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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7. Chindia Journal 23 CHINDIA 주목받는 친디아 소비시장 Cover Story 중국과 인도하면 아직도 우리는 가난한 개발도상국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실제로 2006년 중국과 인도의 1인당 GDP는 각각 2천 달러와 8백 달러로, 우리나라(1만 8,400달러)의 10.9%와 4.3%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두 나라의 인구를 합하면 세계 인구의 40%를 차지할 만큼 대국이다. 특히 최근에는 장기간의 경기 호황에 힘입어 중국과 인도에 소비 붐이 불고 있어 소비대국으로서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금과 같은 고성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소비 진작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정책적으로 소비 촉진을 유도하 있다. 인도는 인구 평균 연령이 24세에 불과해 청년층을 중심으로 대중 소비 붐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소비 대국으로서 친디아의 잠재력을 조망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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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주목받는 친디아소비시장 CHINDIA - posri.re.kr · 이용한고소득졸부들은명품외제차를수십대씩수집하고, 명∙청대유물들을수백점씩사모 으기도한다

2007 7. Chindia Journal 23

CHINDIA주목받는 친디아소비시장Cover Story중국과 인도하면 아직도 우리는 가난한 개발도상국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실제로 2006년 중국과 인도의 1인당 GDP는 각각

2천 달러와 8백 달러로, 우리나라(1만 8,400달러)의 10.9%와 4.3%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두 나라의 인구를 합하면 세계 인구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국이다. 특히 최근에는 장기간의

경기호황에힘입어중국과인도에소비붐이불고있어소비 국으로서의중요성이점점더부각되고있다.

중국 정부는 지금과 같은 고성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소비 진작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정책적으로 소비 촉진을 유도하

고 있다. 인도는 인구 평균 연령이 24세에 불과해 청년층을 중심으로 중 소비 붐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소비

국으로서친디아의잠재력을조망하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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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달러 중국 소비시장, 이제부터 시작시장경제의문을열자사회주의중국에가장먼저불어닥친것은배금주의열풍이다. 특권을

이용한 고소득 졸부들은 명품 외제차를 수십 씩 수집하고, 명∙청 유물들을 수백점씩 사 모

으기도 한다. 상하이 별장촌 서산지역의 호화주택은 한 채에 50억 원에서 200억 원을 넘는다.

유럽의 고급주택을 그 로 복제한 것이다. 저마다 자신이 최고 부자클럽 회원이라고 뽐내기도

한다. 자식들을 국 이튼스쿨 같은 해외 명문학교에 보내는 것은 기본이다. 일부에서는 이런

현상을놓고‘개혁의실패’라고비판한다. 덩샤오핑은일찍이‘벌레가무섭다고문을열지않을

까?’라며 자본주의의 폐해를 내다보았다. 다행인지 이들은 중국 인구에 비하여 극소수에 불과

24 Chindia Journal 2007 7.

Cover Story

중국 소비시장을 보는 기업과 정부의 눈

로벌기업은 중저가 전략, 중국 정부는 양극화 해소에 주력

최근에는 투자나 수출 성장에 의존하던 소비행태가

점차 국민 개인소비 증가 형태로 변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중국 경제가 양적 팽창에서 질적 향상으로 변화하는 과도기로 진입함을

의미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소비패턴이변하고있다. 사진은상하이중심쇼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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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 이런 고소득층 이외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중국 소비

자는중국인구의 다수인중산층과저소득층에있다.

지난 5.1 노동절 연휴에 중국의 상가들은 손님을 끌어들

이는 다채로운 이벤트를 벌이며 즐거운 비명을 올렸다. 그

들은‘소비자와 상가의 윈윈이 바로 이런 것 아니겠습니

까?’라며 만족해했다. 중국에서 벌어지는 이런 시장 활기

와 변화에 온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시장

의 발전 속도와 트랜드, 소비 패턴, 시장의 규모, 지역별∙

계층별∙연령별 소비 특성, 그리고 문화와 상관습에 이르

기까지….

최근 5년간 소매 소비시장은 연평균 12.7%씩 증가해 왔

으며, 이덕분에소매소비시장규모는1조달러를넘어서고

있다. 이 같은 시장의 활기를 로벌기업들이 놓칠 리 없다.

현재 중국 시장에는 미국의 경제지‘포춘’이 선정한 로벌

500 기업 중 480여 개가 진출해있다. 이들이‘중국 시장

은이제부터’라는인식으로무장되어있음은물론이다.

200개 로벌기업들의 전략베이징 시민들이 가장 즐겨보는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

報)는 최근 이들 로벌 기업 중 200여 개를 집중 취재하

다. 로벌기업들의 전략은 다양하다. 우선, 세계 어느 지

역 법인보다 중국을 우선한다. 발전기 주문량의 80%를 중

국 시장에서 수주하고 있는 프랑스 알스톰사는 말한다. “세

계 시장에서 수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에서 앞

서야 한다.”외국 기업들이 800개가 넘는 R&D센터를 세

우는 것도 중국을 더 이상 단순한 제조기지로 보지 않는다

는 것을 보여준다. 다음은 업종 다변화. 투자 분야가 변하

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에서 은행, 보험, 유통과 같은 서비

스 업종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 중이다. 셋째는 강자와 강자

간의 활발한 제휴. 넷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시. 중국

사회에서 지탄받는 기업은 중국 정부로부터도 환 받기 어

렵다. 다섯째는 현지화. 일본의 NEC는 중국에서 4천 명의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을 확보해 중국 시장과 전 세계 공장

에 신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여섯째, 끊임없는 혁신. 삼성

전자에 리고 있는 소니가 젊은 층을 겨냥해 브랜드 혁신

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중산층 확산과 저소득층 변화에 주목중국 소비시장의 활기는 신흥 부자들 이외에 새로운 중

산층과 소득이 증가하는 저소득층의 급증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연간 가처분 소득 5,000 달러를 넘는 중

산층의 급증이 핵심이다. 이들은 생활필수품 위주의 소비

를 넘어서서 여유로운 소비를 누리기 시작하는 소비계층이

다. 5,000달러 이하 저소득층에서도 소득 수준 향상의 바

람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내륙 중소도시와 농촌지

역의 소득 수준 향상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집중하면서 나

타나는 현상이다. 정부는 2000년 들어와 정책방향을 덩

샤오핑의‘先富論’(먼저 부자가 되라)으로부터 후진타오의

‘共富論’(같이 부자가 되자)으로 바꾸었다.

이들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전체 인구의 부분을 차지하

고 있어 소비수준은 낮지만 전체 시장 규모는 무시할 수 없

다. 앞으로 이들이 거 소비 세력으로 등장할 가능성을 고

려해야 한다. 통신과 미디어가 뻗어 나가면서 이들은 이미

다양한 신제품과 서비스를 접하고 유통업체를 통하여 표준

화된 수많은 제품들을 접하고 있다.

소득수준 향상은 자연스럽게 소비패턴의 변화로 이어진

다. 의식주 위주의‘생계형 소비’로부터 삶과 제품의 질을

추구하는‘가치형 소비’로. 소비의 중심세력은 고학력의

2007 7. Chindia Journal 25

주목받는친디아소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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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세 이지만저소득층도예외가아니다. 저소득층에

한 편견은 구시 유물이다. 저소득층도 삶의 질과 브랜드

를중시하는소비패턴을보인다. 이러한소비패턴의동조화

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소비패턴은 1995~2005

년의 지난 10년간 크게 변했다. 식품과 의류가 줄고, 주

거∙난방, 교통∙통신 및 교육∙레저는 크게 늘었다. 구체

적으로 보면, 식품과 의류는 1995년 57%에서 2005년 35%

로 감소하고, 주거∙난방은 9%에서 14%로, 교통∙통신은

9%에서 17%로, 그리고 교육∙레저는 14%에서 21%로 각

각 늘었다.

로벌기업들, 차별화와 중저가 전략로벌기업들은‘차별화’와‘중저가’전략을 펴고 있다.

우선, 이들은 로벌 운 경험과 브랜드의 힘을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서비스 라인업을 확보하는 데 주

력한다. 현지 기업들 중에도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

을 거두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다음으로, 로벌 고가 브

랜드를 보유한 기업은 새로운 중산층에 맞추어 다양하게

중저가 제품을 공급한다. 이미 검증된 제품은 소득 수준이

다른 지역으로 시장을 다변화한다.

핸드폰 세계 1위 업체 노키아는, 중국 시장에 로벌 단

일 브랜드를 내세워 고급에서 중저가까지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 다. 노키아가 저가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를 CEO

올리 페카 칼라스 부오는, “저가 시장에서도 충분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거기에는 규모의 업그레이드 시장이 존

재한다. 그리고 경쟁 기업에 추격의 여지를 주고 싶지 않

다.”고 말한다. 노키아는 지난 5월 China Postel로부터 약

25억 달러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주문 받았다. 자동차 분야

의 토요타도 저가 전략을 추진 중이다. 렉서스 등 고급 브

랜드 개발에 주력해온 토요타는 최근 초저가 자동차‘New

Family Compact'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2015년 세계 2위 소비시장으로중국의 소비시장 규모는 2010년 미, 일에 이어 3위,

2015년에는 세계 2위로 부상하여, 세계 소비시장의 14.1%

를 차지할 것이라고 크레딧 스위스 은행은 전망한다. 한

편, 미국은 2006년 세계 소비의 42%에서 2015년에는

37.7%로 하락할 것이다. 중국 소매 소비시장 규모가 처음

1조 위안을 돌파한 것은 1992년이며, 1995년 2조, 1999년

3조, 2002년 4조, 그리고 2006년에는 8조 위안에 근접했

다. 고속 경제 성장이 소비시장의 발전을 점차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저소득층의 소득 향상에 역점소비시장의 활기에 하여 중국 정부는 아직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소비는 여전히 투자와 수출 증가에 의존

하는 바가 크다. 그만큼 경제 성장은 투자와 수출이 주도해

왔으며 소비 증가는 미미했다. 정부는 투자 과열을 해소하

고 소비를 진작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으나, 중국의 GDP

성장률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기여도는 지난 5년간 계속 하

락하여 2005년에는 36%로 떨어졌다.

소비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전체적인 임금 수준이 높

지 않은 점이 결정적이다. 현재 중국의 평균 임금수준은 미

국의 30분의 1~50분의 1에 불과하다. 임금이 기업의 제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선진국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다. 게다가 중국인들은 교육과 노후 건강을 위해 저축하는

경향이 강하다.

정부는 내수 확 가 올해 가장 중요한 경제 정책임을 강

조하고 있다. 금년 말 후진타오 2기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빈부격차 축소를 위한 조화로운 사회(和諧社會)와 균형성

장(共富論)을 위한 내수 확 정책은 계속될 것이다. 빈부

격차 해소는 중국 정부가 당면한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과

제다. 최저임금 인상, 노동계약법 개정 추진 등의 조치가

모두 저소득 노동자층의 소득 향상을 겨냥하고 있다.

정부는 수입을 확 하고 소비를 활성화하여 내수 시장을

성장 동력으로 삼는 것이 무역흑자도 줄이고 저소득층의

수입과 소비능력도 향상시키는 좋은 방법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소비 확 를 위해 물류, 유통, 금융 등 서비스 시장을

과감하게 개방하고 있고, 수입도 장려하고 있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엑스포 등을 활용

26 Chindia Journal 2007 7.

Cover Story

<표> 세계소비시장에서중국의상 적위상과전망 (단위: %)

미국 일본 독일 국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인도

2004년 32 11 7 6 5 4 3 2

2014년 28 8 5 4 3 3 11 5

<자료> Credit Swiss First Bos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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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연안지역 주요 도시의 일인당

GDP는 상하이 7,490달러, 베이징 6,211달러, 톈진 5,170

달러, 광저우 7,500달러 수준이었다. 안정된 물가수준

(2006년 소비자 물가지수 1.5%)을 감안하면 이들 지역의

가처분소득 수준은 이미 중등국 수준이며, 소비시장의 지

속적인 확 가능성이 예상된다.

최근에는 투자나 수출 성장에 의존하던 소비행태가 점차

국민개인소비증가형태로변화하는경향이나타나고있으

며, 이는 중국 경제가 양적 팽창에서 질적 향상으로 변화하

는 과도기로 진입함을 의미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전

문가들은향후도시지역에서주택, 자동차구입및교육, 문

화, 의료, 통신 등 서비스에 한 욕구가 늘고, 농촌지역은

전통적인생활필수품수요가증가할것으로예상하고있다.

중산층의급증에따른 로벌기업들의중저가전략과중국

정부의소비진작정책을되새겨볼때다.

2007 7. Chindia Journal 27

주목받는친디아소비시장

한광수인천 학교 교수

중국, 노동계약법발효를앞두고노동착취이슈

노동자의 권익을 강화한 중국 <노동계약법>이 6월 29일 마침내 중국인민 표 회 상무위원회를 통과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은 2006년 3월에 초안이 처음 공개된 후, 1개월 만에 19만 건이 넘는 의

견을 수렴하는 등 사회 각계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노동계약법> 통과에 노동자들은 크게 환 한 반면 외국인 투자기업들은 우려를 표시했다. 상하이 지역

54개 외국 기업 인사담당자로 구성된 다국적기업 인력자원협회는“초안 로 노동계약법이 시행되면 중국

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가 노동계약법 초안을 네 차례나 심의하면서 신

중을 가한 것도 기업들의 반발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노동계약법>이 발효되면 기업들의 임금

부담이 15%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노동계약법>에 따르면 사업주가 서면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1년 넘게 노동자를 고

용하면 종신 고용으로 간주한다. 사업주가 먼저 계약을 해지하려면 재직 1년당 1개월 분의 경제보상금(퇴직

금)을 지불해야 한다. 또한 20명 이상 또는 전 직원의 10% 이상을 해고할 때 공회(工會, 중국의 노조)와 협

의하고 해당 정부기관에 보고해야 한다.

최근 노동 착취로 세계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중국 정부는 이 법을 통해 노동자 권익을 크게 강화할 것

으로 보인다. 세계 노동조합연합인 플레이페어가 6월 11일 베이징올림픽 공식 모자 등을 생산하는 중국 업

체가 아동 노동을 착취하고 있다고 비난한 데 이어, 산시성에서도 6월 16일 노동자들을 노예 착취한 벽돌

공장 업주가 체포됐다는 관 보도가 있었다. 허난성에서는 최근 400여 명의 부모가 연명으로 벽돌공장에

서 노예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는 자식들을 구해달라는 편지를 인터넷에 올려 중국 사회가 충격을 받았다.

| 단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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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Chindia Journal 2007 7.

Cover Story

‘소비주도 성장’으로 버전업하는중국 경제

소비 기반 확 여지 무궁무진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1인당 소득이 1,000달러를 넘어서면 소비가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11∙5규획’에서 못 박았다. 이제 소비가 투자가 맡아온‘기관차’역할을 체하지 못하면

성장률 하락을 피할 수 없거나, 현재와 같은 패턴의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

광속으로 변하는 소비환경

LG전자의 서북지역 판매를 총괄하는 B 상무는 신

장자치구의 중심도시인 우루무치를 다녀올 때

마다 깜짝깜짝 놀란다고 털어놓았다. 시장 변화가 광속으

로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상권이 발달하면서 50인

치 이상 형 LCD TV를 수십 씩 주문하는 도매상이 나

타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 다. 베이징에서 트럭킹을 통

해 건너가는 형 TV는 물류비가 고스란히 붙어 가격이 더

높아진다. 양치기 목동들만 사는 곳으로 알았던 우루무치

에서 프리미엄 제품의 판로가 이렇게 빨리 개척될 줄은 누

가 알았을까.

1990년 중반 이후 중국 가전업계의 가격 전쟁은 상상

하기 어려울 정도로 격렬했다. 내륙 후베이(胡北)성의 우한

(武漢)에서는 TV를 무게로 달아 팔 정도 다. 가격전의 홍

역을 거친 뒤 부분의 로벌 전자업체들은‘고가 프리미

엄’전략으로 돌아섰다. 이 전략의 성공은 사실 고가제품을

살 만한 구매층이 얼마나 빨리 성장하느냐에 달려 있다. 구

매층의 확 는 단위당 고정비용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가격

하락은 더욱 구매층을 넓혀, 소비자와 생산자가 골고루 잉

여를 나눠가지는 선 순환이 형성된다. 로벌 업체들이‘프

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는 것은 우루무치 시장 사례가 보여

주듯, 중국 고가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있다는 반증이

기도 하다.

개혁∙개방 초기 중국인들이 갖고 싶었던 재산 목록을

‘3전1향(三轉一 : 재봉틀, 자전거, 시계, 라디오 등 네 가

지)’이라 불 다. 이제 적어도 도시에선 고가 핸드폰, 평면

TV, 중형 자동차 등으로 희망 목록이 바뀌는 중이다.

휴 폰의 경우 일반적으로 3,000위안(한화 약 36만 원)

이상이면 고가군에 속한다. LG전자가 판매하는 초콜릿 폰,

샤인 폰 등이 이런 범주에 속한다. 올 4월 소득수준이 상

적으로 높은 1, 2급 52개 도시에서 팔린 휴 폰은 모두

530만여 . 이 중 3,000위안 이상은 21만 가 팔렸다.

전체 휴 폰의 3.9% 정도다. 이를 1년 실적으로 단순 환산

하면 략 252만 에 해당하고 시장을 중국 전역으로 넓

히면 충 460만 정도씩 팔린다는 셈이 나온다. 핸드폰

왕국인 한국에서 한 해 팔리는 전체 핸드폰 수가 1,500

만 정도이니 중국 고가 폰 시장규모가 결코 만만치 않음

을 알 수 있다.

중국 사회는 국산차의 경쟁력이 취약했기 때문에, 일찌

감치 외제차 선호가 탄탄하게 자리잡았다. 독일산 3 명

차에 속하는 아우디의 2006년 1~8월 판매 수는 약 5만

3,000 . 벤츠의 한 해 판매 수도 1만 를 훌쩍 넘기고

있고, BMW도 3만 에 육박한다. 한국에서 이들의 한해

판매 수가 각각 5,000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중국 소

비층의 저변을 짐작할 수 있다.

베이징 북쪽 외곽으로 빠지는 고속도로 톨게이트는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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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아침이면 몇 킬로미터씩 린다. 옛 황제들이 피서를

즐겼던 청더(承德)지역으로 이어지는 징청(京承)고속도로

의 입구 톨게이트를 나서면 승용차가 갓길에 꼬리를 물고

주차된 것을 볼 수 있다. 동행을 기다리는 것이다. 가까운

교외를 자동차로 다녀오는 레저문화가 서서히 정착되고

있다. 고속도로에선 수십 의 동일 모델 자동차를 몰고

가는‘마니아 차량 행렬’을 만나기도 한다. 한국 사회에서

도 낯익은 풍경이다.

골프인구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관련 통계가 발표되

진 않지만, 회원권 거래소 등 전문가들의 추정으로는 매년

두 배씩 늘어난다고 한다. 베이징 골프장의 주말 그린 피도

2년 새 500위안 에서 거의 1,000위안 로 수직 상승했

다. 만 자본가를 유치하기 위해 개발한 샤먼(厦門) 경제

특구의 명문 인 샤먼 학은 지난해 상경계열 학과생 전원

이 골프수업을 이수하도록 골프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겠

다고 발표했다. 샤먼 의 결정은 갈수록 많은 기업인들이

골프를 치는 현실을 반 한 것이다. 이에 앞서 중국 지식사

회의 자존심인 베이징 학도 골프 강좌를 개설하기로 했

고, 상하이의 4개 학도 마찬가지 결정을 내렸다. 자본가

계급의 전유물 같았던 골프를 보는 시선도 소비열풍을 따

라 변하고 있다.

해외여행도 봇물이 터졌다. 한국은 가깝고 경비가 싸서

초창기 해외상품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점차 동남아와 일본

으로옮겨가는추세이다. 2004년2,800

만명수준이던해외관광객은해마다급

증해 2010년엔 6,000만 명을 넘어서고

2015년엔 1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중국

사회과학원이추산하고있다.

소득 분포‘종 모형’, 소비 경제 이행 예고

중국의 최근 소비 열풍은 젊은 층이

주도한다. 사회보장체계가 시원찮은 중

국에서 노후를 걱정해야 하는 중장년층

은 아무래도 낮은 소비성향을 보일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중국은 마오쩌둥(毛

澤東) 시 의 다산정책에서 개혁개방

이후‘1자녀 정책’으로 돌아서면서 급

격한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다. 궁핍한 시기를 보낸 중장년

층은 현실적으로 노후를 자녀에게 의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소비를 자제하는 데 반해, 개혁∙개방의 과실을 향유하면

서 자란 40 미만은 소비의 미덕을 숨기지 않는다.

경제 성장은 소득을 높여 소비기반을 넓히고 그 수준을

선진화시킨다. 이는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모든 경제주체

들에 확산될 때의 이야기이다. 중국의 성장패턴이 다른 개

도국과 다른 점은 빈부격차가 확 되는 와중에 저소득층의

소득도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 정부가

소득불평등 측정지표인 지니계수를 최근 수년째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세계은행은 이미 2005년 0.45를 넘어선 것

으로 추산했다. 사회정치적으로 위험수위인 0.4를 넘어섰

으나, 저소득층의 생활수준도 개선되고 있고 공산당의 국

정 장악력도 여전해 심각한 문제로 불거지지는 않고 있다.

맥킨지는 지난해 특별보고서에서 중국의 소득 분포가 최

상층과 최하층이 두꺼워지는‘바벨형’이 아닌 중간이 두터

워지는‘종 모양’으로 이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간이 두

터운’사회는 소비경제 이행이 용이하다. 향후 20년 내 도

시 소비층의 구매력이 현재의 5배로 늘어나면서 중국이 미

국 일본 다음 소비 국이 된다는 것이 맥킨지의 전망이다.

국제 경제전망 전문기관들의 향후 전망치를 기준으로 민간

소비 규모를 단순 추산하면, 2020년 정도면 중국이 일본마

저 제치는 것으로 나온다. 중국 정부의 최근 소비 진작책과

2007 7. Chindia Journal 29

주목받는친디아소비시장

▲중국내에서자동차의소비가급증하는가운데중국베이징노변에서줄에매달려차를점검하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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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지인들이 베이징을 찾아오면 일부러‘베이징의 명동’

이라는 왕푸징(王府井) 거리를 데려간다. 칭기스칸의 후예들이

중국 륙에 세운 원조(元朝)에 조성되기 시작한 이곳에는 동방

신천지 신동안시장 등 베이징이 자랑하는 형 쇼핑타운이 몰

려 있다.

홍콩의 갑부 리카싱의 부동산 개발회사가 조성했다는 동방신

천지(상하이 신천지가 주로 먹고 마시는 유흥구인 데 반해 베이

징 신천지는 쇼핑가에 가깝다)는 개발허가를 내주는 과정에 금

품이 오갔다는 혐의가 불거져 당시 베이징 서기를 실각시킨 것

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베이징 서기의 실각과 함께 활짝 폈던

상하이 방의 화도 서서히 퇴색하는 지금 권력의 부침을 깨닫

기엔 눈에 보이는 거리가 너무‘신천지(新天地)스럽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을 꽉 채운 명품점들. 가격 가 만만찮

다. 서울 형 백화점 매장에서 팔리는 명품 가격의 80% 수

준. 명품점 사이를 거니는 중국 젊은이들의 차림새는 서울 신사

동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이들과 다를 바 없다. 회랑 중간의 조

그마한 이벤트 공간에선 주말마다 특정 브랜드의 판촉 캠페인

이 벌어진다. 30분 이상 발 품을 팔며 신천지를 돌아보면‘한

국에서 보아온 중국산 제품이 중국에서도 싸구려 구나’란 사

실을 금세 깨달을 수 있다.

베이징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장안가(長安街) 벨트엔 최근 몇

달 새 형 상가가 속속 들어섰다. 한국 관광객들도 자주 들르

는‘짜가 시장’인 시우쉐이(繡水) 북쪽에도‘플레이스’란 형

쇼핑센터가 들어섰고, 이곳에서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인 따왕

치아오(大望橋) 근방에도 신콩티엔띠(新光天地)란 형 백화점

이 개점했다. 불과 2개월 새 일이다. 따왕치아오 사거리는 백화

점에 이어 호텔 2동, 사무동 1동이 들어서는 매머드 상업단지로

탈바꿈하게 돼 있다.

지상 6층의 신콩티엔띠에는 입을 것, 바를 것, 먹을 것 분야

에서 내로라하는 세계 유명 브랜드점이 죄다 모 다. 에스컬레

이터만 3량이 설치될 정도로 넓은 매장이 주말엔 쇼핑객들로

북적인다. 이런 매머드 매장들이 경쟁하듯 베이징 중심가의 스

카이라인을 뚫고 나오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 많은 매장들이 사

람들로 꽉 차는 것도 불가사의하게 느껴진다.

위안화절상세등을감안하면이시기가더빨라질성싶다.

소비주도 성장-경제 발전 새 버전그러나 이 같은 소비 열풍도 사실 투자 열기와 비교하면

기가죽는다. 시야를베이징의상가에서스카이라인으로옮

기면, 당장 신축 공사장의 타워 크레인을 곳곳에서 볼 수 있

다. 도심 밖에도 크고 작은 토목공사가 줄을 잇고,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도 특히 공장들이 집한 경제기술개발구

등을돌아다니면터파기공사가벌어지지않은곳이없다.

일본과 한국이 경험했듯 경제 성장 초기에는 투자의 역

할이 지 하다. 특히 제조업을 일으키기 위한 기반 인프라

및 산업시설의 구축을 소홀히 할 수 없기에 초창기 경제 성

장은 투자의 효율적인 집행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중국

개혁∙개방 이후 지금까지 GDP 비 가계소비지출액 비

중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은 이 때문이다. 요컨 투자가

미덕인 시절이었다.

지출기준 GDP 통계를 이용해 소비의 성장기여율을 계

산해보면, 특히 2001년 이후 최종소비의 기여율이 투자의

기여율에 뒤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난다. 1990년 후반엔

아시아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적

인 소비진작책을 폈던 시기이다. 이 시기를 넘어 2000년

들어서면서 다시 지방 정부의 고정자산투자가 경쟁적으로

벌어진다. 2000년 들어 지금까지 나타난 10%가 넘는 성

장률 고공행진은 사실 고정자산투자가 주도했던 것이다.

문제는‘투자의 미덕’이 지나치다는 데 있다. 한국의 관

료조직이 일부 공무원들의 보신(保身)을 위한 복지부동 탓

에 질타를 받고 있지만, 중국의 지방관료 조직은 보신과 재

정수입을 위해‘묻지마’투자프로젝트를 진행시켜 중앙 정

부가 골치를 썩고 있다. 그 결과가 바로 에너지 및 자원낭

비형, 고오염 배출형 성장이다. 더욱이 산업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동부 연안지방에 상 적으로 투자자원이 몰리기 때

문에 지역 격차까지 심화하고 있다. 요컨 삶의 질이 악화

하는 성장인 셈이다.

후진타오 지도부가‘조화로운 사회건설’을 국정지표로

들고나온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각종 모순이 방치하

기 어려운 수준에 이른 것이다. 새 국정이념의 경제 버전이

바로‘11차 5개년 규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른바, ‘소

비주도 성장’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인당 소득이

30 Chindia Journal 200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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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최고 쇼핑가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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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달러를 넘어서면 소비가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11∙5규획’에서 못 박았다. 이제 소비가 투자가 맡아온

‘기관차’역할을 체하지 못하면 성장률 하락을 피할 수

없거나, 현재와 같은 패턴의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 시한폭

탄을 안고 가는 것이다.

중국 중앙 정부가 내놓은 정책 부분은 소비 진작과 직

간접 관련을 맺고 있다. 사회보장체계에 한 전면 개혁은

미래의 소비를 현세로 옮겨오는 효과를 노린 것이고, 노동

자 권익보호 및 농민 소득보전 조치도 재분배 강화를 통해

소비 기반을 넓히는 조치이다. 위안화 절상도 달러 표시 제

품을 더 많이 수입하게 만든다. 특히 신농촌 건설의 일환으

로 추진되는 도시화(2006년부터 5년 동안 4,500만 명을

도시로 취업시키는 것이 목표) 정책이 소비규모를 확 시

키는 데 지 하게 공헌할 것으로 기 된다. 도시 생활은 주

택 등 부동산, 내구재, 생활 문화 서비스에 한 지출을 늘

리기 때문이다.

5월 은행가계예금 통계가 발표된 지 하루가 지난 6월 중

순 한 중국 일간지에 재미있는 사설이 실렸다. 2개월 연속

가계예금잔액이감소한이유를정책당국이잘따져봐야한

다는 주문이었다. 주식시장의 호황 때문에 빚어진 묻지마

주식투자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지만, 혹시 소비를 늘리기

위해은행예금을줄 다면효과적으로진작시킬필요가있

다는 내용이다. 중국 정부는 물론 경제전문가들이 얼마나

소비진작에목을매고있는지를여실히보여주는사례다.

소비 확 여지는 아직도 무궁무진1인당 소득에서 중국은 아직도 2,000달러 벽을 깨지 못

하고 있다. 그러나 긴 인류 역사에서 경제 강국, 소비 국

의 예는 늘 중국 차지 다. 로마가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

하고 가도(街道)를 닦기 시작할 때 중국은 시황제가 오랜

춘추전국의 혼란에 종지부를 찍고 만리장성을 연결했다.

균형을 맞췄던 양 진 은 이후 로마제국의 몰락으로 서양

측이 중세 암흑기로 발을 옮기면서 중국이 최강의 자리를

지켰다. 역사상 중국이 생산한 비단, 도자기, 종이 등은 세

계 최고의 인기 제품이었다. 중국의 경제력을 따라올 경제

권은 전무했다. 서양의 경제력이 중국을 앞서기 시작한 것

은 서유럽이 산업혁명을 거친 뒤에나 가능했다.

역사적으로 외국 문물과의 접점이 넓었던 탓인지, 중

국 사회는 소득수준에 비해 고가 및 외제품에 한 기호가

남다르다. 근 적 사치품의 소비도 중국이 한국보다 훨씬

빨랐다. 스위스 명품시계 콘스탄틴의 경우 1860년 이미 청

함풍제의 주문에 맞춰 청색 에나멜 코팅을 한 회중시계가

황실에 등장한다. 열강의 침략이 한창이던 1911년엔 론진

이 옛 소련 배우를 등장시킨 시계광고를 펼치기도 했다.

1990년 중반까지도 한국 사회에서 외제 명품족은 비

난 상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사회주의 이념이 여전히 맹

위를 떨치던 1980년 초에도 외제 시계 광고가 TV에 등

장한다. ‘남이 무얼 하던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중국인들

의 정서도 고가품 시장의 착근(着根)에 한몫 했을 것이다.

소비 확 에 목매는 중국에선 외국 사치브랜드의 내수시

장 공략도 배척하기보다 배워야 할 상으로 간주하는 분위

기다. 중국고 의 화를되살릴중국토착브랜드를키우려

면그들의마케팅노하우를체득해야한다는것이다. 우량예

(五糧液), 마오타이(茅台), 상하이탄(上海灘∙의복) 등이 로

벌시장의우량브랜드로자리매김할날이멀지않은것같다.

지난해 4월 말 상하이에서는‘세계 정상급 생활체험 전

람회’란 이색 전시회가 열렸다. 수백 억 초호화주택 견본

과 수백억 원 보석, 수천만 원 개목걸이 등이 중국인들

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3일 동안 입장객은 무려 1만

명. 입장료 수입만 700만 위안을 올렸다고 한다. 중국 사회

에 내재한 소비 열망이 매우 강렬함을 말해주는 사례이다.

‘소비주도 성장’의 원년이었던 지난해 최종소비의 성장

기여율은 39% 정도로 전년보다 2% 포인트 상승했다. 미약

하지만, 11∙5규획의 경제전략 방향에 부합하는 성적표이

다. 반면 지난해 한국과 미국의 최종소비 성장기여율은 각

각 56%, 70% 다. 여전히 소비 기반이 확 될 여지가 많

은 것이다. 최근 다국적 유통기업들과 서비스기업들이 앞

다퉈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바야흐로‘세계의 공장’

이‘세계의 시장’으로 바뀌는 지금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다.

2007 7. Chindia Journal 31

주목받는친디아소비시장

박래정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북경 주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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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중 소비 시 개막

명품뿐 아니라 일반 소비재 구매도 왕성

이러한 소비의 폭발은 비단 사치품에서만 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2년간 자동차 할부 출 금리가 2%포인트 이상 증가하고 유가가 일곱 차례나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매출 증가세는 둔화될 기미가 없다.

지난 1월 월스트리트저널에는‘인도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라케시 준준왈라의 인터뷰가 실렸다. 인터뷰

에서 그는“인도 남부 도시에 쇼핑몰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

며 이를 위해 토지를 매입하고 쇼핑몰과 소비재 관련 주식

에 투자하고 있다.”밝혔다. 1980년 중반 단돈 100달러

로 시작해, 재산을 7억 달러까지 늘린 그는“인도에서는

(현재) 소비의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명품 소비 폭발적 증가그의 예견이 적중했는지 지난 5월 파이낸셜타임즈에는

인도에 일고 있는 부유층의 사치품 수요에 한 기사가 실

렸다. 1인당 최소 1만 달러가 넘는 남극유람선 패키지가 인

도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당 판매가가 무려 43만 달

러에 이르는 국의 스포츠카 벤틀리가 뭄바이에 두 번째

매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롤스로이스와

마이바흐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한 술 더 떠

당 1,000만 달러가 넘는 개인용 제트기 수요가 늘면서

프랑스 다소, 캐나다 봄바르디어는 인도를 가장 유망한 시

장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 다. 신문은 경제가 급성장하고

기업 및 정보기술(IT)업계의 비즈니스맨을 중심으로 신

흥부유층이 형성되면서 사치품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지난해11월말인도뭄바이에서열린‘리테일서밋2006’

에서한연사의설명이훨씬설득력있어보인다. 그는한마

디로“인도 명품(사치품)시장은 태동기가 아니라 해외 소비

가 국내 소비로 이전되고 있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인도는

옛날부터‘마하라자(산스크리트어로 왕이라는 뜻)의 나

라’로‘명품족’들이어느나라보다많았다는설명이다. 넓은

땅에, 그 많은 왕국들이며 그에 기생했던 많은 귀족들. 사유

재산이 그 로 인정되다 보니 지금도 부호가 세계에서 제일

많다고했다. 미국포브스조사에따르면인도에는중국보다

많은 36명의 억만장자들이 있으며 이들의 자산을 합치면

<그림 1> 승용차판매 수및휴 폰가입자추이

<자료> SIAM(Society of Indian Automobile Manufacturers)

COAI(Cellular Operators Association in India)

여가활동�

신발�도서 및 음반�

저축 및 투자�

생활용품(FMCG)소비내구재�의류�

식료품�

2002년�1999년� 2005년�

5.08.0

14.0

6.0

9.06.0

51.0

6.7

10.22.5

5.2

8.85.08.0

53.6

6.2

14.02.0

4.510.04.88.3

50.2

<그림 2> 인도도시소비자의소비구조변화 (단위: %)

<자료> Technopak

32 Chindia Journal 200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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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이것은 순전히 상장기업 주

식보유분에 한 평가이고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부자

들, 이름조차알려지지않은부자들이존재하고있다는것이

다. 주로해외에서명품을소비하던이들이인도에서도해외

와같은품질의최신모델제품을구매할수있게되자, 국내

소비가늘게되었다는해석이다.

실제로 주로 5성급 호텔 아케이드에 라이센싱 방식으로

입점해 있던 명품 브랜드들이 최근 합작 진출의 열에 속

속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단일브랜드에 해 외국

인 투자를 51%까지 허용하는 정책의 향이 크게 작용했

다. 루이뷔통에 이어 최근 크리스찬 디오르가 기존 프랜차

이즈 사업 신 합작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헤르메스도 합

작을 통해 델리에 올해 안에 첫 점포를 낸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의 명품 신사복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지난 5월 말

인도 최고 호텔인 뭄바이 타지마할 호텔 아케이드에 가장

큰 매장을 열었다.

정치권 과시성소비 경고에도 소비붐은쉽게 꺼지지 않을 듯

사치품 소비 붐이 해외 신문에까지 등장하자‘정치의 나

라’인도에서‘견제구’가 던져졌다. 개혁 지향적이며 기업

친화적인 만모한 싱 총리가 재벌들의 모임인 인도산업연맹

(CII, 우리나라의 전경련과 비슷)이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과소비에 한 경고성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언론 매체들

이 부유층과 유명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전파하고 있으며,

일부과시성낭비는빈민들에게모욕감과함께분노의씨앗

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최근 20년 만에 최고치인 9.4%의

경제성장률을 이룩했지만 싱 총리도 2009년 총선을 의식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연속해서 주요 주 의회 선거에서

패배하고있는점도이런발언을유도했을것이다.

하지만 사치품에 한 소비 붐은 당분간 꺼지지 않을 전

망이다. 인도소비재시장전문분석기관인테크노파크에의

하면 연간 소득이 450만 루피(최근 환율로는 약 11만 달러)

이상인 가구가 160만. 사치품 소비에만 연간 8,600달러를

쓰는 이들 가구가 매년 14%씩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

난해말발표된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자료에따르면더욱

낙관적이다. 유동성 자산만 1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부유

층이 71만 1천명에 이르며 이들이 2009년까지 110만 명으

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업계도 인도 명품시장이 당분간 더

욱더빠른속도로확 될것으로전망하고있다.

청년층 중심으로 중 소비 붐 일어이러한 소비의 폭발은 비단 사치품에서만 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2년간 자동차 할부 출 금리가 2%포인

트 이상 증가하고 유가가 일곱 차례나 인상됐음에도 불구

하고 매출 증가세는 둔화될 기미가 없다. SUV를 포함한

승용차 판매 수가 2006년에만 21% 이상 증가한 138만

를 기록했다. 휴 폰 가입자 수는 2006년에 1억 명을 훌

쩍 넘어 1억 3,060명을 기록했으며 전년보다 무려 41% 이

상 증가했다.

주목받는친디아소비시장

2007 7. Chindia Journal 33

▲델리인근신도시구르가온의쇼핑몰메트로폴리탄. 가장먼저건설된쇼핑몰로현재구르가온에이런쇼핑몰이 10여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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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소비재 품목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약 5일간 열리는 인도의 최고 명절인 디왈리 시즌에는 종교

와 관계없이 인도인 모두가 즐기며 선물 등을 교환한다. 회

사도 임직원들에게 상여금과 함께 선물을 준다. 본격적인 결

혼 성수기의 시작이기도 한 디왈리 시즌마다 주요 도시의 쇼

핑몰, 백화점, 할인점 등은 최고 매출 기록을 매년, 그것도

큰 폭으로 갱신하고 있다.

소득 증가에 따라 소비 자체가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도 소비자들의 소비구조도 식료품 위주에서 외식, 화,

의류, 여가활동 등으로 바뀌고 있다. 도시 소비자 지출 중 식

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1999년 51%에서 지난 2005년

50.2%로 낮아진 반면 의류 지출은 같은 기간 6%에서 8.3%

로 높아졌다. 각종 생활용품 지출 비중도 6%에서 10%로 높

아졌다. 여가활동 지출 비중은 8%에서 14%, 도서 및 음반 지

출 비중도 5%에서 6.2%로 각각 높아졌다.

준준왈라의 말 로 인도에서는 중 소비 붐이 일고 있는

데, 이를 주도하는 세 는 역시 도시 중산층 젊은이들이다.

인도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월드가 지난해 말 전국 15개 도시,

16세부터 25세의 젊은이들을 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의 1주일간 평균 지출규모는 약 1,280루피이다. 한 달이

면 5,000루피(약 125달러)가 넘는다. 기업 임원 운전기사

의 최소 월소득이 약 4,000루피인 점(켈리 서비스 인디아

자료)을 고려하면 이들의 지출 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항목은 외식 및 식음료로 전

체 비용의 약 33%를 차지한다. 쇼

핑몰은 월 1.7회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방문

빈도가 훨씬 높을 것이다. 카페 및

커피숍, 게임존, 화관 등의 방문

횟수가 각각 월평균 2.9회, 2.1회,

1.6회로 나타났다. 이 업종들은

부분 쇼핑몰에 많이 입점해 있다.

순수한 쇼핑 목적이 아니어도 쇼핑

몰을 자주 찾게 되고 자연히 충동

구매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다. 인도 10 도시 소비자 802명

을 상으로 한 조사에서 현 적

쇼핑몰이 등장한 이후 지출이 과거

보다 늘었다는 응답자가 70%를 넘어서고 있다.

인도 젊은이들은 다른 나라 도시 젊은이들과 비슷하게 브

랜드 및 연예인 광고 의존도가 높으며 신제품 구매에 적극적

이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광고하는 제품, 고가 브랜드 제품

및 비싼 제품, 신제품 등에 한 구매 동의 비율이 반 비율

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인도 젊은이들의 우상 1위는 마하트마

간디나 테레사 수녀, 인디라 간디 등이 아니라 남녀 공히 유

명 화배우와 스포츠스타다. 남녀 각각 5위까지의 유명인

선호도 조사자료를 보면 화배우와 스포츠스타가 6명이나

포함되어 있다.

유통업 구조도 빠르게 변해이런 중들의 소비 붐도 여간해서는 가라앉지 않을 것이

다. 9% 이상이 아니더라도 8% 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유

지할 가능성이 높고, 1인당 소득 수준이 이제 막 800달러를

넘어서고 있어 아직 자제하기보다는 살 것이 너무나 많은 상

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인도 인구의 평균 나이는 24세

이다. 2025년에 가서야 30세를 넘어설 전망이다. 소비를 주

도하는 젊은이들이 소비의 중심에 있는 한 소비 붐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다 발 빠르게 응하는 업계도

장기적인 소비 붐 조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현재 인도에는 없는 유통업태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업태

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통 업태인 재래시장,

슈퍼마켓, 백화점에 이어 여러 업태가 동시에 입점하는 쇼핑

34 Chindia Journal 200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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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갈로르시내최 번화가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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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은 물론 할인점, 초저가 할인점, 형 전문점인 카테고리

킬러 등이 동시에 나타난다. 통상 1인당 소득수준이 약 1만

5,000달러를 넘어서면서 나타난다는 할인점, 2만 달러가 넘

어서면서 나타난다는 카테고리킬러 등 소매유통 업태 발전

의 전통적인 과정에 상관없이 발전하고 있다.

최근 유휴부지 확보 및 경쟁 심화 등으로 도시 쇼핑몰

중심의 진출이 점차 어려워지자 한 축에서는 2, 3급 도시로

출점을 확 하는 한편, 도시에서는 소형매장 진출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냉장시설을 갖추고 늦은 시각까지 운 하는

편의점 형식의 현 식 소형점포들이 체인 형태로 빠른 속도

로 확산되고 있다. 인도의 한 로컬 편의점 체인은 델리에 최

근 2년간 22개의 매장을 연 데 이어 올 연말까지 매장 수를 5

배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런 추세는 델리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도시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어느 정도

경쟁에서 비껴있었던 소형 구멍가게(키라나)에는 직격탄이

되는 셈이다.

현 적 유통업태와 전통 유통업태 간의 마찰도 한층 가열

될 전망이다. 지난 4월에는 인도 릴라이언스그룹의 첫번째

소매유통사업인 릴라이언스 프레시 매장과 물류트럭이 중간

유통업자 및 세 행상들로부터 공격받는 사건이 발생하기

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은 이미 번지고 있는 소비 붐과

현 적 유통업태의 확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2007 7. Chindia Journal 35

주목받는친디아소비시장

<표> 인도도시젊은이들의주간지출현황

주요 품목 지출 규모(루피) 비중(%)

외식 및 식음료 415.1 32.5

연료 등 차량유지비 300.2 23.5

음주 206.7 16.2

교통비 182.1 14.2

문방구 103.5 8.1

담배 71.2 5.6

합계 1,278.9 100.0

<자료> Businessworld, 6th Nov. 2006주: 전국 15개도시 5,485명 상설문조사

조충제롯데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뭄바이, 도심재건추진…아시아최 의빈민가해체

인도 경제의 중심지이자, 마하라슈트라 주도인 뭄바이가 부동산 급등세를 잡기 위해 30년 넘게 유지돼 온 도심 토

지개발제한법 개정을 추진한다. 1976년에 제정된 현행 법은 마하라슈트라 주에서 개인이 500㎡ 이상의 토지 개발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주 의회에서 법이 개정되면 뭄바이에서 500㏊ 가 넘는 땅이 개발 상지로 추가될 것이다.

뭄바이의 인구는 1,700만 명으로 1975년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났지만, 개발이 제한되면서 아파트와 사무실 매매와

임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 3월 현재 뭄바이 금융가인 나리만포인트의 사무실 월 임 료는 3년 전에 비해 세 배 가까

이 뛰었다. 또한 주택과 사무실 증가가 뭄바이의 경제 성장 속도에 미치지 못해, 650만 명이 슬럼가에 살고 있다.

뭄바이는 아시아 최 의 빈민가인‘다라비(Dharavi)’를 정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다라비 지구는 뭄바이 시내와

외곽을 연결하는 양 철도 사이에 길게 분포하고 있으며 한쪽 끝은 공항과 맞붙어 있다. 이곳에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5만 7천여 채의 건물에 6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뭄바이 슬럼재건청은 총 23억 달러를 투입하여 다라비 지

구 2㎢ 지역에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아파트 단지 6~8개를 지어, 선별적으로 주민을 수용하고 상업 지구도 조성할

계획이다.

| 단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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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Chindia Journal 2007 7.

Cover Story

2025년 세계 5위소비시장 부상 예상되는 인도

교육과 농촌 개발로 불평등 해결해야

인도 소비시장의 또 하나의 특성은 지역 간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지역 간의 불균형은 1991년 경제자유화 정책 이후 더욱 심화되고 있다.

개혁 수혜 중산층의 소비 증가

경제개혁 이전과 오늘날 인도 사회를 비교할 때 보이는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중산층 이

상에서 소비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인도 도시 중산층 이상이

즐기는 소비문화는 경제자유화가 추진되지 않았

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경제개혁 이후 인도 중

산층 이상이 혜택을 보고 있다는 단적인 증거는

승용차와 텔레비전의 소비 증 이다. 승용차 소

비는 개혁 이전에 매년 평균 10만 씩 증가했

으나 개혁 이후에는 매년 평균 60만 씩 증가

했다. 텔레비전은 개혁 이전에 매년 400만

씩 증가했으나 개혁 이후에는 매년 900만 씩

▶신도시구르가온의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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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했다. 핸드폰의 경우는 2002년 12월 가입자 수가 불과

1,100만 명에 미치지 못했으나 2007년에는 1억 명으로 폭

발적인 증가를 보 다.

인도에서 소득세를 내는 사람은 11억 명 중 불과 3천만

명이다. 이 때문에 중산층이 얼마나 많은지를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학자나 연구소마다 인도의 중산층

을 다르게 계산하고 있는데 많게는 전체 인구의 15%에서

적게는 5%로 평가한다. 인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 연구

소인 국가응용경제연구소(National Council for Applied

Economic Research, NCAER)는 연간 가계소득이 20만

~100만 루피(4,400~2만 1,800달러)인 계층을 중산층

(middle-class)이라고 정의한다. 이들의 숫자는 2001년

기준 인도 전체 인구의 5.7%에 머물 지만 2009년에는

13%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NCAER은 연간 소득수준이 9만~20만 루피

(2,000~4,400달러)인 가정을 소득상승층(Aspirers)으로

분류하면서 그 규모를 약 2억 2,000만 명으로 측정했다.

소득상승층들은 중산층의 소비 수준보다는 미약하나 오토

바이, 냉장고, 컬러텔레비전 등의 고가 제품을 구매할 능력

이 되는 신흥 소비층이다. 이 두 소비층을 단순히 합산해도

약 2억 7,600만 명으로 미국 인구와 비슷한 규모가 된다.

이들이 인도 소비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간다고 할 수

있겠다.

NCAER는 2009년까지 매년 자동차 시장은 20% 정도,

오토바이는 16% 정도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냉

장고와 컬러텔레비전은 10~11%, 라디오, 전자제품, 자전

거, 손목시계는 7~9%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

러한 소비 붐이 도시에서 농촌지역으로 확 될 것으로 예

측하면서, 2010년 말경에는 도시의 소비가 포화상태가 되

는 반면 농촌 지역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전반적으로 내구재 시장은 매년 9%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

상하면서, 2009년이 되면 인도 전체 인구의 80%가 라디오

를, 65%가 컬러텔레비전을, 48%가 오토바이를, 40%가 스

쿠터를, 33%가 냉장고를, 11%가 자동차를 소유하게 될 것

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드러지는 도시 소비자 소비지출 격차경제개혁 이후 약 10년이 지난 1999년 이후 상위 20%와

하위 40% 간의 1인당 소비자 지출은 평균적으로 농촌은 약

3배, 도시는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지니계수로 보아도 농

촌보다는 도시가 훨씬 더 빈부격차가 심하다. 여기서 지니

계수는 소득 지니계수이지 부동산 등과 같은 자산의 격차

(부의 격차)를 포함한 것은 아니다. 인도 정부가 부의 지니

2007 7. Chindia Journal 37

주목받는친디아소비시장

<그림> 인도의계층별연평균가계소득과그비중

<자료> Financial Express. 2005. 12. 27. Unni Krishnan, "Middle Class drives India's

Consumption Boom", http://www.dawn.com/2005/12/29/int6.htm

(단위: Rs.,%))

연평균가계소득 2009. 10

2001. 2

12.8

33.9

51.6

21.9

71.9

� 1.7� 5.7

9만 미만빈곤층

9만~20만소득상승층

20만~100만중산층

100만 이상고소득층

� 0.4

▲델리Vasant Rok Market. 이런형태의슈퍼마켓이동네곳곳에생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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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계수는 측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빈부격차를 제 로 파악

하려면 부동산과 같은 자산의 격차를 파악해 보아야 한다.

인도의 자산 관련 지니계수는 소득 지니계수보다 훨씬 높

을 것으로 추정된다.

농촌보다 도시지역의 빈부격차가 심한 것은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이다. 인도는 농촌에서 고용의 부

분이 창출되고 있으며 농촌 여성의 고용 비중도 도시보다

높다. 최근 발표된 인도 정부의 5차 경제센서스(5th

Economic Census 2005)에 따르면 농업 부문의 고용인구

가 인도 전체 고용인구 3억 7,500만 명 중 73%를 차지하

여 여전히 농촌에 의존하는 인구가 많음을 알 수 있다. 또

한 1998년에서 2004년 사이 농업을 제외한 산업 및 서비

스 분야에서도 농촌지역에서는 61.3%의 고용이 창출된 반

면, 도시지역에서는 불과 38.7%만이 신규로 창출되었다.

소득 격차가 심한 인도 도시 소비자들의 소비구조를 살

펴보면, 2005년도 기준으로 식료품 소비 비중이 50%로 가

장 많고, 여가에 14%, 생활용품에 10%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와 비교하면 여가활동과 생활용품, 의류 소

비가 증가하는 반면 저축 및 투자, 소비내구재, 식료품 등

은 감소 추세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인도 도시 소비자들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규칙적으

로 나가는 식료품비는 철저하게 체크하지만, 생활과 관련

된 가사비용과 핸드폰 서

비스 요금 지출에는 지갑

을 쉽게 연다. 2004년에

인도 소비자들이 음식, 식

료품, 외식, 휴가비에 지출

한 비용은 전년에 비해 불

과 4% 증가했지만, 인터

넷, 컴퓨터, 휴 폰과 같이

생활의 편의와 관련된 부

분은 2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인도 소비자들의 생

활이 풍요로워졌다는 점과

생활방식이 변화했음을 잘

말해 준다.

지역 간 소비 양분화 심화인도 소비시장의 또 하나의 특성은 지역 간 불균형이 심

각하다는 것이다. 지역 간의 불균형은 1991년 경제자유화

정책 이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산업기반이 상 적으로 잘

갖추어진 구자라트(Gujarat) 같은 주들은 경제 성장이 급

속히 이루어지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을 앞다투어 유치하고

있다. 반면 경제 성장이 낮고 산업 인프라 시설이 낙후된

비하르나 아삼과 같이 동북부에 위치한 주들은 새롭게 추

진된 경제개혁으로부터 거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위 개혁의 수혜 주들과 비(非)수혜 주들 간에 격

차가 심화되고 있다.

경제개혁 이전과 이후 10년을 비교해보면 1980년 에

안드라프라데시, 아삼, 케랄라를 제외한 모든 주요 주들이

5%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1980년 지역 간 격차는 상

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제개혁이 이루

어진 1990년 에는 산업 기반이 잘 갖추어진 구자라트, 카

르나타카, 마하라슈트라와 같은 주들의 경제 성장률이 좋

았던데 반하여 전통적 경제 후진 주들인 아삼, 비하르, 오

리사, 우타르프라데시는 오히려 경제성장률이 하락했다.

이렇게 경제개혁 이후 지역 간의 격차가 심화된 것은 인프

라시설이 잘 갖추어진 주들이 기업들의 관심을 끌어 더 많

은 투자를 유치했기 때문이다.

인도 주요 주들의 연평균 국내총생산 성장률이나 1인당

38 Chindia Journal 2007 7.

▲방갈로르시내번화가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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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소득을 경제개혁 이전과 이후로 비교해보면 남인도

가 동인도나 중북부 인도보다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남인

도의‘삶의 질’은 1990년 들어와서 빠르게 개선되었다.

낮은 인구 증가율과 IT산업이 뒷받침되어 높은 경제성장률

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인도 소비시장을 양분하는 요

소로도 작용하고 있다. 최근 IT산업 발전에 힘입어 남인도

에 현 식 유통시설이 거 들어선 이유도 이와 같은 사실

을 뒷받침하고 있다.

교육 증 와 농촌 개발로불평등 해소해야

인도의 가계가처분소득은 1985년 이후 약 두 배가 증가

하여 가계소비와 새로운 중산층의 증가로 이어졌다. 맥킨

지는 최근 인도 소비시장 보고서에서(2005.7), 인도가 현

재와 같은 7~8%의 경제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룩한다면 현

재 세계 12위의 인도 소비시장은 2025년이면 5위가 될 것

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망을 현실화하려면 인

도 정부가 경제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인프라와

교육 부문의 투자를 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개혁으로 혜택을 보지 못하는 절

다수 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렇지 않으

면 성장 위주의 정책을 추진한 정부는 역사가 말해주듯이

선거에서 실패할 것이고, 새로운 정부는 개혁의 속도를 늦

추거나 선심정책을 남발할 수밖에 없다. 개혁의 혜택이 서

민들에게 장기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현재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농촌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함과 동시에 교육에

한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다. 서민들이 자신들의‘삶의

질’을 향상시켜 줄‘선택의 기회’를 확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교육이기 때문이다.

이 은 김찬완. 2006. "인도의 소비시장" 『인도경제를 해부한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중 일부를 수정 보완한 것임

김찬완한국외국어 학교 남아시아연구소 책임연구원

2007 7. Chindia Journal 39

주목받는친디아소비시장

印, 러시아와도FTA 추진키로

인도와 러시아가 포괄경제협력협정(CEPA;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을 추진하기로

지난 12일 협정서에 서명했다. 양국은 이 협정에 따라 공동실무그룹을 구성하고 CEPA를 체결하여 양자 교역액을

2010년까지 100억 달러로 늘리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게 된다. 인도와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정상회담 이후 공동연

구그룹을 구성해 지금까지 세차례 회의를 열었다. 공동연구그룹은 이달 4차 회의를 개최한 뒤 양국 정부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CEPA는 FTA의 일종으로 상품과 서비스 교역은 물론 투자, 경제협력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한편 인도는 싱가포르, 태국, 스리랑카,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남미 공동시장 등과 이미 FTA를 체결했고,

동남아시아연합(ASEAN)과도 막바지 단계에서 FTA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는 한국과 연말까지 타결을 목표로

CEPA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일본과는 지난해 11월부터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는 2015년까지 FTA를

체결한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가지고 협상은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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