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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MAY+JUNE Vol.124 연구는 스마트하게 보안은 철저하게 국방과학과 기술로 국민의 행복을 지키겠습니다 www.add.re.kr 손 안으로 <무내미>의 다양한 소식들을 만나보세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일류로 도약하는 ADD의 국방과학기술 끊임없이 발돋움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 마련으로 ADD만의 창조와 혁신의 시대를 열어갑니다 ADD MAGAZINE 2014 MAY JUNE Vol.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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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aDD magazine 2014 may june vol · 4월 2일부터 15일까지 대전을 비롯해 태안, 창원, 해미, 포천 등 지역에 위치한 12개교 700여 명의 학생들을 초청하고,

2014 may+ju

ne vol.124

연구는 스마트하게 보안은 철저하게

국방과학과 기술로

국민의 행복을 지키겠습니다

www.add.re.kr손 안으로 <무내미>의

다양한 소식들을 만나보세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일류로 도약하는 ADD의 국방과학기술

끊임없이 발돋움할 수 있는탄탄한 기반 마련으로

ADD만의 창조와 혁신의 시대를 열어갑니다

aDD magazine2014 mayjune vol.124

Page 2: aDD magazine 2014 may june vol · 4월 2일부터 15일까지 대전을 비롯해 태안, 창원, 해미, 포천 등 지역에 위치한 12개교 700여 명의 학생들을 초청하고,

창의를 주도하는 연구소

12 특집 ➊ _풍경의 미학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창원시험장,

한마음 한뜻으로 만들어가는 내일

14 특집 ➋ _나누는 기술, 창조국방의 시작

유·무인 기동장비 전력화, 오로지 창원시험장에서 시작된다

18 특집 ➌ _이 현장 이 사람

도전이라는 꽃망울이 피워내는 창조적인 내일과 그 가치

22 Global Review

인도네시아 국방R&D 컨트롤 타워 Balitbang(국방연구개발원)

함께 하는 세상을 만드는 연구소

26 따뜻한 동행

대한민국 계측분야의 외인구단,

세계시장에 승부수를 던지다! _ (주)데베트론코리아

30 특별한 만남

끊어질 듯 이어지는 구성진 호흡 속에서

위로와 사랑을 노래하는 가객(歌客) _ 장사익

34 지금 만나러 갑니다

無에서 有를 창조한 시간들

오로지 열정만을 품은 나날들 _ 공창덕 교수

38 가슴을 열어라

따뜻한 동료愛로 똘똘 뭉친 신입소원들, 제2의 가족이 되다

42 응답하라 ADD

가족에게 남기는 사랑의 기록 _ 김정우, 최문석 소원

마음을 나누는 연구소

46 Culture Factory ➊ _과학을 사랑한 명작

과학계를 사로잡은 예술가, 빈센트 반 고흐의 ‘고흐 과학’

48 Culture Factory ➋ _책으로 읽는 세상

두 번째 세계를 체험하게 하는 고전 다시 읽기

50 Culture Factory ➌ _직장생활백서

딩동딩동, “부장님, 저희 왔습니다!”

52 ADD스케치북

53 광고

2014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

소통을 꿈꾸는 연구소

04 ADD 지휘부 동정 & 뉴스

06 Zoom in ADD ➊

제21대 국방과학연구소장 취임사

08 Zoom in ADD ➋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창조경제의 핵심동력, 민군협력진흥원

무내미는 우리 연구소가 있는 수남동의

옛 지명입니다.

ADD MAgAzine2014 may+june vol.124

발행인┃정홍용 발행일┃2014년 6월 5일(통권 124호)

발행처┃국방과학연구소 대전광역시 유성구 유성우체국 사서함 35호

TEL. 042-821-2011

편집장┃이필영 기획·편집┃국방과학연구소 사보편집실

편집위원┃권용준, 김관식, 김민호, 김태현, 민병철, 송봉호, 신환규,

이병선, 이영숙, 이재용, 이정민, 이준우, 채제욱, 한명원

사보담당┃박금옥([email protected])

디자인·제작┃(주)홍커뮤니케이션즈 www.hongcomm.com

※<무내미>에 쓰인 글과 사진은 필진의 의견에 따른 것으로

국방과학연구소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지에 사용된 글과 사진을

재사용하려면 <무내미>와 저작권자 양측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ADD MAgAzine2014 MAyjune vol.124

표지이야기

유·무인 기동장비의 전력화를 넘어,

로봇분야 시험장으로 도약하는 창원

시험장. 더욱 다양한 역할과 가치를 수행

하는 ‘창원시험장’의 포부를 이미지화

했습니다.

날씨가 바꾼 세계의 역사

632~661년은 ‘이슬람의 황금기’라고 불리는 ‘정통 칼리프 시대’를

의미한다. 2대 칼리프인 우마르 이븐 알 카탑은 이라크 원정대와

시리아 원정대를 조직해 주변국을 정복하기 시작했다. 이는 이슬람

교를 설파하고 아랍인들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이라크 원정대에 맞선 이들은 비잔틴 제국군이며, 이들의 병력은

8만 명에 이르렀다. 그에 비해 모든 면에서 뒤처지는 이라크 원정

대의 승산은 없어 보였다. 두 군대는 야르무크 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

했다. 비잔틴 제국군은 이곳의 엄청난 더위와 이라크 원정대의 예

상치 못한 기습에 서서히 사기를 잃었고, 이라크 원정대를 이끄는

칼리드 장군은 그 모습을 유심히 보며 때를 기다렸다.

636년 8월 19일. 이곳에 봄철 모래폭풍 ‘함신’이 불어 닥쳤다. 함신

은 사람들이 죽음의 공포를 느낄 정도로 지독하기로 유명하다. 수

미터 앞도 분간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강력한 모래먼지, 바람까지

동반한다. 칼리드 장군은 함신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고, 이를

전력에 이용했다. 결국 비잔틴 제국군은 함신에 의해 전멸했고,

이들의 중동지역 지배는 막을 내렸다. 모래폭풍은 권력을 무너뜨

리고 세계의 역사를 바꾼 계기가 되었다.

함신,비잔틴 제국군을 전멸시킨

모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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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05

ADD지휘부 동정&뉴스

2014 may + june대한민국의 창조국방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위해 열정을 다하는 국방과학연구소의 소식들.

이 뜨거운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여, 국방과학연구소의 오늘을 바라보고 내일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장 이·취임식 행사

지난 5월 12일, 국방과학연구소장 이·취임식 행사가 거행됐다. 제20대

백홍열 前 소장에 이어 제21대 신임 소장에는 정홍용(前 합참전략기획

본부장) 예비역 중장이 임명되었다.

취임식 행사에는 이용걸 방사청장을 비롯해, 공군참모차장 등 주요 인사

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으며, 연구소 전 소원이 참석한 가운데 방사청장

의 축사와 연구소기 이양이 이어졌다.

정홍용 소장은 취임사에서 “국방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후회 없이 소신

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개발 성과를 위해 노력할 것임을 이야기했다.

민군협력진흥원, 민군협력 강화 새 지평 연다

연구소가 국방기술과 민간기술의 협력적 발전을 집중 추진하고 민간과

의 교류 협력에 힘을 싣고자 신설된 ‘민군협력진흥원’을 연구소 울타리

밖으로 이전하였다. 연구소는 4월 14일 대전 유성구 반석동 인근에

위치한 ‘민군협력진흥원’의 새 건물에서 개원식을 개최하였다.

이날 행사에는 대전시장, 방위사업청장, 충남대 총장 외 국방부, 산업부

등 유관 부처 및 기관의 관계자들이 민군기술협력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행사에 참석하여 ‘민군협력진흥원’의 개원을 축하하였다. 개원

식 한편에서는 주야간감시카메라, 광통신모듈 등 기술보증기금 선정

중점 이전 대표기술과 국방기술이전 아이디어 100선 등 민군기술협력

성과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연구소는 이날 대전시와 MOU도 체결하였다. 양 기관은 교류협력을

통해 대전시에 국방생태계를 조성하여 국방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개방형 국방 R&D를 통하여 민·군·산·학·연의

유기적 관계를 증진하고, 국가 R&D 예산 사용의 효율화 및 민군기술협력

강화를 통한 국방기술과 민간기술의 상호 협력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6본부(진해) ‘청해관·해양전투실험개발센터’ 준공식

6본부(진해)에서는 그동안 오랜 사용으로 인해 노후됐던 ‘청해관’ 본관

과 건물 내에 새롭게 신설한 ‘해양전투실험 개발센터’를 약 7개월에

(’13.8.22~’14.3.31) 걸쳐 재건축공사를 시행한 후, 지난 4월 30일 백홍열

前 소장 및 본부 참모부서장, 그리고 6본부 전 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문섭 본부장으로부터 그동안 준공현황을 보고 받은

뒤, 감리/설계/시공업체에게 감사패를 증정하였다. 뒤이어 청해관과

전시실(홍보관), 실험실 순시 및 기념식수를 가졌다.

백홍열 前 소장은 ‘새롭고 산뜻하게’ 단장된 ‘청해관’과 ‘해양전투실험

개발센터’ 건물을 둘러보며 공사 관련자들에게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

했다. (6본부 이재용 편집위원 제보)

01 0302 04‘과학의 달’ 맞아 청소년을 위해 문을 열다

연구소는 국방과학기술의 미래인 청소년들을 위해 문을 활짝 열고

연구소 견학, 과학특강, 연구성과 전시, 멘토링, 장학지원 등 다양한

청소년 지원방안을 추진한다. 먼저 연구소는 제47회 과학의 달을 맞아

4월 2일부터 15일까지 대전을 비롯해 태안, 창원, 해미, 포천 등 지역에

위치한 12개교 700여 명의 학생들을 초청하고, 국방과학에 대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평소 보안으로 인해 출입이 어려운

연구소는 학생들을 초청하여 연구소의 국방과학관 및 풍동 실험실

견학, 과학 특강, 현무 종이모형 만들기, 전차기동시범 및 탑승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우리나라 국방과학기술의 우수성을

알리며 나라 지키는 연구소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

또한 찾아가는 전시도 계획 중이다. 전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전시에 매년 참가한 연구소는 올해도 무기 속에 숨겨진 과학기술 및

원리 등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관심을 유도할 계획

이다. 청소년들이 꿈을 잃지 않도록 장학 활동도 진행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연구소원들의 적극

적인 참여를 통해 ‘학습 멘토링’과 ‘학습방’을 운영하여 학생들을 격려

할 예정이다.

ADD 지휘부 동정 & 뉴스

Page 4: aDD magazine 2014 may june vol · 4월 2일부터 15일까지 대전을 비롯해 태안, 창원, 해미, 포천 등 지역에 위치한 12개교 700여 명의 학생들을 초청하고,

Zoom in ADD ➊

우리 국방과학연구소는 자주국방의 초석으로서 지난 40여 년간

열악한 연구개발 환경에서 첨단 미사일을 독자 개발할 수 있는 수준

으로까지 성장하였습니다.

또한 1조 6천억 원의 예산과 2,400여 명의 연구 기술 인력, 200여

명의 관리 행정 직원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국방연구개발 기관

으로서 그 역할과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인은 이렇게 긍지 드높은 국방과학연구소의 일원으로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참으로 큰 기쁨과 함께 무한한 영예를 느낍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연구소의 손에 한국 안보의 미래가 놓여

있음을 상기하며, 제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과 도전 앞에 그 어느 때

보다 무거운 사명감도 느낍니다.이에 본인은 이제 말씀 드릴 세 가지

발전 비전을 바탕으로 국방과학연구소장으로서의 소명을 다할까

합니다.

첫째는 국가 방위력의 한국적 비대칭성 구현을 위한 전력 개발,

둘째는 연구개발 체계의 창조적 혁신을 통한 성과 극대화,

셋째는 연구개발 패러다임의 도약적 변환을 통한 국가번영에의

기여입니다.

이 세 가지 비전은 기존의 하드웨어를 혁신함으로써 국가 방위력의

극대화를 도모함과 동시에, 새로운 파워의 창출 및 고양을 통해 미래

한국의 번영에 적극 기여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선 개괄적으로 우리

연구소의 3대 발전 비전에 대한 저의 생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먼저, 국가 방위력의 한국적 비대칭성 구현을 위한 전력 개발입니다.

북한은 핵을 이용하여 정치·경제적으로 위협하면서, 전술적으로

는 핵미사일, 장사정 방사포, 사이버 등 다양한 비대칭수단을 발전

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주변국과의 기술적 격차와 국방 투자에

대한 격차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미래 위협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억제전력의 개발

이 시급합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군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북한과

미래 잠재적 위협에 엄정히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미래 예상되는 위협에 대한 효과적이고도 현실적인 대응 개념

과 그 수단을 짧은 시간 내에 적은 비용으로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무기체계의 개발 못지않게 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현존전력의 능력 극대화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군이 보유, 운용하고 있는 전력의 지속적인 개조·개량을 통해

군의 전투력을 일신시켜 나가면서, 미래의 전장 환경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나가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둘째, 창조적 혁신을 토대로 연구개발 열정과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합니다. 우리 연구소는 지난 40여 년 동안 어려운 연구 환경 속에

서도 괄목할 만한 연구성과를 거두어 왔습니다. 창설 초기에는 국가

지도층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연구개발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국가안보 수단을 경제적 시각에서 판단하려는 경향이

팽배해 있는 가운데, 보다 짧은 기간 내에 적은 예산으로 원하는

연구개발 성과를 도출해낼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세계 일류 연구소로의 도약을 위한

ADD의 창조적 혁신을 이끌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급변하는 지식정보 시대의 요구에 충분히 대처하지

못했으며, 기관의 발전은 더디어지고 과거에 비해 연구원들의 역동성

이 다소 떨어졌다는 외부의 시각이 있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세계 일류 연구소로 거듭나기 위해서 내부로부터의 창조적인

혁신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계획된 연구개발이 종료되면 개발 조직

을 해체하고 예산을 단절하는 비효율적인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불가피하게 발생되는 기획과 개발 과정상의 기술

및 체계의 진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정교한 연구성과 예측과 관리는 물론 연구개발 과정에서도 관련

기관과 협의를 통해 과감히 조정해 나가는, 보다 효율적인 개발

방식을 서둘러 정착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전장에서 유효하고 경제성 있는 무기체계를 개발하기 위해

서는 군의 작전요구와 운용 적합성을 조화시키고, 초기단계부터

비용요소를 반영하는 등 유연한 기술경영 능력을 구사해야 할 것입

니다. 이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사용자인 군과의 끊임없는 의사소통

과 정보공유야말로 사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셋째, 연구기술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변환해야 합니다. 과거의

추격형 연구개발에서 선도형 연구개발로 전환하는 제2의 도약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간 국방과학연구소는 모방적인 창조를 통한

무기체계의 개발로써 국가의 생존을 보장해 왔습니다. 이제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지금까지 축적된 기술의 융합과 경험을 토대로

창조적인 연구개발 풍토를 다지고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국가번영을 견인하는 데에도 적극 기여해야 할 것입니다.

국방 연구개발의 장점은 ‘모험 개발’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산물을

창조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며, 연구개발이 모두 성공할

수만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창의성

에 토대한 국방 연구개발의 장점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발 중이거나 이미 개발된 기술을 창의적으로 융합

하여 미래 전장을 주도할 수 있는 핵심 응용기술 개발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국가차원의 핵심기술 기획업무

에 적극 참여하여 중복투자를 억제하고 국방 분야의 선진기술들이

협업과 분업을 통해 효율적으로 개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늘 가까이에서 함께 호흡하고 싶은 연구소 직원 여러분!

우리 연구소의 열정과 단합은 원칙과 신뢰가 유지될 때 가능하며,

연구소와 연구원의 미래 비전이 서로 조화될 때 능동적이고 참여적

인 연구 분위기가 조성될 것입니다.

본인은 이를 위해 원칙을 근간으로 하는 공정한 업무 수행으로

여러분의 신뢰를 얻고자 합니다. 또한 객관화된 평가제도와 성실

실패제도 등을 제도화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창의적이고도 진취적인

연구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또 연구원들의 전문성 향상과 자질

함양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본인은 지난 40여 년간의 군 생활을 통하여 우리의 국방 연구개발

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나름 소신을 가지

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하지만 저의 소신만이 우리 연구소의 경영

을 이끌어 나갈 수 없음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새로운 일에 임할

때마다 아는 것만을 믿고 앞장서기보다는 제가 모르고 있는 것을

알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눈과 귀를 여러분을 향해

항상 열어 놓고 책무에 임할 것입니다.

바라건대 여러분께서도 열린 자세로 본인을 믿고 함께 나아간다면

국방과학 기술의 발전을 위해 후회 없이 소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성과를 위해 노력하고,

고뇌하는 연구원들을 위해서라면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언제, 어떤 곳에서든 여러분들이 하는 일이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일이 아니라면 여러분들의 바람막이가 될 것이며, 여러분과

고락(苦樂)을 함께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국방과학연구소가 있기까지 무한한 열정으로

헌신해 오신 전임 소장님들과 수많은 선배 연구원들의 노고에 충심

으로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아울러 이 자리를 빌어 지난 해 말,

TICN체계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불철주야 연구에 전념하다가

안타깝게 순직하신 故 박귀순 연구원의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06 07

2014년 5월 12일

제21대 국방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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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ADD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창조경제의 핵심동력

민군협력진흥원

01 조직의 통합을 통해 민군기술협력 분야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민군협력진흥원 사람들

02 자유분방한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01

08 09

민군협력을 통한 창조경제의 꽃이 만개할 수 있기를

국방기술이 중심이 되는 민군협력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즉 국방기술을 민간에 이전

하여 민수 분야의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한 국방기술이전(Spin-off), 국방분야와 민수분야에서 공동

으로 활용하는 민군겸용기술개발(Spin-up), 민간의 우수한 기술을 국방분야에 접목하기 위한

민간기술활용(Spin-on)이 그것이다. 이 중 국방기술이전(Spin-off)과 민군겸용기술개발(Spin-up)을

전담하며,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민군협력진흥원이 탄생하게 되었다.

02

Spin on/off/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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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1

민군협력진흥원은 민군겸용기술개발을 주로 수행하던 기존의 ‘민군

기술협력진흥센터’와 국방과학연구소가 보유한 국방기술을 민간에 이전

하여 민수분야의 사업화를 전담하기 위해 작년 8월에 전격 신설하였던

‘창조국방사업단’을 ‘국방기술사업단’으로 재편하며 통합한 조직이다. 그

재편 배경에는 민군기술협력사업의 참여부처와 사업 범위 및 규모가

대폭 확대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민군기술협력촉진법’이 시행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만한 민군협력사업 전담기구의 확충이 우선 시급하였고, 민군

협력을 통해 창조경제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국방기술의 민간 이전과 민수 사업화를 보다 적극적

으로 추진할 동력원이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인류 문명의 발전을 주도해온 국방과학기술

아놀드 토인비는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는 말을 남겼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당대를 풍미했던 우수한

과학자들을 동원하여 첨단 국방기술을 개발했다. 그런 국방기술들은 다시

민간으로 이전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인류문화와 경제발전을

이끌어 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애니악(ENIAC)’이다. 1946년 미육군이 대포나

미사일을 발사할 때 탄도궤적 계산을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하기 위해서

개발한 이것은, 세계 최초의 컴퓨터로 탄생했다. 애니악은 현재 우리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개인용 PC와 스마트폰으로 발전해 인류문명

발전에 크나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외에도 냉전시대 舊소련의 급습에 대비한 미국 전역의 군용 네트워크

시스템인 ‘알파넷’이 현재의 인터넷으로 발전하였고, 군용으로만 사용

하던 GPS가 자동차용 내비게이션 등으로 발전한 사례가 있다. 이렇게

세계 각국은 오래전부터 민군기술협력을 통해 국방기술을 민수로 이전

하여 이를 발전시킴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과학기술과 경제

성장을 이루어 왔다. 이처럼 우리 연구소도 국방기술과 민간분야의 접목

을 통해 경제적인 시너지를 얻기 위한 다양한 과제들을 추진해왔고,

실제 적지 않은 성과를 창출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실례로 민군겸용기술

로 개발된 ‘지능형 경계/감시 로봇’은 군의 GOP경계 등 국방에는 물론,

석유기지 등 민간 분야에도 적용되어 2012년에만 약 66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였다. 또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의약품인 ‘메디폼’은 민과 군, 두

분야의 기술 접목 노력으로 개발하여, 민수품으로 미국·유럽·중국 등

에 연평균 150억 원 규모로 수출되고 있다.

그리고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무기체계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한 ‘군용

초고주파 회로설계 기술’은 민간의 통신기 개발업체로 이전되어 ‘100G급

광통신 송수신 모듈’에 활용됨으로써 올해만 해도 600억 원, 향후 10년

간 약 5,000억 원의 매출이 기대된다.

창조경제의 핵심동력이 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들

이외에도 우수한 국방기술을 활용해 창조경제에 기여하기

위한 민군협력진흥원의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민군협력진흥원은 2천여 건에 달하는 국방기술을 민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국방기술거래장터(DTIMS)’라는 온라인 창구 등을 이용하여

공개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국방기술을 활용한 민수사업화 아이디어

100개를 선정, 공개하여 우리나라 산업계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또한 민간기업에서 그러한 기술들을 적극 사업화할 수 있도록 중견기업

연합회,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기술보증기금,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등 기술사업화 전문기관들과 긴밀히 협조해 나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술력이 부족한 기업의 기술사업화 지원을 위해 전문

연구원을 활용하는 기술도우미 제도를 활용하여 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김인우 민군협력진흥원장은 “ADD는 민간기업이

국방기술을 활용하여 고부가가치의 신상품과 일자리를 창출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겠다”며 “이것이 첨단 국방기술을 창조경제발전

과 연결시키기 위한 정부와 우리의 의지”라고 말했다.

새로운 가치를 보여줄 이들의 성장

민군협력진흥원은 국방기술 민수사업화의 실질적 성과 창출

등 3대 전략을 기반으로 ‘민군기술 융합과 기술사업화를 선도하는

글로벌 모델’로 도약하고자 한다. 김인우 원장은 글로벌 모델로의

도약을 위해 수행하고 있는 과업에 대해서 설명했다.

“우선 민수사업화가 유망한 『창조국방 민수사업화 아이디어 100선』을

선정했습니다. 그 중에서 많은 기술이 이전되어 사업화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몇 개 기술은 시제품도 나오고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만큼의

궤도에 올라왔습니다. 또한 기술이전과 상품화를 위한 연구개발 과정

(인큐베이팅 R&D)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어져

있습니다.”

민군협력진흥원은 지난 5월 29일(목)~6월 1일(일) 4일간 현재까지

진행된 민군기술협력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민군기술협력박람회’를 통해 정부 및 유관기관과 더욱 긴밀한 협조

관계를 이끌어내고 국가 R&D 역량을 총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

을 만들었다. 이는 민군협력진흥원의 역할과 가치를 대내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민군협력진흥원은 우리나라 민군협력의 중추역할을 지속적으로 강화

하여 창조경제의 핵심동력원으로서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조직

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인우 원장은 마지막으로 “최근 조직개

편을 했기 때문에 조직의 융합과 운영체제 재조정 작업이 절실히 요구

되는 상황입니다. 민군협력 분야에 관심 있는 연구소원이 있으면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라며 이야기를 전했다.

최첨단 국방기술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는 기술을 창조해냈다. 민군

협력진흥원 또한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을 통해 변화의 중심에 서고자

한다. 이들이 그리는 미래, 이들이 보여줄 미래는 바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의 모습일 것이다.

03 창조경제 핵심동력으로서의 포부를 밝히는 김인우 원장

04 창조경제 실현의 주도적 역할로 부국에 일익하고자 하는 민군협력진흥원 부서원들

05 미래 전장을 이끌 기술을 보여주는‘2013년 종결 핵심기술 성과발표회’현장

06 민군기술협력박람회에 참석해 연구소의 성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07 연구소가 개발한 국방기술력이 민간에 이전된 사례를 설명하는 개발주역03

04

05

06

07

민군협력진흥원은 국방기술 민수사업화의 실질적 성과 창출 등 3대 전략을 기반으로 ‘민군기술 융합과 기술사업화를선도하는 글로벌 모델’로 도약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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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➊

12 13

유독 도심과 떨어져 있는 시험장이어서인지 이곳을 둘러싼 푸르른 자연이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60만 평의 대지 위에 세워진 창원시험장.

창원시험장은 불철주야 시험과 기술개발에 주력하며 자연과의 어우러짐, 지역 주민과의 조화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소중히 하고 그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창원시험장만의 내일을 만들고자 함이다. 모든 대지에 신록이 찾아왔다. 이들은 ‘봄’

이라는 푸르른 계절처럼, 생동하는 오늘을 보내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창원시험장,

한마음 한뜻으로 만들어가는 내일

풍경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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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➋

14 15

나누는 기술, 창조국방의 시작

지속적인 노력으로 시험장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이곳

창원시험장은 ‘대한민국 유일의 국제표준 유·무인 창원시험장’

을 꿈꾼다. 60만 평의 대지 위에 세워진 창원시험장은 1995년에 창설되어

꼬박 20년을 채웠다. 이곳은 군용 기동장비의 기동성능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표준화된 시설·장비, 전문 시험인력을 갖추고 있다. 시험장 창설

이래 현재까지 군에서 운용 중인 모든 기동장비가 이곳을 거쳐 전력화

되었다. 이들은 오늘에 안주하지 않는다. 현재에 만족한다는 것은 더

발전될 내일에 대한 기대나 목표가 없다는 말과 같다.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모습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과 한걸음 더 도약하고자

하는 발돋움이 필요하다. 창원시험장은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계획이 철저하게 짜여 있다.

창원시험장의 시험평가 분야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차량의 물리적

특성을 측정하는 차량특성측정시험, 최고속도·연료소비율 등을 측정하는

기동성능시험, 내구성·정비성·가용성 등을 시험하는 내구시험, 강우·

소음 등의 환경시험을 수행한다. 더불어 장기간 소요되는 내구시험 기간

을 단축하기 위한 관련 기술 연구, 동시에 많은 차량이 시험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한 시험통제시스템 개선, 시험 전 계측장비 정밀도 확인을

위한 시뮬레이터 개발 등 시험능력 향상, 기술 및 장비 개발을 위해 지속

적으로 연구한다.

국제공인시험장으로의 노력, 창조경제의 전진기지

국가의 군사력은 신속한 기동력이 상당 부분 차지한다. 때문에

국내에서 개발된 기동장비의 신뢰성과 안전성 등의 시험평가는 전력

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더 높은 신뢰도와 안전성을 위해 창원

시험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것 중, 가장 특징적인 것은 ‘국제공인시험장

(KOLAS)1 )을 위한 국제공인시험 능력 확대’라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21개 항목, 51개 규격에 대한 시험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창원

시험장. 우리 연구소에서 최초로 시작되었으며, 최다의 시험능력을 보유

하고 있다. 올해에는 또 한 번의 도전이 예정돼 있다. 창원시험장은 최근

로봇 분야에 대한 시험평가를 수행하기 위해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데,

‘서비스로봇’의 시험항목을 인정받기 위해 준비한다. 이에 대한 KOLAS

인정을 받게 되면 로봇분야에서는 국내 최초가 된다.

자신의 소임에 열정과 노력을 쏟는 우리 창원시험장 소원들이 자랑스럽습니다가족보다 더 끈끈한 가족이 되어, 더 건강한 조직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02

01

지난 20년 동안 유·무인 기동장비의 시험평가를

통해 군 전력증강에 기여한 창원시험장. 이제는

로봇분야로까지 그 역할과 가치를 넓혀, 새로운

미래를 맞고자 한다.

글. 편집실 사진. 김병구, 이대영

오로지 창원시험장에서 시작된다

유·무인 기동장비 전력화,

1) KOLAS(Korea Laboratory Accreditation Scheme) : 한국인정기구

01 등판로 시험

02 명실상부한 세계 일류 시험장으로 도약하고자 노력하는 이병용 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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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내미>에서 만난 세 번째 개방형 인프라, 창원시험장

이용방법을 소개합니다!홈페이지 http://tis.add.re.kr

사업관리부서

의뢰자

기술용역의뢰서 발송

(업체·기관 공문서)

사업종결

보고서 작성·통보

용역의뢰서 접수

계약 및 용역수행

사업계획서 작성

사업승인

주요 공개내용

차량특성시험

기동성능시험

수상시험

내구도시험

차량동력계시험

특수시험

환경시험

부체계시험

시험 관련문의

인수검사, 하중분포/접지압, 제원/중량측정, 무게중심, 관성모멘트

가속/주행속도/제동성능, 연료소비율, 장애물통과/등판능력, 조향성능, 연약지반 기동성,

무인자율주행

심수도하/수상운행/자항저항, 도섭능력

주행내구도, 공병장비 작업내구도

견인력/냉각성능/구름저항, 제동장치 성능

최대안전경사각도시험, 윈치시험

충격/진동, 강우, 소음

현수장치특성시험, 구조응력시험

055-250-3338

시험/실험 일정계획 및 진행 상황, 시험/실험 인프라 가용 일정 및 인프라별 상세 정보,

시험/실험 능력 검색 기능

2 이용절차

1 시험분야

KOLAS 인정 항목 증대는 창조경제 활성화의 한 축이기도 하다. 창원

시험장은 KOLAS 인정을 받은 국제공인시험장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시험을 통과하게 되면, 해외 수출 시 현지에서 별도의 시험평가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창원시험장에서 발부한 국제공인시험 성적서로 대체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방산수출의 활성화로 이어져, 창원시험장이 창조경제의

전진기지 역할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창설 20년 된 창원시험장의 청춘과 도약

창설 20년. 이병용 장장은 꼬박 20년을 채운 창원시험장을

‘청춘’이라고 표현했다. 그 안에는 ‘청춘과 같이 불타는 열정과 새로운 도약’

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최근 공용 인프라 활성화를 위한 사업 중 하나는 올해부터 3년간 진행

되는 초대형 수조 건설입니다. 이 시설은 기동장비 수상시험뿐만 아니라

수중무기체계, 수중로봇에 대한 시험도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대형 수조로 연구소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추진되고 있습니다.”

창원시험장의 인프라를 보고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들

또한 연구소와 같이 ‘제2의 도약기’를 맞이했다는 생각이 든다. 적은 인원이

이 넓은 대지 위의 시험장을 운용하려면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이 필요

할 터. 이병용 장장은 ‘이곳에 몸담고 있는 소원들 하나하나의 존재 자체

가 자랑’이라고 말했다.

“60만 평의 대지 위에서 다양한 시설과 장비를 관리하다보니 행정, 시설

의 기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때문에 개인별 업무가 상호 연관성을

갖고 Matrix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개인 간 유대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없는 조직인 것이죠. 창원시험장은

가족과 같은 따뜻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병용 장장은 앞으로 ‘민간 시험장 및 차량 관련 연구소와의 MOU 체결

등 활발한 기술교류와 시험능력 고도화, 인프라 첨단화 등을 통해 차량

시험 관련 국가 공용 인프라로서의 중심점(Control Tower) 역할 수행,

무인기동장비에 대한 시험 능력과 다양한 무기체계 시험·평가 능력 확보’

를 실현하기 위한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세계 일류 시험장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창원시험장. 때문에 명칭

또한 기동시험장으로 쓰던 것을 ‘창원시험장’으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이병용 장장을 비롯한 38명의 사람들이 가진 열정이 하나하나 모여,

시험장의 위상을 바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03 유·무인 기동장비의 전력화에 최선을 다하는 시험 요원

04 수상 시험

05 수직 장애물 시험

03 05

04

창원시험장

이용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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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➌

5월의 어느 날, 꽃망울처럼 예쁜 노란색 제복의 창원

시험장 사람들을 만났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이 보여주는 꽃망울은 ‘도전’을 의미하며, 이것이

‘창조적 내일’을 만드는 원천임을 깨달았다.

글. 편집실 사진. 이대영

창조적인 내일과 그 가치

도전이라는 꽃망울이 피워내는

18 19

이 현장 이 사람

한명 한명의 열정이 창원시험장의 내일을 밝히다

창원시험장 창설 이래 연일 최대 규모의 시험이 이어지고 있는

이곳. 하루 평균 8.1대, 작년 대비 3배 이상의 시험평가 업무가 쏟아지고

있는 와중에도 창원시험장 사람들은 인터뷰 내내 순수한 웃음을 가득

머금었다. 업무가 많을 뿐만 아니라, 도시 생활권과 멀리 떨어져 있어

불편과 외로움까지 감수해야 하는 이들. 하지만 주어진 상황에 불평하지

않고 서로 똘똘 뭉쳐 가족과 같은 끈끈함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랜 시간 함께 해 와서인지 서로를 바라보는 애정의 온도가 처음 만났을

때처럼 뜨겁기만 하다.

이들의 웃음, 이야기, 열정을 바라보며 소원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애정

을 갖고 있는 이병용 장장의 이야기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이렇게

긍정적인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기에, 창원시험장에서 이들의 존재 자체가

반짝반짝 빛날 수 있는 것이리라.

창원시험장을 이렇게 특별하게, 빛나게 하는 소원들은 누구일까? 1996

년 4월 1일 입소한 최규하 소원은 입소 날짜를 절대 잊지 못한다. 입소

다음 날 첫 딸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그는 입소의 기쁨과 아빠로서의

기쁨을 동시에 만끽했다. 최규하 소원의 추억 어린 표정을 보며, 이곳이

그에게 직장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박성환 소원은 자격증을 18개나 소유한 ‘능력자’다. “창원시험장에서

운용하고 있는 건설기계(중장비) 및 각종 공용차량의 유지관리를 철저히

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맡은 바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말한 그는 함께 일하는 소원들의

차량 문제까지 봐주며 ‘만능 해결사’로 통한다.

또 18년 동안 계측일지를 작성한 박돈규 소원도 있다. “계측장비가 재밌는

점은 언제나 다른 증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계측

장비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노트에 기록해 놓았습니다. 고장 원인, 증상,

해결방법까지 모두. 이것이 모여 저만의 온전한 노하우가 되었습니다.”

창원시험장 사람들은 <무내미>의 지면이 한정적인 것이 아쉬울 정도로,

인터뷰 내내 소중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꺼냈다. 이를 통해 개인의 특성

과 업무에 대한 열정이 어우러져, 창원시험장의 미래를 밝힐 근간이

만들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군·산·학·연의 하모니

이곳의 최근 화두는 바로 ‘민간협력’이 아닌가 한다. 창원시험장

은 군·산·학·연과 공고한 협력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양진생 실장은

민군기술협력 업무를 주관하고 있다. “창원시험장의 풍부한 인프라 및

시험능력을 군·산·학·연 유관기관에 개방하여 인프라 투자 효율화 및

국방 R&D 분야 경쟁력 제고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

으로, 3개의 MOU를 체결하였고,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 지원사업도

함께 합니다.”

01 직선로에서 진행될 시험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있는 사람들

02 신뢰성과 정확도를 유지해야 하기에, 무엇보다 소원 간 호흡이 중요하다.

03 시험통제소는 시험차량 정보(위치/속도/영상)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비가시 지역에서의 시험상황·

통제능력 등 창원시험장에서 수행되고 있는 모든 시험을 통제/진행하는 곳이다.

01 02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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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마음이 만든 따뜻한 나날들

창원시험장은 지역민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기 위한 일 또한

지속적으로 생각해내고 있다. 아이들이 과학의 꿈을 키울 수

있는 ‘미래 과학자 초청행사’, 인재육성에 앞장서기 위한

‘지역 중·고등학생 장학금 지급’,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사랑의 집 고쳐주기’ 행사가 그것이다. 이들은 바쁜 와중

에도 시간을 쪼개고 쪼개 지역민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며 서로의 진심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대민지원을 담

당하고 있는 송종호 소원은 “지역민과 함께 하면서 ‘고맙다’

라는 인사를 받을 때마다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그 분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 무엇보다 이들이 빛나는 것은 어떤 일이든 ‘진심’으로

임하기 때문이다. 세계 일류 시험장을 위한 노력도 지역민과

의 교류도,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온 마음을 다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리라.

시험에 임할 땐 안전사고에 대비해 늘 노란색 제복을 입는

다는 이들. 창원시험장 사람들은 모두 한 송이 어여쁜 꽃

이다. 진심과 열정이 똘똘 뭉쳐 ‘창조’라는 꽃을 틔워내는 에너

지다. 한 걸음 한 걸음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낼 이들의 여정

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2011년 4월, 2012년 9월에 부산대학교 공과대학, 육군종합정비창과

기술 연구 등 상호 지원을 위한 MOU를 체결해 많은 성과를 거뒀다. 또한

2013년 7월에 전북자동차기술원, 11월에 자동차부품연구원과 MOU를

체결해 내구시험 단축화 분야에 대한 기술개발 추진방안을 검토 중이며,

상호 보유시설을 활용한 연구 및 시험이 가능하도록 창구가 개방되어

있다. 이 아름다운 하모니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중소기업 지원

사업일 것이다. “창원시험장은 2013년도부터 중소기업청과 협력하여 연구

장비 공동활용 지원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이 창원시험장의 인프라를 경제적인 비용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이들의 노력을 보며 창조경제가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KOLAS의 시험·계측장비 및 방법으로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뽑아내 방산수출에 일조하고, 유관기관과의 공고한 협력

으로 더 훌륭한 결과물을 창조해내는 이들이 노력이 앞으로도 계속된다

면, 우리의 국방과학기술이 부국강병에 크게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창원시험장은 앞으로도 최고의 기술력, 특화된 기술력을 위해 최선을

다해 임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국내 최고, 세계 최고 인프라를

형성하게 된다면, 이는 우리 연구소뿐만 아니라 유관기관의 역량까지

드높일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KOLAS를 통한 신뢰성 유지와 시험항목 증대는 창원시험장에 큰

과제이다. KOLAS 분야를 담당하는 정수경 소원은 별명이 ‘KOLAS 정’

일 정도로 일에 푹 빠져 산다. “전 세계적으로 ILAC MRA(국제시험기관

인정협력체 상호인정협정) 가입국은 74개 나라에 이릅니다. 그리고 저희

창원시험장은 KOLAS에서 요구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창원시험장의 탄탄하고 꼼꼼한 KOLAS 시스템은 다른 시험장에서도

벤치마킹할 정도이다.

04 05

04 이들의 열정과 노력이 있어, 창원시험장은 세계 일류 시험장으로 도약할 것이다.

05 이상호 소원, 양진생 실장, 정수경 소원은 KOLAS 시스템 관리를 담당한다.

06 비포장도로에서의 차량 내구도 시험

07 박돈규 소원이 18년 동안 작성한 계측일지.

이 안에 18년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06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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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국방을 이룩하기 위한 국방정책

하룻밤 자면 말뚝이 20~40m 씩 밀려들어온다는 말레이시아와

의 국경분쟁, 해양자원을 두고 호주 등의 주변국과 긴장상태인 인도네시

아. 인니 군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무기체계를 구입하여 전력증강을 꾀

하고, 또 국가통합을 저해하는 내부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낙후된 군무기

체계의 현대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니는 최소 필요 전력(MEF,

Minimum Essential Force) 육성을 목표로 ’14년까지 166억 불을 투자

하고 있는데, 20년경에 완료할 계획이다. 이렇듯 인니는 내·외부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현대적 개념의 군으로 변모하며, 국방예산의 안정적

확보를 토대로 자국의 방위산업 중흥과 자주국방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예산: 약 35억 달러). 현재 군사력은 약 30만 2천 명이며,

경찰은 약 28만 명이다.

인니는 방위산업 자립을 위해, 구성품을 수입해 통합조립 기술을 축적

하여 완제품의 자국 內 생산을 꾀한다. 외국과 방산물자 구매를 겸한

기술확보, 공동R&D 및 자국 內 공동생산을 추진하며, 자국산 방산품을

우선 구매하고 있다. 또한 국방전략산업법을 마련하여 특정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도입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이렇게 인니 방산중흥

과 자주국방 비전을 제시하며 국방R&D 역량을 통합·관리하는 기관이

있는데 그 기관이 발릿방(Balitbang; Defense R&D Agency)이다(표1).

국가의 경제와 비전을 살릴 국방R&D 지배구조

가. 국방연구개발원(Balitbang)

발릿방(원장: Eddy Sumarno Siradj 박사, 2011.2 임명)은 인니 국방R&D

지배구조의 중심으로서 1967년에 Jakarta Selatan에 설립되었다(190여 명).

임무는 영토수호를 통한 주권유지와 국가안보이며, 국방R&D를 통해

강력한 자주국방력을 갖추는 것이다. 또 외부위협에 대한 영토수호 능력

강화를 위해 국방인력을 전문화시키고, 기술의 최신화 뿐만 아니라 신기술

(고등기술)도 개발하여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비전을 구현할

수 있도록, 발릿방은 자국 내 국방R&D 인력(군·관·대학·업체 소속)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로부터 부여 받았다.

주요업무는 ‘국방R&D의 기술정책·기획·계획’, ‘R&D 전략·자원·과학

기술·무기에 대한 연구개발 업무 이행, 모니터링, 평가 및 성과보고’ 등

이며, 이를 위해 1개의 참모지원부와 국방전략 수립, 인력/자원/시설

관리, 전원/통신/전자/제어 등의 과학기술 및 육/해/공군 주요무기/장비

연구·분석·개발에 대한 기획·조정·통제를 담당하는 4개의 R&D 센터

로 구성된다(그림1).

Global Review

인도네시아

국방R&D 컨트롤 타워

BalitBang(국방연구개발원)

루왁 커피(사향 고양이 배설물에서 추출한 커피콩으로 만듦)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수도 : 자카르타, 1만7천 개의 섬)는 면적 190만㎢(한반도의 9배), 인구 2억 5천만

명(세계 4위), GDP 9천$(세계 16위), 1인당 GDP 3,563$로써, 2010년 이후 매년 6%

이상 고성장하고 있다. 종교는 주로 이슬람교(87%)이지만, 개방된 이슬람사회로서

여성의 사회참여가 보장되어 있다. 적도상에 있기 때문에 전형적인 열대성 기후

이며 계절변화가 거의 없는 편이다(25~28℃). 풍요로운 자원과 광활한 영토를

가져 전반적으로 여유가 느껴지나 네덜란드 지배를 오래 받았으며, 영어 알파벳으로

표현한 인도네시아어를 쓴다. 그래서인지 자주국방에 대한 염원이 대단하다.

글. 사진. 한기태 책임연구원(한국기술거래사회 이사)

Indonesia

수반 대통령

임무 국방 및 안보

조직

기관장

- 국방부 / 장관

·전략관리실

·3개의 Agency :

Balitbang, 훈령교육원, 국방시설원

- 통합군 / 사령관(정부각료급에 해당)

·통합군 체제(지원병제)

·육군(233천 명), 공군(24천 명), 해군 45천 명)

기능·정책기획, 무기체계 획득(군사장비 도입, 연구개발) 및

교육관리 등 군정만 담당

·대통령은 통합군사령관을 통해 군 지휘권 행사

·경찰 : 준군사조직으로 활용

[표1] 국방 안보 조직

23

IndonesIa

Padang

Jakarta

Bandung

Borneo

surabaya

ambon

Batam

Palembang

Page 13: aDD magazine 2014 may june vol · 4월 2일부터 15일까지 대전을 비롯해 태안, 창원, 해미, 포천 등 지역에 위치한 12개교 700여 명의 학생들을 초청하고,

24 25

발릿방은 우리와 달리 R&D기능이 없고, 인니 국방R&D 구조의 구성조직들

을 연계·통합·조정·관리하는 Agency 기능만 있기 때문에 Agent로서

육·해·공군사업, 연구기술사업 및 산·학 연계사업, 국제협력사업(예,

ADD-Balitbang 간의 KFX/ IFX 사업 등)들을 기획·계획·관리·평가

한다(특이하게도 ADD가 그렇게 방문하길 희망했으나 아무도 발릿방에

가본 적이 없다.). 한편, 발릿방이 통합·연계하는 주요 방산업체와 학계

는 다음과 같다.

나. 방산업체

주요 방산업체는 국영항공사(PT.DI), 지상장비업체(PT.Pindad) 및 국영

조선소(PT.PAL와 PT.DKB)가 있다. PT.DI는 전문 항공회사로서, 1976년 반

둥에 설립되었다(4,337명). 주요 사업은 고정익과 회전익 항공기 체계,

부품 및 구성품 제작, 정비, 기술지원 등이며, 주요실적은 항공기 공동제

작, 부품/구성품 개발·제작, 고정익 항공기(Airbus A-380 등 대형여객

기 부품, Boeing B-747 등의 부품 제작, CN-235 등 군용 수송기 및 부품

제작)과 회전익 항공기(Bell 412, Super Puma MKII 등) 제작·부품 제

공사업이며, 지금까지 제작한 항공기만 해도 총 360여 대(수송기 : 177대,

헬기 : 185대)에 이른다. 이렇듯 인니는 수송기 개발과 생산능력을 확실히

갖추었으나, 전투기 개발능력은 아직 미비하여 우리와 KFX/IFX 사업을

속개하고 싶어한다.

PT.Pindad는 지상장비 회사로서(국영기업化, 1983년), Artillerie Constructie

Winkel 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으나(1808년, Surabaya 지역), PSM(무기

탄약류 생산공장)을 네덜란드로부터 인수 받아 현재의 조직으로 변모

하였다(1950년).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나 정부지원을 받아 2023년까지

아시아를 선도하는 국방안보장비 R&DP 업체를 꿈꾸며, 인니 자주국방과

방산기여를 위해 분투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지상장비(전차), 총기류 등

설계, 개발 및 제작 유지보수 등이며, 주요 생산품은 장갑차(Panser6×6),

전투차량 등, 폭약/폭탄류, 탄약류(Geo PENTOSEIS, Geo DETOSSEIS 등)

및 산업기계류 등이다. 한편, 우리 연구소와 협력희망분야는 GPS 유도

무기와 지상장비(K11, K9, K2, K21 등)이다.

PT.PAL과 PT.DKB는 인니 최대의 국영조선소들이다. 이들이 위치한

수라바야와 바탐섬에는 조선 관련 금융기관, 철강, 용접, 도장, 항해장치

등 각종 하청업체와 조선·선박수리업체들이 집결되어 있어, 이 두 조선소

가 인니 정부가 추진하는 세계10대 조선대국(2025년) 목표 달성을 이끌

고 있는 셈이다.

대우해양조선은 인니 해군으로부터 장보고급 잠수함 3척을 수주 받았는

데($11억), 1척은 한국에서 건조해 납품하고, 다음 1척은 PT.PAL 기술진이

참여하여 한국에서 건조되고, 마지막 1척은 PT.PAL이 기술을 이전 받아

수라바야에서 건조할 예정이다.

[그림1] 발릿방 조직

국방전략

R&d CenTeR인력/자원/시설

R&d CenTeR국방과학기술

R&d CenTeR국방장비/무기

R&d CenTeR

발릿방

(원장)

참모/지원부

01 KFX/IFX 탐색개발 계약(’11.4.20)

또 대우해양조선은 PT.DKB와 함께 인니 정부로부터 광구개발 및 선박

발주 사업을 수주해 바탐섬에 합작조선소를 설립하고, 이들에게 조선기술

노하우를 이전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발릿방은 PT.KS, PT.LEN 및 PT.DAHANA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다. 학계

인니의 대표적인 R&D 교육기관은 반둥공과대학(Institute Technology

of Bandung)인데(학생수 : 약 20,000명, 면적 : 770,000m2), 우리나라의

KAIST와 유사하다. 인니 정부는 독립정신과 미래비전을 갖고 ITB를 설립

했는데(1959. 3), ITB 임무는 과학기술 발전 및 국민의 실제적인 삶의 향

상에 기여하는 것이다. 학부는 이공계 외에도 산업기술, 예술·디자인,

건축계획·정책개발, 비즈니스와 경영 등으로 구성되는데, ITB 교육체계

는 S1과정(학부: 학사 4년), S2과정(대학원: 석사 2년) 및 S3과정(대학원:

박사, 3년)으로 구성된다. 각 과정별 졸업생은 50%를 넘지 않아 입학은

쉬워도 졸업이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ITB 대학원은 국방연구 커리

큘럼을 포함하고, 국방기술연구센타(가칭) 설립을 추진하는 등 ITB를 국방

과학기술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밖에도 ITS, UI, UPN, UNDIP 대학

등도 발릿방과 협력하고 있다.

ADD와 발릿방의 폭넓은 협력

발릿방은 우리 연구소 및 방산업체 (항공기체계 KAI, 항공전투

체계 LIG 넥스원)와 보라매사업을 계약하고, PT.DI, 인니 공군, IBT 등

연구진을 ADD CRDC(Combined Research & Development Center)

에 파견하여 KFX/IFX 탐색개발사업(’11.7∼’12.12)을 수행하였다(방사청-

인니 MOD 간 MOU 체결, ’10.7.15, ADD-발릿방 간 PA 체결, ’11.3.11,

ADD-인니 발릿방 간 공동탐색개발 계약 체결, ’11.4.20). 또 우리 연구소

리더쉽이 인니(국방부, 발릿방, PT.DI, PT.Pindad, ITB 등)를 방문하여

(’13.12.09~11) 국방기술협력 방안(방산물자 수출과 연계한 절출교역 프로

그램의 일환으로 ITB 국방기술연구센터에 교수요원 제공 및 과학자 교류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인니는 탐색개발사업 당시 설치한 설계센타(DCI)

를 유지하며, 체계사업이 재개되길 강력히 희망해 왔고 다른 분야에 대

해서도 ADD와 전략적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인니 국방부 총국장).

또 한-인니 간 R&D 기관 간 상호인력, 시설 및 장비활용 협력의 필요성

을 제안하고(발릿방 원장), 잠수함 OJT는 양국 기술협력의 좋은 사례라며

(발릿방 원장), E/L 허가와 한국과의 폭넓은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인니

국방장관 특보). 사실상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서, 상기 인니 측 제안을

이행하는 양국 R&D기관 간의 국방과학기술협력에 관한 MOU 체결 필요

성이 대두된 셈이다.

대한민국과 인니의 방산협력, 그 전망과 기대

한-인니 정상회담(̓ 10.10)에서 유도요노 대통령은 “최단기 자주

국방을 달성한 한국을 방산협력 파트너로서 인식하며 인니 중장기경제

발전계획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런 분위기 하에서 얻은 방산

물자수출 성과는 아주 걸출하다(최근 9년간(’04년~’12년) 對인니 수출액

24억 불 : KT-1B 17대, 장갑차 22대, T-50 16대, 잠수함 3척, 155mm 견인

곡사포 18문, 수입액 약 2.5억 불: CN-235 12대). 이렇듯 대한민국 방산

수출의 보고인 인니와의 방산협력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발릿방은 인니

국방R&D의 콘트롤 타워로서 선진 국방기술 도입을 통해 자주국방력

강화를 추진한다. 이 조직은 항공분야 국방기술력 확보라는 국민적 희망을

갖고, 우리 연구소와 이미 협력(KFX/IFX 탐색개발사업)을 시작했다. 인니

의 지정학적 여건을 고려하면, 해양체계와 감시정찰 체계·탑재체 분야

의 협력 가능성도 매우 높다.

對인니 우리 연구소의 방산수출 품목은 ADD모델이다. 이것으로 높은

가치를 창출하려면 ‘ADD 모델 완성’, ‘인니 마케팅’과 ‘ADD 국방기술수출

Biz 모델(돈의 흐름을 파악해 끌어 모을 수 있는 방안)’을 창조경제의

방편으로 신속하게 마련·착수해야 하고, 이럴 때 머지않아 국가경제 기여

라는 가시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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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동행

대한민국 계측분야의 외인구단,

세계시장에 승부수를 던지다!

(주)데베트론코리아

자동차, 방산분야의 정밀 계측 시스템을 개발/판매하는 (주)데베트론코리아와의

인터뷰는 연둣빛 신록이 지천에 넘실대는 봄날 진행됐다. 이날 인터뷰는 그 어느 때

보다도 특별했다. (주)데베트론코리아의 박찬영 대표의 순수한 웃음과 엔지니어로

서의 반짝이는 열정 그리고 포부는 곁에 있는 사람에게도 뜨거운 에너지를 전해주

기에 충분했다.

글. 편집실 사진. 엄지민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만남이 연 미래

<무내미> 사보 제작팀과 박찬영 대표는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에 앞서,

축하와 감사의 말들을 나눴다. 이번에 확정된 백만 불 수출건은 장장 1년 반 동안 진행

된 프로젝트였다. 데베트론코리아의 연 수출액이 이백만 불인 점을 보았을 때, 단일건으

로 백만 불 수출이 확정된 것은 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의미하는 일이다.

01 손 안에 들어올 만큼 작은 이 보드에는 ㈜데베트론코리아의 기술력이 집약돼 있다.

02 환한 웃음으로 직원과 소통하는 박찬영 대표01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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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영 대표는 “<무내미> 제작팀이 찾아온다는 소식 후에 수출건 확정

소식을 전해 들어, <무내미>가 데베트론코리아에 좋은 기운을 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 하며, 인터뷰 내내 미래에 대한 설렘

과 열정을 보여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데베트론코리아를 오스트리아에 있는 데베트론의 지사

로 생각하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 2000년도에 사업을 시작한 박찬영

대표는 사업 초기에 그간에는 겪어보지 못했던 무수한 어려움을 감내해야

했다. 그 중에서 ‘국내시장의 진입과 실제적인 판로 형성’이 가장 큰

문제였다. 우리나라는 유독 ‘브랜드’에 민감하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기업명으로 사업을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것이 ‘세계

시장’이었다. 그에게는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탄탄한 기술력이 있었다.

박찬영 대표는 오스트리아의 데베트론을 마켓 채널로 이용했다. 데베

트론은 그의 사업성을 믿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박찬영 대표

는 최선을 다해 기술을 창조하고 제품을 생산했다. 이 믿음과 신뢰의

관계는 10년 동안 유지 됐으며, 그의 노력만큼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다.

데베트론코리아는 ‘ARTEMES’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 기업이 몸담고 있는 계측 분야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

무진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방산분야에서는 무기 개발에서부터

운용까지 계측시스템을 통해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데베트론코리아가

보여줄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ARTEMES’, 측정을 예술의 경지로 올리자

사실 ‘계측’이라는 단어만 들으면 그 뜻이 쉬이 가늠되지 않는다.

‘기준량에 대한 일치·불일치를 알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인데, 이는

기기의 성능을 신뢰성 있게 측정하는 일을 말한다. 더 쉬운 예를 들어보면,

우리가 병을 진단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일로 설명할 수 있다. 데베트론

코리아에서 개발하는 계측 장비를 ‘병원의 진단 장비’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진단 장비를 통해 몸의 이상유무를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계측

기술은 안전과 직결된다. ‘안전의 기본은 계측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

이니, 데베트론코리아가 수행하고 있는 ‘정밀 계측 분야’는 아주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 정밀 계측분야의 과제는 바로 ‘국산화’가 아닐까 합니다. 예전

에는 계측장비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했습니다. 저희가 개발하는 보드는

사실 손바닥만 한데요. 이걸 해외에서 수입하게 되면 한 장에 700~800

만 원 가량이에요. 데베트론코리아는 고유의 기술력으로 기존의 아이

디어를 뛰어넘는 보드를 만든 동시에, 금액을 200만 원 정도로 낮추는

28

성과까지 일궜습니다. 방산장비의 국산화와 더불어 국산 계측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개발자의 보안에도 도움이 되는 동시에 다양한

시험 요구조건을 바로 지원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데베트론코리아의 대표적인 제품은 ‘오리온보드’이다. 이것은 IT분야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융합기술을 계측 시스템 분야에 도입하여 만든 첫

결과물이다. “오늘날의 통합 컨버전스 시대에서는 계측분야 역시 통신

과 접목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선진국에서 도입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리온보드의 경우는 저희 쪽에서 먼저 해외

시장에 적극 설파하여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박찬영 대표는 오리온보드

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업그레이드 모델인 트리온보드를 출시해 앞서

이야기한 백만 불 수출건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박찬영 대표가 구상하고 있는 데베트론코리아의 자체 브랜드는

‘ARTEMES’이다. 그가 직접 고민하여 붙인 이름인데, ‘측정을 예술의

경지로 올리자’는 큰 포부가 담겨 있다. 박찬영 대표는 새로운 보드를

출시할 때마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힘을

지녔다. 탄탄히 쌓아온 기초기술과 그간의 경험, 그리고 통통 튀는 아이

디어가 융합되어 ‘생각한 것을 구현해낼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해 온 것이다.

측정 분야의 아이디어맨, 고유의 기술력으로 창조경제의 주역을 꿈꾸다

박찬영 대표와 인터뷰를 나누며 마음 한켠에 한 가지 아쉬움이

파고들었다. 기기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이 계측기술과 시스템

이 우리나라 선박분야에도 쓰였다면 세월호와 같은 비극은 없었을 것

이라는 부분 때문이었다. ‘시민의 안전’이 최대 과제가 된 오늘. 데베트

론코리아의 정밀 계측 기술과 제품은 우리에게 믿을 수 있는 세상,

안전한 세상을 열어줄 것이다.

그야말로 통통 튀는 ‘아이디어맨’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박찬영 대표.

그는 끊임없는 발상의 전환으로 계측분야를 발전시키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데베트론코리아야말로 이 시대

의 진정한 ‘창조경제의 주역’이 아닌가 한다.

그는 “창조는 우리에게 쉽게 찾아오지 않습니다. 아주 애타게 갈망할

때 창조가 이루어집니다.”라고 말하며, 어제의 노력에 대한 자신감과

내일의 성장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내비쳤다. 박찬영 대표와 그와

함께 일하고 있는 21명의 직원들은 오늘도 ‘창의와 혁신’을 위해 일하고

있다. 세계 계측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브랜드가 이름을 드높일 그날을

기다린다.

데베트론코리아는 고유의 기술력으로

기존의 아이디어를 뛰어넘는

보드를 만든 동시에, 금액을 200만 원 정도로

낮추는 성과까지 일궜습니다

방산장비의 국산화와 더불어

국산 계측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개발자의 보안에도 도움이 되는 동시에

다양한 시험 요구조건을 바로 지원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05

06

03 (주)데베트론코리아의 에너지는 박찬영 대표와 직원들의 열정에서부터 나온다.

04 보드 안에 깃든 기술력에 대해서 설명하는 모습

05 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도의 정밀함이 깃든 손길이 필요하다.

06 우리 연구소 무기체계 시험에 맞춰 제작된 센서모듈

03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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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만남

끊어질 듯 이어지는 구성진 호흡 속에서위로와 사랑을 노래하는 가객(歌客)장사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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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웃고, 울고, 소리 지른다. 소리꾼 장사익은

이 모든 삶의 ‘사계(四季)’를 노래하는 사람이다. 장사익, 그리고 그의

노래는 한 폭의 수묵화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호흡 속에서 희디 흰

여백이 느껴진다. 그 여백 안에서 우리는 위로 받고 웃고 떠들며

한바탕 논다.

글. 편집실 사진. 엄지민

한바탕 웃고 울고 쏟아내어…삶을 다시 사랑하는 것

이야기만 들어도 목이 메어 오는 잔인한 4월의 세월호 사건으로,

사람들은 여전히 먹먹한 가슴을 안은 채 일상을 살아낸다. 다시 스스로

의 삶을 살아야함을 알면서도, 어여쁜 꽃망울 터뜨리지 못하고 스러져간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비어져 나온다. 장사익은 공연차 미국을

찾았다가 이 비극적인 소식을 들었다. 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할 지

고민스러웠지만, 결국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

을 위로해주고자 함이었다.

“세상이 힘든 상황이 되면 노래하고 춤추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눈총

받지요.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이 노래를 하고 춤을 춤으로 해서 마음을

위로해주고 달래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미국 공연에서는 즐거운

노래를 빼고 위안을 줄 수 있는 노래를 불렀어요. 사람들과 저는 노래를

장사익 예술인

앨범

•1995년 1집 <하늘 가는 길>

•2003년 4집 <꿈꾸는 세상>

•2012년 7집 <驛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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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그의 노래는 장르를 넘나들기로 유명하다. 그리고 박자 없이 호흡으

로 진행하는 노래도 절반이 넘는다. 동양화에 여백이 있듯이 그의 노

래에도 빈자리가 있다. 그 안에 삶이 깃들고 계절이 깃든다. 그를

만나기 전에는 ‘가장 한국적인 목소리를 지닌 사람’으로만 생각했다.

그의 음악은 아버지 같았고, 삶 그 자체였으며,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심상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그 누구보다 창의적인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

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세상을 열어 준다. 우리의 마음에 여백을

만들어 자신만의 색깔로 채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그는 비디오

아티스트 故 백남준의 작품을 통해 창의에 대한 예를 들었다.

“백남준 선생님 작품 중에서 이런 것이 있어요. 도르래로 피아노를

올리는 거예요. 사람들이 그 광경을 보며 ‘피아노를 어떻게 하려고

하나’라는 생각을 할 때, 도르래를 탁! 놔버리는 거죠. 피아노가

부서지면서 온갖 소리를 내요. 세상에 대한 해학, 그리고 뒤통수를

탁 치는 반전, 이게 예술이에요.”

그는 연구자에게도 여백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창조적 발상

은 책상에 앉아 있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느끼고 예술을

즐기는 ‘여유’에서부터 출발한다. “연구와 전혀 관계 없는, 아주 뜬금

없는 것에서도 ‘별이 반짝반짝하는 순간’이 찾아올 거예요.”

지금부터 시작될 진정한 ‘나’를 위하여

장사익은 이순과 환갑을 넘어, 고희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60세부터 진정한 삶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10년 후면 70대 중반

이 돼요. 10년 후를 상상해보면 그땐 지금보다 더 얼굴이 쪼글쪼글

할 거 아녜요? 지팡이를 짚고 백발 할아버지가 무대에 오르는 거죠.

힘도 없어 보이는 할아버지가 내일 모레 내일 모레 하면서 힘 넘

치는 목소리로 노래를 쫙 부르면 얼마나 멋있을까 상상하곤 해요.”

그가 가진 에너지의 원천, 그리고 생명력은 바로 ‘창의와 융합’에서

오는 것일 테다. 경계를 무너뜨리고 틀에서 탈피하는 ‘창의와 융합’

의 과정이 자신만의 색깔을 구현해냈다. 우리 연구소 소원들에게

도 이러한 ‘창의와 융합’의 과정이 있어야 창조적 발상의 에너지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5월. 그는 <아버지>와 <꽃구경>이라는

노래를 추천하며 이야기를 마쳤다. 그의 얼굴에는 삶을 담은 주름이

깊게 패여 있다. 그가 함박웃음을 지을 때마다 주름이 굴곡졌다. 마치

시끌벅적했던 삶을 담아낸 듯 그의 표정 안에서 경쾌하게 뛰놀았다.

그는 주름 가득한 웃음으로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찾아나갈 수 있는

힘을 전했다.

3332

01 집 안 곳곳에 놓여 있는 재미난 모형들

02 장사익은 결혼하면서 손수 서약서를 적었다.

03 그가 새벽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라디오를 켜 클래식을 듣는 일이다.

04 인터뷰에 앞서, 소리꾼 장사익은 제작팀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넸다.

01

02

03

05

05

06

0405 맑고 영롱한 기타 선율과 함께 울려 퍼지는 그의 목소리

06 새소리가 끊이지 않는 뒤뜰에서 인생의 ‘창조적 순간’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모습

통해 함께 애도하고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노래는 인생의 희로애락

을 표현해요. 함께 듣고 공감하고 소통해, 슬플 땐 같이 울면서 씻어내고

즐거울 땐 더 즐겁게 웃어제끼는 거죠.”

그의 노래를 들을 때면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목청에서 시원하게

터져 나오는 허스키한 음색을 들을 때면, 마치 따뜻한 정이 가득 숨어 있

는 아버지의 목소리처럼 다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삶의 무게나 일상의

고단함이 모두 녹아내린다.

“제 공연은 사람들이 한바탕 웃고, 울고, 박수쳐 몸이 개운해질 수 있는

스토리를 담고 있어요. 공연 전에는 마음이 심난했더라도, 공연을 통해

마치 순백의 도화지처럼 마음을 비워내는 거죠. 그 백지에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 바로 음악이고 예술이 아닌가 해요.”

창조적 발상, ‘별이 반짝반짝’ 하는 순간

그는 마흔 여섯 살, 늦은 나이에 데뷔했다. 졸업 후 3년간 노래를

배웠고 31사단 문선대에서 노래를 하기도 했지만, 현실의 벽을 깨닫고

직업을 찾기 시작했다. 그 후로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여러 개의 직업을

전전하며 길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마지막에는 매제가 하는 카센터에

서 일했는데, 문득 ‘이래선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길로 이광

수 사물놀이패에 들어가 그동안 틈틈이 익혀 왔던 태평소, 대금, 피리 등

을 불었다. 문선대에서는 세미트로트를, 이광수 사물놀이패에서는 국악

을 연주하며 다양한 음악 장르를 섭렵했다.

“저는 그때 ‘공연 뒤풀이의 꽃’이었어요. 노래로 아주 뒤엎어버렸으니

까……(웃음). 그 뒤풀이 자리에서 노래를 들은 친구들이 ‘한 번만 해 봐

라’며 부추겨 데뷔 공연을 열게 된 게 지금까지 이어진 거죠.”

그의 첫 공연장은 1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첫날, 둘째날

모두 400명이 들어왔다. 무대 위까지 관객들이 올라왔다. ‘반전’ 같은 그

의 인생은 번개처럼 찾아온 행운이 아니었다. 살면서 음악을 놓지 않았

고, 그 안에 인생을 천천히 녹여냈기에 가능했다. 그가 살아온 모든 시간

들이 결국 ‘장사익만의 색깔’을 만들어 냈다.

“상당수의 제 노래에 박자가 없어요. 한참 국악을 배우던 때에 타악가

김대환 선생을 알고 지냈어요. 그 분이 노래를 시키며 말하기를, 산토끼

노래를 박자 없이 해 보라는 거예요. 음악에서 박자는 없어서는 안 될 것

인데 그것에서 벗어나 보라고 하기에 무릎을 딱! 쳤지. 그때부터 박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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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無에서 有를 창조한 시간들, 오로지 열정만을 품은 나날들공창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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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인터넷이라는 통신망이 없던 시절. 지금처럼 자료를 찾을 때 키보드

몇 번 눌러 끝낼 수 있는 때가 아니었다. 모든 것이 아날로그였던 터라 자료를

하나 찾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었다. 조선대학교 항공우주

공학과 공창덕 교수는 1974년 연구소에 입소해 20년 동안 항공, 유도무기 분야의

엔진 개발을 담당했다. 아무것도 없었기에 오로지 열정 하나만으로 자주국방의

염원을 불태우던 청춘이었다.

글. 편집실 사진. 엄지민

연구소에서의 20년, 조선대학교에서의 20년

꼬박 20년이다. 공창덕 교수는 연구소에서 20년을 보냈고 조선대학교에서

20년째 재직하고 있다. 연구소는 그의 가슴속에서 ‘불꽃같은 청춘’을 의미한다. 연구소

에 근무하며 항공기와 유도무기 엔진 분야에 관록이 깃들었을 때, ‘후학양성’이라는

새로운 길을 택했다. 개발자에서 학자로 변모하여, 대한민국 항공우주분야의 탄탄한

기반을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연구소와 인연을 유지

하며, 청춘을 뜨겁게 꽃피울 수 있었던 이곳을 기억하고 추억한다.

“74년부터 94년까지 20년 동안 연구소에 몸담았습니다. 백곰(지대지유도탄), 특항,

솔개 등 다양한 프로젝트의 엔진 개발을 수행했습니다. 그 당시는 아무것도 없던 시절

이었어요. 자료도 없었고, 누구에게 배울 수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무기체계를

개발해야 했으니 어려움도 많았죠. 함께 일하던 사람들 모두 열정이 대단했어요.

그때는 우리 연구소가 아니면 무기체계를 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전무했기 때문에

오로지 열정과 사명감으로 일했습니다.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에 어려운 줄도 몰랐던 것 같습니다.”

01 공창덕 교수 연구실에 있는 수많은 표창장을 통해 그의 활약상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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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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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년 동안 연구소에서 일하며 얻은 생생한 경험과 노하우를 학생

들에게 그대로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 항공우주

분야를 이끌 학생들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돕는 것이다.

연구소에서의 20년, 조선대학교에서의 20년. 그는 1분 1초도 허투루 보낸

적이 없다. 열정으로 똘똘 뭉친 견고한 시간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참교육을 실현한다. 학문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서서, 학생들이 걸어갈

삶을 생생하게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인생의 멘토인 것이다.

항공기와 유도무기의 심장, 엔진그가 남긴 ‘최초’의 기록들

따뜻한 오월의 태양 아래 장미가 빠알간 꽃망울을 터뜨리던

날, 공창덕 교수를 만나기 위해 조선대학교를 찾았다. 교정은 따뜻한

궤도위성 발사체 개발, 달탐사위성 발사용 발사체개발, 상업용 발사체

개발 등으로 발전될 것입니다.”

그는 엔진의 첨단진단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모든 비행체

동력의 원천이 엔진이기 때문에, 엔진의 현재 상태 진단과 고장 예방

등을 통해 엔진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공창덕 교수는 정년까지 2년 정도 남겨두고 있다. 금방 찾아올 제2의

인생에는 그의 연구와 경험, 노하우를 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목표

를 가지고 있다. 2020년까지 세계 7위 항공우주산업국가가 되겠다는

국가의 목표달성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기 위해 열정을 쏟아 붓고자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뜨거운 열정과 사명감으로 평생을 바친 공창덕

교수. 이런 분들이 계시기에 대한민국의 영공이 더욱 튼튼해지고, 항공

우주분야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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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분야는 현재 황금기를 맞았습니다 수많은 도전 끝에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정부의 전폭적인 투자와 국민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02

04

05

03

02 미래 항공우주분야의 발전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03 공창덕 교수의 주도로 개발된 항공기의 축소 모델

04 모든 비행체 동력의 원천인 엔진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05 재직 당시 출입증

봄 햇살과 밝고 맑은 학생들의 웃음으로 가득했다. 항공우주공학관에

자리한 그의 연구실을 찾아갔다. 연구실에 들어서자마자 수많은 책과

사진, 표창장으로 가득한 풍경과 마주했다. 우리나라 항공우주분야

에서 그가 얼마나 활발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

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가 남긴 ‘최초’의 기록 또한 여러 장의 사진으로

볼 수 있었다.

“제가 최초로 수행한 연구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기만용 무인기

제트엔진개발입니다. 그 외에도 기본훈련기(KTX-1), 고등훈련기

(KTX-2) 최초 설계, 특수항공무기(현 대함 및 순항유도탄 전신) 제트

엔진개발(추력 1000lbf급) 등이 있지요. 백곰 로켓설계를 담당했을 때

에는 도저히 국내에서는 안 되겠다 싶어 프랑스 SEP 추진연구소에

파견을 갔었죠. 로켓 개발 핵심 멤버 5명이 6개월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설계 공부를 했어요. 76년에 프랑스에서 수행한 연구가 기반이

되어 연구를 시작해 78년에 발사 성공했으니 굉장했죠.”

연구실에 수없이 걸려 있는 오래된 사진 속에는 공창덕 교수의 젊은

시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대한민국 최초로 수행했던 연구를

이야기 하면서, 그 끝에 아쉬움이 가득 묻어났다. 연구소에서 개발

되는 대부분의 엔진 개발에 공창덕 교수가 참여했지만, 완성을 보지

못한 프로젝트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바깥에서 연구소 소식을 접하는데요. 무기체계 개발 사업 완

료 소식을 들을 때, ‘우리 후배들이 열심히 했구나’, ‘내가 못 다한 것

을 마무리해줬구나’ 라는 생각에 기쁩니다. 한편으로는 아쉽고, 미안

하기도 하고요. 사업을 완료시키지 못했다는 죄책감도 컸는데, 이제

는 뿌듯함과 자부심으로 연구소를 보고 있어요. 항공우주분야는 국방

과학연구소에서부터 시작됐고, 소원들의 부단한 노력 끝에 이 분야를

연구소 출신들이 꽉 잡고 있죠.”

그의 삶은 대한민국 항공우주분야의 역사를 관통한다. 최초 개발부터

인재 양성까지, 이 분야의 발전 기반을 마련하고 성장시키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다하고 있다.

대한민국 항공우주분야 발전의 구심점이 되어…

공창덕 교수는 한국추진공학회, 한국항공우주학회, 항공우

주시스템공학회, 항공우주정책심의위원회 등 다양한 학회에서 위원

및 회장을 맡으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에게 대한민국 항공

우주분야의 발전상에 대해 물었다.

“항공우주분야는 현재 황금기를 맞았습니다. 수많은 도전 끝에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정부의 전폭적인 투자와 국민들의 관심

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형 발사체인 KSLV-2를 2020년

까지 발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죠. 이를 개량/보완하여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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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동료愛로 똘똘 뭉친 신입소원들,

글. 편집실 사진. 엄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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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열어라

윤기석 가족에 대한 기억은 저에게 몇 개의 ‘이미지’로 남아 있어요. 제 고향은

강원도 동해안에 있는 도시인데요. 무더운 여름 저녁에 종종 바비큐를

해 먹기 위해 바닷가로 나갔어요. 그릴 아래에서 일렁이던 붉은 불꽃,

밤바다를 밝히는 오징어배의 불빛,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빛, 멀리서 보이는

누나들의 검은 실루엣 같은 특징적인 기억의 순간이 머릿속 깊이 각인

돼 있어요. 그 순간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제2의 가족이 되다

나에게 가족이란 다.

대전에서 고향까지는 버스로 4시간 30분이 걸려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가족을 생각하면 언제나 편안함, 안도감을 느낍니다.

김선아

부모님께서 오래도록 일을 바삐 해 오셨어요. 그래서 여덟 살 때 한 달

동안 떠났던 유럽여행이 가장 소중한 추억이에요. 그 후로 함께 여행을

하는 여유를 갖진 못했어요. 그 대신 엄마는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저에게 물려주셨어요. 제 롤모델은 엄마예요. 엄마처럼 일에 대한 열의

를 갖고 싶어요.

Story 1 영원한 내 편, 가족과의 재미있고 따뜻한 한순간

우리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맺어진 사람들과 한평생을 함께 한다.

독립을 꿈꾸는 사춘기 때는 이 따뜻한 품을 벗어나고자 하지만, 사회

생활을 위해 발을 내딛는 순간 영원히 내 편이 돼 줄 사람들은 오로지

가족밖에 없음을 깨닫게 된다. 제작팀은 오늘 모인 신입소원들에게 ‘기억

에 남는 가족과의 한순간’에 대해 물었다.

담당 업무 : 항법 시스템 개발 좌우명 : 언제나 즐겁고 행복하게!

담당 업무 : SAR 탑제체 기계 설계좌우명 : 즐거운 인생

가위 바위 보~!!!안 내면 술래~!!

인터뷰가 잡혀 있던 날, 흐린 하늘 아래 봄비가 내렸다. 신입소원들은 영롱한 봄꽃보다

따뜻한 봄햇살보다 더 환하고 예쁜 웃음으로 제작팀을 맞이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이들의 얼굴에 ‘설렘’이라는 이름의 꽃 한 송이가 어여쁘게 피어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가정의 달’을 며칠 남겨두지 않았던 날, 3본부 신입소원들과 만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에게 가족이란 이다.

퍼즐은 하나가 빠지면 전체 그림이 완성되지 않듯이, 가족 또한 모두

함께 있을 때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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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준

선아씨처럼 저희 아버지도 평생 일을 굉장히 많이 하신 분이셨어요. 일벌

레라고 불릴 만큼……. 그래서 아쉽게도 가족과 여행을 간다든지 하는

특별한 기억은 없어요. 대신 사회생활을 하면서 일에 대한 열정도 열정

이지만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물론 일벌레의 자녀가 일벌레가 될 확률이 높다는 이상한 연구결과도 있

지만. (웃음) 나만의 여유도 갖고 가족에게도 충실할 수 있는 인생을 살고

싶어요.

나에게 가족이란 이다.

가족과 모여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언제나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그럴 때

마다 가족은 이 세상의 유일한 행복이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정지혜

저는 어린 시절에 외삼촌과 각별한 사이였어요. 어릴 때 외삼촌이 함께

살았는데요, 유독 저를 예뻐해 주셨어요. 언제나 멋있는 모습이었던

외삼촌이라서 어린 마음에 ‘외삼촌이 결혼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일기를

썼어요. 그런데 외삼촌이 아직 결혼을 못하셨어요. 가족들 모두 일기장에

쓴 소원이 이루어졌다는 슬픈 농담을 해요.

나에게 가족이란 이다.

가족은 언제나 나를 믿고 존중하고, 기다려줘요. 이 험난한 세상 속에서

내 곁을 언제나 지켜줄 사람들이 바로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담당 업무 : EO/IR 영상처리좌우명 :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담당 업무 : 항법 sw 개발좌우명 : 항법 sw 개발의 일인자!

우리는 제2의 가족입니다!~^̂

Story 2 ADD에서의 인연, 제2의 가족

이들 모두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우리 연구소의 소원이 되기를 소망

했다.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대한민국 국방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다가 연구소를 알게 되었다. 김선아 소원은 “학생일 때에는 국방

이나 무기체계 개발에 관심이 없었지만, 몇 년 전에 일어난 천안함 사태

를 보며 국방과 안보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며 입소 계기를 이야기했다.

백승준 소원은 “항법 소프트웨어 개발에 열중해 대한민국의 창조국방에

힘쓰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말했다. 긍정과 적극성으로 눈이 반짝이는

이들에게서 우리 연구소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오늘 모인 신입소원들의 동기는 모두 80명 가량에 이른다. 윤기석, 김선아,

정지혜, 백승준 소원은 같은 본부에 배치되어 다른 누구보다 친근하게

지내는 이들이다. 인터뷰와 촬영을 끝내니 딱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이들은 점식식사를 하고 누가 커피를 살 건지 가위바위보로 내기를 했다.

장난을 치며 환한 웃음을 짓는 이들의 모습이 참 어여쁘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가족보다 직장 동료와 더 오랜 시간을

보낸다. 동료와 함께 직장생활의 즐거움과 고됨을 나누며 제2의 가족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ADD라는 곳에서 제2의 가족이 된

이들은 앞으로 어떤 생활을 하며 어떤 추억을 쌓아가게 될까.

봄비가 촉촉이 내려 대지를 적시던 날 진행된 인터뷰. 이들은 인터뷰를

마치고 우산 두 개를 나눠썼다. 노랗고 빨간 우산 속에서 이들은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옹기종기 모여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지금처럼

맑고 순수한 모습으로 돈독한 동기간이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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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ADD

가족에게 남기는

사랑의 기록

5월, 내 곁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달입니다. 가족의 힘은 실로 굉장

합니다. 힘들고 지쳤을 때, 축 처져 있던 마음을 일으키게 하는 힘의 원천이 바로 가족입니다. 우리는 가족

이 있어 더욱 행복한 삶, 즐거운 삶을 살아갑니다. <무내미> 124호 ‘응답하라 ADD’ 코너에서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 내 가족에 대한 기록을 책으로 남겨보는 기회를 공유하기 위해 전 소원

을 대상으로 특별한 응모를 진행했습니다. 본 지면을 통해 따뜻한 이야기 나눠주신 김정우, 최문석 소원

님께 감사하다는 인사 전합니다.

사랑하는 주원이에게 쓰는 첫 편지, 내 삶을 바꾼 너의 탄생, 너의 존재글. 사진. 김정우 소원

아들, 안녕? 아빠야. 처음으로 아들에게 편지를 써보네. 언젠가 네가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을 때쯤, 이

편지를 보여주며 너를 키우면서 엄마아빠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네가 엄마아빠에게 얼마만큼 소중한

존재인지 이야기해주고 싶은 마음에 펜을 들게 됐어. 2012년 11월 14일, 너는 엄마아빠의 첫 번째 보물로 태어났지. 네가 태어나기 전까지의 삶은 내 위주로

돌아갔어. 네가 태어나면서부터 나는 스스로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게 됐어. 또,

내 행동 하나하나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어. 하늘 아래 오로지 엄마아빠만을 바라보고 의지

하며, 세상일을 하나씩 하나씩 배워가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가슴 벅차면서도 고된 일이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하루하루 어여쁜 너를 보며 웃을 수 있다는 것, 너로 인해 내가 변하고 있단 사실이 참 기쁘고

기뻐.

네 아빠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단다. 나는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초보 아빠여서, 네 마음을 단박에 알아차리지 못했어.

아무 이유 없이 밤새 우는 너에게 “도대체 원하는 게 뭐니? 말을

해봐!”라고 소리친 게 한두 번이 아니고, 먹고 자고 씻는 모든

것을 다 챙겨야 하는 상황이 답답해서 네가 빨리 훌쩍 컸으면 좋겠

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 하지만 시간이 차츰차츰 흐르면서, 함께

하는 법을 알아갔지. 우리는 그동안 많은 것을 함께 했어. 아빠의 아들로, 아들의 아빠로

지내온 시간이 켜켜이 쌓여, 서로의 눈만 봐도 통할 만큼 많이 성장

했어. 지나온 시간들 속에서 힘들 때도 있었지만 이제 그 시간들

또한 다시 만나지 못할 순간이라고 생각하니 너무너무 아쉬울 뿐

이야. 젖 달라며 응애~응애~ 울던 소리, 심심하다며 칭얼대는

소리, 자면서 얼굴을 찡긋거리던 배냇짓, 세상의 말을 배우려는

옹알이……. 이제 그 순간은 다시 만날 수 없지만 아빠 가슴 속에

생생하게 살아있단다. 꼼지락 꼼지락 하던 네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3살이 되었네.

아빠는 네 삶을 내 방식대로 이끌거나 강요할 생각은 없어. 다만

네가 좀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항상 화목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

도록, 또 앞으로 네가 살 세상이 조금 더 밝고 따뜻해지도록 노력

할게.

쑥쑥 잘 자라서 더욱 예쁜 주원아, 앞으로도 엄마아빠와 같이 재미

있게 지내자. 아빠가 우리 주원이 많이 사랑해~♡(추신 : 엄마 뱃속에 네 동생은 제발 딸이길 같이 빌자꾸나~*^̂ *)

쑥쑥 잘 자라서 더욱 예쁜 주원아,

앞으로도 엄마아빠와 같이 재미있게 지내자

아빠가 우리 주원이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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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다섯 가족의 행복한 이야기,

우창아! 세상을 향해 훨훨 날아라!

글. 사진. 최문석 소원

안녕하세요! 연구지원본부 행정실 복지근무과에서 근무하는 최문석입니다. 저희 가족은 독수리 오형제,

아니 독수리 다섯 가족입니다. 언제나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사랑스러운 아내와 듬직한 큰 아들 준혁,

야무지고 정 많은 쌍둥이 중 둘째 우진, 그리고 미소천사 막내 우창이까지 행복한 둥지를 이루고 있습

니다.

쌍둥이 중 둘째인 우진이는 뇌병변 장애6급으로 오른쪽 팔, 다리 부분이 약간 부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막내 우창이는 뇌병변 장애 3급으로 12살인 현재까지 단 한 번도 혼자 힘으로 걸어본 적 없답니다.

하지만 우창이는 어느 누구보다도 환한 미소와 밝은 마음을 가진 예쁘고 소중한 천사랍니다.

우리 우창이는 산과 바다를 특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틈나는 대로 가족 모두 캠핑을 떠나곤 합니다.

얼마 전에는 팔봉산, 아미산, 황금산에 다녀왔는데요. 저와 아내가 번갈아가며 우창이를 업고 정상까지

올라갔습니다. 저와 아내, 우창이까지 온몸이 땀으로 범벅되고 숨이 턱까지 차올라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우창이가 다시는 걸을 수 없다는 좌절감을 느끼게 될까봐 이를

악물고 젖 먹던 힘까지 발휘해 정상에 올랐습니다.

정상에 올랐을 때, 정말 좋아하던 우창이의 천사 미소가 아직도 눈앞에 선연합니다. 우창이가 제 등에

업혀 말하더군요. “아빠! 힘들게 해서 미안해……정상에 올라오니까 정말 정말 좋아~ 아빠! 나 앞으로

재활치료 더 열심히 받을게. 다음에는 내가 꼭 아빠, 엄마를 업고 정상에 올라올 거야. 알았지? ^^”

그 말을 듣는 순간 어찌나 가슴이 먹먹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는지요.

우창이의 꿈은 의사 선생님입니다. 훌륭한 의사가 돼

서 자기보다 더 아픈 사람들을 공짜로 치료해주고,

엄마아빠도 오래오래 살게 해준다고 합니다. 참으로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그 어여쁜 마음 때문인지,

어른들도 견디기 힘든 재활치료를 정말 열심히 받고

있답니다. 다행히 요즘에는 의학이 발달하여 로봇

재활치료를 통해 한 걸음, 한 걸음씩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은 언제나 변함없이 서로를 아껴주고 신뢰

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족 구성원입니다. 자랑

스럽고 대견한 우창이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힘껏 응원하고 싶어, 이 글을 올립니다.

우리 독수리 다섯 가족 정말 많이 사랑합니다~♡

우창이의 꿈은 의사 선생님입니다훌륭한 의사가 돼서 자기보다 더 아픈 사람들을 공짜로 치료해주고, 엄마아빠도 오래오래 살게 해준다고 합니다참으로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우리 가족은 천사 미소 막내 우창이가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늘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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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1888년

유화, 91x72cm

<귀가 잘린 자화상>,

1889년

유화, 45x51cm

<별이 빛나는 밤>,

1889년

유화, 73.7x92.1cm

2

과학계를 사로잡은 예술가, 빈센트 반 고흐의 ‘고흐 과학’

광기, 천재, 해바라기, 귀가 없는 자화상, 나선형으로 휘몰아치는

별빛, 태양의 화가……. 이것은 모두 전 세계인의 깊은 사랑을

받고 있는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설명하는 키워드이다.

광기 어린 천재 예술가로 우리에게 수많은 명화를 남긴 동시에

불행한 삶의 궤적을 남긴 고흐. 그의 작품은 무엇보다 과학자들에게

아름답고도 흥미로운 연구의 대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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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Factory ➊ 과학을 사랑한 명작

고흐의 그림에 머문 과학자의 시선

광기 어린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 고흐는 십 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하면서 1,250점의 유화와 1,000여 점의 드로잉을 남긴 노력파

이기도 하다. 1880년, 27세의 나이로 화가의 길에 들어선 그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붓 하나로 치열한 삶을 살았다.

고흐는 1890년 권총 자살로 숨을 거둘 때까지 가난과 고독에 허덕이면

서도 예술혼을 불살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살아생전에는 사람들에게

예술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10년간 팔린 그림은 <붉은 포도밭> 단 한 점

이고, 단 한 편의 비평만이 그를 언급했다.

그의 작품 속에 그려진 대상은 하나같이 일반적인 모양새가 아니다.

고흐만의 독특한 붓질 때문에 무언가 소용돌이치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그의 삶이 광기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는 사실 때문인지, 혼란스러운

정신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고흐의 그림

을 남다르게 보았다.

면밀한 관찰이 만든 ‘고흐 과학’

고흐의 작품은 치밀한 관찰과 계산에 의해 그려졌다. 그는 인물

화에 관심이 많았지만 모델을 구할 돈이 없었다. 가난한 그에게 풍경과

정물은 별도의 대가가 필요 없는 좋은 소재였다. 그의 작품 중에서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 <한밤의 하얀 집>이 ‘고흐 과학’을 대표하는 그림

이다. 특히 천문학과의 융합이 대표적이다.

하버드 대학 천체물리학과 찰스 휘트니 교수는 1987년에 논문을 발표

했다. 고흐가 그린 밤하늘은 면밀한 관찰의 결과라는 것이었다. 고흐가

주변인들과 나눈 편지 속에도 실제로 별들을 관측했다는 구절이 나온다.

찰스 휘트니 교수는 과거 천체 데이터를 통해 <별이 빛나는 밤> 속의 별이

1889년 5월 25일 새벽 4시경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텍사스주립대 도널드 올슨 교수는 프랑스 파리의 오베르 쉬르 우아즈라

는 마을에 방문해 <한밤의 하얀 집> 속 실제 집을 찾아냈으며, 그림 속의

별이 금성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도널드 올슨 교수는 <별이 빛나는

밤>에 그려진 소용돌이치는 별이 난류의 물리법칙과 맞아 떨어진다는

논문을 써 ‘네이처’에 게재했다.

또한 조지아 대학 식물생물학부 존 버크 교수는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

에 대한 연구를 통해 작품 속 독특한 해바라기의 모양새는 야생 해바

라기의 돌연변이라는 것, ‘HaCYC2c’라는 유전자가 꽃 모양을 결정한

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고흐의 뒤에는 평생 가난과 고독, 가족에 대한 시련과 결핍으로 인한

여성 편견이 뒤따랐다. 자신의 귀를 칼로 도려낸 후 자화상을 그리거나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일화 때문에 다소 ‘엽기적인’ 사람으로 읽히

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그림이 아직까지도 전 세계인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림에 대한 열정과 해박한 통찰을 통해

그만의 ‘고흐 과학’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Vincent Willem van Gogh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19세기경

유화, 92x72.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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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5: aDD magazine 2014 may june vol · 4월 2일부터 15일까지 대전을 비롯해 태안, 창원, 해미, 포천 등 지역에 위치한 12개교 700여 명의 학생들을 초청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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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Factory ➋ 책으로 읽는 세상

[전을 범하다]의 저자인 이정원 교수(경기대학교)는 고전이 고전

다워지는 때는 우리의 현실에서 재해석되고 새로운 가치와 의미

를 부여받을 때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이러한 사상을 충실히 보

여주는 이 책에서 다룬 고전들은 그림 형제의 동화 <백설공주>,

<헨젤과 그레텔>, <빨강모자 소녀> 등의 원작이 우리가 알고 있

는 것과는 달리 매우 외설적이고 잔인했다는 사실과 일맥상통한

면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소설의 주제인 ‘권선징

악’이 [전을 범하다]에선 고전 ‘다시 읽기’를 통해 ‘범하는’ 수준의

다른 해석으로 덧입혀진다.

실제 있었던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장화홍련전>에서 저자는

계모를 가부장제가 지닌 야만성의 희생양으로, 사회의 온갖

질시와 집안사람들의 감시 속에서 가정불화의 책임을 모두 뒤집어

썼을지도 모르는 약자로 묘사한다. 저자가 본 <장화홍련전>은

살인 사건을 통해 가부장제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저자

에 의하면 <심청전>은 아비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동체가 그

딸을 ‘살해’한 이야기이고, <장끼전>은 고소설 중 유일하게 사생

활을 지닌 어머니인 까투리가 나오는 이야기이다. 결말이 다른

여러 이본이 존재하는 <토끼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누군

가를 설득하거나 누군가와 협력하여야 하는 ‘정치적 인간’을

풍자한 작품이고, <홍길동전>에서 길동은 스스로는 임금이 되

었지만 자기 의지와 능력과는 상관없이 변두리 인생을 살아야

하는 서러운 사회제도는 그대로 남겨 놓았다. 골계미를 지닌

판소리 <적벽가>에 대하여 저자는 이름 모를 군사들의 등장에

큰 가치를 부여했다. <적벽가>에는 ‘몇 십만 대군’의 일원으로서

규격화된 군사들이 아니라 우습지만 매우 세세한 죽음과 과정을

갖고 있는 개별적 군사들, 특별한 사연을 지녀 서로 교환될 수

없는 개체로서 존재하는 군사들의 모습이 비통함 감도는 해학

이라는 역설로 표현되어 있다. 그 밖에도 저자가 범하는 고전은

무엇이 진실이냐가 아니라 무엇을 진실로 만들었느냐에 재판의

승패가 달린 <황새결송>, 양반이라는 신분 자체의 존재 방식을

폭로한 <양반전>, 존엄의 대상으로서의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고통이 수반되는 성인식의 통과의례로 본 <김원전>, 진부한 도덕

으로부터의 해방과 단순 명료한 이기심이 주는 경쾌함을 선사

하는 <전우치전> 등이 있다.

[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 제목이 남다르다. 두 번 진행

되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CBS 라디오 프로듀서인 저자 정혜윤

에게 첫 번째 세계는 무언가를 보이는 그대로 보는 순간이고,

두 번째는 그것이 존재하는 그대로 전설로 새겨지는 순간이다.

전설로 새겨지기 위해 두 번째 세계는 더 배우려는 욕구, 읽으려

는 욕구, 쓰려는 욕구, 생각하는 욕구, 규명하고 분석하고 해석

하려는 욕구로 설명된다고 한다. 세계가 두 번 진행되기를 원한

다는 것은 좀 더 나아지기를 원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무언가를

읽고 써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읽고 쓰는 과정

에서 빼놓지 말고 읽어야 할 책이 고전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모두 열다섯 편의 서양 고전 소설을 등장시킨다. 그리

고는 의자를 바짝 당겨 놓고 귀를 잡아당겨 “내 이야기 좀 들어

봐!”라고 입을 열어 우리 삶 전체를 바꿀 수도 있는 ‘내면의 삶’

을 이야기한다.

환멸감과 쓸쓸함 속에서, ‘허무함’을 풍기며 죽는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간 <위대한 개츠비>는 대도시라는 미궁에서 결코 날아오를

수 없었던 ‘새로운 이카루스’의 허망한 성공 신화이다. 카프카의

<변신>은 인간이 인간의 육체, 인간의 몸짓, 인간의 언어를 잃어

버리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물어온다. <폭풍의 언덕>에서 에밀리

브론테는 가장 위대한 사랑 고백은 자기 정체성의 고백이라는

것을 캐서린의 입을 통해 말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자신이 어디에 놓이면 행복할 지 알고 있지만 그 자리를 차지하

지 못했던 인간의 이야기이고, <골짜기의 백합>은 기억과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시간들에 다 함께 바쳐진 어떤 사랑 이야기이다.

저자로 하여금 플로베르의 고향인 프랑스 루앙까지 찾아가게

만든 <마담 보바리>와 <플로베르의 앵무새> 이야기는 무척 흥미

롭다. 이외에도 구원은 거의 악마적인 세월같은 고통 끝에 오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쓸쓸함과

허무를 가장 매혹적이고 우아하게 표현한 소설로 문학사에 영원

히 남을 <설국>, 반항하는 자야말로 가장 절망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란 것을 보여준 <주홍글자>, 너무나 기이하고 서글퍼 필자

를 다시 우울 속으로 밀어 넣은 <거미여인의 키스> 등에서 두 번

째로 진행되는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두 권의 책이 필자에게 주는 의미는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그 해석의 개별화이다. 저자들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

에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과연 그럴까? 보여지는 그것이

전부일까? 저자들이 가진 개별적 경험과 사상이 어우러진 고전

다시 읽기는 또 다른 독자인 우리들에게도 같은 도전을 시도해

보라고 권하는 듯하다. 같은 책, 그러나 다른 느낌과 해석! 저자

의 생각과 나의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고 내 나름의 해석

을 통해 삶의 통찰에 이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의 길이 될 수

도 있겠다. 그것이 고전이 주는 묘미가 아닐까.

글. 한명원 책임기술원

언제부턴가 필자는 소설을 읽지 않는다. 이유는 한 가지. 소설 속 인물의

삶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필자도 그 인물에 근접하여 심하게 마음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비극적 결말을 내고야 마는 소설

읽기를 마치면 며칠간의 불면의 밤이 여지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후 자연

스레 소설에는 손길이 가지 않게 되었고, 소설은 너무 먼 그대가 되어 버렸

다. 그런 필자가 이제 소심한 도전을 시도해 본다. 온전한 소설을 읽는

대신 소설들을 평해 놓은 책읽기를 시작으로 조심스럽게 소설과 재회해

보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택된 두 권의 책은 제목이 범상스럽지 않은

[전을 범하다]와 [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이다. 전자는 13편의

동양 고전을, 후자는 15편의 서양 고전을 담고 있다.

두 번째 세계를 체험하게 하는 고전 다시 읽기

Book

제목 전을 범하다

저자 이정원 (경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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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

저자 정혜윤

출판사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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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Factory ➌ 직장생활백서

직장 상사의 집에 방문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집들이’ 자체는 사적인 일이지만, 그 관계를 무난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에티

켓을 인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내미 씨는 방문하기 전에 어떻게 행동해야 좋을 지에 대해서 미리 생각하고 간 터라 집들이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렇게 밥 한 끼 하는 자리에서도 사회생활은 끊임없이 지속된다. 그리고 그 상황을 어떻게 지혜롭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이미지가

바뀐다. 특히 생활 속에서 에티켓과 매너를 충분히 활용하는 사람은 기본적인 인간성에 대한 신뢰를 보여줄 수 있다.

오늘, 무내미 씨는 직장생활 5년 만에 처음으로 상사의 집들이에 초대받았다. 그동안 친구나 친척의 집들이는 가봤어도 상사의 집들이는 처음

이다. 선물은 도대체 무엇을 사가야 할지, 사모님이 음식 준비할 때 가만히 앉아 있어도 되는지, 과장님의 딸은 어떻게 불러야 할지……. 생각만

해도 머릿속이 빙빙 꼬이는 듯한 느낌에 무내미 씨는 하루 종일 마음이 답답하다. 같이 방문하는 동료들과 의견을 나눠보려고 해도 다들 모르겠다

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뿐. 집이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상사와의 ‘공적’인 관계를 유연하게 지키는 법은 무엇일까?

Etiquette

글. 편집실

딩동딩동, “부장님, 저희 왔습니다!”

알면서도 지키기 힘든 식사예절

식탁 위에서의 예절은 가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우리집에서는 괜찮은 행동

도 다른 집에서는 예의에 어긋날 일일 때가 많다. 공통된 식사 예절은

음식을 뒤적거리거나, 과하게 소리내어 씹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식사 때의 침묵은 ‘독’이다. 식사 중간 중간 간단한 농담을 던

지면 분위기가 한결 화기애애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곁에 있는 사람

들과 먹는 속도를 맞추는 것이 좋고, 식사를 먼저 끝냈더라도 자리에

앉아 기다리는 것이 좋다.

긴가민가 알쏭달쏭한 호칭

호칭을 격에 맞게 부르는 것처럼 어려운 일도 없을 것

이다. 자칫 잘못 생각하면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상황

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직장 상사의 아내는 ‘사모님’이라고

불러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상사의 부인을 지칭할 때에는

‘부인’이나 ‘사모님’ 모두 사용해도 좋다. 직장 상사가

여성일 경우에는 그 남편을 ‘선생님’이나 남편의 직함

으로 부르는 것이 무난하다. 또한 상사의 자녀

는 ‘아드님’, ‘따님’, ‘자제분’으로 부르는

것이 좋다.

몸에 배인 매너, 집에 들어선 순간부터 보인다

그 사람의 몸에 배인 매너나 품위는 아주 소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먼저 인사다. 현관에서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집 안

으로 들어서게 되면 외투를 벗고 가방을 내려놓는다. 이때 이곳

저곳 기웃거리는 행동을 삼간다. 상사가 자리를 권할 때 자리에

앉는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센스 있는 멘트와 함께

준비한 선물을 건넨다. 이렇게 예의 바르고 친근한 태도는 직장

안에서 딱딱하게 이어지던 상사와의 관계를 조금 더 유연하게

풀어낼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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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스케치북

2014년 03+04월호 독자의견

• 그 외 의견 “‘날씨가 바꾼 세계의 역사’는 <무내미>를 접하는 즐거움의 압권입니다. 날씨로 말미암아 당대의

영웅들이었던 조조와 손권마저 ‘합의 하’에 휴전하였다는 부분에서, 새삼 위화도 회군을 기점으로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와 드라마 <정도전>이 오버랩되었습니다.”

오은실 ‘가슴을 열어라’를 통해 바쁜 업무 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 꿈을 잃지 않고 찬란한 빛을 내며 즐겁게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조옥현 앞으로 <무내미>에서 국방기술력이 민간 또는 국가산업발전에 접목되어 발전한 산업분야를 발굴·게재해 소개해주셨으면 합니다.

전경욱 ‘가슴을 열어라’를 잘 보았습니다.

국가안보의 첨병역할을 하실 분들의 마인드

와 보부를 들어봄으로써 우리 국방의 미래도

함께 그려볼 수 있었던 기회가 되지 않았을

까 싶네요.

조영민 <무내미>를 읽으면 우리나라 국방

과학기술의 높은 수준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 어떤 매스컴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흥미롭습니다.

유은경 ‘창조국방의 미래, 전자시험장’ 이야기 잘 보았습니다. 미래전 양상에 부합 하는 핵심전력체계 구축을 위한 국방과학연구소의 노력과 결정체를 잘 집약해서 보여주신 것 같습니다. 선진국방과 창조경제 견인을 위해 부단히 정진하는 국방과학연구소의 노력상들 앞으로 많이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ADDMAy + june

• 2014년 03+04월호 정답

01. 국방고등기술원 02. 카데시 전투

• 독자엽서 당첨자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유은경 전경욱 조영민 오은실 조옥현

• 2014년 05+06 퀴즈

01. 자주국방의 염원이 강한 인도네시아는 국방R&D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이 조직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말로 ‘국방연구개발원’인 이 조직의 이름은 무엇인가? (Global Review 참고)

02. 이 사람은 전 세계인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화가이다. 광기, 천재, 해바라기, 태양의 화가

등의 수식어를 갖고 있는 이 사람의 이름은 무엇인가? (과학을 사랑한 명작 참고)

• 정답을 보내주세요!

다음 문제의 정답을 엽서에 적어 보내주세요.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을 드립니다.

* 엽서제출 마감일은 2014년 7월 16일입니다.

• 주소 변경이나 신규구독을 원하시는 독자 분들은 아래의 연락처로 메일 또는 전화 주시면 됩니다.

소내독자 연구소 메일, 또는 소내 연락처

외부독자 [email protected] 또는 편집실(042-821-2011)로 연락

• <무내미>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만들어집니다.

소원과 가족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가 <무내미>를 더욱 빛나게 만듭니다. <무내미>를 읽고 독자 의견을

엽서에 적어 보내주세요. 채택되신 분께는 <무내미> 편집실에서 준비한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 바로잡습니다.

<무내미> 123호 ‘과학을 사랑한 명작’ 49페이지에 실린 그림은 본문에 나온 베르메르의 그림이 아닌

카라바조의 그림임을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