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자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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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7일 수요일 제14982호 이 섹션은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i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섹션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한국과 러시아 간에 연내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 관광업계가 들뜨고 있다. 양 국을 오가는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 란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무비자 협 정 체결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러· 한 양국 정부가 올해 안에 비자면제 협정을 체결한다는 방침은 이미 여 러 차례 발표됐지만 체결은 미뤄져 왔다. 2012년 9월 한국과 러시아 언 론의 지면에 ‘2013년 1월 1일부터 무 비자 방문이 실행될 것’이란 성급한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 외무부 당국자는 현재 협 정 체결과 관련해 “러시아 외교부는 2012년 하반기 한국 측의 협정안을 전 달받고 세부 검토를 마친 뒤 러시아 측 협정안을 마련했고, 가까운 시일 내 한국 외교부에 전달할 예정”이라 며 “협정이 체결되면 일반 여권을 가 진 양국 국민이 여행ㆍ사업ㆍ친지 방문 등을 목적으로 상대국을 단기 방문하 는 경우에는 비자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 그러나 유학이나 취업이 목적일 경우 에는 여전히 꼭 비자 수속을 밟아야 된 다”고 말했다. 협정이 체결되면 30일 이내의 한 국인 단기 러시아 여행자는 비자가 필요 없게 된다. 한국인들은 자유롭 게 러시아를 여행할 수 있게 된다. 러시아의 풍요로운 문화 예술을 감 상하고 싶으면 인천공항으로 달려 가 비행기에 몸을 싣고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날아가면 된 다. 광대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 지려면 비행기나 속초발 카페리호 로 극동으로 향할 수 있다. 현재 사 할린 섬엔 하루 한 편, 블라디보스 토크에선 하루 두 편의 항공기가 서 울로 운항하고 있으나 수요가 급증 해 조만간 편수를 늘릴 것으로 알려 졌다. 또 2013~2015년으로 계획된 ‘한·러 상호 방문의 해’와 관련해 양 국 간에 인적 교류도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 관광업계도 기 대를 키우고 있다. 러시아 관광산 업협회의 이리나 튜리나 공보실장 은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되면 보 통 관광객이 30% 증가한다. 그 때문 에 우리는 러시아를 찾는 한국인 관 광객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에 따르면 2012년 한국 을 찾은 러시아인 관광객은 9만여 명으로 2011년보다 23% 늘었다. 가 장 인기 있는 여행 상품은 서울ㆍ부 산ㆍ경주ㆍ제주도 여름 여행 패키지 다. 지난해 러시아 관광객이 한국에 특히 몰린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로 일본 여행을 포기한 러시아인들 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면에 계속 해외보다 국내가 좋다 러시아 청년 사업가 84% 선택 >> R3 지난 3월 초 열린 헝가리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의 안현수 선수가 연습을 하고 있다. 리아 노보스티 러시아 귀화 2년, 쇼트트랙 국가대표 빅토르 안 인터뷰 힘든 것 다 잊고 내년 올림픽에 집중 빅토르 안 또는 안현수. 러시아 국가 대표 쇼트트랙 선수이자 2011년 러 시아로 망명한 한국 대표 쇼트트랙 선수다. 그의 러시아 생활이 2년이 돼 간다. 운동을 위해 국적을 바꾼 안현수 선수. 그를 오래 만나지 못했 던 한국 독자를 위해 러시아 Focus 가 17일 모스크바 인근 노보고르스 크 빙상훈련캠프에서 안 선수를 만 났다. 그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주 로 물었다. 그는 많이 편해지고 익숙 해져 이젠 러시아가 집 같다는 생각 이 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현수라는 이름을 안 쓰지요. “성은 그대로 둬야 했고, 이름은 부르거나 기억하기도 쉬울 뿐만 아 니라 승리(Victory)하자는 의미에 서 빅토르를 골랐어요. 러시아에 오기 전엔 빅토르 초이라는 유명한 고려인 가수가 있는 것도 몰랐습니 다. 그 이름을 알고 나니 나도 쇼트 트랙의 최고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러시아 생활이 2년이 돼가는데 어려운 게 많았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혼자 생활하니까 당연 히 불편한 게 있죠. 내가 잘 어울리 거나 하는 성격도 아닌 데다 언어 장 벽도 있어 걱정을 많이 했지요. 특히 러시아 말이 잘 안 돼 혼자 일을 처 리하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런 데 러시아 선수들이 먼저 말을 걸어 주고 해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리나(통역)의 도움을 받으며 어려움 없이 생활하고 있습 니다. 제가 영어도 잘하는 편도 아니 어서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중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 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케 이트를 탈 때는 어려움이 전혀 없어 요. 프랑스인 감독과도 간단한 의사 소통은 영어로 합니다. 크게 불편한 점은 없고, 긴 대화나 의논을 할 경 우에는 마리나를 통해 합니다.” -그러면 한국이 그립겠네요. “그렇죠, 아무래도. 처음엔 사람 들에 대한 외로움이 가장 컸어요. 그러다 여기에서 선수들과 생활하 며 지내다 보니 익숙해지고, 어느 순간 외로움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초기엔 몸이 아플 때 한국에 몇 번 다녀가기도 했고요. 하지만 지금은 별일 없으면 굳이 한국에 가지 않아 요. 여기서 적응도 해야 하지 않겠 습니까.” -훈련 스타일은 어떤가요. 한국과 러시아를 비교하면. “한국 훈련 스타일의 가장 큰 특 징은 확실한 선후배 관계입니다. 한 달 차이라도 힘든 경우가 간혹 있는 데 여기서는 그런 게 없더라고요. 나이가 적든 많든 어울려 운동합니 다. 운동 양도 한국이 훨씬 많았습 니다. 그래서 처음엔 ‘이 정도만 운 동해서 되나’라는 걱정이 들 정도 였어요. 하지만 자세히 보니 양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걸 알게 됐어요. 8면에 계속 훈련 양 적어 처음엔 걱정 효율 중시하는 것 알게 돼 메달 색 따지지 않고 축하 1등 강박증 털어내니 편안 김 엘레나 러시아 FOCUS에디터 아르촘 산지예프 기자 2013년 3월 10일 데브레첸 세계선수권 대회 남자 5000m 계주에서 2위를 차지 한 러시아 대표팀. 왼쪽에서 둘째가 안현 수 선수. 리아 노보스티 R7 >> 전통 명절 마슬레니차의 멋과 맛 한러 연내 비자 면제되면 한국 의료관광 2~3배 늘 듯 서울 의료 수준 높고 저렴 극동시베리아 지역서 인기 30일 이내 단기 체류 대상 봄은 먼 곳에 모스크바에 폭설이 계속 내리고 있다. 지난 15~17일엔 하루만에 45㎜가 내려 130년만의 최대 폭설 기록을 갈아치웠 다. 폭설 속에 한 젊은 여성이 우산속으로 몸을 피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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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3월 27일자 1면

2013년 3월 27일 수요일 제14982호

이 섹션은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i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섹션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한국과 러시아 간에 연내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 관광업계가 들뜨고 있다. 양

국을 오가는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

란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무비자 협

정 체결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러·

한 양국 정부가 올해 안에 비자면제

협정을 체결한다는 방침은 이미 여

러 차례 발표됐지만 체결은 미뤄져

왔다. 2012년 9월 한국과 러시아 언

론의 지면에 ‘2013년 1월 1일부터 무

비자 방문이 실행될 것’이란 성급한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 외무부 당국자는 현재 협

정 체결과 관련해 “러시아 외교부는

2012년 하반기 한국 측의 협정안을 전

달받고 세부 검토를 마친 뒤 러시아

측 협정안을 마련했고, 가까운 시일

내 한국 외교부에 전달할 예정”이라

며 “협정이 체결되면 일반 여권을 가

진 양국 국민이 여행ㆍ사업ㆍ친지 방문

등을 목적으로 상대국을 단기 방문하

는 경우에는 비자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 그러나 유학이나

취업이 목적일 경우

에는 여전히 꼭 비자

수속을 밟아야 된

다”고 말했다.

협정이 체결되면 30일 이내의 한

국인 단기 러시아 여행자는 비자가

필요 없게 된다. 한국인들은 자유롭

게 러시아를 여행할 수 있게 된다.

러시아의 풍요로운 문화 예술을 감

상하고 싶으면 인천공항으로 달려

가 비행기에 몸을 싣고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날아가면 된

다. 광대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

지려면 비행기나 속초발 카페리호

로 극동으로 향할 수 있다. 현재 사

할린 섬엔 하루 한 편, 블라디보스

토크에선 하루 두 편의 항공기가 서

울로 운항하고 있으나 수요가 급증

해 조만간 편수를 늘릴 것으로 알려

졌다. 또 2013~2015년으로 계획된

‘한·러 상호 방문의 해’와 관련해 양

국 간에 인적 교류도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 관광업계도 기

대를 키우고 있다. 러시아 관광산

업협회의 이리나 튜리나 공보실장

은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되면 보

통 관광객이 30% 증가한다. 그 때문

에 우리는 러시아를 찾는 한국인 관

광객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에 따르면 2012년 한국

을 찾은 러시아인 관광객은 9만여

명으로 2011년보다 23% 늘었다. 가

장 인기 있는 여행 상품은 서울ㆍ부

산ㆍ경주ㆍ제주도 여름 여행 패키지

다. 지난해 러시아 관광객이 한국에

특히 몰린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로 일본 여행을 포기한 러시아인들

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2면에 계속

해외보다 국내가 좋다러시아 청년 사업가 84% 선택 >> R3

지난 3월 초 열린 헝가리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의 안현수 선수가 연습을 하고 있다. 리아 노보스티

러시아 귀화 2년, 쇼트트랙 국가대표 빅토르 안 인터뷰

힘든 것 다 잊고 내년 올림픽에 집중

빅토르 안 또는 안현수. 러시아 국가

대표 쇼트트랙 선수이자 2011년 러

시아로 망명한 한국 대표 쇼트트랙

선수다. 그의 러시아 생활이 2년이

돼 간다. 운동을 위해 국적을 바꾼

안현수 선수. 그를 오래 만나지 못했

던 한국 독자를 위해 러시아 Focus

가 17일 모스크바 인근 노보고르스

크 빙상훈련캠프에서 안 선수를 만

났다. 그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주

로 물었다. 그는 많이 편해지고 익숙

해져 이젠 러시아가 집 같다는 생각

이 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현수라는 이름을 안 쓰지요.

“성은 그대로 둬야 했고, 이름은

부르거나 기억하기도 쉬울 뿐만 아

니라 승리(Victory)하자는 의미에

서 빅토르를 골랐어요. 러시아에

오기 전엔 빅토르 초이라는 유명한

고려인 가수가 있는 것도 몰랐습니

다. 그 이름을 알고 나니 나도 쇼트

트랙의 최고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러시아 생활이 2년이 돼가는데

어려운 게 많았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혼자 생활하니까 당연

히 불편한 게 있죠. 내가 잘 어울리

거나 하는 성격도 아닌 데다 언어 장

벽도 있어 걱정을 많이 했지요. 특히

러시아 말이 잘 안 돼 혼자 일을 처

리하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런

데 러시아 선수들이 먼저 말을 걸어

주고 해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리나(통역)의 도움을

받으며 어려움 없이 생활하고 있습

니다. 제가 영어도 잘하는 편도 아니

어서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중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

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케

이트를 탈 때는 어려움이 전혀 없어

요. 프랑스인 감독과도 간단한 의사

소통은 영어로 합니다. 크게 불편한

점은 없고, 긴 대화나 의논을 할 경

우에는 마리나를 통해 합니다.”

-그러면 한국이 그립겠네요.

“그렇죠, 아무래도. 처음엔 사람

들에 대한 외로움이 가장 컸어요.

그러다 여기에서 선수들과 생활하

며 지내다 보니 익숙해지고, 어느

순간 외로움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초기엔 몸이 아플 때 한국에 몇 번

다녀가기도 했고요. 하지만 지금은

별일 없으면 굳이 한국에 가지 않아

요. 여기서 적응도 해야 하지 않겠

습니까.”

-훈련 스타일은 어떤가요. 한국과

러시아를 비교하면.

“한국 훈련 스타일의 가장 큰 특

징은 확실한 선후배 관계입니다. 한

달 차이라도 힘든 경우가 간혹 있는

데 여기서는 그런 게 없더라고요.

나이가 적든 많든 어울려 운동합니

다. 운동 양도 한국이 훨씬 많았습

니다. 그래서 처음엔 ‘이 정도만 운

동해서 되나’라는 걱정이 들 정도

였어요. 하지만 자세히 보니 양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걸 알게 됐어요.

▶ 8면에 계속

훈련 양 적어 처음엔 걱정

효율 중시하는 것 알게 돼

메달 색 따지지 않고 축하

1등 강박증 털어내니 편안

김 엘레나 러시아 FOCUS에디터

아르촘 산지예프 기자

2013년 3월 10일 데브레첸 세계선수권

대회 남자 5000m 계주에서 2위를 차지

한 러시아 대표팀. 왼쪽에서 둘째가 안현

수 선수. 리아 노보스티

R7 >> 전통 명절 마슬레니차의 멋과 맛

한러 연내 비자 면제되면

한국 의료관광 2~3배 늘 듯

서울 의료 수준 높고 저렴

극동시베리아 지역서 인기

30일 이내 단기 체류 대상

봄은 먼 곳에 모스크바에 폭설이 계속 내리고 있다. 지난 15~17일엔 하루만에 45㎜가 내려 130년만의 최대 폭설 기록을 갈아치웠

다. 폭설 속에 한 젊은 여성이 우산속으로 몸을 피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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