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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SUBJECT 총론 | 강력한리더십은‘콤비’에서나온다 Case 1. LG그룹 & 구 아름다운 이별 공식을 세운 명콤비 Case 2. 임권택 & 정일성 낮과 밤, 나무와 흙의 관계 Case 1. 잭 웰치 vs. 윌리엄 맥나이트 극과 극 사이에 흐르는 강 Case 2. 마틴 루터 킹 vs. 말콤 엑스 영원한 라이벌 혹은 영원한 동료 Case 1. 후진타오 & 원자바오 1인자가 아닌 전체 조직을 위한 참모 Case 2. 게이츠 & 스티브 발머 나보다 능력 있는 참모를 두려워 말자 Case 1. 도요타(TOYOTA) 사상호신(使相互信)이 만든 일등 기업 Case 2. 스머프(Smurf) 팀워킹이 부르는 하모니 팀형 참모형 라이벌형 윈윈형 콤비 리더십 콤비 리더십 ※ 참고문헌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황혜성 저, 한성대학교 출판부 《말 속의 말》이어령 저, 두산동아 《마이크로 소프트 재창조》로버트슬레이터 저, 조선일보사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짐 콜린스∙제리 포라스 저, 김영사 《원자바오》마링∙리미 저, W미디어 《파트너링》라렌 세길 2인 저, 비즈니스맵 《한국 재벌사》이한구 저, 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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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SPECIAL SUBJECT - hunet.co.kr · 2010-03-18 · SPECIAL SUBJECT 총론| 강력한리더십은‘콤비’에서나온다 Case 1. LG그룹허씨& 구씨아름다운이별공식을세운명콤비

SPECIAL SUBJECT

총론 | 강력한리더십은‘콤비’에서나온다

Case 1. LG그룹허씨& 구씨아름다운이별공식을세운명콤비

Case 2. 임권택& 정일성낮과밤, 나무와흙의관계

Case 1. 잭웰치vs. 윌리엄맥나이트극과극사이에흐르는강

Case 2. 마틴루터킹vs. 말콤엑스 원한라이벌혹은 원한동료

Case 1. 후진타오& 원자바오 1인자가아닌전체조직을위한참모

Case 2. 빌게이츠& 스티브발머나보다능력있는참모를두려워말자

Case 1. 도요타(TOYOTA) 사상호신(使相互信)이만든일등기업

Case 2. 스머프(Smurf) 팀워킹이부르는하모니

팀형

참모형

라이벌형

윈윈형

콤비리더십콤비리더십

※참고문헌

《마틴루터킹과말콤엑스》황혜성저, 한성 학교출판부

《말속의말》이어령저, 두산동아

《마이크로소프트재창조》로버트슬레이터저, 조선일보사

《성공하는기업들의8가지습관》짐콜린스∙제리포라스저, 김 사

《원자바오》마링∙리미저, W미디어

《파트너링》라렌세길외2인저, 비즈니스맵

《한국재벌사》이한구저,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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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도변화한다. 과거리더는‘나를따르라’형이었다면현재는‘뒤를

따르겠다’형으로바뀌어가고있다. 리더가앞에나서서진두지휘하기보

다는 전체적인 비전만 제시하고 조직원이 스스로 능력을 발휘하도록 도

와주는역할을하는게리더가챙겨야할중요임무다. 그렇기에조직에서

리더와 조직원은 고용 관계 그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다. 서로 잘되는 방

향, 즉윈-윈(win-win)하도록이끌고당겨주며 어줘야한다. 이점은개

인과 개인, 팀과 팀뿐 아니라 국가와 국가 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함

께연결됐을때시너지를발휘하게되는것은자명한일. 그러나아무하고

나 일한다고 해서 성공이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파트너를찾아‘콤비’를이뤄야가능하다.

가치사슬형성하는콤비의힘

파트너십, 즉 콤비의 중요성이 가장 강조되는 분야는 비즈니스 세계다.

한기업이 로벌기업으로성장하고자할때제품을외국시장에판매한

다고 로벌기업이되는것이아니다. 로벌경 철학, 로벌인력구

성∙관리, 로벌 브랜드 형성, 세계 최고 수준의 상품과 서비스 제공 등

의조건을두루만족시켜야한다. 이때비즈니스파트너는경쟁사이자협

력자로서 서로의 가치사슬(Value Chain)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면서 상

호보완적성격을띠는기업끼리공유하게되면서 로벌기업으로거듭

나게된다.

전략적 동맹을 맺는 방식이 이제는‘비즈니스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자리잡으며 로벌시장을민첩하게움직이는동력이되고있다. 파트너

의수가많고다양하다는것은곧 로벌기업으로성장하는기업에게는

좋은기회로작용한다는공식이성립된것으로본다. 단순한전략적만남

을 넘어서 콤비 리더십이 제 로 발휘되기 시작하면 위기에 봉착하더라

도쉽게허물어지지않고활력을되찾는능력이탁월하다는강점이있다.

위기시에는파트너에게그파급이미친다는단점이있지만시장에서공

생하는방법을이미현콤비와경험으로체득해알고있기에경쟁속에서

발전하는점도특징이다.

내게맞는콤비를찾아라

콤비는어떻게찾아야할까.

일단콤비라고해서직급에연연할필요는없다. 입사동기나동갑내기끼

리만콤비를이루는것이아니기때문이다. CEO와신입사원관계에서도

콤비리더십을발휘하는데는전혀이상이없다. CEO를상사라는개념보

다함께일하는조직의동료로서업무의차별화를인정하는자세로서로

도움을주고받는관계라는것을기본바탕으로두는것이중요하다.

피터 드러커는“미래 리더십에 한 가장 큰 과제가 바로 지식 노동자

를어떻게관리하느냐에달렸다”며‘사람’의중요성을늘강조해왔다. 리

더는 조직의 보스로 군림하기보다 부하직원의 훌륭한 파트너가 돼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좋은 사람을 곁에 두기도 힘들 뿐 아니라 리더십을

발휘할기회조차주어지지않을수있다.

그러려면서로벽을무너뜨리는것이우선돼야한다. 풍부한자본과획

기적인아이디어를리더혼자독식하기보다는공유하고통합해서개인의

특성 로발휘할수있도록해야한다.

컨설팅그룹맥킨지는상급자와하급자간의어우러짐이자연스러운그

룹으로 손꼽힌다. 임원은 실무자보다 고객에 한 세부사항을 모르지만

단계별로포지셔닝돼있는리더들은지시받은방향이고객에게최선이아

니라는판단이들면, 도전할의무가있다는것이기본마인드다. 그렇기에

‘아래’로부터의 의무가 가중되는 것이 아니라‘위’로도 향을 줄 수 있

다는자세로관계를맺고있기때문에상사와부하관계가아닌동등한입

장에서리더십의 향력을서로주고받을수있게된다고설명한다.

콤비리더십을발휘하기위해전제되는요소가몇가지있다.

첫째, 우리에게 공통된 사명이 있는가 여부다. 함께하려는 미션에 한

Leaderpia 2008 October 33

상의와 바지가 서로 다른 천으로 된 양복 한 벌을‘콤비(Combi)’라고 한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천이 한 벌의 멋진 의상이 되

듯, 두사람이짝을이루는일, 즉단짝과같은관계를‘콤비(Combi, Combination)’라고말한다. 서로다른사람둘이만나하나처럼

일할 수 있는 협력 그 이상의 어울림이 리더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내가 살아야 너도 사는 상생의 개념, 윈-윈, 단짝, 파트

너, 참모, 라이벌 등의 말 속에는 콤비의 중요성이 담겨 있다. 독립적으로 잘할 수 있지만 둘이 되면 더 큰 날개를 다는 것은 자명하

다. 월간 <리더피아>는이러한힘을‘콤비리더십’으로정의하고, 조직과조직, 사람과사람끼리의어우러짐을통해콤비리더십을발

휘하는사례를찾아봤다. Editor 조현 팀장∙김혜진∙김병호기자

Illust 이

은호

강력한리더십은‘콤비’에서나온다

콤비리더십 | 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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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October 2008 Leaderpia Leaderpia 2008 October 35

다앞지르는수치를기록하고있다.

요즘 국민 MC로 각광받고 있는 유재석과 강호동 역시 콤비이면서 윈-윈

형의모체가된다. 지금에야서로라이벌이지만실제그둘은공동MC를

진행하면서 상 의 장단점을 보완, 단독 MC에서도 우수했지만 둘이 만

나그시너지를배가시켰다.

서로를 끊임없이살게하는‘라이벌형’

콤비리더십의두번째유형은라이벌형이다. 라이벌이란말은‘River’에

서유래됐다. 같은강물을두고서로겨루는사람이라는뜻이다. 라이벌은

적수, 맞서는사람이라는뜻이있기에콤비리더십에어울리지않는다고

할수있으나진정한콤비는적수가있을때나온다는것을명심하자.

언어학자이자중앙일보고문인이어령교수는라이벌의‘R’과‘L’을

동일시해‘Lival’로재해석한것도재미있다. 서로를끊임없이살게해주

는사람이자삶의의미를던져주는사람이바로‘Lival’이라며, 라이벌은

삶의의미를던져주는사람이라고해석한다.

라이벌은 서로의 존재성 때문에 경쟁하면서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콤비리더십의한유형으로담아봤다.

표적으로고이병철회장과고정주 회장도서로없어서는안될라

이벌이었다. 이두사람은격동의한국경제를이끌어오는데전천후활약

상이두드러지는양 산맥과같은존재다. 라이벌이었지만그런상 가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 경제가 가능했을까.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정주

회장과차분하고이지적인스타일의이병철회장, 성격만달랐던게아니

라주력업종에서도둘은현저한차이를보인다. 건설, 조선, 중공업, 자동

차를정주 회장이맡았고, 이병철회장은제당, 합섬, 전자, 반도체등을

맡아승부를걸었다. 실패와좌절의순간도많았지만정주 회장의하면

된다는 도전정신과 꼼꼼한 분석력과 판단력의 이병철 회장이었지만 이

둘은난국을헤쳐가는데는공통된말을했다고한다.

“해보기나했어?”라고.

결핍을기회로채워주는‘참모형’

참모형은콤비리더십에서빠져서는안될유형에포함된다. 원래참모라

는말은군 지휘관의지휘권행사를보좌하기위해특별히임명되는장

교를일컫는말인데, 리더곁에서리더의단점을보완해주는역할을하는

중요한인물들이여기속한다. 그야말로리더의결핍을채우는역할을하

면서자신의위치나존재감을확고히한다. 명장에게는명참모가있었고

1인자에게는 오른팔 역할을 하는 참모형 리더가 반드시 존재한다. 이들

은 자신이 1인자가 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님을 극명히 드러냄과 동시에

자신의색깔도명확하다.

예를 들어 한나라 유방은 한량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가 한 제국

창업의주역이될수있었던것은‘장량’이라는인물이있었기때문이다.

유방은 돈 버는 재주도 없고 학문을 깊게 갈고 닦는 데 열심이지도 않았

다. 다만사람을끄는힘, 너그러운인격하나만출중했다. 장량은전투가

일어났을때각전투를전체전쟁구도속에서관리하고자하는노력을기

울 다. 항우가싸우고이기는것에만관심을기울 을때그는민심을얻

으려했고시 를읽는눈을뜨려고애썼다. 리더에게이런인물이없다면

시류를읽는것에도아둔해질뿐아니라리더의권위를지키는데에만급

급했을것이다.

또《삼국지》조조의참모 던순욱역시제갈량보다더뛰어난인물로

평가받기도한다. 천하의제갈공명도순욱이만든질서의구도를뒤흔들

지도 바꾸지도 못했다. 5차례 걸친 북벌에도 세를 역전시키지 못하고

제갈량은죽었고, 촉이망하고오가망하는수순으로순욱이난세를평정

한 전략가다운면모를보인다. 또겸허하고검소했기에주변인물들에

게도신임이두터웠다. 조조가천하패권의구도를정착시킬수있었던것

은조조혼자만의힘이아니라순욱이있었기에가능했던것이다.

조직전체로역량발휘하는‘팀형’

팀형은조직안에서콤비리더십을발휘하는경우를말하는데노사간갈

등을풀어가는방법에서도특출한능력을보이는팀이반드시있게마련

이다. 삼성의스타CEO 군단을보자. 이건희전삼성그룹회장의참모역

을했다고볼수도있지만단순한참모라기보다, 리더의비전을정확히간

파해그이상의팀워크를발휘해각각의분야에서막강한팀을이루는역

량을발휘한특징을보인다.

구지하철공사의 경우 노사상생과 공생 실현을 위한 노사 의식 전환

프로그램을잘활용한우수사례로꼽힌다. 지난4월노사파트너십재정

지원사업우수사례경진 회에서도 상을수상할만큼노동과고용관계

의문제를효과적으로다뤘다. 단순하게노동자환경여건만개선해주면

된다는식이아니라경 진과노사가상생하며친구가될수있는화합의

방법을 도모한다. 그렇기에 외부에서는‘노사’라는 말로 표현돼도 그들

에게는파트너이자콤비라는의식이있다. 2004년에88일간지방공기업

사상최장기파업으로양보와타협없이극하게 립해모든이의눈살을

찌푸리게만들었던과오를반면교사로삼아진정한 화와상호존중, 신

뢰를바탕으로공동체전체가공유하는비전을새롭게정립시켰다. 그러

다보니자연적으로성과창출에있어서도우수한면을보 으며산업현

장에서협력적인모범사례로까지손꼽히게된것. 립하는관계로남을

수있었을법했으나콤비리더십으로극복한예라할수있다.

내 인생에 있어 나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콤비만 찾아도 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다. 둘이 합쳐 더 큰 하나가

되는리더십의비 을콤비와함께발휘해보길권한다.

내 인생에 있어 나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콤비만 찾아도 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다. 둘이 합쳐 더 큰 하나가 되는 리더십의 비 을 콤비와 함께 발휘해보길 권한다.

사명이나당위성이서로어긋나면콤비를이룰수없다.

둘째, 우리에게 합당한 비전이 있는가 여부다. 우리라는 이름으로 묶

여함께해야할사명이명확하다면그에따른밑그림도정확하게그려야

한다.

셋째, 우리에게주어진비전에알맞은목표를설정했는가여부다. 비전

과 목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콤비를 이룬다는 것은 경쟁에서 이

길수있는최강의무기를보유하는것과다름없는데이에합당한목표전

략이없다면말짱도루묵이돼버리는격.

마지막으로콤비로서서로비전과목표설정을완료했다면, 이것을위

한헌신을지속적으로확보해야한다. 애초의뜻이맞아함께달려가기로

작정했다고끝난게아니다. 콤비리더십은상당기간에걸쳐강력하고광

범위하게참여하는특별한관계이며그 향력은일반적인리더십그이

상이다.

하지만서로공통분모에지나치게집중하면, 미처서로의차이점을확

인하지못한채일을진행하게된다. 따라서예상치못한차이점에직면했

을 때의 손실을 막기 위해‘다양성’의 문을 열어두고 비해야 한다. 그

리고콤비라는이름하에얽매여지나친우정을강조했을때오히려남보

다못한불편함을초래할수있다. 콤비란비즈니스부문과개인적성향까

지맞아떨어질때그효과가크지만공과사의구분이모호해지는것을의

식하지 못하면 오히려 방해가 되는 관계로 전락할 수 있다. 또 워낙 서로

의장단점을파악하며일하다보면거기에서오는느슨함이일의긴장감

을떨어뜨려능률을높이지못하는경우도발생한다.

콤비리더십의4가지유형

혼자서도잘하지만뭉치면펄펄나는‘윈-윈형’

콤비리더십유형은기본적으로4가지로나눌수있다.

첫째, 윈-윈형이다. 윈-윈형은각각독립노선이마련돼있으면서상호

보완하는 요소를 찾아 서로의 필요를 보충해주는 형태의 콤비 리더십을

뜻한다. 윈-윈형의 표적인인물로는국가 국가로서프랭클린루스벨

트와윈스턴처칠의사례를들수있다. 제2차세계 전중프랑스가나치

에굴복하자 국은유럽자유와민주주의를지키는마지막보루로남았

다. 승리를얻으려면미국 통령루스벨트의도움이필요했는데처칠은

백악관으로가서목욕을한후벌거벗은채루스벨트를만났다.

“나는숨길것이없소이다.”

그들은만날수밖에없는정치적상황에놓여있었지만그만남을통해

정치외교의사적인부분까지나눠가며인간적교분을쌓았다는것이흥

미롭다. 불같이 화를 잘 내는 성격의 처칠과 눈물을 보이기도 하는 등 감

성적인루스벨트의성격은서로어울리기쉽지않아보인다. 그런데도이

들의 서양을오가는만남은계속됐다. 국가를위한전략적제휴의성격

이 많이 포함돼 있지만 콤비적 성향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 독일을 물

리칠힘을얻기위해루스벨트에게간이라도빼줄것처럼철저하게접근

한처칠의분투여서더욱그러하다.

존 미첨의《처칠과 루스벨트》에서는 그들의 동맹관이 더욱 자세히 드

러난다. 루스벨트는처칠에게이렇게말한다.

“동맹이라는 제도는 그 구성원들이 서로에 해 믿음이 있는지, 정직

과 정의, 나머지 미덕들의 실천 여부에 의해 향받게 되는 것이다. 그런

타고난능력이있었던인류만이연합할수있었고, 따라서비교적정직한

사람들만보존돼왔던것이다.”

처칠은루스벨트에게이렇게말한다.

“동맹이라는제도는개인간의우정과마찬가지로국가간의우정도인

류애의힘을불러일으키는건설적인노력이필요하다. 그래야긴 한이

해와협력의분위기를조성할수있기때문이다.”

이둘의 화는파트너가되기위해펼쳐야할콤비리더십의특징을정

확히간파하고있다.

믿음과공동의가치에 한합의가없으면동맹관계, 즉파트너도, 상

생도해체될수밖에없다는것을의미하고있다.

기업으로 보면 미국의 디스카운트스토어‘타겟’사가 윈-윈형의 전형

을보인다. 타겟사의울리치CEO는부임하자마자할인매장에오는사람

들은돈도없고디자인도모른다는생각을버리고새로운목표를만들어

간다. 위 하고 유명한 디자이너의 작품을 다수가 감상하고 일상생활에

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명품 디자이너와 제휴를 맺어

타겟사를통해나가는제품에로열티를주고디자이너의작품을그려넣

는다. 이미 타겟사는 디자이너에게 로열티를 지불, 계약했기 때문에 그

상품이팔릴때는타겟사라는회사명과디자이너이름이같이나가게된

다. 상품으로 중이값싸게내놓아즐길수있도록한것이다. 또촉망받

는 디자이너들을 키워내 디자이너에게는 먹고살 기회를, 고객에게는 좋

은디자인상품을구매할수있는‘공생시스템’을전면적으로활용해성

공한사례다. 그러다보니타겟사에 한인지도도맥도날드나나이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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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은 빨리 망한다’는 공식을 무참히 깨뜨린

사례가바로허씨와구씨가문의이야기다.

허씨와구씨가기업활동을함께하게된연

은 참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남 진양

의 승산마을에서 터를 잡고 살던 구 씨와 허 씨

문중. 그중에서도 허만정 씨는 첫 번째로 손꼽

히는 만석꾼이었다. 그러면서도 쓸 줄 아는 미

덕도 갖춘 구두쇠 다. 아침마다 쌀 한 말로 밥

을지어놓고어려운사람들에게끼니를 접하

는것을거르지않는인심후한구두쇠 던것.

1920년 구인회 LG 창업회장이 14세가 되던

해 허만식 씨의 장녀와 혼인을 하게 되면서 그

들의인연은시작됐다.

허 씨 집안은 보수적인 유교 집안이었지만

자녀들에게는서울이나일본유학등신학문을

접하게하는데에는적극적이었다. 구인회창업

회장 역시 이러한 처가 분위기에 많은 향을

받았다. 구 회장도 신학문을 배우며 새로운 문

물에 눈을 떴다. 구 회장의 막내 처남인 허윤구

씨가일본유학을마치고돌아와무역회사를차

렸고, 구 회장은 무역업에 눈을 뜨며 안목을 넓

혀갔다. 10년을 함께 일하고 나서부터는 허 씨

가 구 씨에게 사업 밑천을 댔다. 구 씨네 일가,

특히구인회회장의사업적기질을알아보고자

리를 재배치한 것이다. 허만정 씨는 당시 24세

던셋째아들준구씨(고LG건설명예회장)를

데리고 부산에 있는 구 회장을 찾아왔다. 용건

은이랬다.

“내가 사돈의 사업 역량을 익히 알고 있기에

오래전부터생각해온일이니꼭들어주기바라

오. 이아이를맡기고갈테니사람만들어주소.

사돈이하는사업에출자도좀할작정이오.”

구 회장도 기꺼이 받아들 고, 이것이 도약

의 발판이 된다. 투자 받은 돈으로 여성용 화장

크림, ‘아마스구리무’를 판매하면서 톡톡히 재

미를 보게 됐고, 직접 생산에 성공하면서 LG화

학의 전신인‘락희화학공업사’를 설립하게 된

다. 구씨와함께손잡은허씨네측에서도실속

있는 투자가 된 셈이다. 사업이 성공하면서 수

익이크게났고, 허씨집안의인재들도LG 경

에함께뛰어드는계기가됐다.

이때 투입된 사람이 허학구 씨와 구자경 씨

다. 플라스틱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그들은공장에서먹고자고일하며동고동락했

다. 그렇게 만든 사업이 자리를 잡아가고 사업

도확장해가면서자신의입지도탄탄히굳혀나

갔다. 하지만구인회창업회장이타계하고구자

경회장이취임하는1970년에이전세력을쥐고

있던허학구(LG전선부사장) 씨는미련없이경

일선에서물러난다.(1)

외조와내조의절묘한조화

구인회 창업회장이 경 에 능

통했다면 허만정 씨가 맡기고

간 셋째 아들 허준구 씨(LG건

설 명예회장)는 금전을 관리하

는 데 천부적인 재능

이 있었다. 그만큼 숫자에 밝았기에 장부는 모

조리관리했다. 초기부터판매∙구매업무를전

담했고, 현장을 직접 누비며 거래처를 방문해

직접수금해가며리어카에치약을싣고다니는

것도마다하지않았다. 최고경 자자리에올라

서도 허 씨는 현장 챙기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

았다. LG전선 공장이 침수됐을 때, 두 달 동안

꼬박 복구 작업에 발벗고 나섰다. 악취가 진동

하는물속을헤집고다녔고, 밤에는직원들에게

소주를따라주며격려하는등몸을사리지않고

일하는CEO 다.

이러한 허준구를 구인회 회장이 몰라볼 리

없었다. 당시 전문 스태프의 중요성이 높아지

면서 기업마다 기획조정실을 설치했는데 구

인회회장은주저없이허준구를기획조정실의

초 실장으로 앉힌다. 이것은 구 씨가 가장 신

뢰하는 인물이 허 씨라는 것을 내외적으로

알리는공식적인계기가됐다.

허준구의동생허신구는‘하이타이’라는합

성세제 개발의 주역이다. 동남아 출장 후 합성

세제 보급을 촉구하면서 업계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빨래비누 량

생산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시기에

허 씨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

도 없었다. 구 씨의 뚝심도 만만치 않

았다.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고 1년

여만에구씨의지지를받아낸다.

그의 확신에 찬 집념을 알

아봐준 것. 명실 공히

LG그룹 성장 발로를

넓혀가는 데 공을 세운 허신구는 럭키 사장, 금

성사 사장, 럭키석유화학 회장 등의 요직을 두

루 거친 재계 인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1995년

구자경그룹회장이아들구본무회장에게 권

을 이양하자 형 준구 씨 등 창업 멤버들과 함께

구자경 회장의 퇴진에 미련 없이 몸을 실었

다.(2)

허 씨와 구 씨 경 인들은 애초에 문제의 소

지가 될 만한 부분은 철저히 제거해버렸다. 창

업공신으로뛰어남다른애착이보이는직위에

도욕심을내지않았다. (1)과(2)의사례처럼창

업멤버들과함께퇴진하며 권에 한욕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LG그룹이 콤비로서 윈-윈 할

수있었던첫번째비결이다. 구씨집안이사업

확장과 공장 건설 등 외적인 일에 주력했고,

허씨일가는재무, 업, 판매등꼼꼼함이필요

한부문, 즉안살림을챙겼다. 구씨가사업을키

우면 내실을 기하도록 하는 내조 역할은 허 씨

가 맡았다. 서로에 한 신뢰도는 점점 두터워

졌다. 워낙 근검 절약하는 허 씨 집안의 가풍이

고스란히 이어져 내려왔고, 그것을 아는 구 씨

일가로서는마음놓고사업확장에전력을가하

는등상호보완이완벽하게이뤄졌다.

아름답게만나아름답게헤어진다

구인회창업회장이키운허준구LG건설명예회

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과는 50년을 한

직장에서 함께한 동지이자, 친구 다. 워낙 허

물이 없어 술잔을 기울이는 일도 많았을 만큼

막역한사이 지만자신의위치그이상의것은

서로 바라지 않았다. 특히 허준구의 경우 나이

도두살위고LG입사도4년이나앞섰지만구자

경 회장 앞에 한 발짝이라도 먼저 가는 일이 없

었을 만큼 예우는 깍듯했다. 허 회장보다 구 회

장이 드러나는 일은 없었다. 를 이은 구본무

회장과허창수회장역시이부분은철두철미하

게 지킨다. 허 회장은 구 회장을 그림자처럼 수

행하며 뒤에서 실무를 챙길 뿐, 어느 곳에서도

먼저나서지않는다.

를 지켜 내려온 내조의 역할 이상을 욕심

내지않았다. 구인회창업회장은사업을확장하

느라 자신의 손에 쥐어진 돈이 없어도 사채를

끌어다쓸지언정허씨일가의배당금을미루는

일은한번도없었다.

그리고 그룹의 중요 안건에 해서도 구 씨

집안과 허 씨 집안 인사들이 동일한 인원수를

맞춰 참여해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을 철저히 지

키고있다. 가족적인분위기지만인사는엄격하

다. 일반공개채용시스템을그 로적용해실

무를 통한 능력 검증에서 통과하지 않으면

중용되지 못하는 것도 LG그룹만의 독특한

인사방법이다.

3세 를 거쳐 내려오면서 1백 년에 가

까운세월동안두집안이한집안보다평

안할 수 있었던 이유의 또 하나는‘창업

자의 한결같은 의지’다. 구인회 창업회

장은 수많은 형제와 자녀들로 얽히고

설킨 관계를 풀 수 있는 방책은 바로

‘인화(人和)’라는점을알고있었다.

“기업은 사람이 사람을 위해 하는

활동이다. 인화로단결하면만사가모두잘되더

라. 인화가 깨지면 결국 망하게 되는 것이 세상

의도리다.”

이러한 점들이 밑바탕돼 있었기에 2004년 7

월 LG그룹과 GS홀딩스로 그룹을 분리할 때도

별다른문제없이아름답게헤어질수있었다.

“사람이 기쁘게 만나기는 쉽다. 그러나 기쁘

게헤어지기는어렵다. 만나면되도록헤어지지

말아야 하고, 할 수 없이 헤어지게 된다면 따뜻

하게손을잡고웃으면서헤어지도록하라.

구인회 명예회장이 생전에 자손들에게 충고

한 말이다. 양가를 배려하고 상호 존중하는 태

도가 유종의 미를 거둔

것이다. 명콤비구씨

와 허 씨는 윈-윈 할

수있는아름다운이

별을선택했다.

아름다운이별공식을세운명콤비경상도의 만석꾼과 천석꾼 집안이 동업자로 만나 57년간 큰 잡음 한 번 일지 않았다. 허 씨와 구 씨 일가가 일궈온 LG그룹의 이야기

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지만 동업만큼은 하지 말라는 것이 일반 상식이다. 형제나 막역한 사이라고 해도 결국 의가 상해 갈

라서게 되는 등 돈 잃고 사람 잃는 일이 부지기수이기 때문. 그러나 LG그룹은 다르다. 물론 지금은 LG그룹과 GS그룹으로 각자의 길

을가고있지만이들은헤어짐까지도아름다웠다. 명콤비로서서로윈-윈할수있었던그들의이야기를들어보자.

3세 를 거쳐 내려오면서 1백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두 집안이 한 집안보다 평안할 수 있었던 이유의 또 하나는‘창업자의 한결같은

의지’다. 구인회 회장은 수많은 형제와 자녀들로 얽히고설킨 관계를 풀 수 있는 방책은 바로‘인화(人和)’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36 October 2008 Leaderpia

Case 1 LG그룹 허 씨 & 구 씨

콤비리더십 | 윈-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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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일관되게그려내는데일가견이있었다.

천부적인재능도물론뒷받침된것이지만일본

에서 태어난 정 감독에게 한국은 조국 그 이상

의 나라 다고 한다. 자신이 한국말을 할 수 없

음에 해 탄식하고 6개월간 두문불출하며 한

을 익히고, 역사와 지리를 독학했다. 지금도

틈만 나면 한국사 책을 읽는 그는 단순히 알기

위함이 아닌 역사 속 인물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꾸준히노력하고있는것이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고 했든가. 임 감독

은 정 감독의 촬 세계를 간파하고 그를 찾아

온것이다.

임 감독은 우리 전통 문화에 한 애착이 깊

다. 지극히한국적인정서를스크린에담아내고

싶었다. 전쟁과 역사 등을 통해 인간의 정서를

표현하는작품을그려내려면그것을가장잘이

해할수있는촬 감독이필요했다.

정 감독 역시 마찬가지 다. 자신의 정서를

이해하고그것을카메라에담을수있도록표현

하는감독이늘갈급했다.

배려를바탕으로자기색깔존중

<만다라>를시작으로<장군의아들> <서편제>

등이 연이은 흥행 박을 내면서 임 감독과 정

감독은점점찰떡궁합을과시할만큼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칸 화제 감독

상수상작인<취화선>을촬 할당시에도임권

택감독과정일성감독은혼연일체됨을보여줬

다고관계자는전한다.

“머리와마음이하나된것과같은두분입니

다. 단몇마디의의견을서로건네는게전부인

데, 정 감독님의 상은 임 감독님의 의중을 정

확하고도섬세하게그려냅니다.”

장인의 경지에 오른 두 콤비가 한 작품으로

함께 움직일 때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작품의

의도를공유하는것이다. 그다음에는상 방이

원하는것이무엇인지를세 하고치 하게, 거

기다 배려심을 갖고 움직인다. 작품의 내용에

따라 표현 기법은 임 감독이든 정 감독이든 얼

마든지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포용력도 크다.

그 둘의 내면에 깔린‘인간의 위 함을 담아내

자’는 기본 마음가짐이 동일하다는 게 둘의 조

합을더욱빛나게하는것이아닐까.

감독이 이미지 작가라면, 촬 감독은 표현

작가라는표현이맞을듯하다. 주제와줄거리는

지키면서 상의언어로표현해내는힘을발휘

해야 한다. 정 감독은 본에 없는 부분까지도

생각하고 촬 에 임한다.

그래야 렌즈라는 기계

에 예술의 혼, 인간

의 혼을 불어넣을

수있기때문이라고.

정 감독의 치 하고 세련된 상 기법은 임

감독이추구하는수수한인간내면을고스란히

드러내 보여준다. 그렇다고 임 감독의 작품 세

계를뛰어넘는무례함은범하지않는예의를철

저히 갖추며 촬 에 임한다. 기술을 예술로 승

화할 수 있는 정 감독과 평범하고 고된 인간의

삶을 예술적 차원으로 그려낼 수 있는 임 감독

의 정신세계는 너무도 닮아 있다. 상 의 독특

한감각을인정하면서서로의장인정신을존중

하는 그들은 각자가 가장 좋은 길을 갈 수 있도

록응원해주는관계로오롯이묶여있다.

임감독은자신의1백번째작품인<천년학>

에서도어김없이정일성감독과호흡을맞췄다.

“내가나무라면임감독은흙, 내가낮이라면

임 감독은 밤”이라고 표현하며 정 감독은 자신

의자리를묵묵히지킨다.

<서편제> <천년학> <취화선> <춘향뎐> <태백

산맥> <장군의아들> 등이름만들어도“아하~”

하고탄성이절로나오는이작품에는임권택과

정일성이라는이름이공통으로들어간다.

화는 감독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며 그

상을표현하는촬 감독과의호흡이매우중

요하다. 하지만 화감독과촬 감독의관계가

매끄럽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임권택

감독과정일성촬 감독은항상함께한다.

얼마전임권택감독의1981년작품<만다라>

가 CNN이 뽑은 역 아시아 최고 화 18편에

선정됐다. 이 작품에 해서는“ 화 예술가로

서 임권택 감독이 획기적인 성취를 해낸 작품”

이라는 평가를 덧붙 다. 이 작품 역시 촬 감

독으로정일성씨가함께했다.

20년을넘도록같이다니며호흡을맞췄으니

콤비 중에서도 황금 콤비로 통한다. 이렇게 오

랜시간호흡을맞춘 화감독과촬 감독은세

계 화계에서드문사례로손꼽힐만큼특이한

일이다.

<만다라>는두거장에게특별한의미가있는

작품이다.

충무로 화 판에서 처음부터 그들이 함께

일한 것은 아니다. 서울 공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미국으로건너간정일성감독은우연

찮게 미 공보원에 취직했다. 당시 공군본부 측

은 홍보 화를 찍고 있었는데 정 감독의 학

선배가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해왔다. 이것이

계기가돼정감독은당 최고의촬 기사 던

김학성 씨 밑에서 3년간 수습기사로 일했고 한

국 화계의 내로라하는 조긍하, 김기 등의

감독과 일하고 있었다. 워낙 한번 일에 빠지면

아픈 것도 모른 채 일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교

통사고가 났지만 4시간이 지난 후 바로 촬 하

는 투혼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게 화근이

됐다. 외상이 없어 멀쩡한 줄로만 알았는데, 교

통사고충격으로장기에손상이왔고그것을모

른 채 지내다 내장이 썩어버린 것이다. 촬 장

에서 쓰러진 그는 위와 직장을 항문 바로 위까

지 잘라내는 수술을 받는다. 그러다 엎친 데 덮

친 격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직장암 선고를

받는다. 11시간에 걸친 수술을 앞두고 있던

때 임 감독이 정 감독을 찾아와 이런 말을 하고

갔다.

“정 형과 꼭 하고 싶은 작품이 있소. 그러니

빨리쾌유하시길바라오.”

너와나를존중하며쌓아온황금콤비

가족들이장례준비를할만큼절박한상황이었

는데정감독은기적적으로기사회생한다. 죽을

고비를넘긴기쁨때문이었을까. 회복의단계가

남아있었음에도불구하고곧장카메라를집어

들었다. 배에붕 를감은채정감독은임감독

의촬 현장으로따라나선다.

당시 이들을 두고“임 감독이 송장하고 화

를찍는다”는말이돌만큼그의체력은바닥이

었다. 그러한우여곡절가득한사연으로

만든작품이바로<만다라>

다. 그들의 인연은 여기

서 시작된 것이다. 서로

죽을 각오를 하고 만든

작품이다보니첫인연

인데도 그들의 호흡은

척척이었다.

정 감독은 한국적

Leaderpia 2008 October 3938 October 2008 Leaderpia

낮과밤,나무와흙의관계모든 화는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너와 나의 끊임없는 의사소통으로 되는 것이다. 나의 말만 서둘러 하려 하지 말고 상

의 반응을 살피며 말하는 소통의 교집합이 돼야 한다. 격동의 세월을 지내며 한민국 화계를 이끌어온 두 거장, 임권택 화감독

과 정일성 촬 감독은 서로의 소통 방법을 꿰뚫고 있는 막역한 사이다. 그들은 한국 화계의 큰 획이 될 만한 걸작들을 빚어낸 주역

이기도하다. 임감독에게는정감독이정감독에게는임감독이있었기에가능했다. 장인의 경지에 오른 두 콤비가 한 작품으로 함께 움직일 때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작품의 의도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다음에는 상

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세 하고 치 하게, 거기다 배려심을 갖고 움직인다. 작품의 내용에 따라 표현 기법은 임 감독이든 정

감독이든 얼마든지 다르게 할 수 있는 포용력도 크다. 그 둘의 내면에 깔린‘인간의 위 함을 담아내자’는 기본 마음가짐이 동일한

것이 두 사람의 조합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 아닐까.

Case 2 임권택 & 정일성

콤비리더십 | 윈-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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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erpia 2008 October 41

‘라이벌(rival)’이란단어의또다른해석은, 어

의리버(river)와같은뿌리에서나와‘같은강가,

하지만 반 쪽에 사는 주민’을 의미한다는 것

이다. 그렇기에경쟁자이자공동운명체라는것

이지만꼭라이벌의두 상을같은시 에서만

규정지을필요는없을듯하다. 공자와소크라테

스, 람세스2세와알렉산더 왕처럼서로다른

시 를살았지만그들이역사속에남긴리더십

에서공통점및차이점이비교∙ 립되며콤비

를 이룬다면 충분히‘라이벌’로서의 관계가 성

립된다고볼수있다.

GE의 리더십을 상징하는 잭 웰치와 3M의 전

설적인 인물 윌리엄 맥나이트(William L.

McKnight)도 이와 같다. 비록 그 둘의 활동 시기

는달랐지만두사람의삶과철학, 경 방식, 리

더십스타일등은서로를라이벌로부르게한다.

서로가많은부분에서 조를이뤘지만두사람

의가장큰공통점은‘성공한혁신리더’라는점

이다. 둘 사이의 리더십은 어떤 차이가 있으며

무엇이그둘을성공으로이끌었는지살펴보자.

카리스마리더십vs. 서번트리더십

본 페이지를 처음 접했을 때, 두 사람의 이름을

보고‘잭 웰치는 알겠는데, 윌리엄 맥나이트는

누굴까’라는 생각을 하는 이가 적지 않았으리

라 생각한다. 그만큼 잭의 명성에 비해 윌리엄

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이 점에서 두

사람의상반되는리더십유형을찾을수있다.

우선 잭 웰치는 잘 알려진 로 20세기 최고의

경 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1981년, 45세의 나

이로 GE의 CEO자리에

올라 적인 혁

신을 시작했

다. 경쟁력

이 있는

사업을제외하고덩치만큼성과를내지못했던

사업 부서는 모두 매각하거나 폐쇄하며, 10년

동안 직원을 25%나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단행

했다. 전사회적으로비난의목소리가높았지만

그는강력한카리스마와통솔력으로혁신을일

궈내 오늘날의 GE를 만들었다. 그야말로 GE혁

신의가장중심에서모두를이끌었던것이다.

반면 윌리엄 맥나이트는 잭 웰치와 전혀 다

른 방향으로 3M의 혁신을 일궜다. 그는 직원들

을 줄이지도, 사업 분야를 정리하지도, 모두의

앞에있지도않았다. 단, 그는기업환경을전반

적으로변화시켰다. 비공식적이기는하나종신

고용제를시행함으로써전직원이한배를탔음

을 사원 모두의 마음속에 심어줬고, 그들이 스

스로의역량을최 한으로펼쳐갈수있도록그

들을무한하게신뢰했다. 그는직원들이스스로

행동하는 문화를 3M에 뿌리내리려 했고, CEO

의위치 지만모두의뒤에서그들을 어주는

전형적인서번트형리더 던것이다.

즉‘제왕’이라고도불릴만큼열정적으로기

업의 혁신을 주도한 잭 웰치는 그만큼

강인한 이미지가 많이 표출됐으

며, ‘서포터’라고 할 만큼 나서

기를 꺼리며 직원들의 능력

개발을후원한윌리엄맥나

이트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명성만

큼이나뛰어난경 자

로 평가받는 잭 웰치

처럼 윌리엄 맥나이

트도최고의경 자중한사람이었다. 3M이그

를‘3M 기업문화의 근원인 인물’로 평가하고

있는것만봐도알수있다.

이처럼상반된리더십을보여준두사람답게

그들이 각각 일궈낸 혁신의 색깔도, 또한 그 과

정에서의인재활용방식도서로성격이다르다.

열정vs. 헌신

잭웰치는직원들에게‘열정’을강조했다. 그리

고 그는 열정이 없는 직원을 과감하게 해고했

다. 목표 달성에 실패했더라도 열정을 잃지 않

았다면다시기회를주었고, 목표를달성했더라

도열정이없다고판단되면 기회를앗아가

버렸다. 이 같은 그의 경 방식이 내부에서는

반발이심했지만웰치는끝까지자신의가치관

을관철시켰다.

GE의 경 실적이 꾸준히 성장함에 따라 반

발도 줄어들게 됐고, 이에 그의 카리스마적 리

더십은 더욱 크게 향을 끼쳤다. 물론 그가 강

한카리스마만을내세우는독단적리더는결코

아니었다. 그는 GE의 모든 간부의 애칭과 장점

을 꿰뚫고 있었고,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주장

하는용기를가진이를격려했다.

또한 그는 인재를 활용함에 있어 철저한 성

과주의를 고수했다. 조직 구성원을 정예 20%,

중간70%, 하위10%로구분해그룹에따라다른

우로직원들의사기를이끌었다. 정예그룹에

속하는 20%는 중간 그룹보다 급여도 2, 3배 지

급하고, 스톡옵션및승진기회를제공함으로써

확실하게동기를부여했다. 관료주의를타파하

고 철저하게 능력 중심, 성과 중심으로 직원들

의 열정을 부채질한 것이다. 이런 잭 웰치의 리

더십이 점차 GE를‘혁신의 기업’으로 변화시

켰음은물론이다.

반면 윌리엄 맥나이트는‘헌신’을 보여줬

다. 3M의혁신에서가장중요한역할을맡고있

었음에도각각의개발신화속에그가등장하지

않는점만봐도알수있다. 그는신화의주인공

을언제나그제품의개발자로내세웠으며자신

은 서포터로 칭할 뿐이었다. 그런 그의 겸손한

성품은 3M의 역사 속에 수많은‘기업가 사원’

을탄생시켰다.

아트 프라이(Art Fry)라는 사원이 발명한, 오

늘날우리에게생필품이된‘포스트잇’역시맥

나이트의헌신적인경 철학이탄생시킨산물

로 볼 수 있다. ‘포스트잇’의 아이디어가 개발

팀, 마케팅팀에서 인정받지 못하자‘3M 사원’

아트프라이는직접기계를만들어상품을만들

고, 회사 내에 샘플을 돌리며 직원들을 상으

로‘마케팅’을 했고, 결과는‘오늘날’과 같이

됐다.

인재를활용한방식에서도그는‘믿음’을가

장중요시했다. 역량의 부분을직원스스로에

게위임하며그들에게자유와실수할기회를줬

고, 그렇게 그들의 창조력을 키워준 것이다. 아

울러 모든 직원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잠재

인력으로보고, 그들이진정한주인의식을가질

수있도록그들각자의공을끊임없이인정하며

격려했다. 그렇게 3M 역시‘혁신의 상징’으로

불려온것이다.

강은‘경계’와‘교류’를동시에상징

만약 두 사람이 동시 , 그것도 같은 분야에서

서로경쟁했다면결과는어떻게나타났을까. 넘

치는카리스마를바탕으로모두를이끌며순간

순간마다정확한상황을판단내리는잭웰치가

승리했을까, 아니면직원들에 한신뢰를바탕

으로모두의뒤에서후원자역할을맡으며직원

한 명 한 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윌리엄 맥

나이트가앞섰을까. 결과에 한예상은다양하

게 나올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부분의 사람

들은 스스로가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혹은 스

스로에게서더짙게드러나는리더십에한표를

던지리라.

보통 경제가 어렵고,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

기에는카리스마강한리더십이각광받는경우

가많다. 모두가혼란스러워할수록사람들은자

신들이나아가야할방향을명확하게제시하는

리더에게끌리기때문이다. 반면자발성을바탕

으로한창의력∙효율성이절실한시기에는섬

김을우선으로하는리더십이효과적으로나타

나곤한다. 구성원각자가조직내의또다른조

직안에서작은리더가됨으로써스스로리더의

역량을극 화할수있는이유다.

결론적으로, 정답은 각각의 시기와 한 사람

한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매겨지거나, 혹

은아예없는셈이다. 하지만중요한것은, 상반

되는두종류의(혹은그이상의) 리더십유형사

이에는 언제나 강이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강

은‘경계’를상징하지만‘교류’의의미또한포

함하고있지않은가.

극과극사이에흐르는강문학평론가 이어령 선생은 라이벌에 관해, “R과 L이 동일한 어원이라고 해석했을 때, Rival은 곧 Lival이 된다”고 했다. Lival이‘살

다’라는 의미의 Live에서 왔기에 서양에서의 라이벌은 서로를 끊임없이 살게 해주는 사람, 즉 삶의 의미를 던져주는 사람이라는 것이

다. 아울러 Live와 Love의 어원이 같으므로 삶과 사랑은 같은 말, 즉 라이벌은 나의 삶에 의미를 주는 존재인 동시에 내가 사랑해야

할사람임도그는지적했다.상반되는 두 종류의(혹은 그 이상의) 리더십 유형 사이에는 언제나 강이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강은‘경계’를 상징하지만‘교류’의 의미 또

한포함하고있음을항상잊지말아야할것이다.

Case 1 잭 웰치 vs. 윌리엄 맥나이트

콤비 리더십 | 라이벌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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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를 살았던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 이하마틴)과말콤엑스(Malcolm X, 이

하말콤)는흑인이자성직자이자흑인해방운동

자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꿈’과

‘악몽’으로 표되는차이점도갖고있다. 누군

가는둘을가리켜라이벌이라하고어느곳에서

는 동료라고도 표현한다. 그들은 어떤 삶을 살

았으며, 그들을라이벌이나동료로지칭하는건

무엇때문일까.

마틴은1929년남부조지아애틀랜타에서태

어났다. 그는 매우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으며

목사 던 조부와 선친의 향으로 자연스럽게

‘신’을 사랑하게 됐다. 그는 목사가 되고 싶었

고신학교에입학했다.

말콤은 1925년 북부 네브래스카의 오마하에

서태어났다. 가난한가정이었으며그의아버지

역시 목사 지만 동시에 흑인 민족주의자이기

도 했다. 말콤도 목사가 되고 싶

었다. 하지만 그는 중등학

교를 중퇴하고 만다.

‘KKK단’으로 추정되

는백인에의해집이

불타버리고

선친이 살해됐기 때문이다. 그는 방황 속에서

범죄자가 됐고 스물한 살에 감옥에 수감됐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슬람 사원, 즉 흑인 회교도

와만나게됐다.

이상의 성장 배경은 그들의 상반된 인종 정

책의 토 가 됐다. 기독교의 목사가 된 마틴은

백인과흑인이함께살아가는‘통합주의’를사

랑으로이뤄가야함을주장했으며, 이슬람사원

의목사말콤은백인들의‘보이지않는폭력’에

정면으로맞서가야함을‘흑인민족주의’란이

념아래주장했다.

해방 운동 초기, 마틴은 기독교에 바탕을 두

고있는서구문명을만들어낸백인을신뢰했다.

그는 백인 중 인종주의자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때문에비폭력을앞세워그들에게사

랑을실천한다면흑인의평등을얻게될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말콤은 백인, 나아가서 미

국을믿지않았다. 그는흑인에게스스로를방어

해야함을주장했고, 법이우리를지켜주지못한

다면무기를사용할수밖에없다는것을강조했

다. 마틴이“오른쪽뺨을때리면왼쪽뺨을내주

어라”고 말할 때, 말콤은“눈에는 눈,

이에는이”를외쳤던것이다.

그렇게 같은 뿌리에서

나온 두 가지는 서로 반

되는 방향으로 뻗어가기

시작했다.

서로마주서다

말콤은 기독교를 비판했

다. 그에게 기독교는 백인만의 종교 다. 그는

기독교를 이용해 흑인을 착취하면서도 내세에

는 천국에 갈 수 있으니 참으라고 말하는 백인

을 사악한 인종이라 칭했다. 아울러 말콤은 노

예제도와 인종차별로 얼룩진 미국이 언젠가는

신의 심판을 받을 것임을 경고했다. 마틴에

해서도백인에게이용당하고있을뿐이라고생

각했다. 오른쪽 뺨을 맞고 왼쪽 뺨을 내미는 것

으로는무엇도변화시킬수없음을지적했다.

마틴은말콤의흑인우월주의를비판했다. 백

인우월주의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그는 말

콤의분리주의가희망을잃은북부빈민가흑인

의 절망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울

러폭력은폭력일뿐, ‘방어적인’폭력과‘공격

적인’폭력을구분할수는없다고말했다. 폭력

이라는그자체가흑인해방에아무런도움이되

지않는다고생각한것이다.

하지만둘의관계가완전한 립이라고보기

어려웠던것은두사람은직접적으로상 방의

권위를공격하지않았다는것이다. 상 방의생

각이자신과다르기에비판은하지만서로를깎

아내린흔적을찾아보기힘든건어쨌거나둘의

궁극적인목표가같았기때문이며, 무엇보다둘

은같은인종이었기때문이었으리라.

서로를닮아가다

말콤과이슬람사원의관계가틀어지기시작했

다. 존 F. 케네디 통령이 살해됐을 때, 이슬람

사원의 표지도자무하메드는밑의목사들에

게 이에 관한 언급을 피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행여나미국을건드리는말을꺼냈을때돌아올

공격이두려웠기때문이다. 하지만말콤은케네

디의 죽음에 한 질문을 받고“자업자득”이라

답한다. 이에 미국 언론은 이슬람 사원을 비난

하기 시작했고 무하메드는 말콤에게‘침묵’을

명령했다.

그 즈음 말콤은 무하메드가 3명의 여비서들과

스캔들이있었고, 그들과의관계에서여러명의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접하게 됐고, 이에 큰

충격을 받는 일까지 겪게 됐다. 결국 말콤은 무

하메드와결별을선언했다. 그리고이때부터그

의언행에변화가일어났다.

백인과의싸움을위해흑인의단합이필요하

다는점을깨달은그는마틴을비롯한민권운동

가들과의협력을원하기시작했다. 아울러흑인

에게투표권을줄것을요구하고흑인이투표권

을 올바르게 사용할 것을 당부하며, 자유를 위

한투쟁을위해우선정치적으로성숙해야함을

주장했다. ‘폭력’과‘악몽’으로 변되는 자신

의이미지도완화시키기위해마틴이추구하는

민권운동에협력할것을끊임없이알렸다.

“흑인문제에 한바른해답은마틴루터킹

이 갖고 있다. 나 같은 사람은 백인으로 하여금

흑인도 필요하다면 싸울 수 있고, 싸울 것이라

는것을알게하기위해필요하다”는말을하기

도했다.

아울러 말콤은 미국 내 흑인 차별은 더 이상

미국만의문제가아니라고생각하기시작했다.

그것은전세계억압받는유색인종의문제이자

모든 인간의‘인권 문제’라고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그는 마틴이 이끄는 투표권 투쟁

운동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마틴이 말콤과의 만남을 주선했고, 말콤 역시

마틴과의만남을원했다. 서로비판하기는했으

나 말콤의 변화, 또한 두 사람의 궁극적인 목적

이 같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둘의 만

남은이뤄지지않았다. 1965년2월21일, 약속날

짜 이틀 전에 말콤이 암살당했기 때문이다. 그

리고아이로니컬하게도이사건은마틴의변화

를부른다.

이미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한 마틴이었지만

그는뒤늦게서야그가주장하는‘비폭력’과빈

민가흑인의‘현실’사이에엄청난간극이있음

을 깨달았다. 또한 형식상에 불과한 민권법과

투표권법이실제흑인의삶에서별가치가없다

는 것도 알았다. 이론상으로 투표권도 갖고 있

었고 백인과 같은 학교에 다닐 수도 있지만, 당

장먹을것조차없었고인종차별은여전했기때

문이다.

결국 그는 미국이 사회민주주의로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을 보 다. 부의 재분배만이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경제적 문제가 해결돼

야 인종적 평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이다. 더 이상 마틴은 미국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자유주의개혁자가아니었던것이다.

또한오래전말콤이그랬던것처럼미국만이아

닌 전 세계의 인종과 빈곤 문제를 해결해야 함

을주장했다.

이후마틴의행보는미국의제국주의에 한

비판과반전운동으로이어졌다. 베트남에서한

명의 적을 죽이기 위해 50만 달러를 쓰면서 자

국 내 빈곤민을 위해 50달러도 내놓지 않는 미

국을 향해, “미국에 한 신의 심판이 곧 있을

것이다”라고말했다. 이역시오래전말콤이했

던말이었다.

그렇게마틴은생애마지막3년동안‘사랑의

연설’이 아닌 정의와 평등을 위한 과격한 어조

의연설을했다. 그리고1968년4월4일, 그역시

암살당함으로써생을마감했다.

‘라이벌’이자‘동료’ 지만 마틴과 말콤은

평생동안단한번마주쳤다고한다. 바로1964

년 3월 26일 연방 상원에서 민권법안을 논의할

때 고, 악수와 몇 마디를 주고받은 게 전부

다고 한다. 21세기의 인종차별은 확실히 많은

변화를 보여왔다. 하지만 아직 마틴과 말콤이

원했던 세상만큼은 아니다. 두 사람의 협력이

진정으로이뤄졌다면보다차별없는세상이됐

을지도 모른다. 또한 화 속의 그 흑인 꼬마도

그처럼‘아픈’ 사를읊조리지않았으리라.

원한라이벌혹은 원한동료몇 해 전, 한 편의 할리우드 화 속에서 접했던 한 구절의 사를 기억한다. “흑인이 성공하는 길은 단 세 가지밖에 없어. 스포츠 스

타, 연예계 스타, 아니면 갱.”물론 화 속 표현이고, 또 그 몇 해 사이에 많은 것이 달라졌기에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당장

주변에서 눈에 띄는 신문을 펼쳐 봐도 한 흑인이 미국의 강력한 통령 후보로 등장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한 흑인 꼬마가 담담하

게뱉은위의 사속에는미국의오랜인종차별을상징하는단단한뼈 가심어져있다.

백인과의 싸움을 위해 흑인의 단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은 그는 마틴을 비롯한 민권운동가들과의 협력을 원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흑인

에게 투표권을 줄 것을 요구하고 흑인이 투표권을 올바르게 사용할 것을 당부하며, 자율을 위한 투쟁을 위해 우선 정치적으로 성숙해야 함

을주장했다. ‘폭력’과‘악몽’으로 변되는자신의이미지도완화시키기위해마틴이추구하는민권운동에협력할것을끊임없이알렸다.

Case 2 마틴 루터 킹 vs. 말콤 엑스

콤비 리더십 | 라이벌형

Page 8: SPECIAL SUBJECT - hunet.co.kr · 2010-03-18 · SPECIAL SUBJECT 총론| 강력한리더십은‘콤비’에서나온다 Case 1. LG그룹허씨& 구씨아름다운이별공식을세운명콤비

Leaderpia 2008 October 4544 October 2008 Leaderpia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마우쩌둥-덩샤오핑-장쩌

민에 이은 제4세 지도자다. 2002년 11월 그는

취임한이래정치를매우안정적으로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매년 10% 안팎의 고도 성장을 실

현했다. 또한 외교적으로는 지구촌 우군을 늘

려가며세계에서유일하게미국의 항마로성

장했다.

후진타오 주석이 제4세 지도자로서 성공

하고있는것은그의옆에서총리직을수행하고

있는 원자바오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제1인

자,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이 둘은 중국인의 높

은지지속에서중국을움직이고있다.

후진타오의고민

후진타오가 장쩌민에게 자리를 이양 받으며 중

국주석으로최고의리더십에오를때기분이어

땠을까? 일찍부터장쩌민의후계자로지목돼10

년간이나몸을낮추고때를기다려잡은권력인

만큼기쁨도컸지만적잖은부담감도있었다. 첫

번째는 장쩌민이 13년간 만들어놓은 화려한 경

제 성장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것. 선임자가

넘겨준화려함을자신의손에서퇴색하게할수

는없을뿐아니라더욱화려하게만들어야한다

는 부담이 있었다. 두 번째는 장쩌민이 넘겨준

엄청난빈부의격차문제다. 이것은시한폭탄같

이언제터질지모르는중국의가장큰골칫거리

다. 장쩌민이이뤄낸급격한경제성장은중국의

빈부 격차를 심각하게 늘려났다. 장쩌민에게는

경제성장으로만들어진어쩔수없는것이지만

그 뒤를 이은 후진타오에게는 해결하지 못하면

폭발할정도의심각한문제로커져있었다. 후진

타오주석은이문제가어느한계에다다르면일

촉즉발의중 사안임을알고이문제를함께풀

어가는데최고의파트너가될수있는원자바오

총리를필요로했다.

목표가같은파트너

후진타오와원자바오는공통점이많다. 동갑내

기에높은학구열로우수한성적을거뒀으며완

벽한일처리로승진이빨랐다. 또한둘다온화

한 태도로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특징이 있

다. 이 두 사람은 모두 말단 관리직에서 시작했

으며철저하게바닥까지내몰렸다가위기를딛

고오늘날의위치까지올랐다.

이들은조금씩정계의중심에발을들여놓는

과정에서어떤부정부패나스캔들도나지않기

로유명하다. 청렴결백하며공무를중시하고법

을 엄수하는 지도자의 모범이 된 이들은 중국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서 만났다. 그런 이들이

최고의파트너가될수있었던것은추구하는

목표가 같기 때문이다. 이들은 경제

발전에힘쓰고도시와농촌간의

격차를 좁히며 점진적인 정치

체계의 개혁을 추진한다는 공

동의목표가있다. 특히나가장

빈곤한 지역인 서북 지역에서

14년간 생활한 이 둘은 다른

중국 지도자들보다 빈곤한 생

활을 몸소 경험했다. 따라서 낙

후된 지역을 잘 이해했으며 농촌

지역개발에 한필요성을누구보다절감하고

있었다.

후진타오는 국가주석으로, 원자바오는 총리

로서 가장 먼저 한 것은 낙후 지역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후진타오는빈곤한농가를방문해친

민지도자로서의이미지를보여주고다른한편

으로는해직된노동자들을비롯사회적약자에

한 관심을 표현하길 원했다. 이 행동에는 두

가지의 목표가 있다. 하나는 10억 명에 이르는

농촌인구와해직노동자를위로하고그들의감

정이격해지거나 립하지않도록하는것이고

또 하나는‘후진타오 주석이 이끄는 공산당 정

부’가가장먼저하는것이약자를돕는다는것

을만천하에알리는것이다.

이를돕는원자바오총리는후진타오주석이

표방하는내용을더구체적이고세부적으로파

고들며힘을실어준다. 원자바오는한촌락에서

다른촌락으로힘들게이동하는것을마다하지

않으며농민의집에서양반다리를하고앉아마

을사람들과세상사는이야기를나누고그들의

하소연에귀기울인다.

원자바오가항상낮은자세로인민들에게가

까이다가간일화는셀수없을정도로많다. 농

촌지역을시찰하던원자바오의운동화밑창이

터져 수선해달라고 해서 운동화를 봤더니 2년

전에도신던운동화 던일화.

한 농민이 자신의 고충을 들어준 원자바오

총리가너무고마워서사과10상자를선물했더

니 그냥 받을 수 없다며 돈을 지불하고 직원들

과 사과 파티를 연 일화. 원자바오 총리가 설날

을 맞아 농촌 지역을 방문했는데 그때 입고 온

점퍼가11년전입었던점퍼와똑같은점퍼 다

는일화등이다.

원자바오의자애롭고온화하며, 청렴하고검

소한모습은빈곤하고도움을받지못하는사람

들에게따뜻한희망을주기에충분했다. 후진타

오 주석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인 농촌과 도

시, 빈부의 격차 문제가 바로 해결되지 않더라

도 인민들은 원자바오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있으며추후에는반드시개선될것이

라는 믿음을 갖게 하고 있다. 이 믿음은 후진타

오가 정책을 강하게 추진할 수 있는 힘을 실어

주기에충분하다.

이 둘의 리더십이 전 세계적으로 빛났던 것

은 중국 최악의 재앙이었던 쓰쵠성 지진 때다.

사고가터지자마자후주석은전체적인진두지

휘를 하며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자원 지원에

힘썼고 원 총리는 쓰촨성 지진 당시 후속 지

진 발생 경보가 잇따르던 상황에서 피해 현장

깊숙이달려가인민을위로했다. 지진의현장

에서 망연자실해하고 있는 어린이를 부둥켜안

고“울지마, 울지마. 정부가너희들의생활을책

임질 거야”라고 위로했다. 지진 피해로 안타까

워하는 원 총리의 진심 어린 눈물에 13억 중국

인들은함께울며위기상황을극복하고자단결

할수있는힘을얻었다.

중국의 이 엄청난 참극으로 외신들은 얼마

남지 않은 베이징 올림픽을 무사히 개최할 수

있을까하고의심했지만이들의위기관리능력

은올림픽을치러내는것을넘어성공적으로세

계에중국이힘을과시하는기회로이용했다.

쓰촨성 지진 후 중국을 방문했던 반기문 유

엔사무총장역시“후진타오(胡錦濤) 중국국가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주도한 지진

극복 노력이 큰 인상을 남겼고 세계의 모범이

됐다”면서이들을추켜세우기도했다.

수평관계의참모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의 협력 체계는 가정에서

아버지와어머니의모습과비슷하다. 가정에서

아버지는주로가정전체를리드하며큰일을챙

기고어머니는하고자하는일들이잘되게끔지

지해주고챙겨준다. 자식들에게생기는어려운

일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섬겨주는 일 역시 어머

니의역할이다.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의 후원체제(胡溫體制)

도 비슷하다. 후진타오가 뜻을 정하고 정책을

제시하면원자바오는그정책이이뤄질수있도

록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실천해나

간다. 후진타오의정책이인민에게지지를받을

수있도록이끌어내는것도원자바오의일중에

하나다.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참모의 유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유형은 앞

서비유했던것처럼‘부부’의모습과많이닮아

있다. 부부는수직관계가아닌수평관계다. 아

내가남편만을위해일한다면, 남편이아내만을

위해 일한다면 가정의 발전이 있기 힘들다. 부

부는 한 사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 전체

를 위한다. 그래야만 가정이 평화로울 수 있으

며발전할수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참모는 이제 1인자 머슴 역

할만 해서는 1인자의 더 큰 성장을 도울 수 없

다. 1인자만을생각하는것이아니라더넓은범

위의조직을생각할줄아는2인자, 같은목표가

있는2인자만이1인자를보완해주며목표를이

루는데큰힘을발휘해나갈수있게한다.

나를 뒤돌아보자. 나를 발전시키는 진정한

참모가 있는가? 혹은 나는 1인자를 발전시키는

참모인가?

1인자가아닌전체조직을위한 참모‘참모’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언뜻 떠오르는 모습은 1인자의 지략가 또는 1인자에 한 충성심으로 무장한 머슴이다.

과거 역사 속의 참모들은 개 1인자의 그림자로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이 부분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1인자 후진타오 주석을

돕는원자바오총리의모습이보여주는참모의관계는다르다.사고가 터지자마자 후진타오 주석은 전체적인 진두지휘를 하며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자원 지원에 힘썼고, 원자바오 총리는 쓰촨성 지진

당시후속지진발생경보가잇따르던상황에서피해현장깊숙이달려가인민을위로했다.

Case 1 후진타오 & 원자바오

콤비 리더십 | 참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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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한 사람들과 함께 소프트웨어를 개

발하면서살아왔습니다. 나는스마트한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을 사랑합니다. 발머(스티브 발

머)와 함께 일한 것에 해서도 감사하게 생각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가장 힘들었을 때, 바로

그런때가우리를단결시키는때 습니다.”

이 말은 게이츠가 MS를 떠나며 남긴 고별 연설

이다. 그는 고별사에서 가장 먼저 발머와 인연

에 한감사함을표현했다.

스티브 발머와 빌 게이츠가 처음 만난 것은

1973년여름미국하버드 학기숙사에서다.

조적인 성격의 이 둘은 학을 다니며 절친한

친구가 됐다. 하지만 게이츠는 중간에 컴퓨터

사업을 창립하기

위해 학을 뛰

쳐나왔고 발머

는 하버드 학

을마친후생활용품회사P&G에입사해식품사

업부에서사회생활을시작했다.

당시유능한인재를스카우트하기위해애쓰

던 게이츠는 발머를 설득해서 MS에 데려왔다.

게이츠와 발머, 이 둘은 서로의 능력에 한 믿

음과기 를갖고함께일하기시작했다.

“나는 결심했습니다. 게이츠는 누구보다도

정열을 지녔고, 집중력도 단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철저히

파고들었고, 또 일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내가

단하다고생각하는친구의일이라면같이한

번도전해볼만한가치가있다고생각했습니다.

제가 MS에 가기로 결정한 것은 게이츠가 있었

기때문이죠.”

발머가 당시 작은 벤처회사뿐이었던 MS로

옮긴 것은 게이츠의 능력 때문이다. 발머가 입

사해인사∙회계∙법무등회사운 에관한책

임을 맡았을 당시 MS는 모든 회계 기록을 수작

업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게다가 회사는 초기

벤처기업의 부분이그렇듯모든종류의문제

에 시달리고 있었다. 회사 급여가 너무 낮다는

이유로몇몇직원들은시애틀노동청에조정

신청을 내는 판이었고, 회사는 너무 많은

일을벌여놓은상태 다.

P&G에서 브랜드 관리와 마케팅 등

의실무경험을쌓은발머는맨처음MS가

이미주문을받아놓은일을제 로수행하려면

적어도 50명을 더 채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게이츠는 발머의 이런 판단에 반 했

다. 격해진둘의싸움끝에발머는사표를던

지기까지 했다. 둘 사이에 벌어진 최초이자 가

장 강력한 이 위기는 결국 게이츠의 아버지가

화해를 주선해 해소되기도 했다. 회사에 다시

돌아온뒤발머는강력한인사권을행사하는등

적으로개혁하기시작했다.

발머의경 능력

발머는인재를중요하게생각하는게이츠의철

학에 맞춰 인재 찾기와 인재 관리를 좀 더 체계

적으로정비했다.

빌머는먼저인재들을회사에묶어두기위한

발판을마련했다. 그것은바로‘스톡옵션제도’.

MS는 초기에 게이츠와 알렌의 합자회사 다.

따라서 주식도 두 사람만이 독점하고 있었다.

발머는이런회사를정상적인주식회사로발전

시키면서회사에반드시필요한최고인재들에

게 지분을 나눠 주는 개혁을 강력하게 주장해

결국관철했다. 1981년지분은게이츠53%, 알렌

31%, 발머 8%, 천재적인 프로그래머 찰스 시모

나이 1.5%, 다른 창업 공신 프로그래머 1.5% 등

으로 나눴다. 하지만 다시 이 초기 지분 분배에

서배제된임직원들의회사에 한충성심을유

지하기 위해 스톡옵션제도라는‘황금 수갑’시

스템을도입했다.

발머는 또한 최고의 인재 찾기에 나서 성

공을거둔다. 헝가리출신의천재적인프로그래

머찰스시모나이를찾아낸것도발머의작품이

다. MS에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개발에 성

공한시모나이도다시친구프로그래머리처드

브로디를추천하는등인재찾기는꼬리에꼬리

“나는 단한 사람들과 함께 소프트웨어를 개

발하면서살아왔습니다. 나는스마트한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을 사랑합니다. 발머(스티브 발

머)와 함께 일한 것에 해서도 감사하게 생각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가장 힘들었을 때, 바로

그런때가우리를단결시키는때 습니다.”

이 말은 게이츠가 MS를 떠나며 남긴 고별 연설

이다. 그는 고별사에서 가장 먼저 발머와 인연

에 한감사함을표현했다.

스티브 발머와 빌 게이츠가 처음 만난 것은

1973년여름미국하버드 학기숙사에서다.

조적인 성격의 이 둘은 학을 다니며 절친한

친구가 됐다. 하지만 게이츠는 중간에 컴퓨터

사업을 창립하기

위해 학을 뛰

쳐나왔고 발머

는 하버드 학

을마친후생활용품회사P&G에입사해식품사

업부에서사회생활을시작했다.

당시유능한인재를스카우트하기위해애쓰

던 게이츠는 발머를 설득해서 MS에 데려왔다.

게이츠와 발머, 이 둘은 서로의 능력에 한 믿

음과기 를갖고함께일하기시작했다.

“나는 결심했습니다. 게이츠는 누구보다도

정열을 지녔고, 집중력도 단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철저히

파고들었고, 또 일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내가

단하다고생각하는친구의일이라면같이한

번도전해볼만한가치가있다고생각했습니다.

제가 MS에 가기로 결정한 것은 게이츠가 있었

기때문이죠.”

발머가 당시 작은 벤처회사뿐이었던 MS로

옮긴 것은 게이츠의 능력 때문이다. 발머가 입

사해인사∙회계∙법무등회사운 에관한책

임을 맡았을 당시 MS는 모든 회계 기록을 수작

업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게다가 회사는 초기

벤처기업의 부분이그렇듯모든종류의문제

에 시달리고 있었다. 회사 급여가 너무 낮다는

이유로몇몇직원들은시애틀노동청에조정

신청을 내는 판이었고, 회사는 너무 많은

일을벌여놓은상태 다.

P&G에서 브랜드 관리와 마케팅 등

의실무경험을쌓은발머는맨처음MS가

이미주문을받아놓은일을제 로수행하려면

적어도 50명을 더 채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게이츠는 발머의 이런 판단에 반 했

다. 격해진둘의싸움끝에발머는사표를던

지기까지 했다. 둘 사이에 벌어진 최초이자 가

장 강력한 이 위기는 결국 게이츠의 아버지가

화해를 주선해 해소되기도 했다. 회사에 다시

돌아온뒤발머는강력한인사권을행사하는등

적으로개혁하기시작했다.

발머의경 능력

발머는인재를중요하게생각하는게이츠의철

학에 맞춰 인재 찾기와 인재 관리를 좀 더 체계

적으로정비했다.

빌머는먼저인재들을회사에묶어두기위한

발판을마련했다. 그것은바로‘스톡옵션제도’.

MS는 초기에 게이츠와 알렌의 합작회사 다.

따라서 주식도 두 사람만이 독점하고 있었다.

발머는이런회사를정상적인주식회사로발전

시키면서회사에반드시필요한최고인재들에

게 지분을 나눠 주는 개혁을 강력하게 주장해

결국관철했다. 1981년지분은게이츠53%, 알렌

31%, 발머 8%, 천재적인 프로그래머 찰스 시모

나이 1.5%, 다른 창업 공신 프로그래머 1.5% 등

으로 나눴다. 하지만 다시 이 초기 지분 분배에

서배제된임직원들의회사에 한충성심을유

지하기 위해 스톡옵션제도라는‘황금 수갑’시

스템을도입했다.

발머는 또한 최고의 인재 찾기에 나서 성

공을거둔다. 헝가리출신의천재적인프로그래

머찰스시모나이를찾아낸것도발머의작품이

다. MS에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개발에 성

공한시모나이도다시친구프로그래머리처드

브로디를추천하는등인재찾기는꼬리에꼬리

를 물고 이어져 MS의 경쟁력을 비약적으로 높

다. 발머는소프트웨어산업에서사람이가장

중요하다는 게이츠의 철학을 기업의 관점에서

철저하게 실천한 경 자이자 인사책임자 다.

이렇게 해서 발머를 통해‘뛰어난 지능과 에너

지와추진력을갖춘사람들’이마이크로소프트

에지속적으로충원되는기업문화가정착될수

있었다.

발머는 또한 MS의 모든 악역을 맡아서 했다.

IBM PC용운 체제의바탕이되는Q-DOS를헐

값에매입하는작업을게이츠와함께벌인것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어두운 역사 부분

에서나타나는온갖악역을떠맡았다.

초기에 또 다른 경쟁 운 체제인 CP/M의 라

이선스마저얻은뒤자신들의MS-DOS보다6배

나비싸게매겨사실상고사시키는전술을실행

한것도발머 고마이크로소프트내부의애플

리케이션과운 체제부서사이에철저한보안

이유지된다고사실상속여독립소프트웨어개

발업체들로부터 애플리케이션 소스코드를 공

개하도록 유도한 것도 발머다. 이 부분 때문에

여론은발머를나쁜이미지로많이그린다.

게이츠는 MS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략을

세우는 일을 맡았고, 발머는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을찾아내는일을담당했다. 게이츠가전략

가라면발머는행동 장이었다.

발머와 함께 일한 지 21년이 되던 해인 2001

년 1월 13일, 게이츠는 공식적으로 최고경 자

(CEO)의 자리를 발머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회

장직만유지한채소프트웨어개발업무에만전

념했다. 발머의 능력과 추진력 그리고 그의 리

더십이 MS을 이끌 만큼 훌륭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능력있는사람을놓치지말아야

지금 게이츠와 MS가 있기까지 발머의 역할이

누구보다 중요했음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게이츠는발머덕에MS를세계최 의기

업으로 키워나갈 수 있었다. 발머는 게이츠의

오른팔이돼회사가곤경에처할때마다저돌적

인추진력으로문제를해결해나갔다.

하지만 이 둘이 항상 사이가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게이츠가 발머를 CEO로 앉힌 뒤, 발머

와 게이츠 사이는 조용한 적이 드물 정도로 의

견 충돌이 잦았다. 특히 2인자 던 발머가 2001

년MS CEO가되면서게이츠권한중많은부분

이 사라지는 것에 해 다툼이 일었다. 하지만

이 둘은 MS의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자신의권한을주장하기보다위임할줄알았다.

상 방이 더 잘하는 부

분이 있다면 권한 위

임을 통해 자신의 자

리를 양보했다. 그런

면에서 게이츠가 더 어려운

결정을해야할때가많았다.

‘참모’는 2인자인 동시에 후

계자의 위치에 있는 경우가 부분

이다. 때문에일잘하는, 뛰어난참모를두기

를 두려워한다. 혹시라도 내 자리가 빼앗길

까봐, 내 권한이 사라질까봐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두려움을 갖고서는 더

나은 발전을 이루기 힘들다. 자신의 능력의 한

계가 곧 조직의 한계가 되기 때문이다. 또 권한

이몰려있으면능력이분산되기때문에원래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힘들 수 있다. 조직은 능

력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능력 있는 사람과

함께일하면조직이발전하는것은당연한일이

다. 이당연한일을때로는그사람으로인해내

권한이사라질까두려워일부러자르지는않은

가? 빌 게이츠가 자신의 권한을 확보하는 데 욕

심을 냈다면 지금의 MS는 없었을 것이다. 나보

다능력있는부하를두려워하기보다욕심을내

야한다. 나보다더능력있는참모를두는것이

내가치도극 화하는방법이기때문이다.

나보다능력있는참모를두려워말자“훌륭한 1인자 밑에는 반드시 유능한 2인자가 있다”라는 말은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에게 가장 적합한 말이다. MS 성공의 주역에

해 부분의 사람은 빌 게이츠를 생각한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회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빌 게이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빌 게이

츠의 명참모인 스티브 발머가 있기에 지금의 세계적인 MS가 있을 수 있었다. 스티브 발머를 알면 명참모의 정석(定石)이 무엇인지 알

게된다. 빌 게이츠는 MS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략을 세우는 일을 맡았고, 발머는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일을 담당했다. 빌 게이츠가

전략가라면발머는행동 장인셈이다.

Case 2 빌 게이츠 & 스티브 발머

콤비 리더십 | 참모형

Page 10: SPECIAL SUBJECT - hunet.co.kr · 2010-03-18 · SPECIAL SUBJECT 총론| 강력한리더십은‘콤비’에서나온다 Case 1. LG그룹허씨& 구씨아름다운이별공식을세운명콤비

인터뷰에서“많이 받으면 좋지만 서로 입장이

다르다. 도요타의 임금이 일본 최고 수준임을

감안한다. 아울러 1천 엔이 결코 적지 않다. 회

사사정도고려하고기준에맞춰서차근차근인

상하는것이서로에게좋다”라고했다.

이렇게 노사가 협력하기에 도요타는 지속적

으로 큰 성장을 일궈내고 있다. 그들은 서로에

한신뢰와화합을바탕으로품질개선과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자동차

업계들이 노와 사로 나뉘어 립하고 있을 때

말이다. 기업 이미지가 좋아졌음도 당연하다.

도요타에서 생산되는 차량은‘볼트 하나도 정

성들여조인차’로인식되기시작했고, 급격히

늘어난 판매량은 2003년, 당시 세계 2위 던 포

드를 넘어섰으며 마침내 올해 1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GM을추월하고업계1위자리에등극

했다.

‘공통의꿈’을향한팀워크

팀형리더십과관련해도요타의노사화합사례

를통해배울수있는건무엇이있을까.

첫째로팀의구성원각자가자신의역할에충실

할때최고의조직력이발휘되며그것이궁극적

으로팀의승리를불러온다는점을들수있다.

도요타의노사상생의협력관계는경 진의

종신고용보장과노동자들의생산성향상의노

력 위에서 이뤄졌음을 보았다. 안정이 보장된

바탕위에서노동자들은그들에게주어진일에

최선을다하고그결과‘볼트하나도정성들여

조인차’를생산할수있었다. 회사측은노조의

무분규라는안정속에서새로운기술을개발하

고보다철저한경 시스템을구축한다. 도요타

의경쟁기업인GM과포드가강성노조때문에

공장매각과구조조정의나락으로떨어진것과

조되는부분이다.

둘째는 같은 팀임을 인지했을 때 구성원 전

체의 힘을 합친 것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

난다는것이다.

도요타의 노사는 서로를 신뢰하며 서로에게

협조적이다. 우선노조가노동자들로만이뤄져

있지않다. 노무관리부에서사무직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인사 발령을 내고, 노조 경력 또한 승

진 심사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됨으로 직원들도

꺼리지않는다.

그 결과 한 달에 한두 번 정기적으로 이뤄지

는노사협의회의내용은노조측의경 에관한

간단한 피드백과 회사 측의 의견 수용 정도로

끝난다. 머리 끈부터 묶고 보는 강성 노조와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냉정한

회사 측 사

이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그렇게 도

요타의절약된노조비는고스란히직원들의복

리후생으로돌아가게된다. 노사화합이최고의

복지수준까지만들어낸셈이다.

마지막으로, 서로의 득이 커져감에 따라 즐

거움이생겨난다는점이있다.

도요타의직원들은오너일가의검소함에

해 존경을 표하고 있고, 노동자들에게는 현장

중심경 방침에따라높은 향력이주어진다.

아울러도요타의기업문화는입사한지30년이

지나 리나과장에머물고있어도다른직원들

과 어울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로 깨

어있다고한다.

한기업은한팀이다. 한팀의궁극적인목적

은승리일수도, 보람일수도있다. 도요타의모

든임직원은그사실을알고있다. 그들은‘회사

의성장및장수’라는그들모두의공통된꿈을

위해오늘도함께전진하고있다.

48 October 2008 Leaderpia Leaderpia 2008 October 49

한기업은한팀이다. 노사로나뉘는것도, 부서

별로구분을짓는것도큰의미가없다. 한팀내

에서분규가일어난다면결국그팀의조직력만

무너질뿐이다. 우리나라는세계적기준에비춰

봤을 때 일명‘노조 파워’가 강한 나라에 속한

다. 특히중공업분야에선그 립을더자주목

격하게된다. 혹자들은‘비민주적인노사관계’

가원인이라고도하고, 다른이는‘조직의유지

보다 개인의 번 을 중요시하는 근로자’를 꼬

집기도한다.

50년이상무분규를지속해이제는세계자동

차 업계의 왕이 된 도요타의 사례 속에서 진정

한팀형리더십을배워보자.

상호신뢰가공생일군다

1937년창립한도요타에처음노조가결성된것

은 1946년이다. 1940년 후반, 전후의 어두운

경제는 도요타를 심각한 재정위기에 직면하게

만들었고, 이에경 진은구조조정을단행한다.

1950년 4월, 25% 해당하는 인원 감축을 발표함

으로써 재기의 발판을 마련코자 한 것. 하지만

노조측은이를받아들이지못하고총파업을감

행했다. 75일간의 파업, 양측이 지칠 로 지칠

만큼의시간이흘 지만이미도요타는노조측

의 제안을 받아들일 힘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

았다.

결국아무런성과없이노조는감원에동의할

수밖에없었고이로인해1천5백여명이해고됐

고, 이에 책임을 지고 창업주 도요타 기이치로

마저 사임하게 됐다. 이후 몇 번의 소규모 파업

을 거치며 양측의 상처 역시 커져갔

고이과정에서도요타인은평범하

지만중요한진리를깨닫게된

다. 바로‘공생을 위해서는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상호신(使相互信: 회사

와 서로 신뢰한다)은 이때

부터도요타전직원의사고방

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60여 년이 흐른 오늘

날까지도요타는무분규를이어오고있다.

우선회사측은직원들에게종신고용을보장

한다. 21세기 최고의 경 자 중 한 명으로 평가

받는도요타의오쿠다히로시회장에게직원이

란 투자의 개념이며 또 하나의 가족이다. 그는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결코 직원을 해고해서

는 안 된다. 당장의 어려움을 넘길 수 있겠지만

회사가 통째로 망할 수도 있다”고 말할 정도로

직원들에게 안정을 보장한다. 지난 1998년에는

미국의 한 신용평가회사가 도요타의 종신고용

을문제삼아신용등급을떨어뜨리겠다고경고

하자“정리해고를 하는 경 자는 자신부터 먼

저할복해야한다”고맞서기도했다. 이런리더

를믿지못할직원이있을까.

노조는이런종신고용을보장받는 신에기

본급동결에동의함으로써신뢰를보낸다. 초기

에는회사가동결을요구하면동의하는방식이

었지만최근에는노조측에서인상자체를요구

하지않고있다. 때문에최근몇년간도요타직

원들은 근무연수가 늘어나면서 올라가는 호봉

승급분은지급받지만기본급은거의그 로받

고 있다. 물론 기본급 동결이라는 결정이 고스

란히 노동자만의 몫은 아니다. 경 진 역시 그

들의 임금을 노동자의 그것에 비해 3배를 넘지

않는수준으로제한하고있다. 그야말로진정한

상호협력이라고할수있다.

도요타노사관계의특징은또있다. 그들은수

익성향상이아닌생산성향상에근거해임금을

협상한다. 수익성이높아도그해의생산성향상

이기 치에미치지못하면누구도임금을올려

달라는요구를하지않는것이다. 하지만기 보

다높은생산성을기록하게되면회사측에서실

적과이익을감안해상여금을지급해왔다.

또한 도요타는 오너 일가가 경 에 깊이 참

여하지않는다. 물림으로이어지는족벌경

을 경계하는 것이다. 소유와 경 의 철저한 분

리 역시 회사 측이 노조 측으로부터 신뢰를 얻

는하나의이유인것이다.

2007년, 도요타노조는회사에임금인상으로

기본급기준월1천엔인상을요구했다. 2006년,

도요타가 총 1조 엔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음에

도 말이다. 이에 해 도요타 노조의 히로오카

다쓰시 기보국장(홍보국장 격)은 한 언론과의

사상호신(使相互信)이만든일등기업한 조직이 발전해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조화’이다. 서로가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서로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는 과정에서

최고의 팀이 탄생한다. 게슈탈트 심리학에서는‘전체는 부분의 힘보다 크다’고 말한다. 단‘조화를 이룬 전체’라는 전제하에 성립되

는말이다. ‘부분’이서로어떤작용을하느냐에따라, 때로는 1과 1을더해도 2가채되지않을수있는것이다.노조는이런종신고용을보장받는 신에기본급동결에동의함으로써신뢰를보낸다. 초기에는회사가동결을요구하면동의하는방식이었

지만 최근에는 노조 측에서 인상 자체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최근 몇 년간 도요타 직원들은 근무 연수가 늘어나면서 올라가는 호봉

승급분은지급받았지만기본급은거의그 로받고있다.

Case 1 도요타(TOYOTA)

콤비 리더십 | 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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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October 2008 Leaderpia Leaderpia 2008 October 51

처음 등장 당시 5백42살이던 파파스머프가 이

제6백살을바라보고있고, 어디서왔는지아무

도모르지만모든스머프로부터큰사랑을받던

아기스머프도쉰살이됐다. 하지만피터팬보다

도늙지않는스머프는우리에게여전히꼬맹이

로남아있다.

모두가 똘똘 뭉쳐 적(가가멜)으로부터의 위

험을 이겨내고, 각기 다른 개성을 서로 존중하

며‘스머프마을’을 번 시킨 모습을 통해 보여

준꼬마들의팀워크를살펴보자.

단결된조직만이갖는‘시너지효과’

스머프는1958년, 벨기에의만화가피에르컬리

포드(Pierre Culiford Aka Peyo)에 의해 탄생했다.

처음엔그의《요한과피위(Johan & Peewit)》라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엑스트라 지만 주인공보

다큰인기를끌어이듬해부터그들의이야기가

‘슈트롬프(Schtrompf)’라는 이름으로 등장했

다. ‘스머프’라는 이름을 얻은 건 1981년, 미국

의 만화 화 제작자 빌 한나와 조 바바라(Bill

Hanna & Joe Barbera)에의해서다.

우리에겐 1983년 KBS TV를 통해 <개구쟁이

스머프>로 소개됐다. 그리고 프로그램의 시작

을 알린 그들의 신나는 노래 소리는 수많은 어

린이들을TV 앞으로불러모았다.

스머프들은스머프마을에모여산다. 그들의

조직은각자의개성이모여조화를이루고있는

곳이자 어떤 문제든 함께 풀어나가는 공동체

다. 스스로의 개성을 바탕으로 한 각자의 능력

은 조직을 유지∙번 시키는 데 기여한다. 그

리고그들의모여진힘은가가멜이라는악당으

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한다. 사실 스머프 각 개

체는 약한 존재이다. 그들 각자는 가가멜의 식

사 재료 혹은 황금 원료에 불과하다. 하지만 각

개체의 힘이 모여 팀을 이루면 얘기가 달라진

다. 즉 공통의 목적으로 굳게 단결된 조직들에

서 볼 수 있는‘시너지(synergy) 효과’가 발생하

는것이다.

각각의스머프는조직에필요한역할을스스

로하고있다. 창조적이며, 보다편리

한 생활을 위한 무언가를 만드는

편리스머프에게 지시를 내리는

이는 없다. 잘난 체하는 모습이

때로 얄밉기도 하지만 똘똘이스

머프 또한 조직이 원하는 지식을

스스로 알린다. 농부스머프 역시

맛 좋은 야채와 과일 등을 때와

장소에맞게내놓는다.

이런 스머프 각 개체를 이끄는 이가 바로

파파스머프이다. 그에게선지시적리더의모습

을발견할수없다. 카리스마가있지만‘제왕카

리스마’가 아닌, 부드러움의 그것이다. 그는 각

스머프의 능력에 맞는 일을 위임하고, 그들이

잘못된방향으로향할때교훈으로바로잡아주

는리더의역할을보여주고있다.

또한 그들은 서로를 깎아내리지 않는다. 편

리스머프가 새로운 물건을 개발하며 실패해도

누구도비난하지않고, 한밤중조화스머프가하

루 종일‘끼익’‘삐익’거리며 코넷을 연주할

때도 (괴로운 표정을 짓긴 하나)귀마개를 착용

한다. 그들 각자에게 다른 스머프들은 자신의

모자람을 채워주는, 혹은 자신과 조화를 이뤄

시너지를만들어내는존재이기때문이다. 만약

스머프들이서로를시기하거나, 경쟁상 로생

각해이기려고했다면가가멜은매우기뻐했을

것이다.

그럼‘스머프마을’이라는 조직 내에서 각각

의 스머프들이 가진 개성과 역할은 무엇일까.

흥미로운 연구 조사와 함께‘조직이 원하는 자

질’에 해알아보자.

조직은모든개성의역할필요로해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기업 인사담당자 2백

58명을 상으로실시한조사다. 스머프들의다

양한개성을기업의인재상과연결한내용이다.

이 조사 결과를 순위별 점수로 매긴다면 다

음과같은기업인사담당자들이선호하는인재

상에 한종합순위를도출할수있다. (1위6점

~6위1점, 3번질문은역순으로).

1위. 똘똘이스머프(26점):‘지식’. 그는 아는

것이 많다. 때로 그것이 잘난 체가 돼 얄미움을

부르기도하지만그가가진지식은조직의발전

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각 문항들에서 고루 높

은평가를받고있지만‘최고의인재상’에있어

3위에 그치는 건, 기업 내 융화와 관련해 낮은

점수를얻기때문이아닐까풀이된다.

2위. 편리스머프(25점): ‘창조성’. 그는 스머

프마을의발명가다. 이름처럼편리해지기위한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낸다. 그것도 혼자서 다

해낼 만큼 다방면에 재주가 있다. 즉 조직에서

원하는최고의인재다. 하지만기업인사담당자

들의‘해고 상’에 두 번째로 이름이 올라 있

는건, 조사기관의‘다방면으로활약하는’이란

형용이 근거가 된다고 본다. 기업은 재주가 많

은이를좋아하지만‘전문성’을더선호하기에.

3위. 스머팻(22점):‘ 인관계’. 그녀는 유쾌

하고항상긍정적이며에너지가넘쳐모든스머

프들에게활력을준다. 때문에모든스머프들이

그녀를 사랑한다. 조직은 타인과의‘어울림’을

중요시한다. 조사기관이 표현한‘서비스 마인

드’도 조직원으로서 꼭 갖춰야 할 자질이다. 하

지만그녀가가장위에이름을올린항목은없다.

‘경쟁사의스카우트 상’에서도4위를차지

했다. 기업의 인재라면, 무엇보다‘능력’

이우선시돼야함을의미하는것일까.

4위. 덩치스머프(14점) : ‘성실함’. 그

는 착하고 순수하다. 그리고 듬직

하다. 모든 스머프들은 힘들 때

면 그에게 의지한다. 조직 내에

서 성실한 이는 신뢰를 얻는다.

하지만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그를 선호하

지 않는 모양이다. ‘최고의 인재’순위에서 가

장 밑에 이름을 올렸고‘임원 승진 가능성’도

밑에서 두 번째다. 물론 인사담당자들이‘성실

함’을낮게평가하는건아닐테다. 그들이말하

고 싶은 건‘단지 착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일까.

5. 파파스머프(13점): ‘리더십’. 개성 넘치는

스머프들사이에서갈등이일어나지않는건, 각

자의온화한성격도있겠으나, 리더인파파스머

프의역할이크다. 조직원들의능력을최 치로

이끌어내 조화시켜 조직을 발전시키는 서번트

형 리더인 것. 어쩌면 기업에서 가장 필요로 하

는 사람일 수 있는 그가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건, 40,50 가 되면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우리

기업문화때문일까.

6. 공상이스머프(11점):‘상상력’. 그는 독특

하다. 항상 다른 스머프들의 관심 밖을 생각한

다. 비록 모두와 잘 어울리지는 않지만 그가 가

진새로운시각은분명조직에서중요한역할을

할수있다. 하지만‘해고 상’1위등전체적으

로평가가가장낮은건이름때문일까. 공상, 즉

‘현실적이지 못하거나 실현될 가망이 없는 것

을 막연히 그려보는 것’은 기업에 아무런 도움

이되지못하기에.

이외에도자신만의능력을지닌스머프들은

많다. 그들각자의개성은지금도스머프마을의

평화와 안정을 이끌고 있을 것이다. 스머프의

판권을 갖고 있는 벨기에 IMPS는 올해 중으로

3D CGI 애니매이션을제작할것을밝혔다. 21세

기형스머프의신나는노래를기 해본다.

팀워킹이부르는하모니‘랄랄라 랄라라 랄라랄라라~~’. 줄 맞춰 소풍을 떠나던 꼬맹이 파랑 생명체, ‘스머프’를 기억할 것이다. 털털한 웃음의 파파스머프,

얄밉지만 귀여운 똘똘이스머프, 항상 찡그린 표정의 투덜이스머프, 우아한 자태의 스머팻, 꽃과 거울의 허 스머프, 언제나 귀 뒤에 연

필을 꽂은편리스머프…, 수많은 개성들이 공동체를 이뤄 지내며 우리에게 산뜻한 즐거움을 전해주던 그들이 다가오는 10월 23일, 우

리가사는세상에나타난지정확히50년을맞게된다.

Case 2 스머프(Smurf)

개구쟁이스머프와인재상

1. 어떤인재를최고의인재상으로생각하는가?

●‘다방면으로활약하는’편리스머프(27.9%)

●‘서비스마인드를갖춘’스머팻(18.6%)

●‘전문지식이해박한’똘똘이스머프(18.2%)

●‘창조적인’공상이스머프(14%)

●‘마을을수호하는’파파스머프(9.7%)

●‘강한체력과따뜻한마음을가진’

덩치스머프(9.3%)

●기타(2.3%)

2. 임원으로승진할가능성이가장높은이는?

●파파스머프(25.2%)

●편리스머프∙똘똘이스머프∙스머팻(18.6%)

●덩치스머프(9.3%)

●공상이스머프(7.4%)

3. 만약회사가어려워진다면

가장먼저해고할 상자는?

●공상이스머프(23.6%)

●파파스머프∙편리스머프(18.6%)

●덩치스머프(18.2%)

●스머팻(11.6%)

●똘똘이스머프(7%)

4. 경쟁사등에서우수인재를스카우트한다면?

●똘똘이스머프(69.4%)

●편리스머프(16.3%)

●공상이스머프(9.7%)

●덩치스머프∙스머팻(2.3%)

●파파스머프(0%)

5. 함께창업을희망하는이는?

●편리스머프(30.6%)

●똘똘이스머프(27.9%)

●덩치스머프∙스머팻(14%)

●공상이스머프(9.3%)

●파파스머프(4.3%)

<스카우트(www.scout.co.kr), 2008년8월7일자료>

스머프 각 개체는 약한 존재이다. 그들 각자는 가가멜의 식사 재료 혹은 황금 원료에 불과하다. 하지만 각 개체의 힘이 모여 팀을 이루면 얘

기가달라진다. 즉공통의목적으로굳게단결된조직들에서볼수있는‘시너지(synergy) 효과’가발생하는것이다.

콤비 리더십 | 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