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루피아가치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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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루피아가치 폭락, 위기인가 기회인가?
김희중([email protected])인도네시아 루피아(Rp)의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6 일 오전(현지 시각) 달러당
12,900Rp 에 거래되면서 1998 년 금융위기 이후 16 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현재 루피아는 26
일 오후 달러당 12,445Rp 로 약간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1 년 반 사이 약 29%의 가치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러시아, 터키, 그리스 등 신흥국들이 정치적 불안정과 저유가로 인한 금융시장 위기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외환위기가 불거진 1998 년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Figure 1 달러화 대비 루피아 그래프(파란색)와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지수 (빨강색). 지난 18 개월동안 각각 29.18%와 18.8% 상승하였다. 출처: Yahoo Finance
루피아의 급락은 유가하락으로 인한 러시아 금융시장과 자국 채권시장의 불안감으로 야기되었다. 11 월 27 일부터 12 월 16 일까지 불과 약 보름 사이에 10 년물 인도네시아 국채 금리가 7.7%에서 8,5%로 1% 가량 급등하는 등 채권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며 외환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준 것이다.
이에 채권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하여 지난 16 일 인도네시아 당국이 적극적인 개입을 하게 이르렀다. 정확한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월 스트리트 저널>에 의하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약 5 억달러 가량의 국채를 매입, 평소 두 배 이상의 양을 채권시장 안정화에 투입시킨 것이다. 이로 인해 26 일 현재 7.8%까지 떨어지며 외환시장 또한 진정세로 들어선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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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인도네시아 10 년 만기 채권. 지난 16 일 8.5%까지 상승한 이후 진정세로 돌아섰다. 출처: Investing.com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 병(Dutch Disease)’를 앓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즉, 자원에 거의 의존해 급성장을 이룩한 후 이번과 같이 물가 및 환율 상승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잃고 경제 위기에 처하는 이번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인도네시아는 석탄, 석유, 팜 오일, 원유 등 천연자원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하였는데, 현재 6%대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유가의 급락 등 인도네시아 경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는 중론이다. 실제로 올해 인도네시아의 수출품 중 천연가스와 원유는 전체의 15.2%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이러한 위기감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의견들도 적지 않다.
인도네시아는 천백억 달러 ($111 Billion) 가량의 외환보유고를 자랑하고 있고, 국내 총 생산(GDP)
대비 부채 율도 점차 줄어들며 현재 약 2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1998 년 외환위기 때 거의 100%
의 부채 율과 비교하여 현저히 낮은 수치이며, 외환보유고 또한 과거 174 억 달러 ($17.4 Billion) 에 비해 약 6.3 배 증가된 것이다.
올해 인도네시아의 GDP 역시 연간 5%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성장이 둔화되고는 있지만, 1998 년 -13%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과거와 비교해 정치상황이 많이 호전됨에 따라 경제구조개혁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위기론을 진정시키고 있다.
Figure 3 인도네시아 GDP 대비 부채상황. 2001 년 약 95%에 이르렀으나 현재 약 25%까지 떨어진 상태다. 출처: Tradingeconom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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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인도네시아 외화 보유고 상황. 현재 약 천백억 달러($111 Billion)를 보유하고 있다. 출처: Tradingeconomics.com
무엇보다도 이러한 위기론을 잠재시키기 위해서는 유류 가격의 상승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여진다. 하지만 여러 주요 은행들이 내년 유가를 $50~$65 사이로 책정하는 것을 보면 상황이 그렇게 녹녹하지는 않아 보인다. 더욱이 인도네시아의 더 큰 문제는 인도네시아는 원유를 수출하고 정제유를 가장 많이 수입한다는 것이다. 즉, 인도네시아가 정제유를 수입할 때 하락한 유가만큼의 이익을 받지 못 한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이러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위도도(Widodo) 대통령의 부담은 한층 덜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가보조금 하락으로 인해 소비자물가 인상 및 소비심리 위축이 나타날 것을 우려하였지만 이러한 위기감은 조금 사그러든 모습이다. 실질적으로도 지난 11 월의 소비자 심리지수도 전달보다 소폭 하락하였지만, 120.1 의 높은 소비자심리를 보여주었다.
Figure 5 인도네시아 소비자심리지수. 출처: Tradingeconomics.com
유가하락으로 시작된 이번 루피아의 폭락은 인도네시아의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위도도 대통령이 경제개혁을 실시하고 있는 만큼, 이번 저유가를 계기로 ‘네덜란드 병’에서 탈출하여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