전용 심리훈련을 하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혹시 이번에 특허내신 장비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 부탁드릴게요.홍 : 선수들이 갖고 있는 심리적 불편함을 해결하고 실제 스포츠수행력을 향상시키는데 심리상담만 갖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좀 더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늘 하곤 했죠. 특히 시합 때는 적성각성수준을 유지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잖아요. 즉, 집중력, 몰입에 따른 최상의 수행력을 만드는 핵심은 최적의 각성수준을 얼마나 빨리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죠. 바로 이것이 선수 수준을 떠나서 심리기술훈련 핵심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이 부분에 많이 관심과 연구를 하는 있는 시점에 마침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는 스포츠 산업기술 개발 사업에 선정되어 스포닉스라는 연구기관과 함께 공동으로 개발을 하게 됐죠. 적정각성수준 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일련의 과정이 어떠한 근거 하에 만들어졌는가 하는 부분이 바로 알고리즘인데, 이는 10 여년 가까이 양궁스포츠현장에 직접 심리훈련 시켰던 수많은 선수들의 연습 및 실전상황에서의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하드웨어 부분은 공동 연구기관에서 만들었죠.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선수개인별로 적정 각성수준 찾아주는 것이죠. 또한, 실전 시합 중 실시간으로 자신의 각성수준을 볼 수 있게 만들어 선수 자신의 자기조절력을 높이는 동시에 각성 유발에 따른 증상과 각성 정도를 구분하여 시합 중 심리해결 방법 및 지도 전략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사용 방법은 스포츠현장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슴 부착형으로 모든 센서를 통해 바로 컴퓨터 모니터로 확인 할 수 있죠. 심리적인 부분만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연습 및 시합 중 점수 분포와 데이터 관리 그리고 슈팅 시 동작 분석 및 무게중심 이동에 따른 자세 교정 등 까지 선수의 모든 수행관련 정보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요. 또한 5대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서 연습상황에서 보다 정확한 슈팅 자세 분석이 가능합니다. 선수의 슈팅에 따라 개인별 각성수준, 각성수준에 따른 심리적 처치, 자세분석, 무게중심의 분석 등이 한꺼번에 다 되는 거죠. 개발 기간은 약 1년 반 정도였고,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도 발표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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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 설명을 들어보니 정말 엄청난 걸 만드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과학적인 프로그램까지 개발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스포츠심리학 현 위치는 어디라고 생각하시는지 또한, 전망과 문제점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홍 :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 스포츠 강국 10위 안에 들고 있습니다. 자신하건데 충분히 멘탈코치, 스포츠심리 상담 수준도 스포츠 강대국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 분야가 아직까지 특정 전문가들의 주도하에 이뤄지는 것이 아쉽죠. 마치 올림픽에서 엘리트선수를 중심으로 금메달을 따듯이 우리 분야 역시 이와 유사하죠. 보다 많은 분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어 다양한 종목 및 선수들에게 폭넓게 적용되었으면 해요. 지금보다 더 활성화가 될 수 있도록 학회차원 혹은 국가차원에서 제도적 개선과 지원이 이뤄진다면 좀 더 안정적으로 전문화된 직종으로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스포츠심리분야가 사회적 기여의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최 : 요새 융합, 통섭에 대한 부분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스포츠 심리학과 함께 새로운 분야가 접목 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홍 : 현재 의학영역, 심리상담영역, 인체공학영역 등에서도 우리 분야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미 다양한 분야에 있는 분들 중에 스포츠심리상담 또는 심리훈련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 분야의 경쟁상대는 우리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분명한 것은 바로 보다 전문화, 체계화, 현장중심화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심리학의 심리치료 중에서 내담자 스스로가 심리적, 근육적, 신경계적 움직임을 컨트롤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법과 방법이 요즘 추세인 마음 챙김 명상과도 일치 되는 부분으로 동양과 서양의 융합이라고 볼 수 있죠. 바로 이러한 모습들이 우리 스포츠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질적 융합이요, 통섭이지 아닐까요? 여러분들이 체육학 영역에서만 배워왔던 부분만 가지고 적용하고자 한다면 그게 곧 아집이며, 우리가 경계해야할 모습일 겁니다. 심리학도 현대적 흐름과 접근 방식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끌어와서 하게 되면 스포츠심리학이 응용학문으로서의 학문적 가치를 실현하고 사회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많은 걸 경험하고 스스로 깨우쳐라!최 : 마지막으로 멘탈코치가 되기 위해서 이것 하나만은 꼭 해봐라! 라고 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홍 : 스포츠 현장에서 ‘많은 것들을 경험’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다양한 경험 자체가 자신이 어떠한 멘탈코치, 심리상담사가 될 것인지를 알아갈 수 있는 직접적인 현장 교육이거든요. 이런 부분들은 사실은 교과서 상이나 전문가 이야기만으로는 듣고 배운다고 하는 것은 한계가 있죠. 이 분야를 공부하는 과정에 있는 동안에는 특정 스포츠종목을 선정해서 하는 것보단 전문화시키기 위한 발판으로서 체험하는 부분으로 많은 것을 경험을 하는 것이 좋아요. 장기적으로 보면 이러한 경험들이 자신을 탄탄하게 만들어 줄 수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해요. 현장에 나가면 생각하는 것보다 정말 많은 어려움들이 발생되니까요. 소중한 현장 경험만이 이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큰 힘이 될 수 있죠. 공부부터 먼저 하지 마세요.(웃음) 공부부터 먼저 하면 자기 것에 대한 것들이 강해지기 때문에 오히려 현장에 나가면 지도자, 선수들과 쉽게 협력적 관계를 형성하는데 힘들 수도 있어요. 스포츠현장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스스로 느끼는 것이 곧 자신 자신과 스포츠현장을 깨우치는 것이죠.

바쁘신 시간을 내주신 홍성택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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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옥숙의 멘토탐방기

번외편

코오롱 스포츠단 양궁팀 감독 서오석 감독님을 만나다

홍성택 교수님과의 인터뷰 중 코오롱 양궁팀 서오석 감독님과의 오랜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 서오석 감독님도 만나보기로 했다. 감독님께서 직접 들려주신 홍성택 교수님과의 인연, 그리고 현장에서 느끼는 스포츠심리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침 일찍 찾아간 훈련장에는 감독님께 훈련을 받기 위해 전지훈련을 온 중국선수단들이 연습 중에 있었다. 게다가 전 국가대표양궁선수 박경모 선수도 양궁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웃음). 감독님은 바쁘신 와중에도 안산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양궁교육 프로그램 등 좋은 일에 꾸준하게 참여하시며 양궁을 많은 사람들이 접하게 하는 일이 좋다고 수줍게 웃으셨다. 다음은 서오석 감독님과의 일문일답.

< 서오석 감독님 프로필 > 1993~1998 동서증권 감독 1999~2011 전라북도청 감독 2000 시드니 올림픽 남자대표팀 감독 2004 아테네 올림픽 여자대표팀 감독 2011~ 현재 코오롱 양궁팀 감독

최옥숙(이하:최) : 안녕하세요 감독님. 바쁘신 시간에 인터뷰 허락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홍성택 교수님과의 인연이 깊으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현재 감독님께서 현장에서 멘탈코칭을 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시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떠한 계기를 통해 홍성택 교수님과의 인연이 되셨고, 지금처럼 전담 멘탈코치와 함께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만드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서오석(이하:서) : 네, 홍성택 교수와는 인연이 깊죠. 2000년도 초에 제가 태릉에 있을 때부터 정청희 원장님과 홍성택 교수와도 인연이 시작되었죠. 그 때 스포츠심리강의를 들으면서 선수들을 훈련하는 면에서 심리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게 되었죠. 감독이나 코치들은 심리적인 부분에 전문가가 아니니깐 순간적인 상황에서 도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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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더라도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심리프로그램을 통한 전문가의 훈련과는 차이점이 많이 있다고 느끼게 되었죠. 사실 그 때부터 심리적인 부분의 중요성을 알고 특히 양궁 쪽은 더욱 심리적인 요인이 필요로 하는 스포츠였기에 멘탈코칭을 받고 있긴 했었죠. 하지만, 그동안의 현장에서는 선수들이 지속적인 심리훈련보다는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심리훈련이 중간에 많이 중단되는 상황 이였죠. 제가 양궁 팀을 맡아오면서 지속적인 심리훈련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예산적인 부분으로 인해 어려웠던 상황 이였어요. 그 때에도 홍교수가 자비를 들여 저희 팀에 와서 심리훈련을 해주면서 인연을 계속 이어왔고, 이번에 코오롱스포츠단에 오면서 예산문제를 해결하고 바로 전담으로 멘탈코칭을 받을 수 있도록 했죠.

최 : 오랫동안 현장에서 계시면서 감독님께서는 스포츠심리에 대한 중요성이 크다고 말씀하셨는데 현장에서 선수들도 심리훈련을 받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나요? 서 : 선수들마다 다르죠. 지금 저희 팀 선수들은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제가 심리훈련 받는 것에 대해 전혀 관여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은 선수 자신들만 알고 있을 겁니다. 그동안 만나왔던 선수들 중 어떤 선수들은 심리 훈련에 상당히 거부하는 선수들도 있었죠. 심리훈련이 어떤 면에서는 종교 같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믿음인거죠. 종교를 믿는 것처럼 심리에 대한 부분을 먼저 믿다보면 자신을 믿게 되는데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오히려 좋지 못한 성과를 가져 오게 되는 경우도 있죠.

최 : 감독님께서도 지금까지 다양한 경기에 참가하시면서 선수들이 긴장하는 모습도 보시고, 또 중요한 경기에서는 감독님도 긴장하고 떨리실 것 같은데 그럴 땐 감독님께서도 멘탈트레이닝을 하시는지요? 서 : 그럼요. 저도 엄청나게 떨리죠. 우선적으로는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하죠. 또한, 제가 흔들리면 선수들 모두 무너진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조절하죠. 또 양궁에서는 마지막 한발에 승부수가 있을 때가 있는데 그때는 온갖 많은 생각들이 교차를 하죠. 그럼 마음속으로 기도를 하죠. 제가 생활해오는 면에서 잘 살아오면 잘 되는 거고, 못 살았다면 안 되는 거다. 라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비우려 하죠. 그래서 저는 평상시에 성실하고 착실하게 살려고 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 : 감독님께서 현장에서 느끼실 때 스포츠 심리훈련 적용에서 좀 더 보완이 되거나 발전했으면 하는 방향이 있으신가요? 또한, 다양한 멘탈코치들과 만나실텐데 같은 팀으로 함께 일을 하게 된다면 어떠한 면을 가장 크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서 : 현재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시스템으로 심리훈련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현장에서 선수들이 겉으로 나타내는 심리적인 부분은 비슷하게 나타난다고 보이지만 실제로 원인들은 모두 다 다른 것 같습니다. 각자 개인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하는데 그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문가가 있는 거겠죠? 함께 일을 하게 된다면 물론 실력도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데 인성적인 부분을 많이 보게 되죠. 특히 저는 정직함과 책임감을 많이 보게 되죠. 거짓말을 하는 것과 시간 약속을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허락해주신 서오석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Vol. 24 한국스포츠심리연구원 뉴스레터 2013

Korean Sport Psychology Research Center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