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 물리학의 작용 반작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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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Newsletter Vol 50 기획특집 기획특집 수학과 물리학의 작용 반작용 글_최재경·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 뉴턴(Isaac Newton)은 그의 운동법칙에서 서로 다른 두 물체 사이에는 작용 반작용이라는 힘 의 상호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작용 반작용의 상호관계는 어디 물체 사이뿐이랴. 두 사랑하는 남 녀 사이에도 가슴을 뛰게 하는 작용 반작용이 있고,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가 말한 대 로 인류 역사발전의 과정에도 도전과 응전이라는 작용 반작용이 있다. 이 글에서는 수학과 물리 학 사이에 있었던 여러 가지 작용 반작용의 역사에서 세 가지를 골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1. 아인슈타인-포앙카레 뉴턴은 빛을 입자로 보았고 후크(Robert Hooke)와 호이겐스( Christiaan Huygens )는 빛이 파동 이라고 해석하였다. 호이겐스는 빛의 파동은 에테르(luminiferous ether )라는 매체를 통해서 모든 방향으로 퍼진다고 설명하였다. 맥스웰( James Clerk Maxwell )은 모든 전자파는 빛의 속도로 퍼지 고 빛은 전자파의 일종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주 속에서 정지해 있는 에테르를 통해서 전자파가 고정된 빛의 속도로 퍼진다고 말하였다. 그러면 지구가 에테르 속을 어떻게 움직이느냐는 문제에 대해 19세기 말에 여러 가지 실험이 있었다. 이 중에서 마이켈슨(Albert Abraham Michelson)과 몰리(Edward Williams Morley)는 수직 방향으로 분리되는 빛을 간섭시켜 에테르의 존재를 보이 고자 하였는데 이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실험물리학자는 부정적인 결과만 얻었다. 이 난국을 혁신 적인 방법으로 타개하려고 시도한 물리학자가 로렌츠(Hendrik Antoon Lorentz)다. 그는 1892모든 물체는 에테르 속에서 움직이는 방향으로 길이가 수축한다는 가설을 내놓아 에테르를 구제 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3년 후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에테르 속에서의 실제 시간( true time) 에 비교해서 움직이는 물체의 지엽적인 시간(local time)은 천천히 흐른다고 말하였다. 이와 같은 길이와 시간의 로렌츠 변환은 맥스웰의 방정식과도 잘 부합하였다. 19세기 말 최고의 수학자였던 프랑스의 포앙카레( Jules-Henri Poincaré)는 로렌츠의 이론에 호 응하여 자신이 그 이론을 심화하는 데 앞장 섰다. 역사적으로 영국과 식민지 개척에서 치열히 경 쟁하던 프랑스는 항해지도의 제작을 위해 경도국(Bureau of Longitude)을 개설했는데 포앙카레 는 한 때 그곳의 長이었다. 위도는 북극성의 경사각으로 쉽게 알 수 있지만 경도를 알아내는 문제 는 매우 어려웠다. 왜냐하면, 지구가 자전하고 있기 때문에 경도는 전 세계적으로 동시의 시간을 우선 알아야 하고 그때 해의 높이로 그 지역의 경도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시의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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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letter Vol 50기

    획특

    기 획 특 집

    수학과 물리학의 작용 반작용

    글 _ 최재경·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

    뉴턴(Isaac Newton)은 그의 운동법칙에서 서로 다른 두 물체 사이에는 작용 반작용이라는 힘

    의 상호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작용 반작용의 상호관계는 어디 물체 사이뿐이랴. 두 사랑하는 남

    녀 사이에도 가슴을 뛰게 하는 작용 반작용이 있고,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가 말한 대

    로 인류 역사발전의 과정에도 도전과 응전이라는 작용 반작용이 있다. 이 글에서는 수학과 물리

    학 사이에 있었던 여러 가지 작용 반작용의 역사에서 세 가지를 골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1. 아인슈타인-포앙카레

    뉴턴은 빛을 입자로 보았고 후크(Robert Hooke)와 호이겐스(Christiaan Huygens)는 빛이 파동

    이라고 해석하였다. 호이겐스는 빛의 파동은 에테르(luminiferous ether)라는 매체를 통해서 모든

    방향으로 퍼진다고 설명하였다. 맥스웰(James Clerk Maxwell)은 모든 전자파는 빛의 속도로 퍼지

    고 빛은 전자파의 일종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주 속에서 정지해 있는 에테르를 통해서 전자파가

    고정된 빛의 속도로 퍼진다고 말하였다. 그러면 지구가 에테르 속을 어떻게 움직이느냐는 문제에

    대해 19세기 말에 여러 가지 실험이 있었다. 이 중에서 마이켈슨(Albert Abraham Michelson)과

    몰리(Edward Williams Morley)는 수직 방향으로 분리되는 빛을 간섭시켜 에테르의 존재를 보이

    고자 하였는데 이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실험물리학자는 부정적인 결과만 얻었다. 이 난국을 혁신

    적인 방법으로 타개하려고 시도한 물리학자가 로렌츠(Hendrik Antoon Lorentz)다. 그는 1892년

    모든 물체는 에테르 속에서 움직이는 방향으로 길이가 수축한다는 가설을 내놓아 에테르를 구제

    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3년 후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에테르 속에서의 실제 시간(true time)

    에 비교해서 움직이는 물체의 지엽적인 시간(local time)은 천천히 흐른다고 말하였다. 이와 같은

    길이와 시간의 로렌츠 변환은 맥스웰의 방정식과도 잘 부합하였다.

    19세기 말 최고의 수학자였던 프랑스의 포앙카레(Jules-Henri Poincaré)는 로렌츠의 이론에 호

    응하여 자신이 그 이론을 심화하는 데 앞장 섰다. 역사적으로 영국과 식민지 개척에서 치열히 경

    쟁하던 프랑스는 항해지도의 제작을 위해 경도국(Bureau of Longitude)을 개설했는데 포앙카레

    는 한 때 그곳의 長이었다. 위도는 북극성의 경사각으로 쉽게 알 수 있지만 경도를 알아내는 문제

    는 매우 어려웠다. 왜냐하면, 지구가 자전하고 있기 때문에 경도는 전 세계적으로 동시의 시간을

    우선 알아야 하고 그때 해의 높이로 그 지역의 경도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시의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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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는 것은 과학사에서 매우 난해한 문제였다. 호이겐스는 목성의 위성 이오가 목성 뒤에서 뜨

    는 순간을 전 세계 동시로 정하자는 의견을 낸 적도 있다. 포앙카레가 경도국의 일을 하며 자연스

    럽게 접한 동시 결정방법은 해저 케이블로 보낸 전신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두 지역이 서로 전

    기신호를 보낼 때 케이블로 전류가 흐르는 시간을 더함으로써 한 지역의 시간으로부터 다른 지역

    의 시간을 정하는 방법이다. 실제로 전류가 대서양의 해저 케이블을 지나는 데 0.3초가 걸려 빛의

    속도의 20%에 그친다고 한다. 포앙카레는 이 방법에서 전류를 케이블로 보내는 대신 빛을 주고받

    음으로써 동시를 정하는 방법을 구상하였다. 이 방법을 써서 그는 로렌츠의 지엽적 시간이 바로

    다름 아닌 에테르 속에서 움직이는 시계의 시간임을 보였다. 포앙카레는 또 로렌츠 변환이 수학

    적으로 群(group)을 이룬다고 증명하였다.

    동시를 정하는 문제는 대서양 건너편에서도 제기되었다. 19세기 미국은 철도를 건설하는 데 총

    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철도를 따라 전신주도 세워졌다. 그런데 지역마다 시간을 제각각 정하여

    열차운영과 전신교환에 많은 불편이 생겼다. 그래서 1883년 미국 전역을 4개의 시간대로 통일하

    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로부터 각 시간대에서 동시의 시간을 가리키는 시계를 만드는 실용적인 문

    제에 부딪히게 되었다. 같은 시기 유럽에서도 동시로 통제되는 시계의 제작에 골머리를 앓았다.

    참고로 1884년 워싱턴에서 프랑스를 뺀 22개국은 영국의 그리니치(Greenwich) 천문대를 지나는

    자오선을 0도로 정하는 데 합의하였다.

    대학을 졸업한 후 2년 동안 직장을 구하지 못해 힘들었던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친구

    의 도움으로 간신히 스위스 베른의 특허국에 취직하였다. 시계산업이 발전한 스위스에는 세계 각

    처에서 전기신호로 동시의 시간을 가리키는 시계에 관한 특허출원이 매년 10여 건 제출되었다. 이

    런 특허출원을 심사하며 아인슈타인은 시간의 동시성 개념을 자연스럽게 탐구해나갔다. 또한, 그

    는 에테르의 존재에 관한 부정적인 실험결과와 맥스웰 이론에서 코일과 막대가 움직이며 전기를

    유도하는 현상을 상대운동으로 설명하는 것에 관해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1905년 5월 중순 어느 날, 26살의 아인슈타인은 자주 토론해왔던 친구 베쏘(Michele Besso)를

    만나자마자 외쳤다. “시간은 절대적으로 정할 수 없어. 시간과 빛의 속도는 불가분의 관계야!” 한

    달 후 그는 ‘운동하는 물체의 전기역학에 관하여’ 라는 제목의 짧은 논문을 완성하였다. 이 논문

    의 중요한 도입부에서 아인슈타인은 主 시계에서 보내는 빛의 신호로 다른 시계의 시간을 정하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하였다. ‘主 시계가 정오에 보낸 신호를 다른 시계가 받는 순간 정오

    로 정하는 방법은 主 시계가 어디 있느냐에 따라 다른 시계의 시간이 달라지므로 바람직하지 않

    은 것이다. 그러나 主 시계로부터 다른 시계까지 신호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정오에 더하

    여 다른 시계의 시간을 정하는 방법은 主 시계의 위치에 상관이 없으므로 시간의 동시성을 확실

    하게 정의할 수 있게 해준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하여서 모든 관성계(등속좌표계)에 독립적인 시간을 도입하였다. 그리고

    그는 두 가지의 공리를 세웠다. 모든 관성계에서 진공 중 빛의 속도는 같다, 그리고 각 관성계 속

    의 관측자는 자신이 정지하고 있는지 움직이고 있는지를 알 수 없다고. 이로부터 아인슈타인은

    동시라는 개념은 절대적이지 않고 관성계마다 다르다는 동시성의 상대성, 로렌츠 변환(길이의 수

    축과 시간의 지연), 질량과 에너지의 동등성(E = mc2)을 얻어냈다.

    신기하게도 포앙카레의 시간조정 방법은 아인슈타인의 그것과 같다. 그러나 그는 왜 아인슈타

    인의 상대성이론을 7년 후 죽을 때까지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포앙카레는 이미 뉴턴이 주장한

    절대공간과 절대 시간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음을 깨달았고 동시성이라는 개념에도 문제가 있음

    을 간파하였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유클리드 기하학으로는 물리학을 전통적인 방법으로밖에

    기술할 수 없음을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에테르가 물리학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도

    구로 보고 절대 버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포앙카레와 로렌츠는 에테르 속의 시간이 진정

    한 시간이고 나머지 시간은 지엽적인 시간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에테르의 존재를

    부정하며 모든 관성계의 시간이 제각각 진정한 시간이라고 말하였다. 포앙카레와 로렌츠는 로렌

    츠 변환을 공리로서 도입하였으나 아인슈타인은 시간의 새로운 정의의 부산물로 쉽게 얻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앙카레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로렌츠 변환을 쉽게 설명하는 도구로

    만 이해했고, 아인슈타인을 물리학의 근본적인 전제인 에테르를 회피하는 물리학자로만 보았다.

    반세기 후 드브로이(Louis Victor Pierre Raymond de Broglie)는 대수학자인 포앙카레가 상대

    성이론을 먼저 발견하여 그 영광을 프랑스에게 돌리지 못했던 것을 애통해 하였다. 아인슈타인

    의 이론에 포앙카레처럼 근접한 사람이 없었는데 마지막 결정적인 단계를 넘지 못하여 시간과 공

    간의 깊은 이해와 그에 따르는 영광스런 결론을 아인슈타인에게 내주고 말았다고 애석해 하였

    다. 드브로이는 포앙카레가 수학자여서 과학이란 논리적으로 같은 여러 이론 중에서 가장 편리

    한 이론을 골라내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들었다. 또한, 포앙카레가 너무 수학자

    여서 물리학자의 직관이 부족하고 현실 세계에 무관심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Einstein’s

    Clocks, Poincaré’s Maps’ 라는 제목의 책에서 저자 갤리슨(Peter Galison)은 드브로이의 그런 견

    해가 지나치게 편협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에 의하면 포앙카레가 오히려 현실세계에 너무 집중하

    였다는 것이다. 뉴턴 역학의 시간은 이론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으나 큰 문제 거리는 아니라고

    포앙카레가 말한 이유는 빛의 신호전달에서 생기는 상대론적 오차를 경도측정에서 생기는 시간

    오차와 같은 부류의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갤리슨은 설파한다.

    애초에 아인슈타인은 특허국에 가자마자 뜻이 맞는 친구 두 명과 올림피아 아카데미를 결성하

    여 철학과 과학책을 읽으며 공동관심사를 토론하였다. 그들은 자주 만나 경험론 철학자 흄과 마

    흐의 책, 포앙카레의 책 ‘과학과 가설’을 읽으며 심도 있게 논의하고 비판하였다. 마흐가 말하길

    시간이란 원초적인 것이 아니고 사물의 운동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절대 시간이란

    존재하지 않고 단지 형이상학적인 개념이라고 하였다. 마흐는 이미 고전역학의 문제점을 직시하였

    고 상대성이론의 탄생을 재촉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포앙카레에게는 에테르가 사유의 기반이

    며 자연현상을 기술하는 미분방정식의 토대이어서 에테르의 존재에 관한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

    았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에게 에테르는 모든 관성계가 독립성을 갖는 데 걸림돌이 될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마치 불필요한 장치가 있는 특허출원을 퇴짜 놓듯이 에테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 76 | 과 학 의 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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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letter Vol 50기

    획특

    아울러 포앙카레의 조카가 지적했듯이 포앙카레는 평생 탐험과 여행 이야기를 좋아한 나머지 수

    학과 물리학보다 지리학의 관점에서 상대성이론에 접근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특

    허국에 출원됐던 동시의 시간을 가리키는 시계 제작기술을 다루면서 동시성이라는 물리학적인

    문제에 공학적이며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19세기의 학자 포앙카레는 19세

    기 물리학 이론에 심취하여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반면에 아인슈타인은 주류 물리학계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기성이론에서 자유로운 풋내기 청년으로서 거침없는 상상력의 날개를 펼쳤

    다.

    그런데 천재 물리학자가 구축한 상대성이론도 한 수학자의 예리한 통찰력이 필요하였다. 이 수

    학자는 아인슈타인이 취리히 공대에 다닐 때 수업을 들은 민코프스키(Hermann Minkowski)였는

    데 아인슈타인은 학생 때부터 그를 평범한 수학자라고 깎아내려 왔다. 민코프스키는 기하학을 정

    수론에 응용하며 업적을 쌓기 시작했다. 그는 포앙카레가 로렌츠 변환을 4차원 기하학으로 해석

    하는 것을 보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그는 1907년 상대

    성이론을 4차원 시공간의 기하학으로 멋있게 해석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민코프스키는 아인

    슈타인의 이론을 혁명적이라고 평하며 독일 물리학회 연설에서 선언하길 “이제부터 공간 자체, 시

    간 자체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시공간이라는 개념만이 존재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공간

    거리의 제곱 빼기 시차의 제곱을 시공간 거리의 제곱이라는 새로운 거리를 도입하였다. 관성계를

    바꿀 때마다 거리는 짧아지고 시간은 늘어나지만 사실 민코프스키의 시공간 거리는 변하지 않고

    일정하다는 것이다. 마치 원점을 중심으로 좌표평면을 회전하여도 원점부터의 거리는 일정하듯이

    한 관성계에서 다른 관성계로 상대론적 변환을 하는 것은 시공간에서 민코프스키 거리를 보존시

    키는 회전이라는 뜻이다. 우리 인간이 인식한 시간 자체와 공간 자체는 이 시공간을 각각 1차원

    시간축과 3차원 공간에 사영해서 얻은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마치 플라톤의 ‘공화국’에서

    죄수들이 동굴 속에서 벽에 비친 그림자를 실재라고 생각하며 사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고 민코

    프스키는 말하였다.

    민코프스키의 기하학적 해석을 본 아인슈타인은 쓸데없이 수학적으로 복잡하게 만든 것이라며

    평가절하하였다. 포앙카레는 시공간 개념이 조그마한 이득을 보기 위해 많은 불편을 감수하는 이

    론일 뿐이라고 평하였다. 그러나 아인슈타인 주변의 모든 물리학자는 그의 방식보다 민코프스키

    의 방식으로 상대성이론에 접근하는 것을 선호하였다. 결국, 아인슈타인 자신도 중력이론을 깊이

    연구할수록 시공간 개념이 필수불가결임을 깨닫기 시작하였다. 마침내 아인슈타인은 민코프스키

    에게 깊은 존경을 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미 때가 늦은 것이 민코프스키는 1909년 44살에

    맹장염으로 사망하고 만 것이다. 그때부터 아인슈타인은 민코프스키처럼 물리학적 현상을 4차원

    시공간에서 기술하고, 물리학적 결론을 기하학적 정리로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최근에 펜로즈(Sir

    Roger Penrose)는 민코프스키의 해석 덕분에 상대성이론이 비로소 완성됐다고 평가한다.

    관성계에서 특수 상대성이론을 확립한 아인슈타인은 가속계와 중력장으로 그 이론을 확장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그런 연구에 필요한 것은 민코프스키의 시공간 거리가 점마다 연속적으

    로 변하는 일반적인 공간이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이미 모교에서 수학과 정교수가 된 동창생

    그로스만(Marcel Grossmann)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 무대를 바꿀 필요가 있다. 50여 년을 거슬러 어느 여름날 독일의 괴팅겐 대학으로 옮겨가 보

    자. 28살의 수학자 리만 (Friedrich Bernhard Riemann)은 지도교수 가우스를 포함한 철학 교수

    진 앞에서 대학강사 자격시험 논문강연(Habilitation)을 하였다. 강연제목은 ‘기하학의 기본적인

    가정에 관하여’이었는데 그는 이 강연에서 수식을 딱 하나만 썼다. 그 이유는 수학자가 아닌 청중

    대부분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수학을 철학 일부로서 제시하기 위함이라고 후세 사람들은 해석하

    고 있다. 리만은 이 강연에서 혁신적인 공간개념을 제시하였다. 칸트는 공간이 외부로부터 얻어진

    경험적 개념이 아니고 선험적이라고 말하였고 또한 공간은 삼차원으로만 이루어졌다고 단언하였

    다. 그러나 헤르바르트 (Johann Friedrich Herbart)는 공간은 경험으로부터 얻어지며 인간은 움직

    임을 통해서 공간개념을 얻는다고 주장하였다. 리만은 공간은 선험적이 아니며, 공간에 작용하는

    힘에 근거한 길이개념이 공간을 결정한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삼차원의 공간만 있다는 헤르바르

    트와 달리 리만은 고차원의 공간도 임의로 존재함을 보였다.

    리만은 우선 공간에 좌표계를 도입하고 이 좌표를 이용하여 길이개념을 정의하였다. 그리고 그

    는 길이함수의 이차 도함수로서 곡률이라는 개념을 공간에 도입하였다. 즉 어떤 두 방향으로의

    길이함수를 다른 두 방향으로 미분함으로써 이 네 방향으로의 곡률텐서를 리만의 공간에서 정의

    한 것이다. 이리하여 길이는 공간에서 넓이, 부피, 각도 등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을 다룰 수 있게

    하고 또 공간이 어떻게 굽어 있는가를 알 수 있게 한다. 이렇게 리만이 정의한 공간의 개념은 우

    리로 하여금 다양한 공간을 다룰 수 있게 해주었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뉴턴과 칸트에 이르기

    까지 우리의 공간이라고 굳게 믿어왔던 유클리드 공간은 리만에 의해 그저 수없이 많은 공간중의

    하나로 격하되었다. 볼랴이(Johan Bolyai)와 로바체프스키(Nikolai Ivanovich Lobatchevsky)가 발

    견한 비유클리드 공간도 리만 공간의 특수한 경우일 뿐이다.

    리만의 강연을 듣던 가우스(Johann Carl Friedrich Gauß)는 강연내용의 심오함에 충격을 받았

    다고 한다. 가우스가 이보다 27년 전 발표했던 2차원 미분기하학의 고전적인 결과를 리만은 유클

    리드 공간을 뛰어넘어 고차원의 다양한 공간에 확장 가능하다고 보였는바 그의 이러한 대범함에

    가우스는 놀랐고, 공간을 물리학적인 실체로 해석한 그의 통찰력에 가우스는 감명받았다고 한

    다. 그렇지만 리만의 기하학은 자격시험 논문강연 이후 60년간 물리학에 아무 영향을 끼치지 못

    했다. 사실 리만은 중력, 빛, 복사열, 전자기력의 이해를 염두에 두고 기하학의 기본개념을 새롭

    게 정립하였는데도 말이다. 결국, 다행스럽게도 리만의 기하학은 물리학에 응용될 수 있었다. 그

    로스만의 도움을 받은 아인슈타인은 마침내 1915년 중력이 있는 공간 속에서 일반 상대성이론을

    완성하여 세상을 다시 놀라게 한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우리의 일상과 동떨어진 얘기가 아니다. 인류는 모르는 사이에 매

    일 상대성이론의 도움을 받고 있다. 지구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에 있는 시계에 의해 우리의 GPS

    는 작동되고 있는데 그 시계는 특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지구 위의 시계보다 천천히 가고 일반

  • 98 | 과 학 의 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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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letter Vol 50기

    획특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빨리 간다고 한다. 그 오차는 수정하지 않으면 단 2분 만에 허용치를 초과

    하여 쓸모가 없게 된다. 여기서 일반 상대성이론에 의한 오차는 특수 상대성이론에 의한 오차보

    다 6배가 된다고 알려졌다.

    2. 디락-슈바르츠

    양자역학 연구의 업적으로 1933년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와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디락(Paul Adrien Maurice Dirac)은 1930년 물리학사에서 기념비가 되는 ‘양자역학의 원리’라는

    책을 내었다. 양자역학의 고전이어서 현재에도 교재로 쓰이는 이 책에서 디락은 간단하며 직관적

    이지만 논란이 많은 델타함수를 소개하였다. 디락 델타함수는 원점에서 무한대이고 그 외의 점에

    서 0이며, 적분값이 1인 함수이다. 이 함수는 야구공이 타자의 배트에 부딪힐 때나, 두 당구공이

    서로 부딪힐 때의 충격함수, 또는 전자 같은 입자의 점전하와 점질량을 표시할 때 쓰인다.

    이러한 델타함수를 수학자들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왜냐하면, 엄밀한 의미의 함수는 무한대

    의 값을 가질 수 없으며, 한 점을 뺀 모든 점에서 0인 함수는 적분값이 0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억지로 말하자면 델타함수는 함수들의 극한으로 볼 수 있다. 즉 못처럼 뾰족하며 높이가 갈수록

    커지는 함수들의 극한을 델타함수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단 이 함수들은 전 구간에서 적분값이

    1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야구공을 타자가 배트로 칠 때 매 순간 어느 정도 큰 힘이 작용하는가를 알려고 하기보다, 충

    격이 전달되는 전체시간 동안 전해지는 총 충격량만 알면 야구공의 속도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

    이 델타함수의 요점이다. 일반적으로 디락은 델타함수 가 임의의 연속함수 와 양수 에

    대해서

    를 만족한다고 정의하였다. 즉 가 에 끼치는 영향력이 라는 것이다.

    이렇게 함수 같지 않고 괴팍한 델타함수를 당시의 수학자들은 조소하였다. 그러나 크게 비웃을

    수만은 없었던 것은 디락을 비롯한 물리학자들이 델타함수를 쓰며 항상 옳은 답을 얻어냈기 때

    문이다. 그래서 디락의 물리학적 직관력의 산물인 델타함수는 수학자들에게 큰 골칫거리였다. 그

    러다가 1940년대 후반 프랑스의 수학자 슈바르츠(Laurent Schwartz)가 초함수(distribution)를 논

    리적으로 엄밀하게 도입하며 델타함수가 초함수의 일종이라고 보였을 때 수학자들은 비로소 안도

    할 수 있었다. 슈바르츠는 초함수에 관한 업적으로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메달을 1950년

    에 수상하였다.

    슈바르츠의 성공 요인은 델타함수를 기존의 함수처럼 보지 않고, 다른 함수에 끼치는 델타함

    수의 영향력을 봄으로써 간접적인 접근을 시도한 데 있다. 물리학적 통찰력에서 출발하여 수학적

    엄밀성으로 귀결 짓게 된 과학사의 이 에피소드는 물리학과 수학의 바깥에서 들여다보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물리학자의 델타함수를 수학자가 받아들이는 과정을 철학의 인식

    론적 관점에서 해석함으로써 그 본질을 이해하고자 한다. 한 수학자의 아름다운 이론을 철학적으

    로 다시 음미해보고 싶은 것이다. 우선 인식론의 몇 가지 관점을 알아보자.

    로크(John Locke)는 영국 계몽사상의 기초를 닦은 인물이다. 그는 이성적 인식을 중시하는 합

    리주의적 지반을 떠나지 않고, 여기에서 경험적 인식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진리를 인식할 수 있

    느냐는 문제를 탐구하였다. 진정한 의미의 인식론은 로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에 의하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관념(idea)은 결코 本有적인 것이 아니다. 인간의 마음은 원

    래 아무런 글자도 씌어있지 않은 白紙(tabula rasa)와 같은 것이어서 이 백지에 글자를 써넣는 것,

    즉 관념을 주는 것은 단지 경험뿐이라는 것이다.

    로크에 의하면 외계의 대상이 우리의 감각기관에 영향을 미쳐 거기에 생겨난 감각에 의해 우

    리는 관념을 얻는다. 그러나 감각에 의해 얻어지는 것은 항상 외계의 사물의 성질뿐이고 사물의

    실체에는 우리가 미칠 수 없다. 그리고 감각에 의해 주어지는 사물의 성질을 나타내는 관념도 반

    드시 사물의 정확한 像은 아니다. 물체의 크기, 수, 모양, 운동과 정지, 고체성 등의 관념은 물체

    로부터 떼어낼 수 없고 인간의 감각기관과 독립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색, 소리, 냄새,

    맛, 온도, 부드러움 등의 관념은 우리의 감각기관에 의해 생긴 것이지 물체 자체가 갖는 성질은

    아니다. 로크는 전자를 제1 성질, 후자를 제2 성질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아일랜드의 철학자 버클리(George Berkeley)는 로크가 말하는 객관적인 제1 성질은 있

    을 수 없다며, 물체의 제1 성질과 제2 성질의 구별을 완전히 부정하였다. 왜냐하면, 제1 성질도 감

    각에 의존해서 인식할 수밖에 없고, 감각 자체가 주관적이기 때문에 감각을 통해 얻은 인식은 모

    두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리하여 버클리에 의하면 우리가 보통 물체라고 부르는 사

    물은 실은 단지 감각에 의해 우리에게 주어진 관념들의 다발에 불과하다. 우리가 물체라고 부르

    는 것에서 감각에 의해 주어지는 관념들을 하나씩 제거하면 나중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따

    라서 물체의 존재란 지각된다는 것에 불과하다. 이로부터 버클리는 ‘존재란 지각됨이다’(esse est

    percipi, To be is to be perceived)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우리는 흔히 “저기에 사과가 있다”고 할 때 사과라는 어떤 객관적인 실재가 존재하여 그 실재에

    는 붉은색, 신맛, 무겁고 둥근 모양이라는 고유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붉고 무거우며 둥글고 신맛을 내는 사과가 저기에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따져보

    면 저기(외계)에 있다고 생각되는 사과(사물)는 다만 지각된 어떤 것으로서의 사물이며, 이 사물

    은 ‘붉다’, ‘시다’, ‘무겁다’, ‘둥글다’와 같은 관념 다발로 우리의 마음속에 존재한다는 것이 버클리

    의 논리이다.

    흄(David Hume)은 영국 경험론의 철학을 극단까지 몰고 가며 자연과학의 필연성과 객관성도

    부정하여서 그 한계를 드러냈다. 경험적 사실 이상의 추리를 할 때 우리는 인과관계를 토대로 하

    는데, 이 인과적 지식이 얼마나 확실한지에 대해 흄은 고민하였다. 그에 의하면 태양의 운행에 대

    한 인간의 지식은 어제도 오늘도 태양이 동쪽에서 떴으니 내일도 동쪽에서 뜰 것이라고 단지 믿

    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이렇게 형이상학의 가능성은 흄에 의해 완전히 부정되었고, 결국 경험론

  • 1110 | 과 학 의 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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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절대적 지식을 결코 파악할 수 없다는 회의론에 빠졌다.

    이와 같은 흄의 책을 읽고 칸트는 형이상학적 독단의 잠에서 깨어났다고 한다. 상반된 방향으

    로 치달아 각각 독단과 회의에 빠진 독일의 합리론과 영국의 경험론을 비판적으로 수용하여 칸

    트는 새로운 철학적 입장을 정립하였다. 합리론이건 경험론이건 종래에는 인식의 문제를 고찰할

    때 항상 대상을 중심으로 생각해왔다. 인식이란 대상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파악하

    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런데 칸트는 인식의 대상은 주관의 선천적 형식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라

    고 하였다. 우리가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주관이 자신의 형식으로 구성한 것에 불과

    하다는 것이다. 중심은 이제 대상 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관 쪽에 있다는 것이다. 대상은 오히

    려 주관 때문에 구성되는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의 전환을 칸트는 천문학에 빗대어 코페르니쿠스

    적 전회(轉回)라고 불렀다.

    이제 우리의 수학문제인 디락 델타함수로 돌아가 보자. 데카르트는 수학적 방법을 유일하게 참

    된 학문적 방법으로 생각하였고, 모든 인식은 수학적 방법을 통해서 비로소 확실한 지식에 도달

    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데카르트에서 비롯된 합리론은 이성에 의해 일체의 진리를 인식할 수 있

    다며 이성을 절대적으로 신뢰하였다. 그러므로 수학자에게 필요한 것은 합리론적 인식이고, 반면

    경험론적 인식은 수학문제를 풀면서 커피 맛을 음미할 때에만 필요하다고 사람들은 생각하였다.

    그런데 디락이 들고 나온 델타함수를 본 수학자들은 당혹스러웠다. 전지전능한 이성으로 함수

    자체를 인식하려고 시도한 수학자들은 합리론의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우리의 인식이 이성만으

    로는 절대 성립하지 않는다는 흄과 칸트의 교훈을 뼈저리게 실감하였다. 칸트에 의하면 우리는 物

    自體(Ding an sich)의 세계에는 다다를 수 없고, 우리의 감성에 의해 구성되는 현상으로서의 대상

    만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난관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수학자가 슈바르츠였다. 여기서 그의 초함수론을 철학적으

    로 해석하기 위해 칸트를 따라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해보자. 즉 델타함수라는 대상을 우리의

    주관으로 구성하여 보자는 것이다. 그러면 함수를 인식하기 위한 수학자 주관의 선천적 형식은

    무엇인가? 이 선천적 형식 는 다음과 같이 정해진다:

    큰 값에 대해 이며 미분가능한 함수 들의 집합이 이다.

    는 수학자의 감각기관이 되는 셈이다. 이 감각기관으로 함수들을 어떻게 지각할 것인가? 예

    를 들어서 함수 가 주어졌을 때 수학자가 를 속의 로 느끼는 관념은 실수 값

    으로 정의된다. 이렇게 지각된 모든 관념이 모여 생긴 관념 다발이 기존의 함수

    를 초함수로서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초함수는 속의 모든 에 대

    해 관념을 만들고, 이 관념들이 모여서 하나의 관념 다발을 만든다. 슈바르츠는 이 관념 다발로

    원래의 초함수를 정의하였다. 이러한 초함수의 정의는 ‘존재란 지각됨이다’는 버클리의 말을 연상

    시킨다.

    디락 델타함수를 초함수로 정의하자면 다음과 같다:

    속의 로 실수값 을 느껴서 생긴 관념 다발이 바로 델타함수이다.

    이처럼 경험론적으로 정의된 초함수의 개념은 수학의 해석학 분야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하였다.

    물리학의 매우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개념이 수학의 이론을 공고히 하는 데 이바지한 것이다. 초함

    수의 정의를 이용하면 놀랍게도 초함수의 미분이 가능해진다. 속의 로 라는 실숫값을

    느껴서 생긴 관념 다발이 초함수 를 정의한다고 하자. 그러면 의 미분초함수는 속의 로

    이라는 실숫값을 느끼는 것이다.

    영화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순간이동이란 것도 초함수로 볼 수 있는데, 순간이동을 미분하면

    델타함수가 된다. 반면에 델타함수를 미분한 것만큼 충격을 가하면 야구공은 순간이동을 하게

    된다.

    돌이켜 보건대 디락은 충격적인 힘을 무리하게 매 순간 측정하려 들지 않고, 그저 전체시간의

    충격량을 알고자 했다. 충격함수 자체를 인식하려 들지 않고 그 함수의 간접적인 영향력에 관심

    을 둔 것이다. 디락의 이러한 간접적인 시각의 효용성을 인정한 슈바르츠는 논리적인 비약을 하여

    테스트 함수 들의 집합 를 통해 델타함수를 비롯한 초함수를 간접적으로 인식하는 수학이

    론을 정립한 것이다. 수학 논리의 바깥에서 유유자적하던 디락을 슈바르츠는 수학 논리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마치 칸트가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통해 경험론을 포용한 것처럼.

    3. 허수

    2차 방정식의 해법은 이미 기원전 2000년에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그러나 거의

    4000년이 지난 1545년에야 3, 4차 방정식의 해법이 카르다노에 의해서 발표되었다. 그 당시만 해

    도 같은 무리수는 껄끄러운 수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받아들였다. 왜냐하면, 무리수는 유리수

    로 쉽게 근사값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無인 수 0보다 더 작은 음수는 존재의미를 부

    여할 수 없어서 무리수보다 더 까다로운 수로 여겨졌다. 양수와는 방향이 반대인 수로서 그나마

    음수는 존재의미가 있었다. 그렇지만 카르다노(Girolamo Cardano)마저도 무리수와 음수를 허구

    의 수라고 불렀다고 한다.

    사정이 그러하니 그 당시 사람들이 과 같은 허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

    해할 만하다. 그러

    나 3차 방정식을 다룰 때는 문제가 달랐다. 카르다노가 발표한 3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에 의하면

    의 근은 이다.

    여기서 근에 이라는 허수의 항이 포함되지만, 실제 근은 모두 실수인 4, 다. 이렇게 근은 실수이지만 허수를 포함한 식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다는 사실이 매우 당혹스러웠다.

    이런 상황은 피할 수 없다는 정리가 1896년에 증명되긴 하였다. 별수 없이 카르다노는 허수를 궤

    변이라고 치부하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허수를 가지고 유희를 하였다. 합이 10이며 곱이 40인 두

    수는 라고 보이면서 그는 이를 미묘하고 쓸모없는 유희라고 불렀다.

    한편 1572년 봄벨리 Rafael Bombelli는 카르다노 근의 공식에 있는 허수 을

    의 꼴로 간단히 바꾸려는 시도를 하다가 중요한 결론에 도달했다. 오늘날과 같은 복소

  • 1312 | 과 학 의 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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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의 합과 곱의 계산법을 정한 것이다. 그 자신 미처 그 중요성을 자각하진 못했지만. 을

    imaginary number라고 부른 것은 1637년 데카르트였다. 그만큼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수라고

    본 것이다. 그런데 이라는 정의와 라는 식의 상호 모순성

    은 심지어 오일러도 당혹스럽게 하였다고 한다. 그는 이라고 증명까지 한 것이다.

    결국, 이런 혼란을 피하기위해 수학자들은 대신 라는 기호를 쓰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하여 18세기 들어서 복소수는 많이 사용되었다. 1707년 드므와브르(Abraham de

    Moivre)는 라는 공식을 발견하였다. 뉴턴은 수학문제를 물으

    러 그에게 찾아오는 사람들을 드므와브르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가 자기보다 수학을 잘 안다고

    말하면서. 한데 비에테(Viète)도 그보다 100년 전에 비슷한 것을 발견하였다. 즉 와

    를 와 의 차식으로 표현하는 관계식을 을 풀어헤친 식에서 한 항씩

    건너뛰며 부호를 -로 바꾼 것이라고 보였다. 이것은 바로 에 계수 를 덧붙인 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그 당시 허수에 대한 거부감으로부터 생긴 한계라고 볼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오일러는 1748년에 공식 을 발견하였다. 그런데 드므

    와브르의 공식에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그것은 바로 곱을 합으로 바꾸는 것을 가능

    케 해주는 공식이라는 것이다. 복잡한 곱하기 계산을 쉬운 더하기 계산으로 바꾸는 방법을 찾

    는 것은 중세 때부터 많은 사람들의 꿈이었다. 한 방법은 지수법칙을 이용하는 것인데 예를 들

    어 2의 멱수들이 모여있을 때 이 수들의 곱을 구하자면 지수들을 더하면 되는 것이다. 문제는 2

    의 멱수들이 서로 너무 떨어져 있다는 점이었다. 이런 방법을 스코틀랜드의 한 영주인 네이피어

    (John Napier)가 친구에게 가르쳐주자 그는 흥미로운 얘기를 들려주었다. 그 친구는 御醫로서 제

    임스 왕을 따라 항해하다 풍랑을 만나 한 섬에서 피난했는데 거기서 천문학자 티코 브라헤(Tycho

    Brahe)를 만나게 됐다. 이 유명한 천문학자는 1008년 이집트 사람들로부터 전해 내려온 쉬운 계

    산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것은 라는 삼각함수

    식을 이용하여 코사인 표로부터 곱하기를 더하기로 바꾸는 방법(prosthaphaeresis)이었다. 이 방

    법을 전해 들은 네이피어는 지수법칙으로 곱하기를 보다 간단히 더하기로 바꾸는 계산방법을 완

    성하기로 결심하였다. 그 아이디어는 서로 떨어져 있는 2의 멱수들을 2의 유리수 승으로 이어주

    는(interpolation) 것이었다. 이 작업을 하기 위해 네이피어는 0.9999999의 100승이 0.99999이라

    고 보이는 계산부터 시작하였다. 이로부터 20년간 계산에 몰두한 끝에 네이피어는 1614년 로그표

    를 발표하였다. 막대한 계산작업에 고생하던 당대의 과학자들은 네이피어의 로그표를 크게 환영

    하였다.

    그러면 티코 브라헤와 네이피어와 드므와브르는 수학적으로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이 문

    제에 대한 열쇠는 1799년 베셀(Wessel)과 1806년 아르강(Argand)과 1831년 가우스가 독립적으

    로 정의한 복소평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우스는 사실 1797년에 복소평면을 이용하여 모든 대

    수방정식은 근을 갖는다는 대수학의 기본정리를 증명하였으나 허수 의 형이상학적 문제에 자신

    이 없어 발표를 미룬 것이다. 그러나 하디(G.H.Hardy)는 가우스야말로 복소평면을 처음으로 자

    신 있고 엄밀하게 다룬 수학자라고 평했다. 복소평면에서 두 복소수 과

    의 곱은 이다. 즉 두 복소수

    를 곱할 때 절대값끼리는 곱하고 편각끼리는 더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복소평면을 통해서

    곱하기가 더하기로 연결되는 것이다. 네이피어가 자극 받은 티코 브라헤의 prosthaphaeresis 방법

    의 코사인 식은 두 복소수의 곱과 더하기의 관계식으로부터 나오는 코사인과 사인의 합의 공식에

    서 유도되는 식인 것이다. 한편 드므와브르와 오일러가 그들 공식의 기하학적 의미를 깨닫지 못했

    다는 것은 그만큼 복소평면의 개념이 혁신적임을 뜻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복소수를 기하학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는 1673년 윌리스(John Wallis)가 처음 하였다. 그는 2

    차 방정식 의 두 근 이 일 때 그림A 에서

    실수축 위의 두 점 과 로 나타낼 수 있다고 보였다. 그러나 일 때는 , 가 실수축

    에 남아 있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Wallis는 과 가 그림B 에서처럼 실수축을 벗어난 두 점이

    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는 두 허수 이 오른쪽, 왼쪽에 있어야 한다는 선입견에서 못 벗

    어난 것이다. 그러나 가우스의 복소평면에서는 그림C 에서처럼 과 는 위 아래의 두 점이 된

    다. 허수축은 실수축과는 방향이 다르며 수직이어야 한다는 것이 복소평면의 핵심이다.

    그림 A 그림 B

    그림 C

  • 1514 | 과 학 의 지 평

    복소수의 곱하기는 복소평면에서 확대와 회전을 나타낸다. 모든 방향으로 같이 확대되고 회전

    되어야(conformal) 하는 것이다. 이는 복소함수가 복소평면에서 작은 정사각형을 정사각형으로

    보낸다는 매우 자연스럽고 환상적인 성질을 보여준다. 이로부터 복소함수의 미분가능 조건인 코

    시-리만 방정식이 생겨났다. 그래서 복소함수는 한 번 미분 가능하면 무한 번 미분 가능하고, 그

    적분값은 적분구간이 중간에 움직여도 변하지 않는다는 엄청난 성질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리하

    여 복소수는 오묘한 물리현상을 표현하는 많은 방정식에서 그 위용을 드러내는 것이다.

    허수는 수학자가 발견한 것 중 가장 위대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수학자가 허수를 능동적으

    로 찾아낸 것은 아니다. 이와 정반대로 허수가 수학자를 찾아왔으나 수학자는 허수를 피했고, 골

    치 아파했고, 다루기를 싫어했다. 그러나 자연 속에서 매우 자연스럽고 조화롭게 살고 있던 허수

    는 어느 날 실수와 짝을 이루면서 화려하게 등장하더니 그때부터 인간이 자연 현상을 이해하는

    데에 크나큰 도움을 주고 있다.

    최재경

    최재경 교수는 1977년 서울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수학의 미분기하학 분야에서 극소곡면, 상수평균곡률곡

    면, 기하측도론 등을 집중 연구하고 있다.

    연 구 의 현 장 I

    자연은 수학이라는 언어로 쓰여있다. –갈릴레오 (Galileo Galilei, 1564-1642)

    주어진 곡선을 경계로 하며 넓이가 최소가 되는 곡면을 찾는 문제는 수학뿐만 아니라 물리학, 생

    물학, 건축학, 공학 등의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주제이다. 우리가 자연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곡면

    들이 왜 그런 ‘특정한’ 모양을 띠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배후에 숨어있는 자연법칙은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실마리가 되며, 더 나아가 건물을 짓거나 기계를 설계할 때 어떤 모양을 따르는 것이 보

    기 좋고도 안정적이며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를 알아내는 이론적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평균 곡률(mean curvature)이 0인 곡면으로 정의되는 극소 곡면(minimal surface)은 이러한 최

    소 넓이 곡면의 강력한 후보이다. 왜냐하면, 극소 곡면의 정의는 넓이 함수의 극값(critical value)이

    라는 것과 동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소 넓이 곡면은 극소 곡면 중에서 찾으면 된다고 할 수 있

    다.) 이런 성질 외에도 극소 곡면의 다른 성질들을 밝혀내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작업일 뿐

    만 아니라 물리학 등 다른 분야에도 응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한가지 예로서 안정적인

    (stable) 극소 곡면이 존재한다는 성질로부터 일반 상대성 이론의 양의 에너지 정리(positive energy

    theorem)나 블랙홀의 존재 정리 등이 증명되었다.

    나선면(helicoid)과 현수면(catenoid)은 삼차원 유클리드 공간에 있는 극소 곡면 중 가장 대표적

    인 두 극소 곡면들이다. 나선면은 직선을 이와 수직인 다른 직선 위로 나사 돌리듯 돌려 올려서 얻

    어지는 곡면이고, 현수면은 현수선(catenary)을 준선(directrix)을 축으로 한 바퀴 돌려 얻어지는

    곡면이다. 나선면과 현수면이 극소 곡면이 되는 것도 신기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전혀 다르게 생

    긴 이 두 곡면이 국소적으로 합동(locally isometric)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수식으로 나타낼 수

    있는 복소함수를 이용하면 아래 그림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국소적으로는 나선면을 자르거나 늘

    이지 않고 현수면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수면의 재미있는 성질 중 가장 최근에 알려진 것으로는 서로 평행한 두 평면에 경계를 두며

    그 사이(slab)에 존재하는 극소 원환면(minimal annulus) 중 넓이가 최소가 되는 곡면은 현수면

    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정리가 있다 [BB]. 앞서 언급한 현수면과 나선면의 관계를 떠올리면 비

    슷한 성질이 나선면에 대해서도 성립하지 않을까를 자연스럽게 추측할 수 있는데, 필자는 지난해

    이와 관련된 결과들을 증명하는 데 성공하였다 [L].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반지름과 높이가 유한

    글 _이은주·고등과학원 수학부 연구원

    나선면(Helicoid)의 특성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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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16 | 과 학 의 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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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원기둥의 위아래 지름과 옆 면에 경계를 두며 원기둥 내부에 있는 곡면 중에서 넓이가 최소가

    되는 것은 나선면의 일부가 될 것인가의 문제인데, 원기둥의 높이가 높을 경우 자명한 반례(trivial

    counterexample)가 존재하게 된다. 다행히 원기둥의 높이가 기하학적인 의미가 있는 어떤 값을 넘

    지 않게 되면 나선면이 최소 넓이 곡면이 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고, 높이에 대한 상한이 없는

    경우는 원기둥의 중심축을 지나는 곡면 중에서 최소 넓이 곡면을 찾는다면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도 증명하였다.

    극소 곡면의 성질을 규명하고 분류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기준이 바로 유일성(uniqueness)이라

    고 할 수 있는데, 나선면의 유일성과 관련해서는 중요한 결과들이 많이 알려졌다. 몇 가지만 소개하

    자면 나선면은 평면을 제외한 유일한 극소 선직면 (ruled surface)이고 [C], 평면의 두 평행선을 경

    계로 하는 영역 내부에서 그래프로 주어지는 유일한 극소 곡면이다 [CK]. 또한, 단순 연결되어 있

    고 (simply-connected) 자가 교차점이 없는(without self-intersection) 평평하지 않은(non-planar)

    완비 극소 곡면(complete minimal surface)은 나선면 밖에 없다는 것도 증명되었다 [MR].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원기둥의 위아래 지름과 옆 면에 경계를 두며 원기둥 내부에 있는 곡면 중

    에서 옆 면의 경계 곡선이 이중 나선(double helix)인 곡면은 반드시 나선면의 일부가 되어야 할 기

    하학적인 조건들을 찾을 수 있었다. 또한, 옆 면에 생기는 경계 곡선이 나선이 아닌 일반적인 곡선

    인 경우에도 두 곡선이 중심축에 수직이며 곡면도 옆 면에 수직인 곡면은 나선면과 합동이 되어야

    한다는 것도 증명하였다 [L].

    [그림] 나선면에서 현수면으로의 변형(deformation)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안다는 말처럼, 공간에 놓여 있는 곡면의 성질을 알아냄으로써 그 공간 자체

    도 이해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필자는 차원이 높은 유클리드 공간과 비-유클리드 공간 안

    에 있는 극소 곡면의 성질들을 특히 나선면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새롭고도 의미

    있는 결과들을 얻어 학문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참고문헌

    [BB] Bernstein, Jacob; Breiner, Christine, A variational characterization of the catenoid, Calc.

    Var. Partial Differential Equations 49 (2014), no. 1-2, 215–232.

    [C] Catalan, E., Sur les surfaces réglées dont l’aire est un minimum, J. Math. Pure Appl. 7 (1842),

    203-211.

    [CK] Collin, P.; Krust, R., Le problème de Dirichlet pour l’équation des surfaces minimales sur

    des domaines non bornés. (French) [The Dirichlet problem for the minimal surface equation in

    unbounded domains], Bull. Soc. Math. France 119 (1991), no. 4, 443–462.

    [L] Lee, E., A Characterization of the helicoid in a cylinder. Thesis (Ph.D.)-Seoul National

    University, 2013.

    [MR] Meeks, William H., III; Rosenberg, Harold The uniqueness of the helicoid. Ann. of Math. (2)

    161 (2005), no. 2, 727–758.

  • 1918 | 과 학 의 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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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II

    연 구 의 현 장 II

    탑 쿼크(Top quark)의 전후방 비대칭성과

    새로운 물리

    글 _ 유채현·고등과학원 물리학부 조교수

    표준모형(Standard Model)에서 자연계를 이루는 기본 입자들은 여섯 개의 렙톤(lepton)과 여

    섯 개의 쿼크(quark), 그들의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입자, 그리고 그들의 반입자들로 구성되어 있

    다. 그중에서 탑 쿼크(Top quark)는 질량이 가장 큰 입자이다. 탑 쿼크의 질량은 약 173GeV이다.

    이것은 금 원자와 비슷한 수준이며 양성자 질량의 약 185배이다. 다른 쿼크들의 질량은 탑 쿼크보

    다 최소 40배 이상 낮은 질량을 가지고 있다. 표준모형에서 질량은 힉스장과 상호작용하는 유가와

    (Yukawa) 항으로 주어진다. 탑 쿼크의 유가와 결합상수는 1에 가까운 숫자를 갖고 있다. 큰 유가와

    결합상수 때문에, 탑 쿼크는 발견되기 전부터 전기약작용 이론의 자발적 대칭성 붕괴와 새로운 물

    리(New Physics)에 대한 단서를 줄 것으로 예상하였다.

    탑 쿼크는 1995년에 미국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Fermilab)에 있는 테바트론 (Tevatron) 가

    속기에서 처음으로 발견이 되었으며[1], 이후 2009년 유럽 CERN에서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에

    서 재발견이 되었다. 매우 큰 질량 때문에 이 두 가속기에서만 탑 쿼크가 생성되었다. 현재까지 테

    바트론에서는 약 105개의 탑 쿼크와 탑 반쿼크 쌍이 생성되었다. LHC에서는 4년간 약 106개 이상

    의 탑 쿼크와 반쿼크 쌍이 생성되었으니, LHC가 “탑 공장 (Top Factory)”라고 불리는 것도 이해가

    된다. 내년부터 LHC가 재가동이 되면 더욱 많은 탑 쿼크가 생성되어 탑 쿼크의 성질을 더욱 자세

    하게 탐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 탑 쿼크(t), W 보존, 힉스 보존(H)의 질량 관계 그림 2. 에너지 크기에 따른 힉스 보존의 quartic coupling

    탑 쿼크의 성질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탑 쿼크의 질량이다. 그림1에서처럼 탑 쿼

    크의 질량은 게이지 보존의 질량과 힉스 보존의 질량과 관련이 있어서, 세 입자의 질량을 정밀하

    게 측정하면 표준모형의 검증과 새로운 물리의 단서를 줄 수 있다. 탑 쿼크의 질량의 중요성은 그

    림2에서도 드러난다. 그림 2는 힉스장의 포텐셜( ) 중에서 quartic

    coupling λ의 에너지 크기에 따른 값을 보여준다. 이 값이 음수가 되면 힉스장의 포텐셜이 안

    정된 진공 기댓값을 가지지 못하게 되고, 진공 기댓값이 불안정한 기댓값을 가지거나 준안정

    (metastability) 상태를 가지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우주의 진공 기댓값이 더 낮은 에너지로 이

    동할 수 있어서 자칫 현재의 상태가 급속도로 붕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림 2에서 보듯이 탑 쿼

    크의 질량이 171 GeV보다 작다면 λ 값이 플랑크 스케일(Mp~ 1018 GeV)까지 음의 값을 가지지 않

    을 수 있다. 테바트론에서 측정된 탑 쿼크의 질량은 173.29 ± 0.87 GeV이고, LHC에서 측정한 값은

    173.29 ± 0.95 GeV이다. 두 실험에서 측정한 값이 매우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이

    값이 의미하는 것은 표준모형만을 고려하면 약 1010 GeV 스케일에서 λ 값이 음의 값을 가지게 된다

    는 것이다. 다른 의미로는 1010 GeV 까지는 표준모형 외의 새로운 물리가 존재해야 함을 의미하거

    나, 진공 기댓값이 준 안정적인 상태로 존재함을 의미한다.

    테바트론의 질량 측정이 아직은 LHC보다 더욱 높은 정밀도를 보이고 있지만, 곧 LHC가 테바

    트론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테바트론과 LHC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관측량이 존재한

    다. 테바트론은 양성자(p)-반양성자( p̅ ) 충돌기이지만 LHC는 양성자-양성자 충돌기이다. 테바트론

    은 초기 충돌이 반전성(parity)에 대해 음의 값을 갖지만, LHC는 양의 값을 갖게 된다. 반전성에 대

    해 음의 값을 갖는 관측량은 LHC보다 테바트론이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반전성에 대해 음의 값을

    갖는 대표적인 관측량이 탑 쿼크의 전후방 비대칭성 (Top forward-backward asymmetry, Atf b)이다.

    전방 지역은 초기의 양성자의 방향으로 결정되고, 탑 쿼크의 전후방 비대칭성은 전방 지역과 후방

    지역에서 생성된 탑 쿼크 개수의 차이에 의해서 정의된다.

    그림 3. 쿼크-반쿼크 충돌에서 전방(forward) 지역과 후방(backward) 지역에서 생성된 탑 쿼크와 탑 반쿼크의 분포도.

    backward

    forward

    p p̅ q̅

    qt

    θ

    t̅ t

  • 2120 | 과 학 의 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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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II

    탑 쿼크와 탑 반쿼크의 생성은 크게 두 가지 과정에서 일어난다. 하나는 쿼크와 반쿼크가 충돌

    해서 탑 쿼크와 탑 반쿼크가 생성되는 과정(qq̅ t t̅ )이고, 다른 하나는 두 개의 글루온이 충돌해서

    생성되는 과정( t t̅ )이다. 글루온들이 충돌하는 경우는 반전성에 대해 양의 값을 가지므로 전후

    방 비대칭성이 영이 된다. 그러나 쿼크-반쿼크 충돌은 반전성에 대해 음의 값을 가지므로 전후방

    비대칭성이 영이 아닌 값을 가질 수 있다. 강한 결합 상수 (QCD coupling constant)의 가장 낮은 차

    원에서는 전후방 비대칭성이 영이 되지만 높은 차원의 보정을 합하면 전후방 비대칭성이 약 0.05

    의 값을 갖게 된다. 양의 전후방 비대칭성 값은 그림 3에서 이해될 수 있다. 쿼크와 반쿼크는 각각

    양성자와 반양성자의 파톤일 확률이 가장 높다. 그 이유는 쿼크는 양성자의 원자가 쿼크(valence

    quark)이지만 반쿼크는 양성자의 바다 쿼크(sea quark)이고, 반대로 반쿼크는 반양성자의 원자가

    쿼크이지만 쿼크는 반양성자의 바다 쿼크이다. 그리고 바다 쿼크보다 원자가 쿼크가 상호작용에

    참여할 확률이 훨씬 높다. 강한 상호작용의 쿨롱 포텐셜(Coulomb potential) 때문에 쿼크는 같은

    컬러 전하(color charge)를 가지는 탑 쿼크를 밀어내고, 반대의 컬러 전하를 가지는 탑 반쿼크를 끌

    어당기게 된다. 마찬가지로 반쿼크는 탑 반쿼크를 밀어내고, 탑 쿼크는 끌어당긴다. 결과적으로 그

    림 3에서 보듯이 탑 쿼크는 전방 지역에서 더 많은 분포를 보이고, 탑 반쿼크는 후방 지역에서 더

    많은 분포를 보이게 된다. 이 분포도 차이가 전후방 비대칭성의 근원이다.

    2008년 테바트론의 CDF 연구단에서 처음으로 탑 쿼크의 전후방 비대칭성을 측정하였다[2]. 이

    후 D0 연구단에서도 측정되었는데, CDF의 관측량이 표준모형의 예측으로부터 약간 벗어난 결과

    를 보이고 있다. 탑 쿼크 또는 탑 반쿼크 중의 하나는 렙톤과 젯(jet)으로 붕괴하고 다른 하나는 모

    두 젯으로 붕괴하는 과정에서 가장 최근의 관측 결과는 CDF에서는 Atf b= 0.164 ± 0.047이고, D0에

    서는 Atf b= 0.106 ± 0.030이다. CDF의 결과는 표준모형의 예측으로부터 2σ이상 떨어져 있어서 표준

    모형을 벗어난 새로운 물리에 대한 힌트로 볼 수 있다. D0의 마지막 결과는 표준모형과 CDF의 결

    과 사이에 있지만, 최초에 D0에서 발표한 결과는 CDF처럼 표준모형으로부터 2σ이상 떨어져 있었

    다. CDF의 결과가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림 4에서 보듯이 탑 쿼크-탑 반쿼크의 불변질량이 작은 쪽

    에서는 어느 정도 표준모형의 예측과 같지만, 큰 쪽에서는 표준모형의 예측과 매우 큰 차이를 보이

    고 있다는 것이다. 불변 질량이 큰 영역에서 차이는 3σ이상을 보이고 있다. 이 차이가 표준모형을

    벗어난 새로운 물리에 의해 주도된다고 하면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이 그래프에서 불변

    질량이 매우 큰 영역에서 값이 내려가게 되면 탑 쿼크보다 무거운 입자가 1TeV보다 작은 영역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불변질량이 매우 큰 영역에서 그래프가 떨어지지 않으면

    무거운 입자의 질량이 매우 무거우리라는 것을 암시한다. 그림 4로부터는 그래프가 떨어지게 되는

    지 아니면 계속 증가하는 형태를 보이는지 알 수가 없다. 테바트론이 2011년에 가동이 중단되어 더

    는 데이터를 얻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2σ에서 3σ 정도의 차이를 새로운 물리의 신호로 보기에는 적절치 않을 수 있다. 과거 많은 실험

    에서 2σ이상의 차이를 보였지만, 결국 더 많은 데이터가 쌓이게 되면 표준모형의 예측대로 수렴

    해가는 경우가 왕왕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신호를 무시하는 것도 적절치 않은 일일 것이다.

    1980년대에 PETRA 실험에서 중심에너지가 34 GeV로 두고 e+e_ μ+μ_ 과정에서 각분포를 측정

    을 하였는데, QED(양자동역학)의 예측과 미묘하게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것은 나중에 질량이 90

    GeV인 Z 보존의 교환 때문에 생겼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처럼 탑 쿼크의 전후방 비대칭성이 표준

    모형을 넘어서는 물리의 존재를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

    그림 5. s 채널, t 채널, u 채널, 접촉 상호작용들이 탑 쿼크-탑 반쿼크 쌍생성에 기여하는 파인만 그림들

    처음 CDF에서 실험 결과가 발표된 이후로 테바트론의 탑 쿼크 전후방 비대칭성을 설명하기 위

    해서 많은 새로운 모델들이 제안되었다. 새로운 모델들은 그림 5로 분류될 수 있다. s 채널에 새로

    운 입자가 교환되는 모델들은 axigluon 모델, KK 글루온 모델 등을 들 수 있다. t 채널에 새로운 입

    자가 교환되는 모델들은 맛깔(flavor)에 비대각인 결합상수를 가지는 Ζ́ 모델, W ́ 모델, 스칼라 입자

    가 교환되는 모델 등을 들 수 있다. 그 외에 색삼중항(color-triplet) 쌍쿼크(diquark) 모델의 스칼라

    그림 4. 탑 쿼크-탑 반쿼크 쌍의 불변 질량에 대한 전후방 비대칭성

    q t

    q t

    q q qt t t

    q q qt t t

  • 2322 | 과 학 의 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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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III

    입자는 표준모형의 게이지 전하가 (3−,1,−4/3)이어서 그림 5의 세 번째 그림과 같은 u 채널 교환 과정이 존재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입자의 질량이 매우 크면 테바트론의 에너지 영역에서는 마지막

    그림과 같은 접촉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새로운 모델들의 조건은 전후방 비대

    칭성을 설명함과 동시에 다른 많은 표준모형과 일치하는 관측량에 미치는 영향은 적어야 한다. 예

    를 들면 탑 쿼크와 탑 반쿼크 쌍생성의 산란 단면적은 표준모형의 예측과 일치하고 있어서, 새로운

    모델의 예측이 산란 단면적 실험값의 오차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 그 외에도 새로운 물리가 테바트

    론과 LHC에서 측정된 표준모형과 일치하는 많은 관측량의 오차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 특히 LHC

    에서는 매우 많은 수의 탑 쿼크가 생성되어서 관측량이 더 정교해지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많은

    모델은 이미 LHC 실험으로 이미 배제되었거나 거의 배제되고 있다. 필자와 동료들은 탑 쿼크의 전

    후방 비대칭성과 관련해서 카이럴(chiral) U(1) 모델을 제시하였다[3]. 이 모델은 맛깔(flavor)에 비

    대각인 결합상수를 가지는 Ζ́ 모델을 일반화시킨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 모델에서 새로운 힉스 장

    들이 도입되어야 함을 밝혔고, 새로운 힉스 입자들 덕택에 LHC의 몇몇 실험의 제약들을 피해갈

    수 있음을 밝혔다. 테바트론은 이미 실험을 중지하여서 더는 새로운 모델들을 검증할 수 없다. 그

    러나 내년부터 다시 LHC가 13 TeV의 에너지에서 가동되면 필자의 모델을 비롯한 아직 배제되지

    않고 있는 다른 모델들을 검증 또는 배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LHC 실험이 6년 동안 지속

    한 테바트론의 탑 쿼크 전후방 비대칭성에 대한 해답을 주기 바란다.

    References

    [1] F. Abe et al. [CDF Collaboration], Phys. Rev. Lett. 74, 2626 (1995).

    [2] T. Aaltonen et al. [CDF Collaboration] Phys. Rev. D 83, 112003 (2011).

    [3] P. Ko, Y. Omura and C. Yu, Phys. Rev. D 85, 115010 (2012); JHEP 1201, 147 (2012); Eur.

    Phys. J. C 73, 2269 (2013).

    연 구 의 현 장 III

    최근 급격한 전자 센서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의 광학 기반의 영상 획득 장비 (디지털카메라, 휴

    대전화, CCTV 카메라)뿐만 아니라 4차원 컴퓨터 단층 촬영 장비 4D CT(computed tomography)

    와 같은 의료장비 또는 합성 개구 레이더 SAR(synthetic aperture radar)와 같은 레이더 기반

    의 영상 획득 장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대용량의 영상 처리에 대한 수요가 나날이 증

    가하고 있다. 다양한 전자센서를 이용해서 획득된 대용량의 영상데이터는 Total Variation 또는

    Fourier(Wavelet) transform을 통해 변환된 경우 데이터가 sparse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시간에

    따라 영상 데이터를 획득하는 경우인 비디오 영상 데이터 또는 4차원 컴퓨터 단층 촬영 영상에서

    는 움직이는 물체가 매우 희박한 성질을 가지게 된다. 즉, 영상 데이터 자체는 매우 dense하지만

    처리하고자 하는 영상에 적합한 적당한 변환을 통하면 매우 sparse한 영상 데이터를 얻을 수 있

    글 _우현균·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연구원

    대용량의 레이더 영상처리(SAR Image Processing based on Large Scale Optimization)

    Figure 1. (위) Sandia National Lab에서 제공한 실제 SAR 레이더 영상 (아래) 본 연구에서 제공하는 방법으로 speckle

    노이즈를 제거한 후의 영상. 참고로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1Mpixel의 영상 데이터를 일반 노트북

    (2.2GHz CPU)에서 3초 이내에 처리할 수 있음.

  • 2524 | 과 학 의 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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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III

    으며 이 sparse한 데이터가 보통 우리가 찾고자 하는 매우 중요한 정보와 관련이 되는 경우가 많

    다. 이러한 sparse한 데이터 정보를 효율적으로 획득하기 위해서 기존의 미분 가능한 함수의 해를

    구하는 변분법 방법을 이용하기에는 매우 큰 제약이 있다.

    예를 들어, 노이즈를 제거하는 제일 단순한 방법이면서도 매우 강력한 수단인 비슷한 데이터의

    평균을 구하는 방법을 그림 1과 같이 매우 노이즈가 심한 SAR 영상 데이터에 적용하면 평평한

    영역의 노이즈는 매우 잘 제거되지만 에지가 있는 부분에서 주변의 평균을 이용하면 에지의 정보

    도 같이 평준화가 돼서 영상이 흐릿해지기 쉽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우 오랜 세월 동안 영상처

    리를 연구하는 분들은 편미분 방정식의 확산 계수를 조절하여 (즉 에지를 검출하는 방법을 확산

    계수에 접목해) 평평한 영역에서는 매우 빨리 평균화 작업을 진행하고 에지에서는 매우 천천히

    확산하도록 하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이와 같은 방법을 변분법에 적용하여 탄생한 것이 아래 수

    식과 같이 에너지 minimization 문제를 통해 정의된 Total Variation이다.

    위 수식에서 u는 영상에 해당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기존의 Laplace 방정식은 절댓값의

    제곱이지만 Total Variation은 절댓값이다. 즉, First order Gradient Domain에서 L1-norm을

    minimization하는 구조이며 대표적인 미분 불능인 함수이다. 이처럼 절댓값만을 사용하는 이유

    는 영상의 에지처럼 급격한 변화를 가능하면 (절댓값의 제곱을 minimize하는 것 보다) 잘 보존하

    려고 하기 때문이다. 위의 Total Variation는 영상 처리 분야에서 대표적인 변분법 기반의 영상 처

    리 시스템을 안정화해주는 Regularization (또는 Prior)에 해당한다.

    위의 Total Variation을 활용하여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SAR 레이더 영상 처리 모

    델을 제안하였다. (실제 계산을 위해서 Discrete Domain에서 표현하였다.)

    여기서 b는 실제 SAR 레이더 영상 (그림 1 (위))이고 는 노이즈를 제거한 영상 (그림 1 (아래))에 해당하며 는 내적에 해당한다. 위 모델의 negative log likelihood 함수 부분은 log때문

    에 concave이고 regularization 함수인 Total Variation은 미분 불능인 함수이므로 위 문제는 매

    우 어려운 문제이고 해를 구하기 어려워 보인다. Total Variation의 미분 불능 문제를 해결하기 위

    해 splitting technique을 적용하였다. (추가적인 z 변수를 도입하였다) 본 연구에서 위 모델을 제

    시한 이유는 이 모델은 제한된 영상 데이터의 영역 (U=[1,C]) 에서는 m이 충분히 크면 convex가

    된다. (여기서 실제 통계기반의 MAP (Maximum a Posteriori)를 사용한 모델은 m=1일 때에 해당

    된다) 즉 위 모델은 기존의 non-convex model (m=1)을 convex model(m≫1)을 이용하여 근사화

    하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m이 크면 위 문제는 매우 풀기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Linearized proximal alternating minimization algorithm

    (LPAMA) 을 제안하였다.

    위에 제안된 LPAMA방법론은 단순 계산으로만 이루어져 있으므로 병렬 처리에 매우 유용하며

    실제로 일반 노트북에서 백만 픽셀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3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관련 논문을 참고하기 바란다.

    [1] L. Rudin, S. Osher, and E. Fatemi, Nonlinear total variation based noise removal

    algorithms, Physica D (1992).

    [2] H. Woo and S. Yun, Proximal linearized alternating direction method for multiplicative

    denoising, SIAM J. Sci. Comp. (2013).

    [3] M. Kang, S. Yun and H. Woo, Two-level convex relaxed variational model for

    multiplicative denoising, SIAM J. Imaging Sciences, (2013).

    [4] S. Yun and H. Woo, A new multiplicative denoising variational model based on m-th

    root transformation, IEEE Trans. on Image Processing 21, (2012), 2523-2533.

  • 2726 | 과 학 의 지 평

    징 검 다 리

    인간과 우주 그리고 전자

    글 _우성종·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연구교수

    우 주 가 있 다 .

    관측 가능한 - 관측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인간이 알지 못하는 그 너머에는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것들이 있는지 알지조차 못한다는 뜻이다 - 우주는 천억 개의 은하로 구성되어

    있다. 천억 개면 억이 천 개라는 소리다. 은하 하나만 해도 엄청난데 그게 억 개가 있는 걸 하나

    로 쳐서 천 개나 된다는 말이다. 각 은하는 대략 또 천억 개의 별로 이루어져 있다.

    그 헤아릴 수조차 없는 많은 별 중 하나가 태양이다. 태양의 주위에는 수명을 다하고 폭발한

    별들의 부스러기가 뭉쳐진 작은 덩어리들이 돌고 있는데 그중 조금 큰 덩어리로서 정체성을 그나

    마 가지고 있는 몇 놈들이 태양의 행성이라고 불리며 그중 태양에서 세 번째 위치에 자리 잡고 있

    는 태양의 백만 분의 일의 부피를 가지는 덩어리가 지구이다.

    생성초기에 뜨거웠던 지구는 오랜 시간 동안 식으면서 안쪽은 이글이글 끓고 있는 뜨거운 불

    덩이지만 그 거죽은 식어서 딱딱하게 굳은 매우 얇은 층이 불덩이를 감싸고 있다. 뜨거운 팥죽을

    상상해 보자. 후후 불면서 식히면 제일 윗부분은 살짝 이불 - 나는 어릴 때 이렇게 불렀다 - 이

    생긴다. 다 식은 줄 알고 떠먹었다가는 입천장이 훌러덩 벗겨지기에 십상이다. 지구의 표면을 감

    싼 층도 마찬가지이다. 무엇인가 딱딱하고 날카로운 것이 지구를 찌른다면 그냥 쉽게 푹 꺼지고는

    안쪽의 불덩이가 흘러나올 수 있는 아주 얇으면서 파삭한 껍데기인 것이다. 다행히 지구가 그런

    것에 부딪힐 경우가 잦지 않기 때문에 - 적어도 우주의 시간에 견주어 볼 때 상상하기조차도 힘

    들게 짧은 인류의 시간의 범위 내에서는 - 우리는 그것이 너무나 부서지기 쉬운 파삭한 껍데기라

    는 것을 잊어버리고 살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인간이 그런 매우 불안정하고도 얄팍한 껍데기 위

    에 겨우 붙어살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참고로 지각의 두께는 지구 전체 반지름의 삼천

    분의 일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의 발밑이 불덩이라면 우리의 머리 위는 어떠한가? 인간의 기준으로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층은 무한히 두꺼워 보이기는 하지만 실상은 지구의 밖에서 쳐다보자면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New

    sletter Vol 50징

    검다

    [5] H. Woo and S. Yun, Alternating minimization algorithm for speckle reduction with a

    shifting technique, IEEE Trans. on Image Processing 21, (2012), 1701-1714.

    [6] S. Yun and H. Woo, Linearized proximal alternating minimization algorithm for motion

    deblurring by nonlocal regularization, Pattern Recognition 44 (2011) 1312-1326.

  • 2928 | 과 학 의 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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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letter Vol 50징

    검다

    징 검 다 리

    지표면으로부터 산소가 존재하는 공간은 매우 얇고 좁디좁은 거의 2차원에 한정된 공간에 지나

    지 않는다. 그 두께는 지각의 두께와 어림잡아 비슷하다. 설상가상으로 인간은 아무리 용을 써도

    지표면에서 채 2m도 벗어나지 못하며 아무리 빨리 움직이려 해도 1초에 겨우 10m 남짓 이동할

    수 있을 뿐이다. 2m라는 길이는 지구의 크기에 비추어 볼 때 지구에 “딱 붙어서” 사는 존재라고

    해도 전혀 과장이랄 수 없을 만큼 극도로 작은 길이이다.

    뜨거운 불덩이 위에 식어 붙어 있는 매우 부서지기 쉬운 얇디얇은 껍데기 위의 아주 살짝 덮여

    있는 얇은 공기층 안에서 한정된 2차원만을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그러면서도 그 대단한 생존력

    으로 지구를 새카맣게 덮어버린 존재. 그 지독히도 한정된 생존 공간조차 현재의 욕구에 빠져 점

    차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깨닫지도 못하는 존재. 그것이 인간이

    다. 언젠가 아슬아슬하게 앉아 있는 지구의 “이불”이 팍삭 소리를 내며 부서져 버리는 순간 흔적

    도 없이 사라져버릴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 교만함을 버리고 좀 더 겸손해져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면 소크라테스가 땅속에서 이렇게 소리칠 것이다. 너 자신을 알라고.

    자 이 제 또 하 나 의 시 각 을 보 자 .

    인간은 심장 박동의 주기인 1초를 인식하는 기본 단위로 하여 100년 정도를 산다. 인간이 알고

    있는 범위의 우주의 나이는 어림잡아 100억 년 정도이다. 즉 인간의 1초를 기준으로 우주의 수명

    은 대략 1017 정도가 된다. 자연을 관찰하면 보통 크기가 작은 것은 시간 규모도 작고 크기가 큰

    것은 시간 규모도 크다. 가장 작은 원자인 수소 원자 속의 전자가 수소 원자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대략 1016 분의 1초이다. 따라서 인간의 수명은 수소 원자의 심장 박동(전자가 수소

    를 한 바퀴 도는 것)을 기준으로 대략 1023 정도가 된다. 수소원자가 바라보는 인간의 시간 규모는

    인간이 바라보는 우주의 나이보다도 길다.

    그렇다면 수소 원자도 인간과 같이 생각한다면 자신의 미천함을 느껴야 할까? 하지만 여기서

    인간이 알고 있는 매우 중요한 사실이 있다. 인간을 포함한 지구 위의 모든 물질, 심지어는 우리

    가 보는 저 광활한 우주조차 전자가 존재하지 않고는 근본적인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다. 전자들과 원자핵 사이의 그 작고도 작은 상호작용들, 개개의 전자들끼리 주고받는 그 미천한

    힘들이 물질을, 인간을 그리고 눈에 보이는 우주의 삼라만상을 무너지지 않도록 떠받히는 근본이

    라는 것을 우리는 과학을 통해 배웠다.

    원자는 그리고 전자는 아마도 자신의 그 중요성을 알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도 이 광대

    한 우주에서 그리고 또 인간의 인식 너머에 있어 알지 못할지도 모르는 그 거대함에서 우리가 차

    지하는 중요성을 알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인간이 너무 작다고 우리가 ‘상호작용’을 펼치는 공

    간이 너무 작다고 스스로 너무 쪼그라들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광활한 미지에 대한 겸손함을 바

    탕으로 알지 못하는 것을 알고자 하는 호기심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한 상호작용이 아닐

    까? 그렇게 우리는 저 거대한 우주와 통하며 우주의 한 부분을 매우 중요하게 그리고 무의미하지

    않게 떠받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의 나래를 ‘내’ 마음대로 펼쳐 본다. 전자가 그러하듯이.

  • 3130 | 과 학 의 지 평

    연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미명

    하’의 전체적인 모습은 나를 놀라게 한다. 완곡

    하고 조용한 강줄기가 견고하고 요란한 고가다

    리와 함께 도시 가운데를 따라 길게 뻗어있다.

    ‘미명하’는 본래 조류 보호구역이기도 한데, 계절

    탓인지 강변에서 노닐고 있는 새 몇 마리만 드물

    게 보일 뿐이다. 하지만 고가다리에 서 있는 뻣

    뻣하고 우울한 사람에게 이곳의 풍경은 상상하

    지 못했던 의외의 기쁨이다.

    고가다리 아래 남쪽 강변은 완전히 다른 또

    하나의 경치가 펼쳐진다. 사람 키 높이 정도의

    갈대들이 가지런히 서서 짙은 가을 정취를 풍기고 있다. 갈대는 그 주위를 오가는 사람들 틈으로

    해 질 녘의 강바람을 맞으며 태연히 이리저리 몸을 흔든다. 가끔 갈대숲 사이로 보이는 새들은 이

    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놀라 황급히 나무숲 옆으로 도망을 간다. 갈대가 마침 가지런하고 반듯하게

    내리막길을 두 갈래로 갈라놓는다. 한 갈래는 길이 아주 좁아서, 사람들이 통행하거나 자전거가

    겨우 통과할 정도다. 다른 한 길은 외부의 주택지구와 근접해 있는데, 넓히려면 얼마든지 넓힐 수

    있다. 위쪽으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실용적인 몇몇 농구장, 배드민턴장, 그리고 아이들 놀이터

    와 같은 공공시설이 들어서 있다. 미니공원도 작은 쉼터도 하나 보이는데 공원 안에는 각종 꽃과

    풀들이 자라고, 벤치도 몇 개 늘어서 있어서 마치 내 집 정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걷다가 피곤해지면 바로 아무렇게나 주저앉아 물 한 모금 마시면서 먼 곳에서 천천히 좁아지는

    물길을 바라본다. 물길 앞쪽 고가다리와 옆으로 이어지는 건물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나중에 비

    로소 깨닫게 된다. 먼 곳에서 신 나게 달려오는 사람들은 뜻밖에도 강의 저편, 더 먼 곳으로부터

    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중국에서 KIAS로 왔을 때가 3월 중순경이었다. 캠퍼스 산 중턱 나무들 사이로 새싹들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꽃들이 피어있지는 않았지만, 얼굴에 스치는 따뜻한 바람에서 봄이 머지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여행의 시작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을 것이다.

    같은 피부색, 같은 얼굴, 가방을 메고 서울 골목골목을 걸어 다니면,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어 외에 내가 낯선 이국의 이방인이라는 것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사실 이곳은 북경보다 습

    하고, 공기가 훨씬 깨끗하며, 나무도 많다. 하지만 나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이따금

    하곤 한다. 나의 고향, 중국 남부 시골, 그곳의 봄에는 마치 영원히 그치지 않을 것처럼 비가 자주

    온다. 고향 사람들은 사막에서 이글이글 타는 듯한 고통을 전혀 느낄 일이 없을 것 같다.

    나는 KIAS 주변을 정말 좋아한다. 비록 이곳 또한 주택과 도로가 빽빽하게 늘어서 있지만, 어

    디까지나 서울 번화가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다. 그래서 항상 자연환경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우

    리와 같이 연구하는 사람들이 도시의 급박한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편

    안함과 안락함을 준다.

    물에 관하여 이야기를 해 보자면, 나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주었던 것은 KIAS 북쪽(혹

    시 다른 방향일 수도?)에 흐르는 작은 강이다.

    그 당시 표지판을 보고 있어도 무슨 뜻인지 완

    전히 이해하지 못했고, 지금은 이미 그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조금 억울하니 그 강을 ‘미명하’라고 불러

    본다. 중국 베이징대학의 유명한 호수가 하나

    있는데, 그 이름이 미명호(未名湖)다.

    미명호의 원래 뜻은, ‘이름없는 호수’다. 그러

    나 사실 그 뜻과는 달리, 미명호의 명성은 천

    하를 뒤흔들 만큼 대단하다. 서울의 ‘미명하’는

    광활하고 탁 트인 웅장함은 없지만, 사람과 자

    New

    sletter Vol 50징

    검다

    징 검 다 리

    미명하(未名河)

    글 _ 캉 자오펑(Kang, Zhaofeng)·고등과학원 물리학부 연구원

  • 3332 | 과 학 의 지 평

    Conference Report New

    sletter Vol 50Confe

    rence R

    eport

    2014 KIAS-NCTS Joint Workshop on Particle Physics, String Theory and Cosmology: High1-2014 2014. 2. 9(일) - 2. 15(토)

    글 _ 정성훈·고등과학원 물리학부 연구원

    학기 중에 도심과 일상에서 벗어나 강원도로 향하는 것은 항상 신 나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여

    름에는 한여름의 무더위를 잊을 시원한 맥주와 별빛 아래 열띤 토론으로, 겨울의 강원도는 낭떠

    러지 같은 슬로프로 강하게 몸을 내던져야 할 도전과 무사귀환 이후의 평화로움 속에서 치열하게

    물리 고민을 할 수 있었던 곳으로 기억된다. 이번 학회 참석차 방문이 네 번째인 것 같다. 이번에

    도 역시 아이패드와 스키복을 꾹꾹 챙겨 넣고 고등과학원 버스에 올랐다. 폭설이 와서 걱정도 많

    았지만, 학회 날 아침부터는 햇볕 쨍쨍한 날씨에 더없이 좋은 설질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래서일

    까? 이번 학회는 학문과 스키에 있어 모두 특별한 곳으로 기억된다.

    사실 되돌아보면 힉스 입자가 처음 발견되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놀랍고 기뻤지만

    학습된 기쁨처럼 느껴졌다. 이윽고 대발견은 내 선배들이 축하받아야 할 몫이라고 치부해버렸

    었다. 학회에 오니 지난 3년여간의 힉스 입자 발견으로 시작된 수많은 관련 연구들이 일주일 동

  • 3534 | 과 학 의 지 평

    Conference Report New

    sletter Vol 50Confe

    rence R

    eport

    안 회자되고 발표되었다. 최기운 교수의 axion, Cheng-Wei 교수의 암흑물질, 서울대 연구진들의

    muon g-2와 새로운 하드론 그리고 고병원 교수 연구진들의 Higgs extension 등, 주제는 다양했

    고 하나같이 기발해 보였다. 특히나 내가 생각하지 못했지만 중요한 연구결과라고 느껴진 것들이

    간혹 눈에 띄었다. 나는 그때 왜 저런 걸 생각해보지 못했을까? 그때 나는 막 시카고 대학에서 박

    사후과정 연구원 생활을 시작했을 때였는데 이런 중요한 이슈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한때는 스키장 슬로프에 올라서서도 내가 왜 이런 무서운 도전을 하는가 하는

    허무함이 밀려왔다.

    학회는 타이틀이 시사하는 바대로 특정 주제보다는 입자물리 전반에 걸친 동향을 살펴보고

    동아시아 연구진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학회의 절반이 지나면서, flavor, SUSY 현상론,

    Higgs 그리고 inflation에 관한 주제들이 더 소개되었다. 여러 연구 주제들에 익숙해지고 참가자

    들과 토론을 할수록 그때의 실수는 큰 것이 아니라고 느껴졌다. 오히려 연구의 동향을 읽고 연구

    결과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개인적으로 가슴속에 와 닿았을 때, 내가 진정한 연구자로 거듭나

    고 있구나 하고 느꼈다. 다양한 주제가 다뤄진 만큼 새로운 배움을 향한 동기부여도 많이 되었

    다. 그곳에서 시작된 새로운 공동연구로 얼마 전에 top quark에 관한 멋진 논문을 한 편 제출하

    였으니 더없이 큰 소득이 아닐까 싶다. 마찬가지로, 어려운 슬로프에 익숙해지면서 리프트에서의

    허무함도 즐거움과 더블 다이아몬드(최고 난도의 슬로프)를 향한 열정으로 바뀌었고, 마지막 날

    에는 드디어 상급코스에서 내려올 수 있게 되었다.

    또 한 번의 신 나는 기억으로, 폭설로 시작했지만 결국 더 화창한 스키를 즐길 수 있었던, 성장

    통을 안겨주었지만 그래서 내가 더 발전할 수 있게된 이번 학회가 지나갔다. 고등과학원과 대만의

    NCTS가 공동주최한 첫 번째 학회였는데, 내년에는 대만의 타이원(Taipei 101)에서 열릴 예정이라

    고 한다. 대만에서는 더 훌륭한 연구자로 성장한 나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제10회 고등과학원 전자구조계산학회가 지난 6월 19일부터 20일 이틀간 개최되었다. 본 학회는

    제일원리 계산, 전산화학, 전산재료과학 등의 물성에 대한 정량적 수치연구와 방법론 개발 등을

    주제로 15명의 초청연사와 포스터 세션으로 진행되어, 관련 분야 국내 연구자들의 최신 연구정보

    교환 및 교류의 장이 되어 왔다.

    Collective Phenomena에 대한 세션에서 이재일 교수는 용적 상태에서 반금속-강자성체가 되

    는 sp 반금속의 표면 전자적 성질과 자기적 특성에 대한 제일원리 계산 결과를 발표했다. 신영한

    교수는 강자성과 압전성에 대한 일련의 연구와 2차원 압전물질에 대한 최근 연구에 대하여, 최형

    준 교수는 철의 자기모멘트의 자기 교환 커플링을 보기 위해 다양한 스핀에 대해서 iron pnicitdes

    와 chalcogenides의 전자적, 자기적 성질을 계산하고 수정된 엘리아스버그 이론을 이용한 초전도

    특성에 대해 토의했다. 박경화 교수는 위상부도체인 Bi2Se3의 이종접합 구조의 디락 계면을 조

    제 10회 고등과학원 전자구조계산학회2014. 6. 19 ~ 2014. 6. 20

    글 _ 김철운·경희대학교 물리학과 대학원생

  • 3736 | 과 학 의 지 평

    Conference Report New

    sletter Vol 50학

    술행

    사개

    사하고 자성이 있을 경우엔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발표하였고. 진호섭 박사는 축퇴(degenerate)된

    p-궤도와 d-궤도의 시스템에 큰 스핀궤도결합(spin-orbit coupling)의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방법론 개발과 그 응용에 대한 세션에서, 이훈표 교수는 SrVO3에 대해 LDA+DMFT를 기반으

    로 한 LDA+DCA계산 결과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