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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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행복을 품을 권리가 있습니다. 권리를 8아이가 빼앗기는 저는 보고만 있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늦었지만 찾아주고 싶습니다. 나영이의 웃는 모습이 보고 싶습니다.” - 장편소설『소원 소재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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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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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사건을 소재로 한 ‘소원 -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 의 소재원 작가가 '나영이의 소원' 캠페인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직접 글로 보내주셨습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 http://www.childfun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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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누구나 행복을 품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 권리를 8살 아이가 빼앗기는 걸 저는 보고만 있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늦었지만 꼭 찾아주고 싶습니다. 나영이의 웃는 모습이 보고 싶습니다.”

- 장편소설『소원 』 소재원 작가

Page 2: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잊히지 않는 기억이라면 이겨내야 한다.”

- 나영이 아빠

Page 3: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2008년 평범한 한 가정의 울타리는 무너졌습니다.

우리는 그 울타리의 붕괴를 ‘조두순 사건’이라 불렀습니다.

이제 막 학교에 입학해 꿈을 키워나가던 8세의 어린아이가 무참하게 폭행을 당하는 동안, 우리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습니다. 극악 무도한 범죄로 인해 모든 것이 무너져버린 아이의 소식을 듣고서 분노하고, 아이를 돕기 위해 ARS를 누를 뿐이었죠.

그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요.

Page 4: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우리는…

방관자였습니다.

우리는…

유기했습니다.

우리는…

한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Page 5: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아이는 매일 밤 괴물이 쫓아오는 꿈에 괴로워했다.”

- 나영이 아빠

Page 6: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아픔을 지우지 못한 채 여덟 살이었던 아이는 이제 열세 살이 되었습니다. 나영이는 지난 5년의 시간을 우리의 무관심이 만들어낸 범죄의 악몽 속에서 지내왔습니다.

Page 7: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5년… 우리는 어떤 추억을 만들었나요? 다섯 번의 새해를 맞이하며 기뻐하고, 다섯 번의 생일 축하를 받고, 다섯 번의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소중한 이들과 다섯 번의 기념일을 보냈을지 모릅니다.

Page 8: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하지만 나영이는… 우리가 지켜주지 못했던, 악몽보다도 더 끔찍했던 5년 전의 시간 속에 갇혀 하루하루를 끔찍한 기억의 현장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보내왔습니다.

Page 9: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여러분, 잠들기 전에 꿈을 꾸는 것이 무서워 잠들지 못했던 적이 있나요? 처절하고 공포스러운 기억이 매번 꿈에 나타나 아이를 괴롭힙니다.

Page 10: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벌써 5년째입니다. 결국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가 지켜주지 못한 꼬마 숙녀는 우울증만이 잔인하게 동행하고 있습니다.

지워지지 않는 잔인하고 아픈 기억들과 함께…

Page 11: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하지만 나영이는

다시 한 번 모든 것을 이겨내기 위해, 더욱 강해지기 위해

심리치료를 다시 시작합니다.

Page 12: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Page 13: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우리의 당연한 일상이

나영이에게는

간절한 소망입니다.

Page 14: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나영이의 소원은 ‘다시’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것입니다. 가족과 웃으며 대화하는 일, 여느 사춘기 소녀들처럼 멋진 남자친구를 꿈꾸고, 장래희망을 이야기하며 행복하게 잠을 청하는 일,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그저 평범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일...

Page 15: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평범하다는 것, 일상적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사춘기 시절,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춘기 소녀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그 일상이, 나영이에게는 너무나도 먼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꿈조차 꾸는 것이 무섭고 두려울 만큼, 나영이에게 평범한 삶은 잡을 수 없는 신기루처럼 너무 멀어져 버렸습니다.

Page 16: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나영이 아버님의 말씀처럼 저절로 잊히지 않으면 스스로 이겨내야 합니다.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뿐입니다.

Page 17: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나영이가 이 사춘기를 무사히 잘 보내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극적이고도 지속적인 심리치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기억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치료의 시간과 노력을 예상할 수 없습니다.

Page 18: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이것은 다른 누구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일이다.”

-나영이 아빠

Page 19: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2008년, 우리의 마음은 하나가 되었습니다. 작고 여린 아이의 상처에 울분을 터뜨렸고, 눈물을 흘렸으며, 모두 함께 나영이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Page 20: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그때 우리의 소원은 하나였습니다. 제발… 제발… 아이가 살 수 있기를…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Page 21: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우리의 소원은 기적과 같이 이루어졌습니다. 나영이는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희박한 삶의 확률을 이겨내고 우리가 간절하게 소망한 대로 다시 깨어났습니다. 우리는 기쁨으로 뜨거운 박수와 성원을 보냈습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영이의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했습니다.

Page 22: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이제, 우리는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Page 23: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가해자가 망가뜨린 울타리를 우리가 튼튼하게 다시 지어주어야 할 때입니다. 더 이상 불안하지 않게, 더 이상 악몽에서 허우적거리지 않게, 더 이상 우울증과 같은 못된 병이 괴롭히지 않게

나, 너, 우리, 라는 울타리를 나영이에게 선물할 때입니다.

Page 24: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평범한 하루’ 를 꿈꾸는 나영이의 소원,

여러분의 참여로

다시 한 번 이룰 수 있습니다.

Page 25: 나영이의 소원 - 소재원 작가

조두순 사건을 소재로 한 ‘소원-희망의 날개를 찾아서’의 소재원 작가가 <나영이의 소원>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직접 글로 보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