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없는세상소식지 25호(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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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전쟁없는세상소식지 25호(2009년 7월)
Page 2: 전쟁없는세상소식지 25호(2009년 7월)

Editorial 에디토리얼집착을 버리고 한걸음 더 1

CO note 병역거부자 활동수기예수의 걸음을 따라 하동기 병역거부소견서- 2안과 밖 가슴아픈 현실들, 4감옥사회를 보는 하나의 시선 6근황 8

Focus 시선집중

수감자우편물 호를 맞이하며100 9하동기씨 병역거부 하는 날 13

Experience 참가후기 행사를 통해 배운 것515 15세계병역거부자의날 참가후기2009 17

슬프고도 즐거운 한바탕 축제 19이제 서로 총을 내리자 21

Special 기획기사전쟁을 사고파는 시대 저항은 시작되었다, 23스웨덴의 평화운동가들 사브전투기를, ... 27한국형 무기반대운동의 가능성을 찾아서 34무기반대운동 년을 되돌아보다2 40

Review 영화평서평․악마의 거래 그리고 집속탄 46원데이 인 이라크는 아름다웠을까? 49청소년을 안다는 편견을 버려‘ ’ ! 52

Series 기획연재가람이의 좌충우돌 세상읽기 6 56채식 속으로 고고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 ! - 57난영의 그림이야기 上 想 像․ ․ 60

Essay 평화에세이이상과 꼬장 61미군기지에서 평화를 말하다 64글쓰기의 곤란함 68

Report 재정보고후원해주셔서 감사해요~ 70

매체편집팀

여옥기획기사 기획연재 시선집중, , , 재정정리 섭외 편집, , 날맹기획기사 번역 섭외, , 형쥬기획기사 시선집중 서평, , , 섭외 표지디자인, 진진기획기사 섭외,

인쇄기획 한울타리| 서울동대문구 제기동 130-062 2 137-69

TEL : 924-9641,2 FAX : 927-5104

발행처 전쟁없는세상: 발행일 년 월 일: 2009 7 31제 호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호 : 25연락처 : 02-6401-0514주소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 475-51

호 우 301 ( ) 121-826http://withoutwar.org | [email protected]

World WITHOUTWARNewsletter No.25 CONTENTS

▶▶ Special무기반대 평화를 위한 선택 , ..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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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쟁 없 는 세 상 소 식 지 호2 5 1

지킨 적보다 지키지 못한 적이 더 많았던 그래서 늘 애타게 원하 기만 하던 격월간이라는 발행주기, ( ) ‘ ’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것이 작년 여름 격월간이라는 지향점마저 사라지고 나면 그 이후 소식지 발행 자. ‘ ’체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개월 간격을 지켜서 소식지가 꼬박꼬박 잘 . 3나오고 있다 기획기사를 써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간에 쫓겨 대충하던 세미나도 이젠 옛 말이고. , 더 이상 페이지를 채우기 위해 분량을 신경쓰는 일도 없다 지금의 이 기분은 뭐랄까 오랜 짝사랑에 대50 . , 한 집착을 깨끗하게 포기하고 자기자신에게 더 충실하게 된 기분이라고나 할까.

모든게 뒤로 가는 시대이지만 전쟁없는세상 소식지는 여러 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이번 소. 식지의 주제는 그동안 여러번 기획기사의 주제 후보였지만 수차례 미뤄지기를 반복했던 무기산업이다 그. 래서인지 뭘 봐야할지도 모르겠던 예전과는 다르게 읽을 자료도 많고 고민거리도 할 얘기도 많았다 소식, . 지에 다 담아내지 못한 더 많은 이야기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전할 예정이다 올해 한국에서 열린 세계병, . 역거부자의날 행사 후기는 외국 친구들 홍영과 이반이 썼고 번역은 날맹이 수고해주었다 개척자들에서 활. 동하는 난영씨가 소식지에 그림을 싣고 싶다고 먼저 연락을 해왔고 이번호부터 연재가 시작된다 갈수록 . 읽을 거리가 풍성해지고 있다.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 많은 활동 사례들을 살펴봤다 비록 외국의 사례이긴 하지만 활동을 시작하는 . 단계에서 참고할 수 있는 많은 자료들이 있고 찾아보며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해, 야할 일이다 부족한 실력 때문에 리딩속도가 느린 탓도 있겠지만 영어로 된 자료들은 읽어도 읽어도 끝. , 이 보이질 않았다 그러다보니 행사 후기만 잘 써도 전세계 활동가들이 공유가능한 자료로 남길 수 있는 . 영어권의 활동가들에게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솔직한 심정이다 지금부터 우리가 만들어갈 무기반대운. 동을 다른 나라 활동가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고난이도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말이다 지금 우(!) . 리가 외국의 활동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도움을 얻는 것처럼 우리의 활동과 준비과정이 언젠가 다른 누군가가 새로운 활동을 준비하려고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기 위해서는 발목을 붙잡고 놓아. 주지 않는 이 영어부터 어떻게 해야할텐데 외국의 사례연구가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직도 머리 속을 . , 떠다니는 무기산업에 대한 정보와 활동사례들을 어떻게 소화해서 우리의 활동으로 만들어낼 것인가가 과제로 남았다 하고싶은 일과 해야할 일이 무궁무진하지만 평화를 비웃는 무기산업을 비웃어주는 것부터 . . 하고싶다 우리가 간다. !

Editorial

집착을 버리고 한걸음 더여옥 | 전쟁없는세상 책임활동가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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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전쟁도 사람을 살릴 수 없습니다 어떤 목적을 가진 전쟁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사랑의 표현이 . 될 수 없습니다누군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전쟁을 혹은 평화를 얻기 위한 전쟁을 주장하지만 어떠한 전. , 쟁도 모든 사람을 지킬 수 없으며 어떠한 전쟁도 진정한 평화를 보장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전쟁, . 에 반대합니다.

년에 인권위원회에서 국방부와 국회에 대체복무제를 인정하라고 권고했을 때가장 크게 반발한 단2005 , 체 중 하나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라는 개신교 조직이었습니다 저는 이 단체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었‘ ’ . 습니다 제가 만난 예수께서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을 원하셨는데 이 단체는 적을 상정하고 그들을 찌. ‘ ’ , 르고 쏘는 훈련을 통해 이웃 사랑이 아닌 이웃 파괴를 자행하는 군대에 갈 수 없다는 사람들의 신념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 이 이야기가 예수의 삶을 따르노라고 목이 터져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 야기라고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하고 나서야 양심적 병역거부자라고 불리는 이들의 주장. ‘ ’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입장을 지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그때부터 시작된 병역거부에 대한 고민은 년 미군기지 확장을 위해서 주민들의 토지를 강제로 수용2006하던 평택에 갔을 때 제게도 현실화되었습니다 고통 받는 현실 속에 놓인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것이 가장 . 가치 있는 것이라고 믿으며 찾았던 평택의 땅에서 만난 것은 국가의 권력이라는 것 그리고 군사력이라는 것, 이 사람들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하는지 알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그곳에 있던 군인들과 경찰들의 눈빛은 분. 노와 증오의 감정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그 자리를 지키고자 했던 나를 분노의 눈길로 쳐다보던 몇몇 경찰들. 이 꼭 내 친구인 것 같았고 내 선후배인 것 같았습니다 그들이 내뿜는 분노의 기운은 결코 그들의 성품에, . 서 기인하지 않았습니다 국가라는 이름혹은 권력이라는 이름은 그들을 강제로 자신들의 세력에 편입시켜 . , 그들로 하여금 폭력을 행사하게 하고 그 폭력이 정당하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스무 살 남짓의 청년들을 일. 선에 내세우고 그들의 뒤에 선 간부급의 사람은 소대 너희 동료가 맞고 있다 가만히 보고만 있을 건“X , . 가 라며 폭력을 선동했습니다 그들에게 맞선 사람들은 총칼도 들고 있지 않은 그저 여기에 사는 주민들!” . , 이 쫓겨나야 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주민들을 쫓아내지 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일 뿐인데도 이들을 때려잡지 못해 안달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흥분한 전경들은 돌을 던져 창문을 깼고 그 돌은 제 머리 바로 위. , 에 날아와 벽을 때렸습니다누군가는 방패에 맞아서누군가는 돌에 맞아서 누군가는 곤봉에 맞아서 피를 . , ,

예수의 걸음을 따라하동기 |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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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리며 그 자리를 벗어났습니다 내 친구와 같은 내 선후배와 같은 전경들도 흥분한 시위대의 폭력에 피를 . , 흘리며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 작은 전쟁을 경험하면서 폭력의 사용을 강제하는 국가의 요구에 응답하지 .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교회라는 공간에서 목사님의 설교를 이해할 수 있게 된 초등학교 학년 시절부터 저의 꿈은 목사가 4 ‘ ’

되는 것이었습니다교회에 더욱 열심히 출석했고 성경도 열심히 읽었으며 예수님과 닮은 삶을 살 수 있기. , , 를 항상 기도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신학을 공부하는 곳에 입학을 했고 신학을 배우면서 예수님을 닮. ‘ ’ , 아가려면 어떻게 살아야할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신학을 공부하면서 성경을 읽으면서 만난 예수‘ ’ . , 님께서 제게 항상 하셨던 말씀은 이웃을 사랑하라 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웃에 대한 사랑은 그저 곁에 ‘ ’ . 다가가 사랑한다고 속삭이라는 의미가 아니라헐벗고 고통 받는 이웃에게 다가가 그와 함께 있으면서 그 아, 픔을 함께 나누라는 의미였습니다또한 누구도 이러한 아픔과 고통에 내몰리지 않도록 세상을 바꾸어나가라. 는 이야기였습니다 더욱 이 말씀이 와 닿았던 것은 내게 말씀하신 이웃이라는 존재가 내가 알고 있는. ‘ ’ , 혹은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원수라고 불리는 존재들까지 포괄하고 있었기 ‘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서는 이 세상의 군대에서는 그 사랑을 말하기보다는 분쟁과 폭력을 , 이야기합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을 적으로 상정하고 그들의 목숨을 뺏는 방법과 효과적으로 그. 들을 타격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제가 신앙하는 예수님은 제가 그런 자리에 가도록 허락하지 않습니다 예수. . 께서 그러하셨듯이 국가와 권력의 폭력에 휩쓸려 죽음의 자리에 이를지언정 묵묵히 자신의 길을 평화의 길, 을 걸어가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가르치셨던 기도문에 나오는 것처럼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 위. , 에 이루어지도록 이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말입니다.

인생의 한 걸음이라도 예수께서 가셨던 길을 따라서 내게 보여주셨던 평화와 사랑의 걸음을 걷는 것이, 야말로 저의 인생에 있어 최고의 가치입니다 그리고 그 걸음에 언제나 예수께서 함께 하실 것이라고 믿어 . 의심하지 않습니다.

2009. 7. 7.

하동기

입영일 병무청에 병역거부의사 밝힘2009.07.07. 기독교회관에서 병역거부선언 기자회견2009.07.13.

경찰조사2009.07.17. 현재 재판 대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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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저의 글을 요구 하시기에 며칠을 고심한 끝에 결국 이렇게 펜을 들게 됩니다오(?) . 늘은 월 7 12일 일요일 거센 바람과 함께 하염없이 비를 쏟아 붓는 소리가 철장 사이로 울려 대는군요 장마철의 시작으, . 로 한방울 몸에 적실 수 없는 제 처지와 다르게 지금 사회는 원치 않는 비 피해로 많은 이들에게 아픔을 가져다 주고만 있네요 마치 지금 이 시대의 아픔을 그대로 보여주듯 눈물의 비 아픔의 비가 쏟아져 내리고 . , 있네요.

제가 법정에서 구속되어 인천구치소에 수감된 것이 월 일 벌써 두 달하고 일이 지났습니다 그 4 22 , 20 . 동안 사회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시작으로 북의 핵실험 쌍용차 파업대대적인 시국선언 비정, , , 규직 사태 전교조 교사들의 징계 사이버 공격 등 끊임없이 시끄러운 고통의 메아리가 이 땅을 가득 뒤덮고 , , 있는 것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저의 병역거부 역시 이 시대의 큰 죄가 되어 제가 수감생활을 하는 . 것이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는 현실과 별반 다를게 없는 현상이 것이겠지요.

어제 밤에는 이곳에서 함께 생활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방에 오신지 며칠 안되신 . 분이 제가 이곳에 왜 들어오게 되었는지 군대는 왜 안 가려고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하, 게 되었지요조금 있으니 화살이 제 가슴을 수없이 꽂기 시작하더군요 한 분은 도저히 저를 이해할 수 없. , . 다 하시고 한분은 병역거부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소수의 이야기일 뿐이니무시돼도 상관없다 하시고, , , 다른 한분은 저에게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라고 군대 그냥 가면 되지 않냐고 하시더군요 참고로 저와 함께 . 방 쓰시는 분들 중 단 한분도 군복무를 제대로 하신 분은 없습니다어젯밤 전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 습니다 쓸쓸함 서글픔 서러움외로움의 감정들이 제 가슴을 울렁이게 하였습니다 병역거부 운동은 정말. , , , . 로 외롭고 쓸쓸한 운동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힘든 아직까지 이 시대가 다양한 생각에 대. ... 해 존중할 수 없는 사회임을 실감하게 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제 가슴은 아픔으로 얼룩집니다. .

아직까지 저의 수감생활은 해를 넘겨 이 계절을 다시 맞이해야 끝날 때가 됩니다 하지만저의 병역거. , 부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음을 재확인하게 됩니다 그것은 아직도 이 사회가 거꾸로 향해가고 있기 때문입니. 다.

년 이후 국가는 명이 훨씬 넘는 이 땅의 젊은이들을 버려왔습니다 이것은 결코 민주주의 사2000 , 5000 .

안과 밖 가슴아픈 현실들, 권순욱 |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인천구치소 수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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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민주주의 국가는 소수의 목소리에도 분명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하며 사회. , 적 약자의 몸부림에 눈 돌릴 수 있어야만 합니다 언제까지고 이 아픔이 끝없이 이 땅의 울부짖음으로 이어. 지지 않아야만 합니다.

지금도 사회는 위기의 남북관계막장으로 치닫는 정치권 한쪽으로 기울어진 검경 아픔의 소리가 가득, , , 한 노동권으로 소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의 사회는 도무지 눈을 뜨고 제대로 바라볼 수 없이 거센 . 파도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그것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이곳에서 바라보고만 있자니 제 가슴은 더욱 메. , 이고 찢어지기만 합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지금의 이 시간을 저는 그냥 헛되이 날려버리고 싶지만은 않습니. 다 이 시대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이곳에서의 생활을 더욱 값지게 살아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찢기고 찢겨 . . 갈라진 고통의 땅에 인권의 씨앗을 뿌려서 키워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이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 고 사회가 변화하는 길의 새로운 원동력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볼품없는 저의 글이 과연 어떠한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지금의 저의 생각과 감정을 풀어냅니다좀 더 차분히 제 생각과 제 마음을 그리고 제 감정을 여기 있는 시간동안 정리해 보려. , 합니다 한없이 무지한데다 말주변도 글주변도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에는 좀더 정리된 글을 보내드릴 수 . , .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이 무더운 여름 비도 많이 오고 주변도 많이 시끄러울텐데 무탈히 잘 보내시. , 기 바랍니다.

2009. 7. 12.인천구치소에서 순욱- .

권순욱

입영일 국방부 앞에서 병역거부선언 기자회견2008.11.11. 경찰조사2008.12.16.

심 첫 심리공판인천지법2009.01.19. 1 ( )선고공판에서 년월형 선고 법정구속2009.04.22. 1 6 ,

현재 인천구치소에 수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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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는 감옥 특성에 맞는 특이한 언어가 있습니다 제가 처음 감옥에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은 것도 이. 런 특이한 언어에서였습니다 병역거부자들에겐 익숙할 법구라는 말이 바로 그러합니다교도관들은 법정구. ' ' . '속된 피고인을 법구라고 줄여서 부릅니다 저는 이 말을 수갑을 차고 한참동안 혼자 앉아있다 이해할 수 ' ' ' . 있었습니다 감옥생활이 말에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이밖에도 한 달 사이에 익숙해져 특이한 것인지 더이. . 상 느끼지 못하는 말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 인상적인 말은 빵쟁이라는 말입니다 발음에 따라 빵잽이. ' ' . ' ', '빵재비로 들리기도 합니다 감옥생활에 익숙할 뿐만 아니라 각종 생활기술을 가진 사람을 칭하는 말이지요' . . 한번 들으면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쉬운 단어조합에 탄복하기도 했지만빵쟁이들의 다양한 생활기술에 더욱 , 놀랐습니다 물론 생활기술은 빵쟁이만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것들은 누구나 배우고 익힐 수 . . 있습니다빵쟁이에게 그 기술이 응축되어서 나타나는 것이지요노동자로 보자면 빵쟁이는 숙련노동자가 아. . 닐까 싶습니다.

처음 만난 빵쟁이는 방 안의 노동에 주요하게 참여하는 사람이었습니다방의 노동은 기본적인 것들입니. 다 구치소에서 주는 반찬 등의 식재료를 재조합하는 음식만들기 설거지 청소 빨래 등 입니다 노동작업. , , , . 이 단순한만큼 숙련 비숙련자의 분업이 비교적 단순합니다 이것은 노동협력의 수준이 비교적 낮음을 의미- . 합니다 그리고 이마저도 나이와 수감기간에 따라 위계화된 수직구조에서는 상층의 숙련자빵쟁이와 하층의 . ( )비숙련자 막내 의 분업노동으로 상당수 해결이 됩니다노동과정의 단순함으로 인해 노동분업으로 인한 갈(' ') . 등도 크게 발생하지 않습니다방 안의 노동현실과 관계의 단순성은 방 밖의 노동 즉 출역과 비교하면 조금. , 더 분명히 드러납니다방 안팎의 구조 모두 위계적이라는 것은 비슷하지만 사람의 수가 더 많고노동과정. , 도 더 많으며일의 종류가 더 다양한 출역이 더 복잡하며 그렇기에 협력의 수준이 더 높고 주체들의 갈등, ' ' , 의 양상이 더 다면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방에서는 몇 사람이 노동에서 제외되고어느 정도 대화를 통한 협. , 력이 없더라도 생활에 크게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구치소 전체 수감자들의 생활과 관련된 출역의 . 일의 양은 많은데 적은 수가 노동을 해야하는 만큼 예외없는 노동 참여와 적절한 협력이 필요합니다 감옥을 . 포함한 사회에 비하면 출역장의 상황은 단순하지만 노동을 통한 관계구성의 원리는 동일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출역장 노동자출역 수인들의 관계를 조직하는 주요 방식은 위계주의와 군사주의입니다 얼마전 구치소 ( ) .

감옥사회를 보는 하나의 시선 우공 |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서울구치소 수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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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 청소를 하는 기존의 출역자들이 새로 출역장에 나온 수인들과 어떻게 함께 효율적으로 노동할 지를 두고 갑론을박한 적이 있습니다 대세는 군기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강제된 보람없는 노동을 하기. ' ' . 보다는 대충대충하려는 사람이 당연히 대다수일테고 그러다보면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으니 군기를 잡아야 , '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군대 내 사고가 나면 군기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논리와 동일합니다 이 주장에 맞서 . ' ' . 조금씩 대화하며 일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비현실적이라는 주장 앞에 힘을 잃고마는 모습은 비단 우리 방 만의 현실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감옥이 현실의 단면을 더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건물 청소 출역. . 자들의 대화를 지켜보던 저는 해결방법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기보다는 문제를 인식하는 시선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개개인의 품성론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일을 안한다는 세대론 감옥노동은 위계적일 수밖에 . , , 없다는 현실수용론 등 다양한 시선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이 대화를 관객처럼 지켜보는 스스로의 . 시선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관객의 위치는 입장이 서있지 못한 것이며 이것은 현실에 개입하는 실천의 부족. 함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년 월 일 일요일2009 7 12서울구치소에서 우공 드림.

우공오정민( )

입영일에 병역거부선언 기자회견2009.01.06. 경찰조사2009.01.29. 검찰조사2009.02.23. 심 첫 재판2009.04.14. 1

선고공판에서 년월형 선고 법정구속2009.06.02. 1 6 ,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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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아직 월이니 초여름이라 할 수 있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더워버리니 월이 되면 어떻게 견디나 걱정6 , 7,8

이 됩니다 매미도 이제 하나둘 울기 시작하여 새소리와 매미소리가 마당에서 들려오고 간혹 비행기의 소음. 도 이들 소리에 한 음을 더합니다 대구의 날씨가 다른 곳 보다는 훨씬 덥다고 이야기를 하곤 하는 이 여름. 에 대구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잘 가보지 못한 저는 여기나 저기나 덥기는 한가진 것 같습니다 텔레비전 , , . 날씨방송은 대구의 온도가 다른 곳 보다는 높게 나오니 덥긴 더운 모양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

올 월에 결혼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한 방을 쓰고 있습니다 사는 곳은 4 . . 경산시 와촌면 박사리입니다 예전에 반공사건으로 유명한 동네입니다처는 매일 아침 대구로 출근을 하고 . . 저는 농민회로 출근을 합니다 좀 멀기는 하지만 아무말 없이 출퇴근 하는 처에게 참 고맙습니다. .

어제까지는 여름농활이 있었습니다 저는 작년부터 경산시 농민회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서. 울산업대에서 박 일의 일정으로 명이 저희가 있는 경산으로 농활을 오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다닐 때 7 8 250 . 학생으로서 농활을 가게 되었던 것이 이제는 농활을 받는 농민회원이 되어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개의 마. 12을에 명의 학생들이 들어가 농촌일도 돕고 농촌의 현실을 인식하는 좋은 활동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250 . 러나 아쉬운 것은 지식인이면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 대학생들이 써온 플랜카드에는 추상적인 문구가 대부분이고농촌의 현실이나 농촌의 구조적 문제 등을 이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 . 래도 이번 농활이 별탈없이 끝나서 참 기분이 좋습니다.

저는 아직 농사가 없습니다농사를 짓는 것도 많은 기술이 있어야 하지만 아직 농지를 구하지 못해 여. 러 가지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으로 이리저리 많이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농. . 사를 짓게 되면 과수농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무실로 꼭 한 박스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금 있다( .) . 가 산을 개간해서 자두 농사를 짓고 있는 형님 댁에 견학을 갈 예정입니다 일반 농지 보다는 임야가 싸기 . 때문에 임야에 농사를 지을 예정입니다 대신 경사가 있어서 일은 훨씬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도 젊으니 할 . .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재미있게 글을 써서 읽는 사람이 즐거워야 하는데 글 쓰는 데는 영 취미가 없어 이렇게 재미가 없습니다 더운 여름 항상 영양가 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건강히 지내시길 바랍니다. .

근황 강철민 |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경산시 농민회원 +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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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 안에 수감되어있는 병역거부자들과의 소통을 위하여 년 월에 처음 발행된 수감자우편2005 1물이 어느덧 호를 맞이했다 처음에 발행을 시100 . 작했을 때도 그랬겠지만 호를 준비하며 여러 활, 50동가들이 프롤로그를 작성했을 때도 호가 나오100는 날이 오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 이 호를 기념해야하는 건지 한탄해야하는 건지 100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수감자우편물은 호를 넘100어서 계속 발행될 예정이다 햇수로 년째 발행해. 5오고 있는 앞으로도 한동안은 계속 발행하게 될 , 수감자우편물이기에 이 기회에 한번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수감자우편물은 수감된 병역거부. 자들에게 발송하는 우편물이기 때문에 존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아서 수감자우편물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들을 중심으로 의견을 취합했다 모CO . 아져있는 수감자우편물 파일들을 살펴봤고 현재 , 수감 중인 들에게도 우편으로 의견을 들었다CO . 답변해주고 의견을 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수감자, 우편물 발행에 도움과 관심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수감자우편물은 몇 번 형식이 바뀌기는 했지만 크게 변한 것은 없다 현재는 프롤로그 활동가편. (△지 운영회의 및 일정보고 병역거부자소식과 ) △ △

수감기록 최근기사모음 별첨문서로 이루어진다. △ △

지금까지 총 명22 1)이 수감자우편물 프롤로그로 수감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들과 함께 병역거부운동을 하고있는 활동가들 출, 소한 병역거부자들이 자의 혹은 타의로 프롤로그를 써주었다 지금 수감 중인 우공과 은국이 가장 즐. 겨읽는 코너라는 프롤로그는 여옥이 번 조은이 27 ,

번 날맹이 번을 썼다 프롤로그를 가장 많이 15 , 9 . 쓴 세 명 모두 수감자우편물을 받아본 적이 없는 활동가들이다 아마도 조은과 날맹은 머지않아 수. 감자우편물을 직접 받아보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 같다 그동안 수감자우편물을 열심히 만들었던 그. 들에게서는 좀더 날카롭고 분석적인 평가와 피드백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감옥 안에서 받는 수감자우편물은 어떤 의미일까 외부와의 소통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감옥이. 라는 공간에서 받는 우편물은 생각보다 큰 힘이 되었다는 증언 을 확보할 수 있었다 고립감으로 힘(!) . 든 시기에 가뭄에 단비김영익이자 세상과 통하는 ( )창문고동 임성환이었고 혼자가 아니라는 끈송( , ) , (인욱 김영진 이라고 했다 답장을 안보내도 때가 , ) . 되면 어김없이 오는 편지타랑를 받으면 주가 지( ) 2

1) 여옥 조은 날맹 뎅 현지 가람 용석 나동 아하육구 효웅 재성 김훈태 김영진 정은 오정록 오리 송인욱 , , , , , , , , ( ), , , , , , , , , 고동 뽀 윤형주 진진 하동기, , , ,

수감자우편물 호를 맞이하며100

여옥 전쟁없는세상 책임활동가|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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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갔음을 알 수 있어서 달력이용석 같았고 자신( ) , 이 병역거부자임을 일깨워주는 알람오정록 같았( ) 다 감옥에서 편지의 양은 방 안에서의 발언권 등 . 권력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었기 때문에 권력유호(근 이기도 했다) .

지금은 격주 화요일날 수감자우편물을 보내는 것이 당연해졌지만 발송주기가 안정화된 것은 ,

년부터였다 남아있는 발송보고 기록을 살펴2007 . 보면 년에는 주에서 한달 정도의 주기로 발2005 3송을 했고 년에는 주 간격으로 보내다가 하, 2006 3반기부터 차츰 주로 줄어드는 과도기를 보인다2 . 보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바쁜 일정 탓에 하루이틀 늦을 수도 있고 일주일이 미뤄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지만우편물을 기다리는 사람은 짜증도 나, 고 걱정도 되었을 것이다 제때 우편물을 받지 못. 한 날에는 교무계에 가서 내놓으라고 따지기도 했다고 한다김훈태 그래서인지 년부터는 되도( ). 2007록 격주발송을 지키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고 지금도 그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수감자들이 후원회나 전쟁없는세상으로 보내는

편지는 수감자들간의 소통을 위해 병역거부자 소식과 수감기록의 내용에 들어가는데 그러다보니 당, 연히 감옥생활 이야기가 실리게 되고 그와 관련한 사건들이 생기기도 한다 방 사람들 이야기를 같은 . 방 사람들이 볼까봐 걱정했는데 고동 실제 같은 ( ), 방 사람이 뺏어가서 본 것 중에 그들 욕을 쓴 내용이 실려있는 바람에 민망해서 일 동안 벽만 봤단3다임재성 교도소 측에서도 교도소이야기를 쓰지 ( ). 말아달라고 하거나염창근 문장에 대한 수정요구( ) 를 한 경우2) 효웅도 있었다 직접 겪은 사람들은 ( ) . 난처했겠지만 생생하고 실감나는 감옥이야기를 전, 해들을 수 있고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좋았다 수감생활을 준비하던 사람들에게. 도 좋았을 것이다.

안버리고 꼬박꼬박 소중하게 모아둔 수감자우편물은 이감갈 때가 문제인데 무거워서 어쩔 수 없, 이 버리기도 하고용석 잃어버리기도 했다이길준( ) ( ). 출소하면서도 차마 버리지 못해 가지고 나온 사람들이 있었던 기억도 난다.

수감자우편물은 많게는 명 적게는 명한테 12 , 4발송되었다 호가 발송되던 년 월 . 34, 35 2006 12일과 년 월 일에는 수감자가 명고26 2007 1 10 12 (

동 경수김도형송인욱김영진 타랑박철 김훈, , , , , ( ), 태 이용석뎅김태훈 오정록 문상현최재영 이, , ( ), , , )었다 가장 적을 때는 명이었다 년 가을까. 4 . 2007지는 명 정도로 유지되던 수감자 숫자가 점점 10줄어들어 년부터는 거의 명이었다 하지만 2008 4 . 작년말 대체복무제도가 뒤집어진 탓인지 다시 수감자 숫자는 늘어서 현재 수감자우편물 호를 받100는 수감자는 명안홍열 이길준 김영익 권순욱6 ( , , , , 우공 은국 이다, ) .

꽤 오랜시간을 지나오면서 수감자우편물은 안정

2) 효웅 노트 여주 호텔 리조트 가이드북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호 , ‘CO - & ’ , 2008.2. 20 .

평화수감자의날 행사에서 수감자들에게 보내는 엽서를 쓰는 사람들 사진출처 전쟁없는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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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된부분도 있지만 그만큼 관성화된 부분도 있다 . 수감자지원팀 여러 명이 함께 의논하며 기획하고 준비했었는데 이제는 책임활동가 한명이 기획과 편집과 발송을 모두 책임진다 수감자들과 소통하며 . 필요한 것들을 반영시키기 위해 했던 노력도 처음같지 않고 내용에 대한 고민보다는 정해진 일정을 , 지켜 발송하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더나은 수감자우편물을 위해 . 필요한 것은 뭐가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현재 수감자우편물에는 병역거부와 관련된 뉴스클리핑이 들어가는데 다른 뉴스를 요약해서 보내주, 는 것도 세상돌아가는 것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의견경수 도 있었고 안에서 뉴스와 신( ) , 문을 보니까 기사보다는 다른 글을 보내주는게 좋겠다는 의견이승규오정록도 있었다텍스트보다( , ) . 는 사진이 많아졌으면 좋겠고유호근 정재훈 경( , , 수 외연을 확대해 다양한 사람들의 글을 실으면 ), 좋겠다는 의견김훈태 효웅도 나왔다 지금 수준( , ) . 으로도 충분하니까염창근김영진송인욱 다른용( , , ) 도로 활용할 방안을 고민하면 좋겠다는 의견임재(성도 있었다 다른 무엇보다 병역거부자들이 더 신) . 경쓰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임성환 이용석에는 다들 동의하리라 믿는다( , ) .

수감자우편물을 받고있는 수감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다 몸튼튼 마음도 튼튼 건강히 . 잘 지내라는 안부인사와 함께 외부와의 소통도 잘하고 수감생활 잘해서 이후 생활도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었다 출소한 만큼 수감. CO자들의 마음을 잘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도 없을텐

데 그런 마음을 간직하지만 말고 자주 표현해주었, 으면 좋겠다 수감자들이 다른 수감자들에게 전하. 는 이야기는 좀더 현실적이었는데 펜팔을 하자거, 나김영익 수감자우편물을 통해 편지를 주고받자( ) 는 우공 등 서로간의 소통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 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불면. 3)은 사이다로 불려야 제 맛이라거나 시계에 사진넣는 것4)은 전문가와 상의하라는 얘기이길준 같은 방에서 수감생활하( ), 면 좋겠다는 바램은국은 수감자들만이 전할 수 ( )있는 생생한 이야기가 아닐까.

수감자우편물을 만드는 활동가들에게도 하고싶은 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했던 대답, 들이 나왔다 고맙다 고생한다는 얘기와 출소하. , 고서는 잊어버려서 미안하다는 말 구구절절 감. 동적인 이야기들은 행동으로 옮겨졌을 때에 비로소 진심이 된다는 활동가의 답변을 전하는 바이다.

수감자우편물을 꼼꼼히 읽는 애독자현재 수감자(들 에게는 호를 기념하여 현상한 행사사진과 ) 100

3) 뜨거운 물로 익힌 컵라면의 면발을 비빔면처럼 찬물이나 사이다로 식힌 후 고추장과 김치 등 각종 양념을 넣어 매 콤달콤하게 만든 징역음식 뿔면이라고 발음해야 느낌이 산다. ‘ ’ .

4) 손목시계는 외부에서 넣어줄 수 없고 내부에서 구매를 하기 때문에 다 똑같은데 사진을 넣는 방식으로 튜닝을 하기 , 도 한다 주로 잡지에서 좋은 디자인을 뽑아내거나 애인사진을 넣고 유리를 빼내야하기 때문에 잘못하면 깨지거나 . , 망가진다.

징역은 나오는 맛에 들어간다는 말을 할 정도로 출소할 때의 감동은 크다고들 한다 하지만 살다보면 그것도 . 다 잊나보다 사진출처 병역거부자 김태훈 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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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 엽서를 특별사은품 으로 보냈다 수감자우, (?) . 편물을 통해서로 힘도 주고 자극도 받으며 아무쪼 록 수감생활 잘 하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수감자우. 편물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아서 역사의 뒷길로 사라지는 그때에는 이런 정리글이 아니라 폐간기념파티를 했으면 좋겠다 그때까지는 많은 관심과 참여 . 부탁드린다 수감자우편물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

수감자우편물 호와 관련하여 답변해주신 내* 100용 전체와 호까지 발행된 수감자우편물의 내용100은 수감자지원팀 게시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홈페이지 운영실 ( http://www.withoutwar.org →

좌측하단 팀별게시판 수감자지원팀 클릭!)→ →

평화캠프에 초대합니다2009

일시 년 월 일목 일토 박 일간: 2009 8 13 ( ) - 15 ( ) 2 3☮장소 경기도 양평 개척자들 샘터공동체전철 중앙선 국수역에 내려서 연락주세요: ( )☮참가비 만 천원: 1 5☮준비물 개인 세면도구 침낭이나 이불 쌀과 밑반찬 피스바에서 쓸 술값 물놀이용 여벌옷 등: , , , , ☮프로그램 ☮

일목 여는마당 미군기지운동의 경험푸에르토리코와 한국- 13 ( ) / ( )

일금 비폭력 트레이닝젠더문제다루기 개별 워크샵평화저널 평화도서관 등등 열고싶은 워크- 14 ( ) ( ) / ( ,

샵이 있다면 준비해오시면 됩니다 여성징병에 관한 수다) /

일토 닫는마당- 15 ( )

게시판 : http://peace.jinbo.net/peacecamp/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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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 일 종로에 있는 한국기독교회관7 13 , 에서 연세대학교 신학과 학생이자 기독교 신자인 하동기 씨가 병역거부 선언을 했다 하동기 . 씨의 병역거부선언은 우공 월 일과 은국 월 (1 6 ) (2일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 열린 공식적 기19 ) ,

자 회견이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홍구 선생님. 의 이야기처럼 년 이후로는 더 이상 열리지 , 2009않을 줄 알았던 더 이상 열리면 안 되는 병역거, , 부 기자 회견이 올해만 벌써 세 번이나 열려버린 것이다.

수상한 정국만큼이나 이 날은 다소 흐린 날씨였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풍성하게 참석해 준 . 덕분에 기자회견 장소는 말 그대로 발 디딜 틈 하나없이 꽉 찼다 특히 하동기 씨의 지인들뿐만 . 아니라 많은 기자들이 취재를 하러 와서 간만에

진짜 기자회견다운 모습이 연출되었다 사람(?) . 이 너무 많아서 문간에 서 있던 나는 기자회견을 지켜보다가 잠시 복합적인 심정에 빠져들었다 놀. 라움 걱정 아쉬움 안타까움다행스러움이 내 안, , , , 에 얽혀 있었다 예상보다 많이 참석한 기자들 인. 원수에 놀라움이 앞섰지만 한편으로는 취재해 간 자료가 어떻게 기사화될 것인가에 대한 걱정도 뒤따랐다 또한 우공과 은국의 기자회견 때도 이렇게 . 많은 기자들이 왔었다면 조금은 사태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생겼지만 그래, 도 하동기 씨 기자회견이라도 널리 알려지게 되어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는 제가 만난 예수께서는 이웃을 사랑하라“ '고 하셨는데 이웃 파괴를 자행하는 군대에 갈 ' , ' '수 없다는 병역 거부자들의 신념을 인정하지 않는 국방부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 며 대체복.”무제 시행을 번복하고 있는 정부를 꼬집으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또한 그는 년 평택 대. 2006추리 집회 현장에서 느꼈던 정신적 충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집회 참여가 본인에게 국. “가의 권력 그리고 군사력이라는 것이 사람들을 , 얼마나 고통스럽게 하는지 알게 한 사건이었다.”고 털어놓으며 그 때의 경험이 다시 한 번 자신이 , 병역거부를 다짐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여호와의 증인을 제외한 기독교 신자들만 따져본다면 하동기 씨는 김대산 년 경수(2005 ),

년(2007 ),권순욱 년에 이어 네 번째 기독교 (2008 )인 병역거부자다.1) 그러나 하동기 씨가 다른 이들 과 분명 다른 점은 기독교 교리를 그가 보다 직접

하동기씨 병역거부 하는 날

형쥬 전쟁없는세상 | 매체편집팀 + [email protected]

기자회견 당시 뜨거웠던 취재열기 기독교쪽 언론에서 . 많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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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으로 언급하면서 그의 소견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소견문 제목이 예수의 걸음을 따라. “ ”인 사실이 이를 명시적으로 잘 보여준다 아마도 . 이러한 점이 언론의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이며 그, 의 이러한 실천이 기독교계에 영향을 미치고 더 , 나아가 기독교인들의 구체적 행동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하동기 씨의 소견문 낭독과 더불어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이영 의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 정의평화위원회 정상복 목사 병역거부자 임재성 , 씨의 지지발언이 이어졌다 그의 학교후배와 후원. 회장도 지지발언을 통해 하동기 씨에게 힘을 보태어주었는데 무엇보다 이 날의 백미는 하동기 씨의 , 후배들이자 연세대 신학과 극회 동아리 회원들이 직접 연출 출연한 퍼포먼스였다 해외의 무기 반, . 대운동 퍼포먼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빨간색 페인트가 이 날 퍼포먼스에서도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평화를 상징하는 새하얀 옷을 입은 출연자들과 빨간 페인트의 명징한 색채가 잘 대비되어 퍼포먼스

가 전달하고자 한 상징적 메시지가 크게 부각되었다 신의 은혜로움으로 평화를 추구하는 새하얀 마. 음을 갖게 된 인간이지만 결국 그들은 서로에게 , 폭력을 일삼고 심지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는 폭력을 저지르기에 이른다 그러나 끔찍한 상황 속에. 서도 신은 예수를 통해 인간에게 이웃에 대한 사랑과 평화를 너그럽게 가르친다.

기자회견 초반부까지는 흐린 날씨와 숙연한 분위기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슬픈 감정 때, 문에 마음이 무거운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기자회. 견 중반 이후부터 하동기 씨 후배들의 지지발언과 그들이 준비한 퍼포먼스에서 느껴지는 생명력이 내 마음을 한결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이번 기자회견. 뿐만 아니라 그와 그를 지지하는 친구들이 함께 모여 준비하고 있는 여러 가지 행동서명운동 연극 ( , 등이 앞으로 더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1) 기독교 신문 베리타스 하동기 개신교 병역거부 논의 활발히 이뤄졌으면 , 2009. 7. 22. < “ ” >…

병역거부선언을 하는 하동기.

연세대 신학과 내 종교극예술연구회 회원들이 준비한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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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건너오기 전에 저는 한국에 존재하는 비상식적인 징병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징병제가 저와 관련을 맺게 될 줄은 .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저는 한국어 사용능. 력이 떨어지는 외국인이기에 함께 하는 친구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면서 행사 준비를 함께 하는 515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저는 언어비언어적 차원에서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전쟁없는세상에서 자원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군사주의의 작동방식 성역화된 미군 관련 정책, 과 미군기지 문제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 한 문제들은 지역공동체의 파괴나 병역거부자의 등장 환경문제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존재하는 인간, , 안보에 대한 잘못된 이데올로기들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습니다 행사 준비를 함께하고 행사에 . 515 직접 참여를 하면서 여러 사회 단체들이 다양한 차원에서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고 저는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일간 진행되었던 비폭력 . 5트레이닝 워크숍들은 지역적 맥락과 전지구적 차원의 맥락을 적절하게 조율하면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특히나 저는 무건리훈련장 확장에 반대하는 지. 역주민들의 용감한 행동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그들이 보여준 견고한 투쟁들은 . 어떻게 해서든지 한국 병역거부 운동의 목표와 간

접적으로 연결이 될 것입니다.

이외에도 저는 비폭력 트레이닝 과정 동안 다른 지역의 활동가병역거부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의 용기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육체. 적 자유를 박탈당한다거나 사회적 차별 구직 과정, 의 어려움 등과 같은 생계 유지의 어려움 속에서도 여전히 꿋꿋이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들을 열정적으로 전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모든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대단한 용기는 그들이 가진가장 귀중한 자산일 것입니다 .

제가 이 지면을 빌려 말씀 드리고 싶은 또 다른 지점은 바로 여성의 역할 그리고 병역거부운동에서의 주체성에 관한 부분입니다 트레이닝 기간 .

행사를 통해 배운 것515 : 평화를 지키는 중요한 수단으로서의 병역거부

홍영 Hung Ying | 세계병역거부자의 날 준비팀 아레나 활동가 2009 + + [email protected]

비폭력 트레이닝 중 한국의 병역거부운동에 대해 분석한 소그룹토론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는 홍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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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에 하루는 이스라엘에서 온 알렉스가 한국 활동가들에게 질문을 던졌던 게 기억납니다 그녀는 한. 국 병역거부 운동에서 여성이 갖는 포지션은 어떠한지에 대해 궁금해 했는데 왜냐하면 한국에서 병, 역거부가 표면상으로는 남성들만의 문제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예전에도 저는 병역거부 운동 . 바깥에 있는 다른 친구로부터 비슷한 질문들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질문들은 한국 병. 역거부 운동 내에서 활동의 주체와 관련하여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평화와 관련하여 흔히 들을 ‘ ’수 있는 환상들은 우리가 평화와 관련한 이슈들 사이에 존재하는 연결고리들을 인식하고 다양한 비폭력적 방식을 통해서 평화라는 동일한 목표를 지향한다면 쉽게 붕괴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 저는 이번 세계병역거부자의 날 행사에 참여515 하고 난 후 한국의 병역거부 운동이 단지 개인적 , 차원을 넘어서 한국의 가부장적 질서를 조금씩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515 행사를 훌륭하게 치르느라 고생한 여러 활동가들의 노고 그리고 저와 함께 여러 행복한 순간들을 공, 유해주신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앞. 으로도 계속 병역거부 운동을 통해 배우고 동시에 평화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비폭력 직접행동에서 역할을 맡은 홍영이 퍼포CO먼스를 연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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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간에 걸쳐 진행된 세계병역거부자의 날 비폭력 트레이닝과 행사들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도착했을 때가 기억이 납니다 초청을 받긴 했지만 . 행사의 구체적인 상에 대해서는 감이 잘 오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저는 그 당시에 대구에서 이미 개. 6월 째 생활을 해오고 있었는데 그때까지 한국의 병역거부 운동에 대해 들은 바는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 웹사이트에서 읽은 몇 개의 글이 전부였습니다.

트레이닝이 열린 장소였던 교회에 막 도착하여 들어가보니저는 행사 시작 며칠 후에 결합했습니(다 에리트리아 스페인 이스라엘 영국 독일 마) , , , , , 케도니아핀란드대만 그리고 한국의 활동가들이 , , 서울 어디에선가 하게 될 퍼포먼스 준비에 한창이었습니다 저는 중간에 끼어들어 활동을 같이 하려. 니 처음엔 갈피를 못 잡기도 했지만 함께 하려고 열심히 노력을 했고 이내 곧 저와 비슷비슷한 사, 람들 사이에 있다는 편안함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인사동에서 진행했던 퍼포먼스는 정말 흠 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처음엔 추상적인 수준에서 출발. 했지만 섬세한 준비과정들을 통해서 결국엔 모든 참가자들이 퍼포먼스를 통해서 한국과 전세계 병역거부 상황을 알리려는 목적을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퍼포먼스는 서울의 인사동에서 진행이 되었고. , 비록 중간에 급박하게 장소변경과 관련하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참가자들 사이의 의사결정. 과정 그리고 그에 이루어진 신속한 대응들이 부드럽게 진행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트레이닝 기간 중간에는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파주 무건리에 살고 있는 주민 분들이 오셔서 군 기지 확장을 저지하려고 투쟁하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 저는 미 해군기지에 반대하는 푸에르토리코의 비에크 지역 주민들 그리고 역시 미군 Vieques 기지에 반대하여 싸우고 있는 에콰도르의 만타

지역 주민들 생각이 났습니다 군 기지가 Manta . 그 지역에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들을 내쫓는 모습이 어느 곳에서든 동일한 패턴으로 작동한다는 자각을 무건리 이야기를 들으면서 새삼 하게 되었습니다.

세계병역거부자의날 참가후기 2009 이반 브로이다 Ivan Broida | 세계병역거부자의 날 참가자 2009 + [email protected]

월 일 직접행동 평가에서 이반이 자신의 생각을 이5 15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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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기간 중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평화콘515 서트였습니다 평화콘서트 이전에 사실 저는 의아. 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외국 활동가들이 평화 패. ‘션쇼에 참여해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 저는 그 말이 구체적으로 무얼 의미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 이전에 평화 패션쇼라는 것을 전혀 . ‘ ’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행사 당일에 참여하고 나서야 비로소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평화콘서트 당. 일 여러 노래 공연 드럼 공연 힙합 공연이 있은 , , , 뒤에 조명이 꺼지고 슬라이드 쇼가 나오면서 밀리터리 룩이 일상을 얼마나 잠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후 외국 참가자들로 구성된 모. , ‘델 들이 밀리터리 패션으로 한 명씩 무대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무대 앞에 모두 늘어선 후에. 는 다시 한 명씩 각자의 밀리터리 패션을 벗어낸 뒤 평화를 상징하는 복장을 드러내었습니다 이렇.

게 하여 우리는 일주일 간 진행되었던 성공적인 트레이닝과 행사를 멋지게 마쳤습니다.

많은 해외 활동가들이 이번에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아마도 서로 다른 활동 문화 속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일 것입니다 우리 국제 . 참가자들은 일주일 간의 행사기간을 돌이켜 보다가 동양과 서양이라는 두 개의 서로 다른 활동 문, 화들이 서로 다른 활동 방식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었고 또 결과적으로 동일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는지를 자각하고선 무척이나 놀라웠습니다 두 문화 간의 차이로 인해 갈등이 생. 겼다기보다는 오히려 상호 간의 유기적인 이해가 존재했다는 것을 행사가 끝나가는 시점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의 희망은 가까운 미래에 좀 더 많은 해외의 활동가들이 한국의 병역거부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에 따라서 자신의 삶을 군복무에 바치는 것을 거부하는 이들의 노력들도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에 서울에서 열린 세계병역거. 부자의 날 행사가 단지 이번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있을 투쟁의 출발점이었기를 기대합니다.

이반 브로이다는 미국에 소재한 회원이며 푸에르토리코에서 평화운동을 * WRL(War Resisters' League) 해온 바 있습니다 현재 대구 영어마을에서 일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

평화콘서트 패션쇼에서 밀리터리 옷을 벗어던지고 다들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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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쟁 없 는 세 상 소 식 지 호2 5 19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던가 그 . 진위 여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몸이 멀어지면 그에 대한 부끄러움이 커지는 것은 맞다 그 부끄러. 움을 꾸역꾸역 밀어 넣고 고맙게도 아직 나를 불, 러주는 사람들에게 가기 위해 하루 휴가를 내어 비폭력 트레이닝이 한창인 일산의 한 교회 건물로 향했다 오랜만에 보는 하지만 언제 만나도 한결같. , 은 모습의 안드레아스와 시모를 비롯한 이스라엘, 마케도니아 에리트리아 미국푸에르토리코 스페, , / , 인 영국 핀란드에서 먼 길을 날아온 사람들과 반, , 가운 한국 친구들은 이미 대부분의 논의를 끝내고 다음날 있을 비폭력 직접 행동 준비 마무리에 한창이었다 각자의 역할을 정하고 몇 번의 리허설을 . 거치는 동안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웃음과 익살스, 러운 애드리브는 확연히 넓어진 비폭력 직접행동의

면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과거 몇 번의 병역거부자. 의 날 트레이닝에서 내가 경험했던 비폭력 직접행동이 주로 활동가의 행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 ’었다면올 해 트레이닝을 통해 만들어낸 직접행동, 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는 형태로 짜여지고 있었다 이렇게 조금씩 활동의 . , 한계를 극복하고 넓혀가는 비폭력 트레이닝을 보며 비폭력 운동이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그 내연과 , 외연을 확장해 나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금요일 인사동에서의 비폭력 직접행동을 직접 가서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토요일, 국제 컨퍼런스에 참가하기 위해 대학로로 향했다. 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이 컨퍼런스는 한국에서 접3

하기 쉽지 않은 나라들의 병역거부 및 병역거부 운동에 관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당사자들로부터 들을 수 있는 귀중한 자리였다 무엇보다 통역 부스와 . (통역자들을 구하느라 마지막까지 고생한 행사 준비자들에게 박수를 특히 막연하게 세계에서 가장 !) 살기 좋은 인권 및 복지국가들 중 하나라고 여겨지는 핀란드 사회의 군사화 정도와 병역거부권 운동은 나의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미국의 학생 대상 모병 캠페인에 관한 발표 역시 흥미로웠다 당일 함께 갔던 미국인 친구는 자국에.

슬프고도 즐거운 한바탕 축제세계병역거부자의날 행사참가후기- 2009

가람 | 전쟁없는세상 회원 + [email protected]

월 일 비폭력 직접행동을 위한 리허설을 하고 있다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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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의 소위 운동가들에 대한 부정적 경험 때문 ‘ ’에 회의장에 도착할 때 까지도 과연 어떤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 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는데 각 , 국의 발표를 들으며 새로 접하는 정보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미국의 발표 때에는 자신의 고등. 학교에도 찾아왔던 신병 모집관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여러 가지 메모도 하고 질문도 하는 등 ,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 그 친구가 했던 말은 이랬다 실제로 뚜렷한 신. “념을 가지고 활동을 하는 활동가도 있다는 것‘ ’을 알았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루어내고 있.” , 는 작지만 확실하고 중요한 변화가 아닐까.

모든 행사의 마지막인 토요일 저녁 평화콘서, 트는 일주일간의 행사를 즐겁게 마무리하기에 충분했다 한국 수감자 상황극 배우들의 위트는 단연 . 발군의 빛을 발했고 통역자의 깔끔 담백한 통역이 , 돋보였던 토크쇼와 참가자들이 모두 함께한 일상 속 군사주의 패션쇼로 한바탕 즐거운 축제를 벌였다 언젠가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이 역사의 뒤안길. 로 사라지는 그 날이 올 때까지 앞으로 몇 번의 , 이 슬프고 즐거운 한바탕 축제가 계속되어야 할까.

대학로 함춘회관에서 열렸던 세계병역거부자의날 기념 국제컨퍼런스

평화콘서트에서 감옥 군대 학교를 비교하는 상황극에- -서 가람은 교복입은 학생으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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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월 일 인사동에서 한국전쟁 발발 2009 6 27주년 호국 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평화단체들이 59

주관한 서로 총을 내리자 행사가 있었다 이날의 ' ' . 취지는 요새 뉴스를 보면 하루는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 하루는 정부의 전면 참여 등 남북 정부가 , PSI서로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냉전체재를 구축하고 있는데 각 국의 독재정치를 위해 적대적 공존을 모. 색하는 남북관계에서 벗어나서 냉전 반공을 뛰어, 넘는 평화적 공존을 도모하기 위한 캠페인이었다.

평화를 기원하는 공연과 직접 색색깔 손피켓 만들기 전문 사진사의 포토서명 촬영 등 보고 듣, 고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주말을 , . 맞이하여 놀러 온 연인 가족 친구들 관광객 펠, , , , 리칸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이 공연도 보고 사진을 찍고 갔다, .

이날 인상적이었던 것은 항상 이런 행사를 하면 호통치고 가셨던 할아버지들의 수가 현저히 적었고 그러는 할아버지 딱 한분 봤고 동행한 할머( , 니가 할아버지를 말려줬다ㅎ 심지어 어떤 할아버), 지는 홀로 오셔서 피켓을 들고 사진을 찍고 가시기도 했다 그리고 가족단위 촬영이 많아 아이들이 . 사진을 많이 찍었다는 것이다 물론 야외에 나온 . 김에 사진사가 촬영을 해주는 촬영을 한번 하고팠던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 평화롭게 살기 , 원하는 건 본능인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평화.

를 기억할 수 있는 사진에 담아갔다는게 이 행사에서 큰 수확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다. 고 아이 아닌 사람들에겐 필요없다는게 아니고.

년 월 일선전포고도 없이 갑자기 북'1950 6 25 . 쪽에서 월 호국 보훈의 날하면 생각나는 첫 문...' 6장이다 살 월 일 전교생 앞에서 선전포고가 . 9 6 25 . '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어머니가 작성한 대본을 , 웅변했다 국민학교 반공웅변대회 준비를 위해서 . M약 보름전부터 매일 저녁 날달걀 마셔가면서달달 , 외운 웅변대본인데 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이 난다 세뇌란 무섭다. .

학교에선 매년 월만 되면 반공 웅변대회 표6 , 어만들기 포스터 만들기등 전쟁과 반공에 대, 6.25한 행사가 이뤄졌다학교 근방이 비무장지대와 근. 접한 지역이라서 그런지 전교생의 반은 군인가족( ,

이제 서로 총을 내리자

아하 전쟁없는세상 회원 | + [email protected]

인사동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끝나지 않은 ‘ - 전쟁 이제 서로 총을 내리자 행사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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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은 농민가족 반공행사가 다양하게 이뤄졌고 저) , 학년이었던 나는 남북이 왜 전쟁을 한지 모르지만, 당시 감지한 반공의 키워드는 실체없는 공포였다' ' . 나보다 두살 남짓 많았던 언니가 지은 표어 휴전'선 넘지마라 지뢰밟아 죽는다는 그땐 왜그런지 몰, '라도 언니들과 친구들끼리 그 표어를 읽고 빵터지고 웃었지만 사실 약초캐러 산에 올라간 동네 할, 아버지의 이야기 였던 것처럼 사실 지뢰반대와 , (제거에 대한 내용지만 이 역시 공포의 감각이기에 , 당시 반공의 범주로 흡수되지 않았을까 반공행사?) 에선 군부대 뒤 북쪽 산너머의 교류가 단절되고, 소통할 수 없어 형태를 알 수 없기에 손쉽게 공포, 로 조작 가능하였고 공포를 독려받는 장이지 않았, 나 싶다 물론 휴전선에서 멀리 떨어진다른지역의 . ( )학교로 전학을 가면서 이런 행사들은 이미 형식화, 된지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정권, DJ으로 바뀌기 전까지 이런 행사가 형식적으로라도 남아있던 것 같다 아님 아직도 하는 곳이 있을라. 나 아니면 이러다가 반공글짓기가 부활하는게 아? 닐지 모르겠다.

암튼 반공글짓기를 수습하자면 난 대학교 들, 어와서 좌익사상 이란 것을 접하면서 가장 이(-_-)질감이 남아있던 것이 북한이었다 그래요차라리 . .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해서는 편안하게 인식이 되었는데 북한에 대해서는 보름내내 외쳤던 반공, 시나리오 때문인지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싫었다 이는 단순히 북한을 사. 랑하자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좀 뻔하지만 객관. 화되지 않은 공포의 추억 반공웅변대회가 세뇌되' '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이 세뇌에서 좀처럼 . 벗어나지 못한 큰 이유로는 북한에서 살고있는 사람을 사람으로써 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공 그리고 전쟁의 가장 무서운 것은 무기와 살상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공포와 비인간화가 , 아닐까 이런 공포와 비인간화를 불러일으키는 공? 포의 추억을 허무는 평화의 추억 이 필요한게 (̂ ;̂;)아닐까 아래의 시는 탁상공론으로 진행된 러시아 ? '전쟁이란 타이틀로 쓰여진 사진에 붙인 브레히트 '시이다.

여보게 형제들 여기 머나 먼 코카서스에서 어느 러시아 농부가 쏜 총에 맞아슈바벤 농부의 아들 내가 묻혀 있네, .그러나 내가 패배했던 것은 이미 훨씬 전 슈바벤에서였네

브레히트 시집 전쟁교본 - 中인기가 많았던 포토서명전 사진찍기 행사에서 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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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에도 여전히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오21 . 늘날 세계는 힘으로 평화를 지킨다는 명목 아래 형성된 전쟁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구조가 점점더 강력해지고 있다 전쟁으로 이익을 얻는 사람들은 많. 고 또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들은 군비지출과 전쟁. 준비를 위해 강력한 로비를 하고 자본과 손을 맞, 잡은 국가권력은 전쟁을 만들어낸다 록히드 마틴.

보잉 노스롭그러먼Lockheed Martin, Boeing, 시스템스 유럽항공방Northrop Grumman, BAE ,

위우주산업 레이시온 제너럴다이EADS, Raytheon, 나믹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General Dynamics 군수산업체들은 전쟁과 함께 엄청난 성장을 해왔다 평화는 이윤추구라는 논리에 의해 너무나도 쉽. 게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무기산업의 떠오르는 별 한국,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라는 핑계는 무기산업에 돈을 쏟아붓는 것에 대한 근거가 된다 그리고 그렇게 개발된 무기는 . 전세계로 팔려나간다 하지만 한국이 어떤 식으로 . 무기를 사고팔아서 이익을 얻고 있는지 그 이익은 , 어떻게 분배되고 누가 가져가는지 구체적으로 어, 떻게 전쟁에 개입되어 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국의 방위산업 수출액은 년에 억 . 2008 10달러를 넘어섰고올해 수출목표인 억 달러도 무, 12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1) 뉴스에서는 우리가 개발한 무기의 최고급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년 월 한국. 2008 7 , 은 단일 방산 수출로는 사상 최대인 억달러 규4모의 전차개발기술을 터키에 수출하기로 했다.2)

1) 대한민국 정책포털 방산수출 올 첫 억 달러 돌파 korea.kr, 2008. 12. 30. < 10 >2) 한국경제신문 터키에 억 전차기술 수출 방산부문 최대규모 , 2008. 7. 30. < 4 >弗 …

여옥 전쟁없는세상 매체편집팀|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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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이 전통적 전차 생산 강국인 독일을 제치고 계약을 따냈고 현대로템과 국방과학연구소,

가 축적한 전차개발 기술은 선진국 주력 (ADD)전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한다 년부터 터키. 2001에 억달러 규모의 수출을 성사시킨 자주10 K-9 포는 성능면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최고급 성능이라는 것이 . ‘ ’더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더 많은 것들을 파괴한다

는의미라는 것은 수출로 얻어진 이익에 가려진다 . 발전하는 첨단기술로 인해 전쟁의 비인간화가 ‘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엄청난 파괴력의 필연. 적 결과인 대량살상도 그렇지만 실제로 기계화되, 어가는 현대 전쟁에서는 우리편의 공격으로 인해 적으로 상정되는 상대방이 다치거나 죽는다는 사실을 자각할 기회마저 박탈된다 우리 눈에 그 피해. 의 참상이 보이지 않으면 사람들은 계속되고 있는 전쟁과 그 전쟁을 계속 만들어내는 사람들 역시 보지 못한다 한국 무기산업의 최대 수출시장인 터키.

는 쿠르드족에 대한 탄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도 말이다.

국방비의 증가는 군수산업체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무기를 만드는 기업과 정부의 관계는 긴밀한 . 수준을 넘어섰다 군수산업체가 정부에 로비를 하. 고 정치자금을 대고 퇴역장성이나 퇴직한 고위관, 료가 업체의 고위직으로 영입된다 이른바 회전문. 3)

이다 삼성테크윈에서 생산하고 수출하는 자. K-9 주포나 한화 풍산에서 생산하고 수출하는 집속탄, 이 국방부나 방위사업청의 지원과 협력없이 가능할리 없다 실제로 국가가 나서서 무기 세일즈에 적. 극 나서고 있기도 하다.4) 전쟁과 경제 군수산업과 , 국가의 밀접한 관련을 넘어 전쟁 자체가 경제 활, 동 서비스 행위의 하나로 자리잡아 가기도 한다, . 전쟁과 밀접하게 연관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체인 민간군사기업(Privatized Military

은 교전 전략입안 첩보활동 위험평가 작Firms) , , , , 전지원 군사훈련 전문기술 등의 군사기술을 지원, , 하는데 주력한다.5) 이그제큐티브 아웃컴즈 , MPRI,

3) 켄 실버스타인 정인환 역 전쟁을 팝니다 이후 쪽 , , , , 2007, 242『 』4) 대한민국 정책포털 방사청장 방산수출 세일즈 외교 본격 가동 korea.kr, 2009. 3. 9. < , >5) 피터 워런 싱어 유강은 역 전쟁대행주식회사 지식의풍경 쪽 , , , , 2005, 28 .『 』

마력의 동력 사거리 급 분당 발의 자동1000 , 40km , 6장전 시스템과 자동사격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비용 대비 성능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자주포는 삼성테크윈 창원공장에K-9서 생산한다 사진출처 방위사업청 홈페이지 . http://www.dapa.go.kr

이라크에서 민간인 살상 등 민간군사기업의 문제점을 보여준 블랙워터 이들의 죽음은 공식 사망자 숫자에 . 포함되지 않는다 사진출처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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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앤드 루트 블랙워터 등이 유명하다 , . 2007년 스웨덴 용병회사 다인섹 은 이라크 재건Dynsec사업에 참여할 한국 기업들의 현지경호에 대한 수요 증가를 간파하고 서울에 사무실을 개소했다.6) 민간군사기업이 이윤을 위해 전쟁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무기산업에 저항하는 사람들

이러한 그들의 행동을 가만히 두고보는 것은 아니다오래 전부터 전쟁을 막기위해 전쟁으로 이. 익을 보는 사람들의 행동을 폭로하고 무기의 생산, 과 거래를 막기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이 전세계 곳곳에서 활약 중이다 군수산업체. 와 정부의 비리를 조사하고 추적해 알리기도 하고 군수산업체에 자금을 대는 은행을 대상으로 ,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벨기에의 내 돈은 깨. ‘끗한가요 캠페인?’ 7)과 스페인의 무기없는 ‘ BBVA은행캠페인’ 8)이 대표적이다 기업의 이미지에 신. 경쓰는 회사들이 무기를 생산한다는 것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관련기업 상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 펼치기도 한다 메르세데스 벤츠를 만드는 다임. 러 크라이슬러 가 집속탄을 비롯Daimler Chrysler한 무기를 제조하고 있다는 알게된 사람들은 이에 비판적인 주주들을 조직했고 무기산업을 포, 기할 것을 요구하는 다양한 직접행동을 펼쳤다.9)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관련된 기 업의 목록을 공개해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미국 용병회사 블랙워터 가 이라Blackwater USA

크에서 벌인 과도한 폭력행위가 드러나면서 민간군사기업의 문제점이 부각되기도 했다 전쟁이나 . 분쟁지역에서 사용된 무기를 알아내고 그 무기를 제조한 회사가 어디인지 밝혀낸다 무기를 판매. 하기 위한 로비가 성행하는 무기박람회 장소에서 방해하는 캠페인을 벌인다 영국의 무기박람회를 . 막기위해 꾸준히 캠페인을 벌여온 의 활CAAT동10)은 한국에서도 꾸준히 열리고 있는 방위산업전시회에 대한 반대운동도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한국에서도 움직임이 시작되다

한국에서도 무기와 군수산업에 대한 고민들이 점점 확장되고 있다 병역거부를 계기로 시작되어 . 점차 전쟁을 대비하고 살인을 훈련하는 군대의 본질을 알게되고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 일상적인 사, 회의 군사주의를 해체해나가려는 시도를 하면서 평

6) 서영교 전쟁기획자들 글항아리 쪽 , , , 2008, 34 .『 』7) War Profiteers' News, December 2008, No. 16, Campaign of the Month: My Money Clear Conscience8) War Profiteers' News, June 2007, No. 7, Campaign of the Month: BBVA without Arms9) War Profiteers' News, October 2008, No. 15, Campaign of the Month: “We don’t buy Mercedes: Boycott

Cluster Bombs!”10) War Profiteers' News, August 2007, No. 8, Campaign of the Month: CAAT's campaign against Arms Fairs

런던에서 의 무기박람회를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DSEi이는 사람들 사진출처 홈페이지 . CAAT http://www.caat.org.uk/ev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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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에 대한 고민들이 깊어졌다 그런 과정에서 거대. 한 군산복합체의 존재와 그들의 음모를 서서히 알아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마음만 앞섰지 어디서부. 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를 정도로 무지했다 정. 보도 없었고 감도 없었다 그래서 일단 세미나부터 . 시작한 것이 년 월이었다 관심있는 평화활2007 5 . 동가와 병역거부자들 개인이 모여 군산복합체의 구조와 군수산업의 실체를 파악하려고 했고 전쟁과 , 폭력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무기와 관련한 국제, 조약들도 살펴보았다 허니웰 프로젝트. Honeywell , 트라이덴트 보습만들기 등 (Trident Ploughshares) 해외의 유명한 활동들을 찾아 케이스스터디를 진행했다 한국이 보유한 무기를 알아보기 위해 무기체. 계를 정리하고 기본원리에 대한 공부도 했다 그렇. 게 축적해온 정보들을 바탕으로 년 국군의날 2008무기퍼레이드를 반대하는 행동을 했고 국정감사에, 서 국방위원회 모니터링을 진행하기도 했다 누구. 를 대상으로 어떤 수준의 활동을 벌여나갈 것인지는 여전히 고민이다 국가안보라는 명목 하에 국방. 분야에 대한 일반인의 정보 접근은 여전히 차단되어 있는 상황에서 단지 전쟁과 무기는 나쁜 것‘ ’이라는 도덕적수준에서의 반감으로 접근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그러기엔 그들은 너무 거대하고 . 강고하며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비윤리적인 문제. 도 국익의 차원에서 무마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우리의 문제의식과 활동에 힘을 실을 수 있을까 문. 제의식을 가지고 무언가 해보자고 모인지 년이 흘2렀지만 구체적인 활동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아직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직 준비 단계인 무기반대운동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 드러내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정부와 군관련기관. 들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 , , 한국국방연구원 등이 무기개발과 생산거래에 직) ,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친근한 이미지의 탈을 쓰고 있지만 뒤에서는 무기, 를 만들어 팔고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주머니를 채우고 있는 기업들의 실체를 알려야 한다 실제로 . 그 무기들이 어떻게 개발되고 어디로 팔려가고, , 어떻게 쓰이는지누가 피해를 보고 희생당하고 있, 는지 드러내야 한다 여기에 우리의 돈이 들어가고 .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려내는 것 그리고 여, 기에 들어가는 돈이 다른 사회적 투자를 포기한 대가라는 것을 인지시키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오래 . 전부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외국의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번 소식지 기획기사에서는 해외의 구체적인 사례를 선정해서 그 활동과정을 살펴보고 다, 양한 방식의 활동을 실천유형에 따라 분류해 한국의 상황과 비교해 한국에서의 활동가능성을 가늠해보고자 했다 마지막으로는 무기반대운동을 . 하기위해 모인 무기제로팀‘ ’11)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정리했다.

11) 처음에 전쟁수혜자모임으로 시작했다가 착한무기프로젝트로 명칭을 변경했다 하지만 이름이 모임의 성격을 잘 ‘ ’ ‘ ’ . 드러내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어 최근 무기제로팀으로 바꾸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 .

건군 주년 맞이 국군의날 군사퍼레이드가 시작되는 시60간에 맞춰 근처에서 진행한 기자회견 사진출처 전쟁없. 는세상 http://www.withoutwa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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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월 일 이른 새벽 세 명의 평화활2009 3 22 , 동가들이 스웨덴의 린코핑에 소재한 사브(Saab) 사 의 비행기 차고 안에서 체포되었다 마틴 스( ) . 社메디벡 아니카 스팔데 펠 스트린룬드 이 세 활동, , 가들이 바로 그들이다오른쪽 사진 참조 이들은 ( ). 사브가 생산하여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태국에 수출될 예정이던 그리펜 전투기 를 부(Jas 39 Gripen)수기 위해 해체 장비를 들고 공장의 격납고 안으로 직접 잠입한 것이다 그리펜 전투기는 스웨덴 . 역사상 가장 큰 생산규모의 프로젝트로 현재 스웨덴 무기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펜 전투기는 어느 곳으로 수출되는가

12) 이 글은 스웨덴 반군사주의 단체 의 회원이자 올 월 사브 공장에 들어가 직접행동을 펼쳤다가 올 'Ofog' 3 (Saab) 7월에 석방된 마틴과의 이메일 인터뷰 그리고 의 웹페이지 에서 도움을 받'Ofog' (http://www.ofog.org/introduction)아 작성하였다. 이 기사에 들어간 사진출처는 http://www.facebook.com/album.php?aid=106836&id=652491484&l=2e0ee75290

날맹 | 전쟁없는세상 매체편집팀 + [email protected]

왼쪽부터 펠 마틴 아니카 년 설립된 반군사주, , . 2002의 연대 의 회원들이다 이들은 작년 월에도 'Ofog' . 10사브와 의 공장에 잠입하여 탱크와 미사BAE SYSTEM일의 부품들을 망가뜨린 후에 체포된 바 있다 풀려난 . 직후 바로 이들은 다시 새로운 행동을 위해 약 개월5에 걸쳐 치밀하게 준비를 해왔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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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사브는 남아공과 대의 그리펜 전투1999 28기 수출계약을 체결하여 억 크로나 상당약 170 ( 2조 천억 원 의 매출을 올린 적이 있다 이 당시 7 ) . 남아공의 시민단체들은 거래 과정에 뇌물수수와 같은 부정의혹을 제기했었다 그리고 이 무기계약으. 로 인해 남아공에서 빈곤과 에이즈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될 재정이 축소되었다는 주장들이 제기됐었다.

년 가을에는 태국 정부가 사브로부터 대2007 6의 그리펜 전투기와 함께 조기경보시스템인 에리예 를 사들인 바 있다 이 계약으로 사브(Erieye) . 는 억 크로나 상당약 억 원 의 매출을 올38 ( 620 )렸다 태국은 권위적인 정권이 집권하고 있는 가. 운데 국내적인 분쟁이 계속되면서 시민들의 상황이 안전하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무기거래를 .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무기상인들은 자신이 수출한 무기가 어디에 쓰이는 지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바로 이 점이야말로 무기거래에 반. 대하는 스웨덴 평화활동가들의 주요한 근거 중 하나이다.

사브의 무기수출을 위한 로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다 인도 공군이 년에 대. 2010 126의 전투기를 수입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현재 사브는 인도 공군과의 계약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로비를 펼치고 있다 만약 인도 공군의 전투기 공. 급 업체로 사브가 낙찰된다면 이는 곧 스웨덴에, 서 생산된 전투기들이 대량살상의 무기들을 가득 실은 채 인도 정부의 핵무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사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개월에 걸친 행동 계획과 준비 5

마틴은 올 월 인도 방갈로에서 열린 무기박람회에 직접 2가서 사브사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무기판매를 위해 벌이는 로비들을 직접 눈으로 지켜보았다 인도 무기박람회. 에 전시된 그리펜 전투기의 모습

한편 마틴과 함께 인도로 날아갔던 회원 프리다, 'Ofog' 가 무기박람회가 열리는 건물 바깥에서 스웨덴 빈곤을 " , 수출하지 말라 남아시아에서 무기경쟁을 중단하라라는 , "배너를 들고 서있다 그녀는 곧 보안요원들에 의해 쫓겨.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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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월 인도에서 열린 무기박람회에 가서 그2리펜 전투기가 전시되어 팔리는 모습을 직접 본 뒤 마틴은 스웨덴으로 돌아와 한 시골 조용한 마, 을에 작은 집 한채를 통째로 빌려서 나머지 두 활동가인 펠 아니카와 함께 행동준비를 위한 합숙,

에 들어갔다 사브 공장의 몇 겹의 경계를 뚫고 . 그리펜 전투기가 있는 격납고까지 들어가는 것은 결코 쉽게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었기에 이들은 행동 전까지 스케쥴을 꼼꼼히 짜고 각자 준비한 부분들을 수행해 나갔다.

이번 실제 행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전투기를 어떻게 분해하고 해체시킬 것인가 하는 부분이었다 대다수의 평화활동가들이 그. 렇듯 이 세 명의 활동가들도 전투기를 구성하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이들은 시중에 나와있는 그리펜 전투. 기 홍보책자 인터넷 서핑들을 통해 얻은 정보를 , 바탕으로 어떤 공구를 가지고 어느 부품을 어떻게 해체할 것인지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였다 그러는 . 과정에서 평화활동가들은 의도치 않게 밀리터리 매니아들처럼 무기 전문가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무기해체와 더불어 이 행동에서 중요한 부분은 공장 펜스를 뚫고 난 이후에도 여러 보안경계를 어떻게 뚫고 전투기 격납고까지 갈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이를 위해 이들은 공장의 내부지. 도를 찾아 출력한 뒤에 최적의 동선을 계획하고 시뮬레이션과 롤플레이를 통해 세밀한 부분까지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자신들의 행동을 현장에서 . 찍어서 바로 인터넷으로 전송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였다.

한편 이들은 수감이 되었을 때 자신들이 어, 떻게 외부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이 행동을 알고 있는 소수의 사람

행동 당일에 있을 상황에 대비하여 롤플레이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에서는 아니카가 공장에 진입한 활동가의 . 역을 맡고 있고 마틴이 공장의 보안요원 역을 맡아서 롤플레이를 하고 있다.

비폭력직접행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롤플레이를 해봄으로써 실제 상황을 미리 경험 예측해 볼 수 있고 돌발상, 황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침착하게 행동을 할 수 있다. 이들이 무기해체에 사용하게 될 공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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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과만 비밀스레 소통을 하였다 그리고 자신들이 . 구속이 되었을 때 가족과 친구들이 놀라지 않도록 미리 편지를 써놓는 준비도 빠뜨리지 않았다 심. 지어 이들은 구속을 미리부터 각오하고 있었기에 수감생활에 대한 두려움들을 어떻게 맞닥뜨릴 것인지 그리고 감옥 안에서 서로 어떻게 힘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까지도 준비를 하였다 마지막으. 로 행동 당일에 쓸 사진과 구호 인쇄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준비는 아주 치밀하게 진행되었다.

공장의 정적을 뚫고 잠입하다

정확히 월 일 시 이 세 명의 평화활동3 22 0 , 가들은 사브의 생산라인이 자리한 공장지대로 들어가기 위하여 일단 공장 둘레에 처진 철조망 펜스를 잘라내고 안으로 진입을 하였다 철조망을 . 뚫고 공장 안으로 들어온 다음 이들은 잠시 분 1동안 멈춰 서서 지금도 가난으로 죽어가는 전세계의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빈곤. 퇴치가 아닌 무기 산업에 돈이 쓰이는 동안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분당 명의 아이들이 빈곤으1 20로 죽어가고 있다.

이들은 또한 철조망에 미리 출력해간 사진들과 인용문구들을 걸어놓았다 마틴은 올 월 인도. 2에서 만났던 활동가 엘지 제이콥의 사진과 그녀가 했던 말을 붙여놓았다 우리는 스웨덴이 인도로 .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는 무기산업의 부흥에만 도움이 될 뿐 인도의 민중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지금 . 인도에서는 빈곤퇴치를 위해 쓰여져야 할 돈이 무기수입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스웨덴이 무기수출. 로 버는 돈은 곧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인도 아이들의 피로 만들어진 돈입니다 이들은 두 번째 ." 철조망을 뜯어낸 곳에도 다시 사진들을 붙여놓았다 거기에는 아이젠하우어 아룬다티 로이 등의 . , 사진과 그들이 했던 말이 붙어있었다.

활동가들은 또한 사브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준비를 준비하였다 활. 동가들은 그 편지의 내용에서 자신들이 공장의 노동자 개개인들과 맞서 싸우려는 것이 절대 아니며 자신들은 스웨덴 정부와 기업들이 추진하는 전쟁 정책에 반대해서 이 공장에 들어온 것이라는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고자 했다 기업 전체를 하나의 . 악으로 묶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공장 노동자 개개인들을 존중한다는 내용의 편지는 이들 평화활동가들이 지향하는 비폭력의 가치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보안요원들에게 다크 초콜렛을

사브 공장 안으로 잠입한지 다섯 시간 만인 새벽 시 이들은 마침내 그리펜 전투기가 있는 5 , 차고 건물 앞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하였다 건물 . 문이 굳게 잠겨 있었지만 이들은 미리 준비한 공구로 어렵지 않게 문을 따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 리고 다시 또 보안 문이 나왔다 앞에 것보다 더 .

스웨덴 경찰이 증거자료로 찍은 사진 활동가들은 사진. 처럼 철조망에 구멍을 내어 안으로 들어가면서 양 옆으로는 스웨덴이 무기를 수출하는 국가에서 이에 반대하여 활동하는 사람들의 사진과 그들이 말했던 문구들을 함께 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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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문이어서 따는 데 시간이 좀 더 걸렸다. 분 정도가 지났을 무렵 침입경보음을 듣고 달3-4

려온 보안요원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활동가들은 . 당황하지 않았고 위협적으로 보일만한 공구들을 바로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러고 나서는 보안요.

원들에게 초콜렛을 건넴으로써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목표로 했던 전투기를 . 목전에 두고 있었기에 아쉬울 만도 했지만 활동가들은 순순히 체포에 응했다.

이들은 구치소에 바로 수감이 되어 재판을 받았고 기물파괴 미수및 국가기간산업시설물 보호' ' '에 관한 법률 위반 불법침입죄의 명목으로 각각 ', ' '징역 개월에서 개월 형을 선고 받았다 스웨덴 4 6 . 행형법상 모든 수감자들은 형기의 분의 를 채우3 2면 가석방이 되기 때문에 월 초에 펠과 마틴은 7석방이 되었고 가장 긴 형기를 받은 아니카는 , 7월 말 현재 아직 복역 중이다 이들은 형기와 별개. 로 만 크로나약 만원 를 사브 사에 보15 ( 2500 ) Saab

상할 것을 선고 받았다.

비록 원래 목표했던 전투기 파괴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들의 직접행동으로 인해 스웨덴 사회에서는 사브의 무기수출에 대한 논쟁이 본격적으로 촉발되기 시작했다 이런 면에서는 수감이라는 비. 교적 높은 수준의 각오를 하면서까지 준비했던 직접행동이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굳게 잠겨있는 건물의 문을 그들은 미리 준비해간 공구로 열고 들어갔다. 전투기가 보관된 격납고의 마지막 문을 거의 따기 직전에

이들은 문 앞에서 보안요원들에게 체포되고 말았다.

다음은 세 명의 활동가들 중 한 명인 마틴이 수감 중에 바깥으로 보낸 편지이다 마틴은 이 편* . 지에서 자신들이 택한 행동의 배경과 자신의 견해를 기술하고 있다 한국 밖에서 벌어진 무기반대 . 직접행동에 궁금해 할 사람들을 위해 전문을 붙여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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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무기반대 운동의 전략

스웨덴어로 장난을 의미는 핵이 없는 세상을 바라는 반군사주의를 표방하며 지난 'Ofog'( ' ' ) 2002년에 설립된 네트워크 형태의 조직입니다 는 영국의 핵무기 반대 운동인 트라이던트 보습. 'Ofog' '만들기 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으며 그들의 행동방식을 따라 스웨덴에서도 (Trident Ploughshares)'주로 봉쇄의 행동방식을 택해왔습니다 물론 다른 방식의 직접 행동들 예컨대 무기생산공장 안으. , 로 직접 쳐들어 간다거나 핵잠수함이 떠있는 곳으로 수영을 해서 다가가는 식의 행동들을 펼친 적도 있습니다 에 속한 활동가들은 스웨덴의 무기수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면. 'Ofog'서 스웨덴이 전세계의 군사주의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는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년에 스웨덴 무기생산의 중심지인 칼스코가 지역에서 . 2006 (Karlskoga) 처음으로 일주일 동안 평화캠프를 열게 되었습니다 당시 이 평화캠프 참가자들은 지역 주민들과 . 함께 무기 수출에 관한 워크숍 회의들을 진행했고 무기 공장 안으로 집적 들어가서 무기 검사, , '

를 진행한다거나 연좌농성 탱크에 색칠하기 공장 건물에 배너 걸기 등의 (Weapon inspection)' , , 행동을 벌였습니다 이러한 행동들로 인해 모든 평화캠프 참가자들이 체포되고 법적인 제재를 받. 은 바 있습니다 이 때 이후로 무기거래에 반대하는 평화캠프는 매년 열려왔지만 이와 무관하게 . 스웨덴의 무기수출은 변함없이 꾸준히 증가해왔습니다.

스웨덴의 무기수출에 대한 뉴스는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기거래에 대한 여론이 크게 형성된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년부터 년에 이르기까지 스웨덴의 무기. 2001 2008수출량은 무려 나 증가를 했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인 논쟁은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이에 저400% . 희는 지금이야말로 스웨덴이 무기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는 부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시작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미국의 흑인 민권 운동 역사를 보면서 거기에는 우리 운동에 차용할 만한 교. 훈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체포의 위험을 무릅쓰고 한 식당에 들어가 인종 분리된 테이블에 당당. 하게 앉았다가 구속이 된 젊은 학생들이 나타난 이후에 미국의 흑인들은 예전의 수동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격렬한 저항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이를 보며 저는 만약 년의 스웨. 2009덴에서 무기수출을 이슈로 하여 위의 사례처럼 몇 명이 높은 수위의 행동을 벌인다면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행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까지 회원들 중에 실질적인 무장해제예를 들면 무기'Ofog' (를 파괴하는 식의 를 실행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스웨덴에 산재한 무기공장에 직접 해를 가한다거) . 나 무기수출을 지지하는 정치인들에 대해 실제로 압박을 가하는 식의 실제적인 행동은 그 동안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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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평화운동 그룹들이 그 동안 독재정권이나 분쟁지역에 무. 기를 수출하는 무책임한 행위들에 대해서 반대의 목소리를 내오긴 했지만 무기산업 자체에 대해서 문제를 삼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무기 수출이 늘었다는 사실이 .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정치인들을 비롯하여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스웨덴 의회가 정한 무기. 수출 가이드라인을 무시한 채 오히려 무기거래가 더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독려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치인들이 민주적으로 결정된 무기거래 가이드라인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 는 그러한 행위들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여 시정하고 무기거래를 몸으로 직접 막아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우리가 펼쳤던 일련의 행동들을 통해 불법적으로 이루어지는 특정 무기 거래와 더불어 무기 수출 일반에 관한 사회적 논쟁을 촉발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리펜 전투기를 부수는 행동을 . 세 번째 완수하고 난 지금 우리는 우리의 행동으로 만 유로약 억 천 만원 상당의 무기들에 10 ( 1 7 ) 대한 생산이 중단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펼친 행동들은 사회적으로 관심을 불러일. 으켰지만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큰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의 행동에 대한 평가를 지금 . 섣불리 내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제 막 무기거래 반대 행동을 시작. 한 것이고 앞으로도 이 운동은 계속 이어질 테니까요 이번에 알게된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 우리의 행동이 무기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크게 미친 것은 아니지만 이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에게는 영감과 희망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받은 수. 많은 격려와 지지 편지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격려들은 우리가 무기산업에 대해서 . 앞으로도 구체적인 행동들을 취해나가는 데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 사브 공장에 . Saab 들어가는 직접행동을 벌임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는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고 이와 같은 성공은 앞으로도 스웨덴 국내외에서 무기 생산 기업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쳐나가는 과정에서 큰 힘이 되리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편지 원문 출처* : http://www.jonahhouse.org/Smedjeback.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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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반대운동의 개념

무기반대운동은 영국 스웨덴 스페인 벨기에, , , , 미국 등에 근거를 둔 국제적 규모의 평화운동단체와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서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무기반대운동은 핵무장 반대 특정. , 국가의 군사력 증강 반대 기업 및 국가 간의 무기, 거래 반대 무기개발 및 제조 반대 등을 모두 포함, 하는 개념인데 사실상 세부적 사안과 구체적 운동, 들은 대부분 큰 맥락에서 본다면 서로 공유되는 부분이 많다.

무기반대운동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분류가 가능한데 그 중에서 가장 간단한 방식은 각각의 운, 동이 목표로 하고자 했던 대상 기업 국가 사건 ( , , 등에 따라 분류해보는 것이다 이런 기준에 따른) .

다면 무기를 직접 제조하고 있는 기업을 상대로 벌이는 운동이 가장 대표적인 형태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화약 및 스마트 폭탄을 제조하는 , ATK사를 년 이래로 꾸준히 비판해 온 1996

이라는 미국의 캠페인 사례가 있다AlliantAction . 무기를 만드는 본사 건물이나 제조 중인 공장을 직접적으로 목표로 한 이러한 방식은 가장 기본적인 무기반대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무기제조전문 기업은 아니지만유명, 기업이 무기제작에 참여하거나 유명은행이 무기제조에 자금을 투자할 때 활동가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무기산업의 심각성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한 캠페인에 나서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통. , 신장비 전문업체 모토로라 나 자동차 회사 Motorola다임러 를 상대로 운동을 벌이는 방법이다Daimler .

형쥬 | 전쟁없는세상 매체편집팀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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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있었던 한 가지 독특한 예로는 올해 초에 , 영국의 행사진행 전문기업인 클라리온 사가 Clarion국제무기박람회와 아기용품박람회를 동시에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활동가가 직접 아기분장을 하고 사를 비꼬는 방식의 무기반대 퍼Clarion포먼스를 영국 광장에서 벌인 바 있다EXcel .

이렇게 유명기업이나 은행을 이용한 방식만큼이나 자주 활용되는 혹은 활용될 수밖에 없는 방, 식은 군사 정치적 이슈를 중심으로 벌이는 직접행, 동이다 이를테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나 . ,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략과 같은 급박하게 발생하는 전쟁과 무기산업의 관련성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방식이 있다.

실천방식에 따른 무기반대운동의 분류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무기반대운동에 대해 알고자 하는 호기심만큼이나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한국에서는 과연 어떻게 무기반대“운동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실천적 관심일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현재 일. 어나고 있는 세계적 무기반대운동들의 구체적 실천

양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장에서는 무기반대운동을 목표 대상이 아니라 사례별 실천 유형에 따라서 재분류, 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재분류된 해외의 무기반대. 운동 사례들과 그 실천방식 면에서 유사하게 한국에서 전개된 적 있거나 현재 전개 중인 다른 분야의 사회운동들을 함께 검토함으로써 앞으로의 한국형 무기반대운동의 가능성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주주운동㉠

첫 번째로 소개할 실천유형은 비판적 주주운동이다 여러 사례가 있(Critical Shareholder) .

지만 그 중에서 가장 전통이 깊은 사례는 독일의 다임러 사를 상대로 거의 년간 활Daimler 20동해 온 라는 단체다 는 독일어로 다KAD . KAD임러사의 비판적 주주들이라는 뜻인데 년 , 1990다임러 벤츠 시절 때부터 활동을 - Daimler-Benz 해왔다 최근에도 이들은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 있는데 정기주주총회에 참여해서 다임러가 전, 쟁을 통해 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총회 자리에서 배포했다 또한 . 하나의 퍼포먼스로서 주주총회의 연회장소에서 , 웨이터로 갈아입은 활동가들이 “Daimler

이라는 핏빛 칵테일을 다른 주주BloodCocktail”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와 같은 비판적 주주운동은 다임러사 뿐만 아니라 를 상대로 한 미국Daimler ATK

의 에 의해 시도되기도 했으며 다AlliantAction른 나라에도 몇몇 사례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 . 사측의 제지와 방해로 인해 활동가들이 주주총회 자리에 들어가는 데 실패하거나 쫓겨나기 일쑤라는 점을 감안해본다면 독일의 는 상당, KAD

무기박람회와 아기용품 박람회가 동시에 열리는 것에 착안하여 이를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http://www.caat.org.uk/events/Baby_Show_2009.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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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된 한국의 사례로는 주주운동 혹은 , 소액주주운동을 들 수 있다 소액주주운동은 참여. 연대에 의해 년대 중반 이후부터 논의되어 왔1990고 년 한보사태 때 주거래 은행이었던 제일은, 97행의 소액주주운동이 시발점이었다 이름 자체에 . 이미 나타나듯이 소액주주운동은 기업의 실질적 운영권을 쥐고 있는 대주주가 아닌 소액주주들이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자신들의 발언권을 늘리기 위해 벌이는 이른바 경영민주화 혹은 기업민주화 운동이다.

대부분의 사례는 재벌기업 오너의 불법적 자금운용이나 내부거래 특히 오너가 친인척에게 불법, ․으로 주식증여하는 것을 고발하거나 은폐된 채 이, 뤄지는 기업경영에 관한 실질적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집단소송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증. 시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소액주주운동에 대한 기업과 사회의 관심 혹은 경계심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증시가 안정될 전망이 그리 . 크지 않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앞으로 소액주주, 운동이 경제 영역에서 가지게 될 파급력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소액주주운동의 중요. 성과 사회적 역할을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이며 무기반대운동이 실천적으로 주주운동 형식을 , 갖게 될 여지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불매운동㉡

두 번째 유형은 불매운동이다 이스라엘이 팔. 레스타인을 침공했을 때 모토롤라에서 제조된 통신장비를 이스라엘군이 종 이상 사용했다는 정보4를 입수한 활동가들에 의해 모토로라Motorola 상품 불매운동이 시도된 적이 있다 그 전개과.

정이나 성과여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불매운동은 여러 가지 행동 중에서 가장 쉽고 빠르게 파급될 수 있는 방법임에 틀림없다.

한국에서도 년 촛불집회 정국 때 보수 언2008론과 그것에 광고를 낸 기업들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불매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된 바 있다 물. 론 법원은 이에 참여한 누리꾼 명에 대해 유죄24판결을 내려 사회에 큰 충격과 상실감을 안겨준 바 있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이러한 방, 식의 불매운동은 계속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최근 불매운동 사례로는 홈에버 계열사 전면 불매운동과 기타전문제조업체인 콜트 콜텍에 , +대한 불매운동 등이 있다 특히 콜트 콜텍의 경우. +에는 독일에서 벌어진 국제악기박람회에 해직노동자들의 원정 투쟁단이 직접 참여하기도 했는데 이, 것은 무기반대운동 활동가들이 국제무기박람회를 대상으로 벌이는 캠페인과도 형태 면에서 매우 유사하다불매운동은 촛불 불매운동 참여 시민들에 . 대한 사법계의 어이없는 판결이 가져온 충격으로 인해 잠시 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도 다수의 , 사람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실천방식이라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무기반대운동의 기초적 움직임으로써 항상 고려되어야 할 항목임에 틀림없다.

국제악기박람회에 원정투쟁을 하러간 콜트콜텍 해직노동자들의 모습 사진출처 콜트콜텍 문화행동 블로. +그 http://cortactio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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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및 자본 감시운동㉢

세 번째 실천유형은 비판적 주주운동과 상당히 유사한 측면이 있는 자본감시 운동이다 매우 성공. 적인 사례로 평가받는 캠페인은 벨기에의 내 돈 “바로 알기 운동(My Money. Clear

이다 벨기에의 은행감시단체들과 Conscience?)” . 평화운동단체가 결합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이 복합적 실천은 이라는 연대Netwerk Vlaanderen기구를 중심으로 매우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심. 지어 스페인 평화운동가들은 이들 사례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라는 은행을 상대로 무기반대운동BBVA을 벌이고 있다.

예금주의 자격으로 계좌를 갖고 있는 해당 은행의 실제 창구나 이메일 창구를 통해 직접적인 질문과 비판을 하는 것도 큰 효과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은행업은 반드시 대도시 안에서 영. 업소 건물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그들의 물리적 조건을 잘만 활용한다면 사람들에게 본인의 , 예금이 어떻게 전쟁무기를 만들게 되는지를 직접 홍보함으로써 의외로 상당한 파급효과를 노릴 수 있다.

현재 한국에는 년 론스타 사태 이후 해2004 (외 투기자본 감시를 목적으로 하는 투기자본감시) ‘센터라는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 은’ . 행들에 대해 예금주의 입장에서 권리행사를 추구하는 대중운동의 경험은 전무하다 그러나 자본의 유. 동성이 앞으로의 경제에 미칠 영향력이 큰 만큼 예금주 개개인에 의한 은행 및 자본 감시 운동은 앞으로도 충분히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기반대운동이 자본감시 운동과 결합한 , 형태로 시도해 볼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학생운동㉣

네 번째 유형은 대학 내 학생운동이다 무기( ) . 거래 및 군사기술연구는 의외로 상당히 많은 점에서 대학 및 대학 부설 연구기관과 연루되어 있다. 이에 대한 직접적인 반발이 해외 대학의 재학생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영국의 . 런던대학 학생회가 주도적으로 벌이고 있는 UCL( )

캠페인이다 이들은 학기말에 전쟁"Disarm UCL" . 을 통해 이득을 취하고 있는 재단과 대학연구소를 비판하기 위해 가짜 졸업식을 개최했다 군인 복장. 을 한 학생들이 가짜 졸업장과 장난감 총을 품에 안고 학위수여식을 우스꽝스럽게 퍼포먼스화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무기제조와 관련된 업체 인 라는 영국 기업이 학내에서 실시하는 신입BAE사원채용설명회에 난입해서 기업을 비판하는 유인물을 배포하고설명회 자리에 그대로 남아서 사측, 에 질문을 던지고 무기반대운동에 관한 토론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무기. 반대운동은 등록금을 내고 있는 학생의 권리에 대한 자각을 기반으로 해서 대학재단 및 대학연구소, 그리고 더 나아가 기업에까지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업들의 공개채용설명회 자리를 활용하. 는 방식은 다른 연령대에서는 시도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매우 독창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에는 현재 무기반대운동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학생회 조직이나 학생운동단체는 없다 그러나 기존의 반미운동 파병반대운동. , , 파병철회운동 등을 통해서 볼 때 무기반대운동과 , 맥락이 닿아있는 유사한 실천경험과 사고방식을 한국 대학생들도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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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런던대학 학생회가 공개채용설명회 자리를 전복적으로 활용했던 사실을 현재 한국의 청년실업이라는 난제와 함께 엮어서 학생운동차원에서 고민해본다면 상당한 파급력을 가지는 학생운동이 87년 이후 다시 한 번 가능할 수도 있진 않을까?

대중집회㉤

다섯 번째 실천방식은 대중적 퍼포먼스다 이. 것은 주로 관련 업체의 본사나 공장 건물 입구 바로 앞 혹은 근처 도심 광장에서 대규모로 이뤄진, 다 기본적으로 퍼레이드와 피켓홍보 등이 중심이 . 되지만 상황에 따라 독특한 아이디어가 퍼포먼스, 의 메인 테마가 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했던 .(

광장 사례가 그렇다 예를 들면 스페인의 EXcel .) , 빌바오라는 항구도시에 공장을 두고 있는 사는 ITP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에 쓰인 헬기를 만들었는데 이를 규탄하기 위해 활동가들이 , KEM-MOC 하얀 옷을 입고 공장 정문 앞에서 빨간 페인트를 뒤집어 쓴 채로 장시간 쓰러져 있는 퍼포먼스를 연출한 바 있다 대중적 퍼포먼스는 다양한 차원에. 서 이미 시도되고 있으므로 국내 관련 운동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생략해도 될 듯하다 .

무기파괴운동㉥

마지막으로 소개할 실천방식은 대중적 퍼포먼스와 어느 정도 유사하긴 하지만 퍼포먼스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거친 혹은 과격한 사례‘ ?’ ‘ ?’ 들이다 이러한 실천방식에 대한 정확한 명칭은 불. 명확하므로 여기서는 일단 무기 파괴 운동이‘ ’라 명명하겠다 무기파괴 방식은 스웨덴에서 가장 . 활발하다 스웨덴은 미국만 제외한다면 세계에서 . , 일순위에 든다고 볼 수 있는 주요 무기 수출국 중 하나다.

전통적으로 스웨덴 정부와 기업은 공조체제를 유지하여 무기거래 및 세계적 군비확장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가세하고 있기 때문에 스웨덴 평화운, 동가들이 벌이는 저항은 다른 지역 활동가들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열정적일 때가 많다 작년 .

년 월에 세 명의 활동가들은 공장2008 10 OFOG 에 잠입해서 대포와 유탄발사기를 망가뜨렸다 또. 한 올해 초 월에는 태국 등지로 수출될 예정인 3

전투기를 망가뜨렸다 이러한 무Jas 39 Griphen . 기파괴 행위는 모두 스웨덴어로 무기반대Disarm를 뜻하는 캠페인의 일환이었다"Avrusta!" .

연합적간접적 실천 독자적직접적 투쟁or ․ ․

대중적 퍼포먼스와 함께 무기 파괴 운동은 지금까지 소개한 네 가지와 비교한다면 보다 직접적인 방식의 투쟁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지금까지. 의 내용을 정리해본다면 무기반대운동 실천방식은 크게 여섯 가지로 나뉜다 그것은 비판적 주주 . 1)운동 불매 운동 자본 감시 운동 대학 내 , 2) , 3) , 4)학생 운동 대중적 퍼포먼스 그리고 무기 파, 5) , 6)괴 가 있다.

무기공장 앞에서 활동가들이 빨간 페인트KEM-MOC 를 뒤집어쓰고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출. 처 http://www/wir-irg.org/node/6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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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다시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눈다면 첫 번째부터 네 번째 방식까지를 간접적 연합적 방식, 으로 묶어볼 수 있다 즉 이 네 가지 실천은 지역 . 내에 있는 다른 사회운동 단체나 조직과 연대하여 간접적인 지점에서부터 무기반대운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식인 것이다 물론 간접적이라고 해서 . 그 파급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지만 분명한 , 사실은 무기반대운동 조직이 오롯이 독자적으로 이러한 실천을 시도하기에는 상당히 벅찬 측면이 있다.

이에 비해 대중적 퍼포먼스와 무기 파괴는 다른 나머지 네 가지 실천방식보다는 직접적이며 독자적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 방식. 은 다른 네 가지보다 훨씬 명시적으로 전쟁수혜자 들의 무기거래를 사회적으로 War-Profiteer폭로하고 대중적인 공감을 얻는데 효과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이들의 실천이 반드시 다른 네 . 가지보다 훨씬 사회적 파급력이 크다거나 성과가 좋다고 장담하긴 힘들다.

밝지만은 않은 전망 그러나,

이명박 정부 때문에 역사가 거꾸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우리는 자주 피가 거꾸로 솟는듯한 분노를 매일 경험한다 그러나 이렇게 답답한 상황일수. 록 격정적인 투쟁보다는 침착한 사태파악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특히 무기반대운동의 경우에는 한. 국에서 본격화되지 않은 초기 단계에 놓여 있다. 따라서 그 어떤 운동보다도 섬세하고 예리한 상황판단이 요구된다.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이 남한의 군사주의를 더욱 가열시키고 있는 이 지긋지긋한 정세 속에서 우리는 어떤 무기반대운동을 해야 하는가? 여러 가지 방식 중에서도 우리가 차용해 올 때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점은 다른 운동과의 연대 가능성이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그 연대가 일종의 . 타협이나 야합으로 전락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그렇지만 적어도 무기반대운동이 현 상황에서 . 성과적인 첫 단계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민지역 단체들과의 연합을 이뤄내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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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월 일전쟁없는세상 사무실에서 지2009 7 21 . 난 년 간의 무기반대운동을 되돌아보는 수다회가 2열렸다 이날 수다회에는 무기감시운동 무기제로. <팀 의 회원인 오리 염 경수 진진 여옥 아침과 > , , , , , 매체편집팀인 날맹이 참가했다.

왜 지금 무기반대에 대한 수다회인가

년 전 평화운동의 새로운 접근이라는 의미로 2 . 무기반대운동의 필요성이 제기 되었고 여기에 함, 께 하고자 했던 친구들이 전쟁수혜자 모임 라는 < >이름으로 작은 모임을 열었다 그 모임이 지금은 . 무기제로팀 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평화운동을 준< >비하고 있다 그 동안 책을 나누어 읽고 서로의 . , 의견을 나누고 무기반대운동의 목표 방법 등에 , , 대해서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그 속에는 .

많은 고민들이 내재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무기제로팀 라는 이름으로 집속탄 반대 운동을 < >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2년간의 여정을 뒤돌아보고 무기번대운동을 새롭게 내다보는 기회로 삼고자 자리를 마련했다 수다회. 의 질문은 진진이 담당했다.

여옥 전쟁없는세상 소식지의 기획기사 주제를 정: 하는 과정에서 지금 우리가 제일 관심 있는 것을 선택하려고 했다 무기제로팀 모임에서 . 마침 집속탄을 주제로 정하고 구체적을 활동, 을 해보려고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왜 무. 기반대운동을 하려고 했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고 모임이 시작된지 년이 지났음에도 , 2불구하고 왜 아직 우리는 헤매고 있는가에 대

진진 | 전쟁없는세상 매체편집팀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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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진솔하게 얘기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의 무기산업과 외국의 사례들을 . 살펴보자는 의도도 있었다 그리고 소식지 기. 획기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기반대운동을 하는 데에 참고할 만한 자료와 정보들이 많아서 이러한 것들을 공유하자는 것도 무기반대운동에 대한 수다회를 준비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반복되는 고민들 무엇이 문제인가 대체복무제, - 도입 백지화의 영향?

진진 전쟁수혜자의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 글들을 살펴 보았다 무기감시의 방향성에 대. 한 고민들이 많았다 또 사람들이 모여주질 . 않는다는 고민도 많았다 년간 왜 그렇게 똑. 2같은 고민들이 반복되었다고 생각되는가?

날맹 이번에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 스웨덴의 사: 례를본 것이 있는데 스웨덴 운동의 최근의 , 전략이 무엇이었는지 감옥에서 쓴 편지가 있었다 그 내용이 무엇인가 하면 자신은 미국. , 의 흑인 인권운동이 급격하게 바뀌게 된 계기가 학생들이 잡혀가는 것이었고 자기가 스웨, 덴에서 잡혀가게 된 것으로 인해 스웨덴에서 무기반대에 대한 이슈가 촉발되기를 기대했었다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경수 뭔가 정황적인 것으로만 해결되지 않고 무: 엇인가 계기가 필요하긴 하다.

오리 처음에 시작하려고 할 때에는 의욕적이기도 : 했다 병역거부 운동 안에 평화운동의 재원이 . 많았다 그래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 했었다 다른 것을 고를 수도 있었는데 왜 굳. 이 무기감시를 골랐는가 하면우연하게 그렇, 게 된 면도 없지 않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 들어오면서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무기반대운동에 대한 열기가 꺾인

것도 사실이다.진진 년 전에 무기감시를 시작하려고 했을 때: 2

에는 병역거부가 어느 정도 실현될 가능성이 보였고 그로 인해 새로운 운동으로서 무기감, 시를 시작하려고 했던 거였나?

오리 나는 개인적으로 그랬다: .경수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당연한 수순이라고 :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자신이 동의하든 동의? 하지 않든지는 관계없이 이렇게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오리 작년 평화캠프 때에도 이야기 했었지만 내: , 가 병역거부운동을 할 때 여성이었기 때문에, 병역거부운동만으로 국한하여서는 여성이 설자리가 너무 좁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 생각했다 병역거부운동이 지향하는 이미지와. 는 다르다고 해야 하나 병역거부운동이 평화? 운동으로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어쨌. 든 대제복무제도라는 일차 목표가 획득되지 못한 상황에서 무기반대운동으로 가기가 매우 어려운 측면이 있었고 그때 대체복무제도를 , 도입해준다고 하니까 평화운동으로 넓히자고 생각을 했던 거다.

여옥 나는 대체복무제도의 도입과는 상관없이 평: 화운동이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우리. 가 이렇게 한풀 꺾인 것은 물론 대체복무제도 도입이 안된 것에 영향을 받았겠지만그것만,

염창근과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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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전부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아침 나는 년 정도 있다가 결합을 하기는 했는: 1

데 독일에 회의 갔을 때 워프로피티어전쟁, (수혜자 회의에 참가했는데 병역거부 운동도 ) , 마찬가지였지만 평화운동이라는 것에 대한 , 인식을 넓힌다고 생각했었다 사람들이 주의 . 깊게 볼 수 있는 것 문제의식을 좀 더 가질 .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이런 것들을 많이 . 던져준 것 같았다 그러니까 전쟁이 싸워서 .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기획을 해내, 고 그 뒤에 무엇인가가 있고 이러한 것들이 , , 계속해서 전쟁들을 만들어 낼 것이고 이러한 , 것들을 알고 있을 때 우리가 막을 수 있다는 것 캠페인은 겉으로 보이는 것이겠지만 그런 . 것들을 통해서 던져줄 수 있는 인식의 폭의 확장이라던가 하는 것들은 아주 많이 있는 것 같았다 이런 것들을 통해서 오히려 평화에 .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하고 싶었건 거였다.

독일 회의 참가가 계기로 시작된 무기감시 운동 - 주제보다는 어떻게 활동하는가가 중요

경수 내가 감옥 들어가기 전에 워프로피티어전: (쟁수혜자 를 준비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

년 말인가2006 ? 오리 독일 회의에 참가하고 나서 하게 된 것이:

다 어차피 평화 이슈는 너무나도 많기 때문. 에 어떤 이슈가 중요한가가 아니라 어떻게 , 활동 하는가가 중요한 것이었다.

같은 맥락에서의 평화운동 무기감시와 병역거부- 운동

경수 병역거부자가 병역거부운동 한다는 것에 대: 한 한계성 남성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것들도 ?

있었던 거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랬지만. , 병역거부자로 병역거부운동을 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 평화 운동을 하더라도. .

오리 그런데 병역거부자들이 병역거부운동도 하: 지 않지만 평화운동도 안한다, .

경수 병역거부자들이 스스로 주도권을 가지고 있: 다가 병역거부를 한 이후 자기가 주인공이 , 안 되니까 안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 주목을 받고 있다가 병역거부가 끝나고 관심이 다른 사람으로 옮겨져 가니까 재미가 없어진 것이다 어쨌든 이 일을 계속해나가기 위. 해서는 병역거부자라는 이름으로 하기에는 부담스럽다 병역거부운동의 전환점이 필요했던 . 것일 수도 있고 무기감시로 간다는 것이 자, 연스러운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여옥 사실 나도 대학 다닐 때 반전 운동을 계속 : 했었던 경험이 있었고 병역거부운동에 발을 , 들여 놓게 된 것도 대학 때의 경험이 상당히 컸다고 생각을 한다 반전운동과 평화운동의 . 맥락에서 병역거부도 마찬가지고 무기반대운, 동도 마찬가지다.

무기라는 생소한 이슈에 대한 어려움

여옥 무기감시운동을 시작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 것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할지는 모르

여옥과 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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겠고 뭔가 터져주는 이슈가 없었다는 것이, 다 우리가 이슈를 못 잡는 것일 수도 있다. .

오리 평화운동의 이슈가 모두 어렵다고 생각한: 다 무엇을 선택 하던 간에. .

여옥 그래서 계속 많이 신중했던 것 같다: , .진진 처음에 꽤 많은 사람이 참가하지 않았나: ?오리 처음에 시작하면서 많이 떨어져 나갈 줄 : 알았다모든 운동이 그렇듯이 처음에 세미나 . 하고 무엇인가 모색해 볼 때와 실제로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는 인원도 다르고 열성도 다르다.

재미있게 함께 할 수 있는 무기감시 운동은 되었더라면……

진진 년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2 ?오리 생각보다 재미있게 활동할 수 없다는 것이 :

안타깝다 활동이 재미있어서 자꾸 만나고 싶. 고 뭔가 해보고 싶고 그래야 하는데 그런게 , , 잘 안된 것 같아서 안타깝다.

경수 외부에서 에너지가 안 들어오고 내부에서 : 에너지를 쓰기만 하니까 그런거 아닌가?

염 그런 재미있는 활동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 건가?

오리 난 그런 활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병: . 역거부운동에는 여러 가지 힘든 것들이 많았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인원이 나가 버리고. , 여성남성간의 갈등 들 사이의 갈등 등등 / . CO여기까지 오는데 힘든 것들이 많았다 많이 . 지치기도 했고 그래서 뭔가 새로운 활동이 활력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있는데 그, 런 것들이 잘 안되었던 것 같다 이슈를 잘 . 선택을 못해서 그런가 어떤 평화 이슈를 선? 택했었어도 그랬을 거 같은데 .……

염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해야 될 : . 필요가 있었으면 그러한 방점을 찍을 필요가 ,

있었던 것 같다 어떤 운동이든 운동자체가 . 즐거울 때가 있고 운동이 일과 섞이는 과정, 이 있는 것이고 어쨌든 의식적으로 하지 않, 으면 고될 수밖에 없는 노동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오게 될 것인데 그런 것들을 염두에 두, 고 준비를 했을 필요성도 있었다.

오리 아니면 캐릭터 상의 문제가 있었을 수도 : 있다 년도에 평화인권연대에 나랑 몇 . 2001명이 있었고 사랑방에도 몇 명이 있었는데 , 사람들이 다 뭐라고 해야 하나 진이 빠지게 , , 활동을 막 하는 것은 아니고 서로 위로해 주, 고 아이디어를 내주고 이런 식으로 죽이 잘 맞았던 게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재미있었. 다.

새로운 에너지의 유입과 분위기의 전환이 필요 - 대안은 무엇일까?

경수 무기반대운동은 어쨌든 년 다른 운동들: 7,8을 해왔던 사람들이 주로 결합하고 있다 그. 런데 이 사람들 말고 이 운동에 관심 있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 . 들어와 주는 과정에서 순환 새로운 활력이 , 생겨나야 한다는 생각이다어쨌든 여기 사람. 들은 병역거부 연장선상에서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것이고 병역거부라는 맥락에서 한걸음 , 나아간다는 생각이니까 새로울 수가 없다 그. 렇지 않을까?

진진 회의에 참가해 보면 에너지가 없는 것 같: 다 뭔가에 지쳐있는 듯한 분위기를 바꿀 수. 는 없는 것일까라는 고민이 많다.

오리 만약 그게 많이 문제가 되면 적극적으로 : ,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모이는 . , 인원 중에 열심히 하지 않을 사람은 일단 빼고 열심히 할 사람만 모인다던가 열심히 하, . 지 않을 사람은 분위기를 흐릴 수도 있다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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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히 하는 사람에게 모든 게 몰리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힘들다. 어쨌든 여러 가지 방안들을 생각해 볼 수는 있을 같은데 이 운동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 리가 발을 걸치고 있는 운동들의 전반적인 분위기이다.

염 그런 부분은 심도 있게 이야기를 해 볼 필요: 는 있는 것 같다 다른 맥락이기는 하지만 우. 리가 뭐 하나 잡고 가자 이렇게 했을 때 약간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동의하는 친구들은 가. 겠지만 동의하지 않는 친구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차라리 좀 더 하고 싶은 것들을 좀 더 . 하게하고 모임은 교류하는 공간으로 두고, , 그렇게 가는 것으로 하는 건 어떨까?

경수 조용한 운동 같은 느낌이 든다: .오리 아직까지는 그렇다: .경수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까 병역거부운동이: ?

야 오태양이 있었고 그 이후의 사람들도 계. 속 캐릭터가 있는 거잖아 뭔가 피해 받는 이. 미지 지금하고 있는 국방 감시는 조금 더 ?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것이고 병역거부와는 . 성격이 많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 중적인 관심을 갖거나 하지는 못 할 거다라는 생각은 사실은 개인적으로 하고 있다.

오리 그럴 수도 있다 사실 병역거부도 우리만 : . 있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여호와.

의 증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간을 필요로 하는 운동

오리 이런 운동은 한국에서 역사가 짧아서 금방 :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이 아마 불매운동이 . 제일 안 될 것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 자기가 조금마한 것에라도 자발성을 보이고 하는 개념이 없다.

여옥 나는 무기반대운동을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고 본다 우리가 무기를 생산하는 공장의 라. 인을 세우던가 수출을 막아 낸다던가 하는 , 성과를 내기엔 지금은 좀 힘든 것 같다 대신. 에 우리도 몰랐듯이 우리나라 기업들이 분쟁지역에 무기 팔아서 이익을 많이 얻고 있고 국가 정책적으로 무기 수출을 장려하고 있고, 외국에 무기팔러 다니고 있다는 것을 계속 폭로하고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일단은 그렇게 계속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 사람들이 이런 사실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게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이런 얘기를 하. 면 사람들은 다 몰랐다고 이야기를 한다 삼. 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은 모두 무기를 만들고 심지어 한화 풍산은 남들 다 금지협약 서명, 하는 판에 집속탄 만들어서 팔아먹는다고 그러면 깜짝 놀란다.

경수 어쨌든 병역거부운동은 매우 선정적이었다: . 피해자가 엄청난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억이 되는데 무기반대운동에서는 구체적 피해자가 . 드러나기 힘들어서 물론 지뢰 피해자가 그렇, 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 주변에서, 는 별로 가시적이지 않은 운동이다.

염 근데 내 판단은 그런 기저가 아직 덜 생겨서 : 그럴 수 있는데 아직 방식 논의는 아닐 것 .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것을 하더라도 .

열변을 토하는 염창근 보통 찮은이형으로 불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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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사람들에게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소위 말해서 최소한 군축이라든가 이런 . 말이라도 기본적인 인식구조는 다 똑같다고 본다 무기자체는 나쁘지만 어쩔 수 없는 것. 이다 필요악처럼 남북문제가 있기 때문에 . . 그런 것이다 상식적 수준에서는 받아들일 수 . 없는 것은 아닌데 거기에서 더 나아가게 하, 는 인식은 아직 더 긴 시간이 축적되어야 할 거 같다 그런 과정 속에 있기 때문에 뭘 해. 도 상관없는 무엇이라도 해 나가는 것이 오, 히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러한 인식들. 이 생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될 때까지 어떻게 보면 버텨야 하는 것이다 그 동안 무엇이라. 도 해야 하는 거다.

경수 평화운동이라는 흐름들을 계속 가지고 가서 : 새로운 어떠한 것들이 생길 것이다 끊임없이 . 같이 고민하고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는 그런 것들은 아닐까 집속탄은 관? 련해서 필요한 정보를 얻었을 때 그것들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봤을 때 아직, 까지 감이 잘 안 온다 집속탄을 포함해 이러. 한 것들에 대해 짚고 넘어갈 수 있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어떠한 성과보다 길. 게 가는 운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염 병역거부운동이 지금은 집단성이나 운동으로 :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전에는 오태양이 있고 . 그랬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 없잖아 병역거부. 운동 전체적인 면이고 병역거부를 하는 그 . 자체보다는 어떤 맥락과 맞닿아서 그렇다고 보는데 처음에 병역거부운동에서 다가왔던 , 게 국방문제 북한도 있는데 국가를 누가 지, 킬 것이냐 하는 문제가 많이 나왔지만 지금, 은 다 깨고 완전히 없어진건 아니지만 인권, , 의 측면 등과 맞닿아서 이렇게 된 것인데 무, 기 문제를 다룰 때도 굉장히 포괄적은 문제로 다가가다가 어느 시점에서 어떠한 맥락과 맞

닿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떠한 맥락과 . 맞닿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렇게 맞닿을 . 때까지는 넓게 운동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무기제로의 선택 집속탄-

진진 당분간은 지금까지 해왔던 시스템으로 가는 :것인가?

오리 아니다: .염 공부는 공부대로 하는 것이다: , 여옥 우리가 집속탄이라는 것을 주제로 잡았다: .염 난 그런 것도 해봤으면 좋겠다 돈이 문제이: . 긴 한데 외국에 가서 한국의 이슈에 대한 퍼, 포먼스를 하던지 데모를 하던지.

오리 우리 계획에 있었다 집속탄 관련 국제회의: . 에 갔다와서 시야를 넓히자는 것.

염 국내에서 이슈화하기 힘든 내용을 외국에 가: 서 먼저 자연스럽게 이슈를 탈 수 있도록.

경수 어쨌든 제일 좋은 것은 우리가 마음이 급: 하지 않다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다 뭔가 . 이슈가 던져지기 전까지 뭔가 해야 할 것들은 많다.

경수 집회판에서 운동하다 보면 그때는 이러한 : ,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천천히 고민하고 준. 비하고 이런 것보다는 당장 내일 무슨 행사 할까 어떻게 사고를 칠까 뭐 이런 고민이 먼, 저 였던 것 같다 뭔가 이렇게 고민하고 준비. 하는 기회가 없었다.

진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는가: ?오리 전쟁없는 소식지를 읽는 사람들 중에 관심 :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연락해주면 좋겠다관. 심 있고 열의가 있는 사람들이 무기제로팀에 , 참가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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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거래‘ ’. 소형무기거래 실태에 관한 다큐멘터리의 제목이다 이번 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된 이 다큐멘터리는 . 2009

소형무기거래의 충격적인 사실들을 잔잔히 하나씩 폭로해 나간다 미국에서 열리는 거대한 무기박람회에서. 부터 물론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 삼성도 참가를 했다 총을 만들지는 않지만 총이 넘쳐나는 소말리아와 인- - 근 아프리카 나라들 그리고 다시 코소보 사태 때를 거슬려 올라가 그때 사용된 총들이 이라크 전쟁에서도 사용됐다는 사실까지 여기에 무기 밀거래 상인들 무기를 운반하기 위해 고용된 비행기 조종사들 무기를 . , , 파는 중간 상인들 군인들 평화활동가들 이중으로 고통 받는 난민들과 분쟁의 피해자들 등등 여러 사람들, , , 의 이해관계와 증언들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소형무기가 직간접적으로 많은 나라들의 내전과 분쟁을 . ‘ ’ /어떻게 더 심화시키는지 슬쩍 알려주고 있다.

모두다 알다시피 어쨌건 무기는 사람을 죽이는 데 쓰인다.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도구가 바로 무기이며 그 종류도 어마어마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엄연히 있는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 중 통제 불능에 빠진 무기가 . 있다 바로 소형무기들이다 어떤 학자에 의하면 전 세계에 약 . . 억 개 정도의 소형무기가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인구 5 . 명당 개의 소형무기를 말한다 또한 외국단체의 보고서에 12 1 .

따르면 분에 한 명씩 총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우리1 . 는 흔히 전쟁 중에나 무기로 인해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형무기는 딱히 상황을 가리지 않는다 전시. . 뿐만 아니라 평시 때도 사람을 죽인다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 미국의 총기사고나 간혹 한국 군부대에서 일어나 총기사건들이 이를 반증한다 즉 전쟁이 멈춘다고 총성이 끝나는 것은 아니. 다 악마의 거래에서 보여주듯 많은 경우 한 전쟁에서 쓰였던 . 무기들은 다양한 루트를 통해 또 다른 곳에서 누군가를 죽이고 억압하는데 사용된다.

악마의 거래 그리고 집속탄

희원 | 무기제로팀 호주에서 유학중 이멜+ +

월 일부터 일까지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6 5 7회 인권영화제 서울시측의 장소사용허가 13 .

번복으로 인해 무사히 상영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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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무기는 넘쳐날 정도로 많지만 유엔 안보리의 상임이사국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 , , , , 국 은 전 세계 무기시장을 장악한 채 끊임없이 )무기를 생산을 하고 있다 그리고 더욱 많은 국. 가들이 소형무기 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 한국도 . 요즘은 자주국방과 시장논리를 내세워 심심찮게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 소형무기는 수명이 길고 . 관리가 쉬우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입, 하고 운반이 간편하기 때문에 불법매매나 아동 , 병사들에 의해서도 사용되며 거대한 암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넘쳐나는 소형무기는 때로 무장 갈. 등을 조장하고 지속시키며 끔찍한 전쟁범죄와 인

권유린을 가능케 한다.

근래에 두 개의 한국 기업이 제대로 국제적인 주목을 끈 적이 있다 바로 한화와 풍산이다 이 두 기업. . 의 공통점은 집속탄을 생산한다는 것이고 노르웨이 연금펀드에서 비윤리적 기업으로 선정돼 투자금지대상으로 지정됐다는 것이다 사실 모든 무기가 결국엔 사람을 죽이는데 쓰는 거라서 인도적비인도적이란 차이가 . /우습기는 하지만 어쨌든 집속탄은 유엔에서 비인도적인 무기로 분류되어 있다 아마도 그 잔인성 때문인 , . 듯하다 집속탄은 하나의 큰 폭탄 안에 작은 폭탄들이 들어 있어 대상 없이 무차별적이며 불발탄으로 남아 . 끊임없는 고통을 야기한다 축구장의 배 정도의 넓이로 흩어지는 집속탄은 많은 경우 불발탄으로 남아. 4~8있고 그 모양이 알록달록하고 작은 음료수 캔처럼 생겨서 아이들의 피해도 굉장히 심각하다고 한다 그리고 .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두 기업은 이를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풍산은 파키스탄과 라인센스 협정을 맺고 있. 기도 하다 한화와 풍산의 집속탄 개발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한국은 집속탄의 생. . 산자에만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종류의 집속탄을 수입하고 기술을 개발하여 생산을 하고 다른 나라에 수출까지 하고 있다 즉 한국은 집속탄에 관해선 생산국 수입국 수출국으로 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하. , , 고 있다.

최근 집속탄을 둘러싼 국제적인 논쟁은 뜨겁다 집속탄이 처음 사용되었던 차세계대전 이후 베트남 전. 2쟁을 걸쳐 최근의 레바논과 조르지아 사태까지 집속탄의 피해는 끊임없이 보고가 되고 있음에도 불과하고 구체적으로 집속탄을 통제하는 국제적인 협약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재래식무기금지협약 전쟁잔존폭발물 . 제 의정서를 통해 거칠게 다뤄졌을 뿐이지만 이마저도 구체적인 조건이나 기준이 있었던 건 아니다5 .

집속탄 사용에 대해 많은 활동가들의 끊임없는 비판과 집속탄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국가들의 문제 제기로 인해 일부 국가들이 문제의식 가지게 되었고 레바논 사태 때 집중적으로 사용된 집속탄의 심각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논의는 가속화되었다 이는 년 개국이 모인 오슬로 선언으로 이어졌고 이후 몇 차. 2007 48

제 회 인권영화제 상영작이었던 악마의 거래 13 Devil’s 감독 셸리 세이웰 러닝타임 Bargain. Shelley Saywell, 88

분 제작국가 캐나다 출시년도 년, , 2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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례의 회의 끝에 드디어 작년 년에 개국이 참가한 집속탄금지협약 서명식이 있었다 이 협약은 집속2008 94 . 탄의 사용제조저장 이동을 금지하는 조약이다 언제나 그렇듯 이 국제적인 협약에도 여러 가지 구멍이 , , , . 있다 일단 미국과 중국 등 가장 큰 집속탄 생산국들이 빠졌으며 집속탄 사용국과 군사협력을 허용한다는 . 조항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 모든 논의에 불참하였고 남북분단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가입할 수 없다라는 입장만을 되풀이 할 뿐이다또한 집속탄의 문제는 이것을 무책임하게 무차별적으로 사용하는데 있는 것이지 무기시스템. 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한국이 만들고 있는 집속탄은 자폭장치가 있어 안전 하다고 한다(?) . 하지만 국제활동가들에 따르면 자폭장치 또한 검증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겐 소형무기 집속탄 무기거래에 관한 얘기들은 다 먼 나라 얘기 같, , 다 딱히 나와 상관없는 일 같다어찌 보면 나의 이런 무관심 때문에 무기시장이 통제불능에 빠진 것 같기. . 도 하다 어머 나는 그런 문제가 있는지 몰랐어 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실상과 이야기들이 우리. ‘ ’ 들 손끝에 와 있다 사람 목숨을 담보로 하는 개발 사람 목숨을 담보로 하는 장사 무기개발과 무기거래. . . . 그 능력과 머리를 다른데 쓸 수는 없는 걸까?

전세계 곳곳에서 집속탄 반대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한다 사진출처 . http://www.stopclustermunition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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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이 버거운 당신!줄글이 지겨운 당신!그런 당신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다! 이름하야 만화서평 두둥~ . . . ! ( !)

그러나 거짓말하긴 싫으니 처음부터 이실직고하겠다 처음부터 김 빠지는 얘기가 될테지만서평을 만화로 . , 그렸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단지 만화를 읽고 쓴 서평일 뿐이다 ㅡㅡ 어쨌든 서평은 서평이다. !? . ;; .그렇다면 과연 어떤 만화를 읽고 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내가 이번에 골라 읽은 만화는 김보현의.

다 이미 읽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만화책은 소재부터 매우 특이하다 이 만One day in Iraq . . 『 』화는 이라크에 파병된 한국 자이툰 부대의 일상을 묘사한 작품이다 물론 작가가 파병부대원이었던 것. 은 아니기 때문에만화의 모든 내용은 그녀가 관련자들과 만나 두 세 차례 인터뷰를 통해 간접적으로 알게 , 된 내용을 기본으로 해서 완전히 재구성된 것이다.

처음 이 만화를 펼쳐든 이들에게 가장 놀라울만한 점은 이 만화에 묘사된 자이툰 부대원들이 하나같이 너무 잘생겼다는 점이 아닐까 라고 혼자 추측해본다 그러나 부대원들이 순정만화 주인공, . 처럼 생기긴 했지만 배경이 되는 자이툰 부대 자체가 그리 순정, 을 바칠 곳이 아니기 때문에 로맨틱한 분위기는 쉽사리 연출되지 않는 것 같다 잘생긴 남자 주인공들의 묘 한 우정 사막에 눈이 . ~ , 내리는 장면 혹은 미지의 쿠르드족 여인 등장 등은 분명 설레임, 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요소들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끝까지 뭔가 아쉽고 서먹서먹하다.

이런 어색한 느낌을 더욱 강화시키는 것은 짧은 만화 사이사이에 삽입된 매우 긴 인터뷰 녹취록이다 이 만화의 또 다른 특징은 , .

원데이 인 이라크는 아름다웠을까?

형쥬 | 전쟁없는세상 매체편집팀 [email protected]

원데이 인 이라크 의 책 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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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만큼이나 혹은 만화보 다도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녹취록이다 녹취록에. 는 전역해서 한국에 돌아온 자이툰 부대원들의 생생한 육성이 담겨있다.

그들이 왜 이라크 참전에 응했는지를 찬찬히 살펴보는 과정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남성들의 사고방식을 파악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 책에 소개된 명 이외에도 다양한 인. 4간 군상들이 엄청나게 많겠지만 그들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만화가 제, , 공해주는 한정된 정보를 읽어보는 것도 상당히 쏠쏠한 수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만화책의 소재는 분명히 다른 대부분의 만화들과는 다르다 게다가 녹취록이 함께 편집되어 있다는 . 점에서 상당히 독특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만화책임에도 틀림없다 그러나 소재와 구성방식은 상. 당히 남다르지만 과연 주제까지 남달랐는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

이 만화의 주제는 과연 무엇일까 물론 읽는 독자마다 각자 다른 감상을 내놓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 , 이라크 아르빌의 자이툰 부대든 쿠르드족 거주지역이든 어디든 간에 거기도 그냥 사람 사는 곳이다“ , .” 정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전쟁이 있고 테러가 있고 살인이 있고 공포가 있지만 어쨌든 그 곳도 결. , , , , 국엔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활공간이라는 뼈저리게 잔혹한 진리 혹시 이 만화는 이 점을 보여주고 싶었던 . 것일까?

살다보면 주위 사람들이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기를 들려줄 때가 있다 내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 한 것을 . 경험했을지도 모를 그에게 두근대는 마음으로 여행기를 물어봤는데 정말 실망스러운 대답만 돌려받을 때가 있다 그때 그의 대답은 아 뭐 거기도 똑같지 뭐 거기도 그냥 사람 사는 동네야 아아 완전 실망이. , “ , . .” , 다 그러나 나는 대체 무엇을 원했던 것일까 차라리 그가 사람이 아니거나 그가 다녀온 곳이 사람 하나 . ? , 안 사는 동네이길 바랐던 것일까?

이건 상당히 어려운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우리는 자이툰 부대와 이라크 아르빌을 어떻게 만화나 글로 묘. 사해 낼 것인가 혹은 어떤 묘사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것인가 그 곳은 대표적인 분쟁지역이자 미군점? ? 령지역이며 자이툰은 점령군이다 그렇다면 예술적 묘사도 그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옳은가 그러나 이, . ? 라크를 무차별 폭격과 전쟁의 이미지만으로 묘사하는 것도 그 곳을 바라보는 유일하게 정치적으로 올

대통령의 부대방문이 묘사된 책 속 한 장면 사진출처 원데이 인 이라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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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시각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평범함을 부각시켜 재현해야 할까 물론 미군부대도 자이툰부대도 쿠르드 족도 모두 평범한 사람? 이니까 그건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평범함을 묘사할 때의 문제는 전쟁과 폭력이 전혀 당연하지 않다는 데 . 있다 그것을 당연한 것처럼 묘사하는 순간 그 작품은 현실성을 상실한 그저그런 류 만화로 전락할 위험에 . 3처한다 나는 그런 점에서 이 만화에 묘사의 딜레마가 반영되어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처음 읽었을 때 뭔. . 가 어색하고 서먹서먹하며 손에 잡히지 않는 느낌 이 애매함이 발생하는 이유는 결코 작가의 능력부족 탓, 이라기보다는 이라크 사태를 둘러싼 묘사 자체가 가지는 딜레마적 성격 때문으로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 . 벌어지는 현장에서의 폭격의 갑작스러운 만큼이나 만화 속에서도 폭력은 느닷없이 출현한다 평범한 부대원. 들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전개되다가도 갑자기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폭탄테러가 터진다.

어쩌면 작가는 이러한 폭력에 무의식적으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데뷔작품인 나블루스 를 만들어낸 『 』것인지도 모르겠다 만화 자체가 식상해질 수도 있지만 차라리 환상적인 로맨스를 풍요롭게 그려 넣는 . 것이 전쟁의 실재적 폭력으로부터 만화의 아름다움을 지켜내기에는 오히려 편할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데뷔 이후 년 뒤에 출간된 이 는 나블루스 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2 One day in Iraq『 』 『 』른 맛이 있다 그런데 이 맛이 상당히 애매하다 그렇기 때문에 혹시 확실한 결론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 . 이 책을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라크의 하루는 춥지도 덥지도 따뜻하지도 시원하지도 않으니까. .

작품 속에서는 우발적 으로 총기사고가 발생해 현지인이 샐해당한다 사(!) . 진출처 원데이 인 이라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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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조정의민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 중 저를 아는 사람도 있고 이름만 아는 사람도 있고 옌 뭐야 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요, , , 그냥 병역거부자예요 저는 출소한 이후학교에 복학을 해서 졸업을 하고뭐 행정적으로는 월에 졸업을 ^̂ , ( 8하지만 학교에 있는 연구소에서 미디어교육을 공부하고 실제로 청소년들에게 교육을 하고 있어요 제가 ^̂ ) . 졸업한 학교는 요새 한참 이슈가 되는 근데 소식지가 실제로 언제 발행될지 쪼 금 의심이 들어서 이 소( ~~~식지를 받아보셨을 때는 학교 사태가 어떤 식으로든 끝났을 수도 있겠네요 한국예술종합학교입니다 왜 .) . 양촌리 이장님께서 말씀하신 학부모까지 세뇌시키는 그런 무시무시한 학교죠, ^̂ ;

사실 저번 소식지에도 여옥에게 영화평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었는데차일피일 고민만 하면서여옥 정말, ( , 로 고민은 했다고 미루다가 결국 못쓰고 말았어요 그리고 이번 소식지에 또 원고를 부탁을 받아서 이번^̂ ) . 에는 무슨 말이든 써야겠다고 결심을 했어요 영화평 말고 학교 상황 관련해서 에세이도 가능하다고도 했지. 만 영화 이야기를 하기로 하고 어떤 영화를 쓸까 생각을 하다가 고른 영화는 시선 이예요 예 맞아요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하< 1318> . , 는 옴니버스 인권영화 시리즈의 최신판입니다 다들 이거 뭐야 누. ' , 가 운동권 아니랄까봐소개하는 영화도 이따위야 라고 하실지 몰라, ' 요 뭐 그래요 그렇게 보일 수 있죠 그런데 그렇다고 이 지면에 . , . 제가 올해 본 영화 중 최고로 꼽는 샘 레이미 감독의 공포영화인 드레그 미 투 헬 을 이야기하는 건 쫌 아니지 싶더라구요 그리고 < > ^̂

아마도 드레그 미 투 헬 보다는 시선 을 이 소식지를 받아< > < 1318>보는 사람들이 더 많이 봤을 것 같기도 하고 또는 관심 있을 것 같, 기도 하구요 근데 영화가 인권영화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딱딱하지... 는 않은 것처럼 저도 딱딱한 분석이나 비평을 쓰기보다는 지금처럼 이야기하듯이 재미있게 영화에 대한 느낌들을 나누려고 해요.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이 영화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한 옴니버

청소년을 안다는 편견을 버려‘ ’ !국가인권위 옴니버스 인권영화 시선 - < 1318>

조정의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 + [email protected]

국가인권위원회 옴니버스 인권영화 시리즈 시선 의 포스터<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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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인권영화 시리즈 중 네 번째 극영화 프로젝트입니다 애니메이션까지 합치면 여섯 번째 프로젝트이. 죠 인권위의 옴니버스 인권영화 시리즈에는 나름 유명한 감독들이 짧지만 재미있는 작품들을 많이 만. 들었어요 류승완이나 임순례 박찬욱의 작품은 짧지만 꽤 임팩트가 강한 작품이었어요 이번 시리즈. , . 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청소년 인권에 관한 영화입니다 많은 어른들이 하나의 독립적인 인격을 . 가진 존재로 인식하지 않고 공부하는 기계로 생각하고 또 자신들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해서 인권의 , , 소외 지대에 놓여 있는 청소년 게다가 나이 먹은 어른들은 자신들이 청소년 시기를 지나왔다는 이유 , 하나만으로 자신들이 청소년을 안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죠 이 영화는 그 청소년의 인권에 ' ' .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영화는 영화별로 편차가 다소 있는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5 . 청소년 인권에 대해서 젠체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어요첫 번째 작품은 방은진 감독의 . 진주는 공부 중 입니다 한 반에 이름이 같은 두 학생이 있어요 그런데 한명은 전교등을 놓치지 않고 < > . . 1

얼굴까지 예쁜 학생이고 다른 학생은 전교꼴등을 도맡아서 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이 설정만 들어도 대충 , .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예상이 되시죠 전교등을 하던 학생이 성적 스트레스를 받는데 전교 꼴등을 하는 ? 1 , 학생과 소통을 하게 되면서 해방감을 느끼고 그래서 학교에서 작은 일탈을 꾸며봅니다 우리가 학교 다니, . 면서 흔히 들을 수 있고 또 학교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거의 매번 들을 수 있는 말이 있죠 바로 반 , . ‘평균 떨어뜨리는 놈이란 표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말을 들었을 때 그렇게 큰 문제의식을 가지지는 ’ . 않는 것 같아요 너무 일상적인 표현이니깐요 이 영화에서도 이 대사는 나옵니다 하지만 그 말의 의미를 . . . 생각해 보면 그 폭력성에 몸서리를 치게 합니다 사람을 학생을 하나의 인격채로서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 , 단지 기계적인 시험 점수로만으로 평가하는 것이잖아요 그리고 또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는 가치 없는 사. 람으로 만들어버리는 것까지 이런 식의 인식이 계속 되는 한 성적이 좋건 나쁘건 학생 개개인은 학교라... 는 공간이 폭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뭐 요즘은 좋아졌다 이전보다는 나아졌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 , 많이 하긴 하지만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얼마 전 제가 교육을 나가는 중학교 선생님과 이야기를 한 적. 이 있었는데 요새는 조금 조용하고 내성적이고 해서 보면 우울증 증상이고 조금 산만하고 그러다 보, , 면 증후군이라고 하더라구요 현대사회에 신경ADHD . 증과 강박증을 가지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지금 학생들은 반 정신병자 상황이나 다름없, 는 것 같아요 그런 현실을 우화적으로 이 영화에서는 . 표현하고 있어요 이 영화는 형식적으로 뮤지컬이거든. 요 그리고 뮤지컬 특유의 낙관적인 경향이 영화에서도 . 들어나요 결국 문제는 잘 해결되고 사람들의 생활은 . , 나름 행복하게 결말을 맺거든요 하지만 실제 주변에서 . 겪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보다보면 역시 한국의 학교는 , 공포영화가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시선 의 스틸컷<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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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영화는 전계수 감독의 유앤미 입니다 전계수 감독은 삼거리 극장 이라는 한국 영화에서 길이 < . . > . < >남을 뮤지컬 영화의 감독이예요 그 재기발랄함을 이 영화에서도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다소 관념적인 . , 이야기와 도식적인 구도로 영화를 만들었어요 역도를 하는 여학생과 내성적인 남학생의 소통 을 다루고 . , (?)있어요 둘 다 다른 꿈을 꾸고 싶기도 한데 집안의 상황과 기대에 떠밀려서 어쩔 수 없이 운동을 하고 유. , 학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약간의 일탈을 도모해보는데 그 과정에서 서로 약간의 마음의 문이 열. 리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관념적이고 도식적이라서 막 와 닿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편. , . 5의 작품 중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세 번째 영화는 이현승 감독의 릴레이 입니다 개봉은 < > . (늦었지만 이 영화는 과속스캔들 의 히로인 박보영, < >의 스크린 데뷔작이랍니다 이 고등학생 비혼모의 이) 야기를 하고 있어요 고등학생이 아이를 낳으면 왜 안. 돼 그리고 그 아이를 학교에서 기르면 왜 안돼 라? ? 고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예요 너무나 당연하. 게 선생님들은 아이에게 좋지 않다는 이유를 대면서 ‘ ’안 된다는 이야기만 하죠 근데 다시 생각해보면 꼭 . 살이 넘어서 아이를 낳아야 하나 고등학생은 사랑20 ?

하는 사람과 출산과 육아를 할 권리가 없나 하고 생? 각해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그렇다면 학생들이 주로 보내는 공간인 학교에서 그런 부분을 감당.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현실성이 거의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은 해요 하지만 왜 라? . ? 는 생각이 계속 남아있어요 영화에서는 선생님과 학생의 인터뷰를 가상으로 배치해서 마치 다큐멘터. 리 같은 효과를 내고 있어요 그것이 영화의 내용과 잘 맞아 떨어지는가 하면 그것은 아닌 것 같지만 . 말이예요 실제로 극의 흐름을 깨기도 하고 말하는 바가 오히려 모호해지는 측면이 있기도 해요 근. , . 데 도입부에 학생 인터뷰에서 학생이 하는 말은 꽤 의미심장한 표현이예요 갑자기 왜 관심이실까. " ? 평소엔 관심도 없더니 이런 쓸데없는 관심이 문제죠 정작 필요한데는 관심도 없으면서 말이죠." . .

네 번째 영화는 윤성호 감독의 청소년 드라마의 이해와 실제 입니다 이 영화는 청소년 드라마가 흔히 가< > . 지는 구성을 자막으로 쓰고는 실제 청소년들의 인터뷰와 행동들을 배치해서 말 그대로 청소년 드라마의 이'해와 실제를 보여줍니다윤성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청소년들을 인터뷰해보니 자신의 생각과 청소년들의 모' . 습이 차이가 있음을 알았고 그래서 청소년들의 날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형식을 취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 요 그리고 영화에서 일반적인 화면과 혹은 핸드폰 카메라 정도의 화질의 화면을 내용과 등장인물. CC TV 에 따라서 적절히 배치하면서 재미있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어요조금 산만하지만 수작으로 꼽을 수 있는 . 영화랍니다.

마지막 영화는 김태용 감독의 달리는 차은 이예요 여고괴담 가족의 탄생 등으로 주목받은 김태용 < > . < 2>, < >

시선 의 스틸컷<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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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죠이 영화를 편 중 베스트로 꼽는 사람들이 많아요 다소 전통적인 드라마투르기를 가지고 있지만 . 5 . 그 속에서 단지 청소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관계맺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요육상부인 차. 은은 재능은 있지만 학교 육상부가 해체되고 다른 부원들은 코치를 따라서 서울로 전학을 가는데 아버지의 반대로 가지 못해요 그리고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아이는 의도치 않았지만 학교에 차은의 재혼한 어머니가 . 필리핀 사람이라는 소문을 내게 되요 하지만 차은은 이에 굴하지 않죠물론 이 현실 속에서 차은이 할 수 . . 있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러나 차은은 달리고 그 와중에서 어머니와 마음을 터놓고 소통할 수 있. , 게 되죠 차은이 나지막하게 답답해 하고 말할 때는 보는 우리 역시 그 현실에 답답해지지만 그럼에도 불. ' ' , 구하고 달리면서 어머니와 관계를 맺는 것을 보면 진심으로 차은이를 응원하게 됩니다.

영화를 보면 나름 유쾌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가슴 한 켠을 짓누르는 생각이 더 커져요 그래도 이전보다는 . 세상이 좋아졌다고 하는데뭐 요 근 년 반 정도는 아니지만청소년들이 겪는 문제들은 나아진 것이 없어( 1 )요 아니 더 심각해졌죠치솟는 사교육비에 더불어서 사교육이 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져만 가고. . , 얼마 전에는 학원비를 내주지 않는다고 할머닌가 어머니를 폭행하는 중학생이 나오기도 했었죠그리고 일, . 제고사란 이름으로 전국의 청소년들을 일렬로 줄세우는 것도 다시 시도되고 있고특목고니 자율형 사립고, 니 하는 이름으로 돈이 없는 사람들은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권리조차 빼앗기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전히 . 청소년이 청소년의 이름으로 무언가 만들고 문화적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여지는 좁아터져 있어요, . 하지만 그렇다고 에이 구려 라고만 있을 수는 없겠죠 영화에서 차은이 한걸음 더 달려나가듯이 그리고 ... . , 진주가 친구들과 군무를 추면서 노래를 부르듯이 스스로 한걸음씩 더 나아가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것 , , 같아요 그리고 작년의 촛불에서도 보이듯이 세상은 여전히 비루하고억압적이지만 이제 청소년들은 자신. , 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욕구도 있고 그 방법도 알고 있으니깐요, . 그리고 거기서 우리들이 중요한 것은 자신들이 청소년기를 지나왔다고 청소년들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하지 않고 소통하고 이해하며 함께 하는 것인 것 같아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이야기하면 세종로에 , , . ‘ ’ 사시는 누구랑 다를게 없어지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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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먹지' ?'늘 하는 고민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에도 여러번 하는 고민이 아닐까 싶다 특히 나처럼 메뉴 . . 앞에서 유독 우유부단해지는 사람은 이거 먹자고 콕 찝어 말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채식을 한다고 .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묻는다 무얼 먹냐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메뉴의 결정권은 내게 넘어와버린다 활. . . 동가는 평생 매순간 고민하며 살아야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런 고민은 나에겐 시련에 가깝다, .

최근에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느라 외식을 하는 일이 잦았다 밥사주겠다고 맛있는거 먹자는 사람은 내가 채. 식을 한다고 하면 당황한다 고기만 안먹었다 뿐이지 음식가리지 않고 뭐든 잘먹는 내 식성을 이야기해도. , 실제로 우리가 고를 수 있는 많은 메뉴 중에 극히 일부만 제외될 뿐이라고 설명해도 여전히 난감해한다덩. 달아 나도 난감해진다 물론 밥사주겠다며 인심쓰듯 고깃집에 데리고 가는 것보다는 백번 낫지만 배려를 . , 넘어서서 걱정과 근심에 쌓인 상대방을 보면 얻어먹는 입장에서 참 미안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이왕 사주는. 거 적당히 메뉴도 골라주면 좋으련만 내게 주어진 선택권 앞에서 나는 또 고민한다, .

사실 되묻고 싶다 평소에 사람들과 만나서 매번 고기를 먹으러 가는 것도 아닐텐데왜 고기를 안먹는다고 . , 하면 메뉴를 고르지 못하는 걸까 채식하는 사람들은 무얼 먹는지 정말로 궁금해하는 사람들 때문에 최근? 에 내가 사람들을 만나서 먹은 것들을 가만히 떠올려봤다 냉면 아구찜 피자 비빔밥 콩국수 커리 스파. , , , , , , 게티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 채식식당을 간 것도 아니고 채식하는 사람들과 만났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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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도 아니다 새벽 시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시간 순대집의 . 5 24술자리에서도 깍두기를 안주삼아 소주를 마시고 예전 삼겹살집, 에서의 회식에서는 상추에다가 밥을 먹고 있으니 내가 고기를 안먹는지조차 모르기도 했다 조금 불편할 수는 있지만 언제어. 디서나 채식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끼. 니때마다 고기를 먹지 않으면 안되는 육식주의자 이런사람 실‘ ’ (제로 있다 도 아니면서 고기를 빼면 무얼 먹어야하는지 모르!)는건 왜일까 오랜만에 만나는 손님에게 정성이 담긴 마음의 표. 시로 귀한음식 대접하는 것도 아니고 옛날옛적 영양이 부족하, 던 시절처럼 외식할 때 고열량 고단백 음식으로 영양보충을 해줘야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광우병에다가 조류독감 돼지 인. , 플루엔자까지 등장한 마당에 생태 평화 뭐 이런거까지 생각하기 전에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고기를 안, 먹는게 더 좋을텐데 결국에는 다 연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

그래도 그 마음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준비했다 고기를 먹지 않는 . . 사람들이 먹는 맛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글이기 때문에 얼마. 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고 사실 내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아는 얘기인데다가 특정한 식당을 홍보하는 것, , 은 아닐까 걱정도 된다 하지만 채식을 한다고 해서 맛에 대한 욕구까지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맛있는 것. . 을 먹고싶을 때 가는 곳도 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아직 가보지도 못한 꽤 많은 채식식당 리스트가 나온. 다.

인사동에는 채식음식점이 여러 곳 있다 그 중에 한과채 라는 밥집이 있다 메뉴가 따로 있지는 않. < > . 고 한약물로 지은 잡곡밥과 다양한 종류의 반찬이 많은 밥집이다 죽과 전은 테이블로 직접 가져다주. 시고 나머지는 본인이 직접 가져다 먹는 뷔페식이다 각종 나물 직접 만든 도토리묵 두부 버섯볶음. , , , , 감자조림 구운마늘 겉절이 등 조미료를 쓰지 않은 반찬들은 맛이 강하지 않아 부담없고 재료의 신선, , 한 맛이 잘 살아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비교할 만큼은 아니지만 샐러드와 각종 쌈야채도 있고 현미. 가래떡 오미자차 과일 등 웬만한 건 다 있다 게다가 별로 질리지가 않아서 생각보다 많이 먹을 수 , , . 있다 내가 갔을 때는 주인아저씨와 아줌마가 채식을 하냐고 물어보시더니 이것저것 설명도 해주시고 . 채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가격은 인당 만원이고 일요일은 쉰다. 1 1 , .

멀지 않은 곳에 오세계향 이 있다 종교적인 색채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살짝 불편해할 수도 있을 < > . 것 같은데 슈프림마스터에서 운영하는 곳이다메뉴도 다양하고 오신채와 무오신채가 구별되어 있다볶음. . 우동 버섯탕면 채식짬뽕 두개장 들깨탕 버섯탕 등 식사류도 있고 매실탕수 누룽지탕 단호박찜 버섯, , , , , , , , 전골 등의 요리류도 있다콩고기와 밀고기를 이용한 채식불구이덮밥 채식불고기쌈밥콩까스정식은 고기. , , 를 좋아하는 사람도 좋아할 정도다 밑반찬도 여러 가지가 나오고 차도 나온다 입구에서 채식빵과 채. .

고기가 아니면 회라고 생각하는 이 빈곤한 상상력 물론 회도 좋지만 바닷가 동네에! 서 자란 나는 도시에서 먹는 생선회의 수준을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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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조미료 등도 살 수 있다 식사류 메뉴가 천원 . 7-8정도여서 싼 가격은 아니지만 음식의 양도 많은 편이, 고 인사동의 다른 밥집들과 비교해보면 평균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외국인도 많고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들. 도 많이 오신다.

얼마전 신촌 연대 앞에 생긴 러빙헛 도 슈프림마스< >터에서 운영한다 세계적인 체인점이고 한국에는 제주. , 부산 대전 울산 등에도 있다고 한다 패스트푸드점 , , . 느낌이 나는 밝은 분위기에 셀프서비스이지만 오세계향과 비슷한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장

점이 있다 버섯탕면은 오세계향 천원 러빙헛 천백원이고 콩까스는 오세계향 만원 러빙헛 천. 7 , 2 9 1 , 4 5백원이다 러빙헛이 가격부담이 없지만 조미료 맛이나 인스턴트의 느낌이 더 나고 양이 조금 더 적다. , .

여의도역 근처에 있는 신동양 도 유명하다 예전 한겨레신문에 스님들도 당당히 군침 흘리는 중국집< > . ‘ ’이라는 맛집으로 소개된 적이 있을 정도로 평소에 먹기 힘든 중국요리를 채식으로 즐길 수 있어서 채식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곳이다 채식이 아닌 일반 메뉴들도 꽤나 괜찮아서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 함께 가기에 좋다 일반메뉴판과 채식메뉴판이 따로 있고조리하는 과정에서 조리도구도 분리해서 사용한. , 다고 한다 일정 때문에 국회에 와야하는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신동양에 오곤 했다메뉴가 많아서 못먹어. . 본 것이 더 많지만 탕수버섯고추잡채 취피두부 난자호박 등 요리류는 물론 방금 만들어서 튀기는 채식, , , , 군만두와 테이블에서 소스를 얹어주는 채식짜장 채식짬뽕 모두 강력추천이다 기회가 된다면 채식코스요리, . 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식사류는 천원 정도 하고 요리류는 만원 이상이다. 5-7 2 . 채식을 하는 친구에게 밥을 사야할 일이 있다면뭐먹냐고 묻기 전에 먼저 고민을 하고 제안을 해보는건 어, 떨까 의외로 친구를 감동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채식하는 친구에게 자신있게 얘기하자. . .

오늘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 !"

지난 세계병역거부자의날 행사를 마치고 오세계향에서 외국활동가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대부분 채식을 . 하는 외국 친구들이 많이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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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想 像․ ․

난영 | 개척자들 + [email protected]

그 어떤 총알보다 빠르고그 어떤 미사일보다 멀리 날아가며그 어떤 핵폭탄보다 큰 힘을 가진세상에서 가장 강한 무기는

용서와 이해와 사랑이다.

이번호부터 난영의 그림이야기 기획연재가 시작됩니다 전쟁과 폭력으로는 세상을 * < > . 上 想 像․ ․ 바꿀 수 없다는 자신의 생각을 그림을 통해 하고싶은 난영씨는 지금 개척자들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쟁 군대 폭력 평화 등의 그림을 소식지를 통해 전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해준 고마운 전쟁없. , , , 는세상의 친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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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얘기로 시작해보자 글을 쓰겠다고 자리를 잡고앉아 지금 이 첫 문장을 쓰기까지 반나절이 걸렸다. , . 반나절 동안 만화책을 다섯 권 정도 보고 지난 일주일간의 야구기록을 시간 정도 뒤지고 목적 없는 , 2 , 인터넷 서핑을 세 시간 정도했다 그 사이에 두 끼니의 밥풀들이 입에 쑤셔 넣어졌다 게으름과 귀차니. . 즘에 절은 반나절은 결국 자책감과 허무감으로 이어진다.1) 역시 사람은 벼랑 끝예를 들어 지금 쫓기고 (있는 글 마감시간에 몰려서야 행동한다는 개인적인 진리를 새삼스럽게 재확인하는 순간이다) .이렇듯 무언가 목표한 것을 현실에서 성취한다는 것은 몹시 고난한 일이다 더구나 목표의 구속력이 약하 . 면 약할수록 목표가 현실에서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이상에서 머물 가능성만 높아진다 마감이나 시험 . 같은 타자에 의한 구속력은 어떻게든 꾸역꾸역 결과물이 나오게끔 하지만 새해 다짐은 평생 반복되는 이상향으로 남는 것과 마찬가지다 구속력 약한 목표의 성취가 이렇게 어려운데 하물며 목표의 구속력이 . , 약한데다가 목표 자체가 추상적이면 그것의 달성은 얼마나 애로사항이 많을까.

가치 유지의 어려움 가치관의 지향이 바로 목표달성 애로사항의 총체물이다 자신의 가치관을 유지하고 지향한다는 것은 새‘ ’ .

해 다짐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어렵고 힘들다 가치관의 지향은 목표의 달성여부가 모호할뿐더러 꾸. 준한 자기 구속혹은 동기부여 이 되지 않으면 지향하는 가치에서 퇴보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 진보논객을 지향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보수집단의 대변자 진보주의자의 저격수로 활동하고 있는 드보르, 잡 변희재 씨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남 얘기할 게 아니라 나 또한 내가 지향하는 가치를 얼마나 유지하고 있는지 생각하면 상당히 민망하다, .

대 초반에는 평화주의자 페미니스트 박애주의자 등을 지향해야 할 삶의 가치로 설정하고 불타오른 20 , , 적이 있었더랬다 그 당시는 다른 사람의 방귀도 향기롭고. 2) 바퀴벌레도 귀여웠으며, 3) 세상의 모든 똥, 이 애틋했다4) 나름 노력의 결과였다 그 당시의 난 사람은 후천적 노력으로 어떤 지향이든 달성할 수 . .

1) 이러한 자책들은 꾸역꾸역 모여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되새김질된다 철수는 샤워하던 중 맥락 없이 몇 년 전 . ex) 술자리에서 실수했던 기억이 떠올라 괴로워했다.

2) 조은 평화에세이 타인의 방귀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호 , ‘ - ’ 16『 』3) 조은 기획연재 바라보기 바퀴벌레 편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호 , ‘ - . ’ 20『 』

이상과 꼬장

조은 | 전쟁없는세상 회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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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고 생각했고 나와 타자의 경계를 무너트리는 것을 주요 지향점으로 삼았다경계 허물기의 방법으로, . 는 나의 확장을 택했다 이는 나의 존재를 타자에게로 순차적으로 확장시키는 시도였다‘ ’ . .5) 이 시도는 나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안겨다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불교적 마인드랑 유사한 느낌이라 생각하는데. , 길진 않았지만 당시에는 모든 존재 자체가 나와 마찬가지로 소중하고 애틋했다 삶 자체가 충만함으로 . 가득한 시기였던 것 같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까지 소멸될 정도였으니 오죽했으랴. .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금의 난 예전의 나와는 다른 존재다 지금은 내 방귀도 구릴 때가 많고개미는 눌러 ! . , 죽이며공중변소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타인의 변에 구역질이 난다 타자에 대한 애틋함은커녕 내 , . 자신에 대한 애틋함을 유지하기도 버겁다 부시도 사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예전의 마인드가 무색. 하게 매체에서 명박이가 보일 때마다 혐오감과 짜증이 폭발한다 예전에 없던 인정욕구는 생겨서 사람들. 을 만나면 괜히 가오 부리고 싶고 관심 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노력은 안 한다 날로 먹겠다는 거다, . . . 삶에 대한 충만감이 아닌 저열한 욕망만 충만하고 욕망이 충족되지 않으면 즉시적인 불만족의 감정에 , 몸을 의탁한다 각박하고 저열하고 꼬장스럽다 중요한 것은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의 괴리에 자책을 . , , . ,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가치관을 유지하지 않은 괴리에서 찾아온 상실감과 상실감을 메우려는 피상적인 욕망추구는 윤회처럼 반복된다 그래서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더랬다삶의 괴리 그 괴리감이 자책 같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이어지. . , 는 것은 슬픈 일이다 이러한 감정은 개인의 삶에 파괴적으로 작용한다 나아가 개인을 둘러싼 주변의 . . 삶도 갉아먹는다 내 슬럼프는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피해를 끼쳤을 거다 가족주의자도 아니면서 괜히 엄. . 한 동생에게 가족 구성원으로 제 몫을 못한다고 짜증을 냈던 것도 이 시점인 것 같다.6) 분명 가치와 현 실의 괴리는 과도하게 삶을 옭아맨다.

무엇이 가치관의 지향을 어렵게 하는 것일까 나의 경우 권태가 주요한 원인 중에 하나였다 새해다짐이 삼. . 일은 가듯 가치관을 설정 지향해나가는 초기는 뿌듯하고 즐겁다심지어 삶의 방향성을 마련해주는 가치, . 관의 설정이라면 살아있다는 확실한 자각이 들만큼 자극적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극이 그렇듯 가. 치관의 자극 또한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고 권태로워진다 가치관 설정이 나에게 자극을 준만큼 권태는 . 강력하다 이튿날 아침은 전날 저녁이 즐거웠던 만큼 권태로운 법이다. .

문제가 있고 명확하진 않지만 원인이 있다 가치관의 지향은 어렵고 이는 권태나 습관들 때문이다 문제와 . , . 원인이 어설프게나마 눈에 보이니 원인을 타파해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원론적인 얘기를 하지 않겠다권.

4) 조은 기획연재 바라보기 똥 편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호 , ‘ - . ’ 21『 』5) 이는 나와 타자의 유사점을 찾고 그 유사점을 기반으로 나와 타자의 경계를 마모시키는 방법이다 이 방법에 따라 , .

나에 대한 애틋함은 가족에게로 확장되고 가족에 대한 애틋함은 친구에게로 친구에서 모든 사람으로 사람에서 , , , 생물로 생물에서 존재 자체로 순차적으로 확장되었다 궁극적으로 나를 바라보듯 모든 존재 자체를 바라보려는 시, . 도이다.

6) 동생님 미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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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로울 때마다 새로운 자극을 찾거나 기존의 가치를 되새김질해서 재의미화해서 문제를 극복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자극이 필연적으로 무뎌질 수밖에 없는 성질의 것이라면 권태 또한 반복적으로 마주할 수밖. 에 없다 이런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

꼬장의 인정

이 부분에 있어서 나의 경우에는 현실과 가치의 괴리를 문제로써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삶의 ‘ ’ ‘ ’조각으로 인정하면서 문제의 경계를 흐리는 것이 유효했다 가치와 현실의 괴리에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 현실의 꼬장스러움을 그 자체로 인정하고 삶의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물론 항상 꾸준하게 자신의 가치관을 지향하며 사는 사람이 있다면야 해당사항이 안되겠지만 나처럼 삶에, 서 종종 게으름과 나태함이 거의 필연적으로 반복되는 사람이라면 유효하다 생각한다 구차해 보이는 삶. 을 있는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 구차한 순간들에 자책하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삶은 자신이 조각, . 조각 구성해가는 것이다삶의 조각들을 우리가 어떤 선험적인 것에의 지향처럼 예쁜 조각으로 구성해야. 만 한다는 의무가 없다면 좀 궁상맞더라도 뭉그러진 조각자체를 사랑스럽게 볼 수 있을 것이다삶에서 , . 종종 반복되는 내 삶의 꼬장성을 자책하거나 죄책감의 요소로 여기지 말고 사랑스럽게 보자는 얘기다.철학자 러셀은 위대한 책에는 모두 지루한 부분이 있으며위대한 생애에는 모두 흥미 없는 기간이 있다고 ,

말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이위대하지는 않더라도 늘 충만함으로 가득차고 매일 치열하게 삶의 가. ( ) , 치를 지향할 수도 필요도 없다 자극이 있고 가치를 지향하는 삶이 내 삶의 부분이듯이 나태하고 구차, . , 한 순간들 또한 내 삶의 부분이다 전자의 삶에 집착하다보면 삶의 부분들을 윤리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 후자의 삶을 개인적으로 죄악시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게으르고 안이한 자신의 순간들을 거부하고 자책. 하는 결과로 이어질 뿐이다.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분명 다르다 똥 싸는 기계임에는 변함없지만 내적 외적 기반이 변했다 그 변화. . 는 만족스러운 것만이 아니라 꼬장스럽고 탐탁지 않은 부분이 있다 중요한 것은 나의 꼬장성과 변화를 . 인정하는 일이 내 가치가 사라지게 하거나 내 가치를 배신하는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상과 현실은 , . 동전의 양면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연인이다 나는 지금도 종종 후회하고 자책한다 하. . 지만 거기서 그치지 말고 최대한 내 꼬장스러움을 애틋하게 바라보려고 한다 이는 과도한 자책감을 완. 화시켜주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새로운 삶의 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얻은 동력은 가치 유지의 동력. 이 될 수도 있고 다시 새로운 꼬장을 잉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 몇 년 전에 쓴 내 글이 지금 보면 부끄럽듯이 실컷 빈둥거리다 쓴 이 글의 개똥철학도 시간이 지나면,

내일쯤 후회될 것이다( ) .7) 하지만 빈둥거린 순간들 , 후회할 순간들을 애정을 갖고 바라보면 무의미하고 내 삶을 갉아먹는 것이 아니라 삶의 소중한 부분으로 의미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똥철학과 개똥철. 학에 후회할 나 그 후회를 애틋하게 바라볼 수 있는 나의 총체가 결국 내 삶의 완성이 아닐까싶다, .

7) 사실 글이 산만하게 나와서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쓰고 팠던 말은 가치관의 유지는 어렵다 때문에 가치관과 현 . < . 실의 괴리가 발생하고 이는 우리를 괴롭게 한다 하지만 가치관과 현실의 괴리를 극복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 , 애정을 갖고 삶의 과정으로써 받아들이자 결국 지향 괴리 애정 이 모든 것은 삶의 총체일 뿐이다 였다.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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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 도로를 제외하고는 오키나와 땅은 없습니다“ .”차를 타고 공항을 빠져 나오면서 안내를 맡은 한오키나와 민중연대의 토미야마 상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앞으로는 길게 늘어선 기지만이 눈에 들어왔다 토미야마 상은 현재 도로의 왼쪽은 미군이 오른쪽은 . . , 자위대가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공항을 나와 오키나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땅은 이 도로 . 뿐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기지와는 달리 길게 늘어선 철조망 너머로 미군과 자위대 부대의 모습이 눈에 . 들어왔다 오밀조밀하게 들어선 오키나와의 그것과는 달리 넓게 트인 미군기지의 모습은 평화로운 정원처. 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저 기지를 바라보는 우리 마음은 그다지 유쾌할 수는 없었다 주민들은 이 길. . 을 따라가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월 일 우리가 방문한 이 날은 오키나와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금부터 정확히 년 전5 15 . . 400 , 1609년 월 일에 류큐왕국이었던 오키나와는 일본의 영주였던 사츠마 번에 침략을 당해 강제로 일본에 편5 15입 당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북쪽의 훗카이도와 오키나와는 일본이 아니었다 그리고 제차 세계대. . 2전이 끝나갈 무렵 일본은 미군의 침략을 맞아 오키나와에서 지상전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미군과 협상을 . 유리하게 끌어가기 위해 오키나와 주민들의 피해를 외면한 채 전쟁을 끌어온 것이다 결국 전쟁이 끝나고 . 오키나와는 전쟁의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안은 채 년 월 일까지 일본에 복귀하지 못하고 미군정1972 5 15을 겪어야 했다.

그래서 오키나와에서는 매년 월 일을 기해 평화를 고민하고 주일미군으로 인한 피해를 이야기하는 평5 15화행동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본토의 밖에 되지 않는 땅에 본토보다 배가 넘는 미군이 들어서 있. 0.6% 2는 땅 끊임없이 미군기지의 피해를 겪으며 동맹의 그림자로 살아가야 했던 주민들에게 월 일은 미묘. 5 15한 울림을 주는 날이었다 침략과 복귀 그리고 철저하게 피해 받아왔던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게 되는 날. . 이기 때문이다.

문득 길게 늘어선 도로를 따라가며 우리는 마치 미군기지 안에 들어온 착각이 들었다 길게 이어진 도로.

미군기지에서 평화를 말하다오키나와 현민대회를 방문하고- 515

박정경수 |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간사 +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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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미군기지의 규모를 짐작케 했다 그런 기분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토미야마 상은 한마디를 더했다. .오키나와가 미군기지입니다“ ."

평화의 행진 평화의 목소리,

첫날 오키나와 국제대학에서 미영사관까지 가볍게 , 행진을 했던 것에 이어 셋째 날에도 행진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무척 규모가 컸다 얼핏 보기에도 .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함께 걷고 있었다.

일본에서도 이렇게 행진을 하는구나‘ !’

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본 본토에서 왔다고 했다 올해는 대략 여 명의 사람들이 본토에서 . 1,500왔고 오키나와의 주민들과 함께 세 그룹으로 나뉘, 어 오키나와 각지에서 바로 현민대회 장소인 기노

완 해변공원 야외극장을 향해 걸어간다는 것이었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많은 사람들이 걸어가는 모습. 은 두근거렸다.

이 행진 대열에 참가하기 전 우리는 시간을 내서 잠시 사키마 미술관이란 곳을 들렀다 미술관을 가는 길. 이 꼬불꼬불 불편하게 이어진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미술관이 마치 섬처럼 미군기지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었다 커다란 후텐마 기지에 미술관과 도로만이 빠져있는 모습은 얼핏 보기에도 엉뚱했다 바로 이 . . 미술관의 주인이 긴 시간 끊임없이 미군과 싸워 얻어낸 땅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주인은 보란 . 듯이 미군기지 안에 평화를 위한 미술관과 전망대를 지었다 바로 미군기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미군기지. , 를 감시하기 위한 전망대였다 미술관에는 사진작가 마루키 상 부부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시간이 . . 여의치 않아 충분히 사진을 볼 수는 없었지만 전쟁의 안타까운 모습들이 그려진 사진들을 창문 밖에서도 조금 볼 수 있었다 뒤를 돌아서며 이 고집스런 미술관의 주인이 궁금해졌다 그는 어떤 생각으로 힘겹게 . . 얻어낸 땅에 이렇게 미술관을 지을 생각을 했던 걸까.

많은 사람이 함께 걸어서였을까 현민대회로 향하는 길은 심심하지 않았다 따가운 볕과 날씨에 지칠 만도 . 한데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아보였다 외국의 집회행진 문화를 경험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 , 한국의 그것과는 다소 달라보였다 아담하게 좌우 몇 줄 로 길게 늘어선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한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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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민대회에서 거리행진을 하고있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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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니 주위에 경찰들이 보이지 않아 서 그렇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집회가 불편하게 보이는 건 경찰들의 . 과장된 행동 때문이라는 것을 물론 경찰은 내내 따라다녔지만 버스로 시민들이 보지 못하게 막거나 진로. 를 통제하는 우리네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사복차림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모습으로 행진 대열을 간간히 . 돕는 정도였다.

하지만 세상 어디에나 평화를 부르는 일에는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소위 우익이. 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그들이었다 그들은 행진 중간중간 검은 미니밴을 끌고 . 와서는 옆에서 들리지 않는 일본어로 연신 떠들어대는 것이었다 나를 포함해 한국 참가단들은 내내 얼굴을 찌푸렸지만 다. 른 일본인들은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애써 무시하려는 것. 인지 혹은 관심이 없는지 별다른 말썽은 일어나지 않았다, .같이 걷다보니 이들이 우리의 국토순례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에 맞춰 행진을 하러 온 일본인들은 대. 515게 노조에서 활동하는 이들이라고 했다 그래서였는지 이곳에서도 여성들보다는 남성들이 훨씬 눈에 많이 . 띄었다 에 맞춰 평화의 섬 오키나와를 찾은 것이다 하지만 대게 이들은 헌법 조와 안보조약 폐기를 . 515 . 9외쳤다 베이군기치 데떼이께미군기지 나가라 를 외치던 지역 활동가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 ( )” . 그것은 미군과 살아가는 사람들과 미군을 반대하는 이들의 차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근본적. 으로 를 바라보는 두 지역본토와 오키나와의 차이가 함께 걷는 이곳 활동가들 사이에서 드러나는 것515 ( )인지도 모른다고.

평화 그리고 일상의 삶을 지키려는 이들,

현민대회는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조금은 단조로운 행사였다 예정된 발언자들이 하나씩 단상 에 올라 발. 표를 하는 그래서 조금은 엄숙하고 조금은 지루한 행사였다 우리의 집회처럼 누군가 올라 무대의 공연, . 으로 흥을 돋우거나 힘 있는 구호로 사람들을 집중시키지도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피곤한 기색 없이 . 발표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다 충분히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발표자들은 힘주어가며 자신들의 이. 야기에 공감을 끌어내려 애쓰는 듯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모든 것이 조용한 듯 했다. .

평화와 일상생활을 지키는 오키나와현민 대회 우리가 참석한 현민대회의 정식명칭이었다 이번에 오키< >. . 나와를 방문하며 우리는 이 일상생활을 지키는이라는 글자를 자주 보게 되었다 한국에서라면 생경했‘ ’ . 을 이 단어가 오키나와 주민들에겐 제법 익숙한 그리고 특별한 의미를 지닌 듯 했다 사실 수십 년간 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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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우익단체에서도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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련 소음과 미군범죄의 피해를 고스란히 겪었을 주민들이 진정 지키고 싶었던 건 이런 일상의 평화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방문했던 다카에와 헤노코의 모습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듯 했다 다카에의 주민들은 . 미군 훈련장의 입구에 천막을 치고 군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사를 진행하려 하면 마을 사람들이 나서 막겠. 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 었다 우리가 물어보았을 때 그들은 공사를 중단하기 위. 해 인부들을 말로 설득한다고 했다 그것은 요란하지 않. 은 싸움이었다.

헤노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미군기지 건설이 결정되. 고 망루가 설치되었을 때 그곳에 올라 농성을 전개하기도 했지만 그들의 일상은 해안가에 설치한 천막에서 그들의 상황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바다에 보트와 배를 띄워 공사를 방해하는 그들의 모습은 . 격렬하기보다 조용하고 묵묵해보였다 헤노코의 주민들도 자신의 바다를 그렇게 지키고 있었다 마치 . . 그렇게 싸우더라도 조용한 우리의 일상을 포기할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 내 눈에는 왠지 조금 답답. 한 기분도 들었지만 그들의 얼굴표정은 단단해보였다.

우리는 미군 훈련장을 막아내는 것만큼 우리의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

다카에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코지 상은 내게 그렇게 말했다 미군 훈련장을 막아내는 일도 내일의 . , 식량을 준비하는 일도 같은 거라고 그들이 말하는 일상생활을 지켜내겠다는 마음이 전해왔다. ‘ ’ .

끊이지 않는 전쟁연습으로 빼앗긴 땅병들어가는 자연환경 속에서도 주민들은 여전히 평화를 이야기하고 , 있었다 어쩌면 현민대회는 그런 일상을 지켜보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오키나와 전. . 체는 마치 미군기지처럼 곳곳에 군대가 들어서있지만 스스로의 일상을 포기하지 않는 주민들의 노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들은 애써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문득 지난 평택 대추리의 투쟁을 . 떠올려보았다 그들을 그토록 강하게 만들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지금 오키나와의 주민들은 어쩌면 오키. . 나와라는 미군기지에서 살아가며 일상을 지키려는 끈질김으로 그렇게 싸워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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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민대회에 참가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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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래 쓰기로 한 글은 년 세계병역거부자의 날 행사 참관기였다 시간은 조금 흘렀지만 당일 모든 <2009 > . , 행사 뒷풀이 에 빠지지 않았고 옆에서 거들기도 했다잔재미를 주는 소소한 에피소드도 있었다객관적(+ ) . . 인 정황상 찬찬히 돌이켜보면 가히 못 쓸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모니터를 들여다보려하면 깊숙한 , . , LCD 곳에서 퀭한 눈빛의 낯익은 사내가 나타났다 엄습하는 우울함에 사로잡혔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과도. , 한 군것질 부단한 웹서핑 따위로 며칠을 허송세월했다 끝내 내팽개치지 못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사연, . 이 있다 친절하기 그지없는 여옥은 참관기가 부담스러우면 자유주제인 평화에세이를 쓰면 된다고 . (!) , ‘ ’해서 빠져나갈 구멍조차 메워버린 것이다 오 마이 갓. .

2.사실 이 우울함은 한 꺼풀만 벗겨도 정체가 드러난다 우울함과 헛짓거리는 이 문제를 바라보는 내 . ‘ ’위치와 관련되어 있다 병역사항 미필 한국국적 세 남성인 나는 이 문제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조. 28절할 수 없다 군대 집총 병역 입대 대신 이 문제라는 두루뭉술한 표현을 쓰는 까닭 또한 직접적인 . , , , ‘ ’단어를 삼가면서 대면하기를 회피하려는 심리일테다. 아무리 봐도 상황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과제는 분명하다 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월 일에 이런 . . 3 “5 16훌륭한 행사가 있었습니다하고 마침표를 찍으면 된다 아님 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런저런 것들을 ” . 1 “알게 되어 참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하고 교훈적으로 이왕이면 선동까지 첨가해서 마무리하면 ” ( ) 된다.

3.하지만 대학 초년생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어느 시점도 선택하기 용이하지 않다 인칭이 불합리한 까닭, . 3은 자신은 배제한 채 정치적으로 옳지만 사실상 의미 없는 말을 늘어놓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람들을 기, . 만하는 일이다 인칭이 불가능한 까닭은몸과 마음의 상태를 담담히 바라보면서 기록하기엔 혼돈지수가 . 1 , 기준치를 초과하기 때문이다 내게 이 문제는 시사교양과 사회문제의 범주를 넘어선다 그리고 나란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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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곤란함세계병역거부자의 날 참관기 대체 에세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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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은 그와 같, 은 성찰과 사색을 담기엔 지나치게 작다, .소식지 호에서 날맹이 쓴 글의 몇몇 구절에 진심으로 공감했다 미래를 구상할 수 없는 답답함24 . ‘ ’, 주류적 삶을 포기하는 데에 따르는 두려움 그리고 그것을 빌미로 대안적 삶을 모색하는 일을 방기‘ ’,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싶은 의심과 반성 등 여러 해 동안 비슷한 물음을 수없이 되뇌곤 했다 하지만 ’ . . 자기연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나와 달리 비슷한 처지의 날맹 그리고 조은 은 꾸준히 한보씩 딛고 있었( )던 것처럼 보인다.

4.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진실은 언제나 건강한 자들이 아니라 앓는 자들의 편에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 . 자신의 처지를 위로하고 정당화하기 위해서 자꾸 이런 문장을 품게 된다 하지만 그가 지향하는 바는 위, . 로의 심리학보다는 모색의 정치학에 가까울 것이다 일본의 사상가 도미야마 이치로는 유사한 통찰을 조. , 금 더 각을 세워서 말한다 겁쟁이이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사회를 구성해 가는 가능성이다. “ ” 우리는 우리의 앓는 신체가 개별적 증상인 동시에 사회적 증상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동안 내가 작성한 . 처방전은 사회에 대해 쉽게 노여워하거나 막연히 변화의 기대를 갖는 것이었다 입대연기조차 쉽지 않은 , . 현재의 상황에선 그 처방전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외의 방식으로 사회를 인식할 수 있는 . 길 즉 모색의 정치학 혹은 겁쟁이의 사회학이 무엇일지는 참으로 막막하다 나는 주관성과 심리, ‘ ’ ‘ ’ . 학의 가장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5.그런고로 이 글의 결론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도록 하자 대신 고민이 정리되는 세 가지 . 방식에 대해 짚어봤으면 싶다 먼저 명쾌한 느낌표식 정리가 있을 수 있다 시원시원한 느낌표는 말끔한 . , . 정리와 함께 고민의 흔적조차 제거해버릴 것이다 아프진 않겠지만 알고 보면 서툰 봉합일 가능성도 높. , 다 어색한 말줄임표식 정리도 있다 말수가 적은 말줄임표에서 우리는 언제나 자책감의 흔적을 발견한다. . . 하지만 자책감의 이면에는 모종의 안도감이 있는데 이는 연루된 운명의 실타래를 슬그머니 놓아버렸다는 , 사실에 기인한다 끝으로 진득한 쉼표식 정리가 있다 엄격히 따지자면 이건 정리축에 못 낀다 왜냐하. , . , . 면 쉼표의 운명은 쉼이 아니라 다시 시작함에 있기 때문이다 번번이 새로 시작하는 일에는 피로감이 따( ) . 르고 진득함은 질척함과 찌질함의 수위를 넘나든다 하지만 간혹 쫀득한 맛이 나기도 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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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쳉김석민 징역 월 선고받고 출소:: ( ) : 6년 월 일에 법정구속되어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보쳉은 항소심에서 병역거부가 아닌 영장기피2008 11 14

죄로 징역 월을 선고받고 상고를 했으나 상고심에서 기각판결을 받고 개월 수감 후에 출소했습니다6 , 6 .

이길준 여주교도소로 이감:: :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이길준은 월 일 여주교도소로 이감을 갔습니다6 1 .

우공오정민 서울구치소에 수감:: ( ) : 월 일 선고공판에서 년 월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어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었습니다6 2 1 6 .

김영익 영등포구치소에 수감 이감갈 예정:: : ,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김영익은 월 일 심 선고공판에서 년 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6 10 1 1 6 . 현재 영등포구치소에 수감 중이며 조만간 이감을 갈 예정입니다.

은국 성동구치소에 수감:: : 월 일 선고공판에서 년 월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어 성동구치소에 수감되었습니다7 3 1 6 . 조만간 이감을 갈 예정입니다.

하동기 경찰조사 후 재판 대기 중:: : 월 일 입영일이었던 하동기는 월 일 병역거부선언 기자회견 이후 일 경찰조사를 받았고7 7 7 13 17 ,

현재 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재 수감 중인 병역거부자들의 주소::

안홍열 경북 청송군 진보우체국 사서함 호 번 _ 5 1144 (763-710)

이길준 경기도 여주우체국 사서함 호 번 _ 30 425 (469-800)

김영익 서울시 금천우체국 사서함 호 번 _ 164 428 (153-600)

권순욱 인천시 남인천우체국사서함 호 번 _ 343 1304 (405-600)

오정민 경기도 군포시 군포우체국 사서함 호 번 _ 20 2572 (435-050)

박은국 서울시 송파우체국 사서함 호 번 _ 177 406 (138-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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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