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inawa journal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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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지난 오키나와 본섬을 지나는 태풍. 강력한 태풍으로 본섬을 지나쳐갔는데도 한찬 비바 람을 몰아부친다. 태풍 9, 10, 11무슨 은하철도 999 아니고 태풍 세개가 몰려다닌다. 9 태풍이 주말에 오키나와를 강타하면서 기대하고 기대하던 피스풀러브락 페스티 33년만에 중지결정. 초대권20장을 특별히 지원받아 이번에는 모처럼 한국사 람들이 모여 한국밴드도 응원하고 뒷풀이 가지려고 준비를 했는데 9호태풍이 32 년간 한번도 중지없이 진행해온 오키나와 페스티벌의 역사의 획을 그었다. 그래 뒷풀이는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지만 무나 아쉽다. 태풍이 오면 빗물이 창문으 들어와 흔건해 지는 사무실의 창문을 위해 신문지로 창문틈을 막고 빗물이 어오지 못하기 위해 대책을 한다. 집에서는 베란다의 물건을 꽁꽁 묶고 작은 물건들은 아에 안으로 들여놓는다. 한국에 있을 전혀 태풍의 무서움을 몰랐던 나이지만 지금은 오키나와 사람인 와이프 보다 레발을 피면서 지레 겁을 먹고 이것 저것 비를 한다. 그나마 지난 주에 고생해 가면서 베란다를 정리를 둬서 특별히 준비할 것이 없어서 다행이다. 태풍이 온다고 하면 오키나와 사람들은 마트에 들려 여러가지 비상식품들을 준비를 둔다. 물론 제일 팔리는 것이 술이다. 나도 집에가는 길에 디스카운트 스터어 돈키호테에 들려 좋아하는 맥주와 과자들을 사기도 했다. 풍이 점점 다가오자 바람이 심해지고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베란다를 포함해 모든 문을 닫고 선풍기와 에어컨으로 더위를 히며 밤새 태풍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물론 아이들은 자고 사온 맥주와 과자를 먹으 나름대로 으르렁 대는 태풍을 즐기는 습이 이제는 조금 여유가 느껴진다. 9풍이 오키나와를 지나갔는데도 뒷끝이 난이 아니다. 오히려 바람이 강하고 비도 많이 온다. 꼬박 하루가 지나 강풍권을 빗겨 갔는데도 아직도 바람이 세게 불어온다. 9 태풍은 이렇게 지났지만 아직 11태풍 남았다. 오키나와를 빗겨갈 것도 같긴 아무래도 주중에 다시 한번 비바람을 험할 같다. 이번에는 다른 맥주를 사서 준비를 해야하나.... 태풍 피해를 입은 분들 에게는 죄송하지만 이게 태풍 오키나와 에서 살아가는 나의 방식이다. Typhoon # okinawa life 여름 강력한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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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루트의 오키나와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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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Okinawa journal 57

장마가 지난 뒤 오키나와 본섬을 지나는 첫 태풍. 강력한 태풍으로 본섬을 지나쳐갔는데도 한찬 비바람을 몰아부친다.

태풍 9호, 10호, 11호 무슨 은하철도 999도 아니고 태풍 세개가 몰려다닌다. 그 중 9호 태풍이 주말에 오키나와를 강타하면서 기대하고 기대하던 “피스풀러브락 페스티벌”이 33년만에 중지결정. 초대권20장을 특별히 지원받아 이번에는 모처럼 한국사람들이 모여 한국밴드도 응원하고 뒷풀이도 가지려고 준비를 했는데 9호태풍이 32년간 한번도 중지없이 진행해온 오키나와 락 페스티벌의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그래도 뒷풀이는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지만 너무나 아쉽다. 태풍이 오면 늘 빗물이 창문으로 들어와 흔건해 지는 사무실의 창문을 막기 위해 신문지로 창문틈을 막고 빗물이 들어오지 못하기 위해 대책을 한다. 집에서는 베란다의 물건을 꽁꽁 묶고 작은 물건들은 아에 집 안으로 들여놓는다. 한국에 있을 때는 전혀 태풍의 무서움을 몰랐던 나이지만 지금은 오키나와 사람인 와이프 보다 더 설레발을 피면서 지레 겁을 먹고 이것 저것 준

비를 한다. 그나마 지난 주에 고생해 가면서 베란다를 싹 정리를 해 둬서 특별히 준비할 것이 없어서 다행이다. 태풍이 온다고 하면 오키나와 사람들은 마트에 들려 여러가지 비상식품들을 준비를 해 둔다. 물론 이 때 제일 잘 팔리는 것이 술이다. 나도 집에가는 길에 디스카운트 스터어 돈키호테에 들려 좋아하는 맥주와 과자들을 사기도 했다. 태풍이 점점 다가오자 바람이 심해지고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베란다를 포함해 모든 창문을 닫고 선풍기와 에어컨으로 더위를 식히며 밤새 태풍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물론 아이들은 자고 난 사온 맥주와 과자를 먹으며 나름대로 으르렁 대는 태풍을 즐기는 모습이 이제는 조금 여유가 느껴진다. 9호 태풍이 오키나와를 지나갔는데도 뒷끝이 장난이 아니다. 오히려 바람이 더 강하고 비도 많이 온다. 꼬박 하루가 지나 강풍권을 빗겨갔는데도 아직도 바람이 세게 불어온다. 9호 태풍은 이렇게 지났지만 아직 11호 태풍이 남았다. 오키나와를 빗겨갈 것도 같긴 한데 아무래도 주중에 다시 한번 비바람을 경험할 것 같다. 이번에는 다른 맥주를 사서 준비를 해야하나....태풍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이게 태풍 속 오키나와에서 살아가는 나의 방식이다.

Typhoon # okinawa life 올 여름 첫 강력한 태풍

Page 2: Okinawa journal 57

“김치 없인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동네에 사는 한국사람들이 김치를 함께 주문해서 나눠 먹었다. 그런데 뭔가 부족하다.

Zenzai 오키나와의 밭빙수 “젠자이”, 얼음 아래 굵직 굵직한 밭과 떡이 들어있다.

맛있는 김치 얼마전 부터 정말 맛있는 김치가 먹고 싶어 도쿄에라도 인터넷으로 주문을 할까 하다 오키나와에서 김치을 만들어 파시는 한국분이 있다고 해서 지인을 통해 구입을 해서 먹었다.

오키나와에 살면서 김치가 먹고 싶을 때에는 산에이에서 파는 김치 중에 배추김치라고 한글로 써 있는 김치를 298엔에 사서 먹었는데 그 마저도 조금 질리는 감이 있어 요즘에는 한국맛의 김치가 너무나도 먹고

싶다. 예전에 도쿄의 한국식품 전문점을 통해 인터넷으로 김치를 5킬로나 주문해서 먹은 적이 있는데 맛이 꽤 한국맛과 비슷해서 정말 맛있게 먹었었다. 다만 냉장고에서 나는 김치 냄새는 정말 대단했지만....도쿄에서 주문을 하는 것은 다 좋은데 오키나와가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서 기본적으로 1만엔 어치 이상을 구입하지 않으면 물건 값보다 배송비가 더 나가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다. 그러기에 다른 것과 같이 주문을 하거나 공동구매를 해서 나눠가져야 한다. 이번에는 우선 오키나와에 오래전부터 이주를 하셔서 김치공장을 운영하시면서 이

자카야에 김치를 납품하시는 분이 계셔서 아는 분을 통해 동네 사는 한국사람들이 몇 킬로씩 나눠서 주문을 해서 먹어봤다. 일본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만드는 달콤한 김치와는 조금 다른 면은 있었지만 역시나 뭔가가 부족한 느낌이 가득하다. 그래도 그나마 산에이에서 파는 김치보다는 맛있기에 매 끼니 마다 먹었더니 이제 거의 다 먹어간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큰맘 먹고 도쿄에 김치를 주문해야 겠다. 기왕 먹는거 맛있는 것을 먹어보자. 냉장고를 열 때마다 풍겨나오는 김치 냄새가 가족들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 어쩔 수 없다.

견과류도 잘 골라 먹으면 건강에 보탬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뭘 골라 먹을 지 몰라 다 먹다 보니 건강에 왠지 나쁠 것 같다.

Page 3: Okinawa journal 57

What’s on

‣오키나와에 오는 태풍이 왔다가 지나가면 피해만 가지고 오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비를 몰고 오면서 11개의 오키나와 댐 저수율이 66.4%로 지난 장마후 60%미만이었던 것이 그나마 해소되었다고 한다. 물론 작년에 비해서는 비가 많이 오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오키나와는 아직도 미군기지 건으로 참 복잡하다. 한 작가는 여당의 스터디 모임에서 오키나와의 두 신문사를 없애버려야 한다는 발언을 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정부에게 있어 미군기지 이전 작업에 대해 방해하는 오키나와사람들은 골치거리라고 여겨지는 모양이다.

‣제33회 오키나와 피스풀러브 락 페스티벌이 태풍 9호로 인해 중지가 되었다. 내년에도 33회라는 이름으로 진행을 하게 된다고 한다. 총괄프로듀서를 만나 물어보니 지금은 머리가 아프니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만큼 33년만의 첫 중지결정이 많이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오키나와의 술 아와모리가 3년 숙성이 되면 고주(古酒)라는 타이틀을 다는데 술의 50% 이상 3년을 숙성을 하면 된다는 조건을 100%가 3년 이상 숙성된 술만을 고주라고 기준이 높아진다고 한다. 지금까지 많은 아와모리 제조사들이 고주의 양을 50%미만으로 속여 팔고 있었다고...이런 속았네.

‣오키나와의 대형 크루즈선의 정박이 작년에 비해 50%나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나 미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유럽의 크루즈들이 오키나와를 찾는 일이 많아졌고 이는 최근 한국의 메르스 여파로 인해 아시아권의 스케줄이 일본 큐슈나 오키나와로 변경된 것도 정박이 증가한 이유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가정요리 한국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드디어 생겼다. 한국의 가정요리 중심으로 다음주에 오픈을 앞두고 있는 “본가”에 한국인들을 포함해 지인들이 모여 파티를 했다.

오키나와에 한국사람들이 참 많이도 살고 있지만 한국음식 다운 한국음식을 파는 곳이 정말 많지가 않다. 있다고 해도 나하나 우라소에 등 남부지방 근처에 위치를 하고 있기에 중부지방에 사는 한국인들에게는 쉽게 찾을 수 있는 곳도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작은 가게이지만 그래도 한국음식을 맛볼 수 있는 “본가”라고 하는 가게가 오키나와시 고야에 다음주에 오픈을 할 예정이다. 원래는 피스풀 러브 락 페스티벌을 응원하고 뒷풀이로 프레오픈 형식으로 모이려고 했던 자리인데 피스풀은 중지결정이 되었지만 뒷풀이만은 그대로 진행을 하기로 했다. 고사리와 같은 나물과 고등어조림 그리고 제육볶음, 탕수육 그리고 삼계탕. 아직 주방 여건이 정리가 안되서 그나마 이 많은 음식을 준비하신 주인 누님?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테이블 세개의 작은 가게이지만 이날 한국인, 일본인, 미국인, 한국계 미국인 등 15명 정도가 모여 가게를 가득채우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무업보다 맛

있는 한국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다들 만족과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아직 가게에는 메뉴판도 없고 준비해야 할 것도 많이 있지만 주인 누님은 주방에 불이랑 냉장고만 있으면 재료 사서 뭐든지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점심을 여기 와서 먹으란다. 지금 사용하는 사무실에서 길만 건너면 가게다. 물론 가게의 주요 고객은 근처에 사는 오키나와 사람들이다. 요즘 한국행 비행기가 늘어나면서 오키나와 사람들도 한국에 갔다온 사람들이 제법있고 관심들도 많다. 왠만한 한국음식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아직은 일본내에서 한류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어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일주일에 한번 한시간 정도 한국어를 가르치는 나에게도 문의가 자주 오는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작은 가게이지만 한국가정요리가 오픈을 한다는 것이 근처 오키나와 사람들에게도 꽤 관심이 가는 모양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언제 오픈하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꽤 많다. 작년에 진행을 하고 올 해는 아직 해 오지 못하고 있는 오키나와와 한국 교류회도 이 가게가 있다면 자연스레 모임이 만들어 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있겠지만 나로서는 근처에 작은 가게라도 먹고 싶은 것을 만들어 달라고 할 수 있는 아는 누님이 하는 한국가정요리집이 있는 게 그냥 좋다.

Page 4: Okinawa journal 57

원루트의 오키나와 생활기 okinawa journal vol.57 www.yukuya.com

Thanks to조금씩 말귀를 알아 듣고 있다. 밥 먹을 사람 ~ 하면 손을 들기도 하고 맛있냐고 물으면 고개를 끄덕이기도 한다. 다음달이면 한살이 되는 유리,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어 고맙다.

아침에 출근을 할 때면 하이터치를 해달라고 기어와서 손바닥을 마주쳐주면 웃으면서 빠이빠이라고 말하면서 손을 흔들어 준다. 아이들의 습득 능력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특별히 가르쳐주는 것도 아닌데 엄마 아빠나 형제들이 하는 행동을 보며 따라하는 것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것 같다. 가끔 너무 유리에게 신경을 써줄 때 둘째 유나가 짜증을 내기도 하지만 그래도 녀석이 자기가 언니라고 유리에게 밥을 먹여주기도 하고 유리가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하면 말리기도 한다. 나중에 유리가 크면 유나랑 좋은 친구같은 자매사이가 될 것 같다. 조금 걱정스러운 것은 아들 시유가 유

치원에서 놀고 집에 오면 혼자 많이 심심해 한다는 것이다. 사촌형이랑 가끔 놀기도 하지만 땀 흘리며 지칠 때까지 놀고 싶어하는 시유에게 있어서는 만족스럽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아침이면 아빠에게 다가와 안기기도 하고 징그럽게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그런 시유를 위해 서점에 들린 김에 시유가 좋아하는 잡지 책을 사줬다. 요괴워치랑 가면라이더와 같은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잡지로 장난감 부록이 들어있고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시유에게는 안성마춤인 선물이다. 유나는 요즘 색칠공부와 글자를 읽지는 못하지만 읽고 쓰는 흉내를

자주 내고 있어 히라가나가 써 있는 색칠공부책을 선물했다. 역시 아이들은 자기들이 관심있어 하는 것에는 놀라울 정도의 집중을 보인다. 뭐 그게 오래 지속되지는 않지만....이번달에는 주말마다 약속이 있어서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지는 못할 것 같아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짬을 내서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봐야겠다. 태풍으로 인해 이번주는 창문 꼭꼭 걸어잠그고 꼬박 하루 이상을 집에 갇혀 있으면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논다기 보다 정말 시간만 보낸 느낌이다. 더운 여름 건강하게 자라주는 아이들이 고맙고 그런 아이들을 돌보느라고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지내주는 와이프가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