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ing children

8
Designing Children

Upload: interbrand

Post on 16-Mar-2016

220 views

Category:

Documents


3 download

DESCRIPTION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디자인 할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디자인을 활용할 것인가’를 가르치는 소렐 재단(The Sorrell Foundation). 아이들로 하여금 더 나은 미래를 디자인하게 하는 그들의 혜안을 들여다 본다.

TRANSCRIPT

Page 1: Designing Children

Designing Children

Page 2: Designing Children

Designing Children

by Jee-hye Yeum / Interbrand Korea, Consultant

BRAND REPORT

Pg. 4 | Interbrand Brand Letter VOL.19

문화적 성장은 어디에서 오는가.

혹자는 과학 기술에서 찾을 것이고 또 다른 이는 예술에서 그 해답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 디자인 저변 확보를 통해서 그 성장을 이끌어 나가고자 하는 재단이 있다.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디자인 할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디자인을 활용할

것인가’를 가르치는 소렐 재단(The Sorrell Foundation). 아이들로 하여금 더 나은 미래를

디자인하게 하는 그들의 혜안을 들여다 본다.

IMF 구제 금융 이후 지난 35년간 영국의 비주얼 아트(Visual Arts) 업계는 사회적으로

불어온 변화와 각성의 바람에 발맞추어 실험적인 개념 예술(Conceptual Art)을 발전시켜 왔다.

이는 테이트 미술관(Tate Museum)의 약진과 더불어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처럼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영국 아티스트의 등장에 밑거름이 되었고, 영국 상업 디자인을

성공적으로 이끈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성공적인 변화의 중심에는 존 소렐 경

(卿, Sir John Sorrell)과 레이디 프란시스 소렐(Lady Francis Sorrell) 부부의 전설적인

디자인 컨설팅 회사 ‘뉴웰 앤 소렐(Newell and Sorrell)’이 있다. 1976년 창립이래 브리티시

항공(British Airways), BBC, 영국체신공사(Royal Mail) 등 영국의 많은 유명 기관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뉴웰 앤 소렐’은 컨템포러리 영국의 ‘영국다운 디자인’을 재정의 하는 데

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리고 지난 1999년, 소렐 부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회에 공헌해 향후 영국 디자인의 저변을 확보할 또 하나의 의미 있는 행보를 시작했다.

바로 소렐 재단을 설립한 것이다.

Page 3: Designing Children

BRAND REPORT Designing Children

Pg. 5 | Interbrand Brand Letter VOL.19

올해로 창립 12주년을 맞는 소렐 재단은 디자인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워주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취지 아래 2000년 첫 학교 리뉴얼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재능 기부를 통한

사회 환원에 주력하는 첫 파일럿 프로젝트를 런칭한 후부터 줄곧 영국 아동학교가족부

(Department for Children, Schools and Families)의 지원을 받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한걸음 더 나아가 아이들이 예술이나 디자인을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이들이

창의적인 직업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들이 소렐 재단을 통해

배우고 깨우친 것들을 사회에 뿌리내려 다음 세대에 또다시 환원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소렐 부부가 학교 리뉴얼 프로그램에 대해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소렐 경의 20년에 걸친

교육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재능 기부 활동의 일환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교

교육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기 때문이다. 소렐 경은 학생들과 진행할 프로젝트를 정하고

숙제를 내준 다음 결과물에 대해 품평회(Critique)를 하는 전형적인 교육 방식이 아이들의

창의력 향상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회의가 들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는 평가 받거나

보여주기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우리 삶에 이로움을 주는 디자인을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고, 그것은 다년간의 필드 경험을 통해 소렐 부부가 가장 깊이있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었다.

소렐 재단이 여타 기관과 차별화되는 점은 그들의 프로그램이 단순히 청소년의 미술 재능,

창의력 육성과 같은 디자인 역량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소비자와

클라이언트의 디자인 소양을 키워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훌륭한 디자이너도

필요하지만 디자인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이해할 수 있는 소비자와 클라이언트 역시

육성될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소렐 재단이 말하는 현명한 소비자와 클라이언트는 우리

사회 디자인의 발전과 균형을 지지해주는 탄탄한 주춧돌 같은 개념이다.

Page 4: Designing Children

BRAND REPORT Designing Children

Pg. 6 | Interbrand Brand Letter VOL.19

소렐 재단의 기업 시민 활동(Corporate Citizenship)의 일환인 ‘Joined Up Design For

Schools(재단에서는 ‘Joinedupdesignforschools’로 명사화 하여 표기 한다)’ 프로그램은

실제 산업현장 프로젝트와 유사한 총 다섯 가지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문제점 도출(The Challenge)’ 단계로 15명 정도의 학생으로 이루어진 클라이언트 팀이

학교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디자인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과정이다. 이 단계에서

학생들의 논의가 끝나면 소렐 재단 측에서 그 아이디어를 실현해 줄 전문 디자이너를

배정해 준다. 아이들은 디자이너와 함께 그들의 컨셉과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프로젝트

개요(The Brief)’를 작성한다. 여기에는 실제 현장 학습을 통해 디자이너의 피드백을 받는

‘의견 교환(The Conversation)’ 과정이 병행된다. 학생과 디자이너 간 충분한 의견 수렴 후

최종 프로젝트 구상 안이 개발되면 학생들은 자신들의 디자인 방향을 선생님과 학교

관계자들에게 발표하는 ‘제안 설명회(The Concept)’를 진행해야 한다. 예산 등의

세세한 부분을 학교에 컨펌받으면 디자이너들이 실제 공사에 착수하는 ‘프로젝트 진행

(The Follow-up)’ 과정을 통해 학교 리뉴얼 공사가 마무리 된다.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것은 학교의 주체인 5-6세 또는 12-14세의 아이들이 실질적인

클라이언트 역할을 경험하게 된다는 점이다. 2007년 ‘Joinedupdesignforschools’

프로젝트를 통해 영국 상업 건축 어워드(Commercial Architecture Awards)에서 대상을

수상한 북런던 아클랜드 벌리 학교(Acland Burghley School)의 ‘The Hub’ 프로젝트를

그 예로 살펴보자. 프로젝트 과정에서 학교 구내 식당의 공간 활용이나 배급 시스템에서

문제점을 도출한 아이들이 소렐 재단 디자이너와 함께 학교 식당 시스템과 가장 유사한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 현장 학습을 나간다. 학교 문제 개선을 위해 아이들은 매니저와

직접 문답시간을 갖기도 하고, 자료 수집을 위해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등 능동적인

주체가 된다. 효율적인 공간활용을 위해 레스토랑이 어떻게 디자인 되었는지도 살펴보고

직원이나 손님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해박한 지식을 얻게 되는 것이다.

Page 5: Designing Children

BRAND REPORT Designing Children

Pg. 7 |

이를 통해 아이들은 ‘클라이언트’로서 프로젝트를 위해 배정된 건축가나 디자이너들과

활발하게 논의를 할 수 있게 된다. 자신만의 비판적인 자각능력(Critical Awareness)이

개발되기 때문에 어떤 시스템이 학교 식당에 효과가 있을지, 또는 어떤 식으로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싶은지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자각 능력은 넓게는 디자인을 바라보는

관점(Point of View) 전체를 향상시켜준다. 디자인의 기능적인 측면을 보고 판단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디자인은 정말 많은 것에 영향을 주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은 적이 있을 것이다. 소렐 재단은 이런 디자인의 위대함을 일찍 발견할수록

디자인이 우리 삶에 가져올 수 있는 변화의 가능성이 더 많다고 이야기한다. 디자인은

미적인 측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더 나은 결과를 제시해 주며, 이는 문화가

가져다 주는 윤택한 삶의 질을 실현하는 측면에서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

Joinedupdesignforschools의 ‘The Hub’ 프로젝트 (출처: SHH 웹사이트 www.shh.co.uk, 소렐 재단 웹사이트 thesorrellfoundation.com)

Interbrand Brand Letter VOL.19

PLAY

Page 6: Designing Children

BRAND REPORT Designing Children

Pg. 8 | Interbrand Brand Letter VOL.19

소렐 재단은 특히 자신들의 기업 시민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세 가지 배움을 얻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그 중 첫 번째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에 대한 비판적

분석능력을 개발하는 것이다. 자신의 필요성에 의해 사물을 관찰하고 개선점을 찾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주위 환경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형성된다.

두 번째는 디자인의 소비자로서 아이들이 보다 깨어 있는 개체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더 나은 디자인을 볼 줄 아는 소비자는 더 좋은 디자인을 이끌어내는 문화 성장의

동력이 된다. 이것은 재단의 핵심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훗날

디자이너의 클라이언트가 될 아이들에게 최상의 디자인 결과물 도출을 위해 고객과

디자이너가 협동해서 일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최근 소렐 부부는 기업 시민 활동을 통해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활용한 교육 방법론

개발에 고심 중이다. 아이들이 디자인을 활용하는 방법을 더 체계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이론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와 더불어 영국 내 14개의 단과 및 종합대학들에

국립 예술·디자인 토요 클럽(National Art and Design Saturday Club)을 개설, 14-16세

사이 약 400명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전국적 차원의 디자인 활용하기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 각 학교에 디자인 클럽(Design Club)을 육성해 패션, 가구, 자동차 등

분야에 관계없이 특정 디자인 작품에 대한 영상을 보고 디자인 작업 과정 전체를 이해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이곳에서는 예술과 디자인을 깊이 있게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영감을 줄 수 있는 참고 자료(References)를 스스로 찾아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토론하기도

한다. 소렐 재단은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일군 노력이 훗날 세상에 보다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각자의 역량을 활용한 체계적인 기업 시민 활동을 위해 노력한다.

태양열, 자원 순환, 전기자동차, 공정 무역을 통한 리소싱 등 산업 분야에 따라 집중하는

부분도 제각각이다. 실제적인 제품이나 구호 물자를 통한 것이 아니더라도 변호사들은

사회적 약자 변론을 위한 프로 보노(Pro bono) 활동을 하기도 하고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은

재능과 시간을 기부하기도 한다.

Page 7: Designing Children

실제 미국 Public Architecture의 ‘1%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400여 개 건축 및 디자인

회사들은 자발적으로 회사 시간의 1%를 공공 봉사에 투자한다. 이렇게 투자된 재능은

비영리적 봉사 수요와 연결되어 세상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일에 쓰이고 있다.

이 세상에는 스스로의 재능을 활용하면서 사회 공헌을 할 수 있는 수 많은 길이 있고,

실제로 무수히 많은 개인과 기업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소렐 재단이 자신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 발현하고자 하는 가치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문화 예술과 디자인을 접하게 하고, 보는 안목을 길러주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는 우리 사회에 문화 성장의 씨앗을 심는 일이 된다.

최근 들어 소렐 재단과 뜻을 같이 하는 회사나 기관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그들의 바람처럼 디자인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현명한 개체들이 더 많이 육성되어 이 세상이 이전보다 더 지혜롭게 ‘디자인’되기를

희망해 본다.

Pg. 9

BRAND REPORT Designing Children

| Interbrand Brand Letter VOL.19

Page 8: Designing Children

Jeehye Yeum

Jeehye Yeum is a Consultant in the Planninggroup at Interbrand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