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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지구촌에서 유일무이한 게 많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방문하고 싶어하는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도 그중 하나다. DMZ 트레인은 이름처럼 휴전선 기준 남북 각각 2㎞ 지역에 설정된 DMZ를 테마로 한 관광열차다. 지난 5월 4일부터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향해, 생태계의 보고인 DMZ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사진 김주형 기자 · 장성배 기자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열차 On the Railway 서울 도라산 능곡 문산 운천 임진강 DMZ 트레인은 서울역과 도라산역 사이를 하루 2회 운행한다. 7월 8일부터 서울역에서 오전 8시 6분 출발한 열차(4881)는 9시 26분 도라산역에 닿는다. 도라산역에서 오후 12시 5분 떠나는 열차(4882)는 오후 1시 12분 서울역에 닿는다. 또 오후 1시 30분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열차(4883)는 오후 2시 50분 도라산역에 도착하고, 도라산역에서 오후 5시 30분 떠나는 열차(4884)는 6시 37분 서울역에 닿는다. 월요일과 주중 공휴일은 운행되지 않는다. 요금은 성인 편도 기준으로 서울역-도라산역이 주중 8천700원, 주말 8천900원이다. 또 서울역-임진강역은 주중 8천400원, 주말 8천600원이며 문산역-도라산역은 주중과 주말 모두 8천400원이다. 임진강역-도라산역 특정 구간 왕복 운임(왕복)은 성인 1만 원, 노인 7천 원, 어린이 5천 원이다. 하루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DMZ 플러스는 성인 1만6천 원, 시니어(만 55세 이상) · 청년(만 14~25세) 1만1천200원, 어린이(만 13세 이하) 8천 원이다. Tip DMZ Peace Love Harmony 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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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TiTTTTTTTTTTTTp Train Peace Love Harmonyimg.yonhapnews.co.kr › basic › svc › 14_images › OntheRailway_2014… · 시티투어(전통시장 코스) 2층 버스 이용권, 롯데월드

우리나라에는 지구촌에서 유일무이한 게 많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방문하고 싶어하는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도 그중 하나다. DMZ 트레인은 이름처럼 휴전선 기준

남북 각각 2㎞ 지역에 설정된 DMZ를 테마로 한 관광열차다. 지난 5월 4일부터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향해, 생태계의 보고인 DMZ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사진 김주형 기자 · 글 장성배 기자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열차

On the Railway

서울 도라산능곡 문산 운천 임진강

DMZ 트레인은 서울역과 도라산역 사이를 하루 2회 운행한다. 7월 8일부터 서울역에서 오전 8시 6분 출발한

열차(4881)는 9시 26분 도라산역에 닿는다. 도라산역에서 오후 12시 5분 떠나는 열차(4882)는 오후 1시 12분

서울역에 닿는다. 또 오후 1시 30분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열차(4883)는 오후 2시 50분 도라산역에 도착하고,

도라산역에서 오후 5시 30분 떠나는 열차(4884)는 6시 37분 서울역에 닿는다. 월요일과 주중 공휴일은 운행되지 않는다.

요금은 성인 편도 기준으로 서울역-도라산역이 주중 8천700원, 주말 8천900원이다. 또 서울역-임진강역은 주중

8천400원, 주말 8천600원이며 문산역-도라산역은 주중과 주말 모두 8천400원이다. 임진강역-도라산역 특정 구간

왕복 운임(왕복)은 성인 1만 원, 노인 7천 원, 어린이 5천 원이다. 하루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DMZ 플러스는

성인 1만6천 원, 시니어(만 55세 이상) · 청년(만 14~25세) 1만1천200원, 어린이(만 13세 이하) 8천 원이다.

Tip

DMZ Peace Love Harmony

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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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트레인은 객차 안팎이 평화, 사랑, 화합을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운행 구간의 창밖 정경도 평화롭고 고즈넉하다.

DMZ 트레인은 주중 3인, 주말 4인 승무원 체제로 운영된다. 승무원들은 객차 순회, 방송, 판매

등의 역할을 매일 돌아가며 맡는다. 2호차에 위치한 매점에선 일반 음료와 함께 건빵, 전투식량,

주먹밥, DMZ 철조망 기념품 등이 판매된다.

DMZ 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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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트레인은 코레일이 운영하는 열차 중 유일하게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을 넘나든다. 민통선은 임진강

역과 도라산역 사이에 위치해 있다. 그로 인해 DMZ 트레인 승객은 모두 임진강역에서 하차해 신분 확인 절차

를 거쳐야 한다. 육군 제1사단 헌병대가 승객의 얼굴과 신분증을 하나하나 대조한다.

DMZ 트레인 승객은 임진강역 도착 전 도라산역 출입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신청서 작성 시 도라산역에 내

려 참여할 관광 상품(일반관광, 안보관광)을 고른다.

임진강역에서 신분 확인을 마친 승객에게는 목에 거는 형태의 출입증이 교부된다. 출입증에는 선택한 관광 상

품에 따라 ‘일반관광’ 또는 ‘안보관광’이라고 적혀 있다. 관광을 마치고 도라산역을 떠날 때까지 출입증은 신분

증과 함께 항상 휴대해야 한다.

임진강역을 출발한 DMZ 트레인은 수 분 후 임진강 철교를 건너게 된다. DMZ 트레인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DMZ 트레인은 총 3량으로 이루어져 있다. 1호차 평화실(48석), 2호차 사랑실(40석), 3호차 화합실(48석)로

명명됐다. 1호차와 2호차는 외부에 무궁화를 배경으로 세계 각국 사람들이 나란히 서서 손을 이어 잡은 모습

이 그려져 있다. 사랑의 마음으로 지구촌의 평화를 이루자는 메시지를 구현했다. 그림 속 등장인물 중 머리에

비녀를 꽂고 한복을 입은 여인이 눈길을 끄는데, 한국인이라면 붉은색 저고리에 파란 치마가 무엇을 상징하는

지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3호차 외부는 증기기관차 사진으로 꾸며져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서울역에서 출발

할 때는 3호차가, 도라산역에서 돌아갈 때는 1호차가 선두를 맡는다.

DMZ 트레인의 내부는 3량 모두 동일한 콘셉트로 꾸며져 있다. 천장에는 자유를 상징하는 풍선이, 바닥에는

커다란 연잎과 연꽃이, 의자에는 생태와 평화를 나타내는 바람개비가 묘사돼 있다. 또 출입문에는 세계 주요

언어로 ‘평화’, ‘사랑’, ‘화합’을 표현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DMZ 트레인의 운행 취지를 알 수 있게 했다.

DMZ 트레인은 갤러리 역할도 한다. 1~3호차 벽면 상단에 사진 작품들이 자리 잡고 있다. 1호차에선 DMZ의

생태와 유적에 관한 사진 50여 장을 감상할 수 있다. 강화 무인도의 저어새, 파주 임진강 초평도, 연천 태풍전

망대 상공을 나는 독수리, 철원 노동당사, 양구 펀치볼의 늦가을 운무 등 DMZ를 대표하는 동식물과 비경이

시선을 잡아끈다. 2호차에선 해방과 분단으로 시작해 6·25 전쟁과 정전 협정 체결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DMZ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을 포착한 사진들을 볼 수 있다. 3호차는 ‘한국 철도’가 주제다. 경의선을 중심으

로 전국 주요 역의 옛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 60여 장이 전시돼 있다. 대륙호, 비둘기호, 십자성호, 관광호 등

지금은 사라진 열차들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

1, 3호차가 좌석으로만 이루어진 반면 2호차는 매점과 방송실이 위치해 있다. 매점에선 일반 음료와 함께 건

빵, 전투식량, 주먹밥, DMZ 철조망 기념품 등이 판매된다. 또 방송실에는 방송 전담 승무원이 자리해 DMZ 트

레인과 코스에 대해 설명하고 승객이 신청한 음악과 사연을 소개한다. 매점 앞에 설치된 방명록과 엽서 전시 공

간도 눈여겨볼 만하다.

구간이다. 민통선을 넘어 휴전선 남방한계선에 다가간다는 생각에 약간의 긴장감도 감돈다. 임진강 철교는 6·25 전

쟁 당시 폭격으로 파괴돼 교각만 남은 상태였다. 10여 년 전 경의선 복원 사업으로 서쪽 교량이 복구됐다. 휴전 후

국군 포로 귀환에 이용된 ‘자유의 다리’는 임진강역에서 도라산역으로 운행 시 철교 진입 직전 오른쪽 창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DMZ 트레인 승객들은 도라산역에 도착하면 일반관광팀, 안보관광팀으로 나뉘어 약 2시간 동안 관광을 진행한다.

일반관광은 도라산역 인근 도라산평화공원을 도보로 다녀오는 일정이다. 도라산평화공원은 경기도가 110억 원을

들여 2008년 6월 조성했다. 도라산역에서 350m 길이의 보행 통로로 이동해 출입할 수 있다.

도라산평화공원에는 한반도 모형을 한 7천246㎡ 규모의 생태 연못과 관찰 데크가 마련돼 DMZ의 자연 생태를 체

험할 수 있다. 또 도라산 지역의 역사와 DMZ 자연 생태 등을 소개하는 전시관이 운영된다. 야외 곳곳에 위치한 예

술 작품 중에선 2000년 광주비엔날레 초청 작품인 영국 작가 안토니 곰리의 ‘유리된 극점’(Poles Apart)과 김연수

작가의 32m 높이 조형물 ‘개벽(開闢), 분단의 벽을 넘어서’가 눈길을 끈다.

DMZ 트레인을 타면 남과 북이 휴전선에서 서로 총구와 망원경을 겨눈 지 61년째임을 절감한다.

DMZ Train

임진강역에서 승객 전원의 신분 확인을 마친 DMZ 트레인은 임진강을 가로질러 민간인출입통제선 너머 도라산역으로 향한다. DMZ 트레인 승객은 주중에는 실향민이나 중년 이상 세대가 주류를 이룬다. 반면 주말에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객과 연인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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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역에서 도보로 5분 정도 소요되는 임진각 관광지는 DMZ 트레인 구간 중 볼거리, 체험거리가 가장 풍부하다. 망배단, 임진각, 평화의 종, 자유의 다리, 평화누리, 미국군

참전 기념비, 아웅산 순국 외교사절 위령탑, 경기평화센터 등을 볼 수 있다. 자유의 다리 옆에는 6·25 전쟁 당시 파괴된 후 반세기 넘게 DMZ에 방치됐던 증기기관차가 보존 처리

과정을 거쳐 전시돼 있다. 하루 동안 DMZ 트레인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DMZ 플러스 티켓을 구입하면 임진각 관광지를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오전 8시 6분 서울역

출발편을 이용해 9시 1분 임진강역에 하차, 임진각 일대를 관광하고 점심 식사 후 오후 2시 40분 임진강역에서 도라산역으로 출발하는 DMZ 트레인에 오른다.

임진강역에서 철교를 건너면 잠시 후 도라산역이 나타난다. DMZ 남방한계선 남쪽 700여m에 자리한 도라산역에 내리면 일반관광 또는 안보관광에 참여하게 된다. 일반관광은

도라산역 인근 도라산평화공원을 다녀오는 일정이다. 현재 도라산평화공원에선 ‘DMZ 특별 사진전 - 두 개의 선’이 열리고 있다. 평화 통일과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바람을 타일에

새기는 체험 프로그램 ‘우정의 벽 희망 채우기’도 진행된다. 체험비는 3천 원이다. 안보관광은 도라전망대와 제3땅굴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도라전망대에선 망원경을 통해 개성시와

송악산, 선전용 마을인 기정동을 볼 수 있다. 제3땅굴은 걸어 들어가거나 셔틀 승강기를 이용한다. 땅굴 내부에선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다.

DMZ 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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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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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관광은 도라산역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해 도라전망대, 제3땅굴을 둘러

보는 상품이다. 안보관광을 선택한 승객은 도라산역에서 민북관광표를 구

입해야 한다. 도라산역에 ‘파주시 DMZ 연계 안보관광 매표소’가 운영된다.

민북관광표는 제3땅굴 관광 방식을 기준으로 두 가지로 나뉜다. 제3땅굴은

73m 지하에 위치하는데 도보 또는 셔틀 승강기로 닿을 수 있다. 도보로 내

려가는 경우 8천700원, 셔틀 승강기(45인승)를 이용하는 경우 1만1천700

원이다. 도보 관광객은 길이 358m, 경사도 11도의 직선 터널을 걸어 내려

가 셔틀 승강기 이용 관광객과 합류하게 된다. 합류 지점부터 제3땅굴 가장

안쪽 막다른 지점까지는 수평으로 265m이다. 땅굴 높이가 2m이지만 화

강암 바위가 삐죽삐죽 튀어나와 있어 일부 구간에선 허리를 숙여야 한다.

민통선 북쪽에 위치한 도라산역 일대에선 출입증 착용, 신분증 지참과 함께

군의 통제 규정을 준수해야 하다. 허가되지 않은 지역에서의 사진 촬영은

금지된다. 도라전망대, 제3땅굴로 향하는 연계 버스 내에서도 창밖 풍경을

찍을 수 없다. 도라산평화공원, 도라전망대, 제3땅굴에서 관광 구역을 벗어

나는 일도 절대 금물이다. 통로와 주차장의 철조망, 울타리를 넘어갈 경우

월북 시도자로 간주된다. 이는 미확인 지뢰의 위험성 등 관광객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도라산역에서 서울역까지 돌아오는 길은 1시간 5분이 소요된다. 일반관광,

안보관광에 참여해 몸이 피곤한데다 창밖으로 특별할 것 없는 풍경이 이어

져 지루할 수 있는 구간이다. 이를 감안해 DMZ 트레인 승무원들이 기획한

이벤트가 ‘지뢰 찾기’와 ‘평화열차 사진전’이다.

‘지뢰 찾기’는 1~3호차에 하나씩 숨겨진 지뢰를 찾는 게임이다. 도라산역에

서 승객이 모두 내리면 승무원들이 ‘지뢰’라고 적힌, 손바닥만 한 크기의 비

닐 코팅 사진을 좌석 주변이나 벽면 구석 등에 숨겨놓는다. 초등학교 소풍

때의 보물찾기와 마찬가지다. 지뢰를 찾은 승객에게 제공되는 선물은 서울

시티투어(전통시장 코스) 2층 버스 이용권, 롯데월드 자유이용권과 할인 쿠

폰 등이다.

‘평화열차 사진전’은 승객들의 기념사진 콘테스트다. 승무원이 소형 디지털

카메라로 희망하는 승객들의 기념사진을 찍어 베스트 컷을 선정해 선물을

준다. 촬영된 사진은 1~3호차 실내에 설치된 모니터에 모두 소개된다. 승객

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장난기 가득한 표정이나 우스꽝스러운 몸짓의 사진

이 베스트 컷으로 뽑힐 확률이 크다.

DMZ 트레인은 운행 한 달 만에 관광객 1만 명을 돌파했다. 6월 중순 기준

으로 DMZ 트레인은 하루 평균 400명(평일 200~300명, 주말 600명)이 이

용한다. 승객이 몰리는 토요일 티켓은 2~3주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다.

한편 코레일은 DMZ 트레인 경의선에 이어 오는 8월 서울 청량리역과 철원

백마고지역 구간을 왕복하는 DMZ 트레인 경원선을 운행할 계획이다.

DMZ Train임진강 철교는 DMZ 트레인 경의선 운행 구간 중 백미로 꼽힌다. 열차가 철교를 건너는 약 2분 동안 분단의 아픔과 통일에 대한 염원이 교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