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흑자 계속되지만 소비늘릴 여유는 없다 | 201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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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20 LG Business Insight 2014 2 19 가계수지 흑자가 최근 몇 년간 확대되는 추세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하락추세를 나타내 던 가계 흑자율은 2011년 1분기를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2013년 3분기에는 외환위기 이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의 흑자율 상승은 소득에 비해 소비 증가세가 더 빠르게 둔화되면서 나 타나는 불황형 흑자의 결과다. 경기부진에 따른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과 더불어 원금상환 부담 증 가, 전월세 보증금 증가, 노후 대비 저축 수요 등이 어우러져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은퇴 후 노후 불안에 노출된 고령층 가구와 내수부진 장기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자영업 가구가 소비를 줄이며 흑 자를 늘리고 있으며, 주택시장의 부진으로 역자산효과에 노출된 자가 가구와 임대료 상승에 부담을 느끼는 임차가구들도 소비를 억제하며 흑자율 상승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가계부채가 줄어든 주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가계의 흑자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늘어난 저축만으로 추가 자금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차입에 의존하는 가구가 여전히 많은 것 이다. 가계 예산제약 요인이 해소되지 못할 경우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야 하는 압력이 지속될 수밖에 없어 가계의 소비여력이 단기간 내 크게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가계 흑자 계속되지만 소비늘릴 여유는 없다 김건우 선임연구원 [email protected] 이창선 연구위원 [email protected] . 가계 흑자율 상승 현황 . 흑자율 상승 배경 . 가구 특성별 예산제약 요인 .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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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수지 흑자가 최근 몇 년간 확대되는 추세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하락추세를 나타내던 가계 흑자율은 2011년 1분기를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2013년 3분기에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의 흑자율 상승은 소득에 비해 소비 증가세가 더 빠르게 둔화되면서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의 결과다. 경기부진에 따른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과 더불어 원금상환 부담 증가, 전월세 보증금 증가, 노후 대비 저축 수요 등이 어우러져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은퇴 후 노후 불안에 노출된 고령층 가구와 내수부진 장기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자영업 가구가 소비를 줄이며 흑자를 늘리고 있으며, 주택시장의 부진으로 역자산효과에 노출된 자가 가구와 임대료 상승에 부담을 느끼는 임차가구들도 소비를 억제하며 흑자율 상승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가계부채가 줄어든 주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가계의 흑자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늘어난 저축만으로 추가 자금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차입에 의존하는 가구가 여전히 많은 것이다. 가계 예산제약 요인이 해소되지 못할 경우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야 하는 압력이 지속될 수밖에 없어 가계의 소비여력이 단기간 내 크게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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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가계 흑자 계속되지만 소비늘릴 여유는 없다 | 2014.02.17

LGERI 리포트

20 LG Business Insight 2014 2 19

가계수지 흑자가 최근 몇 년간 확대되는 추세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하락추세를 나타내

던 가계 흑자율은 2011년 1분기를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2013년 3분기에는 외환위기 이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의 흑자율 상승은 소득에 비해 소비 증가세가 더 빠르게 둔화되면서 나

타나는 불황형 흑자의 결과다. 경기부진에 따른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과 더불어 원금상환 부담 증

가, 전월세 보증금 증가, 노후 대비 저축 수요 등이 어우러져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은퇴 후 노후

불안에 노출된 고령층 가구와 내수부진 장기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자영업 가구가 소비를 줄이며 흑

자를 늘리고 있으며, 주택시장의 부진으로 역자산효과에 노출된 자가 가구와 임대료 상승에 부담을

느끼는 임차가구들도 소비를 억제하며 흑자율 상승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가계부채가

줄어든 주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가계의 흑자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늘어난 저축만으로 추가 자금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차입에 의존하는 가구가 여전히 많은 것

이다. 가계 예산제약 요인이 해소되지 못할 경우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야 하는 압력이 지속될

수밖에 없어 가계의 소비여력이 단기간 내 크게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가계 흑자 계속되지만소비늘릴 여유는 없다

김건우 선임연구원 [email protected]이창선 연구위원 [email protected]

Ⅰ. 가계 흑자율 상승 현황

Ⅱ. 흑자율 상승 배경

Ⅲ. 가구 특성별 예산제약 요인

Ⅳ.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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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Business Insight 2014 2 19 21

LGER

I 리포

가계흑자율이 2011년

1분기 21.5%를

저점으로 계속

상승하여 2013년

3분기에는 27.5%로

높아졌다.

“최근 몇 년간 가계수지의 흑자가 확대되는 추세다. 가계의 소득에서 지출을 하고

남은 부분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가계흑자는 자산을 늘리거나 부채를 줄이는 원천

으로 사용될 수 있다. 글로벌 위기 이후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늘어난 가계

저축이 자산매각과 더불어 부채를 줄이는데 사용되면서 가계의 재무구조가 건전해

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흑자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주요 선진국과 다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주목

되어온 가계부채 규모가 가계수지 개선에도 불구하고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재의 가계수지 개선이 소비 둔화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어서 내수 회

복을 더디게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최근 우리나라 가계의 흑자율이 상승하고

있는 원인과 함께 가계수지 개선의 의미를 가계 재무구조와의 연관성, 소비

전망 등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Ⅰ. 가계 흑자율 상승 현황

가계 흑자율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하락추세를 나타내던 가계 흑자율은 2011년 1분

기 21.5%를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가장 최근 발표된

2013년 3분기 우리나라 전체 가계의 흑자율은 27.5%를 기록했다. 가계 흑자율

은 가계소득에서 가계지출을 하고 남은 흑자액이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

중으로 정의되는데, 지난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 369.5만원 중 216.8만원

을 소비지출, 70.5만원을 비소비지출로 사용하여 82.2만원의 흑자액을 기록한

결과다(<표 1> 참조). 지난해 3분기 흑자율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서 전국기

준 1인 가구를 포함하여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1분기 이후 최고치다(<그림

1> 참조). 분기 데이터의 계절성을 고려하여 2012년 연간 흑자율을 살펴 보더라

도 25.3%를 기록하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장기간의

추이를 볼 수 있도록 관찰 대상을 2인 이상 도시가구로 국한하여 살펴보더라도

25.1

21.5

27.4 27.5

19

21

23

25

27

29(%)

2006 2008 2010 2012

글로벌 금융위기

<그림 1> 분기별 가계 흑자율 상승 추세

주 : 1인 이상 전국가구 기준, 점선은 2011년 1분기

이후 추세선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표 1> 2013년 3분기 가계수지 현황

주 : 전체가구는 1인 가구 이상 전국가구, 2인 이상 전국

가구는 통계청 보도자료 기준.

소비지출은 상품 및 서비스를 구입하는 데 지출하는

비용, 비소비지출은 조세,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

공과금과 가구간 이전지출 등에 대한 비용.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전체가구 2인 이상

소득(A) 3,695 4,260

가계지출(B=C+D) 2,873 3,301

소비지출(C) 2,168 2,494

비소비지출(D) 705 808

가처분소득(E=A-D) 2,990 3,452

흑자액(F=A-B) 822 959

흑자율(G=F/E) 27.5% 27.8%

평균소비성향(H=C/E) 72.5% 72.2%

(단위: 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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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22 LG Business Insight 2014 2 19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는 것은 마찬가지이다.1 외환위기를 거치며

큰 폭으로 하락했던 흑자율은 신용카드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단기적인 부침을 보였으나 장기적으로 상승해 왔는데, 2011년 이후 상승세

가 가팔라지면서 외환위기 이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그림 2> 참조).

흑자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것과 함께 적자가구의 비중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2007년 전체가구의 27.2%가 적자를 기록하였지만, 금

융위기를 거치면서 적자가구가 2011년 28.9%까지 증가하였다가 2012년

26.5%로 낮아진 후 2013년 3분기에는 25.3%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장기적인 추이를 살펴보면, 2인 이상 도시가구 기준으로 1990~97년까지

15.6%~17.4% 수준에 머물던 적자가구 비중이 외환위기 이후 1999년부터

2013년 3분기까지 평균 25.7%로 체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여왔었다.

2012년 이후의 적자가구 비중은 외환위기 이후 최저수준으로 하락한 모습

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그림 3> 참조).

흑자율 상승에도 가계부채 증가세 지속

가계부채 규모는 가계흑자율이 높아지고, 적자가구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가계부채에 대한 지급여력을 의미하는 흑

자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가계부채 축소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

다. 최근 들어 가계부채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기는 하였으나 가계부채 규모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기준)는 2013년 3분기 1,197조원을 기록하

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였다. 부채를 보유한 가구 비율(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도 2013년 3월말 현재 66.9%로 2010년 59.8%에서 꾸준히 증가한 것

으로 나타난다.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장기화되고 있고,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한 정책적 노력과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강화가 이

루어져 왔으나 가계부채 증가율은 경제성장률과 가계소득 증가율을 꾸준히

상회하고 있다(<그림 4> 참조).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 글로벌

1 �통계청�가계동향조사는�2003년부터�조사대상�범위를�기존의�가구원�2인�이상�도시가계에서�전국가계로�확대하였으며,�2006년

부터는�1인�가구까지�포함하여�조사하고�있다.

-2

0

2

4

6

8

10

12

14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명목GDP

가계부채

(%)

<그림 4>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 소득보다 빠른 증가세 지속

주 : 전년동기대비 증가율, 가계부채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

의 금융부채 기준

자료 : 한국은행

(%)

28.7 28.5

19.4

22.823.9

22.5

26.425.3

15

20

25

30

1990 1995 2000 2005 2010

외환위기신용카드사태

글로벌금융위기

<그림 2> 연간 흑자율,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

주 : 2인 이상 도시가구 기준, 2013년은 1~3분기 흑자율의

단순 평균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0

5

10

15

20

25

30(%)

1990 1993 1996 1999 2002 2005 2008 2011

1999~2013년 평균 25.7%

1990~1997년

평균 16.6%

<그림 3> 적자가구 비중, 외환위기 이후 최저수준 기록

주 : 2인이상 도시가구 기준, 2013년은 1~3분기 적자가구

비중의 단순 평균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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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Business Insight 2014 2 19 23

LGER

I 리포

주요국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상황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

의 디레버리징, 즉 부채축소 현황은 국

가별로 다소 다르게 나타난다. OECD

국가를 대상으로 살펴보면 가계부채 통

계가 입수 가능한 29개국 중에서 11개

국이 위기 이전인 2007년말에 비해

2012년말 현재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

채 비율(가계 및 비영리가계의 부채/개

인 순처분가능소득)이 하락했다. 나머

지 18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위기 이

전에 비해 높아졌다. 이 중에서 5개국

은 현재 가계부채 비율이 위기 이후 최

고치에 비해서는 낮아져 가계부채 증가

세가 꺾였지만, 여타 13개국은 가계부

채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디레버리징이 진행된 국가들 중에서

미국과 영국의 가계부채 비율 하락 폭

이 가장 크다. 미국의 경우 2007년말

142.8%였던 가계부채 비율이 2012년

말 114.9%로 28%p 하락했다. 영국 역

시 같은 기간 동안 179.8%에서 151.5%

로 가계부채 비율 하락 폭이 28.3%p

에 달한다. 두 나라는 모두 위기 이전

저신용, 저소득 가구까지도 쉽게 주택

대출이 가능할 정도로 가계부채가 급

속히 늘어나고 주택가격 버블 문제가

심각했던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위기

이전 가계부채가 크게 늘고 주택가격

이 크게 치솟았던 스페인, 뉴질랜드,

호주 등도 위기 이후에는 가계부채 비

율이 소폭 낮아졌다. 이밖에 독일은 가

계부채 증가나 주택가격 상승세가 크

게 문제되지 않았던 국가였지만 가계

부채 비율이 위기 이전에 비해 9.7%p

하락했다.

반면에 네덜란드는 위기 이후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어 가계부채

비율이 50.6%p나 높아졌다. 위기 이

전 주택가격 상승세가 빠르지 않았지

만 가계부채 증가율은 위기 이전에도

높았던 국가이다. 더욱이 현재 가계부

채 비율이 312%에 달할 정도여서 우

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재정위기를 겪

은 그리스도 소득이 크게 줄어들면서

가계부채 비율이 34.4%p 상승했다.

이밖에 위기 이후에도 가계부채 비율

이 계속 상승한 국가들은 대부분 위기

이전 주택가격 상승세나 가계부

채 증가세가 높지 않았던 경우에

해당한다.

가계가 부채 축소를 위해서는

보유자산을 매각하거나 또는 소비

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 부채상환자

금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과 영국이

대표적으로 자산매각과 소비 축소,

저축 증가를 통해 부채축소에 나선

경우이다. 두 나라 외에도 저축률이

위기 이후 높아진 나라일수록 부채

비율이 낮아지거나 부채비율 상승

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난다.

가계부채 축소는 가계의 재무건

전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부채 상환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이

소비 위축을 야기하여 단기적으로

는 경기위축이 불가피할 수 있다.

그러나 부채조정 과정을 거쳐 재무

건전성이 개선된 후에는 가계가 다

시 소비여력을 확보할 수가 있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가계부채 축소

가 어느 정도 진행되어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을 바탕으로 가계가 다시

소비에 나서면서 경기회복세에 기

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위기 이후에도 가계

부채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국가

에 속한다. 가처분소득에 비해 가

계부채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늘어

나 가계부채비율이 지속적으로 높

아지고 있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

계부채 비율은 2007년말 146%에

서 2012년말 163.8%로 18.1%p 정

도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소폭 더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 순저축률은 2007년의

2.9%에서 2009년 4.6%로 높아졌

다가 2012년 3.8%로 낮아졌지만

위기 이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

준이다. 국민계정상의 가계 순저축

률이 가계동향조사의 흑자율과 포

괄범위 등에서 달라 큰 차이를 보

이고 있지만 추세는 비교적 유사

하다. 저축률이 소폭이나마 상승한

것에 비해 가계부채비율은 지속적

으로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50.6

34.4

21.3

18.1

14.2

13.4

12.7

11.2

8.6

-2.2

-6.0

-6.0

-7.7

-8.2

-9.7

-28.0

-28.3

네덜란드

그리스

캐나다

한국

프랑스

벨기에

스웨덴

이탈리아

노르웨이

일본

호주

뉴질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독일

미국

영국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 비율 변화(%p)

<그림 5> 국가별로 엇갈리는 디레버리징 상황

주 : 2007~2012년 변화. 가계부채비율은 가계부채/순가처분

소득, 단 호주와 영국은 총가처분소득 대비 비율임.

자료 : OECD

0

2

4

6

8

10

12

14

16

0

20

40

60

80

100

120

140

160

180

2002 2004 2006 2008 2010 2012

(%) (%)

가계부채/가처분소득(←)

가계저축률(→)

<그림 6> 우리나라 가계저축율 소폭 상승, 가계부채비율은 상승 지속

주 : 가계저축률은 가계순저축률(순저축/순가처분소득)임.

자료 : 한국은행

-40

-20

20

40

60

-8 -6 -4 -2 2 4 6 8 10

가계부채비율 변화(%p)(2012년-2007년)

한국

가계저축률 변화(%p)(2012년-2007년)

<그림 7> 위기 이후 가계저축률 증가 높은 국가일수록 가계부채비율 하락

자료 : OE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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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24 LG Business Insight 2014 2 19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저축을 늘리거나 보유 자산을 매각한 자금으로 가계부채를 줄

여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과 대조적이다(23페이지 박스 참조). 가계 흑자율

의 상승이 부채상환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에 의한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소득보다 소비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되는 불황형 흑자 성격

최근 가계 흑자율 상승은 불황형 흑자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불황형 흑자는 소득

에 비해 소비 증가세가 더 빠르게 둔화되면서 나타난다. 즉,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

에 비해 소비를 하지 않음으로써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이후 가계(2인이상 도시가구 기준)의 연평균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4.5%를

기록하며 외환위기 이후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시기를 포함하는 1999년~2008년

의 6.2%에 비해서 둔화된 양상이지만, 소비증가율은 같은 기간 5.6%에서 2.7%로

급락했다. 1990년 이후 흑자율이 상승하던 구간별로 살펴보면 최근의 소득증가율과

소비증가율의 격차는 외환위기 이전시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시기에 비해서 상

대적으로 크게 벌어진 모습이다(<그림 8> 참조). 분기별로 살펴보면 소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밑도는 현상이 2011년 2분기 이후 2013년 3분기까지 10분기째 지속

되면서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이다2(<그림 9> 참조).

Ⅱ. 흑자율 상승 배경

가계 불황형 흑자는 다양한 요인에 기반

가계의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은 것

으로 보인다. 최근 갈수록 증가하는 원금상환 부담이 흑자율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장기화되고 있는 내수 부진으로 인해 미래의 소

득 충격에 대비하여 예비적 저축(precautionary saving)을 늘리려는 동기

도 요인 중 하나이다. 특히,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은퇴를 전후한 가구의

2 1인�이상�전국가구�기준으로는�2011년�3분기�이후�9분기째�소비증가율이�소득증가율을�하회하는�것으로�나타난다.

가계 흑자율 상승은

소득에 비해 소비

증가세가 더 빠르게

둔화되면서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이다.

-6

-3

0

3

6

9

12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증가율 갭

가처분소득증가율소비증가율

(%)

<그림 9> 가처분소득에 비해 소비증가세가 더 빠르게 둔화

13.0

6.2

4.5

12.0

5.6

(단위: %)

2.7

90-97 99-2008 2010-2013

가처분소득소비지출

<그림 8> 이전 시기보다 소득증가율 대비 소비둔화 심해

주 : 2인 이상 도시가구 기준, 연평균 증가율,

2013년은 1~3분기 평균 데이터 기준

자료: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주 : 2인이상 도시가구 기준, 전년동기대비 증가율, 증가율갭은

소비과 소득 증가율 격차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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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Business Insight 2014 2 19 25

LGER

I 리포

경우에는 소득에 대한 불안, 기대 여명의 증가 등 노후 경제사정의 불확실성이 커짐

에 따라 저축 수요가 더욱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주택가격의 하락에 의한 역

자산효과(reverse wealth effect)에 노출된 가구의 경우에도 소비 감소가 두드러졌

을 것이다. 주택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전월세 보증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함

에 따라 부담이 가중된 세입자들도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야 하는 압박을 받았

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가계수지는 현재의 소득과 지출뿐만 아니라 자산과 부채를 통해서 과거

와 미래의 소득과 지출에도 상호 영향을 주고 받게 된다. 표면적으로 현재시점의 소

득에 비해서 소비 증가율이 둔화되어 나타나는 가계 흑자율 상승은 현재뿐만 아니

라 과거와 미래의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결과인 것이다.

가계수지는 현재의

소득과 지출뿐만

아니라 자산과 부채를

통해서 과거와 미래의

소득과 지출에도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다.

가계의 예산제약식을 통해 본 가계수지와 자산, 부채와의 관계

가계는 소비가 급격히 줄거나 늘지 않도록 하는 소비평탄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위해 현재의 소득뿐만 아니라 과거의 소득으로 축적한 자산이나 미래의 소득으로 상환될 부채로 조달한 자금도 소비에 사용된다. 현재의 소득이 낮더라도 과거에 축적한 자산을 매각하거나 부채를 차입하여 소비에 활용할 수 있고, 현재의 소득이 높더라도 미래 소비를 위해 자산을 매입하거나 과거에 조달한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가계의 예산제약식을 통해서 나타낼 수 있는데, 이를 통해서 흑자율 상승의 이면에 있는 요인들을 살펴볼 수 있다.

가계수지=가계소득-가계지출=저축=ㅿ순자산=ㅿ자산-ㅿ부채

=(자산구입-자산매각)-(부채차입-부채상환)

가계소득+자산매각+부채차입=가계지출+자산구입+부채상환

자금 유입(inflow) 자금 유출(outflow)

가계 예산제약식은 현재의 소득과 지출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가계수지와 가계 순자산(=자산-부채) 변동간의 관계를 나타낸다. 가계가 흑자를 기록하여 마련한 자금(플러스 저축)은 신규 자산을 취득(주택매입, 예금 및 보험 가입, 주식 투자 등)하거나 기존 부채를 상환하는데 사용된다. 반대로 가계가 소득

보다 지출을 많이 하게 되어 적자를 기록하게 되면, 부족한 자금(마이너스 저축)을 신규 부채를 차입해서 조달하거나 보유 자산을 매각하여 마련하게 된다. 결국 가계 예산제약식은 다기간에 걸쳐 가계에 들어오는 자금과 나가는 자금의 관계, 즉 현금흐름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가계가 경상적으로 흑자를 기록 중이더라도 부채상환액이 흑자 규모를 초과하게 되면, 가계는 부족한 자금만큼 신규로 부채를 차입하거나 보유자산을 매각하여야 한다. 본고에서는 이런 현금흐름 상태에 놓여 예산이 제약되고 있는 가구를 적자가구와 구분하기 위해서 ‘자금부족 가구’라 부른다. 금융시장 여건이 양호할 경우 자금부족 가구는 원활히 채무를 이행할 수 있지만, 유사시에는 보유자산을 유동화하거나 신규 차입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이나 연금, 보험과 같은 유동성이 낮은 자산의 비중이 높은 가구나 LTV 비율이 높은 일시상환 대출 보유 가구 등이 일시적인 유동성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부채상환에 대한 지출 부담과 마찬가지로 자산취득을 위한 지출도 가계의 예산을 제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래 소득불안에 대비하여 축적해야 할 장기 금융자산이나 최근의 전세 상승세에 맞물려 늘어난 임대보증금이 소득에 비해서 크게 증가할 경우 가계는 소비를 줄여 흑자를 늘려야 한다. 늘어난 흑자로도 감당하지 못하는 자금은 다른 자산 매각을 통해서 마련하거나 신규로 부채를 차입하여 조달해야 한다.

<가계의 예산제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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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26 LG Business Insight 2014 2 19

원금상환 압력이 가계 예산을 제약하면서 흑자율 증가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도록 한 요인으로 금융위기 이후 크게 늘

어난 가계부채 원금상환 부담을 꼽을 수 있다. 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이자부담은 비교적 소폭 증가한 데 반해서 원금상환 부담은 크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2.0%에서 2012년 2.8%로 소폭 증가한 반면 원금상환 금액 비중은 2007년

18.0%에서 2012년에는 28.9%로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일시상환 방

식이나 거치식 분할상환 대출과 같은 이자만 납부하는 대출의 비중이 줄고

원금상환이 개시된 대출이 많아진 점을 반영한다. 실제로 은행권 대출 중 원

금상환중인 대출의 비중은 2007년 24.0%에서 2013년에는 39.6%로 대폭 증

가한 것으로 나타난다(<그림10> 참조). 향후에도 정부의 가계대출 구조 선진

화 방안 등에 따라서 분할상환 대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이

기 때문에 원금상환 부담에 노출된 가구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원금상환 부담의 증가는 가계의 예산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

는 것으로 나타난다. 전체 가계의 흑자율은 2007년 23.4%에서 금융위기를

거치며 하락세를 나타냈다가 2010년을 저점으로 2012년 25.3%로 높아졌지

만, 원금상환 부담을 고려할 경우 가계의 자금부족 규모는 2007년 가처분

소득 대비 -1.3%에서 2012년에는 -9.4%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다. 원금

상환까지 고려할 경우 소득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규모가 커진 것이다(<그림

11> 참조). 지출이 소득을 초과하는 적자 가구의 비중도 2012년 26.5%로 5

년 사이 0.7%p 감소하였으나 부채상환까지 고려한 자금부족 가구는 같은

기간 19.3%에서 28.4%로 9.1%p나 급증했다(<그림 12> 참조).

원금상환 부담은 대출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

로 일시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과 같이 거액의 원금 상환은 단기간의 소

득만으로 충당하지는 않는다. 정기적으로 이자만 납부하는 대신 원금상환

에 대비하여 준비해온 금융자산을 이용하거나 신규 차입으로 원금상환

(roll-over)에 나서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전자의 가구는 미래 부채 상환에

(%) (%)

0

10

20

30

40

0

20

40

60

80

100

2003 2005 2007 2009 2011 2013.1

원금상환중인 대출 비중(→)

일시상환 대출 비중

분할상환 대출 비중

<그림 10> 원금 상환 대출 비중 상승세

주 : 9개 국내은행 대상, 원금상환중인 대출 비중은 분할

상환 대출 중 거치기간이 종료된 대출

자료: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

28.4

19.3

27.2 26.5

0

10

20

30

40

50

60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부채상환 고려시자금부족가구 비중

적자가구 비중

<그림 12> 적자가구 소폭감소, 부채상환부담 가구 급증

주 : 숫자는 2007년과 2012년의 각 해당가구의 비중.

자금부족가구는 원금상환을 고려시 추가적으로

자금부족에 빠지는 가구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 (%)

23.4

25.3

-1.3

-9.4

-10

-8

-6

-4

-2

0

20

22

24

26

28

30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가계흑자율(←)

부채상환 고려시 자금부족률(→)

<그림 11> 금융위기 이후 부채상환 부담 확대

주 : 부채상환을 경상지출로 고려시 자금부족률을 의미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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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Business Insight 2014 2 1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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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하여 소비를 줄여서 저축을 해왔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금융시

장 여건이 양호할 경우 만기 연장이나 신규 대출 등을 통해서 원금상환 부담을 이연

시킬 수가 있으나, 추가 담보 요구를 받거나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될 경우 원금

상환부담이 커지게 된다. 한편, 가계동향조사상 원금상환에는 신용카드 결제금액과

같이 부채차입 대신 소비지출에 계산되었던 비용이 포함되어 순부채상환액을 과대

하게 계산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가계의 신용카드 사용액을 포함하는 판매

신용의 가처분소득대비 비율은 2012년 8.2%로 2007년에 비해서 1.7%p 소폭 높아

진 것으로 나타나므로 신용카드 사용행태의 변화가 원금상환 부담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다른 조건이 일정할 때 금융위기 이후 크게 늘어

난 원금상환 부담은 가계의 자금부족 규모를 높이게 하여 지출을 줄이고,

흑자를 늘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주택시장 부진과 노후불안도 흑자율 상승 요인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도 가계 소비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는 달리 주택가격 둔화세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보유 자산 중 실물

자산의 비중이 높은 가구의 소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판

단된다. 특히, 거주 목적뿐만 아니라 자산 축적이나 시세차익의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한 가구의 경우 주택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미래 소득 충격이

클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장기화되던 주택시

장 부진이 최근 들어 정부의 부동산 정책 효과 등으로 회복 조짐이 나타나

고 있지만, 위기 이전과 같은 본격적인 상승세로 연결될 지는 여전히 미지

수다.

주택매매 시장이 장기 부진을 보인 여파의 영향으로 주택임대차 시장

의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것도 소비와 저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하락함에 따라 임대인의 입장에서 레버리지

로 활용되어 오던 전세보증금의 역할이 줄어들면서 전세주택 공급이 감소

하였다. 반면에 임차인의 입장에서는 시중 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하

주택시장의 부진과

임대차 시장의

구조변화도 흑자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

0

10

20

30

40

2000 2002 2004 2006 2008 2010 2012

주택매매가격지수(전국)

장기평균(전국)

주택매매가격지수(서울아파트)

<그림 13> 금융위기 이후 주택가격 정체 장기화

주 : 전년동기대비 상승률, 장기평균은 1987년 1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주택매매가격지수(전국) 상승률 평균

자료 : 한국감정원

(%) (%)

0

10

20

30

40

50

60

70

0

50

100

150

200

250

300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전세(←)

월세(→)

<그림 14> 소득대비 전월세 보증금 상승세

주 : 가처분소득대비 임대보증금 비중월세는 보증부 월세 가구 포함.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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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LG Business Insight 2014 2 19

고 있는 전월세 전환율3로 인해서 보증부 월세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가운데 일부

구매력이 높은 가구의 경우에도 주택가격의 불확실성을 헤지할 목적으로 주택 매입

보다는 안전한 전세주택에 대한 수요를 높이면서 전세주택에 대한 초과수요가 지속

되었다. 이에 따라 급등한 임대료 부담에 직면한 임차인들의 예산을 제약했을 가능

성이 존재한다. 전세가구의 연간 가처분소득 대비 전세 보증금 비율은 2007년

190%에서 2012년 269%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보증부 월세 가구의 보

증금 비율도 2007년 43%에서 2012년 66%로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14> 참조).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금융자산 수요가 증가한 것도 소비를 줄이고, 저

축을 늘린 요인으로 보인다. 특히, 노후에 대한 불안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면서 사적

연금이나 저축성 보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처분소득 대비 저

축성 보험 납입액의 비중이 2007년 8.8%에서 2012년 9.8%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

난다. 전통적으로 가계 금융자산의 중요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예금 불입액이 동기

간 가처분 소득대비 8.8%에서 9.1%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

다(<그림 15> 참조). 자금순환표 상의 가계 금융자산 구성변화를 보면 현금과 예금

의 비중이 2007년말 42.5%에서 2012년말 45.4%로 소폭 증가하는 사이 보험 및 연

금의 비중이 동기간 22.7%에서 28.6%로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

난다(<그림 16> 참조).

Ⅲ. 가구 특성별 예산제약 요인

중, 고소득층 중심으로 부채상환부담 가구 증가

소득 분위별로 흑자율 변화를 살펴보면 최하위 소득의 1분위 가구를 제외

하면 대체로 흑자율이 상승하는 모습이다. 2007년과 2012년 사이 금융위

기를 거치며 소득 1분위 가구의 흑자율은 1.1%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지

3 전월세�전환율은�전세보증금을�월세로�예금은행�저축성�전환할�때�적용하는�이자율로서�{월세금÷(전세보증금-월세보증금)}�×�100

으로�계산된다.�2013년�4분기�전월세�전환율(서울기준)은�7.6%로�시중금리(예금은행�저축성�수신�금리)�2.64%보다�높은�수준이다.

(%)

8

9

10

2007 2009 2011

저축성 보험료

저축 및 적금

<그림 15> 금융위기 이후 저축성 보험 납입 증가

+1.9%p

-1.1%p

+3.6%p

+0.6%p-0.1%p

+3.0%p

-40

-30

-20

-10

0

10

20

30

40

50

전체

1분위

2분위 3분위 4분위 5분위

2007

(%)

2012

<그림 17> 소득분위별 흑자율

주 : 숫자는 2007년과 2012년간 격차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주 : 처분가능소득 대비 납입비중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

22.7%

25.0%

28.6%

20

22

24

26

28

30

2002 2005 2008 2011

<그림 16> 가계 금융자산 중 보험, 연금 비중 확대

주 : 개인 금융자산 중 보험 및 연금 비중

자료 : 한국은행 자금순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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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Business Insight 2014 2 1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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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리포

부채상환 부담을

소득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가구는

2~5분위 가구에서

전반적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만, 나머지 소득 분위의 가구들은 모두 흑자율이 상승했다. 특히 5분위 가구와 2분

위 가구의 흑자율이 각각 3.0%p와 3.6%p 상승하면서 전체 흑자율 상승을 주도했다

(<그림 17> 참조). 적자가구의 비중은 2007년과 2012년 사이 1분위와 3분위 가구가

1.2%p, 0.3%p 상승하였지만, 5분위 적자가구의 비중이 -4.3%p로 크게 하락하면

서 전체 적자가구 비중을 소폭 낮추는 모습이었다(<표 2> 참조).

부채상환 부담은 전 소득 계층에 걸쳐서 높아진 것으로 나타

난다.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상환액은 2007년 24.7%에서 2012년

34.7%으로 10%p 높아졌다. 2007년과 2012년 사이 전체 소득분

위의 가구에서 부채상환액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는데, 소

득이 높을수록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상환 부담은 높은 것으로 나

타난다. 2012년 기준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상환 부담은 5분위가

36.5%로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고, 소득이 낮을수록 부채상환 부담 비

중이 감소하면서 1분위 가구의 경우 26.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18> 참조).

소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자금부족 가구 수 비중은 2~5분위 가구

에서 전반적으로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난다. 2012년 1분위 가구의 경

우 적자가구 비중이 56.1%로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부채상환까지 고려할

경우 6.3%의 가구만이 추가적으로 자금부족에 빠지는 가구인 것으로 나타

난다. 반면에 소득이 높은 가구일수록 경상적자보다는 부채상환 부담 고려

시에 자금부족 가구의 비중이 급격히 높아진다(<그림 19> 참조). 저소득,

저신용으로 인해 차입이 어려운 1분위 가구에 비해 부채보유 규모가 큰

2~5분위 가구의 부채상환 부담이 최근 크게 증가한 것을 반영한다. 이러

한 원금상환 부담 증가가 2~5분위 소득 가구로 하여금 소비를 줄여 흑자를

늘리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령층 은퇴가구 및 자영업자의 흑자율 상승 두드러져

연령별 흑자율 추이를 보면 20대와 30대 가구를 제외한 전 연령대 가구의

<표 2> 적자가구 비중 변화

주 : 소득분위별 가구 대비 적자가구 비중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1분위 2분위 3분위 4분위 5분위 전체

2007 54.8% 33.7% 22.2% 14.5% 10.8% 27.2%

2012 56.1% 33.1% 22.4% 14.2% 6.6% 26.5%

(격차) +1.2%p -0.6%p +0.3%p -0.3%p -4.3%p -0.7%p

1분위 2분위 3분위 4분위 5분위

2007

(%)

2012

0

10

20

30

40

전체

<그림 18> 전소득계층의 부채상환 부담 증가

주 :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상환에 대한 지출 비율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1분위 2분위 3분위 4분위 5분위

적자가구 비중

원금상환 고려시자금부족가구

56

3322

147

6

26

3341

(단위: %)

36

<그림 19> 고소득층 부채상환에 따른 자금부족가구 비중 높아

주 : 숫자는 2007년과 2012년의 각 해당가구의 비중.

자금부족가구는 원금상환 고려시 추가적으로 자금부족에

빠지는 가구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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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30 LG Business Insight 2014 2 19

흑자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층 가구의 흑자율 상승세가 두

드러진다(<그림 20> 참조). 2007년~2012년 사이 전체 흑자율이 1.9%p

증가한 데 반해서 고령층의 흑자율은 6.0%p 증가하면서 전체 흑자율 상승

세를 이끄는 모습이다. 특히, 같은 기간 증가한 150만 가구 중 73%인 110

만 가구가 고령층 가구에 해당하고 있어 고령층 가구가 전체 흑자율 상승

에 미친 영향력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은퇴가구의 비중이 높은 고령층가구가 소비보다는 저축을 우선하고 있

다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고령층의 흑자율이 상승한 것은 노후 대비

를 부동산에 의존해 온 고령층 가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

이 장기간 침체된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보유자산의 평가액이 감소하면서 소비를 줄이는 역자산효과(reverse wealth effect)

에 노출된 고령층 가구가 많았던 것이다. 실제로 2013년 3월말 기준 60세 이상 고

령층 가구가 보유한 자산 중 실물자산의 비중은 82.7%를 차지하고 있어 전체 평균

(%)

15

20

25

30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전체

<그림 20> 연령별 흑자율 20대만 하락

주 : 60대는 가구주 연령 60대 이상 가구, 20대는 가구주

연령 만 29세 이하 가구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청년층 가구의 흑자율은 왜 급락했을까?

금융위기를 전후하여 전체가구의 흑자율이 증가한 것과 대

조적으로 20대, 30대 가구의 흑자율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다. 특히, 20대 가구(가구주 연령 만29세 이하)의 경우 2007년

27.8%를 기록하며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였

으나 2012년에는 17.4%로 10.3%p나 급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30대 가구의 흑자율이 26.5%에서 25.5%로 미미하게 하락한

것과도 큰 차이를 나타낸다.

20대 가구의 흑자율 급락은 20대 고소득 가구의 급락과 큰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 가구수

가 정체하거나 급격히 증가한 것과 대조적으로 20대 가구수는

2008년 80.8만 가구를 정점으로 2012년에는 39.5만 가구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특히, 경제적 자립가능성이 높은 4~5분

위에 해당하는 고소득 청년층 가구의 비중은 위기 이전인

2007년 23.3%에서 2012년에는 17.9%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21> 참조). 고소득 가구의 감소에 따라 20대

가구의 소득증가율은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이다. 인구구조적

으로 청년층의 비중이 감소하는 가운데 금융위기 이후 청년층

의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부모 가구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청

년층이 늘어난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청년

층 가구 중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 가구의 비중 증가로 20대

가구의 흑자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0

20

40

60

80(만가구) 80.8

39.5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1분위

2분위

3분위

4분위

5분위

<그림 21> 소득분위별 20대 가구수 변화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Page 12: 가계 흑자 계속되지만 소비늘릴 여유는 없다 | 2014.02.17

LG Business Insight 2014 2 19 31

LGER

I 리포

자영업자 가구의

흑자율은 2007년

18.9%에서 2012년

26%로 전체 흑자율

상승을 이끌었다.

“인 73.3%보다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이들 고령층 가구의 자

산가치 하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한 보유자

산 유동화에도 어려움을 끼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60대 이상 고령가구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무직자 가구의 경우 주요 자산

인 실물자산의 가격하락과 더불어 노후 불안이 심화된 것도 고령층 흑자율 상승에 기

여한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고령층은 자녀들의 용돈 등 사적 이전소득

에 크게 의존해 왔지만, 최근 들어 자녀의 부모 부양 인식이 급격히 약화되면서 고령

층 소득 중 사적 이전소득의 비중이 감소하였다. 이러한 소득 공백을 공적 연금과 보

험이 충분히 메우지 못한 가운데 기대 여명의 증가 등으로 커진 노후불안 심화가 고

령층의 소비여력을 크게 저하시킨 것으로 나타난다(LG Business Insight 2013.11.6

일자 ‘노후 대비 부족한 고령층 소비할 여력이 없다’ 참조).

자영업자 가구의 흑자율 상승도 두드러진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임금

근로자 가구의 흑자율은 1%p 소폭 하락한 데 반해서 자영업자는 2007년 18.9%에서

2012년 26%로 7.1%p 증가하며 전체 흑자율 상승을 이끌었다(<그림 22> 참조). 자

영업자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내수 부진이 장기화 됨에 따라 소득 충격이 컸고, 경

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도 지속됨에 따라 소비를 줄였던 것으로 보인다. 임금근로

자의 가처분소득은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자영업자의 경우

2010년 이후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2012년에는 소득증가율이 -0.3%를 기록한 것

으로 나타난다.

특히, 자영업 가구의 경우 사업자금으로 차입한 부채의 규모가 큰 상황에서 경기

부진의 영향을 받음에 따라 부채상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

승폭이 두드러졌던 흑자율과 다르게 부채상환 부담을 고려한 자금부족 규모는

2007년 -3.8%에서 2012년 -5.3%로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다. 자영업자 가구

중 적자가구의 비중은 2007년 30.7%에서 2012년 24.2%로 감소하였으나 부채상환

을 고려했을 경우 자금부족 가구는 2007년 17.2%의 가구가 추가로 자금부족 상황

에 처했지만, 2012년에는 28.1%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23> 참조).

소득 충격과 부채상환부담에 크게 노출된 자영업 가구의 경우 지출을 줄이고 흑자

를 크게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종사상 지위별 흑자율, %)

28.5 27.4

18.9

25.8

2.6

9.1

0

5

10

15

20

25

30

2007 2009 2011

임금근로자

자영업

무직

<그림 22> 자영업 가구 흑자율 빠르게 상승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30.724.2

17.2 28.1

(단위: %)

2007 2012

적자가구비중중

원금상환고려시자금부족가구

<그림 23> 부채부담에 따른 자금부족 자영업 가구 두드러져

주 : 자금부족가구는 원금상환 고려시 추가로

자금부족에 빠지는 가구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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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32 LG Business Insight 2014 2 19

주택시장의 부진과 구조적 변화도 흑자율 상승에 영향

거주형태별로 흑자율 변화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자가 가구의 경우 금융

위기를 거치며 소폭 하락하였다가 최근에는 크게 높아지면서 2007년

22.9%에서 2012년에는 26.6%까지 상승한 모습이다. 전세가구의 경우

2007년 수준에서 2012년 소폭 상승한 모습인데, 2010년 큰 폭의 하락 후

에 다시 반등한 것이 특징적이다. 반면에 월세 가구의 경우 2007년 이후

하락과 반등이 연이어 나타나는 모습이다(<그림 24> 참조).

자가 가구의 흑자율 변화는 주택가격 하락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

다.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과는 달리 지방 주택가격은 상승세를 보였으나

2011년 이후에는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주택시장 전체의 하락세가 본격화되었다.

2011년 이후 자가 가구의 흑자율 급등은 역자산효과에 노출된 가구가 소비를 줄인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전세가구는 전세가격의 상승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

13

15

17

19

21

23

25

27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자가전세

월세

전체

<그림 24> 거주형태별 흑자율 변화 다양하게 나타나

주 : 월세는 보증부 월세 가구 포함.

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거주형태별 주거비 부담이 가계수지에 미치는 경로

가계 지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거비는

거주형태에 따라서 다른 경로로 가계수지에 영향을 미치게 된

다. 가계가 주거서비스를 소비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임대료가 가계수지에 반영되는

메커니즘이 거주형태에 따라 다르기 때문

이다. 실제로 가계동향조사를 기준으로 거

주형태별로 주거비 부담수준을 보면 월세

가구의 경우 주거비 부담이 높게 나타나

는 반면에 자가와 월세 가구의 경우 주거

의 질에 비해서 주거비를 낮게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25> 참조).

순수월세 가구의 경우 임대료로 지출하

는 비용은 가계 지출에 포함된다. 월세가

오르거나 내릴 경우 가계수지 변화에 즉

각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면에 전

세 가구의 경우 이자가 없는 임대보증금

형태로 임대료가 지급되기 때문에 가계의

경상적 지출에는 포착되지 않는 대신 자

산이 증가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전세금이 오르거나 내리더라

도 가계수지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전세금 변동분

만큼 부채를 추가로 차입하거나 기존 보

유자산을 매각하여 자금을 조달해야 하

는 경우 이에 따른 기회비용, 이자비용

등의 추가적인 비용이 간접적으로 발생

한다.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보증부

월세(반전세) 가구의 경우에는 임대보증

금과 월세를 동시에 지출하므로 두 가지

성격의 임대료를 주거비에 동시에 고려

해야 한다. 한편, 자가 거주자의 경우 전

월세 가구와는 달리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고,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이득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자가를 임차한 기회비

용과 주택구입을 위해서 차입한 부채로

인한 이자비용, 원금 상환을 위한 지출

등의 간접적인 형태로 가계수지에 영향

을 미치게 된다.

6.8 5.8

17.3

29.5 30.5 (단위: %)

20.4

자가 전세 월세

주거비월세평가액

<그림 25> 주거형태별 주거비와 월세평가액

주 : 가처분소득 대비 주거비(수도, 광열 포함)와 월세

평가액 비율, 2012년 기준.

월세는 보증부 월세가구 포함.

월세평가액은 주거와 생활여건 및 노후 정도와

유사한 주택을 월세로 빌린다고 할 때 지불해야

하는 총금액을 의미.

자료: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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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Business Insight 2014 2 19 33

LGER

I 리포

가계흑자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원금상환 규모도

커지고 있음에 비해

가계부채 비율은

여전히 높아지고

있다.

“2009년말 이후 반등하기 시작한 전세가격은 2011년 2/4분기 이후에는 소득증가율

보다 높은 증가율을 지속하면서 세입자의 부담을 확대시킨 것으로 나타난다(LG

Business Insight 2013.12.11일자 ‘최근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 진단’ 참조). 월세가

구는 월세가격과 임대보증금 변화가 가계수지에 미친 영향이 시기별로 상이하게 작

용한 것으로 보인다. 월세는 2011년말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내다가 이후에는

하락세를 지속했는데, 임대보증금은 전세가격 상승과 함께 2010년 이후 크게 상승

한 것으로 나타난다. 월세의 변화는 가계의 지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반면

에 임대보증금의 경우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서 흑자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이것이 월세가구의 흑자율 변화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

다(32페이지 박스 참조).

Ⅳ. 시사점

가계부채 비율은 상승 지속

가계흑자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원금상환 규모도 커지고 있음에 비해 가계부채

비율은 낮아지지 않고 있다. 원금상환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신규 차입

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하반기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

르면, 2010년 하반기 82조원이던 대출상환 규모는 2013년 상반기 중

143.7조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에 신규대출 규모는 같

은 기간 115조원에서 157.6조원으로 증가했다. 신규대출 규모가 여전히

상환액을 앞서면서 전체적으로는 대출잔액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상환액 대비 신규차입 규모가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가계부채의 증가속

도가 둔화되고 있기는 하다. 신용도별로 보면 같은 기간 증가한 신규대출

의 92%는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인데 반해서 상환된 대출의 40.5%는 중신

용자 이하의 차주에 대한 대출이 차지하고 있다. 중저신용자 차주에 대한

대출은 줄어드는 대신 고신용자 중심으로 신규대출이 늘어나면서 대출상

(%p)

-3

-2

-1

0

1

2

3

4

5

2010하

2011상

2011하

2012상

신용등급별 신규대출 및 대출상환 동향

2012하

2013상

고신용

중신용

저신용

순차입

순상환

<그림 26> 고신용자 대출 늘고, 저신용자 대출 줄어

주 : 가계부채 증감액에 대한 신용등급별 기여도

자료 :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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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34 LG Business Insight 2014 2 19

원금상환부담 증가,

전월세 보증금 증가,

노후대비 저축의 필요성

등 예산제약 요인이

지속될 경우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야

하는 압력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환이 높은 가운데서도 가계부채 전체 규모는 증가하게 된 것이다(<그림 26> 참조).

신규대출 수요가 여전히 큰 것은 가구수 증가가 지속되고 있고, 주택매입이나 사

업 또는 생계형의 담보대출 수요가 여전한 데다 전월세 보증금 증가에 따른 대출수

요가 크게 늘어난 때문으로 보인다. 저축만으로는 전월세 보증금 증가분을 감당하

기 어려운 가계가 많은 데다, 저축의 일정 부분은 노후 대비 목적의 장기 금융자산

으로 묶이면서 부채상환에 쓰이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작용한다. 늘어난 저축만으

로는 추가 자금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추가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러 예산제약 요인들이 빠른 소비 회복 어렵게 할 가능성

가계 전체적으로 가계부채 비율이 상승 중이지만 추가 가계부채비율 상승 폭은 둔

화되는 추세다. 저축이 본격적인 디레버리징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더라도 자산이

더욱 빨리 늘어나고 있어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우리나라 가계의 저축율 상승은 위기 이후 역시 저축률이 상승한 주요 선진

국 가계와는 의미가 다르다. 선진국 가계의 경우 자산매각과 함께 늘어난 저축을 통

해 마련한 자금으로 부채상환에 나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자산가격 회복과

함께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소득 대비 부채비율도 하락하고 있다. 이로써

선진국 가계들은 다시 소비여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 가계는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소폭 하락에 그치는 반면,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가격 변화에 노출된 자산과 달리 늘어난 부채로 인해 향후 금리상승

시 이자상환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더욱이 원금상환부담 증가, 전월세 보증금 증가,

노후대비 저축의 필요성 등 예산제약 요인이 적지 않다. 이러한 예산제약 요인이 지

속될 경우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야 하는 압력이 지속될 수밖에 없어 소비회복

을 통한 경기회복을 더디게 할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www.lge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