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옹기의 x선 투과조사 · 적으로 균일한 표면이 형성되어 있으며 반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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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고 448 449 1. 머리말 문화재의 과학적 보존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방법이 실시되는데 그중의 하나가 X선을 이용한 비 파괴 검사이다. X선 투과조사는 눈으로 확인되지 않는 문화재의 다양한 정보를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 한 과정이며 인류학, 고고학 및 역사분야의 보존 및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로 제공되기도 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012년에 문화재 관련 기관으로는 국내 최초로 최대크기의 쳄버(chamber)와 고사 양의 X-ray 검사장비를 구축하였다. 본 고에서는 X선 투과조사 방법과 목적, X-ray 검사장비로 투과조사 한 옹기의 특징에 관해 기술하고자 한다. 2. X선 투과조사 방법 X선이란 대략적으로 0.01nm에서 10nm 사이의 파장을 가지는 전자기파의 일종으로서 원자의 크기에서 머 리카락 두께 정도의 파장을 가진다. X선은 직접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X선을 조사한 물체의 뒤쪽에 필름이나 영상장치를 놓으면 물체 내부의 밀도 변화에 대응하는 음영이 찍혀 문화재의 내부구조, 상태, 제작방법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처음 에는 필름을 이용하여 검사하는 방법이 사용되어 왔으나 디지털 산업의 발전 이후 최근에는 의료용과 산 업용으로 반도체 영상장치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X-ray 검사장비는 YXLON사 MG165로 7.5~160kV, 0~22.5mA까지 조사할 수 있으며, 영상장치는 Flat Panel Detector(FPD) 시스템을 이용한 VJT사의 제품으로 실시간 영상처리가 가능하고 409.6mm×409.6mm 크기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옹기의 투과조사 조건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조사자가 옹기의 현 상태를 파악하고 모니터 영상을 통해 옹기의 X선 투과조사 김윤희 | 금속보존처리 담당 재확인 후 임의로 결정하게 된다. 이번 투과조사의 조건은 74~115kV, 3mA이며 ADE 필터 01 를 사용하여 실 시하였다. 크기가 큰 옹기의 경우 수평조사 02 하였으며 작은 옹기는 수직하향조사 03 하였다. 3. X선 투과조사 목적 X선 비파괴 검사는 X선이 물체를 투과하여 직진하는 특성과 원자량, 밀도차이에 의한 원리를 이용하는 방 법으로 문화재의 현재 상태를 간단하면서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여 눈으로 확 인되지 않는 문화재에 대한 외형, 두께, 내부구조, 상태, 부식 정도, 명문, 문양, 제작방법, 수리여부 등을 파 악하여 고고학, 인류학 등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또한, 문화재를 보존처리 하기 전 위와 같은 정보들은 보존처리 방법의 결정과 과정에 있어 중요한 정보로 쓰이게 된다. 4. X선 투과조사로 본 옹기의 특징 두께와 내부구조, 상태 등을 알 수 없는 옹기를 대상으로 2013년 3월부터 10월까지 5차에 걸쳐 정면, 측면, 윗면을 투과조사하였다. 투과조사 대상 중 단지류는 10점, 자라병 3점, 연적 2점, 기름병 2점, 소줏고리 2 점, 미꾸라지통 2점, 독, 벌통, 술춘, 대개방춘이 각 1점으로 총 25점이며 그중 X선 영상에 특징이 있는 옹 기 9점에 관해 기술하고자 한다. 4.1 두께와 밀도차이가 있는 옹기 사진2의 단지는 기벽두께가 바닥에서 몸체 중앙 부분으로 갈수록 얇아지다 위로 갈수록 다시 두꺼워지는 형태이다. 점선 부분에서처럼 몸체 중앙 부분이 위, 아랫부분에 비해 검게 보이는 것은 기벽 두께차이로 인 해 밀도가 낮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3 간장단지에서는 바닥, 몸체 중앙과 전부분, 주둥이 표면에 유 약층과 표면 박락으로 인한 밀도차이가 확인된다. 사진1. 국립민속박물관 X-ray 검사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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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 옹기의 X선 투과조사 · 적으로 균일한 표면이 형성되어 있으며 반죽이 고르게 잘된 점토를 사용하여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5 독은

논고 448 449

1. 머리말

문화재의 과학적 보존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방법이 실시되는데 그중의 하나가 X선을 이용한 비

파괴 검사이다.

X선 투과조사는 눈으로 확인되지 않는 문화재의 다양한 정보를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

한 과정이며 인류학, 고고학 및 역사분야의 보존 및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로 제공되기도 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012년에 문화재 관련 기관으로는 국내 최초로 최대크기의 쳄버(chamber)와 고사

양의 X-ray 검사장비를 구축하였다. 본 고에서는 X선 투과조사 방법과 목적, X-ray 검사장비로 투과조사

한 옹기의 특징에 관해 기술하고자 한다.

2. X선 투과조사 방법

X선이란 대략적으로 0.01nm에서 10nm 사이의 파장을 가지는 전자기파의 일종으로서 원자의 크기에서 머

리카락 두께 정도의 파장을 가진다.

X선은 직접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X선을 조사한 물체의 뒤쪽에 필름이나 영상장치를 놓으면 물체

내부의 밀도 변화에 대응하는 음영이 찍혀 문화재의 내부구조, 상태, 제작방법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처음

에는 필름을 이용하여 검사하는 방법이 사용되어 왔으나 디지털 산업의 발전 이후 최근에는 의료용과 산

업용으로 반도체 영상장치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X-ray 검사장비는 YXLON사 MG165로 7.5~160kV, 0~22.5mA까지

조사할 수 있으며, 영상장치는 Flat Panel Detector(FPD) 시스템을 이용한 VJT사의 제품으로 실시간

영상처리가 가능하고 409.6mm×409.6mm 크기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옹기의 투과조사 조건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조사자가 옹기의 현 상태를 파악하고 모니터 영상을 통해

옹기의 X선 투과조사김윤희 | 금속보존처리 담당

재확인 후 임의로 결정하게 된다. 이번 투과조사의 조건은 74~115kV, 3mA이며 ADE 필터01를 사용하여 실

시하였다. 크기가 큰 옹기의 경우 수평조사02하였으며 작은 옹기는 수직하향조사03하였다.

3. X선 투과조사 목적

X선 비파괴 검사는 X선이 물체를 투과하여 직진하는 특성과 원자량, 밀도차이에 의한 원리를 이용하는 방

법으로 문화재의 현재 상태를 간단하면서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여 눈으로 확

인되지 않는 문화재에 대한 외형, 두께, 내부구조, 상태, 부식 정도, 명문, 문양, 제작방법, 수리여부 등을 파

악하여 고고학, 인류학 등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또한, 문화재를 보존처리 하기 전 위와 같은

정보들은 보존처리 방법의 결정과 과정에 있어 중요한 정보로 쓰이게 된다.

4. X선 투과조사로 본 옹기의 특징

두께와 내부구조, 상태 등을 알 수 없는 옹기를 대상으로 2013년 3월부터 10월까지 5차에 걸쳐 정면, 측면,

윗면을 투과조사하였다. 투과조사 대상 중 단지류는 10점, 자라병 3점, 연적 2점, 기름병 2점, 소줏고리 2

점, 미꾸라지통 2점, 독, 벌통, 술춘, 대개방춘이 각 1점으로 총 25점이며 그중 X선 영상에 특징이 있는 옹

기 9점에 관해 기술하고자 한다.

4.1 두께와 밀도차이가 있는 옹기

사진2의 단지는 기벽두께가 바닥에서 몸체 중앙 부분으로 갈수록 얇아지다 위로 갈수록 다시 두꺼워지는

형태이다. 점선 부분에서처럼 몸체 중앙 부분이 위, 아랫부분에 비해 검게 보이는 것은 기벽 두께차이로 인

해 밀도가 낮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3 간장단지에서는 바닥, 몸체 중앙과 전부분, 주둥이 표면에 유

약층과 표면 박락으로 인한 밀도차이가 확인된다.

사진1. 국립민속박물관 X-ray 검사장비

Page 2: ¤ 옹기의 X선 투과조사 · 적으로 균일한 표면이 형성되어 있으며 반죽이 고르게 잘된 점토를 사용하여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5 독은

논고 450 451

4.2 제작방법을 알 수 있는 옹기

사진4 연적은 아랫부분에서 몸체부분으로 갈수록 얇아지다 위로 갈수록 다시 두꺼워지는 형태이다. 전체

적으로 균일한 표면이 형성되어 있으며 반죽이 고르게 잘된 점토를 사용하여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5 독은 확대된 부분에서처럼(사진7) 표면에 돌과

같은 이물질이 분포되어 있으며 윗부분에 기포

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돌출되어 있다. 이 X선 영

상은 독을 세워 놓고 수평조사하였으며 영상장치

의 크기보다 독의 크기가 커서 여섯 번으로 나눠

조사한 후 영상을 이어붙인 것이다. 사진6 단지

는 윗부분과 전부분에 소성 당시 발생된 크고 작

은 기포들이 형성되어 있으며(사진8) 몸체 내부

에는 조막질 흔적이 확인된다.

4.3 내부구조를 알 수 없는 옹기

사진9 소줏고리는 밑짝의 기벽두께가 웃짝의 두께보다 두껍다. 웃짝의 전부분으로부터 2/3되는 지점까지

옹배기가 내려와 있으며 옹배기의 바닥 넓이는 웃짝 바닥의 구멍보다 넓다. 웃짝의 바닥 구멍은 위쪽으로

올라간 형태이며 밑짝 바닥의 구멍보다 작다. 이는 기화된 증류주가 위에서 냉각되어 액체가 되었을 때 웃

짝의 구멍으로 다시 떨어지지 않고 고여서 주둥이로 빠져나가도록 하는 기능04을 한다. 옹배기와 밑짝을

연결한 전부분에 고임돌과 같은 조밀한 이물질이 분포되어 있다.

사진 10 자라병은 몸체보다 바닥이 두꺼운 편구형으로 지승 주머니 양쪽 측면에 끈을 고정하는 부분의

철제를 Ω 형태로 만들어 지승에 끼워 넣었다.

사진9. 소줏고리(17346) X선 영상(110kV, 3mA, ADE필터)

사진2. 조막단지(32296) X선 영상(82kV, 3mA, ADE필터)

사진4. 연적(38075) X선 영상(90kV, 3mA, ADE필터)

사진5. 독(10378) X선 영상(94kV, 3mA, ADE필터)

사진7. 사진5의 부분 확대(이물질)

사진6. 단지(16352) X선 영상(74kV, 3mA, ADE필터)

사진8. 사진6의 부분 확대(기포)사진3. 간장단지(51966) X선 영상(81kV, 3mA, ADE필터)

사진10. 자라병(18545) X선 영상(90kV, 3mA, ADE필터)

Page 3: ¤ 옹기의 X선 투과조사 · 적으로 균일한 표면이 형성되어 있으며 반죽이 고르게 잘된 점토를 사용하여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5 독은

논고 452 453

사진11 벌통은 전체적으로 두께가 균일하고 바닥이 평평한 형태이다. 내부에 반원 모양의 벽이 한 겹

더 있으며 그 벽에 크고 작은 구멍들이 있다. 내·외부 벽의 안쪽 표면에만 빗살문양을 새겼으며 주둥이

부분의 내부 벽이 한쪽 부분만 뚫려 있는데 이는 밀폐된 공간을 만들어서 꿀을 저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

인다.

사진12 미꾸라지통은 두께가 균일한 형태로 중앙에 한 개의 벽과 양쪽으로 반원형의 벽이 있다. 측면에

서 보면 중앙의 벽과 반원형의 두 벽은 바닥면까지 닿지 않고 윗면으로부터 2/3되는 지점까지 형성되어 있

어 미꾸라지들이 한번 들어가면 잘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5. 맺음말

X선 투과조사를 통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옹기의 두께, 제작방법, 내부구조, 상태 등을 다음과 같이

파악할 수 있었다.

단지(32296)의 기벽두께는 바닥에서 몸체 중앙 부분으로 갈수록 얇아지다 위로 갈수록 다시 두꺼워지

는 형태였으며 밀도차이로 인해 두께가 얇은 부분은 영상이 검게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적(38075)과 같이 크기가 작은 옹기는 대부분 표면이 매끄러우며 이물질이 적게 분포되어 있었다. 이

는 작은 옹기를 만들 때 반죽이 고르게 잘된 점토를 사용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줏고리(17346)의 옹배기는 웃짝의 전부분으로부터 2/3되는 지점까지 내려와 있는 것이 확인되었으

며 벌통(27502)의 경우 내부에 반원 모양의 벽이 한 겹 더 있고 그 벽에 크고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었다.

미꾸라지통(31498)의 내부에는 중앙에 한 개의 벽과 양쪽에 반원형의 벽이 바닥면에 닿지 않는 것을 확인

하였다.

이번 X선 투과조사는 국내 문화재 관련 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최대 크기의 쳄버(chamber)를 사용하여

대형 옹기류 등의 내부구조와 상태를 비파괴적인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이 결과

를 기반으로 더 깊이 있는 옹기 연구가 가능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도 지류, 섬유, 목재, 석

재, 도토, 금속 등 다양한 재질의 문화재가 가지고 있는 새로운 정보들을 확인하는데 X선 투과조사가 유용

사진12. 미꾸라지통(31498) X선 영상(측면, 윗면: 110kV, 3mA, ADE필터)

참고문헌

1. 강창구, 김수기, 2000, 「X-ray Radiography로 본 금속유물」, 『호암미술관 연구논문집』, 제5호, 삼성문화재단

2. 박건식 외 4명, 2007, 「방사선 영상 장치용 반도체 검출기」, 전자통신통향분석, 제22권 5호

3. 이한승, 2010, 『옹기장』, 국립문화재연구소, 민속원

하게 활용될 것이다.

01 ADE(Automatic Defect Enhancement) 필터 | VJT사에서 개발한 기능으로 영상장치에서 검출된 영상에 대조도, 밝기, 선명도 등이 최적화되어

검사 시 조사자의 검사 판별 능력을 향상 시켜 주는 필터

02 수평조사 | X선 발생장치와 영상장치를 수평면상에 마주 보도록 배치하여 투과조사

03 수직하향조사 | X선 발생장치가 아래로 향하여 영상장치와 수직이 되도록 배치하여 투과조사

04 이한승, 2010, 『옹기장』, 국립문화재연구소, 민속원, 219쪽.

사진11. 벌통(27502) X선 영상(90kV, 3mA, ADE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