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5일장 코로나19 여파 지속, 재난지원금 사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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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창간특집 2020년 6월 22일 제1309호 창간 1970 2월부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농업과 농촌은 절망으로 가득 찼다. 화훼농가는 입학식과 졸업식 이 없어 꽃 출하가 부진했고 학교급식 납품 재배 농가는 개학연기로 판로를 잃었다. 축산농가들은 가축시장 폐쇄로 생활난에 허덕였다. 더불어 전통 5일장도 코로나19 사태를 피해 가지 못했다. 코로 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각 지자체는 방역 차원에 서 전통5일장을 폐쇄했다. 폐쇄된 전통5일장은 확진자 수가 줄어들면서 다시 개장했지만 코로나19 감염증으로 끊긴 사람 들의 발길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일일 확진자가 줄어 손님이 많을 줄 기대했는데…” 지난 2일 청양군 칠갑산로4길에 들어선 청 양군 5일장에는 장을 보러 나온 사람보다 상 인들이 더 많았다. 상인들은 가끔 지나가는 손 님을 큰소리로 붙잡아 보지만 사람들은 필요 한 물건을 샀으면 그 자리를 뜨기 바빴다. 가 격 흥정을 할 때도 손님과 상인은 마스크를 착 용하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최대한 짧게 했다. 청양시장 내 상가 거리도 물건을 사러 온 사 람이 없어 썰렁했다. 노점 상인처럼 상가건물 에 입점한 상인들도 일찍 문을 닫거나 열지 않 은 곳도 많았다. 문을 연 점포들도 손님이 없 어 활기찬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점포 상 인들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근처 다른 상인과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거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면서 지내고 있었다. 청양시장상인회 명노우 회장은“코로나19 확산 초기 때 보다 확진자도 줄고 방역수준도 낮아져 시장을 찾는 사람이 많이 올 줄 알았는 데 아직은 사람이 많이 오지 않아 상가건물 전 체가 휑하다”면서“손님이 없으니 문을 닫고 일찍 귀가한 가게도 있다 생활비, 건물임대료 등을 감당하기에 힘든 상인들은 손님이 있든 없든 나와서 문을 열었지만 장사가 되지 않으 니 각자의 방법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재난지원금 반짝 소비효과에도 상인들 걱정 지역 보따리 상인이 장사를 할 수 있는 곳. 평소 같으면 깍 아 달라, 더 담아 달라 등 상인 과 손님 간 가격 흥정이 여기 저기에서 들렸겠지만 이날 장 날에는 손님이 없어 한적했다. 보따리 상인들은 고사리, 마 늘, 감자 등을 펼쳐놓고 가지 고 온 물건들을 정리하며 손님 을 기다리고 있었다. 청양군 대치면에 사는 보따 리 상인 정씨는“지난주 장날 까지만 해도 손님이 조금 있었 는데…오늘은 손님이 없어 마 수걸이도 못 했다”라고 말했 다. 전국 60만여 소상공인 카 드 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 신용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청 양군의 소상공인 카드 매출은 5월 넷째 주부 터 회복세를 보였다. 청양군의 소상공인 사업 장 평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수준을 100으로 볼 때 105를 기록했다. 5월 셋째 주 83보다 21%가 늘어난 수치다. 또 6월 첫째 주부터는 다시 4%가 감소한 101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매출이 긴급재난지 원금 지급으로 급증했지만 다시 감소하고 있 다는 의미다. 재난지원금의 경기 부양 효과가 반짝 효과 로 끝날 건지에 대해 상인들은 우려하고 있다. 청양시장에 정육점을 하는 가게 주인은“재 난지원금이 지급된 이후에는 장날에 손님들도 많고 소고기, 돼지고기 등을 많이 구매해 갔는 데 오늘은 손님이 없는 편이다”면서“재난지 원금을 다 사용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게 아 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문 열었지만 장사 안되는 건 마찬가지” 지난 5일 충주시 봉방동에 있는 무학시장 근 처 하천을 따라 전통5일장이 열렸다. 이날 장 은 평일 장임에도 불구하고 장을 보러 나온 사 람들로 인해 시장 안은 사람들로 붐볐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부부,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나온 노인, 코로나로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 나 들이 나온 중년들 등으로 북적이며 시장 안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채소를 파는 한 상인은“예전같으면 시장 안에는 사람이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 람이 장을 보러 왔었다”면서“4월과 5월을 생 각하면 그래도 오늘 시장에는 꽤 사람들이 찾 아온 편이지만 그렇다고 장사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와 달리 무학시장과 이어지는 순대골목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전국에 알려질 만큼 명 성이 있어 손님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앉을 곳이 없어 줄을 서서 먹어야 했던 순댓집의 의 자에는 가게 사장들만 앉아 손님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한 순댓집 사장은“시장에 사람들이 장을 보기 위해서 오기는 하는데…우리 순대골목으 로는 지나가는 사람만 있을 뿐 순대를 사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손님이 없어서 근처 가게 주인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며 손 님을 기다리는 게 일이 됐다”라고 말했다. “노점상에서는 선불카드 사용 못 해” 충주시는 지난달 18일부터 충주시에 거주 하는 시민들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노점 상인들은 재난지원금 사용이 많을 것으 로 예상했지만 예상과 달리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은 많이 없었다. 충주에서는 긴급재난지 원금을 선불카드로만 지급했기 때문이다. 선불카드는 카드리더기가 있는 곳에서만 사 용 할 수 있는데 노점 상인들은 일반사업자로 등록이 안 되어 있어 카드리더기를 보유한 곳 이 많지가 않았다. 이 때문에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은 현금을 사용할 수 밖에 없어 불편함 을 내비쳤다. 청양 5일장에 장을 보러 나온 한 손님은“선 불카드로 야채, 생선, 등 식료품을 사보려고 했 지만 카드리더기가 없는 노점이 많아 사용할 수 없었다”면서“노점상에서도 긴급재난지원 금을 쓸 수 있는 지역사랑상품권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충주시와 청양군은“긴급재난지원금 지급수단으로 선불카드로만 한 것은 재난지 원금 지급이 시작되는 5월 18일까지 상품권을 제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면서“조폐공사 에 상품권을 주문하면 제작이 완료될 때까지 3개월이 걸린다”라고 전했다. 이어“선불카드를 선택한 것은 모든 시민에 게 재난지원금을 신속하게 지급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빠르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단으 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충주, 제천, 원주 등에서 열리는 시장을 오 가면서 버섯을 파는 노점상 백아무개씨(63) 는“손님이 선불카드로 계산이 되냐고 물었을 때 당혹스러웠다”면서“지역사랑상품권 등 지역화폐로도 지급했으면 위축된 경제를 활성 화 한다는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 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창간특집 포스트코로나 시대, 농촌지역 전통시장(5일장) 탐방 끊긴 손님의 발길 회복 쉽지 않아 재난지원금 지급에 시장 활기 기대 반짝 경기 부양 효과에 우려 섞여 선불카드 사용 못 해 손님·상인 불만 전통5일장 코로나19 여파 지속, 재난지원금 사용은 제한적 이준승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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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전통5일장 코로나19 여파 지속, 재난지원금 사용은 제한적pdf.nongupin.co.kr/1309/130903.pdf · 2020-06-19 · 5일장도 코로나19 사태를 피해 가지 못했다

11창간특집2020년 6월 22일 제1309호

창간 1970

2월부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농업과 농촌은

절망으로 가득 찼다. 화훼농가는 입학식과 졸업식

이 없어 꽃 출하가 부진했고 학교급식 납품 재배

농가는 개학연기로 판로를 잃었다. 축산농가들은

가축시장 폐쇄로 생활난에 허덕였다. 더불어 전통

5일장도 코로나19 사태를 피해 가지 못했다. 코로

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각 지자체는 방역 차원에

서 전통5일장을 폐쇄했다.

폐쇄된 전통5일장은 확진자 수가 줄어들면서

다시 개장했지만 코로나19 감염증으로 끊긴 사람

들의 발길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일일 확진자가 줄어 손님이 많을 줄 기대했는데…”

지난 2일 청양군 칠갑산로4길에 들어선 청

양군 5일장에는 장을 보러 나온 사람보다 상

인들이 더 많았다. 상인들은 가끔 지나가는 손

님을 큰소리로 붙잡아 보지만 사람들은 필요

한 물건을 샀으면 그 자리를 뜨기 바빴다. 가

격 흥정을 할 때도 손님과 상인은 마스크를 착

용하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최대한 짧게 했다.

청양시장 내 상가 거리도 물건을 사러 온 사

람이 없어 썰렁했다. 노점 상인처럼 상가건물

에 입점한 상인들도 일찍 문을 닫거나 열지 않

은 곳도 많았다. 문을 연 점포들도 손님이 없

어 활기찬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점포 상

인들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근처 다른 상인과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거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면서 지내고 있었다.

청양시장상인회 명노우 회장은“코로나19

확산 초기 때 보다 확진자도 줄고 방역수준도

낮아져 시장을 찾는 사람이 많이 올 줄 알았는

데 아직은 사람이 많이 오지 않아 상가건물 전

체가 휑하다”면서“손님이 없으니 문을 닫고

일찍 귀가한 가게도 있다 생활비, 건물임대료

등을 감당하기에 힘든 상인들은 손님이 있든

없든 나와서 문을 열었지만 장사가 되지 않으

니 각자의 방법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재난지원금 반짝 소비효과에도 상인들 걱정

지역 보따리 상인이 장사를

할 수 있는 곳. 평소 같으면 깍

아 달라, 더 담아 달라 등 상인

과 손님 간 가격 흥정이 여기

저기에서 들렸겠지만 이날 장

날에는 손님이 없어 한적했다.

보따리 상인들은 고사리, 마

늘, 감자 등을 펼쳐놓고 가지

고 온 물건들을 정리하며 손님

을 기다리고 있었다.

청양군 대치면에 사는 보따

리 상인 정씨는“지난주 장날

까지만 해도 손님이 조금 있었

는데…오늘은 손님이 없어 마

수걸이도 못 했다”라고 말했

다.

전국 60만여 소상공인 카

드 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

신용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청

양군의 소상공인 카드 매출은 5월 넷째 주부

터 회복세를 보였다. 청양군의 소상공인 사업

장 평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수준을

100으로 볼 때 105를 기록했다. 5월 셋째 주

83보다 21%가 늘어난 수치다.

또 6월 첫째 주부터는 다시 4%가 감소한

101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매출이 긴급재난지

원금 지급으로 급증했지만 다시 감소하고 있

다는 의미다.

재난지원금의 경기 부양 효과가 반짝 효과

로 끝날 건지에 대해 상인들은 우려하고 있다.

청양시장에 정육점을 하는 가게 주인은“재

난지원금이 지급된 이후에는 장날에 손님들도

많고 소고기, 돼지고기 등을 많이 구매해 갔는

데 오늘은 손님이 없는 편이다”면서“재난지

원금을 다 사용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게 아

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문 열었지만 장사 안되는 건 마찬가지”

지난 5일 충주시 봉방동에 있는 무학시장 근

처 하천을 따라 전통5일장이 열렸다. 이날 장

은 평일 장임에도 불구하고 장을 보러 나온 사

람들로 인해 시장 안은 사람들로 붐볐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부부,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나온 노인, 코로나로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 나

들이 나온 중년들 등으로 북적이며 시장 안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채소를 파는 한 상인은“예전같으면 시장

안에는 사람이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

람이 장을 보러 왔었다”면서“4월과 5월을 생

각하면 그래도 오늘 시장에는 꽤 사람들이 찾

아온 편이지만 그렇다고 장사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와 달리 무학시장과 이어지는 순대골목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전국에 알려질 만큼 명

성이 있어 손님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앉을

곳이 없어 줄을 서서 먹어야 했던 순댓집의 의

자에는 가게 사장들만 앉아 손님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한 순댓집 사장은“시장에 사람들이 장을

보기 위해서 오기는 하는데…우리 순대골목으

로는 지나가는 사람만 있을 뿐 순대를 사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손님이 없어서 근처

가게 주인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며 손

님을 기다리는 게 일이 됐다”라고 말했다.

“노점상에서는 선불카드 사용 못 해”

충주시는 지난달 18일부터 충주시에 거주

하는 시민들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노점 상인들은 재난지원금 사용이 많을 것으

로 예상했지만 예상과 달리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은 많이 없었다. 충주에서는 긴급재난지

원금을 선불카드로만 지급했기 때문이다.

선불카드는 카드리더기가 있는 곳에서만 사

용 할 수 있는데 노점 상인들은 일반사업자로

등록이 안 되어 있어 카드리더기를 보유한 곳

이 많지가 않았다. 이 때문에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은 현금을 사용할 수 밖에 없어 불편함

을 내비쳤다.

청양 5일장에 장을 보러 나온 한 손님은“선

불카드로 야채, 생선, 등 식료품을 사보려고 했

지만 카드리더기가 없는 노점이 많아 사용할

수 없었다”면서“노점상에서도 긴급재난지원

금을 쓸 수 있는 지역사랑상품권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충주시와 청양군은“긴급재난지원금

지급수단으로 선불카드로만 한 것은 재난지

원금 지급이 시작되는 5월 18일까지 상품권을

제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면서“조폐공사

에 상품권을 주문하면 제작이 완료될 때까지

3개월이 걸린다”라고 전했다.

이어“선불카드를 선택한 것은 모든 시민에

게 재난지원금을 신속하게 지급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빠르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단으

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충주, 제천, 원주 등에서 열리는 시장을 오

가면서 버섯을 파는 노점상 백아무개씨(63)

는“손님이 선불카드로 계산이 되냐고 물었을

때 당혹스러웠다”면서“지역사랑상품권 등

지역화폐로도 지급했으면 위축된 경제를 활성

화 한다는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

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창간특집포스트코로나 시대, 농촌지역 전통시장(5일장) 탐방

끊긴 손님의 발길 회복 쉽지 않아

재난지원금 지급에 시장 활기 기대

반짝 경기 부양 효과에 우려 섞여

선불카드 사용 못 해 손님·상인 불만

전통5일장 코로나19 여파 지속, 재난지원금 사용은 제한적

이준승 [email protected]

Page 2: 전통5일장 코로나19 여파 지속, 재난지원금 사용은 제한적pdf.nongupin.co.kr/1309/130903.pdf · 2020-06-19 · 5일장도 코로나19 사태를 피해 가지 못했다

12 창간특집2020년 6월 22일 제1309호 창간 1970

특별인터뷰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장관께서는 농업·농촌 변혁의 시점인 ‘농정틀 전환’ 맨 앞에 계십니다. 지금

농정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농식품부가 추진하고 있는 농전틀 전환의 핵심은, ‘효율과 경쟁 중심’의

농정에서 벗어나 농어업·농어촌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 가치’ 중심으로 패

러다임을 전환하고, 첨단기술과 인적자원을 확보해 농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

입니다. 대표적으로 중소농을 배려하고 환경 보전, 공동체 유지 등 공익 의무 이

행을 유도하는 ‘공익직불제’를 올해부터 시행 중입니다.

또한 먹거리 기본권을 확대하고, 과학적 농업관측과 자율적 수급조절, 유통경

로 다양화를 통해 농산물 수급을 안정화하는 것도 중요한 계획입니다. 더불어,

친환경 농업과 로컬푸드를 활성화하고 농업·농촌 신재생에너지를 확산해 친환

경·저탄소 농업 기반을 확충할 것입니다.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이 발표됐습니다. 농업 관련 디지털·그린 분야 투

자확대 등 재정지원 계획이 나왔는데요. 농민단체 일각에서는 일부 시설투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 내년도 예산 증액도 어렵다는 시각입니다.

농민들이 오해가 없도록 농식품부 살림 형편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농식품부는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화훼·친환경농산물·수출·식품·외식분

야에 기금운용계획변경 등을 통해 709억 원을 지원하였고, 이번 3차 추가경정예

산안에 총 13개 사업, 2천773억 원을 편성하여 국회에 제출하였습니다. 전체 추

경 규모, 그간 농업계 요구 등을 고려할 때, 농업 분야 추경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일부 있습니다. 그렇지만 농업인이 가장 필요로 했던 주요 농

업정책자금 금리 한시 인하 및 연내 상환기일이 도래하는 원금에 대해 1년간 상

환 유예 등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일부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단

순한 시설지원이 아니라, 농촌지역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고 농업의 디지털화를

촉진할 수 있는 마중물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농산물·외식·농촌관광 할인

권 제공은 결국 농산물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농업인 소득과 농촌경제 안정에 역

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최근 긴급재난지원금을 통해 소고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는 효과를 경험했습니다.

내년 예산에 포스트 코로나 대응(고용안정, 식량안보),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

치 제고, 농가 경영안정 및 농산물 수요 확대 등 농업·농촌의 역할 강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해나가겠습니다.

장관께서는 취임사에서 ‘근본적 농산물 수급안정 대책’을 강조하셨습니다. 포

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많은 것들이 변하고 있지만, 농산물 수급안정에 대한

요구는 변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거듭되는 농산물 가격 불안, 지금 어떻게 바뀌

고 있나요?

- 주요 농산물의 가격 급등락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상 여건에 따른 작황 변동성, 낮은 저장

성 등 농산물 특성상 수급 불안 시 공급량 적시 조정에 한계가 있어 과잉·과소

생산에 따른 수급 및 가격 불안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습니다. 농산물 수급 및 가

격안정을 위해서는 수급 예측을 고도화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수급 안정 시스템

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생산자 중심의 자율적 수급관리 체계를 갖춰 나갈 필

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각종 위험요인에 대비할 수 있도록 농업재해보험, 농산물

수입보장보험 등을 통한 농업인 소득안전망도 지속 확충해 나가겠습니다. 기존

의 수급안정 대책과 올해 새롭게 시행되는 다양한 시도가 빠른 시일 내에 정착되

고 성과를 창출하여 그간 반복되던 농산물 수급 불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농업을 이어갈 후계인력으로서 청년농 육성도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문재

인 정부 들어 청년 창업농 영농정착지원금등이 추진되고 있는데, 성과와 과제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 정부는 미래농업을 주도할 인적자원 확대를 위해, 청년들의 영농창업 애로

사항을 해소하고, 이들이 기술과 아이디어를 농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

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청년 농업인 영농정착 지원사업은 2년간 선정자 3천

200명중 귀농자가 71%에 달합니다. 유입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원금

지급이 끝나더라도 성과분석을 통해 보완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농지은행 공급물

량 확대, 유휴농지 개발 시범사업 등 청년층 농지지원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투자 실패 최소화를 위한 ‘심층 창업·투자 컨설팅 사업’과, 중고급 수준의 역

량강화 프로그램(스텝업 기술교육과정)을 새로 도입했다는 점도 말씀드리겠습

니다.

농식품 바우처 시범사업이나 사회적 농업 육성정책의 중요성도 항상 강조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농업·농촌은 국민 먹거리 생산만이 아니라 식량안보, 환경·생태 보전, 전통

및 공동체 유지 등 중요한 공익적 역할을 수행합니다. 더 나아가 농업·농촌은 우

리 사회의 약자들도 건강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농식품 바우처 시범사업과 사회적 농업 육성정책은 농업의 이러한 사회적 가

치를 확산하는 대표적인 정책입니다.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양곡 할인공급 등 종

합적 프로그램 방안을 강구중입니다. 또한 농업 활동을 통해 노인·장애인 등 농

촌의 사회적 약자에게 돌봄·교육·일자리 등을 제공하는 ‘사회적 농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장관께서는 최근 사회·경제적 구조변화를 말씀하시면서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위한 근본적 대책을 언급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

지요?

- 농식품부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컸던 화훼·친환경·외식을 중심

으로 자금지원과 함께 소비 확대 대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러한 단기적인 피해

지원 대책 외에도 코로나19 이후 나타나게 될 사회·구조적 변화를 예측하고 선

제적으로 대응하려고 합니다.

많은 전문가가 공통적으로 예측하는 사회·경제적 변화 중, 특히 3가지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첫째, 교역요건 악화 및 자국 보호주의로 인해 세계화가 주

춤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체계가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사회적 거리두기

로 인한 사회 전반에 비대면 활동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마지막으로, 감

염병 우려에 따라 도시 집중이 완화되는 저밀도 사회가 부각될 것으로 예측됩니

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사회·구조적 변화, 이른바 뉴노멀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근

본적인 대책을 추진하겠습니다. 첫째, 글로벌 공급망 체계 변화로 인한 식량안보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농업의 적정 생산기반이 유지되도록 하면서 안정적

인 수입관리체계도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비대면 시대에 대응하여 농업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겠습니다.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하여 농작업을 자동화하는 등

생산구조를 바꿔 나가고,

아울러 농산물 유통도 온라인화에 적합하도록 체계를 갖추어 나가겠습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5월 27일 B2B 방식의 농산물 온라인 거래 시스템을 오

픈해 참여자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셋째, 저밀도 사회에 농촌이 대비할 수 있도

록 미리 준비하겠습니다. 귀농·귀촌 증가에 시급히 대응하고, 교육·문화·보건과

같은 생활 SOC와 주거 및 일자리 등 농촌 공간이 계획적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농식품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농

업·농촌이 국가 경제 회복과 반등에 기여하고, 새로운 발전 기회를 찾을 수 있도

록 계속 노력해나갈 계획입니다.

1970년 창간의 농업인신문과 한국 농업의 근대화는 맥락을 같이 해왔습니다.

농업의 지향점과 범국민적 농업 가치 제고를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올해로 창간 50주년을 맞이한 ‘농업인신문’은 250만 농업인의 동반자이

자 농업·농촌 파수꾼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습니다. 반세기 동안 농업인의 목소

리를 대변하고 우리 농업의 향방을 고민해 온 ‘농업인신문’의 창간 50주년을 진

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우리 농업은 많은 발전을 이뤄왔지만, 농업의 본질인 식량의 안정적인 공급기

능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식량안보와 농

업의 중요성을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재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잠재

적인 감염병 위기에 대비해 농산물 자급률을 높일 수 있도록 농업 기반을 유지하

고 안정적인 수입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정부는 농업의 본질적 기능 제고와 사회가 요구하는 공익적 가치 창출을 위해

농정의 틀을 전환하는 노력을 추진 중입니다. 그 과정에서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

마트 농업의 확산과 유능한 청년 인력의 유입은 농업 혁신의 중요한 동력이 될

것입니다. 또한,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변화(change)’

를 새로운 도전의 ‘기회(chance)’로 바꾸어 나갈 것입니다. 농업인과 소비자가

모두 행복한 농업 선진국이 되기 위한 혁신의 길에 농업인신문이 함께 해주길 바

랍니다.

“코로나19사태, 농업의 중요성 재확인…공익적 가치 제고, 분명한 미래 방향”

유영선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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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97013전면광고

2020년 6월 22일 제13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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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1970년 5월 13일 창간

등록번호 경기다00854│등록일 1976년 06월 11일

발행인·편집인 강중진 / 편집국장 박영태 / 인쇄인 배성한

사 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는 아직까지도 우리

에게 큰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만

270여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비말, 접촉

을 통해 전파가 이루어지는 코로나19는 사회적

거리두기 혹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우리의 일

상을 바꾸어 놓았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사람

들은 제일 먼저 쌀과 물을 찾았고, 이로써 쌀이

가진 주식으로서의 소중한 가치에 대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농업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큰 변화가

있어, 남는 쌀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경제논리

에서 이제는 식량 자급화 방안, 식량 안보, 식량

수급 등 생존을 위한 전략의 대상으로 농업을

다루고 있다. 이에 주식이며 식생활의 근간인

쌀의 소중한 가치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불과 60〜70년 전까지만 해도 흰 쌀밥에 대

한 간절함이 있었고 내 자식 만큼은 쌀밥을 배

불리 먹이고 싶은 절실함이 있었다. 우리 부모

님과 그 부모님의 부모님 세대가 겪었을 이 안

타까운 과거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농업 속

쌀의 발전은 우리나라 벼 육종의 역사로 대신

이야기할 수 있다.

쌀이 모자라던 1950년대는 다수성 벼 육성에

주력하였고, 1970년대에는 자포니카와 인디카

벼의 교잡성공으로 통일벼 보급을 실현했다.

1980년대에 한반도에 몰아닥친 큰 냉해피해로

내냉성 강화 품종 육성에 힘을 기울였고, 1990

년대 이후에는 밥맛 좋은 양질미의 수량성 증

대와 가공용 벼 품종개발 등 품종의 다양화를

이루었다. 이러한 수십 년간 이어진 노력의 결

실로 현재 국립종자원에 등록된 국가품종 벼는

농촌진흥청에서 개발된 278개의 품종을 포함

한 총 327종에 달한다.

그러나 1990년 120 kg에 달하던 우리나라 국

민 1인당 쌀 소비량이 인구구조의 변화, 외식문

화의 확대, 식생활의 편이 추구 등에 따라 2019

년 59.2 kg으로 절반 이상 감소하였고, 2014년

관세화 유예기간 종료로 쌀 시장까지 개방되

어, 소비되지 못하고 남는 쌀이 현실이 되었다.

우리는 이 소중한 자원을 어떻게 보존하고

그 가치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연구의 지난 100년의

역사는 100여 년 전 던져진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쌀을 포함한 식량작

물의 가치증진을 위해 유전자교정 기술을 적

용한 소재 개발, 4차 산업과 연계된 디지털 농

업기술 개발, 식량작물유래 기능성식품의 개발

등을 미래대응 연구로 설정하고 다시 앞으로의

100년의 역사를 채워가려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신기술 개발과 함께 이미 개

발된 벼 품종의 활용증진을 위하여 식품가공에

보다 적합한 원료를 찾아, 가공식품의 품질 향

상과 벼 품종에 고유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

고자 한다.

요즘 코로나19로 힘든 마스크 속 호흡을 하

면서 마스크 없이 호흡하던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만약 먼 미래의 지구에서 마스크 없

이 호흡할 수 없다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당

연한 것들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쌀

도 그러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 누구라도 이

소중한 쌀의 가치를 알아주었으면 한다.

도루묵, 감자, 산나물, 아스파라거스에 이어

요즘 토마토 판매에 나서셨다지요. ‘완판남’

최문순 도지사님의 명성이 쫙 소문났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요즘 토마토 장사 나서셨

다니, 토마토를 예로 들겠습니다. 4kg짜리 한

박스에 7천원이라면서요. 그것두 집까지 배송

하는 가격이라면서요. 일반적으로 4~5kg 토마

토 1박스 배달시키는데 드는 돈이 1만1천~1

만5천원 잡습니다. 이것은 토마토 가격폭락해

서 울면서 박스 테이프 붙이는 값이 그렇습니

다. 경기지역 한 토마토 농가가 전하는 바에 따

르면, 5kg 완숙토마토 1만2천500원에 택배비

2천600원, 합이 1만5천100원이 가장 ‘양심적

인 가격’이랍니다. 양심적인 가격이 무엇인지

고민해봤습니다. 마진을 적게 하고 생산단가를

맞춘 금액 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때 중앙정부도 도지사님과 비슷헌 방법

을 쓰긴 합니다. 소비촉진 행사라고. 행사 분위

기를 보면, 우선 값이 싸기 때문에 소비자·시민

단체가 뭐라 따질 리가 없어서 여유 있습니다.

그래서 윗분은 일단 안심입니다. 또 ‘토마토

많이 애용해주세요’사진을 찍으면서 좋은 이

미지도 남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급하거나

나쁠 일이 없어 보입니다.

중앙정부는 조금 다른 방법도 사용합니다.

‘산지폐기’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정서

적으로 농가들 가슴 멍드는 방법이긴 하지만,

그래도 덤핑 처분 보다는 낫습니다. 산지폐기

가 너무하다 싶으면, ‘포전정리’ ‘사전 산지조

절’ 등 이쁜 말로 바꿔 쓰기도 합니다.

‘산지폐기’가 도지사님의 덤핑처리 보다

낫다는 얘기를 더 해보겠습니다. 산지에서 로

타리 치면, 일단 시장의 가격형성에 악영향을

보태지 않습니다. 일례로 옆에서 80~90% 할인

판매하는데, 어느 정신없는 사람이 제값 내고

사먹겠습니까. 이는 동종업계에 피해로 이어집

니다. 품목이 다른 농산물도 당연히 영향을 받

습니다. 시중가 2만7천원짜리를 감자를 5천원

에 전국 퍼뜨릴 때, 막 출하를 시작한 제주도 감

자농가들은 완전히 삶은 감자 됐습니다. 시장

교란입니다.

또 하나 나쁜 점이, 농산물의 가치 판단입니

다. 도지사님의 판촉행사는 농사를 완전히 뒤

로 돌려놨습니다. ‘제 값’ 받자고 나서면, 소비

자가 먼저 반감을 갖습니다. 쌀 한줌, 그러니까

100g 정도면 밥한공기입니다. 이것을 현실적인

가격 300원으로 올려달라고 소리친지 한참 됐

습니다. 정부는 묵묵부답이고, 소비자·시민단

체는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10kg짜리 한 포대

사다놓면 한달동안 먹습니다. 3만원이 비싸다

고 합니다. 4인가족 한달 통신료, 가족 한달 커

피값, 자동차 주유비 등은 당연하다고 여기면

서 말입니다. 가치 비교에서 우리 주식인 쌀은

제값 받으면 안되는 생활품목입니다. 다른 농

산물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게 바로 덤핑판

매가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우리 농업은 현재, 살벌하게 수입산과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본부의 지원사격이 끊긴 원정

대 같습니다. 비니루(필름) 휀 보일러 파이프 트

렉터 콤파인 이양기 제초기 파레트 로다 전동기

구 등 셀 수도 없는 농기자재. 이런 것 하나 움직

이는데 전부 돈입니다. 가격은 매년 치솟습니다.

밭 주인 인건비는 포함하지도 않습니다. 여기에

덤이 어디있고, 덤핑이 어디 있습니까.

최문순 도지사님! 농사꾼을 살려주십시오.

농산물유통연구소 만들고, 가공활성화 단계를

연구해서 다양한 가공공장 지어 주십시오. 내

수시장 피해가지 않도록 틈새시장 개척해 주십

시오. 농사꾼들 얼렁뚱땅 농사져서 남들 피해

주지 않게, 품질 고급화 교육도 많이 시켜주십

시오.

근본대책을 만들어주십시오. 농산물 수급조

절 어렵습니다. 농업정책의 숙원과제입니다. 그

러나 갈길은 분명허게 정해져 있슴다. 어쩌겠

습니까. 해야죠.

“최문순 도지사님! 농업 가치 올려 주세요”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신정훈의원

이 대표발의한 ‘농어업회의소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농어민의 의견이 제대

로 반영되지 못한 정부 주도의 농어업정

책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농어업인의 경

제적·사회적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대

표기구로서 ‘농어업회의소’를 설립하

여 민관협치를 실현하겠다는 것이 이 법

안의 제안이유다. 농어업회의소법안은

이미 19대 국회에서도 제출됐었고, 20대

국회에서도 총 3건의 유사 법안들이 제

출됐었지만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특히 20대 국회에서는 2010년에 시범 사

업으로 추진된 이후 점차 확산 운영되고

있는 농업회의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야 한다는 절박한 사유가 있었음에도 여

야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농업회

의소가 관변단체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전

제하에 정부 예산 지원의 타당성과 농민

단체 내 갈등, 과도한 사업 범위 등을 지

적한 야당의원들이 문제제기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농업계에서는 대체로 총선

을 앞둔 야당의 발목잡기였다는 지적을

하지만, 법안심사 과정 내내 여당의원들

역시 이 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쳤

다. 농식품부는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 지

원 근거를 삭제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히

는 등 법 제정의 취지를 지키기 못했고,

농민단체들은 단체간 의견 조율과 정치

권을 상대로한 의견 개진에 소홀했었다.

최근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등

농민단체와 연합단체조직 관계자들이 모

임을 갖고 농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입법

안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1대 국

회 개원과 함께 제출된 농어업회의소법

안을 계기로 농업계가 함께 힘을 합쳐 정

치권의 관심과 지지를 촉구해 지난 20대

국회에서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코로나19로 중단된 학교급식 예산으로

학생가정에 식재료를 제공하는 ‘꾸러미

사업’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해 경기

지역 친환경농산물 재배농가와 교육청이

갈등을 겪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존

친환경농산물 공급계획에 따라 학교급식

예산을 활용해 학생가정에 친환경농산물

을 비롯한 식재료 꾸러미를 제공하기로

했다. 학교급식 공급용으로 재배한 친환

경농산물이 출하되지 못하고, 소비도 감

소해 피해를 호소하는 농가를 돕기 위한

방편이었다. 이 때문에 농가들은 신선농

산물 공급 재개를 기대하고 예년대로 재

배를 지속했다. 하지만 경기도의 경우 꾸

러미 구성 선택권을 학교 재량에 맡겼고,

대부분 학교가 신선농산물 대신 쌀, 통조

림 등 가공식품을 선정해 학생가정에 제

공했다. 결국 급식공급용으로 재배한 농

산물이 공급처를 잃게 돼 해당농가들이

피해를 호소하며 본래 취지에 맞게 공급

계획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친환경학교급식경기도운동본부와 경

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는 지난 15일 기

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학교급식 계약재배 농가를 지원하겠다

는 ‘친환경계약재배농산물 꾸러미 가정

지원 사업’은 경기도교육청의 무책임한

‘학교자율선택’ 지침 때문에 라면이나

부침가루 같은 대기업 가공식품 선물세

트 배송사업과 업체들의 영업전쟁판으로

전락했다”고 성토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3〜5월 농가의 피해액 최소 60억원

가운데, 지난 8일 기준 급식 가동률이 전년

동기대비 42% 수준이라서 6월 피해 예상

액이 1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는 시기가 언제일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사업의 재개 여부는 알 수 없다.

다만, 꾸러미사업이 본래 친환경농산물

을 공급하는 재배농가를 돕기 위한 것임

을 상기하면 어떤 식으로든 농가피해를

상쇄시킬 대안이 나와야 한다. 학생들의

건강과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위해 마련

된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사업 취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지자체와

교육청은 친환경농산물 재배농가의 생존

과 친환경학교급식 체계 정상화를 위한

책임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길 바란다.

농어업회의소 법제화, 21대 국회엔 꼭 이뤄져야한다

‘꾸러미사업’ 취지 살린 친환경농산물 공급방안 나와야

재난과 위기 속 제일 먼저 찾게 되는 쌀의 가치

박 혜 영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기 고기 고

14 오피니언2020년 6월 22일 제1309호 창간 1970

유 영 선

농업인신문 취재부장

데스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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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 피해가 극심합니다. 우리 마을 거의 모든

밭에는 어김없이 초록색의 고라니 방지망이 설치

되어 있습니다. 우리 마을뿐 아니라 다른 마을 사

정도 마찬가지이고, 아마도 이런 울타리는 전국적

인 현상일 것입니다. 예전과 달리 농작물이라면 가

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고라니 탓에 농

민들 대부분이 전전긍긍, 속수무책의 상황입니다.

“올해는 콩을 심어야겠어.” 지난해 말 아내가 이

렇게 말을 하자 저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콩 싹은 고라니에게 마약 같습니다. 방지망을 물어

뜯어서라도 침입하여 기필코 먹어치우고야 말거

든요. “콩 탓에 다른 작물 피해가 더 심할 수도 있

잖아.” 우리 부부는 진작부터 고구마는 심을 엄두

조차 내지 않고 있습니

다. 멧돼지가 분탕질 치

고 간 자리는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되기 때문입니

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나?” 아내의 이

말에 저는 실소를 금하

지 못했습니다.

아내는 농사를 짓게

되자 처음부터 자급자족

을 외쳤습니다. 사실 먹

을거리를 손수 길러 자

급하는 것은 큰 기쁨입

니다. 많은 이들이 소중

한 시간을 쪼개 고된 일

을 마다 않고 텃밭을 일

구는 이유이겠습니다. 장에서 파는 것보다 꼭 훌륭

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생산자가 되어 자족적인 삶

을 누린다는 만족이 우선할 것입니다. 이런저런 효

과에 대해 논의가 많지만, 도시농업의 핵심도 바로

이것 아닌가 합니다. 어쨌든 아내는 평생 해보지 않

은 된장 담그기에 도전했습니다. 그러자면 콩을 길

러야 했는데, 고라니의 끝없는 탐식에 소출은 초라

했습니다. 콩 농사의 최대 관건이 재배기술이 아니

라 고라니 방제라는 걸 알게 되어 농사 초기부터 씁

쓸했고요. 몇 해 끈질기게 도전한 끝에 아내는 제대

로 된 된장을 담그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없는 시간

을 쪼개어 된장 장인의 강의를 농업기술센터에서

들은 게 큰 도움이 되었다며 아내는 그 후로 교육이

란 교육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신청했습니다. 아내

의 그런 저돌적인 적극성을 발견한 저는 내심 놀라

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중구난방이어서 늘 어수

선한 생활이었습니다. 애면글면 담가놓은 된장에

구더기가 슨 것도 따지고 보면 늘 시간에 쫓겨 허겁

지겁하는 일상 탓일지도 모릅니다. 아내가 정말 구

더기가 무서웠는가는 모르겠으나 몇 년 전부터 된

장 담그기를 그만두었습니다. 자연스레 콩 농사도

포기했는데, 따지고 보면 극성스러운 고라니 탓이

큽니다.

이런 전력이 있는 데도 아내는 새로 콩 농사를

시작하겠다는 겁니다. 그 까닭은 저도 잘 압니다.

콩의 매력에 푹 빠졌기 때문입니다. “콩은 우리나

라가 원산지잖아.” 원산지라고 해서 농민이 반드

시 길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겠습니다. 그

렇다 해도 토종 종자에 관심이 많고, 여러 토종 작

물을 기르며 만족감을 느끼는 우리 부부로서는 빼

놓는 게 아쉬운 것이죠. 토종 종자 중에 콩만큼 종

류에서 다양한 것 역시 드물어 저 역시 여러 가지

를 길러보고 싶긴 합니다. “밭을 모조리 방지망으

로 두르자.” 우리 부부의 무한도전이 또 시작되었

습니다. 덤바우 밭은 모두 비탈밭이고, 가장자리는

개울 아니면 산자락에 이어져 무어든 시설물을 설

치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아니나 다를까

방지망을 지지할 기둥을 박는 것부터 어려웠습니

다. 겉만 흙이지 그 속은 온통 바위투성이여서 박히

지 않았습니다. “오함마로 쳐봐.” 전투력에 불타

는, 볼까지 빨개진 아내가 외쳤습니다. 갑자기 웃음

이 터져 나왔습니다. “아, 왜?!” 아내의 전매특허

외마디가 울려 퍼집니다. “일본 말 쓰지 말자며.”

“내가 언제 썼어?” “오함마.” “영어 아니야?”

“응.” “근데, 지금 그게 중요해?” “아니.”

“오함마나 가져와! 좋아, 우리말은 뭔데?” “큰

망치.” 아내가 배를 잡고 웃습니다. 제가 생각해

도 공구 용어답지 않아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냥

오함마로 하자.” “그러자.” 다시 한번, 하하 호

호 웃는데 산속에서 고라니 지나는 소리가 납니다.

“큰 망치 빨랑 가져와, 호호.” “근데 말이야. 고

라니도 토착종이야. 중국하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데, 중국에서는 복원사업까지 한데요. 멸종위기 보

호종이라네요.” “그것 봐. 밤에 안 자고 쓸데없는

것들이나 읽으니까 망치질에 힘이 없지. 오함마 들

기나 하겠어?” 알은체하다가 핀잔이나 듣고 마는

군요.

경북 김천의 유기농사꾼 이근우 씨

콩 심은데 콩 나야 하는데

“토종 약초는 보물 같습니다. 약초를

먹고 제 동생의 뇌경색이 호전됐고, 지

금은 제가 농사까지 지으면서 많은 보

람을 느낍니다. 아직 약초의 좋은 점을

알리고, 소득으로 만들어 내는데 부족하

다고 느끼지만 노력하면 곧 좋은 결과

가 있을 것 같습니다.”

충남 예산군 예당농부 노승자 대표는

지난 2012년에 고향인 예산군 광시면으

로 귀향, 1천여평의 밭에서 하얀 민들레

와 엉겅퀴, 구기자, 곰보배추 같은 토종

약초를 재배하고 있다.

최근 그가 약초를 재배 하면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가공이다. 토종 약

초는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지만, 도시

민들에게 눈길을 받기 위해서는 보다

쉽게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는 생각에서다.

직접 농사지은 약초는 환, 분말, 티백,

즙 등으로 가공되는데 특히 티백이 인

기라고 한다.

그는 “제 아무리 몸에 좋은 약초도 먹

기가 불편하면 손이 자주 안가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몇 년전만 해도 환이

나 분말이 인기였지만 이제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티백이 대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차를 찾는 사람도 늘어나면

서 지역 카페에도 주문전화를 걸어오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토종 약초인 하얀 민들

레의 노지 재배에서 성공했고, 직접 한

방 영양제를 만들어 사용하는 등 농사 기

술적으로도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약용작물재배와 종자관리사 자격증을 취

득했고, 종자기능사 자격도 준비하고 있

다. 또 농기계정비기능사 자격증을 취득

해 농기계 수리도 직접 해 내고 있다.

그는 “하얀 민들레는 12일 피고, 지고

를 반복하는데 이 타이밍에 맞춰서 종

자를 채취해 발아를 시키고 있다”면서

“토종은 처음에는 성장이 더뎌 조바심

이 나기도 하지만 기다려야 하는 작물

이라는 것을 알고부터는 자연의 순리에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도 토종 약초재배

의 어려움은 있었다. 농사 초반 광시면

은 야생초 재배가 많지 않은 논농사 위

주의 시골지역이다 보니 주위에서는 처

음 재배하는 야생초에 관한 시선이 곱

지 않았다. 심한 경우 그게 무슨 돈이 되

냐며 비아냥거리며 손가락질까지 받았

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토종 약초 재

배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지금은 마을

이장을 4년째 맡아 토종 약초 재배를 마

을 농사로 키워나가고 있다.

그는 “마을 어르신들의 소득이 부족

한 상황에서 그분들이 약초를 키워오시

면 제가 수매를 해 수익으로 돌려드리고

있다”면서 “약초는 건조하면 최대 3년까

지 보관할 수 있고, 사계절 내내 팔거나

가공을 할 수 있기 때문에서 서로가 도움

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농사

는 생산비는 줄이고, 가치는 늘리는 방향

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그는 토종 약초에 대한 관심

을 당부했다.

그는 “저도 엉겅퀴를 몇 톤을 버렸을

정도로 토종작물은 재배나 판매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면서 “그래도 연구

를 하다보면 가공이나 판로에 대한 방

향이 나오기 때문에 멀리 내다보고 농

사를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토종 작물 활성화는 농업인의 노

력과 소비자의 관심이 중요한 만큼 먼

저 농업인들이 소비자의 기호에 맞춘

제품과 요리법 등을 개발하는 것이 필

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동의보감에 하얀 민들레는 약용으

로 쓰인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포공영

이라고 해서 면역력을 키워주고 먹으면

소화가 잘된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하얀 민들레의 해독 기능이

관심을 받으면서 천연 간 해독제로 알

려지고 있습니다.”

민들레는 2월말 경에 씨앗파종을 하

고, 6월경에 수확을 한다. 하지만 온도

에 민감하고, 수확량이 적다보니 비교적

재배가 까다로운 작물로 여겨진다. 또

서양민들레와 구분이 어려운데 보통 토

종은 꽃받침이 위로 감싸고 있고, 서양

종은 아래로 향해 있다고 한다.

주로 민간에서는 하얀 민들레를 간질

환에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

져 있고, 연한 잎은 나물과 장아찌, 샐러

드로 먹는다. 또, 하얀 민들레의 뿌리를

끓인 물을 하루 3회 꾸준히 섭취하는 것

도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다.

노승자 대표는 “하얀 민들레는 씨앗

파종부터 먹는 순간까지 공이 많이 들

어가는 식물이다”면서 “가치에 비해

아직 재배자가 많지는 않지만 쓰임새

가 많은 만큼 농가 소득원으로도 손색

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얀

민들레 말고도 엉겅퀴나 곰보배추 같은

약성 좋은 토종 약초들이 많이 알려지

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얀 민들레, 엉겅퀴 등 태백 가공으로 토종 명맥 이어

토종을 찾아서 충남 예산군 예당농부 노승자 대표덤바우 부부의 농사이야기

성낙중 [email protected]

창간 197015기 획

2020년 6월 22일 제1309호

노승자 대표가 추천하는 토종 <하얀민들레>

“하얀 민들레는 꽃부터 뿌리까지 쓰임새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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