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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교회아카데미하나님이 주인이신 바른 교회, 깨끗하고 투명하고 건강한 교회를 지향합니다. 우리는 성서적이고 역사적인 바른교회상을 연구하고 정립하여, 교회가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실현하는 도구로 쓰임 받도록 힘써 돕고자 합니다. 2012 | 2 REPORT GOODCHURCH February 2012-2.indd 1 2012-01-19 4: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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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교회아카데미는

하나님이 주인이신 바른 교회,

깨끗하고 투명하고 건강한 교회를 지향합니다.

우리는 성서적이고 역사적인 바른교회상을 연구하고 정립하여,

교회가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실현하는 도구로 쓰임 받도록

힘써 돕고자 합니다.

2 0 1 2 |2

R E P O R TG O O D C H U R C H

Febr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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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E W SG O O D N E W SG O O D N E W SG O O D

2월 7일(화) 오전

패널토의 3 “복지논쟁, 어떻게 볼 것인가?” 사회 / 김주한 교수(한신대)

논찬 / 정일승 교수(웨신대) 패널 / 이만식 교수(장신대 사회복지학),

정혜주 교수 (고려대 보건행정)

2월 7일(화) 오전

패널토의 4 “성서적 관점에서 본 부와 성공” 사회 / 최형근 교수(서울신대)

논찬 / 김판임 교수(세종대) 패널 / 구약학-강사문 교수(서울장신대

석좌교수), 신약학-박정수 교수(성결대)

2월 8일(수) 오전

발제 “세계교회가 추구해야 할 신학적인 경제윤리: 에

큐메니칼 운동사에 나타난 신학적인 경제윤리의 이

정표들” 이형기교수(바른교회아카데미 연구위원장)

사회 / 박경수 교수(장신대) 발제 / 이형기 교수(바른교회아카데미 연구위원장)

�3�.� 바른교회아카데미� 이사회� a바른교회아카데미 이사회가 2월 23일(목) 12시에 열

립니다. 장소는 추후에 개별적으로 공지해 드리도록 하

겠습니다.

�4�.� 바른교회아카데미� 지역세미나

a바른교회아카데미에서는 2012년에도 강원, 전주, 충

북, 충남, 대구, 광주, 경기, 서울, 부산 등의 지역을 찾아

가며 바른교회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려고 합니

�1�.� 연말정산� 관련서류� 신청a지난 해에 후원해 주신 분 중 연말정산을 위해 기부

금 영수증이 필요하신 분은 사무국으로 연락해 주시

기 바랍니다. E-mail([email protected])이나

문자(010-3927-3573)으로 신청하셔도 됩니다.

�2�.� 제�1�2회� 바른교회아카데미� 연구위원회� 세미나a제12회 바른교회아카데미 연구위원회 세미나가 ‘하

나님의 오이코노미아(경제):하나님이냐 돈이냐’라는

주제로 2월 6일부터 8일까지 필그림하우스(가평)에

서 진행됩니다.

2월 6일(월) 오후

패널토의 1 “목회적 관점에서 본 부와 성공” 사회 / 이장호 목사(높은뜻광성교회) 패널 / 박득훈 목사(새맘교회),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김명용 교수(장신대)

2월 6일(월) 저녁

패널토의 2 “신자유주의와 한국사회” 사회 / 배종석 교수(고려대)

논찬 /이혁배 교수(숭실대) 패널 / 이해영 교수(한신대 국제관계학),

유경동 교수(감신대 신학과),

권영준 교수(경희대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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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3월부터 강원도 영월 지역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기도 부탁드립니다.

�5�.� �G�o�o�d� �C�h�u�r�c�h�!� �G�o�o�d� �C�h�r�i�s�t�i�a�n�!코너에�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a‘Good Church! Good Christian!'은 잘 알려지지 않

았지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좋은 교회’를 찾

아서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이런 교회들을 찾아내고 소

개하는 일에 회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합

니다. Good Church! Good Christian!에 소개되는 교

회와 성도에게는 바른교회아카데미의 로고가 담긴 소정

의 기념품을 보내드립니다.

이번 호에는 ‘아름다운 교회를 꿈꾸는 사람들의 모임’

조암제일교회, 김재도 목사와의 인터뷰 글을 싣습니다.

한편, 독자 여러분들이 교회 현장에서 고민하고 있는 문

제들을 알려주시면, 저희도 함께 고민하고 답하는 ‘Q&A

코너’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신앙적 고민, 목회적 고민 등

다양한 질문들을 전화(☏02-777-1333)나 이메일

([email protected])을 통해 사무국으로

보내주시면 관련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서 정성

껏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6�.� 회원교회로�,개인회원으로� 함께� 해주세요�.a바른교회아카데미와 함께 동역하기를 원하시는

지역교회는 회원교회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회

원교회들에게는 홈페이지를 연동하고, 정기적으로

회보를 보내드리며 바른교회아카데미에서 실시하

는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혜택을 드립니다. 개

인회원으로 참여하시는 것도 환영합니다. 회원교

회와 개인회원은 바른교회아카데미 사역을 든든

히 받쳐주는 힘입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교회나

성도님들, 목회자님들께서는 주저하지 마시고 사

무국(☏02-777-1333, [email protected])

으로 연락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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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o l u m nC o l u m n

바른교회아카데미에서 간사로 사역을 시작한지 벌써 만2년이 되어갑니다. 2년이 채 되지 않는, 그리 길

지 않은 이 시간이 제가 지금까지 상상해본 적이 없는 행복감을 안겨주었습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그 행

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른교회아카데미에서 사역을 하는 동안 제가 이토록 큰 행복에 사로잡

힐 수 있었던 것은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하나님의 법이 성취되고 있음을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 비교적 늦게 예수님을 영접한 저는, 바른교회아카데미에서 사역을 시작하기 전까지 교

회가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해보지 못하였습니다. 심각한 통증을 겪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

실 앞에서, 수많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이 통증을 이겨내고자 앓고 있는 내홍은 눈물겨우리만큼 아름답습

니다. 어떤 이는 한국교회의 불법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그것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

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어떤 이는 도려내어야 하는 부분은 과감히 도려내어야 한다고 외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그리고 누구보다, 오늘날과 같은 불법의 현장에서도 하나님의 법을 성취하고자 몸부림치면서 묵

묵히 하나님과 함께 걷는 알려지지 않은 많은 이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들 모두에게서 ‘주님’이라 불리어지

는 분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보았습니다. 그 사랑이 곧 교회의 아름다움이었고, 저에게 이토록 큰 행복감

을 안겨주었던 것입니다.

바른교회아카데미도 이들과 마찬가지로 ‘주님’을 사랑합니다. 저는 바른교회아카데미에서 사역하는 동안, 바

른교회아카데미는 어떻게 주님을 사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 때마다 저의 주의가

집중되었던 곳은 바로, 바른교회아카데미 내에 광범위하면서도 견고하게 구축되어 있는 연구위원회였습니

다. 바른교회아카데미의 연구위원 한 분 한 분에게는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깊은 사모함이 있다고 느낍니다. 그 사모함 위에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지식과 지혜가 극한의 궁지에 몰린 한

국교회에 돌파구를 열어줄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교단을 초월한 다양한

신학교의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모였기에 그 기대감은 더 이상 피상적이지 않습니다.

‘교단과 학문 영역의 초월’이라는 어휘로 규정지을 수 있는 연구위원회의 성격은 21세기 한국이라는 현장

에 필요한 신학을 생산해낼 수 있는 좋은 여건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 교단에 소속되지 않았으므로 성서

C o l u m n

바른교회아카데미에서 간사로 사역을 시작한지 벌써 만2년이 되어갑니다.

지 않은 이 시간이 제가 지금까지 상상해본 적이 없는 행복감을 안겨주었습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그 행

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른교회아카데미에서 사역을 하는 동안 제가 이토록 큰 행복에 사로잡

바른교회아카데미의주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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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교회사가 증언하는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교회의 모습을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학문 영역을 포괄하고 있으므로 하나의 주제를 다각도로 연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

양한 이슈들을 일관되게 연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 주제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고 다양한 이

슈들에 대하여 통일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유익이 얼마나 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한국교회 내에 왜곡된 채 뿌리내려져 있는 개념들과 제도들을 바로 잡는 일, 시대의 변화에 따

라 교회에 요구되는 새로운 옷을 준비하는 일,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선지자적인 역할

등에 그 유익이 미칠 수 있을 것입니다. 연구위원회 세미나의 주제들이었던 ‘교회의 공적 책임,’ ‘교회의 본

질과 사명,’ ‘직제론,’ ‘예배’ 등에 대한 연구들을 그 좋은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른교회아카데미의 사역이 신학을 생산해내는데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기독교의 본질은 진

실한 실천에 있다고 믿기에, 이렇게 생산된 신학이 현장에 잘 적용된 제도 혹은 사역의 패러다임으로 거듭

나지 않는다면 그 유익은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연구결과물들을 포럼, 세미나, 강좌, 출판물, 언론 등을

통하여 부지런히 알려서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이, 현장에서 ‘새로운’ 혹은 ‘바른’ 신학에 목말라하

는 실천가들이 마실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이미 새로운 제도 혹은 사

역의 패러다임을 발굴하여 실천하고 있는 사역자들을 찾아 그들의 고안물에 이론적인 배경을 제공함으로

써 그 사역이 보다 건강하게 세워지고 자라갈 수 있도록 공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건강하게 세워

진 제도 혹은 사역의 패러다임이 계속해서 그 생명을 이어가도록 돕는 것이 바른교회아카데미가 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일입니다. 현재의 바른교회아카데미는 이 일에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과 에너지를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2012년에 더욱 확대해서 실시하려고 하는 ‘지역세미나’는 이 일을 위한 것입니다.

2010년 12월에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주최하고 바른교회아카데미, 한국교회희망봉사단, 한국기독교목회

자협의회가 협력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교회가 17.6%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비단 이 결과 뿐 아니라 각종 지표가 보여주는 참담한 결과 앞에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는 죄책감을 느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의 한국교회에 대한 사랑이 여전

히 유효하다는 사실과 주님을 사랑하므로 새 신이 헌 신이 될 때까지 뛰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도처에 있

다는 사실이 한국교회를 향한 사랑을 지키게 합니다. 바른교회아카데미와 함께 하는 여러분들로 인하여

이 사랑의 빛은 더욱 환하게 비추일 것입니다.

조정호 목사 |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구약학(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으며, 바른교회아카데미 간사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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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t i c l eA r t i c l e

A r t i c l e

요즘처럼 소통의 문제가 크게 화두가 된

때도 없는 것 같다. 세대 간, 계층 간은 물론,

이념과 종교, 지역 및 국가, 문명과 세계관 간

의 불통과 갈등은, 세계화 되고 다원화 된 세

계 속에서도 여전히 그치지 않는 전 지구적인

해결과제가 되고 있다.

기독교의 입장에서 근본적인 소통의 과제는

지상명령과 관련된 종교 간의 선교적 대화 문

제로 귀결된다. 특히 최근 들어 국내에까지 확

산되고 있는 이슬람에 관한 관심은, 교회로 하

여금 이슬람과의 관계와 소통의 문제를 고민하

게 했다. 9.11 테러 이후 우리에게 낯설기만 했

던 이름들, 예컨대, 알 카에다, 오사마 빈 라덴,

중동 파병, 아프간 피랍사태, 수쿠크 법(이슬람

금융관련법), 아랍의 민주화 등의 이슈로 인해

이 땅에서도 이슬람 관련 논의는 무척이나 익

숙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슬람에 대한 교회의

반응은 여전히 피상적이거나 무관심으로 남아

있다. 이슬람과의 원활한 소통을 이야기하기에

는 아직도 힘에 부친다는 느낌을 배제하기 어

려운 현실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 접근

의 당위와 첫걸음을 위해, 소통이라는 화두를

꺼내어 보려 한다.

우선 그 외견을 살펴보면, 이슬람은 세계 최대의 종교로(명목상 최대종

교인 기독교는 실질적으로는 가톨릭, 정교회, 개신교로 구분되어 있다), 아

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에 걸쳐 57개의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원국을 거느리고 있는 거대한 권역을 형성하고 있다. 수차례의 중동전과

그침 없는 테러관련 소식의 진원지이기도 한 이슬람권은, 특히 기독교를 표

방하는 서구와의 오랜 정치적 갈등의 역사로 인해 세계평화의 위협적인 요

인으로 이해되고 있다. 오늘날 세계인의 절반이 넘는 신도를 거느

린(15억+20억) 양대 종교 간의 원만한 소통은 전 세계의 평화적 공

존을 위해서라도 피할 수 없는 절실한 의제라 하겠다.

기독교와 이슬람 간의 소통을 논할 때 우선 놀라운 사실은, 두 종

교는 오히려 ‘너무 유사해서’ 소통이 까다롭다는데 있다. 경전에서

부터 시작하여 서로는 유사한 신앙 및 실천을 공유하고 있다. 예컨대, 하나

님과 예수 그리스도, 계시된 경전들과 천사들, 동일 선지자들과 사건들, 심

판 날과 부활 등 동일 신학 용어들까지 사용한다. 그러면서도 양자 사이에

존재하는 엄연한 차이들은 서로를 ‘다른 종교’로 존재하게 했고, 상호간의

종교적 진정성 논박은 물론 오랜 정치적 갈등과 반목으로 인해 그 불통의

골은 이슬람의 역사만큼이나 오래고 깊어져 있다. 이는 양자 간의 소통을

논하기가 그리 수월하지 않은 문제임을 암시해 준다.

소통을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소통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양자 간의 소통의 경계선상에는 ‘성경변질론’(타

흐리프)이 놓여 있다. “성경은 변질되어 더 이상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다”

라고 그들은 주장한다. 이것은 그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맨 먼저 대면하

고도 극복하기에 가장 난해한 장벽이 되고 있다. 하지만 무슬림들과 대화

하기 위해 다가서는 대부분의 기독교인이 이 문제를 사전인지조차 못하고

있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이를 실감해 보기 위해, 기독교에 대한 무슬림의

일반적인 이해를 ‘무슬림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보자.

“한마디로 기독교는 역사가 흐르는 동안 타락하고 말았다. 기독교인들

은 모세와 다윗과 예수를 통해 주어진 성경을 왜곡시켜왔고, 따라서 기

독교인의 성경은 왜곡되고 변질되어 더 이상 하나님(알라)의 말씀이 아니

다. 성경이 변질되었다는 증거는 굳이 이슬람 편에서 증명할 필요조차 없

다. 성경이 자체적으로 예수의 신성을 주장하거나, 오리라던 선지자 무함

마드의 이름이 빠져있는 등의 숱한 변질 증거들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기

독교 신학자들 스스로가 역사비평을 통해 성경의 모순과 허구성들을 낱

낱이 밝혀주지 않았는가?

이슬람과의 소통, 그 경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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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들은 삼위일체(성부, 성모, 성자)를 주장하고, 예수를 하나님과 동

등하게 여김으로써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쉬르크)를 저지르고 있다. 따라

서 그들은 ‘불신자’(카피르)들이 되어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지옥 불에 던져

질 것이다. 게다가 기독교는 윤리적으로 부패하고 부도덕한 종교이다. 알코

올 남용과 윤락, 미혼 남녀의 동거, 동성애, 약물남용, 무분별한 소비생활을

서슴지 않는 타락한 종교이다.

반면에 이슬람은 아담 이래로 존재해 온 인류의 보편적인 종교요, 세상 끝

날까지 유일한 종교이다. 따라서 이슬람은 기독교의 오류를 교정하며 나아

가 그 대안적 종교로서 기독교를 대체한다. 우리는 기독교 세계를 정복한

이래 스페인 등지를 제외하고는 그 영토를 내어 준 적이 없다. 그것이 바로

이슬람이 참 종교라는 역사적 증거이다.

그리고 꾸란은 유일하고 영원히 변치 않는 하나님의 최종계시로써 변질된

성경을 대체한다. 또한 이슬람은 기독교의 윤리적 타락에 대한 온전한 대안

이다. 이슬람으로 회귀하는 것만이 인류에게 진정한 치유와 회복을 가져올

수 있다. 온 세상이 하나님의 법으로 통치되는 온전한 ‘이슬람 공동체’(움마)

가 실현될 때까지 무슬림들은 하나님을 위한 성전(지하드)과 선교적 노력(

다아와)을 경주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의 무슬림들이 가지고 있는 전제적 이해이다. 이 장벽

이 먼저 해결되지 못하면, 기독교의 소통을 위한 노력은 무효화되고 마는

현실을 직시해야만 한다.

사실 기독교와 이슬람, 양자 간의 소통의 문제는 이슬람 태동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무함마드 시대의 기독교인들은 그와의 의미 있는 소통의 기회

를 갖지 못했다. 그들의 경전과 신앙의 언어와 실천들은 무함마드의 언어와

문화로 번역되어지지 않았다. 그는 오해 속에서 기독교와 하나님과 예수 그

리스도와 선지자들과 성경 및 신앙실천들을 접했다. 따라서 기독교에 대한

그의 이해는 매우 부정확하고 부정적이며, 그것은 꾸란 속에 고스란히 반영

되어 무슬림들의 이해 속에 교리적 지위로 고정되고 말았다.

따라서 이러한 전통의 수호자들인 이슬람 학자와 변증가들의 주장에서

기독교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을 찾아보기란 거의 어렵다. 전통에 성실한 그

들 대부분은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이고 심지어 경멸적이다. 기본적으로 그

들은 기독교를 이해하려는 의도를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들

이 수행하는 ‘비교종교’적 노력은, 단지 기독교

에 대한 이슬람의 우월성을 주장하려는 유일목

적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이것이 현재 이슬람과의 소통의 과제를 앞

에 둔 기독교가 넘어야 할 주요 장벽이다. 소

통의 어려움은 항상 상대를 알지 못하고 오해

하는 데서 그 골이 깊어진다. 상대에 대한 무

지는 반목을 부르고, 그것은 소통이 기대되는

양종교간의 현실에 더욱 견고한 장벽을 만들

어 낸다. 사안이 이러다 보니 교회와 기독교

변증가들의 이슬람에 대한 시선 역시 따사로

울 리 만무하다. 이처럼 걸림돌들은 더 진전된

행보를 가로막고, 그러는 사이 소위 ‘이슬람 혐

오증’(Islamophobia)이라는 괴물을 키워 낸다.

하지만 양자 간의 오랜 대면의 역사는 논쟁

으로는 그들을 얻을 수 없었음을 증명해 주었

다. 참 진리의 담지자라는 자부심을 가진 기독

교는 그 소통의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오

히려 그 가능성을 긍정하고 기회를 확대해 가

야만 한다. 소통을 마음 쓰는 그리스도의 대사

들은, 그 걸음을 떼기 전에 우선 그 경계선상에

놓인 이와 같은 장벽들의 실체를 이해해야 한

다. 불통의 역사가 만들어 낸 그 장벽이 아무

리 오래고 견고하다 할지라도, 어디엔가는 열

린 문을 위한 여지가 있게 마련이다. 뜻이 있

는 곳에 길이 있다하지 않던가?

참고도서

김대옥,『이슬람의 성경변질론』(서울: CLC, 2009)

크리스티네 쉬르마허,『이슬람과 사회』,

김대옥 전병희 역, (서울: 바울, 2010)

김대옥목사 | 이슬람권 선교사로 사역했고, 지금은 한동대학교 교목으로 섬기며 기독교와 타종교이해를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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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o o d C h u r c h G o o d C h r i s t i a nG o o d C h u r c h

G o o d C h u r c h

�1�.� 조암제일교회� 부임할� 당시� 교회에� 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어려움이었는지�,�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말씀해주세요�.

조암제일교회에 부임한지 이제 만 12년이 됐는데, 그 당시에 전임 목사님의 윤리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한 고소고발 사건이 총회까지 올라가 있었습니다. 노회와 총회의 재판과정에서 목사님들이 그

목사님을 자꾸 비호하니까 가재는 게 편이라는 생각 때문에 목사에 대해 좋은 이미지가 없더라고

요. 교인들은 30여명 남아 있었고, 예배당에는 비가 새고, 목회자가 살 곳이 없어서 이 곳에서(현재

는 사무실로 바뀜) 약 7년을 살았습니다. 그 때 저희 애가 한 서너 살 됐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쥐가

지나가곤 했었죠. 방 한 칸에 네 명이 살았습니다. 교회 외부에서도 조암제일교회를 바라보는 시각

이 좋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와서 어린이 전도를 나갔는데, “우리 엄마가 그 교회엔 나가지 말래요.”

하는 거예요. 어른들 전도를 위해 사무실에 가보면 “목사새끼가 뭐…….”이런 얘기를 하고. 그래서

노방전도든 뭐든 전도는 다 그만뒀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던 중 교회 이미지를 좋게 하는 목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결식아동을 돕는 것이었어요. 그 때만 해도 결식아동 돕기는 그렇게 많이 퍼지

지 않았을 때였죠. 시골에는 서울에서 살다가 부모가 이혼한 후 내려와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사는

애들이 많아요. 시골에는 결식아동들, 외로운 애들이 많았지요. 그래서 면사무소에 가서 그런 아이

들 명단을 받아서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도울 일이 없는지 살폈어요. 그러면서 학교들이 교회를 인

정해주고, 지역에서도 저희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어요.

교회 밖의 이미지는 이렇게 좋아져갔는데, 교인들의 마음에도 올바른 교회에 대한 열망이 있는 거

예요. 그래서 부임한 이듬해부터 나름대로 그런 교회에 대해 고민하면서 설득을 했죠. 이런 말 하

기 좀 그렇지만, 우리는 다른 교회들을 답습하지 말고, 성경의 초대교회처럼 한 번 해보자고요. 점

차 공감대가 형성되어가자 저희 교회에는 다른 교회에 없는 몇 가지가 생겨났어요. 그런 것 중에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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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암제일교회 | 김재도 목사

Good Church예수 닮는 것을 삶의 목표로, 예수 닮는 것을 삶의 목표로,

21세기의 현대사회에서

초대교회의 정신을

요. 교인들은 30여명 남아 있었고, 예배당에는 비가 새고, 목회자가 살 곳이 없어서 이 곳에서(현재

는 사무실로 바뀜) 약 7년을 살았습니다. 그 때 저희 애가 한 서너 살 됐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쥐가

지나가곤 했었죠. 방 한 칸에 네 명이 살았습니다. 교회 외부에서도 조암제일교회를 바라보는 시각

이 좋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와서 어린이 전도를 나갔는데, “우리 엄마가 그 교회엔 나가지 말래요.”

하는 거예요. 어른들 전도를 위해 사무실에 가보면 “목사새끼가 뭐…….”이런 얘기를 하고. 그래서

노방전도든 뭐든 전도는 다 그만뒀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던 중 교회 이미지를 좋게 하는 목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결식아동을 돕는 것이었어요. 그 때만 해도 결식아동 돕기는 그렇게 많이 퍼지

지 않았을 때였죠. 시골에는 서울에서 살다가 부모가 이혼한 후 내려와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사는

애들이 많아요. 시골에는 결식아동들, 외로운 애들이 많았지요. 그래서 면사무소에 가서 그런 아이

들 명단을 받아서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도울 일이 없는지 살폈어요. 그러면서 학교들이 교회를 인

정해주고, 지역에서도 저희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어요.

교회 밖의 이미지는 이렇게 좋아져갔는데, 교인들의 마음에도 올바른 교회에 대한 열망이 있는 거

예요. 그래서 부임한 이듬해부터 나름대로 그런 교회에 대해 고민하면서 설득을 했죠. 이런 말 하

기 좀 그렇지만, 우리는 다른 교회들을 답습하지 말고, 성경의 초대교회처럼 한 번 해보자고요. 점

차 공감대가 형성되어가자 저희 교회에는 다른 교회에 없는 몇 가지가 생겨났어요. 그런 것 중에 하

구현하는 것을

목회 지침으로 삼으며

쉬지 않고 실험목회를 해온

조암제일교회

김재도 목사를 만나보았다.

그와 조암제일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하는

향기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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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 ‘섬김헌금,’ ‘섬김주일’입니다. 저는 헌금 설교, 구제 설교를 두 번

정도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제가 설교하지 않아도 어떤 분들이 어

려움에 처하면 지정헌금이 들어와요. ‘아무개 집사님, 아무개 성도님

에게 전해주십시오’ 하면서요. 권사님 한 분이 혈액암에 걸렸던 적이

있었는데, 수술하는데 1억 정도가 든다고 하더라고요. 그 일을 알고

광고를 했더니 그 다음 주에 8백만 원이 들어오더라고요. 그 때 우리

교인이 70명일 때인데요. 교회가 얼마를 보태서 천만 원을 만들어 전

달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 일들이 빈번해요. 누군가 실직을 했다든가,

매월 후원하는 선교사님이 사역하시는 교회가 파손됐다는 등 어렵

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 다음 주에 헌금이 자발적으로 들어와요. 진

짜 초대교회까지 가려면 물질 나눔까지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질은 생명과 같은 거니까요. 이렇게 하다 보니까 그런 헌금항목이

잡히게 되었고, 매월 첫 주는 아예 ‘섬김주일’로 하여 이 날 모이는 섬

김헌금으로는 교회 안이든지 밖이든지 우리보다 더 연약한 사람들을

섬기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교회 안의 어려운 이들은 목자, 목녀들

을 통해서 파악하여 통장으로 직접 넣어드리기도 하고, 환자가 있는

집은 20-30만원씩 드리기도 하고, 쌀도 드리고요. 그러다가 생활이 나

아지면 이젠 받지 않아도 된다고 말합니다. 매월 섬김부에서 지출하

는 액수를 비율로 보면 교회 안보다 밖으로 지출되는 액수가 더 많아

요. 우리 식구들 가운데 그렇게 어려운 사람들이 별로 없거든요. 이

지역에 기아, 현대가 있기 때문에 계열회사에서 늘 사람을 많이 뽑으

니까요. 어떤 경우에든 도움을 줄 때에는 비밀로 하는 것을 늘 강조

합니다. 그 분들 자존심 상하지 않게요. 섬김헌금은 일반재정에 집어

넣지 않아요. 일반재정에 집어넣으면 모자라면 꺼내 쓰게 되거든요.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따로 통장관리를 해요. 재정공개는 3개월마다

제직회를 통해서 꼭 합니다.

�2�.� 향기나는� 사람들이라고� 있던데�,� 아주� 독특했습니다�.� 설명을� 좀� 해주

시지요�. 전통적으로 오래된 교회도 있지만 장사하기 위해 교회에 다

니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장날에 교인들이 많이 싸워요. 그

래서 부임해서 3년 되던 해에 ‘향기나는 사람들’이라고 하는 서약식

을 하기 시작했어요. 내용은 세 차례에 걸쳐서 업그레이드되었는데,

그 때마다 이 동네에 가장 필요한 내용들을 포함시켰습니다. 서약식

은 일 년에 두 번씩 봄, 가을로 자원자를 받아서 진행합니다. ‘향기나

는 사람들’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언어적인 측면이었습니다. 교

인들은 3년 동안 이미 전투적으로 변해 있었던 터라

많이 거칠어져 있었어요. 전임 목사님을 용서하지 못

하는 부분 때문에 영혼이 피폐해지고 있으니 용서하자

고 했어요. 교인들이 ‘목사님도 다른 목사님들하고 똑

같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게 아니라 우리 자신

을 위한 거다, 우리가 땅에서 풀어야 하늘에서도 풀린

다고 하면서 언어변화운동을 했어요. 뿐만 아니라 동

네 사람들의 말투도 거칠었어요. 가게 손님이 들어와

도 오는 둥 마는 둥 하고요. 그래서 모든 말의 끝맺음

을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라고 하자는 운동을 벌였

어요. 신호 지키기, 분리수거, 물건 살 때 값을 깎지 않

기, 편법보다는 정의와 사랑 등이 포함되어 있어요. 필

요한 것을 하나하나 추가하다 보니 열 가지가 되어 버

렸습니다.(웃음) 이 중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

신호 지키기’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없어도, 차가 없

어도 지켜야 하니까 그것 때문에 서약을 못하는 분들

이 많이 있어요. 시골은 차가 없으면 다 다니니까 유혹

거리가 되는 거죠. 이 항목을 풀면 서약하겠다는 분들

이 많아요. 지금 교인들 중에 한 90명 정도는 사인을

했는데, 내년에 또 하면 더 늘어나겠지요. 적은 숫자지

만 벌써 교회 분위기가 달라요. 강요하는 게 아니고,

늘 자연스럽게 동참하도록 기다립니다. 그게 쉽지 않

아요. 금전문제 등 여러 가지 내용이 있거든요. ‘향기

나는 사람들’도 초창기 교회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

한 또 다른 시도라고 볼 수 있겠지요.

�3�.� 교인들이� 변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데�,� 변화

의� 동인들을� 정리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직접 이런

말씀 드리기는 좀 어렵지만, 교인들이 제 생활을 알아

요. 교인들과 함께 하려는 저의 마음을요. 장로님들은

제 사례를 늘 올리고 저는 원래대로 해놓고 그러거든

요. 교인들의 생활 중간치를 하겠다고 하면서요. 특별

한 철학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주님 생각하면 그

렇잖아요. 몸 버리시고 다 버리셨는데, 교인들 섬기겠

다고 하면서 적어도 교인들보다 더 풍요한 생활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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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는 없잖아요. 제가 받는 사례가 260만 원 정도? 아직

300만원이 안되는데, 부모님 포함해서 모두 여섯 명인 저

희 가족이 살기에는 좀 힘들어요. 하지만, 그 정도가 우

리 교인들 경제 수준이에요. 기아 정직원들은 연봉이 6

천만 원 이상이지만, 계열회사나 하청업체에 다니는 분

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이런 삶을 살기로 한 것에는 여

러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목회를 하게 된 것은 열일곱 살 때 폐병에 걸려 죽

을 뻔 했다가 살아난 경험 때문입니다. 원래 사대나 교대

에 가서 선생하고 싶었습니다. 폐병을 앓으면서 혼수상태

에 빠졌는데, 의사가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소리, 장례 준

비하는 모습, 어머니 우는 모습 이런 것이 다 보이고 들리

는 겁니다. 그 때 히스기야 생각이 나더라고요. “하나님

저의 생명을 연장시켜주시면 제가 평생 하나님 일을 하

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정말 기적적으로 회생했어요. 그

때만 해도 하나님 일이라고 하면 목회였어요. 목사가 되

겠다니까 집에서 난리가 났죠. 안동 김 씨 집성촌에 살

고 있어서 교회도 못 다니던 집안이었으니까요. 어머니

는 “너 이놈 자식, 목사 되면 장가도 못 간다.”고 하셨어

요. 목사들이 가난하게 사니까. 그 때 교회를 다니면서

하나님 앞에, 목사가 되면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시골

교회에서 섬기겠다고 서원을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라

디오에서 한경직 목사님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그 분

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게 너무 좋았어요. 옷

갖다 주면 다른 사람에게 주고, 차 갖다 주면 팔아서 어

려운 사람 돕는 삶의 모습이요.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목사 안수 받을 때 너무 감격스

러워서 많은 눈물을 흘리면서 한경직 목사님처럼 살겠

다고 마음먹었어요. 그 후로도 죽음을 넘나드는 경험을

또 하고 여러 가지 질고를 겪다 보니 자연히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다르게는, 교회에서 사례를 받는 목사들의 교회 강사비

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요. 우리 교인들 중에도 일용직

근로자가 있는데요. 아침에 소개소에 나가서 불림을 받

기를 기다립니다. 불림을 못 받으면 그냥 들어와서 하루

를 보내고요. 그 분들이 공사장에 나가서 일하면 하루 8만원 받

아요. 하루 종일 몸으로 때워서요. 목사님들이 한 번 강의를 나

가면 최소 30만원은 받잖아요. 질적인 차이가 있는지는 몰라도

저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교인들 생각하면 그럴 수 있을까

요? 그런 면에서 어느 정도 안정된 교회에서 목회하는 목사들이

다른 교회 강사로 나갈 때는 돈을 안 받는 운동이 필요하지 않

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 초대교회 때도 베드로나 다른 사

도들이 다른 곳에서 말씀 전할 때도 이렇게 과도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요즘 이명박 정부가 국민정서와 너무 동떨어져있다고 그

러잖아요? 한국교회도 그런 것 같아요. 교인들 정서하고 너무 다

른 거죠. 목사들은 나름대로 인카네이션하는 것인데 그게 피부

로 와 닿지 않는 거죠. 이런 점에서 우리 교인들이 제 생활을 아

니까 동의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 교인들에게 제가 늘 강조하는 것이 있어요. 교회 직분

이나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예수님화 되어 가느

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교회가 적어서, 교인이 적어

서 세상이 바뀌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예수 닮은 사람이 없기 때

문이라고 해요. 언젠가 미국에 살고 있는 누님을 만나러 갔다가

설교를 가지고 구역 예배 때 나눔 하는 것을 보았어요. 저희도

그것을 도입했는데 한 7,8년 된 것 같아요. 말씀을 나누고 삶에

대한 강조를 하다보니까 교인들이 많이 변해요. 성령님이 하시

는 사역이지만요.

�4�.� 이런� 목사님의� 삶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힘들� 수

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저의 아버님은 예수 믿고 세례를 받은 지가

4년 밖에 안돼요. 안동 김 씨 집성촌을 떠나 파주에서 사시다가

파주가 개발되면서 저희 집에 오셔서 4년 정도 함께 사는 동안

예수를 믿게 되셨어요. 그런데 아버지 하시는 말씀이 “야, 나는

목사는 다 잘 사는 줄 알았다.”는 거예요. 문산에서 보았던 목사

님들은 제일 좋은 것으로 생활했으니까요. 그런데 저희랑 살아보

니까 “네가 진짜 목사다.” 하시는 거죠. 4년 사시면서 유심히 지

켜보신 거예요. 제가 자랄 때는 아버지에게 가장 무능한, 똑똑하

지 않은 아들이었거든요, 누나들에 비해서. 근데 아버지에게서

처음으로 그런 인정을 받았어요. 너무 감개무량했죠. 신학 시작

할 때 아버지가 반대하셨기 때문에 공부할 때 집에서 거의 도와

주지 않아서 전도사 때부터 교회 사례비 차근차근 모으고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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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닦기와 화장실 청소 등으로 아르바이트하면서 공부했

었는데, 다른 사람보다 아버지에게 인정받았다는 것이 저에

게는 큰 의미가 있었어요.

제 아내는 결혼하고는 속았다고 해요. 아내는 중앙대의 SCN

에서 최재선 목사님께 감화를 받고 회심한 경우인데, 최재선

목사님이 중대 출신들을 모아서 사역했던 선한교회에서 자

라면서 목사 부부는 존경받고 높임을 받는다고 생각했대요.

생활도 윤택하고요. 그래서 자기도 사모가 되어야겠다고 생

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었으니까요. 낮아져서 늘 다른 사람

들을 섬겨야 하니까 피곤하죠. 당연히 경제적인 부분도 힘

이 들고요. 요즘은 아내가 향남에 가서 과외를 하면서 가정

에 모자란 부분을 충당하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조금 고생

스럽게 살지만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얘기합니다.

�5�.� 말씀� 중에� 교회� 직분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하신다고� 했는데�,�

그� 생각이� 임직자들에게서� 특별� 헌금� 안� 받고� 세족식을� 하는� 장로�

임직과� 관련이� 있을까요�?� 조암제일교회의� 직제에� 관해서� 좀� 말씀

해주세요�. 저희 교인들이 목회자에 대한 불신이 매우 강해서 지

금도 옛날 일에 대해서 가끔 말씀하시는 어르신들이 계세요. 한

국교회가 목회자 재신임제를 도입할 무렵 저희도 시행해서 11년

이 되었습니다. 목사가 존경받지 않으면 목회가 안 되겠다는 생

각이 들었는데, 표로 신뢰를 알아내는 방법밖에 없더라고요. 청

빙 받을 때 공동회의에서 있었고, 7년 전에 재신임투표를 했는데

반대표가 한 표 있었습니다. 2012년 7월에 두 번째로 묻기로 했

어요. 장로님들은 작년 가을에 재신임을 했고요. 임기는 장로가

5년, 목사가 6년입니다. 연임가능하고요, 만약 재신임 받지 못하

면 1년 쉬고 1년 후에 재신임을 묻게 됩니다. 우리 교회가 장로님

들을 정말 잘 세웠어요. 정말 존경받습니다. 장로님 한 분은 반

대표가 한 표, 또 한 분은 두 표가 나왔는데, 나중에 보니까 모두

부인들과 자녀들이 던진 표였습니다. 우리 아버지 교만하지 말라

고 그렇게 찍었다고 하더라고요. 장로님들은 명절이면 혼자 사는

분들에게 자기 돈으로 선물사서 소외된 분들을 돌아보십니다.

요즘 임직식을 화려하게 많이 하잖아요? 초대교회 때도 돈 내

고 저렇게 화려하게 했을까 생각해보면 그랬을 것 같지 않거든

요. 초대교회 때는 아무래도 섬기는 리더십에 대한 강조가 많았

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임직식 때 나무 십자가 목걸이를 걸

어주고 백합화를 드렸어요. 더러운 곳에서도 향기를 내는

그런 백합화. 저희 장로님들은 자기 권위나 권력을 주장하

지 않습니다. 1기 장로님들 세울 때, “장로님들, 임직하기 전

에 가장 지저분한 화장실 청소 1년 하십시오.” 해서 그 분

들이 1년 화장실 청소를 했어요. 그런데 2010년 임직 받은

분들은 화장실 청소하시는 분들이 양보를 못하겠다고 해

서 화장실 청소를 안 하고 임직을 했어요. 그런데도 변함

이 없어요. 이제는 겸손과 섬김이라는 교회 분위기 자체가

틀이 잡힌 것 같아요. 장로님들뿐만 아니라 모든 교인들이

다 비슷비슷해요.

저희 교회에서는 집사가 되는 것도 까다로워요. 다른 교회

에서 오시는 분들은 다 집사라고 부르지만, 우리 교회에서

집사가 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일단 주변사람들이 그 사

람의 덕을 인정해줄 수 있어야 하고요, 출석율도 강조하지

는 않지만 적어도 모범적인 척도를 요구하고요. 그러다 보

니까 6,7년을 다닌 사람도 집사 아닌 사람이 많아요. 이 분

들을 그냥 아무개 성도님, 형제님, 누구 엄마 그렇게 부르

기도 하고 호칭의 통일성은 없습니다만. 교회의 직제는 공

동체를 살리기 위해서 존재해야 하는데, 한국교회의 직제

는 역작용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저희 교회에서는 세례를

받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세례 문답을 통과하고 정말 신앙

고백이 있어야 세례를 주거든요. 그런 사람이 한 명이면 한

명만 줘요. 일부러 세례교인 늘리려고 할 필요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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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아무래도 세례가 드물어지죠. 세례를 받고 2년이 지

나야 제직이 될 수 있으니 집사를 받는 것도 어려울 수

밖에 없지요. 우리는 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덕이

없으면 교회의 리더십이 서질 않으니까요. 저희 교인들은

직분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아요. 장로가 안 되어서 시험

에 드는 분도 없고요. 우리 교회가 예장 합동에 속해 있

지만 장로는 다만 교회 행정의 대표자일 뿐이라는 생각

이 강합니다. 세족식은 사람들 앞에서 내가 섬기겠다는

하나의 상징적 의미예요.

�6�.� 오면서� 멋지게� 건축된� 교회건물을� 보았습니다�.� 교회� 건

축이� 성장을� 부른다는� 말도� 있고�,� 또� 교회의� 규모가� 어느� 정

도� 되어야�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목사님과� 교회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 저희 교회 건물이

정말 말이 아닙니다. 비가 오면 예배당 앞의 벽돌이 젖어

들어 오거든요. 그래서 휘장으로 현수막을 꽃무늬를 넣

어 만들어 달았어요. 비가 오면 그게 젖어드는 것이 뻔히

보입니다. 그리고 사실 우리 예배당이 위험하긴 해요. 30

년 전에 지은 건물인데, 기둥에 철근이 안 들어갔다고 합

니다. 옛날 방식대로 벽돌 쌓고 2층 올릴 때 옆으로는 철

근을 넣지만 기둥에는 안 넣은 거죠. 그래서 차가 지나가

면 막 흔들려요. 결혼식 같이 사람들 많이 오면 겁도 나

고요. 연말이면 설문을 꼭 하는데, 이번에 교회 건물 건

축하는 것에 대해 물어보았어요. 교회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데 개선책은 어떤 것이 좋은가? 첫 번째, 분리. 두 번

째로 증축. 세 번째, 새로 건축. 그랬는데 건축이 많이 나

오더라고요. 저의 경우에는 큰 교회들도 그들의 역할이

있겠지만, 작은 교회가 여러 개 나눠지는 것도 좋다고 생

각해요. 그래서 작년 봄에 당회에서 교회를 분립하자고 계속 이

야기를 했어요. 향남 쪽에도 50가정 되거든요. 장로님들이 반대

를 하셨는데, 사이즈가 어느 정도 되어야 큰일을 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어요. 저는 “우리 교회 사이즈가 커서 큰일을 했습니

까? 작으면 작은 대로 할 일이 따로 있는 거죠. 사이즈의 문제가

아니라 마인드의 문제입니다.”라고 하죠. 그래서 제가 아직 때가

아닌가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당회의 특징이 만장일치제예요. 아무도 상처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요. 다 찬성하고 한 분만 찬성을 하지 않을 경우 다

수로 결정해버리면 그분은 상처를 받으니까요. 기도하면서 기다

리는 거죠. 그러니까 어떤 때는 일이 빨리 진행되지 않습니다. 빨

리 결정해서 빨리 하는 것이 중요한가요? 상처 안주고 천천히 가

는 것이 더 낫다고 봅니다. 저희 교회에 장로님이 총 여섯 분인데

요, 저희 당회에는 큰 소리가 없어요. 빠르면 한 10분이면 끝나니

까요. 제가 자세하게 설명을 하고, 장로님들 동의 여부 묻고, 안되

면 다음으로 미뤄요. 당회에서 논의된 것을 목자 목녀 모임에서

다시 논의하고 수렴하는 과정이 몇 채널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분리는 교인들의 동의가 아직 안 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설교

를 통해 조금씩 설득하고 있습니다. 저는 설교가 선포라기보다

는 설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목사들에게 설교만큼 더 좋은 게

어디 있겠어요? 여태까지 설교를 통해서 사람들을 설득해오고

기다린 건데요. 또 저희 교회는 공동체성을 많이 강조해요. 수

련회도 목장별로 가고, 저도 생활의 본을 보이려고 노력하지만,

목자와 목녀들이 그 목장에서 아버지 어머니 역할을 해요. 너

무나 존경받아요. 그분들이 목원들의 삶을 잘 돌보니까요. 목장

모임에 가보면 많은 눈물들이 있습니다. 교인들이 세상에서 불

신자들과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문제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매주 돌아가면서 목장을 탐방하면서 그들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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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을 많이 듣거든요. 목사님 설교대로 못산다고, 그건 정말 비현

실적이라는 말이 많이 나와요. 그럴 때 성경적인 멘토가 되어서

상담을 해주기도 하고요. 지속적인 만남을 가집니다. 이런 일을

교회 규모가 커지면 할 수 없잖아요. 예약해야 하고요. 저는 이

게 아닌데 하고 생각하는 것이죠. 우리 교회 규모 정도가 딱 좋

은 것 같아요. 공간 때문에 부득이하게 1, 2부로 나누긴 했지만,

1, 2부에서 예배드리는 분들이 서로 잘 모르는 것이 늘 불만이

에요. 공동체성이 흐려지니까요. 만약에 다시 교회를 짓는다면,

부서를 나누지 말고 아이들도 함께 통합세대로 예배드리는 꿈을

꾸고 있어요. 미국의 빅토빌이라는 곳에서 우연히 가본 교회에

서 통합세대 예배를 드리는 것을 보고 이런 꿈을 꾸게 되었어요.

다섯 살짜리 꼬마가 통로에 나가서 무릎 꿇고 손을 들고 찬양하

는 모습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거든요. 어린 아이들도 그리스도

를 찬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저희 교회가 참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원래는 3년 정도 경

험 쌓고 서울 가서 목회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저를 이끌어주기

로 하셨던 목사님이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그게 안됐어요.

그러고도 몇 번 청빙이 왔었는데, 장로만 세우고 떠나자 하다가

이렇게 만 12년이 흘렀어요, 만약에 그 때 도시교회로 갔더라면

기존교회의 목회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고 가끔 생각

해요. 경쟁적이고 사람 끌어 모으고. 그런데 여기는 실험목회를

할 수 있는 거예요. 교인들과 동의만 되면 얼마든지 개혁적인 액

션이 가능하니까요. 서울에서 목회했으면 그게 힘들 거예요. 그

래서 시골에 있는 것에 감사해요. 저희 교회는 매우 불편한 구조

예요. 여기서 점심 때 200여명이 밥을 먹는다고 상상해보세요.

얼마나 좁고 불편하겠어요? 그런데 그걸 불편해하는 사람이 없

어요, 다 즐거워하지요.

�7�.� 한경직� 목사님의� 섬김과� 청빈한� 삶에� 대해서� 많이� 말씀하셨는데

요�.� 그것이� 목사님의� 영성�,� 좀� 더� 앞으로� 나가� 한국교회가� 발생시키

고� 있는� 많은� 문제들과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한경직 목사

님은 늘 저의 흠모의 대상입니다. 제가 아내에게도 자주 하는 얘

기가 여기가 팔레스타인 기후였다면 나도 예수님처럼 옷 한 벌이

면 되는데, 예수님은 두 벌 옷도 가지지 말라고 했는데 나는 옷이

많다고 그러죠. 정말 예수님처럼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요. 그런

데 그러기에는 지금도 너무 많은 것을 가진 것 같아요.

저는 아직도 따로 승용차가 없거든요. 교인들이 몇 번 사주

시려고 했는데 그 때마다 한 목사님 생각이 나는 거예요. 40

대 때도 교회에서 승용차를 사주려고 하셨는데, 그 때는 50

대 되면 사주십시오 했어요. 이제 50대가 되니 또 승용차를

사주겠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제 마음에 동의가 안 되어

서 봉고차를 사자고 했습니다. 봉고차를 사면 교인들이 다

함께 타고 다니면서 대화도 할 수 있고 좋지만, 승용차를 타

면 우리 가족밖에 못타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봉고차를 타

고 다니면 불편한 점이 있거든요. 호텔 같은 곳에서 모임이

있어서 가면, 호텔 직원이 제일 뒤에 보이지 않는 곳에 주차

하라고 해요. 목사로 보지 않는 것이죠. 그럴 때 굉장히 불

쾌합니다. 그러나 제가 목사 되려고 한 것이 부귀영화를 누

리기 위해서가 아니니까 견디어냅니다.

오늘날 목회자들이 너무 많이 누리는 것 같아요. 교인들이

참 힘들게 살아간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알면, 그렇게 많은

것을 누릴 수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다른 사람에 의해서

강요된 청빈은 오히려 영성을 죽이지만, 스스로 청빈을 지켜

나가면 영성이 살지요. 물질적으로 풍요해질수록 영적 민감

함이나 예민함은 둔화될 수 있다는 게 제 개인적 생각입니

다. 요즘 신대원, 우리 총신만 해도 경쟁률이 3.7대 1 그렇게

되잖아요. 옛날처럼 목회자들이 정말 끼니 걱정을 하면 이

런 경쟁률이 존재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해요. 물질적 풍

요가 한국교회를 타락시키고 질을 떨어뜨린 것은 아닌가 하

는 생각을 하는 거죠. 주를 위해서라면 나는 불편해도 내려

놓을 수 있는 거고, 내가 불편해서 교인들이 실족치 않고 구

원의 길을 갈 수 있다면 내려놔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아내하고도 나눕니다. 신학적 깊이나 성경이 깊지 않아 잘

볼 수 없는 면도 있겠지만, 한국교회는 너무 어긋난 길로 가

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시골 교회들도 너무 번듯

하게 잘 지었어요. 제가 보기에는 6, 70년대 교회들이 더 정

감 있던데……. 오늘날 한국 국민들도 언제든지 가서 기도

할 수 있는 정감 있는 교회를 더 원할 것 같아요. 예수님은

마구간에 오셨는데 한국교회가 너무 고급화되어가고 문턱이

높아져간다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져요.

기존교회의 목회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고 가끔 생각

해요. 경쟁적이고 사람 끌어 모으고. 그런데 여기는 실험목회를

할 수 있는 거예요. 교인들과 동의만 되면 얼마든지 개혁적인 액

션이 가능하니까요. 서울에서 목회했으면 그게 힘들 거예요. 그

래서 시골에 있는 것에 감사해요. 저희 교회는 매우 불편한 구조

예요. 여기서 점심 때 200여명이 밥을 먹는다고 상상해보세요.

얼마나 좁고 불편하겠어요? 그런데 그걸 불편해하는 사람이 없

�7�.� 한경직� 목사님의� 섬김과� 청빈한� 삶에� 대해서� 많이� 말씀하셨는데

요�.� 그것이� 목사님의� 영성�,� 좀� 더� 앞으로� 나가� 한국교회가� 발생시키

한경직 목사

님은 늘 저의 흠모의 대상입니다. 제가 아내에게도 자주 하는 얘

기가 여기가 팔레스타인 기후였다면 나도 예수님처럼 옷 한 벌이

면 되는데, 예수님은 두 벌 옷도 가지지 말라고 했는데 나는 옷이

많다고 그러죠. 정말 예수님처럼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요. 그런

다. 요즘 신대원, 우리 총신만 해도 경쟁률이 3.7대 1 그렇게

되잖아요. 옛날처럼 목회자들이 정말 끼니 걱정을 하면 이

런 경쟁률이 존재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해요. 물질적 풍

요가 한국교회를 타락시키고 질을 떨어뜨린 것은 아닌가 하

는 생각을 하는 거죠. 주를 위해서라면 나는 불편해도 내려

놓을 수 있는 거고, 내가 불편해서 교인들이 실족치 않고 구

원의 길을 갈 수 있다면 내려놔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아내하고도 나눕니다. 신학적 깊이나 성경이 깊지 않아 잘

볼 수 없는 면도 있겠지만, 한국교회는 너무 어긋난 길로 가

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시골 교회들도 너무 번듯

하게 잘 지었어요. 제가 보기에는 6, 70년대 교회들이 더 정

감 있던데……. 오늘날 한국 국민들도 언제든지 가서 기도

할 수 있는 정감 있는 교회를 더 원할 것 같아요. 예수님은

마구간에 오셨는데 한국교회가 너무 고급화되어가고 문턱이

높아져간다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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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o ok Re v ie wB o ok Re v ie w

B o ok Re v ie w

해가 바뀌어 2012년이 되면서 ‘세상의 종말’

에 대한 이야기가 언론에서 심심찮게 흘러

나옵니다. 제가 본 신문에서는 다섯 가지나 되

는 종말론을 이야기했는데요, 그 중에서 세 가

지만 소개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2009년에 개봉

된 영화 <2012>을 통해 널리 알려진 ‘마야 달력

종말론’입니다. 마야 문명은 서기 900년경에 갑

자기 사라졌는데요, 마야 문명이 남긴 유물 중

에 마야족의 달력이 있습니다. 이 달력에 근거

해서 2012년에 종말이 온다고 말합니다. 두 번

째는 ‘주역 종말 예언론’입니다. 동양의 고전 주

역을 몇몇 미국인들이 수학적으로 분석해 그래

프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그래프가 인류 역

사의 큰 변화와 일치한다고 주장하며, 2012년에

그래프가 멈추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세상에 종

말이 온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태양 플레어

1>폭발설’입니다. 태양이 지구를 불태워버릴 정

도로 강력한 플레어를 발생해서 결국 이 세상

에 종말이 온다는 것입니다.

이런 식의 종말론은 한 마디로 말하면 ‘상품화

된 종말론’입니다. ‘상품화된 종말론’은 사람들의

막연한 불안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동시에 불안을 먹고 자랍니다. 그래서 사람

들의 불안을 조장하고 이용합니다. 특히 언론을 통해 하나의 상품으로서 종말론

이 마케팅되고 있

습니다. ‘상품화된

종말론’은 마치 시

장에서 사고파는

상품처럼 소비되

고 화제를 일으키

고 그러다가 어느

날 더 이상 유통되지 않고 잠적하게 될 것입니다. 미래를 알지 못하는 인간의 불

안감을 이용한 비즈니스인 셈입니다. 실제로 종말을 대비해서 만든 지하 벙커가

고가에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 지하 벙커는 장기간의 비상식량이 비축 가능

하고, 태양에너지 자급 설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또 마야 문명

의 근원지인 멕시코는 2012년에 ‘마야 종말 이벤트’ 덕분에 관광객이 늘어날 것

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상품화된 종말론’이 낳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돈이고,

누군가에게는 허무함입니다.

기독교 안에도 이 세상의 종말과 관련된 ‘상품화된 종말론’이 있습니다. 1992년에

시한부종말론을 주장하던 다미선교회 역시 ‘상품화된 종말론’을 유통시켰습니다.

다미선교회는 그 해 10월 28일에 이 세계에 종말이 오고 선택받은 자신들만 휴거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그 날 아무런 일도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거대한

종교 사기극이었습니다. 누군가는 말할 수 없는 피해와 상처를 입었을 것입니다.

최근 미국의 ‘해럴드 캠핑’이라는 사람도 2011년 5월 21일이 휴거일이라고 예언

했다가 아무런 일이 없으니까, 휴거일이 2011년 10월 21일이라고 다시 예언했습

니다. 그 날도 역시 아무런 일도 없었습니다. ‘해럴드 캠핑’은 과거 1994년에도 휴

거와 관련된 종교 사기극을 벌렸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또 종교 사기극을 시도

했습니다. 이 사기극에 넘어가서 자신의 생업을 내팽개치고 그를 추종했던 사람

들만 불쌍하고 안타깝습니다.

이상하게도 교회나 그리스도인들이 ‘상품화된 종말론’ 앞에서 건강한 이성을

상실하고, ‘상품화된 종말론’의 바람이 불어오면 믿음이 흔들립니다. ‘상품화된 종

세상의 종말소통하는 책읽기 /

1>태양 플레어란 태양의 흑점군 부근에서 채층의 일부분이 급작스럽게 강한 섬광을 내는 현상을 말한다.

2>이 문제에 관련하여 제가 1999년 한국 라브리에서 함께 나눈 ‘종말, 이 세상의 파멸인가? 아니면 회복인가?(http://www.labri.kr/library/docs/kes_destruc-

tion_or_restoration.pdf)’라는 글을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종말종말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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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수목사 | 한양대에서 사회학을, 합동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였다. 백주년기념교회 목회자로 섬겼으며, 현재 산울교회 부목사로 섬기고 있다.

말론’은 결국 사람들에게 공포와 불안감만 증폭시킵니다. 그 이유는 종말을 이 세상

의 파멸로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종말은 이 세상의 파멸이 아

니라, 이 세상의 회복2>입니다. 이 세상이 죄로부터 회복되어 다시 새로워진다는 것

을 말합니다. 그래서 기독교의 종말은 결국 공포가 아니라, 이 세상의 희망입니다. 또

한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과 담을 쌓지 않고, 세상과 소통하며, 세상의 죄에 민감하

게 반응하며, 이 세상의 구조 악에 침묵하지 않고 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

다.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은 그리스도인들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도 임합니다. 세상

의 종말을 건강하게 생각하게 해주는 책, 세 권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책으로『천국만이 내 집은 아닙니다』(폴 마샬 지음, IVP)를 소개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대로, 이 세상의 한쪽 측면만을 중심으로 쓴 책입니

다. 저자가 말한 이 세상의 한쪽 측면은 바로 이 세상의 선함입니다. 교회에서 세상

에 대해 배우는 것은 거의 99%가 이 세상의 악함입니다. 지난 글에서 말한 대로, 세

상의 다양한 의미를 구분해서 가르치지 않고 한 번에 싸잡아서 부정적으로만 가르

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상이 그리스인들에게 뜨거운 감자인 것입니다. 그런 면에

서 이 책은 그리스도인들의 시각을 바로 잡아주는 책입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세상을 어떻게 보아야 하고, 어떻게 누려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그것도 종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서, 이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보게 해줍니다. 이처럼 보기 드문 책이

지만, 아쉽게도 그리스도인들이 가까이 하는 책은 아닙니다. 저는 서점을 갈 때마다

이 책이 눈에 들어오면, 책 뒷면을 뒤적입니다. 과연 그동안 몇 쇄나 찍었는지 궁금하

기 때문입니다. 이 책 꼭 보아야 합니다. 세상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묘한 이중성을

벗겨주는 몇 안 되는 책입니다.

두 번째 소개할 책은『헤븐-천국은 이런 곳이다』(랜디 알콘 지음, 요단)입니다.

톰 라이트가 쓴『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IVP)를 소개하고 싶었지만, 이 책이 읽

기에 만만치 않은 책이라 그냥 언급만 하고 지나갑니다. 그런데 톰 라이트의 책 442

쪽을 보면, 톰 라이트가 랜디 알콘의 이『헤븐』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톰 라이트가

추천한 이 책 역시 기독교의 종말이 파멸이 아니라, 회복이고, 재창조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설명한 책 중에는 상대적으로 쉽게 설명한 책입니다.

총 4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종말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서점

에서 ‘차례’만 살펴봐도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그런데 거의 대답이 없는 그런

질문을 친절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살 때는 꼭 출판사나

저자의 이름을 함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제목은 같은데 내용은 영 아닌 책들이 꽤

있기 때문입니다. 참! 저자가 이 책에서 중

요한 내용을 선택적으로 발췌하여 50일간

묵상할 수 있는 책으로도 냈습니다. 도서

출판 토기장이에서 『아버지 집으로』라

는 제목으로 번역 출판했습니다.

마지막 책으로『창조 타락 구속』(알버

트 월터스·마이클 고힌 지음, IVP)을 소개

합니다. 이 책은 20년 전에 나온 동일한 제

목의 책을 개정해서 낸 책입니다. 흔히 기

독교 세계관의 교과서와 같은 책으로 불

렸던 책입니다. 이 책은 총 6장에 걸쳐서

성경의 큰 흐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많

은 그리스도인이 기독교 세계관을 설명하

는 책에 대해 편견이 있습니다. 기독교 세

계관 책을 철학책으로 오해하거나, 신앙과

그 다지 관련이 없는 지적 유희로 보는 식

의 편견이 있습니다. 결코 그런 책이 아닙

니다. 66권의 성경을 관통하는 흐름을 창

조, 타락, 구속이라는 세 단어로 요약하

고, 그 내용이 과연 무엇인지 성경을 기초

로 자세히 풀어낸 책입니다. 특히 이 책의

제4장 구속과, 제5장 구조와 방향의 구분

은 꼼꼼하게 읽어야 합니다. 읽는 만큼 큰

도움을 받을 것입니다.

“우리는 끝(end)에서 출발한다.

내 끝에 내 시작이 있다.” (T. S. Eliot) “결말이 시작보다 앞선다.

우리는 먼저 종착지를 정한 다음 여정을

시작한다.” (유진 피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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