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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분간 ( 2 ) 봄·봄 ( 3 ) 동승 ( 4 )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이 단원의 교과 역량 비판적.창의적 사고 의사소통 공동체. 대인 관계 자기 성찰. 계발 문화 향유 자료.정보 활용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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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 분간

(2) 봄·봄

(3) 동승

(4)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이 단원의

교과 역량

비판적.창의적사고

의사소통

공동체.

대인 관계

자기 성찰.계발

문화 향유

자료.정보 활용

1문학의 갈래와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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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문법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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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의 길잡이

모든 문학 작품을 비슷한 속성을 지닌 것끼리 묶어 유형화한 문학적 모형 또는 관습을 문학

의 갈래라고 한다. 문학을 이렇게 유형화하면 작품의 공통적인 특징들이 제시되어 개별 작품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문학의 갈래는 보통 서정, 서사, 극, 교술의 네 가지로 구분된다.

한편, 문학 작품은 구성 요소들과 전체가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는 구조물이며, 작품의 형상화

방법은 갈래별로 다르다.

이 단원에서는 각 갈래에 속하는 주요 작품을 감상하며 각 갈래의 특성과 형상화 방법을 살

펴보자.

10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3 동승

- 희곡 「동승」 감상하기.

- 희곡의 유기적 구조 이해

하기.

- 극 갈래의 특성 및 형상화 방식 파악하기.

작품 전체와 구성 요소의 관계

갈래의 개념과 특성

문학적 형상화 방법

학습 목표

▶ 갈래의 특성에 따른 형상화 방식을 중심으로 문학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문학 작품은 구성 요소들과 전체가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는 구조물임을 이해하고 문학 활동을 할 수 있다.

2 봄·봄

- 소설 「봄·봄」 감상하기.

- 소설의 유기적 구조 이해

하기.

- 서사 갈래의 특성 및 형상

화 방식 파악하기.

4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 수필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감상하기.

- 수필의 유기적 구조 이해

하기.

- 교술 갈래의 특성 및 형상

화 방식 파악하기.

1 오 분간

- 시 「오 분간」 감상하기.

- 시의 유기적 구조 이해하

기.

- 서정 갈래의 특성 및 형상

화 방식 파악하기.

단원 미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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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의 길잡이 11

❶ 문학의 네 가지 갈래가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예 아니요

❷ 다른 문학 갈래와 구별되는 ‘시’의 특징을 알고 있나요? 예 아니요

❸ 다른 문학 갈래와 구별되는 ‘소설’의 특징을 알고 있나요? 예 아니요

❹ 다른 문학 갈래와 구별되는 ‘희곡’의 특징을 알고 있나요? 예 아니요

❺ 다른 문학 갈래와 구별되는 ‘수필’의 특징을 알고 있나요? 예 아니요

❻ 문학 작품이 여러 가지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고 있나요? 예 아니요

1. 이 단원에서 학습할 내용과 관련된 경험이나 배경지식을 떠올려 보자.

서정, 서사, 극, 교술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고, 각 갈래의 특징을 이해하겠다.

2. 위에서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학습 계획을 세워 보자.

스스로 계획하기

떠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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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다음 그림을 시로 쓴다면, 어떤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을지 말해 보자.준비 활동

1 오 분간소단원 학습 목표

▶ 서정 갈래의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을 이해한다.▶ 시에서 내용과 표현이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이해한다.

▲ 클로드 모네, 「파라솔을 든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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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 분간 13

이 시는 화자가 아카시아 꽃그늘 아래에서 버스로 귀가하는 어린 자식을 기다리며 떠오른 생각을 표현

한 작품이다. 시인의 생각이 어떻게 시로 형상화되었는지 살펴보며 작품을 감상해 보자.

시인. 섬세한 시선으로 일상을 관찰하여 찾아낸 삶의 의미를 평이한 언어로 차분

하게 노래한 작품을 주로 썼다. 시집으로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곳이 멀지 않다』 등이 있다.

1966~

오 분간나희덕

이 꽃그늘 아래서

내 일생이 다 지나갈 것 같다.

기다리면서 서성거리면서

아니, 이미 다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아이를 기다리는 오 분간

아카시아꽃 하얗게 흩날리는

이 그늘 아래서

어느새 나는 머리 희끗한 노파가 되고,

버스가 저 모퉁이를 돌아서

내 앞에 멈추면

여섯 살배기가 뛰어내려 안기는 게 아니라

훤칠한 청년 하나 내게로 걸어올 것만 같다.

내가 늙은 만큼 그는 자라서

서로의 삶을 맞바꾼 듯 마주 보겠지.

기다림 하나로도 깜박 지나가 버릴 생(生),

내가 늘 기다렸던 이 자리에

그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을 때쯤

너무 멀리 나가 버린 그의 썰물을 향해

떨어지는 꽃잎,

1 행

5 행

10 행

15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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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또는 지나치는 버스를 향해

무어라 중얼거리면서 내 기다림을 완성하겠지.

중얼거리는 동안 꽃잎은 한 무더기 또 진다.

아, 저기 버스가 온다.

나는 훌쩍 날아올라 꽃그늘을 벗어난다.

- 나희덕, 『그곳이 멀지 않다』

20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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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꽃이 가득 핀 꽃나무가 그늘을 드리운 곳. 바로 이 꽃그늘 아래에서 화자는 여

섯 살배기 아이를 태우고 올 버스를 기다린다. 화자는 꽃잎이 하얗게 흩날리는 그곳에서,

아이를 기다리는 오 분간의 시간 동안 상념에 빠진다. ‘내 일생이 다 지나갈 것 같다.’, ‘아

니, 이미 다 지나갔을지도 모른다.’라는 생각. 화자는 어느새 자기가 머리 희끗한 노파가

되고, 버스가 멈추면 여섯 살 아이가 아닌 청년 하나가 내려 걸어올 것 같다고 생각하며,

‘기다림 하나로도 깜박 지나가 버릴 생(生)’에 대한 상념에 잠긴다. 그렇게 상념에 빠져 있

던 오 분간의 시간. 아이를 태운 버스가 보인다. 화자는 아이를 맞으러 꽃그늘을 벗어난

다.

이 시는 아이를 기다리며 떠올린 화자의 상념을 전하고 있다. 시인은 아카시아 꽃그늘

아래에서 아이를 기다리며 떠올린 ‘기다림’에 관한 생각을 아름다운 시적 언어로 그려 내

고 있다.

(1) 오 분간 15

이 작품의 내용과 관련하여 자유롭게 질문을 만들어 보자.

❶ 이 작품의 제목을 「오 분간」으로 정한 까닭은 무엇일까?

스스로 작품되짚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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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이해 탐구 1 이 시의 내용을 정리해 보자.

(1) 이 시는 다음과 같이 네 개의 의미 단위로 나눌 수 있다. 빈칸을 채우며 이 시의

의미 전개 과정을 정리해 보자.

(2) (1)을 바탕으로 이 시의 의미를 가장 단적으로 드러내는 시구 하나를 찾아보자.

학습활동

꽃그늘 아래에서 ( )을/를 기

다리며, 일생이 기다림으로 지나가

리라는 상념에 빠짐.

1 ~ 4행

꽃이 지는 그늘 아래에서 아이를

기다리는 오 분간, 아이는 성장하고,

화자는 노인이 될 것을 생각함.

5 ~ 15행

더 이상 아이를 기다릴 필요가 없

는 시점에서 기다림이라는 인생이

마감될 것을 생각함.

16 ~ ( )행

꽃그늘 아래에서의 상념에서 벗

어남.

( ) ~ ( )행

(3) 이 시에서 기다림의 공간, 시간을 드러낸 시구를 찾아 정리해 보자.

‘기다림’의 공간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시구

‘기다림’의 시간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시구

‘기다림’의 시간을 비유적으로 드러낸 시구

꽃그늘 아래아이를 기다리는 오 분간

떨어지는 꽃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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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 분간 17

서정 갈래는 특정한 개인의 감정과 생각에 대한 ( )을/를 ( )이/가

있는 언어로 형상화한다.

(4) (1)~(3)을 바탕으로 서정 갈래의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을 정리해 보자.

(3) 다음을 참고하여 이 시에서 운율이 느껴지는 까닭을 설명해 보자.

서정 갈래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운율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서정 갈래

의 작품에서 운율은 끊어 읽는 마디 수나 음절 수를 일정하게 맞추어 주기적으로

반복하거나, 같거나 비슷한 소리, 단어, 통사 구조 등을 반복하여 만들어진다.

2 이 시를 바탕으로 서정 갈래의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을 탐구해 보자.

(1) 이 시의 화자는 누구이며, 시에서 어떻게 지칭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자.

이 시에 드러난 화자의 내면

(기다림 속에) 내 일생이 다 지나갈 것 같다.

어느새 나는 머리 희끗한 노파가 되고, ~ 훤칠한 청년 하나 내게로 걸어올 것만

같다.

내가 늙은 만큼 그는 자라서 / 서로의 삶을 맞바꾼 듯 마주 보겠지.

기다림 하나로도 깜박 지나가 버릴 생(生),

내가 늘 기다렸던 이 자리에 ~ 무어라 중얼거리면서 내 기다림을 완성하겠지.

(2) 서정 갈래는 특정한 개인의 감정과 생각에 대한 독백이다. (1)과 다음 표를 참

고하여 이 점을 설명해 보자.

➞ 이 시의 화자는 ( )(으)로, 시에서 ( )(으)로 지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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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정리

서정 갈래는 특정한 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문학 갈래로, 고대 가요, 향가, 고려 가요, 시조, 한시, 민요, 현대시 등이 이에 속한다. 서정 갈래의 일반적인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특정한 개인의 감정과 생각에 대한 독백이다.

화자의 내면을 운율이 있는 언어로 진술한다.

이미지를 비롯해 다양한 표현 기법을 활용하여 화자의 내면을 진술한다.

서정 갈래의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

시는 시어들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하나의 구조물이다. 시어는 사전의 말뜻을 그대

로 드러내거나, 운율과 이미지, 그리고 다양한 시적 표현을 통해 남다른 시적 의미를 드러내기도 한다. 시어에 바탕을 둔 이러한 시의 요소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 있으며, 궁극적으로 작품의 전체 내용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시의 요소와 전체의

유기적 관계

18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2) 이 시에서 ‘오 분간’이라는 시간, ‘낙화’의 이미지가 시의 내용과 어떻게 연결되

는지 다음 표를 참고하여 설명해 보자.

기다림 하나로도 깜박 지나가 버리는 짧은 생(生)

‘낙화’의 이미지‘오 분간’의 시간

3 이 시에서 내용과 표현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지 탐구해 보자.

(1) 다음 두 시구를 바탕으로 아래의 물음에 답해 보자.

너무 멀리 나가 버린 그의 썰물을 향해

지나치는 버스를 향해

위의 두 시구가 의미하는 바는 각각

무엇일까?

위의 두 시구는 ‘이 꽃그늘 아래서 /

내 일생이 다 지나갈 것 같다.’라는 시

의 내용과 어떤 점에서 연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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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 분간 19

4 다음은 서정 갈래에 속하는 민요 「잠 노래」이다. 이 민요에 드러난 서정 갈래의 특징을 설명

해 보자.

잠아 잠아 짙은 잠아 이내 눈에 쌓인 잠아

염치 불구 이내 잠아 검치 두덕 이내 잠아

어제 간밤 오던 잠이 오늘 아침 다시 오네

잠아 잠아 무삼 잠고 가라 가라 멀리 가라

세상 사람 무수한데 구태 너는 간 데 없어

원치 않는 이내 눈에 이렇듯이 자심하뇨

주야에 한가하여 월명 동창 혼자 앉아

삼사 경 깊은 밤을 헛되이 보내면서

잠 못 들어 한하는데 그런 사람 있건마는

무상 불청 원망 소리 올 때마다 듣난고니

석반을 거두치고 황혼이 될 듯 말 듯

낮에 못한 남은 일을 밤에 하려 마음먹고

언하당 황혼이라 섬섬옥수 바삐 들어

등잔 앞에 고개 숙여 실 한 바람 불어 내어

더문더문 질긋 바늘 두엇 뜸 뜰 듯 말 듯

난데없는 이내 잠이 소리 없이 달려드네

눈썹 속에 숨었는가 눈알로 솟아온가

이 눈 저 눈 왕래하며 무삼 요술 피우는고

맑고 맑은 이내 눈이 절로 절로 희미하다

검치 두덕 욕심 언덕.

자심하다 더욱 심하다.

무상 불청 청하지 않은.

언하당 말을 마치자마자.

- 임동권, 『한국 민요집 1』

(1) 이 민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주제 의식을 정리해 보자.

(2) 이 민요에서 엿볼 수 있는 서정 갈래의 특징을 설명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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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 신윤복, 「월하정인」

다음 그림 속 상황을 바탕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꾸민다고 할 때, 자신이라면 누구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갈지 말해 보자.

준비 활동

2 봄·봄소단원 학습 목표

▶ 서사 갈래의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을 이해한다.▶ 소설의 구성 요소들이 작품 전체와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음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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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봄·봄 21

이 소설은 1930년대 시골 농촌을 배경으로, 어리숙한 데릴사위와 교활한 장인 사이에서 성례를 두고 벌어지는 갈등을 해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소설의 특성과 형상화 방법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감상해 보자.

소설가. 1930년대 사회의 경제적 궁핍상

과 삶의 애환을 특유의 해학과 반어적 기법을 통해 그려 냈다. 주요 작품으로 「금따는 콩밭」, 「봄·봄」, 「동백꽃」 등이 있다.

1908~1937

봄·봄김유정

“장인님! 인제 저…….”

내가 이렇게 뒤통수를 긁고, 나이가 찼으니 성례 를 시켜 줘야 하지 않겠

느냐고 하면, 그 대답이 늘

“이 자식아! 성례구 뭐구 미처 자라야지!”

하고 만다.

이 자라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장차 내 안해가 될 점순이의 키 말

이다.

내가 여기에 와서 돈 한 푼 안 받고 일하기를 삼 년 하고 꼬박이 일곱 달

동안을 했다. 그런데도 미처 못 자랐다니까 이 키는 언제야 자라는 겐지

짜증 영문 모른다. 일을 좀 더 잘해야 한다든지, 혹은 밥을(많이 먹는다고

노상 걱정이니까) 좀 덜 먹어야 한다든지 하면 나도 얼마든지 할 말이 많다.

허지만, 점순이가 안죽 어리니까 더 자라야 한다는 여기에는 어째 볼 수 없

이 고만 벙벙하고 만다.

이래서 나는 애최 계약이 잘못된 걸 알았다. 이태면 이태, 삼 년이면 삼

년, 기한을 딱 작정하고 일을 해야 원, 할 것이다 . 덮어놓고 딸이 자라는

대로 성례를 시켜 주마 했으니, 누가 늘 지키고 섰는 것도 아니고, 그 키가

언제 자라는지 알 수 있는가. 그리고 난 사람의 키가 무럭무럭 자라는 줄

만 알았지 붙배기 키에 모로만 벌어지는 몸도 있는 것을 누가 알았으랴.

때가 되면 장인님이 어련하랴 싶어서 군소리 없이 꾸벅꾸벅 일만 해 왔다.

성례 혼인의 예식을 지냄.

안해 아내.

짜증 ‘짜장’의 방언. 과연 정말로.

벙벙하다 어리둥절하여 얼빠진 사람처

럼 멍하다.

원, 할 것이다 원래는 그래야 할 것이다.

붙배기 ‘붙박이’의 방언.

5

10

1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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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그럼 말이다, 장인님이 제가 다 알아채려서, “어 참, 너 일 많이 했다. 고만

장가들어라.” 하고 살림도 내주고 해야 나도 좋을 것이 아니냐. 시치미를

딱 떼고 도리어 그런 소리가 나올까 봐서 지레 펄펄 뛰고 이 야단이다. 명

색이 좋아 데릴사위지 일하기에 승겁기도 할 뿐더러 이건 참 아무것도 아

니다.

숙맥이 그걸 모르고 점순이의 키 자라기만 까맣게 기달리지 않었나.

언젠가는 하도 갑갑해서 자를 가지고 덤벼들어서 그 키를 한번 재 볼까

했다마는, 우리는 장인님이 내외 를 해야 한다고 해서 마주 서 이야기도

한마디 하는 법 없다. 움물길에서 어쩌다 마주칠 적이면 겨우 눈어림으로

재 보고 하는 것인데, 그럴 적마다 나는 저만침 가서

“제 - 미, 키두!”

하고 논둑에다 침을 퉤 뱉는다. 아무리 잘 봐야 내 겨드랑(다른 사람보다

좀 크긴 하지만) 밑에서 넘을락 말락 밤낮 요 모양이다. 개, 돼지는 푹푹 크

는데 왜 이리도 사람은 안 크는지, 한동안 머리가 아프도록 궁리도 해 보

았다. 아하, 물동이를 자꾸 이니까 뼉다귀가 옴츠라드나 부다 하고, 내

가 넌즛넌즈시 그 물을 대신 길어도 주었다. 뿐만 아니라, 나무

를 하러 가면 소낭당에 돌을 올려놓고 “점순이의 키 좀 크

게 해 줍소사. 그러면 담엔 떡 갖다 놓고 고사 드립죠니

까.” 하고 치성도 한두 번 드린 것이 아니다. 어떻게 돼

먹은 킨지 이래도 막무관해니…….

그래 내 어저께 싸운 것이지 결코 장인님이 밉

다든가 해서가 아니다.

모를 붓다가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까 또

승겁다. 이 벼가 자라서 점순이가 먹고 좀 큰

다면 모르지만, 그렇지도 못할 걸 내 심어서

뭘 하는 거냐. 해마다 앞으로 축 거불지는

장인님의 아랫배(가 너머 먹는 걸 모르고 내

병이라나, 그 배)를 불리기 위하야 심으곤 조곰

5

10

15

20

25

데릴사위 처가에서 데리고 사는 사위.

숙맥 사리 분별을 못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

내외 남의 남녀 사이에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하지 않고 피함.

움물길 ‘우물길’의 방언.

소낭당 서낭당. 서낭신(토지와 마을을 지켜 준다는 신)을 모시는 집.

치성 신이나 부처에게 지성으로 빎. 또는 그런 일.

거불지다 둥글고 두두룩하게 툭 비어져 나오다.

너머 너무.

‘나’는 ‘점순’과의 혼인을 약속받

고 3년 7개월 동안 돈 한 푼 받지 않고 머슴 일을 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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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싶지 않다.

“아이구, 배야!”

난 몰 붓다 말고 배를 씨다듬으면서 그대루 논둑으로 기어올랐다. 그리

고 겨드랑에 꼈든 벼 담긴 키 를 그냥 땅바닥에 털썩 떨어치며 나도 털썩

주저앉었다. 일이 암만 바뻐도 나 배 아프면 고만이니까. 아픈 사람이 누가

일을 하느냐. 파릇파릇 돋아 오른 풀 한 숲을 뜯어 들고 다리의 거머리를

쓱쓱 문태며 장인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논 가운데서 장인님도 이상한 눈을 해 가지고 한참 날 노려보드니

“너, 이 자식, 왜 또 이래, 응?”

“배가 좀 아파서유!”

하고 풀 우에 슬며시 쓰러지니까 장인님은 약이 올랐다. 저도 논에서 철벙

철벙 둑으로 올라오드니 잡은 참 내 멱살을 웅켜잡고 뺨을 치는 것이 아닌

가…….

“이 자식아, 일허다 말면 누굴

망해 놀 셈속이냐? 이 대가릴 까놀

자식.”

우리 장인님은 약이 오르면 이렇게 손버릇이

아주 못됐다. 또, 사위에게 이 자식 저 자식 하는

이놈의 장인님은 어디 있느냐. 오작해야 우리 동리에서

누굴 물론하고 그에게 욕을 안 먹는 사람은 명이 짜르다 한다.

조고만 아이들까지도 그를 돌라 세 놓고 ‘욕필이(번 이름이 봉필이

니까), 욕필이’ 하고 손가락질을 할 만치 두루 인심을 잃었다. 허나,

인심을 정말 잃었다면 욕보다 읍의 배 참봉 댁 마름으로 더 잃었다.

번이 마름이란 욕 잘하고, 사람 잘 치고, 그리고 생김 생기길 호박개

같애야 쓰는 거지만, 장인님은 외양이 똑 됐다. 작인이 닭 마리나 좀

보내지 않는다든가 애벌논 때 품을 좀 안 준다든가 하면 그해 가을에

는 영락없이 땅이 뚝뚝 떨어진다. 그러면 미리부터 돈도 먹이고 술도

먹이고 안달재신으로 돌아치든 놈이 그 땅을 슬쩍 돌라안는다 .

5

10

15

20

25

(2) 봄·봄 23

장인은 혼인을 미끼로 ‘나’를 부려 먹는다.

몰 붓다 모를 붓다. 못자리를 만들어 씨를 뿌리다.

키 곡식 따위를 까불러 쭉정이나 티끌을 골라내는 도구.

문태다 ‘문대다’의 방언.

셈속 속셈의 실상.

번 본. 본래.

마름 지주를 대리하여 소작권을 관리하

는 사람.

호박개 뼈대가 굵고 털이 북슬북슬한 개.

작인 소작인. 다른 사람의 농지를 빌려 농사를 짓고 그 대가로 사용료를 지급하

는 사람.

애벌논 여러 번의 김매기 중 첫 김매기

를 한 논.

안달재신 몹시 속을 태우며 여기저기로 다니는 사람.

돌라안다 ‘가로챈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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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이 바람에 장인님 집 빈 외양간에는 눈깔 커다란 황소 한 놈이 절로 엉금

엉금 기어들고, 동리 사람은 그 욕을 다 먹어 가면서도 그래도 굽실굽실하

는 게 아닌가…….

그러나 내겐 장인님이 감히 큰소리할 계제가 못 된다.

뒷생각은 못하고 뺨 한 개를 딱 때려 놓고는 장인님은 무색해서 덤덤이

쓴 침만 삼킨다. 난 그 속을 퍽 잘 안다. 조금 있으면 갈도 꺾어야 하고,

모도 내야 하고, 한창 바뿐 때인데 나 일 안 하고 우리 집으로 그냥 가면

고만이니까. 작년 이맘때도 트집을 좀 하니까 늦잠 잔다구 돌멩이를 집어

던져서 자는 놈의 발목을 삐게 해 놨다. 사날씩이나 건숭 ‘끙, 끙.’ 앓았드

니 종당에는 거반 울상이 되지 않었는가…….

“얘, 그만 일어나 일 좀 해라. 그래야 올갈에 벼 잘 되면 너 장가들지 않

니?”

그래 귀가 번쩍 띠여서 그날로 일어나서 남이 이틀 품 들일 논을 혼자

삶어 놓으니까 장인님도 눈깔이 커다랗게 놀랐다. 그럼 정말로 가을에 와

서 혼인을 시켜 줘야 온 경우가 옳지 않겠나. 볏섬을 척척 들여쌓아도 다른

소리는 없고 물동이를 이고 들어오는 점순이를 담배통으로 가리키며,

“이 자식아, 미처 커야지. 조걸 데리구 무슨 혼인을 한다구 그러니, 온!”

하고 남 낯짝만 붉게 해 주고 고만이다. 골김에 그저 이놈의 장인님 하고

댓돌에다 메꽂고 우리 고향으로 내뺄까 하다가 꾹꾹 참고 말았다.

참말이지 난 이 꼴 하고는 집으로 차마 못 간다. 장가를 들러 갔다가 오

작 못났어야 그대로 쫓겨 왔느냐고 손가락질을 받을 테니까…….

논둑에서 벌떡 일어나 한풀 죽은 장인님 앞으로 다가스며,

“난 갈 테야유. 그동안 사경 쳐 내슈, 뭐.”

“너, 사위로 왔지 어디 머슴 살러 왔니?”

“그러면 얼찐 성 해 줘야 안 하지유. 밤낮 부려만 먹구 해 준다, 해 준

다…….”

“글쎄, 내가 안 하는 거냐, 그년이 안 크니까…….”

하고 어름어름 담배만 담으면서 늘 하는 소리를 또 늘어놓는다.

이렇게 따져 나가면 언제든지 늘 나만 밑지고 만다. 이번엔 안 된다 하고

대뜸 구장님한테로 단판 가자고 소맷자락을 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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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제 어떤 일을 할 수 있게 된 형편이나 기회.

갈 떡갈나무.

건숭 건성.

종당 일의 마지막.

거반 거지반. 거의 절반.

품 어떤 일에 드는 힘이나 수고.

삶다 논밭의 흙을 써레로 썰고 나래로 골라 노글노글하게 만들다.

골김 비위에 거슬리거나 마음이 언짢아

서 성이 나는 김.

사경 새경. 머슴이 주인에게서 한 해 동안 일한 대가로 받는 돈이나 물건.

구장 예전에, 시골 동네의 우두머리를 이르던 말.

단판 가다 판단을 받으러 가다.

‘나’와 장인의 관계가 일반적인 마름과 소작인의 관계와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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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봄·봄 25

가생이 ‘가장자리’의 방언.

대구 대고. 계속하여 자꾸 무리하게.

대리 ‘다리’의 방언.

툽툽하다 생김새가 멋이 없고 투박하다.

현칠이들 훤칠히들.

감참외 멜론속 식물의 하나. 속이 잘 익은 감같이 붉고 맛이 좋다.

혹혹히 톡톡히.

파 사람의 결점.

채시니없이 들까블다 채신이 없이 들까

불다. 몸가짐이나 행동을 몹시 경망스럽

게 한다.

깨빡을 치다 되게 메어치다. 세게 집어

던지다.

“아, 이 자식이 왜 이래, 어른을.”

안 간다구 뻗디디고 이렇게 호령은 제 맘대로 하지만 장인님 제가 내

기운은 못 당한다. 막 부려 먹고 딸은 안 주고, 게다 땅땅 치는 건 다 뭐

야…….

그러나 내 사실 참, 장인님이 미워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 전날, 왜 내가 새고개 맞은 봉우리 화전 밭을 혼자 갈고 있지 않었느

냐. 밭 가생이로 돌 적마다 야릇한 꽃 내가 물컥물컥 코를 찌르고 머리 우

에서 벌들은 가끔 ‘붕, 붕.’ 소리를 친다. 바위틈에서 샘물 소리밖에 안 들리

는 산골짜기니까 맑은 하눌의 봄볕은 이불 속같이 따스하고 꼭 꿈꾸는 것

같다. 나는 몸이 나른하고 몸살(을 아즉 모르지만 병)이 날랴구 그러는지

가슴이 울렁울렁하고 이랬다.

“어러이! 말이! 맘 마 마…….”

이렇게 노래를 하며 소를 부리면 여느 때 같으면 어깨가 으쓱으쓱한다.

웬일인지 밭 반도 갈지 않어서, 온몸의 맥이 풀리고 대구 짜증만 난다. 공

연히 소만 들입다 두들기며

“안야! 안야! 이 망할 자식의 소(장인님의 소니까) 대리 를 꺾어 들라.”

그러나 내 속은 정말 안야 때문이 아니라 점심을 이고 온 점순이의 키를

보고 울화가 났든 것이다.

점순이는 뭐 그리 썩 이쁜 계집애는 못 된다. 그렇다구 또 개떡이냐 하

면 그런 것두 아니고, 꼭 내 안해가 돼야 할 만치 그저 툽툽하게 생긴 얼

굴이다. 나보다 십 년이 아래니까 올에 열여섯인데, 몸은 남보다 두 살이나

덜 자랐다. 남은 잘도 현칠이들 크건만 이건 우아래가 몽툭한 것이 내 눈

에는 헐없이 감참외 같다. 참외 중에는 감참외가 젤 맛좋고 이쁘니까 말이

다. 둥글고 커단 눈은 서글서글하니 좋고, 좀 지쳐 찢어졌지만 입은 밥술이

나 혹혹히 먹음직하니 좋다. 아따, 밥만 많이 먹게 되면 팔자는 고만 아니

냐. 헌데 한 가지 파 가 있다면 가끔가다 몸이 (장인님은 이걸 채시니없이 들

까븐다고 하지만) 너머 빨리빨리 논다. 그래서 밥을 나르다가 때 없이 풀밭

에다 깨빡을 쳐서 흙투성이 밥을 곧잘 먹인다. 안 먹으면 무안해할까 봐서

이걸 씹고 앉었노라면 으적으적 소리만 나고 돌을 먹는 겐지 밥을 먹는 겐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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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은 웬일인지 성한 밥째루 밭머리에 곱게 나려놓았다. 그리고

또 내외를 해야 하니까 저만큼 떨어져 이쪽으로 등을 향하고 옹크리고 앉

어서 그릇 나기를 기다린다.

내가 다 먹고 물러섰을 때, 그릇을 와서 챙기는데 난 깜짝 놀라지 않었느

냐. 고개를 푹 숙이고 밥함지에 그릇을 포개면서 날더러 들으래는지 혹은

제 소린지

“밤낮 일만 하다 말 텐가!”

하고 혼자서 쫑알거린다. 고대 잘 내외하다가 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 난

정신이 얼떨떨했다. 그러면서도 한편 무슨 좋은 수나 있는가 싶어서 나도

공중을 대고 혼잣말로

“그럼 어떡해?”

하니까,

“성례시켜 달라지 뭘 어떡해.”

하고 되알지게 쏘아붙이고 얼굴이 발개져서 산으로 그저 도망질을 친다.

나는 잠시 동안 어떻게 되는 심판인지 을 몰라서 그 뒷모양만 덤덤히

바라보았다.

봄이 되면 온갖 초목이 물이 올르고 싹이 트고 한다. 사람도 아마 그런

가 부다 하고 며칠 내에 부쩍(속으로) 자란 듯싶은 점순이가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다.

26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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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함지 밥을 담는 데 쓰는 함지. ‘함지’는 나무로 네모지게 짜서 만든 그릇.

고대 ‘그동안’의 방언.

되알지다 힘주는 맛이나 억짓손이 몹시 세다.

심판 셈판. 어떤 일이나 사실의 원인. 또는 그런 형편.

을 맥을.

‘점순’이 화전밭을 찾아와 ‘나’를 부추긴 것이 ‘나’와 장인이 갈등

하는 발단이 된다.

‘나’가 ‘점순’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란 까닭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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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봄·봄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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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웃쇰 입술 위쪽에 난 수염.

집웅 지붕.

빙장 다른 사람의 장인(丈人)을 이르는 말. 여기서는 자기의 장인을 이름.

빙모 다른 사람의 장모를 이르는 말. 여기서는 자기의 장모를 이름.

말조짐 말조심.

이런 걸 멀쩡하게 안즉 어리다구 하니까…….

우리가 구장님을 찾아갔을 때 그는 싸리문 밖에 있는 돼지우리에서 죽

을 퍼 주고 있었다. 서울엘 좀 갔다 오드니 사람은 점잔해야 한다구 웃쇰

이(얼른 보면 집웅 우에 앉은 제비 꼬랑지 같다.) 양쪽으로 뾰죽이 삐치고 그

걸 에헴 하고 늘 쓰담는 손버릇이 있다. 우리를 멀뚱히 쳐다보고 미리 알아

챘는지

“왜 일들 허다 말구 그래?”

하드니 손을 올려서 그 에헴을 한 번 훅딱 했다.

“구장님, 우리 장인님과 츰에 계약하기를…….”

먼저 덤비는 장인님을 뒤로 떼다밀고 내가 허둥지둥 달겨들다가 가만히

생각하고,

“아니, 우리 빙장님과 츰에…….”

하고 첫 번부터 다시 말을 고쳤다. 장인님은 빙장님 해야 좋아하고 밖에 나

와서 장인님 하면 괜스리 골을 낼라구 든다. 뱀두 뱀이래야 좋냐구, 창피

스러우니 남 듣는 데는 제발 빙장님, 빙모님, 하라구 일상 말조짐 을 받아

오면서 난 그것두 자꾸 잊는다. 당장두 장인님 하다 옆에서 내 발등을 꾹

밟고 곁눈질을 흘기는 바람에야 겨우 알았지만…….

구장님도 내 이야기를 자세히 듣더니 퍽 딱한 모양이었다. 하기야 구장님

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다 그럴 게다. 길게 길러 둔 새끼손톱으로 코를 후벼

서 저리 탁 튀기며

“그럼 봉필 씨! 얼른 성 시켜 주구려, 그렇게까지 제가 하구 싶다는

걸…….”

하고 내 짐작대루 말했다. 그러나 이 말에 장인님이 삿대질로 눈을 부라리고

‘나’와 장인이 구장을 찾아간 까닭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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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아, 성례구 뭐구 기집애년이 미처 자라야 할 게 아닌가?”

하니까 고만 멀쑤룩해서 입맛만 쩍쩍 다실 뿐이 아닌가…….

“그것두 그래!”

“그래, 거진 사 년 동안에도 안 자랐다니 그 킨 은제 자라지유? 다 그만

두구 사경 내슈…….”

“글쎄, 이 자식아! 내가 크질 말라구 그랬니, 왜 날보구 떼냐?”

“빙모님은 참새만 한 것이 그럼 어떻게 앨 낳지유?(사실 장모님은 점순이

보다도 귓배기 하나가 적다.)”

장인님은 이 말을 듣고 껄껄 웃드니(그러나 암만 해두 돌 씹은 상이다.) 코

를 푸는 척하고 날 은근히 골릴랴구 팔꿈치로 옆 갈비께를 퍽 치는 것이

다. 더럽다. 나두 종아리의 파리를 쫓는 척하고 허리를 굽으리며 어깨로 그

궁둥이를 콱 떼밀었다. 장인님은 앞으로 우찔근하고 싸리문께로 씨러질

듯하다 몸을 바루 고치드니 눈총을 몹시 쏘았다. 이런 쌍년의 자식 하곤

싶으나, 남의 앞이라서 참아 못 하고 섰는 그 꼴이 보기에 퍽 쟁그러웠다.

그러나 이 말에는 별반 신통한 귀정 을 얻지 못하고 도루 논으로 돌아와

서 모를 부었다. 왜냐면, 장인님이 뭐라구 귓속말로 수군수군하고 간 뒤다.

구장님이 날 위해서 조용히 데리구 아래와 같이 일러 주었기 때문이다.(뭉

태의 말은 구장님이 장인님에게 땅 두 마지기 얻어 부치니까 그래 꾀였다구지

만, 난 그렇게 생각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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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쑤룩하다 머쓱해하다.

귓배기 귀.

우찔근하다 우지끈하다. 크고 단단한 물건이 부러지거나 부서지는 소리가 나다.

쟁그럽다 하는 행동이 괴상하여 얄밉다.

귀정 그릇되었던 일이 바른길로 돌아옴.

정장 소장(訴狀)을 관청에 냄.

들쓰다 책임이나 허물 따위를 억지로 넘겨 맡다.

구장이 ‘나’를 설득하려고 한 까닭을 생각해 보자.

“자네 말두 하기야 옳지. 암, 나이 찼으니까 아들이 급하다는 게 잘못된

말은 아니야. 허지만, 농사가 한창 바쁠 때 일을 안 한다든가 집으로 달

아난다든가 하면 손해죄루 그것두 징역을 가거든!(여기에 그만 정신이 번

쩍 났다.) 왜 요전에 삼포 말서 산에 불 좀 놓았다구 징역 간 거 못 봤나.

제 산에 불을 놓아두 징역을 가는 이땐데 남의 농사를 버려 주니 죄가

얼마나 더 중한가. 그리고 자넨 정장 을(사경 받으러 정장 가겠다 했다.)

간대지만, 그러면 괜시리 죌 들쓰고 들어가는 걸세. 또, 결혼두 그렇지.

법률에 성년이란 게 있는데 스물하나가 돼야지 비로소 결혼을 할 수가

있는 걸세. 자넨 물론 아들이 늦일 걸 염려지만, 점순이루 말하면 인제

겨우 열여섯이 아닌가. 그렇지만 아까 빙장님의 말씀이 올 갈에는 열 일

을 제치고라두 성례를 시켜 주겠다 하시니 좀 고마울 겐가. 빨리 가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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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봄·봄 29

붓든 거나 마저 붓게. 군소리 말구 어서 가…….”

그래서 오늘 아츰까지 끽소리 없이 왔다.

장인님과 내가 싸운 것은 지금 생각하면 전혀 뜻밖의 일이라 안 할 수

없다. 장인님으로 말하면 요즈막 작인들에게 행세를 좀 하고 싶다구 해서,

“돈 있으면 양반이지 별 게 있느냐!”

하고 일부러 아랫배를 툭 내밀고 걸음도 뒤틀리게 걷고 하는 이 판이다. 이

까진 나쯤 뚜들기다 남의 땅을 가지고 머처럼 닦어 놓았든 가문을 망친다

든지 할 어른이 아니다. 또, 나로 논지면 아무쪼록 잘 봬서 점순이에게 얼

른 장가를 들어야 하지 않느냐…….

이렇게 말하자면 결국 어젯밤 뭉태네 집에 마슬 간 것이 썩 나뻤다. 낮

에 구장님 앞에서 장인님과 내가 싸운 것을 어떻게 알었는지 대구 빈정거

리는 것이 아닌가.

“그래 맞구두 그걸 가만둬?”

“그럼 어떡하니?”

“인마, 봉필일 모판에다 거꾸루 박아 놓지 뭘 어떡해?”

하고 괜히 내 대신 화를 내 가지고 주먹질을 하다 등잔까지 쳤다. 놈이 본

시 괄괄은 하지만 그래 놓고 날더러 석유값을 물라구 막 찌다우 를 붙는

다. 난 어안이 벙벙해서 잠자코 앉었으니까 저만 연신 지꺼리는 소리가

“밤낮 일만 해 주구 있을 테냐?”

“영득이는 일 년을 살구두 장갈 들었는데 넌 사 년이나 살구두 더 살아

야 해?”

“네가 세 번째 사윈 줄이나 아니, 세 번째 사위.”

“남의 일이라두 분하다, 이 자식아. 우물에 가 빠져 죽어.”

나종에는 겨우 손톱으로 목을 따라구까지 하고, 제 아들같이 함부루 훅

닥이었다. 별의별 소리를 다 해서 그대로 옮길 수는 없으나 그 줄거리는

이렇다…….

우리 장인님이 딸이 셋이 있는데 맏딸은 재작년 가을에 시집을 갔다. 정

말은 시집을 간 것이 아니라 그 딸도 데릴사위를 해 가지고 있다가 내보냈

다. 그런데 딸이 열 살 때부터 열아홉, 즉 십 년 동안에 데릴사위를 갈아들

이기를, 동리에선 사위 부자라고 이름이 났지마는 열네 놈이란 참 너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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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지면 말하자면.

마슬 가다 ‘마슬’은 ‘마을’의 방언. 이웃

에 놀러 가다.

찌다우 지다위. 자기의 허물을 남에게 덮어씌움.

훅닥이다 공연한 말로 꼴사납게 지껄이

다. 또는 세차게 다그치며 들볶다.

‘뭉태’가 ‘나’에게 계속 빈정거리는 까닭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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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다. 장인님이 아들은 없고 딸만 있는 고로 그담 딸을 데릴사위를 해 올 때

까지는 부려 먹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머슴을 두면 좋지만 그건 돈이 드

니까, 일 잘하는 놈을 고르누라고 연팡 바꿔 들였다. 또 한편, 놈들이 욕

만 줄창 퍼붓고 심히도 부려 먹으니까 밸이 상해서 달아나기도 했겠지. 점

순이는 둘째 딸인데, 내가 일테면 그 세 번째 데릴사위로 들어온 셈이다.

내 담으로 네 번째 놈이 들어올 것을 내가 일두 참 잘하구, 그리고 사람이

좀 어수룩하니까 장인님이 잔뜩 붙들고 놓질 않는다. 셋째 딸이 인제 여섯

살, 적어두 열 살은 돼야 데릴사위를 할 테므로 그동안은 죽도록 부려 먹어

야 된다. 그러니 인제는 속 좀 채리고 장가를 들여 달라구 떼를 쓰고 나자

뻐져라 이것이다.

나는 건으로 ‘엉, 엉.’ 하며 귓등으로 들었다. 뭉태는 땅을 얻어 부치다

가 떨어진 뒤로는 장인님만 보면 공연히 못 먹어서 으릉거린다. 그것두 장

인님이 저 달라구 할 적에 제 집에서 위한다는 그 감투(예전에 원님이 쓰

든 것이라나, 옆구리에 뽕뽕 좀먹은 걸레)를 선뜻 주었드면 그럴 리도 없었든

걸…….

그러나 나는 뭉태란 놈의 말을 전수히 곧이듣지 않었다. 꼭 곧이들었다

면 간밤에 와서 장인님과 싸웠지 무사히 있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면

딸에게까지 인심을 잃은 장인님이 혼자 나뻤다.

실토이지 나는 점순이가 아츰상을 가지고 나올 때까지는 오늘은 또 얼마

나 밥을 담었나 하고 이것만 생각했다. 상에는 된장찌개하고 간장 한 종지,

조밥 한 그릇, 그리고 밥보다 더 수부룩하게 담은 산나물이 한 대접, 이렇

다. 나물은 점순이가 틈틈이 해 오니까 두 대접이고 네 대접이고 멋대루 먹

어도 좋나, 밥은 장인님이 한 사발 외엔 더 주지 말라고 해서 안 된다. 그런

데 점순이가 그 상을 내 앞에 나려놓며 제 말로 지껄이는 소리가

“구장님한테 갔다 그냥 온담 그래!”

하고 엊그제 산에서와 같이 되우 쫑알거린다. 딴은 내가 더 단단히 덤비지

않고 만 것이 좀 어리석었다, 속으로 그랬다. 나도 저쪽 벽을 향하야 외면

하면서 내 말로

“안 된다는 걸 그럼 어떡한담!”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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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팡 연방. 연속해서 자꾸.

밸이 상하다 ‘밸’은 ‘배알’의 준말. ‘배알’

은 ‘창자’의 비속어. 속마음이 상하다.

건으로 공연히, 실속이 없이 건성으로.

전수히 전수이. 모두 다.

나려놓며 내려놓으며.

되우 아주 몹시. 되게.

‘나’가 ‘뭉태’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은 까닭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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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봄·봄 31

“쇰을 잡아채지 그냥 둬, 이 바보야!”

하고 또 얼굴이 빨개지면서 성을 내며 안으로 샐죽하니 튀들어가지 않느

냐. 이때 아무도 본 사람이 없었게 망정이지, 보았다면 내 얼굴이 에미 잃

은 황새 새끼처럼 가여웁다 했을 것이다.

사실, 이때만치 슬펐든 일이 또 있었는지 모른다. 다른 사람은 암만 못생

겼다 해두 괜찮지만 내 안해 될 점순이가 병신으로 본다면 참 신세는 따분

하다. 밥을 먹은 뒤 지게를 지고 일터로 갈랴 하다 도루 벗어던지고 바깥마

당 공석 우에 들어누어서, 나는 차라리 죽느니만 같지 못하다 생각했다.

내가 일 안 하면 장인님 저는 나이가 먹어 못 하고 결국 농사 못 짓고 만

다. 뒷짐으로 트림을 꿀꺽 하고 대문 밖으로 나오다 날 보고서

“이 자식아, 너, 왜 또 이러니?”

“관객이 났어유, 아이구 배야!”

“기껀 밥 처먹구 나서 무슨 관객이야, 남의 농사 버려 주면 이 자식아, 징

역 간다, 봐라!”

“가두 좋아유. 아이구 배야!”

참말 난 일 안 해서 징역 가도 좋다 생각했다. 일후 아들을 낳어도 그

앞에서 ‘바보, 바보.’ 이렇게 별명을 들을 테니까 오늘은 열 쪽에 난대도 결

정을 내고 싶었다.

장인님이 일어나라고 해도 내가 안 일어나니까 눈에 독이 올라서 저편으

로 힝하게 가더니 지게막대기를 들고 왔다. 그리고 그걸로 내 허리를 마치

돌 떠넘기듯이 쿡 찍어서 넘기고 넘기고 했다. 밥을 잔뜩 먹고 딱딱한 배가

그럴 적마다 퉁겨지면서 밸창이 꼿꼿한 것이 여간 켕기지 않았다. 그래도

안 일어나니까 이번에는 배를 지게막대기로 우에서 쿡쿡 찌르고 발길로 옆

구리를 차고 했다. 장인님은 원체 심정이 궂어서 그러지만, 나도 저만 못하

지 않게 배를 채었다. 아픈 것을 눈을 꽉 감고 넌 해라 난 재미난 듯이 있

었으나, 볼기짝을 후려갈길 적에는 나도 모르는 결에 벌떡 일어나서 그 수

염을 잡아챘다마는, 내 골이 난 것이 아니라 정말은 아까부터 뒤 울타

리 구멍으로 점순이가 우리들의 꼴을 몰래 엿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뜩

이나 말 한마디 톡톡히 못 한다고 바보라는데 매까지 잠자코 맞는 걸 보면

짜정 바보로 알 게 아닌가. 또, 점순이도 미워하는 이까진 놈의 장인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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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죽하다 샐쭉하다. 마음에 차지 아니하

여서 약간 고까워하는 태도가 드러나다.

공석 아무것도 담지 않은 빈 섬. ‘섬’은 곡식 따위를 담기 위하여 짚을 돗자리 치듯이 쳐서 만든, 오늘날의 가마니 같은 용기를 말함.

관객 관격. 먹은 음식이 갑자기 체하여 가슴 속이 막히고 위로는 계속 토하며 아래

로는 대소변이 통하지 않는 위급한 증상.

일후 뒷날.

열 쪽에 열 쪽이.

밸창 배알. ‘창자’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

부엌.

짜정 짜장. 과연 정말로.

‘나’가 드러누워 버티는 까닭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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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곤 아무것도 안 되니까 막 때려도 좋지만 사정 보아서 수염만 채고(제 원대

로 했으니까 이때 점순이는 퍽 기뻤겠지.) 저기까지 잘 들리도록

“이걸 까셀라 부다!”

하고 소리를 쳤다.

장인님은 더 약이 바짝 올라서 잡은 참 지게막대기로 내 어깨를 그냥 나

려갈겼다. 정신이 다 아찔하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때엔 나도 온몸에

약이 올랐다. 이 녀석의 장인님을 하고 눈에서 불이 퍽 나서 그 아래 밭 있

는 넝 알로 그대로 떼밀어 굴려 버렸다.

기어오르면 굴리고 굴리면 기어오르고, 이러길 한 너덧 번을 하며, 그럴

적마다

“부려만 먹구 왜 성례 안 하지유!”

나는 이렇게 호령했다. 허지만, 장인님이 선뜻 오냐 낼이라두 성례시켜

주마 했으면 나도 성가신 걸 그만두었을지 모른다. 나야 이러면 때린 건 아

니니까 나종에 장인 쳤다는 누명도 안 들을 터이고 얼마든지 해도 좋다.

한번은 장인님이 헐떡헐떡 기어서 올라오드니 내 바지가랭이를 요렇게 노

리고서 담박 웅켜잡고 매달렸다. 악, 소리를 치고 나는 그만 세상이 다 팽

그르 도는 것이

“빙장님! 빙장님! 빙장님!”

“이 자식! 잡아먹어라, 잡아먹어!”

“아! 아! 할아버지! 살려 줍쇼, 할아버지!”

하고 두 팔을 허둥지둥 내절 적에는 이마에 진땀이 쭉 내솟고 인젠 참으

로 죽나 부다 했다. 그래두 장인님은 놓질 않드니 내가 기어이 땅바닥에 쓰

러져서 거진 까무러치게 되니까 놓는다. 더럽다, 더럽다. 이게 장인님인가?

나는 한참을 못 일어나고 쩔쩔맸다. 그러다 얼굴을 드니(눈에 참 아무것도

보이지 않었다.) 사지가 부르르 떨리면서 나도 엉금엉금 기어가 장인님의 바

지가랭이를 꽉 웅키고 잡아나꿨다.

내가 머리가 터지도록 매를 얻어맞은 것이 이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가

또한 우리 장인님이 유달리 착한 곳이다. 여느 사람이면 사경을 주어서

라도 당장 내쫓았지, 터진 머리를 불솜으로 손수 지져 주고, 호주머니에

히연 한 봉을 넣어 주고, 그리고

5

10

15

20

25

30

까세다 여기서는 ‘까실르다’의 뜻. ‘까실

르다’는 ‘그슬리다’의 방언.

넝 알로 넝 아래로. 논밭들이 두두룩하

게 언덕진 곳 아래로.

담박 단박. 그 자리에서 바로를 이르는 말.

불솜 상처를 소독하기 위하여 불에 그슬

린 솜방망이.

히연 희연. 일제 강점기 때의 담배 이름.

‘나’가 장인을 부르는 호칭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고, 그 까닭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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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봄·봄 33

어리숙한 ‘나’가 교활한 장인의 바짓가랑이를 잡아 갈등이 최

고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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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올갈엔 꼭 성례를 시켜 주마. 암말 말구 가서 뒷골의 콩밭이나 얼른 갈

아라.”

하고 등을 뚜덕여 줄 사람이 누구냐.

나는 장인님이 너무나 고마워서 어느덧 눈물까지 났다. 점순이를 남기고

인젠 내쫓기려니 하다 뜻밖의 말을 듣고,

“빙장님! 인제 다시는 안 그러겠어유…….”

이렇게 맹서를 하며 불랴살야 지게를 지고 일터로 갔다. 그러나 이때는

그걸 모르고 장인님을 원수로만 여겨서 잔뜩 잡아다렸다.

“아! 아! 이놈아! 놔라, 놔, 놔…….”

장인님은 헷손질을 하며 솔개미에 챈 닭의 소리를 연해 질렀다. 놓긴

왜, 이왕이면 호되게 혼을 내 주리라 생각하고 짓궂이 더 댕겼다마는, 장인

님이 땅에 쓰러져서 눈에 눈물이 피잉 도는 것을 알고 좀 겁도 났다.

“할아버지! 놔라, 놔, 놔, 놔놔.”

그래도 안 되니까,

“얘, 점순아! 점순아!”

이 악장에 안에 있었든 장모님과 점순이가 헐레벌떡하고 단숨에 뛰어나

왔다.

나의 생각에 장모님은 제 남편이니까 역성 을 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점순이는 내 편을 들어서 속으로 고수해서 하겠지……. 대체 이게 웬 속인

지(지금까지도 난 영문을 모른다.), 아버질 혼내 주기는 제가 내래 놓고 이제

와서는 달겨들며

“에그머니! 이 망할 게 아버지 죽이네!”

하고 내 귀를 뒤로 잡어댕기며 마냥 우는 것이 아니냐. 그만 여기에 기운이

탁 꺾이어 나는 얼빠진 등신이 되고 말었다. 장모님도 덤벼들어 한쪽 귀마

저 뒤로 잡아채면서 또 우는 것이다.

이렇게 꼼짝도 못 하게 해 놓고 장인님은 지게막대기를 들어서 사뭇 나

려조겼다. 그러나 나는 구태여 피할랴지도 않고 암만 해도 그 속 알 수 없

는 점순이의 얼굴만 멀거니 들여다보았다.

“이 자식! 장인 입에서 할아버지 소리가 나오도록 해?”

- 『조광』(1935년) 제1권 2호

5

10

15

20

25

불랴살야 부랴사랴. 매우 부산하고 급하

게 서두르는 모양.

솔개미 ‘솔개’의 방언.

악장 악을 쓰는 것.

역성 옳고 그름에는 관계없이 무조건 한쪽 편을 들어 주는 일.

고수하다 ‘고소하다’의 비표준어.

‘나’가 장인의 말을 ‘뜻밖의 말’이라고 한 까닭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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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의 어느 농촌. 어리숙한 청년 ‘나’가 있다. ‘나’는 성례를 시켜 주겠다는 장인

의 말에 데릴사위로 들어와 3년 7개월 동안 새경 한 푼 받지 못한 채 일만 한다. 장인은

‘점순’의 키가 자라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례를 계속 미루며, ‘나’를 머슴처럼 부려 먹기만

한다. 그런데도 ‘나’는 그러한 상황에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 현실을 지적하는 ‘뭉태’의

말도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점순’의 거듭된 부추김에 성례를 시

켜 달라며 일을 나가지 않고 멍석 위에 드러눕는다. 그러면서 장인과 격렬하게 다투다 장

인을 편드는 ‘점순’의 행동에 어리둥절해하고, 결국 장인과 화해하고 다시 일터로 나선다.

‘나’의 앞날은 어떠할까? ‘점순’과의 성례는 이루어질까? 아니면 이러한 상황이 다시 반

복될 뿐일까?

작가는 이러한 ‘나’의 상황을 통해 장인과 사위 사이의 갈등, 그리고 마름의 수탈과 횡

포라는 1930년대 농촌 사회의 왜곡된 구조를 형상화한다. 그러나 그 방식은 무척이나

해학적이다. 어리숙한 청년인 ‘나’를 통해 전달되는 사건의 모습은 우스꽝스럽고 익살스

럽다. 이 소설은 이처럼 당대 농촌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토속적인 대화와 작가 특유의

해학과 익살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 내고 있다.

(2) 봄·봄 35

이 작품의 내용과 관련하여 자유롭게 질문을 만들어 보자.

❶ ‘점순’의 키가 자라면 장인은 ‘나’와 ‘점순’의 성례를 진행할까?

스스로 작품되짚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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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2) 이 소설에서 절정의 한 장면을 작품의 끝에 배치하여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말해

보자.

1 이 소설의 내용을 정리해 보자.

(1) 소설의 전개 과정에 따라 주요 사건을 정리해 보자.

학습활동

이해 탐구

주요 사건 공간 시간

발단3년 7개월 동안 새경 한 푼 받지 않고 일만

하던 ‘나’가 모를 붓다가 장인과 실랑이를 함.어제

전개 ①‘점순’이 화전을 갈고 있는 ‘나’에게 와서 성례

를 부추김.화전

전개 ② 구장네 집 어제

전개 ③ 뭉태네 집

위기아침상을 가져온 ‘점순’이 ‘나’에게 ‘바보’라고

하며 다시 성례를 부추김.오늘

절정 ①

결말장인이 ‘나’의 머리를 치료해 주며 달래자,

‘나’는 장인과 화해하고 다시 일터로 나감.

뒷골의

콩밭

절정 ②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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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봄·봄 37

인물의 행동 성격

‘나’

장가를 들려고 돈 한 푼 받지 않고 3년 7개월

을 머슴처럼 일함.

구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음.

장인

성례를 핑계로 ‘나’에게 일만 시킴.

손버릇이 나쁘고, 동네 사람들에게 욕을 잘함.

마름으로서 소작인에게 횡포를 부림.

‘점순’

성례를 하고 싶은 감정을 표출하며 ‘나’에게 불

평함.

소극적인 ‘나’에게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을 충

동질함.

2 이 소설을 바탕으로 서사 갈래의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을 탐구해 보자.

(1)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의 성격을 정리해 보자.

(2) 서사 갈래는 갈등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 소설에서 인물들이 갈등

하는 원인을 한 문장으로 적고, 각 인물의 처지에서 그 내용을 표현해 보자.

도움말

이 작품에는 ‘나’와 장인 사이의 갈등, ‘나’와 ‘점순’ 사이

의 갈등이 나타나 있다.

‘점순’ ‘나’ 장인

갈등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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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도움말

당시의 사회상을 고려하여 마름인 ‘장인’과 다른 인물들 사이의 말, 행동 등을 살펴본

다.

「오 분간」은 화자의 정서와 생각을 화자의 독백을 통해 전달하지만,

「봄·봄」은 을/를 을/를 통해 전달한다.

(5) 「봄·봄」은 서사 갈래, 앞서 배운 「오 분간」은 서정 갈래에 속하는 작품이다. 두

작품의 서술 방식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정리해 보자.

(3) <보기>는 이 작품의 소설적 배경에 대한 설명이다. 이를 참고하여 소설적 배경

이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살펴보자.

보기

소설 「봄·봄」의 계절적 배경은 제목 그대로 ‘봄’이다. 작가는 ‘성례’에 대한 등장

인물의 욕망을 돋우는 ‘봄의 공간’을 감각적으로 형상화하여 배치함으로써 작품의

미적 효과를 조성하고 있다. 한편 1930년대 농촌은 ‘지주-마름-소작인’의 지배

구조가 형성되었던 시기이다. 이 작품은 이러한 지배 구조가 일으킨 폐해를 해학

적으로 그려 내었다. 또한 ‘데릴사위제’를 통해 어리숙한 사위를 착취하는 장인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혼례 문화의 부정적 단면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계절적 배경이 사건 전개에 미치는 영향:

사회적 배경이 반영된 모습:

(4) 이 소설의 서술자와 관련하여 다음 질문에 답해 보자.

이 글의 서술자가

장인, 뭉태, 작가 가

운데 한 명이었다면

내용이나 서술 방식

이 어떻게 달라졌을

까?

이 글에서 사건을

전달하는 서술자는

누구일까?

작가는 왜 이 작

품의 서술자를 그

사람으로 설정했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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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봄·봄 39

3 다음 장면을 바탕으로 이 소설의 내용과 형식의 유기적 관계를 탐구해 보자.

그러나 이때는 그걸 모르고 장인님을 원수로만 여겨서 잔뜩 잡아다렸다.

“아! 아! 이놈아! 놔라, 놔, 놔…….”

장인님은 헷손질을 하며 솔개미에 챈 닭의 소리를 연해 질렀다. 놓긴 왜, 이왕

이면 호되게 혼을 내 주리라 생각하고 짓궂이 더 댕겼다마는, 장인님이 땅에 쓰러

져서 눈에 눈물이 피잉 도는 것을 알고 좀 겁도 났다.

“할아버지! 놔라, 놔, 놔, 놔놔.”

그래도 안 되니까,

“얘, 점순아! 점순아!”

이 악장에 안에 있었든 장모님과 점순이가 헐레벌떡하고 단숨에 뛰어나왔다.

(2) (1)과 같은 서술상 특징이 이 소설의 주제 의식을 표현하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

지 이야기해 보자.

(1) 이 장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서술상 특징을 말해 보자.

핵심 정리

서사 갈래는 특정한 공간과 시간을 배경으로 어떤 인물과 관련된 사건을 전달하는 문학 갈래로, 설화(신화, 전설, 민담), 가전, 고전 소설, 신소설, 현대 소설 등이 이에 속한다. 서사 갈래의 일반적인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이야기 속 등장인물 또는 이야기의 바깥에 존재하는 서술자를 통해 사건이 전달된다.

대체로 갈등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대화, 묘사, 서술 등의 표현 방법을 활용하여 이야기를 전달한다.

서사 갈래의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

소설의 요소인 인물과 사건, 그리고 배경은 서로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작품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중심 요소인 배경이 인물의 심리나 성격, 그리고 사건의 전개 방향을 암시하기도 하고, 사건의 전개에 따라 인물의 심리와 성격, 그리

고 배경이 변화하기도 한다. 따라서 소설 작품을 깊이 있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각 요소들과 작품 전체의 유기적 관계를 잘 살펴야 한다.

소설의 요소와 전체의

유기적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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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4 다음은 서사 갈래에 속하는 설화 「코춘대길」이다. 이 설화와 「봄·봄」을 비교해 보자.

꽤나 유식하다는 어떤 양반이 사위를 하나 보았는데 사위가 영 어리석었다. 아

내는 유식한 집에서 배운 것이 있어서 어떻게 해서든 남편을 가르쳐 보려고 애를

썼다. 봄이 되면 함께 친정에 인사차 가 보아야 할 텐데 그렇게 무식해서야 체면

이 말이 아니었다. 하는 수 없이 ‘입춘대길(立春大吉)’ 네 자라도 알아야 대문간에

붙어 있는 춘첩(春帖) 이나 읽을 것 같아서 겨우내 가르쳐 주었지만 허사였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미덕인지라 친정으로 가는 길에도 신부는 계속

‘입춘대길’을 외우게 하였다. 그러나 신랑은 곧잘 외우다가도 돌부리라도 걸릴라

치면 금세 까먹고는 했다. 그럭저럭 친정은 가까워 오고 사정이 다급해지자 아내

는 꾀를 냈다.

“서방님, 이러다가는 도저히 안 되겠어요. 제가 입을 가리키거들랑 ‘입춘대길’을

떠올리세요. 아시겠지요?”

“아, 그래.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을 그걸 몰랐네.”

그들이 도착해 보니 시집간 딸이 인사 온다는 기별을 듣고 식구들이 모두 문

밖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리석은 사위가 장인 장모님께 인사하고 대문을

보니 춘첩이 걸려 있었다. 그래서 아까 아내가 가르쳐 준 말을 떠올려 보려고 애

를 써 보았지만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사위는 제 아내 한 번 보고 대문 한 번 보

고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

다. 그런데 그렇게 두리번대는 모습

이 어찌나 우습던지 아내는 그만 저

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래 민

망하여 입을 가린다고 손을 올린 것

이 코까지 싸잡아 쥐고 말았다.

어리석은 사위는 그 모습을 보고

잊어버린 문자 속 이 훤히 열렸다.

“코춘대길.”

- 이강엽, 『바보 설화의 웃음과 의미 탐색』

을 지었

춘첩(春帖) 입춘 날 집 안 기둥이나 대문, 벽 따위에 장식으로 써서 붙이는 글귀.

속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힘이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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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봄·봄 41

(2) 윗글에서 엿볼 수 있는 서사 갈래의 특성을 말해 보자.

(3) 다음 학생들의 대화를 참고하여 설화와 소설의 형상화 방식에 어떤 차이가 있

는지 정리해 보자.

(1) 윗글과 「봄·봄」의 중심인물이 지닌 공통된 속성을 말해 보자.

소설설화 구분

주로 ‘말하기’의 서술 방

식을 통해 작중 상황을 압

축적으로 살려 낸다.

서술 방식

다양한 서술 시점을 통해

작중 상황이나 그러한 상황

에 놓인 인물의 내면 심리

등을 섬세하고 실감 나게

전달한다.

서술 시점

도움말

‘말하기’와 ‘보여 주기’말하기: 서술자가 직접 사건이나 인물을 서술하는 방법

보여 주기: 인물의 대화나 행동, 묘사 등을 통해 간접

적으로 사건이나 인물을 서술하는 방법

설화가 소설보

다 짧은 분량, 단

순한 구조를 지닌

까닭이 뭘까?

설화는 ‘구전’되어

내려오던 이야기잖

아. 그래서 이야기의

큰 틀을 중심으로 압

축적인 구조를 지니

게 된 것 아닐까?

으로으로 압압

를 지니

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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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다음과 같이 무대에서 공연되는 작품의 대본을 쓴다고 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지 생각해 보자.

준비 활동

3 동승소단원 학습 목표

▶ 극 갈래의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을 이해한다.▶ 희곡의 구성 요소들이 작품 전체와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음을 이해한다.

▲ 연극 「우리 집은 76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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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승 43

이 작품은 인간의 여러 세속적 욕망을 불교적 금욕 세계와의 대비를 통해 짜임새 있게 형상화한 희곡이

다. 희곡의 특성과 형상화 방법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감상해 보자.

극작가. 짜임새 있는 극적 구성과 생동

감 있는 인물 창조를 통해 탁월한 극작술

을 발휘하여 1930~40년대 한국의 대표

적 희곡 작가로 꼽힌다. 사실적이면서도 서정성이 강한 희곡을 즐겨 썼다. 주요 작품으로 「산허구리」, 「동승」, 「무의도 기행」 등이 있다.

1915~1950

동승함세덕

등장인물

주지(住持)

정심 상좌승.

도념 사미승 , 14세.

미망인 서울 안 대갓집 딸.

초부(樵夫)

인수 초부의 아들.

미망인의 친정 모

때 초겨울.

장소 동리에서 멀리 떨어진 심산 고찰(深山古刹).

무대

숲을 뚫고 가는 산길이 산문(山門) 에 들어간다. 원내(院內)에 비각, 그 뒤로 산

신당, 칠성당의 기와지붕, 재 올리는 오색 기치가 펄펄 날린다. 후면은 비탈, 우변

(右邊) 바위틈에 샘에서 내려오는 물을 받는 물통이 있다. 재 올린다는 소문을 들

은 구경꾼 떼 산문으로 들어간다. 청청한 목탁 소리와 염불 소리, 이따금 북소리.

도념, 물지게에 걸터앉은 채, 멀거니 동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따금 허공을 응

시하다가는, 고개를 탁 떨어뜨리고 흐느낀다.

초부, 나무를 한 짐 안고 들어와 지게에 얹는다.

미망인의 친척들

과부 구경꾼.

새댁 구경꾼.

노인 구경꾼.

총각 구경꾼.

참예인(參詣人)들

젊은 승(僧)들

5

10

15

20 사미승 십계(十戒)를 받고 구족계(具足

戒)를 받기 위하여 수행하고 있는 어린 남자 승려.

초부 나무꾼.

산문 절 또는 절의 바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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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도념 (홀연히) 스님, 전 세상에 가서 살구 싶어요.

주지 닥듸려. 무얼 잘했다구 또 그런 소리를 하구 있니?

도념 절더러 거짓말한다구만 마시구, 저한테 어머니 계신 데를 가르쳐 주

십쇼.

주지 네 어미란 대죄를 지은 자야. 너에겐 에미라기보다 대천지 원수라는

게 마땅하겠다. 파계를 한 네 에미 죄의 피가 그 피를 받은 네 심줄에 가

뜩 차 있으니까, 너는 남이 한 번 헤일 염주면 두 번 헤어야 한다.

도념 왜 밤낮 어머니 욕만 하십니까? 아름다운 관세음보살님은 그 얼굴처

럼 마음두 인자하시다구 하시지 않으셨어요? 절에 오는 사람마다 모두

우리 엄마는 이뻤을 것이라구 허는 걸 보면 스님 말씀 같은 그런 무서운

죄를 지으셨을 리가 없어요.

주지 그건 부처님에게만 여쭙는 소리야. 너 『유식론(唯識論)』에 쓰인 경문

알지?

도념 네.

주지 ‘외면사보살 내면여야차(外面似菩薩 內面如夜叉)’라 하셨느니라. 네

에미는 바루 이 경문과 같이, 얼굴은 보살님같이 아름답지만, 마음은 야

차 같이 무서운 독물이야.

도념 스님, 그렇게 악마 같을 리가 없습니다.

주지 네 아비의 죄가 네 어미에게두 옮아서 그러니라.

도념 옮다니요?

5

10

15

20

25

파계하다 계(戒)를 받은 사람이 그 계율

을 어기고 지키지 아니하다.

경문 불경의 문구.

야차 팔부의 하나. 사람을 괴롭히거나 해친다는 사나운 귀신이다.

이전 줄거리

‘도념’은 언젠가는 자신을 데리러 오리라는 믿음을 갖고 파계한 비구니

인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그러던 중에 죽은 자식의 불공을 드리러 찾아오

는 서울 안 대갓집 미망인에게서 어머니의 사랑을 느낀다. 미망인이 ‘도념’

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를 수양아들로 삼기로 하자 ‘도념’은 기뻐하며 서울

생활을 기대한다. 그런데 ‘도념’이 어머니에게 줄 털목도리를 만들기 위해

살생을 금하라는 계율을 어기고 잡은 토끼들의 가죽이 불상 뒤에서 발견

된다. 이를 본 주지는 ‘도념’의 하산을 허락하지 않고, 미망인의 친정 모 또

한 미망인에게 ‘도념’을 수양아들로 삼으려는 생각을 접을 것을 강요한다.

주지가 ‘도념’에게 “너는 남이 한 번 헤일 염주면 두 번 헤어야 한다.”라고 말한 까닭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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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승 45

주지 네 아비는 사냥꾼이거든, 하루에두 산 짐승을 수십 마리씩 잡어, 부

처님의 가슴을 서늘하시게 한 대악무도한 자야. 빨리 법당으루 들어가자.

냉수에 목욕하구, 내가 부처님께 네가 저지른 죄를 모다 깨끗이 씻어 주

시두록 기도해 주마.

도념 싫어요, 싫어요. 하루 종일 향불 냄새를 쐬면 골치가 어찔어찔해요.

주지 이게 무슨 죄받을 소리니? (조용히 달래며) 도념아, 너, 저 연못을 봐

라. 오월이 되면 꽃이 피고, 잎사귀엔 구슬 같은 이슬이 구르구 있지 않

니? 저렇게 잔잔한 연못두 한 겹 물만 퍼내구 보면 시꺼먼 개흙투성이야.

그것뿐인 줄 아니? 십 년 묵은 이무기가 용이 돼서 하늘루 올라갈랴구

혓바닥을 낼름거리며 비 오기만 기다리구 있단다. 동네두 꼭 저 연못과

마찬가지야. 겉으루 보면 모두 즐겁구 평화한 듯하지만 속에는 모든 죄악

과 진애(塵埃) 가 들끓는 그야말루 경문에 아로새겨 있는 글자 그대루 오

탁(五濁) 의 사바(娑婆) 니라.

도념 아니에요. 모두들 그렇지 않대요. 연못 속에는 연근이라는 뿌럭지가

있지, 이무기는 없대요.

주지 누가 그러던? 누가 그래?

도념 동네 사람들 올라올 적마다 물어봤어요.

주지 그럼, 동네 녀석들 하는 소리는 정말이구 내 말은 거짓말이란 말이

지? 경전이, 부처님 말씀이 모두 거짓말이란 말이지? 오! 이런 불가사리

같은 녀석 봤나? (하고 펄펄 뛴다.)

도념 스님, 바른 대루 말이지, 저는 이 절에 있기가 싫습니다.

주지 듣자 듣자 하니까 나중엔 못하는 소리가 없구나? 오, 그 눈으로 날

보지 마라. 살생을 하더니 전신에 살이 뻗친 모양이다.

미망인, 원내에서 나온다. 뒤따라 그의 모.

도념 (미망인에게 매달리며) 어머니, 저를 데려가 주세요.

미망인 응, 염려 마라.

주지 염려 마라니요? 아씨는 그저 애를 데려가실 작정이십니까?

미망인 그럼은요.

5

10

15

20

25 진애 세상의 속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

는 말.

오탁 세상의 다섯 가지 더러움. 명탁(命

濁), 중생탁(衆生濁), 번뇌탁(煩惱濁), 견탁(見濁), 겁탁(劫濁)을 이른다.

사바 괴로움이 많은 인간 세계. 석가모

니불이 교화하는 세계를 이른다.

주지가 ‘동네’를 ‘연못’에 비유한 까닭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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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친정 모 못 한다. 넌 얘 하는 짓을 지금껏 두 눈으로 똑똑히 보구두 이러

니?

미망인 어머니, 봤기에 한층 더 데려가구 싶은 생각이 솟았어요. 얼마나 어

머니를 그리워했으면 그런 짓을 다 했겠어요? 지금 이 애를 바른 길루 이

끌어 가려면, 내 사랑 속에서 키우는 것밖에 딴 도리가 없어요.

친정 모 얘는 전생에 제 부모의 죄를 받구 태어났기 때문에, 아무리 구하려

구 해두 구할 수가 없단다. 홍역 마마하듯 이렇게 피하지 못할 죄가 하나

씩 둘씩 발생하지 않니? 얘보담, 우리 인철이 영혼 축원할 도리나 걱정

해라.

미망인 인철인 기왕 죽은 애니까 재를 다시 지내면 그만 아니에요?

친정 모 얘가 토끼 목도리를 존상 뒤에다 감춰만 뒀다면 모를까, 젊은 별

좌(別坐) 얘길 들으니까 어젯밤에 떡 그 더러운 것을 관세음보살님 목에

다 걸어 놓구 물끄러미 바라다보구 있었다는구나.

5

10

축원하다 신적 존재에게 자기의 뜻을 아뢰고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마음속으로 원하다.

존상 지위가 높고 귀한 형상.

미망인의 친정 모가 ‘토끼 목도리’를 언급한 까닭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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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승 47

미망인 (울며 미친 듯이) 어머니, 난 애당초에 생각이나 안 먹었으면 모를까,

한번 먹어 놓은 것이라 잃구는 살 수가 없어요. 얘 없이는 살 수가 없어

요.

주지 아씨께서 진정으로 얘를 사랑하신다면, 눈앞에 두구 노리개를 삼으

실랴구 하시지 말구 얘 매디매디에 사무쳐 있는 전생의 죄 속에서 영혼

을 구하게 이 절에 둬 주십시오. 자기 한 몸의 죄만 아니라 제 아비 제 어

미 죄도 씻어야 할 테니까 얘는 여간한 공덕 을 쌓기 전에는 저승에 가서

무서운 지옥을 면치 못하게 될 것입니다.

도념 스님, 죽어서 지옥에 가더래두 난 내려가겠어요. 찾아오는 사람을 막

지 않구 떠나는 사람을 붙들지 않는 것이 우리 절 주의라구 늘 말씀하시

지 않으셨습니까?

주지 (열화같이 노하며) 수다스러. 한번 못 간다면 못 가는 줄 알어라. (미망

인을 보고 선언하듯) 아씨께서 서방님을 잃으시고 외아들마저 잃으신 것

두 다 전생에 죄가 많으셨던 탓입니다. 아씨 죄두 미처 벗지 못하시구 이

죗덩이를 데려다가 어떻게 하실려구 이러십니까? 두 번 다시 이 이야기를

꺼내시려거든 다신 이 절에 오시지 마십시오.

주지, 뒤도 안 돌아보고 원내로 들어간다. 친정 모도 뒤따른다. 미망인, 주

지의 말에 찔리어 전신을 부르르 떤다. 염하다 놓친 사람 모양으로 털벅 나뭇

등걸에 주저앉아 운다.

도념 어머니, 이대루 그냥 도망이라두 가시지요.

미망인 그렇게는 못 한다. 넌 이 절에 남어서 스님의 말씀 잘 듣구 있어야

한다.

도념 촛불만 깜박깜박하는 법당을 또 어떻게 혼자 지켜요? 궂은비가 줄줄

내리는 밤이나 부엉이가 우는 새벽엔 무서워 죽겠어요.

미망인 너한테는 그게 숙명이니까 내 힘으루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구나.

미망인, 도념을 누구에게 빼앗길 듯이 세차게 껴안고 운다. 정심, 산문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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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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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5

공덕 좋은 일을 행한 덕으로 훌륭한 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능력.

‘도념’을 설득하는 미망인의 심정을 짐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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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정심 도념아, 빨리 종 쳐라.

도념 (눈물을 닦고) 네.

정심, 산문 앞의 등잔에 불을 켜고 다시 원내로 들어간다.

미망인 내가 원체 죄가 많은 년이니까 너를 데리고 갔다가 너한테까지 또

무슨 화를 끼칠지, 난 그게 무서워졌다. 어서 들어가자. 그 대신 내가 한

달에 한 번씩 보름날 달 밝은 밤엔 꼭 널 보러 오마.

미망인, 우는 도념을 달래 가지고 원내로 들어간다. 주위는 차츰차츰 어두

워진다. 이윽고 범종 소리 들려온다. 멀리 산울림. 초부, 나무를 안고 나와 지

게에 얹고, 담배를 한 대 피운다. 흩날리는 초설 을 머리에 받은 채 슬픈 듯한

표정으로 종소리를 듣는다.

사이.

이윽고 종소리 그친다. 도념, 고깔을 쓰고 바랑 을 걸머지고, 깽매기를 들고

나온다.

초부 (지게를 지고 일어서며) 지금 그 종 네가 쳤니?

도념 그럼은요. 언제 내가 안 치구 다른 이가 쳤나요?

초부 밤낮 나무해 가지구 비탈 내려가면서 듣는 소리지만 오늘은 왜 그런

지 유난히 슬프구나. (일어서다가 도념의 옷차림을 발견하고) 아니, 너 갑자

기 바랑은 왜 걸머지구 나오니?

도념 이번 가면 다시 안 올지 몰라요.

초부 왜? 스님이 동냥 나가라구 하시든?

도념 아, 아니요. 몰래 나가려구 해요.

초부 이렇게 눈이 오는데 잘 데두 없을 텐데, 어딜 간다구 이러니? 응, 갈

곳이나 있니?

도념 조선 팔도 다 돌아다닐 걸요 뭐.

초부 하 얘, 그런 생각 말구, 어서 가서 스님 말씀 잘 듣구 있거라.

도념 벌써 언제부터 나가려구 별렀는데요? 그렇지만 스님을 속이고 몰래

5

10

15

20

25초설 첫눈.

바랑 승려가 등에 지고 다니는 자루 모양의 큰 주머니.

‘바랑’이 상징하는 바를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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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승 49

도망가기가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어서 못 갔어요.

초부 어머니 아버질 찾기나 했으면 좋겠지만 찾지두 못하면 다시 돌아올

수도 없구, 거지밖에 될 게 없을 텐데 잘 생각해서 해라.

도념 꼭 찾을 거예요. 내가 동냥 달라구 하니까 방문 열구 웬 부인이 쌀을

퍼 주며 나를 한참 바라보구 있더니 별안간 “도념아, 내 아들아, 이게 웬

일이냐.” 하구 맨발바닥으로 뛰어 내려오던 꿈을 여러 번 꾸었어요.

초부 가려거든 빨리 가자. 퍽퍽 쏟아지기 전에. 이 길루 갈 테니?

도념 비탈길루 가겠어요.

초부 그럼 잘-가라. 난 이 길루 가겠다.

도념 네, 안녕히 가세요.

초부, 나무를 지고 내려간다. 도념, 두어 걸음 나갈 때 법당에서의 주지의 독

경 소리. 발을 멈추고 생각난 듯이 바랑에서 표주박을 꺼내 잣을 한 움큼 담

아서 산문 앞에 놓는다.

도념 (무릎을 꿇고) 스님, 이 잣은 다람쥐가 겨울에 먹으려구 등걸 구멍에

다 모아 둔 것을 제가 아침이면 몰래 꺼내 뒀었어요. 어머니 오시면 드리

려구요. 동지섣달 긴긴 밤 잠이 안 오시어 심심하실 때 깨무십시오. (산

문에 절을 한 후) 스님, 안녕히 계십시오.

멀리 동리를 내려다보고 길게 한숨을 쉰다. 정숙. 원내에서는 목탁과 주지의

염불 소리만 청청히 들릴 뿐, 눈은 점점 펑펑 내리기 시작한다. 도념, 산문을

돌아다보며 돌아다보며 비탈길을 내려간다.

- 서연호, 『한국 희곡 전집 4』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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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독경 불경을 소리 내어 읽거나 욈.

‘잣’이 상징하는 바를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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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삼밭에 버려진 아이가 있다. 근처 절에서 나온 주지는 아이를 데려다 기르고, 아이는

동승이 된다. 시간이 흘러 동승은 어느덧 열네 살이 되었지만, 늘 어머니가 있을 속세를

동경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에서 온 미망인이 불공을 드리러 절을 방문한다. 미망인

은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처지로, 동승에게 특별한 연민과 애정을 느낀다. 동승도 그녀에

게서 모정을 느끼며 그녀를 따라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주지는 이를 끝내 허락하지 않는

다. 결국 동승은 눈이 내리는 어느 날, 몰래 절을 떠난다. 동승은 산문을 향해 정중하게

고별의 절을 올리고, 비탈길을 내려간다. 동승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이 작품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동승 ‘도념’의 갈등과 환속 과정을 그린 희곡이다. 작가

는 얼굴도 모르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동승 ‘도념’, 남편과 어린 아들을 잃은 미망인, 그리

고 중생의 세속적 욕망을 다스리고자 하는 주지를 중심으로 이들과 여러 보조 인물들 사

이의 갈등 과정을 통해 인간의 여러 가지 욕망을 극적 언어로 담아내고 있다.

이 작품의 내용과 관련하여 자유롭게 질문을 만들어 보자.

❶ 주지는 ‘도념’이 떠난 것을 알고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스스로 작품되짚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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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승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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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1 이 작품의 내용을 정리해 보자.

(1) 이 작품에 드러난 사건 전개 과정을 고려하여 빈칸을 채워 보자.

학습활동

이해 탐구

(2) 다음은 이 작품을 감상한 학생들이 나눈 대화이다. 빈칸에 들어갈 말을 적고,

속세로 떠난 ‘도념’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 이야기해 보자.

‘도념’이 속세에 나가고 싶어 하나 주지가 이를 불허하여 서로 언쟁을 벌임.

주지와 친정 모가 미망인에게 ( )을/를 포기할 것을 종용함.

미망인이 ( )을/를 씻어야 하는‘도념’의 숙명을 받아들여 입양을 포기함.

‘도념’이 주지에게 전하는 잣을 산문에 남기고 ( )을/를 찾으러 절을 떠남.

‘도념’이 절을 떠날 때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하잖아? 그리

고 산문을 돌아다보며 ‘비탈길’

을 내려가지. 이 ‘눈’과

‘비탈길’이 의미하는 바

는 무엇일까?

‘눈’이나 ‘비탈길’은 인간의 행

동을 제약하거나 어렵게 만드는

것들이야. 그러니 ‘눈’과 ‘비탈길’

은 ( )

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을 내려가지

‘비탈길’이 의

는 무엇일까

)

다고

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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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승 53

2 이 작품을 바탕으로 극 갈래의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을 탐구해 보자.

(1) 이 작품에는 ‘도념의 입양’을 둘러싼 인물 간의 갈등이 나타나 있다. 각 인물의

태도를 정리해 보고, 다음의 방법으로 인물 사이의 관계를 표시해 보자.

미망인에게 어머니의 정을 느끼

며 입양되기를 바람.

‘도념’ 주지

‘도념’을 불신하고 주지의 말에

동조하며 입양을 반대함.

미망인 친정 모

비슷한 태도를 보이는 인물 사이에는 = 표시를, 대립되는 인물 사이에는 ↔ 표

시를 한다.

(2) 다음의 가⃝는 대사, 나⃝의 밑줄 친 부분은 지시문이다. 희곡의 형식적 요소인 대

사와 지시문의 기능을 정리해 보자.

가⃝

도념 스님, 바른 대루 말이지, 저는 이 절에 있기가 싫습니다.

주지 듣자 듣자 하니까 나중엔 못하는 소리가 없구나? 오, 그 눈으로 날 보지 마

라. 살생을 하더니, 전신에 살이 뻗친 모양이다.

나⃝

도념 (미망인에게 매달리며) 어머니, 저를 데려가 주세요.

미망인 (울며 미친 듯이) 어머니, 난 애당초에 생각이나 안 먹었으면 모를까, 한

번 먹어 놓은 것이라 잃구는 살 수가 없어요.

미망인, 우는 도념을 달래 가지고 원내로 들어간다. 주위는 차츰차츰 어두워진다.

이윽고 범종 소리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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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3) 다음 장면을 소설의 형식으로 고쳐 써 보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자.

도념 어머니, 이대루 그냥 도망이라두 가시지요.

미망인 그렇게는 못 한다. 넌 이 절에 남어서 스님의 말씀 잘 듣구 있어야 한다.

도념 촛불만 깜박깜박하는 법당을 또 어떻게 혼자 지켜요? 궂은비가 줄줄 내리

는 밤이나 부엉이가 우는 새벽엔 무서워 죽겠어요.

미망인 너한테는 그게 숙명이니까 내 힘으루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구나.

미망인, 도념을 누구에게 빼앗길 듯이 세차게 껴안고 운다.

도념이 미망인에게 말했다.

“어머니, 이대루 그냥 도망이라두 가시지요.”

(4) 앞서 배운 「봄·봄」은 서사 갈래, 이 작품은 극 갈래에 속하는 작품이다.

(1)~(3)을 바탕으로 두 작품의 갈래 특성을 비교해 보자.

구분 「봄·봄」 「동승」

인물, 사건, 배경이 있다.

갈등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사건을 전달하는 서술자가 존재한다.

사건이 현재형으로 서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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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승 55

‘미망인’을 등장인물로 설정한 것

작품의 공간적 배경, 즉 무대를 ‘절’로 설정한 것

‘도념’이 속세행을 결행하는 것

3 <보기>를 참고하여 아래의 설정이 이 작품의 주제를 구현하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지 설명해 보자.

핵심 정리

극 갈래는 인물들의 대사와 행동을 통해 사건을 전달하는 문학 갈래로, 가면극·

인형극·창극의 대본, 희곡, 시나리오, 드라마 극본 등이 이에 속한다. 갈등을 중심으

로 사건이 전개된다는 점에서 서사 갈래와 비슷하지만, 서술자가 따로 존재하지 않고 등장인물의 대사와 행동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극 갈래의 일반적인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공연이나 상영을 전제로 한다.

인물의 대사와 행동이 현재형으로 표현된다.

갈등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극 갈래의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

희곡의 요소로는 구성, 인물, 주제, 언어(대사와 지시문) 등이 있다. 희곡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이 극의 구성 단계에 따라 서로 긴밀하게 연계되면서 사건 전개의 극적 효과를 높여 주제를 효과적으로 나타낸다.

희곡의 요소와 전체의

유기적 관계

보기

희곡 「동승」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도념’과 종교적 숙명을 강조하는 주지 사이에

서 벌어지는 갈등을 형상화하고 있다. ‘도념’이 끝내 절을 떠나 속세로 향하는 것은

종교적 숙명보다 인간의 근원적 감정에 충실한 행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도움말

<보기>에서 각각의 설정과 관련된 내용을 찾고, 그것을 구체화하는 데 제시된 인물

(미망인), 무대(절), 사건(도념

의 속세행)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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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4 다음은 희곡 「동승」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의 결말 부분이다. 연극과 영화에서 장면을 구현하

는 방법을 비교해 보자.

▲ 박영철 감독, 「내 마음의 고향」(2014년)

(1) 다음의 영화 기법 가운데 위 장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고, 그러한

기법을 사용할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말해 보자.

클로즈업(close-up, C.U.): 어떤 인물이나 장면을 크게 확대하여 찍는 것.

페이드인(fade-in, F.I.): 어두운 화면이 점점 밝아지는 것.

페이드아웃(fade-out, F.O.): 밝은 화면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

오버랩(overlap, O.L.): 두 가지의 화면이 겹쳐지는 것.

팬(pan, PAN): 카메라를 상하 좌우로 이동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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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승 57

(2) 다음은 위 장면에 대응되는 희곡 「동승」의 마지막 장면이다. 이 장면을 연극 무

대에서 어떻게 연출하면 좋을지 모둠별로 토의하여 ‘도념’의 동선을 그려 보자.

(3) (1), (2)를 바탕으로 연극과 영화의 형상화 방법을 비교해 보자.

공통점 주로 배우의 연기를 통해 사건을 극적으로 전달한다.

차이점

도념, 두어 걸음 나갈 때 법당에서의 주지의 독경 소리. 발을 멈추고 생각난 듯이

바랑에서 표주박을 꺼내 잣을 한 움큼 담아서 산문 앞에 놓는다.

도념 (무릎을 꿇고) 스님, 이 잣은 다람쥐가 겨울에 먹으려구 등걸 구멍에다 모아

둔 것을 제가 아침이면 몰래 꺼내 뒀었어요. 어머니 오시면 드리려구요. 동지섣

달 긴긴 밤 잠이 안 오시어 심심하실 때 깨무십시오. (산문에 절을 한 후) 스님,

안녕히 계십시오.

멀리 동리를 내려다보고 길게 한숨을 쉰다. 정숙. 원내에서는 목탁과 주지의 염불

소리만 청청히 들릴 뿐. 눈은 점점 펑펑 내리기 시작한다. 도념, 산문을 돌아다보며

돌아다보며 비탈길을 내려간다.

도움말

‘도념’이 무대 위에서 어떻

게 움직이면 좋을지 무대 그림 위에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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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경험에서 교훈이나 깨달음을 얻은 적이 있는지 말해 보자.준비 활동

58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4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는가소단원 학습 목표

▶ 교술 갈래의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을 이해한다. ▶ 수필에서 내용과 구성, 표현이 주제와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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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글쓴이가 집 앞마당에서 벌어지는 자연물의 움직임과 변화를 바라보며 생명 탄생의 근원을 성찰한 수필이다. 수필의 특성과 형상화 방법을 생각하며 작품을 감상해 보자.

소설가. 1970년대에 산업화와 인간 소외

를 다룬 소설을 주로 썼으며, 가족이나 종교적 성찰을 소재로 일상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내는 수필도 꾸준히 발표했

다. 주요 작품으로 소설 「깊고 푸른 밤」, 「타인의 방」, 수필집 『최인호의 인연』, 『눈물』 등이 있다.

1945~2013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는가최인호

오래전 봄날, 정원에 앉아 있다가 장미 나무 그늘 아래에서 무엇인가 팔

짝팔짝 뛰어 깜짝 놀라 살펴보니 아주 작은 청개구리 한 마리였다. 이 도시

의 정원에 청개구리 새끼라니, 깜짝 놀라서 눈을 비비고 개구리를 다시 보

니 벌써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어 내가 잘못 보았던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해 초여름 잔디를 깎다가 뭔가 팔짝팔짝 뛰면서 영산홍 나뭇가

지 사이로 숨어 버리는 물건이 있어 재빨리 뛰어 달려가 바라보니 어린아

이 주먹만 한 개구리 한 마리였다. 개구리는 그늘진 나무숲 사이에 숨어 가

만히 앉아 있었으므로 나는 비로소 찬찬히 살펴볼 수 있었다.

지난봄 잘못 보았다고 생각했던 그 청개구리가 자라서 어른 개구리가 되

었는가 살펴보았더니 청개구리는 아니고 그냥 평범한 흑갈색 개구리였다.

도대체 이 개구리 한 마리가 어디서 찾아왔는가. 나는 신기해서 한참을 쳐

다보았다. 우리 정원 잔디밭에 개구리 한 마리가 살고 있다는 소문은 여기

저기 퍼져서 아내가 어느 날 내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집 정원에 개구리가 있어요, 여보.”

아들 녀석도 어느 날 잔디밭에 나갔다가 맨발로 뛰어와서 소리쳐 말했다.

“개구리다, 개구리! 우리 집에 개구리 한 마리가 살고 있다!”

맨발로 뛰어오는 아들 녀석의 기쁜 표정은 마치 우리 집 정원에서 유전이

발견되었다는 기쁨보다 훨씬 더 강렬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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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59

정원에 나타난 개구리를 본 가족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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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아들의 표현대로 우리 집 마당에 개구리 한 마리가 숨어 살고 있었다. 그

는 도대체 어디서 왔을까. 이 도시의 한복판 정원 속에서 어떻게 잉태되고

어떻게 태어났음일까.

정원에 나갈 때마다 우리는 그 영산홍 나뭇가지 아래의 숲속을 한참 들

여다보곤 했다. 행여 그 나뭇가지 그늘 어디엔가 개구리가 숨어 있다 인기

척에 놀라 팔짝 뛰어오르기라도 하면 우리는 우리의 정원이 우리와 함께

살아 생명력을 지니고 숨 쉬고 있는 것 같은 기쁨으로 소리를 지르곤 했다.

“개구리다, 개구리. 개구리가 나타났다. 개구리가 나타났어.”

가족 중의 하나가 소리 지르면 우리는 하던 일을 멈추고 모두 맨발로 달

려가 개구리를 우리 가족의 한 사람인 것처럼 기뻐 쳐다보고 손뼉을 치며

반가워했다.

정원에서 살고 있는 것은 개구리뿐만이 아니다. 한낮에 잔디밭을 걸어가

면 이따금 풀 사이에서 날개를 접고 잠자던 나방들이 놀라서 푸드덕 날아

오르곤 하는데, 이 나방들을 먹기 위해서 하루에도 수백 마리가 넘는 참새

들이 날아오곤 했다. 아침잠이 많은 나는 으레 새벽이면 떼 지어 지저귀는

참새 떼의 재잘거리는 울음소리에 눈을 뜨곤 했다.

도대체 저 참새 떼가 뭐 먹을 것이 있어 정원의 나뭇가지로 날아오고 저

렇게 시끄럽게 잔디밭 위에 뛰노는가 궁금해서 오랫동안 살펴보았더니 참

새들은 잔디밭 위를 뒤져, 한밤중을 날아다니다가 피곤하여 지쳐 풀섶 에

잠든 나방들을 사냥하여 사이좋게 나눠 먹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황량한 도시의 어느 곳에서 저렇게 많은 새가 알로 태어나고, 부화하

고, 새끼가 되어 자라나, 저렇게 날아다니면서 노래를 부르고, 사이좋게 먹

이를 나눠 먹고 있음일까. 아침마다 날아오는 새들이 고마워서 나는 일간

나무로 만든 새집을 하나 사다가 나뭇가지 위에 걸어 줄 생각을 했다.

정원에 날아드는 새는 참새들뿐 아니라 이름도 모르는 새들도 꽤 많이

있어 그들의 노랫소리도 제각각이고 그들의 모습도 제각각이어서 새집을

사다가 나무 위에 걸어 두면 분명히 집 새 한 마리쯤은 그 안에 들어가 알

을 낳고 살림을 차릴 것이다. 나는 그 새에게 전셋돈도 받지 않고 무상으로

호화 주택을 분양해 줄 생각이다.

살아 있는 것이 어디 새와 개구리와 나방 같은 동물뿐이랴. 살아 숨 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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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섶 ‘풀숲’의 방언. 풀이 무성한 수풀.

일간 가까운 며칠 안에.

글쓴이의 관심이 개구리에서 어떤 대상으로 확대되는지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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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61

는 것은 그 밖에도 많이 있다.

벚나무 가지를

부러뜨려 봐도

그 속엔 벚꽃이 없네.

그러나 보라. 봄이 되면

얼마나 많은

벚꽃이 피는가. - 잇큐

정원에는 돌아가면서 아주 작은 나무들이 심겨 있었다. 새집을 지어 이

사했기 때문에 정원에는 아주 어린 나무들이 심겨 있는데 이 모든 나무와

꽃들이 우리 가족들과 더불어 살아 숨 쉬고 있는 셈이다.

먼젓번 살던 집에서 모과나무 한 그루를 캐다가 이식한 것이 가장 큰 나

무이고 보면 우리 집 정원은 어린나무들의 유치원인 셈이다. 그런데도 감나

무는 감나무대로 잎을 피우고 대추나무는 그것대로 싹이 자란다. 한 해 터

울로 열매를 많이 맺고 적게 맺곤 하던 모과나무가 일 년 전에 네 개의 열

매를 맺었으니 그해에는 열매가 많이 열릴 것이라 기대를 해도 이식하여 옮

긴 첫해라, 나무도 몸살을 한다던데 제대로 열매를 맺을까 염려했지만 다

닥다닥 가지마다 새파란 모과 열매가 무수히 맺혀 있었다.

잇큐의 시처럼 그 한겨울에 저 혼자만 우리 식구와 함께 이사 와서 덩그

러니 한설 몰아치는 정원에 홀로 서 있던 모과나무가 혹시 죽지 않을까 나

는 몇 번이고 모과나무 가지를 부러뜨려 보기도 했다. 정원사의 말인즉, 한

겨울에 옮겨 심은 나무는 살 가능성 반, 죽을 가능성 반이라던데 더욱이

보일러 기름을 넣을 때 기름이 넘쳐 나무뿌리 부분을 적셨으니 죽을 가능

성이 더 크다고 하여 나는 가슴도 아프고 슬퍼서 행여 그 나무가 죽어 버릴

까 자주자주 나뭇가지를 부러뜨려 보았다. 정원사는, 살 나무는 봄이 되어

가지를 부러뜨려 보면 그 안에 새파란 수액 이 흐르고 물기로 촉촉이 젖어

있다는 것이었다.

조급한 성격의 나는 하루에 한 번쯤은 나무껍질을 손톱으로 긁어 보고

나뭇가지를 부러뜨려 보기도 했는데, 그러나 그 가지 속에는 잇큐의 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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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큐가 시에서 표현하고자 한 바를 생각해 보자.

잇큐 1394~1481. 일본 최고의 선시

(禪詩) 작가로 꼽힌다. 150여 편의 시를 남겼다.

이식하다 옮겨심기하다.

한설 차가운 눈.

수액 땅속에서 나무의 줄기를 통하여 잎으로 올라가는 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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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보라. 때가 되어 봄이 되자 모과나무에

는 연분홍 수줍은 꽃들이 일제히 피어나더니 잎새도 눈부시게 피어나고,

그 꽃잎마다 알 수 없는 곳에서 날아온 벌들과 나비들이 꽃가루를 모아 열

매를 맺게 하더니 저리도 많은 모과가 열리게 하였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

인가. 이 황량한 도시의 어느 곳에서 벌들은 날아오고, 이 도시의 어느 곳

에서 나비가 살아 날아다니고 있는가.

어디서 불어와서 어디로 불어 가는지 알 수 없는 바람도 그냥 제멋대로 불

어 가는 것은 아니어서 화분들도 함께 실어 날라 꽃 사과의 꽃잎을 떨어뜨

리더니, 어느새 저희끼리 짝짓고 저희끼리 신방을 차리고 임신케 하여 어느

날 갑자기 나무 가지가지마다 꽃 사과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리게 했다.

잇큐의 시처럼 감나무의 가지를 부러뜨려 봐도 감은 보이지 않고 대추나

무의 가지를 부러뜨려 봐도 대추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제 가을이

오면 감나무에는 감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대추나무에는 대추가 주저리

주저리 열릴 것이다.

그들을 위해 내가 따로 할 일은 없다. 그저 내버려 두면 그뿐인 것이다.

태양은 제가 알아서 알맞게 온도를 재어 열매를 숙성시킬 것이며 때맞춰

내리는 빗물은 저희끼리 알아서 그들의 갈증을 채워 주고 메마른 나무의

뿌리를 적셔 줄 것이다.

모과나무에서는 노오란 모과들이 알알이 열매 맺어 향기를 피울 것이고

나무 그늘 속에 숨어 살던 개구리가 만약 우리 집 식구의 희망 사항처럼 죽

지 않고 그때까지 살아 있다면 아마도 우리 집 땅속을 파고 들어가 그 속

에서 기나긴 겨울잠을 잘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흙 한 줌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니 아아, 흙이란 얼마나 신비

한 것인가. 잇큐의 시처럼, 그대 나아가 뜨락의 흙 한 줌을 떠서 가만히 들

여다보라. 그 흙 한 줌 속에서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어나고, 풀이 우거지

고, 개구리가 태어난다.

그 흙 한 줌 속에서 감이 열리고, 대추가 매달린다. 우리의 육체도 그 흙

한 줌에서 비롯되어 태어난 것이니, 아아, 우리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부터 와서 어디로 가고 있음인가.

- 최인호, 『최인호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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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가 정원에 있는 나무들을 위해 따로 할 일은 없고 그냥 내버려 두면 된다고 말한 까닭을 생각해 보자.

화분 종자식물의 수술의 화분낭 속에 들어 있는 꽃의 가루. 바람, 물, 곤충 따위

를 매개로 암술머리에 운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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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정원에 청개구리 새끼가 나타난다. 깜짝 놀라 눈을 비비는 사이 개구리는

사라진다. 시간이 흘러 여름, 이번에는 흑갈색 개구리가 나타난다. 신기해하며 한참을 쳐

다본다. 개구리는 가족들에게 기쁨의 대상이 된다. 그러고 보니 정원에는 개구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나방들이 있고, 참새들이 있다. 모두 살아 있는 것들이다. 살아 숨 쉬는 것

은 또 있다. 나무들이다. 그중에는 이사를 오며 옮겨 심은 모과나무도 있다. 죽을 가능성

이 높다고 했던 모과나무는 때가 되어 봄이 되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그저 내버

려 두어도, 자연은 알아서 소생한다.

이 글은 자연물에 얽힌 경험을 바탕으로 생명의 근원을 탐색하는 글쓴이의 사색을 담

은 수필이다. 글쓴이는 이 경험을 통해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어나고, 풀이 우거지고, 개

구리가 태어나는 이 모든 것이 흙 한 줌에서 왔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독자

에게 묻는다. 우리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고 있음인가.

(4)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63

이 작품의 내용과 관련하여 자유롭게 질문을 만들어 보자.

❶ 글쓴이의 가족은 왜 개구리의 출현을 신기해하고 기뻐했을까?

스스로 작품되짚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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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정원에 ( )이/가 많

다는 것을 알게 됨.

각자의 때에 맞추어 소생하는 생

명의 경이로움에서 ( )

을/를 생각함.

식물도, 동물도, 사람의 육체도

( )에서 나온 것임을

깨달음.

생각과 느낌, 깨달음

정원에 개구리 외에 나방, 참새

등이 날아오는 것을 봄.

이사 오며 이식한 ( )의

생사를 걱정했으나, 봄이 되자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힌 것을 확

인함.

생명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사

색함.

경험

1 이 작품의 내용을 정리해 보자.

(1) 자연물과 관련된 글쓴이의 경험과 그에 대한 글쓴이의 생각과 느낌, 깨달음을

정리해 보자.

학습활동

이해 탐구

(2) 글쓴이는 다음과 같이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의 효과를 말해 보자.

그 흙 한 줌 속에서 감이 열리고, 대추가 매달린다. 우리의 육체도 그 흙 한 줌

에서 비롯되어 태어난 것이니, 아아, 우리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부터 와서 어

디로 가고 있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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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65

2 이 글을 바탕으로 교술 갈래의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을 탐구해 보자.

(1) 이 글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교술 갈래의 특징을 찾아 정리해 보자.

교술 갈래의 특징 이 글의 특징

글쓴이가 경험한 일이나 사실을

서술한다.

글쓴이가 자신의 집 정원에서 실

제로 경험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하

고 있다.

특별한 형식 없이 자유롭게 내용

을 서술한다.

글쓴이가 직접 내용을 전달한다.

(3) 이 글은 앞서 배운 「오 분간」, 「봄·봄」, 「동승」과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각각의

갈래 특성을 떠올리며 세 작품이 어떤 점에서 서로 다른지 함께 이야기해 보자.

도움말

글쓴이는 모과나무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과정을 세심하게 지켜보았고, 생명의 근원을 궁금해하고 있다.

(2) 교술 갈래에는 글쓴이의 개성이 잘 드러난다. 다음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글쓴이

의 개성을 말해 보자.

때가 되어 봄이 되자 모과나무에는 연분홍 수줍은 꽃들이 일제히 피어나더니

잎새도 눈부시게 피어나고, 그 꽃잎마다 알 수 없는 곳에서 날아온 별들과 나비

들이 꽃가루를 모아 열매를 맺게 하더니 저리도 많은 모과가 열리게 하였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이 황량한 도시의 어느 곳에서 벌들은 날아오고, 이 도시

의 어느 곳에서 나비가 살아 날아다니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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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3 다음은 이 글의 내용을 도식화하여 정리한 것이다. 글의 중간에 시를 삽입하여 얻는 효과를 설명해 보자.

핵심 정리

교술 갈래는 글쓴이가 경험한 사실이나 글쓴이의 생각, 깨달음 등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문학 갈래로, 설(說), 기(記), 가사, 서간, 기행문, 수필 등이 이에 속한다. 교술 갈래의 일반적인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특별한 형식 없이 자유롭게 표현한다.

글쓴이가 자신의 경험, 생각과 느낌, 깨달음 등을 독자에게 직접 전달한다.

글쓴이의 인생관이나 세계관, 새로운 시각 등을 드러내어 교훈이나 감동, 깨달음을 준다.

교술 갈래의 특징과

문학적 형상화 방법

수필의 요소인 구성과 표현(문체)은 글쓴이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기여한다. 이 구성과 표현이 잘 어우러질 때, 수필은 삶에 대한 인식과 성찰이라는 본래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

수필의 요소와 전체의

유기적 관계

개구리, 나방, 참새와

관련한 이야기

모과나무와

관련한 이야기잇큐의 시

정원에 있는 동물들의

근원에 대한 궁금증

나무에 맺힌 열매의

근원에 대한 궁금증

근원을 알 수 없는

벚꽃의 생명력

전반부에서는 개구리, 나방,

참새 등의 동물을, 후반부에서

는 모과나무와 같은 식물을 소

재로 이야기하고 있는

데, 이 둘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는 것 같아.

재로 이야

데, 이 둘을둘둘

연결해 주

글 전체를 ( )

(이)라는 내용으로 긴밀하게 엮

어 주면서 주제 의식을 강화하

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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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음은 고려 후기의 문인 이규보가 쓴 「이옥설」이다. 이 글이 교술 갈래에 속하는 까닭을 파

악해 보자.

행랑채가 퇴락하여 지탱할 수 없게끔 된 것이 세 칸이었다. 나는 마지못하여

이를 모두 수리하였다. 그런데 그중의 두 칸은 앞서 장마에 비가 샌 지가 오래되

었으나, 나는 그것을 알면서도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다가 손을 대지 못했던 것이

고, 나머지 한 칸은 비를 한 번 맞고 샜던 것이라 서둘러 기와를 갈았던 것이다.

이번에 수리하려고 본즉 비가 샌 지 오래된 것은 그 서까래, 추녀, 기둥, 들보가

모두 썩어서 못 쓰게 되었던 까닭으로 수리비가 엄청나게 들었고, 한 번밖에 비

를 맞지 않았던 한 칸의 재목들은 완전하여 다시 쓸 수 있었던 까닭으로 그 비용

이 많지 않았다.

나는 이에 느낀 것이 있었다. 사람의 몸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잘못을

알고서도 바로 고치지 않으면 곧 그 자신이 나쁘게 되는 것이 마치 나무가 썩어서

못 쓰게 되는 것과 같으며, 잘못을 알고 고치기를 꺼리지 않으면 해(害)를 받지

않고 다시 착한 사람이 될 수 있으니, 저 집의 재목처럼 말끔하게 다시 쓸 수 있

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나라의 정치도 이와 같다. 백성을 좀먹는 무리를 내버려 두었다

가는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고 나라가 위태롭게 된다. 그런 연후에 급히 바로잡으

려 하면 이미 썩어 버린 재목처럼 때는 늦은 것이다. 어찌 삼가지 않겠는가.

- 이지훈·김준우, 『한국 대표 수필선 33』

(4)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67

(2) 윗글이 교술 갈래에 속하는 까닭을 설명해 보자.

(1) 윗글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때, 빈칸에 들어갈 내용을 써 보자.

개인적 경험행랑채를 수리하다가 비가 샌 지 오래된 재목은 썩어서

수리비가 많이 든다는 것을 알게 됨.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

깨달음의 확장나라의 정치도 사람의 몸과 마음 같아서 백성을 좀먹는

무리를 빨리 처단해야 나라가 안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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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의

마무리

68 1. 문학의 갈래와 특성

정리하기

작품 전체와 구성 요소의 관계

문학 작품

각각의 요소가 작품 전체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음.작품의 주제

요소 2 요소 3

요소 1 요소 4

문학 갈래의 개념과 특징, 문학적 형상화 방법

서사 갈래

특정한 공간과 시간을 배경으로 어떤 인물과 관련된 사건을 전달하는 문학 갈래

▶ 서술자를 통해 사건을 전달함.

▶ 대체로 갈등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됨.

▶ 대화, 묘사, 서술 등의 표현 방법이 사용됨.

극 갈래인물들의 대사와 행동을 통해 사건을 전달하는 문학 갈래

▶ 공연이나 상영을 전제로 함.

▶ 인물의 대사와 행동이 현재형으로 표현됨.

교술 갈래글쓴이의 경험이나 생각, 깨달음 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문학 갈래

▶ 특별한 형식 없이 자유롭게 표현함.

▶ 글쓴이가 직접 자신의 경험, 생각, 느낌 등을 독자에게 전달함.

서정 갈래

특정한 개인의 감정과 정서, 생각 등을 표현하는 문학 갈래

▶ 특정한 개인의 감정과 생각에 대한 독백임.

▶ 화자의 내면을 운율이 있는 언어로 진술함.

▶ 이미지를 비롯해 다양한 표현 기법을 사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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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 항목 1 2 3 4 5

서정 갈래의 개념과 특징, 문학적 형상화 방법을 안다.

서사 갈래의 개념과 특징, 문학적 형상화 방법을 안다.

극 갈래의 개념과 특징, 문학적 형상화 방법을 안다.

교술 갈래의 개념과 특징, 문학적 형상화 방법을 안다.

갈래 특성에 따른 형상화 방식을 알고, 문학 작품을 효과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문학 작품은 구성 요소들과 작품 전체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음을 안다.

이 단원에서 학습한 결과를 스스로 점검해 보자.1

단원의 마무리 69

점검하기

이 단원을 학습하면서 향상되었다고 생각하는 역량에 표시해 보고, 어떠한 점에서 그 역량이 향상

되었다고 생각하는지 말해 보자.2

비판적·창의적 사고

공동체·대인 관계

자료·정보 활용 문화 향유

의사소통

자기 성찰·계발

●이 단원을 학습하면서 나는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였는가?

●이 단원을 학습하면서 나는 선생님 또는 친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