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저널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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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원루트의 오키나와 생활기 OKINAWA JOURNAL 48 | 11. May 2015 Golden week! 메이데이! 5월의 시작부터 일본은 골든위크라고 해서 연휴가 시작 된다. 국도 이번에는 연휴라고 하는데 이 기간에는 오키나와도 곳곳에서 차가 막 히고 일본 본토에서 관광온 사람들이 가득한 날들이 계속된다. 뭐 길게 연휴 가 있다고 해서 어딜 가는 것도 아니 고...아무래도 아이가 셋이다 보니 이제 는 어디 호텔이라도 잡고 하루 밤을 자 는 것만 해도 꽤 경비가 많이 나가 엄두 를 내지 못한다. 해가 반짝 나온 날씨 좋은 날 하루 가족 모두 바다가 이쁘기 로 유명한 온나손 지역으로 점심도 외 식할 겸 드라이브를 떠난다. 온나손의 seaside drive in 식당에서 썰물로 물이 빠진 바다를 바라보며 맛있는 점심을 먹고 잠시 모래사장을 걸어보며 아이들 과 오키나와에서의 여유를 느낄 수 있 는 산책을 해본다. 산책 후 아이들이 평 소에 가고 싶어했던 유리공장의 거울미 로를 찾아 모처럼 재미있게 보내기도 했다. 우리 집에 있어 골든위크의 메인 인 5월5일 어린이날, 하필 생일이라 왠 지 손해를 본 느낌일 것 같은 아들 시유 는 많으로 여섯살이 된다고 들떠 있고, 선물을 준비못한 아버지는 왠지 미안한 마음. 더군다나 이날은 결혼한지 8년째 가 되는 기념일이긴 하지만 와이프도 나도 그냥 축하한다는 말만 할뿐 그냥 평소와 같이 지나가나 하다 와이프가 새로 오프난 대형 쇼핑몰인 라이컴 이 온몰에 가서 시유가 좋아하는 요카이 워치 장난감을 사와서 저녁을 먹고 생 일 케잌에 가족사진 촬영을 하고 즐거 운 시간을 보내본다. 골든위크 마지막 날 따스한 햇살이 너무나도 멋진 이날 오키나와시에 사는 동생이 대박비치에 가서 잠시 스노클링 하고 오자며 주섬 주섬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대박비치로 향해 아름다운 바다 속을 구경하며 살 을 태워본다. 저녁에 조카의 돌잔치까 지는 아니지만 첫돌 가족모임이 있어 처가집 식구들이 모두 모여 한국과 똑 같은 돌잡이를 하며 조카 유시의 첫돌 을 축하해주며 골든 위크가 마무리 되 었다. 이 골든 위크가 지나가면 오키나 와는 장마라는 녀석과 태풍이라는 녀석 이 찾아온다. 올 여름에는 조용히 지나 갈 수 있으려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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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루트의 오키나와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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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오키나와 저널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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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루트의 오키나와 생활기OKINAWA JOURNAL 48 | 11. May 2015

Golden week! 메이데이! 5월의 시작부터 일본은 골든위크라고 해서 긴 연휴가 시작이 된다.

한국도 이번에는 연휴라고 하는데 이 기간에는 오키나와도 곳곳에서 차가 막히고 일본 본토에서 관광온 사람들이 가득한 날들이 계속된다. 뭐 길게 연휴가 있다고 해서 어딜 가는 것도 아니고...아무래도 아이가 셋이다 보니 이제는 어디 호텔이라도 잡고 하루 밤을 자는 것만 해도 꽤 경비가 많이 나가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해가 반짝 나온 날씨 좋은 날 하루 가족 모두 바다가 이쁘기로 유명한 온나손 지역으로 점심도 외식할 겸 드라이브를 떠난다. 온나손의 seaside drive in 식당에서 썰물로 물이 빠진 바다를 바라보며 맛있는 점심을 먹고 잠시 모래사장을 걸어보며 아이들과 오키나와에서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산책을 해본다. 산책 후 아이들이 평소에 가고 싶어했던 유리공장의 거울미로를 찾아 모처럼 재미있게 보내기도 했다. 우리 집에 있어 골든위크의 메인 인 5월5일 어린이날, 하필 생일이라 왠지 손해를 본 느낌일 것 같은 아들 시유는 많으로 여섯살이 된다고 들떠 있고, 선물을 준비못한 아버지는 왠지 미안한 마음. 더군다나 이날은 결혼한지 8년째가 되는 기념일이긴 하지만 와이프도 나도 그냥 축하한다는 말만 할뿐 그냥 평소와 같이 지나가나 하다 와이프가 새로 오프난 대형 쇼핑몰인 라이컴 이온몰에 가서 시유가 좋아하는 요카이 워치 장난감을 사와서 저녁을 먹고 생일 케잌에 가족사진 촬영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본다. 골든위크 마지막날 따스한 햇살이 너무나도 멋진 이날 오키나와시에 사는 동생이 대박비치에 가서 잠시 스노클링 하고 오자며 주섬 주섬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대박비치로 향해 아름다운 바다 속을 구경하며 살을 태워본다. 저녁에 조카의 돌잔치까지는 아니지만 첫돌 가족모임이 있어 처가집 식구들이 모두 모여 한국과 똑같은 돌잡이를 하며 조카 유시의 첫돌을 축하해주며 골든 위크가 마무리 되었다. 이 골든 위크가 지나가면 오키나와는 장마라는 녀석과 태풍이라는 녀석이 찾아온다. 올 여름에는 조용히 지나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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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이섬에는 두개의 유명한 비치가 있다. 이케이섬으로 들어가는 빨간 아치형 다리 이케이대교를 지나면 눈에 들어오는 이케이 비치. 일본본토 사람들에게도 유명한 이 비치는 많은 관광객들과 오키나와 현지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이케이 비치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오오도마리 비치가 있는데 한자를 한국식 발음으로 읽으면 대박(大泊)비치이다. 스노클링을 하기 위해 자주 찾는 이 대박비치의 경우 몇년전 부터 각종 여행가이드 잡지에 소개가 되어 바다의 투명도와 하얀 백사장이 눈에 띄게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해 관광객들이 많이 늘어 났다. 특히 최근에는 대만이나 중국 그리고 한국 관광객들에게도 소문이 나서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예전에 처음 이 비치를 찾았을 때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마치 해수욕장 하나를 전세내고 쓰는 기분이 들 정도로 한가했었는데 이제는 텐트를 사용하려면 예약을 하지 않으면 힘들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오키나와의 비치들은 보통 해파리를 막기 위해 해수욕이 가능한 구역을 부표로 표시하고 그물로 막아 놓은 것이 당연한데 이곳의 부표 근처에 가보면 그물이 아니라 그냥 부표만 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운영을 하고 있는 주인 할머니에게 물어보니 지금까지 해파리 피해를 입은 적이 없을 정도로 해파리가 없고 오히려 그물이 없다 보니 커다란 물고기들도 들어와 스노클링의 묘미를 더해준다고 한다. 나도 몇 년간 이곳을 찾고 있지만 해파리의 피해를 입은 적은 한번도 없다. 이곳의 입장료는 한 사람당 500엔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수영을 하던 안 하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는 값으로 500엔 값어치는 충분히 해 준다고 생각한다. 여름에는 지인들과 바베큐 파티를 하곤 하는 이 곳 비치에는 자연적으로 백사장이 600미터 가까이 만들어져 있고 백사장 바다 안쪽에는 산호군들이 형성이 되어 있어 그 산호 속에서 살고 있는 물고기들이 꽤 다양한 종류가 있다. 스노클링으로 들어가서 보면 니모를 찾아서로 유명한 물고기서 부터 파란색 이라부챠 , 입이 튀어나온 타만, 학꽁치 비슷한 녀석, 트럼펫 물고기, 줄무늬돔, 복어같이 생긴 둥굴둥굴한 녀석 (물고기 이름은 정말 모르겠다) 등 정말 다양한 물고기들을 감상할 수 있다. 빵이라도 들고 들어가면 달려드는 물고기들로 오히려 무서울 정도도 몰려다닌다. 요즘에는 수중카메라가 저렴하고 좋은 것들이 많다 보니 이 비치를 다녀갔던 사람들이 바닷속을 촬영해 유투브에 올리기도 했고, 나도 매년 이곳에 갈 때마다 스노클링을 하며 바닷속을 촬영해 올리곤 한다. 오키나와에서 차를 렌트해서 여기 저기 드라이브 계획이 있다면 그리고 날씨가 좋아 바다에라도 풍덩 빠지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 오키나와의 아름다운 바다를 체험해 보기를 바래본다.

Oodomari beach 중부 우루마시에서 뽀족 오른쪽으로 튀어나온 반도가 있는데 요카츠 반도라고 한다. 그 반도 북쪽에 4.9킬로의 해중도로로 이어진 헨자섬이 있고 그 오른쪽에는 하마히가섬이 그리고 헨자섬에서 계속 북쪽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면 누치마스 소금공장으로 유명한 미야기섬이 나오고, 더 들어가면 바다가 이쁘기로 유명한 이케이섬이 나온다.

Gold Labyrinth 온나손 글래스 공방의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거울 미로, 홈페이지에 라피린스라는 일본어 가타가나로 써 있어 이게 뭔가 해서 찾아봐더니 마왕의 미궁이라는 의미의 영어란다. 3세이상650엔으로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입구에서 거울이랑 유리 보호 차원에서 시마조오리로 갈아신고 가는데 그 시마조오리는 집에 가져가기에 그냥 미로 체험도 하고 시마조오리를 기념품으로 샀다고 생각하면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오키나와의 유리공예는 미군들이 마시고 난 콜라병을 녹여서 만들기 시작한 것에 기원을 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지금은 그 기술을 동남아에 수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류큐 가라스라고 하는 특이한 유리 공예 기술을 견학할 수도 있고 체험도 가능한 가라스공방의 2층에 위치한 이 미로는 어른들도 길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잘 꾸며져 있고, 각종 조명과 거울 그리고 유리들로 스릴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남자 아이들에게 있어 웃음 한 가득 선사해 줄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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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클링 유투브 영상

온나손 가라스공방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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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시 관광협회 필름오피스라고 해서 영화나 드라마 각종 오키나와 로케를 통해 지역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긴죠사토시상을 만나 그동안 시간이 안맞아 미뤘던 술 한잔을 했는데 우연인지 이날 찾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그날 “남자들만의 이벤트”로 생맥주가 올 타임 280엔으로 저렴했고, 긴죠상의 고등학교 동창들도 합류를 해 시커먼 남자들만의 모임이 되었다.

몇 달전부터 술 한잔 같이 하자고 했었는데 출장이다 뭐다 서로 시간이 안맞아 결국 골든 위크의 중간에 서로 안 가본 오키나와시에 위치한 이탈리안 바 “Baqqio”에서 긴죠상을 만났다. 오키나와시 관광협회는 여러가지 비지니스적으로 정보와 도움을 받고 있고 사키하마 사무국장님을 비롯해 회장님과 여러 이사님들과도 인사를 드리며 관계를 가져 오고 있으면서 몇 몇 사람들과는 친구처럼 지내고 있는 곳이다. 오키나와의 유명한 영화 “눈물의 주룩주룩”에서 산신을 치는 모습으로 영화에 나오기도 했던 긴죠상이랑 술한잔을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키나와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 이날, 긴죠상의 고등학교 동창생들까지 합류를 해 왠지 남자들만의 거친 술자리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오키나와에서 살아가는 한국사람의 생활이 궁금해서 인지 많은 것들에 대

해 질문을 받기도 하고 한국의 여행과 먹거리에 대해서 많으 이야기들이 오고 가면서 이날 할인 서비스 였던 맥주는 정말 끝도 없이 주문이 되었고, 그만큼 남자들만의 수다는 깊어지고 깊어졌다. 결국 자리를 옮겨 근체 있는 “릴레이션즈”라고 하는 오키나와시에서 각종 라이브 이벤트로 유명한 바로 옮겨 아와모리를 주문했고, 생일도 아닌데 옆 테이블의 생일 맞는 커풀을 축하해주다 엉겹결에 “예거밤”을 한잔 선물 받아 다들 알딸딸!! 지난 달 생일이라고 위스키에 아와모리에 맥주를 섞은 “요루노 토라이아슬론”(밤의 트라이애슬론)이라는 폭탄을 먹고 맛이 갔던 나랑 비슷한 시기에 오키나와와 온 엄살이 특기인 동생 녀석은 이날 다시 한번 쇼트잔에 “예거”를 가득 딸아 주는 바 점장 형님의 서비스로 다시한번 “예거폭탄”을 원샷 했다. 이날은 골든위크라고 해서 가게에 일을 하는 사

람이 점장 밖에 없어 안주를 옆에 있는 이자카야에서 주문을 해 먹는 특이한 경험을 하기도 했고 이날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니 나랑 모아이(계모임)을 하는 동네 친구가 자기가 아는 사람이 있다면서 정말 세상 좁은 오키나와를 다시 한번 알려주기도 했다. 깊은 밤이 되어도 지칠 줄 모르는 남자들의 수다는 계속되고 이탈리아 바에서 부터 하필 안주는 없고 “예거밤”만 있던 2차 바까지 왠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계속 배가 고팠기에 결국 3차는 한국사람들만 따로 이치방가이 토리고로 닭꼬치집으로 옮겨 꼬치는 안먹고 라면과 군만두로 배를 채우는 특이한 남자들의 모임이었다.

Man’s 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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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qq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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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 BOY 오래간만에 뮤직타운의 토쿠상을 만나 술을 마셨다. 대학원대학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와 같이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빈티지 아와모리와 대만의 고급 위스키, 그리고 예거같이 독한 녀석 등 참 많은 술을 마셔 글을 쓰는 지금도 정신이 없다. 정말 ROCK 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밤이었다.

무대음향설비회사로 오키나와의 이벤트의 대부분 음향설비를 담당하는 사운드패키지, 그리고 오키나와시의 랜드마크인 뮤직타운을 관리하는 뮤직웨이브 등 회사를 운영하시면서 오키나와 음악의 대부라고 불리는 토쿠야마상,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요카츠반도의 가장 끝자락에 위치한 헤시키야라는 지역 출신으로 와이프의 중학교 대선배님이자 장모님과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특이한 인연과 피스풀러브락 페스트벌에 한국밴드들이 초청되면서 안내와 통역을 담당하면서 한국에도 같이 가서 피스풀을 홍보하기도 하면서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는 존경스러운 분이다. 5월8일은 오키나와에서 5와 8의 일본어 음을 따서 한국의 여주와 같은 “고야의 날”이라고 해서 이벤트가 많은데 이날도 이벤트 분위기를 보기 위해 뮤직타운 1층 광장을 찾았다가 토쿠상으로 부터 맥주한잔 할래? 라고 말을 걸어주셔서 계단에 앉아 가볍게 맥주한잔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아와모리로 변경, 안주 없이 세잔을 연거퍼 마신 뒤 고야의 날 답게 고야 참프루를 무료로 나눠줘 받아서 배를 채우고 2차로 장소를 옮겼다. 2차에서 합류한 친구와 같이 토쿠상이 키핑해 놓은 로크 보이라고 하는 지금은 시중에 없는 빈티지 아와모리를 쇼트잔에 스트레

이트로 마시고, 대만의 고급위스키인 카바란도 쇼트잔으로 맛보고, 나폴레옹도 쇼트잔으로 맛보고 결국 배 속에서는 폭탄이 되어 술에 취하고....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카네히데 그룹의 아저씨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늘어 회사에 도움이 된다며 인사를 하고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던 분들은 갑자기 기타를 꺼내 예정에 없던 라이브를 들려주신다. 한국사람이 있다고 해서 특별히 사와지리 에리카 주연의 “박치기”라는 영화에서 흘러 나왔던 “임진강” 을 불러 주시는데 와우! 정말 기타 연주와 목소리가 너무나 멋지다. 덕분에 친구와 나는 왠지 감사의 기분으로 흠뻑 취하고 3차로 장소를 옮겨 “아와모리+위스키+맥주” 를 섞어 요루의 트라이애슬론이라는 폭탄주로 큰 인상을 심어주신 오키나와시 관광협회 사키하마 사무국장과 합류해 오키나와시의 아와모리 “카리유시”를 마시고 친구와 나는 다시 4차로 라이브 하우스 JET에 가서 하이네킨 한잔 하며 멋진 락에 취하고, 결국 마지막으로 라면집으로 가서 해장을 하고 한국 누님이 하시는 대리를 불러 집으로 가니 정말 길고 긴 밤을 다양한 술로 보낸 내 배속이 부글 부글 끓어 오른다. 아....가볍게 한잔 하려고 했던 것이 너무 무겁게 끝이 났다. “토쿠야마상 맛있는 술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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