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132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 2012. 6월 29-30. 7월 20-21일 / 인권교육센터 들

Upload: others

Post on 03-Nov-2019

3 views

Category:

Documents


0 download

TRANSCRIPT

Page 1: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

2012. 6월 29-30. 7월 20-21일 / 인권교육센터 들

Page 2: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 -

차 례

❙기초1 ≫≫≫≫≫≫≫ ≪≪≪≪≪≪≪ 3 -인권감수성

-반차별

-인권의 가치❙기초2 ≫≫≫≫≫≫≫ ≪≪≪≪≪≪≪ 67

-인권의 쟁점

-인권교육의 원칙

-서로를 살리는 의사소통

Page 3: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2 -

<기초 Ⅰ>1. 인권의 바다에 퐁당 - 몸으로 만나는 인권감수성내 안의 편견 발견하기, 그리고 오감을 열어 인권감수성 느끼기

2. 인권감수성을 쑥! 쑥! - 인권의 의미, 기본적인 원칙들인권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은?인권을 위해 갖추어야 할 원칙들은?

3. 빛나지 않는 별, 차별 - 반차별 ‘차이와 소수성’차이 때문에 차별이 생기는 게 아냐? ㅠㅠ 아니라긔!그럼, 차별은 왜 생기는 건데? 정말 모르는 거니?

4. 새록새록 인권의 가치 - 인권교육에서 마주하는 가치들 살피기알수록 알쏭달쏭해지는 가치들!!사랑과 양보는 인권과 친한가요?배려와 예의는 인권의 가치인가요?

<기초 Ⅱ>1. 앗, 뜨~거! 권리들~ - 인권의 쟁점속으로 열쇠말로 풀어보는 인권의 구체적 쟁점들

2. 뭉게뭉게 인권교육이 꾸는 희망- 인권교육의 원칙인권교육은 왜 하는 걸까?인권교육을 위해 필요한 것, 방해되는 것?

3. 귀를 활짝 열어보자! - 인권교육에서 고민하는 의사소통 이야기 인권이 말하는 의사소통은 무엇인가? 인권교육가로서 열린귀를 갖는다는 것은?인권적인 의사소통을 향해 go~ go~ 씽씽~

<인권교육 고개넘기 기초Ⅰ, Ⅱ 워크숍 일정>

Page 4: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3 -

인권 감수성

Page 5: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4 -

인권의 바다에 퐁당 - 몸으로 만나는 인권감수성----------------------------------------------------------------------------------------------------------- *진행: 묘랑, 은채

[교육목표]

: 몸 풀기 마을열기를 통해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서로 마음의 빗장을 연다.

: 활동 프로그램으로 자연스럽게 참가자들이 자기소개를 할 수 있도록 한다.

: 인권에 대한 생각을 몸으로 표현하는 시간을 .

[진행방법]

(1) 몸 풀기 마음열기

■ 나의 짝은 어디에?

- 동물이나 곤충 등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참가자들에게 나눠주고 동작으로 동물을 표현하

도록 한 다음, 같은 동물(짝)을 찾도록 한다.

- 짝이라고 생각하는 구성원들이 모두 같은 동물이었는지, 동작을 보여주고 다른 참여자들은

어떤 동물일지 알아 맞춰보도록 한다.

■ 공통점 찾기

- 모둠을 정하고, 모둠 구성원의 공통점을 2개씩 찾도록 한다.

- 공통점을 표현하는 동작을 모둠에서 의논해서 만들고, 다른 모둠에서는 동작을 보고, 어떤

공통점인지 알아 맞춰보도록 한다.

(2) 당신은 누구십니까?

- 미션이 적힌 종이를 참가자 모두가 한 장씩 나눠 갖는다.

- 다른 참가자를 고루 만나 미션을 수행한다.

- 미션을 완성한 사람은 빙고를 외친다.

- 미션 : 안마해 주기, 000만세 삼창, 노래부르기, 인증셀카, 첫인상 칭찬해주기, 상대방 머리

카락 가져오기, 함께 강의실 한바퀴 돌기, 과자/과일 먹여주기

(3) 동화이야기 - 인권의 눈으로 새로 보는 동화

- 모둠별로 한 가지 동화를 정한다.

- 인권과 관련된 동화 속 한 장면을 동작으로 표현토록 한다.

- 장면에 어떤 인권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다른 모둠에서 상상해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Page 6: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5 -

몸으로 만나는 인권감수성 진행 : 고은채

① 동물 짝 찾기

② 공통점 찾기

Page 7: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6 -

다정한 포즈로 사진찍기 다정한 포즈로 사진찍기

서로 안마 해주기 머리카락 뽑기

서로 서명 받기 같이 아는 노래 부르기

③ 미션 수행

Page 8: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7 -

인권의 눈으로 재구성하는 동화 진행 : 묘랑

묘랑: 인권은 당연하고 익숙하게만 여겨온 우리 일상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데서 시작한다.

지금까지 세계명작으로 읽혀온 동화들은 어떨까? 모둠별로 세계명작동화 혹은 우리나라의

전래동화 가운데 ‘인권동화’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을 찾아보고 이것이 왜 인권동화인지 이야

기를 나눠본다. 그 후 동화 속에 숨어 있는 인권침해장면을 찾아서 정지동작으로 표현해보

도록 하겠다. 다른 모둠에서는 이 정지장면은 누구의 어떤 인권이 침해되는 상황인지 찾아

보자.

[모둠 1]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는 장면 연출

묘랑: 심청전이 인권동화인 이유는 무엇인가?

참여자: 이유는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심청이는 아버지가 시각장애인임에도 공양미 삼백석을 바치면 눈을 뜰 수 있다는 소문

을 믿고 아버지 봉양의 의무를 저버렸다. 장애인 인권에 대한 무시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돈으로 사람을 사서 제물로 바치는 것은 인신매매이다. 더불어 제물이 처녀여야 한다

며 여성의 정조를 강조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성적 억압이다. 또 심청이가 동네에서 갑돌이

와 사랑을 나눴을지도 모르는데.

셋째 빈곤, 복지의 문제와 연관이 있다. 왜 가족만이 전적으로 장애인을 부양해야 하는가?

빈곤으로 인해 심청이가 직접 인당수에 뛰어드는 것도 반인권적이다.

[모둠 2] 미운 오리 새끼 연출

묘랑: 미운 오리 새끼가 인권동화인 이유는?

참여자: 첫째로 미운 오리 새끼에서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둘째 외모 지상주의가 작동하고 있다.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소외되다가 나중에 아름다운

백조가 되니 그제야 사람들이 인정하는 것 문제. 외모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면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인가.

[모둠 3] 선녀와 나무꾼 연출

참여자: 선녀와 나무꾼에서는 여성을 감금한다. 감금된 노예상태에서는 남자에게 의존적으로

살 수 밖에 없다.

선녀에게 날개옷은 없으면 자기 의지대로 살 수 없는데 그 약점을 잡아서 남성에게 의탁해

수동적으로 살아가게 되는데 이것은 결혼이주여성의 상황과도 유사한 것 같다.

[모둠 4] 헨젤과 그레텔 연출

Page 9: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8 -

혹부리 영감 헨델과 그레텔

미운오리새끼 심청전

묘랑: 숲속에 버려진 헨젤과 그레텔이 마녀의 성에서 청소 등을 하며 사는 장면을 연출해

주셨다. 이 장면에는 어떤 인권이야기가 숨겨져 있나?

참여자: 마녀는 왜 마녀가 되었는가? 너무 예쁘면 마녀라고 하여 마녀사냥을 했던 문화가

있었다. 공동체 문화에서 고립, 격리되고 외로워서 마녀가 된 것이다. 그래서 애들과 놀고

싶어서 잡은 건데, 애들이 지레 겁먹은 것이다. 과자만 훔쳐 먹고 마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모둠 5] 혹부리 영감 연출

참여자: 혹부리 영감 속에는 다른 외모를 가진 사람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시선, 아이들의 놀

림이 있다. 혹을 가진 것을 본인이 어떻게 생각했을지는 잘 모르겠으나, 다른 사람들이 놀림

거리로 여기는, 떼어버려야 할 것으로만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용모, 신체적 특징을 이유로

한 차별이다.

묘랑: 어려서부터 보아 온 동화를 인권의 관점으로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권선징

악의 교훈을 실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인권의 관점에서 보니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주변도 이렇게 인권의 눈, 인권의 관점으로 돌아보면 새로운 것들이 보이지

않을까?

Page 10: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9 -

인권감수성이 쑥쑥!----------------------------------------------------------------------------------------------------------- *진행: 묘랑, 은채

[교육목표]

: 인권의 의미와 기본원칙에 대해 알아보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 인권을 우리 주변과 연결하는 과정 속에서 인권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을 향상한다.

: 인권의 의미와 원칙을 대상별 교육에서 어떻게 적용/활용 할 수 있을지, 새로 구성해본다.

[진행방법]

(1) OO에게 인권이 있다면?

① 모둠별로 대상을 정한다. 학생.청소년/ 장애인/ 성소수자/ 노동자/ 노숙인.철거민 등

② 정해진 대상에게 (지금과는 달리) 인권이 보장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지 생각해보도

록 한다.

③ 공간(학교, 교회, 집, 일터, 관공서 등)별로 발생하게 될 구체적 사례들 중 하나는 상황극으

로 표현하고 나머지는 문장으로 정리한다.

예) 성소수자 모둠/ 교회

“이번주 11시 예배에서 무지개회(성소수자 청년회)가 특송하는 거 맞지요?”

④ 모둠별로 발표하고, 공유한다.

⑤ 닫는 강연 : 인권의 의미와 원칙을 PPT로 살펴본다.

(2) 인권의 의미와 원칙 활용편~

① 앞서 살펴본 인권의 의미와 원칙을 각 대상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예) 노동인권 교육에서 인권의 의미와 원칙(인권의 불가분성)을 어떻게 이야기할까?

장시간 저임금 노동과 자유의 관계

② 모둠별로 논의하고 발표해서 공유한다.

Page 11: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0 -

○○에게 인권이 있다면? 진행 : 묘랑

묘랑 : 오전 시간에는 우리에게 익숙했던 동화들 속에서 인권을 찾아보는 작업을 했다. 이번

에는 나의 삶, 나의 일상, 나의 경험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여러분들은 혹시 생활하면서 ‘나

도 인권이 있어’라고 말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나요? 언제 그랬나요?

참여자 : 주말에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을 때.

묘랑 : 근무시간 외에 초과노동이 일상화되어 있을 때, 혹시 다른 경우는요?

참여자 : 설거지 못한다고 선배한테 혼날 때.

묘랑 :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할 때, 상사 혹은 윗사람으로부터 구박을 듣는 경우. 혹시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참여자 : 회원분이 전화로 욕할 때요. 탈퇴 신청을 했는데 왜 계속 출금되냐고 하시면서.

묘랑 : 정당한 요구라도 항의를 인권적으로 하셨으면 좋았을 텐데. 일상 속에는 우리를 속상

하게 하는 일, 크던 작던 우리의 인권이 침해되는 순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렇다면 무수한

차별에 노출되어 있는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은 얼마나 더 많이, 더 자주 그러한 상황에 놓

일까. 예를 들어 주 40시간 노동 준수하고 주말에 노동 안하겠다고 힘을 내서, 용기를 내서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하고 그 상황을 바꿔낼 수 있는 힘이 필요할 것 같다. 그 밑거름이 되

는 것이 인권이고 권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일상에서 종종 벌어지는 차별 상황은 많을거 같

은데 이를 넘어서 이런 차별의 상황을 바꾼다면, 이 상황이 인권적인 장면으로 바뀐다면 어

떤 모습일까 상상해서 인권지도 그리기를 해보겠다. 같이 나눌 주제는 1. 어린이청소년 2.장

애니 3 성소수자 4 노동자 5노숙인, 철거민 등 사회적으로 배제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차별

이 사라진다면 이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바뀔까 한 번 구상해보자. 우리가 자주 가는 공간

들을 생각해보시고, 각각의 상황에서 인권적인 변화가 어떤게 일어날 것인지. 결혼이주여성

의 예를 한 번 생각해봤다. 가정에서 가족회의를 하기 위해 통역사를 요청해야 겠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이주여성의 발언을 존중하고, 가족 구성원으로서 대우하는 것. 직장이나 일터에

서는 이제 국적이나 성별과 상관없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시행될 것이다. 학교에서는 다문

화가정 아이들을 위해 가정통신문도 다양한 필요와 요구를 반영한 언어로 제공. 병원에서도

한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에게는 의료보험이 적용된다. 이런 변화들이 있으면 좋을 것 같

다. 이런 식으로, 기사나 광고 문구 혹은 한 마디 발언으로서 변화들을 그려내는 것을 모둠

별로 작성해 주시면 된다. 아까 말씀드린 다섯가지 주제를 모둠에서 관심있는 것을 선택하

면 될 것 같다. 모둠별로 주제가 결정되면 먼저 말씀해주세요. (조별로 주제 정함). 각각 추

가적인 공간을 부가하시면 더 좋다. 아, 아까 이주여성의 권리를 설명하면서 놓쳤는데, 이건

이슬람 사원이다. 종교의 자유. 그리고 이 길 걷는 그림은 이주여성들이 ‘특별하게 보여지는

것’을 되게 싫어한다. 그 시선들이 별로 우호적이지가 않아서이다.

Page 12: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1 -

(조별 활동 중)

묘랑 : 모둠 활동이 모두 마무리 된 것 같다. 각각의 권리주체들이 살아가는 관계가 어떻게

변했는지 보겠다. 현재의 어떤 차별들을 짚으셨고 어떤 변화를 일구셨는지 살펴보자.

참여자(성소수자 모둠): 저희 조가 성소수자 문제를 다루면서, 지금 현재 사회의 화두로 제

시되는 여러 가지 상들을 대입해서 그려봤다. 논쟁의 지점들이 많을 것 같다. 예컨대 여기

성소수자 노동권 문제를 그렸는데, 지금보다 덜 차별적인 세상이 되면 이게 나중에 아예 문

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이 그림 안에서도 성소수자 노동권이 아직 해결이 안 된 모

습이니까. 이런 지점들 미리 말씀 드리면서 과도기도 있다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 일단 가

정에서부터 얘기드리겠다. 가정에서, TV에서 이성커플 뿐 아니라 다른 여러 형태의 커플이

‘우리 결혼했어요’에 등장하는 장면이다. 다음은 군대에서 소위 ‘계간’이라는 표현으로 군형

법으로 다뤄지고 있는데 이런 굉장히 차별적이고 폭력적인 모습들이 사라지는 것을 상상해

봤다. 다음은 학교다. 여자다워야지, 남자다워야지, 같은 표현들이 사라지는 학교를 생각해봤

다. 그리고 교회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성소수자 문제를 배척하고 터부시하는 곳이 종교집단

인데 이제 교회에서 자유로운 사랑을 인정하는, 그런 그림을 생각해봤다. 그리고 현행법상에

서 생물학적 이성간의 결합만 가족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차별들을 극복하는 모습

을 그려봤다. 입양도 가능하고, 그동안 인정받지 못했던 주택 대출, 복지 수당 등 다양한 혜

택을 받을 수 있다. 놀이동산에서 남-녀 커플 이벤트만 있었는데 이제 그냥 커플이벤트로

변경되어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동성결혼 합법화, 각종 서식에서 성별 표시 없애

기, 위인전에도 성소수자 운동가들이 실리게 되는 것. 커밍아웃도 굳이 할 필요가 없을 것.

직장에서도 ‘사내’(중의적 의미) 커플 인정하고 직장문화도 훨씬 평등하게 바뀌는 모습을 상

상해봤다.

Page 13: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2 -

묘랑 : 성소수자의 경우 우리 사회에서 존재자체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적나

라하게 드러난 것 같다. 성소수자이면서 노동자로 살아갈 때 성정체성이 문제시되는 상황

등 존재-인정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다. 이력서의 성별표시나 결혼여부 문제의 경우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비혼여성과 같은 다른 사회적 소수자들의 문제들과도 연결되어 있다.

인권의 문제는 특정 계층이나 그룹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고, 다른 사회적

인 소수자들의 인권 향상에 상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참여자(노동자 모둠) : 노동자의 일터의 종류, 노동의 조건이 다 달라서 너무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그나마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것을 뽑아봤다. 일단은 일터. 연장근로나 야간근로, 주

말근로 등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 같다. 지금은 연장수당이 오십프로 할증이 붙는데, 삼백프

로 붙는 것으로 제도 변화가 있다. 노동시간은 법정 근로시간이 하루 6시간, 주 4일로 바뀐

다. 그리고 반기마다 일개월 안식월 부여한다. 두 달 일하고 한 달 쉰다. 너무 많이 노는 것

아니냐는 말이 있었는데, 돌봄 노동자나 감정 노동자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노동자에

게 3년에 1년 이상은 안식년 제도를 둔다. 그리고 모든 사업장에서 정기적으로 노동법 교육

을 의무화한다. 왜냐하면 실정법에서 보장되고 있는 권리조차도 모르고 있는 경우들이 많아

서 그런 것들을 꼭 교육하도록 했다. 교육을 주관하는 단체는 당연히 노동권과 관련하여 꾸

준히 활동해온 단체로 한다. 노동자 상벌이나 해고에 대해서는 시민단체 등을 모니터링 기

구로 둔다. 그리고 특히 서비스업에서 복장이나 화장 등에 대한 자유가 보장되어 아침에 출

근하는 노동자들의 풍경이 굉장히 개성있게 그려보았다. 그리고 서비스 평가에 대한 문제로

예를 들어 TV가 고장나 AS를 받은 경우 서비스에 만족하시냐 전화가 오는데 이 때의 평가

는 노동자 개인이 아니라 회사 전반의 시스템에 대한 평가 제도로 바뀌어야 한다. 학교에서

교사․교직원의 인권도 학생인권과 함께 조례/법률의 형태로 제도화한다. 노동인권교육을

정규교과목에 포함한다. 회식 및 단체행사 역시 연장근로에 해당하므로 연장수당을 받아야

하는데 현재는 못받고 있다. 노동자 파업의 경우, 시민 불편 등에 대한 내용보다는 요구사항

에 대해 먼저 보도하는 것을 보도지침으로 할 것. 방송국 노동자들 역시 보호받을 수 있어

야 한다. 노동자 문화센터가 있어서 일주일에 한번은 문화센터로 출근하고, 같은 일을 매일

매일 반복하는 것은 개개인을 소진시키니까 자기계발과 문화 향유를 위해 필요한 조치이다.

이런 시설들에는 육아와 관련된 복지시설도 있어야 한다. 모든 문서에서도 ‘근로’를 ‘노동’으

로 변경한다. 가족 및 여타 인간관계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들을 충분히 제공한다. 가사 노

동 역시 예컨대 이혼의 경우에도 다른 사회적 노동과 동일한 정도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고

려한다. 여기 길에서 집회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인데, 집회의 자유를 전적으로 보장해야 한

다. 식당에 가면 ‘손님은 왕’ 같은 표어는 없어진다.

묘랑 : 이렇게 노동 시간 줄어도 임금 보장되는 것 맞죠? 앞에서는 아 저런 변화! 같은 느낌

이 들었는데 이 모둠의 요구는 파격적이어서 현실감이 안느껴지네요(웃음). 노동자들과 관련

해서는 현실의 과중한 노동강도로 인해 문화적 권리나 교육의 권리 등이 강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노동에 대해서는 교육하지 않았던 학교교육에 노동교육이 하나의 커리큘

럼에 들어감으로써 노동을 둘러싼 사회적 인식과 가치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근로자가 주제적인 노동자로 환원될 수 있겠죠. 그리고 집회시위의 자유, 실정

법에서 이야기하는 노동법이 적용 안되는 직군들을 고려하여 마찬가지로 인권이 적극적으로

지켜져야 한다고 지적해 주셨습니다. 또 혹시 덧붙여주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Page 14: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3 -

참여자(어린이 청소년 모둠) : 제가 25년 동안 초등학교 학생들 가르치고 있고, 제 자녀가

중학생이랑 대학생인데 오늘 참여해서 어린이 청소년의 인권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니 제가

공감 못한 부분도 있고해서 걱정은 되지만 해보겠습니다. 일단 학교를 봤습니다. 학교가 작

아지면 어떨까. 옛날에 서당은 굉장히 작았잖아요. 더 작아져서, 교사와 유대적인 관계를 맺

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전교생이 30명이면 꼴지여도 30등이잖아요. 또 고등학교가 선택

제가 돼서 선생님이나 학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하면 좋겠다. 그리고 학교 다니는 기

간도 학점제로 바꾸어서 개인이 선택하도록 하면 어떨까. 부모님의 간섭, 지시, 그런 것들이

많은데 그것에 대한 반항이 ‘가출’이잖아요. 그래서 ‘가출’ 이후에 머물 ‘집’이 있어서, 부모

와 새롭게 대화하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온 것이 투표권이다. 아동

이랑 청소년도 투표권을 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나왔고, 또 다 주기는 좀 그렇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우리 아동 청소년이 제일 중요한 게 자기 결정권을 갖는 것인데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부모님 생각 바뀌게 하는 것도 참 어렵고. 3년에 한번씩 부모교육을 받을 수 있

도록 법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아, pc방. 아이들이 갈 수 있는 곳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데

못 가게 막는 공간들을 더 건전하게 만들어서 아이들이 많이들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pc방이 아동청소년이 못가는 공간이고, 굉장히 문제시 되고 있는데 과연 그렇게

해서 가리고 싶은 것이 뭐냐. 청소년이 가정 안에서 힘이 없으니까, 가정 밖으로 나갔을 때

갈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힘의 관계에서 어느 정도 균형점을 찾기 위한 취지이다.

pc방이 그런 대안적인 공간일 수 있지 않을까. pc방을 청소년들이 직접 만드는 공간이 될

Page 15: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4 -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청소년 노동권과 관련해서 보호대상도 아니고 그러다보니 매우 위

험하고 열악한 환경에 처하게 된다. 부모의 허가도 받지 않아도 더 보호받을 수 있는. 그런

것을 생각해봤다.

묘랑 : 지금 어린이 청소년이 굉장히 약자의 위치에 있다보니, 어떻게 힘을 얻을 수 있을 건

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신거 같다. 노동에 관련해서도 생활임금을 보장받아서 경제력을

가질 수 있게 되면 지금의 취약한 구조를 조금은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학교가 작아지면 구

체적으로 어린이, 청소년의 인권에 어떤 변화들이 있을까요?

참여자 : 지금 학교가 너무 크니까. 인원만 줄이면 개개인에게 주어지는 제약이나 규칙들이

줄어들고, 허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다. 어린이들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지는 것 같

기도 하다. 학교가 작아져야 좀 더 자유롭고, 소통 중심의 교육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진행자 : 학교든 시설이든 비대화되면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방식이 비인간적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학교가 작아진다고 해서 바로 변하는 것 같지는 않다.

물론 닭장 효과라던지, 규율 시스템은 변할 수 있을테지만 한편 대안학교에서도 실망 느끼

는 친구들이 있다. 여전히 관계변화에 대한 노력이 없으면 인권이 바로 해결되지는 않는 거

같다.

참여자 : 아이들이랑 얘기해봤는데 부모의 결정에 대해 무조건 따라야 되는 것에 대해서 위

원회 같은 것을 아이들 스스로 열어서 어린이 대표, 부모 대표 이렇게 해서 의견 절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상담처럼 무조건 상담하는 게 아니라 학원을 가고싶

어도 엄마가 가라고 해서 가는거니까. 아이가 가고싶은 데를 갈 수 있도록 서로 조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Page 16: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5 -

묘랑 : 존재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예컨대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보는 시각

들. 그런 것들이 변해가고, 또 아이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구조, 시스템의 변화와 함께 인식의 변화가 동행해야 한다.

잠깐 쉬었다 할까요? 10분 쉬겠습니다.

(10분 휴식)

묘랑 : 다시 시작해볼께요.

참여자(장애인 모둠) : 힘들었던 것 먼저 말씀드리면, 장애인이라고 해도 장애조건에 따라

다 달라서 좀 추상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던 점 양해를 구한다. 장애인은 함께 있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존재인데, 대표적으로 언론이나 미디어 등에 장애인이 아무렇지 않게 등장하면

좋겠다. 그리고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게 노는건데, 놀이문화에 대한 접근권이 없다. 외국에

보니 휠체어 아동이 탈 수 있는 그네가 있는데 그건 시설들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전면통합

교육에 대해 얘기하는데 좀 구체화해서 인권교육 의무화를 실시해야하지 않을까. 필요한 편

의시설 확충하고, 각각 장애유형을 보조할 수 있는 교사들이 배치되면 좋겠다. 이동권은 따

로 언급하겠다. 인권영화제 할 때 보니까 어떤 영상이든 자막이 있었는데 장애유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그 고려가 장애인을 늘 맨 앞이나 맨 뒤로 배치하는 게 아니라 좀 더 자

유로우면 어떨까. 일터에서도, 기본적으로 일하고 싶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장애조건별로

다양한 방식으로 직업형태들이 개발되면 좋겠다. 노동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화되고 노동 환

경 자체가 비장애인 기준으로 돼 있어서, 전면적으로 바뀌어야할 것 같다. 집은 기본적인 생

활공간인데 지원이 될 만한 자원이 너무 부족하다. 활동보조 시스템, 다양하고 복합적인 게

얽혀있겠지만, 활동보조인 양성 전문화, 확대 등이 나왔다. 교통문제 관련하여 저상버스 도

입, 지하철 휠체어 리프트, 버스나 전철 안에 들어가서도 내부 공간 확보가 중요하다. 수많

은 것들의 점자화, 그런 것들이 우리가 잘 모르지만 잘 안되어 있는 것 같다. 자판기까지도

되어있어야 한다. 작은 식당들의 경우 외부에서도 접근 가능하고, 내부에서도 이동가능해야

할 것 같다. 전반적으로 너무 고쳐야 될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묘랑 : 지금 이 시스템을 다 바꿔야한다. 그런데 요구되는 권리내용을 보면 교육권, 문화를

즐길 권리 등 보편적인 인권이다. 이 보편적인 권리가 정말 보편적인 것이 되기 위해 필요

한 변화들을 잘 짚어주셨다. 우리가 무엇을 얘기하고, 또 어디에서 출발해야 진정한 ‘보편

성’이 실현될 수 있는지 말해주신거 같다.

참여자 : 지금 얘기들은 보통 신체장애나 감각장애 중심으로 많이 나온 것 같다. 정신장애

중심으로 그리면 또 완전 다른 그림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묘랑 : 아무래도 시간이 부족하고 앞서 다양한 장애조건을 모두 반영할 수 없었다고 말씀하

신 것이 그런 측면인 것 같다.

참여자 : 신체장애에 대해서는 참 얘기를 많이 듣는데 실제로 정신장애나 지체장애 입장에

서는 생각을 잘 못해본 것 같다. 관련 활동가분들 얘기를 좀 듣고 싶다.

Page 17: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6 -

참여자 : 관련 활동가다. 통합교육 먼저 얘기 드리면 참 많은 고민이 필요한데, 얘기하신 정

신적 장애인들이 학령기에 학교라는 공간에서 정말 통합교육이 되려면 지금 학교라는 공간

이 요구받아지는 역할과 전반적 시스템 자체를 완전 바꿔야 가능할거다. 예컨대 경쟁교육

얘기 많이 하는데, 그 경쟁교육의 큰 피해자가 장애인들인 것 같다. 수업을 같이 하기가 힘

드니까. 학교교육은 지식을 주입하는 방식인데, 이런 시스템에서는 장애인은 어떻게 해도 함

께하기가 힘들다. 이런 학교의 기본원리 자체가 좀 더 함께 살 수 있고 서로의 배움을 도울

수 있는 그런 기대로 변할때에야 가능하지 않을까. 그럴 수 있는 학교의 역할이 완전 달라

져야할 것 같다. 해체하고, 재구성해야한다. 불가능하진 않을거다. 방송과 관련해서도 발달장

애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송이 되어야 한다. 속도나 어휘들이 발달장애인들에게 어렵다.

그들도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 예를 들어 집의 경우, 우리는 그

냥 참을 수 있는 것들이 발달장애인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스트레스로 온다. 온도, 습도, 색

깔 등등. 보조인력의 배치도 중요하겠지만, 그런 공간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지원할 수 있는 구조, 인력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거주의 공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

를 같이 제공해야 발달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다. 버스가 중앙차선으로 변경되면서, 발달장

애인들은 자신들이 학습한 내용과 달라지니까 완전히 새로 배워야 했다. 제도가 변경되거나

하면 아주 점진적으로 시행하고, 발달장애인들이 이해하기 쉬울까 같은 문제들도 늘 고민해

야 할 것들이다.

Page 18: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7 -

참여자(철거민 모둠): 우리 모둠에서는 아주 실현가능한 수준의 이야기를 다뤘다. 각자 동네

의 철거된 지역에 대해 이야기 했다. 철거된 지역에 가면 유리창 깨져있고 그런데도 아직

이주하지 못한 주민들 생각해보면서 그림을 그려봤다. 개발할 때 왜 꼭 아파트를 지어야하

지? 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 아파트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동네가 이만큼이 있으면 조

금씩 쪼개서 순환공영개발제를 한다. 시나 구에서 재개발 허가를 할 때 주민자치회의 같은

것을 열어서 집주인뿐만 아니라 세입자까지도. 자치회의를 통해 재개발을 어떤 방식으로 어

떻게 진행할지 같이 의논한다. 또, 원주민조합위원회를 꾸려서 조금씩 쪼개서 개발을 시작한

다. 재개발하는 동안 그 지역에 사시던 분들은 이주단지에 거주한다. 재개발이 완료되면 다

시 살던 곳으로 돌아오는 식으로 순환해서 원주민들이 거주지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꼭 아파트가 아니라 빌라를 지을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논의구조를 원주민조합

위원회에서 만들고 원한다면 원래 살던 곳에 정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동네가 공사중이

면 아이들이 위험할 수 있으니 안전을 위해 시나 구에서 집에서 학교까지 셔틀버스를 운행

한다. 회사나 일터, 자영업하시는 분들도 생계가 끊길 수 있으니 이주단지에 상가를 조성해

서 임시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공사장 함바집도 주민들이 운영할 수 있도록 해

서 생계유지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한다.

묘랑 : 지역개발의 논의단계부터 모든 주민이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그리고 어떻게 우리

가 살아갈 공간을 만들지 그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것. 그리고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의 안

정적 주거와 일자리, 주민들의 안전까지 고려해서 꼼꼼하게 짚어주셨다. 지역의 개발의 결실

을 그 지역주민들이 나누고 향유할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인권적 사회구성에는 노동권, 교육권, 가정을 구성할 권리 등 권리항목들이 등장하고 이러한

권리들이 실현되기 위해서 필요한 구조적 변화와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가 동행해야 함이 잘

드러난 것 같다. 우리가 인권을 이야기할 때 어디서 시작해야 할까 고민하다보면 우선은 익

숙한 것들에 대한 질문인 것 같다. 원래 당연하게 여겨왔던 사회질서, 그 질서가 내면화된

나의 고정관념에 질문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입장을 바꿔보는 것이 중요하

다.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다고 하지만, 원주민에게는 침략이었고 그래서 현재 남미국

가들 중에는 ‘콜롬버스 데이’가 아니라 ‘원주민 저항의 날’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

는 어떤 정보를 받아들일 때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프레임을 거쳐서 수용하게 된다. 어떤

생각의 틀로 볼 것이냐. 생각의 틀이 중요하다. 인권의 눈으로 우리 주변을 재구성한다면 어

떤 것이 보일까. 우리 사회에서 수형자를 어떤 대우를 받나. 우리가 어떤 사람을 어떻게 보

는가에 따라 그 사람이 사는 공간이 굉장히 많이 변한다. 한 사회의 취약계층의 삶이 그 사

회의 인권수준을 보여준다. 유럽에서 스쾃 운동을 하신 분의 강의를 들었는데 유럽에서도

물론 남의 물건을 점유하면 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다만 다른 점은 남의 건물을 불법 점거

했느냐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와 같은 시대, 공간을 살고있는 사람이 잘데가 없어서

추워서 얼어죽는 일이 생기면 안된다는 것에 대한 합의는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처벌이나

형량이 다르다. 인식의 틀만큼이나 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도 중요하다. 드러난 현상만을

볼 때 현재의 상황을 완화하거나 포장할 뿐 근본적인 해결에 이르지 못할 우려가 있다. 다

문화사회를 이야기하면서 교과서 내용이나 삽화는 여전히 인종차별적이고 이주민에 대한 편

견으로 가득차 있다. 진단이 잘못되면 처방도 잘못될 수밖에 없다. 문제의 원인을 잘 파악을

해야 올바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데, 이 때 필요한 것이 ‘인권’이다. 그런데 부시는 인권

Page 19: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8 -

의 이름으로 전쟁을 하기도 했다. 인권을 우리가 이야기하는 이유는 한 사람 한사람이 존엄

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인데 오히려 인권을 가장 많이 파괴하는 전쟁의 도구로 활용되

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인권의 원칙과 의미를 잘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인권의 출발은 프

랑스 혁명으로 본다. 프랑스 혁명을 통해 ‘프랑스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이 나오는데 형식

적이나마 최초로 모든 인간의 권리를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모든 인간이 권리를 누리지 못

했던 것 같다. 혁명이 끝나고 ‘여성들은 집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받았다. 하지만 인권은 모

든 사람들의 권리이다. 이 때 인권은 ‘사람됨’의 어떤 자격도 조건도 요구하지 않는다. 여성

도, 장애인도, 아동도 모두에게 보장되어야 한다.

요즘은 많은 권리들이 이야기되고 있는데 모든 권리를 인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다국적제

약회사들은 ‘특허권’을 이유로 에이즈 치료제의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감염인들은 이 약을

살 수 없어서 ‘생명권’을 위협당한다. 생명은 사람의 아주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권리인데 이

두 가지 권리 중 어떤 권리가 우선해야 할까?

모든 인권은 상호연결되어 있다. 앞서 우리의 모둠활동에서도 드러났듯이 성소수자들의 성

적 자기결정권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성소수자들의 사회적 지위가 보장될 수 있다. 사람들

이 ‘내 돈 가지고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데’라며 평등을 고려하지 않은 자유만 외칠 때 이것

은 누구의 자유인가? 가진자들의 자유일 뿐 모든 사람들이 누려야 하는 보편적 인권으로서

의 자유인가? 개개인의 자유는 인정하지 않은 채 평등만을 강조하게 되면 ‘우리 모두 똑같

이’라는 획일화로 귀결될 위험이 있다. 시설에서 ‘도가니’와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는 건 왜

일까? ‘보호’라는 이름으로 시설에만 거주하게 되고 자기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거나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지 못한다. 혹은 말을 하면 우리사회는 그 사람들의 말을 존중했을까?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목소리는 무시되거나 간과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렇다

면 우리의 인권을 보장해줘야 할 주체는 누구일까? 국가 혹은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국가

는 그 구성원의 인권을 존중해야 하고 제 3자로부터의 인권침해로부터 구성원을 보호할 의

무와 인권이 잘 보장되고 그 나라의 인권 수준을 높이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 국가의 정

당성은 여기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그렇지 못했을 때 우리는 국가나 사회에 저항함으로서 우

리의 권리를 성취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인권은 끊임없이 확장되어 왔다. 세계인권

선언문에는 장애인이나 이주민에 대한 언급이나 고려가 보이지 않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 사

람들이 권리의 주체가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 생성물은 그 시대의 상황과 조건을 반

영한 것이다. 시대와 기술의 발전과 같은 변화에 따라 새로운 권리주체들이 등장하고 권리

의 내용들도 변하고 있다. 인권은 ‘어떤 것’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늘 역동적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권리주체, 새로운 인권항목이 발전해오는 과정은 늘 불법이

라는 비난을 뚫고 나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사람들의 인권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트

라이던트 플라우쉐어 4인방이라고 불리는 여성활동가들이 인도네시아로 수출되는 전투기를

부순 후 스스로 경찰에 전화를 했다. 그이들은 전투기가 동티모르 민중학살에 활용됨을 지

적하면서 큰 폭력을 막기 위한 자신들의 활동을 옹호했다. 그 4인방 중에 한 명인 엔지 젤

터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건립반대활동에 참여하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제주에는 평화

와 자연의 문제가 동시에 걸려있다. … 우리는 모두 지구라는 행성에 살고 있고 모든 문제

가 연결되어 있다. 이것은 나의 문제다.” 비록 지구 반대쪽에 살고 있지만 이것은 나의 문제

라는 공감이 이런 연대의 장면을 만든 게 아닐까? 흑인과 백인의 권리 또한 상호의존한다. '

흑인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백인은 자유를 누린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

각이다. 반민주주의자는 흑인이 권리를 누리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어느 백인도 흑인의

Page 20: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9 -

↳ <철거민>

<이주노동자>↰

권리 박탈에 의문을 가지거나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한다‘(Washington, 1911).

타인을 그저 안쓰럽고 불쌍하다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왜 어떤 사람들은 늘 이렇게 권리를

누리지 못하지? 어떤 차이가 이런 차별을 만들어내는지 살펴 차이를 인정하면서 보편적 권

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 인권의 주요한 원칙일 것이다.

Page 21: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20 -

반 차 별

Page 22: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21 -

성별 장애 학력 나이

가족형태

가족상황

성적지

향/성별

정체성

병력사회적

신분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종교

내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적

있었나?경

현재의

내 삶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나?

소수성과 차별 : 빛나지 않는 별, 차별 1 - 척도로부터 나의 거리는?----------------------------------------------------------------------------------------------------------- *진행: 개굴, 우돌

[교육목표]

: 자기 안의 소수성을 발견한다.

: 각각의 소수성이 낱개로 작용하지 않고 복합적으로 역동을 일으킴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한다.

[진행방법]

① 차별금지 조항을 만든다고 할 때 어떤 금지 사유들이 나열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간략

히 질문해 본다.

② 참여자들에게 아래의 표를 나눠주고 각자 체크해보도록 한다. 체크를 해보기 이전에 표의

항목을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간략히 짚어준다.

예) 경제적 지위와 학력 : 집안의 경제력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했던 경험

성별과 장애 : 장애인이 아니라 장애여성이기 때문에 감내해야 할 요소

③ 각 항목별로 4분위로 표시하고, 그렇게 판단한 이유나 경험 등을 떠올려 간단히 기록한다.

※ 4분위 표시

: 매우 그렇다(4) - 조금 그렇다(3) - 별로 그렇지 않다(2) - 그렇지 않다(1)

Page 23: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22 -

차별에

맞서는

데 내게

많은

용기가

필요한가

?

신체

조건/

임신.

출산

장애 학력 나이

가족형태

가족상황

성적지

향/성

별정체

병력사회적

신분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종교

내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적

있었나?

현재의

내 삶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나?

차별에

맞서는

데 내게

많은

용기가

필요한가

?

④ 개인 작업이 끝나면, 표를 보면서 드는 느낌을 함께 나눈다.

√ 소수성과 소수성이 만났을 때 어떤 역동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 경제적 지위를 주요 축으로 살펴보았을 때와 성별을 주요 축으로 살펴보았을 때 나타나는

차이가 있었나?

√ 예전에는 영향력이 컸지만, 지금은 줄어든 소수성이 있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차별에 맞설 용기의 정도는 왜 차이가 나는가?

√ ‘인간 등급 분류 회사’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나는 주류에서 얼마나 먼 거리에 있는가?

⑤ 소수성의 의미, 차별의 의미, 차이가 구성되는 방식, 복합차별, 소수성에 대한 억압이 이루

어지는 방식 등에 대해 간략한 정리 강연을 진행한다(강연 30분).

Page 24: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23 -

빛나지 않는 별, 차별 1 척도로부터 나의 거리는? 진행 : 배경내

■ 몸 풀기 마음 열기 : 우리 몸을 이룬 한 글자짜리 찾기~

배경내(경내) : 오늘 다루고자 하는 큰 꼭지의 마지막 하나가 소수성과 차별입니다. 교육을

맡은 저는 들 상임활동가 배경내라고 합니다. 제 목소리, 귀에 딱 꽂히지요?^^ 잠시 본 프

로그램으로 들어가기 전에 간단히 모둠별 대항전을 해보겠습니다. 해보신 분들 있을 것 같

은데, 우리가 지금 크게 이동할 수는 없어서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것들 가운데 한 글자짜

리가 있지요? 그러니까 다리는 아닌 거죠?(웃음) 모둠별로 최대한 많이 찾아주시면 되고요,

끝까지 살아남은 모둠에게는 오늘 뒷풀이 때 적극 맛있는 것을 대접하겠습니다~

* 모둠별로 찾는 시간을 잠깐 준 다음, 모둠별로 차례대로 우리 몸에 있는 한 글자 짜리 존

재들을 찾아내며 머리를 깨우는 시간을 가짐.

<참여자들이 찾아준 우리 몸의 한 글자 짜리 존재들>

■ 빛나지 않는 별, 차별 1

: 척도로부터 나의 거리는?

경내: 지금 해보려고 하는 것은 자신의 삶의 조건을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자료집 13쪽에도

있고 모둠별로 종이도 나눠드릴 텐데요. 종이 앞뒤에 있는 표를 참고해서, 본인이 경험해본

혹은 본인이 감지하고 느끼고 있는 차별을 4분위로 표시해보려고 합니다. 왼쪽 축에 경제적

지위가 있는데요, 우리사회에서 경제적 지위에 따라 높고 낮음이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Page 25: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24 -

것이죠. 그리고 오른쪽 축에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소수성들이 나와 있습니다. 두 축이 만

났을 때 나는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찾아보는 시간입니다.

질문이 또 3가지로 나뉘어져 있지요? 첫 번째 질문은 ‘내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적이 있

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이를 테면 내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지금도 가난한 여성이라면.

두 가지 소수성이 만났을 때 내 삶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척도로 표시해주시면 됩니다. 각

자가 생각하는 바가 있을 텐데요, 영향 받는 정도가 낮을수록 1에 가깝게 표시하면 됩니다.

두 번째 질문은 ‘현재 내 삶에도 영향을 미치나?’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질문은 ‘소수성과

맞서는 데 있어서 얼마나 용기가 필요한가?’입니다. 질문에 따라서 4분위 척도로 표시해 주

시면 됩니다. 경제적 지위가 내가 여성이라는 소수성에 미친 정도를 묻는 것이 아니라, 경제

적 지위가 낮으면서 내가 여성이라는 소수성이 만났을 때 어떤 현상이 벌어졌는가를 생각해

보시라는 것입니다. 경제적 지위가 개인으로서는 낮지만 자기가 속한 집안이 빵빵한 17세

청소년이 집에서 불화를 겪고 있다고 칩시다. 하나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의무만 있

습니다. 이 집을 벗어나고 싶다고 했을 때, 이 친구는 여유롭게 유학을 갈 수 있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부모님에게 설득하면서요. 반면 똑같은 17세 청소년인데 지지리도 가난한 집에

서 태어났고 마찬가지로 부모님과 불화를 겪고 있다고 한다면, 이 친구는 유학이나 하룻밤

호텔에서 묵는 것으로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거예요. 차디찬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는 조건

에 놓입니다. 여기서도 또 이 친구가 여성이었을 경우랑, 남성이었을 경우 굉장히 상황은 달

라질 수밖에 없겠지요. 탈가정 남성 청소년과 여성 청소년에게 달라붙는 꼬리표가 다르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사회적으로 어떤지를 표시하는 것

이 아니라, 나에게 이 소수성들이 어떻게 교차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시고 표시해 달라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찾아보는 시간을 잠시 가져봅시다.

[개인 활동으로 표를 체크해보는 시간을 가진 뒤]

경내: 체크하시면서 드는 느낌을 나눠볼까 합니다. 경제적 지위를 축으로 했을 때와 성별을

축으로 했을 때 분포도가 많이 달라졌나요?

참여자: 경제적 지위는 그렇게 제가 심각하게 차별했던 요소가 아니라서 이 중에 또 나이를

대입해봤을 때 느낌이.. 20대/남자로서의 사회로부터 요구받고 있는 중압감? 이런 것이 느

껴졌다.

참여자: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과거와 현재의 차이가 컸다. 경제적 지위는. 갈수록 내려갔

다.(웃음)

참여자: 저는 성별에서는 남성의 위치가 사회적으로는 별로 없게 나오는데 경제적 지위는

일정 수입을 벌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 차이가 좀 났다.

경내: 차별에 맞서는 데 용기가 많이 필요하다를 체크하게 된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참여자: 성별과 신체조건. 결혼을 했는데, 여성이 결혼하고 애를 낳지 않는 것에 대해서 주

변에서 계속 묻고 명절 때마다 묻고. 다른 친구들, 동료들한테는 쉽게 말하는데 집안 어르신

Page 26: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25 -

들한테는 애를 낳지 않겠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가족형태, 가족 상황과도 연결도 될

텐데. 어쨌든 결혼한 여성이 애를 낳고 싶지 않다는 뜻을 가족들에게 말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경내: 성별과 임신 출산 문제가 만났을 때 어렵다는 의미군요.

참여자: 저 같은 경우는 임신 출산의 문제인데. 굉장히 난산이었다. 몸이 완전히 망가졌다.

내가 무슨 병을 가진 것도 아니고 출산과 관련된 것인데 그 이후 생활이 너무 어려웠다. 주

위에서도 남들 안 낳는 애 너만 낳았냐고. 힘들게 싸워야 했다. 개인적으로 억울하기도 했

고. 여성으로 받는 큰 차별이다라고 본다.

경내: 임신 출산이 의무적 절차로 여겨지다 보니 임신 출산 과정이나 후의 문제가 고려되지

않는 경향이 크지요.

참여자: 고생했구나! 라는 것이 아니라 남들 잘 낳는 애 왜 유별나게 낳냐는 반응과 달라진

몸에 대해 인정하거나 배려해주지 않는. 특히 시집 식구들이 그렇다.

경내: 사람을 스산하게 만드는 일이지요. 자, 각자 이렇게 하면서 여러 느낌들 받으셨을 텐

데, 자신의 이야기를 다 공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세 분에게 부탁을 드려서 앞

으로 모셔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한다. 한 분은 정규직 여교사, 지식과 학력 수준이 높다고

여겨지는 분이시죠? 또 한 분은 청소년 한 분. 그리고 또 한 분은 참여자 분 중에 휠체어

이용 장애여성을 모셔 보려고 합니다. 세 분 앞으로 나와주세요~ 제가 소개해드리긴 했지

만, 각자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돌: 저는 정규직 여교사라고 하나, 나름 많은 아픔을 가진 우돌이라고 합니다.

호연: 저는 16세 청소년인 호연이에요. 우리 동네 자체는 부자 동네인데 거기 비닐하우스 촌

에서 살고 있어요.

(* 호연은 실제 당사자는 아니나, 논의를 위해 직접 만나고 있는 비닐하우스촌 청소년의 입

장에 서서 그 청소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주영: 저는 장애 여성이고 서울에 살고 있는 김주영이라고 합니다.

경내: 과거나 현재 자신에게 가장 크게 미친 소수성이 무엇인지 말씀 나눠주세요.

우돌: 저는 성별과 임신․출산이 만났을 때. 그것도 큰 영향을 미쳤고요. 학력도요. 제가 정

규직을 가질 수 있는 학력을 갖췄지만 이것 때문에 고통 받았던 세월을 돌이켜보면 저의 과

거사를 돌아보면 부정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해요. 고학력을 획득했지만, 부정적 영향

을 받은, 화해하지 못하는 사건과 과거가 있습니다. 사회적 신분의 경우도, 교사라서 경제적

으로 안정적이라 볼 수는 있지만 다른 면에서 보자면, 교사에 대해서 그게 특별한 기대든

교사보다 경제적 신분이 높은 전문직 학부모들의 자녀로부터 받는 모욕감 등도 있어서. 교

Page 27: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26 -

이야기 손님들 : 우돌, 호연, 주영

사라서 더 어려운 지점도 있지요. 계급장 떼고 싸울 수도 없고. 사상, 정치적 의견도 있습니

다. 제가 전교조 조합 활동을 하면서 그런 것들로 인한 의심과 억압을 많이 받았습니다.

경내: 경제적 지위와 성별 축 중에 어느 것이 더 소수성이 도드라지게 나왔나요?

우돌: 저는 오히려 성별 쪽이었어요. 경제적 지위가 도드라지지 않아서. 제가 느끼기에 성별

이 더 큰 영향력을 구성했던 것 같아요.

호연: 일단 제 이야기를 하려면 저의 가족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합니다. 저의 부모님은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이혼을 하셨어요. 이혼을 바로 한 건 아니고 별거를 오래 하셨죠. 엄마가 저

를 혼자 키우기 어려워서 제가 여러 군데 돌아다녔어요. 어떤 때는 친구 집에 가 있고 엄마

가 양육비를 주고 맡기기도 하고. 어떤 때는 할머니 집에 있기도 하고요. 엄마가 이혼 후에

재혼 했는데, 저는 엄마가 재혼 했는지도 몰랐어요. 어느 날 갑자기 이사했고, 모르던 남자

랑 같이 살게 됐어요. 6개월 후 엄마가 다시 이혼하면서 집으로 다시 돌아왔지요. 엄마가 아

파서 우울증이 있기도 하고요. 엄마랑 대화를 하는 게 항상 쉽지 않아요. 엄마가 병원비 문

제도 있고 해서 힘드시니까 저에게 계속 폭력적 말이나 언어들, 행동들을 보이시거든요. 어

쨌든 그러다가 저희 엄마가 도시가 싫다고 떠난다고 하시는 바람에 몇 년간 못 본 아버지랑

같이 살게 되었어요. 이 상황에서 집에 있고 싶지가 않아서 20일 넘게 가출한 적 있어요. 학

Page 28: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27 -

교도 가기 싫더라고요. 선생님이 부르더니 무슨 일 있지 않았냐고, 소문에 너가 안 좋은 애

들하고 논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저를 남자애들 하고 노는 애로 취급하더라고요. 너네 부모

님 상태 안 좋다고 너까지 그러면 안 된다고 하면서요. ‘내가 어떻게 사는지 네가 알아?’라

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기는 돈 잘 벌고, 직장 번듯하니까 그렇게 막말하지. 오랜만에 학교

갔는데 애들이 이상한 눈으로 나를 봐서 가기 싫었어요. 결국 그래서 학교 안 가게 되었고

1년 꿇게 되었다. 검정고시 봐야 하나 이렇게 묻고 다니는데, 검정고시 학원 다닐 돈도 없

고, 돌봐줄 사람도 없는데, 학교로 다시 돌아가기 두려워요. 선생님, 애들이 나를 어떻게 볼

지 모르겠어요.

경내: 짧은 시간에 인생 이야기 들려주셨는데, 본인에게 가장 넘기 힘든 장벽이 있다면요?

호연: 검정고시 생활할 자신이 없어요. 그리고 선생님, 애들이 저를 이상한 시선으로 안 봤

으면 좋겠어요. 제가 1살 차이지만 언니인데, 애들이 저를 막대하면 기분 나쁘고요. 그래서

어떻게 인간관계 맺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게 제일 어려워요.

경내: 혹시 한 해 꿇은 걸 밝히고 학교 다시 갔나요?

호연: 선생님이 저를 소개할 때 밝혔어요. 선생님이 그렇게 밝혔는데도 애들이 까먹었는지

저를 언니 취급 안하네요.

경내: 밝히기 싫었지만, 알려졌으니 언니 대접 받고 싶다는 이야기이신 거죠? 다음 주영님?

주영: 전체적 느낌으로 표를 체크했는데, 하다 보니까 3점, 4점의 연속이네요.

경내: 왜 3점, 4점을 주로 체크하게 됐는지?

주영: 전체적 느낌이 그래요. 예전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미래에도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

같은 기분. 힘든 과정은 똑같아요. 조금 달라질지는 몰라도. 그래서 3점, 4점 체크가 많아요.

경내: 주영님이 4점을 주신 항목들을 살펴보니 들어볼 얘기들이 많은 것 같아요. 경제적 지

위와 장애가 만난 부분이 4점, 종교도 죄다 4점을 표시하셨네요?

주영: 제가 기독교이긴 한데 저희 엄마와 종파가 달라요. 저항을 해야 하는? 어렸을 때부터

그런 조건이었어요. 엄마나 부모님, 동생들한테. 왜 꼭 그렇게 지켜야 하니? 라는 말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나에게는 내가 믿고 있고, 지켜야 하는 것이라 생각해서 어려움으로 다가

왔죠.

경내: 어머니와 다른 종교적 신념을 지키는 것이 어려웠다는 거군요. 독립적 경제력을 갖추

지 못한 것과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요?

주영: 여러 면에서 어렵지요.

Page 29: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28 -

경내: 정규직 교사인 우돌님은 어떤가요? 또 다른 이야기 없나요? 비교적 안정적인 신분이

지만, 그래도 꿇리는 것도 많고, 자기 인생에서 성별이 강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씀해주셨는

데.

우돌: 지표만 놓고 보기에 안타까운 부분이 있는 것이 이게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그래도 ‘너는 안정적이지 않냐!’라고 말하는 것. 제가 살면서 느낀 차

별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배부르게 느껴질까 봐 걱정되는 게 있는데요. 상대적인 면

이 분명 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성별이라고 느낀 것은 어쨌든 어렸을 때부터 여

자애니까, 나름 외동딸. 그런 기대로 인한 압박이 컸어요. 여성성을 강요받은 것은 아니지만.

여고-여교사로 이어지는 기대치들. 지금은 10년 쯤 돼서 제가 틀을 깨고 자유로워진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여교사라는 이유로 담임을 맡은 반 아이들 관리 잘해야 하고, 잘하지 못하면

욕먹고, “샘네 반은 남자 반 같아요.” 이런 말 듣게 되고. 아까 말했듯이 저도 결혼을 한 이

후에는 애를 가져야 한다는 문제 때문에 어른들과도 자유롭지 못하고요.

경내: 호연님은 지금 갖고 있는 장벽들 중에 최고의 용기가 필요하다? 재수없고 기분 나쁘

고 어려운 것은 무엇인가요?

호연: 부모님 상태나 집안 형편 등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할 수가 없어요. 저도 부끄러운 마음

있지만,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를 어떻게 볼까 고민이 돼요. 제 얘기를 솔직히

하기가 어렵죠. 친구들에게도, 제 주위 애들에게도. 저는 가난하지만 우리 동네는 강남이라,

우리 동네 애들이 제 삶을 이해하지 못해요. 그래서 외롭지요.

경내: 우리 가족이 처한 상황이 주변으로부터 비정상으로 이해되는. 혹시 지켜보시는 분들

가운데 여기 나와 계신 분들에게 궁금하신 것 있으면 질문해 주시죠.

참여자: 학교 다니면서 1살 많은데 언니 대접 받고 싶은 것은 빨리 깼으면 해요. 제가 학교

다닐 때 4살 많은 사람이 짝이었어요. 시골에서 공장 다니다가 학교로 돌아온 상태였죠. 그

사람이 늘 언니라고 부르라고 했는데 언니라는 호칭이 안 나오더라구요. 이십 몇 년 만에

은행에서 만났는데, 사회에 나오니까 언니라는 말이 나오던데, 학교 다닐 때는 안 나오더라

구요. 한 살 정도는 참아야 하는 게 아닐까(웃음).

호연: 선생님도 그러셨어요. 1살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시는데, 저희 세계에서는 1살이 커

요.

경내: 왜 언니라는 말에 집착하게 될까요?

우돌: 그거밖에 먹어주는 게 없나 보죠. 너무 잔인한가? 제가 가끔 복학생들을 맡게 되는데.

남자 반에서 형은 형 노릇을 해요. 제가 감춰도 어느새 다 알고 있고. 애들도 형님이라고 불

러요. 교사인 저한테는 반말 쓰면서도 그 친구한테는 형님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저는 그런

차이도 재밌게 생각하는 게... 복학생들한테 ‘형 대접 받으려고 하면 반 아이들이랑 관계가

Page 30: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29 -

안 좋아지지 않냐?’라고 물어보면 ‘제가 그거라도 먹어줘야 줘.’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직접

들은 말이에요. 그래서 호연이 힘들 거라 짐작돼요. 그 친구가 담배 피고 야동 본 얘기로 반

아이들한테 먹히는 거죠. 학교에 오기 전까지 말야, 이런 얘기들이요.

참여자: 네 살 많았던 그 친구는 매점에서 우리한테 막 뭐 사주고 그랬어요. 그런 식으로 관

계맺기 힘들었을 텐데. 그래서 용돈이 얼마일까 늘 궁금했어요. 이렇게 빵을 어떻게 사주나.

언니 자리 유지를 위해서는 품이 드는 것 같아요. 나는 언니라고 안 불렀는데도 자비를 받

았죠.

경내: 나이별로 엄격한 위계가 생겨난 것이 근대적 현상이지요. 학교라는 곳에 다니는 학생

들이 일정한 연령대로 한정된 것도 근대 이후이고요. 학년 구분에 따른 위계가 생기는 현상.

학교가 선후배 관계를 이용해 학생들을 관리하기도 하고. 한 살 차이가 중요해지는 조건이

바로 이것이죠. 그런 속에 호연이란 친구가 놓여있는 것 같군요. 위계가 이미 있으니, 그것

말고는 기댈 것이 없는 조건. 자, 그럼 혹시 또 다른 질문 있나요?

참여자: 청소년은 꿈이 뭐에요?

호연: 저런 질문 너무 싫어요. 어른들의. 계속 자꾸 왜 꿈을 물어봐요? 지금 사는 것도 힘들

어 죽겠는데 원하는 게 뭐냐, 하고 싶은 게 뭐냐고 자꾸 물어봐요. 그럼 머리가 터질 것 같

아요.

참여자: 그래도 꿈은 있어야 해. 꿈을 가지는 순간 50% 이루게 되잖아요.

경내: 꿈을 물은 이유가 혹시 뭔가요?

참여자: 잘못했어요(웃음).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네요. 예를 들어 학교에 돌아가고 싶다가

지금 나에게 꿈일 수 있겠다 싶은데. 뭐랄까. 나의 내일을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에게

누구도 내일을 묻지 않는 것 같아서. 그래서 물어본 거예요. 미안해요.

우돌: 저한테는 왜 꿈을 묻지 않나요?

참여자: 직업이 안정된 철가방이니까, 그런 생각에.

우돌: 사람들이 흔히 꿈=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학생들한테 ‘꿈이 있니?’라고 물으며 상

담이란 이름의 고문을 한 적이 있어요. 그 학생이 저한테 같은 질문을 돌려줬는데 그 눈빛

이 ‘너도 먹고 살려고 이 짓 하는 거잖아.’라고 말하는 느낌이었어요. 어쨌든 저는 성별이든

뭐든 겉으로 보기에 멀쩡한 사람이죠. 제가 유리한 건 그런 지점인 것 같아요. 제가 감추고

싶은 것, 결혼은 했는데 애가 없는 것 등에 대해서 부러 밝힐 필요가 없죠. 자기 소개 할 때

저는 ‘경인고등학교 교사 조영선이다.’라고 소개하지, ‘경인고에 근무하는 애 없는 조영선이

다.’라고 소개하지는 않으니까요. 시댁에만 가지 않으면 드러나지 않는 정체성이죠. 그러나

저에게 많은 압박을 주는 정체성이긴 해요. 자기 소개 할 때 직업, 성별 등을 말하는데. 그

Page 31: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30 -

래서 차별의 무게들이 항목마다 다 다른 것 같아요.

참여자: 청소년 분에게 말하고 싶어요. 언니로 불리고 싶다는 욕구는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

다고 생각해요. 옳고 그름을 따질 문제는 아니죠. 꿈을 갖기 이전에 학교생활이 편해야 한다

고 생각해요. 내가 괴로운데 어떻게 꿈을 갖겠어요? 내가 편해질 수 있는 길을 곰곰이 생각

해 보면 좋겠어요. 언니로 불리는 게 득도 있고 실도 있을 텐데, 대차 대조표 만들어봐서 생

각을 해보고 나중에 나오는 결론이 있을 거예요. 그래도 언니라고 불리고 싶으면 요구를 해

보는 것이 어떨까. 그리고 쿨하게 지내면 되지 않을까. 그것 역시 본인의 선택이겠죠.

참여자: 앞에 나와 계신 분들, 서로에게 닮은 구석이 느껴지나요? 공통점 같은 게 있다면?

호연: 우리 셋은 다 여성이죠. 여성으로서 느끼는 여러 가지. 직장에서든, 결혼 관계에서든.

저도 여성 청소년으로서의 부당함을 느끼고 있으니까. 그런 것이 공통점 아닐까요? 파고들

다 보면.

우돌: 이 친구를 학교에서 만났으면 사실 되게 챙겼을 것 같아요. 하나라도 더. 호연이 실제

원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렇게 만나니까. 저도 학교에서 느끼는 답답함이 있어요. 학교

라는 공간이 주는 답답함이 있는데, 이 친구가 느끼는 답답함이 되게 다르게 느껴져요.

참여자: 주영님에게 질문 있어요. 경제적 지위랑 장애가 겹치는 이야기는 해주셨는데 성별과

장애가 겹쳐졌을 때는 어떤가요?

주영: 장애인은 제3의 성이라고 생각하죠. 남성, 여성, 장애인. 이런 식으로. 장애인 화장실만

봐도 그렇잖아요. 방송에 나타나는 것도 장애인이라고 하면 여성이라고 보지 않죠. 이런 차

별 많이 느껴져요.

호연: 저도 비슷해요. 사회적으로 무성적인 존재로 보죠. 그런데 연애도 하면 안 된다고 하

고, 성적으로 별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요. 무성적인 존재로 취급 받는 거죠.

경내: 자, 그러면... 이렇게 소수성과 소수성이 이렇게 만나는 장면에서 떠오르는 장면을 찾

기 어려웠던 게 있었나요?

주영: 성별정체성, 성적 지향과 나이 쪽.

호연: 저는 성별과 장애, 성별과 종교.

우돌: 저는 종교와 성별, 사상-성별?

경내: 장애여성으로서 주영 씨가 나이에 따라서 어떤 변화를 겪어 왔는지. 과거의 주영씨와

현재의 주영씨. 혹시 주영씨 나이가? (주영: 79년생) 그렇군요. 30대 초반의 끝자락에 매달려

있는, 장애 여성으로서, 주영씨를 돌이켜보면 어떤가요? 성적 지향과 나이 쪽이 찾기 어려웠

Page 32: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31 -

다고 얘기하셨는데... 여성들이 생애주기라고 보통 말하는. 태어나서 무슨 나이가 되면 몸의

변화가 시작되고, 또 나이에 따른 준비를 하고. 이런 생애주기와 장애 여성의 생애주기는 비

켜 가고 있는지?

주영: 저는 34살이고. 제 동생은 32살인데 결혼을 했어요. 두 살밖에 차이 나지 않는데, 제가

서른 살 넘을 때까지 결혼 이야기 나온 적이 없어요. 제 동생은 서른 살이 넘으니까 친척들

이 바로 이제 결혼해야겠네? 라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어릴 적부터 저와 여동생이 계속

비교 대상이었어요. 자라면서. 제 동생과 제가 한 학년 차이밖에 안 나는데, 생애주기가 비

슷하지만 서로 달랐던 거죠.

경내: 나이에 따라 선택할 기회도 다르고, 기대치도 다르고, 의무도 다르고?

주영: 제 동생은 엄마의 기대치가 컸어요. 저는 잘 먹고, 잘 자라고, 아프지 않는 것만으로도

엄마의 기준을 충족하는 편이었죠.

경내: 20년 후에는 동생과 주영씨는 어떨까요?

주영: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저와 제 동생은 생애주기의 차이가 더 벌어질 것 같아요.

참여자: 노인 인권과 장애인 인권이 서로 닿아 있어서 오히려 격차가 좁아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나이들수록 욕망 없고, 무능하며, 복지 재정만 축내는 사람 취급하잖아요. 그러니까

나이가 들면서 동생과의 격차가 지금보다 더 좁아질 수도...

주영: 내가 무엇을 원하냐가 중요하겠지요. 제가 결혼을 원치 않으면 행복했겠지만, 원했다

면 행복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우돌: 무엇을 원하는가조차도 사회적으로 구성되죠. 20년 후를 말씀 하셨는데. 저도 스무 살

된 딸이 있을 것 않아요. 내가 원하는데 잘난 척하느라 애를 안 낳는 것인가? 애를 원하지

않는 것인가? 사람들이 끊임없이 왜 애를 안 갖냐고 물어보는데, 저는 못 갖는 것도 측면도

있거든요. 무엇을 원하느냐도 사회적, 제도적으로 유도받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주영: 원했으나 갖지 못한 것. 저도 자존심 때문에 안한 거야! 라고 대답할 때도 많아요.

경내: 그것이 미치는 차별의 정도가 강할수록 거기로부터 벗어나 있다고 말하고 싶어지는

면이 있지요.

우돌: 학생인권조례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10대 때는 임신 출산

이 막혀 있다 보니 그게 문제가 되잖아요? 어떤 나이에서는 낳는 게 문제고, 어떤 나이에는

못 낳는 것이 문제고.

경내: 만약 청소년인 호연이 아이까지 낳았다면, 사회적 신분까지 달라졌을 거라는 얘기지

Page 33: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32 -

요?

우돌: 학교에 오지도 못했겠죠. 지금 시스템에서는...

경내: 그러다 보니 십대에 임신한 청소년들이 다른 지역으로 피해 가서 아이를 낳는 선택을

하게 되지요. 그럼 호연 이야기로 가보지요. 호연이 찾기 어려웠던 것은 성별과 종교의 소수

성이었는데 그 이야기도 조금 들려주시지요.

호연: 성별과 종교와 저의 경제적 지위가 연결되긴 해요. 지금은 제가 안다니는데, 교회를

가보면 제가 집이 가난하니까 가난한 집 아이라고 도와주겠다고 하는데, 그러면서 우리 교

회 나오라고 그러신 적 있었어요. 우리 교회 교인이 아니면 도와줄 수 없다고. 그런데 저는

교회 나가기 싫어서 거절한 적 있어요.

경내: 우돌이 찾기 어려웠던 것은? 성별과 사상, 정치적 의견 쪽이었는데...

우돌: 생각해보면, 과거에 저는 사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인식을 못한 거죠.

조효제 교수도 자신의 중 고등 시기는 암흑이었다고 말하던데, 저도 그랬어요. 사상, 정치라

는 단어나 개념 자체가 제 인생에 없었죠. 어쨌든 저는 공부 열심히 하는 여학생일 뿐이었

죠. 그때 나를 생각해 보면 짠함이 있어요. 살아남고자 하는 욕구밖에 없는, 다른 먹어주는

게 없으니 성실하고 착하고 반장하는 그게 다였던 시절이었죠. 외동딸로서의 부모의 기대도

있고, 공부해서 살아남고 싶은 욕구에 지배당하는. 제가 학교에서 만난 친구 중에 장애가 있

는데 공부는 좀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 진짜 피터지게 공부하더라고요. 더 짠하죠.

지금은 그런 권리가 부여되어서 그런지 노조 활동 하다 보니 제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 거

죠. 사상, 정치적 의견 관련해서는 맞서는데 용기가 필요해요. ‘경인고 조영선입니다.’와 ‘전

교조 조영선입니다.’라고 할 때, 이미지가 완전 달라지거든요. 아까의 연장선에서 제가 가는

자리마다 쓰는 정체성이 달라져요. 옆 학교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1인 시위하러 간다 그러

면 전교조 남부지회 경인고 분회장으로 가는 거고. 사립학교에 면접을 보러간다고 쳤을 때,

그 이야기는 안 하겠죠. (웃음) 가끔 공립교사가 국립학교 갈 때 있는데, 거기서는 인사 재

량권이 있어서 면접 때 이런 질문 한다더군요. 전통 예술학교인데, 학생들 두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그 다음 질문이 전교조 조합원이냐. 아는 분이 ‘제가 돈은 냅니다.’라고만

대답했다고 하더군요. 자기 인사기록카드에 이미 “전교조”라고 써있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헛된 꿈 버리라고 했죠.

참여자: 전교조 일을 하시면서 여교사가 남교사와 학교에서 받는 차이점 있나요?

우돌: 완전 있죠. 제가 76년생, 교사 경력 12년차, 1정 연수 받은 교사에요. 부장교사도 할

수 있는 조건이죠. 그런데 아무도 제가 부장교사 할 수 있다는 상상을 안 해요. 저는 생활지

도부장 하고 싶어요. 교문 지도 없애고 싶고. 제가 한 발언 때문일 수도 있는데, 기본적인

무시가 있어요. 제가 전교조 분회장이라 교장과 교섭하러 들어갔는데 “딸 같은 사람이 왜

이래?” 이런 반응이 나와요. “저는 딸 아닌데요?” 이렇게 대답했죠. 저한테 그 의미는 노조

간부로서의 대표성을 인정해 달라는 말이었는데 저의 싸가지 없음으로 결론이 났죠. 그런데

Page 34: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33 -

남자 분회장에게는 “아, 앉으시라고” 이런 식으로 교장이 대접해요. 같은 건에 대해 저는 엄

청 닦달을 당하는데... 제가 ‘파파 스머프’라고 부르는 남자 분회장에게는 “노조의 일인 건

이해하지만” 이렇게 말하고.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파파 스머프를 항상 대동해서 교장실에

들어가죠. 그런데 제가 언제까지 파파스머프에게 의존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은 들죠.

경내: 여성의 사상이 독자성을 갖기 쉽지 않죠. 같은 이야기도 여성이 말하면 피해의식으로

치부되고. 그 의심에 끊임없이 시달려야 하는 조건이죠. 남성들에게는 대단하다고 하면서도.

참여자: 염려되는 것인데. 남자와 여자의 성별차이가 아니라. 혹시 그 분이 나이가 많다거나,

인상이 더럽다는 것 때문은 아닐까요?

우돌: 어쨌든 남성성. 여자 선생님인데 저의 마마 스머프 역할을 해준 선배 교사는 별명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었죠. ‘명예 남성’인 거죠. 신규교사 시절에 생활지도부장과 싸운 적 있

어요. 저를 불러서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분회장을 불러서 뭐라고 하더군요. 완전 보호주

의. 제 스스로 한 생각이라고 여겨지지도 않는 거죠.

참여자: 교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 청소년 인권과의 대립 구도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부딪히는 부분이 많나요?

우돌: 제가 말씀드렸지만, 오히려 나이 어린 여교사는 학생 취급을 받는 면이 있어요. 지금

은 좀 덜하지만. 기본적으로 저희 지역이 젊은 여교사의 목소리가 여론을 주도하지 못해요.

학생들이 발언할 때와 비슷한 취급을 받아요. 발언으로 여겨지지 않고 깽깽거리는 소리로

들리는. 학생인권과 교권이 배치된다는 느낌 아니에요. 학생들이 개길 때는 제가 권위적으로

굴었을 때 나오는 반응이에요. 제가 아무리 인권 이야기 하는 교사지만, 그래도 학생들한테

소리 지르고 그래요. 그러면 확 역반응이 와요. 그 때 제가 반성해요. 내가 뭔가 꼰대짓을

했구나. 애들이 공부를 하기 싫을 뿐, 학교가 싫을 뿐, 특별히 교사를 해하려 하지는 않아요.

기본적으로 안 건들면 언론에 나오는 것처럼 그렇게는 안 해요.

경내: 교사 정체성이 거의 희박해진 우돌, 교장이 갈구지만 우뚝 서는 우돌이셨습니다(웃음).

지금까지 소수성이 어떻게 다른 소수성과 만날 때 어떤 반응을 만들어내는지 살피고자 했어

요. 세로축과 가로축의 만남을 생각하며 차별의 구체적 장면을 떠올려 보며 내 안의 소수성

을 살피는 기회, 나에게 차별에 맞설 용기의 정도가 얼마나 있나를 살피는 시간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함께 이야기나누어주신 16세 호연, 30대 초반 끝자락 주영님, 그리고 우돌님. 세

분에게 박수 부탁드립니다.

[정리 강연]

경내 : 앞에서 표를 만들면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어떤 언어로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요?

부정적 영향을 많이 미치거나 용기가 많이 필요하다고 했던 것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장악하

고 있는 기준, 바로 척도로부터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지점이었을 겁니

다. 이를테면 고용형태라고 하면 정규직이라는 척도로부터 얼마 만큼의 거리가 있는가. 또

Page 35: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34 -

소수성이라는 것이 어떤 장면, 어떤 장소인가에 따라 이동하기도 하고 융합하면서 반응하기

도 하지요.

고병권 씨가 장애인 분들이 많이 참여하시는 강연장이었는데 컵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려

면 뭘 그려야 하나요?라고 묻더군요. 컵의 모양을 결정하는 것은 컵은 윤곽, 곧 테두리지요.

그 사회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알려면 테두리를 봐야 한다. 테두리, 바로 주변을 봐야 그

사회의 본질을 알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주변’이란 것이 무엇인가? 사회적 약자, 소

수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중심의 척도로부터 주변으로 밀려난 사람들인데, 영어 단위 ‘마

진’(Margin)을 통해 주변의 의미를 풀어냈습니다. 그것이 소수자라는 존재를 설명하는 데 상

당히 의미있는 해석이라고 생각되더군요. 주변이란 ‘부차화’되어 있다. 곧 중심, 권력으로부

터 배제된 존재들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가장자리’, 끝에 놓여있는 존재가

되지요. 끝에 매달려있는 존재이지 추방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더 간절하게 안으로 들어

가기를 원하는, 그래서 더더욱 보수적일 수도 있는 거죠. 그렇다면 추방하지 않고 왜 포함시

키냐는 질문이 동시에 들게 되는데요. 바로 주변에 ‘마진’, ‘수익’이라는 의미도 동시에 있는

겁니다. 주변에 위치함으로써 중심에 이득을 가져다주는 존재라는 것. 비정규직이 있음으로

써 이득이 발생한다는 것과 같은. 여기에 소수자, 약자들의 삶을 대입해보면 이들의 존재가

그렇게 살아도 마땅하다고 예상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마진에는 여백, 공백이 함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에 포함되어 있으되 잘 드러나지 않는 존재들, 그래서 비가시화되

고 이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거죠.

끝에 매달려있다고 했을 때 그것을 좀 더 풀이해보지요. 나치 체제 하에서 유대인들이 대량

학살을 당했고, 장애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량학살에 대한 충격이 강해서 유대인들이 학

살당하기까지 이전 모습에 대해서는 잘 떠올리지 않는데요. 이들이 학살 전에 있었던 공간

은 노동의 공간, 노동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문패가 떡 하니 걸려 있는 노동의 현장

에 있었지요. 배제되어 있으되 추방되지 않았던 존재들. 그래서 소수성을 생각할 때 던지는

Page 36: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35 -

질문들은 이런 것들이겠지요. ‘나는 사람이고 시민이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런데 이런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시민이라는 것은 정치적 권리를 갖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판단되는 것인데요, 그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소수성을 갖고 있는

이들이죠. 그렇다면 사람의 대열에도 끼지 못하는 이들은 없을까요?

- 참여자 : 발달장애인이요

네. 그렇지요. 법적으로는 한정치산자 등으로 분류된 사람들, 쓰레기 취급을 받아 마땅하다

고 생각되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얼마 전 갔던 교육에서 우리 사회에서 잘못 쓰이는 말

로 ‘기형아’라는 말을 꼽으신 분이 계셨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합법적인 낙태가 가능한 이유

로 ‘기형아’가 분류되어 있는데, 기형아라는 말이 장애아를 살해하는데 굉장히 편리한 용어

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태어나지 않아야 하는, 태어나지 않아도 되는, 살해해도 살해로 구

분되지 않는 존재를 ‘기형아’라는 말로 부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소수성과 관련해서 더 던져봐야 할 질문은 소수자는 수적으로 소수의 사람들이라는 뜻일까?

차이라는 것이 자연적인가, 아니면 만들어지는 것인가? 국가인권위원회나 차이/차별 교육에

서 차이를 인정하면 차별없는 세상이 열린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가? 다름을 인정하는 것만

으로 가능한가? 소수자는 단수인가 복수인가? 즉 개인인가? 집단인가? 우리가 앞서 소수성

과 소수성이 만나서 내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살펴본 것처럼, 소수성과 소수성이 중

첩되는지, 아니면 융합되어 다른 이야기를 만드는 것인지도 중요한 질문입니다.

시민이 되지 못하는 이들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청소년입니다. 2008년 교육감 선거 때 후보

기호 0번으로 청소년이 출마했습니다. 왜? 자기 의견을 안들어주니까 스스로를 대표할 수

없으니까 나왔다는 거지요. 이들이 이야기했던 내용들을 보면 당시 교육에 대한 통찰이 깔

려있습니다. 2010년에도 똑같이 레알 교육감 후보로 나왔었지요. 선거권은 왜 19금인가요?라

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시민이 되지 못한 청소년의 존재와 청소년이 원하는 교육정책은 왜

빨리 이루어지지 않는 것인가와 당연히 관련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용산에서 망루를 짓고 올라갔던 사람들은 정권의 눈에는 사람이 아니라 섬멸해야

할 도시 테러범이었습니다. 그래서 용산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맞서는 사람들은 ‘여기

사람이 있다’라고 말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있는 거지요.

우측보행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지던 시기에 ‘세계 그리고 우리의 보행문화입니다.’라

는 문구가 지하철마다 깔려 있었지요. 이 세계에는 백인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백인에 가까

울수록 아름답다라는 것. 한국에서 다수가 누리띵띵하게 생겼는데 이 사회에서조차 미의 척

도를 누가 가지고 있나? 백인이 갖고 있는 거지요. 그런 의미에서 소수성이란 ‘척도로부터의

거리’를 의미합니다. 수적으로는 소수라 해도, 다수를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고 좌지우지할

때 그것이 기준이고 척도라고 볼 수 있는 거지요.

그래서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결합이라는 의미를 지닌 결혼에서도 한국남성-한국여성, 한

국남성-이주여성, 이주남성-한국여성, 남성-남성의 결합이 서로 다르게 느껴집니다. 결혼이

Page 37: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36 -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라고 간주할 때 이 척도로부터 무수한 거리가 구성되는 것이지요. 예

를 들어 수화만 사용하는 나라, 수화가 보편화된 나라에서 구화를 사용하는 나는 어떨까요?

그럴 때 청각장애인의 존재는 다르게 구성되겠지요. 그런데 장애인복지법에서 장애는 ‘신체

적, 정신적 장애로 인하여 일상생활 또는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라고 정의되

어 있습니다. 프랑스 전력청에서 만든 광고의 장면들을 보면 신호등의 모양, 낮은 높이의 공

중전화, 점자로 모든 책이 되어 있는 도서관 등 장애인이 중심(척도)이 된 가상 사회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런 사회에서는 지금의 비장애인이 오히려 장애를 겪겠지요.

19세기 우생학에서 인종을 분류하기 위해 사람의 두개골을 가지고 분류를 했답니다. 피부색,

언어 등으로 인종을 분류했는데요. 왜 인종을 분류했을까요? 우열을 가르기 위해서죠. 그런

데 분류를 하려고 하면 할수록 예외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나타났던 거죠. 그래서 인종 분류

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시도라고 할까요? 그래서 결국 존재하는 것은 ‘인종’이 아니라, 우월

하고 열등한 것을 구분짓고 싶은 ‘인종주의’뿐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라 바트만의 생

애>라는 영화에서 사라 바트만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데려와서 유럽에서 계속해서 전시

되었던 여성입니다. 당시 그 여성이 특이한 새로운 종자(특이종)라는 느낌으로 전시를 당했

습니다. 전시되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이런 일이 일어난 건 당시의 노예제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에릭 윌리암스라는 탈식민지 사회학자가 “노예제가 인종차별에서 비롯

된 것이 아니라 인종차별이 노예제의 결과다.”라는 말을 남겼는데요. 인종주의가 있어서 노

예제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노예제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인종에 대한 분류가 만들어

진 것이란 얘깁니다. 어떻게 분류가 되어 있는가가 아니라, 그 이전에 이들을 어떤 위치로

할당하고자 하는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사실 아이들은 어떤 존재다 라는 것조차도 역사적으로 구성된 것입니다. 아이들만 읽는 동

화, 아이들만 하는 놀이, 아이들이 입는 옷 등등 모두가 18, 19세기에 들어 생겼습니다. 아동

기도 역사적으로 구성된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차이가 자연적인가? 인정하면 없어지나?

라는 질문들을 던져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차이가 만들어지는 데는 역사적으로 필요로 하는

이유, 시기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유대인의 별입니다. 여태 독일에서 살던 사람들을

갑자기 유대인으로 분류하기 위해 그 사람들에게 별을 달았지요. 그 모든 분류를 하는 과정

이 굉장히 의식적인 과정이었던 것입니다.

억압해야할 이유가 있어서 그 이유에 따라서 억압해야 할 차이를 선택하고 그리고 나서 정

당화할 명분을 찾은 것입니다. 유대인은 어떻다라는 것, 예전에 노아가 발가벗고 자고 있는

데 담요를 덮어준 이가 백인의 시조라는 식으로 역사적 이유를 찾아서 이를 유지하는 제도,

관행이 발전하게 됩니다. 그래서 다른 역사적 경험을 하게 되고, 바로 그 정체성 때문에 차

별을 받다 보니 여러 정체성 중 유대인이라는 정체성만이 유일한 정체성이 되었던 겁니다.

그래서 억압받는 정체성이 저항의 바탕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또 다른 억압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조센징이라고 탄압을 하면 조센징으로서 단결을 하게 마련이지요. 그래서 내부에서

계속 우리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정말 조센징인가? 조센징이라는 게 뭔가? 저 사람

은 조센징이 아닌 게 아닐까? 이런 식으로 내부를 단속하고 획일화하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차이라는 것이 우리 내부에 무수히 존재하는데 어떤 차이는 긴장도 위아래도 만들지 않습니

Page 38: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37 -

다. 권력이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것, 이렇게 만들어진 차이는 오히려 실재하는 차이들을 지

우게 됩니다. 대표적인 존재가 성전환자라고 볼 수 있는데, 과연 그 사람들을 ‘전환’이라고

부르는 게 맞나요? 오히려 자기의 성을 전환한 게 아니라 ‘확정’한 것이 아닌가요? 전환이라

는 말에는 부정적 평가가 들어 있습니다. 남성으로 살다 여성으로 성전환을 하신 분들에게

는 ‘너 진짜 여자야?’라는 의심이 가장 불안한 질문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박

카스 광고의 ‘사장님 칭찬에 나 피곤 몰라요.’라는 광고입니다. 여기에 아까 우리가 만났던

정규직 여교사가 ‘교장선생님 칭찬에 나 피곤 몰라요.’ 이런 말을 하는 장면은 그림이 안 그

려지죠. 그런데 미등록 상태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경우는 어떨까요? 그들의 경우 이 자리에

있어 한국 경제에 기여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압박을 계속해서 받게 되겠지요. 그래서 소

수자일수록 편견에 기대어갈 수밖에 없는, 내쳐질 가능성이 너무 높아서 더 매달리게 되는,

지배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매달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폭력 관련해서 잘 인용하는 이야기인데, <어른들을 잘 모르는 아이들의 숨겨진 삶>이란

책을 보면 한 십대 남성이 끊임없이 여자아이 같다는 놀림의 대상이 됩니다. 학교생활을 견

딜 수 있게 도와준 여학생 친구가 있었는데 어느 날 호모라고 놀림받던 친구가 여학생을 강

간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왜 그랬을까? 남자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내가 차별과 폭

력의 사다리에서 끝에 있지 않기 위해, 다른 희생자를 밟고 올라서는 사례였던 것이지요.

이중차별과 복합차별의 차이를 보기 위해서 좋은 사례가 보노짓 후세인의 사례인 것 같습니

다. 우리 사회에서 최초로 인종차별에 기반한 모욕으로 처벌받은 사건인데 당시 후세인씨를

모욕한 한국 남성이 ‘더럽다. 냄새난다. 아랍인이냐?’라고 말했습니다. 경찰관이 한국인에게

는 아주 예의바르고 친절하게 대하면서 자신에게는 반말을 했다고 합니다. 같이 동행했던

한국인 여성, 주위 사람들을 대했던 경찰관의 태도와 동남아 출신의 자신을 대한 태도가 차

이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동일한 사건에서 후세인과 동행한 여성은 어떤 경험을 했을

까요? 동행했던 여성이 나중에서 자신의 경험을 다시 돌아보는데, 그 당시에는 후세인에게

가해지는 모욕만이 보였는데 돌이켜보니까 새로운 것이 보이기 시작했던 거지요. 인도인인

외국인 남성 옆에 있던 한국인 여성이 한국인 남성에게 어떤 존재로 보였을까? ‘보노짓이

미국인이었다면, 내가 남성이었다면, 그날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있지 않았다면, 그런 일을

겪었을까요?’라는 이 여성의 질문에 많은 뜻이 포함돼 있습니다. 내가 백인 옆에 있었다면,

보노짓이 여자이고 내가 남자였다면, 그 날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있지 않았다면이라는 질

문인 것이지요. 이 질문을 보면 소수성이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융합적으로

작동하고 내가 누구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가 하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였다고 보입니

다.

장애여성들이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장애인이냐구요? 여성이냐구요?’ 장애인 차별금지법을

아무리 봐도 장애여성으로서 나의 삶의 경험이 녹여있지 않고, 성차별 금지법도 그 안에 내

삶이 들어있지 않은 것 같다는 질문. 나에게 장애여성이라는 존재는 장애와 여성의 삶이 연

결되어 있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하나로 환원할 수 없고, 그냥 이중차별이라고도 말할 수 없

다는 것이지요. 장애여성이라는 독자성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차별이라는 것에 맞설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때 차별을 무엇으로 정의할

Page 39: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38 -

것인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시설에서 나오신 장애인분들이 전국의 시설을 모니터링해서

이것이 차별이다라고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그 가운데 알몸의 장애인이 진찰받는 장면이 홈

페이지에 전시된 것을 고발한 사례가 있습니다. 보통 이 사회에서는 모자이크 처리를 하거

나 홈페이지에서 내리면 되지 이렇게 얘기하는데, 이것이 차별이다라고만 하면 그 다음의

이야기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왜 이들이 이렇게 대우받아도 되는 사람들로 여겨졌는지를 질

문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경제대통령 미네르바가 허위사실 유포로 체포되자 ‘실체가 드러난 경제대통령, 가짜에 놀아

난 대한민국’이라는 중앙일보 기사가 나왔습니다. 왜 그 사람을 가짜라고 얘기하냐면 전문

대 출신, 그리고 백수라는 것 때문이었지요. 이후 나타난 두 가지 효과가 있습니다. ‘말 한마

디 했다가 잡혀가겠구나, 조심해야지.’라는 효과가 하나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난 충분히 전문적인가? 난 말할 자격이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자기 단속을 하게 되었

다는 겁니다. 학생인권조례를 반대하는 보수단체가 만든 포스터에 보면, 학생인권조례는 학

생에게도 교내 집회를 개최하고 참여할 자유가 있다고 되어 있는데, 이 단체에서는 학생들

을 강제로 빨치산 집회에 참석시키는 것이 집회의 자유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학생의 자

유를 부정하기 위해 ‘반공’ 코드를 활용하는 거죠. 또 청소년들을 동성애자, 악마로 만드는

것으로 이야기합니다. 학생인권을 막기 위해 성보수주의 코드를 동원한 것이지요. 이처럼

‘자유’를 억누르기 위해 ‘차별’이 곳곳에 소환됩니다. 자유라는 것이 인권에서 핵심적인 요소

라면 자유와 차별이 어떻게 연결되는 것인지 동시에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대개 소수자에게는 미성숙, 부족, 불가능성이라는 딱지가 따라다닙니다. 소수자의 불가능성

이라고 정의된 것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투브 동영상에 올라 화제가 됐던 유아

들의 대화 장면이 세상을 향해 던진 질문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가 불가능한 거야? 니네

가 불가능한 것이냐?’ 도가니의 영어판 제목이 ‘The silenced’입니다. 기가 막히게 잘 뽑은

제목이지요. 이 제목도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침묵하는 것인가. 아니면 침묵을 강요당하

고 있는가. 이렇게 수동태로 표현하게 되면, 누구에 의해, 무엇에 의해라는 질문이 자연스럽

게 따라오게 되겠지요.

차별에 맞설 때 자신에게 할당된 장소를 이탈하는 것도 중요한 도전이 됩니다. 촛불시위 때

‘아이들이 무슨 죄냐 우리들이 지켜주자’라고 하면서 학생들을 학교로 돌려보내려고 할 때,

보호받는 존재로서가 아니라 이 거리에 시민으로 함께 있다라는 것을 보여준 청소년들이 있

습니다. 이 청소년들이 거리에 하고 다닌 낙서를 보면, 학교에서 못 배운 민주주의를 거리에

서 배운다. 교육이라는 것은 아이들로부터 그대들이 배우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던집니다. 바

로 이렇게 소수자들이 할당된 장소를 거부하는 순간 질서와 척도가 교란되기 시작하는 것입

니다.

또 다른 교란의 방식이 소수자 되기를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요? 미국에서 흑백분리교육이

위헌판결을 받은 이후 비로소 흑인들이 백인과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됩니다. 그런데 흑인들

이 대학에 입학은 했지만 식당을 백인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됩니다. 식당을

찾은 흑인 학생들에게 백인 학생들이 음식을 끼얹는 등 린치를 가하지요. 냄새나는 너희들

과 같은 식당에 앉을 수 없다는 거죠. 그때 자리를 버티고 앉아 있는 것이 중요한 저항의

Page 40: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39 -

방식이었는데, 그 장면 속에 흑인과 함께 자리를 지킨 백인들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왜

이런 행동을 했던 걸까요? 비슷하게 예전에는 ‘양민학살’이라고 불렀지만, 지금은 ‘민간인 학

살’이라는 말을 쓰지요. 왜 이런 변화가 있었을까요? 백인이 누구인가 하는 것은 독자적으로

정의할 수 없습니다. 백인은 유색인이 있어야만 성립되는 개념이지요. 양민은 빨갱이가 있어

야만 성립하는 개념입니다. 백인이 누구인지, 빨갱이가 누구인지를 정의하려면, 백인이 무엇

이다, 양민이 무엇이다가 아니라, 백인이 아닌 자, 양민이 아닌 빨갱이를 계속 밝혀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유색인이 아니다, 나는 빨갱이가 아니다 라는 방식으로 내빼지

않고, 누가 백인이 아닌 존재로, 빨갱이로 분류되고 있는지 그 기준 자체를 문제삼을 수밖에

없습니다.

소수성의 또다른 특성은 아주 작은 저항도 척도를 교란하는 급진적인 요구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랜드 여성노동자들의 저항을 다룬 영화의 제목이 바로 ‘외박’이었습니다. 왜 여

성노동자 대투쟁이 아니라 외박이었을까요? 외박이라는 행동이 이랜드 투쟁 과정에서 핵심

거점을 만드는 중요한 행위가 되었던 겁니다. 마찬가지로 장애인 이동권 투쟁에서도 횡단보

도가 없는 곳에서 무단횡단을 해버리면서 이 체제의 질서를 문제삼게 됩니다. 무단횡단이

체제를, 질서를 뒤집는 힘으로 작용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사뭇 사소하게 들릴 수 있는 이야

기가 그래서 중요하고 급진적인 요구일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해직된 청각장애인 교수’의 사례가 주는 의미가 각별할 것 같습니다. 청강문화산업

대학교에서 교수평가 점수가 낮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교수가 아닌 강의전담교원이라는 직위

로 재계약을 요구하자 안태성 교수가 이를 수용합니다. 이년 후 재계약 시기가 왔을 때 학

교에서 또다시 강의전담교원으로 계약하자고 해서 거절하고 부당해고로 소송을 제기했습니

다. 청각장애를 이유로 불리한 계약 조건을 제시한, 그런 의미에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주장이었는데요. 결국 이 사람이 청각장애인이라는 것이 해고의 이유 가운데 하나였음이 법

원으로부터도 인정받았습니다. 청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있었다는 게 인정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자신이 참여하기로 한 회의에서 배제되었다는 것이었는데요. 여기서 배제라는 게 무

엇일까요? 그 대학에서는 어느 정도 정족수가 차면 조교들이 교수들 연구실을 찾아가 회의

시작을 알리는 관행이 있었답니다. 안태성 교수가 자기 방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기다

리고 있었는데 조교가 처음 와서 한 말이 ‘회의에 방해가 되니 음악소리를 줄여달라’는 요

구였다고 합니다. 이 장면이 바로 회의에서 배제되었다는 근거로 인정된 장면인데요. 이 사

람은 왜 음악을 크게 틀어두고 있었을까요? ‘나 여기 있어. 나 불러줘.’라는 의미였겠지요?

혹시나 내가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하면 어쩌나 긴장하면서...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행동

의 메시지를 해석해낼 수 있느냐가 아닐까 합니다.

뭐가 차별이야? 왜 이렇게 예민해? 이런 얘기들을 우리가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바로 앞서

나눈 이야기들에 깔려있는 감수성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는 것이 인권교육의 목표이기도 합

니다.

Page 41: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40 -

빛나지 않는 별, 차별 2 차별의 수레바퀴 진행 : 조영선(우돌)

오늘 차별의 수레바퀴를 그려보려고 한다. 여러 가지 차별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별개로

생각되던 것들이 하나의 문제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우리가 알

아보고자 하는 거슨 차별받는 존재, 어린이 청소년, 장애인, 여성 등 여러사람들이 있는데

그 존재를 넣고 이들이 무엇에, 어떤 권리들이 제한받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린이 청소년 가보자. 어떤 권리들이 제한받고 있나요? 여러 자유들이 제한받고 있지만 구

체적으로 들어가면 제가 집착(?)하고 있는 게 두발자유, 용의복장, 문신포함해서 개성실현

자유, 정치적 권리(투표권, 피선거권), 쉴 권리,애들이 가장 사모하는, 하지만 난감한, 또 어

떤 권리가 있을까요? 성적 권리, 섹스할 권리, 섹스할 권리만 말하는 것 아니죠. 최근에 어

떤 선생님이 ‘네 여자친구 다 해봤다더라’ 라고 했는데 굳이 연결시키자면 사생활의 자유인

데 딱히 연결시키지 쉽지 않다. 참여, 맞지 않을 권리, 정보접근권(19금), 학생들이 휴식권

관련해서 가장 민감한 주제, 셧다운제, 그리고 정보접근권에 대해서는 야동이 있다. 그리고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돈을 못받아여. 과도한 학습노동(무임노동), 노동권(최저임금) 등이

있다. 저희반애가 계속 지각을 하는데 4시에 종례안하고 땡치고 간다. 매일 지각을 하면서

마트에는 시간 맞춰 갈 수 있냐고 했더니, 학교는 돈을 안주지만 이마트는 주쟎아요. 라고

했다.

Page 42: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41 -

이렇게 권리들이 제한되고 있는데 이러한 권리를 제한하는 논리들, 권리를 제한하게 되는

논리들.

예를 들어 정치적 권리를 왜 안주나? 판단력이 없다. (지들 생각)

휴식권을 안주는 이유?는 힘든게 없다고, 뭐 하는게 있니? 무용론.사회적으로 쓸모없는 존재

다.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이다. 성숙하지 못한 존재-쓸모없고 판단력도 없고, 책임질 수 없

다. 공부해야할 시기, 졸업하면 다 할 수 있다. 이 시기를 지나면 다 할 수 있다.

성적권리를 제한하는 이유는? 성장기-몸을 소중히 해야, 학습에 방해, 빈부격차, 위화감, 순

수하다(미성숙함과 연결되면서 보호되어야 하는 존재로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다) 등등의 논

리. 노동할 권리도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시기라는 이유로 미뤄진다. 학습에 방해된다는 이

유로 개성실현제약, 노동권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미성숙과 순수가 연결되면서 취약하고 엄청 보호받아야할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자유를 제약

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적 권리를 제약할 때도 이런 논리가 많이 쓰인다.

그런데 진짜 다 할 수 있나요? 애들은 다 알고 있어 그래서 미리 하죠. 요즘 아이들은 졸업

을 굉장히 두려워한다. 저때만해도 졸업하고 술먹고, 담배 피고 연애하는 것을 기대하는데

요즘 애들은 대학도 갈 수 없으니 지금 다 한다.

그러면 이런 논리들이 어린이, 청소년 외에 다른 존재들한테도 쓰이나요?

-판단력이 없다: 장애 아동, 성인 장애인

-책임질 수 없다: 장애인의 결혼이나 성, 실업자, 노숙인, 저임금노동자, 전업주부(하는 일이

뭐있니? 맨날 논다) 노인

-무노동 무임금: 노인,

-노동(생산성): 여성, 노인, 이주노동자(미숙련노동자), 장애인

-미래에 다 할 수 있다: 성인이라도 비혼인 상태에서 아이를 낳으면 앞길 망쳤다. 미래가 망

가졌다고 한다.

-성적권리: 성소수자, 장애인, 비혼여성, 노인,-무성적 존재:(노인에게 성적 권리가 부정되는

건 성의 유용성을 입증할 때, 생식과 관련되지 않은 경우, 임신출산이라는 생산성과 관련되

지 않은 성일 때 부정된다) 노인은 망칙하고 청소년은 발칙하다고 하고, 욕망을 누릴 수 있

는 존재는 한정되어있다. 아이를 책임지지 못한다는 논리는 동성커플에게도 적용된다)

-정보접근권: 노인,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발달장애인

그러면서 오히려 힘든 노동에 내몰리게 된다.

노동권에 관련된 논리로 그런 존재들이 생산성이 없다고 하는데 여성노동자, 노인, 이주노동

자들도 마찬가지 취급을 당한다. 이주노동자들도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차별을 받나요? 미숙

련 노동자로 취급받는다. 말이 미숙하다는 이유로 미숙하게 여겨지기도한다. 가부장인 남성

노동자의 임금을 중심으로 여성노동이나 청소년노동은 부가적 수입, 아르바이트로 취급받는다.

-청소년의 두발, 용의복장 등 개성을 실현할 권리 실현: 노동자들, 사회복지사들의 유니폼으

로 제약당한다. 교사의 경우에도 학생들이 교복을 입기 때문에 복장이 제한되어야한다는 논

리가 있었고, 아시아나의 제복도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이 존재들에 독특한 특성이어서 이이들을 차별하고 권리들을 제한해야할 이유가 되는것 같

Page 43: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42 -

지만 같은 논리들이 다른 존재들을 억압하는데 사용된다. 사회적으로 차별의 요소들이 구성

된다. 누군가 열등하다고 할 때 그 존재들의 생물학적 차별을 반영하는것인지 차별의 논리

를 개발해서 붙인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연대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처

음 인권을 알게되면 사람들을 다 외따로 떨어뜨려 놓는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인권을

가르치면 아이들을 이기적으로 만들고 개별화시킨다고 하는데 인권을 제대로 들어가다보면

‘나’라는 것이 어떻게 다양한 정체성으로 구성되어 있나를 확인함과 동시에 자신의 차별받

고 있는 정체성 속에서 연대의 바탕을 찾아낼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 같다.

교권 vs 학생인권의 논리는 교사와 학생을 동일한 집단으로 놓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학생들 가운데 다양한 학생들, 교사들 가운데 다양한 교사들이 있는데 학생끼리 교사끼리

편 먹는 것이 기존의 논리라면 공부잘하는 부모가 판검사인 학생과 중산층 비슷한 교사의

권력관계와 저소득층의 학생과 교장, 교감과의 권력관계 등 여러 존재들이 다른 정체성으로

드러난다. 그래서 교사끼리, 학생끼리 편 먹을 것인지, 여러 존재 가운데 나와 비슷한 이유

로 차별받고 있는 사람들과 편먹을 것인가?

<지금은 없는 이야기>라는 우화집에 보면 ‘늑대와 염소’라는 우화가 있다. 흰 연소, 검은 염

소가 있는데 염소가 많아서 늑대가 공격을 해도 잡기가 힘들다. 그 때 한 잿빛 늑대가 나타

나 흰 염소만 공격하라고 한다. 그래서 흰 염소만 골라서 공격하니까 검은 염소들이 흰 염

소만 잡아먹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검은 염소들이 점점 앞에 나서게 되지 않고 흰 염소가

모두 사라진다. 이제 아무 염소나 잡아먹어도 된다네 이제 검은 염소들은 한 마리가 잡아먹

히면 그 놈이 왜 잡아먹혔는지 알아내느라 대항할 생각을 하지 못할 거야. 스스로 잡아먹힐

만한 이유가 있어서 잡아먹히는 거라고 여기는 놈들을 사냥하는 건 식은 죽 먹기지...

인제는 검은 염소끼리 있다가 잡아먹히면 또 이유를 찾게 된다. 잡아먹히는 일 자체를 없애

야지 누가 잡아먹히는가에만 관심을 가지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가 룰을 지켜야 한다고 하고 사회에 공정한 룰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화집 가운데

<가위 바위 보>가 있다.

어떤 이유로 차별받나 그 이유를 계속 찾고자 하면 이 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여기서 우리

는 연대를 기초를 찾아야 한다. 그러면 무엇이 우리의 연대를 가로막나를 보면 스탠리 밀그

램의 실험이 있다. 답이 틀릴때마다 전기충격이 가해지는데 사람들이 버튼을 누르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옆에 전문가가 있기 때문에 계속 버튼을 눌러 전기충격을 가하게 되는데 원

숭이에게 하게 되니 원숭이는 버튼을 누르지 못한다. 원숭이에게는 옆에는 네가 눌러야 바

나나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해주는 권력자가 없었다. 사람들이 비인간적인 명령을 받아들이는

이유는 명령을 내린 권위있는 사람이 있을 때 그래서 그 실험을 복종이라고 한다. 인간다운

삶에 대한 감각을 막는 것은 바로 권력이다. 차별이 권력관계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필립 짐바르도의 <스탠포드 감옥실험>을 보면 교도관이라는 역할을 부여함

으로써 행동을 합리화하게 된다. 타인의 고통과 감정을 느낄 수 없도록하는 선그라스를 쓰

고, 교도관이라는 역할로 눈감는다.

연대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무관심, 경쟁, 배제, 차별, 고립, 입장없음, 비관, 무지, 무임승차

욕구, 저에게 가장 인상적인 말은 입장없음이었다.

19대 국회의원회에게 정치적 경향을 물으니 중도라고 한다. 난 이쪽편도 저쪽편도 아니라는

것이 힘있는 사람들을 편드는 방식이다. 기존에 이 시스템을 만든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동

Page 44: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43 -

하도록 한다. 홀로 코스트에 많은 역할을 한 아이히만의 경우 유대에 관해 어떤 증오심도

가지고 있지 않다. 심지어 도와주려고 했다 그러나 내가 내린 선택이 그 당시에 유대인들을

더 나쁜 상황으로 몰아 넣을 수도 있었다고 하면서 한 말이 “국가의 명령에 따라 수행했다”

고 한다. 일제고사도 마찬가지인데, 왜 하냐고 사람들이 물어보면 공문에서 하라고 하니까

하는건데 결과적으로는 학생들을 경쟁으로 몰아넣는 일이다.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모르는 사람은 질문하지 않으며, 질문한 사람에게 대답하지 않는

다. 이런 고의적인 태만함 때문에 그들이 유죄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연대를 거래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상호부조, 우리가 투쟁한번가면, 당신도 투쟁한

번 와주고, <안토니아스 라인>에서 강간 후 배제당한 친구를 안토니아는 아무런 댓가없이

자신의 공동체에 이친구를 받아들인다. 이렇게 볼 때 연대는 선물 또는 연애와 같은 것이

다. 그 사람의 고통이 그 사람의 것이 아니라 내 고통처럼 느껴지는 순간, 타자가 또 하나의

나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김남주의 <자유>, 만인을 위해 내가 일할 때 내가 자유, 다른 사람의 자유가 억압될 때 나

의 자유도 억압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유가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은 이런

일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교감이 애들 지각을 체크하라고 하면 교사도 지각할 수 없다. 다

른 사람을 통제하게 되면서 스스로도 통제당하고, 일찍 가게 되면서 나보다 늦게 오는 사람

들에게 짜증부리게 된다. 고통을 당할 때는 개인적이지만 공통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될 때

고립감에서 헤어나오게 된다.

연대를 가로막는 또 하나는 이런 차별을 벗어날 수 있을거라는 희망 때문이다. 내가 희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이 나를 보호해 줄 것이다라는 기대, 그런데 우리 사회는 내가

노력해서 어떤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면

넌 할 수 있어라는 희망고문, 그래서 사다리 걷어차기.옛날에는 계층을 올라가기 위해 사다

리를 타자고 했다면 이제는 그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 아닐까?

또 하나의 연대를 가로막는 것은 사회 제도망인거 같애요. 사회시스템이 우리의 삶을 보장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보장을 받으려면 내가 얼마나 부족하고 무능한가를 증명해야 하는 상

황이다. 학생들이 점심을 굶을 지언정 기초수급자라는 증서를 내기 싫어하는 일이 생긴다.

이러한 제도를 사회적 연대망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그런데, 이런 복지제도가 생겼다는 이

유로 연대가 필요없다고 얘기하는데 이것은 문제이다. 영화 <밀레니엄>에 보면 리스베트가

후견인이 있어야만 사회보장을 받을 수 있는데 후견인이 이 여성을 강간하는 상황, 사회보

장이 얼마나 허망한지.

이 사람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이런 차별이 존재하는 한 나도 그 차별에서 자유로울 수 없

기 때문에 연대에 나서게 된다.

다른나라의 전쟁이나 인간방패로 나서는 사람들이 있고, 전쟁이 있는 이상 나도 전쟁의 위

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런 생각 때문에 어떻게 보면 전혀 알려지지 않은 나라에 와서 연

대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 같다. 연대라는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는건

추상적인 것 같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아주 구체적인 일인 것 같다.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되

고 나서 공청회없이 진행된것에 항의하며 침묵시위를 한 사진이다. 한 학교이 공청회에 학

생들이 배제됨을 알고 학생 침묵시위를 하는데 한 학생이 늘 지각을 했는데 이 시위에 만큼

은 지각하지 않았다. 내가 이 학교에서 느낀 압박감과 고립감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이 이

친구의 실천을 가능하게 했고 학교에 다닐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사실은 이들이 다른 존

재이기 때문에 연대할 이유와 희망이 되는 것 같다.

Page 45: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44 -

인권의 가치

Page 46: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45 -

인권교육에서 마주하는 가치들 살피기1 - 난감한 가치 상황들에 맞서는 연습--------------------------------------------------------------------------------------------------------- *진행: 한낱, 루트

[교육목표]

: 인권교육을 할 때 주로 접하게 되는 가치들의 의미를 꼼꼼히 짚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 상황과 맥락에 따라 가치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이해한다.

[진행방법]

① 여는 질문 (10분)

- 인권에서 가치의 맥락이 중요한 이유를 간략히 나누고, 이 시간에 다룰 가치 낱말들을 소개

한다.

② 난감한 가치 상황에 맞서는 연습 (1시간 30분)

- 아래와 같은 사례를 공유한다.

- 모둠별로 다루고 싶은 사례를 택하고, 사례 속에 담긴 가치들을 뽑아내 인권적 논리를 개발

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Page 47: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46 -

[사례 1]

☑ 다룰 가치:

예의, 공동체, 자유, 질서, 책임(본분, 의무), 민주주의(민주적 해결), 명예, 양보

오늘은 학교 앞에서 제가 1인 시위를 한지 2주째 되는 날입니다. 제가 1인 시위를 시작

하게 된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얼마 전 체육대회 날 본관 출입을 금지한다고 방송을 했

었나 봐요. 근데 저는 그 방송을 듣지 못했어요. 친구가 화장실에 같이 가자고 해서 볼일

보고 본관 근처를 어슬렁거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생활지도부장 쌤이 보고는 몰래 담배

를 피러 온 줄 알았는지 “야 너! 양손 옆으로 벌리고 이리로 와!”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동의 없이 소지품 검사는 할 수 없는 거 아니에요?”라고 거부했더니 싸가지 없는 놈 운

운하며 화를 내시더군요. 저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랬

더니 교사 지도에 불응한 경우라고 하면서 벌점을 엄청 주더라구요. 진짜 억울했습니다.

학생인권조례라는 게 만들어진 걸 알고 있기도 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튿날부터 등교 시간마다 1인 시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사들이 온갖

협박을 하며 1인 시위를 못하게 막았지만 저는 “수업에 방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위험

한 일도 아니니 저를 막을 수 없다.”고 대답하고 1인 시위를 계속했습니다. 언론에서 제

이야기를 취재해서 보도하기도 했어요.

그러자 학교에서는 학교 명예 실추, 학생 본분에 어긋난 행동, 교내 질서 문란, 교사의

정당한 지도 불응 등을 이유로 저를 퇴학시키겠다고 합니다. 정말 제가 이렇게 무거운

징계를 받을 만한 행동을 한 건가요?

☞ 선도 위원회에 참여한 우리들이 내놓을 의견은?

[사례 2]

☑ 다룰 가치:

배려, 사랑, 약자, 보호

저는 중학생, 고등학생 두 아이를 둔 김명숙이라고 합니다. 아이들도 어느 정도 컸으니

의미 있는 사회활동을 해보면 좋겠다 싶었고, 또 엄마가 좋은 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이들 교육에도 좋을 것 같아 얼마 전부터 동네 자원봉사모임에 나가기 시작했어요.

맨 처음 나간 곳은 장애인들이 생활하는 복지시설이었어요. 시설에 도착하니 원장님이

시설 곳곳과 장애인들이 생활하는 방을 쭉 보여주면서 시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어떤 분들이 시설에 계신지 하나 하나 설명해 주셨어요. 그리고는 강당에 모여 자원봉사

자 교육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장애우들이 우리 사회에서 참 소외된 사람들이죠. 그렇지만 저는 우리 장애우들이 긍정

- 모둠별로 토론 내용을 전지에 간략히 정리해 둔다.

- 진행자가 가상의 상황을 연출하면, 참여자들은 가치 맥락을 중심으로 진행자의 이야기를 비

판해 본다.

Page 48: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47 -

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꿈과 희망을 품고 살면 언제든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편견을 갖지 마세요.” 라고 말문을 여셨습니다. “요즘 세상 많이 달라졌습니

다. 특히 인권침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주세요. 우리 시설에 있는 장애우들은 다들 천

사 같습니다. 큰 불만 없이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으니, 잘 보살펴 주시기 바

랍니다.” 라고 재차 부탁하셨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자원봉사모임 회장님도 벌떡 일어나서 이렇게 제안하셨습니다. “장

애우들을 최대한 배려하려고 늘 신경 씁시다. 그리고 장애우들을 만나면 우리가 먼저 ‘사

랑합니다’라고 인사합시다.”

교육이 끝나자 모임에 참여한 봉사자들 대부분이 감동을 받은 눈빛으로 박수를 치기 시

작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뭔가 찝찝한 느낌이 계속 남네요.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는 게

맞는 걸까 자꾸만 갸웃거려지는데… 이 감정의 정체가 뭘까요?

☞ 자원봉사모임에 참여한 우리들이 내놓을 의견은?

[사례 3]

☑ 다룰 가치:

폭력, 안전, 평화, 질서

안녕하세요? 저는 주폭 척결을 위한 어머니회 ‘주머니’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은혜라고 합

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 ‘주머니’에서 이번 달에 <주폭 척결과 주민 안전>을 주제로 교

육을 하려고 하는데요. 주민들 인권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뤄주실 분을 소

개 받고 싶어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딸 가진 부모들은 다 같은 마음일 것 같은데요. 극악

한 성폭력 범죄자들의 진술을 보면 대부분 음주를 한 다음 그런 짓을 벌이지 않았습니

까? 그 뿐이 아니지요. 상습적으로 술을 먹고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가정 파탄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가게 상인들이나 병원 의사들에게 행패 부리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습

니까? 우리나라가 그동안 과도한 음주 문화에 대해 너무 관대하게 대처했다고 봅니다. 이

제는 엄중 처벌, 가중 처벌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이라도 경찰이 정신 차리고 주민들

의 안전과 치안복지를 위해 주폭과의 싸움을 벌인다니 참 다행입니다.

요즘은 정말 길거리를 다닐 수가 없어요. 거리에 노숙자들 하며, 공터에 모여 있는 청소

년들...얼마나 위협적입니까? 게다가 술까지 먹으면 정말 ‘악마’로 돌변하는 사람들 많지

요. 무너진 사회 기강과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주민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야할 필

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우리 여성들도 평화로울 수 있는 세상이 오지 않겠습니까? 선생님

도 그렇게 생각하시지요?

☞ 교육 의뢰 전화를 받은 우리들이 내놓을 의견은?

③ 종합 토론 (20분) - 여전히 남아있는 의문들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Page 49: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48 -

인권교육에서 마주하는 가치들 살피기2 - 동일한 가치가 다른 집단과 상황에선 어떻게 쓰일까?--------------------------------------------------------------------------------------------------------- *진행: 한낱, 루트

[교육목표]

: 같은 가치의 말들도 상황과 맥락에 따라 쓰임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이해한다.

: 동일 가치가 다른 집단의 상황에선 어떻게 쓰이나 비교를 통해 인권적인 가치로 가기 위한

맥락을 알아본다.

[진행방법]

① 모둠별로 청소년, 장애인, 성소수자, 노동자 등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일해 온 영역

의 집단을 선택한다.

② 모둠별로 다룰 가치 (5~7가지)

: 민주주의, 연대, 보호, 자유, 의무/책임, (+2개 정도를 모둠별로 선별하도록!!)

③ 각 모둠별은 ②의 가치들이 자신이 선택한 집단에서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지 그 예들을 찾

아본다.

* 그리고 각 모둠은 자기 정체성에 ‘여성’을 결합하여 ‘여성청소년’, ‘여성장애인’, ‘여성성

소수자’, ‘여성노동자’의 경우에 동일한 가치어가 또한 어떻게 다르게 쓰여지는지 비교해본

다.

* 노동자 집단은 위의 가치어들이 자본과의 갈등관계에서 쓰여지는 사례도 찾지만, 특히 노

조활동 안에서 쓰여질 때 문제가 되는 것들도 찾아본다.

④ 종합 토론

- 모둠별 발표를 통해 동일한 가치가 어떻게 다르게 쓰였는지 비교 확인해보며 인권적 가치

를 살리기에 대해 정리한다.

Page 50: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49 -

인권의 가치 살피기 1 난감한 가치 상황들에서 맞서는 연습 진행 : 한낱

[여는 강연]

진행: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열어보겠다. 오늘의 주제는 인권의 가치. 우리의 머리를 아프

게 할 수도 있다. 오늘 이야기의 요지를 파워포인트로 간단히 만나보자. 조지 오웰의

<1984>를 보면, 텔레 스크린이라는 기능이 강화된 CCTV를 통해 완벽한 감시를 받는 디스

토피아 사회가 나온다. 그렇게 완벽한 감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 세계를 지배하는 당이

내건 대표적 슬로건이 3가지이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자유로운 인간은 언

제나 패배한다고 이야기. 철저하고 완전하게 복종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버리고 스스로 당

이 될 만큼 당의 일에 적극 나선다면, 그때는 불멸의 전능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조지 오웰이 그린 세상이 단순히 허구의 세상은 아니다. 구럼비 발파를 하고 해군기지를 건

설하면서 건 프레임은 ‘한반도 평화’였다. 부시도 이라크 전쟁을 하면서 ‘인권과 평화’를 이

야기했다. 영국에서는 어떤 영화가 만들어졌냐면, CCTV만 갖고 영화를 만들었는데, 사람의

하루 일과를 복원해 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자유는 무엇인가. ‘무지는 힘’이라는 이야기도

학교를 보면 알 수 있다. 너무나도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우리 사회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교육권을 침해하는 사회이다. 프란시스코 페레가 자유교육을 연구하면서, ‘집체식 교육은 교

육이 아니라 무지를 체계적으로 조직해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궁금해 하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알아야 할 것을 일방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지금의 교육이다.

<1984>의 주인공 윈스턴은 최후의 인간으로 등장한다. 자기가 인간(개인)임을 발견하는 순

간이 뭐였냐면, ‘일기를 쓰는 행위’였다. 당에서는 일기를 쓰는 사람을 사형에 처한다. ‘나’라

는 존재의 발견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것을 여성들의 이야기로 가져오면, 스테판 볼만이

‘책 읽는 여자가 위험했던 중세’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지식인 여성들이 남성들이 이

야기했던 세상과 다른 세상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마녀로 지목되었다. 세상에 대한 자기 나

름의 상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것을 현대 여성의 이야기로 가져오면, 1999년 민중대회

컵 깨기 행사에 대입될 수 있다. 왜 컵을 깼을까? 당연과 물론의 세계를 박살내기 위해서.

컵에 담긴 순응과 강요된 여성성의 세계를 깨기 위해서. 당시 발표된 성명서 제목이 ‘당연

의 세계를 죽여라’였다.

당연의 세계를 죽이려면, 누구의 입장에서 볼 것인가가 중요하다. ‘새벽 3시의 커피타임’이

라는 문구가 달린 삼성전자 광고. 노동자의 시선에서 보면 살인에 가까운 노동 강도를 보여

준다. 서울시의 ‘백한 번째 이력서’ 광고. 당신의 열정은 식기엔 너무 뜨겁다 그러면서, 백한

번째 도전을 권고하는... 이 광고를 보면 언제까지 박카스와 레드 불을 마셔야 하나라는 생

각이 든다. 꿈과 열정은 좋은 말이지만, 맥락에 따라서는 실업을 개인화하는 프레임을 만들

어낸다. ‘함께 신나는 유치원 영어체험’ 사진을 보면, 강당에 앉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하

나도 신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함께 신나는 정상적 수업 상황’이라고 고정해버리는

순간, 몸의 반응에 솔직한 어린이들이나 장애아들이 문제아로 지목된다. 존 맥나이트의 이야

Page 51: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50 -

기처럼 ‘문제로 정의된 사람들이 문제를 다시 정의할 수 있을 때 변혁은 시작된다.’고 할 수

있겠다.

최근 ‘아동 정서․행동발달 선별검사지’를 보면, 정신 이상의 여러 지표로 ‘어른에게 반항적

이거나 도전적이다’, ‘불만이 많고 쉽게 화를 낸다’ 등등이 있다. 3차 선별검사까지 가서 아

이들을 분류해내고 있다. 그리 진보적이지 않은 교장조차도 이런 작위적인 검사법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문제학교’가 ‘문제아’ 뒤에 숨는 상황이 아닌가. 아이들에게서 문제를 찾

는 것은 비겁하지 않나. 학교 부적응자를 위한 치유교실 장면도 보면, 이 치유교실이야말로

원래의 학교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또 이 친구들이 학교 부적응자가 아니라, 학교가 이

친구들에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던 거 아닌가. 아이들이 획일화 된 학교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가 다양한 아이들에게 적응할 때 변화는 가능하다.

인식의 프레임도 중요하다. 미니스커트 단속의 경우도, 도덕교과서에서는 세대 갈등으로 만

들어버린다. 복지 포퓰리즘, 인권 포퓰리즘도 마찬가지. 포퓰리즘이라고 부르는 순간 인권의

보편성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말도 정리해고를 ‘유연화’ 뒤에 숨긴

다. 민주정의당도 노태우, 전두환의 당이었다. 다문화에서도 결혼이주여성은 포섭되고, 이주

노동자들은 추방된다.

마지막으로 가치의 프레임이 중요하다. 최규석의 <불행한 소년> 이야기. 이 만화에 등장하

는 천사는 종교적 의미의 천사가 아니다. 좋아 보이는 가치가 잘못 쓰인 경우도 많이 있다.

그래서 좋아 보이는 가치들에 대해 제대로 잘 짚어보는 게 중요하다.

오늘 다룰 사례는 실제 있었던 사례들을 좀 더 가공한 것. 첫 번째 사례는 체육대회 때 본

관 근처를 어슬렁거리다 소지품검사를 당할 뻔한 수현 씨의 이야기. 두 번째 사례는 장애인

시설로 봉사 활동을 나선 명숙 씨 이야기. 세 번째 사례는 주폭 척결을 위한 주민모임에 참

여중인 은혜 씨가 보내온 이야기다. {사례지는 앞에 프로그램에 있다}

이 세 가지 사례를 다뤄볼 텐데, 이 사례들를 나눠보는 방법을 이야기해드리겠다. 아동 체벌

을 자행하는 아버지가 이 현장에 나와 있고 ‘내 자식, 내가 사랑해서 체벌한다는 데 무슨

상관이냐’라고 이야기한다면 ‘당신 입장에서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이 입장에서도

사랑일까요? 일방적 사랑은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의견을 보태주면 될 것 같

다. ‘가치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집중해서 익숙한 프레임을 뒤집을 수 있는 질문을 모둠

에서 설계해주시면 될 것 같다.

[모둠토론 시간 가짐]

[상황극 진행]

진행: 문제적 인간 소환하기 방식으로 진행하겠다. 제가 이 의자에 앉으면 소환되는 사람으

로 ‘빙의’하는 것이다.

Page 52: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51 -

<사례 1 역할극>

+ (사회자) 지난 번 체육대회 때 사건을 가지고 생활지도부장님 모시고 선도위원회 열어

보겠다. 아주 중립적 자세로 진행하겠다.

- (생활지도부 교사) 제 이야기에 다 공감하시리라. 제가 특별한 이야기 하는 것 아니다.

제가 받은 모욕과 상처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자기 권리 중요하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

려면 기본적 예의를 갖춰야지. 우리 학교 교사들이 다 비슷하게 느낀다. 수현이 싸가지

없다고 정평이 나있다. 개기고, 말끝마다 ‘씨발’ ‘씨발’ 붙이고. 무슨 이야기가 되겠는가.

= (참여자) 선생님을 보니 예의가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 수현이가 (지금 말한 참여자처럼) 성장할까 두렵다. 그럼 예의 없이 사는 것이 가능한

가?

= 왜 학생들은 본관에 못 들어가나?

- 학교 공간 협소하다. 체육대회 때 우루루 다니면 위험하다. 그러니 공동체 안에서는 규

칙이 필요하다. 학교 교사 안 해 보셨을 듯?

= 동의 없이 소지품검사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한 건데. 뭐가 그리 예의가 없는 건

가. 선생님도 잘못된 판단 할 때가 있지 않나.

- 학생주임만 20년 했다. 100미터 앞에서 봐도 담배 폈는지 안 폈는지 안다. 내 교사 경

력을 믿지 못하는 건가. 학생인권만 얘기하면 교사의 지도권은 어떻게 되나?

= 그래도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어야 하지 않나. 왜 보자마자 양 팔 벌리고 오라 하나.

= 수현이가 담배 폈는지 안 폈는지 사실을 소명할 기회조차 없어서 억울해한다. 다짜고

짜 죄인 취급을 하니까 강한 표현이 나간 게 아닌가 싶다. 예의 없이 반항하려 했던 건

아닌 것 같다.

- 평소 생활태도 보면 알 수 있다.

= 모든 아이가 의심이 간다고 해서 그렇게 지도하나? 양손 벌리게 오게 하나?

- 모든 애들한테 이러지 않는다. 평소에 자기 본분과 책임을 다하지 않는 애들이 있다.

명확히 구분된다. 학교생활 잘하는 애들 터치 안한다. 문제 있는 애들만 엄격하게 대하

는 거다. 그래야 자기 권리 주장만 하지 않고, 지켜야 할 학생 본분과 책임을 배울 수

있다. 교육적 목적이다.

= 학생의 본분이 교사가 하라는 대로 하는 건가?

- 필요하다면 그래야지. 그러면 어떻게 지도하라는 것인가?

= 열 번 어겼다 해도 그때는 안 어겼을 수 있는데. 너무 예단한 것 아닌가. 학생을 신뢰

하셔야 하는 거 아닌가. 자의적 판단이다.

- 신뢰 좋다. 그러나 순진한 생각이다. 현장 경험 없는 사람들과의 대화가 이래서 힘들

다.

= 나 현장교사다. 동의 없이 소지품 검사 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나.

- 학생인권조례에 있기는 하다. 그런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됐으니 조례 효력 없다.

이걸 떠나서 조례 자체 문제 많다. 인권만 쭉 적어 놓고, 책임 조항이 없다. 그러니 완전

학교 현장이 엉망이다. 의무는 하나도 없더라.

= 학생인권조례가 아니더라도, 경찰도 불심검문 함부로 못하지 않나.

Page 53: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52 -

- 어떻게 교사를 경찰에 빗대나. 학교는 교육 현장이다. 예외적인 곳이다.

= 학생의 입장에서 볼 때, 학생도 배려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학생에게 친절하게 대해

야 하는 것 아닌가. 교사도 학생을 예의 있게 대해야 하는 거 아닌가.

- 배려 얘기하시는데, 이 말 들으시면 그 이야기 쏙 들어가실 것. 이 아이는 흡연 누적으

로 퇴학당했다가 복학한 학생이다. 배려도 기본이 돼야 하는 거 아닌가.

= 조례 아직 결판 안 났다. 동의 없이 소지품검사 할 수 없다는 건 팩트 아닌가?

- 백번 양보해서 제가 실수 했다 치자. 그런데 제가 말하고 싶은 건 그러면 학생회가 괜

히 있나. 민주적 절차를 거쳐 문제를 해결해야지 무조건 교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다니

그게 학생인가? 선동질 아닌가?

= 부당한 벌점을 받았으니 즉각적 행동을 한 것 아닌가.

= 어디를 통해서도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으니까 얼마나 답답하고 억울하겠나. 힘도 없고

방법도 없고 말을 해도 들어주지 않으니까. 무슨 말을 해도 오해하시니까. 얼마나 답답

하고 억울하겠나. 사실 관계 확인도 안 되고. 힘도 없고. 무슨 말을 해도 들어주질 않으

니 까 .

- 사과를 했더라면 저도 이야기 들어줬을 거다. 그러면 여기 계신 분들은 매일 억울한

일 있으면 매일 광화문에서 1인 시위 하나? 완전 시장판이 될 거다.

= 1인 시위가 왜 민주적이지 않나?

- 학교 앞에서 학생들 등교하고 있는데 우리 학교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알리는 것

잘못된 행동 아닌가.

= 1인 시위는 원래 사람들 보는 데서 하는 거다.

- 그 애 한명의 생각인데, 우리 학교가 다 문제인 것처럼 보이고 있다. 다수의 의견은 다

Page 54: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53 -

를 수 있다.

+ 민주적 해결 얘기하시는데 왜 학생회를 통해서만 해야 하나. 학생회장 있어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지 않나. 회의와 다수결을 거쳐야만 민주주의라는 생각 자체가 학생

들에게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 그럼 설문조사라도 했어야 했다. 자기 한 명의 생각으로 학교를 판단하면 안 된다. 나

는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투표 1위다. 무서울 때 확실히 무섭고 풀어줄 땐 풀어주고. 다

수의 생각을 확인해봐야지.

= 선생님도 억울하고,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데. 수현이 입장도 생각해 봐야 하는 거 아

닌가. 이 친구가 퇴학당하면 어느 공동체에 속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미래를 누가 책임

져 줄 것인가.

= 만약에 이 학생이 이전 학교에서 선생님 같은 분을 만나 퇴학당한 거라면, 그 때부터

소급해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선생님은 선생님의 편견 때문에 스스로 모욕을 당하게 되

신 거다. 자기 의문을 표현할 수도 있는 거고, 민주적 절차 이야기하지만 교사의 독단과

학생회의 판단이 다를 수도 있고. 그런 상황에서 아무리 의견 수렴 한다 해서 타당한 결

과가 나오기 어렵지 않을까 한다.

= 이런 사건을 민주적 절차로 하자는 거 자체가 이상하다. 성인이 벌금을 받았다고 국회

에 가서 하소연하나? 명백히 자신이 인권침해 당한 사건이다. 징계가 이루어지기 전이라

거나 교칙에 조항을 넣고 빼고 문제라면 모를까. 이미 소지품 검사를 당했고 벌점을 받

았는데. 이걸 어떻게 학생회에 말하라는 건가.

- 저희 학교가 명문학교고 학생들 자부심이 높은데, 그런데 이 아이가 1인 시위하고 시

끄럽게 문제가 되면서 학교가 언론 보도 타면서 명예가 실추됐다. 이 문제는 그래서 다

른 학생들도 기분이 상해 있다. 시선 곱지 않다. 교사여서만 그러는 것 아니다. 다른 수

많은 학생 있다는 거 말하고 싶다.

= 내가 수현이 엄마인데 듣자 하니 정말. 학교 명예는 학교 문제 감추기 위해서 들먹거

리는 거 아닌가? 학교라는 것이 학생들이 자존감을 갖고 긍지를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학교 명예지, 지금 무슨 말하고 있는 건가. 교사 생각만 강요하는 게 명예인가.

+ 선생님이 생각하는 명예는 무엇인가?

- 마지막으로 말하자면, 우리 학교는 서울대 40명 보내는 학교다.

+ 선생님의 명예는 대학 입시군요.

<사례 1 정리>

진행: 교사의 경우, 자유와 책임(본분)을 연결시키고 있다. 자유를 주장하려면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의부터 갖추라는 식으로. 그런데 여러분은 교사는 왜 예의를 갖추지 않

았는가를 짚어주셨다. 예의는 대개 수직적 관계에서 요구된다. 누가 누구에게 예의를 차리기

를 요구받는가. 학생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얘기는 잘 되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권력

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예의다.

의무가 권리의 전제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 또 권리가 있어야 책임도 질 수 있다. 선택하

Page 55: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54 -

고 판단하는 권리 행사의 기회가 있어야 책임도 질 수 있다. 본인이 선택하지 않았던 일들

은 누구나 책임을 회피하게 된다. 학교에서 교사에게만 책임을 묻게 되는 이유는 역으로 교

사에게만 권한이 있었다는 걸 반증한다.

만약 이 친구가 개념차게 학생인권조례 조항을 말하지 않고, ‘씨발’ 한 마디만 했으면 어땠

을까? 욕을 한 건 잘못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모든 욕은 맥락적으로 봐야 한다. 왜 학

생들이 문화적 맥락에서 ‘씨발’을 달고 다니는가. 억울한 일을 당하고 나서 뱉는 욕에 대해

‘예의 있게 말하는 것이 먼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대화를 단절시킨다.

참여자: 또 다른 의미에서 생존방식이라는 생각도 든다. 동의 없이 소지품검사 할 수 없다고

얘기하는 것과 ‘에이 씨발 왜 주머니 뒤지고 지랄이야’라고 얘기하는 것은 사실상 같은데.

역으로 ‘씨발’이라고 하면, 아예 교사가 건드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사실 본능적으

로 아는 것 아닌가.

진행: 본분에 대해 더 살펴보자. 가사노동은 여성의 본분이라고 얘기되는데. 동의와 합의 없

이 만들어진 본분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것은 강제요 폭력일 수 있다. ‘숙제 다 하고 놀아’

라고 명령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 생활지도부교사는 질서 문란의 죄도 많이 물었다. 사람에

겐 안전의 욕구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질서가 통제의 수단으

로 호명될 때는 거부하게 된다. 공동체라는 가치는 어떤가? 하나는 전체를 위해, 전체는 하

나를 위해? 자유를 옥죄는 공동체가 우리가 원하는 공동체일까? 공동체의 일원인 한 사람이

억울함과 비루함을 감내하기만 해야 한다면, 그 공동체가 과연 공동체일까? ‘자유는 예속’이

라고 얘기할 때, 그것은 전체주의. 공동체와 전체주의는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명예라는 가치는 어떤가. 박원순 시장이 국가 명예 훼손으로 재판을 받고 승소했다. 당시 판

결문에서 국가는 언제나 국민의 비판을 받을 위치에 있기에 본질적으로 명예를 주장할 수

없다고 나왔다. 명예의 주체는 인간이다. 학교 역시 학생으로부터 비판받을 위치에 있다. 직

접행동과 민주적 절차도 살펴보자. 대화의 허구성. 사회적 약자/소수자의 경우, 직접행동을

해야 비로소 대화가 열리는 경우가 대다수다. 또한 다수의 이익으로 민주주의를 일치시킬

수는 없다. 유럽에서 사형제를 폐지할 때 유럽평의회에서 냈던 논평에 ‘여론조사에 붙일 수

없는 근본 가치가 있다’고 나와 있다. 국민 다수가 사형제를 원했는데도 폐지했던 이유다.

참여자: 1% 대 99%라는 프레임의 경우도 비슷하지 않을까. 99%라고 부를 때 다수가 정의의

자리를 차지해버리는 효과가 분명 있었던 것 같다.

진행: 소수/다수라고 하면...번역어의 문제이기도 한 것 같은데,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

의 문제로 봐야 하지 않을까. 나치가 다수 찬성으로 집권했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히틀러를

좋아했다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집권 했길래 그 숫자로 집권했을까를 질문해야 한다. 직

접민주주의는 어떠한가?

참여자: 흔히 쓰는 직접민주주의의 한계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Page 56: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55 -

<사례 2 역할극>

+ 요즘 세상 살기 힘든데 자원봉사 하러 오셔서 감사하다. 시설장님 이야기 들으면서 어

떻게 봉사활동에 임해야 할지 이야기해보자.

- 봉사 모임 와주셔서 감사하다. 장애우들 만날 때 어떤 마인드 필요할지 나눠보자.

= (사례지 속 문구에서) 이용인들이 천사 같다는 게 뭔가.

= 미숙하고 부족하지만 착하고 순수한 아이들이라는 거다. 그러니 상처 잘 받으니까 조

심해 달라는 말이다.

= 어떤 면에서 미숙하고 부족하다는 것인가?

- 혼자서는 뭘 할 수 없다는 의미다. 많은 봉사자 분들의 보호 속에서 살아간다. 여러분

들 없으면 우리 애들 못산다.

= 당사자 얘기 물어봤나. 시설장의 의견 아닌가.

- 수줍음도 많고 말도 잘 못해서. 눈빛 보고 판단한다. 잘 묻지는 못했다.

= 시설장이면서 시설 생활인과 의사소통도 안 된다는 말인가?

- 제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이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 그러니 우리 같은 보통 사람

들이 먼저 도와주자는 것이다.

= 의사소통 안 되는데, 그 사람들이 감사를 느낀다는 건 어떻게 아나.

= 애들이라고 말하지 말라. 나이가 어려도 아이들이 아니라, 시설 이용인이다. 게다가 성

인도 있지 않나.

- 자식 같은 마음으로, 사랑으로 대한다는 뜻이다.

= 자식은 아니지 않나. 시설장의 시설이 아니라 공공의 시설이고, 공공 서비스를 이용하

진행: 직접민주주의를 온몸으로 느꼈던 순간은?

참여자: 2008년 촛불 때, 광화문 네거리에서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풀어놓고 교류하고 존

중해주는 모습을 봤을 때 그랬다.

진행: 고병권이 쓴 책 ‘점거, 새로운 거버먼트’를 보면, 월스트리트 아큐파이를 경험하고 나

서 이렇게 얘기했다. 그 사람들은 대표자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요

구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나를 진동시키지 않고서 가능한 민주주의는 없다’ 고. 직접민주

주의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직접성을 생각해야 한다. 과정적 의미. 대표자에게 요구하는 것

이 아니라 99%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Self governing 즉 자치를 행하는

것이 중요. 어제 나온 부천 소사고 학생들 사례처럼, 그것이 민주주의적 경험이었을 것. 학

교에서 배운 적 없는 민주주의를 직접행동을 통해 배운 것. 자기 몸으로 경험하는 것이 중

요하다. 이 친구도 1인 시위를 하며 민주주의를 느끼지 않았을까.

[쉬는 시간]

진행: 다음 사례로 넘어가 보겠다.

Page 57: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56 -

는 사람들인데 서비스를 받는 사람으로, 이용인으로 대접해줘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이

라는 건 부적절하다.

- 복지 얘기 잘 하셨다. 시설 오래 운영해보니 서비스가 확실히 좋아졌다. 감사하는 마음

을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그거다. 국민들 세금으로 입고, 먹는 거다. 그러니 감사하는 마

음으로 밥 먹고, 옷 입으라는 것이다.

= 당연한 권리인데 뭘 감사해야 한다는 건가.

- 이 애들이 더 많이 받지 않나. 공짜로 밥 먹고 생활하고 있으니.

= 받는 게 많은 게 아니라, 못 받는 게 더 많지 않나? 인간적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우

리는 화장실만 봐도 이용이 자유로운데. 그런 부분만 봐도 알 수 있다.

- 그래서 배려를 강조하는 거다. 먼저 도와주고, 먼저 사랑 베풀고. 먼저 배려하고.

= 배려 강조하시면서, 그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왜 물어보지 않나.

- 물론 제 집 같지는 않을 것. 그래도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

= 우리 어머니 친구 분이 지적장애를 갖고 있으시다. 말도 어눌하고 먹는 거에 대한 집

착도 많으시고 애들보다 자기를 먼저 챙기시고. 아무리 장애인이라도 주변에서 밉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어머니는 거칠게 얘기한다. 장애인들이 모두 천사 같은 이미지는 아

니다. 이런 상황 발생하면 어떻게 해결하나?

- 우리 애들은 그렇지 않다. 그런 상황 생기면, 전체에게 피해를 주니까 퇴소조치 한다.

= 사랑으로 대하신다면서 왜 쫓아내나.

- 그럼 지금 보통 사람하고 무조건 똑같이 대하라는 건가.

= 인권침해를 하지 않으면서 그분들을 대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하는 거

아닌가. 장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 그래서 저도 시설 운영하는 거다. 지금 말하는 취지는 장애인들을 방치하라는 건가?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두라는 건가.

= 방치하지 않기 위해 배려와 사랑으로 돌본다는 건가? 그분들이 공짜로 더 받는 것도

아니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 더 지원하는 것이 있을 뿐이다. 함께 이 땅에 살아가고 있

기 때문에 당연히 누려야 하는 것을 드리는 것이다. 불쌍하고 안돼서 배려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시설에 있으니까 그 안에서 받아야 할 정당한 권리가 있는 거다. 그걸 왜

시설장님이 사랑으로 주는 거라고 얘기하시나? 시설장이 그분들의 신인가.

= 인권침해를 하지 말라고 자원봉사자들한테는 얘기하면서, 왜 사적 공간을 벌컥 벌컥

열고 보여주고 그러시나?

- 제가 시설을 제일 잘 안다. 적절한 보호와 봉사 활동을 위해 안내해 드린 거지, 혹시라

도 사고라도 나면 어쩔 건가. 누가 책임질 건가?

= 시설장님의 사생활 공간을 그렇게 침해하면 좋겠나.

- 저랑 똑같다고 말씀하시면 안 된다.

= 어떤 게 다르죠?

- 저는 제 스스로 대처가 되는데. 이들은 그게 안 된다. 그래서 잘 알고 도와주라는 거

다.

= 누구도 위험 상황에 완벽히 대처하는 것 불가능. 정도와 내용의 차이가 있을 뿐. 설사

너무 필요해서 부득이하게 방문을 열거나 하더라도 먼저 동의를 구해야함. 이러이러한

사정이니 잠깐 문을 열어도 되는지 물어야 하지 않나.

Page 58: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57 -

= 동의하더라도 보여주면 안 되는 것 같다. 시설장이 물어보는데 누가 동의를 안 해주겠

나. 다 된다고 하지.

+ 저희가 봉사 잘해보려고 왔는데. 죄송하다. 사람들이 문제의식이 많아서. 이런 생각까

지는 없었는데. 여기까지 마무리 하겠다.

<사례 2 정리>

진행: 참여자들 대부분이 일방적 배려의 문제점을 지적해주셨다. 도덕이나 인권에서도 배려

라는 말 참 많이 나온다. ‘장애인을 배려합시다’ 라는 말은 많지만 ‘비장애인을 배려합시다’

라는 말은 없다. 배려라는 말은 원래 힘을 가진 강자의 도덕이다. 배려는 할 수 있을 때 여

유가 있을 때 하는 거지, 꼭 해야 하는 게 아니기에 권리와 다르다. 사회적 약자/소수자의

문제를 왜 권리가 아닌 배려의 문제로 자꾸 접근할까. 그 사고의 기저는 그이들이 겪고 있

는 어려움의 원인을 그 개인에게서 찾기 때문이다. 인권적 접근은 구조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 것이다. 프랑스 전력청 광고 봤던 것처럼.

배려와 관용이 많이 연결된다. 양차대전 이전에는 무력을 통해 식민지를 개척하는 것이 1세

계의 방식이었다. 그런데 ‘반자본 발전 사전’이라는 책에서 관용을 이렇게 정의한다. ‘우아한

지배, 세련된 간섭’이라고 부른다. 원조가 그렇지 않나. ‘죽은 원조’라는 책도 나왔다. 아프리

카를 돕기 위한 원조의 방식이 선주민의 생존방식을 완전히 파탄내고 있다. 오히려 빈곤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 원조의 방식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아이티에 자연재해 일어났을

때도 원조 많이 받았다. 그런데 그 때도 한국이 그렇게 많이 라면을 보내 썩어났다더라. 후

쿠시마 원전 때도.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보지 않기 때문에. 일방성의 문제. 더불어 지역의

풀뿌리 조직을 무시했기 때문에 지원체계에 있어서도 큰 혼란이 있었다고 한다.

더불어 배려의 가변성을 짚어봐야 할 것이다. 같은 소수자 집단이어도 누구에게나 배려하지

않는다. ‘특정한 기준’에서 벗어난 소수자 약자에 대해서는 배려하지 않고 탄압한다. 장애인

집회 때의 장면을 떠올려보자. 왜 배려해주지 않고 더 심하게 진압하나. 있어야 한다고 여겨

지는 위치와 장소에서 이탈한 존재는 탄압한다. 울타리 안에서만 머물 때 배려와 관용이 작

동한다.

보호는 어떤가. 보호의 문제를 얘기할 때, 보호의 반대말을 방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

은 것 같다. 아까 나온 참여자의 어머님 친구 분의 경우에 빗대 얘기해볼까.

참여자: 사실상 지역사회에서 방임하고 있는 것 아닌가? 복지사 등 지역사회가 관심이 있으

면 도울 방법을 찾지 않을까.

참여자: 시설에서 보호한다고 사용하는 장치가 시설을 외딴 곳에 두거나, 정문을 잠가 두거

나, 경비실을 둔다거나, 생활하는 방을 밖에서 잠그도록 한다거나 한다. 사실상 보호의 탈을

쓴 통제라고 볼 수 있다. 정말 보호하고 싶은 건가? 다치거나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위해 도전할 권리나 실수할 권리를 차단하는 효과도 한편

Page 59: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58 -

에 있다. 더불어 통제의 장치에 익숙해지는 효과를 낳아서 ‘말 잘 듣는 장애인’을 만들어내

는 것 같다.

진행: 구조적 폭력, 은폐된 폭력을 보지 않고 말썽 부리는 반응만을 폭력이라 부를 때 무기

력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구조적 폭력의 뿌리를 보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는 표

면만 볼 때 문제가 반복된다. 정신 장애인에게 먹이는 무기력한 약들. 천사 같다고, 착하다

고 설정되어 있는 이 무기력들. 그래서 보호의 반대말은 방임이나 방치가 아니라 자력화, 자

유라고 볼 수 있다. 스스로 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것. 그때 ‘스스로’는 혼자라는 의미가 아

니다. 자기 결정권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스템과 제도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약자/소수자는 차이 차별 때도 나왔었다. 우리나라 말 중에 번역이 잘못된 말들 많다. 번역

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프레임이 반영된다. 성폭력피해자에서 생존자라고 바꿨을 때 의

미가 달라지는 것처럼. 소수자와 약자라고 말할 때 원래는 메이저와 마이너의 개념. 힘의 불

균형을 반영한 개념이다. 그런데 소수자라고 이름 붙이는 순간 그 존재들이 그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약자가 되고 수적으로도 소수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적은 수의 문제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효과까지. 그래서 공리주의적 판단으로도 연결된다. ‘최대 다수의 최

대 행복’ 이라는 기치 속에 때로는 소수의 견해를 무시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99% 얘기도 했었지만, 사실상 부를 독점하고 있는 사람들이 1%이고 숫자상으로 소수다. 물

론 이 99%는 동일하지 않다. 동일성이 아닌 공통성의 전류를 느끼면서도 우리가 다 똑같은

것은 아니라는 것. 이 둘이 함께 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랑. 누군가의 사랑이 나에겐 폭력일 수 있다는 것. 연말만 되면 정치인들이 사

랑의 열매를 달고 나오는데, 나는 빈정 상한다. 제가 왜 이렇게 느끼는 걸까?

참여자: 시혜, 동정, 위선.

진행: ‘품위 있는 사회’에서 동정과 공감을 구분해서 설명해 두었다. 동정은 우월감이 내재

된 느낌이다. 내가 저러한 처지에 놓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월감. 그래서 먼저 손을 내미는.

이것이 동정의 핵심이다. 공감은 지금 현재 우리 위치는 다르다, 그러나 잠재적 평등을 내재

하고 있는 개념이다. 나도 찌질한 구석이 있고, 저이도 찌질한 구석이 있고, 그런데 세상은

우리를 더 찌질하게 만들고. 그래서 함께 할 수 있는 운명을 바라보는 것이다.

[점심 시간]

진행: 사례 3번은 아까처럼 진행하면 시간이 많이 걸려서 모둠 활동 발표를 들어보고, 조금

더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Page 60: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59 -

<사례 3 발표>

참여자: 저희가 폭력에 대해서 음주자가 폭력을 행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실제로 폭력

의 원인이 은폐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억압과 권력을 경험하면서 폭력성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런 걸 통해서 노숙인, 청소년 등 특정 집단에 대한 낙인 찍기가 이루어

지는 것도 문제다. 그리고 음주를 사랑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음주는 폭력이라는 것도 깨

야 한다. 음주자가 폭력을 당할 위험도 있다. 그리고 안전이나 치안문제에 대해서도 어

떤 사람의 안전할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 음주를 무작정 금지할 것이냐, 공동체

적 해결을 마련할 것인가. 또 우리 동네에서만 안보이면 된다는 식으로 다른 곳으로 쫒

아내는 방식 문제라고 본다. 노숙인 분들 서울역에서 쫒겨나면 영등포로 이주할 뿐. 질

서라는 이름으로 이런 것들이 행해진다. 또다른 통제다. 오히려 주머니라는 어머니회의

정체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름은 다르되, 회원은 똑같은 조직들. 주폭

척결 이전에, 배제된 사람들을 이해하고 만나고 같이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는 것이 어

떨까 싶다.

<사례3 정리>

진행: 요즘 불안사회라고 한다. 언제든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안전이라는 말

자주 등장한다. 사법 권력들이 '시민의 안전 VS 폭력을 일삼는 괴물들' 이 구도로 가져간다.

어떤 집단 전체를 무서운 폭력적 존재라고 집단 정체성을 묶는 것 자체가 폭력이다. 소수성

과 차별 시간에 다뤘다. 범죄율 조사해보면, 40대가 가장 높다고 한다. 그런데 무서운 40대

프레임은 없고, 무서운 10대 프레임만 있는 이유는 뭘까.

그리고 눈에 안보이게 제거하고 격리조치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다른 방식의 구조적,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 누군가에게 사법적인 처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제 노르웨이 감옥의 풍경 보셨다. 그러한 교도소를 가질 수 있는 것은 범죄에 대한 사회

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브레이빅 사건 때, 노르웨이 사회의 반응을 보면 그 사회가 어떻

게 범죄에 대한 책임을 공동체로서 가져가는지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끔찍한 범죄가 벌어

지면 사형제 존치론이 가장 먼저 나온다. 오히려 노르웨이는 아주 천천히 사법절차를 공정

히 받는다. 브레이빅 변호사도 이 사람에게 공감할 수 없다, 이 사람의 범죄가 문제가 있다

고 말한다. 그러나 이 사람이 수형자로서 갖는 권리가 있다는 것. 그래서 적법 절차를 진행

한다. 그리고 재판을 공개한다.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더불어 100명이 죽으면, 100건의

사건으로 처리한다. 단일 건이 아니라. 죽어간 한 사람들이 다른 맥락, 관계성 속에서 살았

던 인간이라는 거. 그 무수한 재판들을 거치면서 시민들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랬을 때 우리 사회랑 굉장히 다

르다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추방과 격리의 의미도 살펴보자. 하정우가 나왔던 ‘범죄와의 전쟁’ 봐도 알 수 있다. ‘한겨레

21’ 편집장이었던 박용현 씨가 주폭 척결을 가지고 글을 썼었다. 6.25 전쟁 때문에 절단 장

Page 61: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60 -

애를 갖게 된 신체 장애인들이 동냥하시며 다녔던 풍경이 1960-70년대에 많았다. 이 존재들

이 사라진 시점이 80년 초반이다. 삼청 교육대. ‘흉물스러워’ 보이는 존재들 격리 조치한 시

점이다. 그리고 80년대까지도 학교 교문 앞에서 ‘정신이 이상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구

걸하는 풍경이 있었다. 이들이 사라지는 것 80년대 중후반이다. 정신 장애인에 대한 시설 수

용이 본격화 된 시점이다. 커다란 국제 행사를 앞두고 거리에서 이들을 밀어내 버렸다. 이것

을 행한 것 자체도 폭력이지만, 본인들이 행한 독재를 감춰온 것이다.

폭력의 희생양, 피해자로 누가 선택되는가는 차별의 문제와 연관이 깊다. 왜 여성들이 주로

폭력의 희생양으로 택해지는가. 사다리의 밑바닥에 있는 존재들. 그렇기에 인권의 가치가 더

시급히 우리 사회에 정착해야 한다. 모욕과 공격의 자리바꿈도 이야기 나눴다. 수치심이 쌓

일수록 사람은 폭력적으로 분출함. 사람마다 임계점이 넘는 순간들이 있지 않나. 청소년들의

폭력 사례에서 많이 드러난다.

마지막으로 ‘안전사회’라는 프레임이 문

제가 있다고 본다. ‘안전사회’를 ‘감시사

회’ 혹은 ‘단속 사회’로 명명하는 작업을

계속 해야 한다. 안전사회를 만든다는

주폭 척결 조치들은 안전마저 못가져 온

다. 내부 모순이다. 두 번째로 감시가 촘

촘해지고, 잠재적 범죄자로 여겨지는 곳

에서 우리는 살고 싶은 건가 질문을 던

져야 한다. 어떤 사회에서 우리는 살고

싶은 것인가. 왜 내부 모순이 발생하는

가. 학교가 훈육이나 규율공간이라는 말

익숙하다. 그런데 지금 학교에서 벌어지

는 모습은 훈육과 규율이 아니다. 어차

피 졸업해서 비정규직된다는 것 알기에

학생들은 더 이상 자신의 욕망을 유예하

지 않는다. 훈육조차 불가능해진 공간이

지금 학교다. 엄기호라는 인문학자가 지

금의 학교의 기능은 수용소라고 분석했

다. 교사도 오늘 하루 아무 일 벌어지지

않길 기대하고, 부모도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수용소. 공부는 학원에서 이루어진다. 능동성

에 대한 완벽한 제거. 위험해지지 않고 다치지 않으려면 가만히 있어야 한다. 완전한 수동

성. 애들 뛰어다니기만 해도 교사들 파르르 떤다. 그리고 완전히 보호받아야할 존재로만 명

명한다. 성장은 위험과 갈등 속에서 가능하다. 예를 들어, 장애인 부모회 활동하시는 한 여

성이 이런 말씀 해주셨다. 자신은 아이 걱정에 서울에 올라온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내가

없으면 장애가 있는 아이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눈 한 번 딱 감고 서울의 연대 집회에

오셨다고 한다. 이 때 큰 깨달음을 얻으셨다고. 내가 아이와 떨어져 있어도 아이한테 큰 일

생기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나의 독립과 성장도 가능하다는 깨달음. 지금의 학교는 이런 성

장이 불가능하다. 더불어 보호 받을 만한 애들과 그럴 자격조차 없는 애들에 대한 구분이

Page 62: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61 -

일어난다. ‘될 성 부른 잎’이 아닌 애들을 다 추방한다. 추방과 격리의 반복. 학교가 감시사

회가 되고 있다는 것은 CCTV의 엄청난 증가가 일차적 증거다. 단속 사회의 단면은 학교 곳

곳에 설치되고 있는 도어 락을 보면 알 수 있다. 폭력이 아예 사라진 세상이 과연 존재할까.

인류 역사에서 그런 순간은 없었다. 다만 인간들이 폭력을 지혜롭게 제어하는 방식을 만들

어 온 것. 완벽히 수동적이며, 정치적 생명을 잃은 존재들이 폭력을 제어할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 불가능하다. 내 스스로 폭력에 대해 사유하지 못하는 인간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또다시 취약해질 것이다. 그것이 어린이 청소년이 폭력에 취약하고 자꾸 노출되는 이유다.

이 이야기 까지 나눠보고 싶었다. 여기까지 마무리 짓겠다.

Page 63: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62 -

인권의 가치 살피기 2 동일한 가치가 다른 집단과 상황에선 어떻게 쓰일까? 진행 : 루트

루트 : 오늘 마지막 교육은 앞서서 어떻게 잘못 이용되는 인권의 가치언어들에 논리적으로

대응할 것인가를 다뤘는데 사실상 우리들도 때로는 일상 속에서 잘못된 가치어들을 받아주

는 경우들이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럼에도 우리의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이 쓰는 말에 대해

서는 그래도 잘 응대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때로는 우리들 내부에서도 이렇게 잘못 이용

되는 가치어들이 있는 것 같다. 그동안에는 이런 프로그램을 할 때 나와 적대적인 쪽의 논

리를 반박하는 것 중심으로 했는데 오늘 이 시간에는 서로 같은 편이라 여기는 내부에서 서

로 간에 어떻게 이런 언어 보따리를 잘못 풀어놓는지까지를 포함해서 잘못된 사례를 찾아보

았으면 한다. 일례로 같은 집단 내의 남성과 여성,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에 무심코 쓰는 말들

에 담긴 문제적 상황을 찾아보도록 하자.

예를 들어 노동자와 자본자가 있는데 이들 간에 ‘대화로 풀어’라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나?

대화로 풀자는 자본가의 속내는 ‘때리면 맞아라’, ‘주는데로 먹어라’, 혹은 노동자에게 자신

들이 밀린다 싶을 때 노동자의 기운을 빼기 위해서 ‘자자, 대화로 풉시다’하는 것이다. 그런

데 같은 노동현장에서 남성노동자가 여성노동자를 향해 ‘대화로 풀자’로 하는 경우도 많다.

오래전에 운동사회성폭력뿌리뽑기 100인위원회라는 활동을 할 때 우리가 성폭력 가해가 명

단을 확 공개한 적이 있었다. 이때 남성활동가들이 제일 먼저 한 말이 바로 ‘대화로 풀자’.

그런데 이 말은 그동안 참고참아 나온 여성활동가들의 외침에 ‘조용히 살아라!!’라는 말과

같은 의미였다. 마찬가지로 ‘보호’라는 말도 그렇다. 자력화의 반대말로서 보호에 대한 말은

아까 오전강의에서 많이 이야기되었구, 보호장구를 지급하라는 말 속에 ‘보호’는 노동현장에

서 노동자의 권리다. 그러나 노동법상에 ‘여성보호조항’은 다는 아니지만 많은 내용은 여성

노동자를 보호라는 이름으로 어떤 노동군에서 배제하는 논리로 쓰여진다. 그래서 지금 할려

는 것은 바로 이런 식의 현상을 <청소년, 장애인, 성소수자, 노동자> 등 네집단으로 나누어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일해 온 영역의 집단을 선택해서 논의한다. 다룰 가치언어는

<민주주의, 연대, 보호, 자유, 의무/책임>.

(모둠토론 진행)

(이어서 발표)

●민주주의

루트 : 자, 이제 모둠 발표를 보자. 모둠별로 보니 같은 단어를 다룰 팀들이 있다. 이것을 중

심으로 같은 말을 어떻게 각각의 정체성에 따라 쓰이는지 살펴보자. 우선 민주주의는 성소

수자, 청소년팀에서 나옴. 이 내용을 살펴보자.

성소수자팀 : 최현숙 후보(레즈비언)가 나왔을때 성소수자가 시민을 대표할 수 있는가? 그것

말구도 퀴어 퍼레이드 때 어떤 그룹이 ‘엠비아웃’을 들고 나왔는데 그것 관련해서 어떤 참

석자들은 불편해 함. 누군가의 의견일 순 있으나 성소수자의 의견으로 나오는 것은 좀 그렇

다면서 불편을 토로함. 오늘날 민주주의는 누군가 특정한 사람이 우리를 대표하는 것처럼

Page 64: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63 -

여겨지지만, 사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한다.

루트 : 성소수자팀은 실제 민주주의는 제도가 아니라 사람들이 직접 무언가를 행하는 것이

라는 말인 것 같다. 현실정치공간에 쓰이는 민주주의는 특정집단에서 독점하고 그들의 권리

만을 대변하는 것으로 쓰이고 있다. 따라서 성소수자도 민주주의를 말 할 수 있고 대표할

수 있다는 것을 말했다. 청소년팀의 생각을 들어보자.

청소년팀 : 학생회장을 민주적으로 투표를 통해 뽑자고 하고는 자격 제한을 둔다. 학교 안에

서 민주적인 방식으로 회의를 한다고 하지만 학교의 일방적인 지시를 하는 민주주의, 형식

적 틀마저도 지키지 않음. 학교에서 제시한 조건에 대해 선택적 수용의 자유만 있음. 다수의

의견만이 관철될 수 있고, 너 혼자만의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는 개인의 의견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쓰임. 수업 시간에 배우는 민주주의와 실생활의 민주주의가 매우 거리가 멀다. 이

론만 배우고 현실과 거리가 먼 것이 학교에서의 민주주의다.

루트 : 오늘날 대의제 민주주의가 나온 후보들만 뽑는 것 외에 시민의 참여가 제한되는데,

그런 한계적 의미가 더욱 강하게 작동하는 공간이 청소년인 것 같아요. 선택적 수용의 자유

만 있는 상황에서 청소년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일까요? 성소수자에게도 마찬가지로 현실 민

주주의는 의미있지 않네요. 그렇다면 민주주의란 어찌보면 사회적 소수자에게 대안과 희망

의 언어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가 민주주의 그 이상을 생각해볼 때는 아닌가 싶

네요.

자. 그다음에 ‘자유’에 대해서 살펴볼까요..

● 자유

장애인팀 : 특수학급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안갈려고 하게 되는데 그것이 선택의 자유가 아

니라 스스로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선택인 경우 그것은 자유가 아니다. 자유란 자신에게 결

정권이 있는 상태에서 주어지는 것이어야 한다.

성소수자팀 : 성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이 섹스를 자주, 여러 사람과 한다고 성적 방종과 동일

하게 여겨지고, 성폭력과도 연관시키는 데 이와같이 잘못 쓰이는 것이 문제이다.

청소년팀 : 청소년들의 자유는 미래를 담보로 제한된 자유, 본인이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이

유로 제한된 자유 (조건부 자유, 선택권 없는 자유 <예>자율학습, 복장두발의 자유, 0교시

수업, 방과후 수업, 주5일제 이후 학교에서 자유로운 주말을 보내세요라고 하는데 오히려 주

5일제 이후 주말반 학원에 다님, 자율적인 결정이 정말 자유인가? 자유를 누리기 위한 권리

의 교육이 되지 않으면 소용없음)

학생인권조례가 발표되었을 때 가장 환영한 집단이 학원이라는데...그것만 봐도 아무 의미

없다.

루트 : 자율적 결정이 개방된 모든 선택의 자유를 전제로 하지 않을 때 그 의미가 없다. 학

생들의 경우 이미 배워온 것에 의해서 자유를 정말 누릴 수 없이 기존의 가치에 젖어 있을

때 ‘자유롭게’ 선택했다는 것은 진실인가... 자기검열, 자기통제가 익숙한 상황에서의 자

유는 의미없다. 자유에 대한 권리 교육이 함께 따라야 진정한 자유에 그나마 다가설 수 있

다는 점이 더욱 분명해진다. 청소년의 경우 자유는 방종이라는 인식이 기성세대뿐 아니라

청소년 스스로도 많다고 나왔는데, 성소수자의 경우에도 자유하면 성적 방종으로 인식되는

Page 65: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64 -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유를 이야기할 때 진보적 사회운동안에서도 그 의미의 차이에 주목되지 않고 무차별적으

로 쓰이는 것이 문제가 되는 사례는 ‘프리섹스주의’가 아닐까 한다. 남자의 프리섹스주의와

여성의 프리섹스주의는 다르다. 남성이 말하는 여성의 성적자유는 종종 자신들의 욕망을 분

출함에 있어서 여성에게 ‘자유로울’ 것을 강요하는 양상인 반면, 여성이 말하는 경우는 오랜

동안의 억압에서 떨쳐 일어나는 측면이 있다. 이렇게 우리가 좋은 가치어일 경우에도 같은

운동의 영역 내에서도 누군가는 배제되어 쓰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인식해볼 수 있겠다.

● 연대, 공동체

성소수자팀 : 노동자가 집회가면 노동자, 성소수자 양쪽에서 왜 연대를 하느냐?는 질문이 올

때가 있다. 그런데 내부에서도 때론 왜 성소수자가 노동자 집회에 가느냐는 의견이 나올때

가 있다.

청소년팀 : 연대라는 말이 잘못 쓰이는 경우는 연대책임, 연대보증, 친박연대, 등도 있지만

학생들에겐 단체 기합받을 때 연대책임이라 말하며 마치 연대라는 표현으로 인해 형평성의

효과를 냄. 연대책임이라고 하지만, 실제 원인제공자에게 전체 반 학생들의 미움을 구성하게

된다. 구성원을 위한 공동체가 되어야하는데 공동체를 위한 구성원을 만들면서, 조직에서 이

상적으로 여기는 공동체를 위해서 같이 굴러가는 것을 연대책임을 진다고 말하면서 오히려

미움받게 된 구성원 한명씩 한명씩 버리고 가게 된다.

노동자팀 : 연대와 공동체의 개념을 들어 시민의 발을 볼모로, 공동체의 다른 이들에 피해를

준다, 경제에 악영항을 준다 등으로 표현하는데 공동체라는 말을 대입시킨다. 노동자집단 내

에서 노조활동가의 과도한 노동에 대해 공동체에 대한 희생으로 무마시키려한다. 성폭력 사

건이 터졌을 때 조직을 위해 묻어두자는 것도 일종의 공동체를 위해 감출 것을 강요한다.

또한 현재 노동조합의 한계이자 비판지점이기도 한데 성인, 비장애인, 정규직 들의 공동체인

데 미조직 노동자들은 배제한다.

장애인팀 : 통합교육을 하면서 원반(통합반)이 있고 특수반이 있는데 장애아동들이 특수반에

있을때는 문제 발생 안하는데, 원반으로 돌아가면 이 아이에게 맞지 않는 교육을 강요하기

때문에 원반에서 문제행동들이 발생하게 된다. 이게 정말 공동체를 통합교육인가? 또 문제

가 될 경우 통합교육 자체를 문제라고 말하는 것도 문제이다. 문제는 그 장애아동에게 맞는

교육이 안되기 때문인데, 공동체가 희생된다는 말로 아이러니하게 공동체를 갈라놓으려고

다시 시도한다.

루트 : 공동체가 획일화된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논리로 쓰여질 때 그 안에서 개별적 특성을

가진 주체들의 처지와 맥락은 다 지워진다. 장애인팀에서 그 문제를 잘 지적해주었다. 학교

에서의 연대책임도 모두를 동일화시키는 점에서 장애인팀의 통합교육에서의 문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억압하는 공동체에 대항하며 싸우면서도 내부에 일이 생기면 공동체를 위한

것이라고 하는 것, 이런 식으로 우리 내부에서도 공동체가 잘못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age 66: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65 -

● 보호

장애인팀 : 보호받아야하고, 안전해야한다 (장애인은 성인이어도 실수하면서 배울 수 있는

권리 자체 차단, 인도가 울퉁불퉁해서 다니기 힘든데 인도만 강요, 왜 나왔어 집에 따듯하게

있지)

청소년팀 : 보호라는 이름으로 청소년을 수동적으로 만드는데 많이 쓰인다. 성인들의 기준으

로 옷차림, 노래 등의 문화마저도 보호라는 이름으로 금지시킨다. 이는 청소년에게 선택의

자유를 빼앗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에 대한 보호의 기준도 다르다.

루트 : 보호 이야기는 앞시간에 한낱과 했던 것과 거의 비슷해서 더 정리없이 넘어가겠다.

● 양보

노동자팀 : 노동자들이 파업할 때 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라는 논리를 자주 내세운다. 그런

데 사실은 제가 교섭하거나 파업을 해본 상황을 보면 파업과 같은 직접 행동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자본가가 스스로 양보하는 것을 단한번도 본 적이 없다. 이처럼 힘의 관계를 고려

하지 않고 양보를 강요하는 것은 문제다. 또 조직 내의 문제를 적은 것인데, 집회 때나 행사

때 앞자리는 장애인이나 여성에게 양보합시다라고 하는데 굳이 양보할 필요가 있는건지.. 어

떤 노조 행사때도 여성조합원들의 자리를 만들어놓고 그 자리는 피하는 모습...(하하). 그런

데 여성들이 알아서 앉을 수 있다. 이것은 양보가 아니라 여성을 지나치게 약자로 몰아가는

것이다. 노조 간부 선출할 때 여성할당제 요구하면 남성활동가들이 우리가 알아서 다 논의

해서 알아서 양보할텐데 왜 굳이 할당제를 요구하냐는 식으로 말할 때.. 여유가 있고 힘있는

사람이 부족한 사람에게 베푸는 미덕처럼 쓰인다. 양보라는 말은 한쪽이 여유가 있을 때만

가능,

루트 : 양보라는 말이 한쪽이 할 수 있고, 한쪽은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쓰여지는 말이 될

때, 여성과 남성의 관계에서 쓰여질 때 남성이 자기몫을 넘겨주는 느낌을 품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불필요한 양보, 장애인 여성에게 알아서 선택할 수 있는 공간에서마저 자리를 만들

어 양보해주는 것과 같은 행위는 마치 권력이 우리에게 우위에서 베푸는 듯한 양보의 맥락

과 더불어 더욱 ‘약한 존재’로 규정하는 결과가 된다는 점에서 우리의 활동안에서 이런 말

들이나 불필요한 행동은 없애야 할 것이다. 이제 무엇이 남았죠? 책임, 의무.. 청소년팀부

터...

● 예의

청소년 : 예의라는 뜻은 다 알고 계시죠? 제가 얼마전 한 선배한테 훈계를 들으며 감명깊은

(?)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선배 말이 예의를 거꾸로 하면 의례가 되는데, 사실 예의를 강제

로 하면 복종이 되는 거구, 그게 바로 의례이다. 그리고 의례는 왜 하는지 묻게 되지 않고

복종적인 태도로 ‘의례이’ 하게된다. 실제로 청소년들이 속한 공동체에서 예의가 지켜지지

않고 ‘의례이’하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 내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면 선생님한테 귀싸대를

한 대 맞고 인사하고 들어가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건 정말 예의일까, 이것이 바로 의례이고

의례히 하는 형식적 복종 아닐까하는 의문이 든다. 또 학교에서 선후배 관계에서 인사를 강

요하며 폭력이 행사될 때 그게 선후배 관계의 예의일까. 고민들이 많이 든다. 정말로 예의인

지.. 의례 그렇게 해오던 것인지...

Page 67: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휴~~ <기초1> 과정이 요렇게 끝났네요... ̂ ^

다음장부터는 <기초2>과정 결과입니다~~^.*

- 66 -

루트 : 조직에서 일할 때 예의라는 말이 이와 비슷하게 쓰인걸 여러번 보았다. 조직에 문제

제기를 할 때 이 사람은 그동안 억울했던 것을 말하다보니 격앙되고 흥분해서 이야기하게

되는데 그때 맞닥뜨리는 말이 “예의를 갖추어 이야기해”라는 말이다. 그래서 내용의 맥락보

다는 형식논리가 앞서버리고 그 과정에서 제기된 내용은 사라지는 것을 많이 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이런식으로 예의라는 말이 진짜 하고자 하는 말을 묵살하는 도구로 쓰인다

면 이것은 사람들 사이에 예를 갖추자는 의미의 예의가 이미 아니다.

이제 약속된 시간이 다 되어 몇 가지는 그냥 넘어가겠다.

이런 가치어들을 다시금 잘못쓰인 사례를 짚어봄으로써 우리의 일상에서 새롭게 정의해가야

한다. 힘있는 자들이 늘 좋은 말들에 그들의 입장을 담은 내용을 넣어서 통용시킬 때, 이것

을 바꾸고, 혹은 우리의 것을 되찾아 오는 것도 중요한 인권운동이 아닐 수 없다. 자본의 상

징인 Wall Street Occupy 운동은 그동안 숫적 다수가 아니라 힘있는 자들이 ‘다수’라는 말

을 가져갔던것에 맞서 “1%”의 소수 자본가와 “99%”의 민중을 다수로 재정의 했다. 2011년

희망버스 이후 자본가 계급에서 그토록 좋아하던 ‘희망’이란 단어를 요즘에선 회피하고 싶

은 단어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이들이 말하는 희망은 희망고문일 뿐이다. 그러

나 ‘희망버스’의 희망은 진짜 희망을 말한다. 그 말을 하자 희망고문의 주체들은 그 단어를

던져버렸다. 이렇게 우리는 ‘희망’의 재발견을 하고 재정의를 해낸 것이다. 이런 사례를 더

만들어 가기 위해서 이런 시간을 가져보았다. ^^

Page 68: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67 -

인권의 쟁점

Page 69: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68 -

앗, 뜨~거 권리들! - 인권의 쟁점 속으로☆★인권대회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 *진행: 개굴, 묘랑

[교육목표]

: 인권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권리들을 상상할 수 있다.

: 쟁점적 권리들을 옹호할 수 있는 논리를 찾아본다.

: 인권의 상호불가분성을 이해한다.

[진행방법]

① 모둠별로 아래 다섯 가지 열쇳말 가운데 관심 있는

열쇳말을 하나씩 선택한다.

② 각 주제별 인권대회가 열린다고 가정했을 때, 이 대회에 반드시 초대받아야 할 구체적 인

물(각 주제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이들)을 떠올려보고 전지에 그려 넣는다.

예) 평화적 생존 : 전쟁으로 피난짐을 싸서 떠도는 전쟁난민들

③ 초대장을 받을 인물들이 손 피켓이나 손 깃발을 들고 온다면 어떤 권리 주장을 담은 요구

를 써서 올지 생각해 보고 ‘~할 권리’로 간단히 적어본다.

마음(목소리)의 자유 몸의 자유 사회경제적

존엄평화적생존

저항과불복종

Page 70: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69 -

④ 모둠 작업이 어느 정도 끝나면, 다른 모둠의 전지를 넘겨받아 살펴본 뒤 보완한다.

√ 이 대회에 더 초대받아야 할 사람은 없나요?

√ 이 대회에 이 사람은 왜 초대되었을까 싶은, 갸웃거려지는 피켓(또는 깃발)을 든 인물은

누구인가요?

√ 수정하거나 보완하고 싶은 피켓(또는 깃발)은 없나요?

⑤ 다른 모둠의 작업 전지를 모두 살펴보고 보완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다.

⑥ 모둠별 작업이 끝나면 각자 가장 이야기해 보고픈 권리 피켓에 스티커를 붙여 본다.

⑦ 모둠별 작업 결과를 살펴보면서 ‘논쟁적 권리’로 지목받은 권리들에 대해 추가 토론을 진행

한다.

⑧ 진행자가 추가로 던지고픈 쟁점적 권리가 있다면, 추가해서 논의를 진행해 본다.

* <앗, 뜨~거 권리들>의 읽기 자료는 분량이 많아서 뒤에(p23) 따로 붙였으니 참고하세요. ^^

Page 71: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70 -

앗, 뜨~거 권리들! 인권대회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진행 : 개굴, 묘랑

■ 몸 풀기 마음 열기

1) 소리 터널 지나기

배경내(진행자) : 참여자 분들 모두 나오셔서 두 줄로 서로 마주보고 서 주세요. 이제 앞에

서부터 몇 분씩 눈을 감고 이 터널을 지날 겁니다. 제가 보여드리는 종이 위에 어떤 장소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장소에서 나는 소리를 터널을 이룬 분들이 내주시면 되고, 눈을 감고

지나가시는 분들은 소리를 듣고 이 장소가 어디인지 알아맞히면 됩니다.

* 준비한 공간 : 놀이공원, 찜질방, 서울역, 중학생 교실

2) 몸으로 말해요

경내 : 이제 자유롭게 공간을 걸어다녀 봅니다. 멈추세요. 가까이 서 있는 분들과 세 명씩

한 모둠을 만들어주세요. 세 명의 몸을 이용해서 하나의 글자를 만들어 주세요.

Page 72: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쑥덕쑥덕, 소곤소곤, 재잘재잘, 왁자지껄

- 71 -

3D 텔레비전 시계

이제 다시 공간을 자유롭게 걸어다녀 봅니다. 멈추세요. 이제 가까이 서 있는 분들과 다섯

명씩 모여 한 모둠을 만들어주세요. 다섯 분이 모여 어떤 기계를 표현해주시면 됩니다. 모두

가 기계의 일부로 참여하셔야 합니다.

* 만든 기계들 : 3D 텔레비전, 호치키스, 시계 등

■ 앗! 뜨거 권리들 1 - 모둠 활동

경내 : 모둠별로 다섯 가지 주제어 중 하나씩을 선택해 주시면 됩니다. 5가지 주제어는 ‘몸

의 자유, 마음의 자유, 평화적 생존권, 사회경제적 존엄, 저항과 불복종’입니다. 각 주제별로

국제인권대회가 열렸다고 가정하고, 이 자리에 초대받아야 할 인물들이 누가 있을까, 이 사

람들은 어떤 권리를 내세우며 참여했을까를 생각해보고 이들의 주장을 피켓에 써주시면 됩

니다. 예를 들면, ‘몸의 자유’를 주제로 열린 국제인권대회에는 체벌을 당하는 학생들이 초

대될 수 있겠지요. 이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맞지 않을 권리’ 또는 ‘매를 붙잡을 권리’가

써 있을 수 있을 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최대한 초대받아야 할 다양한 존재들과 이들이 주

장하는 권리의 핵심을 찾아 써주시면 됩니다.

모둠 작업이 끝나면 모둠별 작업 결과를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시작해 주세요~

(모둠 작업 진행)

■ 앗! 뜨거 권리들 2 - 모둠 활동 결과 나누기

Page 73: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72 -

<몸의 자유>

묘랑: <몸의 자유>부터 살펴보겠다. 몸의 권리의 기본은 ‘내 몸은 내꺼다’에서 출발한다. 인

신의 자유는 인권의 시작과도 같다. 어떤 권리들이 이야기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

취향에 맞는 옷을 입을 권리,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낳고 싶은만큼 낳을 권리․피임

할 권리․여성만 할 순 없다 피임을 거부할 권리, 여성도 다리 벌리고 앉을 권리, 피난처를

구할 권리, 내 청춘을 구속하지마라, 어디든 갈 수 있는 권리, 나만의 시간, 공간을 가질 권

리, 감시당하지 않을 권리, 혹사당하지 않을 권리, 맞거나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 안정적으

로 체류할 권리, 히잡을 벗어 던질 수 있는 권리, 장애인 화장실을 성별에 따라 이용할 권

리, 성별 구분이 없는 화장실을 이용할 권리․트렌스젠더 등에게 성별 구분이 없는 화장실

을 이용할 권리․생물학적으로 여/남을 구분하지 말고 1인 화장실로 해달라, 성별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 감옥인권, 재판받는 피고인의 권리, 재소자, 학생, 이주민이라고 되어 있는데

감옥인권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부연설명을 해주시면 좋겠다.

참여자: 구속노동자회 소식지에 죄를 짓지 않았는데 노조를 만들려고 했다가 구속된 양심수,

정치사범들이 많았다. 그들은 그 안에서 생활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또

한 사회의 인권을 볼 때 그 사회에서 가장 최하위 대접을 받는 사람들이 어떤 대접을 받는

가를 보면 알 수 있는데, 그 점에서 감옥이 그런 공간이 아닌가? 감옥에서 신문을 신청해

보더라도 사회면은 자르고 넣어주는 것들도 있다. 재판받는 피고인의 권리를 적은 이유는

사법절차과정에서 수갑이나 포승줄로 묶는 등의 행위가 신체를 구속하는거라 계속 문제제기

를 해야 한다고 본다.

Page 74: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73 -

묘랑: 구금된 사람들의 몸의 인권과 사법권을 행사할 때라도 몸에 대한 인권침해가 있어서

는 안된다는 이야기 해주셨다. 그리고 한편으로 정보접근권 제한에 관한 이야기도 해주셨다.

모둠별로 나온 권리들 가운데 아리송하거나 좀 더 깊이있게 나누고 싶은 권리항목에 스티커

를 붙일 것을 요청드렸는데, 낳고 싶은 만큼 낳을 권리, 재판받는 피고인의 권리, 공공장소

에서 검열 당하지 않을 권리(생체정보 수집 등 전반적 감시와 통제), 다리 벌리고 앉을 수

있는 권리, 1인용 화장실 등에 별표가 붙었다. 하나씩 풀어보자. 우선 낳고 싶은 만큼 낳을

권리는 여성의 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 고민이 될 것 같다.

참여자: 우리 조에서는 낙태와 관련해서 생명의 문제로 봤을 때 낙태는 안 좋다고 얘기됐고,

여성의 입장에서는 원하지 않는 출산을 안 할 수도 있지 않은가 하는 얘기들이 오고갔다.

묘랑: 임신출산을 이야기할 때 낙태가 쟁점이 되는데 낙태를 태아의 생명권을 침해한다고

봤을 때 부딪힐 수 있다. 낙태와 관련해서는 오랫동안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대립

하고 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참여자: 나는 어떤 권리에 이름을 지을 때 이름을 잘 짓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예를 들어

낙태할 권리, 가출할 권리, 학교를 그만둘 권리를 이야기하는데 이런 권리는 이전에 적극적

으로 보장받아야 할 권리가 박탈당한 상태이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주장하게 되는 것 같다.

낙태할 권리를 주장하는 대신에 원치 않는 임신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주장하게 되면 낙

태문제가 사회적으로 논쟁되는 방식이 달라질 거라는 생각이 들고 또 살고 싶은 곳에서 평

화적으로 생존할 권리가 보장된다면 가출할 권리 이렇게 논쟁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그런 방식으로 바꾸어서 얘기해 봐도 좋을 것 같다.

묘랑: 낙태라고 할 때 ‘아이를 지운다’라는 의미인데, 우리가 중점을 두는 가치를 어디에다

둘 것인가, 여성의 몸과 삶으로 중심을 옮겨오면 달라질 것 같다. 낙태는 여성의 생애 중 어

느 한순간에 집중되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지 않은가?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에서 시작해서

연속되는 삶의 전체 과정에서 봤을 때 낙태 대신에 임신중지라는 단어를 사용하려고 한다.

누구를 주체로 볼 것이냐, 누구의 어떤 권리로 볼 것이냐의 문제로 고민할 수도 있겠다.

참여자: 권리의 이름을 잘 짓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낙태 논쟁에서 찬성이다, 반대다 양비

론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각도와 방향이 달

라지는 것 같다.

묘랑: 권리의 주체를 누구로 하느냐에 따라 쟁점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사후피임

약 관련하여 논쟁이 되고 있다. 종교계에서는 사후피임자체도 문제시하고 있는데, 수정부터

생명으로 보고 문제제기를 하는데 우리가 어떤 지점을 바라볼 것이냐가 중요하겠다.

다음으로 재판받는 피고인의 권리로 넘어가보면, 피고인의 인권을 어느 정도까지 제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쟁점이 될 것 같다.

참여자: 피고인은 구속 전 상황까지 포함해서 당연히 권리가 존중되어야 하지 않은가? 그런

Page 75: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74 -

데 조사과정에서 불합리하게 신체의 자유가 구속된다거나 유치장에 감금당한다거나, 기본권

을 고지 받지 못한채 처벌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데에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 같다.

묘랑: 체포 전에 피고인의 상황과 권리에 대해 충분한 고지를 하지 않았거나, 유죄 확정 전

신체 구속, 더 확장하면 수사과정에서의 고문, 미래에 예측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고문

을 가하는 것까지 얘기해볼 수 있겠다.

참여자: 재판을 통한 확정판결이 있기 전까지는 불구속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

지만 피해자에게 추가적으로 피해가 가해질 수 있는 경우만 한정적으로..

묘랑: 구속 전 나의 권리를 고지받는 문제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를 할 것 같다. 유죄로 확

정되기 전까지 48시간 구류와 재판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에서 수갑 등의 사용이 인권침해라

는 의견인 것 같은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모두 인권침해라는 것에 동의하시

나요?

참여자: 그런데 저는 성폭력 확신범같은 사람을 잡아서 조사할 때는 가해자를 풀어줬을 때

피해자한테 접근하거나 협박할 수도 있는데 그럴 때는 집어넣어야 하지 않나요?

참여자: 제가 얘기한 것은 일반적인 인권으로 재판으로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불구속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고 피해자에게 추가적인 피해가 생겨날 수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한정적으로 자유를 구속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묘랑: 48시간 구류 등은 법률에서 명시하고 있는 바인데 그렇다면 사법권을 행사함에 있어

서 법률에서 예외로 하는 것, 무엇을 예외로 둘 것 인지가 문제가 될 것 같다.

참여자: 나의 경우 불구속 여부는 검사가 정하는데 사실 법에 의해서라기보다는 검사의 재

량이고 법에 명시하고 있다고 하지만 없는거나 마찬가지고, 실제 악용되고 있는 것 같다. 그

래서 이 부분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고, 아예 불구속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데 큰 죄를 지은 정치인이 구속 안되면 화난다.

묘랑: 일반적 인권으로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는데 예외적인 경우는 있을 수 있다고 하

는데, 예외적인 경우의 기준은 무엇인가. 오히려 그것을 집행하는 사람의 자의성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참여자: 현행범은 예외다.

참여자: 집시법 현행범도 있는데 꼭 구속해야 하나?

참여자: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피해자를 보호하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 우

선일 것 같다. 한 사람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한쪽의 인권을 밟는 것이 아니라 경찰이 따로

보호해야 한다든가 하는 다른 보호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는 것 같다.

Page 76: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75 -

참여자: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구속을 한다.

참여자: 2차 피해도 있지만 증거인멸, 도주 등이 문제가 되는데, 한 예로 같은 사건에서 구

속의 여부는 도주의 가능성이 영향을 많이 끼친다. 검사의 주관적 판단이 문제이기는 하지

만 모두 불구속을 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참여자: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불가피한 구속의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최대한 인권을 보

장할 수 있는 제도와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묘랑: 그러면 유죄가 확정된 경우, 전자발찌, 화학적 거세 등이 실제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

은 괜찮은가?

참여자: 말도 안돼!

참여자: 나는 뭐라고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논란이 많은데, 남자와 여자의 시선에서 이것

은 매우 다르게 보여질 것 같다. 나는 생물학적 남성의 입장에서 인권의 보편성을 이야기했

을 때 충분히 비판받을 수 있는데... 흉악범의 몸의 자유를 구속한다는 논리는 우리 누구나

의 몸의 자유를 구속할 수 있다는 점은 놓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피해자 지원보다 가해자

처벌에 더 무게를 두는 것은 위험하다. 피해자 지원과 예방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참여자: 전자발찌와 화학적 거세는 약간 쟁점이 다른 것 같다. 주로 성폭력 범죄자에게 가해

지는 ‘예방’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추가조치인데, 화학적 거세는 실제로는 화학적 거세

이후에 성폭력 범죄가 감소됐다고 증명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성폭력이 개인적 욕망에서

비롯된, 제어될 수 없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더 강화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는 방식인

것 같다. 이것이 성폭력의 이유를 다수를 차지하는 것도 아니라서 화학적 거세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묘랑: 소위 흉악범에 대해서는 처벌을 강화하는 정책을 취하면서 사람들에게 그로 인해 유

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거라는 착시를 주는 것 같다. 하지만 성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

이 바뀌지 않은채 처벌만 강화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또 처벌을 강화하게 될 경우 그 기

준, 즉 범죄의 구성요건도 엄격해지고 강화될 수밖에 없다. 그로인해 일상의 차별이나 폭력

에 대해서는 정의가 구현되지 않게되어 문제를 더 양산시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참여자: 그런데 구조적 문제는 있는데 이를 바꿔나가는 것은 단시간에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하지만 범죄는 일어나고 있는데, 이건 당장 어떻게 대처해야 인권적인 것인가?

묘랑: 처벌을 하지 말자는 말이 아니라 처벌 강화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는 것을 염

두에 두어야 사회의 다양한 분위기를 바꾸고 좀 더 인권적인 대안을 찾아가는 길을 열 수

있을 것 같다.

몸의 권리와 관련하여 많이 나온 것이 어디든 갈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이 권리가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어떤 분은 장애인에게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권리가 있는데 음식점조차

Page 77: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76 -

갈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셨다. 그 외에도 여성, 이주노동자, 이주여성 등이

떠오르는데, 이 권리 하나만으로도 여러 사회적 약자들이 다양한 상황과 환경을 돌아볼 수

있는 것 같다.

<마음의 자유>

이제 <마음의 자유>에는 어떤 것들이 나왔는지 살펴보면, 원치 않는 종교수업과 수업에 참

여하지 않을 권리, 강요된 조직문화 상명하달에 이의를 제기할 권리, 국보법으로 구속된 공

무원과 학생처럼 정치사상의 자유를 가질 권리, 애국가를 부르지 않을 권리, 공무원, 교사

등을 포함해 정당에 가입할 권리, 생각한데로 말할 권리가 있지만 이 때 혐오발언은 안된고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하고 있다. 또 성별과 상관없이 사랑할 권

리, 웃고 싶지 않을 때 웃지 않을 권리, 진상고객을 대우하지 않을 권리, ‘솔’음을 내지 않을

권리, 강요된 멘트를 하지 않을 권리, 고객을 사랑하지 않을 권리, 총을 들지 않을 권리, 일

기장 검사받지 않을 권리, 정치인을 비판할 권리, 인터넷 상에서의 익명성을 보장받고 자기

의견을 말 할 권리, 아줌마나 아저씨라고 불릴 때 쌩깔 권리, ‘여기 잔돈 계십니다’와 같은

과도한 존댓말을 듣지 않을 권리, 반말을 듣지 않을 권리 등이 나왔다.

정치사상의 자유가 있고 공무원, 교사, 군인도 정당에 가입할 권리가 있다고 했는데, 그럼

만약 수업 중에 교사가 현안과 관련한 정치적 발언을 한다면 이걸 교사의 정치적 권리로 인

정해줘야 하는가라는 것이 쟁점이 될 것 같다.

참여자: 말할 권리는 있는 것 같다. 그 발언이 잘못됐다면 잘못됐다고 서로 이야기 할 수 있

Page 78: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77 -

어야지 않겠는가?

참여자: 교장이 조회 때 정치적 발언을 하면 어쩌나?

참여자: 교실이라는 공간의 권력관계를 볼 때 학생이 교사의 정치발언에 반대발언을 할 수

없지 않은가? 누구나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닌 지금의 상황에서의 정치발언을

무조건 옹호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참여자: 우리 학교 시험에서 수학선생님이 천안함 물기둥의 높이를 구하는 문제를 제출한

적이 있다. 그리고 나는 천안함 사건 기사의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문제를 내서 검열을

당했는데, 지금 지적하신대로 교실 안에서의 권력이 불균등한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

각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귀를 씻을 권리가 없는데, 선생님이 4대강 파보라고 할 수 없는데,

마찬가지로 학생들도 정치발언을 할 권리도 없다. 그래서 그 공간에서 서로 견제할 수 있도

록 하는 게 서로 편한 것 같다. 정당 얘기도 하고, 각종 사안이 얘기가 되는 게 살아있는 것

같다. 교장선생님이 4대강에 대해 떠들지는 않지만 국책사업에 대한 가정통신문이 나온다.

공개적으로만 하지 않을 뿐이지 다르지 않다.

참여자: 학생들과 가치와 이념에 대해 논의하고 토론하는 게 학교에서는 퍼져있지 않은 것

같다. 교장이든 학생이든 자기의 철학과 주관을 형성시키는데 도움이 될텐데 계속 제한하는

것이 안타깝다. 나는 제한된 이념과 정치의 환경에서 살다가 장애인이 되어서 열리는 나를

볼 때 그때의 내가 아까운 것 같다는 생각이 된다.

참여자: 예전에는 언론인도 정당가입이 불허됐었다. 언론인도 공정한 보도를 해야 하고, 교

사도 공정하게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교육을 해야하기 때문에 정당에 가입할 수 없다는 동일

한 논리이다. 그게 사실은 중립이 아니라 판단하지 않는 것 아닌가? 학생도 판단하지 않고

있는 무사유의 상태를 중립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정치적 토론

이 가능한 교육이어야지 정치화된 교육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참여자: 어떤 발언이 정치적이냐 아니냐를 구분하는 것이 모호하므로 학생들을 정치화된 도

구로 동원될 수 있다는 이유로 말할 수 있는 자유를 모두 막는 것 같다고 말한 것이었다.

조선일보 사설의 논리가 거의 이렇다. 전교조 교사들이 학생을 동원하고, 물들인다 라는 논

리들

묘랑: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존재라고 전제하고 있어서 청소년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게 되는 것 같다. 청소년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이 반영된 것 같다. 교실 안의 권력관계는 분명히 있지만 그래서 누군가의 권리

를 침해하기보단 전체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생각한대로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하면서 혐오발언은 안된다고 했다. 어떠

한가? 무엇이 혐오발언인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

참여자: 고민을 더 해봐야 할 것 같기는 한데, 인종, 성별, 성정체성, 피부색, 장애 등을 비하

Page 79: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78 -

하는 것은 혐오발언 인 거 같다.

묘랑: 근래에 경찰 수사를 받던 사람이 경찰을 ‘짭새’라고 했는데, 경찰이 모욕감을 느껴서

고소를 하면서 50만원 벌금을 받았는데 이 경우는 어떤가?

참여자: 경찰이 고소를 하지 말고 인권위에 진정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묘랑: ‘짭새’라는 발언 자체가 문제적이라고는 생각하는 건가요?

참여자: 너무 구린 교사가 있는데 하필 우리 담임이여서 ‘담탱이’라고 불러야 속이라도 풀릴

것 같은데 그 교사는 모욕감을 느낄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모든 모욕감을 금지해야 하는가?

참여자: 마음을 푼다는 게, 권력이 있는 사람에게 이름이 칭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안되는

것 같다. 약자로서 권력관게에 대항하기 위함이 아닌가? 그런데 놀리는 상황에서, 물론 혼내

면 더 웃겨지기는 해서 별 효과는 없는데, 가만히 있는 건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약자에 대

해 혐오발언을 하는 것,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는 것 등 혐오발언이라서 문제가 아니라 그의

약점을 가지고 놀리는 것이 문제가 아닌가? 난쟁이라고 했을 때 타겟으로 선택되는 이가 있

다. 기준이 있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 놀리기 위해서 그럴 때 그런건 안된다고 하고 싶은데...

묘랑: 대상에 따라 혐오발언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경찰의 경우 그를 개인으로 보지 않는

다. 그는 국가폭력을 대리인이지 않은가? 그 경우와 왕따, 찌질이 드을 놀리는 것을 등가로

볼 수 있을까?

참여자: 담임이나 경찰은 직업의 명칭이기 때문에 ‘짭새’ 이런건 혐오발언과 분리되어야 하

지 않을까?

참여자: 차별이라거나 혐오라는 거, 자기가 분명 혐오하고 있지만 혐오가 이미 잘못된 것이

라는 전제를 가지고 있는데 어떤 경우 혐오가 차별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 채 무의식

적으로 되는 경우, 예를 들어 ‘그렇게 얘기하면 안되지’라고 맞받아 쳐서 해결하는 것과 법

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또 다른 쟁점이 생기는 것 같다. 알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공격을 위

해 사용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지 않나요?

참여자: 혐오라고 할 때 욕설이나 문장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은데, 그 상황을 보면 분위기,

관계 등에 따라 정해지는데 다르지 않은가? 그런데 발언만을 보니까 상황을 올바르게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혐오발언이 문제다’라고 말할 때 맥락을 보지 않아서 다양하게 풀 수

있는 방식을 차단하는 것 같다. ‘씨발’같은 단어가 나올 수 있는데 맥락에 따라 다를 수 있

고, 문제제기하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데 ‘혐오발언’이 문제라고 할 때, 그

발언으로 인해 문제가 된다.

묘랑: 그렇다면 무엇을 혐오, 모욕으로 할 것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Page 80: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79 -

참여자: 기준을 잡아야 하는 이유가 뭐죠? 무엇이 혐오고 모욕인지 아닌지에 대해 기준을

잡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법적으로 처리하거나 할 때 기준이 요구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겠는데 기준이 왜 필요할까요?

묘랑: 예를 들어 서울대에서 반이성애권장, 반동성애 캠페인 관련 졸업작품을 우리가 표현의

자유로 다 받아들여야 하는가? 혐오를 무엇을 기준으로 해서 구성할 것인가 이야기하지 않

으면 인식하기 어려울 것 같다.

참여자: 혐오와 모욕을 같은 선상으로 보는 것은 위험한 것 같다. 혐오는 차별과 연결됐을

때 문제가 될 수 있겠고, 모욕은 차별이 아닌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예를 들어 ‘짭새’라고 하

면 차별은 아니지만 모욕감은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혐오발언에 대한 기준을 얘기하는 게,

어떤 단어가 사용되었을 때를 혐오발언으로 이해하는 부분, 혐오발언은 안돼 라고 이야기하

는데, 혐오발언이 무엇인지 구성되지 않은 채 모든 혐오발언은 안돼!라고만 이야기를 한다

면 개별적으로 느끼는 모욕감도 혐오가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이와 관련하여 혐오발언이 어

떤 이유로 만들어 졌는지, 누구를 공격하기 위함인지, 발언을 들은 집단의 공포는 무엇인지

등 대화를 위한 대화가 있고, 질러버리는 발언 이런 것들을 중심으로 혐오발언을 정리해볼

까 생각중이다.

묘랑: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그 사람들이 느낀 모욕감, 공포 등을 기준으로 갖지 않으면 ‘장

난이었는데~’ 라며 당하는 사람이 계속 당하지 않나 싶어서 기준을 이야기하게 됐다.

다음으로 웃고 싶지 않을 때 안 웃을 권리에 별이 붙어 있다. 그런데 서비스업 업주 입장에

서는? 업주 입장에서는 웃으라고 고용한건데 여기의 별표는 무슨 의도로 붙이셨는가요?

참여자: 웃고 싶지 않을 때 웃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서비스업 입장에서나 손님

의 입장에서도 상냥한 직원이 있는 것과 불친절한 직원이 있는 경우 상냥한 직원이 있는 곳

이 더 좋잖아요. 업주도 당연히 원할 것이고, 그래서 웃고 싶지 않을 때 웃기 싫으면 그냥

직장을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묘랑: 개인적으로 존재할 때는 존중되어야 하는데 노동자로서, 감정노동이 주가 될 때 고민

이 되는 것 같다.

참여자: 그럼 노동시간에서는 모든 권리가 제한되도 된다는 논리가 성립하는 것 아닌가? 아

까 말했듯이 손님입장에서도 과잉친절은 싫다고 했잖아요. 효용을 떠나서 늘 짜증을 내면

문제가 되지만 기본적으로 웃고 싶지 않을 때 안 웃는 것이 오히려 인간적 신뢰감을 줄 수

도 있고, 그것을 노동 효용의 입장에서 보는 건 위험한 것 같다.

참여자: 맥도널드 60초 안에 서비스하는 것도 나왔잖아요. 이것이 전체 노동강도를 높일 수

있다. 서비스라고 할 때 웃는 서비스가 아니라 서비스의 본질적인 내용이 중요하지 않은가?

정확한 서비스가 먼저인데 여기에 웃음까지 선사하라는 노동강도를 높일 뿐 서비스의 본질

은 아닌 것 같다.

Page 81: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80 -

참여자: 간호사가 이직율이 높은 직종이잖아요. 얼마 전에 간호사들의 직무스트레스에 관한,

다른 곳보다 직무스트레스가 3~4배가 높다는 보고서가 나온 게 있었는데, 직무스트레스의 1

순위가 보통은 환자와 보호자일 줄 알았는데 1순위가 의사들과의 관계였다. 의사들이 엄청

갈구고, 간호사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일이 터지면 간호사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일이 자

주 있다고 한다. 이런 직무스트레스가 만빵인 상황에서 사람을 대하는 일을 하다보니 이런

상태에서 환자를 만나면 웃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비스를 하더라도 안웃을 수 있

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사람이 왜 못 웃는가를 같이 살펴주는 것도 서비스

업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왜냐하면 사람을 응대하는 직업은 이 사람에게 무언가 구

하고 있는 사람의 감정을 잘 보고 응대해주는 것이 중요한 직업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웃고 싶지 않을 때 안웃을 권리가 고객에게만 한정돼서는 너무 제한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

이 든다.

참여자: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앉아서 일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루 종일 서있으면

웃고 싶어도 웃을 수 없다. 웃는게 웃는게 아닌 거죠. 하루종일 서서 일하면 엄청 힘들잖아

요. 마트에 물건을 사러 갔는데 캐셔가 앉아서 계산하면 예의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

더라구요. 이런 것들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묘랑: 서비스노동자의 관계 고객-노동자, 직장 내에서 위치한 상황, 환경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경제적 존엄>

Page 82: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81 -

경내: 철거민이 쫓겨나지 않을 권리, 농민이 자기 땅에서 쫓겨나지 않을 권리 등이 나왔습니

다. 쟁점이 되는 권리를 살펴보면, 우선 ‘프랜차이즈 기업 소속 자영업자들이 이익을 추구할

권리’, ‘SSM에 맞선 지역 자영업자의 권리 보호’가 나왔는데요. 이건 대형마트 자체가 들어

오는 것을 막자는 것인지, 아니면 기존 업체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인지 궁금하네

요.

작업 모둠: GS25 등이 그렇게 하는데, 편의점들은 이익을 거의 다 회사가 차지하고 운영자

들은 거의 이익을 받지 못합니다.

작업 모둠: 프랜차이즈가 잘되는 곳은 본사가 직영을 뺏어가기도 한다고 들었어요. 자영업자

가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지요. 빵집 등이 무분별하게 지점을 막 내주고, 인테리어나 시설

을 갖추지 않으면 계약을 취소한다든지 하지만, 자영업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합니다.

경내 : 그렇네요. 동네 자영업자들을 보호한다면 입주 자체를 반대하는 것까지도 생각해봐야

하고, 프랑스처럼 대형마트를 시 외곽으로 제한하는 적극적 조치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

논쟁적으로 보이는 것은 ‘혐오시설로 인해 나의 재산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 사유재산을 침

해받지 않을 권리’ 이런 걸 써주셨는데요. 이건 어떻게? 보호받아야 할 사유재산이라는 게

무엇일까요?

작업 모둠 : 사유재산이라는 말을 국어사전에서 특정한 범위로 정해놓았나요?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흔히 말하는 재산권이라기보다 토지를 포함해 내가 살고 있는 나의 터전을 빼앗

길 수 없다라는 의미로 사용한 것입니다.

경내: 그렇군요. 나라에서 법으로 ‘나의 터전’을 보호해주지 않다 보니, 이것을 방어할 때 기

대곤 하는 개념이 바로 사유재산인 것 같습니다. 사유재산이 개인의 노력으로 가꾼 터전이

라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해도, 결국은 다른 의미로 사용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 고민이 듭

니다. 여기 모둠에서 찾아주신 많은 권리들이 또 사유재산에 가로막혀 침해되는 경우도 많

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사유재산을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지가 인권에서는 고민

이 되어야 합니다. 세계인권선언 17조를 해석할 때도 그렇습니다. 사회민주적인 경제를 만들

기 위해서는 사유재산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가 중요한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

리 사회에서도 이른바 ‘자유민주주의자’들이 헌법을 개정하려는 시도가 있는데, 이들은 사회

경제적 평등을 위해 국가가 노력해야 한다는 부분, 사유재산을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을 삭제

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럼 다음으로 ‘혐오시설을 거부할 권리’라는 표현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혐오시설이라는 게

뭔가요?

작업 모둠 : 땅값을 떨어뜨리는 모든 제반시설이죠. 성매매시설 같은 거. 군부대 등을 이전

할 때 충분히 주민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밀어붙일 때 이전 대상이 되는 지역은 문제가 되지

않겠습니까?

참여자 : 알콜릭 시설 등이 들어오면 집값 떨어진다고 난리가 나는데, 그러면서 논란이 되기

Page 83: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82 -

는 합니다. 예를 들면 이건 인권적인 측면이 있기도 하고. 주거지역에 모텔이 들어오는 것도

문제가 있지요. 김두식 선생은 모텔이 들어오면 어떠냐?라고 하셨는데 나도 사실 고민이 됩

니다.

경내: 장애인 시설, 성매매여성 관련 시설은 사회적으로 ‘혐오시설’처럼 취급되는 게 현실인

것 같아요. 그건 그렇다 치고, 군부대를 혐오시설로 부를 것인가? 아니면 위험한 시설이라고

부를 것인가? 고민이 됩니다.

작업 모둠 : 그럼 기피시설로 바꾸지요.

경내: 우리 집이 약수역 근처에 있는데, 우리 동네에서 공고를 혐오시설로 보고 나가라는 주

민운동이 일어난 적 있습니다. 결국 살아남긴 했는데 지금은 방송고등학교로 이름을 바꿨습

니다.

참여자 : 언론에 나온 기사를 본 적 있는데, 2008년에 버스노선 하나가 폐지됐는데, 그게 서

울시가 천연가스 차량으로 버스를 대체하면서 가스충전할 수 있는 차고지를 만들어야 하는

데, 그럼 소음 등이 많이 나서 주민들이 반대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버스노선이 폐지

가 됐다는 거예요.

경내 : 기본소득에 대한 권리도 적혀 있는데, 기본소득은 몇 살부터, 누구에게 지급되어야

한다는 건가요?

참여자 : 태어나자마자 누구나에게!

참여자 : 옛말에도 자기가 먹을 밥숟가락은 갖고 태어난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걸 보면서

헷갈리는 게 현재 밥숟가락을 보장하는 방식이 화폐로 되어 있다 보니, 우리가 ‘화폐에 대

한 권리’를 계속 주장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방식이 맞나, 혼란이 생깁니다. 예를 들면

집값이 그렇죠. 집값 보조를 이야기할 것인가, 아니면 주거 공급을 이야기할 것인가. 그래서

사회경제적 존엄을 이야기한다면, 어떤 조건에 대한 권리를 이야기해야지 않을까요? 기본소

득을 계속 이야기하게 되면 계속 조건을 정하려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원래 취지를 살리

기 어려워집니다. 혐오시설 논의를 할 때도 그랬는데, 집값을 떨어뜨리는 것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어떤 환경과 조건의 주거공간인가가 아닐까요?

경내: 우리가 집이라고 하는 것은 단지 ‘하우스’가 아니라 홈(home), 동네까지 포함된 개념

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재산권의 맥락이 아니더라도, 점유권은 인정되는 것이지요. 기본소득

과 관련해서는 화폐에 대한 권리로 잘못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을 해 주셨던

것 같습니다.

참여자 : 기본권이 화폐를 중심으로 논의되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인 거지요. 그리고 점유

로 본다면 혐오시설 쟁점이 오히려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군대는 위험하지만 장애인시설

이 위험한가요? 예로 장애인시설이 들어올 때 찬성하는 주민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가

Page 84: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83 -

족 중에 장애인이 있었기 때문이더군요. 하지만 집값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이도 집값을 걱

정하는 입장이 되기에 찬성하기가 어렵겠지요. 그래서 재산권이 아니라 ‘점유’를 중심으로

이야기할 때 훨씬 명쾌해질 것 같습니다.

경내: 저희가 만든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여행가방 꾸리기’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돈을 사용할 수 없는 오지로 간다고 가정할 때 가방에 꾸려가야 할 것들을 생각해보는 프로

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화폐가 아예 배제되어 있습니다. 화폐로부터 벗어난 삶의 조

건에 대한 상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소득을 받는 대상에서 어린이, 청소년을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고민이 필요한 지점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청소년들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으면서 일할 권리를 주장할 것인가?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권리를 주장할 것인가?도 논쟁적입니다.

참여자 : 노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당연히 대가를 줘야하고, 아닐 경우 보호할 수

있는 장치도 줘야하지 않을까요?

참여자 : 보호한다고 할 때 그 맥락이 뭐죠? 못하게 하자는 것인가, 공부를 해야 하니까? 아

니면 위험 등의 고려해야 하는 지점을 고려해서 안전한 노동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인

지...

경내 : 아동노동철폐를 주장하는 배경에는 아동이 하는 노동이 이들에게 과도한 노동 강도

이고 노동 자체가 위험하다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남미 등에 일하는 아동노동자

들의 노조가 있습니다. 노동으로부터 벗어날 권리가 아니라 정당한 노동에 대한 권리를 주

장하는 활동을 벌이는 거죠. 생계 때문에 노동이 강요된 측면이 있고 피할 수 없는 것이기

도 하기에 노동할 권리를 적극 주장하게 됩니다. 이건 아동노동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습니

다. 노동할 권리와 노동하지 않을 권리는 따로 있는 게 아니니까요. 노동하지 않을 권리가

보장되어야 정당한 대접을 받으며 노동할 권리, 존엄을 유지할 권리가 보장될 수 있지 않씁

니까? 기본소득이 있다면 구린 직장을 때려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럼 마지막으로 사회경제적 존엄과 관련해서 교육, 노동, 건강, 주거, 사회복지 등이 있는데

요. 이와 같은 권리가 잘 실현되는가 여부를 평가하는 국제인권 기준을 소개하면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흔히 ‘4A’라고 이야기되는 것인데요.

1. 가용성(Availability) : 이용가능해야 한다. 이용 가능한 만큼 있어야 한다는 것.

2. 접근성(Accessibility) : 물리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접근이 가능해야 하고 차별이 있어서

는 안 된다는 것. 병원이 집 옆에 있어도 접근할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3. 수용성(Acceptability) : 그 자원이 감당할 만한 것인가? 문화적, 정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것인가? 학교가 있다고 해도 그곳에서 제공되는 교육 문화가 성소수자에게 억압적이라

면, 비혼 청소년에게 모욕적이라면 감당하기 힘든 교육이 되겠지요.

4. 적응성(Adaptability) : 조건의 변화에 따라 권리의 내용도 재구성되어야 한다는 것. 사

람의 욕구에 따라, 사회 변화에 따라 보장의 내용과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눠드린 자료에 조금 더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으니 읽어보시면 됩니다. 이 기준이 각 권리

들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Page 85: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84 -

<평화적 생존>

묘랑: 대부분 핵과 전쟁, 무력분쟁이 없는 상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나왔다. 전쟁없는 나라

에서 살고 싶어요. 군대에 끌려가지 않을 권리,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날 권리, 휴전선을 마

음껏 넘나들 수 있는 권리, 핵없는 세상에서 살 권리, 가정폭력 없는 집에서 살 권리, 전쟁,

공포, 폭력 등에서 벗어나 살 권리, 국가 없는 세상에서 살 권리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무

력분쟁과 같은 큰 위험에서 벗어날 권리와 함께 일상에서의 폭력, 예를 들어 일진없는 학교

에 다닐 권리, 아파트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같이 나의 생활환경을 환경친화적이고 인

간중심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평화적 생존과 관련한 권리는

모든 사람이 선언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그 평화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서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한편 전쟁을 전제로 하는 군대를 없애는 것에 동의할 수 있을까?

징집은 반대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핵은 전쟁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

이 있는 만큼 핵 없는 세상을 살려면 현재의 삶을 바꿔야 하는데 얼마나 준비가 되어있나.

평화적 생존권의 하나로 국가없는 세상에서 살 권리를 이야기하셨다. 국가는 자국민의 인권

은 보호하는데 이주민 같은 테두리 밖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 국가는 국민

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는데 국민이 아닌 경우 긴장이 발생하게 된다.

참여자: 국가가 없다는 게 국적이 없다는 것인가 정부가 없다는 것인가? 국가가 nation일

수도 있고, state일 수도 있고, government일 수도 있는데 각각 개념이 다르다.

참여자: 나는 둘 다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 간 힘의 차이와 그 경계 때문에 전쟁도

일어나고 피해는 대중이 받는다. 대중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국가. 이런 국가는 의미가 없

Page 86: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85 -

지 않은가?

묘랑: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국가는 정당성이 없다. 그런데 전쟁이나 분쟁이 꼭 국가 사이

에서 발생하지는 않는다. 내전으로 인한 것도 상당하다.

참여자: 국가가 없을 때 세계통일이 돼서 하나의 국가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은가?

묘랑: 어디로 이주하든 상관없이 하나의 통치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국가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 안에서 이역에 기반한 자치공동체를 만들 수도 있겠고...

참여자: 전 세계의 법이 달라서 나라마다 다르게 대우받기도 하니 통일하면 좋겠다.

묘랑: 전 세계에 법이 달라서 나라마다 사람들이 다르게 대우받으니 통일되서 동일하게 대

우받으면 좋겠다는 말씀인데, 그러면 다른 대우나 차별이 없어질까?

참여자: 그래도 차별은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한 국가에서 전쟁을 일으키고 피해받는 이

는 정해져 있다. 그래서 통일이 되도 내부에서의 차이들로 인해 차별과 억압은 여전할 것

같다.

묘랑: 국가가 인권침해를 하고 있기도 하지만 인권보호의 담지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국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국가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게 경계를

없애자는 것인지 아니면 무국적자의 권리를 보장하자는 의미인지 이 권리를 주장하신 분이

설명을 부연해주시면 좋겠다.

참여자: 말 그대로 국가라는 구조가 기본적으로 인간을 관리하고 억압하는 형태로 작동하고

있기에 이를 근본적으로 사라지게 하고 싶다는 의미였다.

묘랑: 국가의 통치성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억압기제의 문제를 짚어주셨다.

다른 권리로 넘어가보겠다. 핵 없는 세상에서 살 권리. 후쿠시마 사태이후 핵 발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면도 있지만 안전을 관리하면 된다는 견해도 많은데, 고리원전에 대한 우

리의 입장은 무엇인가? 일본은 사고 이후 7월 전까지는 원전을 중지했는데, 현재는 다시 가

동을 하고 있지만 어쨌든 원전을 중지한 기간 동안 우려했던 전력난 등 사회적 문제들은 일

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의 입장은 핵시설 가동을 점차적으로 모두 중지하자는 주장할

수 있을까?

참여자: 우리 생활과 연결했을 때 내 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을텐데 이걸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든다.

참여자: <오늘의 교육>이란 잡지에 일본 반핵운동가가 쓴 글이 실렸다. 원전이 없는 곳에서

살 수 있을까 할 때 고민이 되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전력 중 원전의 비율이 높다는 얘기를

많이 듣기 때문에 우리의 불안을 자극한다. 그런데 전체 전력의 30%가 원전이라고 해도 실

Page 87: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86 -

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에 전체 50여 기의 원이 있는데 이것을 풀가동 했을 때

의 비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냉각수 등 여러 가지 문제로 풀가동하는 경우가 없

다고 한다. 여러 생태적 어려움 때문에 불가능하다. 원전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원전의 불가

피성을 주입시키기 위해 내세우는 명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도 실제 가동율을

확인해 봐야겠지만 일본에서 전력난이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원전을 중단한

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그렇게 바뀌지 않을것 같다.

참여자: 그리고 원전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전기를 계속 생산해야 한다는 논리인데, 이것

자체가 삶을 지속시킬 수도 없을뿐더러 이런 방식이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긍정적인지에

대한 고민이 됐다.

참여자: 원전을 짓고, 시효가 지난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몇 배의 돈이 소요되는데 그 비용이

면 사실 대체 에너지를 개발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핵발전소가 유지하는 것은 핵무기 제조

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것 같다. 핵발전소의 숨은 의미는 핵무기의 생산과 연관이 있어서 우

리의 일상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다.

묘랑: 핵발전소에 관해서도 용어의 문제를 짚어야 할 것 같다. 우리는 핵발전소를 원자력 발

전이라고 하는데 두 용어사이에 느껴지는 차이는 무엇인가? 핵발전이라고 했을 때 핵무기와

연관되는 위험성을 원자력이라고 포장함으로써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려 하고 있는데, 이런

시도의 배경에 위험한 핵발전소가 누구의 이익에 기여하고 있는지도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 핵발전소가 정말 대중의 삶을 위한 것인가? 평화적 생존이라는 것은 전쟁뿐만이 아니

라 사회적 관계 속 구조적 폭력이 함께 사라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항과 불복종>

Page 88: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87 -

경내 : 평화적 생존권 이야기할 때, 이라크 파병 반대 운동이나 대규모 군사기지 조성 반대

운동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우리에게는 침략자가 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이전에

는 나를 늘 전쟁의 피해자로만 생각하고 있는데, 평화권을 늘 방어적 생존권으로만 생각했

었는데, ‘침략자가 되지 않을 권리’라는 말을 듣는 순간 평화권이 적극적 의미로 재구성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저항과 불복종 역시 같은 맥락으로 등장하는 거 같습니다.

어떤 것들을 찾아주셨는지 한번 볼까요? 참여형 프로그램에 불복종할 권리라고 쓰신 분이

있군요(웃음). 이런 곳에 왔을 때 신뢰를 기반으로 참여하면 참여할 수도 있겠지만, 그 프로

그램이 문제가 있을 때 문제제기의 한 방식으로 참여를 거부하는 것도 불복종의 방법이 될

수 있겠지요. 또, 부당한 가사노동이나 출산 등을 거부할 권리도 있네요. 하나님께 불복종

할 권리도 있는데 이건 어떤 의미?

참여자: 진정한 의미의 인권이라고 볼 수 있죠. 신권에 도전하는 것이 아닙니까? (웃음)

참여자: 종교적인 의미로 종교적 억압에 대한 불복종을 쓴 겁니다. 종교가 동성애/장애 등

에 대해 억압할 때 맞설 권리.

경내: 맞습니다. 그런데 그 억압 논리조차 인간이 구성한 논리가 아닙니까? 애국가에 등장하

는 ‘하느님이 보우하사’를 종교적 의미로 해석하면서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

것처럼요.

그러면 불복종의 권리의 항목을 살피는 것보다 여기 참여하신 분들이 하고 있는 불복종 실

천을 나눠보면 어떨까 합니다. 불복종이라는 것이 일상의 편의를 포기하거나 도덕적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거나 그런 측면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채식을 불복종의 방법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은 일상에서 고립되기 쉬운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저항권, 불복종권

을 행사했던 예를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참여자 : 저는 교육청에서 일하는데 요즘 지문을 찍어서 야근을 체크해요. 지문찍기를 거부

하면 카드를 만들면 되는데 아무도 요구한 적이 없어요. 카드 만들어달라고 하면 파견교사

라 그런다고 빈정거리기도 하고... 그래서 난 야근을 안하는 불복종을 하고 있습니다(웃음).

참여자: 하나님께 불복종하고 있어요. 룸메이트가 기독교인인데 개종을 하라고 계속 얘기해

요. 나는 불자인데...

참여자: G20 반대 티를 입고 다녀요.

참여자: 휠체어 타는 장애인들이 부러 매주 목요일 버스만 탑니다.

참여자: 다음 주 월요일부터 농성을 합니다.

참여자: 정리해고에 불복종해서 해고 반대 운동을 합니다.

참여자: 청소년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납세 거부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Page 89: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88 -

참여자: 국기에 대한 맹세나 애국가 부를 때 안 하는 거.

참여자: 회식과 같은 집단주의적 문화에 반대하며 회식 참여를 안 하고 있어요.

참여자: 꼰대에게 반말로 응대하기.

경내: 아는 친구 중 하나가 초등학교 5학년부터 활동한 인권영재인데요. 그이가 어느 행사

뒷풀이에서 그이 맞은편에 50대 교사가 앉아 있었어요. 그 교사가 청소년 활동가에게 “너

몇 살이니?” 대뜸 물어보니까 그 친구가 “나 초등학교 6학년인데.”라고 반말로 응답을 하더

군요ㅋㅋㅋ

참여자: 재미없는 토론회에서 돌아다니며 과자 먹는 방식으로 시위하는 것.

경내: 대통령을 소환할 권리를 써주신 분도 있는데요. 좋은 지배자를 고르는 것에 우리의 민

주주의가 머무르지 않고, 지배자를 없애는 것을 상상하는 것이 저항과 불복종이 아닌가 싶

습니다. 고병권 씨가 쓴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보면 뒷부분에 하나의 우화가 소

개되어 있습니다. 늑대가 양을 잘 사냥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양치기가 되는 법을 상상하

게 됩니다. 늑대가 나타나면 양들이 도망다니기 바쁜데, 양치기가 양을 잡아먹으려고 데려가

도 양들이 도망치지 않고, 또 양치기가 죽고 나면 양들이 안타까워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양치기가 되기로 결심한 거죠. 양치기가 된 늑대가 말합니다. ‘양치기는 멀리 나아간 나다.’

라고 말이지요. 그런데 양치기가 된 늑대가 죽고 나자 남은 양들이 하는 이야기가 걸작입니

다. 양 한 마리가 그분처럼 우리를 잘 돌봐준 양치기는 없었다고 얘기하자, 다른 양이 그 양

치기가 뭐 그렇게 우리를 잘 돌봐줬냐고 맞받아칩니다. 이런 논쟁을 지켜보던 양 한 마리가

대화 내용을 비웃으며 얘기하죠. ‘결국 바뀌지 않는 게 뭔지 아냐? 그건 우리가 여전히 양이

라는 사실이야.’ 캬~ 저항과 불복종을 상상한다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늑

대든 양치기든 누가 우리를 잘 지켜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잡아먹히는 양

으로 남기를 거부하는 것. 그것이 불복종의 권리가 아닐까 합니다.

Page 90: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89 -

인권교육

Page 91: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90 -

뭉게뭉게 인권교육이 꿈꾸는 희망은?!------------------------------------------------------ *진행: 은채, 루트

[교육목표]

: 인권교육을 하는 내안의 이유 발견한다.

: 인권교육이 추구하는 것들을 찾아보고, 인권교육의 원칙을 함께 나눈다.

[진행방법]

(1) 인권교육의 바다~

① 인권교육은 넘본다 / 인권교육은 따뜻하다 / 인권교육은 매섭다 / 인권교육은 우렁차다/

인권교육은 당긴다 등의 낱말카드를 준비한다.

② 각 모둠별로 2~3개의 각기 다른 낱말카드를 나눠준다.

③ 모둠에서는 낱말을 가지고 ‘인권교육이 추구하는 것’으로 내용을 채워본다. (모둠에서는 소

라, 게, 물고기, 해초 등 바닷속 어패류로 표현한다)

(예) 인권교육은 넘본다→ 무엇을, 어떻게../ 인권교육은 우렁차다 → 왜, 무엇이 등.

④ 모둠별로 발표하면서 ‘인권교육의 바다’를 만든다.

⑤ 인권교육이 추구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함께 나눈다.

⑥ 인권교육의 기본적 원칙을 PPT를 통해 정리하며 마무리한다.

[준비물]

바다그림, 다양한 바다생물, 매직, 크레파스, 스카치테잎

Page 92: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91 -

(2) 무럭무럭~ 인권교육의 나무 가꾸기

① 전지에 커나란 나무를 그려 준비하고, 모둠별로 나눠준다.

② 인권교육의 목표는 ‘나무의 열매’/ 인권교육의 나무가 잘 자라기 위해 필요한 ‘거름들’/ 나

무의 성장을 방해하는 ‘걸림돌들’/ 인권교육의 나무를 잘 자라게 하는 ‘교육가의 역할’이 무엇

인지 생각해 본다.

③ 인권이 추구하는 가치가 사회/개인에게 어떻게 스며들고 변화를 이루는지 생각해보고 인권

교육의 나무 중 열매로 표시해서 적고, 거름은 인권의 나무가 잘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

한 것으로, 또 인권교육의 나무를 갉아 먹는 것은 방행요소는 무엇인지 토론하여 적는다. 인

권교육이 잘 이뤄지기 위해 필요한 교육가의 태도와 역할에 대해서도 논의해 쓴다.

④ 각 모둠에서 차례로 열매, 방행요소 등을 발표하고, 빠진 것이 있으면 다른 모둠에서 덧붙

이도록 한다.

⑤ 인권교육의 나무를 살펴보며 인권교육의 목표, 필요한 것들을 공유한다.

[준비물]

인권교육의 나무, 색지, 매직, 크레파스, 스카치테잎

* 인권교육과 관련된 읽기자료는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를 참고하세요!

Page 93: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92 -

인권교육의 원칙 인권교육이 꿈꾸는 희망은? 진행 : 은채

인권교육의 원칙(1) - 인권교육의 바다~~

진행)

인권교육의 원칙을 다룬다. 인권교육은 무엇을 목적으로 하나? 왜 하나? 인권교육이 가지고

있는 원칙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시간을 갖겠다.

“인권교육은 ○○이다.”이라는 문장을 만들면서 인권교육의 목적을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10

여가지 다양한 단어들이 있는데, 모둠별로 단어를 2-3씩 나누고, ‘인권교육은 00이다’라는 문

장을 만들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논의해보도록 한다. 모둠에서 인권교육의 목적을 드러내는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좋다.

예를 들면 ‘길다’라는 낱말이 있는데, 문장을 만들면 ‘인권교육은 길다’가 된다. 그런데 인권

교육이 길다라고 할 때, 어떤 측면에서 누구에게 무엇이 긴 것인지 이유가 다를 수 있다. 이

러한 이유를 ‘왜냐하면~’으로 붙여서 논의하는 것이다.

여기 촉촉하다/ 부른다/ 뛴다/ 든든하다/ 모은다/ 불편하다/ 알록달록하다/ 세운다/ 매섭

다 던진다/ 우렁차다/ 딱이다/ 흔든다 등의 단어가 있다. 모둠별로 2~3개의 단어를 나누겠

다.

인권교육을 직접 하신 분들도 있고 경험이 없으신 분들도 섞여있다. 모둠별로 이야기를 나

누면서 이런 측면에서 ~하다라고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

<모둠활동 발표>

▪ 인권교육은 든든하다: 사회보험처럼 든든하다. 아무 이야기나 할 수 있어서 든든하다. 공

통의 문제의식을 함께해서 든든하다. 그리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서 든든하다.

▪ 인권교육은 불편하다: 일단 시끄러워서 불편하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다 보

니 시끄럽다. 그리고 마음이 불편하다. 기존의 나의 생각과 고정관념 태도를 바꿔야 해서 불

편하다.

▪ 인권교육은 모은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다양한 생각들을 모을 수 있다.

▪ 인권교육은 힘들다: 초보자에게 끊임없이 생각을 하게 해서 굉장한 정신노동을 하게 된

다.

<모둠활동 발표>

▪ 인권교육은 촉촉하다: 왜냐면 진땀나니까. 공감으로 인한 안습~

▪ 인권교육은 세운다: 인권교육은 사람을, 감수성을, 살아가야할 방법도, 생각도 세운다.

▪ 인권교육은 지친다: 생각을 많이 해서 지친다. 그리고 수강시간도 길다.

Page 94: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93 -

진행) 인권교육은 사람을 세운다고 했는데 특별히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

발표) 지역에서 장애운동을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인권교육이나 교육을 같이 받는 친구나 동

기들이 있는데 같이 진행하면서 교육을 통해 인권을 받아 들이는게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인권교육,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들을 알게 됨으로써 스스로 서가는 사람도 있고 함께 서가

는 과정들, 일련의 기억들이 떠올라서 사람을 세운다고 했다.

진행) 활동가를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인권교육으로, 사람과 운동을 일궈가는

과정으로 읽힌다. 또 세운다고 하면 어떤 사람일까요?

발표) 인권교육은 인권교육가를 세우는 거 같다.

진행) 인권교육을 하다보면 쓰러지게 되기도 한다. 내용이 잘 전달되는 과정이었나? 때로는

휘청거리다가도 진행의 과정을 통해서 서게 되는데.. 사실 ‘세운다’는 말 자체가 쓰러져있을

때 필요한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세우는 거 같다.

발표)촉촉하다, 졸리다는 것도 있는데, 하품하면 눈가가 촉촉해져서 그렇다. 교육과정이 생

각을 많이 하게 하기보다 있는 내용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인데 인권교육은 생각하게 하는

과정이 많아서 쉽지는 않다. 그것은 처음해서만은 아닌 거 같다.

<모둠활동 발표>

▪ 인권교육은 우렁차다: 왜냐면 나에게 마이크와 확성기가 되어주어서 우렁차다. 흥분할 수

밖에 없어서 우렁차다. 주제나 쟁점, 화두가 흥분할 수밖에 없는 것을 가져와서 우렁찰 수밖

에 없다. 정의로우니까 함께하니까 마음이 모아지니까, 당연한 것에 균열을 낼 수 있기 때문

에 우렁차다.

▪ 인권교육은 길다: 갈 길이 길다. 한 가지 화두를 꺼내면 한 가지가 아니라 다양한 사람

들, 문제들, 차별들이 얽혀 있어서 계속 연결되는 문제들이 보이기 때문에 길다. 교육시간이

길게 필요하기도 하고, 여운이 길다.

▪ 인권교육은 딱이다: 우리 모두에게 딱이다. 우리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딱이다. 고민을 풀

어놓기에 딱이다. 병철이에게 MB에게 딱이다. 이거는 친권력적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는데

‘들’이 딱이다.

진행) 인권교육이 나에게 마이크 확성기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발표) 평상시에는 자기 이야기를 못하다가 내 안의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마이크라고 했

다.

발표) (일반적인 교육에서)생각을 나누는 과정이 없었는데 (인권교육은)함께 나누고 이야기

할 수 있어서 확성기가 된다. 그래서 인권교육은 밖으로 소리를 낼 수 있는 확성기라는 생

각도 든다. 이 진실을 참을 수 없게 만들 때 마이크, 확성기를 들게 되는 것이 인권교육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발표) 인권교육은 우리 모두에게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딱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모둠활동 발표>

▪ 인권교육은 매섭다: 지나칠 수 있는 불공평함을 예리하게 지적해서, 나 자신의 무심함을

깨닫게 해서, 서로의 가치가 충돌해서, 인간의 밑바닥까지 매섭게 파헤치기 때문에 매섭다.

Page 95: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94 -

▪ 인권교육은 알록달록하다: 다양함을 존중하니까 딱 봐도 알록달록하게, 다양한 교육방법,

참여자, 교육방식 등이 알록달록하다. 가치의 충돌을 고민할 때 알록달록하다.

▪ 인권교육은 던진다: 사람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던진다. 나의 양심을, 질문을, 편견을 던

진다.

발표) 인권교육은 즐거운 불편함, 자극, 소통이라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행) 인권교육이 나에게 어떤 부분에서 매섭게 다가왔나요? 개인적으로 이런 점이 참 매서

웠다라고 하면?

발표) 인권(교육/운동)을 하면서 스스로 접하거나 경험한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하지만

그외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난 가해자가 아니었나 생각하고, 평

소 관심 갖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인권적이지 않은 나의 바닥을 보기도 하는 것 같다.

진행) 나도 어느 공간에서는 인권침해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매섭게 다가올 수

도 있겠다.

진행) 던진다는 양면의 느낌이 있는 것 같다. 버리는 식의 던지는 것과 내 안에 집어넣는

던짐도 있는 것 같아서, 흥미있게 보였다.

진행) 또 알록달록하다고 할 때 가치의 충돌을 말하셨다. 이유를 알고 싶다.

발표) 낙태와 임신, 생명권을 존중할 것이냐? 여성의 결정권을 중시할 것이냐는 가치판단에

따라 다른 것 같다. 그래서 알록달록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가치들이 충돌할 때 자기자

신이 어떻게 판단할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즐거운 불편은 인권교육을 받을 때 마다 혹시 내가 가해자는 아니었을까 고민할 때도 있고,

주류이 입장에서 보면 소수자의 삶이 불편하잖아요. 그런 불편함을 즐겁게 받아들이지 않으

면 인권을 잘 이해하지 못하지 않을까 싶다.

발표) 가치가 출동할 때라는 게, 양보, 민주주의 등 여러 가지 가치들을 이야기하는데 사람

들이 지금 있는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충돌할 수밖에 없다. 그것을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방

식을 인권 안에서 생각해보면 알록달록하게 가지 않을까 이해했다.

<모둠활동 발표>

▪ 인권교육은 흔든다: 마음을 흔든다. 선입견을 흔든다. 교실에서 조용해야 한다는 질서를

흔든다. 권력, 기득권을 흔든다. 문제의 계층, 본질 등 바닥부터 흔든다.

▪ 인권교육은 뛴다: 항상 뛴다. 혼자 뛰는 게 아니라 같이, 함께 뛴다. 먼저 뛴다. 사람이나

문제나 갈등 등을 안고, 품고 뛴다.

▪ 인권교육은 건다: 딴지, 시비, 내 몫을 건다. 빼지 않고 자기 자신을 걸어야 하는 게 있

고, 자기가 노력하고 노동한 만큼 교육 때 효과가 있는, 노동에 솔직한 것 같다.

▪ 인권교육은 부른다: 리액션을 부른다. 우리가 액션을 했을 때 교육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

반응하고 고민하는 것. 가끔 화를 부른다. 갈등을 부른다. 사람을 부른다. 마이크나 스피커

역할을 하는 것 자체가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튀어나오게 한다. 그리고 잠을, 콧

노래를, 자존감을, 용기, 평등세상을 그리고 들을 부른다.

진행)

인권교육을 하다보면 긍정적인 것들을 부르기도 하는데 화를 부르기도 한다. 갈등을 보이기

Page 96: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95 -

도 하는데 때로 갈등을 부르는 것이 교육의 효과이고 교육의 장이기도 해서, 인권교육 안에

서 화를 부르고 갈등을 부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저희도 가끔 PPT 한

두장을 빼기도 한다. 쟁점으로 넣어야 할 때도 있고 전체적으로 고려하는 것도 있어서 그러

하다. 자주 스스로 용기를 불러내야 할 때도 있다. 인권교육을 하다보면 딴지 거는 분도 많

이 있다. 추임새 넣듯이 말씀하시는 분도 있는데 동기가 부족한 상태일수도 교육에 동의하

지 못했을 수도 혹은 불려 와서 있을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딴지를 걸 때 이유가 무엇일지

인권교육가가 살펴야하는 점이기도 하다. 또 뛴다고 했을 때 같이, 함께 뛰고 심장을 뛰게

하기도 한다. 흥분되고 이렇게 해봐야지 힘이 되게 하는 것도 있다. 인권교육은 무엇을 하는

것일까를 생각하다보니 사회,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권교육의 원칙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다.

진행) 인권교육의 원칙 PPT강연

인권에 대해 배우는 것 자체가 권리이다. 권리를 알아가는 것 자체가 권리이다. 나중에 시간

이 되면 인권교육도 한 번 하지요라고 하는 말은 인권교육을 권리로 생각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기회가 되면 하고, 여유가 안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되는 것이 아

니라 반드시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 인권교육이다. 바로 인권에 대해 배우는 것도 권리라

는 말.

“가르침은 자신의 영혼에 거울을 들이대는 행위이다.“

“여행이 가치있는 것은 두려움을 주기 때문이다.”

Page 97: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96 -

교사가 일을 마쳤을 때 아이들은 말한다. “대단하다. 우리가 해냈어.”

뭔가 기쁨으로 찬란하게 꾸며질 것 같은 여행이라는 것이 가치가 있다는 것은 그것만은 아

닌 것 같다. 지금은 잘 모르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풍경 문화를 만나는 것은 즐거운 상상뿐

아니라 두려움도 주는 것이 당연하다. 두려움이 두려움만으로 남는 게 아니라 두려움이 가

져오는 새로운 풍경, 여행의 가치는 그것일 것이다. 인권을 알아가는 것이 즐겁고 기쁘기만

할까? 알지 못하는 길을 가는 두려움처럼 인권교육도 두려움을 주기도 한다. 뭔가 알아갈

때 불편, 진실에 접근했을 때 불편을 넘어서는 기쁨, 두려움을 동반하지만 기쁨이 되었던 여

행을 생각해보면 이 문장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교육이 끝나면 우리가 해냈어. 재밌다라고 한다. 이것이 누군가가 한 일방적인 교육일 때는

‘우리가 해냈어’라는 말이 이렇게 터져 나올 수 있을까?

교육이, 교육의 공간이 19세기 노예 훈련법이 되지 않기 위해서 담아가야할 원칙들에 이야

기해보겠다.

인권교육이 추구하는 것은 ‘권한강화’이다. 내 권한을 강화하면 누군가의 권한은 약화되는

가? 어떻게 강화시킬 수 있나 생각할 때, 첫 번째는 자기를 긍정하는 것이다. 자기 목소리를

가지고 자기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을 권한강화의 첫 번째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서울

시에서 교육감 선거가 있을 때 청소년들이 만든 포스터나 청소년들은 투표권도 피선거권도

없어서 못 뽑으니까 나와봤다라고 하면서 ‘청소년’ 후보를 세우고 포스터를 만들어 벽보로

붙이고 다녔다. 바로 자기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것을 결정하는데 제외된 당사자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고 다닌 것이다.

두 번째, 구조의 문제를 살피는 것이다.

왜 장애인은 버스를 탈 수 없는 거야? 라고 할 때 장애를 가진 자신을 한탄하는 것이 아니

라 왜 내가 탈 수 있는 버스는 없는 거야? 왜 저상버스는 이렇게 텀이 긴거야? 라고 왜 구

조가 이 모양인지 문제제기하고 차별의 구조와 부당한 관계를 읽어내는 힘을 갖도록 하는

것이 인권교육이다. 신세한탄을 넘어 이런 일이 왜 발생했는지 그 원인을 찾아가는 일이 인

권교육이 목표로 하는 권한강화의 두 번째다.

여기 보면 절벽에서 자전거가 버스 때문에 무척 위험해보인다. 절벽 길을 버스와 함께 자

전거가 안전하게 가기는 힘들다. 사실 엄청 무서울 수도 있다. 하지만 자전저 여러대가 줄줄

이 이어간다면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사람이 무리를 지어서 가고 있으면 버스도

사고내면 안되겠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바로 힘없는 자들의 연대를 만들어가는 것이 인권교

육의 목표이다.

또 인권교육은 새로운 관계를 맺는 힘, 저항하고 연대하는 힘을 갖도록 도모한다. 인권교육

하면 나도 권리가 있으니까 너 때릴 거야..하는 식의 누군가의 인권을 침해하는 ‘힘’이 아니

라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에 대해 대항할 수 있는 힘을 갖도록 하는 것이 인권교육이

키우는 힘이다. 짓누르는 억압적인 힘이 아니라 부림을 당하지 않는 힘, 새로운 관계를 맺어

Page 98: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97 -

가는 것이 인권교육이다. 이런 것들이 교육 안에서 펼쳐져야 한다.

그래서 인권교육은 인권에 대한 교육, 인권을 통한 교육, 인권을 위한 교육이 되어야 한다.

인권에 대한 것이라고 하면, 인권의 역사나 사건, 인물들. 인권에 대한 것들이다. 인권의 역

사, 국제법, 국제기구, 인권보장 체계와 법규나 관련단체도 담길 수 있는데 인권에 대한 이

야기가 싱그러워지는 순간은 언제인가 생각해보면 역사를 외우는 게 아니라 다양한 사람,

생활 속에서 살아있는 인권을 만나는 것이다. 어떤 과정이 있었고 이후에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이야기하기 위해 역사를 가져오는 것이다. 인권을 되찾고 지키기 위한 정보와 지

식이 필요하지만 이것을 암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학교에서 학생 권리를 주장하면 종이비행기 날리는 학생, 청소노동자, 탈시설 하신 장애인

등의 모습을 보고 계신다. 인권교육은 이처럼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인권교

육 시켰더니 애들이 버르장머리 없이 학교에서 학생인권/두발을 설문조사하고 다닌다며 걱

정하는 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다.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속으로 잘됐다고 생각했다. 인권교육

을 받았으면 어떤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어야

한다.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고 실천하는 태도를 갖도록 하는 것도 인권교육안에 자리 잡아

야 한다. 교실안의 이야기 멈추는 화석같은 인권교육은 인권을 위한 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인권을 통한 교육이 필요하다. 인권적 환경을 두루두루 살피는 힘이 필요하다. 인권교

육을 주관하는 기관에서 엄청 불편한 시설이나 환경을 두고, 인권교육하니까 좀 참으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좋은 것 알아가는 건데, 이것도 못 참냐는 식으로... 야간 근무를 하

고 온 참여자에게도 집중하시라고. 전혀 인권적이지 않은 환경이다. 휴식도 필요하고, 어려

움에 대한 공감도 필요하고, 근무시간외에 참여하는 교육에 대한 수당도 필요하다. 인권을

존중하고 존중받은 경험이 인권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창조성, 공감능력, 기지와 유머, 융통성, 분석력, 순발력 등 인권교육가에게 요구되는 것들을

찾아봤다. 이런 것이 모두 있어야 한다면, 인권교육은 누구나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아마 웬

만한 사람은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인권교육이 가능한 지점은 어디일까? 인권교

육을 좌절하는 과정 속에서도 하는 것은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그들이 하고 싶어 하

기 때문에 가능 할 수 있는 것이다. 참여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는다면 교육가의 창조

성, 공감능력, 융통성 등등도 그닥 효과를 볼 수 없을 테니까. 인권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

한 것은 참여자들의 이야기, 그들의 삶과 경험이다. 그것을 인권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이

인권교육 활동가의 역할이다.

지금까지 인권교육은 무엇을 추구하나, 무엇을 담아야할까 이야기를 나눠봤다.

Page 99: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98 -

인권교육의 원칙 인권교육이 꿈꾸는 희망은? 진행 : 루트

인권교육의 원칙(2) - 무럭무럭 인권교육의 나무 가꾸기

진행) 아까 고은채 님과 했던 것이 인권교육의 바다고, 인권교육의 원칙이다. 지금 하려는

것은 인권교육의 나무다. 나무가 자라려면, 나무에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나무 자체를 보면,

나무의 형상도 있고, 잎도 있고, 뿌리도 있다. 딸기는 나무에서 안나지만. 어쨌든. 열매라는

의미에서. 인권교육의 열매는 무엇일까 이야기 나눠보자. 그리고 해, 흙, 비, 바람 등등이 나

무가 자라는데 필요하다. 열매는 인권교육의 가치나 목표. 태양, 흙, 비는 인권교육의 영양

분. 잘 자라게 하는 것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권교육이 잘되게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가

뭄, 해충, 번개 등이 나무를 괴롭히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를 나눠볼 것이다. 교재 9쪽 보시

면, 지금부터 모둠에 종이를 다섯 장 씩 드렸다. 다 토론해 보려고 했으나, 시간이 부족하여,

인권교육이 추구하는 가치(열매)에서는 개인적 열매와 사회적 열매를 찾아보자. 인권교육의

영양분이 되는 것들(인권교육을 잘 자라게 하는 요소), 인권교육의 나무를 갉아먹는 것들(방

해 요소)를 토론해 보도록 하겠다. 인권교육이 잘되기 위해서는 참여자의 몫도 있지만, 교육

가의 자세도 중요하다. 그러면, 5가지가 된다. 인권교육의 목표나 가치에서 사회적/개인적인

것 2갈래. 그리고 방해요소. 그리고 영양분. 그리고 인권교육의 자세. 한 모둠에서 쓰셔서 발

표를 하시면 된다. 5가지 중에 모둠에서 하나 씩 택해 달라.

[모둠 활동 시간]

[모둠 발표]

루트: 시작해보자. 5장을 드리긴 했는데, 다 발표하실 필요는 없다. 발표는 3개정도씩 하자.

인권교육의 열매가 무엇인지부터 확인해보자.

하늬: “자기긍정”이 나왔다. 인권교육을 하면 지금까지는 내가 못나고, 문제인 것 같다는 생

Page 100: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99 -

각을 하는데. 그것이 아니라, 나는 나로서 존중 받을 가치가 있는 거구나. 생각. 개인의 자기

긍정.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개인과 사회의 행복지수 상승. 자살율을 높일 것인가, 낮출 것

인가는 논란이 있었따다. 그리고 인권교육을 하다보면, 개인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상황을

읽으면서 기존의 사회구조에 도전하는 힘을 갖게 된다. 내 팔자, 운명을 넘어서는 힘을 준

다.

그리고 “괜찮은 어른”이라는 글도 나왔는데, 제가 보기엔 이미 어른이신 것 같은데 아직 어

른이 아니라고 생각하셨나보다. 인권교육을 하면서 자기 스스로도 괜찮은 어른으로 자라고

싶다는 이야기. 나이 어리다는 이유로 함부로 대하고, 나이를 앞세워 위계를 세우는 경우 많

으니. (제가 그걸 쓴 거는. 우리 모두 동심을 가졌다는 의미. 성인으로서 아이들 대하고, 청

소년들 인권교육할 때 그들이 우리를 바라볼 때 괜찮은 어른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그리고 “조직문화의 변화”가 나왔다. 노동조합 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조합원된다. 매우 진보

적인 사람부터 쌩 양아치까지 다양하다. 억압적, 차별적 언행들이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많이

벌어진다. 조직 운영, 문화에서도 그런 일 벌어진다. 그걸 견디기 어렵다, 벗어나고 싶다는

개인적 목표와 사회적 목표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그리고 “자기성장”. 이것은 철학적인 것. 간단히 말해서 내 인권의 문제니까 다른 사람의 인

권을 배우면 나 스스로도 더 자유로워진다. 성장이 있다. 그리고 개인의 자기 긍정과도 비슷

한데. 자아 존중감 향상, 개인적 생활이나 사회적 관계나 사회 활동에 있어서도 자신감이 향

상 할 것이다. 교육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 그리고 교육의 효과로서 사회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으로서도.

그리고 “지역에서 대안적인 교육의 공간, 관계형성”이라 나온 것은 특히 지역 단체에서 지

역 공동체에서 인권교육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이 생각하실 것 같다. 청소년 노동인권 등

교육 하다보면, 거기에 관심있는 일부 청소년들만 오거나, 쫌 더 성장해보려 하나 공교육 등

에서 많이 넓어졌다고는 하나 많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여전한 현실. 인권교육의 공간, 관

계를 맺을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적어주셨다.

Page 101: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00 -

루트: 자아 존중감, 자신감 향상. 괜찮은 어른. 사회 구조에 도전하는 것 등. 자유, 성장은 개

인적 성장이며 동시에 사회적인 것. 조직 문화의 변화, 공간, 관계 형성 등이 나왔다. 또 추

가해주실 것?

개굴: 저거라도 잘 되면 좋겠다.

루트: 일단 이정도 보겠다.

개굴: 하나만 더 추가하면, 제가 인권교육을 하면 할수록 또는 인권교육의 참여자가 될 때

친구가 누구인지 더 잘 보게 된다. 더 많아지기도 하고.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지 않더라도

친구가 누구인지, 적이 누구인지 구분된다. 엉뚱한데 가서 헛발질 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

루트: 아까도 그런 이야기 나왔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날 때 든든함. 자 그러면

이제, 어떤 영양분이 필요할까.

참여자: 이건 영양제 주사. 먼저, 인권교육을 할 때 인권교육에 참여한 사람들이 인권교육을

단순히 문자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 접목시킬 수 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하기 위

해 자발적 참여와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 그 다음에 이건 꿀벌이다. 꿀벌은 인권교육이 잘

되기 위해서는 인권교육이 잘 실현된 사례들을 통해 동기 부여할 수 있는 것. 일테면 달달

한 사례. 인권교육에 있어 또 중요한 것이 인권교육이라고 하면 ‘착한’ 교육 혹은 도덕을 강

조한다. 이런 착각을 깨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인권교육을 할 때, 교육하는 사람이 얼마

나 풍부한 경험을 했고 풍부한 경험을 했느냐에 따라 진정성이 달라진다. 풍부한 경험을 가

진 교육가의 중요성. 교육을 하는 사람이 참여자들의 마음에 얼마나 잘 공감해 줄 수 있나.

Page 102: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01 -

리액션일수도 있고. 이것은 해다. 교육자와 학습자 간의 관계가 동등해야 한다. ‘자세 똑바로

하세요’ 이런 거 말고. 어색함을 깰 수 있는 마음 열기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루트: 풍부한 경험을 가진 교육가와 리액션. 학생들의 경우 뭐든 허락 받는 것에 익숙하다.

무엇을 그리라고 종이를 줘도, 그려도 되요? 라고 묻는다. 눈치 볼 때, 인권교육의 어려움이

생긴다. 예전에 저는 야학할 때 가배, 배가라는 표현 썼다. 가르치며 배우고, 배우고 가르치

는. 자기 긍정을 위해서 자기 삶을 드러내고, 발견하고, 다시 보는 작업이 바탕이 될 때 인

권교육이 된다. 아무리 교육가 잘 해도 마음이 닫혀있으면 교육이 어렵다. 그러면 드디어 방

해 요소 팀을 보겠다. 두 팀. 어디 먼저?

참여자: 인권교육의 걸림돌. 실적, 충성. 한 사람 한 사람 단절되어 일하는 분위기. 개인주의

적이면서 조직/집단 중심. 실적과 충성을 강조하는 집단적 분위기, 조직적 분위기. 개인주의

적인 풍토를 생산하는 분위기. 그 다음은 책. 책이 쌓여있는데 책의 제목이 다 인권의 이해,

역사, 세계인권선언, 관련 법 등. 구체적 현실의 접목 없이 이론만 연구하면서 안다고 말하

는 인권교육의 풍토가 큰 걸림돌. 그리고 번개. 편견이다. 인권 교육에 절대적으로 방해되는.

그 다음은 애벌레를 집게로 집은 것. 어딘가에 갖다 놓을 것. 비자발적인 동원, 의무 이수

제도 같은 것들. 이거는 글이 없다. 그림으로만. 책상 앞에서 다 자고 있는 학생들. 그리고

앞에서 선생님이 열심히 침을 튀기며 말씀 중이다. 주입식 교육, 획일적 교육이 인권교육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루트: 방해요소 또 이어서 들어보자.

참여자: 저희는 일단 인권교육에 대한 오해. 인권교육은 기본적으로 되어야 하는 교육인데도

인성교육, 예절 교육과 혼동되곤 한다. 그것과 연결되는 것은 징계성 교육. 의무적으로 받는

것은 인권교육일 수 없다. 자발적이지 않고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할 때.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사람이 진행하는 인권교육. 인권교육을 받는 공간에서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사람(학

교장 같은)이 기웃거리고, 분위기를 망치는 상황.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만들 경우. 그리고 준비되어 있지 않은 교육가가 모르는 내용의 영역을 맡았을 때. 그 다음

은 참여자의 차가운 시선과 인권에 대한 고정관념, 편견, 자기 고집을 내려놓지 않고 자기주

장만 할 때. 마지막으로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참여자들을 힘들게 만드는 교육 환경, 장소

섭외의 어려움, 냉방 온도 등도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

루트: 방해 요소를 듣다보니까 가방 싸고 가야하는 느낌. 왜냐면, 지난 번에 저희가 접근성

어려운 장소를 잡았었다. 제가 앞에 나와있지만, 참여자들 이야기 들으며 공감 뿐 아니라 반

성도 된다. 예전에 하이킥 시리즈 중에 연애를 글로 배웠어요, 있다. 글로 배우는 방식으로

갔을 때 인권이 이해되는가. 그런 생각 든다. 지식으로 쌓으면 인권을 알 수 있나? 예전에

남성활동가들 페미니즘 책 읽고 여성 문제 다 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 정말

‘뭘 아니?’ 라고 묻게 된다. 책이라도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진보적 지식인들이 장애, 동성애 문제의 책은 열심히 공부한다. 그런데 여성 문제는

읽지를 않는다. 예전에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 여성 문제 궁금하다고, 무슨 책 읽으면 되냐고

말하더라. 어떤 문제에 대해서는 계속 기피하는. 인권을 알면 내 삶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Page 103: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02 -

남성들에게는 동성애, 장애보다 여성의 문제가 가장 변화를 요구하다보니 이런 일 벌어진다.

비슷하긴 하지만 조금 다른 것이 자발적 참여 동기의 중요성.. 복지사들 교육 의무교육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마음을 열지 않으신다. 실적이나 특히 인권교육 의무화 이후 이런 경향 많

다. 어쨌든 주어진 조건 속에 어떻게 잘 변화시킬 것인가 고민해야 하지만 교육이 1, 2회성

으로 끝나버리는 것도 문제. 그것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 그 다음에 인권(교육)에 대한

오해 많다. 타인에 대한 예절 교육 요청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편견, 인식의 착각

을 깰 필요 있따. 편견, 고정관념, 아집. 자신의 긍정, 구조에의 도전으로 어떻게 이동시킬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인권교육가의 자세 보겠다.

참여자: 인권교육가의 자세 고민했다. 첫째는 포용하는 자세.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인권교

육 할 텐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듣게 될 것. 사례도 듣고. 거기에 대해서 인권이 이런

기준이 있고, 이렇게 인권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말고, 같이 고민하고, 공감하는 자세

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지역에서 같이 인권 말하고, 실천할 수 있을 것. 그리고 지역과 사

례와 조직, 집단 단체들 다양한 성격. 생활의 모습 다 다르다. 일정한 기준 두지 말고, 사람

들 마다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 인식하고, 함께 지구에서 살고 있다는 것 인식하자. 이

런 마음 가짐으로 교육에 임하지만, 역시 인권교육가도 자신의 인권 기준으로 사회적 실천

하는 것 중요. 말과 마음으로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실천이라도 하면서 함께 사는 인간

임을 느껴야 한다. 사회적 관습, 제도, 기준에 얽매이면 아무것도 실천하지 못하지 않을까.

그런 것들을 보다 여유있게 해야 한다. 쉽게 실천하긴 어렵겠지만. 반성도 된다. 그리고 자

세와 함께 인권교육가의 역할 고민했다. 운은 띄었으나.. 인권교육에 바라는 것으로 바뀌었

다. 교육 현장에 있으면서, 우리가 인권교육 하면서 숙제만 과제만 내주고 등 돌리고 가버리

면 수강하시는 분들이 섭섭해하거나 부담 가질 것. 그리고 다양성 이야기 했지만, 만나면 반

대되는 생각이나 그것조차 인정 못하겠다고 욱하는 느낌을 교육가도 받을 수 있다. 참여자

들이 인권적으로 욱 할 수 있도록 치환, 전환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인권교육가의 역할.

가급적 재미나게. 모둠 활동 참여자의 부름에 도망가지 않기 등. 이것도 실천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루트: 결론이.. 교육 전체를 평가해주신 느낌이다. 포용, 공감, 다양성 존중. 실천하는 자세

등. 여유있는 자세. 너무나 힘든 자세다. 이 자세를 위해서도 사실 인권교육을 하는 다른 조

건이 필요하다. 가끔 인권교육 요청 들어오는데 2시간인데 요청은 10가지다. 다할 수가 없

다. 인권교육가도 난감해진다. 의논해서 조정할 수 있을지라도. 여러 가지 조건들. 빨리 장소

를 비워줘야 하는 압박감도 영향을 미칠 것. 저는 여쭈고 싶은 것이 공감, 포용의 자세를 말

하는데, 인권교육 나가시는 분들할테 말하는데 가끔 공감 안되고 포용 안될 때 있다. 그럴

때 어떻게 하나?

은채: 공감이 안되고 욱할 때 있는데, 그것을 잘 누르고, 그러면 제가 1대 다 로 싸우게 될

때도 있다. 1 대 30 으로 싸울 수는 없으니. 참여자 중에 나에게 공감해주며 그 안에서 같이

이야기 해주실 분을 찾는다. 그래서 교육장안에서도 내 생각도 하나의 생각으로 느낄 수 있

도록. 다른 참여자의 참여를 유도한다.

루트: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다 받아들일 수 없는 의견이 있다. 도인

Page 104: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03 -

이 되지 않고서야.. 그리고 이것이 인권교육의 목표일 것 같지도 않다. 다 받아주는 도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각 주장의 기운들을 조절해주는 역할을 통해 다른 공감을 만들어가는 것

이 인권교육가의 자세가 아닐까. 제가 ppt 2장만 보겠다.

루트: 인권교육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참여자의 기대와 욕구 살피기. 그리고 적정 시간 확

보도 중요하다. 지금도 이 교육이 시간에 쫓기고 있다. 장소를 비워야하는 문제로. 그 다음

으로 중요한 것은 참여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정말 중요하다. 표정 관리가 안될 때도

있지만.. 이야기를 막아버리면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심판자가 아니라 안내자 역할을 해야

한다. 안내자 역할이 아까 말한 부분인 것 같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의 가지들을 보여주고

이끄는 것. 그리고 솔직한 태도가 거리를 좁힌다. 다 포용하려 하지는 말자. 인권교육의 목

표를 확실히 해야 한다. 기지와 유머. 이것까지 하려면 힘들다.. 같이 변화하는 것의 중요성.

인권교육의 생명력은 참여자의 삶을 존중하는 것이다. 경험으로부터 출발하는 것. 그리고 활

동 프로그램은 참여자의 삶을 교육 자원으로 초대하는 과정. 참여자의 느낌을 바탕으로 이

야기 끌어내기. 인권교육의 가장 소중한 교육 자원은 참여자의 삶이라는 것. 인권교육은 그

자체로 권리라는것. 나의 권리가 무엇인지 아는 것. 이제 시작해봐요~ 이번에 기초에서는

인권교육의 기본적 원칙과 목표를 나눠봤다. 아마 심화 교육에 들어가면 더 깊이 있게 들어

가겠다. 이 내용들 고개 넘기 매뉴얼에 담겨 있다. 이렇게 아름답게 마무리 해보겠다. 내일

은 열린 귀 프로그램. 교육가에 대한 이야기 더 나오게 될 것이다.

Page 105: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04 -

의사소통

Page 106: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05 -

■ 진정한 소통을 체험하기 위한 질문들

1) 서로를 신뢰하나?(마음)

2) 누구의 입장인가?(언어)

3) 어떤 지형에 놓여있나?(환경)

4) 누가 길을 떠나고 있나?(주체)

서로를 살리는 의사소통 - 귀는 말한다! 열린 귀 훈련~--------------------------------------------------------------------------------------------------------- *진행: 한낱, 윤경

[교육목표]

: 교육은 의사소통의 과정이며, 무엇을 말할 지와 함께 어떻게 들을 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

함을 나눈다.

: 교육 안에서의 소통의 기본 요건들을 따져보며, 이와 더불어 소통의 문제로만 수렴시킬 수

없는 외부적 요인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 교육 때 등장하는 ‘문제적’ 발화에 담긴 ‘이면의 욕구’를 읽어내는 연습을 진행한다.

[진행방법]

① 비행기와 관제탑: 소통의 기본 조건은? (30분)

- 모둠별로 교육 장소에 마련된 ‘활주로’에 모인다. 모둠원들이 돌아가면서, 길을 출발해서 도

착하는 비행기 역할과 비행기가 잘 착륙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관제탑 역할을 해본다.

- 비행기 역할을 하는 사람은 중간에 눈을 뜨지 않기로 하고, 옆에서 안내하는 사람은 신체접

촉 없이 오로지 말로만 길 안내를 하기로 한다. 다른 모둠원들은 활주로 곳곳에 서서 방해물

역할을 한다. - 도착점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을 진행하며, 착륙 중간에 비행기가 선

을 밟거나 방해물에 닿으면 출발점부터 다시 시작하도록 한다.

- 모둠별 활동을 마치고, 참여자 모두가 모여 이야기 나눈다. 착륙을 잘 해내는 데 있어서 관

제탑의 어떤 말이 도움이 되었는지, 어떤 말이나 행동이 오히려 방해가 되거나 혼란을 가져왔

는지 함께 찾아본다. 관제탑의 어려움도 함께 이야기 한다.

- 참여자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진행자는 소통의 기본 조건을 정리해준다.

Page 107: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06 -

② 잘 듣는다는 것: 평가하지 않고 듣기 (30분)

- 원하는 사람을 찾아가 둘씩 짝을 짓는다. 한 사람이 “나는 왜 인권교육 워크숍에 와 있나”

를 주제로 3분간 이야기한다. 이야기가 끝나면, 상대방은 들은 그대로를 옮겨서 이야기해본다.

서로 역할을 바꿔서도 진행해본다.

- 두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면 상대방이 듣는 표정, 몸짓, 자기 이야기가 옮겨질 때의 느낌, 다

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의 느낌, 그 사람의 이야기를 옮길 때의 느낌 등을 함께 나

눈다.

- 평가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섞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듣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생각해본다.

[쉬는 시간 10분]

③ 가상 모니터링: 불통에 빠진 인권교육가를 구출하라! (40분)

- 참여자와의 소통에 문제를 겪고 있는 인권교육가의 상황을 진행 팀이 상황극 형태로 재현

한다. (강요 형, 외길 형, 시나리오 형, 우유부단 형 등 복합적인 장면들을 하나의 스토리로 전

개)

- 상황극 전체를 한 차례 보여준 후, 다시 상황극을 연출한다. 참여자들은 모니터링을 하는

입장에서 문제적 장면이 감지될 때 마다 ‘Stop'을 외친다. 장면을 멈춘 상태에서, 왜 화면을 멈

추었는지 무엇이 소통의 어려움을 발생시켰는지를 이야기 나눈다.

- 모니터링이 끝난 후, 진행자는 간략히 인권교육가가 갖춰야 할 ‘열린 귀’ 자세에 관해 정리

한다.

[간식 시간 30분]

④ 인권교육가를 난감하게 만드는 상황, 어떡하지? (1시간)

- 인권교육을 요청받거나, 인권교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들었던 말들 중 난감했던 말, 듣기

힘들었던 말, 대처하기 곤란했던 말이 무엇인지 참여자들에게 질문한다. (의사소통과 관련한

질문임. 교육 주제나 내용과 관련한 것은 제외)

- 참여자들이 이야기한 것에 더해 아래와 같은 예시 상황들을 모두 나눈다.

Page 108: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07 -

[교육 요청 상황]

- 이번 교육생들은 폭력사건을 일으켰던 애들이에요. 다시는 그런 행동 못하도록 엄하게 얘기해주

세요.

- 인권이라는 단어는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위화감이 들거든요.

- 우리 장애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기 위해 제가(기관 사무국장) 참관하겠습니다.

- (교육 직전 교실에서) 야 이 자식들 조용히 안 해! 자리에 앉아!

- 그냥 강사님이 알아서 교육 해주세요.

[교육 진행 상황]

- 아니 근데, 선생님은 결혼했어요? / 지금 몇 살이에요? / 아이 있어요?

- 너무 청소년 입장에서만 얘기하는 거 아니에요? 현장을 너무 모르고 하는 얘기 같은데요.

- 나한테 인권이 있다는 건 알겠는데요. 그래서 뭐가 어떻게 바뀐다는 거예요?

- 장애인들의 자기결정권도 인정해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 강사님이 그 사람 인생 책임질 수 있어요?

- 아유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해요. 덕분에 불쌍한 아이들한테 더 엄마 마음으로 대해야겠다고 다짐

하게 됐어요.

- 빨리 끝내요!!!

- 모둠별로 위에 등장했던 말들 중 가장 다뤄보고 싶은 것을 한 가지 택한다. 택한 말이 어떤

상황에서 나왔을지, 이 말을 들었을 때의 느낌은 무엇인지, 말하는 사람이 그렇게 말한 이면의

욕구는 무엇이었을지 토론해본다.

- 모둠별로 그 말이 등장하는 일반적인 상황/ 말한 사람의 이면의 욕구를 짚어서 되물었을 때

의 대안 상황을 동시에 만들어본다.

- 각 모둠의 상황극을 전체와 함께 나눈다. 나누는 중간에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떠오르는

제안이 있는 사람을 다시 연극 속에 초청해보기도 한다. 모둠에게 선택받지 못했던 말들의 경

우, 진행자가 간략히 이면의 욕구를 읽어보는 작업을 진행한다.

⑤ 정리 강연 (25분)

Page 109: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08 -

서로를 살리는 의사소통 불통에 빠진 인권교육가를 구출하라! 진행 : 한낱

[비행기와 관제탑]

진행: 오늘은 의사소통을 주제로 진행할 거다. ‘聽(들을 청)’ 한자의 해자 풀이 알고 있나.

‘왕의 귀로, 열 개의 눈으로, 하나의 마음이 되는 것’ 이라는 의미다. 오늘 주제는 모순적인

표현 같지만 ‘귀는 말한다’이다. 잘 듣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교육가가 참여자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활동을 통해 나눠보도록 하겠다.

바닥에 테이핑이 되어 있는데, 이게 활주로다. 짝꿍을 정해 한 분은 비행기 역할, 다른 한

분은 관제탑 역할을 맡는다. 비행기는 눈을 감고 관제탑의 안내를 받아 착륙을 하는 것이다.

나머지 사람들은 활주로에 방해물을 설치해주시고, 방해물을 건드리거나 선 밖으로 나가면

착륙이 중단되어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중단된 비행기는 2번 정도 기회를 가지면

될 것이다.

-체험 시간 가짐-

진행: 비행기가 쉬었나, 관제탑이 쉬웠나?

참여자: 비행기가 쉬웠다. 시키는 대로 하면 되니까.

Page 110: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09 -

참여자: 비행기. 상대방이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생각하느라 관제탑 역할을 하는 게 더

어려웠다.

진행: 비행기 역할을 하셨던 분들께 여쭙겠다. 이 설명 참 좋았다 싶었던 설명은?

참여자: 반보, 한보, 세보 등 보폭을 기준으로 설명해줄 때 좋았다.

참여자: 시계방향으로 설명해주는 것이 좋았다.

참여자: 각도까지 설명해줄 때. 오른쪽으로 몇 도. 이런 식으로.

진행: 눈을 감고 각도를? (웃음)

참여자: 오른쪽, 왼쪽.

진행: 어쨌든 방향은 필요하다.

참여자: 방해물의 구조를 그림처럼 상상할 수 있게 설명해줄 때 좋았다.

진행: 고난이도 설명이다. 방해물이 어디에 있는지 미리 브리핑을 하셨다는 거. 머릿속에 지

도를 그릴 수 있도록 해주었다.

참여자: 방해물을 이미지화 해 설명해주었다. 산을 넘어가는 기분으로. 이런 식으로.

진행: 낭만적이다. 이미지화 된 설명, 굉장히 다른 느낌이다.

진행: 이번에는 비행기 역할을 해봤을 때, 헷갈렸던 설명은 무엇이었나. 눈을 떠버리고 싶었

던 순간은?

참여자: 오른쪽이라고는 하는데, 자기 기준으로 설명했을 때 헷갈렸다.

참여자: 방해물이 어디에 놓였는지 전체를 설명해 준 다음, 알아서 오라고 했을 때.

참여자: 각도를 얘기해도, 감을 잡기 쉽지 않았을 때가 있었다.

진행: 지금은 공간이 여유가 있으니까 ‘비행기과 관제탑’을 한 거고, 공간이 여유롭지 않으

면 종이에 골뱅이 그림을 그려놓고 연필로 활동을 하기도 한다. 그 때 나타나는 전형적 특

징은 1cm, 2cm로 설명한다. 감을 잘 잡으면 괜찮지만, 어쨌든 설명하는 사람 입장에서 분명

한 설명방식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진행: 관제탑 역할을 했을 때, 느꼈던 어려움은 무엇인가?

Page 111: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10 -

참여자: 오른쪽 왼쪽이 비행기와 관제탑 입장에서 완전히 달라서 어려웠다.

진행: 거울처럼 마주보고 있어서 방향이 완전 바뀐다. 그래서 일부 모둠을 보니까, 관제탑을

고정시켜두지 않고 비행기 옆을 따라간 모둠이 있었다. 그렇게 하니까 더 수월하지 않았나?

입장을 바꿔보는 작업인 것이다.

참여자: 성급한 비행기 힘들었다. 몇 번 폭파했는데. 설명을 기다리지 않고 혼자 먼저 가는

비행기가 있었다. (웃음)

참여자: 소심한 비행기도 힘들었다. 관제탑을 믿지 않는다. (웃음)

진행: 본인도 느리다고 느꼈나?

참여자: 나는 느리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엄청 큰 걸음이었다. (웃음)

진행: 소심함의 경우, 정말 1cm가 벼랑 끝에 몰리는 느낌일 수 있다. 관제탑이 비행기의 느

낌을 재단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진행: 결국 소통의 원칙을 정리해보면, 하나는 지형을 떠올리는 것. 안내를 받고 눈을 감고

가지만, 머릿속에 지도를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왜 그렇게 지형을 밝혀줘

야 하는가. 어쨌거나 관제탑은 안내자의 역할이고, 활주로 여행을 하는 주인공은 비행기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누구의 입장에서 나는 어떤 언어를 쓰고 있는가. 교육도 마찬가지다.

인권감수성 시간에도 그래서 입장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알아서 오세요’ 가 2가지

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방치의 의미도 있지만, 하나는 비행기에게 믿음을 실어주는 것. (참

여자: 그건 쫌. 웃음.) 혹시 잘하고 계세요~ 칭찬 들으신 분 없나? 이것은 소통에서 신뢰의

문제다. 마음이 편해야 그래야 나도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마음이 편해야 여행이든 교육

이든 마음 편하게 들어올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가 이게 비행기와 관

제탑 둘 다의 여행 혹은 착륙 일 수 있으나 굳이 둘 중에 하나를 꼽자면 비행기의 여정이라

는 것이다. 누가 과연 이 여정의 주인공인가. 혹시 비행기 역할 하시면서 질문 던지신 분 있

나. 눈을 감으라고만 했지 입을 닫으라고는 안했는데, 우리는 자기 여행인데도 입을 닫고 질

문을 던지지 않는다. 안내자의 말만 듣고 간다. 그랬을 때, 그 동안 우리가 해왔던 소통 혹

은 교육에서 누가 주로 말하고, 누가 주로 듣기만 했는가. 그 권력의 문제를 명확히 보여준

다. 이걸 넘어서 보자는 것이다.

[열린 귀 훈련]

진행: 바로 이어서 주변에 가까이 계신 분들 짝꿍을 만들어 주시라. 이제 열린 귀 훈련을 해

보려고 한다. 그럼 이제 2명씩 짝을 지어 한 사람은 듣고 한 사람은 말하기로 한다. “나는

왜 여기 와 있나. 인권교육에 왜 관심을 갖게 되었나.”를 주제로 한 사람은 이야기를 하고,

다른 사람은 귀담아 듣기만 하면 된다. 중간에 질문이나 추임새 가급적 넣지 말고 듣기만

Page 112: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11 -

하자. 2분 정도의 시간 안에 이야기를 말하고, 들은 사람이 들은 내용을 그대로 되돌려서 들

려주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나눠보도록 하겠다. 짝꿍 중에 누가 말할지, 누가 들을지 자유롭

게 정해주시면 된다.

- 체험 시간 가짐 -

진행: 어떠셨는지 느낌을 나눠보자. 신기하게도 듣는 시간은 2분을 드렸는데, 들을 이야기를

되돌려주는 시간은 4분이 걸리더라. 왜 그럴까? (웃음) 경험하신 부분에 대해 이야기 들려주

시라. 한 분은 말을 했고, 한 분을 들었는데. 듣는 역할을 할 때 어떤 느낌이 드셨나? 충분

히 들으려고 노력했던 순간의 느낌?

참여자: 저 사람 말 잘한다. (웃음)

진행: 말을 잘한다는 것은?

참여자: 기억하기 쉽게 흐름을 잘 이야기 하더라.

진행: ○○ 님이 상담 업무를 하시지요? (웃음) 상대방이 기억하기 쉽게 잘 얘기할 수도 있

고, 듣는 사람이 구조화해 잘 기억하는 것일 수도 있다.

참여자: 이 사람은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 구나. 말을 참 아끼는 구나. (웃음)

진행: 2분인데도, 쉬는 시간이 많았군요. (웃음)

참여자: 들으면서 내가 질문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진행: 어떤 순간에 질문을 던지고 싶었나?

참여자: 어려보이셨는데, 몇 명의 아이를 키우셨다고 하니까. 궁금했다.

진행: 보통 내 판단과 상대의 이야기가 다를 때 질문하고 싶을 것이다.

참여자: 말로 응대를 못하니 표정으로 응대해야 하는데. 어떤 표정을 지어야 이 사람이 내가

잘 듣고 있다는 것을 느낄까 고민했다. (웃음)

진행: 온화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은 눈빛 찾기가 쉽지 않다. (웃음) 소통이지만, 비언어적 표

현방식도 있을 것. 눈빛이나 고갯짓 신경 쓰게 될 것이다.

참여자: 잘 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외우면서 들어야겠다.

진행: 메모하지 말라고 했었으니까 더욱 그럴 것. 기억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

Page 113: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12 -

것이 듣기에 방해가 되었나?

참여자: 후반부로 갈수록 그랬다.

진행: 이번에는 이야기를 건네신 분들께 여쭙겠다. 경청을 약속하고 내 이야기를 했을 때의

느낌은?

참여자: 말을 잘해야겠다.

진행: 이런 외부 환경으로 소통 시간을 정해주는 것도 어색한 일이다 사실.

참여자: 질문 없이 계속 혼자 이야기 한다는 것이 힘들었다.

진행: 중간 중간에 질문 없이 내 이야기를 온전히 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이었다는 뜻일 것

이다. 이번에는 내 이야기가 옮겨질 때의 느낌도 한 번 말해보자.

참여자: 너무 빨리 끝났다. 나는 이야기를 이만큼 했는데, 돌려받은 것은 딸랑 이거? (웃음)

진행: 왜 그렇게 된 건 가요? (웃음)

참여자: 군더더기를 빼고 이야기 했다. (웃음)

진행: 지금 참 중요한 이야기를 짚어주셨다. 상대의 이야기 중 무엇이 군더더기고, 엑기스인

가?

참여자: 핵심단어만 기억했다.

진행: 상대방은 어떻게 느꼈나?

참여자: 핵심 담겨 있었다.(웃음) 들은 그대로 이야기하라고 했는데, 상대방은 요약하라고 이

해하신 것 같다. 근데 처음에 이야기하라고 했을 때, 제 이야기를 잘 전달해야지 이 사람이

내 이야기를 다시 돌려주겠구나 싶으니까 부담이 되더라. 의도에 맞게 결과물을 내야겠다는

저의 생각이 제 이야기를 전달하는데도 영향을 미치더라.

참여자: 저의 경우, 제가 한 이야기랑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대표님의 추천으로 왔다고 했

는데, 대표님이 대신 신청해주셨다고. 신청은 제가 했는데. (웃음)

진행: 미묘한 실수인데, 확 달라지는 느낌이다. 자발성이 강제가 되는 순간. (웃음)

참여자: 제가 하고 있는 일의 배경설명을 먼저 했고. 청소년 만나는 일 한다고 했는데. 청소

년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안나오더라.

Page 114: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13 -

진행: 나의 키워드와 상관없이 듣는 사람의 필터링을 거쳐 빠질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군더

더기가 무엇인지 질문해보는 것 중요하다.

참여자: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 것이 빠져있었다. 맥락은 틀리지 않은데, 내가 했던 언어

가 그대로 나오지 않고 해석되어 나온다는 것이 느껴졌다.

진행: 이 활동을 해보는 이유 중 하나가 평가하지 않고, 내가 가진 틀로만 해석하며 듣지 않

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나눠보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누구나 거름막이 있다. 스폰지 처

럼 듣는 것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끊임없이 거리두기 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상대

방의 이야기를 올곧게 듣게 되는 것 같다. 나의 이야기만 하지 않고. 소통이든, 교육에서든

가장 중요하다.

참여자: 상대가 알고 있는 관계면 더 내 틀에 맞추려고 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진행: 그렇다. 소통의 경험이 축적되면, 상담이든 교육이든 비슷한 패턴이 계속 남는다. 그러

면 상담가도, 교육가도 스스로 지친다. 반복적 패턴의 대화만 오가게 되는. 해석과 평가에서

빗겨나서 듣는 연습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열린 귀 훈련을 해보았다.

[쉬는 시간]

[불통에 빠진 인권교육가를 구출하라]

진행: 지금부터 선생님들이 보실 장면(역할극)이 하나의 영상이라 생각하시고, 풀영상을 먼

저 보도록 하겠다. 그 다음엔 화면을 끊어서 보도록 하겠다. 저 사람의 소통에서 문제적이라

여겨지는 부분이 있으면 ‘스탑’을 외쳐 달라. 그러면 왜 그 장면이 문제가 있는지 이야기하

고 넘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

불통 교육가를 제가 연기하도록 하겠다.

설정을 말씀드리면, 이 사람은 40대 남

성 교수다. 그리고 청소년인권교육을 진

행할 것이다. 여기 계신 선생님들은 참

여자 역할을 하시는 거고, 30-40대 여성

이 대부분인 활동가 그룹이다. 제가 몇

몇 분들은 미리 심어 뒀다. (웃음) 그래

서 참여자 반응도 함께 가상으로 포함

해서 대사를 짜보았다.

- 아래와 같은 상황극 진행 -

Page 115: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14 -

#1. 등장

교수: **대학교 청소년학과 교수다. 교수라는 말에 거리감 느끼시지 마시라. 편안한 분위기

에서 했으면 좋겠다. 추노라는 드라마를 보니까 옛날에는 누나, 형 이런 구분 없이 다 ‘언

니’라고 하더라. 참 좋은 것 같다. 제가 언니들이라고 부르겠다. 자 언니들 이제 교육에 본

격적으로 들어가 보겠다.

#2. 강좌 시작

교수: 자 우리 언니들. 우리 언니들 연령에서 가장 고민되는 것이 뭘까요?

(참여자들 대답: 와글와글 다양한 고민 발표)

교수: 여기 분들은 좀 다르네요. 일반적으로 생각을 해보세요. 일반적으로. 첫째는 부동산.

내 집 값이 오르냐, 내리냐에 따라 마음이 철렁하시죠? 아파트 평수 늘리는 게 소원이고.

두 번째로 고민되는 것이 뭘까요.

(참여자들 대답: 숫자는 줄어들고, 어쨌든 다른 대답들)

교수: 아아, 여기가 핀트를 좀 잘 못 맞추시네요. 자식들 교육 문제지요. (참여자 한 명 지

목하며) 우리 언니, 그렇지 않아요?

(참여자: 떨떠름하게...저는 결혼 안했는데요?)

교수: 아요. 그러신가요. 저는 꼭 집어도 이렇게 빗나가게 집네요. (웃음) 2-3년 안에는 하게

되시겠지요. (눈치 없게) 요즘 다들 결혼 늦게 하는 게 추세지요. 너무 촉박해하시마시고요.

자식들 교육 문제로 돌아와서요. 자 교육 문제를 볼 때 우리가 가장 먼저 집는 것은 애들

어떻게 공부시키냐지요. 어떻게 하면 성적이 잘 나올까 고민하고 그걸 가지고 이웃집 하고

비교하고, 때로는 이웃집하고 연대해서 같은 학원 보내고. 남의 자식들 보다 잘 키우려고

무진장 애써요. 그런데, 그게 우리 애들을 위한 일이냐. 아니라는 거예요. 다 부모 입장에서

만 생각하는 거고, 부모 욕심 채우는 경우가 솔직히 많다는 거지요. 안 그렇습니까?

교수: 자자, 우리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느냐를 생각해봅시다. 일단은 파워리

스에요. 힘이 별로 없지요. 그리고 마지널라이제이션. 이걸 한국말로 뭐라고 해야 하나. 음..

비주류, 주변화 되어 있다는 거지요. 애들의 고통은 우리 사회가 잘 관심을 안 갖지요. 그

리고 또 핵심적인 것이 엑스플러이테이션. 애들 알바할 때 많이 겪는 일이죠. 그리고 이게

참 중요한 건데요. 컬쳐럴 임페리얼리즘. 어른들이 해석하는 대로, 보여지는 거죠. 언론에서

특히 이걸 잘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이얼레이션. 말 그대로 폭력이죠. 때리는 것도 폭

력이고, 학교에서 애들 맨날 한 자리에 똑같이 안쳐놓고 공부시키는 거. 이것도 바이얼레이

션이죠. 그리고 요즘 더 중요한 게 하레스먼트. 집단 괴롭힘 문제 무지하게 심각하죠.

Page 116: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15 -

아니 근데.. 저도 이렇게 청소년 인권을 앞세우는 강사면서도. 솔직히 요즘 애들 좀 무섭긴

하죠. 애들이 바이럴레이션을 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저 같은 나이 먹은 남자가 지나가도

얘들이 떡하니 제 눈 바라보면서 담배 연기를 뿜어요. 아오, 무서워요. 저도 옛날 같았으면,

한 대 쥐어박고 싶다 생각했을지 몰라요. 지금은 어림도 없죠. 제가 집단 구타 당하죠. 근

데 애들이 다 그렇지 않습니까? 어른들한테 때로는 기어오르고, 개기면서 크는 게 애들이라

는 거죠. 그거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구는 어른들이 이제 애들한테 꼰대 소리 듣는 거죠.

꼰대 소리 안 들으려면 우리도 좀 껄렁껄렁해지고, 말 통하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

입니다. 아시겠지요? (혼자 웃음)

#3. 활동 안내

교수: 자, 그러면 제 얘기는 뒤에서 더 많이 하도록 하고요. 일단은 우리 언니들 모둠 활동

으로 초반부를 진행해 볼까 합니다. 요즘 학생인권조례다 뭐다 해서 제일 분분한 게 두발

자유, 체벌 금지지요? 우리 언니들 애들 머리 길고, 이런 거 못보고 다니겠죠? 꼴불견이죠?

(참여자: 별로 그렇지 않던데..라는 반응)

교수: 쿨한 척 안해도 괜찮습니다. 제 앞에서는. 자, 그래서 두발자유 찬성 대 두발 자유 반

대로 100분 토론을 진행해보려고 해요. 100분 토론 컨셉이고, 시간은 20분 정도 해볼 건데

요.

(참여자: 조심스럽게.. 저희는 인권 활동을 하는 활동가들이고, 두발이나 체벌 문제는 금해

야 한다고 다들 생각하고 있어서요. 조금 다른 주제로 해보면 안 될 까요?)

교수: 아..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이게 또 깊숙하게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져요. 이

대로 진행하는 걸로 할게요. 그러면 여기서부터 여기까지는 찬성 편,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는 반대 편으로 정하구요. 각자 5분 정도만 논리를 생각해 놨다가 20분 토론 진행하겠습니

다. 자 토론의 재미를 위해서. 패널티 단어를 둘게요. ‘인권’이라는 단어를 쓰는 쪽은 -2점씩

감점하도록 하겠습니다.

(참여자: 저기.. 인위적으로 가르지 말구요. 찬성하는 사람은 찬성 쪽 의견을, 반대하는 사람

은 반대쪽 의견을 생각하는 게 좋지 않나요?)

교수: 그럴 수도 있는데요. 일단은 이렇게 진행을 한 번 해볼게요. 자기 생각이 꼭 아니어

도, 다른 편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은 기회니까요.

(참여자: 인권교육인데, 인권이라는 말을 안 쓴다구요? 그리고 토론이 그냥 놀이는 아닌데.

금칙어를 만들 필요가 있나요?)

Page 117: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16 -

교수: 그냥 토론만 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 그러는 겁니다. 인권이라

는 말 자주 쓴다고 설득력이 높아지는 건 아니에요. 혹시 너무 어려우시다 싶으면, 우리 언

니는 제가 2번! 사용할 수 있는 기회 드리겠습니다. 다른 분들 괜찮으시지요? 어려운 사람

한테는 조금은 혜택을 주는 게 평등이니까요.

[두발, 체벌금지에 대한 100분 토론 진행 함]

#4. 활동 후 정리 시간

교수: 자자, 토론이 아주 재밌게 맞붙었었는데요. 이렇게 해보니까 이제 머릿속에 쫙 정리

가 되시죠? 그래서 제가 한 번 해보자고 했던 거예요. 그럼 이제 질의응답 시간을 10분 정

도 가진 후에 교육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참여자: 좀 반복적인 내용이긴 했지만, 괜찮았구요. 음... 제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것 말씀

드려볼게요. 두발이나 복장을 자유화하는 건은 원칙적으로 맞다고 봐요. 그런데, 요즘 아이

들 모습을 보면 두발이나 복장을 자유화해도 사실상 똑같은 모습을 하고 다닐 것 같아서

요. TV에 나오는 연예인들 모습을 그대로 하고 다니는 애들이 많잖아요? 두발, 복장 규제

를 없앤다고 해서 인권문제가 끝나버리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교수: 그런 게 꼰대스런 생각이라는 거예요. 일단은 애들을 믿어야 한다는 게 중요하지요.

애들이 자신들에게 어울리는 두발, 복장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지요. 그렇게 생각

하시면, 아무 것도 해결이 안 됩니다.

(참여자: 저 참여자 분의 질문은 그런 뜻이 아닌 것 같아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유의

문제가 단순히 소비의 자유로만 직결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니 두발, 복장 푸는 것에

그치지 말고 어떻게 청소년들과 소비, 유행, 대중 매체 등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을지를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요.)

교수: 아, 물론 그런 부분이 있지요. 그런데 제 말은, 일단은 애들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

는 겁니다. 우리가 이 얘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또 질문 없으신가요?

(참여자: 이제 반응 없음)

교수: 자, 다른 질문은 없으시네요. 이번 시간을 통해 우리 언니들이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들을 제가 건드렸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낯설기도 하고, 두려움도 있으시겠지만 일

단은 본인들이 많이 깨지셔야 해요. 그래야 청소년들과의 소통도 가능해집니다. 그걸 항상

마음에 담으시고 아이들을 만나길 바라면서 저는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진행: 여기까지 상황극 풀영상을 해봤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이제 모

니터링 작업을 시작해보도록 하겠다. 리플레이를 해보도록 하겠다.

Page 118: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17 -

#1. 등장

교수: **대학교 청소년학과 교수다. 교수라는 말에 거리감 느끼시지 마시라. 편안한 분위기

에서 했으면 좋겠다. 추노라는 드라마를 보니까 옛날에는 누나, 형 이런 구분 없이 다 ‘언

니’라고 하더라. 참 좋은 것 같다. 제가 언니들이라고 부르겠다. 자 언니들 이제 교육에 본

격적으로 들어가 보겠다.

= (참여자) 언니들이라고 부르지 말라. 여러분, 혹은 이름을 부르는 것이 좋겠다.

- (진행) 왜 교육가면 언니들이라는 호칭 쓰는 교수가 있는 걸까? 있다더라. 일종의 친한

척?

= 제주도에서 성별 상관없이 삼촌이라 부르는 것처럼, 추노에 등장하는 것은 그 당시 호

칭. 지금은 30-40대 남성이 여성들에게 언니라고 부르는 건 얕잡아 보는 느낌이다.

- 그런 밑바닥 감정이 읽히니, 유쾌하지 않고 불쾌감을 느낄 것. 저 같은 경우, 대부분의 자

리에서 ‘선생님’ 이라는 호칭을 쓴다. 그런데 어떤 호칭을 쓰는 것이 좋을지 애매할 때 있

다. 그럴 때는 서로 편한 호칭을 합의하고 교육에 들어가도 좋을 것 같다.

#2. 강좌 시작

교수: 자 우리 언니들. 우리 언니들 연령에서 가장 고민되는 것이 뭘까요?

(참여자들 대답: 와글와글 다양한 고민 발표)

교수: 여기 분들은 좀 다르네요. 일반적으로 생각을 해보세요.

= 참여하는 사람들이 가진 고민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라는 건, 자기 생각 강변하려

는 것이다.

= ‘질문을 왜 한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든다.

- 물음표만 있지 의문문이 아니었다. 추임새 같은 질문.

= 듣는 태도도 마음에 안 든다. 나이 많은 남성들이 여성들 말 들을 때 살짝 말을 흐리며

말을 놓는다.

일반적으로. 첫째는 부동산. 내 집 값이 오르냐, 내리냐에 따라 마음이 철렁하시죠? 아파트

평수 늘리는 게 소원이고. 두 번째로 고민되는 것이 뭘까요.

= 자기가 생각한 것을 모두의 관심사로 자꾸 몰아간다. 결국 ‘네’ 라고 대답하게 만드는. =

그리고 집도 없다. (웃음)

- 교육 참여자에 대한 분석, 이해에 기반한 교육 준비가 아니라는 것. 활동가들이 부동산을

가장 먼저 고민한다? 아마도 평소에 많이 만나는 사람들이 그랬고, 그대로 그 틀을 가져왔

을 것이다.

= 주머니에서 손 좀 빼세요.

- 참여자들의 모니터링 -

Page 119: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18 -

= ‘일반적으로’가 아니라 ‘평균적으로’ 라고 말하거나.

= 노동인권 강연하는 강사 분이 자기 실수의 경험을 말씀해주신 적이 있다. 태백에 있는

공부방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던 교육이었다. 노동자 권리 보장을 해야 하는 이유를 부모님

의 노동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교육이 끝난 후, 공부방 교사 분으로

부터 ‘우리 애들 대부분은 아빠가 실업상태다. 엄마, 아빠의 노동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경

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다고 한다. 만나는 어린이들에 대한 이해가 없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하시더라.

- 이런 불이해 속에 교육이 진행되면, 교육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다. 그러면 계속 참여자와

교육가가 평행선을 걷게 된다. 그리고 주머니에 손 넣기. 소통이 말뿐 아니라 자세나 태도

에서도 묻어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 교육할 때, 특히 40대 이상 남성들이 주머니에 손 넣고 거들먹거리는 자세를 띠는 것 같

다. 그러면 온 몸으로 교육이 거부되더라.

= 한국적 문화, 한국적 남성들의 제스처가 있다.

= (여성 참여자) 저는 일부러 손을 넣은 적도 있다. 연령 높은 남성들이 참여자로 대부분

있을 때, 정장 바지 같은 거였는데, 주머니에 손 넣고 했다. 일부러 더 그랬다.

(참여자들 대답: 숫자는 줄어들고, 어쨌든 다른 대답들)

교수: 아아, 여기가 핀트를 좀 잘 못 맞추시네요. 자식들 교육 문제지요. (참여자 한 명 지

목하며) 우리 언니, 그렇지 않아요?

(참여자: 떨떠름하게...저는 결혼 안했는데요?)

교수: 아요. 그러신가요. 저는 꼭 집어도 이렇게 빗나가게 집네요. (웃음) 2-3년 안에는 하게

되시겠지요. (눈치 없게) 요즘 다들 결혼 늦게 하는 게 추세지요. 너무 촉박해하시마시고요.

=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 저는 청소년인권 교육할 때, 꼭 예비 학부모로 그 사람들을 위치 짓지 않는다.

- 청소년 교육 문제라고 말하는 것과 자식들 교육 문제라고 말하는 것 완전히 다른 프레임.

정체성 고정의 효과. 그랬을 때 참여자의 위치를 강사가 설정하게 된다.

자식들 교육 문제로 돌아와서요. 자 교육 문제를 볼 때 우리가 가장 먼저 집는 것은 애들

어떻게 공부시키냐지요. 어떻게 하면 성적이 잘 나올까 고민하고 그걸 가지고 이웃집 하고

비교하고, 때로는 이웃집하고 연대해서 같은 학원 보내고. 남의 자식들 보다 잘 키우려고

무진장 애써요. 그런데, 그게 우리 애들을 위한 일이냐. 아니라는 거예요. 다 부모 입장에서

만 생각하는 거고, 부모 욕심 채우는 경우가 솔직히 많다는 거지요. 안 그렇습니까?

= 부모의 개인적 문제로 격하. 사회적 문제 가림. 질문을 협소화 시키는 효과가 있다.

= 청소년 인권 이야기 ‘시작’해보자고 하면서,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바로 들어감.

- 참여자들을 가해자로 설정하고 있다.

Page 120: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19 -

교수: 자자, 우리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느냐를 생각해봅시다. 일단은 파워리

스에요. 힘이 별로 없지요. 그리고 마지널라이제이션. 이걸 한국말로 뭐라고 해야 하나. 음..

비주류, 주변화 되어 있다는 거지요. 애들의 고통은 우리 사회가 잘 관심을 안 갖지요. 그

리고 또 핵심적인 것이 엑스플러이테이션. 애들 알바할 때 많이 겪는 일이죠. 그리고 이게

참 중요한 건데요. 컬쳐럴 임페리얼리즘. 어른들이 해석하는 대로, 보여지는 거죠. 언론에서

특히 이걸 잘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이얼레이션. 말 그대로 폭력이죠. 때리는 것도 폭

력이고, 학교에서 애들 맨날 한 자리에 똑같이 안쳐놓고 공부시키는 거. 이것도 바이얼레이

션이죠. 그리고 요즘 더 중요한 게 하레스먼트. 집단 괴롭힘 문제 무지하게 심각하죠.

= 굳이 영어로 할 필요 없다. 권위를 세우는 방식이다.

= 이거 이해 못하면 여기 있지 마라는 느낌이다.

- 저도 특히 이것도 한국적 문화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어 단어 남발하면 벽이 생기

는 느낌이다. 이 강사는 앉아 계시는 참여자들의 눈빛 고려하지 않고 끊임없이 영어 사용

하고 있다.

아니 근데.. 저도 이렇게 청소년 인권을 앞세우는 강사면서도. 솔직히 요즘 애들 좀 무섭긴

하죠. 애들이 바이럴레이션을 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저 같은 나이 먹은 남자가 지나가도

얘들이 떡하니 제 눈 바라보면서 담배 연기를 뿜어요. 아오, 무서워요. 저도 옛날 같았으면,

한 대 쥐어박고 싶다 생각했을지 몰라요. 지금은 어림도 없죠. 제가 집단 구타 당하죠. 근

데 애들이 다 그렇지 않습니까? 어른들한테 때로는 기어오르고, 개기면서 크는 게 애들이

라는 거죠. 그거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구는 어른들이 이제 애들한테 꼰대 소리 듣는 거죠.

꼰대 소리 안 들으려면 우리도 좀 껄렁껄렁해지고, 말 통하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

입니다. 아시겠지요? (혼자 웃음)

= 청소년들의 현상들에 대해 부정적 전제를 깔고 접근하고 있다.

= 그런 현상을 소개할 수는 있는데, 너무 희화화 시켜서 말하고 있다. 진실성이 없어 보인

다.

- 본인이 청소년에 대해 다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말하고 있다. 참여자들을 ‘언니들’이라

고 부르는 것과 비슷한 현상. 소수자/약자들에 대한 희화화를 통해 교육 반응 이끌어내는

사람들 있다. 이것도 소통의 방해물이 아닐까 싶다.

#3. 활동 안내

교수: 자, 그러면 제 얘기는 뒤에서 더 많이 하도록 하고요. 일단은 우리 언니들 모둠 활동

으로 초반부를 진행해 볼까 합니다. 요즘 학생인권조례다 뭐다 해서 제일 분분한 게 두발

자유, 체벌 금지지요? 우리 언니들 애들 머리 길고, 이런 거 못보고 다니겠죠? 꼴불견이죠?

= ‘어떠셨어요?’ 라고 열린 질문을 던져 달라.

Page 121: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20 -

(참여자: 별로 그렇지 않던데..라는 반응)

교수: 쿨한 척 안해도 괜찮습니다. 제 앞에서는. 자, 그래서 두발자유 찬성 대 두발 자유 반

대로 100분 토론을 진행해보려고 해요. 100분 토론 컨셉이고, 시간은 20분 정도 해볼 건데

요.

(참여자: 조심스럽게.. 저희는 인권 활동을 하는 활동가들이고, 두발이나 체벌 문제는 금해

야 한다고 다들 생각하고 있어서요. 조금 다른 주제로 해보면 안 될 까요?)

교수: 아..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이게 또 깊숙하게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져요.

= 교육하는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런데 열린 사람이면, 가져간 주제를 바꿔야

하지 않나. 나도 한 번 배워보자는 수용적 자세로.

= 그런 제안을 하는 사람은 사실 준비된 참여자일 경우 많다. 그러면 그 사람을 믿고 교육

을 진행해보려 할 필요 있다. 교육을 함께 만드는 거라고 생각지 않으면, 방어적 자세가 나

오게 마련이다.

- 참여자를 어떻게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 갈 것인가. 시나리오형 사람들이 있다. 교육가

양성 과정에서 교안 작성을 할 때도 대사까지 써오라고 하는 경우 많다. 그럴 때 참여자의

반응에 따른 유연한 반응이 아니라 써둔 대로 읽게 된다. 매뉴얼을 참고 할 수는 있으나,

대사 읽기는 인권교육이 아니라는 것. 인권교육은 소통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대로 진행하는 걸로 할게요. 그러면 여기서부터 여기까지는 찬성 편, 여기서부터 여기까

지는 반대 편으로 정하구요. 각자 5분 정도만 논리를 생각해 놨다가 20분 토론 진행하겠습

니다. 자 토론의 재미를 위해서. 패널티 단어를 둘게요. ‘인권’이라는 단어를 쓰는 쪽은 -2

점씩 감점하도록 하겠습니다.

= 일방적 규칙을 왜 이렇게 정하는 건가. 의도가 뭔가.

-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 구체적으로 나누진 않았는데. 방법론을 재미 정도로 파악하는 사람

들 있다. 토론 프로그램이 자기 생각을 증진시켜보려는 거고, 재미가 가미될 수는 있다. 그

런데 교육 방식들에 대해 연구하는 한 연구소에서 토론 방식에 대한 사례집을 냈는데, 거

기서 주요하게 쓰는 것이 패널티 방식이었다. 금칙어를 두는. 그러면서 경쟁적 분위기 조성

하며 재미를 이끌더라.

= 규칙 적용이 재밌을 수는 있다. 왜 그런 규칙을 정했는지 설명해주고, 왜 그 단어가 하

필 인권인지. 그런 효과를 설명해줘야지. 그런데 딱 그냥 ‘인권’ 이라고만 말해버리니까 문

제인 것 같다.

= 위의 연구소에서 시화호 개발에 대한 찬반 토론을 진행하는데, 금칙어를 두는데, 가치

지향적 단어라 쓸 수 없다고 5가지 단어를 금하더라. 상대를 논리로서 깨야 한다고. 그래서

저는 인권교육과 상반되는 교육이라 생각했다.

= 그런데 의미 있을 수 있다. 너무 똑같은 논리 남발하지 않게 할 수 있으니. 무조건 자명

한 것으로 인권을 들이대는 것은 또 문제니까. 오히려 그것을 빼고 구체적 언어를 써보자

Page 122: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21 -

는 취지로 할 수는 있다.

= 그런 취지로 제한하는 것과 패널티를 주는 것은 다르다. 시화호 개발 반대하는 친구들이

당시에도 당황스러우니까 생태라는 단어들이 튀어 나오게 된 것. 이 토론의 틀에서는 판정

단이 있다. 금칙어를 많이 사용했다는 이유로 이 사람들에게 ‘패’ 했다고 했다.

= 패널티를 준다고 하는 순간 생각의 장막이 생긴다. 경직되게 만든다.

(참여자: 저기.. 인위적으로 가르지 말구요. 찬성하는 사람은 찬성 쪽 의견을, 반대하는 사람

은 반대쪽 의견을 생각하는 게 좋지 않나요?)

교수: 그럴 수도 있는데요. 일단은 이렇게 진행을 한 번 해볼게요. 자기 생각이 꼭 아니어

도, 다른 편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은 기회니까요.

(참여자: 인권교육인데, 인권이라는 말을 안 쓴다구요? 그리고 토론이 그냥 놀이는 아닌데.

금칙어를 만들 필요가 있나요?)

교수: 그냥 토론만 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 그러는 겁니다. 인권이라

는 말 자주 쓴다고 설득력이 높아지는 건 아니에요. 혹시 너무 어려우시다 싶으면, 우리 언

니는 제가 2번! 사용할 수 있는 기회 드리겠습니다. 다른 분들 괜찮으시지요? 어려운 사람

한테는 조금은 혜택을 주는 게 평등이니까요.

= 왜 자꾸 말을 못 알아듣는지. 자꾸 딴 얘기 하는 것 같다. 문제제기도 안하고 싶어진다.

- 외길형의 사람이다. (웃음)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인권교육에서 가장 중요한데, 그

걸 파악 못하고 혼자 가고 있다.

[두발, 체벌금지에 대한 100분 토론 진행 함]

#4. 활동 후 정리 시간

교수: 자자, 토론이 아주 재밌게 맞붙었었는데요. 이렇게 해보니까 이제 머릿속에 쫙 정리

가 되시죠? 그래서 제가 한 번 해보자고 했던 거예요. 그럼 이제 질의응답 시간을 10분 정

도 가진 후에 교육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참여자: 좀 반복적인 내용이긴 했지만, 괜찮았구요. 음... 제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것 말씀

드려볼게요. 두발이나 복장을 자유화하는 건은 원칙적으로 맞다고 봐요. 그런데, 요즘 아이

들 모습을 보면 두발이나 복장을 자유화해도 사실상 똑같은 모습을 하고 다닐 것 같아서

요. TV에 나오는 연예인들 모습을 그대로 하고 다니는 애들이 많잖아요? 두발, 복장 규제

를 없앤다고 해서 인권문제가 끝나버리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교수: 그런 게 꼰대스런 생각이라는 거예요. 일단은 애들을 믿어야 한다는 게 중요하지요.

애들이 자신들에게 어울리는 두발, 복장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지요. 그렇게 생각

Page 123: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22 -

하시면, 아무 것도 해결이 안 됩니다.

(참여자: 저 참여자 분의 질문은 그런 뜻이 아닌 것 같아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유의

문제가 단순히 소비의 자유로만 직결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니 두발, 복장 푸는 것에

그치지 말고 어떻게 청소년들과 소비, 유행, 대중 매체 등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을지를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요.)

교수: 아, 물론 그런 부분이 있지요. 그런데 제 말은, 일단은 애들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

는 겁니다. 우리가 이 얘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또 질문 없으신가요?

= ‘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네가 꼰대기 때문이다’라고 계속 개인화 시킨다 문제를.

- 자신이 참여자들보다 우월하다는 것이 깔려 있다 보니, 참여자들의 질문의 의도를 재단하

고 있다. 논의를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참여자의 질문을 마구 끊어버리고 있다.

(참여자: 이제 반응 없음)

- 그러니 무반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무반응에 대한 해석도 못하고. 자기 강연이

매우 좋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교수: 자, 다른 질문은 없으시네요. 이번 시간을 통해 우리 언니들이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들을 제가 건드렸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낯설기도 하고, 두려움도 있으시겠지만 일

단은 본인들이 많이 깨지셔야 해요. 그래야 청소년들과의 소통도 가능해집니다. 그걸 항상

마음에 담으시고 아이들을 만나길 바라면서 저는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기본적으로 재수 없다. (웃음)

진행: 이렇게 즉석 모니터링 활동을 돌려봤다. 전반적인 풍경이 어땠는지, 혹은 ‘나도 이런

유형 만나봤다’ 라고 보태주실 분?

참여자: 일반적으로 위와 같은 질문이나 지적을 하는 경우, 보통 준비된 사람들이고, 신뢰하

고 가야 한다. 그런데 저 사람을 제압해야 한다고 느끼는 강사들 많다. 괜히 그 사람에 대해

각을 세워 반응한다거나.

참여자: 약간 다른 결일 수 있는데, 교사들이 대상일 때는 ‘나 학생인권 다 안다. 교권에 대

해 말해 달라’고 하는 경우 있다. 그럴 경우 교육가가 또 다른 고민을 해야 되기도 한다.

진행: 뒤에 윤경이 진행할 시간에 이면의 욕구 읽는 작업을 해볼 것이다.

Page 124: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23 -

참여자: 어렸을 때부터 학교 다닐 때 접해왔던 교사들의 모습이다. 내가 이 교육을 해야 하

는 것은 교육의 당위 때문이라는 느낌. 다른 것들은 받아들이지 않고,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이거야, 라는 것이 정해져 있다. 나를 이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하기 위해 나를 앉혀

놓은 느낌이다.

진행: 그러면서 참여자가 가진 자기만의 문제설정을 바꿔치기 해놓고 있다. 많은 경우, 이런

강사에게 영향 받아 자기 고민을 내려놓게 될 것. 그리고 침묵하고 이야기를 듣기만 하게

될 것이다.

참여자: 계속 혼내는 강사 유형 있다. 호통형.

참여자: ‘꼰대’라는 것도 나쁜 사람이라는 이미지. 이야기를 더 이어가지 않고, 그걸로 막아

버리는 효과가 있다.

참여자: 저런 규정하는 단어들. 오히려 소통을 가로막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이것도

인권침해인가요?’ 라고 묻는 질문만 나오게 된다.

진행: 교육가를 심판자로 여기고, ‘맞나 안 맞나’를 묻게 되는 것일 것.

참여자: 본인은 진행시간 오버해서 하고, 질문은 짧게 받는. 본인의 강변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느낌들 때 있다.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회피해버리고.

진행: 회피가 전략이 되는 순간도 있다. 주로 교사 그룹이 있는 교육에서 동성애자 인권을

교육한다는 거 참 어렵다. 교육이 깨져버리는 순간 많다. 그럴 때 끝까지 이야기하기 어렵더

라. 감정 노동이 너무 커지기도 하고. 그럴 때 회피하고, 논의를 넘어서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면서 쉬는 시간에 굴욕적이지만 슬라이드 빼고. (웃음)

참여자: 참여자들 중에 주제의 맥락과 상관없이 자기 고민 풀어놓는 눈치 없는 참여자들 있

다. 그럴 때 교육가가 그 분의 이야기를 잘 들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피곤하다는 반응을

잘 풀어주는 것 중요하다. 이 균형 잡기 참 어렵다.

참여자: 보여 지기 위한 교육 짜증난다. 사진 찍기에만 집중하고. 질문을 하면, ‘참조하겠습

니다.’ 하고 넘어가고. 준비도 너무 안 되어 있고. ‘이게 워크숍이에요?’ 지적하면, ‘오늘은

그냥 만난 겁니다.’ 이렇게 넘어가고. 실무 공무원과 활동가들을 같이 붙여두니까, 공무원들

은 공무원적인 반응. 활동가들은 활동가들대로 까칠하고. 계획 없이 상이한 그룹 작위적으로

묶어두는 것도 문제인 것 같다.

진행: 지금까지 수고하셨다. 30분 후에 다음 교육을 이어가도록 하겠다.

Page 125: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24 -

서로를 살리는 의사소통 인권교육가를 난감하게 만드는 상황, 어떡하지? 진행 : 윤경

윤경 : 앞선 교육에서 ‘불통’교육가의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이번 시간에는 인권교육을 할 때 교육가를 난감하게 만들거나, 듣기 힘들었던 말이나, 대처하기 곤란했던 상황들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 때 교육가가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다. 이런 곤란한 상황을 미리 몇 가지 준비해보았다. 모둠별로 제시된 ‘교육 진행 상황’의 사례 중 한 가지씩 고르고, 각 사례의 발화자가 진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이들이 이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없는지 모둠에서 찾아보자. 논의가 정리되면 이후에 모둠이 교육가가 되고 내가 사례의 발화자가 되어 교육가가 발화자의 이면을 욕구를 짚으며 발화자에게 응대하는 상황극으로 진행해보겠다.

<강사님이 그 사람인생 책임질 수 있어요?>

숨겨진 마음 :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 대해 생각해봤다. 그이가 실제 겪고 있는 삶에 대해 너무 모르고 쉽게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 때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진짜 내 마음이 어떤지 알아달라는 것이 하나인 것 같고, 그리고 청소년 교육을 할 때 예를 들어 야자의 문제점을 이야기 할 경우 청소년이 ‘저는 야자 하고 싶은데요?’라고 말할 때가 있다. 이 경우 사회질서에 순응하기를 요구당하고, 그래서 그 질서 속에서 그 경쟁관계 속에서 리더가 되길 원할 수밖에 없는데, 리더가 되지 못했을 때 처하는 상황을 당신이 책임질거냐? 이런 마음이 아닐까? 그리고 사회질서를 따르지 않을 때 받게 될 피해에 대해 책임질거냐? 라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 학교에서 징계를 받게 될 청소년, 싱글맘, 대디의 경우 아이를 낳을 선택권을 이야기할 때 너는 그렇다 치고 아이의 인생은 너가 책임질거냐?라는 마음. 또 하나는 학습자를 수동적 존재로 바라볼 때 나올 수도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학교의 경우 인권교육가가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이를 본 교사가 ‘저렇게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서 내가 아이들에게 휘둘리면 어떡하지?’ 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아이들이 자기판단과 성찰력이 있을거란 생각보단 무책임한 강사 때문에 아이들 미래 망친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다.

응대방법 : 한정된 교육시간에 이면의 욕구를 살피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교육 이후에 메일 등의 방식으로 이런 마음을 소통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내가 어떤 제3자의 인생을 전적으로 책임질 수는 없다 그러나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라는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겠다.

참여자 : 학생인권교육을 할 때 이런 질문 많이 받는다. 그런데 나는 학생인권에 대해 교사나 부모 대상으로 교육할 때 이렇게 살게 놔두는 것도 참 무책임하지 않나? 라고 말하기도 한다. ‘교육이 문제다.’ 라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리고 이게 학생 대상 교육을 때 학생 스스로도 많이 이야기하는 것인데, 인권에 대해 성공하던 실패하던 이 문제가 해결됐다 아니다가 끝이 아닌 것 같다. 인권교육의 성공이라는 것이 자신의 삶에서 인권을 지켜내기 어

Page 126: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25 -

려운 순간, 굴욕적인 순간을 자신이 극복했다 라는 순간을 맞이하는 것, 내가 그것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봤다 라는 것이 많은 에너지가 됐었던 것 같다 라고 이야기했었다.

참여자 : 남의 인생을 책임져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참여자 :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교육가의 마음 속에 ‘당신도 당신의 방식으로 그 사람의 인생을 책임질 수 없어!’라는 생각이 마구 일어나는 것 같다. 나는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면 한편으로 자신의 관점을 놓지 않는 모습인 것 같다. 자기가 자신의 관점을 놓지 않기 때문에 이 사회에서 어떤 대상을 사랑이든 보호든 어떻게 대우해야 한다는 것을 자신의 관점을 이야기하면서 책임질 수 있냐는 말을 하는데 인권의 가치를 받아들이지 않고 표현하는 방식인 것 같다. 그래서 읽을 때 이 부분도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윤경 : 정리해보면 “강사님이 책임질 수 있어요?”라는 말은 인권교육 시 다양한 상황과 맥락에서 사용될 수 있는 것 같다. 나온 의견 중에는 이때의 발화자들이 자신의 입장을 놓지 않기 위해 교육가에게 부담을 지워내고 있는 것으로 사용되며 이를 읽어내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주셨다. 그리고 발화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없는 사회의 문제,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환경의 문제들을 짚어주셨다. 예를 들어 이 말이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딸의 부모가 성폭력의 위험 때문에 불임수술을 고민하며 사용되었을 때 다양한 이면의 이야기들이 있을 것 같다. 이때 물론 당사자의 삶을 다른 누군가 책임져 줄 수 없지만 그가 그렇게까지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면 좋을 것 같다. 동시에 교육가를 포함한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본인의 말과 마음을 스스로 짚어볼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권력을 보다 많이 갖고 있는, 그 공간의 위계에 보다 위에 있는 이들이 권력을 놓지 않기 위한 논리로 사용될 때 단호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Page 127: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26 -

<나에게 인권이 있다는 건 알겠는데 어떻게 바뀐다는 건가요?>

숨겨진 마음 : 이런 상황이 어떤 상황에서 일어났나 이야기해봤다. 논의에서 나온 상황은 의견은 전달했지만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 경우, 지식은 있는데 실천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답답함이 어디에서 오는지 잘 모를 경우 등인 것 같다. 이런 말을 들을 때 듣는 이들의 입장 역시 답답할 수 있지만 오히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힘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교육가의 입장에서 반갑고 고마운 일일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누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 힘으로 인권을 실현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말하고 생각하는 것을 존중받고 싶다는 욕구가 있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같이 대화해보자라는 교육가의 태도인 것 같다.

응대방법 : 이때 교육가는 잘 듣고 공감해주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다. 경우에 따라서는 듣기만 하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서는 직접 개입해야 하지 않나 하는 이야기도 나누었다.

참여자 : 발표자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교육을 하는 사람이 당위적 용기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참여자들이 어떤 상황인지 잘 들여다보지 않고, 같이 싸워주지도 않을 거면서 왜 이렇게 하지 않느냐, 왜 이렇게 말하지 못하냐 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나 역시 본 적이 있다. 그때 나 역시 ‘저 사람 말 쉽게 하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럴 때는 냉소가 나오는 것 같고, 이 두 개가 연결되는 것 같다.

윤경 : 당사자들이 이야기할 때 이미 실패한 경험이 많았을 것 같다. 누구나 자신이 억압받을 때 그 상황을 넘어서기 위한 각자의 노력을 한다. 그런데 그 상황이 바뀌지 않고 막막한 이들에게 그럼에도 당위적인 이야기만 한다면 교육의 내용이 참여자의 마음을 열 수 있을까? 그리고 책에 나오는 인권만 이야기하는 교육가, 책에 나오는 학생인권, 책에 나오는 장

Page 128: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27 -

애인권 등을 거시적이고 정답만을 이야기하는 교육가는 오히려 교육가 자신이 참여자의 삶에 와 닿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 불통의 교육가인 것 같다. 그래서 모둠에서 이야기한 참여자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기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발화자에게 그 사람의 구체적인 욕구와 마음을 드러낼 수 있도록 대화하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사례의 실천사례를 공유하고 우리의 환경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 작은 것부터 같이 나누는 것의 중요성을 같이 짚어보면 좋겠다.

<현장을 너무 모르고 하는 얘기 같은데요>

숨은 마음 : 진짜 힘든 상황을 알아달라는 것일 수고 있고, 이론적인 것만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불신일 수도 있고, 인권적인 실천이 어렵고 불편하니 기존의 관성 또는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지 않나 싶다. 청소년 인권을 이야기하다 보면 학생은 피해자, 교사는 가해자라는 구도를 당연하게 이야기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겠다.

응대 방향 : 질문을 받은 나의 느낌을 적절히 이야기하기(‘불편하네요.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라고 솔직하게 현장이 어떤지 묻고 교사의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인권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등 함께 할 이야기의 지점들을 짚는다)

참여자 : 나는 현장의 이야기를 먼저 듣는다. 실제로 현장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교육가가 하게 될 경우 참여자들이 마음을 열지 않고 신뢰하지 않았던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참여자 : 나는 비슷한데 교사집단이던 종사자이던 현장을 모른다는 의미는 일상적으로 만나지 않는다는 의미인 것 같다. 사실 교육활동가가 일상적으로 학생이나 당사자를 만나지 않

Page 129: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28 -

는 것은 맞다. 하지만 현장을 모르는 게 아니라 현장을 일시적으로 방문하지만 일시적으로 방문하기 때문에 훨씬 현장의 어려움을 잘 확인할 수 있다. 학생들과 신뢰관계도 없고, 학생에게 권위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부의 인권교육가는 사실 훨씬 열악한 조건에서 인권교육을 하게 된다. 그런데 교사는 일상적으로 겪는다는 거에 쌓여있는 거다. 그래서 그런 경우에 외부교육가가 학생들과 어려움을 겪을 때 어떻게 한다는 것을 이야기해주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일회성 교육이라 인권교육 잘 안되지만 학생들이 어떤 한 부분만 공감해줬을 때 보람이 됐다 던지 이런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 좋겠다. 사실 인권교육가가 현장의 어려움을 모르지 않다. 마찬가지로 인권교육가인 여러분이 스스로 현장을 모른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농축된 시간동안 그 공간의 비인권성을 농축적으로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기억하고 교육장면에서 사용하면 좋겠다.

윤경 : 현장을 모른다는 이야기의 한쪽은 ‘요즘 애들이~’라는 마음과 ‘현장에서 그걸 다 챙길 만큼의 일할 사람이 없다.’마음이 같이 나오는 것 같다. 대구의 학생 자살 사건과 같은 일이 터지면 이런 냉소적인 분위기는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이럴 때 내가 사용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교육이 시작될 때 교사이건, 종사자이건, 부모이건 현장에서 당사자의 인권을 함께 옹호하고 보장하는 인권활동가로 함께 자리매김하면서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진심이 안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참여자들은 내 마음의 진심을 잘 포착한다. 그래서 교육가인 나의 불편한 지점과 기대하는 바를 솔직하게 드러내기 위해서 노력한다. 한편 현장을 모른다는 이야기의 이면에는 그 공간의 권력관계가 드러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의 표현일수도 있겠다. 이런 불편함이 확인됐다면 당연히 권력관계의 하위에 있는 이들의 권리보장의 정당함을 짚어줄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이 교육에 나는 없다 라고 느낄 때 이런 반응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물론 종사자, 학부모, 교사의 권리 등을 같이 이야기하고 얽혀있는지를 짚으면 교육의 내용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할 수 있는 것 같다.

참여자 : 교사의 입장도 어느 정도는 같이 짚어줘야 하는 것 같다.

윤경 : 동의한다. 교사 역시 학교라는 공간에서 한편으로 억압당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교사의 어려움이 사실 학생인권이 존중되지 않아서 온다는 것이 같이 짚어지면 좋겠다.

<강사 신상털기>

숨겨진 마음 : 공통점을 찾으려는 노력, 연륜이나 경험을 확인하여 교육가를 간보는 것, 교육가 약점 찾기, 교육내용이 상황과 겉돌 때, 교육이 재미없고 듣기 싫을 때 화제전환용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

윤경 : 생각해보니 공통점을 갖는 과정일 수 있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것 같다. 이유는 공간의 권력이 교육가에게 쏠리는 상황에서 어색함이 풀어지는 계기도 될 수 있다. 그런데 한편 간보는 경우 교육가가 하는 이야기가 불편해서 그 이야기를 튕겨내고 싶은데 논리로 말하기 어렵거나 정당해보이지 않을 때 이를 교육가의 사회적 소수성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공격하는 참여자들이 있는 것 같다. 이럴 때 어떻게 응대하면 좋을까?

Page 130: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29 -

참여자 : 비슷한 경험이 있다. 교감연수 등에 가게 되면 나는 외모에서 경험이 없어 보이고 현장을 모르지 않냐는 이야기를 듣기 전에 내 인생의 찐한 경험을 깐다. 12년차고, 중등·고등에도 있었 봤고 학생 중에 얼마나 힘들었던 경우가 있었는지 먼저 선수를 친다. 결국 지혜나 경험이 풍부하냐는 그들의 논리에 나의 다른 경험을 이야기하며 인권교육가로 활동하게 되었음을 연결하여 이야기했었다.

참여자 : 나는 저런 질문을 진지하게 받으면서 성찰하는 교육의 계기로 활용한다. 나는 보통 남자인지 여자인지 질문을 받는다. 나이를 물어보기도 하는데, 이 때 나는 그것을 왜 궁금해 하는지를 같이 생각해본다. 그리고 청소년들을 만나면 내가 여자인지 남자인지를 그렇게 궁금해 한다. 이때 나는 우리가 생각하는 여성성과 남성성은 무엇인지 이야기하면서 교육의 재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나이든 분들이 이런 질문을 할 때면 이걸 우리가 왜 궁금해 하는지를 되묻기도 하고 두 번째 궁금한 건 뭐냐 세 번째 궁금한 건 뭐냐를 계속 물으면서 그 질문들이 얼마나 궁색해지는지를 같이 깨닫고 우리가 이런 것을 왜 궁금해하는지 이야기를 나눠본다.

참여자 : 여자가 물어볼 때는 공감의 표현일 수 있는 것 같고, 남자나 어른은 얕잡아 보려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약점을 잡으려 할 때 강점으로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인 듯

참여자 : 나는 내 나이가 20대 후반임을 이야기하면서 오히려 되묻는다. ‘여러분 제가 20대 후반이라는 것이 기특하지 않나요?’ 그러면 정말 기특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다.

참여자 : 어떤 의도로 이야기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장애인권교육을 당사자가 하면 다른 사람이다 라고 마음 속에 규정짓는 경우가 있다. 이때

Page 131: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 130 -

참여자 : 이런 반응이 나올 때 교육가가 공격을 맞받아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관계를 너무 쌩하지 않게, 무너뜨리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윤경 : 소통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봤다. 교육 중에서의 소통은 다른 의미로 짚어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교육장에서 참여자들은 교육가를 본다. 그리고 교육가가 말하는대로 움직인다. 힘의 균형이 교육가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이때 교육가가 권위적이고 위계적으로 대할 때, 참여자를 수동적인 대상으로 바라볼 때 교육가와 참여자의 소통은 가로막히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교육의 공간 내에서 서로가 수평적인 관계를 만들 것인가가 중요한 것 같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교육 안에 참여자의 목소리와 삶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듣기가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참여자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늘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이야기 하는 너와 나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너와 나를 늘 살피고 연습해보자.

Page 132: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기초)›”-고개넘기기초-결과자료집.pdf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인권교육 오르락 내리락

발행처 : 인권교육센터‘들’발행일 : 2012년 5월 7일 제 호 :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자료집연락처 : 02-365-5412주소 : 서울 마포구 창전동264번지 (우) 121-881http://www.dlhr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