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의 봄_the spring of thirty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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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을 맞아 발행한 에세이, 셀프퍼블리싱 작업물http://skleeidea.tistory.com/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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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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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의 봄

글�그림 이성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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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의 봄

서른을 무직으로 맞이한다는 것은 그리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내 자신한테

는 그럭저럭 계획도 설명하고 했기에 합의가 잘 이루어지는 편인데, 부모님

한테는 여간 죄송스러운 게 아니다……

뭐 어쨌든 난 올해 서른이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뀐 것을 제일 먼저 느끼게

해 준 것은 주위의 놀림이 아니라 뉴스에서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안 그랬는

데 서른이 된 후에 뉴스에서 이십 대에 대한 이야기보다 삼십 대에 대한 이야

기에 귀가 솔깃해졌다. 뉴스의 내용은 별 대수롭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솔깃했던 내 자신의 모습은 아직 남아있다.

언젠가 내 책을 꼭 한번 내고 싶단 마음이 있었다. 실행은 요만큼도 안 하면

서 그저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우연찮은 기회로 책을 만들어보고, 또

그런 책을 유통할 수 있는 자리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책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서른을 맞아, 그것도 봄을 맞아 책이 나온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책을 기획하면서 호응이 너무 좋아 교보 문고에 들어가고 팬 사인회까지 하

는 상상을 해 봤다. 그때 사람들이 찍는 사진에 이상하게 나와서 디씨갤에 퍼

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했다. 역시 국 중에는 김칫국이 시원하고 작살난다.

몇 해 전부터 봄이 오는 게 좋았다. 따듯한 기운이 돌고 파릇파릇한 색을 보

면 힘이 난다. 나도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동시에 들어 좋다.

작년까지 나는 삼재였다. 삼재가 뭔지 아직 잘 모르는데 뭐 3년간 재수가 없

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 미신을 믿진 않지마는 삼재를

벗어남과 동시에 서른이 되고 봄도 되니 뭔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어느 날 A가 말하길 된다고 생각하면 정말 되더라. 그러니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라고 했던 말이 자꾸 떠 오른다.

그래 뭐든지 된다. 결국엔 다 잘 될 거다. 내 나이 서른이니까 지금은 봄이니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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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삼십 평생 향수를 내 몸에 뿌려본 적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다. 종종 길을

걷다 은은한 향수내(여기선 이 발음이 맞다.)가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나랑

비슷한 또래가 젠틀한 태도를 취하면서 그에 어울리는 향을 풍기기라도 하면

은근 부럽기도 했다.

그래서 나도 향수 한번 사 볼라 치다가 가격에 비해 그 코딱지만한 양에 매번

돌아섰다. 꼭 돈에 눌려 향수를 못 사는 건 아니다. 지독한 향숫내(여기선 이

게 맞다.)가 골을 아프게 하듯이 강한 향수의 인위적인 냄새가 난 싫다. 독한

향기는 사람을 싸구려로 만든다.

사실 사람에게 나는 냄새 중에서 향수의 향보다는 샴푸나 비누의 향이 마음

에 든다. (물론 이것도 인위적이긴 하지만) 그런 향을 맡게 되면 상대가 참 건

강해 보이면서 끌린다. 언젠가 들은 얘기로는 자신에게만 나는 특유의 향기

를 맡을 수 있는 몇몇의 이성이 있단다. 이런 커플(상대의 자연적인 향에 끌

려 이루어진)이 결혼할 경우 그렇지 않은 커플보다 이혼할 확률이 6배나 낮

다고 한다.

우선 이 말의 진위를 떠나서 나는 믿는다. 내겐 이런 경험이 있으니 말이다.

스무 살 때 같이 알바하던 여자애한테서 항상 좋은 냄새를 맡았다. 그냥 평범

했고 관심도 없었는데, 좋은 향이 나서 무슨 향수를 쓰는지가 궁금했다. 말을

틀 정도의 사이가 된 후에 물었는데, 그에 대답으로는 향수도 샴푸도 비누 냄

새도 아니란다. 더불어 같이 일 하던 내 친구들은 향기를 못 맡았다고 한다.

그 때 했던 당황이 아직도 내 기억속에 있다. 물론 그 친구는 그 때 잠시 같이

일하고 다신 못 봤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난 내 몸에서 좋은 향기가 났으면 싶다. 그것도 아주

건강한 향기가. 그래! 앞으로 잘 씻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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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다 가끔 고깃집 간판을 볼 때가 있다. 간판에는 돼지나 소가(특히 돼지)

불 위에서 웃고 있다던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데, 이게 선뜻 이해 가지 않는다.

주인이 웃고 있다거나 먹는 사람들이 웃고 있으면 모를까 자신이 죽임을 당

해서 먹히는 건데 웃고 있다니. 그런 간판을 맨 처음 생각한 사람은 누굴까?

그리고 그 간판을 마냥 사용하는 사람들은 누굴까?

간판

길을 걷다 보면, 자주 괜찮은 여자들을 마주친다. 그럴 때면, 결국은 절대 일

어나지 않을 일이란 걸 알면서도 그 빌어먹을 혹시나 때문에, 의식하며 걷는

데 에너지를 쏟게 된다. 그 본능적인 쇼맨십과 함께 혹시나 했던 일은 언제나

역시나가 되면서 괜찮았던 그 여자는 내가 자기를 의식하고 있는지 모르는지

내 옆을 무심히 지나간다.

그렇게 지나친 여자가 도대체 몇 명일까 하는 생각이 을지로 3가를 걷다 문

득 떠 올랐다. 내 기억력이 안 좋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내 기억에 같은 여

자를 두 번 이상 마주친 적은 없는 거 같은데…….

어느 두통약의 광고처럼 빠르게 내린 결론은 결국 지구엔 괜찮은 여자가 엄

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만도 수만 명은 족히 넘을 꺼 같다는 느낌

이 든다. 사람마다 취향과 기준이 다르겠지만 괜찮은 여자가 엄청나게 많다

는 것은 다 동의하지 않을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수많은 수만 명들은 다 나를 모른다는 것이다. 젠장!

괜찮은 여자는 많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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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욕심이 많은 편이다. 이것저것 관심도 많고, 흥미 있는 건 조금이라도 내

손으로 하나씩 해 보고 싶다. 예를 들면 블로그가 그렇다. 블로그를 시작해보

려고 하는데 내가 아는 네이버 블로그 말고도 스킨을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

는 티스토리란 게 있단다.

관심 갔다.

우선 스킨을 편집하려면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의 일종인 HTML과 CSS란

걸 알아야 한다. 개념이 별로 안 잡혀있기 때문에 이것을 어느 정도 자유롭게

쓰기 위해서 약 한 달 정도 걸린 것 같다. HTML/CSS가 손에 익어서 블로그

스킨을 제법 만질 줄 알았을 무렵 문득 ‘플래쉬를 좀 할 줄 알면 좀 더 재미난

블로그 스킨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는 도서관

가서 플래쉬 관련 서적을 빌렸다.

그렇게 하다가 문문득(오타가 아니다.) ‘자바 스크립트를 익히면 보이는 것

뿐만 아니라 반응할 수 있는 블로그를 만들 수 있어’ 했다. 이후로는 한 손엔

자바 스크립트, 다른 손엔 플래쉬 액션 스크립트 책을 들고 공부했다. 공부가

재미있었냐고? 나름 괜찮았다. 진도가 안 나가는 거 빼고는.

욕심과 판단 진도 뺄 생각은 안 하고 그 다음엔 PHP, 애프터 이펙트 등 도서관에서 빌리

는 책의 종류만 달라졌다. 그렇게 하다 보니 지금은

HTML/CSS “뭐 어느 정도는……”

자바 스크립트 “잘 몰라”

PHP “제자리…..”

플래쉬 “그냥..”.

.

.

이렇게 됐다. 뭐 잘하는 거 있나 물어오면 자신 없다. 그냥 이것 찔끔 저것 찔

끔 그렇다. 블로그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해서 모션 그래픽, PHP까지 왔다.

그것도 오로지 관심만.

하나의 예를 들었는데, 가만 보면 내 삶에 이런 모습이 많이 있다. 욕심 호기

심은 많아서 이것 저것 열심히 찔러보는데 자신 있는 하나를 꼽으라면 애매

하다. 어느 하나에 당당하지 못하겠다. 일전에 일본의 나카가키 노부오라는

선생님의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다음 일을 시작하기 전에 제로 상태로 만들어라”

라고 하셨던 말씀이 심하게 기억난다. 나는 다음 일을 시작하기 전에 무슨 상

태였는가. 나는 일을 벌이기만 했다. 일을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무리

도 중요하다. 내 스스로가 그렇게 마무리 못하는 사람이란 걸 최근에 와서 깨

달았다.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스스로에게 묻는다.

욕심이 많은 건 좋다. 그러나 여기엔 책임감과 판단력이 따라야 한다. 하나에

집중할 수 있어야겠다. 그리고 다음 것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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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너무 포장하면 그때는, ‘남들이 생각하는 나’와 ‘그냥 나’의 차이가

너무 벌어져 그것을 좁히기 위해 힘들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나를 조금만 포장한다.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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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들을 만나면 묻고 싶은 게 있다. “당신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대답

은 그것이 단기간이여도 좋고, 평생의 목표여도 좋다. 특히나 매우 열심히 일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묻고 싶다. “당신은 목표가 무엇이길래 이리도 열심히

하는 겁니까?” 간혹 보면 목표 없이 그저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데, 그런 경우는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효과적이지 않다고 본다.

쉬운 예지만, 소를 끌고 괭이질을 할 때 멀리 있는 나무 하나를 보고 가야 똑

바로 흙을 엎을 수 있다. 그런데 그저 열심히 소 엉덩이만 쳐다보고 일을 하

다 보면, 어느새 전혀 엉뚱한 곳에서 흙을 엎고 있을 수가 있다. 무슨 일이든

목표에 맞게 계획을 잡고 일을 진척해야 한다. 그래야 효과적으로 내가 원하

는 것을 얻을 수 있다. 그저 목표 없이 열심히만 하다 보면 나중에 내가 원치

도 않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나는 열심히 최선을 다 했는데도 말이다.

그렇다고 뭐든지 계획을 짜고 목표를 정해서 달리자는 것은 아니다. 살다 보

면 비효율적일지라도 그냥 하고 싶은 일이 있다. 가끔은 목표 없이 쓸데없이

내가 하고 싶은 것, 그냥 해 보고 싶은 것을 하는 것도 좋은 일 같다. 이런 일

들은 인생의 여유와 자기 만족의 시간을 보장한다.

또 때론 열심히 하고 싶은데 목표를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저 열심

목표 히 하다 보면 뭔가 보이겠지 라는 것인데, 이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은 하얀 도화지 가운데 서 있는 것과 같다. 이제 열심히 자신의 목표를

찾아서 달리면 되는 것이다. 목표를 찾기 위해 열심히 하면 된다.

나의 목표는 무엇인가? 하루하루 잘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매일매일의 행

동은 나의 목표와 얼마나 잘 부합하는가 생각해봐야 한다. 나는 목표와 다른

곳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고 만약 그렇다면 얼른 정신 차

려야 한다. 하루는 절대로 허투루 보내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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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디자인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디자인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

가 디자인한 결과물이 박수를 받는다면 디자이너들보다 그냥 보통 사람들에

게 받고 싶다. 디자이너가 된다면 보통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디자이너가 되

고 싶다.

보통 디자이너

ⓒ Anirudh K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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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설 깬 잠에 비가 오는 것을 느꼈다.

‘장마도 아닌데 뭔 비가 또 온담.’

속으로 중얼거리며 지금이 6시라는걸 눈치챘다. 수영이 7시니까 조금 더 자

도 될 거 같고, 비 오는 날엔 수영 같은 건 가지 말아야 하지 않을 까란 왠지

모를 고민에 잠시 빠졌다. 하지만 어제 자유형 호흡이 조금씩 되가는 게 생각

나 침대에서 일어났다.

‘게으르면 아무것도 못한다. 게으르면 아무것도 못한다.’

몇 달 전에 새긴 내 좌우명중 하나다.

11:15

친구랑 점심 약속이라 옷을 얼추 차려 입었다. 비가 오는 바람에 바지를 좀

접고 검은색 조리를 신었다. 괜찮았다. 비도 많이 내리지만 바람도 강했다.

‘좀 추운데’

광화문까지 가서 점심을 먹었다. 친구는 직장인만의 맛집 골목 같은 곳을 요

2008년 8월 22일 리조리 뒤지더니 결국 내가 잘 먹지도 않는 칼국수집으로 들어갔다. 좀 춥다

했는데 따뜻한 국물도 괜찮겠다 싶었다. TV에선 올림픽 준결승 야구가 생중

계됐다. 한일전이라 시청률이 좀 될 듯.

나는 야구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지루하다.) 한일전이라 그런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관심 있게 봐서 그런지 어쨌건 나도 야구를 관심 있는 척 봤다. 4회

말 0대 2로 지고 있는 상황. 노 아웃 일 삼루에 이승엽이 나왔다. 이승엽이 강

타자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국물을 후루루 한번 마시고 TV를 보기 위해 뒤

로 고개를 돌렸다. 왠지 홈런이 나올 것 같은 긴장감.

첫 공에 병살타를 때린 이승엽은 내 친구에게 욕을 한번 후루루 먹었다. 친

구가 점심값을 치른다기에 기분이 좋았다. 가만히 있기 뭐해 난 커피를 샀다.

달달한 카라멜 마끼아또를 마시고 친구와 헤어졌다. 커피는 비싸서 싫다. 비

는 옆으로 불고 있었다.

17:18

친구와 네이트온으로 떠들다 친구가 얼기설기 만든 웹사이트를 봤다. 멋났

다. 예전부터 나도 웹사이트를 만들고 싶었는데, 실상 그렇게 만들고 싶진 않

았었나 보다. 아직까지 손 하나 까딱 안 한 거 보면 말이다.

갑자기 가만히 있음 안되겠다 싶어, 동네 도서관에 가서 웹사이트 관련 책을

빌리기로 맘을 먹고 시계를 봤다. 도서관 책 대여마감시간은 18시다. 후다닥

뛰어 나갔다. 조리를 싣고 뛰다 보니 발가락 사이가 좀 아팠다. 뛰고, 뛰듯이

걷고 해서 도착한 도서관. 안내문에 평일은 22시까지 대여한다고 나와있었

다. 승질이 잠시 나면서도 다행이지 싶다. 앞으론 좀 더 여유 있게 책을 빌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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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겠다. 옆구리에 빌린 책을 끼고 걸었다. 비는 거의 멈췄다.

18:30

지나가는 빨간색 광역버스의 색이 분명하다. 영국버스 같은 느낌도 난다. 물

론 영국을 가본적은 없다. 공기가 신선하다. 늘 그러하듯 무단횡단을 노리고

신호등 앞에 서 있었다. 맞은 편 할머니도 서 계시다가 같이 무단횡단을 하신

다. 걱정 된다. 무단횡단을 하고 나서 걷다가 개미를 발견했다. 밟지 않으려

고 발을 틀었다.

집으로 가면서 저녁은 뭘 먹을까 고민하던 찰나 냉동고에서 적어도 3개월 이

상은 봐 왔던 닭가슴살이 생각났다. 나는 번개탄을 사기 위해 동네 킴스클럽

에 들어갔다. 닭가슴살 요리법은 모른다. 그냥 집에 굴러다니는 소스와 마늘

을 버무려 번개탄에 구워 먹으면 맛있을 거 같았다.

번개탄 3개를 사서 계산대에 갔다. 아주 약간의 차이로 먼저 온 못생긴 아줌

마가 계산대에 짐을 올려놓고 있었다. 얼핏 봐도 20개는 넘는 품목이다. 물건

을 올리다 날 한번 쳐다본다. 난 눈을 마주쳤다.

‘그래 난 한번만 찍으면 되는데 나에게 양보해줘’

그 아줌마가 약간의 센스라도 가지고 있었으면 “먼저 하세요.”라고 했을 것

이다. 봉투에 짐을 넣는 그 아줌마를 다시 봤다. 많이 못생긴 거 같다. 한 손

엔 책과 한 손엔 번개탄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좀 신났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엄마가 아침에 구워 먹으라고 했던 제육볶음

이 생각났다. 멍청하단 생각보단 제육볶음 먹을 생각에 더 신났다. 한쪽엔 제

육볶음을, 다른 쪽엔 닭가슴살 소스를 만들었다. 매콤한 굴 소스에 양파랑 마

늘을 썰어 넣고 그냥 볶았다. 구수한 냄새! 오래된 닭가슴살은 꽝꽝 얼어 있

었다. 전자레인지에 꽤 돌렸더니 좀 풀어진다. 그런데 왜 닭가슴살 냄새는 그

리 역겨울까? 물로 꽤나 씻었는데도 냄새가 났다. 그래도 일단 굽는 거다. 옥

상에 올라가 번개탄에 불을 붙였다. 은은하게 구워지는 닭가슴살 냄새가 좋

았다. 비가 조금 내렸는데 왠지 운치 있는 거 같았다. 정말 맛있게 구워진 닭

가슴살과 제육볶음+스크램블로 상을 차리고 TV를 보며 먹었다. 정말 맛있

게 구워진 닭가슴살은 정말 맛이 없어 두입 먹고 버렸다. 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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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냥 평범했어.

친구들이랑 노는 게 좋은 평범한 아이.

가끔 술도 마시고, 당구 치고, 공부도 보통 정도 하고.

특별히 대학가고 싶은 이유는 없었어. 그렇다고 대학을 안 가겠다는 맘도 없

었지. 고등학교 졸업하면 다음은 당연히 대학이라고 생각했어.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은 단 한번도 한 적 없었지.

재수를 했었는데 그때는 정말 대학가고 싶었어. 왜냐하면 남들에게 뒤쳐진

다고 생각했어. 같은 나이에 친구들은 대학생이 됐는데 나는 뭔가 하지 않으

면 안 되는 상황. 항상 수동적으로 살았는데 그것도 이제 군대 말고는 수동적

일 게 없는 상황. 자존심이 상했는지 그땐 참 분했었어. 재수할 때 들었던 시

간, 비용도 있고

그러니까 대학 붙으려고 이공계로 교차지원을 그것도 알지도 못했던 대학(세

종대)에 그냥 아는 형 따라 왔다가 학교가 예뻐서 지원해서 붙었어.

크게 기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노력한 대가를 받은 거 같아서 뿌듯했지.

대학가서는 처음에 잘 적응 못했어. 재수했는데 동기들이 나이도 어리고 해

난 그냥 평범했어 서 스스로 어른스럽다고 생각했나 봐. 분명 그랬어. 아는 애는 많은데 정작

친한 친구는 없는.

그러다 연극 동아리에 들어갔지. 예쁜 여자 있을 거 같고, 살면서 연극무대란

곳에 한번 서 보고 싶어서. 힘들고, 독특했어. 좋은 경험!

군대 다녀와선 그냥 열심히 공부했어. 하고 싶은 게 특별히 없어서

지금 하는 거나 열심히 하자고 했으니까. 그러다 보니 욕심도 생겼어.

인간은 아는 만큼 보이는 거 같아. 대개는 모르면 그냥 경험해보는 거지.

한 두 번 해본 일이 너무 즐겁고 재미있고 그러진 않더라고. 내 경우일수도

있지만. 계속 해보면 재미가 생기고 목표도 생기는 거 같아.

인생의 목표는 점차 정해지고 있는 거 같아. 나라는 사람의 가능성이란 것이

점점 눈에 보이는 거지. 괜찮은 사람이 될 거야. 주위 사람들한테 그런 소리

를 듣는. 그게 내 인생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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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무등을 탔다.

아버지의 무등을 타고 신호등 앞에 서 있다.

모처럼 맞은 휴일에 온 가족이 나들이를 하러 가는가 보다.

무등이란 단어가 제법 낯설다.

그리고 참 행복해 보인다.

무등...무등...무등산 호랑이???

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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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바보 같은 일을 해 내곤 한다. 어제 저녁 누룽지를 먹다 어금니 사

이에 끼었길래, TV보는 내내 심심풀이도 할 겸 손가락으로 그 누룽지를 이렇

게 이렇게 했다. 간만에 느끼는 억척스러운 녀석이어서 그런지 그 누룽지는

좀처럼 띄어지지 않았다.

자기 직전,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서도 계속 그 누릉지를 제거하려는 내 손가

락은 바빴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노력할수록 어둠 속에서 조금씩 분쇄

돼 나오는 누룽지 조각을 느끼고 나름 흐뭇했다.

다음날 아침, 아직도 완벽히 띄어지지 않은, 굉장히 강력한 누릉지의 실체를

확인하고자 거울을 본 순간, 누룽지가 끼었다고 추측되던 그 위치의 이 바깥

이 깨져 있었다.

내가 내 이를 갉았구나….... 그리고 흐뭇해했구나…….

어쩐지 너무 강력하다 했다. 헤헷

바보와 누룽지

열심히 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열심히 하면 잘 하게 되는 것이 어느 정도 상관이 있을지는 몰라도 ‘열심히’

와 ‘잘’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어렸을 때는 그저 열심히 한 것이 그 나름대로

의 보상을 받을지언정 머리가 크고 책임이 따르는 나이에서는 단지 열심히

했다는 것은 변명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의 나이에 비춰 봤을 때 “열심히 했습니다.”란 말이 부끄러울 때가 있는

가? 그렇다면 정말 열심히 수박 겉만 핥은 것이다. 열심히 하는 것은 중요하

지만 잘 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열심히가 부끄러운 변명이 되지 않기 위해

서는 수박을 쪼개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수박 쪼개는 것이 쉽지 않듯이 열심

히 하고 게다가 ‘잘’까지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열심히 잘할 수 있다. 파이팅!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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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9

이른 아침.

두 개의 건물.

그 사이에 뜬 조용한 봄날의 태양.

아직은 덜 터진 개나리의 소박한 꽃망울.

봄이다.

ⓒ foxypar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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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뻗친다. 이 놈의 똥차가 있는 대로 늦게 가는구나. 아니 운전기사양반이

문제겠지. 9시반 수업시작인데 시계는 벌써 9시 55분을 가리킨다. 애초에 늦

은 건 나겠지만, 버스가 평상시대로만 혹은 조금만 빨리 가 줬으면 지각은 안

했을 것 같은 마음이었다. 이런 마음이라 그런지 지금 운전기사양반이 더욱

애석하다. 배차 시간을 맞추려고 그러는지, 회사에 앙심을 품어 승객들의 불

만을 폭발 시키려는 지는 몰라도 어쨌건 지금 버스는 평균속도의 절반으로

기어가고 있다. 차나 밀렸으면 애먼 분을 삭이고나 있지. 지금 앞차는 저만

치 있다.

“빨리 달리란 말이야. 기사양반새끼야” 속으로 말했다. 기사를 흘겨보니, 천

하태평이다. 아무리 봐도 일부러 천천히 가고 있다. 마치 날 놀리는 것 같다.

왜 이런 날 난 맨 앞자리에 앉았을까 그것도 기사의 행동거지가 제대로 보이

는 대각선 자리 말이다.

이번에도 앞에 차가 한대 끼어든다. 다른 차들은 줄줄이 비엔나처럼 열 맞춰

가고 있는데 이 빌어먹을 버스만 앞차와의 거리가 100m유지하고 있다. 역시

이번에도 차가 끼어든다.

다른 사람들은 열 받지 않나? 분명 나 말고도 지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 텐

지금 장난하나? 데…… 이미 지각은 했고, 얼마나 더 지각하는지가 문제인 상황에 차분하기

가 힘들다. 모른 체 하려고 휴대폰 음악이나 듣자 싶은데, 휴대폰 이어폰을

안 가져왔다.

남 탓하지 말자. 다른데 집중하자 싶어도 계속 기사양반과 계기판에 눈이 간

다. 기사 양반이 내 눈을 한번 바라봤으면 싶은 심정으로 어금니를 깨문다.

“아저씨, 지금 장난해요? 이렇게 버스 몰아도 됩니까?”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기사 옆으로 가서 창문을 두드리고 이런 말을 하는

상상을 하던 찰나 내릴 정거장이 다음이란 안내 방송이 나왔다. 차가 멈추자

버스에서 내렸다. 있는 힘껏 뛰면서 늑장부린 자신을 탓해본다. 버스가 언제

출발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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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3

버스에서

화장실에서 응가 눌때

멍하니 의자에 앉아 있을때

다양한, 풍부한, 기발한 생각들이 나던데.

뭔가를 할려고 하면 언제나 기억이 안 난다.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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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먹다가 친구가 물었다.

“야 동네에 자전거 파는 데가 어디냐?”

퍼득 떠 오른 A라는 자전거 점포.

“우리 짬뽕 맛있게 먹은데, 그 근처에 있어”

말해 놓고 생각해 보니 B라는 자전거 점포도 생각났다. B점포는 친구네 집에

서 더 가깝다. 그런데 B는 지금도 운영되는지 가물가물하다. 그래서 B점포는

친구에게 말하지 않고, 그냥 술을 마셨다.

밤 12시가 지나고 친구와 헤어진 나는 집까지 걸었다. 봄이 왔는지 늦은 밤

임에도 날씨가 상쾌하다. 적당히 피곤하고 적당히 취해서 기분 좋았다. 노래

도 흥얼거리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옆을 보니, A 자전거 점포가 보

인다.

‘어! B는 왜 못 봤지?’

인지 B점포는 A점포를 가는 길목에 있다. 분명 그 길을 걸었음에도 B점포에 대한

기억이 없다.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잡생각에 못 볼 수 있지만, 아까 한 얘기

가 떠 오르면서 안타깝다. 뒤 돌아 가서 확인하기엔 피곤하다.

외나무 다리에서 지나치는 사람도 기억 못할 수가 있다. 극단적인 예이긴 하

지만, 정말 그럴 수도 있지 싶다. 있음과 있음을 인지하는 일은 다르다. 여기

서 좀 더 발전 시키면 내가 한 말이 모두 상대에게 전달되는 건 아니다. 이건

좀 다른 얘긴가? 그럼 여기선 여기까지.

A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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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때가 다 돼서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타러 가는데 길 반대편 초등학교 앞

이 북적거린다. 뭔일인가 싶었는데 정문 위에 “입학을 축하합니다”라는 플랜

카드가 보인다. ‘입학식인가 보네.’

입학식 풍경 오랜만이다. 학원에서는 전단지를 돌린다. 지금부터 시작인가

싶어 서글프면서 한편으로 재미있다. 교회에서도 왔다. 왜 왔는지도 궁금한

데 그 세가 제일 크다. 앞에 (마시는)차도 가져다 놓고 교회 팜플렛인지 뭔지

를 돌리면서 거기에 웃음도 얹는다. 전도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지금

보니 절호의 전도찬스 같다. 너무하다 싶지만 그것도 한 풍경이다.

가까이 가서 보고파 길을 건넜다. 학교 안에는 못 들어가게 했는지 많은 엄마

(아빠는 다 일 나갔나 보다)들이 정문 앞에서 발을 구른다. 옆에 엄마와는 같

은 처지임에도 초면일 테니 서먹함이 한눈에도 뵌다. 모두가 학교 건물 쪽에

만 시선을 둔다.

몇몇의 아이들이 내려오고 내 앞에는 한 아이와 엄마가 앞서 걷는다. 아이의

손에는 교회에서 나눠준 파란색 풍선을 들고 다른 손은 엄마 손을 꼬옥 잡았

다. 그 엄마를 보니 반 단발머리에 얼추 33살 정도 되어 뵌다. 엄마의 또래가

나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아 보여 기분이 왠지 이상하다. 엄마는 상기돼 있었

입학 다. 그 상황에 처해보지 않았어도 기대반 걱정반이 분명한 감정일 텐데 그 엄

마의 얼굴은 기대와 설렘이 많이 비친다. 나까지 들뜬다. 그 앞에는 옷만 바

뀐 아주 똑 같은 풍경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아이는 교회의 풍선을 잡고 집

으로 간다. 아이는 오늘이 자신의 인생에서 무슨 의미를 가진 날인지 알까?

초등학생들이 입학한다. 멋지게 자라줬으면 좋겠다. 봄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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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말을 잘한다. 말 하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한마디

허투루 던지는 건 없다. 되려 말 하나하나가 정확해서 정곡을 콕콕 찌른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런데 A는 대화를 잘 못한다. 그와 대화하고 있으면 답답하다. 그는 유려한

말솜씨로 그 공간의 분위기를 압도하며, 마치 자신 이외의 사람들의 말을 집

어 삼키는 것 같다. (갑자기 번쩍이는 표현이) 마치 열심히 지어 놓은 모래집

을 파도가 그 모래를 휩쓸어 백지로 만들어 버리듯 그와 대화하는 일은 파도

앞에 모래집을 짓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A는 상대가 말을 할 때 딴짓을 많이 한다. 딴짓하는 A를 보면서

말을 하는 것은 때론 상당히 당황스럽다. ‘내 말을 듣고 있는 걸까?’ 하는 생

각이 내 말을 방해한다. 그래도 가끔 끄덕이는 걸 보면 듣고 있기는 한 것 같

다. 아니면 듣고 있는 척을 하던지……

A의 대화 패턴은 이렇다.

1.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말한다.

2. 상대의 말을 듣는다.

3.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말한다.

…….

말하고 듣고 말하고 듣고, 언뜻 보면 이상적인 대화형식이겠지만, 좀 더 들여

다보면 A는 남의 말을 듣고 반응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잘 하고 상대방에게 말을 할 시간을 주는 것뿐이다. 상대의 시간이 끝나면 다

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다. 대화는 상대의 말과 나의 말이 오가면서 차곡

차곡 쌓이는 맛이 있어야 한다.

네 의견이 그래? 듣고 보니……근데 내 의견은 이래 이런 말들이 오가야 대

화이다. 내 의견은 이래. 니 의견은? 응응 알았어. 근데 내 의견은 이래. 이것

이 A의 대화 방법이다. 이런 대화 방법이 더 힘든 건 A는 자신이 대화를 잘

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일 게다. 왜냐면 앞서 말했듯이 A는 정확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회에 나갔을 때 A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 능력이 좀 있으면서 자신의 말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확실하기도 하고 책임감도 있으니 좋을 때도 있지만 대

개 사람들은 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은 싫어한다. 이 때 사람들이 쓰는 것이

그 사람 하라는 대로 하게 둬. 말 해도 안 통해. 자기가 하라고 하고 자기가

책임 지겠지 하는 식이다. 아쉬운 순간이다.

커뮤니케이션은 듣고 말하기다. 여기서 듣는 것은 상대에게 말하는 시간을

주는 게 아니라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이번 상황은 저 사람이 말이 옳을

수도 있어 하면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글을 쓰고 보니, 나나 잘하자!!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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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넌 어떤 일이 있으면 핵심을 보지 못하고 그 주변의 것들에 신경을 써”

그림으로 그리면 이렇게 되겠다.

그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그런 것 같다. 인정한다. 그런데 분하다. 이 분함을

기반으로 이렇게 생각해봤다.

어떤 문제에 대한 핵심에 접근하려면 아래와 같이 주변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 만약 핵심 주변에 신경을 쓴다면, 즉 핵심까지 도달하는 과정(나는 이

것을 ‘주변’으로 가정했다.)에 초점을 맞추면 핵심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글을 써 놓고 봐도 좀 억지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달

핵심

신경신경

신경신경

핵심

신경 신경

신경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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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는

포장을 뜯자마자 동그란 부분을 아주 크게 베어 물어야 한다.

그리고 콜라를 한 입 쪼~옥.

햄버거는 처음에 그렇게 먹기 시작해야 한다.

햄버거

ⓒ pointnsh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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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잘 안하고 사는 것 같다.

뭐 버스에서 화장실에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긴 하지만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의미 있는 생각’들은 안 하고 사는 것 같다.

생각은 않고 그냥 사는 것이다. 그저 익숙한 생활패턴에 빠져 사는 것이다.

컴퓨터나 TV 앞에서는 그냥 앉아 있는 것이다. 의미 있는 일들을 할 때도 있

지만 대개는 시간 때우기다. 멍하니 앉아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하루에 30분 정도는 나만의 시간을 가져야겠다.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떻게 살 것인지 등의 것들을 생각해봐야겠다.

차를 한잔 한다거나 가볍게 운동을 하면서 말이다. 지루한 일상이나 바쁜 일

상에 빠져서 생각하는 방법을 잊어버리지 말아야겠다.

“바빠서 할 시간이......”라는 변명이나 “해야 하는데……”라는 무책임한 다짐

은 이제 그만하고 싶다.

이제 의미 있는 생각을 할 시간을 내어야겠다.

의미있는 생각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힘들고 드러우면, 때려치워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것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생각이다. 이럴 때 때려치우는 것에

도 방법이 있다. 힘들고 드럽다고 바로 때려치우면 자칫 ‘도피’나 ‘나약’으로

비춰질 수 있다. (실상은 정말 힘들고 드러워서 이지만... ) 때문에 이럴 땐 더

욱 악착같이 일을 해야 한다. 해서 그 고된 일을 모두 이겨 내고, 주위에서 인

정을 받기 시작할 때쯤, 때려치우자. 그리고 이렇게 말하자.

“그거 해보니까 못해 먹겠더라고!”

때려치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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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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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의 봄

이성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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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5

마진 2cm, 2단 그리드

에이프랑 #121 100gsm

윤고딕 300 시리즈, 나눔명조OTF

집에 있는 프린터(EPSON TX203)

한 권씩 수작업

2. 글은 볼 수록 말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가볍게 때론 진

지하게 쓴 글들을 다듬고자 봤는데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 부분 양해와 격려를 부탁 드립니다.

1. 일부 사진은 플리커(http://www.flickr.com/)에서 저작권

표기하에 수정�배포 및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사진들을 이용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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