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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뇌를위한 교실이데아

고려대학교 심리학과괄 쏠엉하고 미국 유타 추립대학교에서

인지심리학플 전공하였디. 미국 네브래스카대학교 교육심리

학과와광운대학교산업심리학과교수갑지냈다. 현째 고려대

화교사범대학교육학과에 재직 풍이다. 고려대학교두뇌동지

연구소(h1'1RI) 소장쓸 맡고 있으며 한국마음부뇌교육혐회장

윤 역임하였다. 학습에 대한 흥미와 통가가 어떻게 발생되고

유지되는가에 대한신경교육학적 연구캅 진행 종이며 신 나고 플거운교육환경옴 만플기

위해노력줌이다.

이메얄 sungkim@korea.ac.kr

웬사이트; htt p://hm ri.koR•a.aιkr I ht<p://edpsr.kore;‘1.ac.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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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청소년들의 폭력, 따돌림, 게임 중독, 자살 등이 더 심각해졌

다. 우리 사회의 큰아픔이자비극이다. 청소년들은우정을쌓아야할나이

에 폭력과 따돌림에 익숙해진다. 꿈과 희망을 키워야 할 시기에 게임 중독

과우울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결국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도 전에 스

스로 세상을 등지기도 한다. 청소년은 왜 충동적이고 불안한 존재일 수밖

에 없는지, 왜 위험을즐기고 각종중독에 쉽게 빠지며 또래의 영향을크게

받는지에 대한다각적인 진단과함께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그렇지 못

하면 이러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쏟아내는각종 대책들은 임시방편에 불

과할수밖에없다.

이 글에서는 청소년의 뇌, 마음, 행동에 대한올바른 이해를통해 청소년

의 뇌 발달에 적합한 이상적인 교육 환경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청소년의

뇌, 인지, 사회성 및 정서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성과 처한 환경 간의

1부서냉과통해- 21

1·1

불일치를 명확하게 파악한다면 건강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

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가 사라진 교실, 경쟁 지상주의, 선택권이 제한된

학습환경, 학습자의 삶과상관없는학습활동, 정서적 지원이 배재된 인지

훈련, 호기심을 죽이는 선행 학습, 인내를 요구하는 무한반복 등이 뇌 발

달에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이유를 살펴보고 청소년의 두뇌 발달을

위해 신 나고즐거운학습환경을만드는 방안들을모색해보도록하자.

뇌는 어떻게 발달하는가

모든유형의 학습은 뇌에서 일어난다. 뇌신경과학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

어 학제 간 학문 분야로 새롭게 출현한 신경교육학neuroeducat ion은 청소년

의 뇌 발달과학습 과정에 대한 이해를토대로 뇌 기농을 최적화하는학습

환경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 아동과 청소년의 뇌가 어떻게 발달하는지를

살펴보자. 그래서 우리의 교육 환경과 학습 환경이 뇌 발달에 적합한지를

규명해보기로하자.

뇌 발달, 은밀하게 위대하게

인간의 배아는난자와정자가만나서 수정한후분열을 거듭하여 수많은

세포를생성해낸다. 이 중에서 조만칸뇌로발달하게 되는신경세포도생겨

난다. 임신 후 약 1개월부터 뇌의 기본적인 구조가 갖추어지고 배아세포들

은 곧바로 뇌신경세포로 발달한다. 입신 후반기부터는 신경세포가분화하

고 이동하기 시작하여 시냄스를 형성한다. 따라서 출생 이전의 태아 상태

에서부터 뇌는 이미 발달하고 있는 셈이다. 이 시기 태아의 뇌는 기본적인

22 뇌로遍해

감킥- 정보를 처리할수 있는 수준으로 발달한다. 소리를 감지할수 있으며

익숙한냄새와맛에 대해서도 반응하기 시작한다.

인간의 뇌에는 대략 1,000억 개 이상의 신경세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

다. 포유류 가운데 인간의 뇌가 체중 대비 비중이 가장 크다. 영유아기 동

안 뇌는 급속도로 발달한다. 매일 100억 개 이상의 시법스를 생성한다고

하니 천진난만해 보이는 아기의 뇌는은밀하지만 매우 빠른속도로 발달하

는셈이다. 오래전 경험주의 철회차로크가주장한 것과 달리 아기는 빈 서

판(백지 상태tab미a 「asa)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발달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

하면 아기들은 언어와수 개념, 인과관계, 물리적 법칙에 대한 기초적인 이

해 등놀라운능력을갖추고세상을마주한다. 이 위대한선천적 능력은출

생 후노출되는환경의 질에 따라다르게 발현되어 개인차로 발전한다.

출생 직후신생아는새로운 경험을통해 시냄스의 수가급속하게 늘어나

3세가되면 성인보다두 배나많은시냄스를가지게 된다. 이렇게 과잉 생산

된 시냄스 중 계속 사용되는 시법스는 강화되는 반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서 사용되지 않는 불필요한 시냄스는 속아 내거)p「un1ng 된다. 영유아 초기

에 속아 내기를 하는 영역은주로 청각과시각이고 청소년기에는 전전두엽

의 속아내기가활발하게 일어난다. 뇌는시냄스가제거되면 전체적인 대뇌

피질의 밀도가낮아지게 되어 보다효율적으로환경에 대처할수 있도록 발

달한다. 그러나 시냄스의 형성과소멸 시기는 뇌의 영역에 따라 다르다. 뇌

의 여러 영역이 동시다발적으로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생존에 필요한부분

부터서서히발달한다.

2004년에 고그티Gogtay 연구팀은 어린이의 뇌를 8∼10년 동안 추적하여

스캔한 결과 4세에서 21세가 될 때까지 뇌의 회백질 밀도와 부피가 영역에

따라다르게 변한다는사실을밝혀냈다. [그림 괴에서 알수 있듯이 뇌의 구

1부째싱과용81디 _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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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서|에서 21세까지의 대뇌띠질의 발달을 보여주는 그림. 언렁에 따라 뇌 영역별로 회백질의 밀 도가 달라진다. 붉은색은 회백질의 밀도가 높아 부피가 큰 것을 의미하며 파란색은 회백질의 밀도가 낮아 부피가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면서 후두엽에서부터 점차 전두엽으로 뇌의 밀도가 줄어드는 것을 알수 있다.

조적 발달은 감각운동 영역에서 시작하여 점차 시각 피질이 자리 잡은 후

두엽, 공간과움직임 정보를 처리하는 두정엽, 언어와 기억을 담당하는 측

두엽을 거쳐 맨 마지막으로 사고와 판단의 고등 정신 기능을 담당하는 전

두엽의 순으로 발달한다. 전두엽 중에서도 가장 앞쪽 전전두엽의 발달은

청소년기에 절정을 이룬다. 이후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 발달한다. 아동기

에는 회백질의 부피가증가하지만사춘기 전후로 시냄스의 속아 내기 덕분

에 회백질의 부피와 밀도가감소한다. 요약하자면 뇌 발달은 대뇌피질의 밀

도가줄어드는것을의미하며 뇌의 뒷부분에서 앞부분으로 진행된다.

두노|-환경불일치

뇌의 기본적 특성을간략하게 요약하면 자율적이고 맥락 의존적이며 독

창적이라고 할 수 있다. 뇌가 자율적이라는 의미는 환경을 능동적으로 탐

색하고 학습하여 적응한다는 말이다. 또한 뇌가 맥락 의존적이라는 것은

뇌의 특정 영역이 자극을부분으로 처리하기보다는상황의 전체적인 맥락

을 고려하여 뇌 전체와상호 작용하여 처리한다는 뭇이다. 마지막으로 뇌

가독창적이라는 것은뇌의 구조와 네트워크의 상호작용적 기능이 개인마

다자신만의 벙식에 따라이루어진다는것을의미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청소년의 학습환경은뇌의 특성이 잘반영되도록설

계된 것일까? 안타깝게도 우리의 학습 환경은 위에서 언급한 뇌의 일반적

특성과는 완전하게 불일치하고 있다. 우리 청소년들의 뇌는통제적이고 탈

맥락적이면서 획일화된 학습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학생들은자기 학습에

대한선택권이 거의 없으며 특정 내용을 왜 지금 배워야 하는지 그 맥락을

전혀 알지 못한 채 개인의 관심사와는 상관없는 추상적인 학습 내용을 일

방적으로 주입받고 있다. 세상과의 의미 있는상호 작용을 통해 배움의 즐

거움을 경험하기보다는 주입된 단편적 내용만을 기억해야 하는 공부의 지

겨움을 경험한다. 다양한 가치의 공존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개인 간의

차이를 인정하기보다는획일화된 가치와준거에 의한 비교에만 익숙해지고

마는것이다.

우리 뇌는 오랫동안 이런 환경에서 지내온 탓에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농통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기보다는 권위에 쉽게 복종하는 수통적이고

1른 H 시까모승『l ?i:\

i 의존적인 뇌가되어버린 것은아닐는지.

영유아교육에투자하라

뇌과학자; 경제학자, 발달심리학자, 행정학자로구성된 연구팀이 인간의 발달A

청소년의 뇌는 인지적 조절 기능을담당하는 전전두엽의 발달이 아직 완

전하지 않으므로 정서와동기를 담당하는 변연계가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

기별로 인적 자본에 투자했을 때의 회수율을 검토한 결과7서| 이전의 영유아기에 을 미친다. 이런 이유로 청소년들의 행동은 억제되지 못하여 다소 충동적

투자했을 때 가장큰 회수율을보인다 나이가들수록투자 대비 회수율은 점진적 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의 교육 과정과 학습 환경은 이러한 불균형적 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이 된 후에는투자 대비 회수율이 매우

낮았다

이러한연구결과는 영유아시기에 뇌 발달에 필요한양질의 환경을제공하는 것

뇌 발달의 특성을고려하여 설계되어 있지 않다.

청소년기에는자기를조절하고 타인과공감하는훈련이 절실한시기인데

이 매우중요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이는 인지적 발달을 촉진하는 조기 교육을 말 도과도한 인지적 부하와학업 성취만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청소년기에는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시기에 타인을 배려하고 규칙을 지키며 자신을 조절하게 하 보상에 민감하며 또래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는 기본적인 능력의 함양이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의 사회경제적 비용(질병이나 칭찬의 부재와 친구 간의 경쟁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자존감 손상에 범죄를포함한각종사회 문제 때문에 야기되는 비용)을줄인다는의미이다

다만 한 가지 문제는 이 시기의 아이들은 부모메 의해 앙육되기 때문에 부모의 시달리고 있다. 이외에도폭력 문화에 대한 빈번한노출, 게임과약물의 유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영유아들에게 제공되는환경의 차이가클수 있다는 접O 혹, 수면 부족등이 청소년의 두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하고 있다,

다 따라서 이 시기의교육을국가가담당하여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계층의 아O 뇌의 기능과 발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우리의 학습 환경이 뇌 발

달에 적합하지 않음을새삼깨닫게 된다. 무분별한조기 교육, 선발과 비교

기회비용기저

를 위한상대 평가퉁의 열악한학습환경이 우리 아이들의 뇌를 얼마나망

치고 있는지를한시 빨리 깨달아야한다. 이와 더불어 뇌는 언제 어떻게 발

달하는지, 언제 어떤 기능을 최적으로학습하는지, 특정 학습을잘하고못

인적자본 투자대비 회수올

하는 개인차는 어디서 오는지 등을 철저하게 연구하고 이해하는 것이 펼요

하다. 그래야뇌에 적합한학습환경을 디자인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1부서냉괴황때- 27

20서| 7서|

뇌로폐동히ct 26

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외국어 교육은 외국어

학습에 민감한시기를 고려하여 브안드시 공교육에서 소화할수 있어야 한다. 그래

야만사회경제적 차이가조장하는 사교육의 범람으로 인한교육 격차로부터 아이

들을지켜낼수있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점은 영유아교육의 중요성을 인정하되 조기 인지 훈련이나

학습이 강조되어서는안된다는점이다 무분별한영유아인지훈련은오히려 아이

들의 뇌를 망가뜨랄 기능성이 높다 태교를 빙자한 검증되지 않은 엉터리 태아교

육프로그램. 학렁 전 아동을 위한 강제적 효딜교육. 영어 조기 교육을 표방한 사

이비 영어 교육 매체, 학습동기를앗아가는선행 학습등은철저히 경계해야한다

우리가진정으로고민해야하는 영유아교육은 타인의 마음을이해하고, 자신을

스스로조절할수있도록가르치는인성 교육이다 아이들에게 놀이를통해 바람직

한 사회적 상호 작용의 방법을 터득하게 하고 다앙한 활동을 통해 관심과 적성을

계발할수있는기회를주는것이 중요하다.

청소년의뇌는특별하다

누구나사춘기를겪는다. 이 시기에는새로운경혐의 빈도가높고감정의

변화가 심하며 수면 리듬도달라진다. 떼로 몰려다니며 또래들만의 유행에

집착한다. 뇌 발달의 관점에서 보면 아통기에서 벗어나성인기를향하는청

소년의 뇌는한마디로 대규모공사중이다. 급변하는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뇌는 시법스를 형성하는 동시에 속아 내기를 한창 진행하는 중이다. 보상

에 민감하고충동적이고 위험을감수하며 또래의 영향을심하게 받는 청소

년기 뇌의 특성을차례로살펴보기로하자.

28 . 뇌로패용뼈

보상에민감한뇌

첫눈에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 10대 중반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뇌에서

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신경약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열정적인 사랑은

‘도따민’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의 작용이다. 도파민은 측좌핵을 포함한 복

측 선조체와 전전두엽에서 분비되며 주로 동기 작용에 관여한다. 도파민

회로는음식, 약물, 성행동性行힘과같은 일차적인 보상뿐만 아니라돈이나

칭찬과같은 이차적인 보상에도활성화된다.

청소년기에는도파민의 분비와 기능이 최고조에 달한다. 일명 보상체계

혹은 ‘쾌락 중추’라고 불리는 측화핵의 발달이 급속도로 일어난다. 반면에

위험을 알리는 영역인 편도체가 비교적 느리게 발달하며 행동과 인지적 조

절 역할을담당하는 전전두엽의 발달은가장늦게 일어난다. 이러한청소년

기의 불균형적 대뇌 발달은 이 시기에 뇌가 보상에 민감해져 흥분과 쾌락

을추구하게 되고, 그 결과그들의 행동이 충통적이고 위험해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잘설명해준다.

코넬대학교 케이시Casey 교수 연구팀은 보상에 대한 민감성을 살펴보기

위해 청소년, 아동, 성인에게 도박과제를수행하게 한후뇌 활성화패턴을

비교하였다. 연구결과큰보상을받쁘면 성인과아동에 비해서 청소년의 측

좌핵 활성화 정도가큰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보상을 받으면 아동이나 성

인보다 청소년의 측좌핵 활성화 정도가 작았다. 그러나 보상을 기대하는

동안에는 청소년보다 성인의 측좌핵 활성화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기대했던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성인은 가치 판단을담당하는 안와전

두피질에서 활성화가발견됐지만청소년은아무런 활성화도발견되지 않았

다. 따라서 기대했던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성인만이 후속보상을추구하

기 위해 기존 가치 체계를 갱신한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보면 청소년은

1부서|상괴용<51디 29

큰 보상을 받는 동안에만 보상에 민감하다. 청소년은 보상을 기대하는 동

안이나 기대했던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 때는그다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

는다는것을알수있다.

청소년기에는 보상과 같은 긍정적 피드백에 대한 민감성은 높다. 하지만

처벌에 해당하는부정적 피드백에 대한민감성은낮은것으로나타났다. 또

한 부정적 피드백에 대한 뇌 반응을 살펴본 결과 인지적 조절에 관여하는

전대상피질과 배외측 전전두피질의 활성화는 14∼15세가 되어도 나타나지

않았다. 부정적 피드백을받았을 때 아동이나초기 청소년들의 전전두엽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처벌을 받은 후 잘

못된 행동을반성하고 대안적 전략을탐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것을의

미한다. 따라서 처벌이나부정적 피드백을통해서 아동이나 청소년의 행동

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그다지 효과가 없다. 효과적인 피드백은 처벌보다

는 칭찬에 있다. 청소년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처별로써 수정하기보다

는바람직한행동을보상으로써 강화시켜주는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보상에 민감한 청소년들은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새로운 흥빗거리를 찾

아다니며 일탈과 모험을 꿈문다. 그래서 시끄러운 음악을 크게 듣고 새로

운 스타에 열광하기도 하며 약물에 손을 대기도 한다. 보상에 민감한 청소

년의 뇌는 전전두피질의 집행 기능을 방해하기 때문에 위험한행동을 선택

하도록유도하고, 그로 인해 유혹에 빠져 중독이 되기도한다.

참을수없는존재의 위험함

환각제를 흡입하고 패싸움을 하거나 목숨을 건 오토바이 질주를 하며

치킨게임을하는 10대들을보면 안쓰럽다못해 걱정이 앞선다. 많은 청소년

이 이처럼 극도로 무모한 것은 아니지만 쉽게 화를 내면서 욕을 하거나 번

30 뇌로파홈~t다

지점프를즐긴다. 평범한청소년들도사실상크게 다르지 않다. 청소년들은

위험을 추구하는 성향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 추

구 성향이 항상 부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동

서양을 막론하고 청소년들은 위험 추구 성향이 높았다. 알렉산드르 대왕,

다윗, 화랑 관장 구한말의 이름 모를 의병들이 그러했고 유관순, 잔 다르

크 같은 10대 소녀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역사적인 인물들과 달리 현대 사

회에서 청소년의 위험 추구 성향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위험을 무릅쓸 때

치명적인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관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청소년은아동보다높은 지능과 건강한신

체를 가지고 있음에도 위험한 사고를 겪을확률은 200퍼센트나 높다고 한

다. 각종 사고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문제는자살이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X않’이라는불편한 진실은 많은 청소년이 엄청난 스트레

스에 시달리다결국위험한선택을하는현실을그대로반영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겁 없이 위험을무릅쓰는 진짜이유는충동을 억제하지 못하

거나위험을지각하지 못해서가아니라행동을선택해야하는상황에서 가

치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치 판단’이란 선택결과의 가치

를 예측하여 의사결정하는 인지적 과정을말한다. 갈등적인 선택 상황에서 위험해 보이는 행동의 선택은 장기적인 보상보다는 즉각적인 보상의 가치

를 더 크게 지각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사람들은 보상을 받기 전까지의 지

연 시간을 비용으로 간주하므로 지연 시간이 길어질수록그보상의 주관적

인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친구들이 권하는 환각제를 흡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선택 상황에 놓

여 있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아이들도 환각제를 흡입하는 것이 분명 위험

한 행동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이 상황에서 환각제를 흡입하지 않는

1부 세상과 동ol다 31

것은 참는 행동이므로 억제 행동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치 판단의 관

점에서 생각해보면 환각제를흡입할 경우와흡입하지 않을 경우의 이득과

손실을 비교하여 더 큰 가치를 수반한다고 판단되는 행동을 선택하는 것

일 뿐이다. 만약 환각제 흡입을 참음으로써 발생하는 장기적인 건강의 가

치가 환각제 흡입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와 같은 즉각적인 만족감의 가치

보다 크다면 환각제를 흡입하는 행동은 선택되지 않는다. 그러나 반대로

환각제 홉입 행동의 즉각적 가치가 더 크변 환각제 흡입이라는 위험을 감

수하게된다.

청소년의 선택 행동이 충동적이면서 위험해 보이는 이유는 뇌 발달 때문

으로 여겨진다. 전전두피질은 오케스트라의 지휘 역할을담당하므로 뇌의

여러 영역에서 오는 정보를 통합하여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효율적인 전략

을 계획하고 집행한다. 전전두피질 중에서도중요한 뇌 영역은 안와전두피

질과 배외측 전전두피질이다. 가치 판단에 주로 관여하는 뇌 영역은 눈 바

로 뒤편에 있는 안와전두피질인 반면에 목표나 계획을통한 인지적 조절 기

능을 담당하는 영역은 배외측 전전두피질이다. 안와전두엽이 손상된 환자

는 일반 인지 능력에는 큰 결함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의사결정에는 심

각한 결함을보인다. 그 결과충동조절 장애, 강박장애, 약물이나도박중

독, 섭식 행동 이상퉁의 문제 행동을보이게 된다.

물론 청소년의 뇌는손상된 뇌와차이가 있지만 전전두피질 영역은 비교

적 나중에 발달하는 뇌 영역으로 청소년기에는 온전한 발달에 도달하지

못한다. 반면에 감정과 동기를 담당하는 편도체와 선조체 등 변연계의 뇌

는 청소년기 이전에 이미 발달하기 시작하여 청소년기에는 활발하게 작동

한다. 청소년들은이와같은변연계와전전두엽의 불균형적 뇌 발달 때문에

가치와목표에 따라판단하기보다는감정과보상에 화우되기 쉽다. 합리적

32 뇌로펴통5f다

인의사결정을하는것이어렵다.

뇌를부추기는친구들

한밤중 골목 구석에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놓고 담배들 돌려 피우는 한

무리의 10대들이 있다. 모두 비슷한복장에 똑같은 문신과장신구를 하고

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은어를 주고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그들 모두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럴 때 느끼는 심리적인 반

웅은 대부분 엇비슷할 것이다. 혼자 있는 청소년을볼 때는 아무렇지도 않

다가 떼로 모여 있으면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

들이 집단으로 무모한 행동을할가능성이 높다고 무의식적으로 지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10대들은 떼로 몰려다니면서 비행을 저지르는

것으로악명이높다.

일탈청소년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고 있는약물남용, 위험한성행위, 난

폭한 행동, 위험한운전 등은혼자보다는 여렷이 무리지어 있을 때 발생 빈

도가높다. 그들은 집단의 결속력을다지기 위해 자신들만의 독특한 언어와

유행을만들어내기도한다. 그렇다면 그무리에 속해 있는 청소년들은 어떠

한심리적 상태일까?그들은왜 또래들과함께 있으면과격해지는것일까?

2011년에 미국 템플대학교 심리학과 체인Che1n 교수는 청소년들이 친구

틀과함께 있으띤 평소와다른행동을보이는 이유를알아보는흥미로운실

험을 진행하였다. 또래의 존재 여부가 위험을 감수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MRI 스캐너에서 청소년과 성인의 모의 운전 행동 시의 뇌

활동 패턴을 비교 관찰하였다. [그림 2]에 나타난 것처럼 출발 지점에서 목

적지까지 모의 자동차를 운전하는 동안 20개의 교차로를 지나야 하는데

교차로를통과할 때 황색 신호퉁이 깜박거린다. 이때 운전자는 정지할수

1부서녕과황}다 - 33

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연구의 가장흥미로운 결과는 혼자운전할 때와 옆 방에서 친구가 지켜보고 있을 때의 차이가나이에 따라 다르게 나

l 혼자 l 친구

70 b a

타났다는 것이다. 성인은혼자운전하든 친구가지켜보든상관없이 사고 빈 도가 비슷했지만청소년의 경우혼자운전할 때의 사고율은 성인과 비슷하 였으나 친구가지켜볼 때는사고 빈도가월등하게 높았다.

뇌 활성화패턴을분석해본 결과 청소년의 경우에는 친구가지켜보고 있 을 때 복측 선조체와 안와전두피질을 포함한 보상관련 뇌 영역이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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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되었다. 친구의 존재 자체가곧 보싱F으로 작용한 것이다. 반면에 성인은 친 40

구의 존재 여부와상관없이 보상 영역의 활성화가 낮았다. 대신 인지적 조 성년 (24∼29시|)

성년초기 (19∼22세)

정소년 (14∼18세)

절을 담당하는 배외측 전전두엽의 활성화는 청소년보다 성인에게서 훨씬 d 0.5

더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청소년들은혼자 있을 때와 친구들과함께 있을 때 뇌 작동 방식 이 다르다. 청소년들은 친구가 곁에 있을 때 전혀 다른사람이 된다. 청소년

들은 위험을 지각하고 충동을 조절하는 전전두엽의 기능이 덜 발달한 데 비해 사회 정서적인 보상체계는 이미 잘발달해 있다. 그러다보니 그들간

0‘4

~ 0.3 )

뽕 0.2

휩

젊 0.1

파

c

의 불균형이 발생한다. 이 시기에 친구들의 존재는보상체계로 하여금 위

험한 행동에서 얻을 수 있는 보상의 측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하므

-0.1

-02

로 위험을무릅쓰게 되는것이다.

성년 (24∼29세)

a. 모의 운전 교차로 장면, b. 연렁별로 또래가 있고 없을 때 위험한 의사결정 확률, c. 복흑 선 조체의 휠성화, d. 언렁별 복측 선조체 활성화수준

성년초기 (19∼22서|)

정소년 (14∼18서|)

“친구 따라강남간다”는속담에는 친구와함께라면 어디든갈수 있다는 절대적우정의의미와자신의주관없이타인의뭇을쫓는다는의미가모두

내포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강남은 낯설고 위험한지역을의미하는 것이 므로강남행은무모한의사결정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또래의 인정을받기 도 있고 속도를 더 내어 지나갈수도 있으나 일정 시간 내 교차로를 지나가

위해서 위험한결정인줄알면서도감행하게 되는것이다. 지 못하면사고가나게 된다.

실험 결과 예상대로 청소년이 성인보다 위험한 결정과사고의 빈도가높

1부서셈괴몽~I다 _ 35 했평 “· ,

、‘、--

34_ 닝로페용해

따돌림을 S당}는사회적 뇌

친구들의 집단따돌림을견디다못해 목숨을끊는사건이 유행처럼 번져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였다. 과거의 따돌림이 신체적인 폭력 위주였다면 최

근에는SNS를 이용한교묘한 괴롭힘이 새롭게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도대

체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어린 나이에 자잘까지 결심하게 되는 걸까? 최

신 사회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물리적인 보상이나 고통에 따라 활성화되

는뇌 영역이 사회적인 보상이나고통을느낄 때의 뇌 영역과 일치한다.

[그림죄에서보듯이가족의사망따돌림 부당한대우또는부정적인펑

가를 받으면 신체적인 고통을 받을 때의 뇌 회로인 배측 전대상피질, 시상,

뇌섬엽 등이 활성화된다. 반면에 남을 돕거나 협동할 때와 좋은 명판이나

공정한 대우를 받을 때는 복측 선조체와복내측 전전두피질 둥의 보상 체

계가활성화된다. 이러한 연구결과가시사하는 바는사회적 보상과 처벌의

효과가물리적 보상이나신체적 고통만큼이나강력하다는점이다.

최근학교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여 그 심각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따돌림은 학생들의 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2003년에 UCLA의

심리학자 아이젠버거E1senberge「는 실험 참가자들로 하여금 스캐너 안에서

모니터를 보면서 다른 두 명의 가짜 실험 참가자들과 공을 주고받는 공놀

이 게임에 참여하도록 하였다([그림 4] 참조). 그런 다음 게임을 하던 도중에

두 명의 가짜 참가자들이 짜고서 실험 참7까에게 공을 패스하지 않았을

때 따돌림을당한실험 참가자의 뇌를관찰하였다.

실험 결과놀랍게도따돌림을당한사람의 뇌에서는물리적 고통을느낄

때 활성화되는 배측 전대상피질 영역이 활성화되었다. 알지도못하는사람

과의 별 의미 없는 단순한 놀이에서 배제되었을 때조차 뼈가 부러졌을 때

와같은 고통을 느낀다는 점은 시사하는 H까 크다. 친구가 전부인 청소년

36 - 뇌로패동히디

』i듀누주괜핀슨순순l『 고통체계

체감각피질 -------‘. l l JL뇌섬엽--....!'__

배촉전대상피질 시。」_t‘『.

신체적고롱 사회적배제 가족의사망

부당한대우받기 부정적비교

신체적쾌감 염동하기

좋은영판받기 공정한대우받기 이타적행동

보상체계

물리적 고통 및 보상체계와 사회적 고통 및 보상체계의 일치

시기에 또래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한다는 것은 이보다 몇 배나 더 큰 고통 을 겪는 일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후의 유사한 실혐에서 타인으로부터 거절당현 것에 민감하고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이 큰사람일수록 따돌림 을당했을때 배측전대상피질의 활성화와고통은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따돌림을 당해보지 않은 청소년듣 - -은그 고통이 얼마나심각한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장난삼아 아무렇지도 않게 따돌리는 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다. 발달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들은사진 속 인물의 감정을파악 할 때 편도체를 활성화하는 데 비해 성인들은 전전두피질을 λ냉한다. 타 인의 감정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정서적 반응을 담당하는 편도체

’부서생활때- 37

-------]르릴~」

짧s ~

배혹전대상피질

뇌 영상 실험에 사용된 사이버불 게임과 따돌림으로 인해 활성화된 배측 전대상피질

의 작용만으로는한계가 있어 사고와조절을담당하는 전전두피질의 관여

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전전두피질이 불완전한 청소년은 타인의 감정이나

마음을 읽는 데 서툴수밖에 없다.

이 시기에는 뇌 발달이 온전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

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이나 보상-처벌의 원리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 반

면에 일부아이들은자신이 따돌림을당하지 않기 위해서 따돌림에 동참하

거나방관하는 경우도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또래의 압력에 저항하기란

여간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왜 또래의 친구를 따돌리고 괴롭히는 것일까? 가장주된 원인

은학생들의 스트레스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받고 있는스트레스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단순히 학업 스트레스만이 그들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위치나 외모등다양한차원의 사회적 비교에서 오는각

종 스트레스도 청소년들을 괴롭힌다. 폐쇄적이고 통제적인 교실에서 엄청

38 뇌로파용해

난 양의 스트레스를 없애는 빙식은자신보다 약하다고 생각되는 희생양을

골라자기 마음대로조종하는 것일지도모른다. 따라서 학생들의 스트레스

를 줄이지 않고서는 따돌림과 학교 폭력이 줄어드는 요행을 바랄 수는 없

는일이다.

학교폭력의 또 다른주요 원인은 성인에 대한모방이다. 실제로 청소년보

다는 성인이 더 폭력적이고 그 빈도나강도에서도 청소년과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높다. 층간소음으로이웃간의 다툼, 운전중에 벌어지는씨움, 술에

취해 벌어지는폭력, 정치인들의 분쟁, 우월적 지위에 있는갑으로부터의 언

어폭력, 이익 집단들의 과격한무력시위 등의 주인공들은모두 어른들이다.

게다가우리나라는다른나라와비교하더라도폭력에 지나치게 관대한사회

이다. 각종매체에서 쉽게 접할수 있는유혈이 낭자한폭력 장면이나 영화나

드라마에서 미화되는조폭등주위를둘러보면폭력으로가득하다.

어려서부터 어른들의 폭력 행위나 폭력물에 직간접적으로 빈번하게 노

출되면 뇌의 거울뉴런 체계가활성화되어 폭력을 직접 행사하지 않아도폭

력을행사한것과유사한경험을하게 된다. 이러한거울뉴런의 빈번한활

성화는 명소에는아무렇지도 않다가 비상상황이나위기 상황이 닥치면 무

의식적으로 우리를폭력으로 이끈다. 학교 폭력을줄이기 위해서는 청소년

들이 폭력에 노출되는 빈도를 낮추려는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대중매체에

서 다루어지는폭력물은하루속히 그수위가조정되어야한다.

실패와 유혹을 극복하는 힘

대한민국 아동과 청소년 삶의 질을 나타내는 주관적 행복지수는 5년 연

1부A엠과용<ll다 39

속 경제협력개발기구DECO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이다. 우리 청소년들은 세

계에서 수면시간이 가장부족하고 공부시간은 가장 길며 학업 스트레스는

단연 최고수준이다. 이뿐만。1 아니다. 해마다수백 명의 아이가자잘하고

있으며 20명 중 한 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절반 이상의 청소년이 자살을 생

각해본 적이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가정, 학교, 국가가 대놓고 아동과 청

소년을학대하고방치하고 있다고해도과언이 아니다.

아무런 흥미도 느낄 수 없는학습 내용을 반복해서 암기해야하는가 살

벌한학습 경쟁에 투입되어 친구틀과 비교를당하면서 자신이 선택할수 있

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아이들에게 도대체 무엇을 기대할수 있단 말인가?

아이들을 비교하지 말고 아이들의 재미를 찾아주자. 스스로 판단하여 선

택하도록 하고 실패와 실수에 얽매이지 않도록하며 인생의 가치를팀책하

면서 목표를설정할기회를만들어줘야한다. 그래야실패에서 오는좌절감

과분노와공포를극복할수 있는탄력성이 생기고종국에는중독과자잘

의 유혹에서 벗어날수 있다. 이런 게 바로국가의 경쟁력이다.

잃어버린재미를찾아서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세계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편에 속한다. 각

종국가수준 성취도 비교에서 늘상위권을 차지할뿐만 아니라과학·수학

올림피아드에서도 수상을 놓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과학·수학에 대한 자

신감과흥미도는 터무니없이 낮다. 잘하면 으레 재미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

런데 우리 청소년들은잘하고 있으면서도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으니 참

으로아이러니다. 비록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낮을지언정 학업에 대한흥

미가높아야 나라의 장래가 밝은 법이다. 어떤 일에 재미를 느끼면 실패와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 일에 몰두하고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미가 없

40 _ 뇌로팩륭뼈

는상태에서 성취만을 추구하면 사소한 실패에도 쉽게 포기하고 실패할지

도모르는도전적인 일은아예 회피해버리게 마련이다.

재미를느끼면 기분이 좋고 집중력이 올라가서 기억이 잘되는 것은누구

나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재미의 극단적인 형태는몰입이다. 일단몰입하면

시간가는줄모르고삼매경에 빠져 하던 일에 계속집중할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몰입할 수 있는 대상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학교에서 재미가 사

라져서는안되는이유가바로여기에 있다

우리는 언제 재미를 느껄까? 게임이나 취미 활동을 할 때, 농담을 듣거

나스포츠 경기를 시청할 때, 소설이나 영화를볼 때, 혹은수수께끼를풀

때도 소소한 재미를 느낀다. 1960∼1970년대에 최초로 ‘재미’를 과학적으

로 연구한 벌라인Berlyne(1960)에 따르면 자극이 적당히 새롭거나 복잡하거

나 놀랍거나 모호하면 그 자극에 대한 흥미로움과 관심도는 한층 높아진

다고 한다. 이러한 자극 특성이 갈등과 불확실성을 유도합으로써 개인의

심리적 상태와‘각성’이라는생리적 변화를수반하게 되어 흥미가유발된다

는것이다,

우리를재미있게 하는자극이나활동은 변연계의 선조체 중에서도측좌

핵을 활성화한다. 앞서 여러 차례 소개하였듯이 측좌핵은 보상 때문에 강

한만족감을느낄 때 활성화되는 영역이다. 새로운장면을보여주거나수수

께끼 문제를주고 답을가르쳐 주지 않거나그림자극의 일부만을살짝보여

줄 때도 선조체가활성화된다. 선조체에는도파민계 뉴런이 대거 분포하고

있어서 탐색과같은능동적 접근시스댐의 핵심 영역이라고볼수 있다.

그러나 선조체의 일시적 활성화만으로는 강력한 재미를 보장할수 없다.

진정한 인지적 흥미를만끽하기 위해서는추리를담당하는전전두엽의 활성

화가필수적이다. 우리는새롭고 친숙하지 않은자극을만나거나 다음 내용

1부서냄괴흥a때 41

을알고 싶어 궁금해할 때 흥미를느낀다. 그런데 이 두상황의 공통점은추

리와같은 인지적 관여를요구한다는점이다. 인간이나동물은새로운자극

이 잠재적인 보상인지 아니면 위협인지 여부를파악하기 위해 팀책을한다.

이때의 탐색은능동적인 정신탐색 과정으로서 인지적 관여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비유적 표현이나 반전으로 가득 찬 추리소설을

볼 때 흥미를 느낀다. 그 이유는 이런 유형의 글이나 이야기 구조가 독자

의 인지적 관여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농담을 보여주고 뇌의 활성화를 관

찰해보면 재미를 느낄 때 추리를 담당하는 하측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된

다. 호기심을 강하게 느껄수록 하측 전전두엽의 활성화는 높아진다는 연

구결과가 역시 이를뒷받침한다. 한마디로 재미는추리의 결과물이다.

추리들유발하기 위해서는‘놀라움’이 전제되어야한다. 놀라움은예상하

지 않은 사건을 접할 때 발생핸데 새로움은놀라움의 다른 측면일 뿐이

다. 놀라움이 없으면 학습도 일어나지 않는다. 선행 학습을해서는 안 되는

이유중하나가미리 알면 나중에 배울 때 놀라움을 경험할수 없기 때문이

다. 또한 배운 내용을 반복해서 학습하면 최소한의 뇌를 사용하기 때문에

선행 학습은뇌가제대로작동할수 없게 하는주범이다.

학습자가학습 내용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도와주는 것이 학교의 존

재 이유이다. 신 나고 즐거운공부는 학습자의 호기섬을유발함으로써 해

당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늘고 있다고 지각하는유능감과 더 잘하고 싶다

는 도전의식을동시에 느끼도록 하는 공부를 말한다. 학습자가학습 내용

에 재미를 느끼도록 하고 싶다면 학습자와 학습 내용을 연관지어서 학습

의 이유와맥락을설득력 있게 제공해야한다.

학생들에게 왜 배워야 하는지를 설득시킬 수 없으면 가르치지 않는 편

이 더 낫다. 학습 내용을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하는 대신 인지적인 갈등

42 - 뇌로패용6때

이나 놀라움을 유발시켜서 학습자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할 수 있는 추론

의 여지를 제공해야 한다. 여기에 활동 중심의 상칩용이 더해지면 금상

첨화이다. 지금이라도 재미가사라진 교실에 흥미진진한 이야기를불러오

고교과서를만화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비교를두려원하는뇌

경쟁이 일상생활에서 피할수 없는요소임은분명하다. 남들과의 비교는

생존을 위해 진화한습성이므로 굳이 일부러 조장하지 않아도자연적으로

일어난다. 하지만 경쟁을통한도전의식의 고양이나능력의 향상이 아니라

경쟁의 결과인 성공 여부에만과도하게 집착하는것이 문제이다. 이러한상

황에서 학습자는 성공하지 못할까봐노심초사하게 마련이다. 성공하지 못

하면 잘할 수 있다는 유능감은 낮아지고 궁극적으로는 학업에 대한 흥미

가송두리째 사라지게 된다.

타인과의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 공부하는 것과자신이 가치 있다고 믿

는 일을잘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은근본적으로 다른 결과를가져온다. 동

기 이론에 의하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은 승리하는 데 필

요한손쉬운수단만을추구하고 실패의 위험성이 있는 어려운과제에는 아

예 도전하지 않는다. 실패하면 곧바로포기해버리고성공이 보장된 일만쫓

아다닌다. 반대로 흥미를 느끼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공부하는 사

람은 남들이 피하는 어려운과제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통해 우리

나라에서 세계적 수준의 과학자 그룹을 배출하지 못하는 이유를 미루어

짐작해볼수있다.

학교에서 경쟁을완전하게 없앨 수 없다면 적어도 위협의 수단으로서 경

쟁을유도하거나습관적으로 학생을 비교하는 것만은 가능한자제해야한

1부세상과동8f다 43

다. 또한실패나실수를통한학습을 인정하고 실패에 얽매이지 않을수 있 는 평가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특히 상대평가는 자신감이 낮은 학습자 들의 흥미를 더욱 저하시키고무기력하게 만든다. 상대평가 결과를줬을 때 뇌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나와 연구진은 뇌영상 연구를 진행하였다. 특 정 과제를수행한 결과가 명균보다높았음을 알리는긍정적인 내용의 상대 평가와절대평가결과를제시한다음 뇌의 활성화패턴을 비교하였다.

연구결과자신감이 낮으면서 남들에게 잘 보이려는수행 목표를 지닌 참 가자들은상대평가동안부정적인 정서를담당하는 펀도체가 더욱활성화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커의 a 참조). 이러한 결과는 잘하고 있다는 긍정 적인 피드백을받을 때조차 뇌는 경쟁과사회적 비교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금의 성공이 나중의 성공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늘불안한것따. 학업 능력이 부족한학습자들에게는 경쟁 상황이더라도

자율성을 부여하거나 과제의 난이도를 낮추어 줌으로써 자신감과통제감

을경험할수 있도록하는것이 중요하다.

학교에서의 평가방식은 학습자의 유능감콰 학업 흥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학습자의 유능감을높이는 효과적인 명가 방식은 남들과 비교하는

피드백을제공하는 것。”f니라자신의 학습수행을감시할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것따. 그러나실제 학생들이 받고 있는피드백은수행 여부의 확 인 아니면 총점이나 석차이다. 이러한 피드백은학습자의 숙달 정도나수행 향상에 대한구체적인 정보가 없어 유능감이나학습흥미를높일 수 없다. 피드백의 유형에 따른 뇌 활성화패턴을 비교하기 위해 나와통료들은과

제 수행 후 제공되는부정적 피드백을 정보적 피드백과 정오답 피드백 방식 으로구분하여 제시하였다. 정보적 피드백 조건에서는수행이 왜 틀렸는지 에 대한간단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정오답 피드백 조건에서는수행의

44 - 노i로파동히다

| 따림 s1 I

편도체 a

측좌핵 b

배외측전전두피질 c

a. 수행 목표윌 지닌 학슐자는 상대평가를 받을 때 부정적 정서룹 담당하는 편도체가 훨성화 될 b. c. 부정적이지만 정보적 피드백을 받을 때 보상 영역인 측좌핵과 정서 조절 기능을 담당 하는 배외측 전전두띠질이 활성화될,

성공 실패 여부민-을 알려주었다. 실험 결과 오류를 알려주는 부정적인 피

드백을 받았음에도 정보적 피드백 조건에서는 보상 영역인 측화핵이 활성

화되었다([그림 커의 b 참조). 그뿐만 아니라 정보적 피드백은 부정적 내용 때

문에 나빠진 기분을조절하기 위해 배외측 전전두피질을활성화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그림 허의 c참조). 수행에 관한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는한부정

적인 피드백도보상과정서 조절의 역할을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교육이나훈련 과정에서 수행의 숙달 정도를 구체적으로

감시쩨 하는 정보적 피드백이 얼마나 유용하고 바림적한지를 말해준다.

정보적 피드백으로 이루어진 평가 체계는 학습자로 하여금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키려는 학습 목표를 추구하도록 한다. 또 수행

의 성공과 실패 여부에 크게 좌우되지 않도록 하여 유능감과 학업 흥미를

최대한높일수있다.

1부서녕과룡~I다 _ 45

선택하지못하는아이들

앞으로2주일동안자신이먹게될시리얼을고르고있는열살짜리아이

를상상해보자. 처음에는 어떤 시리얼을 골라야 할지 볼라 고민하다 자신

이 좋아하는만화캐릭터가그려져 있는시리얼을선택한다. 그러나불행하

게도 아이의 입맛에 도통맞지 않는다. 이후 이 아이는 다음쇼핑에서 자기

입맛에 맞는시리얼을찾으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여러 번의 실패를거

듭한후이 아이는좀더 신중하게 시리얼을고르기로한다. 각종자료를통

해 시리얼에 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시리얼의 성분을 자세히

비교하거나 친구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시리얼 통호회에 가입하면서 점차

시리얼 전문가가 되어간다.

이와는대조적으로아이를위해늘시리얼을골라주는부모가있다고하

자. 이 경우 아이는 처음부터 시행착오 없이 꽤 만족스러운 시리얼을 먹기

는 하겠지만 시리얼과 관련된 지식과 의사결정 능력은 결여되어 있다. 더

나은선택을위해 비교하고판단하고학습할기회를박탈당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이들을 위해 대신 선택해줄 것인가? 선택을 대신해주는 만큼 아

이의 뇌 발달을가로막는 어리석은 일도 없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는 매 순간 선택해야만 하는 운명을 타고

났다, 선택은 자율성을 증진하는 기회로서 수많은 연구를 통해 선택의 기

회를줄 때 내재 동기가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실제로과제를수행

할 때 선택권을 주면 보상 영역인 측좌핵이 활성화된다. 선택에 대한 기대

자체가 이미 보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러나우리나라 청소년을 대상으

로 한 선택 연구에서는 그 효과가 일관적이지 못하다. 여러 가지 설명이 가

능하지만 아마도상호 의존적인 집단주의 문화로 인해 타인의 선택에 대한

신뢰가 높기 때문일 수도 있다, 선택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선택에

46 _ 뇌로遊승삐

대한가치가 낮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선택의 결과가 너무도 치명적인

탓에 선택을두려워하는 것인지도모른다.

선택이 보상으로 작용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차치하더라도 선택이 중요

하고 필요한 이유는선택은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자동으로 결정되는과정

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제가 일벙적으로 할당되는 경우와 달리 과제에 대

한선택권을 주면 각과제의 기대 가치와성공확률 등을 계산하여 비교해

야한다. 이때 주로관여하는 뇌 영역은 비용 편익 분석을담당하는 전대상

피질과가치 판단을담당하는 안와전두피질이다. 따라서 선택 경힘을반복

하면 가치 판단과 의사결정 능력이 함양될 수 있다. 그러나 선택을 하기 위

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뇌에서는

포도당이 소모된다. 그래서 심사숙고해야하는 선택을 계속하면 정신적 피

곤함을느끼게 되어 자기 통제력을상실하게 된다. 다행히도자기 통제력은

근육과 같아서 훈련을통해 강화될 수 있다고 하니 선택하는 것도 연습할

펼요가있겠다.

우리나라교육 환경에서 학습자가선택할 기회는 얼마나 될까? 학교, 교

과목, 교샤 교실에서의 자리, 숙제, 학원등그 어떤 것 하나도마음대로 선

택하기 어려운실정이다. 청소년이 가질 수 있는유일한선택의 기회는아마

도부모와학교가대신 선택해주지 않는 게임과관련된 것이 전부일지도모

른다. 청소년들은 게임을 할 때만 언제 어디서 누구와 함께할 것인지 심지

어 게임을시작하고끝내는 것도자신이 결정한다. 아마도 선택권이 박탈된

학습환경 덕분에 대한민국 청소년들은자율성이 보장된 게임에 더 집착하

는지도모른다.

가치를계산하고 저장하고 갱신하는가치 판단 체계의 효율적 활용과훈

련이야말로 청소년의 두뇌 발달에 도웅이 되는과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1무세상과황떼 47

우리 아이들에게 더욱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주고 그러한 선택의 결과를

통해 새롭고 다양한가치를배울수 있도록해야한다. 아이들의 적성, 사전

지식, 관심, 목적 등이 최대한반영된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되어야 할 조건이 있다. 의미 있는 선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가제공되어야한다, 또한자신의 선택에 책임질 수 있도록결과가치명

적이지 않아야할뿐만아니라실수나실패가용인되는환경이 먼저 만들어

져야한다.

유혹에저흥변}기

청소년의 충동적인 행동은유혹에 빠지는것과흡사하다. 유혹은장기적

인 측면에서는 가치가 별로 없는 즉각적 보상의 다른 표현이다. 우리는 일

상에서 수많은 유혹에 시달린다. 시험공부를 해야 히는데 TV에서 방영되

고 있는 흥미진진한 드라마 다이어트를 결심했는데 친구들이 먹고 있는

맛있는 음식, 저축해서 집을 장만하고 싶은데 눈앞에서 벌어지는 파격 세

일 둥. 이 모든유혹에 저항하기란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모든 청

소년이 유혹에 쉽게 빠지는 것은아니다.

컬럼비아대학교 심리학과의 미셀Mischel 교수가 진행한 마시멜로 실험에

서 알수 있듯이 만족을 지연시키는능력은 어릴 때부터 개인차기-난다. 즉

각적인 보상보다는 장기적인 보상의 가치를 인식하는 자기 조절 능력을 지

닌 아이들은훗날성인이 되었을 때 여러 가지 사회, 인지, 정서적 지표에서

더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종단 연구팀에서 실험에 참가했을당시 4세

였던 아이들이 40년이 지나중년이 된 후에 다시 자기 조절 능력을측정하

였다. 그 결과그들의 만족 지연 성향과자기 조절 능력은40년이 지난후에

도큰변화없이 일관된것으로밝혀졌다.

48 닝로파g허다

또한 [그림 6]에서와같이 긍정적인 표정에 대한 반응을 억제해야하는과

제를수행하는동안의 뇌 활성화 패턴을 비교하였다. 40년 전 연구에서 만

족 지연에 성공했던 사람들은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되었지만 만족 지연 실

패자들은복측선조체의 활성화가두드러진 것으로나타났다. 이는만족지

연자들이 행복한 표정이라는 유혹에 저항하기 위해 인지적 조절을 담당하

는 전전두피질을활성화한반면에 만족 지연 실패자들은 억제해야하는과

제임에도 행복한 얼굴이라는 자극을 보상으로만 지각했다는 것을 의미한

다. 한편 나이별로 비교한 연구에서는 청소년의 행동 자료와 뇌 활성화 패

턴이 만족 지연 실패자들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상에 민감한

청소년의 뇌가 민족지연에 실패하도록유도하는 것이다.

자기 조절은 인생을살면서 겪게 되는수많은중요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

을 미친다. 순간의 유혹에 빠져서 시작하게 된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하

게 되면 습관이 된다. 친구를상습적으로 괴롭히는 것과 컴퓨터 게임에 중

독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일단 습관이 되면 상황은 아주 고약해진다. 뇌

가 익숙해져서 자동으로 처리해버리기 때문에 만족도가 별반높지 않거나

나중에 후회해도 습관적 행동은 반복된다. 특히 전전두엽의 기능이 제대

로 발달하지 않은 청소년에게 습관의 고리에서 벗어나기 위한자기 조절은

엄청난노력과시간이 소요되는고통스러운과정이다.

유혹을물리치는가장효과적인 방법은우선 목표를설정하고 나서 세부

적인 하위 목표를 구성한 다음 그 실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다. 목표가 확실하면 유혹의 매력에 저항하기가 쉬워진다. 다이어트의 예

를 들어보자.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명확한 목표와 세부 계획이 펼요하

다. 기름진 음식을 먹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우선

1년 동안 진행될 다이어트의 장기 목표를 명확하게 정한다. 그런 다음 월

1부 시냉괴 동~I다 - 49

| 띠림 6)

a m ”u ‘u

밟 0.05 톱 <1ll Kill 0.00 써 r、

K-0.05

반응억제자극 아동

d

복측선조체

10대 상인

행동자료

c 0.17

버 .。 0.14 즙 <1ll K1IJ 0.11 써 r、

κ 0.08 만족지연 만족지연 성공자 실때자

뼈

e 보상회로활성화

f 0.1

K!-J a。<f-;화 ~o i;i -0.1

파

0.12

- 0.2 만즉지연 만즉지언 성공자 실때자

a. 긍정적 얼굴 표정에 대한 반응을 억제해야 하는 과저|. b·c. 연렁별-만족 지연 능력별 자기

조절 과제 실때율. d. 자기 조절 과제 시의 복측 선조체 활성화, e ‘ f. 연령별-만족 지언 능력별

보상회로휩성화정도

때 <f- 0.06 패 갖O 0.00 없 파-0.06

-0.12 아동 10대 성인

단위 혹은 주 단위의 하위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식단표를 작성한다.

한달간 먹어야할모든음식이 확고하게 계획되어 있으면 우연히 만나게 되

는 기름진 음식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남들이 고열량의

음식을 먹어도자신은 미리 계획된 식단에 따라식사를하게 된다. 한 번의

충동적 식사가그다음의 모든 계획과목표를 연쇄적으로파괴할 것이 염려

되기때문이다.

따라서 계획이 구체적이고세부적일수록그효과는 더 커진다. 목표만이

50 _ 뇌로패용뻐

유혹을물리칠 수 있으므로 나중에 바뀌는 한이 있어도 항상목표를 지니

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과 학교는 청소년들이 유혹에 저항할수 있도 록목표를 설정하게 한 다음, 상황에 따라목표를수정하고 갱신하여 미래 를계획하도록도와주어야한다.

신 나고 즐거운 학교 만들기

과거에 비해서 청소년기의 시작이 빨라지는 동시에 점차 길어지는 추세 다. 이러한현상은 전세계적으로공통적이다. 현대 사회에서 청소년기가길 어진 이유는 영양 상태가 좋아져 아동기가 줄어드는 데다 갈수록 복잡해 지는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준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인 듯하 다. 청소년기의 주요 기능은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 임을성공적으로수행하기 위한준비에 있다. 이러한청소년기의 대부분을 보내는곳이 학교이다. 이상적인 학교는학습자가좋아하고잘하는것을계

발하여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수 있는 연습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뇌 기능을 발달시킬 수 있 는학습환경이 펼요하다.

교육과정과학습방법에서부터 평가방식과칭찬하고 벌을주는빙칙에

이르기까지 부모와교사가아이들을대할 때 알아두어야할기본적인 상식 들은모두 뇌 발달과관련되어 있다. 외국어는 언제부터 가르치는 것이 좋 을지, 수학과과학은 언제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타인의 마음은 언제부터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지, 자기를 조절하기 위해 훈련해야 하는 것은 무엇 인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뇌 발달과학습과정에 대한이해가 먼저 이루어

1부서생과용iii다 - 51

져야한다.

아이들이 신 나고즐거워하는학습환경을만들기 위해서는아이들의 뇌

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학습자의 두뇌 계벌이다. 아이들의 뇌가 성인의 뇌와 다르게 작동하며 발

달한다는것을알게 되는순간우리 아이들에게 기대하거나강요해서는안

될 것들이 너무도많다는사실을깨닫게 된다.

뇌를 알면 교육환경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학습량을 대폭 줄이는 대신

학교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재미있는 활동을 늘리자. 비교와 경쟁을 최소화

하는 통시에 선택의 기회를 최대한 제공하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

신을 조절핸 법을 가르쳐주자 칭찬, 격려, 지지, 공감, 협통, 도움, 배려,

공정함 등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학습 환경을 만들어 보상에 민감한

청소년들의 보상중추를 지속해서 활성화해보자. 청소년의 뇌에 대한 이해

가 대한민국의 교육 방향과 정책을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가 되어야 한다.

청소년의 뇌 발달특성을고려하지 않은교육환경은아이들의 뇌를 기형적

으로만들뿐이다.

- 더생빼보기Thinkmore@ •

뇌 가소성: 뇌를바꾸는훈련

뇌는끊임없이 환경과상호작용한다 그 결과 빈번하게 노출되는자극이나자주

수행되는 행동에 따라 뇌의 구조와 기능은 변한다 이렇듯 환경에 의한 뇌 구조와

기능의 변화를 ‘신경가소성neu「oplasticity'O I라 한다 인지적 훈련을 받으면 뇌의 기

능과구조가변화될수있을까?

1993년에 캘리포니아대학교의 라우셔Rausche「 교수팀은 모차르트의 r두 대의 피

아노를 위한소나타D장조K 448번」을돌려준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학생들에 비

52 _ 뇌로패용해

해공간추리검사에서 더 나은점수를받았다는결과를 발표하면서 ‘모차르트효과’

를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반복된 연구에서는 같은 결과가검증되지 않았으며 다른

음악을듣거나 이야기를들어도유사한효과가 나타나는 때도 있었다 여러 연구결

과를 종훌h하면 특정 음악에 노출되는 것이 인지적 기능을 항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선호하는자극이 기분을좋게 하여 일시적인효과가나타나는것으로판명되었다

그러나 단기간특정 유형의 음악에 노출되는수동적인 상황과 달리 비교적 장기

간연주훈련을 받게 되면 다른결과가 나타났다 건반악기 훈련을 받은 집단과타

자훈련을 받은 집단의 비교 연구에서는 건반 악기 훈련이 수학 접수를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피아노는 즐겁게 배입야 한다 피아노가 수학 접수를 올

려줄것이라는 기대 자체가큰스트레스로작용하는경우에는 결과가반대로 나타

날수있기때문이다

음악 훈련을 받거나 운동을 하면 뇌의 구조와 기능이 변하듯이 외국어를 배워

도뇌가 변한다. 이중 언어 사용자는 단일 언어 사용자보다 집행 기능이 더 뛰어나

다 그주된 이유는 두 개의 언어를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인지적 조절과

관련된 네트워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두 가지 언어 중 하나를 선택하여

집중하는동시에 다른 언어를억제해야하는데 여기에 집행 기능이 관여하기 때문

이다. 이와유사하게 명상이나악기 연주혹은스포츠 게임 등도 집행 기능을 발달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미래의 학교에서는 언어, 수학, 사회, 과학등의 전

통적인 교과 내용만을 배우기보다는 집행 기능을 발달시키기 위한 다앙한활동이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할것이다 특히 영유아기의 교육에서는 인지적 뇌 발달을

촉진하기 위한활동보다는 집행 기능 향상을 위한 연극이나 게임 등 놀이 형식의

활동에 집중하는것이 효과적이다

신경가소성은 영유아의 뇌 발달에 지대한 영흥띨 미친다 그리고 성인에게는 효

율성이 다소떨어지기는해도가소성의효과는유효하다 이러한신경가소성은노년

기에도 계속될 뿐만 아니라 단기간의 훈련을통해서도 발생한다, 한연구에서 하루

에 %분씩 2주동안저글링 훈련을 받은 성인의 뇌는 시각-운동피질의 부띠가증

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직업군에 종사하는 성인의 뇌를 살펴보면 반복해서

사용하는 기술을 담'E0하는 뇌 영역의 구조가일반인들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택시

1부서냉과황에- 53

기사 타이피스트 음악가 등의 직업을 가진 전문가들은 공간 기억을 담당하는 해

마운동띠질, 정각피질등의크기가일반인보다큰것으로밝혀졌다

훈련을 받는동안성인의 뇌는 기존의 신경 구조를 변경하거나재구조화하는 반

면에 아동은 새로운 신경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특정 훈련

의 질적-앙적 효과는 뇌 발달수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연렁대에 맞

춰 다른훈련 프로그램을구성해야할것이다

더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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