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 2021. 3. 11. · 2020, august v ol.635 발행인 한국철도 손병석 사장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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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포커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처하는 한국철도의 자세 프로젝트를 이끄는 사람 마산전기사업소의 여름은 불철주야 ON 달인을 찾아라 류기윤 KTX 기장 2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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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일

    로 이

    어지

    는 행복

    +2020. 08 / Vol. 635

    이슈 & 포커스 ①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처하는 한국철도의 자세

    프로젝트를 이끄는 사람 마산전기사업소의 여름은 불철주야 ON

    달인을 찾아라 류기윤 KTX 기장

    2020.08

  • 커버스토리

    제10회 철도사진공모전 수상작

    ‘철길과 함께한 세월의 풍경’(호남선 연무역 옆 철길), 김주현 님 작품

    제호

    지용태(한국철도공사)

    꽃을 준비합니다

    카피라이터 출신의 수필가가 쓴 자전적 책에서 재미있는 경험담 하나를 읽었습니다.

    작가가 남아메리카 볼리비아의 타리하를 여행하던 중

    지인의 어머니에게 꽃을 선물했다는 에피소드였죠.

    그때가 마침 그 어머니의 생신이었거든요.

    자식을 대신해 작가가 꽃 배달에 나섰던 거지요.

    그리고 이 이야기와 함께 영화 의 대사 한 구절이 이어집니다.

    “내가 꽃 배달을 좋아하는 건, 꽃을 받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는 게 좋아서야.”

    이 대사를 떠올리며 작가는 선물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았습니다.

    그러고는 “나도 그러하다”는 답을 내놓았죠.

    받는 사람만 즐거운 선물이 아닌, 받는 사람의 행복해하는 표정을 통해

    주는 사람까지도 덩달아 기분 좋아지는 경험,

    그것이 선물의 묘미라는 걸 알게 된 겁니다.

    우리는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의미로 선물을 준비하곤 합니다.

    때로는 ‘사람’보다 ‘날짜’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의미를 조금 달리해보는 건 어떨까요?

    받는 이가 보여주는 숨길 수 없는 기쁨,

    행복한 표정을 보기 위해 무언가를 준비해보는 겁니다.

    영화 속 장면처럼 ‘꽃 선물’을 하는 것도 좋겠네요.

    오늘 꽃을 사보는 건 어떠세요?

    물론, 제일 먼저 받는 이의 행복한 표정을 상상하면서 말이죠.

  • 철도 소식 4호차

    50한국철도 새 소식

    52한국철도 TIP

    53비하인드 스토리

    54공지

    2020, August vol.635발행인 한국철도 손병석 사장

    편집인 홍보문화실 홍명호 실장

    담당자 홍보문화실 민경애 차장

    발간등록번호 홍보문화-03-20066-01

    발행처 홍보문화실(서울시 중구 청파로 432)

    기획·디자인 더북컴퍼니

    contents

    04

    38

    44

    감성 충전 1호차

    04Let’s Healing

    더위를 아름답게 날리는 법, 분수의 미학

    10철도인 여행기

    낭만 항구 목포와 여수 보물섬

    14에코한 삶

    재료의 변신

    16건강한 타이밍

    울퉁불퉁 하지정맥류

    18재미있는 인문학

    죽은 개구리의 춤추는 뒷다리

    20신구의 조합

    당신을 ‘일잘러’의 지름길로 안내합니다

    행복 발견 3호차

    40달인을 찾아라

    류기윤 KTX 기장

    42철도인 에세이

    철도, 안중근 의사 평화의 길

    44나무가 있는 기차역

    중앙선 원주역 단풍나무

    46연재소설

    여덟 번째 이야기 _ 슬픔을 위로하는 음악

    48문화 철도인

    함께 공감 2호차

    24젊은 철도인에 고함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일

    26이슈&포커스 ①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처하는

    한국철도의 자세

    28이슈&포커스 ②

    극락강역 이야기

    32글로벌 트렌드

    국제 협력 언택트 업무 추진

    34쉽게 읽는 철도사

    경인선 이야기

    38프로젝트를 이끄는 사람

    마산전기사업소의 여름은 불철주야 ON

  • 04

    Let’s Healing │ 정리 편집실 사진 셔터스톡

  • 05

    더위를 아름답게 날리는 법

    분수의 미학뿜어 올린 물이 만들어낸 동적인 아름다움,

    이는 분수 쇼의 가장 큰 매력이자 분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청량감을 가득 선사하는 이 분수 쇼는

    여름의 상징이기도 하다.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

    체감온도를 낮춰줄 색다른 즐거움을 찾는다면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는 분수 쇼를 감상하는 건 어떨까.

    당대 최고 조각가가 만든 분수대의 위엄부터

    세계 3대 분수 쇼가 선보이는 화려한 물의 향연까지,

    이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여행은 시작된다.

  • 06

    두바이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맞춰

    화려한 분수 쇼가 펼쳐진다. tvN 에 등장해

    더욱 널리 알려졌다. 두바이 음악 분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분수에 설치된 조명만 6,000개이며 약 8만3,280L의

    물을 한 번에 140m 높이까지 뿜어낸다.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앞에

    자리하며 세계 최대 쇼핑몰인 두바이 몰과도 연결되어 있어

    여행 필수 코스로도 꼽힌다.

    호수 주변 산책로와 주변 건물 어디서든 감상할 수 있고 클래식부터

    팝,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에 맞춰 물빛 판타지가

    펼쳐진다. 분수 쇼는 매일 오후 6시부터 30분 동안 진행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이 쏘아 올리는 물줄기

    두바이 음악 분수

    BONUS 분수와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지 못했다면

    두바이 분수 레이크 라이드(Dubai Fountain Lake Ride)를 이용해볼 것.

    쇼가 펼쳐지는 동안 배를 타고 호수를 운항해, 음악에 맞춰 각기

    다른 안무를 선보이는 분수 쇼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 07

    밤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더욱 화려하게 수놓는 주인공,

    바로 ‘벨라지오 분수’다. 라스베이거스의 벨라지오 호텔 앞

    3만6,000m2 규모의 인공 호수에서 매일 분수 쇼가 펼쳐져 여행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두바이 음악 분수 역시 벨라지오 분수를 설계한

    디자인 회사에서 만들었을 만큼 분수 쇼 장르의 지존으로 꼽힌다.

    분수대의 분사구 1,200개에 조명만 4500개가 넘는 규모를

    자랑한다. 벨라지오 분수 쇼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꼭 봐야 하는

    쇼 중 하나로, 낮보다 밤에 훨씬 더 화려하다. 벨라지오 호텔 역시

    영화 을 비롯해 수많은 영화의 배경으로 유명하며,

    최고급 시설과 카지노로 명성을 얻고 있다.

    세계 No.1 분수 쇼

    미국 벨라지오 분수

    BONUS 월~금요일 기준, 오후 3시부터 밤 8시 전까지는 30분 간격으로,

    8시 이후에는 15분 간격으로 분수 쇼가 펼쳐진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시간이

    달라지므로 확인하고 방문해야 한다. 낮과 밤에 펼쳐지는 분수 쇼 분위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호텔 예약 시 분수가 보이는

    객실을 따로 안내받을 수도 있다.

  • 08

    두바이, 라스베이거스 분수 쇼와 더불어 세계 3대 분수 쇼로 꼽히는

    몬주이크 매직 분수 쇼. 바르셀로나 북서쪽 몬주이크 언덕에 분수가

    자리한다. 몬주이크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열린 곳이며,

    몬주이크 매직 분수는 1929년 국제박람회 때 만들었다.

    낮에는 평범한 분수지만 밤이 되면 클래식, 팝송, 카탈루냐 전통음악

    등에 맞춰 분수에서 컬러풀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분수 쇼는

    밤 8시 이후에 시작하는데 물기둥이 솟아오르면 여기저기서 탄성이

    들린다. 분수대에서 치솟은 물줄기에 홀딱 젖을 수 있어 분수대 바로

    앞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분수 쇼가 펼쳐지는 메인 분수대 외에도

    곳곳의 분수대에서 물이 솟아올라 장관을 이룬다.

    마법의 주문에 빠지다

    스페인 몬주이크 매직 분수

    BONUS 분수 쇼는 주로 목~토요일 밤 9시 즈음 1시간가량 펼쳐진다.

    그러나 시즌마다 요일과 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몬주이크 매직 분수를 명당에서

    감상하고 싶다면 분수 쇼가 시작되는 시간보다 1~2시간 먼저 도착할 것.

  • 09

    로마에 가면 광장마다 아름다운 분수가 있는데 총 2,000개가

    넘는다. 로마는 예로부터 분수의 도시로 유명했다. 그중에서도

    미학적인 결정판이 바로 ‘4대 강 분수’다. 일명 ‘피우미 분수’로도

    불리며, 바로크양식의 결정판 나보나 광장에 자리하고 있다. 당대

    최고 건축가로 추앙받은 잔 로렌초 베르니니가 1651년에 제작했다.

    이 분수는 나일강, 갠지스강, 도나우강, 라플라타강을 조각품으로

    의인화한 작품이다. 특히 오벨리스크의 네 귀퉁이를 떠받치고 있는

    네 ‘강의 신’의 역동적 자세는 천재의 걸작으로 찬사받기에 충분하다.

    분수 앞은 로마 시민이 가장 많이 찾는 휴식 공간으로 친구나 연인과

    함께 야외 카페에서 차를 즐기는 사람들로 언제나 붐빈다.

    조각가 베르니니의 손길로 탄생하다

    이탈리아 4대 강 분수

    BONUS 분수가 위치한 나보나 광장은 도미티아누스 황제가 지은 전차

    경기장이 있던 곳으로, 관중석 계단이 있던 자리에 광장이 들어서 좁고 긴

    타원 형태를 띤다. 광장과 분수 주변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는 무명 화가들이

    이곳의 예술적 운치를 더한다.

  • 10

    철도인 여행기 │ 글 현호섭 기자(전남본부) 사진 제공 목포시청, 여수시청, 목포해상케이블카

    나를 위한 여름 힐링 여행지

    낭만 항구 목포와 여수 보물섬여행의 본질은 일상을 벗어나는 것이다. 무계획과 자유야말로 여행에서 진정 추구해야 할 가치니까.

    또한 여행이 주는 기쁨은 장소에 대한 이해와 교감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제대로 된 여행을 다녀왔다.

    공간과 역사가 융합하고 사람과 자연이 조우하는 땅, KTX로 서울에서 2~3시간이면 닿는 곳으로.

    마음먹기 전에는 절대로 떠날 수 없었던 서쪽과 남쪽 땅끝 종착역들을 거쳐, 여름 힐링 여행지로

    손꼽을 만한 항구도시 목포와 여수의 보물섬을 다녀왔다.

  • 11

    1

    1 유달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2 목포근대역사관. 3 노적봉으로 향하는 길. 4 목표 여행에서 꼭 먹어야 한다는 세발낙지 연포탕. 5 압도적인 탑승 거리를 자랑하는 목포해상케이블카.

    2

    3

    5

    4

    여행지1. 목 포

    목포의 상징, 유달산에 오르다

    목포는 광양, 군산과 함께 호남 3대 항구 도시로 꼽힌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후까지 많은 인구가 모여 활발한

    경제활동으로 호황기를 누린, 화려한 과거를 가진 도시.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그 도시에 관광객의 발걸음이 하나둘씩

    늘기 시작했다. 목포역에 내리면 가장 먼저 찾아가야 할 곳은

    목포의 상징 유달산이다. 해발 228m의 낮은 산이지만 수많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산을 오르면 목포시와 다도해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유달산보다 더 유명한 노적봉은

    유달산 초입에 위치한 해발 60m 높이의 바위산이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적은 수의 군사로 왜군과 대치한

    상황에서 노적봉을 이엉으로 덮어 마치 군량미를 쌓은

    큰 노적처럼 보이게 해 왜군을 속인 데에서 붙은 이름이다.

    산 정상의 일등바위, 이등바위가 유명하고 산 중턱에 자리한

    대학루, 달성각, 유선각 등의 정자는 등산객의 땀을 식혀준다.

    유달산에는 또 4 ·19기념탑과 가수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기념비, 조각 작품 100여 점이 전시된 조각 공원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한편 2019년 9월에 개통한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총길이 3.23km의 압도적인 탑승 거리로 국내 최장,

    아시아 최고의 케이블카로 평가받으며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명소로 떠올랐다. 북항, 유달산, 고하도 등 총 3개의

    스테이션에선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기고 금빛 낙조와

    화려한 목포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과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

    목포는 전국에서 일제강점기에 지은 건물들이 가장 잘 보존돼

    있는 지역이다. 유달산 주위의 일제강점기 건물 가운데

    일본 영사관과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은 각각 근대역사관

    1·2관으로 탈바꿈해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내부 전시 공간에는 당대의 실상을 엿보는 유물과 자료가

    전시되어 있는데, 축음기와 나무 냉장고, 토지 측량기, 벽난로를

    비롯 수많은 사진을 볼 수 있다. 일본 영사관으로 쓰던

    건물 곳곳에 욱일기 문양이 박혀 있고, 역사의 상흔인 총탄

    자국도 확인할 수 있다. 근대역사문화거리에는 일본식 건물이

    상당수 보존돼 있어 특히 눈길을 끈다. 목포의 가장

    큰 관광자원은 복원된 세트장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역사

    그대로의 공간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 아닐까?

  • 12

    1

    1,6 오동도 2,4 하화도 3,5 금오도

    2

    3

    4

    65

  • 13

    씻기는 순간이다. 금오도는 사시사철 감성돔 낚시터로

    유명해 강태공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해안 도로 전체가

    트레킹 코스로도 유명하다.

    남해의 정원, 하화도

    하화도는 동화 속 ‘비밀의 화원’을 연상시키는 곳이다.

    동백꽃, 선모초, 진달래꽃과 수백 종의 이름 모를 야생화가

    1년 열두 달 꽃을 피우기에 꽃섬으로 불린다. 아는 이가 극히

    적고 찾는 이도 많지 않아 남해의 보물섬 가운데 으뜸인

    하화도에는 층층이 쌓아 올린 돌담과 흙길 사이를 지나

    해안 길로 이어지는 총 5km의 생태탐방로가 여행객의 발길을

    인도한다. 이국적인 풍경이 그윽한 야생화 단지와 바다가 손에

    잡힐 듯 이어지는 오솔길을 걷다 보면 상상 속 동화의 세계에

    들어선 듯, 꽃섬 하화도의 빼어난 절경과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사람 대신 꾸밈없는 자연이 주연인 이 섬에 가면 어쩌면,

    지금 있는 그대로의 행복한 ‘나’와 만날지도 모른다.

    여수를 상징하는 섬, 오동도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오동도는 768m 길이의

    방파제로 육지와 연결돼 있다. 여수 중심가에서 도보로

    10분이면 도착한다. 섬 전체에 동백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고 멀리서 바라보면 오동잎을 닮았다 해서 오동도라 불린다.

    섬 전체를 이루고 있는 3,000여 그루의 동백나무와 2.5km에

    이르는 자연 숲이 터널을 이루는 섬의 산책로는 그 누구와

    걸어도 운치 있다. 황톳길과 시누대길을 따라 암석해안과

    병풍바위, 지붕바위를 지나면 정상의 하얀 등대에 도착한다.

    밤마다 무수한 선박의 뱃길을 인도하는 오동도의 저 낯선

    등대는 오래전 약속인 양 그림 속 풍경으로 그 자리를 꿋꿋이

    지키고 있다.

    목포와 여수는 항구도시이자 수많은 섬을 품에 안은 도시다.

    비슷하지만 저마다의 빛깔을 간직한 문화와 역사가 존재하고

    수많은 콘텐츠가 넘치는 낭만의 고장이다.

    너무 유명해서 한 번은 다녀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곳이지만, 단 한 번도 샅샅이 체험하고 느껴보지 못한

    미지의 땅이다. 지금 그곳을 거니는 무수한 이방인은 수줍은

    매력과 맵시를 뽐내며 그들을 유혹하는 전설 속 세이렌의

    아름다운 곡조를 듣고 있는 건 아닐까?

    여행지2. 여 수

    목포의 맛을 뒤로하고 여수로 향하다

    유달산과 삼학도 사이 도심으로 내려오면 맛집이 즐비하다.

    목포에 오면 꼭 먹어야 할 음식이 바로 세발낙지다.

    발이 3개여서 세발낙지가 아니라 발이 가늘어서

    세(細)발낙지라고 불린다.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 통째로

    먹으면 제맛으로, 낙지 연포탕으로도 많이 먹는다.

    전국에서 홍어 맛이 가장 좋기로 유명한 곳도 목포다.

    그 이유가 홍어를 어획해 목포항에 도착할 때까지 가장 맛있게

    삭혀지기 때문이라니 흥미롭다. 목포 시내에는 ‘민어의 거리’가

    있을 정도로 민어회도 유명하다. 여름 보양식으로 알려진

    민어는 맛과 영양이 풍부해 임금님 수라상에 자주 올랐다고

    한다.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역사·문화의 고장 목포를 떠나

    여정은 이제 여수로 향한다. 여수 앞바다에 떠 있는 다도해의

    보석 같은 여름 섬들이 벌써 그립다.

    남해 위에 뿌려진 크리스털 조각, 섬 여행

    노래 ‘여수 밤바다’의 낭만적인 음율과 함께 아름다운 야경으로

    몽환의 풍경을 간직한 도시 여수. 이번 여름에는 육지가

    아니라 여수의 섬을 탐방할 차례다.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한 여수에는

    수려한 경관과 고유의 신비를 간직한 317개의 섬이 자리한다.

    남해 바다 위에 흩뿌려진 크리스털 조각 같은 섬 중에서

    금오도와 하화도 그리고 오동도를 목적지로 삼았다.

    특산품은 ‘벼랑’, 금오도

    먼저 비렁길(비렁은 ‘절벽’의 여수 사투리)로 유명해진

    금오도에는 해안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따라 조성된

    18.5km의 명품 탐방로가 있다.

    이 섬의 특산품은 벼랑. 어느 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해안단구의 벼랑이 ‘비렁길’로 불리며 호젓한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육지를 멀리 두고, 남해 바다 위 해안 절벽을

    따라 높고 낮게 이어지는 긴 벼랑길과 끝없이 펼쳐진 남해

    바다가 눈앞에 가득하다. 산을 타고 있지만 고개를 돌리면

    천 길 낭떠러지 아래로 드넓은 바다가 보인다.

    입에선 저절로 감탄사가 연발해 나오고, 여독이 말끔히

  • 에코한 삶 │ 정리 편집실

    식품에서 찾은 환경을 위한 새로운 대체재.

    재료의 변신

    버려지지 않는 쓰레기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낭비되는 음식물량은 생산되는

    모든 식품의 3분의 1가량으로, 이를 버리는 데 드는 비용만 해도 연간 약 2조6,000억 달러

    (한화 약 3,132조 7,400억 원)에 이른다. 범위를 우리나라로 한정하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간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는 약 550만 톤으로,

    이를 처리하는 데 22조 원 이상의 경제 손실이 따른다고. 이뿐 아니다. 먹고 남긴 음식이 아닌

    유통기한이 지나 버리는, 일명 ‘먹지 않은 음식물 쓰레기’ 역시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군은 유제품으로,

    유통기한이 짧은 유제품의 특성상 음식물 쓰레기로 전락하는 경우가 흔하다.

    14

  • 2옥수수에서 추출한 섬유어린아이 팔뚝만 한 크기의 옥수수 4개만 있으면 티셔츠 한 장을 뚝딱 만들 수 있다. 이는 옥수수에서 섬유를 뽑아내는 바이오 공법 덕분. 세계적 바이오 폴리머

    제조업체인 네이처웍스(Natureworks)가 개발한 PLA(Poly Lactic Acid, 생분해 젖산)를

    국내 기업이 의류용 원사로 개발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젖산이

    원사의 주요 소재로, 이 원사로 만든 섬유는 냄새 제거 효과와 항균 기능까지 갖추어

    ‘고급 친환경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3선인장으로 만든 가방멕시코 출신의 사업가 2명이 개발한 선인장 가죽이 동물 가죽을 대체하는‘비건 가죽’의 신흥 강자로 부상 중이다. 선인장을 가루로 만든 뒤 인조 가죽을 만드는 데

    필요한 각종 재료와 배합해 압축하면 진짜 가죽만큼 튼튼하고 질긴 성질을

    얻을 수 있기 때문. 특히 성장에 많은 물이 필요하지 않고 가만히 놔두어도 잘 자라는

    선인장의 특성은 안정적인 재료 공급 면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다 자란 선인장을 채취해 햇볕에 약 3~4일간 건조한 후 분말로 만든다.

    4 파인애플 줄기로 만든 코트파인애플 잎사귀와 줄기로 만든 식물성 가죽은 ‘피냐텍스(Piñatex)’로 불린다. 파인애플 잎사귀와 줄기는 버릴 경우 폐기물로 분류하지만, 가공 처리해 가죽을 만들면

    동물성 가죽 대체품이 될 수 있다. 파인애플 잎사귀와 줄기에서 추출한 섬유질에서 고무 성분을

    제거하고 왁스 가공을 거치면 방화·방수 기능은 물론 내구성까지 갖춘 가죽으로 재탄생하는 것.

    동물 가죽은 1kg을 제조하는 데 약 1만7,000L의 물이 필요하지만, 파인애플에서 얻은 재료로

    식물성 가죽을 제작할 경우 물은 물론 화학제품도 필요하지 않아 매우 친환경적이다.

    1우유로 만든 티셔츠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패션 스타트업 마이 테로(Mi Terro)는 우유를 주재료로 티셔츠를 만든다. 이들이 ‘버려진’ 우유를 재활용하게 된 계기는 미국 인디애나주

    환경관리국이 유제품 폐기물을 재활용이 불가한 재료라고 규정했기 때문.

    “우연히 유튜브에서 유제품 폐기물에 관한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인디애나주

    환경관리국은 유제품 폐기물을 유익한 용도로는 사용 불가한 제품으로 규정하고

    있더군요. 하지만 우리 생각은 달랐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버려질 제품으로 지속 가능한

    대체품을 만들 수만 있다면 이것만큼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건 없을 거라고

    판단했죠.” 마이 테로 대표는 우유 티셔츠를 만든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15

  • 건강한 타이밍 │ 정리 편집실

    직장 생활 25년 차에 접어든 박 부장은 최근 다리가 자주 붓고 쥐가 나는 경험을 했다.

    직업 특성상 서 있거나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한 달 전부터는

    밤마다 다리가 터질 것 같은 통증이 몰려와 통 잠을 잘 수가 없다. 병원에서 받은 진단명은 하지정맥류.

    이는 피부 바로 아래의 정맥이 늘어나 피부 밖으로 튀어나와 보이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3명 정도가 앓는 흔한 병이기도 하다.

    반바지 입기 전 체크!

    울퉁불퉁 하지정맥류

    16

  • 17

    하지정맥류의 신호를 감지하라

    정맥 혈관 안에는 피가 심장 쪽으로 일관되게 흘러가게 하는

    밸브 조직이 있다. 바로 정맥판막이다. 이 판막은 다리 정맥에서

    피가 심장 쪽으로 올라갈 때는 밸브를 열어 피를 통하게 하고,

    거꾸로 흐를 때는 밸브를 막아 거꾸로 흐르지 못하게 하는

    일을 한다. 그런데 오래 서서 일하거나 임신 등으로 다리에 많은

    압력이 가해져 밸브가 망가지면 계속해서 피가 거꾸로 흐르는

    상태가 되어 많은 피가 피부 밑에 있는 정맥으로 흘러가게 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정맥이 팽창하는 하지정맥류 증상이 나타난다.

    혈관이 도드라진 후라면 이미 하지정맥류가 상당히 진행되었다고

    봐야 한다.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돌출된 표피 정맥이

    점차 넓어지고, 심할 경우에는 다리의 혈액순환을 방해해

    색소침착, 피부 궤양 등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하지정맥류가 의심되면 가급적 빨리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야 한다. 검사는 어렵지 않으며 진단 또한 비교적 간단하다.

    혈관 초음파검사나 CT를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정맥 부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증상과 정맥류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정맥류 초기에는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신거나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그리고 약물 치료, 주사 요법으로 간단히 치료하기도 하지만, 좀 더

    심각한 경우에는 혈관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하지정맥류 자가 진단

    다리에 꼬불꼬불한 혈관(힘줄)이 튀어나와 보인다.

    오후 혹은 저녁부터 다리가 무겁다는 느낌이 자주 든다.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쉽게 피로하다.

    저녁에는 다리가 많이 붓는다.

    다리가 화끈거리고 밤이면 더 심해진다.

    다리에 감각이 떨어진다.

    잘 때 다리 근육에 경련(쥐 나는 것)이 자주 일어난다.

    다리에 생긴 상처(멍)가 잘 낫지 않는다.

    다리의 피부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거나 건조해지고 가렵다.

    * 위 항목 중 2개 이상 해당한다면 병원에서 하지정맥류 여부를

    진단받아볼 것을 권한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려면 평소 생활에서 바른 자세와

    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맥 내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자세에 신경 쓴다.

    다리를 꼬지 않는다. 다리 정맥을 압박하고

    다리 근육의 수축 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2

    다리가 무겁거나 피로감이 심할 때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어 정맥의 혈액순환을 돕는다.

    3

    불가피하게 오래 서 있어야 한다면

    압박 스타킹을 신는다.

    4

    같은 자세로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한 시간에 한두 번은

    몸 전체를 움직인다.

    1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리 건강을 위한 자세

  • 18

    재미있는 인문학 │ 글 이유미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교의 의학자이자 해부학자인

    갈바니(Lulgi Galvani, 1737~1798)와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볼타(Alessandro Volta, 1745~1827)는 전류에

    대해 처음 연구한 과학자들이다. 1786년 우연한 사건으로

    전기의 존재를 알게 된 갈바니는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전기에 관한 연구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그리고 갈바니와 가깝게 지내던 볼타는 갈바니의 주장에

    의문을 가지고 자신의 방법대로 연구와 실험을 거듭한

    끝에 배터리를 발명하게 된다. 과연 이 둘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개구리 해부 실험에서 발견한 전류

    1786년 어느 날, 갈바니와 그의 조수는 개구리를 해부해놓고,

    개구리의 허벅지 근육에 금속으로 만든 해부칼을 갖다

    댔다. 그러자 개구리 다리가 마치 살아 있듯이 움직였다.

    갈바니는 개구리를 구리판 위에 놓거나 구리철사로

    매단 후 철로 만든 해부용 칼로 개구리 다리를 건드려도

    다리가 움직인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는 또한 비가 오고

    천둥과 번개가 치는 날에 철로 만든 갈고리에 꿰어 공중에

    매달아 놓은 개구리의 다리가 움직이는 것도 발견했다.

    갈바니와 가깝게 지내던 볼타는 갈바니의 주장에 의문을 가지고 자신의 방법대로 연구와 실험을 거듭한 끝에 배터리를 발명하게 된다.과연 이 둘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전자 제품의 필수품, 배터리!

    그 시작은?

    죽은 개구리의 춤추는 뒷다리휴대전화, 노트북, 컴퓨터, 자동차, TV 리모컨 등 현대 생활에 필요한 전자 제품을

    작동하는 데에는 대부분 배터리가 쓰인다. 전지라고도 불리는 배터리는 언제, 누가 발명했을까?

    참고 자료 (마리노엘 샤를), (곽영직), (윤실)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교의 의학자이자

    해부학자인 갈바니.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볼타.

  • 19

    갈바니는 개구리로 수많은 실험을 거듭한 끝에 근육의

    수축은 ‘동물 전기’라고 할 수 있는 일종의 전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갈바니는 그 전기가 동물의 신경과 근육에 존재하며

    동물이 죽은 상태에서도 존재한다고 보았다.

    갈바니의 실험 결과가 세상에 알려지자 어떤 사람은

    농담으로 그를 ‘개구리의 댄싱 마스터’라 부르기도 했다.

    이후 몇 해 동안 여러 과학자가 개구리로 온갖 실험을 했다.

    그중에는 전기에 대한 연구로 명성을 얻은 볼타도 있었다.

    그는 개구리 다리를 이용한 전기 실험을 여러 방법으로

    다시 시도해보았다.

    볼타는 곧 이상한 사실을 발견했다. 개구리 다리 한쪽을

    구리판에 대고 다른 쪽에 철로 된 칼을 대면 개구리 다리가

    움직이지만, 양쪽에 같은 종류의 금속을 대면 개구리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개구리 다리에 흐른 전류는 개구리 다리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서로 다른 금속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이론은 쉽게 증명되지 못했고, 갈바니와 볼타

    사이의 논쟁은 무려 20년 동안이나 이어졌다. 그럼에도

    둘은 논쟁하는 내내 서로의 주장을 존중하고, 신사적으로

    자신의 논거를 풀어냈다. 이 둘의 논쟁은 오늘날까지

    과학적 논쟁의 모범으로 회자되고 있다.

    전류 생산으로 에너지원으로 발전한 전기

    결국 20년간의 논쟁은 볼타의 승리로 끝난다.

    1791년 볼타가 구리판과 아연판 사이에 소금물을 적신

    천 조각을 겹겹이 쌓아 올려 전기가 발생함을 증명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또한 그는 구리판과 아연판을 여러 층으로

    만들어 접속하면 더 많은 전기가 생겨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볼타는 처음으로 전류를 생산하는

    최초의 배터리인 ‘볼타 전지’를 발명하게 된다.

    오늘날 전압을 표시하는 V(볼트)는 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왜 전기가 발생하는지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볼타의

    실험은 ‘전기’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전기를 발생시키고, 이를 저장하고 흐르게 하는

    첫걸음이었기 때문이다.

    볼타 전지의 발명은 마찰에 의해서가 아니라 화학적

    방법으로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볼타 전지는 훨씬 안정적으로 많은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전기를 이용한 여러 가지 실험 연구에

    큰 도움이 되었다.

    상류층 사람들의 오락거리로 여겨지던 전기는 이때부터

    하나의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촛불과

    석유램프를 대체하며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크게

    변화시켰다. 또한 전기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면서

    산업혁명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최초의 배터리인

    볼타 전지.

    갈바니는 개구리로 수많은 실험을 거듭한 끝에

    근육의 수축은 ‘동물 전기’라고 할 수 있는 일종의 전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 신구의 조합 │ 글 이채연

    당신을 ‘일잘러’의 지름길로 안내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질문하는 신입 사원. 아무리 막내라지만 눈치와 센스가 부족한 것이 분명하다.

    같이 만드는 제안서의 분량도 늘 후배보다 얇은 선배, 책임감 갖고 일하는 사람은 정말 나 하나뿐인 걸까?

    의 작가 마쓰모토 도시아키는 일할 때 ‘힘을 줘야 할 곳’과 ‘힘을 뺄 곳’을 구분해 불필요한

    노력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매일 아침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비장하게 사무실에 들어서지만

    아무리 스스로를 다그치고 서둘러도 스케줄이 꼬이고 잔업이 늘어만 간다면? 형식과 퍼포먼스 대신 효율과 성과에

    집중하며 일하는 ‘일잘러’의 패턴에 눈길을 돌려볼 때다. 잔잔하고 우아하게 더 높은 목표와 성과를 향해

    전진하는 일잘러의 겉과 속을 알아본다.

    20

  • 개인주의 고수하는 독고다이 인턴

    B 팀은 사이가 돈독한

    것으로 유명하다. 점심,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건

    물론이고 관심사와 취미도

    비슷해 퇴근 후 종종 맛집 탐방을 다니기도 한다.

    문제는 팀에 새로 들어온 인턴. 점심에는 도시락을 싸 와

    나 홀로 식사를 고수하더니, 단체 대화방에서도 침묵을

    지킨다. 아직 적응하지 못해 그런가 하고 수차례 먼저 다가가

    챙겨주었지만, 이쯤 되니 그저 자의에 의한 단호한 거절이

    아닐까 싶다. 개인주의 인턴과 친해질 수 있을까?

    아니, 친해질 마음이 있기는 한 걸까?

    퇴근 앞두고 멍때리는 프로 칼퇴러 동기

    오늘도 야근을 해야

    하는 걸까? 고민과

    한숨이 늘어가는 퇴근 시간 5분 전. 나갈 채비를 마치고

    컴퓨터 모니터마저 꺼버린 옆자리의 동기가 눈에 들어온다.

    칼퇴가 고픈 건 이쪽도 마찬가지이건만. 멈출 줄 모르는

    부장님의 키보드 소리에 눈치 보며 퇴근 타이밍을 노리는 나와

    달리 동기는 정각 퇴근 시간에 맞춰 사무실을 나선다.

    야근은 자기와 상관없는 일이라는 건가?

    ▶ �마음�맞는�동료와�가까운�관계를�유지하는�것이�필요한�일이기도�

    하다.�함께�있는�시간이�많은�만큼�업무�외에�서로의�일상을�공유하는�

    것이�자연스럽기도�하다.�그렇다고�동료와�사적인�친밀감이나�유대�

    관계를�갖는�것만이�정답은�아니다.�공적인�업무�관계에�사적인�

    친밀감이�지나치게�개입될�경우,�본질이�흐려질�수�있음을�주의해야�

    한다.�동료를�존중하되�거리�유지도�필요하다는�사실을�잊지�말자.�

    ▶ �정해진�업무�시간을�짜임새�있게�사용했다면�야근은�필요하지�않다.�

    업무량이�많아�야근이�불가피하다면�당신은�1.5~2명�몫의�일을�

    하고�있는�것일지�모른다.�홀로�모든�업무를�감당하는�것만이�능사는�

    아니니,�능률적으로�일하고�그�이상의�과한�업무는�상사에게�보고하는�

    것이�좋다.�퇴근�전�10분은�오늘�처리한�업무�중�누락된�것은�없는지�

    확인하고�다음�날�업무�목록을�정리하는�시간으로�만들자.�

    페이퍼 분량 적은 베짱이 선배

    신규 클라이언트 입찰을

    위해 제안서를 만들면서

    처음으로 같이 일하게 된

    옆 팀의 A 선배. 해외 사례, 설문 결과 등 이런저런 자료를

    성심성의껏 끌어모아 만든 제안서를 제출하고 보니

    선배 것과 내 것의 분량이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면서 의아함은 불만으로 발전했다.

    PPT 장표에서도 큰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주말까지

    반납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나 혼자인 건가? 불성실한

    선배의 태도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 �회사는�현실화와�수익화가�가능한�아이템을�필요로�한다.�분량이�����

    곧�전략이�되는�건�아니라는�사실을�염두에�두고,�불필요한�수식어와�

    그럴싸한�사례를�제외하는�것부터�시작해보자.�형용사와�동사�대신�

    명사와�숫자로�말하고,�텍스트보다�그래픽이나�도식을�활용하는�것도�

    전달력을�높이는�데�효과적이다.�중요한�것은�현실에�바로�적용할�수�

    있는�실용적이고�쓸모�있는�하나의�아이디어를�고안해내는�것!�

    물음표 달고 다니는 질문봇 막내

    회의 때는 막내 맞은편

    자리를 피해라! 작은 업무

    하나를 맡아도 하나부터

    열까지 질문을 해대는 막내가

    아니나 다를까, 대표님과 함께

    하는 중요한 회의에서도 기어이

    손을 번쩍 들고야 말았다. 신규 프로젝트 계획을 앞에 두고

    “이 프로젝트는 왜 진행하는 거죠?”라는 질문을 던진 것.

    “왜?”라니! 직장인에게는 회사의 결정에 따라 빠르게 실행하는

    능력이 중요할 뿐 “왜?”라는 질문은 사치다.

    ▶ �목적,�동기�등이�이해되지�않거나�납득되지�않는다면�일을�시작하지�

    않는�것이�맞다.�주어진�일에�빠르게�돌입하는�진취적�태도도�물론�

    중요하지만,�때로는�반사�신경�같은�실행력이�성과를�내는�데�독이�

    되기도�한다는�것에�주의하자.�똑같은�업무를�두�번�세�번�다른�

    방식으로�처리하느라�업무�시간이�늘고�스트레스를�받아본�경험이�

    잦다면�더더욱!�

    21

  • 22

    네트워크 관리하는 회의 전후 27분

    사내 관계의 중요성이 보이기 시작하는 연차가 되면 네트워킹

    관리가 시작된다. 여기에서 잠깐, 네트워크 관리와 지인 관리는 다르다.

    지인과는 우정을 쌓지만 회사 동료와의 관계, 즉 네트워킹에서는

    상부상조의 마음을 키우는 게 목표. 업무 시간 외에 네트워킹을 위한

    시간을 따로 할애하는 대신 회의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회의 전후 어수선한 시간은 관심사와 커리어 패스를 공유하고 서로

    도울 일을 찾으며 연대를 형성하기에 적합한 때다.

    세상을 읽는 출근길 27분

    변화에 둔감해지는 익숙하고 반복되는 일상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일정 수준의 위기의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사회, 경제, 정치는 물론이고 유행하는 맛집, 신상 테크 소식까지 선별해

    보내주는 뉴스레터 서비스를 구독해보자. 포털 사이트에 뉴스레터

    구독만 검색해도 각종 서비스가 쏟아진다. 무궁무진한 트렌드로 무장한

    메일함으로 일잘러도, 힙스터도 가능해진다.

    힘을 빼고 일한다는 것은 ‘대충’과는

    거리가 멀다. 불필요한 노력은 멈추고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지는 업무에

    몰두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할 때 집중해야 하는 것과 아닌

    것을 올바르게 취사선택하는 능력을

    길러보자. 여기, 미니멀한 워크

    프로세스를 갖추고 정확한 목표를

    세우고자 하는 이들의 눈을 뜨이게

    할 획기적인 시간 활용법을 소개한다.

    하루 중 곳곳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시간 ‘27분’을 나만의 비장의 무기로

    만들어보자.

    일 잘 러 만 아 는

    분의 비밀

  • 나는�일잘러?�일못러?

    출근하면�메일�먼저�확인한다.

    메모는�용도별로�분류해�정리한다.

    정보가�필요할�때는�

    먼저�인터넷으로�검색한다.�

    업무�계획을�먼저�세운�후�실행한다.

    내�다이어리는�일정과�

    할�일�리스트로�가득하다.

    회의�때는�무조건�상사보다�

    먼저�도착한다.

    보고서를�작성할�때�레이아웃을�

    먼저�잡는다.

    스트레스는�한�번에�해소한다.

    점심시간은�되도록�팀원들과�

    함께하려고�한다.

    회사에서의�잡담은�

    시간�낭비일�뿐이다.

    후배에게�도움을�받는�건�

    창피한�일이다.

    나는 일을 빠르고 정확하게 끝내는 일잘러일까?

    해도 해도 일이 끝나지 않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면 아래 체크리스트를 통해

    문제를 진단해보자.

    출처:�

    (요시다�유키히로,�센시오)

    5개�이상 비상사태!�스스로�업무�시간을�늘려가는�

    악순환에�빠져�있다.

    3개�이상 주의�상태! 업무�시간의�구멍을�찾아�바로잡아보자.

    1개�이상 안전�상태!�당신은�프로�일잘러!

    SNS 관리하는 노곤한 오후의 27분

    노곤해지기 쉬운 오후 4시 즈음. 하나둘 커피를 마시러 나가거나

    휴대폰을 꺼내 잠깐의 자유를 만끽하려는 이들로 사무실은 알게 모르게

    술렁이기 시작한다. 이때 SNS를 켜고 나만의 콘텐츠를 쌓아보자.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의 플랫폼을 활용해 일상과 영감을 정리하는

    계정을 운영해보는 것이다. 콘텐츠를 새로 만드는 대신 유지·관리하는

    데 집중하는 것도 좋다. 글이나 이미지로 쌓은 나만의 콘텐츠는 언젠가

    분명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다.

    프로젝트 크루를 만나는 퇴근 후 27분

    노는 물을 달리하면 일상에 선순환이 일어난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셜 살롱이나 자기 계발 커뮤니티는 매우 많으니 관심사에

    맞춰 잘 고르기만 하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비슷한 업무에

    종사하거나 비슷한 필요를 느끼는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자. 업무 노하우를 공유할 수도 있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도 있다. 적극적으로 판을 벌이고 있는 동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접하다 보면 강력한 활력이 생길 것이다.

    23

  • 24

    한국철도의 미래!모두가 함께해야 한다.

    젊은 철도인에 고함 │ 글·캘리그래피 지용태(한국철도공사)

  • 25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일

    지난 7월호에는 우리 회사에 다니는 1990년대생들이

    원하는 직장 생활의 의미와 본질, 그리고 그들을

    이끌어주기 위한 선배로서의 고민을 이야기해봤다.

    나와 같은 기성세대가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잘

    소통해야 철도가 희망차다는 의미에서 글을 썼다.

    한국철도는 1899년 경인선 개통 후 철도청 이전에 수십

    년간 미국, 일본 등에 철도 주도권을 빼앗기는 아픔을

    겪었다. 그 후 1963년 교통부 외청인 철도청으로 독립해

    국가 기관으로 42년간 짧은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2005년

    한국철도공사로 전환된 이후 벌써 16년 차에 접어들었다.

    3만여 명에 이르는 한국철도 직원의 평균 근속 연수는

    16.1년. 그렇다면 2005년 공사 전환 이후에 입사한 직원은

    영 보이(Young Boy)로, 철도청 공무원 시절에 입사한

    직원은 올드 보이(Old Boy)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편 가르기로 오해하진 마시라. 한국철도를 이끌어갈 주된

    그룹이 YB에게 있으며, 그들이 어떻게 성장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표현했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그들의 창의성과 능력, 그리고 대외 환경 대응력에

    한국철도의 미래가 달려 있다. OB는 때로는 상사로,

    동료로, 멘토로 YB가 행복한 철도인이 되어가기 위한

    바른길을 알려줘야 한다. 또 1990년대생으로 불리는

    후배들에게 한국철도의 미래가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한국철도의 올바른

    조직 문화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최근 한국철도는 영업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크다. 좀 더 깊이 살펴보면 고속철도 수요가

    임계치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 큰 요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인구 감소가 현실이 되고, 특히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수요 증대가 어려워지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영업적 위기는 기업 존폐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아야 할 때다. 다 같이 고민해보자. 각자 알고 있는

    지식을 꺼내 더해보자.

    특히 YB의 고민과 해결 방안을 듣자. OB는 그들의

    생각을 정책에 반영하자. 그들이 한국철도의 허리고

    중심이다. 그들의 고민이 한국철도의 미래를 결정한다.

    결정을 미루다가 자칫 남은 것만 먹게 될지도

    모를 노릇이다. 1990년대생, 공사 전환 이후 젊은 직원,

    그리고 그 전에 입사한 경험 많은 직원 모두가 행복한

    한국철도를 소망해본다.

  • 이슈&포커스 ①│ 글 황영미(경영기획본부)

    이번 코로나19 사례에서 다시 확인되었지만, 재난처럼

    확산되는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같은 환경문제는

    대중교통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 수많은 변수와 악재가

    도사리고 있을 미래에 신뢰할 수 없는 대중교통, 불편하기만

    한 공공 서비스는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기에

    우리는 자의와 타의가 미묘하게 어우러진 지금, 변화의

    중요한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높아진 위생 보건 의식,

    대면 접촉 기피에 따른 언택트 문화 확산과 디지털 가속화,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 증가로 대표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거센 파도를 타고 즐겁게 서핑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차곡차곡 체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1 K-방역의 명성을 이어 Korail-안심 방역으로 세계 철도의 기준이 되다그동안 아무렇지도 않았던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기가

    께름칙해지고, 누군가 앉았던 좌석에 앉는 것이 영 찜찜하다.

    이제 사람들은 일상을 보다 깐깐한 위생 기준으로 보게

    되었다. 한국철도는 이미 코로나19 심각 단계 때부터

    매일 2회 이상 역사 방역과 일 평균 4.5회 KTX 소독,

    창측 좌석 우선 배정, 자유석 확대, 동선 분리 등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이런 노력은 우수 사례로 해외

    철도에 소개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역과

    열차는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까지 말끔히

    소독할 수 있도록 상시 방역 체계를 도입할 것이다.

    한국철도는 역과 열차 청소에 바이러스 방역을 추가하고

    그 주기도 단축해 안심 방역의 수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렇게 쌓인 오늘의 노하우는 중요한 자산이 되어 위기

    상황마다 차분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세계 철도의 기준이

    될 것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처하는 한국철도의 자세마스크로 코와 입을 단단히 가리고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이 이제는 제법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7개월째 접어든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불편하고 그 끈질김에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한국철도 역시 유례없는 감염 질병으로 상반기 내 영업 손실만 6,0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연말까지 1조 원 이상 영업 손실이 전망되는 등 먹구름이 가득한 장마철을 겪고 있다.

    26

  • 27

    2언택트* 서비스로 가장 쉽고 편리한 교통이 되다이미 창구를 이용하지 않고 승차권을 발권하는(자가 발권) 비율이 80%에 이를 만큼 모바일 중심으로

    서비스가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한국철도는 오는

    11월경이면 네이버, 카카오에서 열차 시간을 조회하고

    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모바일 음성

    플랫폼(빅스비)을 활용한 음성인식 승차권 예매 서비스도

    오픈할 예정이다.

    광역 전철에서는 고객이 불편 사항을 신고하면 바로

    조치하는 실시간 민원 앱 서비스를 8월 중에 시행하고,

    ITX-청춘의 QR 스캐닝 게이트도 확대한다. 장기적으로는

    대중교통 통합 이용에 맞춰 이용 과정에서 태그나 환승

    확인 없이 최종 목적지에서 모바일 앱으로 통합 결제되는

    심리스(seamless) 연구도 추진한다. 언택트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단순히 대면 업무가 비대면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절차나 시간이 간소화되어 훨씬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3첨단 디지털 기술로 똑똑한 철도로 거듭나다현재 운영 중인 모바일 오피스는 하반기 고도화 작업을 거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없앤 보다 편리한 근무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그뿐 아니라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온라인 교육이 확대되고, 동영상은 물론 VR·AR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의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언제든지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는, 그야말로 살아 있는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다.

    위험한 차량 정비 업무를 로봇이 대신 하는 스마트

    팩토리와 드론을 활용한 고위험 지역의 시설물

    점검도 단계적으로 확대되어 작업 현장에서의 재해나

    사고로부터 직원을 보호하고, 2021년부터는 영업

    열차에 차량·시설·전기·통신과 관련한 센서를 탑재해

    운행 중 실시간으로 시설물과 차량의 상태 정보를

    수집·모니터링하게 된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는

    철도시설유지보수분석센터에서 빅데이터로 구축해

    운행 열차와 시설물 상태를 적기에 진단하고, 종합적

    분석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도출해 선제적인 철도 안전

    수송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4 ‘철도’라 쓰고 ‘환경’이라고 읽는다한때 유행하던 이 표현이 10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 다시 등장한 것은 그만큼 철도가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수단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연구 중인 수소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철도차량은 전기 철도차량 대비

    14%, 디젤 철도차량 대비 52% 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있어 미래 철도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또 다른 연구 과제인

    열차 자율주행 기술과 함께 한국철도에 도입한다면 보다

    많은 승객을 보다 친환경적인 에너지로 수송하는 미래

    인류 최적의 교통수단이 될 것이다. 또한 철도 역사에서는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의 친환경 에너지 발전 사업을

    통해 제로 에너지를 실현하면서 우리 사회 그린 인프라의

    주요 축이 될 것이다. 미래 인류의 자유로운 이동과 건강한

    번영이라는 거창한 화두에도 무색하지 않을 한국철도의

    모습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생활의 제약에서

    오는 우울감과 경제 침체로 혹자는 ‘보릿고개’에 비견하며

    ‘코로나 고개’라고 부르는 이 고난의 시기를 우리 모두

    힘겹게 버텨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버텨내는 것 이상의

    ‘새로운 기준’에 부합하는 변화가 거세게 요구되고 있기도

    하다. 전화위복의 기지를 발휘할 때가 바로 지금일 것이다.

    우리가 가는 그 길이 대한민국 철도 역사가 될 것이기에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의 고독과 시련을 이겨내고

    과거에도 그랬듯이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달릴 것이다. 지금은 힘겹지만 언젠가 우리 모두에게

    찾아올 ‘Somewhere Over the Rainbow’를 기대하며

    진행 중인 한국철도의 달리기에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

    *언택트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 반대를 뜻하는

    언(un)을 붙인 신조어.

    언택트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단순히 대면 업무가 비대면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절차나 시간이 간소화되어 훨씬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 28

    도심 속 꼬마 역에서 대한민국 우수관광테마역으로

    극락강역 이야기극락강역은 광주시 광산구에 위치한 역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도심 속 역입니다. 물론 극락강역보다

    더 작은 역도 존재하지만, 광역시에 있는 역 중에서는 이곳이 가장 작답니다. 광주역과 광주송정역 가운데 자리한 이곳에서는

    셔틀열차 30회, 무궁화호 8회 정차를 비롯해 화물열차까지 하루 평균 총 60회 열차 운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슈&포커스 ② │ 글 나광선(광주본부)

    축제의 장, 극락강역에서 만나요

    2013년 1월, 한국철도 지정 철도문화재로 등록된 극락강역은 2017년 7월에는

    광주본부 자체 고향역으로도 지정되어 테마역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작은 역은 철도문화축제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서서히 지역민과 관광객에게 존재감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 7월, 한국철도 테마역 심사에서 마침내 우수관광테마역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룹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정서적 안정과

    힘을 불어넣을 ‘힘내라! 대한민국, 꼬마 기차역 문화예술축제’를 8월 7일

    개최합니다. 매주 금요일 밤 7시부터 9시까지 음악과 예술이 어우러진 무관객

    공연을 온라인으로 중계하며 공연은 10월 9일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극락강역 역대 축제는요…

    극락강역은 2017년 하반기부터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축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8년 8월과 9월, 극락강역 최초로 전국 규모의

    축제(제1회 극락강역 필림정거장, 제2회 철도문화축제)를 개최한 바 있으며,

    2019년 7월에는 제3회 철도문화축제인 ‘극락강역 내일로 페스티벌’을

    진행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축제장을 찾은 참가자들은 “광주에 이렇게

    작은 역이 있는 줄 몰랐다. 잘 가꾼 예쁜 역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28

  • 봉사로 행복을 전파하는 극락강역 꼬마기차 봉사회

    극락강역 꼬마기차 봉사회는 2018년 4월 회원 10명을

    위촉해 현재까지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극락강역

    봉사회는 극락강역 문화 행사와 축제 행사 시 관광객·

    노약자 안내 등 도우미 역할과 극락강역 환경 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 연말연시에 불우 이웃 돕기 행사도

    진행합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에는 중증 장애인

    거주 시설 ‘로렌시아의 집’을 방문해 사랑의 떡국 봉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극락강역 직원과 봉사회 회원 모두

    봉사를 통해 나누는 기쁨, 함께하는 행복을 누리고 있답니다.

    극락강역의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

    꼬마기차역을 방문하는 관광객과 고객에게 특별한

    체험과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극락강역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극락강역에 숨은 이야기를

    역장을 통해 들을 수 있는 ‘나도 역장이다! 역장 투어’와

    철도원 제복을 입고 추억을 남기는 체험, 우리나라 최초의

    기차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기차 이야기를 들어보는

    철도 역사 체험, 다양한 벽화를 통해 역사를 배우는 미술

    여행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특히 가족

    및 연인 간 잊지 못할 고백의 순간을 만들어주는 ‘프로포즈

    러브스토리 비밀정원’은 많은 참가자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철도 건널목 체험, 시와 스토리가 있는

    정원 체험, 꼬마기차역 스탬프 투어 등이 있습니다.

    연신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고, 또 다른 참가자는 “광주 음식이 정말

    맛있다. 친구들과 다시 방문해서 광주 먹방 투어를 하고 싶다”며 축제 일정에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셔틀열차를 활용한 프로그램 ‘꼬마기차

    투어’를 운영해 소외 계층과 지역민 등 120여 명과 광주 일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광주 KBS와 광주 MBC에서 극락강역 축제를

    취재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전국을 달리는 극락강역 홍보기자단~

    한국철도는 이 작은 꼬마기차역를 전국에 알리고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2018년 3월에 제1기 극락강역 홍보기자단을 출범했습니다.

    홍보기자단은 극락강역 환경 조성, 축제, 셔틀열차 홍보 영상 촬영, 한국철도

    정보 제공, 각종 이벤트 행사 참여 등으로 전국에 극락강역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홍보기자단은 미디어 사업을 하고 있는 나광진 단장을

    비롯해 일반인, 대학생, 중·고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기 7명을 시작으로

    2기 10명, 올해 3기는 15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꼬마역장과 사진 찍고 싶어요!

    꼬마역장은 극락강역 행사에 참여한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과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제1기 꼬마역장은 2018년 3명이

    위촉되었는데, 그해 열린 축제에서 참가자 모두의 귀여움과 사랑을 받는 대표

    캐릭터로 명성을 얻었답니다. 2019년에는 제2기 꼬마역장 4명이 활동했고,

    올해는 총 5명의 꼬마역장이 활동 중입니다. 지원 자격은 광주에 거주하는

    9세 이하 어린이로, 기차를 사랑하고 부모와 함께 극락강역 행사에 적극

    참여해 활동할 수 있다면 누구나 지원 가능합니다.

    29

  • 30

    극락강역을 가꾸는 가족들

    9인 9색 칭찬 마당

    우리의 멋진 수장! 나광선 역장

    나광선 역장님은 훤칠한 키와 준수한 외모는

    물론, 늘 긍정적인 에너지로 직원을 대하는 최고의

    수장이십니다. 지자체 봉사회, 부녀회, 미술 동아리 등

    지역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열심히 발로 뛰어

    극락강역이

    우수관장테마역으로

    지정될 수 있게끔

    많은 노력을 해주셨죠.

    특히 역장님은 옷 입는

    센스가 남다르신데요,

    핏(fit)과 건강을 위해

    운동도 부지런히 하고

    계십니다. 한결같은

    성품, 지칠 줄 모르는

    무한 긍정! 모든 직원의

    귀감이 되어주시는

    역장님, 감사합니다!

    숨은 일꾼, 한영만 부역장(A조)

    극락강역을 둘러보면 예쁜 정원과 파스텔 톤 책걸상이

    눈에 띕니다. 소원 성취 팻말도 문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계절마다 아름다운 식물도 가득하죠. 이 멋진 모습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시는 분이 바로 한영만

    부역장님이랍니다. ‘돌쇠’라는 별명처럼 힘도 정말 세고,

    그만큼 풍채도 좋으시죠! 하지만

    누구보다 세심하고 꼼꼼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라는 사실! 오늘도 묵묵히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으시는

    한영만 부역장님, 최고입니다!

    아이언맨(철도인),

    임경필 부역장(B조)

    극락강역을 엔도르핀 넘치는

    즐거운 공간으로 만드는

    임경필 부역장님의 웃음소리는

    호탕하고 쾌활합니다. 예스

    아니면 노로 통하는 군더더기 없고

    깔끔한 임 부역장님의 업무 처리 방식은

    우리 역에서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직원들에겐 특히

    ‘멘토의 가르침’으로 통한다고 하네요. 모두가 잠든 새벽에도

    밤을 지키는 부엉이처럼 극락강역의 새로운 하루를 위해

    노력하는 임 부역장님, 감사합니다!

    극락강역 홍보는 내가 책임진다, 나광진 홍보기자단장

    극락강역이 고향역으로 출발한 2017년부터 15명의 홍보단원을

    이끈 나광진 단장님은 개인 영상물 미디어 작가이자 청소년과

    대학생을 위주로 강의를 진행하는 미디어 강사입니다.

    바쁜 와중에도 극락강역 홍보를 위해 홍보단장으로

    활동해주신 지 3년이나 흘렀네요! 홍보기자단 덕분에

    극락강역이 SNS와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도 소개되며 많은

    사람에게 알려질 수 있었답니다. 아, 이건 고급 정보인데요,

    우리 단장님이 홍보 활동에 매진하시느라 아직 미혼이세요.(웃음)

    단장님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31

    신참내기,

    고경원 로컬관제원(B조)

    우리 극락강역은 오고 가는 철길이

    하나라서 열차가 교차 운행하는 교행이

    많습니다. 한시라도 눈을 떼선 안 되는

    삼각선의 진로 방향, 운행 인접선 건설 공사나 상례

    작업 차단 공사로 기관사들에게 전해야 하는 무선 교신,

    구로 CTC관제와의 협의 등 열차 신호와 관계된 작업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이 업무를 진지한 자세로 익히고 있는 신참,

    고경원 로컬관제원을 응원합니다! 지금처럼 묻고, 배우는 자세로

    안전한 극락강역을 만들어주세요!

    극락강역 마스코트, 김민경 로컬관제원(A조)

    극락강역 곳곳에는 광산구 미술 동아리 작가님들의 멋진

    작품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로 귀여운 그림이

    벤치 뒤와 탁자 위에 그려져 있답니다. 바로 김민경

    로컬관제원의 솜씨인데요! 소소한 재미가 느껴지는

    그림을 통해 직원과 고객이 모두 함박웃음을 짓는답니다.

    남자 직원만 근무하는 역에 처음 온 여자

    직원이라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기우였네요.

    털털하고 예의 바른

    성격으로 1년째 즐겁게

    일하고 있는 김민경

    로컬관제원, 칭찬해요!

    깨끗한

    극락강역의 비밀,

    노이심 여사님(미화원)

    노이심 여사님이 극락강역에서

    일하신 지도 3년이 훌쩍

    지났네요. 우리 역이 외곽에

    자리하다 보니 논밭도 있고,

    그래서 벌레가 많은 편인데요,

    맞이방과 화장실, 역무실 등 역

    공간마다 벌레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끔

    정말 부지런히 일해주셔서 항상 감사하답니다.

    “퇴직을 앞두고 계신 노 여사님! 밝은 미소와 부지런함으로 모든

    직원들의 모범이 되어주셔서 감사해요.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안방마님, 김희철 부역장(C조)

    김희철 부역장님을 떠올리면 ‘유머’와 ‘여유’, 이 두 단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김 부역장님과 함께 근무할 때면

    좋은 에너지를 받아 하루가 즐겁고 의욕이 넘치거든요.

    부역장님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위해 공부와 독서, 건강관리를 하고

    계시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역의

    활력 전도사, 김희철

    부역장님 파이팅~!

    당신은 슈퍼맨?

    강선구 로컬관제원(C조)

    오늘도 달리고 또 달립니다.

    강선구 로컬관제원은 극락강역의

    슈퍼맨이거든요. 우리 역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반드시 나타나는 사람이 강선구

    로컬관제원이라는 사실! 어떨 때는 전기 수리를 위해

    절연 테이프를 감고 있는 모습으로, 수도꼭지를 고친다며 파이프 렌치를

    조이는 모습으로, 또 때로는 잔디 조경을 한다며 예초기를 돌리는

    모습으로…. 어린이 고객에게 귀여운 기념품도 뚝딱 만들어주는 강선구

    로컬관제원 덕분에 저희는 늘 든든합니다!

  • 글로벌 트렌드 │ 글 최미숙(국제협력처)

    패러다임의 전환, 국제 협력 언택트 업무 추진예기치 못한 코로나바이러스의 공격으로 전 세계의 경제, 문화, 사회 전반이 힘을 잃고 멈춰 섰다.

    사람 간 접촉을 피해 가게가 문을 닫고, 여가를 즐기던 문화 공간은 군중이 밀집하는 특성상 가장 먼저 폐쇄되었다.

    사람 간 왕래 결여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메우기 힘든 사회적 단절을 야기했다. 또 이는 국경 폐쇄로 이어지고,

    하늘길이 막혀 국가 간 교류 또한 줄어들면서 활발하고 자유로운 이동에 커다란 제약이 되고 있다.

    32

  • 변화의 범위와 기한을 가늠하기 힘든 시대

    요즘은 새로운 국제 교류와 교역 형태가 요구되고 있다.

    인류에게 대두된 코로나19 시대를 더 이상 부정할 수 없게

    되었으며, 세계화는 그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뉴 노멀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경제활동에 있어서도 언택트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사업 설명회,

    제안서 발표, 심지어 계약 체결까지 화상 등 온라인으로

    진행함으로써 이런 방식이 업무의 한 형태로 자리 잡으며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국제 교류 업무, 언택트와 마주하다

    한국철도는 UIC(국제철도연맹),

    OSJD(국제철도협력기구) 및 CCTT(유라시아횡단

    운송조정협의회) 회원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하며

    세계 철도 산업계와 교류·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기구 활동을 통해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우수 사례를 홍보하며, 해외 각국의 철도 직원 초청 연수

    추진 및 한국철도 직원들의 교환 연수와 직무 단기 연수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교류·협력을 기반으로

    구축한 네트워크는 해외 사업 발굴 시 디딤돌 역할을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은 대면을 통한 모든 행사와 출장,

    연수 등의 교류를 차단하며 국제 교류·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한 언택트 환경 조성을 앞당겼다.

    언택트의 가장 대표적 업무 방식은 온라인을 통한

    화상회의다. 업무 회의를 비롯한 세미나, 콘퍼런스,

    총회 등 국제 행사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진행된 국제기구 회의는 단연 UIC, OSJD와 관련한

    온라인 회의다. UIC는 지난 3월, 50여 회원국이 참여한

    ‘코로나 대응 TF팀’을 발족했고, 월 2회 정기적인

    화상회의를 통해 각국 철도로부터 코로나19 관련 대응

    상황 등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한국철도는 우수 방역 철도 기관으로 선정되어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국철도의 우수 방역 사례를 수회에

    걸쳐 공유한 바 있고, 월드뱅크가 주관한 ‘세계 교통 분야

    코로나 대응 사례 공유’ 화상회의에도 참가해 한국철도

    방역을 소개했다. 이 외에도 매년 상·하반기 2회에 걸쳐

    열리는 UIC 아시아지역총회와 전체 총회도 온라인

    화상회의로 개최해 공동 프로젝트 수행 방안, 예산안

    의결 등 주요 주제에 관해 논의했다.

    월드뱅크 주관 화상 세미나 한국철도 발표

    현재 한국철도는 SNCF 제안으로 효율적인 고속 선로

    개량 사업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한국철도와 프랑스

    철도의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해

    연구를 위한 워킹 그룹 회의 등을 진행하며

    연구 방법·과제·인원 등 세부 사항 등을 구체화하고 있다.

    OSJD는 국제 운송을 위한 각 국가 간 화물·여객 운송

    등에 적용할 통일된 규약을 제정하기 위한 기구의 성격에

    따라 매년 실무 회의를 포함한 회의가 90여 회 넘게

    예정되어 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회의 대부분을

    취소하거나 화상회의로 대체하고 있다.

    위기를 변화의 발판으로 삼아 나아갈 때

    이제 한국철도도 비단 국제 업무뿐 아니라 모든 업무

    환경을 언택트 중심으로 개선하고 정보 시스템을

    고도화해 직원들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업무

    효율성도 높여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런 안전한

    토대 위에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성장 동력을

    확충할 수 있는 해외 사업과 다원 사업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이에 더해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 문화를

    개선해 뉴 노멀에 부응하는 아래로부터의 의견 제시와

    위에서부터의 변화를 통한 건강한 조직 문화의 선순환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조직의 성과가

    정의와 공정성 아래 달성되고, 상호 존중하는 마음이

    일상화되는 품격 있는 한국철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그렇게 되기 위한 결의를 다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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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 읽는 철도사 │ 글과 사진 배은선 기자(수도권서부본부)

    경인선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최근에 을 읽었다. 독립협회 핵심

    구성원이었던 그가 어떻게 친미파에서 친러파를 거쳐

    친일파가 되었는지 잘 그려져 있었다. 또한 그가 가까이

    지냈던 알렌(Horace Newton Allen)과 미국의 역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역사적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사실을 바라보는 후세의 시각과 해석은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그것이 바로 새로운 역사책이 자꾸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철도사, 그중에서도 초창기 역사에 관심이 많은

    나는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인 경인철도에 대해 꽤 많은

    자료를 접했고 글도 많이 써왔다. 그런데 이제 다시

    경인선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마치 새 이야기를

    꺼내는 것처럼 말이다.

    1896년 3월은 민비 암살이라는 능욕을 당한 고종이

    일본의 압박을 피해 러시아 공관에 머물던 시기였다.

    당시 미국 공사관 서기관이던 알렌은 친구인

    제임스 R. 모스(James R. Morse)를 위해 러시아

    공사관을 오가며 고종을 상대로 이권 획득에 적극

    나섰는데, 이때 얻은 가장 큰 이권이 운산금광

    채굴권이었으며 두 번째가 경인철도 부설권이었다.

    이 과정에서 알렌과 친했던 외부대신 이완용이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알렌이 남긴 기록을 보면,

    그 대가로 이완용은 모스로부터 많은 사례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조선총독부가 남긴 기록에도 특권에

    대한 대가로 서재필과 이완용이 미국으로부터 받은 뇌물

    의혹이 언급되어 있는데, 그동안 이 부분을 별로 신뢰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통된 철도 노선, 경인선.

    1899년에 노량진과 인천을 잇는 노선을 가장 먼저

    개통했고, 이듬해에는 한강철교가 준공되면서 서울과

    인천 사이의 경인선 전체 구간이 열렸다.

    경인선 개통은 근대적 교통수단을 본격적으로 이용하는

    출발점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경인선 이야기

    연도별 경인선 요약

    1896년 3월 조선 정부, 미국인 제임스 R. 모스에게

    경인철도 부설 허가

    1897년 3월 경인철도 1차 기공식(우각현)

    1899년 9월 경인철도 부분 개통(노량진~인천, 33.8km)

    1900년 7월 경인철도 전선 개통(경성~인천, 42.3km)

    1965년 9월 경인철도 복선화

    1974년 8월 수도권전철 개통(서울~수원, 구로~인천, 용산~성북)

    경인철도 기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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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들이 오랫동안 공을 들인 철도 부설권을

    선점당한 데 대한 중상모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독립협회가 외세에 많은 특권을 넘긴 책임을 물어

    이완용을 퇴출시켰다는 사실, 또 이완용이

    일제강점기 내내 엄청난 재력가로 살았다는 사실 등을

    볼 때 뇌물 수수가 근거 없는 의혹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경인철도? 경인선?

    1896년 3월 29일, 미국인 모스가 경인철도 부설권을

    따내자 일본은 ‘경인철도인수조합(京仁鐵道引受組合)’을

    결성해 부설권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협상에 들어간다.

    마침 모스는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기공식조차도

    실효 기한(1897년 3월 28일) 일주일을 남기고 겨우

    치르는 상황(1897년 3월 22일, 우각현)에 놓였다.

    이에 대하여 미국 쪽에서는 “일본이 조선에 곧 전쟁이

    난다는 헛소문을 퍼뜨려 자금 모금을 방해했다”고

    주장하는 듯하다.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주장이다.

    다만, 모스가 부설권을 확보한 후 러시아와 프랑스 쪽을

    오가며 부설권 양도·양수를 추진하다 결국 일본에

    거금을 받고 넘긴 상황을 보면 그가 진심으로 철도 건설에

    대한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하게 된다.

    1898년, 모스로부터 마침내 부설권을 손에 넣은 일본은

    경인철도인수조합을 해산하고 ‘경인철도합자회사’를

    세워 본격적인 공사에 나선다. 이 철도는 부설 허가

    이전부터 건설에 이르기까지 한일 양국 정부의 개입과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외형상 사설 철도였다.

    따라서 ‘경인선(京仁線)’이 아니라 회사 이름을 따서

    ‘경인철도’라고 불렀다. 경인철도는 1903년 10월

    경부철도주식회사에 인수합병되고, 1906년에는 일제의

    방침에 따라 국유화 과정을 거쳤다. 인수합병 이후

    국유화 전까지는 ‘경부철도주식회사 경인선’으로 불렸다.

    물론 국유화 이후부터는 ‘경인선’이 공식 명칭이 되었다.

    건설과 초창기 운행

    경인철도 건설 공사는 인천에서 시작해 서울

    쪽으로 진행했다. 설계상 한강 건너 북쪽으로는

    용산·남대문·경성역이 있었고, 한강 이남에는

    노량진·오류동·소사·부평·우각동·축현·인천역이

    있었다. 가장 큰 난관은 폭 1km가 넘는 한강에 철교를

    놓는 것이었다. 인수 절차를 마친 조합은 기공식을 다시

    치르고 본격적으로 공사에 나섰는데, 큰 홍수로 교각

    일부가 떠내려가는 바람에 공사가 많이 지연되었다.

    1 경인철도 설계 도면.2 경인철도 개통 당시 노량진역(1899년 9월 18일).3 경인철도 전선 개통식(1900년 11월 12일, 경성역).

    경인철도 건설 공사는 인천에서 시작해 서울 쪽으로 진행했다. 설계상 한강 건너 북쪽으로는 용산·남대문·경성역이 있었고, 한강 이남에는 노량진·오류동· 소사·부평·우각동·축현·인천역이 있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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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로 인해 대한제국의 수도 경성과 그 관문인 인천을

    철길로 이어주고자 계획한 경인철도는 경기도 시흥군의

    노량진과 인천을 잇는 반쪽짜리 철도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1899년 9월 18일, 인천에서 열린 경인철도 개업 예식에

    대해서는 과 에

    기록이 잘 남아 있다. 당시 운행했던 최초의 동력차는

    모가형 증기기관차였다. 이것은 미국 브룩스

    (Brooks Locomotive Works)라는 회사에서 만든

    소형 기관차인데, ‘거물(巨物)’이라는 뜻의 ‘mogul’을

    ‘모가(モガ)’라고 부르는 이유는, 철도 차량의 모델명을

    가타가나 두 음절로 줄여 쓰는 것이 당시 원칙이었기

    때문이다. 경인철도는 넉 대의 기관차 외에 12량의

    객차와 4량의 합조차, 36량의 화차를 미국에서 수입했다.

    당시 기차는 오전과 오후 하루 두 번씩만 다녔다.

    곧 인천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한 기차가 노량진역에

    8시 40분에 도착하고, 노량진역을 9시에 출발한 기차는

    인천역에 10시 40분에 도착했다. 오후에는 인천역을

    13시에 출발한 기차가 노량진역에 14시 40분에

    도착하고, 노량진역을 15시에 출발한 기차가 인천역에

    16시 40분에 도착하면 하루 운행이 끝났다. 그러다가

    같은 해 12월 1일부터 하루 2왕복을 3왕복으로 늘렸고,

    이듬해인 1900년 3월 16일부터는 1왕복이 더 늘어나

    하루 4왕복 운행하게 되었다.

    1900년 7월 8일 경성에서 인천을 잇는 경인철도가

    온전히 개통되었다. 이때 영등포에는 초창기

    노량진역으로 쓰던 가역사가 있었는데, 전선 개통

    이후 지역 주민의 정차 요구가 이어지자 이 시설을

    영등포역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렇게 지금의 자리에 영등포역이 들어앉을 때까지

    신길역 근처에 있던 이 건물에 영등포역이 문을 연 것이

    1900년 9월 1일이었다(신문에는 9월 5일 영업을

    개시한 것으로 나와 있다).

    급행열차 탄생과 그 이후

    경인철도에 최초의 급행열차가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17년 전인 1903년 7월 1일이다. 당시

    급행열차 통과 역은 우각동, 부평, 오류동, 노량진, 용산역

    등 5개 역이었다. 전체 7왕복 중 인천과 경성을 오후 9시

    정각에 출발하는 막차가 급행이었다.

    이듬해인 1904년 3월 10일 기차 시간이 바뀌는데,

    7왕복 중에서 급행이 아침에 1왕복(인천발 오전 8시

    35분, 경성발 오전 8시 30분) 늘어 막차까지 하루

    2왕복을 했다.

    1905년 1월 1일, 경부철도가 완전히 개통되면서 경인선은

    경부철도의 지선이 되었다. 서대문(구 경성역)에서

    영등포까지의 구간을 경부선에 넘긴 시점은 1906년

    7월 1일 국유화를 전후한 시기로 판단된다.

    그래도 경인선 기차는 영등포가 아닌 서대문에서

    출발했다. 나라를 잃은 1910년, 경인선 운행 횟수는

    하루 9왕복이었는데, 그중 2왕복이 급행이었다.

    당시 인천역에서 서대문역 간 소요 시간은 보통은 1시간

    35분 내외, 급행은 1시간 15분 정도였다. 급행열차가

    통과하던 우각동역은 1906년 아예 폐지되었고, 경의선이

    개통되면서 용산역에 급행열차가 서게 되었다.

    1 수도권전철 개통 당시 승객(1974년). 2 수도권전철 전동차(197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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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선은 비록 짧은 구간이지만 이용객이 많고 화물

    수송도 매우 활발했다. 화물열차는 주로 쌀, 석탄, 공산품,

    철도용품 등을 실어 날랐다. 일제강점기에 경인선은 단위

    거리당 여객·화물 수송량 면에서 그 실적이 경부선과

    경의선 등 다른 노선에 비해 월등히 우수했다. 경인선이

    복선(複線)으로 놓인 것은 비교적 늦은 1965년 9월

    18일의 일이다.

    경인선이 가장 큰 변화를 맞게 된 계기는 뭐니 뭐니 해도

    1974년 8월 15일 개통된 수도권전철 운행이라고 할 수

    있다. 1964년 7월 열차 시간표를 살펴보면 평일 기준 정기

    여객열차는 하행 20회, 상행 21회 운행되었다.

    서울~인천 간 1시간 10분이 소요되었고, 하행 첫차는

    5시 20분, 막차는 22시 20분이었다. 매시 20분에

    서울역을 출발했는데, 오전 5시와 6시대에만 2개 열차가

    있었다. 상행은 매시 45분에 인천역을 출발했는데,

    첫차는 5시 40분, 막차는 21시 45분이었다.

    오전 5시에서 8시대까지 각각 2개 열차가 운행했다.

    수도권전철 개통 당시 시간표를 분석해보면, 경인선은

    상·하행 각각 56회씩 운행했고 시격은 20분이었다.

    서울~인천 간 소요 시간은 55분이었고, 서울발 첫차는

    4시 49분, 막차는 22시 39분이었다. 인천발 첫차는

    4시 40분, 서울행 막차는 22시 20분이었다.

    단순하게 열차 수를 비교하면 2.7배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초창기 전동차가 6량 1편성이었다는 것을

    고려해도 수송량은 최소 5배 이상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자료를 보면, 전동차의 열차당 좌석 정원은 312명,

    입석 624명, 합계 936명이며, 러시아워 때에는 2,200명을

    수송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수도권전철은 편성량 수를

    초창기 6량에서 8량으로, 8량에서 다시 10량으로 늘려

    수송력을 높였다. 시격 역시 20분에서 12분, 8분, 6분으로

    계속 줄여나가고 있다.

    이렇게 전철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운행되면서

    경인선 주변에는 커다란 변화가 찾아왔다. 서울로 몰리던

    인구가 수도권으로 분산되면서 전철역을 중심으로

    역세권과 위성도시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2005년 12월에는 구로~동인천 간 복복선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일반 전철과 급행 전철이 별도의 전용

    선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경인선은 구로역에서 경부선과 나뉜 이후

    온수역에서 서울지하철7호선과 만나며, 소사역에서는

    서해선과 접속한다. 부평에서는 인천도시철도1호선,

    주안에서는 인천2호선과 접속한다. 주로 화물역 역할을

    하던 인천역은 2016년 2월 수인선이 연장 개통되면서

    환승역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단순히 역별 이용객을 보면 경인선은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수도권 서부 교통 중심축으로서의 기능은

    그 어느 때보다 원활하게 수행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최초의 기차를 출발시킨 지 12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이곳 경인선의 성장은 진행형이며,

    그 끝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전철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운행되면서 경인선 주변에는 커다란 변화가 찾아왔다.

    서울로 몰리던 인구가 수도권으로 분산되면서 전철역을 중심으로 역세권과

    위성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