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통' 이야기(오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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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6/17-19.성바오로딸수도회 지원자 커뮤니케이션 워크샵 각자가 느끼는 '소통'의 이미지를 찾아 사진으로 만든 이야기. 수도공동체에 새로 들어온 지원자들이 느끼고 고민하고 희망하는 사랑이 담겨있습니다. 촬영장소: 헤이리 마을TRANSCRIPT
소통
오혜정 로사
2013 성바오로딸수도회 지원자 Communication Workshop
헤이리 에서 발견한 내가 생각하는 소통 이미지 - 그리고 생각
사진 찍기 시작 할 때부터 난감했다.
자유롭게 자신이 생각하는 소통에 대해 찍고
작업하면 되는 건데…
왜 이렇게 가슴이 답답하던지…
평소에 그리 소통이란 것을 잘 생각하지 않고 살아서였을까? 소통이라는 단어가 흰 백지처럼 막막하고 어렵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이런 저런 고민 하다가 무작정 사진기를 찍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표지판이었다.
소통이라기 보다는 일방적인 안내였지만…
이번엔 내가 일방적으로 소통을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답을 주지 못한 소통 불가 개
말 걸어 보았지만 개 보다 더
소통 불가 주막 아줌마
소통 불가 외국어….
불통
여태 소통 안되는 것들을 보다가
소통을 잘 하고 있어 보였던 동상을 보았다. 화기애애해 보이는 어린 소년들 동상을 보니 내 동생들이 생각난다. 내 동생 민균이와 명균이는 한 살 차이라서 옛날부터 쌍둥이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보기엔 닮지도 않고 또 비슷한 점도 없어 보였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엔 많이 비슷해 보였나 보다. 어렸을 때 친하게 놀았던 그 두 형제는 커가면서 각자 서로 달라졌다. 말도 하지 않고 서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마음인지도 모른 채 ….
계속 소통 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니 예쁜 우체통이 많이 보였다. 수녀원에 와서 집에 편지를 쓰면서 가족과 조금씩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다. 말로는 부끄러워서, 아니면 힘들어서 할 수 없었던 많은 말들을 편지를 통해 서로 알아가고 이해하고 더 사랑하기 시작했다. 문자나 이메일로는 느낄 수 없었던 어머니의 절절한 편지, 동생의 마음 속 깊은 솔직한 편지… 그리고 또 친구와의 편지들.. 편지를 통해 서로 이야기 하고 소통하는 모습들이 생각났다.
솔직하고 사랑 가득한 소통은 서로의 마음을 열어준다.
소통이 단지 인간에게만 주어진 게 아닌 것 같다.
꽃, 벌, 고양이 가족을 보니…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서로 사랑하고 서로 개방하고 서로 내주면서 소통하며 살아가는 존재 라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쩌면 인간인 나보다 더 단순하고 솔직하게 표현 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다양하게 소통하는 사람들
이곳에 와서 가족과의 소통을 조금씩 배워 간다. 새로운 가족인 수도원 공동체에서의 소통을 배워 간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과 주님과 나 사이의
더 많은 소통을 배워간다.
아직은 나만의 틀에 갇힌 것처럼
더 나를 보여 주고 남을 사랑 하는 것이 어색하고 어쩔 때는 힘이 들지만.
그 사람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고 , 믿을 수 있고, 사랑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소통… 언젠가는 나와 가족, 공동체 ,세상 사람들 , 주님과 진정한 소통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서로 안에서 진정으로
사랑 할 수 있기를 바라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