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이후의 세계 제3장

58
김국현 지음 클라우드, SaaS, 그린 IT, 소셜, 모바일, RIA, UX, IPTV, 스마트폰, 정책, 미래, 가상화, 오픈의 경제학, 서비스 지향, 애자일 이것은 단순히 웹의 이야기가 아니라 경제와 정치의 이야기다. IT,이제는 대한민국을 바꿀 힘! Convergence Agile Agile Open Open Open IT Policy IT Policy Service-oriented Service-oriented Service-oriented IT Policy IT Policy IPTV IPTV IPTV RIA RIA RIA SaaS SaaS SaaS SaaS Cloud Cloud Cloud Cloud Cloud Future roadmap Virtualization Future roadmap Future roadmap Future roadmap Green IT UX UX UX Green IT Green IT Social Social Mobile Mob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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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김국현지음

클라우드, SaaS, 그린 IT, 소셜, 모바일, RIA, UX, IPTV, 스마트폰, 정책, 미래, 가상화, 오픈의경제학, 서비스지향, 애자일

이것은단순히웹의이야기가아니라경제와정치의이야기다. IT,이제는대한민국을바꿀힘!

Convergence

Agile

Agile

Open

Open

Open

IT Policy

IT Policy

Service-oriente

d

Service-oriented

Service-oriented

I T P o l i c y

IT Policy

IPTV

IPTV

IPTVRIA

RIA

RIA

SaaS

SaaS

SaaS

SaaS

Cloud

Cloud

Cloud

Cloud

Cloud

Future

roadmap

Virtualiz

ation

Future

roadmap

Futureroadmap

Future roadmap

Green IT

UX

UX

UX

Green IT

Green IT

SocialSocial

Mobile

Mobile

Page 2: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들어가며 004

디지털라이프, 삶을프로그래밍하는사람들 012

∷공평한실현자 013

∷디지털라이프, 세가지세계로의되돌릴수없는행진 019

∷삶의운 체제 023

서비스의시대 026

∷서비스경제시대 027

∷SaaS, 소프트웨어의종언? 029

∷서비스유행의배경 033

∷서비스의불안과불만 036

∷소프트웨어와서비스의중용에서 039

∷SaaS와추억의ASP 044

목차

웹2.0그후, 해체와생성의미래미래를위해꼭알아두어야할개념의총론

1

Page 3: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구름저너머의신세계, 클라우드(Cloud Computing)가뒤덮는현실 046

∷새로운사업의새로운시작 047

∷클라우드란? 051

∷클라우드와데이터센터와의차이 055

∷SaaS와PaaS 그리고플랫폼으로서의클라우드 061

∷클라우드는닷컴의전유물일까? 클라우드와엔터프라이즈 064

∷구름은믿을만큼탄탄한가? 069

가상화(Virtualization), 컴퓨터가꾸는꿈 073

∷가상화의등장배경 074

∷서버는하드웨어가아닌소프트웨어? 가상머신VM의역사 077

∷가상화와의첫만남그리고이사가기 080

∷리소스독립만세, 가상화의또다른혜택들 083

∷가상화를가능하게하는핵심기술, 하이퍼바이저 086

∷가상화의본질: 추상화, 일반화, 모듈화 090

∷가상화의최종목표는거버넌스 094

∷무엇이든가상화해버릴테다! 096

구름의미래 098

∷그들은왜구름위로올라갔나? 099

∷구름은어떻게흘러가나? 102

∷클라우드가꿈꾸는세계 105

Page 4: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그린IT의본질 110

∷ IT에도그린이_ 그린 IT의등장배경 111

∷저탄소 IT의길 114

∷그린 IT의사회적책임 118

여러분의기업은얼마나그린한가요? 그린 IT(Green IT) 셀프측정 122

계의경계에서- 위치와공간을의식할때 123

∷지역정보와매시업 124

∷소셜의시대, 위치와공간정보의역할 129

∷네트워크가나를감시할때 135

u-시티 142

UX 시대의RIA 전쟁사, 우리의눈동자와손끝을지배하는일 143

∷컴퓨터와사람사이, UX의시대 144

∷RIA, 웹시대의애플리케이션탄생 146

∷웹의레짐과RIA의플랫폼화 152

∷‘X-인터넷’이란이름의솔루션 155

∷업무용RIA, 기업도RIA가필요한이유 158

∷AJAX로읽는현실계와이상계의차이 162

∷RIA의쌍두마차, 어도비와마이크로소프트 166

∷RIA는웹을넘어서 176

∷장인과플랫폼 179

RIA 플랫폼선정시고려해야할일5개조 183

회오리속의경제와사회, 그리고임박한변화들삶과비즈니스를흔드는변화들

2

SPECIAL

SPECIAL

SPECIAL

Page 5: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미디어신세계의진실, UCC에서 IPTV까지 184

∷포맷전쟁의전리품, 코덱 185

∷웹미디어의두가지원가 188

∷원가극복과수익창출의노력들 193

∷스트리밍의시대 197

∷ IPTV는방송과통신융합의완성인가? 202

∷미디어를즐기는세가지형태 206

∷디지털TV의진짜얼굴 210

모바일, 무선, 폰 - 움직이는제3의창 213

∷범용성과개방성, 폰의진보방향 214

∷위피의무화의촌극과정부의역할 217

∷폰, 클라우드와의혼연일체 220

∷되돌아갈수없는길, 스마트폰의대중화 224

스마트폰대중화를위한3-O의완성 228

∷새로운판의충격 230

∷폰과온라인플랫폼의삼각구도 233

∷웹을정복하고, 웹을넘어서 239

∷소통, 판단, 행동, 체험그리고효과 242

SOA? BPM? 엔터프라이즈컴퓨팅의한계와과제 245

∷필연적계약 246

∷BPM, 업무를짜는서비스 252

∷SOA의우울 255

∷서비스의적응과생존 258

∷매시업, 이상계로부터배우는현실계 263

SPECIAL

Page 6: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웹, 인터넷그리고자생적질서 268

∷웹, 자유의시뮬레이터 269

∷자유주의이상계의숙제 279

∷대안으로서의웹자유주의 282

열린사회와그적들 287

∷액티브X를둘러싼소동, 공인인증체제의부조리 288

∷닫힌망과열린기술 295

∷유심(USIM)과 IMEI 298

∷규제의시대착오와잃어버린시간들 302

오픈의경제학 306

∷오픈소스를보는시점 307

∷‘오픈’이라는경제적숙명 313

마치며 317

찾아보기 319

웹주의선언모든이를위한웹과인터넷의철학

3

Page 7: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웹주의선언모든이를위한웹과인터넷의철학

3장

내일은달라질것이라믿는것. 변화는긍정의낙관주의를전제로하고있습니다. 그러나미래를세워

나갈반석으로서의우리의현실은충분히합리적이고믿음직스러운곳일까요?

변화를주어진것, 당연한것이라생각하는사이에변화의순기능대신역기능이웹과인터넷이약속

했던이상계를괴롭히고있습니다. 그부조리를털어내고미래를대비하는것, 그역시우리가풀어가

야만할과제입니다.

Page 8: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이상계’의이상(理想)이란무엇일까요? 웹은어디로가고있는것일까요? 웹에

서희망을읽는사람들은무엇을꿈꾸고있는것일까요?

웹의이상향이란것이있다면, 그것은어떤모습일지자유롭게상상해봅니다.

‘자유롭게’…어쩌면바로이‘자유’가웹의이상향일지도모릅니다. 웹과인터

넷의발전은이자유의탐색과정이었고, 이들이가져온가장큰기회와위기

도바로이‘자유’의개념과바로이어져있습니다. 그리고웹은흄과애덤스

미스로부터하이에크에이르기까지면면히이어져온자유주의사상의구현체

일지모른다는생각이듭니다.

인터넷은 로벌라이제이션의극한을보여주며범세계적네트워크를완성하

고있습니다. 일견자유방임으로보일수밖에없는‘주인없는기술구조’와통

제되지않는‘자율분산적인프라’. 경제에서사회에이르기까지이 21세기적

자유주의는지금인류의문명에큰변화의씨앗을던져놓고있습니다. 웹과

인터넷은자유로운사회의시험대로지금인류역사상전례없는대실험을시

작하고있습니다. 현실에서는해보지못했던, 감히해볼수없었던이상을향

한전대미문의시뮬레이션이지금수행되기시작한것입니다.

:: 웹, 자유의시뮬레이터

:: 자유주의이상계의숙제

:: 대안으로서의웹자유주의

웹, 인터넷그리고자생적질서

T H E W O R L D B E Y O N D T H E W E B

Page 9: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웹, 자유의시뮬레이터

모든이를위한웹과인터넷의철학

우리가 어떤 사상에 준거한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우리의삶과그삶이이루는사회는완전히다른길을걷게됩니다.

“위험한것은기득권이아니라사상”이라고말한것은케인즈 던가요?

우리가살고있는한국은어떤사상을지닌무슨주의의국가인지궁금해

집니다. 혹자는신자유주의의자본주의국가라말하며현상을비판하고

있지만, 한국은오히려신자유주의의탈을쓴관치주의국가에가까울지

모르겠습니다. 목적을고정시키고매진하기위해자원의집중적투하를

일삼으려는관치국가의개발독재성향은여전하니까말입니다.

철강이나조선, 토목과같이 5개년계획을세울수있는중공업시대에

는이와같은개발독재주의가적합했을수도있습니다. 그러나그러한구

체적목적을지정할수없는현대의지식사회에서는그밑천이드러날수

밖에없습니다. 혁신이란 5개년계획으로이루어지는것이아니라, 전혀

뜻밖의개인이뜻밖의계기로만들어내는우연의산물인경우가많기때

문입니다.

한국의우파와좌파란경제정책에대한성향차이가아니라역사에대

한시각, 이데올로기에대한평가가지역적특이성과결부되어있는특이

한경우가대부분입니다. 한국사회가겪고있는사상적미숙과그혼돈의

원인은이러한작위적편가르기탓이라고도볼수있습니다. 언제부터인

2693장│웹주의선언

Page 10: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가정부가어진임금이되어경제위기를해소해야된다는등의생각은우

리사회에서우파든좌파든더없이모호한상태로만연되어있습니다. 심

지어개인의자유를극대화해야한다는논리가좌파의것이되고, 우파를

자처하는이들이국가주도의경제개입을태연히주장하니더욱헛갈립

니다.

어쩌면이는자유주의를경험해보지못한사상수입국의한계일지도

모릅니다. 합리적인엘리트정부와당이중앙집중적계획에의해경제를

발전시킬수있을것이라는믿음이자유민주주의를표방하는한국과같은

국가에서도이렇게널리퍼져있습니다. 그리고그믿음은좌우파를불문

하고팽배해있습니다.

한줌의철인(哲人)리더가국가를흥하게할것이라는낭만적국가관과

경제관은그렇게우리의 20세기를물들이고있었습니다. 그러나그렇게

계획된사회질서는우리에게충분한자유도번 도평화마저도주지못

했습니다. 대신우리는그타인의계획에대한막연한기대덕에우리의

자유를조금씩양보하고있었습니다.

웹과인터넷에는정부도국경도없습니다. 그곳에는무한한자유와그

자유에의해보장받는개인의선택의순간만이있을뿐입니다. 미리계획

되지않고도수많은사람들이자유롭고평화롭게함께살아갈수있는질

서가자생적으로마련될수있다라는믿음. 그것이웹을지탱해온철학이

었습니다.

웹과인터넷이전의통신기술들은일부의엘리트가기술을제정하고

전파를할양하고프로토콜을맞추어발전해왔습니다. 인터넷도그태동

은냉전탓이라알려져있습니다. 전쟁에도무너지지않는자율분산의네

트워크를꿈꿨던적이있었습니다. 그러나미국정부나소련정부에의해

끝까지추진되었다면오늘날과같은인터넷의성공은없었을것입니다.

270 웹이후의세계

Page 11: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정부에아무리훌륭한인재가가득하다고는하지만인간의이성이란믿고

맡기기에는너무한계투성이이기때문입니다.

오늘날의웹과인터넷을만들어낸것은전화국이나정부, 그리고정부

간연합체가아닌썬, 시스코등의민간기업과그들의모임이었습니다.

어느누구도웹이나인터넷의최고설계책임자가아니었으며, 어느누구

도전체를통제할수없었으며, 또한 5개년발전로드맵을그릴수도없었

습니다. 웹의내일이어디로갈지아무도알수없었기때문입니다. 목적

을사전에확정하지않는것이웹과인터넷이성공한비결이었습니다. 그

리고그확정되지않는목적을찾기위한수많은경쟁이젊은창의성을자

극해닷컴의스타트업문화를만들고사회를움직입니다.

웹이란자생적질서의형성과정을최단기간내에성공적으로시뮬레

이션한사례인것입니다. 웹에서내일어떠한일이일어날지아무도모릅

니다. 수많은‘돌연변이’의서비스가늘생겨납니다. 또정부와같은중앙

의 엘리트에 의해 인위적으로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자연선택’됩니다.

진화를일으킬준비가되어있습니다.

누구도인위적으로제어하거나통제하거나미리선택해주지않지만,

늘적합한것이자연적으로선택되며질서를찾아갑니다. 실제로웹과웹

을지탱해온인터넷기술은그발전과정을보면국제전기통신연합전기

통신표준화부문(ITU-T)과같은관제공식표준보다는오히려OMA(Open

Mobile Alliance), 국제웹표준화기구(W3C), 미전기전자공학회(IEEE) 등

‘사실상표준화’활동의역할이더큼을알수있습니다. 예컨대와이브로

는 IEEE에서시작했지만, 역으로 ITU 표준으로입성합니다.

과거의전파행정이나기술입국드라이브에서와같은목적을지닌매

진이기능하던시기는끝났음을웹과인터넷의등장은몸소알려주고있

는것입니다. 실제로각국의통신정책과인허가를비웃듯모든것을인터

2713장│웹주의선언

Page 12: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넷프로토콜위에서돌아가게하는올IP(All IP) 화의자유는이미선사되

었습니다. 전화는VoIP가되고, TV는 IPTV가되어가는것입니다. 현실

을통제하던이들이신경쓰지않던사이현실은웹과인터넷의새로운질

서에포위되어있습니다.

오늘날의웹과인터넷은사회와경제를이상적으로흉내내기위한체

제를갖추어나가기시작했습니다. IT가지닌실현자로서의힘, 평형자로

서의힘은현실의제약조건을해소해가며평평한플랫폼을대중을위해

만들고그위에서우리가새로운실험을해볼수있도록북돋습니다. 그

리고바라건대그과정에서자생적질서가진화의산물로마련되기를기

대한것입니다.

어떠한우수한인간도사회와경제를통제하는데필요한모든정보를

얻을수있는방법도없고, 정보가있다고하더라도이를실시간으로처리

할수있을정도로뛰어날리없습니다. 설령이러한것이가능한천재라

하더라도이를한치의머뭇거림도동요도없이수행할수있는냉혈한이

아닌약하디약한여린인간일뿐이라는각성이현실사회에는결여되어

있습니다.

수많은사상의실패는인간이지닌이한계를각성하지못한데서시작

했습니다. 혹은그러한한계를어쩔수없이받아들일수밖에없는현실의

제약때문입니다. 대의민주주의도그러하며산업이피라미드구조가되

는것도그러한제약의일종입니다. 민의를알방법이없기에국회의원이

되어이를대신하겠다고나서는것이며, 누가어떤일을제일잘하는지어

차피정확히알수없기때문에국가나권력이임의로누군가를지정하여

특혜를주어왔던것입니다.

아무리당과조합과국가와지도자를신뢰한다고해도그들에게는경

제와사회전체를조망할방법이없었습니다. 그들에게는그흔한‘실시

272 웹이후의세계

Page 13: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간검색어’조차없었으니대중의의식흐름을알기도어려웠습니다. 정보

부재의통치자들은당연히엉뚱한일만벌일뿐입니다. 오늘날이상계의

초월적정리자후보군이이제야꿈꿔보는전지전능한정보수집과처리

능력은당시에있었을터가없습니다. 그런데지금은그런일이가능할지

모릅니다. 초월적정리자가완성되면말입니다.

그러나오히려이상계의초월적정리자는중앙통제적당

과조합과국가로부터거리를둔채당이나정부만이볼수

있는판옵티콘★이되기를거부합니다. 모두가공평하게자

신의신경을연결하여소통할수있는플랫폼이야말로웹과

인터넷의존재이유이기때문입니다. 만인이만인의정보를

실시간으로취득할수있고, 이를위한소통능력과처리능

력이제로에가까운비용으로접근가능한방편인‘플랫폼으로서의웹’

(Web as a platform은웹 2.0의캐치프레이즈 습니다)은그러한집단적거부의

결과빚어지고있는것입니다.

정부와국가권력과초월적정리자들사이의불화가시작될조짐이보

이는것은바로초월적정리자를‘길들이기’하고싶은권력과, 권력과‘거

리두기’를하고싶은초월적정리자사이의어쩔수없는입장차이때문

입니다.

초월적정리자는무시무시한도구입니다. 그러나그들은자신은대중

의도구가되었을때비로소그힘을가질수있다는마법의

주문을너무나잘숙지하고있습니다. 대중이그들을손에

서놓게되는순간, 그들은더이상무엇도정리할수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은대중의생산수단이되어주는조건으

로그초월적힘을부여받은것입니다.

웹은‘생산수단의민주화’★를꿈꿉니다. 민주화된생산

2733장│웹주의선언

판옵티콘(panopticon)

일망 감시 시설. 푸코의『감시와 처벌』에 등장하는 감시건물의형태. 주위에서는보이기만 하고, 중앙 탑 안에서는 모든 것을 볼 수 있지만보이지않는다.

생산수단의민주화

마르크스는 생산 수단의 사유를 폐하고 대신 사회적으로 공유하여‘각자 자신의능력에 따라 일하고, 각자자신의 필요에 따라 분배받는 사회’를 꿈꿨다. 《고타강령비판》

Page 14: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수단이공산주의가아닌자유주의의극한에서발견되었음은아이러니가

아닐수없습니다.

전지전능한사적생산수단을소유하게된대중은자유를얻습니다. 자

유란무엇을만들어낼지, 아니면아예만들지말지에대한자유까지포함

하고있습니다. 웹의이상계가우리에게주는가장큰무기란바로자신에

게돌아올가치를판단해생산을할지말지결정할수있는선택권에있

습니다. 웹은생산하지않아도얻어가기만해도좋은공간으로우리곁에

있습니다. 오히려얻어가기좋게최적화되어있습니다. 웹은우리에게무

차별적자유를줍니다.

웹은처음부터만인에게소비의선택지를URL 창을통해그리고검색

창을통해주고있습니다. 이대안세계가나를어디로데려다줄수있을

것인지, 선택을앞두었을때가장활발히기능하게되는자유의지의몫입

니다. 그렇게소비에편리한구조임에도불구하고방대한정보생산이이

루어지고있습니다. 정보의생산과소비가묘하게밸런스를취해갑니다.

누구의개입도조종도없이말입니다.

수많은청춘들이온라인에서밤을지새우고, 허송세월을하는것처럼

보이는그순간들도바로이러한선택의결과입니다. 가져가다지치고재

미없으면만들어보기라도하는것일까요? 아무래도좋은일이지만, 생산

수단으로서의웹은창작과표현과기회의공간이되어갑니다. 그렇기에

기성세대의눈에는한심해보이는청년들이 1년뒤, 10년뒤수많은선택

의자유의지를거쳐어떠한인물로바뀌어있을지알수없는일입니다.

지금의웹의 웅들모두한시절그렇게창조를꿈꾸며지식을쌓는이

상계룸펜의시절이있었다는것은우연의일치만은아닙니다. 미래를이

끌훌륭한인재도사업가도모두한때는온라인에서밤을새우며허송세

월을할권리가있는것. 그것이바로자유의힘입니다.

274 웹이후의세계

Page 15: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사회주의의고민, 즉주어진자원을어떻게배분할것인가의문제는그

나마쉬웠습니다. 앞으로의문제는누구도배분해야된다생각하지않는

지식과지혜로부터어떻게가치의질서를이끌어낼지에관한것입니다.

사회가겪고있는다양한문제들을한움큼의어리석음으로억지로해결

하려하지않고, 불특정다수의지혜로부터자생적으로풀어낼수있는질

서를찾는일입니다. 이는오늘날UCC나블로깅, 심지어펌질까지포괄

한원시적정보생산이우연한혁신과산발적집단지성으로수렴하는모

습을기대하는것이기도합니다. 이제막천천히생겨나고있는웹의자생

적질서를어떻게대하는지에대한문제인것입니다.

‘자생적 질서(Spontaneous Order)’란 참으로 수많은 평

가를받고있는경제학자하이에크★의사상입니다. 인터넷

과웹의배후사상을이해하기위한사상가로하이에크처럼

적합한인물도많지않습니다.

자생적질서라는말에서나는늘인터넷을느낍니다. 그

의사후에사실상창궐하기시작한자유의체제웹은어쩌

면그가그렇게바라왔던자생적질서의구현체일지모르

는일입니다. 웹의발전과성공은문명이란목적없는시행

착오의누적적결과라는하이에크의믿음을증명한사례라

할수있습니다.

현실을본뜨듯구축되는이상계의생성과팽창을하이에

크는비록목격하지는못했겠지만, 그는이미웹과인터넷

이품은자율분산의꿈을시장(市場)이라는개념을통해서꾸고있었습니

다. 하이에크는흩어져분산되어있는지식이유통되고활용되는장으로

시장을늘생각해왔습니다. 그는시장이제공하는메커니즘만이유일무

이한해법이라고믿었고, 그믿음은‘플랫폼으로서의웹’을말하던이들

2753장│웹주의선언

하이에크

하이에크는 만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기 전까지 생의대부분을 이단아 취급을 받으며 자유를 위해 싸웠다.나치즘, 사회주의, 케인즈주의와의대결등일부기득권이 스스로를 대중보다 우월하다 여기며 계획하고 간섭을하는모든사상은그에게는적이었기에, 케인즈주의가 한창이던 미국에서는자본가의 옹호자로 힐난받았고, 여전히 일각에서는‘신자유주의’의 대부로 매도하기도한다. 그러나그가믿었던 고전적 자유주의와그의 사상은‘바로 우리들의자유’를숭상했다.

Page 16: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이목격한현상과크게다르지않습니다. 지금웹은지식의분업, 즉한없

이분산되어있는지식을규합하고다시배포하여수많은경제주체들이

자생적질서를갖추어갈수있도록하기위한자동화된플랫폼을자처하

기시작합니다.

시장을믿는다는말은잔인한말처럼들립니다. 시장이얼마나잔인한

지우리는벌써알고있기때문입니다. 그러나하이에크는심지어그것이

폭주라할지라도창조적파괴가일어나는한그재생과정에서자생적질

서가생긴다고믿었기에, 이를보장할유일한방법인자유를숭상했을뿐

입니다. 하이에크는사회주의체제가왜실질적으로불가능할수밖에없

는지그붕괴이전에이론적으로논파한학자 는데, 당시로서는순수한

비전을품고시작한사회주의운동이잘못된가정에서시작했다고주장했

습니다. 그잘못된가정이란바로한계투성이인간이성을믿고그에근거

하고있다는점입니다.

일군의집단이만든인위적질서는필연적으로‘~를해야한다.’는행

위규칙이될수밖에없습니다. ‘학생은공부를해야한다’, ‘시민은바르

게행동해야한다’, ‘정부는시민을돌봐야만한다’등이러한발상을낳

는거대하고뿌리깊은구성적합리주의는하이에크에게는‘치명적자만’

으로비칠수밖에없었습니다. 어찌인간이또다른인간에게‘해야만하

는무엇’을강요하고제재할수있을까요? 이성에대한과신은이러한차

별에서기인한전체주의의씨앗을품고있습니다.

전체적설계주의에대한항거는지금한국의웹에도그대로필요합니

다. 관료의재량에의한설계와국가의개입이한국의웹에서자유를제거

해가고대신수많은부조리를야기하고있기때문입니다. ‘사이버모욕

죄신설, 인터넷실명제확대, 인터넷감청허용’등의개입주의움직임은

그상징입니다. 뿐만아니라그하부구조적으로도각종관제플랫폼의의

276 웹이후의세계

Page 17: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무화문제, 저작권문제, 공인인증체제의문제등등다른국가들에비해

유난히다양한문제를겪고있는데, 바로이‘꼭~해야한다’라는‘치명적

자만’이웹의자유를심각하게저해하고있는것입니다.

삶과사회도인류가즐기기로한일종의게임이라면, 여느게임과마찬

가지로게임의법칙만을정하고, 게임의상세한대본은만들지않는편이

늘재미있습니다. 일어나서는곤란한일만을제도화하는것이다수의자

유를보호하기위한선택지를최대화하는길입니다. 질서가자생적으로

갖추어져나갈수있도록, 곳곳에서창발성(emergent behavior)이발휘되

도록배려하는길입니다. 짜인각본이아닌신나는게임의룰을만드는것

이오히려중요한것입니다.

자유주의라해서자유방임을의미하는것이아닙니다. 하이에크도분

명히제도설계의필요성을역설했습니다. 다만역시국가나관료기구가

자신의이성을믿고전횡적으로규정하는실정법주의는치명적자만에빠

지기쉽다는점을우려했을뿐입니다. 법이란상식과판례가충분히숙성

된관습법위에기초해야하는것이라믿었습니다. 성문법은그후관습법

의모순을조정하는수단으로제정되어야한다고믿었습니다.

생각해보면웹도마찬가지믿음에의해지금까지커왔습니다. 국가나

관료기구는물론 향력있는거대벤더가스스로전횡적으로무언가를

규정해봤자그효과는절대웹전체를뒤덮지는못합니다. 대신만약그

성과물이상식적이고또시장에긍정적의미를주고, 그효용이발견되어

시간과함께충분히숙성된다면그것이하나의관습으로굳어져‘관습표

준’의지위를차지하게됩니다. 그것이바로사실상표준이라불리는디팩

토스탠더드(de facto standard)입니다. 그리고최종적성문표준은그후

이사실상표준의모순을조정하는수단으로제정되는것입니다. 그것이

웹의상식입니다.

2773장│웹주의선언

Page 18: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그러나만약한국가가표준을임의로제정해이를강제하거나의무화

한다면이는앞뒤가뒤바뀐일일뿐만아니라, 제한된정보와판단을지닐

수밖에없는정부의재량개입에의해불필요한혼돈만키우고사회를닫

아가는일입니다. 그리고이를방관하거나심지어조장하거나타협하는

일은웹과인터넷이획득한자유주의가침해하도록허락하는무책임한일

일수밖에없습니다.

이와같이웹의자유를저해하고있는것은대부분부조리한규제와정

부의의도적개입때문입니다. 게임의룰을정하는대신게임의상세대본

을건네며이대로하지않으면안된다고말하고있는것입니다.

정말로자유란명백하고자명한가치가아니라오히려힘써유지하지

않으면스러져버리는빈약한개념임을증명이라도하듯이렇게자유를

방해하는규제와개입은끝없이이상계마저괴롭히고있는것입니다.

이상계는현실에서그현실적제약때문에시도되지못했던수많은사

고실험이이루어지고있는대안공간입니다. 그러나한국의이상계는거

꾸로그방관자적참여자들의무관심덕에현실을지나치게닮아간나머

지현실의제약을받기시작하고있는것입니다.

우리의처지가이렇기에이상계에서자유를마음껏꿈꾸고자유를보

장받기위한‘얼개’는끊임없이고민하고시도되어야합니다. 그리고이

시도 하나하나의 지혜를 오롯이 축적하여‘게임의 룰’로 그리고 어엿한

제도로설계해야하는것, 결국우리모두의숙제입니다.

···웹과인터넷은대중의자유에근거한자생적질서가진화되는것을목격할수있는현실의시뮬레이터이다.

···

278 웹이후의세계

Page 19: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자유주의이상계의숙제

모든이를위한웹과인터넷의철학

웹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 사회에 용인될 보

편적시스템이될수있을지그정당성을확인받는테스트를겪게될것입

니다. 웹이가져오는변화가우리에게어떤긍정적 향을미칠지, 그변

화가수용가능한것인지, 집단감정적으로타당한것인지캐묻는가혹한

시련을이겨내야합니다.

점점인터넷에의존적이되고, 때로는신체와지성마저컴퓨터와네트

워크에결합되어가는오늘날의삶이바람직한것인지자유의웹은스스

로증명해야합니다. 이에충분히답하지못하고일말의의문이라도남기

면, 이를통제하려는세력이대신답을하러등장할것입니다. 인류의역

사는자유를억압하는개입세력의등장을늘지켜봐왔습니다. 웹은이제

자신의존재를건확신의대답을해야합니다.

웹에는매일매일이시험인셈입니다. 그러나이러한시련을아는지모

르는지악플, 스팸, 악성콘텐츠와같이무책임하게내뱉는방종은줄지

않습니다. 장난으로보이는이악행들은인간본래의자유의지에대한신

뢰를무색하게하여개입세력을키우는위험천만한행동임을여전히느

끼지못하고있습니다.

이상계라믿었던그세계가한낱현실의하수구에불과한것처럼보인

다면, 현실계의개입주의자들이가만히있을리가없습니다. 아직웹의문

2793장│웹주의선언

Page 20: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화는현실밖변방의실험에불과하기에초기에잘관리해두어야한다고

믿는그들의권력과재량권은여전히이상계따위우습게만들수있을정

도입니다.

투정어린방종만있고책임있는투쟁심이없는미숙한행동들이‘인

터넷실명제’와같은판옵티콘적감시체제를잉태한것입니다. 그리고이

에맥없이맹종하는우리들이란마치장성해서도보모에맡겨진모양새처

럼안쓰러워보입니다.

정말미안하고딱한이들은따로있습니다. 이상계의이상에서여러이

유로소외된혹은그이질감의환멸로스스로를소외시킨수많은이들입

니다. 아무리대중화보편화가되었다고는하나경제적으로도어느정도

의여유가있지않으면아직은벽이높은것이웹과인터넷입니다. 디지털

리터러시를갖출의지와어느정도학습부하를소화할지력이있지못한

다면컴퓨터와인터넷은아직은요원한이야기인것입니다.

만약이상계가이소외된대다수‘정보약자’들에게는불만과걱정의

공간이되어버린다면이대안세계의존재를거북하게생각하고결국은

앓는이처럼불편하게느껴질뿐입니다. 물론웹과인터넷은이미걷잡을

수없는팽창을지속중이기에이미인력(人力)으로어찌할수없는단계를

지났다고생각할수있지만, 만약인터넷따위는사라져주기를바라는이

들을위한다른사상적거점이규합된다면그보다두려운것은없습니다.

공산주의혁명도심지어파시즘도모두당대를지배하던분위기와세태에

대한반감과소외감에서시작되었음을잊어서는안됩니다.

정년이얼마남지않았다고생각하는중견사원이있다고합시다. 이분

은중견이라며칭송을받고있으니비즈니스에대한통찰력도있고또사

회적인정도받고있을지모릅니다. 사실학습능력도예전같지않고또

노안이와서작은 씨는잘보이지도않습니다. 그리고웹이니인터넷이

280 웹이후의세계

Page 21: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니하는대부분의것들이지나치게유치하고또외래식이라업무에맞지

않다고생각할수도있습니다. 그런데마치웹을하지않으면사원이나주

민이될수없는것처럼몰고가는작금의세태가그들에게는일종의언짢

은강요로보일수도있습니다. 자신들이변화부적응자나낙오자로여겨

지는데참을수있는이는많지않은법입니다. 반감과소외감에‘다없애

버려’라고말하고싶은사람도등장할수있습니다. 누가이들을규합한다

면낡은현실을존속시키기에는충분한표심으로이어질수있습니다.

이들이느끼는두려움이임계치를넘기전에웹의참여자와관리자들

은이들을넓은포용력으로보듬어안아이끌고, 웹이사회의정서에최대

한거스르지않도록스스로‘물관리’를해야합니다. 여기서말하는‘물

관리’란관리자재량권을발동하여임의통제하는것이아니라, 물이고

이지않고쏟아져내리지않기위한얼개를설계하는일입니다. 모두가타

당하다여기는합의점을찾고이에근거한룰을만듦으로써여기에부합

되지않는행동은자체적으로정화되도록하는일입니다.

쓰레기같은정보만모이는우물은아무도찾지않을것이기때문입니

다. 그러나이것이늦어지거나자유와방임을서로착각하는순간, 그쓰

레기의냄새를참지못하겠으니우물을없애자는세력은준동할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그시간차는그리크지않을것입니다.

···자유의적은우리의냉담함이낳은반감과소외감이다.

···

2813장│웹주의선언

Page 22: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대안으로서의웹자유주의

모든이를위한웹과인터넷의철학

혹자는자유주의란위험한것임은자본주의의

위기가증명한다말하곤합니다. 신자유주의를예로들며자본의자유가

폭주한끝에무엇이오는지보라말합니다. 한편모든자유주의자들은경

제적자유가보장되지않으면정치사회적자유란오지않는다고믿어왔

습니다.

누구의시점이옳은것일까요? 세계화를반대하는거리의시위는무엇

을걱정하는것일까요, 그들은왜 FTA를반대하며WTO 체제를거부하

는것일까요? 그들은지난수십년간자본주의발전과그일차적결과물

들이지역간혹은지역내격차, 세대간격차, 산업간격차등모든가용

한낙차를이용하여가능했다고믿기때문입니다. 먼저발전한주체가자

신이지닌고점(高點)에서의조망력, 조종력, 위상차를이용하여헤드쿼터

를자처하며그발전단계로올라서려는이들을생산거점으로착취하는

모델이라여긴것입니다. 어느정도는사실이기도합니다. 선진국에서는

상상조차하지못하는임금, 생산력, 근로조건으로개발도상국에서공장

을돌릴수있고콜센터를열수있습니다.

세계의공장인중국과오프쇼어왕국인도의사례에서처럼그렇게라도

하여그지역이발전되고고용이창출되면그것으로좋지않겠느냐생각

하기도합니다. 그러나아직준비되지않은국가가준비된국가에게이용

282 웹이후의세계

Page 23: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되는모습은한창자라고공부해야할어린이가산업역군이라며착취되

는것과근본적으로무엇이다르냐고비판받게됩니다. 그럴듯하고타당

한주장입니다.

자본주의에녹아들어있는경제적자유주의에껄끄러움을느끼는이들

이많습니다. 그런데그렇다면어떻게해야하는것일지는안타깝게도누

구도알고있지않습니다. 현실은여전히대안을찾지못하고있습니다.

사회주의로돌아갈수도없는일이지만, 적어도지금의모습은아니지않

겠느냐는것입니다. 대안없는비판일지라도소중한이유는적어도현실

에는어쩔수없는치명적제약이있음을곱씹게되기때문입니다.

인간의이기적성향은이것이폭주하지않도록조율해온이타적공동

체성에의해다스려져부족과마을과사회를이루고문명으로발전해올

수있었습니다. 평등과복지와나눔이라는공동체적본능은인간에게따

스함을넘어때로는뜨거움마저줍니다. 사회주의는그뜨거움에기인한

대표적사상이었습니다. 이 뜨거움을믿었던사회주의는그공동체로서

의본능을그행진의과정속에서사람들이깨닫게되리라생각했습니다.

그러나사회주의제국들의수십년에거친실지(實地) 테스트결과는여러

분이알고있는그대로입니다.

우리는자본주의와자유주의가보장하는개인의이기주의가격차확대

의일로로폭주할까걱정하지만, 그것이결과의평등에의한의기소침한

공동체에의해대체될수없음도알고있습니다. 이것이오늘의한계이자

현실의부조리입니다. 완전하지못한현실은해법을찾지못하고있습니

다. 그것이현실의한계입니다. 현실의제약이없는이상계에관심이가는

이유는바로이처럼현실적해법이지금으로서는마뜩하지않기때문입니

다. 자유로운발상과시도와선택이우리삶의관리자나중재자의허락없

이도가능하고, 그효과가적절히실현될수있는곳이있다면, 그리고그

2833장│웹주의선언

Page 24: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곳이현실을닮았으나현실과분리된공간이라면해법을찾기위한실험

이가능할지모르기때문입니다. 평형자와실현자로서의웹과인터넷은

현실의제약을해소할해법을테스트해보고시뮬레이션해볼수있는사

상의테스트베드로더없는공간이될수있다고믿기때문입니다.

자유주의가꿈꿨던궁극적시장의기능을플랫폼의모습에서, 사회주

의나공산주의가꿈꿨던당과조합의기능을초월적정리자의모습에서

엿볼수있는것은큰수확입니다. 또웹은단지‘세계시뮬레이터’에서끝

나지않고현실의일부를이관함으로써인간의이기주의와이의반대급부

로기능하는공동체적감성을마음껏발현할수있는이상적촌락을형성

대안세계그자체로성장할지도모릅니다. ‘소셜’의현상은이에대한희

망을품게합니다. 자본주의의부산물로강화된개인주의가더치 해지

자이상계의소셜네트워크가그빈칸을채워주고있습니다. 우리는어느

때보다외로울것이라생각했지만, 그아픔을온라인에서풀어내고있었

던것입니다.

이상계의이상이란바로이‘웹의자유주의’입니다. 공산주의와사회

주의가그렇게갖고싶었던초월적인정보수집력으로정보를정리할힘

을지녔으면서도, 그정리된정보가다시빛의속도로분산되며공유되고

그것이불특정다수의참여자모두와공유되어활용됩니다. 또그과정에

서가치의단순배분을하는시장이아닌새로운가치를‘실현’할수있는

토대(土臺), 즉플랫폼이등장합니다. 자본주의가꿈속에서나그려본플

랫폼으로서의시장이그곳에있는것입니다.

자본주의의제약도사회주의의제약도일거에리셋하면서인류의본성

에부합하는형태의이상세계를그릴수있다는점어쩌면‘웹자유주의’

라불러마땅한궁극의자유주의가웹에서지금태동하고있는것입니다.

웹자유주의란사회주의와자본주의를초월하는자유주의의실험일지모

284 웹이후의세계

Page 25: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릅니다.

웹은 국경을 의식하지 않는 극단적 로벌리즘과 탈매개화(disinter-

mediation)를통해각종개입주의를무력화해왔습니다. 그과정에서현실의

부조리를대체하고그희생자를삼켜다른모습으로웹에뱉어놓습니다.

지난세기자본주의와사회주의가이야기해온달콤한희망은모두의

외로역전극의희망을이야기합니다. 꼴지도일등이될수있다는전복과

역전의희망인것입니다. 이달콤한희망이야말로불공평한삶에대해사

상이제안해오는거부불가능한매혹적유혹이었습니다. 그러나사회주

의도자본주의도그것이어떻게가능한지에대한전술적답변은현실의

제약에막혀머뭇거리고말았습니다. 혁명과경제적성공이라는확률론

적이론에의해가능한일이었지만, 그것이정말바로나의일이되는것

은별개 기때문입니다. 미약한내가현실에서할수있는일은뻔했기

때문입니다.

만약어떠한개인도‘공평’히무엇이든‘실현’가능한이상적세계가있

다면어쩌면일말의희망을구현해볼수있을지모른다고생각하게됩니

다. 이것이사상으로서의자유주의가기술의힘에의해형성된대안세계,

이상계입니다.

실제로이상계의등장이후수많은역전극이펼쳐졌습니다. 세계화는

양극화를만들어냈지만, 웹과인터넷의힘에의해제3세계의인력들이

국경없는업무를펼칠수있게되었습니다. 인도를예로들어봅시다. 세

계화에성공한인도인들은선진국의오프쇼어천국이되어깊고넓은기

회를끌어올수있었습니다. 여기까지라면착취되는현지생산공장과무

엇이다르냐고할지모르겠지만, IT는어디서든통용될수있고어디서든

활용가능한보편적스킬을개개인이획득할수있게했습니다. 지금어느

다국적기업을보아도심장부에는수많은인도인중역들과핵심기술자들

2853장│웹주의선언

Page 26: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이포진해있습니다. 세계화가반드시악몽만은아닌것입니다. 단그것이

평형자와실현자와함께한다면말입니다.

『웹 2.0 경제학』에서이야기된웹 2.0의 3대통념, 대안세계의등장,

소수자의대두, 기득권의붕괴란이‘웹자유주의’의현상을기록하고있

습니다.

자본주의의게토로그리고사회주의의담장안으로 어넣어야할가

장중요한유틸리티란바로이웹과인터넷입니다. 수도와전기의유틸리

티는단지생존의조건을제공해주지만, 웹과인터넷은자유의힘과그

힘에의한공평한실현의희망을주기때문입니다.

아고라-촛불사건도미네르바소동도모두이자유주의의희망이현실

의속박과일으킨충돌입니다. 그리고대안을거북하게생각하던개입의

주체들은이통제불능의자유주의에노골적거부감을표현하고있습니

다. 자신의능력으로민중을지켜낼수있다는오만한엘리트주의가바로

‘치명적자만’의모습입니다. 우리는얼마나치명적으로자만스러운사회

에살고있는지생각해볼시점입니다. 민중은이미말을하고있습니다.

표현을하고결사를하고있습니다. 클릭몇번만으로도민중의목소리에

귀기울일수있고, 플랫폼에의뢰한다면그들의목소리를수치화할수도

있습니다. 현실의제약때문에대의민주주의안에서만족하고접어야만

했던무한한가능성, 그자유의힘이바로웹이꿈꾸는이상인것입니다.

···웹자유주의는자본주의도사회주의도초월하는

자유의꿈을꾼다. ···

286 웹이후의세계

Page 27: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이상향으로서의 이상계가 그려낼 수 있는 사회, 이 사회의 조건은 한마디로

‘열린선택’일것입니다. 자유로운비판과자신에대한책임감있는성찰에따

라개인적결단을내릴수있는사회이기에, 질서가자생적으로모두의선택에

의해이루어지는사회, 기회에대해열린사회입니다. 바로웹주의의사회를

말합니다.

물론오늘의웹이그러한이상향에도달했다고보기는힘듭니다. 그러나이성

적판단에의해개인적결단을내릴수있는무한한옵션의이상계가바로지

금우리손끝에이어져있다는점만은사실입니다. 이자유의옵션을지키는

것또한우리의선택입니다. 우리는지금이열린사회를위협하는21세기적적

들과대치하고있습니다. 바로대한민국이라는현실위에서말입니다.

:: 액티브X를둘러싼소동, 공인인증체제의부조리

:: 닫힌망과열린기술

:: 규제의시대착오와잃어버린시간들

열린사회와그적들

T H E W O R L D B E Y O N D T H E W E B

Page 28: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액티브X를둘러싼소동, 공인인증체제의부조리

모든이를위한웹과인터넷의철학

은행이나 관공서 사이트에 들어가 본 분들은

느꼈겠지만, 다른사이트와는달리유독무언가를설치하지않으면좀처

럼안으로들여보내주지를않습니다. 귀찮기그지없는일입니다. 우리가

여기서생각해야할점은이귀찮음을안이하게묵인하는일이우리가향

유하는자유를병들게하고있었다는점입니다.

이렇게설치되는프로그램들은기본적으로오랜구형 OS(윈도우XP)와

구형브라우저(인터넷익스플로러 6, 이하 IE6)에 맞춰설계되어있기에신형

브라우저, 다른브라우저, 모바일브라우저등미래의속도를뒤따르는일

에지쳐가고있습니다. 결국특정조건의플랫폼에서만금융과공공업무

가가능하다는부수적피해를낳았는데, 이런상황에서미래의우리모두

는피해자가됩니다.

정체된채새로운시도를하지않게됨으로인한피해를모두가나누어

입고있습니다. 일반브라우저의기능까지진화한신버전의모바일 IE도

파이어폭스도아이폰의사파리도모두마찬가지로한국의금융공공웹사

이트는제대로접근하지못합니다. 상거래와관련된모든일에서새로운

진입을할수없게되니, 한국시장에서의 로벌‘클라우드컴퓨팅’은앞

으로다양한애로사항을겪을것이라생각됩니다. 웹사이트만의문제가

아닌것입니다.

288 웹이후의세계

Page 29: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문제의이프로그램들은액티브X 컨트롤(이하액티브X)이라는기술을사

용하여 브라우저에 삽입됩니다. 이 사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액티브X를

공공의적이라매도하고있지만, 액티브X란‘플러그인기술’을부르는말

일뿐입니다.

사태의본질을봐야합니다. 기술은솔루션에불과합니다. 기술이란주

어진과제를풀어낸해법으로도입되었을뿐그것이매도의대상이될수

는없습니다. 기술로서의액티브X도마찬가지입니다. 액티브X란브라우

저에구멍을뚫고확장기능을불러들이는‘플러그인기술’아키텍처로,

플러그인기술은브라우저마다제각각마련되어있고, 브라우저가미처

생각하지못한새로운기능을추가하기위해늘열려있습니다.

IE의 플러그인 기술인 액티브X도 윈도우 프로그래밍이 존속되는 한

없어질수없는기술입니다. 그리고기본적으로플러그인기술이란플랫

2893장│웹주의선언

▲플러그인기술과크로스플랫폼런타임. 크로스플랫폼런타임은플러그인기술에의해만들어진다.

Page 30: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폼의존적입니다. 플랫폼의존적이지않은것은그플러그인기술로만든

산출물이또다른상위플랫폼이된경우에그렇습니다. 크로스플랫폼런

타임인실버라이트, 플래시, 자바와같은 RIA 플랫폼도모두기술적으로

는액티브X와같은플러그인기술의산출물인것입니다. 흥분한일각에

서는액티브X를대체한답시고자바와같은크로스플랫폼런타임으로이

얼개를대체하도록추천하지만어불성설로비교대상이될수없습니다.

문제가되고있는공인인증체제와보안기술은플러그인기술이직접다

뤄야할플랫폼의존적하부구조의이야기이기때문입니다.

사태의본질은액티브X가풀어보려고했던그과제란무엇인지, 그래

서무엇이우리의발목을잡고있는가입니다. 금융과공공의어떤사정이

우리에게액티브X를강요하는가의문제인것입니다. 바꿔말하면금융과

공공은지금어떤제약과규제때문에모두가귀찮고부조리하다고생각

하고있는방식을채택할수밖에없는것인지이를파악하는것입니다.

그것은바로‘공인인증체제’로대변되는의무제도와그와연관된하

부시행세칙의의무화입니다. 한국에서금전및신분과관련된, 즉현실

계적인일처리를할때는사실상필수적으로공인인증서를쓰거나그와

관련된관련기관의의무화체제에의존해야만하지만, 이러한의무화는

전세계적으로유례를찾기힘든제도입니다. 한국의공인인증서는다음

의두가지이유로채택이되었다고믿어지고있지만, 안타깝게도두이유

모두유지근거가취약합니다.

1│공인인증서, 의무화된전자인감의허상

공인인증서는결국인감입니다. 조선총독부령에의해만들어진현실

속인감제도조차그부조리때문에여전히폐지움직임이그치지않음을

생각하면이를디지털로확장한용기는난센스입니다. 우리는우리의존

290 웹이후의세계

Page 31: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재를국가의인허에의해증명하는일에너무나익숙해져있는것입니다.

우리가여기서부당하다여겨야하는것은온라인의거래행적마다우

리의인감을남발하는일이지금‘의무화’되고있다는점입니다. 자금이

체는물론 30만원이상물건을살때마다인감도장을찍어여러분의공

인된실체를제출해야하는나라는찾기힘듭니다. 사인(私人)간의거래와

민간의자율로해결될수있는일에굳이국가가개입되어공인된무엇을

의무화하는것은분명전체주의적이지않을수없습니다.

인터넷뱅킹에서는이체시 '인증서를제출하시겠습니다.'라는메시지

가뜹니다. 금융거래및공공기관민원제출시기관에인증서를제출하

도록되어있습니다. 그리고이기능도별도의프로그램모듈이액티브X

형태로설치되어가동됩니다. 이는현재어느브라우저에도탑재되어있

지않은기능이기에별도개발될수밖에없습니다. 왜냐하면전세계적으

로수요가전혀없기에브라우저개발사들은기본탑재할이유를못느끼

기때문입니다. 이렇게국민에게불리한일은어느나라에서도벌어지고

있지않습니다.

상거래는 그렇다고 해도 관공서에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될 것입니

다. 그러나수많은국가들이간단한패스워드입력이나공란에이름을타

이핑하는것으로서명행위를대신하고있습니다. 미국세청의세금신고

는단다섯자리의패스워드로갈음합니다. 인증이뚫린후라면서명은의

미가없는셈이고, 인증이확실하다면타이핑을치든, 공인인증서파일을

제출하든상관없는일입니다. 게다가우리의통념과는달리공인인증서

그자체는보안을강화하고있지않습니다.

보통인증서와같은별도서류를소지하는이유는이중요소인증(two

factor authentication)을하기위함입니다. 이중요소인증이란알고있는

것, 갖고있는것, 내신체등두가지이상의조합으로인증을하는일을

2913장│웹주의선언

Page 32: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말합니다. 인증서를도입하는이유는 ID/패스워드의조합으로알고있는

것을확인하고, 여기에두번째관문으로인증서를물리적으로소지하고

있는지확인하기위함입니다. 그러나우리의공인인증서는그냥파일일

뿐이고, 분실해도쉽게재발급이가능합니다.

초기발급시를제외하고는‘대면검사’없이복제나발급이자유롭습

니다. 본인이아니라도계좌번호, 주민등록번호, 보안카드등만있으면언

제든지다시발급받을수있습니다. 알고보면그냥정보의조합에불과한

파일인것입니다. 과연이제도가현실의나를온라인에서대변해준다고

말할수있을까요?

2│독자적통신암호화의부조리

웹을위한암호화통신등의보안채널은이미현대적브라우저에다

채택되어있지만, 한국에서는여러지정학적이유로별도의국산암호화

기능을사실상강제해왔습니다. 암호화에는키가필요한데한국에서는

사설이아닌공인인증서가그역할을하고있습니다. 그덕에이암호화

통로를별도로건설하기위해브라우저를우회한채널을플러그인기술을

써서개발해야했습니다. OS가업그레이드될때마다, 브라우저가업그레

이드될때마다관련프로그램을업그레이드하느라홍역을치릅니다. 이

미있는기능보다별로나아보이지않는기능을국산이라는이유만으로

전국민이‘의무적으로’쓰고있는것입니다.

도시전설에의하면과거안전기획부의강제요건이었다는풍문도있

지만, 어느기술적국(敵國)이무서워서독자적인암호화를감행해왔는지

애매모호합니다. 이미사설보안프로토콜은어떠한가상적의공격도막

아낼수있을정도로진보되었는데, 아직도 2차세계대전시일본과독일

이지녔던기술독립에대한집착을우리는유지해왔던것입니다.

292 웹이후의세계

Page 33: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이미보안체제가브라우저에기본탑재되어있고, 브라우저벤더는모

두중량급의기술벤더들입니다. 많은자본과시간과노력이들어가고전

세계적으로검증되고있는이시스템을버리고, 더불편하게별도로브라

우저외부에서개발하고있는모습은개발독재적입니다. 그리고플러그

인기술이남용되다보니하부시스템과의불화가지속되고시스템버전

업마다대대적인하부구조재건축을해야합니다.

어떠한보안도완벽할수없습니다. 마치창과방패와같습니다. 그러

나현제도에서는방패의혁신이가로막혀있습니다. 의무화된제도의틀

안에서만 생각하기를 강요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인터넷

뱅킹시키보드보안, PC 방화벽, 암호화보안소프트웨어를제공하도록

사실상의무화하고있습니다. 문제는이렇게대상을지정하고의무화하

는일에있습니다. 관(官)이미래의리스크를판단할수있는위치에있다

자만하고그독자적판단에근거해꼬치꼬치무엇을제공하라말라의무

화를통해규제하는것이문제입니다.

지금은여러은행들이같은기능을하는의무적소프트웨어를중복제

공하고, 이과정에서서로충돌하여사용성은현저히저하되며, 사용자의

선택권은무시됩니다. 또그과정에서 OS와같은플랫폼이매년발전해

가면서수정한개선사항이유린됩니다. 그결과OS가출시될때마다, 브

라우저나서비스팩이나올때마다전국이들썩거립니다. 그리고이혼돈

을두려워하며과거에안주하려합니다.

웹과인터넷에는가치가흘러다녀야할일이수도없이많습니다. T-

커머스라고 하여 TV도 이에 동참하려 합니다. 스마트폰은 물론입니다.

앞으로는아마차량대시보드의화면도가치흐름에동참하려할것입니

다. 이럴때마다‘공인인증서’를요구하는것은, 이럴때마다‘국가의인

정’을필요로하는것은전체주의국가이외에는있을수없는일입니다.

2933장│웹주의선언

Page 34: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룰을법으로정하고, 그사회적약속이지켜지지않았을경우그행위

자가사회에대해어떠한보상을해야하는지만명시하고이를충실히지

키면됩니다. 그러면알아서가장타당한보안솔루션이자유롭게고안될

것입니다. 또만약공공기관의시스템에대해장난을쳤을때반드시잡

히고그에합당한대가를반드시치른다는것만명확히하면됩니다. 모든

이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며 관문을 강화하려 하는 대신 디지털 포렌식

(Digital Forensic)과같이효율적인과학수사를진흥하여당사자간의법

정소송을보좌할수있는제도를만드는것이자유로운사회의길일것입

니다. 권력은행위자와그잘못을특정할자신이없을때모든것을싸잡

아통제하고제어하려드는속성이있는데, 공인인증체제의문제에서도

예외는아니었습니다.

현존공인인증체제는①혁신의장애가되고있고②기능하지않고

③국민에게불편함을주고있습니다. 이에대한구조개혁이필요한시점

입니다.

···액티브X 소동은공인인증체제의모순에서비롯한것으로,

체제의구조개혁이필요한시점이다.···

294 웹이후의세계

Page 35: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닫힌망과열린기술

모든이를위한웹과인터넷의철학

양산되는공업품도때로는예술의경지에달하

기도합니다. 수많은기획자와기술자들이최대다수가만족할만한디자

인과사용성을빚어내기때문입니다. 양산품에는주문생산품이라면결코

생각하지못했을수많은배려가녹아있습니다. 그것이양산품을만드는

기쁨이고, 그기쁨이극한에달하게해주면명품의지위에오르게됩니다.

그과정에서자만이싹트는경우가있습니다. “내가기획한것이면충

분할거야”라는자만입니다. 자신이시장의요구를알고통제할수있다

고믿는것입니다. 그러나양산품이란설계자와기획자의머릿속에서나

온아이디어만큼만살아남을수있다는뼈아픈진실을언젠가는제품의

실패나생산종료와함께깨닫고맙니다.

그러나만약기획과기술의일부를조금씩열고그사용법을세상과공

유한다면전혀예측하지못한화학반응이발생하고, 이는새로운기회의

폭발로이어지곤합니다. 기술이란어떻게기획될지어떻게사용될지예

측할수없습니다. 마찬가지로그기술이빚어낸결과물이사용자에의해

어떻게활용될지도예측할수없습니다. 이것이‘해커빌리

티’★의혁신입니다. 제조업뿐만아닙니다. 지금까지성공한

수많은 서비스들도 처음 백지에서 기획할 당시의 초기 그

모습그대로인곳은어디에도없습니다.

2953장│웹주의선언

해커빌리티(hackabiity)

해킹가능성, 뜯어서가지고놀수있는자유도.

Page 36: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IT 업계가‘오픈(open)’이라는개념에그렇게집착하게된이유는자신

을체계적으로여는일이결국자신에게도움이된다는사실을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단말제조기업은오픈된 로벌소프트웨어플랫폼을적극적으로채

택하고, 여기에해커빌리티의가능성을열어줍니다. 그리고무선통신사

업자는이열린플랫폼과자유단말을받아들이고유통을시도합니다. 이

시점에개인들은이기계의빈틈을파고들어와어느사업자도생각하지

못한이노베이션을시도하고, 이과정에서소프트웨어사업자도단말제

조기업도망사업자도누구도생각지못한결과를얻게됩니다. 그리고다

시이긍정의순환에흥분된사용자들이뛰어듭니다.

LCD TV 제조기업은 TV 안에역시오픈된범용 OS를탑재합니다.

그리고역시이OS는무엇이든설치할수있습니다. 그러면초고속통신

사업자는자신이유통시킨셋톱박스가아니라도소프트웨어설치만으로

IPTV를볼수있게해줍니다. 이시점에개인들은이기계의빈틈을파고

들어와어느사업자도생각하지못한이노베이션을시도하고, 이과정에

서소프트웨어사업자도단말제조기업도망사업자도누구도생각지못

한결과를얻게됩니다. 그리고다시이긍정의순환에흥분된사용자들이

뛰어듭니다.

이러한긍정의순환이 IT의힘입니다. 기회에눈뜨게하고흥분시키며

동기부여하는펌프입니다. 갑이재미있는기획은다하고을에게용역만

시키는것이 IT의힘이아닙니다.

그러나언제부터인가국가에의해낙점된사업자들만이이힘을갖게

된현상을보여왔습니다. 대표적인것이무선인터넷의세계, 그리고또

IPTV의세계입니다.

먼저무선인터넷은각각의망사업자가‘인터넷과차단된’독자적인폐

296 웹이후의세계

Page 37: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쇄망을구축하고그곳에서유통되는모든콘텐츠와애플리케이션을통제

하는정책을취합니다. URL을편하게입력할수없는폰의특성을악용,

초기화면의기획및메뉴순서등에있어무소불위의힘을발휘합니다.

그순서를어떻게든올려보겠다고콘텐츠제작사들은자신의콘텐츠를

구매하여망사업자들의‘어텐션’을얻어보는촌극까지벌입니다. 이 행

위를일컫는용어‘자뻑’도있습니다. 총체적으로한심하고답답한시국

인것입니다.

또콘텐츠나애플리케이션의제작방식이이동통신 3사가사실상다르

기에부담만더해갑니다. 정부가위피(WIPI)라는통일안을마련했다고는

하나, 그러한강제표준은사실상기능하지않았고급기야 2009년 4월

의무화마저폐지유명무실해집니다. 여기서부담은개발의부담뿐만아

닙니다. 좁은땅에서세가지로분리된폐쇄망용솔루션을동시에기획,

운 그리고접대해야하기때문입니다.

현재로서는개인이이러한난관을극복하고아무리재미있는폰애플

리케이션을만들었다고해도망사업자의윤허없이는이를다른사용자들

과공유할방법이없으니그들의의중이무엇보다중요합니다.

폰에도인터넷의자유로운망의유통모델을허락하는순간자유의씨

앗은피어날것입니다. 특히 인터넷과의친화성이남다른 3G로시장이

이행하면서스마트폰시장의빗장이열리고네이티브인터넷단말로서의

스마트폰이대거등장하게되었습니다. 자유단말을통한자유도의증가

라는면에서PC와DOS라는범용하드웨어와범용소프트웨어가등장한

30여년전과분위기가흡사합니다.

그러나 3G라는 로벌지각변동에도한국의이동통신망은역시전

세계적으로유례없는쇄국의얼개를마련하고있습니다.

2973장│웹주의선언

Page 38: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유심(USIM)과IMEI

3G 가입자라면누구나알고있을유심카드란것이있습니다. 3G폰의

뒷면에삽입하는작은카드로여러분의가입자정보가들어있습니다. 다

른나라에서는이동통신가입시굳이단말기를사지않아도몇천원짜리

인이카드만사면가입이가능합니다. 단말기는어느통신사든 3G이면

가지고있던것을써도되고, 양판점에서사도되고, 외국에서쓰던것이

라도상관없습니다. 그것이유심의힘입니다. 유심카드하나에여러종류

의폰을쓸수도있습니다. 취향과분위기에맞춰서.

자유로운단말의상태를유심프리(USIM Free)라합니다. 단말이어떠

한유심이라도받아들이는공기계상태를말합니다. 유심프리폰이대세

가되면투명한유통과정에따라단말기가격의거품이걷히고단말기가

격을요금제에포함하는풍토가진정됩니다. 단말기가격이요금제에삽

입되는풍조는단말기를아껴쓰는이들에게불리할수밖에없고, 폰을자

주갈아타는이들에게만유리합니다.

만약 고가의 단말을 살 수 없어서 보조금을 받고자 한다면‘유심 록

(USIM Lock)’이된폰을사면됩니다. 그러면그단말로는다른유심을쓸

수없게되므로할부및인센티브제도의담보로기능할수있습니다. 유

심프리의경우에비해저렴하게폰을살선택권을사용자에게주는것입

니다. 즉유심프리폰으로제가격에살지, 유심록폰으로보조금과함께

살지사용자가선택할수있는것입니다. 후에유심프리로하고싶으면

외국과같이비용이나수수료를내고프리로만들면됩니다. 유심은사용

자의선택권과사용권을상징하는제도입니다. ‘사용자의선택권’이란사

용자가보조금을받고싶을수도있고, 또일괄납입을원할수도있는상

황에서의옵션입니다.

298 웹이후의세계

Page 39: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더중요한것은‘사용자의사용권’입니다. 유심을채택한 3G의네트워

크는전화만을위한네트워크가아니기때문입니다. 3G를누릴자유는

망사업자가낙점해주지않은곳에서도향유되어야합니다. 이미해외에

서는 3G 기능이내장된노트북등이판매중이고, 앞으로어떠한단말이

나올지알수없습니다.

그런데이기본적인일이한국에서는쉽지않거나불가능합니다. 3G

가도입되면서모든단말은사용자의선택권없이특정유심이아니면쓸

수없도록잠금장치를해두었던것입니다. 그러나 2008년중순부터정

부는유심록해제를결정합니다. 그러나이는유심프리를강제하는일이

었기에완전히사용자의선택권을주는일은아니었습니다.

망사업자는유심없이자신의망과단말을결합하여담보설정할방법

을 찾게 되었고, 그 역할로 IMEI(International Mobile Equipment

Identity)라는일종의단말제조번호를떠올리게됩니다. IMEI는외국에

서는박스나단말마다드러나게적어두는일련번호입니다. 그용도는혹

시장물이돌지는않나일련번호대조로소비자가직접확인하게하거나,

분실시망사업자에신고하여차단하는역할입니다. 그러나한국의망사

업자들은이 IMEI를숨기고자신들이일괄관리합니다. 자신들이허락한

단말기만자신들의망에접속하게하기위함입니다. 다른나라에서는장

물들이나받는취급을자신외의모두에게행하고있는것입니다.

그덕에현재한국의유심록해제는진정한유심프리가아니라국내

두 3G 사업자간의단말기교체만이허락되게되었고, 그것도대리점방

문하여번잡한절차를거쳐야하는‘기기변경’과다름없어졌습니다. 규

제가어떻게변해도그것을뛰어넘는지배적사업자의아이디어의힘을

보여주는일례입니다.

2993장│웹주의선언

Page 40: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비표준적SMS/MMS와통화방식

만의하나 IMEI 문제를어떻게해결하여다른통신사의폰이나외산

폰을개통한다고해도문제는발생합니다. 문자를쓸수없는것입니다.

CDMA 시절까지거슬러올라가는역사적경위를핑계로 3사제각각

의 SMS 체제를유지한채, 3G의국제표준적 SMS나MMS를도입하지

않고, 국내독자의형태를고집하고있습니다. 당시외산기술의한 처

리에대한미비등여러가지변명은있을수있지만, 지금은 3G 시대. 전

세계어느나라도문제없이표준적인방식으로잘소통을하고있지만, 어

찌된이유인지국내만과거의방식을연장해서사용하고있습니다.

그결과국내타통신사의폰끼리기기교환해도MMS를쓸수없는사

태를맞이합니다. 단국내기기간 SMS는각망사업자의서버측의노력

으로변환을하는듯하지만, 도리어외산폰의표준적 SMS는제대로처

리하지못합니다.

전화통화에대한부분또한흥미롭습니다. 일부통신사의경우+ 기호

를인지하지않아, +82-10-3***-****와 같은전화를걸지못합니다.

E.164라는국제표준은UC(Unified Communication)등VoIP, PC, 모바

일을아우르는새로운솔루션의필수적조건이지만, 지원되지않으니그

저혁신의장애가될뿐입니다.

통신사업은정부의규제와인가에 접하게결합되어있기에전통적

으로계획주의적일수밖에없습니다. 그리고기본적으로제로섬게임의

경쟁에익숙하기에본능적으로월드가든(Walled Garden)을만드는데익

숙합니다. 회선을두개쓸리없다고당연히생각하는것입니다. TPS니

QPS니결합상품을끊임없이이야기하는이유도, 사용자를고정상수로

보고그곳에서최대한의수익을끌어내기위함입니다. ARPU에집착하

300 웹이후의세계

Page 41: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는이유이기도합니다.

TPS의전화, TV, 인터넷, 여기에모바일더해 QPS라고하는발상을

보면자신의강점인하나를축으로나머지를부가서비스로보는견해가

드러납니다. 즉유무선을가리지않는인터넷이라는플랫폼위에전화나

TV와같은응용프로그램이도는것이웹과인터넷의자생적질서가가

르쳐준진보방향이거늘, 이를무리하게재단하여통합하여서비스화하

는것입니다.

국내의 IPTV도통신사업자위주로돌아가며, 다양한폐쇄정책및비

호환의실태가국내의무선인터넷망과흡사하게돌아가는것은주주와

기업의이익을우선시하는자본주의의본태적한계에기인한다고봐도무

방합니다.

자유방임의한계란바로이러한본태적한계와도연결되어있습니다.

따라서아무리자유가주어져도정부의규제와같은약속된제도설계는

인정하지않을수는없는데, 그것은시민의자유를제한하기위함이아니

라특정집단의이익때문에자유가희생되지않게하기위함입니다.

···지금은유심/IMEI의합리적개방, SMS/MMS 등의

표준화에동참해야할시점이다.···

3013장│웹주의선언

Page 42: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규제의시대착오와잃어버린시간들

모든이를위한웹과인터넷의철학

한국의 근대화를 논함에 있어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토픽은 바로 쇄국정책입니다. 일본이 메이지유신으로 근대화의

고삐를풀어헤친반면, 우리는지나친쇄국정책으로외국과의교류를막

아문물을받아들이지못해근대화의기회를놓치는잘못을저질 다는

것이공통된평입니다.

후일 21세기초를두고우리의후대가비슷한평을할지모릅니다. 세

계가웹을향해달려갈무렵한국의웹은쇄국의공간이되어 로벌한혁

신을막으며고립되어국가발전과경제권동참과심지어민주화의기회

마저놓치는잘못을저질 다며.

그러한걱정스러운평의근거가되는일들은널리알려졌음에도좀처

럼고쳐질여지가보이지않습니다.

•공인인증체제로모든금융공공활동에‘공인’의덫을채우려는독

자적체제시도는한국의웹의발전을가로막는최대의장애물로거

론되고있습니다. 해외에서이루어지고있는웹과인터넷의기술발

전은이체제의방해덕에한국으로유입되고있지못하고, 한국내

에서만통하는낡은체제만이그자리를차지하고있습니다. 이를위

한솔루션구입비가무서워경제와생활을바꿀새로운벤처가나타

302 웹이후의세계

Page 43: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나지못할지경입니다.

•주민등록번호 없이는 가입하지 못하는 웹 사이트는 대표적인 쇄국

공간의상징입니다. 그러나아이핀(i-pin)이라는주민번호대체수단

으로등장한체제역시불필요한체제입니다. 사업자들만이중시스

템운 부담만떠안게되었습니다. 이미주민등록번호가주된색인

으로기능하는온갖법체제가그대로전자상거래도규제하는상황에

서아이핀은제대로기능할수없고, 또사실필요도없습니다. 자유

에근거한외국의사례를벤치마킹할필요가있습니다.

•위피의무화로특정플랫폼, 그것도어차피외국기술의아류에불과

한협소한플랫폼을의무화하여결국은통상마찰로까지비화되기도

했습니다. 위피의무화로폐쇄망이유지되는기간동안이좁은시장

을 두고 콘텐츠 사업자들은 망사업자들의 밸류 체인에 성공적으로

결속될수있었지만, 해외로뻗어나갈명분과동기를잃게됩니다.

다행히위피의무화는폐지되었습니다.

•IPTV 역시 통신사업자 위주의 폐쇄망으로 인가 후 웹과는 무관한

TV 신호변환기의일종으로전락하고있습니다. 웹과인터넷은누구

의승인이나허락없이도그혁신에신규사업자가동참할수있다는

자유가본질입니다. 그러나안타깝게도 IPTV는한국의무선인터넷

모델을답습하려하고있습니다.

가끔온라인과오프라인이분리가능한지에대한토론이진행되고있

지만분리가능할수없는곳이이상계, 분리가능한곳이환상계입니다.

3033장│웹주의선언

Page 44: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이상계는현실의뒷면과도같습니다. 현실의부조리를삼킨채그한계와

제약과부조리의또다른실험이진행되는곳이기때문입니다.

그러나작금의한국의모습을보자면한국의인터넷은더이상현실을

뛰어넘을꿈을꿀자유의땅, 이상계가아닙니다. 현실계의편의를위한

내부통신망으로전락할위기에놓여있습니다. 이미만연한통제와규제

의관성이기술뿐만아니라정치·사회·경제적면에까지 향을주기시

작했기때문입니다.

시민사회단체와학계가‘사이버 3대악법’으로규정한인터넷실명제

확대, 사이버모욕제, 인터넷감청은현실계의‘이상계길들이기’의전형

적인모습을드러냅니다. 현실계의모욕죄는친고죄임에반해사이버모

욕죄같은경우비친고죄이기에현실계의유력인사를위한친위법안으

로기능할가능성이큽니다. 또그러지않아도특히검찰의압수수색과

같이언제든지이상계의이상은현실에의해절취될수있다는거북함을

품고있는사회에, 법에의해보장받는이상계유린이행해질가능성에대

한걱정이들지않을수없습니다.

이러한부조리가모두열린사회를가로막는적들입니다. 웹주의를해

하는조건들입니다.

악플로인해고객이거북해한다면그공간의운 자가아마도‘물관

리’를할것입니다. 실명제확대대신그렇게시민들이새로운공간에서

적응하여자생적질서를찾아가도록기다려야합니다. 누군가모욕을느

낄상황이라면그현장의사마리아인시민들이가만히보고있지않을것

입니다. 사이버모욕죄로죄인을늘리기보다는시민을믿고용기있는시

민이나오기를기다려야합니다.

답답한일에국가가당장이라도뛰어들어모든것을알아내고해결하

고싶을수도있습니다. 그러나우리는이미기록되는사회, 로깅소사이

304 웹이후의세계

Page 45: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3053장│웹주의선언

어티(logging society)에살고있습니다. 이미어떠한실수도잊지않는사

회입니다. 가끔자신의이름을검색해봅시다. 누가여러분을음해한 이

검색상단에뜰지도모르는일입니다. 나를시스템이 원히기억하기시

작한이사회에, 국가까지나서서기억을강화하고제출하라고하는것은

잔인한일입니다.

이상계가아니라현실감시계(現實監視界)로서의판옵티콘인터넷은이러

한작은방심에서탄생하는것입니다.

우리는모두지금까지인간의판단력이경험해보지못한새로운세계

를살아가려하고있습니다. 그과정에서때로는서툴고때로는남에게상

처를주고때로는바보같은짓을하기도합니다. 그러나그러면서서로

배워가고성장하며사회를만들고문명을만들어가는것입니다.

스스로그러한인간자신을믿지못하고한줌의권력의판단이대중보

다낫다는믿음에빠져전체주의적시각을견지한채인간시민을길들여

야할대상, 관리해줘야할객체로설정하는것은안타까운일입니다.

만약만들어가야할것이있다면그것은정권이설정한목적에사람들

을맞춰보려는통제적질서가아니라, 분쟁이발생하면그것이사법을포

함한사회전체가처리하도록배려함으로써사회적상식으로자리잡아

가도록하는사회적룰일것입니다.

···쇄국과통제사회를강요하는

시대착오적규제와정책은발전의장애물들이다.···

Page 46: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IT 업계의애용형용사일순위로자신있게오를만한것이바로‘오픈(open)’

입니다. 이처럼안전하고또매력적인단어는아마도없을것입니다. 열어주

겠다는데누가과연싫어할수있을까요? 열려있다는데누가과연들여다보고

싶지않을까요?

마켓셰어와 마인드셰어★가 어떠한 경제학의 그래

프보다중요한 IT 업계. 모든기업들이오픈의경제

학에눈을뜨게되는것은당연한귀결일것입니다.

:: 오픈소스를보는시점

:: ‘오픈’이라는경제적숙명

오픈의경제학

T H E W O R L D B E Y O N D T H E W E B

마인드셰어(mindshare)

시장을 얼마나 차지했느냐가 마켓셰어라면 사람들의마음을 얼마나 차지했느냐가마인드셰어.

Page 47: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오픈소스를보는시점

모든이를위한웹과인터넷의철학

수많은 오픈의 추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오

픈은바로오픈소스일것입니다. 웹과인터넷의문화발전에있어그원형

‘프리소프트웨어’의역할은지대했습니다. 중요한점은여기서 어단

어프리(free)란공짜가아닌자유라는것입니다. 물론굳이금전적대가를

치르지않더라도사용할수있는경우가많지만, ‘오픈’이나‘프리’가반

드시 공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자유’입니다.

서버와클라이언트에서리눅스나파이어폭스의등장과성공을양축으

로하는다양한오픈소스문화운동이시작되었는데, 바야흐로인터넷이

잉태한소프트웨어들이라해도무방할정도로널리퍼지고풍부한 향을

미쳤습니다. 그런데여전히많은이들이의아해합니다. 어떻게이들오픈

소스소프트웨어는만들어지고그리고대부분의경우이렇게무료로쓸

수있는것일까에대해서.

인간은이타적이라거나숭고한사명에의해서라든가하는목적자체의

고결함을믿는우아한이야기도하곤합니다. 물론가끔은그럴수도있겠

지만, 오픈소스를움직이게하는원동력에대한올바른설명이라고는볼

수없습니다.

모든움직임에는동기가있습니다. 오픈소스의특징은그동기부여의

3073장│웹주의선언

Page 48: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자유도에있습니다. 심지어같은프로젝트에참여하는이들의동기부여

마저도각기자유로울수있는것입니다. 각자다른이유로움직이는이들

이같은곳을바라보는순간훌륭한오픈소스활동이시작됩니다.

그자유의동기부여는여러갈래의조합을만듭니다.

1│그냥재미로(개인적유희의자유)

그냥재미로(Just for fun). 리누스토발즈의동명서적도있지만, 오픈소

스는대개도대체왜그런일을하는지이해하기힘든독지가들에의해주

도되고있습니다. 그런데정말로그냥재미있어서그러는경우가많습니다.

꼭개발자가아니라도 PDA 등등갖가지장비의‘설정’을하다가시간

이훌쩍지나버린경험은한두번쯤해봤을것입니다. 그순간을즐기고

있었기때문에남의눈에는폐인으로보여도그렇게시간을보내는것입

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이험난한지적노동이야말로일부에게는가장

몰입도높은지적유희 던것입니다.

2│커뮤니티(개인적결사의자유)

개발자는오픈소스커뮤니티에참가함으로써기술자로서의성장할기

회를얻게됩니다. 제품의기능에대해자신의의견을말하거나개선방안

을제안하는등리더십을경험하게됩니다. 한국인으로서는‘가상외국계

기업체험’을할수있는손쉬운방편이기도합니다.

개인적인체험으로는 15년전에만든작은유틸리티소프트웨어를계

기로 국에서사용허가를묻는메일을처음받으며이야기를나누는순

간좁아진세계를느낌과동시에‘아, 로벌한일은재미있겠다.’라고깨

닫게되었고, 결국 10년도넘게외국계의일을하고있습니다. 오픈소스

308 웹이후의세계

Page 49: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커뮤니티는이러한새로운자극을줍니다. 오픈소스커뮤니티가미국뿐

만아니라다양한나라에서활발한이유는이러한가상체험그리고국제

적커뮤니티가주는작은재미가있었기때문입니다.

3│어텐션이코노미(종업원이아닌개인으로서의명예, 자기현시욕의자유의지)

웹은그발상의기원이논문교환이었습니다. 발상지자체가아이디어

의크레디트가매우중요시되는문화 던것입니다. 누군가훌륭한아이

디어를논문으로쓰면인용을하고칭송을하는아카데미의전통, 그문화

가이어진것입니다.

상용소프트웨어를만든다면나의노고가고용된회사의이름에가리

고, 팀장의이름에가리고, 때로는사내정치의알력에가려심지어제품

이빛을보지못할수도있습니다. 그러나오픈소스프로젝

트는내가커미터★로등재되거나리더가되는순간세상에

내이름석자를떳떳이알릴수있습니다.

이러한관심(attention)이 충만해지면명성으로이어집니

다. 오픈소스가금전적동기부여대신개인에게주는가장큰선물이바

로이명성의어텐션입니다. 즉명성을확보하게되면금전적대가가제공

하지못하는또다른차원의부의회로를확보할수있을것이라는믿음이

있었던것입니다.

그리고그렇게최후의명성을거머쥔이들이향유하게되는 향가(인

프루언서, influencer)로서의지위는다른이들에게강한동기부여를주는

시그널이되고있다고볼수있습니다. 실제로오픈소스의 향가들은생

계에그다지지장을느끼지않습니다. 직간접적으로거대플랫폼벤더들

이스폰서를하거나원하면얼마든지고용을해주기때문입니다. 이들이

야말로진정어텐션이코노미와평판사회의진수를구현해가는이들일

3093장│웹주의선언

커미터(committer)

오픈소스소프트웨어코드를수정할권한을지닌사람.

Page 50: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지도모릅니다.

자본주의에서가장중요한것은생산설비 습니다. 그러나생산설비

가무어의법칙덕에넷북가격이되어버린지금, 기업의역량을정의하

는것은인재의재능뿐입니다. 앞으로기업은연예매니지먼트회사처럼

어떠한스타를데리고있느냐로평가받게될지도모릅니다. 스티브잡스

의스타성이가르쳐준교훈이기도한, 이달라진시대의얼개에오픈소스

운동은훌륭한오디션기구로기능하고있습니다.

4│비즈니스(수익추구의자유)

지적 충족감이라든가 공명심, 명예심과 같은 비금전적 인센티브에는

한계가있습니다. 소스코드몇페이지짜리의간단한프로그램, 말그대로

그냥재미로, 취미로짤수있는여가행위라면모를까제대로된오픈소

스프로젝트에는상당한노력이투하되어야합니다. 그런데현재이름이

널리알려진다양한오픈소스프로젝트는그품질이상용못지않습니다.

누군가는자기자식처럼아낀프로젝트 음을알수있습니다.

오픈소스는놀랍게도어엿한비즈니스모델로기능하고있습니다. 오

픈소스는공짜를뜻하는말이아님을생각하면당연하기도합니다. 오픈

소스란소프트웨어를개발하는방법에대한말입니다. 소스를개방하고

커뮤니티와함께개발하겠다는개발방침의이야기일뿐입니다.

대기업입장에서는특히나외적변화에대한수용력에대한자신이없

기에리스크가높다고판단하고있는초기개발단계를깔끔하게밖으로

돌릴수있습니다. 오픈소스로정보를최대한공개함으로써그주위에다

른혁신이모이게하여프로젝트에대한관심과명성을획득한후이를포

장한제품이나이를지원하는서비스를판매하는편이확실하다는것입니

다. 이를뒤에서배후조종할수도있고, 아니면자유롭게관찰하다가적

310 웹이후의세계

Page 51: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절한시점에인수할수도있습니다. 실제로오픈소스의성공에결정적역

할을한것은 IBM과같은거대벤더들입니다.

아무리오픈소스가기발해도무명개발자들의취미프로젝트를고객들

이중요한업무에쓸리만무합니다. 그러나 IBM과같은브랜드가받쳐

주면이야기는달라집니다. 그렇게 IBM은성공적으로혁신의씨앗을성

곽밖에파종(播種)함으로써위기극복의계기로삼습니다. 리눅스와이클

립스프로젝트가그들의회생에준도움은형용불가능합니다. 대신그들

은상용플랫폼의불로소득대신인력서비스위주의체질변환을해야했

지만말입니다.

파이어폭스의수익대부분이구 로부터들어오고있음역시잘알려

진사실입니다. 성공적오픈소스의배후에는대부분이미다른방편으로

수익을내고있는거대기업의지원이있습니다.

오픈소스와무관하다생각하기쉬운마이크로소프트도오픈소스의성

장에동참해왔습니다. 서로연동되지않는 IT란무의미함을알기에, 오

픈소스와의적극적인상호연동과커뮤니티지원책을발효하게됩니다.

웹서비스규약과같은범업계적결단을이끌고, 코드플렉스와같은오픈

소스의놀이터를만드는것이웹과같은보편적소통구조가대세가된지

금가장효과적으로현재의입지를유지하는방안임을깨닫게된것입니

다. 윈도우서버에PHP가네이티브로지원되며, 가상화에리눅스가공식

지원되는점은그러한결의를나타냅니다.

중요한것은오픈소스는어디까지나소프트웨어를만드는하나의방식

이라는점입니다. 오픈소스라고하여상용이아니라는법은없고, 또소스

가공개되어있지않다고해서무료가아니라는법도없습니다. 자기가만

든소스코드를개방할지안할지역시개인의자유의지입니다.

다만만들어지는과정에서위에열거한네가지의동기부여가얼마나

3113장│웹주의선언

Page 52: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312 웹이후의세계

기능을했는지에따라오픈소스화가진행되는것뿐입니다. 따라서맹목

적으로오픈소스에대한종교적신념을보내는것은다소순진한발상입

니다.

가끔극단주의자들이오픈소스가무조건좋다고강조하면서심지어국

가정책화를주장하고, 그러나그러면서도실제로는어떠한소스도기여

한적없이단지남이짠소스를가져다자신의것인양추가개발하여그

프로젝트의커뮤니티를우롱하는일이종종벌어지곤합니다. 잘못된신

념에의해반복적으로되풀이되고있는폐해중하나이자국가적망신이

기도합니다.

만약지속적신념이필요한것이있다면그것은바로‘오픈’이라는형

용사뿐일것입니다. 시장에나와있는가장좋은기술을 TCO(총소유비용)

를고려하여선택하되, 그기술의사양이나상호운 성이개방되어있는

지체크하는것이오히려중요한오픈전략일것입니다.

특히충분한기술인력을소유하고있지않은회사가오픈소스만으로

운 하는오픈소스컴퍼니를표방하는일은무모합니다. 결국 인건비도

비용임을간과하는일이기때문입니다. 오픈소스로직접소스까지컨트

롤할필요가있는부분과상용소프트웨어에맡기고함께팀워크를이뤄

핵심역량에집중할부분을명확히나누어장기적전략을가져가는것이

합리적오픈전략입니다.

···오픈소스는재미, 커뮤니티, 어텐션, 비즈니스의

네가지동기부여로가동된다. ···

Page 53: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오픈’이라는경제적숙명

모든이를위한웹과인터넷의철학

웹과 인터넷은 오픈 스탠더드에 의해 완성된

세계입니다. 누구나동참할수있지만, 누구도통제할수없는자유의네

트워크 습니다. 어느것도규정하지않습니다. 상용이든무상이든오픈

소스든아니든상관없습니다. 최소한의약속만지키면누구나참여할수

있도록열려있었습니다. 그렇게웹과인터넷은지금지구를덮는가장보

편적네트워크로대성공을거둘수있었습니다.

웹에는늘다양한시도가제안됩니다. 그과정에서늘수많은비표준이

헌납됩니다. 그리고몇몇은혼돈에서살아남아사실상표준의자리를꿰

차기도합니다. 모든것에게공평한기회가열려있었습니다. 원래열려

있는것에도열려있고, 닫혀있는것에도열려있습니다. 그야말로모든

것을머금고실현의기회를주는거대한바다 습니다.

얼핏웹과인터넷의개방성은자유가지나쳐성공방정식이라할만한

것이없어보입니다. 기업이본받을만한교훈을주리라생각되지않았지

만, 한참이지난지금기업들은인터넷이준자유의힘으로부터조금씩무

언가를깨닫게되었습니다.

일반적경제학의수확체감★과는달리인터넷산업에서

는초기설비투자후규모의경제에달하게되면고정비회

수와함께수확체증이지속적으로일어날수있습니다. 즉

3133장│웹주의선언

수확체감

자원 투입량이 증가해도 한계생산물은줄어든다.

Page 54: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규모가커지면커질수록더잘되는것입니다. 특히인터넷사업이기획되

고시작되는초반부터적어도성장기까지는이와같은규모의경제가의

미가있습니다. 수확체증이나규모의경제는인터넷에만해당되는것이

아니라전기나수도와같이초기에대량자본투입이이루어지고점점규

모가커질수록생산비가줄어드는산업에서는일상적으로있던일입니다.

단, 전기나수도와같은설비투자형수확체증산업은규제나초기투

자금때문에경쟁이자연스럽게제한됩니다. 설비과잉과공급과잉에의

해지옥의경쟁구도로빠지는일이규제나자본제약때문에사실상제한

되는것입니다. 그러나인터넷은원래개방시장이었기때문에누구나참

여가가능하고또초기투자금도다른산업에비해미미합니다. 따라서규

모의경제를충분히확보하기도전에치명적경쟁에노출되는일이일상

입니다. 수확체증의달콤함은아무에게나오는것이아니었던것입니다.

이시점에서경쟁우위를확보하기위해보통취하는전략은자신의몸

집을부풀려생산요소간거래비용을줄이고비슷한생산품간의공통요

소를늘려총체적인코스트를삭감하는전략이었습니다. 포털등인터넷

기업들이무리하게몸집을키우려했던것은그과정에있었습니다. 그덕

에무엇이든다해버리는거대포털이생겨납니다. 이과정에서인터넷기

업은내부거래의최적화로생산요소간결속을강화하기위해몸집을키

우며동시에폐쇄정책을취할수밖에없게됩니다. 따라서인터넷기업은

장기적으로볼때더이상내부결속의효과를얻을수없을정도로너무

커지거나, 규모의경제를발휘하기에는너무작은상태로자라지못하거

나둘중의하나의처지에놓이게됩니다.

다행히인터넷기업들은이막다른길에서재미있는발견을하나하게

됩니다. 그것은네트워크외부성(Network Externality)이지금까지와는다

른규모와국면으로펼쳐질수있다는점입니다. 네트워크외부성이란특

314 웹이후의세계

Page 55: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정상품에대한수요가다른사람들의수요에의해 향받게되는효과를

말합니다. 주로소비측면의이야기로, 어떠한이유에서든소비자입장의

익숙함에의해때로는비효율적인기술이성공한다는이야기입니다. 쿼

티자판의성공은대표적사례입니다.

그런데네트워크외부성이란얼마나많은사람들이사용하느냐뿐만아

니라얼마나많은사람들이함께생산하느냐라는새로운측면이추가될

수있습니다. 윈도우의성공에는옆사람, 앞사람이윈도우를쓰고있다는

사실보다도오히려앞회사, 옆회사가윈도우용프로그램을개발해주었

기에가능했던일일수도있습니다. 인터넷의성공도마찬가지입니다. 모

두가다인터넷을쓰고있어서이기도했지만, 모두가다인터넷위에서무

언가를만들고있었기때문입니다. 지금까지 IT 시장에있어

헤게모니의역사는API★, SDK(Software Development Kit)

패권의역사 습니다.

우리삶에대한생산물이지금까지와는비교도되지않을

양으로생산될웹과인터넷. 이속에서여러주변기업들과

상호호환되고적당히얽혀서분리불가능한상생의군집으

로성장할수있다면그렇게군집에포함된이들은그효과를동시에나눌

수있게됩니다. 크고작은인터넷기업들은냉철하게생각합니다. 단독

생산인가, 공동생산인가? 인터넷이지닌네트워크외부성의효과를면

히분석후기업들은공동생산에손을들고‘오픈’의기치를걸게되는것

입니다. 규모의경제에도달하지못한작은기업은타인의도움으로규모

의경제에도달할희망을읽게되고, 큰기업은네트워크외부성덕에자

신을네트워크의중심에고정시키는혜택을기대하게됩니다.

인터넷기업마다‘오픈 API’열풍이분시점이바로이깨달음의순간

입니다. 오픈이야말로동지를만드는가장손쉬운일입니다. 일대일로는

3153장│웹주의선언

API(ApplicationProgramming Interface)

애플리케이션에서 쓰일 수있도록 플랫폼이나 OS의기능을 제공해 주는 인터페이스.

Page 56: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싸움이안돼도친구들끼리다함께하기로한다면어떻게될지모르는일

이니자신감이붙습니다. API란친구사이의맹세와도같은것입니다. 서

로열림을이야기하지만결국은함께묶임을이야기하기. 이아이러니가

바로오픈플랫폼입니다.

플랫폼을꿈꾸는기업에는오픈이주는부수적인혜택도적지않았습니

다. 예컨대오픈 API와같은개방화는필연적으로서비스화를위한모듈

화를강요받게됩니다. 외출하기전에옷매무새를만져보게되는것처럼,

서비스를앞둔기업은내부를돌아보게됩니다. 아무리내부에서 SOA 컨

설팅을받아도되지않던서비스화가오픈 API 전략과함께자연스럽게

해소되기도합니다. 모듈화, 서비스화는모두기업의선진화를위해필요

한덕목임을감안하면오픈이야말로남는장사인셈입니다.

오픈은숙명입니다. 너무작거나너무커질수밖에없는인터넷기업이

규모의경제와네트워크외부성에대한유혹으로인해선택할수밖에없

는게임의법칙이기때문입니다.

···오픈화는각인터넷기업의냉철한경제적합리성에서

시작된일이다.···

316 웹이후의세계

Page 57: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이상을꿈꾼이면의세계,

이상계는지금궁지에몰려있습니다.

기술의이야기로시작되었지만결국은사회의이야기를할수밖에없었던이

유입니다. 컸던이상은위축되고그이상이가능케했던현장개혁의혈기도많이

식었습니다.

변화를주도했던웹과인터넷은자립과자율에근간한현대적개인주의에의

해잉태되었습니다. 어쩌면그실현이인류자율성의시금석이자성과 습니다.

이기회의땅을만들어가고운 하는것은권력이아니라소비자이고, 이것을보

장하는원리란바로경쟁과자유 습니다.

그러나통제경제에기반한현실의실태는이자유의힘을이해하지못하고있

습니다. 상상할수있는자유, 그리고그상상의결과를현실에피드백할수있는

이시뮬레이터의힘이각종규제와부조리에의해여전히옥죄어있습니다. 규제

가시장실패를보완하기위한것이아니라정책집행을위한정치사회적수단으

로변해간배경도바로이몰이해때문입니다.

특정개발목적을달성하기위해정책적지원이우선시되는일은2차산업군

에의한고도성장이시도되던이전시대에는유용했습니다. 지금까지의사회는

상위몇%의엘리트에의해그진행방향이결정된다고해도과언이아니었습니

마치며

Page 58: 웹 이후의 세계 제3장

다. 그러나판단하고행동하는일이반드시소수의인재들에의해서만이루어지

는것은아닙니다. 그것은목적이규정된시대, 현실의제약으로넘치던‘트랙의

시대’의효율을위한방편일뿐이었습니다. 지금은미래가어디인지방향을잃은

시대, 360도무궁히펼쳐진미래의방향을알수없는‘광장의시대’입니다. 이

사태의심각성을달라진시민을향해설명할줄모르고또설명할책임을지지않

으려는이들이이새로운세계에대한의사결정을집행하고있다는점이바로부

조리입니다.

무질서에대한두려움은인간의자율과자립을의심할때생깁니다. 이두려움

을극복하고어떻게사회전체의건강성과생산성을확보할것인가. 우리의미래

란결국인간자신에대한믿음의문제입니다.

일상에지치고세상에치이며거리를방황해도어떠한이유에서인지 PC방에

들러네트워크너머의누군가에게접속합니다. 그리고그렇게이어진군중은세

포가되어사태를인지하고판단합니다. 그것이민심이되고때로는지성이되기

도합니다. 그리고스스로위기를판단하고대안을찾아갑니다. 이것이이상계가

있었더라면가질수있었던힘입니다. 웹의탄생으로부터어느덧20년. 청춘이라

는시끄럽고도뜨거운계절이지금지나가려하고있습니다. 이책에서다루고자

한것은웹이라는청춘의성장이야기입니다.

질풍노도의시기. 개혁이란위기 기에가능한것, 모든것이뒤죽박죽이된

오늘이기에가능한일입니다.

2년을주기로간행되어온3부작을지속적으로응원해준성안당그룹과독자

여러분께감사드립니다. 특히각권의제목을지은박지하씨가없었다면이번책

도혼돈에서건져낼수없었을것입니다.

참, 이책의대부분은스마트폰, PDA와같은초경량모바일장비로지하철과

거리에서달리면서썼음을굳이밝힙니다. 미래를달리고있음을제스스로느끼

고싶었던것일지도모릅니다.

2009. 6.

김국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