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붙은 몸짱 시니어 되자 gold & wise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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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WISE> 는 ASA(미국대두협회)가 인증한 친환경 콩기름 잉크를 이용해 인쇄합니다. KB국민은행 프라이빗 뱅킹 브랜드입니다 위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GOLD&WISE의 앱(App)으로 연결됩니다. KB Premium Membership Magazine ISSUE 108 JULY 2014 www.kbstar.com ISSUE 108 JULY 2014 <GOLD&WISE> 7월호 표지는 자연이 빚은 그림 같은 절경의 명승 지 중에서도, 한려해상국립공원 끝자락에 자리한 경남 통영의 소매 물도를 담았습니다. 쪽빛 바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초록 대지가 펼쳐진 수채화 같은 풍경의 등대섬은 한 해 60만 명이 찾을 만큼 빼 어난 경치를 자랑합니다. 책 후면에는 명승 제101호로 지정된 설악산 천불동 계곡의 비경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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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에서 매월 발행하는 PB고객용 프리미엄 잡지 'GOLD & WISE'에 게재된 김형래 칼럼니스트가 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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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근육 붙은 몸짱 시니어 되자 GOLD & WISE 7월호

<GOLD&WISE> 는 ASA(미국대두협회)가 인증한 친환경 콩기름 잉크를 이용해 인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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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GOLD&WISE의 앱(App)으로 연결됩니다.

KB Premium Membership MagazineISSUE 108JUly 2014www.kbstar.com

ISSUE 108 JU

ly 2014

<GOLD&WISE> 7월호 표지는 자연이 빚은 그림 같은 절경의 명승

지 중에서도, 한려해상국립공원 끝자락에 자리한 경남 통영의 소매

물도를 담았습니다. 쪽빛 바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초록 대지가

펼쳐진 수채화 같은 풍경의 등대섬은 한 해 60만 명이 찾을 만큼 빼

어난 경치를 자랑합니다. 책 후면에는 명승 제101호로 지정된 설악산

천불동 계곡의 비경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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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美_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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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바다 풍경_임종호(山火)

돛배 한 척이 딸꾹질을 하면서

수평선을 넘어간다

갈매기가 기웃거리는

해변에는

폭염이 이글댄다

와르르 달려오다가

무너지는 파도

마냥 기쁜 것은 아이들이다

까르르까르르 파도를 탄다

수평선으로

돛배 한 척이 딸꾹질을 하면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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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Premium Membership MagazineISSUE 108 JUly 2014www.kbstar.com

자연이 빚은 풍경을 만나다

contents

GOLDGOLD는 품격 있고 여유로운 삶을 위한 안목을 한층 높여주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공간입니다

Travel_길 위의 풍경 하늘이허락한지상낙원에서의휴식....................................................................30

Humanities_인문학 산책 나는약속한다,고로존재한다............................................................................44

People_리더와의 만남 간송미술관전영우관장/우리문화간송문화겹겹이꽃피운사람...................................48

& KB &KB는 고객에게 드리는 KB의 다양한 서비스 정보와 혜택을 담았습니다

Art Gallery 작은미술관................................................................................................90

KB News KB,최우수수출입금융은행으로우뚝서다...........................................................92

KB Letter 전문구호활동교육을이수한‘KB50인봉사단’.......................................................93

KB STAR TABLE 펀드투자고객초청‘힐링커뮤니케이션세미나’실시.................................................94

KB PB GOLD&WISE와함께하는커피아카데미..........................................................95

wiseWISE는 1막보다 더 멋진 인생 제2막의 지혜로운 설계를 위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Senior_골든라이프 근육붙은몸짱시니어되자..............................................................................54

Business Tip_성공 에티켓 신사의맵시나는여름나기옷차림......................................................................58

food Essay_미각의 즐거움 탱글탱글영양이알알이여름별미,옥수수.............................................................62

Health_내 몸 다스리기 하루한잔,건강을마시다................................................................................66

Better Life_행복한 삶으로의 초대 볼거리와배울거리가득한문화원탐방................................................................70

Golf_홀인원을 꿈꾸며 트러블샷안전하게탈출하기.............................................................................76Macroeconomics_크게 보는 경제 지구촌동시다발적분쟁·내전,글로벌경제위협.......................................................80Tax_세금 이야기 세금을늘리는장치,‘합산과세’피해가기................................................................84Real Estate_부동산 노하우 분양시장의현황과대응방안............................................................................86financial Product_금융 상품 가이드 만기후순위채권을대신할정기예금+α상품...........................................................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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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_이건호●발행처_KB국민은행·서울영등포구국제금융로8길26홍보부02-2073-7177·WM사업부02-2073-8520

●발행일_2014년7월1일(통권제108호·등록번호서울중라00098)●기획_KB국민은행홍보부:이승재,윤창하,전인수,이모란

●편집·디자인_SolutionCo.,Ltd.서울시강남구선릉로820(청담동)남한강빌딩3층

VipMarketingDept.02-3443-6923편집_조민진,이은혜디자인_김진림마케팅_엄성근교열_조인영,정혜경

●사진_Antenna02-518-8130●시스템출력_INGProcess●인쇄_서울시인쇄정보산업(협),(주)나무와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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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美_명승기행

빼어난 자연 경관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인 ‘금수강산(錦繡江山).’

철 따라 옷을 갈아입는 우리나라 금수강산은 자연의 멋을, 맛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일출의 자태가 장관인 동해안의 절경부터

남쪽 바다의 아름다움이 황홀경을 연출하는 거제 해금강, 영원불멸의 남해 금산까지.

산천 방방곡곡이 섬섬옥수, 고운 손으로 수놓은 비단과도 같은 금수강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GOLD&WISE는 여행의 계절을 맞아, 천년의 세월을 고이 간직한 자연의 숨은 보물이자

마음속 깊은 곳에 강렬한 울림을 전하는 우리의 명승지로 여행을 떠나겠습니다.

KB고객 여러분, 쉼과 여유를 찾는 즐겁고 행복한 여름 맞이하십시오.

에디터 조민진 캘리그래피 강병인 포토그래퍼 김재이 어시스턴트 이선우 장소 남해 독일마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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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美_명승기행 g o l d & w i s e2 0 1 4 J u l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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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바다가 어른 거린다. 작열하는 태양, 넘실거리는 파도, 웃통 벗어 던지고 마구 뒹굴기

좋은 고운 백사장. 폭발, 발산, 유쾌, 상쾌, 통쾌…!

그런데 일상으로 돌아가려니 속은 텅 빈 듯하고 겉은 후들거린다. 발산은 좋았는데 재충전이

없었으니 진이 다 빠져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발산을 삶의 주(主)로 하고 충전을 부(副)로 하면

좋겠는데, 그건 애초 말이 되지 않는 일이니, 어찌하랴.

쑥과 마늘만으로 동굴 속에서 100일을 견뎌 사람이 되었다는 웅녀(熊女) 이야기는 우리

민족의 첫 신화인 셈이니 은근과 끈기가 뿌리다. 세계사 속에 보기 드문 장구한 역사를

유지한 것도 옹골찬 끈기와 함부로 드러내지 않는 은근함으로 내실을 다지며 때를 기다린

덕분이다.

사람과 그 사람의 정신 세계, 그가 만들어내는 문화는 환경의 산물이다. 그래서 각 나라와

민족의 문화가 제각각 다른 것이다. 우리의 환경은 조밀하기는 하지만 갖추어야 할 대부분을

갖추었다. 드넓은 대양을 끼고, 상서로운 높은 산이 곁에 있으니 계곡이 깊고 물이 맑다.

산 아래로는 제법 너른 들판이 있어 오곡을 재배하고 가축을 기르기 맞춤하니 넉넉하지는

않아도 아끼고 나누면 그럭저럭 살 만했다. 상부상조라는 이웃과의 나눔에 익숙한 까닭이다.

다만 가뭄이나 홍수 같은 재해가 잦으면 나눔으로도 어찌할 수 없어 참아내는 끈기도 더

강해졌다. 그렇게 나누고 참으며 살아오는 동안 축제가 이어졌고 씻김굿이 생겨났다.

축제와 씻김굿은 폭발과 발산이다. 힘을 모아 더 큰 무엇을 도모하거나 쌓여 있던 응어리를

풀기에는 그만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는 절제가 있었다. 폭발이든 발산이든 과하면 해가

되기도 하지만 자연환경 자체가 그러했다.

산이 높다고 하나 하루 동안이면 넘을 수 있고, 거칠다 해도 사람의 발길만으로 헤쳐갈 수

있다. 더하여 어디를 가나 푸른 수목과 맑은 물, 선선한 바람이 있으니 천지가 명승지다.

그래서 옛사람은 야트막한 뒷동산이나 좁은 냇가를 거닐면서도 천지와 인간을 사색하며

마음을 정갈히 해 스스로를 충전했다. 그것이 우리네 쉼의 본모습이고 충전의 일상이었다.

서구 문명이 밀려들며 자연의 변화가 일어났다. 삶의 방식이 바뀌고 다른 환경의 땅에도

익숙해졌다. 생전 보지 못한 황량한 지평선, 메마른 사막, 발길로만 다가가기에는 도저히

불가능한 척박한 자연을 누비는 동안 은근한 끈기에 격동의 불씨가 당겨졌는지도 모른다.

절제로 인내하던 본래의 뜨거운 피에 불을 댕겼으니, 거친 환경의 주인조차 놀라는

다이내믹이 된 것이다. 열정과 격동은 세계가 놀라는 우리의 힘이었다. 모두를 입 벌리게 하고

부러워하게 한 기적의 원천이었다. 그러나 ‘빨리빨리’의 ‘부실’이라는 허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색과 나눔에서 멀어지며 인간과 자연을 망각하고 물질과 허상에만 매달린 탓이다.

태어나고 자란 우리 환경과는 걸맞지 않은 변형이다.

날마다 달라지는 삶의 무대에서 변하지 않아서도 될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무대에서

내려오면 다시 자신으로 돌아와 온전히 쉴 수 있어야 한다. 무대 위에서의 삶이

뜨거웠을수록 더더욱. 격정은 화려하지만 절제하지 못하면 위험하거나 이내 천박한 속성이

드러난다.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어디든 떠나려고 한다면 그곳이 바다든 산중이든 들판이든, 이제는

달아 있기만 한 뜨거움을 식히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명승(名勝)이라는 천혜의 자연은

성찰과 사색으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은근과 끈기를 다지기 좋은 장소이니 하늘이 내린

축복이다.

글 김정현(소설가) 포토그래퍼 김재이 어시스턴트 이선우 촬영장소 경남 남해

축제,

그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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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여름마다 목욕탕 같은 해수욕장으로 떠날 필요는 없다. 선선한 바람이 드는 곳에 누워 마음에 쏙 드는 풍경화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것도 엄연한 여행이다. 선조가 가르쳐주는 길로 가다 보면 여행의 참멋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한국의 美_명승기행

즐거움과 지혜를 얻는, 선조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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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성 ‘금강산도권 中

와선대’(26.7x43.8cm, 조선 시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금강산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

75곳 중 와선대를 그린 작품으로,

선조에게 금강산은 일생에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였다.

첨단 기술이 발달한 사회에 살아가면서 선조의 지혜에 매번 감탄할 수는 없다.

선조가 모두 옳을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어떤 면에서 그들은 무지하기도

하고, 불합리한 믿음으로 일을 그르치기도 한다. 그러나 여행을 대하는

마음가짐만큼은 분명 지금의 우리보다 현명하다. 선조가 풍류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 지금의 우리는 노는 것도 무언가에 쫓겨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비행기도, 기차도 없던 수백 년 전에 선조가 세상 밖으로 나가 느끼고 적은

기록은 현대의 그 어떤 여행가가 쓴 여행기보다 유려하다. 더운 여름이면 자연

속에서 각자의 심경을 담아 망중한을 즐기는 것도 지금의 우리가 따라가기 힘든

수준에 있다. 한 수 배워보자. 철저히 내려놓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용기를.

누워서 노니는 여행, 와유

마음이 급하고 시간에 쫓기는 사람일수록 여행지에서 부산하고 조급증에

빠진다. 하나라도 더 봐야 하고 하나라도 더 먹어야 한다는 강박이 때로 여행을

망치기도 하지만, 그 급한 마음은 자기 자신도 어쩔 수 없는 법이다. 그러나 이런

여행의 기억은 오래가지 않을 때가 많다. 오히려 한곳에 오래 머물며 사색을

즐긴 것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그런 의미에서 와유는 선조의 지혜가 담긴,

바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여행법이다. 와유라는 말은 송나라의 종병이 한 말에서

비롯했다. 그는 늙고 병들어 여행하기 어려울 때를 대비해 그동안 유람한 곳을

모두 그려 방에 걸어두었다고 한다. 그 뒤로 이 여행법을 누워서 여행한다는

뜻의 ‘와유(臥遊)’라고 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의 <와유첩발>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와유란 몸은 누워 있으나 정신은 노니는 것이다. 정신은 마음의 영이요, 영은

이르지 못하는 곳이 없다. 불빛처럼 순식간에 만 리를 갈 수 있기에 사물에

기대지 않아도 된다. (중략) 볼 수 있는 것이 없다면 생각도 말미암아 일어날 수

없다. 이 때문에 실제와 방불한 것은 모두 눈으로 얻는 법이다. 천하의 빼어난

볼거리가 어찌 끝이 있겠는가마는 옛 문인과 시인이 거의 다 시와 문으로

묘사해두었다. 사람들은 이를 읽고서 그 기이하고 빼어나며 넓고 밝으며 지극히

괴이하고 놀라우며 바람과 구름이 나오고 귀신이 들어오는 것 등을 입안으로

거둬들일 수 있다. (중략) 사실과 사물이 서로 방증이 되어 마음과 눈에 도장이

찍히듯 유감이 없게 된다. 이에 앉은 자리에서 감상하더라도 마음이 가지 못하는

바가 없다.

선비는 자신이 원하는 삶의 모습을 담은 그림 한 첩씩을 가까운 곳에 걸어두고

상상의 여행을 떠났다. 이 와유는 신선이 살 것 같은, 관념화된 산수가 많던

조선 초기 화풍에도 영향을 미쳤다. 자신이 가봤거나 가고 싶은 풍광을

그려달라는 주문이 많아졌고, 17세기부터 실경을 바탕으로 한 그림이 늘었다.

김홍도 역시 이런 와유도를 그렸다. ‘오헌와유첩’이 그것인데, 그림 70폭에

폭마다 기문을 하나씩 붙이고 시문 161수를 수록한 와유첩은 50일 동안

2,400리를 여행하며 본 것을 바탕으로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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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유가 그림만 매개로 삼은 것은 아니다. 선비는 산수를 유람한 기행문을

읽으면서 와유를 하기도 하고, 먼 바다나 강의 이름을 자신의 집 이름으로

정하면서 산수를 집 안으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이렇게 집에서 명승이나 고적을

그린 그림을 보면서 즐기다 보면 상상의 폭포 소리가 들리고 시가 절로 나오는

경지에 이른다. 많은 돈도, 시간도 필요 없고 오로지 즐기려는 마음과 눈을

즐겁게 하는 볼거리만 있으면 되는 여행. 좋은 것을 앞에 두고 혼자 생각에

잠기며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삶을 노래하는 여행. 와유는 현대인이 놓치기

쉬운 것을 품은 낭만적인 여행법이다.

좋은 여행법이 있다 한들 여성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였다. 문종 즉위년인

1405년, 사헌부에서는 중국 사신이 서울로 들어올 때 사족 부녀들이 길가에

모여들어 얼굴을 드러내놓고 구경함을 금했다. 그나마 노동 의무가 적은

사족 부녀들도 이럴진대, 생업에 묶인 다른 여성에게 여행은 꿈에서나 일어날

일이었다. <예>에서는 여자는 중문 밖을 나가지 말고 나가더라도 얼굴을

가리라고 했으니, 여성은 신분을 막론하고 감옥 같은 집 안에 머무는 것이

도리였다. 조선 시대 최초의 공적인 법전 <경제육전>은 ‘부녀가 절에 올라가는

것은 실절(失節, 절개를 지키지 못함)한 것으로 논한다’고 하며 산천에서 놀이를

즐기는 여자를 바람난 여자로 치부했다. 이런 상황이니, 여성의 여행 욕구가

얼마나 컸을지 가히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다. 전라감사를 지낸 미암 유희춘의

아내 송덕봉이 쓴 ‘술에 취한 김에 읊다’라는 시에 당시 여성의 마음이 담겨 있다.

천지가 비록 넓다고 하나

깊은 규방에선 그 참모습을 보지 못하네

오늘 아침 반쯤 취하고 보니

사해는 넓어 가없도다

사헌부 감찰을 지낸 송준의 딸이었으니 다른 여성보다 세상 볼 기회가

많았겠지만, 그런 송덕봉에게도 규방은 세상과 단절된 곳이었다. 다른 사대부

여성도 여행을 향한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다. 허균의 누이 허난설헌도

꿈속에서 여행을 다닌 시만 100여 수를 남겼다고 한다. 그중 ‘감우’는 그녀의

상상력과 여행에 대한 욕망이 적절히 섞여 있다.

어젯밤 꿈에 봉래산에 올라

갈파의 용을 맨발로 탔네

신선께서 파란 옥지팡이를 짚고

부용봉에서 나를 맞아주셨네

아래로 동해 물을 내려다보니

한 잔의 물처럼 고요히 보였지

꽃 아래서 봉황이 피리를 불고

달빛이 황금 술항아리를 비춰주었지

깊은 규방에서 나오다,

조선 여성의 산수유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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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민족의 성지, 금강산지금은 쉽게 갈 수 없지만 금강산은

선조가 가장 사랑한 산이다. 고려 말

이후 금강산은 평범한 산이 아닌

순례지로 인식됐다. 불교 경전에

보살이 살고 있는 곳이 해동의

금강산이라 기록돼 있다. 그 때문에

우리 민족에게 이곳은 일생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한 번만 밟아도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 산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명성은 조선

시대까지 이어져 이름 높은 선비들이

호연지기를 기르고 마음을 갈고닦기

위해 금강산으로 향했다. 그 덕분에

한국 실경산수화와 여행기의 중심은

언제나 금강산이었다. 민족적 사랑을

받은 산이라는 사실은 이름에서도

드러난다. 금강산은 계절마다 이름이

다르다. 봄에는 금강, 여름에는 봉래,

가을에는 풍악, 겨울에는 개골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조선 시대 선비가

불교를 배척해 불교 경전에서 따온

이름을 쓰지 않으려는 속내도

있다지만, 금강산 일만이천 봉우리의

아름다움을 여러 가지로 표현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18세기에는

금강산 여행이 성행해 금강산에

다녀오지 않은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 한양에서 경기,

강원을 거쳐 내산으로 들어가는

코스는 한 달 가까이 걸렸지만,

임금부터 서민까지 금강산을 찾는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김홍도 추정 ‘행려풍속도’

(98.0x38.5cm, 조선 시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조선 시대 여인들은 규방에 머물며

바깥 나들이 기회가 많지 않아, 늘

산수유람 떠나기를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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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성들이 남긴 기행문은 많지 않다. 남편이나 아들을 따라 다른

지방으로 이동하며 하루하루를 기록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여성들은 어디를 가든

여행을 하게 된 동기부터 짐을 싸고 동선을 짜는 모든 일을 세세히 기록하며 설렘을

숨기지 못했다. 의유당 남씨의 <의유당일기>나 은진 송씨의 <금행일기> 등 당시 여성들의

기행문을 읽으면 수백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공감이 간다. 조마조마한 순간부터

돌아오기 싫도록 행복한 순간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눈에 담으려는 열정이 마음에

박힌다.

이런 시대적 배경을 극복하고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여행을 감행한 여인도 있다.

그는 바로 김금원이다. 언젠가 사극에서 대장금을 능가하는 여인이 나온다면 필자는

김금원일 거라 생각한다. 기록으로 남은 사람 중 조선 시대에 김금원보다 용감한

여인은 찾기 힘들 것이다. 김금원은 열네 살에 남장을 하고 담을 넘어 세상 속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여행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찾기 위한 진짜

여행이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태어날 때 금수가 아닌 사람이었던 것이 다행스럽고, 오랑캐

땅이 아닌 문명한 우리나라에 태어난 것이 다행스럽다. 남자가 아닌 여자로 태어남은

불행이고, 부귀한 집이 아닌 한미한 집에 태어남은 불행이다. 하지만 하늘이 내게 인과

지의 본성과 이목의 형상을 주셨는데, 어찌 요산요수하며 견문을 넓힐 수 없겠는가?

하늘이 기왕 총명한 재주를 주셨는데, 어찌 문명한 나라에서 일을 성취할 수 없단

말인가. 이미 여자가 되었으니 집 안 깊숙이 문을 닫아걸고 부녀의 법도를 삼가 지키는

것이 옳은 것인가? 기왕에 한미한 집안에 태어났으니 형편을 쫓아 분수껏 살다 이름

없이 사라짐이 옳은가?

김홍도 ‘필선인야적’

(48.5×94.0cm, 조선 시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늦은밤 피리를 불고 있는 선인을

그린 그림으로, 음인들에게 자연은

예술혼을 지필 수 있는 수련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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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원의 이 물음은 여행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알려준다.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도, 피곤한 몸을 쉬게 하는 것도 물론 여행이다. 그러나 내가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는 귀한 시간도 여행의 값이다.

몰락한 양반의 서녀였던 김금원은 어릴 때부터 총명해 세상 밖의 일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기생 출신인 어머니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글공부를 막지 않았다. 그리고 여행을

하겠다는 딸의 청을 허락했다. 그리하여 김금원은 호서와 관동을 여행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온다. 이 여행기를 담은 것이 <호동서락기>다.

정양사에 이르러 혈성루에 오르니 바로 절의 문루로 내산의 진면목이 이에 이르러 모두

드러났다. 사면으로 바라보는 안개가 확 트이고 가로막은 것이 없어 일만이천 봉우리가

눈 아래에 있었다. 혹은 눈 더미 같고, 혹은 부처의 가부좌한 모습 같고, 혹은 머리를 쪽

지어 단장한 것 같고, 혹은 칼 구멍 같고, 혹은 연꽃송이 같고 혹은 파초 잎처럼 하나는

두 손을 마주 잡은 듯하고, 또 하나는 절하는 듯하며, 하나는 세로로 하나는 가로로

일어서기도 하고….

여성의 섬세함으로 기록된 이 책은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눈에 보일 듯 상세히

묘사한다. 원주에서 출발해 충주, 단양을 거쳐 관동팔경을 보고 서울을 지나 다시

원주 집으로 돌아간 그녀는 세상을 둘러본 후에야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받아들인다.

어머니의 신분을 따라 원주 관아의 기생이 된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시단이라 평가받는 ‘삼호정 시단’을 만들어 문인 활동을 한다.

산천을 노래한 시는 주로 문인에게서 나오지만 음인의 몫도 적지 않다. 전국에 퍼져 있는

예인과 교류하거나, 지방 관아의 청에 의해 공연하면서 음인도 자주 여행을 하고 풍경에

대한 소회를 읊었다. 스승 박효관과 함께 <가곡원류>를 편찬한 안민영은 음률에

정통하고 가사 짓기에 뛰어났다. 그가 펴낸 가집 <금옥총부>에는 가곡의 노랫말과 함께

작품의 창작 배경과 당시 음악인의 삶까지 배어 있다. 그는 음인 중에서도 전국 곳곳을

자유로이 여행한 사람이었는데, 판소리 명창과 교류하고 좋은 명승지를 찾아 한바탕

연주를 벌이기 위함이었다. 그는 흥선대원군의 후원을 받고 전국에 있는 음악인과

어울리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득음하기 위해 깊은 산속을 찾아다니며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한 음악인도 있다.

당시 음악가는 한계를 뛰어넘어 경지에 오르기 위해 속세와 거리를 두었다. 이들은

재야에 은둔하는 스승을 찾아 먼 길을 나서고, 득음하기 위해 짐승이 우는 산속에서

홀로 지내기도 했다. 대표적 예로 판소리 5대 명창으로 알려진 이동백은 풍부한 성량을

인정받아 고종 앞에서 소리를 한 인물이다. 고종은 그에게 통정대부라는 직함을

주었고, 순종도 그의 소리를 아꼈다. 왕의 총애를 입는 실력을 얻기까지 이동백의 수련

과정은 혹독했다. 그는 열아홉이 될 무렵 산속에 들어가 움막을 짓고 혼자 공부했다.

산짐승이 우는 시커먼 산에 우두커니 앉아 목에서 피가 나고 배가 부어오를 때까지

소리를 연마했다. 음인은 이 여행을 곧 예술이라 생각했다. 산은 이들에게 공간을

허락하고 예술혼을 심어주었다. 글 김선미(자유기고가) 자료협조 국립중앙박물관 참고도서 <조선 사람의

조선여행>(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엮음, 글항아리 펴냄)

예인의 수련과

득음의 과정을

조명한, 조선 사람의

음악 여행

Page 9: 근육 붙은 몸짱 시니어 되자 GOLD & WISE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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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美_명승기행

경남 거제 8경

파랗게 물든 거제의 풍경 그리고 여름 ‘블루시티’라는 슬로건이 말해주듯 거제의 여름은 남해의 하늘과 바다, 울창한 숲의 녹음으로 더없이 짙고 푸르다. 우리나라 명승 제2호로 지정된 해금강을 필두로, 탐하고 싶을 만큼 뛰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거제 8경’은 하나하나가 자연이 빚은 비경( 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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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일수록 혹여 사라질세라 애지중지하는 법이다. 그것이 값진

물건이라면 국보나 보물로 지정해 대대손손 희소한 가치를 전하고,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가 자라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일 때는

명승(名勝)으로 지정해 역사적·예술적 가치를 지켜내야 한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전국 팔도의 경치 좋은 곳을 추려

명승으로 지정해 국가의 보호 아래 보존하고 있다. 명승 제2호로 지정된

거제의 해금강은 역사적으로나 빼어난 경치로나 유서 깊은 명승지의

명맥을 이어오는 대표적인 곳이다.

통영과 부산에 각각 다리로 연결되기 전까지 거제는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섬이었다. 지금은 거제대교와 거가대교가 거제로 통하는

관문이다. 거제 전체가 관광지이자 유적지로 꼽힐 만큼 볼거리가 많다.

그중에서도 아름다운 해안 도로를 따라 ‘거제 8경’이 모여 있는 거제

남부권은 뛰어난 자연 경관으로 유명하다.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에 둥지를 튼 해금강은 바다 위에 우뚝 솟은

바위섬이다. 원래는 툭 튀어나온 갈곶(乫串)과 한 몸으로 붙어 있다

홀로 바다로 떨어져 나가면서 작은 바위섬이 됐다. 칡이 많이 나고 섬의

기암괴석이 칡뿌리처럼 생겼다 하여 갈도(葛島)라 불렸다. 한때는 약초가

많이 나서 약초섬으로 불리기도 했다. 중국 진시 황제의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온 신하가 해금강에 들렀다는 증표로

‘서불과차(徐 過此)’라는 글씨를 남겼다는 일화가 전해 내려오기도 한다.

바다에 솟은 절경,

해금강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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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금강 호텔에서 바라본 갈곶과 해금강

사이로 보이는 사자바위. 2 십자동굴로

들어서면 아슬아슬한 바위틈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며 장관을 연출한다.

바위에 뿌리를 내린 노송의 생명력이

절경의 멋을 더한다. 3 신선들이

쉬어가던 신선대. 4 유럽의 정원을

연상시키는 외도 보타니아의 비너스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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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해금강(海金剛)이라는 이름은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과 괴석, 묵묵히 오랜

시간을 견뎌낸 노송의 자태가 천태만상의 만물상을 이룬 금강산의 해금강과 닮았다

하여 붙여졌다.

바다에 우뚝 솟은 해금강의 절경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유람선 터미널을 찾았다.

비릿한 바다 특유의 냄새도 나지 않을 만큼 청정한 한려해상 위로 해금강의 자태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천 가지 모양의 기암괴석이 오랜 세월 함께한 벗처럼 해금강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었다. 가장 먼저 익숙한 자태의 사자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하늘을 향해 고개를 치켜들고 포효하는 듯한 사자바위는 해금강 일출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배경이다. 사자바위를 지나 유람선은 십자동굴로 들어갈 채비를

한다. 오랜 세월 파도와 바람에 의해 조각된 가파른 절벽 사이로 파도가 제법 거세다.

그 때문에 십자동굴은 날씨가 험할 땐 유람선이 접근하기 힘들다. 뱃머리가 서서히

거친 절벽 틈 사이로 들어서더니, 하늘 위로 절벽의 바위들이 묘하게 십자 모양을

만들어낸다. 십자동굴은 한 덩어리의 바위처럼 보이지만 실은 바닷속에선 넷으로

갈라져 벽 사이로 물길이 난 십(十) 자형 모양을 띠고 있다. 해금강의 깊숙한 품 속으로

들어서니 맑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영롱한 옥색을 띤 바닷물이 찰랑거린다. 때마침

바위틈 사이로 햇살이 쏟아져 신비한 분위기를 더한다. 눈앞에 펼쳐진 비경에 말도

생각도 조용히 사그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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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이 아니어도 해금강을 지척에 두고 볼 수 있는 방법이 또 있다.

해금강 호텔 주차장에서 작은 숲길을 따라 내려가 갈곶에 서면 닿을락

말락 할 정도로 해금강과 가까워진다. 해금강을 중심으로 한려해상에

촘촘히 흩뿌려진 섬들을 한눈에 내려다보기엔 우제봉 전망대가

제일이다. 구불구불 산길과 새로 만든 나무 계단을 따라 오르면

한순간에 탁 트인 해금강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져 보는 맛을 더한다.

신선처럼 쉬다 바람 되어 떠나리

도장포는 해금강과 외도로 향하는 유람선 터미널과 바람의 언덕,

신선대를 한달음에 둘러볼 수 있는 거제 여행의 필수 코스다. 자그마한

어선이 정박해 있어 한적한 포구를 연상시키는 도장포 언덕은 바람이

드나드는 길목이다. 예부터 바람이 많이 불던 이곳에 풍차를 지으면서

한층 이국적인 풍경으로 유명해졌다. 나무 계단을 따라 5분 남짓

오르면 평평하게 고른 잔디밭이 나온다. 바다 위를 유영하던 바람이

더위로 빨개진 뺨에 와 닿는다. 그러고는 머리카락을 잔뜩 헝클더니

도망치듯 풍차 끝에 매달려 돈다. 풍차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 바쁜

여행객 사이를 비집고, 풍차 뒤편까지 오르니 풍차와 어우러진 바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하고 차마

떠나기 안타까워 한참을 보고 또 바라봤다.

바람의 언덕에서 차를 몰고 채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신선대가

자리한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신선이 놀던 널찍한 자리라 신선대라

불린다. 사방으로 바다가 펼쳐지고, 지천에 자리한 함목몽돌해변에선

자그락자그락 몽돌 구르는 소리가 장단을 맞추니, 이토록 완벽한

신선놀음 장소가 또 있을까. 평평한 바위 옆으로 빼쭉 솟아오른 절벽

위에 노송 한 그루가 세상을 굽어보듯 매달려 있다. 그 모습이 꼭 갓을

닮았다 하여 갓바위라고도 했다. 옛날 벼슬을 원하는 이들이 이곳에서

득관제(得官祭)를 올리면 소원을 성취한다는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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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美_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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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강과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외도다. 아름드리 동백나무와 하늘을

뒤덮은 후박나무, 섬을 알록달록 수놓는 남국의 식물은 잘 꾸민 바다 위의 정원으로

손색없다. 빨간 기와를 얹은 정문에 들어서니 조경이 잘 된 나무와 이국적인 조형물이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한 개인의 평생에 걸친 땀과 노력의 완성체인 외도는

자연미와 인공미의 절제를 보여준다. 신경 써서 가꾼 정원 같은 외도와 달리 공곶이는

노부부가 호미로 일군 소박한 정원을 닮았다. 자연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섬, 내도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공곶이는 좁은 산길과 200m에 달하는 동백터널을 지나야

비로소 수줍은 모습을 드러낸다. 여름에는 종려나무와 조팝나무 등 초목이 신록을

발하는 공곶이는 사실 초봄에 진가를 발한다. 봄의 전령인 노란 수선화가 정원을

흐드러지게 메우고, 붉은 동백터널이 비밀의 정원을 연상시킨다. 공곶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서이말 등대는 거제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직접 신호를 관장하는 유인

등대다. 이곳에선 해금강 내도, 외도 등의 풍광과 맑은 날씨엔 대마도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장승포항에서 20여 분간 배를 타면 원시림에 가까운 동백나무 군락지 지심도에

닿는다. 빼곡한 상록수림과 해송이 만들어낸 그늘진 숲길은 산책 삼아 걷기 좋다.

동백꽃이 피고 떨어질 때면 숲길은 빨간 주단을 깔아놓은 것처럼 붉은 물결을 이룬다.

우리나라 최대 면적을 자랑하는 학동흑진주몽돌해변은 거제의 자랑이다. 파도가

지나간 자리엔 흑진주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몽돌이 자지러지듯 구른다. 수심이

자연의 품 속에서

나고 자란 거제의 풍경

1 오랜 시간 파도에 깎여 동글동글해진

몽돌들이 파도에 구르며 내는 소리는

흡사 아이들의 웃음소리 같다.

2 거제 사람들이 사시사철 즐겨 먹는

간장게장과 뽈락구이. 3 옹기종기 모여

있는 어선들과 재미난 담벼락 그림이

어우러진 포구. 4 해안 도로 드라이브

길에 만난 수채화 같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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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타고 통영IC를 나와 거제대교로

들어서거나, 부산을 거쳐 거가대교로 들어오는 방법이 있다.

거제 곳곳에 해금강과 외도로 향하는 유람선 터미널이

자리한다. 해금강유람선(055-633-1352),

도장포유람선(055-632-8787), 다대유람선

(055-633-8119), 구조라유람선(055-681-1188),

와현유람선(055-681-2211)이 있다. 여름 성수기에는

배편이 일찍 마감되므로 사전에 확인한다. 해금강 관광객은

해금강유람선과 도장포유람선을 주로 타니, 성수기에는

다른 유람선 터미널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해금강을

거쳐 외도까지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10분

내외다. 장승포 터미널 주변으론 게장 전문 식당이 몰려

있다. 양념게장과 간장게장을 무제한 먹을 수 있는

예이제게장백반(055-681-1445),

싱싱게장(055-681-5513), 돌솥밥에 된장게장까지 곁들인

궁전게장(055-681-8426) 등이 있다.

깊고 파도가 거칠어 해수욕을 즐기긴 힘들지만, 몽돌 해변에 앉아

시원한 파도 소리와 몽돌 구르는 소리를 듣노라면 여름 더위도 저만치

물러간다.

한 번 보면 잊히지 않을 아름다운 길

거제의 해안 도로는 절대 실망할 리 없는 드라이브 코스다. 어딜 가나

구불구불한 산길 옆으로 보일 듯 말 듯 남해의 푸른빛이 뒤따른다.

장승포부터 여차몽돌해변까지 이어지는 14번 국도는 해안선을 끼고

도는 해안 도로다. 장승포에서 학동흑진주몽돌해변까지, 빼곡한

수목이 길 양옆을 호위한다. 탁 트인 바다가 나오다 이내 나무 뒤로

꽁꽁 숨어버린다. 학동흑진주몽돌해변에서 해금강으로 향하는 10분

남짓한 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들 만큼 아름다움을

인정받았다. 여름에는 도로 옆으로 동백나무 군락지가 빼곡하게 자라

그 멋이 조금 떨어지지만, 봄이면 동백꽃이 붉은 꽃망울을 터트리며

파란 바다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동백꽃의 빈자리를 노란 여름

코스모스와 수국, 이름 모를 야생화가 대신한다.

거제의 해안 도로 백미는 여차마을에서 홍포로 이어지는 길이다.

아스팔트 도로를 쭉 따라가다 보면 중간쯤에 시멘트 길과 울퉁불퉁한

흙길이 뒤섞여 있다. 시멘트 길에 들어서면 비로소 이곳이 왜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꼽히는지 실감한다. 대병대도와 소병대도, 가왕도,

다포도, 매물도 등 쪽빛 바다에 알알이 박힌 섬 무리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드라이브 내내 보이는 창밖 풍경도 아름답지만, 여차·홍포

전망대에서 여유롭게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레길처럼

약 15km에 달하는 ‘무지개 길’이 조성돼 있으니 차에서 내려 한려해상의

멋진 풍광을 되새기며 찬찬히 음미하듯 걸어봐도 좋겠다.

에디터 이은혜 포토그래퍼 최충식 어시스턴트 박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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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美_명승기행

설악산 명승 여행

계곡마다, 숲마다, 폭포마다 신선들의 발걸음이 닿은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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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명승 여행

계곡마다, 숲마다, 폭포마다 신선들의 발걸음이 닿은 그곳

올여름엔 설악산으로 간다. 선인이 금강산 못지않게 아름답다고

시서화로 예찬하던 곳. 맑은 소와 담을 간직한 계곡과 급전직하의 폭포, 녹음 울창한

트레킹 코스를 품고 있는 설악산. 수학여행 시절 찾았던 울산바위 말고도

명승이 가득한 그곳으로 떠나본다.

설악산은 동해를 타고 뻗은 백두대간 줄기 중에서도 가장 높은

산이다. 해발 1,707m의 최고봉인 대청봉을 비롯해 전체 봉우리

7,000여 개가 빼어난 산세를 자랑한다. 북단으로는 대간령,

남단으로는 가칠봉이 설악산의 백두대간을 이루고 있고, 그

사이를 상봉, 신선봉, 미시령, 나한봉, 대청봉, 한계령, 점봉산 등

고봉준령이 연결하고 있다.

설악산의 아름다움은 예부터 금강산에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려의 문신인 안축은 설악산을 돌아본 후 ‘금강산은

수려하나 웅장하지 못하고, 지리산은 웅장하나 수려하지

못하지만 설악산은 수려하고 웅장하다(金剛秀而不雄

智異雄而不秀 雪嶽秀而雄)’는 시를 남겼다.

정약용의 친척으로 조선 후기에 양양부사를 지낸

정범조(1723~1801)는 57세 되던 해 설악산을 둘러본 뒤 <설악산

유람기>를 남겼는데, 소나무와 주목으로 이뤄진 수해(樹海)를

뚫고 섬처럼 불쑥불쑥 솟은 기이한 봉우리가 눈처럼 맑고

밝다고 기록하기도 했다.

“하늘과 땅 사이를 채운 것이 모두 산이다. 고니가 나는 듯하고

칼이 서 있는 듯하고 연꽃이 핀 듯한 것은 모두가 봉우리요,

오지그릇 같고 동이나 항아리 같은 것은 모두가 골짜기다. 산은

모두 바위이고 흙이 없으며, 짙푸른 색은 마치 쇠를 쌓아놓은

듯한 빛깔이다.”

설악산은 크게 내설악과 외설악, 남설악으로 나뉜다.

백두대간을 경계로 서쪽 인제군에 속하는 지역은 내설악이고,

동쪽은 대청봉에서 화채봉으로 뻗은 화채능선을 경계로 북쪽이

외설악, 남쪽이 남설악이다. 외설악은 설악동지구, 남설악은

오색지구에 속한다.

설악산의 묘미는 구역마다 다른 매력과 아름다움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내설악은 여성적 그윽함이 느껴지는 백담계곡,

수렴계곡, 백운계곡, 가야계곡을 품고 있다. 천불동 계곡을

중심으로 펼쳐진 외설악은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남성적인

근육질 모습으로 찬탄을 불러일으킨다. 외설악은 대청봉에서

화채봉으로 뻗은 능선을 경계로 북쪽에 자리하고 있다.

남설악은 오색지구에 속하는데, 화채능선을 경계로 남쪽으로

대청봉의 웅장함과 오색약수, 주전골 등의 아기자기한 맛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수려하고 웅장한 설악산을

종주하는 코스는 여러 개 있는데, 그중 한계령에서 서북능선을

타고 대청봉을 거쳐 천불동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이 20km

코스는 내설악과 외설악의 자태를 한눈에 굽어봄은 물론

능선에서 내려다보는 계곡의 화려함과 계곡에서 올려다보는

능선의 웅장함이 어우러져 선경을 연출한다. 비선대 가는 길. 설악산이 보여주는 절정의 아름다움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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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과 마등령을 잇는 능선을 중심으로 서부 지역이 내설악이다.

기암괴석이 즐비한 외설악이 강인함과 웅장함으로 남성미를 풍긴다면, 내설악은

수줍은 처녀처럼 부드럽고 은근한 멋을 낸다. 내설악은 설악의 계곡미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곳. 계곡의 갈래가 다양해 등산 코스도 그만큼 많다. 이 가운데 대표적

계곡이 백담계곡이다. 깨끗한 암반과 맑은 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백담계곡은

우리나라 계곡미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담계곡에서 좀 더

위로 올라가면 수렴동계곡이다. 구곡담계곡, 만경대와 더불어 명승 제99호로

지정되었다. 수렴동계곡은 백담계곡 상류로 이어지는 계곡으로 백담산장 위에서부터

수렴동대피소까지의 6km 구간을 일컫는다. 대청봉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봉정암을

끼고 돌며 구곡담계곡을 이루고, 구곡담계곡은 영시암께에서 몇 개의 물줄기와 만나

수렴동계곡이 된다. 이름 그대로 ‘물로 발을 친 듯한’ 수렴동(水簾洞)은 크고 작은

폭포와 소가 절경을 이룬다. 계곡은 완만하고 유순하다. 길이 포장된 백담계곡보다

자연스러운 맛이 더하며, 아기자기한 계곡 트레킹의 재미를 즐길 수 있다. 바위를

휘감으며 도는 물줄기가 가슴속까지 말끔히 씻어준다.

영시암 바로 위 수렴동산장부터는 물길이 좁고 가파른 구곡담계곡이 이어진다.

여기까지가 산책이었다면 수렴동산장 위로는 산행이다. 땀도 흐르고 숨도 가빠진다.

수렴동계곡과 그 본류 격인 구곡담계곡의 차이는 곳곳에 크고 작은 폭포가 숨어

있다는 것. 폭포 물소리를 듣다 보면 세상 시끄러운 소리가 다 묻히는 것만 같다.

아기자기한 계곡미,

수렴동과 구곡담계곡

1 구곡담계곡은 맑은 물과 세찬 계류,

다양한 형상의 암반이 모여 아기자기한

재미를 선사한다. 2 한계령을 넘다 만날

수 있는 풍경. 저절로 차를 세우고 풍경

앞에 서게 된다. 3 새벽녘, 미시령 터널이

나면서 지금은 옛길이 되어버린

미시령길을 넘다 자욱한 운무를 만났다.

4 설악산의 여러 명소 중 언제나

첫손가락에 꼽히는 십이선녀탕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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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가지 경치를 볼 수 있다고 해 ‘만경대’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

설악산에는 세 군데 있다. 그중 내설악 만경대는 오르기가 가장

쉽다. 만경대에서는 내설악 일대를 굽어볼 수 있는데, 날이 좋은

날이면 대청봉, 귀때기청봉, 용아장성 등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펼쳐진다. 만경대는 명승 제104호로 지정되었다.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는 백담계곡을 따라 걸어갈 수도 있지만 셔틀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만경대에 오르는 길에 마주치는 오세암은 백담사의

부속 암자. 폭설 때문에 고립된 다섯 살 아이가 성불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으로, 정채봉의 동화 ‘오세암’으로도 잘 알려졌다.

선녀가 노닐었다는 그곳, 십이선녀탕계곡

내설악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은 명승 제98호인

십이선녀탕계곡이다. 예부터 동양 계곡의 으뜸으로 꼽혔다. 조선

정조 때 성해응(1760〜1839)은 <동국명산기>에서 설악산의 여러

명소 중 십이선녀탕계곡을 첫손에 꼽았다.

십이선녀탕계곡은 내설악 대승령에서 북서쪽으로 흘러내린 긴

코스로, 대승령(1,260m)과 안산(1,430m)에서 발원해 인제군 북면

남교리까지 이어진다. 길이는 약 8km. 십이선녀탕이란 이름은

밤이면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목욕하고 올라갔다 해서 붙은

이름. 탕이 12개란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는 8폭 8탕이란 이도 있고,

5폭 10탕이란 이도 있다. 물이 많을 때와 적을 때, 암반을 흐르는

와폭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출발점은 인제군 북면 남교리 등 여러 곳이 있지만, 등산객이 주로

오르는 코스는 북면 용대 1리다. 십이선녀교를 지나면 등산객을

위한 주차장이 갖춰져 있다. 계곡은 첫 번째 탕인 독탕을 시작으로

북탕과 무지개탕이 차례로 나타난다. 갈수록 물이 맑고 골이

깊다. 폭은 그다지 넓지 않지만, 크고 작은 소와 폭포가 이어지고

잣나무와 박달나무, 소나무 등 거목이 우거져 절경을 이룬다.

십이선녀탕계곡의 하이라이트는 일곱 번째인 복숭아탕이다.

십이선녀탕계곡 가운데 가장 크고 아름답다. 폭포수에 암벽이 파여

복숭아 모양을 하고 있다. 하트 모양으로도 보여 젊은 등산객에게

인기이고, 사진작가가 즐겨 찍는 포인트다. 산행에 자신이 있는

등산객은 마지막 탕에서 다시 출발해 설악산 대승령까지 도전한다.

대승폭포를 거쳐 한계리 장수대로 하산하는 코스인데, 6시간 정도

걸린다. 등산 전문가들은 이 코스를 내설악의 또 다른 운치를

발견하는 등산로로 적극 추천한다. 가리봉과 귀때기청봉, 안산

등 설악의 대표적 봉우리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십이선녀탕

주변에 함께 둘러볼 만한 명소가 제법 있다. 한용운 선생의

문학 정신을 기리는 만해마을과 인제 내린천 래프팅 코스 등이

그곳들이다. 한편 십이선녀탕계곡은 계류를 여러 번 횡단하면서

information 1

서울춘천고속도로 동홍천나들목으로 나와 원통을 지나면 인제,

백담사 입구다. 인제를 지나 미시령터널을 지나면 속초 설악동이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033-636-7700, seorak.knps.or.kr)가 여기

있다. 쏘라노로 재오픈한 한화리조트 설악(033-635-7711)과

울산바위가 한눈에 들어오는 대명리조트설악(1588-4888)이 속초의

대표 숙박 시설. 이 밖에도 설악관광호텔(033-636-7101),

켄싱턴스타호텔(033-635-4001), 호텔설악파크(033-636-7711),

설악산유스호스텔(033-636-7115) 등이 있다. 국내 최초로

보양온천으로 지정받은 설악워터피아(033-630-5500)는 대규모

물놀이 시설을 갖춘 온천 시설이다.

용대자연휴양림(033-462-5031)은 백담사, 십이선녀탕계곡 등

내설악의 명승지와 가깝고 미시령을 넘으면 설악동과 동해안으로

쉽게 갈 수 있다. 가벼운 산행에 나선 가족 단위 여행객이 단풍을 볼

수 있는 곳은 뭐니 뭐니 해도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으로 가는 길이

제격이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20여 분간 좁은 등산로를 걸으면 우뚝

솟은 화강암과 기암절벽을 만난다. 날씨가 맑은 날 권금성에 오르면

설악산 일대는 물론, 속초 시내와 동해까지 한눈에 보인다. 바람이 센

날은 운항하지 않으니 사전에 문의한다(033-636-4300).

4

Page 14: 근육 붙은 몸짱 시니어 되자 GOLD & WISE 7월호

1 내설악이 숨겨놓은 비경 마장터길.

낙엽송으로 가득한 길을 등산객이

걸어가고 있다. 2 비선대 가는 초입에

자리한 신흥사. 마음 가다듬기 좋은

고즈넉한 사찰이다. 3 대승폭포 가는 길.

가파른 계단을 따라 50여 분을 올라가야

한다. 가는 길 내내 설악의 비경을 만날 수

있다. 4 속초의 명물 오징어순대와

아바이 순대.

1

올라야 하기 때문에 장마철엔 특히 주의해야 한다.

마장터 길은 내설악이 숨겨놓은 비경이다. 미시령 북쪽 신선봉(1,204m)과

마산봉(1,051m) 중간쯤에 자리한 계곡이다. 맑은 계곡 건너 숲 속에 마장터 길이

놓여 있다. 예전에는 고성이나 속초·양양에서 한양으로 가던 선비와 소금 장수들로

번성했던 길이지만, 지금은 옛길이 됐다. 대간 종주자들의 탈출로로 이용되기에 찾는

이가 거의 없다. 30여 분 잡목 숲을 지나면 울창한 낙엽송 지대가 나타난다. 가벼운

트레킹 코스로 알맞다. 마장터라는 이름은 샛령을 넘기 전 말에게 꼴을 먹이고

쉬어가던 곳이라서 붙은 지명이다.

한때 천불동은 난공불락이었다. 전문 산꾼조차 ‘천불동계곡을 다녀왔다’는 걸

두고두고 자랑할 만큼 거칠고 험했다. 소수의 전문 산꾼에게만 허락되던 풍경이

천불동이었다. 로프를 타고 거친 암봉을 아슬아슬 오르거나 위태로운 산길을 걸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친 암벽 사이를 딛고 가는 철계단이 놓여 길은 순하기만 하다.

설악동 소공원에서 천불동계곡의 양폭대피소까지 그리 힘겹지 않은 등반로를 따라

편도로 3시간 남짓만 걸으면 명승 제101호로 지정된 천불동계곡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설악동 신흥사 일주문을 지나 왼쪽으로 계속 올라가면,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7km에 이르는 계곡이 나온다. 이 계곡 중간에 해당하는 비선대에서 오련폭포까지

이르는 약 3km의 계곡이 천불동계곡이다. 천불동이라는 이름은 계곡에 들어선

외설악의 진수,

비선대와 천불동계곡

기암괴석이 마치 불상 1,000개가 들어찬 것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마고선이란 신선이 와선대에 누워 경치를 감상하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비선대, 귀신의 얼굴 같은 바위 귀면암, 오련폭포 등이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길은 설악동 소공원에서 시작한다. 소공원 매표소에 들어서면

신흥사 일주문. 울산바위 쪽에서 뻗어 내린 내원골 합류부 다리를

건너면서 본격적인 트레킹에 나선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길의 공기가 여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선선하다.

이곳에서 천불동계곡 관문인 비선대까지 2.5km. 평탄한 길이라

발걸음이 가볍다. 계곡을 가득 채운 너럭바위에는 잠시 숨을

돌리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바로 위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천불동의 참모습이 드러난다.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지만 힘들지 않다. 곳곳에 놓인 철계단이 발걸음을 돕는다.

천불동계곡 지류 중 가장 큰 설악골을 지나면 문수보살이 목욕을

했다는 문수담이 나온다. 물색이 옥을 곱게 갈아 풀어놓은 것처럼

맑고 투명하다. 또다시 가파른 길을 오르면 귀면암에 닿는다. 송곳

모양으로 솟은 거대한 암벽이 귀신의 형상이란다. 그리고 오련폭포.

기암과 침봉이 둘러쳐져 꽉 막힌 듯한 계곡 사이로 폭포 다섯 개가

연이어 떨어진다. 예전에는 오련폭 일대를 천불동의 수문장으로

여겨 앞문닫이라 했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와도 천불동계곡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본 것. 설악의 계곡을 즐기기에 충분한 거리다.

우리나라 3대 폭포 가운데 하나, 대승폭포

명승 제97호로 지정된 설악산 대승폭포는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폭포’의 하나로 꼽히는

곳. 장수대 주차장에서 대승령 방향으로 900m 정도 오르다

보면 만날 수 있다. 가파른 나무계단 길을 40여 분 올라 전망대에

서면, 건너편 절벽에 걸린 대형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88m에

달하는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여러 갈래의 물기둥을

만들어낸다. 전망대 옆 바위 바닥엔 ‘구천은하(九天銀河)’라는

대형 글씨가 새겨져 있다. 조선의 명필 양사언이 쓴 글씨라는데,

‘구천은하’란 이백의 시 ‘여산폭포를 바라보며’의 한 구절인

‘의시은하락구천(疑是銀河落九千: 하늘에서 은하수가 쏟아져

내리는 듯하구나)’에서 따온 말이다. 대승폭포는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927~935)의 피서지였던 곳으로도 전해진다.

장수대에서 8km쯤 굽잇길을 오르면, 동해 쪽 전망이 시원한 한계령

정상(950m)이다. 인제군 북면과 양양군 서면의 경계를 이루는

고개다. 기암괴석이 늘어선 봉우리와 굽이굽이 찻길이 그림 같다.

한계령휴게소 건물은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것이다.

글·사진 안수현(여행 칼럼니스트)

information 2

속초 청호동의 아바이마을은 한국전쟁 때 피란 온 실향민이 고향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살고 싶은 마음에 하나 둘 모여들면서

형성된 마을이다. 아바이마을의 작은 구멍가게가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은서네 집으로 나오면서 유명세를 탔다. 중앙동

갯배나루와 아바이마을을 연결하는 갯배는 30여 명이 탈 수 있는

직사각형 거룻배로, 한쪽에서 다른 한쪽까지 연결된 쇠줄에 고리를

걸고 잡아당겨 건넌다. 아바이마을에서는 아바이순대, 오징어순대를

맛볼 수 있다. 백담사 입구에 자리한 용대리는 황태 요리와 순두부가

유명하다. 백담순두부(033-462-9395)는 직접 된장을 담그고,

두부를 만든다. 단천면옥 (033-637-6677)은 회냉면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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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al Tip

기암괴석과 푸른 바다가 자아내는 절경, 남해 금산(명승 제39호)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유일한 산악 공원인 남해 금산은

해발 681m 바위산에 38가지 절경이 있는 명산이다. 온갖

전설을 담은 기암괴석이 금강산을 닮았다 하여 소금강 혹은

남해금강이라 불린다. 고려 말 이성계가 전국의 명산을

찾아다니며 기도를 하여도 효험이 없다가 금산에 와 백일기도를

한 뒤 조선을 건국하게 되어 보은한다는 뜻으로 비단 금(錦)

자를 써서 이름을 금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정상인

망대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은 감동 그 자체다. 망망대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금산의 기암절벽 영봉에 자리한 보리암은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하고 조선을 건국한 것으로

알려진 유명한 사찰로 기이한 암석과 푸른 남해의 절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이른 아침 금산에

올라 보리암에서 조용한 여름 산사의 정취를 느끼고 있노라면

어느새 징검다리처럼 뿌려진 다도해 사이를 아스라이 헤집고

떠오르는 아침 해의 얼굴을 만난다. 보는 이들은 찬란한 물결을

헤치고 솟아오르는 장엄한 일출의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자아낸다. 보리암 외에도 대장봉, 사자암, 향로봉,

흔들바위 등 38가지 절경들을 차분히 둘러보는 것도 좋다.

이러한 기암괴석들은 그 앞에 펼쳐진 짙푸른 남해 바다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문의 남해군청 문화관광과 055-860-3228

한 뼘의 역사가 일군 천혜의 경관, 남해 가천마을 다랑이논(명승 제15호)

설흘산(488m)을 등에 업은 다랑이마을은 45도 경사진 산기슭

108층 계단에 들어선 500여 개 논배미와 해안 절경이 절묘한

풍경을 자아내는 마을이다. 비탈에 만든 계단식 논 다랑이는

지역에 따라 다랭이 또는 달뱅이라는 사투리로도 불린다. 옛

선조들이 산기슭에 한 뼘 땅이라도 더 갈아보려고 90도로 곧추

세운 석축을 쌓고 고랑을 일군 것이 천혜의 자연유산이 된 셈이다.

해안 산책로를 걸으면 금빛 다랑이논과 기암절벽, 한려수도 청정

해역의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문의 darangyi.go2vil.org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명승에서 누리는 참 휴식

남해 가천마을 다랑이논

남해 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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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가 품은 아름다운 보석, 통영 소매물도 등대섬(명승 제18호)

짙푸른 쪽빛 바다와 부서지는 파도, 하얀 등대와 푸른

초원까지…. 그림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아름다운 풍경이

우리나라에도 존재한다. 통영 소매물도 등대섬이 바로 그곳. 비록

남해의 작은 섬이지만, 등대섬이 주는 감동은 그 어느 곳보다

크다. 푸른 초지로 이뤄진 섬은 정상에 하얀 등대, 쪽빛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또한 해식애(절벽), 해식동굴, 기기묘묘한 기암이 곳곳에 발달한,

독특한 해안 지형이 절경을 이룬다.

문의 통영시청 관광과 055-650-4613

은반 위에 도도한 자태, 단양 도담삼봉(명승 제44호)

남한강의 맑고 푸른 물이 유유히 흐르는 강 한가운데 위치한

도담삼봉. 늠름한 장군봉(남편봉)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교태를

머금은 첩봉(딸봉)과 오른쪽은 얌전하게 돌아앉은 처봉(아들봉),

세 봉우리가 물 위에 솟아 있다.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할 만큼 젊은 시절 이곳에서 청유했다 전해진다.

장군봉에는 ‘삼도정’이라는 육각정자가 있는데, 일찍이 퇴계

선생은 이곳에 올라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

석양의 도담삼봉엔 저녁놀 드리웠네. 신선의 뗏목을 취벽에

기대고 잘 적에 별빛 달빛 아래 금빛 파도 너울지더라”는 주옥같은

시 한 수를 남겼다.

문의 단양군청 문화관광과 043-2551-2556

기암 속 아름다운 풍경, 청송 주왕산 주왕계곡 일원(명승 제11호)

청송의 주왕산은 치솟은 암봉의 육중한 모습으로 얼핏 남성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그러나 주왕산에는 ‘모성의 기운’이 넘친다. 그

기운을 내뿜는 곳이 바로 제1폭포 협곡이다. 주왕산에는 제 1,

2, 3폭포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명소로 치는 곳이 사방을

석벽으로 둘러친 제1폭포다. 바위 협곡 사이의 길을 따라 제

1폭포로 들어서면 사방에 암봉을 거느리고 있어 마치 요새 속에

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보통 폭포는 강한 물줄기와 우레와 같은

물소리 때문에 압도의 느낌과 긴장을 느끼게 되는 법. 그러나

주왕산 제 1폭포는 부드럽고 순해서 평안함을 느끼게 된다.

문의 청송군청 054-873-0101

넉넉한 자연과 사람과의 풍요로움이 빚은 영광 법성진 숲쟁이(명승 제22호)‘영광 법성진 숲쟁이’는 고려 시대 이래 전라도에서 가장

번창한 포구였던 법성포와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축조한

법성진성(法城鎭城) 및 숲을 이르는 것으로 조창(漕倉)과

파시(波市)로 유명했던 법성진의 영광을 전해주는 유서 깊은

명승지다. 숲쟁이는 법성포 마을에서 홍농 방향의 지방도로

고갯마루 부분에 좌우측으로 산 능선을 따라 약 300m에 걸쳐

조성된 숲으로, 법성진성과 숲이 포구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낼 뿐 아니라 각종 민속 행사가 전승되어 내려오고

있다.

문의 영광군청 문화관광과 061-350-5752

에디터 조민진 포토그래퍼 김재이 어시스턴트 이선우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도담삼봉’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관광공사), 네이버 지식백과 ‘통영 소매물도 등대섬’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통영 소매물도 등대섬 영광 법성진 숲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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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이미지는 아득하고 처연하다. 기원전에 건국되어

700여 년 동안 부드럽고 풍요로우며 아름다운 문화를 일군

나라. 하지만 후인에겐 단지 나당 연합군의 말발굽에 유린당한

유약한 왕국으로 기억될 뿐이다. 낙화암의 삼천 궁녀로 상징되는

치욕스러운 최후를 그나마 비장하게 만들어준 건 황산벌에

덧쌓인 5,000결사대와 계백의 주검이었을 터, 논산시 연산면

일대의 너른 들판이 바로 그 현장이다.

계백은 1,350여 년 전에 죽었다. 제 손으로 가족을 베고, 망국의

장수가 되어, 저 들판에서 유언도 없이 죽었다. 관창은 계백에게

죽었으나 영웅으로 부활하고, 계백은 관창을 베었으되 패장이

되어 스러진다. 계백의 죽음은, 역사에 기록된 분량으로만 본다면,

관창의 그것보다 극적이지 않다.

계백의 오욕 반대편에는 김유신의 영광이 있었다. 승전국

사령관이던 김유신은 서라벌 드넓은 묘역에 황제처럼 묻혔고,

패전국의 마지막 장수였던 계백은 황산벌 작은 언덕에 필부처럼

묻혔다. 계백의 삶은, 지위나 업적 혹은 무덤의 크기로만 본다면

김유신의 그것보다 위대하지 않다.

그러나 한 인간의 삶의 밀도를 어찌 그것만으로 평가할 수 있으랴.

전쟁의 우열은 결코 전쟁터에 있었던 인간들의 우열이 될 수 없을

터, 승리와 패배는 단지 그들이 살던 시공이 만들어낸 사소한

결과였을 뿐이다. 그러므로 김유신이 위대하고 관창이 비장했다면

계백 또한 위대하고 비장했다고 말할 수밖에. 그들의 삶과

죽음은, 티끌만큼의 차이도 없이 똑같이 아름다웠다고 말할밖에.

계백묘는 황산벌 서쪽의 수락산 기슭에 있다. ‘백제의총’이나

‘말무덤’으로 불리던 이곳에 계백의 이름이 붙은 건 불과

40여 년 전. 무려 1,300년이란 긴 세월 동안 그는 여기에서 묵묵히

부여성과 황산벌을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흐린 오후, 인적도

없이 새소리만 요란한 무덤가에서 길손은 무엇을 보는가. 제 몫의

삶을 살다 제 땅에서 삶을 비장하게 마감한 저 아름다운 이름

앞에서. 글 박경수(소설가) 사진 제공 논산 시청

논산 계백묘

gold

Travel_길 위의 풍경

하늘이 허락한 지상 낙원에서의 휴식 ............................................................................30

Humanities_인문학 산책

나는 약속한다, 고로 존재한다 .......................................................................................44

People_리더와의 만남

간송미술관 전영우 관장/ 우리 문화 간송 문화 겹겹이 꽃피운 사람 .....................................48

gold& wise

GOLD는 품격 있고 여유로운 삶을 위한 안목을 한층 높여주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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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_길 위의 풍경Travel_길 위의 풍경 g o l d & w i s e2 0 1 4 J u l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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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허락한 지상 낙원에서의 휴식파란 하늘에 뭉게뭉게 피어오른 흰 구름, 그리고 탁 트인 수평선 너머 눈부신

에메랄드빛 바다를 바라보던 것도 잠시, 스르르 기분 좋게 밀려오는 단잠에 빠질 때의 나긋한 기분은 휴양지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휴식이다. 상상 속에서나 그려봄직한 지상 낙원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휴양지를 찾았다. 신이 빚은 것처럼 신비한 인도네시아 자바 섬의 발리와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접한 카리브 해의 낭만 칸쿤이 그곳이다. 휴양지의 여유로운

느긋함과 현지인의 소박한 일상이 짙게 배어나는 현실 속 꿈의 휴양지로 지금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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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한 칸쿤의 석양. 2 칸쿤 해변에서는 스피드보트, 제트스키,

패러세일링 등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를 즐기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3 말린 옥수수 가루를

반죽해 만든 토르티야에 다진 고기와 각종 야채를 넣어 먹는 멕시코 대표 음식 타코. 4 카리브

해의 파도를 온몸으로 즐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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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칸쿤

카리브 해의 낭만, 그 찬란한 기억에메랄드빛 카리브 해 위로 한낮의 강렬한 햇빛이 부서져 내린다. 유카탄 반도 북동쪽 카리브 해를 품고 있는 칸쿤(Cancun)은 아찔하리만큼 황홀한 휴양지다. 하늘이 건넨 선물 같은 자연 경관은 물론 휘황찬란한 호텔 행렬은 여행객의 욕망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세련된 휴양지에서 슬쩍 벗어나 소박한 멕시코 현지인의 일상과 조우하기까지 찰나처럼 찬란했던 칸쿤을 추억한다.

칸쿤이 선사하는 온전한 휴양의 의미

‘꿈의 휴양지’이자 ‘허니무너의 천국’으로 불리는 칸쿤에 가겠다는 결정에,

누군가는 한국에서 하루가 걸리는 고된 여정을 자처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타박했다. 가까운 곳에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휴양지는 많다는 충고와 함께.

하지만 칸쿤으로 기우는 마음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에메랄드빛 초록 바다에

발을 담그고 온종일 눈을 뗄 수 없는 풍경에 매료되고 싶었다. 살짝 위험(?)한

이미지를 풍기는 멕시코를 직접 보고픈 호기심도 마음을 부추겼다.

비행기 창문 아래로 펼쳐진 카리브 해의 물빛은 단숨에 긴 여정의 피로를 잊게

했다. 무려 20km에 달하는 긴 백사장 위로 늘어선 현대적인 호텔 행렬이

눈에 들어온다. 마야어로 뱀을 뜻하는 ‘칸쿤’이란 이름은 가늘고 길게 뻗은

저 백사장을 두고 생긴 말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칸쿤 해변은 오랜 세월

산호가 파도에 부서지며 만들어낸 희고 보드라운 모래사장으로 명성이 높다.

조용하고 소박한 어촌 마을은 1970년대 멕시코 정부의 본격적인 관광지

개발에 힘입어 유명 휴양지로 변신했다. 그러니까 신기루처럼 모래사장 위로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호텔이 들어선 지는 고작 40년에 불과하다. 그때부터

세계인은 일생에 한 번뿐일지도 모를 칸쿤에서의 근사한 휴가를 꿈꾸기

시작했다.

칸쿤은 크게 현지인의 향기가 묻어나는 센트로와 휴양지 분위기가 물씬

나는 호텔 존(Hotel Zone)으로 나뉜다. 눈부신 카리브 해의 파도가 넘실대는

해변은 호텔 존에 자리한다. 최신 호텔은 물론 레스토랑, 번쩍거리는 쇼핑몰과

부티크, 클럽이 몰려 있는 호텔 존은 상상 그 이상이다. 호텔 존의 중심 거리인

쿠쿨칸(Kukulcan)을 걷다 보면 익숙한 미국 브랜드 숍이나 팝송이 심심찮게

들린다. 미국인이 은퇴 후 가장 살고 싶어 하는 곳이라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호텔 존만큼은 에스파냐어보다 영어가 일상어처럼 쓰인다. 이곳이

멕시코인지 헷갈릴 정도다. 이처럼 미국인의 열광적인 호응을 예상이라도 한 듯

칸쿤에 있는 호텔 대부분은 올 인클루시브(All Inclusive) 서비스를 제공한다.

숙박은 물론 레스토랑과 바, 수영장, 선베드 등 각종 편의 시설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하루 종일 카리브 해를 바라보며 선 베드에 누워 칵테일을

마시고, 배고프면 언제든지 레스토랑에서 마음껏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아무

근심 없이 그저 쉬고 또 쉬며 몸과 마음을 비워내기에 이처럼 황홀한 휴식이 또

있을까. 하루가 짧게 느껴지는 건 비단 혼자만의 푸념은 아닐 것이다. 태양으로

발갛게 달아오른 피부가 말해주듯 뜨거웠던 해변의 열기는 밤으로 이어진다.

칸쿤에서 가장 유명한 클럽은 단연 ‘코코봉고(CoCo Bongo)’다. 짐 캐리 주연의

영화 <마스크>에 등장한 이곳은 라스베이거스에 버금가는 쇼를 선보인다.

할리우드의 유명가수 마돈나, 케이트 페리 등을 모사하는 퍼포먼스와 신나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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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천에 매달려 하늘을 나는 애크러배틱 쇼, 각종 유명 뮤지컬 장면을

재현하기도 한다.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쉴 틈 없이 이어지는 환상적인 쇼는

이방인의 밤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하지만 카리브 해의 낭만이 늘 친절한 미소를 띠는 것은 아니다. 비싼 물가와

부호들의 호사스러움은 칸쿤의 또 다른 얼굴이다. 160여 개에 달하는

호텔과 리조트는 성벽처럼 해변을 철통 방어한다. 호텔 앞은 그들의 개별적인

해변으로 사용되며, 서너 군데 조성된 퍼블릭 비치에서만 배낭여행자나

몇몇 현지인이 파라솔과 의자를 이용할 수 있을 뿐이다. 여유가 된다면

호텔 존에서 벗어나 버스를 타고 10분 남짓 센트로로 나가 또 다른 민낯의

칸쿤을 만나보길 권한다. 현지인이 소박한 일상을 꾸려가는 진짜 로컬의 모습

말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와 대형 마트, 버스 터미널이 자리한

센트로는 배낭여행자의 천국이다. 서툰 영어로 호객 행위를 하는 거리의

상인부터 저렴한 타코 한 접시로 끼니를 해결하는 현지인의 일상은 비로소

이곳이 멕시코 땅임을 실감케 한다.

소박하고 잔잔한 이슬라 무헤레스에서의 하루

깔끔하고 세련된,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는 호텔 존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최고급 휴양지의 편안함은 분명 달콤했지만, 그 이상의 감흥을 주진 못했다.

하루를 꼬박 날아 찾아온 멕시코가 아니던가. 로컬의 정취를 물씬 풍기며

휴양지의 호젓함을 간직한 곳이 있을 터였다. 늘 그렇듯 정답은 가까이에

있었다. 칸쿤에서 페리를 타고 30분 남짓 이동하자 소박한 해변이 마음에

쏙 드는 이슬라 무헤레스(Isla Mujeres) 섬에 다다랐다. 선착장에 들어서자

돌고래가 첫인사를 건넨다. 이곳 액티비티 중 하나인 돌고래와 함께하는

수영이다. 돌고래 지느러미를 잡고 함께 수영하거나 돌고래 쇼를 관람할 수

있다. 드넓은 카리브 해를 눈앞에 두고 평생을 그물 가두리에 갇혀 살아야

하는 돌고래의 처지가 못내 애처로움을 자아낸다.

이슬라 무헤레스는 작은 섬이다. 한나절이면 섬을 둘러볼 수 있다. 여행자를

실어 나르는 새빨간 택시가 도로를 질주하고, 골프 카트 행렬이 그 뒤를

따른다. 골프 카트는 섬의 중요한 교통수단 중 하나다. 차량을 빌려 섬

곳곳을 누비기로 했다. 마음에 드는 장소가 나타나면 마음대로 쉬어갈 수

있어 혼자만의 파라다이스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섬의 북쪽 끝에 해변과

여행자를 위한 편의 시설을 갖춘 다운타운이 자리한다. 특히 야자수 잎이

바람에 하늘거리고, 파도가 잔잔히 백사장을 어루만지는 소박한 플라야

노르테(Playa Norte) 해변은 섬의 백미다. 휴양지 느낌을 완전히 지울 순

없지만, 고요히 흘러가는 하루를 보내기엔 더없이 완벽하다. 몰아치듯 부서지던

칸쿤의 파도와 달리 이곳의 물결은 잔잔하다. 물이 얕고 잔잔한 파도 덕에

아이들은 바다로 뛰어들기 바쁘다. 야자수 그늘 아래 해먹에 누워 찬란한

물빛을 바라본다. 그 가슴 벅찬 풍경에서 눈을 돌리지 못한다. 선명한 원색의

향연은 마치 그림 속 세상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

로돌포 모랄레스 등 유명 멕시코 화가들의 그림 속 물감을 이곳에 풀어놓은

informaTion 1

천연 워터 풀, 셀아와 세노테

셀아는 칸쿤이 자랑하는 천연 워터파크다. 강과

바다의 접점에 형성된 거대한 라군을 배경으로

스노클링과 수영, 튜브 타고 강 내려오기, 다이빙

등 간단하면서도 다채로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입장료에는 음료와 중간중간 자리한

레스토랑의 음식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올 인클루시브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약간의

보증금을 내고 라커룸과 스노클링 장비를 대여할

수 있으며, 치첸이트사나 툴룸과 당일 패키지로

구성되거나 셀아에서만 하루 종일 즐기는

패키지도 가능하다.

세노테(Cenote)는 에스파냐어로 ‘신성한

우물’이란 뜻으로, 마야인이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올리던 신성한 곳이다. 실상은

석회암으로 이뤄진 지층이 푹 꺼져 형성된

샘인데, 지하에 숨겨진 동굴에 고인 샘처럼

신비한 분위기도 연출한다. 툴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지상 낙원을 연상케 하는 그랑 세노테(Gran

Cenote)와 치첸이트사에서 가까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익킬 세노테(Ik-Kil

Cenote)가 특히 유명하다.

3

1 세계의 내로라하는 호텔들이 몰려 있는 호텔 존은

칸쿤의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2 칸쿤에 비해

소박하며 멕시코의 로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이슬라

무헤레스 섬의 선착장. 3 강렬하고 화려한 색채가

이색적인 기념품 접시.

Page 20: 근육 붙은 몸짱 시니어 되자 GOLD & WISE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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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2

환율 및 환전 화폐는 멕시칸 페소(Peso)를

사용하며, 화폐 단위는 MXN이다. 멕시코 환율은

2014년 6월 현재 1페소가 78원 정도다. 칸쿤의

호텔 존 내에서는 신용카드 사용이 자유롭고

ATM 기기도 있어 인출이 용이하며, 달러를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여행사에서 투어

상품을 결제할 때도 신용카드로 할 수 있으나

현금 결제 시 가격 협상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호텔 존 이외의 지역에서 식사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멕시코 페소를 현금으로

소지함이 편리하며, 환전소를 통해 달러를 페소로

쉽게 환전할 수 있다.

항공 및 교통 한국과 멕시코를 직항으로

연결하는 항공편이 없기 때문에, 미국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 뉴욕, 휴스턴 등을

경유해 칸쿤에 들어간다. 그 때문에 칸쿤 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미국 전자여행허가(ESTA)를

신청해야 한다. 멕시코시티에서 칸쿤까지는

국내선으로 2시간, ADO 버스로 26시간 정도

소요된다. 칸쿤 공항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센트로

버스터미널에 하차 후 택시나 버스를 타고 호텔

존으로 이동할 수 있다. 호텔 존 내에서는 수시로

셔틀버스로 이동할 수 있으며, 시내버스를 타고

센트로로 향할 때 편도 요금은 7.5페소로 대부분

왕복 티켓을 구매한다. 잔돈은 거슬러주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미리 잔돈을 준비한다.

듯한 착각마저 든다.

다운타운을 걷다 보면 거대한 여인 조각상이 눈에 띈다. 이슬라 무헤레스는

여인의 섬이란 뜻을 품고 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스페인 정복자가

이 섬을 발견했을 때 해안에서 수없이 많은 여인의 조각상이 발견되어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조각상은 다산을 기원하는 여신의 형상이다.

다운타운은 멕시코 스타일 모자나 산호와 조개껍데기로 솜씨 좋게 만든

장신구를 파는 노점이 거리를 메운다. 골목 사이로 원색으로 알록달록

칠한 건물을 구경하느라 자꾸만 걷고 싶다. 한참을 걷다 다리도 쉬어갈 겸

소박한 바에 들러 테킬라 한 잔을 주문했다. 인상 좋은 주인장이 직접 테킬라

마시는 법을 보여준다. 알맞게 썰어놓은 라임을 한 번 씹더니 손등에 얹은

소금을 살짝 핥은 다음 테킬라를 단숨에 쭉 들이켬이 정석이란다. 목구멍을

타고 짜릿하게 퍼져 나가는 테킬라 한 모금에 이슬라 무헤레스의 하루도

저물어간다.

마야 문명의 미스터리한 발자취를 따라

휴양지에서 한없이 게으름을 피우던 마음을 다잡고 이른 아침

치첸이트사(Chichen Itza)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호텔 존에 자리한 여행사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쉽고 간편하다. 치첸이트사와 셀아(Xel-

ha) 워터파크, 또는 툴룸(Tulum) 등을 당일 패키지로 함께 다녀올 수 있다.

3시간 거리에 있는 치첸이트사는 천문학에 능한 마야인의 발자취를 한눈에

느낄 수 있는 명소다. 잉카, 아스텍 문명과 중남미 3대 문명으로 알려진

마야의 건축물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니! 멕시코시티에 머물며 규모가 엄청난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가 자리한 테오티우아칸(Teotihuacan)을

둘러보기도 했다. 아스텍 문명에 의해 발견된 테오티우아칸은 신의 도시로

떠받들여질 만큼 규모 면에서 단연 압도적이었다.

그에 반해 치첸이트사는 마야인의 천문학에 대한 놀랍도록 정확한 이해와

측정 기술, 천재성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허물어진 건축물 사이로 보무도

당당하게 서 있는 피라미드가 눈에 들어왔다. 마야 문명의 위대한 작품 엘

카스티요(El Castillo) 피라미드는 동서남북으로 돌계단이 각각 91개가 있다.

4면의 계단 수와 정상에 자리한 신전의 제단까지 합하면 총 365개로, 오늘날의

1년인 365일과 같다. 1,000년 전에 살았던 그들이 어떻게 지구가 태양을 도는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해 달력을 만들고 계절의 변화를 읽어냈는지 신비할

따름이다. 툴룸은 마야 문명 소멸 직전 마야인이 흘러 들어와 해안가 절벽에

건설한 요새와 같은 도시다. 카리브 해를 성벽 삼아 마지막 은신처로 삼았던

마야인의 흔적은 세월의 힘을 비껴가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지금은 절벽

앞으로 펼쳐진 자연 모습 그대로의 해변과 아름다운 전망으로 더욱 유명하다.

칸쿤보다 빛깔이 더 아름다운 카리브 해를 볼 수 있다는 감탄사가 결코

틀린 말이 아님을 툴룸의 바다가 말해준다. 가만히 눈을 감으면 카리브 해의

파도가 넘실대던 그날의 찬란한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게 가슴을 두드린다.

에디터 이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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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툴룸의 해변은 소박하고 잔잔하다. 그래서 배낭여행자들은 고급스러운 칸쿤보다 툴룸에서 카리브 해를

즐긴다. 2 뱀의 머리 조각상 뒤로 자리한 마야 문명의 최대 걸작품 엘 카스티요 피라미드.

3 승리의 의식이 치러지던 전사의 신전. 치첸이트사는 마야 문명의 화려한 장식과 톨텍 문명의 대규모

건축물이 공존하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적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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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_길 위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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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는 최근에 개봉한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다>를 통해 다시 한번

여행자의 로망으로 다가왔다.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이 영화는 서른한 살의

성공한 저널리스트가 일상에 회의를 느끼고 여행을 떠나 새로운 삶의 의미를

되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인공 ‘리즈’는 전형적인 뉴요커다. 전도유망한

저널리스트인 그녀는 잘생긴 남편과 맨해튼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삶이 너무나 의미 없이 느껴지기 시작한 그녀. ‘나는 도대체

누구지’, ‘난 왜 이렇게 살고 있지? ’라는 원초적 질문에 마주하게 된다.

이 질문에 대처하는 방법은 대개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며칠 고민하다 쇼핑이나

술자리로 이 질문을 잊어버리는 것. ‘인생이라는 게 원래 이런 거야, 뭐 별거

있겠어? 다들 이렇게 살잖아’ 하며 스스로를 정당화한다. 현실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도 순순히 인정한다. 뭔가 새로운 일을 도모하기에는

주택 융자금이며 당장 갚아야 할 이번 달 카드 대금의 벽이 너무 높다.

발리 예술의 중심, 우붓

또 다른 방법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적극 찾아보는 것. 바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리즈는 이 방법을 택하고 실천에 옮긴다. 남편과 이혼까지 감행한

그녀는 ‘자신’을 찾아 이탈리아와 인도, 발리를 여행한다. 이탈리아에서는

그동안 몸매 관리하느라 먹지도 못한 피자를 신나게 먹어 치우고, 인도의

아쉬람에서는 기도하며 ‘자신 안의 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발리에서는 새로운

남자를 만나 열정적 사랑을 나눈다. 물론 영화니까 가능한 이야기겠지만

말이다. 리즈가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자신을 발견한 곳이 바로 발리 내륙에

자리한 ‘우붓(Ubud)’이다. 지금이야 발리로 여행하면 으레 들러야 하는

관광지지만 아직은 발리의 토속적인 정취와 울창한 자연, 그리고 마음씨 고운

주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우붓은 예술과 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16세기 힌두교 왕족과 함께 무리가

발리로 건너와 정착한 곳이 바로 우붓이다. 이후 세계 곳곳의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된다.

우붓 거리를 걷다 보면 이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500여 m 거리에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이름난 미술관만 예닐곱 군데에

달하고, 모퉁이마다 작은 갤러리가 자리하고 있다. 조금만 걷다 보면 우붓을 왜

‘발리의 몽마르트르’라고 하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들 갤러리는 저마다

독특한 그림을 내걸고 여행객을 맞이한다. 열대 특유의 강렬한 색감으로

시선을 모으는 작품도 있고 발리 자연이나 사원, 동물, 여인 등을 소재로 한

작품도 있다. 난해한 추상화도 눈에 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 세심히

둘러보면 다른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독특한 작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인도네시아 발리

사람, 신, 예술이 어우러진 신비의 섬

인도네시아 자바 섬 동쪽에 자리한 발리. ‘신들의 섬’, ‘지구 상 마지막 낙원’ 등으로 불리며 오랫동안 여행자에게 사랑받아왔다. 아름다운 풍경은 섬 곳곳에 남아 있는 힌두교 문화와 어울려 한층 신비한 풍경을 빚어낸다. 한적한 해변과 어우러진 고급 리조트는 최상의 휴식을 보장한다.

1 ‘지구 상 마지막 낙원’으로 불리는 발리는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최고의 휴식처다. 2 우붓 카페

거리. 갤러리와 분위기 좋은 카페가 모여 있는 이곳을

거닐며 여행자들은 열대의 여유로움을 즐긴다. 3 우붓의

재래시장. 각양각색의 토산품과 기념품 가게들이

여행자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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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다. 우붓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은 네카 미술관이다. 우붓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자리한, 발리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이다. 회화 수집가 네카가

설립했는데 발리 화가, 인도네시아 화가, 발리에서 활동한 외국인 화가의 그림이

시기별로 7개 공간에 전시돼 있다. 인도네시아의 전통 회화와 발리의 과거를

엿볼 수 있는 흑백 사진도 볼 수 있다. 네카 미술관 외에도 스페인 출신 화가가

만든 블랑코 미술관, 우붓에서 ‘서양 미술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아궁 라이나가

지은 아르마 미술관도 돌아볼 만하다.

화랑과 공방을 지나다 보면 걸음은 자연스레 재래시장에 닿는다.

코코아나무로 만든 식기며 대나무로 짠 가방, 울긋불긋한 열대 과일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격도 착하다. 여느 관광지 시장이 그렇듯 부르는 게

값이지만, 두 눈 딱 감고 흥정에 돌입하면 적게는 1/4, 많게는 1/10 정도 가격에

살 수 있다. 걷다 지치면 2층짜리 카페에 자리 잡고 발리산 커피를 마시며 거리의

풍취를 감상하자. 메인 스트리트에 자리한 사라 스와티 사원은 사원 앞의

연못으로 유명한 사원이다. 사원에 있는 탑 상층부에 불교를 상징하는 만(卍)

자가 새겨진 점도 흥미롭다. 사원 옆에는 스타벅스와 ‘카페 로터스’라는 카페가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다.

여행자를 유혹하는 맛있는 음식

발리에서 꼭 맛봐야 할 것은 루왁 커피(Luwak Coffee)와 돼지고기다. 루왁

커피는 인도네시아 대표 커피로 커피 열매를 먹은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커피 씨앗을 채취, 가공하는 커피다. 커피 생두의 생산 과정에서 사향고양이의

소화 기관을 거친 탓에 독특한 향과 맛을 띠게 되고, 화학적 변화에 의해 생두

색은 더 짙어지고 단단해진다. 희귀성 때문에 세계적으로 가장 비싼 커피로

유명하다. 국내에선 한 잔에 3만~10만원이지만, 발리에서는 단돈 5,000원에

맛볼 수 있다. 바비 굴링(Babi Guling)은 발리 전통 음식이다. 일종의 돼지고기

모둠 반찬으로, 현지인의 식탁에 매일같이 올라오는 전형적인 서민 음식이다.

바비큐를 중심으로, 곱창 튀김, 고깃국, 꼬치구이 등이 한 번에 나온다. 가격도

저렴해 4달러 정도면 맛볼 수 있다. 달짝지근한 양념을 발라 구워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바비 굴링과 함께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음식은 볶음밥 형태의

나시고렝. 해산물이나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을 각종 채소와 함께 넣고

특유의 향신료로 양념해 강한 불에서 빠르게 볶아내는데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꼬치구이의 일종인 사테이도 맛있다. 땅콩 소스 등을 발라 먹는데

맥주 안주로 좋다.

발 닿는 곳마다 신들의 흔적이

발리는 ‘신들의 섬’으로 불린다. 발리에 힌두 사원이 무려 2만여 곳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원래 인도네시아 국민 대부분은 이슬람교를 믿지만 발리에서만은

힌두교를 신봉하고 있다. 발리를 걷다 보면 발길 닿는 곳마다 신을 만난다.

우리나라의 도깨비와 비슷하게 생긴 바롱 신도 있고, 독수리처럼 생긴 가루다

신 조형물도 볼 수 있다. 어떤 조형물은 성인 키 몇 배는 될 만큼 커다랗고 어떤

1 리젠트 호텔의 수영장. 발리에 자리한 고급

리조트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일. 발리를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이다. 2 스와티 사원은 우붓 시내에

자리 잡고 있다. 우붓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사원이다. 3 발리의 전통 음식 ‘사테이’. 우리나라

꼬치와 비슷하다.

informaTion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이 ‘인천~발리’ 직항

노선을 매일 1편씩 주 7회 왕복 운항한다. 이민국

직원이 항공기에 탑승해 기내에서 입국 서비스

절차를 돕는데, 착륙과 하선 전에 입국 심사를

완료할 수 있다. 비행기 탑승 전 ‘도착 비자 서비스’

카운터에서 미화 25달러를 내고 미리 비자를

구입해야 한다(www.garuda-indonesia.co.kr).

발리는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다. 인도네시아

화폐는 루피아(Rupiah, IDR)다. 1만 루피아는 약

897원이다. ‘리전트 발리’는 지난 3월 개장한, 발리

동부 해안 사누르 지역에 있는 6성급 럭셔리

호텔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풀빌라 등 120개

객실만 운영한다. 수영장과 스파 시설을 갖추고

있다. 레스토랑 두 곳에서는 바닷가재와 굴 등

그릴 요리, 육류 요리 등 전통 인도네시아와

아시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요리사가 직접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 조리를 시현하고 투숙객을

대상으로 ‘쿠킹 클래스’도 진행한다. 1일 기준

디럭스 스위트룸 요금은 약 29만원부터,

풀빌라는 약 56만원부터(www.regenthotels.com).

바비 굴링은 이부 오카 하우스(Babi Guling Ibu

Oka, +62 361 976345)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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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물은 아기 주먹보다 작다.

인도네시아가 이슬람화한 것은 15세기다. 동부 자바 지역의 힌두 왕조인

마자파힛 왕조가 몰락하면서 힌두교를 믿던 왕족과 승려, 예술가들이 발리로

피신했다. 발리로 이주한 그들은 발리 섬의 정치, 경제, 종교의 주도권을 잡고

힌두교를 전파했는데, 지금은 93%에 달하는 주민이 힌두교를 믿고 있다.

그래서 이슬람을 믿는 자바 섬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발리 거리를

걷다 보면 집이나 가게 앞, 사당 등에 야자수와 과일, 꽃으로 치장한 바구니가

놓인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짜낭’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다. 짜낭을 머리에 이고 다니는 발리인도 흔히 볼 수 있다.

수많은 사원 가운데 꼭 가봐야 할 사원이 발리 시내에서 우붓으로 가는 길,

바투안 마을에 자리한 ‘푸세’라는 힌두 사원이다. 사원은 1022년에 건립됐다.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허리에 두르는 옷인 ‘사롱’을 입어야 한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기부함에 약간의 돈을 넣으면 된다. 사원 입구에는 석문 기둥

두 개가 칼로 자른 듯 우람하게 서 있다. 좌우로 뾰족하게 대칭인데 ‘찬디

븐타르’라고 한다. 찬디 븐타르의 오른쪽은 삶과 광명, 왼쪽은 죽음과 어둠을

상징한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는 좌우가 반대되므로 선과 악이 바뀐다. 이는

선과 악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힌두의 세계관을 반영한다. 사원 안엔 조각이

화려한 석탑 파두락사, 수미산을 표현한 메루 등의 볼거리가 많다. 조각에

문외한인 여행자가 보아도 지극히 아름답다.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정교한

조각 솜씨에 탄성이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아름다운 해변은 발리를 찾는 큰 이유 가운데 하나다. 발리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은 쿠타 비치다. 남부 발리의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이곳에는 초승달

모양 해변을 따라서 각종 편의 시설이 모여 있어 늘 여행객으로 북적인다.

한적한 해변을 원한다면 누사두아 비치가 좋다. 고급 리조트 단지가 들어서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는 한적한 휴가를 보낼 수 있다. 짐바란 비치

역시 아름다운 일몰을 배경으로 로맨틱 시푸드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졌다. 발리에서 보낸 며칠 동안 사누르(Sanur) 비치에 자리한 리조트에

머물렀다. 사누르 비치는 발리 남부의 조용하고 한적한 해변으로 현지인도

자주 찾는다. 리조트에서 나와 100m만 가면 만나는 해변에서 하루 종일

뒹굴었다. 그 사이 해변을 걸었고 책을 읽었고 차가운 맥주를 마셨고 현지인과

미소를 담은 눈인사를 나눴다. 서울에서의 번잡한 일상은 깨끗이 잊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고 어느 새벽, 해안을 걷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내 안의

무언가가 뭉클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확히 묘사할 수는 없지만 그건

뭔가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새로운 감정이었다. 정면으로 마주한 눈부신 햇살

앞에서, 나는 문득 ‘내게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하고 생각했다. ‘없어도 되는

것을 부여잡고 살아온 것은 아닐까’, ‘버리려 했던 것이 사실은 내게 소중한 것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여행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만 남기는 법을 가르쳐주는가

보다. 글ㆍ사진 안수현(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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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누르 비치의 아침. 발리인들이 바다에 그물을 던지며

아침을 열고 있다. 2 고기잡이 나갔다 돌아오는 발리

사람들. 3 사누르 비치의 일출. 아침이면 동네 주민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평화로운 장면을 연출한다.

4 인도네시아의 특산품 루왁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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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지신에 대한 오해

춘추 시대 노(魯)나라에 미생(尾生)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그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생겨 다리 밑에서 만나자는 은밀한 약속을 했다. 정해진 일시에 미생은 떨리는

마음으로 약속 장소로 나갔다. 때를 맞추기라도 한 듯 엄청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정해진 시각이 되어도 여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엄청난 소나기가 상류로부터

급류를 만들어 세찬 기세로 밀려왔으나 미생은 여자를 기다리기 위해 자리를 지켰다.

결국 급류를 견디기 어려워 다리의 교각을 부둥켜안은 채 자리를 지킨 미생은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래서 생긴 말이 그 유명한 ‘미생지신(尾生之信)’이다.

미생의 믿음, 그러니까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버린 한 인간의 사례를 두고

처세의 관점이 다른 후세인은 해석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신의를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우직한 인간으로 치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작은 명분에 집착하는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인간으로 폄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자는 ‘도척편(盜 篇)’에서

공자와 대화를 나누는 도척의 입을 빌려 미생의 융통성 없는 행동을 통렬히 비판한다.

“이런 인간은 제사에 쓰려고 찢어발긴 개나 물에 떠내려가는 돼지, 아니면 쪽박을 들고

빌어먹는 거지와 다를 바 없다. 쓸데없는 명분에 빠져 소중한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인간은 진정한 삶의 길을 모르는 놈이다.” <전국책>은 미생의 신의가 단지 사람을

속이지 않았을 뿐이라고 폄하하고, <회남자>는 차라리 상대방을 속여 순간의 위험을

피한 뒤에 후일을 기하는 것만 못한 어리석은 행동으로 평가 절하했다.

약속을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인간, 약속 때문에 목숨까지 버린 인간의 문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한다. 통화를 ‘따고’ 문자를 ‘씹고’ SNS에서

삭제 ‘당’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에 약속 때문에 목숨을 버리다니 정말 대단한

위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을 쓰는 내 입장에서 보자면 미생지신의 플롯에서는

중요한 인과성을 하나 간과하고 있다. 미생이 죽으면서까지 여자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정황이 단지 미욱하고 어리석고 융통성 없고 고지식해서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그의 배려가 앞섰기 때문일 거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미생이 소나기로 인한 급류 때문에

죽을 정도였다면 자신을 만나러 올 여자에 대한 걱정도 했을 것이다. 단지 약속을

지키겠다는 고착된 심성 때문에 버티고 있었던 게 아니라 여자가 처할 위험을 걱정하며

자리를 뜨지 못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관점이다. 지하철 노선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려다 자기 목숨을 잃는 의인을 <회남자>처럼 ‘위험을 피한 뒤에 후일을 기하는 것만

못한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꾸짖을 수 있을까.

미생지신 문제의 핵심은 미생이 아니라 약속이다. 여자가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나는

약속한다

고로

존재한다

Humanities_인문학 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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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5: 근육 붙은 몸짱 시니어 되자 GOLD & WISE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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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았다는 것, 다시 말해 여자가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미생이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이다.

미생이 어리석고 융통성 없고 고지식해서가 아니라 약속을 지키지 않은 여자, 여자가

지키지 않은 약속이 문제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와 약속을 하고 30분 늦게

현장에 도착했는데, 그 30분 사이에 주변을 배회하던 상대가 교통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면 문제의 정신적 부하는 당연히 내 몫이 될 수밖에 없다. 내가 정해진 약속

시간에 상대를 만나 현장을 떠났다면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았을 테니까.

요즘은 한국인의 기질을 말할 때 ‘빨리빨리’가 보편적으로 통한다. 한국에 와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도 작업 현장에서 그 말을 많이 들어 흉내 내는 걸 심심찮게

본다. 하지만 1950년대와 60년대 외국인은 ‘코리언 타임’이라는 말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한국인의 근성을 싸잡아 비난한 적이 있다. 우리 선조가 살아낸 농경

사회적 사고방식이란 시계 속 시간 단위가 아니라 해와 달이 뜨고 지는 것으로 시간을

구분했고, 그것을 약속의 기준으로 삼아왔다. 그래서 선조에게 물려받은 유전자를

과시하듯 약속 시간에 늦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늦은 사람 스스로 코리언

타임이라고 강변하던 세월이 오래 지속되었다. 지금처럼 초 단위로 시간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세상에서는 도무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요즘은 한류까지 범람하니

한국 문화의 촌각(寸刻)이 세계의 유행 패턴을 실시간으로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1세기의 코리언 타임은 5분 전’이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니 한국인이 창출하는

새로운 시간성에 대해서는 중언부언할 필요가 없으리라.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약속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우리 사회는

지금도 약속을 하찮게 여기는 무의식적 풍조 때문에 너무나 큰 참사와 쟁투와 불행과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공약(公約)을 공약(空約)으로 만드는 정치인의 약속으로부터

세월호 참사를 만들어내는 일상적 약속 불감증,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약속을 하찮게

여겨 조성되는 불신 풍조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의 근원에 심판의 다른 이름처럼

약속이라는 준엄한 정신적 계약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나도 30대 중반까지 약속의 중요성을 모르고 살았다. 그저 정해진 약속을 잘

지키면 된다는 정도, 그것도 모자라 약속이 귀찮게 느껴지면 그것을 취소하는 일도

심심찮았다. 그러다가 등단 3년쯤 되던 해에 나보다 나이가 스무 살가량 많은 문단

대선배 한 분을 만났다. 호방한 호주가에 엄청난 활동가라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그분의 삶을 20년 넘게 지켜보며 참으로 많은 것을 곁에서 배울 수 있었다. 그중에 내가

가장 크게 배우고, 가장 크게 깨닫고, 가장 중요한 인생의 덕목으로 가슴속에 품은 것

하나가 그분이 보여준 약속에 대한 자기 성실성이었다. 상대가 누구이건 그분은 약속

장소에 항상 먼저 나타나서 상대를 기다리고 만날 사람이 여럿일 때는 먹는 음식과

앉을 자리에 대한 배려까지 아끼지 않았다. 당신도 젊은 시절에는 약속 따위 전혀

존중하지 않고 살다가 인생의 멘토 같은 분을 만나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여러

해에 걸쳐 철저하게 배운 뒤 인생관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 당신의

인생에 터럭만큼이라도 뭔가를 이룬 게 있다면 그건 전적으로 성실한 약속 이행의

결실이라는 단언이었다.

그때 그 시절,

코리언 타임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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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에는 두 종류가 있다. 타인과 하는 ‘밖으로의 약속’과 자신과 하는 ‘안으로의

약속’이 그것이다. 타인과의 약속은 소통과 조화에 영향을 미치고 자신과의 약속은

인성과 품성에 영향을 미친다. 약속의 결과, 그것이 곧 인생의 결과다. 그러므로 그것이

어떤 것이든 인생에 사소한 약속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타인과의 약속은 형식적으로건

본질적으로건 적당히 수행할 수 있지만 자신과의 약속은 제대로 이행하기 어렵다.

우리 삶의 매 순간이 내면적인 약속 행위로 점철되기 때문이다.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은 ‘아, 다음부터는 절주해야지’ 철석같이 자신과 약속하지만 다음번 술자리가

되면 그것을 지키지 못한다.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약속은 연초마다 되풀이하지만

고리타분한 연중행사가 된 지 오래다.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겠다는 약속,

독서를 열심히 하겠다는 약속,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 활동을 하겠다는 약속 등등

우리의 내면은 무의식적인 창조와 생산, 그리고 지고지선을 향해 쉼 없는 약속을

되풀이하지만, 어리석고 나약한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

누가 뭐래도 가장 소중한 인생의 덕목은 약속이다. 제대로 이행한 약속의 누적이

성취가 되고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약속의 누적이 회한이 된다. 세상을 떠나는 순간,

우리는 평생 지속해온 무수한 약속의 환영을 보며 성취감에 젖거나 회한에 빠지게 될

것이다. 오늘 내가 나 자신과 하는 약속, 오늘 내가 특정한 상대와 하는 약속은 우주의

그물처럼 씨줄과 날줄을 엮으며 그 외연을 무한대로 넓혀간다. 눈높이 인생, 눈앞의

인생만 살아내는 우리가 그 우주적인 하모니를 목도하지 못할 뿐이다. 요컨대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생명 활동은 명백한 약속 행위다. 서로를 되비치며 서로의 존재성을

밝혀 우주적 연대감을 일깨우는 행위는 얼마나 창조적인가. 인생을 창조하는 약속,

약속을 창조하는 인생을 살아야겠다. 글 박상우(소설가) 일러스트 홍소희

약속하는 일,

그것이 곧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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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전영우 관장

우리 문화간송 문화겹겹이 꽃피운 사람 지나간 역사의 어떤 가정 앞에 몸서리쳐지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간송이 없었다면?”이다. 일제 강점기에 힘겹게 문화재를 지켜낸 간송 전형필이 없었다면, 그 컬렉션이 곡절 속에 홀연히 사라졌다면, 자신의 인생을 바쳐 그것을 책임지는 전영우 관장 같은 이가 없었다면 우리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겸재의 산수화를, 혜원의 그림 속 이야기를 영영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People_리더와의 만남

아, 기다리던 간 송 컬렉션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가 있대, ‘훈민정음 원본’도 있다지. 너도나도

몰려와 ‘진짜’를 보기 위해 줄을 섰다. 1938년 지은 보화각, 빛나는

보물을 모아둔 집이라 명명한 지 76년. 최초의 사립 미술관으로

‘간송미술관’이라 이름을 바꾸고 1년에 단 두 번 개방하는 이곳에

점점 사람들의 발길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전영우 관장은 그때마다

바늘방석이었다고 한다.

“죄 짓는 것 같아서, 집에 가려면 그 인파를 지나와야 하는데. 비가

오거나 땡볕이면 얼마나 송구한지 고개를 숙이고 지나곤 했어요.

변화가 필요하던 차에 마침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개관 전시회를

하게 됐죠. 초현대적 건물에 오래된 우리의 미를 선보인다는 의미도

있고, 또 우리 미술관도 재단 설립 후 첫 전시라는 특별한 의미를

담아 전시를 열게 됐지요.”

이렇게 서로의 필요가 맞아떨어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간송문화전>이 열렸다. 1부 ‘간송 전형필’이 지난 6월 15일 막을

내렸고, 7월 2일 시작한 2부 ‘보화각’이 9월 28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그리하여 올해 봄부터 가을까지 사람들은 줄 서지 않고

‘간송 컬렉션’을 볼 수 있게 됐다. 전시 내내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오래된 우리의 미술품 앞에서 숙연해졌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청화백자철사진사국화문병’을, ‘훈민정음 원본’을 홀린 듯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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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전시가 단순히 오래된

미술품의 진열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 안에는 아름다움을 알고

빚어낸 우리 민족의 얼이, 또 그것을 지켜낸 한 사람의 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그것을 지금까지 묵묵히 보존하고 가꿔온

사람들의 노력이 깃들어 있다. 이 모든 것이 꽃잎처럼 겹을 이뤄

향기로운 우리 문화의 꽃을 피운 것이다. 전영우 관장은 “해야 하는

일이니까 했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떠밀리듯 시작한 일이에요. 아버지가 어떤

마음으로 평생을 바쳐 컬렉션을 모으셨는지 알기 때문에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죠. 어릴 때부터 아버지께서 한 번도 이래라저래라

하신 적이 없어요. 그저 행동으로 보여주셨어요. 성실하게 옳은 길을

가는 게 정도라는, 보이지 않는 가르침을 마음속에 새기고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사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어쩌겠어요. 내게 주어진

운명이고 십자가인데.” 전영우 관장이 말했듯 간송 전형필 선생의

교육은 특별한 게 없었다. 그저 검소하고 겸손하게 그리고 올곧게

사는 모습을 보여줬을 뿐이다. “정말 올곧은 분이셨어요. 어느 때는

융통성이 없다고 생각될 정도였죠. 해방이 되고 국내 거주하는

일본인의 재산을 몰수하고, 각 가정에 있는 일본인이 가진 도검류를

회수한다는 공문이 내려왔어요. 그때 우리 집에 사무라이들이

쓰던 일본 국보급 칼이 여러 자루 있었는데,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것들이었죠. 남자아이들이니 칼을 보는 게 얼마나 재미있고

신기하겠어요. 위험하다고 안 보여주는 걸 졸라서 보는 날이면

정말 신났죠. 종이가 순식간에 삭 잘리는 데다 자태도 멋졌어요.

중국 칼도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둘 중 어느 게 더 멋있느냐고

물어도 보셨죠. 그런데 나라에서 도검류를 회수한다니까 그것들을

다 경찰서에 제출하시겠다는 거예요. 우리가 적극 말렸죠. 그건

무기류가 아니고 예술품인데 꼭 그래야 하느냐고 말이죠. 하지만

아버지는 단호히 다 제출하셨어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까워요.”

간송은 그런 분이었다. 당시 종로 큰길에만 신호등이 있었는데, 큰길

옆 좁은 길을 걷다가도 신호등에 맞춰 서곤 할 정도였다. 전영우

관장은 그런 아버지를 가끔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아버지처럼 살지 말아야지, 생각한 적도 있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금 뒤돌아보니 저 역시 아버지랑 똑같이 살고 있어요.” 너털웃음을

지으며 아버지 이야기를 하는 전영우 관장의 모습을 보며 우리

문화재가 다른 사람이 아닌 정직한 아버지와 그를 닮은 아들의 손에

보호받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였다.

지키고 보존 하고, 그리고 연구하 는 것

그렇게 간송의 사람들은 간송의 분위기 속에 같은 것을 보고 배우며

자랐다. 세상 사람 간에 흔히 벌어지는 사소한 다툼 한 번 없이 같은

검소하고 겸손 하고 올 곧 은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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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아버지의 뜻을 이어온 것이다. “의견 조율이라는 게 서로

방향이 달라야 문제가 생기는 거죠”라는 전영우 관장. 간송이 남긴

것은 컬렉션뿐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마음가짐까지였다.

“거창하게 말할 것 없어요. 그저 간송의 설립 이념을 계승하는 거죠.

보화각이라는 최초의 사립 미술관을 만드실 때 뽐내고 엄청난

수장품을 과시하려는 것이 아니었어요. 보화각 설립 계기는 일제

지배 아래 유출되는 문화재를 지키고, 제대로 보존하자는 거였죠.

그러기 위해 우리 미술에 대한 깊은 연구가 뒤따라줘야 한다고

판단하셨고요. 그래서 미술관을 시작하며 연구 쪽을 기획하신

거죠.” 이런 간송의 유지는 그가 수집한 서적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무작정 비싸고 좋다고 산 게 아니라 수집의 계보를 갖추고

있고, 필요한 책은 두세 권씩 함께 사놓은 것 등 곳곳에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깊은 연구를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앞으로 그것이 우리의 과제겠죠. 간송이 꿈꾼 미술의 수집 그리고

보존과 연구. 간송미술관은 이걸 목표로 앞으로 나아갈 생각입니다.

일반 미술관과 차별화하고 싶은 부분도 연구 파트이고, 단순한

진열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작품에 대한 논문이 나오고

연구가 곁들여져 해설이 나오고, 그렇게 우리 문화재가 가진 가치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싶습니다.”

지금도 그는 새벽 두세 시까지 깨어 있다. “새벽 1시가 넘어가야

뭔가 정신이 맑아져요. 아무도 없이 혼자 앉아 옛 생각도 하고

스케줄도 가다듬죠. 개인적으로 새벽녘이 가장 자유롭고 행복한

시간이에요.” 옛날 간송 선생이 낮과 밤을 거꾸로 산다는 소문이

있었다더니, 전영우 관장은 그것도 아버지를 닮았다. 간송의 아들,

간송의 사람 전영우 관장. 그가 이끄는 간송미술관의 나들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의 2부 전시가 시작됐다.

이번엔 화원이었던 아버지의 일에 누가 될까 뒤에 숨어 지내야 했던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가 공개된다. 그 시절은 그랬다. 부모나 형제가

공직에 있으면 슬그머니 뒤로 물러나 있어야 함이 도리였다. 혜원은

그 답답함을 그림으로 풀었다. 자유롭게 다니며 미인을, 달빛 아래

연인을, 단오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아버지로 인해 모퉁이를 돌며

삶의 풍속을 관찰하게 된 혜원의 대표작 ‘미인도’가 아버지를 빼닮은

아들이 끌고 가는 간송미술관의 2부 전시에 공개된다.

만약 당신이 <간송문화전>을 보게 된다면 이것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우리 문화를 누구보다 사랑했고 정직했던 한 아버지의

꿈과 그 아버지를 꼭 닮은 아들이 걸어온 길을. 우리의 역사를,

찬란한 예술을, 향기로운 문화를 자신들의 인생을 걸고 지켜낸 어느

부자(父子)의 발자취와 그 혼을.

글 이재영(자유기고가, <엄마의 짧은 휴가 긴 여행: 예쁘다고 말해줄걸 그랬어> 저자)

포토그래퍼 최재식 어시스턴트 박혜미

“앞으로 그것이 우리의 과제겠죠. 간송이 꿈꾼 미술의 수집 그리고 보존과 연구. 간송미술관은 이걸

목표로 앞으로 나아갈 생각입니다. 일반 미술관과 차별화하고 싶은 부분도 연구 파트이고, 단순한

진열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작품에 대한 논문이 나오고 연구가

곁들여져 해설이 나오고, 그렇게 우리 문화재가 가진 가치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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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을 일컬어 맹하(孟夏)라 하고 한여름을 가리켜

성하(盛夏)라 한다. 기후 변화로 인해 한반도의 여름이 예전보다

길어졌다지만, 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시기는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소서(小暑)와 대서(大暑)가 들어 있고 초복과 중복까지

끼어 있는 7월(음력 6월)이야말로 맹하의 풋더위를 녹여버리는

성하임이 분명하다. 여름 중의 여름, 그중에서도 한복판인

유두(6월 보름)에 여름 풍속의 대명사인 물맞이가 열리는 건 그

때문이다.

유두(流頭)는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 감고 목욕하는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의 줄임말이다. 신라 때부터 이어진

유둣날 물맞이 풍습에 대해 13세기 고려의 문장가인 김극기는

이렇게 적었다. “경주 풍속에, 유월 보름 동류수에 머리를 감아

액을 떨어버리고 술 마시고 놀면서 유두 잔치를 벌인다.”

유두 물맞이는 단순히 찬물에 몸을 씻음이 아니라 심신을 깨끗이

하고 부정을 쫓는 일종의 정화 의식이었다. 야외에서 함부로

머리를 감거나 몸을 씻을 수 없던 여인네들도 이날만은 거리낌

없이 머리를 풀어헤쳤다. 물맞이 뒤엔 햇과일과 밀국수(유두면)

등으로 조상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이를 ‘유두천신(流頭薦新)’이라고 했다. 이날 팔도의 강변과 계곡은

온통 유두 잔치로 떠들썩했는데, 유둣날을 서늘하게 보내면

더위를 먹지 않고 여름 질병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유두는 이 땅에서 생겨나고 이어진 한민족 고유의 풍속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동유는 “이 나라 명절 중 오직 유두만이

고유의 풍속이고, 그 밖의 것은 모두 중국에서 절일(節日)이라

일컫는 날이다”라고 했다. 한여름 냉수욕이나 몸보신을 위해 굳이

달력을 확인할 필요는 없지만, 기왕 날짜를 따지려면 복날보다는

유둣날이 어떨까. <농가월령가>에서도

“삼복(三伏)은 속절(俗節)이요, 유두는 가일(佳日)이다”라고 했으니.

초복 일주일 전인 7월 11일이 바로 올해의 유둣날이다.

글 임유승(수필가) 포토그래퍼 김재이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

wise

Senior_골든라이프 .................................................................................................. 54

Business Tip_성공 에티켓 ...................................................................................... 58

food essay_미각의 즐거움 ..................................................................................... 62

Health_내 몸 다스리기 .............................................................................................. 66

Better Life_행복한 삶으로의 초대 .............................................................................. 70

Golf_ 홀인원을 꿈꾸며 ............................................................................................... 76

Macroeconomics_크게 보는 경제 .......................................................................... 80

Tax_세금 이야기 ...................................................................................................... 84

Real estate_부동산 ............................................................................................... 86

financial Product_금융 상품 가이드 ...................................................................... 88

wisegold &

WISE는 인생 제2막의 지혜로운 설계를 위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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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붙은 몸짱 시니어 되자

Senior_골든라이프

식욕도 없는 위장에 잼이나 버터 바른 토스트나 샐러드 등 음식을 억지로 밀어 넣지 말고 몸을 따뜻하게 하고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소식 식단을 실천하라고 주장한 일본 최고 노화 전문가 이시하라 유미(石原結實) 박사. 그는 “노화는 근육의 쇠퇴 여부 정도와 비례해 진행되기에 활기차게 오래 살려면 근력 유지가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근육을 단련해 젊음을 유지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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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정조 1년(1777), 정유 역병의 하루는 파란만장했다. 영조의 삼년상을 치르는 중인 정조는

하얀 곤룡포에 하얀 익선관 차림이다. 군주의 도리를 다룬 서책, <군주학>을 공부하는 동시에

밤마다 정조는 몰래 무술을 연마한다. 영화 <역린(逆鱗)>의 주인공 현빈은 인터뷰에서

“대본에 정조의 ‘세밀한 근육, 완벽하다’라는 지문을 보고 3개월 동안 운동하다 보니 어느새

근육이 화가 나 있더라”고 말했다. ‘화가 난 등 근육’이란 대체 무슨 말인가?

이 영화의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다. ‘逆鱗’을 풀어보면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 즉 군주의

노여움’을 가리키는 말이다. 노론과 소론의 대결 속에서 왕권의 위엄을 지켜내야 하는 정조의

심경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단어다. 세파 속에서 ‘역린’의 심정으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강건한

몸을 가꾼 산물이기에 그 등 근육을 ‘화가 난’ 것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렇게 정조는 몸을 만들었고, 그렇게 화가 난 모습의 근육이 만들어진 것이다.

화가 난 등 근육이 모든 시니어의 로망이 되고 있다.

50대 초반의 송 대표는 최근 엉덩이와 넓적다리, 허리 근육이 약해지면서 하반신이 가늘어짐을

느꼈다. 또 눈이 침침하고 치아 상태도 나빠졌다. 자세도 변해 상체가 앞으로 구부정해지고

무릎도 약간 꺾인 것 같았는데, 이 모두를 거스를 수 없는 노화 과정으로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와 골프를 하고 클럽하우스에서 온욕을 즐기다 친구의 근육질 몸매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가 처음으로 부러웠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 몸도 노력하면 정말 바뀔 수

있구나’ 하는 가능성을 보았다.

나이 들수록 동작이 둔해지는 까닭 중 하나가 근육(筋肉, Muscle)이 약해져서다.

근육은 그야말로 몸이 움직일 때 작동하는 신체의 일부분이다. 사람마다 또는 연구 결과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근육의 양과 힘은 20~30세에 최대치에 이르며, 30세를 전후해 근육

세포는 노화 과정으로 접어든다. 노화가 시작되면 일단 수분이 빠져나가고 단백질이 줄어들며

그 자리에 지방이 채워져 몸의 탄력과 힘이 떨어진다. 특히 50세 전후가 되면 근육 세포 내

단백질의 합성 속도가 분해 속도보다 느려져 근육이 급격히 퇴화한다. 50세에는 20~30세에

대비해 10%, 64세에는 25~35%, 80세에는 40% 이상 감소해 일상생활을 위한 기본 체력까지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었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kg인 남성이라면

20세에는 24kg의 근육을 유지하지만 70세가 되면 16kg으로 현저히 줄어든다. 나이 들수록

체중이 주는 이유의 대부분은 근육이 줄어드는 것으로 이해하면 근육의 감소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나잇살이라는 게 나이 들면서 사실은 근육이 줄어들고, 그 자리에 지방이 들어선 결과임을

알아야 한다. 세월과 함께 늘어나는 뱃살과 체중은 중년에 이른 사람 대부분이 경험하는

일반적 현상으로 신진대사율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신진대사란 생물체가 생존과 성장을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영양분 섭취와 이의 새로운

물질로의 전환, 그리고 에너지 생산 등에서 수행되는 일련의 화학 반응을 말한다.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으면 체중이 늘거나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반면 활발하고

적극적인 생활 방식을 통해 신진대사를 높이면 열량 소비가 높아지면서 체중 증가를 예방하고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 바로 근육을 늘리는 것이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

화가 난 등 근육의

정조 대왕

시간이 갈수록

근육이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Page 30: 근육 붙은 몸짱 시니어 되자 GOLD & WISE 7월호

5 6

근육이 늘어나면 낙상(落傷)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젊은이의 낙상 대부분은 실수지만, 시니어의

낙상은 기초 체력 유지에 필요한 근육이 적어서 발생함을 통계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근육은 크게 속근(速筋)과 지근(遲筋)으로 나뉘며, 그 역할이 다르다. 순발력 근육인 속근은

재빨리 수축해 순간적인 힘을 낼 때 쓰는 것으로 나이 들면서 동작이 느려지는 이유는 속근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낙상에 따른 골절을 예방하려면 반드시 속근을 단련해야 한다.

흔히 기초대사량과 활동대사량이라는 용어로 몸이 소모하는 에너지를 설명한다. 기초대사량은

움직임 없이 생존을 위한 활동으로, 몸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하루 총량을 뜻한다. 심장이 뛰는

것, 숨 쉬는 것, 간이 독소와 싸우는 것, 수명이 다한 세포를 대체하기 위해 새 세포를 만드는

것, 몸에 침입한 병원균과 싸우는 것, 호르몬을 생산하는 것, 소화 효소를 분비하고 소화하는

것 등 무수한 신체 활동을 기초대사라고 하는데, 이 활동이 활발할수록 건강하다고 한다.

근육이 많으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기초대사량의 약 60%를 근육을 유지하는 데

사용한다. 칼로리가 같은 음식을 먹어도 근육이 많은 사람은 기초대사량이 높아 지방으로

축적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몸속 근육은 몸이 휴식을 취하며 쉬고 있을 때도

끊임없이 열량을 연소한다. 근육 1kg은 하루에 70~90kcal를 소모한다. 미미해 보이지만

근육이 3kg 정도만 늘어도 하루에 약 250kcal가 소모된다. 이 정도는 조깅을 30~40분 하면

소모되는 칼로리다.

한마디로 근육은 지방을 태워 없애는 대규모 공장인 셈이다. 이에 반해 지방 조직 1kg은 하루에

고작 4kcal를 소비한다. 근육이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가만있어도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하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근육을 강화하거나 근육을 새롭게 만드는 운동을 권하는

이유다. 근육의 증가는 다이어트를 진행할 때 요요 현상을 적게 겪는 신통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근육이 많아지면 같은 운동을 해도 활동대사량이 늘어나기에 에너지를 많이 씀으로써

몸을 날씬하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러니 다이어트 후 실패율이 줄어든다. 반면 근육이 줄면 살이

쉽게 찌고 비만으로 이어져 각종 성인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다이어트를 할 때 몸무게에만

집착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근육 운동의 목표는 근육의 부피를 키우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근육 운동은 가늘고 약한

근육을 끊어내는 운동을 하는 것이고, 몸은 자연 치유 방식으로 그것을 견딜 수 있는 굵고

강한 근육을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 따라서 다른 운동과 달리 적용해야 할 부분이

KB골든라이프 TIP

‘제3회 KB골든라이프 행복노후설계 세미나’ 시행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에 따른 노후 준비 관심 증가와 계속되는 저금리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KB국민은행의 노력은 계속된다. 고령화, 저금리, 조기 은퇴 등으로 노후

설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KB국민은행은 고객의 행복한 노후 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23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제 3회

KB골든라이프 행복노후설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해에 두 차례 진행된 ‘KB골든라이프 행복노후설계 세미나’ 이후 8개월 만에 진행된 대규모 고객 초청

세미나로, 고객 약 200명을 초청해 고객의 노후 설계와 재테크 방안을 안내하는 노후 설계 강좌와 행복한 노후를 위한 건강 특강을 안내하며, 노후 준비를 위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했다. 이번 세미나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였는지 강의가 진행될 때마다 고객과 강사 간 질의응답이 활발하고, 세미나에 대한 고객의 참여도가 높았다.

KB국민은행은 고객의 노후 설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이후에도 행복한 노후 설계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제공할 예정이다.

올바른

근육 운동법

근력이 뒷받침되면

좋은 몇 가지 이유

g o l d & w i s e2 0 1 4 J u l y

5 7

있다. 환갑을 앞둔 나이에 ‘몸짱’의 대명사가 된 서울대 흉부외과 김원곤 교수의 운동법을

살펴보자. 첫 번째, 처음 시작할 때는 헬스장에서 전문가의 지도를 받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스스로 관리 통제가 가능할 때까지는 트레이너의 지도 아래 기구를 이용해 정확한 부위의

근육을 집중적으로 키운다. 스포츠생리학에서 운동 강도는 1분 동안의 맥박수로 측정하는데,

160에서 본인 나이를 빼면 적절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나이가 60세면 ‘160-60=100회/분’으로

1분 동안 100회 이내로 맥박이 뛰게 운동하라는 것이다. 이 외에도 운동 강도와 기구 사용법은

트레이너에게 조언을 받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도 높다.

두 번째, 근육 운동은 게을리하는 운동이 좋다. 매일 하기보다는 이삼 일에 한 번씩 하는 게

바람직하다. 근섬유가 운동으로 손상되었다가 아무는 데 이틀 정도 걸리므로 이 시간이 지난

다음에 해야 근육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이 시간이 지나기 전에 무리하게 운동하면 찢어진

근육에서 피로 유발 물질이 나오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50대 이상의 시니어는 근육이

빨리 지치므로 하루 1시간 이내로 제한한다. 세 번째, 근육 운동은 주요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키는 것이 좋다. 시니어의 경우 복근 운동에 집중하곤 하는데, 허리·어깨·가슴·복부·다리

등 주요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키도록 한다.

또 평소 쓰지 않는 근육 부위도 단련해야 한다. 즉 평소 하던 운동의 반대 방향으로 하면 쓰지

않던 근육을 강화하고, 신체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네 번째, 운동할 때마다 예전 기록을

경신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을 오래하더라도 근육이 붙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무게와 강도가 같은 운동을 지속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근육을 끊어내는 강도로 운동하지

않으면 더 큰 근육이 생기지 않는다. 무게를 늘리거나, 횟수를 늘리거나, 지속 시간을 늘리지

않으면 효과를 볼 수 없다. 다섯 번째, 시니어에게 강력 추천하는 속근 운동을 주목하라.

대표적인 속근 운동은 단거리 달리기와 니업(Knee Up: 바닥에 앉아 두 팔을 뒤로 짚고, 두

발을 모아 무릎을 가슴까지 올렸다 펼쳐서 바닥까지 내렸다 하는 운동법)이다. 니업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면 속근이 단련돼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어도 쉽게 넘어지지 않는다.

근육을 만드는 데 재료가 되는 음식은 많이 먹고, 반면 지방을 늘리는 음식은 제한하면서,

신체 칼로리를 많이 소비하는 활동은 적극 늘릴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늘리고 줄여야 할

부분을 짚어본다. 늘려야 할 음식에는 단백질이 풍부한 삶은 달걀, 우유, 두부, 닭 가슴살,

흰 살 생선이 있다.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의 섭취도 늘리는 것이 좋다. 평소 물을 많이 마시는

습관을 들인다. 몸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 물을 필요로 하는데, 체내 수분이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신진대사율이 떨어진다. 줄여야 할 것으로는 지방 섭취량이다. 지방이 든 음식은 먹을

때는 행복하지만, 쓰고 남은 지방은 몸에 그대로 쌓여 운동 효과를 반감시킨다. 염분도 줄여야

한다. 염분은 세포의 수분을 빨아들여 몸매의 탄력을 떨어뜨리니 가능한 한 싱겁게 먹도록 한다.

이를 악물고 하는 것이다. 무거운 것을 들고 나서는 더욱더 무거운 것을 들고, 바른 자세로

흐트러짐 없이 꾸준히 해야 한다. 왕도는 꾸준함밖에 없다. 그나마 음악을 들으면서 하면

피로도가 덜하고, 함께 운동하는 사람이 성실하면 계획적으로 운동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서울대학병원 흉부외과 김원곤 교수는 50대 후반에 믿기지 않는 빨래판 복근, 우람한 팔뚝을

자랑한다. 그가 근육 붙은 몸짱이 되는 과정을 <20대가 부러워하는 중년의 몸 만들기>에 담아

펴냈다. 놀라운 사실은 1년 만에 몸짱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의심 없이 실천할 일만 남았다.

글 김형래(시니어 칼럼니스트ㆍ시니어파트너즈 상무, <어느 날 갑자기 포스트부머가 되었다>의 저자)

근육 운동과

음식의

상관관계

근육 단련

왕도는

있는가?

Page 31: 근육 붙은 몸짱 시니어 되자 GOLD & WISE 7월호

5 8

신사의 맵시 나는 여름나기 옷차림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답답한 넥타이와 정장 대신 반소매 셔츠, 반바지 같은 옷차림의 가벼운 비즈니스 스타일이 늘고 있다.

해마다 반바지에 발목 위까지 끌어 올린 양말로 여름을 보냈다면, 지금부터라도 맵시 나는 스타일을 알아둘 때다.

Business Tip_성공 에티켓 g o l d & w i s e2 0 1 4 J u l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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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에는 어떤 소재의 옷을 입느냐에 따라 체감 온도를 1~2℃ 낮출 수 있다.

먼저, 땀을 자주 흘리기 때문에 땀 흡수 및 건조와 통풍이 잘되는 소재여야

한다. 최근에는 몸에 닿을 때 까슬까슬한 착용감으로 끈적임 없이 쾌적하며,

자외선 차단도 되는 기능성 소재가 각광받는다. 가장 많이 찾는 소재는 가볍고

바람이 잘 통하는 마섬유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리넨은 마 중에서도 아마

줄기로 만든 식물성 섬유로, 마섬유 가운데 가장 고급 직물로 알려졌다. 삼베는

대마에서, 모시는 저마에서 각각 뽑은 천연 섬유를 말한다. 리넨은 땀 흡수와

건조가 빠르다. 당연히 가볍고 시원하며 통풍 효과도 높다. 하지만 100% 리넨

의류는, 촉감이 뻣뻣하고 잘 구겨지는 단점이 있다. 요즘은 구김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스타일을 선호하지만, 부담스러우면 리넨 혼방 소재를 선택한다. 구김은

덜하면서 리넨의 장점은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탁이 편리하고 다림질이 필요

없는 시어서커도 여름 재킷 소재로 인기다.

면섬유 역시 자연 친화적이며 땀 흡수가 탁월해 여름옷에 자주 쓰이는 소재다.

세탁과 관리가 쉽고 피부 자극이 없어 티셔츠나 속옷은 거의 면 제품이다.

대나무 추출 성분을 함유한 뱀부(Bamboo) 제품은 항균·방취 기능이 뛰어나고,

나무 펄프에서 추출한 천연 섬유 인견은 정전기가 일지 않고 세탁한 뒤에도 금세

마르는 장점이 있다. 코코넛 껍질에서 추출한 섬유로 만든 코코넛(Coconut)은

기능성 소재로,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있어 건조 속도가 빠르고, 자외선 차단

기능까지 겸비한다. 얇고 가벼운 시폰 소재는 원피스나 블라우스 등 여름철 여성

의류에 많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여름철 기능성 속옷 소재로 쿨맥스와 에어로쿨

같은 원단을 사용해 땀 흡수와 항균 기능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여름철 적정 실내 온도는 26℃다. 환경부에서는 이와 같은 실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쿨맵시’ 스타일을 제안한다. 긴소매 대신 반소매 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매지 않는 노타이 차림을 권한다. 넥타이를 매지 않는 것만으로도 체감

온도를 2℃나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상의는 되도록 청량감이 드는 밝은 색을

택하고, 줄무늬를 비롯해 패턴이 들어간 셔츠 역시 시원해 보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바지는 신축성이 뛰어난 면이나 폴리에스테르 소재로 통풍이 잘되는 것을

권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답답한 정장 차림을 고수하기보다는 캐주얼하면서도

맵시 나는 옷차림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요즘은 자신의 신체 치수와

맞아떨어지는 옷차림이 대세다. 중년 남성은 옷을 넉넉히 입으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무조건 헐렁하게 입으려는 습관에서 벗어나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것만으로도 더 젊고 세련된 인상을 줄 수 있다. 심심한 듯 평범한 옷차림에 한두

가지 정도 자신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포인트를 더해도 맵시 있는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채색에 가까운 상의를 선택했다면, 하의는 화사한

파스텔 톤 면바지를 입거나 셔츠와 같은 계열의 색으로 바지를 선택하자. 상·하의

모두 지나치게 과감한 컬러나 과하게 화려한 패턴으로 점철된 패션은 자제하는

게 낫다.

셔츠와 면바지와 같은 캐주얼 차림에 재킷을 입으면 한층 격식 있어 보인다.

재킷은 체형이 왜소한 타입이라면 파란색 계열의 체크무늬가 가미된 스타일의,

여름옷,

어떤 소재가 좋을까

시원하고 멋스러운

옷차림의 첫걸음

Page 32: 근육 붙은 몸짱 시니어 되자 GOLD & WISE 7월호

6 0

흰색이 잘 어울린다. 통통한 체형이라면 회색과 같은 어두운 색깔의 줄무늬

재킷을 선택하도록 한다.

여름철 옷차림은 불쾌한 냄새까지 신경 써야 완벽해진다. 특히 발 냄새를

없애주는 풋 케어 제품은 필수다. 발 냄새 제거 스프레이는 맨발이나 양말 신은

발에 직접 뿌려 냄새를 제거함은 물론 쿨링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땀 억제 성분을 함유해 땀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무좀균도 제거하며, 항균

효과도 겸비하고 있다. 평소 발에 땀이 많이 나고 냄새가 심하다면, 비누 대신 발

전용 샴푸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년 남성이 반바지에 도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몇 가지만 알아두면

편하고 멋스럽게 입을 수 있다. 너무 헐렁하지 않고 적당히 몸에 맞되 무릎이나

살짝 위로 올라간 길이가 적당하다. 어느 자리에나 입기에는 흰색이나 베이지가

무난하며, 활동적인 느낌을 내고 싶다면 파란색이나 녹색처럼 컬러감 있는

반바지에 목 주변에 칼라가 달린 피케 셔츠를 매치한다. 피케 셔츠는 피부가 밝은

편이라면 파스텔 계열의 연한 색이 잘 어울리고, 어두운 피부 톤에는 와인과

네이비처럼 짙은 계열이 어울린다. 체형이 말랐다면 단색보다는 가로 줄무늬가

있는 셔츠가, 팔다리가 가늘고 배가 나온 체형이라면 두 가지 색이 반반으로

나뉘어 시선을 분산하는 컬러 블록 셔츠가 체형을 보완해준다. 피케 셔츠를 고를

땐 일반 셔츠보다 칼라 폭이 살짝 넓은 것을 택한다.

반바지에 와이셔츠 차림은 부담스럽기에 면이나 리넨 소재 셔츠 가운데 체크를

가미한 셔츠로 캐주얼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반바지를 입을 땐 양말이 신발

밖으로 보이지 않는 발목 양말을 선택하되, 신발은 답답한 구두 대신 밝은 색의

캐주얼한 로퍼나 보트 슈즈를 신는다. 로퍼는 끈이 없고 굽이 낮아 편하게 신을

수 있는 가죽으로 된 신발이고, 보트 슈즈는 밑창이 고무로 돼 있어 미끄럼을

방지하며 로퍼보다는 격식 있게 신을 수 있다. 샌들을 선택하고자 한다면 발목

부분의 길이가 짧으면서 장식이 없고, 끈의 굵기가 굵은 글래디에이터 스타일의

샌들이 적당하다. 반바지가 부담스러우면 발목이 살짝 보이는 길이의 면바지에

도전하자. 구두를 신어야 한다면 겉은 부드러운 가죽에 메시 공법으로 처리한

여름용 구두가 알맞다. 통풍과 땀 흡수를 도와 발 온도를 낮추고, 항균 효과가

있는 숯을 가미한 패드로 착화감이 청결하고 편안하다. 다른 계절 구두보다

무게도 가벼워 발의 피로를 줄인 것도 여름 구두의 장점이다.

여름철 여성의 옷차림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컬러는 흰색과 파란색이 아닐까

싶다. 흰색은 어느 색과도 잘 어우러진다. 하늘하늘한 시폰 소재의 깔끔한

블라우스에 파란색과 같은 컬러감 있는 바지는 세련미를, 파스텔 톤 바지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깔끔한 분위기를 낸다. 시스루 스타일의 블라우스를 입을

때는 재킷을 꼭 입는다. 시폰이나 리넨 소재 재킷은 면바지뿐 아니라 정장 바지나

청바지 등 어디에도 잘 어울린다. 흰색이나 연한 파란색처럼 청량감 있는 색깔로

화사함을 더하는 것이 좋다. 재킷을 입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허리 라인을

잡아줘 날씬해 보이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재킷 길이는 엉덩이를 살짝

반바지와

피케 셔츠로

멋 내는 법

날씬해 보이는

스타일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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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informaTion

오래가는 여름 소품 관리법나무에서 추출한 실을 원료로 하는

식물성 섬유인 인견(人絹) 소재는

스프레이나 향수가 닿으면 누렇게

변색되거나 섬유를 무르게 한다. 그

때문에 향수를 뿌릴 때 주의해야

한다. 또 열에 쉽게 손상되기 때문에

다림질할 때는 얇은 천을 위에 덮고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다리는 것이

좋다. 리넨 소재를 다림질할 때는

세탁한 뒤 완전히 말랐을 때보다 반쯤

건조됐을 때, 충분히 가열된 다리미로

다리는 것이 옷의 변형을 막는다.

여름철 필수 아이템 중 하나인

모자는 밀짚이나 야자나무로 만든

라피아 소재가 인기다. 기본적으로

물세탁이나 드라이클리닝하기 힘들기

때문에 가능한 한 깨끗이 사용한다.

보관할 때는 안에 신문지를 채워

변형을 막고, 챙이 넓을 때는 평평한

곳에 올려둔다.

덮는 정도가 이상적이다. 재킷이 부담스럽다면 소재가 얇은 카디건을 겹쳐 입어

뜨거운 햇살을 막는다. 냉방 시설이 잘된 실내에서 오래 머물 때는 냉방병에 걸릴

수도 있으므로 얇은 겉옷을 함께 챙긴다. 원피스는 허리 라인이 들어간 스타일이

단정하면서도 날씬해 보이는 효과를 낸다. 일자형 원피스는 가는 벨트로 허리

부분을 묶는 것이 좋다. 원피스에 주머니가 달려 있어도 시선을 모아주기 때문에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별다른 프린트 없이 밋밋해 보이는 원피스라면

귀고리나 목걸이, 팔찌와 같은 액세서리를 착용한다. 요즘은 발의 편안함을

강조하는 굽이 낮은 신발이 인기다. 가볍고 편하게 신는 로퍼처럼 신발 끈 없이

쉽게 신고 벗을 수 있는 슬립온 스타일이 눈에 띈다. 발끝 부분이 뚫린 오픈토

스타일 구두는 날씬해 보이는 효과를 내며, 아이보리나 연분홍색은 피부색과

비슷해서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를 낸다.

손세탁이 필수인 여름옷 소재

시폰 소재는 땀이나 햇빛에 약하기 때문에 외출 뒤 돌아와서 바로 세탁하는

것이 옷의 수명을 늘리는 방법이다. 드라이클리닝이 가장 안전하고, 미지근한

물에 울샴푸를 푼 뒤 가볍게 조물거리듯이 빤다. 널 때는 그늘에서 말린다.

리넨은 높은 온도에서는 섬유가 수축하며 옷 형태가 변형될 수 있으므로 30℃

이하의 미지근한 물에 중성 세제를 풀어 손세탁한다. 혹여 색이 빠질 수도

있으니 섬유유연제나 표백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리넨은 세탁 마무리 단계에서

잘 털기만 해도 형태가 망가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구김 있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으며, 건조기보다는 그늘에서 자연스레 말리는 것이 이상적이다. 뱀부나 코코넛

등 천연 섬유도 미지근한 물에서 가볍게 손세탁한다.

도움말 인터패션플래닝(02-6925-6637, www.ifp.co.kr) 에디터 이은혜 포토그래퍼 김재이

어시스턴트 이선우 제품 협찬 구두(에스콰이아, 02-514-9006), 바지·셔츠·재킷(빈폴맨, 02-6911-0714),

페도라(프레드 페리, 02-6911-0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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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를 보면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어려서 놀다 늦게 들어오면, 그래도 아들이라고

어머니가 준비해둔 간식을 내주셨다. 살림이 퍽퍽했으니 그럴듯한 간식은 아니고, 감자나

고구마 삶은 것, 김치전 따위였다. 빵과 과자 같은 공산품은 거의 보기 힘들었다. 그런

군것질거리를 살 만한 돈이 없었으리라. 그래도 서울토박이인데 간식이라곤 고작 그

정도였다. 그나마 시장에서 사는 재료가 간식이 되고, 주식도 되었다. 어느 날인가, 길고 긴

여름밤 공을 차다 귀가했다. 냉장고도 없던 때라 부엌의 찬장을 뒤졌다. 옥수수 구운 것

반 개가 그릇에 담겨 있었다. 한 개도 아니고 반 개 말이다. 시장한 김에 그 옥수수를 뜯어

먹고 있는데 어머니가 들어오셨다. 고단한 모습의 어머니가 나의 옥수수 흡입(?) 장면을

물끄러미 보시더니 갑자기 고개를 돌리시는 것 아닌가. 어린 마음에도 어머니의 눈물을

느꼈다. 음식은 꼭 칼로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기억, 삶의 역사를 안고

있다. 그 후부터 나는 옥수수가 싫어졌다. 반 개짜리 옥수수가 던져준 트라우마랄까.

최진실이 수제비와 칼국수는 절대 먹지 않았다는 이야기처럼.

녹색 거인. 바로 통조림 옥수수의 상징처럼 되어 있다. 한국에서도 샐러드에 많이 넣고,

심지어 언제부터인가 짜장면에도 얹어주는 ‘국민 식재료’가 되었다. 직접 옥수수를

요리하자니 손도 없고 기술도 없다고들 포기한다. 그러나 간단한 방법이 있다. 통조림보다

더 맛있으면서 그다지 어렵지도 않다. 먼저 쪄서 나오는 옥수수를 산다. 인터넷에서는

산지에서 바로 쪄서 냉각한 뒤 판매하는 옥수수가 있다. 거리에서 파는 감미료 넣은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런 옥수수가 더 낫다. 그 옥수수를 세워 칼로 박박 긁으면 알갱이가

떨어져 나오는데, 그대로 요리하면 된다. 얼마나 간단한가. 필자는 파스타에도 넣어 먹고,

육수 넣고 갈아서 수프도 끓인다. 아니면 짓찧어서 전을 부칠 때도 있다. 밥에 넣어 먹어도

좋다. 강냉이밥이라는 옥수수밥이 된다.

food essay_미각의 즐거움

탱글탱글 영양이 알알이여름 별미, 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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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옥수수 요리를 했다. 하고 싶어 한 것도 아니고, 팔자니 했던 것이다.

이탈리아에는 ‘폴렌타Polenta’라는 유명한 요리가 있다. 뭐 거창한 것도 아니고 그냥

옥수수죽이다. 역사를 보면 아주 오래되어, 파스타는 그의 몇 백 대 후손도 안 된다.

고대부터 먹었다니 말이다. 옥수수는 7,000년 전에 중앙아메리카에 생긴 작물이다.

대항해 시대에 유럽으로 전래된 것인데, 어떻게 유럽에서 고대에 이미 먹고 있었다는

말인가. 그것은 가루를 죽처럼 쑤어먹는 것의 총칭이었다. 즉 옥수수가 아니어도 말린

곡물에 물 부어 푹 끓여 먹는 방식을 뜻하는 것이 원래 폴렌타였다. 옥수수가 유럽에

전래된 뒤 폴렌타는 다른 역사를 걷게 된다. 생산성이 워낙 좋아 기존에 폴렌타에 쓰던

귀리와 보리 같은 곡물을 밀어내고 북부 지방 주민의 주식이 된 것이다. 주민이라고

썼지만 실은 가난한 소작농을 의미한다. 고흐가 그린 ‘감자 먹는 사람들’에 나오는 눈

퀭한 사람들처럼. 만약 아메리카가 없었더라면 유럽의 가난한 사람들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감자와 옥수수가 전래된 땅이었으니.

폴렌타는 가난한 농민에게는 최고의 음식이었다. 아니, 최적의 음식이었다. 적은 양의

옥수수 알갱이를 넣어 요리하면 엄청난 양으로 변모했다. 마치 팝콘처럼 말이다.

공교롭게도 팝콘도 옥수수가 재료다. 옥수수는 밀이나 벼처럼 주식으로 쓰는 곡물인데,

훨씬 강력한 ‘뻥튀기’ 능력이 있다. 밀과 벼가 한 알의 낱알을 심어 고작 수십 배의 알곡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옥수수는 수백 배로 늘어난다. 게다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강원도가 옥수수의 메카가 된 것은 그런 까닭이다. 논이 적어 힘들게 살던 강원도

사람들에게 옥수수는 축복이었을까 고통이었을까.

앞에서 가난한 농민에게 옥수수가 최고라고 했지만 그 말에는 어폐가 있다. 폴렌타를

끓이면 양이 크게 늘었지만, 금세 배가 고파졌다. 물을 넣고 끓이면 옥수수 전분은 크게

확장된다. 양이 엄청나게 는다. 실제로 옥수수 가루 한 숟가락을 넣어 죽을 쑤기 시작하면

물이 계속 들어간다. 옥수수 가루 30g에 물을 최대 1L까지 넣을 수 있다. 그래도 제법

걸쭉한 죽과 수프가 된다. 인스턴트 수프는 대부분 옥수수 가루를 넣는다. 양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금세 배가 꺼지지만 포만감을 주는 옥수수는 당대에

환영받는다. 다이어트 식품으로 말이다.

폴렌타는 식당에서 일할 때 좀 괴로운 음식이다. 파이올로라는 큰 냄비에서 계속 저으면서

오래 끓여야 하기 때문이다. 두어 시간은 푹 끓여야 제맛이 나온다고 한다. 바닥이 눋기

때문에 수시로 저어야 한다. 바쁜 주방일에 그깟(?) 옥수수죽을 쉬지 않고 저어야 한다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다. 요새는 인스턴트식품으로 나와서 3, 4분이면 폴렌타 한 그릇이

완성된다. 물론 맛은 형편없다. 그냥 옥수수 맛 죽이라 해도 좋겠다. 거칠고 밋밋하다.

맛이 풍만한, 제대로 저어 요리한 폴렌타와 비교하면 사뭇 다르다.

폴렌타는 현대에 와서 고급 음식으로 바뀐다. 코스 요리에도 나온다. 일개 옥수수의

출세기다. 물론 과거의 폴렌타와는 다르다. 좋은 소고기 육수와 파르메산 같은 고급

치즈가 들어간다. 최근의 고급 폴렌타는 질적으로 다르다. 유전자가 변형돼 병충해에

강하고 양도 크게 늘어난 놈 대신 전통적인 옥수수를 쓴다. 재배도 나름 까다롭고 소출도

적지만, 맛은 구수하고 훨씬 좋다. 반면에 통조림 옥수수는 그 밋밋한 맛 때문에 양념을

많이 한 상태로 캔에 담겨 있다. 좋은 옥수수는 그 자체로 뛰어난 음식 재료다.

HealtH tip

여름철 건강 간식, 옥수수의 효능옥수수는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

예방에 좋고, 옥수수의 씨눈은

영양가가 높고 혈관 벽을 튼튼하게

하는 양질의 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동맥 경화를

효과적으로 예방한다. 또 피부 건조를

예방하며 피부 저항력을 높이는

비타민 E도 많이 함유되어 심장 혈관

장애와 암 예방, 면역 활성화 등에

좋고,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지연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한편,

옥수수는 치주 질환 치료에도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Page 34: 근육 붙은 몸짱 시니어 되자 GOLD & WISE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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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건강 간식, 옥수수 요리 1

옥수수의 미덕이 양이던 때는 지났다. 사람들은 더 맛있는 옥수수를 찾는다. 요즘

괜찮은 옥수수 품종이 꽤 나오는 것 같다. 대학 품종이 그 대표 격이다. 차지고 쫄깃해

찰옥수수라고 한다. 옥수수를 색을 보고 고르는 경우도 있다. 흔히 알록달록한 것이

더 맛있다고 알려졌는데, 노란 단색의 옥수수와 맛 차이는 없는 편이다. 그런데 맛있는

옥수수도 막상 쪄서 먹으면 별로라는 사람도 제법 많다.

그것은 옥수수의 특성 때문이다. 옥수수는 수확 후 시간이 흐르면서 세포 안의 당이

전분질로 바뀐다. 달콤한 맛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콩도 비슷하다. 그래서 수확 후

산지에서 곧바로 찐 것이 맛이 더 좋다. 지방에서 길을 달리다 사 먹는 옥수수가 더 맛있는

이유다. 용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산지에서 찐 옥수수를 구매해서 먹는 편이 더 낫다.

앞에 쓴 것과 같은 방법으로 인터넷 사이트에서 많이 팔린다.

멕시코에서 폭동이 일어난 적이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촉발제는 옥수수

값 폭등이었다. 옥수수는 매년 값이 뛴다. 폭염과 한발, 곡물 소비 증가 등이 원인이다.

폭동을 일으킬 만큼 중미 사람은 옥수수를 좋아한다. 우리도 잘 아는 타코와 부리토는

옥수수로부터 시작하는 음식이다. 좋은 옥수수로 잘 구운 토르티야가 있어야 타코도

맛있다. 특히 냉동 제품이 아니라 직접 구운 토르티야로 만든 타코는 기막히게 맛있다.

옥수수는 먹으면 입안을 약간 건조하게 하는 느낌이 있는데, 이것이 식욕을 촉진한다.

뻑뻑하게 입안에 감치는 맛이 있는 것이다. 타코와 청량음료를 매치하는 습관도 이런

옥수수 특유의 성질 때문인 것 같다. 이 때문에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냉동 인스턴트 토르티야의 다수는 밀가루를 섞어 만든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직접

옥수수를 갈거나 좋은 옥수수 가루로 잘 부친 토르티야를 맛보면 정말 환상적이다.

하긴, 모든 곡물은 갓 지었을 때 맛있다. 밥을 생각해보시라.

옥수수 수프재료(4인 기준)

옥수수 2개, 버터 1큰술, 닭 육수 2컵(없으면 시판

제품을 물에 녹여서 사용), 우유 1컵, 올리브유

1큰술, 파슬리 가루·소금·후추·장식용 허브

약간씩

만드는 법

1 옥수수에 소금을 약간 치고 삶아 알갱이를 발라

낸다. 2 팬에 버터를 두르고 알갱이를 2, 3분

볶는다. 3 육수를 넣고 절반이 될 때까지 졸인다.

4 3을 도깨비방망이에 넣고 곱게 간다. 5 우유를

나누어 넣으면서 다시 끓인다. 농도를 조절한다.

6 소금으로 간하고, 올리브유와 파슬리, 후추를

조금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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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건강 간식, 옥수수 요리 2

옥수수에서 팝콘을 빼면 서운하다. 어려서 전자레인지에 넣기만 해도 완성되는 팝콘은

일종의 마술이었다. 열을 받으면 터져서 팝콘이 되는데, 품종부터 다르다. 팝콘이 잘되는

옥수수를 폭립종이라고 한다. 터진다는 뜻이다. 껍질이 단단하다. 열을 받으면 옥수수 속

수분이 딱딱한 껍질에 갇혀 크게 팽창하다 이내 터져버린다. ‘꽃송이’ 모양이 되어 가볍고

바삭한 과자가 된다. 팝콘은 극장의 상징처럼 되어 있지만, 어디까지나 미국 문화다. 유럽에서

팝콘을 찾으면 다들 이상하게 볼 것이다. 더구나 인공 향료를 많이 쓰고 소금도 많이 넣어

건강의 적으로 치부된다. 미국인의 비만 문제는 햄버거보다 팝콘과 감자튀김에 청량음료를

곁들이는 문화가 주범임이 정설이다. 원래 팝콘은 이주민이 개발한 것이 아니라 아메리카

원주민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어떤 옥수수 품종에 열을 가하니 퍽퍽 터지는 것을 그들은

경험적으로 알았던 것이다.

최근 SNS에 옥수수만 있으면 치과 의사들이 문을 닫는다는 말이 돈다. 옥수숫대를 버리지

말고 푹 삶은 후 잇몸 마사지를 하면 치아가 흔들리지 않고 좋다는 것이다. 실제로 효험이

있다고 한다. 텔레비전에서 광고하는 잇몸 치료제의 주성분이라는 말도 있다.

옥수수의 건강 효능은 아주 많다. 가공하기에 따라 다르겠지만(튀겨서 소금 간을 세게 하는

인스턴트 옥수수 칩이 건강에 좋을 리 없다), 옥수수는 확실히 좋은 식품이다. 단백질, 지질,

당질, 섬유소, 무기질, 비타민 등 영양 성분도 고르게 있다. 특히 비타민 B는 주목할 성분이다.

바싹 깎은 쌀로 밥을 해 먹는 사람에게 부족한 성분이기 때문이다. 현미라면 관계없지만,

백미 중심 식사를 한다면 옥수수로 보강하면 좋다. 또 피부에 좋고 노화 예방에도 좋은

식품으로 알려졌다. 식품은 기본적으로 건강에 좋은 성분을 품고 있어 옥수수라고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섭취하는 곡물이 한두 가지에 몰려 있는 것보다는

다양하게 먹는 편이 미각이나 건강에 더 좋겠다.

글·요리 박찬일(요리연구가, 이탤리언 레스토랑 ‘인스턴트 펑크’ 셰프) 포토그래퍼 최충식 어시스턴트 박혜미

옥수수 치즈전 재료(4인 기준)

옥수수 2개, 버터 2큰술, 파르메산 치즈 간 것 1컵,

생크림 반 컵, 파슬리 가루·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 옥수수는 소금 약간 치고 삶아 알갱이를 발라

낸다. 2 팬에 버터를 두르고 알갱이를 볶는다.

다진 베이컨 1큰술을 넣어도 좋다.

3 2를 도깨비방망이로 거칠게 간다. 소금으로

간하고 평평하게 만들어 버터 두른 팬에 지진다.

앞뒤가 노릇해지면 치즈를 뿌려 낸다.

Page 35: 근육 붙은 몸짱 시니어 되자 GOLD & WISE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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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잔, 건강을 마시다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과일은 궁합에 맞는 다른 과일을 섞거나 야채와 함께 주스로 갈아 마시면 맛은 물론 영양 밸런스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름철 갈증과 더위 해소에도 탁월한 신선한 과일 주스 한 잔에 담긴 건강을 살펴본다.

Health_내 몸 다스리기 g o l d & w i s e2 0 1 4 J u l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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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의 시작, 신선한 재료 고르는 법

과일과 야채를 생으로 갈아 마시기 때문에 재료가 신선할수록 주스의 효능은

높아진다. 여름이 제철인 수박은 꼭지 부분이 싱싱하고 두꺼운 것이 맛이 좋다. 꼭지

반대편 아랫부분의 선이 선명하고 손가락으로 두드렸을 때 맑고 청명한 소리가

나는지를 확인한다. 오렌지는 껍질 색이 너무 진한 것보다는 연한 주황색을 띠는 것이

신선하다. 껍질이 얇고 매끈하며 윤기가 흐르고, 들어봤을 때 묵직한 무게감이 있는

것이 즙이 많고 맛이 좋다. 자몽 역시 들어봐서 묵직하고 껍질이 무르지 않는 것을

고른다. 키위는 약간 단단한 것을 구입해 실온에 보관하면 오랫동안 먹을 수 있으나

소량 구입할 때는 처음부터 약간 무른 것을 고른다. 껍질이 갈색을 띠며 손으로 쥐었을

때 동그랗게 말아 쥐어지는 것을 고른다. 복숭아는 잔털이 고루 퍼져 있고 노란색을

띠고, 향이 달큼한 것을 고른다. 천도복숭아는 과육이 단단한 것이 맛이 좋다. 멜론은

꼭지가 싱싱하고, 꼭지 반대편 부분을 눌렀을 때 부드러운 것이 잘 익은 상태다. 구입

후 상온에 3~4일간 보관하면 단맛이 더 강해진다. 브로콜리는 꽃봉오리 모양이 꽉 차

있으며, 줄기가 짧고 단단하며 윤기 나는 것을 고른다. 꽃봉오리 색이 노란빛을 띠고

줄기 부분이 갈라진 것은 신선하지 않다. 오이는 겉껍질에 오돌토돌한 가시가 선명하게

나 있고, 굵기가 전체적으로 고르게 굵은 것이 신선하다. 한쪽은 가늘고 반대쪽이 굵은

것은 쓴맛이 난다. 셀러리는 줄기와 잎이 연하고 부드러운 것이 좋고, 비트는 뿌리가

매끄럽고 단단하며 흠집이 없는 것을 고른다.

씻을 때는 흐르는 수돗물에 여러 번 헹구기

껍질째 먹을 수 있는 과일이나 야채는 껍질째 주스를 만드는 것이 영양소 파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농약이나 이물질이 남지 않도록 깨끗이 세척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과일과 야채의 올바른 세척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우선 채소나 과일을 물에 1분 정도 담근 후 물을 버리고 새로운 물을 받아 손으로

저으면서 30초간 세척한다. 이후 다시 새로운 물을 받아 30초간 저으면서 2차 세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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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마지막으로 흐르는 수돗물에 헹구면 이물질은 물론 잔류 농약도 함께 제거할

수 있다. 과일이나 야채를 물에 담그는 것은 식품과 물이 접촉하는 시간을 길게 해

잔류 농약 제거 효과를 높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식초, 소금, 베이킹파우더 등을

이용해 세척하는 방법은 일반 수돗물과 비교해 잔류 농약 제거에 특별한 효과를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돗물로 세척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며, 과일용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양배추는 한 장씩 떼어내 씻거나 통째로 썰어 찬물에 담가 씻고, 브로콜리는 잘라서

씻는다. 양배추와 브로콜리, 토마토는 생으로 먹을 때보다 삶으면 영양소 흡수율이

높아진다. 양배추와 브로콜리는 살짝 데친 후 식혀 냉동 보관하고, 토마토는

열십자로 칼집을 내고 뜨거운 물에 살짝 담갔다 찬물에 헹구면 껍질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셀러리와 같은 줄기채소는 수분이 날아가면 시들해지기 때문에 구입한

즉시 잎과 줄기를 따로 잘라 밀폐 용기에 보관한다. 사과, 키위, 토마토, 멜론은

에틸렌이라는 식물 호르몬이 다량 배출돼 과일과 함께 보관하면 쉽게 익어버리므로

따로 보관한다.

과일 주스, 맛과 영양을 높이려면

직접 갈아 마시는 주스는 만든 직후 바로 마셔야 맛은 물론 영양소 흡수율도 높다.

공기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수록 비타민은 쉽게 파괴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스는

아침 공복에 마시는 것이 영양소 흡수도 빠르고 장운동을 촉진해 배변 활동에도

도움을 준다. 점심이나 저녁에 마실 때는 식사 30분 전이 위에 부담이 적다. 과일이나

야채는 되도록 껍질을 벗겨내지 않고 그대로 쓰는 것이 영양소 파괴를 줄인다. 그

때문에 단숨에 들이켜기보다는 음식물을 씹듯이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씹는 동안

주스와 침이 적당히 섞이면서 소화를 돕는다. 과일이나 야채의 단맛을 살리려면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좋은데, 위가 약한 사람은 너무 차지 않게 해 섭취한다. 과일은

자연 과당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체내에 흡수되는 속도가 빠르다. 하루 섭취량은

500mL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저혈당, 당뇨 등의 증상을 갖고 있다면 섭취 전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주스는 섭취량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매일 꾸준히 마시는

습관이 중요하다. 설사 증상을 보일 땐 섭취량을 조절해 줄이도록 한다. 과일과

채소만으로 채울 수 없는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해선 견과류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견과류에 함유된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산을 함께 섭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과일의 비타민 C는 견과류의 비타민 E 흡수를 돕는다. 야채의 풋내나 신맛이

부담스럽다면, 설탕 대신 사과나 바나나 같은 단맛이 도는 과일을 첨가하거나

레몬즙, 꿀, 매실청과 같은 천연 재료를 첨가하는 것이 좋다.

나에게 꼭 맞는 맞춤 건강 주스 마시기

배탈로 고생할 땐 파인애플+복숭아 파인애플 줄기에 함유된 ‘브로멜린’은 단백질

분해 효소로 소화를 돕고 장내 부패물을 분해한다. 그리고 복숭아에 함유된 ‘펙틴’은

장 기능을 활성화해 설사를 멎게 한다. 천도복숭아는 껍질 부분에 식이 섬유가

풍부해 소화를 돕는다. 파인애플 2조각에 복숭아 1개 비율로 갈아 마시면 좋다.

소화 불량 해소엔 양배추+자몽 양배추는 위의 부담을 줄여주는 대표적 야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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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U는 단백질과 결합해 손상된 위벽을 보호한다. 소화 궤양은 물론 소화

기능이 좋지 못할 때 양배추가 특효다. 신맛과 씁쓸한 맛이 함께 나는 자몽은

위궤양을 예방하고 비타민 C가 풍부해 2개만 먹어도 하루 섭취량을 채운다. 감기나

피로 해소, 변비에도 좋다. 자몽 2개 정도를 믹서에 돌려 과즙만 짜내거나 원액기를

이용해 즙을 내고, 삶은 양배추 30g을 즙과 함께 믹서에 돌린다. 양배추와 포도를

껍질과 씨까지 함께 넣어 생수나 탄산수를 넣고 갈아 마셔도 소화 불량에 좋다.

빈혈, 두통엔 시금치+오렌지, 비트+사과 어지럼증과 두통,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을

호소하는 이들에겐 철분을 함유한 시금치가 좋다. 시금치는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을

만들어내는 철분과 단백질이 풍부하다. 여기에 비타민과 섬유질을 함유한 오렌지는

체내 면역력 강화와 저하된 체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시금치 30g을 뿌리 제거 후

적당한 크기로 썰고, 오렌지 1/2, 생수 한 컵을 넣고 갈아 마신다.

비트는 붉은빛이 돌며 부드럽게 씹히는 단맛이 나는 무 같은 채소다. 철분과 엽산이

풍부해 빈혈에 좋고 베타민이라는 성분이 항암 작용과 면역력을 높인다. 씨를 제거한

사과 1개와 비트 1개, 생수를 넣고 기호에 따라 레몬즙을 첨가해 곱게 갈아 마신다.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토마토+오렌지 오렌지는 섬유질과 비타민 함유량이 높아

저하된 체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리코펜이 풍부한 토마토는 체내 활성 산소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며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다. 영양학적 면에서 방울토마토가

비타민과 미네랄 함유량이 더 높다. 비타민 A의 함량은 두 배다. 오렌지 1/2을 즙을

낸 후 토마토 1개를 넣어 갈아 마신다.

숙취 해소엔 매실+오이 매실은 구연산과 같은 유기산 함유량이 높아 몸속 독소를

없애고 피로를 풀어준다. 간 기능을 도와 숙취 해소에도 탁월하다. 여름이 제철인

오이는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이뇨 작용을 돕기 때문에 매실과 함께 섭취하면

숙취를 빨리 해소할 수 있다. 오이 1개를 믹서나 원액기로 즙을 내고 여기에 한 해

동안 숙성한 매실청 2큰술을 넣고 잘 저은 뒤 얼음을 넣어 차갑게 마신다.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멜론+브로콜리 브로콜리에 함유된 비타민 A는 눈의 피로를

줄이고, 엽산은 혈관 흐름 개선에 도움을 준다. 멜론에 풍부한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을 조절한다. 눈의 피로뿐 아니라 멜론과 브로콜리 모두 노화

예방에 좋다. 브로콜리는 줄기에 영양소 함유량이 높기 때문에 잎과 함께 적당한

크기로 잘라 멜론 2조각을 넣어 갈아 마신다. 이때 영양소가 풍부한 멜론 씨앗도

함께 갈아 마시면 좋다.

니코틴 분해에 도움 주는 복숭아+키위 복숭아는 폐 기능을 강화하고 니코틴을

해독한다. 천도복숭아에 함유된 ‘소르비톨’은 여름철 지친 피부와 피로 해소에

좋고, 니코틴 해독은 물론 생리 불순 같은 여성 질환에도 도움을 준다. 키위 100g에

담긴 비타민 C는 사과의 17배, 오렌지의 2배에 해당할 만큼 풍부하다. 키위 1개는

성인 하루 비타민 C 섭취량을 함유한다. 키위 껍질은 알맹이보다 항산화 물질이

3배나 높고, 골드키위는 엽산, 비타민 E가 일반 키위보다 많다. 하루 동안 꿀에 절인

복숭아에 물을 넣고 돌린다. 알레르기가 없다면 껍질과 함께 키위 2개를 넣고 씨가

갈리지 않을 때까지 갈아 마시면 좋다.

도움말 이윤경(차움 디톡스슬리밍센터 교수) 에디터 이은혜 참고도서 <과일&야채 건강주스 60가지>(이보은 지

음, 살림Life 펴냄) 참고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정보서비스 식품나라(www.foodnara.go.kr)

information

건강을 테이크 아웃 하는 주스 바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생과일을 그대로 착즙한 주스 바로

몰리고 있다. 신선한 제철 과일을

사용하며 화학 첨가제를 일체 넣지

않고, 영양 밸런스까지 고려해 인기다.

펀치랩 오렌지, 망고, 체리베리,

알로에 등 4종류의 주스를 바탕으로,

‘하프-하프 컵’을 제작해 컵 한쪽에는

주스를 넣고 다른 한쪽에는 제철

과일과 야채를 넣는다. 주스를

기본으로 다양한 펀치와 스무디를

즐길 수 있다.

문의 070-7777-4992(삼성동)

‘신선한 즙을 짜는

마을’이란 뜻으로 간과 장을 정화하는

밀싹과 위와 장운동에 좋은 콜라비,

사과를 넣은 주스가 인기다. 아침,

점심, 저녁 각기 다른 주스로 몸을

비우는 3일 디톡스 프로그램

패키지도 있다.

문의 070-7761-3662(논현동)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즉석에서 직접 갈아 판매하며, 밀싹과

배를 넣은 주스와 수박에 상큼한

레몬과 민트를 섞은

수박레몬민트주스가 인기다.

다양한 야채를 곁들인 샐러드와

브런치 메뉴도 있다.

문의 02-6947-1273(청담동)

강남 지역의 주스바 열풍을

이끈 주인공. 휴롬 원액기로 과일을

착즙하는 100% 천연 주스 카페다.

베스트셀러는 피로 해소에 좋은

레드글로브와 식이 섬유가 풍부한

케일시금치주스다.

문의 070-4351-1889(도산대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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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 Life_행복한 삶으로의 초대

볼거리와 배울 거리 가득한 문화원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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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을 만나는 북유럽문화원

붉은 벽돌로 견고하게 지은 건물의 육중한 문을 지나자 유럽의

한적하면서도 자유로운 느낌이 나는 골목길이 펼쳐진다. 그윽한

커피 향이 머무는 테라로사 카페 2층에 자리한 북유럽문화원은

북유럽을 사랑하는 이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사설 문화원이다.

‘사람과 자연, 디자인과 스토리’를 모토로 하는 북유럽문화원은

마치 갤러리 같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공간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커피를 마시거나, 북유럽의 다양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현재는 덴마크 현대미술관인 ‘루이지애나 뮤지엄’의 포스터

전시회를 진행 중이다. 현지에서 직접 구입한 유니크한 포스터

작품을 직접 둘러보거나 작품도 구입할 수 있다.

갤러리 입구에는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각 국가의

이미지를 볼 수 있는 아이패드가 비치돼 있고, 여행과 디자인

등에 관한 북유럽 관련 서적이 가지런히 정리된 책장이 자리한다.

북유럽문화원은 누구나 쉽게 둘러볼 수 있는 오픈된 공간이나,

직원이 상시 거주하지 않는다. 북유럽의 세련된 디자인과

예술을 주로 소개하는 문화원은 틈틈이 문화 예술 이벤트를

연다. 북유럽과 관련된 인문학 세미나, 빈티지 가구 컬렉팅 등

상시 운영하는 세미나 정보는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학

프로그램은 따로 운영하지 않는다. 북유럽문화원은 커피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테라로사 카페와 15년 경력의 컬렉터가

수집한 북유럽 디자인 가구를 전시, 판매하는 빈트(Vint)와

이웃하고 있어 나들이 삼아 둘러보기 좋다.

information

주소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623 테라로사 2층

개관 시간 09:00~21:00(연중무휴)

문의 02-591-7787, blog.naver.com/nordicseo

무심코 지나쳤지만 생활 속 가까이에 세계 곳곳의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근사한 공간이 있다. 자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앞장선 문화원이 대표적이다. 인상적인 소품으로 꾸민 내부 인테리어부터 어학, 요리, 세미나 강좌 등 볼거리와 배울 거리 가득한

문화원 여행을 떠난다.

Page 38: 근육 붙은 몸짱 시니어 되자 GOLD & WISE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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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주소 서울시 강남구 역삼1동 629-6

(지하철 2호선 역삼역 6번 출구에서

도보 300m 직진, 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좌회전

후 우회전한 뒤 50m 직진)

개관 시간 10:00~18:00(월~금요일),

10:30~14:00(토요일, 부분 관람 가능),

일요일 휴무

문의 02-3452-8182, www.turkey.or.kr

터키의 모든 것, 이스탄불문화원

평범한 주택가 사이로 터키 국기가 반기는 이스탄불문화원은 1998년 설립된

민간 문화원이다. 우선 가정집에 들어선 듯 소박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지하

1층은 세미나실로 주말마다 터키어 강좌와 한 달에 2번 특강이 진행된다.

특강은 터키와 관련된 주제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저명한 학자와 강연가를

초빙해 누구나 신청하면 들을 수 있다. 세미나실 옆으로 섬세한 문양을 수놓은

양탄자와 터키시 블루로 장식된 그릇과 도자기, 전통 소품을 엿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이 자리한다. 손님이 방문하면 터키의 홍차 차이를 대접하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터키 가정집의 손님방을 재현한 곳이다. 터키 전통 의상을 직접 입어볼

수도 있다. 2층에는 관광 안내서 및 터키와 관련된 서적을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터키어는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를 비롯, 세계 2억5,000만여 명이

사용하는 언어로, 이스탄불문화원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전, 오후반으로 3시간

동안 터키어 강좌가 진행된다. 금요일에는 현지인에게 직접 터키 가정식 요리를

배울 수 있다. 다진 고기에 각종 양념, 야채를 넣어 완자로 만든 터키 전통 요리

쾨프테(Kofte), 샐러드, 파스타 등 다양한 터키 요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수강료는 20만원(재료비 포함)이다. 강좌는 한 달 단위로 개강하며, 자세한

사항은 전화로 직접 문의하면 된다. 통번역 서비스나 유학, 여행과 같은 상담은

전화 예약 후 방문해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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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주소 경기도 고양시 고양동 302-1

(지하철 3호선 삼송역 8번 출구에서 333번 버스

승차 후 고양동 시장 앞에서 하차)

개관 시간 10:00~18:00, 연중무휴(입장료

5,500원)

문의 031-962-7171, www.latina.or.kr

열정의 라틴 문화 속으로, 중남미문화원

중남미문화원은 태양처럼 강렬한 열정으로 대변되는 중남미의 유서 깊은

유물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 공간이다. 중남미 여러 나라에서 외교관

생활을 한 이복형 씨와 부인이 30년간 수집한 작품을 모아 1994년에 세웠으며,

말끔하게 꾸민 정원과 건물은 보는 맛을 더한다. 정원 사이로 신비한 분위기의

천사 조각상을 세워놓은 조각공원과 박물관, 미술관이 자리한 중남미문화원은

나들이객이 즐겨 찾을 만큼 볼거리 많은 장소다. 흥겨운 라틴 음악이 흐르는

정원을 지나 박물관 내부로 들어서자 스페인 양식의 분수대가 운치를 더하는

홀이 나타난다. 천장에서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내부 공간은 붉은 타일 바닥과

대저택을 연상시키는 소품이 보기 좋게 정돈돼 있다. 총 4개 테마로 구성된

전시실에는 중남미를 대표하는 마야, 아스텍, 잉카 유물이 전시돼 있다. 마야

문명 당시 사용된 토기와 목기 도구뿐 아니라 각양각색의 표정을 지닌 토우,

섬세한 문양의 조각을 이어 붙여 완성한 도자 벽화 작품과 도깨비, 귀신, 악마를

상징하는 무서운 표정의 가면이 가득하다. 박물관 밖에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은 강렬하고 화려한 색채의 회화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이 자리한다.

조각공원 내 타코 하우스에서는 멕시코 전통 음식 타코를 먹을 수 있으며,

와인을 곁들인 파에야 코스 요리는 하루 전 예약해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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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에 한발 다가선 주한중국문화원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주한중국문화원은 중국 정부가 아시아에 최초로

설립한 문화원이다. 건물 입구 한쪽에는 대나무를 심고 벽돌식 담장으로

아치형 문을 낸 소담한 중국식 정원이 자리한다. 건물 입구로 들어서면 먼저

천장에 매달린 붉은 등과 격자무늬 창문 가리개, 원목 탁자와 의자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입구에서부터 완연한 중국의 색채를 느낄 수 있다. 건물 2층은 전시

공간이다. 전시관 옆에 자리한 귀빈실은 소소한 소품부터 의자, 테이블 등

가구에 이르기까지 전통 중국식으로 꾸몄다. 들어서는 순간 귀한 대접을 받는 것

같다. 상시 개방되는 공간은 아니지만 양해를 구하면 둘러볼 수 있다. 3층에는

중국어를 배우는 강의실과 어학실이 자리하며, 4층은 도서관으로 중국 현지에서

발행하는 간행물과 잡지 등을 구비해 누구나 편안하게 열람할 수 있다.

중국어 강좌는 입문반부터 초급 말하기, 듣기, 비즈니스 코스로 진행되며,

토요일마다 중국 전통 태극권을 배울 수 있는 강좌도 열린다. 10명 이상의

그룹일 경우 강좌가 개설되는 서예, 상시로 개설되는 중국요리, 다도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는 7월 30일부터 8월 8일까지 중국화 명인인 바이윈페이

작품전이 열리고, 작가가 내한해 중국화 전통 기법에 관한 강의 및 중국화 그리기

강좌도 진행한다. 오는 7월 23일까지 신청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고.

information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 8길 23-1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7번 출구로 나와

서울지방경찰청 방향으로 직진)

개관 시간 09:00~17:30(화~토요일),

일·월요일 휴무

문의 02-733-8307, www.cccseou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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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원의 시초, 프랑스문화원우리나라에 최초로 둥지를 튼 문화원의 효시 격이다. 프랑스

건축가가 지은 건물에서부터 프랑스의 예술적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어린이, 청소년, 토론 강좌 등 다양한 프랑스어 강좌와

문화 예술에 대한 정보까지 프랑스 문화를 알차게 소개한다.

최신 시설을 자랑하는 미디어 도서관은 주한프랑스문화원의

대표 시설로, 프랑스 도서와 자료 2만여 점이 소장돼 있으며,

유료 회원제로 운영된다. 비회원도 열람은 가능하나 회원으로

등록하면 DVD를 포함한 모든 자료 열람, 각종 공연 및 전시

할인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information주소서울시 중구 칠패로 42 우리빌딩 18층

(지하철 4호선 서울역 3번 출구 YTN 빌딩 방향)

개관 시간 11:00~18:00(월·목·금요일),

11:00~20:00(화·수·토요일), 일요일 휴무

문의 02-317-8500, www.institutfrancais-seoul.co

요가와 명상을 배우는 인도문화원한국과 인도의 문화 교류에 앞장서온 인도문화원은 서울

한남동에 이어 2013년 부산에도 문화원을 개원했다. 주로

인도의 문화유산을 소개하고 인도를 대표하는 음악, 춤,

예술을 알리고 있다. 부산인도문화원은 요가, 발리우드 댄스,

인도 명상, 힐링 클래스 등 문화 강좌 프로그램과 인도 영화

상영, 인도 여행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한다. 매년 4월 부산

영화의전당을 시작으로 인도영화제를 개최하며, 인도 관련 도서

및 전시관을 무료로 둘러볼 수 있다.

information주소 부산시 금정구 두구동 체육공원로 705-9

(부산지하철 1호선 노포동 하차 후 마을버스 탑승 후 조리 정류장 하차)

개관 시간 10:00~18:00

(월~금요일, 매주 둘째·셋째 주 토요일), 일요일 휴무

문의 051-508-4254, www.iccbs.or.kr

생생한 스페인어를 배우는 스페인문화원

스페인을 비롯한 라틴아메리카 문화를 알리기 위해 2001년

문을 연 스페인문화원은 체계적인 어학 강좌로 유명하다. 주중

문법반은 초급·중급 과정을 진행하고, 토요일 진행하는 주말

문법반은 짝수 달만 개강한다. 무엇보다 스페인 정부 승인으로

공인 스페인어 능력 시험인 델레(D.E.L.E)를 매년 3회씩

주관하며, 체계적인 스페인어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스페인과

중남미 작가를 초청해 전시 및 출판기념회 같은 행사를

진행하거나, 유학과 여행에 관한 정보도 자세하게 제공한다.

건물 2층에 자리한 도서관에는 스페인어 관련 도서가 비치돼

있고, 누구나 열람 가능하다.

information주소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300번지 호텔인터불고 3층

개관 시간 10:00~19:00(월~금요일), 10:00~15:00(토요일), 일요일 휴무

문의 053-602-7311, www.spain.or.kr

체코 예술의 아지트, 체코문화원 평소 접할 수 없는 동유럽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주한체코문화원은 우리나라에 다섯 번째로 생긴 유럽 문화

기관이다. 프라하 구시청사의 천문 시계탑을 본뜬 건물 외관이

시선을 끈다. 서유럽에 근접한 지리적 이점 덕에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비롯한 독창적 문화 예술을 발전시킨 체코의 다양한

문화 예술의 면모를 만날 수 있다. 체코 영화제, 체코 문학

작가와의 만남, 사진전, 강연 등 체코와 동유럽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문화 행사와 소규모 전시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행사 내용은 홈페이지에 공지된다.

information주소 서울 마포구 서교동 395-19 캐슬 프라하 빌딩 4층

(지하철 6호선 합정역 3번 출구에서 홍익대 방향으로 도보 5분)

개관 시간 14:00~20:00(화~금요일),

12:00~18:00(토·일요일), 월요일 휴무

문의 070-8806-5689, seoul.czechcentres.cz

에디터 이은혜 포토그래퍼 김재이 어시스턴트 이선우 자료협조 중남미문

화원, 스페인문화원, 인도문화원

아는 만큼 보고 듣고 배우는 문화원 여행

seasonal tip

스페인문화원

인도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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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_홀인원을 꿈꾸며

안송이에게 배우는

트러블 샷 안전하게 탈출하기라운드를 하다 보면 위험하고 당혹스러운 상황을 자주 맞이하게 된다.

공이 깊은 러프 속으로 들어가거나 경사면에 놓이는 일은 다반사다.

이럴 때 당황하지 말고 안전하게 탈출시켜 더 큰 실수를 예방하는 것도 타수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Profile

안송이 프로KB금융그룹 소속.

1990년생, 2008년 KLPGA 프로 입문

2009년 KLPGA 드림투어와 점프투어를 거쳐

2010년부터 KLPGA 정규 투어에서 활약 중이다.

러프에선 자세를 낮춰라공이 긴 풀에 잠겨 있을 때, 무리한 공략은 더 큰 실수를

부를 수 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안전한 탈출이다.

어드레스 때 볼과 몸의 간격을 조금 더 멀리 유지하고

클럽을 잡은 양손은 낮게 유지하자. 백스윙 때 어깨를

기울여 조금 더 가파른 스윙 각도를 만들어내고, 이

각도를 다운스윙 때까지 그대로 유지하면 클럽 헤드가

러프에 감기는 현상을 줄여준다. 클럽 헤드가 풀에

걸리는 현상을 줄일수록 공을 안전하게 탈출시킬 수 있다.

체중을 왼 다리에 실어라 클럽 헤드가 가파른 각도로 내려와 공을 때릴 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어드레스 자세는

체중을 왼쪽 다리에 실어두는 동작이다. 그립의 위치는

손이 클럽 헤드보다 앞쪽에 위치한 핸드 퍼스트보다

몸의 중앙에 위치시키는 게 좋다. 이는 가파른 백스윙과

임팩트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임팩트 때도 양손을 낮게

유지하라 공을 띄워 그린을 공략하기

위해선 정확한 임팩트가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임팩트 순간 어드레스 때처럼

양손이 낮게 유지돼 클럽

헤드의 각도에 의해 공이

자연스럽게 공중으로

떠오르게 해야 하는 것이다.

공 뒤쪽을 강하게 찍어 치거나

공을 띄우기 위해 상체가 먼저

일어나면 오히려 더 나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백스윙을 가파르게 들어 올려라스윙 중 체중을 많이 이동할수록 클럽 헤드를 가파르게

떨어뜨리기 어려워진다. 체중 이동을 크게 줄인 상태에서

백스윙 때 스윙의 각도를 가파르게 만든다.

이는 스윙하는 동안 무의식중에 손목을 많이 써서 클럽

헤드로 공을 띄우려는 나쁜 습관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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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잔디에서의 어프로치그린 주변의 잔디를 짧게 잘라놓은 곳에 공이 놓여 있을 때 어프로치하는 건 여간

부담되는 게 아니다. 클럽 헤드가 조금만 일찍 떨어지면 뒤땅으로 이어져 공이 1~2m

앞에 떨어지는 난감한 상황을 맞이하기 쉽다. 볼은 오른발 쪽에 놓고, 양손은 몸의 중앙에

위치시킨다. 그 상태에서 체중을 왼쪽 다리에 확실하게 싣고 어드레스를 한다.

마지막으로 스윙하는 동안 그 상태를 유지하고, 클럽 헤드로 공을 직접 때리면 좋은

어프로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볼을 잘 띄울 수 있는 어드레스어프로치에서 공을 띄우려다 보면 클럽 헤드의 날카로운 부분으로 공의 윗부분을

때리는 토핑과 같은 실수를 자주 범한다. 이런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선 볼을 띄울 수 있는

어드레스가 필요하다. 그린 주변의 잔디는 페어웨이보다 짧은 곳이 많다. 따라서 공을

정확하게 맞히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볼의 위치는 몸 중앙에 두고, 그립을 가볍게

잡는다. 체중은 오른발과 왼발에 6대 4 비중을 둔다. 그다음 헤드를 살짝 열어주면 공을

띄울 수 있는 어드레스가 완성된다.

미스 샷 방지를 위한 루틴 만들기

어프로치에서 잦은 실수를 범하게 되는

또 다른 이유로 자신만의 루틴이 없는 걸

들 수 있다. 어떤 순간이든 정확한 루틴을

실행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루틴이란

일관된 스윙을 위한 자신만의 사전

동작이다. 이 동작을 통해 자신만의 익숙한

동작을 만들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샷을 하기 전 볼 뒤에서 목표 방향을

설정하고, 그다음 가볍게 2~3번 연습

스윙을 하면서 몸의 긴장을 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쇼트 게임뿐 아니라 모든

스윙에서 루틴은 실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타깃의 왼쪽을 조준하라짧은 잔디에서는 공을 깔끔하게 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볼을 오른발에 두고

스윙하는 만큼 몸은 타깃의 왼쪽을

조준하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페이스가

약간 오픈된 상태에서 볼을 때릴 수

있으며, 클럽 헤드의 날카로운 부분인

리딩 에지가 지면에 박히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그립을

쥘 때 손바닥이 아닌 손가락으로 잡고

스윙하면 클럽의 움직임을 잘 느낄 수

있어 컨트롤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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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에서 한 번에 탈출하는 방법벙커에서는 페어웨이에서와 다른 스윙법이 필요하다.

이런 방법을 무시하고 페어웨이에서처럼 스윙하면 한

번에 탈출하기 어렵다. 어드레스 때 오른 무릎을 왼쪽

방향으로 살짝 미는 동작은 성공적인 벙커 샷을 위한

좋은 방법이다. 이 상태에서 스윙을 시작하고, 체중

이동을 최대한 줄인 상태에서 상체와 팔의 회전을 이용해

스윙한다. 한 가지 더 중요한 포인트는 클럽 페이스다.

임팩트 지점을 통과할 때 클럽 페이스를 오픈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스윙은 부드럽게벙커 샷의 기본은 클럽 헤드로 공 뒤를 쳐서 모래를

폭발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실수의 대부분은 공을 먼저

때리거나 클럽 헤드가 모래 속으로 파고들어 발생한다.

두 가지 실수의 공통점은 지나치게 강한 스윙이다.

모래를 많이 퍼내야 한다는 생각에 스윙을 강하게 하면

헤드가 모래 깊숙이 파고들거나 몸이 빨리 일어나 공을

먼저 때리는 실수를 하게 된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선

강한 스윙보다 부드러운 스윙이 효과적이다. 몸과 팔의

힘을 뺀 상태에서 클럽을 자연스럽게 휘두르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트러블 상황에선 그립 짧게 잡아아마추어 골퍼가 어려워하는 상황 중 하나가 긴 러프에

공이 들어갔을 때다. 이 같은 트러블 상황에서 변하지

않는 핵심 기술은 그립을 짧게 내려 잡는 것이다. 그립을

짧게 잡은 만큼 스윙하는 동안 클럽을 제어하기 쉬워

불안정한 요소를 줄일 수 있다. 특히 풀이 긴 곳에서는

스윙의 회전 속도를 높여야 하는데, 그럴 때 그립을 짧게

잡고 스윙해야 클럽 헤드가 닫히거나 열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벙커나 경사면과 같은 상황에서도 그립을 짧게

잡고 스윙하면 공을 좀 더 잘 맞힐 수 있고, 원하는

방향으로 날리는 것도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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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al Tip

무더운 여름 필드에서 굿 샷을 만들어줄 아이템 3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여름 골프를 좀 더 시원하고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골프의 즐거움을 더해줄 다양한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무더운 필드에서도 굿 샷을 만들어줄 아이템을 찾아보자.

예측 불허 날씨에 대비한 방수용품

여름철 필드의 가장 큰 적은 날씨. 쨍쨍한 햇볕이 내리쬐다가도

갑작스레 소나기가 내리거나 전날 내린 비 때문에 신발 등 골프

용품이 젖는 경우가 있다. A사에서는 특수 원단 구조의 갑피를

적용해 방수와 통풍이 동시에 가능한 여름 골프화 ‘아디제로

스포츠 ii’를 선보였다. 우븐 텍스타일 구조가 촘촘히 짜여 있어

외부의 물 입자가 안으로 스며드는 것을 완벽하게 차단하며, 내부

수증기는 골프화 밖으로 내보내는 기능을 갖췄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해 레인 웨어 한 벌쯤 골프백 안에 넣고 다니는 것도

골퍼의 기본이다. 더불어 비에 젖어도 미끄럽지 않은 우천용 골프

장갑이나 방수 효과가 뛰어난 우천용 골프 모자 등도 미리 챙긴다. T사에서 출시한 레인 웨어는 방수를 위해 어깨 부분의

절개선을 없앴고, 모든 봉제선 안쪽을 방수 테이프로 처리해 100% 방수 및 발수, 투습력을 자랑한다.

기능성 & 패션성: 필드와 일상에서 두루 입는 골프웨어

최근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을 만큼 디자인이 캐주얼하고 스타일리시한 골프웨어가 인기다. 하지만 무조건 예쁘기만 한

골프웨어를 선택함은 금물이다. 한낮에는 급속히 올라가는 기온 때문에 기능성을 갖추지 않은 골프웨어를 입으면 스코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패션성과 기능성을 함께 보유해 몸을 보호하고, 필드 위에서 더 시원하게 해줄 냉감 기능을 갖춘

골프웨어를 선택한다. L사에서 선보인 ‘허니콤 티셔츠’는 벌집(허니콤) 모양의 요철감 있는 원단으로 만들어 냉감 기능이

뛰어난 골프 티셔츠로, 땀이 나도 옷이 몸에 달라붙지 않아 한여름 골프를 즐길 때 시원하게 입을 수 있다. 자외선 차단과

수분을 빠르게 흡수·건조하는 흡습·속건 기능도 갖췄다. 까다로운 여성 골퍼라면 ‘애플힙 리프팅 팬츠’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팬츠는 백 포켓이 엉덩이보다 높은 곳에 있어 ‘힙업’ 효과는 물론 다리가 길어 보이는 몸매 보정 효과도 선사한다. 허리

라인을 따라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입체 패턴은 볼륨감 있는 힙 라인을 만들어주며, 포켓으로 시선을 분산하는 스티치 장식을

이용해 뒷모습이 날씬해 보인다. 골프웨어 특유의 기능성도 놓치지 않아 UV 차단 및 흡습·속건 기능을 갖춘 원단으로 착용

시 쾌적함을 선사하고, 통풍성이 우수해 한여름에 입어도 가볍고 시원하다. 스트레치성도 뛰어나 골프 등 스포츠 활동은 물론

일상생활때도 입을 수 있다.

클럽부터 볼까지 완벽한 피팅으로 스코어 줄이기

최근 스윙 스피드에 따라 볼 종류를 선택할 수 있는 ‘볼 피팅’ 시대가 열리면서 볼에 대한 골퍼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B사에서는 코어의 안쪽은 부드럽고 바깥쪽은 단단하게 하는 ‘하이드로 코어 기술’을 도입한 골프공 ‘B330 시리즈’를 출시했다.

불필요한 스핀양을 줄이고 비거리를 향상시킬 뿐 아니라 그린 주변에서의 컨트롤이 용이하다. 스윙 스피드와 비거리를 중시하는

골퍼에게는 4피스의 ‘B330’, 빠른 스윙 스피드의 스핀양 증가를 원하는 골퍼에게는 4피스의 ‘B330-S’, 스윙 스피드의 비거리를

중시하는 골퍼에게는 3피스의 ‘B330-RX’가 알맞다. C사에서 생산한 골프공 ‘SR(Speed Regime)’은 스윙 스피드에 따라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이 제품은 프로와 아마추어 골퍼의 스윙과 임팩트 순간, 볼 비행 패턴 데이터를 분석해 골퍼의

스윙 스피드를 3가지로 분류한다. 각 스피드에서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3가지 타입으로 개발했으며, SR1은 스윙 스피드

90마일 이하, SR2는 90~105마일 이하, SR3는 105마일 이상인 골퍼에게 적합하다.

글 주영로(스포츠 동아 골프 전문 기자) 포토그래퍼 최충식 어시스턴트 박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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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보는 경제

Macroecon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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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모한국경제신문 워싱턴 특파원,

[email protected]

지구촌 곳곳에서 총성이 울리고 있다. 지난 3월 러시아의 크림 반도 점령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친(親)러시아 무장 세력과 우크라이나 정부군과의 유혈 사태가 끊이지 않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은 러시아를 ‘침략자’로 규정하고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섰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인 러시아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유럽 경제도 안개 속에 빠졌다. 이라크에선 종파 분쟁이 벌어졌다. 수니파 무장 세력이 이라크 정부군(시아파)과 정면충돌해 내전으로 치닫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아 글로벌 경제에 치명타가 되고 있다. 중동뿐이 아니다. 동중국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싼 중·일 간 영토 분쟁,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 영유권 분쟁도 폭발 직전이다. 세계 곳곳에서 내셔널리즘 또는 종파주의가 분출하고 있는 셈이다.

지구촌 동시다발적 분쟁·내전, 글로벌 경제 위협

지구촌의 동시다발적 분쟁과 전쟁은 글로벌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등장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와 아시아 지역의 영토 분쟁은 ‘신냉전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유럽·일본’과 ‘중국·러시아’의 대결 구도가 생겼다. 이 같은 구도는 자칫 글로벌

경제의 편 가르기로 변질돼 ‘경제 냉전’을 불러올 수 있다. 안전자산으로 국제 자금이

다시 몰리는 등 거시 경제흐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주요

국가의 올해 성장률이 예상보다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른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권 경제 먹구름

지난 2월 말 촉발된 우크라이나 사태는 유럽권 경제의 최대 불안 요인이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그리고 동유럽 경제에도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서방의 제재로 투자 심리가 악화돼 러시아에서는 올

1분기에만 700억 달러가 유출됐다. 루블화가 급등락하고 증시 변동성도 높아졌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러시아와 현지 국영 가스 업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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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IMF는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1.3%에서 올해 0.2%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둔화된 성장세가 지정학적 리스크로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유럽권의 경제 지원을 위해 창설된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은 올해 러시아 경제성장률이

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는 -7%

성장률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대치하면서 두 나라 모두 경기 침체로

접어들어 동유럽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터키

등 동유럽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8%에서

1.3%로 낮췄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에 대한 교역

비중이 큰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다. EBRD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경기회복 효과를 상쇄해

세계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 경제는 ‘3차 가스 대란’ 위기에 직면했다. 러시아가

6월 16일 가스 대금 체납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전격 중단했기 때문이다. 유럽은 전체

천연가스 수요의 약 30%를 러시아에 의존한다. 이

중 절반가량을 우크라이나에서 공급받는다. 러시아

국영가스 회사 가즈포럼은 ‘러시아-우크라이나-EU’ 3자

협상이 최종 결렬되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선불제로 전환하고, 곧바로 가스관 공급을 끊었다.

가즈포럼은 우크라이나가 체납 대금 총 44억5,000만 달러

중 19억5,000만 달러를 우선 갚지 않으면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고,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 것은 2006년과

2009년에 이어 세 번째다. 1·2차 대란 때 유럽인은 가스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추운 겨울을 보내야 했다.

해결의 열쇠를 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6월 23일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무기 공급과

지원을 중단하지 않으면 미국과 EU의 새로운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라며 긴장 완화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크렘린 궁은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서의 진정한

휴전 및 교전 당사자 간 직접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미·일 vs 중·러 신냉전 시대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 관계가 ‘신냉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러의 대립구도가 중국과

러시아의 ‘신밀월 시대’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상하이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주목을 끌었다. 시진핑 주석은 당시 “중대한

문제에서 양국이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은 “양국은 전면적인 쾌속 발전의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 성명에서

“양국은 다른 나라의 내정 간섭에 반대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특정 국가를 겨냥한 국제사회의 경제 봉쇄, 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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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법질서 등에 대한 간섭을 일절 배격한다는 메시지인데,

이는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10년째 협상이 지지부진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중국 수출 문제에 대해 “상호 이익과

상호 혜택의 원칙에 따라 조속히 최종 협의를 이끌어낼

것이다”라며 경제 협력을 과시했다. 러시아의 국영 기업들은

서방의 제재 조치에 대응해 무역 대금을 달러화 대신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러시아의

든든한 ‘우방’으로 나선 모양새다.

중국과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맞춰 일본과

중국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에서

해상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센카쿠는 미·일 안보 조약 적용 대상이다”라고

강조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중국과 러시아가 보란 듯이

손을 잡은 것이다. 일본이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미국에

협조해 러시아를 비판하자 러시아가 센카쿠 분쟁에서

중국 편을 든 셈이다. 사실 중국 역시 러시아의 연합이

절실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봄, 아시아 순방에서 일본의

집단 자위권을 지지하고 필리핀에는 22년 만에 미군을

재배치했다. 일본-대만-필리핀을 잇는 군사 벨트를 구축해

노골적인 ‘중국 봉쇄’에 나선 것이다. 이에 맞서 중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 이후 남중국해 지배권을 눈에 띄게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다투는 지역에서

석유 시추를 강행하고 필리핀이 반발하는데도 군사 기지를

설치했다. 남중국해 분쟁에서 미국은 베트남·필리핀 편을

들고, 중국은 러시아를 끌어들여 아시아가 ‘미·일 대 중·러’

대결의 장이 되고 있다.

남중국해 분쟁의 최대 피해자는 베트남이다. 중국과의

분쟁 탓에 반(反)중국 시위가 확산되면서 베트남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의 영업 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다. 반중 시위는

베트남 중북부 주요 산업 단지에서 급속히 확산했다.

오토바이를 탄 시위대가 골프채나 화염병 등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고, 이 과정에서 중국인 100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

중국 정부는 중국인 4000여 명을 탈출시키기도 했다.

중동 정세 불안, 유가 급등 쇼크 오나

이라크 내전도 글로벌 경제의 위협으로 등장했다.

이라크 내전이 악화되면 국제 유가가 최소한 10% 이상

오르면서 글로벌 경제도 폭풍권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시장 조사 기관 IHS에 따르면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운데 산유국 2위로, 하루

원유 생산량이 330만 배럴에 이른다. 이 가운데 수니파가

장악한 북부 지역의 원유 생산 비중은 60만 배럴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아직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문제는

내전 사태가 이라크 주요 유전과 원유 수송로가 몰려

있는 남부로 확대될 경우다. 대니얼 예르긴 IHS 부회장은

“이라크 내전이 남부로 확전되면 국제 원유 시장을

위협할 수 있다”며 반군이 남부를 장악하지 못하더라도

송유관 테러 등이 빈발하면서 원유 공급의 길이 막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국제 유가가 순식간에 배럴당

120달러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콜롬비아·멕시코·남수단 등 다른

지역도 분쟁을 겪고 있어 원유 증산이 어렵기 때문이다.

짐 크레이머 CNBC 투자전략가는 “이라크라는 지정학적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 지금 당장 주식을 팔고 현금을

깔고 앉아라”고 권고했다.

파델 게이트 오펜하이머 에너지 애널리스트도

“리비아·나이지리아 등에서 이미 원유 수출은 차질을

빚고 있어 이라크가 원유 수출을 중단하면 전 세계적으로

400만 배럴의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유가가

지금보다 배럴당 10~15달러가 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가 급등은 소비 침체와 기업 실적 악화를 초래해 이제 막

침체에서 벗어난 글로벌 경제에 큰 부담을 줄 것이다. 올레

한센 삭소뱅크 부회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라크 사태의

여파로 원유 가격이 지난 걸프 전쟁 수준으로 급등하는

것이다. 이 경우 몇몇 지역의 경제는 침체의 늪으로 다시

빠질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니콜라스 게이트 컨버그 EX

그룹 수석 애널리스트도 “유가가 뛰면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순식간에 정지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IMF는 최근 올해

미 경제 성장률을 당초 전망치 2.8%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면서

금융 시장도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크레이머 투자전략가는 “1990년과 2003년 걸프 전쟁은

뉴욕 증시에 엄청난 조정을 불러왔다”며 상기시켰다. 시장에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면 신흥 시장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일러스트 김상인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KB국민은행의 공식 견해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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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이야기

Tax

‘합산과세’와 ‘누진세율’

우리나라 세법에서는 특정한 경우 서로 다른 과세

대상을 ‘합산’해 세금을 계산하도록 하는데, 이렇게 하면

세금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례가 ‘금융소득종합과세’다. 금융소득종합과세란,

거주자의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할 때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하는 제도다. 금융소득을 지급받을

때 14%(지방소득세 별도)의 세금을 냈는데도,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면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함으로써

추가 세금이 발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과세 대상을 합산하면 세금이 더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답은, ‘합산’할 때 적용하는

세율이 누진세율이기 때문이다. 누진세율이란,

과세표준이 커짐에 따라 세율이 높아지는 세율 구조를

말하는데, 현행 소득세나 상속증여세 모두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만일,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라면, 분리과세되어

추가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 초과라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융소득은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하므로, 다른

종합소득 규모에 따라 추가 세금이 나올 수 있다. 가령,

금융소득을 제외한 다른 종합소득의 과세표준이

1억5,000만원을 초과한다면, 합산된 금융소득에 적용될

세율이 38%이므로, 이미 낸 14%와의 차이인 24%만큼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홍길동 씨는 3주택자의 경우에도 연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이면 ‘분리과세’될 것이라는 신문 기사를 보고 의문이 생겼다. 똑같은 소득인데 ‘분리과세’되면 혜택이 되고, ‘합산과세’되면 불리하다는 건 무슨 말일까.

세금을 늘리는 장치, ‘합산과세’ 피해가기

<표> 현행 소득세율 표

과세표준 소득세율 누진공제액

1,200만원 이하 6% -

1,200만원 초과 4,600만원 이하 15% 1,080,000

4,600만원 초과 8,800만원 이하 24% 5,220,000

8,800만원 초과 1억 5,000만원 이하 35% 14,900,000

1억 5,000만원 초과 38% 19,4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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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와 같이, 만일 일정 임대소득에 대해

‘분리과세’한다면 해당 소득에 대한 낮은 세율만

부담하면 되므로 다른 종합소득이 많은 사람일수록

유리해진다. 반면, ‘합산과세’한다면, 다른 종합소득이

많은 사람일수록 합산한 소득 규모가 커짐에 따라 더

높은 소득세율을 부담해야 하므로 불리해진다.

‘합산과세’ 대부분은 개인을 기준으로 하여 개인의

소득과 재산에 대한 세금을 계산할 때 적용한다. 과거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부부 합산으로 적용하거나

종합부동산세를 세대별 합산, 과세한 적도 있으나

모두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았다. 다만, 1세대

1주택의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해주는 경우와 같이, 대상

세대 전체가 보유한 주택이 1주택인 경우에 한해 비과세

요건을 검토하는 예외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합산과세’ 피해가기

합산과세로 인해 세금 부담이 늘어나지 않으려면

‘합산과세’되지 않는 방법부터 먼저 살펴봐야 한다.

합산되는 기준은 세금별로 다르다. 먼저 매년 신고하는

종합소득세를 보면, 종합소득은 금융소득, 근로소득,

사업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을 합산하도록 되어 있다.

앞서 예로 든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금융소득을 연간 1인당 2,000만원 이내로 관리함이 절세

방안이 될 것이다. 연금소득이나 기타소득도 합산하는

기준 금액이 있다. 세제 혜택을 받은 ‘연금저축’을 추후에

연금으로 수령할 때는 연간 1,200만원 이하로 받으면

합산되지 않으며,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같은

공적연금은 2001년 이전 불입 부분은 합산되지 않는다.

세제 혜택을 받은 연금저축을 중도 해지할 때 발생하는

기타소득은 연간 300만원을 초과할 때 합산되므로 중도

해지 시 추가로 납부할 세금을 확인한 뒤 결정하는 것이

좋다. 사업소득이나 근로소득은 규모와 관계없이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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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산 대상 소득이라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부동산이나 주식을 양도함으로써 발생하는 양도소득도

1년 단위로 합산한다. 양도소득은 종합소득과는

합산되지 않지만, 양도가 1년에 여러 건 발생하면,

양도자산의 종류별로 합산한다. 양도소득의 경우에는

합산함으로써 유리할 때도 간혹 있다. 가령, 1년에

부동산을 2건 양도하는 경우를 가정할 때, 부동산

1건은 취득 당시보다 손실이 발생하고, 다른 1건이 취득

당시보다 이익이 났다면 이 손실과 이익을 합산해 최종

이익에 대해 세금을 계산한다. 손실 부분이 이익을

줄여주므로, 오히려 합산과세를 활용해 같은 연도에

매각한다면 절세 효과를 보는 예외적인 경우라고 하겠다.

따라서 1년에 2건 이상 양도한다면 사전에 세무 전문가와

검토한 뒤 결정해야 유리할 것이다.

이 외에도 상속 증여세 역시 ‘합산과세’가 적용된다. 특히

상속 증여세는 합산 기간이 10년 단위로 적용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증여세는, 증여자와 증여받는 자가

동일하면 합산 기간에 각각의 증여를 합산하므로 10년

단위로 증여 계획을 수립함이 바람직하다. 특히, 놓치기

쉬운 부분이 증여자가 직계존속일 때는 직계존속과 그

배우자도 동일인으로 판단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증여세

계산 시 부와 모에게서 각각 증여받더라도 동일인에게서

증여받는 것으로 본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상속세는 상속 개시 전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했거나 5년 이내에 상속인 외의 자에게 증여한

재산을 합산해 상속세를 계산한다. 따라서 상속 개시가

임박한 상태에서 상속될 재산을 증여하는 건 절세

측면에서는 큰 효과가 없다.

김윤정KB국민은행 WM사업부

세무 전문위원 [email protected]

※본 칼럼은 지난 3월 초 정부가 발표한 주택임대소득과세 방안 중 일부를 변경 검토

중이라는 6월 초 신문 기사를 소재로 작성하였고, 주택임대소득과세 내용이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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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노하우

Real Estate

주택 시장은 매매 시장에서 분양 시장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전세난으로 잠시 주택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듯했지만 주택 소비자들은 급매물 소진

이후 분양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분양 시장에

이처럼 훈풍이 불기 시작한 까닭은 지난해 말까지 시행된

양도세 감면 등 정책적인 효과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며,

주택 시장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낡고 오래된

아파트보다는 복합 커뮤니티 시설 등 주거 편의 시설을

갖춘 신규 아파트에 거주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우선 청약 가점제를 개선, 전용 면적 85㎡ 초과 중대형은

폐지하는 등 다주택자 참여 범위를 확대했다. 여기에 민영

주택에 당첨되었을 경우 일정 기간 재당첨을 제한했으나,

투기 과열 지구(현재 없음)를 제외하곤 폐지했다. 최근에는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을 완화, 수도권 민간 택지는

1년에서 6개월로 단축하는 등 청약 여건도 개선되었다.

지금은 시장과열기에 도입된 청약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또 주택 매매 시장에서 분양 시장으로 관심이 옮겨지고

있다. 작년 하반기 전세난에 따른 매수 전환으로 매매

시장 급매물은 거의 소진된 상태다. 급매물이 사라진

뒤 다소 비싼 일반 매물을 추격 매수하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래서 관심을 돌린 분야가 아파트 경매와

(미)분양 주택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경매 시장도

수요가 밀려들며 아파트 낙찰가율이 종전 76~78%에서

84~85%까지 수직 상승했다.

분양 시장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미분양 주택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우리나라 미분양 주택은 가장

극심하던 2008년 말 경제 위기 때는 무려 16만5,599호에

이르러 주택 시장 전체에 큰 부담을 주었다. 이 문제를

분양 시장의 현황과 대응 방안최근 분양 시장에는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나, 분위기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작년 하반기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에서 불기 시작한 시장의 집중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것은 양도세 감면(종료)과 전세난에 따른 매수 전환 수요, 혁신 도시와 산업 단지 등 배후 수요, 분양가의 경쟁력 등이 빚어낸 결과로 판단된다. 주택 시장의 전반적 흐름과 대응 방안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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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하고자 ① 2009년 2월에서 2010년 2월까지

② 2012년 9월부터 2012년 말까지 ③ 2013년 4·1 대책

때부터 연말까지 세 번에 걸쳐 양도세 감면 제도를

운영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말 현재 미분양 주택은

4만5,573호로 급감,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국 시도 중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경기도는 2만 호를 상회하다 1만6,174호로 감소했다.

이제는 전국 시·군·구 중 미분양이 가장 많은 용인시와

고양시, 파주시, 김포시 등 특정 지역의 문제로 남았다.

미분양 주택이 감소하면서 관심은 신규 분양 시장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올해 들어 대구와 부산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경쟁률이 20~30 대 1을 기록할 만큼 인기가

높았다.

물론 일부 수도권 지역은 간신히 순위 내 마감을 하거나,

미달이 발생해 지역별 차별화 현상은 여전한 상태다. 분양

시장이 이렇게 회복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중

분양가 하향 조정을 통해 가격적인 투자 매력이 생긴

것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분양가 인하는 주변 시세 대비

10% 정도 낮게 책정해 일부 투자자까지 가세하는 등

인기가 높아진 계기가 되었다. 또 대도시 인근에 개발되는

산업 단지 배후 지역과 혁신 도시 등에서 공급되는 분양

아파트는 절찬리에 마감되었다. 이런 지역은 기반 시설을

잘 갖춰 편리성을 추구하는 젊은 층의 수요가 가세한

결과로 보인다. 향후 이런 구매력을 가진 수요층은 분양

시장의 최대 수요자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분양 단지가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주택 시장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즉, 오래되어

낡은 주택보다는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새집이 주거 만족도를 높이는 최우선

조건이 된 것이다. 재건축까지의 기간이 장시간 소요되는

투자는 현재의 주거 편의성을 포기하고 인내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선호도에서 멀어지고 있다. 특히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은 젊은 층과 여성 배우자 위주로 더 높아지고

있다. 또 틈새 평형의 출현으로 주거 면적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분양 아파트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기존에 정형화된 전용 면적인 60㎡, 85㎡ 등은 1~2인

가구 증가와 가구원 수 감소, 확장형 평면 설계 적용으로

넓어진 공간 등에 따라 분양 면적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이런 다양성은 주택 평형 선택의 폭을

넓혔지만, 대세로 자리 잡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분양 시장에 대한 대응 방안은 투자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첫째, 주변 시세와 철저한 비교를 통해

투자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투자성의 한계가 노출된

시장이므로 그 안에서 최소한의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지역적 선호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다. 신도시와

산업 단지 등 기반 시설이 좋고 배후 수요가 집중되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신도시 프리미엄에 함몰될

경우 기존 도심 지역 중 입지가 좋은 단지를 보지 못할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셋째, 주거 선택 기준 중

가장 중요한 사항은 역시 교통이므로 면밀하게 살피도록

한다. 지하철이나 도로 교통 등 접근성은 향후 가치를

판가름하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넷째, 도시가 형성되어 안정화되면 교육 여건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달라지므로 인근 학교 등 교육 경쟁력을

고려해야 한다. 다섯째, 최근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폭이 크지 않은 상태이므로 실수요자 위주의 접근이

유효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렇듯 분양 시장은

상황에 따른 편차가 크므로 본인의 명확한 선택 기준을

수립한 뒤 체계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박합수KB국민은행 WM사업부

부동산 전문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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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상품 가이드

Financial Product

비과세 상품+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

우선 고려해야 할 상품으로 방카슈랑스 상품과 국내

주식형 펀드 상품이 있다. 과거에는 계약 기간 10년 이상

장기 투자해야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돈이

묶이는 것을 바라지 않는 고객은 방카슈랑스 상품보다는

단기 상품을 선호했다. 하지만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과세 강화에 따른 절세 요구 때문에 방카슈랑스 상품

활용이 높아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3년 2월 15일

개정 세법 시행 전에는 가입액에 상관없이 계약 기간 10년

이상 조건만 충족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 세법 시행 이후에는 개인당 한도 2억원까지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억원을 초과하면 납입 기간 5년 이상, 계약 기간 10년

이상 조건 충족 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융 자산이 10억원인 고객은 2억원 한도는 2년납

10년 만기 저축보험 상품에 우선 투자하고, 8억원은

5년납 이상 적립식 저축보험에 가입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0억원 중 2억원을 먼저 2년납 월 적립식

저축보험에 투자하는 이유는 5년납 10년 만기 상품보다

환급률이 유리한 점도 있지만, 단기 납입을 선호하는 고객

때문이기도 하다. 월 적립식 저축보험을 좀 더 살펴보면

2년납 10년 만기 저축보험은 월 변동 공시 이율이 4%대라면

피보험자의 나이와 보험사별로 수수료 차이에 따른 10년

만기 환급률 편차는 있지만 130~ 135%다.

후순위채권이 만기되어 현금 2억원이 있다면 1억원은

연 선납제를 이용해 2년납 10년 만기 저축보험에 1년 연

선납하고 나머지 1억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다

12개월 후 펀드를 환매해 나머지 1년 분을 완납하면 2년납

불입이 완료돼 8년 거치만 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이렇게 연 선납제를 이용하면 만기 환급률이 2~3%대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2년납 적립식 저축보험을 활용한 결과 연평균 수익률 세후

후순위채권 만기를 앞두고 고민하는 고객이 많다. 연말까지 10조원 이상의 후순위채권이 만기가 되어 돌아온다. 5년 전 후순위채권을 발행할 당시만 해도 7%대의 고금리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고, 그동안 금리가 낮아지면서 후순위채권의 가치는 진가를 발휘했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후순위채권의 만기 자금을 어떻게 투자해야 효과적일까?

만기 후순위채권을 대신할 정기예금+α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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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효과를 거두고, 7%대 목표수익률 주식형 펀드의

투자 성과가 양호하면 1년 정기예금 금리 2.5%대에 비해

2~3배 수익률을 올린 셈이므로 비과세 절세 효과와

정기예금+α 투자 효과를 동시에 얻게 된다. 개인의 투자

성향에 따라 절대안정형 수익을 추구하는 고객은 2년납

저축보험 2억원 한도 중 1년은 연 선납을 활용하고

나머지 1억원은 정기예금이나 신용등급이 양호한 연 3%

중반의 3개월 단위 ABSTB 단기특정금전신탁을 1년간

투자하면 정기예금+α의 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순하게 2.5%대 1년 정기예금에 투자하는 것보다 [2년납

저축보험+국내 주식형 펀드] 또는 [2년납 저축보험+단기

특정금전신탁]에 투자해 [1년 정기예금+α]의 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양한 후순위채권 만기 재예치 상품

개인의 성향과 자금 목적에 맞는 다양한 투자 상품을 살펴

보자. 고금리 브라질 헤알화 표시 국채 상품은 표면금리

9%대로 1월과 7월 반기에 한 번씩 이표를 받을 수 있다.

헤알화 환율 변동에 따른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지만,

가입 당시 대비 헤알화 환율이 상승하면 만기 시 표면금리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브라질 국채 이자소득

및 환차익은 양국 간 조세협약에 의해 비과세 적용으로

고금리와 절세 효과를 동시에 추구하는 고객이 최소 5년

이상 여유 자금으로 장기 투자가 가능하며 후순위채권

만기 재예치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물론 양국 간 조세협약은 추후 변경될 수도 있고, 헤알화

환율에 따라 상반되는 투자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해외 펀드 투자도 적극 고려할 만하다. 글로벌 자산 배분

형태의 펀드 투자는 글로벌 분산 투자와 효과적 자산

배분이라는 면에서 유리하고, 최근 1년간 6%대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펀드도 있기에 자세히 살펴보고 투자한다면

정기예금+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속적인 저금리

상황과 과세 강화에 따라 과거의 단기 상품 선호 고객

가운데 10년 이상 장기 투자로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방카슈랑스 상품과 중위험·중수익 펀드에 투자 비중을

늘리는 고객이 늘고 있다. 7%대 수익률이 나던 후순위채권

만기 보유 고객은 1년 정기예금 2.5%대 금리+α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금융 상품을 발 빠르게 찾아보고, 자신의

투자 성향과 자금 용도, 투자 가능 기간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투자한다면 좀 더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후순위채권 만기 보유 고객 중에는 연령대가 60대 전후

고객도 많다. 이분들은 과거와 달리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매월 고정적인 생활비 니즈와 어느 정도 자기 자신을

위해 금융 자산을 사용할 니즈도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장기 비과세 상품과 즉시연금, 월 지급형 구조의 상품을

다양하게 살펴보고 미리 준비한다면 저금리 시대를 극복할

실질적 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0년 동안 슈퍼리치의 자산관리를 하다 보니 슈퍼리치

고객 중에서도 만기 전에 적극적으로 만기 대안 상품을

찾는 고객과 만기에 임박해 상품을 알아보고 고민하는

고객이 있다. 최소한 만기 2개월 전에 자신의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자산관리 전문가와 상담한다면 좀 더

유리한 결과치를 얻지 않을까 싶다.

필자가 한국의 슈퍼리치와 관련한 책을 통해 자수성가한

100억원대 슈퍼리치의 자산관리 습관을 살펴보니 금융

자산을 불리는 데에서 일반인과 다른 좋은 습관이 있었다.

또 슈퍼리치 간에도 자산 규모에 따라 투자 성향과 상품

선별 기준이 달랐는데, 큰 고객일수록 비과세 상품과

[정기예금+α]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 절세와 안정된

자산관리를 선호한다. 개인당 2억원 한도 비과세 상품의

활용과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정기예금+α] 상품으로

슈퍼리치의 현명한 자산관리 습관을 배워보자.

신동일KB국민은행

대치PB센터 팀장 [email protected]

Page 47: 근육 붙은 몸짱 시니어 되자 GOLD & WISE 7월호

Art Gallery_작은 미술관

프레더릭 에드윈 처치는 자연을 ‘신이 창조한 건축물’로 비유하며,

장엄한 자연 경관을 놀랍도록 세심하게 묘사해낸 화가다.

그의 역작으로 칭송받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천지를 뒤흔들 기세로

맹렬히 떨어지는 물소리가 귓전에 들릴 듯이 기운이 생동한다.

빛과 물, 아스라이 드리운 무지개의 영롱한 색채를 묘사한 붓놀림은 탄성을 자아낼 만큼 환상적이다.

ⓒ 처치 ‘나이아가라 폭포’ (유화, 260x231cm, 1867년, 에든버러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KB NewsKB, 최우수 수출입금융 은행으로 우뚝 서다 ........................................................92

KB Letter전문 구호 활동 교육을 이수한 ‘KB 50인 봉사단’ ....................................................93

KB STAR TABLE펀드 투자 고객 초청 ‘힐링 커뮤니케이션 세미나’ 실시 ..............................................94

KB PBGOLD&WISE와 함께하는 커피 아카데미 ..........................................................95

&KB&KB는 고객에게 드리는 KB의 다양한 서비스 정보와 혜택을 담았습니다

Page 48: 근육 붙은 몸짱 시니어 되자 GOLD & WISE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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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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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이 2013년 주요 금융 전문지로부터 한국 최우수 수출입금융 은행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14년에도 영광의 행보를 이어갔다. 금융 전문지 <아시안 뱅커(The

Asian Banker)>와 <트레이드 파이낸스(Trade Finance)>로부터 ‘한국 최우수

수출입금융 은행’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은 것. <아시안 뱅커>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금융 산업 관련 연구 조사 및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1996년 설립된 금융 전문지다.

매년 각 금융 부문별로 최우수 금융 기관을 선정해 발표하는데, 수상 기관 선정은

거래 규모, 수출입 관련 신상품, 고객 서비스 등 수출입금융 업무 전반에 대한 리서치,

설문조사 등의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트레이드 파이낸스>는 세계적 금융 정보지인

영국의 <유로머니(Euromoney)>가 발행하는 무역금융 전문 월간지로, 매년 각 부문별

최우수 금융 기관을 선정해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회사, 로펌, 무역회사 등의 임직원

1만 6,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자사 홈페이지 투표를 통해 1차 후보 선정 후, 후보

은행들의 수출입금융 업무 전반에 대한 리서치, 설문조사를 통해 최종 수상 기관을

선정해 발표한다. KB국민은행의 ‘한국 최우수 수출입금융 은행’ 수상은 그동안

수출입 거래 등 외환 업무에 대한 전행적 관심과 지원, 고객 서비스 강화, 우수한 업무

역량이 요구되는 트레이드 파이낸스 실적 등을 인정받은 결과다.

KB국민은행은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도 주요 금융 전문지로부터 최우수 수출입금융

은행 상을 수여함으로써,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외국환 전문 은행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KB국민은행은 앞으로도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그와 함께 세계적인 금융 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다.

KB, 최우수 수출입금융 은행으로 우뚝 서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 최우수 수출입금융 은행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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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letter

급작스레 닥친 재난·재해 현장에서 민간 봉사자의 구호 활동은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런데 구호 활동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평소 응급 상황에 대처하는 응급

처치법이나 재난 구호와 관련된 교육을 통한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KB국민은행은 지난 6월 18일과 19일, 이틀간 대한적십자사 긴급구호종합센터에서

‘KB 50인 봉사단’의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지난 2012년 출범한 ‘KB 50인

봉사단’은 KB국민은행 본부부서 직원 중 봉사활동에 남다른 사명감을 가진 단원들로

구성돼 있다. 봉사단은 평상시 재난·재해 예방 활동을 펼치고, 위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해 전문적인 구호 및 복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긴급구호종합센터에서 진행된 역량 강화 교육은 전문 강사로부터 심폐소생술을

비롯한 응급 처치법과 재난 이재민의 정서적 고통을 위로하는 심리 사회적 지지

프로그램, 재난 현장에서의 봉사자 역할 등 재난 구호와 관련된 종합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교육에 참가한 한 봉사 단원은 “재난·재해 상황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위해 교육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수료 소감을 밝혔다.

‘KB 50인 봉사단’은 앞으로 보다 체계화된 정예 봉사단으로 활동하기 위해 재난 관리

책임 기관인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전문적인 구호 교육 및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KB 50인 봉사단’ 외에도 국립서울현충원 봉사활동, 정동

문화재 지킴이 등 다방면에서 봉사활동을 비롯한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KB의 진심을 담은 뜻깊은 사회공헌 활동은 앞으로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변함없이

이어질 것이다.

전문 구호 활동 교육을 이수한 ‘KB 50인 봉사단’

‘KB 50인 봉사단’은 재난·재해 현장에서 전문적인 구호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교육을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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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STAR 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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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은 고객 중심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투자 상품을 사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 일환으로 KB국민은행은

펀드 투자 고객에게 시의적절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고객과의 장기적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자 지난 4월부터 ‘힐링 커뮤니케이션’ 세미나를 실시해왔다. ‘힐링 커뮤니케이션’

세미나에서는 리밸런싱(자산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필요한 펀드를 보유한 고객에게

향후 금융 시장 전망을 안내하고, 효율적인 펀드 관리 전략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패널 토의 방식으로 전달했다. 본 세미나의 핵심인 패널 토의는 주요 자산운용사의

시장 전문가로 구성된 패널들이 선진국과 신흥국, 국내 시장에 대한 자기 견해를

논의, 점검하며, 참석 고객과 함께 앞으로의 전망을 공유한 자리였다. 또 펀드 투자자

대부분이 고민하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브릭스 및 중국 펀드의 관리 방안을

모색하는 등 고객과의 펀드 투자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정보 전달에도 주력했다.

논의 이후 계속된 Q&A 시간에는 투자 자산군별 세부적인 투자 전략과 환율 전망 등

참석 고객이 그동안 궁금해하던 다양한 분야에 대해 묻고 답하며, 시장 전문가와 고객

간 쌍방향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한편, 참석 고객 대부분이 여러 분야의 자산관리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는 점을 감안해, 펀드 관리에 국한하지 않고 세무 및 부동산 이슈를

공유하는 시간도 가지면서 전반적인 자산관리 방법을 안내했다.

KB국민은행은 앞으로도 금융 시장을 선도하는 자산관리 전문 은행으로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신속 정확한 시장 정보와 투자 전략을 제공할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며, 고객 중심의 펀드 사후 관리 서비스를 강화에도 더 힘쓸 것이다.

펀드 투자 고객 초청 ‘힐링 커뮤니케이션 세미나’ 실시

KB국민은행은 펀드 투자 고객을 직접 만나 시의적절한 투자 정보를 제공,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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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프라이빗 뱅킹 GOLD&WISE에서는 지난 5월부터 두 달 동안 전국 23개 PB센터

고객을 대상으로 ‘커피 아카데미’ 강좌를 실시했다. 이번 아카데미는 ‘알고 마시는

커피가 더 맛있다’는 주제로 ‘GOLD&WISE 커피’ 개발에 참여한 ㈜커피헌터의 서진원

대표가 ‘GOLD&WISE 커피’를 소개하고, 좋은 커피를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커피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돕기 위해 커피의 역사 및

커피와 건강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것으로 행사는 시작됐다. 이와 함께 핸드 드립

기구, 핸드 드립의 기본 자세 및 추출법 등도 직접 실습해봤다. 커피에 관심이 많은

고객이 모인 자리에서 진행된 행사인 만큼 고객들은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하며 강의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유럽 로스터와 바리스타 자격증을 소지한 서진원

대표가 현장에서 직접 드립 커피(Drip Coffee)를 맛있게 추출하는 과정을 시현하고,

그 커피를 시음하는 시간에는 커피의 향과 맛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는 등 참석한 많은

고객이 ‘GOLD&WISE 커피’에 대해 만족을 표시했다.

‘GOLD&WISE 커피’는 오로지 KB 프라이빗 뱅킹 GOLD&WISE에서만 맛볼 수

있는 GOLD&WSIE 고객만을 위해 개발한 커피로, 항상 차별화되고 앞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해온 GOLD&WISE 노력의 산물이다. 이번 ‘커피 아카데미’ 행사는

그런 노력의 결과물을 고객에게 처음으로 소개, 공유하는 자리기에 더 뜻깊었다.

앞으로도 KB 프라이빗 뱅킹 GOLD&WISE는 고객 마음속의 니즈를 발견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그 니즈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GOLD&WISE와 함께하는 커피 아카데미

KB국민은행은 PB센터 고객을 대상으로 ‘커피 아카데미’ 강좌를 실시했다.

kb 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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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0: 근육 붙은 몸짱 시니어 되자 GOLD & WISE 7월호

Essay_그림편지

나팔꽃 그녀가 속삭입니다.

“어제 수고 많았습니다.

잘들 잤나요? 이제 일어나세요.

그리고 오늘도 어제처럼

즐겁게 하루를 열어봅시다.”

모두 대답합니다.

“네-!”

일어나세요 - 글ㆍ그림 이수동(화가)

ⓒ ‘일어나세요’(캔버스에 아크릴릭, 27.3x 22cm,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