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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에게 드리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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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에게 드리는 말씀

저와 가까이 하셨던 분들이 30여 년 전부터 경험담

을 하나 쓰라고 하셨지만 글 쓰는데 문외한인 저로서는

선뜻 허락되질 않았었다. 편저나 보충 교재 같은 것은

참고서로 썼던 일은 있지만 지금처럼 그 많은 책들이

발간되어 하고 싶은 말이나 뜻이 이미 다 나와 있는 터

라 쓰지 않으려 했었다.

몇 년 전 몇 분이 이제라도 쓰는 것이 좋다고 해서

지난 일들을 더듬어 생각하면서 써 놓았지만 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 미루던 중 출판 사정도 있고 해서 모

든 것을 잊으려 했었다. 그러나 세상의 암울함과 혼란과

악화되어가는 현실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책을 펴기로 했다. 굳이 모든 경의 말을 인용 안할지라

도 천하보다 귀한 것이 생명이요 인간의 존엄성을 저

버린다면 삶의 모든 의미는 무의미할 뿐이다.

우리가 자주 말하는 것처럼 가정, 사회, 정치, 종교,

교육, 일을 하는 모든 분야의 목적은 인류의 행복한 삶

을 살게 하는 목적이요, 한 사람 한 사람 원래 인간의

형상으로 회복되는데 목적이 있어 왔다. 그러나 평화의

길을 모색한다는 명분 아래 수많은 전쟁 역사가 지금까

지 계속되고 있다. 그 원인 중에 제일 큰 이유는 종교

전쟁이 피를 제일 많이 흘렸다.

지난 수 천년 동안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하나님, 알

라, 부처, 모하멧,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사

람들이 무참히 죽어 갔던가? 기독교도들은 유대인을 죽

이고 유대인은 이슬람교도들을 죽이고 미워하며 이슬람

교도는 힌두와 싸우고 기독교들은 저희끼리 싸우고 시

아잇은 서니와 식크는 힌두와 싸워 피를 흘려보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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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역사와 현실이다. 하지만 그 역사 속에서 각 나라의

민족주의 사상과 종교를 초월해 인간 존엄성과 양심의

소리를 중요시하여 개인과 국가의 이기주의적 사고방식

과 패권주의를 떠나 전쟁과 미움을 버리고 죽기까지 인

간애를 지키며 살아온 자들이 역사에 있었다.

지금도 제가 알기로는 퀘이커 교인들, 힌두교인들,

여호와의 증인들, 제칠일 재림교 개혁 운동 교인들, 일

부 기독교인들, 다른 종교인들, 평화주의자들, 그리고 개

개인 양심의 소리를 따라 전쟁을 거절하고 사는 자들이

각 나라마다 있다.

그러나 각 나라마다 정당방위란 미명 아래 전쟁에

동참하지 않는 자들을 실형을 주어 살게 하는 나라들이

많이 있다. 세계는 전쟁과 파멸의 쓰라림과 허무함을 아

는 현실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양심의 소리를 따

라 사는 자들에게 여러 나라와 국제 연합 기구들에서

눈을 뜨고 있는지 꽤 오래 되었다. 이제라도 이 나라에

도 은혜와 복 받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 작은 한

사람의 생애에 들렸던 양심의 소리가 모두에게 크게 들

려졌으면 합니다. 평화와 인류의 회복을 바라는 모두에

게 말입니다.

원 동 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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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5

목 차

1. 희망이 무너지던 날 ···················································7

2. 사랑의 법이 새겨지던 날 ·······································10

3. 싸움은 시작되고 ·······················································16

4. 노인 목사님이 오시다 ·············································22

5. 대대장님이 설명해 보라고 하심 ···························25

6. 연대장님이 눈물을 흘리시며 ·································28

7. 유치장에서 이상한 일들이 ·····································33

8. 헌병참모, 군종참모, 법무관 상담후 재판으로 ··· 36

9. 남한산성 육군 교도소로 ·········································43

10. 소장실에서 특별 면회를 ·········································48

11. 특창으로 금치실로 보내지다 ·································51

12. 차가운 특창 금치실에 천사의 노래가 ·················60

13. 2심 재판을 하며-할 말 없나? ·······························66

14. 2심에서 1심으로 ·······················································72

15. 1심에서 다시 2심으로 ·············································75

16. 물도 밥도 넘어가지 않고 ·······································81

17. 기도의 응답이 눈앞에 ·············································92

18. 기적 같은 식사 ·························································94

19. 이상만 가지고 살 수 있나? ·································103

20. 형제의 사랑을 나누다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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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21. 27번 재판정에 서다 ···············································118

22. 재판에서 배운 것 ···················································126

23. 총으로 나를 쏴 보시오 ·········································128

24. 교도 실장이 되다 ···················································130

25. 수천 명이 침례식을 기다리다 ·····························133

26. 특수 감방으로 전방하다 ·······································141

27. 사형 폐지론을 펴다 ···············································161

28. 십계명이 필요 없다면 ···········································171

29. 재 훈련장으로 ·························································181

30. 너에게 마지막 할 일이 있다 ·······························187

31. 재복귀 출감하다 ·····················································194

32. 의무실에서 또 다시 부닥침 ·································204

33. 군인 수양회에서 ·····················································208

34. 3년만의 첫 휴가 ·····················································216

35. 제대 특명도 반갑지 않고 ·····································226

36. 시골서 예비군 문제로 ···········································234

37. 삼청 교육까지 ·························································248

38. 나는 이렇게 묻고 싶다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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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무너지던 날 7

제 1 장

희망이 무너지던 날

누구에게나 꿈 많던 청소년 시절이 있듯이 내게도

가난하고 어렵던 시대에 희망찬 삶이 있었다. 6.25가 지

나고 얼마 되지 않아 부모님은 채달병에 걸렸다. 내가

여섯 살 때 아버지는 원주 시내에 나무 팔러 가시면서

눈깔사탕 사다 주신다고 가셨지만 몇 년이 되어도 돌아

오시지 않았다.

나는 달팽이도 주워 먹고 나물을 뜯어 끓여 먹기도

했다. 어머니는 보글보글 끓는 다 찌그러진 그릇 한쪽에

보리쌀 한 수저를 넣어 나에게 먹으라고 주시기도 했었

다.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외롭기도 했지만 엄마의 사랑

은 나를 만족하게 하였다.

내가 여섯 살 때는 전쟁 후라 나무는 물론 풀조차

구하기 어려운 때였다. 조그만 지게를 지고 어른들과 이

웃 형들을 따라 마을 산 또는 멀리까지 나무를 하러 가

기도 했다. 때로는 남의 산에서 나무를 한다고 혼나기도

했는데 그럴 때면 돌아오시지 않는 아버지 생각이 나곤

했다.

아홉 살 되던 해 기쁜 소식이 왔다. 춘천에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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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살아 계신다고 식구들을 데려 오라는 것이었다. 나는 어

린 마음에 차비를 하기 위해 쌓아 놓은 나무를 팔아야

된다고 해서 섭섭한 맘이 들었다. 아침에 출발한 차는

저녁쯤 되어 춘천에 도착했다. 아빠는 차 안으로 들어와

나를 번쩍 들어 안아 주셨는데 난 너무도 좋았다. 아빠

가 계시는 집에 가보니 채소도 많고 장작도 많이 쌓여

있고 쌀도 한가마나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보니 이

세상에서 우리 아빠가 제일 부자인 것처럼 생각되었다.

운동을 좋아하던 나는 중학교를 갈 수 없다고 할 때

얼마나 울었는지 어머니도 같이 울었던 기억이 생생하

다.

나는 철공소에서 얼마 동안 일하다 건축과 인쇄업을

하시는 사장님의 도움으로 독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루에 겨우 3시간 정도 밖에 잠을 자지 않고 공부를

하다 보니 코피를 자주 쏟았다. 강원도에서 그 당시 하

나 밖에 없는 주조(활자 만드는 기술)를 나에게 연수케

했다. 사장님은 돼지고기를 많이 먹어야 납 중독을 제할

수 있다며 고기 값을 주셨다. 그리고 봉급 외에도 독학

비 일체를 지급해 주시며 특별한 대우를 해 주셨다.

일이 너무 많아서 일하면서 기계에 학과를 걸어 놓

고 공부를 하였고, 잠은 거의 자지 못했다. 고기도 많이

먹고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하다 보니 입으로 코로 피를

쏟았고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까지 되어 죽을 지경

이 되었다.

‘이제 난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어머니 무릎에

엎드려 얼마나 울었던지 어머니께서도 나를 위로하시고

달래시며 함께 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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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무너지던 날 9

“어머니! 열심히 배우고 일해서 기술자가 되어, 사장

회장이 되면 부모님 잘 모시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고 살려고 했는데, 이렇게 죽게 됐으니 이 불효자식을

용서하세요.” 하며 무릎에 엎드려 엉엉 울기도 하였다.

이 후, 이웃의 한분이 춘천 미군 부대 일자리를 소개

해 주시며 그곳에 들어가 돈도 벌고, 치료도 받으라고

하셨다.

그 당시에는 미군 부대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아 다

른 지방의 과장이나 국장급 되는 사람들이 춘천에 머물

며 미군 부대에 들어가기 위해 몇 달씩 대기하기도 했

었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쉽게 미군 부대에 취직하게

된 것은 참 고마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얼마 가지 못하여 나는 또 다시 피를

쏟게 되었고, 이제는 더 이상 병원에서도 가능성이 없다

는 것이었다.

상황이 이쯤 되자 무엇보다 죽음과 그 의미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어느 날, 소양강의 흐르는 물

과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둑을 거닐고 있었다. 그런데 문

득 평상시와는 다른 느낌이 들며 내 뇌리에 이런 생각

이 스쳤다.

‘병들어 죽음에는 부모나 의사, 대통령도 살리지 못

하는구나… 내가 죽는다면 과연 천당에 갈까? 아니면

지옥에 갈까? 아니면 극락에 갈까?…’

예전에 친구 따라 가끔 교회에도 가고, 성당에도 갔

었다. 친척 아저씨가 봉의사의 주지였기 때문에 어머니

따라 절에도 갔던 터라 이러한 사후의 삶에 대해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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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2 장

사랑의 법이 새겨지던 날

여느 날처럼 강둑을 따라 무심코 다니다 집으로 돌

아오는 길에 이웃의 한분(홍○석 장로)을 만나게 되었

다. 그 분은 나에게 전도지 한 장을 주시며, 저 하늘의

별 세계에는 아름답고 큰 세상이 있는데 그곳에서 천사

들과 함께 살 것이고, 거기에는 병도 죽음도 늙음도 재

난도 가난도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나의 죽

음을 다 갚아 주셨기 때문에 성경 말씀을 믿기만 하면

된다고 하셨다. 나는 어리벙벙해 전도지 한 장을 받아

읽었다. 그 글은 나의 마음에 너무나 와 닿았고 난 20번

이상 읽고 통신 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한 과목을 받아 천지 창조를 배우는데 창세기 1장 1

절의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 하시니라”는 말씀

이 믿어졌다.

나의 몸, 마음, 생명, 미래의 모든 것을 만드신 분이

제일 잘 아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한 과, 한 과 배

우는 것이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그래서 기도를 하려

고 봉의산 중턱의 바위 옆에 앉아 기도를 하는데 어떻

게 해야 할지 몰라서 눈을 감았다 떴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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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법이 새겨지던 날 11

그 때, 온 하늘이 다 나를 주목하고 있는 것처럼 느

껴졌다. 나의 작은 기도가 하늘까지 상달되어 큰 확성기

로 들려지는 듯 했다. 그리고 무엇인가 내 머리를 내리

누르며 새로운 정신이 들었고 두렵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였다. 계속하여 공부하면서 기도에 대한 과목이 있어

기도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십계명을 배우면서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이 십계

명을 나의 마음에 새기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이

해하게 되었다. 그 때, 소양강변 자갈, 모래 위에서 밤새

도록 씨름하고 기도하며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말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어 죽게 했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번 들었었다. 하지만 내가 만왕의 왕, 생명과 지혜

와 명철과 행복의 근원이요 우주를 다스리는 신을, 인성

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죽인 자가 나의 죽음 자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마음이 찢어지고 통곡과 눈물이

범벅되어 두려워 떨게 되었다. 하나님의 아들을 내가 죽

여야 살고 그 사실을 믿을 때 죄 사함과 십계명이 성령

으로 즉시 새겨지는 것이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된

다는 구원의 단순한 진리가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얼

마 후, 성경을 읽다가 스가랴 12장 10절과 13장 1절의

말씀이 내게 응하였구나 하고 기뻐하였다.

그 후, 강변과 산에 가서 기도하는 것이 얼마나 좋았

는지 모른다.

예루살렘 멸망을 바라보고 눈물을 흘리시던 주님과

같이 내게도 성령의 탄원이 계속되어 눈물이 흘렀다. 나

의 가족과 친구들, 친척들, 남북한의 민족 그리고 온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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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계 사람들이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받아들이고 사

랑의 법(십계명)이 새겨진 지적, 영적 생활을 산다면 하

루아침에 평화가 올 것이 아닌가? 그리고 이렇게 된다

면 이것은 곧 새 세상에 살 사람들을 인치는 사업이 될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도 기뻤다. 천국의

기쁨이 마음에 넘쳐서 나는 친구들과 이웃, 보는 사람들

에게 소망되신 예수님을 전하게 되었다.

어느 날, 여 중고생들이 집에 몰려와 성경을 공부하

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절에 다니시던 어머니께서 식

칼을 들고 나에게 “다시는 예수 얘기 하지 말아라” 고

위협하시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어머나!” 소리를 지르

고 나도 어머니 얼굴이 얼마나 크게 보였는지 그렇게

놀란 후로 어머니와의 사이가 벌어지면서 신의 싸움을

느끼게 되었다.

어머니께서는 내일 일어날 일을 미리 꿈이나 생시처

럼 다 보시곤 하셨다. 새벽같이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

고 총무일, 장 볼일, 군부대나 교도소, 고아원 방문을 다

니셨다. 나는 하늘나라와 하늘나라 가기까지의 여러 환

난들과 증거 하는 일을 자주 꿈이나 환상으로 보았다.

그러나 그것이 성경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었다. 성경을

믿고 증거 하는 일을 내가 모를 때마다 늘 알게 해 주

셨다.

그러나 어느 날 어머니와 말다툼이 있었는데 교회에

대한 조롱을 심하게 하셨다.

“어머니, 제가 착한 사람으로 살면 안돼요? 교회 가

는 것이 그렇게 싫으세요? 제가 죽을 사람이었지만 이

렇게 살아 있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인데요.” 하면서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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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법이 새겨지던 날 13

경책을 책상 쪽에 집어 던졌다. 그리고 잠시 잠이 들었

는데 여행하는 장면이 보였다.

교회의 여러 사람들이 함께 같은 길을 가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다른 길이 나타나서 그 길로 혼자 한참을

가는데 내 앞에 큰 바위 사이로 맑은 물이 많이 흐르고

있었고 사람들이 흰옷을 입고 띠를 두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내 모습을 보았는데 얼굴, 손, 발, 옷이

얼마나 더러웠던지 누가 볼까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

었다. 더덕더덕 때있는 발로 물을 찍어 발을 씻으면서

주위를 살피다 깨어나 보니 책상 위에 성경책이 펴진

채 있었는데 보니 스가랴 12장 10절과 13장 1절의 말씀

이었다.

그 이후 간구하는 심령을 내게 부으셔서 주의 창조

와 희생, 부활, 용서와 사랑을 믿지 못한 죄와 그 동안

양심에 거슬렸던 모든 일이 생생히 떠올랐다. 회개케 하

시는 은혜를 감당치 못하여 소양강변을 자주 찾곤 했는

데 하루 저녁에는 또 다른 한 장면이 보였다.

한 산을 오르고 있는데 내 앞에 키가 크고 힘이 세

어 보이는 한 사람이 흰옷을 입고 걸어가고 있는 것이

었다. 나는 부지런히 쫓아가 말을 걸었다.

“왜 이렇게 옷이 빛이 납니까?” 라고 물으니 그는

“너의 옷도 희어졌다.” 라고 대답했다. 산 위에 거의 도

달했을 때 한 모퉁이를 보았는데 넓은 광장이 있었다.

그곳은 밝은 빛이 비치었고 많은 의자들의 형태가 모두

달랐고 나무마다 열매들이 달려 있었다. 그런 아름다운

꽃동산을 바라보며 흰옷 입은 자에게 물었다.

“여기가 어디입니까?” 하니 “결혼식장인데” 라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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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의 귀에다 말하였다.

“신랑은 누구입니까?” 물으니 하늘을 가리키며 “보

라”고 하셨다. 하늘을 보니 예수님의 모습이 보였는데

나의 마음에 너무도 인상 깊게 새겨졌다.

나는 또 “신부는 누구입니까?” 라고 물었다.

그는 “저 의자에 많은 사람들이 초청을 받아야 한

다.”고 대답했다. 나는 얼른 일어나 올라오던 길을 내려

가려고 했다. 그런데 그 흰옷을 입은 자는 위로 올라가

려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함께 내려가자고 양팔을

벌리다 꿈에서 깼다. 잠에서 깨보니 아직 어두운 새벽이

었다.

그 후, 나는 그것이 무엇일까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하루는 교회의 여선생(신○화-신○훈 목사 누님) 한 분

이 성화를 놓고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소개했었다.

그 때 나의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씻는 샘이 열린 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또 한분(김○기

장로-연합회 사무국장 하시던 분)이 열 처녀 비유 설교

를 하셨다. 그때서야 신랑 예수와 맞이할 신부(교회 성

도)를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기쁨을 참지 못해 날마다 일을 마치고 오후에

는 소양강 다리와 길가를 다니며 집들을 방문하였다. 전

도지를 나눠 주고 많은 사람들을 통신 학교에 입학시켰

다. 천국 초청장을 가져 왔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입

학을 하였는데 하루에 30-70명 정도나 되었다.

하루는 김○주 목사님이 찾아 오셔서 구도자 방문을

함께 가자고 해서 내가 안내를 하게 되었다. 목사님은

다니고 다녀도 끝이 없다고 하셨다. 자신의 월급 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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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법이 새겨지던 날 15

나에게 주시겠다며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셨다.

그 때 나에게는 연탄 몇 장과 쌀 반 되 정도 밖에 없었

는데 잔뜩 사주시고 가셨다. 고맙기는 했지만 다음에도

이렇게 하시면 전도할 수 없다고 하자 뜨거운 눈물로

악수를 하시고 가셨다.

그 후 건강이 많이 좋아져서 현대 삼손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었다. 그런데 1968년 김○조씨의 청와대 사건

이 터지며 징집을 받게 되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나는 단순히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교회 어른들은 나에

대해서 많은 염려들을 하고 있었다. 몸도 아픈 후였고,

나의 뜻을 아는 부모님과 친척들 친구들이 반대를 하며

군에 가서 적당히 지혜롭게 충성을 하라고 했다. 그렇지

만 나의 뜻은 이미 주의 의의 믿음과 주의 법이 어떤

환경에서도 세상을 싸워 이기게 함으로 죽음으로 믿음

을 지키겠다고 마음에 결정을 하고 있었다.

그 당시 나는 군법이고 민법이고 잘 몰랐다. 다만 성

령이 함께 하셔서 주의 사자들로 지켜 주실 것이라는

믿음만 가지고 있었다. 논산 훈련소가 지방 예비 사단으

로 되면서 훈련소가 여러 곳에 생기게 되었는데 강원도

에도 첫 훈련소가 홍천(11사단)에 생겼는데 1기로 가게

되었다.

훈련소에 입소하면서 각자의 애로 사항을 써내라는

기회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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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3 장

싸움은 시작되고

나는 잠시 기도를 했다. 이 민족과 군인과 나를 지켜

주고 은혜 베푸심을 바라며 애로 사항을 이렇게 썼다.

“저는 성경의 말씀을 믿는 자입니다. 개인, 가정, 국

가와 우주 세계의 법을 기초로 주신 십계명을 사랑합니

다. 1) 군 생활을 하는 동안 금요일 해질 때부터 토요일

해질 때까지 안식일을 지킬 수 있도록 쉬게 해 주십시

오. 2) 집총이나 사람을 죽이는 어떤 훈련도 받을 수 없

으므로 다른 의무를 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3) 고기

를 많이 먹고 병이 났던 사람이라 지금은 채식을 하고

있으니 채식을 주십시오.” 라고 써냈다. 그리고 내 차례

심사가 되어 장교들 앞에 서게 되었다.

장교는 말했다.

“원동규, 이 애로 사항은 들어 줄 수 없다.”

“들어 줄 수 있습니다.” 큰소리로 나는 대답했다.

“여기는 군대야! 너의 집 안방이 아니다.”

“집이나 군대 모두 하나님 품안에 있습니다.”

“안된다니까. 안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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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은 시작되고 17

“좋아, 그러면 그 정신 가지고 군대 생활해.”

장교의 말이 끝난 후 제식 훈련이 끝나고 각 연대로

갈라졌다. 나는 아마 9연대로 간 것으로 기억된다. 구보

가 있은 뒤 저녁에 내무반에 들어가 정렬을 한 후 총을

지급 받았다. 내 앞에도 총이 던져졌다. 받지 않았더니

재차 던져 주면서 “잘 받아!” 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받지 않으니 “너 하나님 믿어?” 물었다.

“네”

“알았어.” 하며 몇 대 때리고 재 시도를 하다 안 되

니까 선임 하사가 왔다. 집총도 안 할 거면서 왜 군에

왔냐는 것이었다. 나는 “다른 방법이 있으리라 믿고 왔

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취침 시간이 다 될 무렵 소대

장이 나를 데리고 빈 막사로 가서 설득하기 시작했다.

소대장이 말했다.

“너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순수한 마음과 신앙을 지

킨다는 것 군대에서는 통하질 않는다. 군대 생활 마치고

나서 신앙과 양심 문제는 사회 나가면 해라” 고 권하시

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해 주셨다.

“나는 구세군 교회 신자인데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는 너처럼 순수한 생활을 했었다. 하지만 사관학교를 들

어갔는데 생각과는 전혀 다른 훈련을 받게 되었어. 그리

스도인으로서는 맞지 않는 군대 생활이라는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포기했지. 진작 알았더라면 장교가 되려고 하

지 않았을 텐데. 그리스도인의 군인이 될 선한 싸움을

할 수가 없겠더라고.” 몇 시간 동안 늦은 밤까지 이야기

를 나누었다. 그 분은 나의 장래를 염려해 주셨다.

이튿날 사단장, 연대장, 각 참모급 사열이 있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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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련에 들어가 집총 문제로 기합을 받게 되었지만 나는

계속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열식 날 나에게 강제로 탄창과 철모와 총을 메게

했다. 그리고 세 명이 연병장 동료들 옆에 세웠다. 그

즉시 나는 탄창과 철모와 총을 그 자리에 내려놓고 중

대장 사무실로 걸어 들어갔다. 사열을 준비하고 있던 장

교들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사이

렌 소리와 함께 곧 사열이 있은 후 내가 있는 사무실

쪽으로 누가 걸어 왔다.

내무반 검열 후 각 참모들이 함께 연대장님이 지휘

봉을 들고 “원동규 훈련병 어디 있나?” 하며 나를 찾는

목소리가 들렸다.

“네, 제 사무실에 있습니다.” 중대장의 대답이 있자

각 참모들이 복도 양편에 섰다. 연대장은 내가 앉아 있

는 앞에 서시더니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원 훈병”

“네”

“집총을 거부하고 토요일에 교육을 거부하고 육식

대신 채식을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겠나?”

“네”

“말해봐”

“군법을 잘 모르는 저로서는 지휘관님들에게 제 입

장을 말씀드리기가 죄송합니다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

다. 저는 부모님과 국민 학교 선생님 그리고 책에서 배

우기를 이웃을 사랑하고 친구를 미워하지 말라고 배웠

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정의나 나라를 위해서는 적을 죽

여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한때는 정의롭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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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은 시작되고 19

친구들을 많이 때려 주기도 했고 전쟁이 나면 김일성

목을 꼭 내가 따겠다고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은 제 양심상 정의롭지 못한 친구나 사회주의나 자본주

의나 저에게는 적이 아닙니다. 민주주의나 사회주의의

대립은 정치적인 이념으로 사람이 만들어 놓은 정치적

인 원수입니다. 제가 혈육으로 싸워 이긴 나라가 영원히

존재한다면 이제라도 싸우겠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역

사에 싸워 한번 이긴 나라가 지금까지 계속 존재한 나

라는 없는 줄 압니다.

저는 성경을 읽고 믿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신의 창

조와 인류의 타락과 회복을 위해 무조건적인 사랑과 공

의의 법을 십자가에서 예수께서 다 이룬 사실을 마음에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를 주로 영접한 생애를

살다 보니 지구의 모든 나라의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

이 생겼습니다. 용서하고 사랑할 수는 있으나 사람을 해

하는 미운 마음이나 죽이는 어떤 악의 모양도 하기가

싫어졌습니다.

제가 죽을지언정 하나님의 법인 십계명과 제 양심을

생각으로나 생애로 거스려 살면서 마음이 괴로운 것보

다는 죽는 것이 났습니다. 살인하지 말라고 하는 말은

성경 외에도 다른 종교의 교리에도 다 있습니다. 어느

나라 국법도 다 그렇게 되어 있겠지요. 그러나 비상시나

정당방위 입장에서는 상대방을 해하는 것이 옳다고 모

든 나라 법이 되어 있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한때는 법관이 되고 싶어서 K대 법대 다니는 아는

형님으로부터 법률 책을 빌려다 공부한 적도 있었습니

다. 그러나 법관이 되어 법대로 처리하게 된다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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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사람을 다 감옥에 넣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이후로는 법률 책을 보

지 않고 있습니다. 살리는 사업이 중요하고 마음에 간음

하고 미워하는 것이 실제 간음과 살인을 하는 것이라고

성경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악은 모양이라도 버리라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고 저도 그것이 옳다고 생각합니

다.

토요일에 교육을 거부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형상으

로 꼴 짓는 마음을 예수님을 통해서 십계명을 마음에

새기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타락 전이나 후, 또

새 세상에서 영원한 인류의 행복을 위해 신이 구별해

놓은 이 법을 사랑합니다.

저는 과거에 배우고, 먹고 살기 바빴기 때문에 안식

일이나 종교 행사, 신앙 생애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중

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창세기를 보니 엿새

동안 지구를 창조하시면서 마지막에 사람을 창조하셨다

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 사람을 첫째 날이나 둘

째 날에 만드셨다면 사람은 모든 것에 대해 두려워하고

걱정하며 만족해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구의

모든 것과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다 만드신 후 사

람을 마지막으로 창조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신께서는

인류에게 이것을 감사하고 영광을 돌리라고 주신 날이

바로 안식일인 것입니다. 창조의 주께서 과거나 현재나

미래를 통치하고 주관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이날에 산

예배를 드리는 백성과 국가에는 은혜와 형통함이 있다

고 믿습니다.

제가 채식을 하는 이유는 과거에 고기를 많이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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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은 시작되고 21

죽다 산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신이 함께

하는 사람은 지적, 영적, 육체적으로 가장 잘 보존되어

야 할 책임이 있는 성전의 몸입니다. 항상 좋은 것을 먹

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있는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뿐입니다. 소금이나 간장만을 주셔도

저는 만족합니다.

제가 동족간의 전쟁을 거부하고 양심상 거절하는 모

든 것을 현실적으로 지휘관님들이 해결해 주실 수 없다

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라도 국가에 충성할 수 있게 되

기를 바랍니다. 제가 편안하고 어떤 안일한 길을 택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비무장에서라도 충성할 수 있는

부서를 만들어 주신다면 오늘 죽는 일을 당한다 해도

생명을 즐겨 바쳐 근무하겠습니다.”

이 외에도 나는 현재와 재림, 새 세상, 특수한 교리

들 등 창세기부터 요한 계시록까지 다 열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1시간 40여분 동안 내무반에서 부

동자세로 앉아 말했는데 연대장님과 참모님들은 아무

말 없이 들으셨다. 지금 생각하면 전도회 또는 신학 강

좌를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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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4 장

노인 목사님이 오시다

그날 밤, 나는 그 이튿날까지 조교들로부터 조롱과

매를 맞게 되었다. 중대장은 노발대발해서 안정이 안 된

상태로 상사와 함께 기합을 주더니 면회실로 나갔다. 중

대장은 부대 입구에 앉아있는 노인 한분에게로 나를 데

려 갔다.

“당신이 이렇게 가르쳐 놨소. 당신네 교회의 교리가

이런 것이요? 그렇다면 내가 육군 본부에 전화해서 당

신 교회 연합회와 한국에는 이런 교회가 없도록 당장

문을 닫게 하겠소.” 라고 큰 소리로 야단을 쳤다.

그 노인(김○주 목사)은 고개를 숙이고 옆 눈으로 나

와 중대장을 번갈아 보셨다. 그렇게 한 시간 이상을 고

통스럽게 머리를 숙이고 한 마디의 말씀도 없이 땀만

흘리시고 계셨다. 나는 매를 맞고 나왔기 때문에 코와

입 등이 상처 투성이었다.

김 목사님은 자신의 입장에서 말을 하자니 교회에

어려움이 올 것이고, 교회 교리가 그렇지 않다고 하면

나에게 더 큰 어려움이 올 것 같아 묵묵 무답이셨다.

나는 애써 이렇게 중대장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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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목사님이 오시다 23

“중대장님, 이 목사님이 저에게 그렇게 가르쳐 준 것

이 아닙니다. 물론 서울에 있는 연합회에서 그렇게 하라

고 한 것도 아닙니다. 성경을 읽다 보니 제 마음에 그렇

게 이해가 되어 그랬던 것뿐입니다. 교회도 목사님도 아

무 잘못이 없습니다. 제가 택한 이 태도나 생각이 만약

잘못 됐다면 말씀해 주시고, 군법이나 국법이 정한 대로

따라 갈 테니 중대장님 생각대로 처리해 주십시오.” 하

고 면회실을 나왔다.

집으로 가시는 목사님 얼굴을 마주 보지도 못하고

헤어졌는데 그 뒤로도 볼 수 없었다. 그 분은 나의 신앙

에 가장 많이 도움을 주셨던 분이셨다. 그리고 나를 사

랑하셔서 자신의 딸을 주겠다고 하시기도 했었다. 내가

아파서 정신을 잃어 헛소리를 하고 연약한 시험 중에

있을 때 필요한 도움을 주시던 분이셨는데 평소 고혈압

으로 고생하시다 나를 면회하신 후 서울 위생병원에 입

원하셨다가 잠드셨다는 것을 몇 년 후에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통곡을 하며 울었는지 모른다.

목사님과 면회한 그 이튿날인가 짚차 한대가 부대

안으로 들어오더니 색안경을 쓰고 사복을 입은 한 사람

이 내렸다. 그 사람은 나를 데리고 한 건물 안으로 들어

갔다. 그리고 앞에 앉히고는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교

회의 교리들에 관해 낱낱이 물어봐서 나는 생각나는 대

로 대답하였다.

한참 질문을 하다 말고는 “너 간첩이지?” 하며 물었

다. 나는 엉겁결에 “네” 라고 대답을 했다. 그 사람은

“너 언제 넘어왔어?” 하면서 권총을 빼 들었다.

나는 이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고 정신이 없던 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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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마음을 가다듬고 이렇게 대답했다.

“간첩은 비밀이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5장 51절에

보면 부활의 비밀이 있는데 저는 이 비밀을 가지고 있

는 하늘의 간첩입니다.” 했더니 그는 식은땀을 닦으며

권총을 넣었다. 다시 앉아서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의 과

거와 신분을 묻게 되었다.

“선생님 신분을 몰라서 그러는데 성경 이야기나 교

리를 잘 아시는 거 보니 기독교인이라면 형님이라고 해

도 괜찮겠습니까?”

“어, 좋아. 간첩들이 사회 모든 분야에 파고드는데 종

교계에도 파고들어 네가 진짜 S.D.A 신자인지 확인하러

왔어.”

“어떻게 성경은 배우셨습니까?” 물었다.

그는 성경 통신 학교 과목을 통해 창세기, 다니엘,

요한 계시록을 연구했고, 전도회를 2년 동안 쫓아다녔다

고 했다. 그래서 지금은 기독교와 특히 S.D.A를 담당하

고 있다고 했다. 직접 육군 본부의 방첩대에서 온 것이

었다.

“형님, 성경 말씀들이 믿어지십니까?”

“그런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어.”

“형님 꼭 믿으시고 전쟁 없는 하늘나라에서 꼭 만납

시다. 하늘의 말씀의 군인 되십시오. 사랑과 평화의 군

인이 되십시오.”

우리는 굳은 악수를 하고 눈시울을 적시며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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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장님이 설명해 보라고 하심 25

제 5 장

대대장님이 설명해 보라고 하심

얼마 후 장교 둘이서 나를 데리고 대대장실로 들어

갔다. 대대장님은 나를 편하게 안심시키셨다. 여러 방법

으로 도와서 무사히 군 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갈

수 있게 하려고 여러 가지 질문을 하셨다.

“원 훈병, 훈련 받는 동안 집총 대신 목총으로 훈련

을 받고 토요일에는 오전에만 훈련이 있으니 오후에 안

식일 예배를 드리면 어떻겠나?”

잠시 침묵이 흘렀다.

“제가 총이나 포나 탱크나 그 외 어떤 전쟁 무기를

만져 전염병처럼 죄가 저에게 전해 질까봐 만지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들고 사람을 해하는 정신적 훈련

자체가 마음에 허락이 되지 않아서입니다.”

“그러면 자네의 뜻을 충분히 말해 보게. 다른 기독교

인들은 다 전쟁에 참여하는데 그럼 그들은 가짜 기독교

도들인가? 자네만큼 못 깨달은 신학 박사들인가? 하나

님께서는 어떤 사람들을 인정하시는 건가?”

“네. 그분들이 어떻게 배우고 깨달았는지는 저는 모

릅니다. 마음에 음욕을 품으면 간음이라 했고, 미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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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해도 살인이라고 했기 때문에 저는 사람을 죽이는 연습

을 못하겠습니다. 기독교의 본질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것이라는 것을 세상이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념이나 사상으로 사회주의, 자본주의라 하며 서로 속이

고 싸우는 것은 정치적으로나 원수일 뿐이지 저에게는

적이 아닙니다. 예수는 신성(神性)으로서 하나님이시지

만 인간의 잘못된 담을 헐기 위해 인성(人性)을 쓰고 죽

으신 것입니다. 서로의 사상과 조직이 다른 인류들 전체

를 위해서 말입니다.

어느 종교나 국가에는 살인하지 말라는 법이 있습니

다. 하지만 비상시나 공격을 받으면 나와 가족, 자기 종

교와 국가를 위해 정당방위라는 이름 하에 서로 죽이며

어떤 피해를 줘도 괜찮다는 식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가

마다 많이 죽이고 승리한 자에게는 포상을 하고 연금을

주고 영웅으로 대접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사람들

이 어떻게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예수의 이름을 불러

적군을 많이 물리치고 죽였다고 하늘에서 포상을 받으

며 영생을 누리게 해 달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도

그들을 하나님이 잘했다고 하신다면 저는 그런 하나님

을 믿지 않겠습니다.

불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살인하지 말라고 되어 있고

인자무적(仁者無敵)과 대자대비(大慈大悲)를 말하면서도

역사의 전쟁에서나 또한 현재에도 전쟁에 참여하면서

많은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도를 닦

는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석가모니에게로 가서 이

념이 다르고 정치 제도가 달라서 많이 싸우고 많이 죽

였으니 극락을 누리게 해 달라고 할 때 석가모니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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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장님이 설명해 보라고 하심 27

들을 잘 싸웠다고 인정한다면 그런 부처는 안 믿겠습니

다.

공자나 맹자가 사람을 죽여도 괜찮다고 가르쳤다면

그런 분의 교훈도 받지 않겠습니다. 인도의 힌두교가 어

떤 구실을 붙여 사람을 죽여도 괜찮다고 했다면 그런

종교도 믿지 않겠습니다. 이슬람인들이 알라신의 이름으

로 혈육의 전쟁을 성전(聖戰)이란 이름으로 싸워 이기기

위해 총칼을 들고 살생한다면 그런 알라는 참 신이 아

니기 때문에 믿지 않겠습니다. 예수, 석가모니, 알라, 공

자, 맹자, 다른 성현들, 기타 신의 이름으로 인류의 생명

을 어떤 구실이나 설명으로 죽여도 괜찮다고 가르친다

면 분명 저는 그들이 성현도 아니고 신도 아닐 거라 생

각합니다. 만약 그것이 신이라면 잡신이나 귀신이지 창

조주의 신은 아닐 것입니다. 성현의 탈을 쓰고 잘못 말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안식일에 온 군인과 국민이 예배를 드리다가

토요일에 김일성이 기습 공격을 하면 어떻게 하나?”

“말씀하신 대로 전 군인이나 국민이 하나님의 사랑

을 알고 땅의 창조와 인생의 회복의 기념일인 안식일을

지킨다면 북한 지도자들이나 백성의 마음을 하나님께서

바뀌게 하실 것이고 애국가의 가사처럼 ‘하나님이 보우

하사 우리나라 만세’ 가 되게 하실 것입니다.”

그런 후 다른 몇 가지 대화를 더 나누고 나서 대대

장님은 “더 이상 어떻게 도울 수가 없구나.” 하는 말씀

과 함께 동정의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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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6 장

연대장님이 눈물을 흘리시며

내무반으로 돌아오자마자 선임 하사와 내무반장 그

리고 다른 사병들이 내 호주머니에 돈을 넣어 주는 것

이었다.

“너 가서 우리들에 대해 잘 말해야 된다. 모든 것을

잘 해야 돼.”

라며 말했다. 그 동안 때리고 훈련시키며 함께 군대

생활을 무사히 마치게 해 보려던 조교들의 눈시울이 붉

어짐이 보였다.

사이렌 소리와 함께 헌병차 한대가 오더니 타라고

했다. 무슨 죄 때문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포승에 매인

두 사람과 함께 태우더니 한참을 갔다. 부대 안의 한 건

물 앞에서 두 죄수는 차에 두고 장교 둘이 나만 데리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뚱뚱하고 건장한 한 분이 색안경을

쓰고 사복을 입고 있었다. 연대장님은 나에게 의자에 편

히 앉으라며 부드럽고 자유스럽게 대화를 하자고 하셨

다.

“자네 이 길을 끝까지 가려고 그러나?”

“어떤 길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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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장님이 눈물을 흘리시며 29

“내 말을 좀 들어보게. 나는 군 생활을 하면서 될 수

있으면 내 부하들이 어떤 사고를 쳤다고 해도 군 교도

소에는 안 보내려고 했네. 군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사

회에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왔는데 자네! 이제부터

라도 훈련 받는 동안 잘해주면 제대할 때까지 내가 안

식일 예배뿐 아니라 집총도 안하게 해 주겠네. 훈련

4-6주만 받아보게! 알겠나?”

내가 대답을 하지 않고 있자 연대장님은 이런 저런

이야기로 설득을 하셨다.

“인생은 이상과 꿈만 가지고 살 수는 없어. 현실은

현실이야. 물론 현실주의만 가지고 산다면 인생의 의미

가 없다는 것도 사실이지. 그렇지만 너의 양심과 신앙을

국법으로는 평화 시에나 보장받을 수가 있는 것이지. 국

법과 군법은 실정법과는 다를 때가 있지. 지금 네 생각

대로 고집을 부린다면 지금 이후로 어디로 가게 되는지

알고 있나?”

“지휘관님들의 배려로도 다른 방법이 없다면 군법대

로 따르는 길 밖에 없지 않습니까?” 내가 말했다.

“그래, 재판을 받게 되면 어디로 가게 되는지 알지?”

“잘은 모르겠지만 교도소이겠지요.”

“맞아, 육군 교도소로 가게 되는 거야. 너 그곳이 어

떤 곳인지 아나?”

“모릅니다.”

“내가 지휘관을 하면서 육군 교도소에서 나온 자들

을 많이 보았지만 그들의 정신 상태나 생활 행동은 많

이 부절제해 있었다. 지금 내 부대에 여럿이 제대 신청

을 해 놓았지만, 제대 특명 받을 때까지를 참지 못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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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른 사고를 쳐서 또 전과자가 된 애들이 많아.

교도소에는 부모의 말도 안 듣고 자기 애인의 말도

듣지 않고 지휘관 말도 듣지 않는 버린 자식들이 있는

곳이야. 그들 눈에 보이는 게 뭐가 있겠나? 자네처럼 양

심이니 신앙이니 하며 가르치는 성경의 가르침이 보이

겠나? 그런 곳에 가면 너 같은 순수한 사람이 매 맞고

배고프면서 완강한 사람들 틈에서 하루도 견디지 못 할

거야. 그리고 네가 교도소를 가게 되면 우리는 물론 부

모 형제, 친척, 이웃들이 괴로워 할 것이고 국가 또한

손해야.

자네가 군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사회로 나가면 교

회 잘 다니면서 사회봉사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은가.

감옥 생활 하면서 매 맞고 병들어 나가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그에게 영광이 될 수 있겠나? 교도소 들어

갈 생각은 아예 하지 말게. 그곳은 버린 자식들만이 가

는 곳이야.”

“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도 그들을 버리신 것은 아

닙니다. 그들이야 말로 하나님이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그들 중에 단 한 사람만이라도 인간의 회복을 위해 예

수님이 죽으셔야 했던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능력을

깨닫게 하려고 저를 보내시는 것이 아닐까요? 하루를

살다 죽더라도 그를 위해 하나님께서 보내신다면 기꺼

이 가겠습니다.”

나를 바라보고 계시던 연대장님은 색안경 아래로 눈

물을 흘리고 있었다. 더 이상 그 분의 마음에 부담을 드

리고 싶지 않아서 나는 일어나서 경례를 하고 사무실

밖으로 걸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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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장님이 눈물을 흘리시며 31

그 분은 참 훌륭한 지휘관이셨다. 자식처럼 동생처럼

권하시던 말씀은 세상적으로는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나의 마음에는 더 큰 국방의 의무가 있었다. 애국가의

가사가 떠올랐다.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어떤 사람과 어

떤 국가를 보호하신다는 말인가?’

나의 양심에는 이런 음성이 들렸다.

신명기 28장의 하나님의 계명을 지킬 때의 복과 거

절했을 때의 저주가 생각났다. 단 한 사람이라도, 아무

리 적은 숫자라도 하나님의 사랑의 법을 양심적으로 지

킬 때 이 나라를 보호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으로 나와 헌병대 차를 타려고 하니 장교 두 명이

한 팔씩을 붙들고 타지 못하게 만류했다.

“여보게 지휘관 말씀을 듣게. 그러면 내가 인사 장교

인데 네가 제대할 때까지 책임지고 도와주겠네. 다음 장

교가 오더라도 꼭 네 문제만은 인수해 주고 네 원대로

할 수 있게 해 줄 테니 이 차타지 말고 여기 있게.”

“네, 장교님의 말씀은 감사합니다. 이 세상의 군인으

로서는 당연한 말씀이십니다. 군인은 평화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닙니까? 저도 군인입니다. 저도 평화를 위해 있

는 하늘의 군인입니다. 별이 낮에는 보이지 않지만 밤에

는 잘 보이고 캄캄할수록 더 잘 보이게 됩니다. 하나님

이 잘 안 보이지요? 두 장교님 마음속에 사랑의 십계명

이 평화의 법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하나님의 뜻을 알

지 못하고 도덕적으로 세계가 어두워 졌을 때, 별빛을

본 것처럼 기뻐하게 될 것이고 하늘의 군인이 될 것입

니다. 영원히 혈육의 전쟁이 없이 영원한 자유, 영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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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새 세상에서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두 장교는 서로 바라보면서 “우리가 영화를 보는 거

야 아니면 소설을 읽는 거야” 하며 말했다. 스스로 차에

오르는 나를 동정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아쉬워했다.

나는 “충성” 하며 경례를 하고 운전사에게 출발하자

고 말하였다. 날은 무엇이 슬펐는지 흐리고 빗방울을 떨

어뜨렸다.

짚차는 사이렌 소리를 내며 한참을 달려 사단 헌병

대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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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장에서 이상한 일들이 33

제 7 장

유치장에서 이상한 일들이

차에 있던 두 죄수는 바로 영창으로 들어갔고, 난 사

무실에 있는 한 분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3, 40여분

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별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여기까지 왔나, 죄도 죄

같지 않을 것을. 이상한 놈 다 보겠군. 얘 헌병대로 보

내.”

바로 나는 조사계로 넘겨졌고, 영창으로는 가지 않았

다. 3일 동안 사무실 청소를 했고, 식사 시간에는 기간

병과 함께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조사계 직원 장교가 나를 어떻게 처리하고 어떻게

조서를 꾸며야 할지 몰라 여러 곳에 전화를 하더니 나

에게 물었다.

“야! 너, 나를 원망하지 말아라. 15년형 이상 받아도

되나?”

“네”

“7년 받아도 되나?”

“네. 법이 그렇다면 따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허리띠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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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한 기간병이 나를 영창으로 데리고 갔다. 문이 열리

자 안에 있던 다른 죄수들이 웅성웅성 거렸다. 한 감방

을 형무반장(조○묵 병장)이 비우더니 나를 혼자 있게

했다. 한쪽에서는 피를 빨아 먹자는 둥 별 이상한 소리

를 다 했다. 저녁 시간이 되어 밥과 국이 배급되었는데

국이 고깃국이었다. 그래서 나는 물을 좀 달라고 했다.

“여기가 너희 집 안방이냐? 싸우지도 못하겠다는 놈

한테 밥은 왜 줘. 국민의 세금으로 저런 놈을 먹이냐?”

한 근무자가 외곽 근무를 하고 들어오면서 소리친

거였다. 그러나 형무반장이 이렇게 말을 했다.

“저 사람은 하나님이 먹이신다. 밥을 줘라.”

나는 비아냥거리며 말하는 줄로 알았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것을 듣고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참 이상하지. 저 친구가 이 영창 안으로 들어올 무

렵 잠시 자고 있었어. 그런데 꿈속에서 밝은 빛 속에서

어떤 한 사람이 영창 안으로 들어오는 거야. 외곽 철문

을 열고 안쪽 둘째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는

데 쇠문을 여는 소리에 깜짝 놀라 꿈에서 깼지. 잠에서

깨자 저 친구가 들어왔어. 그리고 아까는 저 친구들(다

른 죄수 4명)과 기간병이 취사장에서 밥과 국을 타고

있는데, 문 밖에 별같이 밝고 빛이 나는 불덩이 같은 것

이 있는 거야. 회오리바람이 불고 나더니 이상하다고 생

각하면서 식사를 타가지고 오는데 그 불덩이도 같이 오

는 거야. 가지 않고 서면 그 불덩이도 서고 가면 그 불

덩이도 같이 가고 말야. 두려워하면서 한참을 오고 있는

데 영창 앞에 오니까 불이 사라졌어. 저 사람이 믿는 하

나님은 살아계셔. 하나님이 먹이시는 사람을 우리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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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장에서 이상한 일들이 35

지 않으면 안돼.” 라고 말했다.

이틀 동안은 별 어려움 없이 조용히 기도하며 보낼

수 있었다.

내 앞에 와서 어떤 기간병은 희롱하기도 하고, 죄수

들은 놀리다가 위협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 보루방 쇠

칸 사이로 발바닥과 손바닥을 내 놓게 하고 괴롭히고

때리기도 했다. 그렇게 계속 맞다보면 정신을 잃곤 했는

데 그럴 때면 물을 끼얹고 다른 방법으로 괴롭혔다. 팔

을 뒤로 제쳐 벽 타기와 머리를 거꾸로 박아 오랫동안

있게도 했다. 그리고 다시 무릎을 꿇게 하고 머리를 뒤

로 제쳐 오래 있도록 해서 나는 그대로 기도를 했다.

‘저는 주님을 죽인 자입니다. 당신의 사랑과 용서를

믿은 후에도 여러 번 은혜와 능력을 부인했던 자입니다.

이제 모든 것을 끝내시고, 주님 당신의 형상으로 새롭게

하심을 믿게 하소서. 그리고 저들과 지휘관들은 나의 입

장을 이해 할 수 없을 것이니 용서하여 주옵소서.’ 기간

병은 내가 기도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고 “너 벌 받으면

서 기도했지? 지금부터는 기도하지마.” 라고 큰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나에게 있던 조그만 성경 한권을 뺏어

가더니 다시 돌려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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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8 장

헌병 참모, 군종 참모, 법무관 상담 후

재판으로

몇일이 지나 아침 일찍 헌병 참모실로 불려갔다. 4시

간 정도를 차렷을 하고 부동자세로 서서 이야기를 했다

는 것은 기적이었다.

참모가 말했다.

“나는 카톨릭이야. 그렇지만 너만 의인이야? 난 총을

차고 있는데 잘못된 건가? 모든 군인은 한 사람도 천국

에 못 가나? 모든 종교인들이 다 군대 가서 싸우는데

너는 왜 못 싸우나? 신부나 목사들처럼 성경을 잘 알지

는 못하나 모세도 전쟁을 했어. 중세기에는 십자군도 싸

웠고 말이야. 국가가 있어야 종교도 너도 있는 게 아닌

가?” 등 한참 동안 질문을 퍼부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분위기에서 진리가 어떻다고 묻는 대답에 응해봐야 감

정만 대립될 것 같아 부동자세로 서 있기만 했다. 한참

침묵이 흐른 후 참모는 말을 이었다.

“내가 너에게 너무했나? 말 좀 해봐.”

“잘 아신다고 하는데 제가 뭐라고 말씀드리겠습니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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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병참모, 군종참모, 법무관 상담 후 재판으로 37

“성경을 어떻게 이해해서 거절을 하는 것인지 말을

해봐.” 참모의 모습은 진지해 보였다.

침묵을 지키던 내 입을 열게 하신 성령께서 3시간

반을 말하도록 하셨다. 참모는 듣고 있다가 일어나서 나

를 몇 번을 쳐다보시며 모자를 벗었다 썼다하시더니 나

가버리셨다. 부동자세로 서서 몇 시간을 말하다 움직이

니 그 자리에서 바로 쓰러졌다. 헌병 둘은 나를 부축해

영창으로 들어가게 했다.

그 이튿날 아침 일찍 군종 참모 한 분이 오시더니

조용한 막사로 오라고 했다. 나를 돕고자 왔다고 했다.

같이 이야기를 하자고 하며 권총을 차고 있는 것을 보

여줬다.

“나는 군목이지만 총을 차고 자주 사단장과 참모들

과 사격을 해. 이게 죄가 되나?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

고 운동 삼아 하는 거야. 마음에 부담될 게 없어. 자네

도 운동 삼아 하다가 전시에서 적이 쏠 때 같이 쏘면

죄 될 건 없잖아.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무신론자가

쳐들어온다면 대항해 싸워야지. 이제라도 훈련 잘 받고

순종하겠다고 하면 재판받지 않고 연대로 돌아가게 해

주려고 사단장님이 나를 여기로 보냈네. 잘 생각해 보

게.”

“네. 감사합니다. 참모님은 구약 시대와 같이 신약 시

대에도 신정 정치 때처럼 이 세상 나라와 육신을 위해

혈육의 전쟁을 한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싸워야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럼 어떻게 하나 정당방위는 해야지.”

“예수님은 죽기까지 죄를 거절하시고 붙들려 가시던

날, 제자 베드로가 말고의 귀를 칼로 치자 떨어진 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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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붙여 주시며 칼로 치는 자는 칼로 망한다고 했습니다.

칼은 지금의 무기와 같은 것이 아닙니까? 예수님을 왕

으로 삼으려 하는 사람들과 마음에 천국이 있는 자는

예수의 마음과 같아야 되는 것이 아닙니까?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에 속한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

서 예수님을 죽기까지 허락하신 것은 죄를 끝내고 죄와

상관없이 하늘의 법과 마음을 갖고 살게 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참모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성경 전체의 가르침

은 죄 지은 인간이 불신과 불의, 불선, 불법으로 얼룩지

고 타락할 수밖에 없는 인류를 구원함의 목적이라 생각

됩니다. 예수를 알게 하고 믿어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

됨으로 사랑의 법인 십계명을 마음에 새기고 실제로 지

적, 영적 생애로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예수님이 죽으

시고 부활하셨다고 봅니다. 목사님의 목회의 목적, 전

인류의 교육의 목적, 모든 학문 책들의 목적, 병든 인류

를 치료하는 의료의 목적, 성소 제사 제도의 목적, 모든

직업, 가정 제도, 정치, 사회, 문화가 인류의 회복을 위

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하고 맘 편하게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면 하나님

의 법이 마음에 있어야 세계가 평안한 것 아니겠습니

까? 누가 이 법을 떠나 마음에 천국의 평안함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그 어느 누구도

사람을 죽이는 연습과 죽이는 것을 원치 않을 것입니다.

양심과 신앙을 떠나 이 세상 권세에 순종하기 위해 양

심을 저 버린다면 어떻게 죽음과 부활의 의미가 살아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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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병참모, 군종참모, 법무관 상담 후 재판으로 39

“그래 그러면 나는 자네를 더 이상 어떻게 도울 수가

없겠군.”

“군종 참모님, 하나님의 말씀의 검은 끝까지 평화적

인 검입니다. 원수 갚는 일은 최후의 심판에 맡기십시

오. 그리고 믿음의 순종이요 영생의 표준인 하나님의 법

을 사랑한다면 악은 모양이라도 버리는 것이 우리 모두

에게 복되리라 믿습니다.”

얼마 후 영창 안에 한 장교가 들어오자 모든 죄수

근무자들이 조용해 졌다. 장교는 몇 죄수를 둘러보더니

내 앞으로 와서 물었다.

“건강은 괜찮은가?”

“네”

사실은 몸이 많이 아팠었다.

“오후에 좀 나올 수 있겠나?”

“네” 나는 대답했다.

오후에 짚차 한대가 와서 나를 태우고 군법무관이

있는 곳으로 데려 갔다. 의자에 앉으라고 하고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자네 선배들은 어떻게 재판을 받았나? 몇 년 형을

받았나?”

“모르겠습니다.”

“미국의 권투 선수가 병역 의무를 반대했는데 너도

그 사람과 같은 종교인가?”

“모르겠습니다.”

“그럼 내가 형을 준다 해도 나를 원망하지 않겠나?”

“법무관님은 법대로 하는 것이 의무이시니 그대로

하십시오. 저는 저의 마음이 허락을 하지 않습니다.”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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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고 대답했다.

법무 장교는 조용히 말하면서 동정을 표하기도 했다.

“내가 너를 도와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은 어쩔 수가 없구나. 끝까지 후회 없이 이 길을 갈

수 있겠나?”

“네,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법

을 지키게 한 이가 분명 인도 하실 것입니다.”

악수를 나눈 뒤 헌병차를 타고 영창으로 왔다. 한달

정도 되었을까 재판을 받기까지 여러 가지로 힘들었지

만 나는 조용히 기도만 했다.

어느 날인가 한 간질 환자 죄수가 들어왔다. 형무 반

장이 나보고 그를 도와주라고 하여 위로와 기도로 떠나

는 시간까지 함께 있어 주었다. 육군 교도소까지 함께

갔는데 그는 곧 제대를 했다.

11사단 재판부에서는 다른 죄수들의 형을 2-3년 이

하의 형을 주었으나 나에게는 6년 구형을 주었다. 그러

나 오후에 다시 속개된 재판에서 2년 6개월의 형을 받

게 되었다. 다른 동료들이 말하기를 3년 이상의 형을 받

으면 개구리 복을 입게 되고, 민간 교도소에서 형을 살

게 되면 호적에만 붉은 줄이 쳐지고 제대를 할 수 있다

고 했다. 하지만 제대하고 나면 또 다시 36개월의 군 생

활을 해야 한다고 말해 주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재판장이 묻는 대로 대답할

뿐이었다.

“피고는 본인의 생각의 변함이 없나?”

“네”

구형과 언도를 내리는 동안 군 방청객과 많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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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병참모, 군종참모, 법무관 상담 후 재판으로 41

들로 가득 찼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저렇게 많은 형을

받나 하며 주위에서 웅성거렸다. 언도 이유를 짧게 밝히

는 소리를 듣더니 방청객들이 다시 한번 나를 쳐다보았

다. 재판이 끝나고 돌아가면서 나에게 동정하는 말과 눈

길을 주고 나갔다.

몇 일후 법무관이 물었다.

“나에게 와서 뜻을 밝혀 국가의 법과 군법과 싸워 보

겠나?”

“저는 법을 잘 알지 못하며 오직 하나님의 법을 첫째

로 생각할 뿐입니다.”

“자네와 같은 후배들이나 너와 같은 생각이 옳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항소 이유를 밝히는 것이 좋겠

다.”

나는 항소가 무엇인지도 조차 모르면서 그렇게 하겠

다고 대답했고, 2심 수경사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육군

교도소로 가게 되었다.

사단 영창에서는 괴롭혀서라도 나를 굴복시키려고

나에게 어려움을 줬다. 조교 장교들이 과거에 논산 훈련

소에서 교관을 해서 알지만 나 같은 자들이 종종 있었

다고 했다. 안식일이니 주일이니 하면서 교육을 거부하

던 자들이 10명 정도면 7-8명은 집총을 하고 1-2명만이

끝까지 거절하는 것을 보았다며 나를 더욱 괴롭혔다.

그러나 나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양심에 부담되는 생

애 때문에 헛소리를 하며 주님을 부인했던 일이 있어서

부대에서 영창에서 아무리 괴롭힌다고 해도 그 때마다

주님의 은혜로 잘 지낼 수 있었다.

내 마음의 부담은 오직 하나님 마음의 사랑이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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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대하는 사람들에게 증거 되기만을 바라는 것뿐이었다.

나한테 하듯 짐승들을 괴롭혔다면 다 죽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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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육군 교도소로 43

제 9 장

남한산성 육군 교도소로

나는 남한산성 육군 교도소로 옮겨졌다. 다른 사단에

서 온 죄수들과 나와 같이 온 죄수들을 한 줄로 세웠다.

그리고 끝에서부터 검은 잉크로 겉옷, 속옷, 양말까지

‘죄수’라는 글자와 ‘P'라는 글자로 찍어 왔다. 매미 울음

소리가 들려오면서 나의 마음은 약해지기 시작했다. ‘저

‘죄수’라는 글자를 찍은 군복을 입게 되면 어떤 취급을

받게 될까? 차라리 죽이면 나을 텐데 왜 괴롭히는 것일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나의 마음을 이끄시는 분이 계셨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고난을 받으셨던 것과 요한복음 17장

15절의 “내가 비옵는 것은 저희를 세상에서 데려 가시

기를 위함이 아니요 오직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

를 위함이니이다.” 라는 성경 말씀이 생각났다.

아! 나를 붙드시는 분, 주의 마음과 법이 있는 동안

순결한 믿음으로 죽든지 살든지 믿음 자체를 보전하리

라. 로마서 8장 30절의 말씀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

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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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내 마음에 용기 주는 로마서 8장 33-35절의 다른 말씀

도 떠올랐다.

“누가 능히 하나님의 택하신 자들을 송사하리요 의

롭다 하신 이는 하나님이시니 누가 정죄하리요 죽으실

뿐 아니라 다시 살아나신 이는 그리스도 예수시니 그는

하나님 우편에 계신 자요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자

시니라 누가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30억의 인구가 다 나를 죄인이라고 정죄하고, 하늘

에서 쫓겨 나간 삼분의 일의 악한 천사들이 다 나의 죄

와 약점을 알아 정죄할지라도 창조주가 나를 위해 죽으

시고, 죄를 끝내고, 자신의 의로운 법을 내 마음에 두시

며 성령으로 보증하시고 의롭다 하신 이가 주님이시니

누가 뭐라 하여도 좋다.’

나의 겉옷과 속옷에 ‘죄수’라는 글자를 찍힐 때 용기

를 낼 수 있었다.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죄수’라는 글자

를 새길지라도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죄수복을 입자마자 우리를 내몰기 시작했다.

“엎드려, 기어, 굴러가, 빨리” 라는 말이 들리면서 워

커발과 몽둥이로 뒤에서 사정없이 짓밟았다. 한 1km쯤

안되는 거리를 앉아서 손을 머리 뒤로 하고 정신없이

갔다. 땀이 흘러 범벅이 되고 흙과 같이 뒹구는 모습을

보니 ‘이게 죄수 대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철문 가까이 오자 엎드리게 했다. 그리고 몇 십대씩

쇠몽둥이와 방망이로 사정없이 때렸다. 한대만 맞아도

죽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렇게 약해 질 때면 ‘주

님을 죽게 한 제가 생명을 내놓고 감사히 맞겠습니다.’

라고 생각을 다시 했다. 생각하기가 바쁘게 순간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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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육군 교도소로 45

지나갔다.

감방 안으로 들어가자 여기저기로 나누어졌다. 그리

고 영화나 뒷골목에서 아니면 소설 잡지에서 보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 여기서 쿵, 저기서 쿵, 이쪽에서 한방

치면 저쪽에 가서 떨어지고 저쪽에서 한방 치면 이쪽으

로 떨어지고 했다.

나는 이상하게도 몸이 많이 약해진 상태임에도 불구

하고 아픔을 느끼지 않았다. 함께 간 간질 환자가 있었

는데 나는 저 사람은 간질 환자이니 그를 봐달라고 말

했다. 그러자 나보고 대신 맞으라며 나를 때렸다. 몇 사

람이 힘을 다해 번갈아 가며 때리며 땀을 뻘뻘 흘렸다.

“형님들, 그만하시지요. 시키는 대로 잘 하겠습니다.”

내가 말했다.

“이놈 매 집이 보기와는 다르네.” 라며 몇 차례 더

때리더니 멈췄다. 나와 함께 하고 계시는 주님이 매를

맞고 계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알지 못하고 나에

게 하는 것을 용서해 달라는 기도하는 마음만 생겼다.

다른 죄수 간부들이 들어오더니 말했다.

“새로 온 놈들 일어나.”

맨 앞줄에 앉혀 놓고 한 사람 한 사람씩 일어나게

하더니 무슨 죄목으로 들어왔냐고 물었다. 그리고는 또

때리기 시작하는 거였다.

내 차례가 왔다.

“무슨 죄로 왔나?”

“항명 명령 위반죄로 왔습니다.” 했다.

“여기서도 항명 명령 위반할 거야?” 하면서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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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무슨 항명 명령 위반이야?”

“안식일에 교육 거부, 집총 거부한 죄군!” 라고 옆에

있는 사람이 말했다.

“죄 같지도 않은 것을 가지고 여길 와? 유전 무죄,

무전 유죄로군.”

잠시 후 또 다른 죄수 간부들이 들어오더니 다시 매

타작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내 앞으로 한 사람이 오더니

물었다.

“너 최ㅇ원이 알아? 너와 똑같은 죄명으로 여기 살

았었어.”

“네, 만나본 일은 없었지만 저와 같은 마음으로 선배

들이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신ㅇ훈, 조ㅇ문, 설

ㅇ도, 김ㅇ식, 채ㅇ구, 오ㅇ규 등 여러 사람에 대해 물었

는데 그 당시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어 그

냥 말을 얼버무렸다. 어쨌든 그 사람들을 아는 간부들이

몇 명이 있어서 2시간 매 타작 없이 잘 지나갔고 몇 차

례 덕을 본 때도 있었다.

좁은 감방 한 칸에 50-70여 명씩 있다보니 덥기도

하고 배가 고픈 날이 많았다. 목욕을 하라고 해서 다들

좋아했는데 들어가기가 무섭게 나오라고 했다. 나는 팬

티만 입고 또는 벌거벗은 상태에서 기도하기도 하고 전

도도 했다.

이 감방, 저 감방 옮겨 다닐 때마다 신고식을 했는데

난 그 때마다 설교를 하며 인기를 얻게 되었다. 많은 간

부들과 죄수들이 내 얼굴을 익히게 되어 하나님의 사랑

을 나누게 되었고 그들은 나를 만나려고 애를 썼다.

교도병과 장교들이 한번씩 와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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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육군 교도소로 47

“너 고집부리지 말고 명령대로 하면 좋잖아. 지금 봐

다른 사람들은 다 부모 형제, 친구, 종교인들이 면회 오

는데, 너한테는 아무도 오지 않찮아. 부모도 교회도 다

너를 버린 거야. 국가도 용납지 않으니 다시 생각을 해

봐. 하나님도 너를 버린 거야. 다른 모든 기독교인들은

다 총 들고 싸우잖아. 불교인도 살생을 금하지만 다 군

대 생활하고 스님 되잖아. 천주교인들도 신부들도 다 잘

싸우고 그러는데 군목들이나 목사들이 다 너만 못해서

군대 생활 하는 게 아니잖아.”

거의 매일 같이 이런 비슷한 말과 질문들을 죄수 장

교들이나 기간병, 모든 사람들이 말하곤 했다. 대답하고

생활하면서 밤에는 거의 기도를 하며 보냈다. 군에 들어

오기 전에 일하면서 안식일 학교 교과를 매일 2시간 이

상 공부했던 것이 생각나 그 때 그 때마다 양식이 되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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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10 장

소장실에서 특별 면회를

어느 날 “원동규” 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특별

면회였던 거였다.

‘누가 왔을까?’ 가슴이 너무 뛰었다. 감방장은 좋은

옷으로 갈아입으라며 옷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옷을 갈

아입자 곧 데리고 나갔다. 다른 사람들은 일반 면회실로

데리고 갔었는데, 나는 장교 한명과 교도병 한명이 교도

소장 실로 데리고 갔다.

교도소장 실에는 소장님과 육군 본부에서 파견된 고

문, 그리고 한쪽에는 신○훈 형님과 S육 대학 총무라고

하시는 분이 있었다. 고문은 나에게 편히 앉으라 하시며

말했다.

“자네 때문에 이 분들이 오셨어. 얘기 좀 할 수 있겠

나?”

“네, 감사합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면회였

다. 신 형님이 가져온 우유와 빵을 주기에 먹는데 어찌

나 맛있었는지 모른다. 너무 고맙고 기뻐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남은 것은 가지고 들어가라고 했다. 사실 사

식은 일체 들어갈 수 없었는데 특별 면회 덕에 기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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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실에서 특별 면회를 49

이 인솔해 감방까지 가지고 들어가 함께 나눠 먹게 됐

다. 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고문 되시는 분이 거의 말씀을 다 하셨다.

“자네 재판 받는 날 옆에 있는 헌병 한 사람이 총을

던져 주거든 받았다가 내려놓기만 해. 그렇게는 할 수

있겠지? 그리고 안식일에 북한에서 넘어오면 어떻게 하

겠냐고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할건가?”

나는 대답을 하고 싶지 않았다. 고문은 계속 나를 설

득해보려고 애를 썼다. 신○훈 형님은 내가 대답을 하지

않는 이유를 알고 계신 것 같았다. 형님이 “양심에 허락

되는 대로 해” 라고 하신 말씀이 나에게 큰 힘이 되었

다.

소장과 고문이 애로 사항이 있으면 말해 보라고 했

다. 나는 금요일 해질 때부터 토요일 해질 때까지 6각

담밖에 있는 군인 교회(영 안에 있는)에서 지나게 해달

라는 것과 고깃국 대신 된장이나 간장으로 달라고 했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했는데 한번도 그렇게 먹은 적이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감방에 밥을 전달하는 과정에

서 엉뚱한 데로 들어갔고, 안식일에는 과장과 군목의 의

견이 서로 맞지 않아 못 나가게 되었던 것이었다.

감방 안에서 맨 앞에 앉았던 나를 고참들이 앉는 맨

뒤 자리에 앉게 해 줘서 안식일에는 혼자 열외로 기도

하고 성경을 읽을 수 있었다.

군 죄수들도 군대 정량의 밥을 받게 되어 있었지만

누가 떼어먹는지 양이 적어 항상 배가 고팠다. 부정행위

에 관한 말은 항상 있었다. 하루는 육군 대장이 최전방

부대 방문을 하고 교도소 방문을 와 말하기를 밥을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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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이 주고 편하니까 탈영을 한다고 말을 하는 바람에 양

이 더 적어졌던 때도 있었다.

지휘관들이 교도소에 온다고 하는 날이면 2-3주 전

후로 해서 애들 주먹만한 밥에 시래기 하나정도 넣어

끓인 국을 줬다. 그리고는 지휘관들이 오는 날에는 2-3

주 정도 모아놓은 것을 우리들에게 주었다. 아무것도 모

르는 지휘관들은 죄수들이 배불리 먹고 편하게 지내는

줄 알았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차입 시간이라 하여 밤에 PX에

서 사탕, 과자, 빵 등을 차에 싣고 들어왔다. 그럴 때면

영치금 카드를 호수별로 모아 담요를 들고 나가 한꺼번

에 사 들고 들어와 한 봉지씩 나눠 주었다. 그런데 감방

장은 값비싸고 좋은 것은 한쪽에 쌓아 놓았었는데 하루

이틀 정도가 지나면 다 없어지곤 했다.

죄수들은 배가 고팠기 때문에 담요를 덮고 과자, 건

빵, 빵 등을 밤늦게 까지 먹었다. 그러다보니 탈이나 밤

새도록 설사를 하게 되었다. 동마다 화장실이 하나밖에

없었는데 8개의 감방의 죄수들이 밤새 드나들었다. 죄수

들은 드나들 때마다 방망이, 굵은 고무 호수 등 닥치는

대로 잡고 때리는 교도병한테 매를 맞았다. 밤마다 들리

는 매 맞는 비명 소리가 떠나게 해달라고 조용히 기도

하는 것이 나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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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창으로 금치실로 보내지다 51

제 11 장

특창으로 금치실로 보내지다

어느 날, 갑자기 평소에 하던 점호 시간을 한 시간

정도 앞당겨 했다. 나는 금요일 안식일을 맞으면서 맨

뒤 열에서 이사야 53장과 로마서 8장을 읽으며 한참 은

혜를 받고 있었다. 나는 소장실에서 허락을 받았기 때문

에 안식일의 점호는 감방장이 보고했었다. 그런데 그 날

은 새로운 정훈 장교 한 사람이 전체 점호를 하고 있었

다.

“번호 하나, 둘, 셋, 넷… 총원 72명에 71명 열외 예

배 1” 내가 있는 감방장이 말했다.

“뭐야, 예배 1이.” 물었다. 따라다니던 기간사병이 나

에 대해서 설명을 하며 소장, 교도 과장과 군종 참모도

알고 있다고 하자 젊은 장교는 화를 냈다.

“뭐야, 한국 군대에 그런 게 어디 있어? 어떤 놈이야

번호 못해.” 소리쳤다.

내가 성경을 읽는데 이런 음성이 들렸다.

‘네가 지금 박 대통령이나 장관이나 대장과 말을 하

고 있다면 감히 누가 옆에서 말을 할 수 있겠나? 안식

일에 여호와 하나님 하늘의 총사령관이요, 우주의 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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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령인 분에게 기도하는데 그 어느 천군 천사라 할지라도

개입할 수 없지.’

계속 조용히 예배를 드리고 있으니 장교는 점점 화

가 났던 모양이다.

“야 안 들려?”

다른 기간병이 또 설명을 했다.

“ 저 친구는 안식일에 사사로운 말을 하지 않습니

다.”

“좋아. 내일 오전에 내 사무실로 불러내. 알겠나?”

“내일도 안식일입니다.”

“명령이야 불러내란 말이야!”

그렇게 불안한 시간은 흘러갔다. 그 날 밤에는 사회

에서 무슨 영화를 가지고 위문을 왔는지 다들 나가서

영화를 보고 나는 감방에서 조용히 기도하고 있었다.

이튿날 나를 교도과로 불러냈다.

“야 네가 얼마나 콧대가 높은 놈인 줄은 모르겠지만,

한국에는 그런 놈 없어. 난 육사 나와 최전방에서 근무

하다 두 번째로 여기 왔는데 너 같은 놈을 봐 주라고

배운 적 없어. 군법에 그런 게 어디 있어? 군종 참모고

교도 과장, 다른 참모들이 다 허락해 줘도 나는 못해.

군인이 무슨 안식일이야! 집총을 거부하고 여기까지 와

서 뭐야?”

나는 유구무언이었다. 대답을 해 봤자 감정만 상하게

할 것 같았다.

“야 왜 말을 안 해! 아, 오늘도 안식일이라 했지. 내

가 아무리 큰소리 쳐봤자 세속적이라 말을 안 하겠군.”

내 코를 툭툭 치면서 “이놈, 얼마나 콧대가 센지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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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창으로 금치실로 보내지다 53

고 보자. 내일은 안식일이 아닐 테니 내일 얘기하기로

하지. 야, 이놈 데려가.”

그는 혈기 왕성한 군대 정신이 충만했고 국가의 충

성심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나 또한 하늘 군대의 평화를

위한 작은 군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죄수 간부

(교도라고 부름)들이 몇 명씩 왔다 갔다 하더니 분위기

가 이상해졌다. 그들의 걱정하는 말을 들었다.

“저 친구(원동규) 큰일 났어. 완전히 장교한테 잘못

걸렸어. 어떻게 하지. 특창에 보낼 모양이야. 월요일 참

모 회의가 끝나면 들어갈 것 같아. 거기 들어갈 때는 발

바닥, 손바닥, 종아리, 배를 20대씩 맞고 들어가는데 큰

일이군.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참 안 됐어.”

그날 밤부터 난 다른 날보다 더 오랜 시간 기도로

씨름했다. 초겨울이었지만 온몸에서 땀이 나고 힘이 빠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주여 이제 매 맞을 힘도 다 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

기도할 힘을 주세요.”

그 동안 삶의 모든 것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아는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지나면서 기도는 계속됐다.

부모님과 동생, 친척들, 이웃들, 교인들, 이 세계 모든

민족이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 이 민족들에게 아무것도 한 것 없는 나에

게 복음을 주셨는데, 복음 전할 기회도 더 이상 못 갖고

죽는구나!’

나는 모세처럼 마지막 기도로 복을 빌며 눈물로 밤

을 새웠다.

몇일이 지나도 나를 데려가지 않더니 금요일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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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때 건장한 교도병이 와서 굵은 목소리로 특창 갈 준비

를 하라는 것이었다. 몇일동안 철야 기도를 한 후라 힘

이 없었다. 다른 장교들은 퇴근을 했고, 참모들과 소장

은 특창으로 보내지 않으려고 했었다. 그러나 젊은 장교

가 육군 본부까지 연락하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

젊은 장교는 “너 두 번 다시 하나님 사랑이니, 율법

이니, 안식일이니, 천국이니 말하지 못하게 해 주마. 너

또 그런 말 하나 보자.” 라고 말했다.

교도관에게 인계되어 금치실로 옮겨졌다. 교도소 내

에서 제일 말썽을 피우는 자들이나 교도소 법을 어긴

자들을 가두어 두는 특수 감방이었다. 밥을 먹고 나면

무릎을 꿇고 팔을 반만 올린채로 있어야 했다. 몸들이

약한 사람들에게 딱딱한 나무 바닥 위에 오랫동안 무릎

을 꿇고 있게 하는 것은 큰 고통이었다.

몇 십대를 맞고 들어가 신고식을 해야 했는데 단 한

대를 맞고도 버틸 힘이 없었다. 그런데 그 때 건장한 교

도(최○기 국가 대표 레슬러)가 큰 방망이를 들고는 나

를 데리고 금치실로 들여보내며 말했다.

“야! 너 노아 얘기 좀 다시 해봐. 전에 했던 얘기 말

야.”

전에 내가 여러 감방을 돌며 2-3분씩 말씀을 전하고

기도할 때 신입 감방에서 20-30분 시간을 가진 적이 있

었다. 그 때 재범을 해서 신입 감방에 있으면서 내 설교

를 들은 적이 있던 사람이었다. 전과자가 되어 들어 왔

지만 운동 선수였고, 덩치가 큰 그를 금치실 교도를 시

킨 거였다. 망을 서서 보면서 노아 이야기를 하기 시작

했다. 기간병이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편히 앉아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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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창으로 금치실로 보내지다 55

야기하다 가까이 오면 무릎을 꿇고 이야기를 했다.

‘주님, 제가 잠들기 전 이들에게 마지막으로 증거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젊은 장교의 충성을

주님께 드릴 수 있도록 해 주시고, 이들이 주님을 알게

하여 주세요.’

조용히 기도를 한 후 노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노아는 4,500여 년 전 살았던 사람인데 성경 창세기

6장부터 나옵니다. 그 시대에도 30-100억의 인구가 살

았다고 성경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오해하여 하나님의 법을 자

기들의 쾌락과 세상 형편에 맞추어 해석을 하였습니다.

실제적인 하나님의 속성인 법과 품성을 타락시키며 하

나님을 섬긴다고 말했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고 했다며 일부다처제를 만들고 , 우리가 행

복하고 즐기기를 하나님은 원하신다며 많은 짐승들을

잡아먹고, 정력가들이 되어 춤추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 했습니다.

좋은 골동품과 아름다운 꽃들, 식물들을 자기 정원에

갖다 놓고 만물을 만드신 분보다 자연 주의자가 되어

마음에 우상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의 신의 감

동을 받기 싫어하여 은혜는 떠나가고 인간의 마음은 영

적인 것은 어두워지며 멸망을 자초하게 되었습니다. 그

대로 두었다가는 서로 잔인하게 죽이며 너무 비참한 짐

승들처럼 될 것을 아셨기에 물로 벌하셨습니다. 이것이

창세기 6장 1절로 7절의 말씀으로 요약되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던 성경을 빌려서 읽어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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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하나님은 사랑이신데 왜 그 많은 사람을 죽게 했을

까요? 성경의 다른 곳을 보면 여리고 성이 무너져 멸망

하고, 소돔과 고모라 성도 몇 십만 명이 불에 타 죽는

게 나옵니다. 시대마다 전쟁과 재난 속에 떼죽음을 당한

때가 많아요. 만약 식물인간으로 병들어 오랫동안 누워

있다고 한다면 본인이나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

겠어요? 빨리 잠들기(죽기) 바라겠지요. 아무것도 모르

는 감각 없는 아픔에서 살아있기 보다는 죽는 편이 낫

다는 것이지요. 형님들은 이 금치실에 있는 하루를 10년

처럼 느낄 것입니다. 죽을 때까지 이런 생활을 하라면

누가 살아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것입니다.

역사에 죽은 많은 사람들은 노아의 때처럼 하나님의

사랑과 법을 떠나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성이 떠나서 짐

승과 다를 것이 없어 죽었던 것입니다. 이 나라의 법을

어기고 인간성이 서로에게서 떠나 여기 가둬 놨더라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능력을 마음에 받으면 모두가

회복될 수 있게 됩니다. 시대마다 죄의 종류가 좀 다르

고 멸망이 다르긴 했지만 결국 성경의 십계명을 떠난

생활을 하게 되면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시대마다 하늘

이 인정하는 의인들이 있었습니다. 노아도 창세기 6장 8

절로 10절에 보면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다’ 고 되어 있

고, ‘당세에 의인이요 완전했고 하나님과 동행’ 했던 사

람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도 우리와 똑같은 성정을 가

진 자입니다.

오늘날에도 여호와께로부터 은혜를 입는 비결은 간

단합니다. 천하 만물을 만드신 하나님이 신성으로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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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창으로 금치실로 보내지다 57

에게 나타나면 우리는 그 영광을 감당치 못하여 다 죽

습니다. 천사만 보게 되더라도 그렇게 됩니다. 그래서

죄인의 죽음과 죄를 해결해 주기 위해서 창조주며 우주

의 주관자 되시는 분이 신성을 감추고 인간의 인성을

취해서 2,000여 년 전에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 것입니

다. 고기를 잡으려면 물로 가고 범을 잡으려면 산의 범

굴에 가야 되듯이 죄인이 사는 이 땅에 죄인으로 오신

것입니다. 그래서 저를 먼저 용서하시고 받아주시고 의

의 마음과 율법을 주님의 의로움으로 나에게 주시고 의

롭다 하신 것입니다. 그 분의 완전함이 나의 것이 되었

고 그 분께서 나와 동행하심으로 형님들 있는 이곳까지

오게 된 겁니다.”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 이야기와 지금도 중보하시

는 은혜의 믿음에 대하여 나는 눈물로 호소하면서 말했

다.

“이 땅에서 주의 형상으로 회복된 사람만이 땅에서

도 행복하고 하늘에서도 행복합니다.”

용서와 받으심을 이미 허락해 놓았고, 믿는 자의 평

강과 영원한 언약의 십계명이 지금 새겨질 수 있음을

말해 주었다. 그리고 출애굽기 20장 3절로 17절을 읽어

주었다. 금치실에 있던 모든 죄수들이 흐느끼기 시작했

다.

어떤 자는 자기 부인이 가져다 준 성경을 꺼내며 ‘이

렇게 좋은 책인 줄 몰랐다’ 며 한번도 읽지 않고 애물단

지처럼 간직하고만 있었다고 했다. 한 사람 한 사람 자

신들의 죄와 완악함을 고백하고 뉘우치며 눈물로 그들

의 얼굴을 씻었다. 잠시 기도를 드린 후 위로의 말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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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다 보니 한 시간 정도가 지났다.

이제 나는 매를 맞고 금치실에서 특창으로 들어가는

것만이 남았다. 건장한 죄수 교도가 오더니 나오라고 했

다. 그는 같이 가면서 나에게 말했다.

“동규야, 미안하다. 너를 봐주고 싶은데 특창에 꼭 보

내라는구나. 젊은 장교와 위에서 시키는 일이니 어쩔 수

가 없구나. 금치실보다 더 어렵겠지만 네가 믿는 하나님

께서 도와주시겠지.”

특창은 김○조가 내려오던 해에 새로 생긴 곳이었다.

한 기간병이 문을 열고 “뒤로 돌아!” 하더니 구둣발로

밀어 넣었다. 확 밀려서 들어가 보니 좁고 캄캄해서 아

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무릎을 꿇고 조그만 목소리로

기도했다. 교도소에서 수형중인 죄수들과 기간병들을 위

해 기도했다. 남북한 민족간 총을 겨누고 있는 슬픈 상

황을 아뢰고 세계의 평화와 주님 나라에 임하기 전 인

류를 회개케 하시는 성령의 임재하심을 위해 기도했다.

눈을 뜨고 깜짝 놀랐다. 바로 눈앞에 수염이 덥수룩한

한 사람이 있고, 그 외에도 다른 세 명이 있는 것이 아

닌가!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니 캄캄해서 아무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기도하는 것을 지켜본 그들은 “당

신 뭐하는 사람이야? 무슨 죄를 지었길래 특창까지 온

거야?” 물어 보았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이야

기 했더니 “세상 별꼴을 다 보겠네. 그게 무슨 죄야? 난

무슨 큰 죄를 졌다고. 그럼 여기 있는 동안 우리 위해서

기도나 해주고 재미있는 이야기나 해줘. 알겠지?”

“네, 그런데 한 가지 부탁 할 일이 있습니다. 안식일

이나 기도 시간에 점호를 하게 되면 번호를 하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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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창으로 금치실로 보내지다 59

는 경우가 있는데 대신 해 주십시오.”

“그러지”

그들은 한 사람씩 자기소개를 했다. 정말 말로 형용

할 수 없는 특별한 죄수들이었다.

두 평도 안 되는 좁은 공간에는 변기 통 외에는 아

무것도 없고 한 쪽에 조그만 공기구멍이 하나 있었다.

함께 있던 죄수들은 권투니 뭐니 하면서 강 훈련을 했

는데 옆에서 견디기 힘들었다. 같이 있던 한 사람은 재

판에서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다 말하면 안 되고 자기

가 군 사격장 프로그램을 만든 자라고 했다. 그는 재판

장에게 김일성 목을 따오겠다고 했기 때문에 특수 요

원으로 곧 풀려나간다며 운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무슨 소린지 믿어지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 날 밤은 무

사히 보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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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12 장

차가운 특창 금치실에 천사의 노래가

특창에 들어온 날은 금요일이었다. 그 다음날 안식일

아침 점호 후에 죽 한 그릇과 간장 한 숟가락이 들어왔

다. 나에게는 특식이었다. 그 당시 죄수들에게 죽이나

간장이 들어온다는 것은 특별한 배경이 있는 경우가 아

니면 힘든 일이었다. 아무래도 나를 불쌍히 여겨 들여보

내 준 것 같았다.

일과 나팔 소리가 나면서 한 기간병이 문을 열더니

나더러 나오라고 했다. 바로 옆에 독방이 네 개 있었는

데 세 사람은 몸 크기에 맞는 방에 각각 넣고, 나는 제

일 작은 방으로 넣었다. 얼굴을 숙이게 하더니 방안으로

쾅 밀어 넣자 몸이 저절로 펴졌다. 너무 공간이 좁아 잘

움직일 수가 없었다. 손을 앞으로 모아 가까스로 위 호

주머니에 있는 성경책을 꺼낼 수 있었다. 머리 위에 작

은 공기구멍이 하나 있고, 철로 막은 식구통이 있었는데

그곳으로 겨우 햇빛이 스며들었다. 그 빛을 비춰서 성경

을 보려고 하는데 벽돌을 엉성하게 쌓고 잘 바른 벽이

아니라서 움직일 때마다 몸이 긁혀 상처가 났다.

그 해 첫눈이 온 날,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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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특창 금치실에 천사의 노래가 61

매우 찼다. 12월 첫 안식일로 기억된다. 혼자서 안식일

학교 순서를 진행했다. 쪼그려 서서 사회를 보고, 교장

인사를 하고 서기 보고 시간에는 여기까지 오게 된 경

과를 생각하며 기도를 했다. 선교지를 위해 기도한 후

자유롭게 밖에 있으며 과정 공부 시간을 가졌던 때를

생각하며 과거에 배웠던 성경 절들을 기억해 냈다. 찬미

는 ‘천부여 의지 없어서’ 와 ‘바로 저 산 넘어 허락하신

땅’ 의 곡에다 가사를 지어 몇 번을 조용히 불렀다. 거

기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넣어 희망과 구원의 은

혜를 비는 찬미와 죄수들의 은혜를 비는 가사를 작사해

서 불렀다. 간간히 근무자들이 옆에 와서 듣고 가는 것

을 알 수 있었다.

얼마큼 지났을까? 힘이 없어 더 버틸 수가 없어 얼

굴을 엉성한 벽에 대고 다리는 약간 구부린 채 잠시 잠

이 들었다. 어디선가 거문고 소리와 함께 ‘승리-승리-승

리’의 노랫소리와 ‘평화-평화’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천

사들의 합창이었다. 정신을 차려 눈을 떠 보니 앞에 성

경 시편이 펴져 벽과 얼굴 사이에 한 구절이 보였다. 시

편 48편 14절의 ‘이 하나님은 영영히 우리 하나님이시니

우리를 죽을 때까지 인도 하시리로다.’는 말씀이었다.

‘그렇다. 내가 죽는 시간까지 함께 하시는 하나님, 춥

고 배고프고 떨며 외롭고 홀로 있을 때 천사의 노래로

위로하시며 함께 하시는 하나님, 감사합니다!’

금치실이나 특창은 부모, 형제, 처자나 대통령이 와

도 면회가 안 되는 곳이다. 그러나 주님은 천사를 보내

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나를 위로하셨던 것이다.

오전 작업 시간이 끝나고 점심 나팔 소리가 들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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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서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면서 힘없이 앞으

로 고꾸라지면서 성경책이 떨어졌다. 엉금엉금 기어가

성경책을 들었다. 새로 들어온 사람까지 있는 옆방으로

들어가 식사를 했다. 그 때 밖에서 면회자 이름을 부르

는 소리 중에 내 이름도 있었지만 면회를 할 수가 없었

다. 나중에 한 근무자가 와서 이렇게 말했다.

“야, 자네 덕에 헌병대 근무자들이 떡을 잘 먹었어.

특창에 있으니 면회도 못하고 안 됐네.”

나중에 알고 보니 대학에서 신○철 교수와 홍○선

학생회장이 면회를 왔었다고 했다. 면회 안 되는 사유를

들으니 내가 다른 사람과 면회를 하면서 돈과 물건을

몰래 받다가 발각이 되어 교도소 수칙을 어겼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한 장교

가 두 번 다시 양심이니 모든 사람의 생명이 어떻고 하

나님의 계명이니 보호니 하는 그런 말을 하지 못하게

하려고 했던 것 같다.

특창에 한달 정도 더 있었던것 같다. 일주일 동안 독

금치실에 매일 넣어서 다리가 떨리고 붓고 했지만 여전

히 주께서는 나를 붙들고 계셨다. 특창이 생긴 이래 제

일 큰 죄수를 삼 일간 넣었었다고 같이 지내던 한 사람

이 말해 주었다.

어두컴컴한 방의 시멘트 바닥 위에 변기통 옆에서

기도 할 수 있는 것이 나의 기쁨이었다. 밤마다 함께한

사람들이 담요에 지린내 나는 지도를 그리는 것이 불쾌

했었지만 나도 곧 같은 신세가 되어 잘 어울렸다. 어쩌

다 한번씩 담요를 일광욕 시간에 내다 말리고 햇빛을

받을 때면 얼마나 고마웠는지! 그러나 그나마도 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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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특창 금치실에 천사의 노래가 63

람이 담배 피우다 걸리거나 수칙을 범하면 변기 비울

시간도 주지 않았다. 이들은 범죄 후 교도소에 들어와서

도 다른 죄를 짓기도 한다. 그들은 밤에 잠이 들어도 깊

이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아 밤에 비명을 자주 지르

곤 했다. 식은땀을 흘리거나 오줌을 싸는 일이 빈번했

다.

한번은 잠자는 시간에 변기에 앉아 큰 볼일을 보다

방귀 소리가 났다. 감방장이 일어나더니 사정없이 나를

때렸다. 그렇잖아도 잠을 못자고 있는데 더 설치게 했다

는 것이 이유였다. 자다 비명 소리에 깨보니 아까 그 친

구가 식은땀을 흘리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에게 하나

님의 사랑과 용서를 받아 드리면 마음이 깨끗해지고 평

화를 주실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는 과거사를 이야기

하면서 눈물로 고백과 평안 주실 것을 믿는다고 했다.

함께 기도하고 아침을 먹었다.

옆에 있던 한 사람이 변기에 앉아 소변을 볼 때는

변기통에 바짝 대고 보아야 소리가 안난다고 했다. 그리

고 대변을 볼 때는 전우 신문 종이를 하나 깔고, 방귀

소리가 안 나게 미리 픽 방귀를 뀌고 변기에 앉아야 한

다고 말해 주었다. 밤에 날 때리던 방장은 재판을 받으

러 나가고 없고 남아 있는 사람들끼리 이런 저런 이야

기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었다. 방귀를 자유롭

게 뀌는 것도 행복한 것이구나! 햇빛이 얼마나 소중하

고 자유롭게 걸어 다니는 것이 얼마나 부러운 일인가!

저녁때가 되어 방장이 재판에 갔다가 돌아왔다.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 팔 다리를 주물러 주며 안마를 한참

동안이나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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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형님, 곧 나가십니까?”

“듣기 싫어. 놈들 다 죽여야 돼.”

나는 다시 말했다.

“형님, 모든 사람을 용서하고 사랑하기로 했고, 예수

님이 형을 용서하신 것을 믿으셨잖습니까?”

“용서 못할 일이 있어. 다른 것들은 마음에서 정리가

되었어. 대구서 남한산성으로 헌병들이 호송해 가지고

올 때 내가 도망쳐 북으로 가려는 꿈을 못 이루고 붙들

려 왔어. 이곳에서 난동을 피워 여기까지 오긴 했지만

나를 괴롭히고 신고한 몇 놈을 일단 죽이고 나서 예수

를 믿을 거야.”

“안됩니다. 그런 일을 하는 동안 형님이 먼저 죽게

되면 회개 하지 못하고 마음에 평안도 가질 수 없게 됩

니다.”

눈물로 한 시간 가까이 호소했다.

“성경에 보면 예수와 함께 두 강도가 죽게 됐는데,

두 강도는 독립 운동을 하면서 강도짓을 해서라도 로마

의 속국에서 벗어나 유대 나라에 평화가 오게 하고 메

시야를 맞이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당시 사형

방법은 제일 큰 죄수들을 나무에 못 박아 죽이는 것이

었습니다. 두 강도가 갈바리 언덕에 못 박혀 아무리 아

프고 괴로워도 구원해 줄자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떤

왕도, 부모도, 의사도, 친구도, 살릴 수가 없었습니다. 아

무리 울부짖어도 자신의 아픔이나 고통으로부터 자기를

구원할 수 없었고, 그저 죽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그들의

마지막 희망이었습니다. 그러나 우편에 있던 강도는 과

거를 잠시 돌아보며 무기로 싸우는 혈육의 싸움이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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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특창 금치실에 천사의 노래가 65

과 유대 나라를 구원하는 줄로 알고 싸웠는데 그것은

지상의 평화도, 하늘의 평화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

습니다.

그리고 그는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을 바라보게 되

었습니다. 아무 죄 없이 죽는 그를 보고 우편 강도는 큰

감동을 했고 그를 바라보는 순간 순결과 믿음이 생겼습

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나를 사랑하고 도와주고

나를 위해 피 흘려 죽은 들, 내 죽음이나 죄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는 알게 되었습니다. 천국의 마음과 법

은 하늘로부터 와야 하고 하늘의 천사나 어떤 피조물도

죄와 죽음을 대신 갚아 줄자가 없고, 하늘에서 보낸 예

수님의 죽음이 곧 해결임을 알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수여 당신이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생각하소서 하

니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

원에 있으리라’ (눅 23:42,43) 그러자 그 우편 강도는 즉

시 마음에 낙원을 갖고 마음에 평안과 영생의 소망으로

힘을 얻어 죽음의 시간을 잘 이길 수 있었습니다. 형님,

이 시간 주님의 죽으심과 같이 과거를 못 박고 새 마음

과 평안을 누리십시오. 다른 사람들을 죽이려 했던 모든

마음이 없어진 것을 믿으십시오.”

다시한번 눈물을 흘리며 방장은 괴로워했다. 함께 있

던 다른 사람들도 자주 기도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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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13 장

2심 재판을 하며-할 말 없나?

짐을 다 챙겨서 나오라고 해서 나갔더니 2심 재판이

있다고 했다. 5개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재판이 확정되

어 나가거나 다른 민간 교도소로 갔다. 하지만 나는 재

판이 계속 연기가 됐다.

재판정에서 재판장(김○덕 대령)이 내 이름을 불렀

다.

“피고는 적이 없다고 했는데 만약 어떤 사람이 피고

의 부모나 가족 친지를 해롭게 했을 때 어떻게 하겠는

가?”

“원수를 갚는 일은 하나님께 맡기고 그들을 선으로

대해 회개케 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럼, 안식일에 김일성이 무장하고 남한으로 내려오

면 어떻게 하겠는가?”

“나라와 권세와 영광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국가의

전쟁은 신의 사랑과 언약의 법인 십계명을 떠나 도덕적

으로 더 이상 할 수 없을 때 신의 보호와 은혜가 떠난

자들이 하는 일입니다. 참 신은 혈육의 싸움으로 천하보

다 귀중한 생명을 해하는 전쟁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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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재판을 하며-할 말 없나? 67

“어떻게 하면 전쟁을 안 하고 살 수 있겠나? 남북통

일을 평화적으로 할 수 있나?”

“네, 할 수 있습니다. 전쟁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남

북 민족이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전쟁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정치 지도자들의

싸움이지 누가 전쟁을 원하겠습니까? 국민의 마음이 기

도하는 마음으로 하늘의 뜻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믿

는다면 김일성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할 말 있나?”

“네”

“말해봐”

“어느 나라의 역사나 성경 역사를 보면 하나님의 법

을 지키는 백성들에게 보호 정책을 쓴 나라들은 흥하고

신의 보호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실정법으로 신의 법을

대항하여 다수를 따라 정책을 한 나라는 망했습니다. 소

수라 하더라도 양심적으로 살인 행위를 어떤 경우에든

지 거절하는 자들에게 선처해 주신다면 다른 방법으로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봉사할 것입니다. 저는 이 나라

가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정부 각 부처

와 국민 모두가 각 분야에서 자기하는 일을 충실히 하

기 때문에 국가 안보와 발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

나 인권 문제로 신의 법대로 사는 자들은 신앙과 양심

문제를 도덕적으로 살아야 그것이 안보요 국가의 부흥

이 되는 길이라 믿습니다. 애국가에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라는 가사가 이 민족에게 있기를 바랍니

다.”

재판이 마치고 남한산성으로 오는 중에 호송병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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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했다.

“야! 너 오늘 말은 잘하던데 그런 말이 통하겠냐? 지

금은 안보 제일 국가인데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고 있었

으니 형만 더 받을 것 같다. 미국 같은 나라나 통할까.

지금 삼척, 울진 사건 터지고 김신조가 내려온 후 얼마

나 복잡한데 너 고생문이 훤하구나. 징역 오래 살면서

젊은 청춘 여기서 다 보내면 결혼도 못하고 직장도 구

하기 힘들텐데. 뭐 해 먹고 살겠나 생각해봐라. 징역 살

고 나간 사람들은 또 다시 전과자들이 되어 드나들고

결혼해서도 부인 안아 줄 힘도 없다. 자식도 못 낳고 일

생 폐인 되어 허무하게 마치는 거야. 군 생활 37개월 사

고 없이 마치고 사회 돌아간다는 것이 기적이야. 안 그

래? 너희들 정신 차려 재판 때 말 잘해야 한다. 말 한마

디가 일생을 바꾸는 거야.”

가만히 그의 말을 들으니 그의 말도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나는 더 좋은 나라와 더 좋은 세상에서 행복하

게 사는 길은 사랑의 법이 지켜지는 길 뿐이라 생각했

다. 근무자들 대부분은 대졸이고 고졸은 몇 명되지 않았

다. 처음에 근무자들은 죄수들을 잘 다루려고 하지만 얼

마 안 되어 죄수들의 숨소리와 밥 먹는 것 외에는 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탈옥수가 생기거

나 사고치는 것을 몇 번 겪게 되면 근무자들은 거의가

난폭해진다.

다른 근무자가 이렇게 털어 놓았다.

“나도 처음에는 순진했었어. 여기 근무지를 받고 나

서 죄수들이 불쌍해서 도와주려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너희들도 보다시피 몽둥이나 큰 소리 안 지르면 통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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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재판을 하며-할 말 없나? 69

않으니 어쩔 수 없지. 내가 성인군자도 아니고 말이야.

나도 시를 좋아해서 안에서 근무하다 외곽 근무 초소에

서 밤하늘을 쳐다보면 달, 별, 은하수가 꽃송이처럼 보

여. 그럴 때면 너희들을 때린 생각이 나서 울고 그래.

그런데 지난번에는 요깡(벽돌 공장) 작업장에서 근무하

는 날 비바람이 불고 캄캄했을 때 몇 놈이 탈옥을 했어.

한 놈 빼고 나머지는 다 잡혔는데 죽겠더군. 몇일동안

근무자들이 찾다가 못 찾게 되자 나를 감방에 넣었어.

그 놈 잡히면 정말 죽이고 싶더라고. 다행히도 한 달 지

나서 잡혀 와서 다시 근무하게 되었지. 나도 여기서 무

사히 근무하고 제때 제대 할 수 있을지 의문이야. 잡혀

온 그 놈은 다른 근무자들한테 엄청 맞고 혼났지. 너희

들은 감방 생활 잘해라.” (후에 그 탈옥수는 나와 같이

있었음)

“제가 얘기 좀 해도 되겠습니까?”

“그래 얘기나 하면서 가자.”

“누구나 양심이 살아 있는 한 잘못한 것은 늘 생각나

는 것이 아닙니까? 근무자님, 죄수들을 대할 때 형제와

같이 대해 주십시오. 그렇게 하면 얼마 안 되어 교도소

에서는 인간성을 존중히 여길 것이고 큰 소리를 안쳐도

잘 순종하게 될 것입니다. 고무 호수로 뻥뻥 때리는 소

리도 사라지고 비명 소리, 구타가 살아질 겁니다.”

“그런 날이 올까? 그렇다고만 한다면 근무하면서 많

은 인생을 배울 것도 같아.”

“그런 날이 꼭 올 수 있습니다. 누구나 양심의 법을

어기면 죽을 때까지 쫓아다닙니다. 왕이던 대통령이던

평민이던 마찬 가지입니다. 종교 지도자들도 그렇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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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다. 양심의 법의 기본인 성경의 십계명이 있습니다. 예

를 들어 어떤 목사나 스님이나 신부가 간음을 했다면

성직자들이니 괜찮은 것입니까?”

“그렇지 않지. 똑같이 양심이 괴롭고 평생 죄인이 되

는 것이지. 그런데 신문에 보면 가끔씩 성직자들의 비리

와 도덕성이 나오는데 정말 말이 아니야. 그건 왜 그런

거야?”

“똑같은 사람입니다. 그들을 특별한 사람으로 볼 필

요 없습니다.”

“아니지,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그래서야 되

나?”

“교도소에 누가 처음부터 죄짓고 싶어서 들어 왔겠

습니까? 그래서 양심에 피 뿌림이 필요한 것입니다. 아

무나 피를 흘린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천사의 죽

음도 아닌 오직 창조주의 피 흘림이 양심을 씻게 할 수

있습니다. 죄의 본성에 신성의 마음, 신성의 법을 새기

고 지킬 수 있게 하는 것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 조계종 총무원장이니 추기경이니 목사, 교회

총재니 하는 사람들의 양심은 어떻게 된 거야? 십자군

을 만들어 전쟁하고 중세기에는 자기네 종교와 안 맞는

단체나 국가 사람들을 수천만씩이나 죽였는데. 종교의

이름으로 국가에 안보 문제로 앞잡이들이 되어 기도한

다면 어느 나라가 이기게 되는 거야? 공산 국가나 이슬

람교도들도 자기네들이 믿는 신의 이름으로 이기게 해

달라고 기도하겠지. 민주주의 나라 미국, 한국, 다른 나

라에 있는 종교 지도자들은 자기네들이 이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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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재판을 하며-할 말 없나? 71

기도할 게 아니냐? 하나님도 골치 아프시겠군. 안 그러

냐?”

“그렇지요. 하나님이 언제 신의 이름으로 사람 죽이

고 나라를 뺏으라고 했습니까? 그런 신이라면 잡신이겠

지요.”

“야! 그렇다면 성직자들, 학자들 다 귀신한테 기도하

고 충성하는 것 아니야? 나 같은 사람 어디 도 한번 닦

아 볼 수 있겠냐?”

“있습니다. 성경 유다서 3절에 보면 단번에 전해 주

신 믿음이 있는데 우리가 도를 닦는다고 해서 얻어 지

는 것이 아닙니다. 도는 닦아야 있는 것이지만, 노력, 수

고, 희생, 순종은 이미 예수님이 다 해 놓으셨기 때문에

그분의 이름과 공로를 마음에 믿기만 하면 바로 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쉬우면 도인이나 성자되는 거 쉽잖아?”

“그렇습니다. 근무자님, 여기 있는 모든 형제님들 이

시간에 성자들이 된 것입니다. 이 믿음을 지키면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순결한 믿음의 법과 성경의 십계명이 양

심에 잘 조화될 것입니다. 평생 영원히 행복할 수 있습

니다.”

“이제 다 왔구나. 오늘 좋은 설교 들었다.”

밤중에 남한산성 교도소에 도착했다. 그들은 후에 다

른 종파이긴 하지만 다 종교인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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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14 장

2심에서 1심으로

재판을 받고 돌아온 몇일 후에 형 확정 판결문이 내

게 왔다. 원심 파괴였다. 원심 파괴가 무슨 말인지 몰라

동료들한테 물었다.

“야! 너 땡 잡았다. 너 고생 다 했구나. 1심 판결을

깨고 되돌아가서 나갈 수 있게 된 거야.”

나는 뭐가 뭔지 몰랐다. 내일이면 내가 처음 거쳐 온

11사(홍천) 영창으로 가는 거였다. 여러 수형자들이 좋

아해 주고 근무자들도 기뻐했다. 그러나 어떤 근무자는

전례를 보아 돌아가도 다시 올 확률이 높다면서 가거든

잘하라고 했다.

나를 특창에 넣었던 장교가 왔다.

“어 다시 내려가도 또 올라오게 될 거야. 내가 육군

본부에 얘기할 거야. 한국 군대에는 이런 놈이 두 번 다

시 없을꺼야.”

매서운 눈초리로 보며 말했다.

출발하는 날 호송 헌병 3명과 다른 수형자 1명이 함

께 홍천을 향해 출발했다.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11사 가기 전 청량리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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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에서 1심으로 73

시○사에 잠깐 들려서 성경 통신 학교에 연금만 드리고

인사하고 가면 안 되겠습니까?” 라고 했더니 그 때 가

서 보자고 했다.

“청량리 역에서 가까우냐?”

“네”

“그럼 가자.”

청량리 역에서 춘천(홍천)가는 기차 시간이 좀 있었

다. 연합회 들어가니 정○석, 김○기 목사님이 반겨 주

셨다.

“그래 재판이 어떻게 됐니? 지금은 어디로 가는 거

냐?”

“모르겠어요. 원심 파괴라는데. 홍천으로 가는 중입니

다.”

“우리도 노력해 볼게. 시간은 있니?”

“지금 바로 가야 됩니다.”

그동안 미결수로 봉급이 나왔었는데 여러 번 배고플

때마다 빵을 사먹고 싶었었다. 하지만 영적 생명이 필요

한 사람이 생각나서 적지만 넉달치 월급을 모아 통신

학교 연금으로 내고 나왔다. 나오는데 박○종(당시 안식

일 학교 부장 서리) 목사님이 올라 오셨다. 세 목사님과

호송 헌병의 포승에 매인 채 계단에 서서 박○종 목사

님이 기도를 해주셨다. 그 기도대로 영적 기름 부음이

내게 그대로 응했음이 후일 생애에 나타났다.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춘천 방향으로 가는데 내

가 춘천 사람이라 아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머리가

빡빡 깎여 있고 손에는 포승을 하고 옆에는 호송 헌병

이 있는 것을 본 아는 사람들이 고개를 돌리고 모른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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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하며 다른 칸으로 가 버렸다.

차 창가를 내려다보며 ‘남한산성에서 옥사되어 있다

나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소양강물이 한강으로 흐르는

것을 다시 한 번 보게 되다니… 예수님은 6천여 년 동

안 인간에게 배반을 당하시고 나에게서도 배반을 당하

시며 침 뱉음을 받고 왕이신 그가 채찍과 못자국의 그

아픔을 당하신 분이 아직도 나를 상관하시고 계시는구

나.’

주님의 위로가 내 마음을 감싸 주셔서 춘천에 도착

할 때까지 자주 눈물을 흘렸다.

부모님과 동생, 교인들이 있었지만 만날 시간이 없다

며 곧 바로 홍천으로 갔다. 호송병들의 은혜를 빌어 주

며 더 좋은 세상에서 꼭 만나자고 말했다. 영창으로 들

어가니 남한산성에서 왔다고 해서 다른 죄수들로부터

신고식도 없고 위협도 없이 편히 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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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에서 다시 2심으로 75

제 15 장

1심에서 다시 2심으로

일주일도 안 되어 재판이 있었다. 얘기 듣기로는 내

서류가 오려면 한 달이 걸려야 된다고 했다. 빨라도 한

달 이후에나 재판이 있을 거라고 연합회에서도 그랬었

다. 재판이 빨라진 것은 11사단장(이○규 사단장)이 삼

척, 울진 공비 사건 현장의 지휘관이었고, 이런 상황에

다른 이유 없이 기각하라는 이유 때문에 곧 바로 형을

받게 된 것이었다.

다른 죄수가 수가 차면 남한산성으로 다시 이감시킬

때였다. 기다리는 동안 나에게 다시 돌아오게 될 거라며

말했던 장교에게 편지를 썼다. 다 기억되지는 않지만 장

교의 군 정신에 투철함을 감탄하는 내용과 안부 인사를

썼고, 나의 입장에서는 하늘의 군인이라는 설명을 했고,

장교님도 영원히 전쟁 없는 하늘나라에서 꼭 같이 살도

록 기도하겠다고 적었다. (그는 후에 많이 도와줌. 부산,

인천 동양(동방인지, 동명인지 기억이 잘 안남) 목재의

사장 아들로 기억됨)

재판이 끝나 다시 형을 받고 이감 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합회서 몇 목사님들이 다녀가셨다. 왜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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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재판이 빨리 됐냐며 공비 현장에 있는 사단장님을 못

만나고 법무참모만 만나고 간다고 했다.

한겨울 추운 날 군 트럭에 타고 이감을 갔다. 트럭

천막이 펄럭이며 그 사이로 눈보라와 찬바람이 계속 들

어왔다. 양평을 지나 어디쯤 왔는지 밤중에 식사를 했는

데 조금 지나 먹은 것을 토하게 되었다. 다른 동료들을

안아 보기도 했지만 거의 정신을 잃은 채 갔다. 오직 나

의 마음에는 ‘차가 지나가는 이곳에 복음의 빚은 갚았는

가? 전도지 한 장의 말 한마디라도 하나님의 사랑을 말

했는가?’ 하는 질문이 계속 되며 이들이 그냥 죽는다면

하는 생각에 눈물이 흘렀다. 기도하면서 가다보니 말 동

산에 밤 2시쯤 도착한 것 같다. 다른 수속은 밤이고 춥

다보니 빨리 끝나고 바로 6각 정문으로 들어갔다.

눈 위에 얼어붙은 추위였다. 근무자들이 난로 꼬챙이

같은 것을 들고 “엎드려” 하더니 퍽퍽 하는 소리가 들

렸다. 열대씩만 맞고 들어가라고 했다. 하나, 둘, 셋…

쇠로 맞는 죄수들이 수를 더 세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

다.

“저 근무자님, 그 앞에 있는 사람은 환자입니다. 봐

주십시오.”

“뭐야? 네가 그럼 대신 맞아. 엎드려.”

한 대 맞고 정신을 잃었다. 얼음 바닥 위에 찬바람이

세게 불고 있었다. 한참 후에 정신이 약간 들었다. 누군

가가 워커발로 머리를 툭툭 차며 머리를 들어보라고 했

다. 전기 불빛과 달빛 사이로 자세히 보더니 “너 지난번

에 내려갔던 놈 아니야?” 말했다. 나를 알았던 근무자였

다. 근무자 교대 시간에 와서 나를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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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에서 다시 2심으로 77

“진작 알았으면 안 맞고 들어가는 건데.” 부축을 해

주며 신입 감방으로 들어가면서 교도병들에게 말을 했

다.

“이 사람 손대지 마. 알겠나?”

“네”

교도병들도 낯익은 사람들이어서 나는 더 이상 맞지

는 않았지만 나랑 같이 온 다른 사람들이 문제였다.

“여보게들, 같이 온 사람들도 나쁜 사람들이 아니니

좀 놔두게. 일찍 자게 해 주게.”

다행히 교도병들이 매를 들지 않아 쉽게 잠자리는

들 수 있었다. 그러나 쇠몽둥이로 맞은 사람들이 무슨

잠이 오겠나?

그 이튿날 옷을 벗겨 보니 구렁이를 감아 놓은 듯

했다. 엉금엉금 기어서 절뚝거리며 화장실을 다녔다. 오

후 일찍 장교 근무 교대 시간에 나를 교도과로 누군가

불러냈다. 누가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특창에 들

어가게 했던 장교가 내가 온 것을 알고 불러 낸 것이다.

나를 괴롭히려고 불러냈나 했는데 나에게 악수를 청하

며 위로를 해 주었다.

“어떻게 다시 왔냐? 여기 있으면서 필요한 것이 있

거든 언제든 나에게 말해라. 네가 1심에 되돌아가 편지

보낸 것 잘 받았다. 나도 예전과는 마음이 다르다.”

하시며 교도병들에게 말했다.

“얘한테는 일체 손대는 일이 없도록 해라. 알겠나?”

교도소 수형 생활하는 동안 작업장에 나가겠느냐고

해 앉아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그러겠다고 했다.

일을 하면 특식 혜택이 있었는데 일명 기차 빵이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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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여 긴 빵을 한 개씩 주었다.

그 당시 실외 작업장은 통일화나 워커 신발 폐품이

오면 고무에서 실을 빼는 작업과 신주, 납 같은 것을 빼

는 작업을 했다. 그리고 실내에는 마스카라 작업장이 있

었는데 감사 기관이나 상부에서 오는 날에는 도서관이

되고 평소에는 작업장이 되었다.

처음 해 보는 일이다 보니 합격품보다는 불량품이

자주 나왔다. 그래서 안식일도 곤란하고 해서 감방에 있

었다. 그러나 곧 강제 작업장에 끌려 나가서 일을 하게

되었다. 겨울이라 손발이 동상에 걸려 죄수복에 동상 환

자 딱지를 붙이고 작업장에 나가지 않을 수 있었다.

작업장에 나가서 일하다 들어오면 입소 전 쇠붙이나

끈이 있나 몸수색을 했다. 자살할 위험도 있고 탈옥을

막기 위함이었다. 여러 보안 문제도 있었지만 늘 걸리는

것은 담배 피우는 사람들의 문제였다. 비싼 값에 비밀리

에 거래됐기 때문에 작업장에서 비닐 같은데 싸서 담배

를 항문에 넣어 가져오는 등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

지 않았다.

추운 날 들어오다 옷 벗고 엎드려 엉덩이를 내 놓고

있으면 배고픈데다 눈바람 치는 들판 바람이 왜 그리도

추운지… 한참을 덜덜 떨다 보면 인생 희망 잡념은 다

사라지고 들어오면서 몇 명이 걸린 일로 인해 단체 기

합을 받기 일쑤였다. 저렇게 매를 맞으며 고통스러워하

면서도 담배를 가져오는지 처음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

았다.

기간병은 담배 냄새를 귀신같이 맡고 멀리서도 쫓아

왔다. 연기는 모락모락 나고 타다 남은 담배는 입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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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에서 다시 2심으로 79

넣었다. 피운 놈 나오라고 해도 오리발만 내 밀었다. 연

기는 보이는데 물증이 없었다. 화가 난 근무자는 단체

기합을 줬다. 이럴 때마다 담배를 안 피우는 나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6개의 동에서는 이런 일이 매일

몇 차례씩 일어났다. 면도칼 잘라진 것을 감춰 들여와

성냥 한 개피를 서너 갈래씩 갈라 담배를 피우는 경제

적 절제 생활을 보고 ‘저들이 저 정신으로 사회에 나가

살면 전과자가 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수형자들은 근무자들에게 특징과 별명을 하나씩 붙

여 줬었는데 그 중에 특별히 무서워하는 자들도 있었다.

어느 날인가 교도관 꼴통병장에게 담배를 피다 걸린

적이 있었다.

“누구야? 이리 안 나와?”

작업장에 모두 나가고 10여명이 남아 있던 터라 금

방 들키고 만 것이다. 몇 가지 방법으로 기합을 줘도 나

오지 않았다.

“너희들 오늘 맞고 죽고 싶어?”

하더니 방망이로 수 십대씩 때리기 시작했다. 꼴통대

장은 나를 보더니 “너 이리 나와.” 말했다. 내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여러 감방에서

담배가 해롭다는 것을 몇 차례 강의도 하고 끊는 방법

을 말했기 때문에 소문이 나 있었다. 덕분에 나는 매는

맞지 않고 기합만 받았다. 어느 샌가 그들은 엉덩이와

종아리 안에 가죽과 다른 옷으로 덧입고 있어서 매를

맞아도 끄떡없이 돌아오곤 했다.

단체 기합을 또 받고 있는데 “원동규” 하며 부르는

반가운 면회 소리가 들렸다. 준비하고 나가니 춘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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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계시던 이○봉 목사님과 사모님이 오셨다. 어찌나 멋있

고 아름답게 보였는지 친 형님과 누님을 만난 기분이었

고 왕자를 만난 것 같았다. 면회 시간이 짧아 비록 말은

많이 나누지 못했지만 서로 주님께 대한 마음은 통했다.

그 때 그분들을 만난 후 오랫동안 못 뵙고 기도만

했었다. 그런데 수년전 충신 동우회에서 강사로 초청하

여 부산 동래 교회에 모임이 있어 가서 뵙게 되었다. 설

교가 끝나고 인사 시간에 이한봉 목사님을 꼭 껴않았더

니 귓속말로 누구냐고 물어 보셨다.

“남한산성에 있던 원동규입니다.”

“어 이게 웬일이야?”

30여 년만의 감격의 만남이었다.

맏형님 되신 주님을 만날 때는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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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밥도 넘어가지 않고 81

제 16 장

물도 밥도 넘어가지 않고

그 당시 수형 생활은 명상이나 게임을 하며 보낼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국가 경제나 모든 분야가 꿈틀거리

는 때라 교도소 분위기는 살벌했다. 수형자들 간에 싸

움, 근무자와 수형자들 간의 문제는 대화로는 되지 않았

다.

계속 기도하는 중에 더 이상 살고 싶은 욕망이 없어

졌다. 전우 신문이 가끔씩 들어와 볼 수 있게 했다. 국

가에 있는 교도소 내에서는 짐승 같은 생활과 매 맞는

소리, 비명 소리, 부정부패의 소리만 들려 불안한 이들

을 위해 은혜를 빌며 기도했으나 충동만 심해졌다. 죄수

들은 어떤 신뢰의 말이나 순종의 말이 통하질 않았다.

부모, 형제, 애인의 말, 정치 지도자들이나 종교 지도자

들, 지휘관들을 신뢰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고 완악함과

답답함만의 연속이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육신의 쾌락과

정욕의 만족을 위해 기회만 엿보아 수형자들, 기간병,

장교들이 춤을 배우며 그릇 트레이를 겹쳐 놓고 드르륵

드르륵 소리 내며 잘도 놀았다. 밤이면 교도 간부들이

당번을 두고 번갈아 가며 개간을 했다. 남자들끼리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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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부끄러운 일이었다.

문뜩 전에 연대장님이 한 말이 떠올랐다.

“자네처럼 순진한 생각으로 그곳에 가면 하루도 견

디지 못해. 부모, 형제, 애인, 선생, 지휘관 말도 안 듣는

그들은 모두가 버린 자식들이야. 하나님도 버린 자식들

이야.”

아, 정말 그런 것일까? 그렇다면 이들은 그렇다고 하

더라도 밖에 있는 자들은 어떨까? 그들 이 이해하는 범

위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율법에 비춰보니 나타난 죄

의 종류와 크기만 다를 뿐이지 남북한이나 세계 모든

인류는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

야 할까?

나는 입맛을 잃었다. 남의 밥이 크게 보이고 국물에

씨래기 하나만 있어도 그렇게 좋던 것이 밥은 물론 물

도 먹히지 않았다. 이 세상에 노아의 때처럼 다 육체가

되어 분별 있던 영적, 지적 생애는 다 떠나고 짐승처럼

되었단 말인가?

이사야 24장에 보면 하나님의 언약을 파하고 율법을

범한 세상에 파멸이 온다고 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신

이 떠나 이 교도소나 우리 국가가 다 멸망 받을 일만

남은 것인가? 은혜가 떠난 표시는 전쟁이나 재난이라고

했는데 남북 전쟁이 나서 이 국민이 다 죽어야 한단 말

인가? 세계가 모두 아마겟돈 전쟁을 하고 만단 말인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많은 생각들이 계속 났다.

자비와 공의가 통하지 않는 세상에 신본주의 사상은

다 떠나고 인본주의 사상과 현실에만 급급하다 보니 이

지경이 아닌가? 하나님의 사랑이 좋아서 하나님 사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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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밥도 넘어가지 않고 83

고 사람이 좋아서 죽이는 연습이나 전쟁을 하지 못하겠

다는 사람들을 어느 나라든지 감옥에 집어넣는 세상이

라면 정말 은혜가 다 떠난 것인가?

창조주를 찬양하고 인류의 교제와 무한한 신의 형상

을 기리기 위해 구별된 예배의 날, 안식일을 지킨다고

해 국가들의 법이 허용치 않는 학교, 직장, 사회단체가

됐다면 끝난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남북 전쟁과 국민

이 여러 재난을 당해 죽는 것을 어떻게 본단 말인가?

감방 안의 다른 사람들이 죽는 모습이나 세계의 백성들

이 아우성치며 죽는 모습을 나는 감당 할 수 없다는 생

각이 들었다.

시름시름 몸도 약해지고 기도할 힘도 사라졌다. 밥도

물도 넘어가지 않았다.

“주여 속히 죽게 해 주십시오.”

교도소 안의 매 맞는 소리, 기합 받는 소리, 수형자

들의 대화 내용들이 하나님의 법과 인륜의 뜻이 떠난

이야기뿐이었다. 하루하루 사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웠

다. 처음에는 마음이 찢어지는 듯이 아프더니 담담해지

고 눈물이 흘렀다.

“주여 어찌해야 합니까? 어떻게 기도해야 합니까?”

그 때가 1월 3일에서 5월 18일로 기억된다. 그 기간

동안 물과 밥을 먹어 보려고 애를 썼지만 목에서 넘어

가질 않았다. 눈물과 탄식의 기도만 했다. 내 몫으로 들

어오는 밥과 국을 옆에 있는 수형자에게 주니 좋아했다.

마치 부모가 자식에게 밥 주듯 매끼마다 그렇게 하니

미안한지 나중에는 잘 안 받아 먹었다.

감방을 옮길 때마다 밤마다 지새는 나에겐 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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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이 마지막 기도일 것이라 생각했다.

‘이제 누우면 편히 가겠지.’

밤낮 계시만 주어지고 힘이 없어 관물대 한쪽을 붙

잡거나 기대어 기도하다 보면 꿈인지 생시인지 힘센 천

사 둘이 하나는 발밑에 하나는 머리 위에 있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예레미야서를 읽은 적도 있고 눈물의 선지

자라는 설교도 몇 번 들은 일이 있었다. 내게도 같은 일

이 일어나는 것인가? 주님 눈물이 나를 통해 흘리시는

것인가? 밥도 못 먹는 나한테 아직도 눈물이 생겨날까?

얼마 지나서 이 소식이 소장의 귀에 들어갔다.

“저 녀석이 밥도 먹지 않고 단식 투쟁을 합니다.”

“다른 지휘관을 통해서 의무실에 데리고 가서 기계

로라도 강제로 먹여.”

“제가 먹으려고 해도 안 되는 것을 강제로 먹이게 되

면 정말 못 먹게 되어 죽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지휘관님들이 곤란하게 될 테니 제가 먹을 수 있을 때

까지 자연스럽게 두십시오. 만일 제가 죽는다고 해도 근

무자들에게는 책임이 없습니다.” 라고 내가 말했더니 그

날부터 밤낮으로 근무자를 24시간 교대로 내 감방 앞에

있게 했다. 그래서 내 감방에 같이 있던 수형자들은 징

역을 곱 살았다고들 했다.

감방을 옮길 때에도 근무자는 항상 따라 다녔다. 소

장실에서 근무하는 새로 부임한 교도 과장이 있었는데

육군 본부에서 파견된 영관 급 장교였다. 그는 일주일에

절반은 육군 본부에서 절반은 교도소에서 근무를 한다

고 들었다.

나에 대해서 보고가 있었는지 교도과로 불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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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밥도 넘어가지 않고 85

“어떤 녀석이야 어디 좀 보자. 너만 하나님 믿어? 너

만 의인이야? 전쟁을 못 하겠다니 때가 어느 땐데 이런

미친 놈 정신이 나갔군. 밥은 왜 안 먹는 거야?”

“네, 저도 똑같은 사람입니다. 한 끼만 안 먹어도 배

가 고프고 어지러운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안 먹고 속 썩이는 거야?”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마음이 슬퍼져서인가 봅

니다. 자식이나 식구들 또는 잘 아는 사람이 죽을병에

걸려 아프거나 죽게 되면 음식이 잘 넘어 가지 않는 경

우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누가 죽었단 말이야? 무슨 슬픈 일이 있다

는 거야?”

“네 말씀드리지요. 교도소 내에 물 호수나 방망이가

자주 구타하는데 사용되고, 매 맞는 소리, 신음 소리가

슬펐습니다. 배고파하는 수형자들이 있는데 부대나 교도

소 내에 부정부패라는 소리만 납니다. 전우 신문에 보니

안보, 안보 얘기만 나오니 남북이 대립해 싸울 것이 뻔

한 것 같고 금방이라도 전쟁이 터지는 듯하니 음식도

물도 넘어가지 않습니다. 먹으려고 애를 써도 안 됩니

다.”

“그래 네가 장관이라도 된 것으로 생각되나? 네가

왜 그런 걱정을 하고 사나? 너의 마음이 영웅심에 불타

그런 거 아니냐?”

“저는 영웅이라는 말은 잘 모릅니다. 민심 천심이라

했는데 어디 저뿐이겠습니까? 온 세상 모두가 전쟁을

싫어하는 마음이 있을 겁니다.”

“네가 신의 계시라도 받아서 그런 거야 아니면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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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이 나가서 미친 짓하는 거야?”

“성경에는 계시도 꿈도 있지만 한국에 대한 것은 한

국 백성 중에 하늘이 인정하는 사람들에게 재앙을 당하

기 전에 있겠지요. 다른 나라에는 그 나라 사람들 중에

계시가 있을 것입니다. 제 개인에 대한 교훈과 계시는

이미 성경에 나와 있지만 지금까지 미련하여 미쳐 모를

때 계시가 있었습니다. 교도소나 국가에 대한 계시도 있

었습니다.

한번은 우리나라에서 바람이 부는데 사방 나무들이

흔들리며 동해안 쪽으로 불고 있었습니다. 중무장을 한

미군들의 많은 군함과 비행기가 동해에서 북으로 향했

습니다. 잠시 조용했고 교도소에 대한 것은 구타가 사라

지고 밥이 원래 정량대로 커져야 한다고 생각되어 기도

하는 중에 응답해 주신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국가에

대한 염려는 저희보다 국정을 맡은 분들이 더 염려하시

고 잘 아시겠지만 하나님께서는 각 나라를 붙잡고 계십

니다. 박 대통령 각하와 김일성 주석이 염려하는 모습이

제겐 자주 보입니다. 때로는 꿈이나 계시 중에 제가 말

하기도 합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신 하나님께서 분명 국가 지도

자들의 마음을 붙드시고 아마겟돈 최후의 전쟁까지는

이 나라를 붙드실 겁니다. 저에게 기도하는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지켜 주실 겁니다. 저 자신은 오

늘 죽어도 상관없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이 이 교도소 안

에서도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이 사회 나가

더 큰 문제가 되어 전과자로 들어오게 됩니다.”

“야! 네가 뭔데 나라가 어떻고 교도소가 어떻다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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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밥도 넘어가지 않고 87

는 거야? 그럼 각하한테 직접 전화하고 만나지 그래!”

“네, 전화하겠습니다.” 전화기가 있는 쪽으로 갔다.

“야! 그 전화는 청와대로 안 되는 거야. 소장실에서

나 할 수 있어. 소장실로 가서 하지.”

“네, 알겠습니다.” 하고 교도과를 걸어 나와 6각 동

위병소까지 왔다.

“야! 저 놈 잡아와.” 두 근무자가 뛰어와 양팔을 붙

잡고 다시 교도과로 들어오면서 근무병들이 말했다.

“야 너 여기가 어딘 줄 알아? 밥 안 먹더니 돌았구

나? 너 신분이 지금 뭐야? 죄수야 죄수 알았어?” 다시

과장님은 손가락질을 하면서 지휘봉을 들고 말했다.

“저 놈 다시는 기도하거나 예배 못 드리게 하고 단식

투쟁도 못 하게 해. 알았어? 두 번 다시 이런 일 있으면

기간병들 처벌할 거야. 그리고 저 놈 혼 좀 내줘 미쳐도

보통 미친 게 아냐.”

사실 내가 미친 게 사실이었다. 하나님 마음에 미쳐

있었고 하나님 형상의 회복의 표준이 십계명으로 생각

됐기 때문이다. 이 법을 범하며 사랑 사랑하던 기독교인

이나 다른 종교인들이 타협하고 구별 없는 삶으로 많은

사람들이 염증을 내는 것을 보았고 매나 무기로 물리적

으로 사람을 교도 교화되질 않는 것을 이해했기 때문에

마음에 있는 대로 말해 버린 것이다.

두 근무자가 끌고 빈 감방에서 매 타작을 한 참 한

후에 작업장에 다들 나가 몇 명 없는 내 감방에 앉혀

놓았다. 그리고 한 근무자는 가고 월남전에 갔다 온 한

근무자가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다. 왜 그리 때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생명을 내 놓은 몸이라 그냥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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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아서 맞기만 했다. 한참을 맞다 고개를 들어 그를 보니

그가 불쌍해 보였다. 땀으로 흠뻑 젖어 씩씩거렸다. 그

리고 계속 때리며 말을 했다.

“월남전에서는 내가 살아왔지만 너 같은 놈은 같이

죽어야겠다.”

“근무자님 힘드신데 그만 하시죠. 저보고 여기서 기

도하지 말라고 하면 여기서 뭘 하겠습니까? 기도하는

동안 맞다가 죽어도 좋으니 그럼 죽을 때까지 하십시

오.”

했더니 나를 쳐다보며 “으악” 소리를 지르고 거품을

뿜기 시작했다. 비틀비틀 하더니 뒤로 물러가면서 “아-

아-” 소리치며 뛰어 나갔다. 내가 무섭게 보였는지 아니

면 천사들이 불 검을 들고 있는 모습을 봤는지 모르겠

다. 그 후로 그 근무자는 한번도 나를 때린 적이 없었는

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부대로 이전해 갔다고 했다.

몇 주 후에 교도과에서 불러 나갔더니 사복을 입은

한 교도소 문관이 질문을 했다.

“당신을 좀 도우려고 하는데 이야기 좀 할 수 있겠습

니까?”

“네”

오랜만에 사람대접을 받는 것 같았다. 그는 계속 존

칭어를 사용했다.

“단식하는 이유를 좀 써서 주면 육군 본부에 올려 대

장 앞에까지 가게 해 줄 테니 잘 좀 써 주십시오.”

“네. 단식 투쟁이든 금식 투쟁이든 저는 모릅니다. 투

쟁이 아닙니다. 음식을 먹으려 해도 넘어가지 않는 것뿐

이고 보고 듣는 것이 인간성을 무너뜨리는 것이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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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밥도 넘어가지 않고 89

기도할 뿐입니다.”

“그래요 그럼 기도 내용만이라도 써 줄 수 있겠습니

까?”

“네”

그리고 종이에 몇 가지를 적었다.

금식 단식하는 동안 기도 제목들

1. 교도소 구타와 인간성 파괴시키는 악한 일들이 떠

나게 하기 위해.

2. 전군에 구타가 떠나게 하기 위해(그 당시 구타가

심했음).

3. 기독교인들의 회개와 하나님 형상의 회복을 위해

율법의 바른 이해를 위해.

4. 모든 종교인들의 바른 양심을 따라 국가 지도자들

에게 아부하는 것을 무너지게 하기 위해.

5. 남북 전쟁 억제와 통일의 마음을 남북한 국민에게

일깨워 달라고 함.

6. 세계 민족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율법을 바로 알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함.

7. 신앙과 양심을 지키는 세계의 모든 이에게 신의

계시와 천사의 보호가 있기를 기도함.

8. 남은 생애동안 하나님의 뜻대로 인도해 주심을 구

함.

9. 패역한 세상의 결과로 오는 재앙과 화로 죽는 비

참함을 보기 전에 죽게 해 달라고 함.

이외에 3가지가 더 있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 문관은 이 내용을 가지고 처리한 후 육군 본부까

지 올렸다. 일개 훈병이요, 죄수의 신분이었지만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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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알게 되었지만 내 문제가 육군 대장 앞으로 세 번 올라

갔었다고 한다.

첫 번째로 올라간 것은 나의 금식 기도 중에 올린

기도 내용이었고, 두 번째는 사형폐지론 때문에 올라간

적이 있다. 나는 어차피 그 당시 군법으로는 수형 기간

이 끝나도 37개월을 군 생활을 해야 했다. 그러나 동일

한 죄로 또 같은 형을 받게 되면 제대를 못하고 국민

세금만 없애는 나 같은 사람은 회개한 사형수를 살려주

고 나를 대신 사형시켜 주라는 일이 있었다. 교도소에

메마른 인간성에 이 건의는 좋은 일이라 하여 참모 회

의에서 올려졌으나 그 당시 사형 폐지론은 국방 위원들

에게 말도 못 꺼낼 일이었다.

세 번째는 이런 골치 아픈 놈을 육십만 대군에서 도

와주지 못한다면 교도, 교화 근무자로 군복무를 마치게

해 주자고 육군 대장 앞으로 교도소 측에서 올린 것이

었다.

식사도 못하고 지나는 몇 달 동안 죽지도 않고 기도

한 응답도 보이지 않았다. 매일 죽기만을 원했지만 그렇

게 되지도 않았고 면회 오는 사람도 전혀 없었다. 누가

혹시라도 면회 오면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하나님의

사랑의 율법(십계명)에 죽도록 충성하라는 말과 예수의

죽기까지 사랑한 그 사랑을 전하라고 말하고 싶었다. 한

끼만 굶어도 어지럽고 배고팠던 나는 지금도 다 이해되

지가 않는다. 다만 주께서 붙들고 계셨다는 답 밖에는

어떤 설명도 할 수가 없다.

평소 3일에서 30-40일 금식 경험은 있었지만 130일

넘도록 물도 못 마시며 지낸 일은 의학적으로도 설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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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밥도 넘어가지 않고 91

안 된다. 그 당시 전우 신문에 중국과 인도에 어느 스님

이 물만 마시고 120일 인가를 살았다고 토픽에 났었다.

또는 요가 하는 사람들이 물과 공기만 마시고 몇 년씩

지낸다는 얘기도 있었다. 몇 년 전인가 한 여인이 물만

먹고 40년을 산 한국 여성이 여성 잡지에 실리며 기자

의 추적 내용이 자세히 나온 것을 본 적이 있다.

인간의 의학이나 과학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일로 후에 사회 나와서 생식도 해 보고 하루

2끼를 먹으며 지내 본 적도 있고 1끼만 먹고 지낸 적도

있었으나 주위 친지들과 가족들이 말려 지금은 2-3끼를

먹고 있다.

부절제와 음식 쓰레기를 볼 때마다 옛날 생각과 북

한, 아프리카 등 굶어 죽는 현실에 마음이 아프고 죄스

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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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17 장

기도의 응답이 눈앞에

어느 날 전우 신문이 내 감방에 들어왔다. ‘3군 구

타 금지’ 라고 쓴 큰 글자가 보였다. 3군 참모 총장 명

의로 전군에 일체 구타 금지 군법이 제정 하달된 것이

다. 나에게는 조용한 기쁨이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

다.

그 후로 교도소 내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매질하

던 도구로 사용되었던 큰 고무 호수, 몽둥이, 구타할 수

있는 기구들이 일체 사라지고 근무자들도 작은 방망이

하나만을 차고 다녔다. 수형자들이 수군거렸다.

“원동규가 매 맞고 기도하더니 밥 가다(찍은 밥)가

커졌어. 징역 사는 게 편해서 또 들어오는 거 아니야?”

“야! 그런 소리마라. 나가면 남한산성 쪽으로는 오줌

도 안 쌀거다.”

나를 특창으로 보냈던 교도 과장 정훈 장교가 불렀

다. 이제는 옛날에 나를 대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6각

잔디밭과 밖에 있는 작업장으로 나와 일부러 얘기하려

고 찾아오시곤 했다.

“자네 요즘도 하나님의 계시와 꿈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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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응답이 눈앞에 93

“네”

“국가에 대한 것이나 교도소에 관한 것이면 나한테

얘기해. 전해 줄게. 사실은 말이야 역사에 보면 국가의

충신이나 진실하고 참된 신앙인들은 역적이나 이단으로

몰렸어. 지금도 내가 사회 신문을 보고 서울 거리를 거

닐다 보면 정말 정치고 사회고 종교계가 썩었어. 너의

진실을 보고 생각하는 게 많아. 참 너 몸은 괜찮으냐?”

“네! 은혜로 삽니다. 그런데 세상이 썩었다고 하면

과장님이나 저도 같이 썩은 것이 아닙니까? 먼저 깨달

음이 있는 자가 하나하나 바로 가다 보면 좋은 일이 있

겠지요.”

사실 그 과장님은 처음에는 나에게 어려움을 주었지

만 나중에는 많은 도움을 주셨던 분이다. 지금 어디 계

시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만나 뵙고 싶다. 못 만난다고

해도 새 세상에서는 꼭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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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18 장

기적 같은 식사

5월 18일인가? 과장님과 대화를 하고 마음이 편해졌

다. 그 날 저녁 내 밥을 다른 사람에게 주지 말고 놓아

두라고 했다. 밤중에 감방 안에 밥 당번한테 말했다.

“여보게 밥하고 면회하고 온 사람이 가져온 마아가

린 조금하고 물 좀 주게.”

“어 그런데 갑자기 밥을 먹어도 괜찮을까?”

“괜찮아 어서 줘.”

물 한 모금을 입에 댔다. 이상한 일이었다. 입에서

혀에서 목구멍에서 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닿는

곳마다 따끔거렸다. 두 번째 한 모금을 마셨다. 위까지

느낌이 갔다. 세 번째 또 한 모금을 마셨다. 이젠 창자

까지 느낌이 갔다. 네 번, 다섯 번째 물이 넘어 갈 때는

손발 머리까지 새로운 감각을 느끼게 했다.

밥을 삼분의 일로 나눠 마가린에 비벼 오래 오래 씹

어 먹었다. 옆에 동료들이 걱정을 했다.

“천천히 먹어. 큰일 난다.”

남은 밥의 이분의 일을 또 나눠 먹었다. 다른 수형자

들이 수군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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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같은 식사 95

“저 친구 오늘 밤에는 가는 거야. 병원도 없고 의무

실에도 밤에는 군의관도 없는데 큰일이야. 참 안 됐어.

밥도 제대로 못 먹다 가는 거야. 죽으면 개죽음 아니겠

어. 옥사인데.”

계속 혀를 찼다.

나는 그 날 밤 아무 일 없이 편히 잤고 누군가 천사

처럼 면회 오는 꿈만 꾸었다. 아침 점호 시간에 근무자

에게 방장은 보고했다.

“원동규, 밥 먹었음.”

“어 그래? 반가운 소리군.”

오전에 누군가 면회를 왔다고 하여 나가보니 어머니

와 이모님, 외숙모님이 와 계셨다.

“안녕하세요. 그런데 왜 오셨어요. 제가 가는 이 길을

이해하실 때 오시라고 했잖아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쳐다만 보고 계셨다. 나

야 갈 길을 간다고 하지만 세상으로는 이런 불효가 어

디 있겠나? 머리를 숙이고 울었다. 이모님이 대신 입을

여셨다.

“얘, 언제 나오니?”

“아직 재판이 확정돼 있지 않아 모르겠어요.”

“밥은 잘 먹고 있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못 먹고 있었다면 어른들께

걱정을 끼쳐 드릴 것 같고, 먹었다고 하면 거짓말이 되

는 거라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 당시 내 몸무게

는 35-40kg 정도였다. 군입대전 68kg이 제일 많이 나간

때였다.

외숙모님이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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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뭐 필요한 것 말해라. 면회 시간이 짧아 얘기도 못

하겠구나.”

면회를 마치고 몇 봉지의 과자와 수건을 들고 헤어

져 들어오는 내 마음은 무거웠다. 어머니, 이모, 숙모님

은 어떤 생각을 하실까?

‘이 불효를 용서하세요. 혹 살아서 나가 모실 수 있

는 기회가 있게 된다면 따뜻한 물이라도 올리겠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들어왔다. 통닭과 사식을 준비해 오셨

지만 면회에서 들여보낼 수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육식

을 하지 않은지 오래 되었기 때문에 아까운 생각이 없

었다.

과장님이 내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말했다.

“야! 밥 먹었다면서. 면회도 오고 힘내라. 사식 먹는

다면 내가 가져오도록 할께.”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감방에 들어와 보니 밥 두 그릇과 죽 두 그릇 간장,

된장국 등 내 앞으로 4인분이 들어와 있었다. 밥을 먹기

시작했다. 보식도 다른 주의도 없었다. 소화도 잘 됐고

걸어 다닐 만 했지만 몸은 약해 있었다. 1개월 정도 끼

마다 4인분이 들어와 다른 동료들과 맛있게 먹었다.

몇일 안 되어 면회가 또 있었다. 동○ 학교 선생님들

과 학생들이 면회를 온 것이다. 면회장이 좁아 소장님의

특별 배려로 들판에 앉아 자유롭게 면회를 했다.

선생님 한 분이 인사를 대신하면서 “이○현 원장님

이 준비해 보내셔서 왔습니다.” 고 말했다. 면회 시간이

평소에는 3-5분 정도였는데 이 날은 1시간 정도를 주었

다. 다른 말은 일체하고 싶지 않았고 그 당시 수형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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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같은 식사 97

이 회개했던 일과 계시 등을 얘기해 주었는데 지금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몇일 후 또 다른 면회가 있었는데 시조사 총무의 면

회였던 것 같다. 외국인 기인호씨 부부로 생각되고 김형

식 형님이 동행하여 장교 특별 면회장에서 면회를 했는

데 손수 음식을 해오셨고 어린 아이와 함께 다녀가신

것을 잊을 수 없다. 그 후 누군가 면회에 와서 이런 말

을 전해 줬다.

“‘군법무관이나 지휘관들이 누가 집총하지 말라, 안식

일에 교육 받지 말라’ 고 묻거든 김○만(○생병원 전 총

무) 목사가 그렇게 가르쳤다고 하라.” 고 했다. 나는

‘야! 대단한 분이구나 신앙에 배짱이 있는 분이구나 그

런 분도 계셨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사실 그 당시 군

대나 사회 분위기로서는 그런 말을 할 수 없었고 교회

의 문을 닫게 할까봐 정부에 그런 입장표명을 못할 때

였다.

실제로 얼마 안 되어 2심, 3심 재판 때 법무관들이

연합회에 연락을 했고 나도 여러 방법으로 편지를 써

참관해 주기를 원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오히려 홀

로 서는 것이 더 편하고 법무관들에게 성경에 있는 그

대로 믿는 바를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서 좋았다. 교리

로 인해 교회에 어려운 문제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끝

까지 개인의 양심에 두었다.

면회를 마치고 들어오는데 교도과 직원들과 근무자

들이 한마디씩 했다.

“면회 복 터졌구나. 먹을 복도 터지고. 야! 징역 살맛

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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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아기를 낳지 못하던 여

인이 아기를 낳으면 주위 사람들이 기뻐하듯 지금까지

의 나의 고난과 죽고 싶었던 생각들이 사라지고 감방이

내 집처럼 느껴졌다.

한 장교가 말했다.

“원동규, 버린 자식인 줄 알았는데 아니군. 교회도 세

상도 아직 안 버렸군.”

나는 그 때 느낀 것이 있다. 배고프고, 춥고, 헐벗은

자, 병들고 외로운 자, 여러 같지 않은 환란을 당한 자

에게 작은 친절과 말 한 마디가 천사의 도움처럼 느껴

진다는 것을 배웠다. 편지 한 통, 방문, 전화 한 통화,

책 한 권 등 작은 것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절망

가운데서 일어난 자만이 알 것이다. 도와 가며 살고 싶

어 하는 사람들의 작은 정성을 말살시키는 일도 자주

있다. 양로원이나 고아원, 장애자 복지원, 봉사 단체 등

어떤 원장들은 큰 선물이나 많은 돈을 가져가면 좋아하

고 적은 정성으로 준비한 것들은 하찮게 본다. 그래서

많은 사람의 상처와 도울 맘을 사라지게 하는 일이 얼

마나 많은지!

지휘관들과 근무자들이 서로를 이해할 만한 때가 되

면 인사이동이 생기고 그때마다 한번씩 부딪히고 홍역

을 치루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몸으로 때

우고 사는 사람에겐 그때마다 생명을 내걸고 순간순간

을 넘기게 된다.

새로 부임한 과장님과 정훈 장교의 도움으로 밖의

작업장에 나가 바람도 쐬고 일광욕을 할 수 있었다. 오

랫동안 음식을 먹지 않다가 먹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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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같은 식사 99

않았기 때문에 작업장에서 다른 사람처럼 벽돌을 많이

지고 나를 수가 없었다. 많이 지는 사람은 30-40장이었

고 보통은 25-30이었다. 군에 오기 전에 노동을 좀 해

본 경험도 있고 현대 삼손이란 별명을 들을 만큼 힘도

써 본 일이 있었다. 내가 일하던 현장에 장로님들과 목

사님이 일부러 구경 오신 때도 있었고, 출퇴근 시간에

큰 돌을 내가 지고 일어나 가는 것을 사람들이 한참씩

구경하던 때도 있었다. 옛날 생각을 하고 ‘나도 40장은

지겠지’ 했는데 꿈쩍도 하지 않았다. 30, 20, 10장 계속

움직이질 않았다.

벽돌 2장을 지고 억지로 가는데 그것도 무거워 1장

은 다른 동료에게 지우고 1장을 지고 갔다. 작업반장이

호통을 쳤다.

“장난하러 왔어? 놀러 나왔어? 뭐 이런 놈을 여기다

보냈어.”

동료들이 한마디씩 거들었다.

“반장님, 그 친구 아무 말 하지 마십시오. 소장님 이

하 지휘관들이 다 아는 사람이라 잘 봐줘야 돼요.”

또 다른 동료가 말했다.

“저 친구 밥도 못 먹고 오래 있던 사람이라 햇빛 좀

보라고 내 보낸 겁니다.”

반장은 힐끔 쳐다보며 “그럼 다른 곳에 가 앉아 있지

그래.” 라고 했다.

“감사합니다.”

등받이도 무거워 벽돌만 들고 가면서 생각했다.

‘폐인이 됐구나. 성경에 보면 메뚜기도 짐이 된다더

니. 이렇게 몸은 하얗고 몸무게는 뚝 떨어지고 몸은 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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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그라지고 젊은 늙은이가 아니라 애기가 됐으니 뭣에 써

먹을꼬’

한심하단 생각이 들었다. 한쪽에 앉아 동료들 벽돌

나르는 것을 보고 있었다.

‘옛날 이스라엘 백성이 노역을 할 때 애굽 생활이 이

런 것이었나. 많은 짐을 지고 고생이 많았겠다. 그런데

왜 예수님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고 했을까? 그 분은 기중기인가? 내 발에 불도

끄기 힘든데 그 많은 사람들의 문제의 짐을 다 가져 오

라니. 뭐 죄의 짐이라고 그랬지. 이 죄수들의 잘못된 모

든 것들과 재판을 다 해결해 준단 말인가? 교만, 자아,

이기심, 불신, 불의, 불선, 불법 뭐 이런 것들을 가지고

오라 했지. 또 그 결과도 다 가져오라 했지. 뭐든지 해

결할 수 있단 말인가?

아담 이후, 전 인류의 짐을 지셨다니 잘 이해가 안

되는군. 한 사람 한 가정 아니 한 나라를 구원하신다면

이해할 수도 있겠는데 죄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모든

이의 근심, 걱정, 고통, 괴로움을 지시다니. 죄의 결과로

온 모든 불행의 짐, 병, 죽음의 짐까지 지시다니. 아담

이후 지금까지 앞으로의 모든 사람의 짐을 지셨다니 얼

마나 무거우실까? 그래서 예루살렘을 내려다보시면서

불행한 멸망을 내다보시고 우셨나? 그렇지. 창조주시니

까 그 모든 짐을 지실 수 있겠다. 그런데 왜 십자가상에

서 심장이 먼저 터져서 죽으셨을까? 죄의 무거운 고통

을 못 견디셨는가? 아니야 무겁고 아픈 것보다 더한 하

나님의 사랑과 희생을 분명히 보이시고 만 가지 증거들

을 주셨지만 그 은혜를 인류가 받아들이지 않고 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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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같은 식사 101

것을 내다보시다가 그만 심장이 터진 거야.’

내 눈에는 눈물이 빗물처럼 흘렀다. 많은 생각들을

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어 나팔 소리를 듣고 내 감방

으로 들어 왔다.

몇일 나가다 보니 힘이 조금씩 더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벽돌 2장, 3장 늘기 시작하더니 20장 정도는

질 수 있게 되었고 찬송을 할 수 있게 되어 좋았다. 여

러 감방을 다니고 금치실과 특창에서 찬미를 하고 싶었

다. 그렇지만 못하게 해서 속으로만 했는데 작업장을 오

가며 몇 번 시도를 했더니 가슴이 확 트이면서 소리가

나왔다.

시편 119편 164절에는 ‘하루 일곱 번씩 주를 찬양하

나이다’ 라고 했는데 얼마나 답답했었는지 모른다. 그러

나 이제는 작사 작곡하며 내 입에 찬양을 주셔서 벽돌

을 지고 오가며 부르게 되었다. 다른 동료들이 귀담아

듣기도 하고 위로를 받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참 후에 한 장교가 멀리 서 지나가다가 노랫소리

를 따라 가까이 오더니 물었다.

“어 너였구나! 난 어떤 녀석이 징역 살면서 뭐가 좋

다고 저렇게 노래를 하나 했지. 야, 나도 너처럼 살고

싶구나. 계급장 다 떼고 마음껏 마음의 노래를 부르면서

말이야. 어떻게 하면 나도 너처럼 낙천적으로 살 수 있

겠냐?”

“세상이 다 노래 아닙니까? 노래로 표현하면 노래고,

시고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미술로 표현하면 그림이겠

고 춤으로 표현하면 무용이겠지요. 색깔로 모양으로 산

을 보면 산 노래, 언덕길 오르막 내리막 인생살이 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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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의 길을 혼자 가지 않고 신이 함께 가는 길인데 좋지

않습니까?”

“그래, 그래야지. 네가 건강해서 사회 나가 큰일 했으

면 좋겠다.”

“큰일, 작은일 비교할 것 있나요. 오래 사나 오늘 살

다 죽으나 지금 이 시간 평안하고 만족하게 살다 가면

족한 것 아닙니까? 누군가 ‘한 여름에 축 늘어진 엿가락

처럼 늘어나 가늘고 길어 끊어질 듯 끊어질 듯 모질게

잡아 늘리며 사는 위험천만한 것보다 인생을 짧게 굵게

튼튼하게 살다가 한 겨울에 딱딱한 엿이 딱 불어지는

것처럼 사는 것이 낫지 않느냐’ 라고 했잖아요.”

“그래, 햇빛이나 많이 받고 들어가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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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 가지고 살 수 있나? 103

제 19 장

이상만 가지고 살 수 있나?

건강이 좀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마음에는

세상 끝날까지 천륜, 인륜의 법을 양심적으로 따르는 자

들을 세상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부담을 느

꼈다.

시대마다 정치나 사회, 문화가 다르고 종교가 다를지

라도 고난과 산 순교자의 신실한 자들이 뚜렷한 인물이

아니라도 들어 나지 아니한 평범한 국민 속에 조용히

하늘의 인정을 받고 산자들이 있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

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출감

을 하고 싶다거나 사회에 나가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어디든 주님이 함께 하신 곳이라면 좋고 하루 사는

것이 족하다고 생각했다.

하루는 명적 과장님이 나오라고 해서 근무자와 함께

나갔다. 과장님은 바로 말씀하셨다.

“사람이 이상만 가지고 살 수 있나? 나하고 얘기 좀

하자. 너 도대체 바라는 게 뭐야?”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나 모든 사람이 바라는 것이

다 이미 세상에 있고 하나님의 사랑 안에 다 허락돼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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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으니까요.”

“그런데 왜 문제를 일으키는 거야.”

“무슨 문제를요?”

“몰라서 묻나? 군대는 군대지 실정법을 따라야 하는

것 아니야? 너, 이대로 고집하면 형이나 많이 받아 민간

교도소에 가서 오래 살다 가는 수밖에 없어.”

사무실 직원 고문들을 향해 소리를 쳤다.

“거기 법 조항들 얘한테 적용할 수 있는 모든 것 다

가져와 한번 혼 좀 나야 돼. 너 15년 받아도 돼?”

“법이 그렇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법률책을 여기저기서 뽑아 정리하고 있는 사이에 과

장님은 담배를 한참 피우시더니 다시 물으셨다.

“야! 네가 뭐 성자나 된 기분이냐? 영웅심이 있어서

냐? 너 혼자 그렇게 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평화가 오

냐? 전쟁을 세상이 안 하겠느냐고. 너만 고될 뿐이야!

안 그러냐?”

과장님 마음이 좀 가라앉고 진지한 태도를 갖기 전

에 내가 말을 했다.

“과장님! 성자가 따로 있나요. 맨손으로 왔다가 맨손

으로 가는 인생이 하늘이 정한 마음을 받고 살면 다 성

자 아닙니까? 신은 인간을 통해서 영생의 평화를 시대

마다 알렸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죄를 끝까지 거

절하고 진리와 사랑의 법을 지키신 것을 깨닫고 받아들

이면 다 성자라고 생각됩니다. 영웅도 마찬가지지요.

국회의원, 장관, 대통령을 해도 몇 년 몇 십 년인데

성경에는 하늘의 마음을 받고 소중히 하나님의 법을 지

키는 자들은 천년 동안 왕노릇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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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 가지고 살 수 있나? 105

과장님 평생 과장 하시겠습니까? 누구든지 이 땅에서의

직책과 명예는 잠시 지나는 것인데 영원한 명예가 좋지

않습니까? 과장님 듣기로는 국방 대학원에 박사 학위

준비하신다고 하던데 박사하는 것도 인류의 평화를 위

한 것 아닌가요. 육군 대장 하시려고 하시나요? 제가 더

말씀 드려도 될까요?”

“그래 계속 말해봐.”

“저 혼자 이렇게 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평화가 오

고 전쟁이 없어지냐고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저는 제

자신이 이게 옳다고 생각되어 하는 것뿐입니다. 거창하

게 남북통일이니 세계 평화니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

은 민심천심이라고 믿는 분들이 한 사람 한 사람 다 그

렇게 된다면 세계 평화가 오리라고 생각하는 것뿐입니

다. 현실은 현실이고 앞으로 세상 끝날까지 민족주의 사

상과 종교적인 다른 해석과 공산주의니 민주주의니 하

면서 정당방위 차원에서 한다고 계속 전쟁할 것이 뻔한

것 아닙니까?”

“응. 그렇지 너도 알긴 아는구나! 그렇다면 왜 너는

훈련을 거절하는 거야?”

“훈련을 거절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생의 행복과 더

나은 삶을 위해 서로 도우며 살려면 훈련은 필수적이라

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훈련이 인생의 존엄성과 건강과

마음에 피해를 주는 것이라면 거절하는 것입니다. 인생

은 영원히 배워야 된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영원히 배우

며 지식이나 명철을 얻고 사랑을 영원히 받고 주며 살

고 싶었는데 이미 신은 다 허락하셨더군요. 그래서 그

길로 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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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그래! 너 공산주의에 대해서 잘 아나? 레닌 막스주

의에 대해서 말이야!”

“아니요. 전 아는 거라고는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면

자식이 부모 사랑을 알고 사는 것처럼 창조주의 사랑과

신뢰를 하나님께 두는 것입니다. 부분적인 지식이나 전

문적인 모든 것을 영원히 기회 주시는 대로 배워서 영

광을 돌릴 뿐입니다. 더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럼 너 배운 것, 아는 것 다 얘기해 봐.”

“그런 것은 없습니다. 세상이 다 아는 것 아닙니까?

우주에 다 널려 있고요. 먼저 발견한 사람들이 말하는

것뿐이지 새로 아는 것이 어디 있습니까? 소나무 하나

의 설명도 다 못하는 제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소나

무가 언제부터 있었는지, 왜 있는지 잎이며 색깔이며 뾰

족한 바늘처럼 생긴 모양은 무엇을 의미함인지 식물과

동물 모든 만물이 사람에게 어떤 조화와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모든 자연 과학이니 우주의 만물에 대

한 사물 하나하나의 지식을 배우고 말하는 것이 영원하

리라고 생각됩니다. 저에게 신의 은혜가 조금이라도 확

실하게 비춰오는 것은 모든 사물에 대한 의미와 마음에

영적으로 무한한 사랑을 받고 영광을 주신 이에게 돌리

라고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세상의 무슨 주의니

학문이니 하는 것은 아는 것이 없습니다. 성경이나 제사

제도나 자연에 나타난 의미는 사는 날 동안 나에게 새

로울 뿐이고 모든 지식, 과학, 학문은 항상 있겠지요. 제

가 하나님의 사랑이 어떻고 부모의 사랑과 세상이 어떻

다 하는 것은 태평양 물 한 방울 담고서 온 세상 물 다

담았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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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 가지고 살 수 있나? 107

“너는 그럼 공산주의가 언제 이기거나 진다고 생각

하는 거야?”

“물질과 실질을 숭상하는 무신론의 승리는 언제든

망합니다. 나치 이후 유대인들을 전부 죽이려고 할 때

유대인들이 공산주의나 민주주의를 만들어 놓고 모든

면에 서로 대립해서 싸우는 동안 유대 나라가 자라 독

립한 것이지요.”

“그러면 영국이나 미국이나 민주주의 나라들이 이긴

다는 이야긴가?”

“잠시 이길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민주주의 국가들

도 물질과 실질을 숭상하면서 하나님을 떠난 계획과 정

치라면 똑같이 망합니다.”

“신을 떠난 계획과 정치라는 게 뭔데?”

“하나님의 복음으로 자유를 주신 것을 배반하며 우

주의 거민의 법이요 이 땅 국가와 종교 단체, 사회와 가

정, 개인의 가장 기본 되는 십계명을 져 버리려고 지키

는 백성을 해하는 정책을 말합니다.”

“민주주의 국가들도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전쟁을 하고 무기를 계속 만드는데 공산주의나 민주주

의나 다 망한다는 거야?”

“그렇습니다.”

“그러면 세계 3세계와 세계 6대 종교가 승리하는 건

가? 어떤 특정 종교가 승리한단 말인가?”

“아니지요. 성경 역사나 지상 어느 나라도 통일 전성

시대에는 종교나 정치가 하나 되어 잘 나가다가 망했습

니다. 앞으로도 무슨 주의니 이념이니 종교니 하면서 종

교 정치가 세계 정부로 잘 살아 보자고 평화론을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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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고 올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마찬가지겠지만 세계 천하 통일을 부르짖던 나라와 통

치자들이 조물주 참 신을 섬긴다면서 귀신을 섬기고 인

간 존엄성과 도덕을 부르짖었지만 하나씩 하나씩 무너

지다 결국은 모든 것이 무너졌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참

신의 뜻이나 법이 변했습니까? 우주의 법칙과 자연 법

칙, 도덕의 법칙을 거스리며 변개하여 살아 보지만 실정

법이 임시는 편하고 형통하는 것 같지만 결국 망하고

사라질 뿐입니다.”

“그럼 너는 무엇을 믿고 앞으로 어떻게 된다는 거

야?”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세계는 하나로 살자고 종교

와 정치가 평화를 부르짖으며 하나의 지도자를 세우자

고 할 것입니다. 처음에는 정도령이니 화신이니 생불이

니 메시아니 그리스도니 하고 사람들이 스스로 재림주

라고도 할 것입니다. 사람을 신격화 하는 것도 사실이겠

지만 결국은 개신교와 천주교, 이슬람교, 불교, 유교, 힌

두교 등 메시아를 기다리다가 예루살렘 감람산에 거짓

메시아가 나타나면 온 세계가 평화가 왔다고 좋아할 것

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사람이 만든 살생 무기와 많은

사람들이 악을 심어 온 대로 거두는 무정부 상태가 될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나?”

“성경에도 있습니다만 일곱 재앙이 있고 진짜 재림

주 메시아가 오지요.”

“그 때가 언젠데?”

“이미 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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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 가지고 살 수 있나? 109

“그런데 왜 안 오나?”

“과장님이나 저나 모든 사람들이 준비가 아직 안 됐

습니다.”

“준비? 준비가 뭐야?”

“극락이니 천국이니 하는 나라에서 산다는 것은 동

서고금을 막론하고 똑같습니다. 자격이라는 것은 마음과

품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어느 나라든지 아이들의 만화

나 소설, 도덕경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표준이 십

계명입니다. 그러나 십계명을 서로 지키면 되는 것뿐이

지만 그 계명을 지킬 수가 없다 보니 많은 교리나 방법

을 더 만든 것이 문제가 된 것이지요. 국가나 종교 단

체, 사회 단체 등 외부의 압력이나 제도 환경이 하나님

의 법을 지킬 수 없게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것도 사실

이지만 육신을 가진 인간은 마음과 육체가 자아로 꽉

차있어 본성적으로 신의 법을 거스리기 때문에 스스로

는 안 됩니다. 신의 마음, 신의 법이 생애에 새겨 지도

록 신의 은혜와 섭리를 받아들이면 거듭남과 해탈이 분

명 될 수 있습니다. 인간은 그 무한한 것으로 따라가는

것뿐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시대마다 있었고 지금도 있

고 앞으로도 있을 겁니다. 그러다 하늘이 정한 숫자가

차면 메시아가 옵니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그러면 네 생각에는 세계 모든 이념과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전쟁을 하고 안식일이나 다른 계명을 져

버리고 현실과 실정법만 따르면서 신앙 한다는 사람들

이 다 가짜고 지옥에 간다는 거야?”

“저에게 묻지 마시고 모든 사람의 양심에 묻는다면

답이 나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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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몇 시간을 말하다가 내 주먹의 손가락 사이로 담배

불을 지졌다. 잠시 후 내 손을 안으로 움츠렸더니 따귀

를 때리면서 말했다.

“야! 꿈 깨. 정신 차려 이놈아.”

거기 있던 문관들이 법률책들을 뒤적거리며 몇 시간

동안 나에게 어떻게 형을 추가로 줄 수 있는지 찾아보

았지만 더 적용을 할 수 없다고 보고를 했다. 그러자 과

장님은 “뭐야! 법을 더 적용할 수 있는 법이 없다고? 좋

아 내가 하지.” 큰 소리를 쳤다.

점심시간이 되어 근무자는 나를 데리고 입방했다.

아! 내가 꿈을 덜 깬 것일까? 아직도 잠자고 있는 것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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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사랑을 나누다 111

제 20 장

형제의 사랑을 나누다

어느 날 교도 간부가 들어오더니 당신과 같은 사람

이 하나 있었는데 죄수 파견 근무를 나갔다가 어제 입

방해서 몇 달 후에 출감할 것인데 오후에 만나게 해 주

겠다고 했다.

홍○복 형제였는데 얼마나 반가웠던지! 만나고 헤어

질 때마다 눈물로 헤어지곤 했다. 한번은 6각 사이 마당

에서 매 맞는 소리가 들려 동료 어깨의 목을 타고 반달

환기 통으로 내다보니 여러 수형자들이 단체 기합을 받

으며 몽둥이로 맞고 있었다. 그 가운데 아는 사람이 있

는 것 같아 보니 홍 형제였다. 그 때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또 어떤 때는 내가 당한 소식이 그 형제한테 들리면

그 형제가 울곤 했다. 홍 형제나 나에게 면회가 있고 나

면 과자 한 두 봉지를 나누어 가지고 때론 사탕 한두

개를 호주머니나 손에 쥐어 주며 서로 부둥켜안고 얼마

나 울었는지 모른다. 작업장에 나갔다가 다른 동료들에

게 먹을 것을 좀 얻으면 놔두었다가 만날 기회가 되면

서로 줄 땐 형제의 우정이 좋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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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다.

얼마 안 되어 그 형제는 출감했는데 헤어지던 날 섭

섭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이 땅에서는 두 번 다시

못 만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하늘나라에서나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됐다. 지금 사회에 나와 풍요를 누

리는 백성들이 서로 사랑하지 못하고 나누지 못하며 다

투는 것을 볼 때마다 괴롭다. 그러나 더 무거운 것은 종

교인들이 사랑이니 도덕이니 하면서 자기들끼리 싸우는

것을 볼 때면 길을 거닐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나에게

사회 나와서 기독교인이나 다른 종교인들이나 국민들이

복을 받으면 받을수록 형통하면 형통할수록 더 이기적

이 되는 것을 보라고 살려 주셨나?

‘주님, 저를 죽여주십시오.’ 라고 한 때도 많았다.

홍 형제가 출감한 후 얼마 안 되어 나와 같은 사람

이 또 왔다고 해서 근무자에게 허락을 받고 만날 수 있

게 되었다.

그는 카톨릭 신자였다. 수도원 생활도 했고 깨달은바

양심적으로 전쟁할 수 없어 집총을 거부하고 왔다는 것

이었다.

“형제여, 교파나 교리는 좀 서로 이해하는 면이 다른

것도 있겠지만 복음으로 새 사람 된 자들은 하나님의

마음과 품성은 같을 테니 하나님의 계명이 마음에 새겨

진 자는 다 형제가 아니겠나? 있는 동안 서로 자주 만

납시다.” 했더니 그가 고마워했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카톨릭 성직자들과 평신도들

은 다 군대 가서 집총도 하고 실제로 전쟁에도 참여해

서 싸우기도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또 중세 시대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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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사랑을 나누다 113

금도 교리에 맞지 않는 단체는 이단시하다가 얼마간 기

회가 지나서는 천주님의 교리와 맞지 않으면 거룩한 이

름을 위해 죽여도 괜찮은 것으로 알았는데 형제는 다른

가요?”

그 형제는 말했다.

“그렇지요. 깨달은 면이 다르고 국가의 법이 다르니

까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이 타협한 거지요. 중세 때 교

리가 지금과 같은 것이지 몇몇 천주교 성직자들이 전쟁

참여나 이단 면목으로 살생고문 한 것을 시인하고 사과

한다고 해서 교리가 바뀐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지요. 그런데 형제는 이 나라가 안보 제일주의

로 갈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렇게 남북이 대립된 상

태에서 홀로 이런 길을 택했습니까?”

“원수 갚는 일은 천주님께 맡기고 원수도 사랑하라

는 말씀을 읽고 보니 제 마음에는 다른 사람을 해할 용

기도 없고 양심의 소리를 따라가는 편이 편했습니다.”

“그래요. 참 훌륭한 카톨릭인입니다. 모든 카톨릭인들

이 형제처럼 그런 마음의 용기 있는 사람들이면 천국

가기 전이라도 지상 평화도 오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텐데요. 다음에 또 만납시다.”

뜨거운 포옹을 하고 헤어졌다.

얼마 안 되어 그 형제는 어떤 방법으로 나갔는지 모

르지만 곧 바로 재판이 끝나고 제대를 했다. 그 후 또

한 사람이 나와 같은 죄목으로 들어온 자가 있다고 해

서 만났는데 나이가 아주 어려 보였다. 옆에서 다른 동

료들이 말했다.

“이 친구는 이, 벼룩, 빈대도 안 잡는 친구요. 원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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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도 그렇잖소.”

그 당시 감방 안의 콘크리트 천장이나 벽의 작은 구

멍마다 이와 빈대가 많았다. 그리고 뚝뚝 떨어져서 수형

자들을 괴롭혔다. 벽 쪽에 앉거나 잠을 잘 때면 가운데

사람보다 몇 배 더 물렸다. 그러나 나는 기도를 자주하

다 보니 가운데 있을 수가 없어 다른 사람을 생각해 늘

벽 쪽에 앉아 있었다.

“나는 어제 밤도 빈대를 잡았는데 저 친구는 빈대도

안 잡아. 통하는 사람끼리 잘 얘기해봐.”

S법대 출신인 한 수형자가 물었다.

“너 함석헌씨 제자냐?”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럼 카톨릭?”

또 고개를 저었다.

기독교인이냐고 하니 그것도 아니라고 했다.

‘불교인이 살생을 안 한다던데 불도인가? 개미도 안

잡는다고 하면서 승도들이 사람을 죽이는 일에 앞장서

서 싸우고 자기들끼리도 패싸움을 하는데 이해가 안 되

는군. 대승들이 못되어서 그런가? 그럼 유교 사상도 아

니라고 하는데 그럼 도대체 뭐야?’

“형님들 그만 하세요. 6각에 온지도 얼마 안 됐고 불

안하게 하지들 마시고 나중에 편안하게 조용히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 후 두세 번 만났고 필요한 옷이나 작업복을 좋은

것으로 줬다. 그리고 그는 재판이 있고 금방 출감 제대

했다. 다른 수형자와 근무자가 나에게 한마디씩 했다.

“자넨 빽도 없어? 다른 사람들은 너 같은 죄로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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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사랑을 나누다 115

사람 다 나가고 여호와 증인들도 민간 교도소로 다 넘

어가 개구리 복(제대복) 입고 제대하는데 넌 재판 받으

면서 살고 나서 또 복무하라고 해서 들어오니. 너도 미

친 척이라도 해서 나가라. 빈대도 안 잡겠다고 하던 친

구는 법정에서 뭐라고 했는지 아나?”

“뭐라고 했어요?”

“전쟁하고 사람 죽이며 일하는 것은 어떤 상황이든

야만인이요 식인종이라고 했데. 그러니까 판사가 60만

대군과 예비군들이 다 식인종인가? 했더니 그렇지 않습

니까? 라고 대답했다는 거야. 그 자리에서 형을 많이 받

나 했더니 정신 이상자로 해서 바로 나갔어. 너도 그렇

게라도 해서 나가 이 바보야.”

사실 먼저 나간 그 친구는 나보고 자기는 종교는 모

르지만 마음에 도리는 따르고 싶었다고 그랬다. 병역 문

제가 있기 전에 유럽의 어느 학자가 쓴 책을 한권 읽었

는데 그 글속에 전쟁은 야만인이나 식인종이 하는 거라

고 표현했다는 것을 나에게 얘기했었다. 그 때 둘이서

이런 얘기를 했다.

“참 이상하지 야만인이나 식인종은 겁을 내고 싫어

하면서 정당방위란 이름으로 모두 전쟁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하니 말이야. 그럼 만물의 영장이니 현대인이니 문

명인이니 과학인이니 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서로 짓

밟고 있는 것도 모든 면에서 다양한 것 아닌가?”

그는 분명 생명을 존중했던 자였고 평화를 사랑하고

지키는 데는 무저항과 비전투원이었다. 어린 나이의 젊

은이로서 양심이 살아 움직이는 자였건만 정신 이상자

로 세상은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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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세계 모든 백성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민심천심을 지

키는 사람들이 평화시나 전시나 어떤 형편과 환경에 처

하더라도 변함없는 여러 단체와 백성이 있음을 알았다.

그들은 어떤 희생이나 죽음을 요할지라도 즐겨 양심을

지키는 자들이었다. 전쟁을 싫어하고 반대하는 몇 단체

중에는 평화주의자들이 있는데 그들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 나라마다 있다. 학자들과 학생 지식층에 있다고

하는 이들 중에는 종교의 이름을 빌리지 않고 밝혀진

양심에 따라 사는 이들이 있다.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은 힌두교인들인데 살생이나 전

쟁에 참여하지를 않는다. 퀘이커 교도들 역시 그런 사람

들이고 여호와의 증인들이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문제

로 옥중 생활을 많이 한 자들이다. 이슬람교도들 중에도

죽기까지 평화주의로 가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과격주

의나 성전으로 신의 이름을 위해 전쟁하는 자들도 있다.

제칠일 재림교 개혁운동 역시 전쟁 혁명 정치에 관

여하지 않는 복음의 회복과 인간 존엄성을 지키고 있는

부류이다. 그 외에 카톨릭이나 개신교도들, 불교나 유교,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자들 중 개인적으로 전쟁을

양심적으로 반대하는 자들이 있다. 이들이 있는 한 하늘

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기까지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빌 뿐이다.

나에게 자주 교파가 어디에 속해 있느냐고 질문을

할 때면 이렇게 대답했다.

“정치, 사회, 종교 그 외에 모든 제도의 목적이 무엇

입니까? 인간의 회복이 아닙니까? 종교의 모든 경의 가

르침이 도덕의 인간성을 원래대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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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사랑을 나누다 117

아닙니까? 제가 성경을 좋아하니까 기독교인이라 하지

요. 성경의 가르침, 성소(제사)제도, 꿈, 계시, 환상, 비

유, 상징, 교리, 교육, 율법 등이 있는데 그것은 한마디

로 회복입니다.

이 모든 제도의 가르침 중에는 하지 말라는 것도 있

는데 인간이 할 수 없는 것을 신이 해 주신 것을 알고

살면 되는 것인데 그것이 회복입니다. 신에게 속한 모든

것이 의요 그 의를 받아들이게 되면 받아들이는 자의

것이 되고 그 표준이 십계명이 되고 마음에 새겨진 생

애로 살게 됩니다. 이것을 일깨워 주고 영감을 주며 함

께 하는 것이 신이 하는 일이요 그게 교회이고 성전이

지요. 다시 말하면 불신, 불의, 불선, 불법의 네 가지 죄

를 끝내고 신과 의와 선과 법을 지킨 그리스도의 은혜

와 마음을 용납하면 네 가지 죄에서 나와 예수님처럼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이 일을 위해 교회 행정이나 다른

모든 사회 제도가 있다고 봅니다.”

나는 늘 이런 설명을 하면서 지금도 살고 있기 때문

에 나를 아는 사람들이 ‘그럼 교파도 인종도 국경도 좌

익 우익 다 필요 없는 것이 아니냐?’ 며 좋지 않은 시선

을 줄 때도 있다. 그러나 나는 무정부주의자는 아니다.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주는 한 어떤 면에서든지 모범

시민으로 살고 싶었고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런데 왜 재판은 계속 연기되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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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21 장

27번 재판정에 서다

재판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나에게 ‘가르쳐 줄 것이

많아 자주 그런 일을 당하게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려서 일하던 회사가 몇 가지를 겸하고 있었

는데 건축, 출판 외에 정부 간행물 관보와 법령집 도에

서 발행하는 도보를 취급하던 회사여서 각 기관에 배포

하기 위해 자주 경찰국이나 도청 법원, 검찰청, 교육청,

은행 등 정부 기관을 많이 드나든 일이 있었으나 재판

문제로 군 재판에 1,2심 그리고 대법원에까지 상정되는

줄은 잘 몰랐다. 그 후에도 예비군 문제로 몇 차례 1981

년 삼청 교육까지 생각해 보니 27번 정도 재판에 섰다.

재판에 서면서 무엇을 배웠나를 생각해 봤다.

다른 동료들은 3개월 안에 거의 재판이 끝났는데 나

는 7개월이 지나서 2심이 끝나고 다시 대법원에 넘겨져

또 몇 달이 지나서야 형 확정이 됐다. 수경사 2심 재판

부에서는 재판장이 간단히 물었다.

“피고는 처음의 생각과 변함이 없는가?”

“네.”

계속해서 한 달에 몇 번씩 재판에 불러내서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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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번 재판장에 서다 119

끌면서 내 생각을 바꾸게 하려고 지연작전을 했다. 몸도

약해졌지만 많이 피곤했다. 2심이 끝나고 함께 있던 한

수형자가 있었다. S대 법대생이었는데 특수부대 훈련을

마치고 북한 공작원으로 일하다 비밀을 지키지 못하여

7년형을 받아 몇 년 살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 대법에

상고하여 기각을 당하더라도 후대를 위해 뜻을 밝혀보

라며 과자 몇 봉을 주었고 다른 수형자는 미농지 한 권

을 주었다.

몇일 기도하는 맘으로 상고 이유서를 쓰면서 밤낮으

로 기도했다.

창세기에서 계시록까지 그 당시 기억나는 성경절을

일단 확보한 후 신의 본 뜻은 자비와 공의가 공존하는

동안에는 어떤 불행이나 전쟁 재난이 없음을 밝히고 신

과 인간의 신뢰가 떠나 공의의 문자인 십계명을 범하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시대적 불행과 전쟁이 시대마다 있

었음을 언급했다. 그 가운데서 자비와 공의를 지킨 백성

들의 후예들이 지금까지 있으므로 이 세상이 존재하고

있다고 적었다.

관대한 해석과 배려로 이 나라가 신앙의 자유와 양

심의 자유가 있는 나라로 인식되기를 희망하고 실정법

으로만 된다면 이 나라는 미래의 발전이 없고 신의 가

호가 떠나고 화만 당할 것이라고 경고도 했다. 몇 십장

의 미농지에 먹지를 대고 썼는데 한 부는 대법에 또 한

부는 기간병을 통해 연합회에 보내 달라고 부탁을 했는

데 확인을 할 수 없었다. 혹시 지금 누군가 그것을 가지

고 있다면 읽어보고 싶다.

1969년 11월 경 대법원에 나갔다. 오랜만에 서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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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리를 보니 딴 세상에 온 것 같았다. 가지고 간 가다밥을

먹고 재판에 서게 되었다. 30초도 안 되어 기각 이유도

설명도 없이 기각 시켜버렸다. 아무 말 없이 오면서 생

각했다.

‘어쨌든 재판관들이 한번은 읽어 봤겠지. 그들도 양

심은 있을 테니까 죽을 때까지 양심의 소리를 잠재우지

는 못할 거야.’

여러 번 나의 재판에 관계된 법무관 부인들에게 꿈

에 나타났던 일들이 있었으니까 재판관들에게도 구원의

기회가 되고 다음에 나와 같은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 도움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다른 죄수들의 재

판 받는 것을 여러 번 본 것과 1,2,3심 재판은 내 생애

에 많은 교훈을 주었다.

어떤 사람은 재판 중에 어머니들이 담당 법무관에게

한번만 살려 달라고 애걸복걸하는가 하면 지방 각도 시

골 섬에서 없는 돈에 논밭을 팔아 면회를 다니고 법정

을 쫓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자갈을 쳐서 번 돈,

보따리 장사를 해서 모은 돈, 쓰레기를 주워 모은 돈,

술집에서 번 돈, 남의 집에서 밥 얻어먹으며 모은 돈,

다 다르기는 했지만 그 당시 어려운 중에 자식 면회 오

는 부모의 마음은 오직 하나뿐, 죽기 전에 자식이 제대

하여 하루라도 더 보다가 죽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나같이 법무관을 찾아와 하는 말은 비슷했다.

“우리 아들은 착했어요. 죄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어

요. 무슨 죄를 지었기에 안 풀어주는 겁니까?”

법무관들은 업무를 볼 수가 없어서 아예 문을 걸어

닫고 종일 밖에 나오지도 못하고 퇴근 시간에나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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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번 재판장에 서다 121

데 그것도 다른 문을 통해 살짝 빠져 나가야 하는 형편

이었다. 사람들은 복도고 재판정이고 남한산성 면회장,

부대 앞에다 옷이나 수건 등을 깔고 누웠다. 해결해 줄

때까지는 못 가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법무관들은 이들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계속 찾아오

자 초범들은 특별한 죄가 아닌 이상 집행 유예나 곧 나

가도록 해 주었다. 재판 석에서 묻는다.

“이번에 나가면 다시는 이런 범죄를 하지 않고 살 마

음이 준비됐는가?”

“네, 이번 한번만 현명하신 재판장님께서 기회를 주

신다면 뼛골이 가루가 되어 죽더라도 나라를 위해 충성

하고 부모를 공경하며 이 민족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인간이 되겠습니다.”

이런 비슷한 말들을 피고인들이 눈물을 흘리며 말하

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러나 얼마 안 되어 다시 전과자

가 되어 들어오곤 했다. 학력이 높고 재산이 있고 명예

가 있는 가문의 자녀들도 마찬가지였다. 공무를 수행하

다가 들어온 사람들, 영관급들, 장교들, 하사관들도 있었

다. 군 작전에서 대포알이나 무기들을 고물상에 팔아 온

사람, 마약이나 일반 약을 팔아 온 군의관들, 군수물자

를 팔아 온 사람들, 여자 문제로 간통으로 들어온 사람

들, 간첩이 잡힌 후 지나온 경로를 말하면 그 경로에 근

무했으나 알지 못하여 잡혀온 사람들, 북한으로 가려고

하다 붙잡혀 온 사람들, 월남전에서 부대원들이 집단으

로 월남 여자들을 간통한 죄로 들어온 사람들, 절도, 명

령 위반, 탈영 외에 많은 죄목들이 있었다.

그들이 재판 받는 것을 보면 변명이 없고 형을 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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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받으려 하는 것이 본능이어서인지 때로는 흔히 쓰는 방

법으로 오리발을 내밀곤 했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변호

사를 사서 나오기도 했다. 사실을 시인하지 않는 일로

인해 재판이 연기되고 사실을 시인해도 증명될 일이 확

증되지 않으면 또 연기가 됐지만 무기한 재판이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개인, 가정, 종교 단체들, 국가들의 운명과 지구의 운

명이 무기한 가는 것이 아니다. 만약 심판 받을 일이 없

다면 무기한 가겠지만 분명 자비와 공의를 거절하는 것

을 우리는 보고 있다. 개인적으로 심판이 지나가고 있음

도 보고 있다.

흔히들 이렇게 묻는 것을 자주 들었다. 재판정에서

수형자들과 근무자들, 지휘관들 그리고 사회 나와서 종

교인들이 자주 묻고 대답하는 것을 지금도 본다.

어디 지금 성현들이 있나? 거룩하게 사는 자들이 있

나? 의인들이 어디 있나? 거듭난 사람이 있나? 각을 했

나 중생한 사람이 있어? 해탈의 경험을 가진 자가 어디

좀 있나? 완전한 자가 어디 있나? 도인들이 정말 있나?

신의 마음과 품성을 받아 회복된 자들이 있나? 신의 형

상으로 인침 받은 화신이 좀 있을까? 하나님의 신이 함

께 하고 천사들이 함께한 사람들이 있는 건가? 산부처

들이 어디 있다던데! 정 도령이 나타난다는데! 자비와

공의의 빛이 사람을 통해 마지막 어두운 세상을 환하게

할 사람이 와야 끝이 난다는데!

등 이와 비슷한 말들을 많이 하는 것을 우리는 본다.

이런 말들이 단어 상 차이는 있지만 사실 내용적으로

보면 다 같은 맥락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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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번 재판장에 서다 123

성현들이나 예수 그리스도가 창조주의 뜻을 드러냈

을 때 그것을 깨닫고 받아들인 사람들에게 다 응한 것

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마음에 받아들이면 그렇게 된

다. 그 사람들이 자비와 공의를 소유하고 빛을 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늘 이렇게 말한다.

“다른 것은 완전치 못하면서 전쟁이나 거부하고 안

식일만 지키면 단가? 그게 완전한 것이냐?”

실제로 젊은 청년들이나 어른들이 세상 살면서 군

문제나 결혼, 직장, 학교 문제가 부딪칠 때마다 자신의

상태를 보고 실망할 때가 많다. 다른 것은 다 타협하면

서 이 문제를 이렇게 하나님 법에 어기더라도 새로 용

서 받고 살면 되지 한번 두 번 이런 저런 이유와 핑계

로 십계명 중 어느 계명이든지 거절할 때마다 양심이

죽어가고 있음을 누구나 경험한다.

그럴 때마다 마음과 머리는 우둔하게 되고 형통치

못하며 신의 음성은 분별이 없어진다. 선악의 분별도 구

원의 가치관도 사물의 가치관도 영적 지적 생활의 가치

관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다 무너졌음을 나중에 알게

된다. 결국은 자신이나 다른 어떤 사람의 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양심을 씻기거나 회복함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런대로 세상을 그냥 살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누가 뭐래도 죄와 세상에서 하는 말이 불

신이나 의심의 말로 들려오면 신의 음성으로 돌아가라.

그리고 거기서 즉시 나 자신이나 다른 어떤 사람도 바

라보지 말라. 예를 들면 ‘네가 뭐 의인이라고? 네가 뭐

잘났다고? 네가 뭐 산부처야? 성자야? 다 똑같은 인간

이야! 같은 죄인이야! 그런데 뭐 그렇게 똑똑한 척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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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거야?’ 등 모두 맞는 말이다. 죄인인 것이 분명하다. 또

한편 신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인간을 살게 하기 위해 세상을 창조했다. 영원한 사

랑과 신뢰의 순종은 영원한 영생이다. 불신과 불순종은

분명한 죽음이었지만 다시 살게 하기 위해 죽음을 갚아

주고 용서와 순종한 생애의 표적을 십자가에 나타내었

다. 내가 너희들에게 영생을 주었다. 칭의, 성화, 완성을

주었다. 나의 순종, 나의 완전을 주었다. 나의 마음, 나

의 계명, 나의 거룩함과 인침을 다 주었다. 그렇게 마음

에 믿으면 주는 것이다. 나의 의를 너희들에게 다 주었

다.”

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창

조의 믿음을 가졌다면서 진화론적인 불신과 마음으로

‘나는 완전치 못해 나중에 완전해 질 거야. 나는 나중에

잘 믿을 거야.’ 라고 말하는데 그 나중이 언제란 말인

가? ‘나는 나중에 잘 믿을 거야. 나는 나중에 이른 비,

늦은 비를 받을 거야.’ 무슨 믿음의 증거를 볼 때마다

‘나중에, 나중에…’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자신의 지

식, 경험, 문제점들, 현재 가지고 있는 계획들 때문에 신

의 은혜와 능력으로 하시겠다는 것을 잘 용납하지 못하

고 있다.

이것은 그 자체가 자아요 교만이요 불신이요 자기

행위로 의로워져 보려고 하거나 영생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또 그들이 말하기를 “그럼 너는 다 됐단 말이야? 영

생을 받았단 말이야? 신이 함께 해? 인을 받았단 말이

야? 생불이 된 거야? 성현이야?” 등 반문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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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번 재판장에 서다 125

대답을 뭐라고 해야 할까? 모르는 게 아는 것인지.

안 된 게 된 것인지. 영생을 안 받은 게 받은 건지. 신

이 떠난 것을 아는 게 함께 하는 건지. 깨달은 그 시간

이 생불이지 나약함과 세속의 더러움을 아는 것이 성인

이지.

기독교인들이라 한다면 믿는 게 왜 완전치 못하고

인침을 못 받고 신이 함께 한 자가 그 모양이고 완전치

못하냐고 할 것이고 그렇게 말씀대로 안 된다면 그게

믿음이냐고 할 것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확실히 모

르겠다고 하면 그러면서 무슨 성직자냐 장로냐 모태 교

인이냐 할 것이니 이래도 저래도 문제를 삼을 것이다.

우리의 답이 어디에 있는가? 분명 신만이 답이다.

신이 말씀하신 대로 “믿는 고로 말하리라” 는 대답

외에 어느 누구도 다른 말을 할 필요가 없다. 다른 사람

들의 마음이나 행위를 가지고 판단하는 시시한 바리새

인이나 재판관이 되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이 마지막이란 생애로 믿

고 죄에 타협을 거절한 것뿐이다. 심판은 그날 받은 것

이다.

오리발 내밀기 보다는 사실을 신 앞에 양심적으로

내 놓으면 재판은 진행되지만 나중이란 생각, 지금 형

편, 환경이 어떻다는 핑계로 구원과 도덕적인 결단이 필

요할 때 십계명과 양심 문제가 부딪칠 때마다 미룬다면

전과자가 되는 셈이다. 재판을 받지 못하고 미결수로 오

래 있을수록 괴로운 것이다. 신은 우리의 입장을 이미

알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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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22 장

재판에서 배운 것

심판을 지금하시는 이유는 나의 약함과 불신의 짐을

이미 다 지신 분이 계셨다. 용서하시고 무죄 선고를 하

시며 성령의 보증으로 함께 하시기 위한 심판이라는 것

을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짐을 지

실 수 있고 해결할 수 있는 분이 검사요 판사요 변호사

이고 그 분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더 이상

심판을 미룰 필요가 없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많은 사람들이 지옥 불에 타는 불 심판이나 은혜가

떠난 전쟁과 재난의 심판을 두려워하고 재림 때의 일곱

재앙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 심판의 표준인 십

계명이나 선악간의 모든 것을 인류의 마음에 가지고 있

으면서 자기 자신들의 마음의 조사심판에 대해서는 모

르고 있는 자들이 많다. 세상 재판을 여러 번 받으면서

하늘 재판정에 진행되는 일이 나 개인에게 실제로 적용

되는 것을 이해하게 된 것이 복이었다. 왕, 국가의 지도

자들, 종교지도자들, 모든 백성들의 심판이 현실적으로

하늘과 땅에서 진행되는 것을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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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에서 배운 것 127

그러나 늘 치우친 자들과 괴롭히는 자들은 성현들의

말이나 잠언, 격언, 성경이나 다른 경들의 좋은 말을 인

용하면서 때리고 괴롭혔다.

“내가 너를 때리면 심판 받냐? 내가 지옥 가냐? 그

럼 너는 천당, 극락 가겠구나. 오른쪽 뺨을 때리면 왼쪽

뺨도 맞아야지. 내가 너를 고문한다고 해서 원망하지마.

원수를 위해 기도하라고 했잖아. 너는 교인이니까 예수

님은 모든 것 다 주시고 생명까지도 피를 흘려주셨는데

너도 그렇게 해야지.”

군수품이 지급될 때도 마찬가지다. 좋은 것은 다 그

들이 먼저 골라 입었다.

“너는 종교인이니까 양보해야지.” 등 항상 선한 것을

이용하며 한쪽 치우친 자들의 악용이 얼마나 갈까 기도

할 뿐이었다.

예수님 당시나 과거나 현재나 앞으로도 희롱과 조롱

과 핍박은 계속 되겠지만 이런 일로 실족치 않는 자들

이 복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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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23 장

총으로 나를 쏴 보시오

하루는 월남전에 참전했던 과장님이 나에게 말씀하

셨다.

“나도 총탄에 맞아 보다시피 다리를 절지만 어떻게

싸우지 않고 살아남았겠어? 너처럼 세상이 다 싸우지

않고 살면 전쟁이 없겠는데 말이야. 현실이 그렇지 못하

잖아. 너를 어떻게 해야 남한산성에서 나가게 해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너 같은 사람이 여기 있을 필요가 없

는데 총을 쏴서 살면 나가고 그렇지 않아서 죽게 되면

옥사(獄死)로 형을 사는 기간 동안 (남한)산성의 개죽음

무덤 속에라도 있을래?”

“그러지요. 총으로 한번 나를 쏴 보시지요!”

“그래! 그런데 월남전이라면 모르겠다만 지금은 여기

서 쏠 수 있는 권한이 내겐 없다.”

“그럼 상부에 말씀드리고 해 보세요. 죽으면 싸우기

싫어서 죽은 놈이라고 하시고 살게 되면 곧 바로 출감

시키면 되잖아요.”

한참을 쳐다보시더니 ‘휴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러 차례 의논은 있었지만 불발로 끝났다. 그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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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으로 나를 쏴 보시오 129

반대하고 괴롭히던 지휘관들이 나의 마음과 사상을 파

악했고 인정이 메마르고 인생의 가치관이나 삶의 의욕

을 잃고 있는 죄수들에게 나 같은 녀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는지 일할 수 있는 특혜를 베풀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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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24 장

교도 실장이 되다

죄목이 다른 피 끓는 젊은 사람들의 다양한 성질과

행동을 통제한다는 것은 힘든 것이다. 무력으로 다스린

다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 대화나 생애의 부드러운 모습

으로 교도, 교화한다는 것도 지도할 수 있는 사람이 없

었다. 신의 감동을 받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나를 죄수

간부 지도하는 방으로 넣어 줬다. 45호로 기억되는데 그

당시 교도 등이 다른 죄수들과 따로 있었는데 구타나

부정이 많아 이들을 다 모아 45호실로 모아서 함께 자

도록 하고 업무 시간에만 나가 근무하게 했다.

그 당시 교도라 하면 가죽으로 만든 피대 완장을 차

고 옷을 딱 갈이(식 기류) 같은 것으로 죄수복에 줄이

쭉쭉 가도록 다려 입었다. 이들이 각 동을 돌거나 지날

때면 숨소리도 제대로 못 내고 조용했다. 대장이나 어떤

사회 높은 사람보다 제일 두려워했던 존재였다.

수천 명을 지도하는 교도들을 모아 놓고 나는 한마

디 했다.

“오늘 저녁부터는 다른 감방에서 잘 수 없습니다. 그

리고 식사도 다른 데서 하면 안 됩니다. 과자라든지 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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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 실장이 되다 131

물품들, 담배, 기타 소 내에 반입 금지품을 소지해서도

안 됩니다. 만약 위반 시는 그 시간에 피대를 떼고 열중

에 돌아가야 합니다. 어떤 수형자들에게서도 금품이 오

고 간다거나 구타가 있다든지 하면 더 이상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사식과 남의 좋은 음식만 차려 먹던

것을 가다 밥이지만 내가 대신 최선을 다해 주고 직접

교도들의 주방장이 되어 딱 갈이(식기 닦는 일 등) 일과

청소는 내가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함께 기도를 했다.

그날부터 소 내는 차분한 가운데 생활했다. 구타나

두려움보다 더 한 것은 수형자들의 정신적 갈등이었다.

성경에 보면 요셉은 간음을 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억울

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서 몇 년을 살았다. 감옥에서 요

셉은 감방장이 되어 생활한 이야기가 있는데 나도 그런

격이 되었다. 연령으로나 덩치로나 전과 경력이 징역 선

배였고 대개 유단자나 운동하던 사람들이었으며 잘 생

긴 사람들이었다.

교도들과 대화하고 조석으로 잠시 예배를 드리고 기

도하면서 다른 수형자들을 사랑으로 정서적으로 친 형

제들처럼 대해 주도록 했다. 그러나 그들이 우정이나 의

리는 아는 수형자들끼리 통했지 근본적인 마음으로부터

교도 교화는 안 되고 있었다.

담당 정훈 장교나 군종참모는 정신 교육과 정서 교

육이 있었지만 그들에게는 피상적인 교육뿐이었지 마음

에 와 닿지를 않았다. 가끔 종교 단체나 사회단체에서

떡과 과자를 가지고 위문을 와서 종교 지도자들이 권면

을 하고 갔지만 상한 갈대의 마음은 살아나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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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기도하던 어느 날 교도들에게 말하고 행동으로 보여

봐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부 사정은 과부가 안

다는데 죄수 사정은 죄수가 아는 것이니 직접 나서서

해야 되겠다 싶어 한 감방 한 감방 돌기 시작했다.

아침저녁으로 48개 감방과 병실을 돌다 보니 각 방

마다 2-3분 동안에 성경 한절 밖에는 읽어 줄 수 없었

다. 위로하고 기도해 주면 그들은 기뻐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만 대해도 그들은 나를 천사 대접하듯 반겼다.

때로는 병실이나 작업장에 나가서 그들을 대할 때면 누

군가 와서 내 손을 꼭 잡곤 했다. 여러 사람이라 나는

그들을 다 기억할 수 없다. 반갑게 인사하고 얼굴을 비

비며 손을 잡아 누구냐고 물어보면 몇 달 전에 열이 나

고 약도 없어 죽게 됐을 때 자기 손을 붙잡고 기도하지

않았느냐고 하면서 그 이후 나아서 작업장에도 나오게

됐다고 했다.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이 아니어서 평범하

게 지나갔는데 어느 날 한 감방에서 나는 호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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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이 침례식을 기다리다 133

제 25 장

수천 명이 침례식을 기다리다

“여러분들! 하나님의 뜻과 부모님의 뜻, 국가와 사회

의 뜻을 져 버리고 잠시 젊은 혈기에 자제치 못하여 이

곳에 왔지만 하늘의 뜻을 따라 평안과 행복과 희망의

길을 가기로 작정하지 않겠습니까? 작정하셨다면 거듭

나는 표시로 새 생애를 살기 위해 침례 받기를 결심한

사람은 손을 드십시오.”

했더니 2-3명을 제외하고는 전부가 손을 들었다.

또 다른 감방을 계속 돌면서 우리의 연약함과 구주

의 필요와 신의 능력과 은혜의 마음을 호소했더니 한

감방에서 1-3명 외에는 다 결심을 하게 됐다. 감방마다

50-70명이 수용된 감방에 신의 은혜가 있음을 얼마나

감사했는지 날마다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하루는 고향 교회 친구 둘이서 면회를 왔다.(오○도,

변○길) 그들은 나를 측은히 여기고 위로했다.

헤어지기 전에 “오형, 변형 면회 시간이 다 되서 그

런데 부탁이 하나 있어. 여기 수천 명이 침례식을 해야

하는데 성경책과 ‘정로의 계단’ 같은 책이 한권씩 필요

해. 연합회나 회기동 교회에 가서 협력을 구하고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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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소장님과 군목에게 의논해서 곧 침례식을 할 수 있도록

목사님들이 오셨으면 좋겠어.” 말했다.

매일 신의 사랑과 증거를 거듭하면서 수형자들의 회

개와 눈물을 보았다. 그들의 밝은 얼굴 표정은 아름답기

만 했다.

‘저 친구들이 어떻게 그런 끔찍한 사고들을 칠 수 있

었을까? 각종 죄목들을 열거하고 싶지 않은 여러 형태

의 파렴치한 죄들, 명령 위반, 살인, 상관 폭행, 강간, 절

도, 간첩, 밀수, 탈영, 사기 이적 행위… 등 내가 알 수

없는 죄목들이 많았는데 저렇게 순수한 저들이 하늘의

뜻을 몰라서 그랬구나! 진작 이들에게 사회나 종교인들

이 참된 모습을 보이고 바른 교육이나 신의 무한한 축

복을 알았더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텐데! 부모, 형

제, 애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웃과

사회의 문제가 되지 않고 지휘관들의 부담이나 국가의

암초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이 아니었을 텐데! 내가 더

큰 죄인이구나!’

이 큰 은혜를 나누지 못한 나는 후회와 회개의 눈물

의 연속이었다.

하루, 이틀, 한 주, 한 달, 두 달이 가도 예식을 하러

아무도 오지 않았다. 장교나 일반 근무자, 문관, 여러 통

로를 통해 조그만 쪽지를 써 속히 교회에서 와 달라고

했지만 6개월 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민간 교도소

로 이감들을 갔고 출감한 사람들, 새로 입감하는 사람들

이들이 도대체 어떻게 될까? 어떤 때는 밤새 기도하다

가 꿈이나 이상을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침례를 받고

여기 저기 내가 쫓아다니며 도시나 다른 나라를 왕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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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이 침례식을 기다리다 135

는 모습이 보이곤 했다.

‘아! 지금 밖의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하

나님께로 돌아와서 사역자들과 성도들이 이곳까지 방문

할 기회가 없구나!’

생각하며 혼자 또 눈물을 흘렸다.

‘그렇지. 우편 강도도 침례식이나 선교 봉사나 십일

금을 드리거나 안식일에 예배를 드린 적이 한번도 없었

지만 그도 구원을 받은 게 아닌가? 특별한 경우에 이

수형자들도 하나님께서 알아서 처리해 주실 거야. 암 그

렇지’

나는 스스로 위로를 받고 다시 기도로 그들을 신께

맡겼다.

그들이 출감이나 이감을 갈 때면 나에게 찾아와 마

지막 뜨거운 눈물로 헤어지면서 늘 이런 비슷한 말로

부탁했다.

“출감하게 되면 군 교도소와 민간 교도소에 있는 많

은 사람들을 위해 일해 주십시오.”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머금곤 했다. 후에 길거리에

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들은 카톨릭과 여

러 개신교 각 종파에 나아가 신앙 생애를 하고 있음을

알았다.

또 한 가지 늦게 알게 된 것은 면회를 왔던 친구들

과 근무자나 장교를 통해 교도 교화 차원에서 회개하는

자들의 침례식을 내가 미쳐서 정신 나가 말하는 것이라

고 전해졌기 때문에 침례식을 할 수 없었던 거였다. 군

에 오기 전 내가 다른 양심의 부담을 가지고 있다가 헛

소리를 해서 목사님 사택에서 있었고 어머니는 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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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불도들과 기도를 특별히 드린 일들이 있었다. 그 후 군

재판에 서게 되어 남한산성에 있으면서 친구들이 면회

왔을 때 수천 명이 침례 받을 준비를 했다고 하니 이상

한 말로 들렸던 것이다.

“원 형제가 그전에도 헛소리를 하고 여러 가지 어려

운 중에 신앙 생애 했었는데 군대 가서도 매를 맞고 하

더니 정신이 더 나갔나 봐요. 참 안됐어요. 전도와 예수

에 미쳤어요. 이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도 많이 해

줍시다.” 라고 연합회에 전했으니 누가 올 수 있었겠는

가?

어느 날 교도 과 직원이 나오라고 해서 나갔더니 과

장님이 나에게 두 분을 소개해 주었다.

“안녕하십니까? 한양대에서 온 최○○교수입니다.”

“저는 ○○○ 교수입니다.” (기억이 안남)

한 분은 법학 교수였고 한 분은 철학 교수였다. 그들

은 나를 위로하면서 말을 했다.

“고생이 많군요. 일반인들이 짓는 죄를 짓고 들어온

것도 아니고 양심적인 문제로 들어오다니. 사실 우리도

고등학교까지는 교회에 열심히 다니던 기독교인입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돈 벌어가며 공부하다보니 교회

발걸음을 끊은 게 지금까지도 교회를 못 나가고 있습니

다. 하지만 앞으로는 나가게 되겠지요. 사실 남한산성에

온 이유는 청와대에서 사회 전반에 걸쳐 문제점들을 조

사하여 보고하라고 해서 온 것입니다. 여러 대학에서 각

분야를 조사하고 있는데 남한산성에 수형자들이 재범하

지 않을 수 있도록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왔습니다. 혹

시 인권이나 양심 문제를 소신껏 얘기해 줄 수 있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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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이 침례식을 기다리다 137

니까?”

“인권이나 양심 문제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 아

닙니까? 티 없는 소년 소녀나 어린 아이들에게 물으면

더 정확한 대답을 할 것 같은 데요.”

“남북이나 세계가 어떻게 하면 전쟁을 하지 않고 평

화롭게 살 수 있을지 계시나 뜻을 가지고 계시면 말씀

해 주십시오.”

“싸우지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전쟁하는 것을 당연

한 것으로 세계 모든 사람들이 국민 학교(초등학교) 때

부터 대학까지 또 사회 전반에 각 종교와 세계 역사가

가르쳐 왔으니 전쟁을 어떻게 하지 않겠습니까? 배운

것이 그것뿐인데요. 어린애서부터 노인들까지 세계 어느

사람이든 정상인이라면 사람 죽이는 연습이나 전쟁에서

사람을 죽이는 것을 양심적으로 허락하겠습니까?”

“그러면 국민 학교부터 대학교의 교재에서 전쟁에

대한 모든 내용을 없애면 되겠네요.”

“좋은 일이지요.”

두 분의 얼굴은 진지했고 열심히 메모를 했다.

“두 분을 만나려고 해서인지 어젯밤에는 UN같은 단

상에서 제가 평화의 연설을 눈물로 하고 있는데 제가

아는 한 목사님(박○종)께서 통역을 하고 있었어요. 한

벽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모양과 지혜를 상징하

는 뱀의 뺏지 같은 모양이 있는 것을 보았는데 모든 인

류의 마음에 호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두 분은 열심히 기록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대학에 보고하고 청와대에 보고서를 정리해서 보내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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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다 아시겠지만 각 나라마다 국방비 예산이 얼마나

많이 듭니까? 서로의 불신과 위선, 공포 속에 살면서 평

화로운 방법으로 얼마든지 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국

방비 예산을 각 나라마다 사회 건설이나 복지, 장애자

사업에 쓴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싸우지 않고 모든

악을 떠나 평화적으로 세계가 산다고 해도 자연 파괴니

공해니 지진, 폭풍, 화재, 각종 자연 재해 등을 피할 수

없는 세상에 국방 나라마다 이게 뭐 하는 일입니까? 민

심천심을 지키면 될 것을 양심의 소리를 따라 사는 사

람들을 정신 이상자라고 하고 또 저에게도 미친 사람이

라고 하니 도대체 누가 미친 것입니까?

성경을 읽어 보신 일이 있다고 했는데 생각날지 모

르겠네요. 어리석은 것이 미친 것이라고 성경에 나와 있

습니다. 알면서도 부인하는 것이 어리석은 것이 아닌가

요? 사람 죽여서는 안 되는 것을 다 알고 있잖아요. 성

경 십계명이 어느 나라 사람이든 양심에 새겨져 있잖아

요. 이웃과 원수를 사랑하라, 대자대비 하라는 만물의

영장들이 아닙니까? 제 정신을 차려야 할 사람이 누굽

니까?

사실 평화에 대한 신의 뜻은 예나 지금이나 인류의

마음에 있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거절했고 스스로 재

앙을 자취한 것입니다. 두 분께서 학술적으로 세계에 호

소한다면 지금 세대는 되지 않더라도 전쟁 이야기를 모

르고 교육 받은 세대에 가서는 싸움을 하지 않겠지요.

이런 이야기는 지상 복 천년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동

의를 얻을 수 있겠지만 하나의 이상론으로 끝날 겁니다.

성경에도 세상 끝날까지 한편에는 평화를 부르짖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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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이 침례식을 기다리다 139

‘무리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 창을 쳐서 낫을 만

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지 아니하리라’ (이사

야 2:2-4) 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약소

국가들이 핵무기나 화생방 무기 등 민족주의 정신을 무

장하여 ‘약한 자도 이르기를 나는 강하다 할지어다’ (요

엘 3:10) 라고 했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각 나라들이 다

강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개인적으로 양심의 밝혀진 것을 하늘의 뜻

으로 알고 생명보다 영원한 뜻을 더 중히 여기며 살 사

람들이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것

입니다. 두 선생님도 양심의 소리를 따라 영원한 삶의

귀한 생애를 사시기 바랍니다. 성경을 읽는 사람이면

‘사로잡는 자는 사로잡힐 것이요 칼로 죽이는 자는 자기

도 마땅히 칼에 죽으리니 성도들의 인내와 믿음이 여기

있느니라’ (요한계시록 13:10) 고 한 말씀을 기억할 것입

니다. 개인이든 단체든 국가든 칼로 치는 자들은 잠시

이긴 것처럼 보이나 결국은 다 망할 것입니다. 그래서

양심을 따라 이 음성을 듣는 자들은 싸움을 거절하기

때문에 성도들의 인내와 믿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신의

은혜가 두 분에게 있기를 바랍니다.”

“네, 알겠습니다.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

그 이튿날 계속해서 5일 정도를 나를 찾아 주었다.

다른 일과 조사를 마치고 헤어지면서 그 두 교수는 “꼭

한번 우리 대학에 오십시오.”라고 말했다.

확실하게는 연도가 기억이 나질 않지만 1970년 전후

인데 H대 총장이 제네바에서 있던 세계 총장 학술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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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에서 교육과 평화에 대한 주제를 강의하여 세계에 널리

알렸다. 내용은 초등학교부터 대학 교육 교재를 전쟁 문

제에 대한 내용을 빼고 평화적이고 세계 인류의 사랑과

인성 교육을 강조하자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도 조선일보

와 한국일보에 실렸었다는 것을 들었는데 지금까지 단

한 국가도 실행하는 나라는 없다. 그러나 여전히 개인적

으로 인간 존엄성과 평화를 사랑하고 신의 법을 존중하

고 악은 모양이라도 버리며 사는 진실한 백성들이 각

나라마다 있음을 감사할 뿐이다 천국이나 극락은 그런

자들의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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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감방으로 전방하다 141

제 26 장

특수 감방으로 전방하다

얼마동안 교도들과 같이 있으면서 구타가 사라지고

조용해졌다. 나의 할 일이 끝나 갈 무렵 다른 일이 있어

다른 방으로 옮겨졌다. 형장 급수라는 것이 있었는데 옷

의 목 부분에 1,2,3,4,5 급의 표시가 있었다. 2급 이상은

비상시가 아닌 이상 6각 내에서는 독보권이 있었다. 그

러나 나에겐 5급도 아니었고 무급이었다. 아무 표시도

없이 다니던 수형자는 나 하나뿐이었다. 자유롭게 밖의

세상에서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

지 새삼 느꼈고 형장 급수에 따라 인간 대접이 다른 것

을 보고 느낀 바도 있었다.

1급 수형자 셋 이상이어야 근무자 한 사람과 말을

할 수 있었다. 수형자들 숨소리 외에는 다 거짓말이라고

인식이 되어 있어 어떤 말을 해도 믿어 주지 않았다. 최

고 모범 수형자 1급 이상 몇 명이라야 제일 말단 근무

자에게 말을 붙일 수 있는 것을 보니 성경에 있는 교훈

이 생각났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

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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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

었느니라’ (로마서 3:23,24)

사회 생활하다 보면 파렴치한 짓을 했거나 도덕의

지저분한 생활이 나타난 사람을 가리켜 인간 같지 않은

사람이라며 상대하지 말라는 말을 한다. 사람이 사람을

비교할 때도 그런데 1급 최고 모범수 3:1의 인간 가치

그러나 하나님의 영광에 이를 수 없는 나를 영광에 이

르게 했다는 것은 너무나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신도 사

람처럼 저런 인간은 상대도 하지 말라고 한다면 나 같

은 인간은 그의 영광 곧 그의 마음, 도덕, 그의 법, 그의

신성에 속한 속성에 어찌 이를 수 있을까 생각하니 은

혜가 아닐 수 없었다.

1969년 12월 11일 오랜 만에 반가운 소리가 들렸다.

면회 나오라고 호명할 때 왜 그리 기쁜지 깨끗한 죄수

복으로 갈아입고 나가면서 재림하실 때 구원 받은 자의

이름을 호명할 때는 얼마나 기쁠까 생각했다. 잠시의 면

회가 아닌 영원한 면회가 될 테니!

나가보니 회기동 교회에서 우○원 목사님과 김○열

목사 사모님, 도르가 회장 세분이 면회를 오셨다. 속옷

과 음식, 성경 한권을 주시며 격려해 주시고 가셨다.

영광에 이를 수 없는 인간을 영광에 이르게 했다는

생각이 들어 이 교도소에서 누가 제일 불쌍하고 영광에

이를 수 없는지 생각해 보니 제일 천시를 받는 한 사람

이 생각났다.

김○수란 사형수였는데 그는 어려서 동생과 놀다가

다투게 되면 부모는 김○수만 꾸짖었다. 그래서 그는 못

마땅하게 생각하고 어디론가 한참을 갔다. 그런데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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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감방으로 전방하다 143

잃어버려 집을 찾아간다는 것이 엉뚱한 길로 자꾸 가

결국은 고아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청년기를 맞아 군

하사관에 입대해서 휴가 기간을 이용하여 부모 형제를

찾아보려고 몇 번 시도를 했으나 찾지 못했다. 어릴 적

생각을 떠올리며 산과 집을 아무리 그려봐도 소용이 없

었다.

마음에 병이 되어 군 의무실에 있으면 치료와 위로

가 될까 했는데 군의관은 그에게 인간같이 대우를 해

주지 않았다. 약을 달라고 하면 소화제만 주고 부대장이

나 중대장에게 상담을 원해도 잘 해 주지 않아 불만만

찼다.

내무반에 들어가 총을 꺼내어 장진한 후 중대 병역

이 서 있는 곳에 가서 난사를 했다.

“엎드려” 하는 소리와 함께 모든 사람이 쓰러졌는데

몇 사람이 죽었는지 중상을 입었는지 몰랐다고 했다. 연

습탄이었다고 했는데 후에 듣기로는 3명이 죽고 여러

사람이 다쳤다고 했다. 남한산성에 와서 죽을 날만 기다

리고 있으면서 또 사고를 쳤다. 함께 있던 사형수끼리

말다툼을 한 후 식사 전 화장실을 나가는 사이에 쇠 빗

장을 빼 동료의 머리를 쳐서 죽게 한 것이다. 쇠 빗장에

맞아 죽은 사형수는 사람을 죽였다고 1,2,3심의 재판에

서 시인을 해도 죽였다는 증거가 없다는 판결로 곧 출

감해서 나갈 사람이었다.

김○수는 수정이 앞뒤로 채워진 채 개밥을 먹게 했

고 같은 죄수라 하더라도 죄수가 죄수를 죽인 자라 하

여 다른 수형자들이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았다. 세면장

을 가면서 그가 있는 감방을 지날 때면 비웃음과 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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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뱉고 가는 수형자도 있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죽을 텐데 어떻게 저 사람에게

속옷과 성경 한권을 전해 줄 수 있을까?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사람을 죽인 사형수는 잘못한 것이다. 그러나

군의관과 지휘관들이 따뜻하게 대해 줬더라면 재범은

없었을 것이다. 김○수가 있는 감방은 사형수와 보안

범, 간첩, 사상범 등이 있는 특수 감방이어서 다른 사람

들은 일체 접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나에게 마지막 기

회를 그들에게 주기 위해 때를 맞춰 면회를 오도록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밤중에 근무자에게 말을 건넸다.

“근무자님 이 속옷과 책 한권을 김○수에게 전해주

고 싶은데 저를 그 감방까지 가도록 도와주세요.”

“그래.”

그의 감방 앞으로 가서 식구통으로 넣어 주면서 “○

수형 받아주면 고맙게 생각하겠습니다.” 하고 되돌아 왔

다. 밤늦게 까지 기도하면서 주께서 그의 마음에 필요한

말씀이 펴지도록 바랬다. 그 다음날 밤에 한 근무자가

나를 김○수의 감방 앞에서 말하게 해 주었다.

“당신이 누구길래 곧 죽을 사람인 나에게 이런 것을

주는 거요. 밤새도록 잠을 못 자고 몇 사람과 근무자에

게 물으니 당신은 사람을 죽이는 연습이나 원수도 죽일

수 없다 하여 여기에 들어왔다고 하던데 사실이요?”

“네.”

“당신은 나와 극과 극이요. 나는 사람을 많이 못 죽

인 게 한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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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감방으로 전방하다 145

나는 몇 마디를 대화를 나누고 다시 내 감방으로 돌

아왔다.

그 이튿날 교도소장이 순회를 하며 김○수 앞을 지

나가는데 그가 사정을 했다.

“소장님 마지막 죽기 전에 소원이 하나 있습니다. 한

번만 들어 주십시오. 원동규하고 같이 있게 해 주십시

오. 꼭 좀 부탁합니다.”

소장님은 대답할 수가 없었다. 단기수를 장기수나 특

수 감방에 함께 있게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묵묵

히 바라보다 다른 죄수들의 상태를 들여다보는 소장에

게 다시 한번 말을 했다.

“소장님, 제 부탁을 안 들어주면 소장님한테도 좋을

게 없습니다.”

그는 울면서 “들어주지 않으면 바로 죽을 겁니다.”

라고 외쳤다.

지휘관들의 의논이 있은 후 나를 교도과로 불러냈다.

“야! 너 ○수하고 같이 있을 수 있냐?”

“네 같이 있을 수 있습니다.”

“너 때리고 또 죽이면 어떻게 하냐?”

“죽기 전의 마지막 소원이라는데 같이 있겠습니다.

나 같은 사람이 오래 살아봤자 사회나 국가에서는 병균

이나 기생충처럼 생각하고 암처럼 생각하는데 죽기 전

에 한 사람이라도 회개케 하고 죽는다면 영광 아닙니

까?”

“좋아 네 짐 싸서 나와.”

들어가서 인사하고 짐을 쌌다. 짐이라야 수건하나,

칫솔이 전부였다. 징역쟁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짐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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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것저것 한 보따리나 또는 두세 보따리씩 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간단했다.

김○수 감방에 특별 배려로 들어가게 되었지만 그날

부터 괴로운 날이 시작되었다.

첫날 저녁 김○수는 고마워하면서도 어떤 트집이든

잡아서 나를 죽이려고 했다. 막다른 죽음의 길 앞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더니 자기 생명 조금이라도 더

살기 위해 한 사고라도 더 쳐서 그 사건 재판 받는 날

까지라도 생명이 연장되도록 악용하는 것이다. 보통 사

고를 쳐서는 그대로 사형 집행이 되기 때문에 큰 사고

를 쳐야 그나마 연기된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나는 그가 죽기 전에 사랑에 의한 회개와 평안 중에 잠

들기 만을 바라며 기도했다.

그는 창세기 1,2,3장을 읽으면서 시비를 걸기 시작했

다.

“왜 하나님이 세상을 만들었지? 선악과는 왜 두었

어? 그게 몇 년도에 있었던 일이야? 말 좀 해봐.”

나는 침묵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흥 이런 것도 모르면서 성경을 뭐하러 읽었어.”

그는 말꼬리에 꼬리를 이어 충동을 받아 사고를 치

려고 하는 것이지 믿으려 하고 회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다.

“형님, 읽다 보면 의문이 많이 있겠지만 좀 더 읽으

면 답이 나옵니다. 그러다보면 또 다른 의문이 나오는데

계속 답이 나올 것입니다. 내가 답하는 것보다 성경이

답을 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했더니 그는 계속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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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감방으로 전방하다 147

밤낮으로 책을 읽었는데 간간히 한 밤중이나 낮에

질문을 던지곤 했다. 난 그 때의 고통이 그 동안 고문이

나 매를 맞고 배고프고 추운 것보다도 정신적으로 고통

이 심했다. 기도하면서 한 10일 정도가 지났다.

그는 헤죽헤죽 웃기도 하고 살기가 돋기도 하고 금

방이라도 사고를 칠 것 같은 시간의 연속이었는데 그야

말로 하루가 10년 같은 시간들이었다. 그가 욥기를 읽는

곳까지 이르렀을 때 주께서 그의 마음을 움직이심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 그렇고 말고 바로 이거야. 야! 그렇지.”

그는 혼잣말을 했다. 그는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내

용이 마음에 와 닿기 시작한 거였다. 천진한 모습이 나

타나기 시작했다.

시편으로 넘어가면서 그의 깊은 한숨과 쌓였던 한들

이 다 사라지는 듯 스스로 그는 기도하면서 시를 읊었

다. 나도 맘이 좀 가라앉고 한밤을 푹 자고 일어났는데

그가 나한테 말했다.

“원동규 너만 하나님 믿어? 나도 믿어. 당신만 하나

님이 함께 해? 나에게도 함께 하셔.”

체증이 내려간 듯했다.

“그럼요. 형에게도 함께 하시고말고요.”

함께 손을 붙잡고 감격의 기도를 했다. 그는 계속 성

경을 읽으며 정상적으로 대화가 되었다. 그 무렵 옆의

감방에 새로운 죄수가 들어왔다. 교도소 지휘관도 아닌

사복을 입은 두 사람과 근무자가 포승을 한 채로 데리

고 들어왔다.

얼굴은 초췌하고 마음은 무거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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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무슨 죄를 지었기에 특수 감방에 들어 왔을까?’

통로 사이로 앞에 있는 특수 수형자들이 새로 들어

온 사람에게 밤늦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특수 감방에서

는 다른 사람과 대화해도 걸리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근무자들이 근무하다 지쳐 모포를 겹쳐 떨어진 곳에서

잘 때 조용조용 말을 했다.

감방 칸막이는 미송판으로 되어 있었는데 나무 판

옹기 같은 것이 있어서 그것을 뗐다 붙였다 하면서 과

자나 다른 필요한 것을 주고받으며 그 구멍으로 말을

하며 귀를 같다 대기도 했다. 구속을 받아봐야 자유가

그리워진다고 했던가! 말을 맘껏 하며 산다는 것, 뀌고

싶을 때 맘 놓고 방귀를 뀐다는 것, 걷고 싶을 때 걷는

다는 것, 보고 싶을 때 산천을 내다볼 수 있다는 것, 물,

공기, 햇빛, 천연의 혜택과 조화를 누릴 수 있다는 것,

맘껏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 모든 것들의 자유와 소

중함이 새로이 느껴지는 때가 많았다.

몇일이 지나 옆방에 새로 들어온 사람이 궁금하여

조용히 말을 걸었다.

육사 교관을 하면서 북한 서적 중에 허락된 책 외에

더 있어 들어 왔다고 했다. 나중에 재판을 받고 오가며

면회를 오가며 알게 됐는데 그 당시 통혁당 사건인가

하는 것으로 여러 사람이 사형을 당했는데 그도 역시

사형을 당할 판이었다. 그러나 사형은 면하고 민간 교도

소로 이감했다. 그는 함께 있으면서 마음에 불안이 사라

지고 차분한 가운데 수형 생활을 했다. 말하는 것이 항

상 단순하면서도 뜻있는 말이었고 조리 있게 말을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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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감방으로 전방하다 149

그를 위해 늘 기도하고 있었는데 그가 이렇게 말했

다.

“제가 육사에 있을 때에 시조를 몇 번 보았지만 깊은

신앙은 잘 모릅니다.”

재미있게 지냈는데 이렇게 헤어지니 섭섭함이 친형

제를 헤어짐보다 더 했다.

그 후로 간혹 생각이 나면 기도했다. 몇 년 전 양산

에서 살 때인데 신문에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란 책

소개에 정치인, 종교인, 사회 저명인사들이라고 하는 분

들의 추천이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저자가 신○복씨였

다. 내용을 자세히 보니 틀림없이 옆의 감방에 있던 그

였다. 책을 한권 사서 얼굴을 확인하고 몇 곳에 전화를

해서 그분이 살아있음을 알게 되어 혼자 흥분되어 뒷산

에서 무릎을 꿇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몇 십 년을 감옥에서 살고도 살아 있다니 그가 쓴

시와 글들이 밖으로 나가기가 그 당시 얼마나 힘들었는

지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한번 읽

어보라고 했더니 자주 읽었다. 후에 뵙고 싶어 목동에

산다는 것을 알고 찾아갔는데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지

금은 S대학 교수로 있는데 더 큰일, 뜻있는 일이 그를

통해 이 민족에게 미치기를 기원한다.

바로 앞의 감방에 죄수들이 건의하여 4개 특수 감방

에서 아침, 저녁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 20-30분

씩 믿음, 소망, 사랑을 전할 수 있어 감사했다.

한 사형수가 있었는데 신○식 하사인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안동 극장에서 수류탄을 던져 많은 사람들

이 죽은 사건이 있었는데 그 장본인이 바로 앞의 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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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에 있었다. 법무 장교, 일반 장교, 북으로 가려던 사람,

앞의 감방에는 살아나갈 희망이 없는 듯한 사람들이 있

었다. 그들이나 나나 하루살이 인생이다 싶어 매일 마지

막처럼 생각하고 전심으로 권면하고 호소했다.

신○식 하사가 과거를 털어 놓으면서 눈물로 신의

사랑을 받아 소생됨을 간증하기 시작했다. 아무도 면회

오는 사람이 없었는데 한 분(임○신씨로 기억됨. 당시

중앙 대학장)만이 면회를 다녀가시곤 했다. 신 하사는

죽기 전 자기 눈을 면회 오셨던 분에게 기증하고 사형

을 당했다. 분위기가 어수선했는데 어느 날 밤에 꿈인지

이상인지 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내가 춘천 사람이라서 그런지 강원도청 앞이 보였다.

한 사람이 지나가는데 어두움이 그에게 있고 뒤에는 여

러 사람이 쫓고 있었다. 잠시 후 하늘의 빛이 그에게 비

췄고 그의 얼굴에는 어두움이 사라졌다. 자세히 보려고

하니까 “간첩이다”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잠에서 깼다. 저녁때쯤에 한 사람이 두 사람

의 부축을 받으며 절뚝거리며 왔다. 그를 감방에 밀어

넣고 문을 잠궜다. 나는 밤늦게 그에게 말을 걸었다. 도

무지 대답이 없었다. 간간히 신음소리만 들렸다. 이름

쓴 것을 보니 신○근이라고 되어있었는데 북한 장교였

다.

내 입장을 조용히 이야기했다.

“난 동족간의 피 흘림이 싫어서 항명죄로 들어온 사

람이니 신형 염려 말고 얘기 좀 합시다.”

그래도 말을 하지 않았다. 지난밤 꿈이 생각나서 꿈

이야기를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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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감방으로 전방하다 151

“당신이 여기 올 것을 하나님께서 내게 보이신 것입

니다. 이제 당신 입장에서는 신의 보호가 아니면 살아나

갈 방법이 없습니다. 과자를 넣어 줄 테니 걱정 말고 받

으시오.”

그는 말하기 시작하여 여러 날 동안 북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이야기했다.

삼척 울진 사건 경북 간첩 출현 사건 때 함께 온 장

교와 도주하다 살고 싶어 항복을 하려고 했는데 동료가

죽이려고 해서 다시 한참을 도주했다고 한다. 그런데

군, 경, 예비군 등이 사방에서 조여 와 총을 버리고 항

복 표시를 했는데 군, 경, 예비군들이 전과를 올리기 위

해서였는지 다리와 옆구리 몇 군데를 총으로 쐈다는 것

이었다.

북한의 종교에 관심이 있어 물었더니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기독교인들과 S.D.A 교인들이 안식일에 작업

장에서 일을 안 하여 끌려간 얘기며 총살당한 얘기 등

눈물겨운 이야기들이었다.

몇 십 년이 지난 지금도 남북 이야기하기가 서먹서

먹한데 그 당시 북한 얘기를 듣는다는 것은 내겐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출감해서도 그런 이야

기를 할 수 없었다. 하여튼 그는 신을 의지하며 인생의

죽고 삶이 천명에 있고 전쟁 없는 새 세상에서 살도록

신의 용서와 새 생명 주심을 알고 헤어졌는데 지금까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모르겠다. 후에 그에 대해서 알아

보았지만 그 당시 다 사형시켰을 것이라고 했다.

감방을 또 옮겼다. 수리를 한다고 해서 나와 김○수

그리고 또 다른 한 사람을 더 넣어 셋이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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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새로 같이 있게 된 사람은 헌병 중대장을 총으로 쏴 죽

이고 총을 거꾸로 세워 자기 목에 총구를 대고 발로 방

아쇠를 당겼는데 목에서 코를 뚫고 나가 코가 납작하게

된 사람이었다.

둘이서 성경을 열심히 읽다 보니 서로 자주 변론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서로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이해 차이는 나중에 이해될 것이고 이 땅에서 안 되는

것은 영원한 하늘나라에 가서라도 알게 될 테니 서로

기도해 주면서 인내하자고 다독거려 주었다.

어느 날 자다 보니 김○수가 밤새도록 담요를 뒤집

어쓰고 성경을 읽으며 눈물을 줄줄 흘리고 앉아 있는

것이었다. 훌쩍훌쩍 흐느껴 울고 있었다. 변기통에 일을

보면서 “○수형 왜 울어 하나님이 다 아시잖아.” 라고

내가 말했다.

담요를 들어보니 얼굴이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있

었다.

“그게 아니야 이 6각 안에 모든 수형자들이 소망 없

이 죽으면 어떻게 해. 그리고 서울에 그 많은 사람들이

그냥 죽어 가는데 영생도 모르고….”

어깨를 두들겨 주며 “김형 실컷 우시요.” 말하며 담

요를 다시 덮어주었다.

잠이 들었는데 한 장면이 보였다. 한 어미가 두 아이

를 품고 있었다. 불어있는 젖통을 한 아이는 빨아 먹어

투실투실 살이 쪄 있었고 한 아이는 빨아 먹질 못해 바

싹 말라 있었다.

이상한 일이다 하며 생각해 보았더니 김○수는 성경

을 읽는 대로 은혜를 받아 영적으로 살아 있었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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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감방으로 전방하다 153

만 나중에 들어온 형제는 아무리 성경을 읽고 기도해도

믿어지질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꿈 이야기를 해 주며 권했더니 나중 온 형제가

한 꿈을 꾸었다고 했다. 베드로라고 하는 사람이 나타나

설교를 하는데 자기는 믿어지지를 않더라는 것이었다.

그에게는 천주교회 어느 수녀님이 자주 면회를 왔었는

데 얼마 후 옆 감방으로 옮겨졌다.

그 당시 사형수가 7명 있었는데 20-30분 조석 예배

외에도 자주 말할 수 있었다. 감방과 감방 사이에 전우

신문을 또르르 말아서 연결하여 과자나 다른 것을 톡톡

쳐서 한쪽은 높게 하고 한쪽은 낮추어서 앞방에 주었다.

그러면 더 길게 연결하여 내 옆의 감방으로 전달해 주

기도 했다. 그들은 나와 함께 있는 것이 좋다면서 예배

시간에 자주 회개의 기도를 하며 다른 시간에는 과거에

죄 지은 지난날을 회고하면서 괴로워했다.

그 사형수들은 자기가 사람을 죽인 것보다 많은 처

녀, 유부녀들을 괴롭힌 것이 더 괴롭다며 한 70-80명은

될 것이라고 했다. 육체로 지은 죄가 마음에서 씻어지질

않고 밤마다 도망 다니는 꿈, 갑자기 죽는 꿈을 자주 꾼

다고 했다.

한 사람 한 사람 이야기하다 보면 그들끼리 자제를

못해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퍼붓기도 했다.

‘너의 집안의 후손이 대대로 사형수가 되라. 너의 후

손은 대대로 간음자들이 되라. 대대로 도둑놈들이나 되

라. 전부 지옥 불에 들어가 지글지글 끓어라.’ 등 나로서

는 들어 보지 못한 저주와 욕설과 비유를 들어 빗대어

음담패설을 할 때면 내가 왜 여기 있어야 하나 하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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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각이 든 적도 많았다. 야단을 치기도 하고 권면도 하고

때로는 여기 더 이상 있지 않고 다른 감방으로 가겠다

고 하니 한 사람 한 사람 빌기 시작했다.

“우리가 죄를 짓고 들어와 오늘 내일 언제 죽을지 모

르며 이렇게 자제 못하고 있는 약한 사람들이니 용서하

십시오.”

그렇게 제 정신을 차리고 말을 해도 그 다음날이면

또 마찬가지이다. 아무것도 아닌 말을 가지고 또 시작한

다. 여러 번 반복하는 중에 그들이 스스로 하나님을 신

뢰하게 되었고 기도하게 되었다.

때로는 그들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 깜짝 깜짝 놀란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영적인 은혜와 단순한 아이들처

럼 순진함이 그들의 얼굴에서 보일 때면 저들이 어떻게

그런 끔찍한 죄들을 저질렀을까? 하는 생각들이 들었다.

한편으로 또 놀란 것은 그들이 큰 사고를 치려고 했다

는 말들을 할 때였다.

어떤 사람은 육군 본부나 군사령부에 폭탄을 터트리

고 싶었다고 했고 또 다른 사람은 명동 성당이나 영락

교회, 조계종, 조계사 같은데 사람이 많이 모였을 때 폭

탄을 터트리고 다 죽이고 싶었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큰 대학이나 국회나 3부 청사나 큰 교회에 큰 회사에

큰 운동장에 그렇게 하고 싶었다고 한 사람도 있었다.

사형수만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고 장기수나 단기

수들도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할 때면 놀라지 않을 수

가 없었다.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냐고 물으면 군 지

휘관들의 부정부패를 반감이 가고 어느 나라나 군 자체

가 나라를 지킨다고 하지만 전시나 평화시나 인간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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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감방으로 전방하다 155

존엄성을 파괴하고 떼죽음으로 가게 하는 것이라 그런

다고 했다.

“군 지휘부를 폭파하면 전쟁하는 군사 계획이 각 나

라마다 없어지겠느냐” 했더니 그러니까 속 터져서 사고

치는 것 아니냐며 인간 살 맛이 없다고 했다. 될 대로

되고 막 살아보자는 생각이 이렇게 된 것이었다.

“그럼 왜 종교 단체의 절이나 교회나 성당에도 폭탄

을 터뜨리고 싶었소?”

“그들 웃기는 것들 아니오. 신의 이름, 희생, 영생이

니 극락이니 하면서 이웃 사랑이니 원수 사랑이니 대자

대비니 하면서 다 전쟁하면서 복 받았다고 큰 건물 지

어 놓고 회사 차리고 좋은 차타고 다니면서 백성들 돈

으로 나이 롱 짓하는 거 아니요. 그리고 전쟁 나고 사업

잘 되서 부강한 나라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상대 국

가나 상대 사업은 망하고 자기들 이기게 해 달라고 자

기 신들의 이름으로 기도하니 얼마나 우스운 일이요. 각

나라마다 종교 지도자들과 신자들이 국가 지도자들에게

아부하고 본래의 인간 존엄성과 하나님 법을 가장 많이

범하고 종교 이름으로 전쟁의 피를 흘리는 그들이 싫어

서 폭탄을 터트리고 싶었소.”

“그러면 폭탄 터트리면 해결이 되나요?”

“한번쯤은 그런 생각할 수도 있는 것 아니요. 이렇게

와 있는 것이 속이 터진다니까.”

끔찍한 이야기들이다.

“자, 내 말 좀 들어보시지요. 양심의 소리가 옳거든

방법에 있어서도 옳은 방법과 선으로 방법을 찾아야지

무력과 성질나는 대로하면 누가 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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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아이고, 속 터지는 소리 그만 하시오.”

“그런데 왜 배우는 대학당은 폭파하고 싶었소?”

“전인 교육이니 과학 기술이니 자연 과학이니 철학

지식이니 하며 배워서 사람 죽이는 무기나 만들고 지능

적으로 자기 살아남기 위해 무고한 백성들만 이용하는

것이 교육이요?”

“학자들이 정말 양심 있고 소신 있는 교육을 시킨다

면야 얼마나 좋겠소. 루터가 그랬던가? 대학 교육은 인

류를 타락케 하여 지옥 가는 대학 교육이라고. 그렇지만

다 그런 것 아니잖아요.”

“다 그런지 안 그런지 보시오. 그들은 인간 양심 다

팔아먹고 각 나라마다 전쟁에 나가 충성하게 가르치는

교육자들이 아니오. 학문 최고의 절정이 죽이는 것밖에

뭐가 있소. 그러면서 전인교육이라니 정치인들 앞잡이

노릇하면서 신을 섬기고 부처고 의인들이라고 하니 얼

마나 웃기는 일들이오. 교육자라고 하는 자들이 자기 자

신의 교육이 무엇인지 모르고 먹고 살기 위해 가는데

얼마나 답답했으면 대학을 폭파하고 싶었겠소.”

또 다른 수형자들이 말을 한다.

“국회고 법원이고 검찰이고 3부 청사에 내 속 터지

는 것을 폭탄 안고 가서 터트리고 싶었다니까”

“왜요?”

“법 만들어 놓고 잡아다가 재판하면서 자기들끼리

돈 벌어 먹느라고 변호사 만들어 놓은 것 아니요. 당신

도 양심이니 신앙이니 하지만 법대로 보호를 못 받고

여기 온 것 아니요. 국선 변호인이 당신 서류에 찍혔지

만 국가에서 주는 돈 자동으로 국선 변호인에게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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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감방으로 전방하다 157

한마디 변호해 줍니까? 유전무죄, 무전유죄 듣지도 못했

소. 정부는 삼권 분립이고 다 사람 살기 위한 것인데 이

용만 하는 그들이 인간이요? 사람 양심이 무엇인지 조

차 모르는 그들이 뭘 한다고 그래요. 나 못난 사람이라

도 얼마나 답답하면 폭파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겠소.”

“큰 회사에 무슨 죄가 있다고 일하는 사람들과 같이

죽으려고 했던 것이요?”

“외국 돈이든 국민 세금이든 개인 개인이 수고해서

회사를 키웠다고 해도 소비자는 국민이 아니오. 자기들

이 잘해서 경제가 돌아가는가? 물론 노력하고 수고했지

만 모두가 공존하면서 이익금을 모두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데 자본주의니 공산주의니 이념과 종교니 하

며 자기 체제들 유지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

고 경쟁하면서 뭉치 돈 정치인이나 자기 숨기려고 사용

하는 것에 다 쓰고 어려운 백성들만 고생시키지 않소.

큰 기업이 정상으로 가면야 누가 그런 생각을 하겠소.

그래서 큰 회사에 폭탄 테러처럼 함께 폭파하고 죽으면

해결되리라고 생각했소. 망해야지 한번 생각 해 볼 거

아니야.”

“망하지 않고 개혁해서 나가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요? 꼭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을 해야만 하나요? 형님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해가 잘 안 될 때가 많아요.”

“세상이 그렇잖아 꿈틀거리는 양심과 정의를 위해

사는 사람들을 짓밟고 더러운 것들이 뭘 한다고 하니

행동으로 보여주는 길밖에 없잖아.”

“맞아요. 그런데 그 행동이 좋은 것으로 되어야지 성

질대로 무력으로 해봐야 더 큰 문제만 만드는 것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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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오.”

“누가 그걸 모르나 답답한 친구, 성자 같은 소리만

하네.”

“성자 말이 따로 있나요? 형님들 말하는 것 들어보

니 다 성자 같은 말이었어요. 좀 극단적인 문제는 있었

지만 마음속 깊이 살아있는 양심의 소리였습니다. 현실

과는 안 맞는 말이지만 항상 진리는 평범하다고 했잖아

요. 형님들이 폭파하고 싶었던 마음을 선한 능력의 폭파

로 한번 나가셔서 종교 지도자, 정치, 교육, 사회 각 분

야에 지도해 보십시오.”

“또 공자 같은 소리 하네.”

“그런데 형님들 재미있게 운동 경기 보며 응원하러

모인 운동장에는 왜 폭탄을 터트리고 싶었어요?”

“몰라서 물어? 정신 나간 미친놈들이지. 할 일 많은

세상에 선수 몇 놈 뛰고 있는데 몇 천 명이니 몇 만 명

이니 이 나라나 외국이나 각종 경기장에 모여서 돈을

내고 낭비하는 꼬락서니를 보라고. 그 경기장 하나 짓는

데 얼마나 돈이 많이 들어가? 다 국민 세금 아니야. 전

쟁 국방비를 세계가 지출하는 거나 경기장에 쏟아 붓는

거나 똑같은 우상이야. 한쪽에는 배고파 굶어 죽고 복지

니 장애자 사업이니 중소기업이니 돈 없어 못 하는데.

우리 갇혀 있는 교도소도 좀 배부르고 돈 없어 징역 오

래 사는 사람들 편하게 교도교화 시켜서 잘 살게 해 주

면 안 되나?”

“그럼 형님들. 세상이 말하는 필요악이라는 게 있잖

아요. 예를 들면 술, 담배라든지 세금 많이 거둬 좋은

일에 쓴다고 하듯이 각종 운동 경기장을 많이 만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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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감방으로 전방하다 159

수입 많이 올리고 경제 발전 많이 하고 전쟁 무기나 화

생방 같은 것 많이 만들어서 돈 벌고 국방 지키고 경제

회전된다는 논리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성자도 그런 소릴 할 줄 아나?” (가끔 그들은 나를

성자, 작은 예수, 목사, 공자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술, 담배, 마약으로 번 것은 곱하기 방법으로 망했

어. 가정 파탄, 병들고, 공공건물, 산불, 시간 낭비,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정신 건강이 병들었어. 어떤 면을 보나

곱하기 손해야. 운동 경기장 돈도 경마장 돈도 유흥장

돈도 다 허영과 우상과 시간 낭비지. 다 배고프고 재난

일어나면 그 짓하고 있을까? 운동 경기장, 대회장이나

전쟁을 하는 대장 위에는 항상 잡신이랄까 마귀랄까 그

런 것들이 지배하는 것이야. 전쟁 무기 만들어 경쟁하게

하는 것이나 전쟁하는 것은 단체 범죄로 파괴시키는 것

인데 다 공범들이야. 문명 선진국이나 약소국들에게 항

상 위협적이야. 사실은 파괴자들 각종 죄목을 붙여서 감

옥 살게 해야 할 사람들은 그들인데 우리가 들어와 있

단 말이야. 죄도 죄 같지 않은 것 가지고. 안 그래?”

나는 생각하기를 ‘저들이 양심을 거스리고 신의 법이

나 국가의 법이나 사회 윤리를 져 버리고 형을 받아 사

는 사람들이니까 머리가 우둔하고 미련하여 순간에 사

고들을 쳤으니 지혜나 명철이 떠오르지 않겠구나.’ 했었

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들 나름대로 마음에 선악을 구별

하고 마음을 씻고 정리하고 하늘의 뜻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신입감이나 수형자들 중에는 낙심 되어 아

무 생각 없이 절망 가운데 정말 우둔하게 지나는 사람

들도 많았다. 스타, 영관급, 위관, 하사관, 사병들, 군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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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수들로 20범이 넘는 전과자도 있었다. 이등병이 된지 10

년 이상 되어도 제대 특명 받을 짧은 시간을 참지 못해

탈영이나 다른 사고를 거듭하다 제대도 못한 자도 있었

고 나보다 10년, 20년 연장자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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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폐지론을 펴다 161

제 27 장

사형 폐지론을 펴다

7명의 사형수들이 마음을 정리하고 재판을 받아 형

확정을 빨리 받기 원했다. 다른 때 같으면 하루라도 더

살려고 가진 애를 쓰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른

사람을 죽여서라도 형 받는 기간을 연장하려고 했는데

그들의 마음이 달라졌다.

“재판부에 좀 알려 주십시오. 사형 집행일을 속히 앞

당겨 주십시오.”

“그건 안 됩니다. 순리를 따라 죽기까지 인내하는 마

음과 믿음도 변함없어야지요. 편하게 빨리 죽는 것만이

다는 아니오. 좀 기다려 봐요.”

나는 군목 상담을 요청했다. 김○영 목사가 그 당시

군종 참모였다.

“목사님, 이들이 그리스도를 개인의 구주로 받아 들

였고 회개의 모습도 얼굴에 보이지 않습니까? 그들의

마음에 있는 것을 입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저보

다 더 잘 생겼고 건강합니다. 얼마 안 있으면 사형 집행

을 당할 터인데 사형법이 바뀔 수는 없는 것인가요? 이

들이 사형수가 되고 이 교도소 사람들이 여기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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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은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희생을 몰랐기 때문이 아닙

니까? 국가도 사회도 종교인들도 이들에게 좋은 것을

보여 주거나 협력하지 못하여 여기에 온 것이 아닙니

까? 저도 죄책감을 많이 느낍니다. 사형 폐지법이 안 된

다면 제일 먼저 집행 당할 ○수 형 대신 죽게 해 주십

시오. 어차피 저는 징역 살고 나가봐야 군 실정법으로

또 오게 될 것이고 국가, 교도소, 지휘관들, 사회에 부담

만 될 것이 아닙니까? 그럴 바에야 제가 죽는 것이 도

움이 될 것입니다. 저들은 잘 생겼어요. 변화된 모습이

너무 천진난만합니다. 부모가 어린 자식을 위해서 라면

어떤 희생이라도 즐겨 하듯이 저도 즐겨 죽겠습니다. 좀

도와주십시오.”

그 당시 내 마음에 있는 주의 사랑이 그들에게도 흐

르고 있었다. 나는 애원했다.

이 일이 있은 후 지휘관 회의와 육군본부에까지 보

고가 됐다. 그러나 답은 뻔했다. 인정이 메마르고 죄수

들끼리 헐뜯는 이런 곳에 좋은 미담은 될 수 있지만 국

방 위원이나 사회 분위기가 이런 법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었고 남북이 대치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씨도 안 먹

혀 들어갔다. 나는 실망되어 대신 죽을 수도 없으니 ‘이

인생을 어디다 써 먹을 때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김○수와 같이 있는데 하루는 희색이 만연하여 “원

형제 미안하네. 이렇게 내 맘이 평안하고 좋을 때 죽어

야 천국가지. 혹 더 살다가 죄짓거나 마음이 약할 때 죽

으면 안 되겠지?”

“무슨 말이에요. 좀 더 오래 있으면서 6각 안에 사람

들한테라도 김 형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야지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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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폐지론을 펴다 163

고 그 동안 삶의 경험담이라도 써서 두 번 다시 사람

죽이는 이런 일이 없도록 형이 괴로웠던 일과 생명의

귀함을 써서 증거를 삼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그랬으면 좋겠어. 내가 빨리 죽으면 형제보다 먼저

천국 가니 미안하네.”

“아니야! 먼저 죽는다고 먼저 천국 가고 극락 가는

것이 아니야. 그러면 재림이 필요 없잖아. 그 동안 배우

고 얘기한 것 다 잊었어요? 형 다시 성경 펴고 봅시다.”

“그럼 내가 고아원에서나 다른 교회서나 성당이나

불당에서도 들었는데 세상 모든 사람들이 죽으면 영이

살아 있다 하고 죽으면 천당이나 연옥 간다고 했는데

다 틀렸단 말이야? 그 사람들이 다 잘못 알고 형제만

못해서 그렇게 가르친거야? 혼자 옳다는 거야?”

“형 세상 사람들이 나보다 못한 자들이 어디 있겠어

요. 학문으로나 건강으로나 인격적으로나 세상살이 모든

면으로 나보다 훌륭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생각하고 믿

고 있는 교리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선택의 자유는

신이 주신 선물이에요. 안 그렇습니까?”

“그래”

형이 대답했다.

“그러면 내가 믿고 있는 얘기를 한번 들어봐요. 성경

에는 에녹, 엘리야 같은 사람이 죽음을 맛보지 않고 승

천했습니다. 그들의 품성에는 자비와 공의의 법이 새겨

졌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 오시기 전에도 그런 품

성을 소유하고 순결과 충성의 표시로 사랑의 법인 십계

명이 생활화되고 복음의 능력이 이들을 통해서 복음이

전해져 그들이 죽지 않고 승천했습니다. 예수님이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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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당시 많은 사람들이 무덤에서 나와 승천한 것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재림 때 첫째 부활에 참여해서 천국 가

는 겁니다.”

일일이 성경을 펴 보였다. 그러나 형의 표정은 가라

앉지 않았다.

“형, 어떤 사람은 한번 죽으면 그만이지 두 번 죽나

하면서 대담하게 악을 행할 때가 있어요. 그런데 성경에

서는 죽음이 몇 번 있다고 그랬어요. 천치나 백치는 아

무것도 모르니까 심판이나 상급이 무엇인지 모르잖아요.

짐승처럼 그것으로 끝나겠지요.

그렇지만 한 부류는 아까도 말했듯이 한 번 태어나

서 죽지 않고 하늘나라로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부류는 두 번 태어났다가 첫 번째는 죽고 두 번째는 첫

째 부활에 깨어나 승천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두 번 났다가 두 번 다 죽는 사람도 있습니

다. 한번 났다가 죽었는데 구원의 마음과 품성이 준비되

지 않고 주님을 용납지 않아 자기의 의로 죽은 자가 첫

째 부활에 못 일어나고 둘째 부활 때에 일어나 불 심판

을 받아 죽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세 번 났다가 세 번 죽는 자들

도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 태어나서 예수님을 욕하고 조

롱하며 못 박던 자들이 한번 죽었잖아요. 재림 시 찌른

자도 볼 것이며 왕권을 가지고 오는 것을 본다고 했잖

아요. 재림 때 특별 부활했지만 또 다시 죽는 것입니다.

그런데 둘째 부활 때 불 심판을 받기 위해 다시 부활을

하여 다시 죽으니 세 번 났다가 세 번 죽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천국 가는 자격은 간단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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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폐지론을 펴다 165

여러 번 얘기했지만 흰옷만 입으면 되는 것입니다. 달나

라 가는 우주복이 굉장히 비싸다는데 입어봐야 겨우 달

나라까지 밖에 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흰옷을 입으면

우주여행을 하는 것입니다. 영생은 고사하고 우주여행만

한다고 해도 예수 믿은 거 본전은 되는 거잖아요.”

“맞아. 그런데 참 그 흰옷에 대해서 다시 한번 말해

봐. 의의 옷이라고 했잖아.”

“성도들의 옳은 행실이 옷이에요. 아담이 범죄 한 후

벌거벗은 것을 알고 숨어서 토닥거리며 부부싸움을 할

때 서로 왜 선악과를 따서 줬느냐 누가 받아먹으라고

했냐는 등 부끄러움과 미움 죽음의 지식만이 밀려올 때

가려 보려고 무화과 잎을 엮어 가려 보려고 했지만 햇

빛이 나면 말라버렸어요.

인간의 옷은 다 그런 거예요. 자기 지식, 행위, 생각

모든 것이 무화과 잎사귀 밖에 안되는 겁니다. 자기 지

식이 근심 걱정, 죽음을 해결치 못해요. 인간에게 속한

모든 것이 잎이에요. 두 부부가 숨어 있을 때 먼저 신이

찾아왔잖아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연을 통해 묵상하고 명상

할 때 깨닫잖아요. 성경이나 종교 서적으로 깨닫는 사람

도 있고 제사 제도를 통해 깨닫는 자도 있고 만 가지

방법으로 지금도 찾아오시는 걸 알잖아요. 사람을 통해

서 형에게도 신은 찾아 오셨습니다.”

“그건 나도 알아. 아담과 하와는 대화하면서 서로 핑

계만 댔잖아. 우리는 어때. 네가 왜 두려워하느냐? 왜

온전치 못하냐? 천국 갈 준비를 못했느냐? 열 처녀 비

유에서 지혜로운 다섯 처녀냐? 인침을 왜 못 받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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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흰옷을 입었느냐? 하면서 여전히 지금도 핑계를 대고

있잖아?

먹고 살기 위해 준비를 못하고 학교 때문에 결혼 때

문에 직장 때문에 국가의 법이 그래서 사회 환경이 진

리대로 살기 힘들고 군대 문제나 사회가 얽히고 설켰다

는 등 이유를 두 부부처럼 언제든지 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데 신이 그것을 모르겠어? 준비니 대안이니

방법이니 하는 것은 신이 다 준비해 놓은 것 아니야?”

“형! 먼저 창세기 3장 15절을 읽었잖아요. 여자의 후

손이 그리스도란 것은 천주교, 개신교도들 그 외의 성경

을 경으로 삼는 모든 사람은 인정을 합니다. 뱀의 후손,

죄의 독과 생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자들이 그리스도의

발꿈치를 상하게 하고 괴롭히지만 여자의 후손인 그리

스도가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한다고 했잖아요. 이것을 잘

이해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 머리라는 것은 죄의 생각,

본질, 죄의 결과, 불안, 공포, 죽음 자체를 다 부셔 버렸

다는 것을 알려준 거예요. 십자가에 돌아가실 것을 말한

것이고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죄를 다 죽였다는 것이

에요. 아무리 머리 좋은 아담이었지만 자기 죄로 죽으면

모든 문제는 끝나고 죽으면 그만이라는 것이 최고의 생

각이었어요.

지금도 아무리 많이 배워도 인간 최종 결론의 답은

죽으면 그만 이라는 답밖에는 안 나옵니다. 지구의 전

인류의 머리를 다 합쳐도 아담 한 사람의 머리만 못해

요. 그렇지만 죽는 것이 전부였으니 우리가 죽음 지식

밖에는 없고 다른 방법이 없잖아요. 하지만 너희가 사는

길은 창조주요 생명과 행복과 명철과 지식의 근원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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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폐지론을 펴다 167

이 뱀의 후손들에게 죽임을 받아야 하는데 인간 전체가

그를 죽였다는 사실입니다. 두 부부는 그 소리를 듣고

아연실색한 것이예요. 우리가 죄를 졌으면 우리가 죽으

면 그만이지 왜 하나님이 죽어야 하고 우리가 다시 영

생으로 살아야 하나! 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인생을 자

포자기하고 있을 때 우리가 신의 사랑과 마음을 받고

새 사람이 되는 길은 이길 뿐이고 절망과 죄의 생각, 본

능 자체를 원래대로 회복되는 길은 이길 뿐이었던 것입

니다.

두 부부는 그저 머리 숙여 울고만 있었던 것이 아닙

니까? 하나님은 그들이 사랑을 받아들인 것으로 간주하

신 것이었어요. 베드로도 그랬고 우리도 마찬가지입니

다. 하나님의 아들을 죽인 것이 이해될 때면 구원해 달

라는 말은 안 나오고 그저 죽여 달라고 하며 ‘죄인이로

소이다. 나를 떠나소서’ 라고 하면서도 그분의 사랑에

이끌려 울고만 있는 우리가 아닙니까?

성령은 위로하고 죄에 대해 의에 대해 심판에 대해

알게 하고 즉시 인도 하십니다. 아담 부부가 바로 그걸

깨닫고 주님 죽으심을 용납한 것입니다. 주님이 죽으러

죄 많은 세상에 신성이신 분이 인성으로 오셨는데 어떤

희생이라도 감사히 받겠다고 합의가 됐을 때 창세기 3

장 21절의 가죽옷을 지어 입히셨잖아요. 그것이 의의 흰

옷입니다.

아담 부부의 노력이나 순종의 어떤 행위나 지식 그

들의 속한 어떤 영광도 섞이질 않았고 하나님 자신이

죄의 머리를 부수고 하나님 자신의 마음과 법을 새기시

고 보증으로 성령이 임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칭의고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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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화고 완성입니다. 이 믿음을 시작부터 죽을 때까지 갖는

것입니다. 오늘 저녁에 죽는다 해도 준비가 된 것입니

다.”

“의의 흰옷을 입었으면 왜 죽으면 즉시 천당에 못 간

다는 거야.”

“첫째는 마음이 천국이고 재림 때에 보이는 천국에

가야지요. 아까도 말한 것 같이 천국에 들어가는 자격이

품성이라고도 하고 흰옷이라고도 하며 여러 말로 표현

했지만 다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영이 천국에 간다고

하면 몸 떠난 영이 천국을 누린다는 것인데 유령이란

말입니까?

분명히 이해되어야 할 것은 모든 목적, 성경책을 주

신 목적, 예수님 성육신 목적, 제사 제도, 성소 문제, 예

언, 비유, 상징, 표상, 성령, 천사, 선지자들을 보낸 목적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하는데 있어 세상살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 사회, 교육, 예술 모든 방면에 부

서의 목적, 가정 제도, 각종 일의 목적, 모든 것이 인간

회복의 목적이고 이것을 알고 사는 사람은 가장 가치

있는 삶을 살고 매사가 뜻이 있고 재미있게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살다가 오늘 죽는다 해도 만족할 것입

니다.

그런데 현실은 목적을 잃고 수단이 목적이 되어 지

식이나 명예나 권력, 재물이 목적이 됐어요. 안 그래요?

그래서 품성과 마음이 깨끗이 보존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신의 은총을 많이 받았다며

이적과 기사를 행하며 ‘사탄아 물러가라’ 고 하면서 뛰

어다니고 최면을 걸고 무당 신들리듯 각 종파가 난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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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폐지론을 펴다 169

치며 신유 집회 많이 하잖아요. 하나님 편에서 하는 일

자체가 모두 이적과 기사인데 어떤 한 부분에 치우쳐

있게 하는 것이 영의 분별이 없어서 그런 거예요. 이적

과 기사의 목적도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사랑의

법(십계명)을 지키게 하는 것이잖아요. 다른 말로 하면

구원이란 것은 원래 하나님 형상으로 회복된다는 것입

니다.

아담 부부가 범죄 전 상태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니

까 이런 마음은 신만이 하실 수 있잖아요. 그런데 범죄

전 영광과 능력이 있고 지혜, 명철이 많고 완전하던 아

담과 하와가 사단의 꾀임에 들어갔을 때 어떻게 됐습니

까? 참 신은 정녕 죽는다고 했지만 사단은 따먹어도 결

코 죽지 않고 하나님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누구 말

이 옳은 것입니까? 두말 할 것도 없이 결과는 이렇게

비참해졌습니다. 형이 빨리 사형집행을 앞당겨 받는다고

해서 영이 살아서 천국 간다고 한다면 사단이 옳다는

것입니다. 범죄 하는 영혼이 죽으리라고 했잖아요. 죽는

다 했으니 죽어야 맞는 말이고 산다고 했으면 재림 때

살아나는 것이 그 때 사는 것이지요. 지금은 죽어봐야

흙으로 가는 것뿐입니다.

죽어서 바로 천국, 극락 간다든지 영혼불멸설을 믿는

다든지 하나님 법이 필요 없이 아무 상관없이 건강하고

맘 편하게 영생한다면야 아무 생각 없이 살아도 되겠지

요.

그런데 봐요. 영혼불멸을 믿을 때 무당이 신들려 이

적과 기사를 보일 때나 도 닦고 기도하고 은사 받았다

고 하는 사람들이 하나 같이 죽은 사람이나 죽은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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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들이나 천사를 만났다고 하잖아요. 영매노릇하면서 예언

도 하고 병자도 고치고 많은 이상한 일들이 세계 어느

나라나 있어요. 그들은 영에 사로잡혀 자기도 모르는 기

도를 하고 이성을 혼란케 하고 하나님 법을 떠나게 만

듭니다. 지금은 마음을 뺏는 전쟁입니다. 성령이 거한

곳은 마음을 통해 역사하기 때문에 사단은 그것을 노리

는 것입니다. 영혼불멸을 믿게 되면 사단은 그 통로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산 자의 하나님이시지 죽

은 자들의 영의 신이 아닙니다. 죽은 자의 영으로 보이

는 것은 사단의 장난입니다. 실제로 죽은 사람의 마음이

나 생각이 둥둥 떠다니는 그런 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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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명이 필요 없다면 171

제 28 장

십계명이 필요 없다면

영혼불멸을 믿는 사람들은 흔히 이런 말을 합니다.

은혜 아래 살기 때문에 주일 예배 날짜에 매인다거나

안식일의 예배는 어느 때고 드려도 상관없다고 합니다.

율법을 마음과 생애에서 부인하는 것을 보잖아요. 생각

해 봐요. 은혜 받아 신의 은사를 받은 사람이 첫째 계명

을 떠나 잡신을 섬기는데 정상적인 품성을 형성할 수

있을까요? 혼란이 오겠지요.

하나님의 이름은 부르면서 우상을 섬긴다면 마음에

순결과 평안을 누릴 수가 있을까요? 보이는 물질적 우

상과 하나님보다 더 좋아하는 마음의 우상들 현재 신의

임재를 용납지 않고 미래로 미루면서 장래 계획의 우상

들, 선교 계획들이 우상이 될 때도 있고 공부하고 결혼

하고 일하고 부채 가리며 성령의 임재를 미룬다면 오늘

구원의 진정한 사랑과 평화를 누릴 수 있을까요?

성경에는 거짓 교리의 우상들도 있는데 율법을 바꾸

거나 변개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신이 원

하는 완전한 품성이 될 수 있을까요? 셋째 계명도 생각

해 봐요.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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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는데 망령된 생각, 말, 행동을 한다면 신의 이름이 거룩

히 여김을 받을 수 없고 신의 속성이 우리 마음에 새겨

질 수가 없지요.

넷째 계명도 아무 날이나 창조의 기념일이고 예배드

리는 날이라면 신이 왜 제칠일로 구별해 놓았을까요. 신

은 질서의 하나님이시라 과거나 현재나 새 세상에서도

동일한 예배의 날로 구별해 놓으셨어요. 금요일이니 토

요일이니 일요일이 다 마음에 정한대로 하고 안식일 무

용론까지 나와 일주일 중 아무 날이나 괜찮다고 한다면

다른 계명도 고쳐도 된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법이

없어지는데 우주나 지상 나라의 백성이 존재할 수 있겠

어요?

다섯째 ‘네 부모를 공경하라’ 고 했는데 나보다 나이

가 많은 사람들에게는 부모 공경하듯 해야 되지만 전쟁

에 참여하거나 혁명이나 혈육의 싸움에 참여하게 되면

웃어른이라고 해도 모든 상대방의 권리를 무시하게 됩

니다.

여섯째는 ‘살인하지 말라’ 고 했는데 전쟁하는 사람

들이 이 계명들을 어떻게 지키겠어요? 미워하고 살인하

는데 마음이 행복하겠습니까? 법이 없다면 형도 나도

누구도 지금 존재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법의 보호가

없었다면 누군가 와서 형을 죽였을 지도 모릅니다. 법은

사랑입니다.

일곱째는 ‘간음하지 말라’ 라는 것인데 아무 남자나

여자나 같이 살다가 다시 아무에게나 가서 산다고 생각

하면 어떻게 마음이 평안하게 살 수 있겠어요? 우리 여

러 번 과거를 서로 얘기하며 많은 여자들에게 피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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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명이 필요 없다면 173

준 것에 대해 괴로워하는 것을 보았잖아요. 육체로 지은

간음죄는 마음에서 지우지 못하고 평생 흔적이 있어 죽

을 때까지 쫓아다니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정상적

인 신앙인이라면 이혼한 남녀가 살아있는 한 재혼을 안

하는 겁니다. 상대가 죽은 경우는 다르겠지만 이혼자에

게 결혼하면 계속 이유를 가지고 이혼과 재혼이 반복

될 수 있기 때문에 간음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그럼 부

인이나 남편이 북한에 따로 남아 있으면 어떻게 할까

요? 그들이 배우고 이해한 범위에서 양심에 따라 할 일

이지 내가 그들의 재판관이 될 수는 없지요.

여덟째 ‘도적질하지 말라’ 라고 했는데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여기 들어와서 들은 이

야기인데 하루 밤에 소를 다섯 마리까지 끌어다 팔아봤

다는 친구도 있었어요. 그 친구는 지금 45호 금치실에

있어요.

허락지 않은 것을 따먹었을 때부터 인류는 다 도적

질 한 것이지요. 물질적 도적질, 돈, 애정을 빼앗는 것,

골동품 등을 자기 것으로 삼으려고 사기 쳐서 도적질

하는 거나 전쟁해서 땅과 국가들의 재산, 자원 뺏는 것

이나 신의 시간을 빼앗아 안식일 시간을 다른 일로 보

내는 것이나 사람의 마음을 자아 만족을 위해 빼앗는

것은 다 도둑질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공개적으로 우리

것, 남의 것 서로 다 훔쳐 가면 어떻게 살겠습니까? 도

닦는 종교인이요 도덕을 부르짖으며 영생복락을 비는

사람들이 세상 전쟁의 도적이 됐으니 모든 면에 형도

나도 도둑놈입니다. 그러면 아는 도둑질을 계속해야 되

는 것입니까? 계속해도 괜찮다고 한다면 분명 지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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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없고 마음이 어두워져 신의 은혜는 떠나고 세상에 큰

짐이 되겠지요.

아홉째 계명도 마찬가지입니다. ‘거짓증거하지 말라’

고 했는데 우리 수형자들이 말하는 것은 숨소리 빼 놓

고는 다 거짓말이라 하여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 통하는데 진실한 말이 없다면 세상이 존재하지 못하

겠지요.

예를 들어 정치인들이 선거 공약을 할 당시 통계나

정책을 세워 국제 형편과 한국의 형편을 고려하여 공약

을 할 당시 거짓이라면 누가 찍어 주겠어요? 그렇지만

진실로 열변을 토하고 그 당시는 정말 그렇게 하려고

한 것이지만 세계 흐름과 한국 경제 정치 상황이 전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되어 갈 때 공약이 다 거짓말이

되어 버리곤 하잖아요. ‘진실로 하나님 믿고 은혜를 따

라 하나님의 법을 즐겨 순종하면서 살겠습니다.’ 하고는

그렇게 되지 않으면 신 앞에 거짓말이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 앞에도 모든 거래와 교제에 거짓은 사라져야 좋

겠지만 현실이 그렇지를 못합니다. 그래도 하늘이 낸 부

자나 정치, 사회, 종교 지도자는 거짓 없이 정직하고 신

용 있는 사람이 시대마다 있었으니 앞으로도 있을 것입

니다. 그런 자들이 없다면 형과 내가 존재할 수도 없겠

지요.

열째 계명은 ‘탐내지 말라’ 는 것인데 우리가 탐내는

일은 많지요. 인류의 시조가 그랬으니까 유전적으로라도

탐내는 것이 정상입니다. 모든 것이 만족했던 에덴동산

에서 쫓겨난 인생이 좋은 것을 다 잃었으니 그것을 욕

심으로라도 가져 보려고 하는 욕망이 계속 있는 것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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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명이 필요 없다면 175

다. 주님이 마음에 계심을 허락하면 현세와 내세가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은 욕심이나 탐심이 자연히 사라질 것입

니다. 형도 그렇지요? 천국은 맘에 먼저 있어야 하니까.

신의 맘과 법보다, 생애의 순결과 영원한 속성보다 지

식, 명철이 신이 되어 탐내는 것, 재물, 땅, 돈, 사람을

탐내는 것, 모든 생활용품 등 탐심의 죄 항목에는 수도

없이 열거할게 많아요. 십계명을 거역하고 불순종하며

변개하고 없애도 괜찮다고 한다면 100% 사단의 영이지

창조주의 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불신, 불의, 불선, 불법 네 가지 죄의 항복에서 우리

가 벗어날 수 없잖아요. 그런데 예수님은 신, 의, 선, 법

을 지키고 순종하셔서 그 의를 믿는 자에게 다 주시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예요.

난 이렇게 생각합니다. 모든 종교인들이 ‘사회마다

회개해야 해. 개혁해야 해.’ 하는데 회개의 매체, 개혁의

매체 표준이 뭐겠어요? 바로 십계명이지요. 십계명을 거

울처럼 보고 신의 용서와 받으심의 표인 십자가로 나아

가야지 죄도 회개의 필요도 개혁의 필요도 느끼지 않는

데 어떻게 부흥이니 회개니 개혁이니 할 수 있겠어요?

기독교인들이 제일 중시하고 이슬람교도나 세계 6대

종교 단체들이 가장 중시하는 것이 뭐예요? 도덕의 표

준인 십계명이 아닙니까? 성화의 기준, 인침의 기준 역

시 십계명입니다. 축복과 번영의 조건도 그렇고 저주와

멸망의 조건은 불순종이지요. 왜 사람들이 병이 많겠어

요? 영육간에 건강과 평화의 유지 조건도 역시 순종입

니다. 십계명이 지적, 영적 생활에서 떠나면 정신적, 육

체적 평강이 있을 수 없어요. 만병의 원인이 되는 것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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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니다. 국가나 사회 종교가 어떠하든 십계명과 상반된 법

률 해석은 하늘의 인정을 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진리냐 비진리냐는 선악간의 싸움도 그것이 십계명

을 파괴시키느냐 아니면 영원히 지키느냐였고 시대마다

환란을 대비하는 신의 보호 받는 조건도 역시 순종이었

어요. 영원한 평화와 행복 영생의 조건도 십계명의 바른

이해와 사랑의 순종이 아니겠어요.

형! 주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은 이 모든 것을 순종해

놓으시고 받아들이라는 것을 은혜로 받는 것이 아닙니

까? 이제 이 순종의 아름다운 품성을 주신 것을 감사한

다면 오늘 죽어도 준비된 것입니다. 그런데 더 훌륭한

것은 이 믿음과 순결한 주의 법을 사랑으로 살며 생애

가 길든지 짧든지 지키는 산 순교자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 평안할 때 형을 사형시켜 주면 좋겠다며 먼저 천

국 간다는 생각보다는 얼마나 더 살지 모르겠지만 이

은혜를 감사하고 살아야지요. 사는 날이 길어지면 ‘또

죄를 짓게 될지 몰라’ 하는 생각은 불신입니다.”

오랫동안 듣고 말을 했지만 그 형의 생각은 빨리 사

형집행이 되어 천국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굳혀져 지금

내가 말한 것이 부담이 되었나 보다. 갑자기 일어서서

사정없이 나를 쳤다. 한참 맞고 있는 것을 다른 감방 사

형수들이 알게 되었고 다른 수형자들이 소리쳤다.

“사람 살려라. ○수가 또 사람 죽인다.”

아우성을 쳤다.

“형 인내해야 됩니다. 그만 앉으세요.”

팔을 붙잡으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형의 얼굴에는 그 순진하던 모습이 사라지고 무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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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명이 필요 없다면 177

모습이었다.

“형 때려서 맘이 풀린다면 실컷 때려요.”

한참을 맞았다. 그런데 때리다 거품을 물더니 쓰러졌

다.

“형 힘들게 왜 그래요?”

그는 그림 뒤의 무엇을 찾고 있었다. 성화 한 장을

붙여 놓고 그 사이에 칼을 숨겨 놓고 있었는데 필요할

때 쓰려고 하던 것이었다. 더듬더듬하면서 칼을 찾았지

만 찾지 못했다. 천사가 막아주었던 것 같다.

얼마 후 근무자가 키를 갖고 와서 문을 열었는데 그

때는 이미 조용해진 상태였다. 근무자들은 내가 있는 곳

이면 평안하기 때문에 별 신경을 안 썼다. 그날도 다른

동에 가 있는 동안 사건이 발생해 나는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몰랐다.

“근무자님 이 일은 신앙 얘기하다 이렇게 된 것이니

과에 보고하지 마십시오. 제가 당사자이고 하니까 책임

을 지겠습니다. 보고하게 되면 ○수 형만 곤란하니 한번

만 봐 주십시오.”

그러나 무마할 수가 없었는지 나보고 짐을 싸서 나

오라고 했다.

“다른 감방에 들어가 있어. 죽지 않기 다행이다. 예상

은 했었지만 말이다. 저런 놈들 인간 대접 받기 힘든 놈

들이야.”

“아닙니다. 제가 지혜롭게 말을 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은데 ○수 형 한번만 봐 주세요.”

사형수에게 잘 봐준다는 것은 일주일에 한두 번 일

광욕과 변기를 비울 수 있는 혜택, 담요를 햇빛에 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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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지도 그려진 부분을 소독하는 것 등인데 그 시간도 30

분에서 많이 줄 때는 1시간 30분 정도였다. 말리면서 배

구공을 가지고 축구를 하다 보면 얼마나 맥 빠진 웃음

이 나오는지 모른다. 힘들이 없이 얼굴은 누렇거나 하얗

게 되어서 공 한번 차면 픽픽 쓰러지곤 했다.

김○수는 개수정을 차고 개밥을 먹었는데 나와 함께

있는 동안은 수정을 풀어 주었었다. 사고가 있고 난 후

수정이 다시 채워졌고 일광욕의 혜택도 없어졌다.

다른 감방에 와 앉아 있으려니 감정이 북받쳐 왔다.

그에게 맞아서가 아니라 생각의 사상이 바뀌지 않아 충

동을 일으키는 사단의 영이 그 동안 주의 형상과 인간

성을 또 빼앗는구나 생각되어 서였다. 주의 십자가의 능

력과 은혜를 헛되게 할 수는 없었다.

계속 기도하다 잠이 들었다. 누군가 깨워 눈을 떠 보

니 근무자가 따라 오라고 했다.

“○수가 마지막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꼭 좀 데려다

달라고 해서.”

그렇잖아도 그가 얼마나 마음 아파할까 싶어서 기도

했었는데 나도 눈물로 그의 독방 앞에 같더니 그는 수

정을 찬 채 식구 통에 손을 올려놓고 기도하며 기다리

다 울다 지쳐 있었다. 아무 말 없이 손을 붙잡고 기도했

다.

“김 형 감당하기 힘든 말을 내가 했나 봐요. 미안해

요.”

김 형은 엉엉 울면서 말했다.

“형제를 영원히 못 보는 줄 알았어. 내가 속이 좁아

그런 거야. 정말 나 용서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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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명이 필요 없다면 179

“내가 용서하는 게 아니고 피를 흘리신 신의 은혜를

누리면 돼.”

한참이나 손과 머리를 보듬으며 눈물로 씻는 용서의

마음은 서로의 마음을 부드럽게 했다. 한참 위로하고 격

려한 후에 내 방으로 왔다.

그 당시 나는 딸꾹질이 몇일 동안 계속됐었다. 참을

수 없어 하니까 의무실로 가도록 배려를 해 주었다. 소

장님과 과장님이 병실로 찾아 오셔서 말씀하셨다.

“자네 딸꾹질을 ○수 방에서부터 했나?”

“네.”

“하루에 몇 번이나 하나?”

“한 시간에 100번 정도 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 요즘 해외 토픽에 나오는 세계 딸꾹질 제일

많이 한 사람보다 배도 더 한거네. 토픽에 날 일이 아니

야. 기록을 깼네. 자넨 여러 가지 면에서 기록을 깨고

법도 바꿀 사람이야. 하여튼 건강해야 돼. 몸조리 잘하

고 애로 사항 있으면 말해.”

“감사합니다.”

그 이튿날 군종 참모가 급히 찾아 오셨다.

“자네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게. ○수가 어제 집

행됐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머리를 숙이고 나도 모

르게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수가 마지막으로 가면서 자네에게 꼭 안부 전해

달라고 했어. 재림의 날 만날 것이라며. 6관구서 총살을

당하기 전 그는 얼굴을 가리운 채 ‘내 주를 가까이…’

를 찬송했는데 3절 쯤 하는데 총소리가 났어. 그게 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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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막이었네.”

나는 엎드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내 친척이 죽

었어도 그렇게 울지는 않았었다. 좀더 나에게 빨리 말해

줬더라면 6각 안 위병소 철문까지라도 바래주며 그의

이름을 넣어 작사 찬미를 해 주었을 텐데 몇일이고 생

각났다.

나는 지금도 그 때 일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이

글을 쓰면서도 한참 울먹였다.

그 때가 1970년 8월 6일 쯤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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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훈련장으로 181

제 29 장

재 훈련장으로

어느 날 갑자기 과에서 명단을 부르더니 밖에 세워

놓고 말했다.

“육군본부에서 특별 명령 한 것이다. 열외는 없다. 내

일부터 교육에 들어간다. 위에서 감사 나오니 다른 생각

은 일체 말아라.”

안식일이 또 대두됐다. 면담을 했더니 안 된다고 했

다. 재복무자는 운동 겸 훈련을 한다고 했다. 특수 부대

원을 뽑는 거니까 잘 먹고 훈련을 해야 된다고 했다. 훈

련이 시작되고 처음으로 교도소에 총을 주고 연병장에

서 훈련을 받게 했다.

상사 한분이 내 앞에 오더니 “총 집어. 어깨 메고 뛰

어.” 말했다.

나는 부동 자세였다.

“왜 안 하는거야?”

“저는 이 문제로 여기 왔는데 여기서 이것을 할 수

없습니다.”

“두 번 다시 너 같은 놈 없게 하기 위해서야. 빨리

들어. 안식일이고 뭐고 오후에 쉬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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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다른 날 나와서 뛰는 것은 하겠습니다.”

“그래? 이리와!”

하더니 총 개머리판으로 워커발로 사정없이 찼다. 한

참을 맞고 6각 내 위병소 철장 안으로 끌려 들어왔다.

처음에는 아프고 고통스러웠는데 한참을 맞다 보니 정

신을 잃고 있어서인지 별로 아프지 않았다. 총 개머리판

으로 발에서부터 머리까지 사정없이 맞고 있는 나를 본

1동 수형자들이 반달 창문으로 내다보면서 소리쳤다.

“원동규를 살려라. 상사 놈 가만 안 두겠어. 그만해

라.”

폭동이 일어날 것 같았다. 그들은 장교 수형자들이었

고 사형수 보안법 특수 수형자와 장기수들이었다. 그 상

사는 씩씩대며 손으로 땀을 닦으며 나를 끌고 들어와

다른 근무자에게 독방에 넣으라고 했다.

두 근무자가 질질 끌고 들어와 독방에 넣었다. 얼마

가 지나 정신을 차려보니 모두들 자고 있는 밤이었다.

반달 창문 너머로 달빛이 희미하게 들어오고 별빛은 비

쳤다. 숨소리가 점점 가빠지기 시작했다. 손, 발, 얼굴을

만져 보려니까 말을 듣지 않았다. 그대로 누운 채 구부

리고 기도했다.

“주여 그 상사를 용서해 주십시오. 그는 그의 일을

군대 명령대로 했을 뿐입니다. 그의 마음이 얼마나 괴롭

겠습니까?”

기도할 힘도 없었다. 나는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몸

에 열도 났고 주의 사자들이 둘러 진치고 어루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화장실을 엉금엉금 기어 간신히

갔다 오고 했다. 밥을 안 먹어서인지 화장실을 일주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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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훈련장으로 183

한번 정도 밖에 가지 않아 편했다. 1970년 9월 7일쯤 될

것이다.

그 동안 교도소 안에서 당하는 모든 일은 다 당해

봤지만 이번에는 정말 일어나질 못할 것 같았다. 철장이

나 쇠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 넣고 잡아 당겨 손가락이

휘며, 맞고 물 끼얹기를 반복하고 15-20도의 영하에 팬

티만 입혀 찬 바닥에 세워 놓고 매 맞던 일도 은혜로

지났었다. 그러나 이제는 틀린 것 같았다. 턱이 빠지고

얼굴이 실룩실룩 거리며 한달 정도가 지났는데 뭔가를

붙잡으면 무릎을 펴고 일어설 수 있었다.

상사가 와서 소리쳤다.

“훈련 받을 수 있나? 위에서 검열 감사 나오는데 제

식 훈련이라도 해.”

“네, 제식 훈련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근무자의 부축을 받아 상사와 같이 ‘하나 둘 하

나 둘’ 하며 연병장을 반쯤 돌았다.

“좋아, 그 정도 정신이면 훈련 받은 것으로 하지.”

근무자 하나를 딸려 보내며 내 감방으로 들어가게

했다.

몸도 이런데 또 집총하고 안식일에 교육받으라고 해

서 안하게 되면 추가형을 받을 것 같아서 좀 걱정이 되

었다. 출감도 몇 달 안 남았는데 내 수번이 2876이었는

데 추가형을 더 받으면 수번의 단위가 높아진다. 그럴

바에야 최고형을 주어 사형을 시켜 주면 좋겠는데 그렇

게 하지도 않았다.

‘이런 몸 가지고 나가 봐야 부모 형제, 친척들에게

부담만 되고 이웃이나 교회에게 짐이 될 텐데. 사회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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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도 건강해야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다 기도를 했다.

“주여 지금까지 산 것이 저에게는 족합니다. 과거에

수없이 신을 부인했던 생애를 다 씻으시고 육체의 고난

을 받아 죄를 그쳤으면 옥사 되어 교도소 내에 무덤에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가 봐야 사회에 국가에 교회에 짐

만 될 것이고 부모, 친척에게 더 불효하기 전에 지금 잠

재워 주십시오.”

그날 밤 여러 장면이 보였다. 교도소 연병장에 환한

빛이 비취며 고요했다. 큰 나무가 있었는데 그루터기가

크고 뿌리를 깊이 박고 서 있었고 많은 새들이 사방에

서 몰려왔다. 또 다른 장면은 엘리베이터(그 당시 엘리

베이터가 서울에 몇 개 밖에 안 되었음)를 타고 도시와

다른 나라들을 다니며 전도하는 장면과 침례식 하는 것

을 보았다.

또 한 장면은 도시에서 전도하다가 산으로 강가로

바닷가로 알 수 없는 곳으로 갔다. 아주 높은 산에 올라

가 내려다보니 깊은 바다 같기도 하고 강 같기도 한 물

이 보였다. 거기를 뛰어 내려 헤엄쳐 가는데 뱀들이 쫓

아왔다. 가까스로 헤엄쳐 나와 바윗길로 가는데 길이 점

점 험해졌다. 높은 곳을 물 옆을 지나 바윗길을 가는데

따라가다 보니 피 묻은 핏자국들이 보였다.

‘누가 이 길들을 지나가서 그렇지?’ 하며 계속 가는

데 세상에서 볼 수 없었던 빛이 산 넘어서 비추고 있었

다.

아침 새벽 늘 기도하던 습관이 있고 다른 때도 꿈이

나 이상은 자주 있던 일이라 깨어 이렇게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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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훈련장으로 185

“빨리 잠들게 해 주십시오.”

몇일이 되어도 훈련장으로 가자는 말이 없었다.

하루는 상사가 뒷짐을 지고 내 독방으로 오는 모습

이 보였다.

“원동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애써 미안함을 감추며

내 앞에 서더니 “나도 자네처럼 징역 살고 싶네. 책도

누가 보내주고 말이야.” 하면서 시조, 과정책, 교회 지남

을 넣어 주었다. 그리고 키로 문을 열고 들어와 나에게

말했다.

“여보게 나를 용서하겠나?”

“네? 무슨 말씀이십니까?”

“위에서 그러니 어쩔 수 없었어.”

“걱정 마세요. 군인으로서 하실 일 하셨는데요.”

그는 진정으로 용서를 구하는 것이었고 한편 두려움

이 있었던 것 같았다.

“제가 가는 길이 이런 길이라 당연한 것이니 부담 갖

지 마세요.”

“정말 용서해 주는 거야?”

“제가 용서해 줄게 뭐가 있어요. 예수님이 인간의 몸

을 취하셔서 십자가에서 전 인류를 다 용서해 놓으셨잖

아요. 저한테는 용서하고 안 하는 권한이 없습니다.”

“정말이지 고마워.”

그는 나를 꼭 껴 앉고 울었다.

“자네 나가면 서울 미아리 고개에 있는 통닭집에 들

리게. 내 와이프가 하는 거야. 꼭 오게.” 함께 눈물을 닦

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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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그가 두려워했던 것은 수형자들이 나를 신뢰하고 있

었다는 것이었다. 특수 감방 사람들이 내가 누구한테 맞

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출감하는 수형자들에게 보

복을 당하게 될까봐 서였다. 전과자들이 그 당시에는 서

울역이나 버스 터미널 또는 큰 도시에서 소위 말하는

주름을 잡고 있었다. 그래서 어떤 근무자들이 수형자를

괴롭히고 악질로 굴면 출감자에게 보복을 부탁했다. 수

감자 이송시나 길에서 만나면 수고하신다고 하며 대접

하겠다고 데려간다. 그리고 근무자는 술을 마시고 당하

고 오는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런 상황에 내가 한마디만

좋게 하지 않으면 그 상사는 평안히 길을 다닐 수가 없

었던 것이다.

나는 그를 위해 은혜를 빌고 축복을 빌었다. 옛말에

도 때린 사람보다 맞은 사람이 발 뻗고 잔다는 말이 있

듯이 나는 편안했다.

그러나 저러나 남들은 출감한다면 기다리고 기뻐했

는데 나는 착잡하기만 했다.

‘죽을 때까지 인도하신다고 하셨으니까 주님 뜻대로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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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마지막 할 일이 있다 187

제 30 장

너에게 마지막 할 일이 있다

개머리 쇠판으로 때리던 한 분이 나에게 할 일이 있

다며 독방에서 불러냈다. 옆의 방에는 10여 명의 특수한

죄수들이 있었다.

“너 저 수감자들에게 한번 일 좀 해봐. 저 친구들 전

과 5범 이상이야. 나라도 사회도 감당할 수 없고, 군 지

휘관 말도 듣지 않고 부모, 형제, 애인의 말도 안 통하

는 놈들이야. 내가 권한이 있으면 저런 놈들 다 쏴 죽이

고 싶어. 도대체 말을 들어 먹어야지 말 안 듣는 약을

먹었나. 꼴통 중에 꼴통들인데 저 놈들하고 같이 있어.”

사실 그들을 위해 일하라는 것도 있었지만 한편으로

는 나 자신도 어떤 면에서는 고문관이란 명칭과 꼴통

소리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들과 같이 있게 한 것이

다.

들어가자마자 싸늘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루 종일

있어도 말 한마디 없이 정적만 돌았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 사흘이 지나도 말을 붙일 수도 없었고 말을 걸어

오지도 않았다. 어쩌다 험상궂은 얼굴을 보게 되면 겁이

났다. 그들이 자는 사이에 계속 기도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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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한밤중에 한 사람이 한숨을 깊이 쉬더니 입을 열었

다.

“여보게 나 같은 사람도 회개할 수 있나?”

의외의 말이었다. 그의 말을 들어 주었더니 밤새도록

자기 과거를 이야기했다. 전과자가 된 이야기, 범죄 이

야기, 하룻밤에 소 다섯 마리를 훔쳐서 잘라다 푸대 자

루에 넣고 판 이야기들을 털어 놓았다. 수감 생활하는

중 돈 생각이 나서 탈옥을 했는데 배운 게 소도둑이라

한탕하다 걸려 들어와서 죽도록 맞고 몸을 못 쓰게 되

었다고 했다.

같이 있는 자들 중에는 탈옥수가 3명이 더 있었고

군전과만 10범 이상 되는 나이가 많은 자들도 있었다.

정말 딱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삼일 만에 그들 심령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양심이 일깨워지

고 회환의 눈물이 그들의 표정을 바뀌게 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었다.

“형님, 그런데 어떻게 하룻밤에 소를 다섯 마리씩이

나 훔쳤어요?”

“그거야 간단하지. 차를 몇 시에 오도록 하고 한 사

람은 소에 단 딸랑이를 빼서 계속 흔들고 한 사람은 끌

고 나가면 되는 거야. 얼마큼 간 다음에는 딸랑이를 외

양간에 매달아 소리가 나도록 하고는 소의 큰 부분을

잘라서 부대 자루에 넣으면 작업 끝이야. 한 마리 하는

데 한 30분 정도면 돼. 한 동네 가면 그 동네의 소는 다

내꺼야. 자루에 넣은 것을 차가 오면 현찰을 받고 넘겨.

돈을 자루에 담아 여관에 자러 들어가면 돈다발을 여관

방에 팽개치기도 하고 베고 자기도 하고 ‘내가 이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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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마지막 할 일이 있다 189

때문에 왜 이러는 거야’ 하며 미쳐 울기도 했어. 그리고

그 돈으로 길거리에 장사하는 아줌마들, 아저씨들 가게

차리라고 도와준 때도 있었어.”

“형님들 그들을 도와주었으니 면회를 오는 사람도

있겠네요.”

“근데 그들은 소도둑인 줄 몰라.”

마음이 무거웠다.

‘하나님께서 이들에게 나를 보내 주시지 않았다면 얼

마나 많은 농가의 농민을 울렸을까?’

출감 일을 한 달쯤 남겨 뒀을까? 또 할 일이 하나

있었다.

교도소 안이 한참 술렁거렸다. 내다보니 육, 해, 공군

삼군에서 제일 골치 아픈 꼴통들을 데려와 남한산성에

서 군기를 잡아 사회에 내보내려고 하고 있었다. 공수

부대 사고자들, 해병 해군 사고자들, 우리가 알 수 없는

특수 부대 근무하다 사고친 자들 등 매나 고문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자들이었다. 그들의 몸에는 문신투성이

고 성기는 괴상망측하게 하고 쇠를 먹는 사람, 유리를

깨서 으그적 씹는 사람 별 사람이 다 있었다.

‘덩치도 작고 험상궂은 사람, 건장한 체구의 사람 등

잘 생기고 힘센 저들이 왜 그럴까?’

그들을 한 감방에 넣으면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일

어날 것 같았다. 한 감방에 2-3명씩 나눠서 넣었다. 여

기저기서 싸움이 벌어지고 난동을 부렸지만 젊은 사람

들이라고 해도 두 셋이서 60-70명을 대항해 싸울 수는

없는 일이었다. 조금 있으니 잠잠해졌다. 힘이 솟아오르

고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는 그들에게는 난동을 부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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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편하고 밥이 들어가는 친구들이었다. 그러다 보면 코피

가 나고 깨지는 일은 보통이었는데 그들은 몸이 성할

날 없는 미친개, 성할 날 없다는 말처럼 살고 있는 것이

었다.

나는 조용히 그들에게 접근했다. 항상 긴장되어 있는

그들에게 조용히 부드럽게 말했다.

“내가 당신들 때리거나 해하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

내가 누군지 밝히고 말을 했다. 처음에는 그들이 나

를 대항해 치려고 들었다. 자기를 유인해 묶어서 다른

독방에 넣으려고 하는 줄 알고 착각을 한 것이다.

“여기서 난동 부려봐야 몸만 상하고 젊은 사람들인

데 징역을 오래 살다 보면 제명대로 살기가 힘들어요.

죽은 듯이 겸손히 살면 편하게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복음을 전했다. 20-30분

이야기를 하는데 그들의 눈빛과 얼굴 표정이 바뀌었다.

풍선에 바람이 빠진 것처럼 오직 악의와 힘으로만 대항

하던 그들이 사회 나가서 살 걱정을 하고 있었다. 하나

님께서 그들을 도와주실 것이라고 믿고 기도했다. 그것

이 남한산성에서의 내 마지막 일이었다.

어떤 수감자는 몇 년씩을 살고도 출감 일 한달이나

일주일, 어떤 사람은 3일을 참지 못해 탈옥해 잡혀 들어

와 매를 맞고 있는 것을 봤다. 왜 그렇게 했냐고 물어보

면 징역을 살다 그리움이 쌓이고 부모나 처자식 생각나

서 그랬다고 한다. 초범 때는 면회도 오고 부인도 있었

는데 몇 번 드나들다 보니 부인도 집을 나가 버렸다고

했다. 부모는 늙어서 오늘 내일 돌아가실 것 같아 꿈마

다 그리다보면 돌아가시는 꿈을 꾼다고 했다. 그래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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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마지막 할 일이 있다 191

아가시기 전에 한번 뵙는 것이 도리라 생각하여 참지

못하고 탈옥을 했다고 한다.

몸도 약해지고 정신력도 판단력도 다 약해진 상태여

서 어린 아이보다 더 자제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모든 인생길이 달려갈 길을 다 달려간 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지금까지 아무리 잘 달려 왔어도 피곤하고 병들고

세상이 우겨 싸고 있는 것은 세상 끝날까지 계속되겠으

나 실족한다면 탈옥수 신세를 면치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전적으로

맡기고 갈 뿐이다.

한편 장교들과 영관 급 수형자들이 지휘관들에게 건

의를 했다.

“60만 대군이 이 한 사람을 못 봐준단 말이요. 저 친

구 나가서 또 들어오게 하지 말고 아예 여기서 우리 수

형자들을 위해 교도교화 시키는 근무자로 일하다 제대

시키면 되지 않겠습니까?”

지휘관들이 육군본부에 올렸지만 이미 출감일과 재

복귀 특명이 정해진 뒤였다. 마지막 생각을 정리하면서

고마웠던 분들이 떠올랐다. 그 동안 나를 대했던 군 지

휘관들과 근무자들, 수형자들과 면회 오셨던 분들을 위

해 몇일 밤 동안 늦게까지 눈물로 은혜와 축복을 빌었

다. 지금 이분들이 어디에 계신지 안다면 냉수라도 떠

드리고 하늘 강수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 땅에

서 만나지 못한다면 새 세상 생명 강가에서 영원히 이

야기 하고 싶다. 주께서 이런 나의 소원을 들어 주시리

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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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내가 꼭 필요할 때 방문해 주신 어머니와 이모님, 외

숙모님 그리고 이종 사촌 이○순 누님을 잊을 수 없다.

시○사 기○호 형제 부부와 김○식 형님이 오셔서 좋은

음식과 용기를 주시고 가신 일은 그 당시 내게 큰 힘이

되었다. 1970년 2월 14일 김○열, 김○도, 전○덕, 정○

석 목사님들이 찾아 주셨을 때도 어려운 때였지만 그분

들의 얼굴만이라도 보고 들어가는 것이 나에게는 얼마

나 위로와 격려가 되었는지 모른다.

원동지회 청소년 부장과 함께 특별 면회로 통역을

해 주시며 장래 문제의 길을 열어 주시려고 애쓰셨던

김○동기 목사님도 잊을 수 없다. 그 때 나는 특수 감방

에 있을 때였는데 오늘 내일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위

험했었다. 밤마다 꿈에서는 주의 사자들이 감방 옮기는

장면이 늘 보였다.

청소년 부장 선교사가 물었다.

“장래 꿈이 뭐냐? PUC에서 공부하겠느냐? 미국에서

신학 공부하겠느냐?”

김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빨리 대답해. 너를 도와주려고 그러시는 거야. 공부

하겠다고 해.”

“장래 일은 지금 모르겠어요. 주께서 인도해 주시는

대로 하루하루 살고 있기 때문에 다른 말씀을 못 드리

겠습니다.”

얼마나 애타게 그러셨는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선교

사는 죽도록 충성하라는 말씀과 격려의 말씀을 하고 기

도한 후 떠나셨다. 그분이 어디 계신지 한번 뵙고 싶다.

잊지 못할 천사 같은 연○자 누님은 면회하고 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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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마지막 할 일이 있다 193

면서 출감하면 구로동 교회를 한번 들리라고 했다. 손을

흔들고 가시던 누님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주처럼

보였고 제일 부자처럼 생각되었다.

홍○복 형제의 아우가 방문해 준 것은 친 형제처럼

느껴져 오래오래 내 기억에 남아 있다. 당시 1969년 12

월 12일자 부산 제 3육군 병원 6호 상사 최○일 형님과

1970년 2월 20일 동래 교회 박○모 형제의 서신과 문경

새재에 사시던 강○식 형님의 서신은 큰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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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31 장

재복귀 출감하다

11월 29일 죄수복을 벗고 다른 동료들이 챙겨주는

군복으로 갈아입었다. 절뚝거리며 출소하면서 두 가지를

생각했다. 육체가 절룩거리고 턱은 여전히 삐그덕 거리

고 얼굴, 눈은 실룩거리고 머리와 몸은 얼룩이가 되었

다. 손가락은 굽어 관절이 상하고 손발은 동상에 걸리고

몸뚱이는 푸릇푸릇하고 부은 몸은 가라앉았지만 힘이

부쳤다.

‘남은 것은 이것뿐인가? 이것이 내 재산인가?’

육신은 병들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믿음, 소망, 사랑이었다. 이렇게 살아나

간다는 것이 실감이 나질 않았다.

다른 출소자들과 함께 206 보충대로 갔다. 대기 한지

6일 만에 논산으로 보내지지 않고 강원도 군번이라 원

주 38예비사단 훈련소로 특명이 났다. 이왕 여기 왔으니

구로동 교회에서 면회 왔던 누님들이 한번 들리라 했으

니 들려 보기로 했다.

물어물어 연○자 누님 집을 찾았다. 놀란 것은 부군

되시는 분이 힘든 일을 하는 것 같고 아이들은 어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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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복귀 출감하다 195

누님은 강냉이 티밥 장사를 하는 것이었다. 잠시 기다리

라고 했지만 바로 나왔다. 연합회 인사를 하려고 가는

길에 얼마나 눈물이 나오던지!

‘아니 그 누님들이 돈이 많고 여유가 있어서 면회를

오신 줄 알았었는데 저렇게 고생하시면서 번 돈으로 면

회 오셔서 필요한 것을 도와주고 가셨구나’

생각하니 얼마나 눈물이 나왔는지 모른다. 나에게 건

강이나 어떤 기회가 주어지면 그 누님들을 도와야겠다

고 생각했다. 몇 십 년 지나서 ‘사슴의 동산’에서 만나

뵙게 되었는데 보니 잘 살고 계셨고 내가 도울 일이 없

었다. 한번 오시라고 초청을 해도 지금까지 오시지 않았

다. 나뿐만 아니라 그 누님들 도움을 받은 교도소 형님

들도 늘 잊지 못하고 있다. 교회 안에 그런 누님들이 있

음을 얼마나 영광스럽게 생각했는지 모른다.

초라한 모습으로 연합회에 들려 잠시 인사를 하고

논현동 이모님과 형수님을 뵙고 춘천으로 갔다. 춘천에

서 한 안식일을 보내고 가는 감회는 새로웠다. 한 안식

일에는 경험담이라도 해 주면 교회에 도움이 될까 했었

는데 최○권(삼육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이 기회를 주셨

다. 학생들에게 경험담을 이야기해 주었더니 좋아했다.

평원동 교회와 일산 중학교에 들려서 자주 그런 시간을

가졌다.

12월 7일 원주 부대에 도착하여 신고를 한 후 보충

대 대기 중에 있었는데 이튿날 최○권 선생님, 신○철

목사님, 전○윤 목사님께서 면회를 오셨다. 군목과 부관

참모가 같이 동석해 좋은 말씀들을 해 주시고 가셨다.

내무반에 앉아 있는데 누군가 내 이름을 들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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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내무반장들끼리 고참이어서 그랬는지 서로 잘 통했다.

누군가 오더니 나한테 인사를 했다. 안면이 있는 형제였

다. 횡성이 집인 지○만 형제였던 것이다. 춘천 교대 다

닐 때 최○기 형제 집에 있으면서 석사동 교회에서 본

적이 있었다.

지○만 형제는 반가이 맞아 주면서 PX로 가자고 했

다. 맛있는 빵과 다른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하라고 해

서 몇 가지를 챙겼는데 속옷과 겉옷 그리고 다른 것들

도 챙겨 주었다. 형제의 사랑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러

나 내무반에 들어와 생각해 보니 내가 살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과 쓸모가 있을 때가 있겠나 하는 허무한 생

각이 들었다.

부대 와서 앉아 있는데 장교 한 사람이 오더니 나를

데리고 인사 참모부로 갔다. 근무자들이 사무를 보다 말

고 웅성거렸다.

“저런 사람은 영웅이야. 안 그래? 죄짓고 싸우다가

죽는 것보다 얼마나 더 위대해. 대단한 사람이야. 가치

있는 삶 아니야? …”

그들이 비웃으며 하는 말인지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몰랐었다. 그러나 나중에 그들이 진심으로 한 말이었다

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사 참모실로 들어가 인사를 하고 서 있으니 앉으

라며 친절하게 대해 주셨다.

“원 이병, 얘기 좀 하자. 묻는 말에 ‘예’, ‘아니오’ 로

대답하게.”

“네”

한 30-40분 정도 질문하고 대답하고 했는데 하도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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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복귀 출감하다 197

아서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생각나는 질문이 몇 개있

다.

“지금도 집총 할 수 없나?”

“네”

“안식일에 교육을 못 받겠나?”

“네”

“적이든 적이 아니든 간에 죽이는 연습을 할 수 없

나?”

“네”

“지금도 원수는 없나?”

“네”

“온 세계 사람이 다 형제라고 생각하나?”

“네”

“성경에 가르침을 그대로 믿나?”

“네”

“무신론자들과 그 국가가 망한다고 믿나?”

“네”

“타락한 자본주의 국가와 부도덕한 나라들이 다 회

개한다고 믿는가?”

“아니요. 회개할 자도 있고 그렇게 하지 않을 자도

있습니다.”

“이 민족을 사랑하나?”

“네”

“북한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나? 사랑하나?”

“네”

등 이런 질문들이었다.

참모님은 벌떡 일어서시더니 손을 내밀면서 악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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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시고 포옹을 하셨다.

“나는 자네가 맘에 들어 자네 같은 사람이 필요해.

‘예’, ‘아니오’ 가 나침반처럼 분명히 가리키고 있어 좋

아. 내무반에 가서 좀 기다리고 있어. 곧 발령이 날 거

야. 훈련은 몇 주 받아야 하는데 받을 수 있겠나?”

“몸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보

겠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병을 달았지?”

“남한산성에서 달아줘서 달고 왔는데 이제 훈병으로

돌아가야지요.”

“오, 아니야 달고 있어. 곧 일병으로 올려 줄께. 나는

카톨릭이야 장군들하고 자주 식사와 술좌석에 앉을 때

가 있지만 일체 술을 안 마셔. 내가 이해한데까지는 분

명히 구별해서 어떤 자리에서도 양심과 천주님의 뜻이

라면 지키는 사람이야. 그래서 나는 자네 같은 사람이

좋아.”

종파는 다르지만 마음은 통하는 참 신앙인이었다.

그 이튿날 지○만 형제가 뛰어왔다.

“비밀이지만 전하는 것입니다. 원 형제의 문제가 1군

사령부와 2군 사령부, 육군 본부로 올라갔습니다. 곧 답

이 올 겁니다.”

2주 만에 답이 왔다.

‘본인이 요구하는 대로 근무하게 해 주라.’ 고 답이

온 것이다. 그 당시 작전 지시는 1군사, 행정 지시는 2

군사, 특별 사항 문제는 육군 본부에 올리게 되어 있었

는데 세 곳에서 같은 대답이 같은 날에 온 것이었다. 친

구는 나보다 더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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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복귀 출감하다 199

우선 사단 본부 중대 내무반으로 데려 갔다. 이틀 후

에 군종부에 가서 일을 보라고 해서 갔는데 군종참모가

반가워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인사 참모가 와서 야단을

쳤다.

“이런 사람을 군종부에서 돕지 않으면 되겠습니까?

우리가 부끄럽지도 않소. 당분간만이라도 데리고 있어

요. 나중에 다른 곳으로 보내더라도.”

나는 부탁을 했다.

“취사반으로 가면 안 되겠습니까?”

“안돼. 얼마나 힘이 드는데 네 몸으로는 안 된다.”

“그래도 그곳에 가서 일하겠습니다.”

“여기서 일해. 사단장님과 참모장님께 다 말씀드렸으

니까 문제가 생기면 나한테 얘기해.”

“네, 알겠습니다.”

군목과 군종 하사관, 군종 사병 밑에서 심부름, 청소,

보고서 작성을 했다. 그런데 보고서 작성하는 글이 엉망

이었다. 손이 뒤틀려 글을 잘 쓰지 못해 애를 먹었었다.

일요일이면 군승, 군신부, 군목이 돌아가면서 종교

예식과 예배 순서가 있었다. 그런데 나에게는 참 부담스

러운 일도 많았다. 불공드릴 때, 미사 집전할 때, 설교

강의할 때 등 나한테는 맞지 않는 일에 협력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다른 사무나 보고서는 작성했지만 예식과

설교 예배에 참석치 않았다. 그래서 군종 사병한테 야단

을 몇 차례 맞았었다.

일요일 예배 시간에 참석을 하면 기드온 삼백명 설

교를 했다. 정신 무장하여 무신론 공산당을 때려잡자며

하나님이 승리케 하실 것이라고 군목이 말했다. 훈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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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기간병, 장교들, 참모장, 사단장 다 참석했었는데 밑에서

는 ‘아멘, 할렐루야’ 하면서 일어섰다 앉았다 뒹굴다 하

면서 기도를 드렸다. 몸들을 뒤틀지 않나 ‘주여, 주여’

소리 지르고 껑충껑충 뛰질 않나 도무지 이게 어떻게

예배일까 싶어서 참석 인원수만 세어 보고만 하고 참석

치 않았다. 불교식, 천주교식은 제사 드리는 식이어서

보고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군목이 말씀하셨다.

“우리 부대는 일주일에 150명 이상의 강원도 훈련병

이 들어오고 나가는 훈련소라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

은 훈련에 낙오자가 없게 해야 한다. 그래서 군종부에서

항상 제일 먼저 장정들을 조사하는데 문제 있고 애로

있는 사람을 찾아내어 도와주어야 하는데 네가 속한 교

단의 사람들이 가끔 있어. 많을 땐 20명이 넘을 때도 있

고 적을 때는 한두 명인데 이들을 네가 맡아서 처리해.”

“네 알겠습니다.”

훈병 조사 카드를 나에게 주었다. 정리하다 보니

S.D.A 형제들이 꽤 있었다. 종파별로 분류하다 이들이

애로 있겠다 싶어 따로 떼어 놓고 교육 대장실로 전화

했다.

“군종부 원 일병입니다.”

훈련도 받지 않고 이병에서 일병으로 승진이 된 것

이었다. (그런데 3개월 후에 상병 달 때는 한 바탕 일이

벌어졌었다.)

“대장님 이번 기 교육생 중 문제되는 사람이 몇 명

있습니다. 그들을 상담하기 위해 군종부에서 내려 갈 테

니 각 중대장님들께 알려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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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복귀 출감하다 201

명단을 불러 각 중대장에게 통보하고 내려갔는데 한

자리에 이미 집합되어 있었다.

“차렷, 열중쉬어. 편하게 들어라. 너희가 훈련하는데

애로가 있을 거라 생각되어 군종부에서 도우려고 나왔

다. 지금 지나면 기회가 없으니 지금 말해볼 사람 있

나?”

두 사람이 “없습니다.” 라고 큰 소리로 대답했다.

나는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부르며 앞에 가서 물

었다.

“○○○ 훈병은 신앙 문제나 양심 문제가 없나?”

“없습니다.”

“교육 중에 다른 애로가 없겠나?”

“없습니다.”

다시 물었다.

“너는 지육 부장이었고 너는 MV 청년 회장이었고

안교장이었고 선교 회장이었는데 너희들 안식일이나 집

총 문제 같은 것이 없나?”

“없습니다.”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들이 분명히 교파명,

직책 모두 써 냈었다. 그래서 이미 알고 정말 도와주려

고 온 것이었는데 그들은 이 자리에서 신앙과 소신을

버린 것이다.

“너는 청년 회장이었지?”

“네 전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교회에 안 나가고 있습

니다.”

“그럼 너는?”

“네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장로 집사이시지만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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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저는 교인이 아닙니다.”

“너는?”

“저도 교회에 안 나갑니다.”

8명이 서 있었는데 끝에 쯤에 가서 얘기를 했다.

“훈련 중에 안식일 예배 원하는 사람 있나?”

“네? 그게 가능합니까?”

“응, 그래 누가 있나?”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면 좋겠습니다.”

아! 얼마나 기뻤던지 그 정도의 말이라도 들을 수 있

어 좋았다. 다 들여보내고 두 사람인가 세워 놓고 말했

다.

“난 군종 사병인데 너희와 같은 예배를 드리는 사람

이니 토요일에는 내무반에 남아 있어라.”

교육 중대장님들께 말을 하고 안식일에는 교육을 내

보내지 않기로 했다. 내가 직접 그 날은 인솔하여 군인

교회서 예배를 드렸다. 그 때 적은 용기나마 표현했던

친구는 조○만 씨 아들 조○복 군으로 생각된다. 매 기

마다 3명에서 17명 정도 우리 형제들이 있어 가까스로

설득해 용기를 주어 예배에 참석들은 했었지만 집총이

나 안식일을 구별해 지키는 형제들이 많지 않았다. 교육

이 끝나고 가면서 몇 형제들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육 대학을 다녔어요.”

“저는 ○육 고등학교를 다녔어요. 그래서 안식일에

교육을 받으며 집총하고 총 쏘고 총구를 닦을 때마다

왠지 양심에 무거움을 느꼈었어요. 이렇게 괴로울 바에

는 감옥에 가 앉아 있는 편이 좋겠어요.”

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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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복귀 출감하다 203

‘저들은 모태 교인이요 성직자의 아들이요 장로 집사

들의 자식들이 아닌가? 침례를 받고 청년 활동하다 온

사람들인데 주님을 헌신짝 버리듯 버리고 그들이 보고

듣고 배운 이론들이 순간에 다 무너지다니. 역시 육으로

난 것은 육이고 영으로 난 것은 영이야. 부모 신앙이 자

식 신앙을 대신 할 수는 없는 것이구나.’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세월이 흘러 이렇게 인생 경험을 쌓고 자식을 기르

다 보니 부모 신앙은 부모 신앙일 뿐이지 자식에게 강

요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고 자식들도 개인적으로 주님

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늦게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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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32 장

의무실에서 또 다시 부닥침

군종부에서 열심히 일을 보고 몸이 조금 좋아지는

듯 했다. 하루는 음식을 먹고 있는데 의무 참모님이 부

르셨다.

“너 의무실에 와서 환자 좀 봐주면서 일할래?”

의무실에 갔더니 친절히 대해 주는 두 군의관이 있

었다. 경○현 대위와 이○의 대위(이름이 확실치 않음)

두 군의관이었는데 진단과 영양제, 비타민제 등 많은 약

을 처방해 주며 자주 들리라고 했다. 의무실 근무를 하

면서 알게 되었는데 이 대위는 김○열 목사님 아들과

함께 의대를 나왔는데 같은 의자에 앉아 공부했기 때문

에 재림 교회와 위생 병원을 너무 잘 알고 있던 분이었

다.

처음에는 의무실과 군종부 두 곳에서 근무했는데 얼

마 되지 않아서 환자실에서 환자 실장으로만 일을 하게

되었다. 훈련병과 기간병들 그리고 중환자도 꽤 있었다.

항상 20-30명 정도 있었는데 중환자는 51 후송 병원으

로 보내고 1군사 헬기로 수도육군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죽는 군인도 더러 있었다. 그럴 때면 맥이 탁 풀리곤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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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실에서 또 다시 부닥침 205

다. 옷과 기록 카드만 들고 되돌아오는 내 모습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이럴 때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을까?

환자실에서 조석으로 잠간씩 예배를 드리면서 환자

들을 성경 통신 학교 입학도 시키고 격려를 해 주었더

니 너무도 좋아했다. 사실은 나를 환자실에 일하게 한

것은 훈련병과 기간병들이 의무실이나 환자실 다녀온

후 소원 수리를 쓴 것이 지휘관들에게 보고되어 구타나

환자들을 군기 잡는다면서 외출비를 빼내는 사례가 많

고, 약을 빼내어 팔아먹거나 포경 수술 등 다른 의료 행

위를 별도로 환자들에게 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막

을 길이 없어서 교도소에서 있었던 나를 여기에 보내면

양심적으로 근무할 것이라고 생각해 근무를 시킨 것이

었다.

못마땅해 한 위생병들이 여러 모로 나를 괴롭혔지만

타협을 하지 않았다. 어느 날 병장 한 사람이 환자들을

몽둥이로 때리고 있었다.

“병장님 왜 이러십니까? 환자들이 잘못했으면 저를

때리십시오. 제가 계급은 낮지만 실장 아닙니까? 왜 이

러십니까?”

했더니 노발대발했다.

“그럼 너 엎드려.”

환자 침대 앞에 엎드렸다. 두 대 때리더니 “야! 네가

언제부터 실장이야? 내가 여기 계속 있었는데 너는 실

장 이전에 내무반 내 부하야. 알았어?”

“네 알았습니다.”

그러나 지휘관들이 나를 불쌍히 여기고 관심 있게

보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 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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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롭힐 수 없었다. 환자들은 나를 친형님처럼 생각했고 구

타나 부정이 사라져서 스스로 청소 정돈 질서를 잘 따

라 주었다.

한 밤중에 모르는 사람이 당직 군의관 침대에서 자

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아침에 깨더니 미안하다고

하며 이런 저런 많은 이야기들을 하더니 정보계통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용서하십시오. 실은 제가 그전부터 여기를 이용하고

있었지만 실장님이 여기 있다는 소릴 듣고 양심이 괴로

워 오지 않았었는데 밤에 정보 좀 캐러 나갔다가 술 한

잔을 했어요. 제가 재림교회 목사의 아들입니다. 부끄럽

습니다. 친척들이 다 교인입니다. 장○광(확실히 기억이

안남)입니다.”

그 후로도 여러 번 찾아와 울며 이야기를 하곤 했다.

몇 십 년 후 김포 공항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여전히 정

보 계통에서 일하면서 미국에서 살고 있는 것을 알았다.

환자실 근무가 좋기는 했으나 건강이 따라주질 않았

다. 좋은 약이라고 먹을수록 몸은 더 힘을 쓸 수가 없었

다. 업무가 많았고(보고, 후송, 환자 돌보기 등) 나 나름

대로의 충성을 다했다. 그런데 일병에서 상병으로 진급

시킨다면서 상사님이 부르셨다.

“원 일병 너는 운이 좋아. 이병도 거저 달고 일병도

거저 달았지만 상병만은 안돼. 이번에는 총 들고 완전무

장하고 몇 십 킬로 뛰어야 해. 알았나?”

“네. 그런데 제 몸 하나도 지탱하기 힘들고 지금 업

무도 많습니다. 밥도 못 먹겠고 그저 죽는 시간까지 일

하는 것뿐입니다. 진급 안 해도 좋으니 빼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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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실에서 또 다시 부닥침 207

“안돼. 이유는 없다. 내일 오후부터야. 몇일 간 다른

훈련해 알았나? 만약 안하면 가만 안 둘 거야.”

그 이튿날 급한 환자를 후송하고 오는 길에 평원동

교회서 금요일 저녁 예배를 참석했다. 안식일 오전 예배

를 드리고 오후에는 훈련병 중 재림 청년들을 부대 안

에 모아 예배를 인도하고 환자실 안에서 지냈다. 일요일

이 지나 월요일 출근한 상사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

었다. 내가 교육장에 나타나지 않고 후송 후 교회 갔다

온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사실은 부대장님 이하 내가

안식일 예배를 드리는 것을 허용 받았다는 것과 금요일

후송 후 오는 길에 교회 간다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말단 지휘관을 무시했다는 듯이 구타하기 시작

했다. 총과 구두로 채이니 옛날 당하던 일이 생각이 났

다.

‘이젠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렇게 맞는구나. 내

가 죽는 것은 괜찮은데 이 먹지 못하고 약한 사람 잘못

해 죽기라도 한다면 저 상사님 영창 갈 텐데.’

하는 걱정이 됐다. 몇일을 괴롭히는 동안 군복과 다

른 지휘관들이 의논 후 나를 설득시키며 평원동 교회

전○윤 목사님을 불러 압력을 가했다. 교회 나가면 전

목사님이 답답해 하셨다. 그래서 나는 목사님 뵙기가 민

망해 중동 ○육으로 갔다. 어떤 때는 교회를 가지 않고

군인 교회서 혼자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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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33 장

군인 수양회에서

나는 얼마 후 상병이 되었고 인사과에서 오라고 했

다.

“자네 오랜 만에 외출일세. 빽 좋은데? 육군본부에서

수양회에 참석하라고 명령이 떨어졌어. 잘 다녀와.”

5월 26일부터 30일까지 ○육 대학에서 군인 수양회

가 있다고 했다. 바로 앞 부대 항공대에 근무하던 신○

규 형제에게 연락했다. 그 형제는 같이 가든가 아니면

정찰기나 헬기로 가게 해 주겠다고 했다. 부대장이나 작

전 때는 몰라도 나 같은 졸병이 비행기를 타고 가게 되

다니! 그런데 몇일 후 떠나려고 하니 비행단에 문제가

있어서 안 될 것 같다고 해서 혼자 오랜 만에 외출을

하기로 했다.

모든 형제들이 양심 문제나 안식일이 군대에서 해결

된다는 것은 불가능했고 통하지도 않는 때여서 신○규

형제도 어려움이 많았다. 51후송 병원을 입원할 만큼 어

렵게 되어 있을 때 우리 부대 참모장님과 많은 대화가

있었다. 그 참모장이 부대장과 지휘관들에게 말을 해 음

으로 양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고 직접 나를 찾아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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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수양회에서 209

기도 했다.

5월 26일에서 30일까지 ○육동에서 수양회를 하는

동안 군종감이 나를 보자고 했다. 바위에 앉아 이런 저

런 이야기를 했다. 건강 상태를 물으셨고 교도소에 있었

던 몇 가지를 물으신 후 현재 부대 생활과 신앙 문제를

물으셨다. 그러더니 유럽 여러 사회주의 나라들에서 기

독교인들이 감옥이나 노역장에서 죽음을 당하고 있는

여러 이야기를 해 주셨다. 그리고 군인들이 죽으면서까

지 그리스도를 증거 한다면서 신앙의 용기 있는 말씀을

하셨다.

“자넨 생각이 어떤가? 재림 교회도 군목 제도를 두

어 신학교 학생들이 입대해 군목으로 있으면서 자체적

으로 돌보는 것이 어떻겠나?”

“글쎄요. 현재 국가 제도와 군법 자체가 선진국처럼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신앙과 양심은 어떤 선진국보다

더 위에 있지 않습니까? 이대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발

전된 민주국가가 되기를 기다리는 것 밖에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제 개인 경험으로는 이런 문제로 후배들이 이 교단

뿐 아니라 모든 기독교와 세계인들이 두 번 다시 감옥

에 가게 하거나 고통을 받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

이 들어 어떤 제도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하여 자주 기

도도 했습니다만 세상 끝날까지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

을 것입니다.

경험에서 얻은 결론은 초대 교회나 중세기 순교자나

각 교파에서 전쟁을 거절한 양심적인 사람은 복음 사상

이 새겨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슬람교도들, 힌두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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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교, 천주교, 퀘이커 교도들, 여호와의 증인들, 재림 교도

들, 평화주의자들, 각 종파의 진보적 또는 보수적 개혁

운동하는 사람들은 전쟁에 참여를 전혀 하지 않고 국법

의 보호를 받지 못할 때는 감옥이나 노역장으로 끌려가

고 사형들을 당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게 맞는다

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어느 마약 집단이나 갱단이 한 그룹이 되

어 한탕 하러 갔다고 생각해 봅시다. 문을 부수고 훔치

고 담을 넘고 하다가 다쳐 있을 때 자기 동료 한 사람

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치료를 해주고 병원이나 다

른 곳으로 빼돌린다고 한다면 수사 기관에서는 훔친 사

람만 조사하고 형을 주겠습니까? 치료한 사람은 사람이

다쳐서 치료해 준 것뿐이라 하고 배고픈 사람 밥 줬다

고 하면 처음에는 그냥 두겠지만 조사 과정에서 한 갱

단의 그룹이고 부서별로 나누어 계획적으로 한 것이라

는 것을 알게 되면 처벌을 하잖아요.

어느 나라나 지상 군대의 목적은 두 가지 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자기 국가의 자체 방어와 적을 공격하는

것, 이 두 가지 목적에 무력을 사용하고 혈육의 어떤 힘

이나 무력으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어 있잖아요.

군대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어떤 명목과 부서를 맞는

다는 것은 한 갱단과 같은 것 아닙니까?”

“허허. 그래 그렇게 생각하면 세상 모든 나라 각 단

체가 다 갱단이야. 하늘나라는 마음에 있고 십계명이 양

심의 표준이니까. 더 좋은 나라에서 살게 하는 순결한

믿음을 지키기 위해 세계 종교인들은 고난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 우리나라 현 상태에서 어떤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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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수양회에서 211

방법이 없을까?”

“남북이 대치한 상태에서 모든 문제가 안보 제일주

의 사상이 지배하고 있는데 국회에서 이런 문제를 누가

다뤄 주겠습니까? 관심 있는 분들이 있다면 방법이야

얼마든지 있겠지요. 병역 의무 대신 대체 의무를 하는

방안이 사회의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있을 겁니다. 정부

산업체나 일반 기업체에 일정 기간 일을 하는 방법이라

든지 사회봉사 활동하는 장애자 돌보기나 청소부, 소방

대원이나 119 대원 같은 것 등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각 기능을 따라 봉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

면 됩니다. 국내외 평화 봉사단 같은데도 참여 시킬 수

도 있고 생산적인 일을 찾으면 얼마든지 있지만 현 시

국에서 누가 신경을 쓰겠습니까?

한 차원 높여 생각한다면 국방 의무가 분명히 자국

의 이익과 행복을 지키기 위함이라면 각 나라가 서로

싸우지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서로 무력과 혈육

으로 싸워서 다 죽으면 망하는 것이요 한쪽이 이겨서

산다고 해도 이긴 나라의 백성이 그러한 사고방식을 가

지고 살면 결국은 망합니다.

양심과 신앙과 도덕이 살아있는 백성의 삶이 있을

때 국가의 존재나 사회의 존재 의미가 있는 것이지 싸

워 이긴 쪽에 이런 것이 없다면 아무리 부강하고 국민

이 많아도 노아 홍수 때 죽어버린 사람들에 지나지 않

지요. 여리고 성이 무너질 때 죽은 사람이나 소돔 고모

라의 죽은 인생이나 식물인간으로 있다 죽은 인생이나

개죽음의 의미는 같다고 생각됩니다. 국가나 사회 존재

이유는 양심과 신앙과 도덕이 있을 때 신의 보호나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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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가의 형통함이 있으므로 한 차원 높은 국방의무라는 것

을 이해될 때까지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겁니다. 이 민족

이 복음화 되다 보면 그런 날도 올 수 있겠지요.

한 가지 위험한 것은 군종감이시고 신앙적인 면이

믿어져서 말씀드립니다만 왜 전군 1군 1신앙 갖기 운동

을 폈는지 아십니까? 들은 이야기인데 H장군이 1군 사

령관 당시 북한군인, 정신 통일된 것을 싸워 이길 수 있

는 길은 남한 군인들에게 종교를 갖게 하여 무장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해 군승, 군목, 군신부 제도를 두고

없는 곳엔 사회 종교 지도자와 학자들을 이용하여 정신

교육을 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성경과 모든 경을

이용해 전쟁해서 승리하라는 식의 설교 강의만 하니 이

게 할 일입니까?

신의 이름으로 무신론이나 공산주의는 다 죽여도 괜

찮고 다른 종교나 사상을 가진 자는 다 죽여야 된다는

식인데 반대로 무신론이나 공산주의 사람들과 다른 종

교를 가진 사람들도 똑같은 생각으로 대항해 싸운다고

한다면 결국은 양쪽이 다 망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전

쟁 자체는 선한 신의 일이 아닙니다. 이왕 말하게 된 거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안보 이름으로 무기를 만들고 국

가에 아부하는 사람(통○교-문○명)이나 한국 종교 지

도자들이 박 대통령에게 아부하고 타협한 양심들은 언

젠가는 부끄럽게 생각할 날도 오겠지만 그 때 가선 자

기들이 다 민주화하고 백성들, 정신적으로 인도했다고

할 겁니다. 군종감님만이라도 장군들에게 양심과 참된

신앙이 무엇인지 동포의 사랑과 세계를 사랑하시는 하

나님의 사랑이 바로 어떤 것인지를 보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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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수양회에서 213

먼 훗날 남북이 통일되어 북한 백성을 만날 때 신의

이름으로 총구를 겨누던 사람들이 ‘평화를 위해 싸웠습

니다.’ 라고 양심적으로 말할 수 있을까요? 양심과 하나

님의 법을 따라 사는 백성들을 이단이라고 치켜세우던

종교 지도자들과 타협하고 아부하던 자들이 그 때 가서

도 변명을 할까요?

죄송합니다. 이 졸병이 말을 하다보니 흥분이 되어

이런 말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모임 시간이 되어서 참석하고 쉬는 시간에 이○식

목사님이 잠시 이야기 좀 하자고 하셨다. 한참을 듣고

계셨는데 모임이 있어 가겠다고 하니 무척 아쉬워 하셨

다.

그 이튿날 한 목사님이 장교 한 분 남○극 육사 교

관을 소개 시켜 주셨다. 인사를 나누고 안부와 건강이

어떠냐고 물으시면서 몇 말씀하시더니 침묵이셨다.

나는 그분에게 은근히 기대를 걸었다.

‘저 분이 육사 교관이니까 육사 교장이나 교관들의

육사생을 교육할 때 국방의 목적이 양심과 신앙과 도덕

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저 분이 복음 사상으로

하신다면 장래는 밝겠구나!’

생각하고 그 후에 그 분을 위해 자주 기도를 했다.

수양회를 마치고 춘천에 잠시 들려 집에 가 보았다.

부모님께서 고생하시는 것을 보고 하나있는 동생을 보

니 너무 불쌍했다. 동생이 어릴 때는 같이 교회도 다니

고 아기 자전거도 사주며 사랑하던 동생이었다. 앞으로

32개월은 더 있어야 제대 할 수 있을 텐데 그것도 부대

서 감옥을 가지 않아야 가능한 것이었다. 몸은 밥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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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무리 먹으려고 해도 받질 않았다. 그래서 죽기 전에 나

와 부모님과 터놓고 이야기하고 동생에게 새 세상에서

만날 소망을 확실히 말하고 싶었었다. 잠시 기도하고 강

원 병무청으로 달려갔다.

경례를 하고 “문제가 있어 왔습니다. 상담을 원합니

다.” 라고 말했더니 계장님이 과장님에게 안내했다. 또

다시 경례를 했다.

“부모님 모셔 보는 게 소원입니다. 건강해 진다면 춘

천 시민을 위해서 작은 일이라도 할 수 있을까 해서입

니다.”

“언제 제대 예정인가?”

“강원도 군번 1기입니다. 동기들은 곧 제대하지만 저

는 신앙과 양심 문제로 실정법에 실형을 살다 보니 그

동안 살았던 것은 군 생활 기간으로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럼 어떻게 도와줄까?”

“저는 모릅니다. 어떤 방법이든 있다고 한다면 가르

쳐 주십시오.”

친절히 가르쳐 주셨다.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

는 의가사 제대이고, 하나는 의병 제대라고 했다. 또 한

가지 특별한 것이 있지만 해당이 되질 않았다. 의병 제

대는 팔다리가 부러져서 없거나 외관상 나타나는 것이

라야 되는 것이었다. 나처럼 밥 못 먹고 뼈 골병 든 것

은 군대서 치료 받고 나오는 것이 더 좋다고 하셨다. 내

상태를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

은 당연한 것이었다.

의가사 제대는 부양가족이 몇 명 이상이어야 하고

부모가 60세 이상이어야 된다고 했다. 그 당시 부모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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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수양회에서 215

60이 안 되셨다. 과장님은 몇 가지 서류를 준비해서 시

청 병사계에 넣으라고 하시면서 대상은 안 되겠지만 해

보겠다고 하셨다. 인사를 하고 택시를 타고 급히 서둘러

준비해서 시청에 넣고 부대로 귀대했다.

몇일 안 되어 동생에게서 편지가 왔다. 내가 신청한

제대가 대상이 안 된다고 시청에서 서류가 되돌아 왔다

는 내용이었다.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감방이나 부대서 의가사 제대

를 신청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또

한 신청한 후 결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제대 만기 1개월

정도 단축할 수 있고 특별한 경우 8개월까지도 가능하

다고 하지만 그것도 언제 될지 모른다는 얘기였다.

‘포기하자. 이 건강으로 얼마나 이 부대서 충성을 하

겠나? 죽어도 여기서 충성하다 죽자. 가족은 하나님이

알아서 돌보아 주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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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34 장

3년만의 첫 휴가

수양회를 마치고 온 지 9일 만에 첫 휴가 특명이 났

다.

“야, 너 복 터졌구나. 서울 구경하고 모임에 갔다 오

자마자 휴가 특명이 나고. 너 얼마만의 휴가야?”

“네, 36개월만인 것 같습니다.”

“남한산성 가 있는 바람에 이제야 첫 휴가를 받는구

나. 잘 다녀와.”

집에 와서 인사를 한 후 나를 위해 염려해 주시던

분들과 선교할 때 설교했었던 교회들을 들렀다. 춘천 교

회, 석사동 교회 소양강 건너 맹아 학교, 엄○웅 목사님,

김○기. 김○수, 조○식, 홍○석, 김○기 장로님들을 찾

아뵙고 인사를 드렸다.

그 분들은 나를 청년 시기동안 교회로 이끌어 주셨

던 분들이고 신앙의 용기와 믿음의 바른 제시를 가르쳐

주셨던 분들이었다. 교회 역사와 진리의 증거를 위해 시

대마다 충성된 증인들이 있었음을 내게 가르쳐 줬고 왜

정 때 최○현 목사님의 순교 이야기도 해 주어 그 자손

이 중동 대회 선교 부장인 최○만 목사님이라 하여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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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첫 휴가 217

차례 가서 만나 뵙기도 했었다.

김○기 장로님께 말씀드렸다.

“서류를 시청에 넣었더니 안 된다고 해서 제대 포기

했어요. 힘주시는 데로 있는 곳에서 충성하겠어요.”

“그 서류 나한테 주고가게. 내가 기자들하고 시장님,

국장님을 만나 얘기해 줄께.”

장로님께 서류를 드리고 내 또래의 친구들을 만나고

있었는데 이천에서 젊은 두 형제가 왔다. 너무 순진하고

신앙심이 대단했다. 현○환, 홍○주란 청년들이었는데

경험담을 이야기해 달라고 해서 여관에서 늦게까지 이

야기를 해 주었다. 한번 자기들한테 들리라고 하여 나중

에 ‘은고개’ 란 곳에 가서 보니 재림 운동하면서 시골

생활을 부르짖는 형제들이었다. 1968-1971년에 세상 은

혜의 시기 끝이 오니 모든 것을 회개하고 인 받고 준비

하자는 형제들이었다. 나에게 계속 시간을 맡기기에 경

험담을 이야기 했다.

“복음을 바로 알고 살면 이런 시기가 필요 없습니

다.”

그분들끼리 서로 웅성거렸고 하루 50-80명씩 오갔다.

“그럼 여러분들은 여기서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라고 물었더니 뭐를 해야 되고 뭐를 해야 된다며 기

성 교회와 세상이 개혁하지를 않는다고 했다.

“그럼 무엇을 개혁하셨나요?”

밤낮 질문과 대답하는 사이 맘들이 풀어져 자기네들

교회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한편 시기를 정하던 미련 때

문에 계속 늦은비 성령이 언제 오고 인침이 언제이고

일요일 휴업령이 언제라며 환란이 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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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그럼 그런 것들이 오지 않았다는 것입니까?”

“이분들이 주장하는 시기가 지났다는 겁니까?”

“네?”

그들은 깜짝 놀랐다. 집에도 안가고 몇일이든 머물면

서 공부를 하겠다고 했다. 휴가 기간이지만 이런 일 때

문에 아직 생명을 연장하시는가 싶어 산에 올라가 한참

을 기도한 후 시간을 가졌다.

“여러분들은 창조주요 통치자이신 분이 인성으로

1,900여 년 전 이 땅에 오신 것을 믿나요?”

“네, 믿습니다.”

“그분을 여러분 개인 개인이 죽였다는 것과 두려움

과 떨림 속에서 죄와 죽음 자체, 죄의 본성을 십자가에

함께 못 박혔나요?”

“아니요. 완전한 회개를 할 때가 되면 못 박겠지요.”

“그러면 교회 나오실 때 못 박히지 않았나요? 바울

은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라고 했지요. 주님을 개인의

구주로 영접했으니까 침례 받은 것 아닙니까?”

“네”

“영접했는지 안 했는지 하나님은 속지 않으십니다.

정말 영접했다면 성령이 임했습니까, 임하지 않았습니

까?”

“임했습니다.”

“그 시간에 우상이 제하여 지고 정결케 되고 율법이

새겨 집니까? 나중에 새겨 지는 것입니까?”

“바로 새겨집니다.”

라고 그들이 대답했다. 나는 다시 또 물었다.

“아멘! 그러면 인침이에요?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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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첫 휴가 219

“인침이지요.”

“예수님이 자신이 성령으로 임한 자체가 율법을 지

키게 하고 신의 마음으로 살게 하니까 하나님 형상으로

살게 된 것이지요?”

“네!”

“그러면 처음 믿음, 처음 사랑으로 죽을 때까지 이

믿음을 지키는 자가 구원을 받겠지요?”

그들은 “아멘!” 이라고 답했다.

“그러면 다 된 것입니까?”

“아닙니다. 그건 이른비 성령이지 늦은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누가 그러던가요?”

“성경, 증언, 모든 분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잖아요.

최후에 오는 게 늦은 비라고요.”

“오순절 이른 비 때는 늦은비가 없었나요? 구약 때

는 이른비, 늦은비가 없었나요?”

“사업적이고 예언적인 늦은비를 말하는 것입니다.”

“사업은 뭐고 예언적인 일은 뭡니까? 오해하지 마십

시오. 유대인들이 성경, 교리, 역사, 학술적으로 교리적

으로 잘못 가르쳤나요?”

“아닙니다.”

“그런데 왜 메시아를 4,000년이나 기다리다 예수님이

오셨을 때 그들은 모르고 죽였어요. 오해의 어둠이 그렇

게 편견과 불신으로 몰라보게 됐다고 성경 증언을 보셨

지요.”

“네”

“지금은 어떤가요. 후일 십자가에 못 박는 날이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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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거야, 죄를 끝내는 날이 와, 인 받는 날이 와, 늦은비가

와 하는데 문자적으로 다 다르게 표현했지만 그분이 누

굽니까?”

“예수님이십니다.”

“확실합니까?”

“네!”

“예수님을 믿을 때 예수님이 성령으로 임하셨다면

다입니까? 아닙니까?”

“다입니다.”

“그런데 왜 자꾸 시기를 정하고 ‘나중에, 나중에…’라

고 합니까? 언제 그렇게 된다는 겁니까? 복음이 의요

의가 주님이면 그분의 의를 비같이 쏟아 부으시는 영적

은혜를 지금 우리 모두 개개인이 용납하면 나중 받으라

고 하시나요? 아니면 최후에 받으라고 하시나요?”

“아닙니다.”

“일요일 휴업령 전에 부흥개혁해서 받으라고 하시나

요?”

“아닙니다.”

“일요일 휴업령이 내리고 거짓 그리스도가 등장할

때 받으라고 그러시나요?”

“아닙니다.”

“휴업령 후에 거짓 그리스도가 등장하고 환란 때 받

으라고 하시나요?”

“아닙니다.”

“그러면 안식일을 높이고 충만한 성령을 늦은비로

받으라고 그랬는데 그때까지 기다리시다 그때 전에 죽

으면 이른비도 늦은비도 못 받았으니 구원이 없는 것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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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첫 휴가 221

가요?”

“글쎄요 모르겠습니다.”

“늦은비 받지 못하면 구원이 없다면서요. 이른비, 늦

은비의 목적이 무엇입니까? 완숙이요 인이요 완전이지

요. 뭐가 그렇다는 겁니까?”

“품성이!”

“확실합니까? 성경 연구, 목회, 교육, 출판, 의료, 교

회 사업의 목적이 무엇입니까?”

“하나님 형상의 회복”

“맞습니다. 이적 기사가 목적입니까?”

“아닙니다. 예수님, 성 육신, 희생, 부활, 성소 제도,

예언, 가정 제도 우리의 직업, 사회 전체 분야의 최고

목적은 사랑의 완성인 그리스도를 받고 실천하고 율법

의 조화된 생애를 구원이요 완성이요 인이라 하지 않습

니까?”

“맞아요.”

“그 일하는데 필요를 느낄 때마다 첨가된 은혜를 더

할까요? 안 할까요?”

“합니다.”

“주님의 희생과 사랑이 맘에 넘쳐흐르는 사람이 회

복의 기쁨으로 안식일에 산 예배를 드리면 충만합니까?

안합니까?”

“충만합니다.”

“그 충만함이 더욱 번지면 사단이 무슨 일을 할까요.

국법과 민법을 동원해 휴업령을 내립니다. 그러면 성령

을 필요로 하는 자에게 더 주시나요?”

“네, 더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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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그러면 휴업령을 기다리고 있는 게 중요한가요? 아

니면 복음을 통한 의의 늦은비를 받아 오늘 그렇게 사

는 것이 먼저 중요한가요?”

“후자가 맞습니다.”

“그럼 다 해결된 것입니다.”

“네”

라고 크게 대답했다. 그런 질문을 실제로 어떻게 경

험될 수 있는지를 자세히 말하였다. 그리고 그런 믿음을

지키는 자들이 세계 각처에서 고난 받고 살지만 승리의

생애를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몇일간 이야기 해

주었다.

그리고 선교비가 많이 있어야 선교를 잘 할 수 있다

고 하는데 이런 생각은 모든 교회, 사회, 국가가 마찬가

지 입장에 있는 듯 하다. 행정적 제도, 재정적 지원 제

도, 실행할 일꾼의 조화 등 이러한 조건들이 안전장치라

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평화시나 비상시나 여러 같지 않은 환란 속에

서도 복음 사업을 하나님 자신이 하고 계신다. 천하 만

물이 주를 증거하는 것처럼 진실로 주를 영접하고 그의

마음과 율법이 새겨진 자는 있는 자체가 증거요, 선교사

요, 흥하고 망하는 표적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 재

물, 돈을 다 나에게 준다 해도 선교사업을 하는 데는 모

자라다. 그렇다고 돈이 하나도 없다고 해서 증거 못하거

나 복음 사업을 못하는 것이 아니다. 주님은 주님이 계

신 사람을 통해서 하시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참석자들이 자기들 교회로 돌아가 지금까지 신앙 생

애와 자기 영역 안에서 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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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첫 휴가 223

귀대 일이 얼마 남지 않아 서울에서 윤○준, 신○훈,

설○도 형님들을 잠시 뵙고 이모님께 들린 후 춘천에

왔다.

장로님이 제대 신청 서류를 주시면서 말씀하셨다.

“우리가 힘써 봤는데 안 된다네. 대상이 안 된데. 대

상이 되는 것을 시청서 올려도 병무청서 안 되고 올려

봐야 담당 야단만 맞는데 시장 국장한테 기자들 데리고

가라며 싫은 소리까지 하면서 싸움까지 하고 다시 안

볼 것처럼 되었네.”

“네 알겠습니다. 서류주세요.”

그 이튿날 귀대하면서 시청 담당에게 가서 서류를

다시 내밀었다. 잠시 보더니 창구 밖으로 던졌다. 서류

가 여기저기 흩어졌다. 아마 이것 때문에 윗사람한테 많

이 당하고 두 번씩이나 안 된다고 했는데 또 가져왔으

니 내 던질 만도 했다. 나는 주섬주섬 주어 가지고 다시

창구 안에 힘 있게 던졌다.

“병무청에서 해 준다는데 왜 안 해 줍니까?”

한번 큰소리로 말했다. 전 직원들이 나있는 쪽을 바

라봤다.

“네 그래요. 병무청에 누구 아는 사람 있어요?”

“다 나를 위해서 있는 분들이요. 그분들이 올리라고

해서 가져온 거요.”

했더니 다시 서류를 주워서 모으더니 한두 개를 더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총무과 재무에게 갔는데 동창

생이 담당을 맡고 있었다.

“야, 어떻게 된 거야?”

“보다시피 상병이야. 실제로는 일병이지. 그런데 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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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로 있다간 친구들 더 못보고 죽을 것 같아. 속히 제대하

면 볼 수 있지 않냐? 서류가 필요하데.”

“그래 보자.”

금방 서류 두개를 만들더니 다 됐다고 했다. 친구가

차 한 잔을 하자고 했다.

“아니야. 오늘 귀대하는 날이야. 다음에 하자. 늦으면

또 남한산성으로 가게 돼.”

급히 헤어져 서류를 넣고 귀대했다.

귀대하기 전 몇 교회와 지○만 형제를 만나고 가려

다 한번 된통 당했다. 춘천에서 횡성을 거의 다 가서 삼

거리 검문소에서 나를 보더니 머리가 짧은데 파란색 재

건복 같은 옷을 입고 있으니 현역 표시가 나니까 내리

라 했다. 내렸더니 사정없이 매 타작을 했다. 전에도 맞

아본 적이 있지만 이 친구처럼 계속 손발로 치는 사람

도 오랜만이었다. 정말 별도 보이고 정신을 잃게 되었

다. 한참을 간증을 하며 돌아다니던 중이라 육체 힘은

없었지만 얼굴에는 생기가 좀 있었다. 그런데 이 친구

왜 그렇게 애를 쓰고 치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저 친구 무슨 다른 일로 화가 나 있다가 나한테 화

를 푸는 건가?’

운동 삼아 몸을 푸느라고 그러는가 보다 했다. 한

30-40분간 때리더니 더 힘들어서 못 하겠는가 보다. 혼

잣말로 뭐라고 하더니 소리쳤다.

“그렇게도 사복이 입고 싶어?”

“아니요. 휴가 동안 시간을 맡은 게 있어서 입은 것

뿐입니다.”

내가 대답했다. 아무 말도 못하고 힘없이 떨리는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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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첫 휴가 225

을 끌고 다른 버스로 횡성의 지○만 형제의 집에 간신

히 갔다. 옷도 엉망이고 들어가자마자 옷만 벗어놓고 정

신없이 누웠다.

그날 밤 나를 주님께서 높은 곳에 올리셨는데 하늘

별 세계를 바로 눈앞에서 보듯이 보여 주셨다. 너무 아

름다웠고 그야말로 몸 안에 있는지 몸 밖에 있는지 모

를 정도였다. 주의 모습과 천사들이 옆에 있는 듯 나를

데리고 이 땅으로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 캄캄한 새벽이었다. 지 형제 모친과 여동생이

밤새 찜질과 수건으로 머리와 몸을 닦으며 애를 쓰신

것을 알 수 있었다. 몸에 열이 나던 것이 내리고 정신이

맑아졌다.

내가 어려울 때마다 주님은 은혜를 베푸시고 위로해

주셔서 감사했다. 지금까지도 지 형제의 모친과 동생의

사랑의 빚을 아직도 못 갚고 있다.

늘 어렵고 도움이 필요할 때면 찾아 주던 김○춘 형

제와 한○자 누님이 이 무렵 부대를 찾아 주었다.

사복을 입고 당했던 일로 한 가지 배운 것은 군인이

휴가 기간도 군복을 입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그리스도

인의 군대도 그리스도 우리의 의의 옷을 어느 때라도

벗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의의 옷을 벗는다면

즉시 원수는 우리를 병들게 하고 죽게 할 것이다. 이것

을 늘 생각하다 나중에 쓴 책이 ‘그리스도 우리의 의’

라는 책과 영원한 사랑의 법 책을 펴게 된 것이다. 성경

과 증언을 모으고 부록의 내용에 여섯 부류의 구원과

실패, 단번의 도에 예를 들어 놓은 것은 신학적 가치도

있는 뜻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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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35 장

제대 특명도 반갑지 않고

첫 휴가를 갔다 온지 한 달도 안 되어 7월 27일 제

대 특명이 났다. 환자실 실외 식당에 앉아 있는데 환자

들이 “뭐 드실래요?” 하며 P.X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갖다 놓고 밥을 먹게 해보려고 애를 썼다. 아

무리 먹으려 해도 잘 들어가지 않았다.

‘이제는 곧 쓰러지겠구나!’

하고 식탁에 앉아 맥없이 치악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헐레벌떡 지○만 형제가 뛰어오더니 내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

“실장님 축하합니다.”

“좋은 일이라도 있습니까?”

“아직 부대장한테도 보고 안 된 것인데 제대 특명이

났습니다.”

“와… 축하합니다.”

주위 환자들이 더 좋아했다.

“실장님 나가시면 우린 어떻게 하지?”

하며 한편 걱정들도 했다. 착잡한 마음이었고 아무런

기쁨도 없었다. 수감자들이 출감을 기다리듯 사병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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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특명도 반갑지 않고 227

제대 특명보다 더 기다리는 것이 없건만 나에게는 반갑

지가 않았다. 음식을 잘 먹지 못한지가 오래되었고 업무

만 수행하다 보니 기력이 더 나질 않았다. 사실 부대서

일하다 죽게 되면 공사로 처리되어 장례 걱정도 부모나

형제들에게 부담을 주질 않을 것 같아 다른 생각이 없

었었다.

죽기까지 충성하는 것이 마음에 굳혀져 있었다. 그러

나 환자들, 위생병들, 군의관들의 귀에 제대 특명 소리

가 들어갔다. 개구리 복(제대 복)과 다른 것, 반품 처리

하고 인수인계하려고 하는데 담당 중사 한 분이 오시더

니 “너 특명 확인 해 봤는데 없더라.” 했다.

또 다른 행정병이 사단본부에서 반납품도 받으려 하

지 않는다.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 날부터 몇일간 군의관님들, 동료 위생병들, 하사

관들이 교대로 와서 말했다.

“원 실장, 실망하지마. 3년 잠깐이면 지나가. 남한산

성에서 있던 사람이 뭐 이 부대 생활 못할라고. 제대 특

명 꿈을 꿨나 본데 참고 일해.”

모두가 위로자가 되어 자기들끼리 혀를 차며 고개를

내저었다.

“불쌍하다. 안 됐구나.”

하며 군의관들은 더 안쓰러워했다. 한 분씩 와서 말

했다.

“우리들도 일주일 보름밖에 안 남았어. 제대하지만

먼 훗날 만날 날이 있겠지.”

그 분들은 곧 제대할 분들이었다. 몇일간 나를 완전

히 정신 나간 사람으로 제대병이 걸린 사람처럼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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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육군본부에서 제대 특명이 왔어도 부대 자체에서 재 특

명이 나기까지는 아무도 모르던 때였는데 지 형제는 그

것을 알고 나에게 전해 준 것이다. 7월 31일 드디어 재

특명이 났다. 부랴부랴 인수인계며 반납을 마치고 개구

리 복 입기 바쁘게 부대를 빠져 나와서 평원동 교회를

거쳐 중동 ○육 학교에 갔다. 그곳 학생들과 최○권, 김

○동, 최○화 선생님들과 여선생님들의 환영을 받고 춘

천 고향에 내려 왔다.

개구리 복을 입은 채 연합회에 들어가 마지막 거수

경례를 했더니 정○석 목사님이

“이제 사람 됐구나.”

하셨다. 대회를 들려서 심○섭 부장과 이○섭 전도사

를 만나고 집에 도착했다. 긴장이 풀려서인지 힘이 없어

서인지 하룻밤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려고 하니 일어날

수가 없었다. 억지로 몸을 반쯤 굽혀 기도를 했다.

‘이제 잠재움을 허락하십니까? 감사합니다. 보고 싶

었던 몇 분들이라도 뵙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모님

과 동생을 의탁하고 잠시나마 주의 동행케 하심을 말할

수 있었음을 감사드립니다.’

모세의 마지막 기도처럼 세상에 은혜와 평화의 기쁜

소식이 전해지리라는 믿음을 갖고 잠들었다. 부모님도

동생도 나가 있었고 혼자 잠든다는 것이 얼마나 편했는

지 모른다. 몇일이 지났을까 눈이 떠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살아있구나 왜 죽지도 않고 살았을까?’

지난 생활이 구름처럼 지나며 교도소와 다른 생활할

때는 ‘이제는 잠들게 해 주세요’ 기도할 때마다 전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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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특명도 반갑지 않고 229

고 봉사하고 사방 다니는 꿈과 여러 계시가 번뜩번뜩

떠올랐다. 그렇다면 아직 살아서 다녀야 할 일이 있단

말인가?

‘주님께서는 능력이 있으시니까 그러면 다니게 해 주

십시오.’

나도 모르게 일어나 이런 기도를 드렸다.

‘죽게 해달라고 기도한 것 취소해 주세요. 힘이 없어

서 그랬어요. 주님 능력 주셔서 가게 하시면 가지요.’

화장실에 가고 싶어 문고리를 붙잡고 간신히 일어나

달력을 보니 누운 지 3일 만에 일어난 것이었다. 조심조

심 나와서 화장실을 가고 있는데 집 아래 길에서 세분

이 동네 사람에게 물으며 나를 찾고 있었다. 나는 손짓

을 하여 오라고 했다.

“제대했다는 얘기를 듣고 왔습니다. 휴양을 하러 갑

시다.”

○성섬유 ○사장 묘가 있는 별장으로 가자고 했다.

최○수 ○사장 모친, 김○보비, 중앙 교회 집사 장○종

규 형님을 시켜 나를 데려 오게 한 것이었다.

“불효를 용서하세요. 제가 이분들과 있다가 건강이

좋아지면 부모님 꼭 모시고 가겠습니다.”

어머니는 손을 흔들며 떠나는 나를 언덕에서 내려다

보시며 얼마나 우셨는지 모른다.

‘어머니 눈물을 흘리게 하려고 내가 산 것이 아닌데

이렇게 불효를 하다니.’

서울 세운상가 아파트가 그 당시는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사장 집에서는 맛있는 것을 아주 많이 주셨다.

하루는 ○사장님의 차로 수유리에 있는 정원이 넓고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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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은 집에 갔다. 밤 2시까지 많은 이야기를 동생들과 나누

는 중에 복음 자체와 다니엘, 계시록, 남북 문제를 나누

게 되었다. 사장님의 사상도 민족을 사랑하기 때문에 전

쟁이나 악의 모양을 버리는 것이 당연한 그리스도인이

라고 하면서 평소 자신의 맘도 그렇다고 하셨다.

후에 그분들은 교회에 열심히 나와 많은 도움을 주

고 일을 했지만 율법주의나 바리새인의 정신, 형제들의

경영관계에서 여러 번 실족하셨다. 지금은 개신 교회에

서 열심히 돕고 북한 동포를 위해 아낌없이 베풀고 계

신다.

별장으로 가기 전 연합회에 들려 김○열 합회장님께

인사를 했다.

“제가 휴양 좀 하고 있겠습니다.”

“그래야지 연락처를 하나 주고 가게. 수양회나 교회

모임이 있을 때 와서 경험담도 하고 좀 도와주게.”

“네 감사합니다. ‘은고개’ 라는 곳에 갑니다.”

“거긴 시기파들이 있는 곳 아닌가?”

“맞습니다.”

“왜 거기로 가나? 다른 곳은 없나?”

“제가 거기서 할 일이 있겠지요.”

“안돼 시간 낭비야. 아무리 얘기해도 안 되네.”

“지식적으로 흑백 논리로는 안 될 것입니다. 시기보

다 강한 것이 복음 자체입니다. 교회 측에서 확실한 은

혜의 역사가 생애로 나타나지 않아 그런 것 아닙니까?

일일이 성경 증언 가지고 교리적으로 해봐야 답이 나오

지 않을 겁니다. 모든 것을 삼킬 수 있는 의의 기별 자

체가 살아 있다면 달라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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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특명도 반갑지 않고 231

“하여튼 옮길 때마다 소식 좀 주게.”

“네”

계속 별장에서 집회가 열렸는데 오는 사람이 점점

줄었다. 감사한 일이었다. 시기를 정할 필요가 없음을

알고 더 이상 발걸음을 멈추고 자기 교회들로 돌아간

것이었다.

이제는 새로운 차원에서 일이 되었는데 어느 날 몇

집사님이 연합회장 실에 들어가 개혁해야 한다면서 공

격적인 대화가 있었다.

“시기를 버렸습니까?” 하니 “그것도 하나님의 뜻이었

어요.” 대답했다.

그 동안 있었던 일을 정당화하니 대화가 안 되었는

데 내 얘기를 한 것이다. 이렇게 믿음으로 사는 원 형제

가 교도소에서 계시를 보았는데 전○심씨와 함께 일하

는 이 일이 옳다고 했다고 한다. 개인이 회개하고 천국

대열에 선 것을 본 일이 있어서 얘기한 것인데 말을 시

기 정한 것이 옳다고 하는 식으로 전달되어 교회측에서

는 나를 만나 보지도 않고 원 형제는 오류의 교리에 빠

졌으니 그를 만나지도 말고 단에 세우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각 교회에 보냈다. 그 때 이후 지금까지 이 교회

내에서는 매장이 된 셈이다. 교회측에서는 교회로 돌아

간 형제들이 있는 것을 인해서는 나에게 밥 한 끼라도

대접하고 표창을 했어야 할 일이었다.

그 후에도 지금까지 앞으로도 시기 절기를 주장할

일이 계속 있겠으나 나는 그들을 위해 주께서 사신 영

혼들이라 사랑할 수밖에 없다. 어느 교파에서나 분명한

마음의 믿음과 살아있는 생애가 보인다면 한쪽으로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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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우치는 일들은 많이 고쳐질 것이다. 내가 아는 분들 중

에는 한쪽만을 주장하던 분들이 죽기 전에 버릴 것은

다 버리시고 잠드신 분들이 계신다. 누가 그들에게 돌을

던진단 말인가?

그 중에 한 분인 전○심씨는 잠들기 2년 전에 밤 12

시 30분까지 회기동 교회의 청년 회장, 목동 교회 여 청

년, ○육 신학생 졸업생 등 증인이 있는 자리에서 주의

성령의 임재를 용납하고 그 동안 생각했던 것을 다 버

리고 이제 원 형제에게 말하는데 두 번 다시 이 일을

하지 않겠다고 하신 적이 있었다. 그 후 그런 일을 하지

않으셨다. 중국 선교비와 필요한 옷가지를 모아 나에게

주셔서 선교에 도움이 됐었다. 잠들기 일주일 전 나는

건강 강의를 부탁 받고 과거에 병들었던 몸, 여러 차례

죽을병에서 살아나게 하신 은혜, 각종 식이요법, 자연

유기농법 등 내 몸을 실험 삼아 산 살아 있는 경험을

전했다. 그곳에 참여한 분들이 때때로 눈물로 화답했다.

전○심씨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다음 주에 강릉 내려가네. 집을 하나 마련하고

있는데 오○의 목사님이 건축 일을 많이 돕고 있어. 다

되면 다시 부르도록 할께. 자넨 옛날이나 지금이나 편견

이 없어 좋아. 복음은 그래야 되는 거야. 초 교파적으로

누구나 와서 쉼터도 되고 기도회도 하고 그럴 테니 꼭

오게.”

손을 잡아 주던 그분! 그녀의 과거를 회상해 보면 신

앙 때문에 남편에게 쫓겨나 일생을 자녀와 친정부모, 교

회 형제들과 이웃을 위해 온 마음과 몸을 바쳐 살았다

는 것을 그녀를 아는 자는 아무도 부인할 자가 없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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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특명도 반갑지 않고 233

렇다 보니 한쪽 잘못된 부분이 있어도 그녀를 추앙하게

된 것이다.

그녀가 바라던 것, 백성이 원하던 것, 주님만이 채워

주실 수 있는 은혜를 용납하고 마지막 안식일에 눈물과

회개와 권면을 들은 교인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그 이튿날 일요일 교통사고로 문막에서 잠드셨다. 그 당

시 나는 지리산 덕산에 있었는데 라디오로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장례식장으로 급히 밤차로 떠났다. 다시 그

분을 볼 수 없으나 부활 날을 더 기다리는 이유가 되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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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36 장

시골서 예비군 문제로

1971-1980년까지 시골에 묻혀 살면서 건강의 은혜를

받아 군에 가기 전 현대 삼손이란 소리를 들을 만큼은

회복이 되지 않았지만 삼분의 일 정도 힘을 얻게 되었

다. 나 같은 사람을 어디 머물게 해 준다면 조그만 일이

나 심부름을 하면서 주님 사랑을 나눌 수만 있다면 좋

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나를 데리고 가겠다는 분

들이 많아서 좋았다.

경기도 이천 도리리와 설성 장능에서 천연 양계와

과수원에서 일하면서 기뻐했다. 그 때 채○구 형님을 만

나 서로 위로의 말을 자주 나눴었다. 김○준, 정○찬, 조

○술 목사님과 정○영 박사님이 자주 농장에 오셨고 이

천 군수 황○영씨를 비롯해 기관장들도 오셨는데 이 농

장을 보고 이스라엘 농장이란 명칭을 붙여 줬었다.

그 당시 예비군 교육이 만 35세까지였는데 비상시는

55세까지도 있었던 걸로 생각된다. MCC 훈련과 다른

방법으로 재림 청년들이 응하고 있었는데 구급낭을 차

고 나가면 환자들이 많았다. 경제가 어려운 때였는데 한

달 월급을 구급약 값으로 나갔다. 개인이 부담했지만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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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서 예비군 문제로 235

총 거부와 안식일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해결된

때도 있었지만 나 같은 경우는 안 된 때가 더 많았다.

교육 소집일이 그 당시는 토요일이 대부분이었고 비

상이 꼭 안식일에 걸리곤 했다. 안식일 소집에 응하지

않다 보니 보충 교육 통보가 날아왔다. 그날은 꼭 안식

일이었다. 그런 관계로 부대와 경찰서의 유치장 신세를

면할 수 없었다. 매해 청산하는 의미로 경찰서 유치장

안에 근무자나 수감자들을 대하게 되었고 군 지휘관들,

검 판사님들 평소에는 찾아가 볼 수도 없는 분들을 만

나게 되었다. 그분들은 항상 두 부류였다.

“무슨 이런 놈이 다 있어. 빨갱이보다 더한 놈이군.

저런 놈들은 다 죽여야 돼. 그런 종교는 다 없애야 돼.

양심이니 인권이니 하는 놈들은 다 없애야 돼.” 라고 하

는 부류와

“국회는 뭐 하는 거야 나라가 발전하려면 양심과 인

권을 존중히 하는 법을 제도적으로 만들어야지. 이런 사

람들을 감옥에 자꾸 넣으면 선진국에 어떻게 알려지겠

어. 나라 망신이야. 전쟁하자고 세계가 있나 인생 건강

하고 맘 편하고 사는 날 동안 천륜 인륜이 지켜져야지.”

라고 하는 정의감이 넘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교육장에 가면 건강 강의 시간을 할애해 줬는데 지

휘관들과 친해질 만 하면 이사나 다른 일들이 생겨서

더 어려운 때도 있었다.

71-80년 사이 평균 1,2년에 한번씩 유치장이나 재판

을 받아야 했다. 그 때마다 아슬아슬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나를 때리고 괴롭히고

고문하던 지휘관이나 경찰관, 유치장안의 감방장들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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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내는 나에게 항복하고 용서를 빌었다는 것이다.

한번은 이천 경찰서 직원이 유치장 안에서 괴롭힌

후 재판을 받는 기간 중에 부대장님이 지검 지원장을

방문하여 나를 빼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해서 3개월도

안되어 집행유예로 나오게 되었다. 다른 수형자들을 생

각해서 민간 유치장에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싶어 서장실로 찾아 갔다

벌써 눈치를 챘는지 수사과장이 내게 물었다.

“여기 있을 때 불편함이 없었습니까?”

“있었습니다. 제가 형을 많이 받아 살고 나왔으면 모

르겠는데 그냥 내보내니 뭐합니까? 집행유예를 줘서 나

왔어요. 유치장 안에 근무하는 사람에게 위에 분들이 그

렇게 괴롭히라고 한 겁니까?”

“무슨 말입니까? 어떤 일을 당했습니까?”

“정말 모르십니까? 근무자 ○○○ 데려 오세요.”

“지금 외근 나갔습니다.”

“그래요. 경기도 경 감찰부나 도경국장실로 전화 좀

해 주세요.”

“왜 그러십니까?”

“도경국장 이○○씨가 남한산성에서 제가 수형자였

지만 모셨던 분입니다. 군대도 아닌 사회에서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했더니 싹싹 빌었다. 한번만 기회를 주면 자체 조사

와 잘못된 것을 모두 고치겠다고 했다.

그 이튿날 몸을 치료하고자 한방 재료를 사러 시장

에 갔다. 그런데 나를 매질하고 괴롭히던 경찰이 사복을

하고 내 앞에 오는 것이었다. 그는 반갑게 나에게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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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서 예비군 문제로 237

를 했다.

“그 동안 수고 많았는데 많이 괴로웠겠소. 우리 집에

식사 초대를 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오라”고 했더니 시

장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그도

인간이었다.

몇일 후 무슨 증명을 떼러 서에 들어갔더니 수사 과

장과 다른 과장이 반가이 맞아 줬다.

“제가 이천 지역 사는 동안 군민 중에 유치장서 좋지

않은 일이 있다면 발 벗고 나서겠습니다. 걱정 마십시

오. 잘 할 겁니다. 나를 관계했던 경찰 두 명을 집에 초

대할 테니 함께 오십시오.”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됐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멀리 전출됐습니다.”

“그러면 안 되는데요. 여기 근무하는 것이 더 좋았을

텐데.”

그 뒤로는 그런 일이 없어졌다.

재판 받고 한 달이 안 되어 동원 훈련 소집이 여주

에서 있었는데 재림 청년들이 꽤 많이 구급낭을 차고

왔다. 부대장님과 참모진이 순시하는 중에 내 앞에 서시

더니 “자네 여기 있었군.” 나의 초라한 모습을 보시고

“지난번 진작 알았으면 고생 안 해도 될 건데 그 놈들

괴롭히던가?”

“네 좀 당했지요. 그래서 지금 건강은 보시다시피 힘

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휘관에게 지시하셨다.

“이 친구 훈련동안 다른 것 시키지 마. 환자들 돌보

는 일만 하게 해. 그리고 너와 같은 입장에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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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이 이 교육장에 있나?”

“있습니다.”

“몇 명이야?”

“한 30명쯤 됩니다.”

“그 친구들에게도 집총 시키지 마.”

“네”

지휘관의 배려로 나는 몇일 동안 환자들을 치료하며

형제들도 잘 지냈다.

그 사이에 중령 한 분이 자주 찾아와 약을 드셨는데

자연 치료에 관심이 있었다. 이야기하는 중에 과거 초급

장교 시절 최○만, 최○만 목사님 댁에서 하숙한 일이

있다면서 그분들이 어디 계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인권과 종교 자유법이 국법에 명시되어 있는데 양

심의 자유가 어디까지 인지 실정법과 군대법이 참 애매

해. 당신 같은 신앙 가진 사람들을 보호해 주는 법이 정

해지면 신자들이 많아지겠고 좋은 일을 사회에 많이 할

텐데.”

“좋은 말씀입니다만 그렇지 않아요. 과거나 현재나

앞으로 신앙의 자유, 양심과 인권 문제에 제도적 장치를

해서 충분한 자유를 준다고 해서 참 신자가 더 많아지

는 것은 아니에요. 외적 신자 수는 늘어날 수도 있지만

하나님과 인류를 사랑하고 죽기까지 죄를 거절하고 선

한 일에 생명을 다하는 참 신자는 세상 끝까지 많지 않

을 겁니다. 반대로 신앙과 양심과 인권의 자유가 없는

나라에 있다고 해서 그들이 인권을 짓밟고 양심을 팔고

신앙을 포기하는 것만은 아니에요. 세상 끝날까지 신의

마음과 율법을 마음에 새기고 죽음으로 가더라도 산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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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서 예비군 문제로 239

교자나 마찬가지로 살 사람이 있어요. 현재도 독실한 신

자들은 공산 국가에 더 많으니까요.”

“그럼 우리 같은 사람 신앙하기 힘들잖아.”

“아니에요. 천하보다 귀한 생명 두 개 가지고 계신

것 아니니까 지금 손들고 의지를 주께 드리면 하나님이

책임지시지요. 지금도 속이 아프시고 오랫동안 앓으셨다

는 데 오늘 밤 잠드신다면 어느 길을 택하시겠어요. 세

상 법입니까? 하늘의 법입니까? 세상 군대입니까? 하늘

의 군대입니까? 영원한 사망입니까? 영원한 생명입니

까? 식물인간처럼 무감각하게 살다 죽는 게 좋습니까?

양심이 살아나고 사랑과 소망이 넘치는 서로의 믿음이

있는 생애를 단 하루 살다 죽더라도 부활하여 행복하게

영원히 사는 것이 좋습니까? 신이 그렇게 해 주시겠다

는 데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얼마나 신이 섭섭해 하시겠

습니까?”

그 후로 시간만 있으면 나에게 오셨고 예비역 장교

들과 함께 계속 있었는데 다른 장교들은 상당히 충동적

이었다.

과거 논산 훈련소에서 근무한 분들이라 나의 입장을

잘 알고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냐며 은근히 압력을 줬

다. 교육 끝나기 3일전 집총을 하고 내일 새벽에 작전

지역에 투입되어야 하니까 준비하라고 했다. 거절하니

두 장교가 이런 사람 없도록 한다며 예비역 장교들이

명령을 했다. 금요일 밤 출발, 토요일까지 적, 아군을 갈

라 훈련하고 일요일 출발한다고 했다. 다른 형제들은 집

총을 했고 몇 사람만 거절을 했다. 끝까지 두 장교가 작

전 현지에서까지 괴롭히며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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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군대는 명령이야. 훈련이지만 작전은 전시와 같아.”

총을 나에게 겨누며 “쏴 죽일 거야.” 말했다.

“감사합니다.”

“뭐 이런 놈이 있어.”

괴롭히다 안 되겠는지 수풀 속으로 데리고 가서 달

래며 말을 했다.

“장교님 왜 그러십니까? 부대장님도 교육동안 집총

시키지 말라고 했는데 같이 훈련 와서 서로 돕지는 못

하고 왜 이러십니까?”

“군 생리상 지휘관이 그랬다고 하더라도 작전 지역

에서는 말단 장교가 지휘관이잖아.”

“그럼 맘대로 하십시오. 때리든 총으로 죽이시든 저

는 대항할 마음도 힘도 없습니다. 몸도 좋지 않은데 어

제부터 밥도 안 줬지 않습니까?”

옆에서 모르는 다른 교육생이 힐끔힐끔 살피며 지나

갔다.

일요일 출발 전 부대장 훈시와 출발하게 됐는데 토

요일 저녁에 술들을 몰래 사다 먹고 성남, 이천, 여주

패싸움을 했다. 그리고 사회서 한 가닥씩 한다는 어깨들

사병과 장교들 감정들이 오가며 싸우는 중에 나를 계속

명령에 굴복시킨다던 두 장교가 부상을 입고 얼마나 맞

았는지 몸이 부었다. 악수를 하면서 미안하다고 했다.

“전쟁 없는 하늘에서 만나자.” 라고 말하고 평강을

빌었다.

1977년까지 군 지휘관, 검 판사님들, 사회 지도층에

분들을 대하면서 늘 듣는 말 하나가 있다.

“선진국처럼 법의 보호를 받으려면 너희 교단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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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서 예비군 문제로 241

을 분명히 표명하여 외국 교회나 한국 교회가 연대하여

국회에서 법을 정하든가 하지 왜 너희 개개인이 그렇게

고생하느냐”

“안보 제일 국가에서 어떻게 합니까? 개인이 가야지

교인들에게나 남에게 그것을 어떻게 말합니까? 신앙은

자유인데요.”

궁색한 말로 답하면

“그러면 교리가 필요 없지. 아무 교회나 가지 왜 토

요일에 유별나게 예배드리고 학교니 직장이니 어렵게

살아?”

할 말이 없었다. 교회 분위기도 군 문제만 나오면 따

가운 눈총을 받아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런 문제를 회

피하려고 했다.

내 자신도 교도소에 있을 때와 예비군 문제를 부딪

칠 때마다 성경 말씀과 양심에는 증거를 갖고 있었지만

대총회 입장이나 증언들 역사에 선배들이 어떻게 했는

지 알고 싶어 당시 정○석 목사나 합회 부장님들께 여

러 차례 문의하고 편지를 보내서 문의를 했다. 대총회에

문의해 달라고 부탁했었지만 지금까지 답이 없다. 어쩌

다 회신이 오는 것을 보면 원형제에게 취직을 못시켜

줘서 미안하다는 것뿐이었다.

세상이 다 일터인데 일자리가 없다니. 군에 오기 전

재림 교회를 갔더니 안교 시간이 지나 설교 예배 시간

이 다 끝날 무렵 어슬렁어슬렁 교회 청년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안식일 오후 청년 시간이 있어 참석했더니 청년

들의 문제들을 말하라고 했다. 안식일 문제, 군대 문제,

결혼 문제, 학교 문제, 직장 문제 등이 나왔다. 군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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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갔다 온 형제가 당장 직장이 문제가 된다고 했다. 다른

청년들도 직장 문제가 제일 많았다. 나에게는 하나도 문

제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창조주를 믿고 그분이 죽기까

지 사랑하고 지금도 돕고 싶어서 중보하고 천사들을 보

내주는데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이 청년들이 정말 믿

는 사람들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어려서부터 일하고 독학하고 살아온 내겐 이상하게

들렸다.

“학교 문제는 안식일에는 안가면 되는 것이고, 군대

문제 성령이 인도하시는 데로 빛 따라 가면 되는 것이

고, 결혼은 믿음대로 살면 왜 짝을 안 주겠습니까?” 했

더니

“직장이 없는데 누가 딸을 줍니까?” 라고 대답했다.

“직장 없는 분은 저에게 오세요. 일거리를 드리겠습

니다.”

“네가 사장이야, 재벌이야, 정말이지?”

내일 갈 테니 일자리를 달라고 했다.

“기다리겠습니다.”

약속한 장소에서 만났다.

“한달에 얼마를 드리면 되겠습니까?”

“우선 밥만 먹여주고 용돈만 주면됩니다.”

“그럼 됐습니다. 우선 형님, 이 리어카 있지요. 흙을

파다 앞마당 고르세요. 다른 길도 그렇게 해요. 이웃집

화장실 좀 퍼 다가 빈 터에 주고 고구마나 감자를 심으

세요. 이웃집에 장작도 패 주세요. 여 청년, 직장 없는

분들은 애기 난 집 똥 걸레를 빨아주시고 돌봐 주세요.

공부 못하는 아이들 가르쳐 줄 수 있는 데까지 가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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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서 예비군 문제로 243

주세요. 가장 가까운 데의 일을 하세요. 그런 후에 저에

게 오세요.” 말했다.

“한 달에 얼마를 따지는 분은 오지 마세요. 대학 나

왔으니 고교 졸업했으니 얼마, 최소한 얼마 하는 사람도

오지 마세요. 예수님이 열두 제자 부를 때 얼마 주겠다

고 하지 않았으니 기도해 보고 오세요.”

한 달쯤 되니 노는 청년은 하나도 없었다. 여기 저기

가서 밥만 얻어먹고 일을 하며 열심히 기술을 배웠다.

서너 달 지나서는 월급이 꽤 되었다. 약속대로 밥만 먹

고 용돈은 된 셈이다.

“형님들 열심히 하시면 서로 데려갈 겁니다. 서로 사

위 삼으려고 할 거예요. 신실하고 정직하고 믿음이 좋은

데 값나가는 인생을 안 데려갈리 있나요.”

그 후 3년 안에 다 사장들이 되었다.

제대 후 갔더니 양계장을 하면서 택시 사장이 된 형

님과 옛날이야기를 했다. 최○용 형이었는데 김○진 선

생의 매제였다. 이름들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성공

했다. 제대 후 시골 생활하면서 교도소에서 나와 직장

없는 사람들과 깡패 출신인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데리

고 있어 봤는데 대가를 바라고 하는 자는 실패했다. 그

러나 일의 의미 자체가 주의 아름다운 형상을 목적으로

하고 일이 힘들거나 들지 않거나 기쁨으로 일한 자들은

성공을 했다.

지금도 일자리가 없는 자는 다 오라고 하니까 어떻

게 감당하려고 그러냐고 한다. 내 아버지의 세계가 다

일터인데 일자리가 없다니…

재림 청년들 문제와 군대 문제가 기본 신앙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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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에 있고 양심과 신앙 문제를 끝까지 교회가 개인에게

돌린다면 교회가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양심을 대신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어느 교파라도 그들이 믿는 바의 교리나 입장은 분

명히 밝힐 수 있어야 하고 그들이 정한 교리가 옳다면

평화시나 비상시나 전시라도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들의 법과 사회 제도가 신앙과 양심, 인권 문제

가 보호를 받지 못하고 불이익을 당할 경우 각 교단은

불이익을 당한 편에 서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어려운

일이나 국가의 압력이나 무력으로 한다고 해서 타협한

자들이 교회 책임을 맡고 자기들이 속한 교회 교리가

변한다면 그것이 진리인가? 그러므로 국가들의 보호와

자유를 주든지 주지 않든지 각 교회들은 하늘의 뜻이라

면 따르는 교리들을 분명히 말과 행동으로 사는 자의

편에 서야 한다.

어느 나라나 어려운 시기에 타협했더라도 각 교회

지도자들과 행정자들, 평신자들은 겸손한 마음으로 성령

의 능력을 힘입어 양심이 살아나야 하고 과거와 현재를

씻는 의미에서라도 산 순교자의 생애를 살아야 한다. 중

요한 것은 우리가 분명 죄에 대한 것은 거절하고 안 해

야 할 것도 사실이지만 사랑과 봉사, 충성을 다하여 선

한 일에 열심을 다해야 한다. 이 같은 일은 신앙이 바로

서고 양심이 깨어날 때만 가능한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교파의 장벽이 무너지고 하나님의 속성은 나타날 것이

다.

1978년 낯선 두 선교사가 와서 성경과 증언, 미국 남

북 전쟁 당시와 1,2차 대전과 그 이후 현재의 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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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서 예비군 문제로 245

와 자본주의에 사는 성도들의 입장을 역사적으로 참고

가 되는 책을 하나 주고 갔다. 나나 한국 형제들보다 훨

씬 전에 복음 사상과 진리의 원칙에 충실했던 자들이

사형과 종신형, 장기형, 노역장에 끌려가 어려움을 당했

고 전시에 전차 앞에 탄알받이로 그리스도인들을 죽게

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도 어느 교파나 타협한 지

도자들이나 평신도들이 교회의 주인이 되고 타협하지

않은 자들은 환란 중에 있었다.

이럴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예수님이 이 입장에 계셨다면 어떻게 하실까?

공산국가나 자본주의 국가에 어떤 나라의 현역이나

예비군에 참여 하셨을까?

마음의 답은 아니었다. 예수님이 완전무장을 하시거

나 비무장 군인이나 예비군으로 있을 분이 아니었다. 온

인류를 사랑하고 피 흘려 산 영혼들인데 혈육의 전쟁에

휘말리실 분이 분명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골에서 올라와 신○훈, 김○도, 전○덕 목사님들

외 존경하는 목사님들을 많이 만나 뵙고 말씀드렸다.

“재림 교회의 신앙 원칙과 율법 해석이 군대 문제에

대한 바른 이해와 역사적인 증언이 무엇이며 한국 연합

회와 각 대회 해석과 입장을 좀 알게 해 주십시오. 그리

고 대총회 입장도 알고 싶습니다.”

했더니 개인적으로는 내 입장과 같다고 하시면서 군

에서 옛날 당한 일과 이런 저런 말씀을 하셨다. 관계된

성경 사전과 교회증언 1권 361페이지 전후해서 내용을

검토해 봤다. 성경의 사상과 일치한 것 외엔 다른 것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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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그런데 국가의 눈치 때문인가? 현재 국가, 사회, 교

회 안의 분위기 때문인가? 연합회적으로나 대회 입장에

서 전체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후에나 밝혀질 거라고 하셨다. 대총회 입장도 우리와 같

겠지만 앞으로 더 알아보시겠다고 했다.

그 당시 군 문제에 대한 재림 교회내의 역사적인 자

료들이 별로 없었고 생각들이 분분했다. 그런 중에 나는

외국서 온 선교사에게서 얻은 자료를 보고 남북 전쟁

시 취한 태도, 1888년 복음의 회복이 자비와 공의를 단

번의 도로 시작되는 것, 곧 계시록 18장운동이 시작된

것과 율법이 의의 복음으로 참되게 나타나는 것이 모든

문제에서 빛나는 주제라는 것, 그리고 전쟁에서도 타협

하지 않은 확실한 백성이 있다는 것 등을 알게 되었다

라고 했다.

그리고 1,2차 대전 이후 계속 그런 무리를 교회에서

출교 시켜 어려운 중에 신앙 생애하고 있음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연합회나 한 대회만이라도 교회의 입장이 옛

날 재림신자들의 입장을 취하고 1888년 기별과 복음으

로 돌아가는 운동과 1,2차 대전 교회 입장을 진리를 위

해 출교 당한 자의 입장에 선다면 “저는 이 교회에 있

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역사에 유럽이나 다른 나라에서

대총회 지도자들까지 타협한 자들을 지지했더라도 현재

한국에 한 대회만이라도 성경으로 돌아가 교회적인 차

원에서 입장 표명한다면 이 교회에 남겠다고 거듭 말했

지만 교회적으로는 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출교

당한 사람 편에 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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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서 예비군 문제로 247

예수님과 열두 제자, 사도들, 120명의 무리 모두가

진리 때문에 유대교로부터 출교를 당했다. 중세 종교 개

혁자들 1844년 전후 운동하던 자들, 1,2차 전쟁 당시 현

재 앞으로 마찬가지이다. 모든 종파에서 세상과 타협하

지 않고 ‘목사와 복음교역자에게 보내는 증언’ 16페이지

와 같이 율법을 사랑으로 높이는 자는 다 하나가 될 것

이다. 그러나 율법의 해석이 타협되면 하늘에서는 교회

로 인정을 하지 않으신다. 그 당시 현역이나 예비군이나

군에 가나 안가나 문제가 되었다. 가지 않게 되면 민간

교도소로 가기 때문에 예비군 문제를 유럽의 형제들과

같이 남북 전쟁 당시 전쟁을 거절하는 편을 택하다 보

니 또 재판에 회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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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37 장

삼청 교육까지

1978년 안성 일죽에 살았었는데 몇 번 문제가 되었

다. 조사를 받고 재판 전에 보충 교육 기회를 줄 테니

그렇게 하겠느냐고 해서 그대로 재판을 받겠다고 했다.

“이 미련한 놈 봤나 요즘 세상에 돈 몇 푼이면 중대

장, 부대장 다 봐주는데 예비군 문제로 징역 사는 놈은

너 밖에 없구나.”

“사실 미련하고 바보라서 그렇습니다. 옛날 찬송가에

보면 ‘바보 되기 원합니다’란 가사가 있습니다.” 그 찬송

을 자꾸 했더니

“자네 지금 농담할 때가 아니야. 내일 재판에 넘어가

이 사람아.”

“술 사드릴 돈도 없고 빼달라고 돈줄 것도 없는데 어

떻게 합니까?”

“처자를 생각해서라도 그러지 말고 교육을 받겠다고

그래.”

“죄송합니다.”

그 당시 안식일 예배를 인도해야 했고 예비군 문제

로 몇 차례 80년까지 문제가 되었었다. 그 해 끝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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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 교육까지 249

몇 차례 빠진 것이 고발되어 이사 간 곳까지 문제가 되

어 용인 서에 수감됐는데 얼마 안 되어 내보내 주었다.

‘이젠 나이도 그렇고 예비군 문제는 다 해결됐구나.’

했었다. 그런데 1981.2.21 구속되어 추운 동절에 용인 경

찰서에 가게 되었다.

“당신 안성 지역에서 용인 경계로 이사 왔는데 안성

부대서 고발한 거야. 지난해 두세 번 예비군 훈련을 빠

졌군.”

“네, 그러나 다 해결된 줄 아는데요.”

“이거 재 고발됐어. 새해부터는 교육 대상이 되지도

않는군.”

유치장에 있는데 서장님이 일찍 오셨다.

“당신 같은 경우 우리 관내에서는 감옥 보낼 수 없는

일인데. 이거 어떻게 하지 부대서 저 난리를 치니 이거

넘어가면 삼청 교육을 받아야 할 판인데.”

남한산성이나 민간 교도소에서 나온 사람들은 대부

분 지방에서 예비군 교육을 뺐었다. 그런데 나 같은 경

우는 1971-1980년까지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것

을 가지고 이런 사람 다신 없게 하기 위해 1981년까지

당하게 됐다.

유치장에서 몇 일 있는 동안

“네가 호리라도 남김이 없이 다 갚기 전에는 결단코

거기서 나오지 못하리라”

는 말씀이 떠올랐다.

세상 법도 단 한 개라도 다 처벌을 받아야 하고 그

렇지 않으면 진작 고발되기 전 부대를 찾아가 담배 값

은 못줘도 과자 값이라도 주고 “급히 사화하라” 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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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대로 했어야 했는데 그런 일을 할 줄 몰랐다. 그냥 부대

가서 무조건 도와달라고만 했더니 강경하게 나왔다.

‘그럼 몸으로 때우는 수밖에 없지’

하고 온 것이 그렇게 된 것인데 유치장에 있는 동안

다시 한번 내 자신을 살필 기회가 되어 감사했다. 부모

에게 처자식들과 교인들, 친척, 이웃, 세계 백성을 받은

빛에 생각해 보니 호리가 아니라 큰 바위처럼 보였고

나보다 더 큰 죄인은 없었다. 마음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생애로나 한없는 용서와 사랑을 받고 이 민족에게나 세

계인들에게 아무것도 한 것이 없으니 몸을 가루로 날려

보낸들 무슨 도움이 되겠나 싶었다.

‘나 같은 사람은 자꾸 가둬 놓고 매를 맞으며 하늘의

법이나 하늘의 뜻을 거역한 호리라도 모두 씻음 받고

편히 죽어도 죽으라고 기회를 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님을 죽인 괴수가 신의 용서와 사랑과 생명을 전

하지 못해 세상이 소란하고 죽는 것을 생각하니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기 시작했다. 자꾸 앉아 밤낮으로 울고 기

도하니 수사과 직원들, 서장, 유치장에 갇힌 사람들이

불쌍하게 생각해서 자주 찾아와 애로를 물었다. 몇일 동

안 그분들에게 생명의 은혜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다

행한 일이었다. 진작 이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와서 선교

를 했더라면 이곳에 안 보내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삼청 교육대에 보내느냐 안 보내느냐 하며 서장님이

애쓰시는 것을 알았지만 불가능했다. 수원 교도소로 넘

겨져 바로 교육생이 되었다. 그 당시 산속 부대로 넘겨

져 삼청 교육을 받는 자와 교도소 안에서 받는 자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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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 교육까지 251

부류가 있었다. 추운 겨울이었는데 어떤 법을 범해서 왔

든지 그 당시에는 무조건 삼청 교육을 받은 후에 재판

이 되었다. 젊은이나 늙으나 할 것 없이 똑같은 교육생

이었다.

그 때 내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어떤 종교인이건 신

의 보호와 은혜를 입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법에 충실치

않을 때는 교회의 사명을 못하게 되고 국가에 흥하고

망하는 권세가 성도들에게 있다는 것을 배운 것이 생각

되었고 이 권세가 교회들에게 시대마다 주어졌는데 지

금 이 나라가 이렇게 소란하고 남북한의 전쟁이 터질

것만 같은 불안의 정치가 계속되니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것이었다.

각 교파마다 국가나 사회에 아부하고 서로 높고자함

과 다툼이 끊이질 않는 때에 내가 속한 교단이라고 해

서 이 모든 죄에서 열외가 아니었다. 모든 책임이 모두

에게 있지만 나 자신은 교회고 국가고 더 대하기가 싫

어지면서

‘내 자신도 감당치 못했으니 제일 큰 죄인이니 그저

죽여만 주십시오.’ 하고 기도했다.

그날부터 옛날에 남한산성에서 밥도 물도 안 넘어

갔던 똑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식사를 안 하니 보고가

되었다. 신상파악을 해 보니 육군 교도소에서 산 이후

계속 문제되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낙인이 찍혀 과

장들과 교관들, 조교에게 요시찰 인물이 되었다. 하루

이틀 계속 금식 상태에서 기도만 하고 있었더니 강제로

식사를 하게 했지만 안 되니까 포기했다. 방에 나만 남

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교육장에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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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기합에서 기합으로 운동에서 운동으로 맞고 뒹굴고

머리를 박으며 계속 울고 비명소리 뒤범벅이 되어 몇

시간씩 했다. 나는 이런 거 보지 않고 빨리 죽게 해달라

며 나약한 기도를 했다.

국가도 세계도 이미 신의 은혜가 능력 되지 못하고

하나님의 법이 무시를 받고 인권이고 양심이고 신앙이

고 다 정권자들의 이용물이 된 상태에서 어떤 능력도

행할 수 없는 지경에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안 들어

계속 눈물만 흘렀다. 스스로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가 뭐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장관인가? 무슨 학자

인가? 왕이나 된 것처럼 교도소 소장도 아닌데 저들을

보고 울고 남북한 민족을 위해 기도를 하니 세계가 망

합니까? 살아야 합니까? 하면서 기도를 해. 내가 무슨

잘난 데가 있다고 내가 기도한들 무슨 유익이냐? 죽은

들 산들 무슨 관계가 있어?’

그런데 이런 음성이 들렸다.

‘네가 울고 있는 것이 아니고 내가 우는 거야. 네가

기도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탄식하는 거야. 네가 죽는

것은 내가 죽는 거야. 네가 죽으면 나라도 교회도 죽는

거야.’

정신을 번뜩 차려 다시 기도했다. 나는 아무것도 아

닌 것이 사실이지만 천년 동안 왕 노릇 할 왕이라 했는

데 왕이 어찌 자기 생각만 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

다.

15일 동안 금식하는 동안에는 교육을 시키지 않았다.

다시 살아야 하나 또 그럼 먹어야 하나? 밥 먹는다는

그날부터 과로 데려가더니 계장, 과장이 교관인지 조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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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 교육까지 253

인지 하는 사람에게 인계를 했다.

“이 친구 두 번 다시 이런 일 없도록 특별 교육 시키

란다.”

‘이젠 죽었구나.’

여러 번 죽게 해달라고 해도 살았는데 금식한 상태

에서 다른 사람 따라 할 수 없는 상태인데 별도로 조교

까지 붙이니 쉴 수도 없고 처음에는 준비 체조하는 것

같았지만 힘이 없어서 잘할 수가 없었다.

뛰어, 기어, 쪼그리기, 원산폭격, 2-3명이 서로 붙잡

고 김말이 돌리기 등 매번 바뀌는 기합이 있을 때마다

선착순, 머리 박기, 노래 시작, 뱅글뱅글 30분도 좋고 또

시작 다시… 반복되었다. 머리는 모래와 얼음 흙에 뒤범

벅이 되고 쉴 사이도 없이 기합을 줬다. 늦은 사람은 몽

둥이와 워커발로 사정없이 차이고 밟혔다.

쪼그리기 500번, 토끼뜀으로 달리기, 또 반복 힘없는

나는 뒤로 쳐질 수밖에 없었다. 명찰도 계급도 없는 군

복 차림으로 조교인지 교관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인정사

정없는 그들의 인간 다룸은 이해가 안 됐고 후에 그들

의 맘은 평생 괴로웠을 것이다. 단 한 사람도 입에 거품

을 뿜지 않는 자가 없었다. 눈물, 콧물, 흙, 모래, 얼음

뒤범벅되어 헉헉거리며 뜨거운 열기와 단내만 푹푹 났

다. 쉬는 시간이라는 게 화장실까지 뛰어갔다 오며 중간

에 물통 2개 있는 곳에서 물 한 바가지씩 꿀꺽꿀꺽 마

시는 것이었다.

한쪽에는 고등학생들과 그 또래의 젊은 사람들이 별

도로 교육을 받고 있었는데 장년보다 더 힘들게 시키고

있었다. 정신없이 하루를 지내고 들어오는데 옷을 다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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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고 팬티만 입고 들어가라고 했다. 영하 5-15도 오르내

리던 때였다. 열이 난 사람들이라 별 추운 것을 모르고

마루 바닥에 앉아 있었다. 밤에는 모포가 있어서 몸들을

맞대고 잘 수 있어서 좀 나았다. 잠이 깨어 기도하면서

잠시 생각해봤다.

‘이렇게 해야 삼청 교육이 되나 세 가지 무엇이 깨끗

해진다는 거야? 이렇게 하고 나가면 병들어 죽을 텐데

국가에 무엇이 유익일까? 여기 온 사람들이 무슨 죄를

졌기에 그런가?’

몇일 밤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죄명을 보고 대화하는 중에 참 파렴치한 죄목도 많

았다. 사기, 공문서 위조, 뇌물 등 공무원 비리로 온 사

람들, 동네서 나쁜 짓 하다 온 사람, 고등학생들이 술

담배하고 어깨 좀 쓴다고 한 학생들, 건달 깡패라고 하

는 사람들, 유부녀 농락하다 온 사람들, 노름하다 온 사

람들, 사회서 문제된다고 하는 각계의 사람들이 군, 경,

새마을 지도자, 이장 등 합동으로 문제된다는 사람들,

신고만 들어가도 다 잡아들인 것 같다. 좌익이니 우익이

니 사상이 어떻다 하는 사람들, 민주화가 어떻다 하는

사람들 국가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국기

를 세우기 위해 사회 정화하여 잘 살아 보자고 한 것

같다. 국가가 안정되고 남북의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

었나 보다.

국가가 잘 되기 위해 사회악을 뿌리 뽑겠다고 한 것

인데 잘못된 것이 있으랴? 수단과 방법이 어찌 됐든 목

적만 달성하면 좋은 세상이 되리라 생각한 국민 다수가

그 당시 한국만은 무력과 체제가 아니면 통치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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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 교육까지 255

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 당시 선진국들이나 외국

에서 공부하고 살던 동포들과 국내에서 살던 학자들이

나 종교인들의 양심이 살아있어 민주화의 꿈틀거리는

음성이 재 발동하던 때였다.

이런 과정에서 겪어야 할 격동에 나는 이럴 때 갇힌

자들에게 무엇을 하란 말인가? 나도 똑같은 죄수가 아

닌가? 국가의 법으로는 이 사회에 없어져야 할 사람이

라 판정돼 여기에 온 사람인데 하늘의 법으로는 양심과

신앙으로 볼 때는 분명 국가의 법에 상반된 것이 사실

이었다.

그 힘든 교육을 받으면서도 놀란 것은 ‘어떻게 해야

구원을 받을 수 있겠느냐’ 며 나에게 질문 해오는 사람

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한 주일이 정신없이 지나고 금요

일 오전 교육이 있을 때였다. 어떤 전과자가 “징역을 살

도록 하지 왜 이런 교육을 시키느냐.” 면서 거절을 했

다.

“그래 너 똑똑하구나. 이리와.”

하고는 그를 데리고 건물 지하로 갔다. 몇이서 따라

들어갔고 우리는 계속 거품을 물고 교육을 받았다. 끝나

갈 쯤에 한 사람을 질질 끌고 나와 교탁에 올렸다.

“복창해. 교육을 잘 받겠습니다.”

복창을 했다.

“반항하지 않겠습니다.”

또 복창했다. 맞은 그의 모습은 과장하지 않고 온 몸

은 굵은 끈으로 묶여 있었고 얼마나 맞았는지 살이 부

어 밧줄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고 살인지 줄인지도

알아 볼 수가 없었다. 나는 그때 마음이 아파 얼마나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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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었는지 모른다. 그 후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사회에 나왔다면 아마 곧 죽었을 것이다.

교육이 끝나고 들어올 무렵 내 옆에 붙어 다니던 교

관에게 부탁을 했다.

“내일 토요일에는 방 안에서 예배드릴 수 있도록 쉬

게 해 주십시오. 대신 일요일에 받도록 해 주십시오.”

“뭐야? 아까 그 친구 못 봤어? 이거 안 되겠군.”

열중에서 빼더니 사정없이 때렸다. 오히려 다른 교관

이 그를 말렸다. 손을 뒤로 해서 포승줄로 매더니 따라

오라고 했다. 다른 수감 교육생들은 동정의 눈으로 보면

서 열을 지어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교관 사무실 앞마

당에 엎드려 놓고 몽둥이로 몇 대 때리더니 꿇어앉으라

고 했다. 교관 몇이 서 차트로 된 것을 가지고 나오더니

읽으라고 소리쳤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계속 읽으라

고 했다.

“다 봤지? 이래도 딴소릴 할 거야?”

잘은 모르겠지만 교육시키는 대장인 듯 했다.

부언 설명을 하더니

“너 살아서 나가려면 교육에 순응해. 알겠나?”

지금 그 내용이 생각이 나지 않지만 교육에 불응하

면 특별법 몇 조에 의해 처벌 받고 반항하는 자는 죽여

도 된다는 내용으로 생각된다.

그날 금요일 밤새도록 기도했다. 죽기 전에 저들이

하늘의 뜻을 알게 해 주실 기적을 베풀어 달라고 기도

를 했다.

‘맞아 죽는 것이 뜻이라면 그렇게 해 주십시오. 그러

나 살아서 다른 사람에게 알게 하기까지 갇힌 저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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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 교육까지 257

위해 필요하다면 다른 방법을 주십시오.’

하고 새벽잠이 들었다.

이게 웬일일까? 진눈깨비처럼 온 대지 위에 찬바람

이 계속 불었다. 8,9,10시가 되어도 교육 통보가 없었다.

“전달, 들어라 오늘은 교육 끝.”

기적이었다. 나는 함께한 교육생들과 방안에서 안식

일 학교를 했다.

일요일에는 교육생 집합하는 큰 건물로 들어갔다. 의

자에 앉아 있으니 사회 한 목사님 한 분이 단에 섰다.

기도를 한 후 열렬히 설교를 하셨다. 끝나자 반성문을

써 내라고 종이를 주었는데 쓰는 사람 쓰지 않는 사람

이 있었다. 써 내지 않으면 교육을 받지 않은 것으로 되

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반성문을 써야 했다. 사회서 잘못

하고 온 것도 사실이지만 힘들게 고생했으니 진정한 반

성문이 나올 리 없었다. 그래도 써 내지 않으면 고생을

또 하게 되니 후회하는 글들을 써 냈다.

다시 교육이 한 주일 시작되었다. 날마다 죽지 못해

하는 그들의 모습, 나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

에서 금요일을 맞았다. 교육이 끝나고 들어가면서 내일

나오지 못한다고 말을 할까 말까 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도와 달라고 할까? 아니야 내일 나가지 않으면 내일

일은 내일 방법을 주시겠지.’

하고 말없이 들어왔다. 밤새 기도하는 길밖에 없었

다.

‘주님 교육 받을 힘도 맞을 힘도 죽을 힘도 없습니

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내와 세 자녀, 부친을 의탁하고 교회와 민족의 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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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휼을 빌었다. 잠이 깨어보니 눈이 꽤 왔는데 또 찬바람

이 불고 있었다.

“전달, 들어라 오늘 교육은 정신 교육뿐이다.”

동료들이 나가면 따로 앉아 예배드리라고 했다. 나갔

더니 스님이 강연을 했다. 난 한쪽에 앉아 작은 성경이

한 권 있어 읽고 있었다. 또 반성문을 써 내라고 했다.

그 안식일 오후 내내 방안에서 편히 지내며 인류의 소

망을 종일 전할 수 있었다.

일요일 예배라며 강당에 모이라고 해서 모였다. 이번

에는 신부님이 강연을 하고 나서 반성문을 써 내라고

했다. 실컷 교육을 받게 하고 사회 성직자들 데려다 한

번씩 강연한 후 반성문을 써 내라고 하니 마지못해 써

내야 했다. 정부에서 하는 이 일이 교도 교화이고 삼청

교육의 효과를 위해서였다.

누군가 종교를 아편이라 생각하고 없애야 한다는 이

론으로 얼마나 많은 나라에서 진정한 종교인들이 양심

과 인권문제로 피를 흘려야 했던가? 아편과 같은 잘못

된 신앙이나 미신적이고 잡신 섬기는 자들의 비리로 인

생을 망치는 일이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을 통제하고 참된 양심과 종교와 인권을 존중하

는 자들을 아편처럼 대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러나 시

대마다 참된 종교이건 미신이건 함께 정치 지도자들이

이용해 온 사실은 역사가 증명한다.

지금도 앞으로도 대중의 인기를 위해 표 하나라도

더 얻을 수 있다면 그들의 양심과 참된 신앙의 양심과

참된 신앙의 표준인 십계명을 무시하고 인간존엄성을

파괴하더라도 자기의 나라와 종교를 위해서라면 민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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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 교육까지 259

의 사상과 대중을 따라 하나님의 법을 없애거나 변개해

도 괜찮다며 망령되고 교만한 일을 할 것이다.

교도 교화 강사로 다녀가신 성직자님들은 지금도 ‘나

이 종이 교도소에 가서 강의 설교 설법을 했더니 수백

수천 명이 회개 중생하여 반성문을 써냈다고’ 외치며 다

닐 것이다.

또 한 주일이 되어 교육은 시작되었다. 이제는 모든

것이 다 귀찮아졌다. 몸이 따라 주지 않고 머리는 벗겨

지고 벙벙한 정신 상태에서 기도할 제목도 떠오르지 않

았다.

김말이로 돌리고 개인적으로 굴러서 선착순을 뽑는

데 몇 사람이 꾀를 부렸다. 햇빛으로 눈이 녹아 흙물이

된 쪽을 피하여 굴러 가다가 걸린 것이다. 일어나게 하

고는 한 사람씩 등 뒤를 보고 옷에 흙물이 묻은 흔적이

있는 사람만 앞으로 내보냈다. 내 차례가 되어 흔적이

있었는지 앞으로 내보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교육 중에 한 30분 정도 쉬어 보기는 처음이었다. 흔

적이 없던 자들은 30분 동안 교육을 받는데 얼마나 혹

독하게 받는지 육체는 쉬고 있었지만 그것을 보는 마음

들은 고통스러웠다. ‘십자가의 흔적이 마음에 찍혀 있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십자가를 피하고 평안하고 좋은

길만 간다면 뒤에서 무슨 음성이 들릴까? 십자가의 흔

적을 갖고 있을 때만 영원한 쉼이 있구나.’ 하고 생각하

게 되었다.

또 다시 금요일이 되었다. 하루하루가 마지막처럼 영

육간의 살던 내겐 매주 한 안식일이 올 때마다 마지막

안식일로 맞았다. 조교들의 눈총과 금요일 교육을 끝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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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고 들어가는 내가 내일 나오나 안 나오나 하는 것이 시

험거리였다.

그날 밤 또 다시

‘오늘이 마지막 밤이겠지. 오늘 밤이야 말로 죽겠지’

눈을 감고 잠이 들었는데 깨보니 밤 12시나 되었을

까?

‘아직도 죽진 않았구나.’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기도할 수 있을 때까지 기도

주제가 떠오르는 데로 기도하다 보니 몇 시간이 지났다.

기도할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생각하면서 빨리 죽지

않나 은근히 기다려 봐도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이 불

안했다. 아침 교육 시간은 다가오고 나가지 않게 되면

끌려 나가 맞아 죽게 될 텐데 그 동안 이 안에서 구원

을 요청하던 사람들이 얼마나 실망할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마지막 한마디라도 아내에게 교회에 전해 주고

싶었지만 아무 소식을 전할 수 없었다.

밤새 죽음을 감사한다고 하고 살아서 꼭 나가 다른

일로 영광을 돌릴 일이 있다면 국가의 특별한 변화나

교도소 내 벽이 무너져서라도 나가게 해 달라고 기도했

지만 죽지도 않았고 담도 허물어지지 않았고 국가의 특

별한 비상도 일어나지 않았다. 교육 시간이 되어 밖에

나가기 위해 다른 동에서 우리 동으로 차례가 오고 있

었다. 그런데 내 이름이 불려지고 교육을 나가지 말고

기다리라는 통보가 왔다.

‘웬일일까? 무슨 일일까?’

별도로 불러 죽이든 살리든 오늘 결정이 되는가 보

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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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 교육까지 261

습관대로 안식일 예배를 홀로 드리고 기도하고 있었

다. 홀로 보내는 것이 외롭기도 했지만 장차 구원 받은

역사의 많은 무리들과 천사들과 함께 안식일의 모임을

생각하니 위로가 되었다. 이 때 전달이 와서 따라 나가

보니 면회라고 했다. 누가 왔을까?

마지막 전달할 말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구나

생각하고 나가보니 처남과 아내가 와 있었다. 마지막으

로 보게 되는 것 같아 아내와 처남에게 미안했다. 지금

보고 나중에 본다는 것은 이 땅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

을 생각하니 무슨 말도 나오질 않았다. 서로 잠시 쳐다

본 후 아내에게 말했다.

“그 동안 미안하오. 자식들과 당신에게 고생되겠지만

새 세상에서 꼭 만납시다. 그렇게 준비하면서 살아주오.

형님 교회 형제들에게 이렇게 전해 주오. 서로 사랑하고

받은바 진리의 빛에 대한 진리의 충성을 죽기까지 충성

하길 바란다고 전해 주오.”

손을 흔들고 들어오려고 하는데 처남이 손을 입에

대며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하면서

“오후에 나오니 염려 말고 기다리라” 고 했다.

‘이게 웬일인가? 교도소 담이 무너진 건가? 국가에

비상인가? 살려 내보내다니.’

또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섰다. 가족과 교회, 사회에

뭐든 할 수 있는 건강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몸의

살도 내 살 같지 않고 머리도 얼얼하고 멍멍한데 어떻

게 해야 하나 하며 잠시 기다리고 있으면서 면회 나왔

던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했다.

잠시 후 점심 식사를 하러 들어온 교육생들이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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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게 소문을 들었는지

“내일 나간다면서?” 하니 “일요일에는 내보내지 않아

월요일 새벽에 내보내는 거야.” 라고 했다.

“오늘 오후에 나간다고 하던데요.”

내가 말했다.

“교도소에는 그런 일 없어. 새벽에 나가는 것이지. 어

찌 되었든 자네 빽이 좋네. 여기서 빠져 나간다는 것이

있을 수 없는데.”

그들은 아쉬워하며 성경 이야기나 해달라고 했다.

한참 소망의 말씀으로 위로하고 있는데 빨리 나오라

고 했다. 그들과 잠시 기도한 후 급히 나왔다.

“지금부터 옆도 뒤도 보지 말고 머리 숙이고 쫓아와

라.”

급히 쫓아가 보니 내가 들어올 때 벗어 놓은 옷 보

따리를 주면서 철문을 열더니 근무자 둘이서 엉덩이를

뻥 차면서 말했다.

“다시 들어 오지마. 알았나?”

어디로 가야 할까? 교도소 안에서 수원역 앞에 가면

오고 갈데없는 사람이나 교도소에서 나온 사람들이 얼

마동안 숙식을 받으며 일자리를 구하고 일을 배우고 봉

사할 수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다고 들은 적이 있어 그

곳으로 가기로 했다. 가정, 친척, 교회로 가고 싶지 않았

던 것은 내가 가는 길을 이해하지 못하고 부담스러워하

는 교회에 짐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까지 취한 태도가 교회

와 사회와 국가에 옳지 않았단 말인가? 그러나 양심에

는 여전히 옳았다고 들려왔다. 이런 생각을 한두 번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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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 교육까지 263

각한 것은 아니었다. 전에도 여러 번 이런 문제를 놓고

성경과 증언을 보며 지나온 작은 경험과 양심에 비춰볼

때 항상 옳았다. 조물주가 사랑하심을 받아들이는 것마

다 인류를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은 사랑의 법이었고 진

리였다. 이 세상 어느 국가의 법이나 하나님의 법에 기

초한 것인데 역사가 흘러오면서 조금씩 변하거나 종파

마다 해석이 바뀐 것뿐이지 진리가 바뀌지 않았음을 마

음에 알게 되었다.

조금 걸어 나오고 있는데 처남과 아내가 손짓을 했

다.

‘어떻게 할까? 따라 가야 하나? 여기서 헤어져 수원

역이나 다른 곳으로 가야 하나?’

아무 말 못하고 가자는 데로 따라 갔다. 아내가 말했

다.

“당신 놀라지 마세요. 아버님이…”

말을 잇지 못하고 머리만 숙이고 있는데 처남이 말

을 대신했다.

“잠드셨어. 자식이 추운데 감옥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눈물도 안 나왔다. 여전히 머리가 혼돈 상태였고 뭐

가 뭔지 정신없이 몇일이 지났다.

몇일이 지나 재판에 나오라고 통지서 한 장이 왔는

데 토요일 10시로 되어 있어 다른 날로 재판 받게 해달

라고 하고 나가지 않았다. 몇 일후로 연기되어 재판정에

아내와 같이 가서 아내는 참관석에 앉고 나는 앞으로

나가서 차례를 기다렸다.

검사는 논고를 통해 현행법과 남북 대치한 상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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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교육 일을 알고도 양심과 종교를 앞세워 거절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중형을 구형했다. 몇 가지를 확

인과 질문을 했다. 국선 변호인이 항상 있었지만 변호는

하나도 없었다. 재판장의 마지막 심문이 있었는데 몇 가

지 질문에 대답하니 재판정에 참석한 사람들이 웅성거

렸다.

“빨갱이 보다 더한 놈, 저런 놈은 없애야 돼.”

한 마디씩 하더니 판사의 질문과 마지막 할말이 없

느냐며 해서 얼마동안 말하는 중에 법정은 아주 잠잠해

졌다.

“김일성이 내려오면 어떻게 하겠나?”

“칼로 치는 자는 칼로 망하리라 했으니 망하겠지요.”

“그렇게 대답하는 것보다 김일성을 위해 기도하고

전도하여 전쟁할 마음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야지.”

“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판사님은 나를 도우려고 했지만 몸도 좋지 않은데다

머리가 얼얼한 상태여서 대답을 잘 하지 못하고 있었다.

법정은 폭소가 터졌다. 대답하고 질문하는 것이 단순한

어린 아이 같은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양심의 소리는 항상 그랬기 때문이다.

“마지막 할말이 있으면 해.”

내 기억으로는 한 15분 정도 한 것 같다. 신앙을 가

진 자는 항상 인본주의보다 신본주의로 살아야 한다는

것과 땅이 있기 전 창조주의 뜻과 법이 있었으므로 그

뜻을 따라 사는 개인과 국가만이 역사에 보호를 받고

존재했으며 하나님의 법이 개인과 국가에 기본이 살아

있을 때는 평화와 번영이 있었지만 이 법을 떠난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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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 교육까지 265

는 패망뿐이고 이 법을 변개하고 무시하는 자는 영원히

사라질 뿐이라고 했다.

“이 나라가 애국가처럼 전쟁 없이 하나님이 보우하

사 우리나라 만세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정부의 각

부서나 사회단체가 서로 충실히 하는 것이 나라 발전이

요 안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농민이 농사를 하지 않으

면 어떻게 비상시 안보가 되며 먹고 살 수가 있겠습니

까? 그런 면에서 저에게는 양심의 기준이 하나님의 법

이기 때문에 사랑의 법을 지키는 것이 안보요 국가에

신의 보호를 받는 길이라 생각되므로 재판장님의 관대

한 판결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재판정의 처음 분위기와는 전연 달라졌다. 검사의 심

문할 때와 대답할 때 비아냥거리던 말도 내 입장을 설

명 할 때 간간히 검사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고 분위기

는 점점 엄숙해지며 끝났다. 할말을 하고 돌아서서 청중

들을 한번 둘러보며 앉았다. 눈길이 닿는 사람마다 머리

를 숙였다. 왜 그들이 머리를 숙였는지 모르겠다.

다음에 다시 법정에 나오라고 해서 아내와 같이 나

왔다. 언도를 내리기 전 아내에게 주민등록증을 주면서

오늘 바로 형을 받아 교도소로 들어갈지 모르니 고생되

더라도 아이들을 잘 키워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내는

주민등록증을 땅에 팽개쳤다. 아내를 보기 민망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이해해 주기를 바랬다. 군 제대 후에도

여러 번 예비군 문제로 경찰서와 검찰청에 드나든 일이

아내에게 있었기에 실망이 되었나 보다. 검사 서기나 검

사가 아내에게 호통을 치며 당신 남편이 얼마나 똑똑하

냐며 이런 저런 말을 할 때 늘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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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대답해 부인도 남편과 똑같은 사람이라며 핀잔을 받기

도 했다.

“나라가 있어야 종교도 있지 무슨 소리야” 라고 하면

“나라가 있기 전에 하나님이 있어야 세상이 있는 것

아니냐.”

고 검사에게 반문하여 말하던 담대한 아내가 마음이

변했나 싶었다.

내 차례가 되어 언도가 있었다. 3년 6개월 징역에 2

년 집행유예라는 선고를 받았다. 내 귀에는 집행유예라

는 말은 들리지 않고 3년 6개월 형이라는 말만 들렸다.

‘이젠 교육도 조금만 더 받으면 교도소 안에서 있게

되는구나. 살아 있게 하시면 그 안에서 할 일이 있나 보

다.’

생각하고 포승을 맨 다른 수감자들 옆에 서 있었더니

“당신은 집행유예야. 집으로 가.” 라고 했다.

아내와 함께 수원 시내로 걸어 나오다 산 위에 성이

있어 산으로 올라가 함께 기도하며 위로했다. 아내도 나

도 용기를 얻고 부둥켜안고 울었다.

1980년부터 지금까지 집안일도 선교일도 힘들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마다 기도를 했다. 방문하기

위해 가방 하나 들고 나가면 몸이 좋을 때는 겨우 갔다

올 수 있었고 힘들 때는 50m 정도 가서 쉬고 하면서

전봇대 밑이나 나무 밑에서 논두렁 옆이나 산언덕에서

자곤 했다.

시골 생활하는 형제들이 전원 학교를 지도해 달라고

해서 처음으로 전기도 전화도 차도 없는 곳에서 머물게

되었다. 1기생 학생 12명과 청강생 25명이 단번에 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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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 교육까지 267

는 믿음과 성령의 임재를 알게 된 것은 나의 큰 기쁨이

었다. 2기는 다른 곳에서 운영되었고 학생과 청강생 57

명 정도가 함께하였다.

은혜 중에 함께 일도 하며 작사 작곡도 하고 매일

매일 주와 동행하는 실천적 생애를 사는 학생들을 볼

때 장래의 주님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리라는 감동이

늘 있었다. 조○화 형님 가족들이 논밭과 양식을 대어

전적으로 헌신하고 몸과 맘으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협력해 주며 농기계에 손가락까지 잘려 지금까지 흔적

을 남긴 것을 볼 때 항상 나의 마음을 찡하게 한다.

늘 반대와 어려움 속에 좋은 경험을 하게 되었고 황

○일 형님의 그리스도의 의의 기별은 학생들의 마음의

눈을 뜨게 하기에 충분했다. 전기도 없는 곳에서 해지면

자고 날이 밝으면 일어나 찬송과 기도의 동산이 되어

초등부에서 대학 일반부까지 스스로 배우며 가르치며

나누는 그들에게는 분명 성령의 은혜가 충만했다. 달밤

이나 별빛 아래 동산 골짜기마다 둘씩 셋씩 모여 하는

기도소리와 찬송 소리는 아무도 막을 자가 없었다.

하나님의 사랑의 물결이 그들 마음마다 의의 치료와

회복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통곡과 회개의 기도,

감사와 기쁨의 넘치는 눈물을 매일 볼 수 있었으며 그

들 스스로 일하고 밥을 해 먹었다. 자원하는 심령과 학

생들의 분위기는 어떤 돌 같은 마음을 가진 자라도 녹

일 수 있는 뜨거운 사랑과 우정의 분위기였다. 이것을

계기삼아 국내외 가난하고 어려운 곳에서 계속 일하려

고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다른 형제들에게 인계

했다. 머리에 통증이 매우 심했고 관절이 심해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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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잘 펴지질 않아 집에만 있으면서 힘든 노동으로 고통을

잊으려 했지만 힘들었다.

1980-1995년까지 제일 고통스러운 기간이었지만 국

가나 사회에 원망해 본 일은 없었다. 양심과 주의 법을

사랑함이 좋았고 이 나라가 민주화 되고 세계로 뻗어

가는 복음의 나라가 되어 모든 국민과 각 종파가 세계

로 향하여 나누어 줄 수 있는 것을 맘껏 복을 빌 수 있

어서 좋았다. 그러던 중 1983년부터 북방 선교에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일에 병든 몸이지만 주께서 나를

사용해 주신 것을 생각하면 감사할 뿐이다. 대만, 홍콩,

중국, 북한, 몽골, 베트남 등 사회주의 국가에 그 당시

여러 여건이 좋지 않은 환경에서 왕래하기란 어려웠지

만 그 동안 나를 단련시키시고 병들고 약할 때 주님을

신뢰하게 하신 것이 외딴 곳에 가서 견딜 수 있는 도움

이 되었다.

몇 차례의 공안실에 끌려가기도 하고 생감자나 고구

마, 옥수수 한 두 개로 견디고 길거리 아무데서나 잠자

고 배고프고 추운 곳에서도 날마다 주님의 이적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서 편히 먹고 자면 몸

이 아프니 어찌 된 일인가? 막말로 ‘내 팔자는 어려운

곳에 가서 복음의 빚을 갚으면서 지내야 아프지 않고

편히 있으면 아프니 나가서 일하다 객사할 팔자구나 이

것이 내 운명이면 감사히 가야지’ 생각했다.

어느 날 참을 수 없을 만큼 아프고 괴로워서 친구와

함께 위생 병원에 가서 종합 진단을 받았다. 무릎 관절

에서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가 큰 주사기로 딸기 쨈 같

은 관절 액을 하나 가득 빼고 나니 좀 시원했다.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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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 교육까지 269

해야 치료가 되냐고 물었더니 수술을 하라고 권하셨다.

머리가 아프고 몸의 상태를 치료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

다. 그래서 다리만 수술하기로 생각하고 입원비, 수술비

를 물으니 수술비만 150만원이고 10-15일 정도 입원을

해야 한다기에 입을 열지 못하고 나왔다. 내 통장에 100

만 원 이상 있어본 적이 없었던 나에게는 불가능했다.

외방 선교나 국내 선교에 필요한 때면 많은 돈을 주셨

지만 내 자신의 몸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없었다.

‘나도 청년 때에 선교 병원이라 하여 이 병원 지을

때 한달 노동비와 고물을 주어다 팔아 건축 헌금 낸 일

도 있는데 이럴 때 좀 혜택 볼 수 없을까? 각 종교 단

체나 다른 사회단체들이 자기들과 뜻을 같이 하거나 소

속된 사람들이 어려울 때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것 아

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양심이니 인권이니 민주

화니 자기들이 믿는 바로 인해 조용히 가고 어느 단체

나 좋은 시선을 보내던 때가 아니라서 도움을 요청하기

도 그렇고 또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치료해 주기

위한 병원인데 하고 왔다.

지금까지 수술을 하지 않은 것이 더 좋았다는 것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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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제 38 장

나는 이렇게 묻고 싶다

어려웠던 때 우리 백성이나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

나 잘 견뎌왔다. 방 두 칸 있는 자는 한 칸을 남에게 빌

려 주고 힘들 때는 부모, 형제, 친척들, 조카들한테라도

아니면 가까운 우정 있는 친구들에게 만이라도 빌려 주

었는데 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옛날보다 많은 주택들, 아파트들, 대형 건물들이 얼

마나 많은가? 그런데도 여전히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사

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어려운 때에 공부하는 학생들에

게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방 한 칸도 못 빌려 준단 말인

가? 어떻게 이런 백성이 한 민족이요 종교인들이란 말

인가? 먹을 것을 풍족히 주셨건만 배고파 죽고 병든 자

들이 있는데 우리만 배부르고 건강하면 행복한 자들이

라 생각한다면 신의 사랑의 법이 살아 있는 것인가? 주

어다 입어도 남는 우리의 현실이지만 헐벗은 백성이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가? 함께 나눠 입으면 얼마나 좋

을까?

마음의 양식, 영적 양식이 필요한 나라에 책 한 권이

없어 영적으로 죽어 있는 세계의 백성들을 생각해 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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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묻고 싶다 271

가? 이 나라에는 많은 책들, 비디오테이프, 카세트테이

프, 컴퓨터, 인터넷 등 정보 매체, 신문, 잡지들을 통해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다지만 정신적 영적 양식의 굶

주림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시간, 재능,

재물이 녹이 슬어 썩어 없어질 때까지 계속 되어야 할

까? 신이 주신 은혜를 용납할 마음만 있다면 지금 당장

우리의 마음은 의의 강수가 터져 호수나 바다가 되고

신의 사랑, 인간의 사랑, 용서와 화해, 신의 마음과 신의

법이 즉시 임하겠지만 이 회복과 평화와 나눔을 막는

자신의 자아, 이 자체가 교만이요 불신이 아닌가? 자신

이 신이 되고 우상이 된 것이 아닌가? 모든 것은 은혜

가 아닌가? 왜 우리는 언제까지 용납하지 않고 인간이

쌓아 놓은 장벽, 인간이 만든 교리의 우상적인 기둥으로

막고 있단 말인가? 세계 모든 종교 단체의 교리라는 것

은 어느 단체나 1-5분이면 그들의 요약된 가르침과 믿

음의 신조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의 가르

침의 시간이 길지라도 자신들이 믿음의 증거를 받고 믿

는 데는 순간이요 단번의 도가 아닐까? 진실로 받아들

이는 것이 참된 겸손이 아닐까?

<세계에서 제일 귀한 자들>

어느 시대에나 하늘이 귀히 여긴 자들은 신의 사랑

과 법을 마음에 새기고 인류를 사랑하며 서로 영육간의

나눔이 있던 자들이었다. 이를 막기 위해 신의 법을 변

개하거나 양심을 따라 사는 자들을 해하는 국가들은 망

하고 또 다시 의의 백성을 일으키곤 했다. 지금도 세계

각 나라에는 양심과 인권을 존중히 하고 신의 법을 소

중히 하며 자기 생명보다 더 귀히 여기며 어떤 탄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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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위협, 곤란 속에서도 산 순교자로 사는 백성들이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김○삼씨와 김○중씨, 박○종씨가 합당으로 있을 때

그분들이 민주화 운동을 정치적으로 돕는다고 해서 방

문을 해 문의하였었다. 민주화 열기로 여러 사람들이 어

려운 중에 있지만 정치적으로 갈 뿐이지 인권 문제와

신앙 양심적으로 집총 거부나 예배일을 지키는 사람들

을 도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그랬었다.

야당이 전부 국회의원이 당선되고 대통령이 되어도

남북이 대립되어 있는 한 안 된다는 것이었다. 여당 국

회의원 사무실을 찾아 가서 이야기를 해 보았지만 야당

에서 하는 말과 똑같은 말이었다. 병력 의무 대신 대체

의무 이야기도 했지만 전혀 통하질 않았다. 그분들이 조

언한 것은 현재 한국 형편으로는 어렵고 국제 기구를

통해 종교 단체와 연계하여 신앙과 인권 문제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한국 종교계 지도자들을

찾아가 함께 연계하여 국회에 상정해 보려 했지만 오히

려 반대하거나 이 시국에 교회적으로 감옥을 갈지언정

국가의 도움을 구해도 안 될 것이라고 반대했다. 개인적

으로 다시 생각했다.

정치 지도자들과 종교 지도자들, 사회 각계 지도자

들, 학계 학자들 참 훌륭한 분들이시다. 이 어려운 때에

서로 책임을 맡고 일해 보겠다고 서로 출마하니 대단한

분들이시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코흘리개

어린애들이라도 하나님의 사랑과 법을 듣고 인간 양심

에 감응이 있는 자들이 바로 왕자들이요 공주들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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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묻고 싶다 273

하늘이 볼 때는 그들이 세상 지도자들보다 훨씬 훌륭한

존재들이었다. 세상 각계나 종교계에서 정결이니 순수니

양심이니 성화니 해봐야 순수한 소년소녀 어린애들만

할까? 그보다 더 깨끗함을 본 일이 없다.

예수님이 한 어린아이를 치켜 안고

‘이 어린아이와 같이 되지 아니하면 아무도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

라고 하신 말씀이 새삼 떠올랐다.

<용납하고 회개할 것밖에>

모든 종교 단체마다, 사회마다, 회개를 하라고 한다.

그러나 회개하고 죄를 짓는 것을 반복하는 우리 자신의

상태를 볼 때마다 얼마나 실망스러운가? 잘못이 없으니

회개할 것이 없다고 하는 자들도 많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 나아와 율법으로 비춰볼 때 누

구나 죄인임을 알 수 있다. 국가의 법 앞에 죄인이요,

사회 앞에 죄인임을 알 수 있다. 죄의 크기나 양태가 다

를 뿐 모든 것이 죄이다. 암울했던 중세기가 아니라도

우리 국가의 지나온 과정이 종교 지도자들과 사회 지도

자들이 국가에 충성이란 미명 아래 아부해 오고 사회의

봉사란 미명 아래 많은 돈을 국민들 호주머니에서 종교

인들 호주머니에서 나오게 한다. 대형 건물, 교회, 사원,

성당들을 짓고 그것도 모자라 백성들의 희생을 헌납하

게 한다.

어느 단체이고 한 단체의 동산 부동산을 정리를 한

다고 해도 사회 복지니 실업자 대책이니 걸식 아동이니

하는 것을 해결하고도 남을 것이다. 사회 종교 단체가

크면 클수록 가장 선한 일을 하는 것처럼 세상에는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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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이나 가장 큰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어떤 단체들은 세계 각국의 보유한 금을 합친 15배

이상을 소유하고 있어도 사회 복지금을 국민들에게 여

전히 손을 벌리고 있다. 각 종교 단체마다 대형 건물들,

사원이나 성전이란 이름으로 제일 좋은 위치에 제일 좋

은 건축 재료로 경쟁이나 하듯이 지어 올린다. 필요한

마을에 적당한 것이야 좋겠지만 종교의 목적이나 인간

삶의 목적을 너무 왜곡한 것이다.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본체는 사람 몸이요 마음

이 사원이고 성전이 아닌가? 사람이 건강하고 맘이 편

하고 행복하게 살자는 것이 정치요 종교요 사회가 아닌

가? 목적을 잃고 언제까지고 달려가다가 돌에 부딪칠

것이다.

모든 면에서 우리는 사적, 공적 죄를 짓고 있는데 근

본적 회개를 해야 한다. 주의 법을 보고 회개한다고 해

도 죄를 지을 환경이 되면 또 반복할 수밖에 없는 이

약한 인간들이 어떻게 해야 회개할 것 없는 회개가 될

수 있을까? 죄의 세상에서 죄인이 죄를 짓는 것은 당연

한 것이다. 양심에 신의 법이 새겨지고 신의 마음을 따

라 살게 하는 것은 어떻게 오는 것인가? 성경은 간단히

대답한다. 우주의 창조자요 통치자요 모든 좋은 것의 영

육 간에 속한 근본이신 이를 죽였다는 것을 알고 바로

내가 모든 죄를 지고 내가 그를 죽인 자라는 것을 개인

적으로 알 때(창 3:15; 요 1:29; 3:14,15; 갈 4:4) 그 시간

에 죄는 끝나고 은혜는 임하는 것이다.(고후 12:9; 단

9:24; 히 10:10,14)

그 시간에 부활의 새 마음과 생명을 주셔서 재 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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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묻고 싶다 275

하셨다는 것이다.(고후5:17) 하나님께서 이렇게 해 놓으

신 사실을 믿지 않는 불신의 죄를 회개해야 하는 것이

다. 그분의 용서와 받으심과 사랑을 믿지 않은 것을 회

개하는 것이다. 배은망덕한 것을 회개하고 하나님의 아

들을 죽인 사실을 회개하게 될 것이다.(고후 4:10,11; 행

3:15; 슥 12:10)

이 때에 내 몸도 마음도 생명도 아닌 다른 한 생명

이 성령으로 임하는 것이다. 이 때에 불신, 불의, 불선,

불법(네 가지 죄)의 죄가 없어지고 영원한 의가 나타나

는 것이다. 이런 자들이 양심이 살아나 인권을 존중히

여기며 하나님의 사랑의 법을 범하기 보다는 죽음을 택

하는 것이다. 이런 자들이 다른 사람을 미워하거나 죽이

는 것은 바로 예수님을 또다시 못 박아 죽이는 것이므

로 혈육의 싸움이나 혁명이나 전쟁에 참여함을 거절하

는 것이다.

그들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계속 머물도록 용납하는

자는 모든 인류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들을

온 세계가 존경하고 높일 기회와 시간이 세상에 주어지

는 것은 하나님께서 섭리하시기 때문이다.

종교 지도자들과 세계 모든 지도자들과 백성들이 인

류의 마음에 기본인 신의 율법을 변개하거나 떠난 상태

에서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가 회개했다면 그들의 사상

과 교리도 원래대로 돌아가야 하는데 용서와 화해, 평화

를 부르짖는 자들이 신의 율법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단 한 개의 교리도 바뀌지 않고 있다. 이것은 참된 회개

가 아니다.

지상 복 천년을 부르짖는 자나 재림을 사모하며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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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전쟁

세상을 간구하는 자나 양편 다 지상이 존재하는 동안

공존할 수 있는 길은 신이 주신 기본 양심의 표준인 율

법으로 회복케 한 복음의 목적을 바로 이해하는 것이다.

살인하지 말라는 기본법과 다른 율법 역시 사랑이라는

것을 온 인류가 생각할 때만이 존재할 것이고 현세나

내세에서 평화를 누릴 것이다. 잔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

지만 분명 신이 은혜를 베푸시는 동안 사랑의 법을 인

류에게 실천할 수 없다거나 율법을 지킬 수 없다거나

양심대로 살 수 없다거나 죄를 끝까지 조금이라도 가지

고 갈 수밖에 없다는 사상을 바꾸지 않는 한 그런 자들

을 새 세상에 단 한명도 데려다 놓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런 자가 한명이라도 있다면 그곳은 극락이나

천국이 아님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온 인류는 평화시나,

비상시나, 전쟁시나, 재난시나 도덕의 법을 지켜야지 자

기나 자기 한 국가를 위해 정당방위란 이름으로 혁명이

나 혈육의 싸움, 전쟁의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재앙을

자취할 뿐이요 다른 모든 저주와 멸망을 자취하는 것뿐

이다.

모든 인류의 양심이여 깨어라! 진정한 평화의 법이

양심에 있게 하라!

글을 마치면서 과거를 돌이켜 보면 나는 매일 매일

바쁘게 살던 사람 중에 하나였다. 새벽부터 밤늦게 아니

철야로 보내야 했던 지난날 나를 도구로 사용해주신 신

께 감사할 뿐이다. 그러나 지금은 제일 시간이 많은 사

람, 제일 평안한 사람이다. 손자 손녀와 산에서 뒹굴며

머물 수 있는 시간이 감사하지만 여전히 마음은 무겁다.

평화의 법이 새겨지지 않고 진정한 평화를 모르고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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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묻고 싶다 277

당하는 세계 인류에게 복음의 빚을 진 자. 무엇으로 갚

아야 할지!

‘고물같이 된 인생을 어디에 쓸 때가 있을까’라고 말

하면 아내는 “고물도 주워 다 맞춰 쓸 때가 있잖아요.”

라고 한다.

그 말이 맞는다면 주워 갈 때를 기다려 봐야지!

그 동안 눈총과 어려움 속에 어깨를 못 펴고 살아준

아내, 기죽어 살면서도 희망을 가지고 용기 있게 살아준

아들과 두 딸에게 고마울 뿐이다.

나를 길러주신 홍○언 사장님과 직장 분들의 은혜를

잊을 수 없고 군 지휘관님들, 근무자들, 수형자들, 나를

아시는 분들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시고 계신지는 모

르겠지만 꼭 은혜로 쉼을 얻고 새 세상에서 만나기를

기원한다.

이종 형인 홍○극 형님과 한○왜 형수님, 김○안 동

생, 사촌 형님과 조카들, 처가 친척들과 고통을 함께 했

던 지난날의 그늘진 추억이 밝게 빛나기를 축원한다.

지금까지 기도해 주시며 지켜봐 주신 성도들의 은혜

또한 잊을 수 없으며 은혜의 빚을 진 자이다. 신의 은혜

로 그분들에게도 축원한다.

은혜로 산 원동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