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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Ⅰ. 사업 배경 및 개요..........................................................7

Ⅱ. 드라마 모니터링 결과....................................................13

Ⅲ. 미디어 교육..................................................................47

Ⅳ. 부록

1. 모니터링 도구...................................................................73

2. 모니터링대상 드라마 전체 리스트........................................77

3. 발표회 녹취록....................................................................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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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사업 배경 및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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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업 배경

올 한해 한국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가장 큰 사건은 바로 #미투 이다. #미투는 성

희롱, 성폭력이 특정 분야, 특정 개인의 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그 대상이 누구라도 될 수 있는 일임을 다시금 보여준 사건이다.

이렇듯 여성의 일상이 성폭력에 쉽게 노출 될 수 있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가부장

적 문화, 위계적인 분위기, 남성 중심의 일터, 약한 처벌 수위, 성범죄에 대한 경시

등 수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미디어의 영향이다.

미디어, 특히 한국에서 제작되는 콘텐츠의 경우 폭력은 ‘경계’의 대상이 아니다. 드라

마의 경우에는 사건의 촉발 장치로,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웃음의 코드로 주로

사용된다. 또한 여성에 대한 성/희롱은 그 자체로 심각한 범죄로 인식하는 경우는 거

의 없다. 특히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여성의 몸과 얼굴은 그야말로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여기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인격은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장르는 드라마이다. 한국 드라마의 경우에는 특별히 로맨스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여성에 대한 폭력이 ‘사랑’과 ‘보호’, ‘걱정’으로 포장되어진다.

자신의 사랑을 상대가 알아주기 바랄 때나 알아주지 않을 때 ‘기습 키스’, ‘손목 잡

기’, ‘벽치기’ ‘기습포옹’ 등이 전형적인 장면으로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여성은 보호

대상이고 특히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은 더욱 그러하다는 인식하에 지켜보고 따라가는

스토킹, 늦은 밤 다니지 못하게 하거나 심지어 공적인 활동인 회식자리에도 가지 못

하게 하는 등 여성의 행동을 통제하는 장면 또한 자주 등장한다. 이러한 행동 통제는

여성이 결혼하고 임신하면 자연스럽게 사회생활을 그만두게 만드는 것으로 연결된다.

문제는 이러한 장면들이 어떠한 설명 없이 매번 로맨스로 포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의 허락 없이 몸을 만지고, 키스하고, 스토킹 하는 것이 때로는 애절하게, 때로는

코믹하게 그려져 폭력이라는 인식을 희석 시키거나 은폐시킨다. 이는 사회 전반적으

로 여성에 대한 성범죄를 ‘남성이 여성을 사랑해서 나오게 되는 로맨틱한 행동’으로

이해하도록 하는 문제를 양산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드라마 속 연애 각본 다

시보기:손목잡기, 벽치기? ‘심쿵’아닌 ‘폭력’> 사업을 기획하였다.

8

이 사업은 크게 두 가지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하나는 앞서 언급한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로맨스로 포장된 여성에 대한 ‘폭력’을 2017년 하반기에서 2018년 상반기까

지 지상파를 비롯한 종편, PP에서 제작·방송된 모든 드라마를 전수 모니터링 하여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드라마를 성인 못지않게 보고 있고 이를 통해 관계를 배우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이러한 드라마 속 장면들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고 함께 개선을 모

색해 보는 미디어 교육이 그것이다. 사업에 대한 간단한 개요는 다음과 같으며 구체

적인 분석 방법, 내용, 미디어 교육의 내용과 결과물은 각각의 장에 자세히 담았다.

2. 사업 개요

1) 사업 기간

2018년 3월 ~2018년 10월

2) 사업 내용

① 드라마 모니터링

-대상 : 2017년 7월에서 2018년 6월까지 지상파, 종편, PP에서 자체 제작 및 방

송된 드라마 총 120개, 2,946편1)

-모니터링 기간 : 2018년 6월~9월

-모니터 요원 40명이 공동 작업

:모니터 요원은 2018년 5월 온라인을 통해 모집

:총 2회에 걸쳐 모니터링 교육을 했으며 모니터 요원들의 시각 통일성을 위해 모

니터링 기간 중간에 1회 회의를 함.

1) 현재 지상파 방송사에서 중간광고를 하기 위해 편법으로 1시간짜리 드라마를 30분 단위로 끊어 방

송하고 있음. 그러나 본 모니터링에서는 하루 한편을 기준으로 계산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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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발표회

·일시 : 2018년 10월 16일 저녁 7시 30분

·장소 :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카페(합정역 인근)

·사회 : 정슬아(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1부. <드라마 모니터링 결과발표>

황소연(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2부. 토크쇼 패널

김수아(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이소형(드라마 모니터링단)

이소연(KBS 드라마 PD)

최지은(<괜찮지 않습니다> 저자)

② 미디어 교육

-교육 기간 : 2018년 5월~9월

-강의 대상 : 서울시 소재 초,중,고

-강의 수 : 11개 학교 81학급 총 162강

-강의 내용 : 본 강의는 총 2차시로 구성하였으며 1차시에서는 드라마에서 커플 사

이에서 이루어지는 성역할 고정관념 및 폭력적인 장면에 대한 비판을 통해, 드라마

속 새로운 여성 캐릭터와 동등한 관계는 무엇인지 함께 성찰할 수 있도록 함. 2차시

는 모둠별로 청소년들이 직접 성차별적인 드라마에 대해 ‘대사 바꾸기’ 또는 ‘장면 바

꿔 그리기’ 형태로 기록해보고 이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바람직한 관계에 대

해 함께 모색해 봄.

*자세한 강의 내용과 실습 결과물은 <Ⅲ. 미디어교육>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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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드라마 모니터링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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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드라마 속 다양한 로맨스 관계 속 인물들은 다양한 시공간을 배경으로 얼키고 설키면

서 갈등을 만들어낸다. 그 안에서 우리는 손목잡기, 벽치기, 기습키스 등의 ‘로맨스로

포장된 폭력’장면을 자주 목격한다. 상대방을 막아서고 손목을 잡아챈 채 자신이 하

고 싶은 말을 일방적으로 하거나,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장소로 상대

방을 끌고 가는 식의 의사소통과 벽치기, 기습키스·포옹 등은 한국 드라마의 로맨스

관계를 묘사하는 데에 단골로 등장하는 장면들이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와 드라마 모니터링단은, ‘폭력이 로맨스로 포장되는’

장면을 발견하고 구체적으로 지적하기 위해 9개 방송사에서 방영한 최근 1년간의 드

라마(2017.7~2018.6)를 모니터링 하고 문제 장면을 분석했다. 이러한 전수조사는

드라마 속 폭력적인 장면을 정확하게 모니터링하고 검토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해당 모니터링에서는 주제에 걸맞게 로맨스 관계에서 발생하는, 로맨스로 포장되는

폭력만을 모니터링의 대상으로 삼았다. ‘모든 스킨십을 폭력으로 규정할 것인가’는 이

번 드라마 모니터링에 대한 질문이기도 했고, 드라마 자체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드라마 모니터링에서는 ‘폭력을 로맨스로 포장하는’

장면의 집중 분석을 위해, 드라마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성차별적이고 여성혐오적

인 장면은 모니터링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는 로맨스로 포장되는, 왜곡된 로맨스 장면

의 문제를 정확하게 지적하고 분석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지금까지도 변화없이 반복

되고 있지만 정확한 수치로 드러나지 않았던 ‘손목잡기’, ‘벽치기’, ‘기습키스’등의 폭

력적인 요소를 분석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단순 폭력 역시 이번 모니터링 대상에

서는 제외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기타 의견으로 모니터링단이 포착한 가정폭력, 성폭

력, 폭행부터 남아선호사상, 여성혐오적 대사 등이 다수 집계되었다. 여전히 한국 드

라마를 구성하는 큰 요소가 성차별임을 알 수 있는 결과들이었다.

이번 모니터링에서는 민우회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모집한 ‘드라마 모니터링단’ 40

명2)이 함께 드라마를 시청하고 분석했다. 이들은 모두 드라마 속 로맨스로 포장되는

2) ‘드라마 모니터링단’은 5월 한달동안 온라인을 통해 모집했으며 총 79명이 신청을 하였고 이 중 지

방에 거주하거나 교육에 참석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최종 40명이 참여함. 이렇게 많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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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장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모니터링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작업을 함께 한

이들임을 일러둔다. 2회의 초기 모임과 1회의 중간점검 모임을 통해 회의를 진행하

고, 이 회의를 통해 정교한 모니터링 작업을 위한 토론을 진행했다. 또한 한달간의

분석작업을 거쳤으며 이에 대한 자세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2. 모니터링 개요

이번 모니터링 대상이 된 드라마는 총 120개로, 2017년 7월에서 2018년 6월 사이

에 지상파, 종편, PP에서 제작·방송한 드라마를 대상으로 하였다(<표1> 참조).

방송사 드라마 개수(%)

KBS1 4(3.33%)

KBS2 24(20.04%)

MBC 26(21.66%)

SBS 21(17.5%)

JTBC 10(8.33%)

MBN 2(1.66%)

TV조선 2(1.66%)

OCN 11(9.16%)

tvN 20(16.66%)

총계 120(100%)

<표 1> 모니터링 대상 방송사 및 드라마 (단위 : 개)

*채널A는 해당 모니터링 기간에 드라마를 방영하지 않음

드라마의 유형은 방영 요일과 시간에 따라 일일드라마, 월~금 주2회 방영 드라마,

월~금 주1회 방영 드라마, 금토드라마, 아침드라마, 주말드라마, 단막극으로 분류했

다.

이 신청을 한 것은 ‘로맨스로 포장된 폭력’이라는 이번 모니터링 주제에 많은 공감을 하고 있고 이를

개선시키기 위한 마음이 컸음을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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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유형 일일월~금주2회

월~금주1회

금토 아침 주말 단막극

KBS13

(2.5%)0 0 0

1(0.83%)

0 0

KBS23

(2.5%)14

(11.66%)0 0

2(1.66%)

3(2.54%)

2(1.66%)

MBC3

(2.5%)14

(11.66%)1

(0.83%)0

2(1.66%)

6(5%)

0

SBS1

(0.83%)14

(11.66%)0 0

2(1.66%)

4(3.33%)

0

JTBC 03

(2.5%)0

7(5.83%)

0 0 0

MBN 01

(0.83%)1

(0.83%)0 0 0 0

TV조선1

(0.83%)0 0 0

1(0.83%)

0

OCN 04

(3.3%)0 0 0

7(5.83%)

0

tvN 015

(12.5%)0 0 0

4(3.33%)

1(0.83%)

합계11

(9.1%)65

(54.1%)2

(1.7%)7

(5.8%)7

(5.8%)25

(20.8%)3

(2.7%)

총계 120(100%)

<표 2> 드라마 유형별 갯수 (단위 : 개)

위 표를 보면 전체 120개 드라마 중 미니시리즈로 일컬어 지는 주 2회 드라마가 전

체 54.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주말에 2회 방송되는 주말드라마

가 20.8%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는 한국 드라마가 주중에 가장 많이 방송되고 있

음을 알려주는 수치이다.

3. 드라마 모니터링 결과

1) 인물간의 관계에 따른 분석 결과

16

해당 드라마 모니터링은 드라마 내에서 ‘로맨스 관계’로 정의되는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로맨스로 포장된 폭력'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인물들의 로맨스 관계의 유

형에 대한 파악이 먼저 이루어졌다. 로맨스 관계에 대한 분류는 ‘로맨스 관계’, 소위

말하는 ‘썸’으로 상징되는 ‘준로맨스 관계’, 그리고 인물 중 한명이 다른 한 명에게

일방적으로 애정을 갖고 있는 ‘짝사랑 관계’ 이상 총 3가지로 분류하여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인물간 관계 로맨스 관계 준로맨스 관계 짝사랑 관계 총계

문제 건수(%) 282(45.12%) 197(31.52%) 146(23.36%) 625(100%)

<표 3> 인물 관계 별 문제 건수(단위 : 건)

위 표를 보면 문제 건수는 연인, 전 연인, 부부, 전 부부 등 로맨스 관계에 해당되는

경우가 45.12%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준로맨스 관계에서 나타났으며 심지

어 짝사랑 관계에서도 로맨스로 포장되는 폭력 장면이 많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2) 로맨스를 가장한 폭력 행위 및 태도 분석 결과

이번 드라마 모니터링에서 가장 상세하게 분석하고자 한 것은 로맨스를 가장한 폭력

행위 및 그러한 태도의 다양한 유형이었다. 손목 낚아채기, 기습키스 등을 포함한 폭

력적인 스킨십을 '강제적 신체접촉'으로 정의했고, 이어 소리를 지르거나 욕, 및 거친

말을 하는 등의 행동을 '언어폭력'으로 구분했다. 이어 '기물파손·물건부수기'와 함께

의상이나 연락 및 소통 등을 통제하는 '행동통제'의 분류를 마련했다. 또한 드라마에

서 강제적 신체접촉 못지않게 등장하는 ‘차에 강제로 태워 운전하기·납치’등의 행위

를 구분하였고, 마지막으로 ‘스토킹’ 행위를 모니터링 하였다. 다만, 위 여섯가지 항

목에 포함되지 않는 폭력행위 및 태도를 기록하기 위해 ‘기타’ 항목을 마련하였고, 더

불어 모니터링의 대상이 된 항목별로 여러 문제행위가 함께 나타나는 장면을 모니터

링하기 위해 해당 문항은 중복으로 응답하였다. 이는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하는 드라

마 속 로맨스 관계와 이에 따른 행위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구분이다. 들어가는 글에

서 밝혔듯, 해당 모니터링에서는 모든 폭력장면을 모니터링 하지는 않았다. 이번 모

니터링의 주제인 ‘로맨스로 포장되는 폭력’에 초점을 맞추어, 이러한 장면들이 어떻게

로맨스로 부각되고 이어지는지를 읽어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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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를 가장한

폭력행위 및

태도 구분

강제적신체접촉

언어폭력기물파손,

물건부수기

행동통제

납치,차에태워 운전

스토킹 기타 총계

425(57.51%)

56(7.57%)

8(1.08%)

104(14.07%)

14(1.89%)

62(8.38%)

70(9.47%)

739(100%)

<표 4> 로맨스를 가장한 폭력행위 및 태도 건수(중복으로 기록)(단위 : 건)

<표 4>를 보면 중복으로 기입 된 폭력행위 중에서는 ‘강제적 신체접촉’ 장면이

57.51%으로 가장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여전히 한국 드라마에서 로맨스를 가장한

강제적 신체접촉이 상당히 높게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강제적 신체접촉

다음으로 높게 나타난 항목은 '행동통제'이다. 이는 행위주체가 피행위자에게 옷을 갈

아입으라고 하거나, 앞으로의 피행위자의 행동에 대해 언행으로 통제하는 등의 사례

로 이 역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뒤이어 '기타' 항목과, '스토킹', '

언어폭력'이 비슷한 비중으로 등장하고 있었다. ‘기타’ 항목에서는, 여성이 준비한 음

식을 모두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잠자는 상대 여성을 보고 침을 삼키는 장면, '유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임산부'의 모습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화를 내는 어이없는 장면,

책상에 엎드려 잠들어 있는 여자 옆에 서서 신체적 접촉은 하지 않지만 쓰다듬는 모

션을 취하는 장면, 옷으로 여성의 시야를 가리는 장면 등 다양한 양상의 장면들이 기

록되었다. 이는 드라마에서 그동안 흔하게 사용되어 온 장면들 외에도, 새롭게 등장

하는 장면들이 로맨스 관계 속에서 폭력적 양태로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장면

들이다.

강제적 신체접촉에는 앞서 언급한 손목 낚아채기, 벽치기, 기습키스·포옹 등이 포함된

다. 모두 드라마 속 로맨스 관계에서 우리가 흔하게 목격했던 행위들이다. 이 행위들

은 공통되게 상대방으로 하여금 다음 행동을 제지받게 되는 역할을 한다. 행동통제의

경우, 언어 및 행동을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특정행동을 지시, 시정, 강요하는 경우

가 해당된다. 짧은 치마를 입지 못하게 하는 등 옷차림을 간섭하거나, 연락을 제때

받으라고 강조하는 경우 등을 예시로 들 수 있다. 이는 겉으로는 행위주체가 피행위

자를 걱정·우려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의 의도대로 행동하도록 하는 ‘걱정을

빙자한 통제’로 해석할 수 있다. <표 5>는 앞서 살펴보았던 ‘로맨스로 포장된 폭력’

18

가운데 ‘강제적 신체접촉’의 유형을 좀 더 자세히 분류한 결과이다. 해당 분류는 모니

터링 기록자의 주관식 기입에 따라 중복으로 기록하였다. 강제적 신체접촉이 드라마

속 로맨스 관계에서 흔하게 목격되는 만큼, 좀 더 상세한 분류를 통해 폭력적 행동의

양상을 구분하고자 했다.

강제적 신체접촉의

유형

손목, 팔목잡아 돌리거나 낚아채기

기습 키스 기습 포옹

179(34.29%) 130(24.9%) 69(13.21%)

어깨/양팔 제압 손, 발을 만짐 벽치기

42(8.04%) 28(5.36%) 18(3.44%)

얼굴 부위를 만짐 붙잡음 뒤에서 포옹

17(3.25%) 12(2.29%) 7(1.34%)

무릎에 앉히거나 무릎을 만짐

얼굴, 몸 등으로 갑자기 다가서는 행위

머리에 손을 올림

5(0.95%) 3(0.57%) 3(0.57%)

옷을 잡아당김 때림 들쳐업거나 안아듬

2(0.38%) 2(0.38%) 1(0.19%)

때리는 시늉 입을 닦아줌 총계

1(0.19%) 1(0.19%) 522(100%)

<표 5> 강제적 신체접촉의 유형(단위 : 건)

위 표를 보면 한국 드라마 속 로맨스의 상징으로 알려지기도 한 손목잡기, 혹은 낚아

채기가 34.29%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

거나,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가 '손목 낚아채기'를 기점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아

직도 드라마 속 로맨스 관계에서 폭력·강압적 행동이 낭만·사랑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아가, 상대방의 어깨나 양 팔을 잡아 제압하는 경우도

8.04%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기습적인 볼·입맞춤, 포옹이 각각 24.9%, 13.21%로

손목을 낚아채는 행동의 뒤를 이어 많이 등장했다. 특히 이러한 장면은 로맨스나 낭

만의 ‘정점’으로 묘사 및 재생산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얼굴 부위를 만지거나 뒤에

서 포옹하는 경우가 종종 등장했고, 벽에 밀치거나, 코너로 몰아 상대방을 물리적·심

리적으로 제압하는 '벽치기'도 3.44%를 기록했다. 이와 비슷한 경우이지만 약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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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 얼굴이나 몸 등을 상대방에게 급작스럽게 밀착시켜 다가서는 행위가 0.57%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상대방의 뒤쪽에서 기습적으로 포옹하는 행위, 무릎이나

머리·손·발을 만지는 것, 옷을 잡아당기는 행위, 상대를 마치 물건처럼 들쳐업거나

안아드는 행위 등이 강제적 신체접촉의 유형으로서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모니터링에서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다양한 폭력행위 중에서도 '로맨스로

포장되는 폭력'만을 기록했다. 따라서 강제적 신체접촉의 유형으로 기록된 ‘때리는 시

늉’ 및 ‘실제로 때리는’ 경우가 집계된 것은, 배경음악이나 대사 등의 여러 가지 편집

요소를 통해 해당 상황이 로맨스 상황임을 드러내게 때문이었다. 이는 폭력에 해당하

는 드라마 속 캐릭터의 행동이 여전히 로맨스로 둔갑 되고, 용인되고 있음을 잘 보여

주는 사례이다.

3) 인물3)간의 위계/연령에 따른 분석 결과

드라마 속 로맨스 관계에서는 주로 남성이 사회적 지위 상 우위를 차지하거나, 여성

보다 나이가 많은 인물로 등장해온 것이 시청자들에게 익숙하다. 해당 모니터링에서

는 이러한 경향을 분석하기 위해, 로맨스 관계에서 남성과 여성 중 어느 성별이 사회

적 지위상 우위를 차지하는지 모니터링하고, 더불어 로맨스 관계에서 남성과 여성 중

어느 성별의 나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는지를 모니터링하였다.

상하관계 :

사회적 지위

남성이 우위 여성이 우위 해당사항 없음 총계

304(48.64%) 37(5.92%) 284(45.44%) 625(100%)

<표 6> 인물들의 상하관계 중 사회적 지위(위계) 분석(단위 : 건)

<표 6>을 볼 때, 먼저 문제장면에서 사회적 우위를 차지하는 성별은, 남성이

48.64%로 대부분이었다. 위계에 차이가 없는 경우가 45.44%로 그 뒤를 이었다. 여

전히 드라마 속 로맨스 관계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사회적 우위를 차지하는 캐릭터로

등장하고, 여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로 등장함을 알 수 있다.

3) 모니터링 도구에 성별에 대해 여성, 남성, 기타로 되어 있으나 해당 모니터링에서는 기타는 한건도

나오지 않았음. 이는 한국 드라마의 로맨스 관계가 이성애에 국한하여 등장하기 때문임.

20

상하관계 :

연령

남성이 우위 여성이 우위 해당사항 없음 총계

300(48%) 60(9.6%) 265(42.4%) 625(100%)

<표 7> 인물들의 상하관계 중 연령 분석(단위 : 건)

이번 모니터링에서는 사회적 지위와 더불어, 로맨스 관계의 인물들이 성별에 따라 연

령별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모니터링 하였다. 즉, 남성과 여성중 어떤 성별이

연상의 위치로 등장하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표 7>을 보면 남성이 연령에서 우위를

보이는 경우가 48%로 가장 많이 보여지고 있으며 남성과 여성의 연령에 차이가 없

는 경우도 42.4%로 나타났다. 이는 로맨스로 포장된 폭력 장면에서 남성이 연령상

우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잦음을 이야기하는 결과이기도 하지만 연령의 차이가 없었을

때에도 이러한 로맨스로 가장된 폭력이 보여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결국 드라마

속에서 로맨스로 포장된 폭력의 경우 연령의 차이와는 상관없이 보여지고 있다는 것

을 위 표를 통해 알 수 있다.

다음으로, 남성과 여성이 사회적 지위에서 각각 우위에 있는 경우, 폭력 행위는 어떻

게 등장하는지 모니터링 하였다.

<표 8> 위계에 따른 로맨스 관계에서 폭력행위의 유형

*해당 항목은 중복으로 기록하였음

폭력행위

의 유형

(위계에

따라

강제적

신체접촉언어폭력

기물파손,

물건

부수기

행동통제

납치,

차에태워

운전

스토킹 기타 총계

남성이

우위일때

225

(62.15%)

25

(6.90%)

2

(0.55%)

53

(14.64%)

9

(2.48%)

19

(5.24%)

29

(8.01%)

362

(100%)

여성이

우위일때

24

(54.54%)

2

(4.54%)

0

(0%)

10

(22.72%)

1

(2.27%)

3

(6.81%)

3

(6.81%)

44

(100%)

해당사항

없음

176

(52.85%)

27

(8.10%)

6

(1.80%)

41

(12.31%)

5

(1.50%)

40

(12.01%)

38

(11.41%)

333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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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표 8>을 보면, 남성이 위계에서 우위에 있을 경우, 여성에 대해 강제적 신체접촉을

행하는 경우가 62.15%로 전체 문제 항목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뒤이어 옷 입기나

화장 등을 통제하는 행동통제의 경우도 14.64%로 나타났다. 드라마 속에서 남성이

위계상 우위일 경우, 로맨스로 포장되는 강제적 신체접촉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

을 알 수 있다.

여성이 로맨스 관계 속 위계에서 우위를 점할 때 드러나는 폭력행위의 총량은 남성이

우위일 때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각 항목별로 보았을 때, 남성과 마찬가지로 강제

적 신체접촉이 가장 높은 비중으로 나타났으나 남성의 경우 언어폭력이 네 번째로 높

은 순위를 기록한 반면, 여성의 경우 행동통제의 뒤를 이은 것은 스토킹 항목이었다.

이는 드라마의 로맨스 관계에서 여성의 스토킹을 로맨스의 상징으로 그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로맨스 관계에서 여성과 남성이 사회 경제적으로, 혹은 직장 내에서 서로 위계를 점

하지 않는 상태로 등장하거나, 이를 드라마 속에서 정확하게 드러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를 본 모니터링에서는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록하였다. 위계관계에 해당사항

이 없는 경우에도 문제항목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강제적 신체접촉’ 항

목으로, 52.85%에 달했다. 그러나 총 문제 항목은 333건으로, 남성이 위계에서 우

위를 차지하는 경우보다 다소 낮았으며, 여성이 우위를 차지하는 경우보다는 훨씬 높

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여전히 드라마에서 여성이 위계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로맨

스 관계는 그 반대의 경우보다 적다는 점과 함께, 여성과 남성 누구도 위계를 점하지

않는 경우에서도 폭력적 장면이 흔하게 등장함을 알 수 있다.

폭력행위

의 유형

(연령에

따라)

강제적

신체접촉언어폭력

기물파손

물건

부수기

행동통제

납치,

차에태워

운전

스토킹 기타 총계

남성이

우위일때

218

(60.72%)

22

(6.12%)

3

(0.83%)

48

(13.37%)

11

(3.06%)

28

(7.79%)

29

(8.07%)

359

(100%)

여성이

우위일때

35

(50.72%)

4

(5.79%)

0

(0%)

13

(18.84%)

0

(0%)

7

(10.14%)

10

(14.49%)

69

(100%)

22

<표 9> 연령의 우위에 따른 로맨스 관계에서 폭력행위의 유형 (단위 : 건)

*해당 건수는 폭력행위 기록을 위하여 중복으로 기록하였음

최근 드라마 캐스팅을 둘러싸고, 여성 배우보다 훨씬 높은 연령대의 남성 배우가 로

맨스 상대로 연기하는 현실에 대한 대중들의 비판이 있었다. <표 9> 역시 드라마 속

에서, 그것이 가상의 관계라 할지라도 남성이 연령에서 여성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

는 경우가 훨씬 많음을 드러내고 있다. 남성이 연령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을 때 발생

하는 폭력 행위는 359건으로, 여성의 경우를 훨씬 웃돌고 있었다. 또한 사회적 지위

가 우위일 경우와 마찬가지로, 연령의 우위를 남성이 점하는 경우에도 강제적 신체접

촉이 60.72%로 문제행동 중 가장 높은 순위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 순위를 행동통

제가 이었다. 드라마 속에서 여성보다 높은 연령의 남성이 등장하여 폭력적인 행동을

자주 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여성이 연령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로맨스 관계의 경우, 남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강

제적 신체접촉이 가장 높은 문제 항목으로 집계되었다. 다만 행동통제 다음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한 행위는 '스토킹' 이었다. 연령에 해당사항이 없었던 로맨스 관계에서도

강제적 신체접촉과 행동통제가 차례로 가장 많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고, 언어폭력

도 행동통제와 유사한 정도로 행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4) 행위 주체4)의 성별 및 행위에 대한 태도 분석

이번 모니터링에서는 ‘로맨스를 가장한 폭력'을 누가, 어떻게 저지르며 자신의 행위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보이는지 분석하였다. 먼저 행위 주체의 성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4) 해당 모니터링에서는 ‘가해자’, ‘피해자’라는 명칭 대신 ‘행위주체’, ‘피행위자’라는 용어를 채택하였

음. 드라마 속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이야기의 맥락과 로맨스 상황 및 폭력 장면을, ‘가해자와 피해자’라

는 구도만으로 명백하게 설명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임. 물론 ‘행위주체와 피행위자’라는 지칭이,

드라마 속 로맨스 관계의 폭력성을 읽어내기 위한 완전한 단어는 아닐 것임. 다만, 그러한 장면들을 자

세하게 살피고 정확하게 비판·지적하기 위한 여러 가지 도구 중 하나로서 이해할 것을 권함.

해당사항

없음

172

(55.12%)

28

(8.97%)

5

(1.60%)

43

(13.78%)

4

(1.28%)

27

(8.65%)

33

(10.57%)

312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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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행위 주체의성별

여성 남성 총계

91(14.56%) 534(85.44%) 625(100%)

<표 10> 행위 주체의 성별(단위 : 명)

그간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장면은, 로맨스를 가장한 손목잡기, 벽치기, 기습키스 등의

행위를 하는 주체는 남성이라는 점일 것이다. 위 표에서도 이러한 동향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 625건의 항목 중 '로맨스를 가장한 폭력'을 행하는 주체는 남성으로

85.44%의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우리가 드라마 속 로맨스 관계를 떠올

릴 때 등장하곤 하는, 소위 미디어에서 '박력', ‘심쿵’ 등의 표현으로 설명되는 행동들

이 여전히 남성 행위주체에 의해 수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행위 주체의 성별에 따라 어떤 유형의 ‘로맨스를 가장한 폭력’이 나타나는

지를 살펴보았다. 아래 <표 11>를 보면, 전체 739건 중 여성이 행위주체일 경우 폭

력이 등장한 경우는 102건이고, 남성의 경우 그 보다 약 6배 높은 637건이 문제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강제적 신체접촉을 비롯한 언어폭력, 행동통제 등

폭력적 행위를 더 많이 보여주고 있음을 수치로 확인 할 수 있다.

행위주체와행위구분

강제적신체접촉

언어폭력

기물파손,물건

부수기

행동통제

납치, 차에태워 운전

스토킹 기타

여성70

(68.6%)

8

(7.8%)

1

(0.9%)

5

(4.9%)

0

(0%)

6

(5.8%)

12

(12%)

남성355

(55.7%)

48

(7.5%)

7

(1.0%)

99

(15.5%)

14

(2.1%)

56

(8.7%)

58

(9.5%)

총계 739(100%)

<표 11> 행위 주체의 성별에 따른 폭력의 유형(단위 : 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여성의 경우 손목잡기, 기습키스 등 강제적 신체 접촉이

전체 102건 중 70건으로 68.6%를 차지하였다. 이는 다른 항목에 비해 과반 이상으

로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여준다. 그 다음으로는 언어폭력이 8건으로 전체 7.8%로

24

나타났으며 상대를 몰래 지켜보거나 집 앞에서 기다리는 등의 스토킹도 6건으로 전

체 5.8%의 비율을 보여주었다.

남성의 경우도 비슷하긴 하지만 여성과 조금 다른 양상을 보여주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전체 637건 중 과반이 넘는 55.7%가 강제적 신체접촉으로 나타났으며 다

음으로는 ‘기타’를 제외하고 옷차림 간섭, 귀가 시간 간섭 등의 행동통제가 15.5%로

높게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세 번째로 높은 순위를 차지한 스토킹은 남성의 경우에

도 마찬가지로 기타를 제외하고 8.7%로 세 번째로 많이 나타났다. 언어폭력이 7.5%

으로 그 뒤를 잇고 있으며 납치하여 차에 태워 난폭운전을 하는 경우도 2.1%나 등

장하였다.

이어 이러한 행위 주체의 행동이 어떻게 그려지는지에 대해 분석해 보았다. 적극적으

로 긍정하는 웃음, 당당함 등의 태도를 보이는 것을 포함하여, 행동에 대해 반성하지

않거나 바로 시정하지 않는 경우의 장면을 '긍정'으로 해석하였다. 피행위자의 반응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시정하거나 반성하려는 시도를 보이는 경우를 '부정'으로 해석해

기록하였다.

행위에 대한태도

긍정 부정 총계

589(94.24%) 36(5.76%) 625(100%)

<표 12> 행위 주체의 행위에 대한 태도(단위 : 건)

위 표에서는 전체 625건 중 94.24%의 압도적인 비중으로 행위주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긍정적인 동시에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드라마 제작자가

폭력에 대한 감수성과 경각심이 매우 낮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은 폭력을 당하는 피행위자에 대해 분석한 결과이다.

피행위자의 성별여성 남성 총계

532(85.12%) 93(6.24%) 625(100%)

<표 13> 피행위자의 성별(단위 :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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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표 13>은 앞선 분석과 함께 유의미하게 해석할 수 있는 '피행위자의 성별'을 보여주

는 결과이다. 문제항목의 대부분의 경우, 전체 625건 중 85.12%에서 피행위자는 여

성이었다. 앞의 표에서 ‘로맨스를 가장한 폭력행위’를 행하는 주체가 남성 캐릭터임을

읽어낸 것과 반대로, 피행위자의 성별은 여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행위주체·피행위

자의 태도와 성별에 대한 분석결과를 함께 볼 때, 드라마 속에서 많은 남성 캐릭터들

이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강제적 신체접촉이나 행동통제 등의 폭력적 행동을 로맨

스 관계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피행위자는 자신이 폭력을 당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까? <표 14>를 보

면 행위 주체가 자신의 행위에 긍정적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경우와 다르게, 피

행위자는 전체 844건 중 상황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49.92%, 부정

적 태도를 보이는 경우는 50.08%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행위자의 태도긍정적 부정적 총계

312(49.92%) 313(50.08%) 625(100%)

<표 14> 피행위자의 태도(단위 : 건)

이는 피행위자인 등장인물들이,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는 폭력적인 상황에 대해 다양

한 방법으로 행위자에게 부정적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

나 여전히 전체 항목 중 절반에 가까운 경우가 해당 상황에 대해 긍정하거나 이를 '

로맨스'로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앞선 행위주체의 태도에 대한 결과와

연결해서 보았을 때, 피행위자의 해당 상황에 부정적인 말이나 태도에도 불구하고 많

은 행위 주체들이 자신의 행동을 긍정하고, 나아가 계속 진행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

인다는 점 또한 읽을 수 있다.

5) 상황에 따른 편집요소의 등장여부

폭력을 로맨스로 포장하는 장면은, 장면만 단독으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상황을 긍정

적으로 묘사하는 편집요소’와 함께 등장하기도 한다. ‘긍정적으로’ 묘사됨의 의미는,

문제장면을 폭력임이 명백히 드러나도록 편집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낭만적인 동시

26

에 드라마의 줄거리로서 강화하는 묘사가 등장한다는 의미이다. <표 15>를 보면, 전

체 625건 중 64.32%의 장면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편집요소와 함께 등장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장면이 단독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35.68%가 되지만, 많은

드라마에서 장면을 긍정적으로 연출하기 위한 여타 편집요소를 사용하여 이를 더욱

‘로맨스’로 인식하게끔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편집요소의 등장여부

등장한다 등장하지 않는다 총계

402(64.32%) 223(35.68%) 625(100%)

<표 15> 상황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편집요소의 등장 여부(단위 : 건)

아래 표는 어떤 편집요소들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데 사용되는지를 분석한 것

이다.

편집요소의 분류

배경음악 371(94.40%)

내레이션 2(0.50%)

슬로우모션 4(1.01%)

클로즈업 12(3.05%)

대사 4(1.01%)

총계 393(100%)

<표 18> 상황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편집요소의 분석 (단위 : 건)

*중복 주관식 기재

<표 18>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편집요소를 중복·주관식으로 기재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편집요소는 다양했지만, 94.40%의 매우

높은 비중으로 배경음악이 1위를 차지했다. 밝고, 로맨틱한 배경음악뿐만 아니라 극

의 가사가 있는 OST를 삽입하여 상황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고자 한 경우가 대다수임

을 알 수 있었다. 다양한 배경음악이 문제 장면에 등장한다는 것은, 모두 문제 장면

의 폭력성을 소거하고 애정의 상징·긍정적인 모습으로 문제 장면을 그려내고자 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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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말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소수이지만 슬로우모션, 클로즈업, 내레이션, 대사 등도 상

황을 꾸미는 편집요소로 사용되고 있었다. 특히 편집요소의 경우, 단독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배경음악과 슬로우모션이 함께 등장하거나, 배경음악, 슬로우모션, 클

로즈업이 함께 발생하여 상황을 더욱 극적이고 로맨틱하게 그리고자 하는 경우가 있

었다.

6) 행위자·피행위자의 주·조연 여부 및 제3자 등장에 대한 분석

행위자가 주연일 경우, 폭력이 로맨스로 포장되는 경우의 긍정성과 낭만성은 더욱 부

각 된다. 극의 중심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이들이기에 주연 등장인물들의 로맨스는 더

욱 강조되는 것이다.

행위자의 주·조연 여부주연 조연 총계

446(71.35%) 179(28.64%) 625(100%)

<표 19> 행위자의 주·조연 여부(단위 : 명)

피행위자의 주·조연 여부주연 조연 총계

480(76.8%) 145(23.2%) 625(100%)

<표 20> 피행위자의 주·조연 여부(단위 : 명)

<표 19>을 보면, 이번 모니터링에서 등장한 문제장면 속 71.35%의 행위자가 주연

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주연 캐릭터가 드라마 속에서 문제장면의 행위자로서 로

맨스로 포장되는 폭력행위의 주체가 됨을 보여주는 수치이다.

여기서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조연이 행위주체이거나 피행위자일 경우, 드라마의 주요

줄거리와 상관없이, ‘로맨스로 포장되는 폭력’행위가 맥락이 없는 장면으로 단순 소비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특성은 스릴러·수사물 등과 같은 장르물에서 나타

나는 특성 이기도 하다.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직접 풀어가는 주연들 대신, 보조적 역

할을 맡고 있는 주연들로 하여금 이러한 문제적 장면을 생산하도록 장치하는 것이다.

28

이와 같은 장면은 시청의 유인요소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조연의 캐릭터는 이러한

장면을 위해 소모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제3자5)의 등장 여부를 분석해 보았다. 제3자를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한 이

유는, 제3자가 해당 장면에 등장하여 놀라워하거나, 슬퍼하거나, 기뻐하는 등의 특정

반응을 보임으로서, 로맨스로 포장되는 폭력적인 장면의 ‘로맨스’가 더욱 부각 되고

극적으로 묘사되는 경우를 분석하기 위함이었다.

제3자의 등장여부등장한다 등장하지 않는다 총계

126(20.16%) 499(79.84%) 625(100%)

<표 21> 제3자의 등장 여부 (단위 : 건)

위 표는 로맨스를 가장한 폭력행위의 전후에, 제3자가 등장하는지를 분석한 표 이다.

전체 문제 장면 중 제3자가 등장하지 않는 경우가 79.84%로, 많은 경우 제3자 없

이 로맨스 관계에 있는 인물들 사이에서 문제가 벌어진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결과

이다.

제3자의행위에 대한 태도

긍정적 부정적 총계

91(72.22%) 35(27.77%) 126(100%)

<표 22> 제3자의 행위에 대한 태도(해당 장면 전후) (단위 : 건)

그렇다면 '로맨스를 가장한 폭력'장면을 목격하거나, 듣게 된 제3자의 태도 및 반응

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표 22>를 보면 제3자가 등장하는 문제 장면 126건 중,

72.22%의 경우 제3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장면에 대

해 적극적으로 기뻐하거나, 행위주체 및 피행위자를 응원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지 않

더라도,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거나 암묵적으로 긍정하는 경우가 매우 높은 비중

으로 나타났음을 의미한다. 또한 제3자가 해당 행위에 대해 긍정하는 것은 로맨스를

가장한 폭력 행위가 정당화되고 나아가 이를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5) ‘제3자’는 로맨스 관계에 있는 인물들의 지인으로 한정하여 모니터링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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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7) 드라마 장면으로 보는 모니터링

① 폭력으로부터 보호한다고? 니가 더 위험해

남성이 여성을 보호하고자 행하는 의도로 보여지지만, 결국 여성에게 위협이 되는 경

우가 드라마에서는 자주 등장한다. 본 모니터링에서도 위험한 상황이나 그로인 한 결

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도로 벌어지는 행동이나 말들이 되려 여성에게

더 위험한, 혹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장면들이 발견되었다.

MBC <데릴남편 오작두>의 경우에서, 여성과 남성은 같은 집에 거주한다. 남성은 휴

대폰을 잃어버린 여성과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의 귀가를 기다리고 있다. 여

성이 집으로 돌아온 상황에서는, 남성은 전화를 받지 않는 여성에 대한 답답한 마음

과 함께 걱정 섞인 화를 쏟아낸다. 남성의 화내는 모습을 본 여성은 “왜 이렇게 내

걱정을 하냐”고 말하는데, 여기에 대해 남성은 “세상 험하니까 걱정 좀 한 것이 뭐가

그렇게 잘못됐소?”라고 따진다. 밤길에 귀가하는 여성에 대한 자신의 우려와 함께,

‘험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여성의 안전을 우려한다는 듯 말하지만, 결국 남성은 이를

핑계로 답답함과 억울함을 토로하며 화를 내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남성의 ‘여성을 보호하고자 취하는 특정 행동’이 더욱 부각되는 경

우도 있다. MBC <20세기 소년 소녀>의 경우, 남성이 여성을 차에 태워다 주는 장면

이 등장한다. 그러나 여성이 도착지에서 창문을 열자 보이는 곳은 여성의 ‘엄마 집’이

다. 남성은 여성에게 “불안해서 안 되겠으니 엄마 집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한다. 이

장면은 언뜻 ‘여자 혼자 사는 집’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남성은 험한 세상으로부터 여

성을 보호하려는 듯 보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남성은 여성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

신의 뜻대로 차를 운전하였고, 여성이 아닌 자신이 안심할 수 있는 곳으로 데려다주

는 행위를 통해 여성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보호’하고자 하는 행동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0

MBC <데릴남편 오작두>, 2018.03.17.

남성이 여성의 늦은 귀가를 한참 걱정한 후 두 사람이 마주친 장면. 여성

이 왜 자신에게 신경쓰냐고 말하자, “세상이 위험해서 걱정한 것”이라며

화를 내고 있다.

MBC <20세기 소년소녀>, 2017.11.21.

남성이 여성에게 ‘불안해서 안 되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내비게이션의 위

치를 바꾸어 여성이 원래 살던 집 대신 ‘엄마가 있는 집’에 도착한 장면.

남성이 빨리 들어가라며 재촉하고 있다.

두 장면 모두 남성의 의도대로 판단하여 여성의 행동을 ‘보호’한다고 착각하는 장면

들이다. 세상 밖은 위험하고, 연락 및 운전 등을 통해 남성의 통제 및 보호를 받아야

만 여성이 안전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관은 종종 남성이 여성에게 폭언을 하는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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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도 사랑해>의 경우, 남성의 어머니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고 운전을 한 여성에게

“제정신이야?” “그런 전화받았으면 119에 신고했어야지”, “머리가 그렇게 안 돌아

가?”, “무슨 애가 겁도없이”등의 말을 일방적으로 마구 쏟아낸다. “연수 받은 사람도

힘들어하는 운전”이라고 말한다. 이는 언뜻 여성에게 닥쳤을지도 모를 위험을 걱정하

는 듯 보이지만, 정작 다급한 상황에서 운전을 한 여성에 대한 걱정이나 격려가 아

닌, 마치 여성이 ‘똑똑하지 못해서’ 운전을 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해당 장면은 배경

음악 및 바로 뒤에 이어지는 두 사람의 포옹장면으로 인해, 남성의 여성에 대한 애정

에 기인한 행위처럼 보여진다.

KBS <미워도 사랑해>, 2018.02.23.

급한 상황에서 운전을 한 여성에게 남성이 “위험한데 왜 운전을 했느냐”고

걱정을 하는 듯하면서, 결국 “머리가 그렇게 안 돌아가냐”는 등의 폭언을

하고 있다.

KBS <미워도 사랑해>의 남성캐릭터가 화를 내는 장면은 다른 드라마에서도 쉽게 발

견할 수 있는 모습이다. KBS2 <학교 2017)의 경우, 팔에 상처를 입은 여성을 보고

제 분에 못 이겨 기물을 발로 차거나 “어휴!” 하며 화를 내는 남성 주인공이 등장한

다. 여성은 그런 남성을 올려다보며 말없이 시무룩해하고, 남성은 계속 “누가 다치

래?” “왜 그러고 다녔어?” 등의 말을 쏟아낸다. 만약 걱정이 된다면 굳이 높은 목소

리로 크게 화를 내지 않으면서도 할 수 있는 말들을, 한국 드라마에서는 언성 높여

소리 지르는 남성 캐릭터를 통해 이를 소화한다. 이는 여성이 ‘자신의 허락없이’ 다치

거나 싸운 상태에 대해, 자신이 여성을 보호하고 있는 와중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없어하는, 말 그대로 여성을 소유물로 취급하는 태도에서 나올

수 있는 언행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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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학교 2017>, 2017.08.14.

팔에 찰과상을 입은 여성과 그런 여성에게 “누가 다치래”라고 말하는 남성

이 등장하는 장면. 남성은 여자의 다친 부위에 반창고를 붙여주다 "누가 맘

대로 다치래!" 라며 버럭 소리지르고 구급약통을 던지는가 하면, 분에 못이

겨 기물에 발길질을 하고 돌아서, 또 "왜 그러고 댕겼어!" 라고 추궁한다.

② 일방적 사랑표현은 이제 그만

많은 시청자에게 익숙한 한국 드라마의 클리셰 중 하나가 바로 ‘일방적인 애정 고백

및 표현’이다. 특히 여성이 상대방에 대해 어떤 의사를 가지고 있느냐 와는 상관없이,

전화 등의 연락·직접 만나서 이루어지는 애정표현·선물공세 등이 사랑의 상징으로 드

라마 속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표현은 폭력일 뿐

이다.

KBS2 <란제리 소녀시대>에는 이러한 일방적인 애정 고백과 표현이 단적으로 드러나

는 장면이 있다. 선배의 위치에 있는 남성이 여성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자 하

는 장면이다. 여성은 “이러지 마세요”라고 말하면서 남성으로부터 뒷걸음질을 치지만,

남성은 오히려 그런 여성에게 바짝 다가서며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면 안되겠냐”,

“왜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냐”고 호소한다. 여기서는 두 사람을 지켜보는 또 다른 인

물이 등장하고, 동시에 무대 위에 행위 주체와 피행위자가 서 있는 상태에서 극적인

음악과 함께 긍정적인 효과가 극대화되면서 전개된다.

여성이 거절의 의사를 밝혔음에도 남성은 끈질기게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것을 요구하

고, 이런 장면이 음악과 무대장치를 통해 부각된다는 점은, 남성의 일방적인 구애가

아직도 드라마 속에서 중요하고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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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란제리 소녀시대>, 2017.09.12.

남성이 여성에게 꽃을 주며 마음을 고백하고자 하는 장면. 여성은 “이러지

말라”, “죄송합니다”라며 뒷걸음질 치며 피하지만, 남성은 아랑곳않고 여성

에게 향하며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면 안되겠냐”, “왜 자신의 마음을 몰

라주냐”고 호소하고 있다. 여성이 뒷걸음질 치는 템포에 맞추어 긍정적인

톤의 배경음악이 흐른다.

남성의 일방적인 구애는 여성의 신체를 붙잡거나 통제하는 장면으로 나타나기도 한

다. JTBC <미스티>의 경우, 여성의 신체를 벽에 밀치고, 입맞춤을 시도하는 남성이

등장한다. 두 인물은 전 연인관계로, 여성은 남성에게 “당장 나가라”, “미친놈”이라고

말하며 밀쳐내고 거부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한다. 그러나 남성은 “니가 시작한 거야”,

“사실은 너도 원하잖아”, “니가 생각날 때마다 공을 쳤다”는 등의 호소, 고백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고, 여성에게 물리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 장면은 의미심장한

배경음악, 드라마 OST를 통해 더 미스테리하고 극적으로 묘사된다. 이후 일방적인

폭력행위에서 양방향 스킨십으로의 전환을 통해, 마치 남성의 애정표현을 여성이 수

용했다는 의미의 암시를 띄운다. 결국 해당 장면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여성과 남성이

동시에 스킨십을 하다가도 여성이 이를 끝내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으로 마무리 되

지만, 결국 남성의 일방적인 폭력은 ‘애정표현’으로 포장된 채 다음 장면으로 전환된

다.

34

JTBC <미스티>, 2018.02.09.

남성이 나가라고 하는 여성의 말을 무시하고 "사실은 너도 원하잖아" 등의

말을 하며 입맞춤을 시도한다. 여성은 “미친놈”이라고 말하지만, 남성은 아

랑곳 않고 여성의 몸을 잡아 돌려세운다. 여성의 의사는 장면의 처음에만

정확하게 등장한다.

MBC <병원선>, 2017.09.21.

기습키스 후 시간이 흐른 뒤, 여성을 갑자기 잡아끌어 이동하는 남성. 할

말 없냐는 물음에 “없다”고 답하고 가려는 여성을 다시 억지로 붙잡아 할

말이 왜 없냐며 묻는다. 남성의 일방적 애정표현을 품은 물음에 여성은 응

하지 않는다.

MBC <병원선>에서는 남성의 기습적인 키스 후 며칠이 지난 뒤의 남성과 여성의 모

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등장한다. 여성은 남성의 첫사랑에 대한 소문을 들은 이후이

다.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여성이 답답한 남성은 팔목을 낚아채 여성의 움직임을 방

해하고, “할 말 없냐”고 묻는다. “그런데 왜 가만히 있느냐, 화내고 따져 물어야 하

지 않느냐”, “선생님한테 나 아무것도 아니냐”고 묻는다. 결국 남성은 자신의 감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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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지 못하고 반복해서 여성의 반응을 확인하고자 한다. 뒤이어 여성은 자신의 행동

을 후회하고, 남성의 애정표현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으로 등장

한다. 여성이 원하지 않는 손목 낚아채기 등의 행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남

성의 애절한 사랑표현을 받아들이지 않은 여성주인공이 후회하게 되는 것으로 장면이

마무리된다는 점은, 이러한 로맨스로 포장된 폭력이 남성 등장인물에게 유리한 행동

으로 작용하는 현실을 시사하는 것이다.

③ 그거 성희롱이거든? 성희롱을 은폐하고 이를 로맨스로 탈바꿈시키는 장면들

드라마에서는 여성들이 일상에서 흔히 목격하고 접하게 되는 성희롱이 드라마 속에서

는 ‘유머러스한’ 장치가 되는 경우가 있다. 여성들이 다양한 성희롱의 상황에 놓이듯

드라마에서도 지하철, 직장 등 그 장소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예시 장면에서 보듯, 피

행위자인 여성의 문제제기 및 당황스러움이 드라마 속에서 그대로 드러나게 되지만,

이것이 부당하고 장난스러운 것으로 묘사하고 치부되면서 드라마는 성희롱 그 자체의

심각성을 삭제시키고 웃음거리로 소비하는 주체가 된다.

KBS <미워도 사랑해> 2017.11.23.

립스틱 회사에서 남성과 여성이 립스틱을 직접 발라보며 테스트를 하고 있

는 장면. 남성의 립스틱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여성이 놀라자, 남성이 “립

스틱을 많이 먹어봐야 인생, 아니 여자를 안다고… 아니 농담이에요” 라고

말하고 있다.

KBS <미워도 사랑해>에서는, 화장품 회사에서 함께 일을 하는 상황에 있는 남성과

여성이 등장한다. 두 사람은 테스터 제품은 립스틱을 발라보고 색을 비교한다. 여기

서 남성이 화장품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내보이자 여성이 감탄하는데, 남성은 “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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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을 많이 먹어봐야 인생을 안다, 아니 여자를 안다”라고 언어적으로 성희롱을 해 여

성을 당황하게 한다. 여성은 남성을 사무실 밖으로 내쫓고, 남성은 농담이었다고 항

변하며 “여자들은 왜 그러지?” 라고 말한다. 마치 언어성희롱을 한 것이 ‘실수’라는

인상을 주면서, 사무실 밖으로 내쫓기는 장면 역시 명랑한 배경음악을 통해 해프닝으

로 묘사되고 있다.

SBS <엽기적인 그녀>의 경우 역시, 성희롱에 대한 여성의 대응을 코믹적인 요소로

묘사하고 있다. 여기서는 술을 마신 여성의 옷고름에 묻은 오물을 남성이 닦아주려

시도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장면만 떼어놓고 보았을 때, 분명 옷을 벗기려는 듯한 행

동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여성이 잠에서 깨 남성을 ‘오해’하고 때린다는

장면이 이어진다. 의도는 좋았겠지만 술에 취해 잠이든 여성의 몸에 손을 대는 행위

는 분명 문제가 있는 행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은 여성이 남성의 좋은 의

도를 ‘오해’ 하는 것으로 만들어 폭력을 행사하게 만듦으로써 오히려 문제를 발생시

키는 주체로 위치시키며 남성을 ‘무고’의 대상으로 보이도록 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SBS <엽기적인 그녀>, 2017.05.29.

옷고름에 묻은 이물질을 남성이 닦아준다는 설정 아래, 여성은 누운 채 잠

들어 있다. 남성이 옷고름을 닦으려는 몇 번의 시도 이후, 여성이 잠에서

깨 남성이 옷을 벗기려 했다고 ‘오해’하고 때린다는 장면이 이어진다.

MBC <밥상 차리는 남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하철에서 ‘치한’을 만난 상황은 많

은 여성들에게 두려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해당 드라마에서는 이를 웃음

거리로 소비했다. 지하철 문틈에 치마가 낀 여성을 도우려다 치한으로 몰렸다는 설정

부터가 여성이 일상에서 겪는 성희롱에 대한 두려움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에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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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여기에 지하철 급정거로 인해 여성의 엉덩이에 얼굴이 닿는다는 설정, 뒤이어

남성을 마구 때리며 ‘변태’라고 외치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상황을 더욱 우

스꽝스럽게 묘사하고자 하는 의도가 보이는 장면이다.

MBC <밥상 차리는 남자>, 2017.09.02.

지하철 문 사이에 치마가 낀 여성에게 “치마가 끼었다”고 설명해주던 남

성. 여성이 이어폰을 낀 채 남성의 말을 듣지 못하자, 직접 빼 줄 의도로

접근했다가 급정거한 지하철로 인해 엉덩이에 얼굴이 닿는다는 설정이다.

여성이 놀라고 있다.

두 장면 모두 성희롱에 대해 ‘예민하고 걱정이 많은 여성이 문제’라는 프레임을 강화

한다. 행위주체인 남성이 결국 ‘선한 의도로 돕고자 했으나 오해를 받은 피해자’라는

결론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여성들이 겪는 고통이 드라마 속에서 한낱

‘볼만한 에피소드’로 소비된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를 즐겁게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④ “내 옷은 내가 알아서 할게” 잔소리와 사생활침해로 상징되는 행동통제와 간섭

드라마 속 로맨스 관계에서 남성들은 여성에게 잔소리와 사생활침해로 상징되는 행동

통제를 수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명백히 간섭이며 타인의 개입임에도 불구

하고, 드라마 속에서 쉽게 애교스러운 장면, 애정이 어린 행동으로 묘사된다.

KBS <미워도 사랑해>의 경우, 여성은 무언가를 알아내기 위해 다른 동네에 찾아가고

자 한다. “아침에도 한번 갔었다”고 말하자, 남성은 “거길 혼자 갔냐”고 말하면서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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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낸다, “앞으로 절대 혼자 다니지 말라”고 말하는 가운데, 긍정적인 느낌의 배경음

악이 흐른다. 여성의 단독 행동에 대해 남성은 삐진 듯 보이면서도 투정을 부리는데,

이러한 행동의 통제가 애정 어린 행동, 애교스러운 장면으로 묘사되는 것이 문제다.

MBC <도둑놈 도둑님>에서는 여성의 화장한 모습에 대해 지적하고, 이를 통제하는

모습도 보여진다. 한 집에 사는 남성과 여성이 마주친 상황에서, 급하게 출근하려는

여성을 붙잡아 세워 남성이 하는 말은 “내가 화장하지 말랬지”이다. 심지어 남성은

이 대사를 여성의 입술에 묻은 립스틱을 지우며 말하고, 이 순간 로맨틱한 음악이 흐

르며 여성의 얼굴을 놀란 듯한 표정을 짓는다. 여성은 이후 급하게 집을 빠져나간다.

이러한 행동통제는 드라마에서는 ‘애정이 있기 때문에 간섭하는 것’, ‘좋아하니까 참

견하는 것’ 이라는 공식으로 계속 재생산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KBS <미워도 사랑해>, 2018.02.21.

남성이 여성에게 경고하는 말투로 “앞으로 혼자 다니지 말라”고 말하고 있

다. 걱정에서 출발했다는 설정이지만, 결국 여성의 행동을 통제하는 대사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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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도둑놈 도둑님>, 2017.08.19.

집에서 마주친 남성이 여성의 입술의 립스틱을 손가락으로 만지며, “화장

하지 말랬지” 라고 말해 여성에게 사생활 침해를 하고 있다. 여성을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이내 밖으로 나선다.

최근의 드라마에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극의 중요 역할을 하는 소품으로 등

장하는 경우가 잦다. tvN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에서는, 전 여자친구를 차로 데려다

주는 과정에서, 그의 휴대폰을 몰래 보는 남성이 등장한다. 남성이 읽은 것은 정확히

말하자면 여성이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보낸 문자이다. 여성이 왜 휴대폰을 보냐고 추

궁하자, 알림이 울려서 우연히 봤다고 변명을 한다. 우연히 보았다고 말하기엔 남성

은 여성이 주고받은 자세한 내용의 문자를 파악한 상태이다. 이 장면 역시 애절한 음

악과 함께, 마치 남성이 여성의 휴대폰을 본 것이 애정에 의해 벌어진, 어쩔 수 없는

행동이었음을 드러내는 장면으로 등장한다.

tvN <시를 잊은 그대에게>, 2018.04.10.

전 여자친구인 여성캐릭터의 휴대폰을 몰래 보는 남성. 남성이 보는 것은

여성이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보낸 문자. 여성이 왜 휴대폰을 보냐고 추궁

하자, 알림이 울려서 우연히 봤다고 변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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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이제는 지겹다! 마초적 남성성을 강조하는 장면들, 동시에 여성의 수동성을 강조

하는 장면들

해당 모니터링의 결과에서, 로맨스로 포장된 폭력의 주체의 대부분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마 속에서 이러한 행동을 수행하는 남성들은 ‘마초적 남성성’이 부각

되도록 행동한다. 이는 기습적인 스킨십이나 갑작스러운 소리지르기 등으로 상징되는

데, 캐릭터의 ‘남성성’이 부각되는 동시에, 여성의 수동성과 비주체성이 강조되는 효

과를 낳기도 한다. 이러한 장면은 한국 드라마의 로맨스 관계 속 남성과 여성 사이에

서 아주 흔하게 발견되는 장면으로, 한편으로는 제작자들이 이러한 장면을 극의 중요

장치로서 사용하는 것에 의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향이기도 하다.

SBS <키스 먼저 할까요>의 경우, 여성의 집에 침입한 남성이 여성을 보자마자 씩씩

대며 화를 낸다. 여성이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왜 울고다니냐”고 따진다. 또, 여성

이 상관하지 말라는 취지로 한말에도 소리를 지르며 “이렇게라도 상관 안하면 미칠

것 같아서 상관한다”고 제압하고, 팔을 무작정 잡아 끌며 여성이 끌려가는 장면이 등

장한다. 여성에 대한 애정에 기반해 분노와 함께 애정을 폭발시킨다는 설정이지만,

결국 ‘내 여자 일에 누구보다 분개하는’ 마초적 남성성이 드러나는 장면일 뿐이다.

SBS <키스 먼저 할까요>, 2018.03.12.

남성이 여성에게 “너한테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요지로 윽박지르며,

팔을 마구 잡아끌고 있다. 여성은 놓으라고 말하지만 남성은 말을 듣지 않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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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밥상 차리는 남자>, 2017.09.09.

여성의 상견례 자리에 찾아가, 여성의 아버지에게 “여자를 데려가겠습니

다”, “취직해서 먹여살리겠습니다” 등의 말을 하며 여성을 끌고 나가는 남

성의 모습. 여성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남성에게 의지해 밖으로 나간다.

MBC <밥상 차리는 남자>에서, 남성은 여성의 상견례 자리에 찾아간다. 그리고 여성

이 아닌, 여성의 아버지에게 “OO이 데려가겠습니다”라고 통보한다. 여성의 아버지는

분노하지만, 두 사람 모두 여성의 의사나 상태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 여성 역시 아

무말도 하지 않은 채 앉아있을 뿐이다. “어떻게 먹여살릴거냐, 너같은 딴따라에게는

내 딸을 못준다”는 여성 아버지의 말에, 남성은 등에 메고있던 자신의 기타를 바닥에

내리쳐 부순다. 그리고 “취직해서 먹여살리겠습니다” 라는 말을 남기고, 여성을 일으

켜 세워 데리고 나간다.

위 장면에서 여성은 끝까지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의 아버지와, 로맨스 관

계에 있는 남성의 의도대로 움직일 뿐이다. 두 남성 모두 여성을 소유물로 여기고 있

으며, 아버지는 ‘내 딸을 못준다’는 말로 딸의 인생이 아버지에게 달려있다는 듯 행동

한다. 또 로맨스 관계에 있는 남성 역시, 여성의 인생을 자신이 책임질 수 있고 그럴

수 있는 통제권이 있다는 듯한 언행을 한다. 이러한 장면을 통해 전통적인 마초적 남

성성은 강화된다.

tvN <화유기>에서도 남성의 마초성은 강조되어 보여진다. 셀카를 찍는 여성의 허리를

끌어안고 “너도 이렇게 해봐야지”라고 말하는 장면은, 남성은 대담하고 자신감 넘치

며, 여성은 남성의 리드에 이끌려가는 캐릭터의 전형성을 보여준다. 특히 이 순간에

도 로맨틱한 음악이 깔리면서 마초적 남성성의 부각은 곧 로맨스의 상징으로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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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통용됨을 보여주고 있다.

tvN <화유기>, 2017.12.24.

연말연시 대형트리 앞에서 다른 연인들처럼 셀카를 찍으려는 여성. 이를

지켜보던 남성은 갑자기 여성의 허리를 손을 감아 끌어당긴다. "다들 이렇

게 하잖아. 너도 죽기전에 이렇게 해봐야지"라고 말하고, 여성은 놀란 표정

으로 남성을 바라보는 장면.

4. 나가며

지금까지 지난 1년간 드라마 속에서 발생한 ‘로맨스로 포장되는 폭력’장면에 대해 모

니터링 한 결과를 살펴보았다. 언급된 장면들과 예시, 그리고 수치를 통해 읽을 수

있는 현황들은 지난 1년간 방영한 드라마뿐만 아니라 최근 만들어지는 드라마에서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또한 TV 외에도 온라인을 통해 예고편, 영상클립 등에서 극

의 클라이맥스 요소로 재생산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 한국의 드라마 속에서

나타나는 특성인 ‘손목잡기’는 'Korean drama wrist grabbing' 라는 악명으로 온

라인에서 널리 알려져 있고, 포털에서 검색만 해도 우리에게 익숙한 장면들이 흔하게

발견된다. 이러한 엄청난 문화적 파급력을 가진 드라마 속 로맨스로 포장되는 폭력이

만연한 현실의 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먼저 드라마를 만드는 환경에서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프로듀서와 작가

를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젠더 관점의 제작자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장에서 드

라마를 직접 제작하고 현장을 움직이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젠더관점의 교육은, 결

국 폭력을 로맨스로 포장하지 않는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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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뿐만 아니라, 제작현장에서 발생할 폭력적 장면 촬영에 문제제기 할 수 있는 이들

이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직접 드라마를 만드는 현장뿐만 아니라, 공공 영역인 시스템 안에서 폭력적 장

면이 만연한 드라마들을 탈락시킬 수 있는 방안 역시 필요하다. 이는 방송통신심의위

원회와 같은 기구의 적극적인 심의 및 제재를 통해 바꾸어나갈 수 있다. '로맨스로

포장된 폭력'의 다양한 양태들을, 단순히 드라마 제작자들의 '표현의 자유'가 응축된

창작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폭력을 방조하고 확산하는 큰 영향력이 있는 매체로 보

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방송 속 성평등을 저해하는 요소에 대한 방심위의 적극적인

감시와 제재를 위해서는,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문제제기가 성평등이라는

가치를 향해 움직일 수 있게 할 것이다.

셋째, 공적자금이 성평등을 위해 쓰여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드라

마를 보면 시작 전에 “이 프로그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제작한 것입니다” 라는 안내 문구를 종종 보게 된다. 이는 방송통신발전기금이

라는 공적 기금이 드라마를 만드는데 쓰여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금이 들어간 드라마 중 여러 측면에서 성차별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방송되는 것

을 많이 볼 수 있다. 앞으로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받아 제작되는 드라마를 심사할 때

이러한 성차별적인 요소들이 들어있는지를 꼼꼼히 검토하고 걸러내는 것도 필요하다.

제작단계에서 이를 걸러낸다면 상당히 많은 드라마들에서 이러한 장면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위원을 포함한 젠더 관점이 있는 위원을 과반

이상 심사위원으로 구성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여성제작자가 만들

거나,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거나, 여성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체인 드라마의 경

우에 심사 할 때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도 성평등 한 드라마가 제작 될 수 있는 하나

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드라마의 경제적, 문화적 영향력과 가치가 확산되는 만큼, 각종 시상식에서도

드라마가 가지는 비중은 거대하다. 특히 각 방송사의 시상식뿐만 아니라, 방송협회의

드라마 어워즈 등을 통해, 드라마의 그 확산력과 힘은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다. 이러

한 공공 영역에서의 시상식의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에 젠더관점이 있는 이들이 기용

된다면, 폭력적인 장면으로 넘쳐나는 드라마가 이렇게 인기를 얻고 승승장구하는 환

44

경이 계속 될 수 있을까? 현재 이러한 시상식의 운영위원회는 대부분이 남성이며,

방송사의 간부들의 조직구성이 대부분 남성 위주인 것 역시 젠더관점이 결여된 상태

에서의 드라마가 재생산되는 상황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다섯째, 이러한 드라마 장면들이 등장하는 양상은, 여성 캐릭터가 단순화되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영국 BBC에서는, 드라마 속에 여성과 소수자를 지속적으로 일정비율

이상 배치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 속 여성캐릭터의 모습은 우리가

보아왔듯 남성보다 사회적 지위나 연령에서 하위를 차지하거나, 로맨스 관계 속에서

수동적인 모습으로 자주 등장하는 등, 매우 한정적인 역할에 그치는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캐릭터와 로맨스 관계를 포함한 인물관계의 창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이

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적극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하

다. 최근 민원제기를 포함해, SNS를 통해서도 드라마 속 성차별과 여성혐오 적 장면

에 대한 항의와 보이콧 등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방법의 문제제기는,

일상에서 드라마를 자주 접하는 이들이 익숙한 장면을 거부하는 적극적인 의사표현이

며, 공공의 영역인 방송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기습키스나 드라마의 변

화는 ‘심쿵’ 장면으로 널리 알려진 드라마 속 폭력을 거부하는 시청자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역시, 해시태그 운동과 함께 모니터링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에 대해 문제제기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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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미디어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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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업 목적

-드라마 속 연애각본을 주제로 청소년들에게 미디어 교육을 실시함으로서, 누구보다

미디어 콘텐츠 속 유행을 잘 수용하고 이해하는 청소년들에게 성평등 관점으로 미디

어를 바라보는 방법을 소개하고, 이를 비판적 미디어 수용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2. 사업 내용

1) 교육 기간 : 2018년 5월~9월

2) 대상 : 서울특별시 소재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청소년

3) 강의 수 : 초,중,고 11개 학교 81학급 총 162강

학교명 학년 및 동아리 반 강의 수 학생 수

1해성국제컨벤션

고등학교보건동아리 1개 반 2강 10명

2 장안중학교 1학년 6개 반 12강 155명

3 행림초등학교 5,6학년 5개 반 10강 88명

4 풍성중학교 2학년 6개 반 12강 141명

5 대영중학교 3학년 9개 반 18강 226명

6 구로중학교 2학년 6개 반 12강 148명

7 세명컴퓨터고등학교 1학년 8개 반 16강 206명

8 성산초등학교 5,6학년 14개 반 28강 296명

9 남서울중학교 1,2,3학년 14개 반 28강 332명

10 서울아이티고등학교 2학년 9개 반 18강 251명

11 압구정고등학교 2,3학년 3개 반 6강 50명

총계 81개 반 162강 1,903명

48

4) 주요 내용 : <드라마 속 연애각본 다시보기>라는 주제로 162강 강의 진행

①1차 시 : 미디어를 수용하는 태도를 학습하는 <미디어 바로보기>

드라마에서 이성애 관계, 일명 ‘썸’으로 지칭되는 관계에서 본격적인 연

애 관계에 있는 커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성역할 고정관념 및 폭력적

인 장면에 대한 비판을 통해, 드라마 속 새로운 여성캐릭터와 동등한

이성애 관계는 무엇인지 함께 성찰할 수 있도록 함.

②2차 시 : 드라마 속 실제 사례를 접하고 청소년들이 직접 성차별적인 드라마에

대해 모둠을 이루어 ‘대사 바꾸기’ 또는 ‘장면 바꿔 그리기’ 형태로 기

록해보는 실습을 중심으로 교육내용을 구성

수업단계 수업내용 준비물

1교시

도입1. 인사말 및 강사소개미디어 영향력 및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알아본다.2. 드라마에 대해 알아본다.

PPT영상

전개 1

3. 발표를 통해 드라마 속 연애 이야기에 꼭 있는 장면 알아본다.

4. 드라마 속 연애 장면들을 보고 성인지 관점으로 비판적으로 리터러시 한다.

PPT영상

휴식시간 (없음)

2교시

전개 2

5. 드라마 속 연애 장면을 바꿔보자*손목잡기, 벽치기, 강제키스, 통제하기 등 드라마 속 연애 장면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장면으로 바꾼다.

실습지

마무리

6. 바꾼 연애 장면을 발표한다.7. 발표 후 서로를 존중하는 연애에 대한 의견들을

정리한다.8. 드라마가 전달하는 연애 각본을 비판적으로

리터러시 하는 것이 유의미함을 인식한다.

P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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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교육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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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실습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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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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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1.

<드라마 모니터링 도구>

드라마 모니터링 체크리스트

1. 모니터요원(이름 혹은 별칭) :

2. 방송사 : ➀ KBS1 ➁ KBS2 ➂ MBC ➃ SBS ➄ JTBC ➅ MBN

➆ OCN ➇ TV조선 ➈ tvN ※ 채널A는 드라마를 방영하지 않음

3. 드라마 명 :

4. 드라마 유형 : ➀ 일일드라마 ➁ 월~금 주2회 방영 ➂ 월~금 주1회 방영

➃ 금토드라마 ➄ 아침드라마 ➅ 주말드라마 ➆ 단막극(드라마스페셜 등)

5. 방영일시 : 2017년 7월 ~ 2018년 6월 사이 방영된 드라마

(ex. 2017년 10월 10일 ~ 2018년 5월 7일)

(ex. 2018. 4월~ 2018. 7월 사이 방영한 드라마의 경우에도 6월까지의 방영분을 모니터링 함)

6. 드라마 회차 : (ex. 1회, 2회)

6-1. 해당장면이 등장하는 방송시간 (ex. 14분 20초)

6-2. 해당 장면에 대한 종합설명

(ex.치마를 입고 데이트에 나온 여성에게 남성이 윽박지르며 "바지로 갈아입고 오라"고 명령함. 남

성은 윽박지른 이후 여성에게 반했다는 제스처로서 털썩 주저않으며 "큰일날 다리네"라고 말하고,

여성은 화난 듯 보이지만 결국 남성의 요구대로 옷을 갈아입음. =>인물, 관계, 행위가 드러나도록

구체적으로 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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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인물 간 관계

➀ 인물들이 로맨스 관계에 속한다.

➁ 인물들이 ‘썸’과 같은 준 로맨스 관계에 속한다.

➂ 인물들이 짝사랑 관계에 속한다.

8-1. 인물들의 상하관계 ­ 사회적 지위 등

➀ 인물 중 남성이 직장 내 위계나 사회적 지위 등에서 우위에 있다.

➁ 인물 중 여성이 직장 내 위계나 사회적 지위 등에서 우위에 있다.

➂ 해당사항 없음

8-2. 인물들의 상하관계 - 연령

➀ 인물 중 남성의 연령이 여성의 연령보다 높다.

➁ 인물 중 여성의 연령이 남성의 연령보다 높다.

➂ 해당사항 없음

9. 로맨스를 가장한 폭력 행위 및 태도

9-1. 로맨스를 가장한 폭력 행위 및 태도의 구분 (중복체크 가능)

① 강제적 신체접촉 (ex. 벽치기, 손목 잡아채기, 기습키스, 일방적 포옹, 강제로 돌려세우기 등)

② 언어폭력

③ 기물파손, 물건 부수기

④ 행동통제

⑤ 납치·차에 강제로 태워 운전하기

⑥ 스토킹

⑦ 기타 ( )

9-2. 행위주체의 행위에 대한 태도(해당 장면 전후)

① 긍정적

② 부정적

9-3. 행위 주체의 성별

① 여성

② 남성

③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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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피행위자의 행위에 대한 태도(해당 장면 전후)

① 긍정적

② 부정적

10-2. 피행위자의 성별

① 여성

② 남성

③ 기타

11-1. 제3자가 등장하는 시점

① 행위장면에 등장

② 해당사항 없음

11-2. 제3자(등장인물의 지인으로 한정)의 행위에 대한 태도(해당 장면 전후)

① 긍정적

② 부정적 (해당 행위를 폭력적 상황으로 비판하는 경우로 한정함)

11-3. 제3자의 성별

① 여성

② 남성

③ 기타

12. 상황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편집요소의 등장여부

① 등장한다

② 등장하지 않는다

*등장하는 경우 어떠한 편집요소인지 따로 메모한다. ex) 조명, 배경음악, CG등

12-1 편집요소에 대한 메모

(ex. '상여자'라는 자막, 밝은 배경음악)

13. 행위자의 등장인물 이름(배우 이름 병기)

76

13-1. 행위자의 주·조연 여부

① 주연

② 조연

14. 피행위자의 등장인물 이름(배우 이름 병기)

14-1. 피행위자의 주·조연 여부

① 주연

② 조연

15. 홈페이지상 기록된 드라마의 기획의도(드라마 최초 기록시에 한 번만 기록하면 됨)

16. 드라마 속 관계를 묘사하는 바람직한 장면(등장하는 경우에만 메모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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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2.

<모니터링 대상 드라마>

방송사 《드라마 명》 : 방영시기해당

회차수

KBS2

《쌈마이웨이》 : 2017년 5월 22일 ~ 2017년 7월 11일(13회부터 해당) 4

《학교2017》 : 2017년 7월 17일 ~ 2017년 9월 5일 16

《란제리 소녀시대》 : 2017년 9월 11일 ~ 2017년 10월 3일 8

《마녀의 법정》 : 2017년 10월 9일 ~ 2017년 11월 28일 16

《저글러스》 : 2017년 12월 4일 ~ 2018년 1월 23일 16

《라디오 로맨스》 : 2018년 1월 29일 ~ 2018년 3월 20일 16

《우리가 만난 기적》 : 2018년 4월 2일 ~ 2018년 5월 29일 18

《너도 인간이니》 : 2018년 6월 5일 ~ 2018년 8월 7일(6회까지 해당) 6

《7일의 왕비》 : 2017년 5월 31일 ~ 2017년 8월 3일(11회부터 해당) 10

《맨홀》 : 2017년 8월 9일 ~ 2017년 9월 28일 16

《정마담의 마지막 일주일》 : 2017년 10월 4일 (KBS드라마스페셜) 1

《강덕순 애정변천사》 : 2017년 10월 5일 (KBS드라마스페셜) 1

《매드독》 : 2017년 10월 11일 ~ 2017년 11월 30일 16

《흑기사》 : 2017년 12월 6일 ~ 2018년 2월 8일 20

《추리의 여왕2》 : 2018년 2월 28일 ~ 2018년 4월 19일 16

《슈츠》 : 2018년 4월 25일 ~ 2018년 6월 14일 16

《이름없는 여자》 : 2017년 4월 24일 ~ 2017년 9월 15일(48회부터 해당) 55

《내 남자의 비밀》 : 2017년 9월 18일 ~ 2018년 2월 9일 100

《인형의 집》 : 2018년 2월 26일 ~ 2018년 7월 20일(88회까지 해당) 88

《아버지가 이상해》 : 2017년 3월 4일 ~ 2017년 8월 27일(35회부터 해당) 18

《황금빛 내 인생》 : 2017년 9월 2일 ~ 2018년 3월 11일 52

《같이 살래요》 : 2018년 3월 17일 ~ 2018년 9월 9일(30회까지해당)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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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어라 달순아!》 : 2017년 8월 14일 ~ 2018년 2월 9일 129

《파도야 파도야》 : 2018년 2월 12일 ~ 2018년 8월 31일(98회까지 해당) 98

KBS1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 2017년 5월 29일 ~ 2017년 11월 10일(26회부터 해당) 30

《미워도 사랑해》 : 2017년 11월 13일 ~ 2018년 5월 4일 120

《내일도 맑음》 : 2018년 5월 7일 ~ 방영 중(38회까지 해당) 38

《그 여자의 바다》 : 2017년 2월 27일 ~ 2017년 8월 11일(91회부터 해당) 30

MBC

《파수꾼》 : 2017년 5월 22일 ~ 2017년 7월 11일(13회부터 해당) 4

《왕은 사랑한다》 : 2017년 7월 17일 ~ 2017년 9월 19일 20

《20세기 소년소녀》 :2017년 10월 9일 ~ 2017년 11월 28일 16

《투깝스》 : 2017년 11월 27일 ~ 2018년 1월 16일 16

《위대한 유혹자》 : 2018년 3월 12일 ~ 2018년 5월 1일 16

《미치겠다, 너땜에!》 : 2018년 5월 7일 ~ 2018년 5월 8일 2

《검법남녀》 : 2018년 5월 14일 ~ 7월 17일(10회까지 해당) 10

《군주-가면의 주인》 : 2017년 5월 10일 ~ 2017년 7월 13일(17회부터 해당) 4

《죽어야 사는 남자》 : 2017년 7월 19일 ~ 2017년 8월 24일 12

《병원선》 : 2017년 8월 30일 ~ 2017년 11월 2일 20

《로봇이 아니야》 : 2017년 12월 6일 ~ 2018년 1월 25일 16

《손꼭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 2018년 3월 21일 ~ 2018년 5월 10일 16

《이리와 안아줘》 : 2018년 5월 16일 ~ 2018년 7월 19일(20회까지 해당) 10

《당신은 너무합니다》 : 2017년 3월 4일 ~ 2017년 8월 27일(33회부터 해당) 18

《밥상 차리는 남자》 : 2017년 9월 2일 ~ 2018년 3월 18일 50

《부잣집아들》 : 2018년 3월 25일 ~ 2018년 10월 7일(52회까지해당) 52

《도둑놈,도둑님》 : 2017년 5월 13일 ~ 2017년 11월 5일(15회부터해당) 36

《돈꽃》: 2017년 11월 11일 ~ 2018년 2월 3일 12

《데릴남편 오작두》 : 2018년 3월 3일 ~ 2018년 5월 19일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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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 떠났다》 : 2018년 5월 26일 ~ 2018년 8월 4일(5회까지 해당. 2시간편성) 5

《훈장 오순남》 : 2017년 4월 24일 ~ 2017년 10월 20일(50회부터 해당) 80

《역류》 : 2017년 11월 13일 ~ 2018년 4월 26일 119

《돌아온 복단지》 : 2017년 5월 15일 ~ 2017년 11월 24일(33회부터 해당) 90

《전생에 웬수들》 : 2017년 11월 27일 ~ 2018년 6월 1일 123

《비밀과 거짓말》 : 2018년 6월 25일 ~ 방영 중 5

《보그맘》 : 2017년 9월 15일 ~ 2017년 12월 1일 12

SBS

《엽기적인 그녀》 : 2017년 5월 29일 ~ 2017년 7월 18일(11회부터 해당) 6

《조작》 : 2017년 7월 24일 ~ 2017년 9월 12일 16

《사랑의 온도》 : 2017년 9월 18일 ~ 2017년 11월 21일 20

《의문의 일승》 : 2017년 11월 27일 ~ 2018년 1월 30일 20

《키스 먼저 할까요》 : 2018년 2월 20일 ~ 2018년 4월 24일 20

《EXIT》 : 2018년 4월 30일 ~ 2018년 5월 1일 2

《기름진멜로》 : 2018년 5월 7일 ~ 2018년 7월 17일(13회까지 해당) 13

《수상한 파트너》 : 2017년 5월 10일 ~ 2017년 7월 13일(17회부터 해당) 4

《다시 만난세계》 : 2017년 7월 19일 ~ 2017년 9월 21일 20

《당신이 잠든 사이에》 : 2017년 9월 27일 ~ 2017년 11월 16일 16

《이판사판》 : 2017년 11월 22일 ~ 2018년 1월 11일 16

《리턴》 : 2018년 1월 17일 ~ 2018년 3월 22일 17

《스위치-세상을 바꿔라》 : 2018년 3월 28일 ~ 2018년 5월 17일 16

《훈남정음》 : 2018년 5월 23일 ~ 2018년 7월 19일(10회까지 해당) 10

《언니는 살아있다》 : 2017년 4월 15일 ~ 2017년 10월 14일 16

80

(12회부터 해당. 2시간편성)

《브라보 마이 라이프》 : 2017년 10월 21일 ~ 2018년 2월 3일 28

《착한 마녀전》: 2018년 3월 3일 ~ 2018년5월5일(2시간 편성) 20

《시크릿마더》 : 2018년 5월 12일 ~ 2018년 7월 14일(7회까지 해당. 2시간편성) 7

《달콤한 원수》 : 2017년 6월 12일 ~ 2017년 12월 1일(16회부터 해당) 109

《해피 시스터즈》: 2017년 12월 4일 ~ 2018년 5월 25일 120

《나도 엄마야》 : 2018년 5월 28일 ~ 방영 중(23회까지 해당) 23

tvN

《하백의신부 2017》 : 2017년 7월 3일 ~ 2017년 8월 22일 16

《아르곤》 : 2017년 9월 4일 ~ 2017년 9월 26일 8

《이번 생은 처음이라》 : 2017년 10월 9일 ~ 2017년 11월 28일 16

《막돼먹은 영애씨16》 : 2017년 12월 4일 ~ 2018년 1월 23일 16

《크로스》 : 2018년 1월 29일 ~ 2018년 3월 20일 16

《시를 잊은 그대에게》 : 2018년 3월 26일 ~ 2018년 5월 15일 16

《멈추고싶은 순간: 어바웃타임》 : 2018년 5월 21일 ~ 2018년 7월 10일

(12회까지 해당)12

《크리미널마인드》 : 2017년 7월 26일 ~ 2017년 9월 28일 20

《부암동 복수자들》 : 2017년 10월 11일 ~ 2017년 11월 16일 12

《슬기로운 감빵생활》 : 2017년 11월 22일 ~ 2018년 1월 18일 16

《마더》 : 2018년 1월 24일 ~ 2018년 3월 15일 16

《나의 아저씨》 : 2018년 3월 21일 ~ 2018년 5월 17일 16

《김비서가 왜 그럴까》 : 2018년 6월 6일 ~ 2018년 7월 26일(8회까지 해당) 8

《비밀의 숲》 : 2017년 6월 10일 ~ 2017년 7월 30일(7회부터 해당) 10

《명불허전》 : 2017년 8월 12일 ~ 2017년 10월 1일 16

《변혁의 사랑》 : 2017년 10월 14일 ~ 2017년 12월 3일 16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2017년 12월 9일 ~ 2017년 12월 17일 4

《화유기》 : 2017년 12월 23일 ~ 2018년 3월 4일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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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 2018년 3월 10일 ~ 2018년 5월 6일 18

《무법 변호사》 : 2018년 5월 12일 ~ 2018년 7월 1일(15회까지 해당) 15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 : 2017년 12월 11일 ~ 2018년 1월 30일 16

《으라차차 와이키키》 : 2018년 2월 5일 ~ 2018년 4월 17일 20

《미스함무라비》 : 2018년 5월 21일 ~ 2018년 7월 16일(11회까지 해당) 11

《품위있는 그녀》 : 2017년 6월 16일 ~ 2017년 8월 19일(6회부터 해당) 15

《청춘시대2》 : 2017년 8월 25일 ~ 2017년 10월 7일 14

《더패키지》 : 2017년 10월 13일 ~ 2017년 11월 18일 12

《언터처블》 : 2017년 11월 24일 ~ 2018년 1월 20일 16

《미스티》 : 2018년 2월 2일 ~ 2018년 3월 24일 16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 2018년 3월 30일 ~ 2018년 5월 19일 16

《스케치》 : 2018년 5월 25일 ~ 2018년 7월 14일(12회까지 해당) 12

TV

조선

《대군-사랑을 그리다》 : 2018년 3월 3일 ~ 2018년 5월 6일 20

《너의 등짝에 스매싱》 : 2017년 12월 4월 ~ 2018년 3월 1일 49

MBN《연남동 539》 : 2018년 1월 10일 ~ 201년 3월 28일 12

《리치맨》 : 2018년 5월 9일 ~ 2018년 6월 28일 16

채널A 모니터링 해당 방영기간 드라마 없음 0

OCN

《멜로홀릭》 : 2017년 11월 6일 ~ 2017년 12월 5일 11

《애간장》 : 2018년 1월 8일 ~ 2018년 2월 6일 10

《쇼트》 : 2018년 2월 12일 ~ 2018년 2월 20일 4

《그남자 오수》 : 2018년 3월 5일 ~ 2018년 4월 24일 16

《듀얼》 : 2017년 6월 3일 ~ 2017년 7월 23일(9회부터 해당) 9

《구해줘》 : 2017년 8월 5일 ~ 2017년 9월 24일 16

《블랙》 : 2017년 10월 14일 ~ 2017년 12월 10일 18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 : 2017년 12월 16일 ~ 2018년 2월 4일 16

《작은 신의 아이들》 : 2018년 3월 3일 ~ 2018년 4월 22일 16

《미스트리스》 : 2018년 4월 28일 ~ 2018년 6월 3일 12

82

*각 드라마 별 방영시기와 무관하게 2017년 7월 ~ 2018년 6월 방영분만을 모니터링 대상으로 삼음

《라이프온마스》: 2018년 6월 9일~ 2018년 8월 5일(7회까지 해당) 7

총 120개 드라마 2,94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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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부록3.

<발표회 녹취록>

*토크쇼 패널

김수아(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이소형(드라마 모니터링단)

이소연(KBS 드라마 PD)

최지은(<괜찮지 않습니다> 저자)

정슬아 : 2부 토크 사회를 맡은 미디어운동본부의 정슬아라고 합니다. 다시 한 번 인

사드리겠습니다. 결과 발표를 듣고 오신 분들께서 질문이 생기셨을 수 있어

요. 질의 시간을 따로 갖기보다는, 이런 방법을 제안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초대 손님으로 모신 분들도 이 조사 결과를 보시고 궁금한 점이 있으실 수

있어서요. 이분들게 발표결과 어떠셨는지 들어보고, 플로어에 계신 분들도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질문을 함께하면서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해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저 쪽 끝에 계시는 김수아 교수님부터 본인 자기소

개 간단하게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수아 : 아 예 안녕하세요.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김수아라고 합니다.

이소연 : 저는 이 KBS에서 드라마 피디로 일하고 있는 이소연이라고 합니다.

이소형 : 안녕하세요. 저는 이 드라마 모니터링에 참여를 했고, 대표로 나오게 된 이

이소형이라고 합니다.

최지은 : 안녕하세요. 저는 대중문화기자로 일을 했었고, 작년에 <괜찮지 않습니다>라

는 한국 대중문화속의 여성혐오에 대한 책을 낸 최지은이라고 합니다.

황소연 : 모니터링 발표를 맡은 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활동가 황소연입니다.

84

정슬아 : 최지은 기자님부터 여쭐게요. 혹시 조사 결과 보시고 어떠셨는지 질문이나

혹은 덧붙이고 싶으신 말씀 있으셨는지를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최지은 : 40분이 모니터링 하셨다고 하지만, 드라마 편수로는 거의 4000편 정도가

되잖아요. 저도 일 때문에 드라마들을 많이 봤는데, 작품을 즐기면서 보는

것과 모니터링을 하면서 보는 건 정말 다른 작업입니다. 앞서 발표에서 모

니터링단 분들이 사용하신 도구, 질문들을 봤는데 그 방대한 양을 그렇게

꼼꼼하게 체크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셨을 것 같아요. 사실 2016년

에 제가 일하던 [아이즈]라는 매체와 국제 엠네스티 공동 기획으로 ‘더이상

설레지 않습니다’라는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한국 드라마

속 로맨스의 폭력적인 클리셰들을 10가지 정도로 정리했는데, 그렇게 거칠

게라도 뽑아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작업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모니터링

하신 분들은 훨씬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상세하게 분석하시느라 정말 고생

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뭔가를 수치로 기록해놓지

않으면 개별 드라마에 대한 비판은 시간이 지나면 흩어지고 마는 것 같아

요. 그래서 이번 작업이 갖는 의미는 지난 1년 동안 한국 드라마에서 어떠

한 유형의 폭력들이 로맨스를 가장해서 그려지고 있는가, 그동안의 경향과

현재의 상황을 전수 조사라는 방법으로 입증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런 자료들이 대중문화 영역에서 우리가 개선 방향을 찾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감사하고 저도 아마 이 자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슬아 : 기사 쓰셨던 것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드라마 시작할 때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보시면서 기사를 쓰시기도 했었던 것 같아요. 좀 더 자세한 이

야기는 이따 나눠보기로 하고. 모니터링단에 참여하셨던 이소형님도 이어서

이야기해주시겠어요? 모니터링단에 왜 참여하게 되셨었는지, 어떤 노고와

어려움이 있으셨는지. 그리고 <나의 아저씨>를 담당하셨었어요.

이소형 : 저는 드라마 모니터링하기 전에 예능 모니터링도 한 번 했었거든요. 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에서 모집을 했었어서, 그 때부터 모니터링을 참여했었고, 그

래서 이번에 드라마 모니터링도 함께 참여를 하게 됐는데요. 사실 늘 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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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링 처음 시작할 때 구성원들이 모여서 하는 얘기가 ‘저는 TV를 잘 보지

않는다.’는 말이에요. 드라마나 예능이나 전부 제가 ‘왜 굳이 내가 이 불쾌

감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시간과 주기적인 노력을 들여서 꼭 봐야하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굉장히 크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아예 ‘내가 안보면 되겠지’

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런 순간에도 계속 그런 드라마의 흐름은 여전히 이어

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보이콧이 아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요. 그리고 모니터링을 하면서 가장 힘

들었던 점은, <나의 아저씨>를 맡다보니까. 사실 지금 드라마 모니터링을

했을 때 주안점은 로맨스로 포장된 폭력인데, 그렇지 않은 성차별적인 부분

도 굉장히 많거든요. 그 부분을 작성할 수는 없는데, 보다보니까 굉장히 힘

든 점이 많았어요. 근데 또 이렇게 노력했던 것들이 이렇게 발표회 나와서

결과로 나오게 된 건 보람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슬아 : 모니터링단 분들이 ‘이것도 쓰면 안 되냐, 드라마 이것도 문젠데. 특히나 아

침드라마 남아선호사상 장난 아니고 임신 중절 주제로 한 드라마도 있어서

이거 분석되어야 한다. 민우회가 해야 한다.’ 이런 얘기 많이 해주셨었는데

저희도 이왕 1년 치의 드라마를 보면서 다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으나, 그

랬을 경우에는 40명이 함께하는 모니터링단의 모니터링 균질성을 만들어가

기가 어렵고 도구가 복잡해지는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까지는 하지 못한 아

쉬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비고란을 통해 발견된 장면들보다 더 긴

이야기들을 써주신 분들도 많이 계셨었습니다. 모니터링 결과에 대한 궁금

함이 제작자로서 있으실 듯 한데요. KBS드라마 PD이신 이소연 PD님께서

자리해주셨어요. 저희가 제작진분들을 섭외하기가 극강으로 어려웠었는데 이

렇게 참여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인사를 드리며, 어떠셨는지 이야기해주시겠

어요.

이소연 : 저는 사실, 드리고 싶은 말씀이 좀 많네요. 단순하게 생각을 하고 왔는데

정말로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오해가 많다’ 이런 생각도 들고요.

저는 기본 적으로 드라마가 어떤 그 여성 비여성적인, 반여성적인 이런 감

수성을 많이 보여주기도 하고 굉장히 성차별적인 클리셰도 많고 그런 건

당연히 바뀌어야하고 저도 또 바꾸는 데 일조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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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는 한데요. 일단 사실 제가 모니터링 보고서를 받아보고 1차적으로 놀란

것은 내용이 아니라, 내용은 사실 저는 너무 예측이 가능한 것이었어요. 드

라마를 여성주의 시각에서 비판해왔던 기존의 틀에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저는 했고요. 일단 제가 놀란 건 드라마가 너무 많다. 요즘 저희끼리는 그

런 말 진짜 많이 하거든요. 드라마가 정말 너무 많다. 이러다가 정말 같이

죽겠다. 너무 살벌하고, 너무 경쟁이 치열하고 이 속에서 우리가 창작자로

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런 얘기를 저희는 진짜 많이 해서,

이 기간 동안 100단위가 아니라 1000단위의 드라마가 나간다는 사실 자

체가 저는 너무 충격이었고요. 그건 좀 개인적인 소회고 일단 저는 그런 말

씀을 좀 드려야할 것 같아요. 정말 물론 이런 시도가 의미 있고 고생하셨고

그런 생각은 당연히 드는데, 이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는가. 이 결과

를 어떻게 해석해야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저도 좀 생각을, 좀 이제는 우리

도 관점을 풍요롭게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일단 제가 지금

드리는 말씀은 제가 어떤 집단을 대변하거나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드리는

말씀은 아니고요. 한 명의 창작자로서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걸 미리 말씀을

드리고. 창작이라는 건 상당히 개별적인 행위여서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고

한데 제가 드리는 말씀은 어쨌든 저의 사견임을 전제하고, 모니터 결과를

보면 좀 그런 면이 있어요. 장면을 끊어가지고 분석을 하잖아요. 이거는 이

주제에 한해서는 너무 당연하고 의미가 있는 나름의 방식이기는 한데요. 드

라마라는 게 기본적으로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이야기 형태의 예술이잖아요.

그런데 이야기라는 것 자체가 원래 모든 이야기는 누군가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데 그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에 관한 이야기거든요. 그 얘긴 무슨 얘기

냐면 모든 이야기는 인간의, 주인공의 어떤 목표에 대한 것이에요. 뭔가를

하고자하는 인간에 대한 것이고, 그것이 쉬우면 이야기가 재미가 없잖아요.

긴장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것을 못하게 하는 방해물, 안타고니스트가 필

요해요. 이야기의 필수적인 요소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긍정적인 장면으

로만 이루어진 드라마는 사실은 있을 수가 없기는 해요.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물은 자각하게 되고 성장하게 되고 변화하게 되고 이것이 스토리의 본질

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부정적인 장면이 있다 해서 그 이야기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고 저는 봅니다.

물론 그 장면 자체가 다소 게으른 시도일 수도 있고, 뻔한 편견에 기대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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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있고 하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이야기의 맥락상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드라마의 특성을 이해하시는 게 필요하다고는 봐요. 그것이

궁극적으로 이런 시도를 더 풍요롭게 하는, 풍요롭게 해석할 수 있는 길이

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여러 사례를 드셨잖아요. 저와 유사한 장면들을

상당히 연출을 했던 것 같아요. 예컨대 저는 남편에게 폭력적으로 당하고

살던 여자가 다른 어떤 진정한 사랑을 만난다는 스토리를 연출한 적이 있

거든요. 그래서 남편이 폭력을 가하는 장면을 찍었던 적이 있어요. 저도 그

런 장면은 사실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저도 힘들고 배우도 힘들

게 찍었거든요. 그런데 그 장면이 강렬해야만, 뒤에서 그 여자의 변화가 더

납득이 가겠더라고요. 그러니까 장면 자체는 되게 폭력적이지만 그 스토리

에서 그 여자의 성장과 변화를 위해서 필수적인 장면이기는 했어요. 그러니

까 이런 식으로 전체적인 이야기는 항상 끝이 있고, 시작이 있고 끝이 있고

중간이 있기 때문에 변화와 맥락을 봐야 하고 그래서 특정 장면만 분리해

서 떼어놓고 속단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얘기를 일단 좀 드리고 싶

고요. 두 번째는,

정슬아 : 두 번째로 넘어가기 전에 혹시 그 두 번째에서 세 번째까지 있지는 않은지

(웃음)

이소연 : 두 번째까지, 이건 같은 얘기인데요. 동일한 상황이라도 연출자에 따라서 다

른 관점으로 표현이 될 수가 있어요. 예를 들면, 벽치기를 했다. 그럼, 같은

벽치기를 찍고 그렇게 촬영을 해도 이것을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찍느냐.

이것을 어떤 여성의 불쾌감을 표현하느냐, 여성의 시선으로 찍느냐, 여성이

‘이거 뭔가 이상한데’, 이 남자의 어떤 이상함을 깨닫는 그런 식으로, 이게

카메라가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가, 누구의 시점으로 찍혔는가라는 게 되게

차이가 크거든요. 이 상황이 나온다와 또 별개로 이 상황을 어떻게 표현하

느냐, 어떻게 연출하느냐는 되게 큰 차이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 부분도 아

까와 같은 맥락에서 같이 생각해봐야할 지점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 상태에

서 오늘의 모니터링 결과를 이해해주셔야 할 것 같다. 이런 생각이 좀 들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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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슬아 : 직접 드라마를 연출하셨던 경험에서의 장면의 적용과, 이야기의 맥락, 주인

공의 성장의 과정에서의 필요성에 대한 고민은 저희도 하게 되는 것 같아

요. 여성들의 성장에서는 왜 그런 폭력이나 혹은 그런 어려움을 겪어야만

할까. 혹은 과연 정말 필요한 장면이었나라는 질문들을 지금 폭력에 대한

감수성이 굉장히 낮은 사회와 콘텐츠들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들로서, 고민

을 던져보는 모니터링의 차원이었다는 말씀을 덧붙이면서, 주신 고민들은

차근히 더 이야기 나눠보는 것으로 하고요. 마지막으로 김수아 교수님은 결

과 보시고 어떠셨는지, 의견을 주시겠어요?

2018.10.16. <드라마 모니터링 결과발표회> 토크쇼­국민TV 카페 온에어

김수아 : 사실 저희가 여기 있는 패널들 중 몇 사람이 모니터링 도구를 만드는 데에

함께했었는데요. ‘이 행위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 이것이, 방금 말씀하신 예

를 들면 ‘여성이 어떻게 반응 했는가’ 혹은 ‘주변사람들은 어떻게 이것을 로

맨스로 생각을 하는지’ 아니면 ‘어 이거 뭔가 좀 이상한데’라고 생각을 하는

지, 이런 것들을 반영하기 위한 문항을, 다면적으로 보고 싶다는 의도로 넣

었고요. 근데 그 결과가 결국은 아니더라, 그런 복합성이 없다는 결과를 저

는 읽었거든요. 아니, 복합성이 많이 보이지는 않더라, 여전히 진부하고 지

루한 방식이면서 그게 클리셰적으로 일종의 언어적이든 신체적이든 ‘폭력’이

라고 볼 수 있는 행위들이 결합된 장면을 여성의 시각이나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아직 한국 드라마가 그렇게 많이 안 보여준 것이라고

이 결과를 해석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일단은 모니터링 도구를 만들 때

그런 고민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또 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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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말씀하신 게 굉장히 의미가 있는 부분이, 양적 데이터라는게 사실은

‘몇 프로 나왔어’, ‘몇 건 있었어’는 굉장히 추상화 된 것이고 그 많은 맥락

을 정말 다 생략하기 때문에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진짜 이게 너무 몰이해된

그런 추상적인 데이터로 보이는 게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을 해요. 근데 그

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경향성에 대한 자료이기 때문에 숫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부분들은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예상 가능하다고 말씀하신 것들, 나

중에도 계속 얘기를 하겠지만 모니터링 결과에서도 ‘남성 마초’와 ‘여성 수

동성’ 이런 개념들을 가지고 오셨고, 그게 이런 폭력장면의 문제에서 여성

의 수동성이 부각될 때를 가장 큰 이슈로 저희가 얘기해왔던 거잖아요. 그

런 부분에서 여성의 수동적이라는 의미를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고 있고, 그

것 자체가 드라마에서 너무나 클리셰적으로 구성이 되어있다는 점에 대해서

저는 정말 창작자분들하고, 특히 작가 분들하고 이런 얘기를 할 필요가 있

다는 생각을 해요. <텍스트릿>이라는 웹진에서 김휘빈씨라는 평론가 분께서

하신 말씀인데, ‘나는 남자가 육첩 반상을 받아먹는다고 수동적이라고 하는

걸 한 번도 본적이 없다’고 하셨거든요. 이게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단지

뭘 받거나 어떤 행위의 대상이 된다고 해서 수동적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

고, 이미 수동성이라는 말에 여성성의 일부를 결합시킨 의미로 단어가 있

고, 그게 특히 로맨스와 관련해서 사랑을 누가 표현하고 그 사랑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되는가와 관련된 굉장히 오래 전부터 반복되어오고, 관습적으로

생산되었고, 그래서 시청자들이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종류의 수동성이 로맨

스 드라마에서 반복 재생이 되는 중이라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여기에서

여성의 수동성을 극화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종류의 ‘쿠궁’ 소리가 나

는 가운데 손목이 잡히는 장면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보통 연구 자료에는

재미없게 분석을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이 데이터가 저는 반복적으로 구성

되어 온 재현의 관습에 대한 데이터였다고 이해해주시고, 많은 분들이 다시

돌아가서 생각을 해보셨으면 좋겠고, 이게 ‘시청률이 높다’와 다른 기준으로

‘드라마에 나오는 여성의 의미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학자의 논리긴 합니다만은, 물론 제작자가 하기에는 너무 급한 논의죠. 말

씀하신대로 몇 천 편이 나오는데 당장 영점 몇 프로 시청률이 중요한데 굉

장히 한가한 논의가 아닐 수가 없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자입장에서는

얘기를 해야만 하는 그런 주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중요한 기초 데이터를

90

만들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정슬아 : 네 감사합니다. 초기에 모니터링 도구를 만들 때부터 함께 고민을 여러 차

례 나누다보니까, 상세한 어떤 답변을 해주신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이야기

나눴었던 맥락과 연결된 질문도 좋고 혹은 소연 활동가의 발표과정에서 생

겨났었던 질문들을 더 늦기 전에 하시는 시간을 갖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

혹시 결과 발표를 보시면서 들었었던 궁금증, 질문들이 있었던 분들이 계신

가요?

질문자1 : 안녕하세요. 들으면서 궁금한 것이 생겼습니다. PD님 말씀에도 공감을 하

고 교수님 말씀에도 공감을 하는데, 이야기라고 하는 게 전체 흐름이 있잖

아요. 이 사람이 장애물로 제시가 되었느냐, 악역으로 제시가 되었느냐,

이 장면이 문제적으로 제시가 되었느냐를 안 보시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이런 비판적인 목소리가 여기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서 나오는

그런 게 있는데, ‘악당 남자가 여주한테 창녀라고 욕을 했어. 이 작품은

빻았어.’ 이런 분들도 많이 계시는 반면에, 그러니까 저런 식의 로맨스가

많이 나오는 거는, 사실 창작이 욕망을 제시하지는 않거든요. 사람들의 욕

망을 대변하는 거죠. 저런 장면이 저렇게 많다는 거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

진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사실 대중이 저걸 원한다는 느낌을 저는 많이

받아요. 저는 웹소설 쪽에서 로맨스소설을 쓰고 있는데, 판매고에서 확 차

이가 나요. 그리고 생각했을 때 어떤 순환이 된다는 느낌을 받아요. 창작

물에서 어떤 역할 놀이를 제시하고, 현실의 연인들이 그걸 따라하고 그걸

또 재생산하고 반복이 된다고도 느끼는데, 그래서 이제 제가 여쭤보고 싶

은 거는, 로맨스를 다루는 창작물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왜냐면 사람

들이 빻은 것 좋아한다고 해서 빻은 욕망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근데 어쨌거나 저는 책을 팔아서 먹

고는 살아야 되거든요. 그래서 이제 어떤 식으로 방향을 보시는지. 혹시

생각나시는 게 있으면 말씀해주시면.

김수아 : 기왕 로맨스 얘기를 한 김에, 아마 원하시는 답이 될 수는 절대 없겠지만

연구를 하는 사람으로서 말씀을 드릴게요. 로맨스 소설도 그렇고 드라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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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고, 그러면 여성 시청자 혹은 여성 독자가 뭘 보고 싶어 하느냐, 그게

핵심인 거잖아요. 몇몇 연구자들은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권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사실상 여성이 욕망하는 그 주체의 위

치는 남성주인공이라는 분석을 해요. 근데 그 남성 주인공에 여성이 완전하

게 동일시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야기에 남성주의적인 항상 나쁜 요소가

있고, 그 나쁜 요소가 복수를 통해서 처벌을 당하거나 혹은 여성 주인공을

통해서 치유를 받는 종류의 이야기를 굉장히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하죠. 그

리고 아마 말씀하신 것처럼, 써보셨으니까 더 잘 아시겠지만, 그런 이야기

가 가장 인기가 많은 종류의 소설이라고 얘기가 되거든요. 여기서 그러면

연구자의 입장에서, 이게 제작자의 입장이 아님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그런 것을 욕망할 수밖에 없는 현실 사회구조의 문제가 분명히 있기 때문

에 사실 우리가 어떤 종류의 콘텐츠에 대해서 이야기 하건 간에 그 콘텐츠

에 대한 얘기의 끝은 결국은 ‘성평등 사회가 어떻게 와야 되느냐’이기는 해

요. 그걸 담을 수 있다면, 혹은 그걸 만들어낼 수 있다면 저희가 이런 고민

을 하지 않아도 될 수 있는 혹은 이런 콘텐츠가 안 만들어지는 성평등 사

회, 되게 이런 복잡한 관계에 있는 거구요. 연구자들은 그런 콘텐츠들은

여성 작가가 쓰더라도 결국은 전부 남성 주체의 말을 전달하는 콘텐츠들이

라고 말하는 것이구요. “왜 다쳤냐, 누가 다치랬냐고 허락을 했냐”고 물어

보는 대사가 이를 가장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거죠. 사실상 여성 주인공의

로맨스 드라마는, 남성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인거고 여성조차도 그 위치를

욕망하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이라면, 그러면 이제 제작자분들은 물론 계

속 반복해서 만들어내시는 게 가장 좋은, 잘 풀리는 그런 것이고, 연구자들

은 ‘남성주체 이야기를 줄여야 한다’라는 대안을 제시하게 되는 거죠. ‘이

드라마에서 여성 주체로 바꿔봐’ ‘왜 우리한테는 여성 서사가 없어’라는 얘

기가 그래서 최근에 나오는 것이구요. 몇몇 사람들이 얘기하는 게, 여성 서

사가 꼭 여성이 주인공이지 않아도 돼요. <도깨비>여도 되는데 김고은 얘기

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거죠. 이런 욕망의 맥락들을 이해하는 여성

시청자들이나 수용자들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그

리고 되게 느리지만 이게 의외로 변화가 있는 영역들이 있잖아요. 그리고

더군다나 몇몇 개의 영역. 특히나 웹소설은 너무나 독자 반응이 너무 명백

한 영역이어서 더 어려우실 수 있겠는데 공영 방송은 아무래도 좀 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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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인 요구와 좋은 드라마에 대한 요구가 있다거나, 뭐 이런 종류의 어떻게

보면 되게 작은 바늘 구멍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남성중심서사에 대한 재

고를 요청한다, 뭐 이게 학자들의 입장인 것 같습니다. 이게 답은 아니실

거겠지만. 기왕 로맨스 얘기를 꺼낸 김에 학자들이 얘기하는 건 주로 이런

방향이라는 걸 말씀 드리겠고요. 혹시 더 이야기해주실 분?

최지은 : 저는 창작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소위 ‘언피시한’ 콘텐츠를 많이 접했던

소비자로서 들었던 생각이 있어요. 일단 로맨스를 다루는 장르에서는 불평

등을 바탕으로 한 공식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두 사람이 존재할 때

한 사람의 신분이나 사회적 지위를 엄청나게 높게 하고, 다른 한 사람의 신

분을 굉장히 낮춘 다음에 그 갭을 바탕으로 긴장감을 만들어내죠. 그 낙차

를 가지고 한 명을 거의 학대하다시피 하면서 로맨스 요소를 집어넣고 관

계를 진전시키는 게 하나의 틀로 자리잡은 거죠. 특히 서브컬처 영역에서

이런 장치가 많이 등장하다 보니 요즘 웹소설을 쓰시는 여성 작가 분들 중

에서 이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이를테면 ‘내가 강

압적이고 폭력적인 관계를 묘사한 이야기가 무척 잘 팔렸다, 그런데 좀 더

평등한 관계를 가지고 써보려고 했더니 그렇게 잘 팔리지 않았다’는 거예

요. 많은 소비자들이 그동안 익숙하게 봐온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관계나 서

사에 좀 더 끌려 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창작자가 딜레마에 빠지는 거죠. 저

역시 그런 이야기가 잘 팔린다는 것도 알고, 왜 사람들이 거기에 끌리는지

도 공감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그런 현실을 어느 정도 인정할 수밖에 없으면

서도, 이소연 감독님 말씀대로 창작은 개별적인 작업이니까 남이 방향을 제

시해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이러한 시장 상황 안에서 창작자로서의 나는

어느 ‘선’을 탈 것인가. 정말 팔리는 작품으로 가기 위해서 윤리적 고민을

내려놓을 것인가.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기까지는 안 가고 싶

다’는 선을 만들어서 지킬 것인가. 그 선택을 본인을 해야 될 것 같아요.

물론 그런 고민이 담긴 창작물들이 잘 팔려서 그분들이 생계 걱정을 안 하

시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과연 우리가

‘완전무결하게 정치적으로 올바른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가’라

고 하면 그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질문자 분이 말씀하신 웹소

설 같은 장르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젊은 독자층을 중심으로 흥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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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처 장르의 하나고, TV 드라마의 경우는 소위 말하는 양지에 있는 콘

텐츠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사람들에게 길티플레저가 필요하다

는 건 충분히 공감을 하고, 어딘가에서는 그런 성격을 띤 작품이 생산되고

소비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하는데 한국 사회의 모든 층위의 창작물들이

다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이런 식으로밖에 그리지 못하는 건 좀 심각하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특히 드라마 같은 건 가장 대중적인, 특히

전 연령이 다 접할 수 있는 문화적인 콘텐츠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한 고민들에 좀 더 책임감을 가져 주면 좋겠다

고 생각합니다. 특히 KBS 같은 공영방송에는 그것을 더 요구하게 되는 면

이 있고요. 저는 가끔 드라마를 보다가 제작진이 시청자를 너무 얕잡아보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오늘 여기서 사례로 발표된 작품

들이 이를테면 한국드라마의 경향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드라마의 로맨

스 공식이라는 게 우리에게는 이제 굉장히 익숙하고 너무 지겨울 정도이고

그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관계 같은 것에 시청자로서 자존심이 상할 때

가 있거든요. ‘우리가 정말 이런 장면에 설렐 거라고 생각하나, 이렇게 억

지스러운 상황인데 ‘그렇다 치고’ 넘어가 줄 거라고 생각하나. 이 사람들은

창작자로서 우리한테 정말 이 정도의 얄팍한 세계밖에 보여줄 수 없는가.

비단 드라마 뿐 아니라 어떠한 콘텐츠든 창작자가 소비자에게 최대한 고민

한 결과물을 내놓는지 아닌지는 결국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특히 드라마를 만드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좀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하고 싶

은 마음이 있습니다.

정슬아 : 네. 지금 제작진 분들을 더 많이 모셨어야….

이소연 : 어깨가 무겁네요. 제가 너무 많은 말씀을 들어가지고, 근데 저는 기본적으로

동의해요. 여성 서사가 필요하고, 저도 사실 그런 부분을 고민을 되게 많이

하거든요. 단순히 창작자들의 인식이 뒤떨어져있어서, 나빠서 이런 드라마가

나오지는 않아요. 제가 보기엔, 물론 문제가 너무 많고 오늘의 모니터링 결

과가 다 설명해주지는 않지만 한국 드라마의 어떤 부분은 분명하게 보여주

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그런 부분은 분명히 동의하고, 저 역시도 뭐 일을

하면서 많이 느끼기는 해요. 그런데 제가 꼭 이게 약간 창작자를 대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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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처럼 되기는 했는데, ‘벽치기’, ‘기습키스’ 이런 클리셰적인 장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주셨는데요. 저나 다른 창작자들이 특별히 이런 클리셰를 선

호한다고 보진 않고요, 근데 왜 그런 장면이 나오냐면, 제작환경도 창작자가

오랜 고민과 토론을 할 정도로 그렇게 시간적으로 여유롭지도 않고, 상당히

어렵기는 해요. 그러니까 약간 어떤 식으로 가냐면, 이게 ‘하던 대로 한다’.

작가든 연출이든 봤던 거 위주로, 너무 짧은 시간에 많은 장면을 써내야 되

고, 뭐 찍어내야 되고 하다보니까. 이게 클리셰로서 활용을 자기도 모르게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다소 창작자의 게으름

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래서 저는 사실은 여성적 서사 혹은 어

떤 여성적 감수성을 가진 장면들을 위해서는 굉장히 부지런한 상상력이 필

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것은 만드는 사람도 그러하지만 사실은 보는 사

람들도 그러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드라마는 어쨌든 현실의 일부이기 때문

에 현실이 ‘요만큼’인데 드라마가 앞장서서 완전 진보적이고 사실 그러기는

어렵습니다. 오늘의 모니터링 결과는 어쩌면 우리의 여성적인 현실이 사실

은 이 정도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니까 드라마를 만드

는 사람들, 작가든 감독이든 간에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의 젠더에 대한

인식의 평균치가 과연 우리 사회 전체의 평균치에 딱히 앞서거나 딱히 많이

부족할까 이렇게는 저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 중에서 좋고 나쁨이 있고 더

나은 것도 있고 못한 것도 있겠지만, 평균은 저는 대체로 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요. 사회의 변화가 이 내용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겠고요.

다만 제가 여기서 더 덧붙이고 싶은 말씀은, 지금의 단계쯤 되면 이미 사회

적으로는 인식이 어쨌든 좋아지고 있고, 저는 그걸 많이 느끼거든요. 그런

욕구들이 대중들에게도 있고, 만드는 사람들에게도 있어요. 그랬을 때 이젠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이 나빠’라고 말하는 것까지는 사실 많이 동의

할 것 같아요. 그러면 ‘어떻게’라고 했을 때 어떤 대안적인 모습을 보여주

는, 그런 어떤 다양하고 주체적인 장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요. 작년에

<마녀의 법정>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요. 윤현민배우가 정려원 배우가 가

는 길에, 보통 대사를 해야 되서 상대방을 세우잖아요. 사실은 손목을 잡는

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대사를 시켜야 되기 때문에, (좌중 웃음) 영원

히 가게 할 순 없잖아요. 대사를 줘야 되고 표정을 줘야 되기 때문에 세우

는 방식에 대한 클리셰로 굉장히 많이 쓰는데요. 거기서 정려원배우가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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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걸어가는데 윤현민 배우가 부르거나 잡아 세워야 되는 장면인데, 이렇게

앞으로 뛰어가서 손으로 막아서 세우더라고요. 되게 젠틀해보였어요. 그 장

면이 저에게는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라고요. 이런 장면이 많아진다

면, 이런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자연스럽

게 느껴지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좀 그런 상상을 우리가 더 많이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저는 들었습니다.

정슬아 : 제가 <마녀의 법정> 담당 모니터링 이었어요. 모니터링 도구에 좋은 드라마,

좋은 장면을 뽑아보자는 질문이 있기는 있었어요. 그렇지만 거기에 기재될

만한 장면들이 마땅치가 않았고, 회차 별로 극단의 어떤 차이들을 보여주었

는데요. 그래도 KBS <마녀의 법정> 같은 경우에는 제작 지원을 여성 가족

부에서 한 걸로 알고 있고요. 많은 토론과 논의의 과정이 있었다고 하고,

그리고 드라마 제작 이후에,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이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함께 듣고 제작을 시작한달지, 혹은 대본에 일의 현장

에서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끼리의 그런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어떤 대응을

하면 좋을지에 대한 논의도 대본에 넣는 계기가 된 등, 방송제작 환경에 어

떤 영향을 주고 있는 신호들, 좋은 사례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는 이야기

이어서 덧붙이고 싶었습니다. 좋은 사례 좋은 드라마에 대한 얘기가 나온

김에, 이제 패널 분들께 미리 드렸었던 질문 중에 소개해줄만한 좋은 콘텐

츠, 드라마 사례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었는지 이소형님이 얘기를 해주시겠

어요?

2018.10.16. <드라마 모니터링 결과발표회> 토크쇼­국민TV 카페 온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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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형 : 제가 모니터링을 많이 한 경험으로, 사실 정말 바른 드라마의 표본으로 삼

을 만한 드라마는 정말 찾기가 힘든 것 같아요. 방금 PT에서 안 좋은 사례

로 나왔던 드라마라서 지금 살짝 당황스럽긴 한데. 저는 SBS <다시 만난

세계>를 담당 했었거든요. 그 안에서 조연급의 남자-여자 커플의 상황은,

러브라인은 저런 식으로 굉장히 자극적이고 약간 스토리 내에서 양념을 치

는 느낌으로 굉장히 많이 나와요. 그런데 드라마 서사와는 전혀 어떤 중요

하거나 관련이 없는 장면으로 잠깐씩 나오는데요. 그걸 제외하고는 <다시

만난 세계>에서 조금 좋은 방향인 것 같다고 뽑을 만한 것들은, 남자 주연

배우와 흔히 ‘서브 남주’라고 하는 역할 사이에서 여성 주연을 어떻게 로맨

스관계로 가느냐 하는 과정에서, 어떤 폭력으로 가장 된 연출이 거의 나오

지 않았다는 점을 뽑고 싶어요. 예를 들면 서브 남자 주인공이 여자주인공

에게 사랑을 고백했지만 거절당한 후에 어떤 앙심을 품거나 이런 것이 전혀

없이 아주 깨끗하게 수긍을 하고 넘어간다든지. 심지어는 그 여자 주연의

사랑을 굉장히 응원해주는 느낌까지도 나게 하는 부분이 있어서 굉장히 좋

았고요. 또 그 드라마의 남자 주연 배우가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집안 가사

일을 하는 장면들이 나와요. 그런 것도 사실은 자연스럽게 보여주면 노출이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드라마가 괜찮은 부분이 있다고 말

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최지은 : 항상 이런 자리에서 얘기할 땐 늘 <마녀의 법정>을 사례로 들게 돼요. 왜냐

하면 한국 드라마에서 정말 보기 드문, 정말로 저것은 남자가 여자의 손목

을 잡아챌 타이밍이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남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거는

너무 새로워서 약간 감동했었어요. 그 후로 약 일 년 정도가 지난 것 같네

요. KBS2 <마녀의 법정>은 정말 흥미로운 사례고 주인공 여성의 캐릭터나

사회적 지위, 능력, 그리고 그 여성을 대하는 남성 주인공의 성격이나 태도

등이 기존 한국 드라마들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로부터 상당히 벗어나 새로

운 시도를 한 작품이었던 것 같고요. 그리고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보지는

않았는데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라는 드라마가 방영됐어요. 그런

데 지나가면서 잠깐잠깐 볼 때도 되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남자 주인공이 대

화를 할 때 주인공 여성에게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무시하는

말투나 윽박지르는 태도 같은 것이 없이 굉장히 차분한 태도로 상호 소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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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대화가 가능한 남자라는 게, 제 친구 중에도 드라마 작가가 있는데 ‘한

국에선 그런 남자 캐릭터가 진짜 희귀하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꼭

이 두 사람만의 관계가 아니라 모든 캐릭터들이 특별히 극적인 전개를 위해

전형적인 악역으로서의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도 흥미로웠어요. 이를테면

남자 주인공에게 오래 알고 지낸 여자 사람 친구가 있는데, 보통 이 여자

사람 친구는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을 질투하고 모함하는 역할들을 담당하잖

아요. 이 작품에서는 그러지 않고 역시 또 깨끗하게 깔끔하게 여주인공에게

인간적으로 호감을 가지고 두 사람의 로맨스에 대해서도 그냥 ‘아 잘되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주인공 여성을 둘러싼 삼각관

계 같은 것들도 특별히 꼬이지 않게, 각자가 어떤 입장과 어떤 감정을 가지

고 있는가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고 나갔다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이 작품과 <마녀의 법정>이 동시간대 드라마 중 시

청률 1위였고요. 사실 요즘에 지상파 드라마들이 시청률이 그렇게 높지 않

은데, 이런 작품들이 그 와중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낼 만큼 선전했다는 게

상당히 의미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소형 : 저도 모니터링 하면서 느꼈던 건데 모니터링하는 드라마 중에 ‘아 이건 정

말 심하다’라는 류의 분류를 할 수 있게 되잖아요. 순위를 매길 수 있게 되

는데, 기본 정보 같은 걸 찾아보다보면 당연히 최고 시청률이 떠요. 저는

제가 맡았던 거에 한해서지만, 제가 좀 괜찮았다, 이거 좀 추천할만하고 보

기 불편하지 않았다 했던 것들은 대부분 시청률이 잘 나오는 것들이 많고

아 이거는 좀 아니다 싶었던 것들은 시청률이 상대적으로 낮더라고요. 사실

건의를 드리고 싶었던 것들이기도 한데 보고서를 작성했을 때 드라마마다

나오는 로맨스를 가장한 폭력횟수들과 비례해서 혹은 반비례해서 시청률이

어떤지. 이런 것도 되게 좋은 결과가, 재밌는 자료 조사가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런 걸 보면 만약에 제가 맡았던 드라마에 한정하지 않고 대부분

그런 추세라면, ‘아 이제 시청자들도 원하는 드라마의 방향이 그런 쪽으로

가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슬아 : 시청률 얘기하니까 생각나는 건, 저희가 ‘전수 조사를 할까, 시청률 상위 몇

퍼센트의 드라마를 할까’ 고민을 했었어요. 왜냐면 시청률이란 건 전체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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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의 파급력을 가늠할 수 있는 어떤 기준이기도 해서, 시청률로만 따지

기에는 클립으로 돌아다니는 장면들의 영향력이 또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3000편의 시청률을 다 볼 수 있으면 훨

씬 더 풍부한 분석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추천해주실만한

다른 드라마 있을까요?

소연 : 제가 봤던 드라마 중에 tvN <크리미널 마인드>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남성 주

인공이 여성 주인공에게 호감을 가질 듯 말 듯한 관계로 나와요. 집계가 되지

는 않았어요. 왜냐면 문제 장면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데 그 드라마의 경우에

는 알고 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리메이크 드라마잖아요. 그래서 약간 안타

깝기도 하지만 여성주인공이 전혀 어떤 성애의 대상으로 소비되지 않아요. 물

론 성애의 대상이 되더라도 좋은 드라마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 하는데요. 그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여성이 굉장히 지속적으로 우위에 있고 전문적인 모습

을 보여줬기 때문에 제가 더 매력을 느꼈던 것 같기도 해요. 남성이 뭔가 그

런 드라마에서 으레 등장하는 그런 팔목을 낚아채는, 그 드라마는 특수요원

드라마라 그런 장면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러지

않았거든요. 전혀 그런 장면 없이 굉장히 깔끔하게 끝났던 드라마로 기억합니

다.

2018.10.16. <드라마 모니터링 결과발표회> 토크쇼­국민TV 카페 온에어

정슬아 : 네 저희가 시청자로서 바라는 것이 엄청 어려운 것이 아니라 ‘상호소통’이

가능한 남성주인공? 주체적으로 자기 삶을 좀 더 다양하게 그리는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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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이야기, 서사들이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하는 것일텐

데요. 오래 고민하기 어려운 이 제작 환경을 바꿔나가는 이야기도 함께 해

야 하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질문이 더 있으신 분이 계신가요?

질문자2 : 여기 계신 분들은 단순히 시청자가 아니라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경험을

하신 분들이잖아요. 지금 우리처럼, 피관계자가 아니라, 직접 관계자 분들

보기에 동료들 사이에서 여성서사나 이러한 이슈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것에 관심을 갖고 경각심을 가진 사람도 얼

마나 있는지 궁금한데요. 최근에 제가 어떤 예능을 봤어요. 김숙, 유희열

및 남자 패널들이 나와서 얘기하는데 (정슬아 : <대화의 희열>이라는 프로

그램) 네. 거기서 김숙님이 과거 자신의 코미디 영상을 보는 것이 부끄럽

다고 하고, 남성 패널 분들도 공감을 하는데요. 일단 그 영상 자체도 여성

분은 한 분이었고 거기에 나오는 맥락 자체도 거기 출연한 남성분들이 이

런 쪽으로 얼마나 경각심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송을 보면서 굉장히 신

경이 쓰였거든요. 한편으로는 그래서, 그런 전문가적 입장이 궁금했습니다.

정슬아 : 혹시 분위기가 어떤지요? KBS는 성평등 센터를 만들기도 하였지요.

이소연 : 지금 물어보신 분 말씀은, 드라마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이런 관점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 이런 부분을 물어보신 것 같은데요. 이것 역시

저의 개인적인 사견임을 전제하고,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은, 정말 드라마

만 생각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여성주의적인 시각이 사실은, ‘나는 여성주의

적인 드라마를 만들 거야’ 이런 게 저희의 주요 이슈가 되기는 당연히 어렵

고요. 개인적인 차이야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과거에 비해서는 여성

연출자도 많아졌고, 관련이슈 등에 대해서 저희끼리 이야기 나누는 일도 많

아진 것 같긴 해요. 제가 여기서 긍정적으로 생각, 대안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었는데 같은 맥락인데요. 사실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

들은 100% 대중을 의식합니다. 매우,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의식하고요. 생각보다 대중을 절대 얕잡아보지 않습니다. 이게 너무나 작품

의 사활이 달려있기 때문에 드라마가 시청률 신경 쓰는 거 당연하고요 드라

마는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장르거든요. 모든 창작자는 나의 작품을 더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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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보기를 바라거든요. 드라마는 여성 시청자들이 중요하게 보는 장

르기 때문에 의외로 여성의 눈을 굉장히 의식해요. 그래서 제가 처음에 입

사할 때 여자가 굉장히 소수이던 시절에도, 선배들이 저한테 와서 ‘야 누구

배우 어때? 여자가 보기엔 어때?’ 이런 질문을 제가 여성의 대변인처럼 정

말 많이 받았었던 거거든요. 더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요. 예를 들면 새로운 여성 캐릭터가, 새로운 여성 서사가 더 많은 대중들

에게 인기를 끌고, 더 많은 돈을 벌어줄 수 있다면 저는 너무나 흔쾌히, 너

무나 기꺼이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이 그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요. 드라마는 트렌드, 잘 되는 것을 쫓아갈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좀 더 어떤 적극적인 대안을 찾아가는 게 필요한 단계가 오히려 아

닌가. 이런 생각을, 아까와 연관해서 말씀드릴게요.

정슬아 : ‘더 많이 이야기되기 시작했다’는 거는 굉장히 좋은 변화이지 않을까.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던 시절과 그것을 문제라고 계속적으로 말하면서 그것을 고

민해볼 수 있는 시절, 그리고 그것이 SNS를 통해서 반응이 있고, 난리가

나고, 기사화가 되고 다시 반영되는 그 과정이 생긴 지금은 많은 변화가 있

는 때가 아닌가 싶고요. 드라마가 아닌 어떤 미디어 장르 콘텐츠 안에서도

같이 목격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시간이 점차 가고 있어서, 마

지막으로 혹시 오늘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었는데 못하신 어떤 이야기들이

있는지 패널분들게 여쭙는 과정과 혹시 오늘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다뤄지지 않은 것이 있는지. 마지막 질문이 있으시다면 받아보고 정리를 해

볼까 합니다.

질문자3 : 이게 약간 앞분의 질문과 겹치는지 모르겠는데. 말씀하신대로 늘 그렇겠지

만 현재는 과도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한편으로는 여전히 폭력적인 장면이

계속 나오고, 이 드라마 저 드라마 어느 방송사 가릴 것 없이 나오고 시청

률도 잘 나올 수 있을 거고, 그렇지만 반면에 <나의 아저씨>는 일부 단체

에서 그렇게 많은 비판을 받았고요. 그리고 불편하지 않은 장면이 나오는

것이 시청률이 오히려 높고, 그리고 또한 ‘그거 싫어서 안본다’ 이런 분들

이 있는 거죠. 안 보면 그만인 시대니까요. 보이콧하면 되고. 넷플릭스가

있으니까. 훨씬 쾌적한 환경의 드라마를 볼 수 있으니까요. 패널 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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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가 계신 위치에서 한 편으로는 아직 ‘빻아있지만’, 안 볼거니까 바꿔

라, 불편하니까 바꿔라라는 상황. 어떻게 보시는지 의견을 좀 듣고 싶었어

요.

이소형 : 저는 드라마 모니터링단분들과 모여서 이야기를 할 때에 보면, 기준에 맞춰

서 어떻게 기록해야 되고 어떤 부분을 적용을 시켜야 될 지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많으세요. 그래서 어떤 케이스에 대해 ‘이것은 어디에 들어가냐’,

‘이것은 넣을 수 있냐’ 그 논의를 굉장히 치열하게 했는데요. 제 경험으로는

이러한 논의가 굉장히 많은 부분을 드러내기도 했고, 이번 모니터링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그럼에도 성차별적인 부분을 논의하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잖아요. 이런 기회가 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사실 모니터링단은

드라마를 수용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적극적으로 이 드라마에 대한 시

류를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서 굉장히 궁금해 하기 때문에요. 이런 자리를

많이 마련해주시고, 많이 참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사실 저도 계속 보이콧

을 하고 있었던 입장으로서. 저만 ‘안보면 그만’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말씀

하셨던 <나의 아저씨>나 최근에 종영한 <미스터 션샤인>같은 경우에 굉장히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높게 나왔었잖아요. 그런 걸 보면 개인

의 보이콧은 굉장히 어떻게 보면 소극적인, 정말 개인에 국한한 활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인 방안이 있으면 그런 걸 좀 들어보고 찾아

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분들이 모니터링단에 많이 참여를 해 주셨으면 하고

요. 그런 것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또 그런 부분이

더 빨리 드라마의 시류가 오는 때를 앞당길 수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굉장히 바라고 있습니다.

정슬아 : 혹시 이어서 질문에 대한 답변 혹은 마지막에 어떤 발언에서 하실 이야기들

있으실까요?

최지은 :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이 굉장히 과도기이고, 시청자 소비자들도 약간 혼란

의 상태인 것 같아요. 제가 얼마 전에 온라인에서 어떤 여성분이 쓴 글을

봤는데, 어떤 남자 지인과의 사이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원

래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는데 이 남자가 억지로 끌고 가서 고백을 하고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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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로 스킨십을 하고 그러는 바람에 결국 ‘사귀기로 했다’는 얘기였어요. 근

데 이것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여성들은 ‘와 로맨스 소설같다’, ‘드라마같

다’는 반응을 보였고, 또 다른 상당히 많은 여성들은 ‘그거 좀 위험한 것

같은데’, ‘그 사람 좀 이상한 것 같은데’, ‘이거 지금 설렌다고 할 상황이

아닌 것 같아요’ 라는 반응을 보였어요. 여성들이 그동안 어떤 식으로 로맨

스를 학습해왔는지가 이 두 가지 반응에서 다 나타났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예전과 달리 이제는 여성들이 ‘그거 아닌 것 같아. 그거 로맨틱한 거

아니고 폭력인 것 같아’라는 생각을 전보다 더 많이 하게 되었고 그러한 인

식이 확산되어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아까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

럼. 대중문화는 정말 대중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

에 우리가 어떻게 하면 작품이 생산되는 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를 고

민을 많이 해야 되는 것 같고요. 저도 개인적으로 보이콧을 많이 하는 편인

데 결국 되게 안타까운 거지만 보이콧, 비판, 그리고 좋은 작품에 대한 영

업을 모두 동시에 하지 않으면 변화가 빨리빨리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말이 있죠. 그러니까 보이콧을 통해 수익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도 좋고, 비판도 나름의 효과가 있고 ‘이거 되게 좋

다’, ‘이거는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있는 작품이다’는 거를 더 알려서 더

소비를 시켜서 성공사례를 남기는 것도 중요하고요. 그 외에 또 어떤 문제

점을 공적 영역에서 논의하고 싶다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넣는다

든가 하는 게 가능하고요. 사실 작년 여름만 해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구성

원이 전부 남성이었거든요. 근데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새 위원회가 구성되

면서 현재는 6:3의 성비입니다. 물론 아직 남성이 많지만 여성이 0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 것은 중요한 변화입니다. 그래서 작년에는 양성평등 관련

심의가 한 건도 없었다면 올해는 상반기 동안 37건 진행이 됐다고 해요.

이런 식으로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바꾸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콘텐츠에 어떻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해

서 효과적인 곳을 공략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김수아 : 가이드라인 얘기를 해주셔서 그 얘기를 잠깐 하면. 가이드라인이 창작자에

게 영향을 미치는 방향이 되어야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고요.

사실 가이드라인에서 할 수 있는 게 굉장히 적기 때문에, 근데 그 존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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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이 ‘무엇 무엇해서는 안 된다.’잖아요.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의 소극적인 방향을 짚는 정도밖에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기가 힘들어

요. 이제 아까 얘기가 나온 것처럼 제작 관습적으로 반복되는 장면들에서

문제 제기가 없기 때문에 계속되는 것이 있다면 ‘그런 것은 아니다’라는게

명확해지면서, 그래야 대안을 상상을 해 볼 기회가 생기거든요. 관습적으로

A라는 연출을 계속 해도 되면 그냥 하면, 하는게 가장 효율적이니까. 그런

데 A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혹은 더 나아가서 안 된다는 얘기를 명확

하게 하는 게 오히려 다른 상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 되거든

요. 이 얘기가 <양성평등심의 가이드라인>을 만든 2015년부터 2016년에

매번 나왔던 이야기인데, 항상 현장에 계시는 선생님들은 이것을 ‘창작의

자유 침해’라고 생각해서 안 좋아하십니다. 저도 그게 어떤 맥락인지는 분

명히, 그리고 그런 부분을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동

시에 이게 정말 어떤 부분은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관습적으로 재현

되는 그런 거라고 보거든요. 관습적 재현의 A라는 부분은 명백히 ‘2018년

이후로부터는 없는 게 좋은 장면이다’라는 게 제시되는 것, 이건 가이드라

인이 형태보다는, 창작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는 모종의 교육이 됐든 워크

샵이 됐든 이런 데에서 공유되었으면 하는 것들로서 이게 존재할만한 영역

들이 있는 거고요. 그 중에 하나가 오늘 말씀하셨던 특별히 관습적으로 그

냥 아무 생각 없이 재현되었던 몇몇의 폭력을 동반한 장면들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원래 이제 로맨스가 사회에서 어떻게 소비되는가와 관련한

주장 중에 대표적인 주장이, ‘대중미디어는 허구적으로 감정을 조작하는 낭

만적 상상을 만들어내고 이걸 로맨스의 모델로 계속해서 제시하기 때문에

그러면서 대중 매체 로맨스가 주는 규칙은, 여성은 이렇게 하면 행복 해집

니다’라고 하는 결론이라는 거예요. 이런 과정을 거쳤을 때 여성은 행복해

집니다. 결말은 항상 해피엔딩이죠. 그렇기 때문에 사실 해피엔딩이 극의

전체적인 맥락을 봐야하긴 하지만, 그 여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의 행복한 결

말에 이르기 때문에 중간의 과정에 폭력적인 장면 등 그런 부분들은 매우

사소한 것으로 넘어갈 수 있는 그런 종류의 로맨스 규칙들이 있는 것 같아

요. ‘이런 게 사랑이고 이런 게 로맨스의 규칙이에요’ 라고 하는 것을 대중

미디어는 반복해서 전달을 해준다는 것이거든요. 이게 미디어 연구자여서

의미를 과장한다기보다, 사랑에 대해서 연구하는 에바 일루즈같은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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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주장해오던 것이거든요. 대표적으로 로맨스 소설과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의 역할이 이런 것이라는 거고요. 아마 여러 가지 실증 연구들을 통해

서도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많이 보는 것이 로맨스 환상과 어떤 관계가 있

는가가 몇 번 증명이 됐던 걸로 알아요. 그러면 여기서, 아까 넷플릭스 얘

기를 하셨는데, 넷플릭스가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는 이유는, 컨텐츠가 많다

보니까 여성 중심의 서사도 굉장히 많고, 그 중에 안 좋은 것도 있고 근데

그래도 볼 게 남은 거죠. 너무 많으니까. 그런 상황이 이제 넷플릭스의 상

황인 거고 근데 지금 한국도 너무 많거든요. 드라마가 너무너무 많이 나오

는데, 근데 그게 천편일률적이라는 점 때문에 이러한 토크쇼를 하고 있는

것이라서요. 그리고 시청자 역시 자기가 창작 대안을 제시할 수는 없어요.

창작자 쪽에서 고민이 먼저 시작되어야하는 부분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

요. 저희도 대안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다양한 대안을 얘기한다는

것은 양쪽에서 같이 가야하지만 사실 저는 주도하는 측면은 제작하는 쪽에

서 먼저 가지셔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미디어 연구자의 관점이 이러합

니다. 그래서 미디어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창작자 측에 요구하는 바가 되는

것이 되는 거죠.

이소연 : 제가 오늘 꼭 드리고 싶었던 말씀이 있는데, 사실 저는 이런 어떤 현실에

대해서 겪어내기가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변화는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반드시 일어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다양하게 시스템 안

에서 밖에서 각자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되고 다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제 입장에선 특히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는 여성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제가 KBS에 2000년에 입사를 했는데요. 제가 처음에 조연

출부터 드라마를 했는데, 그 때만해도 제가 “여잔데 드라마 할 수 있겠

어?”이런 말을 들었었어요. 정말로 이런 워딩으로 들었거든요. 그래서 “왜

안 되나요?” 이랬더니 “체력이 안 되잖아.” 이런 말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내가 아 여자는 체력이 안 돼서 이런 말을 정말 듣기 싫어서, 밤도

제일 잘 새고, 정말 좀 이를 좀 악물고 했던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

면서 제가 거의 유일한 여자 조연출, 몇 명 안 되는 여자 조연출로 버티고

있던 차에. 어떤 얘기들이 또 있었냐면, ‘여자는 대하사극을 못해’ 여자 조

연출은 대하사극을 안 시켜 이런 얘기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사극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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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을 자원했어요. 현장도 열악했는데, 그때 여자라서 안 돼 이런 얘기 듣

기 싫어서 좀 이를 악물고 했던 것 같아요. 현장에 여자화장실 같은 것도

없으니, 물이나 음료수도 안 마시고. 그런데 제가 어느 순간 연출 데뷔를

해서. 제 현장을 보니까. 제가 조연출을 하던 때에 비해서 너무 여성 복지

가 잘 되어있는 거예요. 여성 스탭들도 많아졌고요. 감독이 여잔데 어떻게

여자 화장실이 없을 수가 있겠어요. 당연히 그런 것에 대한 배려가 되게 중

요해지고, 여성들이 훨씬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이 적어도 저희

현장에서는 조성이 됐던 거예요. 저는 그 때 어떤 분야에서 여자가 버티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시스템 안에 들어오셔서 그 중심부에서 버티고 뭔가를 해냈으면 좋

겠다, 이런 생각이 있구요. 요즘 제가 꾸는 꿈 중 하나가 여자들이 제작 주

체가 되는 드라마를 기획해서 만들어내는 건데요. 내용이 페미니즘적이다,

이런 게 아니라, 여성 감독, 여성 작가, 여성 제작자, 여성 주연배우, 여성

촬영감독, 이런 헤드 스탭들도 다 여자로 꾸리고, 여자가 이끌어가는 이야

기를, 상업적으로 대중적으로 성공시켜내는 프로젝트를 몇 년 안에는 꼭 해

보고 싶어요.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도, 또 할 수 있을 만큼

사람들이 쌓인 것도 정말 얼마 안돼요. ‘화장실 어떡하려 그래’ 이런 얘기

를 들었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많은 분들이 만드는

업에도 끼어드셨으면 좋겠고, 이미 이곳에 있는 많은 여성 창작자들은 그것

을 매우 반겨하고 환영하고 기뻐할 것이다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정슬아 : 네 감사합니다.(좌중 박수) 질문이 있으신가요?

질문자4 : 질문이 아니고요. 방금 피디님이 말씀하신 거에 제가 좀 덧붙여서 한 마디

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질문이라기보다 부탁이라고 해야 될 것 같은데, 저

도 드라마 보기 불편해진 지가 한 일 년 정도 됐어요. 그래서 딸이랑 저랑

드라마를 잘 안 보게 되는데, 그러다보니까. 웹드라마를 좀 보게 되잖아요.

아까 PD님 말씀하신 것에 추가해서, 여성 제작자들이 모여서 드라마를 만

들 때 ‘뚱뚱한 여자’나 ‘못생긴 여자’가 주인공일 때, ‘진짜 못생기고 뚱뚱

한 여자 배우’를 쓰시는 것까지 생각해주시면 어떨까 싶어요. 날씬한 여성

을 살을 찌워서 뚱뚱한 연기를 시킬 게 아니라. 살 찌워서 못생긴 역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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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킬 게 아니라, 진짜로 못생긴 여성, 진짜로 뚱뚱한 여성을 배우로 쓰시

는 것까지 조금 더 나아가서 생각해보면 어떨까 부탁드리고 싶은 마음이,

그렇다면 좀 더 실감나게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생각이 좀

듭니다.

정슬아 : 드라마뿐만 아니라 미디어에서 어떠한 특정 신체 사이즈의, 특정한 외모의

여성들, 어떤 사람들이 등장하는가에 대한 외모다양성과 관련된 의견 주신

것 같아요. 주도적 역할을 하는 더 다양한 모습의 주인공, 그 모습을 비하

하지 않는 방식의, 조롱받지 않는 방식의 재현이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는 말씀 주셨습니다. 오늘 이 자리 신청해주신 분들 중에 드라마 제작에 관

계되어있으신 분들도 몇 분 계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들

이 제작진들 내부 안에서 고민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고요. 지금까지

드라마가 달라지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눴고

지금 이 슬라이드에 있는 것은, 이 자리에서 패널 분들과 혹은 여기 계신

분들이 의견 주셨던 것처럼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그 구성원들이 어떤 방

식으로 고민할 수 있는 자리들을 지속하는가, 지속적으로 젠더관점의 교육

이나 토론의 자리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특히나

현장에 이미 진입한 일터에 계신 분들도 그렇지만, 양성과정에 기반된 드라

마 아카데미 및 작가랄지 연출의 과정이랄지, 어떤 관점으로 어떤 시선으로

고민해볼 수 있는가에 대한 지점은 훨씬 더 많이 자기 작품에 대한 시간

투자와 어떤 아이디어들을 많이 할 수 있는 준비과정이지 않을까라는 차원

의 고민이고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심의할 수 있

도록 더 많은 민원을 넣어서 더 많은 의견에 힘을 실을 것인가. 제대로 된

심의 조항으로서 양성평등조항이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드라마 어워드 등 ‘각종 시상식들의 평가기준이 뭘

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드라마라고 꼽히는 것은 어떤 식으로 평가

할까. 그것의 운영위원들은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있지? 하는 궁금증으로 살

펴보니, 역시나 남성 특정성별만의 대표성이 부각되어, 모든 분들이 남성분

들이더라고요. 그 뒤로 ‘그럼 심사하는 사람은 누굴까’ 이런 질문들을 계속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 구성원들이 바뀌는 것의 변화가, 지금 방심위 위원

들이 여전히 남성이 많긴 하지만 여성 비율이 늘어나면서 변화를 맞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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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처럼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겠다 싶었구요.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모이신 시청자로서의 목소리들이 지속적으로 있지 않으면 이 변화

는 너무 너무 더디 올 것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미디어 운동본부에

서 진행하는 한 해의 사업 중에 연말마다 하는 것이, 12월 연말에 아주 작

지만 소박하고 따뜻한 <푸른미디어賞 시상식>을 개최합니다. 여러분들이 한

해 동안 보셨던 지상파 방송에 한하여, 공공성을 가지고 어떤 식으로 노력

하고 계시는지를 읽어내는 푸른 미디어 시상식을 개최하고요. 후보를 여러

분들이 추천을 해주실 수 있어요. 그런 참여도 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리면

서, 12월 12일 예정인 시상식에 대한 홍보도 곁들여서 드리도록 하겠습니

다. 오늘 결과 발표에서 나온 자료들은 앞서 얘기 드렸던 것처럼 보고서로

다시 배포할 예정이고요. 해시태그를 어떻게 재미있게 만들면 좋을지 모르

겠지만, 온라인 액션을 좀 기획해보려고 합니다. 혹시 SNS를 하시는 분들

이 계시다면 한국여성민우회의 계정을 팔로우 해주셔서 같이 해시태그 액션

에도 참여해주실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긴 시간 아주 귀 쫑

긋하고 많은 고민들과 의견들 나눠주신 여러분들과 패널 분들께 박수치면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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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잡기

벽치기

기습키스

‘심쿵’아닌�폭력

발행처•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발행인•윤정주

발행일•2018. 10

만든이•황소연 정슬아 윤정주

후원•서울특별시 성평등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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