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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화우수사례집코트라 지사화사업을 통한

20개 기업의 수출 성공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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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화우수사례집코트라 지사화사업을 통한

20개 기업의 수출 성공스토리

경천식품

고려소각로

뉴랩

대경산업

디유티코리아

디자인스킨

미래나노텍

삼진공작

썬프레인코

알엔웨어

알파디스플레이

에듀케이션아이코퍼레이션

영남메탈

용호산업

익산농기계

정신

케이씨피중공업

탑포인트

페루프

형제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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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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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가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사화사업’은 전 세계 85개국,

126개 KOTRA 해외 무역관이 수출 기업의 해외지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사업

입니다. 무역관 전담직원이 신청 기업과 1:1로 매칭되어 수시로 연락하며 시장조사,

거래선 발굴, 수출상담지원, 사후 관리 등 해외 지사를 설치할 여력이 부족한 중

소기업의 수출을 돕는 사업이죠. 유료로 진행되지만 참여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

아서 KOTRA의 대표적인 수출 지원으로 손꼽는 사업입니다.

실제로 해외 영업을 전담할 인력도 없고, 자금도 부족해서 해외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게는 가뭄에 단비같은 사업입니다. 그렇지만 의문도 있습니다. 시장

조사, 거래선 발굴, 수출상담지원, 사후관리. 지사화사업 서비스로 소개된 이 활동으

로 정말 수출을 할 수 있을까요?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도 알아야 하고, 바이어도 찾아야 하고, 수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때 거래를 도와줄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계약 체결 후 발생하는 문제

도 함께 해결해줄 곳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사화사업에 소개된 서비스는 중소기업

이 바라는 지원보다 추상적이고, 간단해 보입니다. 지사화사업은 여러분의 검색어를

기다리는 빈 칸이기 때문입니다. 컴퓨터는 0과 1. 단 두 개의 숫자만 인식하지만 사

용자가 어떤 질문을 하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주의 생성 비밀이나 유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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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Input & Output

보처럼 엄청난 데이터를 분석하는 슈퍼 컴퓨터가 될 수 있습니다. 지사화사업도 마

찬가집니다. 시장조사를 요청할 때도 ‘중국 소비재 시장 조사’라는 간단한 입력어 대

신 ‘저렴하지만 품질이 좋은 소비재에 대한 중국 20-30세대의 선호도와 현재 시장

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렇게 구체적인 설명을 넣는다면 시장조사의 output은

달라집니다.

그런데 어떤 input data를 넣어야 수출이라는 output이 나올까요? 다른 기업들은

지사화사업을 통해서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봤다고 하는데, 왜 나에게는 어려

울까요?

여기 KOTRA 지사화사업을 통해 수출의 문을 연 20곳의 기업이 있습니다. 이 기업

들은 어떤 검색어를 입력해서 수출에 성공했을까요? 이 기업들의 검색어는 어떻게

도출됐고, 그 단어 속에는 어떤 절실함이 담겨 있을까요? 지금부터 20곳의 기업이 진

솔하게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이 직접, 지사화사업

에 도움을 입력해 보십시오. 지사화사업이 수출 그 자체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여러

분이 넣는 키워드에 따라 지사화사업은 세계 어느 곳으로든 수출할 수 있는 만능 열

쇠가 될 수 있습니다.

책 발간에 부쳐

KOTRA 중소기업지원본부 본부장

윤 효 춘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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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을 만드는 정성으로 여는 수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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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본 사람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서른 넷이라는 젊은 나이에 CEO라는 사실에 놀라고,

‘김태윤’이라는 이름을 듣고 남성인 줄 알았는데 여성이어서 당황한다.

그런데 내가 우리 회사를 소개하면 한 번 더 놀란다.

“무슨 사업을 하시죠?”

“‘경천식품’은 맛있는 김을 만들어서 팝니다.”

사람들은 젊은 여성 CEO와 김의 조합을 의아하게 생각하지만 ‘경천식품’에서 만

드는 제품을 소개하는 나의 목소리는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나에게 김은 소중한

유산이기 때문이다.

경천식품 사장님?

008 KYEONG-C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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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기름, 참기름에 굵은 소금을 숭덩숭덩 뿌려 살짝 구워도 맛있고, 생 김으로

먹어도 맛있는 김. 맛도 좋지만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서

‘자연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로 불리는 김은 한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그런데 식탁에 김이 오르기 위해서는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김 포자를 뿌리는 추분秋分이면 김발에 김이 잘 붙기를 기원하는 고사를 지낼 만

큼 포자 착생이 어려운 김은 ‘뜬구름 같은 풀’이란 뜻의 ‘운초雲草’라 부른다. 착생

이 된 후에도 할 일이 많다. 김은 겨울이 제철이기 때문에 김을 양식하는 사람들

은 추운 겨울날, 바다에 나가 차디찬 바다 속에서 자라는 원초를 일일이 채취한

다. 육지로 돌아온 뒤에는 깨끗한 물로 여러 번 씻어낸 다음, 짧게 토막을 내고

손으로 김발을 떠서(김 원료를 한지를 뜨듯이 얇게 뜨는 것)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말린

다. 이 과정이 얼마나 힘들면 옛말에 ‘해태海苔(김) 고장에 딸 시집보낸 심정’이라

는 말이 다 있을까?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해태(물김) 양식장’을 한 아버지는 이렇게 고된 일을 하면서

도 김 먹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얇디 얇은 김에 깊고 깊은 정성을 더했고, 그 모습

을 보며 자란 나는 2006년 가업을 이어받아 김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김 만드는 가업, 그 정성을 잇는다

009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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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마음으로

1989년부터 조미김, 참기름, 볶음깨를 유통한 우리 회사는 1999년 ‘경천산업’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기업 활동을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재래김’을 ‘구이김’으로

만들어 유통한 ‘경천산업’은 맛있는 김을 만드는 회사로 소비자의 사랑을 받았다.

사실 ‘경천산업’이라는 이름도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한다’는 ‘경천애인

敬天愛人’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깨끗하고, 맛있는 식품을 만든다는 뜻이다. 그 정신

을 이어받아 2006년 회사를 맡은 나는 기업명을 ‘경천식품’으로 바꾸고, 더 좋은

식품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좋은 김은 김을 키우는 양식장에서부터 품질이 좌우된다. 그래서 물김 양식장

을 철저히 관리하는 ‘경천식품’은 물김 포자를 뿌린 뒤, 김이 그물망에 촘촘히

붙어 무럭무럭~ 자라면 품질 좋은 물김만을 엄선해서 자동 채취기로 수확해,

회사 직영 건조장으로 옮긴다. 이 곳에서 500톤의 깨끗한 물로 가득한 물탱크

에 넣어 쉬지 않고 회전시키는 물김은 이물질이 없어질 때까지 씻고, 또 씻는다.

그 뒤 거대한 건조기에 들어가 물김 고유의 맛과 영양이 살아있도록 건조된 생김

은 100장씩 카운트 되어 자동 컨베어를 타고 건조기 밖으로 이송된다. 이 중 또

다시 영양 많고 맛좋은 생김만을 선별해서 직영 냉동 창고에서 보관하는 ‘경천식

품’은 구이김을 만들 때도 매일 매일 생산에 필요한 만큼만 출고한다. 그래야 신선

한 상태로 유지돼서 생김을 생산한 시점과 똑같은 맛과 영양 상태를 지킬 수 있

다. 이처럼 원재료 보관에 많은 정성을 쏟는데, 구이김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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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식품 김 생산 과정

할까? 최고의 원초를 더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 ‘경천식품’은 질좋은 통깨를 전통

방식으로 짠 시골 참기름, 시골 들기름을 발라 두 번 굽고, 미세 먼지 한 조각도 남

지 않도록 까다롭고 철저하게 위생관리를 한다. 소비자에게 김을 파는 것이 아니

라 ‘사랑과 감사와 정성을 드린다’는 마음으로 김을 만드는 우리 회사는 광고 한

번 안 하고도 소비자가 먼저 찾는 회사로 유명하다. 수출 또한 캐나다, 중국, 미국,

말레이시아, 일본, 뉴질랜드, 베트남으로 하고 있다.

011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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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경천식품’은 국내 소비자를 위해서 김을 키우고, 만드는 곳이었기 때문에

수출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식품박람회’에 참가할 때마다 ‘김을 수입하

고 싶다’는 무역업체가 꽤 많았다. 여러 차례 거래 요청을 받다가 중국으로 김을

간접 수출하면서 해외 소비자들에게 ‘경천식품’ 김을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

‘수출을 하겠다’는 뜻은 세웠지만 직접 수출은 어떻게 하는지, 무역의 토대가 약

했던 나는 KOTRA에서 시행하는 수출지원 사업 중 만족도가 가장 높다는 ‘지

사화사업’에 관심을 가졌다. KOTRA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여러 무역관에서 하

고 있는 지사화사업 사례를 살펴보던 중, 눈에 띄는 곳이 있었다.

‘캐나다 토론토 무역관! 토론토 시장을 소개한 글도 알기 쉽고,

우리 회사같은 식품회사도 많이 이용하고,

여기라면 무역을 잘 모르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첫 눈에 반한 것처럼 토론토 무역관에 마음이 끌린 나는 2013년 12월 지사화사

업을 신청했고, 캐나다를 시작으로 북미 시장에 직접 진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예상대로 토론토 무역관은 토론토에서 김은 어떻게 판매되고 어떤 바이어와 거

래해야 하며, 수출을 위해서는 어떤 테스트를 받아야 하고, 소비자에게 우리 제

품을 알리기 위해서는 어떤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지, 수출의 모든 과정을 세세

히 알려줬다. 특히 토론토 무역관은 바이어 발굴에 힘을 쏟았다. 이민의 무게 중

첫 눈에 끌린 KOTRA 지사화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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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는 캐나다는 아시아계 이민자가 많아서 조

미 김에 익숙한 시장이다. 그런 만큼 동포들이 운영하는 한인 유통망에는 이미

많은 한국 김이 진출해 있었다.

후발주자인 ‘경천식품’을 위해 바이어 방향을 아시아계 유통망으로 잡은 토론토

무역관은 캐나다 최대 유통 소매업체인 Loblaw Companies Limited사의 자회

사이자, 캐나다에서 가장 큰 화교계 유통 도소매 업체인 ‘T&T’에 우리 회사를

소개했다.

하지만 많은 김 제조 기업을 알고 있는 ‘T&T’는 우리 회사에 별다른 관심을 갖

지 않았다.만남에 소극적인 바이어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 토론토 무역관은 지속

적으로 연락하며 ‘경천식품’의 맛과 정성을 소개했고, 미팅에 응할 때까지 끝까

지 기다렸다. 토론토 무역관의 정성에 ‘T&T’는 2014년 ‘서울국제식품전’에서

‘경천식품’과 1:1 상담을 하기로 했다.

기대를 가졌던 첫 만남은 명함을 주고받는 것으로 끝났지만 나는 실망하지 않았

다. 김을 양식할 때도 포자가 나오는 시기에 포자가 붙을 재료를 바다에 설치하

고 채묘採苗하며 키워가듯, 수출 시장도 시간을 들여서 착실하게 키워가자는 마

음으로 그 해 가을 토론토 무역관에서 개최한 ‘캐나다 대형 유통 진출 로드쇼’에

참석하고, 행사 종료 후에는 사무실을 찾아가 교감을 나누며 만남을 이어갔다.

노력의 결실은 이듬 해 수확할 수 있었다. 2015년 5월 ‘서울국제식품전’에서 다시

만난 ‘T&T’와 ‘경천식품’은 비즈니스 파트너로 발전했고 그 해 11월 말 시작되는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기획 상품에 우리 회사의 김을 포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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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의 기쁨도 잠시. 11월까지 캐나다로 김을 보내기 위해서는 제품 라벨링, 알러

지 테스트, 영어와 프랑스어 이중 언어 표기, 패키지 디자인 등 할 일이 너무 많

았다. 게다가 처음 하는 직접 수출이다보니 실수가 속출했다. 그 때마다 나는

두 눈을 질끈 감고, 14시간이나 차이가 나는 토론토 무역관에 전화를 했다.

“‘경천식품’ 김태윤입니다.

제가 잠을 깨웠죠? 너무 죄송한데요

영어와 불어 중 어떤 언어로 설명할지 몰라서요,

이걸 해결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

한밤중에 걸려온 전화에도 친절하게 방법을 알려주고, 출고 전날에는 라벨의 오

타까지 찾아준 덕에 ‘경천식품’의 김은 무사히 토론토로 향할 수 있었다.

수출의 단계 단계를 함께 하다

캐나다 진출에 성공한 경천식품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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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수출 길을 연 ‘경천식품’은 현재 T&T Supermarket 25개 매장에 제품을

진열하고 있다. 반응이 좋아서 우리나라 제1의 김 수출국인 미국 진출도 곧 이루

어질 것으로 보인다.

첫 수출부터 KOTRA라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빠르게, 상승의 나래를 편 ‘경

천식품’. 수출의 날개를 더 크고 튼튼하게 만들어서, 더 멀리 날아가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날개가 튼튼해야 멀리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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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찾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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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저유가로 세계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지만, 30여년 전에는 상황이 달랐다.

“김향원씨, 소각로 수입 건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2차 오일쇼크로 대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크니,

둘러서 소각로를 수입하도록 하세요”

국제 유가가 6개월 새 2.3배로 급등한 2차 오일쇼크로 에너지 파동을 겪은 1980년

대 초반, ‘롯데알미늄’에서 근무했던 나는 해외에서 소각로를 수입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폐기물을 소각하면 연소에 의해서 고온 가스가 발생하는데, 이를 가공·처리하면 산

업 생산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로 이용할 수 있다.

그야말로 쓰레기가 자원이 되고, 환경을 보호하는 대체 에너지가 된다는 사실을 알

게 된 나는 소각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위기에서 길을 찾다

018 KR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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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소각로 회사를 설립하면서 ‘소각로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되자’는 뜻으로 ‘고려소각로공업’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부

르는 이름, ‘고려(KOREA)’를 전면에 내세운 나는 관련기관과 함께 기술개발에 착

수했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는 소각로 산업의 불모지였다. 그래서 외국기술 도입도 생

각했지만, 외국 업체들은 터무니없는 로열티를 요구했다. 소규모로 창업한 기업

으로 로열티 지급도 어렵지만, 우리나라 연구소 연구진들의 기술 개발 의욕이 높

아서 나는 국내기술개발에 착수했다.

사실 나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무역 대학원을 졸업한 문과 출신이다. 그래서 열역

학, 전기, 전자, 기계, 화공기술의 총화인 소각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론적인 토

대부터 쌓아야 했다. 전문 서적을 갖다놓고 밤낮으로 연구에 몰두하는 동시에

우리나라 연구진들과 함께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소각로 선두주자가 되다

019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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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처 특정 연구과제 수행업체 및 통상산업부 대체에너지 기술개발 사업

연구업체로 선정된 ‘고려소각로공업’은 ‘한국기계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 등

한국 최고의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를 하면서 소각로를 개발했다.

그 결과, 우리 회사는 생활·산업 폐기물 소각기술(30kg~2,000kg/hr), 의료폐기물 소

각기술(30kg~1,000kg/hr) 등 20여 종의 소각로를 개발해 2014년 기준, 중소형 소각

설비 1600여기, 화장로 설비 30여기, 소각폐열보일러 100여기를 설계·시공한 국

내 최고의 소각로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중 1994년 개발한 ‘하향 통풍식 화염 건류소각로’와 ‘준건식 세정장치’는 환경

부에서 환경신기술로 지정되는 등 국내환경산업에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향 통풍식 화염 건류소각로’는 환경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폐합성 고분자 폐기물을 안전하게 소각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즉, 상향식 건류소각로의 문제점인 타르응축에 의한 관로폐쇄, 연소가스의 연소

성 저하, 폭발의 위험성 등을 제거하면서도 완전 연소가 가능하고, 가스 발생이

균일해서 안전사고 가능성이 없고, 에너지 회수는 쉽게 할 수 있다.

또 ‘준건식 세정장치’는 폐수의 발생이 없는 대기오염방지 설비로 폐기물 처리과

정에서 생성된 건류가스의 질이 양호하며 시스템의 열효율이 높아 환경 공해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 후로도 우리 회사는 산업자원부와 생산기술연구원의

지원으로 ‘한국기계연구원’과 공동으로 도시폐기물 고온 용융형 열분해 소각시

컨소시엄 구성으로 친환경 제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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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전시회 남아공 전시회

스템 개발에 착수, 다이옥신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소각로를 개발 하는 등 끊임

없는 산학연 공동연구개발로 중소기업도 첨단기술을 보유할 수 있다는 가능

성을 입증했다. 이 사이 나는 후배 양성을 위하여 <중·소형 소각로>라는 책을

펴내는 등 ‘한국 소각로 산업의 여명기를 연 개척자’로 불렸다.

그렇게 국내 소각로 산업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하며 국산화에 노력해온 ‘고려소

각로공업’의 열정은 1996년 ‘제1회 환경기술상 우수상(국무총리상)’ 수상을 시작으

로 제4회 조선일보 환경과학대상, 각 학회 기술상을 받는 등 정부와 관련 학회의

인정을 받았다.

021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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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환경산업 1세대 기업으로 폐기물을 안전하게 소각하는 길을 열어온 ‘고려

소각로공업’은 많은 개발비와 인력을 투입하여 연구개발을 통하여 다기종의 기

술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산업발달에 따라 환경정책 변화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

다. 특히 90년대 중반부터 ‘소각로는 다이옥신이 배출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각장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시설 폐쇄를 요구했고, 소각로에 대한 불신감

은 팽배해져갔다.

연소 효율 기능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일부 소형 소각로 때문에 소각로업계가

불신받으면서 정부는 소형 소각로 억제정책을 펴게 됐고, 설상가상으로 대기업

이 중형 소각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1990년대 200여 곳에 달했던 소각로 업체는

2000년도 후반기에는 대부분 폐업하거나 업종을 변경하였다. 당시 나도 환경 사

업을 중단하거나 전업해야 하는지, 수없이 고뇌했다. 수많은 불면의 밤을 보낸 끝

에 나는 포기 대신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기로 했다.

‘처음부터 이 곳은 불모지가 아니었던가?

길도 없던 이 곳에 하루 하루 발걸음을 내면서 길을 만들어온 나인데,

길이 끊겼다고 두려울 것이 무엔가?

새로운 미래를 위해 새로운 길을 내자’

소각로는 다이옥신의 주범?

022 KR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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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대우와 ‘하향 통풍식 화염 건류소각로’ 수출독점계약을 맺고 싱가포르,

아르헨티나 등으로 수출을 추진한 경험을 토대로 ‘고려소각로공업’은 본격적으

로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 2001년 중국 북경 상설전시관을 개관하는 등 여러 시

장을 타진하던 중 2010년 나는 에티오피아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고려소각로공업’ 김향원 회장님이시죠?

여기는 KOTRA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무역관입니다.

이 곳 병원에서 의료폐기물 소각로 설치를 원하는데,

에티오피아 진출 의사가 있으십니까?”

이야기를 들어보니 명성교회가 2004년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명

성기독병원Myungsung Christian Medical center(MCM)’을 지었는데, 매일 500여명이 넘

는 외래환자와 100여명의 입원환자를 돌보다보니 배출 감염성 폐기물이 큰 문제

라고 했다.

당시 에티오피아 병원들은 감염성 폐기물을 노천 소각하여 보건 위생위험과 환

경오염이 극심했다. 김철수 명성기독병원 원장은 병원 환경 개선을 위해서 소각

로를 설치하기로 하고 여기저기 문의해봤지만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극소화하면

서도 작동이 쉬운, 그러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병원용 소형 소각로를 만드는 회사

는 없었다.

KOTRA와 에티오피아에서 얻은 길

023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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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명성기독병원’은 KOTRA 아디스아바바 무역관에 도움을 요청했고, 적합

한 기업을 찾던 중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소형, 중형, 대형 소각로를 전부 설계하

고 제작하는 회사인 ‘고려소각로공업’에 전화를 하게 된 것이다.

아디스아바바 무역관의 소개로 김철수 병원장과 통화를 한 후, 나는 에티오피아

실정에 맞는 병원 소형 소각로를 개발하기로 했다. 우리 회사는 인하대 부속병

원, 연세대 부속병원, 성빈센트 병원 등 국내 300여 곳에 의료 폐기물 소각로를

설치했기 때문에 필요한 기술은 모두 갖고 있었다.

나는 그동안 축적된 기술을 소형 소각로에 적용해서 폐기물을 일괄 투입하되 연

소 효율이 높고, 무연·무취 등 공해 방지 효과가 크면서도 작동이 쉽고, 설치 면적

까지 적은 제품을 목표로 ‘열분해식 소형 의료 폐기물 소각로’ 제작에 들어갔다.

에티오피아에서 헌신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위해서 연구하고 노력한 끝에 열

분해식 소각방법의 고효율 연소방식으로 간단한 구조이지만 일산화탄소 수치가

낮고, 매연과 악취가 없는 친환경제품을 저렴한 금액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을

한국을 대표하는 소각로 기업이 되자라는

신념으로 '고려소각로공업'을 설립하였다.

024 KR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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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서 2010년 11월, 에티오피아 ‘명성기독병원’으로 수출했다.

마음을 담은 제품은 에티오피아에서 빛을 발했다. 우리 회사의 소각로를 설치한

후, ‘명성기독병원’은 에티오피아 정부로부터 병원폐기물처리의 공로로 환경상을

수상했고, KOTRA의 도움으로 에티오피아에 진출한 ‘고려소각로공업’은 아디

스아바바 무역관에 지사화사업을 신청하며 개발도상국 폐기물 처리시장에 뿌리

를 내리고 있다.

병원 관련 정부 기관과 만날 때마다 ‘고려소각로공업’의 카탈로그를 전달하며, 환

경을 지키는 깨끗한 소각로의 필요성을 알린 당시 에티오피아 김종건 대사와 아

디스아바바 무역관의 노력으로 우리 회사는 에티오피아 정부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현재는 탄자니아, 인도네시아, 이라크, 파푸아뉴기니 등 8개

국에 수출하고 있다.

워크샵 발표

025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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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소각로공업’의 주력 수출 시장은 개발도상국이다.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개

발도상국은 우리 회사에 많은 기회를 주지만, 우리 회사가 줄 수 있는 것도 많다

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우리나라가 소각로 불모지였던 시절, 사업을 시작해서 개도국, 중진국, 선

진국 형 소각로 제작 기술을 경험하였기에 지금 개발도상국의 환경 개선에 필요

한 사항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개도국에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나누는 일을 하고자 한다.

그렇게 우리 회사는 국내에서 많은 의료폐기물 소각로를 설치한 경험과 수출 경

험을 바탕으로 개도국의 환경도 살리고, 세계 최고의 병원용 소각로 전문 기업이

되는 비전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개도국의 환경을 살리는 기업

026 KR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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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금맥캐는 강소기업]

아프리카 환경산업시장 공략하는 고려소각로공업

· 1985년 설립 이후 소각로 사업 30년 외길

· 에티오피아 시작으로 아프리카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수출

· 김향원 회장 "현지 사용 및 A/S 쉬운 제품으로 승부

“아프리카의 경우 제품 성능보다는 제품을 다루는 운전자가 쉽게 조작할

수 있고 잔고장이 없는 내구성이 좋은 제품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단순히

고성능 제품보다는 현지에서 최대의 효율성을 나타낼 수 있는 제품 개발

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지난 1985년 폐기물을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고려소각로공업을

설립한 김향원(66) 회장은 30년간 소각로 외길을 걸었다. 이 회사는 시장 변화에 따라 소

형부터 대형 소각로를 개발해 그동안 2,100여기의 소각 시설을 설계·시공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업이다. 사업이 한창이던 1990년 국내에는 200여곳의 소각로 업체가 있었지

만 현재는 거의 폐업 또는 전업한 상황이다. 고려소각로공업도 2000년대 초 연매출 80

억원을 기록하는 등 소위 잘 나갔지만 국내 시장에서 소형 소각로를 억제하고 중·대형

소각로 시장은 포화상태가 되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이 때 김 회장은 업종 전환

을 고민했지만 환경사업의 중요성을 고려하고 눈을 해외로 돌렸다.

2016년 2월12일

028 KR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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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지만 외국 제품에 불안감을 가

진 바이어를 설득하기 쉽지 않았다” _ 김향원회장

꾸준히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린 김 대표는 소각로라는 제품이 생소했던 에티오피아 시

장을 발견했다. 그는 에티오피아는 노후화 된 병원시설에 의료폐기물 소각시설도 제대

로 설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에티오피아 진출을 추진할 때 서울의 한 교회

가 선교차원으로 현지에 설립한 MCM병원의 김철수 원장과 KOTRA가 그에게 큰 도

움이 됐다.

“KOTRA 아디스아바바 무역관의 소개로 MCM병원에 소형 소각로를 납

품하면서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폐기물 처리시장의 잠재력을 확

인할 수 있었다. KOTRA 지사화사업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의료폐기물 사

업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각 병원, 보건부, 시청, 식약청 담당 공무원들을

찾아다니며 홍보에 매진했다”

2012년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한 고려소각로공업은 과거의 영광 재현을 위해 노력 중

이다. 2013년 4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년 만에 약 4배 늘어난 15억 8,000만원을 기

록했다. 수출실적도 같은 기간 4만 5,000달러에서 76만 2,000달러로 18배 이상 급증

했다. 올해는 500만달러까지 수출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소각로는 폐기물을

일괄 투입해 연소 효율이 높고 특수 연소 혼합장치로 다이옥신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극소화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좋은 기술을 보유하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우리의 경험이 필요한 개발도상국에 기술과 경험

을 나눠주는 일을 할 것.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시장 외에도 인도

네시아 등 기회가 많은 개도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다.” _ 김향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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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새로운 해가 뜬다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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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권아, 이종권~ 뭘 그렇게 보고 있어?”

“아니, 저 건물 앞에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길래~”

“아, 저기? 이번에 문 연 할인마트잖아~

우리 하숙집 아줌마도 저기 물건이 싸고 좋다고 매일 간다니까?”

진로에 대한 생각이 많았던 대학 시절, 나는 대형할인마트 앞에 줄지어 선 사람

들을 보고 인생길을 정했다.

안정된 취업을 위해서 ‘기계설계학과’를 택했지만, 외향적이고 활달한 나는 전공

이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미래를 고민하던 중 눈에 들어온 대형할

인마트는 유통업계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1990년대 국내 등장한

대형할인마트는 유통산업구조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며 유통분야의 전망을

밝게 했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에 나는

식품포장재를 만드는 업체의 영업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운명의 줄서기

032 NEWWR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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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를 정리하는 일부터 배송, 창고 정리, 잡무부터 처리하며 차근차근 일을 배워나

간 나는 기획, 제작, 마케팅. 다양한 부서에서 근무하며 유통업계 전반을 파악한 뒤

영업에 투입됐다. 당시는 미국계 대형할인마트들이 우리나라에 진출하던 시기로, 영

업에 막 입문한 나도 많은 기회를 얻었다. 설레는 가슴으로 고객을 만나러 가면서

나는 지금의 마음을 잊지 말고 ‘연애하듯이 영업하자’는 나만의 영업 철학을 세웠

다. 그런데 연애를 하다보면 바람을 맞는 일이 있지 않은가? 나도 영업을 하다가 바

람맞은 적이 있다.

“아참~ 이걸 계약하려면 서류를 준비했어야 됐는데 제가 깜빡 했네요.

사무실에 가서 바로 처리하고 오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거래 이야기를 하다가 ‘서류만 처리하고 오겠다’던 고객은 한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

지 않았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사정이 있을 것이라 여기며 꼬박 반나절을

기다렸고 나와의 만남을 잊고 있다가 퇴근을 하기 위해서 내려온 고객은 나를 보

고 깜짝 놀랐다. ‘젊은 사람이 왜 이렇게 미련하냐’고 하면서도 묵묵하게 기다린 모

습에 ‘이 사람은 믿을 수 있다’고 여긴 고객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결국 기분좋

은 바람을 맞는 나는 그 후로도 묵묵하고 진실하게 고객을 대하며 줄곧 1등 영업실

적을 기록했다.

곰같은 세일즈맨, 정상에 오르다

033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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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세일즈맨으로 승승장구하던 무렵, 지인으로부터 사업 제안을 받았다. ‘규

모는 영세하지만 물건을 잘 만드는 식품포장재 회사가 있는데, 이 곳을 대형할인

마트와 이어주는 유통업을 하자’는 것이었다. 회사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납품처를

찾고, 대형할인마트로서는 좋은 물건을 판매할 수 있으니,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최고의 틈새시장이라는 생각에 나는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쌓은 신뢰를 기반으로 미국계 대형할인마트 등 거래처를 쉽게 확보할 수

있었지만, 관계는 오래 가지 못 했다. 외국계 대형 할인마트가 국내에 적응을 못

하고 사업을 철수하면서 나 역시 주요 거래처를 잃게 된 것이다.

틈새를 보면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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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낙담하지는 않았다. 이참에 식품포장재를 제조해서 대형할인마트와 직접

거래하기로 결심하고, 2005년 ‘새로운 환경’, ‘새로운 주방생활문화’를 이끌어 가

는 ‘새로운 포장재’라는 뜻의 ‘뉴랩’을 설립했다.

내가 제조업에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대형할인마트가 PBPrivate Brand(자사

브랜드)제품 개발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존의 식품포장재 업체 중에

는 이 제품을 만들 곳이 없었다. 그 시장을 눈여겨 본 나는 그동안의 제작, 디자

인, 영업 경험을 살려서 대형마트에서 흡족해할 만한 제품을 만들었고, 회사 설

립 1년 만에 ‘코스트코 코리아’, ‘홈플러스’, ‘농협’, ‘킴스클럽’에 입점했다.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넓힌 ‘뉴랩’은 우리 회사만의 경쟁력 키우기에 관심을

가지며 NBNational Brand(제조업체 브랜드)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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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랩’의 이름을 건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고객의 목소리다. 영업

할 때 고객을 배려하고 고객을 먼저 생각한 것처럼, 제품을 만들 때도 고객의 목소

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고객은 우리 제품에 마음을 열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주방에서 랩을 꺼내서 사용하다가 랩 하단에 부착된 톱날에

손을 다쳤다’는 소비자의 불만에 랩 케이스에 플라스틱 슬라이딩 커터기를 부착하

고, 되말림 방지 코팅 기능도 넣은 ‘뉴 슬라이딩 커팅 랩’을 개발했다. 음식을 조리하

거나 만질 때 착용하는 위생장갑도 표면에 엠보싱처리를 해서 음식이 달라붙는 스

트레스를 없앴다. 위생봉지 또한 하단을 물결 모양으로 봉합해서 더 많은 양의 음

식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소비자가 편리하게 사용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선

하고, 특허 등록을 했다.

무엇보다 1회용 위생 제품을 쓸 때마다 소비자들이 갖는 걱정!

‘1회용 비닐 제품은 썩는 기간이 500년이나 걸린다는데...’

일회용 비닐장갑과 위생봉투, 랩은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도록

‘뉴랩’은 화학 원료인 폴리에틸렌을 활용해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

왔다. 소맥, 옥수수, 귤껍질 등 친환경 원료를 첨가해서 폐기 후 18개월이면 자연상

태로 분해되는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선진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Oxo-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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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랩 생산 과정

biodegradable (자연 상태에서 빛에 의해 분해를 촉진하는 기술)을 접목한 ‘뉴 에코 롤백’!

천연사탕수수 폐당밀에서부터 추출한 원료(바이오 에탄올)를 제품 생산에 도입한 ‘뉴

에코랩, 뉴에코장갑, 뉴에코백’으로 환경부에서 발급하는 환경표지인증을 받았고,

2012년에는 업계 최초로 탄소 성적 표지를 제품에 기재했다.

고객을 생각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제품을 만드는 ‘뉴랩’은 현재 ‘코스트

코’, ‘홈플러스’, ‘이마트’, ‘농협’, ‘이랜드’, ‘메가마트’ 등 대형마트와 ‘한국피자헛코리

아’, ‘CJ프레쉬웨이’, ‘다이소’, ‘CU’ 등에 납품하고 있다. 해외로는 홍콩, 중국, 베트

남, 미국, 뉴질랜드 등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이 된 것도 ‘고객

가치’와 ‘녹색 경영’ 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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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롯데마트 중국 매장 내 테스트 마켓팅 제품으로 선정되면서 첫 수출을 한

‘뉴랩’은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했다. 그렇지만 중소기업 여건상,

자체 수출은 금전적인 부분부터 네트워크 확보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수출의 방법

을 찾던 나는 수출 관련 홈페이지에서 KOTRA가 지사화사업을 통해 해외 시장

개척을 돕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해외 여러 지역 중 우리 회사가 선택한 곳은

홍콩이었다. 아시아의 음식 천국으로 유명한 홍콩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리를 즐

길 수 있는 곳이지만, 날씨가 덥고 습해서 음식을 청결하고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

는 주방 위생용품이 많이 사용된다. 게다가 무역의 중심지니 홍콩에서 성공하면 파

급효과 또한 상당하다. 이러한 이유로 2014년 KOTRA 홍콩 무역관 지사화사업에

가입하면서 나는 홍콩에 수출하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문의했다.

“이종권 대표님,

홍콩에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만든 수많은 식품 포장제품이 있습니다.

그러니 ‘지피지기( )’ 해야 겠죠?”

“남을 알고 자신을 안다구요?”

“네, 바이어를 만나기 전에 일단 시장부터 방문해서

‘뉴랩’과 경쟁이 될 만한 제품을 모두 조사할 생각입니다.

그 제품의 생산국, 제품 스펙, 패키지, 품질 등을 모두 비교한 뒤에

‘뉴랩’이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

‘뉴랩’만의 특별한 점을 바이어에게 소개하겠습니다~”

KOTRA 지사화사업, 최고의 PR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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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장 조사에 나선 홍콩 무역관은 ‘뉴랩’에서 만든 제품과 같은 식품 포장재

는 없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대형유통업체와 많은 소비자를 만나는 데 익숙한 ‘뉴

랩’과 맞는 바이어를 찾기 시작했다.

여러 거래선을 타진한 끝에, 홍콩과 마카오에 260여개의 매장을 갖고 있고, 가정

용품과 생활용품을 중저가로 판매해서 많은 홍콩인의 접근이 용이한 유통망인

‘JHC’를 주요 타킷으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벌였다.

시간이 날 때마다 ‘JHC’를 방문해서 플라스틱이 적용된 커팅기능이 있어서 안전

하고 편리한 ‘뉴랩’의 식품포장제품을 보여주고, 다른 기업의 위생장갑과 위생봉투

는 입구가 잘 벌어지지 않고 끈끈한 음식이 들러붙지만 ‘뉴랩’의 제품은 특수 엠보

싱 처리를 해서 손넣기도 편하고, 음식도 들러붙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마음놓고 쓸 수 있는 친환경 일회용 식품포장재의 강

점을 피력했다. KOTRA 홍콩 무역관 직원이 아니라 ‘뉴랩’ 직원으로 여겨질 만큼

열정어린 설명에 바이어는 마음을 열었고 지난 해 4월 열린 ‘홍콩 가정용품 박람회’

에서 미팅을 가진 ‘뉴랩’과 ‘JHC’는 35,000달러에 해당하는 1차 오더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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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부터 ‘JHC’ 260개 전 매장에 진열된 ‘뉴랩’의 제품은 일부 매장에서

품절이 될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그래서 지난 해 ‘뉴랩’은 중국 다렌무역

관과 상하이무역관에도 지사화사업을 신청하며 더 넓은 지역으로의 진출을 준

비하고 있다.

‘뉴랩’이 세계로 나가려면 더 많은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더 다양한 식품 포장재를 친환경으로 만드는 노력도 계속돼야 한다.

그렇게 매일 매일 새로운 기운으로 새롭게 시작하면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뉴랩’

의 새 길이 열릴 것이다.

매일매일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새로운 기운으로 새롭게 시작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뉴랩'의 새길이 열릴것이다.

나는 매일 새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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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잇는다, 세상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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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보는 남자

“이봐요, 위험해요~ 다리에서 뭐하는 겁니까?”

다리를 지날 때면 나는 꼭 이런 걱정과 질책을 듣는다. 교량을 보면, 차에서 내려 다

리가 튼튼한지 걸어보고 한적한 곳에서는 다리 밑으로 내려가 교량받침 상태를 확

인하기 때문이다. 이런 나에게 사람들은 ‘직업이 교량 안전 점검원이냐’고 묻는다.

그럴 때마다 우리 회사를 자랑스럽게 소개한다.

“저는 교량받침 전문업체 ‘대경산업’의 대표, 최영륜입니다~”

더 큰 세상으로 나가는 연결통로가 열리는

그날까지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044 DAE-K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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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동차 타이어와 소방 차량용 호스를 제조하는 회사에서 근무했다. 기술영

업팀을 이끌었던 터라 고무제품 생산 방법 파악은 물론이고, 고무제품 사용처 곳

곳을 돌아다녔던 나는 교량 작업 현장을 눈여겨 보았다. 당시 나는 교량 연결부

에 설치해서 온도변화 등에 따른 신축(伸縮)을 흡수하는 ‘신축이음장치’용 고무

를 납품하고 있었는데, 가는 현장마다 독일이나 일본에서 수입한 신축이음을 사

용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고무 기술만 활용해도

방수도 잘 되고, 수명도 오래 가는 장치를 만들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제품을 만드는 곳이 없나?’

값비싼 수입제품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꼈던 나는 고무제품을 활용한 교량

용 이음장치 생산 기업에 대한 꿈을 꾸었고 1982년 ‘대경산업’을 설립했다.

다리에 눈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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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 부품을 국산화하면 국가적으로도 좋은 일이라는 뜻에서 기업명을 ‘대경大

慶’, ‘큰 경사’로 지은 나는 이 때부터 기술 개발에 몰두했다.

첨단공학의 집합체인 교량 건설에는 수많은 부품이 사용된다. 이 중 고무기술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부품은 ‘교량받침’과 ‘신축이음장치’로 두 제품에 집중한 ‘대

경산업’은 교량받침대의 하부판을 고무로 코팅하고 교량이음새의 이음부위에 2

중구조의 방수커플링 기술을 적용하는 등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며 교량 부품

국산화에 속도를 냈다.

‘대경산업’의 노력은 1990년 뜻깊은 결실을 맺었다. 교량 표면에 강재鋼滓가 노출

되는 구조인 ‘강재형 이음새’를 개발해 수입 제품들과 비교 테스트를 실시한 결

과, 값비싼 수입품보다 품질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 결과를 본

서울시는 1990년대 본격적으로 한강 대다수의 교량을 ‘대경산업’에 의뢰했고,

이 때부터 우리 회사는 성장의 길을 걷게 됐다.

교량 부품 국산화가 나라의 경사

교량받침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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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차량의 통행을 주목적으로 하는 교량의 ‘신축이음장치’는 반복적으로 차

량 하중을 받기 때문에 파손이 가장 많이 되는 부품이다. 그래서 설계시 내구성,

주행성, 방수성, 시공성, 보수성, 경제성 다각적인 시각이 필요한 ‘신축이음장치’

는 개발이 쉽지 않다. ‘교량받침’도 안전성, 교량의 회전, 편심 등에 의한 지지 하

중의 감소, 내진 성능, 고무패드 이탈, 강판의 부식 문제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

야 한다.

이 때문에 개발 과정 과정이 고비였고, 실패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실패

없이는 성공도 없다’는 마음으로 실패의 경험을 딛고 일어나 한 걸음씩 나아갔

다. 무엇보다 ‘우리가 만든 부품으로 다리가 완성되면, 그 다리 위로 우리 가족

이 다니는데, 튼튼한 다리를 만들려면 우리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

로 각오를 다졌다.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도 계속됐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우리 기업은 매출이 최대 30% 신장했지만 수익은 고

스란히 신제품 개발에 투입됐다. 결국, 살림살이에 빨간불이 켜진 적자상황까지

갔지만 이 순간에도 기술 개발을 멈추지 않았던 ‘대경산업’은 2006년 교량받침

에 대한 KS표시를 인정받고 2009년에는 국내 최초로 신축이음 장치 성능 인증

서를 획득했다.

우리 회사의 주 생산품목인 E.R.BEarthquake Resistance rubber Bearing(내진탄성받침)도 국

내 교량 공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일체형 내진 탄성받침’으로 자리매김하며

2013년, 조달 우수제품으로 선정됐다.

우리 제품 위로 우리 가족이 다닌다

047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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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교량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대경산업’이 수출을 시작한 것은 2005년이었

다. 중국으로 납품하며 수출길을 열었지만 이 무렵 중국은 품질보다는 가격이 중

요한 시장이었다. 하지만 나는 가격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우리 제품의 품질을 인

정해주는 곳에서 다리를 만들고 싶었다. 여러 시장을 조사해본 결과, 조금 비싸

더라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선호하는 동남아시아라면 우리 회사가 품질과 가격

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마침 ‘대경산업’은 2009년 한국 시공사의 베트남 교량 프로젝트 입찰을 계기로

베트남에 진출할 수 있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신도시, 고속도로, 철도, 발전소

등과 같이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사업 붐이 불기 시작한 베트남은 매력적인 시

장이었다. 베트남은 앞으로 수많은 다리를 건설할 텐데,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

다면 베트남 경제개발의 젖줄을 우리 손으로 연결하는 긍지와 성장, 두 마리 토

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를 위해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베트남에 진출했지만 현지 에이전트의

지원은 기대만큼 원활하지 않았다. 베트남 현지에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 시

공사에 대한 판단도 정확하게 해줄 곳이 필요했던 나는 2012년 KOTRA 하노

이무역관에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베트남으로

공사에 대

이무역관에 지사

048 DAE-K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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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업은 베트남 공사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베트남 진출에 대한 정확

한 정보를 얻고, 양질의 베트남 시공사를 소개받고 싶어 하는 나에게 KOTRA

하노이무역관은 하노이 출장을 권유했다.

“최영륜 대표님,

베트남은 만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정이 많아서 손님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이죠.

특히 베트남 기관장들은 직원들이나 마을 사람들이

자신의 집에 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집을 방문하는 것은 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는다는 뜻이니까요.

베트남은 관계에 많은 의미를 두는 곳이니까

직접 오셔서 바이어를 만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베트남 문화까지 파악한 세심한 조언에 나는 당장 베트남으로 갔다.

방문을 기다리고 있었던 하노이 무역관은 ‘대경산업’에 도움이 될 만한 교량 관

련 주요 국영 시공사와 설계업체 등 현지 바이어를 소개했다. 또 바이어 미팅이

잡히면 나와 동행해서 인사부터, 통역, 시장 현황에 대한 의견 취합까지, 세세하

게 도와주며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여러 바이어들을 만난 결과, 베트남은 교량부품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그에

따라 무역업체의 전문성, 정부기관과의 관계가 입찰의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알

KOTRA 지사화사업은 수출의 연결고리

업체의 전문성, 정부기관과의

049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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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됐다. 그런데 우리 회사가 어떤 곳인가? 다리를 잇는 곳이 아닌가?

최선을 다해서 다리를 이어왔듯, 진심으로 베트남 시장에 다가가면 마음과 마음

이 연결돼서 수출길도 열릴 것이라 믿었다.

이 때부터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베트남을 방문해 바이어를 만났다.

“하노이에 온 김에 찾아왔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죠?”

“최 대표, 자주 만나니 더 반갑네요.

그런데 요즘 공사 진척이 없어서 고민입니다.”

“문제라도 있습니까?”

“교량받침을 교체했는데, 이게 자꾸 들뜨면서 통행을 방해하네요~”

우리 회사 공사는 아니지만, 바이어가 고민하면 기술 자문을 해주고, 베트남과

한국의 교량 분야 협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알려주며 만남을 이어갔다. 하노이 무

역관도 바이어들과 지속적으로 만나고, 우리 회사를 대신해서 제품 관련 면담

을 진행하는 등 관계를 발전시켜 나갔다. 이러한 정성은 수출의 징검다리가 됐다.

2013년 베트남 국영 시공사에 126,474 달러 규모의 제품을 공급하고 이듬 해에

는 127,153 달러 규모의 2차 수출을 했다. 베트남에서 가장 전문성있고 규모가

큰 Vinh Hung사도 2014년 거래의 문호를 열었다.

마음을 연결하다

050 DAE-K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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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Xin chào~” 베트남어로 반갑게 인사를 하며 방문을 해도, 우리가

개발한 기술로 도움을 줘도 별 다른 반응이 없었던 Vinh Hung사가 2014년 8

월, 갑자기 엄청난 양의 프로젝트 정보를 보내오며 계약을 맺었다. 그 해 1차 수

출(US$ 35,456)을 기점으로 2015년 20여개 가량의 크고 작은 프로젝트 계약을 진

행한 Vinh Hung사는 ‘대경산업’의 좋은 친구로 앞으로도 많은 사업을 함께 할

계획이다.

베트남에서 신뢰를 얻고 있는 ‘대경산업’은 ‘신비한 황금의 나라’로 알려진 ‘브루

나이’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석유 부국인 ‘브루나이’는 풍요로운 경제를 기반으로 SOC에 박차를 가하고 있

는데, ‘대경산업’은 ‘브루나이 템부롱 해상특수교량 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에

입찰하며 황금의 땅에 첫 발을 내딛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

‘브루나이’의 관문이 언제, 열릴지는 모른다.

내일이 될 수도 있고, 내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그 날이 올 때까지 ‘브루나이’를 향한 다리를 만들고 있으면,

그 다리가 ‘브루나이’로,

더 큰 세상으로 나가는 연결 통로가 될 것이다.

황금 제국을 잇는 다리를 만들자

051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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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믹싱헤드 메이커의 중동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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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채야~ 밥 묵어라, 정용채~”

“엄니, 성은 냅둬유~ 시방 모냥 내느라 정신없슈~”

1955년, 충북 제천에서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나는 어린 시절부터 만들기

를 좋아했다. 신기한 물건을 보면 직접 만들어보면서 온 몸으로 사고했던 나는 자

연스럽게 기계 분야에 발을 디뎠다.

‘한양공업고등학교’와 ‘한국정밀기기센터(現 경기과학기술대학교)’를 졸업하고, 1976년

방위산업체인 ‘제일정밀공업(現 퍼스텍)’에 입사한 나는 눈 앞에 펼쳐진 첨단 기술

에 매일 매일이 즐거웠다. 특히 생산 공정 관리일을 맡은 나는 생산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잘못된 점을 찾아서 개선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현장 경험을

쌓고, 이론적인 배경 지식을 공부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생산 기능직 선배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고, 밤에는 독학으로

기술 이론을 공부하는 시간이 쌓이자, 나는 어느새 ‘기능과 기술을 모두 섭렵한

해결사’로 불리고 있었다.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

054 D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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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인정받으며 기술부에서 기술 개발과 원가 계산, 기술 영업 등 확장된

업무를 맡으며 폭넓은 시야와 경험을 쌓은 나는 1984년 지인 3명과 함께 항공기

부품 제작 치공구治工具를 생산하는 ‘한국치공구(주)’를 설립했다.

이 곳에서 기술 개발과 생산을 총괄하며 회사 경영을 익힌 뒤, 1992년 마침내 내

회사인 ‘(주)디유티(DUT)코리아’를 설립했다. 아내와 직원 한 명으로 단출하게 시

작한 회사지만 ‘Dual Use Technology民軍兼用技術’! ‘민간과 군사, 양쪽에 이용이

가능한 고도 첨단 기술’을 표방한 ‘디유티코리아’는 평생을 기술인으로 살아온

나의 염원이 담긴 소중한 꿈터다.

회사 설립에 나선 해결사

'폴리우레탄과 함께 하는 행복한 세상’을

목표로 수출의 든든한 동반자와 함께 하며

꿈을 키워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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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유티코리아’의 출발점은 베어링 부품 생산용 금형 제작이었다. ‘최고의 기술자

가 만든 회사’라는 평판 덕에 운영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성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더구나 기술자라면 이름을 건 제품을 직접 만든 것이 꿈이다. ‘디유티코리아’가

갈 길을 찾기 위해 다양한 분야를 모색하던 중, 나는 1997년 ‘폴리우레탄 발포

기’를 접하고 유레카를 외쳤다.

‘폴리우레탄 발포기’는 고분자화합물인 폴리우레탄 폼을 생산하기 위해 ‘폴리올’

과 ‘이소시아네이트’를 정밀하게 혼합하여 금형에 일정량을 주입하여 반응성형

시키기 위한 기계이다. 혼합된 액체 원료는 금형에 주입된 후 반응 성형되어 원하

는 모양의 제품이 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우레탄 폼’은 단열재 등 건축자재부터

자동차, 가구, 가전제품, 생활소비재까지 삶 곳곳에서 사용된다.

사용처는 다양하지만 당시 국내 상황은 ‘폴리우레탄 발포기’를 해외에서 수입하

고 있었다. 발포기의 핵심 부품인 ‘믹싱헤드’를 만드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모

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믹싱헤드’ 개발, 나는 그 속에서 미래를 봤다.

유레카! 우레탄

056 D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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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계를 보면 나는 ‘저 기계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원리가 궁금하고, 설계

가 알고 싶어서 한참 동안 응시한다. 그렇게 보고 있으면 설계자의 마음이 보이며

핵심에 다가가게 된다.

‘폴리우레탄 발포기’를 접했을 때도 그랬다. 내 손으로 국산화를 하고 싶어서,

그 길로 국내에서 사용하고 수명이 다한 믹싱헤드를 구하여 핵심 부품을 살펴

봤다. 분해와 조립을 되풀이하기를 3개월, 나는 외국에서 만든 ‘믹싱헤드’와 같

은 제품을 만들어냈다. 대기업도 도전했지만 7년, 8년이 지나도 국산화는 커녕,

외국과 똑같은 제품을 만드는 역설계도 성공하지 못 했던 ‘믹싱헤드’를 ‘디유

티코리아’가 만들자, 세상의 관심이 집중됐다. 자신감을 얻은 나는 더욱 기술 개

발에 매진했다. ‘세계 최고의 믹싱헤드가 보유한 성능, 품질, 내구성을 갖추면서

도 가격은 낮고, ‘디유티코리아’만의 고유한 아이디어를 더한 제품 개발’이라는

미션을 스스로에게 부여한 나는 2년간 극한에 도전하는 사투를 벌였고, 마침내

국산화에 성공했다.

독일, 이탈리아 등 세계적인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도 가격은 30~50%

절감되고, 100만 번 이상 발포 가능한 긴 수명의 ‘믹싱헤드’,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은 이 제품을 들고 나는 2000년 해외 전시회에 참가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

다. 특히 미국 바이어는 바로 샘플을 요청했고, 샘플을 보내주자마자 계약을 체결

하는 등 일사천리로 수출길이 열렸다.

기술로 일군 믹싱헤드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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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럽, 중국, 일본, 브라질 등 전 세계 56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디유티코

리아’는 폴리우레탄 고압 믹싱헤드 제조 분야에서 글로벌 3대 메이커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에서 단 두 곳뿐인 믹싱헤드와 고압펌프를 동시에 만드는 회사로 사업

초기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독일 기업들도 지금은 ‘디유티코리아’의 제품을 역설

계한다. 그렇지만 나의 일상은 변함이 없다. 여전히 눈을 뜨면 책상에 놓인 설계

도면부터 본다.

잠을 청하는 침대의 매트리스. 씻기 위해서 들어선 욕실의 타일판넬. 물을 마시

기 위해 연 냉장고의 단열재. 밖으로 나가기 위해 신는 신발의 밑창. 운전하는 자

동차의 시트. 하루 종일 앉아있는 의자.

생활필수품을 만드는 소재로 조용하게 세상을 움직이는 ‘우레탄’은 생각을 더할

수록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 무한한 가능성에 절로 손을 뻗게 되는 나는 직

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창조에 도전한다. 매일 기술을 논의하다보니, ‘디유

티코리아’는 한 해 평균 4~5건의 특허 아이디어를 내고 출원을 한다. 상도 많이

받았다. 나는 ‘이달의 기능한국인’을, 박수환 이사는 ‘대통령표창’을, 장관상을 받

은 직원들도 다수다.

혹자는 우리 회사를 두고, ‘제조업계의 어벤져스’라고 하지만 나와 직원들은 묵

묵히 기술개발에 몰두한다. 우리는 기술, 한 길 밖에 모르는 외골수지만, 이 길이

곧 세계로 나아가는 수출의 길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3대 메이커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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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을 통해 세상과 만나온 ‘디유티코리아’는 요즘 두바이로 가는 길을 열고 있

다. 중동의 작은 항구에서 관광, 금융 허브로 도약한 두바이는 제조업 육성에 힘

쓰고 있다. 특히 ‘샌드위치판넬’을 생산하며 주변국가인 UAE 연방국에 건축자재

를 공급하는 두바이는 건축용 우레탄도 생산하고 있는 ‘디유티코리아’가 진출하

고 싶은 시장이다. 그래서 3년 전 ‘디유티코리아’는 KOTRA 두바이무역관에 지

사화사업을 신청하고, 중동 시장의 시장 파악과 바이어 주선을 요청했다.

“정용채 대표님, 두바이 무역관입니다.

시장 조사를 해봤는데, 두바이는 메이저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과 파격적인 서비스로 이미 시장을 점유한 상태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회사 제품은 경쟁업체보다 최대 50% 저렴하구요,

365일, 24시간 A/S 대응이 가능합니다.

지금도 직원의 1/5이 해외에 상주하며 품질 보증을 하고 있구요

두바이에 진출할 방법이 없겠습니까?”

“‘디유티코리아’는 세계적인 강소기업이니까 한 업체만 뚫으면 될 텐데 ....

어떤 곳이 좋을지 찾아보겠습니다.”

중동 진출의 꿈이 담긴 KOTRA 지사화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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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GE, 일본의 미쓰비시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먼저 찾는 우리 회사는 바이

어와 미팅만 성사되면 거래를 성공시킬 자신이 있다.

두바이 무역관도 ‘디유티코리아’의 강점을 믿고 있었기에 오래된 믹싱헤드를 사

용하고 있는 업체를 중심으로 거래선을 발굴했다. 부품을 곧 교체할 곳이라면 여

러 기업으로부터 샘플을 받을 것이고, 이 중에 ‘디유티코리아’의 샘플이 포함되

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게 두바이 무역관은 국내에서는 알기 힘든 현지 정보를 통해 아즈만Ajman에

위치한 ‘알 마지드AL Majed’사를 소개했다. 그 후로도 최고 경영자도 방문하고, 공

장도 직접 찾아가는 등 두바이 무역관은 우리 회사와 ‘알 마지드사’의 만남을 다

각적으로 주선했고, 면담 끝에 ‘디유티코리아’는 150만 달러 규모의 오더를 받았다.

국제기계대전 전시회 EVS28 전기자동차 전시회

060 D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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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3곳의 두바이 업체와 수출을 논의하고 있는 ‘디유티코리아’는 지사화사업

을 진행중인 두바이, 인도, 멕시코 외에 동남아시아 무역관에 지사화사업을 신청

할 계획이다.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우레탄의 영역을 넓히고 있는 ‘디유티코리아’는 우레탄 관

련 설비부품 제조를 넘어 우레탄 관련 제품을 직접 만드는 소비재 생산업체로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불면증도 개선하고, 디스크도 예방할 수 있는 기능

성 침대를 생산할 예정으로 우리 회사가 많은 소비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해외

신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KOTRA 무역관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는 늘 ‘기술을 내 인생의 동반자’라고 말해왔다. 그런데 내 인생에는 또 다른 동

반자가 있다. 기술로 개척해온 수출길을 넓혀주는 KOTRA다. 물론 ‘디유티코리

아’는 자력으로 수출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혼자 여는 수출길은 얼마나 더디고, 스

스로 이겨내야 할 일이 많을까? ‘폴리우레탄과 함께 하는 행복한 세상’을 목표로

하는 ‘디유티코리아’는 앞으로도 수출의 든든한 동반자와 함께 하며 꿈을 키워

갈 것이다.

함께 여는 세상길

DHV 0812-2K28 DMP PU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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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어린이 디자인용품 전문업체의 성장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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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월급 대신 소파를 받고 싶습니다~”

“네? 김종환씨, 내가 맞게 들은 건가요?

지난 한 달 동안 변형 영상 만드느라 밤낮으로 고생했는데

아르바이트 비용을 물건으로 받겠다구요?”

“제가 ‘디자인스킨’에서 아르바이트한 이유는

여기서 만든 ‘빈백Bean-bag’이 마음에 들어서거든요.

곧 엄마 생신이신데, 선물로 ‘디자인스킨’의 ‘빈백’을 하고 싶습니다.”

“이 학생 발상이 참 신선하네, 우리 회사랑 잘 맞아~

김종환씨, 어때요? 우리 회사에서 정식으로 일할 생각없어요?”

‘디자인스킨’ 해외영업부 팀장, 김종환. 현재 나의 직함은 팀장이지만, 나는 아르

바이트생으로 ‘디자인스킨’과 인연을 맺었다. 월급 대신 ‘빈백 의자’를 달라고 할

만큼 ‘디자인스킨’ 제품을 좋아하는 나를 눈여겨본 회사 사람들은 입사를 제안

했고, 2008년 나는 ‘디자인스킨’에 합류했다.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겨겨본 본회사사사람들은 입사를 제안

064 DESIGN SK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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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MP3플레이어 메이커, ‘아이리버’에서 디자인 팀

장을 지낸 송성진 대표가 2007년 설립한 ‘디자인스킨’은 내가 입사할 때만 해도

‘빈백’과 같은 리빙용품을 디자인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놀이매트, 유아

소파와 같은 유아용품을 만들고 있다. 변화의 계기는 소비자였다.

가구전시회에서 우리 제품을 본 엄마들은 ‘예쁘다’고 감탄하며 빨간색 하트 모양

의 ‘하트 소파’, 누에고치를 닮은 ‘코쿤 소파’에 아이를 앉힌 채 연신 사진을 찍었

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자신의 움직임에 따라 소파도 됐다가 침대도 되는 ‘빈

백’에 폭~ 빠져서는 일어날 생각을 안 했다. 이 모습을 보면서 ‘디자인스킨’은 아

이용 미니 ‘빈백’을 만들게 됐다. 사실 이 무렵 송선진 대표도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친환경 어린이 제품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상황이 자연스럽게 유아용품으로 흐르면서 ‘디자인스킨’은 아이들

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변신했다.

Transformer ① 리빙 아이템에서 유아용품으로

065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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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유연한 ‘디자인스킨’은 제품을 만들 때도 자유자재로 변형되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특히 기업 방향을 유아용품으로 바꾸면서 우리 회사가 내건 모토는

‘Play Fun’이다.

일반적으로 유아용 매트는 평평하게 생겼다. 그렇지만 ‘디자인스킨’은 빨강, 노랑,

초록, 파랑색 4조각의 판이 순서대로 연결된 ‘4단 접이식 매트’로 만든다. 이렇게

매트를 접이식으로 만들면 펼쳤을 때는 평범한 매트지만, 접으면 의자로, 세우면

병풍이 된다. 또 매트를 3단으로 만들고, 가운데 매트에 열고 닫을 수 있는 창문

모양을 내면 1초 만에 집으로 변신하는 하우스 매트가 된다.

아이들이 상상하는 대로 변형이 가능해도 안전하지 않으면 유아용 제품으로는

부적합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디자인 스킨’은 매트 끝에 뿔 모양 라벨

을 단다. 하얀색 지느러미처럼 보이는 ‘디킨몬(디자인스킨의 브랜드 캐릭터) 뿔’에 벨크로

를 붙여서 변형된 매트를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아이들이 재미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2010

년 업계 최초로 영·유아용 4단 접이식 매트를 만든 ‘디자인 스킨’은 ‘놀이매트’라

는 새로운 시장을 열며, 그 해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독일 ‘iF 디자인 어워

드’를 수상했다.

Transformer ② 상상하는 대로 변하는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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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용품에 디자인을 더해서 한 가지 기능에 멈춘 것이 아니라 다양한 놀이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있는 ‘디자인스킨’은 매트, 소파, 책상, 블록으로

이용할 수 있는 ‘4단 테트리스 블록소파’! 뒤집으면 책상, 세우면 놀이 소파로 변

신하는 ‘케이크 소파’! 등 매년 기발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로 ‘디자인스킨’은 특허와 디자인 등 70여건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

다. 그렇다고 디자인에만 신경쓰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스킨’ 전제품의 외부 소재는 PU 원단으로 무독성 검사에서 포름알데히

드 수치 0%가 나왔다. 내장재도 친환경 압축가교로 국내 안전기준인 KC 인증

과 유럽 안전기준인 CE 인증을 획득했다. 공정 또한 ‘디자인스킨’은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디자인스킨’의 독특한 디자인을 패턴으로 만들고, 재단하고, 봉제하

는 모든 과정이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진다.

‘트랜스포머’를 능가하는 디자인부터 안전성, 만드는 사람의 정성까지~ 삼박자

를 고루 갖추고 있는 ‘디자인스킨’은 ‘2012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 유아매

트 1위, ‘2015 한국소비자만족지수 1위’로 선정됐다.

변신의 즐거움에 디자인과 정성을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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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창의력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디자인스킨’ 제품은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2008년부터 각종 가구전과 박람회의 초청을 받은 ‘디

자인스킨’은 나가는 전시회마다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을 모은다.

그런데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제품의 아이디어와 창의성에 대해

서는 최고라고 하면서도 계약 얘기가 나오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베테랑 수출 기업은 이럴 때, 다양한 제안과 흥정으로 거래를 성사시키지만, 우리

회사는 유통보다 디자인에 중심을 두는 곳이다 보니 수출 노하우가 부족했다. 전

시회에 참여할수록 좋은 조언자가 필요했던 ‘디자인스킨’은 2012년 미국 LA 무

역관에 KOTRA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그 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일본 도쿄, 호주 시드니에서도 지사화사업을 하며 ‘일

본 도쿄 GIFTEX-BABY&KIDS’, ‘중국 상해 국제어린이유아임산부용품박람

회CBME’, ‘독일 뉘른베르크 토이완구페어’ 같은 전시회가 열릴 때면 무역관에 도

움을 청했다. 그러면 무역관에서 사전에 바이어를 모집해서 전시회 부스 방문을

주선했다.

전시회 기간에는 출장비만 받고 현장에 나와서 행사 준비도 같이 하고, 상담도

다각적으로 지원했다. KOTRA 지사화사업이 수출, 그 자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사화사업을 하면서 하나, 둘 쌓은 노하우는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

다.

수출 도우미 ‘KOTRA 지사화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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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디자인스킨’은 홍콩과 싱가포르 시장에 정식 수출되며 14만 달러의 수

출고를 올렸고, 지난 해는 26만 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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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호주, 일본, 중국, 타이완, 스위스, 6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디자인스킨’

은 호주 시장을 개척할 때도 KOTRA 지사화사업의 도움을 받았다.

2015년 1월 남양주시에서 주관하는 ‘호주 수출상담회’ 참가를 결정하면서 나는

시드니 무역관에 전화를 걸었다.지사화사업 담당직원에게 바이어 미팅을 부탁했

지만 기대는 적었다. 호주는 수출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낮을 정도로 가격 장벽

이 높은 곳이다.

반면 ‘디자인스킨’ 제품은 최고급 원단을 사용해서 100% 수작업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가격이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4년 전부터 도전했지만 열리지 않았던 호

주 시장. 이번에도 바이어 미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포기의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시드니에 가보니 ‘Cool Kids’와 ‘MTAModern Teaching Aids’ 회사가 ‘디자

인스킨’을 기다리고 있었다. 알고 보니 시드니 무역관은 호주의 주요 바이어를 모

두 만나며 거래를 타진했고, 가격적인 문제로 대부분의 바이어가 최종 단계에서

거절했지만 호주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두 바이어가 우리 회사와 거래 의사를 밝

힌 것이다. 이 중 ‘MTA’는 아이처럼 우리 회사 제품을 좋아했다. 결국 남양주에

있는 공장을 방문해서 직원들이 정성으로 제품 만드는 모습을 지켜본 ‘MTA’는

‘가격에 상관없이 수입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김종환 팀장님, 시드니 무역관입니다.

수출도 Transfor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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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가 잘 되고 있는지, 궁금해서 연락드렸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고민 중이었는데 조언 좀 해주세요.

MTA에서 우리 제품을 수입하는 대신에, 자신들이 호주에서 만들고 있는

체육용 매트를 OEM으로 제작해달라는데, 어떻게 하죠?

지금까지 ‘디자인스킨’은 우리가 만들어서 우리 이름으로 나갔는데,

우리 방식을 접으면서까지 수출해야 할까요?”

“팀장님, 수출 얘기가 오간다는 것은 사고 싶은 마음,

팔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거죠? 서로 원하는 게 있으면

거래가 성사되도록 의지를 보여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디자인스킨’이 ‘시스템을 바꿔서라도 수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여주면 MTA도 ‘디자인스킨’ 제품을 호주에서 더 많이 팔려고

노력하지 않을까요?”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난 KOTRA의 조언을 들으면서 나는 지금까지 수출을 한

다고 하면서도, 사실은 우리 제품을 우리 방식대로만 팔려고 고집했음을 깨달았

다. ‘디자인스킨’은 시장의 반응에 따라, 아이들의 상상력에 따라 자유롭게 변화

하는 회사인데, 수출 시장에서는 우리 회사의 장점인 유연함이 없었던 것이다.

논의 끝에 OEM 제안을 받아들인 우리 회사는 지난 해 12월 ‘디자인스킨 제품’

한 컨테이너, OEM 제품 한 컨테이어, 총 두 컨테이너를 보내며 호주 수출을 시

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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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도 트랜스포머형을 지향하는 ‘디자인스킨’은 지난 해 ‘아가방앤컴퍼니’와

M&A 계약을 체결하고, 연평균 15%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시장 진출에

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렇게 해외 시장을 넓히다보면 지금은 가격대가 높아서

아이는 좋아하는데 ‘아빠 돈 없으니까 다음에 와서 사자’ 쓸쓸하게 돌아서는 아

빠, 엄마도 부담없이 ‘디자인스킨’ 제품을 선물하는 날이 올 거라 믿는다.

물론 ‘디자인스킨’은 계속해서 수작업으로 제품을 만들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커지면 대체 소재 등 가격을 낮추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회

사는 ‘벤츠 기술로 포니를 만드는 날’을 꿈꾼다.

기술은 최고 수준이지만, 가격은 착한 유아용품. 가격마저도 유연한 회사가 되기

위해 ‘디자인스킨’은 오늘도 변화라는 단어에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벤츠 기술로 포니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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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롯데백화점 잠실점

2. 미국 ABC 엑스포

3. 일본 baby&kids fair

4. 코엑스 행사

1

3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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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Tech로 러시아에서 벌인 명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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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적이건, 본능적이건, 자신에게 맞는 일을 선택하고, 남과 다른 길을 걸어감으

로써 의표를 찌르는 위험과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승부사의 본능이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나, 김철영은 승부사다. 대학 졸업 후 삼성 SDI 종합연구소에서 디

스플레이 부품을 연구하며 브라운관, 프로젝션, PDP, LCD 등 TV의 변천사와

함께 했고, 1995년에는 중앙일보 경영기획실로 자리를 옮겨 5년간 경영의 흐름

을 익힌 나는 2001년 창업을 결심하고 직장을 그만두었다.

주변에서는 ‘창창한 미래가 보장된 대기업을 왜 그만 두냐?’고 만류했지만, 어려

서부터 ‘내 사업을 하겠다’는 뜻을 품었던 나는 10년 간 큰 회사에서 견문을 쌓

았으니, 이제는 목표를 실천할 때라고 생각했다.

승부사의 본능

미래나노텍’은 아직, 세계 시장의 도전자지

만 머지않아 전 세계 시장에서 세계 최고

의 기업과 정면 승부를 펼치는 진정한

경쟁자가 될 것이다.

076 MN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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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설립을 준비하면서 나는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자!

세계적인 회사로 키울 수 있는 분야를 찾자!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분야를 1년간 고민한 끝에 나는 2002년 ‘미래

나노텍’을 설립하며 LCD 광학필름에 승부수를 던졌다.

당시 예비 부부들의 필수 혼수품목은 LCD TV였다. LCD TV는 스스로 발광

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뒤에서 빛을 비춰야 하는데, 이 때 빛을 고르게 퍼뜨

려 선명함과 밝기를 높이면서 소비전력은 줄여주는 핵심 부품이 LCD 광학필름

이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세계 TV 시장을 호령하고 있었지만

LCD 광학필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LCD용 광학필름 시장은 미국의 3M

이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자신이 있었다. 연구소에서 근무할 당시, 패널이 제대로 빛을 낼 수

있도록 전자 궤적을 추적하고 새로운 부품의 성능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주된 업무였기 때문에 제품 설계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설계 방향

으로, 나는 3M과의 정면승부를 택했다. ‘특허 괴물’로 불리는 3M은 필름 표면에

정면승부로 골리앗에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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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변삼각형 모양의 패턴을 새긴 ‘프리즘 시트’로 특허를 갖고 있었다. 다른 기업

들은 3M의 장벽 자체가 너무 높아서 도전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했지만, 3M이

특허를 가지고 있다면 나도 나만의 특허로 승부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 때부터 연구진들과 새로운 길을 찾은 끝에 2003년 부등변 삼각형 패턴을 새

긴 필름을 설계했다. 그런데 당시 우리나라는 제작공정, 필름원단, 원료 소재뿐만

아니라 양산을 위한 기계설비, 기술자도 없었다.

필름 원단만이라도 구하기 위해서 일본, 미국, 독일을 돌며 기술을 가진 업체를

찾아다녔지만 허사였다. 필요로 하는 장비와 기술을 가진 곳은 오로지 3M 한

곳이었다. 3M이라는 큰 산을 절감한 순간이었지만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었다.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필름 원단부터 개발

하자는 마음으로 모든 단계, 단계를 몸으로 부딪쳐가며 독자적인 공정과 제품개

발을 이어갔다. 집을 팔고 장인의 퇴직금을 모아 마련한 3억원의 자본금이 제로

가 된 2004년, ‘미래나노텍’은 순수 국내기술로 프리즘시트와 확산시트를 통합

시킨 광학필름인 ‘UTEUtility Enhancement Sheet’ 개발에 성공했다. 마이크로 렌즈

타입의 ‘UTE’는 확산과 집광의 기능을 광학필름 한 장으로 동시에 수행이 가능

해 저전력화와 슬림화를 요구하는 시장의 변화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한국의 작은 기업이 새로운 공법으로 30%나 원가절감이 가능한 고품질 광학필

름을 생산하자, 독점 체제는 붕괴됐다. 그렇게 2002년, 10명도 안 되는 인원으로

출발한 ‘미래나노텍’이 수만 명의 직원과 8만 개 이상의 제품군을 가진 글로벌 기

업, 3M과 대등한 경쟁를 벌이자 업계에서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며 ‘미래나

노텍’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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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부터 3개월마다 새로운 필름제품을 만든 ‘미래나노텍’은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대만, 중국 등 LCD를 생산하는 모든 국가에 수출하며 전 세계 6대 메이저

회사에 광학필름을 납품하는 유일한 기업으로 성장했고, 2009년에는 광학필름

세계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정상에 섰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우리 회사의 사훈은 ‘고민하는 사람만이 미

래를 열 수 있다’이다. 우리같은 벤처기업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살아남는 방법은

연구개발뿐이다. 실제로 ‘미래나노텍’은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시작된 곳이기 때

문에 우리의 눈은 항상 미래를 향해 있어야 하고, 성공할수록 과거의 영광은 잊

고 혁신을 거듭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광학필름 시장 정상에 오르기 전부터 새로운 시장에 도전한 ‘미래나노텍’

은 터치필름, LED 조명용 부품사업, 건축용 윈도 필름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

다. 제2의 도약을 위한 도전에는 ‘교통안전용 재귀반사필름’도 있었다. ‘교통안전

용 재귀반사필름’은 빛이 되돌아오는 특성을 이용해 도로의 교통 표지판, 공사현

장의 안전 기구물, 중앙선의 안전이나 교통 분야 등에 많이 쓰이고 제품으로 2조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2005년부터 이 분야를 연구한 ‘미래나노텍’은 5년에 걸친 노력 끝에 순수 자체

기술로 세계에서 3번째로 도로 교통 표지판용 반사시트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

했다.

챔피언이 아닌 새로운 도전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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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든 ‘재귀반사 필름’은 2011년 중국 교통부 장관이 직접 전시회장에 와

서 제품을 살펴볼 만큼 큰 관심을 받았고, 터키와 1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

는 등 세계 26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시장에도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 ‘재귀반사 필름’에서도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3M이다.

윈도우 필름 생산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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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이번에 러시아 정부에서 도로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데,

도로의 개보수와 신설에 ‘재귀반사 필름’을 대량으로 구매한다고 합니다.”

2012년 러시아 정부의 도로 인프라 사업 소식을 듣고, 나는 러시아로 진출할 적

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러시아는 3M, Avery Dennison, Orafol 등 미국과

독일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특히 대규모 유통체인업체를 보유한 3M

은 20년 넘게, 러시아 정부 부처와 돈독한 비지니스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풍부한 경험과 시장에 대한 장악력을 갖춘 선두주자와 한판 승부를 벌어야 하

는 상황 속에서 나는 KOTRA 모스크바 무역관에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나

는 도전과 혁신의 힘을 믿지만, 그에 못지 않게 ‘인화人和’를 중시한다.

여러 사람이 한 마음으로 뭉쳐 화합하면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면서 앞으

로 나아갈 수 있다. 사람의 힘이 얼마나 중요하면 ‘맹자孟子’ 또한 ‛천시불여지리天

時不如地利요 지리불여인화地利不如人和라, 하늘이 준 시기가 지세地勢의 이로움에 이

르지 못하고, 지세의 이로움이 인화人和에 이르지 못 한다’고 했을까?

그렇다고 아무나와 인연을 맺을 수는 없기에 KOTRA라는 든든한 국가기관과

함께 하기로 한 ‘미래나노텍’은 이 때부터 모스크바 무역관과 함께 바이어 발굴

에 나섰다. 특히 모스크바 무역관은 기존 업체의 아성을 뚫기 위해서 인터넷 조

러시아에서 다시 만난 맞수, 하지만 우리에겐 KOTRA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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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터 주요 바이어들이 모두 참석한 전문 전시회, 잠재 바이어까지 모두 방문하

고 전화 문의하며 ‘미래나노텍’의 브랜드 ‘MNtech’를 알렸다.

우리 회사도 자체 개발한 ‘UV 임프린팅 기술(낮은 온도와 낮은 압력에서 자외선을 통해 반사

가 될 수 있는 패턴을 만드는 방법)’의 장점인 기존 제품 대비 120% 높은 반사 성능과 20%

낮은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적극 홍보하며, 기술력으로 러시아 시장에 다가갔다.

이렇게 힘을 합치자, 1년도 채 안 돼서 러시아에서 도로표지판용 반사지를 취급

하는 모든 업체가 ‘미래나노텍’의 ‘재귀반사시트Retro reflective Sheet을 알게 됐고

2013년 우리 회사는 모스크바에 소재한 RIK사와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내가 지향하는 미래를 다른 누군가도 공감하며, 함께 바라보는 것은 행복한 일이

다. 공관共觀. 모스크바 무역관과 함께 미래를 보았기 때문에 함께 개척할 수 있었

던 러시아 시장은 함께의 힘을 일깨우며 세계 어디든,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

을 심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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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나노텍’은 아직 세계 시장의 도전자지만 머지않아 전 세계 시장에서 세계 최

고의 기업과 정면 승부를 펼치는 진정한 경쟁자가 될 것이다.

승부사로 불리는 우리 회사는 매일 매일 혁신적인 기술과 획기적인 제품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세계 어디를 가든, 함께 걸어갈 KOTRA라는 동반자가 있기에 벤처

기업에서 시작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최초의 성공 사례를 꿈꾸는 ‘미래나노텍’

은 오늘도 현실 너머에 있는 미래를 본다.

벤처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초유의 사례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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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설비건설업계 히든 챔피언의 수출 히든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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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이번에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LNG 저장탱크공사를 맡게 된

‘삼진공작’, 복경담 부장입니다~”

“아, ‘삼진공작’~

이번 프로젝트 시공사도 ‘삼진’이군요.

내가 입사해서 처음 맡았던 공사도 ‘삼진공작’에서 수주했는데,

30년이 지나도 산업 설비 건설에서 ‘삼진공작’을 따라올 곳이 없네요.

복 부장, 이번 프로젝트도 잘 부탁합니다.”

새로운 공사를 맡아서 발주처와 회의를 할 때마다 나는 같은 반응을 경험한다.

회사 이름을 말하자마자 나오는 감탄사! 우리 회사가 참여한 공사에 대한 극찬!

새로운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

업계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삼진공작’은 1967년, 황선복 대표가 설립한 뿌

리깊은 산업 설비 건설회사다.

아! 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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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창립 50주년을 맞는 ‘삼진공작’은 1967년 바닷바람에 모래가 날려서

눈도 뜰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영일만의 신화를 창조한 포항제철소 공장 공사

에 참여하며 기업 활동을 시작했다.

이 때부터 ‘품질이 전부’라는 신념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공사하는 현장마다 영

혼을 담아온 ‘삼진공작’은 산업기계설비, 강구조물공사, 철물공사 등을 담당하는

산업기계설비 전문건설업체로 대한민국 건설의 역사와 맥을 같이 했다. 포항제철

의 초기시설과 광양제철의 초기시설 공사를 시작으로, 1973년 사우디아라비아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한 ‘삼환기업’ 등 수많은 건설사들이 중동으로 향하던 시

절, 우리 회사도 하청업체 1세대로 중동 건설 붐을 이끌었다.

통영 LNG생산기지, 평택 LNG생산기지 등 LNG 플랜트! 울산오일뱅크, 여수

오일뱅크 등 석유화학플랜트! 포항제철의 초기시설과 광양제철소 고로, 제강공

장, 냉연공장, 재생로, 조립시설 등 주요 설비시설의 신설과 개보수를 수행하는 산

업플랜트! 영동고속도로, 섬과 섬 사이를 잇는 거금대교, 영종대교 등 교량 설치!

롯데월드, 테크노마트 등 고층건물 강구조물! 부산월드컵경기장, 고척동 돔구장

등 스포츠시설의 강구조물!

대형 프로젝트에는 모두 참여하며 ‘철이 있는 곳에는 삼진공작이 있다’는 이야기

를 들을 정도로 크고 중요한 공사도 수행했다. 특히 ‘삼진공작’은 영광 원자력 발

전소를 시작으로 울진 원자력, 고리 원자력, 월성 원자력 등 국내에서 운영되고

철로 만든 것은 무엇이든 삼진공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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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원자력 발전소는 한 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관여했고, 북한 경수로KEDO와

한국 최초의 해외원전사업인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에도 참여하며 기계 분야의

핵심 파트너로 불리고 있다.

당진9,10 화력발전소

파주열병합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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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코스피 상장기업 686개의 평균

수명은 32.9세로, 하나의 기업이 탄생해서 생존하는 기간은 33년이 조금 안 된다.

하지만 한국 현대사가 굴곡의 역사를 써온 1960년대 기업 활동을 시작한 ‘삼진

공작’이 숱한 시련 속에서도 성장하며 이렇게 많은 공사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사람이다.

‘삼진공작’은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도 소중한 우리 회사의 식구로

여긴다. 실제로 공사가 후반으로 접어들면 영업팀의 움직임은 빨라진다. 공사가 끝

나면 바로 새로운 공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발품을 파는 것이다. 그래야

일용직 근로자들도 ‘이번 공사가 끝나면 어디 가서 일자리를 구하나?’ 불안한 마

음없이 일할 수 있고, 본인이 원하다면 계속해서 ‘삼진공작’의 공사에 참여하며 한

팀으로 일할 수 있다.

이처럼 회사가 사람을 중시하기에 나를 비롯한 직원 한 명, 한 명이 ‘품질중심주

의’ 철학에 공감하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 그래서 직원 스스로 기술 개

발에 힘쓰고, 불량률도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원가절감을 위해 노력하며 경쟁

력을 높여가는 ‘삼진공작’은 ‘대규모 사업에는 삼진이 참여해야 성공리에 공사를

수행할 수 있다’는 시장의 신뢰를 받고 있다.

사람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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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삼진공작’은 인연도 소중히 여긴다. 한 번 인연을 맺으면

한결같은 신뢰를 보여주기 때문에 시공사와의 협력 관계가 오랜 시간 지속되는

‘삼진공작’은 ‘포스코’가 브라질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관제철소 건립사업에도 ‘포

스코’의 요청으로 동참하고 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삼진공작 캐나다 법인’도

시공사의 인연으로 시작됐다.

우리 회사는 2010년 ‘GS건설’이 수주한 ‘캐나다 Black Gold Oil Sand Project’

에 참여하기 위해 2012년 캐나다에 진출했다.

‘캐나다 Black Gold Project’는 ‘GS건설’이 ‘석유사업의 블루오션’이라 알려진

오일 샌드 분야에 국내 최초로 진출한 사례로 캐나다 알버타주 콘클린 블랙골드

광구에 SAGD(뜨거운 스팀으로 석유성분을 녹인 뒤 비투멘을 지상으로 뽑아내 오일과 불순물을 분리하

는 공정) 방식으로 원유를 정제하는 중앙 공정시설 및 주변 시설물을 건설하는 공

사다.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지켜본 캐나다는 숨겨진 ‘블루오션’이었다. 베네수

엘라에 이어 오일샌드 매장량 세계 2위 국가인 캐나다는 셰일가스 개발도 활발

해서 ‘삼진공작’과 같은 산업 설비 건설회사가 진출하기 적합한 곳이었다. 더구나

캐나다는 선진국이지만 공장 등의 시설은 많은 편이 아니다.

즉, 우리 회사가 플랜트 건설에 필요한 기술을 전수하며 수출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했기에 2012년 5월 ‘삼진공작’은 캐나다 법인을 설립하고 활동 거점을 구축

했다. 그런데 캐나다는 우리 회사가 이전에 법인이나 지사를 설립한 사우디 아라

캐나다, 숨겨진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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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 태국, 바레인, 카타르, 아부다비와는 달랐다.

다른 국가들은 법인이나 지사를 마련하면 판로 개척, 바이어와의 거래가 수월하

게 진행됐는데, 캐나다는 수십 번 연락을 해도 답장조차 받기 힘들었다. 우리가

갈 곳은 명확히 보이는데, 기존 설비 건설 회사들이 발주처와 돈독한 관계를 맺

어 있어서 진입 자체가 어려운 유리 장벽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들만의 리그’처럼

보이는 캐나다 시장, 이 두터운 성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했다.

캐나다 블랙골드 오일탱크 PJ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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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 KOTRA 밴쿠버 무역관을 자주 찾았던 나는 무

역관에서 현지 진출을 지원하는 지사화사업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산업 설비를 건설하려면 현지 사정에 밝고 인맥이 탄탄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

입찰에 성공하려면 제품 품질, 가격 경쟁력 못지 않게 입찰 정보를 신속하게 파

악해야 하는데, 우리에게는 공사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지원해줄 KOTRA가 필

요하다’

‘삼진공작 캐나다 법인’의 제네럴 매니저로 현지 네트워킹과 정확한 정보, 신속한

업무 교신이 필요했던 나는 2012년 밴쿠버 무역관에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그러자 마치 문이 열린 것처럼 내가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 바로 그 시점에 바이

어와의 만남이 성사됐다. 특히 개인 기업의 연락에는 응하지 않았던 정부 기관이

대한민국 정부 산하 기관인 KOTRA의 연락에 바로 회신했다. 국가가 우리 기업

뒤에 있다는 든든함을, 국가의 힘을, 국가의 신뢰를 온 몸으로 체감하는 순간이

었다.

KOTRA의 도움으로 밴쿠버 주정부, 알버타 주정부 관계자 등과 만난 나는 세

계적인 수준의 기술력과 수행경험을 소개하며 ‘삼진공작’의 이름을 알리고, 존재

를 각인시켰다.

밴쿠버 무역관이 주최한 ‘캐나다 캘거리 국제석유전시회 연계 로드쇼’에도 참가

하며 신규 발주처 발굴에 박차를 가했다.

캐나다 개척의 히든 카드, KOTRA 지사화사업

092 SAM-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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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캐나다 최대 에너지 회사인 ‘Suncor Energy’와 여러 차례 상담하며 2조

6,000억원 규모의 ‘Forthills Project’에 오일탱크 공사를 수주하게 되었다.

일단 공사가 시작되면 ‘삼진’은 걱정할 것이 없다. ‘삼진공작’의 공사 기간은 다른

업체보다 20-30% 빠르다. 그러면서도 불량률은 1%도 안 된다. 가격도 한국 공

장에서 만들어서 캐나다 현지에서 조립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대가 높지 않다.

무엇보다 공사를 할 때 나타나는 성실한 작업 태도는 캐나다 발주처들에게 강인

한 인상을 남긴다.

실제로 ‘Suncor Energy’의 추가 프로젝트에 공식 입찰 초대를 받은 ‘삼진공작’은

캐나다 리그 속으로 들어가며 LNG 사업 개발에 힘쓰고 있다.

여수오일탱크

안산복합화력

093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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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역학의 관점으로 봤을 때, 큰 엉덩이에 작은 날개를 가진 땅벌은 하늘을 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비행은 날개 아래로 흐르는 공기보다 날개 위로 흐르는 공기가 빠르

기 때문에 압력이 높은 아래쪽에서 낮은 위쪽으로 날개가 떠오른다.

그런데 땅벌은 이 같은 양력揚力이 아니라 공기 속의 점성력占星力을 이용해서 하

늘을 붕붕 날아다닌다. 하늘을 날고 싶은 의지가 있다면 조건이나 환경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할 수 있다’를 외친다. 지난 반 세기동안 조건과 환경에 상관

없이 최선을 다하며 믿을 수 있는 기업, 함께 하고 싶은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삼

진공작’. 앞으로도 우리 기업은 조건을 따지지 않고, 환경을 탓하지 않고 더 높을

곳을 향해, 비상할 것이다.

더욱이 우리에게는 KOTRA라는 든든한 동료가 있으니, 두터운 유리천장은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다.

지난 반 세기가 그러했듯, 앞으로도

화성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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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도 뜨거운 열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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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야, 이제 가십니꺼?” “철곤아, 이제 중핵교 입학한 니헌테

어무이랑 막디이 맡기고 군대 가는 맴이 안 좋지만 어야노?

선철곤, 이쟈 니가 가장인기라. 마음을 단디무라~”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중학교에 입학한 14살, 군에 입대한 형의 부재로 어머니

와 남동생을 부양하게 된 나는 공부하랴, 농사일 하랴, 참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가난은 벗어날 수 없었고, 어린 나이에도 ‘인생이란 무엇일까? 왜 우리는 열심히

사는데 잘 살 수 없을까?’ 삶에 대해 고민했다.

인생에 대해 묻고, 대답하기를 수없이 되풀이한 끝에, 나는 기술을 배우기로 했

다. 중2때 이미 진공관 엠프와 라디오를 만들었으니, 기술을 익히면 사는 게 한결

수월할 것 같았다. 이 결심대로 김해농공고등학교 기계과를 졸업한 나는 회사에

들어가 기능공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획기적인 발명으로 표창도 받고, 창원기능대학에서 공부도 하며 ‘금속기능장’을

취득했지만 인생에 대한 답은 여전히 빈 칸이었다.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는 많은

데, 이 제품을 내가 직접 만들어서 세상에서 내 기술로 승부하며 온전한 성취감

을 느끼고 싶었다. 이런 와중에 독일 회사와 기술제휴를 맺기로 한 일이 중단되면

서 인생에 대한 의문이 커진 나는 이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뀌기로 했다.

인생의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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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8월 자동차 프레스 부품을 생산하는 ‘썬프레인코’를 설립한 나는 기업을

시작하면서 바로 영국과 네덜란드로 부품을 수출했다. 그러나 나는 안주하지 않

고 기술 개발에 몰두했다. 자동차 가공업체인 2차 협력업체에서 탈피하기 위해

서는 우리만의 핵심 기술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 5명으로 시작한 영세한 회사에서 기술 개발의 끈을 이어가는 쉽지 않았

지만 ‘우리는 기술로 승부한다’는 생각으로 열정을 쏟았고, 회사 설립 2년 만인

1994년 일본 후지전기 자판기용 HINGE(경첩), 대우자동차 승용부품 CLIP 등

8개 부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듬 해에도 자동차 진동을 감쇠시키는 중요한 하체부품인 SHOCK

ABSORBOR, Door의 개폐와 하중 지지에 사용되는 GAS SPRING 부품을

개발한 ‘썬프레인코’는 1996년 두원정공 디젤엔진 SHAFT JOINT PLATE

ASS’Y 및 COVER를 개발하며 일본 전장 수입품 국산화에 돌입했다.

이 때부터 매년 대우 국민차, 현대자동차 부품 개발과 국산화를 이룬 ‘썬프레인

코’는 2003년 중요한 도전을 시작했다. 해외 선진 가스 스프링업체와 국내 대기

업에서도 개발에 실패한 ‘자동차 시트용 고압 가스 스프링’을 우리 기술로 만들

어보기로 한 것이다.

열정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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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스프링’은 한 쪽이 막힌 가느다란 실린더 안에 고압의 가스와 오일을 집어

넣은 뒤 반대편을 피스톤으로 막아 차량의 뒷문이나 보닛 등을 부드럽게 여닫

는 데 사용한다. 이 중 ‘시트용 가스 스프링’은 일반 제품보다 3~4배 무거운 하

중을 견뎌야 하는데, 기존 업체들은 이 장벽을 넘지 못 했다.

그렇지만 2002년 ‘가스 스프링’을 개발하며 기술 자신감이 오른 우리 회사는

2003년 초부터 자체 개발과 산학협력을 병행한 끝에 2004년 제품 개발에 성공

했다. ‘자동차 시트용 가스 스프링’을 개발하는 1년 6개월 동안 막대한 자본과 기

술력의 독일, 미국 기업에 밀려서 도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열정으로 역경을 극

복하고, 꿈을 향해 나아간 ‘썬프레인코’는 ‘가오스GAOSS(가스 앤 오일 스프링 시스템)’라

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했다.

나에게는 자식과도 같은 ‘가오스GAOSS’를 알리기 위해, 나는 제품을 들고 4개월

동안 지구촌 곳곳을 뛰어다녔다. 한국의 작은 업체가 자동차 시트용 고압 가스

스프링 개발에 성공해서 직접 제품을 보여주자 깜짝 놀란 바이어들은 ‘자동차

부품 시장에 태양이 떴다’며 관심을 보였다.

이 중 ‘썬프레인코’는 ‘다임러 크라이슬러Dimler Chrysler’에 시트를 공급하는 매그

나MAGNA그룹의 ‘인티어intier’와 공급권을 체결했다. 또 이스라엘과 인도 시장을

개척한 공로로 2004년 ‘무역의 날’에 신시장 개척부문 ‘국무총리상’도 받았다.

태양이 뜬다

100 SUNPREIN 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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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부터 24시간 해외 거래처와 채널을 열어놓고 실시간 경영을 하게 된 나는

저녁 9시에 해외 거래처와 국제 회의를 주관하고, 부족한 부분은 e-메일로 실시

간 소통하고 있다. 메일을 주고 받다보면 새벽 2시를 훌쩍 넘길 때도 많지만, ‘거

래처의 요구사항은 24시간 안에 무조건 해결하자’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현지

에 있는 로컬 기업보다 더 자주 소통하고, 더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기술이 뛰어나도 경쟁에서 밀려나게 된다.

그렇지만 전화나 온라인 대화는 한계가 있다. 긴밀한 신뢰 관계 형성을 위해서 고

민하던 나는 2004년 KOTRA 캐나다 토론토 무역관에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우리 기업과 공급권 계약을 맺은 ‘매그나그룹’은 캐나다 최대의 자동차 부품 생

산기업이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매그나그룹’과의 긴밀한 소통을 부탁하면서 토

론토 무역관에 특별한 주문을 했다.

“우리 궁합 좀 맞춰봅시다~”

“네? 선철곤 대표님, 유머 감각이 남다르시네요.

지사화사업 신청하면서 궁합 맞춰보자는 기업은 처음입니다.”

“저는 진지하게 하는 얘깁니다.

우리 회사와 토론토 무역관의 궁합이 뭐겠습니까?

우리가 먼저 요청하지 않아도 KOTRA 지사화 전담 직원이

성공 궁합, KOTRA 지사화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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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의 가려운 곳을 알고, 먼저 움직여 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알겠습니다. 이제부터 가스 스프링을 비롯해서 ‘

썬프레인코’에서 개발한 제품들!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부탁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뭔가요?”

“킬러 본능을 발휘해 주십시오~”

내가 생각하는 ‘킬러 본능’은 기회를 모색하고, 기회가 찾아왔을 때는 과감하게

승부를 걸어서 포착하는 능력이다. ‘매그나그룹’은 세계 5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데 이렇게 큰 기업과 거래하다보면 ‘댐퍼Damper’, ‘프리락Free Lock’, ‘휠캡Wheel Caps’

등 우리 회사에서 만드는 다른 부품도 수출할 기회가 생길 것이다. 캐나다 현지

102 SUNPREIN 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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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감지할 수 있는 이 같은 움직임이 있을 때, 우리 회사에 전해주는 한편, ‘매

그나그룹’에 ‘썬프레인코’의 다양한 제품을 소개해주기를 요청한 것이다. 쉽지 않

은 요구를 흔쾌히 받아들인 토론토 무역관은 우리 회사를 대신해서 ‘매그나그

룹’과 수시로 만나고, 수출 마케팅을 지원하며 킬러 본능을 발휘했다. 이 같은 노

력으로 ‘썬프레인코’는 2006년 캐나다 수출액 백만 달러를 달성했고 거래처도

늘어나며 북미 OEM 기업들과 많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캐나다 수출은 오래

지 않아 막을 내리게 되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무사히 넘겼지만, 이 여

파로 캐나다 바이어가 생산라인을 멕시코로 이전하면서 우리 회사도 멕시코로

수출선을 변경했다.

한때 수출 규모가 연간 5백만 달러까지 상승하며 ‘썬프레인코’의 주무대였던 캐

나다는 그렇게 멀어지는 듯 했다.

SUNPREIN Gas Spring SUNPREIN Oil Damper

103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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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도 기술 개발을 계속하며 30여개에 달하는 특허를 취득하는 등 글로벌

강소기업 반열에 든 ‘썬프레인코’는 미국, 독일 등 여러 나라로 수출하고 있다.

이렇게 세계 지도에 수출국의 깃발을 꽂을 때면, 나의 눈길은 캐나다에 머물렀

다.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 토론토 무역관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입가에 미소를 짓

기도 하고, ‘매그나 그룹’을 대체할 거래선을 찾지 못한 아쉬움에 캐나다 지도를

한참을 보곤 했다.

3년 전에도 지도 앞에서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다가 문득 토론토 무역관 담당자의

안부가 궁금해서 전화기를 들었다. 그런데 이 날은 캐나다의 유력 메커니즘 모듈

전문 생산 기업이 무역관에 찾아와 ‘가스 스트럿(리프트)’ 관련 개발 의뢰를 한 날

이었다.

이 기업은 북미 인기 차종인 Ford Pickup Truck의 수하물 공간 탑승을 돕는

Box Step 모듈에 ‘가스 스트럿’을 적용할 예정인데, 캐나다에서는 조달업체를 찾

을 수 없었다.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개발 의뢰를 했지만 캐나다 로컬기업들은 부

드럽게 작동하면서도 마모와 부식에 강하고, 반복되는 높은 하중의 부하를 견뎌

야 하는 제품 개발에 난색을 표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업체를 찾을 수 있을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토론토 무역관을 방문한 날, 마침 내가 전화를 한 것이다.

약속이라도 한 것같은 우연에 우리는 다시 한 번 궁합을 맞추기로 했고 나는 토

론토무역관 지사화사업에 재차 가입했다.

다시! KOTRA 지사화사업

104 SUNPREIN 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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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우리 회사 직원만큼 열심히 제품 개발, 샘플테스트, 생산, 사후 품질문

제 대응 등에 참여한 토론토 무역관의 지원으로 우리 회사와 캐나다 바이어의

제품 개발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됐고, 2015년 10월 완제품 공급이 확정됐다.

두 번에 걸친 지사화사업으로 캐나다에서 순항하고 있는 ‘썬프레인코’는 또 다른

세계를 향해 달리고 있다.

아무리 많이 써도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은 열정은 새로운 삶으로 가게 하는 힘

이기에 나는 영혼의 불꽃처럼 안에서 타오르는 에너지에 불을 밝힌다.

뜨겁게, 더 뜨겁게

‘킬러 본능’은 기회를 모색하고, 기회가

찾아왔을 때는 과감하게 승부를 걸어서

포착하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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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벤처기업의 세상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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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server 유통 전문가, 김영규’로 IT 분야에서 활동해온 나는 2010년 영상전송

및 무선통신 전문개발업체 ‘알엔웨어RNware’를 설립했다.

유통을 하다 보면 IT의 흐름도 보이고, 소비자의 요구도 듣게 된다. 그런데 시장

에는 이를 충족시킬 제품이 없어서 아쉬울 때가 많았다. 그 때마다 ‘내가 직접

만들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데...’ 제조의 꿈을 키워오다 마음

이 맞는 연구 개발자들을 만나서, 꿈을 펼치기 시작했다.

제조에 뛰어들면서 세운 목표는 한 가지다. 해외 수출! 우리만의 기술로, 우리 것

을 만들어서 지구촌의 소비자를 만족시키자였다.

내 제품을 만들자

108 RNW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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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분명했던 ‘알엔웨어’는 첫 제품으로 ‘100인치 광학식 멀티 터치스크린’을

개발했다. 여러 제품 중 ‘100인치 멀티 터치스크린’을 택한 이유는 대형화된 터

치 스크린을 원하는 시장의 추세에 따른 것이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입력하는 터치스크린 중 가장 큰

광학 방식의 멀티 터치 디스플레이 장치를 만들자!’ 야심차게 개발방향을 정한

나는 직원들과 1년 동안 밤을 새가며 개발에 열중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2011년 기대작을 출시했지만 빛의 속도로 변하는 IT

시장에는 이미 100인치 멀티 터치스크린이 나와 있었다. 이 제품과 우리 회사 제

품은 제조 방식 자체가 달렸지만, ‘최초의 100인치 멀티 터치스크린’이라는 자리

를 놓친 ‘알엔웨어’는 시장에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 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돌아온 것은 쓰디쓴 실패. 그런데 고배의 잔에는 성공의 씨앗이

들어있었다.

실패 속에 답이 있다

109지사화 우수 사례집

알앤웨어 제품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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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렇지만 터치스크린은 전자칠판으로 학교와 기업에서 주로 사용된다.

터치스크린 개발을 위해서 학교를 자주 방문했던 나는 현장에서 ‘터치스크린은

좋은데 아이들에게 보여줄 콘텐츠가 없어서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상이 있어서 UBS에 담아 와도 용량이 큰 영상은

끊어지기 일쑤고, 자료는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설명해야 하는데, 노트북에 저장

된 자료를 전자칠판에서 보려면 노트북과 전자칠판을 연결하는 케이블을 꽂고,

입력단자와 연결하고, IP를 설정하고,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하다보면 수업 시

간이 다 지난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의욕적으로 스마트 교육을 추진하지만, 막상 교실은 터치스크린, 빔

프로젝터, 노트북 등 각종 기기를 연결하는 선이 널려 있고, 이 선들이 계속 말썽

을 일으키는 현실을 보면서 나는 ‘간편하게 콘텐츠를 전송하는 장치가 있으면 좋

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100인치 광학식 멀티 터치스크린’의 실패를 곱씹어보던

중, 이 때의 아쉬움이 떠오른 나는 두 번째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내가 만들고 싶은 장치는 별도의 전원이나 선 없이, 어떤 설치도 없이 꽂기만 하

면 모든 영상, 사운드, 콘텐츠 화면이 전송되는 기기였다. 무선전송기술의 가장 큰

단점인 호환성에서도 벗어나고 싶었다.

PC, 스마트패드, 스마트폰, 캠코더, 게임기. 영상출력 장치라면 어떤 기기든 상관

꽂기만 하면 되는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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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이 꽂을 수 있고, 주파수 간섭이나 무선 네트워크 성능 문제에서도 자유로운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특히 지금까지의 전자칠판은 선생님 컴퓨터의 콘텐츠를

연결했지만, 이제부터는 학생들의 화면도 볼 수 있도록 해서 그룹 수업도 하고,

토의도 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고 싶었다.

이 목표를 향해 2년간 노력한 끝에, ‘알엔웨어’는 2013년, PC나 스마트폰, 캠코더

등 스마트 기기의 영상과 음향을 TV나 전자칠판과 같은 외부 출력장치로 무선

전송할 수 있는 제품, ‘애니싱크ANYSYNC’를 개발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IT

박람회, ‘한국전자전(KES 2013, 2013년 10월 7일~10일)’에서 선보인 ‘애니싱크’는 큰 반향

을 일으켰다.

노트북이나 태블릿, PC 같은 스마트 기기에 송신기를 달고 스위칭 버튼을 누르

면 수신기를 단 디스플레이 장치가 동영상, 게임, 문서, 웹, E-book 등 스마트 기

기의 콘텐츠를 그대로 보여주는 리얼 미러링에 관람객들은 부스 앞을 떠날 줄 몰

랐다.

특히 세계 최초의 N:1 스위칭 ! 수신기 1대에 송신기가 254대까지 연결되며 수신

인이 원하는 기기의 화면을 자유롭게 선택해서 볼 수 있는 기능에 사람들은 박

수치며 감탄했다. 그 중에는 운명의 바이어도 있었다.

111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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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전’의 성공으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구입

요청을 받고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 12월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벨기에 교육현장에 의자부터 전자칠판까지 다양하게 공급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 바이어는 ‘한국전자전’에서 인상깊게 본 무선 영상전송장치, ‘애니싱

크’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다는 문의 메일을 보냈다.

처음부터 수출 기업을 지향한 나는 이 곳이 ‘알엔웨어’의 수출길을 열어줄 중요

한 파트너임을 직감했다. 그 즉시, 답장을 쓰고 제품 소개서를 첨부해서 보냈다.

그런데 벨기에 바이어가 보낸 메일에 ‘답장’으로 쓴 메일이 계속해서 리턴됐다. 바

이어의 홈페이지도 방문했지만 전화번호와 주소 대신 이메일만 기재돼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나는 KOTRA 벨기에 브뤼셀무역관에 전화했다.

수출 프롤로그, 이 기업이다!

GITEX 전시회 K-ICT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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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십시오~”

“여보세요? 여기는 KOTRA 브뤼셀 무역관입니다~”

“그래서 전화한 겁니다.

저는 ‘알엔웨어’ 대표, 김영규라고 합니다.

이런 부탁드려서 죄송한데요, 바이어한테 연락 좀 해주시겠습니까?”

본래 거래처 연락 업무는 KOTRA 지사화사업에 참가해야 받을 수 있는 지원이

다. 하지만 절박한 마음이 닿은 탓인지, 브뤼셀 무역관은 업체에 전화를 해서 상

황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 목소리는 한 줄기 빛과 같

았다. KOTRA 해외무역관의 역할을 절감한 나는 2014년 브뤼셀 무역관에 지

사화사업을 신청했다. 그리고 또 다시 바이어와 연락해줄 것을 요청했다.

“‘알엔웨어’ 대표, 김영규입니다.

바이어에게 제가 곧 찾아가겠다고 전해주십시오~”

“드디어 바이어 초청을 받으신 겁니까?”

“아닙니다. 작년에 도와주셔서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는데 진전이 없네요. 제품 수

입 의사가 있는 건지, 직접 만나봐야 겠습니다~”

KOTRA 지사화사업은 든든한 우리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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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찾아 가겠다’는 나의 의사는 벨기에 바이어

에게 무례로 비춰질 수 있다. 이런 얘기를 전달하는 무역관 입장도 난감했을 것이

다. 그렇지만 무역관은 벨기에 방문이 수출을 향한 젊은 벤처기업의 순수한 열정

임을 최선을 다해 전해주었다. ‘얼마나 거래를 하고 싶으면 얼굴 한 번 보겠다고

이 먼 곳을 오겠냐’는 벨기에 무역관의 진심어린 설득에 처음에는 “계약도 안 했

는데 왜 오는 겁니까?” 의아해했던 바이어도 마음을 열었다.

마침내 약속 날짜를 잡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내심 불안했다. ‘직접 얘기하

겠다고 큰 소리는 쳤지만 나는 벨기에에서 쓰는 독어도, 불어도, 네덜란드어도

못 하는데, 내 뜻을 잘 전할 수 있을까?’ 의사소통부터 벨기에에서는 어떤 방식

으로 거래 이야기를 나누는지, 모든 것이 걱정됐다.

그런데 벨기에에 가보니,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바이어가 있는 곳이 브뤼셀 시내

에서 꽤 먼 외곽인데도 벨기에 무역관에서는 직접 운전해서 나를 회사로 안내했

고, 바이어 미팅에도 참석해서 의사소통은 물론 판매조건 조율 등 유리한 입장

에서 비즈니스 협상이 이루어지도록 도움을 주었다. 형과 함께라면 누구도 겁내

지 않는 꼬마아이처럼, ‘든든한 우리 형’ 같은 브뤼셀 무역관이 있어서 마음 편하

게 상담에 임한 나는 계약서를 들고 귀국할 수 있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400,000달러의 수출을 진행한 ‘알엔웨어’는 지난해, 벨

기에 바이어와 체결한 유럽 독점판매계약을 발판으로 유럽국가 전반에 연간

1,000,000달러 이상을 수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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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이라는 꿈을 이룬 ‘알엔웨어’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우리

회사의 궁극적인 꿈은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IT다.

첫 단계로 꽂기만 하면 간편하게 콘텐츠를 전송하는 장치인 ‘애니싱크’를 개발한

‘알엔웨어’는 전자칠판에서 송신기를 단 스마트 기기를 제어하는 두 번째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자칠판에서 페이지를 넘기면, 노트북에 있는 자료의 페이지도 함께

넘어가는 ‘역터치’ 기술을 개발해서 언제 어디서나 수요자가 요구하는 것을 즉

시 응답하는 진정한 유비쿼터스를 구현하고자 한다. 그렇게 단계, 단계가 쌓이면

IT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인류에게 제시한 꿈을 ‘알엔웨어’가 이룰 수 있지 않을

까. 신은 인간에게 날개를 달아주진 않았지만, 하늘을 날 수 있는 꿈을 주었기에

나는 오늘도 IT로 세상을 연결하는 꿈을 꾼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IT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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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향해 더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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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세계를 무대로 쉼없이 달리며

도전의 역사를 쓰고 있다.

미래에 대한 설계로 가득했던 1989년, 김우중 당시 대우그룹 회장이 출간한 <세

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나의 심장을 뜨겁게 했다.

역사는 도전하는 젊은이의 것,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일을 벌여라!

세계를 누비며 굴지의 기업을 만든 대기업 총수가 들려주는 인생 철학은 무역학

과를 다니는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그래, 안동주,

세계는 넓고 가보지 않은 길이 많으니, 해내지 못할 일은 없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세상에서 한껏 날아보자~’

세계라는 큰 무대에서 질주하고 싶었던 나는 10년 후인 1999년 ‘코텍’ 모니터 사

업부 유럽영업과장으로 세계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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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토비스 모니터’, ‘디엔티 모니터’에서 해외영업부를 이끌었던 나는 독일, 영

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을 돌아다니며 시장을 개척했다. 그런데 유럽에서 활동

할수록 아쉬움이 쌓여갔다.

당시 유럽은 브라운관인 CRT 모니터에서 디지털 디스플레이 중심으로 시장이

바뀌고 있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 했다. 반

면 유럽과 미국의 모니터 회사들은 발빠르게 제품을 출시하며 유럽에서 시장을

넓히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면서 내가 직접 제품을 만들어서 유럽에서 뛰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2005년 ‘알파디스플레이’를 설립했다.

그리스어 자모의 첫 글자 ‘알파α’처럼 처음, 최초, 첫째 가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기술 개발을 하고, 도전을 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디스플레이 산업 분야에 발맞추려면 가장 먼저 움직이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어야 한다.

이 같은 목표에 맞는 제품을 고민한 끝에 나는 일반 모니터가 아닌 산업용 모니

터, 터치 모니터, 특수용 모니터를 우리 회사의 개발 방향으로 정했다.

목표는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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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는 일반 모니터와 달리, 생산 현장에서 기계들을

제어하는 데 사용되는 산업용 모니터! 지하철, 백화점, 은행 등의 안내용으로 이

용되는 터치 모니터! 멋진 게임 그래픽을 실제 영상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게임

용 모니터! 열차와 버스에서 고객의 편의를 위해 운행 안내와 뉴스, 영화 등 영상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철도차량용 모니터! 지하철역, 번화가 등 복잡하고 왕래

가 잦은 이동 공간에서 짧은 시간에 제품을 소개하는 광고용 모니터!

다양한 목적에 맞게 활용되는 비非 일반 모니터는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각각의

기능을 추가해서 맞춤형 제품을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일반 모니터에 비해

오랜 시간 사용하고, 가정이나 사무실이 아닌 특수한 환경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내구성, 발열성 등 기본적인 성능도 우수해야 한다.

모니터 사업에 막 발을 들여놓은 기업으로서는 할 일도 많고, 갈 길도 멀었지만

‘특수 모니터 시장의 선두주자’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고, 처음부터 ‘유럽’이라는

명확한 타깃 시장이 있었기에 ‘알파디스플레이’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

었다. 실제로 회사 설립 4개월 만인 2005년 12월 ‘Pixel Works AD 컨트롤러

보드 BM20x Series’를 출시한 ‘알파디스플레이’는 2006년 15, 17, 19인치 모니

터 제품에 대해 유럽 CE인증을 받았고, ISO에서 제정한 품질경영시스템에 관

한 국제규격인 ISO 9001도 획득했다. 신속성과 정확성, 안정성을 요구하는 특수

모니터 시장에서 처음부터 탁월한 기술력을 발휘한 ‘알파디스플레이’는 2007년

KORAIL 새마을호 객실용 17인치 모니터를 납품하고, 유럽 대형 게임기 제조

특별한 분야에서 특별함을 발휘하는 특별한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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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에도 게임용 모니터를 수출하는 등 국내외 시장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며 2008

년 1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이후로도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제품’, ‘믿고

다시 찾을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한다는 마음으로 기술 개발에 매진한 우리 회사

는 6.4인치에서 82인치까지, 50여 가지 모델에 CE인증을 취득했다.

2010년에는 국내 최초로 10.4, 15, 17, 19인치 4가지 모델에 대해서유럽철도차량

규격인 ‘EN-50155’와 차량 규격인 ‘E-MARK’를 받았다.

전 세계에서 유럽철도차량 규격 인증을 획득한 회사는 7~8곳으로 이 인증을 받

은 후, ‘알파디스플레이’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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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유럽 수출을 지향한 ‘알파디스플레이’는 2007년 독일과 이탈리아로

수출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독일 보쉬bosch그룹에서 전 세계 160개국에 판

매·공급하는 자동차 휠 바란스 장치에 우리 회사의 TFT-LCD 산업용모니터를

수출하기도 했지만, 2000년대 초반 이미 유럽 시장을 장악한 메이저 모니터 회

사들은 유럽 선진 시장에서 확고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었다.

제품력에 비해 확장 속도가 빠르지 않은 유럽 시장을 보면서 나는 GO EAST!

동유럽 진출을 결심했다. 1980년대 말 노도처럼 번진 민주화 개혁 물결로 1990

년대 시장 자유화 정책을 편 동유럽은 서유럽에 비해 경제력은 약하지만 저렴한

인건비와 날로 성장하는 소비시장, 풍부한 천연자원 등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

특히 불가리아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우리에게는 요구르트와 장수長壽 국가로 유

명하지만 불가리아 사람들은 ‘존 아타나소브John Atanassov’를 불가리아 대표로 내

세운다. 존 아타나소브 박사는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 양자 물리학을 강의

하고, 세계 최초로 전자식 컴퓨터를 고안해서 설계한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가

리아 사람들이 가지는 자부심의 원천이다. 실제로 불가리아는 사회주의 시절, 미

국과 서유럽에서 개발된 기술을 사회주의 환경에 맞게 커스터 마이징하는 일을

전담한 전산분야 특화국가였다. 그래서 1991년 시장경제를 도입한 후에는 불가

리아의 IT 업체들이 ‘보잉’, ‘코카콜라’, ‘CNN’ 등 세계 유수 업체들의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고, ‘인텔’과 ‘마이크로 소프트’ 등 유명 IT 업체에도 불가리아 IT

기회의 땅, 불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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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상당수 일하고 있다.

IT 부문의 숨겨진 강자인 불가리아를 주목한 ‘알파디스플레이’는 현재 불가리아

최대 게임기 제조회사의 가장 큰 공급업체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물론 지

금의 자리는 혼자 힘으로 온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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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수출에 앞서 2013년 12월 KOTRA 불가리아 소피아 무역관에 지사

화사업을 신청한 나는 서포터 역할을 부탁했다.

“안동주 대표님은 유럽 영업의 전문가니까 유럽 시장을 잘 아실 텐데,

소피아 무역관이 무엇을 더 해드리면 좋을까요?”

“게임용 모니터는 게임을 더 재미있게 하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특성상 변화가 빠르지 않습니까?

우리 회사는 시장 변화를 예측해서 미리 제품을 개발하기 때문에

모니터는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데,

우리가 준비가 돼도 바이어와 연락이 잘 안 되거나 선적,

대금에서 문제가 생기면 오더가 중단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시로 연락하면서

저희 활동을 지원해 주십시오.”

“동유럽에 진출하면서 그런 부분을 걱정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저희도 ‘알파디스플레이’에서 무엇을 우려하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최고의 서포터가 되겠습니다~”

KOTRA 지사화사업은 든든한 서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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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무역관의 약속은 완벽히 지켜졌다. 불가리아 바이어가 26,000달러의 지

불기한을 넘기는 상황이 발생하자 소피아 무역관 정순혁 차장은 사무실로 바로

찾아가, 지불기한 불이행 발생으로 인해 불량 바이어 목록에 올라갈 경우, 국내업

체의 신용거래에 큰 타격을 받게 되고 제품 공급에도 차질이 생기는 관계를 조목

조목 설명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바이어는 다음 날 미수금을 완불 조치했다. 강력한 유럽

경쟁사가 등장했을 때도 소피아 무역관은 불가리아 바이어와 밀접한 관계를 맺

을 수 있는 현지법인 설립을 제안했다. 또 현지법인 설립에 필요한 법무, 회계법인

소개부터 현지영업책임자 발굴, 창고형 공장 물색까지 제반 업무를 꼼꼼하게 지

원했다.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온 국민의 응원에 힘입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룩했듯, ‘알파디스플레이’도 우리 회사를 믿고 격려의 에너지를 보내

는 든든한 서포터가 있어서 불가리아에서 비상하고 있다.

알파디스플레이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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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수출 원년인 2014년 250만 달러, 지난 해 7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

한 ‘알파디스플레이’는 우리나라의 對 불가리아 6위 수출품목인 ‘LCD 패널’의

수출 물량을 늘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지난 해 12월 불가리아에 설립한 ‘알파디스

플레이 유럽Alpha Display Europe 법인’을 통해 유럽 시장 전역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시장이 요구하는 것보다 더 빨리, 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서 모니터 분야 최고

의 ‘First Tier’가 되고자 한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의 그 마음, 그 용기를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나는 오늘도

세계를 무대로 쉼없이 달리며 도전의 역사를 쓰고 있다.

나는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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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금맥캐는 강소기업]

불가리아 게임기시장 장악한 강소업체

· 알파디스플레이, 미·유럽 게임기용 모니터 시장 본격 공략

· R&D로 고객·시장 요구 제품 선제 대응 경쟁력 확보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지만 세계 최대 게임기시장인

미국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올해는 유럽시장 진출확대와 함께 상반기

중에 미국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예정입니다.”

안동주(50) 알파디스플레이 대표는 올해 급증하는 수출실적의 고삐를 더욱 바짝 당긴다

는 계획이다. 철도차량, 게임기 등에 사용하는 산업용 모니터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지

난 2005년 설립했다.

“모니터 회사에서 해외영업을 하던 지난 2003년 CRT모니터에서 디지털

디스플레이 중심으로 시장이 변화했다”며 “새로운 수요가 급증하는데 기

존 국내 기업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유럽과 미국 모니터 회사들이 시

장을 장악했다”

그는 산업용 모니터 시장의 선두주자라는 목표를 갖고 회사를 나왔다. 이후 지

속적인 기술·제품 개발에 매진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국내 모니터 회사 가운데

10.4·15·17·19인치 등 4가지 모델에 대해 유럽철도차량규격 인증을 받은 회사는 알파

디스플레이를 포함해 2곳밖에 없다. 전 세계적으로도 7~8개 업체만 해당 인증을 보유

하고 있다. 주력 수출국인 불가리아에서도 알파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은 우수한 것으로

2016년 1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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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평이 나 있다. 불가리아 최대 게임기 제조회사의 최대 공급업체가 바로 알파디스플레

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최근 수출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2014년 500만불 수출

의 탑을 수상한 지 1년만에 지난해에는 1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불가리아에

서도 같은 기간 수출액이 250만달러에서 700만달러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는 800

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매출도 지난해에는 2배 가까이 늘어난 120억원 가량을 달

성한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가 지속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안 대표는 1. 시장·고

객 맞춤형 제품 개발 2. 동일고객 제품 DB구축으로 최대 10년 공급 보증 3. 높은 신뢰

성과 안정된 생산 품질 4. 신속한 대응 5. 다품종에 맞는 양산시스템 등을 꼽았다. 상대

적으로 경제력이 열악한 동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특히 불가리아 시장 공략 과정

에서 KOTRA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

“무엇보다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필요한 제품을 미리 개발하기 때문에 경

쟁사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가

들에 제 발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선진시장은 이미 큰

모니터 제조회사들이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불가리아 주요

기업이 아니었지만 우리 회사와 거래를 하면서 현지 기업은 대형 제조사

로 거듭났고 우리 회사도 수출이 대폭 증가했다. 미수금이 생겼을 때와 유

럽 경쟁업체에 주문을 뺏길 수 있는 상황에서 소피아무역관 직원들이 자

기 일처럼 발벗고 나서 도와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알파디스플레이는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 불가리아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 시장이 기존의 SAW(초음파방식) 터치 방식에서 PCAP(투영식 정전용량)

방식으로 바뀌고 있어 다양한 크기의 PCAP 터치 모니터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영업은 상품과 함께 신뢰를 파는 것으로 왕도가 없다. 고객이 만족할만한

제품을 갖추고 제품에 대한 신뢰를 얻을 때까지 두드리고 또 두드리는 것

이 방법”_ 안동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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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수출합니다, 엄마라서 수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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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김미진이 장래 희망을 발표해 볼까?”

“네, 제 꿈은 사장님입니다~

멋진 여사장이 돼서 전 세계를 누빌 겁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내 꿈은 사장님이었다. 내 회사를 만들어서 김미진표 제

품을 만들고, 내가 만든 물건이 훨훨~ 세상을 날아다니는 상상을 하면 내 마음

도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다.

어린 시절부터 내 손으로 나만의 물건을 만들고 싶었던 나는 디자인학과에 진학

해서 머리 속의 생각을 시각물로 표현하는 능력을 쌓았다.

대학 졸업 후에는 가방 무역을 하는 ‘루치니’, 종합문구생활용품 브랜드 ‘영아트’

등에서 근무하며 디자이너가 기획한 물건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시장에서는 어

떤 방식으로 유통되고 해외로 수출되는지 일련의 과정을 익혔다. 그런데 내가 꿈

을 이룬 것은 엄마가 된 후였다.

내 꿈은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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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일을 중단한 나는 큰 아이가 세 살, 작은 아이가

한 살 되던 2006년 회사를 설립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필요하다고 느낀 문구제

품을 일본에서 수입해서 판매하는 회사를 세운 것이다.

E(二)I(아이). 회사 이름도 ‘두 아이’라는 뜻으로 지은 나의 첫 번째 회사는 오래가

지 못 했다. 일본 문구제품 수입을 타진할 때는 780원이었던 엔화가 판매 기반을

마련해서 물건을 들여올 때가 되니, 1650원까지 치솟았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밑지는 장사에 결국 포기를 선언했다. 지금도 눈을 질끈 감게 되는 아픔이지만,

이 속에서 나는 나의 길을 찾았다.

‘원래 내 꿈은 내가 만든 물건을 세계로 파는 것이었잖아?

이 마음을 잊고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일을 했으니, 잘 될 턱이 없지.

초심으로 돌아가서 수출 기업을 만들자.’

실패에서 하마터면 놓칠 뻔했던 원래의 꿈을 길어올린 뒤, 나는 다시 꿈을 향해

달렸다.

실패로 끝난 꿈

133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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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유아용품을 만드는 ‘에듀케이션아이코퍼레이션’의 출발점도 아이들이다.

아토피로 힘겨워하는 둘째 아이를 위해 자극없는 제품을 찾던 중, 옥수수 소재

를 알게 됐다. 옥수수 전분을 발효시키면 ‘PLAPoly Lactic Acid’라는 친환경 소재가

만들어지는데, ‘PLA’로 그릇을 만들면 유해물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자연에

서 나온 소재인 옥수수가 음식을 담는 그릇으로 변신했으니, 발암물질이나 중금

속, 환경호르몬(BPA)이 검출될 리 없고, 사용 후 버려도 100% 자연으로 돌아간

다. 하지만 옥수수 소재는 쉽게 깨지고, 열에 약한 단점이 있었다.

‘그릇같은 유아용품은 전자레인지로 가열할 때도 있고,

뜨거운 물로 소독도 해야 하는데, 옥수수가 견딜 수 있을까?

플라스틱 제품같은 내구성을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옥수수로 만든 유아용 친환경 식기’라는 사업 아이템은 정했지만, 완성품이 나

오기까지 개발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적당한 온도와 시간, 습도를 찾기 위해서 수

백 번의 시험을 하고, 시제품이 나올 때마다 원료업체와 만나 수정방향을 논의했다.

화장실 가는 시간이 아까워서 물도 안 먹고 일할 만큼 매진한 끝에 2008년 ‘에

듀케이션아이코퍼레이션’의 브랜드 ‘마더스콘Mother's Corn’이 세상에 나왔다. 그런

데 당시 우리 회사는 제품 개발에 모든 돈을 쏟아서 마케팅을 할 여력이 없었다.

엄마의 마음으로 만든 옥수수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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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알리는 길은 전시회뿐이었다.

“아이 입에 닿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걱정부터 앞서는 엄마를 위해서 옥수수로

만든 친환경 식기입니다. 저도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니까요.”

유아용품 전시회를 찾은 엄마들에게 진심을 다해 제품을 설명했고 ‘마더스콘’을

써본 엄마들이 하나, 둘.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마더스콘’은 입소문을 탔다. 엄

마들의 호응으로 2009년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백화점’ 등에 입점한 ‘마더스

콘’은 ‘국민 아기 식판’으로 불리며 지난 해 ‘한국소비자만족지수’ 유아식기 부문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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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케이션아이코퍼레이션’을 세울 때부터 수출을 목표로 한 나는 2009년 미

국 뉴욕 ‘한국상품전시회’에 참가하며 해외시장에 도전했다.

바로 성과가 있어서 이듬 해(2010년), 뉴욕으로 첫 수출을 했지만 설레기보다는 걱

정이 앞섰다.

‘수출선에 물건을 싣기는 했는데 이 조건으로 수출하는 게 맞는 걸까?’

‘우리 식기는 밥, 국, 반찬 세 가지를 담을 수 있는 식판인데,

이 설명서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까?’

‘미국은 우리나라와 규격도 다르고, 인증도 다를 텐데,

그 나라에 맞게 준비했어야 되는 게 아닐까?’

‘수출이 꿈’이라고 말해 왔지만, 막상 수출을 해보니 모든 것이 낯설고, 막막했던

나는 2010년 상하이 무역관에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미국만큼 큰 시장인 중국

에 진출할 때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알고 싶었다. 상하이 무역관은 수출 멘토가

되어 기본적인 법률부터 차근차근 알려줬다.

‘포장은 어떻게 해야 중국 엄마들이 좋아할까요?’ 우리 회사 디자인팀과 의논해

야 할 질문에도 중국의 문화에서 근간한 선호 색상, 말의 뜻, 발음 등을 전하며

중국인의 취향을 소개했다.

KOTRA 지사화사업은 나의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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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이를 지켜보듯, 수출 초보인 나에게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발을 헛디뎌 넘어지기라도 하면 손을 내밀어 일으켜 주고,

‘괜찮다, 다른 길로 가면 된다, 다음에 장애물을 만나면 이렇게 피해가자’ 조언해

준 KOTRA 무역관. 지사화사업의 도움으로 나는 점점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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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제품을 포장할 때도 그 나라에 맞는 색깔, 이미지를 찾기 위해 수출 지역의

문화를 공부하고, 디자인을 연구했다. 현지 엄마들이 안심하고 ‘마더스콘’을 쓸

수 있도록 인증 획득에도 힘썼다.

그 결과, ISO9001, ISO14000을 비롯해 유럽의 까다로운 안전인증인 LFGB,

EN14372, EN14350과 CE! ‘이 제품이 땅에 묻히면 완전히 분해된 흙에서 식

물이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인 ‘생분해 인증’을 벨기에(VINCOTTE), 미국(BPI), 독일

(DIN)에서 취득하며 최고의 친환경 제품이라는 인정을 받았다. 2014년에는 세계

3대 디자인상인 독일의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한국 유아용품 최초로 2개의 본

상을 수상하고, 올해도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받으며 디자인 경쟁력을 입증

했다.

수출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자 프랑스, 필리핀, 태국, 폴란드 등 수출길이 본

격적으로 열리며 ‘이제는 혼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데 이런 생각

은 수출 초보의 오만함이었다.

“‘에듀케이션아이코퍼레이션’이

쾰른 국제 유아용품박람회(Kind+Jugend 2013)에 참가합니다.

바이어 여러분, 독일에서 뵙겠습니다.”

수출의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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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제품에 관심을 보인 바이어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하고 자신만만하게 참가

한 ‘쾰른 국제 유아용품박람회’에서 기대는 산산이 무너졌다. 최선을 다해서 바

이어를 모집했는데, 상담을 하러 오는 이는 없었다.

거대한 수출 시장에 홀로 서기에는 너무 작았던 나는 ‘프랑크푸르트 무역관’의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독일 전시회를 매해 참여하는데, 우리같은 중소기업에게는 해외전시회 참여가

꽤 큰 부담이예요. 전시회에서 좋은 바이어를 만날 수 있도록 무역관에서 도와주

세요.”

유아전시회가 자주 열리는 독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싶다는 나의 바람에

‘프랑크푸르트 무역관’은 전시회 참여가 결정되면 사전에 바이어를 모집하고, 이

회사가 ‘에듀케이션아이코퍼레이션’에 적합한 곳인지 옥석을 가려줬다.

사전 상담까지 하며 최적의 바이어를 발굴한 덕에 나는 지난 해 전시회에서 독일

의 프리미엄 유아용품 브랜드 ‘누크NUK’“셀렉타SELECTA 등 세계적인 업체들과

상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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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케이션아이코퍼레이션’의 수출을 위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무역관에서 직

접 덴마크 현지로까지 출장을 가서 우리 회사의 장점을 알리고, 신뢰를 심어준

KOTRA 암스테르담 무역관의 지원으로 북유럽의 유명한 덴마크 하이퍼마켓

에 입점하는 등 나는 좋은 수출 선생님이 있어서 아시아부터 오세아니아, 북아메

리카, 유럽의 엄마들을 다양하게 만나고 있다.

기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격려가

아닐까? 수출의 길을 찾는 기업에게 건네는 따스한 조언, 기업을 믿고 나를 대신

해서 나보다 더 열심히 해외에서 달리는 신뢰어린 발걸음.

작고 사소한 일도 묻고, 답을 구할 수 있는 든든한 수출 멘토가 있어서 세계 어느

시장이든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는 나는 ‘전 세계를 누비는 멋진 사장님’의 꿈을

오늘도 꾸고 있다.

나는 또 다시 꿈꾼다

전시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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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부품 전문 제조업체의 대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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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다를 천직으로 여겼다. 그래서 해기사海技士의 요람, ‘부산해양고등학교’

선박기관학과에 공부한 뒤 1962년 배에 올랐다. 승선경력이 10~12년 이상은 돼

야 할 수 있는 기관장도 7년 만에 맡게 된 나는 1984년 운명을 바꾸는 조우를

하게 된다.

“김상열 기관장~ 여기 파이프 라인 좀 봐주게~”

“Oh, no~ 이건 기관장이 나설 문제가 아닙니다~”

“배관에 틈이 생겼는데, 이걸 기관장이 해야지 누가 합니까?

우리 기관장이 나이는 젊어도 실력은 뛰어납니다~”

“Skill is not important~

이 문제는 ‘커플링coupling’만 있으면 해결됩니다~”

지중해 연안에서 발생한 선박 기관실 누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유럽의 엔지

니어가 갖고 온 ‘커플링’이라는 부품은 놀라웠다.

일반적으로 배관에 구멍이 생기면 용접을 하거나 로프로 임시 감아서기관의 운

전 연결을 다시 해야 하는데, 번거롭고 까다로운 이 방법 대신 2개의 배관을 연

결하고, 볼트만 잠그면 배관이 간편하게 연결하는 부품이 나온 것이다. 스위스의

파이프 공급업체가 세계 최초로 만든 ‘커플링’을 보고, ‘이 제품을 우리나라에서

만들 수 있다면 바다는 물론이고 다른 산업 현장에서도 작업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난 것이다.

터닝 포인트 : 바다에서 육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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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메탈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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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선 휴가를 내서 귀국한 나는 ‘현대중공업’을 방문해서 배관과 배관을 연결하

는 ‘커플링’이 모든 선박에 사용될 수 있는지 문의했다. ‘현대중공업’에서 적용해

본 결과, 선박 구조에 잘 맞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커플링’에 확신을 가진 나는 1986년 배를 떠나 육지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모두에게 도움이 되자’는 바람에서 회사 이름을 ‘이익을 균등하게 나눈다’는 뜻

의 ‘이화利和산업’으로 짓고, 배관 이음부속인 ‘파이프 커플링Pipe Coupling’ 개발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커플링’ 개발이었기에, 나에게는 선생님이 없었

다. 대리점을 통하여 스위스 업체가 만든 소구경小口徑 2개를 지중해에서 들여와

서 부품 하나 하나를 분석하면서 원리를 파악했다.

구조를 이해한 뒤에는 납판으로 형상을 만들어 보고, 배가 가진 기능을 발휘하

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박기관에 적용해 보았다.

성능에는 이상이 없는지, 직접 배를 움직여 보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다시 수

정하기를 2년 여, 마침내 스테인리스 스틸로 ‘소구경 파이프 커플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혁신으로 가는 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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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이 나오자,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이 때부터 개발에 속도를 내며 조선 기자재용 ‘파이프 커플링’, 상하수도 신설·보

수 공정, 화학 플랜트 건설 공정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간단하게 파이프를 연결하

는 제품 등을 선보였다. 특허청으로부터 6개의 국내 특허와 실용신안, 의장 등록

도 취득했다.

하지만 나의 시선은 더 먼 곳을 향해 있었다. 나의 목표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의

조선, 발전소, 화학산업, 석유산업, 주택, 건설 등 지구촌 곳곳에서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작은 기업이 세계를 무대로 뛰기 위해서는 최

고가 돼야 된다. 그리고 이를 입증할 국제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세

계 유명 선급협회 승인에 도전했다.

선박의 안전과 환경을 위해서는 세계가 인정하는 국가들의 조선 선급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유명 선급협회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국제선급연합회(IACS) 규정,

해상에서의 인명 안전을 위한 국제협약(SOLAS 74) 규정, 국제해양기구(IMO 규정) 등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이 조건이 충족되면 그제야 시험이 실시되는데, 각국 선급에서 파견한 검사관의

입회 하에 진행되는 시험은 3~6개월 정도 소요된다.

기술력이 없으면 도전 자체가 불가능한 각국 선급협회의 형식승인에 나선 우

먼저 최고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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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회사는 1993년, 노르웨이 선급협회(DNV) 형식 승인을 시작으로 독일 GL, 영

국 LR, 미국의 ABS, 프랑스 BV, 이탈리아 RINA, 일본 NK, 중국 CCS, 러시아

MRS 등 세계에서 내노라 하는 선급협회의 승인을 모두 취득하며 품질을 인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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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 협약

수출에 필요한 조건을 모두 갖춘 우리 회사는 해외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1995

년에는 (주)‘영남메탈’로 법인 전환하며 수출을 본격화했다.

우리 회사의 첫 수출국은 U.A.E(아랍 에미리트). 사막에 기적의 도시를 세운 두

바이는 모래 밑에 파이프라인을 설치해서 매일 물을 공급하며 야자나무 등 가로

수를 재배했는데, 이 물을 공급하는 배관 라인에 수출한 것이다.

수출을 처음 할 때는 어려움도 많았다. 뱃사람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수출 선적

부터 대금 결제까지, 수출의 모든 단계가 낯설었다. 그래서 부산 경성대학교 무역

대학원 무역학과 최고 경영자 과정도 수료하고, KOTRA를 비롯한 국가 기관의

도움을 받아서 수출 환경조사, 수출입 지원제도활용, 신규 바이어 발굴, 상담, 계

약, 선적 후 처리, 국가별 대리판매처 지정과 네트워크 구성 등 무역업무 전반을

익히며 수출길을 넓혀갔다. 그 결과 지금은 북·남미, 동남아, 중동, 중국, 네덜란드

등 40여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수출의 바다를 건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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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메탈’이 KOTRA 지사화사업에 가입한 것은 6년 전이었다. 2009년 ‘경남

도 해외무역 사절단’으로 참가하며 중소기업이 기술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수출업무의 미숙함, 언어, 문화 등의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서 KOTRA에서 지사

화사업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영남메탈’은 2000년부터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었다. 그러나 계속된 거래 시도

에도 불구하고 일본 ‘커플링’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1위 업체는 만나기

힘들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영남메탈’은 2010년 KOTRA 도쿄 무역

관에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김상열 대표님, 저희 무역관에서 어떤 지원을 받고 싶으세요?”

“이름값을 해주십시오~”

“네?”

“‘대한무역진흥공사’라는 이름의 가치를 빛내주십시오.

우리같은 중소기업은 기술력이 있어도

지명도가 낮아서 이름값에서 밀립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 기관인 KOTRA가 나서면 다르지 않겠습니까?

‘영남메탈’ 뒤에 대한민국이 있는데,

누가 한국 정부가 인정한 기업을 가볍게 보겠습니까?”

KOTRA, 그 이름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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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대가 지나는 시간인 30년 동안 어려

운 순간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미련할 정

도로 ‘커플링’ 기술개발에 매진하며 깊이를

더했다.

KOTRA 지사화사업을 이용하면 KOTRA 무역관이 중소기업의 해외 마케팅

기능을 수행한다. 중요한 것은 해외 현지 바이어 발굴, 비즈니스 상담대행 등이

모두 KOTRA의 이름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지사화사업’이라는 말 그대로

KOTRA가 중소기업의 해외지사가 되니, 중소기업을 바라보는 해외 기업의 신

뢰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기술력은 세계적인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브랜드 파워는 떨어졌던 우리

회사는 지사화사업을 신청하면서 KOTRA라는 이름이 주는 가치에 기대를 걸

었다. 바람은 적중했다. 지사화사업 이후, ‘영남메탈’의 메시지가 KOTRA의 이

름으로 전해지자, 일본 업체가 드디어 반응하며 2011년 첫 미팅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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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은 일본 No.1 업체와 대면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 후 수 차례 도쿄

무역관에서 미팅을 주선하고, ‘영남메탈’의 기술력과 진정성을 전달했지만 이미

최고 품질의 ‘커플링’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업체는 거래에 응하지 않았다. 이 때

‘영남메탈’이 던진 승부수는 ‘에코 커플링’이었다.

2010년 개발을 시작한 ‘그린 커플링’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커플링’이다. 내구성

은 스테인리스 ‘커플링’보다 조금 떨어지지만, 제작과정을 크게 줄여서 가격을

35%나 낮춘 ‘그린 커플링’은 우리 회사의 야심작이다.

플라스틱을 스테인리스 경도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스테인리스 몸체의 95% 경도에 달하는 ‘그린 커플링’을 소개하자 일본업체는 눈

을 반짝이며 우리 회사의 기술력에 관심을 보였다.

그 후 1년 반 동안 테스트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일본지역 총대리점으로 계약

을 맺자’며 손을 내밀었고, 현재는 신제품을 함께 개발할 정도로 긴밀한 사업 파

트너가 됐다.

고정관념을 깬 제품으로 철옹성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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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랜 시간 가슴에 품어온 말이 있다.

‘한 우물만 깊이 파면 맑은 물이 나온다’

한 세대가 지나는 시간인 30년 동안 기업을 운영하면서 IMF 외환위기, 원자재

파동(스테인리스스틸, 고무) 같은 어려운 순간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미련할 정도로

‘커플링’ 기술개발에 매진하며 깊이를 더했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듯, 날마다

조금씩 깊어지는 것이 세계라는 수출 시장을 항해하는 나의 길이라 믿기 때문이

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더 깊어지며, 세계라는 바다로 출항한다.

한 우물만 깊이 파면 맑은 물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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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야기]

플라스틱으로 배관 연결 '역발상' 기업도 놀라더라

· '배관용 커플링' 수출길 뚫은 김사열 영남메탈 사장

· 신제품 개발, 열정으로 일본 진출 성공

“거래가 되든 안 되든 이렇게 상담할 수 있는 것만도 영광입니다.”

김상열 영남메탈 사장은 엔지니어 시절 우러러보던 일본 쇼본드사를 거래파트너로 만

났을 때를 잊을 수 없다. 김상열 사장은 배의 엔진 등을 수리하던 엔지니어였다. 어느 날

항해 중 배관에 구멍이 생겨 긴급사태가 발생했는데 이때 배관과 배관을 연결하는 커플

링 하나로 손쉽게 누수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당시 한국에 없었던

커플링 제조를 결심하게 된 계기다. 1986년 처음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했

을 때 일본의 쇼본드사를 처음 접했고 뛰어난 품질에 감탄했었다. 당시 쇼본드사는 제

품을 이미 한국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런 업체를 시간이 흘러 직접 상대한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가슴에서 뜨거운 무엇인가가 올라왔다. 김 사장은 2002년 일본의 히타치메

탈사와 함께 배관용 커플링 개발을 완료하고 OEM으로 납품을 시작했다. 영남메탈사의

주력 제품은 배관과 배관을 연결하는 스테인리스 커플링. 일본에는 동종제품을 제조·판

매하는 회사가 3개사로 그중 하나가 히타치메탈이고, 나머지는 일본 1위 업체인 쇼본드

커플링과 3위 업체인 아톰사가 있다. 영남메탈은 일본 납품 실적이 2010년 이전까지는

히타치와 거래가 유일했고, 좀처럼 매출이 늘지 않는 영업 한계에 봉착했다. 초기에는

일본의 유통업체와 손잡고 판매하는 것을 추진했지만, 대량발주는 대부분 제조사에 직

접 이뤄졌다. 김 사장은 제조사를 통하지 않고는 일본에서 판매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고 1위 업체인 쇼본드사를 찾아 나섰다. 초기에는 매번 외면만 당했다.

2015년 05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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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가지고 제안을 해도 바이어의 관심을 끌지 못

한다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죠. 발상을 전환해서 지금까지 없었던 신

제품을 만들어 제안했고, 결국 일본 배관용 커플링 시장의 70% 이상을 장

악하고 있는 쇼본드에서도 일본지역 총대리점으로 계약을 하자고 손을 내

밀더군요.” _ 김상열사장

영남메탈은 쇼본드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기술력으로 승부했다. 많은 반대에 부딪혔지

만 이겨내고 탄생한 ‘그린커플링’이 그것. 그린커플링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기존의 스

테인리스 커플링보다 내구성은 약간 떨어지지만, 제작과정을 크게 줄여 가격을 기존 제

품보다 35%나 낮추는데 성공했다. 2010년 플라스틱 카플링 개발을 시작할 때 사내에

서도 반대가 심했다. 현재 스테인리스 제품 판매가 잘 되고 있는데 플라스틱 제품을 개

발할 필요가 있느냐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다른 재질이나 디자인을 테스트하는 과

정만 2년의 시간이 투자됐다. 재질을 변경하면 경도가 올라오지 않아 고전하는 등 실패

를 거듭한 끝에 스테인리스 몸체의 95% 경도에 달하는 플라스틱 커플링을 개발했다.

“아무리 제안을 하고 설명을 해도 요지부동이었만만 그린커플링을 보고

우리 회사 기술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죠. 쇼본드에서 그린커플링을 1

년 반 이상 테스트를 해보고 결국 일본 판매 총대리점 역할을 하겠다고 결

정하더군요. 2차에 걸친 국내 공장 실사까지 거친 후 계약서를 작성했죠.”

김 사장은 세계시장의 높은 경쟁의 벽을 허물고,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이기 위한 과감

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

이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와 서울특별시 상수도 연구원과 함께 신기

술과 신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공장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집

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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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 전문제조업체의 Paper 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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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산업’에는 든든한 뚝배기가 있으니,

최고의 밥상을 차리기 위해 나는 오늘도

내가 가장 잘 하는 일인 종이컵을 정성을

다해 만든다.

사람들은 ‘종이컵’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대부분은 생각이라는 말조차 떠오

르지 않을 만큼 당연하게 사용하고, 한 번 쓰면 버리는 1회용 소모품으로 여길

것이다.

하지만 나, 지민규에게 있어 ‘종이컵’은 가장 잘 하는 일이다. 그래서 종이컵 생산

업체에서 10년간 근무했던 나는 2000년, 종이컵 전문 제조업체 ‘용호산업’을 설

립했다.

가장 잘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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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종이컵 만드는 일을 제일 잘 합니다.”

이렇게 소개를 하면 사람들은

“세상에 좋은 게 얼마나 많은데, 시시하게 종이컵이예요?” 되묻는다.

그러면 나는 종이컵의 무한한 가능성을 설명한다.

1907년, 미국인 휴그 무어가 발명한 ‘종이컵’은 세상을 놀라게 한 위대한 발명품

으로 불린다. 이 무렵, 미국은 생수 자동판매기를 개발해서 쓰고 있었는데, 당시

자판기에 사용하던 컵은 자기나 유리로 쉽게 깨지는 단점이 있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탓에 위생적이지 않다는 비난도 많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던 무어는 물에 잘 젖지 않는 ‘태블릿 종이’로 컵을 만들었고, 종이컵 탄생

이후, 사람들은 편리하고 위생적으로 자판기를 이용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만 한 해, 135억 개. 연간 사용량, 7만 215톤에 달하는 종이컵은 시

장성도 충분하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 제품이 종이제품으로 대체되고

있고, 요즘은 종이컵에 디자인을 입혀서 크리스마스같은 시기에는 특별함을 더

하는 시즌용 제품으로 사용된다. 종이컵 자체만 해도 컵을 만드는 방법부터 보온

및 단열을 위한 이중컵, 접이식 종이컵!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하고, 다양한 특허

가 출원되고 있다.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 종이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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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도 수많은 가능성이 열리기에 ‘용호산업’은 시음용,

가글용, 음료용, 식품용, 의료용. 다양한 종이컵을 생산하고 있다.

많은 종류의 종이컵을 만들면서도 ‘용호산업’ 제품은 미관과 제품의 강도가 우

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양부터 두께까지, 무엇 하나 허투루 하지 않는 비결

은 특별한 직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용호 산업 종이컵 생산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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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민규 대표님! 혜원 사회복지관에서 왔습니다~”

“예, 안녕하세요? 그런데 무슨 일로.....?”

“부탁 좀 드리려고 왔습니다.

요즘 ‘용호산업’ 사업이 잘 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직원 채용 공고도 났던데, 우리 아이들을 써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2003년 6월, 청주 혜원사회복지관에서 뜻밖의 방문을 다녀간 후 나는 고심했다.

‘청각장애인 2명의 채용을 부탁하시는데, 어떻게 하지?

듣지도, 말하지도 못 하는 청각장애인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한편으론 걱정이 됐지만, 복지관에서 특별히 소개한 친구들이니, 한 번 믿어보자

는 심정으로 여성 청각장애인 2명을 채용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우려는

감탄으로 바뀌었다.

장애인 직원들은 일 처리가 꼼꼼하고 부지런한데다 집중력이 강하고 고집스러울

정도로 성실했다. 실제로 장애인 직원들은 불량이 발생하면 자발적으로 출고를

보류하고 문제점을 해결한 뒤에야 기계를 재가동시켰다. 이처럼 관리가 확실하

다보니 점차적으로 예전보다 품질과 생산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그 결과, 전국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 종이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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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하나로마트, 전국 자동판매기 협회, 롯데그룹, 코레일, 육·해·공군 등에 제품

을 공급하게 되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이 20%에 육박했다. 2004년, 73억 원이던

매출액도 2008년 123억 원으로 늘어나며 ‘용호산업’은 국내 최대의 종이컵 생

산업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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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국내 정상에 오른 ‘용호산업’은 생산현장, 영업, 품질관리, 연구개발. 여러

분야에 장애인을 채용하며 모두가 행복한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렇지만 행복은 혼자 오지 않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종이컵 제품 원

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펄프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렇게 원자

재 가격은 상승하는데 경제 상황은 바닥을 치면서 국내 종이컵 생산업체들은 출

혈 경쟁에 뛰어들었다.

위기의 순간, 나는 경쟁이 치열한 내수시장 대신 수출을 택했다. 2008년 해외 시

장은 금융위기로 충격을 받았지만 선진국이 공격적으로 펼치는 양적완화 정책

으로 내수가 조금씩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특히 신흥국은 풍부한 자원

을 바탕으로 7% 이상 성장하는 호황기를 누리고 있었다.

‘지금이야말로 해외로 나갈 때’라고 결심한 나는 해외박람회에 적극적으로 참여

하며 수출의 문을 두드렸다.

위기, 수출로 돌파구 찾는다

유럽 바이어 물류 센터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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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초보인 내가 거침없이 해외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전품질과 기술에 대

한 자신감이었다.

‘용호산업’의 종이컵 원지는 FDA 검사에 합격한 안전한 재료로 ‘화학시험연구

원’도 인체에 무해하고,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종이

컵에 사용되는 PE(폴리에틸렌)도 저밀도 폴리에틸렌으로 선진국에서 우수한 안전

성을 입증받았다.

기술 면에서도 ‘용호산업’은 계단식 3단 주름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제품과 골격

의 형태를 지탱하는 컬링부위! 즉, 종이컵 상단에 있는 입이 닿는 부위를 더 많이

감아 말아넣고 제품 몸체에 계단식 주름으로 견고한 느낌이 들게 하는 우리만의

독특한, 축적된 기술로 그 어떤 종이컵보다, 튼튼하다고 자부한다.

확신을 갖고 자신감 넘치게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에 ‘용호산업’을 낯설어하던 바

이어들은 하나, 둘. 호감을 보였고 해외 시장 도전 1년 만인 2009년 우리 회사는

1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자신감은 차별화된 품질과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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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용호산업’은 일본, 네덜란드, 독일, 미국 등 전 세계 20여 개국에 다양한 종

이컵과 종이용기를 수출하고 있다. 올해 수출 목표를 1,000만 달러로 정한 나는

KOTRA 지사화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용호산업’은 2012년 KOTRA 오

사카무역관에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일본 시장은 우리 회사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수출 도전 첫 해, ‘용호산업’

에 기회를 준 바이어가 바로 일본이었다. 더구나 당시 우리 회사는 일본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메인 바이어와 거래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 바이어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아서 행여라도, 거래가 중단되면, 일본 시장 자체가 닫힌

다는 점이다. 리스크 관리가 절실했던 나는 정부지원사업인 수출기업화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고 해외 시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사카무역관에 거래선 다변

화와 공급지역 분산을 위한 추가 거래처 발굴을 요청했다.

“우리 회사가 계속해서 일본에 수출하려면 다양한 거래처가 필요한데

종이컵 시장은 쓰는 컵만 반복해서 사용하는 경향이 강해서,

지사화사업을 신청하면서도 성과가 있을지, 걱정입니다.”

“지민규 대표님, 종이컵 시장이 보수적이라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곳이 가능성이 있는지, 바이어 분석을 밀도있게 해보겠습니다.”

KOTRA 지사화사업, 열릴 때까지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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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부터 KOTRA 오사카무역관은 잠재 바이어들을 찾아서, 그 회사가 어떤

곳이고, ‘용호산업’과 어떤 계약을 맺을 수 있는지, 데이터를 모아서 부지런히 전

해줬다.

그러면 나는 이 바이어들에게 이메일도 보내고 전화도 하고, 전시회에참가하면

미팅 약속을 잡고, 일본 출장길에는 회사로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여러 경로로

거래 의사를 묻고, 견적을 내서 보내주고, 상담을 진행했지만 기존 업체들과 오랫

동안 거래한 잠재 바이어들은 우리 회사에 호의를 보이면서도 쉽게, 문을 열어주

지 않았다.

“자료를 많이 보내주셨는데, 이번에도 성사가 안 되네요.”

“대표님, 제가 다른 곳을 찾아보겠습니다.

아무리 성문이 견고해도 계속 두드리면 결국에는 열리지 않겠습니까?

10번 찍어서 안 되면 100번, 100번도 안 되면 1,000번,

1,000번도 안 되면 10,000번쯤 도끼질 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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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 않았지만 꾸준하게 지치지 않고 두드려온 뚝심은 2014년, 신규 바이어

3곳과 거래하는 결실을 가져 왔다. 뿐만 아니라 10여개가 넘는 바이어가 수시로

용호산업 제품과 시장 정보에 대하여 꾸준하게 견적 의뢰를 주고 있으며 교류중

이다. 꾸준하게 잠재 바이어들과 연락하며, 미래 거래를 대비하는 노력은 일본이

라는 거대한 시장에 뿌리를 단단히 내리는 토대가 되고 있고 지사화사업을 하며

쌓은 경험과 도전은 ‘용호산업’이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하는 힘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KOTRA 지사화사업을 뚝배기라고 말한다. 급히 끓진 않지만 뜨거

움이 오래가고, 끈기있게 잘 식지 않는 뚝배기처럼 길게 계속되는 수출길을 열기

위해 묵묵히, 꾸준하게 기업을 보조하는 지사화사업.

‘용호산업’에는 든든한 뚝배기가 있으니, 최고의 밥상을 차리기 위해 나는 오늘도

내가 가장 잘 하는 일인 종이컵을 정성을 다해 만든다.

든든한 뚝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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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금맥캐는 강소기업]

종이컵 시장 석권 노리는 용호산업

· IMF 금융위기 겪으며 본격 해외진출 채비

· 3단 주름 특허·가공기술 차별화로 해외시장서 선전

“작은 종이컵 하나에도 특허기술을 적용하고 세밀한 가공기술을 적용한

것이 해외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입니다.”

국내 종이컵·종이용기 업계 대표기업인 용호산업을 이끌고 있는 지민규 (53) 대표이사

는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눈을 해외로 돌렸다.

“회사를 설립한 1996년 이후 곧바로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해외시장 진출

의 필요성을 느꼈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쌓으면서 시장점유율 20%

까지 확보한 후 2008년부터는 발빠르게 수출기업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일찌감치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한 덕에 용호산업은 수출 1년 만인 2009년에 100만

달러(약 11억원) 수출탑을 수상했다. 이듬해인 2010년에는 5배나 늘어난 500만달러

(약 55억원)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현재는 일본, 네덜란드, 독일, 미국 등 전 세계 20

여개국에 다양한 종류의 종이컵과 종이용기 등을 수출하면서 2016년 수출 1000만

달러(11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2012년부터는 일본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KOTRA 지사화사업에 참여했다. KOTRA는 일본 내 종이컵과 종이용기 등을 유통하는

2015년 11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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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를 발굴해 지속해서 용호산업과의 가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사화사업 첫 해에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구체적인 사업성과는 없었지만 KOTRA 지사화사업 참여를 통해 일본이

원하는 가격과 품질수준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당장 수천만달러의 제

품 수출보다 훨씬 더 큰 소득이었다. 기존에 거래하던 대형 유통회사와 거

래 단절이 우려돼 새로운 거래처를 늘리는 것에 주저한 점도 지사화사업

이후 거래처를 적극적으로 늘리지 못했던 원인”

용호산업은 이후 품질 및 가격경쟁력을 강화해 지난해 일본에서 5개의 신규 거래처를

확보했다. 현재도 잠재적 거래처와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고 미

래 거래를 대비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170억원대에 머물렀던 매출

도 수출액이 늘어나면서 올해 200억원을 돌파(220억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관계

자는 “KOTRA 지사화사업과 연계해 해외 매출이 더 늘어나는 2017년에는 300억원을,

2018년에는 5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용호산업의 종이

컵 제품 등이 국내외에서 인정을 받는 것은 바로 품질에 있다. 용호산업 종이컵이 경쟁

제품보다 튼튼하게 느껴지는 것은 3단 주름의 특허기술을 적용하고 제품과 골격의 형

태를 지탱하는 컬링부위(종이컵 상단에 있는 입이 닿는 부위)를 경쟁제품보다 더 많이

감는 가공기술에 있다. 사내에 불량품 유출방지 시스템을 가동하고 자체 디자인을 적용

한 제품도 꾸준히 개발하는 등 일회용 제품 생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 대표는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첫 거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많은 거래처를 만나면서 거래처의 요구사항과 자사 경쟁력 수준을 객관

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규 거래처 확보에 실패한 원인을 알았

다면 이는 실패한 것이 아니다. 모든 수출 추진 과정에서 실패사례를 수집

해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면 향후 시장개척에 활용할 수 있을 것” _ 지민규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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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바다에 나가야 큰 고기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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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 이런 옛 노래가 있다.

먼 북소리에 이끌려 나는 긴 여행을 떠난다.

낡은 코트를 몸에 걸치고 모든 것을 뒤에 남기고

북소리가 들려오면 심장이 두근거리며 본능적으로 떠나게 되는 여행.

모험가라면 누구나 들어본 적 있는 북소리에 나는 지금껏 길을 떠났고, 앞으로

도 떠날 것이다.

모험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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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씨, 학교 졸업하고 3년간 이력이 없네요? 어떻게 된 거죠?”

“네, 여기 저기 다니면서 세상 구경을 했습니다~”

“그렇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엔지니어를 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농기계를 만들려면 농민들 얘기를 직접 들어봐야 하지 않습니까?

전국 농가를 다녀야 하는데, 저처럼 다니기 좋아하는 녀석이 딱이죠~”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녔던 나는 1979년 농기계 회

사에 취직해서 연구개발 부서에서 일했다. 엔지니어로 가까운 미래에 출시될 제

품 개발을 맡았던 나는 1983년 기술 확인차 방문했던 일본에서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전자시장을 목격했다.

‘언젠가는 나만의 작품을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기에 귀국 후 야간대학 전자공

학과에 입학해서 미래를 선도할 학문을 배웠고, 1986년에는 독일로 가서 기술

연수를 했다. 세계적인 장비 업체인 SWF, CO에서 연수를 하며 전 세계 농기계

의 흐름을 파악한 나는 1988년 창업이라는 모험을 택했다.

다녀봐야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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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강국 독일에서 트레이닝을 하며 얻은 것은 ‘내 머리 속에 있는 생각을 기계

로 만들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그래서 고향인 전라북도 익산

의 이름을 세계에 널리 알리자는 뜻에서 회사명을 ‘익산농기계(IRIS Spreaders, CO)’

로 지은 나는 바로 농기계 개발에 착수했다.

처음에는 땅을 일구는 기본적인 도구인 쟁기를 개발해서 판매하고 유통되는 구

조를 익힌 뒤, 비료를 뿌리는 기계인 ‘비료살포기’ 국산화에 도전했다. 당시 농가

에서는 수입기계를 쓰고 있었는데, 외국에서 들여온 비료살포기는 가격도 비싸

지만, 우리나라처럼 농토가 좁은 곳에서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았다. 이

부분을 주목한 나는 국내 실정에 맞게 크기가 줄이면서 땅을 일구는 것과 비료

뿌리는 것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비료살포기’를 개발했다.

전국을 다니면서 쌀 한 톨에 스민 농심의 수고로움. 볍씨를 담가 못자리를 하고

부터 쌀을 찧어 판매하기까지, 참으로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긴 여정旅程을 보

고, 듣고, 느꼈던 나는 땅은 작은데, 해도 해도 끝이 없는 농사일의 고단함을 덜어

주고 싶었다.

농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공정을 단축시킨 ‘비료살포기’가 출시되자 농가는 즉각

반응했다. 밀려오는 주문 전화에 일일이 응대하기 힘들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보

면서 개발방향에 확신을 가진 나는 비료가 휘날리지 않고 땅에 정확하게 골고루

뿌려져서 과다 시비나 종자파종 시 쏠림현상이 없는 ‘노크랙No-Crack 살포기’! 투

모험없이는 익산농기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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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한 재질로 만들어져 외부에서 비료의 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대용량 투명 비

료 살포기’! 미세하게 연무처럼 광역 방제를 해서 농약중독 없이 안전하고, 효율

적으로 농약을 뿌릴 수 있는 ‘광역 방제기’! 농민들이 쓰기 편리한 농기계 50여

종을 개발했다.

새로운 제품 개발을 두려워하지 않고 모험을 거듭한 ‘익산농기계’는 국내·외 특허

100여건을 보유한 국내 비료 살포기 1위 업체로 우뚝~ 섰고, 나는 획기적인 농

기계 개발로 ‘신지식인상’, ‘기술부분 장한 한국인상’, ‘농림부장관상’, ‘서울국제

발명전 준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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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꿈을 크게 꿀수록 인생은 아름다워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안전한 호수에

머물기보다 먼 바다로의 항해를 지향하는 나는 국내 정상에 안주하지 않고, 해

외 시장에 뛰어들었다. 타이완을 시작으로 수출을 시작한 ‘익산농기계’는 큰 고

기를 잡기 위해 호주로 향했다.

호주는 이탈리아 등 유럽의 유명 기업체들과 현지 제조업체들이 살포기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농기계의 메이저리그다. 내가 호주 진출을 선언했을 때도, 주위에

서는 ‘호주는 세계적인 업체들이 경쟁하는 곳인데 왜 하필 거기를 가서 고생을

하느냐?’고 만류했다.

하지만 나는 비료살포기는 우리 회사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이렇게 큰 시장에

서 성공해야 어느 곳이든 진출할 수 있다고 믿었다. 물론 확신만으로 세계 최고의

격전지에 뛰어들 수는 없다. 기존 업체의 아성이 높은 호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2009년 KOTRA 호주 멜버른 무역관에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그리고 한국

지형과 한국 농민들에게 맞는 농기계 개발로 정상에 오른 ‘익산농기계’의 경쟁력

을 소개하며 시장진출전략을 물었다.

호주 개척의 나침반, KOTRA 지사화사업

176 I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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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 대표님,

‘익산농기계’는 시장 맞춤형 개발이 가능한 기술강소기업이니까

호주에 맞는 살포기를 개발해보면 어떨까요?

호주처럼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는 길을 새로 내는 것도 방법입니다.”

“한국에서 농민들을 만나며 농민들이 원하는 기계를 만든 것처럼

호주에서도 호주 농민들이 찾는 기계를 만들어라!

그거 묘안이네요. 우리 회사에 딱 맞는 전략입니다~”

우리 회사가 지사화사업을 신청하자 호주 시장을 조사한 멜버른 무역관은 현지

에이전트에서 원하는 농기계는 호주 농업 환경에 최적화된 장비임을 알게 됐다.

그래서 ‘익산농기계’에 맞춤형 장비 개발이라는 진출 방안을 제안했고, 개발에

자신이 있었던 나는 멜버른 무역관의 지사화사업 담당 직원과 호주 농가를 방문

하기 시작했다.

일본 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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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평탄한 대륙 중의 하나다. 동해안은 남태평양에

면하고 서해안은 인도양에 접해있는데 대륙의 크기는 유럽의 1.5배에 달한다. 알

래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 본토 면적과 비슷한 광대한 땅으로 땅이 넓으니,

지역마다 문화도 다르고 농사짓는 방법도 다르다.

직접 보지 않았다면 알 수 없는 호주의 농업환경, 직접 듣지 않았다면 알지 못 하

는 애로사항. 현지 농가를 방문해서 농기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소중

한 자양분이 됐다.

물론 농가를 방문하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대륙 자체가 워낙 방대

하다보니 이동 자체가 어렵고, 농가에 도착해도 낯선 동양인에게 쉽게 속내를 얘

기하지 않는다.

이럴 때마다 멜버른 무역관은 든든한 힘이 되었다. 내가 왜 발품을 파는지, 이 발

품에 어떤 절실함이 들어있는지~ 그 의미를 잘 알고 있는 멜버른 무역관은 내가

떠나는 길마다 동행해주었고, 농민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주선해주고, 나의 진심

이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통역해주었다.

그렇게 호주 농민들에게 호주에서 사용하는 비료의 특성, 드넓은 땅을 경작하는

데서 오는 어려움 등을 조사한 나는 한국으로 돌아와 수십 년간 개발을 함께 해

온 우리 회사의 베테랑 엔지니어들과 머리를 맞대고, 호주에 맞는 살포기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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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진심은 호주에서 통했다. 지사화사업을 신청한 해, 바로 수출에 성공한

‘익산농기계’는 현재 호주에서 열리는 농기계 박람회장 어디에서나 쉽게 우리 장

비를 접할 수 있는 기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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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 나침반이 발명되자 먼 거리로의 항해가 가능해 해외 진출이 활발해진

것처럼, 호주 진출의 나침반이 된 멜버른 무역관의 도움으로 호주 시장에 안착한

‘익산농기계’는 현재 미국, 일본, 중국, 뉴질랜드, 러시아, 체코 등 10여 개국에 수

출하며 지난 해 ‘1백만불 수출의 탑’을 받았다. 올해는 2백만불 수출을 목표로

하는데,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주목하는 곳은 극지다.

사실 나는 ‘익산농기계’의 대표라는 직함 외에 ‘세계여행 작가’라는 또 하나의 명

함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1세대 해외 여행가이자 세계여행 개척자인 고 김찬삼

교수를 동경해온 나는 수출을 시작한 2009년부터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지

구촌 100여 개국을 여행했다. 특히 한국인 최초로 북극점에 쇄빙선을 타고 도달

하는 등 북극은 10차례, 남극은 7차례 다녀온 극지 전문 여행가다.

내가 세계를 다니는 이유는 단순한 즐김이 아니다. 미국, 뉴질랜드, 칠레 등 해외

출장을 갈 때마다 상담을 마치면 주변 농촌을 둘러보며 농기계의 트렌드를 살피

고, 러시아 캄차카 반도를 방문했을 때는, 그곳 사람들이 농사지을 때 비료의 운

반과 적재, 살포의 3가지 과정을 따로 하는 것을 보고, 이를 하나로 통합한 ‘다목

적 살포기’를 고안한 것처럼 여행을 통해 세상의 흐름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는

다.

이 같은 이유로 극지를 자주 찾는 나는 지구온난화로 북극에도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서 에스키모 마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제기 개발에 박차

이제는 극지다!

180 I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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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가하고 있다. 이미 남극의 입구로 불리는 칠레 ‘푼타 아레나스’로 농기계를 수

출하고 있는 ‘익산농기계’. 나는 영원한 모험가로 끝없는 탐구심을 가지며 농기계

의 신세계를 개척할 것이다.

1. IP-700

2. VIKING-4000T

3. IODD-2000J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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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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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과 믿음은 수출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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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혁아,

너도 이제 불혹 이니, 니 길을 정해뿌야 되지 않켄나?

직장 생활도 그 만큼 헌신적으로 했고 또 앞서가니

회사에서도 오히려 불편해하고, 이제는 애비 일을 돕는 게 어떻겠노?”

“네, 아버지. 제재소로 들어가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회사를 맡으면 품목을 수출로 하고 싶습니다.”

“뭐 생각한 거라도 있는 게냐?”

“제대로 된 타포린과 망Tarpaulin, Net 제품을 만들어서 수출하고 싶습니다.”

대학 졸업 후 입사한 산업용 포장재 제조업체 ‘(주)원림’에서 영업 본부장을 지낸

나는 1991년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주)정신’의 대표이사, 방 송혁. 아버지가 평생 꾸려온 ‘정신제재소(1968년 설립)’에서

일하게 된 나는 家業에 방수천의 일종인 ‘타포린’과 '망' 제품을 추가해서 전 세계

에 수출하는 무역 회사로 기업을 변화시켰다.

,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다

184 JUNG-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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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을 수입해서 목재를 켜는 국내 시장의 제재소에서 수출 기업으로!

다른 이들 눈에게는 무모한 도전으로 보였지만 나는 자신이 있었다.

이전 회사에서 영업을 맡았지만 나는 ‘달변가’는 아니다. 그런데도 우수한 비즈

니스맨으로 불린 비결은 신뢰다. ‘영업은 물건을 파는 일이 아니라 고객과 마음

을 통하는 일’이라는 신념으로 구매자와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최상의 해결책을

제품으로 말하며 믿음을 쌓아갔다.

또 바이어가 원하는 물건이 무엇인지,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서 사용자의 시각에

서 관련 제품을 바라보았다. 그러다보니 합성수지를 원료로 산업용 포장재를 만

드는 제조 과정 전반을 통달하게 됐고,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도 충족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가게 됐다.그렇게 쌓여진 신뢰로 고객들은 ‘방송혁 본부장이 추

천하는 제품이니까 믿고 거래한다’며 흔쾌히 계약서에 서명했다.

경험을 토대로 내가 잘 알고 있는 합성수지 분야의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서 바이

어의 신뢰를 만들어 간다면 반드시 수출 길은 열린다는 생각으로 제재소를 무역

회사로 전환시킨 나는 부친의 회사 이름대로 ‘정신’. ‘바르고 믿을 수 있는 기업’으

로 이어갔고, ‘타포린’과 ‘망’ 제조를 시작했다.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것보다, 남들이 하기 어려워하는 일에 도전해서,

제대로 해내는 회사를 Vision으로 생각했다.

바르고 믿을 수 있는 회사

185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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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포린’은 비닐만큼 가볍고 유연하면서도 질긴 방수 원단으로 트럭의 덮개나 포

장마차의 오렌지색 차광막 그리고 햇빛 가리개 등 일상 생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이자 또한 유용한 산업용 자재이다.

사용 범위가 다양한 ‘타포린’에 우리 회사는 업종별 수요자 요구에 맞춘 기능성

을 부가한다. 실제로 제품 문의가 들어오면 나는 바로 바이어와 약속을 잡는다.

계약을 종용하기 위해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제품을 구하고 싶어서 우리

회사에 의뢰했는지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어떤 제품으로 만들어드릴까요?”

가격은 묻지도 않고, ‘이 제품을 통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 제품에 어떤 바

람을 담고 있는지’ 주문자의 마음부터 묻는 나의 첫 마디에 바이어는 흉금을 터

놓고 대화를 나눈다.

허심탄회한 소통을 통해 기계를 보호하는 덮개, 창고용 천막, 트럭 커버, 지붕재,

건설 안정망등 정확한 용도를 파악한 뒤에는 어떤 부가 가치 기능을 넣으면 우리

회사의 제품을 쓰는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주문자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그렇게 ‘고강도 타포린으로 물기를 완전히 막을 수 있는 특수 원단’! ‘첨단코팅기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는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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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로 오염이 되지 않는 원단’! ‘10년을 햇빛에서 견디는 원단’ 등 우리 회사가 만

들어야 할 제품 방향이 나오면 상담한대로, 제품 기획안에 골몰한다.

수요자가 원하는 기능성을 넣기 위해서 특수 소재를 접목하고, 코팅 기술을 혁

신하는 등 해야 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주)정신’은 지속적인 노력을 기

울인다.

바이어가 우리 회사를 신뢰해서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면, 우리 회사는 강한 책

임감을 가져야 한다. 수요자가 우리에게 새로운 제품을 의뢰한다는 것은 그 기업

의 장래를 맡긴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엄청난 믿음과 책임이 뒤따르

기에 제품 개발에 최선을 다하는 ‘(주)정신’의 노력은 신제품의 다양한 품질로

이어졌다.

현재 30개 이상의 특허를 마무리하고 있는 ‘(주)정신’은 2001년 9·11테러로 붕괴

된 미국 뉴욕의 월드트레이드센터(WTC) 재건사업에 안전망을 공급할 만큼 제품

력을 인정받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 회사의 품질이 좋아 질수록, ‘(주)정신’의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만족도 판매도 올라간다는 것이다. 시장 반응이 좋으

니, 당연히 그 회사를 찾는 곳이 늘고, 탄탄하게 내실을 다진 수입상은 우리 기업

을 더욱 믿으며 장기적으로 거래한다.

진정한 신뢰관계를 형성하며 차별화된 자체 Brand, Solarguard, Tarpguard,

Netguard, Scaflex, Ecovynyl, SPE 등으로 품질 인증해서 수출하는 ‘(주)정신’은

2012년 1890만 달러의 실적을 달성했고, 올해는 수출액 2000만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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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신’에게는 수많은 동반자가 있다. 그런데 이 중 으뜸은 KOTRA가 아닐까

싶다. 오랜 영업 경험으로 국내 시장은 훤했지만, 해외 시장에 초심자였던 나는

수출 시작 단계부터 KOTRA에 자문을 구했다. ‘타포린과 망을 제조해서 수출

을 전문하는 기업이고자 하는데, 해외시장을 어떻게 개척해야 하는지’ 수출의 길

을 묻는 나에게 KOTRA는 수출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바이어는 어떻게 발

굴해야 하는지, 안내자가 되었다.

사실 90년대에 한국 타포린 산업은 기본적인 제품을 만드는 단계에서 원료도

복합적으로 사용하여 각종 기능을 강화하는 단계로 진입하며 어려움에 직면하

기 시작했다. 그러나 KOTRA로부터 수출의 노하우를 터득한 나는 자신만만하

게 해외로 나가 수출길을 개척했다. 수출의 첫 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딛은 뒤에

는 KOTRA ‘지사화사업’의 도움을 받았다. ‘두바이로 수출한 2개의 컨테이너

가 적하물건이 바뀐 채 도착했다’는 텔렉스를 받고 난관에 봉착했을 때, 우리 회

사를 대신해서 현장에 달려가 내용물을 맞 교체해서 중동시자 납품을 도와준

지사화 전담직원. ‘전시회에서 수없이 마주쳤지만, 컨택 포인트contact point를 몰

라서 아직도 못 만나고 있다’는 호소에 우리 회사의 장점을 담은 소개서를 유럽

의 메이저 회사에 보내서 미팅을 성사시킨 무역관. ‘지사화사업’ 초기부터 지원

을 받은 우리 회사는 지금도 런던,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 전 세계 10여곳에서

KOTRA ‘지사화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요즘은 ‘지사화사업’을 신청할 때 3년

이라는 시간을 기본으로 투자한다.

수출의 동반자

188 JUNG-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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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이어를 ‘우리 회사의 새로운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바이어와 거래할 때 ‘이익의 70%를 해외 거래 바이어가 갖고, 우리 회사

는 30%를 가져간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파격적인 이익 배분으로 거래를 성사시

키는 것이 아니라 내 옆에 있는 바이어, 즉 내 가족의 가치를 알아주고 인정해줘

서 그 사람이 살맛나게 하는 거래를 하는 것이다.

바이어를 내 식구라 여기기에 우리 회사는 ‘지사화사업’을 신청할 때, KOTRA

해외무역관에 명확한 요청을 한다. 거래가 성사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

니, 우리가 원하는 바이어를 발굴해달라는 것이다.

‘(주)정신’이 희망하는 바이어는 선두 업체가 아니다. 현재는 4등, 5등의 위치에

머물고 있지만,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 노력하는 건전한 기업이다.

최선을 다하는 기업이라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투자하는 우리

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고, 두 기업이 힘을 합치면 함께 성장하는 성과를 낳을 수

있다.

이 같은 조건에 부합하는 바이어를 KOTRA 해외무역관에서 발굴하고 시장 조

사를 해서 정보를 제공하면, 우리 회사는 타자가 각 투수의 구종과 구속을 분석

해서 타석에 들어오듯, 거래처에 맞는 제품을 구상하고, 고객의 작은 요구에도

세밀하게 맞춤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

그렇게 ‘지사화사업’ 1년은 시장조사와 거래선 인사, 필요한 제품을 파악하는 데

지사화사업 + 3년 〓 가족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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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쏟고, 2년째에는 거래처에 정식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상담을 진행한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고객과의 공감대를 찾아 대화를 이어나가고 신뢰를 쌓

다보면 3년째는 장기 거래 성사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힘있는 동반자와 해외에 많은 가족들이 있기에 나는 2011년 ‘제48회 무역의 날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

다. 우리 회사의 새로운 가족을 찾기 위해 다양한 국제 전시회에서 얼굴을 보이

고, 해외 바이어들과 꾸준히 소통한다.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이 있으면 5년 그 이

상의 시간을 들여서라도 그 제품을 만든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시간을 쓰냐’고 말하지만 나는 시간의 힘을 믿는다. 상대가

우리 기업에게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신뢰는 정직한 시간 속에

자라난다. 신뢰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기업, ‘(주)정신’. 우리 회사는 해외의 가

족을 만나기 위해서 오늘도 시간을 달리며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마음으로 시간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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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금맥캐는 강소기업]

WTC에 안전망 공급하는 강소업체, 정신

· 수요자 맞춤형 타폴린·차광막 생산

· 생산제품 전량 수출, 거래처 이익 우선 전략으로 수십년간 거래관계 유지

“해외 유통 거래처를 사업 파트너가 아닌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거래처 이익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신뢰를 쌓아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방송혁(63·사진) 정신 대표이사는 지난 1991년 취임 후 생산제품 전량을 해외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내수시장에서 국내 업체와 경쟁하기보다는 일찌감치 해외시장으로 눈

을 돌렸다. 정신은 지난 2002년 코트라(KOTRA)가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판로개척을

위해 해외 지사화사업을 시작되기 전부터 KOTRA와 인연을 맺고 해외 판로 개척을 했다.

“과거에는 종합상사들이 우리의 물건을 해외에 팔아주는 첨병이었다. 최

근에는 종합상사들의 사업 성격이 바뀌면서 KOTRA가 과거의 종합상사

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정신은 런던,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 전 세계 10여곳에서 KOTRA의 지사화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이 회사는 폴리에스테르(PE) 타폴린과 차광막을 생산하는 회사다. 타폴린은

타르를 입힌 방수천으로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트럭의 덮개나 포장마차의 오렌지색

천막 등이 타폴린의 일종이다.

2015년 11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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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제품이 아닌 수요자 요구에 맞춰 물기를 완전히 막거나 쉽게 오염이

되지 않는 제품 등 수요자 요구에 맞춘 기능성을 부가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

품질에 대한 방 대표의 고집으로 지난 2001년 9·11테러로 붕괴된 미국 뉴욕의 월드트

레이드센터(WTC) 재건사업에 정신의 안전망 제품이 사용됐다. 특히 방 대표는 해외 유

통 바이어들이 더 많은 이익을 갖도록 하는 원칙을 갖고 있다.

“우리 회사 제품의 품질 우수성이 입증된 사례로 정성을 다해 제품을 만든

것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갖게 된 계기”

“이익의 70%를 해외 바이어가 갖고 우리는 30%만 가져간다는 원칙을 가

지고 사업을 하고 있다”

“30여년간 거래를 이어가고 있는 거래처만 5곳. 이들과는 상대방 애경사

에도 참석할 정도로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통 마진율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있지만 방 대표는 확고하다. 단순한 갑

을 관계가 아닌 해외 거래처를 가족과 같이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이익배분이 가능하다

는 것. 지난 2012년 189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달성한 정신은 2016년 수출액 2000만

달러(약 229억원)·관련 특허 30개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방 대표는 해외 수출을 계

획하는 국내 중소기업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지금도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다. 당장의 사업성과가 없더라

도 해외의 전시회를 참관하거나 해외 바이어들과 꾸준히 소통을 하는 등

출장에 답이 있다. 그래야만 그들이 필요한 제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 제품 개발 후 1~2년 내에 가시적 성과를 거두려하

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해외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_ 방송혁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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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젊은 콘크리트 펌프업체의 무한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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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인이 애용한 건축자재! 쇠의 강도를 지녔지만 어떤 형태로든 만들 수 있

고, 구조물을 세우면 200년 동안 점점~ 단단해지며 수명이 2000년에 달하는

건축자재! 단언컨대 현존하는 건설재료 중 가장 완벽한 재료는 ‘콘크리트’다.

그리고 이 ‘콘크리트’를 현장에 이송하는 장비인 ‘콘크리트 펌프’를 제조하는 업

체 중 최후의 기업은 ‘케이씨이피(KCP)중공업’이다.

‘콘크리트 펌프’를 우리보다 싸고, 빠르고, 뛰어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

때문에 이 분야에 도전하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케이씨이피중공업’의 대표인

나, 윤영곤은 장담한다.

단언컨대 가장 완벽한 건축자재 & 가장 완벽한 기업

196 K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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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펌프카’ 설계팀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나는 20대에 캐나다

CONCORD사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초고속 승진이라는 성공 신화를 써 내

려갔지만 나는 내 손으로 ‘콘크리트 펌프카’를 만들고 싶었다. ‘콘크리트’는 현대

의 바벨탑을 가능케 한 놀라운 자재이지만 무게가 무겁고, 시멘트에 모래와 자갈

을 섞으면 2시간 안에 사용해야 한다. 이 같은 단점으로 인해 ‘콘크리트’를 현장

까지 빠르게 수송하는 장비가 필요한데, 펌프카가 이 기능을 담당하는 장비이다.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필요한 곳까지 뿜어 올리는 ‘콘크리트 펌프카’는 최저

길이가 10미터대에서, 최대 길이가 70미터에 다다르는 거대 건설장비다. 이 같은

장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개발비용과 복잡한 유압장비를 설계하는 능력,

무거운 하중을 견디는 기술 등이 요구된다.

그에 반해 ‘콘크리트 펌프카’를 찾는 전 세계 수요는 전 기종을 합해도 1년에 1만

여대 남짓. 수요가 적다 보니, 쉽게 도전할 수 없는 분야였다. 하지만 나는 1999

년, 동료 엔지니어 3명과 도전을 택했다.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한 스물 일곱.‘세계

최고의 장비를 만들자’는 목표까지 가슴에 품은 우리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문제는 개발비용이었다. 설계능력은 있지만 장비를 생산할 자금이 충분치 않았

던 우리는 ‘콘크리트 펌프 전문 개발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100만개 이상의 숫

자를 계산하는 이 프로그램은 ‘콘크리트 펌프’에 관한 각종 해석을 하루 안에 해

내는 스마트 시스템으로, 우리는 초기 3년간 이 스마트 시스템으로 우리만의 제

젊으니까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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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 공정을 구축하고, 불량률을 낮췄다.

프로그램의 정확도가 3D 시뮬레이션보다 더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은 우리는

2002년, 전 세계 콘크리트 펌프 업계에서 6번째 회사이자 마지막 기업인 ‘케이씨

이피중공업’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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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전부터 ‘콘크리트 펌프업계의 슈퍼 루키들이 모인 기업’으로 기대를 모은

‘케이씨이피중공업’은 미국 업체의 발주를 시작으로 설립 첫 해, 25ZX, 32ZX,

38RX, 40RX 등 10개의 모델을 제작하며 ‘콘크리트 펌프 전문 개발 프로그램’

의 위력을 증명했다. 기업 2년 차인 2003년, 5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고, 2년

뒤 수출 단위를 두 배로 늘린 ‘케이씨이피중공업’은 2005년 세계 최초로 ‘65M

콘크리트 펌프카’를 제작하며 펌프카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펌프카는 높이가 단

1M만 높아져도 중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 중량을 견디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데, 기술 개발을 위해 천문학적인 R&D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기업들은 60M급 개발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한국의 신생 기업인

‘케이씨이피중공업’이 개발 비용만 200억원에 달하는 ‘65M 콘크리트 펌프카’를

출시하자 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설립한 지 5년도 안 된 기업이

어떻게 수백억의 개발 자금을 감당했을까?’

‘그 짧은 시간에 그 많은 기술 개발이 가능한가?’

혜성처럼 등장한 기업이 일으킨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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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놀라게 한 성공의 비결은 ‘콘크리트 펌프 전문 개발 프로그램’이었다. 완벽

한 계산으로 6개월에 달하는 제조 공정 시간을 단 30일로 줄이며 원가를 50% 이

상 낮춘 ‘케이씨이피중공업’은 콘크리트 펌프 업계 부동의 1위인 종주국 독일 업체

들조차 못 해낸 분야를 개척하며 펌프카 업계의 새 장을 열었다.

1. 사우디 아라비아로 수출되 작업중인 펌프카

2.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중장비 전시회 참가

1

2

200 K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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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씨이피중공업’의 강점은 젊음이다. 젊기에 대담하게 도전하고, 모두가 ‘안 된

다’고 말할 때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다.

물론 우리에게도 난관은 있었다. 시장 확장을 위한 마케팅이다. 회사 설립 전부터

쌓아온 실력과 평판으로 ‘케이씨이피중공업’은 미국을 비롯한 캐나다, 호주, 러시

아 등의 큰 시장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빠르게 안정된 제품 품질

에 비해 턱없이 더딘 시장 확장이 발목을 잡고 있었다.

지구촌 모든 국가가 ‘콘크리트 펌프카’를 필요로 하지만, 장비 한 대 가격이 수 억

원대에 이르는 이 시장은 상당히 보수적이다.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모두

가 믿을 수 있는 회사, 누구나 아는 회사를 찾는다.

중소기업이라면 모두가 느끼는 한계. ‘한 번만 써보면 우리 장비의 진가를 알 텐

데...’ 한 번의 기회를 잡지 못 해서 같은 자리를 맴돌던 나에게 KOTRA 지사화

사업은 갈증을 해소한 시원한 물 한잔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지사화사업에 물음표를 던졌다.

“대표님, KOTRA 해외무역관에서 시장 조사도 해주고,

수출 성약, 추가 거래선 발굴을 지원하는 ‘지사화사업’을 하고 있는데,

우리도 신청해 볼까요?”

“장 차장, 콘크리트 펌프카는 특수 전문 분야인데

KOTRA 지사화사업은 나의 눈이자, 나의 귀, 나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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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도 모르는 사람이 우리 시장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겠어?’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지만, 중동과 유럽, 아프리카 진출의 거점이 될 수 있는 이

스라엘 개척을 위해 2014년 ‘텔아비브 무역관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Mrs. Sara, 저는 ‘케이씨이피중공업’의 대표, 윤영곤입니다.

우리가 텔아비브 무역관에 원하는 것은

이스라엘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입니다.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의 교역이 22억 달러밖에 안 되다 보니

정보가 너무 없어요.

네임 벨류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바이어가 있는지,

독일이 아닌 한국산 펌프카라고 해서 선입견을 갖지 않고

품질만 보고 거래할 수 있는 업체가 있을지 알아봐 주세요.

“Mr. Yun. 걱정 마세요.

나는 텔아비브 무역관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일해온 직원이랍니다.

나는 한국의 기업이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어요.

이제부터는 내가 당신의 눈이고, 귀고, 발입니다.”

나를 대신해서 보고, 듣고, 뛰겠다는 말에 반신반의했던 마음은 믿음으로 바뀌

었다. 기대했던 대로 ‘텔아비브 무역관’은 이스라엘 건축시장과 바이어를 철저히

조사했다. 그리고 ‘케이씨이피중공업’과 맞는 곳이 있으면 직접 찾아가서 우리 회

사를 알렸다.

‘케이씨이피중공업’이라는 생소한 한국 기업에 이스라엘 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202 K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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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였지만, ‘텔아비브 무역관’은 좌절하지 않고, ‘케이씨이피중공업’의 장점과 열정

을 소개하며 차가운 벽을 조금씩 허물었다.

마침내 그 해 12월 우리와 독점계약을 원하는 업체가 나타났다. 기쁜 마음에 나

는 바로 미팅을 가졌다. 이야기는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계약을 하려고 하면 지

불 조건을 바꾸고, 계약 날짜를 일방적으로 바꾸는 등 파행조짐을 보였다. 결국

계약은 무산됐고, 이스라엘은 ‘케이씨이피중공업’에게 허락되지 않는 세계로 여

겨졌다. 포기를 생각하고 있을 때, 나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Mr. Yun. ‘텔아비브 무역관’입니다.

실망이 크시죠? 그래도 낙담하지는 마세요.

품질이 워낙 좋으니 잘 될 겁니다.

가치를 인정받기까지 시간이 걸릴 뿐이예요.”

이 말에 나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KOTRA 지사화사업이 수출의 만능키는

아니다. 하지만 수출 시장에 계속 도전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만으

로도 기업은 힘이 난다.

그렇게 합심해서 노력한 끝에, 두 달 뒤 새로운 바이어를 찾았고 지난 해 ‘케이씨

이피중공업’은 이스라엘에 펌프카 6대를 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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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스리랑카 콜롬보, 카자흐스탄 알마티, 캄보디아 프놈펜,

카타르 도하를 포함하여 전 세계 22개 무역관에서 KOTRA 지사화사업을 이용

하고 있는 ‘케이씨이피중공업’의 목표는 4년 내에 종주국인 독일 펌프카 업체를

바싹 따라붙어 글로벌 No. 2가 되는 것이다.

이 꿈은 우리 회사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 미국 사모펀드회사의 제안을 받아들

였다면 일찌감치 이루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KOREA의 첫 글자인 ‘케이

(K)’를 기업의 머리 글자로 내세운 ‘케이씨이피중공업’은 대한민국 회사이다. 자랑

스러운 대한민국의 기업으로, ‘케이씨이피중공업’은 앞으로도 수출의 지름길인

KOTRA 지사화사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하고, 제일 끝까지

남을 것이다.

미래를 향해 무한 질주하는 ‘케이씨이피중공업’. 우리는 내일을 향해 달리는 젊

은 기업이다.

대한민국의 콘크리트 펌프업체로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젊은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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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주사기 제조업체의 정상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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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야말로 내 삶에 큰 행운이었어!’

돌아보면 감탄이 나올 만큼 결정적인 순간이 있다. 그 때 마음 속에서는 ‘이 일은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강한 확신이 들며 내 생각에 성공이 숨어 있음을 알아

차렸을 것이다.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위닝 포인트. 누군가 나에게 “김연태 대표님의 위닝 포인

트는 언제입니까?” 묻는다면 나는 1987년이라고 답할 것이다.

위닝(winning)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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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지 못한 가정 형편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실업계 고등학교를 공부한 나

는 1980년 국내 포장기계 산업을 대표하는 ‘한독자동 포장기계’에 입사해 7년

간 직장인으로 살았다. 성실하고, 일 잘 하는 사원으로 인정받았지만, 나는 더 높

은 곳으로 비상하고 싶었다. 이대로 회사를 다니면 안정적으로 살 수 있지만, 인

생의 반전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사업을 하기로 결심하고, 1987년 2월 20일 퇴사해 단 열흘 만인 3

월 1일 ‘광림자동기계’를 설립했다. ‘광림자동기계’는 회사 설립후 ‘일회용 주사기

자동조립기 개발을 시작하였다’ 의료인도 아니고, 주사기 제조회사에서 근무한

것도 아닌데, ‘일회용주사기 자동조립기 등 주사기 주사기자동제조 설비’를 주력

품목으로 택한 이유는 앞으로의 시장성이었다.

1853년 프랑스의 외과의사, 샤를 가브리엘 프라바츠가 최초로 고안한 주사기는

약액을 체내에 주입하는 기구로 약물이 혈관으로 곧바로 흡수되기 때문에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오늘날에는 주사기를 통한 제2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서, 접종 후 바로 버리는 일회용 주사기가 사용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매년 120억 개가 판매된다고 추산한 주사기 수량을 보고 이렇

게 많은 사람이 쓰는 제품이라면 도전해 볼만한 분야라고 생각한 나는 회사 설

립과 동시에 일회용주사기를 대부분의 공장에서 사람이 수동으로 조립을 한다

는 것을 알고 ‘주사기 자동조립 기계’ 개발을 시작했다.

창업 포인트 : 주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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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우리나라는 ‘주사기 자동조립 기계’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었다. 수입에 소

요되는 금액은 연간 10억 원으로 국산화만 성공한다면 우리 회사는 주사기제조

설비 분야에 안착할 수 있다고 판단을 했다

물론 국산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일회용 주사기와 일회용 주사 바늘은 인체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제품으로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정밀성과 안전성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양질의 주사기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 보자’며 모인 기술진

들은 밤낮으로 연구했고, 나 또한 이전 회사에서 쌓은 자동화기계 제조 경험을

총동원해서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1988년, 우리 회사는 1cc와 10cc 일회용 주사기를 자동으로 조립할 수

성장 포인트 : 최초의 주사기 자동 조립기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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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기계를 개발하고, 양산체제를 갖췄다. 창업 1년 만에 주사기 자동 조립기 국

산화에 성공한 ‘광림자동기계’는 업계를 놀라게 했다. 주사기 자동조립기 개발로

인지도를 확보한 우리 회사는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지만 나는 이럴 때일수

록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신념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대로 설비를 늘리고 연구

개발 비용으로 사용했다.

꾸준한 투자에 회사는 봄비에 보리싹이 올라오듯, 쑥쑥 성장했다. 1989년 일회

용주사기 외통자동 인쇄기, 자동포장기 개발 ! 1991년, 주사기바늘 자동연마기

를 대한민국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고, 의학 발달로 다양해지는 일회용 의료용품

기능 변화에 맞춰서 채혈침, 치과침 등 제조하는 제품의 종류도 늘어났다.

그러던 1992년, ‘광림자동기계’는 기계를 납품하고 받은 약속어음부도로 큰 고

초를 겪었다. 하지만 개발에 대한 의지는 꺾을 수 없었다.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개발을 멈춘다면 미래는 없다는 마음으로 나는 다시 뛰었고 2000년, 우리 회사

는 일회용 주사기 제조설비, 주사기 바늘 자동조립라인, 일회용 주사기바늘 자동

연마기 등 주사바늘 제조 설비와 채혈침, 치과침 생산을 토탈 솔루션으로 제공

하는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되었다.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마친 나는 제2의 도약을 선언하고, 회사를 ‘탑포인트’ 주

식회사 법인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인도, 몽고, 방글라데시 등으로 기계 설비를

수출하며 해외 진출에 시동을 걸었고, 2002년에는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시행하

는 품질경영시스템에 관한 국제규격 ISO 9001 인증을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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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출을 하려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준비 없는 용기는 만

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수출을 목표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점은 없는지, 더 개발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회사를 정확하게 바라보면 성장의

길을 열 수 있다. 그렇게 회사 설립 후 15년 동안 걸어온 길을 돌아본 나는 자신

감을 갖고 2002년 중국 직수출을 시작했다.

당시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며 새로운 발전 단계로 접어들고 있

었다. 무역업체를 통하지 않고 현지 업체와 직접 거래를 하며 중국을 자주 방문

하던 나에게 약진하는 중국의 모습은 승천하는 용과 같았다.

14억 인구로 이루어진 거대한 시장! 놀라운 발전 속도! 중국이야말로 성장의 모

든 열쇠가 들어 있는 시장임을 직감한 나는 중국 수출 첫해, 바로 중국 심양시

‘북화의재 유한공사’와 주사기 바늘 조립설비 및 주사침 제조설비에 관한 판매·

기술 제휴를 맺었다.

수출 포인트 : 정직

탑포인트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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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중국발(發) 골드러시’로 많은 외국 기업이 중국에 몰려오면서 중국

근로자와의 마찰, 문화충돌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었다. 나 역시 ‘계약할 때만

시(關系)를 내세우고, 그 뒤로는 기술 이전도 안 하고, 이윤만 취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았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주사기를 만드는 회사가 어떻게 정직하지 않을 수 있을

까?’ 답답했지만 그럴수록 행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때부터 중국에 출장을 갈 때마다, 중국측 파트너(심양북화의재)와 생산공장의 직

원들을 만날 때도 진심으로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고, 서로가 발전할 수 있는 최

선의 방향을 찾았다. 그렇게 한번 약속한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고, 처음 중

국을 찾았을 때나, 몇 년 후나 변함없는 나를 보면서 중국인들은 ‘탑포인트’를

‘진정한 동반자’라 부르며, 언제든지 중국에 오면 연락하라며 문호를 활짝 열고

많은 도움을 주었다.

‘진실’과 ‘최고의 서비스’로 중국 진출에 성공한 ‘탑포인트’는 현재 인도, 인도네시

아, 케냐, 이집트 등 14개 국가에 수출하며 2014년, 수출 400만 달러를 달성했다.

2010년부터는 100% 외자기업 형태로 인도네시아에 투자를 해 일회용주사기 제

조공장을 설립 후 꾸준한 노력으로 현재는 Infusion set, AD syringe 등을 생산

을 하는 공장을 갖추고, 인도네시아 내수시장과 동남아시아 시장에 판매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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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많은 나라를 주요 수출 지역으로 타진하는 ‘탑포인트’는 요즘 KOTRA

방글라데시 다카무역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새로운 수출 지역을 찾던 중 인구 1억 6천만에 달하는 거대 잠재 시장, 방글라데

시에 내수 시장을 겨냥한 제조업 투자 붐이 불고 있고, 자본력을 갖춘 방글라데

시 대기업들이 기술 전수를 해줄 해외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해외 제조설비 구축 경험이 풍부한 ‘탑포인트’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래서 지

사화사업에 가입하며 다카무역관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은 ‘탑포인트’는 무역

관의 주선으로 방글라데시로 출장을 가서 일회용주사기 제조 설비에 관심을 보

이는 5곳의 바이어와 상담을 했다.

이 중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방글라데시 대기업 ‘INTRACO’와 일회용 의료기

기 전반에 관한 생산 기술 이전 및 제조 설비 수출에 대해 협의를 시작했다. 무엇

보다 ‘INTRCO’는 Director를 탑포인트 인도네시아 공장으로 출장 보내 주사

기 제조 공장에 대해 이해한 후 협력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 한 터라 계약은 금방

이라도 체결될 것 같았다. 그런데 구체적인 단계로 들어가면 진전이 없었다.

유망 시장 개척을 위한 체크 포인트 : KOTRA 지사화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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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허진학 관장님, ‘탑포인트’ 김연태 대표입니다.

제가 방글라데시 문화를 잘 몰라서 그런 건지,

저는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데, ‘INTRACO’측은 대응이 없네요.

그래서 조언 좀 구하려고 전화드렸습니다.”

“대표님, 방글라데시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방글라데시 기업들은 사업에 대한 의지가 있어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는데 약합니다.

제가 보기엔 ‘탑포인트’는 기술이전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니까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설비가 필요하고,

인력은 얼마나 채용해야 하며, 생산계획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전체적인 틀부터 세부적인 설비·기술 사양까지 세세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러면 ‘탑포인트’의 마음이 오롯이 전해질 겁니다.”

다카무역관의 조언대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자, ‘INTRACO’는 기다렸다

는 듯 바로 응답했고, 지난 해 12월 KOTRA가 개최하는 ‘붐업코리아 수출상담

회’에서 ‘탑포인트’와 ‘INTRACO’는 500만 달러 규모의 일회용 의료기기 기술

전수 및 제조설비 수출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방글라데시에 다가서는 법을 안 ‘탑포인트’는 중국에

서 그랬듯, 방글라데시의 성장과 함께 하며 방글라데시의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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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에는 지난 해, 이집트로 선적을 한 일회용 주사기 제조설비 플랜트 설치 시

운전도 해야 하고, 아프리카와 남미 시장에도 일회용주사기 제조설비 수출을 준

비하고 있는 ‘탑포인트’의 최종 목표는 건강 유토피아 건설이다. 지금은 일회용의

료기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지만, 수출 확대를 통해 의료장비 전반을 취급하

고, 동남 아시아에서 휴양을 겸비한 신개념 토탈 헬스 케어를 제공하는 꿈의 병

원을 짓고 싶다.

그렇게 인류의 치유 에너지로 성장하고 싶은 ‘탑포인트’는 오늘도 치유자의 길을

걸으며, 건강한 세상을 만들고 있다.

미래 핵심 포인트 : 건강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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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금맥캐는 강소기업]

개도국 틈새시장 공략하는 탑포인트

· 일회용 주사기·주사바늘 및 생산설비 수출

· 2002년부터 中·印 등 본격 해외진출, 인니·방글라데시 등 저개발국가 공략 강화

· 원자재·주사바늘부터 현지 맞춤형 의료기기 생산 솔루션 제공

“일찍이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02년부터

중국, 인도 등 인구 대국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시작했고 지금은 개발도

상국을 주로 공략하고 있다.”

일회용 주사기 제조설비와 주사바늘을 생산하는 탑포인트는 지난 1988년 국내 최초로

주사기 자동 조립기 국산화에 성공해 화제가 됐다. 광림자동기계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한 김연태(53) 대표이사는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로 눈을 돌렸다. 당시 중국

에 첫 수출을 시작한 이래 14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네시아에는 생산

시설도 갖췄다.

“주사바늘과 주사기가 일회용 제품이라는 특성이 있어 인구가 많은 곳이

시장이 크다고 판단해 인구대국을 중심으로 시장개척에 나섰다. 원자재와

주사바늘 판매 위주로 사업을 하다가 최근에는 일회용 주사기 및 링거세

트사업까지 하고 있다”

탑포인트는 국내에서만 지난 2012년 3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후 2013년 20억원,

2014년 3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출은 2013년 350만달러(40억원)에 이어 지난해

2015년 12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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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는 400만달러(46억원)로 국내 매출을 이미 추월했다. 김 대표가 최근 눈여겨보는 곳

은 동남아시아다. 탑포인트는 중국, 인도에 이어 지난 2010년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

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이는 생산제품이 일회용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인구가 많은 나라

가 시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탑포인트는 지난 8일 방글라데시 대기업인 인트

라코(INTRACO)와 500만달러(약 58억원) 규뮤의 일회용 의료기기 기술 전수 및 제조

설비 수출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일회용 주사기 제조 플랜트 분야에서만

70만달러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는 탑포인트가 인도네시아에서 운영하고 있는 생산

시설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국가경제가 급성장을 하면서 선진적인 병원 설립과

선진의료기의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인트라코 관계자들은 인도네시아 공

장을 방문한 뒤 우리 회사가 단순 생산설비 공급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의

규모와 경제성 등을 고려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파트너로 확

신했다. 향후 주사기 외에도 수액 튜브, 캐놀라, 링거백, 각종 바늘 등 다양

한 일회용 의료기가 시장 진출을 예상하고 있다. 기술 및 설비 수출뿐만 아

니라 국산 주요 원부자재를 계속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리야드 알리(Riyad Ali) 인트라코 대표도 “일회용 주사기·주사바늘은 의료기기 산업에

서 가장 중요한 기초제품”이라며 “방글라데시는 막대한 인구(1억6000만명)와 소득수

준 증가로 양질의 일회용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를 견인하고 있어 전망이 밝은 편”이라

전했다. 탑포인트는 내년부터 이집트에도 주사기 제조설비 플랜트설비를 선적하는 등

아프리카 시장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해외시장 개척을 하고 있는 국내 중

소기업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중소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국내 생산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해 가격경쟁력 확보와 현지 맞춤형 기술개발을 한다면 살아남

을 수 있을 것. 특히 중소기업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찾다보면 저개발국가

에서 할 일이 많을 것” _ 김연태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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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기와 리더가 연결하는 지구촌의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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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스터 대학교 런던캠퍼스 국제학 학사. 미국 아이비리그에 비견되는 영국 워릭

대학교 국제학 수료. 영국올림픽협회 보조 리포터. LG그룹 런던법인 근무. 이력

서가 이 같은 경력으로 가득하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UN 근무? 외교관?

아니면 방송가에서 맹활약하는 국제관계 전문가? 나, 박서정의 선택은 ‘기와장

이’다.

청와대에 청기와를 납품할 만큼 기와 분야 최고의 기업인 ‘대동요업’, 박헌출 회

장의 맏딸로 태어난 나는 20대 시절, 넓은 세상에서 여러 경험과 배움을 얻은 뒤

1992년 ‘대동요업’으로 들어와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알파걸에서 기와장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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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규모의 청기와 생산업체인 ‘대동요업’은 1990년 자동화 유약기와 공장

을 준공해서 스페니쉬 S형 기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시기, 회사로 들어와 ‘대

동요업’에서 기획 관리를 담당하며 기와시장을 익히고 부친이 2002년 설립한 금

속기와 제조회사 ‘페루프’를 이어받아 2003년 기업 운영을 시작했다.

기와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분야다. 동·서양의 건축 양식은 판이하게 다르지만

공통되는 특징이 있다. 바로 건물 최상부에 설치하는 덮개인 ‘기와’다. 동·서양에

서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종류도 다양한데, 기원 전 970년, 예루살렘 성지에 처

음 시공된 후 지금까지 애용되는 ‘금속기와’는 크기는 일반 기와의 6배인데, 무게

는 1/6에 불과해서 취급과 운반, 보관이 용이하다. 흙기와에서는 낼 수 없는 다양

한 색상도 표현할 수 있어서 개성을 추구하는 21C 소비자에게 안성맞춤이다.

그렇지만 ‘금속기와’는 아무나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알루미늄과 아연이

도금된 갈바늄 철판에 천연 돌입자를 접착시켜서 수십 년을 견디게 해야 하는

만큼 철저한 기술력과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안고 있는 ‘금속기와’에 도전한 나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2세 경영인이라고 해도 생산 기술이 미약했고, 운영자금을 물려받지 않

았기 때문에 30㎡ 남짓한 컨테이너 사무실과 인수받은 660㎡의 공장 건물에서

매일 갈바륨 철판 위에 아크릴 폴리머, 방화재, 방청재, 천연 돌입자 등을 입혀보

고, 코팅하고, 열을 가해 구워보며 ‘페루프’만의 기술을 익혔다. 이 과정이 너무 고

메탈 우먼, 금속기와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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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서 처음 2년간은 자금, 품질, 영업, 모든 부분이 어긋났고, 몇 개월 동안 회사 문

을 닫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는 없었다. 기와제조부분의 역사를 잇는다는 자긍심과 사명감으로

나는 ‘할 수 있다, 해낼 수 있다!’ 매일 아침을 자기 암시로 시작했고, 긍정적인 믿

음을 바탕으로 실력을 쌓아갔다.

그 결과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최고제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특히 세계 최초로 돌가루 도포 S형 금속기와를 출시하며 ‘페루프’의 이름을 높였

다. 우리나라 전통 기와인 한식형 기와의 멋스럽고 우아한 곡선을 그대로 살리면

서 미국식 신소재 강판에 이탈리아산 컬러 돌가루를 입힌 이 기와로 우리 회사

는 세계 지붕업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콩고 CSR사업 완료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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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프’는 2005년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

전통 기와 디자인에 첨단 기술이 결합한 ‘페루프’의 금속기와는 폭우와 태풍, 혹

한과 혹서, 지진과 같은 악천후에도 끄떡없는 제품력! 어떠한 건축물에도 쉽고

빠르게 시공할 수 있는 간편함! 50년 이상 유지되는 긴 수명!

다양한 색상 구비로 건축물의 특색을 부각시키는 아름다움! ISO 9001을 획득

한 프레스 설비와 생산라인! 건축 외장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아프리카의 부

유층부터 지진 때문에 집을 지을 때, 내구성을 우선으로 여기는 일본, 친환경 소

재의 중요성을 중시하는 북미 시장까지, 전 세계를 두루 만족시키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3년 수출을 시작한 우리 회사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30여 개국

으로 수출하고 있다. 수출 규모도 매년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며 2009년 ‘오백만

불 수출의 탑’, 2012년에는 ‘일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매출의 90%를 수

출로 벌어들이고 있다. 이 중 아프리카는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페루프’의 주

요 시장이다.

세계 건축물에 수려함을 더하는 페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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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70여 개국을 다니며 수출 시장을 개척하고, 시간이 나는 대로 KOTRA

글로벌윈도우 정보 사이트에서 세계 건축 시장의 동향을 조사하는 나는

KOTRA 홈페이지에서 아프리카 건축시장에 대한 정보를 접했다.

‘케냐의 건축자재 시장이 오랜 동면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다. 2000년

0.3%에서 2003년 2.2%로 건축자재 시장이 회복됐고 케냐 정부의 주택 50만호

건설로 케냐의 건물 내장재 시장이 관심의 초점으로 부상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

의 관심이 요구된다.’

‘나이지리아의 시멘트 판매가격이 2개월 사이 20% 가량 급등했다. 시멘트 판매

가격 급등의 원인은 국내 건설경기 호황으로 나이지리아 정부는 원유가스 부문

에서 창출되는 오일 머니를 활용해 앞으로 수년 동안 인프라 확충에 수백억 달

러를 투입할 계획으로 나이지리아의 건축 기자재 수요 증가 추세는 지속될 전망

이다.’

아프리카 건설 경기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진출을 결심한 나는 2006년 나이지

리아와 케냐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수출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주거 형태의 중심이 아파트기 때문에 금속기와의 수요가 많지는 않

지만, 더위와 가뭄이 잦은 아프리카는 현지 기후에 강한 금속기와를 선호한다.

특히 이 시기, 아프리카는 전통적인 지붕재에서 현대식 건축자재로 트랜드가 바

뀌고 있어서 금속 특유의 현대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금속기와가 인기를 끌고

아프리카와 금속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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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

물론 언어, 문화, 풍습이 너무도 다른 아프리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어려운 일

이다. 하지만 나는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녹색, 붉은색 등

다양한 색상 선택이 가능하고, 한국 건축의 아름다움을 글로벌한 감각으로 재해

석한 ‘페루프’의 금속기와를 바이어들에게 소개했고 기존 제품과 품질, 디자인, 가

격 등을 비교한 바이어들은 ‘지금까지 접한 제품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극찬하며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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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뜻을 단 하루도 망각하지 않고 노력에 노력을

기울여온 ‘페루프’의 금속기와는 지구촌에서 인정받고 있다.

‘최고 제품상’을 받은 나이지리아에서는 ‘금속기와’를 아예

‘페루프 타일’로 부를 만큼 독보적인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고,

가나 바이어는 나의 출장에 맞춰 “페루프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이 같은 광고를 신문에 실을 만큼 우리 기업에 대한 신뢰가 남다르다. ‘지구의 마

지막 성장 엔진’으로 불리는 아프리카에서 기회와 희망을 발견한 나는 콩고민주

공화국 진출을 위해 2014년 KOTRA 킨샤사 무역관에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2008년부터 6%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은 도시인구

급증으로 건축자재 부족 현상을 빚고 있어, 우리가 진출하기 좋은 시장이었다. 마

침 ‘페루프’가 지사화사업을 신청한 해,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사에서는

구매상담회 겸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킨샤사 무역관의 초대를 받은 나는 콩

고 출장을 준비하며, 새로운 바이어를 만날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그런데 콩고민

주공화국으로 가는 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시회에 참가하기로 한 기업들

이 대거, 불참 통보를 한 것이다.

KOTRA 지사화사업으로 개척한 콩고민주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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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프’, 박서정입니다. 전시회가 무산됐다니요?

이미 출장 준비를 다 끝냈는데 콩고민주공화국에 가보지도 못 하고

기회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콩고로 가겠습니다~”

“대표님, 에볼라 바이러스뿐 아니라

요즘 콩고민주공화국이 인접국과 갈등을 벌이는 데다

인플레이션이 심해져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대표님이 위험을 불사하고 오신다고 하니,

저도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습니다~”

킨샤사 무역관과 통화를 한 뒤, 콩고민주공화국으로 향하면서도 마음은 불안했

다. 치명적인 치사율의 에볼라 바이러스나 경제 상황에 대한 걱정보다 ‘어렵게 간

콩고인데 아무도 못 만나면 어쩌나?’ 빈 손으로 돌아올 길이 두려웠다. 그러나 현

지에 도착해보니,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킨샤사 무역관은 현지의 부동산 중개

업체를 일일이 방문하고, 타일, 철근, 공구, 화장실설비, 수도설비 등 건축자재상이

즐비한 킨샤사의 건축자재상 거리를 누비며 바이어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이 중 ‘페루프’의 우수성을 한 눈에 알아본 ‘TRANS-IMPORT’와 이야기가 술

술, 풀리며 우리 회사는 만남을 가진 지 단 5개월만에 ‘콩고민주공화국’으로 수출

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금도 킨샤사 시내에는 바이어가 자리를 들여서 세운 ‘페

루프 대형 옥외 광고판’이 자랑스럽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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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들어, 우리 전통 가옥의 지붕을 볼 때면 가슴이 뭉클할 때가 있다.

산기슭에 오종종 모여있는 초가지붕의 정다움에 마음이 순해지고, 두 귀를 사뿐

히 들었지만 뽐냄이 없이 의젓한 추녀의 곡선에 시선은 자연스레 하늘로 향하게

되는 전통 가옥의 지붕. 나는 그렇게 온화하고, 정이 가며, 자연 속으로 번져 나가

는 지붕의 기와를 만들고 싶다.

‘페루프’의 직원들도 스스로를 ‘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페루프인’이라고 소개한다.

우리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한국의 전통 건축, 한국의 멋이 담긴

금속기와를 소개하는 민간 외교 사절이라고 자부한다.

금속기와에 우리의 문화와 혼을 담는 ‘페루프’. 이 마음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페루프’의 기와가 세계의 지붕을 이으며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지붕은 가장 가까운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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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야기]

· 유럽도 반한 모던디자인 금속기와 수출 대박났죠

· 창업초기 위기 딛고 수출기업으로 도약

· KOTRA 도움으로 阿 등 해외 시장 개척

· R&D 투자 지속 "직원 복지가 성공기준"

“아직 갈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매출이 얼마 늘었다고 해서 ‘성공

했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직원들이 대기업에 버금가는 급여를 받

을 수 있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성공입니다.”_ 박서정대표

박서정 페루프 대표는 성공 비결을 묻자 손사래부터 치며 이렇게 말했다. 박헌출 대동

요업 사장의 맏딸인 박서정 대표는 지붕재 제조업체 페루프를 14년째 이끌고 있다. 페

루프는 일반기와보다 6배 크지만 무게는 6분의 1에 불과한 금속기와를 만든다.

“창업 초기 3년간 자금·품질·영업 어느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몇개

월간 회사 문을 닫아야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포기하지 않고 컨테이

너를 개조한 사무실에서 품질개발에 매달렸고 새롭게 영업전략을 마련한

끝에 국내 굴지의 건설사 납품에 성공했다”_ 박서정대표

위기를 극복하자 페루프와 박 대표에게 희망이 찾아왔다. 이후 미국·일본·유럽 등 해외

수출로 눈을 돌린 페루프는 지난 2011년 경상북도 수출 선도기업으로 지정되며 글로벌

제조업체로 도약했다. 페루프의 이같은 성장에는 코트라(KOTRA)의 지원이 함께 했다.

2015년 04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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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0억~40억원 할 때부터 KOTRA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

출 150억원 가운데 90%가 수출”_ 박서정대표

페루프는 제한된 해외영업인력을 갖고도 지금과 같은 수출기업이 된 비결로 KOTRA

의 지원을 꼽았다. KOTRA 글로벌윈도우 정보 사이트에서 콩고시장 정보를 확인, 시장

잠재력을 발견했고 페루프는 당장 킨샤사 지사화 사업 서비스에 가입했다. 현지 금속기

와 시장 및 바이어 조사에도 나섰다. 때 마침 열린 킨샤사 구매상담회에 참가한 페루프

는 바이어들과의 1대1 미팅 이후 현지 거래처 방문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이 가운

데 한 회사가 지난해 7월 한국의 페루프 본사와 공장을 방문했고 건설 중인 자사 건물

의 지붕공사를 모두 맡겼다.

“수출성약 이후에도 킨샤사 무역관에서는 구매상담회 때 만난 바이어들

과 당사와의 피드백 현황을 확인하면서 지속적인 연계를 도와줬다. 제대

로 된 거래처를 개발하는 데에는 시간과 공을 들여도 좋은 결과를 내기 어

려운데 회사 내부적으로 이번 콩고 사례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_ 박서정대표

페루프는 이번 경험 이후 ‘지사화 사업 서비스 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신시장 개척 시

KOTRA와 어떻게 업무협조해가야 하는지에 대해 표준화했다고 설명했다. 페루프는 콩

고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지역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갖고 있다. 동아프리

카의 건설 경기 시장 호황을 틈타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인 결과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금속기와를 달라고 하지 않고 페루프 타일을 달라고

할 정도로 우리 제품을 좋아한다. 나름 까다로운 바이어들인데도 페루프

품질만큼은 인정하고 있다”_ 박서정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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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의 신세계를 개척하는 기업의 스페이스 오딧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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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 어데 가십니꺼?”

“오냐, 마실간다~ 장갑집 얼라는 어데 가노?”

“장갑집 얼라요? 지 이름은 해수임니더, 이해수~”

“머라카노? 장갑 맹그는 집 아들이면 장갑집 얼라지~”

어린 시절, 나는 ‘이해수’라는 이름보다 ‘장갑집 아이’로 불렸다.

장갑 짜는 반자동 기계가 일본에서 대구로 들어오던 시절, 아버지(이계로 회장)

는 작은 아버지와 함께 1960년, 대구 동구 범어동에 ‘형제장갑’이라는 가내 수공

업 공장을 만드셨다.

고래잡이 형제의 모험과 사랑을 그린 영화, ‘형제는 용감했다’처럼 장갑이라는 망

망대해에 뛰어든 두 분은 국내 최초로 장갑 안에 털을 넣어 손을 따뜻하게 보호

하는 ‘기모장갑(1965년)’, ‘운전기사 전용 표백 장갑(1972년)’ 등을 개발하며 장갑시

장을 개척했다.

다른 사람들은 ‘장갑 하나 팔아서 얼마나 남는다고, 만날 장갑을 끼고 사나?’ 혀

를 끌끌 찼지만, 내 눈에는 새로운 장갑을 만들기 위해서 집안의 벽이란 벽에는

모두 장갑을 걸어놓고 늦은 밤까지 고심하던 아버지가 슈퍼맨같았다.

장갑집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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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아버지의 등을 보며 자란다고 했던가? 신제품 개발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

던 아버지를 보고 자란 나에게 장갑은 싸구려 생필품이 아니다.

실험정신을 갖고 도전하는 존재로 1987년,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기 위해 회사에

입사한 나는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

“사원 여러분,

내년에 88 서울올림픽을 치르면

우리나라도 선진국을 향해 도약할 것입니다.

선진국이 되면 뭐가 달라질까요?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가격보다

멋진 제품, 보기 좋은 제품을 원하다는 겁니다.

이제는 장갑에도 패션이 필요합니다.”

시대의 물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앙고라 장갑, 아크릴 장갑, 울 장갑! 다

양한 패션용 장갑을 개발하며 장갑의 새로운 시장을 연 나는 1999년, 회사명을 ‘형

제인터내셔널’로 전환하고 또 한 번 변화한다.

첫 번째 진화 : 패션 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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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우리도 공장을 중국으로 옮겨야 하지 않을까요?

전에는 장갑하면 무조건 ‘made in Korea’였지만,

중국이 값싼 인건비로 밀고 들어오니까

세계 시장의 80%였던 한국 제품 점유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잖아요?”

“정 상무님,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저는 앞으로도 ‘형제인터내셔널’ 제품을 한국에서 만들 겁니다.

그 대신 주력 품목을 바꿀 겁니다.

가격면에서 중국 제품에 승산이 없는 ‘패션용 장갑’ 대신

기술로 승부하는 ‘산업용 장갑’을 만들 겁니다.”

패션 장갑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간 2000년대 초반, 나는 우리 회사의

기술을 믿고, ‘산업용 장갑’에 도전했다.

건설, 자동차, 반도체, 의료. 다양한 현장에서 쓰이는 ‘산업용 장갑’은 안전하면서

도 각 현장에 맞는 특수한 기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유럽은 마모도와 절단 강도,

찢기는 강도, 구멍이 나는 정도 등을 엄격하게 테스트하는 ‘CE 인증’을 통과해야

‘산업용 장갑’을 판매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 진입도 까다롭다.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기업의 운명을 바꾼다는 각오로 노력한 결과, 칼로 잘라

도 잘 잘라지지 않는 ‘절단 보호용 장갑’! 정전기로부터 인체와 제품을 보호하는

두 번째 진화 : 산업용 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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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기 방지용 장갑’! 지문이 묻지 않고 먼지가 나지 않는 ‘클린 룸Clean Room 장

갑’! 열과 추위에 강한 ‘내열·내한용 장갑’ 등 산업용 특수 장갑을 70여종 개발했다.

특히 ‘형제인터내셔널’은 ‘PU(폴리우레탄) 장갑’ 제조에 강점이 있다. 손에 딱 맞는

착용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절단강도가 높아서 손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PU 장

갑’은 철강산업같은 거친 작업부터 정밀 조립장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 놀라운 장갑을 처음 만든 곳은 일본이다. 그런데 ‘PU 장갑의 대중화’는 ‘형제

인터내셔널’이 이끌었다. 성능은 뛰어나나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기에는 너무 비

싼 ‘PU 장갑’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형제인터내셔널’은 특수 원사를 자체적으

로 가공하는 시설을 만들었다. 여기에 우리 회사의 자랑인 최첨단 코팅기술을 접

목해서 품질은 일본 제품과 동일하되, 가격은 낮은 장갑을 개발했다.

이 같은 경쟁력으로 자신있게 해외로 나간 ‘형제인터내셔널’은 미국, 일본, 유럽,

중남미 등 전 세계 5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한 달간 공장에 머물며 제조 과정

을 일일이 체크한 뒤 납품업체를 선정하는 ‘토요타Toyota’ 등 품질기준이 까다롭

기로 유명한 선진국 업체들도 ‘형제인터내셔널’이 만든 산업용 장갑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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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인터내셔널’은 매출의 90%를 해외에서 올리는 수출기업이다.

그렇지만 나는 2013년 KOTRA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이해수 대표님,

‘형제인터내셔널’은 ‘1,000만불 수출의 탑’을 받은 기업인데

어떤 이유로 워싱턴 무역관에 지사화사업을 신청하셨습니까?”

“‘형제인터내셔널’의 전진 기지가 되어 주십시오.

지금이 우리 회사가 미국에 진출할 적기입니다.”

KOTRA 지사화사업을 신청하기 전에도 ‘형제인터내셔널’은 미국의 헬리콥터

제조업체 장갑 디스트리뷰터 등 대형 기업과 거래하며 미국시장에서 영역을 넓

히고 있었다. 뛰어난 품질을 기반으로 2012년, ‘미국 정부 전자조달시장(GSA) 주

계약자’ 자격도 취득했다. 미국 조달시장은 연간 1조 5000억 달러에 이르는 대

규모 시장으로 GSA 주계약자 자격을 갖고 있는 ‘형제인터내셔널’은 미국 조달정

부의 현지 조달수요가 있으면 우선 구매 협상자가 된다. 성공적으로 안착한 미국

시장에서 ‘미국 정부 조달청의 주계약자’ 자격까지 취득했으니, 이 때야말로 우리

기업이 성장할 호기好機였다.

그런데 문제는 정보였다.

KOTRA 지사화사업, 오 나의 형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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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달 시장에서 활동하려면 미국 정부가 어떤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그 시장

이 필요로 하는 제품은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데 한국에 있는 기업이 미국 현지

기업처럼 발빠르게 정보를 취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시장 조사를

위해 직원을 파견하기에는 미국이 너무 넓고, 파악해야 할 정보도 많다.

좋은 방법을 찾던 중 동유럽 수출을 타진하던 1990년대 많은 도움을 받았던 폴

란드 바르샤바 무역관을 떠올렸다. 자유화 선언으로 공산주의 체제에서 벗어난

폴란드는 새 시대를 맞아 혼란스러웠지만, 그 속에서도 바르샤바 무역관은 정확

한 시장조사로 폴란드 진출 기업들에게 힘이 되었다.

이 때처럼 도움을 받고 싶었던 나는 KOTRA 워싱턴 무역관에 ‘형제인터내셔

널’의 장점을 살려서 추가 거래선을 발굴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워싱턴

무역관은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미국 정부 조달 시장에 실적을 갖고 있는 기업

들을 찾고, 그 회사를 대상으로 ‘형제인터내셔널’이 미국 조달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약자임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특히 워싱턴 무역관은 국내에서 생산하는 ‘형제인터내셔널’의 제품이 미국에서

포장 단계만을 거치는 공정 과정을 도입하기에 적합하다는 점에 착안해 ‘버지니

아 시각장애인 산업공단’에 우리 회사를 소개했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던 전화

가 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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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워싱턴 무역관입니다.

워싱턴의 5월이 아름다운데, 워싱턴에 오시겠습니까?”

“드디어 ‘VIB(버지니어 시각장애인 산업공단, Virginia Industries for the Blinds)’이

결심한 건가요?”

“난공불락이라고 여겼는데,

VIB가 ‘형제인터내셔널’의 샘플을 보더니, 결국 성문을 여네요.

뛰어난 기술도 기술이지만,

산업용 장갑을 만드는 생산자의 건강까지 생각해서

친환경 용제까지 만드는 회사라면 시각장애인에게 도움이 되겠다며

당장 만나고 싶답니다.”

장애인 단체의 특성을 고려해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한 재료로 장갑을 만드

는 ‘형제인터내셔널’의 노력을 알리는 등 전진기지 역할을 톡톡히 한 워싱턴 무

역관의 도움으로 우리 회사는 현재, 미국 연방정부 납품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

다. 그래서 나는 KOTRA 무역관과 통화할 때마다 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를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다.

“대표님, 우리가 남인가요? 우리는 형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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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인터내셔널’은 해외에 4형제가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 무역관, 멕시코시티

무역관, 워싱턴 무역관, 베트남 호치민 무역관. 그런데 우리의 형제는 더 늘어날

것이다. 자동차 생산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브라질에도 형제를 만들고, 유전개

발사업이 한창인 러시아와도 형제를 맺으며 수출 지역을 넓히면 ‘전 세계 작업자

들의 손을 보호하는 회사’라는 ‘형제인터내셔널’의 꿈도 이루어질 것이다.

이 날을 위해 ‘형제인터내셔널’은 세 번째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손에 최대한 밀착해서 어느 작업이든 편하게 하지만, 안전 기능은 확실한 장갑! ‘산

업용 장갑은 두껍고 투박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장갑! 산업 현장에서도 손을 보

면서 멋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얇지만 강한 장갑을 개발하고 있다. 이제 세상에

신대륙은 없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면 그것이 곧 탐험이

다. 이 시대의 탐험가가 되어 장갑의 신세계에 도전하는 ‘형제인터내셔널’

우리에게는 많은 형제가 있으니, 두려움없이 전진, 또 전진한다.

지구촌 모두가 형제가 되는 그 날까지 전진 또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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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자료 16-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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