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pimage.joinsland.com/jmplus/section/info04/listimg/ht02.pdf · 두 발 보행에서 바퀴 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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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호 2015년 8월 30일~8월 31일
지난 6월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모나. 전
세계 공학도의 눈을 의심케 하는 ‘사건’이 일
어났다. 미국 펜타곤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
국(DARPA)이 주최한 세계 재난로봇 경진
대회(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한국의
오준호(KAIST 기계공학과) 교수팀의 로봇
‘휴보’가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미 항공우주
국(NASA), 매사추세츠공대(MIT), 일본 도
쿄대 등 세계 유수의 대학과 로봇 제조회사
에서 출전한 팀을 제친 쾌거여서 성과는 더
욱 값졌다. 상금은 200만 달러(약 22억원). 당
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으로
혼란스러웠던 국내에선 조명받지 못했지만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앞다
퉈 오 교수팀의 수상 소식을 보도했다.
‘KAIST 팀’ 세계 재난로봇 경진대회 1위
대회에서 로봇에게 주어진 미션은 여덟 가지.
차량 운전, 밸브 잠그기, 전동공구로 벽 뚫기,
장애물 돌파하기 등이다. 모두 23개 팀이 참가
했다. 이 중 임무를 가장 빨리 수행한 팀에 우
승의 영광이 돌아간다. 휴보의 기술은 독보적
이었다. 운전대를 돌리지 못하는 로봇, 걷다
가 고꾸라져 부서진 로봇, 손잡이를 못 잡고 헛
손질하는 로봇도 부지기수였다. 휴보가 임무
를 완료한 시간은 44분28초. 미국이 자랑하는
IHMC 로봇보다 6분여가 빨랐다. 휴보는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은 유일한 로봇이기도 했다.
오 교수는 휴보가 우승할 수 있었던 세 가지
이유를 꼽는다. 우선 획기적인 보행시스템이
다. 이번에 출전한 로봇들은 두 발로 걷거나 아
니면 아예 바퀴로 이동했다. 하지만 오 교수팀
은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썼다. 계단을 오르내리
거나 좁은 길을 달릴 때는 두 발로 걷고, 직선
거리를 이동할 때는 다리를 접어 바퀴로 빠르
게 달렸다. 오 교수는 “상황에 따라 안정적으
로 이동할 수 있어 실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강한 내구성이다. 첨단기술을 탑
재했음에도 미션 도중 고장나 탈락한 로봇이
꽤 많았다. 휴보는 힘을 받는 방향과 중력값
에 따라 실시간으로 힘이 분산되도록 하는 첨
단 기술을 활용해 외부 충격에 의한 손상을
줄였다. 스스로 문제점을 찾고 복구하는 소
프트웨어 시스템을 단 것도 주효했다.
고난도 사물 인식 기능도 뛰어난 기능을 발
휘했다. 레이저 스캐너와 광각카메라가 장착
돼 주변 환경을 3D로 매핑(Mapping)해 인지
했다. 특히 로봇의 자율시스템과 인간의 수동
명령을 균형있게 섞어 쓴 것이 주효했다. 그
밖에 강력한 배터리와 모터 성능, 울퉁불퉁
한 길에도 넘어지지 않게 설계된 발바닥, 고성
능 자세 측정 센서, 강한 힘을 내는 손가락 등
이 대회 우승의 요인이었다.
공학 분야별 전문가 20여 명 팀워크 쾌거
오 교수는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팀워크라고
강조했다. 로봇은 종합과학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에는 기계·컴퓨터재료·전자공학 등 모
든 과학기술이 집약돼 있다. 20여 명의 박사
급 팀원도 맡은 분야가 모두 다르다. 오
교수는 “공동연구 과제를 하다 보면
서로 하기 싫은 일은 미루기도 하
고, 자기 분야의 성과가 돋보이
도록 욕심을 부릴 수 있다. 그
러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
번 대회에 참가한 한 로봇 회사도 각 대학의
우수한 인재만 발굴해 프로젝트에 참여시켰
지만 형편 없는 점수를 얻었다. 서로 다른 기
술을 공유하고 협업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부
족했던 탓이다.
오 교수팀의 연구원으로 참여한 KAIST
임정수 박사는 “오 교수는 팀원이 고칠 점과
부각시킬 점, 그리고 일부러 기능을 줄여야
할 점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런 리더십이 없으면 휴보
와 같은 로봇이 탄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로봇 개발의 역사는 짧다. 국제사
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도 불과 10여 년 전
이다. 1970년대부터 로봇 연구를 시작한 일본
과 미국에 비하면 한참 늦었다.
휴보가 대회에서 1등을 했지만 앞으로 갈
길은 멀다. 오 교수는 “공상과학영화에 나
오는 수준의 휴먼 로봇을 만들려면 아
직 긴 시간이 더 필요하다. 정부와 국민
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꼭 필요하
다”고 강조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앞으로 서비스 분야
에서도 많이 활용될 전망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서비스 분야 시장은 연평균 16%의 성
장률을 보인다. 제조용 로봇 시장에 비해 4배
나 높은 상승세다. 정을 나누는 반려로봇,
의료·간병 로봇, 금융이나 호텔 서비스 등
을 담당하는 인간로봇이 그 예다. 한국로
봇산업협회에 따르면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 194억1000만 달러
에 이를 전망이다.
관계기사 3면
꽤 많았다. 휴보는 힘을 받는 방향과 중력값
에 따라 실시간으로 힘이 분산되도록 하는 첨
단 기술을 활용해 외부 충격에 의한 손상을
줄였다. 스스로 문제점을 찾고 복구하는 소
프트웨어 시스템을 단 것도 주효했다.
고난도 사물 인식 기능도 뛰어난 기능을 발
휘했다. 레이저 스캐너와 광각카메라가 장착
돼 주변 환경을 3D로 매핑(Mapping)해 인지
했다. 특히 로봇의 자율시스템과 인간의 수동
명령을 균형있게 섞어 쓴 것이 주효했다. 그
밖에 강력한 배터리와 모터 성능, 울퉁불퉁
한 길에도 넘어지지 않게 설계된 발바닥, 고성
능 자세 측정 센서, 강한 힘을 내는 손가락 등
공학 분야별 전문가 20여 명 팀워크 쾌거
오 교수는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팀워크라고
강조했다. 로봇은 종합과학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에는 기계·컴퓨터재료·전자공학 등 모
든 과학기술이 집약돼 있다. 20여 명의 박사
급 팀원도 맡은 분야가 모두 다르다. 오
교수는 “공동연구 과제를 하다 보면
서로 하기 싫은 일은 미루기도 하
고, 자기 분야의 성과가 돋보이
도록 욕심을 부릴 수 있다. 그
러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
번 대회에 참가한 한 로봇 회사도 각 대학의
우수한 인재만 발굴해 프로젝트에 참여시켰
지만 형편 없는 점수를 얻었다. 서로 다른 기
술을 공유하고 협업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부
오 교수팀의 연구원으로 참여한 KAIST
임정수 박사는 “오 교수는 팀원이 고칠 점과
부각시킬 점, 그리고 일부러 기능을 줄여야
할 점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런 리더십이 없으면 휴보
와 같은 로봇이 탄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로봇 개발의 역사는 짧다. 국제사
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도 불과 10여 년 전
이다. 1970년대부터 로봇 연구를 시작한 일본
과 미국에 비하면 한참 늦었다.
휴보가 대회에서 1등을 했지만 앞으로 갈
길은 멀다. 오 교수는 “공상과학영화에 나
오는 수준의 휴먼 로봇을 만들려면 아
직 긴 시간이 더 필요하다. 정부와 국민
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꼭 필요하
다”고 강조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앞으로 서비스 분야
에서도 많이 활용될 전망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서비스 분야 시장은 연평균 16%의 성
장률을 보인다. 제조용 로봇 시장에 비해 4배
나 높은 상승세다. 정을 나누는 반려로봇,
의료·간병 로봇, 금융이나 호텔 서비스 등
을 담당하는 인간로봇이 그 예다. 한국로
봇산업협회에 따르면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 194억1000만 달러
에 이를 전망이다.
관계기사 3면
배지영 기자 [email protected]
119도 못 가는 위험 지역 즉시 출동!세계 최고 재난구조 로봇 ‘휴보’
오준호 KAIST 교수
3p
“휴보, 재난로봇 대회 우승은
한국형 팀워크의 승리”
mission 8
평형감각 센서와 제어기
능을 이용해 넘어지지 않
고 계단을 올라감.
mission 7
두 발 보행에서 바퀴 주행
으로 변신한 뒤 각목·파이
프를 뚫고 지나감.
mission 6
플러그를 3D 데이터로 스
캔해 시뮬레이션한 후 선
을 뽑고 다시 꽃음.
mission 5
전동공구를 잡고 전원을
켠 뒤 벽을 뚫는 연속 동
작을 완벽히 수행.
mission 4
밸브의 모양·직경을 정확
히 인식, 손가락을 넣어
밸브를 돌림.
mission 3
2, 3차원 통합 시각 처리
로 문고리를 정확히 돌려
잡고 들어감.
mission 2
차량 하차. 휴보는 차 손
잡이를 잡고 균형감 있게
내려섬.
mission 1
여러 장애물이 놓인 코스
를 자동차로 주행. 충돌
없이 현장까지 도착.
미 국방부 산하 기관인 방위고등연구
기획국(DARPA)이 주관하는 대회.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냉각수 밸브만
잠갔어도 방사능 유출 등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게 이 대회가 기획된 계기다.
재난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장소에서
1시간 내에 미션을 가장 많이,
가장 빠르게 수행하는 로봇이 우승한다.
KHR1(2002)
120㎝ / 48㎏
기초적 보행 가능
HUBO1(2004)
125㎝ / 65㎏
독자 개발한 균형 잡기
센서로 정교한 보행 가능
Albert HUBO(2005)
137㎝ / 70㎏
웃거나 찡그리는
자연스러운 표정 구현
HUBO2(2009)
125㎝ / 45㎏
세계 세 번째로 개발된
달리는 로봇
DRC-HUBO(2013)
140㎝ / 60㎏
매우 빠른 상체 동작 설계,
작업 능력이 뛰어남
다르파 로봇 경진대회(DARPA Robotics Challenge)
머리 레이저 센서와 카메라 센
서가 있어 주변 환경을 능동적
으로 탐지하고 3차원 지도를 만
들 수 있다. 이를 통해 물체를
인식하고 이동 경로를 결정.
가슴 움직임을 탐지하는 고성
능 컴퓨터에 시각을 처리하는
컴퓨터 추가 탑재. 휴보1보다
사물 인식률이 훨씬 향상됐다.
허리 자세 측정 센서 부착. 뛰
어난 균형감각으로 넘어질 확
률 줄어.
배 2개의 강력한 리튬이온 배
터리 탑재. 외부 동력 없이도 4
시간 동안 작동 가능.
팔 한 손으로 10㎏, 두 손으로
20㎏의 물건 들어올림.
손 손가락 개수를 5개에서 3
개로 줄여 강력한 힘을 내도록
설계. 세 손가락이 다섯 손가락
보다 밸브를 잠그고 장애물을
치울 때 더 유리.
피부 플라스틱 대신 가볍고 튼
튼한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
넘어져도 내부 손상 적음.
다리 빠른 이동이 필요할 때
두 다리에서 바퀴 주행으로 ‘변
신’할 수 있도록 설계. 정교한
보행 알고리즘으로 다양한 형
태의 지면 보행.
발바닥 평평해 보이는 바닥에
도 울퉁불퉁한 곳이 많음. 고무
패드를 붙여 센서의 민감도를
줄여 균형감각을 높임.
DRC-HUBO+(2015)180㎝ / 80㎏
한국형 재난구호 로봇 중
최첨단 성능 구비
한국형 휴머노이드 로봇 발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