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네이버의 모바일 서비스 협업 노력 플랫폼 기술력 장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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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 2017. 03 최홍규 EBS 미래전략팀 연구위원 언론과 네이버의 모바일 서비스 협업 노력 플랫폼 기술력 장착한 언론사 콘텐츠 풍성 산업·정책 2015년 11월 23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 진흥원은 <모바일 인터넷 이용 실태 조사> 결과를 통해 우리나라 모바일 인터넷이 성숙기로 접어 들었다고 발표한다. 성숙기에 접어든 근거 중 하나로 50대 이용자가 급증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는 스마트폰을 통한 정보 획득과 소통의 행위가 전 연령대로 확산되고 있음을 드러낸 결과였다. 특히 모바일 인터넷의 뉴스, 블로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형 콘텐츠는 미디어 이용자인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매우 중요한 오락적 도구다. 지하철에서 신문을 읽는 중년층이 급감하는 것만 봐도 이제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소비하는 형태는 일반적인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몇 해 전부터 모바일 서비스를 잡아야 생존한다는 절박함이 전통적인 미디어사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인기 있는 모바일 기반 정보 제공 서비스를 론칭해야 구매력 있는 소비 계층을 독자로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광고 수익, 브랜드 인지도, 고객 충성도 등을 얻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미디어 산업에서 언론사는 정보 제공 서비스의 핵심적인 플레이어여서 고민이 더 깊을 수밖에 없다. 최근 몇몇 언론사와 네이버의 협업 노력도 이러한 고민 가운데 나온 전략적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조선일보, 매일경제, ‘미생탈출 A to Z’라는 사이트를 통해 2030세대의 취업·창업 관련 정보를 제공해 온 조선일보. 집약된 정보 제공 노하우와 검증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에 ‘JOB&’이라는 서비스를 론칭했다. 네이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운영권에 대한 협의를 해 5:5 지분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매일경제는 여행과 레저 전문 섹션인 ‘여행+’를 만들었다. <사진 출처-조선일보 ‘미생탈출 A to Z’ & 매일경제 ‘여행+’홈페이지 캡처>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절박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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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언론과 네이버의 모바일 서비스 협업 노력 플랫폼 기술력 장착한 …116.125.124.10/kpf/no555/pdf/06.pdf · 조선일보 청년 일자리 관련 정보(JOB&)

신문과 방송 2017. 03

최홍규 / EBS 미래전략팀 연구위원

언론과 네이버의 모바일 서비스 협업 노력

플랫폼 기술력 장착한언론사 콘텐츠 풍성

산업·정책

2015년 11월 23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

진흥원은 <모바일 인터넷 이용 실태 조사> 결과를

통해 우리나라 모바일 인터넷이 성숙기로 접어

들었다고 발표한다. 성숙기에 접어든 근거 중

하나로 50대 이용자가 급증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는 스마트폰을 통한 정보 획득과 소통의 행위가

전 연령대로 확산되고 있음을 드러낸 결과였다.

특히 모바일 인터넷의 뉴스, 블로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형 콘텐츠는 미디어 이용자인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매우 중요한 오락적 도구다.

지하철에서 신문을 읽는 중년층이 급감하는 것만

봐도 이제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소비하는 형태는

일반적인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몇 해 전부터

모바일 서비스를 잡아야

생존한다는 절박함이

전통적인 미디어사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인기 있는 모바일 기반 정보 제공 서비스를

론칭해야 구매력 있는 소비 계층을 독자로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광고 수익, 브랜드 인지도, 고객

충성도 등을 얻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미디어

산업에서 언론사는 정보 제공 서비스의 핵심적인

플레이어여서 고민이 더 깊을 수밖에 없다. 최근

몇몇 언론사와 네이버의 협업 노력도 이러한 고민

가운데 나온 전략적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조선일보, 매일경제,

‘미생탈출 A to Z’라는 사이트를 통해 2030세대의 취업·창업 관련 정보를 제공해 온 조선일보. 집약된 정보 제공 노하우와 검증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에 ‘JOB&’이라는 서비스를 론칭했다. 네이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운영권에 대한 협의를 해 5:5 지분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매일경제는 여행과 레저 전문 섹션인 ‘여행+’를 만들었다. <사진 출처-조선일보 ‘미생탈출 A to Z’ & 매일경제 ‘여행+’홈페이지 캡처>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절박한 고민

Page 2: 언론과 네이버의 모바일 서비스 협업 노력 플랫폼 기술력 장착한 …116.125.124.10/kpf/no555/pdf/06.pdf · 조선일보 청년 일자리 관련 정보(JOB&)

한겨레, 중앙일보, 한국경제 등 주요 언론사는

네이버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거나 공동 사업을 하는

형태로 모바일 서비스를 론칭했거나 계획하고

있다. 기존 언론사들이 축적한 양질의 정보 생산

및 제공 노하우가 그대로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에

입혀진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전향적인 시도이고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모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협업에 가장 먼저 뛰어든 언론사는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네이버에 서비스를 론칭하기 8개월여

전부터 이미 ‘미생탈출 A to Z(news.chosun.com/

misaeng)’라는 사이트를 통해 2030세대의 취업·

창업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 이렇게 집약된 정보

제공 노하우와 검증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에 ‘JOB&’이라는 서비스를 론칭하게

된 것이다.

조선일보의 JOB& 서비스 론칭은 시작부터 큰

성과를 보였다.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 설정자

수를 기준으로 서비스 론칭 19일 만에 100만 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전까지 모바일 메뉴 설정자

수의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던 네이버 모바일 메뉴는

‘경제M’으로 25일이 걸렸는데, 조선일보의 JOB&은

이 기록을 6일이나 단축한 것이다.

조선일보의 이와 같은 성과는 단순히 언론사의

콘텐츠를 네이버라는 포털 플랫폼에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해 얻어진 것이 아니다. 조선일보와 네이버는

서비스 론칭을 위해 각각 51%와 49%의 지분으로

참여한 조인트벤처 ‘잡스엔’을 설립했고 이를 통해

콘텐츠 기획, 생산, 소싱, 사이트 운영 등을 전담토록

해 체계적으로 준비했다. 또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에

대한 심층 인터뷰, 스타트업 관련 뉴스, 해외 취업

성공 사례 등 독창성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했다.

조선일보-네이버의 성공 사례는 언론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으며 이후 매일경제, 한겨레,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국경제 등 유력 언론사들이

네이버와 협업하는 데 동기를 제공했다.

매일경제는 여행과 레저 전문

섹션인 ‘여행+’를 만들었다.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운영권에 대한 협의를 해 5:5 정도의 지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트레저(TRASURE)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여행+’를 위해 직원 7명을 파견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한겨레도 자사의 인기 주간지인 <씨네21>을

활용해 영화 정보를 제공하는 섹션을 론칭했다.

섹션에서는 명대사 명장면, 옆자리 관객평, 무비

비하인드, 영화퀴즈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공해

관심을 끌었다. 한겨레와 네이버의 합작회사는

‘씨네플레이’로 한겨레와 씨네21 팀장급 2명을

표 네이버-언론사 간 협업 사례

언론사 서비스 분야(서비스명) 언론사의 자원

조선일보 청년 일자리 관련 정보(JOB&) 미생탈출 A to Z 사이트 운영

매일경제 여행 관련 정보(여행+) 여행업체 제휴

한겨례 영화 관련 정보(영화) <씨네21> 발간

중앙일보 중국 관련 정보(중국) 차이나랩(China Lab) 운영

동아일보 경영(미정) 동아비즈니스리뷰(DBR) 운영

한국경제 농업(미정) 농업 분야 콘텐츠 제작 합작회사 설립

30여 언론사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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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 2017. 03

포함해 총 6명이 투입되어 사업을 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중앙일보는 네이버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중간에

한 번 방향을 틀었다. 원래는 직장인이 은퇴 후

남은 인생에도 구직 활동을 해야 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반퇴(半退)’를 테마로 섹션이 기획됐으나,

네티즌 소구력이 보다 높은 ‘중국’을 테마로 하기로

전환했다. 중앙일보는 산하 중국 관련 연구소인

차이나랩(China Lab)을 운영 중인데 이번 론칭을

계기로 섹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기자 2명을

추가로 파견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대외

수출의존도 측면에서 중국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중국 경제에 대한 관심도가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중앙일보가 네이버에

제공하는 중국의 경제 관련 콘텐츠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중앙일보의 경우에 당초 카카오의 플랫폼을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지난해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가 영입되어 조인스 공동대표직을 맡았기

때문에, 콘텐츠 협업을 추진한다면 카카오가 유력할

것이라는 추측이 주를 이뤘었다. 그래서 중앙일보와

네이버의 협업은 업계에서는 예상을 뒤엎는

결과이기도 했다.

동아일보와 한국경제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동아일보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를 활용해,

한국경제는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각각 경영과 농업

분야의 수준 높은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보도된 언론사 이외에도 30여 개의 언론사가

네이버 모바일의 언론사

협업 서비스 화면. 사진 맨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조선일보의 ‘JOB&’, 매일경제

‘여행+’, 중앙일보 ‘중국’,

한겨례 ‘영화’ 섹션. <사진 출처-네이버 모바일 언론사 협업 서비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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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의 협력 사업을 검토하거나 준비 중이라고

하니 향후 이와 유사한 모바일 서비스가 론칭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을 전망이다.

언론사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협업 모델을 통해

네이버로부터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이미

지면에 발표된 글을 다른 매체에 실을 때 발생하는

전재료 명목으로 10억 원 정도를 추가적으로 받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더해 정보 제공과

관련한 다양한 부대 행사나 사업을 추진할 경우에 더

많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언론사와 네이버의 협업은 네이버의 강력한

플랫폼이 언론사의 콘텐츠 파워와 결합되어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언론사와

포털사는 콘텐츠 유통과 관련해 이견과 갈등이 따를

수밖에 없는 관계다. 따라서 이번 사업 모델이 잘

정착되느냐 안 되느냐는 이들 사업자 간의 관계가

지속 가능한 상생적 비즈니스 관계로 거듭날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해 볼 수 있는 사안이라서 더

관심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언론사와 포털의 관계가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 어찌됐건 동일한 사업

영역에서 기존 플레이어와 신규 플레이어 관계에

해당하고, 정확하게 사업 내용이 겹치지 않더라도

콘텐츠 소비자를 공유해야만 하는 실정이므로

경쟁적 관계는 적대적 관계로 변질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이러한 협업의 작은 물꼬를 통해 조금씩

서로의 역량을 활용하는 기회를 만들어 간다면,

그로 인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익의 공유가 활성화할

수 있다면, 여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언론사-포털 상생 모델을 우리나라가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무엇보다 언론사는 더욱 전문화되고 질적 수준이

높은 콘텐츠 생산력에 집중하고, 포털사는 개방과

공유의 철학을 기반으로 고도의 플랫폼 기술과

사업력을 높여 나갈 때 가능한 일일 것이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지속 가능한

상생적 비즈니스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이번

협업의 결과가 더욱 기대된다.

참고문헌

• 금준경(2016. 4. 26.), “네이버-매경 합작법인, 중앙·한겨레와는

공동사업”, 미디어오늘

• 김창남(2016. 2. 26.), “조선·네이버 합작회사 ‘잡스엔’ 론칭”,

기자협회보

• 김창남(2016. 3. 16.), “신문사, 네이버와 손잡기 안간힘”, 기자협회보

• 김창남(2016. 3. 17.), “매경·네이버, 모바일 협력 MOU 체결”,

기자협회보

• 김창남(2016. 4. 27.), “한겨레·네이버, 영화 조인트벤처 설립”,

기자협회보

• 김창남(2016. 6. 29.), “중앙, 네이버와 중국 콘텐츠 합작회사

설립키로”, 기자협회보

• 김창남(2017. 1. 6.), “한경, 네이버와 조인트벤처 설립”. 기자협회보

• 미래창조과학부(2015. 11. 23.), “대한민국 모바일인터넷 성숙기로

접어들었다”. 보도자료

• 이하늬(2016. 3. 8.), “방상훈 사장 ‘조선일보, 디지털에서도 1등 매체

돼야’”, 미디어오늘

• 조희영(2016. 6. 9.), “내 손안의 여행가이드, 네이버 ‘여행+’ 오픈”,

매일경제

• 주형식(2016. 3. 7.), “‘잡앤’ 19일만에 100만명… 네이버 모바일 최단

기록”, 조선닷컴

• 한겨레신문사(2016. 7. 17.), “한겨레·네이버 영화 모바일 매거진

서비스 오픈”, 한겨레

주요 언론사들이 네이버와 합작법인,

공동 사업 형태로 모바일 서비스를

론칭했거나 계획하고 있다.

언론사들이 축적한 양질의 정보 생산 및

제공 노하우가 그대로 모바일 서비스에

입혀진다는 것만으로도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모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언론사-포털

지속 가능한 상생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