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람사르총회 이후의 지속가능 발전방안 주기재 도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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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주기재·도윤호(부산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 Ⅰ. 습지협약 혹은 람사르협약(Ramsar, Iran, 1971) 1) 으로 불리는‘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 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 2) 은 전세계에 분포하고 있는 습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역 및 국가적인 행동과 국제적인 협동을 목표 하는 정부간 협약이다. 2008년 3월 기준으로 158개국이 당사국으로 가입되어 있고, 1,723개소 (160,161,832ha)의 습지가 특별한 보호를 위해 1)환경부는 공공기관이나 언론매체 등에서 협약의 약칭을‘람사협약’또는‘람사르협약’으로 혼용하여 사용함에 따라 발생되는 국민들 혼동을 방지하기 위하여‘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심의(9.19) 결과를 받아들여‘람사르협약’으로 통일하여 사용하기로 결 정하였다. 2)람사르협약의 정식영문명칭은‘ The Convention on Wetland of International Importance Especially as Waterfowl Habitats’이다. 람사르총회 이후의 지속가능 발전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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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기획특집 람사르총회 이후의 지속가능 발전방안 주기재 도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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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기 재·도 윤 호(부산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

Ⅰ.

습지협약 혹은 람사르협약(Ramsar, Iran,

1971)1)으로 불리는‘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

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2)은 전세계에

분포하고 있는 습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역 및 국가적인 행동과 국제적인 협동을 목표

로 하는 정부간 협약이다. 2008년 3월 기준으로

158개국이 당사국으로 가입되어 있고, 1,723개소

(160,161,832ha)의 습지가 특별한 보호를 위해

1)환경부는 공공기관이나 언론매체 등에서 협약의 약칭을‘람사협약’또는‘람사르협약’으로 혼용하여 사용함에 따라 발생되는 국민들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하여‘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심의(9.19) 결과를 받아들여‘람사르협약’으로 통일하여 사용하기로 결정하 다.

2)람사르협약의 정식 문명칭은‘ The Convention on Wetland of International Importance Especially as Waterfowl Habitats’이다.

● ● 람사르총회이후의지속가능발전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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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_ THE GYEONGNAM DEVELOPMENT

람사르등록습지(람사르목록)로 지정되어 있다. 람

사르협약을 구성하고 있는 조직3) 중 당사국총회

는 협약의 최고 의사결정기구 및 정기총회로

1980년 제1차 당사국총회(이탈리아 칼리아리) 이

후 3년 주기로, 지금까지 2005년 제9차 당사국총

회(우간다 캄파라)까지 진행되어 왔다. 당사국총

회에서는 지난 3년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다가올

3년간 진행해야할 주요 안건들에 대한 구체적인

결의문을 의결시켜왔다.

1980년대의 초기 총회에서는 습지생태계의

기준과 철새보호를 위한 습지 보전이 중요한

논의대상이었으며, 90년대에는 생물다양성과 습

지생태계의 보호 그리고 나아가서 습지문화·습

지와 빈곤·접경지 습지 등 포괄적인 내용을 다

루게 되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국제협력·

CEPA(Communication, Education and Public

Awareness)·접경지 습지, 그리고 여러나라가

공동적인 습지관심사(예:지중해연안습지·히말라

야 등)에 대한 협력을 견고히 하기 위해 지역 이

니셔티브와 같은 사업이 주요 의제로 등장했으

며, 쯔나미 피해이후 습지의 재해예방기능·조류

독감문제 등이 주요한 의제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렇게 습지를 보전하기 위해 지난 30여 년간 다

양한 논의와 노력이 진행되어 왔고, 제10차 람사

르협약당사국총회는 2008년 10월 우리나라 경남

창원에서 개최하게 되었다.

제10차 람사르협약당사국총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것은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개최되고,

전세계에 우리나라의 환경정책 및 보전의지를 알

리는데 기여하는 등 많은 의의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당사국총회를 준비하기 위해 약 4~5

년간 준비해 오고 있는데 당사국총회 개최와 진

행만을 볼 때 개최지로서 경남과 창원시가 해야

할 일들은 매우 제한적인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개최지가 선정된 이후 람사르협약 사무국

에서는 매년 열리는 상임위원회와 지역회의 등

다양한 논의를 통해 제10차 당사국총회의 상당

부분을 준비해왔다. 또한 회의의 상당부분은 사

전에 준비되고 여과된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사

무국에서 회의내용과 진행을 정교하게 조정하게

된다. 따라서 개체국과 개최지의 역할은 회의에

필요한 기본사항(회의장소·교통·숙박 등) 준비

와 개최국의 노력 여하에 따라 공식 회의시간을

제외한 시간(점심·저녁시간·현장방문 등)에 프

로그램을 제공해야 하므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공을 들이지 않아도 성공적으

로 치룰 수 있는 행사인데 왜 이토록 많은 노력

을 기울이고 있을까? 여러 이유야 있겠지만 람사

르협약당사국총회를‘깃대’로 삼아 경상남도와

창원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환경정책과 환경

에 대한 관점을 변화시켜 다양한 모습으로 개

선·발전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

라서 총회의 준비와 더불어 총회이후 진행되어야

람사르총회와 경남의 발전방안

3)람사르협약은당사국및당사국총회·상임위원회·협약사무국을중심으로과학기술검토패널(STRP)·소위원회·지역회의로조직되어있다.

Page 3: 기획특집 람사르총회 이후의 지속가능 발전방안 주기재 도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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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사항에 대하여 지금이라도 논의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이 에서는 람사르협약과 관련된 과거

의 행동과 총회준비를 비롯한 현재 진행사항, 그

리고 앞으로 습지보전을 위해 진행되어야할 미래

의 계획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Ⅱ.

우리나라는 1995년 3월 인도에서 열린 람사르

협약 아시아·태평양회의에서 처음으로 협약 가

입의사를 표명한 이후 본격적인 가입준비를 진행

하 다. 1997년 2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같은

해 3월 유네스코 사무국에 람사르협약가입서를

기탁함으로써협약에가입하게되었고, 람사르협약

10조제2항에따라같은해 7월발효되었다.

우리나라는 1996년 3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개

최된 제6차 당사국총회에 처음으로 환경부 및 산

림청·민간단체·전문가들이 옵저버자격4)으로 참

가하 다. 당사국의 자격으로 처음 참가한 당사

국총회는 1999년 5월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개

최된 제7차 당사국총회로, 우리나라의 습지보전

정책 및 협약이행 노력들을 소개하고, 습지보전

에 대한 국제적인 노력에 동참할 뜻을 표명하

다. 이후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개최된 제8차 당

사국총회에서는 환경부 및 국토해양부·민간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하여 람사르습지 확대지정 등

우리나라의 습지보전 의지를 표명하 다.

우리나라와 경상남도는 제9차 람사르총회를

유치하기 위해 2002년 4월 민간추진위원회를 구

성하여 람사르사무국과 제8차 람사르총회(스페인

발렌시아)에 참가하여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펼쳤

다. 그러나 새만금방조제 문제 등 국내 여건 미

성숙으로 유치활동이 중단되었다. 이후 환경부와

경남도·환경단체 등은 지속적인 간담회 등을 통

하여 2008년 제10차 람사르총회를 유치하기로

결정하고, 총회 유치를 위해 정계·학계·유관기

관·민간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여하

는 유치위원회를 구성하여 국내외적으로 적극적

인 유치활동을 전개하 다.

2005년 11월 우간다에서 개최된 제9차 람사르

총회에서는 중국과 유럽지역 1개국이 총회유치에

관심을 보여 긴장하 지만, 참가국 전원 만장일치

로 경상남도가 2008년 람사르총회 개최지로 최종

선정되었다. 유치과정에서 경남지역을 비롯한 환

경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람사르총회 유치의

가장 큰 힘이 되었고, 민간단체와 지방정부와의

상호협력을 통한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Ⅲ.

경상남도는 우간다총회 이전에 아시아의 습지

● ● 람사르총회이후의지속가능발전방안

4)람사르협약의 당사국 혹은 가입국이 아닌 경우 사무국의 결정에 따라 총회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옵저버)을 부여하는데, 옵저버자격으로참석한경우의결권이나기타자격들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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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_ THE GYEONGNAM DEVELOPMENT

관련 전문가 10여명을 아시아습지자문단으로 구

성하여 지난 3년간 다양한 국제 협력사업에 자문

을 구해오고 있다. 특히 2006년 11월 부곡에서

개최된 아시아의 습지현안 파악을 위한 심포지엄

을 통해, 많은 아시아 각국의 습지자문위원들이

크게 기여했다. 이 회의에서는 동아시아 람사르

지역센터건립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며, 히말라

야 이니셔티브지원 및 람사과학기술위원회

(STRP) 회의의 경남유치와 같은 주요한 내용이

다루어 졌다. 경남발전연구원산하의 한국람사르

습지센터는 성공적인 총회를 대비하고, 총회이후

의 지속적으로 국제적인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국제심포지엄·단행본 발간·람사르과학기술위원

회 유치 등 다양한 국제 협력사업을 수행하 다.

물론 경남이외 지역에서도 국제협력을 위한 회

의가 개최된 경우(2007년 농업, 순천; 2008년

습지보전과 국제협력, 서울)도 있었지만, 대부분

경상남도에서 개최되었다. 2007년에는 습지관련

NGO 60여개 단체의 CEPA(인식증진)활동이 정

리된 바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의 환경관련 공무

원들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준비에 대한 논의의

장도 있었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개최도의 이런

노력들은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에 크게 기여 하

지 못하 으며, 국가적인 대규모행사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동아시

아람사르지역센터의 건립을 통해 동북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의 습지보존에 크게 기여할 토대가 마

련되어있다.

람사르협약총회개최가 확정된 이후 우리나라의

국가 습지정책에 획기적인 변화가 온 것은 없다.

다만 국가습지위원회 구성·람사르등록습지 확

대·생물다양성관리계약의 확대시행 등 일부 분

야에서 진전이 있었으나, 전반적인 습지보존에

대한 변화는 거의 없었다. 습지보존의 역사 및

협약 가입시기 등 다양한 측면에서 람사르협약

의 후발국인 우리나라는 총회 개최를 계기로 획

기적인 발전을 기대했으나, 중앙정부의 총회담당

부서와 습지정책부서가 이원화되어 있으며, 빈번

한 공무원 교체로 인해 업무의 연속성이 단절된

경우가 많아 정책적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여

겨진다. 인도·미국·스위스·일본 등 많은 나라

에서는 람사르협약을 전담하는 공무원이 오랜

기간 동일업무를 맡고 있는 것과 크게 대조를 보

이고 있다.

개최도는 매우 다양한 습지보존 및 인식증진사

업을 수행하여 왔다. 부산·울산·경남의 지역적

인 측면에서는 성공적인 총회개최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나, 전국적인 공감대가 부족한 실

정이다. 개최도의 경우 습지관련 국제협력·람사

르환경재단설립·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습지

학교지정 및 교육프로그램개발 등과 같이 매우

훌륭한 사업들을 수행하기도 했으나, 총회기념공

원 조성·가로수식재·과도한 홍보물 제작 및 설

람사르총회와 경남의 발전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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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보호구역확대 미흡 등 본질에 충실하지 못한

전시행정의 사례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개최도

는 람사르총회의 가장 근간이 되는 습지의 현명한

이용정신과 생물다양성 보고로서의 습지보존이라

는본질에충실한접근이필요하다고생각된다.

2007년 이후 전국단위의 습지관련 민간단체들

은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습지와 사람들’

이라는 국· 문 단행본 발간을 통해 인식증진사

업을 체계적으로 정리하 으며, 습지희망포럼을

개최하여 전국적인 우수사례를 지속적으로 파악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배경에는 UNDP/GEF

국가습지보전사업관리단의 적극적인 후원과 참

여가 있었으며, 민간단체들도 그동안 활동해오던

내용을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기 때

문이다.

Ⅳ.

람사르협약에서 말하는‘습지의 현명한 이용’

개념은‘해당 생태계의 자연적 특성이 유지되는

틀 속에서 인간에게 혜택을 주는 습지에서의 지

속가능한 활동’을 의미한다. 습지의 현명한 이용

을 위해서는 크게 연구와 훈련이 필요하다.

연구를 통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지식을 확대

할 수 있고, 더 많은 습지의 가치와 습지이용의

지속가능성·경관기능 등 다양한 것들을 인식하

고 정량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선행되어야 하

는 것들은 ①습지와 관련된 어휘의 개발 및 정

립, ②습지관리를 위해 경관 혹은 유역적 접근

강조, ③현재 습지의 사용에 대한 압력에 따른

습지의 특성의 변화와 예측을 위한 모니터링 기

술의 개발, ④지역민과 그들의 요구에 따른 전통

적 관리기술을 이용한 습지기능과 가치에 대한

지식의 증진(특히 사회경제적 가치에 대한 지식

증진), ⑤습지의 과학적 분류체계 구축(미소생

물·식물·동물에 대한 과학적 분류 및 연구), ⑥

지속가능한 실행을 위한 습지의 평가방법론 개

발, ⑦자료의 데이터베이스화, ⑧습지복원을 위

한 기술개발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훈련을 위해서는 3가지의 원칙이 뒤따라야하

는데 첫번째, 훈련의 방향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

해서 훈련의 정의를 내려야하며, 지역과 나라·장

소별로 습지의 현명한 이용을 위한 관점과 교육

내용이 정립되어야 한다. 또한 훈련은 항상 이후

활동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실시해야하고, 훈련

의 정의에 따라서 훈련 프로그램을 분석하여 계

획하여야한다.

두번째, 교육자(전문가)양성이 필요하다. 교육

자양성은 습지의 통합관리차원에서 이루어져야

● ● 람사르총회이후의지속가능발전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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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_ THE GYEONGNAM DEVELOPMENT

하므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통해서 습지

의 관리 및 계획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와 함께

분야별 전문성을 모두 포함해야한다. 또한 훈련

은 습지의 목록화·계획·감시·환경 향평가·복

원과 같은 습지관리기술에 대해서도 교육이 이루

어져야하고, 야외교육을 위한 전문가교육도 병행

해야한다.

세번째, 훈련방법과 교육자원에 대해 논의하여

야한다. 모든 훈련은 습지의 현명한 이용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피교육자의 수준을 고려한 방법이

개발되어야 하고, 교육을 위해서는 정부나 시민

단체들과의 공동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습지의 특성상 하천이나 산림·농경지와 같이

명확히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습지에 대한 정

책 역시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고, 많은 경우 하

천관련 정책이나 다른 환경정책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습지의 관리를 위해서는

‘국가습지정책(National Wetland Policy)’이 반드

시 수립되어야 하고, 이에 따라‘전략(National

Wetland Strategy)’과‘계획(National Wetland

Plan)’·세부행동지침도 수립되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여건은 정책은 수립되지 않고 계획 혹은 행

동지침만을 수립하여, 담당공무원이 교체되면 계

획이 모두 변경되는 사례가 많다. 또한 계획이

실행된 이후에 정책과 전략이 없기 때문에 행동

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기준 역시 찾아보기 힘

든 실정이다.

국가습지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

로 ①해당기관 설정이 이루어져야하고, ②국가습

지위원회 설립, ③국가 이슈선언이나 기본자료

수립, ④국가수준에서 습지 정의, ⑤이해당사자

정의, ⑥국가와 지역습지정책 워크숍 실시, ⑦습

지정책 집필팀 개설, ⑧습지정책의 논의 및 추가

안 준비, ⑨정부 배서와 승인·발표순으로 진행

되어야 한다.

이렇게 수립된 정책을 문서화하여야 하는데 ①

목적과 원칙 설정, ②국가습지정책 주제선정, ③

정책이행 전략수립, ④국가전략 예 제시가 진행

되어야 한다.

또한 정책의 이행을 위해서는 ①정책의 이행자

가 설정되고, ②이행가이드라인의 개발, ③정책

이행을 위해 필요한 자원 설정, ④법적인 준비,

⑤국제적 조화와 협의, ⑥이행계획 개발, ⑦훈련,

⑧국가간 경험공유, ⑨국가모니터링프로그램 수

립이 진행되어야한다.

5)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이후 지속적으로 습지

의 목록화 및 생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람사르총회와 경남의 발전방안

5)습지 목록화·평가·모니터링은 간단히 이야기하는데 한계가 있어 세분화된 방안은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 하므로, 여기서는 목록화·평가·모니터링을 구분할 필요가 있고, 일련의 과정을 따라야한다는 것만을 강조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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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기간내에 많은 습지를 조사하다 보니 문제

점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보호지역으로 지

정된 습지에 한해서만 정 생태계조사를 실시

하고 있지만, 국제적인 기준(예를 들어 람사르협

약 기준)에는 거리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따

라서 습지의 목록화 및 평가·모니터링 역시 람

사르협약에서 권고하는 사항들과 국제적으로 활

용이 가능한 자료를 축적하기 위해서 노력할 필

요가 있다.

(그림1) 습지 목록화를 위한 접근 방법

습지의 목록화 및 평가·모니터링 역시 각각의

과정을 구분해야할 필요가 있는데 먼저, 습지의

목록화는 습지관리를 위한 핵심정보의 수집과 조

사를 뜻하여 가장 기본적인 과정이다. 습지평가

는 모니터링활동을 통해 보다 세분화된 정보수집

을 위해 습지의 분류·상태·위험요소를 파악하

는 것이다. 습지모니터링은 습지관리를 목적으로

습지평가활동으로부터 획득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보다 더 특별한 정보를 수집하는 과

정이다. 따라서 가설을 통해 얻어진 연속적 정보

가 아닌 경우에는 모니터링이라는 용어보다는 감

시(surveillance)라는 용어가 더 적절할 것으로 생

각된다. 이러한 입장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습지

조사는 목록화 단계에 있고 목록화 접근방법 중

가장 낮은 습지서식지 조사에 머물러 있는 것을

알수있다. 따라서습지의목록화및평가·모니터

링의 일련의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

은과정을거치는것이바람직할것으로생각된다.

(그림2) 습지 목록화 및 평가·모니터링 추진 과정

● ● 람사르총회이후의지속가능발전방안

위치·고도·지역기후·수문학·식생

위치·물리화학적 특성·생물학적 특성·생태계 기능

위치·물리화학적 특성·생물학적 특성·토지이용·위협요소

GIS 활용을 위한 기본 목록 자료 축적

지리학·기후·생물지리적 지역

1:1,000,000

1:200,000

1:50,000

1:10,000

전략적환경평가

정책·계획·프로그램 승낙·조정

환경향평가 과제 승낙·조정·

모니터링

취약성평가

습지위험평가

생물다양성평가

습지가치평가

장소·압력·직접조정 모니터링

평가

평가

평가

이행

결정도움·요인제공

기준제공·한계설정

결정도움·요인제공

Level1강유역 혹은 섬

Level2습지지역

Level3습지 복합지

Level4습지 서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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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_ THE GYEONGNAM DEVELOPMENT

람사르협약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국제협력

을 통한 습지보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고,

국제협력의 대상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

다. 첫째, 습지와 유역관리에 대한 국제협력이

필요하다. 세부적으로는 접경지습지와 하천에

대한 국제협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이러

한 개념의 습지가 없기 때문에 큰 문제는 발생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DMZ에 위치한

습지와 물새류의 서식지에 대한 공동관리를 위

해서 다양한 협의가 필요하다. 둘째, 습지에 의

존하여 서식하는 생물종의 관리를 위해서도 국

제협력이 필요하다. 특히, 철새류와 같이 여러

국가를 이동하는 종의 경우 이러한 노력이 절실

한데, 우리나라는 동아시아~호주 철새이동로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일본과 호주를 비롯한 여러

나라와 협력이 필요하다. 셋째, 환경관련협약 혹

은 기관과의 파트너십 역시 국제협력을 통해 이

루어진다. 현재 우리나라는 생물다양성협약

(CBD), 야생동물 중 이동종의 보전에 관한 협약

(CMS), 세계유산협약, 기후변화협약(UNFCCC)

등 여러 환경관련협약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에

국제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단위의 환경

관련협약과 의결문, 기관과도 다양한 논의를 진

행해야하며 국제적인 프로그램 역시 관심을 가

져야한다. 최근에는 훈련과 자금조달까지 국제

협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 대

응할 필요도 있다.

Ⅴ.

2008년 제10차 람사르당사국 총회 이후 동아

시아람사르지역센터(RRC-EA, Ramsar Regional

Center-East Asia)가 설립되면 이란·파나마에

이어 3번째 센터가 될 것이며, 동아시아와 동남

아시아의 습지관련 교육·훈련·국제협력의 핵으

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비록

이 센터의 운 비용은 람사르환경재단 및 환경부

로부터 상당부분 지원되지만, 람사르사무국의 엄

격한 통제하에 국제적인 수준에 맞추어 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 이 센터의 활동을 통하여 경남

이 동아시아지역의 습지보전 핵으로서 다양한 활

동을 전개할 경우 환경수도를 추구하는 창원시와

경남도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

다. 따라서 이 센터가 중심이 되어 직접 관련되

는 회의(예:철새이동로·습지보전교육·습지관리

등)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람사르총회 후 지속적인 환경회의의 유치는 행

사장의 활용과 숙박 및 의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축적된 경험을 재활용하고, 더욱 더 발전시키는

람사르총회와 경남의 발전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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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람사르총회 개최경험으

로 확보한 인적네트워크는 습지생물다양성관리,

멸종위기종 복원 및 관리, 철새 이동에 관련한

네트워크, 생물다양성 협약, 멸종위기종관련 회

의 등에 관여하는 인적자원 풀과 상당부분 겹치

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 비해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중대형 환경회의 유

치가 더욱 치열해 지고 있어, 중규모나 그 이하

의 회의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는 방법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매 3년마다 개최하고 있는

아시아습지심포지엄(람사르 총회 결의문 Ⅷ. 19

추인)의 경우에도 약 6년 주기로 정기적으로 유

치할 경우 지속적으로 습지분야의 선도역할을 수

행하기가 용이하다고 판단한다.

우리나라에서 습지관련 생태지도자 양성프로

그램이 시작된 것은 낙동강하구를 중심으로 5년

이 넘었다. 최근에는 우포·주남에서도 유사한 프

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확대 될 것으

로 예상된다. 우포·주남·낙동강 하구는 방문자

센터가 잘 갖추어져 있어 이런 교육프로그램을

유지하기가 매우 용이하다. 또 화포습지를 포함

하여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들은 근거리에 위치

하고 있어 연안~내륙습지를 동시에 교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의 설립은 그 목적이

나 방향이 역대 람사르총회 개최지들이 한번도

시도해 본적이 없는 국제적으로 매우 고무적이고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재단활동은 습지생태계가

주대상이 되어야만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다.

일반 환경문제(대기·물·오염·생태계교란 등)의

대상은 너무 넓어 일관성 있는 활동에 한계가 있

기 때문이다. 따라서 람사르환경재단은 총회준비

과정에 시행해 오고 있는 국내·외 네트워크구축,

인식증진사업, 교육지원, 습지생태계 연구지원,

복원사업 그리고 Post-Ramsar의 일환으로 국제

회의를 주관해야 한다.

동아시아람사센터(RRC-East Asia)를 통해 습

지관련 국제회의를 유치할 경우 많은 국내 참

가자들도 경남을 찾을 것이다. 또한 내국인 전

문학술회의를 유치하여 행사장을 활용하고, 일

일투어 경험을 잘 활용하여 국내 타지역과 차

별화를 할 필요가 있다. 내국인들의 경우 학회

전후 현장방문프로그램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방문을 통해 얻는 신선

함이 거의 없거나, 이미 방문한 적이 있어 특별

한 동기유발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

다. 따라서 학회의 성격에 따라 방문지의 프로

그램도 정교하게 조정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우포늪과 주변을 둘러본다면 4~5가지 이상의

● ● 람사르총회이후의지속가능발전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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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_ THE GYEONGNAM DEVELOPMENT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야 하며, 이동 동선 내에서

도 민속관과 같은 곳을 포함하여 다양성을 부

여할 필요가 있다.

비록 습지보호지역의 확대에 많은 장애가 있을

수 있으나, 람사르총회를 개최한 경상남도는 습

지보호구역 확대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보호지역 지정을 통해서 지역민들에게 경제적 혜

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

하고,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보호구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통 사랑도의

경우 조간대 생태계에서 무분별하게 연중 어패류

를 채취하는 방법을 탈피하여 일년에 한두번 수

확하고, 수확하는 시기에는 시가 축제를 개최하

여 관광객을 유치하는 선순환구조로 바꾸는 성공

사례를 정착해 가고 있다. 고성과 거제일대의 잘

피밭, 사천의 광포만과 비토일대의 갯벌도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이용과 보존의 균형을 유

지하고 관광사업과도 연계할 필요가 있다.

경남도는 람사르총회 준비를 통해서 이 회의가

국가행사임에도 경남중심의 사고로 접근하는 경

우가 많았다. 특히 인근에 있는 낙동강 하구의

경우 많은 철새종들이 낙동강하류지역을 동일한

서식처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고니

의 70%가 낙동강하구를 찾고, 이들 중 상당수가

주남저수지와 우포를 찾는다. 이러게 연속된 생

태계는 공동관리를 통하여 생물 수용용량을 증가

시킬 수 있도록 행정단위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 근거리에 위치하면서도 서식처 유형이 크게

다른 경우 생태관광지로서 개발하기 유리하다.

우포와 같이 람사등록습지에 대한 생태관광도 인

접한 습지(예:대학지)에서의 습지체험(배타기·동

식물의 채집 및 교육)과 인근의 문화적요소(예:팔

락늪의 정자)와 연계하여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기할 필요성이 있다.

생태관광의 내용측면에서도 정교한 세분화가

필요하다. 주남저수지의 가창오리·두루미·우포

의 물안개 및 늪지체험·습지문화체험 등 다양화

해야 하며, 지역주민의 늪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한 교육을 통해 인

적자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Ⅵ.

람사르총회 준비과정 중 체계적이지 못하고

비효율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환경부와 경남

도·창원시·민간단체·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당

사자들이 람사르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 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총

회는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이라고 생각되고, 람

사르총회개최는 일반 행사와 비교할 수 없는

부가가치를 가져다 줄 것이다. 특히, 성공적인

개최에 대한 자부심, 람사르환경재단설립, 동아

람사르총회와 경남의 발전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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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 습지센터와 같은 국제기구 유치 및 동아

시아의 습지 보존 선도, 경남도내 습지학교 지

정 및 교육프로그램, 멸종위기종 복원 및 서식

처 관리 등은 이번 행사를 통해 얻는 가장 중요

한 수확이 될 것이다.

람사르총회 이후 우리의 관심은 총회 이후 정

부와 시민단체·전문가가 습지의 보전과 환경에

대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세계적이지만 우리만의 창

조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습지관련 주요행사시

지나친 경남중심의 발상으로 일관하거나 습지행

사에 정치적 홍보전략이 너무 깊이 스며들게 되

어 포용력을 상실할 경우 국내에서 선도자 역할

을 상실하게 될 것이며, 국제사회에서도 웃음거

리가 될 것이다. 비록 총회유치에서 준비하기까

지 경남도가 나서서 열정적으로 진행해 왔으나

이제부터 람사르총회 이후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개최시가

후속사업들을 발굴하고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일

반국민들에게 총회 개최도시가 개최도내 있으

며, 개최도는 개최국내에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

어야 정상적으로 총회 이후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

해 지난 4~5년간 모두 함께 노력했듯이, 람사

르총회 이후에는 습지의 보전만을 위해 지금까

지 보여준 관심과 노력이 계속 뒤따르기를 기대

한다.

● ● 람사르총회이후의지속가능발전방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