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에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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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 40회 목요문화포럼 협동조합 에 길을 묻다 지속가능한 문화예술은 가능한가? 일시_ 2012년 1016일(화) 오후 2시 장소_ 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 주최_ 인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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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 40회 목요문화포럼

협동조합에 길을 묻다

지속가능한 문화예술은 가능한가?

일시_ 2012년 10월 16일(화) 오후 2시

장소_ 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

주최_ 인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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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에 길을 묻다 지속가능한 문화예술은 가능한가?

기조발제(14:10~14:40)문화예술 활동과 협동조합의 가능성 ······························································ 7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세션 1 사회적기업을 넘어 협동조합으로발제(14:40~15:10)

사회적기업이냐, 협동조합이냐? ···························································· 9

김신양 (성공회대학교 시민사회복지대학원 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

토론(15:10~15:40)문화예술인도 이제 주체로 나서자 ······················································ 18

이은진 (신나는문화학교 자바르떼 경영지원실장)

맞춤형 지역협동조합과 문화 ······························································ 23

임승관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대표)

세션 2 협동조합은 지속가능한 문화예술의 대안인가 사회 나도원(음악평론가, 예술인 소셜유니온 설립 공동준비위원장)

라운드테이블(16:00~17:00)(가칭) 은하만화동맹협동조합 ····························································· 27

박인하(가칭 은하만화동맹협동조합 준비중,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협동조합은 즐거운 삽질이다 ······························································ 30

송주희(이웃문화협동조합 추진위원회 운영위원장)

어떻게 해서 음악가들은 모이게 되었는가 ······································· 39

- 자립음악생산조합의 경우박다함 (자립음악생산조합)

종합토론(17:00~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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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발제

문화예술 활동과 협동조합의 가능성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문화예술인들의 삶과 활동에 있어서 ‘협동조합’이라는 틀은 어떠한 의의를 가지는가. 무엇보다도 화폐를 매개로 한 ‘상품화’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대안적인 생산 및 유통 방식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협동조합 운동은 그 기원에 있어서부터 화폐적 관계와 그것으로 충분히 담기지 못하는 인간 생활의 측면 사이의 모순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간혹 들리는 바이지만 협동조합 운동을 전통 사회의 품앗이와 같은 것으로 연관시키는 것은 그래서 잘못이다. 오늘날의 협동조합 운동은 산업화와 자본주의 경제의 확장을 가장 먼저 겪고 있었던 19세기 초의 영국에서 생겨났다. 노동 시장에서 졸지에 ‘상품’이 되어 판매의 여부에 자신의 삶과 생명 전체를 의존하게 된 노동자들은 시장에서 화폐를 매개로 하여 이루어지는 생산과 소비로 담아낼 수 없는 자신들의 생활을 담기 위해 직접적인 인격적 관계로 사람들이 뭉치는 소비의 형태를 만들어 냈다. 이것이 발전하면서 소비협동조합과 연결된 생산자 협동조합도 생겨나게 되었다.

둘째, 이러한 협동조합의 기원은 시장 경제와 달리 협동조합의 경제 조직 형태가 더 적합한 영역이 무엇인지를 암시하고 있다. 시장 경제의 본질적인 특징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화폐 그리고 화폐를 통한 계산을 바라보면서 관계를 맺는다는 ‘물신성’ 혹은 몰인격성에 있다. 이러한 몰인격성 덕분에 엄청난 규모의 시간과 공간에 걸쳐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의 다종다기한 활동을 하나의 노동 분업으로 조직해 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며, 이는 산업 혁명 이후 산업 경제의 전 지구적 확장 속에서 유감없이 발휘된 바 있다. 하지만 거꾸로 이러한 장점은 곧 그 반대의 단점을 함유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의 능력과 필요 욕구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만 만족스런 결과를 낼 수 있는 경제 활동에서는 그 단점이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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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나타난다. 점심밥이라든가 육아 같은 문제들을 생각해보라. 시장에서 모르는 사람이나 모르는 생산자를 만나 돈으로 그 재화 및 서비스를 구입하는 것이 만족스러운가 아니면 서로간의 인격적 관계를 맺으면서 서로의 필요와 능력에 관심을 갖는 이들과 힘을 뭉쳐 해결하는 것이 만족스러운가.

이 두 가지 점을 기억한다면, 현대 사회에서 문화 예술 활동의 조직에 있어서 협동조합 운동이 대단히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문화와 예술에서 시장의 상품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부분들이 분명히 많이 있으며 또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인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이와 똑같이 확연한 사실은, 그러한 방법으로 생산과 유통이 이루어질 수 없는 무수히 많은 측면들도 있으며 이를 억지로 시장이라는 방법으로 강제하려고 했다가는 획일화, 암묵적으로 전승되어온 생산과 향유의 지식과 재주의 소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소외 등등이 차례로 벌어지게 된다. 협동조합은 이렇게 시장의 방법으로 담아낼 수 없는 문화 예술의 많은 측면들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 될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협동조합을 기업이나 여러 시장 경제의 여러 ‘상품화’의 보조 장치 정도로 여기는 버릇을 버리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의 역량과 필요욕구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다는 본래의 정신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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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션 1 사회적기업을 넘어 협동조합으로] 발제문

사회적기업이냐, 협동조합이냐?김신양(성공회대학교 시민사회복지대학원 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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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션 1 사회적기업을 넘어 협동조합으로] 토론문 1

문화예술인도 이제 주체로 나서자이은진 (신나는문화학교 자바르떼 경영지원실장)

1.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제도를 보는 문제 의식

2011년말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되고, 올 12월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민사회 영역만이 아니라 정부 부처와 지자체들도 앞장서서 협동조합 교육, 컨설팅과 설립 지원 등을 이야기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어째, 그 분위기가 5년 전과 비슷하다.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행되고, 현재까지 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이 600여개에 이르고, 지자체별, 정부부처별 예비사회적기업도 엄청 많아졌다. 사회적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도깨비 방망이처럼 이야기되더니, 이제는 또 협동조합이다. 사회적기업은 인건비지원 때문에 시작한 곳이 많다보니 지원 종료 후 제대로 자립한 기업이 없으니 그 실패를 인정하고,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협동조합인 걸까? 아니면 사회적기업을 고민하다 너무 어려워 포기한 사람들이 협동조합은 좀 쉽게 할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고민해 보라고 할 만한 일인 걸까? 왠지 관이 주도하며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을 이야기하는 것이 발제에서 언급된 것처럼 시장과 국가, 시민사회의 실패를 인정하고 새로운 대안을 고민한다고 보기엔 좀 우려스러운 지점이 많다.

어찌 되었든 문화예술계에서는 이런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하지 못했고, 사회적기업에 대해 명확한 문제제기가 나오지 않으면서, 단지 행정의 어려움이나 전일제 고용이라는 방식이 문화예술과는 맞지 않는다는 우회적 비판을 하기도 한다. 이제 협동조합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등장하니 사회적기업의 문제점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는데, 협동조합도 역시 정부가 주도하니 뭔가 혐의가 있는 듯하여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럽다.

사회적기업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은 국가의 역할을 민간에 떠넘겨 복지를 민영화하는 수순이라는 것이고, 국가의 지원과 통제를 받는 자율적이지 못한 활동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대자본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사회적기업의 일자리를 통해 저임금의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시스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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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착화시키는 주범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주변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기업을 하고 있고, 활동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제가 없기 때문에 딱히 문제제기를 못해왔던 것일까? 혹은 예술조직들도 이미 정부의 지원없이 독자적 생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방식의 지원을 받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는 것일까?

그런데 협동조합은 사회적기업과는 달리 설립 지원 외에 다른 지원은 없기 때문에 자주성을 상실하거나 지원이 끝난 이후를 염려할 일은 별로 없어 보인다. 또 공동체 정신을 복원하고, 관계를 재설정하여 보다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작은 시도들이 모이고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모두에게 좋은 일이니 굳이 시비를 걸 이유도 없다. 그럼에도 주체들이 고민할 수 있도록 담론을 형성하고 토양을 형성해 가는 것이 아니라 몇 개의 협동조합을 만들겠다는 실적위주의 관 주도 행보는 여전히 불편하기만 하고, 협동조합의 정신과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자발적이고 자주적인 결사체인 협동조합은 누가 하라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낄 때, 그 필요를 공감하는 사람들이 함께 해결의 의지를 모아 만들어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 역시도 사업체이니, 단체와는 다르고 또 이를 위한 준비는 긴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는 만큼 문화예술인들의 진지한 고민과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발제에서도 짚은 것처럼 협동조합은 해결책이 아니라 그것을 찾아가는 방식 중 하나이고, 또 조직 형식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방안이 있다면 그걸 선택하면 될 것이고 지금과 같은 방식도 별로 나쁘지 않다면 굳이 고민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지금 각자의 활동은 그다지 문제가 있지 않다 하더라도 이후 문화활동을 하고자 하는 후배들도 그 안에 문제없이 진입하고 살아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2. 왜 자바르떼는 협동조합을 고민하나?

자바르떼의 시작은 문화예술인들의 재생산구조를 안정적으로 만들어 가자는 데 있었다. 80년대와 90년대를 지나면서 확장된 문화예술활동은 90년대 후반에 이르러 정체 혹은 침체되어왔다. 수많은 문화활동가들은 경제적인 어려움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각각 다른 선택을 하고는 떠나갔다. 문화예술단체 내부의 전문화, 분업화로 예술활동가들은 기능인 대접을 받았고, 뭔가 좀 더 잘 나갈 수 있는 곳을 찾아 이리저리 몰려가기도 했다. 단체는 점점 규모가 축소되거나 이름만 남았고, 그나마 버티고 있는 소수의 활동비는커녕 공간을 운영하는 것조차도 어려웠다. 대부분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개별활동을 하면서, 창작의 결과물을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와 관계를 만들어가는 건 더 어려워졌다. 물론 그럼에도 자기 철학과 방식을 지켜가는 활동가들은 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면 아마도 미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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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예술가들에게 고정적인 일거리를 제공하고 이들이 자기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고 그런 가능성을 보면서 지역의 건강한 문화예술활동을 하고자 하는 후진들이 계속 들어와 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보고자 했다. 사업보다는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고민하는 주체의 조직화가 우선이었고, 이를 통해 지역의 공동체를 복원, 혹은 새로이 구성해자는 취지였다. 시작은 짧은 기간의 프로젝트 사업이었지만 그 속에서 지역의 주민, 아동, 청소년,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민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이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온 문화예술인들은 이를 기반으로 지역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예술활동을 하면서도 일정한 보상을 받고, 또 이를 통해 문화예술활동을 지속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했다.

또 한가지 목표는 새로운 문화주체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8~90년대의 문화운동의 주체, 노동문화의 주체는 민주노조의 조합원과 진보적인 학생, 지식인들이었다. 하지만 노동조합운동 속에서 노동자문화는 문선만이 남았고, 투쟁 과정에서도 스스로 만드는 문화활동은 거의 사라졌다. 전국적으로 활발했던 노동자문화패들도 대부분 해체되었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문화를 향유하고, 창조하는 집단은 얼마나 남아있는지 모르겠다. 지역에서 새로운 노동문화운동의 주체를 형성하는 것은 노조를 통하지 않고 지역의 노동자 자녀, 비정규직, 이주민들을 시민, 주민이라는 이름으로 만나 스스로가 자기 삶의 주체로 서게 하는 일, 대안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3. 문화예술, 협동조합으로 지속가능한가?

이러한 활동과 고민의 연장에서 사회적기업 5년차를 지나 지금 협동조합 전환을 준비하는 중인데, 물론 참으로 많은 숙제가 남아 있다. 2007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고민할 때부터 지원 종료 후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목표였지만, 막상 지원이 종료된 작년 하반기에 바로 준비에 들어가지 못했다. 조직 발전 TF를 별도로 꾸리고 내부 논의를 진행했으나 하반기 운영에 몰두하다 보니 실제로 내용을 챙겨가기는 어려웠다. 또 협동조합 역시 경제조직으로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지 못하면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은 여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때문에 지원 종료 후에도 연말까지 운영을 해봐야 전망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그리고는 연말이 되어야 겨우 목표에 조금 못 미치지만 그래도 현재 규모로 운영은 가능할 것이라는 근거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런 후에 본격적으로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과 내부 워크숍을 진행하게 되었으나 협동조합이 어떤 상이고, 또 문화예술분야에서 어떤 사업을 핵심으로 사업체를 꾸려갈 수 있을지 혼란스러웠다. 외부의 문화예술인들 중 협동조합을 고민하며 같이 논의를 해갈 단위는 거의 없었고, 협동조합 관련 선배들이나, 연구자들은 문화예술 영역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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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부족하여 적극적으로 결합하기 어려워했다. 가장 중요한 지점은 현재 자바르떼 구성원들이 조직의 자발적 주체인가? 협동조합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나?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 지금 사회적기업과는 어떤 점이 달라지는가이다. 말로는 어떻게 설명을 하겠지만 정서적으로나 실제 삶에서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다고는 해도, 시행된지 5년차인 사회적기업도 아직 성공사례, 모범사례를 찾기 어려운데, 협동조합은 또 한국사회에서 이제 시작하는 것이니 다시 맨땅에 헤딩을 하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할지 난감하기도 하나, 어쩔 수 없이 우리들 스스로가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이다.

4. 기회가 되고, 계기가 되었으면

문화예술인들이 한국사회에서 자신의 활동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그에 대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할 때이고,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우니 모여서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것, 그것이 협동조합을 이야기하는 이유이다. 협동조합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협동조합에 대한 고민과 협동적 방식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최근 홍대앞자립음악생산조합과 각 장르별 예술인들의 협동조합 준비 움직임, 예술인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고자(정확한 목적과 내용은 모르겠다) 준비 중인 문화예술소셜유니온 등은 이제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이 투쟁의 지원이나 연대활동을 넘어 자신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가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우리가 스스로 모든 걸 해결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국가는 복지제도나 문화기본권 등의 정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창조적으로 꾸려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우리는 그를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 그리고 국가와 자본을 상대로 싸우는 것 외에도 제도를 활용하여 스스로 활동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지역에서 공동체를 만들고 함께 서로 지지해주는 것도, 일상을 나누며 소소한 일상문화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고, 이를 위해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편으로 제도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우리가 낸 세금이고, 사람들에게는 필요한데 정부가 하지 못하는 역할을 대신 하는 것이니 지원도 당당하게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중심과 원칙, 가치를 잘 지켜서 휘둘리거나 주객이 전도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말이다. 그러려면 힘도 길러야 하고, 연대도 탄탄히 해야 할 것이다.

자바르떼는 운동조직이 아니라 사업체이지만 그 속에서 나, 개인은 노동자문화운동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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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바르떼를 통해 실험하고, 그 내용을 외부로 확산시켜 가는 것이 사회적기업 초기부터 결합해 왔던 문화활동가들의 자기실천활동일 수 있을 것이다. 자바르떼는 이를 위해 ‘문화예술협동조합연구원’을 올해 설립하고, 문화예술생산자 협동조합의 사례를 연구, 분석하여 조직 설립의 프로세스를 만들어가면서 내부 워크숍을 진행할 계획이다. 행정이나 지침들이 잘 안 맞고, 또 표현도 너무 달라서 예술인들에게는 늘 남의 이야기 같은 정책과 제도들이지만, 현실에 맞게 잘 활용하고, 또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런 것을 돕는 전문집단이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지금으로서는 우리 스스로 신뢰를 갖고 내부 논의를 치열하게 진행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 생각한다. 문화예술인, 예술조직들도 존재방식과 활동방식, 그리고 이제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주체가 되고자 하는 노력들이 모여질 수 있길 기대한다. 그 길에 협동조합이 문화예술인들이 지속적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고민과 상상력의 결과로 선택되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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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션 1 사회적기업을 넘어 협동조합으로] 토론문 2

맞춤형 지역협동조합과 문화임승관(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대표)

창조적으로 바라보자

예술가 입장에서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 모색의 중요한 지점은 지속가능한 생존과 성장이다. 하지만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의 차이점에서 주체의 문제를 다시 바라보고자 한다.사회적기업은 현실자본주의 안에서의 착한 기업이다. 즉 서비스를 포함한 재화를 생산, 공급하는 주체가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를 향해 단일한 방향성을 기본으로 갖는다. 불특정 다수 소비자의 요구와 취향, 심지어 유행을 파악하여 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구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자본주의적인 마케팅기술이 요구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직장 내 직급서열을 나누고, 지시, 점검, 평가, 등의 업무 시스템도 불가피하다.그렇다고 협동조합이 양방향성의 조직이라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경험한 짧은 견해로 협동조합은 주체에 의한 방향성이 없는 생활과 운명의 공동체로 한 몸이어야 한다.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안정적으로 번영할 수 있는 많은 조건들이 복합적인 한 덩어리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마치 시계 속 크고 작은 많은 톱니기어들이 함께 돌아야 그 기능을 하는 것 저럼 말이다. 그래서 무엇을 따로 떼어내어 고민하고 실천해서는 성과도 없고 지속적이지도 않으며 결국 작동도 되지 않는다. 작은 지역에서만 보아도 무너진 상권과 늘어나는 부채, 자녀 교육과 의료비, 폐지 줍는 노인, 골목마다 쌓인 쓰레기와 주차전쟁 등… 이 모든 것은 보통 한 주민이 느끼는 문제다. 물론 지금의 협동조합법이 사회적기업의 불편한 진실을 해소하고 모든 것의 대안으로 태어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과거의 사회적기업의 경험이 있고, 현재 문화예술인들과 지역민의 생존과 삶의 요구는 점점 분명해지고 절실해지는 현실에 있다. 그래서 지금 협동조합의 논의는 협동조합이 지니는 가치 안에서, 문화예술의 시각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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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적인 문화수용자 운동

98년부터 지금의 문화바람은 문화를 매개로 지역 주민과 만나 아름다운 지역 공동체를 모토로 활동해왔다. 주로 문예 전문패와 동아리모임을 운영했다. 무료 야외영화제 마을 축제를 만들면서 시민과 만나고 회원을 조직해 모임을 확대해 나갔다. 하지만 회원은 7~8년이 지나도 평균 50여명이 되지 않았고, 어려운 재정은 불안정한 미래와 전망으로 활동가들을 점점 힘들게 했다.2005년 단체의 생존과 지역문화운동의 자생적인 활력으로 다시 태어나야 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예술가나 정부정책에 요구하기보다는, 대안의 주체로 문화 소비자인 시민에 주목했다.일반 시민이 적극적인 문화수용자로 창작과 향유, 유통의 주체로 성장하고 작은 생활권내에서 일상 속 문화생태계 토대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 거리로 나가 인천에서 볼 수 없는 양질의 공연을 연 5회 이상 ‘우리가 유치하고 무료로 관람하자’는 구호로 월 1만원의 CMS회원을 모집했다. 시민들과 만나면서 추상화된 거대 담론이나 비전을 내세우기보다는 지금 시민들이 느끼는 욕망과 바람을 함께 해결하자고 했다. 우리 식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문화수용자운동을 설명하며 거리, 술집, 모임 어디든 달려가 회원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회원에게 필요한 강좌나 강의도 열고, 평소 배우고 싶은 동아리가 만들어졌다. 동아리는 특별히 전문 강사가 지도하기보다는 대게는 좀 더 잘하는 회원이 서로 가르치고 배우고, 연습하고 뒤풀이 하는 형태의 동아리다.적극적 문화수용자가 결국 작가들의 문화 상품 역시 다품종의 소량생산으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건실한 제작방향을 이끌 수 있으며, 문화산업도 비판적 선택으로 그 방향을 올바르게 제시하며 이끌 수 있는 유일한 토대가 된다고 믿었다. 정책적인 생활체육 육성을 통해 시민들이 체육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체험하게 되었고, 이것이 프로 스포츠에 대한 높은 수준의 비판적 선택을 가능하게 해 결국 프로 축구와 야구 등 국내 프로스포츠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견인하는데 토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시민들의 높은 문화적 감수성으로 지역의 문화환경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은 활성화된 생활예술동아리 활동경험을 통해 길러지고 있다.인천의 문화예술동아리는 약 1000개 ~1500개 정도가 여러 형태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그런데 잘 볼 수가 없다. 이유는 안정적인 연습공간의 없어서이다. 그래서 문화바람회원과 시민의 힘으로 동아리 스스로 운영하는 안정적인 연습공간을 만들었다. 기존 사무실의 보증금을 빼고 동아리 회원들의 출자금을 모아 처음 공간을 함께 만든 것이다.

2011년 두 번째 동아리 연습공간 ‘남동놀이터’는 1층에 ‘시민문화살롱’이 있는 4층 건물이다. 늘어난 회원들과 인천 시민이 함께 바라는 요구가 현실이 되었다. 시민생활문화공간이며 동아리연합인 ‘놀이터’의 모든 사업과 재정은 동아리 대표들로 구성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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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마련 출자자 이름이 있는 문화바람 공간

그림 1 스스로 만든 문화공간과 운영위

운영위에서 기획하고 결정한다. 매년 진행하는 ‘끼가번쩍’시민동아리축제와 회원 체육대회, MT 등, 회비조정과 예산사용내역도 운영위에서 결정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다른 동아리에 대한 이해와 회원들의 어려움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스스로 해법을 마련한다. 이러한 민주적인 소통과 결정권 행사가 회원들의 자존감과 주인의식을 높이고 있다.2005년 이후 지금까지 CMS문화바람 회원은 1200명이 넘었다.그 과정에서 ‘문화바람’ 회원들은 인천에 살면서 내가 바라는 문화 환경을 우리가 바꿀 수도 있다는 자신감을 조금씩 느끼고 있다.16년 동안 여러 형태로 생존과 번영을 모색한 문화바람은 누구도 의도하지 않은 사이 협동조합과 닮아가고 있었다. 협동조합에서 문예의 기능

문화바람 건물은 큰길가에 있으면서 누구나 출입이 가능하고 분리수거량이 많아 폐지를 주우러 오시는 어르신들이 매일 오신다. 아직은 거동이 가능하시지만 2~3년 후엔 이것도 못 할 거라는 노인들이 매주 열일곱 분이나 된다. 일종의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고민하게 된 것도 이 시기 이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이다. 그 노인 분들 중에는 장을 좀 담그시던 분, 젊은시절 두부를 직접 만드신 경험이 있으신 분, 회사에 중견 간부로 경영을 하신 분 등 다양한 경험이 있으셨다.

새로 만든 문화바람공간은 매주 500여명의 회원이 활동을 하고 있다. 만약 마을에서 양질에 생필품 등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다면 고정 구매층이 있는 것이다. 마을 어르신들이 폐지수거를 하지 않아도 그만큼의 소득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가능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몇 차례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한 생산품은 누구나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두부와 콩나물이다. 우선 문화바람 회원이 주 소비자다. 이후 검증이 되면 주변 상가와 주민들에게도 판매하기로 했다. 자생력을 위해 지원금 없이, 작업장은 마을에서 우리가 구하고, 국산 콩도 우리가 돈을 모아 구매하기로 했다. 이후 발생한 소득은 회의를 통해 참여한 회원들의 의견에 따라 배당, 적립,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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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정하기로 했다. 많이 이용할수록 회원에게 보상이 많이 돌아가도록 하는 체계도 논의했다. 이렇게 마을 어르신을 통해 가능한 일자리와 소득에 대한 고민은 협동조합을 점점 익숙하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협동조합 구조는 만능이거나 모든 것을 해결하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 농협이나. 신협, 생협 등도 그 규모가 커지면서 협동조합의 원리 중에 가장 중요한 조합원들의 참여와 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 직접민주주의가 힘들다는 이유로 대의민주주의가 마치 민주주의의 원형인 것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그래서 대부분 임직원 운영 체계로 흘러간다. 원주영상미디어센터장 김기봉 교수의 표현대로 “협동조합의 생명은 여기에 달렸다. 바로 참여와 교육이다.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는 협동조합은 협동조합이 아니며, 껍데기만 협동조합일 뿐이다.” 문화바람 동네 어르신들도 교육은 만만치도 않을 것이다. 그동안 살아오신 역사가 모두 다르고, 성격도 다르다, 일하다 보면 당연히 관계의 갈등과 구별짓기가 나타날 것이다. 이윤에 따른 서로 다른 입장도 생길 것이다. 또한 힘들게 교육을 한다고 해도 이해 수준과 정도 차이로 효과적이기 힘들 것이다. 고민 끝에 마을 어른과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공동생산에 참여하는 주민들과 함께 하나의 원칙을 정하기로 했다. (아직 논의단계로 사람이 많지 않아 몇몇의 어른이 모여 정하면 이후 우리가 만들 협동조합의 원칙이 되고 있다.) 모든 생산참여자는 동아리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하다가 생긴 불화나 오해는 연극과 합창 등을 함께 하면서 불식시키고, 그 과정에서 배려와 소통, 책임감을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화합과 자발성, 자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을 통한 높은 수준의 호혜문화는 하나가 전체를 위하고, 전체는 하나를 위하는 협동조합의 원칙과 정신을 쉽게 몸으로 이해하는 방법이다. 결국 문화예술은 협동조합의 가장 중요하지만 어려운 실천인 참여와 교육을 이루며, 지속적인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몇 년 간 문화를 통한 마을 만들기나, 마을기업, 협동조합까지 참 많은 문화사업과 예산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은 사회복지, 고용노동, 문화관광 등 분절된 사업의 공모와 성과에 따른 평가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마을에 따라서는 생산과 기획, 소비분야가 나뉘어서 준비되고 있지 않고 유기적인 하나로 맞물려 있다. 모처럼의 협동조합법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회구성원 속에서 생긴 자생성과 자발성의 입장에서 제도를 바라보고 정책의 지원이 마련되어야 한다. 지역과 공동체 나름의 방식에 시너지가 되는 승-승 의 원칙을 전재로 중앙부처인 문화부와 자치단체의 법과 조례 등 제도적 틀의 현실성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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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션 2 협동조합은 지속가능한 문화예술의 대안인가 ] 라운드테이블 1

(가칭) 은하만화동맹협동조합박인하(가칭 은하만화동맹협동조합 준비중,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 생태계의 불안, 창작과 소비의 왜곡, 대안적 가치의 필요성

만화의 특징

- 만화는 태생부터 풍자와 웃음으로 발전했다. 풍자는 시사만화로, 웃음은 서사만화로 각각 발전했다.

- 서사만화는 다양한 장르로 분화되며 강력한 대중성을 획득하는데, 미국의 경우 대공황기, 일본의 경우 패전 이후,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대에 장르분화와 대중성 획득이 이루어진다.

- 미국과 우리나라의 경우 ʻ코믹스코드ʼ나 ʻ만화심의ʼ 등으로 만화를 끊임없이 규제했다. 만화는 서브컬처로 독특한 생태계적 정체성(폐쇄적 창작-제작-유통 구조)을 갖게 되었다.

- 90년대 중반 이후 ʻ문화산업ʼ 담론이 등장하며, 만화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새로운 시장참여자의 등장(서울, 대원, 학산), 정부 주도의 페스티벌(sicaf), 대학 관련학과(공주대, 세종대, 청강대 등) 설치, 기사, 지원기관 설립(부천만화정보센터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 이어졌다.

- 그러나 청소년보호법, 대여점 보급 확대 등으로 인해 서울, 대원, 학산이 도입한 일본식 만화시스템(잡지-단행본)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대여점을 통한 대량 소비가 시작되었다.

- 이후 잡지 기반은 점차 무너지기 시작했고, 대여점을 통한 대량 소비는 인터넷 불법스캔만화와 웹툰으로 급격히 이전하며 대여점을 통한 소비 기반도 함께 붕괴했다.

- 2012년 현재, 한국 만화 생태계는 학습만화와 인터넷 웹툰을 중심으로 형성되어있다. 장르만화는 출판만화의 매체 부재와 디지털 플랫폼의 미정착으로 아직 네이버와 다음의 웹툰을 중심으로 창작-제작-유통-소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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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과 구분되는 출판만화 매체의 확보

- 출판만화와 웹툰은 언어는 동일하지만 문법은 전혀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출판만화과 균형과 절제의 문법을 갖고 있다면, 웹툰은 늘어놓기와 속도의 문법을 갖고 있다. 문법적 차이로 인해 웹툰은 극화보다는 개그만화나 일상만화에 최적화된 매체이다.

- 서울, 대원, 학산에서 출간하는 만화잡지의 경우 수천부 내외의 최소부수만 출간하고 있으며, 독자 확대나 새로운 대안적 작품의 창출 등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 따라서, 출파만화 매체의 확보는 한국만화계, 특히 한국만화창작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이슈로 논의되고 있다.

▢ 우리가 만들어서, 우리가 보는 협동조합모델의 고민의 이유

자유로운 창작

- 만화는 여전히 청소년보호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영화나 게임처럼 ʻ등급심의ʼ도 존재하지 않다. 그래서 만화는 청소년에 유해하거나, 아니면 무해한 작품으로 구분된다.

- 청소년보호법 이후 성인만화잡지는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미스터블루, 투엔티세븐, 빅점프, 화이트, 나인의 폐간)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성인만화도 정부의 정책에 의해 시장에서 일거에 퇴출되었다. 어른들은 있으나, 성인만화를 쉽게 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김성모 류의 성인극화만 살아남았다. <모닝>이나 <에프터눈>에 연재되는 다채로운 성인만화를 우리나라에는 창작도, 소비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우리가 만들어, 우리가 소비할 경우 청소년보호법에 얽매이지 않고 작가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

매체 근거지 마련과 잡지의 가능성 제시

- 원작산업으로 만화에 대한 관심이나, 만화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많으나 만화잡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웹툰과 같은 무료 만화모델로는 진지한 만화창작-소비문화를 만드는데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

- 만화가와 지망생 등이 창작자이자 소비자로 참여하는 협동조합을 통해 만화잡지를 창간할 경우, 만화잡지의 진지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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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창작자들의 최소 고료 정상화

- 출판만화의 경우 90년대 중반 원고료에서 멈추어 있고, 웹툰의 경우 최저 월 150만원 선에서 고료가 시작한다. 협동조합에서 잡지를 창간할 경우, 이윤이 필요 없고 제작 및 유통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 작가들의 최소 고료를 현실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이러한 최소 고료의 현실화는 협동조합에 속해 있는 작가들을 통해 외부 클라이언트들에게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목표

단기적 목표

- 만화계의 유명작가, 협회, 학교 등을 중심으로 최소 5천 구좌 이상의 협동조합원 모집- 1차 5천 구좌를 바탕으로 하여, 월간 혹은 격월간 만화잡지 창간

장기적 목표

- 협동조합 참여자의 확대- 참여 작가를 위한 공동 구매 사업, 교육 사업 실시- 장기적으로 만화가들을 위한 오프라인 커뮤니티 사업 실시(만화가 마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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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션 2 협동조합은 지속가능한 문화예술의 대안인가 ] 라운드테이블 2

협동조합은 즐거운 삽질이다송주희 (이웃문화협동조합 추진위원회 운영위원장)

이웃문화협동조합은 지역, 공동체, 문화, 놀이라는 키워드로 수원에서 즐거운 삽질을 하고 있는 청년들이 보고, 듣고, 느끼고 있는 삶의 놀이터이다.

우리는 협동조합을 삽질에 비유한다. 작은 손이 삽을 들어 메마른 토양을 다듬는다. 태양이 머리 위에서 작열한다. 등줄기와 이마로 땀이 비 오듯 흐른다. 호흡은 거칠어지고, 손은 부르튼다. 느리고 고된 작업이다. 주위에서는 ‘삽질하지 말라. 안될 것 같으면 하지 말라’ 라는 쓴 충고의 말도 들린다. 포클레인과 굴삭기를 이용해 번쩍거리는 건물을 세워가는 도시의 풍광에 비친 스스로의 모습이 자못 초라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손으로 직접 흙을 만지고, 느끼고, 대지를 되살리는 것이 협동조합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들이 사는 지역을 보고, 만지고, 느낀다. 협동조합과 삽질은 일맥상통한다.

땅 파면 뭐가 나오니? 돈이 나오니? 하지만 더 귀중한 것이 나온다. 생명이 움튼다. 협동조합은 이 땅에 초록빛 잎사귀가 움틀 수 있도록 비옥하게 가꾸는 생태적 손길이다. 그리고 그 생명이 움트기까지 사람들은 손에 손을 잡고 느리지만 열정적으로 즐거운 삽질을 해 갔다. 그리고 스페인, 이탈리아, 퀘벡 등 유명한 협동조합 도시들에는 푸르른 녹지가 펼쳐졌다. 아름답고 풍성하게 자란 식물들은 사람들을 먹이고, 입히고, 한층 사람다운 삶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목격한 전 세계의 사람들은 경탄을 보내오고 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며 그들의 자조와 자립 그리고 조합원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1인 1표라는 민주적인 의사결정구조와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협동조합이 지속가능한 문화예술의 대안인지 혹은 신자유주의 시대의 정점을 달리고 있는 한국 현실에 대한 대안일지는 우리도 아직 모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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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유럽에서 200년이 넘게 협동조합을 만들어온 그들과 똑같은 것을 기대하면 안 된다는 것쯤은 협동조합을 1년이 넘게 준비해오며 배워서 알고 있다. 우리는 50여년이라는 시간동안 압축 성장을 해온 한국이라는 토양에 맞는 협동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왜 협동을 선택해야 하는지 철학적, 경제적, 문화적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가장 어려운 것은 이러한 과정을 협동조합을 꿈꾸는 조합원들 모두가 자발적으로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UN이 지정한 협동조합의 해 2012년, 한국 역시 술렁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마주한 대한민국의 토양은 척박하다. 협동? 사실, 1등만이 좋은 것이다, 이겨야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의 법칙만을 배워왔던 우리에게 그런 단어는 낯설고 생소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서로를 경쟁의 대상이 아닌 협력할 대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삽질하며 배우고 있다. 우리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배워야 하는 필수항목이지만 학교에서는 배우지 않았던 그 ‘협동’을 몸으로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협동조합이라는 ‘삽’을 이용해 우리가 고르게 만들고 싶은 토양은, 바로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이 세상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협동조합이라는 삽을 들고 손에 손을 잡고 함께 이 척박한 땅에 달려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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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션 2 협동조합은 지속가능한 문화예술의 대안인가 ] 라운드테이블 3

어떻게 해서 음악가들은 모이게 되었는가- 자립음악생산조합의 경우

박다함 (노이즈 음악가/자립음악생산조합)

자립음악생산조합은 2010년 겨울 두리반에서 만난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생기게 된 음악가들의 모임이다.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겠다. 두리반은 홍대 앞 동교동 삼거리에 위치한 불합리한 철거에 맞서 점거투쟁을 한 칼국수 식당이다. 마포 진보신당 당원인 밴드가 그 소식을 듣고 두리반을 찾아가게 되었다. 두리반을 지지하는 공연을 매주 할 수 있겠냐고 철거 농성 당사자들에게 물어봤고, 그것이 매주 토요일마다 열린 공연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 정기적인 공연으로 인해 음악가들은 공연장이 아닌 철거 농성장에서 공연을 하고 주기적으로 만나게 된다. 거기에서 만나게 된 음악가들은 각자의 음악을 하는 것에 있어 고민들을 주고 받게 되고 뜻이 맞는 음악가들이 준비 모임을 시작한다. 준비 모임이 1년간 지속이 되던 과정에 2011년 5월, 발기선언문을 두리반에서 외침으로서 공식적인 시작을 알린다. 이후, 두리반은 좋은 방향으로 협상이 타결되어 2012년 7월, 그 공간은 사라졌지만, 음악가들은 석관동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회관에 새로운 공간을 찾아 모임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 도대체 음악가들이 왜 모였을까. 두리반에서 모인 음악가들은 일종의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그것들을 술자리에서의 푸념으로 끝내기는 싫었다. (여기서 잠깐, 예술가들이 만나게 되는 이유는 불만이라는 게 신기하다. 영화인들도 노조를 만들게 된 계기는 계약조건에 대한 것이었다고 들었다. 미술인들도 큐레이터의 인턴 임금에 관해서 생긴 문제들로 인해 모임이 있었다고…) 두리반에서 만난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모임이 시작되었다. 이제 불만은 그만 이야기하고, 음악가들끼리 실질적으로 지속적으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자립'할 수 있는 조건들을 만들자라는 것에 동의했다. 그렇다면 어떤 포맷의 모임이 될지가 다음 논의점이었다. 처음 아이디어를 낸 건 평소 녹색평론에 빠져있던 한받씨(야마가타 트윅스터)였다. 한받씨는 음악가들이 음악을 만들어서 시디를 만들어서 농촌으로 보내면, 농부들은 음악가들에게 농산물을 보내준다는 다소 농담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장성건(밴드 밤섬해적단)씨는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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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대학생협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우리에게 생협에 관해서 눈을 뜨게 해줬다. 결국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모여서 자립음악생산조합의 상을 그려가는데 도움이 되었고, 실제로 같이 모여서 생협의 메카인 원주를 방문하여 여러 조언을 받기도 했다.

현재의 자립음악생산조합은 여러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조합원은 100여명을 넘었고, 이번 여름에는 조합원 대상으로 아카데미를 열기도 했고, 9월에는 하반기 총회도 열었다. 음악가들만이 운영하는 조합이 아니라, 소비자(음악 리스너)들도 같이 참여해서 만들어나가는 조합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카데미를 통해서는 앨범을 녹음할 줄 모르는 음악가들에게 음악을 녹음하는 방법들을 공유하고, 악기를 연주할 줄 모르는 조합원들에게 가르침으로서 경험을 공유하는 경험 공동체이자, 앨범을 내고 싶은데 돈이 부족한 조합원에게 소액대출을 하기도 하고, 장비가 필요한 조합원에게 장비를 대여 사업들을 진행하면서 경제 공동체로서의 조합을 운영해나가고 있다.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보면, 확실히 인식이 어려웠던 것 같다. 어떤 조합원은 ‘노조라는 이름이 맞지 않겠냐’라는 이야기도 했고, 몇 번의 토론회에서도 나온 이야기에선 노조라는 이름으로 가면 누가 갑이고 을인지 확실하지도 않고, 음악이 노동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덕분(?)에 굉장히 격한 논쟁도 있었는데, 결국 여러 의견을 합쳐서 생산조합이라는 이름으로 가게 되었다. (아직 예술가들에게 노조라는 이름을 그리고 조합이라는 이름을 붙였을때 약간 어렵다는 시선은 여전한 것 같다. 익숙하다면 콜렉티브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서 이렇게 모여서 조금씩 서로가 알고 있는 것을 공유하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예술가들이 가진 것이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서로 가지고 있는 것을 공유하고 같이 가면 아주 작지만 오래 갈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