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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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시장」 제2권 제1호(2010.10) * 삼성SDS 환경전략그룹 수석컨설턴트, 경제학박사, [email protected] ** Chapman University, Argyros School of Business and Economics 조교수, [email protected] 접수: 9/15, 수정: 9/30, 게재확정: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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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시장 2권호 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이재승 윤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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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자유와 시장」 제2권 제1호(2010.10)

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이재승*,1)윤상호**2)

국문초록

지난 4월 저탄소녹색성장 기본법이 발효되어 한국은 명실 공히

탄소규제경제 (carbon constrained economy)로 진입할 듯하다. 정

부가 발표한 로드맵은 정책의 방향성은 확고하게 보여주지만, 아

직 구체적인 세부이행방식이 발표되지 않았고 규제대상인 기업은

탄소규제의 파급 효과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 논문은

탄소규제의 기본원리를 시장경제 시각에서 설명하였고 정부가 준

비하는 배출권 거래제도의 핵심 이슈를 설명하여 규제 대상 기업

의 이해를 돕도록 하였다. 특히, 배출권 거래제의 세부규제인 할당

방식에 대하여 규제비용, 효율성, 기업의 경쟁력 측면에서 이론적

분석을 하였다. 이 논문은 탄소규제의 사전지식이 없는 기업 내

경영자와 업무 책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탄소규제의 실행 이

유, 규제의 핵심원리, 그리고 규제의 핵심 이슈를 간결하게 설명하

고 한국형 배출권 거래제의 대안을 개략적으로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기업은 정부에 대한 규제 대응 능력을 향상시켜 앞으로 전

개될 탄소규제의 세부방식에서 기업의 경쟁력이 하락되지 않도록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여야 한다.

핵심용어

배출권 거래제도, 탄소세, 업데이팅 할당제도, 재순환제도

* 삼성SDS 환경전략그룹 수석컨설턴트, 경제학박사, [email protected]

** Chapman University, Argyros School of Business and Economics 조교수,

[email protected]

접수: 9/15, 수정: 9/30, 게재확정: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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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I. 서론

 

지난 4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이 발효되어 우리나라

에서도 탄소규제의 시작이 임박하였다. 정부는 470여 개의

규제대상 기업을 이미 선정, 발표하였고 이들로부터 배출명

세서를 제출받고 검증하여 2011년 9월에 각 기업 당 감축목

표를 통보할 계획이다. 또한, 2011년 12월부터 규제대상 기

업은 감축계획서를 5년마다 제출하여야 하고 2013년에는 명

실상부한 총량제한 배출권 거래제를 포함한 탄소배출에 대

한 감축정책이 본격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이렇듯 탄소규제에 대한 정부의 로드맵은 나왔지만, 정부

는 규제의 세부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고

대부분의 규제 대상 기업들 또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의 기

본 개념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는 학습효

과를 통해 규제준수 방법에 대한 습득과 이를 통한 대응이

중요하지만, 현재 사내 배출권 거래 제도를 도입하여 새로운

규제환경에 대한 적응 연습을 하는 기업은 3‐4개의 대기업뿐

이다. 또한, 탄소규제의 세부방식인 할당방식은 기업과 사회

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한 데 반해 여기에 대한 기업의

대응수준이 미비하여 규제의 강도와 방식이 기업의 의사와

는 상관없이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펼쳐질 가능성이 많

다.

이에 본 논문은 탄소규제의 기본원리와 정부가 준비하는

배출권 거래제도의 핵심 이슈를 시장 경제적 시각에서 설명

하여 규제 대상 기업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대기업의 경우

환경, 보건,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특정 부서가 있

어 회사는 그들의 전문지식을 활용하여 규제준수와 관련된

전략 및 대응 수준을 수립할 수 있겠지만 현재 정부가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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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시장」 제2권 제1호(2010.10)

중인 탄소규제는 그 범위가 전문지식이 부족한 중소기업까

지 포함되는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이 논문은 탄소규제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이해관계자들에게 탄소규제를 시작하

는 이유, 규제의 원리, 그리고 규제의 핵심 이슈를 차례대로

설명하여 그들의 이해와 효과적인 규제 대응을 돕기 위함이

다.1)

이를 위하여 Ⅱ장에서는 탄소규제가 생기기까지의 배경을

설명함과 동시에 탄소규제 도입 옹호자들과 반대자들의 주

장을 비교하여 도입에 대한 핵심 이견을 정리하였다. 특히

기존의 직접규제 (Command and Control) 방식과 비교하여

시장 친화적 규제방식의 차별화를 그림을 이용하여 설명하

고 이해를 도왔다. Ⅲ장에서는 시장 메커니즘을 도입하여 탄

소배출을 규제하는 탄소세 제도와 배출권 거래제도에 대한

설명과 그것에 대해 시장경제 측면에서 분석하여 한국의 경

제구조에서는 탄소세 도입이 더 효율적인 규제방식이 될 것

이라 주장하였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탄소세 도입에 대한 논의는 없고

탄소규제의 국제적인 트렌드가 배출권 거래제도이니 한국에

서도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여 탄소를 규제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에 Ⅳ장에서는 성공적인 배출권 거래제도 도입

의 가장 중요한 이슈인 할당방식에 대하여 논하였다. 할당방

식에 대한 선행연구는 한국에서도 많이 이루어졌는데 김인

숙(2010) 과 이선화(2009)는 유럽연합 배출권 거래제의 사례

1) 노상환 (2009)은 배출권 거래제도에 관한 이슈를 광범위하게 포함하여 설명하

였다. 시장 메커니즘을 도입한 탄소규제의 우월성 그리고 탄소세 제도와 배출

권 거래제도에 대한 비교 분석을 포함하였고 배출권 거래제도의 운영절차에

대한 소개와 국가인벤토리, 탄소금융상품에 대한 설명까지도 소개하였다. 이와

반대로 본 논문은 탄소규제에 관한 핵심이슈만을 전문지식이 없는 이가 읽어

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는 것이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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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를 소개하며 할당방식의 종류인 그랜드파더링

(Grandfathering), 벤치마킹 (Benchmarking), 경매 (Auction)

제도를 비교 분석하였다. 또한, 김용건(2010)은 각 할당방식

의 간결한 소개와 더불어 그 파급효과를 효율성, 비용, 형평

성, 국제경쟁력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하지만 이들의 연구

에서는 한국경제와 같이 수출의존도가 높은 경제가 필히 고

려해야 되는 할당방식인 업데이팅 (Updating) 방식에 대한

소개는 부족하였다. 이에 Ⅳ장에서는 업데이팅 방식의 기본

적인 이론을 그림을 통하여 설명하였고 업데이팅 할당방식

의 장단점을 다른 방식과 비교하여 기업친화적인 할당방식

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마지막으로 V장에서는 각 장의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여

시사점을 도출하고 시장 친화적이고 합리적인 한국식 배출

권 거래 제도를 개략적으로 제안하였다. 이러한 한국형 배출

권 거래제의 개략적 제안은 세부방식을 곧 정해야 하는 정

부 측에 새로운 규제도입 때문에 발생하는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을 반영시키도록 이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업은 이것을 바탕으로 전문가와 함께 더 세부적인 대안을

도출하여 탄소규제의 강도와 방향이 한국기업과 한국경제의

성장에 너무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 수준이 되도록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여야 한다.

 

 

Ⅱ. 탄소규제와 시장

 

1. 지구온난화의 해결방안

 

국제사회는 1980년대 중후반부터 지구온난화 문제의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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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시장」 제2권 제1호(2010.10)

방안으로 탄소규제에 대해 논의해 왔다. 그 후, 1997년 교토

의정서의 합의 그리고 2005년 공식발효로 유럽연합은 유럽

연합 배출권 거래제(EU ETS)를 실시하게 되었고 이 협약에

속해 있는 각 나라도 탄소규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게

되었다. 교토의정서에 기반을 둔 환경규제의 핵심은 지구온

난화 문제의 해결방식으로 이산화탄소에 가격을 부여하여

에너지 사용의 효율을 높이고 화력원료의 가격을 재생에너

지보다 인위적으로 비싸게 하여 친환경적인 에너지 소비 구

조를 만든다는 것에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규제를 반대하는 학자들은 지구온난화 문제 자체

를 수긍하지 않든지 아니면 지구온난화 문제가 실제로 진행

이 되고 있다면 종래에는 인위적인 탄소시장이 생기지 않더

라도 시장가격의 자연적 조정으로 온난화 문제가 해결되리

라 생각한다. 가령, 에너지 고갈이 심화한다면 화력원료의

가격은 올라갈 것이고 그 때문에 재생에너지의 가격이 상대

적으로 낮아질 것이다. 재생에너지의 가격이 낮아지면 탄소

배출이 심한 화력원료의 소비가 줄어들며 지구온난화 문제

가 자연적으로 해결되리라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탄소규제

를 지지하는 사람들 역시 이러한 주장을 수긍하지만, 지구온

난화 현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에너지 시장의 자

연적인 가격조정으로는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 발생했던 여러 정부규

제 실패 사례를 내세우며 탄소배출규제로 말미암은 실제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과대 또는 과소평가되어 도리어 환

경과 경제에 비효율적이며 비생산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 예

상하는 반대의견도 있다.

이렇듯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탄소

규제는 굳이 정부가 도입하지 않더라도 기존의 에너지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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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에서 재생에너지 값이 자연적으로 낮아져 온난화 문제를 해

결시킬 가능성이 있고 그 비용도 국가 경제 성장률에 막대

한 영향을 미치기에 논란이 있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거의

모든 규제는 이에 따라오는 비효율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규

제 도입에 앞서 세심한 편익분석으로 탄소규제 도입으로 발

생하는 이익을 계산해야 할 텐데 탄소규제를 통해 얻는 이

익은 비용보다도 훨씬 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2. 직접규제 vs. 시장 친화적인 규제

 

하지만,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구온난화 문제를 도래하는

대표적인 주범이라는 사회적 그리고 국제적 인식이 높아짐

에 따라 탄소규제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절차가 되었고, 국내

기업들도 소위 세계 환경기준을 맞추지 못한다면 세계경쟁

에서 도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 환경규제에

대한 조건 없는 비판에서 벗어나 지구온난화가 탄소배출로

발생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맞추고 탄소규제의 방향을 가장

시장 친화적으로 만들어 효율적인 규제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시장 친화적인 규제는 규제가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 결과

를 최대한 예측하여 최소화된 비용으로 규제의 목표를 달성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규제방식

인 배출권 거래제는 규제비용 절감에 크게 이바지를 할 수

있는 탁월한 규제형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시행되고 있는 미국의 산화질소 배출권 거래제도의 경

험에 비추어 보면 실제비용은 예상비용보다 4‐5배나 적게 나

왔다.2)

2) The Cap and Trade Success Story, Environmental Defense F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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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시장」 제2권 제1호(2010.10)

이렇듯 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인 배출권 거래제 또는 탄

소세는 분명히 기존의 직접규제보다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훨씬 우월한 제도이다. 그렇다면 탄소세와 탄소배출권 제도

로 대표되는 소위 시장 친화적이라 불리는 규제가 어떠한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기존의 직접규제 방식보다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수 있는지를 따져보자. 탄소배출은 생산과 소비

등 경제활동의 부산물로 이는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 현상

등으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배출을 하는 각 행

위에는 비용이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계속 더 심화

하는 것인데 탄소세나 탄소배출권 제도는 배출 자체에 인위

적으로 가격을 부과하여 배출원에게 감축에 대한 인센티브

를 제공하자는 취지이다. 이때 직접규제를 통해 행위 자체를

제한시킬 수 있으나 이러면 각 경제활동의 감축한계비용 차

이에 따라 감축량의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고 절대감축량이

목표로 정해지기 때문에 과다한 비용부담을 개인과 기업 등

에 부과시킬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친화적 규제란 배출량

단위당 형성된 시장가격과 각 경제활동의 한계감축비용을

동일화해 경제활동 당 최적으로 배출량이 할당되도록 유도

하는 것으로 이는 사회적 탄소배출감축비용을 최소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1]은 시장 메커니즘이 도입된 탄소규제가 어떠한 방

식으로 감축량을 차별하는지 그리고 그 우월성이 나타나는

지 알려준다. 예를 들어, [그림1]은 규제대상 기업이 A사와

B사일 경우 각사의 한계감축곡선을 나타낸다. x축은 이들의

총 감축량이고 A사의 감축량은 a에서 e 방향으로 B사의 감

축량은 그 반대의 방향으로 측정된다. 이 경우, 각 기업이

지급해야 하는 규제비용은 자사의 한계감축곡선 밑의 삼각

http://www.edf.org/page.cfm?tagID=1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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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형의 넓이로서 A사와 B사로 이루어지는 사회의 총 규제비

용은 두 삼각형이 합쳐지는 넓이로서 표현된다. 이 넓이가

가장 작게 나오는 각 사의 감축량은 A사와 B사의 한계감축

곡선이 교차하는 포인트의 x축 값으로서, 이는 A사는 ac의

감축을 하여 삼각형 ace를 지급하고 B사는 cd를 감축하여

삼각형 cde를 지급할 때 총 감축비용이 최소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두 개의 삼각형을 합친 ade의 넓이가 최소화된

총 규제비용을 나타나게 된다.

[그림1] 시장 메커니즘의 우월성

시장 메커니즘이 도입된 탄소세나 배출권 거래제도의 우

월성은 각 사의 감축량이 탄소배출량 당의 가격형성으로 자

연스럽게 유도되어 최소화된 총 규제비용을 지급한다는 데

있다. 직접규제는 탄소배출량 당 가격의 유도 없이 인위적

으로 정부가 각사의 감축량을 정하게 된다. 물론 정부가 A

사는 ac를 감축하고 B사는 cd를 감축하면 규제비용이 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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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시장」 제2권 제1호(2010.10)

화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다면, 즉 각사의 한계감축비용의

차이를 이미 인식하고 있다면 똑같은 결과를 유출해낼 수도

있다. 하지만, 각 기업이 처해있는 규제상황에 대한 정보를

정부가 모두 알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 만일 정부가 각

사의 한계감축비용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직접규제를

통해 A사와 B사에 똑같은 ab와 bd의 감축량을 일관적으로

부과한다면 A사의 규제비용은 삼각형 abf이고 B사의 규제

비용은 삼각형 bdg로 나타난다. 이 경우, 사회가 지급하는

총 규제비용은 삼각형 abf와 삼각형 bdg 넓이의 합으로써

이 합은 시장이 찾아주는 각 사의 감축량인 삼각형 ade의

넓이보다 크니 배출량 당의 가격형성을 통해 감축량이 정해

지는 시장 친화적인 규제가 정부의 인위적인 직접규제 방식

보다 우월함을 의미한다. 즉 시장 친화적인 규제는 직접규제

방식보다 최소 같거나 더 우월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그림1을 통해 볼 수가 있다.

Ⅲ. 탄소세 vs. 배출권 거래제

 

1. 탄소세와 배출권 거래제의 비교 분석

 

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란 규제대상이 배출량을 줄이는

인센티브가 있는 것을 말한다. 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는 크

게 배출권 거래제와 탄소세로 나뉜다. 배출권 거래제란 국가

가 생각하는 목표 배출량을 지정하고 그 배출량 또는 배출

권을 특정한 할당기준으로 각 기업에 나누어 주고, 기업은

자사가 필요한 배출권의 수를 계산하고 잉여 또는 부족한

배출권을 타 사와 거래를 통해 팔거나 사는 것이다. 예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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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어, A 사가 1,000톤의 배출권을 할당받는다면 A는 1,000톤만

을 배출해야 하는데 만약 1,100톤을 배출해야 수익의 극대화

가 이루어진다면 A사는 100톤(=1,100톤 ‐ 1,000톤)에 대한

배출권을 타 사로부터 사와야 한다. 이와 반대로, 1,000톤의

배출권을 할당받았지만 900톤만 배출해도 수익의 극대화가

이루어진다면, A는 900톤만을 배출하고 나머지 100톤의 배

출권은 타 사에 팔아 배출권 시장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탄소세란 탄소의 배출량을 과표로 만들어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배출권 거래제와 마찬가지로 탄

소세 역시 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인 것이 세금의 액수가

자사의 배출량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가 1,000

톤을 배출해야 하고 탄소세가 톤당 100원을 지급해야 한다

면 A는 총 100,000원을 정부에 탄소세로 내는 것이다. 하지

만, 배출량을 줄이면 줄일수록, 정부에 지급해야 할 탄소세

의 액수가 줄어드니 탄소감축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는 것이

다.

정부가 탄소 세율과 이와 연계된 총 감축량을 확고하게

알고 있다면 탄소세와 배출권 거래제는 같은 파급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정부가 지정한 총 감축량이 만 톤이고 배

출권 거래제를 통해 생성된 가격이 톤당 100원이라고 가정

해 보자. 이 뜻은 정부가 톤당 100원이라는 탄소세를 부과한

다면 규제대상 기업의 총 배출량은 만 톤이라는 뜻이다. 즉,

탄소세와 배출권 거래제는 같은 효과가 있는 것이다. 하지

만, 정부는 총 감축량을 만 톤이라고 지정했으면 이와 연계

된 배출권 가격이 100원이 될 것이라는 것은 정확하게는 모

르는 것이고 탄소세를 톤당 100원이라고 부과했으면 또한

총 감축량이 만 톤이 될 것이라는 것은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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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세 배출권 거래제

가 격 확 실 불확실

총 감축량 불확실 확 실

결론적으로 배출권 거래제는 총 감축량에 대한 확실성을

가지고 감축량과 대비해 가격을 형성시켜 탄소규제를 하는

것이고 탄소세는 탄소배출 가격에 대한 확실성을 가지고 총

감축량은 불확실한 상태로 규제하는 것이다.

  

<표1> 탄소세와 배출권 거래제의 연관성

 위의 표에서 보이듯이, 각각의 규제방식은 확실성 또는

불확실성과 관련된 규제의 특성상 규제의 장단점이 생긴다.

배출권 거래제인 경우, 총 감축량이 확실하니 환경단체나 진

보성향의 단체들이 옹호가 강한 반면, 가격이 확실한 경우에

는 규제비용에 대해 확실하다는 장점으로 전반적으로 규제

대상 기업이 더 많이 옹호한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규제의

강도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규제의 예측 가능성이 중

요하기 때문에 탄소세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미

래에 지출하게 될 비용에 대하여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면

그 제약에 따라 기업은 새로운 대응 전략 수립이 가능하고

그 안에서 최대의 수익창출이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면 되

는 것이다. 반면, 미래에 지출 예정인 비용이 실제 비용과

크게 달라진다면 기업은 재정적으로 예기치 못한 타격을 받

는 것이다.3)

3) Victor (2009)에 의하면 2005년에 도입된 유럽연합 배출권 거래제인 EU

ETS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탄소세를 지지하던 British Petroleum (BP)이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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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2. 한국의 탄소규제

        

한국의 탄소규제는 “국제적 공조”라는 목표 아래 배출권

거래제 방식을 기본적 틀로 삼고 진행되고 있다. EU ETS의

성공적인 도입과 북미의 지역별 탄소규제제도 역시 배출권

거래제 방식을 선택하고 있으니 한국 역시 같은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

만, 한국의 경제규모와 구조 등의 환경을 고려하면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탄소세가 더욱 적합한 방식으로 판단된다.

배출권 거래제는 여러 장점이 있는 제도이지만 EU ETS

와 같이 비교적 성공적이고 효율성 높은 시장이 되려면 배

출권 시장의 규모가 뒷받침이 충족되어야 한다. 효율적인 배

출권 시장을 구축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첫째 충분한 유동

성(liquidity), 둘째 낮은 시장왜곡(market manipulation)의

가능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낮은 거래비용(transaction cost)

을 꼽을 수 있는데 이 세 가지 조건을 맞추려면 시장의 독

립적인 참여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한국경제구조로 보아 과연 그 수를 확보할 수 있을지 아직

은 미지수로 보인다.

실제로 독립적인 시장 참여자의 수가 부족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배출권 거래제의 부작용은 미국의 질소산화물 배출

권 시장 (NOx Allowance Market)에서 경험하였다. 이 시장

에서 1999년부터 2002년도까지 질소산화물 배출권 가격이

권 거래제 지지로 돌아서면서 만들어 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BP는 90년대 말, 사내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여 이 규제에 대한 학습을 통

해 장단점을 파악하였고 그 비용이 예상보다 많지 않다는 점 그리고 브랜드

홍보면에서 탁월하다는 것을 알고 배출권 거래제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기 시작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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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시장」 제2권 제1호(2010.10)

1,000불에서 7,000불까지의 큰 가격변동을 보였는데 많은 전

문가는 그것의 원인으로 시장 참여자의 부족현상으로 뽑았

다.4) 즉 배출권의 수요자와 공급자 수가 부족해 배출권의

가치가 정확한 가격으로 반영되지 못하는 현상이었다는 결

론으로, 배출권 거래시장의 효율성은 충분한 시장 참여자의

기반 속에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달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

재 시장 효율성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 EU ETS의 경우에는

그 관리업체의 수가 12,000개를 달하고 있다. 하지만, 1차 관

리대상업체로 겨우 470여 개를 지정하는 한국의 시장구조로

는 유동성을 확보하는 참여자의 수가 부족할 것이고 따라서

극심한 배출권 가격변동 현상이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러

한 현상들로 말미암아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규제비용이 불

확실해지니 너무 성급한 배출권 거래제를 통한 탄소배출규

제는 어쩌면 기업과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탄소세의 강점은 규제비용의 불확실성을

없애줘 기업들이 자신들이 부담해야 하는 규제비용을 예측

하게 하여준다는 데 있다. 또한, 배출권 시장을 새로 구축하

는 데 드는 사회적 비용의 감소와 더불어 새로운 조세수입

을 통한 세제정비를 추구할 수도 있다. 즉 환경문제를 없애

려고 제정한 탄소세를 통해 걷은 새로운 조세수입을 이용하

여 규제비용을 부담한 기업의 법인세를 인하하는 재순환구

조로 세제정비를 한다면 탄소세는 지구온난화현상을 없애는

방편뿐만 아니라 왜곡 조세의 문제까지 해결하는 방편으로

운영해 이중혜택을 도모할 수도 있다.5)

물론 같은 이중혜택의 효과를 배출권 거래제에서도 얻을

4) NOx Budget Program 14쪽 참조. (http://www.epa.gov/airmarkt/

progress/docs/otcreport.pdf)

5) 왜곡조세란 누진세인 소득세나 법인세에서 조세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경제활동의 동기유발을 저하시키는 사회적 비용을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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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수 있다. 다음 단락에서 설명될 배출권의 할당방식 중 하나

인 경매제도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을 법인세 인하에 필요한

재정으로 사용해 같은 이중혜택을 추진해 볼 수도 있다. 하

지만, 경매방식은 조건 없는 도입이 불가하여 효과를 즉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 법인세 인하를 통한 이중혜택 외에 탄소세가 한

국경제상황에 더 맞을 수 있는 이유는 제도의 유연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배출권 거래제는 위에서 얘기한 것과 같이

총 감축량에 대한 확실성을 부여하나 그 가격에 불확실성이

있는 제도이다. 만일 예측한 것과 달리 가격이 계속해서 높

이 형성이 되면 기업에 부과되는 규제비용이 너무 많이 들

어 총 감축량을 줄이는, 즉 탄소의 배출 총량을 늘리는 선택

이 정부로서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환경단체나

진보적 정치집단의 저항과 이미 국제적 공조 아래 정해진

감축량을 위배하는 결과를 일으키는 문제를 일으킨다. 반면

에 탄소세와 법인세가 이미 조세제도로 연결되는 순환구조

를 구축한다면 세율의 변경 시 기업 측으로부터의 조세저항

도 없고 총 배출량에 얽매이지 않은 제도이기에 환경단체,

진보적 정치집단, 그리고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자유로운 제

도의 유연성도 추구할 수 있다.

현재 한국경제규모나 구조를 보아 탄소세에 기반을 둔 배

출규제의 도입이 더욱 매력적인 규제방식으로 보인다. 왜냐

하면,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세계적 추세인 배출

권 거래제에만 초점을 두는 것은 기업에 너무나 많은 비용

부담을 주는 규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배출권 거

래제의 도입에 대한 활발한 방면 탄소세 도입에 대한 논의

는 없기에 배출권 거래제 도입이 거의 확실해져 가고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국제적 공조를 통해 배출권 거래제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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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시장」 제2권 제1호(2010.10)

나은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기에 현 시

점에서는 안전장치가격 (Safety Valve) 제도나 파생상품, 이

월(banking)과 차입(borrowing) 제도를 제안하여 배출권 가

격의 높은 변동성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6) 이는 배출권

제도에 대한 미래 시장참여자들의 이해가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다음 장에서는 성공적인 배출권 거래제도

도입에 가장 큰 핵심이슈인 할당방식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Ⅳ.  효율적인 배출권 할당 방식

 

앞에서 설명했듯이 탄소세나 배출권 거래제는 탄소배출의

외부효과를 탄소배출에 가격을 부과하여 줄이는 것이니 통

상적인 환경규제 방식이던 직접규제 방식보다는 분명히 시

장 친화적이고 효율적인 규제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아무리

규제에 시장 메커니즘이 도입되었다 하더라도 세부규제 방

식에 따라 효율성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배출권 거래제도

에서 세부규제의 효율성 문제로 가장 이슈화되는 부분은 단

연 할당방식이다. 할당방식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고 각 방식

에 따라 기업이 지급해야 하는 탄소규제비용이 달라지기 때

문에 기업은 각 방식의 파급 효과를 자세히 검토해야겠다.

할당방식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되며 다음과 같다.

 

1) 그랜드파더링 (grandfathering)

6) 안정장치가격제도란 배출권 가격이 특정가격으로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고정

되는 제도로서 규제가 일시적으로 배출권 거래에서 탄소세로 바뀌는 것을 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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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2) 벤치마킹 (benchmarking)

3) 경매 (auction)

4) 업데이팅 (updating) 

 

1. 그랜드파더링

무상으로 분배되는 그랜드파더링 방식은 과거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각 기업이 정부로부터 받는 배출권의 양을 정한다.

그랜드파더링 제도의 장점은 배분 데이터의 기준이 과거의

생산량 또는 배출량이니 규제 대상 기업의 현재 운영선택에

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7) 즉 분배 기준이 과

거 데이터이니 벌써 투명한 기준이 잡혀 있어 배출권을 받

는 기업이나 배출권을 배분하는 정부나 분배방식과 분배량

이 확실하여 제도 운용상의 편리한 측면이 있다. 반면에 이

방식의 최대 단점은 규제가 도입되기 전에 기업의 사회책임

을 통감하고 규제가 없는 상태에서 먼저 감축을 시작한 기

업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본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어, 데이

터 기준연도가 2005년에서 2007년까지의 배출량인데, 타 기

업과 달리 특정기업이 2005년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자본집

약적인 투자나 생산프로세스를 개선하여 배출량을 줄였다면

이 기업이 받는 배출권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고 이

것은 분명히 타 기업 대비 재무적 피해를 보는 것이다.

그랜드파더링 방식의 또 다른 단점은 새로운 사업자에게

분배되는 배출권의 수를 따로 나누어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

움이 있다는 점이다. 물론 배출권 거래 제도에 포함되는 규

제대상 산업인 경우, 초기 진입 시 상대한 양의 자본이 필요

해 새로운 사업자의 수가 많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사업자의

7) 운영선택이란 생산량, 제품의 가격 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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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시장」 제2권 제1호(2010.10)

할당량 지정에 대한 규칙이 꼭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새로

운 사업자의 할당량은 기존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를 고려

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사업자의 동의가 있어야 할 테니 수

용성 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이와 비슷한 문제로 기존 사업

자들의 비효율적인 경영선택 문제도 야기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과거 자료를 기준으로 배분된다면 비효율적인 생산성

으로 문을 닫아야 할 사업장이 미래의 배출권 확보를 위해

계속 운영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과

거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배출량이 정해진다 하여도 사업장

자체가 폐쇄된다면 그 사업장으로 확보되는 배출권의 수는

취소되기 때문이다.

 

2. 벤치마킹

이러한 그랜드파더링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이 벤

치마킹 방식이다. 벤치마킹 (benchmarking) 방식은 과거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분배되는 그랜드파더링 제도와는 달리

산업의 평균 배출집약도를 기준으로 무상분배 된다. 예를 들

어, 특정 기업의 에너지 사용량이 300,000 MMBtu이고 이

기업이 속해 있는 산업의 평균 배출량 집약도가 0.15

lbs/MMBtu 라면, 이 기업이 확보하는 배출권의 수는 다음

과 같다.8)

 

22.5 ton = 300,000 MMBtu  x  0.15 lbs/MMBtu x 1 ton/2000 lbs

 

8) 위 소개된 예는 미국 EPA에서 실시하고 있는 NOx 배출권 거래제의 발전산

업의 벤치마킹 기준이다. 여기서는 벤치마킹의 기준이 배출량/에너지 소비량이

지만 탄소집약도의 경우 배출량/생산량(톤)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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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이 방식의 장점은 타 기업보다 먼저 탄소배출을 감축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잉여배출권을 확보하는 데 있

다.9) 이 경우, 규제가 도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배출량을 줄인 기업이 혜택을 보니 조금 더 공정한 분배방

식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새로운 사업자 역시 산업의 평

균 탄소집약도를 기준으로 배출권을 할당받으니, 효율성이

높은 기업이라면 혜택을 받는 것이고 효율성이 낮은 기업이

라면 피해를 보는 것이니 형평 선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

다. 그랜드파더링 방식의 또 다른 문제였던 기존 사업장의

비효율적인 경영선택 역시 이 방식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

다. 분배의 기준이 산업의 평균 배출집약도이니 사업장의 배

출집약도와는 상관관계가 낮아 기업이 미래의 배출권 확보

를 위해 비효율적인 사업장을 폐쇄하지 않고 계속 운영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배출집약도가 산업별 그리고 업종별로 달라야 하

니 정부는 복잡한 분배규칙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한, 배출집약도를 기준으로

분배한다면 기업이 분류되는 산업에 따라 확보되는 배출권

의 수가 달라지니 다양한 종류의 사업을 벌이는 기업이면

자사의 산업 분류에 따라 할당 배출권의 수가 크게 차이가

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3. 경매(Auction)

무상으로 분배하는 그랜드파더링이나 벤치마킹과는 달리

경매를 통해 유상으로 분배하는 방식도 있다. 유상분배는 세

9) 잉여배출권이란 할당 받은 배출권 대비 배출량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기업은

잉여배출권을 매도하여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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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시장」 제2권 제1호(2010.10)

부적인 할당기준이 필요 없어 간단하고 투명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규제의 주체인 정부는 목표 감축량을

준수해야 하는 연도의 초기 또는 전해에 배출권을 기업에

경매방식으로 판매한다. 기업은 경매를 통해 필요한 양만큼

의 배출권을 확보하고 그 후 자사의 잉여 및 부족 배출권

상황에 따라 타 기업에 팔거나 또는 타 기업으로부터 사오

는 것이다. 이 경우 조기감축 노력을 한 기업도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정부가 업종별로 다른 복잡한 분배규칙을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서 정부의 태도에서는 규제 이행 측면

에서 장점이다. 또한, 궁극적으로 경매를 통해 배출권을 판

다는 것은 기업이 정부에 돈을 내고 배출권을 사와야 하는

조세정책이기 때문에 정부는 추가적인 조세수입이 있는 것

이다. 아마도 경매제도의 최대 장점은 이 추가적인 조세수입

을 정부의 정책 목표나 방향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

다는 것에 있다. 이는 앞서 설명한 탄소세 제도의 재순환 제

도와 같은 맥락이다.

경매제도의 또 다른 장점은 경매를 통해 규제대상의 기업

이 가격발견 (price discovery)을 할 수 있어 추후 진행될 배

출권 거래가 조금 더 매끄럽게 진행되고 가격의 변동성이

심하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격발견이란 경매에서

정해진 가격으로 시장에서의 거래가격을 어느 정도 예상한

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은 장점은 시장을 운영하는 규제

주체의 처지에서나 그리고 규제를 준수해야 하는 기업의 입

장에서나 규제비용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는 데 있다. 규제비용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기업이나 정부에

게 배출권 거래제도의 최대 단점인데 이는 배출권 시장의

가격변동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이미 탄소 배출권 거래

소가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지만, 배출권 거래의 80퍼센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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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장외거래인 이유는 아마도 많은 기업이 가격의 불확실성을

없애는 목적으로 브로커를 통해 장외에서 거래하기 때문일

거로 생각한다.10)

경매제도는 여러 할당방식 중에서 가장 효율성이 높은 방

식이고 그래서 경제학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다. 여기

서 말하는 효율이란 사회적 규제비용의 최소화가 가능하다

는 것을 뜻하는데 앞에서 언급했듯이 가격발견을 통해 시장

에서의 거래를 매끄럽게 한다는 것과 탄소세와 마찬가지로

추가로 확보한 조세수입을 법인세나 소득세 같은 왜곡 조세

의 완화를 통해 규제비용의 최소화가 가능하다. 

이 같은 높은 효율성 때문에 국외의 여러 배출권 거래제

도는 일정부분 경매제도를 통하여 배출권을 분배하고 있다.

유럽연합 배출권 거래제도 (EU ETS: European Union

Emissions Trading System)는 경매제도를 점진적으로 확대

해 2013년에는 20퍼센트, 2020년에는 70퍼센트, 그리고 2027

년에는 100퍼센트로 궁극적으로는 모든 배출권을 경매방식

으로 분배할 예정이다.11) 또한, 북미의 RGGI (Regional

Greenhouse Gas Initiative)는 95퍼센트를 경매로 분배되고

있다.

경매제도의 단점은 기업이 규제준수를 위해 지급해야 하

는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 제도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따라서 경매제도 방식이 도입되기까지는 정치적,

시간적 비용이 많이 들므로 수용성의 문제가 있지만, 앞에서

설명한 재순환제도 같은 방식을 제안하여 기업을 설득해야

한다.

 

10) 노상환 (2009) 101쪽 참조.

11) 김용건 (2010) 3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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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시장」 제2권 제1호(2010.10)

4. 업데이팅 (Updating)

그랜드파더링, 벤치마킹, 경매 방식은 배출권 거래제도의

할당방식에서 가장 많이 분석되었고 또 미국과 유럽에서 실

제로 이행되고 있는 방식이다. 이들 방식은 각 기업이 확보

하는 할당량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배출권의 가격과 제품의

생산량 또는 탄소배출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유인

즉, 그들의 한계저감곡선은 그들이 할당받는 배출권의 수와

는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12)

이와는 달리 업데이팅 방식은 배출권 분배의 기준이 과거

가 아닌 현재에 있어 한계감축곡선을 변화시키고 그로 말미

암아 배출권의 가격과 제품의 생산량이 바뀔 수 있다. 다시

말해, 업데이팅 방식은 현재의 배출량이나 생산량 데이터를

기준으로 미래에 받을 수 있는 배출권의 수가 정해지기 때

문에 기업은 더 많은 배출 또는 생산을 한다. 예를 들어,

2013년에 할당받을 배출권의 수가 현재인 2010년의 배출량

을 기준으로 정해진다면 기업의 가변비용에는 2013년에 할

당받을 배출권의 가치가 포함되어 기업은 더 많은 배출을

할 이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림 2는 이러한 상황을 설명한다. “공급곡선 1”에서 “공

급곡선 2”로의 이동은 기업이 기술적인 투자를 통해 배출을

감축할 때 감축비용곡선이 상승하는 것을 뜻하고 “공급곡선

2”에서 “공급곡선 3”으로의 이동은 배출권 구매비용으로 말

미암아 비용이 상승하는 것을 뜻한다.  이때 생긴 균형 생산

량과 가격은 각각 Q와 P이다. 하지만, 업데이팅 방식에서는

생산량과 함께 미래에 확보되는 배출권이 늘어나기 때문에

12) 코즈 이론 (Coase Theorem)에 의하면 배출권의 기초할당량의 수는 배출권

시장의 가격과 배출량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Coase (196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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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한계비용곡선은 “공급곡선 3”에서 “공급곡선 4”로 이동하여

균형 생산량과 가격 역시 Q’와 P’가 된다. 즉, 업데이팅 방식

은 기업에 보조금 제도로 변하여 이 방식은 기업의 생산량

을 늘리고 이로 말미암아 제품가격까지 내리는 효과가 있다.

  다른 할당방식과 비교하여 제품의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은 수출의존도가 높아 국외의 경쟁사와 가격경쟁을 펼쳐

야 하는 기업에는 큰 장점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자국의 수

출산업 또는 수출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업데이팅 방식을

채택한다면 기업은 탄소규제로 인한 제품가격의 인상 폭이

완화되어 적어도 경쟁사와의 가격경쟁에서 불리한 유치는

벗어날 수 있다.

[그림 2] 업데이팅 방식의 수요·공급 곡선

   

 

하지만, 이 방식은 특정 기업 또는 산업에는 큰 장점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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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시장」 제2권 제1호(2010.10)

규제비용 형평성 효율성수출산업

경쟁력

그랜드파더링 ‐ ß ß ‐ ‐

벤치마킹 ‐ Ý Ý ‐ ‐

경매 후 재순환 ‐ Ý Ý Ý ‐

업데이팅 ß ß ß ß Ý Ý

지만 사회 전체로는 불필요한 자중 손실 때문에 사회는 더

많은 규제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13)비록 사회 전

체가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내수시장이 크지 않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국제협약

인 탄소규제를 유지하면서도 자국의 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업데이팅 방식이 좋은 제도로 쓰일 수 있다.

 

5. 할당방식의 장단점

할당방식은 그 방식에 따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상이하

다. 할당방식과 그 파급 효과는 다음과 같은 표로 정리할 수

있겠다.

 

<표2> 할당방식의 장단점

스케일 척도: ÝÝ 아주 좋음. Ý 좋음.

ß 나쁨. ß ß 아주 나쁨

 

사회가 지불해야 되는 규제비용 측면으로는 업데이팅 제

도가 가장 좋지 않은 제도이다. 업데이팅 제도는 제도가 적

용되는 특정 산업의 경쟁력은 향상시키지만 경쟁력 향상은

13) 그림2에 표시된 삼각형이 자중손실의 크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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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자중손실을 유발하여 규제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때 업

데이팅 제도를 수출의존도가 높은 특정 산업에 적용하면 산

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데 이는 정부가 전략적으

로 특정 산업을 발전시키거나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

시키기 위해서는 그 산업에 업데이팅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

다는 것을 뜻한다. 이외 그랜드파더링이나 벤치마킹, 경매

후 재순환 제도는 규제비용 또는 수출산업 경쟁력 측면으로

는 어느 방식이 더 낫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형평성 측면에서는 각 방식의 순서가 확연하다. 벤치마킹

제도는 산업의 평균 배출량 또는 에너지 소비량을 기준으로

할당량이 정해지니 신 사업자나 조기감축을 행한 회사나 똑

같은 기준으로 배출권을 할당받는다. 따라서 벤치마킹 제도

는 형평성 측면에서는 가장 좋은 제도이다. 이와 달리, 그랜

드파더링 제도는 과거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할당량이 정해

지니 이미 감축을 실행한 회사는 불이익을 받아 형평성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어 형평성 측면으로는 안 좋은 제도이다.

효율성 측면에서는 경매 후 재순환 제도를 가장 선호해야

한다. 경매를 통해 확보한 조세수익을 왜곡조세의 세율을 낮

추는 방향으로 쓰이면 왜곡조세 때문에 생기는 자중손실의

크기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중손실을 줄임으로써 불필

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 업데이팅 제도는 이러

한 자중손실을 유발시키기에 효율성 측면으로는 좋지 않은

선택이다.

V. 결론

 

이 논문은 탄소규제에 대한 배경과 핵심 이슈를 간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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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시장」 제2권 제1호(2010.10)

설명하여 규제 준수에 참여해야 할 여러 이해관계자의 이해

를 돕도록 하였다. 지구온난화 문제 자체를 부인하는 사람들

은 탄소세나 배출권 거래제의 도입을 여전히 반대할 수 있

겠지만, 적어도 온난화 문제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탄소세나

배출권 거래제가 시장 친화적인 규제로서 비용 효율적이라

는 것에 공감하여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탄소규제에 반대

하더라도 이제는 탄소규제가 부인할 수 없는 국제적인 트렌

드임을 인정하고 그 규제 안에서 국가와 기업의 지속성장이

가능하고 가장 효율적인 규제가 되도록 자신의 의견을 개진

하여야 한다. 

탄소세와 배출권 거래제를 비교하면 한국의 경제 규모와

구조상 분명히 배출권 거래제보다는 탄소세가 더 적절한 제

도이다. 특히 재순환 제도를 통해 법인세와 같은 왜곡 조세

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은 아주 매력적인 장점으로 한국경제

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이다. 하지만, 정부는 규제의

장기적인 미래를 보았을 때 규제의 형태가 유럽과 미국의

탄소규제와 같아야 한다는 이유로 배출권 거래제의 도입을

추진 중이다. 따라서 한국 배출권 시장의 심각한 문제로 대

두할 높은 가격변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여러 보완제

도를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가격변동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른 시일 내에 EU ETS나 국외의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와

연계하여 시장의 참여자를 늘리고 파생상품 산업을 키워 규

제대상 기업의 헤징 옵션을 늘려주어야 한다. 또한, 이월

(banking)과 차입 (borrowing), 안전장치 가격(safety valve)

같은 제도의 도입도 반드시 필요하다.    

할당방식은 배출권 거래제의 효율성을 척도 하는 아주 중

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이다. 그리고 그 방식에 따른

파급 효과도 달라 기업은 관심을 두고 규제의 전개과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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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지켜보고 자사의 의견을 개진하여야겠다. 수출산업이 한국경

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업데이팅 방식을 도입하여 산업의 국가경쟁력을 잃지 않도

록 해야 한다. 수출산업 이외의 산업은 조기행동으로 이미

어느 정도의 감축을 진행한 기업을 위해 벤치마킹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든 산

업에 점진적으로 경매제도를 도입하고 나서 재순환 제도를

통해 그들의 법인세를 인하하여 한국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

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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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시장」 제2권 제1호(2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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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8: 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시장 친화적인 탄소규제를 찾아서

Finding the Efficient Carbon Regulation in

South Korea

Jaeseung Jason Lee, Sang Ho Yoon

Abstract

With the inception of Green Growth with Low Carbon

Emissions Rule back in April, South Korea has entered the

road to become a carbon‐constrained economy. The road map

announced by the Korean government clearly shows the

direction that the government wants to steer the economy to,

but the details are yet to be announced and the soon‐to‐be

regulated companies do not realize how the impacts would

affect their balance sheets.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explain the basic principles of carbon regulations from market

economy perspectives and to introduce the main issues related

to cap‐and‐trade program in order to help the companies to

better understand the regulation. We also present both

advantages and disadvantages of various allocation schemes in

terms of costs, efficiency, and competitiveness and then propose

a cap‐and‐trade program customized for South Korean

economic situation. With this paper, the managers of the

regulated companies can deepen their insight on the upcoming

regulation and help them to better negotiate with the

government to prevent the weakening of the companies’

competitiveness due to the regulation.

Key Words: Cap and Trade, Carbon Tax, Updating System,

Revenue Recycl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