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2016년도 추계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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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2016년도 추계학술대회 일시 2016년 11월 12일 (토) 0900 ~ 1800 장소 서울특별시 인재개발원 배움관(1층 세종홀) 주최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사)한국생태유아교육연구소 부산대학교 유아교육학과 BK21플러스 사업팀 주관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수도권생태유아공동체 후원 서울특별시, (사)부산울산경남생태유아공동체, 수도권생태유아공동체, (사)광주생태유아공동체, 대구생태유아공동체, 제주생태유아공동체, (사)중부권생태공동체, (사)전북생태유아공동체, 도서출판 공동체, 도서출판 보리, 도서출판 양서원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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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2016년도 추계학술대회

    ■ 일시:2016년 11월 12일 (토) 09:00 ~ 18:00■ 장소:서울특별시 인재개발원 배움관(1층 세종홀)■ 주최: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사)한국생태유아교육연구소

    부산대학교 유아교육학과 BK21플러스 사업팀

    ■ 주관: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수도권생태유아공동체■ 후원:서울특별시, (사)부산울산경남생태유아공동체,

    수도권생태유아공동체, (사)광주생태유아공동체,

    대구생태유아공동체, 제주생태유아공동체,

    (사)중부권생태공동체, (사)전북생태유아공동체,

    도서출판 공동체, 도서출판 보리, 도서출판 양서원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 2016년도 추계학술대회 일정표 3

    09:00~09:40 등록 및 친교

    1부 사회:김희연 (세종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09:40~10:00

    개회식

    인사말:임재택 (부산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회장)

    축 사:박원순 (서울특별시 시장)

    10:00~11:30기조발제 혼돈의 육아현실, 유아교육의 正道를 찾아서

    발표자:법륜 스님 (재단법인 평화재단 이사장, 정토회 지도법사)

    11:30~13:00 점심 식사 및 포스터 발표

    2부 사회:김덕건 (광주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13:00~14:00[발제 1] ‘아이 없는’ 어른 편익중심 유아교육의 문제와 개혁

    발표자:이경화 (부경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14:00~15:00[발제 2] 반 생명시대 유아교육, CCTV ․ 평가인증 보육의 폐해와 개혁

    발표자:김종필 (한어총정책연구소 소장)

    15:00~15:20 휴 식

    15:20~16:00

    [발제 3] 서울시 보육정책, 아이행복세상을 꿈꾸다

    [발제 3-1] 숲에서 뛰어노는 서울의 아이들을 위한 서울시 유아숲 정책의 오늘과 내일

    발표자:최광빈 (서울특별시 푸른도시국장)

    16:00~16:50[발제 3-2] 서울시 어린이집의 새로운 도약, 생명 ․ 생태보육으로 전환

    발표자:이부미 (경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16:50~17:20질의 응답 및 제언

    주제 발표자 및 관계자

    17:20~17:30 휴 식

    17:30~18:00 정기총회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2016년도 추계학술대회 일정표

  • 목차 5

    목 차

    ■ 기조발제혼돈의 육아현실, 유아교육의 正道를 찾아서 ····························································· 13

    법륜 스님(재단법인 평화재단 이사장, 정토회 지도법사)

    ■ 발제 1‘아이 없는’ 어른 편익중심 유아교육의 문제와 개혁 ················································· 21

    이경화(부경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 발제 2반 생명시대 유아교육, CCTV․평가인증 보육의 폐해와 개혁 ································· 41

    김종필(사단법인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정책연구소 소장)

    ■ 발제 31. 숲에서 뛰어노는 서울의 아이들을 위한 서울시 유아숲 정책의 오늘과 내일 ···· 55

    최광빈(서울특별시 푸른도시국장)

    2. 서울시 어린이집의 새로운 도약, 생명․생태보육으로 전환 ································ 67이부미(경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 포스터 발표1. 3세 유아의 탐색놀이 과정에 나타난 수학적 경험: 현장사례를 중심으로 ··········· 87

    김남희(강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정주연(강원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2. 그림책 속표지의 특성 연구 -우리나라 그림책을 중심으로- ······························ 89이서정(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 박사과정)

    임부연(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3. 유아교육 연구에 나타난 ‘아동중심’의 의미에 대한 소고 ····································· 92임홍남(부산대학교 유아교육학과 BK21 플러스 연구원)

    유지연(부산대학교 유아교육학과 BK21 플러스 연구원)

    김은주(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4. 지속가능발전을 생각하는 건강한 먹을거리 교육에 대한 사례 연구 ··················· 94김영중(제주관광학부속유치원장)

    정영주(제주관광대학교부속유치원 교사)

  • 6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5. 보육교사양성과정과 보육실습에서 경험한

    ‘좋은 수업’에 대한 예비보육교사의 인식 ······························································ 97남미경(대구한의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교수)

    6. 그림책을 활용한 음악극 활동 적용과정에 나타난 유아의 몰입행동 ················· 100우은주(건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유아교육전공 박사)

    박수경(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유아교육전공 교수)

    7. 유아기 자녀 어머니 강점활용이 양육효능감과 부모만족에 미치는 연구 ·········· 102황해익(부산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교수)

    김선형(부산대학교 유아교육학과 박사수료생)

    홍성희(창신대학교 유아교육학과 조교수)

    8. 영아교사 이미지에 대한 어린이집 교사의 인식 분석 ········································ 105김남희(강원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교수)

    김미영(강원대학교 유아교육학과 박사과정)

    9. 유아의 사회적 유능성이 유아교육기관적응에 미치는 영향 ································ 107최혜진(강릉원주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곽효민(강릉원주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수료)

    탁정화(동양대학교 유아교육과 조교수)

    10. 영유아 자녀양육 과정에서 경험하는 아버지의 행복감에 관한 내러티브 탐구 ·· 110김병만(경남대학교 유아교육과 조교수)

    김정주(춘해보건대학교 유아교육과 부교수)

    김미진(부산대학교 교육발전연구소 연구원)

    11. 만 4세 유아들이 경험한 ‘전이시간(transition time)’의 의미 탐색 ·················· 113김도란(건국대학교 교육학과 유아교육전공 박사수료)

    박수경(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유아교육전공 교수)

    12. 미학교육 실천을 위한 유아교사의 자질에 대한 소고 ······································· 115변선영(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 박사과정)

    최남정(경성대학교 유아교육과 외래교수)

    13. 발달지체영유아 어머니들의 자녀 권리보장에 대한 인식:

    사회인구학적 변인, 양육효능감, 양육스트레스의 영향력 검증 ························ 118서보순(동의대학교 유아교육과 조교수)

    한민경(대구 프렌즈유치원 원장)

    14. 부산지역 아이돌보미의 직무열의 및 보육효능감이 직무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 120양수민(부산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초빙조교수)

    서영희(동부산대학교 사회복지과 조교수)

    15. 유아교실에서의 팀티칭 교사의 소통에 관한 내러티브 ····································· 122김예슬(세종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과정/한미유치원 교사)

    김희연(세종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 인사말 7

    인사말

    2016년 추계학술대회에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많은 회원님들과 멀리 제

    주, 광주,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이른 새벽에 나서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

    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이 자리에는 서울특별시정 업무와 국가적 위기의 비상시국 안정을 위해 정말

    분주하신 가운데도 저희 학회 학술대회 후원은 물론 축하 말씀을 주시기 위해 참석하

    신 박원순 서울시장님과 생명평화의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정말 바쁘신 우리 시대의

    큰 어른이시며 온 국민의 멘토이신 법륜스님께서도 “혼돈의 육아현실, 유아교육의 正

    道를 찾아서"라는 학술대회 기조발제를 하시기 위해 함께 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정말 바쁘신 가운데도 어렵게 마음을 내서 주제 발표를 맡아주신 부경대학

    교 유아교육과 이경화교수님, 한어총정책연구소 김종필소장님, 서울특별시 푸른도시

    국 최광빈국장님, 경기대학교 유아교육과 이부미교수님께 진심으로 고마움의 인사를

    전합니다. 또한 오전 오후 학술대회 사회를 맡아 수고해주신 세종대학교 대학원 김희

    연교수님과 광주대학교 유아교육과 김덕건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2016년도 추계학술대회는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을 주제로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롭게 사는 '아이행복세상'의 길을 찾아보

    고자 마련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자연의 순리와 조상의 지혜를 바탕으로 사랑과 정성

    과 양심으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육아마저도 물질과 돈과 욕심이 지배하는 암울한 시

    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 동안 역대 정부는 유아교육과 보육의 정책 기조를 제대로 바로 잡지 못하는 혼돈의

    육아현실 속에서 마침내 아이를 낳지 않는 인구절벽의 위험사회를 만들어놓았을 뿐만 아

    니라 온통 몸 마음 영혼이 병든 사람들이 사는 병든 나라를 만들어 놓고 말았습니다.

  • 8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우리나라 현대 유아교육 문제는 한 마디로 “제도는 일제, 내용은 미제, 아이는 국

    산”이라는 구조적 모순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이는 곧 일제와 미제의 잔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유아교육 전공이 아닌 교육학과 출신으로 1979년 부산대 유아교육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1990년대 초부터 한국 유아교육의 제도개혁과 내용개혁에 주력해

    왔습니다.

    먼저, 제도개혁 부분은 일제 잔재인 유보이원화체제의 개혁을 위해 1996~1997년

    「초등학교 취학전 1년 만 5세아 무상교육을 위한 연대모임」과 1997~2004년 「유아교

    육 공교육체제 실현을 위한 범국민연대모임」의 상임공동대표를 맡아 활동했습니다.

    이러한 유아교육 제도개혁 운동 초기에 참여연대를 창립하신 박원순시장님을 만나 함

    께 했습니다.

    다음으로 내용개혁 부분은 1990년부터 미국식 내지 서양식 유아교육을 한국식 내지

    보편적 유아교육으로 개혁하기 위한 연구와 실천의 노력이 바로 생태유아교육의 태동

    입니다. 특히, 저는 5천년 역사를 지닌 한국 민족사상과 전통문화 속에서 어린아이를

    낳고 키운 지혜를 바탕으로 생태유아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3백년 역사를 지닌

    미국식 유아교육 프로그램과는 감히 비교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에서 시작했습

    니다. 이러한 생태유아교육의 태동 과정에서 1997년부터 시작된 “생태적 각성, 새로운

    유아교육의 길을 찾아서"라는 월례강좌의 주제 발표를 두 차례에 걸쳐 해주신 분이

    바로 법륜스님이십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우리나라 유아교육의 제도개혁과 내용개혁의 깃발을 드신 개척자

    두 분이 함께 하셨습니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를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

    의 유아교육과 보육」으로 정하고, 서울특별시와 함께 하게 된 것은 지금까지 역대 정

    부가 방치하고 왜곡 변질시켜온 유아교육의 제도와 내용을 새 희망 새 시대에는 이를

    근원적으로 바로잡고자 하는 뜻에서 기획된 것입니다.

    유아교육 제도와 내용의 개혁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입니다. 무상교

    육과 유치원․어린이집을 통합한 교육복지형 유아학교로의 제도개혁과 아이살림․생

    명살림의 유아교육인 생태유아교육으로의 내용개혁은 박원순시장이 서울특별시에서

  • 인사말 9

    부터 실현해나간다면 마침내 아이행복세상의 나라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유아교육

    법안을 국회에 상정하고 교육복지형 유아학교로의 제도개혁을 공약한 김대중정부에서

    는 그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 참담함을 경험을 한 바 있습니다.

    오늘 저는 20년 전 유아교육의 제도개혁과 내용개혁의 깃발을 들어주신 두 분께서

    지난 20년간 축적해온 유아교육의 제도개혁 방안과 내용개혁 방안인 생태유아교육의

    실천 지혜를 서울특별시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도록 지원해주시길 우리 모두

    의 마음을 담아 말씀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법륜스님의 기조발제와 4분의 주제 발표에서 그 정책 방향과

    실천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자 합니다. 특히, “서울시 보육정책, 아이행복세상을

    꿈꾸다”라는 취지 아래 제1주제로 서울특별시 푸른도시국 최광빈국장님께서 "서울시

    유아숲교육의 도전, 숲에서 뛰노는 행복한 아이들"이라는 서울시 유아숲교육의 실천

    방안은 우리나라 유아숲교육의 방향 정립과 활성화에 획기적 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제2주제로 경기대학교 이부미교수님께서 “서울시 어린이집의 새로운 도약, 생

    명․생태보육으로 전환” 역시 종래 보건복지부 누리과정 사업에서 보았듯이 부모위주

    보육정책의 문제점과 서울시의 여성위주 보육정책이 자칫 아이없는 어른 편익 중심의

    보육정책 또는 감시 감독 평가위주의 보육정책으로 변질될 자 모르는 우려를 불식하

    고 바람직한 개혁 방안을 마련하는 좋은 안내를 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제 21세기 생명위기시대에 직면하여 산업문명의 최대 피해자인 어린 아이들의 병

    든 몸과 마음과 영혼을 살리고, 나아가 성장과 개발, 자본과 경쟁의 논리가 지배하는

    지금의 유아교육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생태유아교육으로 전

    환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불신과 욕심과 감시감독의 유아교육과 보육에서 믿음과

    양심과 사랑기도의 유아교육과 보육으로 근본적인 전환을 해야 합니다.

    “생명중심 유아교육, 공동체중심 유아교육, 아이행복중심 유아교육”을 지향하는 생

    태유아교육이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감이 점점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

  • 10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서 본 학술대회가 아이모심의 지혜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열린 장과 고민의 시간이 되

    길 소망합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들의 성원과 협조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여러 분들

    의 건강과 행복과 평화를 기원합니다.

    2016년 11월 12일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회장 임 재 택

  • 축 사 11

    축 사

    아이살림 교육살림 생명살림을 모토로 사람과 자연이 하나 되는 세상, 사람과 사람

    이 더불어 사는 세상, 우리아이들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꾸리고자 애쓰고 계신 「한

    국생태유아교육학회」의 2016년도 추계학술대회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귀한 학회

    행사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오신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임재택 회장님과 학회 회원 여

    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준비해주신 발제 내용 하나하나에서 한국생

    태유아교육학회 회원 여러분의 고심과 실천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발제

    나 토론 준비에 애써오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기

    조 발제자로 혼돈의 육아현실에서 유아교육의 정도(正道)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견을

    들려주실 우리시대 멘토, 법륜스님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최근 서울시의 유아숲교육 정책은 임재택 회장님을 비롯한 한국생태유아학회의 사

    상과 실천에 힘입어 그동안 현장과 다소 차이가 나는 정책을 바로 잡고 '숲에서 뛰노

    는 행복한 아이들'을 만드는 유아숲교육을 최우선으로 삼아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서울시의 어린이집 관련 보육정책도 새로운 전환을 모색

    하고자 합니다. 보건복지부 누리과정 사업에서 보았듯이 부모위주 보육정책의 문제점

    과 저희 서울시의 여성위주 보육정책이 자칫 아이 없는 어른 편익 중심의 보육정책

    또는 감시 감독 평가위주의 보육정책이 되고 있지 않는가 하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 중앙정부의 역할을 축소하는 대신 지방정

    부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민과 직접 맞닿아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더 키워주면 그것이 바로 국가경쟁력과 연결된다

    고 봅니다. 이런 것이 바로 생활정치이며, 이러한 국민의 삶이 바로 정치의 주제가 돼

    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현실의 벽이 높고 소통에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앞으로 기존의 CCTV보육에

    서 생명생태보육으로 바꿔나가겠습니다. 불신의 보육, 욕심의 보육, 감시감독의 보육

    에서 믿음의 보육, 양심의 보육, 사랑의 보육으로 발상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 12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학회의 뜻을 존중해 서울시 보육정책을 한 단계 높여 '생명중심 보육, 공동체중심 보

    육, 아이행복중심 보육'으로 전환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조언과

    협력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의 2016년도 추계학술대회가 내세운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이란 주제는 생명평화사상을 바탕으로 유아교육과

    보육에 매진하는 일이야말로 시대를 바꾸는 일이라는 사실을 새삼 알려주고 있습니

    다. 이제 우리 기성세대들은 물질과 돈으로 콘크리트, 인스턴트식품 속에서 유약한 아

    이를 만들어낼 것이 아니라 생명평화의 마음과 자연 속의 먹거리와 놀이를 통해 건강

    하고 행복한 아이들을 키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서울시가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에 앞장서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변화하는 서울시를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의 2016년도 추계학술대회 개최를 축하드

    리며, 참석하신 모든 분들 한분 한분의 행운과 건강을 빕니다. 사랑합니다.

    2016년 11월 12일

    서울특별시 시장 박 원 순

  • ▪▪기조발제▪▪혼돈의 육아현실,

    유아교육의 正道를 찾아서

    ◈ 법륜 스님(재단법인 평화재단 이사장, 정토회 지도법사)

  • 기조발제❙혼돈의 육아현실, 유아교육의 正道를 찾아서 15

    법륜 스님의 기조발제는

    강연 특성상 원고가 제공되지 않는 점을 널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대신 아래의 노트를 활용해 여러분만의 강연 기록을 남겨보시기 바랍니다.

  • 16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 기조발제❙혼돈의 육아현실, 유아교육의 正道를 찾아서 17

  • 18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 ▪▪발제 1▪▪‘아이 없는’ 어른 편익중심 유아교육의

    문제와 개혁

    ◈ 이경화(부경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 발제 1❙ ‘아이 없는’ 어른 편익중심 유아교육의 문제와 개혁 21

    발제 1

    ‘아이 없는’ 어른 편익중심 유아교육의 문제와 개혁이경화(부경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Ⅰ. 시작하며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은 중요하다. 구태여 발달심리학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건강하

    게 아이를 키우는 것이 인간사 중대한 일이라는 데는 반론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육

    아의 책임과 그 방식에 관해서는 다양한 관점이 존재할 수 있고, 어떠한 입장을 취하

    는가에 따라 육아를 둘러싼 개인 차원의 선택이나 국가 차원의 정책1)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항상 옳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완벽한 국가 정책이란 없다. 그 시대, 사회적

    맥락에서 최선을 추구하는 정책적 결정이 필요할 뿐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 사회

    에서 육아의 최선은 무엇인가? 한국 정부의 육아정책은 최선을 추구하고 있는가? 누

    구를 위한, 누구의 최선인가? 오늘의 발표는 바로 이러한 질문들로부터 시작된다. 아

    이를 둘러싼 정책은 비단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영․유아에게만 해당되는 것

    이 아니다. 따라서 보다 포괄적으로 육아정책 전반을 살펴보면서 그 답을 찾아갈 필

    요가 있다.

    그 동안 국책 연구기관이나 몇몇 연구자들이 우리나라 육아정책의 문제점을 분석하

    면서 개선을 제안해 왔다. 지금까지 제시된 정책 개선의 주요 방향은 명확한 육아지

    원 목표 수립, 대상별 육아지원 정책 수립 및 성과 관리 체계 구축, 국공립 시설 확충

    을 통한 보육서비스의 공적 인프라 확대, 양육 수당 및 아이돌봄 서비스의 확대, 교원

    1) 제도는 법이나 관습에 의하여 세워진 모든 사회적 규약의 체계이며, 정책은 정부나 정치 단체,

    개인 등이 정치적인 목적을 실현하거나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취하는 방침이나 수단

    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도와 정책은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다. 본 발표에서는 제도와 정책을

    엄격히 구분 짓지 않고 제도와 정책, 그리고 정책에 기반 하여 시행되는 사업을 포괄하는 것으로

    ‘정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 22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처우 및 근로 여건 개선, 안심보육 강화, 돌봄취약계층 기관보육 지원체계 구축, 돌봄

    시간 지원의 확장, 현금지원 강화를 통한 실질적인 양육비 부담 완화, 영아 양육의 선

    택권 보장 강화, 교육․보육서비스에 대한 영유아의 법적 권리 보장 등으로 요약된다

    (김은정, 2014; 유해미, 김아름, 김진미, 2015; 이정욱, 2015; 최은영, 2016).

    발표에 앞서, 여러 연구자들이 제안한 육아정책의 개선 방향에 일부 동의함을 밝히

    면서 우리나라의 육아정책을 보다 예리한 시각으로 통찰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찾기에

    발표자의 생각과 경험이 짧고 부족함을 고백한다. 더불어 미리 공지된 발표의 제목에

    부응하는 원고를 충실히 작성하지 못했음 또한 양해를 구한다. 본 발표에서는 정부

    보도자료나 언론기사, 연구보고서 등의 문서 자료들, 그리고 주변 현장 교사들과의 대

    화에 의존하여, 현행 육아지원 정책 전반에 질문을 던지고, 정책적 한계를 드러내어

    함께 생각해보기를 제안하고자 한다.

    Ⅱ. 육아정책 읽기

    1. 정책 현황

    우리나라의 육아정책의 주무 부처는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로, 이들 부처

    가 중심이 되거나 또는 합동으로 육아정책의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 수립한 범정부 차원의 각종 계획들(예. 새싹플랜, 아이사랑플랜,

    새로마지플랜)이 있으나, 여기에서는 현 정부, 즉 2013년 2월 이후 지금까지 수립 또

    는 실행 중인 육아정책 계획을 중심으로 그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참조).

    이전 정부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1~ 2015)과 제2차 건강가정 기본계획(2011~2015)에서는 ‘일․가정 양립’, ‘출산․양육의 경제적 부담 경감’, ‘사회적 돌봄 지원 확대’를 정책의 방향으로 표명하고 있다. 그

    리고 제2차 중장기보육 기본계획(2013~2017)과 「유아교육법」에 의거하여 5년마다 수립되는 유아교육발전 기본 계획(2013~2017), 그리고 유보통합을 목표로 하는 유아교육․보육 관리체제 선진화 방안(2013~2016)은 ‘보육의 국가(완전)책임 실현’, ‘의무교육 기반 조성’, ‘수요자 맞춤’의 기조를 띠고 있다.

  • 발제 1❙ ‘아이 없는’ 어른 편익중심 유아교육의 문제와 개혁 23

    구분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제2차

    건강가정 기본계획

    제2차 중장기보육

    기본계획

    유아교육발전 기본

    계획2)

    유아교육․보육

    관리체제 선진화

    방안

    기간 2011-2015 2011-2015 2013-2017 2013-2017 2013-2016

    비전 및

    목표

    ∙일․가정 양립 부문

    의 정책적 노력 강화

    ∙출산․양육의 경제

    적 부담의 지속적

    경감

    ∙다양한 가족구조와

    기능 고려한 사회

    적 돌봄 지원 확대

    ∙가족과 지역사회의

    육아 역량 강화

    ∙육아지원정책의 대

    상을 아동에서 부

    모로 확대

    ∙아이의 건강한 성장

    과 발달에 최우선

    ∙보육에 대한 국가

    의 책임 실현

    ∙참여와 신뢰의 보육

    생태계 조성

    ∙아이들이 행복한 유

    아교육의 실현

    -의무교육 기반 조

    성으로 공정한 출

    발선 보장

    ∙0-5세 보육․교육

    에 대한 국가완전

    책임제 실현

    -학부모 요구 충

    족에 최우선

    -현 정부 임기 내

    완성

    -이해관계자의 갈

    등요인을 효율적

    으로 관리하면서

    2014년부터 단계

    적 추진

    영역 및

    과제

    1. 일과 가정의 양립

    일상화

    -육아를 위한 휴가

    ․휴직제도 개선

    -유연한 근로형태

    확산

    -가족친화 직장환

    경 조성

    2. 결혼․출산 양육

    부담 경감

    -임신․출산 지원

    1. 보육․교육 부담 완

    화와 시설양육의

    서비스 질 제고

    -보육․교육비 지

    원 확대

    -시설양육 서비스

    질 제고

    -시설양육 서비스

    다양화

    1. 부모의 보육․양육

    부담 경감

    -0~5세 전 계층

    보육․양육 지원

    -보육료 적정화 및

    부모 추가 비용

    경감

    2. 수요자 맞춤형 합

    리적 보육․양육

    -아동 및 가구 특

    성별 맞춤형 지원

    1. 유아교육 기회 확대

    -유아무상교육 지

    속 확대

    -유치원 신․증설

    의 적정화

    -유치원정보공시

    제도 정착

    -유치원 시설․설

    비의 적정 기준

    마련

    -유치원 교육환경

    1. 2014년

    -정보공시 내용 확

    대, 연계 및 통합

    - 공통평가항목과

    평가기준 마련, 유

    치원 평가와 어린

    이집평가인증 연계

    -재무회계규칙 적

    용 확대와 공통 적

    용 항목 개발 등

    2. 2015년

    이러한 계획들을 바탕으로, 현금급여 지원, 돌봄시간 지원, 가정중심 돌봄서비스 지

    원, 시설중심 서비스 지원 정책들이 수립되고, 관련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현행 현금

    급여 지원 정책은 부모에게 지급하는 영유아 보육․교육비, 양육수당, 장애아동수당,

    농어업인 영유아양육비,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입양아동 양육수당, 입양가정 장애아

    동 양육보조금 등을 들 수 있으며, 돌봄시간 지원정책은 부모의 산전․후 휴가, 휴직

    제도, 유연근무제 등이 해당된다. 가정 중심 돌봄서비스 지원은 아이돌봄 지원사업이

    대표적이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과 같은 시설중심 돌봄서비스 정책으로는 맞춤형보

    육, 시간제보육, 공공형어린이집, 유치원평가제 및 어린이집평가인증제, 유치원교원능

    력개발평가, 국가수준 보육․교육과정 고시 및 자료 보급, 우수프로그램 공모사업 등

    이 수행되고 있으며,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통합도 추진 중에 있다.

    현 정부의 주요 육아정책 관련 계획

  • 24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확대

    -자녀 양육비용 지

    원 확대

    -육아지원 인프라

    확충

    2. 가정 내 돌봄 지원

    -아이돌보미 서비

    스 체계화 및 지

    원 확대

    -시설양육서비스

    미이용자에 대한

    비용 지원 확대

    3. 지역사회 돌봄망

    확충

    -이웃간 돌봄나눔

    활성화

    -방과후 돌봄서비

    스 지원 확대

    -초등학생 공휴일․

    단기방학 돌봄지원

    1. 부모 역량 강화

    -부모교육 및 상담

    활성화

    -예비부모 및 출산

    부부를 위한 지원

    -가족 건강 증진

    지원

    -부모 모임 및 참

    여 활성화

    -장애아 보육시설

    이용 편의 제공

    3. 보육의 공공성 확대

    와 품질 관리 강화

    -믿고 맡길 수 있

    는 복지형 어린이

    집 확대

    -서비스 질 관리

    강화 및 진입․

    퇴출 등 연계

    4. 양질의 안심보육

    여건 조성

    -보육인력의 역량

    지원 강화 및 처

    우 개선

    -영유아의 발달에

    적합한 질 높은 보

    육 프로그램 제공

    -안전한 보육 환

    경 조성

    5. 신뢰가 있고 투명한

    보육 생태계 구축

    -참여, 공개, 신뢰

    등 민-관 협력 기

    반 조성

    -효율적․체계적

    보육 3.0 관리시

    스템 구축

    6. 보육정책의 효과적

    인 지원체계 마련

    -보육․양육서비

    스 전달체계 개편

    -중앙-지방간 보육

    재정 합리적 분담

    -바람직한 한국형

    유보통합 추진 방

    안 검토

    개선(급식․보건․

    안전)

    2. 유치원 운영 효율화

    -공립유치원 운영

    개선

    -사립유치원의 지

    원 체제 개선

    -유치원평가 개선

    -유치원 재무․회

    계 규칙 도입

    -유치원운영위원

    회 정착 및 발전

    -유치원운영위원

    회 정착 및 발전

    3. 교육과정 및 방과

    후 과정 내실화

    -누리과정 운영 내

    실화

    -누리과정 지속

    발전

    -유아교육 교재․

    교구 인증제 도

    입 및 우수 프로

    그램 활용

    -방과후 과정 운

    영 내실화

    -방과후 과정 전

    담교사 배치

    4. 교원의 전문성 및

    자긍심 강화

    -누리과정 담당 교

    사 자격기준 강화

    -전문성 제고를 위

    한 맞춤형 연수

    지원

    -유치원 교원능력

    개발평가 정착

    -유치원 교원임용

    및 인사 방식 개선

    -유치원 교원의 윤

    리의식 강화 및

    근무여건 개선

    5. 유아교육 지원체

    계 강화

    -유아교육 종합정

    보시스템 구축

    -유아교육진흥원

    -규제환경 정비 등

    본격 통합 추진

    -결제카드(아이행

    복카드) 통일, 시설

    기준 정비․통합

    -이용시간, 0-2세

    유치원 취원 허

    용 등 이용대상과

    교육과정 통합

    -교사 자격과 양성

    체계정비 및 연계

    추진

    3. 2016년

    - 어린이집-유치

    원간 교사 처우 격

    차 해소 단계적

    지원

    -관리부처 및 재

    원의 통합

  • 발제 1❙ ‘아이 없는’ 어른 편익중심 유아교육의 문제와 개혁 25

    및 유아체험교육

    원 운영 활성화

    -유아교육 홍보

    강화

    -유아교육 대내외

    협력네트워크 강화

    -3-5세 누리과정

    운영지원 강화

    ※ 김영옥 외(2013), 유해미 외(2015), 장석환(2014), 교육부 보도자료(2014), 국무조정실 보도자료(2014)를 근거

    로 재구성함.

    무엇보다도 현 정부의 육아정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국가책임 보육의 명제 하

    에 소득수준이나 맞벌이 여부에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주어지는 0-5세 무상보육과 양

    육수당 제도를 도입하였다는 점에 있다. 육아정책에 모든 아동을 포함함으로써 이전

    정부의 선별주의와 차별화된 양상을 지닌다. 한편, 현 정부의 육아정책에 대해 육아의

    가족화 정책과 탈가족화 정책이 상호 충돌하며 진행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여성의

    노동권과 연계하여 탈가족화 육아정책의 지향하는 시각이 있다(이진숙, 박진화, 2015;

    전윤정, 2015).

    가족화 정책은 부모가 가족 내에서 자녀 양육이나 가족 관련 책임을 수행할 수 있

    도록 하는 정책을, 탈가족화 정책은 가구의 돌봄 책임을 국가 또는 시장을 통해 완화

    시키는 정책을 의미하는데, 가족화 정책의 예로는 산전후 휴가나 휴직제도, 양육수당

    지원을, 탈가족화 정책의 예로는 보육․교육비지원, 시설 중심 보육서비스 확대를 들

    수 있다. 이는 육아정책의 비전이나 방향과 연결된 것으로, 보다 심층적인 논의가 필

    요하다. 어느 한 쪽을 취하고 한 쪽을 버리는 선택의 문제인지, 아이와 가족이 처한

    상황적 맥락이나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최선의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두 방향성의 정

    책이 공존해야 하는 것인지 숙고할 필요가 있다.

    2. 질문 던지기

    발표자는 일련의 육아정책을 살펴보면서 몇 가지 의문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의문

    들은 아이 키우기에 대한, 정부의 정책에 대한 매우 기초적이고 본질적인 것으로, 이

    2) 유아교육발전 기본 계획은 2012년 개정 유아교육법에 근거하여 5년마다 계획 수립하도록 되어 있으며, 2009년 유아교육 선진화 계획의 핵심과제 영역 및 과제 다수 포함되어 있음

  • 26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들은 현행 육아정책의 한계와 맞닿아 있다.

    첫째, 육아정책,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정책의 기본 방향, 비전과 목표에 관한 의문이다. 우리나라 육아정책에 철학이 있는

    가? 현행 정책들은 과연 아이를 위한 것인가? 부모를 위한 것인가? 여성을 위한 것인

    가? 여성의 임금노동 확보를 위한 것인가?

    둘째, 아이, 돈으로 키우나?

    정책의 자본주의, 물질만능 패러다임에 관한 의문이다. 아이, 돈만 있으면 잘 키울

    수 있나? 영․유아기의 보육료․교육비가 해결되면 아이를 낳나? 육아정책에서‘수요

    자’, ‘소비자’, ‘품질관리’와 같은 시장경제 용어를 써야만 하는가?

    셋째,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이 키우기의 환경에 관한 의문이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건강하게, 행복하게 자라

    고 있나? 아이는 어떻게 자라고 싶을까? 유치원과 어린이집, 아이들을 믿고 맡길만한

    곳인가? 그 곳에서 아이들은 누구와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넷째, 육아정책, 누가 어떻게 만드나?

    정책 입안과 결정, 시행 과정에 관한 의문이다. 육아정책, 누가 만드나? 어떤 절차

    를 거쳐 만들고 시행되나?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고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가?

    이러한 의문들은 육아정책의 본질, 곧 ‘육아정책에 아이가 있나?’라는 질문으로 연

    결된다. 다소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현행 육아정책에는 아이가 없다. 어른들의 돈과

    시간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어른들의 머릿속 논리로 만들어지고 실행되고 평가되

    고 있는 육아정책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Ⅲ. ‘아이 없는’ 육아정책, 다시 읽기각종 육아정책에 정작 아이라는 실체는 빠져 있다. 여성을 중심으로 돈을 내세우고

    경쟁을 부추기며 급조되고 있는 육아정책들을 다시 읽어보고자 한다.

  • 발제 1❙ ‘아이 없는’ 어른 편익중심 유아교육의 문제와 개혁 27

    1. 여성 담론이 지배하는 탈가족화 정책

    ‘육아정책, 누구를 위한 것인가?’현행 육아정책의 주된 담론은 ‘여성’, ‘취업모’, ‘맞벌이 가정’에 치중해 있으며, ‘일․

    가정 양립’, ‘수요자 맞춤형’이라는 메타언어로 일련의 사업들이 정당화되고 있다. ‘일․

    가정 양립’에서 말하는 ‘일’은 여성의 임금노동을, ‘가정’은 무임금의 돌봄을 지시하면서

    이 둘 간의 대치 구도를 전제하고 있다. 그리고 ‘수요자 맞춤형’에서 지시하는 ‘수요자’

    는 여성, 취업여성을 그리고 ‘맞춤’은 아이 맡길 시간을 의미한다. 가정에서의 양육 책

    임을 덜어주어 여성이 임금노동을 할 수 있도록, 그들이 요구하는 시간에 맞추어 아

    이를 맡아주겠다는 말로 풀이된다. 모의 취업 여부에 따라 종일제(12시간 보육)와 맞

    춤형(6시간 보육)으로 구분하여 재정 지원을 달리하는 ‘맞춤형 보육’은 이러한 발상을

    근거로 하는 대표적인 예다.

    여성, 특히 취업모를 수요자로 내세우는 이러한 정책의 방향은 육아의 부담을 여성

    의 몫으로 정당화하는 보수성을 지닌다. 아버지의 육아는 아이의 행복의 조건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육아정책 Brief, 2012.6.1. ‘아버지의 육아 참여, 아이를 행복으

    로 이끄는 조건’), 아버지의 육아 참여가 자녀와의 관계나 자녀의 성장 발달에 긍정적

    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일반적인 상식이다. 육아를 여성의 문제, 취업모의 일․

    가정 양립으로 한정짓는 것은 구시대적 착오다.

    ‘일․가정 양립’의 구호가 탈가족화 정책, 즉 아이를 가족과 분리시키는 쪽으로 정

    책 방향을 향하게 한다는 점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6년 7월부터 시행된 ‘맞춤

    형 보육’을 둘러싸고 정부와 보육현장의 대립은 계속되고 있으며, 이러한 대립되는 주

    장에서 아이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맞춤형 보육 이후 교사 월급 깎

    이고 해고가 속출하고 있다는 보육계의 입장(한국일보, 2016. 9. 24. ‘맞춤형 보육 시행

    후 어린이집 교사 해고 속출’)과 맞춤형 보육이 보육현장에서 정착되고 있다는 정부

    의 입장(보건복지부 보도자료, 2016. 10. 7. ‘맞춤형 보육 100일, 보육현장에서 정착

    중’)간 싸움에 아이의 삶의 질에 대한 이야기는 빠져 있다. 지난 10월, 보건복지부가

    맞춤형 보육에 대해 18만 명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모바일 설문조사 문항3)에서도

    3) 질문) 맞춤형 보육 시행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선택지) ① 눈치 보지 않고 아이를 좀 더 늦은 시간까지 편하게 맡길 수 있다. ② 우리 아이만

    늦게까지 어린이집에 남아 있다는 부담감이 줄어들었다. ③ 종일반 아이들을 위한 프로

  • 28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보듯이, 늦은 시간까지 아이가 어린이집에 있는 것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엄마가 취

    업모가 아니라서 6시간 동안 어린이집에 있는 아이는 어떤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 엄

    마의 취업 여부에 따라 아이를 얼마동안 둘 것인지를 정하면 된다는 식이다.

    영․유아보육의 상황이 우리나라와 유사한 일본의 경우, 2012년 8월 「어린이․육아

    지원법」을 제정하였다. 그리고 기본 이념으로 어린이․육아지원은 부모 및 그 밖의

    보호자가 육아에 대한 1차적 책임을 갖는다고 명시하였다(김아름, 2015). 육아를 사회

    전체가 지원하는 구조 만들기를 표방하면서, ‘제 2차 대강(2011-2014)’과 ‘제 3차 대강

    (2015-2019)’을 바탕으로 2015년 4월부터 아동․육아 신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결혼, 임신, 아동․육아에 온정적인 사회 실현을 위하여’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중점

    과제로 ‘육아지원 정책을 한층 충실히’, ‘젊은 연령에서의 결혼, 출산, 희망의 실현’, ‘다

    자녀세대에 대한 배려’, ‘남성의 근로방법 개혁’, ‘지역실정에 따른 조직 강화’를 추진하

    고 있다. 아동․육아 신제도에 따라 소규모 보육, 가정적 보육, 가정방문형 보육, 사업소 내 보육의 네 가지 유형의 지역형 보육을 신설하였으며, 13가지 지역아동 육아지

    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시설형 급부와 지역형 급부를 설정하고, 이러한 시

    설에의 지원은 소비세 증세4)에 의한 재정지원으로 출발하며 이용액은 국가와 지자체

    가 담당하고 이용자가 소득에 따라 배분․분담하고 있다(이성한, 2015; 마토바 케이치,

    2015). 이러한 일본의 육아정책은 ‘젊은 연령층’, ‘다자녀 세대’, ‘남성’, ‘지역실정’을 언

    표화 하면서, 육아의 문제가 ‘여성’, ‘취업모’를 지원하는 것 그 이상의 차원임을 보여준

    다.

    우리나라의 육아정책은 그 수립 근거나 지원 대상을 여성이 아닌 가족으로 재정립

    하고, 남성의 육아와 아버지 담론을 보다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자녀출산 및 양육지

    원, 유연근무제도, 가족친화 직장문화 조성에 우수한 기업을 발굴하여 각종 인센티브

    를 부여하는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제’는 여성친화의 개념을 넘어서 가족의 개념

    으로 접근하는 예가 될 것이다.

    그램이 생겨나 보육의 질이 좋아졌다. ④ 어린이집 운영에 부모의 의견을 반영하는 분위

    기가 조성되었다. ⑤ 맞춤형 보육 시행 이전과 동일하다.

    4) 새로운 제도 시행을 위해 소비세를 10% 인상하여 매년 7,000억 원의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김아름, 2015).

  • 발제 1❙ ‘아이 없는’ 어른 편익중심 유아교육의 문제와 개혁 29

    2. 배금주의를 부추기는 정책

    ‘아이, 돈으로 키우나?’사회 곳곳에 자본주의 시장논리가 만연해 있다. 아이 키우기 또한 예외가 아니다.

    아이의 의식주와 놀이, 아이교육의 시장 규모가 만만치 않다. 현행 정책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단어는 ‘소비자’, ‘(실)수요자’, ‘서비스’, ‘공급’, ‘품질관리’와 같은 시장경제

    용어이다. 보육과 교육은 ‘서비스’이며,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프로그램은 ‘상품’이

    고, 기관과 학부모는 아이를 거래하며 ‘수요자’와 ‘공급자’의 역할을 오간다. 거기에 정

    부는 서비스의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각종 규제책을 내놓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육아정책에서도 영유아를 양육하는 부모에게 직접적인 현금급여나 세제 혜택과 같

    은 간접적 지원, 그리고 서비스 이용자에게 한해서 주어지는 급여성 지원이 정책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참조). 2012년 만 5세아를 시작으로 2013년부터 어린

    이집이나 유치원을 이용하는 모든 영․유아의 학부모에게 입학비, 현장학습비나 특별

    활동비 등의 기타 경비를 제외한 보육비․교육비5) 전액이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지

    원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 기관을 이용하지 않는 학부모에게 정부는 양육수당을 지급

    하고 있으며,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이용하는 부모에게는 이용 형태에 따라 재정 지원

    을 하고 있다.

    현금급여성 육아정책

    구분 보육․교육비 양육수당 아이돌봄지원

    대상어린이집, 유치원 이용 영․

    유아

    0-5세 영유아 중 시설을 이

    용하지 않는 가정 양육 아동

    만 12세 이하 자녀를 집에서 아이돌

    보미가 돌봄 제공

    2016

    지원

    단가

    ․0세 – 418,000원

    ․1세 – 368,000원

    ․2세 – 304,000원

    ․3세 – 220,000원

    ․4세 – 220,000원

    ․5세 – 220,000원

    ․0세–200,000원

    ․1세–150,000원

    ․2세–10,000원

    ․3-5세–10,000원

    (농어촌 및 장애아동 별도

    산정)

    ․기본 단가 : 6,500원/1시간

    ․서비스 종류 : 시간제(6,500원/1시

    간), 종합형(8,450원/1시간), 영아

    종일제(6,500원/1시간), 보육교사

    형(7,800원/1시간)

    ․정부지원단가: 1,625원-4,875원

    5)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만 3-5세 유아에게 적용되는 국가수준의 공통 교육(보육)과정의 별칭인 ‘누

    리과정’을 보육비․교육비 지원 정책의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어 혼란을 주고 있다. 발표자는 이

    러한 혼돈을 줄이기 위하여, ‘누리과정’을 재정 지원정책을 지칭하는 것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 30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정부가 영․유아의 무상보육, 무상교육의 정책 의지를 발표하고 이를 본격 시행한

    2012년 이전과 비교해 볼 때, 육아에 대한 정부 지원 예산은 대폭 상승하였다. 어린이

    집과 유치원도 해마다 증설되고, 부모들에게는 정부지원금의 신청 방법을 열심히 홍

    보하고 있다. 이렇게 돈을 쏟아 붓고 있으니 부모들의 부담도 줄어야 하고 지원받는

    부모들도 만족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2016년 8월 기준, 4만 2천여 개가 넘는 어린이집과 9천개에 가까운 유치원이 있는

    데도 부모들은 이용할만한, ‘믿고 맡길만한 곳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또 전 계층에 보

    육료를 지원하는데도 부모 부담은 여전하다고 불만이다. 추가 보육료에 특별활동비가

    추가해서 비용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다(육아정책 Brief, 2016. 8. 10 ‘보편적 보육

    지원의 3가지 패러독스와 그 해법은?’). 뿐만 아니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이용에 대

    한 지원 금액과 가정에서 양육할 때 지원되는 금액 간 차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 심지어‘아이 직접 기르면 손해? 가정․어린이집 양육수당 격차 너무 커’(서울경

    제, 2016. 9. 21)와 같은 신문기사의 헤드라인까지 등장하고 있다.

    부모들은 부모들대로, 기관은 기관대로 불만이다. 민간이나 사립의 소규모 기관들은

    ‘아이행복카드’의 결제권을 쥐고 있는 부모의 눈치를 살피느라 여념이 없다. 정작 중

    요한 아이 돌보는 일보다 부모 요구에 맞추느라 바쁘다는 것이다. 기관의 존폐 운명

    이 카드를 결제해주는 부모의 손에 달려 있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무리한 요구

    든 억울한 일이든 감내할 수밖에 없는 것이 대다수 교사나 원장의 입장이다. 가계 소

    득에 상관없이 모든 부모들에게 보육비․교육비를 주는 것이 공정한가? 보육비․교육

    비 지원의 일부만이라도 교사 인건비를 지원해 주면 좋겠다는 교사들의 탄식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부로부터 지원 받는 보육․교육비만큼 특별활동을 늘려

    아이들을 더욱 피곤하게 만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시설을 늘렸다고 하지만 부모의

    만족과 아이와 교사의 행복이 함께 늘어난 것도 아니다.

    영․유아기의 육아 비용을 국가에서 지원받는다고 아이를 더 낳겠는가?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아이를 낳지 않는 가정은 그 이유가 비단 영아기, 유아기 자녀의 보육

    비․교육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자녀가 독립할 때까지 소요되는 경제적, 심리적 부

    담과 책임감, 끊임없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야 하는 사회 시스템 등 다양한 요인

    이 한 가정의 자녀 출산 결정에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아이는 돈을 주고 구입하

    는 상품이 아니며 돈 만 있으면 만들어낼 수 있는 제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행 정

    책은 돈을 주며 아이를 낳으라고, 아이를 키우라고 말한다.

  • 발제 1❙ ‘아이 없는’ 어른 편익중심 유아교육의 문제와 개혁 31

    3.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육아공동체 생산 정책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오늘날 한국 사회는 곳곳에서 평가 하느라, 평가 받느라 분주하다. 한 마디로, 난리

    다. 성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채찍과 당근이 주어지는 까닭에,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증거 만들기 작업에 모두들 정신이 없다. 사회복지관은 평가 받느라 복지를

    못하고, 학교는 평가 받느라 교육을 못하고, 아이 키우는 곳은 평가 받느라 아이가 뒷

    전이다. 그야말로 스스로를 착취하는 ‘피로사회’(한병철, 2012)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한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들도 수많은 감독과 통제로 인해 소진되어가고 있다.

    외부에서 주어진 기준에 맞추어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문서로 증명

    해야 하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기관과 차별되는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애를 쓰느라 그렇다.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유치원의 교육서비스의 질적 수준 제고와

    학부모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2006년부터 어린이집 평가인증제가 그리고 2008

    년부터 유치원평가제가 시행되고 있다. 객관성 지향, 규격화 지향, 교수 지향, 관리 및

    통제 지향의 성격을 지닌 기관평가는 획일적 잣대로 유치원과 어린이집들을 탈맥락적

    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그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의 놀이를 소외시키고 있다

    (이경화, 2014). 기관평가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영・유아의 건강하고 행

    복한 삶의 권리라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기관의 다양한 맥락에 대한 고

    려 없이 수치로 파편화된 평가, 증거 확인용의 문서가 강조되는 평가, 영・유아교육과

    정의 다양성을 획일화시키는 평가가 당연시 되면서 아이들의 행복한 삶보다 평가 준

    비에, 평가 받기에 교사들이 지쳐가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전국 50대 교육과정 우수

    유치원 선정 사업’, ‘공공형 어린이집 우수프로그램 공모전’, ‘인성교육 우수 유치원 및

    어린이집 공모사업’ 등 기관들 간 경쟁을 부추기면서, 새로운 것을 쫒아가게 만드는 각종 공모사업들 또한 육아공동체를 피로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 뿐인가? 평가결과를 비롯한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각종 정보를 ,

    에 공시하면서, 교사들에게‘디지털 파놉티콘’(한병철, 2014)을 만들고

    있다. 서로를 감시하고 늘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 다른 기관과 끊임없이

    비교 당하고 또 스스로 비교하게끔 만드는 그러한 상시 감독관이 있는 셈이다. 급기

  • 32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야 2016년 9월부터는 유치원교사들을 대상으로 학부모가 그리고 동교끼리 교사를 평

    가하도록 하는 ‘유치원교원능력평가제’까지 도입되었다. 온라인(http://www.k-teacher.

    or.kr) 상에서 ‘수석선생님은 유아의 발달수준에 맞게 지도한다.’, ‘수석선생님은 유아

    의 수준이나 발달에 맞는 평가를 한다.’와 같은 문항에 대해 5점 척도로 평정하는 식

    이다. 과연 이러한 평가가 초․중등학교와 비교가 되지 않는 소규모 집단의 유치원교

    사들에게 적합한가? 필요한가? 왜 해야 하는가? 누구를 위해 해야 하는가? 납득이 가

    지 않는다. 교육부만이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믿고 맡기는 안심보육’을 위해 2013년부

    터 ‘아이사랑 부모모니터링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모와 보육전문가를 2인 1조로

    구성해서 평가지표에 따라 어린이집을 평가하는 사업이다. 평가인증제 만으로는 감독

    이 부족한가? 부모까지 나서서 모니터해야만 하는 곳이 어린이집인가?

    오늘날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정부로부터 감독 받아야하며, 부모나 CCTV로부터 감시

    받아야 하고, 같은 동료에게도 평가 받아야 하는 그런 못 믿을 존재가 되어 있다. 그리

    고 경쟁에 내몰려 스스로를 착취하며 살아가는 늘 피곤한 교사들이 있는 그런 곳이 되

    어 있다. 그 곳에서 과연 아이들은 행복할까? 아이들은 제대로 잘 자라고 있을까?

    4. 그들만의 속전속결형 정책

    ‘육아정책, 누가 어떻게 만드나?’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정책의 수립과 시행 속도는 대단하다. 육아정책 또한 마찬가

    지의 속도감을 보여준다. 법적인 근거 없이 우선 행정입법(보육사업안내)으로 정하여

    시행하고, 추후 상위법령에 근거규정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김아름, 2015). 대표적

    인 예로, 무상 운운하며 덜컥 시작한 보육․교육비 지원은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 간

    예산 공방(송기창, 2016)6)으로 어수선하기만 하고 대책이 없다. 그 연속선상에서 올

    해 7월부터 전격 시행되고 있는 ‘맞춤형 보육’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는 ‘무상’의 정

    6)∙교육부의 입장: 1. 누리과정 예산편성이 법령상 의무사항이며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으로서의 지

    위를 갖는다. 2.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반영하여 교부금을 지원했다. 3. 시도교육청이 예산 편성

    여력 있다. 4. 대통령 공약대로 국가가 재원을 부담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운영되고 있

    다. 5. 교부금 지원은 교육감과 이미 합의된 사항이다.

    ∙일부 시․도교육청의 입장: 1.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의한 누리과정 지원이 법적 근거가 모호

    하다. 2. 당초 정책 도입의 전제조건(추가적인 재원 확보)이 충족되지 않고 있다. 3) 초중등학

    교의 동반 부실화를 촉진하고 있다. 4. 교육부와 합의한 적 없다.

  • 발제 1❙ ‘아이 없는’ 어른 편익중심 유아교육의 문제와 개혁 33

    의, 내용, 범위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생긴 당연한 결과이며(이

    윤진, 이규림, 조아라, 2015), 이후 향방도 어찌 전개될지 알 수가 없다. 조급하게 추진

    된 정책을 들자면, 무상보육․교육과 맞물려 돌아가는 국가수준 영유아 교육과정의

    개정과 현 정부 내에 완료하겠다는 유보통합 논의 또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만 3~5세아 공통 교육과정, 즉 ‘누리과정’은 한마디로 급조된

    교육과정 통합에 의해 등장했다. 2011년 5월 이명박 대통령의 무상교육에 대한 발표

    에 이어 당해 9월에 ‘5세 누리과정’이 고시되었고, 이듬해인 2012년 3월에 시행하도록

    법적으로 문서화되었으며, 5세 누리과정이 시행된 지 다시 몇 개월 만인 2012년 7월에

    는 3~4세까지 포함하는 누리과정이 고시되었다. 그 시행은 또다시 이듬해 2013년 3

    월부터 이루어졌다. 한국의 국가수준 유아교육과정은 2011년 9월부터 2013년 3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두 차례의 개정이 있었고, 6개월 또는 8개월 만에 개정 교육과정을 시

    행하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정권이 교육을 좌지우지하던 한국의 부끄러운 현대사를

    통틀어서도 이렇게 단시간 동안 국가수준 교육과정이 개정과 시행을 급박하게 진행된

    적은 없었다.

    그 와중에 5세용 누리과정 해설서와 교사용지도서, 그리고 다시 3-5세용 누리과정 해설서와 교사용 지도서 등의 교단지원자료가 개발되고 배부되었으며, 이러한 교단지원자료들을 가지고 교육과정 연수가 전국적으로 진행되었다. 몇 달 만에 개

    정한 교육과정과 이에 따라 다시 몇 달 만에 만든 교단지원자료를 가지고 전국의 유

    아교사들에게 국가의 교육과정이라고 정당화 하여 전달한 셈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누리과정의 편성 시간을 ‘3-5시간’에서 ‘4-5시간’으로, 숫자 하나를 바꾸기 위해 교육

    과정을 다시 개정․고시(2015. 2. 24)하는 경우까지 발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이경

    화, 2016). 국가가 지향하는 교육의 목적과 내용을 담은 법적 문서가 이렇게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부랴부랴 봉합하듯 급조되어도 되는가? 지금껏 교육과정 고시 이후 시행

    전에 유예기간을 두어 시범 적용을 해왔던 절차들을 무시해도 되는가? 정책 수행의

    수단으로 교육과정의 별칭을 재정지원사업의 이름으로 쓰면서 혼란스럽게 만들어도

    되는가?

    유보통합의 진행 또한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다. 국무총리 산하의 ‘영유아교육․보육

    통합추진단’을 가동하면서 현 정부 임기 내에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2014년부터 유보

    통합의 단계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2016년 8월 31일,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올해

    말까지 유보통합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하였고, 유보통합이 되면 학위를 취득하지 못한

  • 34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교사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소문으로 현장이 혼란스럽다는 기사가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다(경기일보, 2016. 9. 1. ‘세부내용 없는 유보통합 어린이집 보육교사 혼

    란’).

    우리나라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1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이원 체제를 유지해 왔

    다. 이러한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의문을 갖게 된다. 현 정부 임기 내에 두 기관을 통

    합한다는 목표는 과연 현실적인가? 과연 진정한 의미의 통합이 가능한가? 유보통합을

    통해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현재 안정적 통합을 유지하는 나라들, 스웨덴, 뉴질랜드,

    프랑스, 일본 등이 보여주는 공통적인 특징은 통합과정이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는 것이다. 뉴질랜드는 보육업무가 교육부로 이관되면서 유보통합이 본격화되어 약

    20년에 걸쳐 공통의 교육과정, 교사자격, 정부지원의 통합이 이루어졌다(김은설,

    2011). 일본의 경우에도 논의에서 본격 시행까지 거의 20년의 시간이 걸린 예로, 1996

    년에 유보일원화 논의가 시작되어 2006년 10월 인정어린이원제도가 실시되고 2015년

    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이성한, 2015).

    유보통합은 단순히 두 기관을 서로 비교해서 공통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단순하게

    결합하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두 기관의 단순 결합이 아닌 통합을 위해서는 충

    분한 논의와 시범 적용을 통한 시행이 마땅히 필요하다. 이익집단 간의 의견을 수렴

    하고 조정해 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현재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단’

    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논의는 거의 대외비로 처리되면서 공론의 장으로 그 모습을 드

    러내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위에서 아래로 전달되는 정책 발표와 그에 따른 시행 지

    침만 있을 뿐,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정책 수립을 위한 논의 과정은 닫혀있다.

    통합과정에서 이익집단이나 행정부서의 힘겨루기에 함몰되지 않고, 또 정치권의 즉

    자적인 여론몰이에 따라 급속하게 추진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위한 통합이어야 하

    는지, 통합을 이루기까지 일관되게 유지해야 할 관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공감대를 기

    반으로 해야 한다(장영인, 2014). 아이들을 키우고 가르치고 보살피는 일을 몇몇 학계

    의 인사나 기관운영자, 행정가로 이루어진 소수의 전문가 집단이 이렇게 서둘러 결정

    하고 급하게 처리해도 되는가? 왜 그리 서둘러야 하나?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 발제 1❙ ‘아이 없는’ 어른 편익중심 유아교육의 문제와 개혁 35

    Ⅳ. 마치며

    : ‘공공성’에서 ‘공공선’을 추구하는 육아로 나아가기발표자는 아이 낳고 키우는 일의 주체, 일차적인 책임과 몫이 가족에게 있다고 생

    각한다. 그리고 특수한 가족의 상황을 제외하고 국가, 사회는 기본적으로 육아의‘대리’

    가 아닌, ‘지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국가의 완전 책임 실현’, ‘무상 보육’을

    강조하면서, 가족의 책임을 약화시키거나 면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육

    아정책의 시행자로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또한 가족의 양

    육을 ‘분담’ 또는 ‘지원’하는 곳이지, ‘대행’해주는 곳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

    하고 싶다.

    이제, 한국의 육아정책은 보편적, 공적 육아를 지향하는 공공성(公共性)에서 함께

    사는 삶의 공공선(公共善)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시점에 와 있다. 일부 연구자

    들은 국․공립보육시설 증가가 정체되어 보육의 공공성과 탈가족화 성격을 강화시키

    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이진숙, 박진화, 2015). 그러나 사회 일반의 여러 사람에

    게 두루 영향을 준다고 그 자체가 공동체의 선한 가치를 보장할 수는 없다. 국가가 재

    정을 책임지고 국가가 감독․통제하는 영유아 기관이 늘어나야, 아이들이 잘 자랄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오늘날 우리나라 아이들은 몸을 적게 움직이고 필요 이상으로 기관을 이용하고 있

    으며(육아정책 Brief, 2014. 1. 10. ‘이 시대 영유아 행복수준을 진단하다’), 마음의 건

    강을 잃어가고 있다(육아정책 Brief, 2014. 2. 10. ‘유아교사 52%, 아동 간 따돌림 경향

    있다고 밝혀’). ‘국제어린이행복종합지수’중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얼마나 자주 갖는

    가?”와 “어른이 아동의 권리를 얼마나 지켜주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도 8개국 중 한

    국 어린이들의 만족도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육아정책 Brief, 2015. 5. 10.

    ‘우리 사회의 아동 권리를 진단하다’). 이런 한국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공공성 정

    책에서 주장하는 국․공립의 돌봄이 아니라, 공공선을 지향하는 윤리적인 돌봄이다.

    집이든, 국공립이나 사립이든 간에, 바른 먹거리와 숨 쉬며 뛰어놀 수 있는 공간, 아이

    를 아이답게 보살펴주는 사람이 있는 곳이 아이들에게 필요하다. 아이들은 오염물질

    의 우레탄이 깔려 있는 놀이터, 특별활동의 리베이트를 챙기는 원장, 평가용 문서 만

    드느라 소진된 교사, 자신의 욕망을 교육과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둔갑시켜 아이를 괴

  • 36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롭히는 부모를 원하지 않는다.

    현 정부의 육아정책의 성과를 무조건 평가절하 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 육아 지원

    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활성화시키고, 예산으로 상징되는 국가 차원의 물리적 지원으

    로 공적 육아의 외형을 확대시킨 노력은 대단하다. 그러나 육아정책이 침체한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가 시도하는 단기적 경기부양책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

    중요하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정책 더하기가 아니라 불필요한

    정책 빼기이며, 정권 내 단시안적 땜질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오래도록 이어질 수 있

    는 믿을만한 정책을 고민하는 일이다. 영․유아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다양한 구성

    원의 의견과 맥락을 반영하는 정책으로 향해, 눈에 보이는 성과나 수치화된 성과 위

    주로 정책을 수립하고 행정편의 중심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교육부, 보

    건복지부, 여성가족부가 아이를 중심에 두고, 아이의 관점에서 중복되거나 상호 충돌

    하는 정책들을 장기적 안목으로 통합해 나가고 예산을 분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집에서든 집 밖에서든 선(善)한 환경에서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행복하게

    자라야 한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 한국의 미래 모습이 지금과는 달라져야 하지 않

    겠는가? 아이의 건강과 행복, 권리를 본질에 두는 육아, 정의와 공정함, 신뢰의 공동체

    의 가치를 지향하는 육아가 가능한, 그런 공공선을 지향하는 육아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아이있는’ 육아를 위해 현장의 목소리에 보다 귀 기울이고, 반성하는 것은

    영유아의 보육․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의 몫이다.

    아이는 고달프고 어른은 힘이 드는, 아이를 사이에 둔 시장놀이를 이제 그만 했으

    면 한다.

  • 발제 1❙ ‘아이 없는’ 어른 편익중심 유아교육의 문제와 개혁 37

    교육부 보도자료(2013. 1. 15). ‘유아교육․보육 관리체제 선진화 방안’ 보고.

    국무조정실 보도자료(2014. 2. 14). 국무총리 소속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단’ 14일 공식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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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제 1❙ ‘아이 없는’ 어른 편익중심 유아교육의 문제와 개혁 39

    +

    ▪▪발제 2▪▪반 생명시대 유아교육,

    CCTV ․ 평가인증 보육의 폐해와 개혁

    ◈ 김종필 (한어총정책연구소 소장)

  • 발제 2❙반 생명시대 유아교육, CCTV ․ 평가인증 보육의 폐해와 개혁 41

    발제 2

    반 생명시대 유아교육,

    CCTV․평가인증 보육의 폐해와 개혁

    김종필(사단법인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정책연구소 소장)

    Ⅰ. 들어가며

    ○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산율은 1.24로 경

    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임.1) 인구학적으로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일생 동안 낳는 자녀수ㆍ출산율)이 1.3미만으로 3년 이

    상 지속될 경우 ‘초저출산’ 사회라 보는데, 우리나라는 2001년 출산율 1.3을 기록

    한 이래 15년 동안 한번도 그 이상을 넘지 못했음

    ○ 정부는 이러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약 150조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부모의 비용부담 완화, 수요자 맞춤 지원, 어린이집 질 제고 및 균형배

    치, 보육교직원의 전문성 제고, 전달체계의 효율화, 보육사업 지원체계 구축 등

    을 위해 노력을 해 왔음

    ○ 그러나 수요자 중심의 예산정책, 어린이집에 대한 지나친 규제정책 등으로 인하

    여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육 및 저출산 문제는 그 해결의 실마

    리를 찾지 못했음. 최근에 들어서는 CCTV의 강제설치 등 적실성이 결여된 정

    부정책으로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린이집 수와 재원아 마저 급격히 줄어드는

    등 보육생태계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음

    ○ 2015.1. 인천에서 발생한 어린이집 아동학대사건을 계기로 국가는 어린이집 아동

    학대사건이 발생하기 이전단계부터 아동학대예방과 사전 배려의무를 진다는 사

    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이에 2015.5. 영유아보육법을 개정하여 전체 어린이

    1) 주간동아(2016.09.07.)

  • 42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집에 CCTV가 강제설치 되었음. 하지만 CCTV를 강제설치 하는 과정에서 정보

    주체간의 합의가 생략되어 CCTV영상정보의 수집ㆍ이용시 정보주체의 인권침

    해사례, 보육공동체와 관련한 다양한 문제를 구성원간 공감과 소통, 협력이 아닌

    CCTV를 이용해서 해결하려는 사례 등 CCTV 강제설치로 인한 부작용이 현실

    로 드러나고 있음

    ○ 따라서 본 글에서는 보육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영유아, 부모, 교직원의 시각에

    서 어린이집 CCTV에 대한 정책방향을 살펴보고 어린이집 CCTV의 바람직하고

    합당한 설치ㆍ운영방안(미운영 방안 포함)을 제안하고자 함

    Ⅱ. 우리나라 어린이집/유치원 CCTV설치현황 및 외국사례

    1. 우리나라 어린이집/유치원 CCTV설치현황

    (1) 유치원

    ○ 전체 8,699개 유치원 중 CCTV를 설치한 유치원은 8,173개원으로 전체 94.0%에

    해당

    ○ 교실에 CCTV를 설치한 경우는 전체 교실 수 33,814개 중 설치된 교실 수는

    17,493개로 51.7%가 설치되어 있음

    유치원 내 CCTV 설치 현황(’15년 1월 기준)2)단위: %, 개

    전체

    유치원수

    설치 유치원 전체

    교실수

    설치교실

    원수 비율 교실수 비율

    8,699 8,173 94.0% 33,814 17,493 51.7%

    2) 유치원 내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확대 추진 기본 계획, 교육부, 2015, p2.

  • 발제 2❙반 생명시대 유아교육, CCTV ․ 평가인증 보육의 폐해와 개혁 43

    (2) 어린이집

    ○ 2015.5. 영유아보육법의 개정으로 모든 어린이집에서는 영유아의 주요활동 공간

    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보호자의 요청 시 CCTV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음. CCTV는 최소 100만 화소 이상의 성능과 60일 이상의 저장

    용량을 갖추어야 함

    ○ 2016.1. 기준으로 설치 예외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한 전체 설치대상 어린이집

    38,607개 전체 100% CCTV를 설치하였음

    실내 CCTV 설치 현황: 2016년 1월 기준3)

    단위: %(개소)

    구분전체

    어린이집

    설치예외*(A) 설치대상

    개소수

    (A)

    설치완료

    계기요건

    충족

    미설치

    동의

    네트워크

    카메라

    개소수

    (B)

    비율

    (B/A)

    합계 42,324 3,717 2,668 759 290 38,607 38,607 100

    자료: 보건복지부 내부자료(2016. 1. 18)

    2. 외국 사례4)

    ○ 독일 등의 유럽권 국가들은 교육기관 내 CCTV 설치를 반대하는 입장임. 독일

    은 민법 1631조에 아동에게는 ‘폭력 없는 교육에 대한 권리’가 있음을 규정하며,

    학교 내 체벌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음. CCTV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발

    달기에 있는 아동 개인의 발달을 침해할 수 있으므로 아동과 청소년이 머물며

    교육받는 장소에는 CCTV 설치를 금지한다는 입장. 핀란드와 프랑스도 기관에

    따라 CCTV가 설치된 경우는 있으나 안전을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음

    ○ 영국과 미국 모두 의무적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 내 CCTV를 설치하거나 관리

    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고, 자율적으로 설치ㆍ운영하고 있음

    3) 이미화 외, 2015년전국보육실태조사-어린이집조사-, 보건복지부, 2015, p130.

    4) 강은진 외, 아동인권 보호를 위한 CCTV의 설치 및 운영방안, 육아정책연구소, 2015, p42 이하.

  • 44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국가 설치 현황 관리

    미국

    미국 내 보육시설 사립 비율이 높음. 연방정부

    차원의 CCTV 설치 실태조사는 없음. 단, 학부

    모 동의 시 어린이집 내 CCTV 설치 가능

    학교와 어린이집 CCTV 설치 관련 법령은 주단

    위 판례를 통해 결정됨(연방정부 법령은 없음)

    학교 내 CCTV 설치는 학교 내 폭력, 총기 난사

    등 예방이 주된 목적임. 하지만 이러한 폭력을

    예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임

    영국

    학부모 불안 해소 위해 CCTV나 Webcam 설비

    갖춘 유치원․어린이집 비율 높아지고 있음 유

    치원․어린이집 종사자 인권침해, 개인정보 유

    출 방지 등의 논의가 진행 중임

    일부 어린이집은 CCTV 설치를 홍보에 활용하

    고 있음

    2000년 초반부터 Webcam을 통해 온라인으로

    교실 내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어린이집도 늘

    어나고 있음. 학부모는 Webcam 사용에 긍정

    적임

    최근에는 스마트폰, 컴퓨터를 통해 자녀의 어

    린이집 생활을 볼 수 있는 Nursery cam(유치

    원캠) 사용 기관도 늘어나고 있음

    정보관리감독자만 CCTV 열람 및 관리 가능함.

    교육기준청(Ofsted)에서 파견된 아동 감사관

    (Early Years Childcare Inspector)이 어린이집

    10%를 선정, 감사 실시함

    기관내 Webcam 설치 관련(기기명, 개수, 장소

    등) 정보공개

    Webcam으로 인해 어린이집 교사들의 소극적

    인 자세, 스트레스가 문제가 되고 있으며, 영상

    정보 유출 우려가 발생함

    독일

    아동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음

    이에 따라 아동학대 보호위한 CCTV 설치 논의

    도 없음

    CCTV 설치는 도난 방지 목적이며, 극히 일부

    기관만 해당 됨

    법률에서 기본권, 개인정보보호법을 엄격히 규

    제하고 있어 CCTV설치는 사실상 금지되어 있

    다고 볼 수 있음

    아동학대에 대한 강력한 규제로 아동 폭력 문

    제 발생 빈도가 낮다는 점과 개인정보보호정책

    의 강력성이 기관 내 CCTV 설치를 필요하지

    않게 만드는 요인으로 볼 수 있음

    프랑스

    2001년 외곽지역의 어린이집에서 CCTV 설치

    후 아동, 교사 초상권, 개인정보에 관한 논란이

    발생함

    2009년 교육부 장관이 학교 내 CCTV설치를

    권장함으로써 CCTV 설치는 증가함. 하지만 자

    유 침해 제소가 늘어나면서 학급, 식당 같은 생

    활공간에는 CCTV 설치를 금지하고 있음

    개인정보 보호 관련 내용을 관할하는 국립정보

    자유위원회(CNIL)가 CCTV정책이나 제도를 관

    리함

    어린이집 내 CCTV설치 이후 개인정보 침해,

    감시하는 사회 등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음.

    CCTV 녹화 영상은 학교장, 해당 학부모 등 자

    격이 있는 경우에만 열람이 가능하도록 관리되

    고 있음

    핀란드

    가정, 학교 내 신체적 체벌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공교육과 교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음

    CCTV 설치된 어린이집은 거의 없으며 기물 파

    손 대비 등 목적으로 일부 기관에서 설치하고

    있는 추세임 최근 범죄 발생률이 높은 인구 밀

    집 지역에 설치 빈도가 증가하고 있음

    최근 정부차원에서 신설 기관에 CCTV 설치를

    권고하고 있으며, 설치 위치는 공개되고 있음

    CCTV 모니터링은 교육기관 전체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법령 따르고 있음

    법령에는 CCTV 관리, 열람이 가능한 사람의

    범위 등에 대해 명시되어 있음

    설치목적에 맞게 사용, 영상은 1년 후 폐기

    피해 사건 발생시 경찰, 학교 시스템 담당자가

    녹화 영상 열람 권한 가짐. 녹화 기록 조사할

    권한 있음

    선진국 보육 및 교육시설 내 CCTV 설치 현황

  • 발제 2❙반 생명시대 유아교육, CCTV ․ 평가인증 보육의 폐해와 개혁 45

    일본

    어린이집 내 아동학대 사건 발생으로 CCTV설

    치 여론이 커지면서 설치 기관이 많아지고 있음.

    CCTV 설치는 입구, 현관 등에 주로 설치되며,

    외부 침입에 대한 방범 목적으로 한정되어 설

    치되고 있음

    1)

    학교급 전체개수CCTV 설치

    기관수(%)

    유치원 9,999 4,991(49.99%)

    자료: 문부과학성 ‘학교안전추진에 관한 계획의 시책추진 상황조사(2011년도 실적)’ p.52표 ‘방범감시 시스템의 정비상황 내역’을 재편집http://www.mext.go.jp/component/a_

    menu/education/detail/_icsFiles/afiel

    dfile/2013/03/29/1289307_2.pdf

    출처: 일본: 교육정책네트워크 정보센터 기획

    기사. 일본의 보육․교육시설에 설치된

    CCTV 관리 현황 중 CCTV설치 현황 자

    료 중 2011년도 학교급별 CCTV

    설치 학교 수. 유치원 부분만 재인용

    최근 부모들이 실시간으로 자녀 활동 상황을

    볼 수 있는 ‘라이브 카메라’ 도입됨

    원장이 관리 책임자를 맡으며, 기록장치 조작

    은 담당 직원만 할 수 있도록 제한됨

    CCTV 운영 관련 기준은 교육위원회에서 결정

    ‘라이브 카메라’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누어짐.찬성: 자녀 상황 파악 가능해서 안심이 된다는

    반응

    반대: 교사와 아동의 불편함과 부담감 증가, 교

    사-부모간 신뢰감 저하

    3. 시사점

    ○ 어린이집 CCTV 강제설치 및 운영과정을 돌아보면 CCTV를 통한 통제나 감시

    만으로 아동학대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거나 예방할 수 없고 오히려 정보주체의

    인권 침해, 교사와 부모간 불신과 오해, 교직원의 자긍심과 효능감 저하 등의 부

    작용을 야기하고 있음. 어린이집 CCTV 설치ㆍ운영의 효과성 및 문제점에 대한

    검토가 필요함

    ○ CCTV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발달기에 있는 아동 개인의 발달을 침해할

    수 있으므로 아동과 청소년이 머물며 교육받는 장소에는 CCTV 설치를 금지하

    는 독일과 공교육과 교사에 대한 신뢰를 중요시하여 CCTV를 설치한 어린이집

    이 거의 없는 핀란드 사례는 우리 보육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큼

  • 46 생명평화사상으로 여는 새 시대의 유아교육과 보육

    Ⅲ. 어린이집 CCTV 설치ㆍ운영기준

    1. 어린이집 CCTV관련 법령

    ○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의 처리 및 보호에 관한 일반법으로 개인정보보호원

    칙, 개인정보처리기준, 정보주체의 권리보장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으며, 국민의

    사생활의 비밀, 국민의 권리와 이익,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법익으로 함.5)헌

    법과 개인정보호법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개인정보보호권은 자신에 관한 정보

    에 있어서 자율적으로 통제 내지 관리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함6)

    ○ 영유아보육법에서는 아동학대 방지, 영유아의 안전, 어린이집 보안 목적으로 하

    는 CCTV설치, 영상정보의 열람 등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음

    ○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내 CCTV 설치ㆍ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한 목

    적으로 어린이집 CCTV 설치ㆍ운영 가이드라인 두고 있음. 하지만, 가이드라인

    은 말 그대로 어디까지나 가이드라인에 불과하고 법적근거를 가진 분야별 보호

    지침은 아님7)

    ○ 어린이집 CCTV 설치ㆍ운영에 관한 현행 영유아보육법과 시행규칙, 어린이집

    CCTV 설치ㆍ운영 가이드라인은 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