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출판예비학교 웹진 _4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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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출판예비학교 웹진 _4호 2015,          SBI Webzine Number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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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B I

W E B

Z I N E

서울출판예비학교

웹진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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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ography/ 디자인반 강소리

SBI WEBZINE 7월 호

웹진팀_김수진·백가은·사공예원·이상화·이소현·이장열·이창환

웹진팀의 손을 덜어주신 소중한 분들

기고_디자인반 신용진, 편집자반 김수경, 편집자반 김영준, 편집자반 김지영, 편집자반 김법열, 편집자반 김한나, 편집자반 권오권, 편집자반 김지영, 편집자반 김종민, 마케터반 김사룡, 마케터반 손혜인검수_편집자반 김법열

표지 일러스트_디자인반 최혜진, 디자인반 사공예원, 마케터반 이다혜, 마케터반 변지영, 마케터반 이수인

표지모델 _(첫째줄좌측부터) 디자인반 심심심샘·마케터반 김사룡·마케터반 박은희·디자인반 조혁준 선생님·마케터반 변지영·마케터반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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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ypography/ 디자인반 강소리

04-05. 서울 출판 예비신규인력 양성과정

06-11. 허니, 달고 몸에 좋은 김태헌 대표 인터뷰

12-17. SBI 10주년 기념행사 들여다보기

18-33. MT

다시 걷기위한 멈춤 편집자반 엠티 /예비 마케터들의 첫 엠티, 로맨틱, 성공적. /우리의

밤은 고요한 칠흑같았다 디자인반 엠티

34-47. 로망은 현실이 된다.

서울출판예비학교를 거쳐간 선배들의 이야기

48-61. 설문조사 친해지길 바라

62-63. 세반의 첫 만남 삼자대면

64-83. 콕 찔러보기

84-95. 서평

96-107. 학교 밖에서 만난 학교

108-115. 편집자반 , 파주 출판도시에 가다

116-117. 편집후기

118-119. 우리들 모습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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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출판예비학교 신규인력양성과정

SBI는 서울북인스티튜트(Seoul Book Institute)의 약자로 2005년 개원 이래 지난 10년 동

안 400여 개의 출판사와 200여 명의 전문 교수진이 10,000명에 달하는 수강생을 배출한

출판 전문 교육기관입니다. SBI의 교육 과정은 신규인력양성과정, 재직자직무향상과

정, 일반과정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중 신규인력양성과정은 출판계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채용 가능한 인력들을 대상

으로 실무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능력 및 기초 출판 지식 · 기술 · 기능을 6개월간 교육

시켜 우수한 출판신규인력을 출판계에 공급하는 과정입니다.

서울출판예비학교의 신규인력양성과정은 출판편

집자 과정, 출판마케터 과정, 출판디자인 과정으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06년에 편집자과정 1기

학생들의 입학과 수료가 있은 뒤로 매년 졸업생들

을 배출해 현재 2015년 11기가 출판계로 나

가기 위해 교육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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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편집자과정

출판 매체의 이해, 출판 프로세스 기초, 출판 역사, 엑셀, 어문규범, 출판제작, 출판시

장 분석, 출판디자인, 출판마케팅, 6개월 동안 디자인과정과 협업해 책 1권 완성.

출판마케터과정

출판 영업의 역사, 마케터의 자세, 비전 등 출판 분야별 트렌드 이해, 저작권 · 편집 · 디자인 등의 출판 실무, 시장 분석 · 판매 기획 등 마케팅개론, 마케팅실습 등.

출판디자인과정

출판 소양, 컬러 매니지먼트, 출판 제작 등의 디자인소양, 전자출판방법론 훈련 등 실

습, 디자인툴, 기초디자인, 타이포그라피, 캘리그라피 등의 디자인 실무, 6개월 동안

편집자과정과 협업 통해 책 1권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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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라는 출판의 주변부에서 시작해, 주변부를 중심으로 이끌어낸 출판사가 있습

니다. 한빛미디어는 쉽지 않은 도전들을 이겨내고 현재는 IT분야는 물론 자기계

발서와 대학교재도 출간하는 출판사로 성장했습니다. 22년 동안 한빛미디어라

는 IT전문 출판사의 수장이었고, 올해부터 SBI 원장까지 겸임하는 김태헌 대표

의 출판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허니, 달고 몸에 좋은

김태헌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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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출판계에 입문하게 되었나요?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시기인 80년대 초반은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대였어요. 당시

이공계를 졸업하면 연구소에 들어가는 사람이 많았는데 저는 연구소 일에 큰 흥미가 없

었거든요. 그래서 제 성장과정에 많은 도움을 준 책과 출판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첫 직장인 ‘두산동아’에서 4년 근무했고 이후 1993년에 동업자들과 ‘한빛미디어’를 창

립해 올해로 22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공계 출신이라는 이력 때문에 IT출판사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그보다는 80년대 후반은 천리안, 하이텔 등의 PC통신이 붐이었고 PC도 점차 보급되

던 시절이었기 때문이죠. 이러한 시장이 향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 예상했어요.

한빛미디어 외에 한빛비즈, 한빛라이프, 한빛아카데미를 설립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IT쪽에서 일정 규모의 수입이 생겨난 후 투자대비 효율성을 생각했을 때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 거지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듯 다른 분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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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 투자하여 위험을 분산시키고자 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22년 동안, 회사의 위기의 순간은 언제였나요?

첫 위기는 회사를 설립한 지 만 3년 되던 해에 있었습니다. 최초의 ‘한빛미디어’는 기획

사무실과 출판을 같이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어려움이 많았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어요. 머리를 식히려고 4박 5일간 지리산을 종주한 후 ‘지리산 종주

하듯 도전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와 기획 사무실을 없앤 후 출판

에만 전념했습니다.

두 번째 위기는 2000년대 초반에 있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IT붐이 있었는데, 2002년

월드컵과 IT 거품이 빠지는 상황을 겪으며 매출이 반으로 줄 만큼 어려워졌습니다. 이

때 외부 환경에 신경 쓰고 분산 투자하여 투자 위험을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

죠.

마지막으로는 7, 8년 전에 직원 소통과 조직문화에 대해 외부 컨설팅을 받던 때였습니

다. 위기라기보다는 성장 이후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생각과는 다르게, 예상치 못하게 잘 된 책이 있나요?

당연히 있습니다. 『연필 하나로 시작하는 스케치 연습장』이라는 책인데요, 내용과 분

량이 적어 보여 와 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직원이 너무 하고 싶다고 해서 진행했는데

매출이 잘 나와 시리즈로 8권까지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화제의 책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출간한 계기나 과정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담당 편집자와 영업 책임자가 반응이 있을 거라 생각해 빠르게 진행한 책입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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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채사장이 몇 군데 출판사에 원고를 주었는데 그 중 한빛비즈에서 적극적으로 시작하

는 등 직원들의 판단이 빠르고 정확했던 것이 주요했습니다.

한빛미디어의 전자책 서비스인 ‘리얼타임 e-book’을 운영하면서 기대했던 효과 중 만

족스러웠던 점과 아쉬웠던 점에 대해 궁금합니다.

기대를 충족했던 부분이라면, 지식과 정보를 빠르게 전달해야 하는 시대에

핵심만 담은 책을 빨리 낼 필요가 있었고 이를 ‘리얼타임e-book’이 충족시켜주었죠. 종

이책은 일정 분량 이상이라야 출간할 수 있어서 저작 활동이나 투자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전자책은 적은 분량의 핵심적인 책을 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아쉬운 점은 계획

만큼 아직 시장이 빠르게 열리지 않는 부분이에요. 현재 전자책 시장은 전체 시장의 3

퍼센트인데 시장 점유율이 두 자리 수로 성장해야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

고 전자책이 책의 물성을 온전히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운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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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에서의 IT 기술의 중요성은 어떤 것인가요?

IT에 의해 출판사의 업무 방식뿐만 아니라 문화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책에 대한 정보

전달과 유통, 저자의 발굴도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죠. 이전에는 글 잘 쓰는 기자나 대

학 교수가 저자가 되었으나 팟캐스트나 블로그를 통해 또 다른 글 잘 쓰는 사람을 저자

로 섭외할 수 있게 되었어요. 또 신문에 신간을 소개하는 것이 중요했던 이전에 비해 현

재는 누군가 책을 읽고 1인 미디어에 쓰면 그 글에 걸려있는 링크를 타고 책을 보러 오는

독자의 행태가 중요해지고 있어요.

SBI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출판에 대해 신념과 꿈,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의 미래를 믿고 내가 그 일

을 하고 있음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뚜벅뚜벅, 우

보천리’라는 말처럼 힘들더라도 꾸준하게 발전하는 그런 출판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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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인으로서 최종 꿈과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가요?

한빛미디어가 독자들에게 신뢰받는 출판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임직원 모

두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경제적, 문화적으로 중산층의 삶을 영위할 수 있었으

면 합니다. 출판인으로서는 이른바 ‘아시아 출판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갔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같은 정서를 지니고 있는 아시아인들과 콘텐츠를 주고받으

며 연결고리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아시아 출판 네트워크’를 구축하

는 것이 ‘한빛미디어’의 비전입니다.이장열(마케터반 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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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B I 1 0 주 년 기 념 행 사 들 여 다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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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부터 반장단 학우들은 틈만 나면 모였다. 6월 26일이 서울출판인회의의 개원

10주년 기념행사 날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바자회와 주점으로 축제의 분위기를 돋

우고 또 즐기는 일을 맡았다. 입학 후 처음으로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공식 행사이기에

누구랄 것도 없이 들떴다. 출판사 대표님들과 졸업생들이 고향 같은 서울출판예비학교

를 찾아온 그날 저녁, 무슨 일이 있었는지 되돌아봤다.

D-1

6월 25일 목요일, 반장단이 하나둘씩 모였다. 최종 점검을 위해서였다. 주류로는 맥주,

막걸리가, 안주로는 제육볶음, 부추전, 도토리묵이 준비되었다. 이어 각 반에서 내놓

을 푸짐한 바자회 물품들을 확인했다. 마케터반은 CD와 나노블록을, 편집자반에서는

수제비누와 수제양초를, 디자인반은 옷가지를 내놓기로 했다. 예쁜 북스피어 노트와

한림출판사 책들도 속속 도착했다.

D-day

6월 26일 행사 당일, 반장단은 낮부터 분주했다. 부족한 재료는 다시 장을

봐 오고, 시설물 배치를 마무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강당에서는 10주년 기념식이 진행

되었고, 밖은 주점, 디자인반 교실은 바자회, 마케터반 교실은 음식을 먹는 곳으로 나

뉘었다.

저녁 6시, 내빈들이 강당에 모이고, 주점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솜씨를 발휘하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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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손목의 유연함을 필요로 하는 부추전 담당 학생들은 전을 노련하게 뒤집어냈고,

제육볶음을 맡은 학생들도 예쁘게 접시에 담아냈다. 모두의 손놀림은 바빠졌고, 그 열

기만큼 초여름 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음식을 먹을 땐 편집자반과 마케터반의 정반대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편집자반은

의자에 앉아 조용히 대화하며 먹는 반면, 마케터반은 스피커로 신나는 음악을 튼 채, 음

식을 둘러싸고 서서 왁자지껄한 수다를 곁들이는 것이었다.

각 층에서 반짝이는 불빛들로 낮처럼 환한 저녁이 되었을 무렵, 바자회가 열

렸다. 대표님들과 선배들이 서슴없이 지갑을 여신 덕에 물품들은 필요한 사람의 품으

로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제일 인기 있었던 물품은 편집자반의 유보미 학우가 정성들

여 만든 자몽과 화이트 머스크 향이 나는 초. 18개 전량이 가장 먼저 매진되었다. 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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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 양초를 사지 못한 이들

은 빈손의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게다가 유보미 학우는 향

초로 얻은 수익을 전액 편집자반에 기부하여 훈훈함을 더했다고.

9시 무렵, 반장단은 음식들을 챙겨 이웃의 가게들로 향했다. 학교 앞 편의점과 ‘디토’,

‘봉봉’, ‘별빛’ 카페에 음식을 전하며 이웃사촌의 정을 돈독히 했다. 그러자 편의점에

서는 답례로 통 큰 선물을 주셨다. 음료수 한 박스를 내주신 것. 도리어 우리가 감사 인

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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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따뜻하지만 다소 삭막했던 동네, 두 달 간 매일 오면서도 어딘지 낯설었던 동네 서교동

이 그날 밤 한층 따뜻해진 느낌이었다. 평소의 조용함은 자취를 감추고 어느덧 도란도

란한 활기가 익숙한 골목에 가득했다. 처음 보는 사람이든, 매일 보면서도 인사하지 못

했던 사람이든, 그날만은 동향(同鄕) 사람인 양 포근했다. 앞으로도 서울출판예비학

교는 그런 곳이었으면 좋겠다. 항상 책을 생각하는, 같은 고향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 이를테면 출판인의 마음의 고향 같은 곳. 말이 우리들의 친밀함을 다 담을 수 없는

것을 아쉬워하며, 그날 밤은 그렇게 저물어 갔다.

김수진(편집자반 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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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의 아해가 엠티라고 소리치오

제 2의 아해가 엠티라고 소리치오

… 중략 …

제 24의 아해가 엠티라고 소리치오

에~엠티!, 에~엠티!, 에~엠티!!!

다시걷기위한 멈춤편집자반 엠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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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

을미년. 비가 오려 했다. 나라에 역병이 돌았다. 보이지 않는 낙타가 공기 중에 떠돌았

다. 혼란이 도시를 뒤덮었다. 책을 만드는 법을 배우는 학당, 서울출판예비학교도 그

속에 있었다.

통.재.라.

그럼에도 그들에겐 가야 할 곳이 있었다. 높은 언덕이라는 뜻을 가진 곳. 혹자는 요새와

같은 지형 탓에 큰 성이라는 뜻을 가졌다고도 했다.

갈 길이 먼 개개인의 편집자반은 흩날리는 빗속에서 결연히, 하나둘 모이고 있었다. 그

들의 양손에는 동일한 것이 들려있었는데, 한 손에는 민중의 힘을 뜻하는 쌀을 움켜쥐

고 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쪽지가 있었다. 쪽지에는 길지 않은 담박한 글이 궁서체로

적혀 있었다.

“대성리 두 시, 먹을 쌀은 알아서.”

여러 사람이 모여, 몇 개의 무리가 되기 시작했다. 그중 용산에서 모인 자들이 대다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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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 무리를 이끄는 사람이 있었는데, 유달리 목이 두꺼워 목뚱이로 불리는 자였다.

목뚱이 사람을 모아 이끌되, 조용히 오랑캐의 말을 흘려 내뱉었다.

“에에엠……”

그에 사람들은 크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몇몇은 포효하며 들고 있던 쌀을 크게 휘두르

기도 했다. 마치 쥐불놀이를 하듯.

제 1의 아해가 엠티라고 소리치오

제 2의 아해가 엠티라고 소리치오

… 중략 …

제 24의 아해가 엠티라고 소리치오

에~엠티! 에~엠티! 에~엠티!!!

2.

허기

흩어져 있던 모든

이들이 각자의 방법

으로 약속된 땅으로

모였다. 레크리에이

션이 시작되었다. 가

벼운 긴장을 만담꾼들이 깨

부수기 시작했다. 옷을 맞춰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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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만담꾼들, 서로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만담꾼들, 자신의 다리가 둘 뿐임을 아쉬워

하는 만담꾼들. 허기에 무언가를 내려놓은 자들의 우스꽝스러운 노력은 헛되지 않았

다. 서로 웃고 떠드는 사이 저녁 시간은 귀신처럼 찾아왔다.

고기가 있었다.

술이 있었다.

그리고 많은 입이 있었다.

다행히 고기에 혼을 담는 자들이 있었다.

고기는 글을 다룰 손을 통통하게 하고, 입술에 기름을 끼게 했다. 그 탓에 각각의 입들

이 기름을 칠한 기계처럼 모두들 원활하게 움직였다.

여러 입술이 움직인 탓에 방은 열기로 가득 찼다. 여러 이야기가 서로 엮였다. 가까이

엮이거나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한 곳에서 흐르는 동안, ‘우리’라는 말이 쉬이 통용되

고 있었다. 그렇다. 서울이라는 큰 우리에서 빠져나와 잠시 멈춰 대화를 나누던 우리는

‘우리’가 되어 있었다.

3.

염탐꾼들의 축제

마니또(Manito) 는 이탈리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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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비밀 친구라는 뜻이다. 나는 모르는 친구. 다시 말해 나는

그가 누군지 모르지만, 나의 모든 것을 관찰하고 아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무서운 사람.

선생님을 포함한 스물다섯의 무서운 사람들은 각자의 염탐 일지를 하나씩 자랑하기 시

작했다.

하나둘 무용담이 늘어갈수록 우리는 이미 서로가 가까워져 있음을, 상대의 식탐을 알

면서 용인해주고, 뜬금없이 직설적으로 ‘자네는 꿈이 뭔가?’라고 물을 정도의 친밀함

속에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화기애애함이 흘렀고, 혹자는 선물을 건네기도 했고, 몇몇은 군중 속의 고

독을 느끼기도 했다.

큰 웃음 속에는 서로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숨겨져 있었고, 이미 하나의 이름에 엮인 사

람들은 더욱더 서로를 옭아매기 시작했다. 사랑의 올가미가 촘촘해졌다. 이미 발 빼기

는 늦은 상황이었다.

붉은 얼굴들이 서로 웃고 떠들며 밤을 밀어내었다.

밤 사이, 먼 서역에서 온 바갈라딘이라는 요정도 우리를 축복하듯 머물다 가기도 했다.

날이 밝기 시작하자 서로의 민낯을 걱정하며 우리는 새우잠을 청했다. 아침에 깨어났

을 때, 우리의 옆에 있었던 사람들은 어제의 얼굴과는 조금 다른, 친근한 이들이었다.

우리는 함께 아침을 먹고 짐을 싸고, 함께 있었던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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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시 걷기 위한 멈춤

잠시 멈추어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낯설게 보기 위해 숨을 돌려야 할 때가 있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우리는 잠시 멈추어,

서로의 이야기들을 모아 하나의 쉼표를 그 사이에 찍어두었다.

쉼표는 큰 의미를 내포하진 못하지만 분명 필요한 기호다.

우리는 잠시 쉼표를 찍고 다시 우리의 원고들을 읽어나갈 것이다. 좀 더 안정된 호흡으

로, 긴 여정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결국은 같은 길에서 만날 이들과 함께.

김종민 (편집자반 11기)

늘 봄을 기다렸는데, 어제도 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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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케터다.

누구보다 활발하고 적극적인 그런 마케터다.

이날 만큼은 더 열심히 먹고 마시며 놀 준비가 되어있었다.

모두들 그렇게 시작된 11기 마케터반의 엠티를 열심히 즐겼고 9년 만에 엠티를 간 나도

그러했음은 물론이다.

예비

마케터들의

첫 엠티,

로맨틱,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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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몸부터 풀어보자!

이미 첫 회식을 마친 터라 우리는 어색하지 않게 어울릴 수 있었다. 뭐, 편하다면 편하

고 어색하다면 더 어색해질 그런 사이였다. 그래서 우리는 피구 공부터 집어 들었다.

다들 여리여리한 친구들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고, 한두 번 공이 오갔을 때 난 군

대 시절을 떠올리게 되었다. 웃음 뒤에 날아오는 공을 보며 멋진 친구들이라 생각했다.

피구를 끝내고 아직 남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위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시작했다. 동심으로 돌아간 나는 친구들보다 심히 열심히

뛰었다. 다들 즐거워 보였다.

재미있었던 거 맞지, 얘들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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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웅 선생님, 후발대 도착!

한대웅 선생님과 후발대가 도착했다. 고기와 술은 우리들의 밤을 준비하기에 충분했

다. 선생님과 임원진의 철저한 준비와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출판계 선배님들 덕이다.

(감사합니다!)

다 함께 짐을 옮긴 후,

불을 피워 고기를 굽고,

드디어 진정한 단합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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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기, 술, 게임…

그리고 마케터

흥이 올랐다.

이젠 즐기기만 하면 된다. 임원인 이다은, 공태준 학우가 준비한 완벽한 게임을 받아들

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림

퀴즈부터 낱말 맞추기, 닭싸움

까지 치열하게 게임에 임했고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어느 팀이 일등을 했는지는 중

요하지 않다. 우리는 게임을 통

해 11기 마케터가 되었다. 난 응

원의 여파로 아직도 손이 펴지지 않는다.

게임이 마무리 된 후 넓은 방에서 둥글게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평소 미처

못 했던 이야기, 회식 때 하다 만 이야기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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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너와 나의 연결고리

모든 걸 쏟아붓고, 피곤했는지 잠든 나에게 엠티의 기억은 여기까지다.

하지만 우리들의 연결고리는 더 굳건해졌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같은 목표를 두고

나아가는 사람들과 많은 생각과 시간을 공유했다는 것, 그리고 공감하고 고민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이번 엠티 이후에도 우리는 제대로 된 마케터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비 딱

지를 떼고 진짜 프로가 되었을 때, 서울출판예비학교 11기이자

‘프로 출판마케터’로서 같이 고민하고 이끌어 갈 수 있는 그런 동료들로 남았으면 좋겠

다.

이장열 (마케터반 11기)

꾸준함 그리고 성실함,독보적인 발전을 추구합니다. 언젠가 ‘글도 쓰는 이장열’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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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우리는 모두 춤추었고,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잠에 들었다.

밤과 밤사이 나는 바다를 두 번 마주했다.

우리의 밤은 고요한

칠흑 같았다

디자인반 엠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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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너 같았고, 두 번째는 나 같았다.

이것은 무언가에 대해 쓰는 것이다.

그러나 나도 내가 무엇을 쓰고 있는지, 무엇을 써야하는지, 알 수

없다.

나는 쓰고 있다.

다시, 나는 쓰고 있다.

사진을 찍고 출발한다.

도착한다.

먹으며 사진을 찍는다.

바다를 보고 사진을 찍는다.

돌아온다. 사진을 찍고 마신다.

누군가는 바다를 보러 가고 누군가는 잠에 들며 누군가는 남아서

술을 마신다. 무엇을 선택하든, 해는 떠오른다.

일어난다.

먹고 씻거나 씻고 먹는다.

우리의 밤은 고요한

칠흑 같았다

디자인반 엠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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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다.

다시, 바다를 보고 사진을 찍는다.

다시, 먹으며 사진을 찍는다.

다시, 사진을 찍고 출발한다.

다시, 도착한다.

사진은 부분을 보여준다.

모두가 웃는다.

진실은 그곳에 없고, 사진만이 남는다.

우리는 사진으로 그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남겼다.

물론, 진실은 사진이 우리를 남겼다는 것이다.

다시, 사진만이 남았다.

우리의 기억은 사라져 간다.

사라져 가는 것들을 붙잡는 방법은 다양해서,

나는 하나의 제약으로 그것을 대신하기로 했다.

다시, 나는 쓰고 있다.

이것은 무언가의 부분을 보여주기 위해 무언가에 대해 쓰는 것이다.

그날 밤 우리는 모두 춤추었고,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잠에들었다.

밤과 밤사이 나는 바다를 두 번 마주했다.

첫 번째는 너 같았고, 두 번째는 나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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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바다를 떠올리면서 나는 ‘칠흑’을 비유로 쓰지 않기로 했고,

내가 지금까지 옻나무를 ‘옻나무’로 생각해 본 적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조선 시대 궁이나 관아에 속한 경공장(京工匠)중에는 옻칠을 업으로

삼던 칠장(漆匠)이 있었다고 한다. 옻칠에도 어떤 방법이 있었던 것

이다. 문득, 옻칠을 잘하기 위해서는 옻칠만을 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옻칠을 책의 구조로 치환해 보면 ‘본문’에 해당하는 행위

라고 할 수 있다.

본문이란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옻칠을 하기 전의 준비 과

정인 앞 부속과 옻칠 후 말리고 가공하는 후반 과정인 뒷 부속을 간과

하고서는, 한 권의 책을 완성해 낼 수 없다.

그날 밤 본 첫 번째 바다를 상기하면서 ‘칠흑’을 떠올렸고,

‘칠흑’을 비유로 쓰지 않기로 했고, ‘칠흑’에 관해 알아보기 시작했

고, 칠흑을 ‘칠흑’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에 ‘칠흑 같다’는 비유를 쓰지는 않지만, 우리의 그날 밤은

고요한 칠흑 같았다.

신용진 (디자인반 11기)

예외없는 엄격함이 자유롭게 한다

예외없는

엄격함이

자유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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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은 현실이 된다

-서울출판예비학교를

거쳐간 선배들의이야기

인문사회, 어떤 학생들에게는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일 것이다. 오늘도 편집자반의 우리들은‘과연

내가 인문사회 편집자가 될 수 있을까?’란 질문을 던

진다. 여기 많이 느끼고, 많이 생각하며, 넘치는 에

너지를 인간과 사회와 정치에 대한 관심으로 풀어낸,

편집자로서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10기 편집자반 선

배가 있다. 이 인터뷰를 보고 인문사회 분야를 지망

하는 편집자반 학생들이 조금 더 손에 잡힐 듯한 희망

을 갖기를. 로망은 현실이 된다.

동녘 인문사회 편집자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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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일이 생각했던 것과는 이런 면

에서 다르다든지, 보충하고 싶은 부분은

어떤 건가요? 공부가 부족했다는 게 와 닿

더라고요. 기획할 때 금방 바닥이 드러나

죠. 편집도 마찬가지예요. 저자와 대화

할 때 다 알아듣고 맞장구쳐주고 그럴 수

있으면 좋은데, 좀 아쉽죠.

서울출판예비학교(이하 출판학교) 학생

일 때와 회사원일 때의 가장 큰 차이는 무

엇인가요? 일단 몸이 힘들어요(웃음). 물

론 출판학교 다닐 때도 에너지를 많이 소

모했어요. 그렇지만 다른 즐거운 일로 또

채워지는 게 있었거든요. 그런데 회사는

즐거울 때도 있지만 지루할 때와 힘들 때가 더 많기 때문에…….

녹색당원이고, 다양한 활동을 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주로 어떤 일이었나요? 정당과 시

민단체 활동을 했어요. 후원이나 서명 운동을 하거나, 봉사할 일 있으면 잡일도 거들고

그랬죠. 작년까지만 해도 녹색당 청년 위원장이었는데 지금은 당원으로서 후원하고 관

심만 갖는 정도예요.

어떤 과정을 거쳐 동녘에 입사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사회적 활동 이력은 지원서에

전혀 쓰지 않았어요. 공채였는데, 과장님이 제 서류를 보고 이 사람을 뽑아야겠다고 생

각하셨대요. 서류에서 왠지 활동하다 온 냄새(?)가 난다고(웃음). 일반 회사에서는 전

혀 스펙이 되지 않는 것이 출판사에서 이점으로 작용했던 거예요. (녹색당 활동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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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안 쓰신 거예요?) 활동 이력은 빼고 시민단체에 관심이 있다, 정도만 적었어요. 조언

해주신 분들도 그런 사실은 적지 말라고 하셨어요. 진보적인 책을 내는 출판사에도 막

상 그런 활동을 했다고 하면 좋아하지 않는 사장님들이 있다더라고요. 전공에서 전문

성을 쌓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창비 교육’의 최종면접까지 갔는데, 대학원 석사 논

문을 자기소개서에 녹여 썼어요. 논문 쓰는 과정이 편집자의 일과 비슷한 데가 많았거

든요.

정치에 대한 관심이 어떻게 재미와 흥미로 이어질 수 있었나요? 저는 대구 경북, TK라

고 불리는 보수적인 지역 출신인데, 부모님이 항상 민주당, 김대중, 노무현을 좋아하셔

서 동네에서 거의 고립되다시피 했던 독특한 역사가 있어요. 또, 열아홉 살 쯤엔 꿈이 정

치인이었어요. 정치인이 잘만 하면 사랑받을 수 있는 직업이잖아요. 그 때 대통령 최초

로 노무현 대통령 팬클럽도 생겼고요.

역사 깊은 진보 출판사인 동녘과 본인의 지향점이 잘 맞는 편인가요? 잘 맞아요. 8,90년

대는 인문사회 책이 잘 팔렸고, 동녘도 지금보다는 운동권의 성격이 명확한 책을 냈어

요. 동녘의 8,90년대 책 중 어르신들이 아시는 책이 많아요. 지금은 인문사회 책을 다양

하게 내는 출판사죠. 여태까지 작업한 두 책은 저와 잘 맞았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희

망이 있습니다. 면접 일화 중 생각나는 게 있는데, 주간님께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노

동 조건이 있냐고 질문하셨어요. 솔직히 대답하면 안 되는데…. 야근 많이 안 하고, 돈

너무 적게는 안 줬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대답했죠. 주간님께서 “그런 출판사 찾기 힘

들 텐데?” 하셨지만 막상 와보니 원하는 조건을 갖춘 회사였어요.

인문사회 분야에 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무얼 준비해야 하는지 조언 부탁드려

요. 인문사회 분야의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섭렵하는 게 중요해요. 제가 못 그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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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에 더 중요성을 느껴요. 기획할 때 유사도서가 중요한데, 읽은 책이 없으면 유사

도서가 안 나와요.

인문사회 분야 교정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다른 장르에 비해서 편집자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어느 정도인가요? 역사나 사회의 경우 사실 확인이 굉장히 중요해서, 연도

도 꼼꼼히 봐야하고 몇 명이 사망했는지도 옛날 신문에서 찾아야 해요.

10기 동기들과는 자주 모이나요? 스터디나 자기 계발을 위한 활동을 하셨다면 소개 부

탁드려요. 인문사회동아리(줄여서 인사동) 친구들이랑 졸업 후 교정 스터디를 했어요.

최양순 선생님이라고 후반부에 여러분이 들을 수업의 선생님을 초청해서 공부했고, 지

금은 스터디가 끝나서 책모임으로 전환하려고요.

지금 편집하고 있는 책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강신주 선생님의 ‘비상경보기(가제)’라

는 책인데, 경향신문이랑 동아일보에 연재하셨던 칼럼을 모은 원고예요. 전부 모아서

저자에게 개고를 요청하는 단계죠.

인터뷰어/ 이상화(편집자반 11기), 김수진(편집자반 11기) 기사작성/ 이상화(편집자반 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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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 더위가 적당히 물러간 오후 7시에 마케터

반 10기를 졸업하신 파란정원 출판사의 김민경 선

배와 부끄러움이 많으신 또 한분의 선배를 만났습

니다. 난감할 수 있는 질문에도 솔직하고 허심탄

회하게 답해준 선배들에게 감사했습니다. 두 분

을 만나고 난 소감은, 마케터는 단순히 할 일을 받

아서 하는 사람이 아니라 ‘창의적으로 찾는 사람’

이 되어 책의 맨 앞에서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었

는데요. 입사한 지 8~10개월 차의 선배들을 보며

1년 후 우리의 모습을 기분 좋게 상상해봅니다.

파란정원 마케터김민경

로망은 현실이 된다

-서울출판예비학교를

거쳐간 선배들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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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출판예비학교(이하 출판학

교)를 졸업하고 입사했을 때 회

사에서 새로 배우는 게 많았나

요? 깊이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종류가 많이 달랐어요. 출판사

를 다니고 있다는 느낌보다 회

사를 다닌다는 느낌이 컸어요.

책이 나올 때마다 당황스럽고

힘든 적이 많았는데, 그런 경험

이 없었다면 심심했겠죠. 인문,

사회, 미술, 육아, 건축 등의 다

양한 분야를 다루는 재미가 있

었어요. 출판학교를 다닐 때도

과제 때문에 힘들었지만 회사는

그냥 부딪쳐야 해요. 마케팅 기획서를 쓰고 난 후 지적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

를 마주해야 하니까요. 기획서를 많이 낼수록 일도 많아지니까 몸을 사리게 될 수도 있

어요.

일 하시면서 책이 취향에 맞지 않아 어려웠던 적이 있었나요? 마케터로서 책을 읽을 때

는 그 책을 통해 얻는 느낌이나 감동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안 돼요. 책이 말하고 싶은 게

뭔지,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없는 장점도 찾아내야죠. 출판사에 들어

가게 되면 취향에 맞지 않는 책을 많이 다루게 될 거예요. 그렇지만 제작 과정을 지켜보

면 없던 애정도 생기고 그래요. 내가 다니는 출판사의 책들을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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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보는 게 쉽지는 않아요.

마케터의 업무는 뜬구름 잡는다, 맨땅에 헤딩한다는 말이 말해주듯 막연한 성격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보기에 편집자나 디자이너는 업무가 많지만 정해져

있어요. 이번 달 진행할 책은 몇 권,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마케터는 찾아서 해야 해요.

상사가 콕 짚어 주는 것도 아니에요. 할 일을 만들면 제한 없이 늘어나요. 아이디어를 제

시할 때마다 일이 계속 늘어나는 것이죠. 반면 안 하려면 할 일이 거의 없을 수도 있어요.

마케터반 11기 학생들이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나 취업을 위해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사람들을 많이 알아두면 좋아요. 출판학교를 찾아오는 출판 관계자와 관계를

맺어도 좋고, 직접 찾아가도 좋고요. 예를 들어, 작년에 동기 중에서 『이미지 인문학』

을 읽고 출판사 ‘천년의 상상’에 직접 찾아간 친구가 있어요. 아마 페이스북을 통해 연

락했을 거예요. 책을 만드는 과정이나 마케팅을 자세히 알고 싶으면 출판사를 직접 방

문하는 것이 좋다고 봐요. 출판학교와 가까운 출판사부터 시도해보세요.

마케터 과정을 공부할수록, 졸업 후 배운 내용을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돼

요. 다른 과정에 비해 업무의 밀도, 구체성이 떨어지죠. 마케팅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선생님들도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어요. 전문 분야가 나뉠 수도 있고요. 편집자, 디자이

너는 기술직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마케터는 그보다 훨씬 폭이 넓다고 생각해

요.

선생님들마다 철학이 다르다보니 같은 주제를 놓고 다른 주장을 펼치실 때도 있더라고

요. 많이 다르죠. 제가 학생일 때는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하고 넘어 갔어요. 하

지만 회사에 들어온 이후로는 우리 대표님의 철학에 관심을 기울였어요. 예를 들어, 대

표님이 마케터에 요구하는 것이 영업력이라면 거기에 맞춰야 해요. 반대로 영업력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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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인터넷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출판사 대표님들의 성향 차이도 선

생님들 똑같아요. 같은 주제를 놓고 서로 각기 다른 방향으로 진행하시죠.

신입사원으로 일할 때 조심해야 할 점이 있나요? 공문 꼼꼼히 읽기요. 기본적인 것에 충

실해야 해요. 지나고 나서 생각하면 당장 진행하는 일도 자세히 모르면서 현실성 없는

일을 추진하려고 했어요. 뭔가를 해보려는 태도가 나쁘진 않지만 회사의 상황을 파악

하는 게 먼저예요.

상사로부터 칭찬도 듣고 쓴소리도 들었을 텐데,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다면 말씀해 주

실 수 있을까요? 납품 건으로 큰 실수를 한 적이 있는데 쓴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그 중

기억나는 내용이 “다른 데서 죄송하다는 소리를 함부로 하지 마라. 나는 내 직원이 죄송

하다고 연신 사과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라는 것이었어요. 칭찬의 경우는 “수고했

어”라는 얘기 정도죠. 상사에게 따끔하게 혼날 때가 있는데, 한 번은 대표님이 “그럴 수

있다. 그러면서 배우는 거다”라고 말씀해주셨죠. 그런 말을 들으면 짠해요.

어떤 노력으로 출판사에 입사했는지 말씀해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포트

폴리오를 많이 만들었어요. 마케터반 과정에서 과제들과 페이스북, 트위터 활동, 블로

그 포스팅을 모아서 보기 좋게 정리했어요. 또 면접이 예정된 출판사의 신간을 조사하

고 페이스북을 통해 그 책을 홍보한다면 어떻게 할까를 준비했어요. 굉장히 좋아하시

더라고요. 선호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 서평들을 모아두는 것도 좋아요. 어떤 책을

좋아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지 방향성을 제시하면, 자신과 맞는 출판사와 연결될 확률이

높아질 거예요.

출판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 아쉬웠던 점이 있나요? 많이 놀지 못했어요. 더 놀걸 그랬나

라고 생각해요. 또, 북 콘서트 같은 행사를 자주 다니지 못했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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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어요.

인터뷰어/ 이창환(마케터반 11기), 이장열(마케터반 11기)

기사작성/ 이창환(마케터반 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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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에 입학한 지 두 달이 지났다. 당장 4개월 뒤,

교육 과정이 끝나면 우리는 어디로 가게 될까?

가장 가까운 우리의 미래, 바로 이전 기수인 10

기 선배를 만나 현장에서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그 속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문학과 지성사 디자이너

김은혜

로망은 현실이 된다

-서울출판예비학교를

거쳐간 선배들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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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 디자인과정에 들어왔었던 이유

는 무엇이었나요? 원래 서점에서 북

디자인을 유심히 봤던 편이었어요.

북 디자인의 매력은 표지에 책의 여

러 내용을 함축해서 표현한다는 것

이라고 생각했고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었는데, 그래픽 디자인보다

출판사에서 일하고 싶어서 출판 디

자인 분야로 구직 활동을 했었어요.

하지만 북 디자인 포트폴리오가 없

다 보니 그쪽으로 취직하지는 못하

고, 브랜드 회사에서 그래픽 디자인

업무를 하게 되었었죠. 이후 프리랜

서로 일하다가 우연히 SBI 디자인과

정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일을 그만두고 준비해서 SBI에 지원하게 되었던 거죠.

지금 출판사의 어떤 점을 보고 들어가게 되었나요? 조혁준 선생님과 정은경 선생님께서

문학과 지성사 출신이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었었어요. 그리고 SBI 과정이 거의 끝

나갈 때쯤 문학과 지성사의 9년차 직원이 특강을 온 적이 있어요. 이 특강을 들어보니 출

판사의 분위기도 좋고 근무 환경, 작업 기간과 양(한 권의 책 본문과 표지 작업기간이 한

달이다!)이 디자이너를 배려해주는 좋은 환경의 회사인 거예요. 그래서 문학과 지성사

에 뜻을 두고 지원했는데 다행히 입사하게 된 거죠.

일하고 있는 출판사의 근무 환경은 어떤가요? 입사 후에 부서 시스템이 갑자기 바뀌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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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바뀌기 전에는 디자인팀이 따로 있었지만 책의 분야별로 팀이 나누어졌고, 팀별로

디자이너가 들어가는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아동/청소년 부서에 속하게 되었어요. 이

렇게 바뀌면서 일관성을 가지고 한 분야에서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게 된 것은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입사 후 실수했던 경험이 있나요? 『미영이』의 일러스트가 먹을 사용한 것인데 4도 인쇄

를 하면 갈색 빛을 띠는 질감 있는 흑색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해서 4도로 인쇄하기로 결

정했었어요. 하지만 색이 일정하게 나오지 않아서 다시 조정하는 작업이 힘들었지요.

그리고 무광 코팅을 하면 그냥 가인쇄했을

때의 색보다 더 칙칙하고 어두운 색으로

나온다는 것을 모르고 제작에 들어갔던 적

이 있어요. 제가 생각했던 색으로 나오지

않아 적잖이 당황했었어요.

SBI에서 받은 교육 중에 실무에서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하는 수업이 있나요? 심

우진 선생님 수업 중에 타이포그래피 관

련 수업이 있어요. 타이포그래피 수업은

특히 본문을 조판할 때 도움이 많이 되니까, 집중해서 잘 들어 두시면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디자인에 도움이 되는 참고 서적을 추천해줄 수 있나요? 타이포그래피 교양 잡지 「히

읗」을 추천해요. 특히 본문을 조판할 때 참고가 많이 돼요. SBI에 들어가기 전부터 알고

있었던 잡지였지만 한글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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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어떤 순간일까요? 내가 작업한 책이 세상에

한 권씩 나올 때요. 그리고 내가 한 작업이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았을 때가 아닐까요?

취업 걱정을 하는 11기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육과정을 끝내고 취업

이 확정되고 난 후, 한 달간 유럽여행을 다녀왔어요. 스스로에게도 휴가를 주고 싶었던

거죠. 교육과정이 끝나갈수록 취업이 바로 되지 않아 마음 졸이는 친구들이 많은데, 조

급해하지 말고 목적과 방향성을 가지고 계속 채용 공고를 확인하면서 준비하면 좋은 결

과가 있을 거예요.

인터뷰어/ 사공예원(디자인반 11기), 이소현(디자인반 11기)

기사작성/ 이소현(디자인반 11기)

하기 힘들어서 잘 보지 않았었어요. 잡지가 다루는 내용이 꽤나 전문적이거든요. 하지

만 교육과정을 마치고 실무를 하면서 「히읗」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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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별달

리얼딸기우유는 정말리얼 직접담근 자몽, 레몬청은 달달

더치커피, 로맨틱, 성공적.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76-16

            별뜨는시간 7:30am ~ 달지는시간 9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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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반에서 가장 첫인상과 달랐던 반전 매력의 친구는?

편집자반

공동 1위 배예리, 김법열, 김상흔, 김영준

배예리

차가울 줄 알았어요. 차가운 이미지 → 털털, 편안함

편집자반에서 예쁨과 청순함을 맡고

있는 배예리 씨(24, 막내). 도시 여자

같은 외모와 깔끔한 단발머리 덕에

처음엔 다소 차가워보였나 봅니다 .

하지만 그녀는 곧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호탕한 웃음소리를 널리

각인시키며 편집자반에서 가장 잘 웃는

쉬운 여자로 거듭났습니다.

김법열

처음에는 절대 친해지지 않을 줄 알았음의외로 재미있다.이 사람은 아직도 속을 모르겠다.

편집자반 남자 중 가장 어린 김법열

씨(27, 막내)는 늘 여기가 내무반인

양 꼿꼿한 차렷 자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처음에 김법열 씨는

동생들이 말을 놓아도 본인은 극존칭을

유지하고 , 장난 한 번 칠라치면

“우리가 아직 그런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요 .”라며 정색하는 소문난

‘철벽남’이었는데요. 그의 마음에 봄이

왔나 봅니다. 반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두 달 만에 바야흐로

말을 놓는 등 , 마음의 벽을 허무는

중입니다.

•••••••••••••••••••••••

김상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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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생각과 확신이 있다는 걸 느꼈다.그냥 어느 순간부터 이미지가 바뀜

편집자반의 술 사랑 모자 사랑 김상흔

씨(27, 애주가). 베레모와 안경의 이지적인

조합과는 다르게 술 . . 을 좋아해서

반전이라는 게 아닐까 합니다. 다만 4질문

모두에 일관되게 김상흔 씨를 꼽으신

답변이 있어서 누군가의 부정 선거가

의심되는 바입니다. 언젠가 그의 인생에

대한 생각과 확신을 술자리에서 들을 날이

오기를.

•••••••••••••••••••••••

김영준

심심한 듯 하면서도 은근 촌철살인의 농담진지한 외모와 달리 엄청 웃김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재밌음처음엔 깍듯한 직장인 이미지였는데 알고 보니 무척 재밌는 분입니다.

김영준 씨 ( 3 1 , 유부남 )에 대해서는

‘재미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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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친해지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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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인상과 표정으로 능청스럽게

던지는 유머가 학우들의 뇌리에 박힌

것 같습니다 . 그의 유머의 타율은

10.1할 . 10번 던지면 10번 터지고

어쩌다 한 번씩은 의도치 않았는데도

웃깁니다. 우리가 잠옷이라고 놀리는

바지나 사랑의 열매 티셔츠를 입고

와 웃음을 안겨 주는 것도 모두

편집자반을 위한 살신성인이겠지요?^^•••••••••••••••••••••••

공동 2위 김수경, 남민희

김수경 - 처음에는 이렇게 ‘개그감’ 넘치는 언니인 줄 몰랐습니다.남민희 - 도도할 줄 알았다. 생각보다 여리고 귀여워요!

공동 3위 박혜원, 유보미

박혜원 - ‘쎈캐’ 유보미 - 마냥 청순할 줄 알았던 언니 . ‘개그감’ 터져요.•••••••••••••••••••••••

마케터반

1위 이수인

예민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쿨’함 그 자체소녀소녀 이미지에 감춰진 와일드소심할 것 같았는데 무서워…

차분하고 순한 친구인 줄 알았습니다.

느린 말투에 순한 얼굴은 그런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지요 . 하지만 지금

이수인 학우를 보면 마치 다 돌려놔야

할 것 같습니다. 가수 김현정 노래처럼

말입니다. 여릴 것 같던 거제도 친구는

술도 시원하게 마시고 의견도 시원하게

말할 줄 아는 친구입니다. 그래서 다들

이 친구를 좋아라 하는 것 같습니다. 더

많이 친해지자, 수인이 이 친구야.

•••••••••••••••••••••••

2위 박은희

기타 깨알 답변

이승민 - 양갓집 규수 스타일 인줄 알았는데 아저씨였다.방은성 - 면접 때는 시크해 보였는데 실제로 보니 따뜻한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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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반

1위 신용진

의외로 허당이다.엉뚱함 / 은근 적극적 / ‘양파남’조용한 모습은 가면이었을 뿐…!어려운 분인 줄 알았는데, 밝고 재미있으시네요.^^초반과 달리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셔서

예상외로 엉뚱한 부분이…설명하지 않아도 아실 거라…

까면 깔수록 무궁무진한 양파 같은

남자, 용진오빠가 첫인상과 다른 반전

매력의 친구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입을 모아 이 분의 1위를

예상했습니다. 처음에는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 때문에 소극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수업시간과 회식자리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최고의 반전

매력을 가진 학우로 거듭났습니다.

•••••••••••••••••••••••

2위 김희연, 윤여경

김희연

깍쟁이인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다. 웃기다.

키도 크고 센 언니인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 하지만 MT에서 영화

<매드맥스>의 임모탈을 숭배하는

워보이를 따라하며 급격한 반전을

선사한 그녀 . 장난도 잘 치고 항상

쾌활한 모습을 보면 덩달아 신이

납니다. 행동도 하나 같이 웃긴 분위기

메이커입니다.

•••••••••••••••••••••••

윤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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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텐데 불평 없이 반장 일을 잘하고 있다.

많은 일을 묵묵히 맡고 있는

우리의 반장. 일이 많아서 버겁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날려버릴 만큼,

공지사항과 과제를 꼼꼼하게 챙기는

것부터 큰 행사 준비까지 척척

잘해내는 모습을 보면 대단합니다 .

본인도 반장일이 이렇게나 많을지는

몰랐다는데요. 힘을 내요 반장님!

•••••••••••••••••••••••

2. 우리 반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을 것 같은 사람은?

편집자반

1위 김종민

오빠는 모르는 게 없음동아리 활동에서 내공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멈춤(문학 동아리)에서 활동량이 장난 아님계속 뭐가 나온다.모르는 작가가 없다. 이름만 대면 작품명이 막 나온다.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김종민

씨(29, 목뚱이)는 편집자반 학우 중

18명이 가입한 거대 문학동아리의

수장입니다. 매일 밤 가슴이 저미는

글,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글을 공유해

줍니다. 문예창작학과 출신으로 예대

오빠라는 별명에 걸맞게 우수에 찬

눈을 하고 있습니다. 눈이 작아서인지,

감수성에 젖어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가만히 있어도 1위로 뽑혔을

텐데… 김종민 씨의 이름으로 도배된

답변이 있어 부정 선거의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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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김한나

대화를 나눌수록 깊이가 있는 사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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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서

항상 책을 읽고 있었던 것 같아요.

차분한 눈빛과 발그레한 볼을

가진 김한나 씨 ( 2 7 , 문학소녀 )는

문학소녀라는 말이 잘 어울립니다 .

쉬는 시간에는 얌전히 앉아 책을

읽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문학에 대한 얘기를

할 때 눈이 반짝 빛나는 걸 보면

영락없는 소녀입니다 . 김한나 씨의

매력은 조용함 속에 숨은 배려와

섬세함입니다.

•••••••••••••••••••••••

공동 3위 양한나, 김상흔, 강귀욱, 김법열, 권오권

양한나 - 대화해보면서 책을 많이 알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강귀욱 - 귀욱귀욱한 글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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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반

1위 공태준, 이수인

공태준

블로그에 책 관련 포스트를 꾸준히 하고 있더군요.군대에서 책 200권 읽었다고 들었어요.그냥

‘ 그 냥 ’ 이 라 는 두 글 자 가

마음에 걸리지만 (공태준 학우 ,

믿습니다) , 공태준 학우가 마케터

반에서 책을 많이 읽는 학우로

공동 선정되었습니다 . 검정 뿔테

안경은 그간의 독서량을 보여주는

증표였습니다. 군대에서 200권이나

읽었다니….(보통 말년 상병, 병장 때

시간이 많아지는데 편하게 군생활을

했지 않았나 아주 조심스럽게

던져봅니다…농담입니다) 블로그에

포스팅한 서평 양도 대단했는데 또 한

번 감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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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인

대화할 때 느껴져서말하는 것 보면 은근히 아는 것이 많다. 글도 잘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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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책을 들고 있어서

수인이 이 친구, 또 일등을 했네요.

평소에 독서량이 꽤 상당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책 이야기를 할 때 마다

깊이가 남달랐고 스펙트럼 또한 넓다는

느낌이었습니다 . 게다가 글까지 잘

쓰니, 역시 아웃풋(output)이 있으려면

인풋(input)도 중요한가 봅니다.•••••••••••••••••••••••

공동 2위 김사룡, 이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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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반

1위 백가은 책 관련 클럽도 나가고 아는 책도 많아서다양한 책을 많이 알고 있어서카페에서 혼자 책을 읽는다.

실제로 봤다.

독서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고 읽은

책에 대해 글도 많이 쓰는 가은이. 추천

도서에 대한 줄거리와 감상평을 조리

있게 말하는 걸 보면 ‘책을 많이 읽을

것 같은’이 아닌 ‘책을 많이 읽는’으로

수식어를 바꿔도 될 것 같습니다 .

그녀가 책 읽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이 이를 증명해 줍니다.

•••••••••••••••••••••••

2위 강소리, 신용진

강소리

진지해서 책을 많이 읽을 것 같다.

발표와 감상평 시간에 의미 있고

남다른 의견을 많이 이야기 해주는

소리. 그래서 책을 많이 읽을 것 같다는

친구로 뽑힌 것 같습니다 . 독서는

생각의 힘을 길러준다고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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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진

논어를 읽어서글쓰기에서 드러난다.초반에 많이 읽었다.

에세이를 써오는 숙제를 할 때 독특한

글을 써온 용진오빠. 다른 사람들의

에세이와는 확연히 달라서 발표까지

했습니다 . 글쓰기를 잘하는 방법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니, 그 글이 독서를

많이 한다는 증거가 될 것 같습니다.•••••••••••••••••••••••

3. 우리 반에서 이런 사람이 내 상사였으면 하는 사람은?

편집자반

1위 김영준

밑에서 보며 배울 것이 많은 능력 있는 상사 (특히 엑셀의 신)아빠 같은 자상함과 탁월한 유머지성과 유머를 겸비외유내강형이라 아랫사람들이 따르기 좋은 상사일 것 같습니다.명확하게 일 분배를 해준다. 윗사람이라고 권한을 남용할 것 같지 않다.

역시 1위는 김영준 씨 ( 3 1 , 예비

상사 )가 차지했습니다 . 모두가

예상했던 결과라고 볼 수 있었는데요.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르게

키보드만으로 결과물을 만드는 신들린

컴퓨터 솜씨와 체계적인 작업이 신뢰를

주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여기에

따뜻한 정과 유머러스함까지 갖췄으니

편집자반 학우들은 〈미생〉의 오과장이

부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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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권오권

다 해주실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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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멋지다.

며칠 전, 편집자반에서 열린 수박화채

파티의 숨은 기획자 , 반장 권오권

씨 ( 3 0 , 동아리 마당발 )가 2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를 보면 초인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곤 하는데요 . 그는

반장 업무에 조장에, 동아리를 무려

9개나 하면서도 모든 술자리에 어느

새 참석해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 잠은 자는지

궁금해집니다 . 이런 그의 넘치는

에너지에서 듬직한 상사의 느낌을 받은

듯합니다.

•••••••••••••••••••••••

3위 김종민, 김상흔 김상흔 - 일은 안 시킬 것 같다.

•••••••••••••••••••••••

마케터반

1위 황하정

부드러운 카리스마리더십, 안목

상사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

리더십도 있어야지요. 황하정 학우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췄습니다 .

파워포인트 능력 , 발표 능력 , 의견

수렴 및 장악력 , 마케팅 지식 등등 ,

‘등 ’이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능력을 보입니다. 많이

배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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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최다은, 김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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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반

1위 김희연, 홍기화

김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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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적인 말투취향이 비슷하다.모르는 것을 잘 알려줄 것 같다.재미있게 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희연이와 일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 출근하기 싫은

이유가 일보다 사람이 힘들어서일

때가 많다고 하는데, 마음 맞는 상사와

즐겁게 일한다면 이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

홍기화

차분하면서 이해심 많은 사람 같아서배울 점이 많을 거 같아서나랑 잘 맞아서진심을 다해 이야기해주는 느낌

기화언니를 보면 항상 사람들을

배려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

특히 작업 관련해서 의견을 물어보면

마치 본인의 디자인인 것처럼 진지하게

고민해줍니다. 자기 일이 아닌데도 내

일 같이 도와주는 상사라면 함께 일할

맛 나겠죠?

•••••••••••••••••••••••

2위 양혜민, 이소현

양혜민-설명을 잘해준다.이소현-무리하게 일을 주지 않고 의견을 존중해 줄 것 같다.친절 그 자체. 엄마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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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내가 남자였다면, 또는 내가 여자였다면 사귀고 싶을 만큼 괜찮은 동성친구는?

편집자반

1위 이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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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데 반전매력으로 똑똑함가벼운 스킨십은 옵션, 친화력이 무기인 매력녀애교가 많아요.항상 밝고 구김살이 없다.

방년 2 5세의 이상화 씨는 ( 2 5 ,

기사작성자) 이 문항에 부정 선거가

개입되지 않았음을 맹세하는 바입니다.

이로써 이상화 씨가 여성에게만 인기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

2위 김영준

보증된 유부남감탄을 자아내는 재치와 센스재미도 있고 주변 사람도 잘 챙겨주고

여성들이 재미있는 남성을 좋아하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지만 그의 유머가

남성들에게까지 통했을 줄이야. 모든

질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김영준

씨(31, 유부남)의 치명적인 매력이

이제는 무서워집니다. 괜히 유부남이

아니겠지요. •••••••••••••••••••••••

3위 김수경목소리가 저음이라 멋있을 듯 시원한 성격모델 외모, 내 스타일

편집자반의 부반장 , 영원한 언니

김수경 씨(29, 절대 동안)가 3위를

차지했습니다. 김수경 씨는 그 동안

듬직한 부반장으로서 회비를 걷으러

다니면서도 유쾌함과 골목대장

같은 시원시원함을 보여주어 우리를

웃게 했습니다. 말로는 아무도 이길

수 없다고 정평이 나있는 그녀의

유머 감각은 반장인 권오권 씨와의

만담에서도, 같은 조 김영준 씨와의

호흡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

마케터반

1위 정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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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9: 서울출판예비학교 웹진 _4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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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내 스타일 유후~폭풍 같은 나를 잠재워줄 그런 사람센스와 예쁨까지착해서

마음이 따뜻하고 도시락 반찬도 일품

압도적입니다. 압도적인 1등입니다.

수줍은 미소와 진심의 배려, 센스와

예쁨, 따뜻한 마음, 맛있는 도시락 반찬,

폭풍 같은 성격을 잠재울 능력까지,

매력이 넘치니 호흡이 긴 비문도

자연스럽게 만들어버립니다. 묵묵히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부터 귀여운

말투 , 청순한 옷차림까지 칭찬이

마르질 않습니다. •••••••••••••••••••••••

기타 깨알 답변김태희 - 김태희니까.이창환 - 그의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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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반

1위 이소현

밝고 생각이 깊음. 그래서 이미 ‘품절녀’.사람 참 좋다. / 음식솜씨!성격 진짜 좋으신 거 같아요. 우리 반 유일한 ‘품절녀’인 이유가 있는 거죠.괜히 벌써 유부녀이겠어요. 모난데 없이 좋은 성격 좋아요.생각도 행동도 멋진 친구

…기사 쓰면서 난감했습니다. 제가

기사 쓰는데 이런 결과라뇨. 이러다가

설문조사 조작 오해 받는 거 아닐까요.

•••••••••••••••••••••••

2위 신진하, 윤여경, 홍기화

신진하

귀여워. 예쁘고 귀여워서

우리 반 공식 ‘귀요미’ 막내 진하. 보는

눈이 다 똑같나봅니다. 정말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와

싹싹함이 그녀의 매력을 더해 주는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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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경

뼈 속까지 하는 짓이 너무 귀엽다, 책임감이 강해서 믿을 수 있다

반장으로서 맡은 역할을 잘해내고

있는 여경이 . 책임감이 강하고

믿음직스러운 친구입니다 . 행동도

사랑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우리

반 친구들을 하나하나 챙기려는 게

눈에 보입니다.

•••••••••••••••••••••••

홍기화

목소리가 좋다, 얘기가 잘 통할 것 같다.

이미 자기소개 했을 때부터 매력적인

목소리로 친구들을 사로잡은 기화언니.

목소리가 좋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인정한 사실입니다. 기화언니는 항상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해주고

공감을 잘 해주기도 합니다. •••••••••••••••••••••••

이상화(편집자반 11기)이장열(마케터반 11기)이소현(디자인반 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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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편집자반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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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도, 강당에서 수업을 같이 들어도 다른 반 학우들과 교류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친목과 술을 좋아하는 예비 출판인이니만큼 다른 반도 만나보면 어떨까?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대를

안고 기다렸다.

나들목에 24명이 집결하다

6월 11일 목요일, ‘나들목’에서 다른 반 학우들을 만나고 싶은 24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깰 겸 2부로 나눈 행사를 진행했다. 이름하여 ‘포스트잇 자기소개’. 1부에서 ‘나는 ( )한 예비

편집자/마케터/디자이너다’라고 쓰인 종이를 나누어 주고, 자기소개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즈음 2부에서 1부에서 작성했던 종이를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한 사람씩 자신이 받은

종이의 답을 읽고 작성자가 누구일지 맞히는 게임을 진행했다. 실제 작성자가 자신의 답을 설명하고 또

다시 자기가 받은 종이의 주인을 추적해나갔다. 무미건조한 자기소개보다 빈칸과 물음표를 채워가는

자기소개가 기억에 더 오래 남으리라 믿는다. 가장 인상적인 빈칸 채우기의 주인공들로 뽑힌 두 분에게는

야구 관람권을 2매씩 선물했다.

편집자반, 마케터반, 디자인반이 빚어낸 3중주

그날 4차까지 살아남은 김상흔(편집자반) 학우는 일약 스타가 되었다. DJ 같은 매력적인 중저음에

빵모자가 인상 깊게 남았던 모양이다. 계단에서 만나는 학우들이 그날 이후 그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날

모였던 사람들에게는 조금의 변화가 생겼다. 화장실에서 만나도 서로 몰라 스쳐 지나가던 사이끼리 말을

걸고,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기 시작한 것. 이 ‘삼자대면’이 3반 친목의 물꼬를 터주는 행사가 되지

않았을까? 1차 모임이 가져온 기분 좋은 변화를 보아, 언젠가 또 있을 2차 모임도 많이 참석해주시길!

기사작성 : 이소현(디자인반 11기)

삼자대면세 반의 첫 만남, 인연이 그려낸 그날의 스케치

Page 63: 서울출판예비학교 웹진 _4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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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도, 강당에서 수업을 같이 들어도 다른 반 학우들과 교류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친목과 술을 좋아하는 예비 출판인이니만큼 다른 반도 만나보면 어떨까?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대를

안고 기다렸다.

나들목에 24명이 집결하다

6월 11일 목요일, ‘나들목’에서 다른 반 학우들을 만나고 싶은 24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깰 겸 2부로 나눈 행사를 진행했다. 이름하여 ‘포스트잇 자기소개’. 1부에서 ‘나는 ( )한 예비

편집자/마케터/디자이너다’라고 쓰인 종이를 나누어 주고, 자기소개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즈음 2부에서 1부에서 작성했던 종이를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한 사람씩 자신이 받은

종이의 답을 읽고 작성자가 누구일지 맞히는 게임을 진행했다. 실제 작성자가 자신의 답을 설명하고 또

다시 자기가 받은 종이의 주인을 추적해나갔다. 무미건조한 자기소개보다 빈칸과 물음표를 채워가는

자기소개가 기억에 더 오래 남으리라 믿는다. 가장 인상적인 빈칸 채우기의 주인공들로 뽑힌 두 분에게는

야구 관람권을 2매씩 선물했다.

편집자반, 마케터반, 디자인반이 빚어낸 3중주

그날 4차까지 살아남은 김상흔(편집자반) 학우는 일약 스타가 되었다. DJ 같은 매력적인 중저음에

빵모자가 인상 깊게 남았던 모양이다. 계단에서 만나는 학우들이 그날 이후 그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날

모였던 사람들에게는 조금의 변화가 생겼다. 화장실에서 만나도 서로 몰라 스쳐 지나가던 사이끼리 말을

걸고,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기 시작한 것. 이 ‘삼자대면’이 3반 친목의 물꼬를 터주는 행사가 되지

않았을까? 1차 모임이 가져온 기분 좋은 변화를 보아, 언젠가 또 있을 2차 모임도 많이 참석해주시길!

기사작성 : 이소현(디자인반 11기)

삼자대면세 반의 첫 만남, 인연이 그려낸 그날의 스케치

Page 64: 서울출판예비학교 웹진 _4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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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

찔러보기

늘 앉아있는 편집자반, 무언가 시끌시끌하고 활기찬 마케터반,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를 풍기는 디자인반, 학우들

이 서로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방금 내려간 친구의 이름은 몰라도, 편집자반인지 마케터반인

지는 안다. 계단을 오르고 내려가며, 우리는 알고 있지만 실은 알고 있지 못한 얼굴들을 만난다. 현업

에 나가면 함께 일하게 될 예비 편집자,

마케터, 디자이너들이 지금 생각하고 꿈꾸는 것은 무엇일까? 소통과 동료애를 위해,

서로에 대해 이해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지금도 늦지 않았다. 하나씩 알아가기 위해,

편집자반은 마케터반을, 마케터반은 디자인반을, 디자인반은 편집자반을 인터뷰

해보았다.

Page 65: 서울출판예비학교 웹진 _4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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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앉아있는 편집자반, 무언가 시끌시끌하고 활기찬 마케터반,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를 풍기는 디자인반, 학우들

이 서로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방금 내려간 친구의 이름은 몰라도, 편집자반인지 마케터반인

지는 안다. 계단을 오르고 내려가며, 우리는 알고 있지만 실은 알고 있지 못한 얼굴들을 만난다. 현업

에 나가면 함께 일하게 될 예비 편집자,

마케터, 디자이너들이 지금 생각하고 꿈꾸는 것은 무엇일까? 소통과 동료애를 위해,

서로에 대해 이해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지금도 늦지 않았다. 하나씩 알아가기 위해,

편집자반은 마케터반을, 마케터반은 디자인반을, 디자인반은 편집자반을 인터뷰

해보았다.

Page 66: 서울출판예비학교 웹진 _4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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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 찔러보기 - 편집자반이 마케터반에게 묻다

마음에 쏙 드는 마케터반책의 완성은 마케팅이다. 편집이 아무리 훌륭해도, 대단한 지식을 담고 있는 책이라도 독자

들에게 알려지지 않으면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갈 수가 없다. 세 달 후면 현장에서 책을

알리기 위해 발로 뛸 예비 마케터, 유쾌한 이다혜, 김사룡 학우를 만났다.

왜 출판마케터가 되려고 하나요?

사룡 : 책을 좋아했지만, 출판마케터 생각은 하지 않았었어요. 광고홍보를 전공했

다보니 콘텐츠 산업 쪽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진로를 앞두고 내가 기

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보니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콘텐

츠는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좋은 책을 선별할 줄 아는 눈을 가지고 독

자들에게 알리는 일, 출판마케터가 제 가치관에 맞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렇다면 편집자를 생각해보지는 않았나요?

다혜 : ‘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직업이 편집자이기에 그쪽으로도 생

각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개인의 ‘성향’을 무시할 수는 없겠더라

고요. 저는 말도 많고 활발한 성격인데, 편집자의 일은 마케터보다는 정적(靜的)

이라는 느낌이 강했어요.

사룡 : 저도 생각을 해 보기는 했어요. 스스로는 제가 내향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타인들이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가 봐요(웃음). 성격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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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발로 뛰는 것을 좋아하고, 의미있게 생각하기 때문에 마케터가 더 잘 맞을 것

같아요.

어떤 분야의 출판사에 입사하길 희망하나요? 혹은 원하는 출판사의 상이 있을까

요?

다혜 : 여러 선배님들이 ‘분야에 갇히지 말라’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분야를 미리

한정할수록 좋은 기회들을 놓칠 수 있다고요. 그래도 저와 잘 맞는 책들을 마케팅

한다면 더 시너지 효과가 생길거라 생각해요. 그래야 장점을 더 신나게 소개할 수

있을 테니까요. 즐겨 읽는 분야는 정치사회 분야의 책들이기에 그런 책을 내는 곳

이었으면 좋겠어요. 또, 마케터의 업무가 너무 한정되어 있지 않은 곳이었으면 좋

겠어요. 예를 들어 온라인마케팅만 해야 한다거나 하면 답답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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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케터가 되고 싶나요?

다혜 : ‘이 사람이 마케팅한 책은 믿고 읽을 수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마케터

가 되고 싶어요. (사룡 : 그런데 마케터가 책에서 잘 드러나진 않잖아?) 그치만 마

케터는 SNS를 통해 독자와 만날 수 있잖아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할 수도 있

고요. 그런 면에서 독자들과 소통하면 마케터로서의 노력도 알아주실 거라고 생

각해요

사룡 : 텍스트 장악력이 뛰어난 마케터가 되고 싶어

요. 마케터는 텍스트를 읽어내는 능력이 편집자 못

지않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행간을 잘 읽어낸 마케

터만이 책의 콘셉트에 맞게 프로모션 전략을 잘 세

울 수 있겠죠. 주 타깃이 누구였으면 좋겠고, 이런

것들을 잘 파악하는 것은 결국 텍스트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나는 이런 편집자와 일하고 싶다!

다혜 : ‘마케터는 책을 만든 뒤에 일하는 사람’이라

는 편견이 없는 편집자와 일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각자의 역할이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역할을 구분

할수록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잖아요. 기획 단

계부터 내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그 의견

을 존중해주는 편집자와 일하고 싶어요. 마찬가지

로 ‘내가 왜 저 내용을 알아야 돼? 그냥 광고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마케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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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도 원하지 않을 테니까.

사룡 : 출판계가 보수적이고, 다른 직업군에 비하면 박봉이라는 말이 많잖아요. 그

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출판 일을 하기를 원하는 것은 일종의 ‘자부심’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좀 더 좋은 가치를 알리

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요. 같은 생각의 편집자와 일하고 싶어요.

또 마케팅 쪽으로도 많이 관여하고, 동시에 ‘이렇게 마케팅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데, 사룡 씨는 어때요?’라고 말해줄 수 있는 편집자요. 편집자와 막역하게 지냈으

면 좋겠어요.

독자로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이 있다면 뭐예요?

다혜 : 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들이요.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

『신』을 정말 인상 깊게 읽었어요. 베르베르가 『신』에서 모든 걸 쏟아 낸 느낌이어

서 요즘은 좀 가라앉은 것 같지만. (웃음) 뭐라고 표현할까요, 하나의 책 안에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다는 느낌? ‘세상의 끝은 어딜까’ 하면서 마지막 장까지 읽으면,

결론은 뒷표지에 정말로 ‘세상의 끝’이 있는 거예요. 그게 신선했어요. 책 끝과 세

상의 끝이 같다는 거잖아요. 묘했어요.

사룡 : 이성복 시인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요. 젊은 시인 중 그로테스크

함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은 것과 달리 이성복 초기작들은 시어들이 쉬우면서도

삶의 아픔들이 느껴져요. 예를 들면 생을 살면서 ‘앓는다’고 해요. 무심코 펴본 시

들이 구체적이면서도 절절해서 기억에 남아요. 내 얘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시어들이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어떤 아픔을 처연하게 보여준다고 느껴요. 그런

식으로 읽었던 책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인상 깊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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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보아온 것 중에 기억에 남는 북 마케팅

의 사례를 꼽자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다혜 : 서점에 갔는데, 책에 커피믹스가 랩핑되

어 있는 거예요. 책은 경험재이니까 펼쳐 보고

만져도 보면서 먼저 느끼고 구입하는데, 그야말

로 커피믹스 하나 끼우자고 많은 걸 포기한 거잖

아요. 하지만 눈에 확 띄긴 하더라고요. ‘이거 하

나밖에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는 팻말도 재미있

었고요.

사룡 : 작년에 백종원 씨가 책을 냈는데, 출간기

념 ‘쿠킹 클래스’를 진행하더라고요. 참가자들

을 소수로 여러 팀 받아서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

아서 책이 많이 팔렸고 지금도 베스트셀러예요.

백종원 씨는 행사 하루 전까지도 동선, 요리 등

을 수시로 체크했다고 해요. 왜 이 방법이 괜찮다고 생각했냐면, 강연회 등으로 일

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오감으로 느끼고 경험으로 체득

할 수 있어서예요. 사람들이 ‘잘 갔다 왔다’고 일기장에 쓰진 않거든요. 블로그에

쓰죠. 바이럴마케팅까지도 노리는 것이 북마케팅이 지향할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두 달 동안의 마케터반 생활 중 가장 좋았던 것은 무엇인가요?

다혜 : 전공이 법학이다 보니 마케팅 지식이 없었거든요. 새로운 지식을 배워나간

다는 것이 즐거웠고, 조별 과제를 하면서 사람들과 같이 뭔가를 완성한다는 것이

좋았어요. 사람들과 성취감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대학교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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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플 끝나면 바로 집에 가서 쉬지, 고생한 사람들끼리 좋아서 어쩔 줄 모르지는 않

잖아요. 여기서는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사룡 :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 거요. 여기서 만난 학우들은 처음 만나는 사람이자

앞으로도 현장에서 볼 사람들이잖아요. 선배들에게 듣기로는 나중에 ‘긴밀하게’

도움을 주고받을 사람들이라고 해요. 선배들의 사례로는, 메신저로 ‘오늘 광화문

교보문고 가는 사람?’ 이런 식으로 짬을 내서 정보도 나눈다고 하니까요. 그렇게

인맥을 통해 주고받는 정보들이 꽤나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앞으로도 관계를 돈

독히 해야 할 것 같아요.

김수진(편집자반 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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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 찔러보기 - 마케터반이 디자인반을 인터뷰하다

좀 더 읽기 편한 책을 만들기 위하여서점을 방문하는 고객들 중에는 표지에 반해 끌리듯이 책을 집어 든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디자인반 학우들의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특히, 시각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은

비전공자들의 경우는 어떨까요? 인터뷰에 응해 준 김윤미, 홍기화 학우는 SBI에서

북디자인을 처음으로 접한 학우들입니다. 두 친구 모두 취업보다도 내가 원하는 작업을

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마음을 비쳤습니다. 감수성 풍부한 친구들이 대부분 가지고

있는 생각이겠지요?

그림에 대한 애정과 재능을 언제 처음 느꼈나요?

윤미 : 그림을 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잘 그리진 못해요 . 저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편집하는 것에 더 흥미가 있어요. 중학교 때

취미삼아 처음 포토샵을 다루면서 좋아하게 됐어요.

기화 : 어릴 때 가장 큰 즐거움은 방 안에서 오리고, 찢고, 붙이면서

무엇인가를 만들거나 공상에 빠져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어요 .

지점토로 동화 속 집을 만들거나, 얼굴 캐리커쳘처를 친구들에게

선물하면서 자연스럽게 장래 희망은 화가나 미술선생님, 만화가

사이를 오갔던 것 같아요.

SBI 디자인과정을 언제 처음 알게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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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 : 원래는 책을 손으로 직접 만드는 ‘북 아트’ 과정을 배우고 싶었어요.

전라북도 완주군에 위치한 예술촌에서 배우려 했는데 수강생이 빨리 모이지

않았어요. 그러다 북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알게 됐고, 비전공자 분이 출판학교를

졸업하고 북 디자이너가 됐다는 인터뷰를 보고 용기를 얻었어요.

기화 : 회사를 그만두고 작업실에서 개인 작업을 하던 때였어요. 제가 그린 그림을

전시라는 형태보다 다가가기 편안한 책이라는 형태를 통해 보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고. 북디자인 잡지나 그래픽 잡지를 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잡지에서 서울출판예비학교 3기 출신 디자이너의 작품을 봤어요. 약력을 보니까

디자인과 전혀 무관한 전공이더라고요. ‘디자인을 배운 적이 없어도 SBI에

들어가면 디자이너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SBI 디자인과정을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윤미 : 문구점에서 맞춤 노트를 만드는 일과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세페이지를 만드는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그리고 주말에는 한겨레문화센터에서 북디자인 수업을

들었고요. 문화센터 수업을 들으며 내 적성이 디자인과

맞을지 미리 확인하고 싶었어요. 수업 덕분에 재능에

대한 걱정이 줄고, 노력해보자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북디자인하면 화려한 커버를 먼저 떠올렸는데 수업은

본문 조판에 대한 내용도 많았거든요.

기화 : 올해 초에 SBI를 처음 알게 되었고 작년도

게시판을 살펴보면서 입학하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당시 제가 보여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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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것은 페인팅과 재직 당시의 여행사진들뿐이었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추가로 디자인 작업을 해서 포트폴리오를 완성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산악회의 일정표를 만들거나 책 표지를 나름대로 다시 디자인해보는 식으로요.

디자인의 매력을 뭐라고 생각하나요?

윤미 : 결과물이 바로 나오는 거요. 마케팅을 전공했는데 마케팅은 결과가 늘

모호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디자인은 원인, 과정, 결과가 비교적 뚜렷해요.

시각적이기도 하구요. 내 의도가 잘 표현된다면 성취감이 클 거 같아요.

기화 : 디자인은 연극으로 치면 배우와 관객을 만나게 하는 무대라는 생각이

들어요 . 미술 전시를 보러가서 작품 앞에 섰을 때 내가 소외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었어요. 디자인은 예술과 마찬가지로 물성을 가진

창작물이지만 사용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사용자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그런

편안함이 디자인의 매력이에요.

앞으로 디자인과 어떻게 더 친해지실 건가요?

윤미 : 많이 볼 거예요 . 그동안 나름 디자인을 취미로 꾸준히 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들과 대화를 나눠보니까 아직 모르는 게 많다는 것을 느꼈어요.

처음 듣는 이야기를 척척 대답해 주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저만의 방식으로

적용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기화 : 이미지를 다루는 것은 익숙한 데에 반해 타이포그래피는 서툴러요 .

이미지를 다 만들어놓고도 타이포를 올리는 과정에서 멈출 때가 있어요. 신기한

건, 학교에 다니면서 모든 것이 다 디자인으로 보여요. 컵에 들어간 글자도 자세히

보게 되고요. 그야말로 북 디자인과는 안면만 있는 사이지만 이런 식으로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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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트고 있다고 표현할게요.

비전공자이신데, 디자인을 하는 일에 정신적인 원동력이 있다면?

윤미 : 잃을 것이 크지 않았어요 . 아직 새로운 것을 도전해도 될 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넓고 얕은 경험을 많이 했어요. 방황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경험이

쌓여서 자연스럽게 적성에 맞는 분야로 흘러온 게 아닌가 싶어요. 지금은 고민

없이 책과 디자인 일을 하며 살고 싶다고 말할 수 있어요.

기화 :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일에는 항상 관심이 많아요. 회화를 전공했고

잡지사에서 여행사진을 찍었던 것도 같은 맥락 속에 있었어요. 생각해 보면 이런

과정은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일과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 사이의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었어요. 그 접점을 현재는 북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내가

디자인한 것이 프린트(print)되어 책의 일부가 되고, 그 책을 누군가 서점에서

보고 만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더 잘하고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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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화가가 있나요?

윤미 : 그림을 잘 몰라서 특별히 좋아하는 화가는 없어요. 그때그때 보면서

재미있다고 느껴요. 최근엔 과천현대미술관에서 황규백 작품을 봤는데 좋았어요.

기화 : 예전엔 초현실주의 화가들을 좋아했어요. 달리나 샤갈 같은 화가들이요.

요즘 들어서는 풍경화를 그리는 동시대 화가들을 좋아합니다. 외국 작가로는

데이비드 호크니나 한국작가로는 문성식, 유근택 같은 작가들이요. 노년의

데이비드 호크니는 야외에 직접 나가서 엄청나게 큰 그림을 그리곤 했어요.

캔버스를 여러 개 합쳐서 하나의 거대한 풍경을 만들죠.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다니다가도 멋진 풍경이 보이면 멈춰 서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요. 그런 것이

현대 사람들이 잊고 있는 감각을 불러들이는 것처럼 여겨져요.

앞으로 어떤 북 디자인을 하고 싶은가요?

윤미 : 읽기 편하고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책이요. 나중에는 전자책과 북 아트를

전문으로 다뤄보고 싶고요. 저는 보통 갑자기 읽고 싶은 책을 전자책으로 바로

구매해서 보고 내용이 마음에 들면 종이책으로 다시 구매해요. 전자책이 아직은

많이 보급되진 못했지만 편의성이나 휴대성 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전자책으로 편리하게 책을 읽는 동시에 종이책은 더 오래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어지면 좋겠어요. 그래서 실용적인 전자책과 정성이 담긴 종이책을

함께 만들고 싶어요.

기화 : 일단은 제가 좋아하는 장르인 문학이나 인문 쪽 책을 디자인해보고 싶어요.

내지에는 글이 흐르고 글을 함축하는 이미지가 표지로 감싸지는 형식을 좋아하고

저와도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요소가 많이 필요한 실용서 쪽은 아직은

자신이 없어요.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스스로의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기획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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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까지 전 과정을 스스로 해보고 싶어요. 처음 북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듯이 말이에요. 회사 생활을 시작하면 작업할 시간이 부족하겠지만 노력해

보려고요.

이창환(마케터반 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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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 ! 찔러보기 - 편집자반 편

연애편지, 연애편집연애! 인터뷰하는 내내 두 사람의 책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라면 ‘연애’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로서 책을 읽던 것에서 예비편집자가 되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기존에 알고 있던 사람을 연인이 되어 새롭게 마주하는 것과도 비슷한

감정일 것이다. 책을 정말 좋아하고, 책과 관련된 질문들마다 두 눈을 반짝이며 대답하는

김지영, 권오권 학우의 속 깊은 이야기들에 함께 귀를 기울여보자.

편집자과정 준비를 어떻게 하셨나요?

지영 :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 이 과정을 늦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

다행스럽게도 자기소개서 문항들이 오래 전부터 고민해 온 문제들과 맞닿아

있었어요. 오히려 질문들을 통해 왜 편집자가 되려고 하는지, 무슨 노력을

해왔는지, 5년 후, 10년 후의 모습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죠. 책에 대한

애정이 편집자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온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는

항목들이었기에 비교적 수월했었다고 생각해요.

오권 : 저는 반대로 오랫동안 준비를 한 편이에요. 100일 동안 100권의 책을

읽으며 모집전형이 홈페이지에 올라오기만을 기다렸거든요. 남들에 비해 제가

가진 밑천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죠. 100권을 취미로 읽는 것이 아니라 편집자의

관점에서 읽으려고 애썼어요. 꼬박꼬박 서평도 썼고요. 한겨레문화센터의 출판

강의도 듣고 『편집자란 무엇인가』의 내용을 따로 정리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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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뭘까요?

지영 : 책이 가지는 감수성을 좋아해요. 책 만드는 일은 제게 일과 휴식의 경계

없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출판부를 맡아

단행본과 교재를 만든 적이 있었어요. 밤을 새도 즐거웠어요.

오권 : 여기 들어오기 전에 작은 출판사에 근무했었어요. 기획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출판사에서

일하게 됐던 거였죠. 처음에는 제 성격과 흥미에 딱 들어맞는 일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회사를 다닐수록 회사의 시스템이 생각했던 것만큼

편집자 일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걸 느꼈죠. 그러던 중 우연히

서울출판예비학교의 신규인력양성과정을 알게 됐어요.

편집자가 되면 어떤 책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지영 : 영감을 주는 책, 여백이 많은 책을 만들고

싶어요 . 동화책이라면 ‘에릭 칼’의 그림책처럼

단순명료하면서도 다 읽었을 때 가슴이 뭉클해지는

책 말이죠. 여백을 독자가 채울 수 있도록 말이죠.

특히 동화책은 물성 자체로도 여백이 많죠.

오권 : 저도 아직 분야를 정하진 않았어요 . 다만

편집자의 역할이 큰 책을 만들고 싶은 욕심은 있죠.

요리책이 그런 편인 것 같아요. 최근에 나온 『음식의

언어』(댄 주래프스키, 어크로스, 2015)나 『딸에게

주는 레시피』(공지영, 한겨레출판, 2015)를 보면

요리가 인문의 영역에서도 , 문학의 영역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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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제 목소리를 내고 있잖아요 . 북스피어 출판사에서 선보인 ‘북&쿡

퍼포먼스’라는 요리와 책의 낭독이 결합된 공연처럼 책이 가진 물성을 넘어 더

많은 것들을 시도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출판 기념 이벤트로 음식 시식회를

열어도 좋을 것 같고, 콘텐츠를 인터넷 방송으로 다뤄 보고도 싶고요. 책이 잘

팔려서 출판사가 북 카페가 아닌 식당을 열 수도 있지 않겠어요?

두 분 다 아직은 분야에 대해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신 것 같아요. 편집자과정의

수업을 들으면서 영향을 받은 것이 있나요?

지영 : 어떤 분야에서 일하든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 배우는

단계라서 그럴 수도 있어요 . 처음에는 인문 편집자들께서 오셔서 강의를

하셨어요 . ‘저런 책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겠다 , 의미있겠다’고 생각했고 ,

동화작가, 청소년 편집주간님의 얘기를 들어보니 또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교양서, 역사서 얘기를 들어도 역시 그래요.

오권 : 아직 어떤 분야가 저에게 맞을지, 전망이 좋을지 잘 모르기도 하고, 제

실력이 분야를 취사선택할 만큼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강의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대표님들, 그리고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에게 맞는

분야를 찾고 있어요.

요즘 읽고 계신 책이 있나요?

지영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2012)이에요. 주제가

제가 마침 고민하던 것과 맞닿아 있었어요. 고민이 필요한 지점에서 손에 드는

문학은 어떤 책이든, 신기하게도 제가 고민하고 있는 주제에 대해 말해요. 그

속에서 근사한 답을 얻죠. 그 답은 언제나 옳아요. 문학이 무슨 말을 하든, 어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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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제가 한 것이니까요.

오권 : 『그 섬에 내가 있었네』(김영갑, Human & Books, 2004)라는 에세이를

며칠 전까지 읽었어요. 최근에 인사동 ‘아라아트 센터’에서 열린 김영갑 작가의

사진전 ‘오름에서 불어오는 영혼의 바람展’을 다녀왔거든요. 김영갑 사진작가는

20년 동안 제주도의 자연을 필름에 담다 루게릭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난 작가에요.

인생에서 한 가지 일에 몰두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고민하게 해주는

책이었어요.

두 달 동안의 편집자반 생활 중 가장

좋았던 것은 무엇인가요?

지영 : 수업이요. 매일 듣는 하나하나의

수업이 모두 소중해요 . 여기 와서

놀랐던 것은 ‘배우는 생활이 이렇게까지

재미있을 수 있구나 ’ 하는 거예요 .

대학생 때보다 하루하루가 더 즐거워요.

‘이런 편집자가 되고 싶다’는 자신만의

구체적인 상(像)이 있을까요?

지영 : ‘편집자는 존재 자체로

비루하다’고 말씀하신 선생님이 계셨죠. 쓰는 이와 읽는 이가 없다면 편집자의

존재는 없는 거니까요 . 이를테면 중개자인데 , 그런 역할이라면 ‘멋’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여백이 있고 유머가 있는 , 매력적인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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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화시키는 것은 앞으로의 몫이겠지요.

오권 : 어머니가 편집자인 친구가 있는데, 어머니께서 편집하신 책에 그 친구에게

쓴 편지가 실렸어요. 저자의 지인으로 어머님께서 책에 등장하신 거죠. 고르고

고른 단어, 다듬고 다듬은 문장으로 편지를 썼을 것을 생각해보면 인상적이에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출판인, 편집자로서 그리는 자신의 최종적 미래가 있다면요?

지영 : 한 권의 책을 낼 수 있는 표준화된 프로세스가 있다면 어떨까 상상해본

적이 있어요 . 마침 수업시간에 공병훈 선생님께서 그런 시스템이 있다고

말씀하셔서 놀랐죠 . ‘에스프레소 북 머신’인데 , 유럽에서는 상용화되고

있다고 해요. 카페처럼 내가 읽고 싶은 이야기를 선택하고, 한 잔의 커피처럼

‘테이크아웃’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 출판인으로서

그런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백가은(디자인반 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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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피로사회의 모색백가은(디자인반 11기)

“같은 것도 폭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이 구절이 인상 깊었다. 책에 따르면, 타자가 상징하는 적대성이 없는 공간에는 오로지

자아만이 남는다. 그 곳은 양극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긍정성으로만 가득 차있다. 긍정

성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 과열되어 타버린다. 포화는 고갈을 만들어내고 결국 자아를

탈진에 이르게끔 한다.

자아로 가득한 시스 템에서 폭력이 내재되는 이유는 ‘오로지 자기 자신이

될 것’이라는 사회적 요구 때문이다. 모든 것이 가

능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무엇(활동)을 할 수

없을 때’ 개인은 우울해진다. 지속적인 활동을

하지 않으면 불안과 초조함, 조급함에 시달

린다.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해 낙오

자가 된 기분이 든다.

나 역시 이에 공감한다. 어떤 활동에서

벗어나 쉬고 있을 때 가끔 불안하다.

주변 사람들이 지속적인 활동을 모

색하고 오히려 확대하고 있기 때문

이다. 나도 무엇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빈둥거리고 있어도 될까?

성인이 되면서 학업, 취업 등을 위해 사회가 요구하는 성과에 매달리게 된 탓이다. 사

서평 / 『피로사회』 한병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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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는 깊은 심심함을 허용치 않았으며, 오히려 조급함에 시달리게 했다. 하나라도 더 할

수 있는 활동이 있다면 나 자신을 탈진할 때까지 몰고 갔다. 그래야 자기 자신이 될 수 있

는 것처럼.

쉬고 있을 때조차 휴식에 집중하지 못한다. 그 시간을 견딜 수 없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하고, 할 게 없을까 머리를 굴린다. 오로지 휴식에 집중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깊

은 심심함을 저자는 정신적 이완의 정점이라고 얘기한다. 나는 깊은 심심함을 견뎌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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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한 것이다. 어렸을 땐 심심함 자체를 즐겼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심심함을 누리는

법을 잊어버렸다. 그와 함께 관조하는 법도 잊어버렸다.

과잉 활동에 이제 좀 적응하나 싶었던 몸이 탈진 상태에 이르렀을 때조차 깊은 심심함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 건강하지 않은 몸이 괜히 원망스럽고, 그런 상태에서도 다음 활동

을 모색한다. 사색적 능력은 계획하는 시간으로 화(化)해버린다.

고갈되고 탈진된 자아의 피로가 비단 나뿐 아니라 현대인의 특징이라고 해서 위로가 되

지는 않는다. 책은 이를 분열된 피로라고 말한다. ‘이쪽에는 나의 피로가 저쪽에는 너

의 피로가 있는’ 꼴이니 위로가 될 리 없다.

개별적이고 고립된 피로 속에서 자신을 컨트롤하며 살아가는 개인들은 심지어 분노하

지도 못 한다. 활동을 중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인들은 성과를 중시하는 사회의 요

구에 지속적으로 부응하고 있다. 또한 사회의 긍정성은 부정적 감정을 약화하도록 만

들었으므로 개인은 부정성을 스스로 허락하지 않는다. 거부하고 싶은 순간에도 ‘아니

오’라 말하지 못하고 ‘예’라고 대답해야한다는 긍정성의 압박과 밀려드는 자극에 자신

을 내맡긴다.

저자는 자아 피로에서 벗어나 무위 피로로 나아가는 사회가 될 것을 권한다. 무위 피로

는 부정적 힘의 피로이다. 목적을 지향하며 성과를 추구하는 피로가 아니라, 쓸모없는

활동에서도 쓸모가 생겨나는 피로다. 안식일 날, 놀이 시간에 미래지향적이지 않은, 그

러나 즐거운 활동을 했을 때 생기는 피로인 것이다. 긍정성을 부정하는 피로로 나아간

다면 개개인은 분열된 고립에서 벗어나 ‘나’와 ‘너’가 서로의 피로를 나누며 위로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동일성이 폭력의 원천이 되지 않고 타

인에 대한 적대감도 사라진다. 무위 피로 사회에서 오히려 피로는 놀이를 가능하게 하

고 휴식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세상은 이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저자가 바라는 것처럼 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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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의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탈진한 자아를 자신만이 껴안아야 하는 지금

의 사회보다는 낫지 않을까? 부정성을 긍정하는 새로운 피로사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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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선생이다김한나(편집자반 11기)

『밤이 선생이다』는 황현산 선생이 나온 팟캐스트를 듣고 나서 읽게 된 책이다. 불문학

번역가이자 문학평론가로 널리 알려진 황현산 선생. 예전

에 나는 선생의 글들을 산발적으로 접한

적이 많았다. 그런 황 선생의 첫 산문집

이라니 무척 기대가 되었다. 이 책의 앞표

지에는 종이에 무언가를 쓰는 늙은 남자의

뒷모습이 그려져 있다. 희미하고 어두운 분

위기의 표지가 선생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는 것을 예감하게 했고 책의 내용과도 잘

어울렸다. 무엇보다도

‘밤이 선생이다’라는 시적인 제목이 내 감수성을

꿈틀거리게 했다. 책을 읽으면서도 나는 책의 앞표

지와 제목을 한 번씩 들여 다보며 깊은 생각에 빠지기도 했다.

나는 ‘밤’의 특성, 즉 어둡고 그늘지고 숨겨져 있는 성질을 ‘기억’이라는 키워드와 연

결해 읽었다. 실제로 선생은 이 책에서 ‘과거와 연결된 기억’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

학창 시절 구하기 힘들던 고서들, 유신 독재 시절 우리나라의 모습, 군대 생활, 자신의

서평 /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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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섬에서 겪었던 유년기의 사건들……. 소소하지만 세월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이야

기들이다. 선생의 이런 추억 속 이야기에는 ‘그땐 그랬지’라는 우수에 젖은 회상만이 아

닌, 현 사회에 대한 걱정 어린 시선도 담겨 있다.

또한 선생은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는 현대 사회의 모습들을 강하게 비판한

다. 유행만 좇는 사람들이라든가 영어공용화론, 용산 참사, 제주 강정마을 이야기까

지……. 예컨대 책 속 일화에서 제주 강정마을의 구럼비 바위를 없애려는 정부를 향해

“천년 세월을 팔아 한 시절을 살려 하고 있다.”라며 일침을 가한다. 이렇듯 선생은 정치

적으로 민감한 사안들까지 거리낌 없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선생은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들에 대해서도 말

한다. 특히 대학에서 기초 학문이 폐지되고 ‘문학’이 홀대받

는 사회에 대한 우려는 문학 전공자인 내게 큰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불문학을 연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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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선생은 오죽했을까. 책에서 선생은 문학이 우리 사회에 무슨 이득을 주느냐는 질문

에 일일이 대답하는 대신 입을 닫아버렸다고 한다. 이미 그들은 진짜 대답을 들으려 한

것이 아니라 대답을 봉쇄하기 위한 질문을 한 것이라고. 사람들은 문학만이 할 수 있는

역할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우리가 흔히 보는 영화나 드라마의 근원이 바로 ‘문학’에 있

다는 것을. 그리고 문학을 통해 우리네 삶을 좀 더 풍부하게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선생은 ‘시’를 예로 들었고 우리의 사소한 일상이 바로 문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시’와

같다고 말한다.

또 기억의 이면에는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둠 속에 숨겨진 기억도 있다. 한마디로

무의식과 같은 기억이다. 책 속의 이야기인데, 선생이 성북동 길을 오를 때면 자신도 모

르게 고개가 왼쪽으로 돌아갔는데 그곳은 만해 한용운 선생이 말년을 보낸 곳이었다고

한다. 그곳에 아직 가지 못한 약간의 죄책감과 그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는 흐뭇함이 섞

여 있는 선생의 무의식이다.

한편 우리의 숨겨진 기억은 ‘사진’과 비슷한 속성을 띤다. 책에 실린 몇 개의 사진들 중

인상적이었던 사진은 눈 내리는 어느 날, 어른과 아이가 걸어가고 있고 그 길을 벗어나

려 하는 개 한 마리가 담긴 사진이었다. 선생은 “어른과 아이는 길을 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는 ‘가야 할’ 길이 있다.”고 썼다.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연연할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들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것들, 우리의 무의식

이자 숨어 있는 기억들이 중요하고 그것이 진짜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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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있어야 낮이 존재하고 기억이 있어야 ‘나’가 존재한다. 기억에는 우리가 알지 못

하는 또 다른 기억들도 숨어 있다. 언제나 ‘진짜’는 어두운 곳에 존재한다. 우리는 ‘진

짜’를 알게 된 순간 성장한다. 그리고 그 ‘진짜’를 의식적으로 계속 기억해두어야 한다.

나는 ‘밤이 선생이다’라는 제목을 내 마음대로 다시 지어본다. ‘기억이 선생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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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기울이다.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손혜인(마케터반 11기)

‘이오덕과 권정생의 아름다운 편지’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두 사람의 편지를 통해 삶과

우정을 보여준다. 뒤표지에 나와있듯 서로에게 건네는 걱정과 위하는 마음으로 독자들

에게 따뜻함을 준다.

이오덕 선생은 아동 문학가이면서 우리말 연구가

이다. 초등학교 교사로서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글쓰기를 가르쳤고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어린이문학협의회’, ‘우리말 살리는 겨레

모임’을 꾸렸다. 후에 이 단체들은 ‘어린

이도서연구회’의 바탕이 되었다. 권정

생은 아동 문학 작가이며 『몽실 언니』,

『강아지 똥』이 대표작이다. 교회 학

교의 교사로 가난하게 살면서 아프

고 가난한 아이들 곁에 있겠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쓴 이야기가 힘든 사람들

에게 위로 가 되기를 바랐다.

서평 /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이오덕·권정생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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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주고받기의 시작이자 두 사람 관계의 시작은 이오덕이 신문에 실린 ‘무명 저고리

와 엄마’를 보고 권정생을 찾아갔던 때다. 이오덕은 ‘이런 훌륭한 작가가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아동평론가로서 아동문학의 인재를 발견했던 것

이다. 그 만남 이후로 이오덕은 권정생의 문학적 후견인 역할을 한다. 알맞은 출판사를

모색해서 조언하고 모임을 알려 주

는 등 그를 세상에 알렸다. 이오덕은

어른과 아이 모두 권정생의 작품을 읽기 바랐다. 그런 마음을 권정생 또한 알았기 때문

에 “제가 쓰는 낙서 한 장까지도 선생님께 맡겨 드리고 싶습니다.”라고 할 정도로 이오

덕을 신뢰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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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은 19살에 늑막염과 폐결핵을 앓았고 신장, 방광질환까지 있었다. 이오덕이 왜

권정생을 늘 챙기고 걱정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오랜 투병이었다.

두 사람은 12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 차이에도 30여 년을 만남을 지속한다. 편지는 늘

서로를 생각하는 내용이다. 나이 차를 넘어 두 사람을 계속 이어준 것은 무엇일까. 아마

아동을 사랑하는 마음일 것이다. 또한 당시 아동 문학계에 대한 견해와 더불어 가난에

대한 철학이라는 상통하는 가치관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는 지금의 것들을 두 선생의 시선으로 보는 것이다. 우정뿐 아니라

아동 문학계의 큰 획으로 남은 두 선생의 생각과 가치관을 엿보는 것이다. 낡고 오래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 작고 연약한 존재가 주는 위로, 순하고 소박한 것의 강인함 등 요

즘 만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볼 수 있다. 가난의 철학이란 관점은 이런 것들을 놓치지

않는다. 또 현재 우리가 보는 시골이 당시에는 새롭게 변화한 시골이었다는 사실과 이

를 바라보는 두 선생의 시선이 흥미롭다.

후반으로 갈수록 시간의 공백이 있는 편지들을 보며 두 선생의 시간과 생각을 더 엿보고

싶은 아쉬움이 생긴다.

10여 년이나 흘렀는데도 두 사람의 편지를 출간한 이유는 무엇일까. 재미와 흥미 때문

만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편지에서 느껴지는 마음, 진정성으로 짐작된다. 두 사람이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편지는 더욱

가치 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모두들 생존을 위해 혼자가 되었다. 인스턴트처

럼 관계도 필요에 의해 생기고 맺어지며 목적을 다하면 끝난다. 주고 받던 연락들이 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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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떠돌다가 끊겼을 때의 헛헛함. 그러나 점점 그마저도 덤덤하게 받아 들이고 연락처

는 한 공간을 차지하게 될 뿐이다. 그래서 더욱 관계에 벽을 쌓고 조심스러워진 것이 현

대의 사람들이다. ‘마이 웨이(my way)’란 말이 유행처럼 번졌지만 사람들은 진실된 관

계를 원한다. ‘사람 인(人)’자가 두 사람이 기대어 선 모습인 것도 같은 이유이다. 『선

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를 읽으면 혼자가 편한데도 문득 가끔 고개를 드는 외로움

을 덜어내는 방법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의 편지가 주는 깨달음은 진실된 관계로 나아가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이오덕

과 권정생의 진정한 만남을 담은 편지는 현재 우리가 원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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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에서

만난 학교마케터반 동아리

‘이성과 감성’첫 번째 모임

같이 불꽃놀이 보러 갈래요?

한 여름의 판타지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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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에서

만난 학교

6월 18일 목요일, 갑작스러운 공강으로 마음의 여유가 생긴 우리들은 드디어 첫 번째 모

임을 가졌습니다. 

함께 관람할 첫 번째 영화는 ‘한여름의 판타지아’였어요. 첫 번째 모임이니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는 영화가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보고 나면 잊고 지냈던

연애 감정, 설렘 같은 것들을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이 영화는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보는 여행지에서의 로맨스, 그 환상을 제대로 충족시

켜주는 영화입니다. 그것도 지극히 ‘현실적으로’ 말입니다.

‘연애 감정’을 갖고 사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는 여러분 모두 아실 거예요.

치열한 한 주를 모두 마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또보겠지 떡볶이’를 격파하기 위해

향했어요. 사진을 봐도 그녀들의 뒷모습에서 허기짐을 채우겠다는 어떤 욕망 같은 것이

분명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떡볶이의 매운 맛을 중화시켜준 버터갈릭 감자튀김은 이날의 최고 메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은혜로운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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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추천했기에 다들 잘 먹고 있는지, 부족한 건 없는지, 그야말로 갓 문을 연 가게

여사장님처럼 줄곧 살폈던 김선아 학우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네요.)

떡볶이를 격파하고 상영관인 신촌 ‘필름포럼’까지 가기 위해서는 ‘힙스터(hipster)’ 출

몰지역을 지나가야만 했습니다. 맨 앞에서 우리 일행을 이끌던 김단희, 손혜인 학우는

마치 장비와 조자룡인 듯했습니다. 역시 ‘이성과 감성’의 간판답게 거침이 없습니다.

버스 맨 뒷좌석에 쪼르르 자리를 잡고 앉아 화기애애하게 극장으로 향하고 있는데, 양

아람 학우는 자리에 앉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핸드폰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어지

간히 불편하고 어색했나 봐요. 아람 학우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여줄 것을 여러분께 부

탁드리는 바입니다.

예상치 못한 여우비로 잠시 당황하면서, ‘상영 시간 40분 전, 옥루몽에서 빙수를 먹는

것이 과연 이로운 일인가’에 대해 3분간 토론을 마친 우리는 빙수를 먹고 싶다는 욕구를

잘 다스린 후, 서둘러 지하 감옥 팬옵티콘을 연상시키는 필름포럼 안으로 들어갔습니

다. 예술성을 가진 독립영화가 처음인 사람에게는 카페와 티켓박스를 겸한 이 공간이 무

척 신기하게 느껴졌을 거예요.

우리가 이토록 생기 넘칠 수 있다니, 그것도 강의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말이죠. 새삼스

레 그런 사실을 깨달은 우리는 서로 마주 보며 웃었습니다. 

우리는 자리를 잡고 앉아 영화 상영 직전까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누었습니다. 아

름다운 디자인의 미니 포스터도 한 장씩 챙기고, 다들 들떠 있는 모습이 몹시 소녀 같더

라고요. (“얘들아, 여기 좀 봐봐. 쌤이 사진 찍어줄게~”라는 말을 해야 할 것 같은 느

낌? 본의 아니게 여자중학교 선생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을 어렴풋이 느꼈답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더 익숙한 탓에 비교적 작은 규모의 독립영화관은 아기자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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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껴졌습니다. 다들 안방이라도 되는 양 연신 사진도 찍었습니다 (우리밖에 없었기 때

문이랍니다). 영화에 대한 기대감과 오전 수업을 듣고 난 노곤함이 교차했던 묘한 찰나

였습니다. 아, 그리고 앞줄에 혼자 앉은 김선아 학우는 옆자리에 남자친구가 앉게 될 것

이라고 당당하게 예언했는데, 영화관의 조

명이 모두 꺼지기 직전 그녀의 바람(?)대로

그녀의 옆자리에는 정말……. (마음대로

상상하시길!)

영화가 모두 끝난 후, 형용할 수 없는 감정

과 공허, 허탈감이 파도처럼 밀려왔기 때문

에 우리는 바로 귀가할 수가 없었습니다. 맥

주 한 잔을 앞에 두고 서로의 감상을 들어보

고 싶더군요.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던

영화였기에 그 여운들을 오래 간직하고 싶

었습니다. 같은 작품을 나란히 앉아서 봤지

만 이만큼 각기 다르게 느꼈다는 점이 무척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우리는 모두 ‘예고

편을 미친 듯이 잘 뽑았다’며 감탄했습니다.

서로 별점을 매겨 영화를 평가하고,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들을 나누면서 흐릿하기만

했던 부분들이 일시적으로 선명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수많은 이야기들이 나왔고 그 이야기는 점차 연애 이야기, 사랑 이야기, 그리고 인생 이

야기로까지 확대되면서 ‘이렇게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문화 콘텐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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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시간의 수다

로 모든 회포를 풀기엔 부족했지만 다음을 기약하

기로 했어요.

다음은 전시회를 보러 갈 예정입니다.

첫 번째 모임이 로맨틱은 아니었어도 충분히 성공

적이었기에 이들과 함께할 다음 모임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김사룡(마케터반 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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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의 지식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을 논하다

학교 밖에서

만난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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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휴머니스트로 향하다

6월 22일 월요일, 공사가 다망한 학우들을 대표하여 휴머니스트 출판사에서 주관한 〈

팟캐스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방청을 다녀왔습니다. 그 길에 유보미, 남슬기 학우

가 동행하였습니다. 저희는 유보미 학우의 하해와 같은 은혜로 ‘홍대 교동짬뽕’에서 배

는 빵빵하게, 마음은 든든하게 채우고 휴머니스트로 향했습니다.

휴머니스트 건물은 굉장히 현대적이고 깔끔한 느낌을 줍니다. 개인적으로 공간 활용을

참 잘한 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건물을 위로 높게 지어 올리지 않은 점이 좋

았습니다. 저희는 곧 지하 1층의 강당으로 내려갔습니다. 출판사 안에 공개된 문화 공

간이 따로 있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에 더 인상 깊게 둘러보게 되었네요. 대관하여 행

사를 진행하기도 하는 열린 공간이라고 합니다. 마침 , 9기 편집자반 선배인 이현아 편

집자께서 반갑게 맞아주셔서 인사도 드렸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보게 된 것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개정판이었습니다. 그 위용이

대단했고 정말 탐이 나더라고요. 유보미 학우는 사인을 받기 위해 낱권 구매를 문의했

지만, 보유 권수가 많지 않아 낱권 구매는 어렵다는 말에 적잖이 실망해야 했습니다. 마

음을 가라앉히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잘 보이시나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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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이 출간되기까지 박시백 선생님께서 공부하고 정리하신 노트가 진열되어 있었습니

다. 다 합치면 120여 권 정도가 된다고 하는데요.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왔습니다. 끊임

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필생의 역작이 탄생할 수 있었겠지요?

어이쿠, 저희 모습도 찍혔네요! 개정판 그림에서 달라진 부분을 찾는 이벤트에 참여하

고 있었습니다. 아쉽지만, 저희 중에서는 아무도 당첨되지 않았답니다…….

2부, 5인의 조선 탐험가들

휴머니스트에서 팟캐스트를 녹음하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크진 않지만 아늑한 공간이

었습니다.

자리해 주신 분들은 왼쪽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주영하 교수님, 알라딘 조유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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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박시백 화백님, 건국대학교 사학과 신병주 교수님, 휴머니스트 김학원 대표님이십

니다. 〈팟캐스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약 1년여 만에 방송하는 만큼, 한 자리에

모시기 어려운 분들을 한꺼번에 뵐 수 있어 좋은 기회였습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개정판 작업은 작가 박시백 선생님의

작업에 1년여가 소요됐고, 편집 과정을 거쳐 다시 나오기까지 약

2년여의 세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이번 작업에서 특히 공을 들인

부분은 연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래도 만화인 만큼 그림

수정에 온 힘을 다하신 듯합니다. 『선조실록』에 나온 중종 묘사

를 참고하여 미간에 점을 추가하기도 했고, 병약한 이미지로 그

렸던 경종의 경우, 실제로는 체구가 좋았던 인물이라 광대뼈를 수정하여 병약한 이미지

를 없애 보려고 노력하셨다고 하네요.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부분인데 하나하나 세심

하게 신경을 많이 쓰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 시대에 다시 불러오고 싶은 3인은?’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

었습니다. 박시백 선생님은 율곡 이이, 김육, 최명길을, 신병주 교수님은 정도전, 남명

조식, 박지원을 꼽으셨습니다. 주영하 교수님은 목은 이색, 허균, 영조를, 조유식 대표

님은 정도전, 이방헌, 황진이를 꼽으셨습니다. 조유식 대표님의 황진이 발언에 장내가

웃음바다가 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조금 뒤에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간략하게 적겠습

니다. 자세한 내용은 팟캐스트로 확인해 보세요!

신병주: 정도전은 조선 건국의 주역으로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 시대를 앞서간 인물이

며, 이방헌도 결국은 정도전의 정치 시스템을 유지했다. 남명 조식은 문무를 겸비한 실

천형 인물이다. 박지원은 중국의 문물과 제도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되, 우리 것을 지

키려는 정신이 강했다. 또한, 대문호로 세계 고전에 버금가는 작품들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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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 이이는 직설적이고 대쪽 같지만, 세력 형성에는 실패한 인물이다. 그러나 동서

통합의 정신을 갖추었고, 지금으로 말하자면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명길은 현실주의자이다. 나라와 백성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생각했으

며, 모범적 정치인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 김육은 대동법을 반대하는

이들을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 설득시켰고, 결국 충청도까지 확대하게 하

였다. 이는 대동법이 충청도까지 뻗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조유식 대표님께서 황진이의 시조를 말씀하시면서 직접 읊어주셨는데

요. 바로 이 시조입니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 버혀 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너었다가

어룬 님 오신 밤이어든 구비구비 펴리라

- 황진이 , 〈동짓달 기나긴 밤을 ~ 〉

우리말을 아름답게 표현해냄과 동시에 섹슈얼리즘을 우아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마지막으로 유보미 학우가 자꾸만 옆구리를 찔러서 제가 질문을 하나 드렸습니다. 질문

내용은 ‘오늘 자리해 주신 분들께서는 모두 조선을 사랑하시고 조선에 대한 긍지를 갖

고 계시는데, 조선의 인물 중 가장 저평가 받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신병주 교수님께서는 신숙주를 꼽으셨는데요. 단종을 저버리고 명분 없이 야심으로 왕

권을 찬탈한 세조의 편에 선 변절자라는 오명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 국제적 경험을 바

탕으로 한 폭넓은 지식과 관료적 능력을 갖춘 인물이었으며 그러한 부분들이 평가절하

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편, 조유식 대표님께서는 반대로 높게 평가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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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을 꼽으셨는데요. 그는 바로 다산 정약용이었습니다. 다산이 남긴 방대한 양의 저

서는 다산의 집념을, 특히 생존을 향한 강한 집착과 몸부림을 보여주는데 우리는 그를

고매하기만 한 인물로 고정하고 있는 듯하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팟 캐스트는 강연과는 달리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생생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듣는

기분을 주었습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의 완간까지 13년간 박시백 선생님은 ‘

조선의 사람’으로 살아오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들이보면 그대로도 훌륭해 보

이는데도 좀 더 정확하게 조선을 그려내고, 독자들이 보기에 좋은 책을 만들어 내야겠

다는 확고한 의지와 실천이 개정판 출간에까지 이르게 한 것 아닐까요? 20권에 이르는

책의 그림을 일일이 대조하고, 편집에 공을 들인 휴머니스트 편집자분들께 공을 돌리

시는 모습에서 진정한 대가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책이 없어 민망한 마음

에 사인을 받거나 함께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무척이나 뜻 깊은 자리인 것만은 분명

했습니다.

김수경(편집자반 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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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출판 경쟁력의 세계화를 위해 협력 단지의 필요성이 처음 논의되었고 이후

지금의 모습인 48만 평, 상암 축구장 210개 규모의 파주출판단지가 조성되었다.

세계 최초로 책으로 도시를 이룬 파주, 편집자반이 그곳을 방문했다. 캬캬.”

편집자반,

파주 출판도시에

가다 _2015.06.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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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출판문화정

보센터에 1등으로 도착!

학우들을 기다리다 파주출판단

지 견학의 출발지인 ‘지혜의숲’ 로비로 들어왔다.

“우와” 책장의 높이, 나무의 결, 분위기와 조명의 아름다움에

입이 딱.

교묘하게 직원분의 눈빛을 피하고 있었는데 마주치는 순간,

이때다 싶으신지 내게 질문을 던진다.

“혹시 권오권 씨?”

[권오권: 편집자반 반장, 마당발, 외부와의 연락책]

먼저 도착한 준근이, 지영이, 법열이와 찰칵

사진 찍자는 내 요청에 준근이는 흐트러짐도 망설임도 없이

가방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내더니 이내 핸드폰에 ‘셀카렌즈’

를 장착했다!

흡사, 총을 조립하는 레옹(Leon, 1995)같았다.

이 곳 지혜의 숲의 컨셉은 아날로그다.

고객용 도서검색 PC도 전자책도 없다. 직접 눈으로 보고 책을 꺼내 만지

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서가마다 권독사들이 대기하고 있어 찾고

싶은 책에 대

편집자반,

파주 출판도시에

가다 _2015.06.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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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얼마든지 문의할 수 있다.서가는 연구자, 학자, 저술가와 같은 개인이나출판사와 유통업체와 같은 단체에서 기증한 도서로 채워졌다.면적 2600평, 서가의 길이는 3.1km, 50만권 목표로 현재 20만권이 확보된 상태.

개인으로 가장 많은 도서를 기증하신 분은 석경징 서울대명예교수님. 5천권이라고 한

다.

놀랍게도 대한민국 만화와 힙합계를 동시에 뒤흔들었던 만화책 『힙합』도 보인다.지혜의숲 공간은 1,2,3으로 구분되어 있는데그중 3은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다.파주출판단지 투어 시작!지혜의숲을 시작으로 출판단지의 건축 살피기, 단지 내 입주출판사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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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그리고 활판공방체험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

해설을 맡아주신 강남숙 선생님은 출판단지를 통해서 건축에 관심이 생기셨다고 했다.

지혜의숲은 종이의 고향이라는 뜻의 게스트하우스

, ‘지지향(紙之鄕)’과 연결되어 있

다.

기둥에 사용되는 H빔(H beam)을 책장으로 활용하는 등, 로비 역시 책으로 둘러싸여

있다.

지지향의 가장 큰 특징은 방에 컴퓨터와 TV가 없다는 점.

그리고 각방을 작가의 이름으로 명명하고 해당 작가의 소품과 책으로 꾸몄다고 한다.

밖으로 나와 건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국내 30명, 외국 10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해 150개의 건물을 지었으나

어느 하나 비슷한 건물은 없다고 한다.

‘코르텐(corten)강’이라고 부

르는 내후성 강판과 노출 콘크

리트를

훌륭한 건축 자재로 승화시

켜 세계 건축인들이 이곳으

로 모여들고 있다.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

계’ 뮤직비디오에 나와

소녀시대 계단(...)이라

고 불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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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연 계단이라고 함이 더 정확하겠다. 뮤직비디오에서 이 계단에는 효연만 등장한다.경기도 예비사회적기업인, 출판도시 활판공방에 방문했다.“활판인쇄란 무엇일까?”우리는 호기심 가득하게 활판공방 백경원 실장님의 친절한 설명을 경청했다.활판인쇄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주조 활자 만들기, 사용하는 글자 약 2,200개▶ 문선 활자 고르기

▶ 조판 활자 배열▶ 인쇄 시간당 1500매(오프셋은 1만 매)▶ 제본

2mm 양각 글자가 있는 활자에 잉크를 묻혀 프레스로 종이에 찍는 활자 인쇄는 ‘잉크를 박는다’라고 표현한다.때문에 종이 뒷면을 만지면 그 볼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활판인쇄는 오프셋인쇄와 달리 색이 쉽게 바라지 않는다.오프셋인쇄는 길어야 100년, 그러나 활판인쇄는 최대 천년까지 보존이 가능하다.

책이 없는 집은 문이 없는 집과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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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없는 방은 영혼이 없는 육체와 같다.

-키케로

활판인쇄 소개 영상에서 장인이 말하길

“활판인쇄는 맛이 다 비슷한 전기밥솥 밥이 아니라 손맛이 있는 가마솥 밥이다”라고

했다.

고유함, 차별화, 대체불가, 포지셔닝, 어딜 가도 듣는 말이다.

편집자로서 고유한 나만의 맛이라면 어떤 맛일까.

이를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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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편집자라는 업이 단순히 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화학적 융합의 수준으로 결속되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불순물을 제거해야(내려놓아야)함을 느낀다.

『자기다움』(권민 저)을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이가 다윗상(다비드상)을 보고 미켈란젤로에게

“어떻게 그렇게 훌륭한 조각상을 만들 수 있는지 그 비결이 무엇이냐?”

라고 묻자 미켈란젤로는 이렇게 답했다.

“이미 대리석 안에 완벽한 다윗의 모습으로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저 아닌 부분만을 깎아 원래 존재하던 것을 돌에서

꺼냈을 뿐입니다.”

저자는 이어서 이렇게 강조한다.

“만약 당신이 일을 통해서 자기다움을 구축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남과 같아지려는 습관부터 없애야 한다. 정과 망치를 들어라.”

우린 책의 가치를 여전히 믿고 있고, 3, 4개월 뒤엔 이를 증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남은 교육 기간이 (동기 혜원이의 말처럼) 평범하되 고유한 각자의 모습을 완

성해 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설령 정으로 깎고 달궈진 쇠를 망치로 치는 고통스런 시간이 될지라도, 필요하다면 함

께 감내하고 서로에게 배우고 서로가 키워주면서 말이다.

가마솥 밥은 빠름과 편리함을 포기했다.

어쩌면 자기다움을 찾는 길은 조금은 돌아가는 긴 여정일지 모르겠다.

김영준(편집자반 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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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후기  함께 웹진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나에게 분명 도움

이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디자인을 구상할 시간이 부족

했지만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조성할 수 있고 함께 만들어가는

컨셉을 생각하며 작업 방향을 구상해 보았다. 마감기간에는 매일같

이 디자인반에 남아 웹진 디자이너 학생들과 샌드위치도 나눠먹고, 의미

있는 작업이었고,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디자인반 사공예원)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소설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은 아스트랄 하기만 합니다. 죽

음을 맞이하는 자신을 위로하진 못할 망정 내 이럴 줄 알았다니!

 SBI에서 끝이 아닌 시작을 준비하는 저는 버나드 쇼의 묘비명처럼

‘내 이럴 줄 알게 될 미래’를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무엇이든 후

회를 남기지 말자!’를 목표로 삼았고 지금, 그 열정의 산고 끝에 첫 웹진을 탈고,

그 편집후기를 쓰고 있습니다. 아, 이 얼마나 뿌듯한 일인지!

우리 웹진 정말 정성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시고 다음 웹진도

기대해 주세요 ! (마케터반 이장열)

 장장 세 달을 공들인, 11기의 첫 웹진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세 달이라는 시간이 있는 만큼, 훨씬 다듬어진 글들이 실린 ‘읽을거리가

많은’ 웹진을 꿈꿨었는데 그만큼의 질 좋은 콘텐츠들을 만들어 냈는지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 하지만 SBI의 수업 과정을

따라가면서 시간을 쪼개 웹진 회의를 하고, 기사를 쓰고, 교정을 본 시간들은 앞으로 출판사에서 협업을 하고, 글을 쓰

고, 교정을 볼 나를 더 단단하게 성장시켜 주었으리라 믿는다. 흔쾌히 원고 청탁에 응해 준 학우들과 늘 “웹

진 언제쯤 나와?”라며 관심을 보여준 모든 학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항상 다정하게 응원해주

신 선생님들과 임정훈 팀장님께도 감사드린다. 각 반에서 모여 웹진 4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우리 웹진팀도 어휴, 고생 많았다. 두 달 후 나올 웹진 5호도 최선을 다

해 만들 테니 모두들 많이 기대해주시길! (편집자반 김수진)

지금 이 글을 쓰기가 어떤 기사 쓰기보다 어렵습니다. 좌충

우돌했던 저로서는 깔끔하게 완성된 웹진이 우리의 고충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것이었으면, 그래서 보는 분들이 그 허술함과

구멍을 보지 못했으면 하는 마음도, 반대로 그간의 고생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도 동시에 들어요. 부디 애정을 갖고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편집자반 이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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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을 할까 말까? 한 번 해볼까.’ 반 친구들에게 무심코 꺼

낸 얘기를 수습하느라 웹진 멤버가 됐습니다. 선생님이 ‘

하고 싶은 사람 손들어 볼까요.’할 때 몇몇이 절 보기에 반

사적으로 손을 들었습니다. ‘할 일이 많지는 않을까, 다른

반 지원자들과 잘 맞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 정도의 모임 후에는 웹진 멤버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편집자, 디자인 반 동료들의 관심과 배려

덕분에 아무 생각이나 -속에서 검열하지 않고- 꺼냈습니

다. 웹진 멤버가 된 이상 쓰고 싶은 기사 만나고 싶은 인터

뷰이도 생겼습니다. 다음호에는 출판계 옛 이야기, 출판계

에 오래 몸 담은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마케터반 이창환)

 장장 세 달을 공들인, 11기의 첫 웹진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세 달이라는 시간이 있는 만큼, 훨씬 다듬어진 글들이 실린 ‘읽을거리가

많은’ 웹진을 꿈꿨었는데 그만큼의 질 좋은 콘텐츠들을 만들어 냈는지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 하지만 SBI의 수업 과정을

따라가면서 시간을 쪼개 웹진 회의를 하고, 기사를 쓰고, 교정을 본 시간들은 앞으로 출판사에서 협업을 하고, 글을 쓰

고, 교정을 볼 나를 더 단단하게 성장시켜 주었으리라 믿는다. 흔쾌히 원고 청탁에 응해 준 학우들과 늘 “웹

진 언제쯤 나와?”라며 관심을 보여준 모든 학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항상 다정하게 응원해주

신 선생님들과 임정훈 팀장님께도 감사드린다. 각 반에서 모여 웹진 4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우리 웹진팀도 어휴, 고생 많았다. 두 달 후 나올 웹진 5호도 최선을 다

해 만들 테니 모두들 많이 기대해주시길! (편집자반 김수진)

지금 이 글을 쓰기가 어떤 기사 쓰기보다 어렵습니다. 좌충

우돌했던 저로서는 깔끔하게 완성된 웹진이 우리의 고충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것이었으면, 그래서 보는 분들이 그 허술함과

구멍을 보지 못했으면 하는 마음도, 반대로 그간의 고생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도 동시에 들어요. 부디 애정을 갖고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편집자반 이상화) 웹진을 하면서 sbi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

고, 행사도 직접 기획해보고 실행도 해보는 알찬 경

험을 했다. 웹진을 통해, 출판과 관련된 많은 사

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 좋았던 시간^̂ 편

집자,마케팅반,디자인반 웹진팀이

다같이 협력해 만들어낸 첫 번

째 웹진. 뿌듯합니다!! (디

자인반 백가은)

웹진팀 활동 개시 후, 첫 마감을 앞두고 있습니다.

처음에 큰 틀 잡는 게 힘들었지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니 끝이 보입니다.

한 번 해봤으니까, 다음 호는 수월하겠죠? (디자인반 이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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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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