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대론’이란 무엇인가? · 2020-04-06 · 현재 주로 사용되는 ‘동시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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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등장과 함께 그들의 소비 패턴에 따라 소비시장도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그들의 소비는 문화와 결합해 자신들만의 소피 패턴 을 만들어내고 남들과 같기를 거부한다. 그와 동시에 소셜 미디어와 스마트 기기의 사용 빈도가 높아 여타의 다른 세대와는 다른 소비의 주 체로서의 역할을 해낸다. 그렇기 때문에 MZ세대는 누구인지 알고 그들의 소비의 특징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사회 변화를 ‘세대론’을 통해 이해하고자 하는 방식도 있다. 세대론의 렌즈를 통해서 바라보면 지금 시대의 변화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 다. 현재 사회·경제·문화적인 변화를 이전 세대와는 다른 새로운 세대의 등장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사회의 변화를 세대의 변 화와 세대 간 갈등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다른 근본적 원인들에 주목하지 못하고 세대 내의 다양한 격차들을 가린다는 비판들도 존재한 다. 세대론은 유럽의 실증주의 학자들에 의해서 처음 제기되었다. 이들은 인간의 수명이라는 생물학적 사실과 청년의 진보성과 연장자의 보수 성이라는 단순한 몇 가지 요소로 세대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이런 방식으로 세대론을 연구한 학자들은 30년을 주기로 연장자의 세대가 청 년의 세대로 교체된다고 보았다. 이는 30년을 단위로 한 세대를 인식하는 시각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동시대적 경험에 기반 둔 세대론’은 독일의 철학자이자 정신과학을 확립한 딜타이(Wilhelm Dilthey, 1833~1911) 에 의해 제기되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일 세대는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대표적으로 청소년기)에 동일한 사건들을 경험하고 비슷한 영 향을 받기 때문에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과 생활양식에 공통적인 특징을 지닌다고 하였다. 기존의 세대와 다른 경험을 한 세대가 청소년기를 거쳐 사회의 주류인 성년이 되면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국내외사례 MZ세대의 문화소비 글 : 글 : 김호현 육군사관학교 사회학 강사 1. ‘세대론’이란 무엇인가? 1. ‘세대론’이란 무엇인가? 20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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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1. ‘세대론’이란 무엇인가? · 2020-04-06 · 현재 주로 사용되는 ‘동시대적 경험에 기반 둔 세대론’은 독일의 철학자이자 정신과학을

MZ세대의 등장과 함께 그들의 소비 패턴에 따라 소비시장도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그들의 소비는 문화와 결합해 자신들만의 소피 패턴

을 만들어내고 남들과 같기를 거부한다. 그와 동시에 소셜 미디어와 스마트 기기의 사용 빈도가 높아 여타의 다른 세대와는 다른 소비의 주

체로서의 역할을 해낸다. 그렇기 때문에 MZ세대는 누구인지 알고 그들의 소비의 특징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사회 변화를 ‘세대론’을 통해 이해하고자 하는 방식도 있다. 세대론의 렌즈를 통해서 바라보면 지금 시대의 변화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

다. 현재 사회·경제·문화적인 변화를 이전 세대와는 다른 새로운 세대의 등장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사회의 변화를 세대의 변

화와 세대 간 갈등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다른 근본적 원인들에 주목하지 못하고 세대 내의 다양한 격차들을 가린다는 비판들도 존재한

다.

세대론은 유럽의 실증주의 학자들에 의해서 처음 제기되었다. 이들은 인간의 수명이라는 생물학적 사실과 청년의 진보성과 연장자의 보수

성이라는 단순한 몇 가지 요소로 세대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이런 방식으로 세대론을 연구한 학자들은 30년을 주기로 연장자의 세대가 청

년의 세대로 교체된다고 보았다. 이는 30년을 단위로 한 세대를 인식하는 시각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동시대적 경험에 기반 둔 세대론’은 독일의 철학자이자 정신과학을 확립한 딜타이(Wilhelm Dilthey, 1833~1911)

에 의해 제기되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일 세대는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대표적으로 청소년기)에 동일한 사건들을 경험하고 비슷한 영

향을 받기 때문에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과 생활양식에 공통적인 특징을 지닌다고 하였다. 기존의 세대와 다른 경험을 한 세대가 청소년기를

거쳐 사회의 주류인 성년이 되면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국내외사례

MZ세대의 문화소비글 : 글 : 김호현 육군사관학교 사회학 강사

1. ‘세대론’이란 무엇인가?1. ‘세대론’이란 무엇인가?

20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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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는 대표적으로 6.25 전쟁 이후 경제개발과 산업화를 이끌었던 산업화세대, 독재에 항거하여 민주화를 추진했던 386세대, 9

0년대 새로운 문화를 부흥했던 X세대 등이 주목받은 바 있다. 각 세대의 공통된 경험은 이전의 세대와 차별화되고 새로운 문화와 사회현상

들을 만들어 한국 사회를 질적, 양적으로 모두 변화시켰다. 지금의 한국 사회는 다양한 세대들이 만든 변화들의 퇴적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문화와 사회현상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세대는 누구인가? 바로 밀레니얼 세대(Millenniels)와 Z세대(Gen Z)

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서 태어난 세대를 지칭하며, Z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

반에 출생한 세대를 지칭한다. 이 두 세대는 시기적으로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문화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묶어서 MZ세대라

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만든 세대 개념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사회변동이 매우 급격했던 한국 사회에 적용하면 설명하기 어려운 지점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임홍택은 ‘90년생이 온다’라는 저서에서 세대를 60년대, 70년대, 80년대, 90년대 등으로 구별한다. 그는 각 출생연

대 그룹은 경험한 사회적 사건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문화적으로나 행동양식으로나 큰 차이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밀

레니얼 세대라는 개념에는 80년대 생과 90년대 생이 모두 속하기 때문에 문화적 맥락이 다른 한국 사회에서는 세대 내부의 공통점보다 차

이점이 더 부각될 수가 있다. 이러한 비판에도 ‘MZ세대’라는 틀은 딜타이의 세대론에서 주장한 공통된 경험과 문화, 생활양식들이 존재하

기 때문에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어떠한 특징을 가지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많은 언론과 서적들이 자세하게 분석을 해왔기 때문에 참고

할 만한 자료나 방법들이 많다. 먼저 MZ세대의 특징으로 정보통신기술(IT)에 가장 친화적인 세대라는 것이다. MZ세대는 이전의 세대와

달리 태어났을 때부터 인터넷과 다양한 IT 디바이스를 접한 세대(디지털 네이티브)이다. 최신의 IT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에 거부감이 전

혀 없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용하려고 하고 능숙하게 다룬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IT 디바이스는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SN

S에 글, 사진 등을 올리고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MZ세대는 SNS 활용뿐만 아니라 인터넷쇼핑, 영화감상, 배달음식 주문, 게임 등 구매활동

에서 여가활동까지 많은 활동을 스마트폰을 매개로 행하고 있다.

2.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2.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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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스마트폰은 단순한 IT 기기가 아닌 나 자신의 연장(延長)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잘 때조차 스마트폰을 가까이 하여 일어나자

마자부터 잠들기까지 24시간 항상 스마트폰을 함께하는 세대이다.

두 번째 특징으로는 MZ세대는 생애주기 내에서 세계적인 호황기의 모습보다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적으로 겪어 상승지향보다는 소확행(

小確幸)을 추구하는 세대라는 것이다. 80년대 말에 있었던 삼저호황(저금리, 저물가, 저환율)과 90년대 초 호황을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한국의 유래 없는 경제위기인 IMF 경제 위기를 경험하였다. 경제 불황으로 부모나 친척 등 주변인들의 대거 실직을 목격하여 자신들의 학업

과 진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경제 위기를 타계하는 과정에는 노동조건과 산업구조 자제가 변화하여 이전과는 다른 경제구조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새로운 경제구조는

MZ세대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비정규직과 유연한 노동환경은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을 해체하고 공적인 업무를 통한 자아실현

보다는 ‘워라밸’과 같은 업무와 다른 요소들을 중요시하기 시작하였다.

IMF 경제 위기뿐만 아니라 2008년 미국발(發) 서브프라임모기지 금융위기도 MZ세대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위기의 충격과 위

기 후의 저성장은 지속적으로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을 깨트리고 경제적 안정과 새로운 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이중적 요소를 갖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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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부모보다 못 살게 되는 세대’라고 불리기도 하는 MZ세대는 주기적 경제 불황과 낮은 경제성장률 속에서 자신들의 삶을 꾸려내기

위해 새로운 사회 환경에 적응하는 세대라고 볼 수 있다. 사회통계자료를 참고하면 이들은 이러한 구조 속에서 어떻게 하면 자신의 행복과

의미 있는 삶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큰 불황의 경험은 MZ세대가 이전 세대들과 달리 물적 소유보다는 경험과 즐거움을 더 중시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MZ세대 이전의 X세대(

70년대 생)들은 한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과 해외여행 자유화, 높은 대학진학률 등을 통해 부모인 베이비붐 세대와는 다른 문화적 경험을 축

적하여 90년대 대중문화의 황금기를 만들어내었다.

X세대의 많은 문화적 요소들은 MZ세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MZ세대도 어린 시절부터 해외여행과 사교육 등으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었으며 높은 대학진학률을 통해 MZ세대가 다양한 문화자본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MZ세대는 X세대와 달리

어린 청소년 시기에 큰 경제 불황을 경험했으며 지속적으로 더 낮은 경제성장률을 체감하고 있다. 변화된 구조는 물질주의적이었던 X세대

와 달리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MZ세대를 만들어냈으며 소유보다는 경험과 심리적 만족을 더 중시하게 만들었다.

직업적인 면에서도 X세대는 금전적 보상이나 승진을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지만 MZ세대는 자기 만족감과 즐겁고 화기애애한 사내분위기와

같은 질적 측면의 고급화를 추구한다.

소비에 있어서도 필수적인 물건이나 나의 개성을 표현하는 물건이 아니라면 공유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아예 구매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

다. 인생을 즐기기 위해 흥청망청 소비를 하기 보다는 본인이 중요시하는 부분에서는 돈을 아끼지 않지만 그렇지 않는 영역에서는 매우 합

리적이고 절약형 소비를 하는 이중적인 모습(가심비 소비 價心費 消費)을 보여준다는 것이 많은 연구결과들이 그려내는 그들의 모습이다.

MZ세대가 보여주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특징, 불황 경험으로 인한 독특한 노동관과 소비관은 여가·예술·관광의 소비 패턴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를 필자의 경험과 다양한 조사결과를 기반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필자는 1991년 생으로 밀레니얼 세대에 속한다. 가장 대중적인 가구 유형인 1인 가구주이며 디지털 네이티브이고, 물건의 소유보다는 다

양한 경험적 소비를 즐기며, 사회적 성공보다는 하루하루의 만족을 추구하는 등 밀레니얼 세대의 전형적인 특징을 잘 보여준다. 하나의 사

례임에도 불구하고 MZ세대가 어떠한 여가·예술·관광 소비를 하는지를 파악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길 기대한다.

3. MZ세대의 문화소비3. MZ세대의 문화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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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식품식품 소비에서소비에서 여가여가 활동까지활동까지

MZ세대의 많은 소비활동이 모바일 앱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배달음식과 외식과 같은 식품소비도 모바일 앱을 주로 활용한다. 모바일

앱을 통한 소비는 편리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할인이 있어 합리적 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음식배달에 있어서도 MZ세대

는 합리적 소비를 위해 하나의 앱 서비스만 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앱을 돌아가면서 사용한다. 최근 ‘배달의 민족’이 ‘딜리버리

히어로’라는 회사에 인수되면서 음식배달앱 시장점유율 상위 3개사가 모두 같은 회사의 자회사가 되었음에도 세 앱이 제공하는 업체나 할

인이 다르기 때문에 세 가지 앱을 모두 돌아가면서 사용하기도 한다. 만족과 경험의 소비를 즐기지만 최대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행하기 위

해 여러 앱을 돌아가면서 사용하는 것이다.

주로 혼자 거주하는 MZ세대에게 밥을 먹는다는 행위는 단순히 생존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그 자체가 즐거운 경험이다. 동일한 업체에서 자

주 먹던 것을 배달해서 주문하기 보다는 새로운 업체나 독특한 메뉴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한다. 새로운 식도락의 경험은 일상에서 느끼기 가

장 좋은 즐거움이다. 음식배달앱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돌아다니지 않으면 알기 힘든 다양한 업체를 소개하는 역할

을 하기도 한다. 배달 전문 업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맛집과의 제휴를 통해 우리 동네에 있는지 몰랐던 색다른 업체를 집에서 쉽게 맛볼 수 있

게 중개해주며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함은 음식배달앱을 MZ세대의 필수 앱으로 자리매김하였다.

MZ세대가 항상 배달음식이나 외식으로 식사를 때우는 것이 아니다. 가끔은 간편하게 간편식이나 밀키트, HMR(Home Meal Replacem

ent)를 활용해서 밥을 먹기도 한다. ‘2019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7년 2조7421억 원으로

2015년 대비 65% 성장하였다.

간편식과 HMR은 다양한 소셜 커머스 업체와 오픈마켓에서 특가를 노려서 모바일로 구매한다. 특히 온라인쇼핑몰들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

기 때문에 간편식과 HMR은 온라인에서 매우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가격으로 판매를 할 뿐만 아니라 대

형마트보다 더 다양한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심지어 새벽배송과 같은 서비스로 전날에 시킨 물건은 바로 다음날 새벽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어 대형마트에서 대량구매해서 집에 쟁여놓을 필요 없이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식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주기적으로

소비하는 식품이나 소모품류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특정 시점마다 저렴하게 배송 받는 서비스도 등장하였다. 진화하는 모바일 쇼핑 서비스

들은 편리함과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에게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매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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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망고플레이트 - 홈페이지 바로가기

이미지 : 포잉 - 홈페이지 바로가기

MZ세대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를 추구하기 때문에 배달음식이나 외식 또는 간편식에 만족하지 않는다. 가끔씩 유명한 맛집에서 인스타그

램에 올릴 만한 예쁘고 맛있는 음식이나 조금은 비싼 식당에서 고급스러운 만찬을 즐기기는 것이 하나의 중요한 여가로 자리 잡았다. 이 때

정보수집 및 예약 또한 모바일 앱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망고플레이트’라는 앱은 다양한 지역의 맛집 정보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로 현재 있는 지역뿐

만 아니라 핫(hot)하다는 지역의 맛집 정보를 편리한 UI(user interface)로 제공한다. 심지

어 맛집 정보를 넘어서 맛집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15%~50% 정도의 맛집 할인 티켓은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에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티켓구매와 사용이 매우 간편해서 스마트폰 앱만 있으면 쉽게 가능하다.

고급스러운 식당은 주로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최근

많은 고급음식점들과 호텔 레스토랑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제공하면서

많은 MZ세대를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MZ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SNS인 인스타그램을 보면

호텔 레스토랑과 딸기뷔페 등 소소한 사치의 경험을 공유하는 MZ세대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MZ세대를 위한 다양한 모바

일 어플리케이션 서비스들이 존재한다.

‘포잉’이라는 또 다른 어플리케이션은 힙한 맛집에서부터 스시 오마카세까지 다양한 고급식당

의 예약을 도와주는 서비스이다. 식당에 직접 전화하지 않고도 앱으로 편리하게 예약을 대행

해주며 심지어 티켓을 통해 저렴하게 예약을 할 수 있다. 포잉은 매우 한정된 맛집과 고급식당

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고급 레스토랑 큐레이션(curation) 역할을 하기도 한다. 미식전문

가의 평과 직접 이용객의 상세한 평점은 비싼 돈 주고 갔는데 후회하는 일을 줄여준다.

데일리호텔은 호텔 예약 서비스에서 시작한 레스토랑 예약 대행 서비스이다. 데일리호텔은 원

래 호텔 한정 특가를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호텔 주변에서 즐길 수 있는 식당

위주로 포진되어 있으며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한 할인이 많아 저렴하게 예약하기 좋다. 이러

한 서비스가 제공하는 프로모션과 예약의 편리함은 미식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 너무나 매력적이다.

2)2) 공연예술공연예술 소비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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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 2019년 인터파크 공연장르별 관객 분포 자료, 매일경제

경험과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욕구는 공연예술 분야에서도 두드러진다. 인터파크가 발표한 2019년 공연 장르별 관객 분포 자료에 따

르면 거의 모든 장르에서 20대와 30대가 가장 많은 관객으로 나타났다. 클래식과 무용/전통예술 장르에서만 30대에 이어서 40대 관객이

관객 수 2위로 약진이 나타나지만 모든 공연예술에서 20~30대가 핵심 소비계층임을 알 수 있다. 2020년 현재 20~30대, 즉 MZ세대는

공연예술 소비에 있어서도 MZ세대만의 특징들을 보여준다.

먼저 MZ세대는 꼭 보고 싶은 공연에 대해서는 아끼지 않고 소비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2019년 오리지널 내한 뮤지컬 ‘라이온킹’, 현재

공연 중인 2020년 오리지널 내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할인이 거의 없이 예매가 진행되었음에도 매우 빠른 속도로 매진이 되었다. 매

우 고가로 가격이 책정이 되었음에도 MZ세대는 해외에 나가지 않으면 다시 경험할 수 없는 희소한 경험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특징을 가

지고 있다. 희소한 해외 대작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좋아하는 공연이라면 좋은 자리를 구매하기도 하고 같은 공연을 반복적으로 관람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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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는 소비행태가 모든 공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새롭고 알려지지 않은 공연예술은 직접 관람하기 이전에는 이 작품이 감동을

주는 좋은 작품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가 매우 힘들다. 실제 관람자의 평이 좋은 공연 큐레이션의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알바에 의한 평점

왜곡과 개인적 취향 차이들은 공연예술의 질을 평가하기 어렵게 만든다. 공연의 질의 불확실성은 비싼 돈을 냈음에도 만족할 만한 관람을

못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MZ세대는 검증되지 않은 창작 작품과 실험적인 작품에는 좋은 좌석을 고집하지 않고 A석 또는 B석과 같이 저렴한 좌석에서 관람하기도 한

다. 특히 저렴한 좌석들은 할인판매를 주로 하는 예매사이트를 활용하면 50% 이상의 할인이 되기도 하여 매우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다. A

석이 VIP석과 3~4배 차이가 나지만 시야나 관람편의성이 3~4배 낮은 것은 아니다. 저렴한 좌석에서 관람한 후 만족스럽다면 더 좋은 좌석

으로 다른 캐스팅으로 재관람하는 경우가 많다.

MZ세대는 관람 경험을 SNS를 통해 적극적 공유하면서 공연에 대한 입소문을 만들어낸다.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몇몇 MZ세대들의 좋은

경험이 매진행렬을 만들어낸다. MZ세대의 공연 소비 양상은 MZ세대의 이중적 소비 즉, 가심비 소비의 형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고 볼 수 있다.

MZ세대의 공연소비의 다른 특징은 보고 싶은 공연이라면 혼자 공연을 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19년에 발표한 인터파크티

켓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15년 이후 혼자 보는 관객이 40%을 넘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2009년만

하더라도 16%에 불과했지만 2019년 기준 공연의 장르에 상관없이 모든 공연에서 1인 관객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연령별·성별 1인 관객

의 비중을 보면 20대 여성이 31.5%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30대 여성 18.6%였다. 공연소비는 과거에는 친한 친구나 가족과 사교 형태로

이루어져서 2명 이상의 사람과 관람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으나 지금은 공연을 관람하는 경험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되어 공연에 몰입에 혹

여나 방해가 될 수도 있는 타인과 함께 관람하기 보다는 혼자 보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MZ세대의 가심비와 경험을 중시하

는 특징에서 미루어볼 때 혼자 공연 관람(혼공)은 더욱 보편적인 관람 형태가 되어갈 것이다.

3)3) 여행여행

MZ세대에게 여행은 삶에서 매우 중요한 일부분이다. 과거 X세대에서부터 해외여행을 중시하는 문화가 대중화되었지만 MZ세대에게 여행

은 삶의 일부라고 할 정도로 밀접하다. 기회가 되는 대로 해외나 국내여행을 하는 것이 MZ세대에게는 당연한 것이 되었다. 2018년 하반기

에 발표된 ‘호텔스닷컴 밀레니얼 세대 여행인식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응답자 1000명 중 78%는 1년에 1회 이상 해외여행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년에 1회 이상 국내여행을 한다는 응답은 98% 더욱 높았다. MZ세대에게 여행이란 무조건 가야되는 생활의 일부인 것

이다.

MZ세대가 이전보다 자주 여행을 다닐 수 있게 된 데는 2005년 한성항공을 시작으로 저가항공(LCC: low cost carrier)이 탄생한 영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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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다. LCC 이전에는 여행을 간다는 것은 큰 맘 먹고 몇 년간 돈을 모아서 대형 여행사의 패키지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LCC가 등장

하면서 매우 저렴해진 항공료와 주기적으로 하는 특가 행사는 항공여행을 일상적인 일로 바꾸었다.

LCC의 등장과 더불어 호텔스닷컴과 아고다 같은 OTA(online travel agency) 등장은 패키지가 아니어도 쉽게 여행을 갈 수 있게 만들었

다. OTA의 쉽고 편리한 숙소 예약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의 숙소를 최저가로 예약할 수 있으며 현지 투어 전문 서비스 덕분에 쉽게 현지 여

행 서비스를 예약할 수 있게 되었다. 구글맵과 같은 지도앱, 파파고와 같은 번역기앱, 트리플과 같은 여행정보앱 등의 IT기술은 스마트폰에

친숙한 MZ세대가 여행을 더욱 쉽게 갈 수 있게 만들었다. 새로운 서비스들 덕에 MZ세대는 천편일률적이고 비싼 옵션과 쇼핑 강매에 시달

리는 패키지보다는 자신이 일정을 정할 수 있는 FIT(free independent travel)를 할 수 있게 되었다.

MZ세대는 매해 초 여행 갈 수 있는 날들을 계획한다. 항공 특가가 뜰 때 할인율이 높은 시기의 항공편을 예매하여 일 년에도 여러 번 여행을

떠난다. LCC의 주기적인 특가 행사는 금요일이나 월요일 하루만 휴가내고 짧게 자주 여행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게다가 항공기체의

한계로 비행시간이 6시간 이상인 곳에 취항을 하기 어려운 LCC들은 주변 국가의 소도시 곳곳 취항을 하면서 주말 간 또는 2박 3일 정도로

짧게 소도시에서 휴식하고 오는 여행이 MZ세대의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 잡았다. 해외가 아니더라도 MZ세대는 비성수기와 주말을 이용하

여 국내여행을 하고자하는 수요도 매우 높다. 2019년 초에 익스피디아가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여행 조사에 따

르면 연휴나 유급휴가를 사용해서 떠나기보다 주말을 이용해 여행을 떠고자 하는 응답자가 32%에 달해 가장 많았다. MZ세대에게 여행은

비수기나 주말을 활용하여 단기간 여러 번 가는 여행이 일반적인 것이 되고 있다.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는 관광하는 방식에서도 그 특징을 분명히 드러낸다. 도시의 랜드마크나 유명 관광지를 여행하기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거리나 현지인이 즐기는 경험과 음식 등을 체험하기를 선호한다. 기존 패키지여행은 유명 관광명소나 랜드마크를 빠르게

훑고 지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음식 또한 현지인이 많이 찾는 맛집보다는 한식이나 구색 맞춘 현지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MZ세대는 FIT

여행을 선호하게 되었다. 관광자원이 많지 않은 소도시 여행이 늘어난 이유에도 관광객으로 복잡한 도시보다는 현지인 위주의 공간에서 현

지인의 삶을 체험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여기는 MZ세대의 특징이 한 몫 했다.

더욱이 현지 여행 서비스 업체는 여행지에서밖에 할 수 없는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들을 제공하면서 MZ세대의 각광을 받고 있다. 현지 음식

을 만들어보는 쿠킹클래스나 해변에서의 요가, 오로라 관찰 등 독특한 현지 여행 상품에 MZ세대가 적극적으로 지출을 아끼지 않고 있다.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는 인상적인 경험을 다시 해보기 위해 갔던 곳을 반복해서 찾기도 한다. 유명 관광지보다는 음식과 현지 체험이 중

요한 목적이기 때문에 다시 현지 음식을 맛보고 현지인과 같은 경험을 하기 위해 같은 곳을 여러 번 다시 방문하는 것이다. MZ세대에게는

상업화된 관광이 아닌 현지인의 삶을 체험하고 현지 음식을 적극적으로 체험하는 것이 여행이 되고 있다.

Page 10: 1. ‘세대론’이란 무엇인가? · 2020-04-06 · 현재 주로 사용되는 ‘동시대적 경험에 기반 둔 세대론’은 독일의 철학자이자 정신과학을

MZ세대가 추구하는 체험 중심의 여행 방식은 타인과 일정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여행을 자주 다니기 때문에 매번 여행 동반자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MZ세대에게 혼자 여행하는 것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게 되고 있다. 2019년 클룩이 전세계 16개국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혼행 트랜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93%가 혼자 여행(혼행)을 긍정적으로 여겼으며 세대 중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혼자 여행

을 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63% 정도로 혼자 여행을 가장 많이 경험한 세대로 나타났다. 혼행이라고 해서 항상 여행 중의 혼자일 필요는 없다

. 많은 현지 투어업체들은 단독 투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인 투어(join tour)도 운영하기 때문에 혼자라고 해서 전혀 문제 될 것 없을 뿐

아니라 다양한 여행 커뮤니티에서 일정 기간 동안 같이 여행할 동행을 구하기도 한다.

심지어 에어비엔비 트립을 활용해서 여행자가 아닌 지역주민처럼 현지인이 개최하는 다양한 파티에 참가할 수도 있다. 혼자이기 때문에 여

행 동반자의 눈치를 볼 것 없이 더 자유롭게 현지 이벤트와 교류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혼행의 경우 호텔보다는 호스텔처럼

다양한 여행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숙소를 선택해서 다양한 나라의 여행자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MZ세대에게 혼자 여행은

더 이상 외롭거나 처량한 것이 아닌 다양한 경험과 재충전으로 새로운 시각과 감성을 채울 수 있는 자유로운 여행으로 여겨지고 있다.

MZ세대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계층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 이들의 취향과 소비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중시하는 경험과 관련된 여가, 관광, 공연예술과 같은 분야에서 업계의 새로운 트랜드를 형성할 정도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MZ세대의

혼자 트랜드를 위해 많은 호텔들이 혼캉스(혼자+호텔+바캉스) 패키지를 만들기도 하고 2인분 위주로 팔던 식당들이 1인분을 중심으로 팔

기 시작했으며 혼자지만 식도락을 즐기고 싶어 하는 MZ세대를 위한 다양한 밀키트들이 등장했다. 기존의 패키지여행 중심으로 영업을 하

던 여행사들도 MZ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셰프나 전문가와 함께하는 여행이나 현지인들처럼 살아보는 1달 살아보기 여행, 혼자서도 쉽게

떠날 수 있는 소도시 자유여행 상품 등 1인 가구의 취향에 맞춘 여행상품들을 기획·판매하고 있다. 최근에 주목을 받는 부티크 호텔인 더 혹

스턴(the Hoxton)은 호텔을 사적이고 폐쇄적인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이 교류할 수 있는 공공장소로 변모시켜 경험과 타인과의 교류를 중

시하는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하여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30대 초반, Z세대가 20대 중반에 진입한 지금 MZ세대들의 문화적 영향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여러 가치관이나 인식

조사 결과를 통해 이들이 새로운 사회 구성 집단인 것이 확인되기 때문이다. 이전 세대와 다른 세대적 경험을 공유하고 새로운 생활양식과

문화를 가진 MZ세대를 이해해야만 향후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화적 현상과 소비양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4. MZ세대의 중요성4. MZ세대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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