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엣세이 머리를 넘는 꼬리가 되기 소위 경쟁 시대를 살아 간다는 강박 관념 때문일까? 우리는 너무도 상반된 흑백논리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 중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사회 원리와 구조를 지배층인 머리와 저급의 꼬리로 구분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서로 꼬리 보다는 머리가되기 위해 미친듯이 살 아가는 것이다. 성공 제일주의, 출세 지향주의, 긍정의 미래학, 대박의 꿈, 성공하는 사람과 관련한 경험담, 출세 패러다임의 제시 등이 인기가 있는 것도 꼬리보다는 머리가 되기위해 몸부림치며 살아가는 실상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머리를 우선시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꼬리는 볼 폼없는 것으로 취급당하여 급기야 '소 꼬리보다는 닭 머리가 되라'는 말까지 나오게 되었다. 하지만 이는 꼬리의 역할을 너무 과소평가한 결과이다. 물고기의 꼬리를 보라. 훌륭한 추진기관이다. 비록 그 기능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개구리같은 양서류의 꼬리는 물 속에서 몸의 균형을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파충류의 꼬리는 균형은 물론 공격용 무기로 사용되었고, 다람쥐나 여우 꼬리 는 겨울철에 몸을 감아 보온 기능을 하는데 쓰인다. 캥거루는 두발로 설 때 꼬리를 지지대로 사용하고, 재규어는 꼬리를 담구어서 낚시를 한다. 또한 공작이나 칠면조는 상대를 유혹하기 위해 꼬리를 사용하고 개나 고양이는 꼬리를 통해 감정을 표현한다. 하지만 꼬리도 꼬리 나름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참으로 마음 고쳐 먹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자신만으로는 부족하여 자식들의 삶마져도 결코 꼬리가 아닌 머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한창 어리광을 부릴 나이부터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이 학원 저 학원을 전전하는 자녀들의 모습은 이미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맏이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는 다섯가지의 조건이 필요하다는 유머가 있다. 소위 머리가 되기위해 거쳐야 할 좋은 대학에 큰 아이를 입학시키기 위해서는 할아버지의 재력, 아버지의 무관심, 어머니의 정보력, 큰 아이 본인의 체력, 그리고 동생의 희생, 이상 다섯가지가 필수라는 것이다. 이는 내 아이가 결코 친구 아들이나 옆집 딸보다는 꼬리 아닌 머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 필수라는 생각이 만들어내는 자화상이라 할 수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