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k Line_소비정보

2018. 4월호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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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1)이란 말이 있다.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시점에 자주 등장

하는 말로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을 의미한다. 경제학에서는 새롭게 형성된 경제 질서로 통용되는데, 일반적으로 2007~2008년 진행된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등장한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를 의미한다.2) 세계 채권펀드 핌코(PIMCO)의 최고 경영자 무하메드 앨 에리언이 처음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그는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발간한 저서 『새로운 부의 탄생』에서 금융 위기를 기점으로 선진국뿐만 아니라 그동안 빠르게 성장하던 신흥국들도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며, 세계 경제가 저성장·저금리·저물가·고실업률·정부 부채 증가·규제 강화 등의 뉴노멀 시대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야기된 세계 금융 위기와 경제 침체로 소비자들은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 패턴을 기본으로 돌리는 민감성을 보이고 있고, 이러한 패턴은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것이다. 그들은 적게 구매하고, 구

김 태 경 박사(주)정록

1) New Normal, 「트렌드 지식사전 2」, 2014. 5. 23., 인물과사상사.2) 위의 책.

뉴노멀 시대 한돈산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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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하는 제품에서 더 좋은 가치를 추구한다. (중략) 모든 산업에서 마케터들은 재정적으로 더 신중한 구매자들에게 품질과 적정 가격의 좋은 서비스가 조화를 이루는 보다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3)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이제는 더 이상 사람들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게 되었고,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소비 패턴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뉴노멀의 시대, 저성장의 시대가 왔다. 압축성장이라는 고도성장기를 구가했

던 우리에게는 낯선 현상이다.육류 소비 패턴에도 엄청난 변화가 예

상된다. 극한의 이유만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따라 한우의 경우 한우 한 마리를 잡아 맛있는 부위만 비싼 가격을 주고 먹을 수 있었던 시대도 종말이 왔다.

이미 수많은 한우 전문식당들이 문을 닫고 업종을 전환하고 있다. 다들 김영란법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지만, 원인은 대한민국의 화려한 자본주의 잔치가 끝난 것이다.

모든 국민이 다 부자가 되고 싶었던 나라, 또는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던 나라는 이제 없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한우의 소비도 변하고 있고, 소비의 변화에 맞게 한우의 생

산 방식도 다시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사는 시대가 달라지면 우리가 입는 것, 우리가 먹는 것, 우리가 사는 것이 달라진다. 한우 소비에 심각한 변화가 먼저 왔지만, 한돈 역시 위기 상황이다.

한돈 삼겹살 1인분에 15,000원 이상 받는 고급 삼겹살집이 하나둘 생겨 나기 시작했다. 이는 소비가 잘 되어서가 아니라 최저 인건비 등 비용 증가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가격 인상이다. 반면 몇 해 전부터 유행하던 수입 삼겹살 무한 리필 식당들은 지난해부터 갈비 무한 리필집으로 전환하고 있다. 무한 리필 삼겹살집이 활성화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수입 삼겹살의 소비는 별로 안 늘어나고, 가격만 인상되니 이번에는 수입 목전지와 갈비로 양념 갈비를 만들어 무한 리필집을 만들기 시작했다. 생고기가 아닌 양념구이라 원육의 상태가 조금 나빠도 문제가 없고, 양념의 감칠맛으로 고기맛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 4,000원대의 수입 전지를 주로 사용해서 양념 갈비를 만드니 원가 측면에서 유리하다.

양념 갈비는 가족 외식 메뉴로 인기가 있는 메뉴라 무한 리필 삼겹살집보다 시장 확대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 수입 쇠고기 양념육들을 같이 판매할 수 있는 이점도 있어 메뉴의 다양화가 가능하다. 사실 돼지고기는 삼겹과 양념 갈비 이외의 특별한 인기 메뉴가 없는 상태라 삼겹살 무한 리필과 돼지 갈비 무한 리필집의 유행은 지갑이 가벼워진 가장들3) 필립 코틀러, 「마케팅 원리」, 15판,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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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념 기술과 고기를 다루는 기술이 좋아져 무한 리필 갈비들이 먹을 만하다는 것이 지속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점점 한돈의 자발적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한돈과 직접적으로 경쟁을 하는 건 어쩌면 수입 돈육이 아니라 수입 쇠고기일지도 모른다. 대형 마트에서 한우고기와 수입 쇠고기의 매출이 돈육 매출을 추월하기 시작했다는 소리가 들린다.

한우고기와 수입 쇠고기가 대체재나 경쟁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육류시장(적색육 시장)은 한우고기가 최상층에 위치하고, 그 아래에 수입 쇠고기와 한돈 삼겹과 목심 등 구이류가 위치하고, 가장 아래층에 수입 돈육과 국내산 앞·뒷다리가 놓여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우는 토종이라 품질의 격차가 확실하게 구분되고 포지셔닝이 다르지만, 돼지고기의 경우 국내산 돼지고기와 수입 돼지고기의 포지셔닝이 정확히 다르다고 말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물론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잡지의 특성상 한돈산업의 종사자들과 한돈산업 관련자들이니 한돈과 수입 돼지고기의 포지셔닝이 다르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뉴노멀 시대의 소비자들은 확실히 한돈을 더 우월한 포지셔닝에 두고 있지 않다.

단적인 예로 이베리코 돼지고기의 유행에서 잘 알 수 있다. 이베리코 목심의 도매 유통가격이 한돈 목심의 도매 유통 가격보다 같거나 높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이번 동계 올림픽의 여자 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에 2030 세대의 반응을 보면 세대 간 생각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외신이

통일을 사명으로 생각하는 마지막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일 수 있다는 보도의 충격처럼 뉴노멀 시대의 가치관은 올드노멀의 시대와 다르다.

2011년 마케팅 시장 조사론을 대학에서 가르치면서 육류 소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 보았다. 그 전까지 국내산 육류는 안전·안심 먹거리였고, 수입육은 위생상 불안한 면이 많다고 생각하던 소비자들이 구제역 이후 국내산이나 수입육 모두 위생상 불안하다는 인식을 가지기 시작했다.

한우 투뿔 등심이 건강에 안 좋다고 등급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농담처럼 그럼 지방 분포 20%인 투뿔 등심이 건강상 문제가 있다면 지방 함량이 30~40%인 삼겹살을 먹는 건 자살행위다.

어언 30년 동안 고급육 생산 정책을 써 오던 정부가 갑자기 정책 전환을 하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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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뭘까? 과연 국민들의 건강을 생각해서일까?

인천공항 제2청사에 평화옥이라는 미슐랭 셰프의 곰탕, 평양 냉면집이 오픈해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많은 젊은 기자들이 참석했다. 미슐랭 가이드4) 별을 뉴욕 정식당, 한국 정식당 각각 2개를 받은 국제적인 셰프 임정식이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한우고기가 끓여서 탕으로 만들었을 때 국물이 가장 맛있다고 이야기했는데, 단 한 곳의 언론도 한우고기의 국물 맛이 좋다고 기사화하지 않았다.

제주도가 난리가 났다. 한돈 농장들의 기준치 이상의 폐수 방류로 한순간에 육지 돼지고기의 제주도 반입이 허용되고, 농장들에 대한 폐수 규제는 강화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이 육류에 대한 생각들 역시 뉴노멀 시대에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젊은 층과 일반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누군가 우리 한돈을 ‘종자도 외국산이고

사료도 수입산인데 한돈은 무슨 한돈이냐’라고 방송에 나와서 떠들기 시작한다면 과연 소비자인 국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두려운 생각이 든다.자극적인 논쟁으로 인기 몰이를 하는

종편 출연자들 중 분명 이런 논리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이가 생길 수 있고, 그걸 논리적으로 방어하기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을 수도 있다.

뉴노멀 시대. 내가 알고, 내가 살아 왔던 모든 것들이

다르게 인식되는 세상이다.새롭게 다시 새 질서와 새 상식을 공부

해야 한다.우리 한돈산업이 뉴노멀 시대에 살아

남고 싶다면 올드노멀적인 생각과 행동이 아니라 뉴노멀 시대의 생각과 행동을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양적 성장의 시대가 아니다. 질적 성장을 위해 한돈산업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4) 프랑스의 타이어 회사인 미슐랭(美, 미쉐린)사에서 발간하는 전국의 여행안내서로 1900년 타이어 구매 고객에게 무료로 나눠 주던 자동차여행 안내책자에서 출발하였다. 프랑스어로는 기드 미슐랭이라고 한다. 미슐랭가이드를 탄생시킨 앙드레 미슐랭은 당시 내무부 산하 지도국에 근무하고 있었으며, 프랑스를 여행하는 운전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자는 취지 아래 무료로 배포되는 여행·식당 정보 안내서를 펴냈다.미슐랭가이드가 미슐랭 타이어 회사 부설 여행정보국에서 발간된 것은 앙드레 미슐랭이 세계 최초로 분리, 조립되는 타이어를 발명해 미슐랭 타이어 회사를 만든 에두아르 미슐랭의 친형이기 때문이다.초기에는 타이어 정보, 도로 법규·자동차 정비 요령·주유소 위치 등이 주된 내용이었고, 식당 소개는 운전자의 허기를 달래 주는 차원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호평을 받자 1922년부터 유가로 판매되기 시작했고, 이후 대표적인 식당지침서로 명성을 날리게 됐다. 이후 100년의 세월 동안 엄격성과 정보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명성을 쌓아 오늘날 ‘미식가들의 성서’와 같은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자료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미슐랭가이드(시사상식사전, 박문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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