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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y& Policy Industry & Policy 65 Industry & Policy 65 이민규_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새로운 방송 기술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어 왔다. 이전과 전혀 다른 눈높이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담을 수 있는 드론의 출현은 인간 시야의 확장에 기초한 새로운 영상 체험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인간의 명령을 넘어 인간과 함께 하는 상생의 도구로서 새로운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되는 드론의 세계를 살펴본다. 드론, 방송영상의 새로운 패러다임 창조 : 현장성, 역동성, 입체성 “‘상생의 도구’는 사용하는 각자가 상상력을 발휘해 환경을 풍요로운 것으로 만들 수 있게 최대의 기회를 부여한다.” Ivan Illich(1973), 상생의 도구(Tools for Conviviality) 플라잉 스마트폰 : 스마트한 무인 항공기술의 급속한 확산 1858년 모험정신이 투철한 프랑스 사진작가 펠릭스 나다르(Felix Nadar)는 열기구를 타고 파리 공중에서 사진 촬영을 하여 세계 최초로 항공촬영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그 이후로 비행기와 헬리콥터 등을 활용한 항공 촬영 기술은 꾸준히 발전하여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는 사람이 탑승하여 촬영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 조건으로 높은 비용이 소요되고 인명을 보호해야하기 때문에 촬영에 많은 제한이 따랐다. 그러나 무인항공기 ‘드론(drone)’의 등장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완성도 높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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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y&Policy

64 방송 트렌드 & 인사이트 2015.12-2016.01 l vol.04 Industry & Policy 6564 방송 트렌드 & 인사이트 2015.12-2016.01 l vol.04 Industry & Policy 65

이민규_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새로운 방송 기술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어 왔다.

이전과 전혀 다른 눈높이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담을 수 있는 드론의

출현은 인간 시야의 확장에 기초한 새로운 영상 체험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인간의 명령을 넘어 인간과 함께 하는 상생의 도구로서 새로운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되는 드론의 세계를 살펴본다.

드론, 방송영상의 새로운 패러다임 창조: 현장성, 역동성, 입체성

“‘상생의 도구’는 사용하는 각자가 상상력을 발휘해 환경을 풍요로운 것으로 만들 수 있게 최대의 기회를 부여한다.”

Ivan Illich(1973), 『상생의 도구(Tools for Conviviality)』

플라잉 스마트폰 : 스마트한 무인 항공기술의 급속한 확산

1858년 모험정신이 투철한 프랑스 사진작가 펠릭스 나다르(Felix Nadar)는 열기구를

타고 파리 공중에서 사진 촬영을 하여 세계 최초로 항공촬영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그

이후로 비행기와 헬리콥터 등을 활용한 항공 촬영 기술은 꾸준히 발전하여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는 사람이 탑승하여 촬영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 조건으로 높은 비용이

소요되고 인명을 보호해야하기 때문에 촬영에 많은 제한이 따랐다. 그러나 무인항공기

‘드론(drone)’의 등장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완성도 높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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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기술의 발전

‘낮게 웅웅거린다’는 어원에서 파생되어 수벌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드론의 개념을

정확하게 정의하면 사람이 타지 않고, 안정적인 비행을 위해서 날개가 여러 개 달린 ‘무인

비행체(Unmanned Aerial Vehicle)’를 의미한다.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자이로(Gyro)1) 그리고 짐벌(Gimbal)2)과 같은 스마트한 ‘3G 첨단 기술’의 눈부신 발전

덕분에 저렴하고, 내가 원하는 곳이면 언제 어디서나 조종기 없이 맨손이나 뇌파로 손쉽게

조종할 수 있는 드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6년 초반 출시 예정인 릴리(lily) 드론은 던져서 드론을 날리고 방수 기능에

1) 자이로는 수평의, 즉 평행한 자세로 바꾸어 주는 기능으로 일정한 평형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장치를 일컫는다. 

2) 짐벌은 물이나 공기 위에 떠 있는 구조물의 동요에 관계없이 자이로스코프와 같은 물체의 기본 틀이 기울어져도 원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지지 장치를 말한다. 

2016년 초반 출시 예정인 릴리(lily) 드론 조작 개념도_출처 : www.lily.cam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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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따 라다니며 촬영할 수 있도록

편리하게 설계되어 있다. 전 세계 드론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드론계의 애플’

DJI(Da-Jiang Innovations Science and

Technology)에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조종기

대신 특수 장갑을 착용하고 춤을 추듯이

드론을 조종하는 신개념의 드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드론을 활용하여 방송영상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색다른 차원의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드론이 방송영상 콘텐츠 기술로서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실제적인 적용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드론의 발전 단계와 활용분야 : 4단계 발전과 40가지 활용

드론의 발전은 크게 4가지 단계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초기 1단계, 물품배송 등을

수행하는 비행 운송 드론으로부터 시작하여

2단계는 영상제작이나 감시 기능을 수행하는

다양한 사회적 콘텐츠를 제작하는 드론으로

발전하고 3단계는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형

드론으로 터미네이터 등 영화에 등장하는

드론을 의미한다. 향후 미래의 4단계

드론은 자체적인 데이터 수집 기능을 갖춘

인공위성형 드론으로 발전될 전망이다.

2단계의 드론이 활용될 수 있는 대표적인

사회적 콘텐츠 제작분야로 ① 긴급 서비스와

재난 재해 복구 ② 도시계획, 부동산 &

토목건축과 엔지니어링 ③ 보안 서비스

④ 방송영상 제작 ⑤ 농업 분야 관측 및

농약살포 ⑥ 비즈니스 및 상업용 ⑦ 환경

보호 및 감시용 ⑧ 예능 관광 분야 등에

활용될 수 있다.

DJI에서 선보인 특수 장갑을 착용하고 드론을 조종하는 영상 _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ec1EF2UaQ4U

드론의 활용분야_출처 : futurist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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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영상의 특성 : 보는 것에서 체험하는 영상으로 진화

공중에 올라가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눈높이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살펴

볼 수 있다는 것은 드론 영상만이 가지고

있는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드론을 활용한

영상은 비행 절차의 간편화와 제작비용

절감 차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인간시야의

확장을 가져다준다. 대표적으로 드론 영상은

FPV(First Person View) 기술과 접목하여

모든 사물을 3인칭에서 1인칭으로 변환하여

준다. 조종자의 눈이 마치 하늘로 올라간 듯한

느낌을 주는 역동적인 영상 효과를 가져다 주는 것이다. 대표적인 활용분야가 드론을 이용한

레이싱으로 운영자뿐만 아니라 관객도 동일한 VR(Virtual Reality) 헤드셋을 착용하고

1인칭 시점에서 영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현장성, 역동성, 입체성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방송을 위한 영상 제작 장비들은 차별화된 영상을 구현하길 원하는

제작진과 새로운 볼거리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꾸준히 발전되어

왔다. 갈수록 더욱 치열해지는 매체 간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제작자들은 독특하고

주목을 끌 수 있는 영상 제작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기존 ENG 영상과 비교해 볼 때

3차원 체험이 가능한 가상현실 삼성 Gear VR 고글 _출처 : http://www.samsung.com/global/galaxy/wearables/gear-vr/

내셔널 지오그래픽 <The Serengeti Lion> 영상 갈무리_출처 : http://ngm.nationalgeographic.com/serengeti-lion/index.html#/serenge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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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을 활용한 영상의 특성은 우선 현장성이 월등하게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저고도 근접

촬영과 다양한 항공 촬영 기법을 사용하여 실제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들게 하는

현장성이야말로 드론 영상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성 가운데 하나이다. 예를 들어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에서는 탄자니아 세렝게티 공원에 살고 있는 야생 사자

다큐멘터리에서 생동감 있는 사자의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드론을 이용하여 근접 촬영을

시도하였다. 이 촬영방법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마치 그 현장에 직접 가

있는 것 같은 사실적 느낌이 들게 하였다.

두 번째로 드론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의 특징은 역동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세렝게티 사자의 움직임을 드론을 활용하여 매우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내셔널 지오그래픽 <The Serengeti Lion> 영상 갈무리_출처 : http://ngm.nationalgeographic.com/serengeti-lion/index.html#/coalition

KBS <요리인류> 순록 떼 촬영 영상화면 갈무리 _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qDxQHVrr20c&list=PLIUD9mmP5RUwwBxvdT9jKvx3r5_fWQdf3&inde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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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고, KBS 다큐멘터리 <요리인류> 3번째 편인 ‘생명의 선물, 고기’에서는 순록 떼를 몰고

다니는 장면을 드론으로 촬영하여 역동적인 장면을 극대화 시켰다.

세 번째 드론 영상의 특성은 입체성이다. 하늘위에 올라가서 촬영하는 드론은

지상촬영보다 입체 효과가 매우 높다. 눈높이에서 보면 평면적인 사물도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면 3차원 형태의 입체로 보인다. 과거 헬기나 비행기를 활용한 항공 촬영도

입체적인 영상 구현이 가능했으나 드론을 활용한 영상 촬영은 무인이고 소형이기 때문에

유인 항공기와 비교해서 근접 촬영이 가능하여 입체 효과가 더욱 높다. 예를 들어 드론 활용

영상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계곡이나 사막과 같은 공간에서 하늘에 올라가 넓은 시야로

tvN <꽃보다 할배> 대만 편 방송 장면 갈무리_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eco36fR3lFo

미국 Fox Sports의 드론을 활용한 골프 중계 화면 갈무리_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_rw5RpLwG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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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조망을 해주면 입체 효과가 극대화 된다. 평소보다 높은 관광유발 효과를 보여주어

대만 관광청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tvN의 <꽃보다 할배> 대만 편에서 도입부의 입체적인

영상으로 높은 곳에서 조망하는 부감효과를 극대화 했다.

이처럼 드론 영상이 가지고 있는 현장성, 역동성, 입체성과 같은 장점을 활용하여 방송

영상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 뉴스를 전하는 저널리즘 분야는 물론 예능, 영화, 드라마 분야와

광고는 물론 스포츠 중계에도 많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생의 도구 드론

신부이자 교육혁명가인 이반 일리히(Ivan Illich)는 진정한 기술은 단순히 인간의 명령에

따라 수동적으로 일하는 도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인간과 함께 하는 ‘상생의 도구(tools

for conviviality)’로 발전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리히의 예언을 구체화 하는 기술이

드론으로 구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까지 기술발전에 부응하지 못하는 법적인 미비점이

많이 있지만 앞으로 드론의 확산에 따른 항공 영상 제작의 대중화를 예견할 수 있다.

스마트기기와 소프트웨어의 발전으로 알아서 촬영해 주는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드론은

상생의 기술로서 우리 생활에 성큼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