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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벌 진화의 두 법칙 에밀 뒤르켐 지음 김도현 옮김 Emile Durkheim,“Deux lois de lévolution pénale,” LAnnée sociologique 4 (1899–1900): 65–95. 사회과학의 현 상황에서 볼 때 대체로 우리는 집합생활의 극히 일반적인 측면들만 겨우 이해하고 정식화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러므로 사실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것이라곤 기껏해야 대략의 근사치들에 지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렇다고 이러한 것들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우리로 하여금 최초로 사물을 포착할 수 있게 해준다. 얼개에 지나지 않지만 그것들은 추후의 정교화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이러한 유보를 안고서 이제 우리는 형벌체계repressive system의 진화를 지배하는 것으로 보이는 두 개의 법칙을 찾아내 설명하고자 한다. 물론 우리는 극히 일반적인 수준의 변화만 밝혀내는 데 그칠 게 분명하다. 그러나 이 혼란스런 대상영역에 불완전하나마 약간의 질서를 가져올 수 있다면 우리의 노력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형벌의 역사적 변화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양적인 것과 질적인 것이다. 각각에 작동하는 법칙도 물론 서로 다르다. 영역본으로는 Emile Durkheim,“Two laws of penal evolution,” trans. by T. Anthony Jones and Andrew T. Scull, Economy and Society, 2:3 (1973), pp. 285–308 Emile Durkheim, Two laws of penal evolution,” in Emile Durkheim on Institutional Analysis, edited, translated, and with an introduction by Mark Traugott,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78), pp. 153–180을 참조하였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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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형벌진화의두법칙 - KTUG, KTSktug.org/~nomos/sol/twolaws.pdf생각하지않고는사회들의일반적진화를말하는것이불가능하다. 앞의구분중에서두번째것은좀더자세히다룰필요가있다.정부권력이

형벌 진화의 두 법칙

에밀 뒤르켐 지음 김도현 옮김

Emile Durkheim, “Deux lois de l’évolution pénale,”L’Année sociologique 4 (1899–1900): 65–95.∗

사회과학의현상황에서볼때대체로우리는집합생활의극히일반적인측면들만겨우 이해하고 정식화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러므로 사실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것이라곤 기껏해야 대략의 근사치들에 지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렇다고 이러한것들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우리로 하여금 최초로 사물을포착할 수 있게 해준다. 얼개에 지나지 않지만 그것들은 추후의 정교화를 위한 필수조건이다.이러한 유보를안고서이제우리는형벌체계repressive system의진화를지배하는

것으로 보이는 두 개의 법칙을 찾아내 설명하고자 한다. 물론 우리는 극히 일반적인수준의 변화만 밝혀내는 데 그칠 게 분명하다. 그러나 이 혼란스런 대상영역에불완전하나마 약간의 질서를 가져올 수 있다면 우리의 노력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형벌의역사적변화에는두가지종류가있다. 양적인것과질적인것이다. 각각에

작동하는 법칙도 물론 서로 다르다.

∗영역본으로는 Emile Durkheim, “Two laws of penal evolution,” trans. by T. Anthony Jonesand Andrew T. Scull, Economy and Society, 2:3 (1973), pp. 285–308 및 Emile Durkheim,“Two laws of penal evolution,” in Emile Durkheim on Institutional Analysis, edited, translated,and with an introduction by Mark Traugott,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78), pp.153–180을 참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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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 형벌진화의두법칙 - KTUG, KTSktug.org/~nomos/sol/twolaws.pdf생각하지않고는사회들의일반적진화를말하는것이불가능하다. 앞의구분중에서두번째것은좀더자세히다룰필요가있다.정부권력이

1 양적 변화의 법칙다음과 같이 정식화할 수 있다:

사회가 덜 발달된 유형type에 속할수록 형벌의 강도 intensity는 더 커진다.또한중앙권력의성격이더절대적absolute일수록형벌의강도는더커진다.

우선 이 명제들의 의미를 살펴보자.첫 번째 명제는 구구히 정의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어떤 종species의 사회가 더

발달된 또는 덜 발달된 사회인지는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어느 쪽이 더 복잡한지보면 된다. 만약 복잡성의 정도가 동일하다면 어느 쪽이 더 조직적인지 보면 된다.사회 종들 간의 이러한 위계가 단일한 직선 형태의 사회 발달을 함의하는 것은아니다. 오히려 사회의 발달은 이리저리 가지들이 많이 뻗어있는 나무에 비유하는것이 더 정확하다. 사회들은 이 나무에서 더 높거나 더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또한 공통의 줄기로부터 더 멀거나 가까운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1 이런 식으로생각하지 않고는 사회들의 일반적 진화를 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앞의 구분 중에서 두 번째 것은 좀 더 자세히 다룰 필요가 있다. 정부권력이

절대적이라 함은 여타의 사회기능 중에 정부권력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제한할 수있는 힘을 가진 기능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엄밀히 말하면 어떠한 제한도 전혀 없는경우는 발견할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다. 아무리 강력한 정부라도 전통과 종교적믿음에 의해 제약 받는다. 또한 가끔은 스스로를 주장하고 저항할 수 있는 힘을가진 이차적 사회기관들이 몇몇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최고 권력의 규제력 아래놓여있어도 하위 기능들이 자신만의 에너지를 완전히 상실하는 일은 없다. 그러나이러한 제한이 사실상의 힘에 불과하고 정부에게 어떤 법적 의무를 지우는 게 아닐수 있다. 정부의 대권 행사에 어느 정도 절제가 있다 하더라도 정부가 성문법이나관습법에 구속되어서 그러는 건 아닐 수 있다. 이런 경우 정부의 권력행사를 우리는절대적이라 부른다. 물론, 그것이 과도한 지경에 이르면 억압받는 사회세력들이저항과 제지를 위해 연합할 수 있고, 이러한 반응을 예상한 정부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스스로 자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약은, 자발적인 것이든외부에서 부과된 것이든, 본질적으로 우연적이다. 제도의 통상적 기능의 산물이

1나의 Règles de la méthode sociologique, 제4장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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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는 말이다. 자발적인 것이라면 그것은 자비로운 양보, 합법적 권리의 자발적포기에 불과할 것이고, 집단적 저항의 산물이라면 그것은 실로 혁명적 성격을 띠게될 것이다.다른 방식으로 정부권력의 절대성을 정의할 수도 있다. 법적 사태는 전적으로

두 개의 극점으로 이끌린다. 법적 생활관계의 유형은 일방적unilateral이거나 아니면쌍방적bilateral 내지 상호적reciprocal이다. 이들은 법적 사태가 그 사이를 진동하는두 이념형이라 할 수 있다. 전자는 관계의 일방이 타방에 대해 가지는 권리로만구성되고 타방은 자신의 의무에 대응하는 권리를 갖지 못한다. 반대로 후자의 법적구속력은 양당사자가 서로 상대에 대해 가지는 권리들의 완전한 상호성에서 나온다.물권, 특히 소유권은 첫 번째 유형의 가장 완전한 형태를 보여준다: 소유자는 물건에대해 권리를 가지지만 물건은 소유자에게 아무런 권리도 갖지 못한다. 계약, 특히정당한 계약 just contract (서로 교환되는 목적물이나 금전의 사회적 가치가 완전히 동일한

계약)은 상호적 관계의 이념형이다. 최고 권력이 사회의 나머지 부분과 맺는 관계가일방적성격을가질수록, 다시말해서소유자와소유물의관계를닮아갈수록, 그러한정부는 절대적이 된다. 반대로, 정부와 기타 사회기능들의 관계가 쌍방적일수록정부는 덜 절대적이다. 절대 권력의 가장 완전한 예는 로마 초기 시민법의 가부장권patria potestas을 들 수 있는데, 가내의 아들은 물건이나 다름없었다.요컨대 중앙권력이 얼마나 절대적이냐는 이를 견제하는 힘, 다시 말해 견제를

염두에 두고 조직된 힘이 어느 정도나 완전히 부재하냐에 달려있다. 따라서 이러한종류의 권력을 낳는 것은 사회의 모든 통치기능이 단 한 사람의 수중에 완전히집중될 때라고 예측할 수 있다. 사실, 통치기능의 막대한 중요성 때문에, 그것이 단한 사람에게 집중될 때면 사회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예외적인 우월 권력도 그에게주어질 수밖에 없다. 이 우월 권력이 절대주의를 만들어낸다. 이런 권력을 행사하는자는 모든 집합적 제약으로부터 면제되어 있으면서 적어도 어느 정도는 자신의상태와 일시적 기분에 따라 자신의 뜻을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초집중hypercentralisation으로 강력한 독자적인sui generis 사회적 힘이 탄생하여다른 모든 것을 지배하고 복종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이 우월 권력은 사실적으로뿐만아니라법적으로도행사된다. 왜냐하면이러한특권을가진자는높은위신으로인해 초인간적인 성질을 띠는 것처럼 보이고, 따라서 그가 보통사람들처럼 일상적의무에 구속될 수 있다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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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하고 불완전한 정의지만, 이것은 아직도 널리 퍼져있는 어떤 오류에 대해우리의주의를환기시키기에충분하다. 스펜서Spencer의오류와는반대로, 위정의는정부의 절대성이 정부기능의 수나 크기에 달려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정부의 기능이아무리 많다 해도 한 사람에게 기능이 집중되어 있지 않다면 정부는 절대적이지않다. 이것은 오늘날 유럽의 대규모 사회들, 특히 프랑스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프랑스에서 국가의 활동영역은 루이 14세 시대보다 대폭 확장되었지만, 사회에행사되는 국가의 권리에는 상호적인 의무가 따른다. 소유권과 같은 형태가 결코아닌 것이다. 독립적이고 비교적 자율적이며 그러면서도 서로 연대하는 기관들사이에 최고 규제기능이 분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기능의 행사에는 다른사회기능들의 일정 정도 참여가 반드시 수반된다. 따라서 단순히 더 많은 영역에서국가 활동이 감지된다고 해서 국가의 절대성이 강화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럴수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권력의 복잡성이 전보다 증가했다는 것 외에 전혀다른 조건들이 필요하다. 반대로, 정부기능의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해서 절대적성격을 갖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사실, 정부기능이 수가 많지 않고 자주 작동되지않는다면 그것은 사회생활 자체가 전체적으로 빈약하고 활기가 없기 때문이다. 중앙규제기관의 발달 정도는 집합생활 일반의 발달을 반영할 따름인 것이다. 이는 마치유기체에 있어 신경계의 규모가 신진대사의 크기에 달려있는 것과 비슷하다. 따라서사회의 통치기능이 초보적인 수준이라면 다른 사회기능들도 초보적일 수밖에 없으며, 그래서 양자 간의 관계는 그대로이다. 결과적으로 전자는 최고 권력을 온전히보유하며, 이것이 단 한 명의 개인에 의해 흡수된다면 그는 동료들로부터 떨어져나와사회의나머지부분들위로무한히고양된다. 야만사회의몇몇왕들의통치보다더 단순한 것은 없으며, 그보다 더 절대적인 것도 없다.이러한 관찰로부터 우리의 주제와 더 직접 관련되는 또 다른 관찰이 도출된다:

정부의 절대성이 어떤 특정한 사회유형social type과 반드시 연계되는 것은 아니라는사실이다. 대단히 단순한 사회에서도 대단히 복잡한 사회에서도 공히 쉽게 발견할수 있다면 그것은 굳이 낮은 단계의 사회에만 속하는 게 아닌 것이다. 정부의 권력집중이 사회적 덩어리의 집중에 항상 동반된다고 생각하기 쉬운 것은 사실이다.전자가 후자의 결과라고 보든, 아니면 전자가 후자에 영향을 준다고 보든 말이다.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로마라는 도시는 특히 왕정의 몰락 이후에는 공화정말기까지 절대주의가 없었다. 그런데 바로 그 공화정 아래에서, 도시를 구성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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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절들segments 또는 부분 사회들(씨족들gentes)은 대단히 높은 수준의 집중화와 통합에 도달하고 있었다. 나아가 참으로 다양한 사회 유형들에서 절대적이라불릴 만한 정부형태를 발견할 수 있다. 로마제국 말기나 여러 야만족 왕국들도그러했지만 17세기 프랑스도 그러했다. 반대로, 하나의 사회가 상황에 따라서는절대적 정부형태에서 완전히 다른 어떤 형태로 변모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의동일한 사회가 진화의 과정에서 그 유형을 바꿀 수는 없다. 이는 동물이 개체의생존 과정에서 다른 종으로 바뀔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17세기 프랑스와 19세기프랑스는 동일한 유형에 속하며, 단지 최고 규제기관만 바뀌었을 뿐이다. 나폴레옹1세에서 루이 필립에 이르는 동안 프랑스 사회가 어떤 한 종species에서 다른 종으로변화했다가 루이 필립에서 나폴레옹 3세에 이르는 동안 다시 원래의 종으로 되돌아갔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식의 변화는 종의 개념에 모순된다.2

그러므로 정치조직의 이 특수한 형태―정부의 절대주의―는 사회의 생래적구조에서 생기는 게 아니라 개별적 가변적 우연적인 조건에서 생기는 것이다. 바로이런이유로형벌진화의두요인―사회유형의성격과정부기관의성격―은신중하게구분되어야한다. 양자는각기독립적이다. 그러기에양자는서로독립적으로작용할뿐만 아니라 때로는 서로 반대방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낮은 단계의종에서 더 높은 단계의 다른 종으로 변화하면서도 기대와는 달리 형벌의 약화가나타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는 정부조직이 사회조직의 효과를 상쇄시키기 때문이다.따라서 그 과정은 참으로 복잡하다.법칙의 공식을 설명했으니 이제 우리는 그것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살펴야 한다.

모든 사회를 검토할 수는 없으므로 형벌제도가 어느 정도 발달한, 그리고 어느 정도정확하게 알려진 사회들을 선택하여 비교하고자 한다. 나아가, 다른 곳에서 밝힌

2이런 까닭에, 스펜서와 슈타인메츠Steinmetz가 했던 것처럼 문명화의 정도에 따라 사회를 분류하는것은 그다지 과학적이라 할 수 없다. 그렇게 하면 변화해온 정치형태에 따라 혹은 진보해온 문명화의정도에 따라 하나의동일한사회를 여러 다른 종에 귀속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동물을 이런 식으로나누어 각기 다른 종에 귀속시키는 동물학자를 두고 우리는 무어라 하겠는가? 하물며 사회는 유기체보다더 한정된 인격을 가진다. 어떤 면에서는 생애기간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그러한 근본적인 통일성을 무시하는 분류는 현실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이다. 사회적 조건들을 그렇게분류할 수는 있어도 사회 자체를 그렇게 분류할 수는 없다. 사회적 조건들을 묶어주는 항구적 토대로부터분리되면 그 조건들은 견고한 기초를 상실한다. 따라서 합리적인 분류를 위해서는 토대 위의 가변적인생활상이 아니라 토대 그 자체의 분석에 집중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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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처럼, 사회학적 증명은 사실들을 단순히 집적하는 게 아니라 규칙적인 변이의계열을구성하는데그본질이있다. “그 항목들은가능한한연속된변이를이루도록서로 연결되어야 하고, 또한 충분히 광범위한 것이어야 한다.”3

무척이나 많은 고대사회에서 순수한 단순 사형은 최고의 형벌이 아니었다. 극악무도한 범죄에 대해 사형에 여러 부가적 형벌이 가중되었는데 그 무시무시한성격을 배가하는 효과를 가졌다. 이집트에서는 교수형과 참수형 외에도 화형, 재를이용한사형, 십자가형 등이사용되었다. 화형의 경우, 집행인은 우선끝이날카로운왕골로 죄인의 양손에 여러 번 상처를 낸 후 가시투성이 장작더미에 죄인을 눕히고산 채로 불태웠다. 재를 이용한 사형은 잿더미를 죄인의 몸 위에 덮어 질식사시키는것이었다. 토니센에 따르면 “판사는 범죄의 성질이나 여론의 동향에 비추어 필요하다면 죄인에게 어떠한 부가적 고문이라도 과하는 경향이 있었다.”4 아시아 민족들은한층 잔인한 모습을 보였다. “아시리아인들은 죄인을 맹수에게 던져주거나 불타는화덕에 집어넣었다. 죄인들은 커다란 황동 솥 안에서 약한 불에 천천히 구워지기도했다. 눈알도 뽑혔다. 교수형이나 참수형은 너무 가벼운 벌로 여겨져 거부되었다!시리아의 여러 민족들은 죄인을 돌로 쳐 죽이고, 화살로 쏘아 죽이고, 목매달아죽이고, 십자가에 매달고, 늑골과 내장을 불로 지지고, 사지를 절단하고, 절벽에서밀어뜨리고 …, 동물의 발로 밟아 죽였다.”5 마누법전에도 단순 사형—참수형—과중한 사형, 즉 고급 사형의 구분이 있었다. 후자는 7가지로 세분되는데, 찌르기,불태우기, 코끼리 발로 밟기, 물에 빠뜨리기, 귀와 입에 끓는 기름 붓기, 광장에서개들을 시켜 물어뜯기, 면도칼로 조각내기 등이다.이들 여러 민족들에서 단순 사형은 공통분모였다. 단순 사형이 형벌로 부과되는

모든 경우를 나열하기란 불가능이다. 그 수가 얼마나 많았는지는 한 가지 사실에서엿볼 수 있다: 디오도로스에 따르면, 이집트의 어느 왕은 사형선고를 받은 자들을동원하여 사막 위에 신도시를 건설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왕은 그들을 공역에 투입하여 많은 수의 제방을 건설하고 운하를 팔 수 있었다.6

3Règles de la méthode sociologique, p. 163. (*)영역본 Rules of Sociological Method, p. 135–136.국역본 «사회학적 방법의 규칙들» 윤병철·박창호 옮김, 새물결, 2001, 204면.

4Thonissen, Études sur l’histoire du droit criminel des peuples anciens, I, p. 142.5Ibid., p. 69.6Diodorus, Chap. I, pp. 60 and 65. (*)뒤르켐은 Bibliotheca historica(역사총서)라는 책이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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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바로 아래에는 범행을 표현하는 절단형들이 눈에 띈다. 이집트에서 통화위조범과공문서위조범은두손을잘랐고, 자유인여성을강간한자는성기를절단하는벌을 받았으며, 첩자는 혀가 뽑혔다 등등.7 또한 마누법전에 따르면, 최하층 카스트에 속하는 자가 드비자Dwidja(*a)에게 심한 욕을 하면 그의 혀를 뽑았고, 수드라가무례하게 브라만과 동렬에 앉으면 그의 둔부에 낙인을 찍었다 등등.8 이러한 표현적절단형 외에도 수많은 종류의 신체형이 이들 두 민족에 의해 시행되었다. 이런종류의 형벌은 대개 판사의 재량에 의해 부과되었다.확실히 히브리 민족은 전술한 사회들보다 낮은 단계의 유형에 속했다. 사회적

덩어리의 집중은 후대에 이르러 왕정 하에서 비로소 달성될 수 있었다. 그 전까지이스라엘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다소간 독립적인 부족 또는 씨족의 병렬이 있을뿐이었고공동의적에맞서기위해간헐적으로연합할따름이었다.9 하지만모세법은마누법전이나 이집트의 신성 문서들에 비해 훨씬 완화된 형벌을 보여준다. 사형에는 전술한 것과 같은 고도의 잔인함이 수반되지 않았다. 오랫동안 단지 투석형만이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랍비의 문헌들에 이르러 비로소 화형, 참수형, 교수형이언급되기 시작한다.10 동방의 다른 민족들에서 널리 사용되었던 절단형은 모세오경에서는 오직 한 번만 언급된다.11 물론 상해에 대한 보복talion으로 신체절단이행해질수있었다. 하지만가해자는금전배상으로써그것을언제나회피할수있었고,오직 살인죄에 대해서만 이러한 회피가 금지되었다.12 다른 신체형으로 말하자면,태형이여러종류의범죄에적용되었던것은사실이다.13 그러나최대 40도로정해져있었고 실제로는 39도까지였다.14 이러한 상대적 관대함은 어디서 연유하는가?

생략했다.7Thonissen, I, p. 160.

(*a)인도 카스트 중에서 종교적으로 재생할 수 있다고 여겨진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계급에 속하는사람들을 지칭하는 용어. ‘드비자’는 본래 “두 번 산다”는 뜻.

8마누법전, VIII, 281.9Benzinger, Hebräische Archäologie, pp. 202–203, p. 71 and § 41.10Benzinger, op. cit., p. 333; Thonissen, op. cit., II, p. 28을 보라.11신명기, XXV, 11–12.12민수기, XXXV, 31.13신명기, XXV, 1–2에서 설명되고 있다.14Joséphe, Ant., IV, pp. 238, 248. (*) Flavius Josephus, The Antiquities of the Jews, 4.8.21및 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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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인들에게는절대적정부가지속적인형태로존재하지못했다는데서기인한다.심지어, 전술했듯이, 오랫동안 그 어떤 정치조직도 존재하지 못했다. 물론 후대에왕정이 수립되었으나, 왕권은 미약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스라엘인들은 왕이백성을 위해 존재하지 백성이 왕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왕이 이스라엘에도움을 주어야지 사익을 위해 이스라엘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감정을 항상지녀왔다.”15 때로 개인적 카리스마에 힘입어 예외적 권위를 획득한 개인이 없지않았으나, 인민의 정서는 대단히 민주적인 것이었다.하지만 방금 보았듯이 그들의 형법도 무척 가혹한 것이었다. 이들 선행 사회

로부터 누가 뭐래도 더 높은 단계인 도시국가로 이행하면, 우리는 형벌의 현저한약화를관찰할수있다. 아테네에서는몇몇경우에가중된형태의사형이행해졌지만이는 아주 예외적이었다.16 사형은 독약형, 참수형, 교수형이 원칙이었다. 표현적절단형은 사라졌다. 노예에 대한, 그리고 아마도 하층민에 대한, 처벌을 제외하면신체형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보인다.17 그러나 아테네는 그 전성기에 이르러서도비교적 고대적인 형태의 도시국가에 머물렀다. 로마에서는 씨족집단curiae과 씨족gentes이 일찍이 역사적 유물에 불과하게 되었고 로마인들조차 더는 그 중요성을알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지만, 아테네에서는 씨족(genē 및 phratria)을 토대로 한조직형태가 끝까지 살아남았다. 그리하여 형벌체계는 로마보다 아테네가 훨씬 가혹했다. 우선, 전술한 대로 아테네법은 가중된 형태의 사형을 전혀 모르지는 않았다.데모스테네스는 십자가에 못 박힌 죄수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18 리시아스는 맞아죽은 암살자, 강도, 첩자들의 이름을 열거한다.19 안티폰은 모진 고문 끝에 처형된독살자에 대해 말한다.20 사형에 처해지기 전에 때로 고문이 가해지기도 했다.21

게다가 사형이 선고된 사건의 수가 엄청나게 많았다: “반역, 아테네 인민에 대한침해, 헌정의 공격, 국법의 왜곡, 민회 연단에서의 위증, 외교권 남용 …, 공금횡

15Benzinger, op. cit., p. 312.16Hermann, Lehrbuch der griechischen Antiquitäten, II (1) Abtheil., pp. 124–125를 보라.17Hermann, op. cit., pp. 126–127.18Demosthenes, Contra Midias, 105; Plato, Republic, II, 362 참조.19Lysias, Contra Agoratos, 56, 67, 68; 또한 Demosthenes, Discours sur l’Ambassade, § 137.20Antiphon, Accusation d’empoisonnement, 20.21Contra Agoratos, 54 및 Plutarque, Phocion, XXX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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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 불경, 신성모독 등등이 11인위원회The Eleven(*b)의 개입을 끊임없이 필요로했다.”22 이와 달리 로마에서는 사죄死罪가 훨씬 적었을 뿐만 아니라, 포르키우스법Leges Porciae(*c)에 의해 공화정기 내내 극형의 사용이 제한되었다.23 또한 극히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사형에는 고문이나 어떤 가중적 형태가 추가되지 않았다.십자가형은노예에게만집행되었다. 게다가로마인들은자신들의형벌체계의상대적온화함에 대해 자긍심에 차 있었다. 리비우스에 따르면 “어떤 민족도 더 온화한처벌을 행하는 데가 없다.”24 키케로도 말한다: “당신들[로마시민들]의 자유가 가혹한형벌에 의해 침해되는 것이 아니라 온화한 법률에 의해 보호되기를 희망했다.”25

그러나 제정기 들어 정부권력이 절대화하면서 형법은 점점 가혹해졌다. 우선,사죄死罪가 늘어났다. 간통, 근친상간, 온갖 풍속위반 범죄들, 그리고 무엇보다 점점많은수의대역죄사건들이사형에처해졌다. 게다가더가혹한형벌들이도입되었다.몇몇 정치범들에게 예외적으로 사용되던 화형은 이제 방화, 신성모독, 마법사용,존속살해, 그리고 일부 대역죄에 대해서도 집행되었다. 공공노역형ad opus pub-

licum이 확립되었고, 몇몇 죄인들에게는 절단형이 행해졌다(가령 일부 풍속위반범은거세형, 통화위조범은 손 절단형). 끝으로, 고문이 등장했다. 중세 유럽에서 횡행했던고문은 로마제국 시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도시국가에서 기독교 사회들로 이행해서도 동일한 법칙에 따른 형벌 진화를 볼

수 있다.중세는잔인했다는선입견으로인해봉건사회의형법을오판하는일은없어야할

것이다. 사실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오히려 종전의 사회유형에 비해 훨씬 부드러

(*b)추첨으로 뽑힌 11인의 시민으로 구성. 형벌의 집행을 담당했고 감옥을 감독했다.22Thonissen, op. cit., p. 100.(*c)기원전 2세기에 제정된 세 개의 법률. 기원전 509년에 제정되기 시작한 발레리우스 법Leges Vale-

riae의 확장판이었다. 이들 법률은 인민에 의한 정식재판 없이 로마시민을 사형에 처할 수 없다는 내용을포함했다.23Walter, Histoire de la procédure civile et du droit criminel chez les Romains, tr. fr., § 821;또한 Rein, Criminalrecht der Römer, p. 55.24Titus Livius, I, 28. “Nulli gentium mitiores placuisse poenas.” (*)책이름 Ab urbe condita(로마사)가 생략되었다. 또한 뒤르켐 원저에 라틴어 오기가 있어 바로잡았다.25Pro Rabirio perduellionis reo, p. 3. “Vestram libertatem, non acerbitate suppliciorum in-

festam, sed lenitate legum munitam esse voluerunt.” (*)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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웠음을 알 수 있다. 적어도 진화의 대등한 단계, 즉 형성기와 청년 초기에 해당하는시기를 서로 비교해보면 그러한데, 바로 이러한 조건 위에서만 비교가 증명력을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사죄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보마누아르에 따르면, 도저히용서할 수 없는 범죄는 모살謀殺, 반역, 고살故殺, 강간에 국한되었다.26 성왕 루이법전Établissements de Saint Louis은 여기에 납치와 방화를 추가했다.27 이런 것들이상급영주재판소haute justice에서 다루어지는 주요 사건들이었다.(*d) 무장강도는공식적으로는 등재되지 않았으나 역시 사죄였다. 영주의 권리를 특히 침해한다고 여겨졌던두가지범죄도마찬가지였다: 시장약탈méfait de marché과도로강탈chemin

brisé(통행료 징수소의 강탈)이 그것이다.28 종교범죄로 말할 것 같으면, 극형으로 다스려진것은오직이단과무신앙에국한되었다. 신성모독은벌금을내야하는데그쳤고불경죄도 마찬가지였다. 실로 교황 클레멘스 4세는 성왕 루이가 젊은 시절 종교적열정에서후자의범죄자들이마에낙인을찍을것과혀를꿰뚫을것을결정하자왕을심히 책망하기까지 했다. 교회가 교회의 적에 대하여 무자비한 가혹함을 보인 것은후대의 일이다. 형벌 자체에 관해 말하자면, 그것은 결코 과도하지 않았다. 사형에부가되는 가중형은 이동식 우리에 갇혀 형장까지 끌려가는 것과 산 채로 불태워지는것뿐이었다. 절단형은 드물었다. 또한 교회의 형벌체계가 얼마나 인간적이었는지우리는 잘 알고 있다. 교회가 선호했던 처벌방식은 보속補贖penitence과 금욕이었다.공개적 고행, 항쇄형項鎖刑carcan,(*e) 공시대公示臺pillory(*f)는, 이들 형벌이 교회의권한을 벗어난 게 아니었음에도, 교회에선 거절되었다. 잔혹한 처벌이 필요하다고여길 때면 죄인을 세속법정에 넘겨주곤 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당대의 최고도덕권력이 이러한 형벌에 대해 혐오를 보여주었다는 사실은 대단히 큰 의미를갖는다.29

26Beaumanoir, Coutume du Beauvoisis, chap. XXX, no. 2.27Étab. de saint Louis, 제1권, chap. IV 및 XI.(*d)사죄는 중급이나 하급 영주재판소에서는 관할권이 없었다.28Du Boys, Histoire du Droit criminel des peuples modernes, 제2권, p. 231을 보라.(*e)벽이나 기둥에 고정된, 쇠로 된 둥근 고리를 죄인의 목에 채우고 대중들에게 전시하는 형벌. iron

collar. 1832년 프랑스 형법전에서 순수한 공공전시형으로 대체된다.(*f)기둥을 세우고 그 기둥에 큰 구멍 하나와 작은 구멍 두 개를 뚫은 판때기를 고정시킨 형틀로, 죄인의머리와 양손을 구멍에 끼워 대중들 앞에 전시하였다. 프랑스 혁명기에 폐지되어 항쇄형으로 대체된다.29형법의 상대적 관대함은 당시 민주적으로 통치되던 지역, 즉 자유도시에서 더 두드러진다. 뒤부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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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까지는 대체로 이런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때부터 국왕의 권력이 점점강화되어갔다. 그리고 국왕 권력이 강해질수록 형벌도 강화되었다. 우선 대역죄에속하는 범죄들이 등장했다. 대역죄는 봉건시대에는 존재하지 않았는데, 이제 그목록은길게늘어났다. 종교범죄도비슷한길을걸었다. 그리하여신성모독은사죄가되었다. 이교도와의 단순한 교역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주의 성스러운 가르침에어긋나는 또는 어긋날 수 있는 어떤 것이라도 이를 믿도록 하거나 옹호하는” 일체의시도가 사형이었다. 형벌의 적용도 더욱 혹독해졌다. 사형선고를 받은 죄인의 몸은바퀴에 의해 부서졌고 (수레바퀴형supplice de la roue이 이때 등장했다),(*g) 산 채로땅에묻혔고, 사지가 절단되었고, 산 채로 껍질이벗겨졌고, 끓는 물속에서죽어갔다.경우에 따라서는 범죄자의 자식들도 똑같이 벌을 받았다.30

절대군주제의 절정기는 억압적 형벌의 절정기이기도 했다. 방금 언급한 사형방법들은 17세기에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제 여기에 새로운 형벌이 추가되었는데,갤리선 노역형은 참으로 가혹해서 이를 선고받은 불운아들은 도망치기 위해 때로스스로 팔이나 손을 절단하곤 했다. 이런 일이 너무나 자주 발생했기에 1677년의 한왕령은그러한절단을사형으로다스렸다. 신체형으로눈을돌리면이는이루열거할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혀를 뽑거나 꿰뚫는 것, 입술을 잘라내는 것, 귀를 자르거나찢어버리는 것, 달군 쇠막대기로 낙인찍기, 몽둥이로 때리기, 채찍질, 항쇄형 등등.끝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고문이 널리 행해졌다는 사실이다. 고문은 절차적도구로 뿐만 아니라 형벌로도 사용되었다. 또한 사죄死罪도 급격히 증가했는데,대역죄 범죄가 대단히 많아졌기 때문이다.31

이상이 18세기 중엽까지 형법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때 베카리아Beccaria로대표되는저항운동이전유럽에걸쳐일어났다. 물론, 그때이후쉼없이이어져온이

따르면(du Boys, II, p. 370) “자유도시와 특허도시에서는 형벌체계를 고쳐서 고문이나 고통의 강제대신에벌금형과명예형을 사용하는 경향을발견할 수 있다. 그리하여 몽샤브리에Mont-Chabrier에서는은화 2솔sol을훔친자는은화 2솔을목에걸고하룻낮, 하룻밤을뛰어다녀야했고, 덧불여 5솔을벌금으로내야했다.” 이탈리아도시국가들에서도비슷한현상이있었다고콜러는말한다.(Kohler, Das Strafrechtder Italienischen Statuten vom 12–16. Jahrhundert.)(*g)수레바퀴를 굴리거나 철퇴로 내리쳐 죄인의 사지를 부숴뜨린 후, 수레바퀴에 죄인을 묶어 높은 기둥위에 매달아 전시하던 형벌. breaking wheel.30Du Boys, op. cit., V, pp. 234, 237ff를 보라.31Du Boys, op. cit., VI, pp. 6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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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의 기원을 저 이탈리아 범죄학자에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운동은 베카리아이전에이미시작되었다. 형벌체계의개혁을주창했던수많은문헌들이, 비록오늘날엔잊혀졌지만, 이미출현했었다. 그렇지만베카리아의 «범죄와형벌»이형사사법의낡고 혐오스런 관행에 치명타를 가한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이미 1788년의 한 왕령에서 중요한 개혁 몇 가지가 도입되었지만, 새로운 열망이

크게 만족을 얻은 것은 무엇보다 1810년 프랑스 형법전이었다. 이 법전이 처음출현하자프랑스국내뿐만아니라유럽의모든주요국가들로부터극찬을받았다. 이법전은형벌완화의방향으로큰진보를이루었다. 하지만실상은과거의유산을너무많이 품고 있었다.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곧 터져 나왔다. 구체제 아래에서처럼가혹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사형이 너무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낙인찍기, 항쇄형, 존속살해범의 손 절단 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비인도적이라고여겨졌다. 1832년의 개정은 이러한 비판에 대한 반응이었다. 이 개정은 형벌체계의대폭완화를가져왔다: 일체의절단형의폐지, 사죄의축소, 그리고모든형벌에대한작량감경권한을판사들에게부여한점등이다. 이후로도같은방향으로운동이계속진행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오늘날에는 형사사법체계가 범죄자들에게지나치게 관대한 게 아니냐는 불만까지 들려오고 있다.

2 질적 변화의 법칙지금까지살펴본법칙은오로지형벌의양또는크기에만관련된것이었다. 이제부터살펴볼 법칙은 질적인 측면에 관한 것인데, 다음과 같이 정식화할 수 있다:

범죄의경중에따라기간을달리하는자유의박탈, 오직자유의박탈만으로이루어지는 형벌이 점점 더 형벌체계의 통상적 유형이 되어간다.

낮은 단계의 사회는 이런 유형의 형벌을 거의 전적으로 알지 못했다. 마누법전에서도 감옥을 언급하는 대목은 겨우 한 군데뿐이다: “왕은 감옥을 공공도로에바짝 붙여 만들어야 하거니와, 그래야만 벌 받고 있는 무도한 범죄자들을 모든 이가볼 수 있다.”32 게다가 감옥의 성격은 오늘날의 것과는 완전히 달랐으니, 감옥은공시대pillory에 더 가까웠던 것이다. 죄수를 감옥에 가둔 것은 사람들에게 전시하기

32마누법전, IX, 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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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해서이며 또한 그에게 형벌을 가하려면 구금이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지, 구금이형벌그자체였기때문이아니었다. 오히려수감자에게부과되는가혹한생존조건이형벌에 해당했다. 모세법은 감옥에 대해 더욱 완전히 침묵한다. 모세오경에서는감옥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역대기와 예레미야서에 이르면 감옥,족쇄, 축축한 구덩이 등을 언급하는 구절들을 만날 수 있다.33 하지만 이들 구절은모두 예방적 구금preventive custody에 관한 것으로, 피고인이나 피의자가 재판을기다리는 동안 갇혀 있으면서 상황에 따라 더 혹은 덜 가혹한 처우를 받던 구금장소를 말하고 있을 뿐이다. 자의적인 것이든 아니든 이런 것은 행정적 조치에불과하고, 확정된 범죄에부과되는확정된형벌은아니었다. 에스라서에이르러서야처음으로 감옥이 진정한 의미의 형벌로 등장한다.34 고대 슬라브법과 게르만법도순수한 자유박탈로서의 형벌은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19세기까지 옛 스위스칸톤들도 마찬가지였다.35

자유박탈로서의 형벌은 도시국가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슈외만Schömann의주장과 달리, 아테네에서는 몇몇 사례에서 감옥을 특별한 형벌로 부과했던 것으로보인다. 데모스테네스가 공공연히 말한 바에 의하면, 법원은 감옥을 포함한 어떤형벌이든 부과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36 소크라테스는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는형벌로 영구적 구금을 말한 바 있다.37 플라톤은 그의 «법률»에서 이상국가를 설계하면서 여러 종류의 범죄에 대해 감옥형을 부과할 것을 제안하였는데, 종래의견해와 달리 이제 우리는 그의 유토피아가 역사적 현실에 상당히 가까웠음을 알고있다.38 하지만 이런 종류의 형벌이 아테네에서는 거의 발달하지 못했다는 데 대해이견이없다. 웅변가들의연설에서흔히묘사되는감옥은피고인의도주를막기위한수단이거나, 채무자로부터변제를끌어내는편리한방법이거나, 아니면 그저부가적형벌prostimema에 지나지 않았다. 벌금형만 선고하려던 판사는 죄인을 족쇄를 채워

33역대기하, XVI, 10 및 XVIII, 26; 예레미야, XXVII, 15 및 16. (*)뒤르켐의 예레미야서 인용은부정확하다. 오기로 보인다. 대신 37:15–16 및 38:6, 7, 9 참조.34“그대의 하느님의 법과 짐의 법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 있거든 사형이나 추방형, … 징역형을 내려엄하게 다스려라.” 에스라, VII, 26. (*)공동번역을 따름.35Post, Bausteine für eine allgemeine Rechtswissenschaft, I, p. 219.36Discours contre Timocrate, § 151.37Apologie, 37c.38Lois, VIII, 847; IX, 864, 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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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 공공감옥에 구금시키는 형을 부가할 권리가 있었던 것이다.39 로마에서도사정은 그리 다르지 않았다. 라인에 따르면 “감옥은 원래 예방적 구금을 위한 곳에불과했다. 후대에 형벌의 일종이 되었다. 하지만 노예, 군인, 광대 외의 사람에게는거의 사용되지 않았다.”40

기독교 사회에 이르러 비로소 감옥은 완전한 발달을 보게 된다. 사실, 일찍부터교회는몇몇범죄자들을일시적으로또는종신으로수도원에구금하는관행을가지고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감시감독의 수단으로만 여겨졌으나 차츰 진정한 형벌로서의감금, 엄밀한 의미의 감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무거운 형벌은 선고의번복불가능성을 상징하는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독방에 영구히 가두는 것이었다.41

이러한 관행은 세속법에도 수용되었다. 하지만 감옥은 행정적 조치로서의 성격도 함께 가지고 있었기에 형벌로서의 의미는 오랫동안 모호한 상태로 남아있었다.마침내 18세기에 이르러 범죄학자들은 몇몇 특정한 경우에 감옥의 형벌적 성격을인정하게 된다. 종신형인 경우, 사형이 감형되어 대체수단으로 부과된 경우 등,한마디로 법원의 심리가 끝난 이후의 일체의 감금에 대해서 인정했던 것이다.42

1791년 프랑스 형법전에서 감옥은 형벌체계의 근간을 이루게 된다. 이 법전은 사형및 항쇄형과 더불어 다양한 형태의 구금형을 규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금만으로는충분한 형벌로 여겨지지 못하여, 다른 종류의 박탈도 부가되었다(가령 수형자가 차야했던 벨트와 사슬, 가혹한 섭식 등). 1810년 프랑스 형법전은 강제노역을 제외한 이러한부가형들을폐지했다. 자유의박탈을수반하는다른두종류의처벌은단지수형자가갇혀있는 기간에만 차이가 났다.(*h) 이때부터 강제노역은 그 고유한 특성을 상당부분 잃어버렸고 단순히 구금의 한 변형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또한 사형은 점점덜 사용되었다. 몇몇 법전에서는 사형이 완전히 사라졌고, 결과적으로 유기 또는종신의 자유박탈이 사실상 형벌의 모든 것이 되고 있다.

39Hermann, Lehrbuch der griechischen Antiquitäten, Rechtsalterthuemer, p. 126.40Rein, Criminalrecht der Römer, p. 914.41Du Boys, op. cit., V, pp. 88–89.42Du Boys, op. cit., VI, p. 60.(*h)경범죄Contravention는 5일 이하의 구류, 경죄Délit는 5년 이하의 징역, 중죄Crime는 무기징역또는 5년에서 20년까지의 유기징역이 선고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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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두 번째 법칙의 설명형벌이역사적으로어떻게변화했는가를확인하였으므로이제그러한변화가일어난원인을 탐구해보도록 하자. 앞서 정립한 두 개의 법칙을 설명하려는 것이다. 두 번째법칙부터 시작하자.방금 살펴보았듯이, 감금은 순전히 예방적 조치로서 역사에 등장하였고 후대에

이르러 비로소 형벌적 성격을 띠게 되었으며 종국에는 형벌의 표준적 형태가 되었다.이러한 진화를 설명하려면, 우선 무엇이 초기 형태의 감옥을 탄생시켰는지 탐구한후, 이어서 무엇이 이후의 변용을 가져왔는지를 탐구해야 한다.발달단계가 낮은 사회가 예방적 구금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예방적 구금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서는 책임이 실은 집단에게있다. 범죄가 발생했을 때 형벌 또는 배상의 책임은 범죄자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씨족에게도 주어진다. 씨족은 범죄자와 공동으로, 또는 그가 불이행한다면 그를대신하여, 책임을 진다. 후에 씨족이 친족으로서의 성격을 상실하게 되더라도 한층확대된친족집단이씨족의역할을대신한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범죄를 저질렀다고의심받는 자를 굳이 체포하여 감시 하에 둘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런저런 사유로그가책임을이행하지못하더라도책임질사람은얼마든지있기때문이다. 게다가각친족집단은 도덕적·법적 자율성을 누리고 있으므로, 단순히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그 구성원을 넘겨달라고 요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사회가 점점 중앙집권화하여 이들 원초적 집단이 자율성을 상실하고 전체 덩어리 속에 융합되어감에 따라,책임은 개인화한다. 도주하여 형벌을 면탈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이때부터 필요해지는데, 이런 조치가 기성도덕에 크게 반하지 않는다면 감옥이등장하게 된다. 그리하여 앞서 보았듯이 아테네에서, 로마에서, 그리고 바빌론유수 이후 히브리인들 사이에서 감옥이 발견되는 것이다. 그러나 감옥은 기존의사회구조에 크게 배치되었기 때문에, 특히 국가 권력이 제한적이었던 곳에서는일찍이 반대에 부딪쳐 그 사용범위가 크게 축소되었다. 그리하여 아테네에서는특별히 중대한 사건에 한해서만 예방적 구금을 사용할 수 있었다.43 살인자조차도판결 선고 전까지는 자유로이 활보할 수 있었다. 로마에서도 피고인은 “현행범의경우 또는 자백을 한 경우가 아니라면 당장 투옥되지는 않았다. 대개 출정담보

43Saglio, Dictionnaire des Antiquités Grecques et Romaines의 “Carcer” 항목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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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utio만으로 충분했다.”44

예방적 구금 권한에 대한 이러한 명백한 제한을 인간의 존엄 의식이나 때 이른개인주의같은데서유래한다고설명해서는안될것이다. 도시국가의도덕법전에는인간의 존엄 의식이나 개인주의 따위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국가의 권리를제한한 것은 개인의 권리가 아니라 씨족이나 친족의 권리 또는 적어도 그것의 잔여물이었다. 근대적 도덕성의 예언이 아니라 과거의 흔적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그렇지만 이상의 설명은 불완전하다. 어떤 제도를 설명하려면 당시 그 제도가

등장했다는 것과 유용한 어떤 목적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걸로는 불충분하다.바람직했다는 사실로부터 가능했다는 결론이 바로 도출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이를 넘어 우리는 그러한 목적의 실현에 필요한 조건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탐구해야 한다. 아무리 강력한 필요라 할지라도 그것을 충족시키는 수단이 필요 그자체에서 저절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그 수단이 어디서 왔는지알아내야 한다. 일견, 감옥이 사회에 유용하게 된 그날부터 사람들은 감옥을 건설할생각을품었으리라는건의심할여지가없을것이다. 하지만실제로감옥이존재하기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들이 실현되어야 한다. 감옥은 일정한 공공시설을요구하는데, 그 공간은 충분히 넓고, 군사적으로 점거되며, 외부세계와의 소통을막을 수 있게 관리되는 등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이런 조건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발달단계가 낮은 사회에서는 이런 조건의 흔적조차 존재하지않는다. 공적 생활은 미약하고, 간헐적으로만 행해진다. 따라서 사람들이 모일 수있는 장소를 마련하는 것 외에는 공적 생활을 위한 어떤 특별한 장치도 필요치 않다.집들은오로지사적인목적을위해지어진다. 상설적인추장지위가들어선경우에도,추장의 집은 일반인의 집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신전은 다소간 후대의 발전의산물이다. 끝으로, 성벽도 존재하지 않았다. 성벽은 도시의 등장과 더불어 나타나는것이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감옥에 관한 관념은 생길 수 없었다.그러나 사회의 지평이 확장되면서, 미약한 존재를 겨우 이어가는 다수의 작은

점들로집합생활이분산되는대신보다적은수의점주위에집중되면서, 집합생활은더욱 강력해지고 더욱 지속적인 것이 되어간다. 집합생활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지도자의 주거도 변모한다. 지도자에게 주어진 기능이 더 확장되고 더 항구적인

44Walter, op. cit., § 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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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 되면서 그들의 주거도 이에 걸맞게 확장되고 조직된다. 거기에 살고 있는 자의권위가 높아질수록 그들의 주거는 일반인의 주거보다 더 특별해지고 더 두드러지게된다. 그것은 웅장한 분위기를 띠게 된다. 그들의 주거를 둘러싼 높은 담장과 깊은해자는권력의담지자들과그들의신민인일반대중을구분하는경계선을가시적으로보여준다. 이 시점에서 감옥을 위한 전제조건들이 갖추어진다. 이런 식으로 감옥이탄생했다고 생각하는 까닭은 초기의 감옥들이 대체로 왕의 궁전의 배후에, 또는신전이나 기타 유사 시설의 부속건물에 지어졌다는 데 있다. 그리하여 주지하듯이갈대아사람들이침략해왔을당시예루살렘에는세개의감옥이있었다: 그중하나는“베냐민 대문에” 있었는데,45 알다시피 대문은 요새화된 장소였다. 다른 하나는왕의 궁궐 안에 있었다.46 마지막 것은 왕의 관리의 집에 있었다.47 로마에서도가장 오래된 감옥이 왕의 요새에서 발견되었다.48 중세에는 감옥이 영주의 성 안에,도시를 둘러싼 성벽의 탑 안에 있었다.49

그리하여, 집단책임의 점진적 소멸의 결과로 구금 장소의 확보가 필요하게 된바로 그 때에, 이런 목적을 위해 쓰일 수 있는 건물들이 건설되고 있었던 것이다.물론 감옥은 아직 예방적 구금을 위한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일단 이런 목적에서만들어지고 나자, 머지않아 감옥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형벌의 성격을 띠기 시작한다. 사실, 이렇게 감옥에 갇힌 자들은 모두가 피의자들이었다. 그것도 대개중범죄의 피의자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감옥에서 매우 가혹한 처우를 받았는데,이것으로도 이미 일종의 형벌이라 할 만한 것이었다. 아직 진정한 의미의 감옥이아니었던 이러한 초기 감옥에 관한 진술들은 하나같이 극히 음울한 빛으로 감옥을묘사하고 있다. 다호메이 왕국의 감옥은 우물처럼 생긴 구멍이었는데, 죄수들은오물과 구더기 사이에 뒹굴고 있었다.50 유다 왕국의 감옥은 전술한 대로 깊은구덩이였다. 고대 멕시코의 감옥은 나무우리였는데, 수감자들은 거기에 결박되어

45예레미야, XX, 2.46Ibid., XXXII, 2.47Ibid., XXXVII, 15.48앞에서 인용한 «Carcer» 항목을 보라.49Schaffroth, Geschichte des Bernischen Gefängniswesens; Stroobant, Notes sur le système

pénal des villes flamandes를 보라.50Abbé Laffitte, Le Dahomé, Tours, 1873, p.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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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먹지도 못했다.51 아테네에서 수감자들은 족쇄를 차야 하는 수모를 겪었다.52

스위스에서는 도주를 어렵게 하기 위해 수감자들에게 항쇄를 씌웠다.53 일본에서는 감옥을 “지옥”이라 불렀다.54 이런 장소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일찍이 이미형벌로 여겨졌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가벼운 범죄들, 특히 로마인들이 페르소나이후밀레스personae humiles라고 부른, 신분이 낮은 자들이 저지른 가벼운 범죄들도이런 방식으로 처벌되었다. 그것은 판사들이 다소간 자의적으로 행사했던 교정적형벌이었다.이 새로운 형벌이 맞이할 법적 운명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방금 언급한 사항과

앞서 살펴본 형벌의 점진적 완화에 관한 법칙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사실,이러한 완화는 형벌의 사다리의 가장 위쪽부터 발생하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이러한 쇠퇴 움직임에 의해 제일 먼저 영향 받는 것은 아주 무거운 형벌들이다. 이런형벌들이 제일 먼저 완화되고, 그 후 사라져 버린다. 우선, 사형에 부가되는 가혹한형벌들이 완화되고 나중에는 완전히 폐지된다. 그리고는 사형에 처해지는 범죄의수가 점진적으로 감소한다. 절단형도 마찬가지 법칙을 따른다. 결과적으로 이러한후퇴로 인해 생긴 공백을 채우기 위해 가장 가벼운 형벌들이 발달하지 않을 수없게 된다. 원시적 형태의 형벌이 형법의 영역에서 퇴장하는 만큼, 새로운 형태의형벌이 그들 앞에 놓인 빈 공간으로 치고 들어오는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감금은가장 늦게 등장한 형벌이다. 원래 이들은 형벌의 사다리의 가장 밑바닥에 위치했다.진정한 의미의 형벌로서가 아니라 단지 진정한 형벌을 위한 조건으로 등장했을뿐이며또한오랫동안모호한성격을가지고있었기때문이다. 이렇게가장밑바닥에있었던 까닭에, 미래는 바로 그들의 것이었다. 그것들은 사라져가는 다른 형벌들의자연스럽고필연적인대체물이었다. 한편, 그러나감금그자체도마찬가지로점진적완화의 법칙에 복종해야 했다. 비록 처음에는 가혹한 부가형과 결합되어 있었지만,그래서 때로는 오히려 감금이 부수적인 것에 불과했지만, 서서히 감금은 가혹한부가형들을 떼어버리고 아주 단순한 형태, 즉 자유의 박탈로 축소되어갔다. 이제자유 박탈의 기간 차이만으로 경중이 나눠지게 되었다.

51Bancroft, The Native Races of the Pacific States of North America, 11, p. 453.52Thonissen, op. cit., p. 118을 보라.53Schaffroth, Geschichte des Bernischen Gefängniswesens.54Letourneau, Évolution juridique dans les diverses races humaines, p. 199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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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형벌의 질적 변화의 법칙은 형벌을 함께 지배해온 양적 변화의 법칙에부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다. 달리 말해, 우리가 확인한 두 법칙 가운데 첫 번째법칙은 두 번째 법칙의 설명에 기여한다. 이제 첫 번째 법칙을 설명할 때가 되었다.

4 첫 번째 법칙의 설명설명을용이하게하기위해서, 앞에서구분했던두요인을각각따로고찰하기로한다.그리고두번째것은중요성이덜하므로일단제쳐두고시작한다. 따라서정부권력의절대적 성격에서 생겨나는 복잡함은 잠시 미뤄둔 채, 낮은 단계의 사회에서 높은단계의 사회로 이행함에 따라 어떻게 해서 형벌의 부드러워졌는가를 우선 탐구할것이다.흔히 풍속mores의 순화로써 형벌의 완화를 설명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점점더우리는폭력을혐오하고, 따라서폭력적인잔인한형벌은우리안에거부감을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런 설명은 이율배반적이다. 왜냐하면, 인간애humanity가더 커지면서한편으로고통스런형벌을경원시하게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형벌로써 억제하고자 하는 비인간적 행위도 더욱 불쾌하게 여기게 되기때문이다. 이타성altruism이커지면서타인에게고통을주는것에괴로워하게된다면,같은 이유로 이런 감정을 침해하는 범죄도 우리에게 더 혐오스러운 것으로 비춰지고그래서 더욱 가혹하게 처벌하려는 경향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향과 그에반대되는 경향, 즉 범죄자에게 고통을 되도록 덜 가하려는 경향은 동일한 원천에서나온다. 하지만 전자의 경향은 반대되는 경향에 의해 오직 부분적으로만 그리고약하게만중화될수있을뿐이다. 왜냐하면우리는피해자에대한연민보다범죄자에대한연민을더적게가질수밖에없기때문이다. 따라서도덕적감수성이발달할수록적어도 타인을 침해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형벌이 강화되는 경향이 나타날 것이다.실로, 역사상 이러한 감수성이 뚜렷하게 발달하기 시작한 때에 바로 그런 현상이나타났다. 풍속이 저속한, 낮은 단계의 사회에서는 살인이나 단순 절도가 아주약하게 처벌받았다.(*i) 로마에서는 오랫동안 강박violence이 형사처벌을 받기는커녕

(*i)정확히 말하면, 국가체제 성립 이전의 무리사회나 부족사회 같은 원초적인 사회에서 살인이나 단순절도 같은 행위는 공동체에 의해 제재가 가해지는 형사 범죄라기보다, 동해보복의 원리lex talionis에기초하여 피해자의 자력구제에 맡겨지는 일종의 민사 불법행위로 취급되었다고 할 것이다. 이 둘의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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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을 무효화하는 사유조차 되지 못했다. 이러한 범죄가 보다 가혹하게 처벌받기시작한 것은 인간의 인간에 대한 연민이 긍정되고 발달하면서부터이다. 만약 다른요인이 개입되지 않았더라면 이런 경향은 계속되었을지도 모른다.형벌은 범죄에 수반되는 것이고 또한 범죄가 집합의식public conscience에 영향

주는 방식을 표현하므로, 우리는 형벌의 진화의 원인을 범죄의 진화에서 찾아야 할것이다.구분을 정당화할 증거들을 일일이 나열하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알려진 다양한

사회들에서범죄로간주되는행위는모두다음두가지기본범주로구분될수있다는데 누구나 어렵지 않게 동의할 것이다: 하나는 집합적인 것(정신적인 것이든 물질적인것이든)에 대한 범죄로, 집합적인 것에는 주로 공적 권위와 그 대표자, 풍속과 전통,종교 등이 해당한다. 다른 하나는 개인만을 침해하는 범죄이다(살인, 절도, 여러유형의 폭행과 사기 등). 이들 두 가지 형태의 범죄는 그 성질이 아주 달라서 서로 다른이름으로 지칭할 수 있다. 전자는 종교범죄religious criminality라 부를 수 있는데,종교에 대한 공격이 이 유형의 핵심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한 전통이나 국가수반에대한 범죄도 일정 정도 종교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후자는 개인범죄human

criminality로 부를 수 있겠다. 주지하듯이 낮은 단계의 사회의 형법은 거의 전적으로전자의유형에속하는범죄들로채워진다. 하지만사회가진화함에따라이쪽은점점감소하고, 대신개인 la personne humaine에대한범죄가점점지배적지위를차지한다.원시인들에게 범죄란 거의 전적으로 제례의식을 준수하지 않는 것, 의례적 금기를위반하는 것, 전래의 풍속을 벗어나는 것, 그리고 권위가 공고히 들어선 곳에서는권위에불복종하는것이었다. 반면, 오늘날 유럽인들에게범죄란기본적으로개인적법익human interest의 침해다.그런데 이들 두 유형의 범죄가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것은 각 범죄에 의해 침

해되는 집합감정collective sentiment이 성질상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형벌도 동일할 수 없는 것이다.

자체가 다소간 모호한 상태에 머물렀지만 말이다. 사실, 뒤르켐 논지의 최대 난제는 이러한 초기 사회의형벌을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는가에 있다. 소위 ‘종교범죄’마저도 초기 사회에서는 그다지 억압적이지않다는 것이 뒤르켐 이후 인류학의 연구 성과인데, 이것을 오직 통치권력의 부재라는 요인에 다 돌려버릴수 있을까는 의문이다. 관련하여, 권력의 절대성을 사회유형과 별개인 완전히 독립적인 변수로 볼 수있는가에 대해서도 근본적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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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단계의 사회를 특징짓는 범죄로 침해되는 집합감정은 두 가지 측면에서집합적이라 할 수 있다. 대다수의 개별적 의식particular conscience 속에 주관적으로존재하는 집합성뿐만 아니라, 객관적사물로서존재하는집합적인것이 있다. 정의상이것은 사적 이익의 영역 너머에 있다. 우리가 얽매여있는 목적들은 개인으로서의우리 각자의 제한된 지평을 무한히 초월한다. 그 목적들이 관심 두는 대상은 개인으로서의 우리가 아니라 어떤 집합적인 존재 l’être collectif이다. 결과적으로, 목적의달성을 위해 우리에게 요구되는 행위는 우리의 개인적 본성과 일치하지 않을 뿐만아니라, 오히려 우리의개인적본성을침해한다. 신을 기쁘게하기위해서건, 관습을지키기 위해서건, 권위에 복종하기 위해서건, 온갖 종류의 희생과 박탈을 사람들이스스로에게부과할것을요구하기때문이다. 우리는 단식하려는성향도, 금욕하려는성향도, 이러저러한 고기를 금기하려는 성향도, 우리의 소중한 가축을 희생물로제단에 바치려는 성향도, 관습을 지키려고 성가신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성향도가지고 있지 않다. 감각이 외부 세계로부터 우리에게 들어오듯이, 결국 집합감정도우리 속에en nous 있지만 우리로부터 독립해서sans nous 존재하며, 게다가 어느정도는 우리 자신에도 불구하고malgré nous 존재한다. 이와 같이 우리에게 부과되는구속력의 결과물로서 그것은 우리에게 뚜렷이 체감된다. 따라서, 우리가 감각을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그것을 우리로부터 떼어놓을 수밖에 없고 그것의원인을 어떤 외부적 힘에 돌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는 이러한 힘을 외부적힘으로 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 우리 위에 있는 어떤 권력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없다. 그것은 명령하고 우리는 복종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본성에 어긋나는 행위를하라고 고압적인 어조로 명령하는 이 목소리는 우리 자신과는 전혀 다른, 우리를지배하는 어떤 존재로부터 나오는 것일 수밖에 없다. 인간이 그것을 어떠한 특별한형태로 상상하든 간에(신이든, 조상이든, 어떤 존엄한 신분이든) 인간과의 관계에서그것은 언제나 초월적인 어떤 것이고 초인간적인 어떤 것이다. 이 영역의 도덕성이전적으로 종교에 물들어 있는 것은 바로 이런 까닭에서다. 그것이 우리에게 명하는의무는 우리 자신을 무한히 초월하는 어떤 인격체에 대한 의무가 된다. 바로 이것이우리가 순수하게 추상적으로 상상하는, 또는 흔히 그러하듯 종교적 상징의 도움을받아 상상하는, 집합적 인격collective personality인 것이다.그렇다면 이러한 감정을 침해하고 이러한 특별한 의무를 위반하는 범죄는 저

초월적 존재에 대한 범죄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초월적 존재를 공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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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범죄는 우리에게 유난히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공격하는 쪽보다 공격당하는 쪽이 성질상 또는 신분상 더 높은 경우 그 공격은 한층더 증오스럽기 때문이다. 더 많은 존경을 표할 것이 기대될수록, 존경의 부재는더 가증스럽게 여겨진다. 동등한 지위의 사람들 간에는 그저 나무라고 끝날 일도우리보다 위에 있는 존재에게 행해지면 불경죄가 된다. 따라서 그로 인해 생겨나는증오심은 가혹한 처벌을 통해서만 진정시킬 수 있다. 신들을 기쁘게 하고 신들과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목적 하나만으로도 일반적으로 신자는 수없이 많은박탈을 감수해야 한다. 하물며 그가 신들을 화나게 했다면 그에게 어떤 박탈이부과되어야 하겠는가? 죄인을 향한 동정심이 상당히 강하더라도, 신성모독 행위가야기한 분노를 이것을 가지고 완전히 상쇄시킬 수가 없고 따라서 형벌을 적당히완화시킬 수도 없다. 두 가지 감정 간에는 심한 불균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자기 동료, 특히 죄를 저질러 지위가 강등된 동료에게 가지는 연민은 신을 향한경건한 두려움이 가지는 힘에 도저히 필적할 수 없다. 개인을 초월하여 저기 높은곳에 존재하는 이 권력에 비해서, 개인은 너무나 약해서 그의 고통은 상대적 가치를잃어버리고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 된다. 신을 달래는 것이 문제되는 상황에서 한개인의 고통이 다 무엇이란 말인가?개인을 중심에 두는 집합감정은 이와 전혀 다른데, 우리 각자는 모두 한 개인이

기 때문이다. 인간에 관한 것은 우리 모두에 관한 것인데, 우리는 모두 인간이기때문이다. 그리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하고자 하는 감정은 우리 각자의 가슴에새겨져 있다. 물론 이 말은 우리가 우리 동료의 생명과 재산을 존중하는 것이 우리동료로부터 정당한 호혜적 대가를 얻기 위한 공리주의적 계산에서 나온다는 뜻은아니다. 그러한 존중이 결여된 행위를 우리가 비난하는 이유는 인간 일반에 대해 우리가가지고있는연민sympathy의감정을거스르기때문이다. 그리고일반적인것을대상으로하기에이런감정에는이기심이들어있지않다. 바로여기에칸트의도덕적개인주의와 공리주의의 도덕적 개인주의를 가르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일단 양자모두 개인적인 것의 발달을 도덕적 행위의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공리주의에서 개인은 감각할 수 있는 경험적 개인으로 나타난다. 개별적 의식particular conscience이자신을 감지할 때의 개인인 것이다. 반면, 칸트의 그것은 인간적 인격 la personnalité

humaine이다. 그것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형태들로부터 추상화된인간 일반을 말한다. 그렇지만, 비록 보편적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우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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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성향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관점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인간 일반과 우리각자인 인간 사이에는 인간과 신의 차이 같은 그러한 차이가 없다. 인간 일반이라는이념적 존재와 우리 자신 사이에는 단지 정도의 차이만 존재할 뿐이다. 인간 일반은모델일 뿐이며 우리 각자는 그것의 다양한 사례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가 인간일반에 대해 가지는 감정은 부분적으로는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가지는 감정의연장이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금언에서 잘 드러난다: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지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그러므로 이 감정과 그것이 우리를 이끌어 보여주는 행위를 설명하려고 어떤

초월적인 기원을 탐구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인류에 대해 느끼는 존중을 설명하기위해 인류의 바깥에 그리고 위에 존재하는 어떤 힘을 상상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우리 자신을 인간이라고 느끼는 것만으로 이미 우리는 그것을 인식할 수 있다. 그것이 우리 감성의 자연적 경향에 잘 부합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따라서,앞서 다룬 유형과 달리, 인간 존중을 침해하는 범죄는 어떤 초인간적 존재에 대한공격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신에 대한 불경 lèse-divinité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불경lèse-humanité만 있을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이 후자의 이념에 초월성이 전혀 없는것은 아니다. 모든 이념은 그 본질상 현실을 초월하고 현실을 지배한다. 그러나 이번경우의 초월성은 훨씬 약하다. 이 추상적 인간을 우리 중의 누군가와 혼동하는 일은없어야 하지만, 우리 각자는 그 인간을 부분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여전히 높은목적이긴 하지만, 그것은 본질적으로 인간적인 것이고 또한 어느 정도는 우리 안에내재하고 있다.결과적으로 두 번째 경우의 형벌 상황은 첫 번째 것과 같지 않다. 공격하는 쪽과

공격당하는 쪽의 거리가 전만큼 멀지 않다. 양쪽은 거의 대등한 지위에 서있는것이다. 게다가 개별 사건에서 범죄 피해자는 개별적 개인으로 드러나고 그리하여범죄행위자와이런점에서완전히동일하므로한층더그러하다. 따라서범죄행위가불러일으키는 도덕적 충격은 상대적으로 덜 강렬하고, 그리하여 잔혹한 처벌을요구하지는 않게 된다. 인간의 인간에 대한 공격은 인간의 신에 대한 공격만큼 강한분노를 자아내지는 못하는 것이다. 또한, 처벌받는 자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동정심이 그가 침해했고 그에게 반격을 가하는 감정에 의해 완전히 상쇄되는 일도 쉽사리일어나지 못한다. 양자는 동일한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다. 전자는 후자의 다른모습에 불과하다. 형벌의 본질인 집합적 분노를 누그러뜨리게 하는 것은 고통 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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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에 대해 우리가 갖는 연민이고 파괴적 폭력이 우리 안에 불러일으키는 증오심이다.그런데바로그동일한연민과동일한증오심이그동일한집합적분노에불을붙인다.이제, 형벌기구의 작동을 불러오는 바로 그 원인이 그것의 작동을 방해하는 경향도가져오는 것이다. 동일한 심리 상태가 우리에게 처벌하라고 명하기도 하고 처벌을완화하라고 명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감경을 요청하는 어떤 힘이 느껴질 수밖에없다. 분노한 신적 권위를 위해서라면 범죄자의 인간 존엄을 무조건 희생시키는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의 인간 존엄의 침해를 복수하기위해 범죄자의 인간 존엄을 침해하는 것에는 치유 불가능한 진정한 모순이 존재한다.이러한 이율배반을 완화하는(엄밀히 말해 이 이율배반은 해소 불가능하므로 ‘제거한다’는표현은 쓸 수 없다) 유일한 길은 가능한 한 형벌을 완화하는 것이다.따라서범죄가점점개인에대한침해로축소되고종교적형태의범죄가감소함에

따라, 평균적으로 형벌은 완화되어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완화는 풍속의 순화에서생기는 게 아니라, 일찍이 형법과 형법의 토대인 집합의식에 각인을 남긴 종교성religiosity이점진적으로감소하는데서생겨난다. 말할것도없이인간에대한연민도점차 활성화된다. 하지만 이러한 활성화로는 형벌의 점진적 완화를 설명하기에충분하지 못한데, 이것만으로는 인간이 피해자인 모든 범죄를 더욱 엄격하게 다루고그러한범죄에대한형벌을상향시키는경향이있기때문이다. 진짜이유는범죄자를향한 동정심이, 이 동정심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반대되는 감정의 발밑에서 더이상 짓이겨지지 않게 된 데 있다.그러나 만약 사정이 이러하다면, 개인범죄에 부과되는 형벌은 어떻게 해서 저

일반적 완화의 대열에 동참하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다른 것들보다 덜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이런 유형의 형벌은 2백 년 또는 3백 년 전보다일반적으로 덜 가혹한 것이 사실인데, 이렇게 덜 가혹한 형벌이 주어지는 게 이런유형의 범죄의 본성이라면 그 효과는 이들 행위가 공식적으로 범죄로 인정되자마자즉각 나타났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행위를 처벌하는 형벌은 점진적으로 조금씩완화되는 게 아니라 즉각적으로 현재의 온화함 수준을 달성했어야만 하는 것이다.그러나 실은 점진적 완화가 나타났는데, 그 원인은 다음과 같다: 이들 행위가 형법의경계선 근처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다가 마침내 경계선 안으로 들어와 확실히 범죄로분류되었을 당시, 형법의 전 영역을 지배하고 있던 것은 종교범죄였다. 이러한형국이 압도적이었던 까닭에, 종교범죄는 새로 편입되어 들어온 범죄들을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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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로 끌어들여 자신의 각인을 그들에게 찍는다. 무릇 범죄란 기본적으로 신성한것에 대한 침해로 간주되었던 까닭에, 인간이 인간에 대해 저지르는 범죄도 이모델을 따라 인식된다. 이런 범죄 역시 우리를 역겹게 하는 까닭은 그것이 신들에의해 금지되었고 따라서 신들을 화나게 하기 때문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정신의습관이 그렇게 형성되어 있었기에, 모든 도덕의 유일한 원천이라 여겨지는 것에서유래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도덕 규칙도 충분히 타당한 권위를 가질 수 없다는생각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에도 널리 퍼져있는 어떤 이론의기원이다: 종교에 기초하지 않는다면, 혹은 적어도 자연신학에 기초하지 않는다면,다시 말해 어떤 초월적 존재에서 유래하는 정언명령이 아니라면, 도덕성은 기초를완전히 상실한다는 이론 말이다. 그러나 개인범죄가 발달하고 종교범죄가 후퇴함에따라, 전자는 앞서 살펴본 자신만의 모습과 자신의 고유한 특성을 점점 더 분명히드러낸다. 자신을 지배하던 힘, 본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게 억누르던 힘으로부터스스로를 해방시킨다. 오늘날에도 다수의 사람들이 형법을, 보다 일반적으로는 일체의 도덕성을, 유일신God 관념에서 분리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의수는 줄어들고 있고, 더욱이 이런 낡은 생각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도 이 두 관념을더 이상 지난 시대의 기독교도들만큼 밀접하게 결합시키지 않는다. 인류의 도덕성은그 원시적인 편협한 성격을 점점 더 떨쳐버리고 있다. 이러한 발달의 과정에서, 이도덕성의 명령을 위반하는 중대 범죄들을 처벌하던 형벌이 점진적으로 후퇴하는진화가 이루어진다.여기서 주목할 만한 역전이 일어난다. 개인범죄가 확고히 자리를 잡으면서

이제 역으로 종교범죄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다. 말하자면 종교범죄를흉내내는 것이다. 오늘날 개인에 대한 침해가 범죄의 대종을 이루고 있지만, 집합적인 것에 대한 침해(가족에 대한 범죄, 풍속에 대한 범죄, 국가에 대한 범죄)도 여전히존재한다. 그런데 이런 집합적인 것 자체도 한때 자신들의 상징이었던 종교성을점차상실해가고있다. 한때는 신적인것divinity이었는데이제는인간적현실human

reality이 되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가족이나 사회를 초월적인 신비로운 존재로실체화하지 않는다. 우리가 보는 가족이나 사회란 이제 인간적 목적을 달성하기위해 노력하고 협동하는 사람들의 집단일 뿐이다. 결과적으로, 집합성을 공격하는범죄도 얼마간은 개인을 직접 침해하는 범죄의 성질을 띠게 되고, 따라서 전자에적용되던 형벌도 점진적으로 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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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형벌의 점진적 약화를 불러온 원인을 살펴보았다. 형벌의 약화라는결과는 기계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집합감정이 범죄에 대응하는 방식이변화한 것은 집합감정 자체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힘이 작용하면 결과도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거대한 변환은 미리 세워둔 어떤 목표를 따라일어난 것도 아니고, 어떤 공리주의적 고려에 의해 일어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일단일어나고 나니, 이제 그것은 어떤 유용한 목적에 잘 부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그것은 사회가 처한 새로운 조건의 필연적 결과였고, 이 새로운 조건과의 친화성 및조화를 고려할 때 다른 결과가 될 수 없었다. 사실, 형벌의 강력함이 갖는 유일한기능은 개별적 의식이 사회적 구속을 느끼도록 만드는 데 있다. 그리하여 형벌의강도는 사회적 구속 그 자체의 강도에 맞추어 변화할 때에만 유용하다. 따라서집합적 강제가 완화되고 유연해지며 보다 자유로운 논의의 대상이 될수록, 형벌도부드러워지는 것이 더 적합하다. 바로 이것이 도덕의 진화 과정에서 일어난 거대한변환인것이다. 사회적규율―좁은의미의도덕성은이사회적규율의고상한표현에불과하다―은 비록 그 작동 범위는 확대해가고 있지만, 권위주의적 엄격함은 점점상실하고 있다. 보다 인간적 성격을 띠게 됨으로써 개인의 자발성의 공간을 더많이 남겨둘 뿐만 아니라, 나아가 개인의 자발성을 권장하기까지 한다. 그러하기에사회적 규율이 폭력적으로 부과될 필요성은 줄어든다. 이를 위해서는 또한 규율에대한 존중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모든 창발적 사고와 반성적 사고에 대해제재가 덜 억압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이제 우리는 형벌 진화의 두 번째 요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것은 지금껏 미뤄

두었던 것으로 정부기관의 성격에 관한 것이다. 지금까지 해온 고찰 덕분에 이것이어떻게 작동하는지 이제 쉽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실로 절대적 권력은 권력의 담지자를 나머지 인간들 위로 끌어올려 그를 일종의

초인superhuman으로 만드는 필연적 성질이 있다. 그가 가진 권력이 무제한적일수록더욱 그러하다. 사실, 정부가 이런 모습을 띠는 곳에서는 권력자는 사람들에게일종의 신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그를 살아있는 신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설령그렇지 않더라도 그에게 주어진 권력은 신의 권력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그때부터 이러한 종교성은 형벌에 대해 예의 통상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한편으로, 가해자보다 명백히 상위에 있는 자를 향한 공격은 평범한 범죄가 아니라신성모독으로간주되고, 이런이유로가혹한처벌을받는다. 그리하여절대적정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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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사회라면 어디서나 대역죄 lèse-majesté가 형법에서 특별한 지위를 부여받았던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사회는 거의 모든 법률을 주권자에게서 유래하는것으로, 주권자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법률의 주요부분의위반은 주권자에 대항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므로 이러한 행위가 불러일으키는비난은 공격당한 권위가 보다 분산되어 있고 따라서 보다 온건할 때에 비해 훨씬 더강렬하다.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 더 강력하게 행사된다는 사실은모든 위반자에 대해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만들고 더 폭력적으로 반응하게 만든다.그리하여 대부분의 범죄는 중대함의 정도가 상승하고, 결과적으로 형벌의 평균적강도도 비상하게 증가한다.

5 맺음말이렇게 이해할 때, 우리가 방금 설명한 법칙은 사뭇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된다.사실, 사태의 근본을 들여다보면 그 법칙은, 일견 보이듯 형벌이 겪어온 양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참으로 질적인 변화까지도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의형벌이 과거보다 더 온화하다면, 이는 고대의 형사사법 제도가 그대로 남아있으면서엄격함만 조금씩 상실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옛 제도가 새로운 제도에 의해 대체되었기 때문이다. 옛 것을 만들었던 동력과 새 것을 만드는 동력은 그 성질이 서로다르다. 이제 그것은 범죄자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고귀한 존재를 향한 공격으로야기된 끓어오르는 감정, 급격한 폭발, 불같은 분노 따위가 더 이상 아니다. 오히려대등한 자들 사이의 침해로 야기된, 보다 차분하고 보다 성찰적인 감정이다. 비난은전과 다르다. 동정심도 배제되지 않아서, 이것만으로도 형벌의 완화를 요청한다.그러므로 이 새로운 심성에 부합하는 새로운 형벌이 필요한 것이다.이런 식으로 이해하면, 사물의 피상적 관찰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오류도 피할

수 있다. 진화가 진행됨에 따라 형벌이 약해지는 규칙성을 보고, 우리는 이 변화가끝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결국에는 형벌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것이다. 하지만 이런 결론은 우리가 제시한 법칙의 참뜻에 어긋난다.이러한 후퇴를 불러온 원인은 완화의 효과를 무한히 만들어낼 수가 없다. 후퇴를

불러온 원인은, 초기의 강렬함과 예민함을 차츰 상실하여 형벌로 반응할 활력이조금씩 사라지는, 도덕의식의 마비 같은 게 아니다. 현재를 과거와 비교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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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모든범죄에대해무차별적으로관용을더베푸는게아니라일부에대해서만더 관용적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오히려 과거에 비해 더 엄격해진 범죄들도 있다.그런데 우리가 점점 더 관용을 베풀고 있는 많은 것들은 아주 강력한 처벌을 불러오던 것들이었다. 반대로, 우리가 엄하게 다루는 범죄들은 그래도 온건한 처벌만불러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전자의 범죄들이 비범죄화되어 형법에서 삭제되고후자의 범죄들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면, 평균적으로 형벌이 약화되는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약화는 그러한 대체가 지속되는 동안만 지속될 수있다. 언젠가 이 과정이 완성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이미 가까이 다가와 있다.그것은 개인에 대한 침해가 형법의 전부를 채우고, 잔존하는 다른 부분마저도 이새로운 범죄 형태의 종속물로 여겨질 때를 말한다. 그때가 되면 후퇴의 움직임도멈출 것이다. 개인범죄를 벌하는 형벌이 후퇴한 것처럼, 이번에는 이 개인범죄마저후퇴할 것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모든 것을 고려하건대 오히려개인범죄는 계속 발달할 것이고, 개인범죄로 간주되는 행위의 목록은 계속 늘어날것이며, 이들 행위의 범죄적 성격은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예언할 수 있다. 사기와부정은, 예전에는 집합의식이 이들에게 거의 무관심했으나, 오늘날에는 증오심을불러일으키고 있으며 그 예민함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형벌체계 전체의일반적퇴조는현실이아니다. 특정한하나의체계가퇴조하더라도다른체계가이를대체한다. 새로운 체계는 덜 폭력적이고 덜 가혹하지만 여전히 나름대로 엄격함을가지고 있다. 무한히 쇠퇴할 운명이 결코 아닌 것이다.이렇게 하여 우리는 모든 문명사회에서 형법이 맞이한 위기를 설명했다. 과거의

형벌제도는이미사라졌거나아니면습관의힘에의해겨우유지되는시대에우리는살고 있다. 그러나 도덕의식의 새로운 열망에 더 잘 부응하는 새로운 제도는 아직도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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