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2016010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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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을 이해하는 순간 길을 찾았다 11. 동네서점이 살아난다 ㅣ부산서점협동조합 12. 인간다운 삶, 존엄한 죽음 ㅣ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 13. 지역의 꿈, 농민의 꿈 ㅣ옥천살림협동조합 14. 성실함으로 함께 만드는 공장 ㅣ한올협동조합 15. 희망과 혁신으로 달리는 택시 ㅣ한국택시협동조합 다른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16. 청년의 힘으로 살아나는 춘천 마을 ㅣ동네방네협동조합 17. 장애인과 함께 하는 정보 사회 만들기 ㅣ위즈온협동조합 18. 폐가로 지역을 재생하다 ㅣ제주폐가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 19. 원주는 어떻게 그림책 도시가 되었나 ㅣ사회적협동조합그림책도시 20. 굴비로 세계를 바라보다 ㅣ영광굴비협동조합 부록 l 협동조합 더 알아보기 협동조합 정의 협동조합 7대 원칙 협동조합과 다른 조직과의 비교 협동조합 설립절차 Contents 함께 나아가는 우리, 빛나는 기회를 찾다 1. 동물병원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잇다 ㅣ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 2.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ㅣ베비라협동조합 3.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 ㅣ고양시 명랑고양이협동조합 4. 취미가 일로 이어지기까지 ㅣ메리우드(Merrywood)협동조합 5. 지역에서 피어난 소상공인의 연대 ㅣ에프엔디(FND)협동조합 가치의 가치를 이야기 하다 6. 에이즈감염인의 보금자리 만들기 ㅣ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 7. 음악으로 장애를 극복하다 ㅣ사회적협동조합드림위드앙상블 8. 지역의 건강을 꿈꾸다 ㅣ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9. 우리 사회의 새로운 주인공 찾기 ㅣ어울림이끌림사회적협동조합 10. 돌봄으로 맺어진 만남 ㅣ나눔과 돌봄사회적협동조합 2015년 협동조합 대표 사례 8 18 26 36 46 56 66 76 86 96 106 114 122 130 138 150 160 168 176 186 196 197 198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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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협동조합 20160105 1

협동을 이해하는 순간 길을 찾았다

11. 동네서점이 살아난다 ㅣ부산서점협동조합

12. 인간다운 삶, 존엄한 죽음 ㅣ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

13. 지역의 꿈, 농민의 꿈 ㅣ옥천살림협동조합

14. 성실함으로 함께 만드는 공장 ㅣ한올협동조합

15. 희망과 혁신으로 달리는 택시 ㅣ한국택시협동조합

다른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16. 청년의 힘으로 살아나는 춘천 마을 ㅣ동네방네협동조합

17. 장애인과 함께 하는 정보 사회 만들기 ㅣ위즈온협동조합

18. 폐가로 지역을 재생하다 ㅣ제주폐가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

19. 원주는 어떻게 그림책 도시가 되었나 ㅣ사회적협동조합그림책도시

20. 굴비로 세계를 바라보다 ㅣ영광굴비협동조합

부록 l 협동조합 더 알아보기

협동조합 정의

협동조합 7대 원칙

협동조합과 다른 조직과의 비교

협동조합 설립절차

Contents

함께 나아가는 우리, 빛나는 기회를 찾다

1. 동물병원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잇다 ㅣ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

2.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ㅣ베비라협동조합

3.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 ㅣ고양시 명랑고양이협동조합

4. 취미가 일로 이어지기까지 ㅣ메리우드(Merrywood)협동조합

5. 지역에서 피어난 소상공인의 연대 ㅣ에프엔디(FND)협동조합

가치의 가치를 이야기 하다

6. 에이즈감염인의 보금자리 만들기 ㅣ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

7. 음악으로 장애를 극복하다 ㅣ사회적협동조합드림위드앙상블

8. 지역의 건강을 꿈꾸다 ㅣ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9. 우리 사회의 새로운 주인공 찾기 ㅣ어울림이끌림사회적협동조합

10. 돌봄으로 맺어진 만남 ㅣ나눔과 돌봄사회적협동조합

2015년 협동조합 대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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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아가는 우리, 빛나는 기회를 찾다

1 동물병원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잇다

1.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2. 베비라 협동조합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

3. 고양시 명랑고양이 협동조합

취미가 일로 이어지기까지

4. 메리우드(Merrywood)협동조합

지역에서 피어난 소상공인의 연대

5. 에프엔디(Fresh Natural Direct)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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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잇다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

최초의 동물병원 협동조합

현재 한국 사회에는 5가구 중 1가구꼴로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 앞으로 그 숫자

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반려동물 산업은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고 믿을 수 있는

기업에 대한 수요가 크다. 마포에서도 일

반 병원만이 아니라 동물병원도 협동조합

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이 동물을 키우

는 사람들에게 나왔다. 정경섭 이사장을 포

함해 가치와 가능성에 동감한 사람들이 실

행을 결심했다.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의 정경

섭 이사장은 원래 마포의 시민단체인 민중

의 집 대표를 맡고 있었다. 그곳에서 의료

생협을 구상 중이었다. 지역에 병원이 꼭

필요한 시기여서 마포의료생협을 준비하

며 돈을 마련하고 부동산도 알아보는 일을

했다. 그러다가 우연찮은 기회로 동물병원

협동조합 설립에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동물병원 협

동조합은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말 그

대로 최초의 시도였다. 정경섭 이사장도 애

초에 동물병원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

에 낯설기도 했고 사람이 이용하는 병원과

의 차이점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감당해야 했다. 일반적인 병원은

소아과, 치과 등 의학 분야에 따라 나뉘어

운영되기 마련인데 동물병원은 모든 병종

을 한꺼번에 다루는 곳이었기 때문에 근본

적인 접근법이 달랐다.

정경섭 이사장도 그랬지만 소비자들은 병

원에 한번 가면 지나치게 검사비가 많이 나

오는 게 불만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경영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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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해보니 동물은 사람과 달라 정밀 검사

는 필수였다. 동물은 말을 못하니 증상을

물어서 알 수도 없다. 정밀 검사를 할 때는

마취도 꼭 해야 해서 진료시간이 길고 비용

도 많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필연성은

동물 진료를 제대로 배우거나 병원을 운영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라 소비자

와 병원 사이에 오해가 벌어질 수 있는 부

분이다. 소비자는 사람의 입장에서 병원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정경섭 이사장은 이런

간극을 메우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

다고 말한다.

어느 정도 오해가 풀린 후에도 병원이 금

방 세워지지는 않았다. 처음 논의가 나오

고 협동조합의 설립까지는 2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병원을 세우기 위해서는 개원자

금만 3억 5천만 원 이상이 들었고, 규모를

고려하면 최소한 500명 정도의 조합원이

필요했다. 500명이 키우는 1,000마리 정

도의 반려동물이 이용자로 확보되어야 운

영이 가능했다.

1년에 걸쳐 500명을 모으고 나니 다음에

는 수의사 확보가 문제였다. 동물병원 협

동조합을 바라보는 수의사들의 시선이 곱

지 않아 참여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조합은 수의사 단체로부터 이렇게 병원이

세워지면 모든 소비자를 빨아들이는 소위

'빨대병원'이 되어 다른 동물병원이 무너지

기 때문에 동물병원협동조합의 설립을 재

고해달라는 요청을 비공식적으로 받기도

했다. 수의사 신문에서는 이런 식의 협동조

합이 생기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투표가

진행될 정도로 동물병원 협동조합은 업계

의 뜨거운 화제였다.

이런 상황에 답답해진 정경섭 이사장은 수

의사 커뮤니티에 직접 해명 글을 올리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기존의 수의사 조직이나

협회에 대한 반감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에

대한 사과와 수의업계의 근본적인 문제의

식을 담은 내용이었다. 그는 지금의 어려움

을 해소하고 여론에 호소할 수 있는 유효

한 방법이 협동조합이라며 수의사들을 설

득했다.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은 동물

병원의 편익을 대변할 수 있는 위치를 선점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의사들은 사치품에

만 붙는 부가세가 동물병원에 붙어 세금 부

담을 지는 것에 불만이 있다. 그런데 이런

부분의 문제 제기를 수의사들이 직접 하면

제 밥그릇을 챙기는 모양새로 인식되기 때

문에 부정적인 여론을 피하기 어렵다. 반면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은 수의

사 당사자가 아닌 소비자 조합원들의 목소

리를 내는 것이므로 더욱 정당하고 오해 없

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이런 측면으로 보면 기존의 수의사 조직과

협동조합은 상생할 수 있는 관계다. 1인 동

물병원 수의사들이 생산자 협동조합으로

맺어져 함께 병원을 만드는 식으로 협업하

면 떠나간 소비자들을 충분히 다시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정경섭 이사장의 설명이다.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은 운영

자체도 기존 수의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

도록 신경 쓰고 있다. 그런 이유로 치료 가

격을 최저가가 아닌 최빈 가격으로 매겼다.

최빈가는 가장 많은 병원이 택하고 있는 일

반적인 가격을 의미한다. 우리동물병원생

명 사회적협동조합은 협동조합이기 때문

에 사무국 직원에 대한 급여도 책정해야

하고, 지역 활동 기금도 있어야 해 재정적

부담이 크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기존 상권

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컸다.

수의사들이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

조합의 병원을 찾아왔다가 병원이 대로가

아닌 골목에서 평균에 가까운 가격으로 영

업을 하는 것을 보고 안심하여 돌아가기도

했다.

'처음'이 주는 무게

병원은 비교적 잘 운영되고 있다. 우리동

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의 병원은 모

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데, 조합원이 아닌

사람이 병원을 찾으면 대부분 조합원이 된

다. 그만큼 병원이 주는 신뢰와 진료의 질

이 높은 것이다.

하지만 병원을 열고 처음 5개월은 시행착

오가 끊이지 않았다. 중간에 의료진 전원

이 교체된 적도 있었다. 조합원의 의견을

진료 시스템에 반영해야 하는 게 협동조합

의 기본 원칙인데, 현실적으로 수의사들이

그런 요구들을 다 수용하기 곤란한 부분들

이 있었다. 협동조합의 가치를 잘 이해하

지 못하는 의료진은 의사로서의 보장받아

야 할 권리가 침해당한다는 불편함을 드러

내기도 했다.

조합원들에게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차

별성이었다. 다른 병원과 딱히 다를 게 없

함께

만드

는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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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 협동조합을 연 의미가 없다는 걱정이

이어졌다. 그러나 가끔은 운영진과 의료진

이 감당하기에는 과도한 기대치가 부담스

럽기도 하다. 동물 보호도 열성과 극성의

차이는 있다. 열성은 감동을 주지만 그 선

을 넘으면 극성이 된다.

현재도 갈등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그 둘

사이의 황금비율을 찾는 것도 협동조합을

이끄는 감각이다.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

적협동조합은 전문가와 비전문가가 동등

한 입장에 서서 모든 조합원이 평등하게 결

정하고 운영한다는 원칙을 끝까지 지켜가

며 병원의 모습을 만드는 중이다. 그런 노

력을 알고 있는 조합원들은 장비가 필요할

때 기꺼이 출자하는 등 함께 병원을 운영하

는 것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현재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은

조합원으로 가입한 수의사 한 명과 공고로

뽑은 수의사 두 명으로 병원이 운영되고 있

다. 조합원 수는 1,400-1,500명에 달하며,

한 달에 50명씩 늘어나고 있다. 어린이부

터 노인까지 세대가 다양하다. 상징적으로

12,800마리 정도의 동물들도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정관도 사람 정관과 동물

정관이 따로 있다. 집단 지성의 방식으로

정관을 만들었다. 동물병원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 수렴 형태도 구

성되어 있다. 총회, 정기적인 이사회, 경영

위원회, 진료환경개선위원회, 교육위원회,

홍보위원회 등이 그것이다.

비슷한 조합을 설립하고 싶다며 문의가 많

이 오지만, 정경섭 이사장의 입장은 신중하

다. 1명의 활동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

며 최소한 10명 정도의 팀이 조합원으로

500명 정도는 동원한다는 마음으로 시작

해야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일반 협

동조합으로는 동물병원이 설립이 안 된다

는 법규도 신생 조합이 겪을 어려움이다.

비영리법인만이 설립할 수 있어 사회적협

동조합을 창립해 동물병원 인가를 받는 과

정을 거쳐야 한다.

수의사들의 반대 속에 인가를 받는 것도 안

갯속을 헤매는 나날이었다. 국회 상임위원

회에 연락하고 농림부를 쫓아다니는 노력

끝에 간신히 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 겨우

선례를 만들어냈지만 같은 과정을 밟아가

더라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그

는 이야기한다.

협동조합 설립에 앞서 조직이 내부적으로

갈등을 조정하는 역량을 갖추었는지도 냉

정히 판단해보아야 한다. 우리동물병원생

명 사회적협동조합에서 관계는 중요한 화

두다. 협동조합을 운영한다는 것은 협동조

합적 질서를 가지고 생존하겠다는 말과 같

기에 그 종류가 생산자협동조합이든 소비

자협동조합이든 관계가 중요할 수밖에 없

다. 협동의 힘은 크다. 서로의 삶을 의지

할 때 생기는 안정성과 신뢰감은 세상의

여러 문제를 풀 때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

다. 그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순조로울 수

만은 없다.

정경섭 이사장은 협동조합 내 갈등은 필연

적이라고 단언한다. 동등한 입장에서 이야

기하는 건 좋지만 성숙하지 못한 토론 문화

탓에 과격하게 이야기가 흘러갈 때는 답답

한 마음도 있다. 그런데도 조직 안에서 그

함께

만드

는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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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

은 교육 사업도 한다. 다른 종과 소통하며

교감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위대한 일

인지를 깨닫고 반려동물을 우리 안의 자연

으로 이해해 더욱 아끼고 사랑하게 하자는

취지다. 정경섭 이사장은 이 사업을 통해

유기동물이 줄어들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

렇다고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을 마치 감수

성이 떨어지는 사람처럼 바라보자는 것은

아니다. 그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도 반

려동물을 싫어하는 마음과 반려동물로 인

해 발생할 수 있는 폭력, 그와 관련한 책임

감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의 다음

목표는 돌봄공동체 구축이다. 적정한 수준

으로 병원을 운영해 사람들이 찾게 하고,

이를 매개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삶 자

체가 풍요로워지는 다양한 모임들과 공동

체를 만들어낸다는 구상이다. 예를 들어 기

초수급자나 독거노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

이 있는데, 그곳에 거주하는 상당수 주민이

동물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형편이 어렵다

보니 동물이 아파도 병원을 찾을 엄두를 내

지 못한다. 조합은 이런 상황에 처한 사람

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진료와 같은 서비

스 구현을 계획 중이다.

정경섭 이사장은 누구나 우리동물생명 사

회적협동조합과 함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동물과 함께하는 다양성은 소통과 관심을

통해 함께 기뻐하고 공감하는 공동체를 빚

어낸다. 우리동물생명 사회적협동조합에

는 생명과 생명의 마주침, 그리고 그 안에

서 피어나는 무수한 관계의 회로도가 그려

져 있다.

런 문제까지 풀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그

풀어냄 자체를 조직의 힘으로 만들어낸다

면 더 큰 성장으로 갈 수 있다고 그는 확

신한다.

문제를 푸는 방식은 그 조직의 상황과 역

사에 따라 다르기 마련이다. 우리동물병원

생명 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무조건적인

경청만이 미덕은 아니다. 정경섭 이사장은

누군가 조직을 와해시키는 부정적인 영향

을 준다면 과감히 그 사람을 내치는 것 또

한 지도력이라고 말한다. 또 조직의 성장

을 위해 꼭 필요한 계약이나 대출 등 대담

한 선택을 해야 할 때는 조합원의 정체성

을 내걸고서라도 강하게 주장하는 일도 필

요하기도 하다.

돌봄공동체의 꿈

동물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자연스러운 매

개체가 되기도 한다. 집을 비울 때 비싼 가

격을 주고 애견 호텔을 이용하는 게 아니

라 동네 친구에게 부탁해 서로 관계도 쌓

고 비용도 절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우

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은 병원

운영 외에도 책 읽기 모임 등 소소한 동네

소모임을 7~8개가량 운영한다.

정경섭 이사장은 동물보호 운동이 지역과

만나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의 활동이란 지역과 만나

는 동물보호 운동이라고 단언할 정도다.

그는 주민의 손으로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

는 마을을 직접 만들면 생명과 평화에 대

한 감수성이 넓어지고 우리 사회가 더 나

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함께

만드

는 희

망 함

께 나

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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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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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 한 눈에 보기

2013. 05. 창립총회

2013. 07. 협동조합 설립 신고

2014. 03. 2014년 정기총회

2014. 07. 창립총회

2014. 11. 임시총회

2015. 04. 조합총회

2015. 02. 사회적협동조합 인가

2015. 05. 우리동생 동물병원 개원

17

연혁

일반정보

정 경 섭 이사장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산동 17-23

02-335-3333 (내선2번)

[email protected]

www.mapowithpet.com

숫자로 보는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

사업개시일2015. 06. 04.

조합원수1,100명

출자금201,000,000원

매출액월평균 약 23,000,000원

2016년 목표 매출액월평균 48,000,000원

04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 소개

함께 모여서 동물에 관한 정보와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공동체.

인터넷과 각종 반려동물 관련 책들, 쉴새없이 쏟아지는 정보들,

너무 많아서 오히려 무엇이 정답인지 도통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함께 배우고 나누며 성장하는 공동체.

집을 비울 때 서로 믿고 맡길 수 있는 돌봄 품앗이를 비롯하여

믿을 수 있는 조합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입니다.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 가입은 이렇습니다

- 우리동생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가입 상담 환영합니다.

- 출자금은 5구좌 5만원부터입니다.

Page 8: 협동조합 20160105 1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베비라 협동조합

협동으로 메워진 본사의 빈자리

베비라는 1979년 진흥섬유가 출시한 1세

대 유아복 브랜드이다. 1983년 법인명을

베비라로 바꾼 후로 브랜드만 4개 이상 가

지고 있을 정도로 1990년대까지는 연간

900억대의 매출을 올리며 유아업계에서 1

위를 다투던 기업이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가 찾아오면서 끝내 파산하게 되었다. 본사

를 잃은 대리점들은 물건을 공급받을 방도

가 없었다. 그렇다고 멀쩡히 있는 대리점을

접을 수도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차에 당시 대리

점 사장 중 한 명이자 지금 베비라 협동조

합을 이끄는 이춘모 이사장은 2012년 12

월 제정된 협동조합 기본법에 주목했다. 그

는 '하면 된다'는 자신의 좌우명답게 본능

적으로 협동조합에서 생존의 가능성을 읽

어냈다. 이춘모 이사장은 34년 동안 베비

라 매장을 운영한 베테랑이었다. 그러나 그

런 그조차도 본사가 무너진 상황을 혼자서

감내해낼 수는 없었다.

이춘모 이사장은 사실 베비라 매장을 차리

기 전부터 나름 타고난 사업가 기질을 보

여온 사람이었다. 동네에 컴퓨터 가게를 처

음 차려 사람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쳐가며

장사를 하는가 하면, 카메라도 없이 무작정

사진관을 열어 아기 사진을 찍는 일을 벌

이기도 했다. 아이들이 자주 사진관을 드나

드니 어린이용 책을 팔면 괜찮겠다 싶어 사

진관에 책을 팔았는데 그게 또 사업이 되었

다. 아이 용품을 파는 사업의 잠재력을 발

견하고 직접 사업계획서를 써 베비라 본사

를 찾아가 매장을 열었다. 그렇게 시작해

생활

속의

협동

조합

이야

기위

기를

기회

로 만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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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동안 애정을 갖고 이끌어온 베비

라를 이렇게 접기는 아쉬웠다.

이춘모 이사장은 우선 베비라 대리점들이

모이는 조직을 만들었다. 그리고 협동조합

을 제대로 설립하기 위해 소상공인시장진

흥공단 교육을 받으며 협동조합을 만들어

야 하는 이유와 효과를 사람들에게 역설했

다. 그러한 이춘모 이사장의 성의를 알아준

것인지 사람들은 협동조합을 만들자는 그

의 제안에 주저하지 않고 찬성했다.

베비라 협동조합의 시작은 요란하지 않았

다. 4명으로 시작했지만 할 수 있다는 기대

가 모이면서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

작했다. 전국에 있는 베비라 대리점들에 소

문이 퍼지면서 마침내 영유아용품의 공동

생산, 공동구매, 공동판매를 목적으로 협동

조합을 설립하였다. 2013년 3월 15일의 일

이었다. 그들을 뭉치게 한 것은 절박한 위

기감이었다. 협동조합법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마중물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기존에 팔

던 물건이 달라진 건 아니다. 베비라 협동

조합은 이전에 그러했듯이 출산 직후부터

3세까지 이르는 영유아의 의류, 수유기, 목

욕위생용품, 침구류 등을 다룬다. 이미 (주)

좋은사람들에서 베비라의 상표권을 인수

했지만, 베비라 협동조합은 재고권과 채권

을 구매했고, 협동조합의 이름으로 '꼼바이

꼼'이라는 상표를 등록했다. 2014년에 중

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1

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자체 브랜드를 개발

하여 등록 중이기도 하다.

무너진 본사의 빈자리를 협동을 통해 착실

히 채워가고 있는 베비라 협동조합은 대리

점의 숫자와 조합원의 숫자가 같다. 전국에

43개 지점이 함께 하고 있으며 거래처는

50군데이다. 대리점 수가 200여 개에 달하

던 과거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있지만, 대리

점과 거래처 모두 점점 늘어가고 있어 큰

걱정은 아니다. 제품을 생산하려면 최소 물

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대리점 수가 적으면

물량 확보가 어려워진다. 조합원 모집을 위

해 조합원들은 팸플릿과 DM을 이용해 홍

보하고 발로 뛰는 영업도 꾸준히 한다. 최

근 들어 바쁘게 걸려오는 문의전화가 이춘

모 이사장은 반갑다.

이와 더불어 베비라 협동조합은 대리점 수

를 늘리기 위해 예비조합원 제도를 운용 중

이다. 예비조합원으로 들어온다고 해서 강

제되는 사항은 없다.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는 털털함이 베비라

협동조합의 조직을 유연하게 해준다. 예비

조합원 스스로가 판단하도록 하여 정말 자

신에게 필요하고 믿음이 가는 조직이라는

신뢰가 생길 때까지 기다려 준다. 예비조합

원과 조합원은 의사결정권의 유무를 제외

하면 조합원과 똑같은 혜택을 받는다.

베비라의 조합원이 될 수 있는 조건은 단

두 가지이다. 하고자 하는 의지와 사업자

등록증. 이것만 있으면 베비라와 함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망설여진다면 베비라 쇼핑

몰을 통해 현금거래를 하다가 1년 뒤에 가

입을 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담보, 보증금, 재고 없는 협동조합

베비라협동조합의 생산 시스템은 일반적

인 전문점 운영과 차이가 있다. 높은 개설

비용이 주는 문턱을 허물고 담보와 보증금

이 없는 전문점 개설이 가능하도록 시스템

을 만들었다. 무재고 운영시스템을 도입하

고 재고 없는 전문점 운영을 위해 온라인

공동 판매와 공동세일 행사도 진행한다. 많

은 대리점이 안고 있는 시즌상품에 대한

재고부담을 조합이 지고 간다. 시즌 상품

50% 마진에 50% 반품이라는 파격적인 방

식이다. 현실적으로 생산이 어려운 제품은

조합원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구매 시스템

으로 최저가에 구매하기도 한다. 이렇게 생

긴 이익금 전체는 정관과 규약에 따라 조

합원들에게 배당한다. 일반적인 유통업계

에서는 쉽게 추진하기 어려운 일들이 협동

조합이라는 단단한 신뢰의 울타리 안에서

구현된 셈이다.

이러한 신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베비

라 대리점을 운영한다는 공통점 하나만을

가지고 있던 타인들이 같은 운명체로 묶이

는 일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이춘모

이사장은 조합원들의 단합하기까지의 과

정이 어려웠다고 회고한다. 경제력, 영업력

이 없고 경험이 부족한 협동조합이 살아남

는 방법을 찾는 과정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베비라 협동조합은 '질 좋은 제품을 싸게

팔아야 한다'는 슬로건을 구현하기 위해 매

달 토론하고 부딪치는 과정을 무수히 겪었

다. 본사의 마진을 없애고 운영비를 최소화

해서 지속가능한 조합의 형태를 갖추는 전

략이 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리 잡았다. 이

와 함께 조합원들과 자체 디자인한 옷의 평

가회를 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인

끝에 조금씩 서로에 대한 신뢰와 웃음을 찾

을 수 있었다.

힘들게 맺어진 관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베

비라 협동조합은 2013년 4월에 만들어진

이후 매월 5일을 '협동조합의 날'로 정해

전국의 조합원들이 서울의 사무실에 모여

장시간 정기회의를 한다. 거리가 먼 조합

원들은 새벽길을 달려오는 수고를 마다치

않는다.

이춘모 이사장은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한

다. 조합원들이 이용하는 베비라 협동조합

의 인터넷 카페에는 금전적인 내용부터 시

시콜콜한 사항까지 모든 것이 공개되어 공

유 중이다. 카페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것도

나이가 많은 사람들끼리는 쉽지 않아 따로

교육해야 했다. 글이 길다며 잘 읽지 않던

사람들도 그곳에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정

보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공을 들여 카페에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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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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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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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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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라

협동

조합

2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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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진 글을 읽는 편이다.

이춘모 이사장은 협동조합의 기본은 누구

나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협업으로 이어가

기 위해서는 디테일하게 각자가 공부해야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권이 개

입되어 있으므로 작은 부분에서 쉽게 예민

해질 수 있는 까닭이다.

이와 함께 투명성이 전제된 신뢰 구축은 필

수다. 2년에 걸쳐 진행된 조합원 교육 프로

그램은 조합원들의 소통과 조합에 관한 이

해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갖가지 장치들과 구조들 이외에도

일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열정과 우직함

을 고루 갖춘 누군가는 필요하다. 베비라

협동조합에서는 그 깃발을 이춘모 이사장

이 들었다. 청년일자리창출센터에서 스마

트 앱 개발 교육을 받아 조합원들에게 강

의하기도 했다. 행정관리나 사무문제도 배

우는 과정에 있다. 전산시스템은 원래 베비

라에서 사용하던 시스템이 가격도 비싸고

복잡해 새로운 온라인 시스템을 도입해 공

부해가며 쓰는 중이다.

협동조합의 물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

도는 높다. 베비라라는 브랜드가 워낙 잘

알려졌기도 하고, 인지도에 비해 값이 저

렴하며 질도 좋다. 최고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조금의 하자라도 발견되면 바로 리콜

한다.

하지만 베비라 협동조합이 가야 할 길은 아

직 많이 남아 있다. 당장은 협동조합으로

서 지역사회와 연계나 다른 협동조합과의

협업이 고민이다. 안내문을 만들어 지자체

에 보내 협동조합의 제품을 알리고 송파에

있는 송파지역협의회를 통해 협업의 자리

를 마련하는 등 여러 가지 방향으로 노력

을 기울이고 있다. 이춘모 이사장은 매월

세 번째 수요일마다 송파지역협의회 조찬

모임에 참석하는 등 협업의 가능성을 넓히

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나아가 베비라 협동조합은 대리점 숫자를

지속해서 늘리고, 제품을 수출하거나 협동

조합의 대리점을 백화점, 마트에 입점시키

는 꿈을 꾸고 있다. 그러기 위해 영업망과

자금망을 마련하는 일들이 이춘모 이사장

과 베비라 협동조합에 과제로 남아 있다.

베비라 협동조합은 '주인의식을 가지고 우

리 아이를 키우는 정성으로'라는 슬로건과

'순수국내생산의 가격의 거품을 뺀 착한 가

격으로 판매하자!'라는 설립이념을 가지고

있다. 이춘모 이사장은 이 말들을 지켜가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참여’로 설명한다. 베

비라 협동조합의 참여는 말 그대로 100%

이다. 대리점 운영이 바로 조합원의 생계와

직결되기 때문에 자연히 참여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모두가 주인이라는 협동조합의 의의는 베

비라 협동조합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서 찾

을 수 있다. 그 길이 평탄하고 아름답지는

않겠지만, 함께 가는 길이기에 흔들려도 무

너지지 않는 힘이 베비라 협동조합에 있다.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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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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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비라 협동조합 한 눈에 보기

2013. 02. 조합발기인 총회 (이춘모외 8명)

2013. 03. 베비라협동조합 창립총회

2013. 05. 베비라협동조합 설립 신고

2013. 06. 2013년 여름시즌신상품 제1차 공동생산 진행

2013. 07. 베비라협동조합 법인설립등기

2013. 08. 법인사업자등록 (등록번호: 215-87-84020)

2013. 08. 2013년 가을시즌신상품 제2차 공동생산 진행

2013. 10. 2013년 겨울시즌신상품 제3차 공동생산 진행

2014. 03. 제1차 결산보고 및 정기총회

2014. 04. 조합사무실이전 (송파구 오금로59길 2 (거여동))

2014. 06. 통신판매업신고 (제2014-서울송파-0853호)

2014. 09.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협업화지원 프로그램 신청

공동설비, 공동브랜드 개발, 공동R&D 사업에 선정

2014. 시즌별 4계절 신상품 공동생산 및 공동구매 진행

2015. 03. 제2차 정기총회

2015. 봄, 여름, 가을 겨울 시즌신제품 공동생산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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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혁

일반정보

이 춘 모 이사장

서울특별시 송파구 오금로59길 2, (거여동)

02-400-8401

[email protected]

www.combycom.co.kr

숫자로 보는 베비라 협동조합

베비라 협동조합 소개

베비라협동조합은 전국지자체에서 조달하는 출산선물용품을 최상의 품질로

가장 저렴한 가격에 공급합니다

- 조합원들이 출산, 유아복, 유아용품을 공동생산. 공동판매.

- 전국 대리점들이 모여서 설립한 사업자 협동조합.

- 우리아기를 키우는 정성으로 제품을 생산.

- 거품을 뺀 착한가격에 판매.

- 담보 없는 전문점 개설.

- 재고부담 없는 전문점 운영.

- 전문점이 참여하는 공동판매 시스템 구축.

- 전문점 조합원이 주인인 협동조합.

베비라협동조합 가입은 이렇습니다

- 베비라협동조합 조합원가입 및 거래처 상담 환영합니다.

- 전국어디서나 유아복,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업체는 자유의사에 따라 1년간

예비조합원으로 참여해서 조합에서 진행하는 공동생산이나 공동구매에 편리

하게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사업개시일2013. 07. 18.

조합원수43명

출자금59,700,000원

매출액800,000,000원(2014)

운영중인 매장 수5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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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

고양시 명랑고양이 협동조합

어느 날, 고양이가 마음으로 들어오다

고양시 명랑고양이 협동조합은 2011년 4

월부터 유기고양이 및 길고양이 보호활동

을 수행하던 임의단체인 '고양시 캣맘 협

의회'가 협동조합 형태로 법인을 설립한 사

례다. 경기도 고양시를 중심으로 유기고양

이 및 길고양이의 보호와 관리에 문제의식

을 느끼고 있는 자원봉사자, 후원자, 직원

과 고양이 관련 상품 생산자들이 모여 만

들었다. 유기고양이 및 길고양이 지원센

터 '오! 묘한 공작소'를 운영하며 각종 보

호 활동 및 고양이 용품과 사료 등을 판매

하고 있다.

고양시 명랑고양이 협동조합의 서주연 이

사장이 고양이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동

네 고깃집에서 들려온 고양이 울음소리부

터였다. 아파트에 살 때는 모르다가 주택으

로 이사 오면서 듣게 된 소리다. 11월의 이

른 추위가 겨울이 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

다. 집에 있는데 자꾸 고양이 소리가 들려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

니 밖에 있는 고양이가 춥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래서 울고 있는 고양이

가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 집에 데리고 들

어와 대소변을 볼 수 있도록 화분 하나를

놓아주었다.

그 당시만 해도 추위를 면하라고 데려온 거

라서 고양이를 키울 마음은 없었다. 그래서

고양이를 다시 밖에 내보냈는데 그날 밤에

고양이가 다시 돌아와 현관 앞에 쓰러져 있

었다. 아픈 것 같아 병원에 데려가서 치료

했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 서주연 이사장

에게 동물병원 의사가 고양이는 온종일 잠

만 자서 부담 없이 키워보라는 권유를 했

다. 그는 결국 그 고양이를 다시 밖으로 내

생활

속의

협동

조합

이야

기사

람과

고양

이가

함께

살아

가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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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지 못했다. 그렇게 그는 고양이를 키우

기 시작했다.

집에 고양이가 있으니 서주연 이사장의 눈

에 길고양이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전에

는 무서워서 다가가지도 못했던 고양이들

이었다. 길고양이들을 어떻게 돌봐줄 수 있

을까 고민하다 고양이 공부를 하게 되었다.

우선 길에서 죽어가는 고양이들의 끼니 걱

정이 앞섰다. 사비를 털어 고양이 사료를

사서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는 일도 생겼다.

서주연 이사장이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

니며 밥을 주던 어느 날, 챙기던 고양이 한

마리가 보이지 않았다. 알아본 결과는 충격

적이었다. 시에서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

(TNR)정책으로 그 고양이를 잡아가 안락

사 조치를 했다. 그는 깜짝 놀라 시에 고양

이를 죽인 이유를 문의하자 민원 때문이라

는 대답이 돌아왔다.

서주연 이사장은 고양이의 죽음을 그냥 넘

길 수 없었다. 그러던 차에 그가 밥을 챙기

던 또 한 마리의 고양이가 다리를 절어 시

에 문의하자 이번에도 안락사를 시켜야 한

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서주연 이사장은 시

의 도움을 받는 것을 포기하고 고양이보호

협회에 연락했다. 협회는 고양이를 보호할

방법을 알려주었고, 다리를 절던 고양이는

협회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

는 곳에서 1년 정도 지내다 퇴원했다. 서주

연 이사장은 그렇게 한국 고양이보호협회

와 함께하다 열성적인 활동을 인정받아 대

표까지 되었다.

그는 협회 회원들의 고됨을 덜어보기 위해

대표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고양이에 대한

애정과 생명을 향한 소중함으로 뭉친 고양

이보호협회 회원들은 고스란히 자신의 시

간과 비용을 들여 고양이를 구출하고 있었

다. '구조'라는 말의 뜻을 곰곰이 새겨보면

고양이보호협회 회원들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다. 위기에 빠진 고양이를 발견했을

때 단순히 눈앞의 위기에서 고양이를 구출

하는 것이 구조의 끝이 아니다. 제대로 책

임지기 위해서는 다친 고양이는 치료하고,

새끼고양이는 보호하고, 중성화수술이 필

요하면 수술을 하는 등 그 고양이가 앞으

로 온전히 살아갈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구출한 사람 개

인이 그 모든 책임을 떠맡아야 한다. 구조

에 냉담해질 수밖에 없다. 이미 협회 안에

도 고양이들을 챙기며 계속해서 부담을 지

다 지쳐버린 회원이 여럿이었다.

서주연 이사장은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생

각이 들었지만, 길고양이와 관련한 법 조항

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는 해결방법을 찾

기 위해 TNR부터 TNR과 관련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미국의 'ALLEY CAT ALLIES'

라든지, 사람과 길고양이의 공생을 전제한

도시환경사업을 하는 일본의 '네코다스케'

와 단체들의 자료를 찾아보았다.

그런 결과 첫 번째로 발견한 문제점이 고

양이 관련 위탁기관이었다. 시에서 위탁받

아 고양이를 포획하거나 수술하는 기관들

이 제 역할을 못 하면서 고양이를 챙기는

시민들이 지는 부담이 늘어났다는 게 서주

연 이사장의 분석이었다. 위탁기관 중 상당

수가 수의사를 운영책임자로 두고 있었지

만, 수의사라고 해서 다 믿을 수 있는 건 아

니었다. 어떤 위탁업체는 수의사가 운영하

지만 고양이 보호시설을 갖추지 않아 고양

이를 포획하면 그날로 다 죽이는 식으로 길

고양이 문제를 대하고 있었다.

서주연 이사장은 의심 가는 수의사 한 명

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수의사가 고양이

를 죽인 것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

다. 수의사는 고통을 최소화한다는 명목이

라면 어떤 방식으로 고양이를 죽여도 처벌

받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그 수의사가 똑같은 고양이

사진을 이용해 여러 번 성과를 보고하는 식

으로 부당청구를 해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고양이를 잘 모르는

사람은 고양이 사진을 구분하기 어렵지만,

서주연 이사장은 흑백 사진이라도 똑같은

고양이 사진을 알아볼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비리를 알아내는 게 가능했다. 서주연 이사

장의 신고로 행정감사로 넘겨진 수의사는

처벌을 받았고, 이 사건은 2011년에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방영되기도 했다.

이후로 서주연 이사장은 시의 위탁기관을

더 신뢰할 수 있는 곳으로 바꾸고, 제도 자

체도 고양이를 아끼는 캣맘들이 직접 TNR

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고

양이를 위한 서주연 이사장의 행보는 거침

이 없다. 시 곳곳의 민원현장을 누비며 고

양이와 관련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갔다.

지역에서 고양이를 챙기는 사람들이 누구

고, 싫어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낱낱이 파악

할 정도였다. 동물 학대와 관련한 법규를

경찰이 잘 모르자 직접 법 조항을 프린트

해 들고 다니며 알려주기도 했다.

'내'가 아닌 '우리'가 구한다

서주연 이사장은 어떻게 해서 협동조합까

지 만들게 되었을까. 2010년에 서주연 이

사장은 국내 행정기관들이 어떻게 고양이

를 대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고양시 동

물보호협회를 거쳐 전국 지자체에 유기동

물과 관련한 자료공개청구를 했다. 그는 자

료를 받아보고 길고양이 문제가 어느 한 지

역에 국한되지 않은 전국적 문제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단순히 시설이 부족하거나 미

함께

만드

는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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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생활

속의

협동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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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과

고양

이가

함께

살아

가는

세상

고양

시 명

랑고

양이

협동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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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EY CAT ALLIES

세계적인 TNR단체

네코다스케

'고양이 구출'이라는 뜻의 네코다스케. 1997년부터 도쿄 신주쿠

를 중심으로 사람과 길고양이가 공생하는 도시환경 사업을 추

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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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다는 말로 넘어갈 부분이 아니었다. 동

물 보호라는 말과 담을 쌓은 사람들에게 권

한을 주고, 그 권한이 돈과 연결되면서 끔

찍한 일들이 벌어졌다는 게 서주연 이사장

의 분석이었다.

이런 거대한 문제를 풀기엔 협의체 정도의

성격으로는 힘이 부족했다. 서주연 이사장

도 처음에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젊은 사람

들과 함께 봉사단체와 비슷한 성격의 협의

체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의미는 좋았지

만, 운영비가 문제였다. 길고양이를 포획해

필요한 시술이나 치료를 하고 입양을 보내

는 일련의 과정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갔

다. 기부금만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때문에

서주연 이사장은 지금의 모임을 적절한 수

익모델을 가지면서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

할 수 있는 협동조합 형태로 전환해야겠다

는 판단을 했다.

협동조합의 출발은 난항이었다. 해야 할 일

이 많다 보니 사업의 목적을 정하는 것부터

만만치 않았다. 사무실을 열려고 하니 돈도

부족했고 이를 대하는 사람들의 이해도 떨

어졌다. 고양이로 협동조합을 한다고 하니

고양이를 어떻게 사고팔 생각이냐는 반응

이 돌아오곤 했다.

이러저러한 우여곡절 끝에 고양시 명랑고

양이 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고양이와 조

합원들의 공통점은 명랑함이라 생각해 명

랑고양이로 이름을 지었다. 조합원들은 대

부분 캣맘이다. 처음 19명이던 조합원은

현재 150여 명으로 늘어났다. 출자금은 처

음 가입할 때 한번 내고, 원하면 증자하는

방식이다. 조합원은 월 1만 원 이상의 회

비 납부가 의무다. 조합원은 조합에 연계

된 병원에서 길고양이 치료를 반액에 받을

수 있다. 조합원 외에 회원으로 가입된 사

람이 3,000명이 넘고 이 중에는 인기 연예

인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지역 내 인지

도는 높다.

서주연 이사장은 협동조합을 하면서 여러

가지 활동상의 장점들이 생겼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협의회 체계로 모임을 이끌던 때

에는 사람들의 주인의식이 부족하다 보니

후원을 거래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후원을 대가로 자신이 다루는 고양

이 물품을 사주길 기대하는 등 고양이를 위

한 활동을 하면서도 뒤로는 다른 계산을 하

는 후원자들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협동조

합을 하면서는 친분이나 이해관계를 떠나

조직의 목적을 위해 후원을 하고 일손을 거

드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또 시에 민원을 넣는 방식으로 만났으면 적

이 되었을 수도 있는 사람들을 협동조합에

서 만나니 동료가 되었다. 다양한 사람이

부담 없고 평등하게 만나 자유로이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협동조합의 매력이라

는 게 서주연 이사장의 평가다.

협동조합이 만들어지고 고양이를 향한 대

중적 인식도 조금씩 변하고 있지만, 서주연

이사장은 여전히 고민이 많다. 협동조합을

마을기업 형태로 운영해보는 것도 필요하

다는 생각이지만 마을기업의 운영구조가

복잡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협

동조합으로 전환 역시 고민거리다. 하지만

고양이를 챙기기에 바빠 다른 실무를 돌보

기 힘든 실정이다. 특히 안정적인 운영구조

를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협동조합임에도

불구하고, 활동하면서 단체의 빚이 늘어나

는 게 큰 걱정이다.

고양시 명랑고양이 협동조합은 재정위기

를 벗어날 수 있는 수익사업의 하나로 안

전하게 고양이를 포획하고 구조하는 도구

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판매는 고양시

명랑고양이 협동조합의 사무실과 인터넷

에서 이뤄진다. 국내에서 쓰고 있는 고양

이 포획용 도구의 상당수가 밀렵꾼들이 만

든 것이다. 날카로운 포획도구로 잡힌 고양

이는 눈알이 빠지거나 귀가 찢어지기도 한

다. 지자체의 포획도구에 잡혀 온 고양이들

의 사진을 보면 대부분 얼굴에 상처가 있

다. 어느 곳에서는 고양이를 잡으려고 올무

를 써 고양의 다리가 부러지거나 인대가 끊

어지기도 한다.

고양시 명랑고양이 협동조합은 내년에 입

양센터를 주목적으로 하는 2호점을 열고,

지금 판매하는 물품들을 더 활발히 유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게 목표다. 비용 문제

로 중단한 명랑고양이 팟캐스트 방송을 재

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고양이와 관련한

미디어를 열어 사람들에게 고양이 문제를

알리고 인식을 개선하려는 의도다. 프리마

켓이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출

판사업, 동물보호 관련 강사를 양성하는 교

육사업 등도 구상 중이다.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

고양시에 100여 개가 넘는 고양이와 관련

한 단체가 있었지만 잘 유지되는 조직은 거

의 없다. 고양시 명랑고양이 협동조합은 그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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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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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5: 협동조합 20160105 1

런 와중에 명맥을 유지하며 활발히 활동하

고 있는 셈이다. 서주연 이사장은 더 많은

지원과 협력을 통해 고양이 단체들을 살아

나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양이 관

련 민원은 계속되고 동물 복지에 관한 인

식은 날로 높아져 가는데 행정의 속도는

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는 명

랑 고양이협동조합 같이 자율성과 전문성

을 가진 민간단체가 행정이 못하는 부분

을 선도해 나가면, 시는 지원하고 수의사

는 치료하면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기만

해도 쉽게 문제가 풀릴 수 있을 거라는 구

상을 하고 있다. 서주연 이사장은 협동조

합의 자금난을 해결할 수 있도록 무보증이

나 저리로 이루어지는 대출 제도 등이 필

요하다고 말한다. 더불어, 시민의 자율성

을 살릴 수 있는 지원사업이나 공모사업이

많아져야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오늘도 길고양이 구조에 나서고 있을 명

랑 고양이협동조합. 그들이 입양시킨 유기

고양이 숫자는 임의단체 시절부터 계산하

면 2,000여 마리에 달한다. 그들은 고양이

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 모두

함께 길고양이 문제 해결에 나서기를 원

한다. 이를테면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길고양이 관련 단체에 후원하는 등 고양이

와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마

치 공중화장실을 만들듯이 동네에 고양이

들이 먹고 쉬고 놀 곳들을 마련해두면 그

만큼 사람의 영역은 고양이로부터 보호받

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더 나아가 고양시 명랑고양이 협동조합은

고양이에게 안전한 세상이 사람에게도 안

전한 세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만약

고양이 보호구역이 있어 차가 서행해야 한

다면 고양이 보호구역 안에서 어린이도 함

께 안전하다. 쥐약을 놓거나 제초제를 뿌리

는 식으로 고양이를 잡으려다 사람이 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고양이에게 안전할 정도

로 사회를 관리하는 게 결국 사람을 포함한

환경을 가꾸고 살리는 길이라는 말이다. 길

고양이 문제는 첨예하게 엇갈리는 지역의

갈등 중 하나다. 어느 한 쪽이 옳다고 쉽게

결정 내릴 수는 없지만, 고양이를 우리 사

회의 한 존재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은

명백할 것이다. 인간과 동물의 공생을 넘어

생명과 생명, 생명과 환경이 함께하는 세

상, 고양시 명랑고양이 협동조합이 가는 길

은 공생의 길이다.

함께

만드

는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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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고양시 명랑고양이 협동조합 한 눈에 보기

2014. 12 창립총회

2015. 01 협동조합 설립신고 / 첫 이사회의

2015. 03 사업자등록 사업개시

2015. 04 사업장 오!묘한 공작소 오픈기념행사

'장나라와 함께하는 오픈마켓' 개최

2015. 04 민병주의원 발의

동물보호법 일부 개정을 위한 세미나 참가 (동물자유연대와 연합)

2015. 05 명랑고양이티비 1탄 '나는 캣맘이다 ' 발표 (현재 총 3편 제작)

대한민국 펫박람회 '캣스테이션 존'기획 참가

오묘한공작소 쉘터 가동시작

유기고양이 입소, 수유센터와 입양추진 ,임시보호 ,

상해 길고양이 구조 및 치료지원, 조합원 자비 티앤알 사업

2015. 05. ~ 08. 캣맘에 의한 티앤알 사업 실시 / 동물자유연대 지원 (총 54마리)

2015. 09. ~ 10. 리틀 빅 히어로 캣맘편 촬영 (10.19 방영)

2015. 10 고양시동물보호소 운영위원 이사장 위촉 회의 참석

2015. 12 장나라와 함께하는 '제2회 명랑고양이페스티벌' 개최

35

연혁

일반정보

서 주 연 이사장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대산로 11번길 40-10 지층

031-914-9925

[email protected]

cafe.naver.com/goyangcatcare

숫자로 보는 고양시 명랑고양이 협동조합

고양시 명랑고양이 협동조합 소개

애묘인과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이 주축이 된 협동조합.

사업장으로 오!묘한 공작소를 오픈하여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고양시를 중심으로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 맘들의 권익보호

- 길고양이 TNR 사업지원

- 길고양이 치료지원 (조합병원 5개소)

- 유기고양이를 위한 쉼터 및 새끼고양이를 위한 수유센터

- 조합원이 요청하는 길고양이의 구호 및 구조,

- 조합원이 요청하는 고양이의 임시 보호 및 입양 지원

- 조합원과 청소년, 주민대상 교육 / 명랑고양이tv (인터넷방송)

위 사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플리마캣, 오픈마캣, 명랑고양이 페스티벌등의 대외행사외

- 조합원을 위한 고양이용품 공동구매 및 판매

- 고양이 캐릭터 상품 개발 및 위탁 판매등의 수익사업.

고양시 명랑고양이 협동조합 조합원 가입은 이렇습니다

출자금 1좌 3만원 이상 / 회비 월1만원 이상

사업개시일2015. 03. 02.

조합원수138명

출자금7,290,000원

매출액약 15,000,000원(2015.11. 현재)

2016년 목표 매출액36,000,000원

02

Page 17: 협동조합 20160105 1

취미가 일로 이어지기까지

메리우드(Merrywood)협동조합

취미가 일로 이어지기까지

메리우드협동조합은 친환경 재료를 사용

하여 목공 교육 및 제작 판매를 하는 조합

이다. 6명의 여성 목공교육사들로 이루어

져 있다. 이들은 2014년 서대문여성인력개

발센터 'eco-DIY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가

과정' 수료 후 서울시 마을학교 '목(木)좋

은 동네' 사업에 당선되었다. 목(木)좋은 동

네 사업을 통하여 버려지는 가구 등을 리폼

을 하고, 친환경 소재로 사람들 사이에 좋

은 소통의 매개체를 형상하기 위해 '나무와

함께하는 즐거운 세상' 이 모토인 메리우드

(merrywood)를 이름으로 지어 2015년 2

월에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협동조합 설립 전 몇몇이 모여 창업을 하려

했으나 그 당시 투자금을 많이 가진 한 개

인의 힘이 커지며 비민주적으로 운영하게

되는 방식이 동의를 얻지 못했다.

대신 모두가 공동 출자하고 1인 1표로 운

영되는 협동조합을 함께 만드는 것으로 방

향을 바꾸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의 역

량 향상을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마

케팅 교육을 수료하기도 했다.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협동조합 설립 과정에는 서울시협동조합

상담지원센터와 중간지원기관이 많은 도

생활

속의

협동

조합

이야

기취

미가

일로

이어

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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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eco-DIY

친환경 직접 수리.

DIY

디아이와이(가정용품의 제작 . 수리 . 장식을 직접 하는 것.

do-it-yourself 의 약어)

Page 18: 협동조합 20160105 1

움을 주었다. 2월에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4월에 정식으로 가게를 얻었는데 다른 협

동조합에 비하면 빨리 조합을 열고 자리를

잡은 사례다.

메리우드협동조합의 김영애 이사장은 자

신의 일을 설명하며 목공을 다루는 사람답

게 나무에 대한 예찬을 빼놓지 않는다. 원

목 자체의 따뜻함은 자연에서 느낄 수 있

는 질감과 유사한데, 도심의 생활 속에서

접하기 어려운 것이다. 사람들이 나무를 만

지는 것만으로도 자연의 따듯함과 편안함

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그의 이야기이다. 꼭

비싼 나무를 구할 필요도 없다. 김영애 이

사장도 지나가다가 버려진 나무를 주워 쓸

때가 대부분이다.

그는 50세가 가까워지면서 기존 직장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어야 한다

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직장을 그만 두고

서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로 들어가 제2의

평생직장을 찾다가 목공교육을 듣게 되었

다. 함께 하는 최은주 조합원은 액세서리

가게를 5년 간 운영하다가 우연히 신문에

서 서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 광고를 보고

목공 DIY를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

각에 수강을 했다. 평소에도 무언가를 만드

는 일이나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

에 선뜻 신청할 수 있었다. 목공에 대한 관

심은 취미와 흥미를 넘어 새로운 일로 이어

졌다. 메리우드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대

체로 이런 경로를 통해 지금에 이르렀다.

협동조합을 열겠다고 나섰을 때 김영애 이

사장의 남편조차도 처음에는 얼마나 하겠

냐며 지켜보자는 반응이었다. 새롭고 낯선

분야이다보니 주변에서 협동조합의 자생

과 지속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편하

게 돈을 벌 수 있는 직장을 나와 굳이 힘든

길을 가는 게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튀어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남편

부터 버려진 목재를 실어다 주거나 운전을

도와주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모양새

로 바뀌었다.

메리우드협동조합의 모태가 된 디자인 전

문가 과정에서 수강생들은 서울여성공예

창업대전 금상을 수상했다. 협동조합을 시

작할 때 수상경력도 도움을 주었다. 일단

이 상을 받은 덕분에 서울시 도곡동에 위

치한 여성창업플라자에 입주할 수 있었다.

소음 유발과 먼지 날림 등으로 입주가 쉽

지 않은 아이템이었음에도 시가 적극적으

로 여성 공예를 장려하면서 큰 무리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이곳은 지하철 역

사 안에 있어서 사람들이 오가며 입주단체

의 제품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교

육장과 사진 부스 등도 따로 구비되어 있

다. 공예라는 아이템으로 경력단절여성들

의 일자리를 창출하여 협동조합까지 설립

했다는 건 서울시가 추진하는 경력단절여

성 지원 방향성 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메리우드협동조합은 서울시장상을 수상하

기도 하고 동부여성발전센터 일자리대장

정에서 협동조합 성공사례를 발표 하는 등

설립한 지 1년이 안된 단체로는 놀랄 만큼

의 성과를 내고 관심을 받았다.

마음을 여는 목공교육

메리우드협동조합의 주된 업무는 교육이

다. 조합원들이 모두 목공 DIY 교육사 자

격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두 강의에

나설 수 있다. 이 자격증은 협회에서 발급

하는 민간 자격증이긴 하지만 산림청 산하

협회이기 때문에 조만간 공인자격증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교육은 주로 학교나 동

주민센터, 도서관, 평생학습관 등에서 청

소년과 성인 모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목공을 하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장

비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럴 만한 장소가

흔하지는 않다. 그러다보니 교육에서는 큰

작업을 하기는 어려워 주로 망치, 전동드

릴 등 손도구 정도를 사용해 만들 수 있는

제품 위주의 작업을 한다. 대부분이 작은

소품만을 만들게 되고, 출강 위주의 활동

을 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교육 현

장의 상황이 조금 더 안정이 되고 여건이

갖춰지면 전문적으로 출강하여 좀 더 큰

작품을 만드는 등의 시도를 할 계획이다.

김영애 이사장은 목공수업의 가장 큰 장점

으로 아이들과 협업할 수 있다는 점을 꼽

는다. 아이들은 이론적인 수업보다는 생동

적인 수업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정서적으

로도 나무가 주는 질감이 아이들에게 좋

은 영향을 끼친다. 오히려 나이가 어릴수

록 에너지가 더 넘치고 조금만 알려줘도

잘 해낸다. 작업 위주의 수업이기 때문에

작업에 몰입하면 강의를 진행하는 교육자

와 아이들 간의 소통도 잘 된다. 소극적인

아이들도 금방 적극적으로 작업에 임할 수

있다. 더불어 작업을 하다 보면 아이들의

성격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그러면 아이의

성향에 맞는 접근과 교육도 가능해진다.

김영애 이사장은 가족 단위로 목공수업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소통이 잘 안 되는 가

족이라든지, 관계가 어려운 가족이나 친구

들이 와서 수업을 들으며 협동을 통해 무

언가를 만드는 것 자체가 관계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수업의 대부분은 1회

성이지만, 그 내용은 충분히 알차다. 우선

아이들에게 나무에 관한 동영상을 보여주

면서 원목을 구별하는 법, 작업 안전, 목

공과 관련된 직업 등 원목 및 목공 작업의

일반 상식에 대한 간단한 수업을 한다. 실

제 작업은 시간과 비용이 제한적이므로 보

통 DIY 세트로 해결한다. 재료를 조립하고

색을 칠해 완성한 후 집으로 가져가는 방

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는데 만족도가 높다.

김영애 이사장은 집중력이 떨어져 무엇을

해도 반응이 없던 중학생들이 목공수업을

하면서 웃음을 찾았던 경험을 잊지 못한

다. 수업을 다녀오면 탈진할 정도로 많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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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9: 협동조합 20160105 1

에너지가 소모되긴 하지만, 건강한 웃음소

리를 들을 때마다 그 고됨을 잊을 수 있다.

책임을 공유하게 만드는 1인 1표

메리우드협동조합에 조합원이 되려면, 일

단 예비조합원으로 들어온 후 어느 정도 기

간을 거치며 호흡을 맞춰보는 과정이 요구

된다. 조합 내 주어진 역할에 동의할 수 있

는 마음가짐과 주체성도 중요한 요소다. 일

부러 사람을 고른 것이 아님에도 현재 메

리우드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일을 나누

어 행정, 미술, 디자인 등 각자가 잘하는 분

야에서 활약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김영애 이사장은 종종 협동조합을 바라보

는 비뚤어진 시선을 느낄 때도 있다. 협동

조합이 운영하기 쉽지 않은 조직이며 전문

성이 떨어진다는 오해도 받는다. 아무래도

아직 협동조합 중에 크게 성공한 사례가 많

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동조합의 장점이란 다른 곳에서

찾아야하는 건 아닐까. 김영애 이사장은 협

동조합의 힘으로 서로의 단점이 아닌 장점

이 모여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고, 그런

과정을 통해 서로가 동등해질 수 있다는 점

을 꼽는다. 협동조합에서 의사결정은 늦어

질 때도 있지만 결정이 되고 나면 각자가

능동적으로 책임감 있게 일을 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진행이 가능하다.

그는 마음이 맞는 조합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을 메리우드협동조합의 자랑거

리로 내세운다. 의도하거나 선별하지 않았

음에도 이것보다 좋은 모임을 만들기 어려

웠을 거라는 생각이다. 메리우드협동조합

의 조합원들은 제품의 이름을 정하거나 수

업의 방향을 결정하는 등 사소한 일들에서

이견을 보인 적은 있지만 심하게 다툰 적

이 없다. 일의 적절한 분배와 조율이 가능

한 협업이 수월한 것이 무엇보다 큰 메리우

드협동조합의 성공요인이었는지 모른다.

1인 1표의 평등이 주는 힘이란 때론 대단

하다. 누가 절대적으로 옳거나 맞다고 할

수 없기에 각자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모두

의 선택으로 책임을 공유한다. 이미 그렇

게 된 이상 결과는 심각한 고려 대상이 아

니다. 의견을 모아 해보되 잘되면 좋은 것

이고 아니면 개선하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

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협동조합에 유입되기 위

해 김영애 이사장은 초기 인큐베이팅 제도

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협동조합을 시작

하려는 사람들에게 최소 1~2년 정도의 인

큐베이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공

간, 홍보 등 초기 기본 비용에 대한 지원만

있어도 협동조합의 자립에 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한다. 협동조합을 준비하는 사람

들은 누구나 의지는 있지만 막상 시작하려

고 하면 행정적인 지원을 어떻게 받아야 하

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김영

애 이사장은 예비창업자들을 위한 인큐베

이팅 프로그램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조언

을 건넨다. 또한 같은 분야의 협동조합 사

례자들이 예비창업자들을 도와줄 수 있는

멘토 프로그램까지 설계된다면 더 없이 좋

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부분에

메리우드협동조합도 직접 참여하여 후발

협동조합에 도움을 주고 좋은 선후배 관계

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모두가 즐기는 목공 문화를 향하여

그렇다면 메리우드협동조합이 지향하는

이상적인 협동조합의 모습은 무엇일까. 김

영애 이사장은 평생직장을 지향한다. 경력

단절여성들이나 평생직장을 갖고 싶은 여

성들이 협동조합이라는 구조를 통해 경제

적인 욕심을 내지 않는 선에서 기본적인 수

익구조를 가져가면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지역 사회에 도움을 주는 그림

이다.

메리우드협동조합은 아직 경력단절여성들

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지는 않

다. 그러나 분명한 건 경력단절여성들이 미

래를 설계할 때 참고할만한 좋은 모델이라

는 점이다. 큰돈을 벌겠다는 목적이 아니

라 용돈이나 아이들의 교육비에 보탬이 될

정도의 수입을 만들면서 그들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김영애

이사장은 협동조합이 특히 여성들이 일하

기에 좋은 구조라고 말한다. 시간을 유연

하게 쓸 수 있으니 집과 회사의 일을 병행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가정을 꾸리고

있는 여성들이 갖고 있는 책임감이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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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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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우드협동조합의 계획은 크게 두 가지

다. 우선 팔릴 수 있는 물건들을 개발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친환경 제품이

우선 대상이다. 디자인을 정립해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열어보자는

욕심도 있다. 두 번째는 목공을 즐기는 인

구와 문화의 확산이다. 목공을 배우려면 협

회 등 전문적인 교육기관을 찾아야 하기 마

련인데, 재료비 등 부담되는 것들이 한둘

이 아니다.

메리우드협동조합은 기본적인 조립과 페

인트칠만 배우면 누구나 쉽게 침대나 장롱

을 만들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일반 가정

에 있는 가구는 대체로 톱밥을 본드로 붙여

만든 방식을 써 건강하지 못한 MDF 자재

로 된 것들이다. 목공을 배우면 본인이 직

접 만든 친환경 원목으로 된 가구나 소품을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많은 사람이 즐기고 향유하는 가운데 좋은

결과물도 나온다.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일

에 익숙해 훌륭한 작업물들이 끊임없이 나

오는 핀란드가 그 예다.

메리우드협동조합이 많은 돈을 버는 일이

아님에도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지속적으

로 아이들을 만나는 것도 목공에 익숙한

어린 세대를 키워내려는 의도이다.

노인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지금, 평생교육

과 평생직장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다.

창작과 교육, 문화의 창출이 일로 이어지는

메리우드협동조합의 도전은 경력단절여성

들을 포함해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리폼과

원목의 활용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목공 작

업의 확산은 덤으로 따라온다. 메리우드협

동조합의 다음이 기대되는 이유다.

함께

만드

는 희

망 함

께 나

누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

조합

이야

기취

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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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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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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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F

Medium Density Fiberoard의 악자로 중간밀도의 섬유판.

가구재료의 소재가 되는 것을 중간정도의 열압으로 만든 판.

Page 21: 협동조합 20160105 1

사업개시일2015. 02. 01.

조합원수6명

출자금9,000,000원

2016년 목표 매출액60,0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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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우드(Merrywood)협동조합 한 눈에 보기

2015 . 02. 메리우드 협동조합 설립 홍은 진로 직업체험센터 청소년 목공체험교실 운영 및 공간 리폼, 서대문 마을학교 목(木)좋은 동네사업 운영2015. 03. TBS 방송출연 인터넷 포털 사이트 작은집닷컴 DIY 교실에 출강 중 남가좌2동 주민 센터 꿈자람터 공간 리폼 및 성인 목공체험교실운영2015. 04. 강남 코엑스 리폼박람회 목공 체험교실 강사활동, 메리우드 목공 DIY 교실-여의도 수출입은행(기업특강)2015. 05. 북가좌 나비울 공원 행사 참가, 서대분구 청소년진로박람회 참여2015. 07. 협동조합박람회 참가 전시, 판매, 체험행사 진행2015. 08. 북가좌 주민센터 초, 중등생 대상 목공교육2015. 09. 수상한그녀들의 공예길 수상 및 행사 참여 나비울공원 목공 체험, 사회적 기업 체험탐방, 시청광장 목공한마당 참여 진행2015. 10. 새로운 여성일자리를 위한 포럼과 토크 콘서트 - 메리우드 우수사례발표 홍제천 생명의 축제- 목공체험 프로그램 운영, 신촌풀장 참가2015. 11. 덕수궁 페어, 서울시청 여성 공예전, 신촌풀장 참가 일산 킨텍스 코리아 우드쇼 참가, 가제울 고등학교 목공 체험교실 북가좌 주민센터, 천연동 주민센터, 남가좌 주민센터 목공체험교실진행2015. 12. 북가좌·천연동·남가좌 주민센터 목공체험교실진행, 목제산업 박람회 참가, 소소벤치 사업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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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혁

일반정보

김 영 애 이사장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세검정로 1길 51,2호(홍은동)

070-5025-7111

[email protected]

www.merrywood.co.kr

숫자로 보는 메리우드(Merrywood)협동조합

메리우드(Merrywood)협동조합 소개

우리 협동조합은 목공교육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메리우드협동조합의 모든 조합원들은 목공교육사2급 자격증을 취득

- 목공교육서비스 및 다양한 DIY 교육

- 목공소품 및 디자인 가구 판매, 주문 제작 가능

- 공간 리폼 및 인테리어 컨설팅

- 공유벤치, 공유서가 제작 등 공공 서비스 사업

- 목공소품과 가구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 청소년, 일반인 대상 목공교육서비스

- 일반인 대상 리폼, 캔들, 퀼트, 악세사리 DIY 수업

- 우드캔들, 타일냄비 받침, 자수액자, 빈티지스타일 테이블등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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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2: 협동조합 20160105 1

지역에서 피어난 소상공인의 연대

에프엔디(Fresh Natural Direct)협동조합

'상생'에 공감한 소상공인들

에프엔디협동조합은 광주에서 농산물 유

통을 한다. 에프엔디협동조합을 통해 소상

공인과 소비자, 혹은 조합원과 조합원은 농

산물, 수산물, 축산물부터 식자재와 식품,

잡화에 이르는 여러 가지 물건을 직거래한

다. 이렇게 나온 수익의 일부는 사회 각계

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후원금으로 쓰인다.

에프엔디협동조합의 윤나경 이사장은 농

산물 전자상거래를 함께 할 상인들을 찾다

가 유통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그 과정에서 맺은 소상공인들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수많은 시행착오와 크고 작은 실

패를 겪으면서 협동조합 설립에 동참하게

되었다.

처음 협동조합을 설립하기 위해 마주 앉은

다섯 명은 정미소 운영자, 선식 제조자, 건

강식품 생산자 등 다양한 사업을 소규모로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었다. 이들 사이에

는 혼자서 사업하는 것으로는 생존하기는

어렵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협

업하자는 이야기가 이어졌고, 실제로 협동

조합 운영 이후에 형편이 나아졌다.

윤나경 이사장은 협동조합 설립을 앞두고

컨설팅을 받다가, 협동조합이 전제한 상생

의 가치에 이끌렸다. 그가 협동조합 설립을

결심한 계기도 결국 같이 살아보자는 것이

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협동조합이 사

회적기업처럼 국비를 지원받는 것으로 착

각해 조합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윤나경

이사장은 지원을 바라고 협동조합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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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았다. 각자가 동등한 자격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해서 조직의 일을 자기 일처럼

챙기는 회사, 많은 수익은 내지 못하더라도

함께 하는 힘으로 살아가는 조직이 그가 생

각한 창업 모델이었다.

조합의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까

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쌀은 소량으로

팔 경우 마진이 별로 없어 조합원에게 갈

수익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이에 광주 내 5

개 구와 협약을 맺고 외식업계 협력업체로

지정을 받아 광주 전역의 식당들을 대상으

로 쌀을 공급했다. 지자체와 협약은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윤나경 이사장이 직접 영

업 전선에 나서고 외식 협회와 많은 이야기

를 나누며 적지 않은 영업비용을 지출한 끝

에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규모가 늘

어나니 당연히 판매량이 늘어 조합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상황이 좋아지자 조합원들도 적극적으로

조합 제품 홍보에 나섰다. 에프엔디협동조

합의 조합원들은 역할을 나눠 5개 구를 돌

며 물품을 공급하며 사업을 챙긴다. 에프엔

디협동조합의 제품에 신뢰가 쌓이다 보니

선식이나 건강식품 같은 경우는 중국과 일

본, 영국으로부터 수출 제안을 받기도 했

다. 개인이었으면 결코 내지 못했을 시너

지 효과다.

에프엔디협동조합은 정해진 미션이나 슬

로건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단지 광주 지역

안에서 협동조합의 인지도를 넓히고 협동

조합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면 어

떤 방향이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할 뿐이다.

윤나경 이사장은 직접 몬드라곤 협동조합

을 돌아보며 유럽은 우리와 달리 협동의 정

서 자체가 생활 속에 있다는 인상을 받았

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급변

하는 경제 상황과 불황 등이 맞물려 남을

돌볼 만한 여유가 아직 많지 않다는 게 윤

나경 이사장의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협동조합 교육을 받을 때는 고

개를 끄덕이다가도 사업에서 무언가 실제

로 하려고 하면 이익부터 따지는 사람들을

적지 않다. 윤나경 이사장은 여러 연대의

회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지만 순수하게 당

장의 이익을 따지지 않고 참여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전한다.

때문에 윤나경 이사장은 공공의 가치를 내

세우기보다는 우선 조합원 스스로의 욕구

를 충족시킬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게 협동

조합의 현실이라고 이야기한다. 다만 그러

한 욕구를 존중하면서도 조합원끼리의 융

화와 협력을 고려하지 않으면 협동조합 자

체가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런 취지로 에프엔디협동조합은 얼마 전

하나금융그룹과 같이 협동조합 제휴카드

협동조합 'COOP 빅팟카드'를 출시했다.

COOP 빅팟카드를 이용하는 조합원은 하

나은행에서 금융수수료가 면제되고, 전국

협동조합 및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등 모

든 가맹점에서 무이자 할부 혜택과 주유할

인, 외식 할인, 통신할인 등 다양한 서비스

를 제공받을 수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에프엔디협동조합

에프엔디협동조합은 사람을 가려 조합원

을 받는 편이다. 성실하게 조합의 일에 참

여하고 자기 몫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을 뽑

는다. 기본적으로 조합원의 이익을 존중하

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조직과의 협동을

후순위로 둔다면 가입을 받지 않는다. 조합

자체가 당장 많은 이익을 만들 수 있는 상

황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이 성장할 때까지

인내하면서 조합의 일을 자기 일처럼 챙기

고 미래를 볼 줄 아는 사람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조합원이 되면 에프엔디협동조합의 물품

을 소비자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에프엔디협동조합은 배당금이 크다기보다

는 그때그때 조합원이 누릴 수 있는 혜택

들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제공하는 편이다.

큰 수익이 나서 많은 배당금을 줄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에프엔디협동조합은 시간이 날 때마다 지

역의 식당을 돌아다니거나 바자회 형식으

로 행사나 장터를 열어 이름을 알린다. 스

마트폰 앱(app)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쇼

핑을 돕고 접근성을 높이는 작업도 하고 있

다. 지자체와 협약을 맺은 덕분에 여러 부

녀회나 협의회에서 홍보를 도와주는 경우

도 있다.

또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하

려 한다. 얼마 전에는 지역 축제를 열어 큰 성

공을 거두기도 했다. 나이트클럽에서 ‘어울림

한마당’이라는 장터를 열어 물건을 저렴하게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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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고, 거기서 나온 수익은 지역 내 취약계층에

게 기부하는 행사였다. 처음에는 나이트클럽

에서 개최하는 행사를 생소해 하던 사람들도

이내 나이트클럽 역시 지역에 있는 장소 중 한

군데로 받아들이고 축제에 참여해 즐거운 시

간을 보냈다. 나이트클럽도 흔쾌히 낮 시간에

장소를 대여해주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처

음에 반대했던 구청조차 막상 행사가 성공리

에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며 만족감을 표했다.

에프엔디협동조합은 이런 행사 외에도 협동

조합의 취지가 사회 취약계층의 복지를 돕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쌀과 같은 협동조합 물품

을 저렴하게 제공하거나 기부하는 활동을 여

러 가지 형태로 시도 중이다. 주민센터와 협약

을 맺어 쌀을 후원하고 지역 아동센터 아동들

을 위해 빵을 기부한다.

조합을 연 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윤나경

이사장은 에프엔디협동조합의 성장 속도에

대체로 만족스러워하는 편이다.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절반 정도의 목표치는 달성했다고

자평한다. 현재 조합 내에는 물류 팀과 판매팀

이 있고 사무국은 콜센터처럼 일한다. 대량으

로 나가는 물건도 있어 특판 담당도 있다. 회

계는 윤나경 이사장이 직접 보고 필요할 때

는 회계사를 고용한다.

처음에는 체계를 잡기 어려웠지만, 사업을 해나가면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앞으로 계속 성장하여 광주와 전남을 넘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협동조합이 되는 것

이 윤나경 이사장의 바람이다. 올해 조합

의 물건을 알리며 홍보를 많이 했기 때문

에 내년에는 그에 대한 반응으로 많은 납

품 요청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맞춰 물류 체계를 확장할 준비도 하고 있

는 상태다.

조합원 간 부족한 유대감을 강화하는 것은

숙제로 남아 있다. 에프엔디협동조합은 내

부적으로 함께 하는 이유를 상기하면서 속

마음을 털어놓는 시간을 자주 가지려고 한

다. 다행스럽게 같이 모이는 자리가 있을

때 조합원들의 참석률은 낮지 않다. 서로

손해 보지 않고 같은 방향만 바라볼 수 있

으면 성공이라는 생각은 에프엔디협동조

합 조합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에프엔디

협동조합은 그 생각을 가지고 한 걸음씩 차

근차근 내일을 향해 걸어가는 중이다.

함께

만드

는 희

망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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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엔디(FND)협동조합 한 눈에 보기

2014. 08. 에프엔디협동조합 설립

2014. 11. SK플래닛 제휴 협약서 체결

2014. 12. 하나 금융그룹 업무 제휴 협약서 체결

2014. 12. 광주광역시 한국외식업중앙회 협업

2014. 12. 새마을 중앙회 협업

2015. 06. 복지공동체 컨소시엄 협약서 체결

(대상 : 금호1동·양3동·치평동·화정2동)

2015. 09. 광주광역자활센터, 광주광역시 5개구

(서구,동구,남구,북구,광산구)자활센터 업무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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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혁

일반정보

윤 나 경 이사장

광주광역시 서구 풍암동 884-4

062-654-1221

[email protected]

www.fndmall.kr

숫자로 보는 에프엔디(FND)협동조합

사업개시일2013. 5. 18.

조합원수60명

출자금50,000,000원

매출액680,000,000원(2014)

2016년 목표 매출액1,500,0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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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엔디(FND)협동조합 소개

조합원의 공동사업으로 자주적 · 자립적 · 자치적인 협동조합 활동을 통하여 구성원의

복리증진과 상부상조 및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기여함을 최우선 목적으로

멀티 고객서비스 창출을 통한 유통, 물류 발전을 위하여 정진하며 World Best Class

유통, 물류전문기업으로 도약을 준비

생산 · 중도매인 · 로컬푸드를 집약하여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신선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 보호에 앞장서고자 함

생산자와 중도매인 소포장 유통판매를 통한 소상공인의 협업화를 통해 소비자 상생협력

성공 여건 보장

에프엔디 협동조합 가입은 이렇습니다

1좌는 1만원이며 전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0구좌이상을 납부하면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Page 26: 협동조합 20160105 1

가치의 가치를 이야기 하다

2 에이즈감염인의보금자리만들기

6.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

음악으로장애를극복하다

7.사회적협동조합드림위드앙상블

지역의건강을꿈꾸다

8.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우리사회의새로운주인공찾기

9.어울림이끌림사회적협동조합

돌봄으로맺어진만남

10.나눔과돌봄사회적협동조합

Page 27: 협동조합 20160105 1

에이즈감염인의보금자리만들기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

테두리밖의사람들을위한새로운공동체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은 에이즈 인식

개선과 에이즈 감염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

해 세워졌다. 국내 최초의 에이즈 협동조

합이다. 2013년 7월에 사회적협동조합 인

가를 받고 소셜카페 빅핸즈를 운영 중이

며, 2014년에는 대구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었다.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의 김지영 이사

장은 NGO 영역에서 에이즈 감염인들의

복지 인권 활동을 했다. 그가 쉼터에서 일

하면서 했던 고민은 쉼터에서 입소했다가

퇴소하는 대다수의 사람이 이전과 마찬가

지로 노숙인이 되거나 자살 시도를 하는

등 불안정한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이들은 이미 사회적 안전망이

무너진 상태였기 때문에 잠시 쉼터에 머무

르는 것만으로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

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심정이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감염자의 사회적 관계

회복과 경제적 자립이 근본적인 생존 동

기가 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특히 가족

과 사회의 테두리 안에 다시 들어가야 한

다는 점은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이미 붕

괴된 가족 체계를 다시 회복하기는 어려웠

다. 다른 공동체가 등장하는 것 말고는 방

법이 없었다.

이에 의견을 같이 하는 여러 사람이 '해밀'

이라는 자조 모임을 결성했다. 여기에 자

극을 받아 전국 최초로 에이즈 감염인 오

프라인 모임이 만들어졌다. 이 모임이 현

재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의 모태가 되

었다. 감염인 당사자, 활동가, 봉사자, 후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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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이야

기에이즈감염인의보금자리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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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8: 협동조합 20160105 1

이런 실정이지만 김지영 이사장이 활동에

나설 때만 해도 국내에서 에이즈를 주제로

벌어지는 비영리적 활동은 없다시피 했다.

그는 젊은 시절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

본다는 모토를 가지고 에이즈에 걸린 사람

들을 돕는 일을 시작했다. 나이가 들면서

는 자신이 해결하고 싶은 사회문제를 다른

사람과 함께 푸는 방식들에 관심이 많아졌

다. 그는 혼자 사람을 만나 강의 한 시간을

하는 것보다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함께하

는 10분이 더 소중하다고 말한다. 김지영

이사장은 이제 자기 주변의 모두가 파트

너라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이

런 마음이 자신의 삶을 더 풍성하게 해준

다고 확신한다.

물론 비영리기관 쪽에 오랜 기간 일하다가

협동조합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운영하다

보니 정체성에 혼란을 많이 느꼈고 힘들

기도 했다. 비영리기관 쪽은 사업비를 받

아서 적절하게 수행을 잘하면 그만이지만,

협동조합은 스스로 수익을 창출해서 그 돈

으로 사업을 해야 하므로 봉사하고 따르는

마음 하나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았다. 마

인드의 전환도 필요했다.

감염인을 주체가 아닌 수혜자로 보는 경향

이 강하던 비영리단체에서 일할 때와 그

들 하나하나를 동등한 조합원으로 인정하

는 협동조합에서의 활동은 다를 수밖에 없

었다.

감염자와 비감염자의 동등한 활동을 고민

하던 김지영 이사장은 미국 뉴욕의 에이

즈 관련 사회적기업인 Housing Works

에 큰 영감을 받았다. 시민의 의지와 감염

인의 자활 의지가 만나 설립된 Housing

Works는 감염인과 비감염인이 함께 일하

는 시스템을 도입해 누가 감염인인지 알

수 없게 설계되어 있었다. 신분 노출에 관

한 문제가 사라짐과 동시에 감염인과 비

감염인이 같이 일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는 게 현실 그 자체로 증명되기 때문에 감

염인의 사회생활에 관한 편견도 해소된다.

원인들이 5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를

출자하며 협동조합 모델을 만들어가는 과

정을 거쳤다. 'H-온드림' 같은 사회적경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사업모델을 인정받

아 초기 자본을 투자받는 행운도 있었다.

감염인들이 가진 김지영 이사장에 대한 신

뢰도 협동조합을 만들 때 작지 않은 역할

을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레드리본협동조합은 국

내 1호 에이즈 협동조합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24명의 조합원이 함께 하는 중이

다. 처음부터 이런 활동이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에이즈 감염자들은 신변

노출을 꺼린다. 에이즈라는 이름이 붙은

어느 곳에도 가고 싶지 않아 할 정도다. 지

역사회가 가진 에이즈에 관한 편견과 오해

또한 거대한 장벽이었다.

에이즈는 감염인과 일상생활을 함께하

는 것만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감염

인과 성관계를 하더라도 감염될 확률은

0.1%~1%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니 감염

인이 눈앞에서 재채기를 하거나 음식을 같

이 먹어도 감염되지 않는 것이다. 오래전

에 확인된 사실들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

람들이 감염인과의 접촉 자체를 꺼린다.

심지어 의료기관에서도 에이즈 환자에 대

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이러

한 인식 때문에 관리만 잘 해주면 일반인

과 크게 다르지 않게 살 수 있음에도, 감염

인들은 스스로의 정체를 숨긴 채 가족으로

부터 고립된 삶을 사는 경우가 대다수다.

다행히 에이즈예방협회에서 상담과 교육

을 받고 용기를 얻은 감염인 당사자가 한

두 명씩 등장하면서 점차 감염자와 비감염

자가 함께 활동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

작했다. 처음에는 누구도 쉽게 꺼내지 못

했던 감염 사실도 감염인들 스스로 이야기

를 하는 일도 생겼다. 지속적인 연대 활동

또한 감염인의 조합 참여에 큰 역할을 했

다. 다행스럽게도 레드리본협동조합이 속

한 마을은 발달장애인이나 소수자에 관한

관심이 많아 발달장애인 카페나 관련 협동

조합이 자리를 잡고 있는 지역이었다.

이제는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에서 감

염자와 비감염자가 함께하는 여러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감염자 조합원들이 조합에

와서 차를 마시거나 원예나 바리스타 교육

을 받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김지영 이사장은 이러한 모습이 조합의 감

염자들만이 아니라 뒤에서 그것을 지켜보

는 다른 감염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현재 국내 에이즈 감염자는 레드리본사

회적협동조합이 위치한 대구에 700~800

명, 전국적으로는 1만 2천 명 정도로 파악

된다(자료출처 : 2014 HIV/AIDS 신고현

황 연보_질병관리본부). 우리나라 국민의

2.7%가 기초생활수급자인데 반해, 에이즈

감염인의 17%나 기초생활수급자다. 독거

에이즈 감염인 중 95.5%가 쉼터, 쪽방, 고

시원, 노숙인으로 전전하고 있다. 자살률

은 비감염인에 10배에 다다른다. (자료출

처 : HIV 감염 발생 및 사망 추이 보고_질

병관리본부)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에이즈감염인의보금자리만들기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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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9: 협동조합 20160105 1

그런 맥락에서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

은 '빅핸즈'라는 카페를 운영한다. 빅핸즈

에서는 감염자와 비감염자들이 함께 바리

스타로 일한다. 빅핸즈 카페 곳곳에는 에

이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동영

상과 글귀들이 적혀 있다. '감염인과 일상

적인 접촉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아요', '악

수, 포옹 등 신체접촉을 통해서는 감염되

지 않아요', '감염인이 요리해서 함께 먹는

식사로는 감염되지 않아요', '화장실, 목욕

탕 및 변기 사용을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

아요', '모기 등의 매개동물을 통해서는 감

염되지 않아요' 등이다. 커피를 마시면 무

료로 콘돔도 제공한다. 처음에 낯설어하던

손님들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콘돔을 가져

간다.

초기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하

기도 했다. 비감염자 바리스타를 매니저로

채용하자 매니저가 감염인은 멀리하고 비

감염자들만 챙기는 상황이 벌어졌던 것이

다. 그 매니저는 카페 내에서 에이즈 관련

행사나 대화의 장이 열리는 것조차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우여곡절 끝에 매니저를 교체한 후로는 기

본적인 인권 감수성을 갖추고 사회복지 자

격증이 있는 바리스타를 채용하는 것이 조

합 내에 암묵적인 원칙처럼 자리 잡았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겨 매니저 일

을 하려는 사람은 에이즈 전문강사 양성

교육을 필수로 수료하도록 정했다. 조합이

직접 진행하는 에이즈 전문강사 양성교육

은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에이즈에 대

한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알려주고 에이즈

를 예방할 수 있는 건강한 성 가치관을 심

어주는 교육이다.

이제는 빅핸즈가 원하는 매니저들이 자리

를 잡은 상태다. 주말 부부를 감수하면서

까지 빅핸즈에서 일하는 현재의 열성 매니

저는 빅핸즈를 만나 자신의 삶이 크게 변

화했고, 감염인과 함께 일하는 것에 큰 보

람을 느낀다고 서슴없이 이야기한다.

혹시 에이즈 감염자가 일하는 카페라는 게

운영상으로 문제는 없을까. 법적으로 카페

가 에이즈 감염자의 근무 여부를 손님에

게 알릴 의무는 없다. 보건증만 있다면 어

느 감염자든 카페에서 일할 수 있다. 누가

감염인이 내린 커피를 마시겠느냐며 우려

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함께 생활해도 아

무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점점 퍼지며 개

업 3년 차에 접어든 빅핸즈는 지금까지 잘

운영되는 중이다.

물고기를잡는법을가르치는진짜자립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은 그 특성상 조

합원 중에 감염인이 많아야 할 것 같지만,

김지영 이사장은 꼭 그럴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에이즈 문제를 푸는 열쇠는 감

염인이 아니라 비감염인들이 쥐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이런 문제

는 인식의 변화가 중요하므로 급격히 조합

원이 늘어나는 게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한다. 감염인과 비감염인

모두 서로의 입장과 처지, 함께함을 결정

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레

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은 일 년

에 한두 명 늘어나는 정도지만, 김지영 이

사장은 전혀 초조하지 않다.

조합의 가입 요건은 감염인과 비감염인이

다르다. 원칙적으로 출자금 한 구좌(5만

원) 이상을 납부하면 조합 가입이 가능하

지만 비감염인은 엄격하게 기준을 두어 에

이즈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의식이 있다면

가입을 받아주지 않는다. 감염인의 인권이

침해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감염

인의 경우 가입 조건은 따로 없고 사회 참

여 활동을 원할 때 개인 소개서를 받아 자

활에 도움될 수 있는 활동과 연계해준다.

더불어 여러 가지 역량 강화와 네트워크

활동도 시도 중이다. 레드리본사회적협동

조합은 매주 화요일마다 정기직원조합원

교육을 한다. 전체 조합원 교육도 있다. 이

교육에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 조합원

간 갈등조정과 의사소통, 민주적 의사결정

을 위한 리더십 함양 등에 관해 배운다. 카

페 운영과 활동을 병행하다 보니 워크숍을

여는 것이 쉽지는 않다. 에이즈에 대한 올

바른 지식을 알리고 에이즈를 이야기하는

자리를 늘리기 위해 박람회나 장터에 참여

하기도 하고 공부 모임을 열거나 공모전에

응모하는 경우도 있다.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에이즈감염인의보금자리만들기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

60 61

Page 30: 협동조합 20160105 1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은 어떤 계획을

가지고 미래를 바라보고 있을까. 당장은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아 매출을 증대시키

고, 감염인 자활을 위한 다양한 교육 기

회를 확대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우선구매

활성화를 위한 사업 개발과 외부 자원과

의 네트워크 확충도 계획되어 있다. 이렇

게 만들어진 수익금의 전액은 감염인 복지

및 자활을 지원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극소

수자인 감염인에 대한 인권 신장에 더욱

큰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게 조합의 목표다.

미래 구상에서 가장 근본적인 고민의 핵심

은 '자립'이라는 단어다. 카페를 전국 단위

로 확장하려는 계획은 있지만, 아무리 카

페가 늘어나도 자활을 원하는 모든 감염

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는 없다. 돈을

벌 수 없으니 자립이 어려워 기본적인 주

거 문제를 겪는 감염인이 적지 않다. 그래

서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은 감염인들

을 위한 마이크로 크레딧 (빈곤계층들의

소규모 사업지원을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

을 계획 중이다.

어떤 조직이 지원하면 감염인이 그 지원

금을 쓰는 것으로 끝나는 방식이 아닌, 돈

을 회전시키며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공동

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소액대출 사업을

하려는 것이다. 이름은 '빅핸즈 은행'으로

지었다.

그들이 구상하는 방식은 이렇다. 쉼터에서

6개월에서 1년간 한솥밥을 먹은 감염인들

은 그간 먹고 자며 쌓은 유대감은 단단하

다. 서로를 식구라고 부를 정도다. 이 관계

성에 기반을 둬 신용대출을 해준다. 무담

보, 무보증, 무이자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

해 1천만 원 정도의 시드머니를 확보해 연

간 다섯 명에서 열 명 정도를 대출해줄 수

있는 기금을 형성하고, 2년에 걸쳐 상환

하도록 설계하는 계획이다. 이 대출 기금

에는 빅핸즈에서 마련한 기금을 20% 정

도 매칭시키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이 정

도면 주거를 마련할 최소한의 보증금 정

도는 될 것이라는 게 김지영 이사장의 설

명이다.

김지영 이사장은 이 방식이 사회적협동조

합의 장점을 살리면서, 강력한 공동체성을

형성하는 좋은 도구라고 확신한다. 아무

조건 없이 돈을 주는 것보다는 주체로 참

여해 스스로 벌어 해결할 기회를 주는 게

훨씬 더 좋은 자활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결국, 자활의 핵심이란 자부심이다. 빅핸

즈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이 급여를 많이 받

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속해서 일을 하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큰 희망이자 변화의

조짐이며 자부심의 원천인 것이다. 물을

주는 게 아닌 우물을 파주는 지혜, 쌀을 주

기보다는 농기구를 사주는 배려가 레드리

본사회적협동조합의 힘이자 가능성이다.

62 63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에이즈감염인의보금자리만들기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

Page 31: 협동조합 20160105 1

64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한눈에보기

2011 아태에이즈대회'해밀'자활부스운영

2012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2기청년등사회적기업육성사업'사업수행

2013 현대차재단'H온드림'오디션펠로선정

고용노동부사회적협동조합설립인가

소셜카페'빅핸즈'오픈

MBC생생오늘방영

2014 대구광역시예비사회적기업지정

크라우드펀딩대회대상수상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협동조합맞춤형아카데미전문교육기관선정

보건복지부장관,법무부장관표창수상

2015 경상북도지사표창수상

65

연혁

일반정보

김지영이사장

대구광역시동구안심로50길25리버뷰3층

070-8877-5448

[email protected]

www.bighands.or.kr

숫자로보는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

사업개시일2013.07.12.

조합원수24명

출자금16,450,000원

매출액85,219,038원(2014)

2016년목표매출액120,000,000원

12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소개

빅핸즈는HIV/AIDS감염인과비감염인이함께하는국내최초의소셜카페입니다.

소셜카페빅핸즈는현재HIV/AIDS활동가,후원자,봉사자,감염인등조합원이함께카페를

운영하고있으며,이곳은감염인에겐안식처요마음을나누는소통공간입니다.

빅핸즈는미국의하우징웍스처럼시민의'착한소비'에만기대지않고최고급원두와

식재료,서비스를제공합니다.

항상노력하는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빅핸즈가되겠습니다.

빅핸즈의상품과서비스는다음과같습니다.

-더치커피·선물세트·커피·쿠키·과일등다과출장케이터링

-천연비누·천연제품·공예품판매

-사회적경제(착한소비,인권등)강의등

Page 32: 협동조합 20160105 1

음악으로장애를극복하다

사회적협동조합드림위드앙상블

장애인들의협동조합이만들어지기까지

사회적협동조합 드림위드앙상블은 성남시

에 있는 발달장애인들의 클라리넷 앙상블

이다. 드림위드앙상블의 전신은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라는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이

다. 드림위드앙상블의 단원들은 그 안에 있

는 클라리넷 앙상블 단원들이었다. 드림위

드앙상블의 이옥주 이사장은 하트하트 오

케스트라에서 단원 중 한 명의 어머니였다.

고대인 실장은 선배를 따라 하트하트 오케

스트라의 객원 멤버로 아르바이트를 하다

가 발달장애인들을 지도하는 것에 흥미를

느껴 9년째 지도자로 일하는 중이었다.

두 사람은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를 하는

발달장애인들을 보며 생각을 했다. '이들의

연주가 직업이 될 수는 없을까?' 이 생각

이 드림위드앙상블의 독립으로 이어졌다.

독립하기 전에도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내

에서 클라리넷은 가장 전문화된 앙상블이

었다. 독립을 결심한 해, 드림위드앙상블은

성남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창업공모사

업 지원을 받아 9개월여간의 컨설팅 끝에

협동조합으로 탄생했다.

드림위드앙상블을 처음에 꿈꿨던 사람들

은 전문연주자의 길을 따라 발달장애인들

의 직업을 만들어준다는 생각만 있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조직을 만들어야 하는지

잘 몰랐다. 게다가 많은 사람이 조직을 만

들 때 기존 사례를 참고하여 도움을 받지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음악으로장애를극복하다

67

앙상블[프랑스어]ensemble

<음악> 2인 이상이 하는 노래나 연주. 합주단

Page 33: 협동조합 20160105 1

만, 드림위드 앙상블 같은 장애인 전문연주

자들의 직업 모델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도 찾기 힘들었다.

그러던 중에 발달장애인만 고용해서 운영

하는 베어베터(Bear makes the world

better)라는 기업의 대표가 CBS의 '세상

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 프로그램에

나와 한 강연이 용기를 주었다. 베어베터는

발달장애인 고용을 목적으로 설립된 인쇄

회사다. 현재 커피, 핸드메이드 쿠키판매,

꽃배달 등 다양한 영역에서 발달장애인들

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베어베터의 김정

호 공동대표는 발달장애인과 아무 연고도

없는 기업인이었다. 단지 사회에 공헌한다

는 의미로 출자해 회사를 설립했을 뿐이었

다. 이옥주 이사장은 장애가 자기 삶과 닿

아있지 않았음에도 장애인을 위해 일을 하

는 김정호 대표를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자식의 일이기 때문에 장애

인의 문제와 상황에 누구보다 관심이 많은

자신이라면 장애인 문제를 풀 수 있는 힘이

충분할 거라 판단했다.

이들은 성남시 창업공모사업을 통해 멘토

링을 받으며 사회적경제의 여러 조직형태

와 상법상 회사, 사단 또는 재단법인 등 다

양한 방안을 고민했다. 결과적으로 창업 멤

버들의 장애 인식 개선사업 등 공공서비스

제공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영리단체보다

는 비영리단체가 좋겠다는 판단으로 사회

적협동조합을 만들자는 의견을 모았다. 막

상 단체를 조직하려니 실무가 걱정이었는

데 마침 이옥주 이사장의 인척으로 금융업

에서 30년 넘게 일하다가 명예퇴직 후 보

람 있는 일을 찾던 신상래 사무국장이 큰

도움을 주었다.

이후 드림위드앙상블은 취약계층 고용형

으로 사회적협동조합 인가를 받았다. 단원

들이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연습할 수 있도

록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연습실을 마련

하였다. 다채로운 연주를 위하여 클라리넷

뿐만 아니라 윈드 차임, 드럼 등의 보조악

기를 도입하기도 하였다.

드림위드앙상블에는 여느 협동조합과는

다른 의사결정 과정이 있다. 연주 단원 조

합원들이 발달장애를 지니고 있으므로 의

사소통이 어려워 조합운영의 결정권을 가

지고 있지 않다.

대신 단원들의 보호자 조합원이 운영위원

으로 조합운영에 참여한다. 구체적인 의사

결정은 총회, 이사회, 운영위원회를 통해

정해진다. 총회는 1년에 한 번, 이사회는 3

개월에 한 번, 운영위원회는 매달 열린다.

실무를 담당하는 운영위원회가 가장 자주

열리며 많은 결정을 한다.

장애인들의앙상블중에는세계최고

보통 장애인들은 사회생활을 할 때 복잡하

지 않은 단순 노동을 하게 된다. 할 수 있

는 일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

노동도 장애인들에게 마냥 쉬운 것은 아니

다. 성실하게 일하더라도 사회성이 부족하

다보니 소통의 문제가 발생하고 그에 따른

불이익도 생긴다. 단순작업을 계속하면 직

업인으로서 자존감이 떨어지고 보수가 적

다는 단점도 분명하다.

음악은 이런 과정에서 장애인들이 겪는 상

처를 치료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장애인

들이 처음부터 전문연주자의 꿈을 가지고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경우는 드물다. 장애

인들은 치료의 목적으로 음악을 하는 경우

가 많다. 음악을 배우며 다른 사람을 배려

하는 방법 등 사회성을 익히는 게 가능하

고, 전문연주자로서의 자존감도 생기기 때

문이다. 드림위드앙상블의 단원들도 처음

에는 치료와 회복을 위해 연주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재능을 발견했고, 재능을 이끌어

줄 수 있는 교사까지 만나면서 외부로부터

인정도 받고 꿈을 갖게 된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발달장애인들이 프로페셔널한

연주를 하는 것은 가능할까. 단원들의 연주

지도를 담당하는 고대인 예술실장은 장애

가 드림위드앙상블의 차별성이자 강점이

라고 이야기한다. 장애인들이기 때문에 대

충 연주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다. 하트하

트 오케스트라 당시 처음 연주회를 열었을

때, 장애인들이 악기를 들고 소리를 내기만

해도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그 순간에는 연

주가 좋은지 좋지 않은 지는 중요하지 않았

다. 고대인 실장 또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동을 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3년이 지나자 고대인

실장 자신도 처음 느꼈던 감동이 사라졌고

관객의 반응도 예전 같지 않았다. 장애를

지니고 있더라도 연주를 대충하면 안 된다

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대인 실장은 장애

인은 연주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오케스트라 내에 클라리넷 앙상

블을 만들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고대인 실장은

아직도 처음으로 만난 발달장애인의 모습

을 기억한다. 고대인 실장은 그전까지 발

달장애라는 말이 있는지도 몰랐다. 발달장

애인들은 충동적인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다.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집어

던지기도 한다. 많은 교사가 그런 모습을

견디기 어려워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기 일

쑤였다.

클라리넷은 민감한 악기라 제대로 불지 못

하면 삑 소리가 사람들의 고막을 두드린다.

처음에 클라리넷 앙상블의 장애인들은 열

개 중 다섯 개 음정에서 삑 소리를 냈다. 고

대인 실장은 기초부터 가르쳐야 했다. 지도

중에 연주자들이 발작하거나 악보 대를 집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음악으로장애를극복하다

사회적협동조합드림위드앙상블

68 69

베어베터

발달장애인 고용을 목적으로 설립된 인쇄 전문업체

현재 커피,핸드메이드 쿠키판매 뿐 아니라 꽃배달까지 영역을

확장

Page 34: 협동조합 20160105 1

어 던지는 등 온갖 돌발행동을 했지만, 그

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고대인 실장은 백 번이고 이백 번이고 반

복해서 소리를 들려주며 몸으로 소리를 느

끼게 해주었다. 그러한 노력 끝에 클라리넷

앙상블은 '장애인이 이 정도 하면 됐지’라

는 식의 인식을 뛰어넘는 연주를 성공했고,

바로 그 힘이 드림위드 앙상블의 가장 큰

역량이라고 강조한다.

고대인 실장은 조합원들이 무대에서 원하

는 목표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자랑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원하던 연

주를 달성하였는지 그렇지 못한지는 실제

그 무대에 서 있는 사람들만 안다. 연주가

끝났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은 다음을 기대

할 수 있는 큰 힘으로 돌아온다. 고대인 실

장은 드림위드앙상블이 장애인들의 앙상

블 중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들

이 세계로 나갈 수 있을 거라며 힘주어 이

야기한다.

이제 드림위드앙상블은 기본을 충족하는

정도를 넘어 차별화를 적극적으로 기획하

는 수준에 이르렀다. 기존 클라리넷 앙상블

은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지 않다. 이에 드

림위드앙상블은 과감한 편곡을 시도하거

나 다른 악기와의 접목(크로스오버)을 시

도하는 등 보통의 클라리넷 앙상블이 상상

하지 못하는 부분에 다가가고 있다.

고대인 실장은 드림위드앙상블에서 발달

장애인 연주자들만의 색깔이 나온다는 점

을 확신한다. 그는 드림위드앙상블 조합원

들이 객관적인 실력으로는 서울 시내의 음

악대학 1학년생 정도라고 정의했지만, 그

게 중요한 건 아니라고 말한다. 진짜로 연

주를 잘하는 것은 정확한 소리는 내는 것이

아니라 드림위드앙상블처럼 자신만의 고

유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립이주는행복,그리고꿈

처음에는 긴가민가하던 주변 사람들은 드

림위드앙상블이 훌륭한 연주만이 아니라

협동조합까지 만들어내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주변에 장애아를 둔 부모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드림위드앙상블을 모델

로 한 새로운 움직임도 보인다. 이옥주 이

사장은 민간에서든 기관에서든 제2, 제3의

앙상블이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역

사회 내 문화소외 지역을 중심으로 찾아가

는 연주회를 진행하며 소외계층에게 또 다

른 용기를 주는 일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드림위드앙상블의 성공적인 탄생을 이끈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신상

래 사무국장은 이옥주 이사장, 고대인 실

장, 그리고 자신이 역할 분담을 잘 한 것이

첫 번째 이유였다고 설명한다. 현재 드림

위드앙상블에서는 이옥주 이사장이 영업

과 마케팅, 자금조달을 맡고 연주 콘텐츠는

고대인 실장이, 전반적인 사무지원은 신상

래 국장이 담당한다. 서로의 영역이 분명하

면서도 필요할 때는 원활하게 협업해 무리

없이 일을 진행한다.

더불어 성남시의 창업공모사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던 이옥주 이사장과 신상래 사무

국장은 3개월 동안 성남시가 주최한 교육

을 들으며 기본적인 지식을 이해했다. 같은

시기에 드림위즈앙상블의 설립동의자들은

사회적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에 대한 세

미나와 워크숍에 참여했다. 이 과정 안에

서 이옥주 이사장은 법인 설립과 사회적협

동조합 인가 작업을 진행했다. 성남시를 포

함한 사회적경제 관련 여러 기관과 단체의

도움으로 기본적인 서류 작업부터 사업의

방향성까지 큰 무리 없이 잡아나갔다. 드림

위드앙상블의 운영진은 단체 설립 기간을

단축시키고 갈등과 혼란을 줄여준 성남시

창업공모사업에 대해 큰 신뢰와 감사의 마

음을 가지고 있다.

협동조합이 생기고 난 뒤, 이옥주 이사장은

매달 단원 여덟 명의 월급을 지급해야 하는

조직의 이사장으로서 많은 책임감과 자부

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장애를 가진 단원들

이 경제적 활동을 하는 사회인이 될 수 없

었다면, 국가가 나서 사회적 비용으로 해결

해야 하는 문제였을 것이다. 이들이 경제

주체로서 자리를 잡고 세금을 내는 직장인

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많은 이

들에게 행복을 준다. 이옥주 이사장은 이

행복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으로 돈을 벌어본 경험이 많지

않은 단원들은 연주로 수익을 벌 때마다 말

할 수 없이 행복해한다. 월급은 아직 미

미하지만 근무시간이 주 16시간이기 때문

에 근무시간에 비하면 부족한 정도까지는

아니다. 정식으로 출근하여 돈을 버는 일

을 하게 되자 단원들이 연습에 임하는 태

도도 달라졌다. 일단 자신의 컨디션이 좋

70 71

크로스오버crossover

크로스오버(활동이나 스타일이 두 가지 이상의 분야에 걸친 것)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음악으로장애를극복하다

사회적협동조합드림위드앙상블

Page 35: 협동조합 20160105 1

지 않다고 티를 내거나 연습을 게을리 하

는 일이 줄어들었다.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직장에 자식이 다닌다는 사실이 단원의 부

모들에게 주는 기쁨도 상당하다. 전공을 살

려 직장생활을 하기 힘든 클라리넷 전공자

인 고대인 실장이나, 은퇴 후 새로운 일을

찾던 신상래 사무국장에게도 자신의 능력

을 살려 일할 수 있는 드림위드앙상블은 좋

은 직장이다.

드림위드앙상블은 현재 연주 위주의 수익

모델이 전부지만 단체에 교육생을 맡아 지

도하는 음악교육인 콰르텟(Quartette) 운

영도 시작했다. 장애 인식 개선사업 또한

앞으로 해야 할 사업이다. 이옥주 이사장은

이런 사업 확장 속에 연주와 근무시간을 늘

려 월급도 늘리고, 드림위드 앙상블의 단원

이 아니더라도 이곳을 롤 모델로 삼아 자

신의 삶을 새롭게 기획할 수 있는 연주자들

이 합류할 수 있는 기회를 꿈꾸는 중이다.

물론 모든 일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역량

에 비해 부족한 자금력은 늘 아쉽다. 기업

의 CSR활동과 연계를 계획하고 있는 건 그

런 이유에서다. 내부적으로는 조합원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의 동

의를 구해가며 일을 하는 구조이다보니 입

장의 차이로 인한 갈등이 꾸준히 벌어진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의 컨디션을 먼저 생

각하지만 지도자는 앙상블의 연주실력을

챙길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조합원을 힘

들게 하고 싶지 않은 부모와 몇 분이라도

더 연습을 시키고 싶은 지도자 사이에 불

편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한다.

단원들에게 이곳이 직장이라는 프로의식

이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상황은 점

차 나아지고 있다. 주 4회 이상 출근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음에도 갖가지 이유로 결

근하던 조합원들이, 이제는 자기가 빠짐으

로서 조직 전체가 겪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

을 알고 성실해졌다.

여전히 진통 중이지만, 드림위드앙상블은

조금씩 하나가 되는 길로 가고 있다.

내년부터는 드림위드앙상블은 지정기부금

단체나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아 후원, 기

부, 정부지원금과 공모 사업 등으로 수익구

조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원을

더 많이 받아 발달장애인들에게 한 자리라

도 일자리를 더 제공하고 싶은 게 운영진

의 마음이다. 연주 레퍼토리도 다각화하고

전문 편곡자를 영입하여 전에 들어보지 못

한 클라리넷 앙상블 곡을 드림위드앙상블

만의 색깔로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

다. 장애를 혁신으로 이끌어가는 드림위드

앙상블의 발걸음을 좇아보면, 모든 연주자

들의 꿈의 무대인 카네기홀에 서서 연주하

고 싶다는 드림위드앙상블 단원들의 꿈은

결코 비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72 73

콰르텟(Quartette)

4중창(연주)이라는 뜻. 네 사람으로 편성된 밴드 또는 그 연주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음악으로장애를극복하다

사회적협동조합드림위드앙상블

Page 36: 협동조합 20160105 1

74

사회적협동조합드림위드앙상블한눈에보기

2014.02. KPX문화재단장학증서수여식초청연주

2014.03. 올림푸스앙상블과함께하는힐링콘서트(건국대병원)

2014.03. 중증장애인시설'가브리엘의집'

2014.04. ONEHEARTCONCERT(용산미르대극장)

2014.04. 올림푸스앙상블과협연(올림푸스홀)

2015.02. KPX문화재단장학증서수여식초청연주

2015.04. 염광교회장애인주간교역자세미나초청연주1차

2015.05. MBCTV특강녹화(연주및강연)

2015.08. 제주국제관악제공연

2015.08. 드림위드앙상블과함께하는음악회(성남청향)

2015.08. 백석대학교회초청특주

2015.09. 사회적협동조합드림위드앙상블인가

75

연혁

일반정보

이옥주이사장

경기도성남시분당구백현로144번길23(정자동)

031-718-5458

[email protected]

www.dreamwith.or.kr

숫자로보는사회적협동조합드림위드앙상블

사업개시일2015.09.21.

조합원수35명

출자금22,000,000원

매출액25,000,000원(2015.현재)

2016년목표매출액80,000,000원

상품수(연주레파토리)20곡이상

사회적협동조합드림위드앙상블소개

초청연주및장애인식개선사업,장애인중심음악교육사업을하고있습니다.

-국내최초발달장애클라리넷앙상블로서전문연주단체.

-다양한장르의레퍼토리로새로운앙상블연주시도.

-장애를뛰어넘는수준높은연주로함께하는음악의감동전달.

-2015.8월사회적협동조합법인인가.(문화체육관광부)

장애를극복한성공사례특강및연주

-초청연주회:기업및단체의초청으로진행되는연주회

-찾아가는음악회:병원,지역사회등을찾아가는음악회

-교회초청간증및음악예배

-장애인식개선콘서트:비장애인들에게장애인에대한긍정적인인식을확산

단원으로참여하실수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단원모집신청서를다운받아작성,송부

-지도자선생님의오디션을통하여교육수준결정

-연주실력에따른단원으로의편입되어활동

드림위드앙상블의후원은이렇게진행됩니다

-드림위드앙상블홈페이지후원안내에서CMS출금이체신청서작성

-후원하시는분들에게는매년연주에초청할예정입니다.

21

Page 37: 협동조합 20160105 1

지역의건강을꿈꾸다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환자와의사의경계넘기 - 사회적협동조합 이하 사협

- 생활협동조합 이하 생협으로 표기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는 국

내 1세대 의료생협인 안성의료생협부터 시

작된 의료협동조합 연대를 모태로 한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의료협동조합에 대

한 인식은 낮았다. 조합의 실무자들은 외부

와 소통하고 연대하는 틀의 필요성을 절감

했다. 의료인을 확보하면서 홍보나 대외활

동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연대가

결성되었다. 이들 연합회는 2012년 협동조

합 기본법 통과 후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로 전환했다.

의료는 사회적 공공성을 토대로 공적가치

를 실현하는 영역이다. 임종한 이사를 포함

한 연합회 회원들은 가치 실현과 목적성 보

장을 동시에 달성하고자 20년 동안 유지해

오던 의료생협의 틀을 사회적협동조합으

로 바꾸기로 하고 실행했다. 생협이란 소비

자가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소비자가 직접

주인이 되어 움직이는 단체, 소비자생활협

동조합을 말한다. 기존 회원조합 중에는 아

직 생협의 형태를 유지하는 곳도 있어 의료

사협(정회원)과 생협(준회원)을 통칭해 의

료협동조합이라고 부른다.

생협에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바뀌는 과

정은 진통의 연속이었고, 지금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있다. 사무장들이 의료기관

을 운영할 목적으로 만든 사이비 의료생협

이 400개가 넘었다. 그 형태는 요양병원부

터 일반 의원까지 다양했는데 통상 자신이

이사장 일을 하면서 원장을 따로 고용해서

운영한다. 이런 병원들은 진료의 신뢰도나

치료의 질 면에서 갖가지 문제가 많았다.

이런 소위 '사무장 병원'과 다른 건강한 의

료생협들이 함께 매도되다 보니 의료인의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지역의건강을꿈꾸다

77

용어설명:소비자생활협동조합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상의 소비자생활협동조합입니다.

한국에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에 근거한 생활협동조합과 먹

거리 유통을 위주로 하는 소비자생협, 의료보건활동을 주요사업

으로하는 의료생협, 대학시설운영을 중심으로하는 대학생협 등

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Page 38: 협동조합 20160105 1

확보가 어려워졌고 의료인 단체들에 냉대

도 많이 받았다.

사회적협동조합의 필요성은 기존의 의료

생협과 차별화를 한다는 취지에서 비롯되

었다. 협동조합은 조직이 개인의 소유가 아

니라는 점에서 주식회사와 다르다. 이 점

은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도

분명하다. 4,000명, 5,000명이 모여서 5만

원부터 1,000만 원 이상까지 다양한 방식

으로 출자해서 소유를 하고, 대표자를 뽑아

서 민주적으로 운영한다. 조합의 원칙은 단

순하면서 기본에 충실하다. 그중 하나가 예

방중심의 진료를 추구하여 지역사회에 이

바지한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건강은 지역 모임을 통하여 해

결한다는 생각에 동의하고 활동하는 집단

이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이

다. 그들에게 지역사회는 주된 화두다. 진

료 행위를 단순히 병든 사람과 병을 고치

는 사람의 관계로 생각하면 떠오르지 않을

화제다. 의료생협도 지역사회에 이바지하

고자 하는 목적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다만

당시의 목적성이란 의료기관이 일반적으

로 갖는 의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

제는 조합원 개인의 건강만이 아니라 마을

의 건강, 지역사회의 네트워크를 통한 건강

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고 같이 이바지하

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았

다. 그래서 이들은 조합의 출자금을 지역사

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금으로 이해한다.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가 설

립 초기에 받은 시선은, 새로운 길을 걷고

자 하는 다른 협동조합이 받는 그것과 다

르지 않았다. 많은 의료인이 좋은 취지에

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 의료 협동조합

의 생존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실

지금도 의료법 등의 개정 없이 의료사협이

대중적 운동으로 가는 것에는 한계가 분명

하다. 기본적으로 경영의 안정과 확산에 제

한이 크기 때문이다.

예방의학이미래다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는 국

내 1세대 의료생협인 안성의료생협부터

시작된 의료협동조합 연대를 모태로 한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의료협동조합에 대

한 인식은 낮았다. 조합의 실무자들은 외부

와 소통하고 연대하는 틀의 필요성을 절감

했다. 의료인을 확보하면서 홍보나 대외활

동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연대가

결성되었다. 이들 연합회는 2012년 협동

조합 기본법 통과 후 사회적협동조합연합

회로 전환했다.

의료는 사회적 공공성을 토대로 공적가치

를 실현하는 영역이다. 임종한 이사를 포함

한 연합회 회원들은 가치 실현과 목적성 보

장을 동시에 달성하고자 20년 동안 유지해

오던 의료생협의 틀을 사회적협동조합으

로 바꾸기로 하고 실행했다. 생협이란 소비

자가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소비자가 직접

주인이 되어 움직이는 단체, 소비자생활협

동조합을 말한다. 기존 회원조합 중에는 아

직 생협의 형태를 유지하는 곳도 있어 의료

사협(정회원)과 생협(준회원)을 통칭해 의

료협동조합이라고 부른다.

생협에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바뀌는 과

정은 진통의 연속이었고, 지금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있다. 사무장들이 의료기관

을 운영할 목적으로 만든 사이비 의료생협

이 400개가 넘었다. 그 형태는 요양병원부

터 일반 의원까지 다양했는데 통상 자신이

이사장 일을 하면서 원장을 따로 고용해서

운영한다. 이런 병원들은 진료의 신뢰도나

치료의 질 면에서 갖가지 문제가 많았다.

이런 소위 '사무장 병원'과 다른 건강한 의

료생협들이 함께 매도되다 보니 의료인의

확보가 어려워졌고 의료인 단체들에 냉대

도 많이 받았다.

사회적협동조합의 필요성은 기존의 의료

생협과 차별화를 한다는 취지에서 비롯되

었다. 협동조합은 조직이 개인의 소유가 아

니라는 점에서 주식회사와 다르다. 이 점

은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도

분명하다. 4,000명, 5,000명이 모여서 5만

원부터 1,000만 원 이상까지 다양한 방식

으로 출자해서 소유를 하고, 대표자를 뽑아

서 민주적으로 운영한다. 조합의 원칙은 단

순하면서 기본에 충실하다. 그중 하나가 예

방중심의 진료를 추구하여 지역사회에 이

바지한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건강은 지역 모임을 통하여 해

결한다는 생각에 동의하고 활동하는 집단

이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이

다. 그들에게 지역사회는 주된 화두다. 진

료 행위를 단순히 병든 사람과 병을 고치

는 사람의 관계로 생각하면 떠오르지 않을

화제다. 의료생협도 지역사회에 이바지하

고자 하는 목적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다만

당시의 목적성이란 의료기관이 일반적으

로 갖는 의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

제는 조합원 개인의 건강만이 아니라 마을

의 건강, 지역사회의 네트워크를 통한 건강

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고 같이 이바지하

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았

다. 그래서 이들은 조합의 출자금을 지역사

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금으로 이해한다.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가 설

립 초기에 받은 시선은, 새로운 길을 걷고

자 하는 다른 협동조합이 받는 그것과 다

르지 않았다. 많은 의료인이 좋은 취지에

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 의료 협동조합

의 생존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실

지금도 의료법 등의 개정 없이 의료사협이

대중적 운동으로 가는 것에는 한계가 분명

하다. 기본적으로 경영의 안정과 확산에 제

한이 크기 때문이다.

건강의 주체성 개념은 한국의료복지 사회

적협동조합연합회의 정체성이다. 건강이

라는 주제는 소비자영역만 해당하는 게 아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지역의건강을꿈꾸다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78 79

Page 39: 협동조합 20160105 1

니다. 의사와 환자라는 구도 안에서 환자

는 건강의 소비자이지만 의사가 아니더라

도 건강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면 생산

자가 될 수 있다. 건강한 생활을 하기 위해

서 담배를 끊거나 운동을 하면서 생활 습

관을 고쳐나간다면 건강 생산자나 다름없

다는 의미이다.

나를 포함한 우리 사회의 건강을 스스로,

동시에 함께 지킨다는 생각은 예방의학으

로 이어진다. 예방은 질병 발생률을 낮춰

비용을 줄여주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먼 이야기이다. 선진국은 주치의 제도가 있

어서 주치의가 수시로 몸 상태를 파악하여

몸 관리를 코치해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파야 병원에 가는 문화다. 당장 몸이 아

프니 아무리 비싼 진료라도 의사가 하는 말

을 믿을 수밖에 없다.

제도적으로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치료 자

체에만 수가를 주는 게 문제다. 의사가 처

방이나 검사를 많이 해야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이다. 예방 차원의 교육이나 방문, 예

방조치와 관련된 수가가 책정이 안 되어 있

다. 시장의 논리로 보면 의사는 발생한 병

을 치료하는 행위를 해야 수익이 생기니 가

능한 많이 진료하는 것이 당연하다

임종한 이사는 지역주민이 자신의 건강 주

인으로 나서 건강을 증진시키고 교육을 통

해 건강한 생활을 찾아 나가는 활동을 통

해 질병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 마

디로 건강 주권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건강 주권의 획득은 지역사회 안에서 만들

어가는 사회적 관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

다. 진정한 건강은 육체와 정신을 비롯하여

사회적, 영적인 것들을 모두 포함한다. 아

무리 몸이 건강하고 정신적으로 큰 문제가

없어도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거나 불안

하다면 결코 건강한 상태가 아닌 것이다.

때문에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

회는 의료기관으로만 기능하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 안의 사회적 관계망을 넓혀가고

자 한다.

장애인과 노인 주치의 사업 역시 그런 맥락

에서 시작되었다. 사회 관계적 불평등이 심

화하면서 건강 불평등도 심화하고 있다는

게 임종한 이사의 진단이다.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는 취약계층을 중심

으로 건강 불평등의 문제를 해소할 방법을

고민하며, 지역사회를 통합적으로 돌보는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 중이다.

방식은 조합별로 지역의 장애인 100명 정

도를 선별해 교육과 검진, 처방, 진단하고

조합에서 운영하는 소모임이나 야유회 같

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장애

인과 비장애인이 같이 만나는 자리다. 이런

프로그램에는 꼭 조합원만 참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역 안에 건강한 삶을 살고자 하는 장애

인은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이런 사업을

통해 장애인들끼리만 맺던 관계가 비장애

인까지 확장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

계로 발전하기도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은 서로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과 망설임

을 편안한 만남 안에서 자연스럽게 벗어버

릴 수 있다.

프로그램이 시작할 때와 끝날 때 지표를 매

겨 참가자의 건강이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데이터화한다. 주치의 제도가 비용을 줄이

고 사람들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좋

은 장치라는 점을 증명하려는 것이다. 이

데이터는 지자체나 보건복지부가 정책적

으로 주치의 제도를 시범 사업화할 때 근

거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서울시와 성

남시는 시민주치의나 소아 주치의 제도의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는 고

령화 문제에 관심이 많다. 의료와 고령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노년 세대에게 어

떤 방식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

는 조합이 당면한 큰 과제다. 이 과제와 관

련해 법 제도적인 정비나, 지역에서 제대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지역 활동가들을 양성

하는 과정의 필요성을 느끼는 중이다. 경영

안정화를 위해 경영 전문가들을 고용하고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 또한 연합회의

주요 활동영역이다.

내부적인 고민만으로 해결되지 않은 부분

은 외부로 시선을 돌려 해법을 찾는다. 한

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는 오래

전부터 일본과 교류사업을 시작해 지금까

지 거의 매년 이어오고 있다. 일본 의료생

협은 6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

만큼 지역 활동에 대한 노하우나 교육내용

이 뛰어나다. 일본의 의료생협은 대학병원

규모이며 그 안에서 장기간 활동하며 건강

한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는 활동가들의 모

습은 본보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조합이 일

본과 교류하며 진행하는 의대생 연수는 국

제적인 네트워크 속에서 의료생협의 가치

에 동조하는 의대생을 발굴, 육성한다는 계

획과 맞물린다.

의료협동조합의잠재력

이러한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

회에 동조하는 의료인은 얼마나 될까. 임종

한 이사는 점차 조합을 찾는 의료인이 늘어

나고 있다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의

료가 대형화되고 민영화되면서 의료가 과

잉되고 상품으로 등장하는 것을 정서적으

로 거부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다. 의료인

들 사이에서는 큰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양

심적으로 마음 편하게 진료할 수 있는 곳

이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라

는 인식이 있다. 개업한 경우는 물론이고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조차 진료와

별개로 영업에 관해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

하다. 그러다 보니 조금 더 자기를 존중해

주고 이해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려는 마

음이 있다.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에 속

한 의사들은 일반 병원에서 일할 때와 달리

환자들이 경계심을 풀고 자신을 대한다고

이야기한다. 일반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과

80 81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지역의건강을꿈꾸다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Page 40: 협동조합 20160105 1

잉진료와 부당청구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의사를 대하지만, 여기서는 최소한 그런 시

선으로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이 만

족스럽다는 것이다. 지역사회 내에 자리를

잡은 40~50대 의사보다는 전문의를 마치

고 진료를 정하는 과정에 있는 젊은 의료인

들이 이러한 행복을 찾아 한국의료복지 사

회적협동조합연합회를 찾는다.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는 앞

으로 소모품에 대한 공동구매 사업을 시작

할 계획이다. 조합과 회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안정시키는 게 최

우선 목표다. 더불어 노인주치의나 장애인

주치의 사업들을 사회 의제화 시켜 정책적

으로 그것이 반영되게 하는 것을 중요과제

로 설정해두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금 문제는 언제나 떠나

지 않는 어려움이다. 지금도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는 정부나 지자체로

부터 받는 지원이나 혜택이 특별히 없다.

조합원들의 자본이나 의료기관 운영으로

나오는 자금만으로 모든 사업을 하기 어려

워 민간 파트너쉽을 구축해 자금을 마련하

거나 프로젝트 공모를 통해 해결하기도 한

다. 그래서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연합회 조합원들은 사회적인 자본의 발굴

과 네트워크에 관한 고민이 많다. 사회적

인 기부를 활성화해 조합의 자원으로 활용

하는 방법 또한 조합의 장기적인 과제다.

협동조합에 대한 임종한 이사의 생각은 많

은 협동조합의 운영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

다. 협동조합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생기는

신뢰를 바탕으로 만드는 조직이니 시간상

으로 오래 걸린다. 그는 신규로 의료사회적

협동조합을 창립한다면 최소한 2년의 준비

기간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합원

확보나 의원을 만들 수 있는 출자금을 사회

적 자본의 개념으로 형성하는 것 자체가 많

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기간을 버텨낸다면 지역사회 안

에서 큰 영향력을 갖는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의료생협이 오랫동안 활동한 경기도 안성

시의 경우, 지역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대하

는 인식 자체가 달라졌다고 임종한 이사는

말한다. 안성시에서 의료생협에 속한 세대

만 5,000가구가 넘는다. 안성시 전체에서

8%에 육박하는 수치다. 그러다 보니 조합

의 이름으로 행사를 열면 지역사회의 대부

분 영역과 연결된다. 기본적으로 의료라는

주제가 목적이나 가치로 볼 때 무엇이든 쉽

게 연결될 가능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임종한 이사는 조합을 배경으로 생성되는

네트워크를 높게 평가한다. 실제로 조합에

서는 어린이집이나 노인들을 상대로 하는 돌

봄 사업, 한겨레 두레 같은 상조 등 각종 사

회서비스 분야의 협동조합 협의회를 만들어

지역별 네트워크가 각각의 영역으로 연계시

키려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 사람이 태어

나서 죽을 때까지 삶 속에 포함된 갖가지 사

회적 영역들과 그와 연계된 생계 주기별 협

동조합과의 관계망을 만들어보려는 큰 그림

이다.

그러다 보니 요양원 같은 시설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구상도 추가되었다. 노인들이 요

양원을 들어갈 때 가장 두려워하는 점이 마

을과 격리와 관계 단절이다. 지금의 요양원

은 생활시설이 아닌 수용시설의 개념이 강하

다.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가

그리는 요양원은 자신이 사는 마을 안에 있

되, 단지 생활이 불편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 요양원은 언제든지 마을 사람들

이 오가며 그들이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공

간이기도 하다. 이른바 마을 형 요양원이다.

임종한 이사장은 협동조합끼리의 연대를 중

요하게 생각한다. 협동조합 간의 협동과 연

대를 높여나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

다는 것이다. 멤버십 카드를 만들거나 공제

를 하거나 사회적 기금을 형성하는 데 필요

한 영역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그것이다.

그는 그리고 이러한 연대를 토대로 적극적

으로 정책이나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

도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금형성에서 보

다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들이 필요한데

결국 이런 것들을 이끌어내는 건 협동조합

의 몫이다.

협동조합을 포함해 사회적경제의 진입을 고

민하는 청년들에게 임종한 이사는 무슨 말

을 하고 싶어 할까. 임종한 이사는 후배 양성

과 세대교체에 관한 열망이 있다. 과거의 세

대는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글보다는 몸으

로 한 측면이 있다. 지금의 세대는 협동조합

을 정리된 내용으로 공부하고 머리로 판단한

후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 몸으로 배우는 협

동에 이해가 부족할 때가 있다. 때문에 협동

은 어떤 조건에서 잘 일어나는지, 갈등이 생

겼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새로운

세대가 좀 더 고민하여 그들의 내용을 채워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고 싶어 한다.

그는 전반적인 경제 흐름으로 봤을 때 사회

적경제 영역은 필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

다고 본다. 그러므로 국가 차원에서 법을 만

들고 지원 제도와 기관을 확장하는 등 여러

가지 시도들을 하는 것이다. 때문에 협동조

합 운동이 가치적으로 맞다는 판단만 있으

면 충분히 투자하고 공부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고 그는 조언한다. 다만 어느 영역이

든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가지는 건 필수라

고 덧붙였다.

어렵고 힘든 길을 가는 임종한 이사와 한국

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단

지 봉사 정신으로 지금의 삶을 버텨가는 것

일까? 이들은 그 질문에 대해 건강이라는 화

두를 다시 꺼낸다. 좋은 마음을 가지고 행복

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활동을 통

해 조합과 조합원 모두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함께 하는 서로를 보

며 풍부해진 삶 속에서 느끼는 깊은 만족감

과 성취감, 이것이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

동조합의 동력이자 미래다.

82 83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지역의건강을꿈꾸다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Page 41: 협동조합 20160105 1

84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한눈에보기

2002.05. 가칭한국의료생협연대규정제정2002.08. 제1회한일의대생교류(일본방문)2003.06. 한국의료생협연대결성(6개의료생협이참여) 노동부지원사회적일자리창출사업선정 (재가케어복지분야<이웃을위해일하는작은기업>사업시작)2009.09. 사회적기업가학교보건의료협동분야개최2009.09. 의료생협조직활동가교육훈련과정신설2010.03. 의료생협발전을위한후원회밤2011.03. 협동조합기본법제정대책위참여2011.12 한국의료생협연합회창립(13개조합참여)2012.11. <부설>교육연구센터개소2013.02. 2차한국의료생협연합회총회2013.02. 서울참여형보건지소모델개발간담회2013.04. 진주의료원폐쇄반대이사장단단식농성및기자회견2013.07. 유사의료생협실태조사(보건복지부,의료기관평가인증원,연합회)2013.08. 국민건강보험공단과업무협약2013.10.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창립(사회적협동조합6개참여)2013.11.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기획재정부인가2014.04. 의료협동조합20주년행사2015.06.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애인주치의사업시작(10개참여)2015.10. 아시아태평양지역보건협동조합협의회총회한국에서개최

85

연혁

일반정보

임종한이사장

서울특별시은평구통일로684,18동306호

02-835-5412

[email protected]

hwsocoop.or.kr

숫자로보는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조합명 연락처 홈페이지 안성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31-672-6121 www.asmedcoop.or.kr/ 인천평화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32-524-6911 icmedcoop.or.kr/ 안산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31-401-2208 www.asmedcoop.org/ 원주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33-744-7572 www.wjmedcoop.org/ 서울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2-848-2150 medcoop.org/ 민들레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42-638-9042 www.mindlle.org 전주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63-221-0525 cafe.daum.net/jmedcoop 함께걸음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2-937-5368 healthcoop.or.kr 해바라기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31-282-0791 www.medcoop.net/ 성남 의료생협 031-742-9753 snmedcoop.com 수원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31-213-8843 swmedcoop.com 시흥희망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31-311-6655 hshmedcoop.com 살림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2-6014-9949 www.salimhealthcoop.or.kr 마포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2-326-0611 www.mapomedcoop.net/ 수원한두레 의료생협 031-234-9517 cafe.daum.net/handuraesh 행복한마을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31-397-8540 cafe.daum.net/happymedicoop 대구시민 의료생협 053-585-1107 (홈페이지 준비 중) 순천 의료생협 061-725-3875 cafe.daum.net/medcoopS 느티나무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31-555-8004 cafe.daum.net/gn-medcoop/ 건강한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2-2291-2275 cafe.daum.net/wellcoop 부천의료복지사 회적협동조합 032-675-7517 cafe.daum.net/bucheonhealth 우리마을 의료생협 041-632-2918 hoonoon.tistory.com 대구들풀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053-256-1009 cafe.daum.net/weedmwcoop (준비위원회)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소개

사업개시일2013.11

조합원수16개회원조합,5개준회원

출자금약65,000,000원

매출액약300,000,000원

2016년목표매출액400,000,000원

11

Page 42: 협동조합 20160105 1

우리사회의새로운주인공찾기

어울림이끌림사회적협동조합

인성교육으로길을찾다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은 이주민들

의 자립에 목적을 둔다. 이들은 이주민들이

스스로 우뚝 서 다른 이주민의 조력자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실제로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자립한 이주 여성

들이 한국에 있는 자국민 여성들에게 한국

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다문화 아이

들에게 '부모 나라말 배우기' 수업을 통해

다문화 가정에 자존감을 심어주려는 노력

을 꾸준히 기울이는 중이다.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의 가장 구

체화된 교육 사업은 인성교육이다. 인성교

육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알아서 적절하

게 감정을 표현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

는 교육이기도 하다. 나의 감정을 제대로

알아야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도 알 수 있

다. 스스로 화가 났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

을 때는 화를 조절할 수 있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 바로 표출되기 마련이다. 때

문에 감정 교육을 받는 것은 거친 행동이

나오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대비책과 마

찬가지다.

다문화 관련 교육이 아닌 인성교육이 조합

의 주된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인성

교육의 수요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조합

을 만들고 수익구조를 고민하던 차에 인성

교육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조합원들은 인

성 교육이 조직의 수익모델이 될 수 있겠

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조합원들 대다수가

사회복지를 공부한 사람들이라서 이런 분

야에 강점이 있기도 했다. 이 선택은 주효

하여 인성교육과 관련한 어울림이끌림 사

회적협동조합의 진정성을 인정한 여성가

족부로부터 법인격을 부여받을 수 있었다.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우리사회의새로운주인공찾기

87

Page 43: 협동조합 20160105 1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의 인성교육

은 이론교육과 실습을 병행한다. 딱딱한 이

론 수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말을 했

을 때 듣는 사람이 어떻게 느끼고 변화하

는지 실습을 해 직접 체험해보는 방식이다.

똑같은 대화가 억양의 미묘한 변화만으로

다른 말처럼 느껴지는 경험은 책으로 공부

할 때는 얻을 수 없다.

조합원들은 다양한 현장으로 나가 교육을

한다. 학교, 회사, 각종 모임부터 군부대와

구치소까지 교육을 나간다. 2시간 정도 진

행되는 강의에서는 감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인성교육 수

강 후 해묵은 갈등을 풀고 신혼 기분을 되

찾았다는 부부처럼 교육을 받고 나서 마음

이 편해졌다거나 가치관이 변화했다는 사

람들이 많아졌다. 감정코칭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수강생도 있다.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는 강의를 들은 학

생들이 무기력하던 학교생활에 재미를 느

끼게 되면서 수업 분위기가 달라진 학급도

있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분노조절장

애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목적의 분노조절

프로그램을 초등학교에서 진행해 많은 호

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며 감정의 뜻을 정확히

알거나, 화가 났을 때는 잠시 하던 일을 멈

추고 심장에 집중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

아가는 '심장 호흡'을 배우는 방식이다. 집

단 프로그램에서는 나의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등 나의 장점과 친구의 장점을 알

고 대화법을 가르쳐주는 내용이 진행된다.

평소 본인의 감정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

고, 감정이 무엇인지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적절한 표현의 중요성을 깨닫는 모습에서

강사들은 보람을 얻는다. 어울림이끌림 사

회적협동조합은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무

미건조한 생활을 벗어나 좀 더 풍부하고 건

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길 원한다.

이주여성의행복을넘어이주가정의행복으로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은 이주민들

의 자립에 목적을 둔다. 이들은 이주민들이

스스로 우뚝 서 다른 이주민의 조력자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실제로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자립한 이주 여성

들이 한국에 있는 자국민 여성들에게 한국

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다문화 아이

들에게 '부모 나라말 배우기' 수업을 통해

다문화 가정에 자존감을 심어주려는 노력

을 꾸준히 기울이는 중이다.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의 가장 구

체화된 교육 사업은 인성교육이다. 인성교

육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알아서 적절하

게 감정을 표현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

는 교육이기도 하다. 나의 감정을 제대로

알아야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도 알 수 있

다. 스스로 화가 났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

을 때는 화를 조절할 수 있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 바로 표출되기 마련이다. 때

문에 감정 교육을 받는 것은 거친 행동이

나오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대비책과 마

찬가지다.

다문화 관련 교육이 아닌 인성교육이 조합

의 주된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인

성교육의 수요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조합

을 만들고 수익구조를 고민하던 차에 인성

교육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조합원들은 인

성 교육이 조직의 수익모델이 될 수 있겠

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조합원들 대다수가

사회복지를 공부한 사람들이라서 이런 분

야에 강점이 있기도 했다. 이 선택은 주효

하여 인성교육과 관련한 어울림이끌림 사

회적협동조합의 진정성을 인정한 여성가

족부로부터 법인격을 부여받을 수 있었다.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의 인성교육

은 이론교육과 실습을 병행한다. 딱딱한 이

론 수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말을 했

을 때 듣는 사람이 어떻게 느끼고 변화하

는지 실습을 해 직접 체험해보는 방식이다.

똑같은 대화가 억양의 미묘한 변화만으로

다른 말처럼 느껴지는 경험은 책으로 공부

할 때는 얻을 수 없다.

조합원들은 다양한 현장으로 나가 교육을

한다. 학교, 회사, 각종 모임부터 군부대와

구치소까지 교육을 나간다. 2시간 정도 진

행되는 강의에서는 감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인성교육 수

강 후 해묵은 갈등을 풀고 신혼 기분을 되

찾았다는 부부처럼 교육을 받고 나서 마음

이 편해졌다거나 가치관이 변화했다는 사

람들이 많아졌다. 감정코칭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수강생도 있다.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우리사회의새로운주인공찾기

어울림이끌림사회적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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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는 강의를 들은 학

생들이 무기력하던 학교생활에 재미를 느

끼게 되면서 수업 분위기가 달라진 학급도

있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분노조절장

애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목적의 분노조절

프로그램을 초등학교에서 진행해 많은 호

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며 감정의 뜻을 정확히

알거나, 화가 났을 때는 잠시 하던 일을 멈

추고 심장에 집중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

아가는 ‘심장 호흡’을 배우는 방식이다. 집

단 프로그램에서는 나의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등 나의 장점과 친구의 장점을 알

고 대화법을 가르쳐주는 내용이 진행된다.

평소 본인의 감정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

고, 감정이 무엇인지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적절한 표현의 중요성을 깨닫는 모습에서

강사들은 보람을 얻는다. 어울림이끌림 사

회적협동조합은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무

미건조한 생활을 벗어나 좀 더 풍부하고 건

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길 원한다.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의 창립을

주도한 사람 중 한 명인 권인순 이사는 협

동조합을 준비하면서 기본법이나 정관을

사실상 독학했다. 2011년 당시에는 중간

지원기관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인천 내에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협동조

합 기본법이 제정된 후로는 기획재정부에

서 관련 자료들이 나와 공부에 보탬이 되었

다. 운영 관련해서 민간에서 진행하는 교육

을 받긴 했지만,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내

용이 아닌 이탈리아 등 선진 해외사례 등이

주를 이뤄 큰 도움은 받지 못했다는 게 그

의 솔직한 심정이다.

권인순 이사의 수고는 헛되지 않았다. 무

엇보다 어울림이끌림의 조합원들은 그들

이 속해 있는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이름

에 떳떳함을 느끼고 있다. 조합원들은 공공

성을 가지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일한다

는 자부심이 있다. 이들의 활동에 감동받아

온열기, 마이크, 칠판, 책 같은 물건을 기증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권인순 이사는

활동에 지나친 자부심을 느끼는 것도 경계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한다. 큰 희생과 봉

사 정신으로 드러나지 않게 묵묵히 살아온

사람들이 많다. 사회에 작은 부분을 채우고

있을 뿐인데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는 모양

은 아름답지 않다는 게 권인순 이사의 생각

이다. 그는 늘 너무 멋 부리며 일을 하는 게

아닌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으려 한다.

조합이 설립되고 나서도 어려움은 이어졌

다.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

다 보니 조합원 가입을 권유할 때도 자신에

게 돌아올 이익이나 배당금을 묻는 사람이

상당수다. 조합원을 늘리는 문제는 어울림

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의 고민거리다. 조

합원을 늘린다 해도 1년 회원제 등을 거쳐

어느 정도 소속감을 느낀 인원이 조합원으

로 함께 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할 계획

이다. 더불어 공공성을 기반으로 하다 보

니 수익구조가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비과

세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부분에 관한 아쉬

움도 있다.

다행히 인천시 교육청은 어울림이끌림 사

회적협동조합이 운신의 폭을 넓히는 데에

여러 도움을 주는 중이다. 특히 학교에서

다문화 이해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공문

을 발송하는 등의 지원을 한다. 교육청에서

소개해 준 프로그램은 아무래도 신뢰가 가

기 마련이라 교육을 진행하는 학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처음에 수업을 나가던 학급

이 30여 개 정도였지만 인천시와 연계한

후로는 55개 학급으로 교육 수요가 늘어났

다. 지난 3월에는 인천중앙도서관과 업무

협약을 맺고 다문화 교육사업에 관한 재능

기부와 다문화가족 지원사업 활성화를 위

하여 문화콘텐츠 공유를 약속하기도 했다.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의 모든 조

합원은 경제적인 이유로 다른 직업과 협동

조합 일을 병행하고 있다.

사회복지 시설과 관련된 회사에 다니거나

사업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저녁이

되어야 각자 일이 끝나고 협동조합으로 새

로이 출근하여 회의하거나 서류를 작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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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우리사회의새로운주인공찾기

어울림이끌림사회적협동조합

Page 45: 협동조합 20160105 1

다. 버거운 일상일 수밖에 없다. 상근 근무

자를 뽑는 것이 소박하지만 중요한 어울림

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의 내년 목표다. 상

근 근무자를 통해 사업을 안정시키면서 경

력단절 강사들에게 일자리를 만들고 인성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여, 많은 사람에게 행

복을 준다는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

합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겠다는 계

획이다.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의 또 다른

꿈은 현재 교육 서비스에 국한되어 있는 다

문화가정을 위한 활동을 확장하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주민 가정에 적용할 수 있

는 음식체험, 진로캠프, 체험활동 등 다양

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영재

이중 언어 말하기 발표회'를 개최해 다문

화가족 자녀가 외국 출신 부모의 모국어와

문화 속에서 이중 언어를 습득하며 긍정적

인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게 돕기도 했다.

조직의 장기인 인성교육을 이주민 가정에

서 실행해 이주여성가족의 화목을 모색하

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이주여성에 주목

하다 보니 시선은 자연스레 해외까지 확장

되었다.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내년 1월에는 베트남에 있는

우리나라 교민들을 위한 인성교육 재능기

부를 할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이 다문화

가정의 자립에 근간을 두고 있긴 하나, 인

성교육을 제대로 하는 기관으로도 평가받

길 원한다. 인성교육에서 얻은 수익으로 다

문화가정에 지속적인 지원을 하고 있으니

그 두 가지를 굳이 분리해서 생각할 이유

도 없다. 물질이 아닌 교육으로 행복해지

는 삶, 어려운 사람들이 사회공헌의 주인

공이 될 수 있는 삶, 그리고 그들을 돕는 진

정성 있는 사람들이 사람 냄새 풍기며 일

하는 곳으로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

합이 자리 잡는 게 조합원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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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우리사회의새로운주인공찾기

어울림이끌림사회적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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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이끌림사회적협동조합한눈에보기

2011. 협동조합자료수집

2012.-2013. 사회적협동조합준비위원회발족

발기인대회및창립총회

사업협력체결-동주염전,(주)에이블파인아트

MOU체결-인천한누리학교,인천계약도서관,인천시남동구청

2014.05. 조합설립인가

2014.06. 대한항공은빛날개후원회실사

2014.07. 러시아공연단조합장문

95

연혁

일반정보

이병철이사장

인천광역시부평구갈산동주부토로151번길27호

032-383-3147

[email protected]

www.auliklim.com

숫자로보는어울림이끌림사회적협동조합

어울림이끌림사회적협동조합소개

중도입국청소년교육사업,다문화이해교육및취약계층및소외계층을위한서비스를제공하고있습니다. -교육서비스를제공. -다문화복지사업과인성교육을실시. -다문화관련교육과인성교육.

*다문화관련복지사업 1중도입국청소년을위한한국어,영어과정 2.다문화가정자녀들의모국어과정:러시아어,베트남어,필리핀어,캄보디아어 3.다문화학생과학교실 4.한국에첫발을딛는이주민을위한디딤돌한글과정(일본,중국반) *취약계층및소외계층을위한정서적심리적지원서비스 1.교도소및구치소 2.군부대 3.감정노동자들을위한감정코칭 4.이주민학부모를위한자녀교육 *교육사업서비스 1.코칭프로그램 2.예방교육프로그램 3.생명존중인성프로그램 4.통합예술프로그램

어울림이끌림사회적협동조합가입은이렇습니다 -자원봉사조합원,강사조합원,후원조합원,직원조합원으로구성. -2년이상회원으로가입하여활동한후결정

사업개시일2015.05.22.

조합원수9명

출자금13,100,000원

매출액36,861,000원

2016년목표매출액200,000,000원

22

Page 47: 협동조합 20160105 1

돌봄으로맺어진만남

나눔과돌봄사회적협동조합

권리를찾아나선요양보호사들

나눔과 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은 돌봄서비

스를 제공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고령

화, 저출산으로 돌봄시장이 지속적으로 확

대되는 사회적 흐름 속에, 지난 9개월 동안

매출 3억을 달성하며 안정적으로 성장 중

인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지역 내 영리기관

과 비교하여 요양보호사들이 일하고 싶은

기관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나눔과 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은 노인성질

환을 가진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노인장기요양서비스와 노인들의 사회활동

을 돕는 노인돌봄종합서비스, 가사 · 간병

방문서비스 사업을 수행한다.

나눔과 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의 전윤숙 이

사장은 경남 양산지역자활센터에서 8년 정

도 근무하면서 사회서비스 사업단에서 바

우처 사업을 담당했다. 그러다가 2013년

말에 자활센터 내에서 사회서비스 사업단

을 계속 운영하기 힘든 상황을 맞았다. 전

윤숙 이사장은 사업단 책임자 입장에서 이

대로 사회서비스 사업단을 종료할 수 없다

는 판단을 하고 독립 법인을 세우기로 결

정했다. 어떤 방향으로 갈 지 고민하다가

2014년에 6개월 간 협동조합에 관한 교육

을 받고 협동조합의 방향이 바람직하겠다

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함께 협동조합을 하기로 한 사람들은 기존

에 사업단에서 함께 한 근무자들이었다. 이

전 조직에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협업해온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관계에 있어서는 문

제가 없었다. 다만 사업모델을 구상할 때

이미 과열되어 영리화 되어 있는 대행서비

스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망설여졌다. 요양

보호사는 대부분 시간제로 근무하며 근로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돌봄으로맺어진만남

97

Page 48: 협동조합 20160105 1

기준법 적용도 받지 못하는 근로조건의 사

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다. 이들을 관리하

는 대행업체와 같은 그림은 바람직하지 못

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결국 영리를 목적으

로 하지 않은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드는 것

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윤숙 이사장은 요양보호사들의 존재 자

체가 장점이자 차별성이 되겠다는 생각에

선뜻 협동조합을 열 수 있었다. 오랫동안

이 일을 한 노련한 요양보호사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 자체를 경쟁력으로 현장에

서 부딪칠 갖가지 문제를 현명하게 잘 처

리한다면 그 능력만으로도 충분히 자립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자활센터에

서 10년 이상 서비스를 제공한 경력이 있

어 지역 내에 인지도가 충분히 높다는 점도

자신감을 주었다. 그 믿음을 가지고 2014

년 한해 내내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과 토론

등을 통해 협동조합의 가치에 관한 이해를

높이는 작업을 거쳤고, 마침내 2015년 협

동조합 설립에 성공했다.

협동조합을 만들자 다른 기관에서 견제를

하기도 했다. 나눔과 돌봄 사회적협동조합

은 처음 이곳을 찾은 요양보호사가 놀랄 정

도로 월등히 높은 시급을 지급한다. 다른

기관에 비해 노동자에게 많은 임금을 지급

하고 노동법 교육까지 하는 나눔과 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은 여타 기관의 입장에서

는 경계 대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꿋꿋

이 자기 길을 가겠다는 나눔과 돌봄 사회적

협동조합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현재 나눔과 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

원은 46명이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다. 조합원의 70%가 취

약계층이며 돌봄 사업의 특성상 50대 중반

이상의 중장년층이다. 이들 중에는 기초생

활 수급자들도 많다.

협동조합의 의사결정은 이사회와 운영위

원회에서 이루어진다. 10명당 1명씩 근로

자 대표를 선출하고 지역이나 협동조합에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들을 영입해 운영위

원회를 구성했다. 조합과 중요하게 관계 맺

고 있지만 조합원은 아닌 사람들도 적지 않

아 이들의 대표성을 만드는 작업도 필요한

상황이다.

회의 테이블을 열어도 근로자로 삶을 보낸

사람들이 회의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란

쉽지 않다. 전윤숙 이사장은 이들이 지금은

듣기에 집중하며 논의에 관심을 가지고 조

금씩 의견을 내는 연습을 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적극적인 참여자가 될 필요

는 없다. 나눔과 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의 조

합원들 중에는 한 명의 조합원으로 인정받

는 자체가 재미와 자부심이 되어 주변에 적

극적으로 추천해 다른 요양보호사들을 끌

어들이는 사람도 상당수다. 이에 부응해 조

합은 한 달에 한두 번은 공식적인 회의나

교육을 열어 얼굴을 맞대는 자리를 만들고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소속감을 부

여하려 노력한다. 이정도로도 부족하다고

여겨 우크렐레 강습이나 뜨개질, 여행 모임

등 소모임을 열기도 한다.

다른 조합과 마찬가지로 나눔과 돌봄 사회

적협동조합에서 조합원 교육은 빼놓을 수

없는 활동이다. 조합에서 진행되는 교육은

협동조합에 대한 기본 지식부터 근로기준

법, 스트레스 해소법과 심리치료방법, 각종

소양 교육까지 내용이 다양하다. 이중 특히

노동법과 관련한 교육이 많은 편이다. 고용

이 불안정한 요양보호사들이 자기 권리를

잘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 부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처음에는 교육을 부담스러워 하거나 불필

요하게 여기는 조합원들도 있었지만 실질

적으로 자신의 삶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

게 되자 다른 사람을 데리고 와서 함께 들

으며 임금명세서를 비교 분석할 정도로 태

도가 바뀌었다. 교육을 듣고 나서 고용부

에 자신이 당한 부당한 행위를 신고한 조

합원도 있었다. 꼭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

도 조합원 대다수는 교육이 업무의 연장이

라는 조합의 입장을 이해한다. 요양보호사

외에 다른 일을 겸업하느라 시간을 내지 못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90% 이상이 참석한

다. 조합원들이 자기 업무시간을 쪼개 교육

에 참석한다는 점을 고려해 조합은 교육 참

석에 따른 임금을 지급한다.

요양보호사의 직업적 특수성 때문일까,전

윤숙 이사장은 스트레스 해소 교육을 가장

반응이 좋았던 교육으로 꼽는다. 평소에 말

이 별로 없던 조합원들도 교육이 참 좋았

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요양보호사들은 본

인이 가사 도우미 같다는 말을 종종 한다.

요양보호사는 국가자격증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현장에 나가보면 질

낮은 가사 노동을 감당하는 일이 대부분이

다. 또 현장에서는 1:1로 일을 하기 때문

에 생각보다 더 많은 업무를 소화하는 경

우도 꽤 잦다.

이런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존

감을 높이는 교육은 요양보호사들의 마음

에 큰 위로를 주었다. 요양보호사의 스트

레스는 육체뿐만 아니라 감정에서도 온다.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돌봄으로맺어진만남

나눔과돌봄사회적협동조합

98 99

Page 49: 협동조합 20160105 1

한 사람의 요양보호사가 일주일에 5-6명

을 관리해야 하는 일도 생기는데, 이들의

성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사람에 자

신을 맞추는 작업이 결코 쉽지 않다. 그런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고 즐거운 마음

으로 요양보호사들이 일하는 것은 조직 입

장에서 중요한 일이다. 일하는 사람이 즐거

워야 좋은 서비스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처

럼 요양보호사의 마음을 살피고 이를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여나가는 것이 나눔과 돌

봄 사회적협동조합의 당면 과제다.

남을보호하던이들이서로의보호막으로

나눔과 돌봄 사회적협동조합 역시 여러 가

지 고민을 안고 있다. 조합원이 주인의식

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조합운영에 참여하

지 않는 것이 걱정거리다. 일만 열심히 하

면 아무 문제 없던 자활센터 근무와 달리,

주인의 입장으로 조직을 챙기고 돌봐야하

는 협동조합의 일은 요양보호사에게 낯선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전윤

숙 이사장을 비롯한 한두 명에게 협동조합

의 살림을 챙기는 일이 몰린다.

더불어 요양보호사에 관한 후진적인 인식

은 조합이 우리사회와 함께 풀어야 할 숙

제다.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요양보호사를

하인처럼 부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요양

보호사가 오는 날 김장을 시키는 사람도 있

다. 전윤숙 이사장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

야기를 한다. 물론 마냥 시간만 보내는 게

아니라 제도적인 개선 또한 뒤따라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끝낼 수 없는 일을 맡았는데

시간제 임금을 받는다거나 퇴직금을 제대

로 지급하지 않는 등 부당한 대우를 함에도

이에 대한 관리감독이 현장에서 잘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나눔과 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의 사무실은

정신없이 현장을 오가는 45명의 조합원들

의 발자취로 하루종일 시끌벅적하다. 그 정

신없음 속에 전체의 흐름과 방향을 만들고

부족한 부분은 추스르는 게 조직의 임무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합 내에서 중심적인 역

할을 하는 간부들을 성장시키는 것 또한 조

합이 해야 할 일이다. 전윤숙 이사장은 이

제까지는 새롭게 체계를 꾸미고 내부를 정

비하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보다 먼 길

을 갈 수 있도록 안정성과 장기적 비전을

설정할 차례라고 이야기한다. 전윤숙 이사

장은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

는 요양보호사들을 더욱 챙기고, 현장의 상

황과 요구를 직접 살피려 노력할 생각이다.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규 인력

을 채용할 계획도 있다.

조직의 주축인 요양보호사는 나눔과 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의 힘이자 고민거리다. 언

제 그만 둘지 모르는 일자리를 전전하는 요

양보호사의 특성상 이들의 네트워크나 모

임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나눔

과 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은 요양보호사들

이 집단적 네트워크 형성을 중요한 요소로

파악하고 꾸준히 모임을 운영하며 SNS를

통한 소통도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중이다.

그 안에서 활동사진도 올리고 모임이 있으

면 홍보도 하며 생일 축하 등 소소한 일상

들을 챙긴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먹거리

를 팔기도 한다. 조합원들이 모여 취미 생

활을 공유하고 정답게 대화하며 하나의 공

동체로 기능하는 조합의 분위기는 나눔과

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의 큰 장점이다.

불안한 마음으로 많은 난관 속에서 시작한

조합이, 이제는 주위에서 부러워하고 내부

사람들은 자랑스러워하는 협동조합으로

성장해 왔다. 나눔과 돌봄 사회적협동조합

은 남을 보호하는 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서로의 보호막이 되어주고 있다. 앞으로도

서로를 보듬으며 타인을 돌보는 따뜻한 협

동조합으로 나아갈 것이다.

100 101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돌봄으로맺어진만남

나눔과돌봄사회적협동조합

Page 50: 협동조합 20160105 1

102

나눔과돌봄사회적협동조합한눈에보기

2014.10. 나눔과돌봄사회적협동조합창립총회

2015.01. 임시총회개최

2015.01. 사회적협동조합보건복지부제47호인가

2015.02. 법인등기

2015.02.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제공기관등록

2015.03. 노인돌봄종합서비스사업제공기관등록

2015.04. 재가노인장기요양사업설치신고

2015.07. 협동조합의날,박람회참가

2015.11. 협동조합선진지견학(구례자연드림)

2015.11. 양산시협동조합협의회창립모임참가

103

연혁

일반정보

전윤숙이사장

경상남도양산시서일동1길45(중부동)

055-383-3147

[email protected]

cafe.naver.com/nanum3147

숫자로보는나눔과돌봄사회적협동조합

나눔과돌봄사회적협동조합소개

바른서비스,맞춤서비스로돌봄이필요한분들의이웃으로늘함께하겠습니다.

우리협동조합은돌봄사회서비스를제공합니다

-재가노인장기요양서비스(방문요양,방문목욕)

-노인돌봄종합서비스(방문서비스,단기가사서비스)

-가사·간병방문지원서비스

-서비스상담뿐만아니라몸이불편할경우서비스신청및접수를대행.

나눔과돌봄사회적협동조합가입은이렇습니다

-협동조합설립목적에동의하면누구나자유롭게가입이가능합니다.

-1만원이상의출자금을반드시내야합니다.

사업개시일2015.02.16.

조합원수46명

출자금31,100,000원

매출액월34,000,000원

2016년목표매출액680,000,000원

16

Page 51: 협동조합 20160105 1

3

동네서점이살아난다

11.부산서점협동조합

인간다운삶,존엄한죽음

12.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

지역의꿈,농민의꿈

13.옥천살림협동조합

성실함으로함게만드는공장

14.한올협동조합

희망과혁신으로달리는택시

15.한국택시협동조합

협동을 이해하는 순간 길을 찾았다

Page 52: 협동조합 20160105 1

동네서점이살아난다

부산서점협동조합

동네서점을지킬수있는마지막대안

부산서점협동조합이 생긴 이유는 간단하

다. 부산 내 동네서점이 줄어들었기 때문

이다. 온라인 서점의 무분별한 할인 정책과

대폭으로 늘어난 도서관으로 인해 1990년

대 말 부산시에 600여 개가 넘었던 서점

이 지금은 대학교 구내서점까지 포함해도

100여 개 밖에 남아있지 않다. 부산서점협

동조합의 김정량 이사장을 포함한 32곳의

동네서점 서점 인들은 생존을 위해 협동조

합을 선택했다.

김정량 이사장은 서점생태계가 온라인서

점과 페이퍼컴퍼니로 인해 훼손되고 있

다고 주장한다. 지금은 도서정가제로 그

런 일은 없어졌지만, 동네서점은 70% 가

격에 팔아야 마진이 남는 책을 온라인서점

은 50%의 가격에 팔고도 더 할인할 수 있

는 여력이 있었다. 경쟁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구조였다.

그는 8년 전까지 지역의 구의원으로 정치

를 했다. 정치를 그만두고 30년 가까이 서

점을 경영해온 경험을 살려 동네서점을 살

리는 일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 먹고 살

기 위한 선택은 아니었다. 행정과 서점에

관한 지식과 경력을 살려 조금 더 나은 사

회를 만들기 위한 결정이었다. 김정량 이

사장은 지금도 무보수로 협동조합 일을 하

고 있다. 그는 활동비를 받지 않는 것이 나

름의 리더십 노하우라고 밝힌다. 다른 능

력은 인정받지 못해도 최소한 청렴결백하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동네서점이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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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3: 협동조합 20160105 1

다는 것만은 알아줬으면 한다는 마음이다.

김정량 이사장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다가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에 대

해 처음 배웠다. 그리고 이 방식으로 동네

서점을 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

음으로 구상하고 시도한 구체적인 방법은

협동조합을 통한 동네서점의 도서관 납품

실적 개선이었다. 독서인구가 점점 줄고 있

는 요즘, 도서관은 동네서점의 중요한 거래

처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페이퍼 컴퍼니

등이 납품 시장을 독점해 동네서점이 마지

막 설 자리조차 남지 않은 실정이었다.

김정량 이사장은 영세한 상인들 입장에서

도서관과 거래할 수 있는 기술과 정보를 갖

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협동조합 안에서 상

인들이 어려워하는 실무를 도와주고 정보

를 공유하며 적극적인 영업을 펼쳤다. 개

별 지역 서점에 필요한 도서의 공동구매사

업을 진행하여 유통비를 절감하면서 공공

기관과 도서관 · 학교 도서 납품 사업을 추

진했다. 특히 가장 많은 수요를 가진 도서

관이 조합의 가장 주된 영업 대상이었다.

설립 초기에는 자금력과 경험 부족으로 시

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하지만 소상공인시

장진흥공단의 협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납

품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는 등의 노력이 결

실을 보아 협동조합을 열기 전까지 하나도

없던 동네서점의 도서관 납품 실적을 높여

나가고 있다. 현재 부산 8개 구의 도서관과

관공서, 학교와 사회복지관 등에 도서를 공

동으로 납품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에는

기초지방자치단체인 해운대구와 동네서점

살리기 협약을 체결했다. 이제는 서점에 따

라 일반 판매 실적보다 도서관 납품 실적

이 높을 정도다.

이후 도서 공동구매로 원가를 낮추고 공

동 마일리지 카드를 도입했다. 도서 주문과

배송 시스템을 갖춰 공공기관 도서납품권

에 도전하기도 했다. 부산 전 지역에서 전

화ㆍ인터넷으로 도서를 주문할 경우 15%

할인된 가격을 적용해 배달하는 즉시 배송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대형 서점이나 인터

넷 서점과 경쟁에서도 가격이나 조건 면에

서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췄다. 또 이렇

게 생긴 수익금 대부분을 동네서점에 재투

자한다. 협동조합의 모델로서 지역사회와

공생하는 사업적 형태다.

이러한 성과를 본 전국 각지의 서점 인들이

부산을 찾아 서점 협동조합 자료를 받아갔

다. 김정량 이사장은 이 모습을 보며 협동

조합이 동네서점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정

책적 대안이자 확산 가능한 모델이라는 믿

음을 확고히 갖게 되었다.

왜동네서점인가

김정량 이사장은 동네서점의 중요성을 환

경과 연결지어 설명한다. 자신은 공부를 못

했지만 아버지가 서점을 운영한 덕분에 책

을 많이 읽은 자녀들은 공부를 잘한다는 농

담도 덧붙였다. 학부모가 아이들과 동네를

걸을 때 거리에 유흥업소가 있으면 걸음을

재촉하지만 서점이 있으면 손을 느슨하게

풀고 책을 구경하면서 간다. 동네서점이 아

이의 성장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서점은 동네의 작은 학교이자 사랑

방 역할로 아이들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

다. 그는 과거에 직원들에게 책을 사지 않

고 읽기만 하는 사람에게 눈치를 주지 말

라고 신신당부하며 오히려 의자를 가져다

놓은 경험이 있다. 김정량 이사장은 서점이

문화를 책임지는 곳이지 돈을 버는 업종으

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신념이 확고하다.

부산서점협동조합은 이러한 취지로 지역

과 환경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한다. 올해

부터 해운대구가 진행하는 '해운대 동네서

점 살리기 운동본부'에 지역 12개 서점과

함께 동참하고 있다. 학교나 아파트 단지

등에서 서적을 대량으로 판매해서 동네서

점들의 판로를 개척하고, 주민들에게 대형

서점이 아닌 동네서점을 이용하도록 권고

하는 캠페인이다.

또 동네서점의 사업 확장을 위해 매월 넷째

주 수요일을 '동네서점의 날'로 지정해 행

사도 연다. 규모가 크지는 않다. 유명작가

를 내세워 수백 수천 명을 동원하는 것보다

동네 사람 서너 명이 책을 주제로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문화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는 생각에서다. 시작이 미미하더라도 그 마

음을 잘 이어가면 자연히 도서시장이 확장

된다는 게 김정량 이사장의 설명이다.

더불어 부산서점협동조합은 헌책 재활용

사업을 통해 취약계층에게 도서를 보급하

는 일도 하고 있다. '유즈드 북'이라는 이

름의 사업이다. 아파트 밀집지역 10여 개

단지에 헌책 수거함을 배치하고 모인 헌책

을 새 책처럼 재가공하여 판매하거나 지역

저소득층에 기부한다. 요즘은 헌책을 보는

사람이 드물고 선물하는 경우는 더더욱 찾

기 힘들지만, 헌책 중에도 잘 살펴보면 조

금만 손보면 새 책처럼 볼 수 있는 것들이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동네서점이살아난다

부산서점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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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4: 협동조합 20160105 1

꽤 있다.

다시 살릴만한 책을 감별하는 건 서점인들

만이 가진 능력이다. 책의 가치를 판단하려

면 우선 출판에 관한 전반적인 데이터가 축

적되어 있어야 한다. 맞춤법 개정의 변화부

터 희소성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종합적

으로 고려해 상품 가치가 있으면 더욱 좋

다. 수거한 헌책들 중에 전문 책선별인들이

선별한 상품가치가 있는 책들을 골라 컷팅

과 제본, 소독 등의 작업을 거친다. 무작정

고물상에 팔면 무슨 책이든 고작 60~70

원을 받는 게 전부다. 하지만 이렇게 전문

적인 과정을 통해 책을 살려내면 그 책의

가치는 새롭게 매겨진다. 부산서점협동조

합의 조합원들은 서점 운영만으로 부족한

수익을 이런 감별 작업을 해서 충당하기도

한다.

새 책의 가격이 만만치 않은 지금, 타지 생

활을 하며 언어 문제로 곤란을 겪는 외국인

들에게 부산서점협동조합의 기부는 큰 도

움이 된다. 김정량 이사장은 다문화 가정에

책을 기증했을 때 고마워 어쩔 줄 몰라하던

사람들의 얼굴을 아직도 기억한다. 한국어

텍스트가 필요한 외국인 학교 등에 대한 책

기증을 차차 늘여간다는 게 부산서점협동

조합의 계획이다.

책이있는동네

부산서점협동조합의 조합원 가입은 정관

으로 정한 출자금 1백만 원을 출자하고 조

합원 1/10의 추천을 받은 사람이 할 수 있

다. 서점과 관련된 사람만 가입한다는 원칙

도 있다. 서점을 운영하지 않은 사람의 가

입은 그가 나쁜 의도를 가진 때를 대비하여

아직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조합에 가입하

면 납품과 관련한 견적서 작성부터 도서 판

매, 각종 서류 업무 등 여러 가지 영업과 실

무에 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도서

관과 동네서점 간의 납품 중개가 부산서점

협동조합의 중요한 역할이다. 조합은 도서

관과 소통하며 도서관에 필요한 물량을 적

절히 공급해주며 가격을 협상한다.

김정량 이사장은 조합원 교육을 중요시하

는 편이다. 여성인력개발원에서 강사를 초

청해 조합원 100% 참석을 전제로 진행한

다.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공부가 되

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교육의 중요성은 단

결의 필요성과 상통한다. 협동조합의 정신

그대로 교육 하나를 받더라도 단합해야 지

금의 상황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게 김정

량 이사장이 협동조합을 이끌어가는 원칙

이다.

그런 과정에 서점 인들의 변화가 하나씩 나

타나기 시작했다.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

고 결과보고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행사를

치르는 것도 번거로워하던 사람들이 지금

은 문화행사와 관련한 공고만 보면 서로 하

겠다고 나서는 분위기가 생겼다. 모르는 것

이 있으면 덮어두는 게 아니라 서로 가르

쳐주고 이끌어주는 협업도 일어났다. 서점

인들이 변하자 서점의 모습도 변했다. 부산

의 많은 서점이 단순히 책을 파는 '상점'을

벗어나 문화를 공유하고 주민이 참여하는

'소통공간'으로 조금씩 바뀌는 중이다. 부

산의 동네서점에서는 미니백일장, 향초 만

들기 등 다양한 지역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부산을 넘어선 전국적인 연대의 움직임도

있다. 부산서점협동조합을 중심으로 2013

년 6월에는 전국의 동네서점들이 모여 협

동조합 간 협동과 지역연대 활동을 추구하

려는 목적으로 전국서점협동조합연합회가

설립되어 공식적인 인가를 받았다. 전국적

인 네트워크는 판로 개척으로 이어져 보다

탄탄한 사업 인프라 구축에 도움을 주었다.

여러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합 운영은

여전히 쉽지 않다. 그는 출자금을 아끼기

위해 사무실 집기도 조합원들의 집에서 가

져올 정도로 돈을 알뜰히 사용한다. 하지

만 돈은 늘 부족한 편이다. 김정량 이사장

은 조합 설립 초기에 겪었던 자금난이 지금

도 해결되지 않는다며 시의 제도적 지원에

관한 아쉬움을 표한다. 부산서점협동조합

을 보고 뒤늦게 세워진 인천의 서점협동조

합은 이미 매출과 규모가 부산을 앞질렀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 덕분이다.

부산서점협동조합같이 동네서점을 지키는

움직임이 없다면, 동네서점은 완전히 지역

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대형화된 자본에

의해 무너져가는 골목상권의 모습은 지역

과 소비자에게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부

산서점협동조합의 성공은 골목의 재탄생

이라는 의미로 연결된다. 동네서점이 동네

문화 생태계의 근간이자, 문화융성을 위한

파수꾼이라는 말이 김정량 이사장의 말이

거창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부산을 비롯해 전국적인 서점협동조합의

연대가 동네 서점들이 다시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110 111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동네서점이살아난다

부산서점협동조합

Page 55: 협동조합 20160105 1

112

부산서점협동조합한눈에보기

2012.12. 부산서점협동조합발기인대회

2012.12. 창립총회개최공고

2012.12. 창립총회개최

2012.12. 부산서점협동조합설립신고접수

2013.01. 부산서점협동조합설립신고수리(등록번호:부산2013-14호)

2013.03. 법인사업자등록(606-86-44950)

2013.06. 도서납품사업진출,협동조합및조합원서점동시등록

2013.09. 예비사회적기업지정(부산광역시지정제2013-39호)

2013.10. 소상공인협업화지원협약체결

2013.10. 도서납품을위한나라장터납품기업등록

2013.11. 공동구매및납품,유통,문화행사등전반적인시스템구축

2014.07. 부산해운대구청과사업협약서체결

2015.09 2015년협동조합활성화사업우수협동조합선정

2015.09. 2015년소상공인대회중소기업청장상표창

113

연혁

일반정보

김정량이사장

부산광역시사상구가야대로134번길35(학장동)

051-342-1212

[email protected]

www.busanbook.com

숫자로보는부산서점협동조합

부산서점협동조합소개

부산서점협동조합은도서납품서비스를전개하고있습니다

-최고의사서진이신속정확친절하게서비스.

-서점인이모여동네서점살리기운동를전개.

-공동구매를통하여유통비를절감.

-도서납품,방과후교재,불용도서수거사업.

-도서구매를의뢰하시면문화행사비를지원.

-헌책재사용운동을전개하여유즈드북을기증.

-2015우수협동조합선정,중소기업청장상개인,단체상수상

-해운대구청장감사패(동네서점을부흥,인문학도시조성)

부산서점협동조합가입은이렇습니다

-동네서점을운영하는서점인은누구나가입이가능합니다.

-출자금은100만원이며조합비는없습니다.

-본인이원하면적법한절차에따라즉시!환불가능!

사업개시일2013.03.04.

조합원수32명

출자금157,000,000원

매출액618,943,777원(2015.09현재)

2016년목표매출액1,000,000,000원

운영중인매장수32개

04

Page 56: 협동조합 20160105 1

인간다운삶,존엄한죽음

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

공동체장례의귀환

tvN의 '응답하라 1988'은 쌍팔년도(1988

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배경으로 한 유

쾌하고 가슴 짠한 가족극이다. 얼마 전 방

영된 편에는 전라도 어느 시골 마을의 장례

식 장면이 나온다. 할머니의 죽음에 눈물을

펑펑 쏟으며 도착한 시골집 대문을 연 주

인공(성덕선)은 생전 보지 못한 풍경과 마

주한다. 흐릿한 전구가 불을 밝힌 한옥 마

당에 돗자리를 깔고 앉은 채 왁자지껄 술잔

을 기울이는 어른들. 아낙네들은 가마솥 뚜

껑에 전을 부치며 음식을 나르느라 바쁘고,

물색 모르는 아이들은 괜히 신이 나서 여기

저기 뛰어다닌다.

지금은 이런 장례식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

었지만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시골뿐 아

니라 도시에서도 그랬다. 30, 40대 정도만

해도 이런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어둑어둑해

질 무렵, 신나게 뛰어놀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골목에 들어섰는데 아주 낯선 풍경과

마주한 경험. 뭔가 엄숙하고 기이하며 약간

은 당황스럽고 무서웠던 그 분위기. 어느

집 대문에 '謹弔(근조)'라 쓰인 노란 조등

이 은은히 불을 밝히고, 작은 마당엔 이웃

사람들이 웅성웅성 얘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거친 삼베로 만든 굴건제복

을 입은 상주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문상객

을 맞이하고 맞절을 한다. 향과 초는 마루

에 차려진 제단에서 타오르고.

이러한 공동체 장례문화는 불과 20년 사이

에 완전히 바뀌고 말았다. 자신이 살던 집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인간다운삶,존엄한죽음

115

Page 57: 협동조합 20160105 1

에서 삶을 마치고 고인의 숨결이 남아 있

는 바로 그 방에서 가족과 친지가 함께 모

여 조용히 고인을 기리던 문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극단의 서구 근대 산업화만을 추

구한 결과 시장경제, 상품경제 속에서 사

람을 오직 이윤을 낳아주는 노동력으로만

보는 경제제도, 그래서 늙고 병들면 쓸모없

어진 낡은 부품처럼 폐기물로 처리되는 삭

막한 풍조가 고스란히 장례식의 변화로 이

어진 것이다.

죽음과 주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

고 시장경제가 진리처럼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면서 한국의 장례문화는 극단적으로

상품화 되어 버렸다. 압축성장과 함께 압

축 상업화가 장례문화를 단기간에 압축 변

형시킨 것이다. 공원묘지도, 화장장 봉안당

도, 장례식장도, 음식도, 염습 서비스도, 수

의나 관 같은 장사물품도 모두 이윤을 위

한 장사판이 된 것이다. 장례문화의 상업화

는 급기야 장례사업을 더 많은 이윤을 얻

기 위해 시신을 놓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

죽음의 장사'로 변질시켰다. 다단계 불법

영업이 횡행하고, 어떻게 하든지 상주들로

부터 추가 비용을 지급하게끔 만드는 교묘

한 사기영업도 고착화되었다. 장례식을 치

르면서 상주와 가족은 끝나는 순간까지 아

주 불쾌한 장례식 경험을 해야만 하는 것

이 참담한 현실이다. 이를 바꾸는 것은 불

가능할 꿈일까.

극단적으로상업화한장례사업

병원에 장례식장이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

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어느 순간 일반

시민들이 병원 장례식장을 편리하게 받아

들이고 있고 또한 현실의 여러 요인 때문

에 병원에 장례식장이 있는 것을 매우 당

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일

부 병원에서는 장례사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생각해서 앞다투어 불법으로 장례

식장을 만들어 버젓이 영업 행위를 해왔다.

이렇게 수십 년 간 병원 장례식장은 불법

이었다. 2010년 초에 이르러 법이 바뀌어

기존의 병원 장례식장들만 비로소 합법화

되었다.

상조 사업은 1980년대 초반 일본에서부

터 수입되어 주로 부산 · 경남 지방에서 영

업을 시작했다. 상조회사들은 일종의 선납

식 할부거래업으로 회원으로부터 매달 일

정액을 납부 받고 회원들의 장례식 행사를

대행해 준다. 상조회사들은 장례식 영역 가

운데 염습 등 장사서비스와 수의, 관 등 장

사물품을 상품화시켰다. 이 상조회사가 전

국으로 확대되면서 다단계 영업을 하기 시

작했고, 고객들이 낸 납부금의 50% 이상

을, 심지어는 90%를 영업비용으로 지출하

는 사기 영업을 일삼아 소비자들의 피해가

급증하면서 큰 사회문제로 대두하기 시작

했다.

무엇보다도 장례업의 가장 큰 핵심 문제는

음성의 뒷돈(리베이트) 거래 관행과 수의,

관 등의 폭리 구조이다. 이것이 장례사업에

대해 일반 시민들이 갖고 있는 불신의 원

천이다. 상을 치르고 나서 공공연히 요구

하는 봉투 때문에 불쾌한 경험을 한 사람

들이 한둘이 아니다. 뒷돈으로 인해 손해

를 입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장례식 곳곳

에 뒷돈 관행이 도사리고 있으며 보통 장

례식 비용 전체의 20~40%가 뒷돈으로 추

정되고 있다.

상업화된장례의대안,상포계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은 상조라는 말 대신

상포계란 용어를 쓴다. 이는 농업공동체가

살아 있었을 때 초상을 대비해 한 푼 두 푼

곗돈을 모아놓는 것을 말한다. 장례비용 가

운데 수의, 만장, 상복 등 천값이 많이 들

었기 때문에 '상포(常布)'라는 말을 썼다.

한겨레두레협동조합 상포계는 이런 뒷돈

과 장사물품의 폭리구조를 과감하게 없애

버렸다.

한겨레두레협동조합 상포계는 일반 상조

회사들의 상조상품과 달리 장례 물품과 인

력서비스를 원가 그대로 제공한다. 즉, 매

장과 화장(봉안당), 장례식장, 음식, 그리

고 염습과 장사물품(상조상품 영역) 등 장

례식 전체 진행을 직거래의 공동구매를 통

해 조합원에게 제공한다. 조합원의 조건에

맞추어 상을 치르는 이런 맞춤형 장례식은

다음과 같은 상포계의 운영원칙에 따라 진

행된다.

첫째, 리베이트 근절. 상포계는 일체의 뒷

돈을 받지 않는 투명한 장례식 진행을 가장

큰 원칙으로 한다. 뒷돈을 받은 것이 드러

날 경우에 조합원 상주에게 뒷돈이 거래된

분야의 비용 전체를 배상하고 장례일꾼(장

례지도사)은 즉각 제명조치 된다.

둘째, 장사물품 폭리 구조 배제. 수의, 관,

생화 제단, 장의차 등에 도사리고 있던 속

임수나 폭리 구조를 말끔히 제거해 비용을

대폭 줄인다.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 또한

마진 없이 그대로 조합원에게 부과한다.

셋째, 맞춤형 장례식 진행. 조합원에게 상

이 발생하면 상포계의 장례일꾼은 한 시간

이내에 즉시 출동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바

로 상주 가족과 장례식 전체를 협의한 뒤

계약서를 작성하고 장례식을 진행한다. 조

합원 상주 가족이 장사물품의 목록을 보고

자신의 형편에 맞게 적합한 물품을 맞춤형

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예컨대 상주

인 조합원이 미리 준비해 둔 수의가 있다

면 구입하지 않으면 되고, 접객관리사(도

우미)도 필요한 만큼만 쓰면 되는 것이다.

넷째, 출자금과 24% 조합비. 한겨레두레

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려면 1구좌(1만

원) 이상의 출자금을 내야 하고 이는 탈퇴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인간다운삶,존엄한죽음

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

116 117

만장(輓章/挽章)[만장]

만장은 고인에 대하여 슬퍼하며 지은 글이나 그 글을 비단이나

종이에 적어 깃발처럼 만든 것으로, 상여 행렬 앞쪽에 위치한다.

Page 58: 협동조합 20160105 1

시 전액 돌려준다. 또 상포계를 이용하기

위해 매달 3만 원의 조합비를 내며 이 중

24%는 조합운영비로 사용한다. 개별 정산

은 탈퇴 시 이루어지는데 이는 소비자생활

협동조합의 운영방식을 빌린 것으로 기본

적으로 마진을 남기지 않는 비영리 구조이

다.

다섯째, 조합원 교육. 상포계 조합원은 가

입 시 반드시 조합원 교육을 받아야 한다.

조합원 교육을 받아야 협동조합이 무엇인

지 알 수 있고 장례사업의 현실과 상포계

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다. 교육을 통해 조

합을 전적으로 믿을 수 있게 되며 실제 상

을 당했을 때 장례식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작은장례'를넘어'착한장례'로

장례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저출산과 급

속한 고령화에 따라 2035년에는 전체 2천

200만 가구의 68%가 1~2인 가구이고, 65

세 이상 900만 가구의 80%가 1~2인 가구

가 될 전망이다. 고령 1인 가구는 2015년

172만 명, 2035년 409만 명으로 고령화와

홀몸 가구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2015년 26만 명에 이르는 사망자는 2035

년 40만 명에 달해 출산율과 같아진다. 이

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망자는 가파르게

늘어나는데 이를 감당할 인구(자손)의 수

는 감소한다는 뜻이다.

장례업계에서는 이러한 '시장의 확대'에 반

색하고 있다. 대형병원 장례식장은 시설을

더욱 확장하고 상조회사들은 화려한 장례

식을 통해 비용을 높이고 있다. 그러면서

이른바 엠엔에이를 통해 갈수록 대형화 고

비용화 독과점화로 치닫고 있다. 이제 돈이

없으면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채 한

많은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다. 살아서 차

별과 불평등에 시달리다 죽어서까지 홀대

받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한겨레두레협

동조합은 '작은 장례'를 유일한 대안이라

고 보고 이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작은 장례는 병원 장례식장과 전문 장례식

장을 이용하지 않고 공공의 장소나 가정에

서 장례를 치르는 것을 말한다. 혼례와 마

찬가지로 장례도 전문예식장소에 들어가

는 순간 그들이 짜놓은 시스템 안으로 빨

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한번 상상해 보라.

고인이 평소 자주 드나들던 마을회관이나

노인회관에서 장례를 치르는 것을.

공공의 장소는 셀 수 없이 많이 있다. 의

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병원이나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등 협동사회경제 진영의 공

간, 마을공동체와 네트워크, 절 교회 성당

등 종교시설, 마을회관이나 노인회관, 문화

센터와 종합사회복지관, 지자체의 공간 등

장례식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데이

터베이스화하고 작은 장례 신청자와 연결

한다. 장례는 전문 장례식장이 아닌 집이나

공공장소에서 장례를 치러본 경험이 있는

한겨레두레협동조합에서 진행한다. 시신을

작은 장례 장소로 모시기 어렵다면 병원 안

치실에 둘 수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장례비

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녹

색장례, 문화장례, 마을장례가 가능해진다.

미래를위한개념있는선택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은 2년 전부터 서울시

종로구와 함께 마을장례지원단 '따뜻한 동

행'을 운영하고 있다. 관내의 무연고, 홀몸

어르신을 위해 적십자병원, 나눔과 나눔 등

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홀몸 어르신들 중

에서 장례를 치를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정부에서 지원하는 장례 보조비 이외의 비

용을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의 '나눔기금'에

서 지원한다. 장수사진 찍기, 구술 생애사

기록, 엔딩 노트 제작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데, 죽음을 걱정하던 노인들이 큰 시

름을 덜었다며 웃음을 되찾는 모습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그 사회의 수준을 보여준다. 무연고 시신을

장례 절차 없이 바로 화장하고, 가난한 이

들은 천대받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

면이다. 죽음을 성찰하면 삶이 존엄해진다.

결론적으로 작은 장례는 가난한 이들의 싸

구려 장례가 아니라 개념 있는 이들의 미래

와 후손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자 위대한 결

단이다. 문화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하

지만 우리는 매장에서 화장으로 빠른 속도

로 바꾼 경험이 있다. 이제 화장에서 작은

장례로 나아가야 한다. 화장과 자연장으로

장법을 바꿨으니 이제 예식을 바꿔야 한다.

미래는 꿈꾸는 자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118 119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인간다운삶,존엄한죽음

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

Page 59: 협동조합 20160105 1

120

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한눈에보기

2007. 한겨레신문사에서상조사업진출조사연구

2008. 풀뿌리공제운동연구소와한겨레상조공제준비모임

2009.04. 풀뿌리공제운동연구소,한겨레상조공제(주)출범심포지움개최

2009.10. 한겨레상조공제조합준비모임워크숍

2010.04. 한겨레두레공제조합첫장례서비스

2010.09. 한두레사업자등록

2013.01 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법인설립

2013.12 한겨레두레협동조합연합회법인창립총회

2014.01. 한겨레두레협동조합연합회설립신고필증

2014.03. 한겨레두레협동조합연합회법인설립

121

연혁

일반정보

김상현이사장

서울특별시종로구필운대로122층

02-720-9517,02-722-9517,1800-9517,1588-9517

[email protected]

www.handurae.org

숫자로보는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

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소개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은이런점이좋습니다

-조합원의뜻에따른맞춤형장례서비스를제공합니다.

-직거래공동구매로장례비용을절감해드립니다.

-조합원인장례지도사와접객도우미가장례식모든과정을함께합니다.

-월납부금의50%를은행에예치하고있어안전합니다.

-뒷돈과리베이트를완전히배제합니다.

-강좌,여행,교육프로그램등다양한조합활동에참여할기회를드립니다.

조합원가입

-출자금은처음한번1구좌(1만원)이상,조합비는매달3만원을냅니다.

-출자금납부는조합원의의무이며조합의종자돈이됩니다.

-적립된조합비로더불어삶상포계장례서비스를이용할수있습니다.

사업개시일2013.01.13.

조합원수1,450명

출자금65,000,000원

매출액540,000,000

2016년목표매출액720,000,000

13

Page 60: 협동조합 20160105 1

지역의꿈,농민의꿈

옥천살림협동조합

친환경농업으로만나다

옥천살림협동조합의 주교종 상임이사는

삼대째 대를 이어 충청북도 옥천 안남면에

서 사는 옥천 토박이다. 고등학교와 대학

교만 타지에서 다녔을 뿐, 대학을 졸업하

고 1988년부터 다시 옥천으로 돌아와 농사

를 지었다. 그가 농민회 활동과 친환경 농

업 관련 일을 시작한 건 1990년대부터다.

주교종 상임이사가 표현하는 옥천군의 지

역적 특성은 보수성이다. 그런 옥천군에 조

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건 1990년대

에 '옥천신문'이라는 지역 언론이 생기고,

농민회가 만들어지면서부터다. 옥천살림

협동조합에서 로컬푸드와 관련한 일을 맡

게 된 건 그런 흐름에서 비롯되었다. 농민

회 활동을 했던 사람 중에 친환경 농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옥천 흙살림'

이라는 친환경 농업 단체를 만들었다.

그중에 주교종 상임이사도 포함되어 있었

는데 옥천 흙살림의 기본적인 관심사는 친

환경 농업을 통한 지역 문제 해결이었다.

옥천군 내에 학교급식조례 대책위원회를

만든 일이 대표적이다. 옥천 흙살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아이들이 건강한 먹거리를

먹어야 하며, 친환경 농업이 지역에 뿌리를

내렸으면 좋겠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옥천에서는 지역에 싱싱한 친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지역의꿈,농민의꿈

123

Page 61: 협동조합 20160105 1

환경농산물이 다른 지역으로 판매되고 지

역의 아이들은 가격이 저렴한 다른 지역에

서 난 농산물이나 수입농산물로 급식을 해

결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7년에 '옥

천군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만

들어 친환경 급식을 위한 기본적인 준비를

마쳤음에도, 이를 운영할 유통법인체가 없

다는 난관에 부딪혔다. 꼭 필요한 것을 할

사람이 없다면 우리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

에 2008년 옥천살림영농조합을 설립하게

되었다. 영농조합의 주된 목적은 지역에서

나는 친환경 농산물을 학교 급식에 제공하

는 것이었다. 영농조합과 관련해서 경험도

없고 상황도 어려워 운영이 수월하지는 않

았다.

특히 시스템을 알지 못했던 것이 큰 어려움

이었다. 예를 들어 학교지원급식센터를 운

영한다고 하면 합당한 기준에 맞는 건물이

나 차량, 직원 규모, 행정 등을 준비하고 신

경 쓸 부분이 많았는데 부족한 경험은 준

비의 미비로 이어졌다. 급식 사업과 매출

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두부 생산판매

가 처음 만든 사업 모델이었는데, 초기에는

자원활동가 몇 명이 12평 사무실을 반으로

나눠 한쪽에서는 두부 생산시설을 갖춰 판

매하고 한쪽에서는 사무를 보는 식으로 일

했다. 옥천살림협동조합은 2009년 10월부

터는 옥천 콩을 직접 수매해 옥천 우리콩두

부 제조를 하고 있다.

사무실을 마련할 때에 물품을 새로 사거나

하지 않았다. 애초에 건축 사무소로 쓰던

곳이라 기존에 있던 집기를 그대로 사용하

면서 책상은 지역 도서관에서, 의자는 지인

의 가게에서 가져오는 식이었다. 할부로 냉

장 탑차를 한 대 사고 대출을 받아 두부 만

드는 기계를 샀다. 어려워도 무리하지 않겠

다는 의미로 빚도 지지 않았다. 갖가지 난

관 속에 8년을 버틴 시간은 옥천살림협동

조합이 10명이 일하는 조직체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이외에도 친환경 농업이

라는 가치에 동참해오던 사람들이 지금도

협동조합으로 자리를 잡은 조직을 응원하

고 지지하는 든든한 세력으로 남아 있다.

옥천살림영농조합은 2015년 1월에 협동조

합으로 조직을 변경했다. 이유는 공공성이

었다. 영농조합의 조합원들은 옥천 지역 내

에서 자신들이 공공적인 역할을 하길 원했

다. 이미 하는 사업의 상당수가 어린이집

에 무료 간식을 제공하거나 차상위계층에

게 식자재를 지원하는 등 공공성을 전제로

진행되는 중이기도 했다. 몇몇 사람이 주도

하는 분위기가 생기기 쉬운 영농조합의 구

조적 한계에 아쉬움을 품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업 추진을 할 때 영농조합이 더

유리하다거나, 지원금을 조성하기 어렵다

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큰 무리 없

이 옥천 흙살림은 옥천살림협동조합으로

재탄생했다.

옥천살림협동조합은 일반 협동조합의 정

관례에 따라 만들어지긴 했지만 사회적협

동조합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잉여금 처분

의 방식을 사회적협동조합의 정관을 따르

고 있기 때문이다. 옥천살림협동조합의 주

된 형태는 일반 협동조합이지만 사회적협

동조합의 정관내용을 따르며, 구체적으로

는 생산자 조합원 중심의 협동조합을 지향

한다. 옥천살림협동조합은 영농조합으로

운영하던 당시에도 지역생산자, 근로자대

표 등이 참여한 회의체를 정기적으로 진행

하였으며, 협동조합 전환 이후에도 지속하

고 있다. 옥천살림협동조합은 학교급식센

터 회의 등 꾸준히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

으는 한편, 농민들과 가격 협의를 통해 합

리적인 가격으로 식재료를 공급해왔다.

주교종 상임이사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꿈

꾸는 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은 조합원 모두

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말한다. 애초에

지역 농업의 변화라는 가치에 동조해 만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협동조합을 만

들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농민의 삶을 지역

농업에 투영시키는 구체적인 사업체를 만

들 수 없었을 거라며, 옥천살림협동조합과

함께 한 시간을 이제까지의 삶을 통틀어 가

장 보람 있는 일로 꼽는다. 지금 옥천살림

협동조합은 친환경농산물을 급식 식자재

로 제공함으로써 아이들의 먹거리 건강권

을 보장하고 있으며, 지역농가에는 안정적

인 소득과 친환경 농사로 인한 생산자들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급식사업의성공

옥천살림협동조합은 영농조합이던 때와

마찬가지로 학교 급식과 관련한 사업을 주

로 한다. 2008년 옥천살림영농조합을 설

립할 때만 해도 몇몇 어린이집과 학교에 단

일 품목(무농약 백미)을 공급하는 데 그쳤

지만, 지금은 연간 50여 가지의 농산물을

납품한다. 한편 농산물 생산자들이 상추,

양파, 애호박 등 제철 채소나 달걀, 두부,

과일 등을 담아 소비자의 집으로 배송해주

는 꾸러미 사업을 통한 수익도 꾸준히 창출

된다. 지역의 장애인 보호 작업장의 빵 공

장과 방앗간 등과도 협력하여 지역 친환경

농산물 원료를 공급하면서 빵과 떡의 간식

까지 범위를 넓혔다.

주교종 상임이사는 특히 급식 사업의 선택

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지역의 농업을 위

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할 때, 그 구체적

인 방향성을 선택하기 모호한 부분이 많다.

학교 급식은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있고

지역의 주민, 학부모, 학교, 농민, 행정이 한

점에서 만나게 되는 사업이다. 때문에 그

성과나 효용에 대한 평가나 반응이 분명하

게 드러날 수 있는 분야이다.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지역의꿈,농민의꿈옥

천살림협동조합

124 125

꾸러미사업

농산물 생산자들이 주도적으로 꾸러미를 형성해 상추, 양파, 애

호박 등 제철채소나 달걀, 두부, 과일등을 담아 소비자의 집으

로 배송해주는 사업

Page 62: 협동조합 20160105 1

옥천살림협동조합이 주도한 친환경 급식

에 대한 농민과 학교의 만족도는 매우 높

았다.

충북교육청이 실시한 학생, 학부모 대상 설

문조사에서 옥천군 학생들의 급식 만족도

는 1위를 차지했다. 2010년에 추진한 어린

이집 간식 사업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전까지는 원생 한 명마다 우유 하나 정도는

지역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지자

체가 지원금 형태로 어린이집을 지원하고

있었다. 옥천살림협동조합은 이 부분에 착

안해 어린이집에 지원금 대신 지역 농산물

을 제공해보자는 제안을 했고, 어린이집에

친환경 농산물들이 하나둘 배달되기 시작

했다. 처음에 심하게 반발하던 어린이집 교

사들은 시간이 지나자 오히려 홍보대사 역

할을 자처할 정도로 바뀐 제도를 환영했다.

어린이집 입장에서 친환경 농산물로 된 식

단표는 학부모에게 어린이집을 홍보하기

에 더없이 좋은 요소였다.

지역,그리고또지역

주교종 상임이사의 입에서는 지역이라는

말이 떠나지 않았다. 그는 농업을 통해 하

나가 되는 지역사회를 꿈꾼다. 옥천살림협

동조합은 의견 수렴 과정에서도 지역의 다

양한 주체들을 모아 논의를 진행하려는 노

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옥천살림협동

조합의 기획은 조합 내부보다 생산자 단체,

농협, 민관이 함께 진행하는 농업발전 위원

회 등 지역의 갖가지 모임에서 나오는 경

우가 많다.

지역의 문제를 챙기다 보니 조합의 중대한

관심사 중 하나가 고령화 문제이다. 없어질

위험에 처한 작은 학교들을 살려 젊은 세대

를 지키는 일부터 노인층의 복지까지 조합

의 일은 폭넓은 영역에 펼쳐져 있다. 옥천

살림협동조합은 지역과 젊은 사람들이 만

나는 지점을 만들어 청년들이 지역에 뿌리

를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가

공공장에서 청년들이 제과, 제빵 실습을 하

는 등 다양한 직업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안에서 창업하고 문화적 욕구를 충족

시킬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시도들도 계획

중이다.

지역의 일들을 챙기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

의 살림을 단단히 챙기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옥천살림협동조합에서는 올 하반기

부터 지역재단을 통해 경영, 마케팅, 회계

등 전반적인 사무 처리에 관한 "옥천살림

중장기 발전 컨설팅"을 받아 워크숍을 진

행하는 중이다. 워크숍에서 오가는 이야기

는 사무체계를 정비하는 것, 사람들과 소통

하는 방법, 2016년의 정기총회를 효과적으

로 진행하는 요령 등이다. 업무에서 충돌하

는 부분을 감정을 섞지 않고 말하기가 어렵

다. 주교종 상임이사는 이런 불편을 진흥원

의 도움을 받아 의견을 나누고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조합원의 숫자와

업무량이 늘어난 지금은 조합원 교육도 좀

더 큰 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이제 옥천살림협동조합은 조합원의 확대

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생산하면서 활동

가능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조합원의 범위

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옥천 지

역 전체 농가에 로컬푸드, 친환경 농업에

대한 관심을 일반화시키고 참여를 극대화

할 방법을 고민 중이다. 예상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16년부터는 학교 급식에서

범위를 확장해 지역에 있는 국제시설, 행

정기관 단체 등 공공급식시설을 사업 대상

으로 삼으려 한다. 이런 시도들은 돈을 많

이 버는 유통조직으로 성장하려는 시도가

아니다. 공공성을 강화해 농민들에게는 합

리적인 가격을 보장하며 소비자인 주민들

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물품을 공급하려

는 게 목적이다.

주교종 상임이사는 많은 이해당사자의 요

구가 모이는 협동조합의 형태는 결코 쉽게

운영할 수 없는 조직이라고 이야기한다. 하

지만 동시에 그런 어려움을 풀어가는 게 협

동조합의 묘미이자 힘이라는 말도 덧붙였

다. 그의 말에서 수많은 협동조합과 마찬가

지로 협업과 갈등의 중간에서 방향을 잡아

가는 옥천살림협동조합의 모습이 보인다.

협동조합은 서로 다른 모습을 하나로 끝없

이 맞춰나가는, 그 과정 자체일지도 모른

다.

126 127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지역의꿈,농민의꿈옥

천살림협동조합

Page 63: 협동조합 20160105 1

128

옥천살림협동조합한눈에보기

2008.03 옥천살림영농조합법인설립

2008.03 옥천.초중고,어린이집무뇽약백미공급

2009.10 옥천살림우리콩두부제조시작

2009.10 옥천살림옥천사무소개소식(옥천금구리41-4)

2010.01 옥천지역어린이집27개소에무상급·간식식재료공급

2011.03 옥천살림영농설명회

2011.09 예비사회적기업지정

2012.03 사무실확장이전개소식(옥천금장로84)

2012.04 옥천군친환경학교급식생산자회워크숍(농업기술센터)

2012.05 향수꾸러미사업시작

2012.05 저온저장고설치

2012.06 충북예비사회적기업사업개발비지원사업선정

2012.07 두부공장확장,개선등시설정비

129

연혁

일반정보

신한중이사장

충청북도옥천군옥천읍금장로84

070-8833-6238

[email protected]

www.oksalim.co.kr

숫자로보는옥천살림협동조합

사업개시일2015.01

조합원수47명

출자금28,200,000원

매출액1,207,121,477원

운영중인매장수1개소

상품수100여품목

01

Page 64: 협동조합 20160105 1

성실함으로함께만드는공장

한올협동조합

'한올',하나의마음으로실을다루는사람들

한올협동조합은 자동차 부품 조립을 주 사

업으로 하는 울산 지역의 협동조합이다. 사

회적경제 활동이 지역에서 일어나길 바랐

던 다섯 명의 노동자가 만나 시작되었다.

처음에 한올협동조합의 김동하 이사장은

자동차 부품 조립 사회적기업을 구상 중이

었다. 그런데 막상 사회적기업을 만들려고

하니 취약계층 고용 부분이 풀리지 않았다.

떨어지는 생산성을 보완할 방법이 떠오르

지 않았다.

여러 가지 고민 중에 시가 지원을 할 테니

협동조합으로 문제를 풀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김동하 이사장은 사업 모델 등과

관련한 여러 컨설팅과 조언을 받으면서 이

정도 데이터와 준비면 할 만하겠다는 생각

이 들어 협동조합을 설립하기로 했다. 조합

을 만드는 서류작업이나 자료 준비에 서툴

러 처음에는 애를 먹었지만, 울산사회적경

제지원센터 담당 직원들의 도움으로 마무

리할 수 있었다. 한올이라는 이름은 실을

다루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올'이라는 단

어에 한마음을 갖자는 뜻에서 하나라는 숫

자를 붙여지었다.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성실함으로함께만드는공장

131

Page 65: 협동조합 20160105 1

한올협동조합은 김동하 이사장을 비롯해

부사장, 주임, 반장, 실장으로 임원진이 구

성되어 있고 실제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

이 모두 조합원이다. 이들은 자동차 의자

부분, 헤드레스터, 콘솔, 조수석, 계기판 위

의 클러스터 봉제 작업을 한다. 대부분 현

대자동차 프로젝트에 맞춰 작업을 진행한

다.

일반 회사의 사측과 노동자 관계를 벗어난

협동조합이지만, 운영진과 운영진이 아닌

조합원이 협동조합을 대하는 자세에는 다

소 차이가 있다. 협동조합의 가치나 운영

방침에 대해서 운영진들은 잘 알지만, 직원

들은 자기 일에 크게 관여되지 않은 부분

이다 보니 아직은 별다른 참여나 의견 개

진 없이 생산 일에 주력하는 편이다. 의사

결정도 평등한 기회가 보장되어 있음에도

조합원들의 참여도가 저조하여 운영진 중

심으로 이루어진다.

주인이 아닌 직원의 입장으로 조합을 대

하면 아무래도 '우리'로서 조합을 이끌어

가는 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

서 조합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조합운영

에 참여하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운영진이 노력하는 중이다. 봉제 기술

업은 대체로 처우가 열악하다. 한올협동조

합은 가죽 시트 제품을 제작하고 남은 폐

자재를 방석으로 제작하여 판매 대금을 조

합원 개인 수입으로 책정하는 사업을 추진

하는 등 직원의 복지를 챙기려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조합원 교육도 꾸준히 진행

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정기적으

로 교육해서 협동조합의 가치부터 업무나

일상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배울 기회를 제

공한다. 교육만으로 부족한 부분은 오전,

오후에 직원들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 공

지하거나 궁금한 내용을 질문받기도 한다.

아직 조합원으로의 성숙도는 다소 부족하

지만, 공장 직원들 사이에는 오랫동안 함

께 일을 해온 사람들이 갖는 친숙함이 있

다. 여기에는 공조회가 큰 역할을 한다. 한

올협동조합은 여느 노동자 집단처럼 공조

회가 있는데, 오래전부터 자체적으로 운영

해오는 모임이다. 월급날 일정 금액을 각출

하여 기념일을 챙기는 등 조합원들의 경조

사를 챙긴다. 그 돈으로 베트남에서 온 외

국인 직원이 고향에 쉬러 갈 때 여비를 충

당해주기도 한다. 공조회 덕분에 한올협동

조합 내에는 조합원들끼리 생일부터 자잘

한 개인사를 알고 챙겨주는 아기자기한 분

위기가 있다.

한올협동조합은 조합원 가입도 쉽다. 구인

광고를 보고 찾아와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조합원이 되거나 직원의 추천을 받아 조합

원으로 가입한다. 한올협동조합 자체가 가

족적인 분위기이고, 조합원 가입은 대가족

에 가족이 하나 늘어나는 정도의 느낌이기

때문에 다들 부담 없이 받아들이고 금방 함

께하는 편이다.

한올협동조합은 취약계층 고용으로 널리

알려진 협동조합이기도 하다. 조합 자체가

취약계층을 고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

고 있어 한올협동조합 조합원의 절반은 취

약계층이다. 언어 장애가 있는 장애인, 고

령자, 외국인 노동자, 저소득층이 조합에서

일하고 있다. 좋은 취지로 추진하는 취약

계층 고용이며, 내부적으로 일반 노동자와

취약계층이 만나 서로를 알아가며 편견을

허무는 효과도 있지만 그 경과가 꼭 좋지

만은 않다.

보통 취약계층은 특별한 기술이 없는 상태

로 고용되기 때문에 기존 직원들에게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운다. 기술을 배우면 급여

도 더 받을 수 있으므로 꾸준히 일하면 되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성실함으로함께만드는공장

한올협동조합

132 133

공조(共助)[공 조ː]

[명사] 여러 사람이 함께 도와주거나 서로 도와줌.

Page 66: 협동조합 20160105 1

는데, 취약계층 중에는 기술만 배우고 손에

일이 익을 때쯤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잦

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 한 명의 인력을 가

르치기 위해 그만한 노동력과 시간이 투자

된다. 그런데 도중에 일을 그만두면 가르친

사람도, 회사도 신규 인력의 고용에 대해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여기서

일만 배우고 취약계층이라는 점을 이용해

급여를 조금 더 주는 직장으로 이직해 일하

는 모습을 보면 환멸이 느껴질 때도 있었

다. 김동하 이사장은 협동조합의 지속과 생

태계의 유지를 위해서라도 이런 일이 앞으

로는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뢰와기술로생존한다

한올협동조합의 현재에 대해 김동하 이사

장은 만족하고 있을까. 그는 우선 조직의

성장 자체에 높은 점수를 준다. 처음과 비

교해 조합이 괄목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비 규모만 봐도 그렇다.

다섯 명으로 시작할 당시에는 빚을 내어 겨

우 장비를 구매해야 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

웠다. 지금 한올협동조합은 재봉틀과 재단

기 등 필요한 장비를 다 갖춘 어엿한 공장

이다. 1년 사이에 이 정도로 성장한 업체는

동종업계를 돌아봐도 없다는 게 그의 평가

다. 업계에서 꾸준히 인정받다 보니 새로운

시장도 조금씩 열어가는 중이다. 이런 성장

의 배경에는 동등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함

께 결정할 수 있는 협동조합의 구조가 한몫

했음은 물론이다.

협동조합이 가지고 있는 여러 장점을 고려

해 김동하 이사장은 주변에 조합 설립을 권

하기도 한다. 그러나 농장이나 공장에서 노

동자로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들에게는 조

합을 만드는 일이 절대 쉽지 않다. 그의 주

변에는 협동조합 설립에 의지가 있음에도

실무가 어려워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

다. 현대자동차에서 25년 이상 세월을 보

내며 행정적 실무 경험이 있는 김동하 이사

장도 협동조합 설립 과정이 괴로웠다고 토

로한다. 통합지원기관에서 많은 부분을 도

와주고 있고 제도도 예전에 비하면 쉬워졌

다고 하지만, 여전히 일반인이 조합을 설립

하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김동하 이사장은 지적한다.

한올협동조합의 목표는 분명한 편이다. 하

청업체 입장이기 때문에 능동적인 운영보

다는 현대자동차의 움직임에 맞춰 조합의

전략을 바꿔가야 하는 상황이다. 한올협동

조합은 현대자동차의 3차 하청업체다. 2차

하청업체가 되어 납품단가를 높이고 부가

가치를 증대시키면서 계약 업체 확대를 꾀

하는 것이 조합의 일차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현대자동차 QS(품질보증) 인증 취득

을 필요하여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사람을 더 뽑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아직

은 세금과 유지비를 감당하기도 버거워 규

모 확장이나 추가적인 인력 고용을 욕심내

기는 어렵다.

김동하 이사장은 한올협동조합의 강점으

로 언제나 노력하는 자세와 품질을 든다.

없는 걸 만들어내거나 이미 있는 것을 전혀

다른 형태로 가공할 수는 없지만, 가지고

있는 기술을 이용해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

해 노력하고 일을 준 사람의 믿음에 보답한

다는 점이 한올협동조합을 지속시키는 가

장 큰 힘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런 한올협동조합의 잠재력은 이미 많은

기관이 인정한 바 있다. 2014년에는 울산

북구청 사업 개발비 지원 사업에서 사업성

과 사회성을 인정받아 지원 대상 협동조합

으로 선정되어 사업개발비를 지원받았으

며 같은 해에 사회성과 재무성을 인정받

아 울산형 예비사회적기업에 지정되었다.

2015년 협동조합 주간에 우수협동조합으

로 선정되어 기획재정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협동조합의 가

치를 지키고 확산시키려는 김동하 이사장

을 비롯한 조합 임원들의 의지가 있기에,

한올협동조합은 회사와 직원 관계라는 이

분법을 허물고 '우리'로 나아갈 여지가 충

분해 보인다.

134 135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성실함으로함께만드는공장

한올협동조합

Page 67: 협동조합 20160105 1

136

한올협동조합한눈에보기

2013.05. 승재산업설립

2014.05. 한올협동조합업체선정

2014.08. 사회적기업인증

137

연혁

일반정보

숫자로보는한올협동조합

김동하이사장

울산광역시북구찬샘2길9-2,1층(신천동)

052-292-1215

[email protected]

www.hanolcoop.com/

사업개시일2014.04.24.

조합원수5명

출자금75,000,000원

매출액1,500,000,000원(2015.09.)

한올협동조합소개

한올협동조합이용안내

-한올협동조합에서는사무실및업소용인조가죽방석과쿠션,쇼핑백등을

서비스로제공및저가로제작판매합니다.

-한올협동조합은사회공헌사업으로지역노인층과취약계층시설에

자동차시트인조가죽(pu)으로만든모든제품을제작상품화하여공급하고있습니다.

-사회서비스차원으로울산장애인기업협회에매월후원금을기부합니다.

-취약계층(결혼이민자,고령자,장애인등)에게일자리를제공합니다.

-문의전화는052)292-1215로연락주시면친절상담합니다

한올협동조합가입은이렇습니다

-조합에가입하고자할때에는가입신청서를제출하면신청인의자격을확인하고

이사회에서가입의가부를결정하여2주이내에신청인에게통지하며조합원은

1좌이상의출자를하여야합니다

Page 68: 협동조합 20160105 1

희망과혁신으로달리는택시

한국택시협동조합

택시와함께달리는제2의인생

한국택시협동조합은 마포에 자리 잡은 택

시기사들의 협동조합이다. 오랫동안 큰 변

화가 없던 택시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

고 온 택시협동조합이다. 조합의 기사들은

'쿱택시'라고 이름 붙은 노란색 택시를 몰

며 택시 회사의 혁신적 모델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농업을 전공한 김수혁 본부장은 농민운동,

방송국, 농산물 홈쇼핑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다. 박계동 이사장과는 수십 년

지기 동갑내기 친구다. 두 사람이 젊은 시

절 하던 사업이나 정치에서 물러나 남은 인

생은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하던 차에 협동

조합 기본법이 만들어졌다. 두 사람은 1년

동안 협동조합에 맞는 사업 아이템을 고민

했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협동조합을 통한 고용

창출이었다. 열악한 고용시장에서 환갑을

넘어서도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마

련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현재 자

신들이 처한 문제이기도 했다. 그러다 택시

로 의견이 모였다. 건강이 허락한다면 70

세가 되어도 일할 수 있는 게 택시 기사이

기 때문이다.

택시 아이템의 선정은 기존 택시 업계나 제

도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현재 택시 업계는 비교적 경쟁이 없는 안

정적인 시장이며, 기사들의 처우 개선에 적

극적이지 않다는 것이 김수혁 본부장의 의

견이다.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희망과혁신으로달리는택시

139

Page 69: 협동조합 20160105 1

실제로 많은 택시기사의 벌이는 넉넉하지

못한 수준이다. 매일 10시간 넘게 일하면서

도 10만 원의 사납금을 내면 기사가 가져

가는 고정수입은 130만 원 정도에 불과하

다. 이 사납금을 못 내면 월급에서 차감된

다. 회사에서 지급하는 연료는 하루 20L지

만 실제 택시 한 대가 쓰는 연료는 36L가 넘

고, 부족한 연료비는 택시 기사가 채우고 있

다는 조사도 있다. 택시업주는 꾸준히 돈을

벌고 있지만, 택시기사의 형편은 나날이 어

려워지고 있다. 근무환경이 어렵다 보니 이

직률도 높다.

게다가 택시를 바라보는 여론도 곱지 않다.

120 다산 콜센터에 교통 관련 민원 중 75%

가 택시와 관련된 것이다. 불친절, 승객 골라

태우기, 부당합승 등 시민들이 택시에 가진

불만은 한둘이 아니다. 문제가 산재했는데

도 오히려 길거리에는 택시가 넘쳐난다. 그

러다 보니 택시 가동률은 매년 떨어져 지금

은 100대 중 60대만 운행하고 40대는 쉬고

있다. 택시 회사에 대한 여러 문제점은 필연

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택시 업계의 상

황은 안과 밖이 모두 문제였다.

시작 당시에는 조합이 쓸 택시를 사는 것부

터가 난항이었다. 택시 매매가 대체로 몇몇

아는 사람들끼리의 거래로 이루어지는 탓에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었다. 택시를 구하지

못해 반년의 시간을 보내던 차에 법원에 파

산신청을 한 서기운수라는 택시회사를 인수

하면서 활로를 찾을 수 있었다.

간신히 회사의 틀을 갖추고 나니, 협동조합

에 대한 인식 부족이 벽으로 다가왔다. 협동

조합 방식이 생소해 아무도 조합원으로 나

서지 않았다. 서기 운수에서 일하던 기사 중

조합에 가입한 사람은 2명뿐이었다. 기사들

사이에서는 협동조합이 피라미드 조직 같은

사기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김수혁 본부장은 전략을 바꿔 일단 운영진

이 회사를 차려 놓고 조합원을 모으기로 했

다. 그러다 보니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회사

의 모양새를 갖추는 과정을 김수혁 본부장

을 포함한 몇몇 뜻있는 사람들이 온전히 감

당해야 했다. 자금의 압박부터 여러 가지 어

려움이 있었고, 이해할 수 없는 길을 가는 것

에 대한 주변의 따가운 눈총도 뒤따랐다. 하

지만 언론에 소개된 이후 상황이 완전히 달

라졌다. 택시협동조합의 장점을 인지한 수

많은 택시기사와 시민들의 열렬한 호응이

뒤따랐다.

한국택시협동조합은 180명의 조합원과

470명의 예비조합원이 75대의 차량을 가지

고 활발히 택시 운행을 하는 조합으로 성장

했다. 적극적으로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운

영진의 바람이 이루어져, 현재 한국택시협

동조합은 기존 택시 업계가 택시 1대에 기사

1.3명을 고용하던 관행을 깨고 1대당 2.4명

을 고용하여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

다. 이제 김수혁 본부장은 전국으로 택시협

동조합을 확대하는 방법을 생각 중이다.

쿱택시가택시기사를웃게만드는법

그럼 한국택시협동조합이 만든 혁신은 구

체적으로 무엇일까. 먼저 한국택시협동조

합은 전국에서 가동률이 가장 높은 택시회

사다. 다른 택시회사는 택시 한 대를 책임

지는 기사가 두 명 내외로 고정되어 있다.

이들이 밤낮으로 교대 근무를 해도 누군가

는 쉬는 날이 있으므로 아무리 기사들이 열

심히 일해도 산술적으로 가동률이 83%를

넘을 수 없다. 한국택시협동조합은 이 방

식을 다르게 설계하여 택시가 아닌 시간을

기준으로 인력을 배치, 어느 택시든 시간이

나는 기사는 누구나 운행할 수 있는 시스

템을 만들었다. 95% 가동률을 전제로 한

인력을 배치다. 가동률이 높아야 조합이 높

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안 조합원

들 사이에서는 누군가 부득이하게 쉬는 날

이 생기면 다른 기사와 쉬는 날짜를 바꿔

택시 가동률이 떨어지지 않게 챙기는 문화

가 생겼다.

기사들의 근무시간도 일괄적으로 적용하

지 않는다. 초기에 택시 운행 방침을 정할

때 사람마다 다른 형편과 입장을 고려했다.

배차 표에 따르면 한 달 중 일요일에 쉴 수

있는 날은 하루뿐인데, 매주 일요일에 교회

에 가야 하는 기사가 몇 명 있었다. 그러면

이들이 쉬는 날에는 배당된 택시가 쉬어야

하니 모두에게 손해였다. 조합은 쉬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근무를 강요하기보다는 다

른 기사 중에 하루를 덜 쉬더라도 더 일하

고 싶은 사람을 자원 받아 빈자리를 채워

넣는 식으로 가동률을 유지했다.

택시가 활발히 움직이니 조합의 수익은 늘

어날 수밖에 없다. 조합은 기본급 130만 원

을 지급한 후 남은 수익을 모두 모아 조합

원들에게 공평하게 분배한다. 당연히 사납

금은 없다. 전체 수익의 60% 정도를 급여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한국택시협동조합

140 141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희망과혁신으로달리는택시

Page 70: 협동조합 20160105 1

로 쓴 덕에 한국택시협동조합 택시기사의

급여는 월평균 250만 원에 달한다. 자진해

서 연장근무를 마다치 않은 어떤 기사는 한

달에 400만 원을 벌기도 했다. 근무를 25

일로 정했다가 지난달에는 24일로 바꿨다.

5일 일하고 6일째는 쉬는 방식이다. 이와

별개로 매달 50만 원짜리 복지카드를 지급

해 식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이렇

게 돈이 오간 정황과 결산 내역은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개한다.

기사들의 관계도 좋아졌다. 조합 내에는 여

가를 이용해 같이 바둑을 두거나 등산을

하는 문화가 생겼다. 못다 한 이야기들은

SNS에서 활발히 오간다. 24명씩을 한 조

로 묶어 조장회의를 하는데, 회의 분위기가

아주 좋다. 조합원들이 허물없이 의견을 개

진하고 조합의 상황 또한 세세하게 회의를

통해 공지되니 별다른 잡음이 없다.

조합 내 교육 참여율도 매우 높다. 이번 11

월에 진행된 전체 교육은 단 한 명의 불참

자와 이탈자 없이 끝까지 진행되었다. 김

수혁 본부장은 매스컴 인터뷰에 응하는 기

사들의 말에서 자신감과 당당함이 느껴진

다며 웃는다. 실제 한국택시협동조합에서

일하는 기사들은 협동조합 자체에 대해 막

연한 거부감을 가진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

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협동조합을 조

금만 겪어보기만 하면 장점을 바로 알 수

있을 텐데, 편견 때문에 다가오지 못한다

는 것이다.

기사들이 겪는 낯섦과 별개로, 지자체나 시

민은 이미 한국택시협동조합을 긍정적으

로 보고 있다. 한국택시협동조합 택시기사

들의 높아진 업무 만족도는 승차거부와 과

속을 없애 고객의 만족으로 이어졌다. 서울

시는 이들이 현재 시가 겪고 있는 택시 문

제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 보고 주목하

는 중이다. 외부의 관심이 커질수록 한국택

시협동조합은 사고를 줄이고 서비스의 질

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이유로 기

사들에게 안전과 친절, 서비스 정신에 관한

교육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쿱택시가그리는미래

한국택시협동조합이 하는 대부분의 시도

는 기존 택시업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혁신이다. 김수혁 본부장은 이 혁신이 가능

한 기본적인 전제는 노사의 벽을 허문 평등

성이라고 말한다. 차량 운행과 정비, 경영

으로 역할을 나누었을 뿐, 서로를 인정하고

다른 의견을 듣고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변화를 이끄는 힘

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김수혁 본부장은 이것을 사람이 자본을 고

용하는 방식이라고 이해한다. 기존 기업이

자본을 중심으로 사람을 고용하고 설비를

늘리며 이를 통해 재투자하는 방식이었다

면 협동조합은 그 반대라는 것이다. 돈을

모으는 방식부터 그렇다. 협동조합은 일정

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금액이 그려지면 그 금액을 그 조합

원들이 1/n, 혹은 능력이 되는대로 낸다. 그

래서 출자금을 낸 누구나 주인이 된다. 이

런 식으로 자본이 조성되니 똑같은 돈이라

도 가치가 다르다. 1명이 낸 1억하고 10명

이 1억을 낸 것은 당연히 다르다.

그러한 맥락에서 한국택시협동조합은 조

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정을 세세히 살

피려 노력한다.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싶지

만, 신용불량자라 출자금을 낼 수 없는 사

람이 찾아왔을 때, 서울시와 협조해 신용불

량자를 구제할 방안을 제시하여 함께 일할

수 있게 배려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국택시

협동조합에 합류한 그 기사는 성실히 일해

출자금을 마련했고, 지금은 정식 조합원으

로 인정받아 배당을 받고 있다. 실제로 서

울시 산하재단인 한국사회투자가 10억 원

을 조합에 빌려줘 비출자 조합원 37명이

출자조합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왔다.

한국택시협동조합의 등장은 택시업계를

조금씩 바꿔가는 중이다. 한국택시협동조

합으로 기사들이 빠져나갈 것을 염려해 사

납금을 낮추거나 급여를 올리는 택시회사

가 늘어난 것이다. 한국택시협동조합을 보

고 자극을 받아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택

시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있다고 문의해

오고 있다.

김수혁 본부장은 이런 식으로 각 지역으로

협동조합이 확산되면 연합회를 만들 계획

142 143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한국택시협동조합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희망과혁신으로달리는택시

Page 71: 협동조합 20160105 1

이다. 협동조합이 3개 이상 모이면 연합회

를 결성할 수 있다. 연합회는 금융과 보험

분야를 제외하면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택시회사에 꼭 필요

한 정비공장이나 기사 식당을 직접 운영하

는 것이 가능해진다. 전국으로 한국택시협

동조합 지점이 생기면 렌터카 사업도 시도

할 계획이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은 당연히

조합원들에게 간다. 김수혁 본부장은 이러

한 사업 확장을 통해 조합원들의 평균 연봉

을 3,500만 원 이상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한국택시협동조합은 우리 사회의 미래와

세계를 바라보고 있다. 평균 수명 100세

시대에 10년은 더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

든다는 취지로 서울시와 함께 택시 학교를

구상 중이다. 환갑을 넘겨 은퇴한 사람이

택시 학교를 통해 택시기사를 직업으로 택

할 수 있게 돕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 학

교에서 배출된 사람들을 조합원으로 유도

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

한국택시협동조합은 현재 보유한 택시들

의 운행 시간을 3년으로 정해두고 있다. 택

시라고 하지만 3년 정도 운행해도 충분히

더 탈 수 있는 차량이다. 그럼에도 3년으로

한도를 둔 이유는 이 택시들을 수출하겠다

는 계획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리안드림

을 가지고 온 동남아 노동자들을 택시기사

로 훈련해 고국으로 돌아갈 때 차와 같이

귀국해 고국에서 택시기사로 살아갈 수 있

게 돕는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하면 택시도

수출하고 노동자와 한국의 끈끈한 유대감

도 생기니 일거양득이라고 김수혁 본부장

은 설명한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한국택시협동조합에게

는 우선 주차장 확보가 조합의 당면한 과

제다. 조합의 예비조합원 중 50명 정도는

조합에서 바로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이다. 그럼에도 차량을 확보하지 못해 이

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주차 문제가 걸려 있다. 조합은 철도청 부

지를 빌려 주차장으로 쓰고 있는데 사업을

확장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조합은 되

도록 빨리 주차장을 확보해 덩치를 키우겠

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250대 정도

의 택시를 보유하고 연간 300억대의 매출

을 발생시키는 회사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이 규모를 가지고 전국 단위로 조합을 확장

해 더 많은 사람이 택시기사로 즐겁게 일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크고 원대한 목표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김

수혁 본부장은 택시의 기본 원칙을 잊어서

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청결한 택시에 올

라타 안전하고 친절하게 목적지까지 잘 가

는 것을 첫 번째로 생각하고 조합을 꾸리

겠다는 다짐이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보

탠다면, 쿱택시의 노란색이 품고 있는 희망

과 혁신의 이미지가 승객들에게도 전달되

었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소박한 바람이다.

144 145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한국택시협동조합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희망과혁신으로달리는택시

Page 72: 협동조합 20160105 1

146

한국택시협동조합한눈에보기

2015.2. 협동조합설립

2015.7. 사업개시

2015.12. 포항-한국택시협동조합출범

147

연혁

일반정보

박계동이사장

서울특별시마포구성암로136

02-303-1398

[email protected]

숫자로보는한국택시협동조합

한국택시협동조합소개

쿱택시(CoopTaxi)는한국택시협동조합에서운영하는택시입니다.

출자금을분담하여조합원이되고이익을배당받으며,택시수입역시조합이관리하므로

사납금제도가없습니다.

쿱(coop)은협동조합(cooperativa)및협력(cooperazione)을의미합니다.

사업주의선이익만을보장하는사납금제도의문제를개선하기위해만들어졌습니다.

영업용택시71대는법정관리에들어간서기운수를인수해확보했으며,

조합원은서울역,김포공항,석유운수인근충전소등에서모집했습니다.

한국택시협동조합은부산,대구,광주등전국적으로확대될예정입니다.

사업개시일2015.07.14.

조합원수180명

출자금4,875,000,000원

매출액월605,000,000원

2016년목표매출액7,500,000,000원

14

Page 73: 협동조합 20160105 1

다른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4 청년의힘으로살아나는춘천마을

16.동네방네협동조합

장애인과함께하는정보사회만들기

17.위즈온협동조합

폐가로지역을재생하다

18.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원주는어떻게그림책도시가되었나

19.사회적협동조합그림책도시

굴비로세계를바라보다

20.영광굴비협동조합

Page 74: 협동조합 20160105 1

청년의힘으로살아나는춘천마을

동네방네협동조합

구도심을일구는청년들

동네방네 협동조합은 춘천 구도심의 지역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동네방네 협

동조합의 조한솔 대표는 구도심 지역 활성

화의 방법의 하나로 카페와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선택했다. 모두 이전까지는 입점하

는 상인이 없어 방치되어 있었던 곳이었다.

조한솔 대표는 지역의 활력이란 결국 사람

이 모이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점에 주목했

고, 카페와 게스트하우스가 모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 일

을 하기 전에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

다.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에 관심이 많아졌

고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기업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고민의 결과는 협동조합이라

는 형태로 매듭지어졌다.

처음부터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

는 협동조합으로 방향을 잡은 건 아니었다.

2012년 3월에 임의단체 형태로 처음 시작

한 사업은 공정여행이었다.

공정여행은 즐기기만 하는 기존의 여행 방

식이 초래한 환경오염, 문명 파괴 등을 반

성하고 여행지의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여행의 한

부류다. 결과는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했다.

공정여행의 취지를 살리려면 여행을 통해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청년의힘으로살아나는춘천마을

151

게스트하우스GuestHouse

(호텔) 여행자용 숙소로 저렴한 요금과 간단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숙박업을 말한다.

Page 75: 협동조합 20160105 1

발생하는 이익이 지역에 남아야 했는데,

실제 지역주민들은 동네방네 협동조합의

활동에서 그러한 혜택과 가치를 거의 느끼

지 못했다. 일반 여행사와 다를 바 없는 여

행사 중 하나로 여길 뿐이었다.

조한솔 대표는 여행이라는 아이템 중심으

로 방향을 잡아가는 것의 한계를 느꼈다.

보다 궁극적으로 공정여행이 일어나야 하

는 이유, 춘천의 경우는 낙후된 구도심 문

제 등 지역 문제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성공적인 사업을 일궈낼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공정여행 사업을 그만두고, 지

역의 전통시장을 살리는 일을 하면서 이러

한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많은 이들이 전통시장이 잘되려면 당연히

상인들의 장사가 잘되게 해줘야 한다고 말

한다. 그러나 조한솔 대표가 직접 만나본

전통시장의 상인들은 장사에 관심과 의지

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장사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오히려 지역의 상황

을 객관적으로 보고 상인들이 처한 근본적

인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필요했다.

상인들은 평생 해오던 일을 똑같이 하고 있

었는데, 전통시장이 순식간에 낙후되는 과

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잃어버렸다는 게 가

장 큰 문제였다. 조한솔 대표는 전통시장을

살리는 방법은 장사를 잘 되게 만드는 것

보다 상인들의 역할을 찾아주는 것으로 생

각해 카페에서 라디오 부스를 운영하기 시

작했다. 매일매일 다른 상인들이 DJ를 맡

아 직접 방송을 하며 재미를 느끼면서 새

로운 역할을 찾았고, 단순히 장사가 아닌

새로운 마음으로 시장을 만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조한솔 대표는 임의단체로 사업하며 겪었

던 갖가지 우여곡절들을 소중한 경험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그 기간 동안 지금의

조합원들과 함께 활동하며 각각 일하는 스

타일과 장단점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게 된

것이 큰 재산이라고 말한다. 바로 협동조합

으로 출발하는 것보다, 좀 더 열린 형태로

서로에 대해 알고 시작한 것이 지금의 협

동조합을 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힘

이 되었다는 것이다.

좌충우돌,'동네방네'성장기

현재 동네방네 협동조합의 조합원은 여섯

명이고 직원조합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게

스트하우스에서 두 명, 카페에서 두 명, 지

역과 관련한 프로젝트 분야에서 나머지 인

원이 일한다. 동네방네 협동조합은 비슷비

슷한 지역 활동을 하다가 맺어진 청년 활

동가들이 협동조합이라는 형태로 조직된

경우다.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 영리와 비영리, 사익

과 공익을 오가며 이들 또한 주식회사와 협

동조합 중 어떤 형태를 선택할지 고민을 했

다. 결국, 이들의 지향점에 가장 가까운 가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동네방네협동조합

152

치를 갖는 협동조합으로 결론이 났지만, 여

전히 변화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처음부터 조한솔 대표가 협동조합을 모델

로 삼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는 사회적기

업에 더 관심이 많았는데, 2010년에 사회

적경제를 탐방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으

로 사회적기업에 대해 공부하려고 프랑스

에 갔다가 뜻하지 않게 협동조합을 공부하

게 된 것이 협동조합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었다. 경제학을 복수 전공한 조한솔 대표

는 처음에 협동조합의 원리를 접했을 때는

그 가치가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몇 년 사이에 국내에서 실제

로 협동조합이 생기고 제법 큰 규모로 운영

되는 모습을 보면서 저런 이상적인 모델이

실제로 구현 가능하다면 자신도 해보고 싶

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지금 동네방네 협동조합이 주력하는 사업

은 게스트하우스다. 여행사업에서 도심투

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여관을 많이 봐

둔 것이 사업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때 이

미 춘천 구도심의 상권이 시들어 30여 개

의 여관이 모두 영업이 잘 되지 않는 상황

이었다. 그러던 차에 조한솔 대표는 일본의

항구도시 요코하마에서 '호스텔 빌리지'라

는 프로젝트를 보고 큰 영감을 받았다. 항

구가 번창했던 시절, 노동자들이 머물던 수

많은 쪽방이 항구가 쇠퇴하면서 빈방으로

남아 지역의 골칫거리가 되었는데 이것을

한 건축학도가 여행자를 위한 호스텔로 성

공적으로 탈바꿈시킨 사례가 요코하마 호

스텔 빌리지 프로젝트다.

조한솔 대표는 일본에 처음 갔을 때만 해

도 실제로 게스트하우스를 어떻게 짓고 올

리는지, 운영은 어떻게 하는지 등 기술적

인 부분에 주로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가

빌리지의 대표가 집요할 정도로 지역에 관

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풀어내며 집중하

는 모습을 보고 들으며 무엇이 핵심인지에

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가 일본에

서 돌아와 모든 사업을 중단하고 2년 동안

'돈 안 되는' 마을공동체 일을 하며 지역에

파묻힌 이유는 지역 문제의 본질을 알고자

함이었다.

그렇게 호스텔 빌리지 모델을 한국에서 확

산시키기 위해 그는 3년 가까이 몸과 마음

의 준비를 했고, 마침내 2013년 3월에 지

금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와 계약하는 것

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공사비 5,500만 원

중 3,000만 원은 동그라미 재단에서 운영

하는 로컬 챌린지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충당했고 나머지 돈은 조합원들이 출자금

형태로 대출을 받아 마련했다. 다들 빚쟁이

가 되었지만 게스트하우스는 예상했던 것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청년의힘으로살아나는춘천마을

153

공정여행

생산자와 소비자가 대등한 관계를 맺는 공정무역(fair trade)에

서 따온 개념으로, 착한여행이라고도 한다. 즐기기만 하는 여행

에서 초래된 환경오염, 문명 파괴, 낭비 등을 반성하고 어려운 나

라의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2000년대

들어서면서 유럽을 비롯한 영미권에서 추진되어 왔다.

Page 76: 협동조합 20160105 1

보다 수익이 많이 나와 정상적인 사업 운

영과 다음 사업 스텝을 고민할 수 있을 정

도가 되었다.

조한솔 대표는 조합원들이 각자 재능과 품

을 들여 손수 만든 게스트하우스를 오픈했

던 2013년 6월을 가장 보람 있는 순간으로

기억한다. 현재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게

스트하우스에서 직접 창출하는 수익뿐이

므로, 잉여수익을 활용해 게스트하우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현재 동네방네 협동조합의 주된 수입원은

게스트하우스다. 마을공동체와 관련한 이

런저런 문화 프로젝트를 통해 생기는 수익

도 있다. 동네방네 협동조합은 지원사업에

참여해 지역에서 축제를 여는 식의 수익모

델도 가지고 있다. 지원금은 아무래도 활용

도에 제한이 크기에, 프로젝트 수익은 줄이

고 고유의 수익모델을 통한 수입을 늘리는

방향을 추구하려 한다.

동네방네 협동조합이 방향성을 잡아가는

여정은 진행형이다. 그러나 이런저런 시도

속에 이제는 어느 정도 완성된 지역기업으

로 성장해 가고 있다. 이제는 지금 선택한

사업을 장기적인 비전으로 끌고 갈지 선택

해야 한다.

조한솔 대표가 꿈꾸는 지역기업의 상은 협

동조합의 가치관과 맞닿아 있다. 각각의 주

체가 각자의 영역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조

직. 그것이 동네방네 협동조합 내부의 모습

이자 이들이 지향하는 동네방네의 이상향

이기도 하다. 조한솔 대표는 구도심을 활성

화하는 의도를 가진 다양한 사업들의 합이

동네방네 협동조합이 되기를 바란다.

생활은다같이,업무는자유롭게

동네방네 협동조합은 조합원 중 두 명만 따

로 살고 네 명은 같이 산다. 학교 때문에 춘

천에 살던 조합원들이 집세도 아끼고 얼굴

도 자주 볼 겸 함께 살기로 한 것이다. 더

늘지도 줄지도 않는 상황이다. 성과에 대한

압박이 있고 직원조합이며 생계형이다 보

니 동네방네 협동조합은 모두의 생계를 함

께 할 수 있는 적절한 인재임이 검증될 때

가입이 가능하다. 현재 있는 여섯 명 중에

서도 한 명은 인턴이다. 인턴이라도 급여는

똑같이 받지만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쳐

야 하며, 3개월이 지난 후 어떤 결정을 할

지 협의를 한다.

지금은 각자의 업무에 바빠 집에서도 얼굴

볼 시간이 길지 않지만, 예전에는 집에서

154

모든 회의를 처리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일과 삶이 너무 붙어버려 피로한 부분

도 생겼다. 일에 치여 밤 열 시, 열한 시에

들어오는 일상 속에 귀가 후까지 사업 이

야기가 뒤따라온다면 지칠 수밖에 없는 노

릇이다. 그래서 지금은 될 수 있는 대로 집

에서 일 이야기는 피하고 같이 살지만, 사

적인 영역은 지켜주려는 분위기가 생겼다.

매일 살을 비비고 사는 청년들이니 일반적

인 직원조합과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은 친밀

감과 신뢰가 형성되어 있다. 한번은 게스트

하우스에서 상품권을 발행하기로 하고 가

격을 3천 원으로 할지, 2천 원으로 할지 의

견 충돌이 생긴 적이 있었다. 이렇게 조정

하기 어렵거나 쉽지 않은 문제가 생겼을 때

동네방네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밥을 먹

고 술을 마시고 잠을 자다가 일어나며 며칠

에 걸쳐 협의가 될 때까지 대화한다.

직원조합으로서 기본적인 근태 관리 등에

걱정이 없는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 덕분

이다. 조한솔 대표는 협동조합으로 조직을

전환하면서 독립채산 방식을 도입했다. 카

페와 게스트하우스 담당자는 목표치만 설

정하고 운영과 관리, 그곳에서 발생하는 수

입과 지출에 관해서는 완전히 자율에 맡긴

다. 사무실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조합

원들은 출근 시간만 정해놓고 퇴근 시간은

자유다. 조한솔 대표 본인도 사무실에 박혀

있기 싫어 출근도장만 찍고 다시 나와 자신

이 편한 곳에서 일한다.

그는 동네방네 모든 사업장에 대한 전문성

을 아직은 서로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일

방적인 관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자

율성을 보장하고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

는 것이 더 높은 수익성을 보장한다고 말

한다. 실제로 동네방네 협동조합이 운영하

는 카페에 근무하는 조합원은 카페 창업이

꿈이었다. 의욕적으로 자기 의지를 가지고

카페를 만들어가니 자연히 수익도 오를 수

밖에 없다.

공동의 가치를 추구할 때 높은 자율성은 지

장을 주지는 않을까. 그런 맥락에서 조한솔

대표는 협동조합의 지속을 위해서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매일 같이 얼굴을 보며 대화를 하는 동네방

네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조차 얼핏 같아 보

이지만 미세하게 다른 지점들이 있다. 그리

고 별것 아닌 것 같던 그 다름이 어느 순간

이 되면 서로를 힘들게 하고 조직을 흔드는

요인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지역 활성화'라는 말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좋은 말처럼 들리지만, 우

선 지역에 대한 범위와 느낌이 각자 다르

다. 주변 100m 정도를 지역으로 느끼는 사

람이 있는가 하면, 200m는 되어야 지역으

로 묶인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공동체

활성화’라고 하면 어떤 사람은 사업을 만들

어 연대하고 협력할 때 가능하다고 본다면,

다른 사람은 간접적으로 연대해도 비슷한

흐름 안에 있다면 그 또한 활성화라고 생

각한다. 사업을 진행할수록 서로 다른 생

155

독립채산제

[self-supportingaccountingsystem,獨立採算制]

단일기업 또는 공장·사업부 등의 기업 내 경영단위가 자기의

수지(收支)에 의해 단독으로 사업을 성립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경영관리제도.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동네방네협동조합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청년의힘으로살아나는춘천마을

Page 77: 협동조합 20160105 1

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게 다

툼으로 이어진다는 게 조한솔 대표의 말이

다. 동네방네 협동조합 역시 크고 작은 갈

등이 끊이지 않는다. 모두가 주인공인 협동

조합의 성격상 어느 협동조합이나 겪기 마

련인 어려움이다.

협동조합의 장단점을 따지기에 앞서, 아직

은 경험이 부족한 청년 조직으로서 겪는 흔

들림 또한 동네방네 협동조합이 사업을 진

행하며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여느 지역 기

반의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동네방네 협동

조합은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갖게 되면서,

지역의 방대하고 예측할 수 없는 요구들과

마주치는 일을 피할 수 없었다. 지역에서

들어오는 요청들이란 당연히 지역에 이로

운 일들이지만, 고유의 미션을 가진 동네방

네 협동조합이 모든 일에 관여하거나 해결

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러나 외면할 수 없

어 관여한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중

심이 흔들리거나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의 사이에서의 방황이 동네방네 협동

조합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불안한 미래가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는 나

이, 세상은 거칠 것 없이 나아가는데 우리

만 처진다는 정체감이 동네방네 협동조합

청년들의 발목을 잡곤 한다. 조한솔 대표는

결국 사업에서 오는 불안감이란 성과로서

상쇄할 수밖에 없기에 활동한 만큼의 피드

백이 어느 정도는 바로바로 올 수 있는 시

스템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0원으로 출

발해 50만 원, 80만 원, 100만 원으로 수익

이 늘어가며 사업이 성장할 때 자연히 성취

감도 따라오기 마련이다.

청년들과 함께 춘천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

는 조한솔 대표. 하지만 그는 동네방네 협

동조합이 청년 조직으로 불리는 것을 달가

워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그는 청년 활동이

양날의 칼이라고 말한다. 실패하면 '청년이

기 때문에 괜찮아.' 잘하면 '청년이니까 그

럴 수도 있어.' 하는 생각들이 있다. 그 생

각들에 묻히면 성과도 묻히고 과오도 묻히

는 애매한 존재로 남게 된다. 그는 이런 현

상을 깨는 청년들이 나와야 한다고 믿는다.

동네방네 협동조합은 작년에 축제 하나를

완전히 망쳤다. 사람이 아예 오지 않은 축

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이니까 그

럴 수 있어라고 하고 넘어가자는 반응이 나

왔다. 조한솔 대표는 실패해도 묻히고 성공

을 해도 묻히는 게 청년이라면, 이 현상이

정말 괜찮은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와 사회

에 질문하고자 한다. 그는 청년이 기존의

프레임을 스스로 깨고 한 사회의 평등하고

당당한 일원으로서 부딪쳐야 한다는 이야

기를 전하고 싶어한다.

156

여전히 도전과 방황의 지점 어딘가에 서 있

는 동네방네 협동조합은 어떤 비전을 세우

고 있을까. 우선 올해 안에 게스트하우스를

확장하는 게 목표다. 모텔 업을 하는 사람

들에게 임대를 권하는 전화를 쉼 없이 받을

정도로 인지도가 올라가 지역의 모텔들과

연계해 사업의 규모를 키우는 비전이 현실

화되는 과정에 있다. 지역에서 소비되는 자

잘한 세탁, 빵, 막걸리 같은 것들을 동네 세

탁소, 빵집, 막걸리 업체들과 협약해 동네

방네 협동조합이 잘 될수록 주변의 상점들

도 다 잘 될 수 있는 모델로, 그래서 궁극적

으로는 공동체 따로, 사업 따로 가는 개념

이 아닌 하나의 공동체로 성장하는 게 조한

솔 대표와 동네방네 협동조합의 계획이다.

157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동네방네협동조합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청년의힘으로살아나는춘천마을

Page 78: 협동조합 20160105 1

158

동네방네협동조합한눈에보기

2011.07 청년등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강원권역창업팀선정

2012.03 동네방네법인설립

2012.04 춘천낭만시장문전성시사업참여

2012.05 사단법인씨즈사회적기업혁신모델탐방단SEEKER:S선정

2012.07 춘천낭만시장여행자카페'궁금한이층집'오픈

2012.09 생활문화공동체'낭만골목프로젝트'참여

2013.03 강원도형예비사회적기업지정

2013.04 꿈다락토요문화학교'주말문화여행꼼지락'수행기관선정

2013.10 동그라미재단'로컬챌린지프로젝트'선정

2014.01 동네방네협동조합설립

2014.06 지역융합형게스트하우스"봄엔게스트하우스"오픈

2014.10 청년문화페스티벌"싹수가놀랍다"진행

2015.03 사단법인씨즈사회적기업혁신모델탐방단SEEKER:S3트랙선정

2015.10 청년문화페스티벌"무한청춘페스티벌"진행

연혁

일반정보

조한솔이사장

강원도춘천시금강로102,301호(운교동)

033-256-5401

[email protected]

www.dnbncoop.com

159

숫자로보는동네방네협동조합

사업개시일2014.03.10.

조합원수6명

출자금6,000,000원

매출액130,000,000원

2016년목표매출액180,000,000원

평균매장이용자수-게스트하우스4,000명

-카페3,000명

10

동네방네협동조합소개

동네방네협동조합이운영하고있는게스트하우스봄엔입니다.

-춘천의새로운모습을만나고경험할수있는곳

-음악,공연그리고신나는파티가함께하는곳

-지역,사람간의즐거운소통이이루어지는곳

이용방법

전화로사전예약이가능하며,당일현장방문시이용할수있는방이남아있는경우,

객실및이용에대한안내설명을듣고결제후이용가능합니다.

Page 79: 협동조합 20160105 1

장애인과함께하는정보사회만들기

위즈온협동조합

장애인취업의한계,창업을이끌다

위즈온협동조합은 장애인들이 모여 스스

로 일자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협

동조합이다. 보통 장애인들은 홈페이지를

보거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때는 보조기구를 사용한다. 그러나 일반기

업에서는 작업량 증가나 비용 문제로 보조

기구가 호환되게끔 홈페이지를 제작하지

않는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해 장애인들의

정보 접근성 향상을 위해 IT 분야의 경력이

있는 장애인들로 구성한 조직이 위즈온협

동조합이다. 현재는 여섯 명의 장애인과 한

명의 비장애인이 근무한다.

장애인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정

보를 얻는 과정에는 웹 접근성과 정보 접근

성, 두 가지 요소가 큰 영향을 준다. 웹 접근

성이란 홈페이지를 만들 때 준수해야 하는

규정이다. 정보 접근성은 정보를 취득하는

과정을 통틀어 얼마나 정보에 접근이 쉬운

지를 이야기할 때 쓰는 개념이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구분 없이 모든 사람

이 웹 사이트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권리를 뜻하기도 한다.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장애인과함께하는정보사회만들기

161

웹접근성

웹 접근성(web accessibility)은 장애를 가진 사람과 장애를 가

지지 않은 사람 모두가 웹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사이트가 올바르게 설계되어 개발되고 편집되어 있

을 때 모든 사용자들은 정보와 기능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다.

Page 80: 협동조합 20160105 1

따라서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웹 접

근성을 지켜야 하는 이유이다. 위즈온협동

조합이 하는 일이란 웹 접근성을 준수하여

장애인들의 정보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것

이다. 때마침 2013년 4월 11일부터 장애

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이 시행되면서 공공기관을 비롯한 주요 민

관기관의 웹 접근성 준수가 의무화되었다.

누구든지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

록 웹 접근성을 보장할 것을 명시해놓고 있

기 때문이다.

위즈온협동조합의 오영진 이사장은 여러

가지 웹 접근성 규칙을 지켜 홈페이지를

만들면 일반 홈페이지를 만들 때보다 1.5

배 정도의 수고가 더 든다고 표현한다. 홈

페이지는 일반적으로 이미지로 만들어지

므로 시각장애인들이 홈페이지를 사용하

려면 그 이미지가 소리로 바뀔 수 있도록

글자를 프로그램으로 입력해줘야 한다. 손

이 불편해 마우스를 쓰기 어려운 지체장애

인들을 위해서 키보드로만 홈페이지를 이

용할 수 있게 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이 개

념은 스마트폰에도 적용된다. 프로그램의

모든 작동이 음성 인식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작하는 식이다.

웹에서 장애인에게 특화된 정보를 모아 제

공하는 것도 위즈온협동조합의 주요 업무

이다. 예를 들어 휠체어를 타고 출입이 가

능한 은행과 식당,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음

성도서,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수화 영상도

서 등의 정보를 모아 배포하기도 한다

조합 설립 초기에 강하게 작용한 동기는 일

자리 창출이었다. 청년 실업은 장애인 청년

들에게는 더 큰 벽으로 다가왔다. 장애인에

게는 면접 기회조차 주지 않아 이력서조차

낼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특히 이동

이 불편한 장애인은 지하철이 가까운 지역

에서만 근무할 수 있어 취업의 폭이 더 좁

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

도 장애인에게 취직은 바늘구멍을 통과하

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오영진 이사장은 다른 장애인들을 만나 이

야기하는 와중에 이러한 공감대가 폭넓게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 문제를 누

군가의 힘을 빌리는 게 아닌 당사자 스스

로 극복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

게 시작된 생각은 행동으로 이어져, 사회적

기업 육성사업을 포함한 여러 가지 컨설팅

과 지원을 뒷받침으로 협동조합 설립이라

는 결실을 보았다.

그는 협동조합이라는 개념을 사회적기업

육성사업 과정에서 처음 배웠다. 오영진

이사장에게 협동조합은 매력적인 조직으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위즈온협동조합

162

로 다가왔다. 협동조합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다면, 개인의 이익이 아닌 공동체의 이

익을 잘 지켜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

다. 좋은 의미로 시작했지만, 수익이 나면

대주주나 투자자에 의해 창업 정신이 사라

지거나 변질되는 주식회사를 주변에서 많

이 봤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이라면 이런 부

분을 법적으로 제동을 걸 수 있으므로 공

동의 가치를 지속해서 지켜갈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

장애인 협동조합을 설립하며 겪은 어려움

은 여러 가지였다. 대표자로서 누구나 하는

경영과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 외에도, 사무

실 구축에서부터 장애인 화장실 등 장애인

의 이동과 편의에 맞는 설비를 조성하는 것

까지 어느 하나 만만한 일이 없었다. 당연

히 장애인 관련 시설이 잘 갖춰진 곳은 임

대료가 비쌌기 때문에 저렴한 곳에 들어가

상당한 규모의 내부 수리를 하는 수고를 겪

어야 했다. 실질적인 협동조합 운영에서 오

영진 이사장이 겪는 압박도 만만치 않다.

협동조합 기본법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

은 탓에 입찰 등 경영적 선택을 해야 할 때

겪는 제약이 많다.

그럼에도 내부적으로 조직원의 만족도가

높으므로 오영진 이사장은 협동조합을 설

립한 것에 대해 후회가 없다. 모두가 같이

책임지는 구조이므로 조직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려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는 것이다. 최근에는 원래 사무실이 있던

건물이 매각되면서 사무실을 나가야 하는

데, 새로운 사무실을 구할 보증금이 없어

난감하던 차에 조합원들이 기꺼이 출자금

을 증자해 해결한 적도 있었다. 내 일처럼

조직을 대하지 않았다면 상상하기 힘든 일

이다.

오영진 이사장은 협동조합의 가장 두드러

진 특성이자 장점으로 자율성을 꼽는다. 예

를 들어 위즈온협동조합에서는 어떤 일을

수주받을 때도 제안 수락 여부를 회사가 판

단하지 않고 개발자가 직접 결정하도록 한

다. 그러다 보니 무리가 되더라도 회사의

재무상황 등을 고려해 개발자가 스스로 힘

든 일도 자원하고 불만 없이 주체적으로 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반 회사처럼 위에서

아무 맥락 없이 떨어진 일이었다면 그런 분

위기를 기대하기란 어려웠을 터이다.

자율성이 더욱 명확히 장점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이 의사결정 구조에 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합원의 조합 의

사결정 참여는 원론적이지만 쉬운 일은 아

니다. 의사결정에서 지나치게 몰입하고 첨

예하게 대립하거나 의사결정에 아예 관심

이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 쉽다. 그렇기 때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장애인과함께하는정보사회만들기

163

Page 81: 협동조합 20160105 1

문에 적절히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하여 조

율해나가는 조직이 오영진 이사장이 꿈꾸

는 협동조합이다.

나선형으로성장하기

위즈온협동조합은 올해로 창립 3년 차에

접어든다. 위즈온협동조합은 협동조합인

동시에 사회적기업이기 때문에 인건비 지

원을 받고 있는데, 지원받을 수 있는 기간

이 2년밖에 남지 않아 자생하는 구조를 만

드는 일이 시급한 상황이다. 다행히 기술력

을 확보하여 자체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목

표는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오

영진 이사장은 완벽한 달성까지는 어렵더

라도 현재 갖춘 기술력의 기초를 다짐으로

써 관련한 특허를 내거나 여행 관련 애플

리케이션을 베타버전으로 출시하는 등 내

년에는 더욱 구체적인 성과들을 내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중이다. 공익적인 가

치를 배경으로 하는 자체 수익원 확보의 가

능성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이 구상하는 사업의 성장 그림은 나선

형 구조에 가깝다. 당사자들이 문제를 해결

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늘리고, 거기서 나온

수익으로 더 많은 당사자를 고용한다. 그렇

게 늘어난 당사자들이 그만큼의 폭넓은 활

동으로 사업의 범위를 넓혀 더욱더 큰 규

모로 당사자 문제에 관여하는 사람들을 증

가시킨다.

정보 소외를 극복한다는 위즈온협동조합

의 목표는 여전하다. 장애인 편의시설 프

로젝트나 장애인 디지털도서관 구축에 힘

쓰고 것도 그런 맥락이다. 장애인 편의시설

프로젝트는 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턱

이 없는 화장실, 식당 등과 같은 편의시설

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활동이다.

장애인 디지털도서관은 수화 영상도서나

음성도서 등을 제공하는 곳이다.

더욱 많은 네트워크 구성과 협업도 위즈온

협동조합의 미래 구상에 포함되어 있다. 지

금도 위즈온협동조합은 다양한 형태의 연

대활동을 추진 중이다. 이동에 제약을 주

는 장애라는 요소는 더욱 적극적인 협력과

연대를 이끌어냈다. 현재 위즈온협동조합

은 3개의 협동조합과 같은 사무공간을 쓰

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헬프카협동조합', 사장되고 있는 사

회적 가치나 데이터들을 모아서 콘텐츠로

만드는 '모두의 책 협동조합', 다문화 가정

을 위한 '행복한수협동조합'이다. 이 조합

들과 위즈온협동조합은 긴밀히 협업 중이

다. 헬프카협동조합의 홈페이지를 맡아 제

작해주는 대신 일정 비용을 내고 장애인 차

량을 이용하는 식이다. 영업이나 네트워크

를 공유하기도 한다.

그러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

력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서 내년

에는 2명 정도를 더 고용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앞으로 경력자 위주가 아닌 신입사

원 채용 고용도 계획 중이다. 내부역량 강

화 시스템이 조직 내에 어느 정도 정착하여

비 경력자라도 자기 몫을 하며 조합에서 일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164

그렇다면 경력을 떠나 오영진 이사장이 원

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들일까. 그는 진부하

지만 중요한 가치라며 열정이 있는 사람을

꼽았다. 많은 급여를 주지 못하는 이곳에서

그것이 개발이든, 혹은 협력의 가치든 조합

의 성격과 맞는 열정을 갖지 못한 사람은

길게 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위즈온협동조합의 급여는 일반 개발자들

과 비교해 높지 않다. 대신 성과급 제도를

통해 이를 보완한다. 조합원들이 함께 만든

성과 지표 양식을 근거로 본인이 직접 성과

를 채점하고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각자의

성과를 브리핑한다. 그 후 조합원들의 의견

을 수렴해 점수를 확정한다. 또 연말에 법

인의 모든 자산과 재무를 공개해 성과급 예

산을 잡는다. 시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

부적인 내용 보완은 필요하지만, 이 제도에

대한 조합원들의 만족도는 높다.

지금을 바라보는 오영진 이사장의 말은 현

실적이다. 처음에 혁신적인 구조라고 생각

해 시작한 협동조합이라는 구조도 어느 정

도 길들고 흥분이 가라앉으니, 다람쥐가 쳇

바퀴를 돌듯 무미건조하게 반복되는 일상

이라는 점은 똑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

다고 아예 쳇바퀴를 벗어날 수도 없는 것이

조합원의 삶이고, 조합원의 삶이 협동조합

의 현재다. 포기하여 멈추거나 누군가를 배

제하고 가는 방법이 아닌, 잠시 쉬거나 천

천히 달리는 방법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

이 위즈온협동조합이 생각한 협동조합의

달리기이다.

165

*위즈온협동조합의문턱이발판으로교체되어있는사진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위즈온협동조합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장애인과함께하는정보사회만들기

Page 82: 협동조합 20160105 1

사업개시일2015.05.03.

조합원수16명

출자금10,000,000원

매출액170,000,000원(2014)

166

위즈온협동조합한눈에보기

2012.05. 청년등사회적기업육성사업선정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2012.09. 위즈온(법인으로보는단체)설립2012.10. 스마트나눔앱개발 (정보접근성개선기획부문)장려상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2012.11. 대전광역시재능나눔POOL위원위촉대전광역시2012.11. 우리불교문화공모전(콘텐츠부문)장려상금강대학교2013.03. (예비)사회적기업일자리창출사업지원약정대전광역시2013.03. H-온드림오디션펠로(혁신상)수상현대자동차정몽구재단2013.03. (예비)사회적기업지정대전광역시2013.05. 위즈온협동조합전환2013.06. 1사1사회적기업결연[소프트아이텍]대전광역시2013.10. 대학창업경진대회특별상한국연구재단2013.11. K-청년벤처스타DemoDay창업경진대회최우수상한밭대학교2013.11. 창업아이템경진대회(IT분야)최우수상한밭대학교2013.12. 스마트앱창업경진대회대상중소기업청장2013.12. 사회적기업가우수사례장려상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2014.03. 대전지방고용노동부고용지표시스템구축감사패 대전지방고용노동청창2014.04. KDB대우증권JumpUpSocialEnterpriseCollaborationProject 선정사회적기업희망재단2014.06. 사회적기업인증고용노동부2014.07. 고용노동부장관표창고용노동부

연혁

일반정보

오영진이사장

대전광역시중구선화동141-1(대종로549번길30)선화빌딩5층

042-825-5078

[email protected]

wezon.co.kr

167

숫자로보는위즈온협동조합

위즈온협동조합소개

위즈온협동조합은ICT서비스개발을합니다

-홈페이지제작

-스마트폰어플리케이션개발

-SI,SM

위즈온협동조합가입은이렇습니다

-입사3개월후가입가능

-출자금:1좌1만원,70좌이상

03

Page 83: 협동조합 20160105 1

폐가로지역을재생하다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폐가살리기에나선진짜목적

제주폐가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은 제주에

있는 폐가를 살리는 일을 하는 사회적협동

조합이다. 조합의 김영민 이사장은 '지키

기'가 아닌 '살리기'라는 점을 강조한다. 지

킨다는 것은 현재에서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살린다는 것은 현재에서 미래를 이

야기하는 것이다. 폐가를 폐가가 아닌 모습

으로 다시 살리는 것, 이것이 바로 제주폐

가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의 지향점이다.

김영민 이사장은 천성적으로 사람들과 어

울려 무언가를 해내는 것을 좋아했다. 혼자

서는 할 수 없고 함께 풀어야 가능한 일을

찾다가 폐가가 눈에 들어왔다. 폐가 문제는

제주의 공공기관에서 15년 넘게 가지고 있

던 숙제였는데, 기관의 힘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웠다. 김영민 이사장은 마을 안에 폐가

가 있기 때문에 폐가를 살려야 한다고 말한

다. 폐가 살리기는 마을의 죽어있는 한 부

분을 살려내는 작업이다. 결국, 폐가를 살

리는 일이 마을을 살리는 일이다.

제주폐가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은 사람들

의 시선이 닿지 않는 내륙의 폐가들에 주

목한다. 폐가는 누구도 그 공간에 특별한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다. 폐가는 그저 폐

가일 뿐이다. 김영민 이사장은 폐가의 민

낯에서 오히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본다.

백지상태기 때문에 어떠한 관점이든 받아

들여 그 즉시 살아날 수 있는 게 폐가라는

것이다.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폐가에서 그럴 가능성을 찾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폐가 살리는 활동을 일처럼 하지는

않는다. 김영민 이사장은 무엇이든 즐겁게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폐가로지역을재생하다

169

Page 84: 협동조합 20160105 1

소통하며 해야 한다는 철학이 확고하다. 내

부적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내면서 일을 해

나가자는 목소리가 있지만, 그는 즐겁지 않

다면 굳이 일하지 않는다. 목표는 최대한

느긋하고 잡고, 일은 하루에 4시간만 하자

는 주의다. 어떤 미션을 잡고 조합원들을

독촉해 무언가를 달성하고 싶은 마음도 없

다. 다만 조합원들 사이에는 많은 관심과

격려를 해준 사람들을 위해 최소한의 구체

적인 성과를 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공

감대 정도는 있다.

놀듯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덕분에 협

동조합을 설립할 때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수익을 내고 생계를 책임지는 일이라고 바

라봤다면 심각하고 까다로웠겠지만, 조합

원 대다수가 쉬고 노는 일로 협동조합을 바

라보다 보니 충돌이 줄어들었다. 조합원들

관계도 격의가 없고 소통이 자유롭다. 권위

적이었던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는 달라진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제주

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은 여느 조합과

비교해 후원자가 상당히 많다.

후원자 모집에는 행운이 따르기도 했다. 폐

가 문제 해결에 제주폐가살리기 사회적협

동조합이 나서자 공공기관이 반겼고, 이에

부응해 언론과 방송에서도 이들의 이야기

를 비중 있게 다뤄줬다. 우연히 인기 라디

오 프로그램에 조합의 사연이 방영된 것이

큰 힘을 발휘했다. 방송 전에는 스무 명이

채 안 되던 조합원이 100명 이상으로 늘었

고 출자금 1,500만 원 정도가 모였다.

그 후로 조합원은 꾸준히 늘어 의결권이 없

는 후원자까지 합하면 350여 명(일반후원

자)이 된다.

청소년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하다. 이제

는 조합원이 많고 전국에 퍼져 있다 보니

총회를 열거나 의견을 모으기가 힘든 상황

이다. 이에 이메일과 전자투표시스템, 인터

넷 방송 등을 이용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나

누고 모으는 방법을 활용 또는 고려 중이

다.

제주폐가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은 지역

내에 농업 법인과 지역 단위의 협동조합

을 만들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으려 한다.

폐가에 사람이 살 만한 이유를 지역이 갖

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폐가를 중심으

로 마을이 살아나면 폐가는 당연히 살아날

수 있다.

그렇다고 폐가를 특별한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려 하려는 건 아니다. 집을 쓰는 사람

의 삶의 방식에 따라 구성되는 집이 가장

아름답다는 게 김영민 이사장의 생각이다.

주변과의 어울림이 없이 불쑥 들어온 어떤

건물로 인해 그 지역의 질서를 깨고 싶지

않아 한다. 폐가가 도드라지게 변모되는 모

습이 된다는 것은 오히려 마을 전체를 해하

게 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이런 영향이

지역의 커뮤니티를 쉽게 손상되게 할 수 있

다고 생각한다. 좋은 집만을 짓겠다고 계획

을 세우면 집값이 오르고 주인(지주)들이

욕심을 내는 일도 벌어진다. 그래서 김영민

이사장은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

을 갖춘 공간으로만 만들고 그 이상의 군더

더기는 붙이지 않으려 한다.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170

그런 맥락에서 김영민 이사장은 제주폐가

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의 일은 집수리 대

행업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열악한 지역

의 폐가를 살리고 지역을 재생하는 게 그들

의 임무다. 그들의 슬로건이 현실화되어 제

주에서 폐가가 사라진다면 해산될 수도 있

는 조직이다. 폐가가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

으로 지역에 다가가는 것이지, 폐가에서 무

언가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에 의미

를 부여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

출발이 어떠하든 지역에 들어온 누군가가

개발자가 되는 순간, 마을은 병들고 자본의

욕망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때문에 제주폐

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은 공간을 양산하

듯 일하지 않으려 한다.

재생,그리고부동산

조합은 어떤 방식으로 폐가를 재생시키는

것일까? 일단 제주도 내 폐가가 어디에 어

느 정도 있는지를 조사한다. 폐가의 현황을

파악한 뒤에는 해당 가옥의 소유권이 누구

에게 있는지를 확인하여 리모델링이 가능

한지 파악한다. 현재는 주로 장기임대 형식

으로 폐가를 양도받아 리모델링을 한 뒤 지

역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

렇게 해서 지금까지 직원 숙소, 사무실, 상

업공간 등으로 다시 살아난 폐가가 4개소

이며, 추가로 8개의 폐가 리모델링이 진행

중에 있다.

제주폐가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은 폐가를

수리할 때 가능하면 전문 시공업체에 맡기

기보다는 일반인들이 직접 참여하여 작업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졸업 작품을 준비

하는 대학생부터 현장을 경험하고 싶은 건

축업자, 수련 공들처럼 자기 손으로 직접

공간을 수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

기 때문이다. 조합은 이렇게 폐가 살리기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집짓기 학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집짓기 학교'를 통

해 집을 만드는 기술을 익히고 서로 간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때에 따라서는 직업

으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공간을 화두로 일하는 조직이다 보니 부동

산을 바라보는 시각에 관한 고민이 남다르

다. 우리 사회에서 부동산은 자산을 취득하

기 위한 거래 수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많은 사람이 부동산을 돈을 벌 수 있는 수

단이라고 생각할 뿐 부동산 활성화에 관해

서는 관심이 없다. 그러는 와중에 잉여공

간들이 점점 늘어나고 젠트리피케이션이

나 지역재생이라는 단어가 사회적인 이슈

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부동산의 활성화는

거래를 통하여 거래 숫자를 높이는 것을 넘

어서 쓰임을 활성화하는 것을 말한다. 지

역이 열악해지거나 고르게 발전하거나 활

성화되지 않는 것이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

만, 대다수는 활용의 목적이기보다는 자산

축적의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김영민 이사장은 이런 상황이 현실이라면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면서 현실을 좀 더 바

람직한 방향으로 끌고 갈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집값이 제대로 오른

다면 사람들이 적당한 보상을 받고 폐가를

처분하려 할 것이기에 부동산 가격의 상승

자체가 재생에 나쁜 요소라고 볼 수만도 없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폐가로지역을재생하다

171

Page 85: 협동조합 20160105 1

다. 다만 그 오름세에 거품이 끼고 왜곡된

정보를 이용해 돈을 버는 사람들과 이득을

독점하는 자들이 있으니 문제인 것이다.

제주폐가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

중에도 부동산과 건축에 관심을 두고 땅과

건물을 매입하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이 사회적

의미에서 더 나은 거래와 중개를 할 수 있

게 하는 것 또한 조합의 역할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더불어 그렇게 하다 보면 조합

의 수익 역시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을 것

이라 믿는다.

조합을 사회적협동조합의 형태로 만든 것

역시 부동산이나 건축이 돈의 논리가 강하

게 작용하는 분야라는 점을 고려했다. 김영

민 이사장은 수익을 내는 건 수익에 최적화

된 전문 그룹이 추진하고 이익의 약 30%

를 사회적 기금으로 무조건 사용하도록 하

는 방안을 도입하고 싶어한다.

모든것의기초는공간

김영민 이사장은 폐가 살리기는 협동조합

의 형태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는 협동조합을 자본주의의 대안이라는

식으로 무거운 의미부여를 하기보다는 공

공의 목적을 중간에서 메워주는 역할, 그래

서 사회의 불편을 줄여주는 일을 하는 조

직으로 이해한다. 폐가 문제도 마찬가지다.

폐가를 재생할 때 기금 형태로 자본을 조성

해 할 수도 있지만, 그곳이 개인 소유로 되

어 있다면 행정이 함부로 다룰 수가 없다.

국가나 소유주나 손을 대기도 모호하고 그

냥 놔두기도 모호한 것이 제주도 폐가의 상

황이다. 공공성을 띄고 제삼자의 입장에서

접근한 협동조합이었기에 접근 자체가 가

능했다는 말이다.

협동조합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김영

민 이사장은 어떤 말을 해주고 싶어 할까.

직접 겪어보지 않고 밖에서 바라보던 시선

만으로 일을 시작하면 현장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을 감당하기 어렵다. 계획을 가이드

라인으로 삼되, 조합원들의 의견에 맞춰 그

방향과 내용을 조금씩 수정해가는 것이 협

동조합 운영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그는 협동조합이 잘 유지되기 위해서

는 우선 조합원들 간의 비전과 미션이 일

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1인 1표제인 협동

조합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조합원 간의 갈

등이 발생하면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

다.

조합이 자리 잡은 후에 이름이 알려지고 영

172

향력이 커진다면 어떻게 조직을 확장할 것

인가에 관한 판단이 필요해진다. 제주폐가

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은 조직이 커지더라

도 지역성을 잃지 않으려 한다. 올해 조합

이 낸 가장 큰 성과로 지역 내 클론을 생

성한 것을 꼽는 이유 또한 이와 상통한다.

조직의 진화 과정은 확장을 가져다주지만

동시에 기반이 약화한다는 단점도 수반한

다. 지역이 흔들리면 인프라도 덩달아 약

해진다.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은

확장과 수성을 함께 가져가기 위하여 지역

내 가치를 공유하는 작은 조직들을 꾸준히

빚어내고 있다.

제주폐가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에게 폐가

살리기는 이 세상 모든 일의 기초와 같다.

무슨 일이든 땅이 있어야 벌어질 수 있다.

제대로 된 공간을 만들어 활성화 시키고 올

바른 일들이 벌어질 수 있게 하는 게 제주

폐가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의 과제다. 그

래서 그 공간이 누군가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집과 같은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행

복은 멀리서 오는 게 아니라 지금 내가, 우

리가 딛고 있는 땅에서 온다는 게 제주폐가

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이 이 사회에 전하

려는 메시지다.

173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폐가로지역을재생하다클론

지역내활동을하는소규모모임

Page 86: 협동조합 20160105 1

174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한눈에보기

2013.06. 협동조합설립준비(안),조합원모집2013.06. 폐가선정대상자실측측정2013.06. Jejuzip폐가1호집선정2013.07. Jejuzip폐가1호집계약2013.07. 협동조합설립준비2013.07. 협동조합신고2013.08. 공연을쏜다공연,설립이사회개최(한림3리)2013.08.~2013.08. Jejuzip1호집복원시작(공사52명참여)2013.09.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인가2013.09. Jejuzip폐가2호집선정2013.10. Jejuzip폐가2호집계약2013.11. Jejuzip2호집소셜키친선정2013.12. Jejuzip3호집계약(상대리),제주조합원모임(12명),직원채용2013.12. Jejuzip4호집계약2013.10~2014.2 오픈콜라보레이션(조합원오픈회의110명참석)2014.03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정기총회2014.03. 사회적협동조합전환총회/창립총회2014.04~06. 대평리,사계리폐가전수조사및마을공동사업기획2014.05. 갤러리하우스디자인완료및계획완료2014.01~09 탐방,견학,상담총350여명2014.06. 진동산농업법인설립/지역민중심의1차산업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인큐베이팅/협력조직)2014.09. 제주정착지원센터설립/정착지원서비스및컨설팅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인큐베이팅/협력조직)2014.10. 사회적협동조합전환준비위구성

연혁

일반정보

김영민이사장

제주특별자치도제주시한림읍장원남동길16-11

064-796-0743

[email protected]

www.jejuzip.kr

175

숫자로보는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사업개시일2015.01.14

조합원수170명

출자금1,100,000원

매출액1,356,500원

14

Page 87: 협동조합 20160105 1

원주는어떻게그림책도시가되었나

사회적협동조합그림책도시

강좌가창업까지

사회적협동조합 그림책도시는 아동문학

가인 이상희 이사장의 '그림책교실' 수료생

들이 모여 만들어진 사회적협동조합이다.

보통은 아이를 위해 그림책에 관심을 갖게

됐다가 본인이 푹 빠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지

속해오다 그림책도시를 설립하면서 작가

초청 강연회나 그림책 행사들도 열고 있다.

그림책도시를 만든 이상희 이사장은 2003

년에 강원도 원주로 이사를 오면서 유치원

이나 도서관에서 자녀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는 활동을 했다. 동화책과 그림책은 차

이가 있다. 동화책은 그림이 삽화 개념으

로 들어간다. 그러므로 그림은 텍스트를 보

조하는 역할에 그친다. 반면 그림책은 '글

과 그림의 결혼'이라는 말이 있다. 그림이

글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대등한 관계인

것이다. 글은 그림을 보완하고 그림은 글을

보완하는 유기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동화

책과 그림책은 개념이 다르다.

이상희 이사장은 그림책 읽는 솜씨가 남달

라 소문이 날 정도였다. 그는 원주에 있는

도서관으로부터 지역에 있는 아이들을 위

하여 그림책 관련 활동을 해보면 어떻겠냐

는 제안을 받았다. 이러한 활동을 혼자 하

기는 어려울 테니 그림책 교실이라는 강좌

를 개설하여 그림책을 읽어주는 활동가들

을 양성하면 좋을 것 같다는 도서관 측의

의견으로 2004년부터 그림책 교실을 개설

했다.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원주는어떻게그림책도시가되었나

177

Page 88: 협동조합 20160105 1

그렇게 시작된 그림책 교실은 2013년까지

이어지며 총 13기의 수료생들을 배출해냈

다. 예상치 못한 성과였다. 한 기수에 20명

정도의 수강생이 있었으니, 엄청난 숫자의

수료생이 이상희 이사장을 통해 등장한 셈

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도서관에서 진행되

는 그림책 관련 강좌가 드물지는 않다. 그

러나 전문 그림책 작가 양성이 아닌 일반인

과정의 수업이 13년 동안이나 지속된 경우

는 찾기 어렵다.

이상희 이사장을 통해 배출된 자원활동가

들은 폐차를 재활용해서 만든 '패랭이꽃

그림책 버스'라는 그림책 전문 도서관에서

2014년까지 활동했다. 이 버스를 만드는

데까지 많은 사람의 크고 작은 도움이 뒤

따랐다. 자원봉사자들이 버스 청소와 관리

를 도왔고, 공무원들은 행정 지원을 아끼

지 않았다.

원주시는 그림책 도시의 성장에 중요한 역

할을 했다. 그림책 버스를 운영하며 작가초

청 강연회나 기념행사, 그림책 축제 등을

진행할 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간 그

림책 도시가 모아둔 자료를 활용해 문화 도

시를 만드는 작업에 활용하기도 했다. 원주

시와 그림책 도시 사이에는 기나긴 기간 동

안 서로 쌓아온 신뢰와 애정이 있다.

그림책 버스에서의 활동을 포함해 이상희

이사장과 자원활동가가 10년 넘게 무료로

지역의 아이들을 위해 활동하며 노하우가

쌓이고 역량이 강화되자 이 정도로만 그치

기 아쉽다는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의견은 회사라는 틀을 만들어 일자리를 창

출하는 등 규모 있게 일을 진행하자는 생각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사회적협동조합그림책도시

178

으로 이어졌고, 이들은 2013년 12월에 지

속가능발전협의회라는 모법인으로 들어가

서 작은 규모로 창업했다. 이어 2014년도

에 독립하여 현재의 사회적협동조합 그림

책도시가 탄생했다.

현재 그림책도시의 조합원은 75명으로 그

중에 상근자는 4명이다. 대표, 수석연구원,

총무팀장, 콘텐츠 팀장, 공모지원 팀장, 케

이터링 팀장, 북아트 팀장 등으로 일을 맡

았는데, 일부러 나누지 않았는데도 각자가

잘하는 역할에 맞춰 자연스럽게 업무 분담

이 이루어졌다.

그림책도시의 엄은희 수석연구원 또한 그

림책 교실을 통해 배출된 수강생 중 한 명

이다. 아이가 제법 자라 시간적 여유가 생

겼을 때 눈에 들어온 게 그림책 교실이었

다. 그는 아이에게 먹일 좋은 음식을 선별

하는 것처럼 좋은 책을 골라서 읽어주면 좋

겠다는 생각이 들어 수강을 시작했다. 이상

희 작가의 이름값 또한 강의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 사이에 이

상희 작가의 명성은 대단해 일부러 원주로

이사를 오는 가정이 있을 정도였다.

그림책도시의 그림책 강좌를 듣는 사람의

대부분은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다. 그림책

강좌는 1년 과정으로 3월에 개강해 연말

에 종강한다. 아이들 방학 기간에 맞춰 여

름 방학도 있다. 1학기는 이론과정으로 전

반적인 그림책 이론에 대해 공부한다. 수

백 권에 달하는 그림책을 나라별, 작가별,

연령대별로 분류하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

고 지식을 쌓는다. 2학기에는 본인만의 그

림책 만들기 작업이 진행된다. 12월 초에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원주는어떻게그림책도시가되었나

179

Page 89: 협동조합 20160105 1

현재까지도 그림책도시의 활동은 공공성

이 강하다. 조합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익은 출판물을 통해 창출한다. 그림책도

시는 곧 지역 역사인물 그림책이나 문고 그

림책을 출판할 예정이다. 이외에 강원문화

재단이나 원주문화재단, 책 읽는 사회문화

재단, 출판문화사업진흥원 등에서 여러 가

지 형태로 지원을 받는다.

그림책도시는 꼭 그림책 강좌를 들어야 조

합원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사회적협동조합은 다중이해관계자들로 조

합을 구성해야만 한다. 그림책도시도 후원

자, 생산자, 직원조합원, 수혜자로 조합원

이 분류되어 있다. 처음에 조합원모집 공고

를 낼 때도 그림책 강좌와 직접 연관이 없

는 출판사와 그림책 작가들이 주요한 대상

중 하나였다. 그러다 보니 그림책도시는 주

축이 되는 자원활동가와 자원활동가의 가

족들 외에도 작가, 출판 관계자, 평론가, 후

원자 등 다양한 성격의 조합원들을 전국적

으로 보유한 조합이 되었다.

엄은희 연구원은 지역에서 지속적인 활동

을 했기 때문에 조합원 모집과 관련해 별도

의 홍보를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

다. 프로그램 자체가 홍보가 된다는 이야

기다. 그림책 도시는 지역에서 확실히 인

정받고 있다. 작가 초청 강연회 같은 행사

를 준비하면 두세 시간이면 마감이 될 정

도로 그림책도시의 프로그램들은 시민들

에게 인기가 높다.

작가 초청 강연회나 전시회는 그림책 도시

가 끊이지 않고 여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원주에 있는 재래시장에서 20일 동안 그림

책 작가의 전시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작가

가 시민들에게 작품을 설명하며 도슨트 역

할을 하기도 하고, 아트 작품을 만들어 판

매를 하거나 강연을 했다. 유치원, 어린이

집을 포함해 원주 시민 4,000명이 다녀간

성공적인 행사였다. 상인들 또한 시장 안에

서 이런 프로그램이 진행된 것에 대해 만

족감을 표했다.

엄은희 연구원은 그림책 도시를 진행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그림책, 도시

를 물들이다.' 프로그램을 꼽는다. 그가 늘

꿈꿔오던 장면이 실제로 구현된 순간이었

기 때문이다. 그림책 그림들이 갤러리의 작

품들처럼 벽에 걸려있고 곡이 연주되며 커

피 향이 나는 카페에서, 사람들이 작가들과

만나 편안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들을 보

며 엄은희 연구원은 큰 보람을 느꼈다. 그

림책을 통해 딱딱하던 도시가 부드러워지

고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그림

책도시의 활동에 대한 더 큰 신뢰와 확신

도 따라왔다.

출판은 그림책도시의 꾸준한 일거리 중

하나다. 원주에서는 '한 도시 한 책 읽

기'라는 독서 운동을 전개 중이다. 이 운

동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나 백서를 만

들 때가 되자 시에는 그림책도시에 백서

를 그림책으로 출판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본인의 글과 그림이 들어간 그림책을 완성

하여 전시하면서 1년 과정을 마무리한다.

엄은희 연구원은 이런 과정을 거치며 다른

수료생들과 마찬가지로 그림책 수업의 매

력과 재미에 깊이 빠졌다. 다음 해에 후속

프로그램으로 그림책 북아트 지도자 과정

이 개설되었고, 그는 이 강좌를 통해 그림

책을 활용하여 아이들에게 수업할 방법까

지 배웠다.

엄은희 연구원은 그림책 강좌를 듣는 수강

생들 상당수가 이미 그림책에 관한 적지 않

은 관심이 있다고 말한다. 수강생들 사이

에서는 본인이 좋아하는 책을 읽고 그 책

을 자녀와 이웃에게 권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 마음을 받아들여 그림책 도

시는 가족 그림책 만들기나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만들어보고 강연을 들어보는 프

로그램을 개설하고 있는데 마감이 상당히

빠르다.

그림책이일상이되는날까지

사회적협동조합을 택한 건 자연스러운 순

서였다. 시민들이 책을 읽고 즐길 수 있게

하는 게 목적인 그림책도시는 공익을 목적

으로 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의 특성과 맞아

떨어졌다. 물론 상대적으로 사회적협동조

합이 잘 알려지지 않은 형태의 법인이다 보

니 설립에 어려움은 있었다. 막힐 때마다

중간지원기관이나 협동조합 네트워크, 원

주 지역 내에 있는 여러 협동조합 지원 단

체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되었다.

180

문고[文庫]

출판물의 대량보급을 위하여 값싸고 휴대하기 편하게 작은

판형으로 만든 총서류.

도슨트,docent

1.(대학에서 정규 교수가 아닌) 강사

2.(박물관 등의) 안내원

181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사회적협동조합그림책도시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원주는어떻게그림책도시가되었나

Page 90: 협동조합 20160105 1

책이 얼마나 일상에서 중요한지 알리는 것

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 그림책도시는

이를 받아들여 백서를 그림책으로 펴냈다.

산림청의 의뢰를 받아 나무의 소중함을 알

리는 홍보 책자를 그림책으로 만든 적도 있

었다.

그림책도시는 지금 하는 활동만으로도 충

분히 바쁘고 풍성하다. 출판부터 박경리 문

화제 등 지역 축제 지원, 그림책을 기초로

한 교육 프로그램 개설과 전시, 연주와 낭

독회가 어우러진 작가 강연회 등 모아보

면 지역의 크고 작은 갖가지 일에 관여하

고 있다. 그림책도시 협동조합은 이런 활

동을 토대로 그림책 인구를 늘리고 일상적

으로 그림책을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펼

치려 한다.

더불어 그림책도시는 여느 협동조합들처

럼 지역 내 네트워크에 신경 쓰는 중이다.

사회적경제네트워크에서 주관하는 프로그

램에서 사회적협동조합끼리의 만남을 갖

기도 하고, 교육 관련 협동조합 모임에도

종종 참여한다. 중간지원기관에서 지원하

는 교육이나 재단에서 진행하는 포럼에도

참여해 자연스럽게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그림책도시라는 이름에는 사회적협동조합

그림책도시의 꿈이 담겨 있다. 2013년에

창업을 결심하고 모인 사람들이 무엇을 하

면 좋을까 만나 이야기할 때, 그들은 도시

곳곳에 그림책 도서관과 공방, 많은 작가가

사는 모습을 상상했었다. 이름 그대로 그림

책도시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모두에게

있었다. 이들의 꿈이 실현되는 것일까? 작

182

년에 그림책도시가 몸담고 있는 원주는 그

림책 특화도시로 선정되었다. 이에 발맞춰

원주에서는 그림책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

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2013년 설립 이후 그림책 도시가 지역사

회에 불어넣은 예쁜 그림과 따뜻한 이야기

를 되돌아볼 수록 앞으로의 모습이 더욱 기

다려진다.

183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사회적협동조합그림책도시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원주는어떻게그림책도시가되었나

Page 91: 협동조합 20160105 1

184

사회적협동조합그림책도시한눈에보기

2004-2014. 그림책전문가양성강좌'그림책교실'

2005.05-2014. 현재그림책전문도서관패랭이꽃그림책버스개관및운영

2012.12. 지속가능한사업수행을위해법인설립추진

2013.01. 법인내사업단추진결의

2013. 그림책도시운영규정정립

2013.01. 사업자등록

2013.05. 그림책전문도서관정책세미나개최

2013.06. 강원도예비사회적기업지정

2013.08. 그림책도시출판사신규등록

2013.12. 그림책도시서평단발족

2014.01. 일자리창출사업3명지원

2014.01. <책을찾아간아이>이상화글,서현그림.출판

2014.03. 사회적협동조합그림책도시발기인구성

2014.04. (사)지속가능발전교육센터전환총회

2014.04. 사회적협동조합그림책도시창립총회

연혁

일반정보

이상희이사장

강원도원주시단계동서원대로205,17-105

033-734-0755

[email protected]

picturebookcity.org

185

숫자로보는사회적협동조합그림책도시

사업개시일2013.01.

조합원수75명

출자금21,000,000원

매출액161,720,000원

2016년목표매출액200,000,000원

01

사회적협동조합그림책도시소개

그림책은시와이야기와그림으로가득한예술품이다

-주요사업

.문화예술교육개발및교육사업

.콘텐츠개발과프로그램제작

.그림책출판제작

.독서문화운동지원사업

.지역문화축제지원사업

.그림책전문도서관운영및정책제안사업

-주요판매상품

.그림책≪한나무가≫≪운곡선생계시느냐≫≪책을찾아간아이≫

.그림책아트상품:에코백,머그컵,가방걸이

Page 92: 협동조합 20160105 1

굴비로세계를바라보다

영광굴비협동조합

우리가직접나선다

영광의 굴비 생산자들이 뭉쳤다. 조기구매

와 마케팅 등 굴비 판매에 필요한 일들을

공동으로 해나가며 비용을 절감하고 있고

공동작업장 입주도 목전이다. 영광굴비협

동조합을 이끄는 배현진 대표는 25년째 굴

비와 관련한 일을 해왔다. 굴비 사업의 탄

생과 성장을 함께한 산 증인과 다름없다.

과거 30개가 채 안 되던 굴비 사업채는 현

재 480여 개에 달하는 큰 규모로 성장했다.

이렇게 '잘 나가는' 영광굴비 사업에서 어

떤 이유로 협동조합이 탄생한 걸까.

협동조합 창립 당시, 배현진 대표는 그러한

규모에 비해 산업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마

인드와 경영 감각이 이를 따라주지 않는 것

이 답답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어떤 제품이

든 세계로 수출할 수 있는 수준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굴비도 마찬가지다. 실제

로 배현진 대표는 굴비가 외국에서 팔리겠

느냐는 의구심을 딛고 뉴욕에서 굴비를 성

공적으로 판매한 이력이 있다. 문제는 제품

수준에 비해 세계를 시장으로 보고 사업을

확장해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

다는 점이다.

영광굴비는 연간 21,950t을 생산하여

3,500억 원의 매출(무등일보. 2014)을 올

리면서 전국 제1의 특산품으로 자리매김해

오고 있지만 다른 지역의 가짜굴비유통 등

으로 소비자로부터 100% 신뢰를 구축하

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겉으로 보이는

숫자에 비해 실제 상인이나 어부들에게 돌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굴비로세계를바라보다

187

Page 93: 협동조합 20160105 1

아오는 경제적 혜택은 미미하다. 사실 내부

를 들여다보면 드러나지 않은 어려움이 많

은데, 이런 것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공공

기관이나 마땅한 전문가도 부재하다는 게

배현진 대표의 안타까움이었다.

실제로 영광굴비 업계에서는 어려움을 호

소하는 상인들이 적지 않다. 이들 중 대부

분이 경영상의 문제를 겪고 있다. 배현진

대표의 생각에는 행정기관이 약간만 관심

을 가져도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

는 행정의 무관심을 숫자로 설명한다. 영

광군에는 700여 명의 공직자가 있고 1년

에 쓰는 예산이 4,000억 정도다. 그에 비해

영광굴비 매출은 영광굴비협동조합이 활

동하는 법정포에서만 3,500억에 달한다.

3,500억을 쓰기 위해서 700명이 움직이는

데 특산물과 관련한 행정의 전문인력이 하

나도 없다는 건 큰 문제라고 배현진 대표는

목소리를 높인다.

이런 상황에서 굴비를 다루는 영세상인의

지위는 크게 위협받고 있다. 과거에는 굴비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영세 생산자들 중심

으로 활발히 사업이 전개됐지만, 현재는 영

광수협, 법성농협 등 특히 수협중앙회, 대

형자본을 앞세운 거대한 기관들이 유통시

장을 장악하면서 영세상인들의 자리가 매

우 위태로운 상황이다. 중국산 굴비가 점

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도 큰 문

제다.

마냥 도움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배현진 대표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보기

로 하고 첫 번째로 가공수산업 협동조합 설

립을 고안했다. 하지만 수산업협동조합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100평 이상의 제조공

장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영광굴비

를 다루는 업체는 700여 개 정도였는데, 이

중 공장을 보유한 업체는 30개 내외였다.

이들을 참여시켜야 조합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배현진 대표는 이들 업체를 일일이

찾아가 동의를 얻었다.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영광굴비협동조합

188

그런데 어렵게 조합의 모양을 갖추고 나니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공장을 가진 사람

들이 조합의 중심이 되어버리면서 이제까

지 동고동락해온 상인들이 소외되거나 조

합이 마련한 정회원 조건에 충족하지 못해

배제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지금 영

광굴비협동조합이다. 2012년 협동조합기

본법이 생기고 더욱 평등한 방법으로 함께

할 것을 고민 중인 상인들이 모여 협동조합

을 설립했다. 설립할 때는 스페인의 몬드라

곤과 이탈리아의 볼로냐가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배현진 대표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자신들보다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협동조

합을 통해 자립하고 성장하는 그들의 모습

에 마음이 움직였다.

영광굴비협동조합은 이사장과 부이사장,

5명의 이사, 총무부장과 51명의 조합원이

함께 한다. 영광굴비 사업을 하는 사람은

이 중에 6할 정도다. 처음에는 조합원의 숫

자를 늘리기 위해 꼭 굴비 사업을 하지 않

더라도 관심과 관계가 있는 사람들을 조합

원으로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조합의

목표에 맞춰 1년에 한 번씩 선별해서 조합

원을 뽑는다. 기존의 조합원 중에도 협동의

가치에 어긋나거나 정서적으로 모두가 함

께 가는 일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정리할

필요도 느낀다. 활발히 활동하고 그것이 성

과로 드러나면 조합원으로 들어오려는 경

쟁이 벌어져 자연히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조합원들이 들어올 것이라는 게 배현진 대

표의 생각이다.

협동조합 대한 조합원들의 만족감은 높은

편이다. 우선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실질적

인 성과가 만족감으로 이어진다. 마케팅 능

력의 배양,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 개발, 원

료와 각종 소비재의 공동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 노력 등이 이뤄낸 결과다. 특히 현재

계획 중인 굴비 공동작업장 시설이 완성되

면 더욱 효율적인 굴비 생산과 보관, 판매

가 가능해진다. 굴비의 원재료는 참조기이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굴비로세계를바라보다

189

Page 94: 협동조합 20160105 1

다. 이 조기를 굴비 생산지가 아닌 다른 지

역에서 가져와야 하는데, 운반비용과 보관

비용 절감이 영광굴비 사업자들의 숙원이

었다. 배현진 대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서는 공동작업장과 냉동 창고가 필요하다

고 끊임없이 지역사회 안에서 주장해왔다.

또 사회적 기여에 대한 조합원들의 자부심

은 대단하다. 명절에 매출이 평소보다 많

이 나오면 상당액을 사회에 환원하기도 한

다. 경제적 역량과 문화 수준이 높아질수

록 사회적 이바지를 하는 단체들 또한 많

아져야 하고, 그것이 지역과 국가가 올바

르게 성장시키는 방법이라고 배현진 대표

는 이야기한다.

함께 하자는 뜻으로 맺어진 조합이지만 여

전히 영광의 많은 상인에게 협동조합이라

는 단어는 낯설다. 월 회의를 열면 참석자

가 1/3이 안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

해 한때 정계 입문을 꿈꿨던 배현진 대표는

이제는 지금의 방식으로 조합과 지역에 헌

신하기로 했다. 그는 조합원들을 찾아다니

며 조합에 참여하고 조직의 힘을 길러가자

는 메시지를 꾸준히 던지는 중이다.

성공,조합원에게물어라

영광굴비협동조합의 미래 구상에서 현재

의 조합원이자 미래의 조합원인 굴비 상인

들이 빠질 수 없다. 그런 의미로 조합은 상

인과 생산자를 위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아직은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법인 또는 자

회사를 새로 설립하여 금융사업을 생각하

고 있다. 이를 통해 자금이 필요한 상인에

게 대출을 해주는 역할 등을 할 수 있다. 좋

은 여건을 가졌는데 단지 자본이 없어 생

산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장치다.

영광굴비협동조합은 앞으로 제대로 된 지

식과 정보가 없어 열심히 일하는 데도 제대

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배현진 대표는 현대 사회가

지식 전문 사회라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지식이 없으면 경영도 어려운 시대가 닥쳐

오고 있는 까닭이다. 소비자들의 기호와 소

비 트렌드도 시시각각 변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명절 선물 중 1등은 굴비였

다. 그런데 지금은 10위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생산자들은 왜 굴비 매출이 떨어지는지, 왜

가격이 올랐는지 모른다. 굴비 가격이 높아

진 이유는 인건비 때문이다. 조기잡이 어

선 인원이 부족해 외국인을 쓰는 지경이다.

여기에 마케팅 능력의 상실, 원재료의 급

상승, 자원의 고갈, 많은 소비비품의 복잡

성 등이 더해졌다. 그런 구조와 이유를 알

고 상황을 개선시키려는 노력과 인프라를

확보하려는 시도를 병행하지 않으면 아무

리 영광굴비를 다루는 업자들이라 해도 영

문도 모른 채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

가맹점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영광굴비라

고 하면 굳이 브랜딩이 필요 없을 것 같지

만, 영원한 것은 없다. 영광굴비 브랜드의

난립과 여기서 빚어지는 불신에서 벗어나

기 위해 영광굴비협동조합이 주도해 소비

자들이 믿고 살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겠

190

다는 계획이다. 영광굴비협동조합이 만든

영광굴비 패키지 디자인은 이미 유명하다.

틀에 박힌 지역 특산품의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오랫동안 준비해 선보인 디자인이다.

무엇보다 디자인을 본 손님들이 반응이 매

우 좋다.

현재 영광굴비협동조합은 전남사회적경제

통합지원센터에서 법률이나 경영 컨설팅

을 받고 있다. 배현진 대표는 컨설팅의 효

용을 인정하면서도 결국 컨설팅이 효과를

내려면 우선 조합에서 사업을 잘해야 한다

고 말한다. 사업이 잘 되지 않으면 컨설팅

을 아예 쓸 기회조차 없다는 것이다. 스스

로 힘을 키우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중요한

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자체나 국가에

기대하는 부분은 협동조합끼리의 교류 촉

진이다. 협동조합 내부도 그러하지만 협동

조합끼리도 서로 긴밀히 협업해야 시너지

를 발휘하여 더 큰 사업을 할 수 있고, 그것

이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배현진 대표는 영광굴비협동조합이 세계

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

다. 무엇보다 필요한 자본금을 어떻게 모을

수 있는지에 관한 계획이 선명하다. 다만

그는 그 성공의 여부가 조합원들에게 달려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조합원들이 제대로

힘을 모은다면 단기간에 가능하고 제2의

사업까지 도전해볼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

하다면 영광굴비 상품 하나를 성공시키는

데에도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성공의 엔진은 조합원에 있다는 믿음, 그

것은 영광굴비협동조합도 다르지 않았다.

191

함께

만드

는 희망

함께

나누

는 행복

영광굴비협동조합

생활

속의

협동조합

이야

기굴비로세계를바라보다

Page 95: 협동조합 20160105 1

192

영광굴비협동조합한눈에보기

2010.03. 친목회결성(석암회)

2011.02. 굴비수협창립결의

2011.04. 굴비생산자협동조합법인등록

2012.02. 수협중앙회방문

2012.03 전농식품부장관면담

2022.02. 새우양식수협상임이사면담(인천)

2012.03. 새우양식수협상임이사법성포방문

2012.12. 동상임이사광주면담

2012.10~2012.12100평이상공장소유자수협창립을위한동의서작업실시

2013.01. 정회원자격문제발생,순수일반협동조합창립목표설정

2013.02 일반협동조합창립을위한자문(서울)

2013.03. 공청회

2013.03. 발기인대회(발기인대표최영주선임)

연혁

일반정보

배현진이사장

전라남도영광군법성면굴비로106-1,3층

061-356-1800

[email protected]

gulbi1004.co.kr

193

숫자로보는영광굴비협동조합

사업개시일2013.07.29.

조합원수50명

출자금50,000,000원

매출액연간500,000,000원

2016년목표매출액800,000,000원

29

Page 96: 협동조합 20160105 1

협동조합 더 알아보기

5협동조합 정의

협동조합 7대 원칙

협동조합과 다른 조직과의 비교

협동조합 설립절차

Page 97: 협동조합 20160105 1

협동조합 정의 협동조합 7대 원칙

▶ 협동조합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 · 생산 · 판매 · 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사업조직

▶ 협동조합연합회

협동조합의 공동이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셋 이상의 협동조합이 발기인이 되어 설립한

협동조합의 연합회

▶ 사회적협동조합

협동조합 중 지역주민들의 권익 · 복리 증진과 관련된 사업을 수행하거나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협동조합

▶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사회적협동조합의 공동이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셋 이상의 사회적협동조합이 발기인이 되어

설립한 사회적협동조합의 연합회

▶ 사업범위

공동의 목적을 가진 5인 이상이 모여 조직한 사업체로서 그 사업의 종류에 제한이 없음

(금융 및 보험 제외)

* 협동조합 설립은 사업에 필요한 법인격을 취득하는 것이며, 영업 · 신고 ·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업인 경우 그에 따른 법령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밟은 이후 사업 가능

** 식당을 운영하고자 협동조합을 설립한 경우 식품위생법령에 따른 신고 절차 후 사업 운영 가능

의결권 출자규모와 무관하게 1인 1표

책임범위 조합원은 출자자산에 한정한 유한 책임

가입·탈퇴 자유로운 가입과 탈퇴 * 조합원의 동질성을 유지하기 위해 가입자격을 제한할 수 있음

배당 이용실적 등에 따른 배당

1. 자발적이고 개방적인 조합원 제도

● 협동조합은 자발적이며, 모든 사람들에게 성(性)적 · 사회적 · 인종적 · 정치적 · 종교적 차별 없이

열려있는 조직

2.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

● 조합원들은 정책수립과 의사결정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선출된 임원들은 조합원에게

책임을 갖고 봉사

● 조합원마다 동등한 투표권(1인 1표)을 가지며, 협동조합연합회도 민주적인 방식으로 조직·운영

3.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 협동조합의 자본은 공정하게 조성되고 민주적으로 통제

● 자본금의 일부는 조합의 공동재산이며, 출자배당이 있는 경우 조합원은 출자액에 따라

제한된 배당금을 받음. 잉여금은

1) 협동조합의 발전을 위해 일부는 배당하지 않고 유보금으로 적립

2) 사업이용 실적에 비례한 편익 제공

3) 여타 협동조합 활동 지원 등에 배분

4. 자율과 독립

● 협동조합이 다른 조직과 약정을 맺거나 외부에서 자본을 조달할 때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가 보장되고, 협동조합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함

5. 교육, 훈련 및 정보 제공

● 조합원, 선출된 임원, 경영자, 직원들에게 교육과 훈련을 제공

● 젊은 세대와 여론 지도층에게 협동의 본질과 장점에 대한 정보를 제공

6. 협동조합 간의 협동

● 국내, 국외에서 공동으로 협력 사업을 전개함으로써 협동조합 운동의 힘을 강화시키고,

조합원에게 효과적으로 봉사

7.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 조합원의 동의를 토대로 조합이 속한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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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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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과 다른 조직과의 비교

협동조합은 「상법」상 "회사", 「민법」상 "비영리법인", 사회적기업 및 마을기업 등과

사업목적·설립 및 운영 방식 · 책임 · 범위 · 규모 · 성격에 있어서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음

▶ 협동조합과 「상법」상 회사

● 「상법」상 "회사"는 "상행위나 그 밖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법인의 이익을 주주 또는

사원 에게 분배하여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는 법인(주식회사 · 유한회사 · 합명회사 · 합자회사 등)

● 협동조합은 원칙적으로 조합원의 이익을 도모하고 영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상법」상 회사와

공통점이 있으나,

-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인 운영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기본법에

의하여 지역사회에 공헌하도록 하고 있는 점 등에서 차이가 있음

▶ 사회적협동조합과 「민법」상 비영리법인

● "비영리법인"이란 학술, 종교, 자선, 기예, 사교 기타의 영리가 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민법」상 사단법인 및 재단법인, 「사립학교법」상 학교법인, 기타 특별법상

비영리법인이 있음

- 비영리법인에 대하여는 일반법으로서 「민법」이 규율하고 있으며, 설립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음

● 사회적협동조합도 영리가 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하고 주무관청의 인가를 받아야 하며, 법인세

감면 및 감독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민법」상 비영리법인과 공통점이 있으나,

- 사회적협동조합은 법령에서 정하는 주사업을 40% 이상 수행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음

구분 주식회사 협동조합 사단법인

근거법률 상법 협동조합 기본법 민법

사업목적 이윤 극대화 조합원 권익증진 공익증진

운영방식 1주 1표 1인 1표 1인 1표

설립방식 신고 신고 또는 인가 허가

책임범위 유한책임 유한책임 해당없음

성격 물적결함 인적결함 인적결함

사업예시 일반 경제활동 분야 금융·보험 분야를 제외한 모든 사업 분야 학교, 병원, 자선단체, 종교단체 등

▶ 사회적기업 및 마을기업 등과의 관계

● "사회적기업"이란 비영리법인 · 단체, 조합, 상법상 회사 등의 조직 중에 「사회적기업육성법」에

서 정한 일정요건*을 충족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의 인증을 받은 기업으로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재화 · 서비스의 생산 · 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

● "마을기업"이란 마을 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추진하여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지역주민에게 소득과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마을 단위의 기업

● 협동조합 또는 사회적협동조합은 비영리법인, 「상법」상 회사와 마찬가지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거나 마을기업으로 지정 받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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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근거 주무부처 사업내용

사회적 협동조합 협동조합 기본법 주사업 소관 ●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사업

중앙행정기관 ●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및 일자리 제공

● 국가나 지자체의 위탁사업

● 기타 공익증진에 기여하는 사업

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 육성법 고용노동부 ● 취약계층에 일자리 · 사회서비스 제공

● 지역사회 공헌

마을기업 마을기업 육성사업 지침 행정자치부 ● 도농 소득 · 일자리 창출

● 지역사회 발전

① 독립된 조직형태일 것

② 유급근로자 1명 이상 고용할 것

③ 사회적 목적을 조직의 주된 목적으로 하며, 일자리제공형이나 사회서비스 제공형

또는 지역사회 공헌형 중 하나에 부합할 것

④ 이해관계자가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의사결정구조를 갖출 것

⑤ 정관에 법정 기재사항이 반드시 포함될 것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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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절차

발기인 모집 조합원 자격을 갖춘 5인 이상

정관 작성 목적, 명칭, 구역, 사업 등 포함

설립동의자 모집 발기인에게 설립 동의서 제출

창립총회 공고 창립총회 개최 7일 전까지

창립총회 개최 설립동의자 과반수 출석, 2/3 이상 찬성

설립신고 또는 인가 시 · 도지사 또는 주사업 소관 중앙행정기관

설립사무 인계 발기인 → 이사장

출자금 납입 조합원 → 이사장

설립등기 관할 등기소

▶ 신청서류

설립신고서/인가신청서

정관 사본

창립총회 개최 공고문

창립총회 의사록 사본

공통서류

임원명부(임원이력서와 사진 포함)

사업계획서

수입 · 지출예산서

출자 1좌당 금액과 출자좌 수를 적은 서류

발기인 및 설립동의자 명부

합병 또는 분할을 의결한 총회 의사록 사본

사회적협동조합 주사업의 내용이 설립인가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

▶ (사회적)협동조합 신고 · 인가 신청 기관

일반협동조합 시 · 도지사 (위임시 기초 시군구)

사회적협동조합 주사업 소관 중앙행정기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기획재정부

협동조합 설립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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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12월

발행처 기획재정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주소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정로 157 한화생명빌딩 7,8층

연락처 031)697-7700

홈페이지 www.coop.go.kr

취재, 촬영, 편집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살림 협동조합 02)2051-6038

Ⓒ이 책은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유료배포를 금합니다.

ISBN 979.11.5711.158.9(93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