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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보고서 98-03

    정부 PR 발전방안 연구

    김 창 룡

    한국언론연구원 객원연구위 원

    한국언론연구원

  • ◊ 참여연구진◊

    연구책임

    김창룡 : 한국언론연구원 객원연구위 원 공동연구원

    신호창 :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보고서를 내면서

    정부 PR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습니다. 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개혁에 박

    차를 가하고 있는 ‘국민의 정부’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

    의 지지와 이해가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IMF 구제금융 시대라는 시대적 난

    관을 극복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현정부의 입장에서는 정부의 정책을 올바

    로 국민에게 알리고 그 타당성과 불가피성을 납득시켜야 합니다.한국언론연구원은 98년 새정부가 들어선 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정부 PR

    전략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이 과제를 연구해왔습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시

    절 일방적 국정홍보와 선전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습니다. 문민정부하에서도 정부 PR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식으로 안이하게 다루어진 느낌입니다. 국민

    과의 진정한 대화와 협조없이 어떤 정책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부의 PR 정책은 단순히 정부선전이나 홍보가 아닌 진정한 쌍방커뮤니케이션이어야 합

    니다.따라서 이 보고서는 먼저 현시점에서 왜 새로운 정부 PR 정책이 필요한지를

    정치적,경제적,사회적 변화의 관점에서 조명했습니다. 또 공보처 폐지에 따른

    역기능과 순기능에 대해서도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정부에 들어와서도 반 복되는 정부 고위 관리들의 대언론정책 실패 사례를 제시한 다음, 체계적으로 언 론정책과 정부 PR에 대한 기본 개념이 정립돼야만 이런 시행착오를 극복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IMF를 겪은 영국의 PR 정책을 살 펴보고 우리와 비슷한 길을 걸어 온 영국 공보처의 부침에 대해서 조망했습니다.

    이 보고서가 앞으로 국민의 정부가 개혁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진

    정한 협조와 이해를 구하고 이를 성공시키는 홍보정책을 세우는데 다소나마 기

    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1998년 9월 한국언론연구원

    원장 서 동구

  • 차 례

    제1장 정부의 새로운 PR 방안 필요성 9I . 국내적 상황 변화 ................................. ........... ........ ... .. .... .. .............. 9

    1. 정치적 환경 변화 / 92. 경제적 환경 변화 / 113. 사회적 환경 변화 / 144. 공보처의 폐지 / 16

    II. 국외적 상황 변화 ........................ •••■..…•...•••:— •:...............' ............... 181. 국제정치적 환경 변화 / 182. 국제경제적 환경 변화 / 183. 시대적 환경 변화 / 19

    제2장 정부 PR, 그 대상과 유형’ 접근방법 ..................................................... 20I . 정부 개혁 과제와 PR ……..• • • • • ••……..…...............................…............. 20II. 정부의 PR고느 변천사 ..........................……… ............................ 21III. PR 개념에 대한 기존인식 전환 ................ .........................….................. 22IV. 정부 PR 대상 ........................................................................................... 25

    1. 공무원 / 262. 지역주민 / 273. 기업 / 284. 노동조합 / 295. 사회단체 / 296. 언론 / 30전달 방식 .........1. 간접홍보 / 31

    30

  • 2. 직접홍보 / 323. 국민과의 대화 / 334. 끼타 / 35

    제3장 정부 PR 문제점과 사례 363638I . 정부 PR 조직고ᅡ 인력,인식의 문제점

    II. PR 영역고卜 방식의 문제점

    1. 간접홍보와 기자회견 / 38사례 1) 황산성 전 환경처 장관의 기자와의 전쟁 / 39 사례 2) 이규성 재정부 장관과 청와대 ‘특명사항’ / 41

    2. 직접홍보이자 간접홍보 사례 / 44사례 1) 최재욱 환경부 장관과 황소개구리 / 44

    사례 2) 국민의 정부와 청와대 기자단과의 대립 / 453. 직접홍보 사례 / 47

    사례 1) 김숙희 전 교육부 장관과 ‘용병’ / 47 사례 2) 김대중 대통령과 ‘신문의 날’ 신문제작 / 49

    4. 정부 정책 결정과 PR 사례 / 52사례 1); 2002년 월드컵 주경기장 건립 논란 / 52사례 2) ‘국민의 정부’와 주양자 전 보건복지부 장관 / 55 ;

    5. 대통령과 해외국정홍보 / 57사례) 대통령의 외자유치 노력과 해외언론보도 / 57

    제4장 영국 정부의 PR 전략 ............................................................................. 601. 영국 정부와 4가자 PR 모델 / 602. 영국 정부의 로비시스템 / 613. 영국 공보처의 변천 / 624. 공보처가 제기능을 하기 위한 조건 / 635. ‘영국병’과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개혁 / 646. 영국 공기업의 민영화와 PR / 64

  • 제5장 정부의 새로운 PR 방안 ^6667

    I . 국민의 정부 PR 방향II. PR 체계의 전문화와 다양화

    1. PR 전문가의 양성 및 채용 확대 / 672. 관료의 대언론 관리 능력의 개발 / 683. 지역주민 관계의 재정립 / 694. 문제관리 체계의 확립 / 705. 마케팅 PR의 활용 / 716. 조직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 / 737. CI 작업을 통한 특화 / 74

    III. 국민의 정부 PR 과 제 ..............................................................................- 761. 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한 PR 전략의 개발 / 762. 공중 세분화 전략 / 783. 전술의 구상 / 804. 위기관리청의 신설 / 815. 해외홍보,조정 통합 기구의 신설 / 836. 대국민 PR 체계 / 85

    a 참고문헌.......................................................................................................... 87

    □ 부록 : 한국 역대 정권과 PR전략 변천사 89

  • 제1장 정부의 새로운 PR 방안 필요성

    I . 국내적 상황 변화

    1. 정치적 환경 변화

    1) 50년만의 정권 교체

    1998년 2월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은 해방 이후 50년만에 처음으로 선거에 의한 정

    권 교체라는 점에서 한국정치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

    다. 선거라는 민주적 의사결정 방식에 의해 탄생한 김대중 정부는 국민의 손에 의해 선택됐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한다는 대의에 따라 스스로 ‘국민

    의 정부’로 명명했다.

    ‘국민의 정부’ 명칭에서 과거 군사정권의 강압방식이나 문민정부의 ‘신권위주의 정 책’과는 달리 오직 국민을 위해 정책을 펼치고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펼치

    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따라서 국민의 정부는 98년 출범 첫해 4대 국정지표를 국정전반의 개혁, 경제난국

    의 극복,국민화합의 실현,법과 질서의 수호로 내걸었다. 과거에도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으레 들어왔던 구호와 비슷하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에 특별히 더 기대를

    거는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과거처럼 일부 언론이나 공무원 조직 등 다른 편법에 의 한 도움 없이 당당하게 국민의 부름에 따라 대통령에 당선된 만큼 국정전반의 개혁

  • 10

    에 거칠 것이 없다는 점이다.

    이런 정치적 변화의 뒤에는 국민이 있었으나 문민정부에서조차 국민은 그동안 무

    시되거나 통치대상으로만 여겨져 왔다. 국민과 대통령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단절

    됐기 때문이다. 국민의 충분한 여론수렴도 없었고 국민을 위한 정책의 충분한 설명

    과 협조요구도 없었다. 오늘날 민주국가에서 국민의 동의와 협조 없이 정책이 제대

    로 수행되는 곳은 없다.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그 정책

    에 대한 국민홍보다.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에게 어떻게 알리느냐에 따라 협조를 받 을 수도 있고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다.

    국민의 정부가 이런 점을 중시하지 않으면 문민정부의 잘못을 또 다시 반복할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여와 야가 선거에 의해 자연스레 바뀜에 따라 정치환경

    은 새롭게 변했다. 새로운 정치환경은 새로운 대국민 PR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2) 공동정권, 지역정권이 갖는 한계

    김대중 정권은 자유민주연합과 힘을 합쳐 생겨났다는 점에서 공동정권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또한 동서로 분할된 정치구도에 따라 지역정권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동정권은 정부내각 구성에서 이미 일부 장관의 입각과 불명예 퇴진의 해프닝속

    에서 국민을 실망시켰다.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지만 그 인사권 행사에 따른 국민

    적 지지여부는 얼마나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졌는가에 달려 있다. 보사부 장관

    의 재산파동과 도중하차는 ‘국민의 정부’도 별 수 없다는 실망감을 확산시켰다. 정부

    PR은 기본적으로 정확한 정보전달을 통해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작업이다.

    처음부터 엉터리 인사를 해놓고 국민에게 인정해 달라는 식은 행정 PR이 아니라 과 거 군사정권에서나 볼 수 있는 ‘우격다짐식’ 인사방식이다. 이런 식의 인사에는 정부

    PR이 끼여들 틈이 없다. 공동정권이 갖는 한계를 인사정책을 통해 여실히 드러냈다.

    자신 없는 정책이라면 시도를 하지 말았어야 했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 그 나름대로 설명과 협조요구가 있었어야 했다. 그러나 이것도 저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갈등의 소지를 항상 지니고 있는 공동정권이야말로 더 많은 국민

    의 이해를 구하는 PR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 정부의 새로운 PR 방안 필요성 11

    ‘국민의 정부’는 지역정권이라는 오명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김 분할구도가

    가져온 불가피한 결과라고는 하지만 국민의 정부가 어떻게 정책을 펼치며 이를 어떻

    게 국민에 홍보하느냐에 따라 지역정권이 진정한 국민 모두의 정권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지역정권이 국민 모두의 정권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도 정부의 정교한 PR

    정책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2. 경제적 환경 변화

    1) IMF 구제금융 시대

    한국은 98년 현재 국제통화기금(IM F)이라는 생소한 국제기구에 의해 국가경제 운

    영이 전반적으로 감시받고 통제받는 상황에 처해 있다. 전례가 없는 경제적 위기상

    황에서 국제통화기금의 정책결정은 우리에게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거액의 구제금융을 빌려쓰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대외신인도를 높이고 외국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우호적인 평가를 받는 일이 우선이다. 국제통화기금이라는 ‘시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정부입장에서는 합리적 정책을 수행하는 일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이를 잘 포장해서 홍보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더구나 한국 특유의 기업문

    화와 역사 등에 대해 기본적 인식이 부족한 국제기구 종사자들에게 그 배경을 설득

    력 있게 설명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없는 사실을 일부러 만들어 내거나 생색내

    기용 정책을 뻥튀기 식으로 부풀리면 허위나 과장이 된다.

    그러나 정부가 구조조정과 재벌개혁 등을 실시하면서 외국투자가들이 기대하는 만 큼 개혁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시적으로 보이면서 널리 알린다는 것은 대 단히 중요하다. 그것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든 전격적으로 이루어지든 그 나름대로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구하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따라야 한다. 여기에 정부의 PR 정

    책이 필요한 것이다.구체적 정책의 시행 없이 PR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나 PR의 중요성

    을 인식하지 않고 정책의 일방통행식 시행만 고집할 때 그것이 어떤 정책이든 성공

    하기 힘들다. 특히 정부가 하는 일은 모두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하는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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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지닌다. 더구나 IMF 구제금융 시대에 정부는 국민의 협조를 바탕으로 일사분란

    하게 경제적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IMF로부터도 협조와 지원을 얻

    아낼 수 있다. ‘시어머니’가 좋아하는 감을 그냥 갖다 드리는 것과 어디서 얼마나 어

    렵게 구해서 이렇게 가져왔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하며 드리는 것은 하늘과 땅차이일

    수 있다. IMF 구제금융 시대라는 특수상황은 특별한 정부 PR 방식을 요구하고 있 다. 그 대상과 접근 방식도 과거와 다른 새로운 PR 기법을 필요로 하고 있다.

    2) 연쇄도산, 고실업, 고물가, 저성장 시대

    전례가 없는 기업의 연쇄도산은 불가피하게 고실업시대를 가져왔다/ 1998년말이면

    거의 실업자수가 2백만에 육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민주노총에서는 실

    제로 실업자수는 아 보다 두배 더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이 연쇄도산하는 마당에 고성장을 기대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정부에서 각종 실업대책과 기업도산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실효성 차원에서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도 한정된 예산과 제한된 제도 안에서 이란 실업위기를 극복하

    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98년 6월 1차로 55개의 퇴출기업을 발표한 정부는 연차적으로 퇴출기업을

    더 가려내 추가로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른 실업자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또한 ‘예산낭비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장부의 공기업에 대해서도 정부가 98년 하반

    기부터 본격적으로 구조조정과 개혁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기업은 정부투자기관(13

    개),정부출자기관(17개),정부투자기관의 출자회사(30개),금융관련 공기업(30개)을

    포함해서 모두 153개에 이르고 있다. 이런 공기업에 종사하는 종업원은 지난 97년

    기준으로 27만 명에 이르고 연예산 100조원을 쓰고 있다. 이들 공기업의 한해 예산

    은 중앙정부의 전체 예산규모보다 많다.1>불가피한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대량실업시대. 정권유지와는 별개의 차원에서 진행

    되는 정부의 이런 일련의 혁신정책은 해당조직이나 기업의 반발을 야기할 수밖에 없

    1) 한국일보 1998년 6월-. 20일 3면.

  • 정부의 새로운 PR 방안 필요성 13

    는 상황이다. 여기서 정부의 정밀한 PR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그냥 밀어붙이기만 할

    경우 반발은 조직화될 수도 있고 이것이 국민정서와 공감대를 형성할 경우 정부의 개

    혁작업은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냥 국민에게 고통과 땀만 요구해서는 안된다.

    보다 더 상세하고 친절한 대국민 설득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개혁추진와 불가피성과 긴박함에 대한 정부의 PR 작업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3) 국민의 고통분담과 인내를 요구하는 시대

    정부가 당면한 경제위기극복 과제는 사실 국민이 힘을 합쳐 함께 풀어야 할 숙제

    다. 각종 세금을 올리고 봉급을 삭감하는 정책은 정부에서 결정하지만 그 고통을 감

    당해야 할 대상은 국민이다. 그 고통을 분담하자고 국민에게 허리띠를 더 졸라멜 것 을 요구하지만 과연 이런 요구에 국민이 기꺼이 동참할 것인가는 국민 각 개인의 판

    단에 달려 있다. 국민이 느끼는 정부에 대한 신뢰와 정부의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

    에 따라 국민은 고통분담에 기꺼이 동참할 수도 있고 오히려 ‘고통은 너희들의 것,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란 식으로 거부할 수도 있다.

    국민의 의식을 바꾸고 그 의식이 행동을 바꾸게 하는 것은 바로 정부의 일관된 개혁정책과 이를 뒷받침하는 PR 정책에 달려 있다. IMF 구제금융으로 상징되는 현

    재의 경제적 고통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정부는 나름 대로 계획이 서 있겠지만 이를 국민은 잘 모른다. 정부가 ‘1년반’만에 극복하겠다고

    소리쳐도 그동안 국민은 정부로부터 너무 많이 배신당해왔다고 믿고 있다. 군사정

    부, 문민정부 할 것 없이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했다. 전직 대통령들

    이 퇴임후 줄줄이 구속되거나 장기 칩거로 얼굴도 제대로 못내미는 현실이 이를 상 징하고 있다.

    국민의 정부에서는 바로 이런 국민들의 신뢰부터 얻어내야 한다. 그 다음 국민에 게 고통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추진되는 모

    든 개혁작업은 자칫 ‘너희들만의 일방적 작업’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 결과가 어떤

    후유증을 가져오는지는 가까운 역사가 입증하고 있다. 문민정부에서 취임초 ‘신경제

    5개년 계획’이란 거창한 구호의 결과가 경제주권 상실로 연결된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아다.. 국민과의 대화는 고사하고 정부내 청와대와 경제개혁 주체세력간에도 커

  • 14

    뮤니케이션이 단절되고 무지와 독단이 횡행한 결과였다.

    국민의 정부하에서는 이제 달라야 한다. 국민의 지적과 요구를 수시로 들어야 하

    고 이를 정책에 반영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의 PR 정책은 과거 일방적 홍보에

    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체제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요란한 구호를 내세우

    는 집권초기가 아니라 고통을 요구하는 시대다. 이런 준전시시기에 PR 전략이 종전

    과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미국,영국의 경우에서도 입증됐다. 뒤에 따로 장을 마

    련했지만 영국은 전시에 정부 PR에 따른 언론보도 조정을 위한 특별기구까지 둘 정 도였다. 새로운 시기에 새로운 정부의 PR 방식의 요구는 바로 시대적 요구다.

    3. 사회적 환경 변화

    1) 제2기 지방자치화 시대 출범

    1998년 6월 4일 지방선거 실시로 제2기 지방자치화 시대가 열렸다. 지방자치화 시

    대란 중앙정부의 많은 기능이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됨에 따라 중앙정부의 권한이 감

    소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동시에 정부 홍보의 다원화를 의미한다. 이제 각 자치단

    체 차원에서 해외 접촉과 홍보에 나서고 있는 만큼 지방정부가 때로는 해외에서 중

    앙정부를 대신하기도 한다.중앙정부만의 PR 정책이 이제는 지방정부의 지원체제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지

    방정부는 중앙정부의 지원을 오히려 간섭으로 받아들인다. 또한 지원이냐 간섭이냐

    를 두고 논란이 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반목은 국내외를 가

    리지 않는다. 중앙정부의 ‘지배의식’을 ‘지원의식’으로 바꾸고 이를 실행하는 구체적

    정책과 적극적 홍보만이 이를 풀어가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지방정부의 지원없이는 중앙정부의 개혁작업도 빛을 발할 수 없다. 따라서 중앙정

    부와 지방정부간의 대화채널을 상시화 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는 정부 PR을 위한 전 제 조건이기도 하다.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된 상황에서 PR은 존재할 수 없다. 지방자

    치화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도 쌍방간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한 것이다. 지방정부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지 못하

  • 정부의 새로운 PR 방안 필요성 15

    는 중앙정부는 주민들의 동의도 구할 수 없다.

    2) 가진 자와 못가진 자간의 격차 심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진 자와 못가진 자간의 격차는 어쩔 수 없는 법이다. 자본주

    의가 갖는 맹점중의 하나다. 이런 맹점이 사회가 풍요할 때는 크게 부각되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 경제위기 상황에서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간극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된다.

    국제통화기금 체제 이후 가장 못사는 하위 10% 계층의 소득은 1년전 보다 20.2%

    나 줄어든 반면 가장 잘사는 상위 10% 계층은 오히려 3.2% 가량 소득이 늘어난 것

    으로 나타났다. IMF시대의 극단적 고금리와 고물가 및 금융소득 종합과세유보는 소

    득의 기초적 빈부차를 확대시키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2)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가구 하위 10% 계층의 월평균소득은 지난 97

    년 1/4분기 69만 5,300원에서 98년 1/4분기 55만 4,700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최상위

    10% 계층의 월평균소득은 작년 1/4분기 528만 800원에서 금년엔 545만 1,100원으로

    증가했다. 물론 최상위 10% 계층을 제외한 나머지 90%는 일제히 소득이 감소했다.

    이같은 현상은 하위계층의 경우 대부분 도시일용근로자나 영세자 영업체 종사자들 로 M F체제 이후 연쇄도산과 대량실업의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는 반면 거액의 금

    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최상위계층은 고금리와 금융소득 종합과세 유보로 사실상

    ‘이중혜택’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은 끼니를 걱정하게 되지만 강남의 술집은 불황을 모른다는 식의 보도는 국민 통합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사실보도라면 언론을 탓할 수도

    없다. 많은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가진 자만의 세상이라는 불만 둥 이런 것을 어 떻게 달래고 고통분담의 대열에 합류시킬 수 있는가는 바로 정부의 제대로 된 세제

    나 금리정책과 함께 이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정부 PR 정책에 달려 있다.

    가진 자와 못가진 자가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함께 극복해

    야 할 한 민족이라는 점을 정부는 다양한 정책과 이벤트를 통해 실시해야 할 것이

    2) 한국일보 1998년 7월 24일 1면.

  • 16

    다. 필요하면 세제개편을 하고 사정을 실시하는 등 이런 일련의 정책이 국민통합이

    라는 대전제하에서 이루어지면서 또한 자본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 아님을 납득

    시켜야 한다. 이런 일은 단순히 정책만 과감하게 밀어붙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정

    부의 다양한 PR 정책, 정확한 PR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3) 생활고에 따른 사회범죄의 증가

    경제사정의 악화로 개인파산이 늘어나고 거리의 방랑자가 늘어나면 사회는 자연스

    레 범죄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더구나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실

    업은 불가피한 현실이다.실직자나 소외계층 등 사회불만세력이 늘어나는 것은 당분간 불가피한 측면이 있

    지만 이들의 저항을 어떻게 최소화하고 이해를 이끌어낼 것인가는 정부의 실업대책 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각종 대책을 마련해야겠지만 여기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자칫 소외계층이 사회범죄와 연계될 때 사회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정부는 비상체제에 들어가 이들의 인내와 이해를 구할 수 있는 방법과 수단은 모

    두 찾아야 한다. 실업구제대책과 별도로 어떻게 이들의 응어리진 심정을 달랠 수 있 는데까지는 달랠 것인가에 대해서도 궁리를 짜내야 할 입장이다. 이미 구체적 통계

    를 제시하지 않아도 IMF시대 아후 사회범죄는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조차 증가하는 주세다.대규모 공공사업도 필요하지만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 정부의 PR 정책이 더욱 요

    구되고 있다.

    4 . 공보처의 폐지

    국민회의는 대통령 섰거공약으로 내건 ‘공보처 폐지’를 집권후 실행에 옮겼다. 그동

    안 공보처가 정권유지, 홍보에 열중하며 불필요한 예산만 축낸다는 차원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집권과 함께 공보처의 존재 자체를 없애버렸다. 문민정부 하에서 유일하게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취임과 퇴임을 같이한 오인환 전 공보처 장관은 많은 공보

  • 정부의 새로운 PR 방안 필요성 17

    처 직원들이 공중분해 되는 아픔의 원인제공자가 된 셈이다.

    공보처가 정권유지 차원에서 존재했다면 폐지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문제는

    공보처가 갖는 그러한 역기능과 함께 순기능도 있었다는 점이다. 순기능이라면 국정

    을 운영하는데 언론의 보도내용을 분석, 수렴하고 이 를 바탕으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또한 정보서비스와 주요 정책 설명, 해외언론사의 취재협조나

    배경설명 등도 포함된다.

    공보처는 이런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크다는 차원에서 폐지됐지만 국정을 효율

    적으로 운영하는데 공보처의 이런 순기능을 정부의 어느 부서,누군가는 해야 할 부 분이다. 외국에서는 공보처의 이런 순기능을 강화하는 추세지만 한국은 아예 공보처

    자체를 없애버렸다. 국민의 정부는 국무총리실에 공보실을 두고 었지만 공보실장의

    직급이 낮아졌고 인력과 조직도 대폭 축소됐다. 공보처 본청 인원 3백명과 해외공보

    관, 국립영상제작소,정기간행물제작소 3백명 등 도합 6백여명의 공보처 인력이 3백

    여명으로 축소됐고 앞으로도 더 줄어들 전망이다. 과거 공보처내 국정홍보를 전담하

    던 본청 인력도 110명에서 현재 26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3) ,

    국민의 정부하에서 여론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정권홍보가 아닌 국정홍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국민과 정부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다시 단절되게 된다. 따라 서 공보처의 폐지와는 별개의 문제로 정부의 대국민 PR 정책은 더욱 보강돼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사라진 공보처의 순기능을 어떻게 살리느냐는 국민의 정부가 집

    권초기에 시급히 확립해야 할 현안이다. ;

    정부에서 대외홍보위원회나 국정홍보회의를 운영하고 있지만 붕괴된 조직과 제한 된 공보관의 국정참여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뻔하다. 공보처 해체 이후 국무총

    리실로 공보업무가 이관됐으나 총리실 공보담당책임자의 직급이 1급으로 하향 조정

    됐다. 해외언론은 담당할 조직도 인원도 없다. 더구나 해외신인도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현시점에서 해외언론의 취재와 보도를 방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

    는 일이다. 미국도 영국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해외언론과 국제여론 형성에 많은 예 산과 인력을 투자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한국 정부도 하루빨리 해체된 공보처의

    순기능을 대행할 수 있는 *데스크 포스’(Task Force)팀이 필요하다.

    3) 인터뷰, 장세창 국무총리실 공보실장,본청 사무실, 1998. 7. 2.

  • 18

    n. 국외적 상황 변화

    1. 국제정치적 환경 변화; 통치자에서 봉사자로

    전통적인 지도자상은 군림형이다. 군림형은 엄격함과 비범함이 필요했다. 전두환

    정권이 그랬고 김영삼 정권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민주화 사회에서의 지도자상은 봉사형이다. 봉사형은 국민과의 대화와 이

    해를 필요로 한다.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를 갖춘 지도자라야 진정한 민주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모두 공통적으로 봉사형 지도

    자란 점이다. 클린턴의 경우 섹스스캔들 때문에 집권 내내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그

    의 친근한 이미지와 웃음을 잃지 않는 자세로 여전히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군림형 지도자는 이제 국제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인도네시아,쿠바,

    북한 등 많은 제3세계에서 지도자는■ 여전히 일인독재를 유지하고 있으나 국제무대에

    서 이들이 경제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얼마나 고립되고 무시되고 있는가는 오늘날 이

    런 나라들의 경제상황이 이를 설명하고 있다.봉사형 지도자에게 필수적인 것은 국민과의 대화채널이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 정부의 PR 기능은 전세계적으로 강조되는 추세다.

    2. 국제경제적 환경 변화; 경제블럭시대에서 WTO시대로

    이제 경제블럭의 시대는 갔다. 전세계 상품과 경쟁해서 살아남아야 하는 세계경쟁 시대(WTO)가 온 것이다. 국내상품과의 경쟁은 그래도 쉬웠다. 경제블럭시대에도 살

    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세계경쟁시대에는 상품의 질만 좋아서 마케팅에 성공하기

    힘들다.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상품의 질만큼이나 어떤 계층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하는 차원에서 PR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 정부의 새로운 PR 방안 필요성 19

    단순히 국산품 이용에 호소하던 시대도 지났다. 물건만 좋으면 가만히 있어도 팔

    리던 시대도 지났다.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상품의 질이 좋아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다 상품의 이미지와 기업의 사회공헌도,인지도 둥이 복

    합적으로 얽혀야 성공할 수 있다. 그래서 세계적 기업들이 문화사업이나 스포츠 행

    사 등에 많은 자본을 투자하여 이미지를 개선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다.

    3. 시대적 환경 변화;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현재 한국은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정보화사회는 산

    업사회와는 가치관과 문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를 수밖에 없다. 산업사회는 대

    량 생산을 하면 단위당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고 대량구매를 하면 단위당 구매비용

    절감이 가능했다. 큰 것은 ‘위대한 것’이고 ‘강한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높은 공신력

    을 유지할 수 있었다.4)그러나 정보화사회는 획일적인 수요가 아니라 다양한 욕구가 나타나고 있다. 그리

    고 공급과잉 시대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고객들은 단순한 구매나 보다 저렴한 구매 가 아니라 보다 수준 높은 구매를 원하게 된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따라서 정보화사회에서는 다양한 계층을 파고드는 경영기법과 이를 뒷받침하는

    PR전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는 추세다.

    또한 정보화사회에서는 모든 업무의 절차가 투명해지고 있다. 자료의 저장과 송수

    신이 간편해지는 만큼 ‘밀실’이니 ‘소수의 독단’이니 하는 음성적 용어는 물러가고 대

    신 ‘투명성’ ‘공개’ ‘열린 행정’ 등의 용어가 상대적 우위를 지니게 될 전망이다. PR이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한다면 바로 이런 열린 사회,공개된 사회에서 더욱 필요한 법이다.

  • 20

    I . 정부 개혁 과제와 PR

    정부 PR을 크게 국정홍보라고 정의할 때 국민의 정부는 어느 때보다 시급한 국정

    홍보의 강화가 필요하다. 문민정부에게 만신창이가 된 ‘개혁’이란 말을 국민의 정부

    가 현실적으로 이것이 진정한 개혁이란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국민을 위한 정책수행만으로는 힘들다. 이 정책을 결정하기 위한 국민의 소리를 정확히 탐지해내

    는 여론수렴기능과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펼치고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고 이해와 협

    조를 구하는 일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는 위기의 국가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퇴출기업, 퇴출은행 선정에 이어 공기업 민영화 동 개혁프로그램을 .착착 진행중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퇴출된 ■은

    행원이나 노조들의 저항과 조직적 반발도 만만치 않다. 어느 정도의 반발은 불가피

    하지만 이런 것은 최소화할수록 좋다. 그런데 이런 정책결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등

    에 문제를 제기하는 언론이 늘어나고 있고 반발하는 시민의 수가 늘어나면 개혁작

    업은 벽에 부딪히게 된다.

    정부가 택할 수밖에 없는 퇴출기업, 퇴출은행 등 전반적인 개혁작업의 불가피성과

    필연성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두 번이든 세 번이든 설명하고 또 설명해야 한 다. 적어도 이것이 정권유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전략적인 것이 아니라면 국민뿐만

    아니라 야당에도 언론에도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해를 구하고 나아가 협조

    룰 끌어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국민의 정부가 개혁작업을 성공리에 끌어갈 수 있는

  • 정부 PR, 그 대상과 유형’ 접근방법 21

    전제조건이다. 이런 차원에서 국정홍보는 개혁의 성공여부와 직결된다.

    정책결정권자들이 국정홍보에 대한 인식이 낮고 공보관을 언론사에 연락해서 보도 협조나 요청하고 언론사 간부나 기자를 적당히 접대나 하면 되는 식으로 인식하는

    한 진정한 의미의 국정홍보는 없다. 국정홍보 없이 성공한 개혁은 없다.

    그동안 잘못된 국정홍보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도 급선무다. 국정홍보를 이미

    결정된 정부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선전, 미화하는 행위로 정책결정권자가 보는 한

    정부 PR은 발전이 없다.

    n . 정부의 PR과 변천사

    한국정부에 PR 개념이 도입된 것은 해방이후다. 뒤에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지만 정 부와 PR은 곧 정부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것으로 간주됐다. 국민에게 어떻

    게 알권리를 충족시켜 줄 것인지 국민의 소리를 어떻게 정책에 반영할 것안지에 대 한 고민도 여론조사도 거의 없었다. 여론조사가 가끔씩 있었으나 그것도 정부가 이

    미 내린 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들러리로 활용하는 정도였다.

    군사정 권하에서는 강압적 인 언론통제술로 문민정부 하에서는 일방적 정권홍보로

    정부 PR을 수행했다. 어떻게 국민에게 정보를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아예 없 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국정홍보를 통한 행정정보의 공개는 국민의 참여를 높이고 대민 서비스의 질을 높

    인다는 논의 자체도 문민정부에 들어서 비로소 논의가 되기 시작했다. 정보공개법이 입안되고 알권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은 민주화의 진척과 깊은 관계가 있다.

    따라서 국정홍보의 기본전제는 다음과 같다. 공공성의 원리에 따라 특정이익을 옹

    호해서는 안된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체제를 항상 유지해야 한다. 정부정책의 대상

    이 되는 국민전체와의 이해와 친선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 민주정부의 정보공개 원

    칙에 따라 국정홍보는 반드시 사전에 실행한다는 것이다.

    국민의 정부에서는 서비스 행정을 통해 국민에게 봉사하겠다고 한다. 서비스 행정

  • 22

    은 본질은 공개행정과 참여행정이다. 이를 위해서도 PR 기능은 대폭 확대돼야 할 분

    야지만 정작 정부 내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조차 없는 실정이다. 그동안의 잘못된 국

    정홍보에 대한 인식이 국민의 정부에서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국정홍보없이 국민의

    정부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I . PR 개념에 대한 기존인식 전환

    국정홍보를 논하는 과정에서 우선 PR에 대한 기존관념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즉 PR이 단순히 홍보라는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장세창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은 “정

    부홍보는 국민이 정책의 정확한 내용을 보다 잘 이해하도록 전문적으로 제시하는 기

    술이며,나쁜 것을 좋게 보이게 하거나 있는 것을 없는 것으로 없는 것을 있는 것으 로 보이도록 하는 마술이 아니다”고 말했다.5)

    이런 관점에서 PR은 없는 행정을 있는 것으로 거짓말 하는 요술도 아니다. PR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정부의 PR은 있어도 소용없다. 크게 네가지 관 점에서 아래와 같이 PR에 대한 개념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1. PR 오해1 - PR은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리는 것’이다.

    PR(Public Relations)은 일반적으로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리는 것이다’ 로 인식하고 있다. PR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나 기사는 내보내고 불리하거나 비판

    적인 것은 숨기는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기업이나 정부의 홍보,공보담당 직원들은 자신의 조직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면 빼거나 축소시키는 일을 주로 하는데 이는 홍보도

    아니고 PR도 아니다. 무조건 막고 보자는 식은 오히려 조직 발전을 저해하는 반사

    5) 인터뷰,장세창 국무총리실 공보실장.

  • 정부 PR, 그 대상과 유형, 접근방법 23

    회적 행위일 뿐이다.

    PR은 정확하고 정직한 커뮤니케이션을 생명으로 한다© 장관이나 시장, 도지사의

    의례적인 활동에 대하여 신문의 동정란에 실리게 하거나 전시를 위하여 주최한 이벤

    트를 언론에 많이 보도되도록 하는 행위는 대중관리 차원에서 효과적이지도 않을 뿐

    만 아니라 아까운 지면의 낭비일 뿐이다.PR은 분명한 목표와 소구 공중(public)을 대상으로 PR 주체가 관련된 사회적 뉴

    스나 알릴 가치가 있는 정보를 언론이 보도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PR

    은 멋대로 정보를 자신에 유리하게 왜곡하고,숨기거나 확대하는 업무가 아니다.

    미국의 ‘PR 뉴스’지는 “PR이란 공중의 태도를 평가하여 개인이나 조직의 행동방침 이나 그 절차를 공익에 맞도록 조정한 뒤 공중의 이해와 수용을 얻기 위하여 행동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경영기능을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7〉

    2. PR 오해2 - PR은 홍보다.

    PR은 곧 홍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PR이 이 땅에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잘못 알려져 있는 대표적 사례중의 하나가 ‘PR=홍보’라는 도식이다. 홍 보는 PR 기능을 수행하는 한 수단에 불과하다.

    신호창은 “홍보는 공중을 관리하는데 필요한 기술적인 측면이 강조된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홍보가 공중에게 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담당한다면,

    PR은 더 세분화되고 과학적인 관리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정의를 내렸다.8)

    PR이란 조직과 공중사이의 커뮤니케이션과 이해,수용과 협조의 상호적 연결을 확

    립하고 유지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기능을 하며 문제나 쟁점관리에 관여하여 경영자

    로 하여금 여론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또 그에 대해 대응하는 것을 도와 공익에 봉사해야 하는 경영자의 책임을 강조한다.9)

    6) 신호창, 김지영, 피할 수 없는 PR, 미세기, 1995, p.59.7) Public Relations News, 127 East 80th 9 treed, New York, N.Y. 10021.8) 신호창, Ibid, p.58.9) Rex F. Harlow, “Building A Public Relations Definition,” Public Relations Review,

    (Winter, 1976),p.36.

  • 홍보란 대개 언론, 게시판,팸플릿,현수막 둥 각종 매체를 활용하여 대중에게 정

    보를 전달하는 것을 일컫는다. 대신 PR은 조직의 생존을 위하여 관련된 대중들과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각종 전략을 수행하는데 그 초점을 둔다. 즉 PR이 다양한 공중과

    의 관계를 개선시켜 행정기관의 각종 정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경영기능을 담당

    한다면 홍보는 PR 대상인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국내 조직의 홍보실무자는 언론관리,사보제작, 이벤트 연출, 연설문 작성,팸플릿

    제작 등을 주로 담당해왔다. 이는 즉홍적이고 일시적인 홍보에만 의존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결국 PR은 제대로 수행될 수 없게 됐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PR을 홍보로 간주하고 있다. 홍보를 하면서 이를 곧 PR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

    는 것이다.

    3. PR 오해3 - PR은 광고다.

    PR하면 광고로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역시 잘못된 인식이다. 물론 PR과 광

    고는 똑같이 설득행위에 속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광고가 대체로 상품 및 서비스의 판매촉진에 그 목적이 있다면 PR은 상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제공하

    는 조직 자체의 생존 문제와 직결돼 있다.

    광고행위가 기업의 단기적인 목표달성이 주목적이라면 PR행위는 다양한 경험과

    합리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기업의 장기적인 전략과 목표를 만들어내는 경영기능을

    담당하는 것이다. 즉 PR은 조직의 체제를 유지 발전시키면서 조직의 목적을 효율적

    으로 달성시키는 것으로 광고의 상위개념으로 분류되고 있다.

    오두범은 PR의 정의에 대해 “조직과 공중사이의 호혜를 목적으로 사용되는 조직

    자체의 제반 커뮤니케이션 활동과 그를 대행하거나 조력하는 제활동”으로 정리하고 있다.10) 광고가 보편적으로 광고주체의 이익을 전제로 한다면 PR은 상호이익을 전

    제로 한다. 이를 위해 PR은 정확한 정보전달과 원활한 쌍방커뮤니케이션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일방적이고 과장된 광고행위는 PR이 아니다.

    10) 오두범, PR커뮤니케이션론, 나남출판, 1991, p.31.

  • 정부 PR, 그 대상과 유형’ 접근방법 25

    4. PR 오해4 - PR은 선전이다.

    먼저 선전이란 ‘불완전한 혹은 거짓 정보를 전파하여 선전주체의 의도대로 남의

    행동을 유발하는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PR은 앞서 정의한 것처럼 상호이익을 전 제로 하고 있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 희생이나 이익강요는 PR이 아니다. 신호창은

    “기본적으로 PR의 결과는 조직과 공중간에 상호이득을 동반하기 때문에 PR을 선전

    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고 말한다.11)

    예를 들면 전두환 군사정권이 주도한 ‘평화의 댐’ 건설을 위한 기금모금 캠페인은

    대표적 선전행위에 속한다. 이와 함께 5공화국 당시 각 언론에서 앞다퉈 마련한 ‘전

    두환 우상만들기’ 특집기사들 역시 기사도 PR도 아니었다. 정치적 선전을 언론들이 앞장서서 그럴 듯하게 포장한 사기극일 뿐이다. PR은 사기나 거짓, 과장,왜곡을 배

    격한다. PR은 정확하고 정직한 정보와 상호이익을 전제로 한다. PR에 과장과 허위

    가 끼어들면 이는 사기극이나 무모한 선전으로 전락한다.

    지난 1978년 멕시코에서 개최됐던 전서방세계의 PR관계 단체,협회 대표들의 모임

    에서 내려진 ■‘멕시코 선언’이라고 불리는 PR정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멕시코 선.언에

    서는 “PR의 실무는 경향흘 분석하고 그 경향의 결과를 예측하며 조직의 지도자를 자문하고 계획된 활동 프로그램을 수행함으로써 조직과 공중에 동시에 봉사하는 기 술이며 사회과학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페

    IV. 정부 PR 대상

    정부의 PR 대상은 사실 전국민이다. 그 대상이 너무 포괄적이기 때문에 자칫 정

    부 PR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것처럼 인식되기 쉽다. 그러나 국민의 여론을 정

    11) 신호창, Ibid, p.60.12) Sam Black, 'Introduction/ in Sam Black (ed.,), Public Relations in the 1980s :

    Proceedings of the Eighth Annual Public Relations World Congress, p.xi.

  • 26

    잭의 기본바탕으로 해야 하는 민주사회의 국가에서는 정부 PR이 점점 더 강조되는

    추세다.정부 PR이 일방적으로 정책결정이나 그에 따른 세부적인 정보전달이나 홍보에 그

    치지 않고 국민의 여론수렴도 포함하는 만큼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도 정부

    PR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일방적 홍보는 선전으로 흐르기 쉽고 이는 쉽게 반발을 불

    러 일으킨다.

    따라서 쌍방커뮤니케이션에 의한 정책수립과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정보전달은

    바로 국정홍보의 요체다. 국정홍보를 위해 그 대상을 아래와 같이 나누어 설명한다.

    1. 공무원

    공무원은 국정홍보의 주체이자 대상이기도 하다. 최일선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직 접 정보전달과 홍보에 나선다는 점에서는 PR 주체이다. 그러나 공무원 집단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고위 공무원 일각에서 추진되는 주요 정책결정에 대해 대다수 공무원

    집단에게 먼저 이해를 시키고 확신을 갖게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역시 PR 대상이

    다-한국사회에서 공무원 조직에 대한 이미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무사안일, 복지부

    동,매너리즘,무능, 관료주의 등 공무원 조직을 상징하는 이런 용어들은 바로 국민

    사이에 심어진 공무원 이미지의 단편들이다.PR학계에서는 공무원 조직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리고 있다.

    ① 임시방편적이고 행정편의적인 정책수행

    ② 밀어붙이기식의 행정

    ③ 시기를 놓친 정책

    ④ 공중에 대한 이해부족⑤ 비민주적이고 비공개적인 절차에 의한 정책실행

    ⑥ 관료주의적 태도

    ⑦ 국민과 정부간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행태⑧ 행정기관 및 그 정잭에 대한 공중불신 고조

  • 정부 PR, 그 대상과 유형,접근방법 27

    ⑨ 행정기관 정책의 일관성의 부재와 행정조직의 관료제화

    ⑩ 공무원의 사기저하에 따른 불친절

    © 공보실무자들의 조직내 낮은 취치와 전문적 지식의 결여

    © 일반공무원의 언론기관의 속성에 대한 무지

    © 비과학적 정부 수집과 분석13)

    국정홍보의 주체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할 때 국정홍보는 의미가 없어진

    다. 정부발표와 언론보도가 엇갈릴 때 국민은 정부자료를 믿을 것인가 언론보도를

    믿을 것인가. 정부자료에 더 신뢰성을 부여하는 나라는 국민의 신임을 받는 정부다.

    언론의 보도를 더 믿는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국가다.

    따라서 공무원 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여부는 국정홍보 성패의 첫걸음인 셈이다.

    2. 지역주민

    지역주민의 협조없이 요즘은 되는 게 없다고 할 정도다. 여기에는 지역이기주의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아직도 중앙위주의 정책이 지

    방특성이나 지역민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일방적이고 권위적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곳

    곳에서 말썽이 빚어지는 편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쓰레기 매립지 선정과 핵폐기물 저장소 선정을 두고 빚어지는

    갈등이다. 몇 년을 두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여전히 풀지 못하는 난제로

    남아 있는 셈이다.이제는 지역주민들에게 어떤 형식으로든 정부정책의 당위성과 이에 따른 구체적

    대책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방적 밀어붙이기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더구나 본격적인 지방자치 2기를 맞아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지방정부의 권한은 더욱 커지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란 바로 이런

    지역주민들의 의사가 중앙정부에까지 전달되고 이런 지역여론이 각종 정책에 반영되

    13) 신호창, 위의 책 p.13.

  • 28

    는 것을 말한다. 지역주민은 이제 정부의 주요한 PR 대상이 된 셈이다.

    행정기관이 실행하는 PR 프로그램은 실무자의 직관에 의존하여 실행할 수도 있지

    만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가 위해서는 사회과학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하는 체계

    적 PR 과정에 입각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핵폐기물처리장 설치를 위한 입지를 선정하기 위해 정부가 고심할 때

    PR 전략은 어떻게 나타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해당지역 주민의 반발정도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그 정도에 따라 공중을 세분화하여 접근방식을 달리해야 한

    다. 이에 과라 주민설득에 확신이 생길 경우 먼저 주민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고 나

    서 언론을 통해 자료를 내보낸다. 그 구체적 방법론은 뒤께서 다루기로 한다.

    3. 기업

    국제경쟁사회에서 정부는 기업의 경영활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자 한다. 규 제정책에서 탈규제정책으로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지원정책으로 자국의 기업을 돕

    고자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국 기업의 과보호나 국산품 애용같은 방

    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과도한 차입금으로 경영수지악화가 심화되는 기업은 정부가 시장에서 쫓아내기도

    한다. 이른바 퇴출기업을 선정하고 퇴출은행을 가리는 작업도 정부의 몫이다. 국가경 제를 살리고 무너진 금융시장을 복원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퇴출기업,퇴출은행,

    무더기 공기업의 민영화에 따른 실업사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에 대한 정부대

    책과 이를 알리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정부의 개입이 특정기업을 키우고 몇몇 기업을 박해하기 위한 차별정책이 아니라

    는 점을 정부는 최소한 개개 기업에게 만큼은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이 아

    니라면 정부의 PR은 발붙일 틈이 없다.국가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기업의 경쟁력 확보는 전제조건이다. 각 기업에 대한

    정부의 믿을 수 있는 경제지원정책과 이를 자세하고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은 언론이

    아니라 정부의 PR 정책의 결과물이다. 정부의 대내외 경제정책이 기업으로부터 외면

    받게 되거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게 되면 정부 PR은 설자리를 잃게 된

  • 정부 PR, 그 대상과 유형,접근방법 29

    다. 그만큼 앞서가는 기업을 지원하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정부도 앞서가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어떻게 홍보할 것인가는 그 다음 차원의 문제다.

    4. 노 동조합

    대부분의 기업내에 존재하는 노조는 사측의 협상대상이기도 하지만 정부입장에서도

    정책을 홍보해야 하는 주요 대상이다. 한쪽의 일방적 희생이나 양보만 강요하는 관계 에서 타협이나 대화가 성사되기 힘들다. 집단이기주의 역시 쌍방향 대화를 거부한다.

    노조는 이제 이 사회에서 의사를 결정하는 주요 집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노조의

    파업은 당장 생활에 불편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을 가져온

    다. 정부정책도 벽에 부딪히게 할 수 있는 힘을 노조는 갖고 있다-이런 노조를 상대로 정부가 어떻게 노동,복지,경제 정책을 펼칠 것인가는 과거와

    는 다른 차원의 고민을 요구한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안에 대해 정부 가 어떻게 결정을 내리더라도 한쪽은 반발하게 될 때 정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최선이 아닌 차선을 택할 때 정부는 왜 이런 차선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그동안 사측의 입장을 두둔해 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정부입장에서는 어떻

    게 노조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도 과제로 남아 있다. 정부의 정책과

    노조의 행위가 서로 엇갈릴 때 국민이 어떤 판단을 내리게 될 것인가는 바로 그 정

    책의 당위성과 타당성, 홍보에 달려 있다. 사와 함께 노조도 공히 중시돼야 할 국정 홍보 대상이다.

    5. 사 회단체

    사회단체에는 전문가집단이나 시민운동단체, 환경단체 등이 포함된다. 오늘날 이런

    사회단체는 여론주도층으로 기능하며 의제설정기능(agenda setting function)까지 주 도적으로 펼치고 있어 때로는 정부정책 옹호자이자 반대자가 되기도 한다.

  • 30

    더구나 사회가 다원화, 전문화되면서 이런 사회단체의 수는 더 늘어나고 있고 목소 리도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다. 정부차원에서는 이들의 의사와 요구를 어떻게 수렴하

    고 이를 정책에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분석,검토가 주요한 정부홍보의 한 부분이다.

    6. 언론

    정부와 국민을 이어주는 최대,최고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바로 신문,방송 등 언

    론매체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정부 PR을 언론보도에 거의 대부분을 의존해왔다. 언

    론이 어떻게 보도하느냐에 따라 정책이 중단되기도 하고 변경되기도 하고 확대추진

    되기도 했다. 그것이 다수 여론에 따른 정확한 진단의 결과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일부 언론의 자기중심적인 보도의 결과에 따른 결과라면 문제가 된다. 한쪽

    에 치우친 홍보결과 언론의 힘을 지나치게 키운 꼴이 된 것이다.

    언론을 상대로 어떻게 정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 인가 보다 기자와 술자리 마련할 생각이나 하고 언론사 간부들에게 로비해서 기사를

    빼거나 키울 생각을 하는 것이 역대정부는 대언론홍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이 정부를 얕잡아 볼 수밖에 없다. 자신없는 정부가 언론을 두려워한다. 수많은 약점과 문체점을 가진 언론사에 대해 ‘자정과 개혁’을 제대로 요구하지 못하는 정권

    은 언론을 상대로 국정홍보도 제대로 펼칠 수 없다. 언론본연의 기능을 존중해주는

    것과는 별개로 오늘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언론은 정부의 최대 국정홍보 대상

    이다.

    V. 전달 방식

    국가의 정책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따라 홍보효과가 달라진다. 정부차원에서

    도 다양한 전달 방식을 구사하고 있다. 사안의 특수성이나 내용에 따라 전달매체나

  • 정부 PR, 그 대상과 유형’ 접근방법 31

    방식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다.

    국정홍보는 전달 방식에 따라 직접홍보와 간접홍보로 나뉘어진다. 기자회견이나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의해 전달되는 방식을 간접홍보라고 부른다. 정부가 직접

    간행물이나 영상물을 제작하거나 세미나를 개최하고 전화정보 서비스 등의 방법으로

    국민을 상대로 직접 수행하는 방식을 직접홍보로 분류한다.

    국민의 정부에서 특이한 점은 대통령이 직접 TV를 통해 ‘국민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하여 직접홍보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야당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계

    산에서 나온 고도의 선거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는 대

    통령이 직접 정책을 설명하고 개혁방향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보다 설득력 있고 믿을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국민과의 대화’가 어떤 식으로 발전 혹은 쇠

    퇴하게 될 지는 김대통령에게 전적으로 달렸지만 전례가 없는 국정홍보방식이란 점 에서 새로운 연구과제를 던지고 있다.

    1. 간접홍보

    0 수단

    신문,방송,잡지 등 언론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정부의 정책이 국민에 전달되는

    형태를 말한다. 오늘날 대중매체가 널리 보급되고 그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정부 PR

    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분야다.

    0 장점

    가장 보편화된 정부 홍보 활동으로서 정보의 전달속도가 빠르다는 점. 또 그 대상

    범위가 넓다는 점. 언론이 보도하는 만큼 정보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높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0 단점

    일과성이라는 점. 전달내용과 시기, 방법 등이 취재기자와 편집자의 판단에 달려

    있기 때문에 정책의 배경과 의의 등이 왜곡 전달될 우려가 있다. 특히 사회정보가

  • 32

    다기화, 다원화 됨에 따라 언론이 정부정보에 할애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언론사 간

    의 경쟁이 치열해 짐에 따라 이런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한 구체적이고 자세한 정보전달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막상 개정된 법률이나 제도에 대해 필요한 정보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

    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책의 결정과 집행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가 상충, 갈등하는 현대국가 에서 주요 정책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국민의 이해와 지자를 확보하기 위

    해서는 대국민 직접홍보 활동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직접홍보

    ◊ 수단

    각종 간행물 발행,영상물 제작, 세미나, 정부광고, 강연,TV출연,전화정보 서비스

    등.

    o 장점

    필요한 정보를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다. 오해의 소지를 없앨 수 있다. 일회성이

    아니라 가정에 보관해두고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계층과 수준에 맞

    게 홍보물을 제작, 정보 전달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는 곧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를 줄 수 있다는 정보의 효율성 차원에서 최고의 수단이 되고 있다. 선진행정국

    가에서는 대국민 직접홍보가 활성화 되고 있는 추세다.

    o 단점

    비용이 많이 든다. 정보 전달효율성이 떨어진다.실생활에 꼭 필요한 정보전달이라기 보다는 정부의 치적을 홍보한다는 인상을 주

    고 있어 신뢰도가 떨어진다. 한국에서는 정부홍보를 거의 전적으로 간접홍보에 집중

    하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공보실이나 공보관들은 대언론 로비활동을 국정홍보의 전

    부인양 간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 정부 PR, 그 대상과 유형, 접근방법 33

    3. 국민과의 대화

    정부의 직접홍보의 한 수단이다. 국민의 정부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접하는 ‘국민과

    의 대화’는 대통령이 직접 방송사에 출연하여 생방송을 통해 가식없이 국민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과거 밀실에서 권력자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나라를 어떤 철학으로 끌어가는

    지 알 수 없던 국민의 입장에서는 현직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구체적 정책내용과

    현안에 대한 정부의 솔직한 입장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받고 있

    는 형편이다.

    이런 국정홍보방식이 보편화 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우선 대통령

    이 자기표현에 능해야 한다는 점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자타가 공인하는 달변가이자

    대중연설가이다. 경륜과 전문지식은 물론 능란한 자기표현이 있기 때문에 국민과의

    대화가 가능한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도 이런 직접 홍보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서 안한 것은 아니다. 기자회견 등 여러 차례에 걸쳐

    김영삼 대통령은 자기 표현능력에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 다. 노태우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성격이나 스타일 때문에 국민과의 대화와 같은 국

    정홍보방식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이용되지 않았다.

    자기표현만 뛰어나서도 충분조건은 되지 않는다. 정치,사회,경제 둥 전분야에 걸

    쳐 다양한 질의에 즉석에서 답변할 수 있는 전문성과 함께 임기응변능력도 갖춰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드물게 이런 조건을 골고루 갖춘 지도자다. 그래서 국민과의 대화가 가능한 것이다.

    o 장점

    국정홍보 효과가 높다.

    가장 강력한 정보전달매체인 TV방송, 그것도 황금시간대에 동시다발로 이루어지

    기 때문에 홍보효과가 높다는 점이다.호소력이 강하다.

    현직 대통령이 직접 출연하여 공개적으로 설명하고 국민에게 약속하는 만큼 훗날

    어떻게 대통령의 말이 바뀔지는 몰라도 일단 대통령의 설명과 호소에 마음이 동요하

  • 34

    게 된다.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보다 쉽게 얻을 수 있다.국민은 보편적으로 대통령의 말에 신뢰를 보낸다. 똑같은 약속이라도 정치인 김대

    중씨의 말에는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으나 대통령 김대중씨의 말에는 믿음이 간다.

    정부의 의도한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신문이나 방송 보도를 통한 정부와 메시지는 보도과정에서 기자의 손질이나 언론

    사측의 코멘트로 왜곡되거나 축소,확대,편향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직접 출

    연하여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의도대

    로 전달할 수 있다.

    0 단점

    대통령의 정책수행에 제약을 받게 된다.

    언론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대통령이 한 약속과 발언을 모두 기억하고 저장해두고

    있다. 대통령이 이런 약속과 다른 정책을 필 때 자신의 공개적인 약속을 왜 바꾸는

    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정책의 신뢰감은 물론 대통령 자신의 언행마저 불신 받을 수 있다.정부가 정책을 수행해나가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 국내외 상황도 수시

    로 바뀐다. 국민과의 대화 시간에 국민과 공개적으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할 때 또

    그것이 반복될 때 국민은 실망하게 된다. 국민과의 대화 자체를 하나의 눈속임으로

    까지 간주하게 될 지 모른다. 그만큼 대중은 쉽게 환호하고 쉽게 되돌아서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과의 대화가 전략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오해를 줄 수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98년 2월 취임후 7월까지 두차례에 걸쳐 국민과의 대화를 가졌 다. 한번은 6.4 지방자치선거를 앞두고 열려서 야당으로부터 간접적인 선거운동이라

    는 비판을 받았다. 내용도 민생과 직결된 국민과의 대화가 아니라 야당비난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김대중 대통령이 이런 의도를 가지고 국민과의 대화를 열었다 면 모르지만 그런 의도가 추호도 없었다면 시기적으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야당의

    비판을 당리당략으로만 치지도외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국민과의 대화는 언제 또

    열릴지 국민은 모르고 있다. 대통령이 판단해서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지 그

  • 정부 PR, 그 대상과 유형, 접근방법 35

    기준은 무엇인지 이런 점에 대한 보완이 있어야 한다.

    새정부에서 새롭게 선뵌 ‘국민과의 대화’는 국민이 직접 현직 대통령과 궁금한 경

    제현안과 실업문제, 물가, 교육 등에 대해 골고루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 큰 호평

    을 받고 있다. 정부의 직접홍보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는 ‘국민과의 대화’가 어떤 식으로 발전하게 될 지 용도폐기 될 지는 김대통령의 의지와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

    4. 기타 ; 홍보물 제작,연설, TV출연,이벤트 등

    어느 경우나 국정홍보를 위해서 이용될 수 있는 수단들이다. 효과적인 PR 프로그

    램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과정을 공통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첫째 상황분석이다.

    문제를 확인하고 조직의 대내외 상황을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여기서 공중을 분석하고 소구공중을 설정한다. 이와 함께 필요한 연구조사를 실시한다.

    둘째 목표설정과 전략을 결정한다.효과측정이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공중의 태도와 행동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매

    체,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전술 둥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한다.

    셋째 세부활동 계획을 세운다.

    세부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편성한다. 활동을 관리할 수 있는 시간도 함께

    설계한다.넷째 PR 프로그램 실행단계로 들어간다.

    공중의 PR 메시지 채택과정을 관찰하면서 프로그램을 실행에 옮긴다.

    다섯째 평가를 실시한다.

    소구공중의 인지, 태도,행동의 변화를 측정한다. 이를 토대로 다음 단계의 프로그

    램을 기획할 때 참고로 한다.

  • 36

    I . 정부 PR 조직과 인력,인식의 문제점

    공보처의 폐지는 국정홍보의 약화를 가져 왔다. 여론수렴기능을 해온 조직이 없어

    졌다. 언론모니터를 담당하던 조직도 없어졌다. 전체 해외공보관,영상물 제작소 등 을 포함한 전 공보처 직원 6백여명중 공보처에서 국정홍보를 담당하던 110여명의 인

    원이 26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렇게 새 정부 들어서 공보처가 없어지며 인력이 대폭 감축된 것은 그동안 공보

    처가 국정홍보보다는 정권홍보에 앞장섰기 때문이란 비판이 우세하다. 또 국정홍보

    가 언론조종이나 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공보 실무자들은 국정홍보의 핵심은 줄어든 조직과 인력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라고 토로했다.

    언론에 대응하는 국정책임자들의 홍보의식이 없는 한 어떤 인력과 조직도 소용없

    다는 것이다. 인식이 바뀌면 조직은 자연스레 생겨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필요한 인

    력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민주국가에서 홍보는 필요없다는 식의 일부 학자의 지적에 대해서도 공보실 실무 자들은 반박 논리를 내세웠다. 독점체제하에서는 홍보가 필요 없지만 경쟁체제에서

    는 홍보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또한 과거 정부 정보자료의 비중이 높을 때는 언론홍

    보가 필요 없었지만 현재처럼 정부의 정보자료의 비중이 낮을 때는 홍보의 다양화와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 정부 PR 문제점과 사례 37

    따라서 인력과 조직의 문제는 국정책임자들의 국정홍보에 대한 인식의 전환 없이 는 아무 것도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구체적 인식의 전환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민에게 정보서비스가 국정홍보의 주요 업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대언론 홍보활동이 공보업무의 거의 전부가 되다시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세제개편이 있다고 치자. 언론은 세제개편의 방향과 내용을 대략적으로 보도한다. 그러 나 실제로 세금과 관련된 개인이나 법인체 등에서는 보다 상세하고 각자가 필요한 정

    보를 요구한다. 언론에서 이런 것까지 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공보실에서

    각 개인과 법인 등에게 필요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이나 미국

    에서는 이런 기능이 중요한 국정홍보의 하나로 정부간행물센터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

    하는 사업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런 기능은 거의 찾아볼 수 없어 각 개

    인이 세무사 등을 통해 돈을 지불하고 정보서비스를 받고 있는 형편이라고 한다.

    둘째 국정홍보의 주가 현재의 대언론 로비라는 간접홍보에서 직접홍보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를 막거나 정부의 선전성 보도를 홍보하는 식

    의 공보정책은 이제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언론은 언론 본연의 보도기능

    을 존중해주고 대신 언론의 보도가 미치지 못하지만 꼭 필요한 생활정보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간접홍보보다 직접홍보에 중점을 두게 되면 자연스레 정부간행물제 작소의 활성화가 논의될 수 있다.

    셋째 정부간행물 제도가 현재의 무료배포에서 제작실비 판매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는 점이다. 외국처럼 다양하고 필요한 각종 자료를 잘 정리해 두고 싼값에 판매하게 되

    면 시민들이 불필요하게 세무사나 법무사 등에게 나가는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넷째 공보관은 적당히 지나가는 자리라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보관

    이 전문성과 상관없이 직급에 따라 그저 스쳐가는 자리 정도로 인식되는 한 어떤 조

    직과 인력을 갖추더라도 국정홍보는 빛을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현재 각 부처에 공보관을 두고 있지만 한국은 외국처럼 공보관이 대변인을 겸하고

    있어 그 부처의 입장이나 정책배경 등을 설명할 수 있는 역할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

    다. 기능직 공무원도 할 수 있는 언론사에 보도자료나 전하고 기자에게 전화나 하는 잡무를 하고 있는 정도다. 실제로 취재에 필요한 정보를 구하기 위해 공보관에게 물

    어도 공보관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답변도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처

    럼 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38

    다섯째 공보관의 위상이 달라져야 한다. 현재처럼 언론과의 단순 연결 역할 정도

    만 한다면 고급인력을 사장시키는 결과가 된다. 각 부처의 공보관은 전문인력으로

    뽑아 주요 정책결정과정에 참여시켜 대언론 창구를 전담하도록 해야 한다. 필요하다

    면 공보관이 나서서 배경설명과 보충해설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공보관

    의 위상을 상향조정해서라도 정책수립, 결정과정에 참여시켜야 현재와 같은 단순 기

    능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n . p r 영역과 방식의 문제점

    국정홍보가 대언론홍보 활동에 치우치고 있다. 이런 간접홍보는 잘해야 본전이고 잘못하면 크게 망치게 된다. 그 구체적 사례가 바로 기자회견의 문제다. 대표적인 언

    론을 통한 국정홍보인데 망쳐버린 사례를 통해 그 문제점을 살펴본다.

    1. 간접홍보와 기자회견

    ◊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점검사항

    - 기자회견을 할만한 뉴스가치가 있는 사안인가

    - 사전에 이미 발표했거나 알려진 내용은 아닌가

    -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대한 다각적인 답변과 내용이 준비됐는가ᅳ 장관의 말이 중요한가, 객관적 사실(fact)이 중요한가, 사전점검은 됐는가

    - 각종 데이터의 정확성과 출처는 확실한가

    - 출입기자단 회견을 할 것인지, 부장단 기자회견을 할 것인지, 사안과 중요도

    에 따라 결정하되 최소한 출입기자들은 납득시킬 수 있어야- 실패한 기자회견은 돈과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정도가 아니라 더 나아가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 정부 PR 문제점과 사례 39

    사례 1) 황산성 전 환경처 장관의 기자와의 전쟁

    황산성 전 환경처 장관만큼 비교적 짧은 재임기간 언론에 자주 등장한 관료도 드

    물다. 장관이 어떻게 언론에 보도되느냐는 것은 그 정권의 국민지지와 직결되기 때

    문에 정부입장에서는 매우 주요한 문제다.황산성씨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으로 국민에 노출됐다. 언론과의 대립이 결

    국은 ‘기자와의 전쟁’으로까지 비화됐고 이는 결국 황산성씨의 장관직 단명으로 이어

    졌다. 장관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앞장서서 정부 PR을 망친 케이스를 한번 살펴본

    다.93년 여름 중앙일간 신문에는 약속이나 한 둣이 황장관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쏟아졌다. 다음은 경향신문의 보도 중 주요 부분이다.패“…상기된 표정으로 ‘나는 장관 자리가 안맞는데 민주화시대가 와서 수락했어요.

    이런 식이면 정말 더러워서 못 해먹어… 나도 수돗물을 못 믿었는데 실제 깨끗하다

    는 것을 주부들에게 알려주어야 할 거 아닙니까. 깨끗한 수돗물을 위해 밤낮으로 기 도하고 있어요’하고 참았던 말을 절제되지 않은 채로 뱉어내면서 흘리는 눈물을 감

    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그가 보여준 행동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가 말하는 것도 못믿느냐’ 는 식의 독선적 성향을 대국민행정에도 적용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

    했다.”이 기사를 쓴 기자에게 자세한 내막을 물었다. “도대체 장관이 무엇을 얼마나 잘

    못했기에 모든 언론에서 이렇게 비판기사를 실었는가”라고. 그 기자는 “이미 과거 몇

    번 발표했던 옛날 수돗물 관련자료를 들고 나와 내(황산성)가 발표하는 것이니 믿어 라 하며 우기는 모습이 장관으로서 설득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산성 전 장관은 ‘말’지와의 회견,‘내가 겪은 기자와의 전쟁’에서 훗날

    이렇게 설명했다.“사실 조사해 보니 팔당 물은 먹을 수 있는 정도인데 낙동강,영산강은 고도의 정

    수처리 안하면 못 먹어요. 여태까지 정부기관이 그거 밝힌 적 있나요? 이거 밝히면

    14) 김창룡,정치인들 말조심하시오, 공간미디어,1996,p.63.

  • 난리 나요. 그래도 치고 나가서 타부서에 충격을 줘야 물관리 일원화가 되겠기에 우

    선 한강부터 밝힐 계획을 짠 겁니다. 난 평생 거짓말을 안하고 살았기 때문에 국민

    의 신뢰를 얻을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기자실을 내려가 보니 ‘장관이 뭐

    이런 걸 가지고 기자회견을 하나’ 이런 분위기예요. ‘수도꼭지보사부 소관인데 왜

    남의 부처 일에 나서냐’ ‘수돗물 먹을 수 있다고 말한다고 국민이 믿나’ 둥둥 여기저

    기사 시종 빈정빈정대는데 나로서는 평생 처음 당하는 수모였죠. ‘에이, 더러워서 못

    해먹겠네’하고 손에 들았던 자료를 탁자 위에 탁 던지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는데

    눈물이 핑 돕디다…”

    황산성씨가 소스로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주장처럼 기자들로부터 ‘빈정거림’

    을 받았다면 분명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도 한두 기자가 아닌 대부분이 그런 태도를 보였다면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기자회견만큼 정부 PR 차

    원에서 중요한 것도 없다. 그래서 기자회견은 사전에 치밀한 조사와 준비 등이 필수

    적으로 있어야 한다.

    너무 자신만만했던 황장관의 적 사고’의 부재가 스스로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하고 거꾸로 비판올 받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기자와 었론을 모르고 자신감 하나로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국민의 기대가 큰 문민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의외로 빨리 가져오게 하는 한 원인이 될 줄은 물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평생 거짓말 한 적 없는 황산성이가 말을 하니 믿어라’는 식은 언론으로부터 신뢰

    를 얻을 수 없다/정부의 PR 방식에도 이런 것은 없다.

    ‘에이,더러워서 못해먹겠네’라는 식으로 격한 감정을 노출하며 보도자료를 ‘탁 놓 았든’ ‘집어던졌든’ 이미 정치인으로서 행정가로서 자격미달이라는 평가를 받기 힘들

    다. 장관이라는 영어 단어를 영국에서는 ‘Secretary’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는 비서를 나타내는 단어다. 영국에서는 장관이 바로 국민의 비서

    와 같은 자세로 일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그렇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이 더

    러워서 못 해먹겠네’라는 말속에는 ‘장관이나 돼서 내가 그까짓 젊은 기자들에게 빈

    정거림이나 당한 데서야 체면이 구겨져 어다 해먹겠느나는 식의 관료적 권위의식이

    숨어져 있다. 정부의 바람직한 PR의 제1조는 봉사와 친절이다. 국민을 향해 관료적 오만함을 보인다는 것은 곧 국민과 괴리된 국민의 지지에는 관심 없는 정부를 자처

  • 정부 PR 문제점과 사례 41

    하게 되는 꼴이다. 그렇게 해서야 가장 국민들로부터 지지와 협조를 받아야 할 환경

    처의 환경관리 업무가 제대로 될 리가 만무하다.

    장관이 관련 업무를 정확히 파악하는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언론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접촉하고 이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언론은 장관과 국민을 이어주는

    직결통로이기 때문이다. 내가 마련한 잔칫상에서 반찬이 시원찮다며 투정대는 손님

    들을 한방에 쫓아버린 꼴이 됐다. 그 다음 황장관과 언론사이에 어떤 관계가 형성될

    것인가는 불문가지다. 황장관으로서는 ‘건방진 젊은 기자’들이 장관의 고충과 열의를 몰라주고 비판기사나 찾는 모습이 야속하고 분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두 특정 기자

    가 아닌 출입처 기자들과의 전쟁이라면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누구를 위한 전쟁

    이며 무엇 때문에 장관자리에 앉아 고생하는가.PR적 사고의 부재는 황산성씨를 순간적으로 격분하게 했고 이를 여과 없이 표현

    한 대가는 한마디로 혹독했다. 그의 능력 여부를 떠나 언론관리 실패로 단명장관으

    로 물러나는데 그치지 않았다. 황산성씨가 95년 6.27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으나 언론으로부터 전혀 주목을 끌지 못하고 참패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능력있

    는 여성정치인이 매스컴과 불필요한 전쟁을 벌인 대가치고는 심했다는 생각을 지금

    도 떨칠 수 없다. 미디어 정치시대 미디어를 모르고 PR 전략에 대한 기본도 없다는 것은 자신에게도 국가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례 2) 이규성 재경부 장관과 청와대 ‘특명사항’

    김대중 정부는 98년 5월 20일 금융위기 극복에 필요한 소요자금 규모를 64조원으

    로 잡고 이를 공공채권 발행을 통해 충당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대책조정회의에서 나온 결론이다. 부실한 부도위기의 금융

    기관을 살리기 위해 국민들로부터 이런 거액을 세금으로 더 거둬들이겠다는 소리다. 돈 빌려주고 빌려쓴 사람 따로 있는데 국민의 주머니를 털겠다니 국민의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고 억울하다. 가뜩이나 M F체제에서 하루살이가 고단하기 짝이 없는데 금

    융기관의 이런 엄청난 부실채권 정리에 다시 빈털터리 주머니를 털라고 하니 반발하

    지 않는 국민이라면 이것도 이상할 정도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정부’라는 김대중 정부가 이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는데

  • 42

    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64조원의 공공채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한 것이 정

    책의 문제라면 이것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것은 다름 아닌 정부의 PR 전략이다. 왜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가, 국내외 경제상황과 우리 금융권의

    현상황 등에 대한 설명과 공공채권발행의 불가피성 등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하지

    않고는 국민적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런데 국민의 정부는 어떻게 했던가? 다

    음은 국민일보 재경부 출입 제정임 기자가 쓴 기사와 또 다른 재경부 출입기자와의

    인터뷰후 이를 재구성한 내용이다.페

    98년 5월 20일 오전11시 무렵. 서울지역 20여개 언론사 경제부장들은 재정경제부

    고위공무원들로부터 ‘비상연락’을 받았다. 이규성 재경부 장관과 이헌재 금융감독위

    원장이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받은 ‘특명사항’을 브리핑하려 하니 오후 1시 30분까지

    한국프레스센터로 나오라는 내용이었다. 출입기자도 아닌 ‘언론사의 꽃’ 이라는 부장

    들을 기자회견에 불러 장관이 직접 브리핑할 때는 보통 ‘메가톤급’ 내용이라는 것이

    그동안 언론계의 관행이다. 당연히 각 언론사는 비상이 걸렸다. YS의 금융실명제 전

    격 발표처럼 뭔가 ‘하나 터진다’는 기대와 무슨 내용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각 언론사

    는 특집준비와 기동취재조 대기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그러나 별 내용 없는 기자

    회견이 되고 말았다.국민일보 제정임 기자는 ‘현장기자 코너’를 통해 다음과 같이 기사화했다.

    “…막상 예정된 시간에 시작된 간담회는 이상하게 돌아갔다. 우선 이장관의 브리핑

    주제는 이날 경제대책조정회의에서 확정된 ‘구조조정 종합방안’으로 이미 오전중 재

    경부 취재진에게 설명한 것과 똑같은 내용이었다. 이장관은 부실채권 정리비용 등으

    로 재정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설명한 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보

    도를 잘해 달라’는 부탁을 덧붙였을 뿐이었다.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이위원장도 설명을 하시라’는 장관의 말을 ‘사족을 달 것이 없다’고 거절, 좌중을 머쓱하게 만들더니 재차 권하자 개혁이 잘 되고 있다는 취지의

    짧은 설명을 붙였다. 도대체 바쁜 경제부장들을 왜 긴급소집했는지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참석자들은 ‘속았다’는 표정으로 허탈하게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