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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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한겨레 사회정책연구소 이창곤 소장 발제 :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 공유정옥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반올림) 지정 토론 : 1.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 오승훈 (한겨레신문 기자)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사례 – 임자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3.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참여권 보장 – 박두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종합 토론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14년 10월 30일(목) 오후 2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지하) 주관 : 국회의원 은수미 의원실,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건강한노동세상, 노동건강연대, 다산인권센터,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주최 : 녹색연합, 민변 노동위원회,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세월호국민대책회의 존엄과 안전위원회, 알권리 보장을 위한 화학물질 감시네트워크, 참여연대, 환경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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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사회 한겨레 사회정책연구소 이창곤 소장

발제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반올림)

지정 토론 1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한겨레신문 기자)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사례

ndash 임자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3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ndash 박두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종합 토론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토론회

2014년 10월 30일(목) 오후 2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지하)

주관 국회의원 은수미 의원실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건강한노동세상 노동건강연대 다산인권센터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주최 녹색연합 민변 노동위원회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세월호국민대책회의 존엄과 안전위원회 알권리 보장을 위한 화학물질 감시네트워크 참여연대 환경정의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토론회

기획 취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등 전자산업 노동자의 집단 직업병 발병 문제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노동자의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하여 다양한 주장과 문제제기들이 있어왔습니다 이와 관련된 여러 입장들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나누고 함께 토론함으로써 국내middot외 전자산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노동자 인권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면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주관

국회의원 은수미 의원실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건강한노동세상 노동건강연대 다산인권센터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주최

녹색연합 민변 노동위원회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존엄과 안전위원회 알권리 보장을 위한 화학물질 감시네트워크 참여연대 환경정의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토론회

- 목 차 -

lt발제문gt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1ndash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5ndash 공유정옥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반올림)

lt토론문gt

1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21ndash 오승훈 (한겨레신문 기자)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사례 29ndash 임자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3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33ndash 박두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lt첨부 -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gt

1 재해경위 요약 39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40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

lt발제문 1gt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백 도 명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국제보건기구 서태평양 자문관

1 반도체 산업의 역사와 안전보건문제 특성

실리카라는 부도체를 기본 바탕으로 일정한 부위에 일정한 조건 하에서만 전기가 통하는 도체의 성질을 갖게 하기 위한 화학적middot물리적 가공

가공 부위의 물리적 단위의 변화 ndash 그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은 물리적 식각

가공 방식의 화학적 기제의 변화 ndash 그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은 유기용제를 사용한 세척

그 동안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지적된 전자산업의 안전보건 문제들

1970~80 년대 인간공학의 문제

1980~90 년대 유해화학물질의 문제

2000 년대 대량생산에 따른 환경부담의 문제

자동화를 통해 인간공학의 문제를 해결하였다고는 하나 실제 많은 공정들이 하청화되면서 최종 생산지 담 밖에서 인간공학의 문제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함

유해화학물질의 문제는 계속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서 일부 해결되기도 하지만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

대량생산의 문제는 제품 생산의 대량화와 함께 제품 수명의 단기화로 인해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특히 제품의 폐기와 재활용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자연적 순환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고 있음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

2 반도체 산업의 특성과 향후 미래에 요구되는 안전보건 모습들

빠른 기술개발 주기를 소품종 대량생산 내지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방식을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음 특히 반도체의 성격에 따라 다음과 같이 차별화된 생산방식이 추구되고 있음

메모리 반도체 - 소품종 대량생산 - 수직적 관리 - 속도와 안전 - 서로 같이 한 곳만

을 바라보아야

시스템 반도체 - 다품종 소량생산 - 수평적 관리 - 변화와 안전 -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 챙겨주어야

3 안전의 원리

다중 제어

안전장치 + 안전장구

근본적 제어

보호구 -gt 환기 -gt 차단격리 -gt 대체

시스템 제어

사고의 직접적 원인과 근원적 원인을 함께

기술적 원인들 ndash 공정설비

제도적 원인들 ndash 관리노동

사회문화적 원인들 ndash 가치경영

시스템이란 그 구성 주체들의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함께 일정한 목적 내지는 방향을 향한 되먹임 작용을 통해 유지되는 체계 - 그 (안전한) 지속가능성은 결국 구성주체 역할 그리고 체계가 지행하는 목적의 합목적성에 달려 있음

4 기업의 주체들

경영자 주주 (노조) + 정부 소비자 시민사회단체

5 사회적 책임의 본질

지속가능성

ldquo기업이 이익을 남기지 않으면 기업이 아니다rdquo ndash 공기업 적자

ldquo기업이 살아남는 것이 사회가 살아남는 길이다rdquo ndash 식민지 제국주의시대 다국적기업 폐해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

안전보건의 요구와 역할Demands for

안전보건권리 Right to rArr

Know알권리

Choose참여할 권리

Act행동할 권리

Technical expertise기술적 차원

MSDS 물질안전보건자료Carcinogen List

Expert nomination 전문가 추천 참여

Refuse Dangerous Work 위험작업거부권

Institutionalization제도적 차원

Trade Secret 기업비밀조건

HS Committee 안전보건위원회 참여

Substitution requirement 위험물질 대체의무

Cultural change사회문화적 차원

Informed Consent사전동의

Policy consultation with feedback 정책결정과정 자문 참여

No outsourcing or subcontracting risks 위험의 하청 및 하도급 금지

기업이 정권을 넘어서 국가 내지는 사회와 그 수명을 같이 하고자 한다면 기업의 역할은 국가 내지는 사회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이익을 남기더라도 사회가 살아날 수 없다면 그리고 점점 더 와해된다면 이익을 남기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 기업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다국적기업의 경우 단순히 한 국가만이 아니라 전체 지구촌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에 포함되고 있는 것들

아동노동 중국의 생산기지

안전보건 한국의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하청

환경부담 희귀원소와 광산개발

이 모두 outsourcing or subcontracting risk to others including other countries

6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과 안전보건권리

빠른 기술변화에 주도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 안전의 시스템적 접근 그리고 최근 기업 특히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대두되는 문제들을 살펴볼 때 이들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시스템을 구성하는 모든 주체들이 안전보건과 관련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면서 이를 통해 자신과 함께 주위의 다른 사람들을 서로 바라보며 서로 살펴주는 안전보건체계를 만들어야 함 이를 위해서는 모든 구성주체들이 자신의 지향점을 밝히고 그 구성체의 안전보건과 관련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모든 권리들을 갖는 것이 궁극적인 안전과 건강의 지향이어야 한다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5

lt발제문 2gt

반올림의 lt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gt 요구안

공 유 정 옥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1 대삼성 교섭 요구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2013년 3월부터 시작될 삼성과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2013년 2월 반올림 가족회의에서 lsquo삼성과 본 교섭을 하게 된다면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rsquo 토론

- 각자 생각하는 요구안을 여러 개 적어낸 후 이를 한데 모아 분류 책임자 처벌 공식

적인 공개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 산재인정 다섯 가지로 모아짐

- 당시 재발방지대책으로는 화학물질 등 작업환경 정보공개 및 알권리 보장 안전보건

에 대한 참여권 보장(노동조합 인정) 재발방지대책을 감시할 공식 기구 구성(피해자

가족이 추천한 제3의 시민단체 포함) 등이 언급

- 이후 내부 논의를 거쳐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 세 가지로 다시 정리함

실무협상의 쟁점

- 삼성의 입장 백혈병 항소심 원고 5명에 대한 보상 논의까지만 하는 것

ldquo회사는 본 협상 대상에 대해 항소심 원고 5명이 기본 입장이나 현재 1심 진행 중인 원고 등까지 확대하는 방향도 함께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협상 의제에 대해서도 우선적으로 보상에 집중하자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나 다른 의제들도 보상에 대한 협상이 마무리되면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rdquo

(2013년 7월 5일자 삼성전자 공문)

- 반올림의 입장 주요 당사자들이 스스로 결정한 세 가지의 요구안을 논의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6

ldquo8명을 본협상의 대상으로 삼자는 삼성의 안은 못받는다 왜냐면 우리는 8명에 대한 보상만을 위해 이 자리에 나온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의 치료와 피해에 대하여 해결하기 위해 이 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 보상 합의 후 나머지 의제 논의하자는 삼성의 제안은 못받는다(특히 보상합의후 나머지 의제에 대한 논의는 못한다) 본협상에 세 가지 의제를 모두 올려야 한다rdquo

(2013년 9월 8일 반올림 가족회의 결과)

실무협의에서 본 협상의 의제를 보상 사과 재발방지대책으로 최종 합의

본교섭을 앞두고 2013년 11월부터 12월까지 교섭단 전체모임(주요 피해자 가족+반올림 활동가)을 수차례 갖고 토론을 통해 요구안 세부내용을 구체화함

- 재발방지대책 요구안은 공중의 알 권리 보장 유해정보와 방재계획 공개 및 기구구

성 안전보건 감사 현재 작업환경 조사 노동자 참여권 보장 등으로 재정리

2013년 12월 17일 첫 번째 본교섭을 하루 앞두고 공식적인 요구안을 공개함

- 1~2항 사과 3~8항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 9~10항 보상 11~12항 기타

2 노동자 건강권 실현대책 요구안에 담긴 고민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제도가 포괄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많음

- ldquo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수백 종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만 기초적인 관리조차 안되고 있음

출처 2009년 서울대 산학협력단 lt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 자문보고서g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7

삼성 특유의 무결점에 대한 신앙 자율안전보건관리의 한계가 큼

- ldquo안전보건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lsquo우리 사업장의 안전 관리는 완벽하다rsquo는 자부심 때문에 문제 인식에 한계

출처 2012년 7월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 이에 따라 여러 정보들 중 신앙에 부합하는 내용을 선택적으로 수용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를 통해 감광제 내 벤젠 검출 사실이 알려지자 lsquo자

문단과 당사의 조사결과가 상이rsquo하다며 lsquo보고서 상의 ldquo벤젠검출rdquo 게재는 규명되

지 않은 내용이므로 즉시 삭제rsquo

위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비공개 방침을 고수

lsquo합리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직업성 노출 수준을 초과하지

않을 것이다(Occupational exposure limits would not be expected to be

exceeded in the reasonable worst case scenario)rsquo라며 안전보건관리상태를 극

찬한 인바이론의 보고서는 적극 인용 늦게나마 공개

출처 2011년 인바이론 ltSamsung Worker Exposure Characterization Studygt자료원 삼성반도체이야기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17)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8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일반적으로 안전보건에서는 현실과 괴리된 인식이 큰데 삼성도 예외가 아님

- 선전홍보 부문과 현장의 괴리 고위 인사들과 현장의 괴리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 6개월 뒤인 2013년 1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누출사고(1명 사망 4명 부상) 발

생하면서 2천여 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이 적발됨

출처 2013년 3월 4일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 특히 유해화학물질 취급 장소에 독성물질 중화배기시설 미설치 방독 마스크 등 보

호구의 지급middot사용 미비 가스공급실이나 화학물질 중앙공급실 등의 관리를 협력업체

에 맡기고 삼성전자 직원 1명이 82개 협력업체를 담당한 점 등은 형사처벌

재발 방지 혹은 노동자 건강권 실현을 위한 각 주체들의 역할에 대한 고민

- 공장 안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에

일상적으로 참여 감시하는 주체로서의 손발과 눈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러려면 회

사로부터 독립적인 lsquo집단rsquo으로 존재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9

- 그러나 삼성에는 노동조합이 없고 노동조합 설립을 회사에 요구할 문제도 아님 또

한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해온 반올림은 이 문제 해결의 한 주체임이 분명하지

만 (대부분) 퇴직한 노동자 가족 시민사회 등이므로 lsquo공장 밖rsquo에 있는 존재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민

- 위와 같은 삼성전자의 ldquo현재 조건rdquo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가 가장 큰 고민

-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없어서 즉 현장과 괴리된 신앙적 인식 때문에 그리고

공장 안에 회사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자들의 조직된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재발방지대책도 실현이 어려울 것 같다는 것

이런 고민들의 결과

a 교섭을 통해서 획기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해 단기간에 노동자 건강권을 구현할 일

이 아니며 이번 교섭은 미래를 위한 일종의 기초 공사인 셈 그렇다면 교섭을 통해

꼭 마련해야 하는 lsquo기초rsquo들은 무엇일까에 초점

rarr 노동자와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공개부터 시작

rarr 공장 안의 안전보건 주체인 노동자들이 스스로 힘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방해하

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약속을 받아두기

b 삼성의 인식 변화는 한번의 약속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 일방향적 선전홍보가 아니

라 ldquo진정한 외부rdquo와의 쌍방향 소통 경험을 쌓도록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ldquo잘하고 있

다rdquo ldquo모자라다rdquo는 외부의 피드백을 회사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이들로부터 지속적

으로 받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rarr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제3자의 감사 공장별 화학물질안전보건관리위원회를 통해

ldquo삼성 밖rdquo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마련

rarr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른 뒤에도 3년 정도는 합의내용의 이행을 점검하는 자리

를 만들기

참고 국제단체들도 삼성전자에게 철저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함께 NGO를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주문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0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c 과거에 대해 책임지되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으로 가령 여러 차례 있었던 현장조사결

과들이 대부분 비공개 처리되어왔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보 은폐에 대한 사과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교섭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낫겠

다는 판단 그 내용들은 이미 몇 년 전의 상태에 대한 것이므로 현 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방향

rarr 화학물질 취급과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

d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교섭 요구안은 원칙적인 수준으로 제시하고 세부내용은 실

무교섭 수준에서 조정하여 합의 특히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르면 회사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을 확보해줄 필요가 있음

rarr 협상종료 후 6개월 정도의 계획수립 시기를 보장

3 요구안 해설

요구안 3항 (정보공개와 알권리 보장)

삼성전자는 다음의 정보를 매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중(公衆)에 공개한다 1)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2)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방사선 발생장치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3)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유해위험성 정보

및 방제계획

알 권리는 안전보건의 기본 정보공개는 알 권리 보장의 시작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1

국제적으로도 전자산업 화학물질 등에 대한 정보 공개 중요성 강조

ldquo알 권리는 핵심적인 원칙이다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알 권리 안전보호가 얼마나 효과적이냐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개적인가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공중보건의 기본인 알 권리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사용 및 배출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와 기타 노출 원인이 될만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노출 모니터링 방법과 결과 및 제조업자나 그들의 하청업체가 마련한 의무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rdquo

- 미공중보건학회 정책 성명서 APHA Policy Statements Improving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in the Global Electronics Industry (Policy Date 10302012 Policy Number 20124)

삼성의 지나친 비 주의 수차례 정보 요청이 있었으나 거부당했고 심지어 공중에 공개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러하였음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변 (2012년 10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2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천안지청의 답변(2014 6 25)

영업비 에 대한 자의적 해석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는 공개할 의무가 있음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등)

그래도 영업비 유출이 우려된다면 해당 정보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는 무관하며 비공지성 경제성 비 관리성 유용성 등 영업비 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을 밝히면 됨

삼성에서도 정보 공개를 요청받지 않았을 뿐이라며 (비록 사실과 다른 주장이기는 하나) 앞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함 실현 가능성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httpsamsungsemiconstorycom88) (2012년 7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3

요구안 4항 (종합진단 실시)

4-1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연구자로 하여금 다음의 사항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게 한다 1) 각 사업장 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취급 시설 등 화학물질 취급

현황 전반 2) 각 사업장 별 유해물질(유해가스를 포함)에 대한 노출평가 보호장비 지급 정

보제공과 교육 사고 시 방제대책 등 안전보건관리 현황 전반

4-2 종합진단의 결과는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공개한다

4-3 삼성전자는 정보 제공 등 종합진단에 성실히 협조하고 독립성을 보장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성 강조

ldquo삼성전자 반도체 전 공장(화성기흥온양)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및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rdquo (2013년 고용노동부)

이미 수차례 정부 및 전문기관들의 연구조사가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음

문제1 조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

문제2 조사결과의 투명성 결여 (조사결과 비공개)

문제3 일부 조사결과의 시효 (반도체 생산현장의 빠른 변화)

ldquo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인바이론 조사는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 사

측은 조사팀을 어떻게 모니터하는지 참여 전문가는 누구인지 전직 삼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rdquo

출처 2010년 12월 네덜란드 투자운용기관 APG NEWSLETTER ON RESPONSIBLE OWNERSHIP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4

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5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4

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6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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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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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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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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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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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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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토론회

기획 취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등 전자산업 노동자의 집단 직업병 발병 문제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노동자의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하여 다양한 주장과 문제제기들이 있어왔습니다 이와 관련된 여러 입장들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나누고 함께 토론함으로써 국내middot외 전자산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노동자 인권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면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주관

국회의원 은수미 의원실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건강한노동세상 노동건강연대 다산인권센터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주최

녹색연합 민변 노동위원회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존엄과 안전위원회 알권리 보장을 위한 화학물질 감시네트워크 참여연대 환경정의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토론회

- 목 차 -

lt발제문gt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1ndash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5ndash 공유정옥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반올림)

lt토론문gt

1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21ndash 오승훈 (한겨레신문 기자)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사례 29ndash 임자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3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33ndash 박두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lt첨부 -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gt

1 재해경위 요약 39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40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

lt발제문 1gt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백 도 명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국제보건기구 서태평양 자문관

1 반도체 산업의 역사와 안전보건문제 특성

실리카라는 부도체를 기본 바탕으로 일정한 부위에 일정한 조건 하에서만 전기가 통하는 도체의 성질을 갖게 하기 위한 화학적middot물리적 가공

가공 부위의 물리적 단위의 변화 ndash 그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은 물리적 식각

가공 방식의 화학적 기제의 변화 ndash 그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은 유기용제를 사용한 세척

그 동안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지적된 전자산업의 안전보건 문제들

1970~80 년대 인간공학의 문제

1980~90 년대 유해화학물질의 문제

2000 년대 대량생산에 따른 환경부담의 문제

자동화를 통해 인간공학의 문제를 해결하였다고는 하나 실제 많은 공정들이 하청화되면서 최종 생산지 담 밖에서 인간공학의 문제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함

유해화학물질의 문제는 계속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서 일부 해결되기도 하지만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

대량생산의 문제는 제품 생산의 대량화와 함께 제품 수명의 단기화로 인해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특히 제품의 폐기와 재활용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자연적 순환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고 있음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

2 반도체 산업의 특성과 향후 미래에 요구되는 안전보건 모습들

빠른 기술개발 주기를 소품종 대량생산 내지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방식을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음 특히 반도체의 성격에 따라 다음과 같이 차별화된 생산방식이 추구되고 있음

메모리 반도체 - 소품종 대량생산 - 수직적 관리 - 속도와 안전 - 서로 같이 한 곳만

을 바라보아야

시스템 반도체 - 다품종 소량생산 - 수평적 관리 - 변화와 안전 -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 챙겨주어야

3 안전의 원리

다중 제어

안전장치 + 안전장구

근본적 제어

보호구 -gt 환기 -gt 차단격리 -gt 대체

시스템 제어

사고의 직접적 원인과 근원적 원인을 함께

기술적 원인들 ndash 공정설비

제도적 원인들 ndash 관리노동

사회문화적 원인들 ndash 가치경영

시스템이란 그 구성 주체들의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함께 일정한 목적 내지는 방향을 향한 되먹임 작용을 통해 유지되는 체계 - 그 (안전한) 지속가능성은 결국 구성주체 역할 그리고 체계가 지행하는 목적의 합목적성에 달려 있음

4 기업의 주체들

경영자 주주 (노조) + 정부 소비자 시민사회단체

5 사회적 책임의 본질

지속가능성

ldquo기업이 이익을 남기지 않으면 기업이 아니다rdquo ndash 공기업 적자

ldquo기업이 살아남는 것이 사회가 살아남는 길이다rdquo ndash 식민지 제국주의시대 다국적기업 폐해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

안전보건의 요구와 역할Demands for

안전보건권리 Right to rArr

Know알권리

Choose참여할 권리

Act행동할 권리

Technical expertise기술적 차원

MSDS 물질안전보건자료Carcinogen List

Expert nomination 전문가 추천 참여

Refuse Dangerous Work 위험작업거부권

Institutionalization제도적 차원

Trade Secret 기업비밀조건

HS Committee 안전보건위원회 참여

Substitution requirement 위험물질 대체의무

Cultural change사회문화적 차원

Informed Consent사전동의

Policy consultation with feedback 정책결정과정 자문 참여

No outsourcing or subcontracting risks 위험의 하청 및 하도급 금지

기업이 정권을 넘어서 국가 내지는 사회와 그 수명을 같이 하고자 한다면 기업의 역할은 국가 내지는 사회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이익을 남기더라도 사회가 살아날 수 없다면 그리고 점점 더 와해된다면 이익을 남기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 기업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다국적기업의 경우 단순히 한 국가만이 아니라 전체 지구촌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에 포함되고 있는 것들

아동노동 중국의 생산기지

안전보건 한국의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하청

환경부담 희귀원소와 광산개발

이 모두 outsourcing or subcontracting risk to others including other countries

6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과 안전보건권리

빠른 기술변화에 주도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 안전의 시스템적 접근 그리고 최근 기업 특히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대두되는 문제들을 살펴볼 때 이들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시스템을 구성하는 모든 주체들이 안전보건과 관련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면서 이를 통해 자신과 함께 주위의 다른 사람들을 서로 바라보며 서로 살펴주는 안전보건체계를 만들어야 함 이를 위해서는 모든 구성주체들이 자신의 지향점을 밝히고 그 구성체의 안전보건과 관련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모든 권리들을 갖는 것이 궁극적인 안전과 건강의 지향이어야 한다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5

lt발제문 2gt

반올림의 lt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gt 요구안

공 유 정 옥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1 대삼성 교섭 요구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2013년 3월부터 시작될 삼성과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2013년 2월 반올림 가족회의에서 lsquo삼성과 본 교섭을 하게 된다면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rsquo 토론

- 각자 생각하는 요구안을 여러 개 적어낸 후 이를 한데 모아 분류 책임자 처벌 공식

적인 공개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 산재인정 다섯 가지로 모아짐

- 당시 재발방지대책으로는 화학물질 등 작업환경 정보공개 및 알권리 보장 안전보건

에 대한 참여권 보장(노동조합 인정) 재발방지대책을 감시할 공식 기구 구성(피해자

가족이 추천한 제3의 시민단체 포함) 등이 언급

- 이후 내부 논의를 거쳐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 세 가지로 다시 정리함

실무협상의 쟁점

- 삼성의 입장 백혈병 항소심 원고 5명에 대한 보상 논의까지만 하는 것

ldquo회사는 본 협상 대상에 대해 항소심 원고 5명이 기본 입장이나 현재 1심 진행 중인 원고 등까지 확대하는 방향도 함께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협상 의제에 대해서도 우선적으로 보상에 집중하자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나 다른 의제들도 보상에 대한 협상이 마무리되면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rdquo

(2013년 7월 5일자 삼성전자 공문)

- 반올림의 입장 주요 당사자들이 스스로 결정한 세 가지의 요구안을 논의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6

ldquo8명을 본협상의 대상으로 삼자는 삼성의 안은 못받는다 왜냐면 우리는 8명에 대한 보상만을 위해 이 자리에 나온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의 치료와 피해에 대하여 해결하기 위해 이 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 보상 합의 후 나머지 의제 논의하자는 삼성의 제안은 못받는다(특히 보상합의후 나머지 의제에 대한 논의는 못한다) 본협상에 세 가지 의제를 모두 올려야 한다rdquo

(2013년 9월 8일 반올림 가족회의 결과)

실무협의에서 본 협상의 의제를 보상 사과 재발방지대책으로 최종 합의

본교섭을 앞두고 2013년 11월부터 12월까지 교섭단 전체모임(주요 피해자 가족+반올림 활동가)을 수차례 갖고 토론을 통해 요구안 세부내용을 구체화함

- 재발방지대책 요구안은 공중의 알 권리 보장 유해정보와 방재계획 공개 및 기구구

성 안전보건 감사 현재 작업환경 조사 노동자 참여권 보장 등으로 재정리

2013년 12월 17일 첫 번째 본교섭을 하루 앞두고 공식적인 요구안을 공개함

- 1~2항 사과 3~8항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 9~10항 보상 11~12항 기타

2 노동자 건강권 실현대책 요구안에 담긴 고민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제도가 포괄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많음

- ldquo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수백 종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만 기초적인 관리조차 안되고 있음

출처 2009년 서울대 산학협력단 lt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 자문보고서g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7

삼성 특유의 무결점에 대한 신앙 자율안전보건관리의 한계가 큼

- ldquo안전보건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lsquo우리 사업장의 안전 관리는 완벽하다rsquo는 자부심 때문에 문제 인식에 한계

출처 2012년 7월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 이에 따라 여러 정보들 중 신앙에 부합하는 내용을 선택적으로 수용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를 통해 감광제 내 벤젠 검출 사실이 알려지자 lsquo자

문단과 당사의 조사결과가 상이rsquo하다며 lsquo보고서 상의 ldquo벤젠검출rdquo 게재는 규명되

지 않은 내용이므로 즉시 삭제rsquo

위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비공개 방침을 고수

lsquo합리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직업성 노출 수준을 초과하지

않을 것이다(Occupational exposure limits would not be expected to be

exceeded in the reasonable worst case scenario)rsquo라며 안전보건관리상태를 극

찬한 인바이론의 보고서는 적극 인용 늦게나마 공개

출처 2011년 인바이론 ltSamsung Worker Exposure Characterization Studygt자료원 삼성반도체이야기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17)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8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일반적으로 안전보건에서는 현실과 괴리된 인식이 큰데 삼성도 예외가 아님

- 선전홍보 부문과 현장의 괴리 고위 인사들과 현장의 괴리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 6개월 뒤인 2013년 1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누출사고(1명 사망 4명 부상) 발

생하면서 2천여 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이 적발됨

출처 2013년 3월 4일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 특히 유해화학물질 취급 장소에 독성물질 중화배기시설 미설치 방독 마스크 등 보

호구의 지급middot사용 미비 가스공급실이나 화학물질 중앙공급실 등의 관리를 협력업체

에 맡기고 삼성전자 직원 1명이 82개 협력업체를 담당한 점 등은 형사처벌

재발 방지 혹은 노동자 건강권 실현을 위한 각 주체들의 역할에 대한 고민

- 공장 안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에

일상적으로 참여 감시하는 주체로서의 손발과 눈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러려면 회

사로부터 독립적인 lsquo집단rsquo으로 존재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9

- 그러나 삼성에는 노동조합이 없고 노동조합 설립을 회사에 요구할 문제도 아님 또

한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해온 반올림은 이 문제 해결의 한 주체임이 분명하지

만 (대부분) 퇴직한 노동자 가족 시민사회 등이므로 lsquo공장 밖rsquo에 있는 존재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민

- 위와 같은 삼성전자의 ldquo현재 조건rdquo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가 가장 큰 고민

-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없어서 즉 현장과 괴리된 신앙적 인식 때문에 그리고

공장 안에 회사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자들의 조직된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재발방지대책도 실현이 어려울 것 같다는 것

이런 고민들의 결과

a 교섭을 통해서 획기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해 단기간에 노동자 건강권을 구현할 일

이 아니며 이번 교섭은 미래를 위한 일종의 기초 공사인 셈 그렇다면 교섭을 통해

꼭 마련해야 하는 lsquo기초rsquo들은 무엇일까에 초점

rarr 노동자와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공개부터 시작

rarr 공장 안의 안전보건 주체인 노동자들이 스스로 힘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방해하

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약속을 받아두기

b 삼성의 인식 변화는 한번의 약속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 일방향적 선전홍보가 아니

라 ldquo진정한 외부rdquo와의 쌍방향 소통 경험을 쌓도록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ldquo잘하고 있

다rdquo ldquo모자라다rdquo는 외부의 피드백을 회사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이들로부터 지속적

으로 받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rarr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제3자의 감사 공장별 화학물질안전보건관리위원회를 통해

ldquo삼성 밖rdquo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마련

rarr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른 뒤에도 3년 정도는 합의내용의 이행을 점검하는 자리

를 만들기

참고 국제단체들도 삼성전자에게 철저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함께 NGO를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주문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0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c 과거에 대해 책임지되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으로 가령 여러 차례 있었던 현장조사결

과들이 대부분 비공개 처리되어왔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보 은폐에 대한 사과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교섭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낫겠

다는 판단 그 내용들은 이미 몇 년 전의 상태에 대한 것이므로 현 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방향

rarr 화학물질 취급과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

d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교섭 요구안은 원칙적인 수준으로 제시하고 세부내용은 실

무교섭 수준에서 조정하여 합의 특히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르면 회사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을 확보해줄 필요가 있음

rarr 협상종료 후 6개월 정도의 계획수립 시기를 보장

3 요구안 해설

요구안 3항 (정보공개와 알권리 보장)

삼성전자는 다음의 정보를 매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중(公衆)에 공개한다 1)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2)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방사선 발생장치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3)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유해위험성 정보

및 방제계획

알 권리는 안전보건의 기본 정보공개는 알 권리 보장의 시작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1

국제적으로도 전자산업 화학물질 등에 대한 정보 공개 중요성 강조

ldquo알 권리는 핵심적인 원칙이다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알 권리 안전보호가 얼마나 효과적이냐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개적인가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공중보건의 기본인 알 권리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사용 및 배출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와 기타 노출 원인이 될만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노출 모니터링 방법과 결과 및 제조업자나 그들의 하청업체가 마련한 의무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rdquo

- 미공중보건학회 정책 성명서 APHA Policy Statements Improving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in the Global Electronics Industry (Policy Date 10302012 Policy Number 20124)

삼성의 지나친 비 주의 수차례 정보 요청이 있었으나 거부당했고 심지어 공중에 공개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러하였음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변 (2012년 10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2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천안지청의 답변(2014 6 25)

영업비 에 대한 자의적 해석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는 공개할 의무가 있음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등)

그래도 영업비 유출이 우려된다면 해당 정보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는 무관하며 비공지성 경제성 비 관리성 유용성 등 영업비 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을 밝히면 됨

삼성에서도 정보 공개를 요청받지 않았을 뿐이라며 (비록 사실과 다른 주장이기는 하나) 앞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함 실현 가능성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httpsamsungsemiconstorycom88) (2012년 7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3

요구안 4항 (종합진단 실시)

4-1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연구자로 하여금 다음의 사항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게 한다 1) 각 사업장 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취급 시설 등 화학물질 취급

현황 전반 2) 각 사업장 별 유해물질(유해가스를 포함)에 대한 노출평가 보호장비 지급 정

보제공과 교육 사고 시 방제대책 등 안전보건관리 현황 전반

4-2 종합진단의 결과는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공개한다

4-3 삼성전자는 정보 제공 등 종합진단에 성실히 협조하고 독립성을 보장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성 강조

ldquo삼성전자 반도체 전 공장(화성기흥온양)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및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rdquo (2013년 고용노동부)

이미 수차례 정부 및 전문기관들의 연구조사가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음

문제1 조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

문제2 조사결과의 투명성 결여 (조사결과 비공개)

문제3 일부 조사결과의 시효 (반도체 생산현장의 빠른 변화)

ldquo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인바이론 조사는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 사

측은 조사팀을 어떻게 모니터하는지 참여 전문가는 누구인지 전직 삼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rdquo

출처 2010년 12월 네덜란드 투자운용기관 APG NEWSLETTER ON RESPONSIBLE OWNERSHIP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4

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5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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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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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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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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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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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토론회

- 목 차 -

lt발제문gt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1ndash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5ndash 공유정옥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반올림)

lt토론문gt

1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21ndash 오승훈 (한겨레신문 기자)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사례 29ndash 임자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3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33ndash 박두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lt첨부 -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gt

1 재해경위 요약 39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40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

lt발제문 1gt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백 도 명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국제보건기구 서태평양 자문관

1 반도체 산업의 역사와 안전보건문제 특성

실리카라는 부도체를 기본 바탕으로 일정한 부위에 일정한 조건 하에서만 전기가 통하는 도체의 성질을 갖게 하기 위한 화학적middot물리적 가공

가공 부위의 물리적 단위의 변화 ndash 그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은 물리적 식각

가공 방식의 화학적 기제의 변화 ndash 그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은 유기용제를 사용한 세척

그 동안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지적된 전자산업의 안전보건 문제들

1970~80 년대 인간공학의 문제

1980~90 년대 유해화학물질의 문제

2000 년대 대량생산에 따른 환경부담의 문제

자동화를 통해 인간공학의 문제를 해결하였다고는 하나 실제 많은 공정들이 하청화되면서 최종 생산지 담 밖에서 인간공학의 문제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함

유해화학물질의 문제는 계속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서 일부 해결되기도 하지만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

대량생산의 문제는 제품 생산의 대량화와 함께 제품 수명의 단기화로 인해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특히 제품의 폐기와 재활용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자연적 순환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고 있음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

2 반도체 산업의 특성과 향후 미래에 요구되는 안전보건 모습들

빠른 기술개발 주기를 소품종 대량생산 내지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방식을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음 특히 반도체의 성격에 따라 다음과 같이 차별화된 생산방식이 추구되고 있음

메모리 반도체 - 소품종 대량생산 - 수직적 관리 - 속도와 안전 - 서로 같이 한 곳만

을 바라보아야

시스템 반도체 - 다품종 소량생산 - 수평적 관리 - 변화와 안전 -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 챙겨주어야

3 안전의 원리

다중 제어

안전장치 + 안전장구

근본적 제어

보호구 -gt 환기 -gt 차단격리 -gt 대체

시스템 제어

사고의 직접적 원인과 근원적 원인을 함께

기술적 원인들 ndash 공정설비

제도적 원인들 ndash 관리노동

사회문화적 원인들 ndash 가치경영

시스템이란 그 구성 주체들의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함께 일정한 목적 내지는 방향을 향한 되먹임 작용을 통해 유지되는 체계 - 그 (안전한) 지속가능성은 결국 구성주체 역할 그리고 체계가 지행하는 목적의 합목적성에 달려 있음

4 기업의 주체들

경영자 주주 (노조) + 정부 소비자 시민사회단체

5 사회적 책임의 본질

지속가능성

ldquo기업이 이익을 남기지 않으면 기업이 아니다rdquo ndash 공기업 적자

ldquo기업이 살아남는 것이 사회가 살아남는 길이다rdquo ndash 식민지 제국주의시대 다국적기업 폐해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

안전보건의 요구와 역할Demands for

안전보건권리 Right to rArr

Know알권리

Choose참여할 권리

Act행동할 권리

Technical expertise기술적 차원

MSDS 물질안전보건자료Carcinogen List

Expert nomination 전문가 추천 참여

Refuse Dangerous Work 위험작업거부권

Institutionalization제도적 차원

Trade Secret 기업비밀조건

HS Committee 안전보건위원회 참여

Substitution requirement 위험물질 대체의무

Cultural change사회문화적 차원

Informed Consent사전동의

Policy consultation with feedback 정책결정과정 자문 참여

No outsourcing or subcontracting risks 위험의 하청 및 하도급 금지

기업이 정권을 넘어서 국가 내지는 사회와 그 수명을 같이 하고자 한다면 기업의 역할은 국가 내지는 사회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이익을 남기더라도 사회가 살아날 수 없다면 그리고 점점 더 와해된다면 이익을 남기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 기업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다국적기업의 경우 단순히 한 국가만이 아니라 전체 지구촌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에 포함되고 있는 것들

아동노동 중국의 생산기지

안전보건 한국의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하청

환경부담 희귀원소와 광산개발

이 모두 outsourcing or subcontracting risk to others including other countries

6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과 안전보건권리

빠른 기술변화에 주도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 안전의 시스템적 접근 그리고 최근 기업 특히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대두되는 문제들을 살펴볼 때 이들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시스템을 구성하는 모든 주체들이 안전보건과 관련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면서 이를 통해 자신과 함께 주위의 다른 사람들을 서로 바라보며 서로 살펴주는 안전보건체계를 만들어야 함 이를 위해서는 모든 구성주체들이 자신의 지향점을 밝히고 그 구성체의 안전보건과 관련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모든 권리들을 갖는 것이 궁극적인 안전과 건강의 지향이어야 한다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5

lt발제문 2gt

반올림의 lt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gt 요구안

공 유 정 옥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1 대삼성 교섭 요구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2013년 3월부터 시작될 삼성과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2013년 2월 반올림 가족회의에서 lsquo삼성과 본 교섭을 하게 된다면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rsquo 토론

- 각자 생각하는 요구안을 여러 개 적어낸 후 이를 한데 모아 분류 책임자 처벌 공식

적인 공개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 산재인정 다섯 가지로 모아짐

- 당시 재발방지대책으로는 화학물질 등 작업환경 정보공개 및 알권리 보장 안전보건

에 대한 참여권 보장(노동조합 인정) 재발방지대책을 감시할 공식 기구 구성(피해자

가족이 추천한 제3의 시민단체 포함) 등이 언급

- 이후 내부 논의를 거쳐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 세 가지로 다시 정리함

실무협상의 쟁점

- 삼성의 입장 백혈병 항소심 원고 5명에 대한 보상 논의까지만 하는 것

ldquo회사는 본 협상 대상에 대해 항소심 원고 5명이 기본 입장이나 현재 1심 진행 중인 원고 등까지 확대하는 방향도 함께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협상 의제에 대해서도 우선적으로 보상에 집중하자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나 다른 의제들도 보상에 대한 협상이 마무리되면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rdquo

(2013년 7월 5일자 삼성전자 공문)

- 반올림의 입장 주요 당사자들이 스스로 결정한 세 가지의 요구안을 논의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6

ldquo8명을 본협상의 대상으로 삼자는 삼성의 안은 못받는다 왜냐면 우리는 8명에 대한 보상만을 위해 이 자리에 나온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의 치료와 피해에 대하여 해결하기 위해 이 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 보상 합의 후 나머지 의제 논의하자는 삼성의 제안은 못받는다(특히 보상합의후 나머지 의제에 대한 논의는 못한다) 본협상에 세 가지 의제를 모두 올려야 한다rdquo

(2013년 9월 8일 반올림 가족회의 결과)

실무협의에서 본 협상의 의제를 보상 사과 재발방지대책으로 최종 합의

본교섭을 앞두고 2013년 11월부터 12월까지 교섭단 전체모임(주요 피해자 가족+반올림 활동가)을 수차례 갖고 토론을 통해 요구안 세부내용을 구체화함

- 재발방지대책 요구안은 공중의 알 권리 보장 유해정보와 방재계획 공개 및 기구구

성 안전보건 감사 현재 작업환경 조사 노동자 참여권 보장 등으로 재정리

2013년 12월 17일 첫 번째 본교섭을 하루 앞두고 공식적인 요구안을 공개함

- 1~2항 사과 3~8항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 9~10항 보상 11~12항 기타

2 노동자 건강권 실현대책 요구안에 담긴 고민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제도가 포괄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많음

- ldquo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수백 종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만 기초적인 관리조차 안되고 있음

출처 2009년 서울대 산학협력단 lt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 자문보고서g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7

삼성 특유의 무결점에 대한 신앙 자율안전보건관리의 한계가 큼

- ldquo안전보건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lsquo우리 사업장의 안전 관리는 완벽하다rsquo는 자부심 때문에 문제 인식에 한계

출처 2012년 7월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 이에 따라 여러 정보들 중 신앙에 부합하는 내용을 선택적으로 수용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를 통해 감광제 내 벤젠 검출 사실이 알려지자 lsquo자

문단과 당사의 조사결과가 상이rsquo하다며 lsquo보고서 상의 ldquo벤젠검출rdquo 게재는 규명되

지 않은 내용이므로 즉시 삭제rsquo

위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비공개 방침을 고수

lsquo합리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직업성 노출 수준을 초과하지

않을 것이다(Occupational exposure limits would not be expected to be

exceeded in the reasonable worst case scenario)rsquo라며 안전보건관리상태를 극

찬한 인바이론의 보고서는 적극 인용 늦게나마 공개

출처 2011년 인바이론 ltSamsung Worker Exposure Characterization Studygt자료원 삼성반도체이야기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17)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8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일반적으로 안전보건에서는 현실과 괴리된 인식이 큰데 삼성도 예외가 아님

- 선전홍보 부문과 현장의 괴리 고위 인사들과 현장의 괴리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 6개월 뒤인 2013년 1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누출사고(1명 사망 4명 부상) 발

생하면서 2천여 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이 적발됨

출처 2013년 3월 4일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 특히 유해화학물질 취급 장소에 독성물질 중화배기시설 미설치 방독 마스크 등 보

호구의 지급middot사용 미비 가스공급실이나 화학물질 중앙공급실 등의 관리를 협력업체

에 맡기고 삼성전자 직원 1명이 82개 협력업체를 담당한 점 등은 형사처벌

재발 방지 혹은 노동자 건강권 실현을 위한 각 주체들의 역할에 대한 고민

- 공장 안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에

일상적으로 참여 감시하는 주체로서의 손발과 눈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러려면 회

사로부터 독립적인 lsquo집단rsquo으로 존재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9

- 그러나 삼성에는 노동조합이 없고 노동조합 설립을 회사에 요구할 문제도 아님 또

한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해온 반올림은 이 문제 해결의 한 주체임이 분명하지

만 (대부분) 퇴직한 노동자 가족 시민사회 등이므로 lsquo공장 밖rsquo에 있는 존재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민

- 위와 같은 삼성전자의 ldquo현재 조건rdquo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가 가장 큰 고민

-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없어서 즉 현장과 괴리된 신앙적 인식 때문에 그리고

공장 안에 회사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자들의 조직된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재발방지대책도 실현이 어려울 것 같다는 것

이런 고민들의 결과

a 교섭을 통해서 획기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해 단기간에 노동자 건강권을 구현할 일

이 아니며 이번 교섭은 미래를 위한 일종의 기초 공사인 셈 그렇다면 교섭을 통해

꼭 마련해야 하는 lsquo기초rsquo들은 무엇일까에 초점

rarr 노동자와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공개부터 시작

rarr 공장 안의 안전보건 주체인 노동자들이 스스로 힘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방해하

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약속을 받아두기

b 삼성의 인식 변화는 한번의 약속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 일방향적 선전홍보가 아니

라 ldquo진정한 외부rdquo와의 쌍방향 소통 경험을 쌓도록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ldquo잘하고 있

다rdquo ldquo모자라다rdquo는 외부의 피드백을 회사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이들로부터 지속적

으로 받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rarr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제3자의 감사 공장별 화학물질안전보건관리위원회를 통해

ldquo삼성 밖rdquo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마련

rarr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른 뒤에도 3년 정도는 합의내용의 이행을 점검하는 자리

를 만들기

참고 국제단체들도 삼성전자에게 철저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함께 NGO를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주문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0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c 과거에 대해 책임지되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으로 가령 여러 차례 있었던 현장조사결

과들이 대부분 비공개 처리되어왔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보 은폐에 대한 사과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교섭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낫겠

다는 판단 그 내용들은 이미 몇 년 전의 상태에 대한 것이므로 현 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방향

rarr 화학물질 취급과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

d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교섭 요구안은 원칙적인 수준으로 제시하고 세부내용은 실

무교섭 수준에서 조정하여 합의 특히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르면 회사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을 확보해줄 필요가 있음

rarr 협상종료 후 6개월 정도의 계획수립 시기를 보장

3 요구안 해설

요구안 3항 (정보공개와 알권리 보장)

삼성전자는 다음의 정보를 매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중(公衆)에 공개한다 1)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2)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방사선 발생장치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3)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유해위험성 정보

및 방제계획

알 권리는 안전보건의 기본 정보공개는 알 권리 보장의 시작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1

국제적으로도 전자산업 화학물질 등에 대한 정보 공개 중요성 강조

ldquo알 권리는 핵심적인 원칙이다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알 권리 안전보호가 얼마나 효과적이냐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개적인가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공중보건의 기본인 알 권리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사용 및 배출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와 기타 노출 원인이 될만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노출 모니터링 방법과 결과 및 제조업자나 그들의 하청업체가 마련한 의무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rdquo

- 미공중보건학회 정책 성명서 APHA Policy Statements Improving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in the Global Electronics Industry (Policy Date 10302012 Policy Number 20124)

삼성의 지나친 비 주의 수차례 정보 요청이 있었으나 거부당했고 심지어 공중에 공개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러하였음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변 (2012년 10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2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천안지청의 답변(2014 6 25)

영업비 에 대한 자의적 해석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는 공개할 의무가 있음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등)

그래도 영업비 유출이 우려된다면 해당 정보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는 무관하며 비공지성 경제성 비 관리성 유용성 등 영업비 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을 밝히면 됨

삼성에서도 정보 공개를 요청받지 않았을 뿐이라며 (비록 사실과 다른 주장이기는 하나) 앞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함 실현 가능성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httpsamsungsemiconstorycom88) (2012년 7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3

요구안 4항 (종합진단 실시)

4-1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연구자로 하여금 다음의 사항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게 한다 1) 각 사업장 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취급 시설 등 화학물질 취급

현황 전반 2) 각 사업장 별 유해물질(유해가스를 포함)에 대한 노출평가 보호장비 지급 정

보제공과 교육 사고 시 방제대책 등 안전보건관리 현황 전반

4-2 종합진단의 결과는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공개한다

4-3 삼성전자는 정보 제공 등 종합진단에 성실히 협조하고 독립성을 보장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성 강조

ldquo삼성전자 반도체 전 공장(화성기흥온양)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및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rdquo (2013년 고용노동부)

이미 수차례 정부 및 전문기관들의 연구조사가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음

문제1 조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

문제2 조사결과의 투명성 결여 (조사결과 비공개)

문제3 일부 조사결과의 시효 (반도체 생산현장의 빠른 변화)

ldquo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인바이론 조사는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 사

측은 조사팀을 어떻게 모니터하는지 참여 전문가는 누구인지 전직 삼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rdquo

출처 2010년 12월 네덜란드 투자운용기관 APG NEWSLETTER ON RESPONSIBLE OWNERSHIP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4

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5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4

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6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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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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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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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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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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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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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Page 4: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

lt발제문 1gt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백 도 명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국제보건기구 서태평양 자문관

1 반도체 산업의 역사와 안전보건문제 특성

실리카라는 부도체를 기본 바탕으로 일정한 부위에 일정한 조건 하에서만 전기가 통하는 도체의 성질을 갖게 하기 위한 화학적middot물리적 가공

가공 부위의 물리적 단위의 변화 ndash 그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은 물리적 식각

가공 방식의 화학적 기제의 변화 ndash 그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은 유기용제를 사용한 세척

그 동안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지적된 전자산업의 안전보건 문제들

1970~80 년대 인간공학의 문제

1980~90 년대 유해화학물질의 문제

2000 년대 대량생산에 따른 환경부담의 문제

자동화를 통해 인간공학의 문제를 해결하였다고는 하나 실제 많은 공정들이 하청화되면서 최종 생산지 담 밖에서 인간공학의 문제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함

유해화학물질의 문제는 계속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서 일부 해결되기도 하지만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

대량생산의 문제는 제품 생산의 대량화와 함께 제품 수명의 단기화로 인해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특히 제품의 폐기와 재활용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자연적 순환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고 있음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

2 반도체 산업의 특성과 향후 미래에 요구되는 안전보건 모습들

빠른 기술개발 주기를 소품종 대량생산 내지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방식을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음 특히 반도체의 성격에 따라 다음과 같이 차별화된 생산방식이 추구되고 있음

메모리 반도체 - 소품종 대량생산 - 수직적 관리 - 속도와 안전 - 서로 같이 한 곳만

을 바라보아야

시스템 반도체 - 다품종 소량생산 - 수평적 관리 - 변화와 안전 -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 챙겨주어야

3 안전의 원리

다중 제어

안전장치 + 안전장구

근본적 제어

보호구 -gt 환기 -gt 차단격리 -gt 대체

시스템 제어

사고의 직접적 원인과 근원적 원인을 함께

기술적 원인들 ndash 공정설비

제도적 원인들 ndash 관리노동

사회문화적 원인들 ndash 가치경영

시스템이란 그 구성 주체들의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함께 일정한 목적 내지는 방향을 향한 되먹임 작용을 통해 유지되는 체계 - 그 (안전한) 지속가능성은 결국 구성주체 역할 그리고 체계가 지행하는 목적의 합목적성에 달려 있음

4 기업의 주체들

경영자 주주 (노조) + 정부 소비자 시민사회단체

5 사회적 책임의 본질

지속가능성

ldquo기업이 이익을 남기지 않으면 기업이 아니다rdquo ndash 공기업 적자

ldquo기업이 살아남는 것이 사회가 살아남는 길이다rdquo ndash 식민지 제국주의시대 다국적기업 폐해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

안전보건의 요구와 역할Demands for

안전보건권리 Right to rArr

Know알권리

Choose참여할 권리

Act행동할 권리

Technical expertise기술적 차원

MSDS 물질안전보건자료Carcinogen List

Expert nomination 전문가 추천 참여

Refuse Dangerous Work 위험작업거부권

Institutionalization제도적 차원

Trade Secret 기업비밀조건

HS Committee 안전보건위원회 참여

Substitution requirement 위험물질 대체의무

Cultural change사회문화적 차원

Informed Consent사전동의

Policy consultation with feedback 정책결정과정 자문 참여

No outsourcing or subcontracting risks 위험의 하청 및 하도급 금지

기업이 정권을 넘어서 국가 내지는 사회와 그 수명을 같이 하고자 한다면 기업의 역할은 국가 내지는 사회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이익을 남기더라도 사회가 살아날 수 없다면 그리고 점점 더 와해된다면 이익을 남기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 기업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다국적기업의 경우 단순히 한 국가만이 아니라 전체 지구촌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에 포함되고 있는 것들

아동노동 중국의 생산기지

안전보건 한국의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하청

환경부담 희귀원소와 광산개발

이 모두 outsourcing or subcontracting risk to others including other countries

6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과 안전보건권리

빠른 기술변화에 주도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 안전의 시스템적 접근 그리고 최근 기업 특히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대두되는 문제들을 살펴볼 때 이들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시스템을 구성하는 모든 주체들이 안전보건과 관련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면서 이를 통해 자신과 함께 주위의 다른 사람들을 서로 바라보며 서로 살펴주는 안전보건체계를 만들어야 함 이를 위해서는 모든 구성주체들이 자신의 지향점을 밝히고 그 구성체의 안전보건과 관련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모든 권리들을 갖는 것이 궁극적인 안전과 건강의 지향이어야 한다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5

lt발제문 2gt

반올림의 lt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gt 요구안

공 유 정 옥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1 대삼성 교섭 요구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2013년 3월부터 시작될 삼성과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2013년 2월 반올림 가족회의에서 lsquo삼성과 본 교섭을 하게 된다면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rsquo 토론

- 각자 생각하는 요구안을 여러 개 적어낸 후 이를 한데 모아 분류 책임자 처벌 공식

적인 공개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 산재인정 다섯 가지로 모아짐

- 당시 재발방지대책으로는 화학물질 등 작업환경 정보공개 및 알권리 보장 안전보건

에 대한 참여권 보장(노동조합 인정) 재발방지대책을 감시할 공식 기구 구성(피해자

가족이 추천한 제3의 시민단체 포함) 등이 언급

- 이후 내부 논의를 거쳐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 세 가지로 다시 정리함

실무협상의 쟁점

- 삼성의 입장 백혈병 항소심 원고 5명에 대한 보상 논의까지만 하는 것

ldquo회사는 본 협상 대상에 대해 항소심 원고 5명이 기본 입장이나 현재 1심 진행 중인 원고 등까지 확대하는 방향도 함께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협상 의제에 대해서도 우선적으로 보상에 집중하자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나 다른 의제들도 보상에 대한 협상이 마무리되면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rdquo

(2013년 7월 5일자 삼성전자 공문)

- 반올림의 입장 주요 당사자들이 스스로 결정한 세 가지의 요구안을 논의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6

ldquo8명을 본협상의 대상으로 삼자는 삼성의 안은 못받는다 왜냐면 우리는 8명에 대한 보상만을 위해 이 자리에 나온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의 치료와 피해에 대하여 해결하기 위해 이 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 보상 합의 후 나머지 의제 논의하자는 삼성의 제안은 못받는다(특히 보상합의후 나머지 의제에 대한 논의는 못한다) 본협상에 세 가지 의제를 모두 올려야 한다rdquo

(2013년 9월 8일 반올림 가족회의 결과)

실무협의에서 본 협상의 의제를 보상 사과 재발방지대책으로 최종 합의

본교섭을 앞두고 2013년 11월부터 12월까지 교섭단 전체모임(주요 피해자 가족+반올림 활동가)을 수차례 갖고 토론을 통해 요구안 세부내용을 구체화함

- 재발방지대책 요구안은 공중의 알 권리 보장 유해정보와 방재계획 공개 및 기구구

성 안전보건 감사 현재 작업환경 조사 노동자 참여권 보장 등으로 재정리

2013년 12월 17일 첫 번째 본교섭을 하루 앞두고 공식적인 요구안을 공개함

- 1~2항 사과 3~8항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 9~10항 보상 11~12항 기타

2 노동자 건강권 실현대책 요구안에 담긴 고민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제도가 포괄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많음

- ldquo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수백 종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만 기초적인 관리조차 안되고 있음

출처 2009년 서울대 산학협력단 lt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 자문보고서g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7

삼성 특유의 무결점에 대한 신앙 자율안전보건관리의 한계가 큼

- ldquo안전보건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lsquo우리 사업장의 안전 관리는 완벽하다rsquo는 자부심 때문에 문제 인식에 한계

출처 2012년 7월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 이에 따라 여러 정보들 중 신앙에 부합하는 내용을 선택적으로 수용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를 통해 감광제 내 벤젠 검출 사실이 알려지자 lsquo자

문단과 당사의 조사결과가 상이rsquo하다며 lsquo보고서 상의 ldquo벤젠검출rdquo 게재는 규명되

지 않은 내용이므로 즉시 삭제rsquo

위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비공개 방침을 고수

lsquo합리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직업성 노출 수준을 초과하지

않을 것이다(Occupational exposure limits would not be expected to be

exceeded in the reasonable worst case scenario)rsquo라며 안전보건관리상태를 극

찬한 인바이론의 보고서는 적극 인용 늦게나마 공개

출처 2011년 인바이론 ltSamsung Worker Exposure Characterization Studygt자료원 삼성반도체이야기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17)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8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일반적으로 안전보건에서는 현실과 괴리된 인식이 큰데 삼성도 예외가 아님

- 선전홍보 부문과 현장의 괴리 고위 인사들과 현장의 괴리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 6개월 뒤인 2013년 1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누출사고(1명 사망 4명 부상) 발

생하면서 2천여 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이 적발됨

출처 2013년 3월 4일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 특히 유해화학물질 취급 장소에 독성물질 중화배기시설 미설치 방독 마스크 등 보

호구의 지급middot사용 미비 가스공급실이나 화학물질 중앙공급실 등의 관리를 협력업체

에 맡기고 삼성전자 직원 1명이 82개 협력업체를 담당한 점 등은 형사처벌

재발 방지 혹은 노동자 건강권 실현을 위한 각 주체들의 역할에 대한 고민

- 공장 안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에

일상적으로 참여 감시하는 주체로서의 손발과 눈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러려면 회

사로부터 독립적인 lsquo집단rsquo으로 존재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9

- 그러나 삼성에는 노동조합이 없고 노동조합 설립을 회사에 요구할 문제도 아님 또

한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해온 반올림은 이 문제 해결의 한 주체임이 분명하지

만 (대부분) 퇴직한 노동자 가족 시민사회 등이므로 lsquo공장 밖rsquo에 있는 존재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민

- 위와 같은 삼성전자의 ldquo현재 조건rdquo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가 가장 큰 고민

-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없어서 즉 현장과 괴리된 신앙적 인식 때문에 그리고

공장 안에 회사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자들의 조직된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재발방지대책도 실현이 어려울 것 같다는 것

이런 고민들의 결과

a 교섭을 통해서 획기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해 단기간에 노동자 건강권을 구현할 일

이 아니며 이번 교섭은 미래를 위한 일종의 기초 공사인 셈 그렇다면 교섭을 통해

꼭 마련해야 하는 lsquo기초rsquo들은 무엇일까에 초점

rarr 노동자와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공개부터 시작

rarr 공장 안의 안전보건 주체인 노동자들이 스스로 힘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방해하

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약속을 받아두기

b 삼성의 인식 변화는 한번의 약속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 일방향적 선전홍보가 아니

라 ldquo진정한 외부rdquo와의 쌍방향 소통 경험을 쌓도록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ldquo잘하고 있

다rdquo ldquo모자라다rdquo는 외부의 피드백을 회사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이들로부터 지속적

으로 받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rarr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제3자의 감사 공장별 화학물질안전보건관리위원회를 통해

ldquo삼성 밖rdquo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마련

rarr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른 뒤에도 3년 정도는 합의내용의 이행을 점검하는 자리

를 만들기

참고 국제단체들도 삼성전자에게 철저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함께 NGO를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주문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0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c 과거에 대해 책임지되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으로 가령 여러 차례 있었던 현장조사결

과들이 대부분 비공개 처리되어왔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보 은폐에 대한 사과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교섭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낫겠

다는 판단 그 내용들은 이미 몇 년 전의 상태에 대한 것이므로 현 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방향

rarr 화학물질 취급과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

d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교섭 요구안은 원칙적인 수준으로 제시하고 세부내용은 실

무교섭 수준에서 조정하여 합의 특히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르면 회사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을 확보해줄 필요가 있음

rarr 협상종료 후 6개월 정도의 계획수립 시기를 보장

3 요구안 해설

요구안 3항 (정보공개와 알권리 보장)

삼성전자는 다음의 정보를 매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중(公衆)에 공개한다 1)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2)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방사선 발생장치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3)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유해위험성 정보

및 방제계획

알 권리는 안전보건의 기본 정보공개는 알 권리 보장의 시작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1

국제적으로도 전자산업 화학물질 등에 대한 정보 공개 중요성 강조

ldquo알 권리는 핵심적인 원칙이다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알 권리 안전보호가 얼마나 효과적이냐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개적인가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공중보건의 기본인 알 권리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사용 및 배출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와 기타 노출 원인이 될만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노출 모니터링 방법과 결과 및 제조업자나 그들의 하청업체가 마련한 의무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rdquo

- 미공중보건학회 정책 성명서 APHA Policy Statements Improving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in the Global Electronics Industry (Policy Date 10302012 Policy Number 20124)

삼성의 지나친 비 주의 수차례 정보 요청이 있었으나 거부당했고 심지어 공중에 공개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러하였음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변 (2012년 10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2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천안지청의 답변(2014 6 25)

영업비 에 대한 자의적 해석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는 공개할 의무가 있음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등)

그래도 영업비 유출이 우려된다면 해당 정보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는 무관하며 비공지성 경제성 비 관리성 유용성 등 영업비 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을 밝히면 됨

삼성에서도 정보 공개를 요청받지 않았을 뿐이라며 (비록 사실과 다른 주장이기는 하나) 앞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함 실현 가능성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httpsamsungsemiconstorycom88) (2012년 7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3

요구안 4항 (종합진단 실시)

4-1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연구자로 하여금 다음의 사항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게 한다 1) 각 사업장 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취급 시설 등 화학물질 취급

현황 전반 2) 각 사업장 별 유해물질(유해가스를 포함)에 대한 노출평가 보호장비 지급 정

보제공과 교육 사고 시 방제대책 등 안전보건관리 현황 전반

4-2 종합진단의 결과는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공개한다

4-3 삼성전자는 정보 제공 등 종합진단에 성실히 협조하고 독립성을 보장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성 강조

ldquo삼성전자 반도체 전 공장(화성기흥온양)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및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rdquo (2013년 고용노동부)

이미 수차례 정부 및 전문기관들의 연구조사가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음

문제1 조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

문제2 조사결과의 투명성 결여 (조사결과 비공개)

문제3 일부 조사결과의 시효 (반도체 생산현장의 빠른 변화)

ldquo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인바이론 조사는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 사

측은 조사팀을 어떻게 모니터하는지 참여 전문가는 누구인지 전직 삼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rdquo

출처 2010년 12월 네덜란드 투자운용기관 APG NEWSLETTER ON RESPONSIBLE OWNERSHIP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4

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5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4

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6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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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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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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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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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Page 5: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

2 반도체 산업의 특성과 향후 미래에 요구되는 안전보건 모습들

빠른 기술개발 주기를 소품종 대량생산 내지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방식을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음 특히 반도체의 성격에 따라 다음과 같이 차별화된 생산방식이 추구되고 있음

메모리 반도체 - 소품종 대량생산 - 수직적 관리 - 속도와 안전 - 서로 같이 한 곳만

을 바라보아야

시스템 반도체 - 다품종 소량생산 - 수평적 관리 - 변화와 안전 -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 챙겨주어야

3 안전의 원리

다중 제어

안전장치 + 안전장구

근본적 제어

보호구 -gt 환기 -gt 차단격리 -gt 대체

시스템 제어

사고의 직접적 원인과 근원적 원인을 함께

기술적 원인들 ndash 공정설비

제도적 원인들 ndash 관리노동

사회문화적 원인들 ndash 가치경영

시스템이란 그 구성 주체들의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함께 일정한 목적 내지는 방향을 향한 되먹임 작용을 통해 유지되는 체계 - 그 (안전한) 지속가능성은 결국 구성주체 역할 그리고 체계가 지행하는 목적의 합목적성에 달려 있음

4 기업의 주체들

경영자 주주 (노조) + 정부 소비자 시민사회단체

5 사회적 책임의 본질

지속가능성

ldquo기업이 이익을 남기지 않으면 기업이 아니다rdquo ndash 공기업 적자

ldquo기업이 살아남는 것이 사회가 살아남는 길이다rdquo ndash 식민지 제국주의시대 다국적기업 폐해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

안전보건의 요구와 역할Demands for

안전보건권리 Right to rArr

Know알권리

Choose참여할 권리

Act행동할 권리

Technical expertise기술적 차원

MSDS 물질안전보건자료Carcinogen List

Expert nomination 전문가 추천 참여

Refuse Dangerous Work 위험작업거부권

Institutionalization제도적 차원

Trade Secret 기업비밀조건

HS Committee 안전보건위원회 참여

Substitution requirement 위험물질 대체의무

Cultural change사회문화적 차원

Informed Consent사전동의

Policy consultation with feedback 정책결정과정 자문 참여

No outsourcing or subcontracting risks 위험의 하청 및 하도급 금지

기업이 정권을 넘어서 국가 내지는 사회와 그 수명을 같이 하고자 한다면 기업의 역할은 국가 내지는 사회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이익을 남기더라도 사회가 살아날 수 없다면 그리고 점점 더 와해된다면 이익을 남기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 기업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다국적기업의 경우 단순히 한 국가만이 아니라 전체 지구촌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에 포함되고 있는 것들

아동노동 중국의 생산기지

안전보건 한국의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하청

환경부담 희귀원소와 광산개발

이 모두 outsourcing or subcontracting risk to others including other countries

6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과 안전보건권리

빠른 기술변화에 주도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 안전의 시스템적 접근 그리고 최근 기업 특히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대두되는 문제들을 살펴볼 때 이들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시스템을 구성하는 모든 주체들이 안전보건과 관련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면서 이를 통해 자신과 함께 주위의 다른 사람들을 서로 바라보며 서로 살펴주는 안전보건체계를 만들어야 함 이를 위해서는 모든 구성주체들이 자신의 지향점을 밝히고 그 구성체의 안전보건과 관련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모든 권리들을 갖는 것이 궁극적인 안전과 건강의 지향이어야 한다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5

lt발제문 2gt

반올림의 lt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gt 요구안

공 유 정 옥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1 대삼성 교섭 요구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2013년 3월부터 시작될 삼성과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2013년 2월 반올림 가족회의에서 lsquo삼성과 본 교섭을 하게 된다면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rsquo 토론

- 각자 생각하는 요구안을 여러 개 적어낸 후 이를 한데 모아 분류 책임자 처벌 공식

적인 공개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 산재인정 다섯 가지로 모아짐

- 당시 재발방지대책으로는 화학물질 등 작업환경 정보공개 및 알권리 보장 안전보건

에 대한 참여권 보장(노동조합 인정) 재발방지대책을 감시할 공식 기구 구성(피해자

가족이 추천한 제3의 시민단체 포함) 등이 언급

- 이후 내부 논의를 거쳐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 세 가지로 다시 정리함

실무협상의 쟁점

- 삼성의 입장 백혈병 항소심 원고 5명에 대한 보상 논의까지만 하는 것

ldquo회사는 본 협상 대상에 대해 항소심 원고 5명이 기본 입장이나 현재 1심 진행 중인 원고 등까지 확대하는 방향도 함께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협상 의제에 대해서도 우선적으로 보상에 집중하자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나 다른 의제들도 보상에 대한 협상이 마무리되면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rdquo

(2013년 7월 5일자 삼성전자 공문)

- 반올림의 입장 주요 당사자들이 스스로 결정한 세 가지의 요구안을 논의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6

ldquo8명을 본협상의 대상으로 삼자는 삼성의 안은 못받는다 왜냐면 우리는 8명에 대한 보상만을 위해 이 자리에 나온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의 치료와 피해에 대하여 해결하기 위해 이 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 보상 합의 후 나머지 의제 논의하자는 삼성의 제안은 못받는다(특히 보상합의후 나머지 의제에 대한 논의는 못한다) 본협상에 세 가지 의제를 모두 올려야 한다rdquo

(2013년 9월 8일 반올림 가족회의 결과)

실무협의에서 본 협상의 의제를 보상 사과 재발방지대책으로 최종 합의

본교섭을 앞두고 2013년 11월부터 12월까지 교섭단 전체모임(주요 피해자 가족+반올림 활동가)을 수차례 갖고 토론을 통해 요구안 세부내용을 구체화함

- 재발방지대책 요구안은 공중의 알 권리 보장 유해정보와 방재계획 공개 및 기구구

성 안전보건 감사 현재 작업환경 조사 노동자 참여권 보장 등으로 재정리

2013년 12월 17일 첫 번째 본교섭을 하루 앞두고 공식적인 요구안을 공개함

- 1~2항 사과 3~8항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 9~10항 보상 11~12항 기타

2 노동자 건강권 실현대책 요구안에 담긴 고민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제도가 포괄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많음

- ldquo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수백 종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만 기초적인 관리조차 안되고 있음

출처 2009년 서울대 산학협력단 lt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 자문보고서g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7

삼성 특유의 무결점에 대한 신앙 자율안전보건관리의 한계가 큼

- ldquo안전보건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lsquo우리 사업장의 안전 관리는 완벽하다rsquo는 자부심 때문에 문제 인식에 한계

출처 2012년 7월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 이에 따라 여러 정보들 중 신앙에 부합하는 내용을 선택적으로 수용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를 통해 감광제 내 벤젠 검출 사실이 알려지자 lsquo자

문단과 당사의 조사결과가 상이rsquo하다며 lsquo보고서 상의 ldquo벤젠검출rdquo 게재는 규명되

지 않은 내용이므로 즉시 삭제rsquo

위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비공개 방침을 고수

lsquo합리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직업성 노출 수준을 초과하지

않을 것이다(Occupational exposure limits would not be expected to be

exceeded in the reasonable worst case scenario)rsquo라며 안전보건관리상태를 극

찬한 인바이론의 보고서는 적극 인용 늦게나마 공개

출처 2011년 인바이론 ltSamsung Worker Exposure Characterization Studygt자료원 삼성반도체이야기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17)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8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일반적으로 안전보건에서는 현실과 괴리된 인식이 큰데 삼성도 예외가 아님

- 선전홍보 부문과 현장의 괴리 고위 인사들과 현장의 괴리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 6개월 뒤인 2013년 1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누출사고(1명 사망 4명 부상) 발

생하면서 2천여 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이 적발됨

출처 2013년 3월 4일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 특히 유해화학물질 취급 장소에 독성물질 중화배기시설 미설치 방독 마스크 등 보

호구의 지급middot사용 미비 가스공급실이나 화학물질 중앙공급실 등의 관리를 협력업체

에 맡기고 삼성전자 직원 1명이 82개 협력업체를 담당한 점 등은 형사처벌

재발 방지 혹은 노동자 건강권 실현을 위한 각 주체들의 역할에 대한 고민

- 공장 안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에

일상적으로 참여 감시하는 주체로서의 손발과 눈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러려면 회

사로부터 독립적인 lsquo집단rsquo으로 존재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9

- 그러나 삼성에는 노동조합이 없고 노동조합 설립을 회사에 요구할 문제도 아님 또

한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해온 반올림은 이 문제 해결의 한 주체임이 분명하지

만 (대부분) 퇴직한 노동자 가족 시민사회 등이므로 lsquo공장 밖rsquo에 있는 존재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민

- 위와 같은 삼성전자의 ldquo현재 조건rdquo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가 가장 큰 고민

-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없어서 즉 현장과 괴리된 신앙적 인식 때문에 그리고

공장 안에 회사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자들의 조직된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재발방지대책도 실현이 어려울 것 같다는 것

이런 고민들의 결과

a 교섭을 통해서 획기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해 단기간에 노동자 건강권을 구현할 일

이 아니며 이번 교섭은 미래를 위한 일종의 기초 공사인 셈 그렇다면 교섭을 통해

꼭 마련해야 하는 lsquo기초rsquo들은 무엇일까에 초점

rarr 노동자와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공개부터 시작

rarr 공장 안의 안전보건 주체인 노동자들이 스스로 힘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방해하

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약속을 받아두기

b 삼성의 인식 변화는 한번의 약속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 일방향적 선전홍보가 아니

라 ldquo진정한 외부rdquo와의 쌍방향 소통 경험을 쌓도록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ldquo잘하고 있

다rdquo ldquo모자라다rdquo는 외부의 피드백을 회사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이들로부터 지속적

으로 받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rarr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제3자의 감사 공장별 화학물질안전보건관리위원회를 통해

ldquo삼성 밖rdquo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마련

rarr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른 뒤에도 3년 정도는 합의내용의 이행을 점검하는 자리

를 만들기

참고 국제단체들도 삼성전자에게 철저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함께 NGO를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주문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0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c 과거에 대해 책임지되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으로 가령 여러 차례 있었던 현장조사결

과들이 대부분 비공개 처리되어왔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보 은폐에 대한 사과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교섭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낫겠

다는 판단 그 내용들은 이미 몇 년 전의 상태에 대한 것이므로 현 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방향

rarr 화학물질 취급과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

d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교섭 요구안은 원칙적인 수준으로 제시하고 세부내용은 실

무교섭 수준에서 조정하여 합의 특히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르면 회사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을 확보해줄 필요가 있음

rarr 협상종료 후 6개월 정도의 계획수립 시기를 보장

3 요구안 해설

요구안 3항 (정보공개와 알권리 보장)

삼성전자는 다음의 정보를 매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중(公衆)에 공개한다 1)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2)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방사선 발생장치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3)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유해위험성 정보

및 방제계획

알 권리는 안전보건의 기본 정보공개는 알 권리 보장의 시작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1

국제적으로도 전자산업 화학물질 등에 대한 정보 공개 중요성 강조

ldquo알 권리는 핵심적인 원칙이다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알 권리 안전보호가 얼마나 효과적이냐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개적인가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공중보건의 기본인 알 권리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사용 및 배출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와 기타 노출 원인이 될만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노출 모니터링 방법과 결과 및 제조업자나 그들의 하청업체가 마련한 의무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rdquo

- 미공중보건학회 정책 성명서 APHA Policy Statements Improving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in the Global Electronics Industry (Policy Date 10302012 Policy Number 20124)

삼성의 지나친 비 주의 수차례 정보 요청이 있었으나 거부당했고 심지어 공중에 공개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러하였음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변 (2012년 10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2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천안지청의 답변(2014 6 25)

영업비 에 대한 자의적 해석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는 공개할 의무가 있음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등)

그래도 영업비 유출이 우려된다면 해당 정보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는 무관하며 비공지성 경제성 비 관리성 유용성 등 영업비 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을 밝히면 됨

삼성에서도 정보 공개를 요청받지 않았을 뿐이라며 (비록 사실과 다른 주장이기는 하나) 앞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함 실현 가능성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httpsamsungsemiconstorycom88) (2012년 7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3

요구안 4항 (종합진단 실시)

4-1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연구자로 하여금 다음의 사항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게 한다 1) 각 사업장 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취급 시설 등 화학물질 취급

현황 전반 2) 각 사업장 별 유해물질(유해가스를 포함)에 대한 노출평가 보호장비 지급 정

보제공과 교육 사고 시 방제대책 등 안전보건관리 현황 전반

4-2 종합진단의 결과는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공개한다

4-3 삼성전자는 정보 제공 등 종합진단에 성실히 협조하고 독립성을 보장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성 강조

ldquo삼성전자 반도체 전 공장(화성기흥온양)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및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rdquo (2013년 고용노동부)

이미 수차례 정부 및 전문기관들의 연구조사가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음

문제1 조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

문제2 조사결과의 투명성 결여 (조사결과 비공개)

문제3 일부 조사결과의 시효 (반도체 생산현장의 빠른 변화)

ldquo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인바이론 조사는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 사

측은 조사팀을 어떻게 모니터하는지 참여 전문가는 누구인지 전직 삼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rdquo

출처 2010년 12월 네덜란드 투자운용기관 APG NEWSLETTER ON RESPONSIBLE OWNERSHIP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4

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5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4

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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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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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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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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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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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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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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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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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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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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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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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Page 6: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

안전보건의 요구와 역할Demands for

안전보건권리 Right to rArr

Know알권리

Choose참여할 권리

Act행동할 권리

Technical expertise기술적 차원

MSDS 물질안전보건자료Carcinogen List

Expert nomination 전문가 추천 참여

Refuse Dangerous Work 위험작업거부권

Institutionalization제도적 차원

Trade Secret 기업비밀조건

HS Committee 안전보건위원회 참여

Substitution requirement 위험물질 대체의무

Cultural change사회문화적 차원

Informed Consent사전동의

Policy consultation with feedback 정책결정과정 자문 참여

No outsourcing or subcontracting risks 위험의 하청 및 하도급 금지

기업이 정권을 넘어서 국가 내지는 사회와 그 수명을 같이 하고자 한다면 기업의 역할은 국가 내지는 사회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이익을 남기더라도 사회가 살아날 수 없다면 그리고 점점 더 와해된다면 이익을 남기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 기업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다국적기업의 경우 단순히 한 국가만이 아니라 전체 지구촌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에 포함되고 있는 것들

아동노동 중국의 생산기지

안전보건 한국의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하청

환경부담 희귀원소와 광산개발

이 모두 outsourcing or subcontracting risk to others including other countries

6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과 안전보건권리

빠른 기술변화에 주도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 안전의 시스템적 접근 그리고 최근 기업 특히 반도체 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대두되는 문제들을 살펴볼 때 이들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시스템을 구성하는 모든 주체들이 안전보건과 관련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면서 이를 통해 자신과 함께 주위의 다른 사람들을 서로 바라보며 서로 살펴주는 안전보건체계를 만들어야 함 이를 위해서는 모든 구성주체들이 자신의 지향점을 밝히고 그 구성체의 안전보건과 관련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모든 권리들을 갖는 것이 궁극적인 안전과 건강의 지향이어야 한다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5

lt발제문 2gt

반올림의 lt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gt 요구안

공 유 정 옥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1 대삼성 교섭 요구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2013년 3월부터 시작될 삼성과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2013년 2월 반올림 가족회의에서 lsquo삼성과 본 교섭을 하게 된다면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rsquo 토론

- 각자 생각하는 요구안을 여러 개 적어낸 후 이를 한데 모아 분류 책임자 처벌 공식

적인 공개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 산재인정 다섯 가지로 모아짐

- 당시 재발방지대책으로는 화학물질 등 작업환경 정보공개 및 알권리 보장 안전보건

에 대한 참여권 보장(노동조합 인정) 재발방지대책을 감시할 공식 기구 구성(피해자

가족이 추천한 제3의 시민단체 포함) 등이 언급

- 이후 내부 논의를 거쳐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 세 가지로 다시 정리함

실무협상의 쟁점

- 삼성의 입장 백혈병 항소심 원고 5명에 대한 보상 논의까지만 하는 것

ldquo회사는 본 협상 대상에 대해 항소심 원고 5명이 기본 입장이나 현재 1심 진행 중인 원고 등까지 확대하는 방향도 함께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협상 의제에 대해서도 우선적으로 보상에 집중하자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나 다른 의제들도 보상에 대한 협상이 마무리되면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rdquo

(2013년 7월 5일자 삼성전자 공문)

- 반올림의 입장 주요 당사자들이 스스로 결정한 세 가지의 요구안을 논의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6

ldquo8명을 본협상의 대상으로 삼자는 삼성의 안은 못받는다 왜냐면 우리는 8명에 대한 보상만을 위해 이 자리에 나온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의 치료와 피해에 대하여 해결하기 위해 이 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 보상 합의 후 나머지 의제 논의하자는 삼성의 제안은 못받는다(특히 보상합의후 나머지 의제에 대한 논의는 못한다) 본협상에 세 가지 의제를 모두 올려야 한다rdquo

(2013년 9월 8일 반올림 가족회의 결과)

실무협의에서 본 협상의 의제를 보상 사과 재발방지대책으로 최종 합의

본교섭을 앞두고 2013년 11월부터 12월까지 교섭단 전체모임(주요 피해자 가족+반올림 활동가)을 수차례 갖고 토론을 통해 요구안 세부내용을 구체화함

- 재발방지대책 요구안은 공중의 알 권리 보장 유해정보와 방재계획 공개 및 기구구

성 안전보건 감사 현재 작업환경 조사 노동자 참여권 보장 등으로 재정리

2013년 12월 17일 첫 번째 본교섭을 하루 앞두고 공식적인 요구안을 공개함

- 1~2항 사과 3~8항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 9~10항 보상 11~12항 기타

2 노동자 건강권 실현대책 요구안에 담긴 고민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제도가 포괄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많음

- ldquo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수백 종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만 기초적인 관리조차 안되고 있음

출처 2009년 서울대 산학협력단 lt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 자문보고서g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7

삼성 특유의 무결점에 대한 신앙 자율안전보건관리의 한계가 큼

- ldquo안전보건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lsquo우리 사업장의 안전 관리는 완벽하다rsquo는 자부심 때문에 문제 인식에 한계

출처 2012년 7월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 이에 따라 여러 정보들 중 신앙에 부합하는 내용을 선택적으로 수용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를 통해 감광제 내 벤젠 검출 사실이 알려지자 lsquo자

문단과 당사의 조사결과가 상이rsquo하다며 lsquo보고서 상의 ldquo벤젠검출rdquo 게재는 규명되

지 않은 내용이므로 즉시 삭제rsquo

위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비공개 방침을 고수

lsquo합리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직업성 노출 수준을 초과하지

않을 것이다(Occupational exposure limits would not be expected to be

exceeded in the reasonable worst case scenario)rsquo라며 안전보건관리상태를 극

찬한 인바이론의 보고서는 적극 인용 늦게나마 공개

출처 2011년 인바이론 ltSamsung Worker Exposure Characterization Studygt자료원 삼성반도체이야기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17)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8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일반적으로 안전보건에서는 현실과 괴리된 인식이 큰데 삼성도 예외가 아님

- 선전홍보 부문과 현장의 괴리 고위 인사들과 현장의 괴리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 6개월 뒤인 2013년 1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누출사고(1명 사망 4명 부상) 발

생하면서 2천여 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이 적발됨

출처 2013년 3월 4일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 특히 유해화학물질 취급 장소에 독성물질 중화배기시설 미설치 방독 마스크 등 보

호구의 지급middot사용 미비 가스공급실이나 화학물질 중앙공급실 등의 관리를 협력업체

에 맡기고 삼성전자 직원 1명이 82개 협력업체를 담당한 점 등은 형사처벌

재발 방지 혹은 노동자 건강권 실현을 위한 각 주체들의 역할에 대한 고민

- 공장 안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에

일상적으로 참여 감시하는 주체로서의 손발과 눈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러려면 회

사로부터 독립적인 lsquo집단rsquo으로 존재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9

- 그러나 삼성에는 노동조합이 없고 노동조합 설립을 회사에 요구할 문제도 아님 또

한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해온 반올림은 이 문제 해결의 한 주체임이 분명하지

만 (대부분) 퇴직한 노동자 가족 시민사회 등이므로 lsquo공장 밖rsquo에 있는 존재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민

- 위와 같은 삼성전자의 ldquo현재 조건rdquo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가 가장 큰 고민

-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없어서 즉 현장과 괴리된 신앙적 인식 때문에 그리고

공장 안에 회사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자들의 조직된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재발방지대책도 실현이 어려울 것 같다는 것

이런 고민들의 결과

a 교섭을 통해서 획기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해 단기간에 노동자 건강권을 구현할 일

이 아니며 이번 교섭은 미래를 위한 일종의 기초 공사인 셈 그렇다면 교섭을 통해

꼭 마련해야 하는 lsquo기초rsquo들은 무엇일까에 초점

rarr 노동자와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공개부터 시작

rarr 공장 안의 안전보건 주체인 노동자들이 스스로 힘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방해하

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약속을 받아두기

b 삼성의 인식 변화는 한번의 약속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 일방향적 선전홍보가 아니

라 ldquo진정한 외부rdquo와의 쌍방향 소통 경험을 쌓도록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ldquo잘하고 있

다rdquo ldquo모자라다rdquo는 외부의 피드백을 회사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이들로부터 지속적

으로 받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rarr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제3자의 감사 공장별 화학물질안전보건관리위원회를 통해

ldquo삼성 밖rdquo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마련

rarr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른 뒤에도 3년 정도는 합의내용의 이행을 점검하는 자리

를 만들기

참고 국제단체들도 삼성전자에게 철저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함께 NGO를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주문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0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c 과거에 대해 책임지되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으로 가령 여러 차례 있었던 현장조사결

과들이 대부분 비공개 처리되어왔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보 은폐에 대한 사과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교섭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낫겠

다는 판단 그 내용들은 이미 몇 년 전의 상태에 대한 것이므로 현 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방향

rarr 화학물질 취급과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

d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교섭 요구안은 원칙적인 수준으로 제시하고 세부내용은 실

무교섭 수준에서 조정하여 합의 특히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르면 회사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을 확보해줄 필요가 있음

rarr 협상종료 후 6개월 정도의 계획수립 시기를 보장

3 요구안 해설

요구안 3항 (정보공개와 알권리 보장)

삼성전자는 다음의 정보를 매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중(公衆)에 공개한다 1)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2)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방사선 발생장치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3)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유해위험성 정보

및 방제계획

알 권리는 안전보건의 기본 정보공개는 알 권리 보장의 시작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1

국제적으로도 전자산업 화학물질 등에 대한 정보 공개 중요성 강조

ldquo알 권리는 핵심적인 원칙이다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알 권리 안전보호가 얼마나 효과적이냐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개적인가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공중보건의 기본인 알 권리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사용 및 배출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와 기타 노출 원인이 될만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노출 모니터링 방법과 결과 및 제조업자나 그들의 하청업체가 마련한 의무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rdquo

- 미공중보건학회 정책 성명서 APHA Policy Statements Improving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in the Global Electronics Industry (Policy Date 10302012 Policy Number 20124)

삼성의 지나친 비 주의 수차례 정보 요청이 있었으나 거부당했고 심지어 공중에 공개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러하였음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변 (2012년 10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2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천안지청의 답변(2014 6 25)

영업비 에 대한 자의적 해석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는 공개할 의무가 있음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등)

그래도 영업비 유출이 우려된다면 해당 정보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는 무관하며 비공지성 경제성 비 관리성 유용성 등 영업비 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을 밝히면 됨

삼성에서도 정보 공개를 요청받지 않았을 뿐이라며 (비록 사실과 다른 주장이기는 하나) 앞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함 실현 가능성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httpsamsungsemiconstorycom88) (2012년 7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3

요구안 4항 (종합진단 실시)

4-1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연구자로 하여금 다음의 사항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게 한다 1) 각 사업장 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취급 시설 등 화학물질 취급

현황 전반 2) 각 사업장 별 유해물질(유해가스를 포함)에 대한 노출평가 보호장비 지급 정

보제공과 교육 사고 시 방제대책 등 안전보건관리 현황 전반

4-2 종합진단의 결과는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공개한다

4-3 삼성전자는 정보 제공 등 종합진단에 성실히 협조하고 독립성을 보장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성 강조

ldquo삼성전자 반도체 전 공장(화성기흥온양)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및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rdquo (2013년 고용노동부)

이미 수차례 정부 및 전문기관들의 연구조사가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음

문제1 조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

문제2 조사결과의 투명성 결여 (조사결과 비공개)

문제3 일부 조사결과의 시효 (반도체 생산현장의 빠른 변화)

ldquo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인바이론 조사는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 사

측은 조사팀을 어떻게 모니터하는지 참여 전문가는 누구인지 전직 삼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rdquo

출처 2010년 12월 네덜란드 투자운용기관 APG NEWSLETTER ON RESPONSIBLE OWNERSHIP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4

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5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4

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6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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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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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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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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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Page 7: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발제문 1 반도체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ndash 백도명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5

lt발제문 2gt

반올림의 lt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gt 요구안

공 유 정 옥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1 대삼성 교섭 요구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2013년 3월부터 시작될 삼성과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2013년 2월 반올림 가족회의에서 lsquo삼성과 본 교섭을 하게 된다면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rsquo 토론

- 각자 생각하는 요구안을 여러 개 적어낸 후 이를 한데 모아 분류 책임자 처벌 공식

적인 공개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 산재인정 다섯 가지로 모아짐

- 당시 재발방지대책으로는 화학물질 등 작업환경 정보공개 및 알권리 보장 안전보건

에 대한 참여권 보장(노동조합 인정) 재발방지대책을 감시할 공식 기구 구성(피해자

가족이 추천한 제3의 시민단체 포함) 등이 언급

- 이후 내부 논의를 거쳐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 세 가지로 다시 정리함

실무협상의 쟁점

- 삼성의 입장 백혈병 항소심 원고 5명에 대한 보상 논의까지만 하는 것

ldquo회사는 본 협상 대상에 대해 항소심 원고 5명이 기본 입장이나 현재 1심 진행 중인 원고 등까지 확대하는 방향도 함께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협상 의제에 대해서도 우선적으로 보상에 집중하자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나 다른 의제들도 보상에 대한 협상이 마무리되면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rdquo

(2013년 7월 5일자 삼성전자 공문)

- 반올림의 입장 주요 당사자들이 스스로 결정한 세 가지의 요구안을 논의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6

ldquo8명을 본협상의 대상으로 삼자는 삼성의 안은 못받는다 왜냐면 우리는 8명에 대한 보상만을 위해 이 자리에 나온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의 치료와 피해에 대하여 해결하기 위해 이 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 보상 합의 후 나머지 의제 논의하자는 삼성의 제안은 못받는다(특히 보상합의후 나머지 의제에 대한 논의는 못한다) 본협상에 세 가지 의제를 모두 올려야 한다rdquo

(2013년 9월 8일 반올림 가족회의 결과)

실무협의에서 본 협상의 의제를 보상 사과 재발방지대책으로 최종 합의

본교섭을 앞두고 2013년 11월부터 12월까지 교섭단 전체모임(주요 피해자 가족+반올림 활동가)을 수차례 갖고 토론을 통해 요구안 세부내용을 구체화함

- 재발방지대책 요구안은 공중의 알 권리 보장 유해정보와 방재계획 공개 및 기구구

성 안전보건 감사 현재 작업환경 조사 노동자 참여권 보장 등으로 재정리

2013년 12월 17일 첫 번째 본교섭을 하루 앞두고 공식적인 요구안을 공개함

- 1~2항 사과 3~8항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 9~10항 보상 11~12항 기타

2 노동자 건강권 실현대책 요구안에 담긴 고민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제도가 포괄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많음

- ldquo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수백 종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만 기초적인 관리조차 안되고 있음

출처 2009년 서울대 산학협력단 lt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 자문보고서g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7

삼성 특유의 무결점에 대한 신앙 자율안전보건관리의 한계가 큼

- ldquo안전보건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lsquo우리 사업장의 안전 관리는 완벽하다rsquo는 자부심 때문에 문제 인식에 한계

출처 2012년 7월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 이에 따라 여러 정보들 중 신앙에 부합하는 내용을 선택적으로 수용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를 통해 감광제 내 벤젠 검출 사실이 알려지자 lsquo자

문단과 당사의 조사결과가 상이rsquo하다며 lsquo보고서 상의 ldquo벤젠검출rdquo 게재는 규명되

지 않은 내용이므로 즉시 삭제rsquo

위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비공개 방침을 고수

lsquo합리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직업성 노출 수준을 초과하지

않을 것이다(Occupational exposure limits would not be expected to be

exceeded in the reasonable worst case scenario)rsquo라며 안전보건관리상태를 극

찬한 인바이론의 보고서는 적극 인용 늦게나마 공개

출처 2011년 인바이론 ltSamsung Worker Exposure Characterization Studygt자료원 삼성반도체이야기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17)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8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일반적으로 안전보건에서는 현실과 괴리된 인식이 큰데 삼성도 예외가 아님

- 선전홍보 부문과 현장의 괴리 고위 인사들과 현장의 괴리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 6개월 뒤인 2013년 1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누출사고(1명 사망 4명 부상) 발

생하면서 2천여 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이 적발됨

출처 2013년 3월 4일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 특히 유해화학물질 취급 장소에 독성물질 중화배기시설 미설치 방독 마스크 등 보

호구의 지급middot사용 미비 가스공급실이나 화학물질 중앙공급실 등의 관리를 협력업체

에 맡기고 삼성전자 직원 1명이 82개 협력업체를 담당한 점 등은 형사처벌

재발 방지 혹은 노동자 건강권 실현을 위한 각 주체들의 역할에 대한 고민

- 공장 안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에

일상적으로 참여 감시하는 주체로서의 손발과 눈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러려면 회

사로부터 독립적인 lsquo집단rsquo으로 존재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9

- 그러나 삼성에는 노동조합이 없고 노동조합 설립을 회사에 요구할 문제도 아님 또

한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해온 반올림은 이 문제 해결의 한 주체임이 분명하지

만 (대부분) 퇴직한 노동자 가족 시민사회 등이므로 lsquo공장 밖rsquo에 있는 존재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민

- 위와 같은 삼성전자의 ldquo현재 조건rdquo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가 가장 큰 고민

-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없어서 즉 현장과 괴리된 신앙적 인식 때문에 그리고

공장 안에 회사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자들의 조직된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재발방지대책도 실현이 어려울 것 같다는 것

이런 고민들의 결과

a 교섭을 통해서 획기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해 단기간에 노동자 건강권을 구현할 일

이 아니며 이번 교섭은 미래를 위한 일종의 기초 공사인 셈 그렇다면 교섭을 통해

꼭 마련해야 하는 lsquo기초rsquo들은 무엇일까에 초점

rarr 노동자와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공개부터 시작

rarr 공장 안의 안전보건 주체인 노동자들이 스스로 힘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방해하

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약속을 받아두기

b 삼성의 인식 변화는 한번의 약속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 일방향적 선전홍보가 아니

라 ldquo진정한 외부rdquo와의 쌍방향 소통 경험을 쌓도록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ldquo잘하고 있

다rdquo ldquo모자라다rdquo는 외부의 피드백을 회사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이들로부터 지속적

으로 받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rarr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제3자의 감사 공장별 화학물질안전보건관리위원회를 통해

ldquo삼성 밖rdquo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마련

rarr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른 뒤에도 3년 정도는 합의내용의 이행을 점검하는 자리

를 만들기

참고 국제단체들도 삼성전자에게 철저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함께 NGO를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주문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0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c 과거에 대해 책임지되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으로 가령 여러 차례 있었던 현장조사결

과들이 대부분 비공개 처리되어왔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보 은폐에 대한 사과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교섭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낫겠

다는 판단 그 내용들은 이미 몇 년 전의 상태에 대한 것이므로 현 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방향

rarr 화학물질 취급과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

d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교섭 요구안은 원칙적인 수준으로 제시하고 세부내용은 실

무교섭 수준에서 조정하여 합의 특히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르면 회사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을 확보해줄 필요가 있음

rarr 협상종료 후 6개월 정도의 계획수립 시기를 보장

3 요구안 해설

요구안 3항 (정보공개와 알권리 보장)

삼성전자는 다음의 정보를 매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중(公衆)에 공개한다 1)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2)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방사선 발생장치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3)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유해위험성 정보

및 방제계획

알 권리는 안전보건의 기본 정보공개는 알 권리 보장의 시작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1

국제적으로도 전자산업 화학물질 등에 대한 정보 공개 중요성 강조

ldquo알 권리는 핵심적인 원칙이다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알 권리 안전보호가 얼마나 효과적이냐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개적인가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공중보건의 기본인 알 권리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사용 및 배출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와 기타 노출 원인이 될만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노출 모니터링 방법과 결과 및 제조업자나 그들의 하청업체가 마련한 의무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rdquo

- 미공중보건학회 정책 성명서 APHA Policy Statements Improving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in the Global Electronics Industry (Policy Date 10302012 Policy Number 20124)

삼성의 지나친 비 주의 수차례 정보 요청이 있었으나 거부당했고 심지어 공중에 공개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러하였음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변 (2012년 10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2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천안지청의 답변(2014 6 25)

영업비 에 대한 자의적 해석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는 공개할 의무가 있음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등)

그래도 영업비 유출이 우려된다면 해당 정보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는 무관하며 비공지성 경제성 비 관리성 유용성 등 영업비 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을 밝히면 됨

삼성에서도 정보 공개를 요청받지 않았을 뿐이라며 (비록 사실과 다른 주장이기는 하나) 앞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함 실현 가능성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httpsamsungsemiconstorycom88) (2012년 7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3

요구안 4항 (종합진단 실시)

4-1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연구자로 하여금 다음의 사항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게 한다 1) 각 사업장 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취급 시설 등 화학물질 취급

현황 전반 2) 각 사업장 별 유해물질(유해가스를 포함)에 대한 노출평가 보호장비 지급 정

보제공과 교육 사고 시 방제대책 등 안전보건관리 현황 전반

4-2 종합진단의 결과는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공개한다

4-3 삼성전자는 정보 제공 등 종합진단에 성실히 협조하고 독립성을 보장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성 강조

ldquo삼성전자 반도체 전 공장(화성기흥온양)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및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rdquo (2013년 고용노동부)

이미 수차례 정부 및 전문기관들의 연구조사가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음

문제1 조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

문제2 조사결과의 투명성 결여 (조사결과 비공개)

문제3 일부 조사결과의 시효 (반도체 생산현장의 빠른 변화)

ldquo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인바이론 조사는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 사

측은 조사팀을 어떻게 모니터하는지 참여 전문가는 누구인지 전직 삼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rdquo

출처 2010년 12월 네덜란드 투자운용기관 APG NEWSLETTER ON RESPONSIBLE OWNERSHIP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4

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5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4

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6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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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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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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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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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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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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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5

lt발제문 2gt

반올림의 lt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gt 요구안

공 유 정 옥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1 대삼성 교섭 요구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2013년 3월부터 시작될 삼성과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2013년 2월 반올림 가족회의에서 lsquo삼성과 본 교섭을 하게 된다면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rsquo 토론

- 각자 생각하는 요구안을 여러 개 적어낸 후 이를 한데 모아 분류 책임자 처벌 공식

적인 공개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 산재인정 다섯 가지로 모아짐

- 당시 재발방지대책으로는 화학물질 등 작업환경 정보공개 및 알권리 보장 안전보건

에 대한 참여권 보장(노동조합 인정) 재발방지대책을 감시할 공식 기구 구성(피해자

가족이 추천한 제3의 시민단체 포함) 등이 언급

- 이후 내부 논의를 거쳐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 세 가지로 다시 정리함

실무협상의 쟁점

- 삼성의 입장 백혈병 항소심 원고 5명에 대한 보상 논의까지만 하는 것

ldquo회사는 본 협상 대상에 대해 항소심 원고 5명이 기본 입장이나 현재 1심 진행 중인 원고 등까지 확대하는 방향도 함께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협상 의제에 대해서도 우선적으로 보상에 집중하자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나 다른 의제들도 보상에 대한 협상이 마무리되면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rdquo

(2013년 7월 5일자 삼성전자 공문)

- 반올림의 입장 주요 당사자들이 스스로 결정한 세 가지의 요구안을 논의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6

ldquo8명을 본협상의 대상으로 삼자는 삼성의 안은 못받는다 왜냐면 우리는 8명에 대한 보상만을 위해 이 자리에 나온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의 치료와 피해에 대하여 해결하기 위해 이 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 보상 합의 후 나머지 의제 논의하자는 삼성의 제안은 못받는다(특히 보상합의후 나머지 의제에 대한 논의는 못한다) 본협상에 세 가지 의제를 모두 올려야 한다rdquo

(2013년 9월 8일 반올림 가족회의 결과)

실무협의에서 본 협상의 의제를 보상 사과 재발방지대책으로 최종 합의

본교섭을 앞두고 2013년 11월부터 12월까지 교섭단 전체모임(주요 피해자 가족+반올림 활동가)을 수차례 갖고 토론을 통해 요구안 세부내용을 구체화함

- 재발방지대책 요구안은 공중의 알 권리 보장 유해정보와 방재계획 공개 및 기구구

성 안전보건 감사 현재 작업환경 조사 노동자 참여권 보장 등으로 재정리

2013년 12월 17일 첫 번째 본교섭을 하루 앞두고 공식적인 요구안을 공개함

- 1~2항 사과 3~8항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 9~10항 보상 11~12항 기타

2 노동자 건강권 실현대책 요구안에 담긴 고민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제도가 포괄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많음

- ldquo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수백 종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만 기초적인 관리조차 안되고 있음

출처 2009년 서울대 산학협력단 lt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 자문보고서g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7

삼성 특유의 무결점에 대한 신앙 자율안전보건관리의 한계가 큼

- ldquo안전보건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lsquo우리 사업장의 안전 관리는 완벽하다rsquo는 자부심 때문에 문제 인식에 한계

출처 2012년 7월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 이에 따라 여러 정보들 중 신앙에 부합하는 내용을 선택적으로 수용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를 통해 감광제 내 벤젠 검출 사실이 알려지자 lsquo자

문단과 당사의 조사결과가 상이rsquo하다며 lsquo보고서 상의 ldquo벤젠검출rdquo 게재는 규명되

지 않은 내용이므로 즉시 삭제rsquo

위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비공개 방침을 고수

lsquo합리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직업성 노출 수준을 초과하지

않을 것이다(Occupational exposure limits would not be expected to be

exceeded in the reasonable worst case scenario)rsquo라며 안전보건관리상태를 극

찬한 인바이론의 보고서는 적극 인용 늦게나마 공개

출처 2011년 인바이론 ltSamsung Worker Exposure Characterization Studygt자료원 삼성반도체이야기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17)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8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일반적으로 안전보건에서는 현실과 괴리된 인식이 큰데 삼성도 예외가 아님

- 선전홍보 부문과 현장의 괴리 고위 인사들과 현장의 괴리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 6개월 뒤인 2013년 1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누출사고(1명 사망 4명 부상) 발

생하면서 2천여 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이 적발됨

출처 2013년 3월 4일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 특히 유해화학물질 취급 장소에 독성물질 중화배기시설 미설치 방독 마스크 등 보

호구의 지급middot사용 미비 가스공급실이나 화학물질 중앙공급실 등의 관리를 협력업체

에 맡기고 삼성전자 직원 1명이 82개 협력업체를 담당한 점 등은 형사처벌

재발 방지 혹은 노동자 건강권 실현을 위한 각 주체들의 역할에 대한 고민

- 공장 안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에

일상적으로 참여 감시하는 주체로서의 손발과 눈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러려면 회

사로부터 독립적인 lsquo집단rsquo으로 존재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9

- 그러나 삼성에는 노동조합이 없고 노동조합 설립을 회사에 요구할 문제도 아님 또

한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해온 반올림은 이 문제 해결의 한 주체임이 분명하지

만 (대부분) 퇴직한 노동자 가족 시민사회 등이므로 lsquo공장 밖rsquo에 있는 존재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민

- 위와 같은 삼성전자의 ldquo현재 조건rdquo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가 가장 큰 고민

-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없어서 즉 현장과 괴리된 신앙적 인식 때문에 그리고

공장 안에 회사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자들의 조직된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재발방지대책도 실현이 어려울 것 같다는 것

이런 고민들의 결과

a 교섭을 통해서 획기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해 단기간에 노동자 건강권을 구현할 일

이 아니며 이번 교섭은 미래를 위한 일종의 기초 공사인 셈 그렇다면 교섭을 통해

꼭 마련해야 하는 lsquo기초rsquo들은 무엇일까에 초점

rarr 노동자와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공개부터 시작

rarr 공장 안의 안전보건 주체인 노동자들이 스스로 힘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방해하

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약속을 받아두기

b 삼성의 인식 변화는 한번의 약속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 일방향적 선전홍보가 아니

라 ldquo진정한 외부rdquo와의 쌍방향 소통 경험을 쌓도록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ldquo잘하고 있

다rdquo ldquo모자라다rdquo는 외부의 피드백을 회사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이들로부터 지속적

으로 받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rarr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제3자의 감사 공장별 화학물질안전보건관리위원회를 통해

ldquo삼성 밖rdquo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마련

rarr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른 뒤에도 3년 정도는 합의내용의 이행을 점검하는 자리

를 만들기

참고 국제단체들도 삼성전자에게 철저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함께 NGO를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주문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0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c 과거에 대해 책임지되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으로 가령 여러 차례 있었던 현장조사결

과들이 대부분 비공개 처리되어왔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보 은폐에 대한 사과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교섭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낫겠

다는 판단 그 내용들은 이미 몇 년 전의 상태에 대한 것이므로 현 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방향

rarr 화학물질 취급과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

d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교섭 요구안은 원칙적인 수준으로 제시하고 세부내용은 실

무교섭 수준에서 조정하여 합의 특히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르면 회사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을 확보해줄 필요가 있음

rarr 협상종료 후 6개월 정도의 계획수립 시기를 보장

3 요구안 해설

요구안 3항 (정보공개와 알권리 보장)

삼성전자는 다음의 정보를 매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중(公衆)에 공개한다 1)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2)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방사선 발생장치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3)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유해위험성 정보

및 방제계획

알 권리는 안전보건의 기본 정보공개는 알 권리 보장의 시작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1

국제적으로도 전자산업 화학물질 등에 대한 정보 공개 중요성 강조

ldquo알 권리는 핵심적인 원칙이다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알 권리 안전보호가 얼마나 효과적이냐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개적인가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공중보건의 기본인 알 권리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사용 및 배출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와 기타 노출 원인이 될만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노출 모니터링 방법과 결과 및 제조업자나 그들의 하청업체가 마련한 의무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rdquo

- 미공중보건학회 정책 성명서 APHA Policy Statements Improving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in the Global Electronics Industry (Policy Date 10302012 Policy Number 20124)

삼성의 지나친 비 주의 수차례 정보 요청이 있었으나 거부당했고 심지어 공중에 공개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러하였음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변 (2012년 10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2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천안지청의 답변(2014 6 25)

영업비 에 대한 자의적 해석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는 공개할 의무가 있음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등)

그래도 영업비 유출이 우려된다면 해당 정보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는 무관하며 비공지성 경제성 비 관리성 유용성 등 영업비 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을 밝히면 됨

삼성에서도 정보 공개를 요청받지 않았을 뿐이라며 (비록 사실과 다른 주장이기는 하나) 앞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함 실현 가능성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httpsamsungsemiconstorycom88) (2012년 7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3

요구안 4항 (종합진단 실시)

4-1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연구자로 하여금 다음의 사항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게 한다 1) 각 사업장 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취급 시설 등 화학물질 취급

현황 전반 2) 각 사업장 별 유해물질(유해가스를 포함)에 대한 노출평가 보호장비 지급 정

보제공과 교육 사고 시 방제대책 등 안전보건관리 현황 전반

4-2 종합진단의 결과는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공개한다

4-3 삼성전자는 정보 제공 등 종합진단에 성실히 협조하고 독립성을 보장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성 강조

ldquo삼성전자 반도체 전 공장(화성기흥온양)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및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rdquo (2013년 고용노동부)

이미 수차례 정부 및 전문기관들의 연구조사가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음

문제1 조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

문제2 조사결과의 투명성 결여 (조사결과 비공개)

문제3 일부 조사결과의 시효 (반도체 생산현장의 빠른 변화)

ldquo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인바이론 조사는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 사

측은 조사팀을 어떻게 모니터하는지 참여 전문가는 누구인지 전직 삼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rdquo

출처 2010년 12월 네덜란드 투자운용기관 APG NEWSLETTER ON RESPONSIBLE OWNERSHIP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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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5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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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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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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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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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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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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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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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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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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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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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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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Page 9: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6

ldquo8명을 본협상의 대상으로 삼자는 삼성의 안은 못받는다 왜냐면 우리는 8명에 대한 보상만을 위해 이 자리에 나온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의 치료와 피해에 대하여 해결하기 위해 이 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 보상 합의 후 나머지 의제 논의하자는 삼성의 제안은 못받는다(특히 보상합의후 나머지 의제에 대한 논의는 못한다) 본협상에 세 가지 의제를 모두 올려야 한다rdquo

(2013년 9월 8일 반올림 가족회의 결과)

실무협의에서 본 협상의 의제를 보상 사과 재발방지대책으로 최종 합의

본교섭을 앞두고 2013년 11월부터 12월까지 교섭단 전체모임(주요 피해자 가족+반올림 활동가)을 수차례 갖고 토론을 통해 요구안 세부내용을 구체화함

- 재발방지대책 요구안은 공중의 알 권리 보장 유해정보와 방재계획 공개 및 기구구

성 안전보건 감사 현재 작업환경 조사 노동자 참여권 보장 등으로 재정리

2013년 12월 17일 첫 번째 본교섭을 하루 앞두고 공식적인 요구안을 공개함

- 1~2항 사과 3~8항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 9~10항 보상 11~12항 기타

2 노동자 건강권 실현대책 요구안에 담긴 고민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제도가 포괄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많음

- ldquo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수백 종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만 기초적인 관리조차 안되고 있음

출처 2009년 서울대 산학협력단 lt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 자문보고서g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7

삼성 특유의 무결점에 대한 신앙 자율안전보건관리의 한계가 큼

- ldquo안전보건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lsquo우리 사업장의 안전 관리는 완벽하다rsquo는 자부심 때문에 문제 인식에 한계

출처 2012년 7월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 이에 따라 여러 정보들 중 신앙에 부합하는 내용을 선택적으로 수용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를 통해 감광제 내 벤젠 검출 사실이 알려지자 lsquo자

문단과 당사의 조사결과가 상이rsquo하다며 lsquo보고서 상의 ldquo벤젠검출rdquo 게재는 규명되

지 않은 내용이므로 즉시 삭제rsquo

위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비공개 방침을 고수

lsquo합리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직업성 노출 수준을 초과하지

않을 것이다(Occupational exposure limits would not be expected to be

exceeded in the reasonable worst case scenario)rsquo라며 안전보건관리상태를 극

찬한 인바이론의 보고서는 적극 인용 늦게나마 공개

출처 2011년 인바이론 ltSamsung Worker Exposure Characterization Studygt자료원 삼성반도체이야기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17)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8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일반적으로 안전보건에서는 현실과 괴리된 인식이 큰데 삼성도 예외가 아님

- 선전홍보 부문과 현장의 괴리 고위 인사들과 현장의 괴리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 6개월 뒤인 2013년 1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누출사고(1명 사망 4명 부상) 발

생하면서 2천여 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이 적발됨

출처 2013년 3월 4일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 특히 유해화학물질 취급 장소에 독성물질 중화배기시설 미설치 방독 마스크 등 보

호구의 지급middot사용 미비 가스공급실이나 화학물질 중앙공급실 등의 관리를 협력업체

에 맡기고 삼성전자 직원 1명이 82개 협력업체를 담당한 점 등은 형사처벌

재발 방지 혹은 노동자 건강권 실현을 위한 각 주체들의 역할에 대한 고민

- 공장 안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에

일상적으로 참여 감시하는 주체로서의 손발과 눈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러려면 회

사로부터 독립적인 lsquo집단rsquo으로 존재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9

- 그러나 삼성에는 노동조합이 없고 노동조합 설립을 회사에 요구할 문제도 아님 또

한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해온 반올림은 이 문제 해결의 한 주체임이 분명하지

만 (대부분) 퇴직한 노동자 가족 시민사회 등이므로 lsquo공장 밖rsquo에 있는 존재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민

- 위와 같은 삼성전자의 ldquo현재 조건rdquo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가 가장 큰 고민

-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없어서 즉 현장과 괴리된 신앙적 인식 때문에 그리고

공장 안에 회사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자들의 조직된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재발방지대책도 실현이 어려울 것 같다는 것

이런 고민들의 결과

a 교섭을 통해서 획기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해 단기간에 노동자 건강권을 구현할 일

이 아니며 이번 교섭은 미래를 위한 일종의 기초 공사인 셈 그렇다면 교섭을 통해

꼭 마련해야 하는 lsquo기초rsquo들은 무엇일까에 초점

rarr 노동자와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공개부터 시작

rarr 공장 안의 안전보건 주체인 노동자들이 스스로 힘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방해하

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약속을 받아두기

b 삼성의 인식 변화는 한번의 약속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 일방향적 선전홍보가 아니

라 ldquo진정한 외부rdquo와의 쌍방향 소통 경험을 쌓도록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ldquo잘하고 있

다rdquo ldquo모자라다rdquo는 외부의 피드백을 회사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이들로부터 지속적

으로 받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rarr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제3자의 감사 공장별 화학물질안전보건관리위원회를 통해

ldquo삼성 밖rdquo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마련

rarr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른 뒤에도 3년 정도는 합의내용의 이행을 점검하는 자리

를 만들기

참고 국제단체들도 삼성전자에게 철저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함께 NGO를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주문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0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c 과거에 대해 책임지되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으로 가령 여러 차례 있었던 현장조사결

과들이 대부분 비공개 처리되어왔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보 은폐에 대한 사과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교섭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낫겠

다는 판단 그 내용들은 이미 몇 년 전의 상태에 대한 것이므로 현 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방향

rarr 화학물질 취급과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

d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교섭 요구안은 원칙적인 수준으로 제시하고 세부내용은 실

무교섭 수준에서 조정하여 합의 특히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르면 회사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을 확보해줄 필요가 있음

rarr 협상종료 후 6개월 정도의 계획수립 시기를 보장

3 요구안 해설

요구안 3항 (정보공개와 알권리 보장)

삼성전자는 다음의 정보를 매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중(公衆)에 공개한다 1)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2)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방사선 발생장치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3)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유해위험성 정보

및 방제계획

알 권리는 안전보건의 기본 정보공개는 알 권리 보장의 시작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1

국제적으로도 전자산업 화학물질 등에 대한 정보 공개 중요성 강조

ldquo알 권리는 핵심적인 원칙이다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알 권리 안전보호가 얼마나 효과적이냐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개적인가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공중보건의 기본인 알 권리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사용 및 배출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와 기타 노출 원인이 될만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노출 모니터링 방법과 결과 및 제조업자나 그들의 하청업체가 마련한 의무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rdquo

- 미공중보건학회 정책 성명서 APHA Policy Statements Improving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in the Global Electronics Industry (Policy Date 10302012 Policy Number 20124)

삼성의 지나친 비 주의 수차례 정보 요청이 있었으나 거부당했고 심지어 공중에 공개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러하였음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변 (2012년 10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2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천안지청의 답변(2014 6 25)

영업비 에 대한 자의적 해석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는 공개할 의무가 있음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등)

그래도 영업비 유출이 우려된다면 해당 정보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는 무관하며 비공지성 경제성 비 관리성 유용성 등 영업비 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을 밝히면 됨

삼성에서도 정보 공개를 요청받지 않았을 뿐이라며 (비록 사실과 다른 주장이기는 하나) 앞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함 실현 가능성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httpsamsungsemiconstorycom88) (2012년 7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3

요구안 4항 (종합진단 실시)

4-1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연구자로 하여금 다음의 사항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게 한다 1) 각 사업장 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취급 시설 등 화학물질 취급

현황 전반 2) 각 사업장 별 유해물질(유해가스를 포함)에 대한 노출평가 보호장비 지급 정

보제공과 교육 사고 시 방제대책 등 안전보건관리 현황 전반

4-2 종합진단의 결과는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공개한다

4-3 삼성전자는 정보 제공 등 종합진단에 성실히 협조하고 독립성을 보장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성 강조

ldquo삼성전자 반도체 전 공장(화성기흥온양)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및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rdquo (2013년 고용노동부)

이미 수차례 정부 및 전문기관들의 연구조사가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음

문제1 조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

문제2 조사결과의 투명성 결여 (조사결과 비공개)

문제3 일부 조사결과의 시효 (반도체 생산현장의 빠른 변화)

ldquo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인바이론 조사는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 사

측은 조사팀을 어떻게 모니터하는지 참여 전문가는 누구인지 전직 삼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rdquo

출처 2010년 12월 네덜란드 투자운용기관 APG NEWSLETTER ON RESPONSIBLE OWNERSHIP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4

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5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4

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6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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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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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7

삼성 특유의 무결점에 대한 신앙 자율안전보건관리의 한계가 큼

- ldquo안전보건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rdquo ne ldquo사업장이 안전하다rdquo

- lsquo우리 사업장의 안전 관리는 완벽하다rsquo는 자부심 때문에 문제 인식에 한계

출처 2012년 7월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 이에 따라 여러 정보들 중 신앙에 부합하는 내용을 선택적으로 수용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를 통해 감광제 내 벤젠 검출 사실이 알려지자 lsquo자

문단과 당사의 조사결과가 상이rsquo하다며 lsquo보고서 상의 ldquo벤젠검출rdquo 게재는 규명되

지 않은 내용이므로 즉시 삭제rsquo

위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비공개 방침을 고수

lsquo합리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직업성 노출 수준을 초과하지

않을 것이다(Occupational exposure limits would not be expected to be

exceeded in the reasonable worst case scenario)rsquo라며 안전보건관리상태를 극

찬한 인바이론의 보고서는 적극 인용 늦게나마 공개

출처 2011년 인바이론 ltSamsung Worker Exposure Characterization Studygt자료원 삼성반도체이야기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17)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8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일반적으로 안전보건에서는 현실과 괴리된 인식이 큰데 삼성도 예외가 아님

- 선전홍보 부문과 현장의 괴리 고위 인사들과 현장의 괴리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 6개월 뒤인 2013년 1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누출사고(1명 사망 4명 부상) 발

생하면서 2천여 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이 적발됨

출처 2013년 3월 4일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 특히 유해화학물질 취급 장소에 독성물질 중화배기시설 미설치 방독 마스크 등 보

호구의 지급middot사용 미비 가스공급실이나 화학물질 중앙공급실 등의 관리를 협력업체

에 맡기고 삼성전자 직원 1명이 82개 협력업체를 담당한 점 등은 형사처벌

재발 방지 혹은 노동자 건강권 실현을 위한 각 주체들의 역할에 대한 고민

- 공장 안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에

일상적으로 참여 감시하는 주체로서의 손발과 눈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러려면 회

사로부터 독립적인 lsquo집단rsquo으로 존재해야 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9

- 그러나 삼성에는 노동조합이 없고 노동조합 설립을 회사에 요구할 문제도 아님 또

한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해온 반올림은 이 문제 해결의 한 주체임이 분명하지

만 (대부분) 퇴직한 노동자 가족 시민사회 등이므로 lsquo공장 밖rsquo에 있는 존재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민

- 위와 같은 삼성전자의 ldquo현재 조건rdquo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가 가장 큰 고민

-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없어서 즉 현장과 괴리된 신앙적 인식 때문에 그리고

공장 안에 회사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자들의 조직된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재발방지대책도 실현이 어려울 것 같다는 것

이런 고민들의 결과

a 교섭을 통해서 획기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해 단기간에 노동자 건강권을 구현할 일

이 아니며 이번 교섭은 미래를 위한 일종의 기초 공사인 셈 그렇다면 교섭을 통해

꼭 마련해야 하는 lsquo기초rsquo들은 무엇일까에 초점

rarr 노동자와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공개부터 시작

rarr 공장 안의 안전보건 주체인 노동자들이 스스로 힘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방해하

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약속을 받아두기

b 삼성의 인식 변화는 한번의 약속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 일방향적 선전홍보가 아니

라 ldquo진정한 외부rdquo와의 쌍방향 소통 경험을 쌓도록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ldquo잘하고 있

다rdquo ldquo모자라다rdquo는 외부의 피드백을 회사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이들로부터 지속적

으로 받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rarr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제3자의 감사 공장별 화학물질안전보건관리위원회를 통해

ldquo삼성 밖rdquo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마련

rarr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른 뒤에도 3년 정도는 합의내용의 이행을 점검하는 자리

를 만들기

참고 국제단체들도 삼성전자에게 철저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함께 NGO를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주문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0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c 과거에 대해 책임지되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으로 가령 여러 차례 있었던 현장조사결

과들이 대부분 비공개 처리되어왔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보 은폐에 대한 사과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교섭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낫겠

다는 판단 그 내용들은 이미 몇 년 전의 상태에 대한 것이므로 현 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방향

rarr 화학물질 취급과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

d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교섭 요구안은 원칙적인 수준으로 제시하고 세부내용은 실

무교섭 수준에서 조정하여 합의 특히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르면 회사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을 확보해줄 필요가 있음

rarr 협상종료 후 6개월 정도의 계획수립 시기를 보장

3 요구안 해설

요구안 3항 (정보공개와 알권리 보장)

삼성전자는 다음의 정보를 매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중(公衆)에 공개한다 1)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2)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방사선 발생장치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3)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유해위험성 정보

및 방제계획

알 권리는 안전보건의 기본 정보공개는 알 권리 보장의 시작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1

국제적으로도 전자산업 화학물질 등에 대한 정보 공개 중요성 강조

ldquo알 권리는 핵심적인 원칙이다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알 권리 안전보호가 얼마나 효과적이냐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개적인가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공중보건의 기본인 알 권리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사용 및 배출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와 기타 노출 원인이 될만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노출 모니터링 방법과 결과 및 제조업자나 그들의 하청업체가 마련한 의무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rdquo

- 미공중보건학회 정책 성명서 APHA Policy Statements Improving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in the Global Electronics Industry (Policy Date 10302012 Policy Number 20124)

삼성의 지나친 비 주의 수차례 정보 요청이 있었으나 거부당했고 심지어 공중에 공개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러하였음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변 (2012년 10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2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천안지청의 답변(2014 6 25)

영업비 에 대한 자의적 해석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는 공개할 의무가 있음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등)

그래도 영업비 유출이 우려된다면 해당 정보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는 무관하며 비공지성 경제성 비 관리성 유용성 등 영업비 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을 밝히면 됨

삼성에서도 정보 공개를 요청받지 않았을 뿐이라며 (비록 사실과 다른 주장이기는 하나) 앞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함 실현 가능성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httpsamsungsemiconstorycom88) (2012년 7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3

요구안 4항 (종합진단 실시)

4-1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연구자로 하여금 다음의 사항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게 한다 1) 각 사업장 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취급 시설 등 화학물질 취급

현황 전반 2) 각 사업장 별 유해물질(유해가스를 포함)에 대한 노출평가 보호장비 지급 정

보제공과 교육 사고 시 방제대책 등 안전보건관리 현황 전반

4-2 종합진단의 결과는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공개한다

4-3 삼성전자는 정보 제공 등 종합진단에 성실히 협조하고 독립성을 보장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성 강조

ldquo삼성전자 반도체 전 공장(화성기흥온양)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및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rdquo (2013년 고용노동부)

이미 수차례 정부 및 전문기관들의 연구조사가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음

문제1 조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

문제2 조사결과의 투명성 결여 (조사결과 비공개)

문제3 일부 조사결과의 시효 (반도체 생산현장의 빠른 변화)

ldquo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인바이론 조사는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 사

측은 조사팀을 어떻게 모니터하는지 참여 전문가는 누구인지 전직 삼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rdquo

출처 2010년 12월 네덜란드 투자운용기관 APG NEWSLETTER ON RESPONSIBLE OWNERSHIP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4

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5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4

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6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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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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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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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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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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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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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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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8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일반적으로 안전보건에서는 현실과 괴리된 인식이 큰데 삼성도 예외가 아님

- 선전홍보 부문과 현장의 괴리 고위 인사들과 현장의 괴리

출처 2012년 5월 삼성전자 lt2012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 6개월 뒤인 2013년 1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누출사고(1명 사망 4명 부상) 발

생하면서 2천여 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이 적발됨

출처 2013년 3월 4일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 특히 유해화학물질 취급 장소에 독성물질 중화배기시설 미설치 방독 마스크 등 보

호구의 지급middot사용 미비 가스공급실이나 화학물질 중앙공급실 등의 관리를 협력업체

에 맡기고 삼성전자 직원 1명이 82개 협력업체를 담당한 점 등은 형사처벌

재발 방지 혹은 노동자 건강권 실현을 위한 각 주체들의 역할에 대한 고민

- 공장 안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에

일상적으로 참여 감시하는 주체로서의 손발과 눈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러려면 회

사로부터 독립적인 lsquo집단rsquo으로 존재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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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9

- 그러나 삼성에는 노동조합이 없고 노동조합 설립을 회사에 요구할 문제도 아님 또

한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해온 반올림은 이 문제 해결의 한 주체임이 분명하지

만 (대부분) 퇴직한 노동자 가족 시민사회 등이므로 lsquo공장 밖rsquo에 있는 존재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민

- 위와 같은 삼성전자의 ldquo현재 조건rdquo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가 가장 큰 고민

-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없어서 즉 현장과 괴리된 신앙적 인식 때문에 그리고

공장 안에 회사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자들의 조직된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재발방지대책도 실현이 어려울 것 같다는 것

이런 고민들의 결과

a 교섭을 통해서 획기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해 단기간에 노동자 건강권을 구현할 일

이 아니며 이번 교섭은 미래를 위한 일종의 기초 공사인 셈 그렇다면 교섭을 통해

꼭 마련해야 하는 lsquo기초rsquo들은 무엇일까에 초점

rarr 노동자와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공개부터 시작

rarr 공장 안의 안전보건 주체인 노동자들이 스스로 힘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방해하

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약속을 받아두기

b 삼성의 인식 변화는 한번의 약속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 일방향적 선전홍보가 아니

라 ldquo진정한 외부rdquo와의 쌍방향 소통 경험을 쌓도록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ldquo잘하고 있

다rdquo ldquo모자라다rdquo는 외부의 피드백을 회사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이들로부터 지속적

으로 받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rarr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제3자의 감사 공장별 화학물질안전보건관리위원회를 통해

ldquo삼성 밖rdquo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마련

rarr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른 뒤에도 3년 정도는 합의내용의 이행을 점검하는 자리

를 만들기

참고 국제단체들도 삼성전자에게 철저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함께 NGO를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주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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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c 과거에 대해 책임지되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으로 가령 여러 차례 있었던 현장조사결

과들이 대부분 비공개 처리되어왔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보 은폐에 대한 사과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교섭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낫겠

다는 판단 그 내용들은 이미 몇 년 전의 상태에 대한 것이므로 현 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방향

rarr 화학물질 취급과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

d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교섭 요구안은 원칙적인 수준으로 제시하고 세부내용은 실

무교섭 수준에서 조정하여 합의 특히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르면 회사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을 확보해줄 필요가 있음

rarr 협상종료 후 6개월 정도의 계획수립 시기를 보장

3 요구안 해설

요구안 3항 (정보공개와 알권리 보장)

삼성전자는 다음의 정보를 매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중(公衆)에 공개한다 1)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2)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방사선 발생장치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3)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유해위험성 정보

및 방제계획

알 권리는 안전보건의 기본 정보공개는 알 권리 보장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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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1

국제적으로도 전자산업 화학물질 등에 대한 정보 공개 중요성 강조

ldquo알 권리는 핵심적인 원칙이다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알 권리 안전보호가 얼마나 효과적이냐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개적인가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공중보건의 기본인 알 권리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사용 및 배출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와 기타 노출 원인이 될만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노출 모니터링 방법과 결과 및 제조업자나 그들의 하청업체가 마련한 의무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rdquo

- 미공중보건학회 정책 성명서 APHA Policy Statements Improving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in the Global Electronics Industry (Policy Date 10302012 Policy Number 20124)

삼성의 지나친 비 주의 수차례 정보 요청이 있었으나 거부당했고 심지어 공중에 공개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러하였음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변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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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천안지청의 답변(2014 6 25)

영업비 에 대한 자의적 해석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는 공개할 의무가 있음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등)

그래도 영업비 유출이 우려된다면 해당 정보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는 무관하며 비공지성 경제성 비 관리성 유용성 등 영업비 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을 밝히면 됨

삼성에서도 정보 공개를 요청받지 않았을 뿐이라며 (비록 사실과 다른 주장이기는 하나) 앞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함 실현 가능성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httpsamsungsemiconstorycom88)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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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안 4항 (종합진단 실시)

4-1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연구자로 하여금 다음의 사항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게 한다 1) 각 사업장 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취급 시설 등 화학물질 취급

현황 전반 2) 각 사업장 별 유해물질(유해가스를 포함)에 대한 노출평가 보호장비 지급 정

보제공과 교육 사고 시 방제대책 등 안전보건관리 현황 전반

4-2 종합진단의 결과는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공개한다

4-3 삼성전자는 정보 제공 등 종합진단에 성실히 협조하고 독립성을 보장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성 강조

ldquo삼성전자 반도체 전 공장(화성기흥온양)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및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rdquo (2013년 고용노동부)

이미 수차례 정부 및 전문기관들의 연구조사가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음

문제1 조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

문제2 조사결과의 투명성 결여 (조사결과 비공개)

문제3 일부 조사결과의 시효 (반도체 생산현장의 빠른 변화)

ldquo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인바이론 조사는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 사

측은 조사팀을 어떻게 모니터하는지 참여 전문가는 누구인지 전직 삼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rdquo

출처 2010년 12월 네덜란드 투자운용기관 APG NEWSLETTER ON RESPONSIBLE OWNER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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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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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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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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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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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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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4

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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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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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6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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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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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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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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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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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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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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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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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Page 12: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9

- 그러나 삼성에는 노동조합이 없고 노동조합 설립을 회사에 요구할 문제도 아님 또

한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해온 반올림은 이 문제 해결의 한 주체임이 분명하지

만 (대부분) 퇴직한 노동자 가족 시민사회 등이므로 lsquo공장 밖rsquo에 있는 존재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민

- 위와 같은 삼성전자의 ldquo현재 조건rdquo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가 가장 큰 고민

-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없어서 즉 현장과 괴리된 신앙적 인식 때문에 그리고

공장 안에 회사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자들의 조직된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재발방지대책도 실현이 어려울 것 같다는 것

이런 고민들의 결과

a 교섭을 통해서 획기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해 단기간에 노동자 건강권을 구현할 일

이 아니며 이번 교섭은 미래를 위한 일종의 기초 공사인 셈 그렇다면 교섭을 통해

꼭 마련해야 하는 lsquo기초rsquo들은 무엇일까에 초점

rarr 노동자와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공개부터 시작

rarr 공장 안의 안전보건 주체인 노동자들이 스스로 힘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방해하

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약속을 받아두기

b 삼성의 인식 변화는 한번의 약속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 일방향적 선전홍보가 아니

라 ldquo진정한 외부rdquo와의 쌍방향 소통 경험을 쌓도록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ldquo잘하고 있

다rdquo ldquo모자라다rdquo는 외부의 피드백을 회사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이들로부터 지속적

으로 받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rarr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제3자의 감사 공장별 화학물질안전보건관리위원회를 통해

ldquo삼성 밖rdquo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마련

rarr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른 뒤에도 3년 정도는 합의내용의 이행을 점검하는 자리

를 만들기

참고 국제단체들도 삼성전자에게 철저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함께 NGO를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주문함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0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c 과거에 대해 책임지되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으로 가령 여러 차례 있었던 현장조사결

과들이 대부분 비공개 처리되어왔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보 은폐에 대한 사과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교섭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낫겠

다는 판단 그 내용들은 이미 몇 년 전의 상태에 대한 것이므로 현 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방향

rarr 화학물질 취급과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

d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교섭 요구안은 원칙적인 수준으로 제시하고 세부내용은 실

무교섭 수준에서 조정하여 합의 특히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르면 회사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을 확보해줄 필요가 있음

rarr 협상종료 후 6개월 정도의 계획수립 시기를 보장

3 요구안 해설

요구안 3항 (정보공개와 알권리 보장)

삼성전자는 다음의 정보를 매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중(公衆)에 공개한다 1)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2)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방사선 발생장치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3)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유해위험성 정보

및 방제계획

알 권리는 안전보건의 기본 정보공개는 알 권리 보장의 시작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1

국제적으로도 전자산업 화학물질 등에 대한 정보 공개 중요성 강조

ldquo알 권리는 핵심적인 원칙이다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알 권리 안전보호가 얼마나 효과적이냐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개적인가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공중보건의 기본인 알 권리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사용 및 배출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와 기타 노출 원인이 될만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노출 모니터링 방법과 결과 및 제조업자나 그들의 하청업체가 마련한 의무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rdquo

- 미공중보건학회 정책 성명서 APHA Policy Statements Improving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in the Global Electronics Industry (Policy Date 10302012 Policy Number 20124)

삼성의 지나친 비 주의 수차례 정보 요청이 있었으나 거부당했고 심지어 공중에 공개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러하였음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변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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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2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천안지청의 답변(2014 6 25)

영업비 에 대한 자의적 해석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는 공개할 의무가 있음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등)

그래도 영업비 유출이 우려된다면 해당 정보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는 무관하며 비공지성 경제성 비 관리성 유용성 등 영업비 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을 밝히면 됨

삼성에서도 정보 공개를 요청받지 않았을 뿐이라며 (비록 사실과 다른 주장이기는 하나) 앞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함 실현 가능성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httpsamsungsemiconstorycom88) (2012년 7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3

요구안 4항 (종합진단 실시)

4-1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연구자로 하여금 다음의 사항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게 한다 1) 각 사업장 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취급 시설 등 화학물질 취급

현황 전반 2) 각 사업장 별 유해물질(유해가스를 포함)에 대한 노출평가 보호장비 지급 정

보제공과 교육 사고 시 방제대책 등 안전보건관리 현황 전반

4-2 종합진단의 결과는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공개한다

4-3 삼성전자는 정보 제공 등 종합진단에 성실히 협조하고 독립성을 보장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성 강조

ldquo삼성전자 반도체 전 공장(화성기흥온양)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및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rdquo (2013년 고용노동부)

이미 수차례 정부 및 전문기관들의 연구조사가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음

문제1 조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

문제2 조사결과의 투명성 결여 (조사결과 비공개)

문제3 일부 조사결과의 시효 (반도체 생산현장의 빠른 변화)

ldquo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인바이론 조사는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 사

측은 조사팀을 어떻게 모니터하는지 참여 전문가는 누구인지 전직 삼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rdquo

출처 2010년 12월 네덜란드 투자운용기관 APG NEWSLETTER ON RESPONSIBLE OWNER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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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4

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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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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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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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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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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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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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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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0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c 과거에 대해 책임지되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으로 가령 여러 차례 있었던 현장조사결

과들이 대부분 비공개 처리되어왔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보 은폐에 대한 사과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교섭 요구안은 미래지향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낫겠

다는 판단 그 내용들은 이미 몇 년 전의 상태에 대한 것이므로 현 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방향

rarr 화학물질 취급과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

d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교섭 요구안은 원칙적인 수준으로 제시하고 세부내용은 실

무교섭 수준에서 조정하여 합의 특히 교섭이 최종 합의에 이르면 회사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을 확보해줄 필요가 있음

rarr 협상종료 후 6개월 정도의 계획수립 시기를 보장

3 요구안 해설

요구안 3항 (정보공개와 알권리 보장)

삼성전자는 다음의 정보를 매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중(公衆)에 공개한다 1)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2) 각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방사선 발생장치 및 노출평가 등의 관리 현황 3)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유해위험성 정보

및 방제계획

알 권리는 안전보건의 기본 정보공개는 알 권리 보장의 시작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1

국제적으로도 전자산업 화학물질 등에 대한 정보 공개 중요성 강조

ldquo알 권리는 핵심적인 원칙이다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알 권리 안전보호가 얼마나 효과적이냐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개적인가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공중보건의 기본인 알 권리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사용 및 배출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와 기타 노출 원인이 될만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노출 모니터링 방법과 결과 및 제조업자나 그들의 하청업체가 마련한 의무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rdquo

- 미공중보건학회 정책 성명서 APHA Policy Statements Improving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in the Global Electronics Industry (Policy Date 10302012 Policy Number 20124)

삼성의 지나친 비 주의 수차례 정보 요청이 있었으나 거부당했고 심지어 공중에 공개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러하였음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변 (2012년 10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2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천안지청의 답변(2014 6 25)

영업비 에 대한 자의적 해석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는 공개할 의무가 있음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등)

그래도 영업비 유출이 우려된다면 해당 정보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는 무관하며 비공지성 경제성 비 관리성 유용성 등 영업비 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을 밝히면 됨

삼성에서도 정보 공개를 요청받지 않았을 뿐이라며 (비록 사실과 다른 주장이기는 하나) 앞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함 실현 가능성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httpsamsungsemiconstorycom88) (2012년 7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3

요구안 4항 (종합진단 실시)

4-1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연구자로 하여금 다음의 사항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게 한다 1) 각 사업장 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취급 시설 등 화학물질 취급

현황 전반 2) 각 사업장 별 유해물질(유해가스를 포함)에 대한 노출평가 보호장비 지급 정

보제공과 교육 사고 시 방제대책 등 안전보건관리 현황 전반

4-2 종합진단의 결과는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공개한다

4-3 삼성전자는 정보 제공 등 종합진단에 성실히 협조하고 독립성을 보장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성 강조

ldquo삼성전자 반도체 전 공장(화성기흥온양)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및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rdquo (2013년 고용노동부)

이미 수차례 정부 및 전문기관들의 연구조사가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음

문제1 조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

문제2 조사결과의 투명성 결여 (조사결과 비공개)

문제3 일부 조사결과의 시효 (반도체 생산현장의 빠른 변화)

ldquo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인바이론 조사는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 사

측은 조사팀을 어떻게 모니터하는지 참여 전문가는 누구인지 전직 삼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rdquo

출처 2010년 12월 네덜란드 투자운용기관 APG NEWSLETTER ON RESPONSIBLE OWNERSHIP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4

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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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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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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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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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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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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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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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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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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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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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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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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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1

국제적으로도 전자산업 화학물질 등에 대한 정보 공개 중요성 강조

ldquo알 권리는 핵심적인 원칙이다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알 권리 안전보호가 얼마나 효과적이냐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개적인가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공중보건의 기본인 알 권리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사용 및 배출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와 기타 노출 원인이 될만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전자제품 제조업자는 노출 모니터링 방법과 결과 및 제조업자나 그들의 하청업체가 마련한 의무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rdquo

- 미공중보건학회 정책 성명서 APHA Policy Statements Improving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in the Global Electronics Industry (Policy Date 10302012 Policy Number 20124)

삼성의 지나친 비 주의 수차례 정보 요청이 있었으나 거부당했고 심지어 공중에 공개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러하였음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변 (2012년 10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2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천안지청의 답변(2014 6 25)

영업비 에 대한 자의적 해석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는 공개할 의무가 있음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등)

그래도 영업비 유출이 우려된다면 해당 정보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는 무관하며 비공지성 경제성 비 관리성 유용성 등 영업비 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을 밝히면 됨

삼성에서도 정보 공개를 요청받지 않았을 뿐이라며 (비록 사실과 다른 주장이기는 하나) 앞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함 실현 가능성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httpsamsungsemiconstorycom88) (2012년 7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3

요구안 4항 (종합진단 실시)

4-1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연구자로 하여금 다음의 사항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게 한다 1) 각 사업장 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취급 시설 등 화학물질 취급

현황 전반 2) 각 사업장 별 유해물질(유해가스를 포함)에 대한 노출평가 보호장비 지급 정

보제공과 교육 사고 시 방제대책 등 안전보건관리 현황 전반

4-2 종합진단의 결과는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공개한다

4-3 삼성전자는 정보 제공 등 종합진단에 성실히 협조하고 독립성을 보장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성 강조

ldquo삼성전자 반도체 전 공장(화성기흥온양)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및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rdquo (2013년 고용노동부)

이미 수차례 정부 및 전문기관들의 연구조사가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음

문제1 조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

문제2 조사결과의 투명성 결여 (조사결과 비공개)

문제3 일부 조사결과의 시효 (반도체 생산현장의 빠른 변화)

ldquo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인바이론 조사는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 사

측은 조사팀을 어떻게 모니터하는지 참여 전문가는 누구인지 전직 삼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rdquo

출처 2010년 12월 네덜란드 투자운용기관 APG NEWSLETTER ON RESPONSIBLE OWNERSHIP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4

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5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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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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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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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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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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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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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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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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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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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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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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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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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2

출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자료에 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천안지청의 답변(2014 6 25)

영업비 에 대한 자의적 해석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정보는 공개할 의무가 있음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등)

그래도 영업비 유출이 우려된다면 해당 정보가 노동자의 건강보호와는 무관하며 비공지성 경제성 비 관리성 유용성 등 영업비 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을 밝히면 됨

삼성에서도 정보 공개를 요청받지 않았을 뿐이라며 (비록 사실과 다른 주장이기는 하나) 앞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함 실현 가능성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블로그 (httpsamsungsemiconstorycom88) (2012년 7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3

요구안 4항 (종합진단 실시)

4-1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연구자로 하여금 다음의 사항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게 한다 1) 각 사업장 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취급 시설 등 화학물질 취급

현황 전반 2) 각 사업장 별 유해물질(유해가스를 포함)에 대한 노출평가 보호장비 지급 정

보제공과 교육 사고 시 방제대책 등 안전보건관리 현황 전반

4-2 종합진단의 결과는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공개한다

4-3 삼성전자는 정보 제공 등 종합진단에 성실히 협조하고 독립성을 보장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성 강조

ldquo삼성전자 반도체 전 공장(화성기흥온양)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및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rdquo (2013년 고용노동부)

이미 수차례 정부 및 전문기관들의 연구조사가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음

문제1 조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

문제2 조사결과의 투명성 결여 (조사결과 비공개)

문제3 일부 조사결과의 시효 (반도체 생산현장의 빠른 변화)

ldquo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인바이론 조사는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 사

측은 조사팀을 어떻게 모니터하는지 참여 전문가는 누구인지 전직 삼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rdquo

출처 2010년 12월 네덜란드 투자운용기관 APG NEWSLETTER ON RESPONSIBLE OWNERSHIP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4

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5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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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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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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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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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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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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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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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3

요구안 4항 (종합진단 실시)

4-1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연구자로 하여금 다음의 사항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게 한다 1) 각 사업장 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이름 사용량 취급 시설 등 화학물질 취급

현황 전반 2) 각 사업장 별 유해물질(유해가스를 포함)에 대한 노출평가 보호장비 지급 정

보제공과 교육 사고 시 방제대책 등 안전보건관리 현황 전반

4-2 종합진단의 결과는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공개한다

4-3 삼성전자는 정보 제공 등 종합진단에 성실히 협조하고 독립성을 보장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성 강조

ldquo삼성전자 반도체 전 공장(화성기흥온양)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및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rdquo (2013년 고용노동부)

이미 수차례 정부 및 전문기관들의 연구조사가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음

문제1 조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

문제2 조사결과의 투명성 결여 (조사결과 비공개)

문제3 일부 조사결과의 시효 (반도체 생산현장의 빠른 변화)

ldquo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인바이론 조사는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 사

측은 조사팀을 어떻게 모니터하는지 참여 전문가는 누구인지 전직 삼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rdquo

출처 2010년 12월 네덜란드 투자운용기관 APG NEWSLETTER ON RESPONSIBLE OWNERSHIP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4

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5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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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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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4

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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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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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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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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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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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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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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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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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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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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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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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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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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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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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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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4

삼성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686)

요구안 5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5-1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취급 또는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수집 노출 평가 방제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관리방침을 수립 및 실행하기 위하여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각 사업장별로 설치한다

5-2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인근 지역 거주민 및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하되 총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5-3 삼성전자는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에 성실히 참여하며 그 구성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9조(자체방제계획의 수립 등)

① 사고대비물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량 이상으로 취급하는 자는 자체방제계획을 수립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환경부장관 또는 시middot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자체방제계획을 제출하여야 하는 자 중 사고대비물질로 인한 사고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에 사고대비물질의 취급시설을 두고 있는 자는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근 주민에게 자체방제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5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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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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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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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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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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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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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4

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6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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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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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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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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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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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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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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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5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이후 정부에서도 정보공개와 지역사회 소통을 강조

출처 2013년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종합대책

삼성도 2013년 1월 불산누출사고 이후 지역사회 소통협의체 구성 이후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함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사고가 있었던 화성 사업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들에도 예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임

요구안 6항 (감사)

6-1 삼성전자는 매년 다음의 사항에 대한 외부 감사단의 감사를 받는다 1) 삼성전자 각 사업장(사내 협력업체 포함)의 안전보건관리 실태 2)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 전반 3) 아래 10-1항에 따라 개선된 lsquo퇴직자 암 지원제도rsquo의 운영 전반

6-2 외부 감사단의 구성은 총 감사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반올림이 추천한다

6-3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며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하여 독립성을 보장한다

6-4 삼성전자는 매년 감사 종료 후 1월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한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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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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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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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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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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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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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6

삼성은 국제 이슈가 되었던 중국 아동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몇 달 안으로 ldquo사내 전문가rdquo들의 조사와 컨설팅을 실시 즉각 개선하거나 단계적 개선 추진을 약속함 관련하여 ldquo대외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제3자 검증rdquo을 약속하기도 함

출처 2013년 삼성전자 lt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1년 주기로나마 직접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켜보고 잘한 점과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제3자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음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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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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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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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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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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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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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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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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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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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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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7

애플의 경우 제품 생산공장의 노동권 인권 안전보건 환경오염 윤리 경영방식 노동자 교육과 자기계발 등에 대해 직영공장이 아님에도 제3자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

- 제3자 감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정규감사 뿐 아니라 기습감사도 실시

- 2011년에는 FLA라는 NGO가 자체 기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

개하는데 합의

출처 Apple Supplier Responsibility 2012 Progress Report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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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6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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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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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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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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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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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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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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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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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8

삼성은 요구안 제5항과 6항에 대해 ldquo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rdquo 것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임

출처 2014년 8월 1일 httpsamsungtomorrowcom

rarr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 아니면 단

지 소통 경험의 부족

rarr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세부내용을 교섭장에서 좁혀갈 문제

요구안 7항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국내법 국제협약 뿐 아니라 삼성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EICC 규범이기도 함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4

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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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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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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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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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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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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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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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19

출처 2014년 6월 삼성전자 lt2014 지속가능경영보고서gt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reg 행동 규범

요구안 8항 (노동건강권 실현대책의 이행) 8-1 삼성전자는 협상종료 후 6월 내에 위 3항 부터 7항 까지의 대책들에 대한 구체

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계획 수립 후 6월 내에 모두 이행한다

8-2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협상 종료 후로부터 3년간 6개월마다 위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갖는다

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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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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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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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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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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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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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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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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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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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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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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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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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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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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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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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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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2 반올림 협상요구안 중 lsquo재발방지대책rsquo에 대해 ndash 공유정옥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

4 마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의 존재는 7년만에 법적으로 인정을 받음 다음 과제는 이를 제대로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 삼성과의 교섭을 위해 마련한 반올림 요구안 중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들은 그 길로 가는 몇 개의 중요한 디딤돌

이 요구안은 교섭단을 구성하는 피해 노동자 가족과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초안을 만들고 세부내용을 만들 때도 현실의 한계와 교섭의 제약을 충분히 인식하고 토론하면서 마련하였음 또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보완과 평가의 여지를 투명하게 남겨두었음

삼성은 애초 약속한 교섭 의제들에 대하여 단지 lsquo무리한 요구rsquo라는 말 한마디로 논의와 토론을 닫아버리고 있음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직업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거나 솔선하여 사회적인 소통 속에 예방하는 모범을 보이는 실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닐 것임

그런 점에서 반올림 역시 이 요구안을 교섭장 안에서 고사시키지 말고 세상에 나와서 트인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함 이 목소리를 듣는 귀는 교섭장이 아니라 다른 곳 혹 공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끝]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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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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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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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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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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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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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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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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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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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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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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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1

lt토론문 1gt

SK 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오 승 훈

한겨레 탐사기획팀 기자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

왜 하이닉스인가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

 지난 3월 중순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lt또 하나의 약속gt과 다큐멘터리 lt탐욕의 제국gt을 본 한 하이닉스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연히 이 말을 전해들은 게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기획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백혈병 등 반도체 산업 직업병 문제에서 사람들은 삼성만 주목해왔는데 국내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지 못한 의문이었다

 내부 제보도 사전 정보도 없이 단순한 의문문 하나에서 출발한 취재였기에 전체적인 lsquo그림rsquo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약 3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취재팀은 먼저 반도체 공정에 대한 학습을 하고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조언을 구한 뒤 하이닉스의 백혈병 피해 현황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lsquo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squo(이하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ldquo희한하게도 하이닉스에 다닌 분들의 제보는 거의 없었다rdquo고 했다 반올림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인 유족 한 명과 하이닉스 출신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유족 한 명을 접촉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수소문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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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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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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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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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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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2

 우여곡절 끝에 백혈병 림프종 등으로 숨졌거나 투병중인 하이닉스 출신 노동자들을 몇 사람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처음엔 인터뷰를 극구 거부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여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통해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끝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기사화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증언은 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발병과 사망 실태

 취재의 또 다른 트랙은 각종 역학조사 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를 입수해 하이닉스와 삼성 노동자들의 발병 및 사망률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팀은 국회의원실의 도움을 받거나 백혈병 등 산재 소송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역학조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rsquo(이하 1차 역학조사 보고서)로 1995~2007년 사이 각 반도체 회사별로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middot발병자 수치를 담고 있는 자료다 이 자료는 회사명을 S사 H사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조사 대상 기간 중 S사의 사망자와 암 등록자가 각각 8명과 19명이었던 반면 H사는 각각 10명과 25명이 숨지거나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팀은 S사가 삼성전자 H사가 하이닉스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가 삼성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자료는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회사별 현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또 하나의 자료는 산보연이 2010년에 완성한 lsquo2008~2010년 반도체 제조 사업장별 림프조혈기계암 사망자와 암등록자 현황rsquo이다 이는 1차 역학조사 이후 3년간(2008~2010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로 이번 lt한겨레gt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이 자료 역시 회사명을 A B C D E사로 표기하고 있어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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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4

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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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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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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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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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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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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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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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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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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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3

회사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재팀은 산보연 관계자 등을 취재하고 1차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C사가 삼성 E사가 하이닉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별로 비교해보니 이 3년 동안에도 사망자 수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 3명으로 같았다

 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팀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간별 10만명당 사망middot발병률을 계산할 수 있었다 수치는 lsquo하이닉스가 삼성 못지 않다rsquo는 걸 보여줬다 취재의 출발점이 됐던 ldquo우린 삼성보다 더 심하다rdquo는 하이닉스 노동자의 말이 실제와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하이닉스 출신 사망자들의 병명과 근무 기간 담당 직무 발병 시기 등 상세한 정보가 담긴 역학조사 보고서의 lsquo부록rsquo을 입수했다 이 역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있던 자료다 여기에 자체 취재한 사례와 반올림 제보 내용 등을 더해 lsquo하이닉스 사망자 17명 리스트rsquo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이 lt한겨레gt 7월28일치 1 4 5면 lsquo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rsquo 첫 번째 보도에 실렸다

원인 

 두 번째 보도(8월4일치 1 4면)는 하이닉스의 사망middot발병 실태가 삼성 못지 않은지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였다 취재 결과 하이닉스 공장의 작업환경과 취급 화학물질의 위험성도 삼성보다 열악했다 이런 사실은 산보연의 lsquo반도체 제조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노출특성 연구결과 보고서rsquo(2012년 2월)를 통해 확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연구 자료인 이 보고서 역시 개략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상세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의 위험성을 환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반도체 공정에 대한 소개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도 공을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4

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6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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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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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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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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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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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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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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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4

들였다 산보연이 낸 lsquo반도체산업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길잡이rsquo를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한 뒤 개별 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에서 검색해 보완했다 취재팀은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11일치 1 8면에 실린 세 번째 보도에서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들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내막을 자세히 취재해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재확인하고 전체 기획의 완결성을 높였다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더 열악했던 이유 ▷ 노후설비 - SK가 인수하기 전 만성적인

경영 적자로 인해 삼성에 비해 생산설비의 개선이 못 이뤄져 주로 일본 반도체

중고설비가 대부분 도어락 같은 안전장치 없는 설비로 인해 작업자게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 증가 ▷ 주인 없는 회사인 까닭에 산업안전관리 주체의 부재

왜 드러나지 않았나 ▷ 2012년 에스케이가 인수하기 전까지 힘겨운 시절 보내다보니

내부 구성원들이 작업환경이나 건강권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못돼 ▷

삼성의 그늘 또는 2인자의 이점 - 삼성의 그늘에 가려 한 번도 사회적 의제화가 되지

못해 삼성에 주목하느라 등잔 밑이 어두웠던 측면

삼성과의 공통점 민주노조의 부재 노조가 없는 삼성에 비해 하이닉스는 노조가

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취업규칙의 문제점 업무상 재해가 아니면 9개월

이상 휴직 불가능하고 그 이상 휴직하려면 퇴사해야하는 조항 은폐에 일조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을 하나하나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자료(MSDS)를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산업보건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역학조사 자료는 몇 차례나 통독을 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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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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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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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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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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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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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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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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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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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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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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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5

관련 자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불완전한 탓에 애써 입수해 놓고도 정작 기사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lsquo2008~2012년 반도체 회사 직장가입자의 진료 현황rsquo 자료가 대표적이다 이 자료는 재직 중에 백혈병 등으로 치료받은 회사별 노동자 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 발병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2012년 백혈병 치료 환자가 삼성전자 11명 하이닉스 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부문만 따로 집계하는 역학조사 자료와 달리 삼성전자 전 부문의 직원을 모집단으로 삼은 탓에 통계적으로 하이닉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3 하이닉스의 대책 마련과 산업보건검증위원회   lt한겨레gt 보도 이전까지 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없었다 첫 보도 2주 만인 8월10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혹이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전middot현직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정 한 실태조사 작업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욱 대표이사는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ldquo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객관적이고 정 한 실태조사와 함께 구성원들의 안전 및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rdquo며 실태조사와 발병middot사망자 지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이닉스는 실태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학계와 산업보건 전문의 등을 포함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ldquo소통 창구를 개설해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과 앞으로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는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방침rdquo이라고 덧붙였다

 발병middot사망자 지원과 관련해선 사내에 lsquo건강지킴이 콜센터rsquo를 설치해 관련 질환 발병 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잠복기가 있는 질병을 고려해 퇴직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런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및 퇴직자 가운데 특수질환 발병자를 추적관리하고 경제적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원middot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6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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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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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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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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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6

 구체적인 이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워14일에는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lsquo산업보건검증위원회rsquo(위원장 장재연 아주대 교수) 구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달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보건진단에 나서는 것이다

발 빠른 대처의 배경 - 삼성처럼 피해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빠른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 총수의 특사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삼성과 비교할 때 특히

협력사까지 산업보건검증의 대상으로 포함한 점 등은 나름 전향적인 안 백혈병의

업무관련성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는 자세 차이 보여

삼성 백혈병 협상에 영향 기대 - 위원회 인선 등을 보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 낳아 특히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여성노동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시킨 점 등 돋보여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조정위원회 등으로

난립상황에 처해 있는 lsquo삼성 협상rsquo에 시사점 줘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이자 세계 반도체 업계 5위권의 대기업이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를 이처럼 신속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보도 내용이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엄 하고 정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한다 또 하이닉스의 이런 태도는 현재 백혈병 문제로 피해자 쪽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뒤에 숨은 정부

- 정부는 어디에 있나 지금까지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반올림 등 시민사회나 언론의

문제 제기에 기업이 반응을 하면서 진전된 테이블을 갖게 된 형국 그 사이 정부는

팔짱끼고 가만 앉아 있어 역학조사결과 안전진단결과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하는 정부는 과연 산업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나 회의적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하기 나쁜 나라였던 셈 정부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불러오기 전에 이제라도 산안법에 근거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 노력에 적극 나서야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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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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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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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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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7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산업의 비극적 측면인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보도가 하나의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로 불리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고 우리나라 산업기여도에서 반도체 산업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을 쓰는 반도체 공정은 결코 무공해 청정산업이 아닌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라는 점도 엄연하다 그렇기에 직업병 문제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국가인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번 보도로 반도체 직업병 산재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각 기업은 물론 정부도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의 쌀 반도체의 눈물

- 국내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rsquo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2011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lsquo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rsquo 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 1위가 lsquo반도체 및 전자부품rsquo업종 반도체는 lsquo산업의 쌀rsquo 집보다 일이

먼저였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인 착한 노동자들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에 걸려 세상을 등지는 동안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가 돼

스마트폰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어 착한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유족들이 이번 회사의 조처로 늦게나마 합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란 점이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

 lt한겨레gt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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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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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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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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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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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1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와 산업보건 검증위원회 도입 관련 ndash 오승훈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8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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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29

사업장 생산제품 제보(명) 사망(명)

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143 62LCD 27 11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170 73휴대폰 TV 냉장고 등 19 11

삼성전기 전자부품 13 9삼성SDI  LCD PDP 등 33 9

테크윈 SDS 등 영상로봇정 기기등 5 1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240 103

비 삼성 하이닉스 LG ATK STQ 등 57 21총계 297 124

병 명 계

림프조혈계 질환

백혈병 55 명림프종 20 명

재생불량성빈혈 8 명다발성골수종 1 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 명기타 혈액이상(중증빈혈 적혈구증가증 등) 5 명

lt토론문 2gt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임 자 운

반올림 상임활동가 변호사

1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사례 통계

가 사업장 별 (2014 10 기준)

나 질병 별 (2014 10 기준)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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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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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Page 33: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0

병 명 계

직업성 암 (혈액암 제외)

뇌종양 21 명유방암 16 명난소암 8 명폐암 7 명

자궁암 5 명피부암 5 명

갑상선암 5 명위암 4 명

골육종 2 명

종격동암 융모상피암 눈의 암 두경부종양 간암 대장암 직장암

각 1 명

상세불명 암 2 명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4 명

다발성 경화증 3 명신부전증 2 명

루게릭 다발성신경염 웨게너육아종 갑상선결절 확장성심근병증 모야모야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모야모야병 포상기태 계류유산(5회) 등

각 1명

총 297 명

사업장 신청

근로복지공단소송

승인 불승인 계류중

삼성 반도체 423

(재생불량성 빈혈 2 유방암 1)

17 22

소 제기 11명승소 확정 2명(백혈병)

패소 확정 1명소송계속 중 7명

삼성 LCD 10 5 5 소 제기 4명소송계속 중 4명

삼성전기 3 3

(해당사항 없음)

삼성전자(DVD 휴대폰) 2 1 1

QTS 2 2

매그나칩 반도체 2 1 (백혈병) 1

LG 디스플레이 2 2

2 산재신청 및 소송 통계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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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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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Page 34: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1

서울반도체 1 1

계 64 4 23 37

3 상담 및 산재신청middot소송 대리 과정에서 파악되는 유사점

가 업무내용 및 작업환경 관련

어린 나이에 근무시작

- 여성노동자의 경우 20세 이하

다양한 화학물질 복잡한 기계 설비 취급

상시적인 과로middot스트레스

- 교대제(2조 2교대 - 3조 3교대 - 4조 3교대)- 초과근무가 많음(주문량 증감 불량 처리 교대조 내 사정 등)- 짧은 식사시간(30분~40분) 외 휴식시간 없음- 생산량 수율에 따른 고과

노후화된 설비에서 근무(설비 고장 제품 불량uarr)

고압적인 분위기

- 관리자-작업자 오퍼레이터-엔지니어의 관계 등

위험에 대한 인식(불안)

- 두통 어지러움증 생리불순 유산 등- 동료의 건강 이상

형식적인 안전 교육

작업환경(설비운영상의 위험 취급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정보 부재

나 질병 관련

입사 전 매우 건강하였음 개인적 소인이나 가족력 없음

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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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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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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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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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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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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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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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2 반올림에 제보된 반도체 직업병 피해 사례 ndash 임자운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2

진단(확진) 시기가 늦다

-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의심middot자각이 어렵다

- ldquo영화 보고 알았다rdquo ldquo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다rdquo

다 산재신청 관련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 정보의 부재middot폐기middot은폐- 퇴사 후 상당기간 경과- 업무환경의 빠른 변화

산재신청에 대한 부담middot우려

- lsquo어떻게 입증하나rsquo 혹은 lsquo그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rsquo-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불안- 실재 포기나 철회에 대한 회유나 압박을 겪기도

라 기타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 관련

대부분 생계 곤란

lsquo제보를 하는rsquo 또는 lsquo산재신청을 하는rsquo 이유

- ldquo알리고 싶다rdquo ldquo미안해서rdquo- 억울함(ldquo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얘기를 듣고 싶다rdquo) 회사에 대한 원망- 망인에 대한 책임감 죄책감 등-

아직 많이들 모른다

- ldquo반올림을 최근에 알았다rdquo- ldquo같이 일했던 OO도 OO병에 걸렸다rdquo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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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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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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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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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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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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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3

lt토론문 3gt

반도체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의 중요성

박 두 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1 알권리에 대한 이해

현대법 정신에 따라 lsquo법 앞에 만인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rsquo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계약이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 위해 근로계약을 한다 매매계약이든 근로계약이든 양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전제로 한다 이것은 자유권에 의해 보장된다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맺은 매매계약이나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일정한 권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권리가 바로 권한권과 청구권이다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권이 다른 한쪽은 청구권이 발생한다 권한권은 그 내용에 따라 lsquo점유할 권리rsquo lsquo소유할 권리rsquo lsquo사용할 권리rsquo lsquo지배할 권리rsquo 또는 lsquo통제할 권리rsquo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청구권은 대부분 금전적인 반대급부에 대한 권리이다 예를 들어 대금을 받고 물건을 양도하는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은 물건에 대한 점유권과 사용권을 양도받게 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대금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건이나 제품이 거래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제품이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방출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1년 내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다고 한다 알다시피 방사능은 노출되어도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눈치조차 챌 수가 없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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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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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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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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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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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4

소비자

알고 있음 모름

제조자유통자

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①의 경우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으므로 공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lsquo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rsquo하는 것이다 ③의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별적인 보상이나 배상 문제가 주 논점이 된다

문제는 ②와 ④의 경우이다 ②의 경우 제조자는 제품의 유해성이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거나 취급하도록 했으므로 상대방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며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고 나아가 일종의 사기(詐欺)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 더구나 이 위험이 법으로 제한된 것이라면 위법으로 인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④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이를 파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위험을 알아야 할까 알고 나면 어디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까

2 사업장에서의 유해요인 및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 의무

일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보통 근로관계를 통상 lsquo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rsquo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보면 근로계약은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권한권을 임금청구권과 교환하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성립되면 일차적으로 근로자1)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의 권한권은 사용자가 가지게 된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약속한 근무시간에 약속된 근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경우 해고의 사유가 되는데 이는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1)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근로자를 말함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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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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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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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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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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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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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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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5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 즉 권한권을 위임한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임금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주는 임금지급의무 외에 안전책임의무(통상 안전배려의무라고 하는 것)도 발생한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계약은 당사자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를 한다면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헤치는 계약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계약은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타인의 신체나 건강을 침해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장기매매와 같은 계약은 그 자체가 위법(違法)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상 신체의 손상이나 건강침해도 같은 논리가 작용한다 생명이나 신체의 손상 또는 건강의 침해가 명백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뻔히 알고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위험을 초과하는 작업장은 비록 노사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위법이 되는 것이며 국가가 이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기준이나 규제로만 가지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지 예방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 결정권 또는 자기 보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유해위험 정보는 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위에서 본 바와 비슷한 4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

알고 있음 모름

사업주알고 있음 ① ②

모름 ③ ④

사업주는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공정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다

3 중간정리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하든 간접적으로 누구에게든 일을 시키거나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머물도록 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하면 - 사업주는 일하는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와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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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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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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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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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6

필자는 알권리보다는 알려주어야 할 의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알려주어야 하는가

① 자유권의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법리 (앞에서 일부 논의)② 예방의 효과성과 효율성

5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알려주어야 하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1)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 ① 알권리가 있다는 사실② 알권리의 내용③ 실질적 권리의 구현방법

(2) 그 다음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④ 유해위험 정보⑤ 그에 대한 사업주의 노력과 조치

6 배타적 알권리 강화 배타적 알권리란 청구권적 알권리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타인이 간섭할 수 없는 권리lsquo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사업주는 무조건 일하는 사람에게 rsquo반드시 사전에 유해성이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lsquo이고 배타적 알권리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lsquo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이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lsquo청구권적 권리rsquo이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게시middot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배타적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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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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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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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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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Page 40: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7

7 고의 vs 비고의

전통적으로 산재사고나 직업병의 경우 사업주의 고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상대방 권리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침해하거나 그 결과로 사고나 직업병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나쁜 사업주이며 나쁜 사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유해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그런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면 안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그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화학물질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것보다 더 유해하고 위험한 것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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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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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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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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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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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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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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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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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3 반도체 산업 화학물질 안전문제와 노동자 알권리middot참여권 보장 - 박두용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8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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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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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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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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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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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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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Page 42: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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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39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 김윤정 (30세 女)

삼성LCD 천안

2002 ~ 2008

LCD 칼라필터공정 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2故이범우 (46세 男)

삼성반도체 온양

1986 ~ 20148 본딩 공정 엔지니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 유정 (36세 男)

삼성반도체 기흥(협력업체)

19976 ~ 20091 식각공정 설비엔지니어 급성신부전

4 송 (27세 女)

서울반도체 안산

201210 ~ 20132

몰딩공정 에폭시 제조 등 백혈병

5 소 (32세 男)

LG디스플레이 구미 20056 ~ TFT-LCD 검사장비 유지보수

급성골수성 백혈병

6 (26세 女)

삼성반도체 화성

20072 ~ 20149

엔드팹 반도체연구소 오퍼레이터

임파선염 피부염 갑상선결절 등

7故심규석 (32세 男)

LG디스플레이 파주(협력업체)

200511 ~ 20094

노광기 SW 제어담당 노광장비 셋업 유지보수 뇌종양

8 안 (35세 女)

삼성LCD 기흥

1997 ~ 2003

TFT-LCD 식각공정오퍼레이터

만성골수성 백혈병

9 김 (29세 女)

삼성LCD 천안

20038 ~ 20073 lcd액정공정 오퍼레이터 만성신부전

10 김 (40세 女)

삼성전기 수원

19931 ~ 19965

TV부품-FBT 생산직만성 골수성

백혈병

11 황 (50세 男)

삼성반도체 화성(협력업체)

201111 ~ 20131

CCSS룸 케미컬 공급 설비 관리 유지ㆍ보수

피부암(피부T세포 림프종)

12 박원희 (40세 女)

삼성반도체 부천

19932 ~ 19986 포토공정 오퍼레이터 루푸스

13 김은숙 (42세 女)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19911 ~ 19988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갑상선암 뇌수막염

14 김미옥 (40세 女)

삼성반도체 온양

19927 ~ 19982 몰딩공정 오퍼레이터 유방암

15 김 (26세 女)

삼성전자(무선사업부) 구미

20063 ~ 20122 SMT 오퍼레이터 림프종

16 장 (38세 男)

하이닉스 반도체 구미

199712 ~ 20036

CVD공정 엔지니어 갑상선암

lt첨부 자료gt

「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 관련 자료

1 재해경위 요약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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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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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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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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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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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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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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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0

재해자 사업장 근무기간 업무 질병

17故 (44세 男)

삼성 반도체 기흥

198912 ~ 20124 설비 엔지니어 거대세포종

골육종

18 이혜정 (37세 女)

삼성 반도체 기흥

19959 ~ 19988 디퓨전공정 오퍼레이터 전신성경화증

19 故최 (39세 男)

삼성전기 수원조치원

1994 ~ 2011 7

(수원) 기판 및 콘덴서 제조 (조치원) 노광장비 셋업 및

유지보수급성 백혈병

2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산재신청자들의 편지글)

가 유 정 (36세 남성 삼성반도체 급성신부전)

삼성 반도체 기흥사업장 DRY ETCH AMT 설비 PM 업무를 1997년 6월 20부터 2009년 1월까지 12년간 삼성 반도체 협력 업체에서 근무한 유정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명이 세보 세미텍에 입사를 하고 삼성 ENGR(엔지니어)의 교육 및 수습기간 6개월을 거쳐서 삼성 ENGR에게 설비 기본 조작 교육 및 OPERATER 교육을 받고 삼성 ENGR 교육 담당자에게 설비에 대한 교육을 인증을 통해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만 설비를 조작하고 설비를 분해 조립 CLEAN 할 수 있습니다

삼성 ENGR의 평가 인증 교육 이수자 외에는 설비를 조작하거나 접근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비 PM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TOOL CART WIPER IPA(이소프로필알콜)방진 비닐 AIR 마스크 필터마스크 등이 필요합니다

설비의 CHAMBER(챔버)를 OPEN 하면 CHAMBER안에 있는 가스 및 POLYMOR(폴리머)들이 진공상태에서 대기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CHAMBER 벽면에 붙어 있는 POLYMOR 들이 CHAMBER 바닥에 떨어지고 공기 중에 날라 다니고 작업자에게 작업과 정중에 노출이 되어 흡입을 하기도 합니다

ldquo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PM(설비세정)업무를 하는데 있어 SJA 300Q 아세톤 IPA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CLEAN(세정)과 설비 부품을 CLEAN을 해주는데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잔류 가스나 물질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설비 뚜껑을 OPEN하고 PM을 해야 정상 이지만 완전하게 유해 한 것들이 제거되지 못 한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고 완전 하게 제거하려 하여도 남아있기도 했습니다rdquo

ldquo설비에 공급되는 가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된 후에 교체를 해야 안전한데 설비가 노후화 되거나 신설 설비라 하더라도 막대한 물량 때문에 완전하게 가스를 제거하지 못한 채로 가스를 교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rdquo

ldquo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 처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에서만 (공상)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dquo

ldquoDRY ETCH(식각)공정 중 가스로 인해서 공기 중에 섞이 거나 장비에 붙어 설비의 부품이나 설비 칸 막이 사이의 철판등 여러 곳에 가스가 노출 되어 부식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화학 물질 취급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도중 몸에 튀거나 옷에 묻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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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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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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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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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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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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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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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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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1

반도체 공정은 무수히 많은 공정이 있으며 화학 약품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이것 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돌아 다니다가 우리 몸속에 노출 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12년 넘게 반도체 협력업체 에서 근무를 하고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 삼성 engr(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 하면서 몸을 버려가면서 설비를 유지 보수 및 설비 PM을 했으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빌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안전수칙 및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 되지 않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근로 현장에 저와 같은 근로자가 발생 시 회사는 책임회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소OO (32세 남성 LG디스플레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대기업 생산라인에는 사고예방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받았지만 교육은 다친 사고 위주로만 하는 간단한 교육뿐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부분도 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유해물질에 대해서 배우고 안전보호구 착용 등 회사차원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현장에 안전보호구를 갖추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해물질을 안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세세하게 회사측이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 OOO (26세 여성 삼성반도체 임파선염ㆍ피부염ㆍ갑상선결절 등)

회사에게 바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배려했다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회사를 위해 업무스트레스를 부담하면서 오래일한 사람이 발생한 병이 산재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하면서 발생한 병에 대해서 회사에 직무환경 변경 요청을 하였지만 그냥 묵인하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병가로 쉬고 오니 더 힘든 환경으로 보냈습니다 이유는 제조로 입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프면 더 힘들게 하는 회사가 이해가 안됩니다 회사를 위해 오랜시간 열심히 일한 사원입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나서부터 더 힘들게 해서 견디다 퇴사했습니다 쫓겨나듯 퇴사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아픈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듯이 하는 회사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배려를 바랍니다

라 김OO (29세 여성 삼성LCD 만성신부전)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때는 정말로 하늘이 날아갈듯이 기뻤고 좋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들었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후 오래되지 않아 편두통과 안구질환 빈혈에 시달렸고 실제로 시력도 많이 나빠졌으며 현재까지도 안구건조증과 결막염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채 건조되지 않은 상업용액을 바른 글라스를 코앞에서 7~8시간씩 검사해야 했던 탓이겠지요 그 모든것을 단순한 피로감이나 교대근무로 인해 떨어진 체력탓에 오는 증상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제 상태입니다

저는 입사후 불과 2~3년만에 만성 신부전증에 걸려 만성 신부전 판정 1년뒤에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개의 신장 모두 기능을 잃었으며 병가를 내고 긴급 투석을 하다가 반년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아져 200대를 맴돌던 고혈압에 한쪽눈이 돌아가 제대로 걸을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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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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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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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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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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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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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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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2

던 때도 있었고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혀가 마비되어 몇주씩 말을 못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23살24살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였습니다

삶의 의욕도 잃고 살아가야 하는 목표도 잃어 그후로 몇년을 집안에서 병마와 싸우며 배에 뚫린 관을 통해 하루 3번씩 투석으로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건 차마사람이 산다고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였고 죽지못해 삶을 연명하는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습니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한 부모님이셨습니다 외부모 가정으로 지내면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성실하게 지내는 딸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부모님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꾸만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탓을 하며 가슴아파하시고돈 벌이를 하지 못하는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잔업근무며 주말근무까지 마다않고 나서서 일하시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근무 상황은 8~7명이서 메인설비 4대와 리웍설비 1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1호기에 2명 2호기에 2명 3호기에 1명 4호기에 2명 그리고 8명일때는 리웍설비에도 한명이 있었지만 그 한 명이 그만두고 난 후에는 줄곧 7명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물론 신입사원도 들어오긴 했었지만 고된 업무에 2~3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저는 3호기를 전담하고 있었고 제가 혼자 근무를 한지 오래 되면서 3호기에 잦은 작업사고가 있었습니다 전산처리와 목시검사를 다 혼자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재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대리님(직장님)의 고함소리와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옆에 엔지니어가 있건 설비업체 분이 있건 마찬가지였습니다2명이 업무를 해야하는 설비라면 설비가 쉬고 있지 않는 이상은 2명이서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호기에서 1~2년 가량은 혼자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라인에서는 시끄러운 설비 소리와 독한 약품냄새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일을 하다가 헛것을 볼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져있었고 쉬는시간이 없이 풀로 돌아가는 설비 특성상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인지 만성 신부전증이 발병하기 훨씬 이전에 방광염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로 인해 한약도 지어먹었어야 했고 피로회복에 좋은 약도 늘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월경불순 같은 여성과 질병 역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설비인 어쎄이에서 1년정도아마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려나가면서 소변을 지렸다느니대변을 지렸다느니 말이 나왔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에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은 그 친구가 죽었다는 거였습니다 이미 죽어서 실려나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었습니다 그때 당시 장례식장에 가서 삼성전자에서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 직원분이 부모님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원래 00이가 몸이 안 좋았던건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었고 산재를 신청해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보상금의 금액이 크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니 산재 신청을 하지 않으시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뉴스에도 신문에도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처음 삼성전자의 무서움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뭔가 두서없이 길게 적어버렸지만결론적으로 저는 지금 아빠의 신장을 받아 이식받은지 6년째가 되어갑니다 아빠를 만날때마다 야위어 가는 모습에내가 나 살자고 아빠 목숨을 갉아먹었구나하는 죄책감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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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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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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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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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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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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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3

신장은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마치 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저의 삶이 10년에서 카운트 되고있는 심정입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조급하고열심히 살아보고 싶지만 신장질환자의 특성답게 고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체력저하로 인한 몸살 면역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질환등등 온갖 합병증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있을때도 있고 병원에 수시로 들러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직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장질환자의 특성상 아기를 가질 경우 커다란 위험부담 때문에 결혼 역시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질병으로 인해 퇴사한 사람들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귀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질병으로 인해 생업으로부터 멀어진 직원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당신들과 같이 일했던 건강한 평범한 한 사람이였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마 김OO (삼성전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 김입니다 저는 2001년 10월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과 동시에 제 삶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미래의 나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아픈 몸으로 맡길 곳이 없어 신생아를 업고 병원치료를 받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원하던 둘째 아이도 병 때문에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전 가족들과 이별 연습을 했습니다 무섭고 두려워서 매일밤 아이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 했습니다 울 아이 초등하교 졸업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현재 우리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전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주시고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 주세요 근로현장에서 저와 같은 근로자 발생시 책임회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 황OO [삼성반도체(협력업체 소속) 피부암]

ldquo네 뭐라구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rdquo 나는 처음 들어본 병명이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는 천천히 말했다 ldquo피부 T 세포 림프종입니다rdquo 이게 무슨 병인지 피부병의 종류와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이름 이었다 의사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아직은 확진이 아닌 추정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면서 좀 더 큰 병원에 갈 것을 요청하였다

나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물었다 ldquo이게 피부암입니까rdquo 의사는 넓게 보면 피부암이라고 말하였다 아 내가 암에 걸린건가

진료실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추천해 준 분당서울대 병원에 진료예약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병원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2013년 1월 초의 겨울은 눈이 많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어두워지는 밤하늘에 하얀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나는 다시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 일 하는 동안 잠깐 병원에 나왔던 것이다

내가 다니는 곳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15라인과 16라인에서 2011년 11월부터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CCSS 룸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CCSS 란 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의 약자임) 내가 하는 일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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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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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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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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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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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4

약품을 약품창고로 입고시키고 (여기서는 delivery 라 부름) 입고된 약품을 적시에 기계장치에 연결시키는 일 (여기서는 lsquo차지rsquo 라고 부름) 이다 차지할 때에는 직접 화학약품과 접촉되므로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보호장구에는 내산장갑 방독면 등이 있다) 내가 다루는 화학약품의 성분에는 불산 염산 질산 등 맹독성 약품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도 기억하기에는 약품포장에 발암물질이라고 표기되고 경고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욱이 내가 일하는 곳을 삼성에서는 적색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미약하지만 두 건의 사고가 기억이 난다 첫 번째는 원부자재 창고안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장난으로 lsquo왕수rsquo라는 화학약품을 뚜껑이 열린채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창고안으로 들어온 나는 그 냄새에 기겁을 하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솔벤트 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신너라는 약품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기계의 연결부위가 깨져서 약품이 드럼위로 흘러내려 고이게 되었다 나는 내산장갑을 낀 손으로 신너라는 약품속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지를 마치고 난 후 장갑에 묻은 신너 냄새가 나의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신너를 마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없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산 장갑을 내던져 버렸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나는 회사에 요청해서 화학약품이 덜 독한 슬러리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2012년 9월에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과연 슬러리에서는 약품에 경고 문구 하나도 없었고 경고 그림도 없었다 나는 옮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부터는 교대근무가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주간만 하였으나 교대근무 하면서 부터는 하루 12시간씩 3조 2교대 체제로 되었다

슬러리 파트로 옮긴후 나는 이 회사에서 오래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고 나서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 분당서울대 병원에서는 2013년 1월 말 나에게 피부T세포 림프종 확진판정을 내렸고 주 3회 자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다 치료와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나의 피부상태는 매우 심각해 보였다 등에는 원형무늬외 함께 여러군데 빨간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바른 뒤에는 원형무늬가 없어져서 안도하였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외선 치료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몸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이 병에는 자외선이 좋다는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자외선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한 여름에 오산 운동장에 가서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병원치료 때문에 적당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자연히 집안경제도 어려워졌다 2014년 1월 부터는 궁여지책으로 밤에만 할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낮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밤에는 경비업무를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에 쉬거나 회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한때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적어도 80세 이상은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예상수명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내가 삼성전자에서 일해서 발생한 것일까 그러나 나와 같이 일하였던 동료중에서 이러한 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로는 화학약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구절은 본 적이 있다 과연 내가 기댈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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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Page 48: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5

사 박원희 (삼성반도체 루푸스)

저는 1995년 8월경에 루프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구요 처음 회사에 입사후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들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약품들은 강조를 했지만 나머지 약품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공정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을 숙지하게 하였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그다지 주위를 주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불량)을 우선시 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중 결혼을한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자연유산도 있고 불임소식도 들렸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동료들도 아마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갖은 병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회사를 다닐땐 불이익을 당할까봐 더욱더 숨기고 일을 하지요 저도 그중 한사람 이였구요 그때는 환경자체가 근로자 위주가 아니고 사업자 위주의 일을 했다면 요즘은 근로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저와같은 사람이 또 나오지 않도록 더욱도 철저한 안전환경을 만들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김미옥 (40세 여성 삼성반도체 유방암)

1992년7월23일 고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온양삼성반도체에 입사하여 5년 8개월 동안 몰드공정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에 입사를 하고 급여부분도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몰드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EMC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이라고 전혀 모르고 만지고 흡입하면서 보호장치는 없는상태에서 근무를 하다 퇴사 하였습니다 퇴사한지 9년이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을때 조그만한 혹 2개가 암으로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수술날짜를 잡고 한달사이에 변종으로 의심되는 혹은 유방전체로 번져 오른쪽 유방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젊은나이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구심이 들 때 삼성에서 근무한게 나에게 주는 악영향일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이 우리몸에 유해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삼성은 인정하고 보상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이뤄져야하겠고 현 근무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차후에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작업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교육도 있어야겠습니다 한시대 회사발전을 위해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짧은 생을 마감해야하고 그 가족들은 고생속에 살아가야하고 살아있어서도 병든 몸에 평생을 힘들어하는 반올림가족들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자 김OO (26세 여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림프종)

스물한 살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평범한 여자에게 몇 차례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그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주는 주위사람들 소중한 가족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겨냈습니다 항상 자랑스러워하며 다녔던 삼성전자 끝까지 좋은 회사로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삼성인이 아니지만 보상받아 마땅하다면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김경미씨 고 황유미씨 기사를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몇 글자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차 장OO (38세 남성 하이닉스반도체 갑상선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위험하다는 것이 자동차사고나 운동 뿐 만이 아닌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Page 49: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6

LG반도체 장비엔지니어로 97년 입사 당시만 해도 대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슨 일이든 하였고 제가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채 5년 6개월간 근무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앓은 병의 원인이 반도체 공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기억 저편에서 사라질 즈음 삼성반도체 산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들석 하던 중 SK하이닉스 그리고 매그나칩 반도체 근무자까지 림프종 각종 암 발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발암성유독약품 독성가스 방사선 등이 근무자들에게 아무런 안전보호구나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공지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재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첫 번째는 제가 열심히 일한 댓가가 몸에 암이 생겨 수술 후 정상적인 활동은 되지만 평상 약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혜택이 5년으로 끝나 개인부담(검사 및 약제비) 증가로 인해 신체적 금전적인 삶의 2중고를 겪고 있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금도 한국에서는 반도체공장과 같이 IT업종이 주요 국가산업으로 명명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신규물질의 생산라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근무자 및 작업환경에 대해서는 논문 및 동일 기업에서도 대두되지 않고 보고된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업 기 이라는 테두리 안에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피해 근로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위험물질 공개와 그에 따른 엄격한 안전관리법이 제정 또는 개정되도록 하여 보다 나은 삶의 대한민국 IT기업임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카 故최OO (삼성전기 급성 백혈병)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의욕 넘치고 열성적으로 맡은바 책임을 다했던 저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했고 별일 아닐거란 믿음으로 진료를 받았을 때 췌장쪽에 뭐가 있다고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추천서를 써주고 결국 믿기 힘든 결과로 우리가족을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믿었죠 건강했으니까 그리고 의학도 발달했으니까 꼭 완치될 거라고첫번째 의식 후 부단한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 두 번째 의식후 희망적 소견을 보여서 회사 복직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의욕을 보였죠 하지만 결국 세 번째 의식까지무척이나 힘들고 지쳤어도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텼던 제 남편지금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생활을 오래한 탓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병원에 가면 있을 것 같고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고

회사일이 힘들어도 설비하나 완벽히 설치될 때까지 밤샘을 하면서도 기쁘게 일했고 크린룸에서 한나절 일하면 머리가 조금 아프다는 표현밖에 안했는데결국 왜 하필 저희 남편이정말 열심히 산 것 밖에 지은 죄가 없는데 이런 결과로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게 된 건지 남편은 수원 삼성전기에 입사후 기판과 콘덴서를 제조하는 곳에서 십년동안 온갖 유독약품과 접촉하며 일했고 조치원 사업장으로 발령받아 10년동안 설비검수 발주 검토 셋업을 주업으로 했고 자동 노광기라는 설비 설치를 위해 한 대당 3개월 ~ 6개월여를 크린룸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일했다고 합니다 밤샘작업도 종종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았죠 모든게 자기손에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였으니 회사에선 인정받았지만 몸은 서서히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자기를 벼랑끝으로 내 몬 회사를 복직하겠다는 일념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죽을만큼 힘든 순간순간을 넘겨가며 고통속에 죽어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Page 50: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첨부 lsquo2014 10 반올림 집단 산재신청rsquo 관련 자료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47

간 제 남편의 짧은 인생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하루하루 문득문득 남편의 힘들어했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이 모든게 끝나서 제 본분으로 돌아가 제 남편이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아이들 양육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타 송영란 ( 27세 여성 서울반도체 백혈병)

입사 때 제가 다루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회사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저같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험한 화학물질을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또 위험해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키세요 높으신 분들도 제 또래의 자제분이 있을 텐데 가족이라도 선뜻 보낼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좋겠습니다

파 김은숙 (42세 여성 삼성반도체 갑상선암) (뒷장부터)

  • 1410 국회 토론회_자료집(완성)
  • 김은숙_편지글
Page 51: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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