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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업을 위한 최고의 길라잡이 시사 똑똑 뜨거운 감자, 단통법을 말한다 시대별 표어로 살펴본 우리나라 출산정책 THEME 국가경제 쉽게 이해하기 이 간다! ‘느영나영(너와 나)’ 배움의 즐거움을 함께 누린다! 제주경제교육센터 http://eiec.kdi.re.kr ECONOMIC EDUCATION 통권 13612 2014 DEC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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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업을 위한 최고의 길라잡이

시사 똑똑

뜨거운 감자, 단통법을 말한다시대별 표어로 살펴본 우리나라 출산정책 

THEME

국가경제 쉽게 이해하기 

이 간다!

‘느영나영(너와 나)’배움의 즐거움을 함께 누린다!제주경제교육센터

http://eiec.kdi.re.krECONOMIC EDUCATION

통권 136호122014 DEC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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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확산과 공포심의 경제!장종문·대외경제정책연구원

18

뜨거운 감자, 단통법을 말한다정인석·한국외국어대학교

20

우윳값, 원유가격연동제로결정된다?

조석진·낙농정책연구소

22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한국경제

유재원·건국대학교

24시대별 표어로 살펴본

우리나라 출산정책홍승아·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학교탐방

06기술진보는 일자리를 줄일까?

고 선·중앙대학교

08쉬우면서 어려운 수업 변화?!

장영주·행신중학교

10스웨덴 교육에서 배운다:

독립적·비판적·창의적 인간을위한 교육

황선준·경기도교육연구원

경제+

12경제탐험대는 순항 중

부산국제외국어고등학교

35타인에게 어느 정도까지

친절할 수 있을까?아라이 아키라(新井 明) ·

(일)고이시카와(小石川) 중등교육학교

28국가의 경제상태 파악하기

한동익·KDI 경제정보센터

30유형에서 무형으로 변화하는 노동

박정호·KDI 경제정보센터

32경제체온계

‘물가’가 보내는 신호조선영·KDI 경제정보센터

03배움의 즐거움을 함께 누린다!

제주경제교육센터

‘느영나영(너와 나)’

시사경제동아리‘경제탐험대’

시사 똑똑국가경제 쉽게 이해하기

Contents

발행인 김준경 I 편집인 김주훈 I 편집위원 김진영·주호성 I 편집 박진채·안선경·표초희·한동익·박수정·류진주 I 배포 전문혜

발행일 2014년 12월 1일(매월 1회 발행) 제23권 제11호(통권 136호)

발행처 (339-007) 세종특별자치시 길재길 15 I 전화 044) 550-4611 I 팩스 044) 550-4941 I E-mail [email protected]

정기구독 044) 550-4243 I 구독료 권당 2,500원, 연간 25,000원 I 디자인·인쇄 애플소스 02) 2264-7850

● 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도서잡지 윤리강령 및 잡지윤리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글과 사진은 KDI의 서면 허락 없이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에 실린 기사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필자의 소속기관이나 본지의 공식 견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수업 어때요?

이 간다!

건강한 신체 =

건강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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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간다!

‘느영나영(너와 나)’배움의 즐거움을 함께 누린다!

제주경제교육센터

교사직무연수

·제주지역 초·중·고 교사 대상

·교사 직무연수를 통한 경제교육의 전문화 및 체계화 도모

취약계층경제교육

·사회 소외계층인 빈곤층, 노약자, 장애인 대상

·청소년 경제교실, 다문화가정 경제교실, 노인 경제교실

실물체험경제교육

·교육기관, 보육시설, 비영리기관 초등학생 대상

·합리적인 소비, 용돈관리, 물물교환·재래시장 체험교육 등

시민경제교육

·지역주민, 소상공인 대상

·어촌계 주민 대상 경제교육, 금융실무 아카데미, 찾아가는 주민 경제교실 등

학교방문경제교육

·제주지역 초·중·고등학교 대상

·청소년 경제증권교실(초등학교) 학교방문 경제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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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가을. 무척이나 화창한 날씨였다. 멀리서

도 한라산의 등선이 명확하게 들어왔다. 얼핏 느끼

기에는 육지와 다름없는 모습이지만, 조금만 이동

하면 어디에서든 산과 바다가 맞닿아 있다. 우리나

라 최고의 관광지인 만큼 제주지역의 특색을 살린

경제교육 사례도 한층 더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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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달리 지역아동센터는 초등학교 전 학년을 모

두 아우르기 때문에 수업 받는 학생들의 학년이 들쑥날

쑥해서 학교에서보다 수업하기가 더 어렵다고 했다. 그

래서 센터 강사 선생님들은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을 시

도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생활을 더 꼼꼼이 관찰하여

수업 사례로 연결 짓는 노력을 하고 있다. 고참 강사인

김금율 선생님은 수준별 교육방법을 강조했다.“집중력

이 떨어지는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칭찬이나 격려의 말

을 해서 학습동기유발 활동에 중심을 두는 반면, 고학

년 학생에게는 도전적 개별 학습과제를 제시하여 수업

목표에 접근하도록 유도한다.”라고 했다.

자기주도적 학습에 대한 관심이 커서 경제교육의 자

기주도적 학습 모델 개발에 힘을 쓰고 있는 허나령 선

생님은“학생들이 경제교육을 어렵게만 생각하는데, 제

가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가르쳐주고 싶은 것은 경제가

삶이라는 것을 직접 깨닫게 하는데 있다.”라고 말했다.

| 제주지역에 적합한 맞춤식 교육

고태호 경제교육센터장은“취약계층 아동의 경제교육

은 교육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상황에 대한

개선 여지 또한 크기 때문에 더욱 비중을 높여나가는

데 힘쓰고 있다.”라고 했다. 이를 위해 현재 센터에서는

전담강사와 경제교육 전문가로 구성된 워킹 그룹이‘제

주형 경제교육과정’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제주형 경제교육과정’은 총 10차시 교육과정으로 표

준경제개념을 바탕으로 이론과 게임을 병행하는 프로

그램이다. 올해 내로 대상별로 10개 표준경제개념을 적

용한 교육내용과 게임이나 교구·영상·교육용PPT 등

적절한 교육자료를 개발하여 각 내용별로 교육 지도안

을 작성한 계획이다. 결과물이 나오면 내년부터 센터는

자체 개발한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다 체계적

이고 다양한 교육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2015년 센터의 활약을 한층 더 기대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최근에는 도시 가정들이 이주해오면서 기존 가정의 아

동들과의 문화, 정서적 격차를 보이고도 있어‘사회적

제주발전연구원의 제주경제교육센터(이하 센터)는 제주지

역 교사·학생·일반인·취약계층 등 대상별 경제교육

사업을 전개하는 제주 지역경제교육 전담기관이다. 올

해 센터가 특별히 정성을 쏟은 분야는, 경제교육이 가

장 필요하지만 교육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취약계

층, 그 중에서도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경제교육이다.

센터에서는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을 위해‘느영나영 어

린이경제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느영나영은‘너하고

나하고’를 의미하는 제주방언이다. 이 프로그램은 서로

의 의견을 묻고 답하는 인터뷰 활동, 게임교구를 활용

한 조별 활동 및 역할극 등 협동을 요구하는 교육방법

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 취약계층 아동에게도 균등한 교육 기회를

센터를 찾았을 때, 마침 회의실에서는‘느영나영 어린

이경제교실’에 대한 평가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

데 회의 내용이 예상을 조금 빗나갔다. 프로그램 진행

및 평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생

각했는데 이보다 조금 무거운 이슈가 심도 있게 논의됐

다.‘교육의 기회균등’과‘수준별 교육’이 그것이다.

“최소한의 교육 기회조차도 허락되지 못한 아이들은

우리가 무엇을 가르쳐주지 않더라도 그냥 찾아가기만

해도 좋아한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현한 이영란 강사

는“저소득층 아동들에게 세상이 밝고 희망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싶어 미래 설계 등의 역할 수업에 보

다 비중을 두고 있다.”라고 했다.

실물체험 경제교육 <우리는 윤리적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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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정리 | 표초희·안선경KDI 경제정보센터

1 가정위탁아동 대상 경제교육

2 가시리마을의 마을기업 방문체험

3 농·수·축·임업인 대상 경제교육

4 FUNFUN 어린이 협동조합 캠프

5 희망진로취업캠프

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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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육’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사회적 경제’란, 자

본주의 시장경제가 발전하면서 나타난 불평등과 빈부격

차, 환경파괴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등

장한 개념이다. 이윤의 극대화가 최고 가치인 시장경제

와 달리 사람의 가치를 우위에 두는 경제활동이다. 올

해 여름 교사 대상 직무 연수 때 사회적 교육을 위해 가

시리 마을을 방문하여 마을사업과 지역경제에 대한 교

육을 진행하였는데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 했다.

고 센터장은“경쟁이 아닌 사회적 경제개념을 전파하

기 위해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에 대한 이론

교육 및 현장방문, 체험활동 등을 경제교육과정에 추가

하여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우

리 고장의 자연·문화 환경 등을 활용한 현장 밀착 교

육이 가능하다는 것도 제주지역의 큰 이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지역센터 아이들에게도‘FUN FUN’어린이

협동조합 캠프가 열릴 예정이란다.

전담강사 자체 스터디 모임도 활성화되어 있다. 김금

율 강사는“서로의 장단점을 벤치마킹 하고, 자유로운

의견을 교류하면서 발전해나가는 서로의 모습을 목격

할 때 가장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강사

들만의 친목도모도 질 높은 교육을 위한 과정임을 강

조했다.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함에 있어서 학습적인 뿐만 아

니라, 정서적인 면까지도 신경 쓰는 센터의 교육 방침

은 다른 기관에서도 벤치마킹해도 좋을 것 같다. 청정

도시 제주에서 뛰어놀며, 천진난만한 웃음의 짓는 아이

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센터와 강사, 그리고 제주

시민 모두의 노력으로 교육의 사각지대가 없어지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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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목해왔는데, 대표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례가 수직

포공의 비극이다. 19세기 초반이 되면서 영국의 방직산

업에서 동력을 이용한 방직기의 사용이 확산되었다. 같

은 기간 동안 수직포공의 급료 수준은 급락했고, 많은

수직포공과 가족들이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었

다. 그러나 수직포공의 급료 수준 하락은 일자리가 새로

운 기계로 대체되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동력 방직기

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복잡하거나 섬세한 직물은 여전

히 숙련공들이 손으로 직접 짜내야 했고, 따라서 수직포

공들의 고용도 유지되었다. 하지만 경기가 둔화되던 상

황에서 수직포공의 수가 늘어나면서 급료 수준이 크게

하락하였던 것이다.

기술진보에 대한 당대인들의 인식은 어떠했을까? 기술

진보에 대한 저항의 상징처럼 알려진 대표적인 사건은 영

국 산업혁명기에 일어난 기계파괴 운동이다. 특히 1811

년부터 1817년까지 영국 직조공들이 벌인 기계파괴 사건

들은 러다이트 운동으로 불리기도 한다. 기계파괴 운동의

배경 속에 기계와 기술진보에 대한 적대감이 없었다고 보

기는 힘들다. 또한 실제로 기계파괴 운동은 종종 새로운

기술 도입을 성공적으로 지연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기

계를 파괴하는 행위 자체는 숙련공들이 높은 급료라든지

더 나은 노동조건을 얻기 위해 자신들을 고용한 업자에게

항의하는 전통적인 시위 방식이었다. 업자들이 소유한 기

계의 파괴는 일종의 상징적인 행동이었고, 기술진보에 대

한 직접적인 저항이었다고 해석하기는 힘들다.

| 여성·아동의 노동수요 ≠ 성인 남성의 노동수요

기계와 기술진보가 일자리를 빼앗기만 했던 것은 아니

다. 산업혁명기에도 기술진보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

하기도 했는데, 대표적으로 여성과 아동의 노동수요 증

기술진보는 일자리를 줄일까?

기술이 진보하면 인간의 노동에 종말이 찾아올까? 기술

진보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가진 사람들은 언젠가 미래

에는 고된 노동을 기계가 대신하고 인류는 여가를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가리라 꿈꾸기도 한다. 반면 기술진보에 대

해서는 낙관적일지 몰라도 기계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

앗아가며 오히려 많은 이들의 인생이 더 불행해질 수 있

다는 비관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인류의 등장 이후 오늘

날까지 기술수준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따라서 역사적

경험을 살펴본다면 기술진보가 인류의 노동에 대해 미치

는 영향이 앞으로 어떻게 발현될지 짐작해 보는 데 도움

이 될 수 있다.

| 수직포공의 비극: 기계도입 아닌 노동공급 증가 때문

우선 영국 산업혁명기(期)를 살펴보면 새로운 기계가 도

입되며 기존의 전통적인 숙련공들의 일자리가 사라졌을

것이라고 많이 생각한다. 역사가들도 이러한 점들에 많

고 선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email protected]

6

자료: By Chris Sunde; original uploader was Christopher Sunde at en.wikipedia.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주: 19세기의 기계파괴(러다이트)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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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가를 들 수 있다. 초창기 공장의 노동은 때때로 육체적

인 힘을 덜 필요로 하였다. 동시에 여성이나 아동의 작

은 체구, 유연한 몸, 섬세한 손 등은 복잡한 기계를 다루

는 공장 노동에 매우 유용했다. 따라서 산업혁명 초기에

는 많은 여성과 아동이 공장에 취업하여 일하기 시작했

다. 하지만 기술진보가 노동수요에 미치는 효과가 한 방

향으로 늘 지속되었던 것은 아니다. 다수의 공장에서 이

후 기계가 보다 대형화되고, 품질이 개선되어 잔고장이

줄어들고 섬세한 유지관리 업무가 불필요해지면서 나중

에는 여성과 아동노동이 다시 성인 남성노동으로 대체

되었다.

또한 수많은 새로운 직종이 기술진보와 혁신의 결과

로 탄생하였다. 공장관리자, 엔지니어, 기술자, 전문경

영인 등은 모두 기술진보에 따라 생산과정이 변화하고

기업조직이 새롭게 형성되며 탄생한 일자리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일자리들의 다수는 주로 고(高)숙련 전문직

에 해당한다. 기술진보의 결과로 고숙련 전문직에 대한

수요가 늘며, 이들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에 대한 수요

도 함께 증가하게 되었다. 교육에 대한 투자수익률이 높

아졌기 때문이다. 기술진보의 여파로 19세기부터 20세

기 초까지 미국과 영국에서는 각종 고등학교가 설립되

며 중등교육이 확산되었고, 20세기 중반 이후에는 대학

교육의 팽창으로 연결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기술의 진보는 저(低)숙련과 고숙련 노동에 대

한 수요를 늘리는 동시에 전통 사회의 숙련공이었던 계

층의 일자리는 줄이는 경향이 있었다. 산업혁명기 이후

에도 이러한 경향은 꾸준히 관찰되었다. 예를 들면 20세

기 초반에 미국에서는 공장의 동력을 수력이나 화력에

서 전력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산업의 전력

화는 고숙련직에 대한 노동수요를 크게 늘렸다. 한편 기

존의 숙련공이었던 중(中)숙련 직무에 대한 수요는 상대

적으로 크게 감소한 데 반해, 저숙련 단순 노무직의 노

동수요에는 별다른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 유사한 효과

는 최근 기술진보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

구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 기술진보는 농업분야 일자리에도 영향 끼쳐

공업뿐만 아니라 농업에서도 기술진보가 사람들의 일자

리에 영향을 미쳐 왔다. 인클로저라든지 녹비작물의 도

입 등 노동생산성을 높였던 혁신활동은 전통사회의 가

난한 농민들의 땅을 빼앗고 도시로 축출하기보다는 농

업의 규모를 키우고 상품작물의 경작을 가져오며 오히

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제공한 경우도 있었다. 한

편 낙농가에서 전통적으로 우유를 손으로 휘저어 버터

를 만드는 일은 여성들이 담당해왔다. 하지만 19세기에

버터를 만드는 교유기(攪乳器)가 개량되기 시작했고, 사

람의 손 대신 말 등 외부 동력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교유기는 점점 대형화되었고, 육체노동의 강도

가 강해지며 버터를 만드는 일은 성인 남성의 직무로 바

뀌게 되었다. 이후 지속적인 기술진보는 결국 버터 생산

을 농가가 아닌 공장에서 이루어지도록 바꾸고, 공장근

로자들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내기에 이른다.

이처럼 기술진보가 역사 속에서 노동시장에 미친 영

향은 복합적이었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전통적인 숙

련직에 대한 수요를 줄이기도 했지만, 고숙련직이나 저

숙련직 노동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오늘날 정부는 기술진보가 노동시장

에 미치는 다면적인 효과에 주목하고, 상대적으로 불이

익을 보고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대책을 제공

하고 있다. 다양한 사회보장 제도로 기초적인 삶의 질을

보장하고, 직업교육 프로그램 등 새로운 일자리로 이직

을 도우려는 활동들이 이에 해당한다.

숙련공들이 자신들을 고용한 업자들의 기계를 파괴하는 행위는

상징적인 행동으로, 기술진보에 대한 직접적인 저항으로 해석하긴 힘들어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전통적인 숙련직에 대한 수요를 줄이기도 했지만,

고숙련직·저숙련직 노동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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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취지하에 이름 붙임)’이라는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 우리

모임을 NTTP(New Teachers Training Program)의 일환인‘경

기도 교과토론수업연구회’의 지역모임으로도 공식화시켜

고양·파주·김포 영역을 아우르며 활동을 하고 있다. 아

직은 토론 경험이 많으신 선생님들 위주로 모임이 이끌어

지고 있지만 그 안에서 성장을 하여 조금씩 자신의 수업

에 토론을 접목시키는 선생님들도 늘어가고, 더 나아가

다른 모임에 강의를 나가시는 분들도 한 분 두 분 생기며

작은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또 다른 계기는 경기도에서 올해 출간한 인정교과서『더

불어 사는 민주시민(초등학교 3~4학년, 초등학교 5~6학년, 중학

교, 고등학교 4종)』의 고등학교 교과서 공동 집필에 참여하

면서 이 책의 활용을 고민하게 된 것에서 찾았다. 영국·독

일·프랑스 등에서는‘민주시민’교과서가 독립된 교과목

으로 자리 잡아 학생들이 민주적인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도덕·

사회 등에 민주시민에 관한 주제가 녹아있지만 독립된 교

과로 선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도 최초로 민주시

민 교과서를 만들게 된 것이다. 훌륭하신 선생님들과 교

수님들께서 집필위원과 연구·심의위원으로 참여하신 곳

에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겨 열심히 배우고, 집필

하여 얻은 성과물을 활용하고픈 동기부여가 됐다.

교사라면 늘 그렇듯 수업방법, 기술에 대한 고민을 한다.

그와 관련된 여러 연수도 다녀보고, 동료 선생님들의 수

업참관을 통해 반성도 하고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며, 아

이들과 좀 더 교감하고 재미있는 수업을 만들어 보고자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경제·토론·논술·학급

운영 등 다양한 연수를 들어왔지만, 늘 부딪히는 수업 진

도와 평가의 압박 그리고 게으름은 새로운 시도를 망설

이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올해는 조금이나마 수업에 변화를 주자는 생각으

로 사회 첫 시간을‘말문 트기’라는 주제로 수업을 진행했

다. EBS 다큐프라임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5부‘말문

을 터라’라는 영상을 잠시 보여준 후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

졌다.“우리의 말문은 왜 터지지 않는 걸까?”이렇게 학생

들에게 의문을 제기한 후‘말문 트기’를 큰 주제로 올해 수

업을 진행하겠다고 안내했다.

| 수업모임, 교과서 집필 참여를 계기로 토론수업 시도

이런 시도를 하게 된 데에는 몇 가지 계기가 있었다. 먼저

1학년 수업을 맡게 되었다는 것이 그 하나다. 1학년‘사

회’를 맡으면서 학생들의 다양한 참여를 이끌어내도록 개

편이 된 교과서를 접하게 된 것이다. 요즘 문·이과 통합

형 교육과정의 도입 등으로 통합사회·통합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사회’라는 교과

목에 더 친숙하게 접근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변화되었으

면 하는 바람이다.

수업모임에 참여함으로써 단순히 듣는 연수가 아닌 함

께 연구하고 실천하는 교사들과 함께 하게 된 것도 계기가

됐다. 2012년 경기도에서 실시한‘토론전문가 연수’에서

만났던 여러 선생님들과 마음이 잘 맞아‘소풍토론(연수모

임에서 김밥을 먹었는데 즐거운 소풍처럼 토론도 그런 마음으로 시작하

쉬우면서 어려운 수업 변화?!

장영주행신고등학교 교사

[email protected]

학생들이 토론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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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92014 DECEMbEr 8 9

경제

| 교육과정 재구성의 일환으로 실시한 찬반토론 수업은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로 무리 없이 이뤄져

최근 선진국의 교육방식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면서 교사별

평가나 팀티칭(Team-teaching),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관

심이 높아지고 있던 차에 그냥 교과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진도에 맞춰 진행하기보다 교육과정 재구성의 작업을 시도

해보기로 하였다. 먼저 사회 교과서의 내용과 접목되는 주

제를『더불어 사는 민주시민』교과서에서 찾아 토론수업을

통한 평가를 진행하였다.

토론 주제 선별에 있어서는 학생들의 흥미, 시사성, 사회

적 통합, 세계시민 교육 측면을 고려하였다. 그렇게 뽑은 주

제는‘학교 급식조리원의 파업은 정당하다’,‘유전자재조합

농산물(GMO)은 인류를 구할 수 있는 대안이다’,‘에너지 대

책, 원자력 발전이 대안이다’,‘난민 보호는 세계시민으로서

의 의무이다’ 네 가지로 배심원이 참여하는 찬반토론으로

진행되었다.

‘토론 과정에 배심원들이 떠들고 집중하지 않으면 어찌할

까? 토론 준비과정이 미흡해 말을 못하는 아이들이 많으면

어쩌지? 소수 한 두 명 중심으로만 토론이 진행되면 곤란

한데…….’ 여러 걱정거리를 안고 시작한 토론 과정에서 아

이들은 역시나 선생님을 배신하지 않았다.

주제선정에 따른 잡음, 조구성원에 대한 불만(넋 놓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는 친구들이 자기 조에 속하는 것을 싫어함), 조별 평

가에 대한 이의제기 등 학생들의 여러 가지 불만 사항이 제

기되긴 했지만 역시나 1학기 말부터 진행되어 온 국어과 토

론수업의 노하우가 학생들한테 쌓였던 덕분인지 토론 수업

진행과 평가에 큰 무리는 없었다. 일종의 넓은 의미의 팀티

칭이 진행된 덕일 게다.

배심원에게 반론의 기회를 주자 너도나도 손을 들어 정

곡을 찌르며 반론을 제기하는 모습, 자기는 이과 성향이라

고‘사회’과목을 외면하던 녀석이 GMO식품 찬반토론에

경제 +

배심원으로 귀를 쫑긋하고 참관하는 모습, 자기 반이 유엔

난민기구에 매달 기부를 하고 있음에도 난민의 개념과 현

실에 대해 전혀 모르던 녀석들이 공부하고 준비하여 난민

보호를 외치는 모습들, 구성원 중 딱히 월등한 달변가가

없어서 걱정을 했으나 조 구성원 모두가 조금씩 그 빈자리

를 채워가는 모습 등…….

한편 조별 주제선정은 학생들의 선호도를 반영하려 했으

나 한쪽으로 치우칠 우려가 있어 각반 사회부장들(학생)과

함께 제비뽑기를 하여 통보하였다. 그런데 그날 우리 반의

한 학생이 청소시간에 나에게 진지한 얼굴로 다가와서는

정중히 이의를 제기하였다.“선생님, 저 도저히 그 주제로

토론할 수 없습니다(이 학생은 학교급식조리원의 파업에 반대하는

측이었다). 수업시간에도 분명히 헌법에 노동 3권이 보장되

어 있고, 게다가 그분들은 비정규직인 사회적 약자인데 어

떻게 파업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 수 있습니까?”

교사인 나는“어쨌든 정해진 주제야. 현실적으로 몇 년

전 급식조리원의 파업에 대해 언론, 시민 등으로 부터 여러

모로 비판을 많이 받았고. 그럼 네가 찬성의 편이라면 반대

측의 어떤 논리에 어떻게 답할지를 고민하며 그 반대 측의

논리를 찾아보도록 해보는 건 어때?”라고 대답했다.

청소 지도하는 데 계속 쫓아다니며 강경한 태도로 이의

를 제기하는 학생을 나름 진정시키고 주제를 받아들이게

해보려는 나의 궁색한 답이었다. 하지만 교무실로 내려오

는데 내 입가엔 약간의 미소와 뭔지 모를 기대가 뭉클거렸

다. 이 녀석 말고 또 다른 녀석들도 입이 간질거리고 있진

않을까? 친구들과 어울려 토론하면서 자기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만들어가는‘자기생각 만들기’작업이 진행

되고 있길 바라며…….

교사라면 늘 그렇듯 수업방법, 기술에 대한 고민을 한다.

하지만 수업 진도와 평가의 압박 등은 새로운 시도를 망설이게 만든다.

교과서를 진도에 맞춰 진행하기보다 토론수업을 통한 평가를 진행하였다.

친구들과 어울려 토론하면서‘자기생각 만들기’작업이 진행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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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교육에서 배운다

독립적·비판적·창의적 인간을 위한 교육

황선준경기도교육연구원 초빙연구위원

[email protected]

알아냈다. 두 과목이 다룬 주제는 주로 1 ·2차 세계대전을

위시한 전쟁이었다. ‘내셔널리즘(nationalism, 민족주의)’이 이

러한 전쟁의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로 간주된 것을 짐작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주제 중심의 수업형태였

고 수업 마지막에는 학생들이 제출한 논문 발표가 3과목의

성적을 좌우하는 평가방식이었다.

사회와 역사 교사가 공통수업도 하고 논문 숙제를 낸 것

은 이해가 가지만 국어 교사가 포함된 것은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아 국어 교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국어

교사는 A4용지 10∼15페이지의 논문을 보면 학생들의 어

휘력, 문장 구사력, 문장 완성도, 문체 그리고 문법 실력까

지 볼 수 있고 특히 간결체와 만연체, 과학적 표현과 시적

표현을 섞어 멋진 스웨덴어를 구사하는 능력을 알 수 있다

는 것이다. 일리가 있다 싶었다.

학기가 끝날 무렵 읽어본 학생 논문 중 기억나는 두 개

편을 언급하겠다. ‘미국의 9 · 11 테러 사건이 어떻게 미국

의 내셔널리즘을 증폭시켰는가’라는 주제의 논문은 미국의

주요 공항에서의 검문검색 형태와 양의 변화를 미국의 내

셔널리즘과 연계시켰다. 이 논문을 작성한 학생은 주요 공

항의 검문검색의 형태와 양의 변화를 알아내기 위해서 주

요 공항이 있는 주(州)의 신문을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서

논문을 썼다.

또 다른 하나는 일본말로 센카쿠, 중국말로 댜오위다오

라는 군도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찰함이 충돌한 사건을

소재로 한 논문이다. 일본은 자기 영해라며 중국 어선을

나포하고 선원들을 억류했다. 그러자 북경대에서부터 반

(反)일본 시위가 일어났고 세계 여론도 좋지 않았다. 일본

은 배를 중국으로 돌려주고 선원들을 풀어주었으나 선장

만 계속 억류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일본 우파가 자기 영

해를 침범한 배를 왜 그렇게 쉽게 돌려주느냐며 동경 거리

에서 시위를 했다.

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독립적이고 비판적 시각을 가진, 그

리고 이것을 토대로 한 창의적 인간을 길러내는 일일 것이

다. 그러나 한국 교육은 이 부분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

다. 초등학교를 넘어서면 정답이 있는 사실 위주의 지식교

육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교수 · 학습 방법 또한 학생을 교

육의 객체로 삼아 지식을 전달하는 전근대적 교수방법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력평가 방식도 마찬가

지다. 공정성과 변별력에 초점을 둔 표준화된 선택형 시험

이 주요한 시험의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러한 시험 방식은

아이들의 사고력보다는 암기력을 훨씬 중요시한다.

한국 교육은 시장경제 논리에 의한 경쟁을 통한 걸러내

기식 교육이며 주입식 · 암기식 교육의 전형이라 할 수 있

다. 이러한 교육방식은 빨리 극복해야 되고 학생들의 사고

력 신장과 창의력에 초점을 두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교

육 혁신의 관점에서, 특히 교수 · 학습방법과 평가 방식에

서 스웨덴 교육은 한국교육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 스웨덴

고등학교의 수업과 시험을 예로 들며 논하겠다.

| 주제 중심의 국어·사회·역사 공통 수업

2010년 10월 말 고등학교 2학년인 딸이 받아온 논문 숙제

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역사적 사실을 들어서 내셔널리

즘이 어떻게 표출되는가를 연구하라’라는 주제에 대해 A4

용지로 10∼15페이지를 작성하라는 것이었다. 주제도 쉽

지 않았거니와 양도 결코 작지 않았다. 또 국어 · 사회 · 역

사 교사가 공통으로 숙제를 낸 것도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도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이렇게 어려운 주제를 소화하는

지가 가장 궁금했다.

딸을 통해 그 학기에 역사와 사회 시간에 공통 수업도

하고 프로젝트 형태로 분야별로 연구해 발표도 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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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12014 DECEMbEr 10 11

경제 +

그 와중에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의가 열

렸고 두 나라 외교부 장관은 회의에서 조우했지만 악수도

하지 않고 지나치는 것을 외신기자들이 놓치지 않고 사진

으로 기사화했다. 스웨덴 신문에도 이 사건이 몇 차례 실

렸다. 한 학생이 이 사건을 놓치지 않고 ‘중국 어선과 일

본 순찰함이 충돌하는 작은 사건이 왜 두 나라 사이에는

외교적으로 크게 비화되는가?’라고 논문 주제를 정했다.

학생은 두 나라 사이에서 내셔널리즘이 작용했다고 짐작

한 것이다. 논문은 1937년 일본이 30만 명 이상의 중국

포로와 양민을 학살한 난징대학살부터 그 원인을 찾았다.

이것이 바로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한 중국이 일본에게

패한 제2차 세계대전의 아시아 전쟁이었고, 일본은 그렇게

도 잔인한 전쟁을 치르고도 전후 한 번도 진솔하게 사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으로 두 나라 사이에는 배가 충돌하

는 작은 사건도 외교적으로 크게 비화한다는 결론을 내렸

다. 나아가 내셔널리즘을 공격적 및 방어적 내셔널리즘으

로 분류하고 공격적 내셔널리즘이 위험하고 전쟁의 원인

이 되며, 독일 나치와 일본 군국주의가 그 전형적인 예라

고 했다. 그리고 중국과 일본에서 나온 자료는 객관성을

잃었다며 논문에서 제외하고 미국 · 러시아 · 스웨덴에서

나온 자료를 사용한다고 했다.

| 주입식·암기식 교육이 창의력을 키울 수는 없어

이 세 과목의 수업은 논문을 쓰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모든 학생은 자신의 논문을 발표하고 다른 학생의 논문

을 비판하도록 했다. 이 모든 과정을 종합하여 그 학기

의 사회 · 역사 · 국어 과목의 성적이 결정됐다.

위의 예는 교육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두 가지 사실

을 보여준다. 첫째, 문제 설정 능력, 즉 ‘창의력이 무엇인

가?’라는 문제에 강한 시사점을 준다. 내셔널리즘에 대

해 한 학생은 미국에서의 테러사건을, 다른 학생은 중국

과 일본 사이의 사건을 연결시켰다. 이것이 바로 문제 설

정 능력이고 창의력이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능력을 창체활동이나 텃밭 가꾸기

를 통해 키울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인데 절대 그렇지 않

다. 창의력은 국어 · 영어 · 수학 · 사회 · 과학 · 예체능

등 모든 과목 수업에서 학생들이 비판적으로 책을 읽고,

비판적으로 사물과 현상을 대하며, 자신의 생각을 다른

학생들과 토론하고 그리고 끊임없이 사고함으로써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정답이 있는 사실 위주의 주입식 · 암기

식 교육으로는 창의력을 키우는 데 문제가 많다.

둘째, 우리가 사는 사회와 유리되어 이루어지는 교육

은 살아있는, 깊이 있는 교육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보

여준다. 스웨덴 학생들은 내셔널리즘이라는 어려운 개념

을 자신이 살고 있는 주위나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

는 사례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이것이 살아있는 교

육이고 그런 연결 없이 습득하는 지식은 형이상학적이

고,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지식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OECD가 3년마다 행하는 국제 민주주의 소양 테스트

(ICCS)에서 한국 학생들이 지식적 측면에서는 좋은 성적

을 얻지만, 민주주의 가치나 행태 또는 민주주의적 참여

에서는 OECD 국가 중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민주주

의가 무엇인지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그렇게 행동하

지 않는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지식 위주의 교육이 갖

는 큰 문제다.

교육의 궁극적 목표인 독립적이고 비판적 시각을 가

진, 그리고 이것을 토대로 창의적 인간을 길러내기 위해

서는 한국 교육이 교수 · 학습과 평가 방법에서 근본적

혁신이 일어나야 하고 스웨덴 교육은 이런 점에서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정답이 있는 사실 위주의 주입식, 암기식 교육으로는

창의력을 키우는 데 문제가 많다.

우리가 사는 사회와 유리되어 이루어지는 교육은

살아있는, 깊이 있는 교육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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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을 훌쩍 넘기고도 활발한 활동을 지

속하고 있는 경제동아리가 있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 경제교육으로 경제적 사고력을 키우고 경제에 대한 관

심을 높이기 위해 탄생했다는 부산국제외국어고등학교의

시사경제동아리, 경제탐험대! 학기 중에는 신문과 잡지를

발간하면서 이론을 다지고, 방학을 이용해 펀드투자에 도전

한다. 푸른 바다가 펼쳐진 부산 해운대에서 경제탐험대원들

을 만나보았다.

| 함께 읽고 쓰면서 경제 실력 쑥쑥!

경제탐험대가 2주 간격으로 발간하는 경제신문 EV(Economic

View)는 최신 이슈를 사실 그대로 전달하는데 중점을 둔다.

10개를 모아 한권의 책으로 발행하는데 이미 48호에 이른

다. 이와 병행해서 2007년 1월에 창간한 청소년 사회경제매

거진 ET(Economic Thinking)도 매월 발행하고 있다.

경제탐험대가 학기 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EV·ET

발간의 시작은 관심 있는 이슈를 신문 스크랩하는 것부터

다. 관련 기사를 모두 읽고, 기획회의를 통해 주제를 정하

면, 각자 자유롭게 세부 주제를 선택해 원고를 작성한다.

모든 원고는 2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편집장들과 지도교사

의 엄격한 검토를 거친다. 모든 작업이 3팀(독일어과·일본어

과·중국어과)의 팀장을 통해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

되기 때문에 학기 중에도 효과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자료를 조사하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어렵고

어색했어요. 특히 관련 지식이 전혀 없는 주제가 정해지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감을 잡기가 쉽지 않았어요.”라는

박해인 학생(2학년)은 사회·경제 이슈를 전반적으로 이해하

고, 경제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민지영 학

생(2학년)은“우리나라의 농촌경제가 쇠퇴됐다는 것을 교과

서로만 접했는데, 자원문제에 관한 기사를 작성하면서 농촌

의 현실을 알게 됐어요.”라며 농촌경제를 살릴 수 있는 연

구를 해보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사회학과 진학을

생각하던 박예은 학생(1학년)은 ET에 쓴‘독일의 사회와 경

제’관련 글쓰기 활동들이 진로선택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학생들이 기사도 쓰고, 팀장이나 편집장의 역할을 하면

서 글을 쓰고 보는 안목은 물론이고, 일을 주도적으로 처리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어요.”라고 말하는 경제탐험대의 지

도교사, 박세현 선생님은 경제적인 지식과 의견이 커가는

학생들을 볼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경제탐험대는 순항 중부산국제외국어고등학교 시사경제동아리‘경제탐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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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만의 펀드 만들기

경제탐험대가 학기 중에 기사를 작성하면서 쌓은 능력은 방학

때 발휘된다. 특히‘펀드 상품 개발 및 운용 프로젝트(이하 펀드

마켓)’은 5년 이상 활동을 지속할 만큼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

다. 겨울방학 중 3주 동안만 진행되는 펀드마켓 기간에는 학

교로 배달되는 신문들이 모두 학생들의 차지라고 한다. 평소

에는 잘 챙겨보지 못했지만 그때만큼은 주식 시세와 국내외 경

제동향을 살피고 특히 금융시장의 흐름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

이란다.

펀드마켓은 학생들이 실제 펀드 운영과정을 경험하면서 간

접적으로 금융시장을 체험하고, 시장경제에서 가격 결정의 원

리를 알아갈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펀드마켓은 2명의 학생들

이 팀을 구성해 진행한다. 각 팀은 기업 분석과 국내외 경제

동향을 파악하여 6개 종목으로 펀드 상품을 개발하고, 3주간

4,500만원의 사이버머니를 투자한 뒤 그 결과를 발표한다.

올해는 처음으로 19개 팀이 개발한 펀드 상품의 설명서부

터 운용 결과를 한권의 책,『BIFL FUND MARKET』에 담았

다. 민지영·박해인 학생은 소치동계올림픽 개최에 따른 부가

가치를 염두하고,‘금메달을 목에 걸어줘.’라는 상품을 개발했

다. 특히 스포츠 관련 종목에 직접 투자하기 보다는 올림픽 특

수를 노린 광고업체를 투자 종목의 하나로 선정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수익률이 저조할 때는 그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

고 답답했어요. 제 논리에 따르면 당연히 수익률이 높게 나와

야 했거든요.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영향을 미친다

는 것을 알게 됐죠.”라는 박해인 학생은 생각처럼 사회가 흘러

가는 게 아니라는 제법 어른스러운 말을 하기도 했다. 복잡한

그래프를 해석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겼다는 민지영 학생은“당

시 4/4분기 기업들의 실적발표와 보고서, 관련 기사들을 보면

서 주가 변동 요인을 파악할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라며 체험

활동 이후 신문이나 뉴스에서 그냥 지나치던 주가 변동을 눈

여겨본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펀드도 알려주고, 펀드매니저라는 직업을 소개

하기 위해 펀드마켓을 시작하게 됐다는 박세현 선생님은 주식

시세 변화만 입력하면 수익률을 간단하게 산출할 수 있는 프

로그램을 직접 만들만큼 적극적이다. 박 선생님은“인생이 경

제라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이해할 수 있는 활동은 반드시 필요해요.”라며 앞으로 경제탐

험대라는 이름에 걸맞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선생님의 깊은 속을 헤아리듯 경제탐험대 학생들은

교과서로 경제를 배웠으면 딱딱하고 재미없었을 것이라며, 경

제가 일상생활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동아리 활동을 통

해 자연스럽게 깨닫고 있었다.

지난 8월, 경제탐험대는 제주에서 있었던 한국경제교육학회

에서 EV·ET 등 그간의 동아리 활동 내용을 소개했다. 발표에

참여한 학생들은“경제전문가와 교수님들 앞이라 긴장은 됐

지만, 연습도 많이 했고 발표에 대한 평가도 좋아서 뿌듯했어

요.”라며 새로운 시도에 의미를 부여했다. 경제에 대한 탐구에

서 한발 나아가 생활경제를 실천하고 있는 경제탐험대의 앞으

로의 10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취재·정리 | 박수정·박진채KDI 경제정보센터

경제탐험대의 발간 자료들(경제신문 EV, 사회경제매거진 ET, 펀드마켓 등)

경제탐험대의 기획회의 모습

왼쪽부터 박해인(2학년), 박예은(1학년),민지영(2학년), 지도교사 박세현

학교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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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청소년 경제교실 개최

■ 개요

1. 대상 전국 중학교 1 ~ 3학년 재학생 및 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청소년

2. 기간

· 1차 2015. 1. 6(화) ~ 7(수) 40명 1개반

· 2차 2015. 1. 8(목) ~ 9(금) 40명 1개반

3. 장소 건국대학교 쿨하우스 연수원(서울시 광진구 화양동 소재)

■ 프로그램 특징

1. 호기심을 통해 경제(생활)와 교육생의 연관성을 자극하고 나아가 구체적

학습목표를 스스로 설정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

2.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의 경제분야 내용 중 ‘경제생활과 경제문제의 이해’

영역을 주요 테마로 선정하고 이에 기초하여 각 프로그램 간의 연계성 강화

■ 신청

1. 기간 2014 12. 11(목) 오후 6시부터

2. 방법 · 인터넷 접수, 홈페이지(http://eiec.kdi.re.kr)

· 실명인증 후 접수 창에 주소, 전화번호(접수생 본인 전화, 집(부모님)

전화), 이메일 주소, 소속 학교 및 학교 주소 등 기입

· 1 · 2기 과정 동시에 접수

· 본 과정은 14시간 이수의 비합숙과정으로 1 · 2차 모두 동일한 프로

그램으로 중복 신청은 불가능하며 중복신청시 불이익 있음.

· 기 참여자는 다시 참여할 수 없음.

■ 교육생 선정

1. 대상자 발표(예정) 2014. 12. 18(목) 오후 2시

2. 선정 기준 각 기수별 동일학교 참가학생을 5명 이내로 제한하며,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과 비수도권 소재 학교 안배

■ 참가자 특전

1. 참가비 · 무료

· 비수도권 소재 학교 재학생의 경우 희망자에 한하여 숙식 무료 제공

2. 이수증 소정의 교육시간을 이수한 학생에게 교부

■ 문의

▶ e-mail [email protected]

▶ 전 화 044-550-4354

는 청소년들의 경제적 사고력을 높이고

합리적인 경제주체로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청소년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합니다.

관심 있는 학생들의 많은 참가 바랍니다.

14 14

※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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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똑똑국제 에볼라 확산과 공포심의 경제!

산업뜨거운 감자, 단통법을 말한다

생활 우윳값, 원유가격연동제로 결정된다?

금융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한국경제

복지 시대별 표어로 살펴본 우리나라 출산정책

dec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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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확산되었다는 소식과 그로 인한 공

포심만으로도 노동공급의 감소는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공포심은 자본의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경제성장의 상당 부분을 해외직접투자나 원조에 의존하는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국경 폐쇄 및 현

지 진출 기업의 철수에 따른 자본공급의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서아프리카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

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사회 전반에 노동중단 현상이

나타나고, 현지 진출 다국적 기업의 철수 및 해외투자의 감

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은 수요측면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며, 사회적 격리(social distancing)에 의한

국내외 수요 감소가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회

적 격리는 감염을 피하고자 하는 자발적 격리와 국경 폐쇄

등과 같은 타의에 의한 격리 등으로 구분된다. 아프리카와

같이 해외직접투자나 원조에 의존하는 경제는 국경 폐쇄와

같은 타의에 의한 격리 문제가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

로 전망된다. 실제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자국으로 확산되

는 것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와 항공사들은 국경 폐쇄 및

여행 제한조치, 항로 폐쇄 등을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격

시사 똑똑

국제

올해 초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확산되던 에볼

라 바이러스가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아프리카 외의 지역으

로 확대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와 공포를 낳

고 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에 따르면 2014년 11월 7

일 기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기니·라이베리

아·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3국을 포함해 총 8개국에서

13,592명에 이르며 이 중 5,408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

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이하 신종플

루) 등과 같이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감염원보다 전염성은

약하나 상대적으로 치사율이 높고 아직까지 안전성이 확인

된 백신이 없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공포심을 증폭시키고 있

다. 그동안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풍토병처럼

취급되어 왔으며, 서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사례도 이번이 처

음이었다. 그러나 스페인, 미국 등 새로운 지역에서도 전염

된 사례가 보고되면서 국제적인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 에볼라 확산, 수요·공급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

노동과 자본의 공급 감소,

사회적 격리에 의한 국내 수요 감소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으며, 동시에 글로벌 경제에도 부정적

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은 다른 전염병의 확산 사례와 마찬가지로 세계경제의

공급과 수요 측면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평가

된다.

우선 에볼라 바이러스의 공급측면의 충격으로 전염병 확

산에 따른 노동공급의 감소를 들 수 있다. 노동공급의 감

소는 생산을 감소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이며, 과거 사스

(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신종플루 등 전염병이 확산될

때마다 관찰되던 현상이다. 경험적으로 전염병이 발생하면

그에 따른 사망과 치료 등에 의한 노동 중단보다 감염의

공포에 따른 노동 중단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시 말

해 실제 감염 위험이 낮은 상황이라도 에볼라 바이러스가

에볼라 확산과 공포심의 경제!

그림 | 에볼라 확산에 따른 공급·수요 측면의 충격

공급측면

자본과 노동의 감소

에볼라발생

노동공급 감소 자본공급(유입) 감소

생산 감소 생산 감소

전염병 확산에 따른사망, 입원 및 공포에

따른 노동중단 등

수요측면

사회적 격리로인한 수요 감소

국경폐쇄,여행제한 조치

생산 감소

교역감소(국외수요 감소)

현지 기업의 철수,해외투자 유입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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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72014 DECEMbEr 16 17

장종문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email protected]

리조치들은 국제수요를 감소시켜 교역량을 감소시키므로

경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세계보건기구(WHO)는 각국의 국경 폐쇄조치를 최소한으로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세계 각국은 더욱 강경한 격

리 조치들을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위에서 열거한 내용들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발

생할 수 있는 수요측면의 부정적인 요인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수요측면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기도 한다. 에

볼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생각하면 매우 잔인한 이야기

일 수 있지만 원론적으로 에볼라 바이러스의 창궐은 그 지

역의 의료서비스 수요를 증가시켜 생산에 긍정적으로 작용

한다. 물론 의료서비스 증가로 인한 수요 증가의 폭은 피

해규모에 비해 미미한 수준일 것이다.

| 공포심의 경제 확산

공포심이 커질수록 치료제 개발의 경제적 유인과

국제사회의 공조대응이 커져

결론적으로 에볼라 바이러스에 따른 경제적 피해규모는 사

람들이 느끼는 공포심의 정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에볼라 바이러스의 위험수준은 20세

기 초 유행하여 약 10억 명의 감염자를 야기한 스페인 독감

보다는 매우 낮은 수준이고, 최근 유행하여 약 2천만 명의

감염자를 발생시킨 신종플루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볼라 바이러스의 공포가 우리에게 크

게 다가오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검증된 백신과

치료제가 없고 치사율이 높기 때문이다.

역설적이지만 한 가지 희망적인 요인은 공포심이 커질수

록 치료제 개발의 경제적 유인은 커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

해 이미 일부 환자들에게 사용된‘지맵(Zmapp)’을 포함한

에볼라 치료제가 엄격한 검증을 통과하여 시장에 시판될

경우 개발자 혹은 개발회사에게 돌아가는 기대수익은 막대

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조심스럽지만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우호적인 환경인 것이다. 또 한 가지 희

망적인 것은 에볼라 확산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공조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태는 행정력이 미약한 일

부 국가들로부터 심화되었으나 최근 전 인류의 생존을 위

협하는 문제로 인식한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의 긴급 원조,

의료진 파견 등의 노력이 사태 해결에 긍정적인 기대를 갖

게 한다.

용어정리

에볼라 바이러스(Ebola virus)

급성 열성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강 근처 마을과 수단 외각지역 2곳에서 처음 발생됐다. 치사

율이 최고 90%에 달해 ‘죽음의 바이러스’로 불리기도 한다. 환자의

혈액과 침·땀 ·정액 등 체액, 피부 조직 등을 통해 감염되며, 최소

2일에서 3주까지 잠복기를 갖는다. 현재 치료약도 백신도 없다. 최

근 미국에서는 두려움을 뜻하는 피어(fear)와 에볼라를 합성한 피어

볼라(Fearbola)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에볼라 확산 방지 결의안’을 채택하는유엔 안전보장이사회(2014.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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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92014 DECEMbEr 18 19

시사 똑똑

산업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과 관련하여 논쟁이 뜨겁

다. 수년 전부터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이동통신

회사(이하 이통사)들의 차별적이고 과도한 보조금 지급을 막

아왔다. 가이드라인을 어긴 사업자들을 벌금과 가입정지

로 처벌하고, 사업자는 일정기간 자숙하다가 슬그머니 보

조금을 높이는 양상이 반복되어 왔다. 이러한 숨바꼭질게

임이 계속되면서 똑같은 핸드폰을 구입하는데 어떤 사람

은 70만원을 내고 어떤 사람은 7만원 내는 일이 발생해왔

다. 그러면서 소위‘호갱’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이통사들은 방통위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비난받아 왔다.

통신규제를 맡은 정부는(현재 방통위와 미래창조과학부) 단통

법이라는 더 강력해진 규제장치를 시행하게 되었다. 그런

데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이 법을 두고 새로운 불만이 터

져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누구는 싸게 사고, 누구는 비

싸게 샀다’면 이제는‘다 같이 비싸게 사게 되었다’라는 것

이다. 최근 아이폰6 출시와 더불어 슬그머니 등장한‘불

법’보조금에 정부가 엄중경고를 보내자 소비자가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왜 정부가 막느냐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단통법은 이통사를 위한 것이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보조금과 단통법을 중심으로 전개된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서 경제학자로서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문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모두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몇 가지 논점을

살펴보자. 70만원과 7만원이라는 누가 봐도 지나치다고

할 수 있는 차별은 왜 발생했을까? 정부의 말처럼 유통질

서를 어지럽힐 정도로 과열된 경쟁 탓일까?

뜨거운 감자, 단통법을 말한다

| 정부의 보조금 통제 이유는 기존 규제로

발생한 차별 때문

일반적으로 경쟁은 차별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높은 가격을 내야 하는 소비자들이 경쟁의 주 타겟이 되

기 때문이다. 보조금 차별은 경쟁과열 때문이 아니라 보

조금 규제 자체에 원인이 있다. 이통사들은 보조금을 많

이 주고서라도 가입자를 늘리고 싶어 한다. 그러니 단속

을 피해‘반짝세일’을 하는 것이다. 운이 좋거나 발품을

열심히 판 소비자는 값싸게 핸드폰을 사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비싸게 산다. 결국 규제 때문에 발생한 차별을 이

유로 또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정부가 제시하는 보조금 통제의 또 다른 이유는 과열된

경쟁으로 보조금이 높아지면 사업자의 마케팅비용이 상승

해서 통신요금을 낮출 수 없거나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본말이 전도된 논리다. 왜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경

쟁적으로 높이려 할까?

보조금을 많이 주더라도 일단 가입자를 확보하면 2년

내지 3년간 안정적으로 높은 요금을 받을 수 있고 그것이

보조금을 충당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즉, 정부에서 말하듯

보조금이 높아서 요금이 높은 것이 아니라, 요금이 높아서

보조금이 높아진 것이다. 한편, 보조금이 높으면 마케팅

비용이 높아진다고 하여 마치 보조금이 사회적으로 쓸모

없는 낭비인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이는 사업자 입장에서

야 비용이라 할 수 있겠지만 소비자입장에서 보조금은 단

말기 구입 가격의 할인이다. 보조금을 막는 것은 단말기를

싸게 팔고 사는 것을 막는 셈이다.

그래도 높은 보조금으로 인해 통신요금이 높고 단말기

구입비용이 낮은 것은 문제라고 봐야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요금이 낮고 단말기 비용이 높은 경

우와 비교하면 단말기를 자주 바꾸는 사람에게는 유리하

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리하다. 또한, 높은 보

조금은 단말기의 빈번한 교체로 낭비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 점은 사실 애매하다. 왜냐하면 사업자들이 장기계약을 요구하여 소비

자를 상당기간 고착화하기 때문이다). 아마 지금 규제가 없었다면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은 이동통신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이

용자의 권익을 보호함으로써 공공복리를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가입유형(번호이동, 신규가입 등), 이동통신서비스 요금제, 이용자

의 거주 지역, 나이 등을 이유로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것은 원

천 금지되며 위반 시 법적 처벌을 받게 된다. 또한 이동통신사와

제조업자의 장려금(보조금에서 제조사가 부담하는 부분)을 규제

대상에 포함시켜 이동통신단말기의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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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92014 DECEMbEr 18 19

용어정리

요금인가제

요금인가제란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의 요금정책을 정부가 허가

하는 제도로, 1991년 도입되었다. 1위 사업자의 공격적인 요금 인하

또는 요금 인상을 사전에 차단하여 고객 쏠림 현상을 막고, 후발

사업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경쟁 환경을 마련해 준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에 따라 현재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통신요금을 인상하거나

새로운 요금제를 시행하려할 때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에 사

전 인가를 받아야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단순 신고만 하면

된다.

정인석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부

교수[email protected]

치열한 가입자 유치경쟁으로 보조금이 높았을 것이다. 그

래서 적절한 수준보다 요금은 높고 단말기비용은 낮았을

것이다. 이것이 문제라면 어떻게 제자리로 돌릴 수 있을까?

| 정부, 이동통신시장 내 자율경쟁 환경 구축해야

정부는 보조금을 통제하여 단말기비용을 높이고, 요금이

낮아지기를 기다리자는 입장이다. 그런데 요금은 정부가

통제를 하고 있으니 그럴 것이 아니라 먼저 정부가 요금을

낮추면 보조금 과열 경쟁이 자연스럽게 약해지지 않겠는

가? 소비자를 위하는 정부라면 전자보다는 후자의 입장을

취해야 맞을 것 같다. 현재의 제도에 의하면 정부가 요금

인가권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요금

을 내리는 것을 제약한다. 요금규제의 역할이 후발사업자

보호를 위해 선발사업자의 요금 인하를 막는 것이라 보기

도 한다. 정부가 직접 요금을 낮출 것이 아니라면, 적어도

경쟁으로 요금이 낮아지는 데 걸림돌이 되지는 않아야 하

는 것이 당연하다.

이동통신시장에 경쟁이 도입된 지 20년이 다 되어 간다.

사업자들은 이미 성숙해 있고 국내에서 가장 막강한 기업

들이다. 이들 간에는 치열하게 경쟁하려는 힘이 작용하고

있다. 요금에서 경쟁이 막혀 있다면 경쟁은 보조금으로 이

동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보조금을 규제한다는 것은 그나

마 경쟁이 작동하고 있는 영역조차 막아버리는 것과 같다.

이제 문제를 규제로 풀려할 것이 아니라 경쟁으로 풀기를

권한다. 자율경쟁의 여건을 만들어 주면 이용자차별 등 여

러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규제가 일으킨 문제

를 또 다른 규제로 해결하려고 한다면 정답과 반대방향으

로만 내닫는 것이다.

그림 | 번호이동 가입자 수 추이

주: 2013년 7월17일에 불법보조금에 대한 처벌이 있었다. 보조금은 주로 다른 사업자로부터 가입자를 유인하는데 이용했으므로 어떤 날에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많다는 것은 소위 ‘반짝세일’이 있었음을 의미한다.출처: 심의의결서, 방송통신위원회, 2013.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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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12014 DECEMbEr 20 21

필수식품으로 정착한 우유가격을 둘러싸고 최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문제의 핵심은 소비자가격 인

상 폭이 우유생산비 상승에 따른 생산자 유대(乳代)의 인상

을 상회하는 데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3년 8월부터

시행된 원유가격연동제에 대한 논란을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다.

| 낙농업은 장기투자, 단기적인 생산조절

어려운 것이 특성

이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우선 낙농업의 특

성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낙농업은 장기투자를 요하는

장치산업이다. 생산물인 원유(原乳)는 단기적인 생산조절

이 어려운데다 저장성이 없고, 반드시 가공을 거쳐야 판매

가 가능하다. 유가공은 대부분 대자본이 담당한다. 그뿐

아니라 우유의 소비는 계절적으로 편중돼 있어 원유의 계

절적인 수급불균형이 불가피하고, 남은 원유는 주로 분유

형태로 가공된다.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낙농가는 단기적인 수요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우며, 원유가격이 생산비를 보

상하지 못할 경우 안정된 생산기반을 유지하기 힘들다.

때문에 거의 모든 나라에서 원유거래는 생산비를 상회하

는 수준의 고정가격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국내의 원유거래는 낙농진흥회가 출범한 1999년 이

전까지는 정부고시가격에 의해, 그 이후는 유업체와 낙

농가 간의 협상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지난

2002·2008·2011년 세 차례에 걸친 원유가격 협상과정

에서 낙농가와 유업체가 예외 없이 극심한 갈등을 겪었

다. 이에 낙농진흥회는 원유가격연동제를 도입했고, 타 집

유주체도 여기에 동참했다.

그렇다면 원유가격연동제란 무엇이고, 어떻게 결정되는

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원유가격

연동제의 원유기본가격은 기준원가와 변동원가로 이뤄진

다. 기준원가는 전년도 기준원가에 통계청의 우유생산비

증감액을, 변동원가는 전년도 변동원가에 소비자물가 상승

률을 각각 적용하여 산출되며 매년 8월 1일자로 시행된다.

2012년도 통계청의 원유 1리터당 생산비 및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각각 784.14원과 2.2%로 나타났다. 이

를 2011년과 2010년의 리터당 원유생산비 717.57원 및

640.73원과 함께‘<표>의 기준원가 공식’에 대입하고 원

단위 미만을 절사한 결과, 2013년도의 원유 리터당 기준

원가는 940원이 된다. 따라서 전년도 기준원가 834원과

의 차액은 106원으로, 리터당 12.7%의 가격 인상 요인이

우윳값, 원유가격연동제로 결정된다?

시사 똑똑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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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12014 DECEMbEr 20 21

발생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시행 첫 해인 2013년의 기준

원가 산출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 누적연동제 등 소비자불만 줄일 개선안 합의 노력

원유가격연동제는 시장 수급을 고려해 가격을 조정할 경

우 낙농 생산기반이 무너질 위험을 막기 위해 통계청의

우유생산비와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연계한 합의안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시행 당시 다음과 같은 문제에 직면

하였다.

첫째, 원유가격을 <표>의 산식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둘째, 우유생산비가 상승할 경우 단순히 생산자 유대만

인상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격이 그 이상으로 인상돼

필수식품으로 정착한 우유에 대한 소비자부담이 커진다

는 것이다.

셋째, 생산자 유대의 인상시기(매년 8월)와 유업체의 유제

품가격 인상시기(보통 10·11월)에 시차가 발생하면서 유업

체의 부담이 가중됐다. 그런 가운데 2013년에 이어 2014

년에도 리터당 25원(2.65%)의 인상요인이 발생하였다. 하

지만 낙농가는 2013년의 유대 인상 이후 원유가격연동

제를 둘러싼 논란을 의식하여 유대 인상을 보류하고 원

유가격연동제를 다음과 같이 개선하기로 유업체와 합의

하였다.

첫째, <표>에 의한 가격조정이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가

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가격협상을 위한 협상위원회를

설치함과 동시에 가격협상의 범위를 설정하기로 하였다.

둘째, 통계청의 우유생산비 변동률이 ±4% 미만일 경우

2년마다 원유가격을 조정하는 누적연동제를 도입하기로

하였다.

셋째, 협상위원회에서 가격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유제품가격조정협의회를 운영하며, 인상된 생산자 유대의

지불시기를 최장 8월 말까지 1개월 연장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유제품가격조정협의회가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권한 있는 국가기관에 의

해 법의 의미내용이 확정되고 설명되는 것)에 따라 개선(안)의 반영

이 현재까지 지연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원유가격연동

제가 아직은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한국과 일본 도부현의 2013년 현재 소비자가격

에 대한 생산자 유대의 비율은 각각 42.7%와 49.2%이며,

2007년 미국(New York Metro)은 49.9%로, 한국이 가장 낮

은 것으로 조사됐다. 원유가격연동제에 대한 소비자 불만

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생산자 유대의 인상

폭을 상회하는 과도한 유통마진에 대한 투명성과 객관성

이 확보될 필요가 있다.

조석진낙농정책연구소 소장

영남대학교 명예교수[email protected]

표 | 원유가격연동제의 내용

1. 원유기본가격 = 기준원가 + 변동원가

2. 기준원가 = 전년도 기준원가 + (전년도 통계청

우유생산비 - 전전년도 통계청우유생산비)

3. 변동원가 = 전년도 변동원가 + (전년도 변동원가 ×

통계청 발표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 원유가격연동제 시행 초년도인 2013년의 전년도 변동원가는

89원으로 정함.

2013년 기준원가 공식

▶ 2013년 기준원가 = 전년도 기준원가(745원) + {2012년 생산비 - (2011년 생산비 + 2010년 생산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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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가 시작되자 버냉키(Ben Bernanke)가 이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Federal Reserve Board, 이하 연준)는

은행 간 초단기자금거래에 적용되는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치를 0%까지 내렸다(<그림> 참조). 금리를 더 이상 내릴 수

없게 되자 국채 및 주택담보부증권(MBS) 등을 매입함으로

써 통화공급을 늘리는 양적완화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런

데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지난 10월 양적완화를 종결

하였고, 이에 따라 내년에는 정책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

망되고 있다. 양적완화를 종료하였다는 것은 통화증발을

지속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자산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고 하겠다.

| 양적완화 종료의 다음 수순은 정책금리인상

연준, 일자리 확대와 2%대 인플레이션을 장기 목표로

금리인상은 내년도 하반기 실현될 전망

경제학 교과서 저자로 널리 알려진 하버드대학교의 그레

고리 맨큐(N. Gregory Mankiw) 교수는 2010년 뉴욕타임즈

기고문에서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경기가 나쁜

상황이라면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늘리더라도 은행 대출

로 연결되지 않고 대부분 초과지급준비금의 형태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경기 회

복이 탄력을 받게 되면서 은행들의 대출과 총수요 증가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커졌기 때문이다.

양적완화 종료의 다음 수순은 정책금리의 인상이다.

버냉키를 이어 새로운 연준 의장으로 선출된 옐렌(Janet

Yellen)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기 전까지는 금리인

상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의 실업률

은 2009년 10월 10%에 달했다가 2014년 9월에는 5.9%

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자산버블이 시작되기 이전인 2003

년 6월의 6.2%보다도 낮은 수치이다. 또한 올해 3/4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치를 상회하는 3.5%를 기록하였고, 소

비자신뢰지수도 2007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였다.

지표상으로는 미국 경기는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체감경기는 중간선거 결과

가 말해주듯이 지표상의 호전과는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 연준이 통화정책의 장기 목표를 일자리의 최대화와

2%대 인플레이션율로 잡고 있는 만큼 금리인상은 내년도

하반기가 되어야 실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일본과 유럽의 양적완화는 지속될 것

미국의 금리인상은 일본, 유럽, 신흥시장 경제에서

미국으로의 자본이 이동할 유인을 높일 것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유럽의 양적

완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중앙은행은 지난달

말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하였다. 연 2%의 인플

레이션율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일본은행의 목표인데, 확

장적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구조조정이라는 세 개의 화살

로 구성된 소위 아베노믹스(Abenomics)의 약효가 급격히 떨

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도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시행을 적극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글로벌 금융

위기와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일반은행에 대한 대출금리를

0.15%로 낮추고, 일반은행의 중앙은행에 대한 예금금리를

-0.1%로 조정한 바 있는데, 올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훨씬 미달하는 0.5%로 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금리인상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어떠한

충격을 줄 것인가? 이 문제에 답할 때 유용한 잣대가 금리

평가(Interest Rate Parity) 조건이다. 금리평가란, 서로 다른

화폐로 표시된 국내외 채권에 대한 투자가 균형을 이루기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한국경제

시사 똑똑

금융

발표를 하고 있는 재닛 옐렌(Janet Yellen) 연준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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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32014 DECEMbEr 22 23

유재원건국대 경제학과

교수[email protected]

위한 조건을 말한다. 국내채권의 수익률은 바로 채권금리를

의미한다. 외화로 표시된 해외채권의 경우에는 금리뿐 아니

라, 외화가격, 즉 환율의 변동에 따른 자본수익률을 더해야

한다. 따라서 외화표시 해외채권 수익률은 해외금리 환율의

예상변화율을 합한 값과 같다.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

표시채권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뿐 아니라 환율도 미

국 달러화에 유리하게 변할 것이기 때문에 일본, 유럽 및 신

흥시장경제로부터 미국으로 자본이 이동할 유인이 커진다.

특히 신흥시장경제의 경우 급격한 자본유출로 인하여 외환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위험할증(Risk

Premium, 시장 위험을 감수하는 것에 대한 대가)이 증가하게 될 것이

다. 최근 달러화 강세는 이러한 조정이 이미 일어나고 있다

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이 필요한 한국

내수진작에 초점, 민간소비관련 예산을 증액

사회간접자본투자도 확대해야

내년도 세계경제는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에 따른 글로벌 금

리의 상승, 일본 및 유럽뿐 아니라 중국의 성장 둔화에 따

른 해외수요 감소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국도 이러한 부

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미국의 금리

가 인상되면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

된다. 이러한 미래예상 환율의 상승은 달러 표시 금융자산의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최근 원화환율이 가파르

게 상승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이다. 한국의 자본시장

이 외국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라고 해도 이러한 기본원리로

부터 예외적일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정책은 무엇인가? 결론부

터 말하자면, 현 위기상황을 직시하여 확장적 거시경제정책

을 추진하는 한편,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이 국내 금융시

장의 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여야 한

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는 2%(2014년 11월 기준)로 미국의 정책금리보다 높은 편이다.

정부는 금리를 더 낮춰서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

는 입장인 반면, 한국은행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상

황에서 금리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물가안정이라는 한국은행 본연의 목표만 놓고 보더라

도 낮은 물가상승률의 지속은 확장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

는 것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재정정책 역시 내수진작에 초점

을 맞춰 민간소비관련 예산을 증액하고 사회간접자본투자를

확대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

도록 투자환경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

한국경제는 아직 글로벌 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이 가장 먼저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스스로 반문

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림 | 미국의 연방기금금리와 한국의 기준금리 추이 (2001.1-2014.10)

자료: Federal Reserve Board(FRB), 한국은행

2001

.1

2001

.8

2002

.3

2002

.10

2003

.5

2003

.12

2004

.7

2005

.2

2005

.9

2002

.3

2006

.4

2006

.11

2007

.6

2008

.1

2009

.3

2009

.10

2010

.5

2010

.12

2012

.9

2011

.7

2013

.4

2012

.2

2013

.11

2014

.6

0

1

2

3

4

5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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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 표어로 살펴본

우리나라 출산정책

시사 똑똑

복지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 저출산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을

까? ‘1960년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

되는 평균 자녀수) 6.0명→1990년 1.5명→2013년 1.22명’이

라는 수치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불과 한 세대 만에 우리

사회 출산율에는 엄청난 가시적 변화가 있었다.

아마도 연령대에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생각과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는 정도가 다를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중

장년기에 있는 베이비부머(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6년 이후

부터 1965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 세대들에게는 산아제한을

가족계획으로 강조하던 출산억제 정책에 대한 기억이 남

아 있을 것이며, 청년기 세대들은 성장과정 내내 저출산

의 심각성을 심심찮게 들어왔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출산

정책을 축약했던 표어들은 시대별로 어떻게 변해 왔을까.

| 1960~1970년대: 3·3·35 운동 등 산아제한에 사활

온 국민이 가난에 허덕이던 1960년대 정부는 산아제한

정책에 사활을 걸었다. “많이 낳아 고생 말고, 적게 낳

아 잘 키우자”라는 구호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외쳤고

“3·3·35 운동”도 벌였다. 3명 자녀를 3년 터울로 낳고,

35세까지 단산하자는 뜻이다. 정부는 ‘아이 적게 낳기 운

동’에 전력을 쏟았다. 당시 보건소나 ‘가족계획 지도원’에

서는 무료로 불임시술을 해주기까지 했다.

1970년대에도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은 계속됐다. 자녀

를 적게 낳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시 우리 사회에는 남아선

호 사상이 뿌리 깊게 박혀 있어서 아들을 낳기 위해 출산

을 계속하는 사례들이 많았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대응으

로 나온 표어가 “딸 ·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였다. 또 여기에는 한 가정에서 두 자녀를 낳아 키우는 것

이 ‘표준모델’이 되는 ‘4인 가족’에 대한 암묵적인 메시지가

강하게 담겨 있었다. 4인 가족이 ‘정상 가족’으로 간주되는

‘두 자녀 가정’ 정착 노력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 1980년대: 두 자녀에서 한 자녀로, 남아선호는 더욱 강화

1980년대에는 두 자녀에서 한 자녀로 변화됐다. 그만큼

1970s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앞선 가족계획, 십 년 앞선 생활안정

1980s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둘도 많다 하나 낳고 알뜰살뜰

1990s아들바람 부모세대 짝꿍 없는 우리세대엄마건강, 아가건강, 적게 낳아 밝은 생활

2000s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자녀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동생입니다

1960s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많이 낳아 고생 말고 적게 낳아 잘 키우자

2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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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증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긴박함이 강했던 것이다.

특히 이 시기 표어에서는 남아선호 사상에 대한 반대 메

시지가 강하게 표현되고 있다. “하나 낳아 젊게 살고 좁은

땅 넓게 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사

랑으로 낳은 자식, 아들딸로 판단 말자” 등이다.

1983년 출산율이 인구대체율(여성 1명이 평균 2.1명의 아이를

낳으면 현 수준의 인구가 계속 유지될 수 있다는 의미) 수준인 2.1명

이하로 떨어졌다. 우리나라 출산정책에 획기적인 사건이

었다. 1970년대 말~1980년대 초반 오일쇼크 등의 영향과

정부의 적극적 산아제한 정책이 맞물려 초래된 결과였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오히려 출산율 하

락이 일시적인 현상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더욱 강력

히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출산율은 점점 더

떨어졌다. 이 시기 출산율은 줄었으나 우리 사회의 남아

선호 사상은 매우 강력해 당시 출생 성비 불균형은 매우

심각했고 남아 출생 성비는 1990년 116.5까지 올랐다.

| 1990~2000년대: 정책 방향 급선회, 많이 낳아 잘 기르자

1990년대 들어서면서 출산정책은 전면적으로 수정됐다.

정부는 1989년 피임사업을 중단하고 사실상 산아제한 정

책을 중단했다. 정부는 1996년 인구정책의 목표를 ‘산아

제한’에서 ‘자질 향상’으로 변경했다. 인구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이었다.

홍승아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다문화센터장[email protected]

특히 이 정책의 내면에는

남아선호 사상을 근본적으

로 해체하고자 하는 의도가

강했다. 이에 “아이가 미래

입니다”, “아기의 울음소리,

미래의 희망소리”, “가가호

호 둘셋 출산 하하호호 희

망한국”, “허전한 한 자녀,

흐뭇한 두 자녀, 든든한 세

자녀” 등의 표어를 통하여

적극적인 출산장려 정책으

로 급선회했다.

1.5명 내외에서 머물던

출산율은 극적으로 떨어져 급기야 2005년 1.08명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저출산 시대에 대한 위기의식이 급속

하게 고조되면서 출산정책은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 “자녀에게 물려줄 최고의 유산

은 형제입니다” 등 많이 낳아 잘 기르자는 메시지로 전환

됐다. 출산율 감소는 결혼한 부부가 자녀를 많이 낳지 않

는다는 것 외에도 훨씬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다.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청년층 실업이 심각해지면서 미혼율,

만혼율이 높아지는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다.

시대별 표어를 살펴보니 이런 표어가 정말 있었을까,

격세지감이다. 1970년대에는 산아제한을 외치는 가족계

획 표어가 유독 많이 나왔다. ‘둘도 많다’며 ‘하나만 낳자’

라고 외치던 가족계획의 절정기였다. 그러나 이제 우리

사회는 사회 재생산을 걱정하는 현실에 와 있다. 최근 TV

에서는 한 자녀 가정을 대상으로 동생 낳아주기 캠페인이

등장했다. 동생을 낳아줘서 함께 커 가며 함께 배우는 평

생의 단짝을 만들어 주자는 ‘아이 좋아 둘이 좋아’ 캠페인

이다.

252014 DECEMbEr 25

그림 | 합계출산율 변화추이(1970~2012년)

'700

1

2

4

3

5

'90'80 '00'75 '95'85

2.06

1.076 1.297

'83 '05 '10 '12

자료: 통계청

(가임여성 1명당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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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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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

● 국가의 경제상태 파악하기

● 유형에서 무형으로 변화하는 노동

● 경제체온계‘물가’가 보내는 신호

국가경제 쉽게 이해하기

그림 이진희

키와 몸무게의 균형이 적당하지 않으면

건강하지 않은거겠죠?

튼튼한 팔다리도 건강의 척도가 됩니다.

체온이 높거나 낮아도 건강에 이상이 생기겠죠?

건강한 신체 = 건강한 경제!

아~

그렇구나.

2014 DECEMbEr

국민소득

고용(실업)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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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92014 DECEMbEr 28 29

부모는 아이의 키를 보고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안다. 이

른바 키는 성장의 척도인 셈이다. 그런데 부모의 눈으로

는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컸다’고 표현하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 키가 많이 크지 않더라도‘크다’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러한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키가 크거나

작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누구나 인정하는 객관적인 척

도가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키자 등으로 키를 측정해

160cm, 170cm 등의 수치로 표현한다.

국가의 성장도 키자의 측정치처럼 객관적 수치가 존

재한다. 바로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이다.

GDP는 무엇일까? 일정 기간(보통 1년) 동안 한 나라에서

새로이 생산된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격의 합이

다. 키와 GDP는 성장의 척도이며, 그 측정 결과는 보편

타당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 한국경제의 규모는 세계 14위, OECD 가입국 중 8위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얼마만큼 성장한 것일까? 우리의

GDP 규모와 세계 순위를 살펴보자. 한국은행에 따르

국가의 경제상태 파악하기

면, 2013년 우리의 실질 GDP(시장가격)는 약 1,382조 원

이다. 같은 시기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집계한 국가

별 GDP 순위를 보면, 우리는 전 세계 253개국 중 14위

에 해당한다.

혹자는 우리보다 늦게 경제개발을 시작했거나 절대빈

곤에 시달리는 나라들과 우리나라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OECD 국가들 중 우리의 경제규모는 어느 정

도일까? 2013년 OECD 가입국(총 34개국) 중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여덟 번째로 크다(우리보다 GDP 규모가 큰 나라

는 미국·일본·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멕시코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경제발전 초기의 경제성장률은 매우 높게

나타난다. 그러다 일정 수준의 궤도에 오르면 성장률이

둔화된다. 투입되는 자원이 한계에 도달했거나 양적 요

인이 아닌 질적 요인의 변화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이

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의 경제는 어느 단계에 있는

지 알아보자.

| 1990·2000년대의 성장은 1970년대보다 늦어

그러면 경제성장이 본격화된 1970년 이래, 우리나라는

어떻게 성장해 왔을까? 국가경제는 성장할수록 그 속도

가 둔화된다고 했는데, 우리나라도 그럴까?

경제발전이 본격화된 1970년부터 1990년대 초까지

약 20여 년 간, GDP로 계산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10%에 육박했다. 1980년대 말엔 3저 호황(저달러·

저유가·저금리)과 '88 서울올림픽이란 호재도 있었다. 그러

나 1991년 이후 10년 동안은 IMF 구제금융의 충격 여

파로 약 6.6%, 2000년 이후 10년 동안은 2002년 한·

일 월드컵 때를 제외하고는 5% 수준을 크게 넘지 못했

고, 미국발(發) 금융위기까지 겹쳐 약 4.2%에 그쳤다. 매

키가 크거나 작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누구나 인정하는 객관적인’척도가 필요하다.

키와 GDP는 성장의 척도이며, 그 측정 결과는 보편 타당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GDP는 한 나라 경제의 상태를 알아보는 데는 부족하다.

고용·실업, 물가 등도 살펴보는 것이 상태를 더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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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92014 DECEMbEr 28 29

이 증가 혹은 감소한다고 해서 GDP가 변동하지는 않는

다. 결국 GDP는 그 나라 시장경제의 규모를 파악하는 좋

은 도구지만, 최종 재화를 생산하지 못하는 노동의 가치

가 과소평가되며, 국가의 부에 해가 될 수도 있는 음성적

거래, 환경파괴로 인한 잠재적 경제손실, 전반적인 국민

들의 삶의 질은 파악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기 위해 그간 다양한 지표들이 등장했다.

환경문제에는 UN이 GDP의 보조 지표로 개발한 녹색

GDP, 복지문제에는 스톡홀름 환경연구소와 뉴이코노

믹스 재단 등이 개발한 지속가능한 경제복지 지수(ISEW:

Index of Sustainable Economic Welfare), 미국의 경제학자 토

빈(J. Tobin)과 노르트하우스(W. Nordhaus)가 개발한 순경제

후생(Net Economic Welfare)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지표조차도 GDP를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

다. 그렇다면 국가의 경제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 무엇을

더 살펴봐야 할까? 국가경제도 규모뿐만 아니라 고용 혹

은 실업 측면도 살펴보고, 물가의 오르내림도 확인하면서

다각적으로 보는 것이 상태를 더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

움이 될 것이다.

해 하락세를 보였던 건 아니지만, 최근 10년 동안의 성장

속도는 경제발전을 시작한 시기보다 둔화되었다.

| 국가경제의 상태 측정 도구로서 GDP의 한계와 대안

키를 재는 것은 건강을 측정하는데 필요하지만, 그 자체

로 건강을 말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혈압도

측정하고, 체온도 재는 등 추가적인 검사를 받는다. 이

와 유사하게 GDP도 한 나라 경제의 상태를 알아보는 데

는 부족하다. 그렇다면 경제 상태를 측정하는 데 있어서

GDP의 한계는 무엇일까?

먼저 자급자족과 가사노동은 여타의 재화 생산과 같이

시간을 투입하는 노동이 수반됨에도 GDP의 범주로 넣지

는 않는데, 이는 시장을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암시장 거래 혹은 밀수는 재화의 판매로 이윤이 발생하

고, 그로 인해 개인의 부(富)가 증대되는 측면이 있지만 역

시 국가의 부로는 연결되지 않는다(오히려 해악을 끼치는 측면

도 있다). 그러나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또한

GDP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환경문제도 있다. 가령 봄철의 황사나 겨울철의 스모그

등은 대기오염으로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등 사회적

인 비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GDP를 감소시키

지는 않는다.

복지 또한 반영되지 않는다. 정부의 이전지출(transfer

payment)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지원되지만, 이러한 비용

국가경제 쉽게 이해하기 THEME

한동익KDI 경제정보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자료: 한국은행

그림 | GDP(실질) 변화율 추이(1971~2013)

-5

0

1971 1974 1977 1983 1986 1989 1992 1995 2001 2004 2007 2010 2013

5

10

15

20

1980 1998

-5.70

7.20

12.20 11.7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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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12014 DECEMbEr 30 31

사실 우리 인간과 침팬지의 DNA 차이는 단지 2% 수준

이라고 한다. 이처럼 미묘한 DNA 차이가 두 집단의 커

다란 차이를 유발했다는 사실은 놀라움과 함께 도대체

어떠한 미묘한 차이가 이처럼 커다란 격차를 유발했을까

하는 궁금증도 함께 갖게 한다.

많은 인류학자들은 우리 인류와 다른 영장류 간의 결

정적인 격차가 유발되기 시작한 가장 큰 요인을‘직립보

행’에서 찾고 있다. 약 600만 년 전 아프리카 숲에서 거

주하던 원시인류 중 일부가 초원으로 이주했다. 이로 인

해 숲이라는 보호막이 아닌 탁 트인 초원에서 생존하기

위해 그들은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뇌

가 커지면서 직립보행으로 이어졌다.

| 농경사회에서 팔과 다리는

생산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

인류가 두 발로 걷기 시작한 뒤부터 많은 것들이 연이어

변화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나무를 탈 필요가 없는 인류

의 발가락은 보행에 적합한 나란한 형태로 변화하기 시

작했으며, 발뒤꿈치 또한 장기간 보행에 적합하도록 길

고 두꺼워졌다. 다리에서부터 시작된 변화는 다시 위로

이어져 직립보행으로 자유로워진 두 팔은 정교하고 섬세

한 작업에 적합한 형태로 급속히 진화해 왔다. 이로 인해

인간은 가히 경이로운 생산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즉, 인

간은 직립보행으로 자유로워진 두 팔 덕분에 다양한 활

동을 전개할 수 있는‘인적자본(human capital)’으로 거듭

났으며, 한동안 두 팔과 두 다리는(이하 팔다리) 인간의 생

산성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어 주었다.

경제사학자 로버트 포겔(Robert Fogel)은 과테말라 지역

에서 1969~1977년 기간 동안 실시한 실험을 통해 인간

의 육체가 가져오는 생산성 향상을 명확히 확인시켜 준

유형에서 무형으로 변화하는 노동

바 있다. 그는 과테말라 지역의 일부 부족에게는 아톨리

(atole)라는 고단백의 무상 보조 음식을 제공하여 건실한

체격과 근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반면, 다른

부족에게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음식을 제공하였

다. 이러한 대조실험을 통해 그는 건실한 육체가 개인소

득과 경제성장에 미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농경사회에서 인간의 노동력 가치를 판단하는 첫 번째

기준은 원활히 일을 할 수 있는 팔다리였다.

| 정보화사회엔 팔다리보다 지식과 경험이 중시돼

하지만 지식사회 내지 정보화사회가 도래하면서 인간이

‘일’을 수행하는 방식이‘손’과‘발’을 쓰는 형태에서‘지

식’과‘경험’을 사용하는 형태로 급변하기 시작하였다.

즉, 근로를 수행하는 것이 유형의 부분에서 무형의 부분

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으며,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 손발

에 의존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

한 추세는 고용통계 분류기준에도 그대로 투영되었다.

현재 국내에서 수행하는 고용통계 방식은 국제노동기

구(ILO: International Labor Organization)의 권고방식에 따라

일정 연령 이상의 인구를 바탕으로 노동가능인구, 경제

활동인구인 취업자와 실업자 그리고 비경제활동인구 등

으로 구분하고 있다.

먼저 노동가능인구란 노동 투입이 가능한‘15세 이상

인구’로 정의하는데 이는 단순히 노동가능성 여부를 나

타내는 기준이다. 이러한 노동가능인구는 고용통계에서

가장 광의의 분류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를 크게

노동가능인구와 노동가능제외인구로 구분한다.

노동가능인구는 경제활동 참가 의사를 기준으로 다시

두 그룹으로 분류한다. 이들 중 적극적으로 경제활동 참

가의사를 표현한 사람을 경제활동인구, 그렇지 않은 사

인간은 직립보행으로 자유로워진 두 팔 덕분에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한동안 두 팔과 두 다리는 인간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근로를 수행하는 것이 유형의 부분에서 무형의 부분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으며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 손발에 의존하는 비중이 줄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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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12014 DECEMbEr 30 31

체노동을 원활하게 수행하지 못하는 사람은 비경제활동인

구로 분류될 수 있지만, 장애 등으로 다소 육체노동에는

문제가 있어도, 정신적인 측면에서 정상적인 근로 행태가

가능한 사람의 경우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지 않는

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는 국가는 OECD 국가 중 단 한

곳도 없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의 생산활동의 내용이

변해감에 따라 팔다리에 대한 의존 정도가 달라져 왔다.

물론 우리의 신체 중 팔다리는 경제활동을 원만히 수행하

는 데 있어 여전히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과

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신체의 장애가 있더라도 원만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

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기술이 보다 발달된 미래에는 고

용통계 분류체계의 기준이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해진다.

람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한다. 이 중 경제활동인구는

다시 경제활동에 참가의사를 밝히고 실제 취업이 된 상태

에 놓인 취업자와 그렇지 못한 실업자로 구분된다. 이러한

고용통계 분류체계를 보면, 특정 개인의 고용 내지 실업

상태를 확인하는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취업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고용통계 분류체계의 세부 내용에서도 개인의 경제 상태

를 판단하는 기준이 신체적인(physical) 측면보다는 정신적

인(mental) 측면에 더욱 의존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

다. 먼저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요건을

갖춘 상태로 평가받는 노동가능인구 역시 15세 이상이라

는 나이를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수

감자와 군인의 경우와 같이 신체가 특정 지역에 구속되어

있어 노동력을 제공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만 노

동가능인구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는 신체의 장애로 팔다

리를 원활히 사용하지 못하는지 여부는 노동이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더 이상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마찬가지이다.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사례를 보면, 전업주부,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등과 같이 완전히 자신의 노동력을 투여할 여건

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고령자와

심신장애자 역시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된다. 국립국어

원에 따르면 심신장애자란‘정신 기능에 장애가 있는 사

람’을 지칭한다. 다시 말해 정신적 능력이 문제가 있어 육

박정호KDI 경제정보센터

전문연구원[email protected]

장애인 대학생 조문신(26) 씨가 정보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PC교육을 하는 모습광주 북구 청풍동의 한 들녘에서 신춘섭(70) 씨가 쟁기질을 하는 모습

THEME국가경제 쉽게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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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32014 DECEMbEr 32 33

경제체온계 ‘물가’가 보내는 신호

사람의 정상체온은 36.5℃이다. 바깥 기온이 변해도 사

람의 체온은 일정수준을 유지한다. 기온이 올라가면 혈

관을 확장시키고 땀을 배출해 체온을 떨어뜨리고, 기온

이 낮아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켜 체

온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한다.

체온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저체온이나

고열 상태가 지속되면 우리 신체는 제 기능을 못하게 된

다. 심부(心府) 체온이 38℃를 넘으면 미열, 40℃를 넘으

면 고열이라고 하는데 체온이 높더라도 평상시와 같다

면 별다른 처치 없이 발열현상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면

된다. 그렇지만 열이 나면서 의식이 없거나 먹기를 거부

하고 경련을 일으키는 등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42℃ 이상 초고열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하다.

반면 심부 체온이 35℃ 이하인 저체온 상태에서는 피

부 혈관이 수축되어 피부가 창백해지고 외부 자극에 무

감각해진다. 32℃ 이하로 떨어지면 심장박동과 호흡이

느려지고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 물가도 체온처럼 측정 시기·방법에 따라

차이가 발생해

그런데 같은 사람이라도 체온을 측정할 때 측정 부위와

시간에 따라 체온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외부에

노출될수록 체온이 낮고 신체 중심부로 갈수록 체온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또한 체온은 하루 중 언제 측정하

느냐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나는데, 일반적으로 아침

에 자고 일어날 때 체온이 다소 낮고 해가 저무는 오후

시간에 높게 나타나, 측정시간에 따라 체온이 1℃ 가량

체온계로 건강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듯 물가가 지속적으로 또는

급격하게 상승하거나 하락하면 경제활동에 이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물가가 목표범위를 하회하는 저물가 상태가 지속되면

실질금리가 상승해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투자를 기피하게 된다.

(단위: 조, 원 %)

차이날 수 있다.

체온과 같이 물가 역시 어떻게, 언제 측정하느냐에

따라 한 국가의 물가수준은 각기 다르게 나타날 수 있

다. 추운 겨울에 손끝 온도와 신체 중심부 온도가 차이

나는 것과 같이 다양한 상품 조합 중 어느 것을 대상으

로 하는지에 따라 한 국가의 물가수준이 다르게 나타나

기 때문이다.

가계에서 일상적으로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으로 구성된 소비자물가와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과 서

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생산자물가, 수출입 상품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수출입물가지수가 우리나라의 대표

적인 물가지표이다. 이처럼 다양한 물가지수 중에‘경

제체온계’로 삼을 만한 물가지수는 무엇일까? 여기에

답을 하기 전에 물가가 우리 몸의 특정 기관이 아닌 체

온에 비유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체온은 소화기관이나 호흡기관과 같이 인체에 음식

물을 필요한 영양소로 만들어 흡수하거나 공기 중의 산

(단위: 조 원. %)

자료: 통계청

그림 |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물가안정목표(2007~2014)

(%)

20070

1

2

3

4

5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물가안정목표 범위소비자물가 상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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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32014 DECEMbEr 32 33

THEME국가경제 쉽게 이해하기 THEME

달성되었지만, 2013년 이후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

률은 1%대에 머물러 있다. 물가안정목표 하한치인 2.5%

와 1%p 이상 차이가 난다. 체온은 정상체온에서 1℃만

떨어져도 면역력이 30% 떨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신체균형이 깨지고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 저물가 상태의 지속은 경제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물가도 목표범위에 하회하는 저물가 상태에 빠지면 경제

활동에도 이상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저물가 상태는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에 내수부

진 등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

다. 저물가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실질금리 상승으로 가계

는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투자를 기피하게 된다. 또한

실질임금 상승으로 기업은 인건비 부담으로 고용을 줄이

고, 화폐가치 상승으로 채무부담은 증가한다. 이는 다시

내수부진을 심화시켜 경제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물가안정은 고물가·인플레이

션과 함께 언급되어 왔다. 당시 이슈는‘어떻게 치솟는

물가를 잡아 국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킬 것인가’였다면,

지금은‘물가를 적정 수준으로 높여 사람들의 지갑을 열

고 투자를 이끌어내 생산과 소비를 촉진할 것인가’로 화

두가 옮겨졌다. 빨갛게 달아오른 경제체온계를 보고 발

열 원인을 찾는 데만 급급하여 어느 순간 파랗게 식어버

린 체온계의 신호를 이제야 인식했다. 경제체온이 더 떨

어져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경제활동에 다시 불을

지필 때이다.

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측정

된 체온을 통해 몸에 이상이 있는지, 대사활동이 정상적

으로 일어나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물가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개별 상품의 가격을 중요도

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하여 평균적인 물가수준을 측정한

것이다. 물가가 높다고 경제가 호황이고, 낮다고 불황임

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체온계로 건강의 이상여부를 확

인하듯 물가가 지속적으로 또는 급격하게 상승하거나 하

락하는 경우 경제활동에 이상 신호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개별 상품의 가격이 수요와 공급을 반영한다면, 개

별 가격을 종합한 물가는 국민경제의 총수요와 총공급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가는 생산과 소비 등 한 국

가의 경제동향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 물가안정목표 지표로 소비자물가를 많이 사용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물가는 목적에 따라 소비자

물가·생산자물가·수출입물가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작

성된다. 물가지수마다 장단점이 있으나 그 중 우리가 가

장 흔히 사용하는 물가는 단연 소비자물가라 할 수 있다.

체온계가 36.7℃~37℃를 가리키면 정상체온이라고

판단하듯 물가 역시‘물가안정목표제’라는 물가의 정상

체온 범위를 설정한다.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

서 정부와 협의하여 공식적으로 채택하는 물가는 소비자

물가이다. 2013~2015년 중 우리나라 물가의 정상체온

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대비) 기준 2.5~3.5%로, 한

국은행은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소

비자물가를 대상지표로 사용하는 이유는 넓은 포괄범위

·속보성(速報性)·인지도 등에서 우수한 특성을 보유하

고, 국가 정책결정의 준거로도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한 국가 중 태국을 제외한 26개

국 중앙은행 역시 소비자물가지수를 목표 대상지표로 사

용하고 있다.

<그림>의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물가안정목

표 추이를 보면, 우리 경제가 저체온 상태에 있음을 알

수 있다. 2010~2012년 중 물가안정목표는 비교적 잘

조선영KDI 경제정보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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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

·신 청 홈페이지(http://eiec.kdi.re.kr)·구독료 권당 2,500원, 연간 25,000원

에서는 체험수업에 관한 선생님들의 원고를 모집합니다.보내주신 원고는 검토 후 에 게재하고, 소정의 고료를 드립니다.선생님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문 의 ☏ 044-550-461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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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업어때요?

‘최후통첩 게임’으로 이타심을 생각한다

타인에게 어느 정도까지 친절할 수 있을까?

경제와 윤리의 관계는 애덤 스미스(Adam Smith) 이래 주목받는 주제였다. 경제적 합리성을 부정하고서는 경제는 성

립되지 않으며, 지속적인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이 합리성만으로 경제가 움직인다면, 탐욕과 이기심이 횡행

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이 수업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 시스템으로서의 경제와 윤리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

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Ⅰ. 수업 개요 행동경제학을 기반으로 한 이 수업은 미국 경제교육협의회(CEE)의『경제의 윤리적 기초를 가

르치다(Teaching the Ethical Foundations of Economics, 2003)』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당시

IT 버블이 붕괴하고, 엔론(Enron) 사가 기업윤리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등 혼란한 경제 상황

에서, 경제수업에도 윤리적 관점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그 중 하나가‘최후통첩 게

임(The Ultimate Game; Leave It or Take It Offer Game)’을 도입한 사례였다. 미국의 수업을 일본

고등학교에 맞게 변형했지만, 2008년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 파산으로 금융위기를

경험한 우리에게도 경제와 윤리를 함께 생각하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1. 학습 목표 가.‘통제되지 않는 이기심’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는 탐욕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나. ‘바람직한 이기심’이 어떻게 경제 발전을 촉진하는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다. 일본 혹은 미국 고등학생들의 결과와 비교해 자신들이 얼마나 경제에 윤리적 태도를

갖고 있는지 생각할 수 있다.

2. 핵심 개념: 이기심, 탐욕, 이타심, 공감, 경제적 의사결정, 경제적 합리성

3. 준비물: 제안 금액과 수락/거부 의사 등을 표시하는 활동지

Ⅱ. 수업 진행 경제학과 윤리학에서 널리 알려진‘최후통첩 게임’을 응용한 수업이다(본래 최후통첩 게임은 서

로 모르는 상대편에게 금액을 제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먼저 짝을 지어 어떻게 1만 원을 나눌지 제안

하는 역할(제안자)과 제안을 받는 역할(응답자)을 정한다. 제안자는 0에서 1만 원 사이의 금액

을 제시할 수 있지만 응답자는 이를 거절해도 된다. 하지만 응답자가 제안을 거부할 경우

두 사람 모두 한 푼도 얻을 수 없다. 학생들은 게임을 반복하면서 이기심, 탐욕, 이타심, 공

정성 등의 가치와 경제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아라이 아키라(新井 明)도쿄 도립고이시카와(小石川) 중등교육학교 교사[email protected]

352014 DECEMbEr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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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72014 DECEMbEr 36 37

주: 2라운드 - 1라운드의 역할을 서로 바꿔 실시 3라운드 - 2라운드의 짝을 바꿔(역할은 1라운드 때와 동일) 실시 4라운드 - 3라운드의 역할을 서로 바꿔 실시

III. 수업 결과학생들이 처음에는 게임의 의미를 알지 못해 당황하기도 했지만, 구성이 단순했기 때문에 곧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표 2]는 일본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 133명(남자 49, 여자 84)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이다. 반드시 이기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제안을 거부한 사람도 많았다. 1라운드에서 6천 원을 거부한 학생은 두 명이었고, 그 외의 제

안에서 3천 원 이하는 대부분이 거부했다.

①“오늘은 최후통첩 게임을 하겠다.”라고 수업 시작을 알린다.

② 두 사람씩 짝을 정해 제안자와 응답자로 역할을 나눈다.

③ 제안자는 최대 1만 원 내에서 응답자에게 금액을 제시한다.

④ 응답자는 금액을 보고 수락 혹은 거부한다. 수락하면 응답자는 해당 금액을, 제안자는

1만 원에서 해당 금액을 제한 만큼을 얻는다. 거부하면 1만 원은 선생님이 가져간다.

⑤ 제안자와 응답자의 역할을 바꿔 한 번 더 실시한다.

⑥ 이제 짝을 바꾸고, ②~⑤의 과정을 반복한다. 즉, 짝과 역할을 바꿔가며

총 4라운드를 실시하게 된다.

⑦ 계산 결과와 작성한 설문을 선생님에게 제출한다.

⑧ 학생들에게 결과에 대한 의견을 듣고 해설( 경제교육 홈페이지 참조)을 실시한다.

※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이 수업의 대상은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중학생도 가능하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복지를 주제로 한 수업의 도입부나 후반부에 실시하면 효과적이다.

[표 1] 최후통첩 게임 활동지

응답자라운드

1라운드

분배 제안 시 금액 실제 수취금액

2라운드

3라운드

4라운드

제안자 응답자 제안자

응답자의행동

수락거부

수락거부

수락거부

수락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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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업어때요?

라운드

1

2

3

4

역할

제안자 5,355 112

제안자 5,455 103

제안자 5,598 124

제안자 5,510 140

응답자 4,637 112

응답자 4,551 103

응답자 4,423 125

응답자 4,460 145

평균(원) 표준편차

[표 2] 최후통첩 게임 결과

주. 응답자가 수락한 경우만 자료로 활용

일본 고교생의 제안 금액 평균(약 5천 원)은 미국 고교생의 제안 금액의 평균(2,500원, 이 경우 제안자

는 7,500원을 갖게 됨)에 비해 매우 높다. 이를 두고 일본 고교생이 미국 고교생보다 이타적인 경향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실험 후 실시한 다음 네 가지 가정을 지지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살펴보자.

가정 1. 게임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선생님의 의도를 따르면 이타적인 결과를 얻는다(참가자의 20%가 지지).

솔직히 게임의 의미를 잘 몰랐다. 한 푼도 못 받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받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제안했을 때‘상대가 거부

하지 않을 정도의 합리적인 금액을 제시하자.’라는 마음으로 임했고, 친구들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거부를 하는

것도 평소 친한 친구들이기 때문에 장난스럽게 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가정 2. 실험을 할 때 탐욕을 부리는 건 좋지 않다(참가자의 29%가 지지).

‘효율적인 공평함’을 생각했다. 효율만을 추구하는 것은 모험이기 때문에, 나 자신의 효율을 생각하되 그것이 인정받지 못했

을 때의 손해도 고려해야만 했다. 그래서 큰 이익도 손해도 없는 중간 정도의 공평함을 선택했다. 물론 나서지 않고 손해를 보

지 않으려는 내 성격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정 3. 합리성에 근거한 ‘경제적 계산’은 정확히 이루어지지 않는다(참가자의 11%가 지지).

상대방에 비해 자신이 받을 액수가 적다고 생각했을 때 제안을 거부하는 것이 아닐까? 경제적으로 생각한다면 1원이라도 더

이득을 보려고 할 것이다. 거부하는 사람의 머릿속에는 경제적 계산보다는‘자신이 받을 액수 - 상대가 얻을 액수’라는 공

식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서로 5천 원을 갖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분배일까?’라는 생각도 해 본다.

가정 4. 네 번의 실험은 교실이라는 특수한 장소에서 실시된다(참가자의 32%가 지지).

학교에서 이루어진 실험이기 때문에 상대는 친구들이었다. 1원을 제안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임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평균

이 4,500원 전후였던 것은 사람이 합리성만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는 심리와 친구에 대한 연민이 이러한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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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학

경제학

경제학은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가정 하에 전개된다. 이 가정은‘수요와 공급의 모형’을

포함한 많은 경제모형의 기초가 되고 있다. 수요자는 재화나 서비스를 싼 값에 구매하고자 하는 반면, 공급자는 고

가에 판매하는 것을 희망한다. 결과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가격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현실에서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까?, 합리적인 행동이 사람들로 하여금 탐욕적인

행동을 하게 하는 것일까?, 탐욕스러운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협상을 통해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게 되는 것

일까? 경제학은 이러한 문제를 탐구한다.

경제학

사리분별(합리적인 이기심의 발로)은 미덕인 반면, 많은 돈과 상품에 대한 과도한 욕망, 즉 탐욕은 미덕이 아니다. 탐욕은

자멸만 있을 뿐이다. 더 많은 돈과 상품에 대한 과도한 욕망은 실제로는 더 많은 성과를 거두는 것을 방해한다. 사

람들은 어떻게 합리적인 이기심과 탐욕을 구분할까? 합리적인 이기심을 인정하고 탐욕을 조장하지 않는 곳이 바

람직한 사회일 것이다.

윤리학

애덤 스미스는 개인의 이기적인 행동과 사회의 조화를 문제 삼았다. 그는 1776년에 쓴『국부론』에서, 많은 사람들

이 이기심에 따라 행동해도 결국 시장의‘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화로워 진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그는 개인

의 이기심을 무조건 칭찬하지는 않았다. 1759년『도덕감정론』이라는 책에서 사회의 구성원리로 개인의‘공감’에

기반한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제논리와 인간의 윤리적 행동을 조화시키려는 하나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도덕감정론

특히 수업에 참가한 한 남학생은“이기적인 행동보다는 상대방을 생각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는 것을 알았어요.”라며 5:5로 분배한 사람이 착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조

금은 머리를 써야 했어요. 나만 생각할수록 상대방을 설득할 수 없었고, 내 몫이 적으면 거

부하고 싶어졌어요. 공정성이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는 한 여학생은 정

당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장사가 잘되지 않을 것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참고] 이론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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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똑똑>‘중소기업 적합업종, 골목상권의 구원

투수’잘 보았습니다. 다만 골목상권이라 해도 거주

연령층이나 유동인구에 따라 그 상권의 특색이 판

이하게 달라지는데, 그런 성향도 감안해서 이야기

해 주셨다면 더 유익하지 않았을지 생각해 봅니다.

★ 박민우

<THEME>‘경제정책을 이야기한다’에서 중앙은행

인 한국은행의 기능인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금융정

책의 미비점이 다루어지지 않은 것은 아쉽습니다.

★ 최우연

<이런 수업 어때요?>에 현장에서 바로 사용가능한

현실적인 게임수업을 소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혜란

경제용어를 찾아라!

다음 낱말 퍼즐 속에 숨어 있는 경제용어를 10개 찾아

홈페이지(http://eiec.kdi.re.kr)의 월간『 “click” 경제교

육』 내‘경제용어를 찾아라!’이벤트에 응모해주세요.

정답을 맞힌 분들 중 10분을 선정해 2만 원권 온라인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모든 경제용어는 12월호

내용 속에 있습니다.

★ 응모기간은 12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입니다.

에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기사들로 구성

돼 유익했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SNS와 연계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가 함께 했으면

합니다. ★ 김용수

전반적으로 딱딱한 내용이 많아서 읽기가 지루하

네요. 좀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다루어 주세요.

★ 이병화

최근 이슈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내용이 좋

았습니다. ★ 신재원

독자세상

고 낟 겨 볏 구 기 술 진 보

용 찾 뭇 님 힌 짜 빔 늠 룬

탁 수 긴 취 약 계 층 분 혁

맞 익 싣 교 텅 늉 맑 웃 신

잣 률 튼 닭 햇 머 균 실 까

산 같 원 가 틈 류 땅 업 듣

아 축 릉 쏘 귤 딛 숯 률 훔

제 뉴 극 흙 생 산 성 쳐 삯

한 동 멱 앉 랑 닷 팜 금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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