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땡해방 윤자

20
묘한 윤자 -1- 순서 캣맘과 길고양이 4 황인숙 선생님 8 진이 이야기 10 윤자가 만난 묘한 고양이들 14 후기 20

Upload: prdgy

Post on 26-Jul-2015

157 views

Category:

Education


3 download

TRANSCRIPT

묘한 윤자

-1-

순서

캣맘과 길고양이

4

황인숙 선생님

8

진이 이야기

10

윤자가 만난 묘한 고양이들

14

후기

20

캣맘과 길고양이

-2-

캣맘과 길고양이

길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는 캣맘님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해방촌에 사신지도 벌써 10

년이 넘으셨다는 캣맘, 영란님에게 먼저 해방촌 안에 길고양이들이 정말 많다고 생각하

시는지 여쭤보았다.

“글쎄요. 해방촌만 많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동네안에서 고양이 개체수 조절

의 요인은 캣맘이 얼마나 관리를 해주느냐도 있는 것 같아요. 중성화 수술까지 잘

시행하면 개체수도 조절될 수 있으니까요.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는 지역

에서는 한꺼번에 고양이를 잡아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이처럼 길고양이들의 개체수는 각 동네안에서 중성화 수술(TNR) 등 관리가 어떻게 이

루어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현재 해방촌에는 영란님이 아는 캣맘만 해도 네

분이 계신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영란님이 길고양이들의 먹이를 챙겨주신지도 어언 2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를 여쭤

보았다.

<소월로 30길 12, 담벼락에 앉아 있는 고양이를 찍은 사진>

묘한 윤자

-3-

“담벼락에 고양이 두 마리가 앉아있는데 배고파 보이더라구요. 그게 처음이었어요.

먹이를 조금 줬는데 잘 먹었어요. 적극적으로 주기 시작한 건 길고양이를 구조하

면서부터예요. 이렇게나 바깥에서 고생하고 있었는데 큰일 날 수도 있겠다 싶었어

요. 정이 들면서는 이렇게 예쁜 고양이가 바깥에서 살고 있었구나 하고 지금까지

가졌던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었다는 걸 느꼈어요. 고양이가 정말 매력이

있다는 걸 느낀거죠. 고양이에 대해 알게되면서 길고양이들이 배고프고 힘들겠구

나하고 생각 했어요.”

실제로 먹이를 줄 때 해방촌 주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제가 만나는 사람들이 한정되기 때문에 주관적인 느낌이에요. 못 본 체 무시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캣맘을 도와준다고 생각 해요. 정말 심하게 이야기 하는 사람들

은 나머지 한 10% 또는 1%정도 예요. 한 번 잘못 걸리면 ‘밥을 주지 말라’, ‘쥐약

을 놓는다’고 까지 이야기해요. 몇몇 사람들 빼고는 호응은 아니더라도 무시하거나

방관하는 태도예요. 나쁜 사람으로 치면 비율이 낮다고는 생각해요. 자신의 일이

아니면 관심을 갖지 않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관

심이 있어서 밥주는 걸 묵인하는 사람도 있을테구요.”

그렇다면 먹이를 줄 때 가장 힘들다고 느껴지는 점은 무엇일까.

“정말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한테는 사료비 그 몇 만원이 힘들 수 있어요. 경제

적으로 힘들거나 아니면 내 몸이 힘들거나. 매일 똑같은 스케줄 때문에 다른 생활

도 못하고 고양이 위해서는 밥을 안 주면 안되니까 그러다 보니 자기 시간을 빼앗

기게 되구요. 하지만 저의 경우엔 밥을 주지 말라는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요. 고양

이가 시끄러워서 그렇다느니 약을 놔서 죽여야 된다고 까지 심하게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가장 힘든 것 같아요. 다른 것 보다도 사람들 때문에. 사람들의 시

선, 인식.”

그렇다보니 실제로 먹이를 줄 때도 가장 고려하는 점이 사람들에 눈에 띄지 않는 것이

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들 눈에 잘 안 띄면서 고양이가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장소

캣맘과 길고양이

-4-

를 선택을 해요. 요즘은 집들이 서로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에 주로 차 밑에 주고

있어요. 매일 아침 저녁으로 두 번씩 다녀요. 그릇을 치우기 때문이에요. 만약 그

릇을 안치울 경우엔 차가 잘 빠지지 않는 곳에 놔두는 게 비법일 수 있겠죠. 저의

경우엔 매일 아침마다 치우기 때문에 차가 출근 시간에 빠져나가더라도 상관 없어

요. 그릇을 치우지 않거나 오랫동안 주차되어 안심하고 있던 차가 갑자기 움직이

게 되면 싫어하는 사람들과 부딪히게 돼요. 그렇기 때문에 아침 저녁으로 치우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힘이 들어요.”

실제로 많은 것을 고려하면서 해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을 계속 하고 있는 이유가 궁금

했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담긴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캣맘들은 다 같은 마음일 거예요. 내가 배고파서 밥 먹을 때 길고양이들도 배고

플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내가 가지 않으면 나를 기다리면서 배가고플텐데

하는 그 생각 때문에 항상 힘들어도 비가 오거나 눈이 오더라도 자연스럽게 나가

게 돼요.”

강동구에서는 길고양이 급식소 사업이 시행 중이다. 만화가 강풀의 아이디어에서 비롯

된 길고양이 급식소는 관내 주민센터 18곳과 관공서에 등에 설치 되었다. 이와 같은 사

업이 만약 해방촌 안에서 이뤄지게 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동네 주민들의 호응이 있어야 하지 , 공무원들의 생각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설

사 시행이 되었다고 하더라고 민원이 계속 들어오는 경우, 공무원들이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

요.

다른 나라에서는 주민들이 길고양이와 서로 음식을 나눠 먹는다고 해요 .동물과

사람은 같이 사는 존재로 인식하는 거죠. 우리들도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

해요.

그리고 장소만큼 이라도, 캣맘들이 관리를 하에 공무원들이 자리만 내어 주는 것

만 해도 줗을 것 같아요. 지정 장소만이라도 정해 주면 인식 변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고양이가 인정된 장소에서 밥을 먹는 모습을 계속 보면 다른 장소

묘한 윤자

-5-

<신흥로 11길 7,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던 길고양이, 뒷모습이

쓸쓸히 느껴진다.>

에서도 익숙해지지 않을까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많이 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황인숙 선생님

-6-

<신흥교회 앞, 차 밑에서 경계하는 길고양이 둘>

황인숙 선생님

황인숙 선생님(54)은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나

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황 선생

님은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해방촌 길고양이들의 먹이를

주며 돌보고 있는 캣맘이다. 에세이집 ‘해방촌 고양이’를

통해 해방촌에서 살고 계신 황선생님의 생활과 고양이에

대한 생각을 느낄 수 있다.

‘바깥 고양이들한테 밥을 주기 시작하고 나서 바뀐 게

둘인데, 그중 하나가 비에 대한 감정이에요. 전에는 비

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중략)… 그런데 이젠, 빗소리

가 들리면 가슴이 철렁 해요. 하루 이틀이고 쉼 없이

비가 오면 ‘’너무하네 정말!’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죠. 비는 고양이들이 자는 동안

만 왔으면 좋겠어요’

책의 본문 중 황 선생님의 고양이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황선생님을 만나는 동안에도 그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매일

두 번 낮과 늦은 밤 먹이를 주시는 선생님에게서 이따금 연락이 올 때, 같이 밥을 주곤

한다. 함께 걷는 길 마주치는 고양이 모두 그냥 지나치는 법 없이 ‘야옹아’ 애정 담긴

목소리로 부르며 밥을 주시는 모습이 그렇다. 뿐만 아니라 정이 많으신 분이다. 하루는

다급한 목소리의 연락을 받고 나간 자리엔 아픈 새끼고양이가 있었다. 한 아름 안겨주

묘한 윤자

-7-

<신흥로 3길 39, 차 밑에 누워 있는 길고양이 사진>

신 고양이 사료와 간식, 입으라며 주신 고양이 티셔츠와 빨간 가방, 현미와 고구마, 호

두 등 내게 주신 선물들이 그렇다.

‘그러다 보니 비슷한 마음끼리 자꾸 뭉친다. 지난 연말 고양이 시인이라 불리는 황

인숙 선생님이 사람들을 모았다. 다친 길고양이의 치료비를 위해 아는 사람들끼리

매달 돈을 걷어서 모아두자는 것이다. 일종의 ‘길고양이 치료비 두레’인 셈. 이것을

최초로 제안한 분은 수중에 돈이 정말 없던 어느 날 길에 길고양이가 다쳐서 쓰러

져 있는데 순간 고민했단다. 구조할지 말지. 생명이 꺼져가는 순간에 돈 때문에 망

설였던 그 마음이 미안해서 제안하게 됐다고. 다친 길고양이를 보며 다들 한번씩

은 해봤을 고민에 선뜻 뭉쳤다.’

(한겨례 기사 인용- 2013년 1월 11일 김보경 기자 '길고양이 심야식당')

매달 회비를 통해 모은 자금은 길고양이 치료비와 먹이 비용으로 지출된다고 한다. 선

생님과 같이 구조했던 새끼 고양이 진이도 위의 기사 내용에 나온 커뮤니티 모임의

자금으로 치료했다. 해방촌에 살고있는 몇몇 캣맘들도 이 커뮤니티 안에서 함께 하고

있다.

길고양이 진이 이야기

-8-

<진이 처음 찍은 사진>

길고양이 진이 이야기

길고양이 진이는 ‘해방촌 고양이;의 저자 황인숙 작가님을 통해 만나게 되었습니다.

7월 22일 오후 아픈 길고양이를 발견했다는 다급한 목소리에 달려간 골목길에는 주차

된 오토바이 발판 위에 쓰러져있는 새끼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사람이 다가감에도 도망

갈 기운 없이 쓰러져있는 고양이를 급히 병원부터 데리고 가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작

가님의 소개로 길고양이 치료비 30%할인을 받을 수 있는 병원에 갈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서는 탈수 증상이 심한 상태로 소화기관에 관한 약과 수액을 처방받았습니다. 생

후 2~3개월로 추정되는 수컷고양이

의 몸무게는 겨우 600g. 몹시 마른

상태인 고양이에게 주사 바늘이 들

어가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습니

다.

수액이 다 들어가는데 걸리는 시간

은 3일. 내내 곁에서 돌봐주어야

했고, 잠을 자지 못하는 것 또한

당연지사였습니다. 첫날은 집이 아

닌 사무실에서 하루를 꼬박 세니

일에 지장은 물론이거니와 지치고

피곤했습니다. 그래서 둘째날 밤에 고양이를 집에 데려오게 되었고, 다행히도 같이 살

고 있는 *빈집의 식구들이 이해를 해주곤 반겨주었습니다. 고양이의 이름은 진이. 진을

빠지게 한다는 이유를 장난스레 들기도 하고 지니라는 램프의 요정의 이름이라 부르기

도 하였습니다.

여러 사람의 정성이 통해서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기운을 차린 모습을 보였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다시 기운 없는 모습과 잘 먹던 먹이조차 먹지 않았습니다.

밥을 먹지 않는다는 소식에 영란씨를 통해 먹이를 전달받았습니다. 영란씨는 강아지 두

묘한 윤자

-9-

마리와 고양이 세 마리를 돌보는 동물 애호가이자 해방촌 안에서 길고양이들의 먹이를

챙겨주는 캣맘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돌보는 고양이 세 마리 모두 길에서 데려왔습

니다. 비슷한 증상으로 병을 앓던 고양이를 돌보시던 중이라 영란씨를 통해 도움이 되

는 방법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장이 좋지 않은 경우에도 부담이 되지 않는 영

양 성분이 들어간 주식 대용의 가루.) 다행히도 전달 받은 먹이를 잘 먹는 진이의 모습

에 모두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상태가 좋지 않아진 것은 머지않은 얼마 후에 일이었습니다. 다시 먹이를 먹지 않는

진이는 눈 한쪽이 살짝 감긴 듯 아파 보였습니다. 영란씨는 다른 병원에 가기를 원했습

니다.

캣펀드. 황인숙 작가님의 주최로 만들어진 고양이 커뮤니티의 이름입니다. 월회비를 걷

길고양이 진이 이야기

-10-

<누워있는 진이와 진이가 처음 발견된 장소>

어 모은 공동기금으로 구조한 길고양이들의 치료비와 먹이를 위해 사용하고 있고, 진이

의 병원비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른 병원을 가기에는 지금의 자금으론 부담되는 비용이 있었고, 처음에 작가님께 소개

를 받았던 곳에 다시 가기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문정씨와 함께. 역시 작가님

을 통해 만난 캣맘으로, 띠띠뚱띠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직접 돌보는 중입니다.

병원에서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영양제만 처방을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후 상태

는 점점 악화, 눈이 점점 부어올라 주변에 눈물이 가득 고였습니다.

결국 영란씨에게 다른 병원을 소개받았습니다. 이번에는 문정씨, 영란씨와 함께. 병원에

서 세가지 증상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호흡기와 소화기 질환 그리고 빈혈, 특히

빈혈 수치가 낮은 상태로 조금 더 떨어질 경우에는 수혈을 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부었던 눈 역시 호흡기 질환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었습니다. 병원에서는 1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자세한 진찰과 설명을 들을 수 있었고 약과 유산균을 처방받았습니다. 영란씨

가 산 새로운 사료는 입에 맞지 않는 듯 먹지 않아도 계속 먹던 영양죽을 다행히도 잘

먹었습니다.

그 후부터 부쩍 진이의 애교가 늘었습니다. 고양이들이 기분이 좋을 때에 내는 그르렁

소리를 내곤 하고, 손에 머리를 비비는 등 귀여운 모습을 볼 땐 기분이 좋았습니다. 영

란씨의 소개로 주문한 생식이 입에 맞는지 잘 먹기도 하였으나 전과 달리 먹는 양이

묘한 윤자

-11-

<남산 진이의 자리>

줄었습니다. 뒷발에는 진물이 나기도 하였습니다. 문정씨와 함께 병원에 다시 방문하였

습니다. 다행히 몸무게 50g이 늘었고 세가지 증상 중 빈혈과 설사가 호전되었습니다.

하지만 빈혈이 악화되었습니다. 수혈을 하기엔 많은 비용이 부담되었고 소고기 육회 등

먹이에 신경을 더 쓰기를 권했습니다. 뒷발이 괴사. 꿀을 사용해 치료하였습니다. 집으

로 돌아 가는 길 문정씨와 함께 소고기 육회와 꿀을 샀습니다. 집에 돌아와 육회를 주

니 두그릇 모두 싹싹 비어낼 정도로 잘 먹었습니다.

다음 날 진이는 밥을 먹지 않았고 구토를 했습니다. 병원에 가니 장염을 진단받았습니

다. 의사 선생님은 집중치료실에 입원할 것을 권하면서도 캣펀드의 사정을 알기에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보자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만큼 진이의 상태는 좋지

않았고 구토로 인한 탈수 증상이 염려되어 24시간 구토억제제와 수액을 처방받았습니

다. 집으로 돌아온 진이는 또다시 구토하였고 모습을 지켜보면서 불안함을 느꼈습니다.

진이는 거실 곳곳 자리를 옮겨다니며 눕기를 반복하다 계단 뒤쪽 어두운 자리에 자리

를 잡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진이의 의식이 있는 모습을 본 건 새벽 4시였습니다. 8월

11일 아침 9시즈음 몸이 굳은채 발견된 진이는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진이의 마지

막이 외롭지 않길 기도하며 문정씨와 식구들과 함께 남산에 묻어주었습니다.

길고양이 진이 이야기

-12-

윤자가 만난 묘한 고양이들

<신흥로 11나길 2-11>

묘한 윤자

-13-

<2013.08.12. .소월로 30길 19-25>

<신흥로 11나길 2-4>

윤자가 만난 묘한 고양이들

-14-

<신흥로 14길 11, 9>

묘한 윤자

-15-

<소월로 30길 19-25>

윤자가 만난 묘한 고양이들

-16-

<신흥로 14길 11>

<소월로 30길 14>

묘한 윤자

-17-

저자 후기

처음 해보는 일, 갈피가 잡히지 않는 동안에 조사 계획을 세우는 데만 시간을 거의 보

냈고, 실질적으로 직접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거나 고양이를 조사하는 시간은 채 1개월

이 되지 않았다. 결과물을 제출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시간이 지날수록 조급해지는 마음

에 지치기도 했다.

일이 끝난 지금, 얻은 것이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한가지는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 그것이 마을 조사나 고양이와 관련

된 일은 아니더라지만. 막연히 하고 싶던 일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나머지 한 가지는 황인숙 선생님을 통하여 구조한 길고양이를 돌보면서 느낄 수 있었

다. 구조 할 때부터 작고 기운 없던 아이는 발견한지 3주가 된 시기에 결국 무지개다리

를 건넜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양이를 맡게 되었고, 아픈 고양이의 간호를 하기

엔 많이 서툴렀다. 고양이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기만 하는 경험을 처음 해보

았다. 그 경험이 내게 너무 소중하게 느껴진다.

- 윤자 2013.10.03

윤자가 만난 묘한 고양이들

-18-

묘한 윤자

-19-

윤자가 만난 묘한 고양이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