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inawa journal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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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투어!! 처음 가본 길인데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빈티지 느낌 가득 오키나와의 골목길 풍경. 날이 더워도 점심을 먹고 소화를 시킬 산책을 하곤 하는데 가끔 한번도 들어가 보지 않은 골목길을 걸어 때가 있다. 키나와시 게이트 거리 안쪽의 우에치 (또는 나카노마치) 라고 하는 지역이나 파크 에비뉴에서 코자사거리로 내려가는 길의 카마라, 마타요시, 고에쿠 지역에는 아직도 기와집 또는 멘트기와로 만들어진 지붕에 나무로 만들어진 집들이 많이 있는데 회색 가득한 골목길에서 가끔 만나는 하얀색과 은색이 어울어진 지붕 (지금은 오키나와 전통주택의 기본 )나와 파란 하늘과 어울어져 기분을 좋게 만들기도 한다. 대문이 없고 양쪽 벽에 오키나와의 수호신이라 있는 -두마 리가 올려져 있거나 지붕위에 앉아서 바라보고 있는 모습 또한 오키나와만의 독특한 풍경. 날이 더워서 그런지 낮에는 워낙 어다니는 사람들이 없는지라 내가 이렇게 걸어다니면 넘은 뭐지 하는 눈초리로 안에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왠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어린시절 풍경을 보는 듯한 모습에 뜨거 태양빛 아래서도 마음만은 상쾌해 진다. 일본사람들은 나무 덧붙여 만든 집들을 또땅야라고 부르는데 아슬 아슬 태풍을 견뎌 왔을 같은 세월이 느껴지는 또땅야부터 예술 작품 처럼 원색을 사용해서 페인트칠을 새롭게 느껴지는 또땅야, 아에 사람이 안살고 관리가 안되 잡풀들이 가득한 폐가의 또땅 까지 다양한 모습을 골목길은 선사를 해준다. 언젠가 이런 오키나와 냄새 풀풀 나는 집을 빌려 백패커들과 오리온 맥주 셔가며 산신 튕겨가며 띵가 띵가 하는 꿈을 꾸고 있는 나로서는 집들 하나 하나가 참고가 되어 준다. 오키나와 집들의 특징 하나는 불단이란 것이 있어 조상들의 위패를 모시고 매일 차나 그리고 과일 등을 불단에 올려 제를 지내는 것이 있다. 단이 있기에 사람이 안살아도 다른 사람에게 집을 팔거나 임대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불단을 옮기면 조상신이 못찾아서 올까봐 란다. 일상의 작은 소재이지만 볼거리 알거리 많은 오키나와의 모습이다. 아이들과 바닷가 산책. 아이들 관심은 바다보다는 시원한 카키코오리 (빙수). 달라진 출근길 풍경. 해안도 로를 달리면서 상쾌한 기분으 시작되는 일상. 오키나와 속의 한국 그리고 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열렸다. 오키나와의 골목길을 산책은 아날로그 빈티지의 멋진 풍경 으로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원루트의 오키나와 생활기 15 Jun 2015 Okinawa Journal vol 5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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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루트의 오키나와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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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Okinawa journal 53

골목길 투어!! 처음 가본 길인데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빈티지 느낌 가득한 오키나와의 골목길 풍경.

날이 더워도 점심을 먹고 소화를 시킬 겸 산책을 하곤 하는데 가끔 한번도 들어가 보지 않은 골목길을 걸어 볼 때가 있다. 오키나와시 게이트 거리 안쪽의 우에치 (또는 나카노마치) 라고 하는 지역이나 파크 에비뉴에서 코자사거리로 내려가는 길의 카마라, 마타요시, 고에쿠 등 지역에는 아직도 기와집 또는 시멘트기와로 만들어진 지붕에 나무로 만들어진 집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회색 빛 가득한 골목길에서 가끔 만나는 하얀색과 붉은색이 어울어진 지붕 (지금은 오키나와 전통주택의 기본 색)이 나와 파란 하늘과 어울어져 기분을 좋게 만들기도 한다. 대문이 없고 양쪽 벽에 오키나와의 수호신이라 할 수 있는 시-사 두마리가 올려져 있거나 지붕위에 앉아서 바라보고 있는 모습 또한 오키나와만의 독특한 풍경. 날이 더워서 그런지 낮에는 워낙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없는지라 내가 이렇게 걸어다니면 저 넘은 뭐지 하는 눈초리로 집 안에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왠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어린시절 풍경을 보는 듯한 모습에 뜨거운 태양빛 아래서도 마음만은 상쾌해 진다. 일본사람들은 나무를 덧붙여 만든 집들을 또땅야라고 부르는데 아슬 아슬 태풍을 잘 견뎌 왔을 것 같은 세월이 느껴지는 또땅야부터 예술 작품 처럼 원색을 사용해서 페인트칠을 해 새롭게 느껴지는 또땅야, 아에 사람이 안살고 관리가 안되 잡풀들이 가득한 폐가의 또땅야 까지 다양한 모습을 골목길은 선사를 해준다. 언젠가 이런 오키나와 냄새 풀풀 나는 집을 빌려 백패커들과 오리온 맥주 마셔가며 산신 튕겨가며 띵가 띵가 하는 꿈을 꾸고 있는 나로서는 집들 하나 하나가 참고가 되어 준다. 오키나와 집들의 특징 중 하나는 불단이란 것이 있어 조상들의 위패를 모시고 매일 차나 술 그리고 과일 등을 불단에 올려 제를 지내는 것이 있다. 이 불단이 있기에 사람이 안살아도 다른 사람에게 집을 팔거나 임대를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불단을 옮기면 조상신이 못찾아서 올까봐 란다. 일상의 작은 소재이지만 볼거리 알거리가 많은 오키나와의 모습이다.

아이들과 바닷가 산책. 아이들의 관심은 바다보다는 시원한 카키코오리 (빙수).

달라진 출근길 풍경. 해안도로를 달리면서 상쾌한 기분으로 시작되는 일상.

오키나와 속의 한국 그리고 한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열렸다.

오키나와의 골목길을 산책은 아날로그 빈티지의 멋진 풍경으로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원루트의 오키나와 생활기15 Jun 2015 Okinawa Journal vol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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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 Okinawa journal 53

way to work !4월부터 나의 출근하는 루트가 바뀌었다. 유치원에 들어간 아들 시유를 먼저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해중도로 입구에서 해안길을 통해 오키나와시로 이동하는 것이다. 조금은 돌아가는 길이지만 그래도 아침에 달리는 해안도로의 풍경도 꽤 괜찮게 다가온다.

늘 아침이면 빨리 빨리가 입에 붙게 된다. 일어나기는 나보다도 먼저 일어나는 녀석이 꼭 TV를 보

면서 아침 식사를 느릿 느릿하고 식사를 하고 또다시 뭔가에 빠져 있다가 양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그 사이 사이 시간대를 서두르지 않는 녀석에게 늘 나는 빨리 빨리 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제비꽃반의 하늘색 모자를 눌러쓰고 와이프와 유나, 유리에게 인사를 한 뒤 차에 올라타서 유치원으로 향한다. 집에서 유치원까지 차로 10분도 안 걸리지만 이 짦은 시간에 아들 녀석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왠지 남자들끼리의 대화인 것 같아 왠지 설레

이기도 한다. 사실 오늘 뭐하고 놀거냐, 도시락 잘 먹어라, 친구들은 많이 사귀었냐 등 보통 일상의 아빠와 아들의 대화이지만 그래도 그 시간이 나는 좋다. 유치원 근처에 도착을 하면 JA요나시로 지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시유 손을 잡고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린다. 요즘 멋적은지 아빠의 손 잡는 것이 다른 친구들에게 보이는 것이 부끄러운지 잘 손을 안 잡으려 하기도 한다.. 새로 사귄 친구가 있고 그 친구들이랑 요즘 또래들에게 인기가 많은 다양한 이야기

들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나 보다. 그런 시유와 하이터치를 하고 나는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해안도로를 따라 사무실로 출근을 한다. 반복되는 일상이 되어 버렸지만 싫지많은 않은 하루의 시작이다.

히자(염소) 사시미

오키나와에서 스테미너 음식이라고 하면 단연 오키나와 방언으로 히자라고 하는 염소고기이다. 독특한 냄새로 인해 오키나와 사람들이 다 먹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염소탕이나 염소고기를 많이 먹고 이자카야 술집에서는 염소 회도 인기가 많다. 가격도 비싸긴 하지만 인기가 있는 이유는 역시 스테미너에 좋다는 것 때문일까. 올 여름 특히 더울 것 같은데 기회가 될 때 마다 좀 먹어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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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말하기 대회 대한민국민단 오키나와지방본부가 주최를 하는 제9회 한국어말하기 대회가 나하 현립박물관 3층강당에서 있어 관객으로 참가를 했다.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고 한국어를 할 수 있는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웅변대회(나는 웅변대회라기 보다 말하기대회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에 9명의 오키나와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이 참가를 해서 각자 주제를 정해 갈고 닦은 한국어로 이야기를 하는 것을 객석에서 앉아 듣고 있으니 꽤 묘한 느낌이다. 최근 오키나와에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진 느낌이다. 물론 한국 보다 중국이 더 인기가 많지만 내 주위만 하더라도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지인들이 많고 나 조차도 매주 한시간 정도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만큼 한국문화를 좋아하고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 열정들이 고마울 뿐인데 왠지 이런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그런 순수한 열정이라는 것과는 다소 낯설고 거리감이 느껴진다. 어차피 웅변대회라는 순위를 메기는 대회라면 당연히 유학경험이 있거나 한국어 교실을 오래 다니거나 한 사람들이 1,2,3등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내 생각에는 강단과 객석이라는 보이지 않은 벽이 있는 웅변대회라는 딱딱한 모습 보다는 그냥 마당이나 공민관과 같이 넓은 공간에서 같은 시선에 참가자와 비참가자가 만나 자연스레 자신이 배우고 있는 한국어를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지원받은 상품에 대해서는 사다리를 타던지 추첨을 하던지 제공해 주는 것이 더 따뜻하게 느껴질 것 같다. 의식적으로 만들어진 어색한 제스추어와 외워진 내용들이 너무나 멋드러져서 위화감이 있었던 것도 그리고 심사시간 동안 어색한 마술쇼와 댄스 공연도 9회를 경험한 대회라고 생각되기에는 낯섬과 불편함이 느껴진 것이 나만 그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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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대회 후 나하 구모지에 있는 한국요리 고치칸에서 열리는 민단의 뒷풀이에 참석을 했다. 처음 만나 인사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에 조금 낯선 만남이었지만 그래도 한국음식을 먹으며 술 한잔 하는 것 만큼은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번 대회를 평가하면서 내년이 말하기 대회가 10년째를 맞기에 조금더 성숙한 모습의 대회가 될 수 있도록 고심하는 관계자들 사이에서 어색하게 느껴졌던 어웨이 원정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2차로 홈인 오키나와시로 돌아가서 술한잔을 더 하려고 하려고 이동 준비를 하려니 일요일 대리운전이 거의 없어 그나마 소개로 하나 부른것이 40분이나 기다려야 한단다. 결국 그거라도 타고 와 오키나와시에 도착해서 동네 사는 동생녀석을 불러 2차로 간단히 술 한잔을 더했다. 이날은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던 하루였다.

Page 4: Okinawa journal 53

장마가 예년보다 짧게 지나갔다. 오키나와의 여름은 어느때보다 길 것 같은 느낌이다.

날씨가 너무 좋다. 이런 날이면 집에서 가까운 해중도로로 달려가 드라이브 겸 바닷가 산책을 하는 것이 오키나와에 살고 있는 사치라면 사치일까. 그런 사치를 누리기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선크림 가득 바르고 바닷가 산책을 떠났다. 좋아하는 하마히가섬의 버섯바위들을 찾아 모래사장에 있는 돌이나 조개 산호들을 던지기

도 하고 작은 게가 숨은 구멍을 파보기도 하고....더운 날씨이긴 하지만 멋진 풍경에 파소소리와 풀벌레 소리 그리고 아

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이런 곳이 아마도 사람들이 그리는 파라다이스가 아닐까 생각

해 본다. 시원하다기 보다 미지근한 바닷물에 시마조오리

들을 담가보니 오키나와 스타일의 삶이 그대로 비춰지는 느낌이다. 아빠보다 더 새까맣게 탄 아들 시유, 아직은 뭘해도 겁이 많고 어리광이 많은 딸 유나. 아이들은 아빠와의 산책에서 늘 하이라이트인 아이스크림이나 카키코오리라고 하는 빙수가 최고의 기쁨이겠지만 이 아빠는 아이들과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사진으로 담아보는 그 즐거움이 최고의 행복이다. 오키나와에 이주를 한 지도 만으로 6년이 지나 7년차를 달려가고 있다. 아직 오키

나와에 대해서 배울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이 있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오키나와에서 내가 느끼는 그런 사치스런 행복을 함께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 가득하다.

Okinawa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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